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 국내 국외 성공 사례에 기초하여 오선경 * 국문초록 매체 환경이 디지털로 전환해가면서 종이책 독서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더불 어 오픈 마켓이나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 등의 공격적 마케팅은 보다 편리하고, 보다 빨리, 보다 싸게 라는 책 소비 패턴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곧 규모나 자본 면에서 열세에 놓인 지역 서점의 위축을 초래했다. 2013년 말 현재, 국내 서점수는 2,331개이다. 2011년 대비 사라진 서점 중 전용면적 165m²미만의 소형 서점의 비율이 96.7%(246개->238개)에 달한다. 팬시 상품 판매 등을 겸업하거나 문화예술 행사를 주최하는 복합문화공간으 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한 지역 서점의 다양한 자구책도 나타 나고 있다. 보다 재미있고 이용이 편리한 방향으로 옮겨가는 고객의 문화소비 욕구를 반영한 변화이다. 미래형 서점으로서, 지역 독서문화 생태계의 주축으로 서, 지역 서점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독서진흥을 통한 국민행복 달성 이라는 문화융성 비전의 실천 전략 으로, 지역서점 문화공간화 조성 등 다각도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지역 독서문화 생태계 형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이 갖는 가능성을 국내 국외의 성공 사례 중심으로 탐색한다. 이를 통해 미래형 서점으로의 변화 방안을 모색해봄으로써 지역 서점 활성화를 촉진하고자 한다. 주제어: 지역 서점, 미래형 서점, 지역 서점 활성화, 국민독서실태조사, 독서문화 생태계 *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 접수일(2015년 5월 13일), 수정일(2015년 6월 15일), 게재확정일(2015년 6월 18일)
102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Ⅰ. 서 론 독서문화 생태계 1) 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서점업계의 어려움은 오 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출판과 종이책 독서의 호황기였던 1990년대에 는 지역 서점 2) 도 활황기였다. 그러나 디지털 매체 환경으로의 본격 전환 이 시작된 2000년 대 이후로는 종이책 독서 인구도 점차 감소 3) 하고 있 다. 거기에 더해 대량 유통, 즉시 배송, 최저가를 지향하는 오픈 마켓이나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 등의 공격적 마케팅은 보다 편리하고 보다 빨리 보다 싸게 라는 독서인구의 책 소비 패턴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곧 지 역 서점 운영에 커다란 위축을 초래했다. 한국서점편람 4) 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국내 서점(헌책방, 총판, 할 인매장, 종교 서점은 제외)의 수가 10% 정도 줄어들었다. 2013년 말 현 재 기준으로 2,331개이며 이는 2011년 말에 비해 246개가 줄어든 숫자 이다. 이 중에서 오로지 책만 유통 판매하는 순수 서점의 수는 1,625개 로 이전 조사에 비해 7.2% 이상 감소했다. 특히 소형 서점(전용면적 1) 본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독서문화 생태계는 독서 행위자인 동시에 독서 자료 소비자인 독자, 독서자료 생산자인 출판, 독서 자료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온 오프라인 서점과 오픈 마켓, 독서 환경을 제공하는 도서관과 지역 사회 전체가 선순환 구조로 균형있게 맞물려 들어가는 체제를 말한다. 2)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4 출판산업 실태조사-2013년 기준- 의 5장 오프라 인 서점의 실태조사 에서는 서점의 형태를 일반종합서점(모든 분야 도서 취급), 문구 와 팬시 겸업서점, 전문 서점(특정 분야, 전문 분야 도서 취급)으로 나눈다. 한국서점조 합연합회의 한국서점편람 에서는 책만 유통 여부에 따라 순수 서점이냐 아니냐로, 매 장 크기를 기준으로 대형이냐, 중형이냐, 소형이냐로 나누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독자 의 직접 체험을 전제하는 오프라인 기반 서점 중 면적과 운영 형태를 복합 적용해 대형 서점이나 프랜차이즈 서점을 제외한 중소형 서점과 독립 서점을 지역 서점으로 정의한 다. 북카페와 겸업하는 서점 중 북카페 운영이 우선인 곳(카페 꼼마, 인문 카페 창비 등)은 제외한다. 3)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에 따르면 연간 책 한 권이라도 읽는 성 인 비율은 71.4%로 1994년 86.8%에서 비해 15.4% 감소했다. 4)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서점편람, 2014.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03 165m²미만)이 다소 큰 폭(전체 감소 서점 246개 중 238개)으로 감소했 다. 지역별 서점 분포는 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특별시와 6대 광역시의 서 점이 전체 서점의 55.8%(총 1,300개)이며 기타 지방은 44.2%로 대도 시에 비해 지역 면적 대비 서점 수가 희박함을 나타냈다. 지역별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곳은 대구(47곳), 경기(46곳), 울산(30곳)이다. 서점이 단 한 곳뿐인 지역은 경기 의왕시, 경북 문경시 등 36곳이며 등록 된 서점이 한 곳도 없는 곳도 4개 군(인천시 옹진군, 경북 영양군 울릉 군 청송군)에 이른다. 5) 견고한 문화 매개체로서 종이 책이 오랫동안 누려왔던 인기가 하향세 를 보이면서 규모나 자본 면에서 열세에 놓인 지역의 중 소형 서점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에 일부 문구류나 팬시 상품 판매 등을 함께 판 매하는 복합 판매 유형이나 문화예술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책 판매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것을 자각한 서점의 살아남기 전략임과 동시 에 새로운 독자층에 소구할만한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서점 문화 코드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독서문화 생태계의 주축으로서 서점의 형태는 변화하지만 역할과 기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 석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 12~ 16) 에서 2012년부터는 지역서점 문화공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제 2차 독서진흥기본계획( 14~ 18)의 지역 독서 공동체 조성 전략 과제의 지역독서지수 평가 항목에 서점수 를 포함시킴과 동시에 지역 중소서점 등을 활용한 독서문화 공간을 조성을 명시함으로써 지역 서점을 독서문 화 생태계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독서진흥을 통 한 국민행복 달성이라는 비전의 실천적 방안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으며 5)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전국 서점 멸종, 초읽기? http://www.kfoba.or.kr, 2014년 3월 12일자 배포 보도자료
104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책 읽는 즐거움으로 인문정신문화를 확산하고자 하는, 현정부의 문화융 성 국정 기조에도 부합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지역 독서문화 생태계 형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이 갖는 가능성을 국내 국외의 성공 사례 중심으로 탐색하고, 실천 가능한 문화콘텐츠적 방안을 모색 제안함으로써 지역 서점 활성화를 촉 진하고자 한다. Ⅱ. 서점과 독자의 시대적 변화 1. 서점의 고유 기능과 생존 방식의 변화 서점( 書 店 )의 사전적 의미 6) 는 책을 갖추어 놓고 팔거나 사는 가게 이 다. 다른 말로는 서사( 書 肆 ), 또는 책방이라고 불린다. 한국민족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서점( 書 店 )이 언제부터 시 작되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근 현대적 형태의 서적판매업이 개항 이 후에 비롯된 것은 아니다. 18세기 후기에 서민문화가 대두됨에 따라 독 서열이 높아지고 책을 판매하거나 대본하는 곳이 서울에도 여러 곳 있었 는데, 개항 후 신문화의 유입과 더불어 신식인쇄기로 책을 대량으로 찍어 내기 시작했다. 기록상으로는 광인사( 廣 印 社 ) 창설 이후 민간출판사가 연이어 세워졌다. 이때에 일본 침략에 대항하는 책 출판을 통해 독립정신 과 민족정신 함양에 기여하기도 했다. 책의 대중적 출판에 따라 서점도 자연스럽게 출현했다. 1908년에 문을 연 고제홍( 高 濟 弘 )의 회동서관( 匯 東 書 館 )을 대표로 하여 20여 개 넘는 서점이 생겼다. 