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 1)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1) 이 글은 진보신당 상상연구소의 연구 지원으로 작성한 정책 보고서의 일부입니다. 보고서 전문은 올해 내에 완성/발표할 예정입니다. 본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상상연구소와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해왔던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는 2009-2010년을 거치면서 중대 고비를 맞이했다. 2009년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한-미-일의 과잉대응으로 촉 발된 위기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채택을 거 치면서 파국의 문턱까지 도달했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2010년 11월 현 재까지, 이 회담의 개시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열리지 않고 있고, 그 사이에 한 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6자를 포함해 동북아 전체는 물론이고 세계 질서 전반에도 부 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화를 통한 평 화적 해결이 지연될수록, 북한의 핵 억제력 은 강화되고 한미동맹의 핵우산, 재래 식 타격능력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확장억제 역시 강화되고 있다. 이는 한 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군비경쟁을 격화시켜 전쟁 위기를 높이는 한편, 한 반도 주민의 생존권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소중한 자원이 소모적인 군비경쟁으로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대북강경책에 기반을 둔 한미 동맹 강화는 북중관계의 결속을 야기해, 한미동맹 대( 對 ) 북중동맹, 더 나아가 한- 미-일 남방 3각 동맹 대 북-중-러 북방 3각 동맹 사이의 대결을 부활시킬 우려마 저 들게 한다. 아울러 북핵 문제의 악화는 국제적 수준의 핵 비확산 체제에도 부정 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핵무기 없는 세계 를 더욱 요원하게 만들고 핵 확산 과 핵 테러리즘 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거꾸로 조속한 한반도 문제 해결은 모두에게 축복이 될 수 있다. 우선 북핵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은 지난 20년간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가장 큰 불안 요 인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둘째로 비핵화와 병행해서 달성될 수 있는 한 반도 평화체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구조적 원인을 제거하고 냉전의 유산을 극복한 다는 의미가 있다. 셋째로 북핵 문제의 해결은 북한의 경제난 해소와 국제사회 편 입을 가속화고 한반도 군축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한반도 주민의 생존권과 삶의 질 을 높일 수 있는 평화배당금(peace dividend)을 창출할 수 있다. 넷째로 한반도 비 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진전은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를 수반하고 동북아 평화안 보체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의 신냉전 기류를 차단하고 공동 의 번영과 평화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끝으로 북핵 문제의 해결은 북한 발 ( 發 ) 핵 확산과 핵 테러리즘의 근원을 제거하고, 북한의 NPT 복귀에 따른 핵 비확 산 체제를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한반도 문제 해결 여부에 따른 득실관계를 고려할 때, 조속히 대화와 협상 을 재개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
나치지 않는다. 이 글은 각국 정부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 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가질 수 있는 방법론 을 제시하는 데에 핵심적 인 목표로 삼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를 목적에 두고 있다. 하나는 한미 동맹과 북한(혹은 북중동맹) 사이의 적대와 불신 관계가 바닥을 치고 평화와 신뢰 관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변곡점 을 찾는 것이다. 또 하나의 목표는 여러 의제 들과 상호간의 요구들이 얽히고설킨 협상 구도에서 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절묘한 실 고르기 를 해보자는 것이다. 관계의 질적 전환을 가져올 변곡점 과 난마처럼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절묘한 실 을 찾고자 하는 새로운 접근은 지금까지 거론된 바 없는 일괄타결안 에 기초하 고 있다. 핵심적인 내용은 북한이 핵폐기의 시한과 방식에 동의하고 과도기적 지 위 로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하는 것과 남-북-미-중 4개국이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동시에 교환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일괄타결을 바탕으로 팽배해지고 있는 협상 무용 론 을 딛고 해볼 만하다 는 협상 의지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2. 무엇이 문제인가? (1) 전략적 불신 북한과 미국, 혹은 한-미 양국과 북한 사이의 불신은 1990년대 초반 한반도 핵위 기가 본격화된 이후 한반도 비핵화 달성과 적대관계의 평화관계로의 전환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그런데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들 사이의 불신관계의 성 격은 미-소 냉전기와 냉전 해체 이후에 그 성격을 달리 한다. 소통과 교류가 사실 상 전무했던 1980년대까지는 불신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전면적인 적대관 계에 있었다. 그런데 남북한, 혹은 북미간 대화와 접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 년대 이후의 불신관계는 전략적 불신(strategic mistrust) 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 다. 전략적 불신은 서로가 적대할 의도가 없다고 하고 때로는 상대방의 우려를 해 결하겠다고 약속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상대방의 의도와 약속을 믿지 않거 나 못 믿는 상황을 일컫는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천명해왔지만, 한미 양국은 이를 믿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한미 양국은 북한을 적대하거나 공격할 의사 가 없다고 말하지만, 북한은 이를 믿지 않는다.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 을 위한 대화와 협상이 시작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면서 누적된 피로감은 이러한 전략적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이는 향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협상 의 관건이 이와 같은 전략적 불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 다.
