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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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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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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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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1. 개인정보보호 관계 법령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은행법 시행령 보험업법 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본시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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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제 호

580 인물 강순( 康 純 1390(공양왕 2) 1468(예종 즉위년 ) 조선 초기의 명장.본관은 신천( 信 川 ).자는 태초( 太 初 ).시호는 장민( 莊 愍 ).보령현 지내리( 保 寧 縣 池 內 里,지금의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에서 출생하였다.아버지는 통훈대부 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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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ANALYSIS 비지상파 다큐멘터리의 해외 진출 전략 강명현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1. 서론 방송 장르로서 다큐멘터리는 사회적 이슈를 생산하고 방 송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크다. 또한 다큐는 여타 장르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시청률은 그리 나쁘지 않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소수의 대작을 제 외하면 대다수의 다큐 제작비는 웬만한 드라마 1회분 제작비 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시청률은 1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다큐는 방송사에게 효자 종목 으로 간 주되고 있다. 다큐 장르가 지니는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 상품 으로서 다큐멘터리는 일회성이 아닌 저장성 프로그램으로 시의 성에 구애받지 않고 오랫동안 활용될 수 있어 후속 창구에서 상 당시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즉, 다큐멘터 SEPTEMBER 2013 23

리는 민감한 정치적, 사회적 현안을 소재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 자연, 역사, 과학 등 대부분의 소재가 시의성에 기반 하지 않기 때문에 후속 창구에서 상당기간 재활용이 가능하 다. 그리하여,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 맞게 비 용 효율적으로 변환하기가 용이한 장르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해외 유통측면에서 다큐멘터리는 자연과 인간 등 보편적 문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특성상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이 적음에 따라 해외시장에 대한 진입장 벽이 낮아 국제적 유통에 적합하다. 즉, 다큐멘터리의 경우 인간이나 자연, 과학 등 보편적 소재를 비교적 사실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지역적 문화적 특성에서 오는 할인 효과가 크게 발생하지 않고 새로움이나 정보, 지식 추구를 목적으로 시청하기 때문에 문화적 이질감이나 해독의 어려움이 다큐멘터리 시청에서 오는 충족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해 외 수출용 전략 상품으로 가능성이 높은 편이며 국제 콘텐츠 유통시장에서 다큐멘터리 프로 그램과 포맷의 활발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다큐의 해외유통은 최근 들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큐가 유통의 효자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음에도 문제는 수 출되는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지상파에서 제작한 것이라는데 있다. 예컨대, 해외로 수출 되는 대부분의 다큐멘터리는 2010년 MBC가 제작한 <아마존의 눈물>, SBS의 <최후의 툰드라>, KBS의 <누들로드>, EBS의 <신들의 땅, 앙코르> 등 지상파 방송이 제작한 프로 그램들 일색이었다. 영상산업의 저변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일부 방 송사의 편중현상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다큐가 지니는 잠재력 에도 불구하고 비 지상파 분야의 다큐 제작 및 해외 유통이 왜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지, 그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의 해외 유통 활성화 방안 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4 Content + future