근대적 서점 발생 초기에는 서점이 출판사업도 겸하기도 했다. 현대적 의미의 서점은 자본 6)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search/list_dic.jsp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05 금 매장면적 지역 등에 의하여 대형 서점과 그 이하 서점의 규모 차이 가 크며 수도권 집중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7) 오랫동안 지역의 지식문화 유통을 담당했던 오프라인 기반 지역 서점 의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 대도시에서도 중소형 서점의 감소세 8) 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014년 11월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고 있지 만 중소형 지역 서점이 봉착한 어려움은 여전하다. 오프라인 기반 지역 서점에 비해 도서공급률 9) 이 낮음에도 온라인 서점이 구사하는 다양한 공격적 마케팅(도서정가제를 교묘하게 비켜간 우회적 도서 할인 방법으 로서 제휴 카드 할인이나 추가 마일리지 부여, 낱권을 묶어 할인 판매 가 능한 세트로 재구성 등)이나 대형 서점의 다품종 대량 유통 앞에서 속수 무책일 수밖에 없다. 현재 중소형 지역 서점의 미래가 밝지 않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 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대학로의 마지막 동네 서점으 로서 6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동양서림 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했 다. 이에 동양서림 측도 매장 구조 변경과 회원 비회원 구분 없는 할인 제 도 등을 도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10) 전주시는 관내 공공도 서관 10곳의 도서구매 입찰 참가 자격을 지역 내 동네서점으로 제한했 7)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28163, 발췌 정리 8) 대한서림 마저 폐점 위기...부끄러운 책의 수도, 경인일보, 2015년 3월 10일자 ( 62년 역사를 지닌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동인천 대한서림이 문 닫을 처지에 몰 렸다. 남구 시민문고 등 인천의 대표 서점들이 최근 폐업하는 등 1995년 400곳에 달 하던 동네서점들이 20년 사이 99곳만 남아 75%가 사라졌다. 2015년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 http://m.kyeong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948821). 9) 출판사는 도서공급률을 거래처별로 달리 책정한다. 중소형 지역 서점에는 도서 정가의 70%~75%, 온라인 서점은 50~55%, 대형 서점은 60%~65% 수준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지역 서점의 마진률은 그만큼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에도 여전히 지역 서점의 수익률이 높아지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0) 대학로 마지막 동네서점 동양서림 - 책으로 맺어진 因 緣 세 세대를 잇다, 월간중앙, 2014년 12월 17일자. http://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4455
106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다. 11) 서울 상암동에 소재한 북바이북 은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중심의 진열이 아니라 서점주의 개인 취향과 고객들의 추천이라는 두 가지 조합 으로 책을 진열하고 판매한다. 목적에 따라 콘텐츠를 분류하고 배포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다루는 본점과 소설책만 다루는 소설점을 별도로 운영하며 12) 술이나 차를 마시며 자유롭게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두었다. 13) 2003년 2017개였던 66m2(20평) 이하 서점이 지난 10년 사이 887개로 57% 감소한 상황 14) 에서도 북바이북은 독자 중심, 독자 눈높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움으로써 독자 스스로 낯선 동네 깊숙이까지 찾아오게 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다양한 문화 행사도 병행하고 있어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서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중소형 지역 서점의 어려움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디지털 매체 환경으로의 변화나 장기적인 불황이 독자의 독서 소비 행태 에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출판이슈-2015년 6월호 15) 에서는 가까 운 일본의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전통적인 종이책 독서 강국인 일본에서 도 지역 서점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5년 5월 기준으로 일본 내 지역 서점의 수는 13,488개로 해마다 몇 백개씩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 는 1999년 기준 22,296개였던 것에 비해 많이 줄어들 숫자이다. 물론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서점업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오 11) 전주시 동네서점 살리기 나서, 한국일보, 2015년 3월 25일자 19:51, http://www.hankookilbo.com 12) 동네서점 사양길 속 자매의 독특한 실험.. 상암동 북바이북, 경향신문, 2014년 11월 16일자. http://media.daum.net/culture/book/newsview?newsid= 20141114214605963 13) 치맥보다 북맥, 상암동 북바이북, 조선비즈, 2015년 6월 20일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19/2015061901179. html 14) 위 기사 중 재인용. 15) 김승복, 일본 서점이 변하고 있다!, 출판이슈 6월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5, 28쪽-33쪽.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07 피스셰어의 개념을 도입한 경우도 생겼다. 임대료를 받는 창작 공간을 안 쪽에 배치하고 바깥쪽에서는 책과 함께 안에서 만들어진 창작품(악세사 리 등)을 파는,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형태이다. 서점은 안정적 인 수입이 생기고 창작 집단은 제작 공간과 판매처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상생의 문화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고정 이용 회원 을 모집하는 서비스, 마치 집에서 책을 읽는 것과 같이 편안한 독서 공간 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도 나타났다. 팬시 제품을 함께 파는 편집숍이나 숍인숍, 멀티숍 등 판매 유형의 다각화는 우리나라 지역 서점의 자구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서점 운영의 변화상을 보면 지식 정보 제공과 책 유통이라는 서점 고유 의 기능에서 점차 복합 문화 공간으로, 공급자인 서점주 중심에서 수요자 인 독자 중심 서비스로 변모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시대의 흐름 에 맞는 변화이기는 하지만 자칫 서점의 정체성을 잃고 문화센터나 쇼핑 센터로 변질될 우려도 크므로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발적 문화 소비와 생산, 수익의 다각화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변화이다. 2. 독자의 독서 행태 및 책 소비 형태 변화 독서는 단순히 문자 해독 과정이 아니다. 문자 상징에 담긴 의미를 이 해하고 자신만의 의미로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말한다. 사실적 추론 적 비판적 창의적 정보처리 과정을 자기주도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독서이다. 따라서 눈으로 보는 것 이 아닌 생각과 마음으로 읽 어내는 것 으로 규정할 수 있고 독자의 적극적인 능동성을 요구하는 행위 이다. 그렇기에 독자는 원활한 독서 과정을 구축하게 될 때까지 적지 않 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독서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범주화한다. 하나는 학습적 독서이다. 직접적인 정보와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인지적 역량 강화의 측면이며 연령별 언어발달 및 정서 발달에 따른 독서력 발달단계가 있다.
