디지털 시대의 N세대 학습자 특성에 따른 교수전략 김희배 (관동대 교수) Ⅰ. 수업은 있는데... 왜, 학습은 없는 것일까? 시대적 트랜드로서 학습사회 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 는 것이다 라는 교육적 명제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학습 의 당위성 및 중요 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무한 경쟁시대에서 개인과 국가의 생존과 경쟁력, 변화대응 및 지속가능한 성취를 위해서는 학 습이 더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대학에서 많은 교수자와 학습자들이 학습의 문제 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학도 예외는 아닐 것 이다. 대부분의 강의실 수업과정에서 학습활동이나 성과가 제대로 잘 안 이 루어지는 경우가 잘 되는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요즈음 대학교육의 한 단면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왜, 그럴까? 어떤 요인들 때문에 많은 교수 와 학생들이 수업과정상의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일까? 아마 여러 가지 원인 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학교제도 및 문화, 학습내용, 학습환 경, 교수방법 및 매체, 교수자의 능력, 학습자(학습집단)의 특성 등등. 그 중 에서도 학습자의 특성분석이 모든 수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심 지어는 교수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제 1 요인은 바 로 학습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수업과 관련해서 무엇보다도 학습자의 특성 요인을 잘 고려하는 가운데 수업을 준비하고, 계 획하고, 시행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요즈음 시대의 학습자, 디 지털 시대의 학습자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은 성공적인 수업을 연 출하는 가늠자로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2. 교수자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수업을 살펴보면, 여전히 교수자 중심의 일제식 수업방식이 주 종을 이루고 있다. 교수방법에 있어서도 교수매체를 사용한 프리젠테이션 스 킬 부분을 제외하면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많은 교수자들은 이 제나 저제나 자신의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한 지식/정보를 전수하는 전달자 - 1 -
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보다 엄밀히 말해서 지식 을 가르치는 것이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교 육의 본질 과정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비교육적 현상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수업사태 속에서 교수자가 제시하는 지식/정보는 어디까지나 학습의 매개물 일 뿐이다. 따라서 학습자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지식과 관련된 현상이나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그러한 지적 활동에 참 여할 수 있는 교수전략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유형으로 대변된다. *제1수준: transmission(교수자 ---->학습자 ) -일방적 수업:교수만 있고 학생은 없는 수업 *제2수준: transaction(교수자---->학습자, 학습자----->교수자) -양방적 수업: 교수자/학습자가 따로 있는 수업 *제3수준: transformation(교수자<------->학습자 ) -상호작용적 수업: 교수자 와 학습자가 함께 있는 수업 제1수준에서 요구되는 교수자의 역할은 전달자이며, 제2수준에서의 역할은 반응자일 뿐이다. 그러나 제3수준에서의 역할은 일종의 지식정보의 안내자 및 촉진자로서의 역할이다.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동시에 학습자가 요구 하는 바람직한 교수자상( 像 )은 제3수준에서의 새로운 역할변화이다. 3. 교수자는 학습집단의 특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대학의 많은 수업을 관찰해 보면, 학습집단을 구성하는 모든 학습자를 하나 의 동일한 복수적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는 매우 위험 한 인식이다. 학습집단의 특성 분류에 따라 수업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 으로 전개하기 위한 측면에서 보면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전체 학습집단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학습자의 특성분석에 따라 교수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학습집단의 학습과정과 활동 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학습집단을 개별적 특성을 가진 집합적 존재로 보는 관점과 함께 학습공동체로 형성해 나가는 일은 수업의 과정에서 매우 - 2 -
중요한 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이 둘은 얼핏 보면 대립적인 관계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상호호혜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수업에 있어서 집합 적, 협동적 사고과정이 갖는 교육적 의의는 학습주체들의 학습활동에의 전원 참가를 전제로 다양한 학습활동을 활성화시켜 나가는 가운데 학습집단 구성 원 모두를 하나의 인식 공동체(학습 공동체)로 형성시켜 나감으로써 학습자 전원이 높은 학업성취를 이룩해 나가자는 데 그 궁극적 목적과 가치가 담겨 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대학의 교수자는 바로 이러한 점에 착안해 서 학습집단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가운데 해당 수업을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학습집단의 특성을 분석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업집단을 효율적으로 편 성, 조직, 운영하기 위한 산술적 나누기식의 의미로 접근하기보다는 수업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의 특성과 요구와 관심 사항이 무엇인가를 수업 이전에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이 문제는 학생들의 지적 측 면에서의 학습활동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심리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의 특성에도 관심을 두고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훨씬 복잡다양한 성격을 가지 고 있다. 4. 