2. 다큐멘터리 해외수출 현황 먼저, 국내 방송 프로그램의 해외 수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한해 프로그램 수출액 은 2억 335만 달러로 전년(1억 7,101만 달러) 대비 18.9%가 증가했고, 수입액은 1억 2,792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2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수출입 중 해외교포지원방 송, 비디오 판매, 타임블럭이나 포맷 판매분을 제외한 방송 프로그램 수출입 현황을 살펴보 면, 지상파방송의 방송프로그램 수출액은 1억 5,807만 달러로 전년대비 29.8%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425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로 감소하였다. 한편, 비 지상파 부문(방송채널사용 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수출액은 1,087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배 가량 대폭 증가하였고 수입액도 1억 2,367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6.3% 증가하였다. 구체적으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2011년 연간 5,504편의 프로그램을 일본과 미국 등에 수출하여 1,349만 달러의 판매수익을 얻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PP의 장르별 프로그 램 수출 현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드라마가 42.4%로 가장 높 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오락(55.2%) 비중이 높았던 전년도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 로 나타났다. 드라마 장르 다음으로는 오락 40.2%, 음악 8.2%, 다큐멘터리 1.4%, 교양 0.5% 순이었으 며 장르 구분이 모호하여 기타로 분류한 수출물은 6.8%를 차지하였다. 특히, 다큐 장르에 국한하여 지상파와 비 지상파 부분의 수출현황을 비교해 보면, 지상파의 경우 2008년부터 <표 1>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다큐멘터리 수출편수와 비중 구 분 2008 2009 2010 2011 지상파 비지상파 편수 331 393 278 604 %* 0.5 0.8 2.5 0.8 편수 118 564 295 55 % 2.3 6.3 3.1 1.4 *%: 전체 다큐 수출편수/ 전체 프로그램 총 수출편수 자료 : 방송통신위원회(2009-2012).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 p.172. SEPTEMBER 2013 25

2010년까지 거의 300편 내외 수출실적을 기록하다가 2011년 600편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반면, 비 지상파의 경우는 2009년 564편을 정점으로 2010년의 경우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 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은 비지상파 부문의 다큐 수출의 제작 여건 및 유통 활성화가 지상파 에 비해 미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 비 지상파 다큐의 수출입 현황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주요 수출국은 일본(67.4%) 등 기존의 아시아 지역 편중현상이 두드러졌고, 비 아시아권 중에는 미국(8.9%)에 대한 수출이 가 장 많았다. 수입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하는 프로그램이 전체 수입액의 89.3%를 차지하여 특정 국 가의 편중현상은 전년도(미국 89.1%)와 유사했다. 주요 수출입 국가인 미국의 경우 수출액은 97 만 달러인데 반해 수입액은 1억 1,037만 달러로 무역역조 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일본은 수출액이 733만 달러인데 반해 수입액은 671만 달러로 전년(수출 296만 달러, 수입 548만 달러)에 비해 수출액이 수입액을 초과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특정 국가 편중현상은 다큐멘터리 수출에서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지상파 다큐멘터리의 지역적 수 출 편중화 현상이 최근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예컨대, KBS의 <차마고도>는 프랑스, 그리 스, 일본, 대만, 스페인, 태국 등 세계 17개국에 수출되었으며 휴먼다큐 <사랑>의 엄지공주 엄 마가 되고 싶어요 편은 일본에서 방송되면서 호평을 얻었다. 또한, 지난 2005년 MBC에서 제 작한 다큐멘터리 <빙하>와 <스파이스 루트> 등은 유럽에서 관심을 보이는 등 주로 아시아에 국한되었던 판매처가 최근 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 비지상파 다큐멘터리의 문제점 1) 기획의 부재 그렇다면, 비지상파 다큐멘터리의 해외 유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해외 유통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비지상파 다큐멘터리 제작과 유 통측면의 문제점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기획 단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을 들 수 있다. 좋은 품질, 완성도 높은 다큐멘터리의 제작을 위해서는 소양 있는 기획자 의 훌륭한 기획이 전제가 되어야 하나 현재 국내 다큐멘터리의 기획 역량이 부족하다는 26 Content + future

