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oft Word - 001.doc

Similar documents
세미나 진행 순서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축사(14:00) 제1주제(14:10~15:10):성폭력 피해 유형별 예방책 및 피해자 보호 방안 주제발표 :김진숙(여조부장),최순호(여조부 검사) 지정토론 :이화영(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백미순(한국성폭력 상담소장) 별첨

<3130BAB9BDC428BCF6C1A4292E687770>

<C7CFB4C3B0F8BFF828C0FCC7CFC1F6B8F8C7D1C6EDC1F6292D31302E3128C3D6C1BE292D31302E31342E687770>

입장

DBPIA-NURIMEDIA

<B0ADC8ADC7D0C6C428C3D6C1BE292E687770>

에디토리얼 패션사진에 나타난 성별에 따른 젠더 이미지 표현

최우석.hwp

E1-정답및풀이(1~24)ok

<C1B6BCB1B4EBBCBCBDC3B1E2342DC3D6C1BE2E687770>

0429bodo.hwp

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교사용지도서_쓰기.hwp

< BDC3BAB8C1A4B1D4C6C75BC8A3BFDC D2E687770>

민주장정-노동운동(분권).indd


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C0CEBCE2BABB2D33C2F7BCF6C1A420B1B9BFAAC3D1BCAD203130B1C72E687770>

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cls46-06(심우영).hwp

untitled

6±Ç¸ñÂ÷

<C3D6C1BE5FBBF5B1B9BEEEBBFDC8B0B0DCBFEFC8A C3D6C1BEBABB292E687770>

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177

제주어 교육자료(중등)-작업.hwp

¸é¸ñ¼Ò½ÄÁö 63È£_³»Áö ÃÖÁ¾

01Report_210-4.hwp

<C3D1BCB15FC0CCC8C45FBFECB8AE5FB1B3C0B0C0C75FB9E6C7E D352D32315FC5E4292E687770>



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상품 전단지

:::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2

DBPIA-NURIMEDIA

화이련(華以戀) hwp

ÆòÈ�´©¸® 94È£ ³»Áö_ÃÖÁ¾

歯1##01.PDF

<5BC1F8C7E0C1DF2D31B1C75D2DBCF6C1A4BABB2E687770>

120229(00)(1~3).indd

<C0CFBABBC7D03235C1FD2E687770>

7차시_뭉크.hwp

남사고의 유토피아 2

<C5F0B0E82D313132C8A328C0DBBEF7BFEB292E687770>

20. 성워크북개발.활용을 통한 성적자기결정능력의 신장(인천가정여중, ).hwp

16 식공간연구. Vol. 8 No. 2 I. 서 론 1. 음식과 드레스 2010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에서는 일대 파란을 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다. 언제나 파격적인 의상으로 그녀의 노래만큼이나 주목 받았던 행위 예 술가이자 가수인 레이디 가가(Lady GaG

< B5BFBEC6BDC3BEC6BBE E687770>

<35C1D6B3E2BFEEBFB5BAB8B0EDBCAD2E687770>

11민락초신문4호


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새만금세미나-1101-이양재.hwp

??

연구보고서-1(PDF전환용).hwp

652

歯 조선일보.PDF

688È£

<33B1C7C3D6C1BEBABB28BCF6C1A42D E687770>

<C1DFB1DE2842C7FC292E687770>

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 1

엘릭시르 9,10월_pdf파일 만들것

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종사연구자료-이야기방 hwp

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34B1C720C0CEB1C7C4A7C7D828C3D6C1BEC6EDC1FD D28BCF6C1A4292E687770>

160215

참고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1. 개인정보보호 관계 법령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은행법 시행령 보험업법 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본시장과

hwp

580 인물 강순( 康 純 1390(공양왕 2) 1468(예종 즉위년 ) 조선 초기의 명장.본관은 신천( 信 川 ).자는 태초( 太 初 ).시호는 장민( 莊 愍 ).보령현 지내리( 保 寧 縣 池 內 里,지금의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에서 출생하였다.아버지는 통훈대부 판무

<C1DFB0B3BBE7B9FD3128B9FDB7C92C20B0B3C1A4B9DDBFB5292E687770>

,,,,,, ),,, (Euripides) 2),, (Seneca, LA) 3), 1) )

<355FBCADB1A4C1F85FC3D6C1BEBABB2E687770>

ad hwp

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근대문화재분과 제4차 회의록(공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상해 등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의안 번호 179 제안연월일 : 제 안 자 :조례정비특별위원회위원장 제안이유 공무상재해인정기준 (총무처훈령 제153호)이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행정자치부령 제89호)으로 흡수 전면 개

교육실습 소감문

untitled

1

Microsoft Word - EELOFQGFZNYO.doc

DBPIA-NURIMEDIA

레이아웃 1

¼þ·Ê¹®-5Àå¼öÁ¤

109

치밀한 시간 계산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여행일정을 계획하지만, 상황이 항상 뜻대로 돌 아가지는 않는다. 인도에서는 철로가 끊겨 있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인디언의 공격을 받 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때로는 일정에 차질이 생 겨도

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歯 동아일보(2-1).PDF

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는 우연히 안나를 알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결국 안나가 브 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브론스키는 안나가 카레닌과 이혼하고 자기와 함께 새로 운 생활을 하길 바라지만, 안나는 아들 때문에 망설인다. 한편, 카레닌은 브론스키를 사랑 한


<33352D2D31342DC0CCB0E6C0DA2E687770>

<B9E9B3E2C5CDBFEFB4F5B5EBBEEE20B0A1C1A4B8AE20B1E6C0BB20B0C8B4C2B4D92E687770>

1) 음운 체계상의 특징 음운이란 언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작은 언어 단위이다. 즉 의미분화 를 가져오는 최소의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자음, 모음, 반모음 등의 분절음과 음장 (소리의 길이), 성조(소리의 높낮이) 등의 비분절음들이 있다. 금산방언에서는 중앙

1-1Çؼ³

내지4월최종

Transcription:

교육학석사학위청구논문 초상사진(Self-Portrait)에 나타나는 양성적 표현에 관한연구 -이성의 옷 입기(Cross-Dressing)를 활용한 작품을 중심으로- Androgynous expressions in Self-portraits -Focusing on art works with Cross-Dressing- 2008년 2월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신 희 주

교육학석사학위청구논문 초상사진(Self-Portrait)에 나타나는 양성적 표현에 관한 연구 -이성의 옷 입기(Cross-Dressing)를 활용한 작품을 중심으로- Androgynous expressions in Self-portraits -Focusing on art works with Cross-Dressing- 2008년 2월 지도교수 박 관 욱 이 논문을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함.

본 논문을 신희주의 석사학위논문으로 인준함. 2008년 2월 주심 부심 부심

국문초록 본 논문은 마르셀 뒤샹의 <로즈 셀라비(Rrose Sélavy)>를 시작으로 그 이후의 현대(modern)와 동시대(contemporary)의 작가들의 초상사진과 그 에 준하는 표현방식에 나타나는 양성성(androgyny)의 의미에 대해 연구해 보고자한다. 먼저 제2장에서는 양성성을 다룬 작품에 대해 고전적 형성 배 경에 대해 알아본다. 양성성은 현대에서 성 정체성 담론과 함께 새롭게 부 각되어진 요소이지만, 양성성은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고대에서 근원을 찾 을 수 있다. 양성성을 지닌 작품들은 회화, 조각작품 형태로서 동양에서는 종교적 의미의 자웅동체의 신 과 서양의 양성성의 신화 헤르마프로디테 (Hermaphrodite) 가 그 출발점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서양의 회화,조각 작품들을 중점으로 살펴보면서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시대의 작가들의 양 성성을 어떻게 표현하였으며, 그들의 작품은 현대 작가들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조망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처럼 고대에서 조각 작품과 회화 작 품에서 양성성을 찾는 것이 상이하다고 볼 수 있으나 사진이라는 매체가 나타나기 전에는 회화, 조각이 그 매체 역할을 대신해온 만큼 사진발명 이 후에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다루는 작품들이 그 근원이 된다고 할 수 있 다. 또한 사진 발명이후의 양성적 셀프 포트레이트에 그 배경을 다다이즘 과 신체미술에서 살펴보면서 이후 작가들과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본다. 제 3장에서는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양성적 작품과 작 가들을 분석하며 전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자신의 문제를 반사적으로 보 여주는 매체로서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는, 셀프 포트레이트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제1부에서는 작가의 초상사진 가운데 뒤샹의 셀프 포트레 이트를 시작으로 성별 정체성을 모호하게 다루고 있는 클로드 카운, 신디 셔먼, 모리무라 야스마사로 이어지는 유사한 맥락을 분석하며 보편성을 찾 아보고, 작가 개개인의 양성성의 의미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i -

제2부에서는 양성성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들에게 시도된 이성의 옷 입 기 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망해 봄으로써 여성과 남성의 양성적 작품의 특징을 다층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성별에 따른 양성성의 특징을 전체적으 로 살펴보면서 초상사진에 나타난 양성적 표현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자기 애(Narcissism)의 표출, 현대 대중이미지의 차용 이렇게 단락을 구분하여 알아본다. 제4장에서는 셀프 포트레이트의 양성적 표현에 대한 의미와 교 육적 의의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 논문을 마무리 짓고자한다. 뒤샹의 다다이즘에서 시작된 은유된 성표현을 토대로 신체미술과의 연관 성을 분석하며 현대의 양성성에 대해 접근해보았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관심과 내재된 자서전적 특징을 지닌 양성적 표현은 뒤샹의 은유된 성표현 에서 비롯하여 오브제로서의 양성성을 소재로 활용하는 방법적인 측면이 강하였다. 또한 이러한 성별을 바꾸고자 했던 노력은 물감, 붓, 미술재료에 국한되지 않는 최대로 넓어진 인간의 표현능력을 향상시키게 되었다. 양성 적 표현을 다룬 작품들이 오늘날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이 성적 정체 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변할 수 없는 가 치로 여겨졌던 성 정체성 마저도 남녀의 고정된 경계를 흐리게 하여 성을 모호하게 하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양성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기반을 마련하고 제3의 성, 다중적 성 정체성, 중성주의 로 확장된 방법적 표현으 로서 고정된 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램에서 시작되었다. 양성적 표현은 성별의 차이를 문화적 경계로서 고정시키려는 관습속에서 벗어나 성의 표 현의 경계, 성 정체성의 경계, 더 나아가 예술적 표현의 경계를 넓히려는 시도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 ii -

목 차 국문초록 ⅰ Ⅰ. 서론 1 Ⅱ.양성적 작품에 대한 고전적 형성배경 4 1.사진발명 이전의 회화와 조각에 나타난 양성성 4 2.사진발명 이후 셀프 포트레이트에 나타난 양성성 13 Ⅲ.작가의 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양성적 작품형성과 전개 21 1.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작가의 양성적 표현 21 1)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의 <로즈 셀라비(Rrose Sélavy)> 21 2)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1946-1989) 26 3)클로드 카운(Claude Cahun: 1894-1954) 31 4)신디셔먼 (Cindy Sherman:1954-)과 모리무라 야스마사 (Morimura Yasmasa:1951-) 36 2.이성의 옷 입기(Cross-Dressing)를 활용한 양성적 표현의 특징 46 1)이성의 옷 입기의 의미 46 2)자기애(Narcissism)의 표출 60 3)현대 대중이미지의 차용 62 Ⅳ.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양성적 표현의 의미 65

Ⅵ.결론 67 참고문헌 70 도판목록 73 Abstract 77

Ⅰ. 서론 우리 모두는 양성적 인간이다. 가속화되어 급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하 나의 고정화되고 단일한 성정체성이 아닌 현실의 상황 속에 적절히 변화할 수 있는 성정체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이전에는 신분, 계층에 따른 성의 구분이 안정적으로 분류되고 고정화된 성역할에 따라 여성은 여성스럽게, 남성은 남성스럽게 살아야 하 는 성 정체성이, 20세기 이후에는 뉴미디어의 다매체에 의해 영향 받아 그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드라마, 영화, 의상에 여성성과 남성성을 함께 가진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문화가 주를 이루게 되고 콘트 라 섹슈얼(contra-sexual) 1) 과 메트로 섹슈얼(metro-sexual) 2) 의 복장이 유 행하고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소재들이 등장하면서 관객들 에게 유희와 쾌락을 전달한다. 최근에 이르러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 신의 성정체성을 가지며 자유롭게 성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새롭게 창출해 낸 것이 양성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이다. 해체주의 페미니스트들은 타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출발된 페미니즘으로 여성들만의 해방운동이 아닌 남녀공동의 인간해방을 중점으로 하면서 새로운 성개념으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양성성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양성성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많이 제작되고 1)콘트라섹슈얼(contra-sexual):2004년을 전후해 영국에서 처음 생긴 용어로,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반 대되는 20~30대의 여성상을 일컫는다. 반대를 뜻하는 라틴어( 語 ) 콘트라(contra)와 성( 性 )을 뜻하 는 섹슈얼(sexual)의 합성어이다. 다시 말해, 결혼이나 육아에 중점을 두는 전통적인 여성상보다 는 사회적 성공과 고소득에 중점을 두는 젊은 여성들을 가리킨다, 구글 위키 페디아,2007.10.26,<http://en.wikipedia.org/wiki>. 2)메트로 섹슈얼(metrosexual):패션에 민감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을 이르는 말이다. 외모 가꾸 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해 피부와 헤어스타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쇼핑을 즐긴다. 또 음식, 문화 등에 관심을 보인다. 20~30대 초반의 도시 남성들에게 이러한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이들은 유행을 이끌어가며 패션산업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크 심슨(Mark Simpson)이 1994년에 일간지 인디펜던트 (Independent) 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위의 사이트. - 1 -

