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칠레 광부 33인 기적 생환 69일간의 사투, 희망의 역사가 되다 비바 칠레(Viva Chile)!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 막 위에 세워진 희망 캠프 에서 마침내 환희의 함성과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칠레 국기가 그려진 풍선이 일제히 떠올랐고, 여기저기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69일 동안 지하 7m의 갱도에 갇혀 있던 33명의 광부들이 한 명씩 지 상으로 올라올 때마다 세계가 기뻐하고 감동 했다. 삶에 대한 희망과 구조에 대한 집념은 불 가능하게만 여겨졌던 광부들의 생환 을 현실 로 만들었다. 모든 사람이 바랐던 기적의 드라 마는 해피엔딩으로 종료되며 막을 내렸다. 글 박상현 기자 사진 연합뉴스 DB
3 4 2 1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가 발생하고 1주일이 지난 8월 12일 돌무더기 위에서 광부의 가족이 흐느끼고 있다. 2 8월 22일 33명 모두 괜찮다 는 쪽지가 발견되면서 광부들의 생존 사실이 알 려졌다. 3 광부들의 생존을 확인한 뒤 칠레 정부는 지하 갱도와 지상을 잇는 좁은 구멍으로 음 식물, 편지 등 다양한 물건을 보냈다. 4 매몰 광부들이 지하에서 찍어 보낸 영상. 1 (EPA=연합뉴스) 리가 열심히 싸운 약 7일이 헛 우되지 않았다. 전 세계가 기다린 쪽으로 약 8km 떨어진 코피아포(Copiapo) 인근의 산호세 광산은 구리와 금이 생산되는 곳이다. 코피아 가 마련됐다. 사람들은 첫 번째 기적에 놀라움과 감격 을 금치 못했다. 탐침봉으로 광부들의 위치를 찾아냈 되풀이했다. 최대 4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칠레 정부는 첫 번째 광부를 구조하기 며칠 전까지도 일을 우리가 해냈다. 포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쯤 달려야 다다르는 이곳은 던 학자는 훗날 7m 거리에서 모기를 맞히려고 산 확정된 일자를 발표하지 않을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매몰 광부들의 리더였던 루이스 우르수아가 33명 중 27년 광부 한 명이 사망해 칠레 정부가 폐쇄 조치를 탄총을 쏘는 것처럼 어려운 과정이었다 고 토로했다.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광부를 구출하는 기술은 196 마지막으로 나오면서 던진 말이다. 광산이 무너져 지 내렸다가 다시 문을 열었다. 칠레 정부는 작은 구멍을 통해 산소와 식량, 식수는 물 년대 초반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최초로 성공했지 하에 매몰된 지 17일 만에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리고, 사실 이번 사고가 세계에 전파를 타게 된 계기는 지하 론 각종 의료 도구와 놀잇거리를 신속히 내려 보냈다. 만, 27년 유타 주에서는 광부 6명과 구조대원 3명이 또 다시 52일을 견딘 끝에 세상에 나왔을 때 칠레는 물 의 광부들이 극적으로 생존 사실을 전하면서부터다. 8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48시간마다 참치 두 스푼과 사망할 만큼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론 각국 사람들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붕괴 사 월 5일 광산이 매몰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칠레 정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으로 배고픔을 달랜 광부들 이러한 와중에 광부들과 가족, 구조대원을 하나로 묶 고가 발생한 8월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광부들이 모 는 산소를 공급하며 구조 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광산 은 비교적 건강했다. 그러나 곧바로 기다림 과의 싸움 어준 것은 희망 이었다. 1972년 비행기가 추락해 안데 두 귀환한 1월 13일까지, 1주 동안 인류의 이목은 관계자들은 기껏해야 이틀 동안 버틸 수 있는 음식과 이 이어졌다. 스 산맥에서 72일 동안 고립돼 있었던 우루과이 럭비 사고의 현장인 산호세(San Jose) 광산에 집중됐다. 전 원이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을지, 그렇다면 시기는 언 공기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같은 달 12일에는 라우렌세 골보르네 광업장관이 광부들이 살 알 수 없는 재회의 날을 고대하며 선수들은 칠레에서 터진 불행한 뉴스를 듣고 광산을 방문해 희망을 강조했다. 