지적이 팽배하다. 예를 들어, 인류의 보편적 정서 및 일반적 시각이 결여된 문화적 특수성과 감수성이 강한 국내판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일쑤이고 비지상파의 경우, 특히 연예인 등 출연자의 훔쳐보기 프로그램의 만연 등 손쉬운 프로그램만을 기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다큐멘터리의 경 우는 최소 1년 이상의 장기적 기획을 통해서 제작단계에 진입하여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1개 월 미만의 졸속기획이 판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작여건이 열악한 비지상파 채널이나 독립제작사의 경우, 작가 1인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에 집중돼 있는 편이라 다양성 확보를 못 하고 있다. 기획력 있는 집단의 아이디어와 힘을 모을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넉넉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획 단계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기획을 위한 충분한 비용이 책정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지상파와 달리 다큐멘터리를 전담하는 전문 기획자는 극히 드물 뿐만 아니 라, 좋은 기획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다큐멘터리가 실제 현장에 나가기보다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구성 작가들이 주도하다 보니 대작 다큐멘터리가 아닌 경우 뻔한 소재 와 짜깁기 식의 기획안이 남발되고 있어 차별화되고 질 좋은 다큐멘터리의 제작이 불가능하 다는 것이 비지상파 다큐 제작의 현실이다. 또한, 비지상파 제작사들은 대부분 국내 시장만 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해외 시장에 적합하지 않아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경 우가 발생하고 있다.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배경 음악이나 나레이션, 중간 광고로 인한 이야기 전개 방식 등에서 선호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결국, 기획단계에서의 전문기획자 인력부족 및 수출에 대한 장기적인 인 식부족이라는 열악한 현실이 다큐멘터리의 해외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2) 제한된 소재 기획단계에서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해외유통을 겨냥한 소재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 이다. 소재와 관련하여,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도 있듯이 우리 전통문화(음 SEPTEMBER 2013 27

식 등)나 우리만의 상황(DMZ, 분단국가) 등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 내는 것 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물론 다큐멘터리 역시 시청자들에게 초방되어야 하는 현실이다 보니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비 지상파 채널의 경우 소재의 연성화 및 유행을 쫓아가기에 급급하다 보니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한 진정한 소재의 다양성이 부족한 악순 환이 반복되고 있다. 소재와 관련한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소위 국내용 아이템 과 해외 어필용 아이템 이 다르 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MBC의 <사랑> 시리즈는 국내 시청률은 8%에 육박하는 등 국내용 으로는 성공하였으나, 외국 시청자가 보기에 너무 불행이 겹치는 괴로운 프로그램이어서 해외 유통용으로는 판매가 어려운 아이템이다. 비지상파 채널의 경우 지상파와 달리 상대적으로 시 청률에 연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소재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비지 상파 채널의 경우는 소재뿐 아니라 형식 차원에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해볼 만하다. 가령, EBS 가 제작한 <한반도의 공룡>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 다큐는 공룡의 어린 시절부터 어미 에게 독립할 때까지의 일대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만드는 일종의 팩션(fact+fiction) 기법을 사 용하였으며, 일반적인 전문가의 인터뷰나 발굴 장면이 아닌 공룡이 살았던 당시의 세계를 시 청자들이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영화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사실감을 높이고 그동안 국내 다큐멘터리가 지적받았던 스토리의 허술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선 보였다. 다양한 소재의 발굴이란 단순히 소재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소재를 표현하는 방식의 다양성과 참신성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보여준 예라 하겠다. 3) 열악한 제작 여건 제작단계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낮은 제작비와 충분 하지 못한 제작기간을 들 수 있다. 앞서에서도 지적했듯이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여타 장르에 비해 편당 제작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큐 장르의 제작 영세성은 아 래의 <표 2>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즉, 독립 제작사가 수주하는 장르별 제작비율을 살펴볼 때, 높은 제작비가 요구되는 드라마, 애니메이션, 오락예능과 같은 장르는 제작비율이 낮은 반면 다큐는 전제 제작 장르 중 가장 높은 비율인 3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다큐 제작이 얼마나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28 Content + future