있다. 대표적으로 퐁피두 센터 FEMININ-MASCULIN:le sexe de l'art (10. 26 1995-2.12 1996) 3) 은 여성적인 남성:예술의 성 이란 뜻으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1887-1968)) 의 <로즈 셀라비>를 다루고 있 다. 뒤이어 뉴욕 구겜하임 미술관에서 Rrose is a Rrose is a Rrose: Gender Performance in Photography (1.17 5.7,1997) 4) 를 전시하였다. 뒤샹 의 <로즈 셀라비>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모호하게 다루는 양성적 표현 을 시도한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로버트 메이플 소 프(Robert Mapplethorpe:1946-1989)와 클로드 카운(Claude Cahun: 1894-1954), 신디 셔먼 (Cindy Sherman:1954-), 모리무라 야스마사 (Morimura Yasmasa:1951-)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양성성에 대한 연구 를 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본 논문은 작가들의 초상사진과 그에 준하는 표현방식에 나타나는 이성 의 옷입기를 활용한 *양성성(androgyny) 5) 의 의미에 대해 연구해 보고자한 다. 먼저 제2장에서는 양성성을 다룬 작품에 대해 고전적 형성 배경에 대해 알아본다. 양성성은 현대에서 성 정체성 담론과 함께 새롭게 부각되어진 요소이지만, 양성성은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고대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 다. 양성성을 지닌 작품들은 회화, 조각작품 형태로서 동양에서는 종교적 의미의 자웅동체의 신 과 서양의 양성성의 신화 헤르마프로디테 (Hermaphrodite) 6) 가 그 출발점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서양의 회화,조각 3) 퐁피두센터,2007.10.10,<http://www.cnac-gp.fr/Pompidou/Accueil.nsf/Document/HomePage? Open Document&L=2>. 4) 구겐하임미술관 2007.10.10,<http://www.guggenheim.org/exhibitions/past/exhibitions_1997. html>. 5)양성성androgyny:본래 이 말은 남자(andro) 와 여자(gyn) 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나온 용어로 서,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조합(자웅동체)에 의한 정체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관습적으로 남성적 여성적 이라고 정의되는 특징의 결합에 기초한 정체성을 가리킨다. 네이버 백과사전,2007.10.27,<http://100.naver.com/100.nhn?docid=107873>. 6)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동물에 있어 정상인 상태에서 1개의 개체 속에 암수 양쪽의 생식 소(난소 정소)를 가진 것으로 암수한몸이라고 하는데, 이체현상( 異 體 現 象 )의 원시적인 형태로 간 - 2 -

작품들을 중점으로 살펴보면서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시대의 작가들의 양 성성을 어떻게 표현하였으며, 그들의 작품은 현대 작가들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조망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처럼 고대에서 조각 작품과 회화 작 품에서 양성성을 찾는 것이 상이하다고 볼 수 있으나 사진이라는 매체가 나타나기 전에는 회화,조각 등의 작품들이 그 매체 역할을 대신 해온 만큼 사진발명 이후에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다루는 작품들의 그 근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진 발명이후의 양성적 셀프 포트레이트에 그 배경을 다다이즘과 신체미술에서 살펴보면서 작가들과의 공통된 연관성에 대해 살 펴본다. 제3장에서는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양성적 작품 과 작가들을 분석하며 전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자신의 문제를 반사적으 로 보여주는 매체로서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는 셀프 포트레이트를 중점적 으로 살펴볼 것이다. 제1부에서는 작가의 초상사진 가운데 뒤샹의 셀프 포 트레이트를 시작으로 성별 정체성을 모호하게 다루고 있는 클로드 카운, 신디 셔먼, 모리무라 야스마사로 이어지는 유사한 맥락을 분석하며 보편성 을 찾아보고, 작가 개개인의 양성성의 의미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2부에서는 양성성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들에게 시도된 이성의 옷 입 기 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망해 봄으로써 여성과 남성의 양성적 작품의 특징을 다층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성별에 따른 양성성의 특징을 전체적으 로 살펴보면서 초상사진에 나타난 양성적 표현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또한 자기애(Narcissism)의 표출, 현대 대중이미지의 차용 이렇게 단락을 구분 하여 알아본다. 제4장에서는 초상사진의 양성적 표현에 대한 의미를 분석해 보면서 알 아보면서 이 논문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주되는 것이 보통이며, 식물의 경우는 자웅동주( 雌 雄 同 株 )라고 한다, 위의 사이트. - 3 -

Ⅱ.양성적 작품에 대한 고전적 형성배경 양성성(androgyny)이란 남성(andro:안드로)과 여성(gynie:기니에)이라는 그리스어의 합성이며 남성성과 여성성의 균형과 통합을 의미한다. 7) 또한 하나의 몸 안에서 남녀가 일체를 이루는 자웅동체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더 엄밀히 말하면 여성도가 높은 남자만을 안드로기니 (androgyni)라 부르고, 반대로 남성도가 높은 여성은 따로 기난더 (gynander)라 부른다. 미술작품에서 남녀가 동등한 수준으로 융합되어 있 는 예는 사실 매우 드물며, 일반적으로는 어느 한쪽의 성이 다른 쪽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곤 한다. 8) 이러한 성향에 대해 플라톤의 향연 에까지 거슬러 최초의 인류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있다. 태초에 세 개의 성이 있었다. 는 말로 시작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을 통해서 플 라톤은 성애의 기원을 설명한다. 인류 최초의 종족은 원래 계란 모양의 몸통, 두 개의 얼굴 이 달린 하나의 머리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각각 네 개씩 달린 팔과 다리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굴러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이 신에 대항하여 반란을 기도하자, 분노한 제우스 가 벌로써 이들의 몸을 둘로 갈라놓는다. 그 후 이들은 제 반쪽을 찾아다니다 발견을 하면, 팔을 돌려 서로 끌어안으려고 하나, 성기가 뒤에 붙어 있어 교합에 성공하지 못한다. 이 를 가엽게 여긴 제우스가 이들의 성기를 앞쪽으로 옮겨주자, 비로소 남녀의 교접을 통해 생식이 가능해지고 동성간에는 적어도 성적 만족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9) 즉 아리스토파네스는 우리의 본래 모습은 원래 3가지로써 태양의 사람 '남성', 대지의 사람 '여성', 달의 사람' 양성' 세 종류로 나누어져 있었으 나 분리되자 원래 자신의 짝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또한 태양의 사람은 본 7)김태련외, 심리학의 이해,(한국심리학회),학문사,2000,p.756. 8)미와 쿄고 외, 성의 미학,세종서적, 2006, p.281. 9)위와 같음,pp.277-278. - 4 -

래 남성, 남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래 태양의 사람이었던 사람은 자 신의 짝을 남성으로 찾고, 대지의 사람은 자신의 짝을 여성으로 찾고, 달의 사람은 이성애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10) 이러한 플라톤 향연 의 글은 현대의 동성애자, 양성애자, 이성애자의 사랑의 원인이 자연스러운 현상임 과 동시에 그 당시에도 동성애과 양성애의 기원으로써 암시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양성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그리tm,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등 전 문화권에 널리 퍼져 있다. 동양 에서는 종교적 차원에서의 신처럼 완전한 인간에 이르기 위해 자웅동체상 조각에서 그 모습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또한 인도의 하리하라, 중국의 복희와 여와 와 관련된 신화에서도 양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서양에 서는 양성의 신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 의 신화와 이것을 다룬 작 품이 발견되면서 양성성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술사 전반으로 양성성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헤르마프로디테 를 묘사한 예술작품을 시작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특히 조각에서 전성기를 맞는다. 그러나 이러한 양성성은 중세 기독교를 만나게 되면서 육체와 관련된 모든 작품은 퇴폐, 이단으로 취급함에 따라 몇몇 작가들에 게서만 잠재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서는 자웅동체상 의 의미와 고대 의 헤르마프로디테 의 특징을 살펴보고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 치,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작품에서 성정체성이 모호한 작품들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10)조안 스파르, 플라톤 향연,문학동네,2006,p.151. - 5 -

1.사진발명 이전의 회화와 조각에 나타난 양성성 1)자웅동체의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 양성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그리tm,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등 전 문화권 에 널리 퍼져 있다고 앞서 언급하였다. 그 작품들은 남 성과 여성의 특질을 함께 지닌 자웅동체의 몸을 가지고 있는데, 자웅동체란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이 한 몸 에 혼합된 형상을 가리킨다. 圖 1<자웅동체상> 파키스탄 모헨조다에서 발견된 이 <자웅동체상>(도 1)은 여성의 젓가슴에 남성의 성기를 지니고 있다. 고대 인들은 남자이면서 여자인 자웅동체 상을 제작한 것에서는 완전한 인간이 되고 싶은 욕구와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들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고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현실을 초월해서 상반된 두 속성의 차이를 없애고 합일된 모습을 자웅동체상상에 나타낸 것이다. 11) 이것은 플라톤의 향 연 에 언급되었던 글과 같은 맥락임을 알 수 있다. 圖 2 < 헤 르 마 프 로 디 圖 3 < 헤 르 마 프 로 디 圖 4<에페소스의프리 圖 5<성기를드러내는 테> 테> 아포스> 헤르마프로디테> 11)이명옥, 꽃미남과 여전사,노마드 북스,2006,pp.26-27. - 6 -

미술사에서 본격적으로 조각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양성의 기원인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 부터라고 할 수 있다. 헤르마프로디테 란 일반적으로 클리토리스의 자리에 남자의 성기가 들어서고, 그 아래로 여자 의 질이 달린 형태라 한다. 미술사상으로 헤르마프로디테는 외견상의 이상 함이 경원시 되어 16세기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다루어지지 않지만, 헤르마프로디테를 묘사한 예술작품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특히 조각에서 전성기를 맞는다. <헤르마프로디테>(BC 4C초)(도 2)는 그리스 원작의 로마시대의 모각작품이며 미소년의 몸에 여상의 가슴을 달고 있는 데 반해 <헤르마프로디테>(BC 2C)(도 3)는 여성의 몸에 남성의 페니스를 가지고 있다. 에페수스 박물관의 <에페소스의 프리아포스>(도 4)은 여성의 커다란 가슴과 함께 자신의 옷 아래 거대한 남근을 과시하듯 땅과의 수평 을 유지하며 그리스종교의 동식물의 프리아포스(Priapus) 12) 는 다산을 상징 한다. <성기를 드러내는 헤르마프로디테>(도 5)를 스케치로 남긴 루벤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13) 이들 모두는 헤르마프로디테 신화의 소재를 빌려와 조각으로 남겼으며 양성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圖 6<잠자는 헤르마프로디테> 12)프리아포스(Priapus):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번식과 다산( 多 産 )의 신,위의사이트. 13)미와 쿄고,앞의책,pp.284-285. - 7 -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테>(도 6)는 서있는 자 세를 가진 헤르마프로디테와 달리 침대위에 누워있는 와상의 조각이다. 위 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가슴과 남성의 성기를 지닌 자웅동체의 조각 상이지만, 앞에서는 자웅동체의 모습으로, 뒤에서는 아름다운 곡선을 지닌 여성의 몸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을 취한다. 이러한 하나의 몸에 남자와 여자의 몸을 지닌 헤르마프로디테의 신화적 소재는 그리스 작가들에게도 흥미를 가지게 되며 조각과 회화에서 많은 발 전을 보이며 이 시대에 작품들은 주로 남성성 위주의 방식으로서 나타나지 만 양성적인 작품은 로마시대 후기에는 기독교의 전래로 퇴페적인 미로 간 주되어 신앙심의 걸림돌인 육체미를 경멸했으며 미의 상징인 인체를 철저 히 억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육체적 특성으로서 헤르마프로디테는 고대에 전성기를 맞았다가 그 후 점차 쇠퇴해 갔다면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이르러 고대 이래로 잃어버렸던 중요성을 다시 획득한다. 양성성은 인간의 나체가 재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14)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에서는 양성성을 지 닌 작품들이 조심스럽게 등장하는 잠재적인 양성성이 나타나게 된다. 르네 상스시대의 작가들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 카라바조 에게 이러한 경향들이 표현되고 있으며 이 같은 천재화가들에 의한 성정체성이 모호한 작품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2)르네상스 이후의 작품들에 나타나는 양성성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 da Vinci:1452-1519)의 작품 중 <모나리자 (Mona Lisa)>(도 7)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이다. 안개가 덮인 듯 스푸마토(sfumato) 기법이 사용된 이 작품은 가장 유명한 작품인 만큼 14)미와교코,앞의책,p.287. - 8 -

