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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ㆍ여름호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호) [ 연구논문 ]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정은경 5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최호진 한다빈 33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김재중 이승준 61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박찬걸 95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 양벌규정상의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 요건을 중심으로 김성돈 129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윤지영 175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근거규정의 이원체계에 대한 논의와 함께 임석순 203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이원상 231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고려진 손세림 한상국 이수정 263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상의 청소년 사이버불링 설명을 위한 통합모델의 검증 : 배출요인과 촉진요인들의 상호작용효과를 중심으로 이성식 전신현 심홍진 293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 Article ] Vol. 27. NO. 2 (Summer, 2016) A Study on the Validity of the Age Raise in Statutory Rape Jeong Eun-kyeong 31 Study on Criminalization of Automatic program Production, Distribution, Using in the game Choi Ho-jin Han Da-bin 59 The scope of seizure and search and relevance of the crime Kim Jae-jung Lee Seung-jun 92 The issues and improvement plan on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enforced on imprisonment sentence Park Chan-keol 127 Unternehmensstrafrecht und Dogmatik von der sog. Vorschrift fuer zweiseitige Bestrafung Kim Seong-don 172 High Technology Application at the Stage of the Execution of a Sentence Yun Jee-young 201 Inhaltliche sowie strukturelle Probleme der Regelungen der Durchsetzungsmitteilung im Gesetz zum Schutz des Kommunikationsgeheimnisses und deren Verbesserung : mit der Diskussion uber das doppelte System der Durchsetzungsgrundlage der Kommunikationsbegrenzungsmaßnahmen etc. Im Seok-soon 229 A Study on Legal Issues of Crime Prevention with Advanced Science Technology Lee Won-sang 261 Study on Recidivism Prediction Capability of Korean Version of PCL-R Ko Ryeo-jin Sohn Se-rim Han Sang-gook Lee Soo-jung 290 An Integrated Approach in the Explanation of Juvenile Cyber Bullying in Mobile Instant Messenger : Interaction Effects between Push and Pull Factors Lee Seong-sik Jun Shin-hyun Shim Hong-jin 314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1) 정 은 경** 국 문 요 약 의제강간죄의 연령을 상향하고자 하는 입법적 시도들이 있었다. 본 논문은 공식범죄통계와 외국의 입법례, 청소년의 성적 동의 능력의 관점에서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먼저, 우리나라 연령대별 성범죄 피해자율과 가해자를 살펴보고, 성범죄 피해자율에 있어서는 청소년들이 가장 높고 증가율도 가파른 반면에 가해자는 10대 뿐만 아니라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 등 고루 분포되어 있어 성인에 의한 미성년자 성범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함을 공식통계 를 이용하여 보인다. 외국의 입법례와 청소년의 성적 동의능력에 대해 살펴 본 다음 미성년자의 성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본 논문은 의제강간의 개선방향에 관해 논의한다.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기 위해 13세 미만으로 되어 있는 의제강간 연령의 상향을 제안하고 성인에 의한 미성년자의 성착취를 막기 위해 가해자의 나이를 성인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다. 또한 의제강간 보호 대상 미성년자와의 성관계에서 미성년자의 나이를 잘못 알았다고 가해자가 주장할 때에는 엄격하게 그 주장을 다루어야 함을 제안한다. 성범죄는 암수가 많은 범죄이고 최근에 성범죄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본 논문이 제안 이유로 삼는 미성년자 성범죄 증가율이 실질적인 성범죄 현상을 반영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본 논문의 한계와, 이론에 바탕을 둔 제안보다는 국민들의 법감정을 조사하여 의제강간의 개선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앞으로의 연구방향이 제시된다. 주제어: 청소년, 성범죄, 의제강간, 동의 능력, 미성년자 ** 이 논문은 2014학년도 영산대학교 교내연구비에 의해 연구되었음 **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조교수(jeong@ysu.ac.kr)

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들어가는 말 2014년과 2015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성범죄 관련 뉴스 중의 하나는 15세 여중생과 42세 남성의 성관계가 성폭행이었는가 아니면 사랑이었는가 하는 문제였 다. 연예기획사 대표라고 15세 여중생에게 자신을 소개한 42세 남성은 연예인이 될 수도 있다는 말로 여중생의 호감을 산 후 성관계를 가졌다. 계속되는 성관계로 여중 생은 임신했고, 임신한 사실을 안 여중생은 가출하여 그 남성과 동거했고 결국 그 남성의 아이까지 낳았다. 위의 내용에 대해 1심에서는 남성에게 12년 징역형, 2심 에서는 9년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성폭행이 아니라고 했다. 1) 대법원은 성폭행의 증거는 여중생의 증언 밖에는 없는 상황에서 여중생이 남성에 게 보낸 문자메세지 등에 담긴 내용과 빈도 등으로 판단해 볼 때 여중생과 남성은 사랑하는 사이로 판단된다는 것이 판결취지였다. 2) 이와 같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적지 않은 국민들이 분노했다. 분노의 바탕에는 어떻게 42세 남성과 15세 여학생이 대등한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후 이 사건은 고등법원으로 파 기 환송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검찰이 다시 재상고를 한 상태이다. 성년이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경우 영국, 호주 등 외국의 경우 는 의제강간죄를 적용하여 강간죄로 처벌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의제강간 적용 나이 는 13세 미만이어서 위의 사건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의제강간이란 미성년자 와 성관계를 한 가해자를 미성년자의 동의여부에 상관없이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인 데 성적자기결정권이 없다고 여겨지는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위의 사 건과 관련하여, 현행 우리나라에서 13세 미만으로 규정된 의제강간의 연령이 적합 한 것인지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12월 여성변호사회에 서는 의제강간 연령 상향에 관한 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본 논문에서는 형법 제305조에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 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 2의 예에 의한 다 라고 규정된 의제강간의 연령인 13세 미만이 과연 적합한가 아니면 개선점은 없 1) 한국일보 2014년 11월 24일자 2) 대법원 2014.11.13. 선고 2014도9288 판결.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7 는가에 대하여 우리나라 청소년의 성범죄 피해 정도와 가해자의 특성, 또한 외국의 입법례와 청소년들의 성적 자기 판단 능력 등을 중심으로 살피고자 한다. 다음 장에서는 의제강간 연령을 13세 미만에서 상향해야 한다는 최근의 입법 시 도들을 살펴본다. Ⅲ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연령별 특성을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분석 결과, 미성년자의 성범죄 피해율이 심각 하고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는 성인인 경우도 많음을 알아본 다. Ⅳ장에서는 외국의 입법례와 청소년들의 성적 판단 능력 등을 살펴본 후 Ⅴ장에 서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의제강간의 개선점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의제강간 연령의 상향, 또래보다는 성인에 의한 성범죄 차 단에 초점을 맞춘 정책, 의제강간 보호를 받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시 가해자가 피 해자 나이를 몰랐다고 주장할 때에는 그것을 입증하기 위한 엄격한 기준 적용을 제 안한다. V장에서는 결론과 본 논문의 한계점 및 앞으로의 연구방향이 제시된다. Ⅱ. 의제강간 상향에 대한 입법 시도들 2010년 이후 의제강간 연령을 높이고자 하는 법적인 시도들이 네 차례 있었다. 2010년 주광덕 의원 대표발의로 제안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에는 미성년자의 나 이에 따라 보호의 정도를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데 미성년자의 연령에 따라 13세 미만의 경우 무조건적 보호,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경우 신뢰관계를 기초로 한 지 위를 이용하였다는 증명 없이 그러한 신뢰관계에 있는 자와의 성관계로부터 보호, 16세 이상 19세 미만의 경우 신뢰관계에 의한 지위를 이용하였다는 증명이 되는 경 우 그러한 신뢰관계 있는 자와의 성관계로부터 보호 하는 것을 제안했다. 3) 2012년 9월 조경태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에서는 13세 이상 미성년자 도 성적자기결정권의 보호가 필요하므로 16세로 상향조정하고, 가해자가 신뢰관계 에 있을 경우에는 19세 미만까지로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조정할 것을 제안했고, 4) 3) 주광덕의원 등 10인 1810378 2010.12.23.(2010.12.24.) 임기만료 폐기. 4) 조경태의원 등 10인 1901590 2012.9.5.(2012.9.6.) 2012.11.14.

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같은 해 10월 권성동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 부개정법률안 은 의제강간 연령을 16세 미만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5) 이와 같은 여 러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의제강간 연령 상향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서론에서 언급한 40대 남성과 15세 여중생의 성관계가 무죄판결이 난 이후 남인순의원 대표발의로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19세 이상의 사 람이 간음 혹은 추행을 한 경우에도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미성년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성적학대로부터 아동. 청소년의 인권보호 를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의 개정법률안을 2015년 12월 15일 제출했다. 6) 2015년 40대 남성과 15세 소녀의 무죄가 확정된 후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미성년 자 의제강간 등 연령상향에 관한 토론회 를 2015년 12월 3일 개최하였는데 그 토 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천정아 변호사는 의제강간 연령 상향의 필요성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산업화로 인한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변화로, 청소 년의 보호자 또는 감시자가 주변에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의 발달로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노출될 기회가 더 많아지게 되었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할 필요성이 더 발생했기 때문이고, 셋째로는 성폭력범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반국민이 보기에는 성폭행으로 보이지만 법원에서는 무죄로 처리되는 사건의 경우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하여 처벌 의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다. 네번째는, 일반 국민들의 일반적 인식은 중학생들은 성적자유보다는 성적보호가 필요한 시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의 경우 가해자 와 나이, 사회적 신분이나 권력, 사회경험의 차이가 많이 나면 날수록 성행위에 있 어 본인의 거부의사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제강간의 연령을 상향하여 청소년들의 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천정아, 2015 : 8-12). 의제강간의 기준연령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의 제강간 연령을 상향했을 때 청소년들의 이성교제가 과거보다 보편화되었는데 그들 의 성적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형법 제정 당시보다 상향함에 있어서 5) 권성동의원 등 11인 1902105 2012.10.2.(2012.10.4.) 2013.4.22. 6) 남인순의원 등 12인 1918200 2015.12.15.(2015.12.17.) 2016.2.1.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9 의 근거 제시 또한 필요한데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최근에 청소년들의 신체의 성숙 이 더 빨라졌는데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한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2012년 국회의 성폭력특위에서는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성의식이 많이 변화되었 으므로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하지 말자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홍종희, 2015 : 23-24). 그러나 위와 같은 이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제강간 상향에 대한 의견은 지속 적으로 나오고 있다. 의제강간 연령 상한에 대한 문제를 논의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은 외국의 입법례와 국민들의 정서, 사회문화적 환경과 청소년의 성적 자기 판 단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김한균, 2013 : 109). 본 논문에서는 외국의 입법례,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판단 능력 등을 중심으로 의제강간 연령 상향의 필요 성 여부를 짚어보는데 입법 시도되었던 법률안들이 대부분 16세 미만으로의 상향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본 논문에서도 16세 미만으로의 상향의 타당성을 검토하고자 한 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다음 장에서는 최근의 성범죄 추세를 살펴봄으로써 청소 년 성범죄 피해 대책의 필요성이 있음을 알아본다. Ⅲ. 연령에 따른 성범죄 피해자율과 가해자 분포 아동,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2000년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하고 그 이후 여러 차례 법률의 제, 개정을 통하여 아동과 청소년을 대 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서 신상정보공개, 전자발찌 착용 등 강력한 처벌로 다스리 고 있다. 그러나 아동, 청소년 성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은 성폭력 범죄 피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 성적으로 미숙한 미성년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본 장에서는 성범죄 피해자율과 성범죄 가해자 연령 분석을 통하여 성인에 의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만연함을 공식적 통계자료를 통해 알아본다.

1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1. 성범죄의 연령별 피해자율 우리나라 성범죄의 주된 피해자 연령을 알기 위해 대검찰청에서 발행하는 범죄분 석의 자료를 사용했다. 본 논문의 분석에 이용된 성범죄 항목은 강간, 성폭력 범죄 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 위반,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또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을 포함했다. 연령은 범죄분석의 자료에는 피해자 연령을 13-15세, 16-20세, 30세 이하, 40세 이하, 50세 이하로 피해자를 3살, 5살, 또는 10 살 단위로 각각 다른 연령 단위로 분류하여 해당연령대의 피해자를 총체적으로 제 공하므로 각 연령별 정확한 인원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피해자율을 조사했다. 피해자율은 성범죄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감안하여(2013년도의 경우 성범죄 여 성 피해자는 26,933명이고 남성 피해자는 1,327명으로 여성피해자는 전체피해자의 약 95.3%를 차지한다) 해당연령대의 여성 성폭력 피해자수(대검찰청 자료)를 해당 연령대의 여성 인구수로 나눈 후 10만을 곱해서 여성 인구 10만 명당 피해자율을 구했다. 이와 같은 과정에 따라 알아본 2013년도 성범죄 여성 피해자율은 [그림 1] 과 같다. [그림 1] 2013년도 성범죄 여성피해자율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11 [그림 1]을 보면, 16세에서 20세까지의 연령별 피해자율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20대, 13세에서 15세, 30대, 40대 순으로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2013년도만이 아니라 최근의 성범죄 피해자율의 흐름을 알아보기 위해 1996년부 터의 자료를 분석했다. 관찰연도는 1996년에서 2011년까지는 5년 단위로 피해자율 을 살펴보고, 최근의 흐름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2012년과 2013년의 자료도 함 께 분석했다. 7) 1996년부터 2013년까지의 성범죄 여성피해자율은 [그림 2]와 같다. [그림 2] 1996년에서 2013년까지의 성범죄 여성피해자율 1993년에서 2013년까지의 성범죄 피해자율을 연령별로 살펴 본 [그림 2]를 보면 1996년에서 2001년까지는 성범죄 피해자율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01년 이후 성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특히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성범죄 피해가 증가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피해자율이 높은 연령대는 16세에서 20세 연령대이고 7) 본 논문에서는 피해자는 대검찰청 자료를, 인구는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1995년, 2000년, 2005년, 2010년 인구총조사 자료를 사용했다. 본 연구에 분석한 연도가 인구총조사 연도와 다른데 이 경우는 인구총조사가 있었던 연도의 해당연령대 인구가 조사연도에도 변함없으리라는 가정 하에 연구를 진행했다. 예를 들어 2011년도 13에서 15세 사이의 피해자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2010년 12세에 서 14세 사이의 인구를 사용해 그들이 1년 지났을 때도 인구가 그대로라는 가정으로 계산했다. 약간의 오차는 있겠으나 그 차이는 결과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1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2001년 이후 피해자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연령대는 13세에서 15세로서 미성 년자의 성범죄 피해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의 연령별 성범죄 피해에서 10대의 성범죄 피해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 청소년은 성인과 비교할 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수 치심 때문에 피해 자체를 타인에게 노출하지 않으려 하므로(송숙형 외, 2008:165) 실제 청소년이 겪는 피해자율은 [그림 2]에서 나타난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지금까지 1996년부터 2013년까지의 연령별 성범죄 피해자율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16세에서 20세까지의 여성청소년이 성범죄에 가장 취약하고 13세에서 15세 사이의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면 가해자는 어 떠한가? 어떤 연령대가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지를 알기 위해 다음은 성범죄 가해자의 연령별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성범죄 가해자의 연령 성범죄자 가해자 분석을 위한 자료는 [그림 1]과 [그림 2]의 피해자율 분석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대검찰청에서 발행되는 범죄분석을 활용했다. 성범죄자 가해자 에 대한 범죄분석 자료가 14세에서 25세까지는 연령별 자료를 제시하지만 26세에 서 40세까지는 5세 단위로, 41세부터는 10세 단위로 가해자 자료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14세에서 25세까지는 대검찰청 자료를 그대로 사용했고 그 외의 구간은 해당 연령대의 평균값을 사용했다. 즉, 개별연령단위로 범죄자 수가 표 시되지 않은 26-30세, 31-35세, 36-40세까지는 5로 나누어 그 구간의 평균 범죄자 수를 구했고, 41-50세, 51-60세, 61-70세까지는 10으로 나누어 평균값을 구했다. 성 범죄 가해자의 연령별 자료는 대검찰청 자료가 남, 여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표시되 어 있어서 본 논문에서 분석된 성범죄자 가해자도 남, 여를 합한 수이다(2013년의 경우 남성 가해자는 29855명, 여성은 780명으로 여성은 전체 가해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성범죄 가해자는 남성이다). 범죄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한 2013년도 연령별 성범죄자는 아래 [그림 3]과 같다.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13 [그림 3] 2013년도 성범죄자 가해자의 연령별 분포 [그림 3]을 보면 성범죄자의 경우 10대 때 꾸준히 증가하다가 19세에 정점을 찍 는다. 20세에 군대 가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군대 효과(정은경, 2012 : 275)로 인 하여 조금 주춤하다가 다시 상승하는데 급격한 감소 없이 50세까지도 범죄자가 많 이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과 [그림 2]에서 살펴본 성범죄 피해자율의 경우는 10대와 20대에서 주 로 나타나고 30대 이상에서는 급격한 감소를 보이는데 반하여 가해자는 [그림 3]에 서 알 수 있듯이 10대와 20대 뿐만 아니라 30대, 40대, 50대 까지도 폭넓게 퍼져 있다. 이는 10대를 성범죄 대상으로 삼는 연령층이 같은 또래인 10대뿐만 아니라 성인층도 많이 포함되었을 수 있음을 보인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가해자의 연령을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하여 여성가족 부에서 2015년 발간한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분석 자료를 활용했다. 2015 년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분석은 2014년 신상정보공개등록 대상자를 분석 한 것이다. 자료에 따른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연령 별 분포는 아래와 같다.

1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가해자 연령 <표 1>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해자의 연령별 범죄현황 범죄유형 강간 강제추행 성매수 성매매강요 성매매알선 음란물 제작 등 (단위: 명(%)) 10대 261(30.5) 127(6.8) 5(1.9) 32(68.1) 5(12.8) 5(3.4) 453(13.6) 20대 208(24.3) 367(19.8) 85(33.1) 13(27.7) 20(51.3) 50(33.8) 743(23.2) 30대 182(21.3) 378(20.4) 99(38.5) 0(0.0) 8(20.5) 46(31.1) 713(22.3) 40대 127(14.8) 471(25.4) 48(18.7) 1(2.1) 4(10.3) 31(20.9) 682(21.3) 50대 63(7.4) 320(17.3) 16(6.2) 1(2.1) 2(5.1) 11(7.4) 413(12.9) 60대 10(1.2) 148(8.0) 3 (1.2) 0(0.0) 0(0.0) 5(3.4) 166(5.2) 70대 이상 5(0.6) 44(2.4) 1 (0.4) 0(0.0) 0(0.0) 0(0.0) 50(1.6) 계 856(100.0) 1855(100.0) 257(100.0) 47(100.0) 39(100.0) 148(100.0) 3,202(100.0) 출처: 윤덕경 외(2015:33) 계 위의 표를 보면 20대와 30대, 40대 가해자가 10대 가해자보다 높아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성인에 의해 많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특히 성매수의 경우 10대 는 1.9%인데 비해 성인에 의한 범죄가 대부분을 차지하여 아동과 청소년들이 성인 의 성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본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연령별 성범죄 피해자율과 성범죄자 연령 분포에 대해 살펴보았다. 성범죄 피해자율의 연령별 분석은 16세에서 20세까지의 성범죄 피해자 율이 가장 높고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13세에서 15세로, 미성년자가 성범죄의 주된 목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범죄 피해자가 10대 나 20대에 집중된 데 비해, 성범죄 가해자 연령 분석에서는 10대에서 50대까지 광 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10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 분석에서는 20대, 30대, 40 대가 10대보다 더 높아서 판단력과 분별력을 갖춘 성인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음을 살폈다. 위의 분석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전체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 서라도 10대 성범죄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아직 은 미성숙한 10대의 성보호를 위해서는 판단력을 갖추어 절제와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성인으로부터 10대의 성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15 Ⅳ. 외국의 의제강간 관련법과 청소년 성적 동의능력 앞 장에서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많이 노출되었으며 청소년 성범죄 피 해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또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가해자는 판 단능력이 있는 성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므로 청소년의 성보호를 위해서는 이들로 부터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함이 지적되었다. 그러면 다른 나라들은 청 소년 성보호를 위해 어떤 정책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이에 대해 알아본다. 1. 외국의 의제강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외국의 경우도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 특히 미성년자 성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 중에 공통적으로 시 행하는 것은 의제강간의 적용이다(Pearlstein, 2010 : 109). 의제강간이란 I장에서 언급했듯이 동의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을 때 는 미성년자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강간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성관계에 있어서 의 동의 능력이란 적절한 성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외부의 압력 없이 자발적으로 성관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Lyden, 2007 : 12)을 말하는데 동의 능력은 강 간 범죄를 결정짓는 중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미성년자는 성관계의 동의여부를 판 단하기에 미숙하다는 전제 아래 국가가 특정 나이 미만 미성년자의 성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로 규정한 것이 의제강간이다. 의제강간에 따르면 배우자가 아닌 의제강 간 나이 미만의 대상과 성관계를 한 경우는 무력이나 다른 범죄 요소가 개입되지 않더라도 불법으로 처벌받는다. 현재 150여개가 넘는 나라들이 의제강간, 동의 나이(age of consent), 또는 성적 인 성숙(sexual maturity)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미성년자의 성보호를 위한 최저 나 이를 규정한다. 동의 능력을 나타낼 수 있는 나이는 나라마다 다른데 최저 12세 미 만에서 21세 미만까지 또는 결혼 전까지로 다양하다. 멕시코나 칠레가 가장 어린 나이인 12세 미만을 의제강간 연령으로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13세, 중국이나 헝 가리 등이 14세, 프랑스, 덴마크 등은 15세를 규정하고 있지만 영국, 벨기에, 네팔,

1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스리랑카, 홍콩, 호주, 이스라엘, 케냐 등 가장 많은 나라가 택하고 있는 의제강간 나이는 16세이다(http://www.ageofconsent.com/ageofconsent.htm). 미국의 경우는 주에 따라 의제강간 나이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는 16세 또는 17 세 미만으로 규정한다(Decker & Baroni, 2012 : 1087). 도노반(Donovan, 1997 : 32)은 미국에서 의제강간 나이를 법률화하는 것은 청소년의 성보호, 특히 성인에 의한 미성년자의 임신 및 성의 착취를 막는데 근본 취지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미국의 의제강간은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나이가 많을 때 의제강간죄를 적용하는 주 가 많다. 의제강간 가해자의 나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주 법을 보면 캘리포니아, 뉴욕, 메릴 랜드, 미주리, 네바다 등은 가해자가 21세 이상인 경우는 의제강간을 적용한다 (Norman-Eady et al., 2003). 뉴저지 주는 13세 미만의 어린이와의 성관계는 가해 자가 17세 초과인 경우 성관계에 대한 동의여부에 상관없이 성폭행으로, 13세 이상 16세 이하의 경우는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4살 초과인 경우 성폭행으로 규정한다. 8) 워싱턴 주는 뉴저지나 다른 주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나이 차이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워싱턴 주는 피해자가 12세 미만인 때는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24개월 이 상 나이가 많으면 1급 강간을 적용해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형량을 부과하고, 12세 에서 14세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36개월 이상 차이가 난 가해자일 경우 2급 강간을 적용하여 역시 형량은 위의 1급 강간과 같은 최소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이 다. 그리고 피해자가 14세에서 15세일 때에는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48개월 이상인 경우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강간(3급)으로 취급하여 최대 5년까지 징역형 을 선고받는다. 9) 의제강간에서 가해자의 연령을 명시하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호주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7세 미만 상대방과 성관계를 한 경우 가해자가 5세 이상 차이 날 때 처벌이 엄격하다. 10) 캐나다 역시 비슷한 나이의 상대방과 성관계를 했을 때는 의제강간이 해당되지 않는다(Warner, 2013 : 1011). 8) New Jersey Statutes 2C:14-2. 9) Washington State Law 9A.44.073-079. 10) Criminal Code (Tas) s 124(1).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17 가해자의 나이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못 알고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해도 가해자의 주장에 상관없이 피해자의 나이가 특정 연령 미만이면 의제강간 죄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의제강간의 경우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 는 사실을 행위자가 인식하지 못한 경우는 의제강간이 성립되지 않으나 호주의 대 부분 지역과 영국, 뉴질랜드는 피해자가 의제강간 연령 미만인지 아닌지에 대한 가 해자의 인식여부에 상관없이, 의제강간 연령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 의제 강간죄를 적용한다. 이 때 적용되는 피해자의 나이는 그 나라에서 적용되는 의제강 간 연령보다는 어리다. 호주는 의제강간 연령은 지역에 따라 16세 또는 17세이지만, 피해자의 나이를 잘못 알았다고 가해자가 주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연령은 지역 에 따라 10세, 12세, 13세 또는 14세이다(Warner 2013 : 1012-1013). 뉴질랜드는 12세 미만인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경우 동의여부나 나이를 잘못 알았다는 주장에 상관없이 의제강간죄를 적용하고 11) 영국은 13세 미만인 소녀와 성관계를 하였을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못 알았다고 하더라도 의제강간죄를 적용한다. 12)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서의 의제강간에 대해 살펴보았다. 많은 나라들이 의제강간 을 법에 명시하여 미성년자의 성을 보호하고 있는데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는 의제 강간의 나이는 16세 미만임을 살펴보았다. 또한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의 제강간의 근본 취지는 성인으로부터의 미성년자의 성을 보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나이 차이가 많을 경우에 적용된다는 것도 알았다. 이는 연인 관계인 또래들 간의 성관계도 의제강간을 적용한다면 또 다른 미성년자인 미성년 가해자들의 처벌을 강화시키게 되므로 필요한 정책인 것이다. 그리고 호주, 영국, 뉴질랜드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못 알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나이 가 특정 연령 미만이면 의제강간죄를 적용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다음은 의제강 간 연령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 중의 하나인 청소년의 성적 동의 능 력에 대한 논의이다. 11) Crimes Act 1961 (NZ) 132(4)-(5). 12) Sexual Offences Act 2003 (UK) c42, s5.

1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2. 청소년들의 성적 동의능력 앞에서도 언급 되었듯이 성적 동의능력이란 적절한 성 지식을 갖고 상대방과 대 등한 입장에서 자발적인 성관계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청소년들이 성적 동의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되는 나이는 몇 세쯤일지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외모가 많이 성숙해졌다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그러면 외모의 성숙만큼 성에 대한 그들의 판단력도 성숙해진 것일까? 13세 이상의 청소년들은 성적 동의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I장에서 언급 되었던 15세 소녀는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어머니에게 자신이 성적으로 착취당했고 모든 것이 억울하다고 했다. 또한 상대방 남자를 고소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그 소녀가 그 남성과의 관계에서 제대로 판단을 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40대 남성과 15세 소녀의 성관계가 사랑에 의한 것이었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 국민들은 그들의 관계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40대 남성이 소녀를 성적으로 착취 했다는 인식을 갖는다. 이는 국민들도 15세 소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 는 나이라는 생각을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도노반(Donovan, 1997:30)은 미국의 경우 14세 이전에 성관계를 맺는 여성의 74 퍼센트, 15세 이전에 성관계를 맺는 여성의 50퍼센트가 강제적인 성관계를 맺은 경 험이 있다고 하며 성적으로 미성숙하고 그들의 성적인 상태를 제대로 인지 못한 미 성년자들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동의한 성관계를 갖는 경우는 드물다고 주장하면서 어릴수록 강제적인 성관계를 맺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법적으로 충분히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송숙형 외(2008 : 165)도 15세 이하 아동들은 자기 주장을 덜 내세우고 타인의 말이나 지시에 수동적이어서 성적 자기결정권이 떨어짐을 주장하였다. 김효현(2013 : 40-41) 역시 청소년들의 성적 판단능력 미숙을 언급하고 있다. 그 녀는 청소년 미혼모 11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임신과정에 대해 심층면접을 통한 연 구를 하였는데 그녀에 따르면 그녀가 면접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임신이 생각보다 쉽게 되었기 때문에 대처할 여유가 없었고, 어떤 청소년은 만삭이 될 때까지도 본인 이 임신인 줄 몰랐다고 한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반응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는다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19 고 하지만 성관계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 주 고 있는 것이다. 도노반과 송숙형 외의 주장처럼 14세와 15세까지도 자발적인 동의능력이 없고 김효현의 연구처럼 성행위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는 청소년들 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규정하는 의제강간 나이 13세 미만은 그 나이를 상향해 적어 도 중학생까지는 국가가 성을 보호해 주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천정아 (2015:10) 역시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도 고등학생들에게는 성적 자유가 중요할지 모르지만 중학생까지는 성적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성을 국가가 보호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성적 판단능력이 아 직은 미숙할 뿐만 아니라 그들은 성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고 성범죄에 대한 저항과 대응도 성인과는 달리 수동적이기 때문이다. 블랙스토운 등(Blackstone et al. 2009 : 631)은 성범죄자들은 피해자를 고를 때 그들의 피해를 타인에게 말할 것 같지 않은 상대를 고른다고 하여 수치심이 많거나 수동적인 미성년자들이 성범죄자들의 쉬운 목표물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블랙스 토운 등의 주장처럼 미성년자들이 성인들의 성범죄 목표물이 되기 쉽다면 법적으로 그들의 성을 보호해야 할 근거는 더 명확한 것이다. 전영실 외(2008:252)에 따르면 강간 사건 발생시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저항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한다. 저항을 하더라도 성인에 비해 강도가 낮아서 청소년은 소리를 지르거나 설득, 애원하는 경우인 언어적 저항(35.9%)이 성인(33.1%)보다 높 다. 성인은 청소년보다 저항에 있어서 적극적이어서 물리적 힘(23.3%), 가해자에게 외상입힘(3.5%), 도주(3.1%)방법이 청소년의 18.6%, 0.5%, 2.3%에 비해 높다. 이 는 청소년이 성인보다 저항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들 은 분석한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범행의 유인 수단이나 범행 동기에서 술을 이용하 거나 술에 취해 성범죄가 일어난, 술과 관련된 분야가 성인이나 아동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전영실 외, 2008 : 251) 이는 술에 취해 청소년의 판단력이 흐리고 제대 로 저항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되므로 억울하게 성폭행 피해 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한 청소년의 특징은 성인과는 다른 기준의 성적 보호가 청소년들에게는 필요함을 보여 준다.

2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지금까지 동의능력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았는데 그들의 견해에 따 르면 13, 14, 15세의 청소년들이 성적으로 동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미흡 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청소년들, 특히 만 16세 미만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판단능력이 아직은 부족하고 성인에 의한 성범죄의 주된 목표물이 되기 쉬우며, 성범죄에 대한 그들의 대처법도 소극적이어서 그들이 성인과 동등한 위치 에서 올바른 판단력을 지닌 성적 동의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음을 지금까지 다루었다. 본 장에서는 다른 나라의 입법례와 청소년의 동의 능력을 알아보았다. 다음 장에 서는 지금까지의 논의에 근거하여 우리나라 의제강간의 개선방향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Ⅴ. 우리나라 의제강간에 대한 논의 우리나라도 미성년자의 성을 보호하기 위해 의제강간을 법률로 규정해 놓았는데 13세 미만 미성년자 에 대해서 간음 또는 추행을 한 경우에는 폭행과 협박이 없더 라도 폭행 협박에 의한 강간 또는 강제추행과 동일하게 처벌(형법 제 305조)함으로 써 의제강간 나이를 13세 미만으로 규정한다.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해당되는 의제강간 외에도 미성년자의 성을 보호하기 위 한 특례법으로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이 있다. 아청법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요 골자로 한다. 예 를 들어 형법 제 297조와 제 297조 2항에서 강간 범죄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유사강간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으나, 아청법 제 7조 1항과 2 항에 의하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경우는 강간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유사강간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아청 법은 아동과 청소년 대상 범죄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한다고는 하지만 강간 이나 유사강간으로 판결이 났을 때의 적용이므로 가해자의 폭행 또는 협박 이 있을 때 적용된다. 그 외에도 아청법에서는 형법과 달리 위계나 위력에 의한 간음도 강간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21 으로 규정한다. 이는 폭행 또는 협박 이 있어야 강간으로 규정하는 형법보다는 청 소년의 성을 보호하는데 유용하기는 하나 이 경우에도 위계나 위력을 입증해야 한 다. 따라서 위계나 위력, 폭행 또는 협박을 입증하지 못하면 가해자의 처벌은 이루 어지지 않는다. 강력한 처벌을 규정하는 아청법과 달리 의제강간은 처벌의 확실성을 높여 준다. 범죄를 저지르면 확실히 처벌받는다는 처벌의 확실성은 가혹한 처벌보다 범죄예방 에 더 효과적이다. 구길모(2014 : 168)는 성범죄에서의 처벌의 확실성은 의제강간이 위계, 위력에 의한 간음이나 강간보다도 높기 때문에 처벌의 확실성을 높이는 방안 으로서 의제강간의 연령 상한을 제안하기도 했다. 성적피해를 당했을 때 미성년자 들은 죄책감을 성인보다 더 느끼며 특히 성폭력을 당한 경우는 수치심이 더욱 커서 신고를 꺼린다(홍영오 이수정 2006 : 51). 그런데 그들이 어렵게 신고를 했더라도 가해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들의 상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 로 의제강간연령을 높여서 보다 확실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의제강간 연령 상향과 관련하여 논의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의제강간으로 처벌받 는 대상을 성인으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의제강간죄의 적용을 성인에게로 제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인은 충분한 판단력을 갖춘 존재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대상 성행 위는 곧 심각한 성범죄라는 인식을 한다면 성인들은 이성적으로 청소년과의 성관계 를 거부할 것이다. 합리적 선택이론에 따르면 이성적 판단을 하는 인간은 범죄를 저지를 때 받게 되 는 처벌이 범죄를 저지를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더 많으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 는데 이 이론에 따른 범죄예방효과는 계획적 범행일 때 더욱 효과적이다(Cornish & Clarke, 2006 : 422).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다른 어떤 연령대 대상 성범죄보다 계획 성이 높은데(전영실 외 2008 : 253) 성인들의 이성적 판단은 그들이 계획된 범죄를 실행하지 않도록 억제할 수 있다. 아래에 전영실 외(2008 : 253)에서 인용한 계획성에 따른 피해자의 연령유형을 보면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계획적 성범죄의 목표물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표 2> 피해자 연령유형별 계획성 피해자 연령유형 계 아동 청소년 성인 우발적 54(62.1) 73(33.0) 465(63.0) 592(56.6) 계획성 우발+계획 15(17.2) 68(30.8) 156(21.1) 239(22.8) 계획적 18(20.7) 80(36.2) 117(15.9) 215(20.6) 계 87(100.0) 221(100.0) 738(100.0) 1046(100.0) 출처: 전영실 외(2008 : 253) 위의 표에 따르면 청소년 성폭력의 경우 우발적인 경우는 33%로서 아동(62.1%), 성인(63%)보다 낮고 계획적인 경우는 36.2%로서 아동 20.7%, 성인 15.9%에 비해 상당히 높다. 청소년을 상대로 성관계를 했을 때 강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 을 성인들이 한다면 이성적 판단에 따라 범죄를 행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의제강간죄에서 처벌 대상을 성인으로 제한하는 두 번째 이유는 처벌 대상을 성 인으로 제한하지 않으면 이성친구와의 성관계 등도 처벌대상이 되어 미성년 청소년 의 과잉처벌과 낙인효과로 인한 사회에서의 매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의제강간 연령 상한, 가해자의 나이를 성인으로 제한하자는 위에서의 주장과 더 불어 고려되어야 할 또 다른 사항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못 알았을 경우이 다. 이러한 경우 우리나라는 형법 제 13조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단,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라 는 규정에 근거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 2010년 12세 소녀가 술을 마시고 20세 남 성 세 명에게 강간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미성년자의제강간죄 가 적용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본인이 16세라고 이야기했고 외모가 성숙해 통상 적으로 13세 미만이라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3)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못 안 경우 우리나라는 고의가 없다고 보고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가해자의 인식여부에 상관없이 피해자의 나이가 객관적으로 의제강간 연령 미만이면 의제강간죄를 적용하는 나라들도 있음을 앞 장에서 살펴보았다. 뉴 질랜드는 12세, 영국은 13세 미만의 아동과 성관계를 하면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 13) 수원지법 2010.12.3. 선고 2010고합336 판결.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23 를 잘못 알았다고 해도 가해자에게 절대적 책임(absolute liability)을 묻고 범죄로 처벌한다. 가해자에게 절대적 책임을 묻는 것은 범죄 저지 효과와 처벌의 확실성을 높일 뿐 아니라 어린 사람을 상대로 한 성행위는 실수에 상관없이 아주 해롭고 부 끄러운 행위라는 사회적 비난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Warner(2013 : 1031)는 제안한다. 그러나 위의 나라들처럼 가해자의 고의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하는 것은 가해자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어떻게 하면 가해자의 인권 침해 없이 미성년자의 성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피해자가 의제강간 연령 이상인 줄 알았다는 것을 피고인이 증명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과 성관계를 한 후 그 청소년이 16세 이상 인 줄 알았다고 주장할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가 16세 이상이었는지 충분히 확인했 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14) 캐나다 의제강간죄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 못 알았다고 주장하는 경우 피해자가 의제강간 연령 미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 기 위해 가해자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충분한 절차를 밟았는지를 엄격하게 확 인한다. 15)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나이차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 착취가 될 확률 이 높다고 보고 그럴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Warner, 2013 : 1034). 청소년의 발언과 외모만으로 청소년 나이를 잘못 인식했다는 가해자의 주장이 받 아들여진다면 외모가 성숙해 보이는 청소년의 성보호는 다른 청소년에 비해 국가가 덜 보호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의제강간이 특정 나이 미만의 청소년들을 지켜주 기 위한 것이라면 특정나이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행위를 하면 반드시 처 벌받는다는 인식이 있어야 의제강간법의 취지를 보다 잘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의제강간에 대해서만큼은 성인 가해자가 사실을 인식하지 못 했다 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엄격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의제강간 연령 상향과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II장에서 언 급되었던 의제강간 연령 상향에 대한 반대의견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14) Crimes Act 1961 (NZ) s 134A(1). 15) Criminal Code (Canada) s 150.1(4).

2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첫 번째 반대의견은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하면 청소년들의 성적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의제강간 연령으로 거론되는 연령 미만의 청소년들에 게 있어서 성적 자유와 성적 보호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문제이다. 본 장 에서는 중학생 수준의 청소년들은 성적 자기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나이라는 여러 연구자들의 견해가 제시되었다. 특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에는 자유로운 의 사 결정이 더욱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러므로 중학생까지의 청소년들은 의제강간으로 그들의 성을 보호하는 것이 더욱 합당해 보인다. 또한 그들의 성적 자 유와 이성교제에 따르는 문제는 가해자의 연령을 성인으로 제한시킴으로써 어느 정 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로 제시된 반대의견은 형법 당시보다 청소년들의 신체적 성숙이 빠른데 의제 강간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형법제정 당시보 다 청소년들의 발육도 좋아지고 성교육도 확대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올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의제 강간 연령을 상향 조정하려면 형법 제정 당시와 비교하여 상향 필요성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형법 제정 당시 왜 13세 미만을 의제강간 연령으로 지정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2015년 12월 미성년자 의제 강간 등 연령 상향에 관한 토론회 에 토론자로 참 석했던 류영우는 과거 우리나라 형법의 의제강간 연령 결정은 우리나라 상황에 대 한 충분한 고려를 한 결정이라기보다는 일본의 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우, 2015 : 49). 그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의제강간 연령의 상향을 고려함에 있어서 형법 제정 당시 상황과 비교하여 납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 꼭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김한균(2013 : 116)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볼 때 청소년의 성적 동의능력에 대한 최저연령은 결혼적령기와 대체로 일치했다고 한다. 따라서 결혼 연령이 빨랐 던 중세 영국에는 12세에서 14세가 성적 동의능력이 있다고 인정되었으나 19세기 와 20세기를 거치면서 연령이 점점 상향되었다고 제안한다. 미국이나 서구 대부분 나라의 의제강간 연령은 16세나 17세 미만인데 그 나라의 결혼가능연령과 별 차이 가 없다. 우리나라 결혼 가능연령은 2007년 민법이 개정되면서 여성의 경우 만 16 세에서 만 18세로 상향되었다. 13세에 성적결정권이 있다고 해서 성관계는 용인되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25 었는데 성관계와 같이 연결되어 있는 임신과 출산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의제강 간죄 연령상향과 더불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본 장에서는 청소년의 성보호를 위한 대책으로 의제강간 연령을 높일 필요가 있 고, 성인에 의한 미성년자의 성착취를 막기 위한 의제강간죄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의제강간죄로 처벌받는 대상은 미성년자들보다는 성인에게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논의하였다. 또한 의제강간죄 적용 과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잘 못 알았다고 주장할 경우는 그 주장을 엄격하게 다룰 필요가 있음을 제안했다. 다음 은 본 논문의 결론이다. Ⅵ. 나가는 말 1. 결론 본 논문에서는 공식통계를 사용하여 연령별 성범죄 피해자율과 가해자를 조사하 였다. 조사 결과 성범죄 피해자율을 보면 10대의 성범죄 증가율이 높고 10대가 전 체 피해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만 가해자는 성인도 많아 성인으로부터 미 성년자의 성을 보호하는 대책이 필요함이 제시되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성인으로부터 미성년자의 성을 보호하기 위해 의제강간죄를 활 용하는데 외국의 미성년자 성보호정책을 살펴보면 의제강간 연령이 16세 또는 17 세로 우리보다 높고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에 처벌하며 의제강간 적용시 가해자가 피해자의 나이를 알았든지 못 알았든지에 상관없이 피해자가 특정 연령 미만에 해당되면 처벌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제강간 나이가 13세 미만으로 규정되었는데 15세 이하 청소 년들도 아직은 미성숙하고 성폭행을 당하더라도 저항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 아니 라 성인들의 계획된 성범죄의 대상이 되므로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하여 그들을 보 호하여야 함이 제시되었다. 의제강간 연령의 상향과 함께 가해자의 연령도 또래보 다는 성인으로 제한해서 성인에 의한 미성년자의 성착취를 막고 의제강간으로 보호

2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받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연령을 잘못 알았다고 하더라도 미 성년자를 보호하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함이 함께 제안되었다. 2. 본 논문의 한계점 및 앞으로의 연구방향 본 논문은 대검찰청에서 제공되는 통계자료를 사용했는데 대검찰청 자료는 신고 되고 기소된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신고율이 낮은 성범죄의 경우는 암수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본 논문에서는 성범죄가 계속하여 증가추세에 있다고 하였으나 지속 적으로 성범죄의 범위가 확대되었기 때문에 성범죄가 늘고 과거 성범죄 피해자에게 도 쏟아지던 비난이 이제는 가해자에게 더 많이 쏟아지는 사회적 분위기 등에 따라 신고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공식통계상의 성범죄가 증가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 사용된 자료가 범죄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암수문제를 연령별로 적용을 한다면 성인보다는 청소년들의 범죄 신고율이 더 낮기 때문에 청소년 성범죄 피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청소년은 성인 에 비해 신고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홍영오와 이수정(2006 : 51)이 제시하는 청소 년들이 신고를 꺼리는 이유 중의 몇 가지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들이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누구도 그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 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로는 죄책감 또는 수치심 때문인데 성폭 행의 경우 수치심이 더욱 높아져 신고를 꺼린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신고를 기피한다고 한 다. 그 외에도 발생한 사건이 범죄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분별이 서지 않고 경 찰에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신고를 꺼린다고 한다. 성범죄와 관련한 암수문제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많이 노출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제강간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법적으로 성적자기 결정권을 갖는다고 여겨지는 13세, 14세, 또는 15세의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그대로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을 막자 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성범죄의 주된 대상일 뿐만 아니라 성범죄 대상이 되는 속 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본 논문은 이론적인 내용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27 만으로 구성이 되었으므로 성적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가 몇 살인지에 대한 국민들의 실질적인 인식 반영이 중요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성적보호가 필요한 연 령대를 몇 살로 하여야 할지, 어느 정도 나이 차이일 때 성적 착취가 아닌 사랑의 관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성인뿐만 아니라 논의의 대상인 청소년들도 함께 참여 하여 성적 보호와 성적 자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16 세 미만을 의제강간 연령으로 정하고 있는 나라와 우리나라간의 13세에서 15세까 지의 성범죄 피해자료를 비교함으로써 의제강간의 실제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분석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성범죄관련 처벌이 강화되고 많은 대책들이 나온 상황에서 의제강간연령 상 향이라는 또 하나의 성범죄자를 향한 대책은 성범죄자만을 매도하는 것 같고 새로 운 대책을 만들기보다는 지금의 법을 잘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으나 청소년들에 대한 성보호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내일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므로 그들의 성보호를 위한 하나의 대책을 제안했다. 본 논문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청소년의 성과 관련된 여러 병리 현상은 한창 자라나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성에 대해 주체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힘써야 할 시 점임을 보여 준다.

