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Dancing Story in Seoul 몸으로 대화하는 무용수만 카메라에 담아내는 세계적 사진작가 조던 매터. 그들의 열정적인 춤사위를 통해 우리네 인생 이야기를 말하고 싶단다. 첫 번째 개인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던 매터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 김주원과 조우했다. 에디터 정순영(jsy24@noblesse.com) 사진 조던 매터(Jordan Matter) 김주원_ 블랙 레드 컬러 아우터 Bottega Veneta. 박종석_ 블랙 터틀넥과 팬츠 Gucci. 레드 컬러 터틀넥과 슬릿 디테일의 블랙 스트라이프 팬츠 Vivienne Westwood.
김주원_ 페미닌한 디자인의 벨벳 원피스 Ralph Lauren Collection. 박종석_ 머스터드 컬러 셔츠와 슈트, 슈즈 모두 Solid Homme by Woo Young Mi.
김주원_ 오렌지 컬러 드레이핑 원피스 Gucci. 박종석_ 블랙 셔츠 S.T. Dupont, 블랙 팬츠 Hermès. 스카프를 착용한 듯한 긴 천이 오리엔탈 느낌을 풍기는 원피스 Celine.
플라워 자수 디테일의 초록색 원피스 Moschino. 시스루 셔츠 Lanvin, 옐로 팬츠 Solid Homme by Woo Young Mi.
순간, 그 찰나에 대하여 몇 년 전 본,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사진 한 장. 고백하건대 잠시 잠깐 합성 가능성을 의심하기도 했다. 꽃밭 위로 사뿐히 날아오른 한 남자가 공기 중에 부유하듯 몸을 활처럼 휘면서 세상 가장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다. 놀랍도록 경이로운 그 순간을 포착해 중력으로부터 인간의 몸을 자유롭게 하는 이, 바로 미국의 사진작가 조던 매터다. <노블레스>와 단독 화보 촬영을 마친 그와 마주했다. 에디터 심민아(withsma@noblesse.com) 사진 김제원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비현실적 사진 한 장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 로잡은 뉴욕 출신의 사진작가 조던 매터(Jordan Matter)가 30 를 웃도는 7월 말 한국을 찾았다. 그는 역시 운이 좋았다. 몇 주간 지지 부진하게 비를 뿌린 장마가 물러가고 모처럼 맑게 갠 서울의 하늘 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아침 일찍부터 서울역, 경복궁, 광화문 등을 돌아다니며 진행한 화보 촬영에 지칠 만도 한데, 발레리나 김 주원을 향해 거침없이 한 번 더 를 외치는 이 남자의 열정은 대체 어 디에서 나오는 걸까? 사실 그가 카메라를 잡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 았다. 야구 선수로 활동하던 시기에 우연히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전을 보고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선 조던 매터는 2009년부터 줄 곧 세계적 무용수와 협업을 통해 인체의 움직임에 담긴 예술성과 아 름다운 열정을 포착해왔다. 시작은 늦었지만 그 실력과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뒤늦게 맛본 사진 작업은 밤낮 가리지 않고 이어졌고, 1000분의 1초를 렌즈에 담기 위해 무용수들과 함 께 눈밭을 구르고 아스팔트 위에서 수십 번씩 점프했다. 그뿐 아니 다. 횡단보도, 지하철역, 거리 등 일상의 공간을 무대 삼아 트램펄린 이나 와이어 같은 안전장치 없이 촬영하는 조던 매터의 사진은 순간 포착의 미학을 제대로 살린 덕에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감동적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 속 세상은 격정적인 멜로드라마인 동시에 버 라이어티한 일로 가득한 코믹 영화 같고, 한 편의 웅장한 뮤지컬처 럼 보이기도 한다. 무용수들을 카메라에 담은 지 5년밖에 되지 않았 지만 명성은 세계적이다. 지난해에 그의 사진집 <우리 삶이 춤이 된 다면(Dancers Among Us)>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012 반 스앤노블 최고의 책으로 선정, 미국을 넘어 세계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열풍은 한국에까지 미쳤다. 지난 4월 국내에서도 출간돼 미술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사비 나미술관에서 9월 22일까지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린다. 평범한 일상 을 아름답고 박진감 넘치는 사건으로 변화시키고, 따분한 삶의 공간 을 유쾌한 춤으로 물들이는 이 남자 조던 매터. 그와 나눈 이야기는 작품만큼이나 뜨겁고 열정으로 충만했다. 서울역, 경복궁, 광화문 등 한국적 정서가 가득한 서울의 랜드마크 에서 촬영했는데, <노블레스>와 함께한 첫 촬영이 어떠셨나요? 서 울은 전통과 현대적 아름다움이 멋지게 어우러진 도시 같습니다. 특히 경복궁은 한국의 전통 건축과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인 상적이었습니다. 발레리나 김주원 씨의 우아하고 절제된 동작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고요. 