<모나리자>의 신분의 불확실성으로 베일에 쌓인 수수께끼와도 같다. 모나 리자의 불룩한 배와 눈의 지방질의 살은 임신중인 여성에게 잘 나타난 증 상이라 임신중인 여성이였다고 주장하며, 또한 레오나르도의 자화상과 닮 았다는 주장은 일찍부터 있었다고 한다. 15) 그중에 가장 흥미있는 가설은 레오나르도가 여장을 한 것이라는 주장처럼 모나리자의 성별에 관한 것이 었다. 모나리자가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양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모나리자가 실물이 아니며 다빈치가 꿈꾼 인류의 이상형, 즉 양성형 인간 을 비밀 초상화에 담은 것이라고 단언한다. 16) 또한 레오나르도 역시 동성 애자였다고 하는 주장과 함께 뒷받침 하고 있다. 圖 7<모나리자> 圖 8<세레자 요한> 또 다른 수수께끼 같은 작품은 다빈치의 성적 모호함을 잘 나타내고 있 다. <세레제 요한>(1513-1516년)(도 8)은 취한자의 힘을 빼어 무력화시키 는 포도주의 성질 때문인지 디오니소스 17) 역시 무기력과 여성화의 신으로 간주되어 그리스로마 예술에서는 종종 그의 가슴에 여성의 유방을 달곤 했 다. 18) 다빈치의 세레자 요한은 어두움 배경속에서 요한이 집게손가락으로 15)와카쿠와 미도리, 이미지를 읽는다,조재국 역,2004,p.104. 16)이명옥,앞의책,p.121. 17)디오니소스(Διόνυσος): 고대 그리스 신화의 신이다. 로마 신화의 바쿠스(Bacchus)에 해당한다,위 의사이트. 18)미와교코,앞의책,p.288. - 9 -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다. 요한은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예수 그리스 도를 심판주로 묘사하는 설교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준 예언자이자 세례자이다.19) 대부분 요한을 마른 체구에 고행자적 모습으로 그리고 있으 나 상체를 벗은 몸에 모피를 걸친 채 그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여성적 인 표정을 짓고 있다. 다빈치는<세레 요한> 만이 아니라 그가 묘사하는 남성상은 종종 성적으로 애매하게 그려진다.20) 이러한 고난 받는 순교자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은 16세기 이후에 계속 되어지는데 레오나르도 Lodovico Buonarroti 다빈치 이외에도 미켈란젤로(Michelangelodi Simoni:1475-1564)에게도 이어지며 바로크시대 이후 에서는 카라바조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에게서도 성정체성이 의심되는 작품들이 발견되어지고 있으며 이상적인 미 를 추구 하기보다도 추한것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미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자 했던 카라바조(Caravaggio:1571-1610)21)의 성정체성이 모호한 작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圖9<죽어가는 노예> 圖10<예언자시빌>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 미켈란젤로의 작품 중 조각품 <죽어가는 노 19) 다음 위키 백과사전,2007.4.20,<http://enc.daum.net/dic100/topView.do>. 20)미와교코,앞의책,p.290. 21)E.H.곰브리치,앞의책,p.251. - 10 -

예 >(도 9)에서 다빈치와 같은 성적으로 모호한 성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한손은 목 뒤로 돌려 옷을 끌어당기고 다른 한손은 위로말린 셔츠자락을 붙잡는다. 남성미 넘치는 체구에 여성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남자는 노예이며 지금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는 중이 다. 미술사가들은 작품의 의미를 욕망의 덫에 걸려 몸부림치는 죄 많은 인 간의 영혼을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정작 작품의 분위기는 고전적 해석이 무색할 만큼 자극적이며 에로틱하다. 남성적 강인함을 벗어버린 연 약하고 부드러운 남성의 모습에서 양성성을 느낄 수 있다. 22) 또한 노예에게 이승에서의 삶은 고통이며, 죽음이란 안식이며 희망이라 는 기독교적 해석관도 엿보인다. 미켈란젤로는 작품의 주인공이 죽어감에 도 불구하고 에로틱한 표정과 포즈는 동성애자라는 비평도 받았다. 그는 연이어서 이러한 작품을 계속 제작하였는데 미켈란젤로의 역작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 등장한 <예언자 시빌>(도 10)에서도 양성성을 찾을 수 있 다. 작품 속 시빌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언한 다섯명의 무녀들 중 한 사 람이다. 23)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여성인지 남성인지의 구분이 불분명하다. 늙은 여인의 모습을 한 얼굴과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의 가슴과 두건을 쓰 고 있으나 큰 덩치의 어깨와 팔은 젊은 남성들의 근육임을 과시한다.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바로크의 시대의 거장 카라바조의 작품을 통해서 양성성을 알아보려고 한다. 카라바조의 작품 중 성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작품들이 몇몇 보여지고 있다. <메두사>(도 11),<류트 연주가>(도 12),<도마뱀에게 물린 소년>(도 13)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의 초기 작품 중 <메두사>는 양성적 표현의 첫 시도로 보인다. 22)이명옥,앞의책,pp.128-130. 23)위와같음,p.138. - 11 -

圖 14<메두사> 圖 15<류트연주가> 圖 16<도마뱀에게 물린 소 년> 에드워드 루시 스미스는 서양 미술에 나타난 성 문제를 다루면서 이 그 림에 대해 특이한 해석을 한 바 있다. 이 그림의 무의식적인 상징성은 남 성에서 여성에로의 변모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뱀-은 남근의 상징으로 해석되곤 한다-은 머리를 공격하고 있는데, 비명을 지르고 있는 입을 향해 한마리가 달려들고 있으며 입속에는 이빨들이 확실히 드러나 있다. 카라바 조 연구가인 로지 힝크스는 여기서 이 비명을 지르는 찡그린 얼굴은 이 예 술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으며, 이것은 에로틱한 흥분의 감정을 전하려는 것으로 보았다. 24) 또한 1595년에 제작된 <류트 연주자>(도 12)에서는 등장인물의 모습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중성의 애매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어, 이 작품을 처음 소개했던 벨로리 또한 등장인물을 여성으로 잘못 소 개할 정도였다. 25)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도 13)에서도 양성적 특징이 나타난다. 도마뱀은 남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동일 용어로 사용되었 으며, 작품에 등장하는 체리와 장미, 무 역시 성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 24)Edward Lucie Smith, Sexuality in western art, Thames And Hudson Ltd: London,1991,p.273, 조선미, 화가와 자화상,이주연 역,예경,1995,p.80. 재인용. 25)김상근, 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평단문화사,2005,p.66. - 12 -

다. 그리고 아주 작지만 동성애자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소품인 소년의 머 리에 꽂혀 있는 장미도 이러한 추측을 더욱 가능케 한다. <메두사>,<류트 연주가>,<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은 소년들의 모습을 여성적으로 재현함 으로써 카라바조의 성적 정체성을 모호히 하는 양성적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카라바조도 마찬가지로 동성애자였다는 설과 동 성애적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나, 남자 모델을 고용하는 것은 로 마에서 보편적인 관행이었다는 크레이턴 길버트의 언급과 함께 남성을 보 다 더 아름답게 양성화 시켜 나타낸 것 26) 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리스, 로마에서 나타나는 양성적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몇몇 책에는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었으며 작가들이 동성애자였다는 주장과 함께 성정체성이 모호한 표현을 했다고 대부분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도 완벽한 합일점인 이상적인 인간상을 표현하기 위해 여성과 남 성이 결합된 여성적인 남성 을 표현한 것이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작가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양성적 표현은 현대에 와서 도 몇몇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주제로 하던 작품 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사진이 발명된 이후부터는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 단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다. 또한 사진은 그러한 역 할을 하는데 좋은 실험적 미디어가 되었다.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뒤샹의 작품 <L.H.O.O.Q>으로 시작으로 뒤샹은 셀프 포트레이트 <로즈 셀라비> 를 제작하게 된다. 비슷한 경향으로 로버트 메이플 쏘프에게도 영향을 미 친다. 또한 뒤샹과 동시대에 활동한 클로드 카운은 신디 셔먼과 종종 비교 되곤 하며, 신디셔먼과 비슷한 맥락의 작업인 일본작가 모리무라 야스마사 의 작품도 셀프 포트레이트를 통하여 자신의 양성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 고 있다. 26)위와같음,p.67. - 13 -

2.사진발명 이후 셀프 포트레이트에 나타난 양성성 양성적 셀프 포트레이트에 대해서 미술사적으로 유파나 이즘으로 살펴 보는 것은 개인적, 자서전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공통된 지향점이나 합일 점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양성적 셀프 포트레이트가 시작된 다다 이즘과 60년대 70년대 신체미술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뒤샹의 <로즈 셀라비>가 양성적 셀프 포트레이트의 첫 시도로서 제작 되었던 만큼 당시는 시대적 배경인 다다이즘의 오브제의 의미와 관련이 있 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신체를 사용하여 신체미술의 한 경향으로서도 비 추어진다. 예술가들은 예술의 무대 위에서 그들 자신들(또는 그들의 배역) 을 전시하는 선택을 한다. 순간적으로 행동하고 신체를 드러내며, 성정체성 을 표현하기 위해 사진으로서 자신을 남기는가 하면, 이성의 옷 입기와 분 장을 통한 반대의 성을 역할하는 퍼포먼스의 성향은 신체미술과 공통적인 지향점이다. 1)오브제로서의 양성성 오브제(Objet)는 앞으로 던져진 것 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다. 흔히 오브제는 인간의 눈에 비쳐진 모든 것 여러 가지 감각으로 설명하는 것 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27) 보다 인간적으로 말해서 오브제라는 용어는 subject 의 반대개념이며 그것은 때에 따라서 객체, 물체, 또는 단순한 중성 을 의미하기도 한다. 28) 뒤샹의 성 정체성의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기계를 섹스 27)월간미술 엮음, 세계미술용어사전,월간미술,p.339. 28)김영호, 팝아트에 나타난 오브제 특성 연구,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1987,p.1. - 14 -

와 연결시키는 작품을 제작한다.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 부>(1915-23)(도 14)는 오브제와 성을 결합한 은유적 표현의 대표적 작품 이다. 이 작품에서도 뒤샹은 기하학적인 오브제로서 성적 에로티시즘을 연 결시키고 있다. <대형유리(Large Glass)>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 은 실제로 커다란 두장의 유리판을 사용하며 상단 부분에서는 새색시(신 부)의 영역을, 하단 부분에는 총각들(독신자)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성질이 각기 다른 여러 개의 소재를 배치시키는 구조로 되어있다. 뒤샹은 인간과 비인간적인 범주를 혼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기하학적이며 인간적인 속성들을 자신의 레디메이드와 레이메이드 제스처 속에 마치 인간의 섹슈 얼리티를 기계적 작동으로 전환시키는 것처럼 혼합한다. 29) 圖 14<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圖 15<로즈 셀라비여, 왜 재채 圖 16 <해부학> 발가벗겨진 신부> 기 하지 않는가?> 또한 <로즈 셀라비여, 왜 재채기 하지 않는가?>(1921)(도 15)는 작은 새 장 안이 대리석 조각들로 채워져 있고 로즈의 사인이 되어있는 작품이다. 뒤샹은 이 작품에서 재채기는 생리적으로 오르가즘과 유사하다고 한다. 또 한 기하학적으로 로즈(Rose)는 안에서 밖으로 펼쳐나가는 형상으로써 확산 의 의미와 함께 성적으로 깨어남을 뜻한다. 30) 29)김찬동, 마르셀 뒤샹-세기의 미술가,(미술 세계,1994),월간미술세계,p.40. 30)김광우, 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2001,p.175. - 15 -

성을 평생의 테마로 차용한 마르셀 뒤샹은 다중적 성정체성의 소유자임 을 증명하듯 지속적으로 은폐된 사물들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방법 으로 사용하는데 그것들은 카톨릭 종교 때문에, 사회적 룰 때문에 에로틱 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31) 라고 언급하였다. 성 자체를 목적으로써가 아니 라 방법적인 전략으로 사용했던 뒤샹의 전략은 이후 로버트 메이플 소프와 클로드 카운에게서 비슷한 맥락으로 발견되어진다. 뒤샹의 이러한 은유적인 성표현은 이제 인체를 하나의 오브제로서 관 찰하기 시작하였다. 만 레이의 <해부학>(도 16) 은 뒤샹처럼 하나의 기하 학적인 물건, 오브제를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여성의 몸을 이용한 오브제로 서의 접근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이 목을 뒤로 젖혀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각도로 찍은 사진으로 남성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남성기의 귀두부분을 연상시킨다. 인체를 왜곡하고 하나의 오브제로 관찰 하기 시작한 것은 로버트 메이플 소프에게서 더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들에게서 양성성은 아름다운 에로티시즘적 여성의 표현보다는 대상 의 주체를 떠난 형태적인 미, 인체로부터 대상의 인물의 개성을 박탈함으 로써 형태와 질감만을 부각시켰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상들은 각자의 고유 한 속성과 개성들을 벗어버린채 서로 동일한, 새로운 의미의 양성성으로 은유된 오브제의 형태만이 남아있다. 32) 이들에게 있어서 신체는 하나의 오 브제일 뿐, 신체를 즉물적인 양성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은유된 오브제 미술의 전개 양상은 사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새롭게 해주고 동시에 성 정체성을 예술의 문맥으로 끌어들이며 사람의 성 역시 오브제 일수도 있다는 의미를 제공한다. 이런 이유로 이후 미술은 매체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되어 자유로운 자신의 정체성을 주제로 하는 신체미술 에 이르게 되어 양성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31)김찬동, 앞의책,p.157. 32)김지연, 셀프 포트레이트에 나타난 자아표현 분석연구,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1998,pp. 27-28. - 16 -

2)신체미술로서의 양성적 표현 오브제로서의 은유된 양성성은 이제 드러나는 양성성으로 신체미술과 결합하여 나타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신체미술은 60년대 70년대의 미술경 향의 하나로서 인간의 신체를 표현하고 조형의 매개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셀프 포트레이트 와의 공통점을 지닌다. 그들은 모두 신체를 통한 하나의 행위를 하며 작품을 전개하고 재료의 개입 없이 육체적인 교감이나 감각을 통해 관람자에게 접근하게 된다. 주 로 공공장소나 사석에서 열리는 퍼포먼스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므로 비디오 나 필름에 담겨진 기록으로서 사진의 형태로 보존되고 전시되었다. 33) 이 시기에 활동했던 작가로는 신디셔먼과 이에 영향받은 모리무라 야스마사 를 예로들 수 있다. 신디셔먼은 1988년에서 90년 사이에 역사적 초상의 이 미지들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신디 셔먼은 거장들의 작품을 원천으로 특유의 연출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게 갖가지 소도구와 인공적인 신체를 활용한다. 그녀는 사치스런 의 상을 입고, 가발을 쓰고, 가짜 신체를 부착한 채 신화나 전설 속 인물들을 표현하였다. 남자로 변신하기 위해 가짜코를 부착하기도 하고, 수염이나 가 슴의 털을 사용하였다. 모리무라 역시 유명한 그림 여주인공이 되기위해 가짜가슴과 인공성기를 붙여서 일종의 퍼포먼스를 셀프 포트레이트로 남기 고 있다. 뒤샹의 작품처럼 은유된 양성성을 표현하기 위해 기하학적인 신체들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그(He) 또는 '그녀(She)'로 변형시키기 위 해 시간과 공간의 요소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사진 매체를 활용하였다. 즉 이러한 그녀, 그가 되기 위한 양성적 표현은 최대로 넓어진 인간의 표현영 역을 확장시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33) 세계미술용어사전,p.284. - 17 -

