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언어학 39, 2015, pp. 283~311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장소원(서울대) Chang, Sowon, 2015. The stylistic Analysis of the lyrics of Korean popular song. Textlinguistics 39. The sociological approach, one of the methods about stylistics research, is a methodology which can bring us better understanding about the popular songs. This is because the sociological approach, as a modern linguistic theory, can broaden the scope of the sociological understanding about the popular songs when we try to explain the popular songs in connection with pragmatics and text linguistics. The aim of this paper is to observe the stylistic characteristics of vocabularies and final endings included in the lyrics of Korean popular songs. The reason of analyzing the frequency of vocabularies used in lyrics is that it is a primary and typical method to grasp each period's flow by looking through the appearance frequency of the vocabularies, which are considered the typical vocabularies chosen from nouns, pronouns, verbs and adjectives. And the reason of observing the final endings is that if you want to observe the aspects of transition, it is more useful to explain the method of the final endings in modern Korean, which have shows us the changes constantly since the twentieth century, so it is necessary to have a deep study on it. <Key Words> popular song, lyrics, style, vocabulary, final ending, frequency, state of a period, casual speech, final form, nominal final form.
284 텍스트언어학 39 1. 머리말 한 나라의 대중가요는 노래를 부르는 국민의 정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기쁠 때나 슬플 때, 이를 듣고 부르면서 자신들의 감정을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중가요의 노랫말은 그 당시 화자들의 감성이 표현된 생생한 언어자료인 동시에, 그 장르적 특징으로 인 하여 문체론의 연구 대상이 된다. 대중가요의 가사를 언어학적 문체론적으 로 분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곡의 주제 혹은 제재를 논할 수도 있으며 1) 노랫말이 보이는 음운론적인 특징이나 형태적인 특징을 분석할 수도 있다. 혹은 노랫말에 사용된 어휘가 보이는 특징을 분석할 수도 있고, 노랫말을 이루는 문장의 구조나 특징 그리고 문장과 문장, 절과 절의 연결을 검토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텍스트의 차원에서 가사의 구조를 분석 하거나 다른 가사와의 상호텍스트성을 논할 수도 있는 등 대중가요의 가사를 대상으로 하는 문체론적 연구는 무척 다양한 각도에서 행해질 수 있다. 그러 나 실제 우리의 대중가요 가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197 년대까지의 문체론 연구는 주로 문학작품에 편향되어 있었으며 1980년대 후 반부터 구조주의와 화행이론, 담화 분석과 텍스트언어학, 화용론과 기호학 등의 이론을 수용하면서 언어학적 문체론이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연구와 문학 장르로서 시의 문체 연구는 차원 을 달리한다. 시의 문체 연구를 같은 문학 장르인 산문의 문체 연구와 구분하 는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산문시라는 독특한 유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들은 행과 연의 구분을 지닌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시에서는 어떠한 행과 연의 배치가 그 나름의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고 일정한 의미를 지니는데, 시와 대중가요를 비교해보면, 첫째, 대중가요의 가사는 대중가요를 접하는 사람에게 문어로 전달되는 대신 음성언어인 노래로 전달되기 때문에 행과 1) 이 주제는 장유정(2012)를 비롯해서 문학적 문체론에서도 몇 차례 다루어진 바 있다.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85 연의 구분이 아니라 곡의 리듬과 멜로디가 큰 역할을 담당하며 시에는 없는 반복적인 후렴구가 큰 역할을 한다. 두 번째로 시의 운율은 시의 형태 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지녀서 시에 대한 연구에서는 운율에 대한 분석이 빠지지 않 지만, 대중가요에서는 리듬과 멜로디 등의 음악적 요소와 함께 음성 구조 (sound structure)가 훨씬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두 가지 이유에서 시의 문체와 노랫말의 문체는 접근 방식이 동일하지 않은 것이다. 2) 문체론 연구 방법 가운데 대중가요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법론 은 사회학적 접근이다. 