2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참고문헌 대검찰청(1997),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2002),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2007),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2012),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2013),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2014),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윤덕경 이미정 장미혜 주재선 송효진 차유경 임연규(2015), 아동 청소년 대상 성 범죄 동향 분석, 서울: 여성가족부. 전영실 강은영 박형민 김혜정 황태정 정유희(2008), 성폭력 범죄의 유형과 재범억 제방안, 서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홍영오 이수정(2006), 범죄피해 청소년에 대한 보호방안 및 지원체계 연구, 서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구길모(2014), 가출 아동 청소년 대상 위력 에 의한 성범죄에 대한 고찰, 충남대 학교 법학연구, 제25권 제3호, 147-177. 김한균(2013), 형법상 의제강간죄의 연령기준과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 형사법연 구, 제25권 제1호, 105-132. 김효현(2013), 청소년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경험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 논 문. 류영우(2015), 청소년 성보호를 위한 의제강간죄 연령기준 상향의 필요성, 미성년 자 의제 강간 등 연령 상향에 관한 토론회 자료집, 45-49. 송숙형 김신영 정영기 신윤미(2008), 소아 청소년 성폭력 피해의 실태: 원스톱 지 원센터 대상자를 중심으로,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제19권 제3호, 162-167. 정은경(2012), 한국의 연령에 따른 범죄율에 대하여, 형사정책연구, 제23권 제3 호, 267-291. 천정아(2015), 청소년 성보호를 위한 의제강간죄 연령기준 상향, 미성년자 의제 강간 등 연령 상향에 관한 토론회 자료집, 1-13.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29 통계청(2015.10.15.), 인구총조사. http://kostat.go.kr/portal/korea/kor_ki/1/1/index. action? bmode=read&cd=s001001에서 2015.10.15 인출. 홍종희(2015),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조정에 대한 검토, 미성년자 의제 강간 등 연령 상향에 관한 토론회 자료집, 21-24. Blackstone, A., Uggen, C., & McLaughlin, H.(2009), Legal consciousness and responses to sexual harassment. Law and Society Review, 43(3), 631-668. Cornish, D. B., & Clarke, R. V.(2006), Crime as a rational choice. In F. T. Cullen & R. Agnew(Eds.) Criminological theory: past to present(3rd ed. pp.421-426), CA: Roxbery Decker, J. F., & Baroni, P. G.(2012), No still means yes : The failure of the non-consent reform movement in American rape and sexual assault law. The Journal of Criminal Law and Criminology, 101(4), 1081-1169. Donovan, P.(1997), Can statutory rape laws be effective in preventing adolescent pregnancy?. Family Planning Perspectives, 29(1), 30-40. Lyden, M.(2007), Assessment of sexual consent capacity. Sexuality and Disability, 25(1), 3-20. Norman-Eady, S., Reinhart, C., & Martino, P.(2003), Statutory rape laws by attorney. Retrieved on April 25, 2014, from <http://www.cga.ct.gov/2003/ olrdata/jud/rpt/2003-r-0376.htm>. Pearlstein, L.(2010), Walking the tightrope of statutory rape law: using international legal standards to serve the best interests of juvenile offenders and victims. American Criminal Law Review, 47(1), 109-128. Warner, K.(2013), Setting the boundaries of child sexual assault: Consent and mistake as to age defences. Melbourne University Law Review, 36, 1009-1036.

3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기타] Age of Consent(2015, October 15.) Legal Age of Consent. http://www.ageofconsent.com/ageofconsent.htm에서 2015.10.15 인출.

의제강간죄 연령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31 A Study on the Validity of the Age Raise in Statutory Rape 1) Jeong Eun-kyeong* There were several legal tries to raise the age in statutoty rape. This study examines the validity of age raise in statutory rape by using official crime data, comparing foreign countries' laws, and checking the youth's consent ability about sex. The analysis of the official crime data shows that the major targets of sex crimes are minors and many of them are victimized by adults, proposing that a policy to prevent minors from adults' sexual exploitation is needed. As the policy, this paper suggests the following three things related to statutory rape in Korea: First, the age of statutory rape which is 13 now, is needed to be raised, second, a perpetrator's contention that (s)he mistook as to age is required to be proved more carefully, and thirdly, it is recommended that perpetrators who are to be punished by statutory rape be adults. In conclusion, the limitations of this paper that the sex crimes have high dark numbers are mentioned with a future research direction. Keywords: juvenile, sex crime, statutory rape, capacity of consent, minor 투고일 :5월 31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7일 *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Police Administration, Youngsan University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2) 최 호 진* 한 다 빈** 국 문 요 약 온라인게임에서 사용되는 오토프로그램은 일부 이용자들의 부정한 이용으로 게임물 관련사업 자의 운영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프로그램의 문제점을 둘러싼 형법적 논의는 사법적 논의에 비해 부족하다. 이에 본 논문은 우선 오토프로그램의 유형을 일반적 오토프로그램 과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으로 나누어 살펴본 후,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의 제작, 배포, 사용 행위에 대하여 형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지를 검토하였다. 오토프로그램의 제작 배포 행위의 경우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제1항 제8호, 저작권법의 기술적 보호조치 침해, 정보통신망법의 악성프로그램 전달 유포죄 성립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보 통신망법은 위의 두 법과는 달리 제작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고, 프로그램 이외에 기기나 장치 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행위와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 을 배포할 경우 처벌할 수 없다는 입법적 흠결이 발생한다. 오토프로그램의 사용 행위의 경우 형법상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죄로 나누어 검토하였다.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는 부정한 명령 입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현실 적으로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부정한 명령 입력으로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착오를 일으켜 게임서비스를 제공하였다면 이것은 위계 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본죄의 성립이 가능하다.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는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현재 게임산업진흥법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및 배포행위를 규제하고 있으나 동법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게임산업진흥법뿐만 아니라 형법 영역에서도 적용되기를 기대해본다. 주제어: 사이버 범죄, 정보통신망, 악성프로그램, 오토프로그램, 업무방해 ** 단국대학교 법학과 교수, 법학박사. ** 단국대학교 대학원 IT법학협동과정 석사과정.

3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서론 게임 플랫폼 중 온라인 게임은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 터넷을 통하여 누구나 쉽게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과 게임을 하면서 레벨을 높이 고 게임아이템을 획득한다. 특히 서사형 이야기구조를 가진 다중 이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에서 아이템은 게임진행과 관련된 핵심적 요소이다. 게임레 벨이 높을수록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때문에 게임 이용자들은 더욱 더 많은 시간 과 노력을 들여 게임을 진행한다. 더욱이 자신이 획득한 아이템이 희귀 아이템이라 면 타인과의 현금 거래를 통하여 고액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 그런데 게임 이용자들은 시간과 노력이라는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사냥터를 임의로 설정하거나 죽은 캐릭터를 다시 부활시켜 레벨을 높이고, 손쉽게 아이템을 획득하는 대체 수단을 찾고자 하였는데 이때 사용된 것이 오토프로그램 또는 자 동게임 프로그램, 자동사냥 프로그램 이다. 1) 본래 오토프로그램은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였거나 또는 업데이트가 필요할 때 요구사항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2) 게임이 이용자의 자유로운 판단 및 조작에 의하여 게임 스토리가 좌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에서 오토프로그 램이 사용됨으로 인하여 게임 본래의 시스템 환경이 파괴되고 게임의 균형성이 깨 지게 되었다. 더욱이 오토프로그램의 사용이 늘어나자 게임이용자로부터 수익을 얻 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오토프로그램을 제작 판매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대규모의 작업장(work shop) 3) 을 개설한 후 오토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단 시간 내에 많은 아이템을 수집하여 불법 현금거래를 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1) 오토프로그램 은 자동사냥 프로그램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게임 프로그램 이라는 용어가 좀 더 적합한 용어로 보인다. 해당 프로그램이 게임에서 사람의 조작이라는 개입 없이 자동으로 사람 대신 게임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여러 논문들 이 오토프로그램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고 오토프로그램의 특징을 게임 내에서 적용하 고 있으므로 이를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2) 네이버 지식경제용어사전(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02670&cid=50372&categoryId =50372, 최종방문일 16.02.18.) 3) 작업장이란 게임머니 환전상 등이 여러 대의 컴퓨터에 오토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를 키우면서 대량으로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수집하는 개인이나 집단을 의미한다.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35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다른 게임이용자들은 게임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결과가 발 생하고, 게임서비스제공자는 게임운영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게임 업계는 약관을 통하여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 통합계정영 구이용제한조치 4) 를 취하였고 게임물관리위원회 5) 에서는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판매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또는 게임 회사의 폐쇄 조치 요청으로 인하여 판매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오토프로그램을 규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 6) 가 이루어져 왔다. 오토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2011년 게임산업진흥에 관 한 법률(2011.4.5, 법률 제10554호; 이하 게임산업진흥법 이라 한다.) 제32조 제1 항 제8호 불법프로그램 유통 금지 조항 및 제46조 벌칙 조항을 추가하여 오토프로 그램 제작 및 배포행위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하지만 형법적 처벌에 대한 근거조항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프로그램 에 대한 형법적 논의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7) 프로그램 기술이 발 4) 엔씨소프트 리니지 운영정책의 경우 오토프로그램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 또는 사용하는 경우 통합계정 영구이용제한조치를 취하고 있고(http://main.plaync.com/rule/policy/lineage, 최종방 문일 16.02.28),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역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오토프로그램을 포함한 불법프로그램을 제작 사용 유포하는 경우 통합계정 영구이 용제한조치에 따른 제재를 받을 수 있으며, 추가적인 법률 책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http://www.leagueoflegends.co.kr/?m=rules&cid=4, 최종방문일 16.02.28). 또한 넷마블의 경우 불 법프로그램을 유포, 홍보하거나 게시하는 행위 및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여 건전한 게임 이용을 방해하는 경우 총3단계를 거쳐 7일 이용제한, 30일 이용제한, 당해 ID 1년 정지 후 삭제 또는 사안에 따라서 동일정보 ID 모두 로그인 및 가입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http://helpdesk.netmarble.net/ HelpPolice_01.asp, 최종방문일 16.02.28). 5) 게임산업진흥법에서는 게임물의 윤리성 및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행심 유발 또는 조장을 방지하며 청소년을 보호하고 불법 게임물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게임물관리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러한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게임산업진흥법 제38조 제3항 제5호에 의거하여 온라인 게임의 본질을 침해하고, 사행성을 조장하여 범죄를 발생시키며, 선량한 이용자의 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방해하는 불법오토프로그램 판매 사이트 총 29군데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게임물관리위원회, http://www.grb.or.kr/board/inform.aspx?bno=92&type=view, 최종방문일 16.02.28.). 6) 오토프로그램의 금지 필요성 여부를 시작으로 어떤 법 이론을 적용하여 오토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지 대하여 논의가 진행 되었다. 주로 저작권법상의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 규정을 인용해야 한다는 견해와 민법상 일반불법행위 및 형법상의 업무방해 조항을 통해 다루어야 한다는 견해 등이 있었다.

3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달함에 따라 오토프로그램의 기술력도 나날이 발전하여 다양하게 변형되고 있고, 제작 업체의 온라인 사이트 서버가 국내가 아닌 국외에 있거나 수시로 IP주소를 변 경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게다가 주로 중국에서 제작되는 오토프로그램은 음성적인 방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이를 근절 하기가 쉽지 않아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정보 사회에서 다양한 불법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형법적 논의를 마련한 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오토프로그램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의와 문제점을 살 펴 본 다음(Ⅱ),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자율적 민사적 규제를 넘어 형법적으로 규제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검토해본다.(Ⅲ) 이후에 오토프 로그램의 제작, 배포행위가 게임산업진흥법, 저작권법, 정보통신망법 등 범죄구성요 건에 해당되는지 살펴보고 (Ⅳ) 사용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검토 한 후(Ⅴ) 결론을 맺고자 한다. Ⅱ. 오토프로그램의 의의 유형 그리고 문제점 1. 일반적 오토프로그램과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일반적으로 오토프로그램은 업무를 수행할 때 장애가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점검 이 가능하도록 미리 프로그램화 해놓으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였거나 업데이트 를 할 필요가 있을 때 해당 부분에 대해 미리 프로그램화하여 자동으로 점검 및 빠 른 복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8) 7)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사용과 관련된 논문이 있지만 민법 및 저작권법 등 주로 사법적인 관점에서 다룬 내용이며, 형법적인 관점에서 다룬 논문은 거의 없다.; 김윤명, 자동게임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고찰, 중앙법학 제13집 제1호 통권 제39호, 중앙법학회, 2011, 11-14면; 박정제, 자동사냥 프로그램과 관련된 법적 문제점, Law&Technology 제9권 제2호,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 2013, 46면; 박준석,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법적 문제, 디지털재산법연구 제9권 통권 제13호, 한국디지털 재산법학회, 2010, 162-165면; 정해상, 오토프로그램의 이용자책임: MMORPG를 중심으로, Internet and Information Security 제2권 제1호, 한국인터넷진흥원, 2011, 133-134면.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37 이러한 오토프로그램의 특징을 이용하여 게임 이용자들은 온라인 게임 내에서 수 행하여야 할 과정을 이용자가 직접 설정한 이용방법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게임을 편하게 진행하는 도구로 활용하게 된다. 9) 즉,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오토프로그램 은 게임 핵(game hack)의 한 종류로서 10) 온라인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게임 이용 자가 직접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캐릭터를 조종해 줌으로써 아이템 이나 경험치 등을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 11) 이다. 대법원 판례도 유사한 내용으로 정의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사냥프로그램에 대하여 이용자가 마우스나 키보드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명령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몬스터 선택, 공격할 방법 선택, 체력지수에 따른 물약 섭취 등을 함으로써 하루 24시간 지속적으로 사냥할 수 있게 되는 것 12) 으로 정의 하고 있다. 오토프로그램은 대부분 MMORPG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자동게임 프로그램 또는 자동사냥 프로그램, Bot 프로그램이라고도 부른다. 2. 오토프로그램의 유형 오토프로그램은 기술 구현 방법에 따라 매크로 전용 프로그램, 소프트웨어형 오 토프로그램,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13) 매크로 전용 프로그램 은 이용자가 미리 정해 놓은 키보드 입력과 마우스 동작 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범용 프로그램인데 이를 게임에 활용한 형태이다. 14) 대표 8) 네이버 시사상식사전(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8298&cid=43667&categoryId= 43667, 최종방문일 16.02.20.) 9) 정해상, 앞의 논문, 125면. 10) 정상조 박준석, 오토프로그램의 저작권문제, Law&Technology 제6권 제4호, 서울대학교 기술과 법센터, 2010, 5면. 11) 구병문,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둘러싼 저작권법적 쟁점, 외법논집 제33권 제2호, 한국외국어대학 교 법학연구소, 2009, 441면. 12) 대법원 2010.10.28. 선고 2010다9153 판결. 13) 게임핵의 종류에 대하여 공격대상에 따른 분류, 기술구현 방법에 따른 분류, 프로그램 효과에 따른 분류로도 구분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원리에 대해서는 정상조 박준석, 앞의 논문, 7면 이하 참조. 14) 홍성우, 이벤트 시퀀스 분석을 통한 자동게임 프로그램 인식에 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동국대 학교 산업대학원, 2004, 12면.

3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적으로 매크로 익스프레스 15) 가 있다. 이는 대표적 MMORPG인 리니지 와 바람 의 나라 가 성행하면서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사용되었다.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램 은 매크로 전용 프로그램과 비슷한 형태로, 일반적 으로 키보드 또는 마우스의 기능을 일정한 상태에서 반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프로그램 16) 이다. 대표적으로 오토키보드 또는 오토마우스 가 있다. 주 로 게임을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쉽게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대부분 이용자들이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작 업장에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거나, 이를 불법으로 배포하기 도 한다. 이에 대해 게임서비스제공자는 Game Guard 와 같은 부정명령방지 프로 그램을 만들어 게임 시스템을 보호하고 있다. 다양한 해킹방지 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형식 오토프로그램의 사 용이 어려워지자, 외부 장치나 기기를 이용하는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 이 등장 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오토스틱 이 있으며, 기존의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램 도 하드웨어형으로 제작되어 사용하고 있다.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은 부정명령 방지 프로그램을 해제하기 위하여 파일 변경을 해야 하는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 램과 달리 입력장치와 클라이언트 사이에 개입하는 프로그램으로 독립적인 외부 장 치 또는 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컴퓨터 내부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만 검색하는 해 킹방지 프로그램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하게 된다. 17) 또한 이 유형은 게임 데이터 자 체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서비스제공자도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 사용을 막는 데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요즘 이용자들은 소프트웨어형 보다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3. 오토프로그램의 부정적 사용 게임 이용자의 오토프로그램 사용은 직접 키보드 및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프 15) 매크로 익스프레스란, Windows 운영체제에서 일어나는 반복 작업을 한 번의 키 조작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말한다. 16) 정해상, 앞의 논문, 126면. 17) 정상조 박준석, 앞의 논문, 9면.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39 로그램이 자동으로 캐릭터를 조종하여 손쉽게 아이템을 획득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 다른 게임과 달리 MMORPG게임은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생산 또는 소비활동을 하면서 가치 생산 활동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용자는 이러한 활동을 수행하기 위 해 캐릭터를 이용하여 단계별로 반복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게임 내에서 아 이템에 대한 흥정 또는 시세 파악을 하면서 현실공간처럼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게임 이용자가 PC 앞에 없어도 24시간 내내 게임 을 수행할 수 있고 스스로 캐릭터를 조절하며 사냥을 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게임 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정상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자들보다 손쉽게 아이템과 경 험치를 획득할 수 있으며 심지어 아이템을 조합하여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결국 게임 내에서 게임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게임의 질이 낮아져 흥미가 감소하 게 된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게임아이템을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시장이 형성됨으로 써 게임의 본질적인 이용이 아닌 부수적이거나 파생적인 형태의 아이템 현금거래 가 18) 성행하게 되고, 아이템을 고액에 파는 불법 현금거래행위로 많은 수익을 냄에 따라 작업장을 만들어 대량의 아이템 생산을 위하여 오토프로그램을 부정하게 사용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4. 오토프로그램이 게임에 미치는 문제점 가. 게임 시스템의 균형성 붕괴 게임서비스제공자는 게임 균형성이 깨지지 않도록 수익성, 재미, 난이도와 같은 다양한 요소간의 균형성을 맞추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오토프로 그램의 사용은 한정된 자원을 게임 결과에 따라 나누어 갖는 게임세계에 있어서 게 임 시스템이 갖추고 있던 경제 구조를 무너지게 하고 이로 인하여 왜곡된 자원 배 분 구조가 고착화되어 19) 온라인 게임시스템의 수정과 정상적 게임 이용자가 지켜야 할 의무를 져버리는 행위를 가속화시켜 게임회사의 손해가 발생한다. 결국 게임에 18) 김윤명, 앞의 논문, 5면. 19) 김종일, 온라인게임에서의 불법적 채권간섭, Law&Technology 제7권 제6호, 서울대학교 기술과 법센터, 2011, 9면.

4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서 갖추고 있는 요소들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재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가져 오면서 정상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자들은 게임의 흥미를 잃게 되고, 게임서비스 제공자의 손실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나. 게임 이용 및 운영 방해 온라인 게임은 오토프로그램의 사용으로 게임 내 요소들의 균형성이 붕괴되어 그 본질을 잃게 되고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설계한 스토리 기능이 상실하게 된다. 대부 분 온라인 게임은 자신의 캐릭터로 하나의 가상 사회를 스스로 구축해나가는 방식 의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아이템의 취득에 따라 레벨이 상이해지고 게임 스토리가 달라지면서 이용자들은 더욱 더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오토프로그램 이용자 들이 24시간 내내 몬스터를 모두 사냥해버리고, 한정된 게임아이템을 대부분 가져 감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이용자들은 자신이 아이템을 획득하고 레벨을 높이는 등 게임의 재미를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사냥행위조차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게임의 흥미를 상실하게 된다. 20) 또한 기존 게임 설계 의도와는 다르게 게임아이템 등 게 임자원을 일찍 소진시킴으로써 게임운영 업무에 중대한 방해 요소가 된다. 다. 아이템 현금 거래의 부작용 오토프로그램의 사용이 가지는 문제점은 게임회사와 이용자에 대한 것만이 아니 다. 온라인게임 아이템에 대한 재산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아이템 현금거래가 계속 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손쉽게 아이템을 획득하여 게임을 즐기기 위함이 목적이었 던 오토프로그램 사용이 아이템, 게임머니 등 그 결과물을 환전을 통하여 현금화하 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어버렸다. 또한 대규모의 작업장이 등장하면서 이들이 자체 적으로 오토프로그램을 제작 및 사용하여 획득한 아이템을 거래하면서 많은 부당 이익을 얻었고, 환전상 이라는 새로운 직업과 아이템 중개사이트까지 등장하게 되 었다. 이에 대해 많은 게임회사들은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하여 약관으로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제1항 제7호에 의하여 게임을 이용하여 20) 정상조 박준석, 앞의 논문, 14면.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41 획득한 아이템을 환전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자에 대한 형사적 제재까지 부과하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개선되고 있지 않다. 컴퓨터 수백 대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로 만든 ID를 24시간 가동해 게임 아이템을 생성하는 오토프로그램을 이 용하여 1조원 대 불법 게임 아이템을 거래한 거래상이 적발되는 사례 21) 가 발생하는 등 지속적으로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라. 악성코드가 포함된 오토프로그램의 등장 프로그램 기술이 발전하면서 악성코드가 포함된 오토프로그램이 등장하기 시작 하였다. 악성코드가 포함된 오토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여 게임 이용자 들이 다운로드를 받음으로써 컴퓨터가 감염되거나 22), 계정 탈취 및 금전적 피해를 입힘으로써 오토프로그램의 본질이 게임운영의 편리성에서 악성으로 변하고 있다. Ⅲ. 오토프로그램에 대한 범죄화 필요성 1. 자율적 민사적 규제의 한계 게임서비스제공자는 약관에 의하여 이용자와 이용계약을 맺고 게임을 공급한다. 그런데 일부 이용자들이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게임 시스템 환경에 문제를 일으 키는 등 건전한 게임문화 사업 조성 분위기를 망치자, 통합계정 영구이용정지조치 를 약관에 포함시켜 이를 제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민법상 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 23) 로 볼 수 있으므로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규정에 포섭되어 민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오토프로그램 사용이 줄어 21) 매일경제, 개인정보 도용 1조원 대 게임아이템 거래, 14.11.09 기사(http://news.mk.co.kr/news Read.php?year=2014&no=1404647, 최종방문일 16.02.23.) 22) 경향신문, 온라인 게임 자동 사냥 프로그램 받았다가 수백만원 털려, 15.07.31 기사(http://news. 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7311014431&code=940100, 최종방문일 16.02.24.) 23) 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란 제3자의 고의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의 목적 실현에 방해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김준호, 채권법 제5판, 법문사, 2014, 192면.).

4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들지 않고 이를 자율적 민사적으로 규제하기에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결국 오토 프로그램 제작 및 배포 행위는 단순히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정한 약관이나 민사상 책임에 그칠 게 아니라 범죄 영역으로 끌고 와 이를 형사적 제재로써 규제하여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2. 형법적 규제 필요성 오토프로그램이 게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하여 형법 적 규제의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오토프로 그램에 대하여 게임산업진흥법 등에서 처벌하고 있는 구성요건에 대한 형법이론적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오토프로그램은 정상적인 게임 시스템에 대하여 위험에 빠 뜨리고 게임 운영을 방해하는 등 형법으로 보호받아야할 업무의 정상성과 안정성을 침해할 수 있다. 법익침해에 대한 현실적인 침해의 결과발생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최소한 법익침해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은 인정 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기본적으로 업무방해죄의 성격을 가지 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게임물 관리의 혼란을 촉진시켜 게임서비스제공자의 게임 운영을 방 해하고 오토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기술적 보호조치에 대한 추가적 비용지출이 상당 하여 경제적 손실을 안겨다준다.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오토프로그램을 제작 및 배 24) 판례에 따르면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를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 하였다면 불법행위가 성립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03.3.14. 선고 2000다32437 판결). 게임서비스제공자와 유효 한 계약을 맺은 이용자가 약관에 위배된 것임을 알면서도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사용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는 게임산업진흥법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는 법규위반의 행위에 속하고, 게임운영을 방해하는 사회질서위반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제3자에 의 한 채권침해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하여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설명에 대해서는 김종일, 앞의 논문, 8면 참조,; 또한 미국의 경우 유명한 온라인 게임인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 에 대한 Blizard vs MDY 사건을 다룬 판례에서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한 MDY회 사는 Blizard와 게임 이용자 간의 유효한 계약 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계약 위반을 하도록 유인하거나 간섭하였다고 보아 오토프로그램 공급행위가 불법적인 채권간섭에 해당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MDY Industries. LLC v. Blizard Entertament Inc. 9th Cir. Dec. 14. 2010).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43 포하는 행위는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제작한 게임가치의 감소로 연결되어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보충적으로 재산범죄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고의로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오토프로그램을 제작 및 배 포하는 행위는 법익에 대한 보호 필요성에 따라 처벌이 가능한 형법에서 법익침해 에 대한 결과반가치와 행위반가치가 모두 인정되는 형법적 불법의 실질을 갖춘 것 이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은 단시간 내에 많은 아이템을 수집하여 고액의 현금 거래를 하게 되고, 이는 곧 재산범죄나 추후의 다른 형태의 범죄를 유 발하는 도구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도 형사정책적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 Ⅳ. 오토프로그램의 제작, 배포행위 등에 대한 범죄 성립여부 현재 게임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오토프로그램 제작 및 배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제1항 제8호에서 목적범으로 이를 규정하여 제재하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위와 같은 행위의 내용 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행위자들에 의하여 범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은 오토 프로그램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다양한 범죄구성요건으로 세분화하여 규정하 고 있다. 이하에서 게임산업진흥법뿐만 아니라 저작권법, 정보통신망법, 형법도 적 용될 수 있는지 검토한다. 1.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여부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제1항 제8호는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 으로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 는 장치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행위를 금지 하고 있다. 본 규정은 게임산업의 진흥 및 건전한 게임문화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보호 를 보호법익 25) 으로 하고 있다. 또한 고의로 게임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게

4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임 시스템을 와해시키는 등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이 있는 목적범으로 규정 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업무를 편리하게 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하였을 경우에는 본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 가. 게임물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않음 오토프로그램은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 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 여야 한다. 게임물 관련사업자는 게임산업진흥법 제2조의 9 에서 규정한 자로써 게임제작업, 게임배급업, 청소년게임제공업, 일반게임제공업,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을 하는 자 모두를 포함한다. 즉 게임물 관련사업자는 크게 제작업자 와 배급 및 제공업자 로 구분된다. 생각건대, 게임제작업자는 게임을 직접 기획하고 그 과정의 전체를 책임지며 개 발한 게임을 직접 서비스를 한다. 그러나 단지 게임제공업자에게 게임물을 시장에 배급의 역할을 하는 게임배급업자나 PC방, 오락실등과 같이 이용자들에게 게임물 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를 제공하는 영업을 하는 게임제공업자와 같은 제공 배급업 자(a provider)가 오토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하는 지 의문이다. 게임배급업이나 게임제공업자는 게임제작업자가 제작한 게임물을 배 급 제공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 게임에 필요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 치를 직접 제공하거나 승인할 권한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오토프로 그램과 같이 게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제공 또는 승인에 대하여 본법 제2조의 9에서 규정한 게임물 관련사업자는 게임제 작업자로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나.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 컴퓨터프로그램은 이용자가 마우스나 키보드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명령하지 않 더라도 자동으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을 취득함으로써 하루 24시간 지속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는 프로그램 26) 을 말한다. 즉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이 25) 헌법재판소 2012.9.27. 선고 2011헌마288 판결.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45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기기 또는 장치 는 입력장치와 클라이언트 사이에 개입하는 USB나 오토스틱, 매직오토와 같이 독립적인 외부 장치 또는 기기로 구성된 하드웨 어형 오토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기존의 소프트웨어형으로 사용되었던 오토마우스나 오토키보드 역시 하드웨어형으로 개조되면서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의 종류가 다 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본 규정에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 라고 규정 되어 있는 만큼 오토프로그램이 컴퓨터 내부에 있는 설치될 수 있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하드웨어형으로 기기 또는 장치를 제작할 경우 본 규정에 적용되어 처벌받 을 수 있다. 이러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가 게임물 제작업자로부터 제공되거 나 승인받아 제작하거나 배포하는 경우에는 본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넷 마블 게임인 몬스터 길들이기 나 드래곤 스트라이커 와 같은 경우 넷마블이 자체 적으로 24시간 자동사냥 시스템을 포함하여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는 다. 그러나 게임물 제작업자가 직접 또는 제3자에 의뢰하여 제작한 오토프로그램이 아닌 경우 본 규정에 의하여 처벌이 가능하다. 2. 저작권법상 기술적 보호조치 침해 여부 대부분 온라인게임서비스제공자는 게임을 보호하기 위하여 게임가드 또는 핵쉴 드 27) 와 같은 기술적 보호조치를 사용하여 해킹프로그램이나 매크로 등을 방지 및 차단을 한다. 오토프로그램이 이와 같은 기술적 보호 조치를 무력화하여 저작권을 침해하는지 문제 된다. 기술적 보호조치에는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 와 이용통제형 기술적 보호 조치 로 나뉜다. 개정 전 저작권법에서는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에 대하여 규 제의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불법적 저작물의 유통을 억제하기 위하여 2011년에 개 정된 저작권법에는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를 추가하였고, 동법 제104조의2에 기술적 보호조치의 무력화 금지 및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를 목적으로 제작, 변경 26) 헌법재판소 2012.9.27. 선고 2011헌마288 판결. 27) 핵쉴드는 안철수연구소에서 제공하는 게임 보안 서비스로, 게임을 해킹해 수치를 조작하거나 매크 로기능을 가진 오토프로그램을 방지 차단한다.

4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등의 행위를 법규화하여 규제하고 있다. 동법 제2조 제28호에 의하면 기술적 보호조치란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행사와 관련하여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저작물 등에 대한 접근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거나 억제하기 위하여 그 권리자나 권리자의 동의를 받은 자가 적용하는 기술적 조치,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에 대한 침해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거나 억제하기 위하여 그 권리자나 권리자의 동의를 받은 자가 적용하는 기술적 조치 라고 정의하고 있다. 전자를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 치, 후자를 이용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기술적 보호조치는 게임 시스템의 취약점 또는 해당 게임프로그램 메모리에 수록된 코드의 키 값을 변경하거나 조작하는 경우 게임이 실행되지 않도 록 사전에 방지한다.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의 경우 운영체제의 함수들의 일부 를 메모리상에서 변경하거나 부정명령방지프로그램이 바꿔놓은 Windows의 함수를 원래대로 바꾸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28) 그러나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은 외부 입력장치를 통하여 키보드나 마우스의 신호를 PC에 직접 보내기 때문에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발생하는 Windows의 API와 커널에서의 29) 드라이버 등을 보호하고 이 러한 보호를 무력화하는 행위를 하면 기술적 보호조치는 이를 차단하는 기능을 한 다. 즉, 게임 자체에 대한 접근을 방지하는 조치를 넘어, 운영체제인 Windows를 보 호하는 장치가 되어버린 것임을 알 수 있다. 30) 따라서 오토프로그램은 게임의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 조치를 무력화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구 저작권법에서는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가 법률 규정이 없 었기 때문에 오토프로그램의 무력화 행위가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었지만, 개정된 저작권법에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를 추가함으로써 이를 규제할 수 있게 되었 다. 또한 제104조의2 제2항에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기 위한 예비행위를 금지 28) 박정제, 앞의 논문, 44-45면. 29) API란,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줄임말로 windows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 또는 메시지 형식을 말하며, 커널(Kernel)이란, 운영체제의 중심으로 프로그 램의 관리 기능을 말한다. 30) 이진태 임종인, MMORPG게임의 오토프로그램과 저작권, 법학논문집 제34집 제3호, 중앙대학 교 법학연구원, 2010, 288면.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47 규정을 두어 게임서비스제공자의 기술적 보호 조치를 무력화하는 목적으로 오토프 로그램을 제작, 판매 배포 등의 행위를 한 경우 동 법 제136조 제3의3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의 형사제재를 가할 수 있다. 31) 3.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 전달 유포죄 위반여부 가. 의의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 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 이라 한다)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 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1조에 의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본죄는 직접 악성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악성프로그램을 타인에게 전달 또는 다수인에게 유포한 경우에 본죄가 성립되므로 제작 하는 행위만을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32) 악성프로그램이란 악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로 악성코드(Malicious code)라고도 부르며 컴퓨터에서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일을 사용자 몰래 하는 소프 트웨어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것 33) 을 말한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은 악성프로그램을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오토프로그램이 악성프로 그램에 해당되려면 정당한 사유 없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져 해당 게임 시스 템, 데이터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 야 한다. 31) 오토프로그램의 기술적 보호조치에 대한 자세한 논문으로는 구병문, 앞의 논문, 463-468면; 김윤 명, 앞의 논문, 19-21면; 박정제, 앞의 논문, 44-45면; 정상조 박준석, 36-41면; 이진태 임종인, 앞의 논문, 285-298면. 32) 최호진, DDoS공격에 대한 형법이론적 검토 및 입법론, 비교형사법연구 제17권 제1호, 한국비교 형사법학회, 2015, 41면. 33) 정연덕, 악성프로그램의 정의와 해석에 관한 법적 문제, 동아법학 제53호, 동아대학교 법학연구 소, 2011, 691면.

4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악성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시스템 운용을 방해하거나 서버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기능을 갖추어야 본죄의 처벌대상이 된다고 제한해석할 필요가 있 다. 따라서 악의적인 목적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시스템 운용에 방해할 가능 성이 없는 프로그램은 본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4) 판례에서 도 오토프로그램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한도우미 프로그램에 대하여 시스템 운용 방해 및 서버의 장애를 일으킬 정도 수준의 기능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프로그램을 악성프로그램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5) 나. 새로운 유형의 오토프로그램과 본죄 성립 여부 최근 등장하고 있는 오토프로그램은 단순히 키보드를 누르거나 마우스의 클릭을 자동화하여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게임프로그램 실행파일의 클라이 언트를 변작하거나 오토프로그램 자체에 아이템 탈취목적인 게임 핵이나 악성코드 가 심겨진 오토프로그램이 등장하였고 또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구동되는 환경 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모바일 게임을 할 수 있는 블루스택 (BlueStracks) 이라는 프로그램에 오토프로그램 기능을 추가하여 블루스택 전용 매 크로(오토) 등 다양한 종류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성을 띠는 오토프로그램이 대부분 게임서비스제공자가 본래 제작한 게임물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여부에 대 하여 문제되지만 게임 운영 목적과 상이하거나 정당하지 않는 명령을 입력하여 컴 퓨터가 자동으로 실행하여 처리하였으므로 게임 시스템의 운용을 방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 입법적 정합성 문제 이와 같이 오토프로그램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볼 경우에도 입법적 정합성에 문제가 생긴다. 게임산업진흥법에서는 오토프로그램을 제작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하고 있지만,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악성프로그램을 제작 하는 행위를 34) 최호진, 앞의 논문, 42면. 35) 대법원 2009.10.15. 선고 2007도9334 판결.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49 처벌하고 있지 않는다. 또한 게임산업진흥법에서는 프로그램이외에도 기기나 장치 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지만,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악성프로그램에 기기나 장치 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결국 컴퓨터프로그램이 아닌 기기 또는 장치에 해당하는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 램인 경우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지만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처벌될 수 없다. 본죄의 악성프로그램 범위 안에 기기 또는 장치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게임산업진흥법이나 정보통신망법은 모두 배포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고 있지 만 제작행위에 대해서는 게임산업진흥법과는 달리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처벌하고 있 지 않다. 악성프로그램의 제작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 36) Ⅴ. 오토프로그램의 사용 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 성립여부 오토프로그램과 관련된 문제되는 행위유형은 제작, 배포, 사용행위이다. 위에서 검토한 게임산업진흥법과 저작권법, 정보통신망법에서 문제되는 행위유형은 제작 또는 배포행위이다. 게임산업진흥법에서는 제작행위를, 저작권법에서는 제작, 판매, 배포행위를,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전달, 유포행위를 문제 삼고 있다. 그에 대하여 일 반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형법에서는 제작, 판매, 배포 등의 행위도 처벌될 수 있 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오토프로그램의 사용 행 위에 한정하여 논의를 진행한다. 1. 형법 제314조 제2항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 성립 여부 가. 업무방해의 가능성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 36) 이에 대하여 자세한 검토로는 최호진, 앞의 논문, 32면; 최호진 백소연, 정보통신망장애죄에서 장애의 의미 및 예비 음모에 대한 입법론, 법학논총 제39권 제3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5, 233면.

5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 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 하는 범죄로 보호법익은 업무이며 추상적 위험범이다. 37)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 게 하여 업무를 방해한 경우이기 때문에 장애는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하지만 추 상적 위험범이므로 업무가 방해될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 38) 게임서비스제공자들은 게임 세계관, 등장인물, 스토리 등을 설정하여 레벨이나 다양한 밸런스를 맞추어 데이터를 입력하고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구현한다. 그리고 아이템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설정하고, 이용자의 행동 패턴의 흐름을 파악하여 게 임 내에 필요한 추가 콘텐츠를 제공 및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오토프로그 램은 게임 시스템을 와해시키고, 정상적인 이용자의 게임 진행을 방해하며, 게임서 버에 문제를 일으키는 등 게임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실적인 업무 방해뿐만 아니라 업무방해의 가능성이 인정된다. 결국 오토프로그램의 사용은 게임 콘텐츠의 부족과 이용자의 흥미가 줄어들고, 게임머니의 증가로 인한 사이버 공간 내 경제시스템의 붕괴 등으로 결국 이용자들은 게임을 떠나게 되고 게임 시간에 비 례하여 수익을 얻는 게임물 관련사업자의 수익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39) 따라서 현 실적 업무방해의 결과뿐만 아니라 업무방해의 가능성 또한 인정된다. 나. 부정한 명령 입력 컴퓨터등 장애업무방해죄의 행위태양은 손괴,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 입 력행위이다. 손괴 는 물리적 파괴나 멸실 또는 데이터를 조작하여 삭제 또는 자력 에 의한 교란 등의 행위를 말하는데 오토프로그램은 단순히 반복적인 기능을 수행 하는 프로그램이므로 파괴, 멸실, 삭제 등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손괴 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허위의 정보 입력 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임 이용자가 실제로 37) 컴퓨터등업무방해죄는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할 것을 필요로 하는 결과범 인 동시에 업무 라고 하는 법익에 대하여 침해의 위험이 있음으로 족한 추상적 위험범 이라고 주장한 견해도 있다 (임웅, 형법각론 제6정판, 법문사, 2015, 253면). 38) 최호진, DDoS공격에 대한 형법이론적 검토 및 입법론, 45면. 39) 헌법재판소 2012.6.27. 선고 2011헌마288 결정.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51 게임을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용자나 게임서비스제공자에 대하여 마치 게임을 수행한 것처럼 게임 시스템 서버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이라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게임 시스템의 입장에서 본다면 게임진행이 오토프로그램에 의해서 진행되든 아니면 이용자가 직접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든, 게임진행을 위한 입력이 있었기에 게임이 실행되었으므로 이는 허위가 아니라 진실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는 진정한 정보의 입력방법의 차이점, 즉 사람이 직접 클릭을 했는가 와 프로그램이 대신 클릭했는가에 대한 차이점이 있는 것에 불과할 뿐이며 클릭이 있었다. 는 정보의 진정성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40) 오토프로그램에 의한 명령의 입력은 허위의 정보입력이 아니라 부정한 명령의 입 력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부정한 명령의 입력 은 사무처리 과정에서 본래의 목적 에 부합하지 않은 명령을 입력하는 것을 말한다. 오토프로그램은 게임서비스제공자 가 구축한 기술적 보호 장치인 부정명령 방지프로그램을 침해하여 쉽게 우회가 가 능하고, 자동방지 글자입력에서 글자의 형태를 보고 작성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 거나 주변 캐릭터가 채팅을 하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는 채팅 입력 시스템 등 다 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41) 또한 오토프로그램 그 자체적으로 로그기록을 편집하거나 게임을 접속한 흔적까지 지우는 기능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42) 이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3) 게임제작업자가 승인 또는 제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토프로그램에 대하여 다양한 방지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오 토프로그램에 의한 명령의 입력은 부정한 명령의 입력 이라고 볼 수 있다. 40) 최호진, 인터넷 검색광고의 부정클릭과 부정한 명령입력, 형사판례연구 제23권, 형사판례연구회, 2015, 451면. 41) 헝그리앱 커뮤니티 뉴스, 아무 말 없는 그대, 오토 유저인가요?, 16.01.20 기사(http://www.hungryapp. co.kr/news/news_view.php?bcode=news&pid=39497&catecode=007, 최종방문일 16.03.04.) 42) 최성욱 오덕신 방혜선 임명성, MMOPRG에서 봇(BOT)이 온라인 게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한국컴퓨터게임학회논문지 제2권 제23호, 한국컴퓨터게임학회, 2010, 116면. 43) 판례는 포커머니를 판매할 목적으로 자동 수혈프로그램 한도우미 프로그램 을 제작하고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해당 프로그램은 한도우미 프로그램에 입력된 명령이 부정한 명령의 입력 에 해당 하지 않으며, 게임 업체가 운영하는 게임서버에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컴퓨터 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대법원 2009.10.15. 선고 2007도9334 판결). 하지만 본 판례에서는 한도우미 프로그램에 입력된 명령이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근거 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아 본 판결은 다소 문제가 있다.

5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다. 장애 발생 본죄는 추상적 위험범이기 때문에 업무 방해의 결과는 반드시 발생되어야 할 필 요는 없으며 업무방해의 가능성만으로 충분하지만 정보처리장치의 장애는 현실적으 로 반드시 발생하여야 한다. 장애는 데이터, 프로그램, 시스템, 정보의 완전성 (integrity)과 가용성(availability)을 침해하는 것으로 데이터나 정보의 삭제 변경, 프 로그램이나 시스템의 동작 방식의 변경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보통신망의 완전성은 승인되지 않은 부당한 처리 및 행위에 의한 정보처리장치 의 변경으로부터 보호된 상태의 유지를 의미하며, 정보통신망 시스템 내에서 이루 어지는 정보 변경 및 자료를 삭제 하거나 예정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시스템에 실행 하는 행위 등이 이를 침해하는 행위유형이다. 가용성은 모든 합법적인 사용자가 자 신들의 권리에 따라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데이터와 시스템을 의미하며 시스템의 일시적 혹은 영구적인 지연, 방해, 접근 거부, 데이터 및 고갈된 시스템 자 원을 변형시키고, 전송 및 삭제하는 행위 등이 이를 침해하는 행위유형이다. 44) 또한 대법원의 경우 본죄의 장애에 대한 개념을 정보통신망이 그 사용목적에 부 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경우에 장애가 발생한 것 45) 으로 판시하고 있다. 본죄의 장애는 현실적 사용불능, 현저한 기능저하, 목적 외 기능 수행을 의미한 다. 46) 현실적 사용불능 은 시스템의 서비스 이용이 마비되어 정보처리기능을 현실 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손쉽게 장애가 제거될 수 있거나, 시스템의 관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현실적 장애에 해당되지 않는다. 장애발생행위에 서의 현실적 사용불능은 정보통신망의 완전성과 가용성이 침해될 정도의 시간적 지 속성과 그에 따른 피해의 일정한 수준이 갖춘 경우에 포함될 것이며, 이는 구체적이 고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47) 44) Vasiu, Ioana, and Lucian Vasiu. Break on Through; An Analysis of Computer Damage Cases. Pittsburgh Journal of Technology Law & Policy 14, 2014, 160면. 45) 대법원 2010.9.30. 선고 2009도12238 판결; 대법원 2013.3.14. 선고 2010도410 판결. 46) 장애의 의미에 대한 연구로는 최호진 백소연, 정보통신망장애죄에서 장애의 의미 및 예비 음모에 대한 입법론, 243면 이하 참조. 47) 최호진 백소연, 앞의 논문, 251면.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53 기능저하 는 시스템의 처리속도를 단순히 지체되는 정도의 경미한 기능저하의 경우에는 본죄의 장애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현실적 사용불능에 도달할 수 있는 정 도의 객관적 위험성이 존재하는 정도의 기능저하를 의미한다. 목적 외 기능수행 이란 정보통신망에서 정보를 수집 가공 저장 검색 송신 또는 수 신하는 기능을 정보처리장치의 사용목적과는 다르게 기능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컴 퓨터 사용자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작업을 자신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경우 목적 외 기능수행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8) 게임 내에서의 오토프로그램 사용행위는 정상이용자들의 게임 접속 시간이 느려 지거나 서버 접속 불가 또는 해당 게임 시스템의 서버가 다운되는 등 물리적으로 기능 수행을 못하게 할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시스템의 완전성을 침해 할 정도의 기능저하 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게임 이용자 스스로가 오토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캐릭터의 방향 및 속도를 정하여 자동으로 설정만 할 뿐 이를 새롭게 가공하거나 저장 수집 등의 기능을 기존의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설정한 시스 템 전체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오토프로그램이 부정한 명령의 입력 행 위로 인하여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하더라도 본죄의 성립에 있어서 장애 가 발생하 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본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49) 2. 형법 제314조 제1항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 게임 내의 오토프로그램 사용행위가 위계 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 지 문제된다.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한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50) 게임서비스제공자는 기술적 보 48) 최호진 백소연, 앞의 논문, 252면. 49) 한도우미 프로그램에 입력된 명령이 부정한 명령의 입력 에 해당하지 않으며, 게임 업체가 운영하 는 게임서버에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컴퓨터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 다고 판단한 이른바 한도우미 프로그램 사건(대법원 2009.10.15. 선고 2007도9334 판결)에서 해 당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정상이용자들의 포커게임의 서버 접속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서버 접속을 어렵게 만들고, 서버에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등 장애를 발생하였다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 50)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3도4178 판결.