108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이에 따라 세부적으로 습득해야 할 독서전략과 성취 목표가 있다. 다른 하나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이다. 이는 감정 이 관여하는 정의적 영역으로 서, 지속적인 독서 동기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 서점에서 책을 산다 라는 행위에는 책 안의 지식정보를 내 것으로 만드는 학습적 목적 충족도 존재 하지만 책을 탐색하고 고르고 구입하는, 오감체득형으로서의 독서경험을 통해 즐거움 을 얻는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즐거움은 놀이를 통해 얻어질 수 있다. 김정운은 노는만큼 성공한다 에서 현대 사회의 인간은 속고 속일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에 서로를 경계 한다고 말한다. 상호 인정의 틀 안에 들어서야 서로를 수단이 아닌 목적 으로 인식하고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게 되는데 놀이 가 상호인정의 틀이 유지되는 마지막 공간이라고 말한다. 16) 놀이는 눈에 보이는 형태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눈에 보이는 형태의 놀이가 유지되려면 물리적 시 공간이 필요하다. 서점은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하는 물리적 시공간으로 서 고객에게 책 그 자체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독서문화 콘텐츠를 제공 하는 주체가 된다. 박인기는 독서문화 의 개념을 독서 와 문화 의 형식적 결합이 아니며 독서 행위 과정에 사회 일반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여러 가치 지향 혹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는 독서 문화를 구성해내는 인프 라를 생성-확산-제도화 의 틀로 나누었다. 17) 이 중 확산 기제에 학교, 기업, 출판사, 평생교육기관, 인터넷 등 공간성을 꼽고 있는데 이 안에 서점 을 포함시켜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서점은 독서 과정 중 책을 만나 는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고 공연이나 저자 강연회 등 서점의 다양한 문화 적 시도를 함으로써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6) 김정운, 노는만큼 성공한다, 21세기북스, 2010, 162쪽. 17) 박인기, 독서문화의 형성과 비평의 작용, 독서연구 제24호, 한국독서학회, 2010, 12-13쪽( 독서문화는 독서 현상을 만들어내는 일정한 연속적 범주들(저술, 출판, 읽기 행 위, 독서 소통, 텍스트의 전이, 텍스트의 정전화, 텍스트의 이데올로기화 등)에 걸쳐 서 나타나는 사회 일반(또는 특정의 공동체)이 공유하는 체제와 제도, 공유된 의식, 그리고 이들 독서 현상을 의미있다고 인식하는 공유된 가치 체계를 말하는 것 ).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09 직접 구입해서 본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본다 도서관에서 빌려본다 집에 있는 책을 읽는다 주위사람(친구)에게 빌려본다 부모님이 사다 주신다 선물로 받는다 은행, 관공서, 미용실, 카페 등에 비치된 것을 본다 도서 대여점에서 빌려본다 직장에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본다 구입하지 않고 서점에 가서 본다 기타 9.6 17.0 15.4 7.4 14.6 11.5 6.3 5.5 3.0 5.4 2.6 1.8 1.10.9 22.3 27.8 47.8 학생 성인 *Base: 독서자 기준 (단위: %) <그림 1> 도서 입수 경로 (성인 학생)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85쪽. 사전적 의미로 서점은 책과 잡지를 사고 파는 곳 이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내리기엔 독자들에게 서점 이 그리 단순한 공간은 아니다. 서점은 지식 유통의 장( 場 )으로서 책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처음 내 소유의 책을 만나게 되는 곳이며 친구 혹은 연인과 의 약속을 매개하는 추억의 장소, 다양한 문화적 삶 을 경험할 수 있는 즐 거움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인기의 말하는 독서 현상을 만들어내 는 연속적 범주 안에 독서소통, 텍스트 전이 등과 연결지어 본다면 서점 공간 안에서의 독서 경험은 차후 충성 독자, 충성 고객으로 진화해가게 하기 위한 실마리가 된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18) 에 따르면 책 을 선택할 때 주로 이용하는 정보는 성인의 경우 서점 도서관 등에서 책을 직접 살펴보고 (27.8%)라는 응답이 가장 많고, 가족 친구의 추 천, 신문 잡지의 책 소개, 광고, 인터넷의 책 소개 광고, TV나 라디 오의 책 소개 광고 등의 순으로 주변 사람의 추천이나 대중매체의 책 소 18)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110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34.8 22.3 16.9 9.6 7.7 3.4 1.5 1.0 2.9 시내 대형서점 인터넷 서점, 인터넷 쇼핑몰 동네 소형서점 대형 할인마트 직장(학교) 구내/근처 서점 전문서점 중고책 서점 전철역 간이서점 기타 *Base: 종이책 독서자 기준(단위: %) <그림 2> 성인의 도서 구입처: 종이책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87쪽. 개 광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경우도 서점 도서 관에서 직접 살펴보고 (36.2%)라는 응답이 가장 많고, 가족 친구의 추 천, 베스트셀러 목록, 각종 추천도서 선정도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평소에 종이책 주요 구입처는 성인 학생 모두 시내 대형서점, 인터넷 서점 쇼핑몰, 동네 소형서점, 대형 할인마트 순으로 나타났다. 성인은 대형 할인마트, 직장 근처 서점, 전문서점 등 다양한 구매처를 이용하 고 있으며, 초 중 고 학생의 경우 상위 3개 구입처에 집중하는 경향을 29.7 28.4 24.4 5.9 5.2 2.0 0.6 3.2 시내 대형 서점 인터넷 서점, 인터넷 쇼핑몰 동네 소형 서점 대형 할인 마트 어린이 서점 등 전문서점 중고책 서점 터미널, 역 간이서점 및 판매대 기타 무응답 0.6 <그림 3> 학생의 도서 구입처 : 종이책 *Base: 독서자 기준(단위: %)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88쪽.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11 보였다. 2000년 이후 다매체 시대, 디지털 디바이스가 주류 정보전달 역할을 수행하게 된 이후 책을 만나는 과정, 독서 환경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아직까지는 독자가 책을 만나는 주요 장소가 바로 서점 도서관이 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려움이 가중되고는 있지만 독자의 독서 목적, 이용 행태 등을 지역 서점의 미래지향적 마케팅 전략의 근거로 삼 는다면 어려움을 다소 늦추거나 개선시켜 나갈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특히 초 중 고 학생들이 책을 선택할 때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 (43.1%)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점과 친구의 책 추천 (20.9%), 부모님이나 가족의 추천 (19.7%), 학교 선생님의 책 추 천 (10.0%), 학교도서관 사서 선생님의 책 추천 (3.9%)이 그 뒤를 이 었다는 점도 의미있는 결과이다. 자기주도적 성인 독자로 커나가는 데에 있어 아동 청소년기의 독서 경험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책을 만나는 장소가 서점뿐만은 아니 지만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책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편하 다면, 어린 시절부터 서점이라는 공간 안에서 독자로서의 자아효능감을 높여줄 독서 경험을 충분히 제공받은 독자가 충성 고객으로 성장할 가능 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가족이나 편한 지인들과 함께 하는 독서문화 경험이라면 더 효과가 높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 서점은 독서에의 동기 유발, 도서 선택, 도서 구입, 독서 후 내면화 과정까지, 서점이라는 공간 안에서 풍요로운 인지적, 정의적 경험이 가능하게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 다. 도서정가제는 중소형 지역 서점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 환으로 제정되었다. 따라서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독자들이 독서 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3월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설문 결과 19) 에 의하면 도서정가제가 19) 트렌드모니터, 2015 도서정가제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중 부분 발췌 정리함.