사회학적 접근은 시대 상황이나 지역 특성, 사회 계 층, 문학 장르적 특징 등의 요인들이 문체의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 하는 방법으로, 이미 문학적 문체론에서 조연현(1966), 이재선(1972), 김상태 (1993) 등의 학자에 의해 고소설, 무명 소설, 신소설, 근대 소설의 문체에 대 한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지만, 현대의 언어학 이론으로는 화용론, 또는 텍스 트언어학과 관련지으며 대중가요를 설명하려고 시도할 때 대중가요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한국 대중가요의 가사에 포함된 어휘와 종결형식의 문체적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노랫말에 사용된 어휘의 빈도 분석을 시행하는 이 유는 우선 명사와 대명사, 동사와 형용사에서 대표적인 어휘로 볼 수 있는 어휘들을 선정하여 시대별로 그 출현 빈도를 검토하는 것이 각 시대의 흐름 을 읽을 수 있는 일차적이고 대표적인 방법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며, 종결 형식을 검토하는 이유는 이들이 20세기 이후로 꾸준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서 깊이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므로 이들의 변화 양상을 검토한다면 현대국어의 종결법 설명에 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 다. 3) 물론 이 자리에서 살펴볼 내용 이외에도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국어학적 2) 장경현(2006:14)은 문체의 선택은 완전히 임의적인 것이 아니어서 텍스트의 내적, 외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는데 완전히 임의적인 문체는 주로 개인의 개성이 강하게 표출 되는 문학텍스트에서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대중가요 가사 텍스트야말로 작사가 개인의 개성이 강하게 표출되는 텍스트 유형이라 할 수 있다. 3) 이은경(1999)는 구어체 텍스트에서 한국어의 연결 어미가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논의한 것
286 텍스트언어학 39 으로 검토함으로써 시대별 정서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좀 더 다각적이 고 치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고, 좀 더 텍스트언어학적 분석이 가해질 때 비로소 한국 대중가요의 노랫말이 보이는 시대적 변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 이에 대하여는 추후 보완하기로 한다. 이 글에서 검토의 대상으로 삼은 대중가요는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대표 작품으로 꼽히는 대중가요 330곡으로, 시대별로는 해방 이전 30곡, 해방 이 후부터 1959년까지 50곡,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각 50곡, 2000년 이후의 50곡이다. 4) 이들을 해방 이전 과, 1960년대 (년까지), 1970-80 년대 (1970-1989), 1990년대 이후 (1990-2010)로 나누어 시대별 문체적 특징 을 살펴보기로 한다. 5) 2. 어휘 사용의 측면 우리 대중가요 가사에서 드러나는 어휘 사용을 검토하면서 명사와 대명사 그리고 동사와 형용사의 출현에 한정하는 이유는 이들 품사들이 다른 품사에 비해 당시의 시대상을 살피는 정서를 표현해주는 대표적인 품사이기 때문이 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일차적으로 시대별 고빈도 어휘를 순서대로 선정 한 후 다른 시기에 이들 어휘들이 어떤 빈도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시대별 추이를 살펴보는 식으로 검토하면서 각 시대별로 독특한 특징을 보이 는 어휘는 별도로 추출하여 전체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으로 본고에서는 다루지 못하지만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연 결 어미의 기능도 종결 어미 못지 않게 중요하나 본고에서는 종결법에 집중하기로 한다. 4) 1970년대까지는 이영미의 <한국 대중가요사>를 참조하였고, 그 이후에는 인터넷 자료들 을 통하여 KBS 가요 톱10 등의 방송사 인기 순위를 참고하여 선정하였다. 가사의 자료 수집은 서울대 박사과정 김주상군의 도움을 받았다. 5) 이렇게 선정한 결과가 시대별로 각각 30곡, 100곡, 100곡, 100곡인 셈이 되어 통계처리의 신빙성이 문제 될 염려가 있다는 심사자의 지적도 있었으나 해방 이전의 대중가요는 발표 된 가요수가 워낙 빈약하여 오히려 적게 잡는 것이 시대별 변화를 보기에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여 그렇게 진행하였다.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87 2.1. 명사, 대명사 2.1.1. 명사 사용의 측면 2.1.1.1. 시대상황과 연관된 어휘 해방 이전부터 우리의 대중가요에서 빈번히 출현하면서 시대별로 큰 추이 를 보이는 명사는 나그네, 눈물, 한숨, 설움, 이별, 타향, 고향, 사랑 등이다. 이들은 모두 감성적인 어휘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나그네 나 한숨, 타향, 고향 과 같은 명사는 1960년대까지는 꾸준히 보이지만 70년대 이후에는 그 출현이 현저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사랑 은 현대로 오면서 출현 빈도가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고, 이별, 눈물, 추억 등의 어휘 역시 출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이들 어휘들이 대중의 정서를 대변하는 대중가요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1)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 못 이루어(황성옛터/작사:왕평/노래:이애리수/1929) 곡수/출현수 3/4 4/6 - - (2) 님 잃은 이 사람도 한숨을 쉬니(눈물젖은 두만강/김용호/김정구/1935) 곡수/출현수 5/6 3/3-3/3 (3)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 보니(타향살이/김능인/고복수/1934) 곡수/출현수 2/2 1/1 3/7 -