디지털 시대의 학습 패러다임 변화 현대사회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인간존재의 의미가 곧 나는 접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적 접촉 (interaction)보다 기술공학적 접속(interface)이 지배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시대이다. ICT는 이제 거의 모든 인간들이 영위해 나가는 삶의 양식 가 운데 일상적인 모습이 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e-learning 시대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디지털 시대적 양 상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교육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하는 문제 는 우리 교수자들의 중요한 관심사항이다. 그 중에서도 학습방식의 변화와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놓여져 있는 학습자들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 교수자 들의 몫이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다음과 같은 8가지 측면에서의 학습방식의 변 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선형적 학습에서 비선형적(하이퍼미디어를 통한) 학습으로의 변화이다. 책과 같은 인쇄매체가 제공하는 선형적 정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읽 어 내려가는 선형적 학습에서 다양한 정보가 하이퍼미디어를 통해 링크된 - 3 -
해당 정보에 무선적으로 접근, 비선형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학습방식으로의 변화이다. 둘째, 주입식 교육에서 참여와 발견학습으로의 변화이다. 책과 같이 인쇄매 체에 내장되어 있는 고정불변하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주입식 교육 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유동적인 디지털 정보를 학습자 스스로 가공, 편집하 여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으로 창출하는 참여식 발견학습으로의 변화이다. 셋째, 교수자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학 습자에게 전당할 정보를 사전에 가공하여 교수자가 일정시간 동안 일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수자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가 학습활동의 주 체가 되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활동을 전개하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체제가 강조된다. 넷째, 주입식 교육에서 학습방법을 배우는 교육으로의 변화이다. 전문가가 사전에 가공한 결과로서의 내용을 전달하는 주입식 교육에서 다양한 학습자 원을 탐색, 가공, 편집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으로 창출하는 학습하는 방 법(learning how to learn)을 스스로 배우는 측면을 강조하게 된다. 다섯째, 학교교육에서 평생교육으로의 변화이다. 모든 지식과 정보를 학교라 는 울타리 안에서 충족했던 공식적 제도적 학교교육에서 지식정보가 폭증하 면서 다양한 정보를 일상적인 삶의 활동과 연계해서 끊임없이 습득해야 하 는 평생학습으로의 변화이다. 여섯째, 일정한 교육내용을 일정기간 동안 동시에 다량의 학습자를 일정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획일화된 교육에서 학습자 개개인의 흥미와 관심, 그리고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화된 교육으로의 변화이다. 일곱째, 누군가가 시켜서 마지못해서 전개하는 괴롭고 지겨운 지옥과 같은 학습에서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학습활동에 동기가 유발되어 적극적으로 참 가하는 재미있는(놀이, 게임 등이 가미된) 학습으로의 변화이다. (예: 차세대 학습:education+entertainment=edutainment) 여덟째, 완제품으로서의 지식을 전달하는 전달자로서의 역할에서 학습자의 - 4 -
학습활동을 촉진시키고 조력하는 학습 촉진자로서의 역할로의 변화이다. 5. N세대 학습자의 특성 디지털 시대에서 N세대가 학습하는 방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5 가지로 대 별해서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N세대는 네트 위에 부표하는 다양한 정보자원과 네트워킹함으로써 학 습(learning by networking)하는 방식을 활용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려고 한다. 기성세대가 주로 인간관계와 같이 직접 사람을 만나면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일종의 아날로그적 인맥구축 활동(human networking) 방식을 주로 전개하는데 비해 N세대는 네트위크를 자유자재로 항해하면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정보원과의 자유로운 디지털 정보 네트워 킹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면서 자신의 학습활동을 전개한다. 둘째, N세대는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특정인을 역할모델로 선정하고 그 들이 보여주는 생활방식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학습하는 따라잡기식 학습전략(learning by modeling)을 자주 활용한다. 자신이 좋아하 는 스타일은 주야를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모방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우는 소위 벤치마킹을 자신들의 학습방법으로 자주 활용한다. 아날로그 세대가 주 로 읽고 쓰면서 학습하는 방식을 고수했다면 디지털 시대의 N세대는 자신의 역할 모델을 선정하고 이를 직접 모방하면서 학습하는 실천학습(action learning) 활동을 전개한다. 따라서 N세대는 가만히 앉아서 주어지는 정보를 피동적으로 수용하기 보다는 역할모델의 창조적 모방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 를 직접 자기 스스로 수집하면서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적극적인 학습활동을 전개하기를 좋아한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인터넷 네트워크 공간상 에서 어디든지 찾아나서는 지적 호기심을 발휘하며,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 보는 기필코 찾아내는 정보에 대한 강한 집착욕을 보여 준다. 