자신의 신체를 주제로 반대의 성을 표현하려는 개성적 표현과 외관에 대 한 관심은 90년대 이후 점차 다양해지고, 다중의 성정체성으로 지향하는 포스트 젠더적 경향으로서의 작품에 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3)포스트 젠더(Post gender)적 경향으로서 양성성 포스트 젠더란 포스트 모더니즘 적인 젠더로써 기존의 남성, 여성의 이 분법적 구도를 교란시키고 이를 뛰어넘어 초성별( 超 性 別 ), 양성화( 兩 性 化 ) 적인 표현으로 양식적 측면에서 기존의 신체의 개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신 체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4) 90년대 이후 신체미술의 대표적인 양상인 양성적 경향은 즉 다중적 성 정체성, 중성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90년대 이후 양성적 표현이 나타나 게 된 원인으로는 포스트 모더니즘이 가져다 준 정체성의 위기에 대한 자 각과 소수 그룹의 대두라는 현실이 맞물려 있고, 또한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성중심주의적인 가치관의 퇴조가 그 배경이 된다. 35) 젠더는 해부학적으 로 차별화된 신체에 각인된 의미이자, 생리적으로 운명 지어진 사회, 문화 적 구축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섹스와 젠더의 이분법을 초월하 는 다중적 성정체성은 제3의 성 또는 넥스트 젠더 를 지향하며 36) 여성, 남성뿐 아니라 여성성, 남성성의 구분을 할 필요없는 중성주의적 양성성을 통해 구현된다. 들뢰즈(Gilles Deleuze)는 중성주의 양성성에 대해 인간적이지 않은 성, 한 주체 속에 하나의 성, 또는 두 개의 성이 아니라 n개의 성이 존재한다 고 말한다. 그러면서 각자에게 필요한 성 을 요구한다. 따라서 남, 여의 구 34)김홍희, 페미니즘, 비디오, 미술,재원,p.275. 35)강태희, 현대미술의 문맥읽기,미진사,1995,p.145. 36)김홍희,앞의책,p.276. - 18 -

분을 원하지 않고 복수정체성을 강조하며 성의 고유함이나 단일함은 문제 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다. 37) 圖 17 <맨섬의 요정> 圖 18<거인> 圖 19<Sans titre> 매튜 바니가 <맨섬의 요정(크리매스터4)>(1994)(도 17)에서 보여주는 요 정의 모습 역시 성기를 제거한 중성으로서의 변형을 보여준다. 크리매스터 의 명칭은 남성 고환을 이동시키는 크리매스터 근육을 암시하는데 매튜 바 니는 크리매스터 사이클 을 통하여 생물학적 성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비결 정적인 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 배아 발달에서 초기 6주 동안의 과정 중에 태아는 성별이 비결정화된 잠재적인 시기를 갖는다. 크리매스터 사이 클은 이러한 불확정적인 국면을 지연시키는 상상을 연출하는데 성별 결정 의 불가피한 힘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또한 <거인 (크리매스터 5)>(1997)(도 18)에 등장하는 매튜 바니가 분장한 거인의 모습은 혼성적 복장과 성기를 의상 장식으로 은폐시킨 탈 경계적인 성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인간의 성의 한계 극복하려는 매튜 바니 작품속의 비정형적인 성 의 모습은 현대사회의 여성권력 강화에 따른 남성스러움의 위기를 반영함 과 동시에 현대의 생물 복제와 유전자 공학에 관련된 이해관계의 반항이 37)김지혜, 현대미술에 나타난 신체표현 연구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p.49. - 19 -

다. 38) 또한 로버트 고버(Robert Gober)의 <Sans titre>(1991)(도 19)에서 도 나타나는데 여성의 가슴과 남성의 가슴의 털을 동시에 표현하는 방식으 로 이차적 성징이 혼성된 중성적인 모습을 강조한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관심과 내재된 자서전적 특징을 지닌 양성적 표현 은 뒤샹의 은유된 성표현에서 비롯하여 오브제로서의 성을 소재로 방법적 인 측면이 강하였다. 몇몇 작가 자신의 동성애와 양성애의 성향을 바탕으 로 성정체성 이라는 문제에 부딪혀 양성성은 자기 고백적, 다양성, 다중의 성정체성을 지향하게 되었다. 나(I)'를 누구인지 알수 없는 '그(He) 또는 ' 그녀(She)'로 변형시키기 위해 시간과 공간의 요소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사진매체를 적극 활용하였고, 이러한 성별을 바꾸고자 했던 노력은 물감, 붓, 미술재료에 국한되지 않는 최대로 넒어진 인간의 표현능력을 향상시키 게 되었다. 양성적 표현을 시도했던 작가들은 현대의 90년대 이후에도 넘 어서 그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그것은 양성성으로 성을 구분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중성주의를 지향하게 된다. 포스트 젠더적 경향을 보이는 90년대 이후 다중적 성 정체성, 중성주의적 양성성과 맞물리며 중요한 위치를 점 령해가고 있다. 38)주태하, 신체의 욕망표현과 전시기획의 소통에 관한연구,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2004,p.63. - 20 -

Ⅲ.작가의 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양성적 작품형성과 전개 1.초상사진에 나타나는 작가의 양성적 표현 1)뒤샹(Marcel Duchamp:1887-1968)) 의 로즈 셀라비(Rrose Sélavy) 이번 장에서는 만 레이(Man Ray)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이 공동 작업을 한 <로즈 셀라비>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로즈 셀라 비>는 작가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여성적인 이름으로의 개명과 이성의 옷 입기를 통해 양성적 표현과 관련된 작품이라고 생각되어지며, 양성적 표현 을 다루는 현대작가들에게 선구적인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로즈 셀라비의 시대적 배경 뒤샹이 성을 주제로하는 많은 작품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로즈 셀라비> 이전부터 성정 체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1910-1911년간의 기간동안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 단계는 아니지 만, 성과 관련된 여러 주제의 회화작품들을 제 圖 20<낙원 (paradise)> 작하였다. 에덴동산에서의 태초의 모습을 그린 1910-11 년작<낙원(paradise)>(도 20)는 각각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의 원형인 아담 과 이브를 묘사하고 있는데, 아담은 그의 벗은 몸 가까이에 여인이 있는 것을 갑자기 의식하여 성기를 손으로 가림으로써 이성에 대한 최초의 자각 - 21 -

을 나타낸다. 또한 1912년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에서는 성 구분의 붕 괴를 보여줌으로써 보다 진전된 단계로 이행되며 인물은 어떠한 명확한 성 적 특성을 갖고 있지 않음으로써 남녀 성별의 구분이 불가능하며, 인물은 양성적으로 가능하든지, 혹은 완전히 인간이 아닌 기계와 같은 기능을 하 는 두 가지 기능을 갖는다. 같은 해에 제작된 <그녀의 독자들에 의해 발가 벗겨진 신부>(도 14)는 형태적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보다 더욱 분 화되어 있다. 자율적인 메커니즘을 가진 기계여인 의 제작은 뒤샹의 여성에 대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공격적인 혐오증과 함 께, 새로운 개념의 자동화되고 자율적인 여성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도 보 여주고 있다. 39) <L.H.O.O.Q>가 제작된 1919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영향을 높이 받 들며 40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 그가 서양미술에 끼친 영향을 높이 받들고 있었는데 뒤샹이 <L.H.O.O.Q>를 통해 우스꽝스럽게 만든 것이다. 피카비 아가 뒤샹의 <모나리자>를 잡지 391 에 소개했을 때 로베르 레베가 그것에 관해 적었다. 모든 근래 예술가들 가운데 마르셀 뒤샹이 레오나르도를 가장 제어할 수 없게 환기시키면서 동시에 그가 그저 위대한 화가임을 거부했다. 뒤샹은 <L.H.O.O.Q>에서 모나리자에 콧수염과 구레나룻을 붙임으로 써 남자로 성전환시킨 것은 풍자적인 반 예술 행위라고 할 수 있다. 40) 뒤 샹은 1920년 늦여름 여자로 분장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며, 그는 그 사진 에 <로즈셀라비(Rrose Sélavy)>란 여자이름을 제목으로 붙이고, 자신을 여자로 표현하고 싶어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사실 난 나의 신분을 바꾸고 싶었다. 처음에는 유대인 이름을 사용하려고도 39)강승완, 마르셀 뒤샹 혹은 로즈 셀라비?,(미술사연구,2000),p.178. 40)김광우,앞의책,p.175. - 22 -

했다. 난 카톨릭 신자이므로 그렇게 되면 종교를 바꾸는 것이 되었다. 그런데 마 음에 드는 유대인 이름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예 성 sex를 바꾸는 것이 어떨까? 그것이 더 쉽겠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로즈 셀라비 라고 한 것이다. 41) 여기서 뒤샹은 자신의 성을 바꾸고 유태인 이름으로는 두 번째로 흔한 Levy 를 얻게 되었다. 뒤샹은 로즈 셀라비 라는 이름을 얻게 된 후, 로즈 셀라비를 자신 작품의 서명자로 등장시킬 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서 구체적 형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뒤샹의 개명은 쥬디스 버틀러 (Judith Butler)의 논의와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이상화된 혈연영역인 상징계 내에서 위치지어지게 된다 는 것이다. 이러한 영역은 근친상간 금지 및 아버지의 법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법적인 강제와 금기를 통해 구조화된 일련의 관계들이다. 42) 버틀러에 따르면 아버지의 성을 따르고 남성적인 이름을 갖는다는 것 은 부권적 법을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로즈 셀라비 라고 개명하여 아버지 의 성을 따르지 않고 또한 여성의 이름으로 바꾸는것은 가부장적인 질서 와 사회적으로 규정지어진 성별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여성적인 이름으로의 개명은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한다는 가부 장적인 질서를 거부하고, 남성적인 이름을 갖고 성 정체성을 구체화시키는 것에 반하는 태도라 볼 수 있다. 43) 로즈 셀라비가 탄생된 해인 1920년대는 신여성 이라는 미국의 새로운 계급형성과 함께 남성의 권력과 분배의 도 전했다. 이러한 경향은 성정체성에 대한 관심 증가했으며 뒤샹 역시 이러 한 사회적 흐름의 관심을 작품으로 반영한 것이다. 41)김광우, 앞의책,p.184. 42)Butler, Judith,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Bodies That Matter),김윤상 역, 인간사랑,2003, p.144. 43)위와같음. - 23 -

(2)로즈 셀라비(Rrose Sélavy) 뒤샹은 성 정체성의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써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구조의 긴장감을 다룬 작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유리 (Large Glass)>(1915-23)(도 14)와 <초콜릿 분쇄기(Chocolate Grinder)> (1914)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뒤샹은 다다적인 입장에서 성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최근 성(sexuality)을 주제로 하는 기획 전에서도 <로즈 셀라비>(1920-21년)(도 21)는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재조명받았다. 44) 圖 21 <Rrose Sélavy> 圖 22<Marcel Duchamp en Femme> 圖 23 <Belle Haleine>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전환을 보여준 <L.H.O.O.Q>에 이어, 1920-21년에 만 레이가 찍은 <로즈 셀라비>는 두 가지 유형으로 이 작품을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Rrose Sélavy>는 그녀는 관능적인 눈과 그늘진 눈빛을 하고 있으며 목을 둘러싸고 있는 털과 그것을 따라 깃을 세우고 있는 여성적인 손동작이 보인다. 또 뒤샹은 모자를 쓰고 있으며 기하학적 형태로 된 대담 한 띠가 둘러져 있다. 또한 뒤샹은 자신의 모습이 닮긴 사진 위에 가명이 마르셀 뒤샹인 사랑스러운 로즈 셀라비 (lovingly Rrose Sélavy alias 44)최정은, 사진매체의 특성과 자아정체성의 표상,홍익 대학교,석사학위논문,2006,p.43. - 24 -

Marcel Duchamp) 라는 서명된 문구가 보인다. 또한 <로즈 셀라비>의 다른 형태인 <Marcel Duchamp en Femme > (도 22)는 만 레이가 찍은 <로즈 셀라비> 보다 더욱 여성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멋을 낸 모직 혹은 벨벳 소재의 옷을 입고 깃털이 달린 모자, 진주 목걸이, 브로치로 치장하고 반지와 팔찌를 하고 있으며 모피를 얼굴 주위 에 섬세하게 두르고 있다. 여성스러운 손동작과 옷, 가발, 장신구, 메이크 업뿐만 아니라 사선을 바라보는 약간 비켜진 시선, 소프트 포커스를 통한 부드러운 이미지와 같은 외양적 코드와 장치는 여성성을 틀지우는 사회 문 화적 특징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물론 손동작과 얼굴의 각도는 약 간 다르지만 분장한 모습은 동일하다. 이러한 작품을 활용한<아름다운 아 렌느(Belle Haleine)>(1921)(도 23)은 Belle Haleine, Eau de Voilette (Beautiful Breath, Veil Water, 아름다운 호흡과 감추는 물 ) 45) 이라는 향 수 광고카피로 활용되었다. 뒤샹에게서 영향 받은 만 레이 역시 여장남자 혹은 남장여자에 대한 사 진을 찍어왔다. 圖 24<self-portrait> 圖 25<Barbette dressing> 圖 26<Barbette> 45)최정은,앞의논문,p.137. - 25 -