288 텍스트언어학 39 (4)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찔레꽃/김영일/백난아/1940) 곡수/출현수 4/10 16/35 5/20 - (5) 운다고 옛 사랑이 오리오마는(애수의 소야곡/이부풍/남인수/1936) 곡수/출현수 9/17 40/67 58/187 79/287 (6) 부어라 마시어라 이별의 술잔(항구의 선술집/박영호/김정구/1937) 곡수/출현수 5/6 10/15 8/11 17/21 (7)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목포의 눈물/문일석/이난영/1934) 곡수/출현수 12/15 25/33 18/20 34/52 (8) 추억을 더듬어 적막한 이 한밤에(산장의 여인/반야월/권혜경/1957) 곡수/출현수 2/2 6/6 11/14 10/20 또 전쟁 상황을 보여주는 피난 이란 단어는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만 등장하며 남녀 간의 순정 을 노랫말로 사용한 것 역시 전후 시기의 특징이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89 다. 그런데 해방 이후부터 60년대 말까지 꾸준히 노랫말에 등장하던 순정 이 1970년대부터는 전혀 보이지 않다가 1990년대 후반, 김정수의 <당신>(1997) 에서 고왔던 여자의 순정을 이 못난 내게 바쳐두고 라는 가사에서 유일하게 보이는데, 이는 1990년대부터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트로트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9)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이별의 부산정거장/호동아/남인수/1953) 곡수/출현수 - 2/3 - - (10) 가. 장미꽃보다도 붉은 열아홉 순정이래요(열아홉 순정/반야월/이미자/1957) 곡수/출현수 1/1 8/16-1/1 2.1.1.2. 외래어, 외국어의 사용 해방 이후 1940년대부터 1960년대 초까지는 급속히 밀려들어온 서양문화 로 인해 빌딩, 네온 과 같은 영어 단어들이 노랫말에 등장하고 그 뒤를 이어 슈샤인보이, 헬로우 슈샨 (슈샤인 보이/이서구/박단마/1947) 이나 마로니에, 레인코트, 배가본드(서울야곡/현인/현동주/1950) 와 같은 영어 단어들이 섞 여 들다가 번안곡이 많이 등장하면서 영어의 사용이 부쩍 확대되었다. (11) 빌딩가에서도 웃음이 솟네(럭키 서울/유호/현인/1948) 곡수/출현수 - 2/3 2/2 -
290 텍스트언어학 39 (12) 네온도 꺼져가는 명동의 밤거리에(서울야곡/현동주/현인/1948) 곡수/출현수 - 2/2 - - 1961년 최희준이 발표한 <우리애인은 올드미쓰>에는 요즘의 가요 못지않 게 영어 단어와 함께 왓쉘아이두 나 오 핼프 미 와 같은 단문이 보인다. 6) 이런 현상은 해방 후 6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 문화가 급속하게 국내로 밀 려들어온 결과라 하겠다. 2.1.1.3. 일상어의 증가 1970년대 이후 빈번히 나타나기 시작한 명사는 바보, 진실, 전화, 표정, 세계, 만남, 미래 등으로, 앞 시기와 비교할 때 이들은 감성적이고 시적인 어휘가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일상어들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1970년대 이후에는 서정적인 노랫말 대신 일상어가 노랫말에 사용되기 시작 하는데 그 때문에 바보 나 전화 등이 노랫말로 사용되어도 대중들은 전혀 어색하게 느끼거나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되었다. 6) 우리 애인은 올드미쓰/히스테리가 이만저만/데이트에 좀 늦게 가면/하루종일 말도 안해 왓쉘아이두/우리 애인은 올드미쓰/강짜새암이 이만저만/젊은 여자와 인사만 해도/누구냐 고 꼬치꼬치/오헬프미/우우우 우/라라라라 우리 애인은 올드미쓰/써비스가 이만저만/덥 지 않느냐 뭐 먹겠느냐/털어주고 닦아주고 오 탱큐/우우우/라라라라 우리 애인은 올드미 쓰 써비스가 이만저만 춥지 않느냐 뭐 먹겠느냐 털어주고닦아주고 /오 땡큐 아 아 남들은 몰라요/아아 올드미쓰 우리 애인 넘버원/넘버원 넘버원(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손석우/최 희준/1961)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91 (13) 바보처럼 바보처럼(고향이 좋아/고향/김상진/1972) 곡수/출현수 - - 8/13 7/15 (14) 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버렸네(편지/김미선/어니언스/1973) 곡수/출현수 - - 3/5 7/8 (15)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잊혀진 계절/박건호/이용/1982) 곡수/출현수 - - 3/4 3/3 또 경제 발전과 더불어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그에 걸맞은 전화 같은 어휘 가 새로이 대중의 노랫말로 진입하였고, 세계 를 입에 올리게 되었으며 미래 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에 대한 관심 이 많아진 것이 대중가요의 가사에도 반영된다. (16) 전화를 걸려고 동전 바꿨네(그건 너/이장희/이장희/1974) 곡수/출현수 - - 2/2 4/6 (17) 세계가 하나로 뭉쳐지는 평화의 손길(아침의 나라에서/길옥윤/김연자/1987) 곡수/출현수 - - 4/5 1/1