<표 2> 방송영상 독립제작사 장르별 제작규모 종합 교양 다큐 애니메이션 드라마 오락 예능 기타 계 52 (4.2%) 295 (24.0%) 400 (32.5%) 81 (6.6%) 172 (14.0%) 63 (5.1%) 168 (13.6%) 1,231 (100%)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2012)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비지상파 채널이나 독립제작사의 다큐멘터리 제작여건은 더욱 열 악한데, 지상파가 자체 제작하는 다큐멘터리의 경우 인건비를 제외한 직접 제작비가 편당 5 천만 원 수준인데 반해 외주 제작사에 지급되는 제작비는 편당 2천 5백만 원 수준이어서 기 본적으로 낮게 책정된 제작비로 인해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 제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 조로 되어 있다.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많은 시간이 요구되고, 또한 제작비에 따라서 품질이 좌우된다. 그 러나 비지상파 채널의 경우 제작을 의뢰하는 독립제작사들은 거의 협찬사에 의존하기 때문 에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없으며 제작 내용도 협찬사의 홍보 등 한계를 가질 수 밖 에 없는 실정이다. 비지상파 인하우스 제작 다큐멘터리의 경우도 방송(납품) 기한, 제작비 집행 유연성의 한계 등의 제약 요건으로 인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송출 단계에 이르기까지 여 러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기획 및 프리 프로덕션에 대한 투자가 거의 불가능하고, 이러한 프리 프로덕션의 취약은 실제 프로덕션 단계인 촬영에서 임기응변으로 갈 수밖에 없 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제작 여건은 해외수출을 겨냥한 다큐 제작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작비가 한정되어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해외 로케이션이 필요한 경우 빠듯한 제작비는 충분한 사전 조 사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한다. 방송 매체의 특성과 제작자의 의도를 충분히 알고 있는 코디네이터의 경우 전문성의 대가로 그에 대한 사례비 또한 만만치 않다. 따라서 결국 비용 이 저렴한 현지 통역 및 가이드 정도의 성격인 코디네이터를 섭외하게 되고, 이는 결국 프로 그램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SEPTEMBER 2013 29

3. 유통활성화를 위한 전략 1) 해외 유통을 겨냥한 기획 후속시장의 지속적인 활용을 통해 초기 제작비를 손쉽게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큐멘 터리는 멀티플랫폼을 고려한 초기 콘텐츠 기획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그리하여 지상파 방송사가 최근 취하고 있는 해외시장 겨냥전략과 같이 비지상파 채널들도 보다 점진적으로 해외 후속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기획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세부 장르에 대한 전략적 구상이 필요하다. 다큐멘터리의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강점을 보이는 다큐멘터리의 세부 장르로는 휴먼 다큐를 꼽고 있 다. 휴먼 다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와 연출 스태프의 능력만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비용 고효율 구조에 가장 적합한 다큐멘터리 장르라고 할 수 있 다. 또한, 기획 단계인 프리 프로덕션 기간이 짧은 비지상파의 열악한 방송 현실을 고려해 봤을 때에도 휴먼다큐가 가장 적합하면서도 해외유통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6mm 카메라의 등장으로 안방까지 들어가서 개인적인 일상의 디테일을 잡아내는 것이 가 능해지면서 이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전달할 수 있으며, UCC의 활성화 등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다양한 동영상 환경이 조성된 것 역시 휴먼 다큐가 활성화 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리얼리티 다큐멘터리 역시 국내에서 강점을 보이는 장르이자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는 분야로 볼 수 있다. 세계적으 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경우 국내에서는 예능 장르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향후 다큐멘터리 역시 이러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향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다큐멘터리 분야로는 자연 다큐멘터리와 문화 및 문명 다큐멘터리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장르의 다큐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제작 여건 이 개선된다면 문화적 할인이 낮아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충분한 경쟁 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예컨대, <차마고도>나 <누들로드>처럼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향후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우선적인 전략일 것 이다. 하지만, 자연이나 문화 다큐멘터리 등은 기획 기간만 최소 1년 이상이 걸리며, 제작 30 Content + future