이번에 <노블레스>와 촬영한 사진은 다 음 전시에 꼭 걸고 싶을 만큼 만족도가 높습니다. 과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무용수들의 사진을 보며 조던 매터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인기도 대단했는데 실감하셨 나요? 세계 각국의 많은 분들이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제 프로 젝트를 널리 알려주셨어요. 엄밀히 말하면, 그분들 덕분에 온라인에 서 어둠에 묻혀 있던 제 사진이 빛을 보게 된 거죠. 그중 가장 인기를 끈 작품이 바로 뉴욕의 한 도서관에서 경비원의 눈을 피해 몰래 촬 영한 벼락치기(Cream Session) 입니다. 죽은 듯 시체처럼 누워 있 는 컨셉이었는데, 한두 해가 흐른 뒤 시체놀이(Planking) 를 따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전 세계적으로 플랭킹 사진이 인터넷을 도배하기 시작했죠. 세계적 댄서들과 촬영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많이 벌어졌을 것 같 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가장 고생스럽게 촬영한 작품이 있 나요? 이번 전시에 들고 나온 Charity Drive 라는 작품입니다. 모든 무용수들이 팔굽혀펴기 자세로 있다가 일제히 공중으로 떠오르며 팔을 쭉 뻗는 고난도 동작이었어요. 한 명이라도 동작이 어긋나면 다시 촬영해야 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파김치가 됐죠. 무용수들이 더는 못하겠다고 두 손 두 발 다 들 때까지 반복해서 촬영했습니다. 결국 손바닥에서 피를 보고서야 끝났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미국 시에스타 비치에서 촬영한 너를 붙잡는 순간(Taken) 이라는 작 품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촬영 과정을 담 은 영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힘든 과정 속에서 탄생한 이 런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배경이 반쯤 살려준 작품입니 다. 미국 최고의 해변으로 알려진 플로리다 주의 시에스타 비치로 새 러소타 발레단 단원 4명을 이끌고 날아갔죠. 정말 어떤 촬영 계획도 조던 매터 사진전 <Dancers Among Us> 장소 사비나미술관 기간 9월 22일까지 문의 736-4371, www.savinamuseum.com 머릿속에 없었어요. 그런데 맑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더니 회 색빛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뀌었습니다. 잘 짜인 영화 시나리오처럼 때마침 사방에서 갈매기가 날아들었고, 그 순간 무엇을 카메라에 담아야 할지 알게 됐습니다. 갈매기에게 먹이를 던져주니 잔뜩 굶주 린 무리가 무섭게 달려들더라고요. 오싹한 체험이었지만 결과물이 훌륭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조류 공포증이 없다면 한번 해볼 만 한 컨셉인 것 같아요. 사전에 촬영 컨셉을 계획하거나 장소 협조를 받지 않는다는 말씀인 가요? 즉흥적으로 촬영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가요? 당신의 촬영 스 타일이 궁금합니다. 계획하지 않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웃음) 제 촬
댄스 컴퍼니의 단원들이 제 작품의 모델이 되겠다고 나섰고, 위험을 무릅쓰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그들의 열정에 제 마음을 송두리째 빼 앗겨버렸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동작을 소화하기 때문에 트램펄린을 사용하거나 포토샵으로 보정할 필요가 없었죠. 무용수와 함께 촬영한 지 횟수로 5년,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게 된 건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임팩트 있는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야구 선수에서 배우로, 다시 사진작가로 인생의 패턴을 바꾸게 된 특별한 결정적 순간을 포 착하기 위해 바닥 에 드러눕기를 반복한 열정적인 사진작가 조던 매 터 무용수 못지않게 역동적인 포즈를 취한 사진작가 조던 매터 사건이 있었나요?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새해 다짐을 했습니다. 프 로 사진가가 되어야겠다고 말입니다. 그때는 야구 선수를 그만두고 무용수의 현란한 몸짓을 배우로 활동하던 시기였는데, 아내 로렌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에 찾기 위해 구도를 올라갔죠. 산 정상에서 풍경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어떻게 찍어야 할 고민 중인 조던 매터 빛내줄 완벽한 배경을 Behind Story of the Scene 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산을 내려오면서 사진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했고,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에서 흑백사진 입문 과정을 배웠습니다. 