112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한다는 생각을 20대와 30대 젊은 층(20 대 70%, 30대 70%, 40대 58.8%, 50대 53.2%)이 높게 가지고 있었 다. 현재에도 통신사 및 신용카드 제휴할인이 있고 앞으로도 편법 가격 할인 방법 계속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도 63.7%나 차지했다. 전 체 34.4%는 도서정가제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답했다. 이렇게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현재 책값이 충분히 비싸다는 인식(전체 72%)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가 구입은 곧 손해라는 느낌이 든다는 비율도 71.7%에 이르렀다. 최근 1년 사이에 종이책 구입 경험은 전체 86.9%이지만 실제 구입 권 수는 평균 1~2권(25.3%), 3~4권(27.4%)이었다. 10권 이상 종이책 을 구입했다는 소비자도 21.5%나 되기에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 계속 더 구입하는 양상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종이책 구입 경로는 오프라인 서점 (38.3%)보다는 온라인 서점(61.7%) 쪽이 높았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독자 특성을 분석해보면 남성(40.3%), 20대(43.4%), 50대(46.3%)가 두드러졌다. 온라인 서점은 여성(63.7%), 30대 (70.8%), 40대(65.4%)의 이용 행태를 보였다. 도서정가제는 비단 중소형 지역 서점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아니다. 책 이 제값을 받아야 출판문화 산업에 필요한 재화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작 가에게 인세도 제대로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작가가 가 창작에 몰 입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좋은 작품은 독자에게 책 읽는 기쁨을 선사하고 독자는 다시 책을 제값에 주고 사는, 출판산업 생태계뿐 아니라 독서문화 생태계와 독자에게도 도움을 주는 제도이다. 그런데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독자가 도서구입 과정에서 책값 지불에 대 한 부담감과 피로도를 느끼고 도서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면 애초 기대했 던 도서정가제 실시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http://www.trendmonitor.co.kr/html/01_trend/01_korea_view.asp?idx=1 275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13 100% 80% 6.5 4.7 3.4 5.3 5.5 22.0 21.3 19.1 21.7 23.2 60% 40% 20% 71.5 73.6 ` 77.0 72.9 70.9 도움안됨 보통 도움됨 0% 성인 학생전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그림 4> 독서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 (성인 학생) *무응답 제외 (단위: %)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75쪽. 결국 출판계뿐 아니라 서점계도 독자를 만족시킬 방안을 보다 진지하 게 고민해야 한다. 우선 독자의 독서 이용 행태를 잘 분석하면 생존 전략 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문학평론가 앙트완 콩파뇽은 디지 털 독서는 이미 종이책을 읽었던 세대에게는 플러스 효과만을 줍니다. 라 고 말한다. 20) 전자책 등을 독서 매체로 이용하는 독자도 종이책 기반의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종이책 읽기에 어려움을 갖지 않았을 때라야 디지 털 독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이다.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에 따르면 독서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은 성인과 학생 집단 모두에서 높게 나왔다. 특히 어떤 계기로 책을 읽게 되었냐는 항목에 대해 스스로 읽고 싶어서 와 주변에 책이 있어서 라는 학생 집단의 답변에 주목해야 한다. 지역 서점의 앞날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스스로 읽고 싶어하는 독자 에게는 책을 제공하면 되고 책이 옆에 있는 잠재적 독자에겐 책을 읽고 싶게 만든 장치를 제공하면 된다. 그 매개의 문화 공간은 학교일 수도 있 20) 디지털 독서, 종이책 세대에게 더 많은 혜택 줄 것, 경향신문, 2013년 6월 9일 자.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306092105105.
114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29.7 25.3 14.3 10.3 7.1 6.2 3.6 2.4 0.9 스스로 읽고 싶어서 학교 숙제나 독후감을 쓰기 위해 주변에 책이 있어서 부모님이 권해서 드라마, 영화의 원작을 읽고 싶어서 선생님이 권해서 친구가 권해서 방송 등 대중매체 소개로 기타 무응답 0.2 <그림 5> 독서의 계기(학생) *Base: 독서자 기준 (단위:%)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73쪽. 고 도서관일 수도 있으나 마음에 드는 책을 바로 원하는 때에 바로 구입 해 읽을 수 있게 라는 측면에서는 서점이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 다. 시내 한복판까지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대형서점이 아니라 걸어서 바 로 찾아볼 수 있는, 그리고 눈으로만 책을 보는 온라인 서점이 아니라 오 감각을 활용해 충분히 책을 만나고 구입해 내 책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은 지역 서점뿐이다. 독자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고객의 소비 욕구 를 잘 분석해 본질적 대응책을 세운다면, 미래형 서점으로 진화해나갈 수 있다.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15 Ⅲ. 국내 국외 지역 서점의 다양한 활성화 방안 1. 국내 21) 1) 땡스북스 청년 유동 인구가 많고 활동적인 문화예술 거리에 위치한 만큼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미적 요소가 강조된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인 곳 이며 지역특성을 연계한 문화 공간형 서점이다. 디자인 관련 서적, 에세 이, 인문학 도서, 여행서, 문구류, 아이디어 팬시상품 등이 함께 전시되 <그림 6>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팬시 용품도 만나볼 수 있는 편집 숍 형태 출처: 실사 촬영(성공독서코칭센터, 2013) 21) 오선경, 문화활동을 위한 지역서점 감성 마케팅, 문화 공간으로서 서점 활성화 방 안 모색 2013년 지역서점 육성포럼 자료집,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 흥원 사단법인 한국서접조합연합회. 2013(주제 발표 중 사례 재정리).