에는 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여타 휴먼 다큐멘터리 등에 비해 높은 노동 강도와 제 작비의 투여가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에만 올인하는 홀 드백 방식의 다큐멘터리 제작이나 현재처럼 국내 시청률에 따라 일희일비한 트렌드성 다 큐멘터리 제작의 경우, 생산성도 낮고 생명력도 짧다. 따라서 다큐멘터리를 방송 산업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이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웰메이드 다 큐멘터리의 제작이 필수적일 것이며, 자연 및 문화 다큐멘터리 영역은 글로벌 시장을 타 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비지상파 제작사들이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분야임에 틀림 없다. 2) 공동제작 체제의 구축 제작단계에서는 공동제작 체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상파와 달리 제작 여건이 열악 한 비지상파 제작사들의 경우 이러한 공동제작을 적극 모색하여야 한다. 공동제작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국내 지상파와의 공동제작 체제이고 그 다음으로는 국제 공동 제작 체제이다. 이중 해외진출과 관련하여 적극 고려해야할 전략은 국제 공동제작이다. 일 반적으로 국제공동제작은 서로 다른 국가의 제작사들이 제작비와 제작 업무를 분담하여 영 상제작물을 제작하여 그 권리를 공동제작자가 공유하거나 나누어 갖는 제작방식이라고 정 의할 수 있다. 국내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국제공동제작은 KBS가 1989년 국제 TV컨소시엄 에서 제안 한 <세계의 마을> 공동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1995년 NHK와 실질적인 의미에서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한 다큐드라마 형태의 <시인 윤동주> 이후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그동안 국제 공동제작은 주로 지상파 방송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예를 들어, MBC는 2007년 글로벌 다큐팀을 구성해 해외 공동투자를 통한 대형 다큐멘터리 <갠지즈> 등을 해외 방송사와 공동 제작했다. 또 KBS, EBS를 포함해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의 11개 방송사가 제작한 <번영의 아시아, 아시아는 하나>라는 주제의 다큐멘터리는 2007년 말 중국 편을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 몽골 편 등이 차례로 방영되었다. 비지상파 채널의 경우도 그 가능성이 전 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지상파의 경우, 지난 2006년 한국방송영상산업 진흥원(KBI)과 다 SEPTEMBER 2013 31

큐멘터리 전문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인터내셔널과 함께 공동으로 다큐 공동제작 프 로젝트 <세계로 가는 한국>을 기획해, NGCI의 전세계 163개국 방송망을 통해 한국의 모습 을 널리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대형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의 국제공동제작은 전 세계적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의 국제 공동제작 TV 프로젝트 가운데 24.4%를 차지한 것이 다 큐멘터리 장르였으며, 이는 드라마 장르 다음으로 높은 수치였다. 이후 2001년도 체결된 국 제 공동제작 프로젝트 가운데 다큐멘터리 장르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각 국의 공영방송사는 물론이고 글로벌 다큐 전문채널인 디스커버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은 세계적 주목을 끌 만한 대형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자본, 기술력을 공조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들도 어떠한 형태로든 공 조체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국제 공동제작을 통한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제작비 절감과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사들의 적극적인 추진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 역시 필요한데, 국내의 다큐멘터리 제작수준이 아직까지 해외 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각종 해외 다큐멘터리 견본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을 통해 해외 제작사들에게 국내 다큐멘터리제작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 써 향후 공동제작의 발판을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12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영국 블링크필름(Blink Film)과 방송프로그램 공동제작 기반 조성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협력 시스템을 마 련하고 KCA의 2012년 지원작인 <주디주의 남도음식기행>을 유럽 요리채널 푸드 네트워크 의 방송 프로그램(3 Korean Food Made Simple)으로 공동제작하기로 했다. 이러한 공동제 작 체제 구축은 영국의 제작 노하우를 습득하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시장에 국내 다큐멘터 리의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KCA는 <슈퍼피쉬(KBS)>, <남극의 눈물 (MBC)>, <위대한 바빌론(EBS)> 등 지상파의 수출형 작품 외에도 프로그램공급자(PP) 및 지역방송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해 향후 제작지원과 유통시스템을 연결한 일원적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32 Content + future