셋째, 이러한 N세대의 학습방식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들은 새로운 아이디 어가 생기면 서슴없이 적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실제 현장을 매개로 직접 적용하고 확인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검증하면서 학습하는 실 험형 학습 (learning by experimenting)을 선호한다.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정 보보다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거나 향후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와 연관된 구체적인 정보를 습득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실제로 적용하기를 좋아한다. 따 - 5 -
라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거 나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곧바로 다른 대안을 찾 아 나서기도 한다. 즉 N세대는 실패를 통한 학습 (learning by failure)을 통 해서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추구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 전을 즐기며, 그 자체를 중요한 학습과정으로 간주한다. N세대는 자신이 좋 아하는 분야는 어떠한 제약조건하에서 나름대로의 목표를 세워 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경주한다. 이들에게 지속적인 학습활동을 불 러일으키는 동기유발 요인은 기존 정보의 단순 조합보다는 이제까지 알려지 지 않은 새로운 정보를 창조적으로 조합함으로써 전혀 다른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넷째, N세대는 기존의 단편적인 정보를 연결시켜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 내 거나, 이를 토대로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소위 관계망 포 착을 통한 학습 (learning by making relationships)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맥락에서 전개되는 학습은 이질적인 것 사이에 존재하는 새로운 학습네트웤 세계의 포착과 형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배추, 고 추, 마늘, 젓갈과 같이 상호간에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각각 독립적인 기 능을 발휘하는 단편적 정보를 엮어서 하나의 통일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과 정, 예컨대 배추, 고추, 마늘, 젓갈을 유기적으로 통합시켜 김치 라는 새로 운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학습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과 정에는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집념, 그리 고 창조적 고뇌와 실천적 적용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발휘한다. 이는 네트위에 산재하는 다양한 정보의 최소단위인 비트(bit)가 이합집산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모래알처럼 흩어져 산 재하는 단편적인 정보들 간에 존재하는 관계 또는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엮어 내는 학습능력이다. 다섯째, N세대는 기존의 관행과 일상의 틀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함 으로써 배우는 창조적 파괴의 학습(learning by deconstruction)을 일상적으 로 전개한다. N세대는 기존의 관행이나 관례를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일 상적 사고의 틀을 깨고 벗어나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새로 움을 창조하기 위한 파괴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적 삶 의 한 부분이자 학습과정의 일부이다. 따라서 N세대는 학습활동과 일을 구 - 6 -
분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학습은 일상생활과 유리된 별도의 독립적인 활동이 아니라 학습은 곧 일이요, 일은 곧 학습여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N 세대에게 학습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지 노동과 구분되는 전통적인 의미의 공부가 아니다. 더욱이 N세대에게 있어서 학습은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볼 때는 당연한 관례처럼 보이는 것을 문제시하는 활동을 일상생활 속에서 자 연스럽게 전개하며, 그것이 곧 그들에게는 의미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주고 자신들의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는 학습활동이다. 6. N세대 학습자를 위한 교수자의 태도 변화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진 학습자들을 어떻게 대학의 수업과정에서 잘 가르칠 것인가? 이 문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 문에 간단하지는 않은 문제이다. 하지만 우리 교수자들이 다음과 같은 문제 의식을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어느 정도는 문제해 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디지털 시대에 지금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학습자(학습집단)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가운데 수어에 임하고 있는가? N세대 학습자들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진정 잘 가르치는 것인가? 학습자들의 학습활동을 보다 풍부하게 하 고, 더 나아가 학습경험을 구체화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교수방법이나 새로운 교 수전략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는가? 학생들의 특성 및 요구를 기초로 한 학습동기 유발 전략, 학습주제 및 학습과제에 적절한 학습이론 및 모형, 디지털화된 교수매체 및 자료 등을 실제 수업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그러한 교수방법적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나의 교육적 신념과 가치, 열정과 어떻게 관련 시켜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가? 