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호 pp.53~62 한국노동연구원 프랑스의 청년실업 현황과 과제 International Labor Trends 국제노동동향 3 - 프랑스 김상배 (프랑스 파리 제1대학교 박사과정(노동경제학)) 머리말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럽 차원의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6월 27, 28일에 걸 쳐 소집된 유럽 정상회담의 주된 안건은 청년실업이었으며, 7월 3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컨퍼 런스는 청년실업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각국 정상들을 포함, 실무진 및 정책 당국자들 의 모임이었다. 현재 유럽의 실업 인구는 2천6백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청년 실업자의 수는 560만 명 정도이다. 프랑스의 경우 전체 실업률은 유로존 평균에 다소 못 미치는 정도이지만, 청년실 업률의 경우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당 정부 출범 이후 미래의 일자 리 와 세대계약 이라는 일자리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고 할 수 있 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최근 유럽연합 차원의 대책과 더불어 프랑스 청년실업 현황을 다루 고자 한다. 베를린 컨퍼런스 내용과 프랑스 청년실업 현황 국제비교 2007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증가세를 보였던 유로지역(17개국)의 실업률은 2011년 전반기 까지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2011년 후반기부터 급격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더구나 같은 기간 >> _53
[그림 1] 유로존 17개국 평균 실업률과 청년실업률 변화 30.0 (단위 : %) 25.0 20.0 15.0 10.0 5.0 2007M01 2007M04 2007M07 2007M10 2008M01 2008M04 2008M07 2008M10 2009M01 2009M04 2009M07 2009M10 2010M01 2010M04 2010M07 2010M10 2011M01 2011M04 2011M07 2011M10 2012M01 2012M04 2012M07 2012M10 2013M01 2013M04 자료 : Eurostat. [그림 2] 유럽 주요 국가의 실업률과 청년실업률(2013년 6월 기준) 70 60 59.2 (단위 : %) 56.5 50 40 38.5 30 20 10 8.7 7.6 10.6 20.2 23.4 24.6 27.5 23.2 23.8 0 자료 : Eurostat. 54_ 2013년 8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그림 1). 또한 유럽 재정위기의 핵심이었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부유럽 국가의 높은 실업 률 이외에도, 청년실업 문제는 프랑스, 스웨덴, 영국, 폴란드 등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 고 있다(그림 2). 따라서 28개국 정상들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60억 유로의 즉각적 지원 등 총 80억 유 로 지원을 결정했다. 1) 유럽투자은행(BEI)이 2014년까지 해당 금액을 지출하여 4개월 이상의 청년 실업자에게 일자리 및 직업교육, 직업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에 지원한다는 데 합 의한 것이다. 독일 노동부 장관(Ursula von der Leyen)은 유럽투자은행이 한 해에 60억 유로 씩 앞으로 총 240억 유로까지 풀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금액을 중소기업에 지 원 한다는 합의 사항을 제외하면,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 황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2013년 11월 파리에서 개최될 차기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림 3] 프랑스 청년실업률 변화(유럽연합 평균과 비교) 28.0 26.0 24.0 22.0 21.5 24.1 23.7 24.1 22.7 22.7 23.1 24.2 (단위 : %) 26.3 25.7 20.0 18.0 19.7 18.5 19.3 16.0 14.0 자료 : Eurostat. 1) 정상회담에서 60억 유로 지원이 결정되었으나, 일주일 후에 열린 베를린 컨퍼런스에서 지원 금액이 80억 유로로 증가되었다. >> _55
[그림 4] OECD 주요국의 니트 인구 비중(15세 이상 29세 이하 인구 대비, 2011년 기준) 40 35 (단위 : %) 34.6 30 25 20 15 10 5 9.8 6.9 8.5 9.0 10.1 11.0 11.0 13.3 13.9 15.3 15.5 15.9 16.4 18.8 21.8 22.0 23.2 24.4 24.7 0 자료 : OECD(2013), Education at a Glance 2013. 또한 지금까지 대학생에게만 적용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Programme Erasmus, 교환학생제 도) 을 모든 청년들에게 확대하고, 특히 견습생들에게 다양한 직업훈련의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행 중인 EURES를 통한 당신의 첫번째 일자리 (Ton premier emploi EURES) 2) 정책 역시 확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프랑스의 청년실업 현황은 이웃 국가인 독일이나 네델란드에 비해 심각한 상태이다. 물론 2007년 경제위기 이전부터 프랑스 청년실업률은 20%를 넘나들며, 유럽 평균을 웃돌았다. 하 지만 위기 이후 급격한 증가 양상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실업률이 26%에 육박하는 등 젊은 층의 고용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그림 3). 청년들의 노동시장을 분석하는 데 또 하 나의 유용한 지표가 바로 니트(NEET) 인구의 비중이다. 15세 이상 29세 미만 청년 인구 중 학 업 및 직업, 그리고 직업훈련에도 종사하지 않는 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가 니트이다. 이 지표에는 실업 인구와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까지 포함한다. 2011년 기준 OECD 평균은 2) EURES는 EURopean Employment Services의 약자이며, 이 프로그램은 30세 미만의 유럽 청년들이 본 인의 나라 이외의 국가에서 근무하는 것을 돕는 정책이다. 