116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어 있는 편집 숍 스타일의 서점이다. 전체 2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 래층은 다양한 팬시 제품과 디자인 관련 서적 및 그림책 등을 진열 판매 하며 북카페를 겸하고 있다. 2층에서는 주로 인문학과 문화예술 분야 전 문가를 초청하며 정기 비정기 교육이나 워크샵 등을 진행한다. 2)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조용한 일반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헌책 전문의 지역 서점이다. 매주 밤샘 책 읽기 공간으로 개방하는 심야 책방 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을 찾아 일부러 오는 외지인도 많지만 내 집 앞 동네 서점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더불어 지역민 및 회원 대상의 저자 초청 강연이나 인디 뮤 지션 등을 초청한 소규모 문화예술 공연을 정기 비정기으로 주관한다. 유 무료의 인문학 연계 독서동아리 활동도 진행함으로써 지역의 청소년 대안 공간으로서, 지역의 문화사랑방로서의 역할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점주(윤성근 대표)가 직접 읽어보지 않은 책은 고객에게 팔지 않 는다는 원칙을 지닌 곳이다. 헌 책 판매를 우선으로 하며 간단한 음료나 간식류도 취급한다. 그러나 이 또한 고객이 책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측면의 운영 방법일 뿐이다. 서점주는 헌책방을 운영하며 본인이 만났던 책을 심층 리뷰하거나 서 점 안에서 운영한 독서 동아리 활동 경험 등을 책으로 엮어 여러 권 출판 했다. 서점이 이미 만들어진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출판 콘텐츠, <그림 7>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운영 경험에 근거해 출판한 책, 북 콘서트 포스터 출처: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http://www.2sangbook.com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17 지역 문화 콘텐츠의 산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22) 3) 서울도서관 한 평 시민 책 시장(서울) 한 평 시민 책 시장 은 일요일마다 열리는 책 장터이다. 참여 시민에게 딱 한 평의 공간을 내어주고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책이나 관련 물품 등은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게 한다. 시민 참여자 외에도 최근에는 서울 시내 헌책방이나 지역 서점에게 한 평 서점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는 동네 곳곳에 숨어있는 서점 장인들의 탁월한 선서( 選 書 ) 능력의 일 면을 볼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우리 동네 서점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다른 도서관이 나 독서축제 등, 출장 책 장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시민 참여형 바깥 서재 공간, 자발적 공동체 형성 모델이다. 일반 시민 <그림 8> 서울도서관 한 평 시민 책시장 출처: 서울도서관 http://lib.seoul.go.kr 22) 자료 사진: 윤성근 대표가 저자로서 출판한 책 표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http://www.2sangbook.com
118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들이 자신의 서가에 꽂혀있던 책을 들고 나와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형태 이기에 일반 서점으로 분류하기에는 어렵지만, 독자 스스로 참여하게 하 는 친밀감 있는 책 장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충분히 시사점이 있다. 서점 기반의 지속적인 이벤트 기획에 참고할만한 아이디어에 들어갈 수 있다. 4) 계룡문고(대전, 지역내 독서문화 인구 증대 기여, 중형 서점) 중형 규모의 지역 서점으로서 가족 중심 서점 나들이 경험 촉진에 기여 하고 있다. 서점 직원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정기 비정기 행사를 진행하며 작가, 독서 활동 관련 전문가 등을 초청한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1) 왜요 아저씨 의 등장 계룡문고에서는 유치원 및 학교로부터 서점 탐방 프로그램을 신청받아 운영한다. 23) 이때 단순하게 진열 도서 각 코너를 돌아보는 탐방 프로그 램 방식이 아니라 왜요 아저씨(서점 대표 혹은 전담 직원) 가 등장해 그 림책을 방문 고객들에게 직접 읽어주고 즉각적인 상호 작용 나누는 프로 그램이다. 때로는 동화구연가나 전문인형극단, 저자를 초청해 고객 참여 형 원화 그리기 워크샵이나 강연회, 인형극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는 고객의 독서 전 중 후 과정을 촉진하며 즐거움을 갖게 한다. 이는 곧 충성 고객으로 성장해 지속적인 도서 구입의 효과를 창출하는 데에 기여 한다. (2) 책 읽어주는 아빠들의 모임 가정 독서 운동의 주체로서 그간 소외당하거나 혹은 스스로 외면하고 있던 아빠, 아버지들의 독서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운 영하고 있다. 독서 동아리 형태이며 지역 내 거주하는 가족 고객 중 아빠 23) 자료 사진 : 계룡문고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krbookv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19 가 서점 기반 독서문화 운 동의 핵심 주체로 참여함으 로써 보다 역동적인 지역 내 가정독서문화를 확산시 켜나가고 있다. 2. 국외 24) <그림 9> 왜요 아저씨(계룡문고 이동선 대표) 출처: 계룡문고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krbookv 1) 영국 영국의 경우도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서점에 밀려 중소형 서점이 어렵 기는 마찬가지이다. 2005년 1535개였던 영국의 독립서점 개수는 지난 해 987개까지 줄어든 상태이다. 그러나 서점의 책 모두를 차별화된 콘텐 츠로 구성해 책 그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전 세계 독자가 스스로 찾 아오게 하는 서점이 하나 있다. 런던, 실코트 골목길의 골즈버러 서점은 모두 저자의 친필 사인이 적힌 초판 양장본만 취급한다. 유리 책장 안에는 권당 가격이 한화 약 174만 원에 달하는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초판본도 있고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등 저자 서명 초판본이 꽉 차있 다. 그래서 분실 방지 및 적정 보관을 위해 책장마다 잠금 장치가 채워져 있다. 실제 매장에 찾아노는 손님보다 전 세계의 에 분포한 회원(16,000여 명)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책 목록을 보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경 24) 국외 사례로는 전통적 독서 강국인 영국과 국민독서의 해를 지정해 국민독서진흥에 힘써온 미국과 일본을 살펴본다.
120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우가 많다. 서점주는 유지비가 많이 드는 런던 중심가에 매장이 있다 보 니 책의 가치를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했고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저자 사인 초판본이라는 틈새 시장이다. 25) 책을 사고 파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책의 성격을 고급화시키고 매 니아층을 공략하는 골즈버러 서점의 마케팅 전략은 매우 참신하고 효과 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은 지역 소형 서점 고유의 전통적 특성을 지닌 것이지만 온라인과의 연계성을 최대한 활용 함으로써 모객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한 것도 주목할만한 시도이다. 더 불어 온라인 시스템 연결성은 오프라인 매장 규모를 불필요하게 키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문화 서비스와 함께 팬시 소품을 파 는 멀티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책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여 고객층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차별화된 도서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 한 자구책이다. 순수 서점이면서도 오프라인 기반의 아날로그 감성과 디 지털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고객의 변화된 소비 패턴을 잘 파악해 성공한 사례이다. 김은하는 영국의 독서교육 에서 영국의 다양한 서점 내 독서문화 현 장 사례를 소개했다. 26) 영국민은 도서 구입 시 직접 서점에 나가 책의 주 제와 저자를 탐색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온라인 서점의 공략이 점점 강 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책은 직접 보고 고르는 문화가 아직은 강세이다. 각 서점은 이런 고객의 눈높이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저자 사인회나 독서 전후 활동 체험하기, 동화 구연 등을 마련하고 신청 자를 받아 무료로 운영한다. 원화 전시회 등도 열리는데 유명 작가라 해 도 지역 서점의 소박한 이벤트에 기꺼이 참여하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 다. 그만큼 저자가 독자와 만나는 문화가 자연스러우며 책 읽는 문화가 25) 출판불황 맞서는 영국서점의 생존법, 동아일보, 2014년 4월 11일자. http://news.donga.com/list/series_70070000000994/3/7007000000099 4/20140411/62445566/1 26) 김은하, 영국의 독서교육, 대교출판, 2009, 104-116쪽.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21 잘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즐거운 독서 경험을 지역 서점이 무 료로 제공함으로써 책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촉진하고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한다. 서점의 책을 단순한 상품으로 보지 않고 문화 매게 혹은 작품 으로 대하는 문화 공간이라는 인식은 고객의 서점 방문 만족도를 높여주 는 기제가 될 수 있다. 한편 정진국은 유럽의 책만을을 가다 에서 스위스, 프랑스, 베네룩스 3국, 스칸디나비아, 독일, 영국&아일랜드의 여러 책마을 여행기를 풀어 냈다. 27) 특히 주목할만한 곳은 영국 웨일즈의 헤이온와이이다. 28) 이 곳 은 인구가 천 오백명 정도이지만 연간 방문 관광객만 오십 만명이 넘으며 마을 전체가 헌책 서점이다. 1962년 처음 작은 서점으로 시작해 50년 후 헌책 서점 마을이 되기까지, 그 비결은 하나이다. 헤이온와이는 단순히 책이 많은 곳이 아니라 좋은 책을 찾아낼 수 있는 보물창고라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마을 안에는 다양한 전문성으로 무장한 작은 서점들이 마련되어 있고 책 사냥을 즐기러 온 관광객을 위한 편의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서점 하나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커다란 업적을 이뤄냈다는 점 이 주목할만한다. 크게 보면 문화융성을 통한 창조경제를 이룬, 실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2) 일본 일본 홋카이도( 北 海 道 ), 옛 탄광촌으로 인구 1만8000명의 시골마을 스나가와( 砂 川 )시에는 이와타 라는 서점이 있다. 사장 이와타 도루( 岩 田 徹 61)가 아르바이트 직원 몇 명을 두고 운영하는 132m2 규모의 동네 책방이다. 광부였던 부친이 물려받은 이 작은 지역 서점은 대형화 온라 인화란 시대적 흐름 속에 운영이 어려웠으나 최근 이와타 사장이 내놓은 27) 정진국,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생각의나무, 2008 28) 위의 책, 276-289쪽.