5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호조치로 오토프로그램의 사용을 모니터링 하여 이를 적발 및 차단함으로써 운영정 책 51) 의 실효성을 유지하고 게임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익을 얻는 다. 그런데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업체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들이 개 발한 프로그램의 판매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를 제작 및 배포하여 이용자들이 이를 쉽게 사용하게 되었고 결국 게임서비스제공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초기 오토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 소프트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이고, 단순히 키보 드와 마우스를 자동화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를 제재하 기가 비교적 수월하였다. 하지만 요즘 등장하고 있는 오토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의 파일 이름을 변경 하거나 관련 소스코드를 변작하고, 정당하지 않은 명령을 입력할 수 있는 오토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변형된 오토프로 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하기 때문에 게임서비스제공자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통한 제 재가 불가능해졌다. 그 결과 게임서비스제공자는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 이 정상적인 게임을 하는 것으로 착오를 일으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를 허용함으로써 게임서비스제공자 및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자들에게 피해를 안 겨다 주었다. 이와 같은 행위는 게임서비스제공자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 킨 것으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계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본 죄의 구성요건인 위계 의 대상이 사람이 아닌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 치 인 경우에도 해당하는지에 문제된다. 판례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 장치에 정보를 입력하는 등의 행위가 그 입력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킬 목적으로 행해진 경우에는 그 행위가 업무를 담당하는 사 람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하여 위계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 다. 52) 고 판시하면서 이를 긍정하는 입장이다. 위계 는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은 게임제공업자를 직접적 상대방으로 하고 있지는 않는다. 오히려 게 51) 대부분 게임회사는 이용자의 권리나 의무를 명시하여 불법 프로그램 사용, 현금거래, 계정도용 등과 같은 약관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나 부분 유료화 정책 등을 규정하여 게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52)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3도5814 판결;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3도4178 판결; 2013.11.28. 선고 2013도5117 판결.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55 임서버 등과 같은 정보처리장치를 그 직접적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오토프로 그램이 정상적인 게임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킬 목적 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게임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배포하고 자신 들에 의해서 사용이 승인된 프로그램을 이용자들이 사용할 것이며, 정해진 게임규 칙에 의해서 이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이를 위계에 의하여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정한 명령을 입력한 경우 사무처리 과정에서 본래의 목적과 다른 명령을 입력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착오로 인하여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위계 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한 행위는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가 성립할 수 있다. 53) Ⅵ. 결론 오토프로그램은 시스템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사용자의 명령 없이도 특정 작업을 위해 자동으로 동작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오토프로그램은 게임서 비스제공자가 설계한 게임 의도와는 다르게 게임 시스템의 환경을 저해하고 게임서 비스제공자의 게임 운영 및 정상이용자의 게임 이용에 방해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부정적으로 아이템을 획득한 후 현금 거래하 는 작업장 및 환전상들이 등장하는 등 사행성을 부추기는 중대한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오토프로그램을 제작 배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게임 회사의 약관 규정에 의 한 자율적 제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형사법적으로도 규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현재 게임산업진흥법에서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행위에 대하여 형사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본 규정에서 정의하고 있는 게임물 관련사업자 는 게임산업 진흥법 제2조의 9에 정의하고 있는 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 아닌 게임제작업자, 즉 게임서비스제공자로 제한해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수행할 때 오토프 53) 판례는 포커게임에서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키보드를 누르는 것을 자동화하여 일부러 게임을 지도 록 만든 프로그램, 이른바 한도우미 프로그램 을 개발 유포한 행위에 대하여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9.10.15. 선고 2007도9334 판결).

5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로그램을 사용하게 되면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설치한 보안프로그램이 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를 쉽게 우회하여 뚫고 들어감으로써 기술적 보호조치, 특히 접근통제형 기술적 보호조치를 침해하기 때문에 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거나 제작 및 판매, 배포하는 경우 저작권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 오토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의 악성프로그램 전달 유포죄에 성립하기 위해서는 오토프로그램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되어야 한다. 비록 오토프로그램이 해당 게임 시스템이나 데이터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 지만 게임 운영 목적과 상이하거나 정당하지 않는 명령을 입력하여 컴퓨터가 자동 으로 실행하여 처리하였으므로 게임 시스템의 운용을 방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 라서 게임 시스템의 운영을 방해하는 오토프로그램을 전달 유포행위를 할 경우 본 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하드웨어형 오토프로그램인 경우 기기 또는 장치이기 때문에 본 죄로 처벌하기에 흠결이 발생한다. 본죄의 악성프로그램 범위 안에 기기 또는 장치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게임산업진흥법과 같이 악성프로그램의 제작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 형법상 컴퓨터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허위의 정보나 부정한 명령 의 입력 또는 기타 방법으로 현실적으로 장애가 반드시 발생하여야 한다. 오토프로 그램의 경우 게임서비스제공자의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게임이 진행되더라도 게임 이용자는 오토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캐릭터의 방향 및 속도를 정하여 자동으로 설정 만 할 뿐이다. 따라서 이를 새롭게 가공하거나 저장 수집 등의 기능을 기존의 게임 서비스제공자가 설정한 시스템 전체가 변경되는 등 목적 외 기능수행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서버 시간 지연 및 시스템의 과부하 현상, 현저한 시스템 기능 저 하 등 장애발생결과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부정한 명령이 있었다 고 할지라도 본 죄를 성립하기 어렵다. 하지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성립할 수 있다. 게임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자 신들이 배포하고 자신들에 의해서 사용이 승인된 프로그램을 이용자들이 사용할 것 이며, 정해진 게임규칙에 의해서 이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이를 위계에 의하여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정한 명령을 입력행위로 인하여 게임서비스제공자가 착오로 인하여 게임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위계 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57 아이템은 단순한 게임 내 장치물로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면 서 아이템에 대한 현금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제 게임세계는 여가와 오락을 위 한 공간에 머물지 않고 또 하나의 경제적 재산가치가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에 따 라 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오토프로그램과 같은 비정상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아이템 을 획득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현재 게임산업진흥법에서 오토프로그 램 제작 및 배포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동법만으로는 이를 규제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오토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적 현상은 게임산업진흥법뿐만 아니라 다른 형법 영역에서도 보충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5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참고문헌 임웅, 형법각론 제6정판, 법문사, 2015. 최호진, 형법총론강의, 준커뮤니케이션즈, 2016. 구병문,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둘러싼 저작권법적 쟁점, 외법논집 제33권 제2호,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연구소, 2009. 김윤명, 자동게임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고찰, 중앙법학 제13집 제1호 통권 제39 호, 중앙법학회, 2011. 김종일, 온라인게임에서의 불법적 채권간섭, Law&Technology 제7권 제6호, 서 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 2011. 박준석,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법적 문제, 디지털재산법연구 제9권 통권 제13호, 한국디지털재산법학회, 2010. 박정제, 자동사냥 프로그램과 관련된 법적 문제점, Law&Technology 제9권 제2 호,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 2013. 이진태 임종인, MMORPG게임의 오토프로그램과 저작권, 법학논문집 제34집 제 3호, 중앙대학교 법학연구원, 2010. 정상조 박준석, 오토프로그램의 저작권 문제, Law&Technology 제6권 제4호, 서 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 2010. 최호진, 인터넷 검색광고의 부정클릭과 부정한 명령입력, 형사판례연구 제23권, 형사판례연구회, 2015. 최호진, DDoS공격에 대한 형법이론적 검토 및 입법론, 비교형사법연구 제17권 제1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5. 최호진 백소연, 정보통신망장애죄에서 장애의 의미 및 예비 음모에 대한 입법론, 법학논총 제39권 제3호, 단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5. 최성욱 오덕신 방혜선 임명성, MMOPRG에서 봇(BOT)이 온라인 게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한국컴퓨터게임학회논문지 제2권 제23호, 한국컴퓨터게 임학회, 2010.

게임 내 오토프로그램 제작, 배포, 사용행위에 대한 가벌성 검토 59 Study on Criminalization of Automatic program Production, Distribution, Using in the game 54)55) Choi Ho-jin* Han Da-bin** The illegal using of an auto program obstructs the management of the online game business during online game. Despite of these existing interference, the discussion about the problems of the auto program uses has not yet been fully discussed in the perspective of criminal law compared to the discussion on the grounds of private law. This paper discusses the uses of an auto program by distinguishing into two categories, general auto program and auto program inside a game. Furthermore, the production, distribution and uses of auto programs inside a game has been examined to discuss whether it can be acknowledged as a subject of criminal punishment. The case of production distribution of an auto program is a violation of technological protection measures under intellectual property law. It is also applicable to the subparagraph 8 of paragraph 1 of article 32 of Game Industry Promotion Act and paragraph 2 of article 48(dissemination of malicious program) of Act On Promotion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Network Utilization And Information Protection, Etc.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Network Law). Unlike the two laws abov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Network Law is absent with the regulation of acts of production. Moreover, even the regulation that currently exists does not cover device as an object of ** Professor, College of Law, Dankook University, Ph.D, in Law. ** Graduate Student In IT Law Expert Program, Graduate school of Dankook University

6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the regulation but only the (software) program itself. Therefore, the law has a legislative defect that makes it impossible to punish the actions of producing an auto program and distributing hardware auto program. For the case of the uses of an auto program is examined in details by two criminal law regulations, paragraph 1 of article 314(Interference with Business through fraudulent means) and paragraph 2 of article 314(Interference with Business by damaging data processor). The crime of Interference with Business by damaging data processor is not applicable to the uses of an auto program, due to the fact that auto program does not generates defects in reality. On the other hand, if the game service operator provide an online game service from falling into an error by the third person, the crime of interference with business through fraudulent means can be applied in this matter, because the actions of resulting one from falling into an error can be understood as a fraud. The acts of production, distribution and uses of an auto program can be a major reason of impede development in the game industry. Despite the fact that current Game Industry Promotion Act is regulating the production and distribution of auto programs, it is still not enough. From this reason, this paper is eagerly looking forward to the near future for the application of criminal law in this matter. Keywords: Cyber Crime, Information Communications Network, Malicious code, automatic program, crime of business interference 투고일 :5월 22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56) 김 재 중** 이 승 준*** 국 문 요 약 형사소송법 제106조 및 제21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압수 수색에 있어 관련성이란 무죄추정을 깨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피고사건의 증거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객관적 가능성으로 볼 수 있으며, 이때 객관적 가능성은 사전적 시점에서 영장발부 판사의 관점에서 증거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범죄인과의 주관적 관련, 범죄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이 있는지 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영장주의의 정신은 결국 압수 수색과정에서 본건과 관련성이 인정되는 증거의 범위를 확장함 으로써 영장주의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한함에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영장주의 의 의미는 좁게 이해될 수 없다. 이러한 영장주의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상판결을 살펴보면, 먼저 범죄인과의 주관적 관련성은 영장기재 피의자인 甲 에 대해 乙 은 공범관계로 볼 수 있으므로 관련성 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객관적 관련성은 영장기재 범죄사실은 甲 의 정당후보자 관련 공천헌금 제공 혐의였으나, 확보된 대화녹음은 乙 과 B 사이의 정당후보자 추천 및 선거운동 관련 대가제공 요구 및 약속 혐의였으므로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 다만 甲 의 동종 유사 범행이 아니라 乙 의 동종 유사 범행에 해당되므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관련성이 인정되는 증거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판단이 남아 있다. 관련성이 있다는 것은 범죄수사 및 공판의 진행과 관련하여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대상물을 압수 수색할 수 범위를 설정해 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영장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압수 수색의 대상과는 구별된 다. 관련성이 있는 증거라도 현실적으로 수사기관 등에 의해 압수 수색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영장에 의한 압수, 또는 형사소송법 제216조의 예외에 해당하여 압수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렇 다면 영장이 발부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를 대상으로 압수 수색의 장소에서 압수할 물건에 한정하여 압수하여야 한다. 그 외 제3자를 대상으로, 다른 증거를 대상으로 하는 압수는 범죄장소에서의 압수 수색과 같이 무영장 압수수색의 예외에 따라야만 적법한 증거로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수집증거가 된다. 대상판결에서 *** 이 논문은 2015학년도 충북대학교 연구년제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This work was conducted during the research year of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in 2015). ***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주저자 ***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법학박사. 공동저자

6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는 甲 에 불과하며 이 범위를 벗어난 경우 새로운 영장이나 사후영장을 발부받 는 것이 영장주의의 구현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에서 수사기관은 사후영장을 발부받지 않았으므 로, 녹음파일이 乙 과 B에 대한 증거로 사용되는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된다. 주제어: 영장주의, 압수 수색, 별건정보,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전자정보, 사후영장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63 [대상판결] 대법원 2014.1.16. 선고 2013도7101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사실관계] 검사는 甲 이 2012. 3. 15.경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하여 당 공천위원에게 공 천헌금을 전달하였다는 중앙선관위의 고발장이 접수되자, 수사를 개시하여 피의자 를 甲, 압수수색영장 기재 범죄사실로 피의자는 공천과 관련하여, A에게 지시하여 2012.3.5. 및 3.28. 당 공천위원 丙 에게 거액을 전달하였다 로 기재하고(이하 원래사건 이라 함), 압수장소는 乙 의 주거지, 차량, 압수대상물로 범죄행위와 관련 하여 작성 보관 중인 수첩 등 피의자의 신체, 피의자의 물건과 함께 乙 이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태블릿 PC 및 저장된 정보를 대상물로 기재하였다. 부산지검 소속 수사관들은 위 영장에 의해 乙 의 컴퓨터 HDD, USB를 압수하였고, 휴대폰을 압수 하려고 했으나 현장에서 복제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고 휴대전화의 저장정보를 복 제하고 변환한 후에야 범죄사실의 관련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휴대전화 자 체를 압수하여 가지고 왔다. 수사관은 乙 의 참여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의 참여 없이 휴대전화의 저장정보를 복제하였고 녹음파일을 따로 추출하여 독립된 파일로 저장하였으나, 乙 에게 위 녹음파일을 비롯한 전자정보에 대한 상세목록을 교부하지 않았다. 그런데 乙 의 휴대폰에서 추출된 녹음파일 중에서 새로이 乙 과 B 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와 관련된 대화녹음 X를 발견하였다. 이에 검사는 乙 과 B를 피고인으로 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B가 乙 에게 선거운동 기획 및 공천을 도와주 는 대가로 3억원의 제공을 약속하였음)를 수사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녹음파일을 임의제출하지 않았으며, 새로운 압수 수색영장도 발부되지 않았다. 검사는 甲 을 소환하여 대화녹음의 내용을 들려주며 혐의사실을 조사하였는데, 甲 은 녹음파일의 수집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자백하였으며, 乙 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자백을 하였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들을 정당후보자 추천 및 선거운 동 관련 대가제공 요구 및 약속혐의로 공소를 제기하였고(이하 별개 사건 이라 함 : 甲 과 乙 사이의 정당후보자 추천 1) 및 선거운동 관련 대가제공 요구 및 약속 혐의 1) 대상판결에서 문제된 사안이나, 본 논문의 쟁점을 관련성 으로 한정하고자 논의대상에서는 제외함.

6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사건), 2) 공판과정에서 위 대화녹음을 증거로 제출하였다(다른 증인 존재함). [사안의 경과] 대상판결의 사안에 대해, 1심 법원 3) 은 乙 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던 이 사건 녹음파일 및 녹취록은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甲 과 乙 사이의 공천 관련 금품수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유력한 간접증거로도 사용할 수 있고, 이 사건 녹음파일에 의 하여 확인되는 범죄사실과 위 영장 기재 범죄사실은 동종 유사의 범행으로 볼 수 있으므로 영장 기재 범죄사실과의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피고인 乙 과 B 모두에게 유죄 판결을 하였다. 1심 법원의 주요 논거는 압수의 대상에 관한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 2649 판결을 바탕으로 하며 다음과 같다. 첫째 관련성에 대해서는, 1 乙 과 B의 대 화를 녹음한 녹음파일은 그 대화내용 중에 乙 이 당 공천위원들을 언급하면서 그들과 접촉을 한번 시도해보겠다거나 이미 로비를 하였다는 취지의 말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丙 등을 접촉하는 방법으로 공천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였다는 것을 추단할 수 있고, 이를 위 압수 수색 영장 범죄사실에 기재된 甲, 乙 사이의 공 천 관련 금품수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유력한 간접증거로도 사용할 수 있어 관련 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2 영장 기재 범죄사실과 乙 과 B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 두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공천과 관련한 금품 수수 또는 약속에 관한 것이 고, 그 청탁의 대상이 되는 공천위원으로 丙 이 공통적으로 있으며, 각 범행이 이루 어진 시간적 간격 또한 3주 남짓으로 상당히 근접해 있는 바, 이 사건 공소사실과 위 영장 기재 범죄사실은 적어도 동종 유사의 범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둘째, 압수 절차상 참여권 보장 및 압수목록 교부와 관련하여, 위 녹음파일을 압 수하는 과정에서 관계인의 참여권 보장 및 압수목록 교부 절차가 누락되었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으나,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는 비교적 그 하자가 경미하다고 보 이는 등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으며, 위 녹음 2) 후에 기소된 공소사실의 요지는 을은 갑이 선거운동 기획을 총괄하고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대가로 갑에게 3억원의 제공을 약속하며, 갑은 을로부터 3억원의 제공의 약속받았다 이다. 3) 부산지방법원 2012.11.23. 선고 2012고합802 판결.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65 파일과 이에 기초한 녹취록 및 피고인들의 진술이 기재된 증거서류는 위법수집증거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항소심 법원은 녹음파일과 압수 수색영장 기재 범죄사실과의 관련성을 부 정하였다. 그 판단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관련성과 관련하여, 발부된 영장은 甲 의 공천 관련 금품제공 혐의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압수하라는 취지가 명백하므 로, 전혀 다른 乙 과 B 사이의 공천 및 선거운동 관련한 대가 제공 요구 및 약속에 관한 혐의사실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녹음파일은 영장에 기재된 압수대상물로 볼 수 없으며, 녹음파일이 甲 에 대한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간 접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과 녹음파일을 영장 기재 범죄사실과 무관한 乙 과 B 사이의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甲 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녹음파일에 대한 압수가 적법하다고 하여 피고인 乙 과 B에 대한 관계에서도 적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둘째 위법한 압수와 증거능력에 대하여, 녹음파일은 영장에 기재된 압수대상물이 아님에도 수사기관은 녹음파일에 대하여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는 등의 적 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점, 영장 집행과정의 일환인 이 사건 녹음파일의 복제 과정에 당사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아니한 점, 당사자에게 압수목록 교부가 이루 어지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녹음파일의 압수는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 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을 위반하여 행하여진 위법한 압수이며, 2차 적 증거의 증거능력의 경우, 피고인들이 검찰에서 한 진술 역시 적법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이 사건 녹음파일을 기초로 획득된 2차적 증거로서 이를 유죄 인 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3. 6. 5. 선고 2012노667 판결 [상고심 판결이유] (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녹음파일에 의하여 그 범행이 의심되었던 혐의사실은

6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공직선거법상 정당후보자 추천 관련 내지 선거운동 관련 금품 요구 약속의 범행에 관한 것으로서, 일응 범행의 객관적 내용만 볼 때에는 이 사건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과 동종 유사의 범행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영장에서 당해 혐의사실을 범하였다고 의심된 피의자 는 피고인 2에 한정되어 있는데, 수사 기관이 압수한 이 사건 녹음파일은 피고인 1과 피고인 7 사이의 범행에 관한 것으 로서 피고인 2가 그 범행에 가담 내지 관련되어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 다. 결국 이 사건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 인 피고인 2가 이 사건 녹음파일에 의하여 의심되는 혐의사실과 무관한 이상, 수사기관이 별도의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압수된 이 사건 녹음파일은 형사소송법 제219조에 의하여 수사기관의 압 수에 준용되는 형사소송법(2011. 7. 18. 법률 제10864호로 개정되어 2012. 1. 1.부 터 시행된 것) 제106조 제1항이 규정하는 피고사건 내지 같은 법 제215조 제1항 이 규정하는 해당 사건 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은 압수에는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 제3항 본문이 규정하는 헌법 상 영장주의에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녹음파일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 로 서 이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절차적 위법은 헌법상 규정된 영장주의 내지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중대한 위법에 해당하는 이상 예외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로 볼 수도 없다. (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의 이 사건 녹음파일 압수 수색 과정에서 피압수 수색 당사 자인 피고인 1에게 참여권이 보장되었는지, 복사대상 전자정보의 목록이 교부되었 는지 여부 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심이 위와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 녹음파일이 이 사건 영장에 의하여 압수할 수 있는 물건 내지 전자정보로 볼 수 없다고 하여 그 증거능력을 부정한 조치는 결론에 있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67 [평 석] Ⅰ. 문제의 제기 수사실무 상 압수 수색영장 기재 범죄사실과 관련된 증거를 압수 수색하면서 우 연히 발견된 별건범죄의 증거 문제, 즉 우연히 발견된 증거를 활용한 별건 범죄의 수사와 기소, 이후 공판과정에서의 증거능력 문제 등이 종종 등장해왔지만, 이론적 으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영장주의의 정신,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의미 등 형사소송법의 대원칙과 정신을 고려할 때 이러한 문제는 실무상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넘어서 이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디지털 증거라는 새로운 압수 대상물이 등장하면서 압수 수색의 대상 범 위에 대한 논의는 그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자정보의 속성상 압수대 상물의 분리 내지 내용물의 추출이 용이하지 않으므로 별개범죄의 관련성 문제가 논의의 중심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과잉압수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제106조 및 제215조에 관련성 이라는 문언이 추가되었으나 여전히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고, 대법원도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관련성 의 완화 내지 광의적 해석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하에서는 영장주의의 의미를 바탕으로 대상판결에서 문제된 관련성의 범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살펴보고, 최근 2011모1839 결정 4) 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향후 관련성 의 범위 설정과 관련하여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대법원 논리의 타당성을 검증해 보고자 한다. 4)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6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Ⅱ. 관련성 과 압수 수색영장의 범위 1. 관련성의 의의와 범위 가. 관련성의 개념과 역할 형사소송법은 2011년 7월 18일 개정에서 법원의 압수에 대하여, 제106조 제1항 에서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 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고 변경하여, 과 거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는 규정과 달리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라 는 문건을 추가하여 대상물을 한정함으로써 과잉압수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의 압수에 대해서도, 제215조 제1항에서 검사는 범죄수사 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고 개정하였으며, 제2항의 사법 경찰관의 영장 신청도 동일한 취지로 변경하여, 사건과의 관련성 이라는 제한을 가 하여 과잉압수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새롭게 추가된 관련성의 의미에 대해, 증거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 는 가능성 또는 개연성 이라는 견해 5) 와 해당 사건을 전제로 하여 중요한 어떤 사실 이 그 증거가 없을 때보다는 그 증거에 의해 존재가능성이 있게 인정되거나 반대로 존재가능성이 없게 여겨지도록 만드는 경향이라는 견해 6), 사실의 증명과 연결되어 있으며 또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이 있음을 의미한다는 견해 7), 디지털 증거와 특히 관련시켜, 관련성은 사건과의 관련성인 객관적 관련성, 증거와 수사대 5) 배종대 이상돈 정승환 이주원, 형사소송법, 홍문사, 2013, 184면; 이완규, 압수물의 범죄사실과의 관련성과 적법한 압수물의 증거사용 범위, 형사판례연구[23], 박영사, 2015, 542면. 6) 정웅석 백광민, 형사소송법, 대명출판사, 2014, 211면. 7) 신동운, 형사소송법(제4판), 법문사, 2012, 358면; 전승수, 압수 수색상 관련성의 실무상 문제점,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49호, 2015.12., 41면.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69 상자 간의 인적 관련성으로 주관적 관련성, 혐의사실 발생시점과의 근접성이라는 시간적 관련성으로 세분하는 견해 8) 등이 있다. 독일 형사소송법은 제94조 제1항에서 압수물을 증거방법으로 심리에 중요할 수 있는 대상(Gegenstände, die als Beweismittel für die Untersuchung von Bedeutung) 으로 정의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구체적 의미는 잠재적 증거가치(potenzielle Beweisbedeutsamkeit) 로 이해되고 있다. 9) 증거가치는 양형판단에 영향을 주거나 피의자의 소재발견, 도 주, 증거인멸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도 인정된다. 수사의 개시는 수사기관의 주관 적 혐의로 개시되며 이 경우에도 무영장 압수 수색이 허용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은 체포 구속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 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압수 수색 검증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 할 만한 정황 으로 구분하고 있다. 즉 인신구속 이전 단계에 범죄 혐의 확정 및 증 거수집을 위해 대물적 강제처분이 선행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범죄의 혐의가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압수 수색에 있어 관련성이란 무죄추정을 깨뜨릴 정 도는 아니지만 피고사건의 증거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객관적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 이때 객관적 가능성은 사전적 시점에서 영장발부 판사의 관점에서 증거물 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범죄인과의 주관적 관련, 범죄사실 과의 객관적 관련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며, 후자는 범죄와의 시간적 장소적 관련 을 포함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피고사건은 향후 공소장에 범죄사실로 기재될 경 우 공소효력의 범위로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주관적 관련이란 피 의자와 공동정범 또는 간접정범관계이거나 교사범, 방조범의 관계, 범인은닉, 증거 인멸, 장물에 관한 죄와 그 본범의 관계에 있는 것을 의미하며, 객관적 관련이란 영 장기재 범죄사실 자체와 직접 관련 또는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거나 동종ㆍ유사의 범행 관계, 이종 범행으로 보조증거 내지 간접증거로 사 용될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련성의 개념 정의는 필연적으로 관련성의 역할 내지 의미와 연 결되어 있다.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즉, 關 聯 8) 오기두, 관련성 없는 핸드폰 녹음 파일 압수와 위법수집 증거, 2013.3.4.자 법률신문, 13면. 9) BGH StV 1988, 90; Roxin/Schünemann, Strafverfahrens recht, 27. Aufl., 34 Rn. 3; Volk/ Engländer, Grundkurs StPO, 8. Aufl., 10 Rn. 32.

7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性 의 의미, 관련성의 압수 수색의 제한요건으로서의 독자적 의미를 가지는 문제와 관련하여 크게 2가지 입장이 있다. 하나는 관련성이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수사에 필요한 때 즉 필요성의 요건이므로 독자적인 의미를 크게 가지지 않는다는 입장이 다. 10) 이러한 입장은 이미 과거에도 형사소송법상 수사에 필요한 때, 즉 필요성의 의미가 압수는 증거물 또는 몰수할 물건을 대상으로 하며, 이는 일정한 범죄를 전제 로 하여 그 범죄의 증거물이거나 몰수물이어야 하므로, 관련성과 비례성이 그 요건 이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입장은 관련성이라는 문언이 과잉압수 제한을 위해 새로 도입되었으므로 필요성으로부터 독립된 요건이 되었다고 평가하는 입장이 다. 11) 생각건대 필요성과 관련성은 구별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독일이나 일본 12) 과 달리 정보저장매체의 압수 수색을 계기로 촉발된 판례의 변화 를 반영하고 과잉압수의 방지 필요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관련성 을 추가한 취지 13) 를 고려하고, 수사기관 내지 법원 입장에서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관련성 이 없는 목적물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관련성이 있지만 압수 수색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나. 관련성의 범위 1) 견해 대립의 검토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압수 수색영장의 관련성의 범위가 피의자의 여죄 및 본 10) 배종대/이상돈/정승환/이주원, 2013, 184면; 이은모, 형사소송법(제5판), 박영사, 2015, 320면; 이재 상, 형사소송법(제9판), 박영사, 2012, 311면; 조 국,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박영사, 2005, 330면. 11) 신동운, 앞의 책, 358면; 정웅석/백광민, 앞의 책, 211면; 이완규, 앞의 논문, 543면; 이창현, 형사소 송법(제2판), 입추출판사, 2015, 429면; 전승수, 앞의 논문, 44면. 12) 일본 형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은 検 察 官 検 察 事 務 官 又 は 司 法 警 察 職 員 は 犯 罪 の 捜 査 をする について 必 要 があるときは 裁 判 官 の 発 する 令 状 により 差 押 え 記 録 命 令 付 差 押 え 捜 索 又 は 検 証 をすることができる この 場 合 において 身 体 の 検 査 は 身 体 検 査 令 状 によらなければなら ない 라고 규정하여 범죄 수사에 필요한 경우로 압수대상물을 명시하고 있다. 13) 전자정보의 압수 수색에 관한 대표적 판결인 2011.5.26, 2009모1190 판결은 전자정보에 대해 이후 에도 지속적이고도 확고한 법원의 입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후 2011년 형사소송법 개정 에서도 제106조 제3항에 영향을 미쳤다.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71 건 수사와 관련하여 증거수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관련성의 범위에 대해, 1 해당사건 의 범위 설정에 대해 3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일반영장으로의 변질을 막기 위해서는 일본 형사소송법상의 소인 개념 을 차용하여, 해당사건이 특정된 구성요건에 대입하여 재구성된 범죄사실(죄명)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14) 이 견해는 방법론으로 관할을 규정하고 있는 형 사소송법 제11조의 관련사건 을 기준으로 하는 방법, 소송물 개념에 따라 형사소송 법 제248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공소효력의 범위로서의 범죄사실 을 기준으로 하는 방법, 검사가 적용을 구하는 법적 구성요건에 대입하여 재구성한 사실로서 압 수 수색 검증의 원인이 된 사실로, 일본 형사소송법의 소인 에 준하는 개념을 제시 하고 있다. 15) 이 견해에 의하면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의 범죄사실에 한하여만 압 수 수색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관련성 판단의 기준으로 2 사실의 전모를 확인하는 데 증거로 의미가 있을 가능성, 증거로 의미가 있는 자료가 존재할 가능성으로 파악 하면서 그 판단은 사전적 관점에서 압수기관의 관점을 기초로 그러한 상황에서 일 반인의 경험에 비추어 관련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 상당한가를 기준으로 한다는 견해 16) 도 있다. 이 견해는 압수 수색 현장의 실무상 어려움을 감안하여 증거로 의 미가 있는 자료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물건도 압수대상물이 된다고 보아, 17) 영장 기재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정도의 범죄사실에 관한 증 거, 그 범죄와 목적 수단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 동일 구성요건으로 범위가 확대되 거나 동일 죄질로서 통상 함께 행해질 가능성이 많고 예견될 수 있는 경우, 공범에 대한 증거 경우 등은 관련성을 인정하고 있다. 18) 이에 대해 3 미국의 플레인 뷰 이론(the plain view doctrine)에 기초해 고의적인 탐색적 압수 수색이 아니라 수사 기관이 A범죄 수사를 위해 적법하게 임의처분이나 강제처분을 집행하는 도중 적법 14) 신동운, 앞의 책, 359면. 15) 신동운, 앞의 책, 358~359면. 16) 이완규, 앞의 논문, 547면 이하. 영장 집행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서 대체로 이에 동조하는 견해는 전승수, 앞의 논문, 52면 이하. 17) 이 견해는 별건 범죄의 증거자료의 관련성에 대해 동일 피의자의 동종 유사 범행자료, 동일 피의자 의 이종 범행자료, 다른 사람(공범, 공범 이외의 자)의 범행자료를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증거로서의 의미를 검토한다(이완규, 앞의 논문, 550면 이하). 18) 이완규,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과 관련성 개념의 해석, 법조 통권 686호, 2013.11., 109면.

7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하게 서 있는 장소에서 별도의 인위적인 수색 없이 우연히 명백한 금제품이나 B 범 죄의 증거물을 발견했을 때에는 별도의 압수 수색영장 없이 금제품이나 B 범죄의 증거물의 압수 수색이 허용된다는 견해 19) 도 있다. 4 관련성을 피의사실과 관련하 여 객관적 관련성, 피의자와 관련하여 주관적 관련성, 시간적 관련성으로 구분하는 전제에서, 객관적 관련성은 수사기관이 영장청구의 범죄사실로 적시한 사실과 기본 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경우이며 동종 유사 범행에 관해서는 미치지 않으며, 주관적 관련성은 영장기재 피의자가 원칙이지만 공동정범이나 공범이 소유, 소지하는 물건 등도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며, 시간적 관련성은 범행 일시로부터의 관련성이라 고 이해하는 견해 20) 가 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영장에 기재될 압수할 물건 에 대해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나, 압수의 대상을 1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물건 뿐만 아니라, 2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 또는 3 동종 유사의 범행과 관련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압수를 실시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21) 피압수자 등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확장 또 는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나, 22)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 또는 동종 유사의 범행과 관련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 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생각건대 해당사건과 관계가 있거나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형사절차의 진행과 판결을 효력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으므로 수사절차와 공판절차를 관통하는 개념으로 범죄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소인개념은 우리 형사소송법상 받아들일 수 없으며, 관할을 기준으로 한 관련사건의 경우 그 취지 자체가 분리심판 으로 인한 피고인의 불이익 방지와 동일 사건에 대한 모순된 판결의 방지에 있다는 점에서 대물적 강제처분과는 차원을 달리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특정된 구성요건에 19) 심희기 양동철, 쟁점강의 형사소송법(제2판), 삼영사, 2010, 205면 이하. 이 견해는 2008도10914 판결의 사안을 플레인 뷰 이론에 의할 때 발견된 대마의 압수를 적법한 압수 수색으로 이해한다. 20) 성익경, 압수영장의 효력 범위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판례연구 제26집, 2015, 624면. 유사한 취지는 오기두, 앞의 글, 13면. 21)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2649 판결. 22)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73 대입하여 재구성된 범죄사실로 해당 사건을 이해할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은 충실해질 수 있지만, 관련사실 이나 범죄사실 에 비해서는 해당 사건의 범위가 크 게 축소된다는 단점이 있다. 23) 다음으로 증거로 의미가 있는 자료가 존재할 가능성 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는 증거가치만을 중시하여 일반영장을 금지하고 있는 영장주 의를 우회하여 영장주의를 퇴색시키며,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정도의 범죄사 실은 관련성의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판단대상을 제시하였기 에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플레인 뷰 이론을 차용하는 견해는 형사소송 법이 플레인 뷰 이론을 수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며, 관련성 개념을 추가로 명시한 형 사소송법 개정 취지에 비추어 영장주의의 의미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 24) 여기서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는 영장주의의 의미와 공소장에 기재될 범죄사실 의 증거로서 객관적 가능성, 유무죄 여부를 확인하는데 의미가 있는 물건이라는 개 념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공소장에 기 재된 범죄사실은 異 次 元 의 문제로, 동일할 수 있지만 반드시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영장 기재 범죄사실은 주로 수사 초기 단계에서 범죄사실을 확정하기 위한 단서들 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압수 수색의 결과 수사의 방향, 공소제기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하여 수사단계에서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효력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공소사실의 동일성 판단 기준인 기본적 사실동일설을 둘러싼 문제 점, 규범적 요소, 범죄사실의 내용과 행위 태양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즉 대법원이 공소장 변경에서 공소사 실의 동일성 판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수정된 기본적 사실동일설 25) 을 바탕으로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관련성 범위를 판단할 경우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판단 에 있어 수정된 기본적 사실동일성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 규범적 요소 판단에 있 어 법관의 자의개입 등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결국, 관련성의 범위는 공소장에 기재될 범죄사실을 토대로 증거의 종류와 태양 23) 신동운, 앞의 책, 359면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24) 같은 취지로, 성익경, 앞의 논문, 623면. 25)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7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에 따라 구체적, 개별적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으며, 제106조 내지 제215조의 법문 에 기초하여 피고(해당)사건 에서 주관적으로 피의자(피고인)와 관련이 있는지, 객 관적으로 범죄사실과 관련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6) 관련성 요건은 주관적 관련성과 객관적 관련성 모두 인정될 때 충족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판단주체와 시점은 영장을 발부하는 판사의 관점에서 영장발부시점이 되어야 한다. 현행법 상 수사기관이 영장발부 전에 관련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 하여야 하며, 무영장 압수 수색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사후영장에 의해 증거능력 인 정에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사전적 관점에서 수사기관이 주체가 된다는 주장은 영 장주의를 우회하여 그 취지를 잠탈할 우려가 있다. 또한 여기서 피의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직접증거는 물론, 간접증거와 정상관계 증거도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며, 피고사건 과 관련성이 있는지는 피의자와의 관 련성을 기준으로 구체적, 개별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즉 동일 피의자의 동일 범행 자료인지를 기준으로 공범관계에 있는 이종 범행자료까지 관련성 판단의 범위를 넓 혀갈 수 있는 것이다. 동일 피의자의 동종 유사범행인지 여부, 이종범행인지 여부, 타인(공범인 타인, 공범 아닌 타인)의 범행인지 여부에 따라 관련성을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대법원의 입장처럼 1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 자체와 직 접적으로 연관된 물건을 넘어 2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 3 동종 유사의 범행과 관련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물건으로 판단하는 것은 재검토의 필요가 있다. 압수 수색을 함에 있어 검사는 영 장청구서에 죄명 및 피의사실의 요지를 기재하고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료를 제출하여야 하며, 이 때 해당 사건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규칙 제107조, 제108조). 그렇다면 1에 대해서는 원 칙적으로 압수 수색 영장에 의해 압수 수색이 가능하다. 문제는 2의 경우인데 기 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의미를 일체의 법률적 관점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자연 적 관점에서 범행의 일시와 장소, 수단과 방법, 범행 객체 내지 피해자 등을 고려하 여 밀접관계이거나 택일관계이면 동일한 범죄로 본다는 것인지, 피침해법익 또는 26) 이러한 입장에 있으면서도 객관적 관련성을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 한 범행으로 한정하고, 동일한 피의자가 범한 수개의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견해로는 전승 수, 앞의 논문, 47면 이하.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75 죄질까지 고려하여 동일한 범죄로 본다는 것인지에 따라 압수 수색의 범위가 달라 질 수밖에 없는데, 후자로 볼 경우 범행의 일시, 장소 등을 고려했을 때 밀접관계와 비양립관계로 경합범의 관계에 설 수 없는 새로운 범행을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타 당하지 않다. 그리고 전자로 본다면 2는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범위를 재확인하는 의미 정도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1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3과 그 외 관련되는 증거자료가 있는지가 관 련성에서 문제될 뿐이다. 그리고 동종 유사의 범행 내지 이종의 범행은 요증사실과 의 관계, 실질증거의 증명력과의 관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2) 관련성 있는 증거의 구체적 검토 이러한 관점에서 관련성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접증거의 경우 압수 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동일한 피의자의 동종 유사 범행, 공범인 제3자의 동종 유 사 범행에 대해서는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겠다. 피의자와 범인은닉, 증거인멸, 장 물에 관한 죄와 그 본범의 관계에 있는 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동종 유사 범행 의 경우 관련성을 부정하는 견해 27) 도 있으나, 공판 단계의 압수 수색과 달리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사실의 정확한 특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28) 동일 피의자든 공범이 든 영장기재 범죄사실과의 상습성 판단,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혐의 입증, 범의 판단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관련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형사 소송법 제215조에서 이미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 고, 형사소송규칙 제108조는 해당 사건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 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동종 유사 범행의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다. 반면 동일 피의 자나 공범의 이종 범행 자료는 직접증거로서는 관련성이 부정된다고 하겠다. 영장 주의의 의미는 구체적 사실에 근거한 특정 범죄혐의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 단순히 수사의 단서를 찾기 위한 탐색적 압수 수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포함 27) 성익경, 앞의 논문, 624면. 28) 예컨대 절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 수색과정에서 절도 피해품으로 보이는 여성지갑이 여러 개 나온 경우 피해자 중 누구의 소유인지를 특정하기 어려운데, 압수 수색시 요구되는 범죄혐의를 대인적 강제처분에 비해 완화해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별도의 영장을 받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7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간접증거의 경우 그 특성상 관련성의 범위가 다소 유동적일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연방증거규칙에 의해 허용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된 미국의 경우 29) 와 달리 직접증거가 아니면 모두 간접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요증사 실의 존부를 간접적으로 추인하는 데 불과한 간접증거는 요증사실을 추인하게 하는 정황으로서 의미가 있는지가 판단되어야 한다. 간접증거를 통해서 관련성을 넓히는 것은 특정 범죄의 수사를 위한 영장이 다른 사건에 우회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높 이는 것이다. 따라서 간접증거는 추론과정을 통해 주요사실을 증명하므로 간접사실 이 주요사실에 대해 중요성을 지녀야 한다. 30) 미미한(entfernten) 개연성만으로는 추론의 시작이 불가능하다. 31) 대법원도 요증사실과의 관계에서 무엇이 상당한 관련 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 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만 된다는 점을 인 정하고 있다. 32) 이런 의미에서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범행의 수단 또는 방법의 입증 에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는 정황증거로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조직폭력배의 구성원들이 공모하여 권총으로 협박하여 공갈한 사건에서 영장에 본 건에 관계있는 폭력단을 표창하는 편지, 배지, 메모 등 이라고 기재되었으나, 폭력 조직의 구성원들이 도박장을 개장한 사실을 기재한 메모가 발견된 경우 폭력조직의 성격, 공갈 피의자와 다른 조직원과의 관계, 사건의 조직적 배경 등을 알 수 있는 것이므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33) 마찬가지로 보조증거의 경우 영장주의의 취지를 잠탈할 우려가 크므로 관련성의 범위 판단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이종의 범행이라고 하더라도 영장기재 피 의자 진술의 증명력과 관련 있는 경우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29) Federal Rules of Evidence 404(Character Evidence; Crimes or Other Acts)는 성격증거의 배제 예외를 규정하여, 범죄, 위법행위 등이 동기, 기회, 의도 등을 증명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413도 성범죄에 있어 유사 범죄경력 등에 있어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30) 신양균, 형사소송법, 화산미디어, 2009, 705면. 31) Volk/Engländer, a.a.o., 23 Rn. 4. 32) 대법원 1995.01.24. 선고 94도1949 판결. 33) 日 最 判 昭 和 51.11.18. 判 時 837, 104.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77 2. 甲 의 범죄사실에 대한 녹음파일의 관련성 유무 가. 乙 과 B의 녹음파일의 관련성 판단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甲 의 乙 을 통한 금품제공 범죄사실 과 B의 乙 에 대한 금품제공 범죄사실은 양자 간에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 법원은 범행의 객관적 내용을 볼 때에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동종 유사의 범행에 해 당할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甲 은 乙 과 B의 범행에 가담 내지 관련되어 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관련성을 부정하였다. 이처럼 대법원이 대화 녹음 X에 대해 취하고 있는 관점에 대해, 압수 수색의 관련성 요건에 대해 그 판단 기준과 법적 효과를 처음으로 제시한 의미가 있다고 하면서, 관련성 판단시 피고인 (피의자)라는 주관적 표지와 범죄사실(피의사실)이라는 객관적 표지를 동시에 고려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와 34) 관련성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으 며 관련성 문제와 증거사용 범위 문제를 혼동하였다는 견해 35) 가 있다. 乙 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녹음파일이 甲 과 乙 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증 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주관적으로 피의자와 관련이 있는지, 객관적 으로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직접증거의 경우와 간접증거의 경우 로 나눠서 살펴보아야 한다. 먼저 주관적 관련성을 살펴보면, 대상판결에서 문제된 압수 수색영장에는 피의자 가 甲 으로 기재되었을 뿐, 乙 과 B를 피의자로 기재하지 않았다. 다만 甲 과 乙 및 B 사이에 공범 등 범죄참가형태적 관련성이 문제되는데 乙 은 甲 과 공범 관계에 있 을 수 있으므로 관련성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객관적 관련성을 살펴보면, 영장기재 범죄사실은 甲 의 정당후보자 관련 공천헌금 제공 혐의였으나, 확보된 대화녹음은 乙 과 B 사이의 정당후보자 추천 및 선거운동 관련 대가제공 요구 및 약속 혐의였다. 우선 甲 의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乙 과 B 사건 사이에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 그리고 동 34) 신동운, 압수 수색의 관련성 요건과 그 법적 효과, 법률신문 2015. 1. 8.자(https://www.lawtime s.co.kr/legal-info/cases-commentary-view.aspx?serial=1107). 35) 이완규, 앞의 논문, 566면 이하.

7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종 유사 범행의 경우 직접증거로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나, 甲 의 동종 유사범행 이 아니다. 다만 乙 의 동종 유사 범행인지와 관련해서도 공천 후보자 추천에 더하 여 선거운동 관련 금품 요구 및 약속 혐의가 있으므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대화녹음파일을 보충적으로 간접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1심 법원은 녹음파일의 대화내용상 乙 이 공천심사위원인 丙 등에 대한 친분을 이용하여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였다(접촉 시도 또는 로비)는 것을 추단할 수 있고, 이 를 압수수색 영장 기재 범죄사실에 기재된 甲 과 丙 사이의 공천관련 금품수수 혐의 입증의 유력한 간접증거로 사용할 수 있어, 녹음파일의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았 다. 1심 법원의 이러한 태도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가 를 관련성의 기준으로 이 해한 것이다. 이러한 1심 법원의 태도가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36) 반면 2심 법원 은 甲 의 영장기재 범죄사실에 대한 간접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乙 과 B의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대법원은 간 접증거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동종 유사의 범행이기는 하나 乙 의 범행에 대한 것이므로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생각건대 간접증거는 규문주의의 쇠퇴이후 직접증거와 동일한 증명력을 가지게 되었으나, 심증의 형성에 있어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 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하 나하나의 간접사실이 그 사이에 모순, 저촉이 없어야 하며,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 칙에 의해 뒷받침되어 치밀하고 모순 없는 논증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37) 물론 이 는 증명력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으나, 직접증거가 아니면 모두 간접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간접증거를 통한 혐의 인정에는 이처럼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영장에 피 의자를 특정하고 죄명을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영장이 함부로 다른 사건의 수사에 유용됨을 방지하려는 것인데, 38) 간접증거를 통해서 관련성을 넓히는 것은 영장주의 의 이러한 취지를 우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상판결에서 乙 과 B의 대화녹음을 통해 乙 이 공천심사위원인 丙 등에 대한 친분을 이용하여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려 고 하였다는 것을 추단할 수 있고, 이것이 영장 기재 범죄사실인 甲 과 丙 사이의 공 36) 이완규, 앞의 논문, 562면. 37) 신동운, 앞의 책, 1010면; 임동규, 형사소송법(제8판), 법문사, 2012, 453면;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507 판결. 38) 차용석 최용성, 형사소송법(제3판), 21세기사, 2008, 249면.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79 천관련 금품수수 혐의 입증의 유력한 간접증거가 될 수 있는가? 간접증거는 추론과 정을 통해 주요사실을 증명하므로 간접사실이 주요사실에 대해 중요성을 지녀야 하 며, 요증사실과의 관계에서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 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대상판결의 경우 乙 이 공천심사위원인 丙 등에 대한 친분을 이용하여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려 고 하였다는 점만으로 甲 이 乙 에게 공천헌금을 제공하였다는 영장기재 범죄사실에 대해 중요한 간접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 乙 과 B 사이의 범행에 대해서는 중요한 간접증거가 될 수 있으나, 영장에 피의자로 기재되지 않고 공범관계의 의심으로 주 관적 관련성이 인정된 乙 에 대한 간접증거는 甲 이 丙 에게 공천헌금을 제공했다는 요증사실에 대해서 동일하게 증거가치를 평가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39) 나. 관련성과 압수 수색영장의 효력범위의 구별 필요성 관련성이 인정되는 증거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판단이 남아 있다. 관련성이 있다 는 것은 범죄수사 및 공판의 진행과 관련하여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대상 물을 압수 수색할 수 범위를 설정해 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영장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압수 수색의 대상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은 압 수 수색영장의 방식으로 피의자(피고인), 죄명, 압수할 물건, 압수수색할 장소 신 체 물건, 영장 범죄사실 및 압수를 필요로 하는 사유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 고 이렇게 기재된 영장은 철저히 사전에 제시되어야만 한다. 여기서 추상적으로 관 련성 있는 증거로 압수 수색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증거가 현실적으 로 실제 수사기관 등에 의해 압수 수색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영장에 의한 압수, 또는 형사소송법 제216조의 예외에 해당하여 압수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영장이 발부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를 대상으로 압수 수색의 장소에서 압수할 물건에 한정하여 압수하여야 한다. 대상판결의 乙 과 같이 그 외 제3자를 대상으로, 다른 증거를 대상으로 하는 압수는 범죄장소에서의 압수 수색과 같이 무영장 압수수색의 예외에 따라야만 적법한 증거로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39) 범행현장의 甲 의 지문이 있었다는 간접증거가 甲 이 살인범이라는 요증사실을 추인하기 위해서는 甲 이 살해현장에 있었다는 중요한 간접사실이어야만 하는 것과 동일하다.