만 레이는 미국 태생의 음악회장 곡예사로서 1920년대 말 여장남자 배 우였던 바베트(Barbette)(도 25,26)의 사진을 촬영하며 자신이 성을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여성으로 변장한 사진에서 꽃무늬가 화려한 긴 드레스를 입고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성스런 자태를 뽐내는 듯한 <Self-Portrait>(도 24) 작품을 연출하고 있다. <로즈 셀라비>는 이분법적인 성의 경계를 흐리고 새로운 양성적 표현 을 하기 위한 선구적인 작품이다. 이름 자체의 언어유희와 이미지에 드러 나는 남성과 여성의 경계 흐리기 위해 양성적 표현을 이용하고 있다. 이분 법으로 나뉘어져 있는 성별, 남성 여성 자체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그 경계 를 모호하게 만들며, 성별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분법적인 틀을 탈피하고자 한다. 뒤샹은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로즈 셀라비>를 예술작품의 이미지 로서, 또한 서명자로서 자신의 예술에 계속 등장시켰다. <로즈 셀라비>는 뒤샹 예술의 다중적 성정체성 전략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그 녀를 통해 뒤샹은 남성의 정체성을 상실 했다기 보다는 다중 정체성을 회 득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그의 작가로서의 성의 영역이 더욱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46) 뒤샹과 만 레이의 작품에서 여성적인 옷을 입고 여성적 이 라고 고정된 동작을 취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인 관습이 반영된 우리의 고 정된 인식의 반영된 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 2)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1946-1989) (1)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미국,1946-1989)는 롱 아이랜드 46)강승완,앞의책,p.178. - 26 -

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63년부터 70년데 브룩클린Brooklyn)의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그는 그곳에서 드로 잉과 페인팅 조각 등을 배우면서 다양한 미술사조에 영향을 받았다. 이 시 기의 전성기였던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통해 금기시 되던 동성연애의 테마 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동성애의 비주류에 대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 어 진다. 그는 70년대 초반 펑크 록(funk rock)스타 패티 스미스(Patti Smith)와 동거를 하면서 이 시기부터 폴라로이드 사진을 접하게 된다. 사진을 시작 하게 된 동기는 당시 제작하고 있던 콜라주 작품의 소재를 구하기 위한 것 이었지만,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이것이야 말로 현대에 딱 들어맞는 매체라 는 것을 알아차리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어나가기 시작했다. 47) 그는 70년 대 초부터 중반에 걸쳐 게이, S&M 48) 등 노골적이고 충격적인 포르노그래 피와 같은 스타일로 사진을 찍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성향을 당시의 사회 에서 금기시 생각했던 성적 문제의 에로티시즘(eroticism)을 바탕으로 이루 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그 의 작품이 처음대중에게 공개되었을 때, 갤러리에는 작품을 보호하는 관리 인을 따로 채용할 만큼 외설적이고 도착적인 이미지에 대한 충격과 비난은 격렬하였다. 그러나 메이플 소프에게 쏟아진 비난의 맞물려 예술가적 명성 과 성공을 안겨주었는데 바로 소호의 키친에서 개최한 섹스(sex) 개인전과 그 다음해인 꽃(Flower), 포트레이트(Portrait) 라고 하는 두 개의 개인전 을 통해 불명예스러운 사진가로서 악명을 떨치게 된다. 49) 70년대 메이플 소프의 작품은 이렇게 비주류 영역에 대한 인간의 성의 관심과 함께 게이, S&M 사진이 주를 이루었다면 80년대부터는 사진의 소재가 마치 살아있는 형상성을 지닌 소재로 자화상 연작, 초상, 여성 바디 47)고쿠보 아키라, 현대사진의 전개, 김남진 역, 눈빛,1993,p.182. 48)sadism-masochism 의 줄인 말. 49)고쿠보 아키라,앞의책, p.124. - 27 -

빌더, 흑인남성의 누드, 꽃, 정물 등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소재상의 변화 에도 불구하고 그가 찍는 작품들은 여전히 70년대 작품과 마찬가지로 성에 관한 관심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50) 80년대로 들어서면서 메이플 소프는 인간의 성에 대한 관심을 신체에서 오브제로서 꽃, 정물 등을 찍어나가기 시작한다. 직접적인 성의 노골적인 표현대신 남성의 성을 꽃으로 비유하며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다. 메이플 소프의 모든 작품은 인간의 성, 특히 남성 의 성에 대한 관심으로 출발한다. 70년대의 작품 소재가 동성에, S&M, 초 상사진 등 노골적인 성의 묘사였다면, 80년대에서는 이러한 관심을 가속화 시키며 점차 은유적인 오브제로서 변화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2)로버트 메이플 소프 작품분석 메이플 소프의 양성적 표현을 하고 있는 사진들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여성을 통한 양성성의 표출과 남성을 통한 양성성의 표출이 다. 여성의 고전적인 측면인 여성누드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배제한 여 성의 늠름한 모습과 남성을 통해서는 자신의 셀프 포트레이트를 통해 여성 으로서의 분장을 하여 양성성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고전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신의 독창적인 예술을 관능적인 사진들(Erotic pictures) 이란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 에서 사용했던 소재들은 인체, 꽃, 꽃병, 신발, 조각상, 칼 종교적인 물체들 이 였는데, 주로 고전적인 소재들을 통해 현대 사진과 접목하고 있었다. 로버트 메이플 소프는 여성 보디 빌더인 리사 라이온 51) 을 모델로한 사진 집 레이디 리사 라이온(Lady Lisa Lyon) (1981)(도 27)을 발표하게 된 50)리사 라이온(1953~).보디빌더.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어머니 밑에서 발fp,피 아노,노래,플라맹코 등을 배우며 성장. 71년에 UCLA에 입학해서 언어학과 인류학을 전공. 79년 에 여성 보디빌딩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80년 리사라이온의 보디매직출판.84년에서도 퍼 포먼스 연기했다. - 28 -

다. 그는 고전적 양식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인간적인 성향과 충격적인 사 진을 보여주려 하였다. 圖 27<Lisa Lyon> 圖 28 <Lydia Cheng> 圖 29<Lydia Cheng> 이전부터 그는 미켈란젤로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근육질의 늠름한 여성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하려는 의도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리사의 양 성적 육체에 강하게 이끌렸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52) 여성 보디빌더인 리사 라이언의 단련된 근육의 완벽한 몸을 촬영한 것으로 그는 고정된 여 성스러움을 이 사진집을 통해 파괴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전형적으로 묘사 되었던 여성의 누드에서 느껴지는 여체의 아름다움이나, 풍만함이 아닌 남 성의 육체처럼 취급했던 여성의 근육 덩어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녀를 보 는 메이플 소프의 시각은 여성의 신체 묘사에 대한 상투적 관념을 깨뜨리 는 것이다. 레이디 리사 라이언이 간행된 시기는 페미니즘 운동도 어느 정 도 성과를 거두어 종래의 여성상을 버리고 새로운 여성상이 요청될 시기였 다. 메이플 소프가 제시한 여성상을 시대의 요구와 합쳐져 높은 지명도와 함께 일본에 까지 원정되어 퍼포먼스를 연기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80년대 후반으로 들어가면 더욱더 가속화 되는데 다른 예로 6년후에 제작된<리디아 챙(Lydia Cheng)>(1987)(도 28,29)의 작품을 52)고쿠보 아키라, 뉴욕 아트 스케치,이병용 역,타임스페이스,1996,p.201. - 29 -

들 수 있다. 메이플 소프는 고정된 여성스러움을 탈피하기 위해 사람의 인 체를 대리석 처럼 느껴지게 제작을 하였다. 이러한 효과를 통해 메이플 소 프는 여성의 신체를 오브제로서 중성적, 양성적으로 재현하려고 하였다. 메 이플 소프에게 여성은 리디아 챙과 리사 라이언은 여성이 아닌 단순한 신 체였으며 대리석 같은 차가운 토르소 정물일 뿐이다. 신체는 꽃이나 조각 상 정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셀프 포트레이트(Self-Portrait) 메이플 소프가 1976년부터 1979년에 걸친 그의 직접적인 성적 이미지 사진이나 포르노 그래픽한 사진을 찍는 일을 중지하고 예술가나 세계의 유 명 예능인들의 포트레이트를 촬영해 왔다. 뉴욕 타임즈 의 비평가인 앤 디 그룬버그는 메이플 소프를 과거 10년 사이에 나타난 가장 훌륭한 포트 레이트 포토그래퍼 라고 부를 정도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흥미 깊은 포 트레이트는 그 활동의 시작부터 줄곧 찍어온 셀프 포트레이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53) 圖 30<Self Portrait> 圖 31 <Self Portrait> 圖 32<Self Portrait> 메이플소프의 <셀프 포트레이트(Self Portrait)>(1980)(도 30)은 뒤샹과 53)이토도시 하루, 최후의 사진가들,양수경 역,포토스페이스,1997,p.144. - 30 -

만 레이의<로즈 셀라비(Rose Selavy)>(1920)(도 21)와 비슷한 맥락을 형성 하고 있다. 메이플 소프의 셀프 포트레이트 역시 여자처럼 보이기 위해 분 장과 모피 털 코트를 입고 약간 비켜진 시선과 매력적인 여성스런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같은 해에 1985년도에 제작된 <셀프 포트레이트>(도 31,32) 어떤 사 람 이라는 사진집의 앞면와 뒷면이다. 앞면인 (도 31)은 헝크러진 머리에 검은 가죽 재킷을 있고 담배를 물고 있는 전형적인 남성의 모습을 연출한 다. 그리고 잡지를 넘겨 뒷면<셀프 포트레이트>(도 32)를 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분장한 여성스런 고운 모습을 하고 있는 메이플 소프의 얼굴과 상의를 벗은 그의 몸은 여성이 아닌 남성의 가슴 사진이 드러난다. 이러한 메이플 소프의 <셀프 포트레이트>는 양성성을 표현하려는 시도로 여겨진 다. 겉표지로 드러난 반항적인 스타일의 남성이미지와 뒷면의 남성이면서 도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넣어서 양성성을 표현한 상징적 행위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메이플 소프는 양성애자 였으며, 팝가수 이자 자신의 여성 모델인 패티스미스(Patti Smith)와 사귀기도 했고, 자신의 후원자인 샘 와 그스타프(Sam Wagstaff)와 사귀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메이플 소프의 포트레이트는 자신의 잠재 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여성성에 대한 의식의 반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3)클로드 카운(Claude Cahun: 1894~1954) (1)클로드 카운의 생애 제8회 서울 여성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된 바바라 해머 (Barbara Hammer)감독의<연인,타인(Love Other:The story of Claude Cahun and Marcel Moore)>(도 33)이란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다. 이 영 - 31 -

화는 클로드 카운과 그의 연인이자 이복 자매였 던 마르셀 무어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연인, 타인>에서 나치 정권시대에 두 여성 예술가의 예술성과 시대에 맞서 대응하는 영웅적인 모습을 그들의 대화를 통해 생동감 있게 전하고 있다. 클로드 카운은 1930년대 초현실주의 예술가이 며, 동성연애자, 시인, 사진작가, 나치 정권에 반 圖 36 Lover other 대하는 정치 저항가, 문학평론가등 여러 활동을 한 작가이다. 그녀는 1894년 프랑스 낭뜨(Nante) 의 영향력 있는 유태인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났다. 카운은 영국 옥스퍼 드(Oxford)에서 중등교육을 받았고, 프랑스에서 소르본느(Sorbonne)에서 문학과 철학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녀는 원래 루시 슈봅(Lucy Schwob)이라 는 이름으로 태어났는데, 1917년 클로드 카운이란 작가명으로 개명하게된 다. 클로드 카운의 개명은 뒤샹의 <로즈 셀라비>의 개명과 유사성을 지니 고 있다. 1920년 뒤샹이 그의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유태인의 이름인 로 즈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성을 바꾸었다고 위에서 언급하였다. 카운의 이름 의 선택은 유태인 성직자들의 호칭인 코엥과 가까운 관계에 있으며, 그녀 의 유태인적인 유사성을 분명하게 강조하는 것이었다. 54) 또한 슈봅이라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지 않고 중성적인 카운라는 이름으로의 개명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크나포는 카운의 개명 은 그녀의 아버지 가문의 이름을 거부했다는 것은 중요한 기록이라고 말한 다. 카운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카운이 4살 때 이혼을 하고 미망인 말레브 (Malherbe)와 재혼을 하게 된다. 말레브는 그녀의 딸 수잔느(Suzanne 54)김현진, 클로드 카운의 초현실주의 사진에 나타난 자아정체성 표현연구,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 문,2005.p.13. - 32 -