292 텍스트언어학 39 (18) 그대의 너무 화려한 미래를 밝혀줄 순 없어요(바보같은 미소/임기훈/조갑경 /1989) 곡수/출현수 - - 2/2 6/9 1980년대까지는 대중가요의 가사에 전혀 나타나지 않다가 1990년대 이후 새롭게 보이는 명사로는 포기, 상상, 이상형, 내숭, 사회 가 있다. 이 가운데 사회 라는 단어가 대중가요 가사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매우 특이하고, 이 상형, 내숭 과 같은 단어의 사용은 신세대 의 등장과 함께 이 시기의 대중가 요가 더 이상 시적인 어휘만을 담지 않고 일상어를 매개로 하게 되었음을 방증한다. (19) 포기는 안 해 내겐 꿈이 있잖아(마지막 승부/강은경/김민교/1994) 곡수/출현수 - - - 8/11 (20) 이런 저런 상상 속에 많은 시간들은(상상 속의 너/김창환/노이즈/1995) 곡수/출현수 - - - 2/6 (21) 그토록 애가 타게 찾아 헤맨 내 이상형(운명/이승호/쿨/1996) 곡수/출현수 - - - 2/2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93 (22) 순진한 내숭에 속아 우는 남자들(10 minutes/메이비/이효리/2003) 곡수/출현수 - - - 2/3 (23) 이 사회를 탓하던 분노가(Come back home/서태지/서태지와 아이들/1995) 곡수/출현수 - - - 3/3 2.1.2. 대명사 사용의 측면 대명사는 너, 당신, 그대 등이 빈번하게 출현한다. 1인칭 대명사 나 는 시 대의 변화와 무관하게 골고루 사용되고 있어서 별다른 특징을 보이지 않지만 2인칭 대명사 너, 당신, 그대 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출현 빈도가 다르게 나 타난다. 7) 빈도를 볼 때 당신 의 사용은 완만하게 증가하는 반면, 너 는 급한 증가세를 보인다. 노랫말 = 시 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던 과거에는 너 라는 2 인칭 대명사를 많이 쓰지 않았지만 1970년대 이후 점차적으로 일상 구어가 노랫말로 쓰이게 되면서 너 의 쓰임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특이한 현상으로 그대 는 전혀 구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꾸준히 노랫말에서 상대방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는데, 이는 시대를 불문하 고 사랑이 노래의 소재가 되는 경우가 많아 나타나는 현상이라 하겠다. 당신 은 1967년 남진 의 <가슴 아프게> 속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이라는 가사 이전까지는 모두 여성 가수들의 노래에만 보인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아래에 보이는 황금심(알뜰한 당신)이나 장세정(진정코 당신만을 진 7) 같은 대명사라고 하더라도 1인칭 단수 대명사인 나 와 내 는 시대의 변화와 무관하게 일정 한 빈도로 나타나므로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294 텍스트언어학 39 정코 당신만을 사랑하는 까닭에/연락선은 떠난다), 박단마(당신만 아세요/ 열일곱살이에요), 이해연(당신은 철사줄로 두손 꼭꼭 묶인채로/단장의 미아 리고개), 이미자(님이라 부르리까 당신이라고 부르리까/ 임이라 부르리까)가 당신 이라는 대명사를 노랫말로 사용한 여성 가수들이다. 8) (24)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홍도야 우지마라/이서구/김영춘/1936) 곡수/출현수 3/15 8/16 18/66 57/296 (25) 오로지 그대만을 오로지 그대만을(연락선은 떠난다/박영호/장세정/1937) 곡수/출현수 3/4 19/45 34/125 29/107 (26) 알뜰한 당신은 알뜰한 당신은(알뜰한 당신/조명암/황금심/1935) 곡수/출현수 3/9 4/7 12/40 10/46 2.2. 용언 우리의 대중가요에서 시대를 가리지 않고 많이 보이는 동사로는 울다 와 떠나다 인 반면, 형용사는 시대에 따라 출현 빈도의 차이를 보인다. 울다 와 떠나다 는 대중의 정서를 노래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이어서 시대 의 구분 없이 많이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해방 전후 시대에 많이 보이는 8) 당시 이 어휘의 용법은 대응되는 시기의 말뭉치에서 당신 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어 보이 지만 대중가요에 사용된 당신 은 단순한 2인칭 대명사라기보다는 여성이 남성을 사랑하 는 사람 으로 부르는 독특한 용법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95 형용사는 외롭다, 구슬프다, 쓸쓸하다 등으로 암울한 현실을 반영한다. 예를 들면 농토를 잃고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신세, 궁핍한 사정으로 인해 부득 이 고향을 등져야 하거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해야 하는 신세를 한 탄하는 노래들이 해방 이후에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외롭다 는 2000년대 이후에도 가요의 가사로 지속적으로 쓰이는 데 비해서, 구슬프다 와 쓸쓸하다 는 1990년대 이후 대중가요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어휘가 되어버렸는데 이는 이들 어휘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쓰임이 줄어든 것과 무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짝사랑/박영호/고복수/1936) 곡수/출현수 16/29 36/72 25/36 29/49 (28) 쌍고동 울어울어 연락선은 떠난다(연락선은 떠난다/박영호/장세정/1937) 곡수/출현수 5/11 21/30 36/66 42/100 (29) 물망초 핀 언덕에 외로이 서서(낙화유수/김서정/이정숙/1929) 곡수/출현수 4/6 20/26 19/22 9/15 (30) 구슬프다 사랑의 버릴 곳이여(술은 눈물일까 한숨이랄까/ 高 橋 太 郞 /채규엽 /1932) 곡수/출현수 3/3-2/2 -