남북한과 미국 및 중국을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들이라고 할 때, 최근 전략적 불신 관계는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강력히 성토하면서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 를 통해 적대국과의 문제 해결을 공약 했던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 이후에 오히려 한반도 문제 당사자 사이의 전략적 불신 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문제의 구조적 성격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한반도 문제의 최대 변수는 미국의 대북정책 및 이와 연동된 북미관계였던 반면에,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에는 한국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가 되고 있기 때문 이다. 셋째, 전략적 불신이 북한 대 미국 한-미-일 대 북한 한-미-일 대 북중 동맹 으로 확대전이되고 있다. (2)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쟁점들 전략적 불신 해소와 함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금까지 문제 해결의 걸림돌로 작용 해왔고 앞으로도 장애 요인이 될 쟁점들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세 우는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는 표현이 말해주듯, 사소해 보이는 문제로 인 해 협상 국면은 언제든 대결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이른바 북핵 20년 사 가 보여주는 핵심적인 교훈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전략적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개별적 사안에 대한 합의 실패나 합의 사항 이행 실패는 역류 현상 을 동반하면서 대화 과정을 총체적으로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향후 6자회담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문제들로는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재개, 대북 제재, 평화협정, 플루토늄 불일치, 검증, 우라늄 농축, 경수로, 한반도 비핵화 와 조 선반도 비핵화 사이의 차이, 북한의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 시한 및 방식 등이 있 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상기한 여러 현안들과 쟁점들이 개별적으로도 해결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어 하나의 문제가 꼬이 면 연쇄 반응을 일으켜 전체 협상 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북한이 6 자회담의 재개 조건으로 제시한 대북 제재 해제는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재개 등 북 한의 비핵화 조치와 연계되어 있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대북 에너지 제공 재개 와 맞물려 있으며, 대북 에너지 제공은 검증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식이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절묘한 실 고르기 가 필요하다. 이 글 에서 제안하는 해법은 이러한 문제 해결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3. 대타협을 향하여 (1) 공동 목표의 재구성: 초보적 신뢰구축을 위한 정치적 조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달성을 위해서는 핵심적인 당사자들이자 적대와 불신 관 계의 축인 한미동맹과 북한 사이에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진통 끝에 합의한 9.19 공동성명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성명에는 북한의 핵포기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을 비롯한 한반도 비핵화, 북-미, 북-일 관계 정상 화, 한반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대체 및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지향, 이러한 합 의 사항들의 동시적이고 단계적인 이행 등이 담겨져 있다. 또한 2.13 및 10.3 합의 는 9.19 공동성명의 1단계 및 2단계 이행조치를 담고 있다. 그러나 2008년 12월 검증 논란으로 6자회담이 결렬된 이후 이 회담은 2년째 표류하고 있고, 이 사이에 당사국들 사이의 전략적 불신도 커진 상황이다. 전략적 불신을 줄이고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의 비방을 자제하고 각자가 내세우는 목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야기하는 언행을 삼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먼저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이유로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는 듯한 언행을 자제하고 자신의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 축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미 양국 역시 북한을 자극하고 핵 억제력 강화 주장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북한급변사태론 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공동의 목표, 즉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관계정 상화가 자국 정책과 협상의 목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2) 2012년을 목표 시점으로 설정하자 공동의 목표에서 문제 해결의 목표 시점을 공유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2012년을 목표 시점으로 제안한다. 2012년을 제안한 가장 큰 이유 는 이 해에 중요한 정치외교상의 일정이 대거 몰려 있는데, 이는 문제 해결의 호기 인 동시에 이때까지 문제 해결에 실패하면 이후 해결 가능성은 더욱 위축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2012년은 동북아 국가들의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데, 러시아 대선 및 대만의 총통 선거, 한국의 총선과 대선, 일본 총선, 중국의 제5 세대 최고지도부 선출, 미국 대선 및 중간선거 등이 예정돼 있다. 또한 북한은 고 ( 故 )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 4월 15일에 강성대국 을 선포할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이때를 전후해 서울에서는 50여 개국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핵 안보 정상회의가 열리게 될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가 2012년 하반 기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APEC 정상회담을 동북아 진출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듯 정치외교적으로 중요한 일정이 몰려 있는 2012년을 목표 시점으로 설정한 다면, 2011년을 전환기적 해로 만드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글에서 2011년에 북한의 NPT 복귀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골자로 한 일괄타결안을 제안하고 있