8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않은 경우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수집증거가 된다. Ⅲ. 영장주의의 의미와 별건 범행자료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의 위반여부 1. 영장주의의 의미 형사소송법은 강제처분의 억제를 위해서 영장주의와 강제처분법정주의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시민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를 위해 수사기관이 대물적 강제처분을 행할 경우 법관이 발부한 사전영장에 의해 특정 대상물에 대하여 제한적으로 행하 여야 한다. 이를 위해 영장에는 압수 수색의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권한범위를 명확히 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며, 개괄적인 기재는 지양되어야 한다. 이러한 영장주의의 정신은 결국 압수 수색과정에서 본건과 관련성이 인정되 는 증거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영장주의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한함에도 있다. 영장주의와 관련하여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영장주의의 의미는 論 者 에 따 라 협의로 이해할 수도 있고 광의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고 있 는 영장주의의 정신은 일반영장에 의한 강제처분에 대한 항의에서 출발한 점에 비 추어 좁게 이해될 수 없다. 영장에 의해 국가가 적법하게 점유권을 취득하면 그 취 득된 압수물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영장주의의 영역이 아니며, 그 목적물을 사용 함으로써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새롭게 다시 침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관 점 40) 은 수용하기 어렵다. 영장기재의 압수물건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증거물의 압 수 수색은 실질적으로 영장주의에 반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며, 41) 관련성 이 인정되는 증거로 무영장압수 수색의 예외에 해당할 경우에도 사후영장에 의해 규제를 받아야만 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상 규정된 영장주의는 형사소송법의 정치 적 역사적 발전을 고려하여 이해되어야 하는데, 일부 견해 42) 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40) 이완규, 앞의 논문, 556면; 전승수, 앞의 논문, 61면. 41) 예컨대, 이재상, 앞의 책, 572면.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81 프라이버시에 대한 합리적 기대 의 감소 내지 부재는 미국 판례법상 축적된 논리이 지, 우리 헌법상 영장주의와 동일하게 관념지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영장주의는 조 선형사령에 의해 요급사건이라는 미명하에 법원 예심판사가 아니라 수사기관에 의 해 자행되던 강제처분권 43) 의 통제와 군부독재 및 권위주의 시대 하에 행해지던 일 반영장의 반성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44) 따라서 영장주의는 영장에 의해 취득 된 압수물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까지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적법한 절차에 의 해 영장이 발부되어 국가가 대상물의 점유를 취득하면 그 보호기능이 종료되는 것 이 아니다. 나아가 영장이 수색을 제외하고 압수 에만 효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며, 최초 처분(initial intrusion)의 적법성과 우연히 발견된 증거의 별건 사용은 양자가 별개의 문제로, 후자는 여전히 영장주의의 영역 내에 있다. 사법의 염결성 유지는 위법수사의 억지와 더불어 영장주의 준수를 내용으로 하는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45) 이 점에서 전화사기 혐의로 긴급체포된 자가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타인의 주민 등록증 등이 든 지갑을 점유이탈물횡령죄의 증거로 한 압수가 적법하다는 2008도 2245 판결 46) 은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실질적으로 당해 범죄사실과의 관련 정도와 증거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준도 제시함이 관련성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증거의 관련성과 증거가치는 일견(prima facie) 판단될 수 있 는 것이 아니라 증거의 종류와 동종 유사범행인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주관적 객관 적 관련성이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정통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압수 수 색 영장에 기초하여 주거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대마가 발견되자 현행범으로 체포 42) 심희기/양동철, 앞의 책, 207면. 특히 이완규, 앞의 논문, 556면 이하. 43) 朝 鮮 刑 事 令 제12조는 다음과 같다. 1 검사는 현행범이 아닌 사건이라 하더라도 수사 결과 급속한 처분을 요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제기 전에 한하여 영장을 발부하여 검증 수색 물건을 차압하거나 피고인 증인을 신문하거나 감정을 명할 수 있다. 다만, 벌금 과료 또는 비용배상의 언도를 하거나 선서를 하게 할 수 없다. 2 전항의 규정에 의하여 검사에 허가된 직무는 사법경찰관도 임시로 행할 수 있다. 다만, 구류장을 발행할 수 없다. 44) 같은 취지로, 김인회, 형사소송법, 피앤씨미디어, 2015, 88~89면. 45) 367 U.S. 643(1961). 46) 대법원 2008.7. 10. 선고 2008도2245 판결.

8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하고 대마를 압수한 사안 47) 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음란물유 포자인 피의자의 성격이나 동기 등을 설명할 수 있고, 이는 양형상의 판단 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음란물 유포 범죄사실과 관련성이 있는가를 살펴보면 대마의 소지 가 음란물유포자의 성격이나 동기를 설명할 수 있지만, 그와 무관할 수도 있으며, 양형상의 판단 자료라는 추상적 기준은 양형자료에서 제외되는 별건 증거자료가 무 엇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 관련성을 부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결국 영장기재 범죄사실과 동종 유사 범행 자료의 관련성 문제는 과잉압수의 방지를 통한 기본권 보호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압 수 수색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별도의 영장이나 무영장압수 수색의 요건에 해당 될 경우 그를 통한 증거수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법원이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 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 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고 판시 48) 한 점은 바람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위법수집증거인지 여부 대법원은 대상 판결에서 압수된 乙 의 대화녹음이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반한 다고 판단하였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관련성 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수사현실을 간과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압수 수색의 관련 성 문제가 아니라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틀 속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헌법은 영 장주의가 압수 수색의 대원칙임을 선언하고 있고, 형사소송법도 위법수집증거배제 법칙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형사소송법에 명문화되기 직전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법관이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압수할 물 건 을 특정하기 위하여 기재한 문언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함부로 피압 47) 대법원 2009.5.14. 자 2008도10914 판결의 사안이다. 48) 대법원 2015.7.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83 수자 등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확장 또는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압수장소에 보관 중인 물건 이라고 기재하고 있는 것을 압수장소에 현존하는 물건 으로 해석할 수 없다 는 판시 49) 를 하였으며, 이후에도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 수색 사건에 대해서 문서출력 또는 파일복사 대상 역시 혐 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어야 하는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 소송법 제114조, 제215조의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 원칙상 당연하다. 그러므로 수사 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긴 저장매체에서 범죄 혐의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저장된 전자정보 중 임의로 문서출력 혹은 파일복사를 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장주의 등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집행이다 라는 판시 50) 를 이어 왔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대한 미국의 논쟁 51) 은 70여년이 넘게 지속되었고, 순수 주의에서부터 타협주의까지 다양하게 의견이 분포되어 있다. 워렌 법원 이후 출범 한 버거 렌퀴스트 법원은 범죄에 대한 효율적 투쟁을 위해 미국 수정헌법 제4조에 의해 위법수집증거가 배제되는 것은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라는 Mapp 법칙 52) 을 수 정하여, 위수증법칙을 사법적으로 창조된 구제책(a judicially created remedy)으로 성격을 재규정하고, 53) Mapp v. Ohio 판결 이후 헌법상 권리로서 확인된 위법수집 증거배제법칙의 구성 축인 사법의 염결성이 제한적 역할에 그치며, 54) 사회적 유용 성에 대한 도구적 계산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변질시키기도 했다. 55) 현재 우리 대법원이 받아들이고 있는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미국의 경우처럼 선의의 신뢰의 예외 등 다양한 예외가 인정된 이후 Mapp 법칙이 재안정화된 단계 와 같이,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위법수집증거의 예외적 증거능력 인정의 길을 터 준 대판 2007.11.15,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이 정착되고 이 후 명문으로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규정되면서 위법수사억지와 실체진실발견 사 49) 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50) 대법원 2011.5.26. 선고 2009모1190 결정. 51) 이에 대한 상세한 고찰로는 조 국, 앞의 책, 21면 이하. 52) Mapp v. Ohio, 367 U.S. 643(1961). 53) Alderman v. United States, 394 U.S. 165(1969). 54) Stone v. Powell, 428 U.S. 485(1976). 55) Laurence H. Tribe, Constitutional Calculus : Equal Justice or Economic Efficency, 98 Havard. Law Review, 621(1985).

8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이에 견제와 균형이 잡힌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당사자주의를 강화시키고 실체적 진실주의보다 적법절차를 한 단계 우위에 두려는 발상에 터잡아 추진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나, 56) 형사사법 정의의 실현을 위해 판례를 통한 예 외적 증거능력 인정은 불가피한 것이다. 결국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이후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대한 일련의 대 법원의 판결은 일본과 같은 외형적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수용 57) 의 입장이 아니 라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근본적 권리로서 한국적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대한 정립 단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상판결에서도 검사가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직접 제시하면서 신문하여 얻어낸 피고인의 법정진술은 위법하게 수집된 녹음파일 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배척하여, 위법 하게 수집된 1차적 증거를 법정에서 직접 제시하면서 2차적 증거를 획득하려는 기 존 검사의 법정 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58)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 범죄행위가 있 고 그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였는데, 그리고 그 확보과정에 아무런 불법이 나 잘못이 없는데 왜 그 증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인지 설명하기 어려울 것 이라 는 주장 59) 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한 축인 사법의 염결성의 역할을 제한하고 대 인적 강제처분에 대해 인단위설을 취했을 때에 도출될 수 있는 논리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영장주의는 피압수 수색대상자 측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주거의 자 유, 경제활동의 자유, 재산권 등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주는 시금석이기 때문에 녹 음파일 X를 甲 의 범행에 관련성 있는 증거로 사용하는 것과 乙 과 B의 범행에 증거 로 사용하는 것은 달리 보아야 하는 것이다. 수색할 장소와 압수할 물건을 영장에 특정하는 것은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 는 투망식 수색(fishing expedition)을 방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것으로, 60) 영장에 56) 심희기 양동철, 刑 事 訴 訟 法 判 例 百 選 (3판), 홍문사, 2013, 529면. 57) 일본의 경우 하급심 판례와 학설에서 제기되어 온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天 王 寺 覺 醒 劑 사건( 最 高 裁 1978.9.7. 刑 集 32 卷 6 号, 1672 頁 )에서 비진술증거에도 인정되는 것으로 판시하였으나, 수사 기관의 불법행위의 중대성과 불법행위의 억지라는 기준의 엄격한 적용을 통해서 실질적으로는 위법수집증거임에도 불구하고 증거능력 인정을 완화하고 있는 것이다. 58)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글로는 신동운, 앞의 평석 참조. 59) 이완규, 앞의 논문, 569면. 60) 조 국, 앞의 책, 337면.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85 일체의 문서 및 물건 과 같은 일반적 포괄적 기재는 허용해서는 안 되며, 영장기재 범죄사실의 관련성의 범위가 투망식으로 확대되어서도 안 된다. 이미 검찰도 경찰 의 전자정보에 대한 영장 신청에 특정성의 결여를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61) 대상판결처럼 디지털증거와 같은 경우, 수사기관은 디지털 증거 전체, 녹음 파일 전체를 검색하거나, 컴퓨터 일체, 핸드폰 전부, 하드디스크 전부를 압수하는 불가피 한 경우들이 있다. 이에 대해 과거부터 몇몇 견해 62) 들이 제시되어 왔다. 먼저 전자 적 증거의 경우 관련성을 찾기란 어려우므로 일반영장금지의 원칙을 완화하여 컴퓨 터 장비 전체 또는 저장된 자료 전부에 대해 포괄적 압수수색을 인정하는 견해가 있다. 63) 이 견해는 압수범위는 그 저장자료를 보기 전에는 쉽게 판단할 수 없으므 로 압수 수색의 범위나 압수물을 포괄적으로 기재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해야 한 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일본 판례 64) 도 피의사실에 관련된 기재가 포함될 합리적 이유가 있고 현장 선별의 어려움이 있음을 전제로 포괄적 압수를 인정하는 입장에 서 있다. 두 번째 견해는 포괄적 압수를 부정하는 입장 65) 으로 범죄행위와 관련된 기록만이 저장되어 있는 디스켓 등 컴퓨터 장비는 당해 데이터와 일체불가분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압수의 대상은 될 수 있으나, 범죄행위와 무관한 기록과 유관한 기록이 함께 저장된 컴퓨터 장비는 압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세 번째 견해는 수사기관이 범죄와 무관한 자료와 유관한 자료가 혼합되어 있으며, 양자가 물리적 으로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 수사기관은 당해 자료를 봉하거나 保 持 하면서 전체 자 료에 대한 압수수색을 위한 별도의 영장발부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 66) 이 있다. 이 61) 한겨레신문, 컴퓨터로 답안 중계 학원장 긴급체포, 2004.12.2.자 기사 참조. 2004년 대학입시문제 부정사건에 연루된 입시학원장 수사에서 검찰은 경찰이 문자+숫자 조합 메시지에 대한 S텔레콤과 인터넷 문자서비스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에 대해 영장 특정성의 결여를 이유로 기각했 다. 62) 미국과 독일의 전자정보 압수 수색의 입법례를 상세히 고찰한 문헌으로는 김성룡, 전자정보에 대한 이른바 별건 압수 수색,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49호, 2015.12. 118면 이하 참조. 63) 안경옥,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수사기법과 개인의 정보보호, 비교형사법연구 제5권 제1호, 2003, 327면 이하. 64) 大 阪 高 判 1991.11.6. 判 タ 796 号, 264 頁. 65) 오기두, 형사절차상 컴퓨터 관련증거의 수집과 이용에 관한 연구, 서울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7, 77-81면. 66) 조 국, 앞의 책, 342면.

8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는 미국의 U.S v. Tamura 판결 67) 의 입장이기도 한데, 수색현장에서 당해 서류 또 는 컴퓨터 전자기록 속에 범죄와 무관한 증거도 함께 있는 경우, 그 전체에 대한 포 괄적 압수허용여부는 현장에서 구별하기가 어렵다거나,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다는 점에 대한 판사의 승인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생각건대 형사소송법 제107조 및 제215조 등의 규정은 포괄적 압수의 허용여부 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제한적 허용설을 취하면서 그 기준으로 관련성 을 두고 있으 므로, 포괄적 압수 수색을 전면적으로 허용된다고 보거나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보는 견해는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세 번째 견해는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며 관 련성 없는 별건 범죄자료의 획득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디 지털증거의 포괄적 수색시 쟁점은 다시 관련성의 범위로 옮겨간다. 그리고 디지털 증거의 압수 수색시 관련성 판단은 더욱 세밀함을 요한다. 전자정보는 개인의 행동 을 시간, 장소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내밀한 생각까지 포 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음에도 그 정보의 무한 복제가 가능하므로, 수사기관이 찾고 자 하는 물건이 그 물건의 외적 특성을 통해 구별되거나 문서 사본의 존재가 유한 한 종전의 일반적인 물건에 대한 압수 수색에 관한 제한 이론만으로는 개인이나 기 업의 정보 대부분을 담고 있는 전자정보에 대한 부당한 압수 수색으로부터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제대로 지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68) 최근 대법원은 검사가 압수 수색영장(제1 영장)을 발부받아 甲 주식회사 빌딩 내 乙 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였는데, 저장매체에 범죄혐의와 관련된 정보(유관정보) 와 범죄혐의와 무관한 정보(무관정보)가 혼재된 것으로 판단하여 甲 회사의 동의를 받아 저장매체를 수사기관 사무실로 반출한 다음 乙 측의 참여하에 저장매체에 저 장된 전자정보파일 전부를 이미징 의 방법으로 다른 저장매체로 복제하고, 乙 측의 참여 없이 이미징한 복제본을 외장 하드디스크에 재복제하였으며, 乙 측의 참여 없 이 하드디스크에서 유관정보를 탐색하던 중 우연히 乙 등의 별건 범죄혐의와 관련 된 전자정보(별건 정보)를 발견하고 문서로 출력하였고, 그 후 乙 측에 참여권 등을 보장하지 않은 채 다른 검사가 별건 정보를 소명자료로 제출하면서 압수 수색영장 67) Unites States v. Tamura, 694 F.2D 591(9th Cir. 1982). 68) 대법원 2015.7.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중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87 (제2 영장)을 발부받아 외장 하드디스크에서 별건 정보를 탐색 출력한 사안에서, 제 2 영장 청구 당시 압수할 물건으로 삼은 정보는 그 자체가 위법한 압수물이어서 별 건 정보에 대한 영장청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제2 영장에 기한 압수 수색 당시 乙 측에 압수 수색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으므로, 제2 영장에 기한 압수 수색은 전체적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69) 나아가 대법원은 같은 판 결에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 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에서 별도의 범죄혐의 에 대한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 게 압수 수색을 할 수 있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압수 수색 당사자에게 형 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제129조에 따라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압수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확히 하였다. 70) 이 판결은 별건증거의 증거사용 요건과 영장의 요부 및 위법수집증거 판단의 기준이 피압수 수색대상자의 참여권 보장이라는 점을 설시하 였다는 점에서 향후 우연히 발견된 별건 증거의 증거능력 판단에 방향을 제시해 주 었으며, 타당하다고 하겠다. 특히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취득한 무관정보를 별도의 범죄수사를 위한 단서로만 사용하고 그 별도의 범죄사건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는 이상, 영장을 발부한 법관으로서는 사후에 이를 알아내거나 실질적으로 통제할 아 무런 방법이 없으므로 참여권 보장을 영장주의의 실질적 보장으로 인식하였다. 생각건대 현재 카피나 이미징을 통한 복사는 실무상 위태롭게 운용되고 있으며, 당장 대규모 서버의 압수 수색시 현행 전자정보 압수 조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71) 검찰 입장에서는 전자정보가 증거로 현출될 경우 증거로서의 활용 이 매우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 이러한 현실적 곤란으로 인해 관련성을 확대해 석하거나 탐색의 과정을 압수 수색의 일환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영 69) 대법원 2015.7.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70) 대법원 2015.7.16. 선고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71) 이러한 현행 형사소송법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는 견해로는 김성룡, 앞의 논문, 149면 이하. 이 견해는 정보 를 압수 수색의 대상으로 포함하여야 하며, 우연히 발견된 별건정보가 다른 범죄의의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 별도의 영장이 필요 없고 압수목록의 교부를 활용하면 족하다고 한다.

8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장주의와 사법의 염결성을 축으로 하는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의의를 생각해 본 다면 원래사건과 관련성이 없는 무관정보는 영장주의를 위반한 위법수집증거로 보 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영장주의는 영장에 의해 취득된 압수물을 어떻게 사용하 는가까지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적법한 절차에 의해 영장이 발부되어 국가가 대상물의 점유를 취득하더라도 보호기능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사건의 영 장에 의한 최초 처분의 적법성과 우연히 발견된 증거의 별건 사용은 별개의 문제로, 후자가 영장주의를 일탈할 경우 위법수집증거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현실적으로 영장이 발부된 경우 대상판결의 대화녹음 X가 甲 의 범죄사실과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가 아닌 乙 과 B에 대한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장 또는 사후영장을 발부받아 야 한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대화녹음에 대해 임의제출받거나 사후 영장을 발부받 지 않았으므로 乙 과 B의 공선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위법수집증거가 되는 것이 다. 압수 수색영장의 관련성 문제와 적법한 압수물을 별건 범죄에서 증거로 사용하 는 문제 72) 는 서로 다원 차원이 아니라 위법수집증거로 상호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Ⅳ. 나가며 이상적인 수사를 상정한다면 관련성에 의심이 가는 별개의 사건에서는 별도의 압 수 수색영장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있을 수밖에 없 으며, 이 점에서 수사기관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 관점에서 이행 가능한 범위가 어디 까지인가를 설정하는 것이 유의미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형사소송법 규정과 같이 입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판례로 모든 상황이 해결될지도 의문이다. 이 미 압수된 증거물을 다른 별건 범죄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다시 검사가 영장을 받아 검사로부터 압수해야 하는지 그 경우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아니면 단순히 압 수목록의 교부로 족한지와, 사후영장을 받을 경우 그 시점은 언제이며 어떻게 하여 야 하는가 등에 대한 현실적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기관과 법원의 핑퐁 72) 서로 다른 차원이라는 견해로는 이완규, 앞의 논문, 564면 이하.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89 게임을 막기 위해서는 종국적으로 입법적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독일 형사소송 법 제108조 73) 의 다른 대상에 대한 가압수(Vorläufige Beschlagnahme), 제103조의 기타의 자에 대한 압수 규정을 참고하여 압수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경우도 수색의 확장이 아니라 압수의 확장에 한정하여야 할 것이다. 74) 사법의 완전성이라는 명령, 꼭 그래야 한다면 범죄자는 자유를 얻겠지만 그에게 자유를 주는 것도 법이며, 국가가 스스로 법을 위반하는 것, 중한 경우 자신의 존재 의 헌장인 헌법을 무시하는 것보다 빨리 국가를 파멸시키는 것은 없다는 Brandeis 의 지적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현행 형사소송법 규정 하에서는 대상판결의 논리 전개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만 그 결론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형사소송에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없기 때문이다. 75) 73) 제108조는 제1항에서 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수색의 기회에 다른 범행을 암시하는 대상을 발견한 때에는 가압수할 수 있다. 당해 사실은 검사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여 우연히 발견된 증거물(Zufallsfunde)의 압수를 해결하고 있다. 74) BVerfGE 113, 29. 75) BGHSt 14, 358.

9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참고문헌 김성룡, 전자정보에 대한 이른바 별건 압수 수색,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49호, 2015.12. 김인회, 형사소송법, 피앤씨미디어, 2015 배종대 이상돈 정승환 이주원, 형사소송법, 2013, 홍문사 성익경, 압수영장의 효력 범위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판례연구 제26집, 2015 신동운, 압수 수색의 관련성 요건과 그 법적 효과, 법률신문 2015.1.8.자 신동운, 형사소송법(제4판), 법문사, 2012 심희기 양동철, 刑 事 訴 訟 法 判 例 百 選 (3판), 홍문사, 2013 안경옥,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수사기법과 개인의 정보보호, 비교형사법연구 제5권 제1호, 2003 오기두, 형사절차상 컴퓨터 관련증거의 수집과 이용에 관한 연구, 서울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7 오기두, 관련성 없는 핸드폰 녹음 파일 압수와 위법수집 증거, 2013.3.4.자 법률신 문(4107호) 이완규, 압수물의 범죄사실과의 관련성과 적법한 압수물의 증거사용 범위, 형사판 례연구[23], 박영사, 2015 이은모, 형사소송법(제5판), 박영사, 2015 이재상, 형사소송법(제9판), 박영사, 2012 이창현, 형사소송법(제2판), 입추출판사, 2015 임동규, 형사소송법(제8판), 법문사, 2012 전승수, 압수 수색상 관련성의 실무상 문제점,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49호, 2015.12. 정웅석 백광민, 형사소송법, 대명출판사, 2014 조 국,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박영사, 2005 Volk/Engländer, Grundkurs StPO, 8. Aufl.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91 Roxin/Schünemann, Strafverfahrens recht, 27. Aufl. Laurence H. Tribe, Constitutional Calculus: Equal Justice or Economic Efficency, 98 Havard. Law Review, 621(1985) 白 取 祐 司, 刑 事 訴 訟 法 ( 第 5 版 ), 日 本 評 論 社, 2008

9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The scope of seizure and search and relevance of the crime 76)77) Kim Jae-jung* Lee Seung-jun** The degree of relevance of the seizure defined in Article 106 and 215 of the Criminal Procedure Code may mean the objective possibility of usefulness as the evidence of the defendant's case not to negate the presumption of innocence. The objective relevance is likely to have meaning in terms of the warrants judge as evidence beforehand, Specifically, should be based on whether a subjective relation to the crime, the objective of the relevant crimes. Spirit of warrants requirement as it is in the process of eventually confiscated limited so as not to bypass the warrant requirement by extending the scope of this case and relevant evidence is admitted. The meaning of the warrant requirement can not be narrowly understood. In the judgment based on the spirit of these warrant requirement, at first to see the relevance of subjective and criminals. Peter, Paul is relevant because they are in the accomplice relationship. Next objective relevance is recognized because Paul s crime is a similar offense of warrant based crime which is providing money by candidates related to the nomination offering suspicion of Peter. However, even if that evidence relevant to the recognition remains an important decision. Being relevant means that the objects can be seized in connection with criminal warrants described, which distinguish from the confiscation described in the warrant. To become a reality, the subject of ** lead author, Professor of Law School of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 co-author, Associate Professor of Law School of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압수 수색 범위와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93 confiscation by any evidence relevant to the investigation agencies, etc. to correspond to the seizure or the Criminal Procedure Article 216 Article by warrant an exception should be made the seizure. Other targets a third party, seized that target other evidence may be used as legal evidence only subject to the exceptions to the free search and seizure warrant and the seizure of such crimes in the area. Otherwise, the unlawful gathering of evidence is a violation of the principle of the warrant. The suspect is described in the warrant and Peter, if outside this range will to implement the warrant, the warrant requirement if you receive a new warrant or ex post facto warrant. Therefore the recording file is the evidence collected against the law because of warrant. Keywords: requirement warrant, seizure, search, additional information, exclusionary rule, electronic information, ex post facto warrant 투고일 :5월 31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78) 박 찬 걸* 국 문 요 약 범죄의 수사와 형의 선고는 검찰 및 법원에서 수행하는 가운데 강제수사법정주의, 증거재판주 의 등에 따라 엄정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형의 집행과 관련된 여러 업무에 대해서는 행정기 관인 법무부 및 검찰의 소관사무처럼 다루어지며 다양한 법적 견제와 감시에 있어 일종의 사각지대 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형집행정지제도 또한 형의 적정한 집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동안 실무의 관행 및 태도는 적정성 및 투명성 확보와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어 왔고, 언론에 보도된 소위 사모님 사건 으로 인하여 그 위험수위가 최고조에 이르 기도 하였다. 절정을 바라보는 듯 했다. 이와 같이 형집행정지제도의 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 있어서는 형집행정지제도를 악용하는 소수의 사례를 확대해석하여 실질적 으로 형집행정지를 필요로 하는 다수의 수형자들에게 은혜적 혜택을 제한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형집행정지가 지연되거나 제한되어 교도소 내에서 질병의 악화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확진되는 현상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형집행정지 제도의 또 다른 악용사례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하겠다. 수형자의 치료를 받을 권리와 형집행 정지제도라는 불가분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양자의 법익을 상호 존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제어: 형집행정지, 임의적 형집행정지제도, 치료를 받을 권리,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형집행정지 신청권 * 대구가톨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찰행정학과 조교수 법학박사.

9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문제의 제기 형집행정지는 확정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과정에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에 일시 그 집행을 정지하는 제도인데, 현행법은 사형집행의 정지 1), 자유형집행의 정지, 소송비용의 집행정지 2) 등 3) 을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유형에 대한 형집 행정지는 필요적 형집행정지와 임의적 형집행정지로 구분되는데, 먼저 징역, 금고 또는 구류의 선고를 받은 자가 심신의 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는 때에는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검사 또는 형의 선고를 받은 자의 현재지를 관할 하는 검찰청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심신장애가 회복될 때까지 형의 집행을 정지하 고, 검사는 형의 선고를 받은 자를 감호의무자 또는 지방공공단체에 인도하여 병원 기타 적당한 장소에 수용하게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470조 제1항 및 제2항; 필 요적 형집행정지). 다음으로 징역, 금고 또는 구류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1. 형 1) 사형의 선고를 받은 자가 심신의 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거나 잉태 중에 있는 여자인 때에는 법무부장관의 명령으로 집행을 정지한다(제469조 제1항). 이에 따라 형의 집행을 정지한 경우 에는 심신장애의 회복 또는 출산 후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의하여 형을 집행한다(제469조 제2항). 2)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을 받은 자가 빈곤으로 인하여 이를 완납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재판의 확정 후 10일 이내에 재판을 선고한 법원에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재판의 집행면제를 신청할 수 있으며(제487조), 이에 따라 규정된 신청기간 내와 그 신청이 있는 때에는 소송비용부담의 재판 의 집행은 그 신청에 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정지된다. 3) 현행법은 2가지 이상의 형집행을 위한 중한 형의 집행정지제도도 규율하고 있는데, 2가지 이상의 자유형의 집행을 동시에 지휘할 때에는 집행할 순서를 정하여 지휘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16조 제1항). 이에 따라 2가지 이상의 형의 집행은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과료와 몰수 외에는 그 중한 형을 먼저 집행한다. 다만 검사는 소속장관의 허가를 얻어 중한 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다른 형의 집행을 할 수 있다(제462조). 자유형과 벌금형이 병과 선고되거나 자유 형의 집행중 다른 범죄로 벌금형이 선고된 수형자에 관하여 검사가 노역장유치의 집행을 지휘하는 때에는 소속검찰청의 장의 허가를 받아 자유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먼저 노역장유치의 집행을 지휘 하여야 한다. 다만, 자유형을 먼저 집행하여도 벌금형에 관한 형의 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할 것이 명백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9조 제1항). 이와 같이 집행순서의 변경을 인정한 것은 가석방의 요건을 조속히 구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유에 있다. 중한 형의 가석방에 필요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그 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경한 형의 집행에 착수하 면 경한 형의 집행을 종료하지 않더라도 가석방에 필요한 기간이 경과할 때 두 개의 형에 대하여 동시에 가석방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유형과 벌금형은 동시에 집행이 가능하지만, 자유형과 노역장유치가 병존하는 경우에 있어서 검사는 자유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노역장유치를 먼저 집행할 수 있다. 만일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가석방 중인 자에 대하여 노역장유치를 할 수 있게 되어 가석방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97 의 집행으로 인하여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2. 연령 70세 이상인 때, 3. 잉태 후 6월 이상인 때, 4. 출산 후 60일을 경과하 지 아니한 때, 5. 직계존속이 연령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 른 친족이 없는 때, 6.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7.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중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검사 또는 형의 선고를 받은 자의 현재지를 관할하는 검찰청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고, 검사가 이러한 지휘를 함에는 소속 고등검찰청검사장 또는 지방검찰청검사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71조 제1항 및 제2항; 임의적 형집행정지). 한편 형집행정지를 규율하고 있는 방식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는 형사소송법상의 기본틀을 중심으로 자유형등에 관 한 검찰집행사무규칙(법무부령 제861호; 2016. 2. 12. 개정), 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 (대통령령 제23748호; 2012. 4. 23. 개정),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대검찰청 예규 제525호; 2013. 7. 2. 개정) 4) 등에서도 형집행정지제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 정들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자유형집행의 정지에 관하여는 그 사유, 결정권자,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대강만을 형사소송법에 규정하고 있고, 구체적인 절차는 하 위법령에 해당하는 법무부령인 자유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등에서 산재하 여 규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치료목적의 임의적 형집행정지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헌법 제10조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도록 하고 있고, 제34조에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제35조에서는 건 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 허위 과장된 진 단서를 이용하여 형집행정지를 받거나 형집행정지자가 치료 목적의 정도를 넘어 호 화 병실을 사용하는 등 형집행정지제도가 잔형집행 면탈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 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수형자와 교도관, 교도소 의무관간의 결탁 및 외부 의료시설의 전문의와 형집행정지대상자의 변호인 등간의 결탁뿐만 아니라 형 집행정지기간 도중에 도주를 하거나 심지어 또 다른 범죄를 범하는 경우도 발생하 4)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은 현재 구체적인 내부 업무 처리지침이라는 이유로 비공개되어 있는 실정이다.

9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고 있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전문성의 미확보로 인하여 검사 임검시 의학적 전문성 부족, 형집행정지자 관리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형집행정지자의 정 지 조건 위반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형집행정지자의 도주 위험성 이 여전히 상존하는 등 형집행정지제도의 의학적 전문성 및 사후 관리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수형자의 기본권 이라고 할 수 있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5) 와 형집행정지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성이 상호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양자의 갈등상황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될 필요성이 있다. 2015. 7. 31. 형사소송법의 개정 을 통하여 2016. 2. 1.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471조의2의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관 련 규정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의하면 제471조 제1항 제 1호의 형집행정지 및 그 연장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각 지방검찰청에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두고(제471조의2 제1항), 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 한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위원은 학계, 법조계, 의료계, 시민단체 인사 등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각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제 471조의2 제2항). 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령 으로 정하는데(제471조의2 제3항),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6이 그것이다. 이는 형집행정지에 대한 신뢰도와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각 지방검찰청에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근거를 법률에 마련하기 위함이다.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대처하고자 하는 최근의 추세에 발 맞추어 동 제도의 집행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법률적 사실적 쟁점을 파 악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는 것이 본고의 주된 목적이라고 하겠다. 이를 위하여 우선 우리나라의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일반론적인 검토를 하고(Ⅱ),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의 변천과정, 우리나라 및 외국의 형집행정 지제도 운영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현황을 파악한다(Ⅲ). 이후 형집행정지사유의 기 5) 교도소 입소 당시 건강상태가 악화된 상태에 있는 수형자에 대하여 교도소측이 무리하게 자유형에 관한 집행을 하고 형집행정지절차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수형자가 가족의 간호를 받다가 사망할 수 있는 기회마저 상실한 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이유로 국가에 대하여 그 위자 료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01. 10. 11. 선고 2000나57469 판결(확정)).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99 준,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운영, 의료인의 감정서 발급, 연고있는 병원에의 입원, 형집행정지의 허가권자, 수형자의 형집행정지 신청권과 수형자 및 피해자의 이의제 기권 등과 관련한 형집행정지 결정시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방안과 형집행정지의 기간 및 횟수의 제한 필요성 여부, 사후관리의 주체변경의 여부 등을 중심으로 한 형집행정지 결정 후 사후관리의 효율화 방안에 대한 개선사항을 제시하며(Ⅳ), 논의 를 마무리하기로 한다(Ⅴ). Ⅱ.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내용 1. 자유형집행정지의 건의 보고 심의 및 허가 구치소 또는 교도소의 장 6), 형의 선고를 받은 자 또는 관계인 7) 으로부터 형사소 송법 제470조 또는 제471조에 규정된 사유에 의하여 자유형집행정지의 건의 또는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는 그 사유를 조사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구치소 또는 교도소에 출장하여 임검하되, 필요한 때에는 구치소 또는 교도소의 의무관 또 는 다른 의사로 하여금 감정을 하게 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 칙 제29조 제1항). 검사는 이와 같은 조사를 마친 후 의사의 감정서를 첨부한 임검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소속검찰청의 장에게 이를 보고하여 형집행정지에 관한 가 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471조의2 제1항에 따른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는 각 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위원장을 포함하여 5명 이상 1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2 제1항). 심의위원회의 위원은 6) 형집행정지가 신청에 비하여 허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형집행정지신청이 당사자인 수형자가 아닌 교정당국에 의하여 신청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하여 자세히는 이석배, 수형자의 치료받을 권리, 의사의 진단과 형집행정지, 의료법학 제14권 제2호, 대한의료법학회, 2013. 12, 101면. 7) 관계인 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변호인, 친족, 동거가족 등 구체적인 표현으로 변경할 필요 성이 있다.

10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내부위원 및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되, 내부위원은 각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소속 검 사 및 직원 중에서 임명하고, 외부위원은 학계, 법조계, 의료계, 시민단체 인사 등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성별을 고려하여 각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위촉한 다. 이 경우 외부위원 중에는 의사의 자격을 가진 위원이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2 제2항). 위원장은 심의위원회의 업무 를 총괄하고,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각 지방 검찰청 검사장이 지명하는 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 무규칙 제29조2 제3항). 심의위원회 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3). 심의위원회는 형집행정지 또는 연장 여부의 적정성을 심의하기 위하여 위원장이 소집하여 개최한다. 다만, 생명에 대한 급박한 위험 등으 로 인하여 형집행정지 여부를 긴급히 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사후에 심의위 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5). 심의위원회는 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자유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6 제1항).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제1항의 심의결 과를 소속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 규칙 제29조6 제2항).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제2항에 따라 보고받은 심의결과를 고 려하여 형집행정지 또는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6 제3항). 2. 자유형집행정지의 결정 및 통지 등 소속검찰청의 장의 형집행정지의 허가가 있는 경우 검사는 형집행정지 결정서에 의하여 형의 집행정지 결정을 하고 형집행정지 지휘서에 의하여 형집행정지를 지휘 하여야 하며, 집행사무담당직원은 집행원부와 형집행정지자 명부에 소정의 사실을 기재하고 형집행정지자기록을 작성한 후 형집행정지지휘서를 수형자가 재소하고 있 는 구치소 또는 교도소의 장에게 송부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 칙 제30조 제1항 및 동 규칙 제28조 제2항 참조). 형집행정지 허가결정이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자의 주거를 의료기관 등으로 제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01 한하는 경우 사건사무담당직원은 형집행정지자 인도지휘서, 피의자호송지휘서 및 별지 시찰조회서를 작성하여 검사의 서명 날인을 받아 피의자가 재소하고 있는 구 치소 교도소 또는 경찰서의 장과 피의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의 장에게 송 부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0조 제2항 및 검찰사건사무규 칙 제48조 제3항 참조). 검사가 형의 집행정지결정을 한 때에는 형집행정지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경찰 서장에게 형집행정지통지서에 의하여 통지하여야 하는데(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 사무규칙 제31조 제1항), 형의 집행정지결정을 한 검사가 그 형집행정지자의 주거 지를 관할하는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이 아닌 검찰청에 소속하는 경우에는 그 검사 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집행정지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지방 검찰청 또는 지청의 검사에게 형집행정지자기록을 송부하고, 그 송부를 받은 검사 가 통지를 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1조 제2항 및 형집행 정지자관찰규정 제1조 제2항 8) ). 3. 자유형집행정지자에 대한 관찰 검사는 형집행정지자에 관하여 그 주거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으로 하여금 매월 1회 이상 형집행정지 사유의 존속 여부 및 조건 준수 여부를 관찰하여 보고하게 하 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경찰서장의 관찰과는 따로 집행사무담당직원으로 하여 금 형집행정지 사유의 존속 여부 및 조건 준수 여부를 조사하여 보고하게 할 수 있 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2조 제1항). 형집행정지처분의 통지를 받 은 경찰서장은 형집행정지자에 대하여 그 집행정지사유의 존속여부를 관찰하고 1. 형의 집행정지사유가 없어진 때, 2. 거주지를 이전한 때, 3. 30일 이상 거주지를 이 탈하거나 소재가 불명한 때, 4. 사망한 때 중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생긴 8) 현재 대통령령으로 제정되어 있는 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은 총 5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문의 내용 중 상당수가 법무부령인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특히 특정 조문의 경우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상의 조문과 완전히 동일한 것도 존재하 는데, 향후 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을 폐지하고 유사조문을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에 일 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10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때에는 지체없이 그 통지를 한 검사에게 그 뜻을 보고하여야 하며(형집행정지자관 찰규정 제2조 제1항), 경찰서장은 그 사유의 발생을 확인 또는 예방하기 위하여 필 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 제2조 제2항). 경찰서장은 형집행 정지자가 그의 관할구역 밖으로 거주를 이전한 때에는 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 제1조 제1항 각호의 사항을 신거주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형집행정 지자관찰규정 제2조 제3항). 한편 소속검찰청의 장은 자유형의 집행정지 허가를 하는 경우 형집행정지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서 1. 의료기관 등으로 주거를 제한하고, 이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검사의 지시에 따를 것, 2. 의료기관 등으로 주거를 제한한 경우 외 출 외박을 금지하며, 치료 목적 등으로 부득이하게 외출 외박이 필요할 경우, 검사 의 지시에 따를 것, 3. 치료를 위하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경우, 치료에 반드시 필 요한 범위를 초과하여 시설이나 용역을 제공받지 아니할 것 중 하나 이상의 조건을 붙일 수 있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 제3항). 4. 자유형집행정지의 취소결정 및 잔형의 집행 형집행정지자에 관한 형집행정지취소 결정절차에 관하여는 형집행정지취소결정 서에 의하여야 하며, 이 경우 집행사무담당직원은 형집행정지자명부에 소정의 사항 을 기재하고 수감지휘서 또는 재수용지휘서를 작성하여 검사의 서명 날인을 받아 구치소 교도소 또는 형집행정지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의 장에게 송부하여 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3조 제1항 및 검찰사건사무규칙 제 48조 제4항 참조). 형집행정지자가 주거지를 이탈하여 소재불명인 경우 검사는 그 소재불명이 명백한 형집행정지의 취소 사유로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형집행정지를 취소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3조 제2항). 형집행정지 취소 결정이 있는 때에는 검사는 형집행정지자를 소환하여 그 인적사 항을 확인하고 잔형집행을 지휘하여야 한다. 형집행정지자에 관한 잔형의 집행은 판결서등본 또는 재판을 기재한 조서의 등본을 첨부한 잔형집행 지휘서에 의한다. 다만, 천재 지변 또는 불가항력등의 사유로 인하여 판결서등본 또는 재판을 기재한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03 조서의 등본을 첨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에 적법한 집행지휘자가 있었다는 사실 을 확인하는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잔형의 집행지휘를 할 수 있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4조). 한편 검사가 형의 집행정지처분을 취소한 때에는 형집 행정지자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형집행정지자관찰규 정 제3조). Ⅲ.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운영 현황 1.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의 변천과정 과거에는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세부적인 절차규정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된 결과 사회특권층을 중심으로 동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였다. 이 과정에서 수형자, 교도관, 교도소 의무관, 전문의 등의 결탁 및 허위진단서 발급 등의 비리가 발생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대검찰청은 지난 2005년 2월 27일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이라는 대검예규를 제정하여 시행에 들어갔다. 동 예규에 의하면, 재소자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기간이 특정되지 않았던 형집행정지 기간을 1개월 단위로 최 장 3개월로 제한하며, 재연장 여부 결정시 의사의 소견이나 진단서를 다시 제출받 아 심사한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 예규가 실무에서 적절히 적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구심이 드 는 가운데 이후에도 형집행정지제도의 악용사례가 근절되지 않자 심의과정의 공정 성과 투명성 확보차원에서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구성이 주장되었고, 2010년 2 월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의 개정으로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가 도입되었다. 그렇지만 심의위원회의 개최여부는 필요적이 아닌 임의적인 것으로, 심의결과에 대 해서는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권고적인 수준에 머무르게 한 것으로 규정하여 사 실상 심의위원회의 개최 없이도 형집행정지가 결정되는 관행은 지속하게 된다. 이러한 관행이 유지된 결과 이른바 사모님 사건 이 발생하였고, 동 사건을 계기

10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로 2013년 7월 2일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이 또 다시 개정된다. 대검찰청에 서는 형집행정지 신청자의 증상 및 건강상태에 대한 오판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하 여 임검시 확인사항 점검표 작성을 의무화하였고, 임검의 실질화를 위하여 의료자 문위원 등의 자문을 강화하도록 하였다. 또한 형집행정지 건의, 연장, 취소 등과 관 련된 모든 신청에 대하여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의무화하였고(다만 생명 에 대한 급박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사후 개최의 예외를 두었다), 위원회에 참석하는 외부위원의 경우 의사자격을 갖춘 위원을 2인 이상으로 지정하도록 하였 다. 그리고 사후관리의 강화방안으로써 1년 이상 장기 형집행정지자에 대한 위원회 의 연 1회 주기적인 점검, 검사의 월 1회 이상의 불시점검 의무화 및 재범여부 확인 을 하도록 하였다. 끝으로 형집행정지 대상자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형집행정 지 사실 등을 통지하고 9), 피해자의 이의제기 내용을 형집행정지 결정과 연장 심사 에 반영하도록 하였다. 2. 우리나라의 형집행정지제도 운영의 현황 가. 연도별 형집행정지 인원 및 사유 자유형집행정지 사유를 살펴보면, 질병이 연평균 약 94%로써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의 경우로는 주로 결혼식 또는 장례식 참석, 직계존비속의 위 독 10),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등으로 인하여 재심 또는 상소권 회복절차가 진행되 는 경우에 있어서 수형자의 인권보장차원에서 형집행정지결정을 하는 경우 등의 상 황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9) 추가적으로 형집행정지자가 피해자의 거주지, 직장 등 현존하는 장소에 접근하거나 전화,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연락을 취할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미리 그러한 접촉의 금지를 조건으로 하는 명령도 부과할 필요성이 있다. 10) 결혼식, 장례식 등의 참석이나 직계존비속의 위독과 같은 경우에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77조에 규정된 귀휴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전지연, 자유형의 형집행 정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호관찰 제14권 제1호, 한국보호관찰학회, 2014. 6, 195-196면) 가 있다.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05 사유 연도 <표 1> 연도별 형집행정지 인원 및 사유 (단위: 명)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질 병 325(90.5%) 295(97.4%) 308(93.3%) 277(95.5%) 212(91.8%) 251(96.5%) 249(92.9%) 잉 태 23 5 8 10 7 5 7 기 타 11 3 14 3 12 4 12 계 359 303 330 290 231 260 268 출처: 대검찰청, 정보공개결정통지서(접수번호: 3473824), 2016. 4. 28. 11) 하지만 <표 2>에 의하면 형집행정지 인원의 집계현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 이는 통계작성의 주체에 따라 기준인원을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 으로 파악된다. 먼저 <표 1>의 작성주체는 법무부 대검찰청으로서 각 지방검찰청별 로 당해 년도에 신규로 형집행정지처분을 받은 인원을 신수로 집계하고 있는데 반 하여, <표 2>의 작성주체는 법무부 교정본부로서 형집행정지자의 현재지가 변경된 경우에 이전 현재지 소재의 지방검찰청이 당해 현재지 지방검찰청으로 촉탁을 하게 되는데, 이 때 각 지방검찰청별로 인원수를 별도로 책정하기 때문에 그 수가 증가하 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면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수형자에 대하여 대구지방검찰청에서 형집행정지결정을 내린 이후 당해 수형자가 질병 치료의 목적 으로 서울 소재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형의 집행정지결정을 한 대구 지방검찰청 검사는 그 형집행정지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이 아닌 검찰청에 소속하게 되기 때문에 그 검사는 형집행정지자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서울 소재 지방검찰청의 검사에게 형집행정지자기록을 송부하여야 한다(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31조 제2항 및 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 제1조 제2항). 이 때 동일한 수형자에 대하여 대구지방검찰청 및 서울 소재 지방검찰청에서 각각 형 집행정지자 인원을 집계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11) 하지만 1 연도별 형집행정지 인원의 죄명별 현황, 2 형집행정지의 구체적인 기간 현황, 3 형집행 정지기간 중 도주자의 현황, 4 형집행정지기간 중 재범자의 현황, 5 형집행정지 취소인원 및 사유 의 현황 등에 대해서는 위 청구 내용은 대검찰청에서 보유, 관리하고 있지 아니한 정보이므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제4항에 의거하여 정보 부존재 통지 하오니 이 점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10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표 2> 연도별 수형자 출소사유 가운데 형집행정지 인원 사유 연도 (단위: 명)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계 484 424 533 750 564 315 출처: 법무부 기획재정담당관실, 법무연감, 2015. 9, 453면. 나. 연도별 형집행정지 인원의 죄명별 현황 2015. 10. 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형집행정지를 받은 수감자들의 죄명별 분포도를 살펴보면, 사기사범이 23.2%로 가장 많았고, 특가법상 절도사범 10.1%, 살인사범 6.0%, 마약 사범 1.4% 등으로 뒤를 이었다. 12) <표 3> 연도별 형집행정지 출소자 죄명별 순위 현황 연도 구분 (단위: 명)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8월 1 위 사기 45 사기 30 사기 47 사기 40 사기 34 사기 41 특가법 (절도) 23 2 위 특가법 (절도) 23 살인 13 특가법 (절도) 16 특가법 (절도) 15 살인 11 살인 16 사기 17 3 위 살인 22 마약류 (향정) 11 살인 12 마약류 (향정) 11 특가법 (절도) 11 절도 13 살인 7 출처: 국회의원 김진표 의원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강력범죄인 살인사범이 매년 형집행정지 출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부분과 관련하여 우려의 시각 13) 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살인 사범의 일시적인 출소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살인사범을 형집 12)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912460&code=61121111&cp=du(최종검색: 2016. 5. 25.) 13) 전지연, 앞의 논문, 183면.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07 행정지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는 노릇이다. 현행법령 상으로도 살인사범 등 강력사범이 제외의 대상이 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을 뿐 만 아니라 강력사범이라고 할지라도 심각한 질병 등의 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들에 대한 인도적인 차원의 의료적 지원은 배제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강력사범과 비교하여 강력사범에 대한 사후적인 관리의 엄격성은 현실적으로 요 구된다고 할 수 있는데, 추후에 입법적인 보완을 통하여 형집행정지자 가운데 강력 사범에 대한 관리감독의 매뉴얼을 별도로 정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김진태 의원실이 밝힌 2015. 10. 1.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4 년까지 형집행정지를 받고 출소한 수감자는 모두 678명이었으며, 연도별로는 2011 년 212명, 2012년 191명, 2013년 134명, 2014년 141명 등으로 집계되어 있다. 하 지만 필자가 2016. 4. 28. 법무부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하여 입수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형집행정지를 받고 출소한 수감자는 모두 1,111명이었으며, 연도별로는 2011년 330명, 2012년 290명, 2013년 231명, 2014년 260명 등으로 집계되어 있 어, 수치상의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년 약 2배 정도 의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부분으로서 법무부의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관리 감 독에 보다 면밀한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특히 김진태 의원실이 밝힌 2013. 10. 16.자 보도자료에 따른 형집행정지 출소자 현황을 보면, 2011년 200명, 2012년 188명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14), 법무부가 동일한 의원에게 시간적인 간 격을 두고 제출한 자료에서도 이와 같은 수치상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심 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국민이 법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한 경 우에는 연도별 형집행정지 인원의 죄명별 현황 에 대한 자료가 부존재한다고 통보 를 하는 반면에, 국회의원이 법무부를 상대로 국정감사자료 요청을 한 경우에는 연 도별 형집행정지 인원의 죄명별 현황 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이것이 언론에 공표되어 일반국민이 인지하게 되는 모순적인 구조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14)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10/16/0200000000akr20131016084351004.html? input=1179m(최종검색: 2016. 5. 25.)