296 텍스트언어학 39 (31) 쓸쓸한 세상 적막한 고해에(사의 찬미/김우진/윤심덕/1925) 곡수/출현수 2/2 3/3 7/9-1960년대에 매우 드물게 사용된 동사로 소근대다 가 있고 형용 사로는 명랑한 이 있다. 소근대다 와 명랑하다 는 각각 단 2곡에서만 보일 뿐인데, 소근대다 는 아래 반야월의 <무너진 사랑탑>과, 손로원이라는 작사 가가 노랫말을 쓴 장세정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비너스 동상을 얼싸안고 소근대는 별그림자 라는 가사로 등장할 뿐이다. 명랑한 은 아래 보이는 <서 울의 아가씨>와 현인이 노래한 <럭키 서울>에서 보인다(서울의 거리는 명랑 한 거리 명랑한 거리에는 희망이 솟네). (32) 반짝이는 별빛아래 소근소근 소근대는 그날밤(무너진 사랑탑/반야월/남인수 /1958) 곡수/출현수 - 2/2 - - (33) 서울의 아가씨는 명랑한 아가씨(서울의 아가씨/김남석/이시스터즈/1962) 곡수/출현수 - 2/6 - - 이후 1960년대부터 90년대 사이에 많이 사용된 형용사는 다정하다 인데 이는 당시에 성행한 포크음악의 성격과 관련이 있고, 애타다, 흐느끼다, 버 리다 등의 동사가 꾸준히 나타난다.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97 (34) 밤이면 꿈에서도 다정히 만나보고(임이라 부르리까/김운하/이미자/1960) 곡수/출현수 - 2/3 6/10 1/1 (35)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안개/박현/정훈희/1967) 곡수/출현수 1/1 3/3 2/2 1/1 (36)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수덕사의 여승/김문응/송춘희/1965) 곡수/출현수 - 3/3 3/4 2/2 (37) 먼 훗날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겠지요(사랑은 눈물의 씨앗/남궁인/나훈아/) 곡수/출현수 1/2 3/5 2/6 8/11 1970-80년대 이후 동사로는 반기다, 기도하다, 미워하다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형용사로는 두렵다, 소중하다, 아쉽다 등이 이전에 비해 확연히 많이 나타난다. (38) 이뿐이 곱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고향역/임종수/나훈아/1972) 곡수/출현수 - - 2/3 1/1
298 텍스트언어학 39 (39) 눈감고 두 손 모아 널 위해 기도하리라(긴 머리 소녀/오세복/둘다섯/1976) 곡수/출현수 - - 2/3 3/4 (40) 미워하며 돌아선 너를 기다리며(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방의경/양희은/1971) 곡수/출현수 - - 5/6 3/3 (41) 이별은 두렵지 않아 눈물은 참을 수 있어(홀로 된다는 것/지예/변진섭/1988) 곡수/출현수 - - 1/1 6/10 (42)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세월이 가면/최명섭/최호섭/1988) 곡수/출현수 - - 1/2 8/10 (43) 돌아서 말없이 갈때면 마음이 너무 아쉬워(불티/전영록/전영록/1984) 곡수/출현수 - 1/1 2/3 1/1 1990년대 이후 대중가요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동사로는 이해하다, 끌리 다, 함께하다 가 있고, 형용사로는 익숙하다, 어렵다, 귀찮다 등이 주목된다. 이런 어휘들이 그 전의 대중가요 말뭉치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 루어 볼 때 1990년대부터 급작스럽게 감성적인 동사나 형용사가 아닌 일상어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299 들이 노랫말로 사용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으며 함께하다 는 함께 라는 부사가 어근처럼 되어 새로 만들어진 단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끌리다 는 이전시기의 노래에서는 끌려가다 로 형태로 나타났는데, 1990년대 이후부터 는 끌리다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익숙하다, 어렵다 와 귀찮게 하다 등 역시 이전 시기의 자료에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상어가 대중가요의 가사에 사용되는 것이 보편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44) 널 만날 거야 이런 날 이해해(캔디/장용진/H.O.T/1996) 곡수/출현수 - - - 9/12 (45) 왜 난 자꾸 그녀에게 끌리는 걸까(흔들린 우정/김창환/홍경민/2000) 곡수/출현수 - - - 3/5 (46) 함께했던 날들도 흉터 하나 없이(덩그러니/윤종신/이수영/2003) 곡수/출현수 - - 1/1 8/16 (47) 너무 익숙해서 많이 겪어봐서(또 한 번 사랑은 가고/박진영/이기찬/2001) 곡수/출현수 - - - 3/3
300 텍스트언어학 39 (48) 어렵게 살아온 내 어린 시절이 아직도 나의 머릿속을(날개/유건형/언타이틀 /1997) 곡수/출현수 - 1/1-4/5 (49) 제발 더이상 귀찮게 하지 마(거짓말/박진영/GOD/2000) 곡수/출현수 - - - 2/2 3. 종결 형식의 검토 우리 대중가요 가사 문장의 종결에는 각각 해당하는 시기의 시와 마찬가 지로 다양한 형식이 사용되고 있다. 문장도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 감탄문 등 모든 종류의 형식이 사용되고 있는데 시대에 따라서는 반드시 종 결어미로 마무리되지 않고 노랫말 특유의 종결형식이 나타나기도 하고 시대 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종결형식도 있어서 이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3.1. 