3) 유통 활성화를 위한 저작권 문제 해결 노력 비지상파 부문의 다큐멘터리들이 대체적으로 자체제작보다는 독립제작사들에게 외주를 주는 현행 제작방식하에서 해외로 수출할 정도의 질높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 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작권 배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제작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제작사에게 저작권 배분에 따른 적절한 수익 확보가 이루어지 지 않는다면, 외주 독립제작사들의 다큐멘터리 제작 의지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 다. 특히, 해외 시장과 같은 2차 유통을 통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독립제작 사들이 프로그램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수 준 높은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요원할 것이다. 더욱이 문제는 드라마나 예능과 같은 여타 장르의 경우 독립제작사에게 저작권을 넘겨주 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다큐멘터리 부분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방송사와 독 립제작사 간에 이루어진 외주제작 계약서의 사례를 살펴보면 드라마의 경우에는 표준계약 서에 없는 특약사항 이 추가되어 판매대행 수수료를 제외하고 해당 프로그램 판매금액의 40% 정도를 독립제작사가 지급받도록 하고 있어 일정 부분 독립제작사의 저작권을 인정하 고 있는 반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계약서상의 내용이 다르다. 다큐멘터리는 드라마에 비해 독립제작사가 상대적으로 더 열세적 위치에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공중 송신 권(방송권, 전송권, 디지털음성송신권 등), 복제 배포권, 자료이용권, 2차적 저작물 등의 작 성권, 공연권, 전시권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권리가 방송사에 귀속되도록 하고 있다. 단 음반(OST) 제작사업을 대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독립제작사가 모든 소 요비용을 부담하면서, 수익 분배 등의 사항에 대해서는 방송사와의 별도 약정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구)방송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외주제작정책 개선방안 및 외주제작 표준계약 가 이드라인 등이 발표되어 독립제작사에 의해 사전에 전부 제작된 드라마 등 프로그램(사전 전작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독립제작사에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사전 전작 프 로그램을 제외한 외주제작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방송사와 독립제작사가 기여도, 계약조건 등에 따라 양자 간 합의로 저작권을 결정하도록 하는 등의 개선안이 도출되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SEPTEMBER 2013 33

영국의 경우에는 2003년 커뮤니케이션법에서 Ofcom의 감독 하에 방송사들로 하여금 독 립제작사와의 공정한 거래를 위한 시행규칙(Code of Practice)을 마련하도록 규정했고, 이 에 따라 Ofcom은 저작권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감독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 행하고 있다. Ofcom은 방송사는 독립제작사에게 방송될 프로그램 제작비 전액을 지급해야 하고,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독립제작사가 소유토록 유도함으로써 실질적인 성 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영국에서는 독립제작사의 해외 판권수입이 기존의 30%에서 85%까지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독립제작사의 재정 여건이 개선되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저작권 거래방식의 제도적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거래 메 커니즘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영국 사례에서 보듯이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 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앞으로는 모든 영역에 걸친 획일적인 논의보다는 다큐멘터리와 같이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장르에 대해서 는 장르별 차이나 제작 유형별 차이를 고려한 차별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4) 전문제작 인력의 양성 다큐멘터리의 제작 및 유통 활성화를 위해 역점을 두여야 할 사항으로는 바로 전문성 있 는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 체계적인 기획 단계를 거쳐 장시간의 촬영과 연출이 필요한 다 큐멘터리는 일반 교양 프로그램과 달리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인력 양성이 절실 하다. 특히, 해외 수출을 겨냥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획할 수 있는 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 시키고 현장에 배출해 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나아가 지상파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비 지상파 채널의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또한 꾸준 히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재교육 과정에서는 최근의 세계적인 제작 및 유통 트렌드 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다큐멘터리의 취약 부분이라 일컬어지는 스토리 구성 부분 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큐멘터리 전문인력 양성과 관련하여 유럽의 EURODOC 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 가 있다. EURODOC은 다큐멘터리의 제작 품질을 높이고 창의적인 다큐멘터리의 양산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춘 다큐멘터리 스쿨로 다큐멘터리의 제작 수준을 향상시킴 34 Content + future