122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일만선서( 一 萬 選 書 ) 서비스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10년 전 우연히 지 인이 건넨 1만 엔에 재미있는 책을 골라주며 시작한 서비스이지만 전국 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대기 고객만 200명이 넘는다. 29) 일만선서( 一 萬 選 書 )란 말 그대로 1만엔(약 10만원)을 내면 그 금액 내에서 고객에 가장 잘 맞는 책들을 선택해 주문한 고객에게 보내는 서비 스다. 단순하게 말하면 1만엔에 맞춰 책을 골라 보내기만 하는 초간단 서 비스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소문난 독서광이었던 서점주의 전문가 적 분석에 근거한, 고급 선서( 選 書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 서점주는 무엇이 잘 팔릴까 란 관점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읽어야 할까 란 기준 으로 책을 고른다. 30) 바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고객 중심 독서 서비스 이다. 이와타 서점은 철저히 독자 맞춤형 도서 선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에게 본인이 소중한 고객이라는 느낌을 받게 함과 동시에 독자로서 의 독서 행태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작은 서점이 독서 컨설팅 전문가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3) 미국 종이책을 통해 지식정보를 얻었던 미국의 독자들도 정보가 필요하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검색을 하고 손쉽게 볼 수 있는 영화, 게임, SNS 등 감각적인 콘텐츠 소비로 점차 눈을 돌렸다. 디지털화, 구글화, 아마존화의 영향 때문이다. 서점을 찾아가서도 결국 아이쇼핑만을 즐기 29) 책 1만엔어치 골라주세요, 주문 몰리는 일본 시골책방, 중앙일보, 2014년 10월 15 일자. http://mnews.joins.com/news/article/article.aspx?total_id=16114594, 30) 위 신문 기사 내용 요약: 서점주는 주문을 받은 후 고객의 직업 나이 가족구성, 고객이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한 평을 묻는다. 인생 중 즐거웠던 때, 슬펐던 때, 가장 행복했던 경험 등 도 알아본다. 이메일을 통해 오가는 고객의 독서 취향 탐색 과정은 고객 본인의 편독 형상과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서점 입장에선 독자의 관심사와 도움을 줄만한 다 양한 영역의 책을 파악하여 마케팅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23 거나 공격적 할인 마케팅을 실시하는 온라인 서점에서 필요한 책들을 구 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2010년에서 2012년, 불과 2년 사이에만 맨해튼 독립서점의 30%가 문을 닫았다. 이렇게 서점의 폐업이 잇달았지 만 한편에서는 독립 서점의 형태로 새로운 지역 서점이 계속 생겼다. 미 국서점협회(ABA)에 의하면, 새로운 고객층이 생겨난 것이 아님에도 불 구하고 2009년에서 2014년, 3년 사이에 미국 전역에 264개의 독립 서 점이 늘어났다. 2011년에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 보더스까지 2011년 파 산하자 지역 서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기 시 작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맨해튼에 첫 번째 북컬쳐 서점이 문을 열었다. 대학 인근에 위치했기에 인문사회 계열의 강의 교재를 우선 판매하지만 각종 잡지와 요리와 여행 등의 취미 서적, 어린이 서적에 이르기까지 다 양한 책을 다룸으로써 종합 서점의 위치도 지닌다. 유명 학자의 저자 강 연회와 사인회, 와인을 곁들인 이벤트까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지역 민의 문화 감수성을 촉진하고 우리 동네 서점은 즐거운 공간이라는 인식 을 심어주었다. 이곳도 전세계적인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 하락 추세를 피해갈 수는 없 다. 그래서 다양한 팬시 제품, 음료 등을 함께 파는 편집숍의 형태로 운영 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에버뉴에 문을 연 두 번째 북컬쳐 서점도 같은 운 영 방식을 적용하지만 이곳을 특별히 어린이 독자를 위해 매주 불어, 독 어, 스페인어와 영어로 된 스토리 타임을 운영한다. 이곳의 운영 전략은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독서 행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에게 의미있는 공간 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31) 지역 서점은 지역민의 독서 취향에 따라 책을 선별 전시하고 지역민의 독서 행태를 잘 악하고 있는 직원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지역민들과 강한 31) 네이버블로그 Zoe s Library, 뉴욕의 인디 북스토어 : 북컬쳐 서점(Book Culture Bookstore), 2014년 10월 15일, http://m.blog.naver.com/zoe87/220150992695
124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정서적 유대감도 형성한다. 지역민들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기에 생활 속 문화공간이라는 특성도 강하다.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는 공간의 상실이 반가울 리는 없다. 미국 내 지역 서점이 독 립 서점의 형태로 끊임없이 생겨나는 이유는 바로 지역민과의 소통역량 이 프랜차이즈 대형 서점보다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Ⅵ.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1. 지역 문화 특성 분석 지역 문화 특성 분석하여 고객 중심 마케팅을 생각할 때는 크게 두 가 지를 봐야 한다. 하나는 내부 지역민을 위한 서비스 개발이고 다른 하나 는 외지의 독자를 불러들이는 서비스 개발이다. 우선 헤이온와이나 땡쓰 북스 등, 외지의 독자가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서점을 보면, 독특한 독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접목함으로써 특별한 곳, 유용한 곳 이라는 브랜 드 이미지를 갖춘 곳이다. 그 서점에 가면 해당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을 하고 온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이다. 서점이 자신만의 고유 색깔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민에게나 외지인에게나 소 구할 수 있는 영업 주제를 찾아야 하는데 굳이 멀리서 찾지 말고 서점이 위치한 지역 특성에 맞춰 개발하면 된다. 내부 지역민을 위한 서비스 개발을 할 때는 가령 지역민의 인구 특성을 반영하거나 서점 앞을 지나는 유동 인구의 특성을 분석하거나 주변 학교 및 도서관과의 프로그램 연계성을 갖추거나 지역의 사회문화적인 색에 맞춰 우리 서점만의 독특한 상품 목록을 개발하거나 해서 찾아오는 고객 이 맞춤 서비스를 받는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와 젊은 부부의 인구의 많다면 유아 및 어린이 분 야 스테디셀러 목록이나 올해의 신간 베스트셀러, 혹은 어린이 도서 분야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25 의 권위 있는 상에 대해 소개하고 그와 연계된 작가나 작품을 상설 전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부모들이 본인은 비록 책을 읽지 않더라도 아이 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좋은 책을 사주고 싶어하는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 동네 서점의 강점은 바로 같은 지역의 이웃이 운영하는 공간이며 소비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자주 오는 단골 고객의 개인적 취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야 서점주로서 당연한 역량이지만 그보다는 잠재적 단골 고객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이웃에게 관심 갖기를 실천해야 한다. 