명사 종결 형식 해방 이전의 노랫말이 지닌 문체적 특징 중 하나는 해당 시기의 시와 비슷 하게 명사나 명사형으로 종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명사문에서 서술격조사만 생략하는 경우(50가)와 노랫말이 시적으로 구성되어 대구형식 을 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명사로 마무리되는 경우(50나), 그리고 명사 뒤의 서술어 부분이 통째로 생략된 경우(50다)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런데 (50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301 가)의 경우는 서술격 조사만 첨가하면 비교적 완성된 문장이 이루어져서 일 상어와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50나)와 (50다)의 경우는 좀 차이를 보인 다. 먼저 (50나)는 두 개의 명사구를 대비시키는 효과를 노려서 굳이 완성된 문장을 만들려는 의도가 없어 보이며, (50다)는 황막한 땅 밟아갈 때 앞길이 아득했다 라는 문장을 명사형으로 축약한 것으로 일상어와는 달리 시어에서 흔히 나타나는 구성이라고 하겠다. (50) 가.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허무(사의 찬미/김우진/윤심덕 /1925) 나. 항구의 맺는 절개 목포의 사랑(목포의 눈물/문일석/이난영 /1934) 다. 황막한 땅 밟아갈 때 아득한 앞길(타향살이/김능인/고복수 /1934) 해방 이후 60년대까지도 명사로 마치는 노래들이 많았는데, 특이한 점은 아래에 보이듯이 노래를 끝맺는 명사나 명사구들이 노래 제목과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일치하는 곡들이 많다는 점이다. (51) 럭키 서울/닐리리 맘보/이별의 부산정거장/차차차(노래가락 차차 차)/ 미아리고개(단장의 미아리고개)/사랑의 탱고(비의 탱고)/기타 부기/남성 넘버원/이별의 종착역/눈물의 연평도/보고싶은 얼굴/아 빠의 인생/갈대의 순정/빛과 그리고 그림자(빛과 그림자)/흑산도 아가씨/떠나가는 장춘단 공원(안개 낀 장춘단 공원)/돌아가는 삼 각지/여자의 일생/소양강 처녀 이는 노래의 마지막에 제목을 반복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노래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고, 노랫말을 먼저 다 쓴 후 제목을 정할 때 노랫 말의 맨 뒤에 나오는 명사나 명사구를 제목으로 선정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302 텍스트언어학 39 도 있다. 이런 현상은 1970년 이후 최근까지 이어져 제목의 전부 혹은 일부와 가사의 끝부분이 일치하는 노래들이 많이 발견된다. (52) 당신은 철새/고향역/단골손님/그때 그 사람/아파트/젊은 그대/ 집 시여인/봉선화 연정/다다담(담다디)/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바 람아 멈추어 다오/보고 싶은 얼굴/사랑일뿐야/미안해(미안미안 해)/오직 하나뿐인 그대/내일을 향해서라면(내일을 향해)/걸어서 저 하늘까지(걸어서 하늘까지)/쿵따리샤바라 빠빠빠(쿵따 샤바 라)/Twist King/캔디/그때 또 다시/아시나요/never come to me again(never again)/또 한번 사랑은 가고/넘버1/10 MINUTES /친구 여/너는 내남자/살다가/소리쳐 3.2. 부름말 종결 형식 해방 이전 대중가요가 보이는 특징은 유정체언이 아닌 대상을 호칭하거나 일상적인 대화에서라면 호칭어가 될 수 없는 인생 과 같은 추상명사나 사람 아 같은 구체적이지 않은 대상을 호칭어로 칭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이 경우는 -아/야 와 같은 호격조사가 결합하고 있지만 일상회화에 서 사람의 이름 뒤에 붙는 조사의 용법과 달라 구분되며(53가, 나, 다) 당시의 시에서 흔히 쓰이는 영탄의 -이여 가 빈번하게 사용되어(53라, 마) 이 시기의 노랫말이 전형적인 운문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정체언에 호격 조사를 결합하여 부름말을 만든 예는 1950년대 이후의 가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53바). (53) 가.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사의 찬미/김우진/윤심덕/1925) 나. 어느 날짜 오시겠오 울던 사람아.(번지없는 주막/조경환/백년 설/1938) 다. 하염없이 바라보니 즐거운 시절아, 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찔레꽃/김영일/백난아/1940)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303 라. 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눈물젖은 두만강/김용호/ 김정구/1935) 마. 밤도 깊은 이 거리에 흐미한 가로등이여(외로운 가로등/이부풍 /황금심/1939) 바.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섹스폰아(댄서의 순정/김영일 /박신자/1959) 이 시기의 가요 가운데 호칭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 노래는 1939년 남인수 가 발표한 <감격시대> (작사:강사랑)로, 형식상 호칭어의 모습을 띠고 있지 만 백마야 를 제외하고는 호격조사를 탈락시켜도 전혀 의미전달에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노랫말에 단순한 영탄의 의미를 부여하기 호격조사 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4) 정열에 넘치는 청춘의 바다(여)/깃발은 팔랑팔랑 바람에 좋구나/저 어라 저어라 저어라 저어라 바다의 사랑(아) 아아/희망봉은 멀지않 다 행운의 뱃길(아)/바다는 푸르다/봄향기 감도는 희망의 대지 (여)/새파란 지평천리 백마야 달려라/갈거나 갈거나 갈거나 갈거나 /잔디의 사랑(아) 아아/저 언덕을 넘어가자 꽃피는 마을로 3.3. 평서형 종결 형식 해방 이전의 대중가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평서형 종결어미는 -다, -(이) 야, -아요 이고 혼잣말처럼 -(이)지 를 사용한 경우도 있지만 1920년대와 30년 대 초까지는 -노라, -나이다 처럼 의고적인 어미도 종종 등장했고, 마찬가지 로 의고적인 느낌을 주면서 의지를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리로다, 리라 가 쓰였다.