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우선 2011년까지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가 큰 진전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2012년에 접어들면,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확실성은 더욱 고 조될 우려가 크다. 북한은 핵 억제력 을 강성대국론의 핵심으로 삼을 가능성이 대 단히 높고, 선거를 앞둔 한국과 미국 내에서는 대북정책의 정치화 현상이 심화되 면서 협상의 여지가 더욱 좁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한반도 정세 악화는 한-미- 일 대 북-중-러 사이의 전략적 경쟁과 갈등을 유발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 서 동북아 신냉전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 반면 6자가 2012년까지 한반도 근본문제 해결을 향한 정치적 의지를 다지면서 2011년을 전환기적 해로 만드는데 성공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의 해로 삼은 이유는 이때가 김 일성 탄생 100주년에 되는 해이가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1년에 일괄타결에 성공 한다면 북한은 2012년에 김일성의 유훈인 조선반도 비핵화 와 함께 인민들이 이 밥(쌀밥)에 고깃국 먹는 세상 이 열렸다고 선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북핵 해결의 획기적인 진전은 2012년 상반기에 서울에서 열릴 2차 핵 안보 정상회 의가 북한을 비난하는 자리가 아닌 북한 지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세계 비핵화에 중 대한 진전을 알리는 자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오바마 행정부 입장에서 도 한반도 비핵화 달성은 크나큰 업적이 될 수 있다. 제5세대 지도부 등장을 앞둔 중국, 대선과 APEC 정상회의를 치를 러시아, 총선을 치르게 될 일본도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한반도 정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2012년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목표 시 한으로 설정할 수 있는 이해관계는 충분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3) 6자회담 초기 이행 조치의 재구성 6자회담 재개시 그 성패를 좌우할 최대 관건은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차원 에서 6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를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 다고 할 수 있다. 변화된 현실에 맞게 2.13과 10.3 합의를 개선된 방향으로 이행 완료하지 못하면, 근본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와 정전 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등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본 보고서의 제안은 이렇다. 9.19 공동성명의 정신과 목표는 유지하면 서 변화된 현실에 맞게 초기 이행 조치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북한의 의무 사항으 로는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재개하고 그 조치에 대한 IAEA 주도의 확인 및 검증을 수용한다. 또한 북한 스스로 우라늄 농축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만큼, 북한도 이 문제를 6자회담의 의제에 포함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한국과 일본은 대북 에너지 지원을 재개하고 북한의 불능화 조치 완료와 함 께 에너지 지원도 완료한다. 아울러 대북 제재는 북한의 불능화 조치 재개시 적용
을 유예 하고 불능화 조치 완료시 해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보리 결의안 1874호에는 북한이 2006년 결의안 1718호와 2009년 1874호의 준수여부에 따라 대북 조치의 강화, 변경, 유예,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 고 적혀 있다. 그러나 결의 안을 통해 북한에게 요구한 사항은 내용도 많고 그 수준도 다양하기 때문에, 제재 재검토에는 규범적 해석보다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 상기한 방식으로 합의하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 진전을 대북 제재 해제 여부의 근거로 삼겠다는 한미 양 국 입장과 부합하게 되고, 북한에게는 불능화 조치 재개 및 완료의 인센티브로 작 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6자회담에 구속력과 추동력을 부여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끝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한반도 평화포럼 은 6자회담이 재개되어 초기 이행 조치 합의시 60일 이내에 개시하는 것으로 합의할 필요가 있 다. (4) 대전환을 위한 변곡점: 북한의 NPT 복귀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이 글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전략적 불신관계를 신뢰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변 곡점 을 찾고,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여러 쟁점들 속에서 문제 해결을 촉진할 수 있 는 절묘한 실을 고르는 데에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핵심 골자는 북한이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 시한과 방식에 동의하고 과도기적 지위 로 NPT와 IAEA에 복귀하 는 것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 행동 차원에서 교환하는 것이다. 2012년을 문제 해결의 목표 시점으로 정하고 2011년을 전환기적 해로 만들자는 취지를 살리 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호 조치를 2011년 이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 고 북한의 핵폐기 완료 시점은 2012년으로 하고, 그 방식은 핵무기와 핵물질을 러 시아로 이전해 폐기하는 방안을 권고하고자 한다. 이러한 제안은 러시아가 핵폐기 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고, 외부 이전을 통한 폐기가 북한 내에서의 폐 기보다 비용과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북핵 폐기를 달성할 수 있 다는 장점들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핵 폐기를 공약하고 과도기적 지위로 NPT에 가입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 가 있다. 1991년 12월 소련 해체 후 세계 3, 4, 5위의 핵보유국이 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의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나라는 NPT 가입 후 2-3년 에 핵폐기를 완료했는데, 이는 핵폐기에 앞서 NPT에 가입함으로서 이에 따른 의무 와 권리를 갖게 되었고, 폐기 방식 역시 러시아로의 이전 방식을 택한 것이 주효했 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이 제안이 핵심적인 당사자들인 남-북-미 3자가 각기 내놓은 문제 해결 방향의 공통점에 기초해 이를 창의적으로 재구성하고 구체 화한 것이라는 점에 있다. 