10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다. 형집행정지기간 중 도주자의 현황 2013. 10. 16.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형집행정지 후 도주한 경우는 2008년 7명, 2009년 8명, 2010년 6명, 2011년 6명, 2012년 2명, 2013년 8월까지 2명 등으로 약 5년여 동안 총 31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15) 사유 연도 <표 4> 연도별 형집행정지 후 도주자 인원 (단위: 명)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8월 계 7 8 6 6 2 2 출처: 국회의원 김진태 의원실 하지만 2015년도 법무부의 국정감사 당시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 면 형집행정지 후 도주인원이 <표 4>의 경우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 또 한 형집행정지자 관리 허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사유 연도 <표 5> 연도별 형집행정지 후 도주자 인원 (단위: 명)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6월 계 14 11 13 7 0 출처: 2015년도 법무부 국정감사 자료 <표 1>과 <표 4>를 비교해 보면, 연간 형집행정지자 수 대비 도주자의 현황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형집행정지대상자 가운데 살인사범이 상당수 포함되어 15)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1016_0012439098&cid=10201&pid= 10200(최종검색: 2016. 5. 25.)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09 있다는 점, 형집행정지대상자의 대부분이 질병으로 인한 병원치료 목적으로 출소가 되는 상황에서 병원단계에 대한 관리감독에 있어서 부실한 사항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 도주자의 발생은 실질적으로 형집행정지를 필요로 하는 형집행정지대상자에 대 한 심사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도주자의 발생 자체만으로도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는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출소 후의 사후관리에 보다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하겠다. Ⅳ.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 형집행정지 결정시 공정성 투명성 확보와 관련하여 가. 문제점 1) 형집행정지사유의 기준과 관련하여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임의적 형집행정 지 가운데 형의 집행으로 인하여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와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논란은 다른 유형과 비교할 때 그 기준의 객관성이 상대적으로 담보되지 않다는 점에 기인 하고 있다. 먼저 전자의 유형에 해당하는 형집행정지는 일반적으로 수형자에게 형 벌 집행의 목적 이외에 불이익을 부과하지 않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수형자가 심신 장애로 의사능력이 부족하거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등 의 사유로 인하여 교도소 내 진료소에서의 치료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의료수준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교도소 밖의 민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서 일시적으로 형의 집행을 정지하고 수형자를 석방시키는 것이라 고 할 수 있다. 16) 하지만 현저히 라는 개념은 상당한 수준의 재량권 행사를 용인하 16)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수술이 아닌 약물치료 관찰치료 안정가료

11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는 용어인데다가 염려가 있는 때 와 결합하여 현재의 상태뿐만 아니라 예측이 어려 운 미래의 상태까지 고려하고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의 원칙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 할 수 있다. 특히 질병사유의 불명확성이 판단재량의 확대 17) 및 남용으로 연결되어 형집행정지제도의 근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의 세부화작업이 절실하다. 18) 다음으로 후자의 유형은 형집행정 지사유가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기술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포괄할 수 있는 경우를 염두에 둔 사유라고 할 수 있는데, 기타 중대한 사유 역시 그 의미 가 내포하고 있는 범주가 상당히 폭넓기 때문에 언제든지 남용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 19) 2)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하여 2016. 2. 1.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형집행정지 및 그 연장 에 관한 사항의 적정성을 심의하기 위하여 각 지방검찰청에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를 두고, 위원장이 소집하여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심의위원회의 개최가 형집행정 지 결정과정에 있어서 필수적인 절차로 명문화되어 있지 않고, 위원장의 재량에 의 하여 소집 및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 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만 2013년 7월 2일 개정된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에 서 심의위원회의 원칙적인 필요적 개최를 의무화하고 있을 따름이다. 또한 심의위 등 수감시설내 의료시설에서 시행이 가능한 경우, 병원 입원치료가 아닌 자택에서의 치료 또는 자택에서의 병원 통원치료를 전제로 하는 경우, 시술내용이 간단하여 출장치료로도 가능한 경우에 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집행정지 결정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7) 이에 대하여 장기적으로는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수용자에게까지도 형집행정지를 확대시켜야 한다는 주장9이화영 외 5인, 구금시설 수용자 건강권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10년 인권상황실태보고서 10-44, 2010, 273면)도 제기되고 있다. 18) 김봉수, 자유형집행 정지제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직접적 사법통제방식 으로의 전환을 위한 비교법적 고찰 -, 비교형사법연구 제15권 제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3. 12, 154면. 19) 특히 정치인, 고위공직자, 기업인 등 이른바 사회특권층 인사들은 위독한 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대하게 형집행정지가 허가되고, 정작 생명이 위태로운 일반 수형자들은 엄격한 심사로 인하여 형집행정지가 불허되거나 지연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공정성 시비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11 원회의 위원장은 심의결과를 소속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보고하는데,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보고받은 심의결과를 고려하여 형집행정지 또는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때 문에 심의결과에 구속되지 않는다. 한편 심의의 내용과 관련하여 현행법은 형집행 정지 또는 연장 여부 에 대해서만 결정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데, 형집행정지의 취 소 또는 철회 등 추가적인 결정권한의 부여에 대한 검토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의료인의 감정서 발급과 관련하여 현행 법령에 따르면 소속 지방검찰청의 장이 의사의 감정서가 첨부된 검사 작성 의 임검결과보고서와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작성의 결과보고서를 참고하여 형집행 정지의 가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서 핵심적인 판단자료인 의사의 감정 서에 대하여 정확성 여부를 판단하거나 감독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한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그리하여 형집행정지제도가 재벌총수나 고위관료 등 사회유력인사들에게 관대하게 적용됨으로써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고, 최근에 여 대생 청부살인으로 형을 선고받은 수형자가 질병을 이유로 여러 차례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에서 호화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 기된 바 있다. 이러한 사례의 원인은 형집행정지에 관한 허가를 소속 검사장에게만 부여하고, 형집행정지절차에 있어 수용자의 복합질환을 객관적으로 판단 할 전문적 인 의료기관의 소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형집행정 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이 검사장에게 있지만, 검사장은 법률적인 전문가이지 의학적인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제출되고 있는 의사 작성의 감정서는 형집행정 지의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 한명의 의사가 작성한 감정서를 핵심적 인 기준으로 하여 형집행정지를 결정하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하여 그 동안의 형사절차 전반에 걸쳐 투입된 다양한 노력들이 형의 집행단계의 최종 종 착지에 도달하여 너무나도 손쉽게 공정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1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4) 연고가 있는 병원에 입원하는 것과 관련하여 특정고위층 사이에서 질병을 이유로 허위자료를 제출하여 연고가 있는 병원에 입 원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형집행정지제도를 악용하는 수용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형집행정지절차에 있어 향후 수용되는 병원을 제한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 되는데, 수용될 병원의 선정을 수용자에게 일임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 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2013. 6. 20. 정청래 의원 대표발 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하면, 형사소송법 제471조 제3항을 제1항 제1 호에 따라 형의 집행을 정지한 경우에 검사는 형의 선고를 받은 자를 감호의무자 또는 지방공공단체에 인도하여 병원 기타 적당한 장소에 수용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병원 기타 적당한 장소는 따로 법무부령으로 정한 곳에 한한다. 라고 신설하여 형집행정지 후 수용되는 병원을 법무부령으로 정한 병원에 한정하고 있다. 또한 2013. 7. 15. 김태원 의원 대표발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하면, 형사소송 법 제471조 제3항을 3 제1항 제1호에 따라 형의 집행을 정지한 경우에 검사는 형 의 선고를 받은 자를 감호의무자 또는 지방공공단체에 인도하여 병원 기타 적당한 장소에 수용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병원 기타 적당한 장소는 따로 법무부령으로 정한 곳에 한한다. 라고 신설하고 있고 있는 것과 동시에 형사소송법 제470조 제2 항 후단에 이 경우 병원 기타 적당한 장소는 따로 법무부령으로 정한 곳에 한한 다. 라고 신설하여 필요적 형집행정지의 경우에도 수용병원의 제한을 가하고 있다. 5) 형집행정지 허가 등의 권한을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부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현행법에 의하면 자유형의 집행정지는 검사가 이를 결정하고 연장 및 취소 등의 결정에 있어서도 검사가 이를 수행하고 있어 사법부에 의한 감시와 통제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입법례에서는 형벌집행판사 또는 형벌집행부 등의 사법부에 의한 개입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형 벌의 영역에 있어 사법부의 관여는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사법부의 형집행정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13 지에 대한 개입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주 장되고 있다. 한편 수형자의 형집행정지 신청권 및 이의제기권의 인정 여부 및 피해자의 형집 행정지에 대한 이의제기권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형의 선고를 받은 자 또는 관계 인으로부터 형사소송법 제470조 또는 제471조에 규정된 사유에 의하여 자유형집행 정지의 건의 또는 신청 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는 그 사유를 조사하여야 하기 때문 에 자유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 제29조 제1항에 의거하여 수형자는 형집행 정지의 신청을 충분히 행할 수 있다. 또한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 이 있는 경우에는 형집행정지자의 건강상태 치료에 관한 향후 전망 등 임검 결과와 형집행정지자 본 인 또는 그 가족 등의 진술 외에도 의료자문위원 또는 공공의료기관 등과 협조하여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자료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기 때문에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제5조에 의거하여 수형자는 형집행정지의 연장신청도 할 수 있다. 하 지만 이와 같은 수형자의 형집행정지 신청권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는 관계로 법률상의 권리로 보장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점에 발생하고 있고, 2013. 7. 2. 자유 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하여 형집행정지 대상자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형집행정지 사실 등을 통지하고, 피해자의 이의제기 내용을 형집행정지 결정과 연 장 심사에 반영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 보아도 수형자의 명시적인 이의제기권은 형 집행정지 관련 법령에 독립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또한 형집행정지 사실을 통 보받은 피해자의 이의제기 효력과 관련하여서도 단순히 형집행정지 결정 및 연장 심사에 참고사항에 불과하여 실질적인 이의제기의 효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나. 개선방안 1) 형집행정지사유의 기준과 관련하여 현행 법령에 의하면 자유형집행의 정지에 관하여는 그 사유, 결정권자, 형집행정 지 심의위원회의 대강만을 형사소송법에 규정하고 있고, 구체적인 절차는 하위법령 에 위임하고 있는데,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법무부령), 형집행정지자관

11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찰규정(대통령령),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대검찰청예규) 등이 그것이다. 하 지만 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의 실질적인 내용은 단 3개의 조문에 불과하고, 다른 법 령에서도 중첩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하여 대통령령이라는 독립적인 법령으로 둘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유형등 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과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의 경우에도 그 내용이 본질적으로 유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개의 법령에 산재하고 있는 것도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생각건대 형사소송법의 조문 이외의 기타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개별법령상의 조문은 자유형등에 관한 검 찰집행사무규칙으로 편입하여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동 제도의 집행에 있 어서 야기될 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비공개로 되 어 있는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상의 내용이 전면 공개됨으로서 적용상의 공 정성에 대한 일반국민의 감시의 기능이 확대될 수 있다 20) 는 장점을 가지게 될 것이 다. 이와 더불어 형집행정지대상자를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일반국민에 의한 감시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제도의 악용사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과 동시에 사후에 점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하여 현행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추가적 으로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 첫째, 심의위원회의 심의사항과 관련하여 현행 규정은 제471조 제1항 제1호의 형집행정지 및 연장에 관한 사항만을 두고 있으나, 1 제 470조 제1항의 형집행정지사유 여부에 관한 사항, 2 형집행정지의 취소에 관한 사 항 3 형집행정지 시에 수용되는 장소의 지정요건 및 감독기준에 관한 사항 4 집행 정지 기간 중에 수용자에 대한 관리 감독기준에 관한 사항 등도 심의대상에 포함시 킬 필요성이 있다. 둘째, 심의위원회의 의무화와 관련하여 형사소송법은 위원장이 소집하여 개최한 다고 하여 필수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질병에 의한 형집행정 20) 同 旨 정영훈, 형집행정지제도의 공정한 운용을 위한 개선방안 모색, 형사정책연구 제24권 제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12, 65면.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15 지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를 필수화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형의 집행을 정지 하는 경우 사전에 형의 집행을 정지할 사유 및 필요성 등을 심사하는 형집행정지심 사를 받아야 한다. 또는 검사의 지휘 이전에 미리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 다. 라는 형식의 강행규정을 법률의 형식으로 두는 것이 타당한 방안이라고 본다. 셋째, 심의위원회의 소속과 관련하여 2013. 6. 7.자. 이목희 의원 대표발의 형사 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하면 형집행정지심사는 법무부장관 소속의 형집행정지 심사위원회의 권한사항으로 한다. 라고 하여 법무부 소속 위원회로 승격할 것을 주 장하고 있다. 하지만 형집행정지 신청이 연평균 약 300여건 내외에 이르는 점을 고 려해 볼 때 매번 법무부장관 소속의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 기 때문에 현행과 같이 각 지방검찰청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대한 기속력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현행법은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심의결과를 고려하여 형집행정지 또는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권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같이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반하는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심의위원회의 기능을 고려할 때 비효율 적이며 공정성 시비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기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21) 왜냐하면 기속력이 인정되지 않는 심의위원회의 필수화는 검찰의 재량 판단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만을 부과하는 거수기의 역할만을 행사하는 기구로 전락 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 특히 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이 지방검찰청 차장검사이기 때 문에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심의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점 도 기속력을 인정해도 무방한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기속력을 인정하게 된다 면 심의위원회의 역할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심의에 대한 감독 내지 견제 장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형집행정지심사와 관련된 회의는 속기사로 하여금 속기하게 하거나 녹음장치 또는 영상녹화장치를 사용하여 녹음 또 는 영상녹화 하여야 하고, 이 경우 형집행정지와 관련된 수용자, 범죄피해자 등 법 무부령으로 정하는 자는 속기, 녹음, 영상녹화된 자료의 공개 또는 열람 등사 등을 21) 同 旨 김봉수, 앞의 논문, 157면; 전지연, 앞의 논문, 202면. 반면에 심의위원회에 기속력을 인정하는 것 보다는 실질적인 심의가 이루어져 결정권자의 결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김성룡, 외국의 형 집행정지제도 운영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대검찰청, 2015. 11, 23면)도 있다.

11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는 것 22) 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3) 의료인의 감정서 발급과 관련하여 형집행정지 결정을 함에 있어서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의료인의 감정 서 작성에 있어서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여 전문의 2인 이상의 일치된 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어야 하겠다. 국회 차원에서도 이와 같은 취 지의 개정안들이 발의되었는데, 예를 들면 2013. 6. 7.자. 이목희 의원 대표발의 형 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하면, 형사소송법 제471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 다만, 제1항 제1호의 사유에 있어서는 의료법 제3조 제2항 제3호 마목의 종합병 원 중 2곳 이상에서 일치된 진단을 받아야 하고, 그 비용은 국가에서 일부 지원할 수 있다. 라고 단서를 신설하고 있고, 2013. 6. 20. 정청래 의원 대표발의 형사소송 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하면, 형사소송법 제471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 다만, 제1호의 사유를 판단하기 위하여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에 따른 국립중앙의료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거치도록 하여야 한다. 라고 하는 단서의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2013. 7. 15. 김태원 의원 대표 발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하면, 형사소송법 제471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 단서를 다만, 제1호의 사유를 판단하기 위하여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에 따른 국립중앙의료원 등 법무부령으로 정한 의료기관에서 진 단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라고 신설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형사소송법 제470조 제 1항에 단서를 다만, 심신의 장애나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관한 판단을 위하여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에 따른 국립중앙의료원 등 법무부령 으로 정한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라고 신설하여 필요적 형집행 정지의 경우에도 공신력 있는 의료기관의 관여를 주장하고 있다. 생각건대 국립중앙의료원 등 대통령령 또는 법무부령으로 정한 의료기관에서의 진단 은 국가기관과 민간기관의 구별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 을 뿐만 아니라 전문의라는 조건의 충족이 중요한 것이지 해당 전문의가 근무하고 22) 이는 2013. 6. 7.자 이목희 의원 대표발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가운데 한 내용임.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17 있는 장소가 어디인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 이러한 점에 서 본다면 개정안들의 핵심적인 내용은 종합병원 중 2곳 이상에서 일치된 진단 이 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허위진단의 가능성을 차단하여 형집행정지 사유 판단의 객관 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프랑스의 형사소송법이 2인의 의학감정인의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 를 형집행정지의 필수적인 요건으로 하고 있 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하여 법률상의 강제를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4) 연고가 있는 병원에 입원하는 것과 관련하여 형집행정지의 운영과정에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성 및 투명성의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수형자에게 교정시설에서 교정시설 외부와 동일한 정도의 의료수준을 조성하여 질병으로 인한 치료목적의 형집행정지를 차단하는 것 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교정시설 내 의료수준의 향상이라는 조건은 국가재정의 문제와 직결된 문제이며 23), 대학병원급의 수준을 모든 행형시설에 적용시킨다는 것 은 현실적으로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행형시설 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개정안과 같은 질병에 대한 치료 목적의 형집행정지에 있어서 주거지라고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선정과 관련하여 이를 법무부령으로 미리 정한 장소로 한정하자는 주장은 형집행정지자의 수용시설 을 제한하여 도주를 예방하고 국민감정에 반하는 호화생활 등을 차단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담 의료기관의 지정은 형집행정지자의 잦은 이용이라는 효과로 인하여 일반인의 기피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 형집행정지자마다 개별적으로 병종이나 증세가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용자의 증상에 맞추어 수용시설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인하여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23) 일본의 경우에는 형집행정지로 석방되는 인원이 연평균 100명을 넘지 않고 최근에는 20-30명 수준 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교정시설의 의료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에 기인한다. 특히 2007. 5.부터 4개의 의료형무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종합병원급의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질병치 료 목적의 형집행정지가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된 결과로 작용하였다.

11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5) 형집행정지 허가 등의 권한을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부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형집행정지 결정의 주체를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에 해 당하는 사항으로서 각국의 입법태도는 다양하다고 할 수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형집행정지제도의 운영에 있어서 사법심사의 영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입 법론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형집행정지과정에 있어서 사법부가 개입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견해의 대립이 있다. 먼저 사법심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는 첫째,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선진외국의 입법례에서는 법원의 관여가 일반적으로 채택되어 있다는 점, 둘째, 재소자의 인권보호를 위해서 는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의 원칙에 근거하여 형집행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 24), 셋째, 소속 지방검찰청의 장은 형식적인 결재를 할 뿐 이지 일선 검사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심사는 애시당초 불가능하다는 점, 넷째, 형 의 선고를 법원에서 하듯이 형집행의 전반을 형벌의 목적과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법원이 감시 및 감독하게 되면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 다섯째, 형집행의 주 체가 검찰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선고한 형의 집행인 만큼 법원에 의한 감시와 통 제는 여전히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법심 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에서는 첫째, 형집행정지는 자유형의 자유에 대한 변경 을 가하는 경우이기는 하지만, 가석방의 경우와 달리 자유형의 본질적인 내용을 변 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25), 둘째, 형집행정지 업무를 전담하는 검사를 둠으로써 형 집행정지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충분히 제고할 수 있다는 점 26) 등을 논거로 제 시하고 있다. 생각건대 형의 집행은 검사가 주재하도록 하되 이에 대한 이의제기에 대해서는 법원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사후통제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 다. 27) 현행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의하면, 재판의 집행을 받은 자 또는 그 법정대 24) 김태명, 적법절차의 원칙과 행형에 대한 사법적 통제, 교정연구 제54호, 한국교정학회, 2012. 3, 179면; 정승환, 형벌집행에 대한 법관의 통제와 형집행법원의 필요성, 형사법연구 제22호, 한국형사법학회, 2004. 12, 404면. 25) 전지연, 앞의 논문, 200면. 26) 정영훈, 앞의 논문, 69면.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19 리인이나 배우자는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이 부당함을 이유로 재판을 선고한 법 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 는 법원은 결정을 하여야 하고, 동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형사소 송법 제491조). 자유형의 집행정지처분은 여기서 말하는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 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형자는 검사의 형집행정지 불허처분 또는 연장거부처분 등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동 규정에 의하면 검사의 적극적인 조치, 즉 형집행정지의 허가 또는 재연장허가 등의 처분이 있을 경우 수형자 등이 이의제기 를 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반쪽짜리 이의제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현행법상의 이의신청은 이해관계자의 권리구제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 라도 형집행정지에 있어서 검사의 재량권을 통제하는 장치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형사소송법상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 의 이의제 기권자로서 수형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포함하여 검찰의 자의적이고 부당한 형집 행정지에 대한 사후적 사법통제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2. 형집행정지 결정 후 사후관리의 효율화와 관련하여 가. 문제점 1) 형집행정지 기간 및 횟수의 제한 필요성의 여부 형사소송법이나 자유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에 의하면 형집행정지의 기 간 및 횟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질병으로 인한 형 집행정지의 경우 장기간의 형집행이 정지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다만 자 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제4조 제2항 제4호에 의하면 형집행정지 기간은 필요 최소한의 기간으로 하되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고, 여명기간이 많지 않은 암환자 등의 경우에도 6개월을 넘지 않도록 한다., 동 지침 제7조 제2항에 의하면 형집행 정지 연장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형집행정지연장결정이 잔형집행면탈에 악용되 27) 이에 반하여 적극적 사법심사를 주장하는 견해로는 박학모 뮐러 야버스, 형사집행절차상 사법심 사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1, 230면 이하 참조.

12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2회 이상의 연장은 허가하지 않도록 하고, 최초 형집 행정지 결정시 예상하였던 입원치료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연장을 허 가하지 않도록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규에도 불구하고 동 조 항의 성격을 실무에서는 훈시적 또는 권고적 성격으로 파악하고 있는 결과 수차례 에 걸친 형집행정지가 허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형집행정지를 연장하는 경우 에 있어서도 형집행정지를 최초 결정하는 과정과 동일한 절차에 따르도록 하고 있 어 비교적 손쉽게 연장이 이루어지는 문제점 28) 이 지적되고 있다. 2) 사후관리의 주체를 경찰에서 보호관찰관으로 변경할 필요성의 여부 검사는 형집행정지자에 관하여 그 주거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으로 하여금 매월 1회 이상 형집행정지 사유의 존속 여부 및 조건 준수 여부를 관찰하여 보고하게 하 여야 하는데 29), 경찰서장은 형집행정지자에 대하여 그 집행정지사유의 존속여부를 관찰하고 1. 형의 집행정지사유가 없어진 때, 2. 거주지를 이전한 때, 3. 30일 이상 거주지를 이탈하거나 소재가 불명한 때, 4. 사망한 때 중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생긴 때에는 지체없이 그 통지를 한 검사에게 그 뜻을 보고하여야 하며(형 집행정지자관찰규정 제2조 제1항), 경찰서장은 그 사유의 발생을 확인 또는 예방하 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형집행정지자관찰규정 제2조 제2항). 하지만 형집행정지결정을 함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유가 질병으로 인한 치료목적 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경찰의 관리 및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수 존재 30) 한다. 특히 경찰이 치료 목적의 형집행정지사유의 존속여부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형의 집행정지사유 가 없어진 때 또는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범위를 초과하여 시설이나 용역을 제공 28) 이혜미,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이슈와 논점 제683호, 국회입법조사처, 2013. 7. 3면. 29) 특히 사회의 이목을 끈 사건의 관련자, 사회적 유력자, 중요 경제사범, 조직폭력사범 등은 중요사건 으로 분류하여 수시로 점검하고 형집행정지가 잔형집행면탈 목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제17조). 30) 권현식, 형집행정지제도 운용상 문제점 및 개선방안 연구, 교정연구 제36호, 한국교정학회, 2007. 9, 11면; 이석배, 현행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학논총 제37권 제4호, 단국대학 교 법학연구소, 2013. 12, 288면; 정영훈, 앞의 논문, 72면.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21 받지 아니할 것 이라는 조건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점, 사후관리의 주체를 경찰 로 인정한 연혁은 1981년부터 기원하는데, 이 당시에는 보호관찰제도가 없었고, 교 도인력의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경찰에게 사후관리 를 위임한 것이었지만, 현재의 상황은 크게 달라져 있다는 점, 경찰이 관찰하여 한 달에 한 번 형집행정지사유 소멸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만으로는 형집행정지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 31), 서로 다른 행정부의 소속공무원에게 법무부령상의 관찰업무를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하여 보 호관찰의 전문기관인 보호관찰소를 형집행정지자에 대한 관찰업무기관으로 할 필요 가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나. 개선방안 1) 형집행정지 기간 및 횟수의 제한 필요성의 여부 현행 자유형 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에 의하면 형집행정지의 기간과 횟수를 원칙 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제한이 현실에서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 는 의문이다. 질병에 대한 치료의 기간은 환자와 병종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 를 일률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많은 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형집행정지 의 기간 및 횟수에 대한 엄격한 제한은 오히려 실제 질병으로 인한 형집행정지가 필요한 다수의 수형자들의 인권보호에 역행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러므로 형집행정지 연장제도 32) 를 활용하여 수형자의 건강권 및 수진권을 보장해 주는 가운 데, 연장에 있어서 그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현실 적인 대안이라고 판단된다. 예를 들면 최초 형집행정지 허가시의 의사의 진단서와 검사의 보고서 이외에 연장 결정시에는 다른 의사의 진단서 및 검사의 보고서를 별 도로 첨부하여 이를 검토하는 방안, 최초의 형집행정지에 대한 결정권은 지방검찰 청 검사장에게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이후의 연장에 대한 결정권은 사법기관이 할 31) 이석배, 앞의 논문(각주 30), 281면. 32) 형집행정지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지기간 만료 7일전까지 형집행정지 연장신청을 하여야 한다(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제4조 제3항).

12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형집행정지의 연장에 있어서는 반드시 피해자 등에 의한 의견 이 첨부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최초 형집행정지 결정의 경우에는 형집행정지 심의 위원회의 의결 정족수가 위원 과반수의 출석 및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라고 되 어 있지만, 이후의 연장에 대한 의결정족수를 상향조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될 수 있 을 것이다. 2) 사후관리의 주체를 경찰에서 보호관찰관으로 변경할 필요성의 여부 형집행정지에 대한 관찰의 주체로서 경찰이 부적합하다는 견해의 일관된 대안으 로 제시되고 있는 보호관찰관에 의한 사후관리 및 감독의 일임은, 현재 보호관찰소 의 역할이나 기능에 비하여 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에서 형집행정지자에 대한 관찰 및 감호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 업무의 과중으로 인한 형식적 관찰로 도주 또 는 재범 발생에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대 안이라고 판단된다. 보호관찰관의 획기적인 인력확충이 없는 상태인 현재의 시점에 서 보호관찰소의 역할 분담 내지 강화는 사후관리의 포기를 용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현행 자유형집행정지자에 대한 관찰의 내실화를 통한 해결 책이 바람직할 것인데, 치료를 위한 형집행정지자 대다수의 거주지가 병원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여러 가지 필요한 조치를 행할 필요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형집행정 지의 취소사유라고 할 수 있는 병원에서의 외출 및 외박 등 이탈을 방지하기 위하 여, 부정기적이고 갑작스러운 방문을 한다든가 형집행정지자에 대한 관리감독의 주 체와 관련하여 최일선에 종사하고 있는 의료인에게도 어느 정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찰이 형집행정지사유의 소멸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담당 주치의의 의학적인 소견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의료기관의 협조의무도 명시적으로 부과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잔 여형기가 많이 남아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형집행정지와 동시에 해외로의 도주를 차단하기 위하여 출국금지조치를 병행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같이 형집행정지자에 대한 사후관리의 문제는 어느 기관이 담당해야 보다 효율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의 에서 벗어나 담당기관이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보다 적 절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써 논의의 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23 Ⅴ. 글을 마치며 범죄의 수사와 형의 선고는 검찰 및 법원에서 수행하는 가운데 강제수사법정주 의, 증거재판주의 등에 따라 엄정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형의 집행과 관련된 여러 업무에 대해서는 행정기관인 법무부 및 검찰의 소관사무처럼 다루어지며 다양 한 법적 견제와 감시에 있어 일종의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다. 형집행정지제도 또한 형의 적정한 집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동안 실무의 관행 및 태도는 적정성 및 투명성 확보와는 상당한 괴리감 이 있어 왔고, 언론에 보도된 소위 사모님 사건 으로 인하여 그 위험수위가 최고조 에 이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형집행정지제도의 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 지 모순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 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 있어서는 형집행정지제도를 악용하는 소수의 사례 를 확대해석하여 실질적으로 형집행정지를 필요로 하는 다수의 수형자들에게 은혜 적 혜택을 제한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형집행정지가 지연되거나 제한되어 교도소 내에서 질병의 악화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확진되는 현상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형집행정지제도의 또 다른 악용 사례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하겠다. 수형자의 치료를 받을 권리와 형집행정지 제도라는 불가분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양자의 법익을 상호 존중할 수 있는 구 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 본시각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현행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과 이 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는 것으로써 논의를 마 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강력범죄인 살인사범이 매년 형집행정지 출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부분 과 관련하여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지만, 살인사범의 일시적인 출소에 대한 국 민적 불안감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살인사범을 형집행정지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 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강력사범이라고 할지라도 심각한 질병 등의 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들에 대한 인도적인 차원의 의료적 지원은 배제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강력사범과 비교하여 강력사범에 대한 사후적인 관리의 엄

12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격성은 현실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는데, 추후에 입법적인 보완을 통하여 형집 행정지자 가운데 강력사범에 대한 관리감독의 매뉴얼을 별도로 정하는 방안을 도입 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형사소송법의 조문 이외의 기타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개별법령상의 조문 은 자유형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으로 편입하여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동 제도의 집행에 있어서 야기될 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 라 현재 비공개로 되어 있는 자유형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상의 내용이 전면 공개됨 으로서 적용상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국민의 감시의 기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장점 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형집행정지대상자를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개하 여 일반국민에 의한 감시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제도의 악용사례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음과 동시에 사후에 점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심의사항과 관련하여 1 제470조 제1항의 형집행 정지사유 여부에 관한 사항, 2 형집행정지의 취소에 관한 사항 3 형집행정지 시에 수용되는 장소의 지정요건 및 감독기준에 관한 사항 4 집행정지 기간 중에 수용자 에 대한 관리 감독기준에 관한 사항 등도 심의대상에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으며, 심의위원회의 의무화와 관련하여 형사소송법은 위원장이 소집하여 개최한다고 하여 필수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질병에 의한 형집행정지의 경우 에 있어서는 이를 법률의 규정을 통하여 필수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심의위원회 의 기능을 고려할 때 비효율적이며 공정성 시비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우려 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대한 기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 하다. 왜냐하면 기속력이 인정되지 않는 심의위원회의 필수화는 검찰의 재량판단 과 정의 절차적 정당성만을 부과하는 거수기의 역할만을 행사하는 기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 다만 기속력을 인정하게 된다면 심의위원회의 역할이 결정적일 수밖 에 없기 때문에 심의에 대한 감독 내지 견제장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형집행정지 결정을 함에 있어서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의료인 의 감정서 작성에 있어서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여 전문의 2인 이상의 일치된 소견 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어야 하겠다. 이는 허위진단의 가능 성을 차단하여 형집행정지 사유 판단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25 판단되는데, 프랑스의 형사소송법이 2인의 의학감정인의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 를 형집행정지의 필수적인 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하여 법률 상의 강제를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다섯째, 형의 집행은 검사가 주재하도록 하되 이에 대한 이의제기에 대해서는 법 원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사후통제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491조에 의하면 검사의 적극적인 조치, 즉 형집행정지의 허가 또는 재연장허가 등의 처분이 있을 경우 수형자 등이 이의제기를 한다는 것을 예상 할 수 없기 때문에 반쪽짜리 이의제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행법상의 이의신청은 이해관계자의 권리구제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형집행정지에 있어 서 검사의 재량권을 통제하는 장치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 므로 형사소송법 제49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 의 이의제 기권자로서 수형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포함하여 검찰의 자의적이고 부당한 형집 행정지에 대한 사후적 사법통제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여섯째, 질병에 대한 치료의 기간은 환자와 병종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많은 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형집행정지의 기간 및 횟수에 대한 엄격한 제한은 오히려 실제 질병으로 인한 형집행정지가 필요 한 다수의 수형자들의 인권보호에 역행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러므로 형집 행정지 연장제도를 활용하여 수형자의 건강권 및 수진권을 보장해 주는 가운데, 연 장에 있어서 그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된다. 일곱째, 형집행정지에 대한 관찰의 주체로서 보호관찰관에 의한 사후관리 및 감 독의 일임은, 현재 보호관찰소의 역할이나 기능에 비하여 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 정에서 업무의 과중으로 인한 형식적 관찰로 도주 또는 재범 발생에 더 큰 어려움 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대안이라고 판단된다. 형집행정 지자에 대한 사후관리의 문제는 어느 기관이 담당해야 보다 효율적인 것인가에 대 한 문제가 아니라 담당기관이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보 다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어야 한다.

12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참고문헌 권현식, 형집행정지제도 운용상 문제점 및 개선방안 연구, 교정연구 제36호, 한국 교정학회, 2007. 9. 김봉수, 자유형집행 정지제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직접적 사법통제방식 으로의 전환을 위한 비교법적 고찰 -, 비교형사법연구 제15권 제2호, 한국비교형사 법학회, 2013. 12. 김성룡, 외국의 형 집행정지제도 운영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대검찰청, 2015. 11. 김태명, 적법절차의 원칙과 행형에 대한 사법적 통제, 교정연구 제54호, 한국교정 학회, 2012. 3. 박학모 뮐러 야버스, 현행법상 형사집행절차와 사법심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1. 이석배, 수형자의 치료받을 권리, 의사의 진단과 형집행정지, 의료법학 제14권 제 2호, 대한의료법학회, 2013. 12. 이석배, 현행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학논총 제37권 제4호, 단국 대학교 법학연구소, 2013. 12. 이화영 외 5인, 구금시설 수용자 건강권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10년 인권 상황실태 보고서 10-44, 2010. 이혜미,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이슈와 논점 제683호, 국회입법조 사처, 2013. 7. 전지연, 자유형의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호관찰 제14권 제1호, 한국보호관찰학회, 2014. 6. 정승환, 형벌집행에 대한 법관의 통제와 형집행법원의 필요성, 형사법연구 제22 호, 한국형사법학회, 2004. 12. 정영훈, 형집행정지제도의 공정한 운용을 위한 개선방안 모색, 형사정책연구 제24 권 제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12.

자유형에 대한 형집행정지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127 The issues and improvement plan on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enforced on imprisonment sentence 33) Park Chan-keol* The arbitrary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on the purpose of medical treatment has close relation with the basic right of people warranted in the Constitution. Article 10 of the Constitution stipulates that the dignity and value of people as a human should be respected, Article 34 states the right to lead human-like living and Article 35 is on the right of living in healthy and comfortable environment. However, there were recent cases in which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is abused as a way of getting-off remaining sentence such as receiving stay of sentence execution by false or exaggerated medical certificate and the person who received stay of sentence execution used extravagant patient s room beyond the requirement of medical treatment. During such abuse process, there were cases which became social issues such as a collusion among a prisoner, prison officer and prison doctor, a collusion between a medical specialist in external medical institution and the attorney of the person who seeks stay of sentence execution and the prisoner under stay of sentence execution escaped and even committed another crime. Like this, the basic right of a prisoner to receive medical treatment and the irrationality which occur as the result of stay of sentence execution are in conflict with each other. Accordingly, it is necessary to suggest a fundamental resolution plan which can harmoniously resolve the conflict situation between the two.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learning the legal and factual issues which occur * Assistant Professor, Dept. of Police Administration, Catholic University of Daegu, Ph.D. in Law.

12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during the execution process of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and suggesting a reasonable improvement plan in accordance with the recent trend of coping with above critical mind on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This study first performed a review on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of Korea in generalities(ii), learned the transition process of work guideline on stay of sentence execution on imprisonment and the recent execution situation of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at home and abroad(iii). Next, a plan to secure fairness and transparency when determining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including the standard reasons for stay of sentence execution, the operation of stay of sentence execution deliberation committee, the issuance of authenticity certificate, hospitalization to a clinic with connection, the person who has the approval right on stay of sentence execution,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request right of a prisoner and the formal objection right of a prisoner. Then a improvement plan on more efficient ex-post management after the determination of stay of sentence execution focusing on the necessity of limiting the period and number of times on stay of sentence execution and whether the stay of sentence execution ex-post management party would be changed or not is suggested(Ⅳ), which is then followed by a conclusion of the discussion(Ⅴ). Keywords: arbitrary stay of sentence execution system, stay of sentence execution, right to receive medical treatment, work guideline on stay of sentence execution on imprisonment, stay of sentence execution deliberation committee, approval right on stay of sentence execution 투고일 :5월 31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 양벌규정상의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 요건을 중심으로 34) 김 성 돈* 국 문 요 약 2007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선언되기 전까지만 해도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론과 입법론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논의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첫째, 과실책임론/무과실책임론/부작위감독책 임설등으로 대표되는 법인처벌의 근거에 관한 논의, 둘째, 형법에서 범죄능력이 부정된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고 있는 양벌규정에서는 법인의 범죄능력을 긍정하고 있는가 부정하고 있는가 라는 법인의 범죄능력에 관한 일반론적 논의. 하지만 2007년 이후 개정된 양벌규정은 단순히 양벌규정이 책임주의원칙과의 조화를 도모한 차원을 넘어서 법인처벌을 둘러싼 장차의 입법론의 전개에 결정적인 잠재력을 가지게 되었다. 양벌규정이 법인의 처벌요건을 자연인의 처벌요건에 상응하게 맞춤으로써 기업(법인 또는 단체) 형법의 도그마틱을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의 수준에 상응시키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글은 이와 같은 양벌규정이 가져온 법인 처벌요건상의 변화에 의거하여 개정된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론(양벌규정의 도그마틱)을 전개하는 데 주된 목표를 두었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론의 전개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법인에 대한 처벌요건을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의 언어(불법과 책임)로 치환하여 분석하는 일에 두었다. 뿐만 아니라 이 글은 현행 양벌규정의 도그마틱을 기초로 삼아 개정된 양벌규정의 태도가 장차 기업형법의 모습에 가져오게 될 패러다임 의 변화를 전망하였다. 더 나아가 이 글은 이러한 변화에 대처해야 할 입법자의 과제를 제시하였 다. 즉 양벌규정체계의 체계내적 변화에 만족하는 종속모델과 기업형법의 새판을 짜는 독립모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만약 후자를 선택할 경우에는 법인의 독자적 불법을 자연인 위반행위로부터 독립시켜 법인처벌을 위한 실체요건으로 규정하고 위반행위의 외연도 형법전의 범죄종류까지 확장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주제어: 법인의 형사책임, 양벌규정, 불법, 책임, 준법감시프로그램 *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3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들어가는 말 최근 학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로부터 나오는 기업 관련 형사입법정책에 대한 요 구내용은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하나는 기업에 대한 형사책임의 강도를 높이거 나 그 외연을 넓힐 것을 요구하는 형사정책적 요청 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구성원 의 가벌성여부와 무관하게 막대한 이익귀속의 주체인 기업에 대한 형사처벌을 가능 하게 하려는 정의의 요청 이다. 전자는 기업에게 부과될 수 있는 벌금형의 상한을 높이거나 형사제재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더 나아가 기업처벌의 대상범죄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요구로 나타나고, 후자는 기업구성원들의 가벌성 을 확정할 수 없거나 처벌할 구성원이 없을 경우에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이익만 챙기는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새로운 입법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구들을 반영하도록 압박받고 있는 형사입법자는 양벌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체계내적인 변화를 도모하든지 양벌규정체계를 뛰어넘는 기업형법의 새판을 짜든지 조만간 정책적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어 느 쪽이든 형사정책적 요청과 정의의 요청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바람직한 형사 입법정책을 모색함에 있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그것은 기업을 처벌하 고 있는 규범현실, 즉 기업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규범인 현행의 양벌규정이 기업(법인) 1) 에 대한 형사처벌을 함에 있어 어떤 실체요건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묘 사하는 일이다. 현행 형벌법규가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어떤 요건을 가지고 기업을 1) 종래 양벌규정의 수범자로서 법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어왔다. 기업을 상법 에 따른 회사와 그 밖에 영리활동을 하는 자 로 정의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제2조 제6호에 따르면 상법상 회사는 모두 법인에 해당하므로 이 한도내에서 기업과 법인은 중첩된다. 하지만 모든 법인이 회사인 것도 아니고 기업에 해당하는 그 밖에 영리활동을 하는 자 가 모두 법인 도 아니다. 뿐만 양벌규정 상의 법인에는 지방자치단체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고 최근의 양벌규정은 법인 외에 법인격없는 단체도 양벌규정의 수범자로 추가되고 있다(대표적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70조). 자연인 이외의 형사책임의 귀속주체를 모두 포괄할 수 없는 상위개념(예컨대 단체)을 마련하더라도 동일한 귀속원리 또는 동등한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 공통점이 없는 한 그러 한 상위개념을 법적 학문적 용어로 내세우는 일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글은 최근 기업이 이익 추구의 과정에서 개인 또는 사회에 끼친 피해에 대한 사법적인 의미의 책임(형사책임)을 져야 할 주체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기업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면서 양벌규정의 해석과 관련해서는 법인 이라는 표현과 병용하기로 한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31 처벌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문제의 소재가 어디인지를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현행법은 형법전 과 양벌규정 이 법인의 형사처벌에 관해 각기 다 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형법전이 형벌부과의 대상을 자연인에 국한시키고 법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정하고 있음에 반해, 양벌규정은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전제로 삼아 일정한 영역에서 법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법인 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함에 있어 현행법이 보여주고 있는 이중적 태도는 형법 의 해석론상 법인(기업)의 범죄능력(행위능력과 책임능력)이 부정되고 있음에 기인한 다. 이 때문에 이와 같은 이중성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일에서 가장 기초 가 되는 작업은 법인의 처벌에 관한 근거규정인 양벌규정이 형법전에서는 부정되 고 있는 법인의 범죄능력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 또는 해결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종래 우리나라 기업형법론에서는 기업(법인)의 범죄능력에 관한 문제가 양벌규정 속에서 어떻게 극복 또는 해결되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해명하려는 차원의 해석론 이 활발하게 전개되지 못했다. 법인의 범죄능력 인정여부를 둘러싸고 총론적인 차 원의 찬반론을 전개하여왔을 뿐, 이러한 논의가 양벌규정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 게 전개되고 어떻게 해결되는지가 해석론의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법인 의 범죄능력 부인론은 양벌규정은 그에 대한 예외라고 하거나 양벌규정은 법인에 대한 수형능력만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는 진단에 그쳤고, 법인의 범죄능력 긍정론 은 양벌규정이 그에 따라 법인을 형사처벌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 확인으로 만족 하였다. 그 결과 양벌규정의 내부구조와 그 적용 메카니즘의 체계화, 즉 양벌규정에 대한 도그마틱의 부재상태를 초래하였다. 하지만 최근 그동안 진척이 없었던 양벌 규정에 대한 해석론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되는 계기가 생겨났다. 2007년 헌법재판 소의 결정 2) 과 그에 따른 양벌규정의 대대적 개정이라는 변화가 그것이다. 2007년 헌법재판소는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에서 요구되었던 책임주의원칙을 법인의 형사처 벌에서도 관철시킬 것을 요구하였고, 입법자는 양벌규정의 단서에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를 규정함으로 헌법재판소의 요구에 화답하였다. 책임주의원칙이라는 강력 2) 헌법재판소 2007.11.29. 2005헌바10.