특히 광부와 가족들 사이에 제일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아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는 비관적 광부들의 생존을 확인했음에도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 오간 서신과 전화는 이러한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 남아메리카에 길쭉하게 자리한 칠레는 전통적으로 광 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행됐다. 루이스 우르수아는 지하에서 칠레의 독립기념 던 원인이 됐다. 업 이 발달한 나라다. 구리와 리튬, 셀레늄 등 천연자원 그러나 그로부터 열흘 뒤인 8월 22일 붉은색 글씨로 선 일인 9월 18일 이전에 나가기를 바란다 고 밝혔지만, 산호세 광산에 설치된 가족들의 임시 거처도 희망 캠 의 매장량이 풍부하고, 수출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 명하게 피신처에 있는 33명 모두 괜찮다 고 쓰인 종이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구조 시기에 대해 프 로 명명됐고, 광부 아리엘 티코나의 아내는 9월 14 중이 절반에 가깝다.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에서 북 가 구조대의 드릴에 매달린 채 올라오면서 전환의 계기 광부들과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을 것 이라는 말만 일 딸을 낳은 뒤 이름에 희망(Esperanza) 이라는 단어 114 2111 2111 115
(AFP=연합뉴스) 편지는 지하의 지옥에 갇혀 있는 광부와 7m 위 천국에 있는 가족을 연결해주는 소중한 전령사였다. 산호세 매몰된 광부 33명 가운데 최고 연장자였던 마리오 고메스의 부인은 결혼 3년 만에 처음으로 러브레터를 쓰기도 광산의 희망 캠프에 자리 잡은 가족들은 편지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광부들에게 심어줬다. 특히 했다. 그의 손녀가 매몰 21일째인 8월 25일 할아버지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다. 116 2111 2111 117
(AFP=연합뉴스) 69일을 기다렸던 광부 33명의 가족과 친척들이 산호세 광산의 희망 캠프에서 구조 장면을 지켜보며 감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리오 고메스가 불사조 에서 빠져나온 뒤 양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그는 구조된 뒤 희망 캠프를 다시 찾아 우린 밖으로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늘 갖고 있었다 고 말했다. 를 넣었다. 8월 25일 첫 편지를 교환한 다음 광부와 가 족들은 8월 29일부터는 전화, 9월 4일부터는 화상 통 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희망을 키웠다. 한편 칠레 정부는 광부들을 끌어내기 위해 온갖 과학 과 기술 을 동원했다. 우선 질문지로 광부들의 신체 상 태를 점검하고, 이들의 처지가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는 우주인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 항공우주 국(NASA) 의료진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비둘기 라고 불리는 지름 12cm의 캡슐로 각종 물품을 전달했 다. 오랫동안 굶주려 1kg 안팎의 체중이 빠졌다는 점 을 감안해 음식의 양을 조금씩 늘리고, 살이 찌지 않도 록 하루 섭취 열량을 2천2kcal로 제한했다. 또 지속적 으로 공기를 주입해 산소 농도를 외부 세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시키고, 수시로 호흡, 체온, 혈압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불안한 심리 상태를 편안하게 달래기 위한 노력도 계속 됐다. 칠레 정부는 광부들에게 흥미 를 선사하기 위해 게임기와 MP3 플레이어, 카드, 도미노 등을 보냈고, 칠 레와 우크라이나의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소 형 영사기를 준비했다. 작은 책으로 제작한 성경과 교 황 베네딕토 16세가 제공한 묵주도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광부들은 각자의 경력을 살려 할 일을 나누고, 중요한 안건은 투표로 결정하며 단결했다. 광산에서 5년 가 까이 근무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마리오 고메스는 정 신적 지주 역할을 맡았고, 작업반장이었던 루이스 우 2111 119