과 동시에 다큐멘터리의 재정지원 및 매니지먼트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중소 규모의 제작사를 주 교육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에 그 목표를 두고 있어 향후 국내 다큐멘터리 독립제작사들의 인적 시스템을 양성하기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 로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다큐멘터리의 해외 유통활성화와 관련하여 더욱 중요한 것은 제작인력 외에 전문 마케터의 양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높은 해외 진출을 보이고 있는 드라마의 경우, 기 존에 구축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스타가 캐스팅 되었는지, 스토리는 어떠한지 등이 알려지면 해외 수출에 큰 어려움이 없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는 비지 상파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각 지역별 로 어떤 다큐멘터리가 인기가 있으며 해외 판매용 다큐멘터리와 국내용 다큐멘터리의 차이 점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전문 마케터의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5) 제작 활성화를 위한 펀드 조성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의 해외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지속 적인 공적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대형화되는 다큐멘터리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대 작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지상파 방송사의 전유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균형된 콘텐츠 산 업 육성 및 다양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영세한 독립제작사들을 대상으 로 한 펀드를 마련해 지원하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제작 및 해외 유통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 다 우선되어야 할 문제라 하겠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독립제작사 육성 차원에서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이는 사 실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지원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에 급급한 일회성 지원 정 책인 측면이 많다. 즉, 2월에 제작 지원 공모를 하여 3월에 발표를 하면, 실제 제작은 4월부 터 촬영에 들어가기 마련인데, 지원금이 1년 단위로 지급되기 때문에 11월이면 모든 제작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 되어 장기적인 안목의 대작 다큐멘터리 기획은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 다. 이렇다 보니 지원금을 받아 제작된 작품 중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 작품이 눈에 띄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다큐멘터리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하고 재정 지원을 증가시키고 있 는데 가령, 호주의 경우 공영방송사를 제외하고도 정부의 다큐멘터리에 대한 펀드의 지원이 SEPTEMBER 2013 35

50%에 육박할 정도이며, 캐나다와 프랑스 역시 정부 지원이 각각 34%, 20%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다큐멘터리의 제작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펀드 마련을 통해 장 단기 적인 프로젝트를 아우를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다행스럽게 최근 문화체육관광 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창조경제를 선도할 창의적 방송영상콘텐츠의 제작 활 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2013년도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실시하기 로 하였다. 지원분야로는 미니시리즈ㆍ단막극ㆍ다큐멘터리 등 크게 3개 부문에서 총 35억 원을 지원하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중소규모 콘텐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국내외 방영이 가능한 우수한 작품과 해외수출, 국제 영상제 수상 등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 품을 우선 선정하기로 하였다. 지원 규모는 18억 원으로 작품 규모에 따라 지원금 비율을 차 등하여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와 같이 영세한 비지상파 다큐멘터리의 제작현실에서 독립제 작사들의 아이디어나 제작의지를 북돋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재정적 지원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5. 결론 최근의 흐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다큐가 차세대 한류를 이끌 새로운 장르로 부상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전체 수출 콘텐츠 중에서 다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세가 일부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다큐멘터리는 장르의 특성상 전문인력, 제작비, 그리고 제작여건이 우수해야 그만큼 양 질의 대형 다큐 제작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고 이러한 지상파 편중현상 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균형된 영상산업 육성 및 콘텐츠의 다양성 차원에서 보면 긍정적이 지 못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록 간헐적이긴 하지만 최근에 조선일보 계열 의 경제전문 케이블채널 비즈니스앤(Business&)이 자체 제작한 인물 다큐멘터리 <부자 가 된 괴짜들>이 홍콩과 중국에 수출되기도 하였고, 케이블 교양채널 Q채널이 제작한 < 맛있는 아시아>, <아시아 푸드 스토리> 등과 같은 비지상파 다큐의 수출사례도 있는 만 큼 다양한 각도에서 장기적인 의지를 갖고 전략적 육성방안이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할 시 점임은 분명해 보인다. 36 Content + future

참고문헌 문화체육관광부 (2012). 방송영상독립제작사 신고현황. 서울 :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2009). 2009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서울 :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2010). 2010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서울 :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2011). 2011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서울 :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2012). 2012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서울 : 방송통신위원회. SEPTEMBER 2013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