13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한 아우라를 빌어 양벌규정을 위헌선언한 헌법재판소의 태도는 결국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에 상응하도록 설정하라는 요구로도 평 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요구에 대한 입법자의 응답은 양벌규정의 해 석론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정된 양 벌규정이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과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과의 상응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려면 자연인을 중심으로 한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의 언 어(행위, 불법, 책임 등)를 사용하여 양벌규정속에 새롭게 규정된 법인에 대한 처벌근 거를 체계적으로 해석해 보는 일을 핵심적인 과제 3) 로 삼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기업(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이 자연인을 중심으로 한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적 표지인 범죄성립요건 과 상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의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론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요불가결한 일 이다. 헌법재판소는 책임주의원칙과의 조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였지만, 그 배후에 는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자연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에 상응한 정도로 설정 하지 않을 경우 자연인과 법인의 평등취급이라는 헌법상의 평등원칙 에 반할 수 있 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자연인의 범죄성립요건과 법인의 형벌부과요건과의 상응성 요구를 확인해 보는 과정에서 첫 번째 과업은 양벌규정이 법인(기업)에게도 자연인 과 같이 행위능력 을 인정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일이다. 모든 범죄는 일차적으로 행위 이어야 하고 형벌은 행위자의 행위 에 대한 것이어야 하는 이상 법인(기업) 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도 일차적으로 법인의 행위성 인정여부가 규명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밝혀져야 할 내용은 개정된 양벌규정이 법인(기 업)처벌을 위해 행위 이외의 어떤 다른 실체요건을 규정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 한 실체요건이 개인형법의 도그마틱과 어느 정도의 상응성을 보여주고 있는가 하는 3) 이러한 차원에서 본다면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과 관련하여 종래 사용해 왔던 법인의 처벌근거 라는 용어보다는, 자연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인 범죄성립요건 에 상응하여 불법과 책임이라는 용 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르면 양벌규정이 법인도 단순히 형벌 만 부과되는 수형자가 아니 라 범죄 를 범하는 행위주체성의 지위까지 인정한 것인지가 논의의 핵심자리에 오게 된다. 여기에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있다면, 종래 법인이 스스로 범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오용되 어온 기업범죄 라는 용어도 비로소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법인에 대한 형벌부 과요건이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적 용어(특히 구성요건을 전제로 한 불법 과 그 불법을 비난의 대상으 로 삼는 책임 )로 치환될 수 있는지가 양벌규정의 해석론에서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33 점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우선 양벌규정이 법인의 행위능력에 대해 어떤 태도 를 취하는지를 간략하게 정리 4) 한 후(이하 Ⅱ),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물음에 대해 답 하면서 우리나라 현행 양벌규정이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를 위해 어떤 실체요건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검토해 본다. 첫째, 양벌규정은 법인의 형사책임을 인정 하기 위해 자연인의 행위의 불법과 책임에 상응한 수준으로 법인의 불법과 책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이하 Ⅲ). 둘째, 양벌규정의 해석론에 기초가 되는 단서조 항은 법인처벌의 실체요건과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이하 Ⅳ).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론이 기업형법의 입법론에 어떤 새로운 과제를 던 져주는지를 전망해 보기로 한다(이하 Ⅴ). Ⅱ. 법인의 행위능력에 관한 양벌규정의 태도 양벌규정은 자연인의 업무관련적 위반행위를 공통된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으면 서 사례유형별로 각기 다른 이론적 기초위에서 법인의 행위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 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양벌규정상의 대표자관련부분(이하 대표자위반행 위사례유형 이라고 부른다)에서는 동일시이론을 기초로 삼아 대표자의 위반행위를 곧 법인의 행위로 인정함으로써 법인의 행위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 의 이면에는 법인이 스스로 행위를 하는 행위주체가 아님을 전제로 삼고서 후술 하듯이 - 대표자의 행위(와 불법 및 책임)를 법인의 행위(와 불법 및 책임)로 귀속 시키는 방법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양벌규정의 종업원등관련부분(이 하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 이라고 부른다)은 동일시이론을 기초로 삼아 법인의 행위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종업원은 대표자처럼 법인을 대내외적 으로 대표할 수 있는 지위와 역할을 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헌법재판소결정 이후에 이 사례유형의 경우에도 법인의 행위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 는 변화가 생겼다. 헌법재판소가 법인처벌을 위해 법인 스스로의 잘못(귀책사유) 4)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김성돈, 기업에 대한 형사처벌과 양벌규정의 이론적 기초 법인의 행위성 문제를 중심으로 -, 형사법연구, 제28권 제2호, 한국형사법학회, 2016, 3면 이하 참조.

13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내지 법인의 독자적 책임 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였고, 입법자는 이러한 취지를 수용하여 법인에 대한 추가적 처벌근거를 양벌규정 속에 편입시켰는데, 이와 관련 하여 법인의 행위성 문제를 해명하기 위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즉 양벌규정은 단서조항에서 법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게을리함 의 주체로 법인을 내세워 그 법인이 스스로 잘못된 행위를 하는 독자적 행위능력자인 듯이 표현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그 배후에 기초된 동일시이론 과 종업원등 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단서조항의 단편적인 표현 만 가지고는 양벌규정이 법인 을 스스로 행위할 수 있는 행위능력자로 취급하고 있는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피상적으로 양벌규정의 표현만을 판단근거로 삼으면 양벌규정이 두 개의 서로 다른 법인을 전제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종업원 등이 위반행 위를 할 때에는 법인이 독자적으로 행위할 수 있는(듯한) 주체로 등장하지만, 그 대 표자가 위반행위를 할 때에는 대표자의 행위를 매개로 할 뿐 스스로 행위할 수 없 는 주체임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보다 분명히 법인의 독자적 행위 주체성을 부정하고 있다. 양벌규정을 해석하는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여러 곳에 서 법인은 구성원을 매개로 해서만 행위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5) 법인의 행위주체성 문제에 관한 현행 양벌규정의 어정쩡한 태도를 가지고 기업처 벌과 관련한 형사정책적 요청과 정의의 요청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입법 론적으로 볼 때 다음의 두 가지 가운데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 나는 종업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도 동일시이론이 기초가 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새롭게 규정하는 방향이고(법인의 독자적 행위주체성 부정!), 다른 하나는 동일시이론을 버리고 법인의 독자적 행위주체성을 인정하는 전제하에서 법인의 처 벌근거에 관한 실체요건을 양벌규정에 새롭게 담는 방향이다(법인의 독자적 행위주 체성 긍정!). 이러한 두 가지 방향 가운데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 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으로서 행위 이외의 다른 실 체요건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법인처벌을 자연인의 위반행위에 종속시킬 것인지 독립시킬 것인지 등 다양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아야 한다. 이하에서는 5) 헌법재판소 2011. 10. 25. 2010헌바307; 대법원 1961.10.19., 4294형상417 등.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35 현행 양벌규정이 법인처벌을 위한 실체요건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 기로 한다. Ⅲ. 양벌규정상의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 법인의 불법요소와 책임요소? 법인과 자연인을 자의적으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상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법인에 대한 형사책임 인정요건과 개인형법의 자연인에 대한 형사책임의 인정 요건이 상응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시 법인에게 인 정될 행위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법인의 불법과 책임을 자 연인의 불법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근거지울 수 있어야 한다. 종래 형법학계에서는 법인의 처벌근거 라는 이름하에 과실책임설/무과실책임설/부작위감독책임설 등이 해석론으로 전개되기는 하였지만,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개인형법의 도그마 틱에서 요구하는 범죄성립요건에 상응하게 설명하는 시도, 즉 법인에게 형벌을 부 과하기 위해 법인의 불법과 책임을 어떻게 근거지울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논 의는 없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2007년 헌법재판소 결정이후 양벌규정이 법 인의 처벌을 위해, 자연인의 업무관련적 위반행위 외에 법인에게도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 의무의 위반이라는 법인 자신의 독자적인 잘못 (귀책)이 있어야 할 것을 추가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이 논의가 새로운 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에 따라 법인에게 요구되는 처벌근거인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 이 라는 요건과 자연인 처벌을 위한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에서 요구하는 범죄성립요건 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통하여 양자 간의 상응성 여부 및 그 정도를 판단해야 할 필 요성이 생겨났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상응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현행 양벌규정 이 제공하고 있는 법인의 형사책임 인정요건에 관한 정보를 자연인에 대한 형벌부 과요건인 범죄성립요건 으로 치환하여 이를 법인의 불법과 책임으로 설명하는 시 도를 해 보기로 한다.

13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1. 법인의 불법요소 종래 학계나 실무에서 법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에 상응한 수준의 처벌근거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로까지 발전하지 못한 데에는 이 유가 있다. 독자적인 행위주체성 조차 부여할 수 없는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를 위해 마땅히 내세울 실체요건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법인을 위해 행위하는 자연 인의 위반행위, 즉 내부구성원이 일정한 범죄행위를 하면 그로써 법인도 처벌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법인에 대해 요구될 법인 고유의 실체요건을 요구하는데까지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헌법재판소는 법인에 대해서도 책임주의원칙 을 관철할 것이 요구될 정도로 법인처벌을 위해 법인의 독 자적 귀책사유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이점은 법인에 대해 요구되는 형벌부과 요건이 그만큼 정교해지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 건이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이 요구하는 형벌부과요건과 상응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해 명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범죄체계론적 관점에서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론을 전개 해 볼 필요가 있다. 범죄체계론적 관점에서 양벌규정이 법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요구하고 있는 실 체요건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한 일차적 관철점은 법인이 어떤 행위규범(=구성 요건)을 위반한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현대 형법이론상 어떤 주체에 대해 형벌을 부과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법률 구성요건 이기 때문이다. 법인 이 실제로 위반행위를 한 자연인이 위반한 구성요건과 동일한 구성요건을 충족시킨 것인지 아니면 그와는 다른 별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킨 것인지가 결정적인 관건이 되는 것이다. 양벌규정은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과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각기 다른 이론적 기초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법인의 불법과 관련해 서도 사례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가.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의 불법 종래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에게 적용될 구성요건이 무엇이고 법 인의 불법이 어떻게 근거지워질 수 있는지는 학설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반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37 면에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의 불법적 측면 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법인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바, (중략) 대표자의 고의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고의에 의한 책임을, 대표자의 과실에 의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의 과실에 의한 책임(줄친 부분은 필자에 의한 강조임)을 지 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2010. 7. 29. 선고 2009헌가25 결정; 대법원 2010.9.30. 선고 2009 도3876 판결). 이와 같은 해석은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이 대표자의 행위를 곧 법인 자신의 행 위(와 동일시 내지 귀속되는 것)로 평가하는 이론적 기초를 배경으로 한 논리적 귀 결이다. 여기에서 법인이 대표자의 범죄 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는 대표자의 행위의 범죄성립요건이 법인의 형사책임인정요건으로 그대로 인정된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르면 대표자 행위의 불법요소도 그대로 법인의 불법요소가 된다. 즉 대표자 의 위반행위가 고의행위이면 법인도 고의불법으로 책임을 지고, 대표자의 위반행위 가 과실행위이면 법인도 과실불법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6) 이와 같이 실행행위를 한 자연인의 고의 또는 과실과 같은 내부 심리적 인 주관적 요소까지도 법인의 주 관적 요소로 귀속시키는 귀속방식을 형법이론상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별론으로 하 면, 7)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귀속구조상 법인이 실현한 불법은 자연인 대 표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동일시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8) 이러한 불법 귀속방식에 따르면 대표자가 위반한 행위규범(=구성요건)과 법인이 위반한 행위규범(=구성요 6) 민사책임에서는 과실불법과 고의불법을 구별하지 않고 최소한 과실이 있으면 충분할 것을 요구하지 만, 형사책임의 경우는 과실불법과 고의불법은 각각의 불법의 크기와 요건을 달리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수범자에 대한 법정형에 반영되기 때문에 양자를 구별할 것이 요구된다. 7) 형법이론상 범죄의 주관적(내부심리학적) 요소는 타인에게 귀속시킬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대표 자사례유형의 경우 자연인에게는 법인의 업무관련행위에 대한 주관적 의사는 인정될 수 있지만, 법인에게는 그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자기의 위반행위로 삼으려는 주관적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 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비판은 이 글의 주제를 벗어나는 문제이므로 별도의 기회에 논의하기로 한다. 8) 불법의 양이 법정형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보면, 대표자에 대한 법정형과 법인에 대한 법정형은 동일 한 것이 되는 바, 양벌규정의 법정형이 이에 따르고 있는지는 후술한다.

13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건)이 전적으로 일치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의하면 대표자위반행위의 불법이 부정되면 법인의 형사책임은 더 이상 근거지울 수 없다. 나.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의 잘못(귀책) =법인의 불법? 1) 2007년 이전 상황 이 사례유형의 경우에는 종업원 등의 행위를 법인의 행위로 볼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없다.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와 같이 동일시이론이 채택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업원등이 업무관련적 위반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를 법인의 행위 로 귀속할 수 없다면 법인의 불법행위도 근거지울 수 없다. 형사책임을 인정함에 있 어 행위불법 없이 결과불법만을 요구하는 이른바 무과실책임론적 태도를 보이게 되 면 결과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 행위책임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 에서 보면 법인을 처벌하고 있는 양벌규정은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에서 요구하는 형 벌부과요건의 수준에 현저하게 미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벌규정의 태 도는 개인형법의 도그마틱과의 상응성을 유지하고 있지 못하므로 형벌 앞에 법인과 자연인을 차별취급하게 된다는 맹점을 보인다. 따라서 양벌규정이 결과책임을 인정 한다는 비판이나 개인형법상 범죄성립요건과의 상응성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벌규정 속에 법인 자체의 처벌근거를 추가해 넣 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종래 양벌규정들 가운데 이 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의 형사책임인정과 관련하 여 법인의 면책조항을 둠으로써 간접적으로 법인처벌을 위한 실체요건을 규정하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9) 하지만 대부분의 양벌규정은 면책사유마저 명시하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실무와 학계는 양벌규정 자체에 나타난 모호한 문제 상황을 해석 을 통해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대법원은 문제되는 당해 양벌규정의 특징에 맞 추어 유동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즉 면책조항을 두고 있는 양벌규정의 해석 적용에 있어서는 법인의 과실을 추정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였고, 면책조항 조차 없는 양벌 9) 종래 일부 양벌규정에 들어 있었던 면책조항은 그 내용적 측면 뿐 아니라 법인처벌을 위한 도그마틱 적 의의에서도 2007년 이후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한 양벌규정 속의 면책조항과 다르다. 이에 관해서 는 후술한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39 규정을 해석 적용할 경우에는 법인에 대해 무과실책임을 취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 왔다. 학계는 과실책임설/과실추정설/무과실책임설/(부작위)감독책임설/이원설(부작 위감독책임설 행위책임설)등으로 견해가 대립하였다. 10) 특히 학계에서는 무과실책 임설을 취하는 듯한 대법원의 태도에 대해 해석론적 차원의 소극적인 비판은 있었 지만, 11) 입법론적으로 법인에 대한 독자적인 처벌근거를 추가해 넣지 않으면 양벌 규정이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할만큼 적극적인 비판으 로까지 나아가지는 않고 있었다. 2) 2007년 이후 상황 이러한 상황에서 2007년 헌법재판소는 면책조항 조차 두고 있지 않은 양벌규정 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은 법인처벌의 실체요건에 관한 양벌규정 의 불완전한 태도 내지 후진성 그리고 이 때문에 빚어진 해석론의 난맥상을 일거에 해소시켜주는 의미 차원을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결정 및 이와 같은 취지의 결정 12) 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법인에게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법인에 게 선임 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잘못 13) 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한 바, 이는 법인에게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 자연인인 종업원이 위반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는 충분하지 않고 법인 자신에게 독자적인 책임 ( 잘못 )이 있을 것을 요구하는 진 10) 이 가운데 이원설의 입장만 양벌규정이 예정하고 있는 두 가지 사례유형을 구별하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었고, 나머지 학설은 법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서는 법인에게도 독자적인 처벌근거가 추가적으로 요구될 것인지에 대해 위반행위를 한 자연인의 법인 내 지위와 무관하게 통일적인 처벌근거의 필요성여부를 밝히려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실무는 일찍부터 법인처벌의 근거를 달리하는 두 가지 사례유형을 구별하고 있었지만 종업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부작위감독책임 설 대신에 과실책임설을 취하는 점에서 이원설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 11) 당시의 비판론으로는, 무과실책임은 그 자체로서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입증책임의 전환이 이루어 질 경우 책임주의나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김재봉, 양벌규정과 기업처벌의 근거 구조, 법 학논집 제24권 제3호,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 35면 등)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12) 물론, 2007년 당시의 결정은 법인 (즉 법인 사업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연인인 개인 사업주 를 겨냥하고 있었지만, 그 이후(특히 헌법재판소 2009. 7. 30. 2008헌가14)부터는 이와 같은 결정의 취지가 법인 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임을 인정하였다. 13) 헌법재판소 2011. 10. 25. 2010헌바307; 2011. 6. 30. 2011헌가7 10(병합); 헌법재판소 2011. 4. 28. 2010헌가66; 헌법재판소 2011. 9. 29. 2011헌가12; 헌법재판소 2011. 12. 29. 2011헌가33 등.

14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일보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는 양벌규정의 입 법론의 전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그에 따른 후속조치로 양벌규정 속에 법인 만을 겨냥하는 독자적인 처벌근거를 만드는 방식의 양벌규정 개정작업이 이루어졌 다. 그 결과 오늘날 모든 양벌규정은 다만, 법인이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 하지 아니하다 는 형식의 단서조항을 두게 되었다. 그리고 이 단서조항에 표현된 법인에 대한 추가적 처벌근거를 헌법재판소는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 14) 으로 표현하기도 하였고, 대법원은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 감독 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인하여 처벌되는 것 15)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법인에 게 요구되는 추가적인 처벌근거를 비난의 근거가 되는 독자적인 책임 이라고 표현 하기도 한다. 16)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더 나아가 학계에서는 법인에게 요구되는 이 와 같은 추가적 처벌근거를 통해서 양벌규정이 비로소 책임주의원칙과 조화되는 수 준이 된 것이라고 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 3)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의 범죄론상 체계적 지위 2007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그에 따른 양벌규정의 개정 이후, 법인의 처벌을 위해 법인에게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처벌근거의 필요성 및 그 내용을 둘러싼 모든 논쟁 이 일단락될 듯이 보였다. 하지만 양벌규정의 문언에서 법인이 스스로 행위를 할 수 있는 존재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법인의 행위주체성 인정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 상되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가 양벌규정에 규정됨 으로써 상응성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는지, 더 나아가 자연인의 범죄성립요건과 비교 할 때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를 법인의 불법 요소라고 할 것인지 아니면 책임 요 소로 볼 것인지에 관해서도 논의할 필요성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18) 동일시이론이 14) 헌법재판소 2009. 헌법재판소 2009. 7. 30. 2008헌가17 등. 15)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9624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2069 판결 등. 16) 헌법재판소 2010. 7. 29. 선고 2009헌가25 결정; 대법원 2010.9.30. 선고 2009도3876 판결. 17) 양벌규정과 책임주의원칙의 조화여부 및 책임주의원칙의 두 가지 의미에 관해서는 김성돈, 양벌규정 과 책임주의원칙의 재조명, 형사법연구 제27권 제3호, 한국형사법학회, 2015, 136~138면 참조. 18) 양벌규정에 규정된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를 법인의 불법요소로 해석할 것인지 책임요소로 해석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41 기초되어 있어 대표자의 위반행위의 불법은 물론 책임까지 법인에게 모두 귀속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와는 달리 종업원등위반행위사 례유형의 경우에는 종업원등의 위반행위의 불법 및 책임과 법인의 불법 및 책임은 각자 별도로 근거지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종업원등이 위반행위를 하였을 경우 양벌규정에 새롭게 규정된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가 법인의 불법을 구 성하는 것인지 아니면 법인의 책임을 구성하는 것인지가 해명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종래 법인의 처벌근거와 관련하여 해석론상 논의를 전개해 왔던 학계도 정작 양벌규정에 규정된 법인의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 을 개인형법 도그마 틱에서 말하는 범죄성립요건 가운데 어느 요건과 상응성을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 는지에 관한 논의차원으로 그 지평을 바꾸고 있지는 못하다. 미루어 짐작하면 종래 법인의 처벌근거와 관련하여 과실책임설을 취해 온 견해들은 상당한 주의와 감독 의무위반 을 법인의 독자적 불법요소로 보는 전제하에 있는 것 같다. 19) 2007년 헌 법재판소의 결정문에서도 - 비록 반대의견의 표현이긴 하지만, - 이 요소가 과실요 소인 동시에 불법요소임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20) (부작위)감독책임설도 상당 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을 법인의 불법으로 보는 점에서는 과실책임설의 태도와 다 르지 않다. 예컨대 (부작위)감독책임설의 입장에서 헌법재판소나 양벌규정의 태도에 대해 법인이 교사하거나 직접적으로 고의를 가지고 묵인하는 경우와 같이 법인에게 고의가 인정되는 경우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그러한 경우를 포섭하지 못하는 잘못된 입법이라고 비판 21) 하고 있지만, 법인의 추가적 처벌근거로 요구되어야 할 내용인 할 것인지는 도그마틱적으로 단순한 체계론상의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다. 법인에 대해 예정되어 있는 법정형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에 관해서는 후술한다. 19) 이러한 견해는 법인에게 지우게 될 형사책임의 종류도 과실범 으로 보게 된다. 물론 과실책임설을 취하는 견해 중에도 과실을 법인처벌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으로 이해하면 법인에게 고의가 있는 경우를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견해(오영근, 형법총론(제3판), 박영사, 2014, 93면; 조국, 법인의 형사책임과 양벌규정의 법적 성격, 서울대학교 법학 제48권 제3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 68면)도 있다. 이 견해는 사실상 고의와 과실 모두를 포괄한다는 점에서는 부작위감독책임설 과 같지만, 법인의 불법의 특징을 부작위로만 보고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부작위감독책임설과 다르다. 20)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의 이동흡 재판관의 반대의견에서는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 감독상의 과실 이란 것이 법인의 업무 와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 를 연결해 주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추단될 수 있(다) 고 한다. 21) 조명화 박광민, 양벌규정과 형사책임 개정된 양벌규정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법학논총 제23

14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과실과 고의를 결국 법인의 불법요소로 이해하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벌규정 속에 법인의 처벌근거를 새롭게 명문화한 직접적 계기를 만들어 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문의 문맥을 따라가 보면 법인에 대한 처벌근거의 범죄체 계론상 지위를 불법요소가 아니라 책임요소로 이해한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헌법재판소가 양벌규정에 대한 위 헌결정을 내리면서 어김없이 법인의 독자적 책임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둘째, 헌법재판소가 법인처벌을 위해 법인의 독자적 책임 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배경 에는 양벌규정을 책임주의원칙과 조화시켜야 한다는 헌법상의 요청을 충족시키기 위한 의도임을 밝히고 있는데, 22) 책임주의원칙에서 말하는 책임을 범죄체계론상 불 법 다음에 나오는 책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한편, 법인의 독자적 책임(잘못)을 법인의 독자적 불법요소로 보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면 법인이 지게 될 형사책임의 종류 내지 법효과적인 측면 그리고 양벌 규정의 법적 성격을 규명하는 일에 치명적인 약점이 생길 수도 있다. 즉 법인의 독 자적 책임(불법)을 법인의 독자적 (특히 과실)불법이라고 한다면 자연인의 위반행위 의 불법이 고의임에도 법인의 불법이 과실로 되어 양자가 구성요건적으로 불일치하 게 된다. 뿐만 아니라 양벌규정에서는 법인(과실범)에 대해 부과될 법정형이 위반행 위를 한 자연인(고의범)에 대한 벌금형과 동일한데, 이는 고의범의 불법의 정도와 과실범의 불법의 정도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는 입법인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결과가 된다. 법정형에 관한 양벌규정의 태도를 불법이론과 모순되지 않게 하 려면 법인의 불법, 즉 자연인이 위반한 구성요건 내지 행위규범이 아닌 법인이 위반 한 별개의 구성요건 내지 행위규범이 무엇인지를 밝혀야 할 새로운 난제를 떠안게 된다. 여기서 만약 법인이 위반한 구성요건이 종업원인 자연인이 위반한 불법구성 요건과 별개의 것이라는 출발점에 서게 된다면, 법인처벌을 위한 형벌부과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양벌규정의 법적 성격(기능)까지도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와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 즉 동일한 양벌규정이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 집, 숭실대학교 법학연구소, 2010, 296면. 22) 헌법재판소 2009. 7. 30. 2008헌가18.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43 는 귀속규범적 성격을 띠게 되지만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는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하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23) 양벌규정 속의 법인의 독자적 책임(잘 못)을 법인의 불법요소로 해석해야 할 것인지 책임요소로 해석해야 할 것인지는 헌 법재판소가 양벌규정에 대해 관철할 것을 요구하는 책임주의원칙이 어떤 내용을 말 하는 것인지를 살펴본 후에 최종결론을 내리기로 한다. 2. 법인의 책임요소? 형벌부과의 실체요건을 자연인과 법인에 대해 상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 는 불법요소 뿐 아니라 책임요소에 관해서도 요구할 수 있다. 형벌을 부과하기 위한 실체요건으로 책임이 요구되고 따라서 형벌은 책임주의원칙에 터잡아야 한다는 헌 법상의 요구는 법인에 대해서도 관철되어야 한다는 요구로 나타난다. 이러한 차원 에서 보면 형벌근거책임으로서 책임 없이 형벌없다는 책임주의원칙은 자연인에 대 해서 뿐 아니라 법인에 대해서도 요구되어야 한다. 양벌규정이 법인을 처벌하기 위 해 법인에 대해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지, 있다면 이를 어떻게 근거지우고 있는지도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과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각각 달리 해석된다. 가.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의 책임: 책임귀속 이 사례유형의 경우 동일시이론에 기초하여 대표자의 위반행위를 법인의 행위로 평가하는 결과, 법인 대표자의 위반행위의 불법뿐 아니라 책임 도 법인의 책임으로 평가된다. 즉 동일시이론이 대표자의 책임을 법인의 책임으로 귀속하는 이론적 기 초가 되는 것이다. 양벌규정에 대한 이와 같은 해석에 의하면 대표자의 업무관련적 23) 법인의 불법이 자연인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다르고 양자가 구성요건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양벌규정 자체가 법인을 처벌하기 위한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양벌규 정의 법적 성격은 구성요건창설규범적 성격 을 가지게 된다. 반면에 법인의 불법이 자연인의 위반 행위의 불법과 동일한 것이라면 양벌규정의 기능은 자연인의 불법을 법인의 불법으로 귀속하기 위한 귀속규범으로서의 성격 을 가지게 된다. 법인처벌에 관한 규범의 법적 성격은 자연인의 위반 행위와 법인의 처벌을 위해 요구되는 실체요건을 어떤 수준에서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법 인처벌 규범의 법적 성격 및 그에 따른 법인처벌을 위한 실체법적 요건과 절차법적 요건의 차이에 관해서는 별도의 연구를 요한다.

14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위반행위만 있으면 법인에게 아무런 추가적인 처벌근거가 없어도 법인을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도 대표자가 위반행위의 주체인 경우에는 뒤에서 설명할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와는 달리 법인에게 독자 적 책임요소를 추가적으로 요구하지 않아도 헌법상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고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은 대표자의 책임을 요건으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므로 위 양벌규정에 근거한 형사처벌이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줄친 부분 은 필자에 의한 강조임)에 반하여 헌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10. 7. 29. 선고 2009헌가25 결정; 대법원 2010.9.30. 선고 2009도3876 판결). 이러한 태도에 의하면 법인의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표자의 위반행위 가 그 자체로 범죄성립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결격되지 않아야 할 것이 요구된다. 만약 대표자의 행위가 책임이 조각된다면 법인의 형사책임도 부정된다. 이와 같은 논리는 영국에서와 같이 동일시이론에 따라 법인의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에 따르면 기업 내 브레인의 위반행위가 범죄성립요건을 충족시키 지 못하면 법인의 형사책임도 그에 귀속될 수 없으므로 결국 법인의 형사책임이 부 정된다. 24) 심지어 2006년 오스트리아 단체책임법에서는 기업의 결정권자의 위반행 위와 관련하여 이러한 요건이 명문으로 명시되어 있다(제3조 제2항 25) ). 이러한 책임 귀속 방식은 독자적인 책임능력없는 법인에게 대표자의 책임을 귀속 시키는 방식이므로 연대책임을 허용하는 민사책임의 법리로 채택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귀속방식을 일신전속적 성격을 가진 형사책임의 법리로 인정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표자에 대한 행위가 형법적으로 어떻게 평가 되는지가 법인의 형사책임의 유불리로 직접 귀결되므로 진정한 의미의 자기책임원 칙 내지 책임개별화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다.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책임귀속방식은 24) 영국에서는 이러한 동일시이론에 기초한 법인의 형사책임 인정범위가 가지는 한계 때문에 기업과 실치사죄가 등장하게 된다. 25) 즉 결정권자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고 책임이 있을 것을 법인처벌의 전제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단체책임법 제3조 2 단체는 결정권자가 스스로 위법하고 유책하게 범죄를 범한 때에 당해 결정권자의 범죄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45 법인이 스스로 범죄의 주관적 요소를 충족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인의 주관적 요건을 법인에게 귀속시키기 때문에 형법이론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직접 행위로 나아가지 않은 법인으로 하여금 자연인인 대표자의 행위를 매 개로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방식은 법인의 형사책임을 순수한 의제 내지 허 구 에 기초하고 있는 태도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양벌규정에 대한 비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결정적으로 양벌규정의 태도가 헌 법상 진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과 조화되는지도 의문이다. 나.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의 독자적 책임? 1) 법인에게 요구되고 있는 책임 의 의의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와는 달리 동일시이론에 기초하지 않은 이 사례 유형의 경우 법인의 책임을 근거지우기 위해서는 법인의 불법요소를 이해하는 일과 는 또 다른 차원의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에서도 불법귀속 (종속)까지는 인정할 수 있지만 책임은 책임개별화원칙 때문에 애당초 귀속 과는 거리가 먼 관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유형의 경우 어떤 식으로 든 법인의 책임 을 근거지우지 않으면 안된다. 법인에 대한 형사책임인정에 있어서 책임주의원칙의 문제를 어떻게든 극복하더라도 자연인에게 요구하는 책임에 상응한 책임 을 법인에 대해 요구해야 할 헌법상의 평등요구를 저버려서는 안되기 때문이 다. 26) 양벌규정이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고 있는지를 검토함에 있어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일이 있다. 2007년 이후 양벌규정 속에 새롭게 추가된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 를 법인의 독자적 책임 요소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양벌규정 속의 법인의 처벌근거를 법인의 불법요소로 보아야 할지 법인 의 책임요소로 보아야 할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의 외양 만 두고 보면 양벌규정에 새롭게 규정된 법인의 추가적 처벌근거를 법인의 책임요 소로 파악할 여지가 있긴 하다. 헌법재판소가 종래의 양벌규정에 대해 법인의 책 26) 이 점에 기초한 비판은 앞서 언급한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책임귀속방식에 대해서도 타당하다.

14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임 유무를 묻지 않고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법인이 자신의 잘못이 아 니라 타인의 잘못 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고 이러한 태도는 헌법상의 책임주의원 칙 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책임 이라는 용어를 누누이 등장시키고 있기 때문이 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는 책임주의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법인의 독자적 책 임 27) 이 요구된다고 하면서도 책임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양벌 규정의 입법자가 이러한 취지에 따라 법인을 처벌하기 위한 근거로서 법인에게 상 당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 을 요구한 것임을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 을 법인의 독자적 책임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 의해 언급되고 있는 책임 또는 책임주의원칙 이 등장하는 문맥이나 양벌규정상의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 이라는 요건의 등장배경을 고 려하면 그와 같은 결론은 성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헌법재판소가 상정 하고 있는 법인의 독자적 책임은 범죄체계론상 불법과 구별되는 형벌근거책임이 아 니다. 헌법재판소가 여러 차례 사용하고 있는 법인의 책임 의 의미는 종업원이 야 기한 법익침해의 결과에 기여한 잘못 (내지 귀책)이고 이와 같은 법인의 잘못 (귀 책)은 법인의 행위반가치 적 측면을 의미 28)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위반가치적 의미의 법인의 잘못(내지 귀책)은 책임비난의 대상인 불법 을 의미하는 것일 뿐 책 임비난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벌규정 단서조항의 법인의 상당한 주의 와 감독의무위반 이라는 처벌근거가 새롭게 도입된 배경을 음미하더라도 이를 법인 의 책임 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주지하다시피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은 행위성조차 근거지우기가 어려운 법인을 타인의 잘못 을 근거로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자연인의 위반행위 외에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를 추가적으로 규정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즉 입법자는 이 단서조항을 통해 법인도 자신의 잘못(귀책 또는 넓은 의미 에서의 죄 )이 없이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므로, 잘못(범죄)없으면 형벌없다 는 차원의 죄형법정주의원칙 내지 법치국가원칙에서 나오는 넓은 의미의 책임주의원칙을 양벌규정 속에 구현한 것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 한 차원의 잘못(귀책)은 그 자체가 책임비난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비난의 27) 헌법재판소 2010.7.29., 2009헌가18 등. 28)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47 객체, 즉 불법을 의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2) 책임능력과 진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법인이 잘못을 범해야 한다는 귀책적 의 미의 광의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족한가, 아니면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 과 전적으로 상응하게 법인에게도 범죄체계론상의 책임(형벌근거책임)까지 요구해 야 하는가? 이 물음은 자연인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경우에도 책임비난을 위해서는 법인이 책임능력있는 주체일 것을 요구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양벌규정은 과연 법인의 책임능력을 인정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으로 바뀌어질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책임능력이란 책임비난을 가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행위 주체 가 규범준수적 행위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로 나아갔다는 책임비난 에 직면하여 스스로 행한 불법을 회피하고 규범준수적인 행위로 나올 수 있는 가 능성 을 의미한다. 여기서 불법행위를 피하고 적법한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 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법과 불법을 판단하고 그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신적인 능력 이 있어야 한다. 만약 자연인의 집합체 내지 조직체인 법인에게도 이러한 정신적인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 이러한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양 벌규정의 태도는 책임비난의 전제조건인 책임능력없는 자, 즉 책임비난을 할 수 없 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된다. 법과 불법을 변별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책임능력있는 자에 대해서 만 형벌을 부과하는 이유는 형벌에 내포되어 있는 사회윤리적 차원의 비난이 가지 고 있는 의미 때문이다. 형벌은 다른 법영역에서의 법효과와는 달리 사회윤리적 비 난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최후수단으로서만 투입될 것을 요구하는 등 엄격한 제한을 받아야 한다. 사회윤리적 비난인 형벌을 부과하려면 형벌에 내포된 비난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인격적 주체인 개인의 책임능력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도 이러한 제한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전통적 의미의 책임개념이 인간의 의사자유를 전제 로 한 윤리적-도덕적 차원의 책임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의사자유를 가진 인격적 주체인 책임능력있는 자에게만 책임비난을 가하고 형벌을

14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부과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보호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적 가치질서에 부 합하는 바, 형법의 한계원리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 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차원의 형벌이 전제로 하는 책임개념 및 책임능력을 법인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형법이론학의 확립된 태도였다. 법인에 대해서는 사 법상 불법행위능력도 부여되고 있고, 공법상 기본권의 주체로서의 지위나 일정한 범죄의 경우 범죄피해자의 지위도 인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인은 책임비난의 전 제인 의사자유를 가진 존재가 아닐 뿐 아니라, 규범위반이 가지는 사회윤리적 차원 의 의미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므로 형벌부과 및 책임비난의 전제조건 인 책임능력은 인정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3) 양벌규정과 책임주의원칙 이와 같이 형벌부과의 전제조건으로서의 책임능력은 자연인에게만 인정될 수 있 다는 점이 법인의 형사책임 인정에 결정적인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의미의 책임능력이 법인에게 인정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 구하고 있다. 입법자도 법인에게 형벌 을 부과하고 있는 양벌규정이 법인의 책임능 력을 규범적으로 가정하거나 전제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도 않고 암묵적 인 암시조차도 주고 있지 않다. 양벌규정상의 단서조항은 법인에게 책임능력을 인 정하기 보다는 단순히 법인도 처벌받기 위해서는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귀책사유가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그러한 귀책사유를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무위반 으로 규 정하고 있을 뿐이다. 타인의 잘못이 아니라 스스로의 잘못(귀책 또는 넓은 의미의 죄)이 있어야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진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이 아 니라 책임주의원칙의 다른 측면인 불법이 있어야 책임이 있다 는 점을 확인하고 있 을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양벌규정은 법치국가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뿌리 를 가지고 있는 행위책임원칙 내지 책임개별화원칙과 조화될 수 있을 뿐이다. 법인 의 책임능력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헌법재판소가 양벌규정도 책임주 의원칙을 관철시켜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도 불법관련적 책임주의의 원칙의 단면 을 의미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야 한다. 29) 요컨대 법인의 책임능력을 적극적으로 인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49 정하는 전제에 서지 않는 한 양벌규정은 인간의 존엄성에 뿌리를 가진 진정한 의미 의 책임주의원칙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30) 이와 같이 형법 전의 범죄와 관련해서는 법인에게 형벌을 철저하게 봉쇄하고 있으면서도 양벌규정 으로 포섭되는 위반행위와 관련해서는 법인에게 형사처벌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 는 현행법체계가 보여주고 있는 이중성(이원성)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양벌 규정이 여전히 법인의 책임능력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근본적인 한계 에 해당하는 것이다. 다. 보론: 양벌규정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해석방안? 양벌규정은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의 전제조건을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 정한 이론적 기초 하에 그리고 적어도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 에게 독자적 처벌근거까지 요구하고 있음으로써 책임주의원칙의 한 측면을 고려하 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이와 같은 현행의 양벌규정의 태도가 형벌 앞에서 자연인 과 법인을 평등취급하라는 헌법적인 요구와 조화될 수 있는가? 전통적 의미의 책임 개념 및 진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은 원칙적으로 인간 (자연인)에게만 요구될 수 있고, 법인의 본질과 기능에 부합하는 동시에 형사정책적 차원의 합목적성을 고려 하면 양벌규정은 법치국가원칙 및 죄형법정주의 에 뿌리를 둔 책임주의원칙과 조 화를 이루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가? 31) 책임주의원칙이 자연인과 법인에 대해 각기 다른 정도로 형벌권의 한계원리로 기능할 수 있다고 양벌규정의 해석론 29) 책임주의원칙은 두 가지 내용을 가지고 있다. 2007년 헌법재판소 결정 및 그 이후의 결정에서 말하는 책임주의원칙은 법치국가의 원리 또는 죄형법정주의에서 도출 되는 원칙으로서 잘못이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의미 또는 다수 관여자가 있을 경우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 지 않는다는 의미 차원에서 말하는 책임개별화원칙 내지 자기책임원칙을 지칭하는 것일 뿐, 스스 로 자기결정을 할 수 있는, 즉 책임능력있는 인격적 주체로서의 인간에 대해서만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인간의 존엄성에서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 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30) 이에 관해서는 김성돈, 앞의 논문, 137면. 독일의 입법자가 유럽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법인에 대해 형벌이 아니라 질서위반금(과태료)부과로 대응하는데 그치고 있음도 이와 같은 의미차원의 책임주 의원칙을 법인에 대해 요구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학계에서도 법인에게는 책임 능력을 부정하는 것이 다수견해이다. 31) 시도될 수 있는 새로운 해석론 및 이에 대한 비판으로는 김성돈, 앞의 논문, 138면.

15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을 전개할 수 있다면, 이는 법인으로 하여금 의사의 자유를 전제로 하는 윤리적 도 덕적 의미맥락을 가진 책임주의원칙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진 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이 인간 의 존엄성에서 나오는 원칙이고 기본적으로 자 연인 을 겨냥해서 구상된 원칙이라면 이를 법인 에 대해서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 로 불가능을 요구하는 것이 된다. 이 때문에 법인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법치국가 원칙 및 죄형법정주의원칙에서 나오는 행위책임원칙 내지 책임개별화원칙의 준수만 요구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다. 법인과 자연인은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이기 때 문에 책임주의원칙을 동일하게 적용하지 않더라도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 게 라는 의미의 평등원칙에는 위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응성요구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예외조항으로서의 양벌규정이 헌법적으로 정당 화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책임이외의 다른 형벌부과요건인 법인 의 불법 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3. 소결: 양벌규정과 법인의 불법요소(종속적 불법+독자적 불법) 앞에서 양벌규정과 책임주의원칙과의 관계를 검토해 본 바에 의하면 양벌규정상 의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32) - 감독의무위반 이라는 법인의 추가적 처벌근거는 법인의 책임 을 근거지우는 요소라고 할 수 없다. 감독의무위반을 추가 적으로 양벌규정에 명문화한 것은 타인의 잘못을 근거로 해서가 아니라 법인 자신 의 독자적 잘못이 있을 경우에만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는 원칙(책임개별화원칙)을 구현하기 위함이고, 이 경우 법인의 감독의무위반은 법인의 독자적 책임을 근거지 우기 보다는 법인의 불법을 근거지우는 요소라고 하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기 때 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감독의무위반 이라는 법인의 처벌근거를 법인의 유일하고도 독자적 불법요소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이를 법인의 독자적 불법요소로 본다 면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법인의 불법이 전혀 별개의 불법이라는 결론이 되 32)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동일시이론에 기초하여 대표자의 위반행위의 불법이 법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법인의 불법을 근거지우는 일에 관한 한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51 고 말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론은 다시 종업원의 행위의 불법과 법인의 불법이 위 반한 행위규범의 맥락에서 말하면 구성요건적으로도 별개일 것이 전제되는 경우 에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법인이 종업원의 위반행위와 전혀 다른 구성요건을 충 족시키고 있는 것이라면 새로운 의문을 해결해야 한다. 즉 자연인이 아닌 법인은 도 대체 어떤 구성요건 을 충족시켰음을 근거로 형벌을 부과받는 것인가? 양벌규정의 내용과 체계상의 위치를 보면 양벌규정은 법인이 어떤 구성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는 지를 확실하게 말하고 있지 않다. 양벌규정상 종업원등이 위반행위를 한 경우 종업 원등의 위반행위의 불법은 해당되는 개개의 벌칙조항에서 지시되는 위반행위 자체 이상의 것도 아니고 그 이하의 것도 아니다. 이러한 경우는 개개의 벌칙조항의 위반 행위 그 자체가 종업원등이 충족시키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법인에 대해 서는 개개의 벌칙조항이 아니라 양벌규정 속에 처벌근거가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 서는 법인이 어떤 위반행위 를 범했는지가 규정되어 있지 않고, 종업원등의 위반 행위의 방지 와 관련한 의무위반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법인이 범 한 불법내용의 판단은 종업원등의 위반행위 및 그 위반행위의 방지라는 측면을 종 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법인의 불법은 종업원등의 위반행위 그 자체로만 볼 수는 없다. 만약 방 지의무위반 을 근거로 삼게 되면 법인이 범한 불법의 성격은 순수 의무위반적 성격 을 띠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양벌규정이 법인에게 고유한 의무위반적 혹은 과실 을 근거로 한 독자적 구성요건을 창설하고 있는 규정으로 이해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반면에 위반행위의 방지와 관련한 의무위반 에서 법인의 불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법인의 불법은 종업원등의 위반행위가 발생시킨 결과반가치적 측면에 관 한 한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공유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와 같은 공유면은 법인처벌의 전제조건으로서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법인업무관련 성 을 통해 근거지워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법인의 불법은 종업원의 위 반행위의 불법과 전적으로 독립된 독자적 불법이 아니라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 에 일정부분 적어도 결과반가치적 측면에 - 종속 되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 다. 33) 법인의 불법이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의 공유면 내지 접점을 가지고 있 33) 아니면 적어도 종업원의 위반행위 그 자체는 법인의 관점에서 법인의 결과반가치라고 할 수 있다.