제가 인화한 첫 사진을 본 순간 사진가가 제 천직 임을 느꼈죠.(웃음) 7월 26일 조던 매터와 함께한 화보 촬영. 사진가로 전향했을 때 영화감독인 아버지의 응원이 컸다고 들었습니 딱딱한 시멘트 바닥, 흙이 깔린 잔디는 다. 저희 가족은 예술가 집안입니다. 증조부는 화가였고, 할아버지 하 무용수에게 익숙한 무대가 아니었다. 버트 매터도 유명한 사진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예일 대학교 사 35 에 육박하는 땡볕 아래 아름다운 몸짓을 영에선 행운(luck) 과 뜻밖의 재미(serendipity) 가 중요한 요소 중 하 진과 교수였습니다. 할머니 메르세데스 칼스 매터 역시 화가로 뉴욕 나죠. Waiting for a Ride 를 촬영할 당시 무용수에게 너는 배낭여 스튜디오 스쿨의 창시자입니다. 조부모께서는 잭슨 폴록, 알렉산더 행 중이고 탈것을 기다리고 있다 는 상황만 제시해줬고 그 뒤의 상황 콜더, 빌럼 데 쿠닝 등 세계적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셨기 때문에 유 은 전부 무용수에게 맡겼어요. 베스트 컷을 찾아 동작을 반복하던 중 년기에 그분들을 종종 뵐 수 있었죠. 아버지 앨릭스 매터는 영화감독 마침 차가 한 대 지나갔고, 차 안의 푸들을 발견했습니다. 급히 차를 이자 제작자로 활동하셨고, 어머니는 모델이자 푸드 아티스트입니다. 세우고 그 자리에서 개를 스카우트했죠. 돌이켜보면 수많은 요행수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유명 예술인과 교류가 잦았고, 특히 아버지에 모델 김주원, 박종석 헤어 한지선 와 약간의 눈먼 행운이 없었다면 제 작품들은 탄생하지 못했을 겁니 게 예술적 감수성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메이크업 공혜련(A by BOM) 어시스트 김자혜, 강주희 다.(웃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신작 Athletes Among Us 는 무용수가 아닌 운 당신의 사진은 오래도록 관람객을 붙잡아두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동선수가 여럿 등장합니다. 운동선수의 특성에 맞게 촬영한 사진들 인체의 아름다움과 기발한 아이디어, 인생의 희로애락 그리고 유머가 은 피식 미소 짓게 할 만큼 유쾌하고 신선합니다. 작품의 모델을 선택 적절히 녹아 있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평범한 거리도 당신이 찍으면 하는 기준이 있나요? 저는 첫 촬영 때부터 지금까지 모델 섭외 때문에 멋진 그림이 됩니다. 더욱이 인공조명, 와이어는 물론 후보정 작업도 고민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촬영 장소를 미 없이 완성한 작품이라니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광고뿐 아니라 잡지에 리 공지하고 촬영 중 실시간으로 현장 사진을 올리죠. 아메리칸 발레 실리는 사진도 후보정을 당연시하는 요즘이니까요. 이런 컨셉의 사진 시어터, 애틀랜타 발레단, 파슨스 댄스 컴퍼니 등에서 활동하는 세계 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 영감의 원천은 가족입니다. 아들 허드 적 무용수들이 제 작품의 모델이 되고 싶다고 프러포즈를 해오는 경 슨이 장난감 버스를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불현듯 우도 많습니다. 물론 선발 기준은 없고 열정만 봅니다. 익숙한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는, 특별한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 무용수의 기량을 120% 끌어내는 건 당신의 크리에이티브한 발상과 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껑충껑충 뛸 정도로 좋아하는 세 살배기 아들 무한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무용수들에게 어떤 말로 기를 불어넣나 녀석을 보며 그 아이의 눈에 투영된 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찍기로 요? 열정적으로 촬영하w는 제 모습을 보고 무용수들도 영향을 받는 결심했죠. 그리고 얼마 후, 2009년 3월에 폴 테일러 댄스 컴퍼니 소속 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한마디가 있어요. Ok! 무용수 제프리 스미스가 사진 촬영을 제안했습니다. 그 후 폴 테일러 One More.(웃음) 보여준 발레리나 김주원과 발레리노 박종석. 몸은 땀범벅이 될지라도 완벽한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사뿐히 몸을 날린 그날의 생생한 비하인드 컷을 공개한다. 이른 아침, 조 던 매터의 뮤즈가 된 발레 리나 김주원 세계적 사진작가 조던 매터와 <노블레스>의 만남을 포착하기 위해 여러 매체가 화보 촬영장을 방문해 사진 유영준 김주원의 드라마틱한 움직임을 담았다. 팀 조던 매터 화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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