북한의 NPT 복귀와 평화협정 체결의 교환을 골자로 하 는 일괄타결안은 남-북-미 3자간의 입장을 창의적이고 포괄적으로 절충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은 크게 다섯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문제 해결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적 불신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새로운 접근은 상호간의 구체적이 고 대담한 실천을 통한 진정성의 교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남북한 과 미국을 포함한 6자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최종 목표를 분명히 함으로써, 6 자회담 재개 및 초기 이행 조치의 재구성과 이행에 탄력을 부여할 수 있다. 최종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되면, 초기 이행조치도 과감하게 합의하고 이행할 공산은 커지기 때문이다. 셋째, 근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우 선순위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 넷째, 향후 6자회담의 최대 난제 들인 경수로와 검증 문제의 해법도 마련할 수 있다. 북한의 NPT 복귀는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다시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9.19 공동성명에 언급된 경수로 사업 논 의의 적절한 시점 이 될 수 있고, 동시에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해 시료 채취를 포함 한 국제적 기준 을 적용할 수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끝으로 문제 해결의 속도를 대단히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제안한 목표 시점인 2012년이 너무 짧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롭고도 창의적 인 접근이 당사국들 사이의 문제 해결 의지로 뒷받침된다면, 2012년까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가능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글에서 제안하고 있 는 일괄타결안은 지체된 초기 이행 조치들의 재합의와 이행의 걸림돌을 사전에 제 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북핵 폐기의 핵심적인 대상을 핵무기 및 핵물질로 삼고 그 폐기 방식을 러시아로의 이전 폐기로 하면, 사실상 북핵 폐기는 핵무기와 핵물질이 러시아로의 이전이 완료되는 시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2012년 내에 충분히 가능해진다. 셋째, 한반도 평화협정에 대해서도 유연하고도 다 양한 방식을 염두에 두면, 2011년 내에 평화협정 체결은 가능할 수 있다. 가령 모 든 문제를 하나의 평화협정문에 담기 어렵다면, 상호 주권 존중, 한국전쟁의 공식적 인 종식, 상호 불가침 및 안전보장, 초보적인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등 원칙적이고 합의 가능한 항목들로 기본 협정을 체결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부속 합의서에 담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4. 새로운 6자회담 합의문을 제안한다 본문의 내용을 종합해 다음과 같은 6자회담 합의문을 제안고자 한다. 이 안은 9.19 공동성명 및 그 이행 합의문인 2.13과 10.3 합의를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 재구성하 고, 또한 각국의 입장, 특히 9.19 공동성명의 종합적 행동계획이 필요하다는 이명박 정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종합적 행동계획(안) 제0차 6자회담 회의가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일본, 대한 민국, 러시아연방, 미국이 참석한 가운데 0000년 00월00일부터 00일까지 개최되었 다. 참가국 대표들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 아와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9.19 공동성명을 조속하고 완전히 이행할 필요성에 동감하면서 다음과 같은 행동계획에 합의했다. Ⅰ. 2.13과 10.3 합의의 개선된 이행 6자는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진전을 위해서는 지체된 2.13 과 10.3 합의를 변화된 현실에 맞게 개선하여 조속히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에 인식을 함께 하고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9.19 공동성명 및 2.13과 10.3 합의에 따라 영변의 5 MW 실험용 원자로,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실) 및 핵 연료봉 제조시설에 대한 불 능화 조치를 60일 이내에 완료하기로 했다. 불능화 조치는 검증 가능해야 하며, 이 를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불능화 시설과 관련된 국제 검증단의 현장 방 문, 문서 검토, 기술자 인터뷰를 수용키로 했다. 또한 우라늄 농축 문제를 상호 만 족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이 사안을 6자회담 의제로 삼는데 동의했 다.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물질, 기술 또는 노하우를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2. 미국은 불능화 조치에 필요한 자금 제공 및 전문가 파견 등을 통해 불능화 활동 을 주도하기로 했다. 또한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 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 는 9.19 공동 성명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3. 대한민국과 일본은 북한의 불능화 조치 재개시 2.13 및 10.3 합의에 따라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제공하기로 한 에너지 및 경제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 4.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은 양자관계를 개선하고 전면적 외교관계로 나아 간다는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양자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5.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양국 관계를 신속히 정상화 하기로 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위해 양자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6.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자 6자회담 참가국들인 미국, 중국, 러시아 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해제에 착수하기로 했다.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에 명시된 대북 제재 조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불능화 조치 재개시 그 적용을 유예하고 불능화 조치 완료시 해제하기로 했다.