다만 유럽연합 상임기구나 UN, OECD와 같 은 국제기구는 제외 대상이다. 56_ 2013년 8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15.8%이며, 프랑스의 경우 이보다 다소 높은 16.4%로, 그 수는 약 2백만 명에 이른다(그림 4). 이번 회담의 결과로 프랑스는 총 80억 유로에서 6억 유로를 배당받게 된다. 정부가 미래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면서 책정한 재정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이 금액을 어떻 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게 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청년실업 문제는 두 가지 축에 서 접근이 가능한데, 첫째는 학위 보유자, 특히 고학력자의 실업이며, 둘째는 학위 미보유자들 의 고용문제이다. 학위 보유자 프랑스 자격평가연구소(Céreq) 3) 는 2013년 7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학력과 취업 현황 관 계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 학사(Bac+3) 이상의 학위 보유자의 직급 하락이 두드러 지게 나타났고, 2 전공과 일자리 특성의 관계가 사라지고 있으며, 3 일반적으로 교육 수준 이 높을수록 실업률이 하락하지만, 고졸(DES) 및 학사 미만(Bac+2) 학위 소지자의 경우, 위기 이후 실업률의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4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비정규직 형태(CDD) 로 취업한 대부분이 정규직(CDI)로 전환되었고, 5 시간제 근무 비중이 15%로 고착화되는 경 향을 보이고 있으며, 6 마지막으로 임금 수준과 교육 수준은 비례관계에 있지만, 학사 이하 (Bac+2) 학위 보유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SMIC)에 머무르고 있다. 분석 대상을 고학력 보유자로 좁힐 경우, 여전히 고학력자(석사급) 4) 들은 타 계층에 비해 실 업률이나 임금 수준에서 우월하지만,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자격평가연구소의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1992년 세대 5) 의 석사급 학위 보유자들 중 그들의 학위보다 낮은 수준의 직위 3) 교육부와 노동부 소속 공공기관으로 고용과 교육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대표적인 작업으로는 교육기관을 떠나 구직활동에 접어드는 인구를 3년 단위로 구분, 그들의 직업활동 경로(직업 분류, 실업 경험 유무 등)를 추적하여 통계자료 생성 및 분석,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다. 4) 프랑스 학위 수준을 나타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교육을 받은 햇수로 표현하는 것이다. 즉 Bac+2는 고등학교 졸업 후 2년간의 교육을 받고 난 후 획득한 학위이며, Bac+3은 3년으로 일반적인 대학의 교육, 즉 학사학위를 말한다. Bac +5는 석사학위이다. 5) 1992년에 학업기관을 떠나 구직활동을 시작한 인구를 일컫는 용어이다. >> _57
에서 근무하는 인구의 비중은 23% 정도에 그친 반면, 2007년 세대의 경우 그 비중이 35% 정 도로 증가했다. 고학력이 직장에서 높은 지위를 보장해주는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 이다. 학사급 학위의 경우, 20~30년 전 학사 학위만으로 관리직에 근무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 이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6) 이러한 경향은 프랑스 고등교육의 문제 혹은 기업의 채용 기준 변화 라는 두 가지 설명 가능성을 제공한다. 저학력층 현재 올랑드 정부가 시행 중인 미래의 일자리 정책의 주 대상은 저학력층이다. 저학력층 의 실업 문제는 그다지 새로운 현상은 아니며, 이 문제는 단순히 고용문제에 머무는 것이 아 니라 사회적인 불평등, 지역의 불균형 발전 등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자격평가연구 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세대 중 학사 미만(Bac+2)의 학위 소지자들의 실업률은 41% 로, 2004년 세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즉 고용 분야에 있어 위기의 가장 큰 피해 계층 이 저학력층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의 자료 역시 비슷한 동향을 보여준다. 자료 에 의하면, 무학위자 혹은 초등교육만을 받은 인구의 청년실업률은 Bac+2 이상의 학위 보유 자들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7) (그림 5). 동일 기관의 자료를 보면(나이 무시), 이 러한 학력별 실업률 격차는 무학위자의 실업률이 7.9%, 학사 학위 이상의 실업률 4.9%였던 1982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08년 이후 이 격차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08년 부터 2010년 사이, 학사 학위 이상의 경우 실업률이 0.9%포인트 상승한 반면, 무학위자의 경 우 12.7%에서 16.1%로 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6) Le Monde, Le marché du travail déclasse ses jeunes diplômés, 2013-07-03. 7) 2010년 기준이며, 나이범위는 15세부터 29세까지이다. 58_ 2013년 8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그림 5] 나이와 학위에 따른 실업률 분포(2012년 기준) 40 (단위 : %) 35 30 25 20 15 10 5 0 자료 : INSEE. 대책과 비판 이렇듯 심각한 저학력층의 실업 문제 때문에, 프랑스에 배당된 6억 유로를 학위를 지니고 있지 않은 청년들에게 우선 분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또한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 는 세대계약 8) 정책의 대상을 최저임금 1.6배 이하의 일자리로 집중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 한다. 9) 하지만 프랑스 내에서 공식적인 정책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시야를 유럽으로 확대하면, 80억 유로로 책정된 금액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첫째, 이 액수가 위기 이후 유럽 8) 기업이 신규채용 시 젊은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후 고령 직원과 짝꿍 관계를 맺게 하여 그들의 경 험을 전수받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를 시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사회분담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9) Challenges.fr, Comment la France pourrait sortir ses jeunes de la spirale du chômage?, 2013-07-16. >> _59