Malherbe)를 데리고 왔는데 그녀는 카운의 일대기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그녀의 연인이자 일생의 동반자로, 의붓 남매로 1917년에 만나게 되었다. 55) 카운의 수잔느와 만남으로 시작된 레즈비언니즘은 그녀의 작품에 성적 정체성과 관련된 작품을 생산해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수잔느 말레브도 카운처럼 그녀의 작품에 남자처럼 여겨지는 마르셀 무어(Marcel Moore) 라는 필명을 사용했으며, 그래픽 예술가인 무어는 패션 드로잉과 영화비평 문이 발견되었다. (2)클로드 카운의 셀프 포트레이트 정체성은 연기하는 것이지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카운의 성 정체성은 일련의 작업들을 생산해내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1920년대와 30년대 카운의 <셀프 포트레이트>는 여성과 남성의 정체성을 오고가는 양성적인 표현으로 분장을 통해 자신을 사진으로 찍고 있다. 자 신의 작품을 위해 여성성을 숨기고, 이성의 옷을 입어 양성적 태도를 취한 다. 초현실주의 시대에 활동한 클로드 카운은 남성 초현실주의자 만레이, 뒤샹, 케르테츠 등과 함께 동시대를 살아간 작가이지만 그들과는 다른 노 선으로 자신을 표현했으며 초현실주의의 모임 내에서는 아웃사이더 혹은 경계인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많은 자화상에서 자신을 왜곡하고 은폐시키 는 작품 속에 남성초현실주의자들에게서 영향 받은 흔적들이 보인다. 당시 남성초현실주의들의 여성이미지는 신체부분을 왜곡하여 상처받은 여성의 몸을 묘사하거나 남성의 남근을 형상하는 역할로서 여성의 신체를 사용하 55)김현진,앞의논문,p.34. - 33 -

였다. 圖 34<왜곡된 누드> 圖 35<Self-Portrait> 케르테츠는 1933년에 둥근 거울에 왜곡된 여성의 신체의 사진 시리즈를 만들었다. <왜곡된 누드>(도 34)에서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본 단단하고 융 통성있는 신체가 아닌 불안정하고 고정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또한 만 레이의 <해부학>(1930)(도 16)은 여성이 목을 뒤로 젖혀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각도로 찍은 사진으로 남성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임에도 불구하 고 남성기의 귀두부분을 연상시킨다고 앞에서 설명하였었다. 56) 특히 만 레이는 사진기술을 이용하여 남근을 닮은 몸을 나타내며 여성의 신체를 유희적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만 레이와 케르테츠의 왜곡된 신체를 이용한 표현은 카운의 길게 늘어진 <셀프 포트레이트>(1930)(도 35)두상이미지와 유사하다. 카운은 그녀의 젠더를 숨기기 위해 상반신과 하반신을 지운다. 사진에서 여성이라고 여겨지는 몸의 부분들을 제거시켜 자신의 불안한 젠더를 양성적 표현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신 지성적인 머 리가 과장되어 있다. 여기서 카운의 머리는 그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머 리이다. 만 레이의 여성의 신체를 통한 남근을 나타낸 에로티시즘적 표현 이라면 카운은 자신의 불안하면서도 확고한 정체성 57), 양성적의 접근으로 56)김영애, 페로티시즘,개마고원,2004, p.249. - 34 -

보여지고 있다. 圖 36<Self-Portrait> 圖 37<청년의 초상> 圖 38<Self-Portrait> 클로드 카운의 셀프 포트레이트는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자 신의 성적 정체성과 욕망을 드러낸다. 1920년에 제작된 카운의 <셀프 포트 레이트>(도 36)에서 그녀는 검은색 남성양복을 입고 오른손은 엉덩이에 얹 어놓고 다른 왼손에는 담배를 쥐고 모델처럼 멋지게 폼을 잡을 포즈를 취 하고 있다. 이 도판은 1538년에 제작된 아그놀로 브론지오의 <청년의 초 상>(도 37)과 유사성을 나타나는데 한쪽 손을 엉덩이에 얹은 동작과 검은 옷, 그리고 한손에 무엇인가를 들으며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이것은 전 통적인 초상화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권위적인 남성 복장을 통해 자신의 정 체성을 조절한다고 할 수 있겠다. 같은 해에 제작된 수병의 모자를 쓰고 있는 <셀프 포트레이트>(1920) (도 38) 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남성복장에서 벗어나 현대의 젊은 선원복장을 입고 있는 카운은 남성화된 정체성의 시도로서 다 양한 남성들의 직업들의 계층을 넘다들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카운 의 셀프 포트레이트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공통적으로 직물, 커튼, 천을 사 57)김현진,앞의논문,p.38. - 35 -

용한 배경막이 등장한다. 이것은 사진과 현실공간의 단절을 통한 모호한 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프레임은 카운의 몸과 머리를 강조시켜주며 동시 에 일상적 공간에서 분리시키는 작용을 한다. 마치 불상의 광배 같은 효과 라고 할 수 있겠다. 카운의 작품에서 대부분의 작품들이 <셀프 포트레이트> 라는 제목을 갖고 있지만, 그녀를 상징하는 완벽한 몸, 정의된 몸이 아닌 성별과 주체의 경계를 넘다들며 자신의 이상화된 정체성, 남성으로 패러디된 정체성을 나 타내고 있다. 카운은 사회적으로 고정된, 성별화된 신체는 그녀의 관심사가 아니며, 성별구분이 불가능한 모호함을 양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셀프 포트레이트 에서는 원래의 루시 슈봅이란 찾아볼 수 없으며 여성에서 남성으로서 다양한 모습의 클로드 카운만이 남아있다. 4)신디셔먼 (Cindy Sherman:1954-)과 모리무라 야스마사 (1)신디 셔먼의 셀프 포트레이트 (Morimura Yasmasa:1951-) 신디 셔먼은 제작 초기에서부터 자기 자신을 피사체로 해서 사진을 찍 어왔다. 초기의 흑백사진부터 최근의 커다랗게 확대된 컬러사진에 이르기 까지 그녀가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은 실은 신디 셔먼 자신이 아니다. 셔먼 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이 아닌 것 을 표현하는 능력을 그 창작과정 속에서 연마해왔다. 58) 신디 셔먼은1945년 미국 뉴저지(New Jersey)의 글렌 릿지(Glen Ridge)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평범한 미국의 소년 소녀들처럼 TV문화 를 접하면서 성장하였고, 거울 앞에서 항상 여러 가지 옷을 걸쳐보며, 다양 58)이토도시 하루,앞의책,p.114. - 36 -

한 얼굴표정을 지어내기도 하고, 화장을 하며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성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흉내내어 분장하기보다는 괴물 스런 모습이나 아주 나이많은 할머니처럼 분장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카운과 신디 셔먼은 분장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고 그들 의 역할을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진다. 신디셔먼은 1988년에서 90년 사이에 역사적 초상의 이미지들을 연상시 키는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셔먼은 거장들의 작품을 원천으로 특유의 연출 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게 갖가지 소도 구와 인공적인 신체를 활용한다. 그녀는 사치스런 의상을 입고, 가발을 쓰 고, 가짜 신체를 부착한 채 신화나 전설 속 인물, 성모 마리아, 다양한 귀 족 등의 캐릭터로 분장했다. 라파엘(Rapahael)의 <라포르나리나(La Fornarina0>에 기초한 <무제 #205>, 장 퓨케(Jean Fouquet)의<믈랑의 마 돈나(Madonna of Melun)>를 염두에 둔 <무제 #216>,카라밧지오 (Caravaggio)의 <병든 바쿠스(Sick Bacchus)>를 패러디한 <무제 #224> 가 그것이다. 역사 초상 시리즈는 일반적으로 과장된 포즈와 우스꽝스러운 표현으로 인해 거장들의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규범과, 과도한 장식 속에 파묻혀 있는 귀족, 성직자, 여주인, 종교적 인물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디셔먼을 양성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 어색 할 수도 있지만 이전까지 셔먼이 해오던 작업의 맥락에 비추어 본다면 셔 먼의 신체 연출을 통한 분장, 셀프 포트레이트를 통한 양성적 표현으로 비 추어지는 작품들이 몇몇 발견되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남성으로 분장을 한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신디셔먼의 <무제 #224>는 카라바조(Caravaggio,1573~1610)의 <병든 바쿠스>(1593-1594)(도 39)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 는 주신 바커스의 모습을 거울에 비친 카라바조 자신의 모습으로 그린것이 - 37 -

다. 圖 39<병든 바쿠스> 圖 40<무제#224> 圖 41<무제#213> 圖 42<무제#227> 병든 바쿠스를 통한 가난과 자기 일을 찾지 못한 화가의 지친 모습이 엿 보인다. 주신 바커스는 포도나무 잎으로 된 시들한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있고 손에는 포도송이를 움켜지고 있으며 비유적인 주신상으로 나타나 있 다. 59) 신디셔먼의 <무제#224>(1990)(도 39)에서는 카라밧지오의 작품을 패 러디하여 셀프 포트레이트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병든바쿠스의 모습을 신디 셔먼은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진하게 분장을 하여 강한이미지를 주고 있다. 시들지 않는 싱싱한 월계관과 입술에 생기가 도는 듯한 붉은 입술은 싱싱한 포도송이를 들고 우리를 유혹하는 눈빛이다. 신디 셔먼은 역사속의 남성 인물들의 모습들을 이중적인 이미지로 재 현하고 있다. <무제#213>(1989)(도 41),<무제#227>(1989)(도 42)에서 처럼 셔먼은 가짜 젓 가슴을 가슴에 부착하기도 하고 가짜코를 부착하는 등 남장할때도 수염이나 가슴의 털을 붙였다. 셔먼은 당대의 역사작품을 토대로 그 시대를 반영하는 의복과 분장을 통해 양성성을 시도한다. 그녀 의 작품에서 성의 구별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60) 구분하는것 조차 무모하다. 59)오영선, 신디셔먼의 역사 초상화연구,계명대학교,석사학위논문, p.32. 60)김광우, 신디셔먼의 영화장면들과 미학,(미술세계,1997,9),p.68. - 38 -

무제영화 스틸에서나 패션사진 연작들에서 여성인 셔먼은 여성으로서의 자신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자주 남성으로 변신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녀는 마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란 도 의 주인공처럼 남성과 여성을 오가면서 자신의 자아를 재현해내는 데 여념이 없어 보인다. 61) 신디 셔먼은 몇몇 작품에서 때로 남자로 가장을 했지만 그러한 시도가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음을 술회했다 남자처럼 차려입는 것은 더 어려운 일 이었다. 그 도전은 단지 남자처럼 보일 따름이었다. 다른 성처럼 보이는 단 계에 도달한 이상 얼마나 그로테스트한가는 중요치 않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내가 이미 거기에 존재하므로, 나는 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느 낌을 받는다. 62) 신디 셔먼은 남성보다는 여성을 주제로 한 희극적이고 충 격적인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신디셔먼은 여기서 여성속에 내재한 남성적 표현을 중단했지만, 신디 셔먼의 작품을 계속 이어오는 듯한 모리무라 야스마사의 작품을 통해 더욱 양성적 표현을 실현하고 있다. 모리무라 야스마사(Morimura Yasmasa:1951-) 나는 남성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성으로 태어날 수도 있었죠. 우리에게 생소한 작가 모리무라 야스마라는 1951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 생한 행위예술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51년 동경 시립예술대학을 졸업한 후 1985년부터 국제적으로 활발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63) 그는 자신이 직접 할리우드의 여배우로 분장하여 사진을 촬영하거나 서양의 유명한 그 61) 빈스튜디오, 2007.10.10,<http://cafe.daum.net/binstudio>. 62)오영선,앞의논문,p.125. 63)강봉균 외, 월경하는 지식의 모험자들,한길사, 1995,p.164. - 39 -

림 속에 자신의 이미지를 끼워넣는 작업을 보여 주목을 받아왔다. 명화 모 나리자부터 현재 유명한 여배우에 이르기 까지 작가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일종의 퍼포먼스를 셀프포트레이트로 남긴다는 점에서 신디 셔먼의 작업과 많이 닮아 있다. 모리무라의 작업의 중심적인 전략은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 사진과 회화 등 이분법적으로 정의 내려진 상식적인 틀을 문제 삼고 파괴한다. 즉, 몸은 남성이면서 여성적이고, 동양적이면서 서양적이다. 동시에 회화적이면 서, 사진이다. 거기다가 그의 작업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는 희극적인 요 소가 첨가되면서 대중성을 지향하고 있고, 서구예술의 커다란 문맥 속에 반영되어 있는 동양에 대한 시선이라든지, 인종, 젠더(gender), 고급문화 와 저급예술의 경계등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 최근 서구의 많은 비평가들로부 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4) 모리무라의 1988년 작품 <Futago>(도 43)는 Dauughter of History' (예술의 딸)이라는 제목을 가진 시리즈 가운데 한 작품이다. 65) 모리무라는 예술의 딸이라는 작품전에서 그림속 여성으로 분장하며 연기하고 있다. 에 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의 1863년 그림 <올랭피아(Olympia)>를 재해 석한 작업이기도 하다. 제목인 Futago 는 일본어로 쌍둥이(ふたご)를 의미 한다. 그 이유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체의 여인과 꽃을 들고 있는 흑인 여성이 작가 모리무라이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남성 관객을 바라보는 여인 의 모습은 원작 올랭피아 에서도 비판받아왔으나 더 이상 남성의 권력에 의한 얌전하고 모성애를 지닌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은 없다. 모리무라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백인여성 귀족에서 동양여인으로 흑인여성이 시중 드는 모습은 젠더문제, 인종문제를 나타내고 있다. 66) 64)이영욱, 카이스트 사진수업,2007.8.21,<http://cafe.naver.com/kaistphoto.cafe>. 65)강봉균, 앞의책,p165. 66)위와같음. - 40 -