지역민의 생각을 읽어주고 감정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서점이 된다면 대형서점의 대중적 문화 스킨십보다 우리 지역 서점만의 특별한 공감 문화 스킨십이 훨씬 강력한 모객 도구가 될 수 있 다. 지역 서점은 대체로 공간이 협소하기에 대규모의 문화 행사를 1회성으 로 자유로운 책 장터를 세우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서점 내 자투리 공간 을 활용하거나 작은 공간을 만들어 우리 집 한 쪽 바깥 서재(가칭) 등의 이름을 붙여 보는 것은 어떨까? 지역민의 개인 취향이 들어간 초미니 바 깥 서재 전시를 기획해보거나 지역민끼리 서로 각자의 책을 교환해 볼 수 있게 하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지속적인 공간 제 공을 한다면 우리 서점에 들어서는 고객의 발걸음도 더 많아질 것이다. 2. 소통 능력, 공감성 강화 전반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사회가 도래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온 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 독자들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서점은 도서 가격 할인이나 무료배송 등에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독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비용 및 시간,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온라인 서점이야 차치하더라도 차를 타 고 굳이 멀리 나가야 하는 대형 서점에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대형 서점에 가면 재미 32) 가 있기 때문이다.
126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책을 보는 재미, 노는 재미, 사람을 만나는 재미, 새로운 눈요기 거리를 보는 재미 등 독자들이 대형 서점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무척 다양하다. 그렇다고 대형 서점과 같은 수준의 재미거리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 사실 그럴 만한 자본력이나 공간력을 갖추지 못 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다만 우리 지역 서점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정체성과 강점을 늦기 전에 찾아내고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대전 계룡문고에 가면 왜요 아저씨가 있다. 어린이들에게 혹은 어른들 에게 책을 읽어주는 존재이다. 서점주가 지속적으로 펼치는 책 읽어주기 봉사의 일환이며 계룡문고만의 재미있는 이벤트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운영하기에 어린 독자나 가족 단위 고객은 계룡문고에 갈 때마다 왜요 아저씨 와의 만남을 기대한다. 왜요 아저씨 는 오감각을 촉진하며 책을 읽어주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듣는 것도 보는 것도 읽는 것도 즐거울 수밖에 없다. 주로 어린이 고객이 많지만 때론 아빠들을 위해 왜요 아저 씨 가 출동하기도 한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왜요 아저씨 는 재미와 함께 고객이 서점에 애착을 갖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렇게 각 지 역 서점의 실정에 맞게 즐거운 요소를 개발한다면 고객의 발길은 계속 이 어질 것이다. 3. 도서 및 독서 과정에 필요한, 서점인의 전문 역량 계발 영국의 골즈버러 서점, 일본의 이와타 서점이나 국내의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처럼 서점으로서의 자기 전문성을 구축해야 한다. 골즈버러 서점 은 저자 친필 초판본만을 다룬다. 이와타 서점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32) 도서정가제 실시 이전에도 대형서점은 할인 이벤트를 줄곧 했다. 그러나 고객이 멀리 까지 이동해 방문하는 이유는 머릿 속에 그곳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라는 경험적 인식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가의 대형 서점은 교육과 놀이, 나들이를 겸할 수 있는 일종의 책테마파크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즐거움이 동반하는 감성 코드의 경쟁력이 더 강력한 모객 도구임을 주목해야 한다.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27 독서 상담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독자 중심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서점주가 읽지 않은 책은 팔지 않는다는 전통을 고수하 고 있기에 다루는 책에 대한 신뢰가 확실한 곳이다. 전통적으로 어린이도서나 만화만을 유통하는 서점 33) 뿐만 아니라 최 근에는 소규모 출판물이나 독립 잡지만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서점 34), 그 림책 혹은 비주얼 텍스트를 주로 다루는 서점 35), 팬시용품이나 음료를 함께 파는 서점 36), 청소년 인문학 서점 37), 지역 공간 콘텐츠로서의 책 방 골목 38) 등 다양한 색깔을 지난 서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 다. 이는 독자의 다양한 문화적 소비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자구책이 기도 하고 매니아 그룹 형성에 익숙한 독자층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문성을 접목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불어 서점인을 위한 전문 교육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 다. 39) 서점 운영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독자의 독서 과정을 이해 할만한 준 전문가적 독서교육은 제대로 받았는지, 마케팅 측면을 고려한 문화기획 과정까지 경험했는지 등)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배우고,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공부하는 서점인이 많아져야 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고객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져가는데 서점인이 스스로 역량 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자연 도태 될 수밖에 없다. 33) 북새통문고(서울), 한양문고(서울) 등이 있다. 34) 유어마인드(서울), 더폴락(대구), 가가린(서울), 우주계란(전주) 등이 있다. 35) 피노키오 책방(서울)에 가면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정말 갖고 싶게 만드는, 다양한 그 림책과 디자인 북이 진열되어 있다. 36) 땡스북스(서울),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서울)도 이러한 유형이다. 카페, 서점, 팬시 용품점 등을 겸하고 있는 소규모 책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37) 인디고서원(부산)이 대표적이다. 38)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운영위원회는 지역 자치구와의 협력을 통해 매년 가을, 지속 적으로 보수동 책방 골목 축제 를 실현하고 있다. http://www.bosubook.com 39) 오선경, 지역사회와 연계한 미래서점, 2010 서점포럼-미래서점 자료집, 문화체 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한국서점조합연합회, 2010, 116쪽.