15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는 보다 분명한 근거는 양벌규정상 법인에게 예정되어 있는 법정형 (벌금형)에 있 다. 대부분의 양벌규정에서는 경우에 따라 법인에 대한 법정형을 가중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법인에 대한 법정형을 종업원에 대해 예정되어 있는 법정형과 동 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법정형은 불법을 기초로 하고 그 정도는 불법의 크기에 비례 한다는 점에서 보면 법인의 불법은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원칙적으로 동일한 것이고 양자에게 적용될 구성요건도 일치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인에 대해 적용될 법정형을 종업원에게 적용될 법정형과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양벌규정의 태도는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이 법인의 불 법으로 종속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설명될 수 없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종 업원의 위반행위가 만들어내는 종속적 불법(결과반가치)과 법인의 감독의무위반이 만들어내는 독자적 불법(행위반가치)의 결합이 법인 의 처벌근거가 된다. 이와 같 은 종속적 불법을 기초로 한 법인의 처벌근거는 그 구조상 공범의 처벌근거에서 혼 합적 야기설에서 말하는 처벌근거와 유사하다. 이러한 기초위에서 보면 양벌규정상 법인에 대한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 자연인의 위반행위의 범죄성립요건(불법 및 책임)과 법인의 형벌부과요건(불법 및 책임)의 관 계는 다음과 같이 파악될 수 있다. 먼저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는 동일 시이론에 기초하여 대표자의 위반행위는 불법뿐 아니라 책임까지 인정되어야 비로 소 이를 기초로 법인의 불법과 책임이 귀속방식에 의해 근거지워진다. 법인에 대한 이와 같은 귀속방식의 형벌부과는 공범종속성설과 비교할 때 극단종속형식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반면에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는 양벌규 정에 명문화된 법인의 감독의무위반 이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공유면 내지 접점을 가지고 있고, 이를 기초로 법인의 불법을 근거지울 수 있으므로 법인을 처벌 하기 위해서는 종업원의 행위가 적어도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한 행위(불법)일 것이 요구된다. 이에 따르면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책임이 조각되는 경우라도 종업 원의 종속적 불법과 법인의 독자적 불법을 기초로 삼아 법인의 불법을 근거지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종속방식에 따른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는 공범종속성설과 이는 방조범이나 교사범의 경우 정범의 행위 그 자체가 방조자나 교사자라는 공범의 결과반가치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53 비교할 때 제한종속형식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이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가 반드시 종업원의 처벌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서 양벌규 정의 법인처벌이 독립모델 34) 에 입각해 있는 것으로까지 해석 35) 해서는 안된다. 뿐 만 아니라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법인처벌을 위한 단순한 객관적 처벌조건 에 불과 하다고 평가해서도 안된다.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존재하여야 할 뿐 아니라 그 위반 행위가 최소한 불법까지는 인정되어야 하고, 거기에 법인의 불법이 종속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법인에게 적용될 구성요건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혼합적 불법구조 내에서 종속적 불법에 결합될 독자적 불법이라는 의 미차원을 가지는 감독의무위반을 -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입법자는 단서조항에서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를 위한 적극적 요소의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법인에 대한 형벌을 배제하기 위한 소극적 요건의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방식을 두고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을 면책조항 이라고 파악하거나 그 내용을 순수하게 과실 로만 이해하는 태도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태도는 모두 근거가 없거나 오해에 기인한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항목을 바꾸어 설명하기로 한다. 34) 법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위해 자연인의 위반행위에 어느 정도로 의존 하느냐에 따라 법인처벌을 위한 입법모델의 형식이 결정된다. 자연인의 위반행위와 전혀 무관하게 전적으로 독립되어 법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규정하는 경우를 독립모델 이라고 하고, 자연인의 위반행위가 범죄성립요건을 완전히 충족시킬 것을 전제로 삼아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규정 하는 경우를 종속모델 이라고 한다. 양극단의 사이에 다양한 변형 모델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양벌 규정의 경우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는 극단 종속모델에 입각하고 있다. 종업원등위반행위 사례유형의 경우에는 해석론상 다양한 견해가 주장될 수 있겠지만,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법인 의 불법과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이 구성요건적으로 일치할 것을 요구하는 한, 완화(또는 제한) 된 종속모델에 입각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5) 법인 영업주에 관한 사안이 아니라 개인 영업주에 관한 사안이긴 하지만 대법원이 개인 영업주에 대한 처벌을 위해 반드시 종업원이 처벌될 필요는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대법원 2006.2.24. 2005도7673; 대법원 1987.11.10.87도1213), 이를 두고 일부 견해(이원형, 행정형벌법규에서의 양 벌규정의 해석과 문제점, 316면)가 양벌규정이 종속모델을 벗어나 독립모델을 취한 것이라고 평가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종속모델과 독립모델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평가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15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Ⅳ. 양벌규정 속의 단서조항의 도그마틱적 의의 법인처벌의 근거(감독의무위반)를 규정하고 있는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을 면책조 항의 형식으로 보면서 입증책임의 전환을 도모한 규정으로 보고 있는 견해 36) 도 있 고, 이를 입법자(정부)의 실책이라고 비판하는 견해 37) 도 있다. 38) 양벌규정의 단순한 면책조항으로 이해하는 태도는 이 조항이 과거 일부의 양벌규정 속에 이미 들어 있 었던 면책조항과 유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고, 단서조항을 입법자의 실책 으로 보는 태도는 단서조항이 법인처벌의 근거를 소극적인 형식으로 규정한 점을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 입증책임의 전환규정인가?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을 입증책임의 전환효과를 도모한 규정으로 보는 견해는 법 인이 감독의무를 다한 것을 입증하면 형사책임을 받지 않게 됨을 근거로 내세운다.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을 단순한 면책조항으로 이해한 태도는 2007년 헌법재판소 결 정 이전의 대법원의 해석태도이기도 했다. 당시는 면책조항을 두고 있는 양벌규정 과 그렇지 않은 양벌규정이 병존하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면책조항이 마 련되어 있지 않았던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론을 전개함에 있어 무과실책임설의 취지 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한편 면책조항을 두고 있었던 양벌규정에 대해서도 면책조항이 없는 양벌규정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과실책임설이 아닌 과실추정설 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과실추정설에 따르는 한 추정된 과실책임으로부 36) 장한철, 양벌규정에 관한 헌재의 위헌결정과 개정 양벌규정에 관한 고찰, 한양법학 제23권 제3집, 한양법학회, 2012, 128면, 한성훈, 법인의 감독책임의 명확화에 관한 소고, 한양법학 제23권 제4집, 한양법학회, 2012, 48면; 이주희, 양벌규정의 개선입법에 관한 고찰, 한양법학 제20권 제4집, 한양법학회, 2009, 106면. 37) 조명화 박광민, 앞의 논문, 291면 이하. 38) 가장 선결되어야 할 문제는 양벌규정 단서조항속의 법인처벌근거가 종업원등사례유형의 경우 법인 의 형벌부과요건으로서만 인정되고,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단서조항에 내포된 추가적인 처벌근거가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형식은 두 사례유형 이 기초하고 있는 이론적 기초를 수용하는 한, 별도의 규정 속에 규율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별도로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로 한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55 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법인이 스스로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단서 조항은 입증책임의 전환을 선언한 규정으로 이해되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39) 하지만 현재의 단서조항의 내용과 그 배경을 보면 이를 입증책임의 전환규정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즉 2007년 이후 양벌규정의 개정에 따라 모든 양벌규정에 단서 조항을 두고 있고, 그 문언도 종래의 면책조항에서의 문언과 차이가 난다. 40) 뿐만 아니라 단서조항은 책임주의원칙을 관철시킨다는 명목 하에 법인처벌을 위한 독자 적 처벌근거를 규정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현행의 양벌규정상의 단서조항은 법인의 형사처벌의 근거로서 감독의무위반을 소극적으로 규정한 것이므 로 감독의무위반의 존재는 검사에 의해 적극적으로 입증되어야 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법원은 법인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 최근 대법원도 양벌 규정의 단서조항이 입증책임의 전환규정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면서 41) 법인이 주의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였음을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것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요컨대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은 법인에 대한 형사처벌의 요건 가운데 법인의 독자적 가벌성 의 요건을 입법기술상 소극적인 형식으로 규정 42)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를 면책조항 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2. 법인처벌을 위한 필요조건 이와 같이 양벌규정의 법인처벌방식이 법인에게 요구된 어떤 의무 내지 책무를 39)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도138 판결; 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도1395 판결; 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도391 판결;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도5595 판결 등. 40) 종래의 면책조항은 처분을 받거나 피해를 보상한 때 감면을 규정한 입법례(구 방문판매등에관한법 률 제57조 제2항), 감독의무를 해태하지 않은 경우 면책을 규정한 입법례(구 전당포영업법 제37 조), 위반행위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 면책을 규정한 입법례(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 조), 위반행위의 방지의 방도가 없는 경우 등에 대해 감면하는 입법례(관세법 제281조) 등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김용섭, 양벌규정의 입법유형에 관한 법적 검토, 인권과 정의 375호, 대한변호사협회, 2007, 64면 이하; 윤장근, 양벌규정의 입법례에 관한 연 구, 법제 통권 제438호, 법제처, 1994, 48면 이하 참조). 41) 대법원 2010.7.8, 2009도6968도. 42) 형법전의 가벌성의 요건도 원칙적으로 항상 소극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예컨대 형법 제13조의 고의요건의 경우에도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벌하지 아니한다 라고 되어 있지, 그 반대로 그러한 요소가 있어야 벌한다. 라는 형식으로 되어 있지 않다.

15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법인이 적극적으로 다하지 못하였을 때 법인을 처벌한다는 식으로 규정하지 않고, 일정한 의무 내지 책무를 다하였으면(즉 정상의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을 경우 ) 가벌성이 탈락된다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규정한 것은 그 의무 내지 책무가 가벌성 요건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님을 선언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렇게 본다면 만약 다수 견해와 같이 - 감독의무위반을 과실로 이해하더라도 법인 의 책임형식을 과실범으로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 단서조항은 최소한 과실이 없으 면 법인의 가벌성이 탈락된다는 것이지, 법인이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해 알고서 의욕하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가벌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 해지기 때문이다. 43) 이러한 점에서 보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법인의 형사책임을 과실범으로 이해 했거나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어도, 양벌규정의 입법자는 법인을 고의범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즉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에서 법인이 (종업원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 의와 감독을 다하지 않았다 는 점을 근거로 처벌된다는 것은 법인이 종업원의 위반 행위가 범해지는 것을 알고 일부러 저지하지 않거나 그에 동조한 경우든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범해지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것이든 상관없이 그 요구된 주의 및 감독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인에 대한 비난의 초점이 맞 추어져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기초로 하고 보면, 양벌규정은 법인 의 과실을 넘어서 고의까지 포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행위태양의 관점에서 법인의 부작위 뿐 아니라 작위도 포섭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단서조항과 준법감시프로그램과의 관계 법인(기업)처벌의 실체요건에 관해 정보를 주고 있는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을 이 른바 준법감시프로그램 과 연계시킬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준법감시프로그램은 기 업과 관련하여 생길 수 있는 법익침해 및 법익위태화를 방지 내지 예방하기 위한 일정한 의무를 기업에게 부과해 놓고 이러한 의무를 준수한 기업에 대해 형사책임 43) 이는 형법 제13조의 해석상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의 인식 은 고의인정의 필요조건이지 고의인정 의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해석하면서 인식설이 아니라 의사설을 고의의 본질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57 을 면하게 하거나 감경하는 법효과를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이와 같은 차원의 준법감시프로그램은 법인에게 미리 일정한 준수의무를 부과한 전제하에서 그것을 충실히 준수한 법인에 대해 불법 을 탈락시키거나 책임 을 탈락시키는 사유로 인 정할 수 있는 규범적 토대를 전제로 한다. 준법감시프로그램을 이러한 차원에서 본 다면 기업(법인)의 입장에서 이를 양벌규정의 단서조항과 연계시켜 기업(법인)에 대 해 면책의 가능성을 넓힐 것을 요구를 할 수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미 우리나라 가 도입하고 있는 준법감시인제도도 준법감시프로그램의 일환이므로 준법감시프로 그램과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을 직접 연계시키려는 주장이 현실화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법인이 충분한 준법감시프로그램(물론 준법감시프로그램이 법인 내에 변호사자격을 갖춘 준법감시인을 두는 것만을 의미 하지 않음)을 마련해 두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준수하였을 때에는 법인이 양벌규정상 의 종업원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 으로 보아 법인의 불법 이나 책임 을 탈락시킬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준법감시프로그램을 이와 같이 법인의 불법탈락 또는 책임탈락사유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입장도 없지 않다. 44) 하지만 이와 같이 현행 양벌규정상 법인이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상당한 주의 와 감독 의 내용 및 범위는 준법감시프로그램의 내용 및 범위와 서로 지평을 달리 하므로 양자를 직접 연계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준법감시프로그램은 원래 영미 법계의 전통에서 기업에 대한 형사처벌이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는 규범 환경에서 탄생한 제도이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발전된 준법감시프로그램은 기업에 대한 형사 처벌의 문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기업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 에서 마련된 일종의 인센티브제도이다. 미국의 준법감시프로그램도 이러한 맥락에 서 논의되고 있다. 이에따르면 기업이 처벌되기 위해서는 종업원의 위반행위만 존 재해서는 안되고 기업의 독자적 불법이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고의범의 경우 기업 에게 범죄의 주관적 요건인 고의가 인정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처벌을 44) 이러한 입장으로는 김성규, 양벌규정의 개정에 따른 법인처벌의 법리적 이해, 외법논집 제35권 제1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센터 법학연구소, 2011, 163-164면; 김혜경, 기업범죄예 방을 위한 내부통제로서 준법지원인제도, 비교형사법연구 제15권 제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3, 401면 이하.

15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고의인정 요건을 완화하는 입론이 이른바 집합적 고의 또는 전략적 고의 라는 이름으로 형성되었다. 이에 따르면 범죄의 주관적 요 건인 고의가 기업에게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요청에 규범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하 지만 그 요청을 사실상 뛰어넘기 위해 종업원 각자가 위반행위에 대해 전부 알고 있을 필요는 없고 종업원 각자가 위반행위의 일부 에 대해서만 알고 있고 그 총합 이 위반행위 사실의 전체 에 해당한다면 이를 토대로 삼아 기업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집합적 고의이론이 기업의 형사책임의 요건을 상당부분 느슨 하게 만들기 때문에 기업처벌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뿐만 아니 라 영미에서는 원칙적으로 코먼로상의 범죄- 우리나라의 형법전의 범죄 를 포함한 모든 범죄에 대해 기업의 형사책임을 인정한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영미에서와 같은 변칙적 이론이 통용되고 있지도 않고, 동일시이론이 적용되는 대표자위반행위 사례유형의 경우조차도 대표자의 위반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고 책임있 는 행위라는 엄격한 범죄성립요건을 갖추어야 법인이 처벌되므로 법인처벌의 문턱 이 영미의 그것과 비슷한 정도로 낮지만도 않다. 이와 같은 국가간 법질서를 둘러싼 규범 환경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법효과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어 영미식 준법 감시프로그램을 법인처벌의 요건으로 치환하여 양벌규정 속에 담는 것은 오랫동 안의 암흑 상태를 벗어나 - 이제야 제대로 조명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양벌규정의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의 발전방향을 거꾸로 돌리는 일일 수도 있다. 45) 특히 우 리나라의 양벌규정은 법인이 처벌될 수 있는 영역이 환경, 정보, 경제영역에 제한되 어 왔을 뿐 아니라 최근 양벌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취지를 반영하 여 법인의 처벌을 위해 법인의 독자적 처벌근거까지 요구함으로써 오히려 종래보다 그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법인에 대한 준법감시프로그램의 형식적 기계 적 준수를 조건으로 하여 법인으로 하여금 형사책임에서 벗어나게 할 가능성을 폭 넓게 인정하는 것은 기업처벌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뿐만 아니라 양벌 규정의 주의감독의무와 준법감시프로그램은 그 내용과 지향점도 다르다. 전자는 자 연인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위관련적 의무이고, 후자는 기업경영 45)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연방양형지침에서도 법인(기업)의 준법감시프로그램의 준수는 양형사유로 인 정되고 있을 뿐이다. United States Sentencing Manual(U.S.S.G.) 8C2.4~D1.1 참조.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59 상 요구되는 일반적 조직체계상의 의무이다. 전자는 행위당시의 기울여야 할 행위 관련적 의무이고, 후자는 예방적 차원에서 기업 내에서 상시적으로 기울여지는 일 반화된 의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법인의 구체적인 행위관련적 주의감독의 무의 내용과 준법감시프로그램의 포괄적인 내용이 보여주는 간극을 좁히지 않고서 는 기업의 준법감시프로그램을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에 연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러한 연계가능성이 논의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 시기는 구체적인 위 반행위와 관련한 법인의 주의감독의무위반 을 기업의 인사 조직 운영 등 시스템화 된 경영상의 불법 으로 양벌규정의 불법구조가 바뀌어진다는 전제가 수용된 이후 가 될 것이다. Ⅴ. 나오는 말 1.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지금까지 법인의 형사책임을 근거지우기 위해 양벌규정이 법인의 행위성을 근거 지우고 있는지, 법인에 대한 어떤 형벌부과요건을 규정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개 인형법의 도그마틱적 용어로 치환해 볼 때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과의 상응성 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문제에 답하기 위해 제시된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은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 양벌규정이 어떤 실체요건을 규정 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라는 차원의 입법론적 주장 이 아니다. 양벌규정에 대한 해 석은 양벌규정속에 들어 있는 법인의 처벌근거에 관한 체계화로서 양벌규정의 현재 상태에 대한 묘사 에 불과하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양벌규정은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전제로 삼아 법인의 형사책임을 근거지움 에 있어 업무관련적 위반행위를 하는 자연인의 법인 내 지위를 기준으로 삼아 두 가지 사례유형을 규율하면서 그 각각에 맞는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는 대표자의 행위가 곧 법인의 행위라고 보는 동일시이론을 기초로 한다. 이에 따르면 대표자의 업무관련적 위반행위의 불법과

16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책임이 그대로 법인의 불법과 책임으로 귀속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양벌규정은 법 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으로 하여금 자연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기 위한 수준과 상응성을 유지하게 된다. 반면에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는 종업원 등 의 행위가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될 수 없으므로 종업원등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책 임을 법인의 불법과 책임으로 귀속시킬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2007년 이후부터 양벌규정은 특히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을 자연인의 범죄성 립요건과 상응하도록 하려는 취지 및 책임주의원칙의 관철 요구를 반영하여 - 법인 에 대해 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인의 감독의무위반 을 종업원의 위 반행위 외에 추가적인 법인의 독자적 잘못 으로 규정하게 되었다. 둘째, 양벌규정 속에 새롭게 편입된 법인의 감독의무위반이라는 요소 때문에 양 벌규정이 법인을 독자적인 행위능력자로 취급한 것인지를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의 여지가 생겼다. 뿐만 아니라 법인의 감독의무위반이 자연인에 대한 범죄성립요건 의 언어로 표현할 때 - 법인의 불법요소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법인의 책임요소에 해당하는지가 양벌규정의 해석론상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학계는 위 두 가지 쟁점을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 앞의 쟁점과 관련해서는 양벌규정이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만 법인이 스스로 잘못을 범하는 주체로 표현되 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법인의 행위능력을 전면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결론내리 기 어렵다. 대표자위반행위사례의 경우에는 동일시이론이 기초되어 있기 때문에 법 인은 여전히 독자적 행위주체성이 없고 대표자의 행위를 매개로 삼아 그의 행위를 법인의 행위로 귀속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무위반의 범죄체계론 상의 지위와 관련해서는 이를 법인의 책임요소가 아니라 불법요소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감독의무위반을 법인의 처벌근거로 양벌규정 속에 편입한 배경부터가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해 준다. 헌법재판소가 법인이 처벌되기 위해서는 법인 스스로의 잘못(내지 귀책)이 있어야 하고, 이와 같이 타인의 잘못이 아니라 자 신의 잘못을 근거로 처벌되어야 책임주의원칙과 조화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여기 에서 법인 자신의 잘못(내지 귀책)은 법인의 책임이 아니라 불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양벌규정의 헌법합치성의 근거로 거론 되고 있는 책임주의원칙도 인간의 존엄성을 기초로 한 진정한 의미의 책임주의원칙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61 이 아니라 스스로 잘못(불법)을 범하지 않은 한 책임을 지우지 못한다는 의미의 책 임개별화원칙을 관철시키려는 의미에 불과하다. 양벌규정의 내용을 보더라도 단서 조항의 감독의무위반을 법인의 책임이 아니라 법인의 불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 하다. 양벌규정은 법인에게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 책임비난의 전제조건에 해당하는 책임능력이 법인에게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고 있지 못하 다. 양벌규정 속에서 법인에 대한 법정형이 위반행위를 행한 종업원등에 대한 법정 형과 동일할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감독의무위반을 법인의 책임이 아니라 불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감독의무위반을 법인의 독자적 책임으로 보게 되면 종업원등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법인의 불법이 구성요건 적으 로 서로 달라지게 되어 법인의 불법을 근거지우는 요소가 순수 감독의무위반에 불 과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법인의 불법은 종업원등의 위반행위의 불법을 방지하지 못한 경미한 불법으로 밖에 볼 수 없고, 그 결과 양자의 법정형은 서로 현격하게 달 라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양벌규정에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새로 편입된 감독의무위 반을 법인의 불법요소로 이해하면, 법인의 불법구조는 다음과 같이 파악할 수 있다. 즉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법인의 결과반가치(종속적 불법)로 되고, 종업원의 위반행 위의 방지와 관련한 법인의 감독의무위반이 법인의 행위반가치(독자적 불법)로 되 어 공범종속성을 기초로 한 공범의 처벌근거에 관한 이론인 혼합적 야기설의 불 법구조와 유사하게 법인의 불법은 혼합적 불법이 된다. 법인의 불법이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과 구성요건적으로 별개의 것이 아닌 한 법인처벌을 위해서는 대 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는 물론이고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에도 종업원의 위반행위의 불법이 법인의 불법으로 일정부분 종속되지 않을 수 없다. 이 에 따르면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서 는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책임까지 충족시킬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불법까지는 충족 시켜야 한다. 반면에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는 대표자의 위반행위의 책임 까지 법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대표자의 위반행위가 불법만 충족시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책임까지 충족시켜야 한다. 넷째, 감독의무위반이라는 법인의 불법을 규정하고 있는 단서조항을 법인을 위한

16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단순한 면책조항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를 면책조항으로 파악하게 되면 감독의 무를 위반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입증책임을 법인에게 지우게 되는 입증책임의 전 환규정이 되고 만다. 하지만 단서조항은 법인의 불법을 근거지우기 위해 법인에게 만 고유한 형벌부과요건을 규정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형벌부과요건의 하나로서 감독의무위반 을 법인처벌을 위한 적극적 요건이 아니라 감독의무위반이 없으면 법인처벌을 탈락시키는 소극적 요건의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46) 이 때문에 대법원도 2007년 이후에는 법인의 감독의무위반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것이 검사임을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독의무위반 그 자체를 법인의 과실 범을 근거지우는 요소로 해석해서도 안된다. 처벌근거를 소극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단서조항의 특성상 법인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인이 감독의무를 소홀히 하는 경우 뿐 아니라 법인이 보다 능동적으로 종업원의 위반행위를 사주하거나 용인하는 경우 등도 법인처벌을 위한 요건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법인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 뿐 아니라 고의가 있는 경우에도 법인의 처벌을 근거지울 수 있다. 다섯째,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양벌규정의 법적 성격과 양벌규정의 법인처벌모 델에 대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먼저 양벌규정은 법인을 처벌하기 위해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전제로 하고 있고, 자연인이 나아간 그 위반행위의 범죄성립요건의 전 부 또는 일부를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요건으로 귀속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자연인에 대해 적용될 구성요건 과 법인에 대해 적용될 구성요건 이 달라 지지 않는다. 따라서 양벌규정은 법인에게 적용될 새로운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 는 구성요건창설규범 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지, 자연인의 범죄성립요건을 법인처벌 을 위한 형벌부과요건으로 귀속하는 기능을 하는 귀속규범 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자연인의 위반행위와 법인처벌의 상호관계성이라는 측면에서 양벌규정은 자연인의 위반행위와 전적으로 독립시켜 법인에 대해 형사책 임을 부과하는 독립모델 에 입각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양벌규정은 법 인처벌을 위해 자연인의 위반행위의 범죄성립요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법인에게 귀 46) 이점을 고려하면 단서조항과 준법감시프로그램 과 연계하여 법인에 대해 광범위한 면책의 기회를 허용하도록 하는 입법의 방향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63 속 내지 종속시키고 있으므로 종속모델 에 입각하고 있는 것이다. 2. 양벌규정의 도그마틱에 대한 평가 법인처벌의 실체요건을 새롭게 추가하고 있는 양벌규정은 - 종업원등위반행위사 례유형의 경우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법인처벌을 위해 법인의 독자적 불법요소 를 요구함으로써 양벌규정 도그마틱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법인처벌의 도그마틱을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에 상응하게 만들어가고 있기 때 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개정 양벌규정의 태도는 1954년 제정 당시부터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 사용자의 선임감독상의 과실을 추가적인 요건으로 요구했던 민법의 태도와 비교해 볼 때 그다지 내세울만한 일은 아니다. 47)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07년 이후 개정된 양벌규정의 태도 및 그 이론적 근거에 관한 한, 법인처벌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의 입법개선을 위해 우리가 자주 원용하는 외 국의 입법례 및 그 이론적 배경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벌규정에는 법인 처벌을 위한 이론적 기초로 영국의 동일시이론 뿐 아니라 영미의 사용자책임법리 내지 대위책임법리도 이미 채용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이 법인에 대한 형벌부과를 위해 법인의 독자적 잘못(귀책)요소를 요구하고 있음은 독 일의 독자적 조직책임이론이나 스위스의 독자적 기업책임모델의 태도에도 접근 48) 47) 앞에서 언급했듯이 동일시이론은 민법 제35조와 양벌규정에서 이미 50년대부터 입법화되어 있었 다.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론(내지 대위책임이론)이 2007년 이후에야 양벌규정에서 입법화 된 것은 만시지탄의 일이긴 하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유감스러운 것은 동일시이론과 대위책임이론 이 우리나라에서 엄연히 입법화되어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라 법인의 형사책임을 근거지우고 있는 외국의 모델을 모범모델로 삼아 선망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태도가 여전히 계속되 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분야에서 보여지고 있는 자기부정이자 자기비하적인 태도일 뿐 아니라 사대적 태도이기도 한다. 48)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벌규정이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법인처벌의 이론적 기초에 관한 구체적인 해석론이 전개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의 학자들의 외국의 법인(기업)처벌 모델에 대한 막연 한 비교와 동경으로 이어져 왔다. 즉 양벌규정의 입법론을 전개하고 있는 문헌에서는 영국의 동일 시이론이나 영미의 사용자책임법리(또는 대위책임이론) 또는 독일의 독자적 조직책임이론 및 스위 스의 독자적 기업책임모델에 관한 소개가 예외 없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양벌규정의 태도가 이러한 이론이나 입법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뉘앙스를 전제로 깔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앞에서 검토해 보았듯이 우리나라의 양벌규정과 이 규정체계에서 만들어진 도그마틱이 우리가 모범적 모델로 비교하고 있는 외국입법의 이론적 배경 및 도그마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

16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해 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49) 하지만 양벌규정은 법인처벌과 관련한 형사정책적 요청이나 정의의 요청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내용적인 한계점과 구조적인 취약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가장 가 시적인 한계와 취약점은 새로운 문제상황에서 양벌규정의 규율범위와 규율방법에서 처벌의 흠결을 보이는 부분에 있다. 먼저 양벌규정의 규율범위상의 한계는 자연인 의 위반행위가 형법전의 범죄를 제외시키고 있음으로 인해 - 그 자체로 제한되어 있는 점에서 오는 법인에 대한 형사처벌의 흠결이다. 양벌규정이 법인처벌에 관한 외국입법례와 결정적인 차이점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기업처벌의 형사 정책적 요구를 수용하는 최근의 외국입법례들은 비록 서로 다른 이론적 기초나 법인처벌모델에 입각해 있지만 기업처벌의 대상범죄에 관한 한 우리나라의 양벌 규정처럼 제한적이지 않다. 50) 다음으로 규율방법상의 취약점은 자연인의 위반행위 가 드러나지 않거나 처벌되지 않을 경우 법인의 처벌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 에서 오는 종속모델의 취약점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두 가지 한계와 취약점이 서로 중첩되어 나타나는 문제점이 바로 조직화된 무책임사례 에 대한 양벌규정의 무기 력이다. 이러한 무기력은 최근 대형재난사고에서 위반행위의 자연인 주체에게는 개 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거나 책임을 묻는 일이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총체적 으로 볼 때 그 자연인의 집합체인 기업(법인 또는 그 외의 단체)에게 조직 내지 단 체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 그리고 그것이 조직화된 무책임에 의해 야기된 경우 라고 볼 수 있는 사례에서 드러난다. 조직화된 무책임사례에 대한 정의의 요청을 실 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향전환이 요구된다. 하나는 기업형법의 도그마틱에서 개인형법적 색채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법인처벌의 요건을 단체책임(내지 조직책 로 보인다. 49) 물론 그 문언의 표현만을 두고 보면 독일의 독자적 조직책임이론이나 스위스의 독자적 기업책임모 델의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독자적 조직책임이론이나 독자적 기업책임모델에서는 기업(법인) 자체의 불법이 위반행위의 방지와 관련한 의무위반과 같은 개인적 차원의 불법을 내용으로 하고 있지 않고 기업의 조직화나 운영과 같은 경영상의 잘못 이나 조직화결함과 같은 시스템 불법 등 단체나 조직 자체의 불법을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50) 미국의 연방법도 원칙적으로 법인을 처벌함에 있어 그 대상범죄를 제한하지 않고, 오스트리아의 기업책임법도 마찬가지이다. 스위스는 독자적 기업책임모델의 경우에는 일정한 목록범죄로 제한하 고 있지만 보충적 기업책임모델의 경우에는 모든 범죄에 대해 기업의 형사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65 임)에 적합한 언어 51) 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에 대한 불법과 책임비난 을 무책임상태를 야기한 조직상의 경영실패 또는 조직의 인적 구조적 결함(시스템 의 실패)에 정조준할 것이 요구된다. 다른 하나는 법인처벌을 조직 내 자연인의 위 반행위에 종속시키는 종속모델의 틀을 벗어나서 독립모델로 나아가야 할 것이 요구 된다. 이러한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법인처벌이 개인형법의 도그 마틱과는 달리 단체형법에 고유한 처벌원리를 구축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52) 3. 기업형법의 입법론적 과제 양벌규정은 법인에게 독자적 처벌근거를 규정하고 있지 못하다고 하면서 위헌선 언한 2007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결정적인 진화의 계기를 맞이하였다. 법인의 처벌요건을 자연인의 처벌요건에 상응하게 맞춤으로써 기업(법인 또는 단체)형법의 도그마틱을 개인형법의 도그마틱의 수준에 상응시키는 방향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 다. 이와 같은 법인 처벌의 요건상의 변화는 앞에서 개관한 것과 같은 도그마틱상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장차 양벌규정체계를 뛰어 넘어 기업형법의 모습에 새로운 패 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앞에서 기업처벌에 대한 형사 정책적 요구와 정의의 요구를 동시에 수용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첫째, 법인의 독자적 잘못을 인정한 양벌규정의 변신에는 기업형법 분야에서 양 51)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매개로 삼는 종속모델이 아니라 독립모델에 기반하여 법인을 처벌하려면, 법인의 본질에 대한 이해부터 바뀌어야 한다. 즉 자연인을 매개로 하여 행위하는 존재가 아니라 독자적인 행위능력이 있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 52) 이와 같은 전향적인 자세의 일단은 헌법재판소가 - 비록 반대의견이기는 하지만 - 대표자책임사례 유형의 경우 대표자의 책임을 법인의 책임과 동일시하여 이를 법인의 형사책임의 근거로 삼으려는 태도와 관련하여 법인의 독자적 지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법인은 인적 구성원과 물적 구성분자를 가지고 구성원인 개인의 의사와는 독립된 일정한 방침과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명의로 사회적 기능을 하는 존재이므로, 특정 개인의 의사와 행위가 아닌 법인 고유의 독자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행위방식에 의하여 법인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예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법인의 책임은 형사 상은 물론 민사상으로도 그 구성원인 개인의 책임과 엄격히 구별되어 판단되고 있다. (헌법재판소 2013. 10. 24., 2103헌가18).

16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벌규정 체계를 뛰어넘을 잠재력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어느 방향으로 현실화시킬 것인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방향키는 법인의 독자적 행위능력 인정여부 에 있다. 법인에게 독자적 행위능력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입법적 결단을 내린다면 양벌규정은 모두 동일시이론에 기초하여 법인의 행위성문제를 해결하도록 바꾸어가 야 하고, 종업원등위반행위사례유형의 경우 종래의 종업원등의 위반행위- 법인의 형사책임인정 이라는 2자간 구도를 바꾸어 종업원등의 위반행위-대표자 및 관리자 의 주의감독의무위반-법인의 형사책임인정 과 같은 3자간 구도를 인정하도록 정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동일시이론에 터잡은 법인처벌모델은 법인이 귀속방식에 의해 처벌되므로 자연인 위반행위에 철저히 종속되어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확정할 수 없거나 불가벌이 될 경우에는 법인을 처벌하는 길이 막히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려면 입법자는 독자적 행위능력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입법적 결단을 내림으로써 동일시이론에 터잡은 대표자위반행위사례유형의 규정방식을 법인의 행위주체성을 부정하는 전제하의 이론이므로 도태시키고 오히려 종업원등위반행 위사례유형의 규정방식으로 바꾸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과 그 구체적 방안을 적극적 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규정방식에 따라 법인의 독자적 불법을 규정하고, 그에 기하여 법인의 독자적 책임을 인정한다면,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확정할 수 없 거나 자연인 위반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 경우라도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법인처벌에 대한 정의의 요청 을 충족시키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른바 법인의 조직화된 무책임 영역에서 법인의 시스템 결함 이나 조직상의 실패 등을 이유로 한 독자적 조직책임이론의 차원에서 법인의 독자 적 불법을 근거지우는 것이 훨씬 용이해지는 것이다. 둘째, 입법자가 종속모델에 입각하여 법인을 처벌할 것인지 아니면 독립모델에 입각하여 법인을 처벌할 것인지를 결단함에 있어서 법인의 행위주체성인정여부가 논리필연적인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독립모델을 취하더라도 자연인의 위반행위 의 존재 그 자체를 적어도 객관적 처벌조건으로라도 - 요구하는 규율방식을 취할 수 있고, 종속모델을 취하더라도 현행 양벌규정의 해석으로 가능한 바와 같이 법인처벌을 자연인의 위반행위에 일부만 종속시키고 법인의 독자적 불법도 일부 인 정함으로써 혼합적 불법을 통해 법인처벌을 근거지우는 방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67 이와 같이 극단적 종속모델과 극단적 독립모델의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펙트럼 사이에 어떤 모델을 택할 것인지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극단적 독 립모델은 법인처벌규범을 귀속규범 으로 보지 않고 독자적 구성요건창설규범 으로 만들게 되는 결과 법인에게 적용될 구성요건이 자연인에게 적용될 구성요건과 일치 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법인의 불법을 구성요건적으로 만드는 일이 어렵게 된다. 이러한 모델하에서는 자연인의 위반행위를 감독하지 못한 과실불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법인처벌 강화를 둘러싼 최근의 형사정책적 요구를 외면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극단 종속모델을 취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극단 종속모델은 법인처벌 규범을 순수 귀속규범으로 만 들고 법인이 위반한 구성요건이 자연인이 위반한 구성요건과 일치되는 결과 법인의 불법이 자연인의 불법과 동일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법인에 대한 법정형을 높여 야 한다는 형사정책적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법인에 대한 처벌의 강도 뿐 아니라 형사제재의 종류를 다양화하여야 한다는 차원의 형사정책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극단적 종속모델과 극단적 독립모델은 지양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53)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자연인 위반행위자에 대한 법정형 과 기업(법인)에 대해 적용될 법정형을 양자의 불법을 다르게 파악함으로써 차 별화할 수 있는 규범적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입법화를 함에 있어 기업(법인)의 잘못을 - 양벌규정의 태도와 같이 - 단순히 과실불법만 포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최근의 형사정책적 요청과 반대로 법인에 대한 법정형을 오히 려 하향조정해야 하는 결론에 이르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법인)의 독자 적 잘못을 현행 양벌규정의 단서조항에서와 같이 과실로 오해하거나 자연인의 행위 를 묘사하는 듯한 용어의 사용은 지양되어야 한다. 과실불법과 고의불법 그리고 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및 그 위험성)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및 위험성)를 모두 포 괄하면서도 그러한 불법행위의 주체가 자연인이 아니라 조직체임을 분명히 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기업(법인)의 불법의 양을 높이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요 53) 더 나아가 법인이 가지고 있는 경영상 결함이나 구조적 결함을 기초로 하면, 법인의 독자적 불법을 인정하지 않고 자연인의 위반행위가 그대로 법인의 불법으로 된다고 하더라도 법인 자체의 경영상 의 실패나 시스템 내지 구조적 결함을 불법 가중요소로 삼아 종업원의 법정형과 차등화가 가능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16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청 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바꾸어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법인처벌규범을 동일시이론에 터잡아 만들 것인지 아니면 법인의 독자적 행위능력을 인정하는 전제하에서 법인의 독자적 불법을 긍정하는 입장으로 출발할 것인지와 별도의 차원에서 결단이 내려져야 할 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다. 법인처벌 의 대상범죄의 종류를 어디까지 확장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법인 에 대한 형사처벌과 관련한 형사정책적 요구와 정의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문제이다. 생각건대 종속모델 보다는 독립모델에 가까운 스펙트럼을 찾는 것이 유 리한 입지를 다지는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 법인의 처벌을 위해 법인 내 자연인의 처벌을 전제로 삼을 필요가 없게 되면, 결국 법인의 불법에 굴레지워져 있던 위반행 위의 범위가 제한되지 않고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 에 대한 처벌을 법인 내 자연인의 위반행위에 종속시키고 있는 법인에 대한 형사책 임을 인정하는 일에 자연인의 위반행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 그리고 자연인 의 위반행위는 양벌규정을 포함하는 특별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행정법률상의 일정 한 명령위반 또는 의무위반사항에 국한되어 있는 한 양벌규정이 적용될 경우 이와 같은 위반사항 이외에는 법인에 대해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과 관련된 개인 또는 사회의 피해를 보면 법인의 경영관리상의 잘못이나 잘못된 의사 결정 또는 이윤추구에 집착한 기업경영의 실패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 러한 맥락에서 기업에 대한 형사책임을 기업 독자적인 불법에 근거하여 인정할 필 요성 뿐 아니라 기업의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외연을 더욱 넓혀 생명이나 신체라는 법익침해에 대해서도 법인의 형사책임을 인정하라는 요구를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 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법인에 대해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범죄의 종류를 형법전의 범죄로 확대하는 것은 법인에 의한 법익침해(및 그 위험성)를 예방하기 위 한 형사정책적 요청 상 필요불가결한 일일 뿐 아니라 돈과 사람의 생명을 맞바꾼 기업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정의의 요청 상 당연한 일이다. 넷째, 극단적 종속모델이나 극단적 독립모델의 중간 어느 지점에서 법인처벌을 위한 정당한 형사입법모델을 구축함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결단은 기존의 양벌규정 의 체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양벌규정체계를 뛰어넘은 법인처벌을 위한 새로운 규범체계를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만약에 법인처벌의 대상범죄를 확장하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69 는 방향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면 기존의 양벌규정 체계를 유지하여 개별 형벌법 규에 양벌규정을 추가하는 방식보다는 양벌규정과 같은 형식으로 법인처벌의 실체 요건을 만들어 이를 공범규정과 같이 형법총칙규정에 추가하는 방안이 손쉬운 방법 이다. 54) 이러한 방안을 취하더라도 형법전의 모든 범죄종류에 대해 법인을 처벌할 정도로 급격한 변화를 도모하지 않는다면 입법기술상 미수범 형식과 같이 형법각칙 본조에 개별적으로 법인처벌의 근거규정을 추가하는 방식을 가미하는 것도 수용가 능한 방법이다. 55) 오스트리아의 단체책임법이나 2013년 독일의 노르트라인 베스트 팔렌 주의 기업책임법(안)과 같이 특별법을 만드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56) 기업에 대한 형사책임을 인정함에 있어서 형사정책적 요청과 정의의 요청을 합리 적인 범위에서 수용해야 할 과제수행에 직면하고 있는 입법자가 위와 같은 다소 급진적인 방향의 입법정책을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힘 들다. 하지만 기업의 형사책임을 확장하기 위한 법리상의 변화나 외국의 입법모델 가운데 독립모델의 수용여부 및 법인처벌의 범위확장의 정도 등에 관해 입법자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점점 임박해 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입법적 결단을 어느 방향으로 내려야 할지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현행 양벌규정의 태도가 기업형법의 좌표 선상에서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 는가 하는 점이다. 이 글이 현행 양벌규정의 해석론(도그마틱)에 천착한 이유도 바 로 여기에 있다. 54) 스위스의 형법전이 이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스위스 형법 제102조(가벌성) 1 기업내에서 기업 의 목적범위안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함에 있어서 중죄 또는 경죄가 범해지고, 그리고 이 행위가 기업의 결함있는 조직구조로 인하여 자연인 어느 누구에게도 귀속될 수 없을 때에는 그 중죄 또는 경죄는 그 기업에게 귀속된다. 이 경우 기업은 500만 스위스 프랑 이하의 과료에 처한다. 2 범죄조 직, 테러에 의한 재정적 지원, 자금세탁, 금융기관의 주의위반과 신고의무, 뇌물공여 또는 외국공무 원에 대한 부정처사를 위한 뇌물공여 또는 1986년 12월 19일 불공정거래에 관한 연방법 제4a조 제1항 a에 정한 죄의 경우, 그 기업이 이러한 범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기대가능한 모든 조직구조상의 조치들을 취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기업을 자연인의 처벌과는 무관하게 처벌한다. 55) 프랑스 형법전이 이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56) 이 법률안에 대한 평가는 김유근, 법인의 형사책임 독일 Nordrhein-Westfalen 주의 기업 및 기타 단체의 형사책임의 도입을 위한 법률안을 중심으로-,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3호, 한국형 사정책연구원, 2014, 10면 이하 참조; 김성룡 권창국, 기업 법인의 형사책임법제 도입가능성과 필요성,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46호, 대검찰청, 2015, 161-163면 참조.

17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참고문헌 김성규, 양벌규정의 개정에 따른 법인처벌의 법리적 이해, 외법논집 제35권 제 1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센터 법학연구소, 2011. 김성돈, 양벌규정과 책임주의원칙의 재조명, 형사법연구 제27권 제3호, 한국형 사법학회, 2015. 김성돈, 기업에 대한 형사처벌과 양벌규정의 이론적 기초, 형사법연구 제28권 제2호, 한국형사법학회, 2016. 김성룡 권창국, 기업 법인의 형사책임법제 도입가능성과 필요성, 형사법의 신동 향 제46권, 대검찰청, 2015. 김용섭, 양벌규정의 입법유형에 관한 법적 검토, 인권과 정의 375호, 대한변호 사협회, 2007. 김유근, 법인의 형사책임 독일 Nordrhein-Westfalen 주의 기업 및 기타 단체의 형 사책임의 도입을 위한 법률안을 중심으로-,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4 김재봉, 양벌규정과 기업처벌의 근거 구조, 법학논집 제24권 제3호, 한양대학 교 법학연구소, 2007. 김혜경, 기업범죄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로서 준법지원인제도, 비교형사법연구 제15권 제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13. 이주희, 양벌규정의 개선입법에 관한 고찰, 한양법학 제20권 제4집, 한양법학 회, 2009. 오영근, 형법총론(제3판), 박영사, 2014 윤장근, 양벌규정의 입법례에 관한 연구, 법제 통권 제438호, 법제처, 1994 장한철, 양벌규정에 관한 헌재의 위헌결정과 개정 양벌규정에 관한 고찰, 한양법 학 제23권 제3집, 한양법학회, 2012. 조 국, 법인의 형사책임과 양벌규정의 법적 성격, 서울대학교 법학 제48권 제3 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 조명화 박광민, 양벌규정과 형사책임 - 개정된 양벌규정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 법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71 학논총 제23집, 숭실대학교 법학연구소, 2010. 한성훈, 법인의 감독책임의 명확화에 관한 소고, 한양법학 제23권 제4집, 한양 법학회, 2012.