7.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은 조속한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이 한반 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 하고 정상회담 을 포함해 남북대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Ⅱ.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종합계획 6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조미관계와 조일관계 정상화를 통해 한반도 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증진시켜야 할 필요성에 인식을 함께 하고, 이러한 목 표를 2012년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 한반도 비핵화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2년까지 모든 핵무기 및 핵물질을 러시아로 이전 해 폐기하기로 공약했고, 이를 위해 2011년까지 과도기적 지위로 핵확산금지조약 (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하기로 약속했다. 여타 국가들 은 이러한 공약을 적극 환영하면서 핵무기 폐기 완료 시점을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이 러시아로 이전한 시점으로 간주하는 데에 합의했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불능화된 영변 핵시설과 핵실험장, 그리고 우라늄 농 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할 것을 재확인하면서, 이들 시설에 대한 폐기를 2013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 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이러한 공약을 한반도 평화협정에 명시하기로 했다. - 대한민국과 미국은 미국이 대한민국에 제공해온 핵우산 철수 논의에 착수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무기 폐기 완료와 함께 핵우산을 공식적으로 철수하기 로 했다. - 한반도 비핵화 조치는 검증가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NPT와 IAEA 복귀시 이들 조약에 따른 국제적 기준의 검증을 수용하기로 했다. 6 자는 IAEA와 협력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과거 핵 활동과 우라늄 농축 활동 을 포함한 모든 핵 활동을 검증할 수 있는 검증의정서를 2012년 3월까지 채택하기 로 했다. 또한 대한민국 영토 내 핵무기 부재를 확인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 화국의 사찰 요구시 대한민국과 미국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고 밝혔고, 여타 당사국들은 이에 대한 존중을 표명했다. 6자는 60일 이내에 경수 로 사업 논의를 개시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NPT 가입서와 비준서를 기타 국에 접수하는 것과 동시에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경수로 1기는 2016년까지 완 공하기로 했으며, 1기 완공시까지 미국은 매년 중유 50만톤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 화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6자는 대북 경수로 사업을 비롯한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
기 위해 동북아에너지협력기구(Northeast Asian Energy Cooperation Organization) 를 창설하기로 했다. - 대한민국은 2012년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2차 핵 안보 정상회의에 조선민주 주의인민공화국 대표를 초청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를 수락했다. 2. 한반도 평화체제 - 6자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고 한반도와 동 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증진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에 인식을 함께 했고, 이를 위 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국, 중국은 60일 이내에 한반도 평화포럼 을 개시해 2011년까지 한반도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또 한 평화협정은 4자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들이 직접 서명하기로 했다. -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체제 구축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취하기로 했 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2011년부터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Ulchi-Freedom Guardian) 훈련을 제외한 군병력 5천명 이상이 동원되는 한 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1년부터 추가 적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3. 관련국간 관계 정상화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은 전면적 관계정상화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 다. 2011년까지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2012년까지 대사급 외교관계 를 수립하기로 했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전면적 관계정상화를 2012년 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4.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 6자는 동북아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해서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 6자는 6자 외교장관 회담을 2011년 이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 6자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2차 핵 안보 정상회의에 즈음해 6자 정상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 6자는 한반도 비핵화가 동북아와 세계의 핵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동북 아 비핵지대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 이 논의는 6자회담의 5개 실무그룹 가운데 하나인 동북아평화안보체제 회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고, 논의 결과를 2012년 이 내에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6자 외무장관 회의, 6자 정상회의 등에 보고하기로 했다.
Ⅲ. 6자회담의 정례화와 갈등 해결 1. 6자는 상기한 합의 사항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서는 6자회담의 정례화가 필요하 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 하고, 본회의를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1차례 이상 개최하 기로 했다. 또한 수시로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와 5개의 실무그룹 회의도 개최하기 로 했다. 2. 6자는 상기한 합의 사항 이행에 난관이 조성되면, 즉각 6자회담을 개최해 갈등 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회의 소집 권한을 가지며, 여타 참가국들은 중국의 회의 소집 요구 시 이에 응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