圖 43<Futago> 圖 44<Theatre A > 圖 45<Theatre B> 클락크는 모리무라는 흑인여인을 하녀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이 흑인 여인의 머리 장식은 고급머리 장식이며 화려한 옷과 무엇인가 요 구하는 듯한 냉랭한 미소가 그 이유이다. 역시 마네의 작품인 <폴리 베르 제르의 주점(Full Enlargement)>을 차용한 모리무라의 <Theater A>(1990)(도 44), <Theater B>(1990)(도 45) 는 옷을 입고 있는 여성과 옷을 입지 않은 남성의 모습이 확연히 나타난다. <Theater A>의 여성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팔은 <Theater B>의 남성의 팔이며, 남성의 성기를 가리기 위해 꽃병으로 가렸다. 원작의 화려한 도시 속 우울한 표정을 자아 내는 여성의 모습과는 달리 작가의 여성을 흉내내는 의도적인 패러디를 통 해 웃음을 나타내는 유희적 특성을 가진다. 1991년 이 작품<어머니(유디트 Ⅱ)>(도 46)은 성서에 나오는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 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양배추 잎사귀로 얼굴을 나타내고 햄으 로 만든 목걸이와 감자로 만들어진 홀로페르네스의 머리와 비프스테이크, 야채로 먹음직스럽게 구성한 셀프 포트레이트를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란체스코 마페이의 <세례 요한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살로메>그림 과 유사하다. 모리무라는 유디트 작품을 통해서 일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구입할 수 있고 그것을 통째로 집어 들 수 있는 일본 의 대단한 욕심과 탐욕에 대한 훌륭한 풍자를 묘사하고 있다. 67) 67)유우정, 분장이 현대미술에 미친 영향, 호남대학교,석사학위논문,2001,p.40. - 41 -

圖 46<어머니(유디트 Ⅱ)> 圖 47<Monna in its Origin> Lisa 圖 48<Monna Lisa in Pregnancy > 圖 49<Monna Lisa in the Third Place> 위의 작품들은 1998년 도교의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작품 중 하나이다. 처음으로 공개된 이 작품은 명작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7)를 차용하고 있다. 뒤샹에 의해 패러디 되었던 이 작품은 <Monna Lisa in its Origin>(1998)(도 47)원작의 형태를 그대로 모방하며, <Monna Lisa in Pregnancy >(1998)(도 48)은 모나리자의 임신한 나체의 모습을 나타내 며 <Monna Lisa in the Third Place>(1998)(도 49)은 배안을 열어 임신 된 모나리자의 모습을 세부적으로 자세하게 표현하였다. 모나리자의 얼굴 에도 미묘한 웃음의 차이가 있는듯하다. 모리무라 야스마사는 이렇게 인물 중심적인 명화를 패러디 하기도 하 였지만, 세잔, 고흐와 같은 정물화에 자신의 얼굴을 삽입하여 합성한 작품 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세잔의 작품 속에 자신의 신체를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여 합성시킨 이 작품<Criticism and the Lover A> (1990)(세부 확대)(도 50)은 사과 그 림위에 모리무라의 얼굴이 보인다. 자신의 신체 얼굴을 기호화하여 명화의 작품에 투입시키고 있다. 또한<Singing Sun flowers>(도 51)은 고흐의 해 바라기 작품위에 자신의 얼굴을 넣어 나타내고 있다. - 42 -

圖 50<Criticism and the Lover A> 圖 51<Singing Sun 圖 5 2 < B o d e g ó n (세부확대) flowers> (Pears with Noses)> 사과 나 꽃은 성별을 느낄 수 없는 무성의 생물이다. <Bodegón (Pears with Noses)>(도 52)에서는 얼굴전체가 드러나지 않은 코와 입만을 나타 내서 성별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이렇게 모리무라는 자신의 남성의 얼굴을 넣어 남성성을 나타내기도 하며 여성으로 분장한 모습과 얼굴의 부 분을 넣어서 성별을 확실히 할 수 없는 양성성의 모습을 보인다. 한편 모리무라는 20세기의 영화 배우들의 모습으 로 분장하여 자신의 셀프포트레이트를 표현하였다. 셀프 포트레이트 장르를 통해 자신이 원하고 되고자 하는 것을 분장과 차용 또는 패러디를 통해서 이루 었다. 그의 첫 분장의 시초가 된 것은 뒤샹의 <로즈 셀라비>를 살아있는 색채로 재현하면서 부터이다. 圖 53<Doublonnage (Marcel)> 모리무라의<Doublonnage (Marcel)>(1995)(도 53)은 현대적으로 세련되게 디자인된 이중 모자를 쓰고 여 장을 한 모리무라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강한 흰색 의 메이크업을 통해 명확한 이미지를 주고 있으며 다른 색의 손과 팔을 병 치시켜 흰색의 얼굴을 훨씬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흰색을 여성성의 이 상과 동일시 하는 역사적인 인습을 정복하고자 하였다. 그는 뒤샹의 작품 - 43 -

을 복제하여 복제의 다양성을 나타냈고, 또한 서양 문화의 확산이라는 인 식으로 합성 의 방식을 사용하였다. 68) 圖 54<after 圖 5 5 < a f t e r, 圖 56<빛나는 자화 圖 57<빛나는 자화상, Audrey Hepburn> Brigitte Bardot> 상,검은 마릴린> 붉은마릴린> <로즈 셀라비> 이후에는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수퍼 스타 페이 더너웨 이, 오드리 햅번 <after, Audrey Hepburn>(1996)(도 54), 조디 포스터, 브리지트 마르도 <after, Brigitte Bardot>(1996)(도 55), 마릴린 몬로 <빛 나는 자화상, 검은마릴린>(1996)(도 56), 엘리자베스 테일러, 마돈나 등 대중 스타들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 이때부터 모리무라는 일본 의 남성 월간지 판쟈 에 <자화상 여배우시리즈Self-Portrait (Actress)> 를 발표하기 시작한다. 모리무라는 <붉은 색의 옷을 입은 마릴린 몬로> (도 67)에서 처럼 젊은 미녀가 붉은 공단 침대 위에서 나체로 팔다리를 펴 고 누워있는 플레이보이의 유명한 잡지 사진을 패러디 하였다. 그의 작품 에서 여성들의 재현은 서양인들이 지닌 고정관념, 순종적이고 수줍으며 고 분고분한 여성상을 손상시키고 있다. 그가 그린 여성들은 인종적인 고정관 념들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69) 68)위와같음. 69)유우정,앞의논문,p.38. - 44 -

그는 분장과 이성의 옷입기를 통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셀프 포트레이 트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그의 셀프 포트레이트는 자신의 남성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여성성이 공존하고 있는 양성적인 상태 이다. 거기다 매 순 간순간 변화해 가는 매스미디어, 대중문화의 영향 속에 변화해 가는 자신 의 정체성은 지금 이 순간 필요한 정체성으로 변신하는 다양한 역할을 가 지며, 다의적인 인간이라 할 수 있다. 70) 인간의 진정한 모습은 본래의 모습이 아닌, 분장후의 모습 가장을 통한 모습만이 진정한 모습이라 할 수 있으며 분장 전 원래의 인간의 모습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이분법적인 성의 규칙성에 대립하고 지양하던 작가들의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해체하며 분해하는 양성적 특성을 가진 작 가들의 살펴보았다. 뒤샹의 <로즈 셀라비>라는 이름 뒤에 또 다른 성의 모습, 메이플 소프와 클로드 카운의 동성애적 성향은 자신의 성을 양극단 의 경계에 놓고 있으며, 신디 셔먼과 야스마라 모리무라는 명화의 패러디 를 통해 현대의 대중문화의 복제, 차용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불안정 속 에 노출시킨다. 특히 이러한 표현의 효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으로 는 이성의 옷입기는 작가들에게 자신들의 명확한 성을 불확실하게 표현시 켜주는 매개체로 이성의 옷 입기 의미에 대해 심도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70)이영욱,위의 사이트. - 45 -

2.이성의 옷입기(Cross-Dressing)를 활용한 양성적 표현의 특징 뒤샹의 <로즈 셀라비>부터 시작된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찰하기 위해 채택된 전략은 이성의 옷 입기 였다. 뒤샹과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클로드 카운도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남성의 옷을 통해서 나타냈으며. 로버트 메이플 소프 역시 동성애자, 양성애자였던 자신의 잠재적으로 내재된 여성 성을 표현하기위해 여성의 옷입기를 사용하였다. 현대에는 신디셔먼과 모 리무라 야스마사 에 의해 매 순간순간 변화해 가는 대중문화의 영향 속에 자신의 모습을 변형하여 복제하고 패러디 하는 방법과 옷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옷이란 인간적의 본능적인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오늘날은 다양한 개 성 표현의 의미로 쓰인다. 이성의 옷 입기는 자기변형을 시도한다는 퍼포 먼스적 의미가 내재되어 있기도 하며 예술행위를 위해 미술, 음악, 연극, 무용들의 미술에서 복합적으로 응용하기도 한다. 작품속 작가들이 양성적 표현을 위해 공통적으로 쓰인 이성의 옷 입기의 의미와 그 상징에 대해 알 아보도록 하겠다. 1)이성의 옷 입기(Cross Dressing) 의미 여자는 남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요. 남자는 여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라. 이같이 하는 자는 네 하나님의 여호와께 가증한 자니라. (신명기 22장 5절) 성경에서 나온 이 구절은 오래전부터 옷은 인간의 성을 표현하는 수단 - 46 -

의 기호이다. 오늘날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입던 청바지를 비롯하여 유니 섹스(unisex),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 룩으로 인해 여성과 남성의 옷 입는 방식이나 복장에서 성별 구분은 점차 불분명하다. 유니섹스란 남성의 여성화, 여성의 남성화 경향으로 성의 구별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앤드로 지너스 룩이란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이성의 복식요 소를 공유함으로써 남자와 여자가 지니는 특성을 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융합시키는 표현이다. 그러나 옷은 사회의 계급과 문화적인 정체성을 보여 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우리는 옷에 따라 여성스러운 옷, 남성스러운 옷 으로 간단히 성별을 구분한다. 따라서 근육질의 목젓을 보이는 남성이 여성스런 화장을 하고 장신구와 여성스런 옷을 입으면 사람들은 복장 도착자 혹은 성전환자라고 비웃을 것이다. 반대로 남장을 한 여성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서 로의 반대의 모습에 아름답다라고 칭송할지도 모르겠으나 우리는 여성 남 성을 구분할 때 대부분 외모의 모습으로만 생물학적인 성을 판단한다. 옷 은 어떻게 성의 차이를 구분 지을 수 있는지, 다른 성의 옷을 입다는 것은 어떠한 행위인지, 어떤 의미와 기능을 지녔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성의 옷입기는 일반적으로 반대성의 옷을 입는 모든 행위를 말하거 나 18세기 19세기 여성들이 남성적인 지위와 특권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 로서 남성의 옷을 바꿔입었다. 이성의 옷입기를 복장 전환증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생각되는 마조 리에 가버는 이성의 옷입기의 가장 주요한 측면중 하나는 여성과 남성의 범주에 의문을 던지면서, 그 범주들이 본질적이거나 구조화 되거나,생물학 적이거나 문화적이든지 간에, 이중성의 손쉬운 개념에 도전을 제공하는 방 식이다. 71) 그리고 여장남자, 남장여자를 제3의 성이라고 불렀다. 제3의 성은 자웅동체와 같은 혼합된 성이 아니라, 자아/타자, 남성/여성, 백인/흑인, 기 71)김유리, 관객성 연구,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1999,p.10. - 47 -

독교인/유태인, 귀족/시민계급, 주인/하인 등의 이중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해체하는 가능성의 공간을 말한다. 72) 또한 리비에르는 이성의 옷 입기를 가면 이라고 제시하였는데, 여성은 자신의 여성성을 더욱더 부각시키기 위해 나약함이나 수동적인 여성성을 가장하는 가면과도 같다고 설명한다. 여성다움을 거짓 꾸밈이나 은폐라고 정의한다. 여성다움은 남근적 입장을 숨기면서 또한 이런 입장을 취한 것 에 대한 보복을 선수를 쳐서 막기 위한 가면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 다움과 여성다운 체하는 것은 구별될 수 있는가? 리비에르는 양자가 같은 것이라고 답한다. 여성다울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이것은 방어적인 방식 으로만 표출될 수 있다. 그러므로 여성성의 본질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 으며, 괴테의 파우스트 에 나타나는 불멸하는 영원한 여성다움과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73) 이러한 가장은 남성에게 경쟁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또는 자신의 직업적 성공을 휘한 과장된 여성성으로 자신의 남성성 을 감추는 수단이라고 한다. 즉 여성은 여성성으로 가장하여 열등한 존재 임을 남성에게 인식시켜 자신을 보호하고 한편으로는 보편적인 남성권력에 반하는 심리적인 태도를 취한다. 마조리에 가버는 여장 남자가 비록 여성의 이름을 가졌을지라도 이는 분명 여성주체 는 아니며 여성 에 대한 남성의 생각을 단지 가장을 하고 있는 남성 주체라고 설명한다. 또한 남성은 여성의 옷을 입음으로써 성적 자극을 받지만, 여성은 문화적 욕망을 갖는다고 언급한다. 74) 즉 왜냐하면 가장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각각의 성별에 대한 자신의 열망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옷과 의복은 젠더 정체성을 의문화 시키는 것이 아닌 견고하게 만들어 72)김유리,앞의논문,p.16. 73)Joan Riviere, Womanliness as a Masquerade;Formation of Fantasy,New York: Methuen, 1986, p. 37, 엘리자베스 라이트, 라캉과 포스트 페미니즘,이소희 역,이제이북스,2002,p.82~ 83,재인용. 74)김유리,앞의논문p.45,p.96. - 48 -