128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4. 지속성 유지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이벤트(혹은 프로그램, 독서 정보 제공)이라도 지 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의 보수동 책방 골목이 지역의 문 화 명소로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서점이 많이 모여있기 때 문이 아니다. 온라인 서점이나 오픈 마켓 등 책을 소유하기 훨씬 쉬운 방 법에 익숙해져버린 독자들이 헌책방이 많다는 이유로 책방 골목까지 번 거롭게 올리는 만무하다. 해마다 보수동 책방 골목 운영위원회에서는 골 목 서점 전체가 참여하는 책과 독서의 축제를 정기적으로 열었고 지속적 으로 외부에 알려나갔다. 관과 민이 협조해 보수동 책방 골목이 문화 공 간이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간 덕에 이제 부산뿐 아니라 전국 에서도 그 존재를 알 수 있을 정도의 명소가 되었다. 서점의 존재감을 강력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이벤트성 행사도 필요하 다. 그러나 지역 문화 공동체로서의 소통이 한 번의 이벤트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어쩌다 반짝 하는 이벤트는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한 호객 행 위일 뿐이라는 것을 독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단 한 권이라 도 고정 코너를 마련하고 매주 새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하거나 안내하는 글을 붙여두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고객은 더 오래, 집 가까운 서점을 기 억하게 된다. 꾸준히 계속 하면 사소한 것도 전통 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 다.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동네 서점에 가면 무엇이, 혹은 어떤 것이, 누 군가가 항상 있어 라고 하는, 우리 서점만의 독서문화 촉진 경험 제공이 다. Ⅴ. 결 론 지역 서점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무엇일까에 대한 논의는 최근 10년 사이 다양한 장소에서 이뤄졌지만 답은 하나다. 바로 미래형 서점으로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29 변화해야 한다. 진화해야 한다 이다. 출판과 독서, 서점의 활황기만을 추 억하며 독자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는 모습을 버려야 한다. 시대의 변화 상과 독자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방안을 고민 해야 한다. 국 내외 지역 서점 활성화 성공 사례에서 우리 서점에 적용 할 수 있는 시사점을 찾아봐야 한다. 우리 지역의 문화 특성을 분석하고 지역민 혹은 외지인이 좋아할만한 고유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서점 안에서 책과 함께 하는 소통의 추억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책과의 만남, 구입의 과정에서 감성 마케팅에 공을 들여 그 독자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고객은 책을 산다. 이때에 서점은 고객 의 마음을 사야 한다. 고객이 책이라는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문화를 소 비했다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서점 운영 노하우, 독서 의 본질,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 등 서점인의 전문성을 높여줄 공부를 게 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자구책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절대적 전제 조건이라며 그토록 원하던 도서정 가제는 이미 실시하고 있다. 이제는 스스로 더 이상 물러설 데도 없으니 주체가 되어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
130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참고문헌 김은하, 영국의 독서교육, 대교출판, 2009. 김승복, 일본 서점이 변하고 있다!, 출판이슈 6월호, 한국출판문화산업 진흥원, 2015. 김정운, 노는만큼 성공한다, 21세기북스, 2010.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최종보고서, 2013., 제2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2014~2018), 2013.,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 12~ 16), 2012. 박인기, 독서문화의 형성과 비평의 작용, 독서연구 제24호, 한국독서학 회, 2010. 오선경, 지역사회와 연계한 미래서점, 2010 서점포럼-미래서점 자료집,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한국서점조합연 합회, 2010., 문화활동을 위한 지역서점 감성 마케팅, 문화 공간으로서 서점 활성화 방안 모색 2013년 지역서점 육성포럼 자료집, 문화체육관광 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단법인 한국서접조합연합회. 2013. 정진국,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생각의나무, 2008.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서점편람, 2014.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5장 오프라인 서점의 실태조사, 2014 출판 산업 실태조사-2013년 기준-, 2014. 대한서림 마저 폐점 위기...부끄러운 책의 수도, 경인일보 2015년 3월 10일자. 동네서점 사양길 속 자매의 독특한 실험.. 상암동 북바이북, 경향신문, 2014년 11월 16일자. 디지털 독서, 종이책 세대에게 더 많은 혜택 줄 것, 경향신문, 2013년 6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31 월 9일자. 대학로 마지막 동네서점 동양서림 - 책으로 맺어진 因 緣 세 세대를 잇다, 월간중앙, 2014년 12월 17일자. 치맥보다 북맥, 상암동 북바이북, 조선비즈, 2015년 6월 20일자. 책 1만엔어치 골라주세요, 주문 몰리는 일본 시골책방, 중앙일보, 2014 년 10월 15일자. 출판불황 맞서는 영국서점의 생존법, 동아일보, 2014년 4월 11일자. 전주시 동네서점 살리기 나서, 한국일보 2015년 3월 25일자. 계룡문고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krbookv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 네이버블로그 Zoe s Library, 뉴욕의 인디 북스토어 : 북컬쳐 서점(Book Culture Bookstore) 내용 재정리, 2014년 10월 15일 http://m.blog.naver.com/zoe87/220150992695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운영위원회, http://www.bosubook.com 서울도서관, http://lib.seoul.go.kr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http://www.2sangbook.com 트렌드모니터, 2015 도서정가제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중 부분 발췌 정리, 2015년 3월 20일 http://www.trendmonitor.co.kr/html/01_trend/01_korea_view.asp?i dx=1275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전국 서점 멸종, 초읽기? 2014년 3월 12일 배포 보도 자료, http://www.kfoba.or.kr,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28163
132 문화콘텐츠연구 제5호 <ABSTRACT> A Study on Plans to Activate Local Bookstores as Major Strongholds for the Formation of Reading Culture Ecosystems: based on domestic/foreign success cases Oh, Sun Kyung As media environments have been switched to digital environments, paper book reading populations have been decreasing. In addition, the aggressive marketing of open markets, large bookstores, and online bookstores brought about changes in book consumption patterns into more convenient, faster, and cheaper patterns. This led to the shrinkage of local bookstores that are inferior in terms of scales and capitals. As of the end of 2013, the number of bookstores in South Korea was 2,331. Of the bookstores that disappeared since 2011, the ratio of small bookstores of which the exclusive area was smaller than 165m² reaches 96.7%(246->238). Local bookstores have been also showing diverse measures for creation of profits to save themselves such as also selling fancy products or attempting changes into complex cultural spaces where cultural or artistic events are held. These are changes reflecting customers desires for cultural consumption that are moving toward more interesting and convenient targets. These changes can be interpreted as positive signals that as future type bookstores and as the pivots of local reading culture
독서문화 생태계 조성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 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오선경 133 ecosystems, local bookstores will never disappear. As practice strategies for the vision of cultural prosperity achievement of national happiness through reading promotion, the government presents diverse support plans such as the formation of local bookstores into cultural spaces. In this respect, in the present paper, the potential of local bookstores as major strongholds for the formation of local reading culture ecosystems is explored centering on domestic/foreign success cases thereby seeking for ways for changes into future type bookstores in order to promote the activation of local bookstores. Key Words : Local bookstore, Future type bookstore, Activation of local bookstores, National reading status survey, Reading culture ecosys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