304 텍스트언어학 39 (55) 가. 홍도야 우지 마라 오빠가 있다(홍도야 우지마라/이서구/김영춘 /1936) 나.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오빠는 풍각쟁이/ 박영호/박향림/1938) 다.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황성옛터/왕평/이애리수 /1929) 라. 우는 님은 건달이요, 웃는 님은 도련님이지(아리랑 낭랑/추미 림/백난아/1941) 마. 폐허에 설은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황성옛터/왕평/이애리수 /1932) 바. 깊이 깊이 깨달아서 울었나이다(목단강 편지/조영출/이화자 /1941) 사. 차라리 이 몸이 잠들리로다(낙화유수/김서정/이정숙/1927) 아. 차라리 잊으리라 맹세하건만(애수의 소야곡/이부풍/남인수 /1936) 해방 이후부터는 반말 종결어미 -어 가 노랫말에 자연스럽게 사용되기 시 작하고 -더라 를 영탄조로 사용한 노래도 보인다. (56) 가. 왜 맞을까 왜 맞을까 원인은 한 가지 돈이 없어(빈대떡 신사/한 복남/한복남/1948) 나. 내 맘같이 그대 맘같이 꺼지지 않더라(서울야곡/현동주/현인 /1948) 그 후 1970년대에 들어서면 의지를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을테야, -을거 야, -야지, -리 가 관찰된다. 9) 9) -(으)ㄹ테야 는 초기에는 의존명사에 대한 인식이 강해서 띄어쓰기를 하고 있으나 현대로 오면서 -(으)ㄹ테야 는 어미로 변화하였고 -을 거야 는 표준형 -을 것이야 보다 축약형으 로 훨씬 많이 쓰이고 있다.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305 (57) 가. 당신만을 당신만을 기다리며 살아갈 테야(그대여 변치 마오/남 진/남진/1973) 나.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당신은 모르실거야/길 옥윤/혜은이/1975) 다. 보금자리 찾아가야지(나는 너를/신중현/장현/1973) 라. 답답한 이 내 마음 바람 속에 날려보내리(어쩌다 마주친 그대/ 구창모/송골매/1982) 3.4. 감탄형 종결 형식 한국대중가요의 가사는 감성을 담아 표현하는 본질 때문인지 감탄형 종결 형식의 빈도가 매우 높다. 그 가운데 시대를 가리지 않고 감탄형 종결어미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네 이고, 1950년대 이전까지는 -구나/고나, -도다, -구려 등이 빈번히 쓰였다. (58) 가. 지나온 자국마다 눈물 고였네(나그네 설움/조경환/백년설 /1939) 나.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사의 찬미/김우진/윤심덕/1925) 다. 넘어오던 그날 밤이 그리웁고나(비내리는 고모령/유호/현인 /1946) 라. 너 죽은 후는 모두 다 없도다(사의 찬미/김우진/윤심덕/1925) 마. 궂은 비 내리는 이 밤이 애절구려(번지없는 주막/조경환/백년 설/1938) 대중가요에서 독특한 감탄형어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누나 인데 이 형태 는 노랫말에서는 1940년대부터 50년대까지만 제한적으로 보이고 그 이후에 는 보이지 않는다. 10) 10) 이 형태는 -는구나 의 축약형으로 보인다.
306 텍스트언어학 39 (59) 가. 매를 맞누나 매를 맞누나(빈대떡 신사/한복남/(한복남/1943) 나. 눈 녹인 산골짝에 꽃이 피누나(삼팔선의 봄/김석민/최갑석 /1958) 대중가요에서는 -아/어라 가 명령형이 아니라 감탄형으로 사용되는 일이 있다. 그런데 일상어에서 이 어미가 감탄형으로 쓰일 경우는 -아/어라 는 서 술격조사와 결합하는 경우는 드물고 좋아라, 가고 싶어라 와 같이 형용사나 보조형용사와 결합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대중가요에서는 예외가 보인 다. 먼저 -어라 가 감탄의 의미를 담고 노랫말에 쓰인 최초의 예는 1931년 일본의 엔카를 그대로 한국어로 옮긴 채규엽의 <술은 눈물일까 한숨이랄까> 로 간절했어라 라고 하는 독특한 표현이 나온다. 이 노래는 일본어 원곡의 가사를 그대로 번역한 것인데 그 때문인지 이 표현은 매우 어색한 느낌을 준다. 그 이후로는 이런 형태의 감탄형은 보이지 않다가 1980년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에서 서술격조사와 결합한 -이어라 가 강물이어라 라는 표현 으로 나타난다. 이 표현 역시 강물이구나 의 의미로 강물이어라 를 쓴 것인 데 이후 그대 앞에 난 강물이어라 (시나위/1986), 사람이어라 (리쌍/2009) 등 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날 뿐이고 1980년대 이후로는 -고 싶어라 라는 형태로 대부분 나타나고 있다. (60) 가. 밤이면은 꿈에서 간절했어라(술은 눈물일까 한숨이랄까/다카 하시 기쿠타로( 高 橋 太 郞 )/채규엽/1931) 나. 돌아서 눈 감으면 강물이어라(창밖의 여자/배명숙/조용필 /1980) 다. 나는 한마리 이름 없는 새 새가 되어 살고 싶어라(이름 없는 새/손현희/김승덕/1983) 라.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애모/유영건/김 수희/1991)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307 3.5. 