의 여러 은행에게 지원했던 7천억 유로에 비하며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이며, 둘째, 재정 지원 이 유럽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내부에서 두 번째 지적은 교육 제도의 개혁과 연결되며, 이는 독일식 모델처럼 직업교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신중한 입장도 설득력을 가진다. 독일 모델을 연구 한 Made in Germany의 저자 Guillaume Duval은 독일의 견습생 제도는 프랑스와는 매우 다 른 노동시장의 성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독일의 견습생들은 기업 내부의 승 진 기회가 많아, 45% 정도가 견습생 제도를 통해 입사하게 된다- 프랑스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 라고 설명한다. 프랑스의 경우 특수학교(Grande école) 출신이 아닌 경우, 회사의 [그림 6] 독일과 프랑스의 14세 이하 인구 변화 19 000 (단위 : 천 명) 18 000 17 000 16 000 15 000 14 000 13 000 12 000 11 000 10 000 1996 1968 1970 1972 1974 1976 1978 1980 1982 1984 1986 1988 199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자료 : Made in Germany(2013); Alternatives Économiques(2013). 60_ 2013년 8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정상 및 고위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재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독일과 프랑스의 청년실업 문제를 비교할 때, 두 나라의 인구 변화 역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한 다. 프랑스의 경우 한 해 약 80만 명이 2,700만 개의 일자리가 있는 노동시장에 진입하려고 하 는 반면, 독일의 경우 70만 명이 4,200만 개의 일자리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10) (그림 6). 맺음말 청년을 위한 뉴딜정책, 상실의(혹은 잃어버린) 세대 라는 표현이 신문지상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유럽의 청년실업 문제는 6개월 이전부터 이미 중대한 문제 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베를린 컨퍼런스를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6개 주요 언론사와의 면담에서 유럽 청년실업 문제를 오래 전부터 걱정해왔다 고 밝혔 지만, 11) 최근 유럽 내 젊은이들의 이동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12) 고 몇 차례의 언급을 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한 바 없었다. 여기에 올해 9월로 예정된 독일 총선거를 앞두고 있기에, 이번 정책이 독일 수상의 정치적인 쇼 혹은 표퓰리즘 이라는 비난도 제기되기도 했다. 하 지만 이번 회담의 몇 가지 합의 사항은, 현재 유럽 지도자들이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과 위급 함을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각 나라가 처한 여러 현실적 제약과 도출해야 할 합의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현재의 실업 대 책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지만, 유럽 차원에서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의지는 긍 정적인 여지를 남긴다. 언어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된다면, 에라스무스 프로 그램 의 대상 확대와 EURES를 통한 당신의 첫번째 일자리 정책의 성공은 실업 해소 이상의 10) Guillaume Duval(2013), Chômage des jeunes : ne pas oublier la démographie, Alternatives économiques, 2013-05-30. 11) Le Monde, Il n est pas judicieux que le droit du travail soit assoupli uniquement pour les jeunes, 2013-07-04. 12) 취업을 위해서라면 젊은이들이 자신의 나라 국경을 넘어서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 _61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유럽 내 젊은이들의 이동성 증가는 유럽 공동체 차원의 다양한 정책 구 사를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13년 1월 노사합의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부분적으로 강화시켰다. 그리고 이 유연성이 유발할 수 있는 고용의 불안정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프랑스 사회가 떠안은 숙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럽 차원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젊은이들의 이동성 강화와 공 적 자금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고용의 안정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 로 보인다. 참고문헌 DUVAL Guillaume(2013), Made in Germany, Seuil. OECD(2013), Education at a Glance 2013: OECD indicators, OECD. OECD(2013), Education Indicators in Focus, April 2013, OECD. Zora Mazari & Isabelle Recotillet(2013), Génération 2004 : des débuts de trajectoire durablement marqués par la crise?, Bref du Céreq, n o 311, 4p. 62_ 2013년 8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