칠레 매몰 광부 구조 굴착 성공 9월 17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굴착 작업을 벌이고 있는 공사팀이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돼 있는 지하 7m 갱도까지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다. T-13 굴착기 1 채광구역 2 3 산 호세 광산 4 1 구조갱도 강화를 위해 입구부터 작업장 6 생존 광부 33명 피신처 통풍구 7 실제크기 비율과 다름 8 2 지하 56m지점까지 금속관 설치 2 구조갱도 입구에 크레인 및 도르래 장치 설치 3 12일 오후 11시 2분 구조대원, 구조 캡슐 불사조 를 타고 지하 갱도 진입 5 갱도 4 지하 갱도에서 첫 구출 대상자 건강 상태 확인 후 캡슐 불사조 에 탑승 1 5 13일 오전 12시11분 매몰 69일 만에 매몰 광부 플로렌 시오 아발로스(31) 첫 구출 성공. 구조된 광부는 인근 간이 진료소에서 간단한 검진 후 헬기를 타고 코피아포의 한 병원에 이송돼 48시간 동안 정밀 진료를 받음 자료/ 칠레 국립 지질원, 현지 미디어 3 구조 캡슐 불사조 자로 뽑힌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지하에서 캡슐에 올라탔다. 그리고 1월 13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두 번째로 구출됐던 마리오 세풀베다가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광부들 앞에서 지하 갱도에서의 생활을 설명하고 있다. 아발로스가 불사조에서 내려 수천 명의 관계자와 취 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순간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고, 영상 3~4도의 희망 캠프는 열기로 채워졌다. 재질 : 강철(두께 4 mm) 중량 : 25 kg 9월 17일 1차 굴착을 마치고, 사람이 통과할 수 있도 그는 가족과 구조대원, 대통령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 력을 발휘했다. 15년 전 6개월 동안 간호사 과정을 공 록 지름을 65 7 로 넓히는 과정에 돌입했다. 이 작 눴다. 부한 요니 바리오스는 동료들의 건강을 돌봤고, 에디 업 역시 6주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1월 9일 이날 희망 캠프에는 작전이 성공할 때마다 모두 33번 손 페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부르며 광부들을 완료됐다. 구조 날짜를 못 박지 않던 칠레 당국은 12 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13일 밤 9시 55분 최종 탈출자 즐겁게 했다. 일부터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인 루이스 우르수아가 안전하게 지상에 착륙해 손을 광부를 나르는 중책은 불사조(Fenix) 2호 라고 불리 번쩍 치켜들고 비바 칠레 를 외친 뒤 국가를 부르자 불사조, 33명의 광부를 꺼내오다 는 철제 캡슐에게 맡겨졌다. 성인 남자가 겨우 들어갈 칠레와 세계는 열광했다. 자유의 빛을 본 광부들은 병 광부들의 본격적인 구조 활동은 8월 3일 시작됐다. 만한 캡슐에는 터널이 무너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원으로 이동해 48시간 동안 검진을 받고, 각자의 집 우선 호주산 굴착기인 스트라타 95 을 이용해 수직갱 산소 탱크가 장착되고, 두 개의 비상 탈출구가 설치됐 으로 돌아갔다. 을 파내려가기로 했다. 하루에 최고 2m를 작업하는 다. 칠레를 상징하는 색상인 흰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지난 69일 동안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였던 산 굴착 속도를 고려하면 3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칠해진 탈출용 캡슐은 시험 가동을 마치고 1월 12일 호세 광산은 이제 성지(聖地) 가 될 전망이다. 피녜라 됐다. 칠레 정부는 이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방 오후 11시 2분께 광부를 태우기 위해 하강했다. 역 대통령은 산호세 광산이 희망을 불어넣는 국가 사적 (3시간 분) 법을 시도했다. 9월 5일에는 굴착기 T-13, 9월 18일 사상 가장 깊은 곳에서 이뤄질 인명 구조 작업을 위해 으로 변모할 것 이라고 밝혔다. 33명의 광부가 사투 바퀴 에는 원유 시추 드릴을 사용해 별도의 터널을 뚫었다. 광부들은 보름 전부터 체력 훈련을 하며 건강을 유지 를 벌인 산호세 광산은 인간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 세 가지 계획 가운데 가장 먼저 광부들에게 닿은 것은 했다. 한 땅으로, 어둠과 죽음을 딛고 희망과 의지를 그린 T-13의 플랜 B 였다. 칠레 독립 2주년을 하루 앞둔 불사조가 사라지고 약 35분이 흐른 뒤, 첫 번째 탑승 땅으로 기록될 듯싶다. Y 5 56 m 구조 캡슐이 크레인에 연결돼 지하 622m에서 지상으로 끌어 올려지는 데 약 16분 소요. 33명 전원 구출하는 데 총 22시간 소요 르수아는 갱도의 지도를 만들고 임무를 할당하는 지도 12 2111 꼬임방지 강철 케이블 (24 mm) m 갱도입구 붕괴지역 (8월5일) 칠레 매몰 광부 어떻게 구조했나 칠흑 같은 절망과 사투를 벌여온 칠레 광부들이 지하에 매몰된 지 69일 만인 1월 13일 구조돼 세상과 재회했다. 영상.음성통신 장치 장착 헬멧 4. m 산호세 광산 622 m 안전멜빵 4 산소 공급기 (갱도 내부와의 마찰을 줄여 줌) 직경 54 cm 2111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