의문형 종결 형식 대중가요에 사용된 의문문은 해방 전부터 -느냐/-이냐, -려나, -오/소, -ㄹ 까(요), -나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그 가운데 <알뜰한 당신>은 철저하게 해요체로 문장이 종결되고 있는데 해체에 -요 가 결합하는 단순한 해요체가 아니라 합쇼체 에 -요 가 결합한 하십니까요 와 같은 형태를 보여 주는 점이 특이하다. (61) 가. 이 술은 눈물이냐 긴 한숨이냐(술은 눈물일까 한숨이랄까/ 高 橋 太 郞 /채규엽/1932) 나. 사나이 우는 마음 누가 아느냐(항구의 선술집/박영호/김정구 /1937) 다. 떠나간 그대는 어디로 갔소 언제나 오려나(눈물젖은 두만강/ 김용호/김정구/1938) 라. 어느 날짜 오시겠오(번지 없는 주막/조경환/백년설/1938) 마. 여수로 떠나갈까 제주로 갈까(목포는 항구다//박남포/이난영 1942) 바. 당신이 몰라주면 누가 알아 주나요/무슨 까닭에 모르는 척 하 십니까요 울어서 당신 앞에 하소연할까요(알뜰한 당신/조명 암/황금심/1935) 해방 이후에는 -더냐, -(이)뇨, -는가 등이 다양하게 보이고, 1970년대에 들어서서 의문형 종결어미에 -니 가 대중가요의 가사에 등장한 이후 지속적 으로 사용되고 있다. (62) 가. 눈물어린 인생고개 몇 고개이더냐(비내리는 고모령/유호/현인 /1946) 나. 흘러가는 저 강물 가는곳이 그 어디뇨(물새 우는 강언덕/손석 우/백설희/1956) 다. 떠날 때는 말없이 말없이 가셨는가(떠날 때는 말없이/유호/현
308 텍스트언어학 39 미/1964) 라. 내 너를 위하여 미소를 보이잖니(내 곁에 있어주/박건호/이수 미/1974) 3.6. 명령형, 청유형 종결 형식 해방 이전에 사용된 명령형 어미로는 -오, -아/어라, -아/어요, -소서 등이 있고 1964년 최희준의 노래에서는 하라체의 명령문 형식이 보이는 점이 특이 하다. 대중가요에서 반말투 명령문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90 년대 이후의 일이다. (63) 가. 사랑의 그늘 속에 재워나 주오(낙화유수/김서정/이정숙/1929) 나. 홍도야 우지 마라 오빠가 있다(홍도야 우지 마라/이서구/김영 춘/1936) 다. 가만히 가만히 오세요 요리조리로(나는 열일곱살이에요/이부 풍/박단마/1938) 라. 낸들 어이 모르오리 성공하소서(목단강 편지/조명암/이화자 /1942) 마. 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맨발의 청춘/유호/최희준/1964) 바. 이제 그만해 음 나도 남잔데 음(캔디/장용진/H.O.T/1996) 대중가요에 등장하는 청유형 종결어미는 -자, -세, -(하)ㅂ시다 등이다. 가 장 먼저 -자 가 1930년대에 나타나고 1950년대에 이르러 -세 와 -ㅂ시다 가 나타나 1970년대 이후까지 이어진다. (64) 가. 홍도야 우지 마라 굳세게 살자(홍도야 우지마라/이서구/김영춘 /1938) 나.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며는 못 노나니(노래가락 차차차 /김영일/황정자/1954)
한국 대중가요 가사의 문체 분석 309 다. 이 밤이 새기 전에 춤을 춥시다(기타부기/이재현/윤일로/1957) 라. 고개숙인 그대여 눈을 떠 보세(행복의 나라/한대수/한대수 /1971) 마.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행복의 나라/한대수/한대수/1971) 4. 맺음말 한국에서 대중가요의 변화는 우리의 정치 변화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 노 래의 형식은 제쳐두고 가사만 보더라도 일본어가 우리말에 강제로 덧씌워지 다시피 한 일제 강점기를 거쳐,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온 서양 문물의 영향이 고스란히 노랫말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 논문의 전반부에서는, 대중가요를 구성하는 어휘의 출현에 주목하여 시대별 특징을 짚어보았고, 후반부는 대중가요 가사의 종결형식을 검토하였 다. 그 앞부분에서는 노랫말의 독특한 형식인 명사형으로의 종결 유형과 부 름말 형식의 종결 유형을 검토하고 이어서 종결어미로의 종결형식을 문장의 유형별로 나누어 검토해보았다. 현대의 상황에 비추어보아도 노래가 발표될 당시 사용되던 언어의 모습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대중가요의 가사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초기 대중가요의 종결형식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한다면 20세기 전반기에 현대 한국어로서의 모습을 확립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단초로서 그 효용가치를 매 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국 가요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네 종결형 이나 해요체 종결형 등을 분석하고 다른 종결형과의 차이나 시대적 변화 등 을 살펴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고, 전통적인 노래 가사와 90년대 이후의 랩 가사를 비교한다든지 시대적 차이를 좀 더 뚜렷하게 제시하는 것도 의의 가 있을 것이나 본고에서는 거기까지 연구가 미치지 못하였다. 이들 연구는 후일의 과제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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