왔었다. 이성의 옷 입기는 반대의 성과 관습적으로 고정화된 옷을 입는 것 은 정반대의 성역활의 범주와 성적인 차이를 강화한다. 그러나 조앙 리비 에르, 마조리에 가버는 남장 여자들은 가부장적인 보편적 성역할이나 성 정체성에 대한 반발과 도전의 심리와 나약함을 남장을 하여 여성성을 지우 고 있지만, 여장 남자들은 자신의 남성성을 버리거나 부정하지 않으면서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 지니고 있는 우월한 주체임을 암시한다.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이성의 옷 입기를 선보이는 것은 자신의 성 을 다른 성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채워질 수 없는 남근 의 결여를, 문화적으로 결여된 욕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어 디까지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라는 것이다. 한쪽 성을 우등하게, 열등하 게 나타내는 존재의 주체를 양성적인 표현 통해서 생물학적으로 읽을 수 있는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무너지게 하여 고정화된 성의 관념을 말살할 수 있는 저항적인 전략의 일부이다. (1)여성의 이성의 옷 입기 클로드 카운은 남성 혹은 여성의 모습으로 이성의 옷입기를 통해 무한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클로드 카운 이외에도 여성이 남 성의 모습으로 분장한 것은 프리다 칼로의 1926년의 작품과 사진의 모습에 서도 발견되었다.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은 흔히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 회 속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여성의 모습을 나타낸 작품들이 대 부분이지만, 여기서는 남장한 프리다 칼로의 모습과 클로드 카운, 신디셔먼 이 이성의 옷입기를 통해서 성적정체성을 내보이는 작품을 비교분석하여 여성의 이성의 옷입기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칼로의 자화상은 그녀의 전체작품 중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칼로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대부분 전기 형식을 띠는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 - 49 -

통과 수행하지 못한 모성이라는 여성의 역할에 집착하는 모습을 작품에 담 고 있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칼로의 자화상을 고통받는 여성적인 측면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며 양성적 표현이 나타나는 작품들 이 발견되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디에고 리베라는 그녀에게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공 존하고 있음을 인식하였고, 프리다 칼로를 일컬어 여성 화가이자 가장 남 성적인 화가(라핀토라 마스 핀토르;Ia pinntora mas pintor)'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프리다 칼로의 전기에는 그녀가 양성애자 였다는 기록도 남 겨져 있다. 75) 그러한 작품으로는 네페르티티의 아들과 일자눈썹이 특징인 프리다 칼 로의 모습과 결합한 <네페루니코(Neferunico)>(1926)(도 58)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마에는 커다란 눈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제3의 눈을 상징하며 지혜를 의미한다. 겹쳐진 두 얼굴에는 무성한 수염인 남성적인 모습과 목 에 커다란 장신구를 두르고 있는 여성적인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圖 58<네페루니코의 초상> 圖 59<아주 아름다운 시체> 또한 여성과 남서의 자웅동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시체 75)Herrera, Hayden, Frida Kahlo: A Biography of Frida Kahlo,New York;Hper&Row,1983, p111, 헤이든 헤레라, 프리다 칼로,김정아 역,민음사,2003,p.120,재인용. - 50 -

(Exquisite Corpse)>(1933)(도 59) 에서 남성적 모습을 수용하여 양성적 모 습을 지니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강한 남성적 이미지가 드러나는 자화 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시기가 디에고 리베라와 이혼한 상태였던 1939~1943년대와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이 무렵 이러한 변화를 보이는 것 은 칼로가 의식적으로 더 이상 디에고 리베라의 일부 또는 그의 뮤즈가 되 기를 거부하고 화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표현이라고 생각되어진다. 76) 圖 60<머리를 자른 자 화상> 圖 61 남자옷을 입는 칼로와 가족들 의 사진 圖 62 세부확대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생활 속에서 성역활 범주를 위반하기 위해 이성의 옷 입기를 통해 남성복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머리를 자른 자화 상>(도 60)에서 칼로는 리베라의 것이라고 추측된 남성양복을 입고 짧은 머리와 남성스러운 자세로 의자위에 앉아있는 모습이 마치 사진 속 남자 옷을 입는 칼로와 가족들의 사진 (1926)(도 61)에서 칼로의 모습과 닮아있 다. 반면에 남성스러운 복장과 자세위에 아직 갈아 신지 않은 여성구두를 신고, 귀걸이를 하고 있으며 배경주변과 의자위에는 자신의 긴 머리를 방 금 짜른 듯하며, 가위를 쥐고 있는 프리다 칼로의 위협적인 모습을 느낄 76)조혜옥, 프리타 칼로의 자화상에 나타나는 성 정체성의 문제,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 문,2002,p.159. - 51 -

수 있다. 칼로는 작품 이외에도 사진 속 에서도 그녀는 남성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그림에서와 달리 조끼, 넥타이, 깔끔하게 넘긴 머리와 강력한 눈 빛으로 남성의 복장으로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로빈 리치먼드는 <머리를 자른 자화상>(도 60)에서 성기 앞 에 가위를 들고 있는 것이 자신을 배반한 남편을 불구로 만들어 싶다는 복 수심 어린 상상을 나타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77) 그러나 헤레라는 이 그림 에 나타난 분위기는 그녀가 별 소용없는 보복을 무기력하게 조롱 하고 있 는 것이라고 단정하며 또한 머리 다발이 살해된 동물처럼 그녀의 다리사 이에 매달려 있다, 성기부근에 무언가를 자르는 것처럼 가위를 들고 있다. 고 하면서 이것을 여성성에 대한 폭력적 거부 혹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자 신의 일부를 잘라내 버리려는 욕망 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보복은 필요 없는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78) 결과적으로 이러한 프리다 칼로의 행위는 사회가 부여한 여성이라는 순 종적이고 약자인 수동적인 젠더에서 벗어나려는 행위였다. 남성으로 가장 한 양성적 성향인 지닌 프리다 칼로는 헤레라의 언급처럼 칼로의 여성성을 버리고 남성적인 남근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표출하는 보상이라고 생각한 다. 같은 맥락으로 동시대에 살아온 클로드 카운도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 을 바탕으로 자신을 욕망을 담아 셀프 포트레이트를 보여주고 있다. 남성성? 여성성 그러나 그것은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중성 neuter은 오직 내가 항상 차려입는suits 젠더이다. 위의 언급처럼 카운은 남자처럼 깔끔하게 다듬은 머리와 검은색 남성양 77)조혜옥,앞의논문, p.110,p.113. 78)Herrera,Hayden,앞의책,p.285-286. - 52 -

복을 입은 (도 36) 모습, 젊은 남자 선원복장을 입으며 (도 38) 카운의 다 양한 모습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카운은 모든 작품을 사진이라는 매 체를 통해 자신의 양성적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카운에게 사진은 다양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수단이 된다. 이러한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진은 성별 바꾸기를 시각화하여 이성의 옷입기를 통한 방법을 사용 한다. 카운이 자신의 여성성을 접고 남성의 옷을 입고 분장을 하고 그들의 자 세를 취하는 양성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것은 그녀의 동성애적 성향으로 인 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평가들을 주장한다. 1920년에 제작된 셀프 포트레 이트(도 38)은 자화상을 예로 베이즈만은 카운이 쓰고 있는 선원의 모자는 남성이나 남성 동성애자의 문화에서 상징적인 의미들로 쓰이는 것이라고 한다. 선원의 모자는 남성 동성애 문화를 참조하고, 카운의 헐렁한 바지와 다이아몬드 문양의 양말과 남성 슬리퍼는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것으로 가 정적인 남성의 영역을 환기시킨다. 79) 圖 63<Self-Portrait> 圖 64세부확대 圖 65<Self-Portrait> 1927년에 제작된 <셀프 포트레이트>(도 63,64,65)에서는 의도적인 남성 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카운의 얼굴아래 옷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의 가 79)김현진,앞의논문,p.42. - 53 -

슴이 아닌 남성의 유두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으며 남성성을 상징하 는 운동기구 역기를 들고 있다. 이러한 카운의 모습은 여성성을 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으며 피에로 같은 우스꽝스런 분장은 정체성을 불확실하게 한 다. 반면에 동성애적 표현으로 남성성을 연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리비에르 는 이에 대해 오히려 과도한 여성성을 부각시킨다고 이성의 옷 입기 단락 에서 언급하였다. 인형처럼 하얀 얼굴 분장과 진한 립스틱과 두드러진 볼 터치는 여성성을 극대화시켜 가장하는 것은 일종의 남성으로부터 보호를 하기위한 나약함이나 수동적인 여성성을 가장하는 가면과 같다는 언급과 카운 작품의 해석에 부합한다. 클로드 카운이 활동하던 당시는 초현실주의 시대적 배경과 일치하고 초현실주의 멤버 중 한 사람 이였지만, 카운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 으며 거의 눈에 뛰지않았다. 초현실주의시대 1930년대는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해서 초현실주의에 가담한 시기였는데 거기에서는 몇 명의 여성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때까지 여성은 남성 초현실주의들의 연인으로서 또는 작품에 영감을 주는 뮤즈 로서 역할만 했을 뿐 초현실주의 내에서 주변적 역할을 할 뿐이였다. 80)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그룹의 토론 내용은 <성에 대 한 조사 초현실주의 혁명 11호 1928년 3월 15일> 기사화를 통해 그동 안 금기시 되던 성적 취향, 물신주의, 매춘 등의 문제를 탐구해나갔다. 하 지만 동성애에 관해 말하기를 거부하였고, 81) 이러한 상황에서 바라볼 때 주류였던 남성작가들 속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으며 리비에르의 언급처럼 자신의 열등한 존재로 숨기고자 남성 작가들의 도전을 피하기 위해 남장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클로드 카운과 자주 비교되는 신디 셔먼은 여성과 사진이라는 공통점을 80) 역사와 가십사이에선-초현실주의-여성예술가들,2007.8.12, <http://nalrari.tistory.com/entry>. 81)위와같음. - 54 -

지닌다. 2004년도 제작된 셔먼의<Untitled #424> (도 66) 최근 작품인 광대 시리즈는 자유분방한 메 이크업, 현란한 의상, 그리고 디지털로 된 화려한 색 채가 배경으로 표현되고 있다. 신디 셔먼의 분장은 클로드 카운의 분장보다도 더욱 과도하게 되어있으 며, 리비에르의 언급처럼 남성의 권력에서 보호받기 圖 66<Untitled #424> 위한 여성성의 부각이라는 보다는 여성성을 숨김으 로써 남성성을 드러내어 남성을 유희적으로 우스꽝 스럽게 만드는 수단이 된다고 생각한다. 남성광대로 분장하기 위해 남성복 을 입고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삐딱한 제세로 연주하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 을 즐겁게 하기 위함이다. 어린 광대에서부터 남녀를 구분 지을 수 없는 여러명의 인물을 오버랩 시키고 있는 이작품은 사회의 정해진 틀에 맞춰서 가정과 사회를 살아야 하는 슬픈 존재로서의 남성을 상징한다. 매우 우스꽝스러운 행복, 잠재된 유머 비열한 광대의 이미지, 분장으로 가려져 있는 광대들을 통해 남성들 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있다. 다이안 더고우는 이성의 옷 입기를 역사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민요 의 여성 전사들;18세기의 여성들, 전쟁 그리고 가장(Balladry's Female Warriors: Women, Warfare and Disguise in the Eighteenth Century)'에 서 18세기 중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노동자 계급에서 번성했던 예술 형식 인 앵글로 아메리칸 민요에서 옷 바꿔입은 여성전사들의 인기를 논의하며, 민요는 사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혹은 군대에 입대하기 위해서 스스로 남자로 가장한 노동자 계급의 많은 여성들의 경험을 그리고 있다. 82) 이러 한 전통은 실제 17,18세기의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성행했으며 당시의 신 82)김유리,앞의논문, pp.18-20. - 55 -

문들은 성별이 발각된 여성들의 기사를 다루었다. 대부분이 하층 계급 이 였던 남장 여성들은 남성적 역할 수행과 남자처럼 자유와 특권을 모험을 누리고 싶었기 때문에 남장을 통해 남자의 직업을 갖는다. 83) 남성의 옷입 을 입는 여성들은 남성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관습적인 성역할에 위배되 어도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았다. 남성의 옷을 입으로써 남성으로의 동등 한 대우를 받기를 원했고, 자손 번창을 위한 성 보다는 독신으로써의 남성 적인 삶을 원했다. 이러한 반작용으로 인해 남장 여성들을 난잡하다고 비 난하며 여성의 남장은 사회질서나 위계질서를 위배한다는 명목으로 처벌받 기도 한다. 이렇게 남녀의 복장을 철저히 구분하기 시작하였다. 엄격히 남녀의 성을 구분되면서 여성들의 독립 가능성, 새로운 직업, 대 학의 여성 입학 허용 등이 생기면서 새롭게 신여성 이 등장한다. 하류계층 의 남장 여자와는 달리 중상류 계급의 남자 여성들은 남성만의 영역과 남 성 엘리트 모임에도 수용된다. 84) 신여성에 관한 표현은 남성과 여성의 특 징이 골고루 결합시킨 모호한 개념을 나타낸다. 클로드 카운과 프리다 칼 로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반기를 들고 남성의 옷 입기를 시도한 것은 양 성애자, 동성애자로써의 성향이 아닌 신여성의 등장과 함께 시대적 배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성의 옷 입기는 단순한 외형의 변화만이 아닌 관습적인 성 역할을 도 전하는 수단이 되었으며 이러한 문화를 사회가 억압하기도 하였다. 옷이란 걸쳐 입는 것, 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 문화적으로 옷이 상징하는 계급과 역할을 입는 것이다. 몇몇 작가들이 이것을 자신의 성정체성과 함께 예술 화하여 이성의 옷 입기를 활용한 셀프 포트레이트 장르가 등장하게 되었 다. 여성의 이성의 옷 입기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서 하나의 의미로 구분 지을 수는 없지만, 자신의 성을 초월하여 도전적인 작품을 위한 하나 83)윤가현, 성 문화와 심리,학지사,1998, pp.604-605. 84)김유리,앞의논문,pp.45-46. - 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