그와 같은 나 자신의 교수활동이나 교수방식에 어 떠한 문제점이 내재해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탐구하고 성찰하고 비판하고 개선하 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만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수역할 변화 측면에서 어떠한 전문적 노력을 시도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가? 등등. 이 같은 일련의 물음들은 대학 수업을 주도해 나가는 교수자들로서는 한 번 쯤 깊이 있게 던져 봐야 될 자성적 물음들이며, 지속적으로 깊은 관심을 보 여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수업 현장에서 교수자들이 얼마나 위와 같은 문제의 식을 가지고 자신의 교수과업(instructional tasks)을 교육적 견지에서 올바로, 그 리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섣부른 판단이 될는지 모르겠지 만, 현재까지는 대학 수업을 실제로 주도하는 일선 교수들의 교육적 인식과 수행 - 7 -
행동이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말해서, 새로 운 시대에 적합한 교육방법적 문제의식과 수행역량이 부족하다고 보여 진다. 그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 보다 진지하 고 심도있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학습의 무대가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아날로그적 공간에 서 통용되었던 학습 원리와 방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행 교육방식의 한계 및 문제점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학습원리 와 방법론적 학습모델을 스스로 개발해 나가고, 궁극적으로 온-오프라인 공 간에서 학습자의 학습활동을 촉발시킬 수 있는 21세기형 학습방법과 실천지 침을 개발하는 일은 비단 N세대를 위한 일일 뿐만 아니라 새롭게 변모되고 있는 학습환경에 대비하는 우리 교수자들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교육적 대 응방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학습개념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 예를 들면 학습은 반드시 책을 통해서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해야 된다는 점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디지털 네트워크, 가상공간에서의 학습활동의 본질적 속성과 원리를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미 학교는 물론 기업이 나 기관 단체에 도입, 적용되고 있는 학습자의 특성분석을 전제로 한 수업설 계과정에서 학습자가 학습활동과정에서 직면하는 어려움과 장애요인을 조사,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해결대안을 탐색,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토 대로 수업과정에서 전개되는 학습자의 학습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으 로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교수방법 및 전략을 새롭게 개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 학의 교육방법은 달라져야 하고, 그에 따라 교수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지식정보사회로의 변화에 따른 학습의 장( 場 )의 변화는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학습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는 전제하에 대학에서의 성공 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N세대 학습자의 특성을 토대로 한 학습활동과 학습능 력을 향상시키는 문제를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가 어디에(know-where) 있는지를 스스로 찾 아서 자신이 직면하고 문제나 과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취사, 선택,평가,판단,가공,편집해서새로운 지식으로 창출하는(know-how) 능력을 - 8 -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모든 대학 수업의 결정체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교수자들은 변화매개자(change agent)로서의 새로운 역할수행을 통해 대학수 업에서 추구하는 질 높은 교육을 학습자중심으로 효과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7. 학습자와 함께 하는 몇 가지 교수전략적 과제 첫째, 교수법은 교수자와 학습자간에 비판적 교섭과 창조적 상상이 불꽃 튀기는 역동적인 상호작용 과정이어야 한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어떻게 하면 해당 분야의 교수자가 보유하고 있는 노우 하우나 전문 지식과 스킬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근간으로 학습자의 학습활동을 촉진시켜 학습자 개인 및 학습집단의 학습성과를 어떤 방법으로 제고시킬 것인지의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에 교수법 개 선 관련 연수 프로그램 행사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소위 CTL(교수학습지 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학습조직 (learning organization)과 조직학 습 (organizational learning)에 기초한 교수법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앎의 문제, 지식창조 및 공유의 문제, 이를 위한 학습의 문제가 모두 혼자 격리된 공간에서 외롭게 고민하고 고독한 싸움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 기 보다는 일련의 인적 관계망(human network) 속에서 공동의 협력적 노력 으로 생성, 창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 그 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창조되고 공유되는 지식은 본질적으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간의 격의없는 비판과 창조적 상상력이 맞부딛혀서 엄청 난 스파크가 일어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 과정 속에 존재한다고 볼 때, 교수 자의 일방적인 교수나 학습자의 외로운 학습은 모두 이러한 창조적 비판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수업을 만들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기존의 도 구적, 기술적 기교의 정교화에 초점을 두고 전문가의 전문지식을 얼마나 효 율적인 방법으로 잘 전달할 것이냐에 초점을 두고 있는 기존의 교수법은 제 고되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교양과정과 전공과정을 막론하고 대학의 복잡 다양한 수업사태 속에서 '최고의'(best) 교수방법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 만 그러한 방법을 토대로 개개인의 교수자에게 적합한 '최적의'(just fit) 교수 법 및 교수전략이 있을 뿐이다. 결국 그렇다면 기존의 교수법 특강이나 교수 법연수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수업사태 속에서 학습 자들과 함께 실제로 경험적으로 만들어 가고, 체화시켜 나가는 자신만의 교 수전략의 개발이 될 것이다. - 9 -
둘째, 교수법은 교수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을 매개로 학습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총체적인 관계망을 구성해야 한다. 기존 교수법 관련 강의나 연수 프로그램의 또 다른 문제는 교수법을 교수 혼자만의 독주나 모노 드라마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교수법은 학습자와 함께 연주하는 협연이며, 공동으로 연출하는 스테레오 드라마다. 더 나아가 교수 법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드는 한 편의 드라마 연 출법이자 교수와 학생이 만나 지적 상상력의 나래를 무한히 펼치는 잠재적 학습 가능성의 공간을 연출하는 프로듀서이다. 또한 교수법은 학습법과 만나 는 가운데 교수법의 의미를 찾아야지 학습법이 전제되지 않은 교수법만의 설교식 특강이나 다양한 기법적 메시지로 포장된 프로그램을 통해 명교수라 는 전문가가 펼치는 일인 연기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기존 교 수법은 수업사태가 전개되는 다양한 장면에 관여하는 수 많은 변수들과 학 습자와의 역동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독립변수로 상정해놓고, 단지 잘 가르치기 위한 방법, 기법, 기교 개발을 통해 학습자의 강의 만족도를 제고 시키려는 노력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교수 행위는 무엇 을 누구를 대상으로, 그리고 어떠한 상황적 맥락에서 에 따라서 다양한 교 수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볼 때, 이제 교수법도 수업의 효과성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의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아우르는 총체적인 관계론적 조망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셋째, 교수법은 수업에 자신의 열정과 철학을 담아서 학습자와 함께 상호 인간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교감적 과정이어야 한다. 이제 교수자의 교수법은 특히 학습자의 학습법과 만나야 된다. 기본적으로 학습법은 교수법과 무관하게 그 영역을 독자적으로 갖추어 나갈 수 있지만 교수법은 학습법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존립할 수 없다. 교수법의 대상은 학 습자이고, 교수-학습이 이루어지는 생태학적 환경과 이러한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들 간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고려한 상태에서 교수법 문제를 자리매김해 야 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교수법의 효과는 교수법 자체뿐만 아니라 교수 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근본적 으로 교수자의 교수법 따로, 학습자의 학습법 따로 돌아가는 따로국밥식 현상에서 벗어나 교수자는 학생의 학습심리, 학습동기, 학습활동, 학습환경 등을 고려한 비빔밥식 교수법 개발에 초점을 두고 교수법에 담겨진 교수 의 철학과 열정을 담은 교수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렇 - 10 -
게 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교수법은 단순히 주어진 지식/정보를 전달, 제공 하는 도구적 기법이나 기술적 기교가 아니라, 교수자 자신이 탐닉하고 고뇌 하는 교육적 철학을 바탕으로 열정을 담아서 멋인가를 새롭게 생산하는 학 습자와의 인간적 교감을 일으키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만일 교수자의 지식전수 과정에서 열정이 사라진다면 그 지식은 죽은 지식이며, 학습자들은 그런 교수자의 지식으로부터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 울 수 없다고 생각하여 외면할 것이다. 이러한 인간적 교감이 교차하는 교수 -학습과정 속에서 학습자들은 교수자가 안내하는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유 도하는 과정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며, 기대 이상의 학습성과를 도출시킬 수 있게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열정과 참여를 중시하는 소위 P & P 세 대 (Passion & Participation)가 추구하는 흥미있고 유익한 수업을 구상하기 위해 전통적 의미의 교수법에 대한 관행적 사고와 태도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교수법은 교수들이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자세로 자신의 경험이나 학문 적 연구를 통해 알고 있는 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특별 한 방법적 기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암묵적 합의와 전제가 깔려 있는 전통적 교수법도 문제이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수법을 단순히 첨단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현란한 프리젠테이션 기법으로만 전락시켜서 교수법의 고객 인 학습자를 안중에 두지 않는 태도이다. 그 동안 서로가 건널 수 없었고 만날 수 없었던 두 존재, 교수(teaching)와 학습(learning), 이 양자를 수업(instruction)이라고 하는 무대 위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에너지가 넘치고, 지적 호기심과 탐구심이 나래를 펼 수 있도록, 그래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진정 통( 通 )할 수 있는 교육적, 인간적 시 간과 공간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우리 교수자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