17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Unternehmensstrafrecht und Dogmatik von der sog. Vorschrift fuer zweiseitige Bestrafung 57) Kim Seong-don* Bevor im Jahr 2007 das koreanische Verfassungsgericht sog. die Vorschrift fuer zweiseitige Bestrafung (unten als die Vorschrift bezeichnet) als verfassungswidrig erklaert hatte, stellte sich die lege lata und die lege farenda gegen die Vorschrift auf folgende zwei Aspekte ein: Strafgrund von juristischen Personen einerseits und Handlungs- und Schuldfaehigkeit von juristischen Personen andererseits. Seitdem in der Folge die Vorschrift revidiert worden ist, hat aber sie schlagkraeftiges Potenzial fuer die kuenftige Gesetzgebung sowohl im Rahmen der Verstaerkung von kriminalrechtliche Sanktionen gegen juristischen Personen als auch der Erweiterung der Umfang von ihre Bestrafung. Dieses Potenzial ist auf die Umwandlun von die Vorschrift zurueckzufuehren, die den Strafgrund von juristischen Personen entsprechend dem Strafgrund von natuerlichen Personen modulliert. Von daher zielt vorliegende Arbeit auf die Beschreibung von Vorschrift-Dogmatik um den Wechsel im Rahmen der Auslegung von die Vorschrift festzustellen. Diese Beschreibung wird vor allem dadurch ausgefuehrt, dass der Strafgrund von juristischen Perseonen durch den Wort von Verbrechenslehre im Kontext von Individualstrafrecht-Dogmatik ersetzt wird. Und dann hat diese Arbeit eine Aussicht ueber die zukuenftige Paradigmawechsel von Unternehmensstrafrecht. Schliesslich zeigt diese Arbeit * Sungkyunkwan University

기업형법과 양벌규정의 도그마틱 173 die Aufgabe von Gesetzgeber vor, die auf solche Veraendergungen vorzubereiten hat. Dabei handelt es sich um Auswahl zwischen Akzessoritaetsmodell, das mit der system-immanente Umwandelungenn von der Vorschrift zufrieden soll, und Unabhaengigkeitsmodell, das nicht nur die materialle Strafgrund von juristischen Personen schaffen sondern auch den Umfang der anwendbaren Widerhandlungen erweiteren soll. Keywords: Strafbarkeit von juristischen Personen, die Vorschrift fuer die zweiseitige Bestrafung, Unrecht, Schuld, compliance program 투고일 :5월 31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58) 윤 지 영** 국 문 요 약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새로운 기술들이 이끌어 낼 제4차 산업혁명 이 중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첨단과학기술로는 인공지능을 비롯하여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생명공학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세계 경제의 생산성은 동 기술들을 통해 다시 한 번 혁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각 분야의 책임 있는 준비가 요청되고 있는바, 형사사법 분야도 그 예외가 아니다. 요컨대, 우리는 형사사법 분야에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얻게 될 편익을 최대화하면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교정과 보호관찰 분야에서는 오래 전부터 인력과 시설 부족이라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범죄자의 교정교화와 재사회화 및 사회방위라는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무의 과학화 기술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는 교정과 보호관찰 분야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도입 현황과 법적 쟁점을 검토하고, 향후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게 될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가능성 및 기술 도입 시 고려사 항에 대해 제언하였다. 주제어: 인공지능, 첨단과학기술, 로봇, 지능형 전자발찌, 교정의 과학화 ** 이 논문은 2016년 5월 19일에 첨단과학기술과 형사정책 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한국형사정책연구 원의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글을 수정 보완한 것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7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서 론 2016년 3월 서울에서는 세계 최정상급의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 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간의 바둑 경기가 총 5회에 걸쳐 펼쳐졌다. 대국에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을 상 대로 체스 게임이나 퀴즈 쇼 등에서 승리를 거둔바 있으나, 다른 게임에 비해 가능 한 국면의 수가 많은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결 초반부터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고, 4승 1패로 알파고가 압승을 거두자 언론들은 앞다투어 인공지능의 발전 현황과 전망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시작 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하여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생명공학 등이 주도할 제4 차 산업혁명 1) 의 서막이 오르려는 지금, 이러한 기술로 인한 변화가 사회 각 분야 에 미칠 영향과 그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2) 첨 단과학기술의 발전은 산업분야는 물론이고 범죄의 영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공지능이나 브레인 리딩(brain reading) 3) 등이 활용될 경우 범죄는 한층 더 고도화되고, 증거 조작이 용이해지면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은 점차 어 려워질 것이다. 4) 한편 형사사법 분야에 첨단과학기술이 활용될 경우 범죄예방이나 수사 및 형 집행 업무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절차 당사자나 관련 공무원의 편익이 증진될 수 있다. 특히, 인력 및 시설 부족이라는 만성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교 정보호 분야에서는 범죄자로부터 사회를 방위하고 그들을 재사회화시킬 수 있는 보 1)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 동안에는 물과 증기를 이용해서 생산 과정의 기계화가 이루어졌고, 19세기 제2차 산업혁명 동안에는 발전기 등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산업 시스템의 혁신 으로 인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뒤이어 20세기 중후반부터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인터넷이 보급되었으며 전자 정보기술을 이용한 생산의 자동화가 이루어졌다. 2)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라는 주제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연례회의가 개최되었다. 3) 현재 뇌에서 얻은 패턴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추론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와 있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뇌파만 보고도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대식, 알파고 시대의 인류와 범죄, 서울동부지검 첨단 하이테크 범죄 아카데미 2016년 4월 6일자 강연 내용 참조. 4) 가장 확실한 증거로 평가되던 인간의 유전자는 유전자 편집이 가능해지면 증거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77 다 효과적인 수단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이에 본고는 교정과 보호관찰 분 야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도입 현황과 법적 쟁점을 검토한 후 향후 제4차 산업혁 명을 이끌게 될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가능성 및 기술 도입 시 고려사항에 대해 제 언해 보고자 한다. Ⅱ. 형 집행 단계의 과학화 기술화 1. 형 집행 업무의 과학화 기술화 요청 가. 보안업무의 효율성 제고 교정 단계에서는 재판이 확정되어 형 집행 중인 수형자의 교정 교화와 건전한 사 회복귀가 도모되고, 교정시설 내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수용자의 처우 및 관리 업무 가 수행된다. 교정 업무는 범죄혐의가 농후하여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유죄확정 판 결을 받은 범죄자를 대상으로 하는바, 그들의 도주를 막아야 하는 보안업무는 국가 형벌권을 실현하는 데에 기반이 되는 중요한 업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정인력의 부족과 시설 미흡 5) 으로 인해 수용자의 폭행이나 자살 등과 같은 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나아가 교정업무의 중심이 수용자 관리와 사고예방에 치우치게 될 경우 범죄자에 대한 교정 교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6) 이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정된 인적 자원을 효율적 5) 법무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정시설의 수용률은 2015년 9월 기준 117.8%로 과밀화 상태이며, 인천 구치소의 경우 159.9%, 대전교도소의 경우 150.6%로 교정시설 1인당 수용면적이 2m2를 넘지 못하 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에서는 수감자가 7m2의 수용면적을 보장받으며 이를 어길시 국가가 손해배 상책임을 진다. 또한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교도관 1인당 관리 재소자는 2014년 3.52명으로 캐나다 1명, 독일 2.1명, 영국 2.7명 등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도 소 재소자 과밀화로 몸살] 인천 대전 재소자 수용률 150% 넘겨...가석방 기준 엄격해 급증, 한국경 제신문 2015년 12월 6일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120634331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6) 조극훈, 교정행정에서 과학기술 사용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교정담론 제6권 제2호, 아시아교정포 럼, 2012, 5-7면; 한영수, 과밀수용 해소방안의 모색, 형사정책 제12권 제1호, 한국형사정책학회, 2000, 185-186면.

17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용자 감시나 관리 등의 보안업무를 과학화 기술화시키 고, 이를 통해 확보된 인력을 교정 교화서비스에 투입할 것이 요청된다. 한편 교정시설의 과밀화는 관련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재 소자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며, 교정 교화 프로그램의 효과를 반감시킨다. 이러 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정시설이 확충되어야 하는데, 교도소 신설에 소요 되는 막대한 비용이나 재사회화 등의 효과 측면을 고려할 때 그 논의의 방향은 사 회 내 처우의 확대로 옮겨질 필요가 있다. 7) 다만 교정 보호의 기본 목표는 범죄자 로부터 사회를 방위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요컨대, 범죄자를 자택에 구금시키는 등 사회 내 처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보안체계가 구 축되어야 할 것인바, 이로부터 해당 업무의 과학화 기술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나. 대상자에 대한 처우 향상 도모 형이 확정된 수형자는 분류심사를 통해 개별적 특성에 맞는 처우를 받게 된다. 교정의 목적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과학적 분류심사를 토대로 적절한 처우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수형자의 교정 교화 및 재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서는 그 처우의 수준이 향상되어야 한다. 나아가 수형자가 가족이나 사회와 단절되 지 않은 상태로 원만히 사회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외부와의 교통 과정에서 수형자 나 가족 지인 등의 편의가 제고되어야 한다. 즉, 수형자에 대한 의료 처우는 물론이 고 외부와의 교통 및 사회복귀의 과학화 기술화를 통해 교정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다. 한편 보호관찰은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하고 범죄자를 재사회화시키기 위해서 실시된다. 보호관찰관은 법원의 명령으로 범죄자에게 부과된 사회봉사명령과 수강 명령 등을 집행하고, 일정한 의무가 부여된 범죄자를 지도 감독하며, 형사사건이나 보호사건의 절차 진행 중에 있는 피고인 등에게 적절한 처우가 내려질 수 있도록 그의 성격이나 경력 및 환경 등을 조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8) 사회 내에서 범죄자 7) 황일호, 사회내 교정의 수단으로서의 전자감시제도, 교정연구 제44호, 한국교정학회, 2009. 9, 8면. 8) 법무부 범죄예방국 보호관찰과 자료 및 범죄예방정책국 홈페이지 참조. http://www.cppb.go.kr/hp/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79 의 사회복귀와 갱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대상자에 대한 밀착 지도 감독이 요청되 는데, 한정된 인적 자원만으로는 이러한 목표를 제대로 실현할 수 없다. 시설 내 구 금에 비해 인권 친화적이라고 평가되는 보호관찰의 취지를 살리고, 이를 활성화시 키기 위해서는 첨단과학기술이 구현된 장치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보호 관찰업무를 과학화 기술화시킬 필요가 있다. 2. 형 집행 업무의 과학화 기술화 전략 추진 현황 가. 교정 업무의 과학화 기술화 법무부는 교정의 과학화 현대화라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 1 무인감시시스템 확보, 2 순찰업무의 과학화, 3 원격통합관제시스템 구현이라는 3가지 실천 목표를 설정하였다. 9) 우선, 법무부는 무인감시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안면인식 및 영상판 독이 가능한 지능형 CCTV를 설치하고, 금지구역으로의 접근 유무를 감지할 수 있 는 센서망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또한 교도관들의 순찰업무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수감자의 정서를 순화시켜 줄 수 있는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교정업무의 과학화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원격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정로봇이 투입된 현 장과 보안본부의 중앙통제실은 물론이고, 각 교정기관과 지방교정청 및 교정본부 간에 유기적인 결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교정본부는 스마트 교정 이라는 슬로건 하에 거실문자동제어시스템 10) 과 전자경비시스템 11) 을 구축하였는데, TSPB13/tspb13_02/sub_02.jsp#tab3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9) 주영도, 교정보조 서비스로봇 개발현황, 교정담론 제5권 제2호, 아시아교정포럼, 2012, 310면. 10) 종래 교도관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실문을 개방하는 단순 업무를 반복하였는데, 거실문에 전자 잠금장치를 설치한 후 이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교도관들의 업무 부담이 경감되었다. 법무부 교정본부, 대한민국 교정행정 2014, 26-27면. 교정본부 홈페이지 참조. http://www.corrections.go.kr/hp/tcor/cor_06/cor_0601/corrbook/2014corr_k.pdf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11) 수용자들의 도주나 외부인의 침투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각종 센서들을 중복적으로 설치 하고, 정전과 같은 비상상황에 시스템이 중단되지 않도록 무정전 전원장치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법무부 교정본부, 대한민국 교정행정 2014, 26-27면. 교정본부 홈페이지 참조. http://www.corrections.go.kr/hp/tcor/cor_06/cor_0601/corr book/2014corr_k.pdf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18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이러한 혁신적 기술의 도입 및 운영도 교정업무의 과학화 기술화 전략 추진의 일환 으로 평가된다. 나. 보호관찰 업무의 과학화 기술화 범죄자의 사회복귀와 갱생을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 보호관찰업무의 과학화 기술 화 전략이 설정되었는바, 외출제한명령음성감독시스템이나 전자감독제도 등은 그러 한 맥락에서 도입된 대표적인 장치이다. 종래 외출제한명령은 보호관찰관이 대상자 의 집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방문하는 방식으로 집행되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구현된 외출제한명령음성감독시스템(Curfew Supervising Voice Verification System: CVS) 12) 은 보호관찰 대상자의 집에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서 상대방의 음 성과 미리 등록된 범죄자의 음성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외출을 제한하 고 있다. 한편 2008년 9월에는 이른바 전자발찌라고 불리는 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하 여 재범위험성이 높은 성폭력범죄자를 통제하기 위한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되었다. 이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 대상범죄는 살인과 유괴, 방화 및 강도 등으로 확대 되었고, 2014년부터 법무부는 비명소리 등의 이상 징후를 미리 인지하여 대처할 수 있는 지능형 전자발찌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Ⅲ. 과학기술의 도입 현황 및 법적 쟁점 1. 과학기술의 활용 현황 가. CCTV 종래 교정시설 내 CCTV는 직접적인 법률 규정이 아닌 법무부 훈령과 보안장비 12) 외출제한명령음성감독시스템(CVS)은 컴퓨터 전화기 음성 인식기술 등 전자적 기기와 자료를 활 용하여 전자신호 자동 수 발신, 통화자의 음성분석, 전화발신지 추적 등 종합적 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하여 외출제한명령이 부과되어진 대상자가 특정시간에 주거지에 거주하는지의 여부를 검증하 는 첨단시스템이다.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81 관리규정 및 법무시설기준규칙에 근거하여 설치 운영되었다. 그러나 2004년 7월 수형자에 의해 교도관이 살해되는 사건 13) 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법무부는 같은 해 11월에 특별관리대상자 수용관리계획 을 수립 시행하였고, 이듬해 8월에 법무부 예규로 특별관리대상자 관리지침 을 제정 시행하였다. 동 지침은 합리적이고 효율 적인 수용관리를 통해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조직폭력사범과 마약 류사범, 중점관리대상자 및 엄중격리대상자 14) 를 특별관리대상자로 지정하여 특별처 우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특별관리대상자 관리지침 제3조). 또한 엄중격리대상자 는 엄중격리 사동에 독거 수용되는데, 자해나 자살 방지를 위해 엄중격리 사동의 수 용거실에는 CCTV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동 지침 제53조 제1항, 제3항). 나. 로봇 교도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로봇 교도관 의 개발 및 도입을 추진한바 있다. 15) 로봇 교도관은 2011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했던 융복합기술기반 교정 교화서비스로봇 개발사업 중 일부로서 총 1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개발되었 13) 2004년 7월 상해치사죄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수형자가 교도관들로 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교도관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교도관 살해 수행자에 무기징역, 한겨레신문 2006년 9월 8일자, http://www. 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55302.html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14) 엄중격리대상자란 1 상습적으로 다른 수용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자, 2 교도관을 폭행 또는 협 박하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로서 동종의 규율위반행위를 할 위험성이 현저한 자, 3 상습적 으로 자해 또는 이물질을 섭취하는 등 수용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 4 조직폭력사범으로 다른 수용자를 괴롭히거나 세력을 규합하는 등 수용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 5 상습적으로 기물을 파손하고 소란 등을 일으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자, 6 도주전력자로서 도주의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7 기타 수용자분류처우규칙 제14조 내지 제17조에 따른 개선급 C급, 관리급 g3, g4급 해당자로서 엄중격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로서(특별관리대상자 관리지침 제49조), 소장 이 분류처우회의의 심의를 거쳐 수형자를 관리하고 있는 직원 또는 감독자의 의견을 참작하여 지정한다(동 지침 제50조). 15) Robotic prison wardens to patrol South Korean prison, BBC NEWS, 2015. 11. 25, http://www.bbc.com/news/technology-15893772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Robo- Guard: Robot Prison Guard Is The First Of Its Kind, The Huffington Post, 2012. 4. 16, http://www. huffingtonpost.com/2012/04/16/robo-guard-prison-south-korea_n_1428736.html (2016년 5월 30 일 최종접속)

18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다. 150cm 신장에 70kg 체중을 가진 로봇 교도관은 몸체에 부착된 4개의 바퀴를 움직여 사람의 보행과 비슷한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고, 얼굴 부위에는 영상을 감지 하고 이상행동을 판별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되어 있었다. 또한 로봇 교도관은 음원 추적 및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수용자들의 얼굴과 행동 등을 통합적으로 인식한 후 다른 사람과 구별할 수 있었고, 비상시에는 즉각적으로 그 사실을 중앙통제실에 통 보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16) 교정의 과학화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로봇 교도관의 개발 도입 계획은 반복되는 순찰이나 위험한 업무 등에 로봇을 투입시킴으로써 교정 분야의 인적 자원을 확보 하고, 교도관들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2012년 4월부터 포항교도소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한 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던 로봇 교도관 도입 계획은 시범 운용 자체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사실상 백지화되었 다. 로봇 교도관 도입과 관련해서는 교정시설 내 인간적 교감의 부재와 인권침해의 문제 등이 사업 착수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정작 이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던 직접적인 이유는 야간 순찰 시에 발생하는 소음이나 기계적 결함 및 오 작동의 문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 스마트접견시스템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교통은 수형자의 교화 및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필요한 처우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교도소는 수형자의 도주가 용이하지 않은 도심 외곽 에 위치해 있는바, 원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로서는 교도소 방문을 위해 적지 않은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이에 법무부는 수형자의 가족이나 친지 등이 대상자가 수용되어 있는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수형자의 모습을 보면서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화상접견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동 시스템은 수형자의 가족 등이 자 신의 거주지 인근에 위치해 있는 교정시설을 방문하면 교정시설 간에 설치되어 있 16) 보안본부의 중앙통제실은 로봇을 통해 교도소 내 상황을 감시할 수 있었고, 필요에 따라 로봇을 원격으로 조정할 수도 있었다. Robot Prison Guards Roll Out, The Wall Street Journal, 2011. 11. 24, http://blogs.wsj.com/korearealtime/2011/11/24/robot-prison-guards-roll-out/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83 는 전산망을 통해서 원거리에 있는 수형자의 모습을 보면서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구현되어 있다. 원격화상접견제도는 2000년에 최초로 수원교도소와 김천소년교도 소 사이에서 시범 운영되었고, 2001년에는 부산교도소와 영등포 교도소 등 5개 기 관으로 확대되었으며, 2003년 3월부터는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17) 나아가 법무 부는 2012년에 인터넷접견시스템을 구축하였는데, 이로 인해 수형자의 가족 등은 거주지 인근에 있는 교정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가정에 있는 인터넷 PC를 이용하여 원격지에 있는 수형자를 화상으로 접견할 수 있게 되었다. 18) 라. 원격화상진료시스템 수형자는 교정시설 내에서 의사와 간호사에 의한 의료 처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의학 분야는 그 전공이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교정시설 내의 의료진으로부터 모 든 질병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는 없다. 이에 외부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희망하는 수형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송을 위한 계호 인력의 부족 등으로 인 해 수형자들에게 적극적인 의료 처우를 제공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 다. 19)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5년 법무부는 외부 병원진료를 희망하는 수형 자나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수형자 등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 의료진에 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즉, 교정시설과 협력병 원 간에 전자의료장비를 설치한 후 교정시설 내의 수형자가 화상으로 협력병원 전 17) 원격화상접견은 전국의 모든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수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동일민원인에 의한 동일수용자의 화상접견은 1일 1회로 제한되며, 1인의 민원인이 같은 날에 2명 이상의 각각 다른 수용자를 화상으로 접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화상접견도 접견횟수에 포함되며, 교도관 이 참여하는 등 일반접견과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화상접견은 평일 및 토요일에 실시하고,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해서 예약신청을 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인근 교정시설로 직접 찾아가서 신청 할 수 있다. 민원인이 화상접견을 신청할 때에는 우선 접견하고자 하는 수용자가 어느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신청인은 예약된 화상접견시간 10분전까지 방문이 예정된 교정시 설의 민원실에 도착해서 담당직원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18) 도입 당시 인터넷접견제도는 S1, S2 수형자가 유료로 이용할 수 있었으나, 2016년 법무부는 동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를 S3 수형자로까지 확대하고(S4는 처우상 특히 필요한 경우에 허 용), 외부업체 시스템 대신에 자체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무료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교정본부, 2016 업무 추진 계획, 2016. 1. 15, 16-17면. 19) 수형자들이 외부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나가기 위해서는 2~3명의 교도관들이 동행해야 하는데, 보안 인력 부족으로 인해 외부 의료시설에서의 진료가 지연되는 것이다.

18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20) 동 시스템을 통해 수 형자들은 보다 용이하게 외부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교정시설 내 보안 인력의 부족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되었다. 2015년 기준으로 원격화상진료 시스템은 30개의 교정기관에 구축되어 있는데, 21) 2016년 교정본부는 2개 기관에 추가로 동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22) 마. 위치추적 전자장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재범위험성이 높은 특정 범죄자의 신체에 전자장치를 부착 하여 대상자의 위치를 24시간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의 감독을 통해 재범을 억제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인공위성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등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동 제도는 전자발찌 대상자의 현재 위치와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에 활용함으로써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 다. 초창기 성폭력범죄자를 대상으로 도입되었던 전자감독시스템의 시행 전 후로 각 5년 동안의 성폭력범죄 재범률을 비교해 본 결과, 전자발찌 부착자의 수는 증가 하였으나, 동종 범죄 재범률은 14.1%에서 1.7%로 급감한 후 지금까지 2% 가량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 그러나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의 위치정 보만으로 상황을 판단하여 재범을 방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 고, 24) 이에 법무부는 비명소리 등의 이상 징후를 미리 인지하여 대처할 수 있는 지 20) 교정본부 홈페이지 참조. https://www.corrections.go.kr/hp/tcor/cor_05/cor_5030.jsp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21) 원격진료 교정기관 30곳으로 확대, 대한변협신문 559호, 2015. 9. 21.; 원격의료로 공공의료 실현, 만족도 83-88%, 임상적 유효성도 확인,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 2016년 1월 27일자, 3면. 22) 교정본부, 2016 업무 추진 계획, 16면. 23) 김현웅 법무장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범죄대응시스템 의 혁신적 변화 필요성 강조, 법무부 보도자료, 2015년 7월 29일자, 5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홈페이지 참조. http://webcache. 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o-eo-crqmeij:www.cppb.go.kr/hp/com/bbs_01/downl oad.do%3ffiledir%3d/attach/spb/f2015/%26userfilename%3d150727.hwp%26systemfilena me%3d20150812233033_1_150727.hwp+&cd=2&hl=ko&ct=clnk&gl=kr (2016년 5월 30일 최 종접속) 24) 곽태경 김태환 차민규 홍준수, 지능형 전자발찌 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관한 연구, 한국재난정보 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한국재난정보학회, 2014. 5. 30, 284면.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85 능형 전자발찌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 법적 쟁점 교정 분야에서 수용자의 처우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할 경우에 는 상대적으로 법적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적다. 반면 수용자의 감시나 계호를 위 하여 과학기술이 활용될 경우에는 교정시설 내 안전과 질서의 확보라는 목적과 수 용자의 인권 침해라는 문제를 두고 첨예한 입장 대립이 전개되기도 한다. 2004년 10월 1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구금시설 수용거실에 CCTV를 설치하여 24시간 감시하는 것은 수용자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였는바, 법무부장관에게 CCTV 설치에 관한 법률적 근거와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교도소장 등 에게는 법적 근거와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CCTV의 촬영 범위를 최소화하고 인권 침해 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25)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는 시설 내 질서 유지와 사고방지라는 CCTV의 설치 목적에는 공감했으나, CCTV 감시의 경우 재 생이 가능하고 그 내용을 무제한으로 복사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 제공 또는 유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한 CCTV는 특정 부분이나 부위를 확대 축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편집이 가능하고, 24시간 촬영을 통해 수용자의 사생활이 과 도하게 침해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였다. 26)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이 제기된 직후 엄중격리 대상자의 수용 거실에 CCTV를 설치하여 24시간 감시하는 행위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 소원이 제기되었다. 27) 재판관 9인 중 5인은 이 사건 CCTV 설치행위는 수형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근거도 없이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 시행되었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재판관 4인은 CCTV 설치를 직접적으로 허용한 법률 규정은 없지만, 행형법이 수형자를 격리하 25) 2004. 10. 12. 자 03진인833, 971, 5806 병합결정 구금시설 수용거실 내 CCTV 설치 운영 등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 공보 제2권 제6호, 2004. 12. 15. 26) 박병식, 교정사고의 예방과 CCTV 계호에 대한 연구 - 헌법재판소 결정을 중심으로 -, 교정담론 제6권 2호, 아시아교정포럼, 2012, 64-65면. 27) 헌법재판소 2008. 5. 29, 2005헌마137.

18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여 교정 교화하도록 규정하면서 그러한 계호활동을 위해 계구나 무기사용 등의 강 제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특별관리대상자 또는 엄중격리대상자와 같이 위험성이 큰 수형자에 대해서는 시선계호가 필요한데, 부족한 인력 문제를 극복하여 계호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자 CCTV를 설치 한 것은 교정사고를 방지하고 수용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인바, 이는 교도관의 육 안에 의한 시선계호가 CCTV 장비에 의한 시선계호로 대체된 것에 불과하다고 판 단하였다. 28) 특히, 이 사건 CCTV로 녹화된 자료들이 교정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 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특별히 저장을 하지 않는 이상 녹화된 기록은 1~2주 이내에 자동으로 삭제된다는 점도 합헌의 근거로 제시되었다. 29) 이 사건은 합헌의견을 내 놓은 재판관(4인)보다 위헌의견을 내놓은 재판관(5인)이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헌 결정 정족수(6인)에 미치지 못하여 합헌으로 결정되었다. 한편 이 사건이 계속 중이던 2007년 12월 21일에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 에 관한 법률 이 전부 개정되면서 CCTV 등 전자영상장비를 이용하여 수용자를 계 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고, 30) CCTV와 같은 영상정보처리기기의 거실 설치에 대한 근거도 명확히 규정되었다. 31) 이후 2011년 CCTV 계호행위에 대한 헌 법소원이 또 다시 제기되었는데, 청구인은 CCTV 계호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위 배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며, 녹화된 영 상정보가 유출되어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된다 고 주장하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동 행위는 사생활의 비밀 및 자 28) 나아가 이 사건 CCTV 카메라는 상하좌우 이동기능이나 줌 기능이 없어서 특정부분을 확대하거나 정밀하게 촬영할 수 없고 관찰모니터는 소리 없이 화면만 나타나며, 약 50cm 내외의 사각지대가 존재하여 옷을 갈아입는 사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독거실 내의 화장실은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 CCTV를 통해 수형자의 하반신은 관찰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헌법재판소 2008. 5. 29, 2005헌마137. 29) 헌법재판소 2008. 5. 29, 2005헌마137. 30) 교도관은 자살 자해 도주 폭행 손괴, 그밖에 수용자의 생명 신체를 해하거나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수용자 또는 시설을 계호할 수 있다. 다만 전자영상장비로 거실에 있는 수용자를 계호하는 것은 자살 등의 우려가 큰 때에만 할 수 있다(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4조 제1항). 31) 영상정보처리기기 카메라는 교정시설의 주벽 감시대 울타리 운동장 거실 작업장 접견실 전화 실 조사실 진료실 복도 통용문, 그밖에 제94조 제1항에 따라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계호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장소에 설치한다(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62조).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87 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32) 보호관찰 분야에서는 지능형 전자발찌의 인권침해 가능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14년 개발에 착수된 지능형 전자발찌는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 와 범죄징후 사전알림시스템 으로 구성되는데,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 는 부착자의 음주여부 나 가속도 및 외부의 비명소리 등을 감지한다. 또한 범죄징후 사전알림시스템 은 과거의 범죄수법이나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의 행동 특성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한 후, 이를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로부터 수신되는 정보와 실시간으로 비교 분 석하여 범죄징후를 감지하게 된다. 33) 지능형 전자발찌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진행된 조사 34) 에서, 일반인의 경우 전체 응답자 중 90% 이상이 동 장치가 범죄 해 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35) 또한 전문가 집단 내에서도 응답자 중 84% 가량이 범죄 해결을 위해 지능형 전자발찌가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인 식하였다. 36) 향후 보호관찰 분야에서 지능형 전자발찌가 기존의 범죄대응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으나, 이로 인해 부착 대상자의 인권 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즉, 대상자가 운동을 할 때에 도 심장박동이나 가속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영화 관람이나 TV 시청 중에 비명 소리가 감지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로부터 다양한 정 보를 취득하여 범죄징후를 분석하는 것은 부착 대상자의 인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 는 것이다. 지능형 전자발찌의 도입 및 활용을 위해서는 그 개발 단계에서부터 제도 32) 헌법재판소 2011. 9. 29, 2010헌마413. 33) 법무부는 지능형 전자발찌를 이용하여 범죄자를 엄정감독하기 위해 2016년 말 개발을 완료할 예정 이며, 범죄징후 사전예측시스템은 2017년 말까지 구축될 예정이라고 한다. 법질서 확립으로 국가 혁신의 든든한 토대 마련-법무부, 2016년 업무보고 주요 내용, 법무부 보도자료 2016년 1월 26일 자, 9-10면, 법무부 홈페이지 참조. http://m.moj.go.kr/hp/com/bbs_03/listshowdata.do?strnbod Cd=noti0005&strWrtNo=3626&strAnsNo=A&strFilePath=&strRtnURL=MOJM30200000&strOr ggbncd=100000&strorggbncd_home=100000&strthispage=2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34) 2015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의 선진화 방안(Ⅵ) 연구를 통해 일반인 과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및 형사정책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능형 로봇기술에 대한 이해도 와 수용도 등을 파악하고자 인식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를 토대로 동 기술의 형사정책적인 활용 가능성을 진단하였다.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 의 선진화 방안(Ⅵ),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5 참조. 35)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앞의 보고서, 254-255면. 36)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앞의 보고서, 256-257면.

18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의 위헌소지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하는바, 수집되는 정보의 적절성과 함께 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장치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Ⅵ.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첨단과학기술 활용 가능성 전망 1. 도입 가능한 기술 전망 가. 사물인터넷(IoT) 1) 대상자 감시 및 관리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이 연결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가 상호 소통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가 교정이나 보호관찰 단계에서 활용될 수 있 다. 사물인터넷 37) 구축의 주요 요소가 되는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 n) 38) 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대상이 되는 사물 등에 RFID 태 그를 부착하고 전파를 사용하여 해당 사물 등의 식별정보 및 주변 환경정보를 인식 하여 원하는 정보를 수집 저장 가공 및 활용하는 동 시스템은 지하철이나 버스 교 통카드 등에 적용되고 있다. 39) RFID는 교정이나 보호관찰 단계에서 대상자를 관리하거나 감시하는데 활용될 37)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란 사람과 사물, 공간, 데이터 등이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되 어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인터넷이라는 용어는 1999년에 매사추세 츠 공과 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오토 아이디 센터(Auto-ID Center) 소장이던 캐빈 애시턴(Kevin Ashton)에 의해 최초로 사용되었는데, 그는 RFID와 기타 센서를 일상 생활 속 사물에 탑재함으로써 사물인터넷이 구축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Alex Wood, The internet of things is revolutionizing our lives, but standards are a must, The Guardian, 31 March 2015, http://www.theguardian.com/media-network/2015/mar/31/the-internet-of-things-is-revolutionisingour-lives-but-standards-are-a-must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권헌영,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법적장애 개선방안, 한국경제연구원, 2015, 8면. 38) RFID는 자동식별 및 추적을 위해서 대상에 부착된 태그(tag)로부터 데이터를 전송하는 무선 주파 수 전자기장을 사용하는 무선 비접촉 시스템을 말한다. 39) 이경현 박영호, IT 융합을 위한 RFID/USN 응용과 보안, 한티미디어, 2010, 24면.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89 수 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칼리파트리아(Calipatria) 교도소에서는 RFID를 이용해 서 재소자의 탈출이나 폭동을 예방하고 있다고 한다. 40) 이 교도소의 수감자들은 RFID 전송기를 팔찌형태로 착용하고 있고 교도관들은 벨트 형태로 착용하고 있는 데, 2초 단위로 신호를 보내는 전송기를 통해 중앙통제소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추 적할 수 있다. 전송기의 신호를 포착하는 60여개의 리더가 교도소 주위나 건물 내 에 설치되어 있어서 수감자의 출입금지구역 접근 등이 자동으로 통제되고 있고, 수 감자로부터 위협을 받는 교도관은 전송기에 부착된 긴급버튼을 눌러 그 위치를 알 릴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도입될 당시 자신들의 위치가 추적되는 것에 부담을 느 낀 교도관들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교도소 측이 교도관의 동의 없이 해당 데이 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시스템은 원활히 구축될 수 있었다. 41)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의 육안에 의존한 경비 방식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센서네트 워크에 기반한 수용자 관리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RFID를 활용해 수용자 출입관 리와 계호관리 업무를 효율화할 뿐만 아니라 수용자가 스스로 자신의 영치금 등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42) 동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보안 관련 업무량의 감소로 인해 인력확보 및 비용절감이 이루어질 것 으로 기대되고, 수용자의 도주나 무단이탈 등의 사고도 효과적으로 방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 가택구금형 전자감독 전자감독의 초기 형태는 교정시설 내 구금형을 대체하여 가석방을 활성화시키는 형 벌 완화적인 성격이 강했다. 43) 우리나라는 전자감독제도를 도입한 국가들 중에서 초창 기 형태의 가택구금형 전자감독을 실시하지 않고 곧바로 GPS(Global Positioning 40) RFID Reforms Prison Management, RFID Journal, Jul. 1, 2002, http://www.rfidjournal. com/articles/view?192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41) 한국전산원, IT 신기술 적용 해외사례 조사, 2004, 52-54면. 42) 법무부 기획조정실[정보화담당관실], 법무정보화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 이행과제 검토회의 자료, 2013. 10. 11, 147면. 43) 이형섭,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 시행 5년의 현황과 과제, 보호관찰 제13권 제1호, 한국보호관찰 학회, 2013, 152면.

19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System) 기반의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을 도입한 이례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단기 자유형의 폐해를 극복하고, 가석방제도를 실질화하면서, 교정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서는 이른바 시설 내 구금형에 대한 후문형 옵션으로 가택구금형 전자감독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여성 수용자가 출산을 할 경우 일정기간 동안 교정시설 내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데, 이는 자녀의 사회화나 수용자의 재사회화를 도모 하는 긍정적인 장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행형시설 내에서 아이가 양육됨으로써 영 유아의 수감이라는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바, 44) 가택구 금형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통상 가택구금에 는 무선주파수(RF) 방식이 적용되나, 막강한 IT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사물 인터넷을 활용해서 보다 효과적인 가택구금제도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 인공지능 1) 대상자 처우 인공지능은 교정시설에서 수형자 처우의 일환으로 그 활용 방안이 다양하게 모색 될 수 있다. 우선 언어소통이 문제되는 외국인 수형자의 처우를 위해 동시통역 기능 이 탑재된 서비스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새로 운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인해 동시통역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향후 이러 한 기능이 탑재된 교정로봇은 외국인 수형자 처우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 을 것이다. 또한 지능형 로봇은 교정시설 안에 있는 의사나 간호사 등의 업무를 지 원하는 형태로 도입될 수 있다. 교정시설에는 수형자의 건강관리 및 환자 진료를 위 해 의사나 간호사 등의 전문 의료인이 배치되어 있고, 필요한 경우 외부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계호나 호송의 어려움으로 인 해 외부진료를 받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이에 수형자가 외부병원으로 나가지 않더 라도 교정시설 내에서 협력병원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데, 의료로봇이 도입될 경우 교정시설 내 의료 처우가 보다 원활하게 44) 클라우스 라우벤탈 저, 신양균 김태명 조기영 공역, 독일행형법,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 397면.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91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엔진인 IBM의 왓슨(Watson)은 딥러 닝을 통해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는데, 45) 현재 왓슨은 미국 내 일부 암센터에서 방 대한 진료기록을 분석한 후 최적의 치료법을 의사에게 제안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원격화상진료시스템과 더불어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이 교정시설 내에서 활용 된다면 아픈 수형자들에게 보다 적절한 의료 처우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2) 대상자 분류 및 관리 미국의 다수 은행들은 왓슨(Watson)을 이용해서 고객의 금융거래내역과 인터넷 서비스 이용 데이터 등을 취합 및 분석하여 고객별 파일을 만들고 있는데, 46) 이러 한 기능은 교정업무 중 분류심사나 교정재범예측지표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형자의 재범위험성을 감소시키고 보다 효율적으로 수용 관리를 하기 위해 경비등급별 분류수용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분류심사는 분류조사와 분류검사로 구성되는데, 전자는 수형자의 개인 신상에 대하여 조사하는 것이고, 후 자는 인성이나 지능 및 적성검사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은 이 러한 과정을 통해 수형자의 처우등급을 산정하여 수용될 시설이나 계호의 정도 및 작업의 종류 등을 구분하는 업무와 수형기간 중에 재심사를 통해 개선의 정도에 따 라 수형자 처우의 등급을 조정하는 업무를 효과적으로 보조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 라는 재범위험성을 조기에 예측하여 사회방위의 효과를 높이고자 교정재범예측지표 (Correctional Recidivism Prediction Index: CO-REPI)를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적 용하고 있는데, 인공지능은 이러한 지표의 개선 및 그 분류 과정에서도 활용될 수 45) IBM사의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인 왓슨(Watson)은 구조화된 자료는 물론이고 자연어로 기록된 자료까지 인식할 수 있으며, 현재 1초에 80조번에 이르는 연산능력을 갖추고 1초에 책 100만권 분량의 빅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일본의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에 탑재되기도 하였다. 46) 10 innovative businesses using IBM Watson: Which companies are using Watson s big data and analytics to power their business?, COMPUTERWORLD UK, April 27, 2016, http://www. computerworlduk.com/galleries/it-vendors/9-innovative-ways-companies-are-using-ibm-watson-3 585847/#5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Global Banks Turn to IBM SPSS Predictive Analytics to Improve Customer Relationships, EON(Enhanced Online News), February 11, 2010, http://www.enhancedonlinenews.com/news/eon/20100211006485/en (2016년 5월 30일 최종접속)

19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있을 것이다. 다. 로봇기술 1) 교정로봇 일본은 민영교도소를 중심으로 수용자 처우를 위해 서비스 로봇을 활용하고 있 다. 일본 시마네현 하마다시의 민영교도소인 시마네 아사히 사회복귀촉진센터( 島 根 あさひ 社 会 復 帰 促 進 センター) 에서는 배식이나 식기반납업무에 로봇이 활용되 고 있고, 야마구치현 미네시에 있는 민영교도소 미네 사회복귀촉진센터( 美 祢 社 会 復 帰 促 進 センター) 에서는 식기반납 및 단순 순찰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이 도입되 어 있다. 47) 우리나라의 경우 교정단계에서 로봇기술을 활용하려던 첫 시도는 졸속 개발 및 도입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피로도가 높은 교정 업무의 특성과 첨단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향후 새로운 형태의 지능형 로봇이 교도소 내 감시업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교정 업무에 활용될 순찰로 봇은 소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하고, 단순히 이상행동을 확인 하는 수준을 넘어서 수용자의 체온이나 동공, 목소리, 얼굴 표정 등의 다양한 정보 를 인식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그 신뢰도를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48) 2) 보호관찰용 드론 성폭력범죄를 대상으로 도입되었던 전자감독제도는 현재 유괴와 살인 및 강도로 그 대상범죄가 확대되어 있다. 이에 법무부는 주간 야간 구분 없이 상시로 전자장 치 부착자의 위치를 감독하고, 수시로 발생하는 위험경보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자 24시간 운영 체제를 갖춘 전자감독 신속대응팀을 2013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47) 田 嶋 義 介 岩 本 浩 史 松 永 桂 子, PFI 方 式 による 刑 務 所 についての 研 究 ノート, 総 合 政 策 論 叢 第 13 号, 島 根 県 立 大 学 総 合 政 策 学 会, 2007 年 3 月, 216 頁, 刑 のかたち ⑴ 上, 選 別 される 受 刑 者 PFI 刑 務 所, 西 日 本 新 聞 2012. 10. 19, http://www. nishinippon.co.jp/feature/sin_rehabili/article/ 16585 (2016년 5월 2일 최종접속) 48)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앞의 보고서, 429면.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93 증가하는 보호관찰 업무를 고려할 때 49)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방안이 모색될 것이 요청되는데, 위험경보 발생 시 전자감독 신속대응팀의 업무 보조를 위해 현장 출동 이나 현재지 감독 등에 드론을 투입시킬 수 있다. 향후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가 도입될 경우 지금보다 빈번하게 위험경보가 발생함으로써 보호관찰관의 현장 출동 및 확인 업무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보호관찰관의 업무를 보조하는 현장 출 동용 드론은 지능형 전자발찌의 활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보완해주는 적절한 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맥박의 변화나 비명소리가 발생한 경우 목소리나 얼굴인식 기능이 탑재된 드론을 활용하는 것이 보호관찰관에 의한 대면 확인이나 출동에 비 해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의 인권보호에 친화적일 수 있으므로 보호관찰용 출동 드 론의 도입은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과 녹화 기능을 분리하고, 상황에 따라 각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생활 보 호나 정보보호를 위한 기술적 장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2. 기술 도입 시 고려사항 가. 첨단과학기술 활용의 근거 규정 마련 과거에는 특별권력관계의 속성을 중시하여 수형자를 교정행정의 객체로 파악하 고 그 기본권 보호에 소홀한 경향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수형자도 일반 국민과 같 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향유하는 주체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범죄예방이나 수 사단계에 비해 교정이나 보호관찰 단계는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되었거나 범죄혐의 가 짙은 자가 그 대상이 되므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논 란이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수형자에 대한 특별한 제약은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지나친 인권침해는 위헌이 된다. 요컨대, 구금으로 인하 여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기본권 제한은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기본권을 제한 하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으며, 구금 그 자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기본권 제한 이외에 다른 고통이나 제재를 가하여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50) 49) 2014년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재발방지 및 치료를 위하여 아동학대범죄자를 보호관찰 대상자로 편 입시켰다.

19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교정이나 보호관찰에서 대상자의 관리나 감시 등을 위해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 기 위해서는 그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앞서 교도소 내 CCTV 설치행위 에 대해서 헌법재판소는 CCTV는 교도관의 시선에 의한 감시를 대신하는 기술적 장비에 불과하므로, 일반적인 계호활동을 허용하는 법률 규정에 의해 허용된다고 판시하였다. 당초 합헌의견보다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 수가 더 많아서 여전히 위헌 소지가 있었던 이 문제는 CCTV 등을 이용한 수형자 계호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 련되면서 명쾌하게 해결되었다. 소모적인 법적 공방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전에 해당 기술의 성격과 발생 가능한 효과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그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된다. 예컨대, 로봇 교도관을 재도입하기 위해서는 그 지위와 기능이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 교도관직무규칙상 교도관이란 1 수용자의 구금 및 형의 집행, 2 수용자의 지 도, 처우 및 계호, 3 수용자의 보건 및 위생, 4 수형자의 교도작업 및 직업능력개 발훈련, 5 수형자의 교육 교화프로그램 및 사회복귀 지원, 6 수형자의 분류심사 및 가석방, 7 교도소 구치소 및 그 지소의 경계 및 운영 관리, 8 그 밖의 교정행정 에 관한 사항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말하므로(교도관 직무규칙 제2조), 소위 로봇 교도관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지능수준과 무관하게 교도관의 직무수행을 보조하는 장치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교도소 내를 순찰 하며 계호 업무에 투입되는 로봇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에 그 근거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현재 동법은 전자장비를 이용한 계호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4조), 51) 이미 도입이 50) 헌법재판소 2005. 5. 26, 2001헌마514. 51)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4조(전자장비를 이용한 계호) 1 교도관은 자살 자해 도주 폭행 손괴, 그 밖에 수용자의 생명 신체를 해하거나 시설의 안전 또 는 질서를 해하는 행위(이하 자살 등 이라 함)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수용자 또는 시설을 계호할 수 있다. 다만, 전자영상장비로 거실에 있는 수용자를 계호하 는 것은 자살 등의 우려가 큰 때에만 할 수 있다. 2제1항 단서에 따라 거실에 있는 수용자를 전자영상장비로 계호하는 경우에는 계호직원 계호시 간 및 계호대상 등을 기록하여야 한다. 이 경우 수용자가 여성이면 여성교도관이 계호하여야 한다. 3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계호하는 경우에는 피계호자의 인권이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4 전자장비의 종류 설치장소 사용방법 및 녹화기록물의 관리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 령으로 정한다.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95 추진된바 있는 로봇 교도관의 경우 전자영상장비와 함께 음성인식기능까지 탑재하 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래의 전자장비에 비해 그 이용 요건을 강화시켜야 한다 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전자영상장비와 같이 상시적인 계호가 이루 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주기로 투입되어 교도소 내를 순찰하는 것이라면 보다 완 화된 요건 하에서 이용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나. 정보보호 및 기술의 오남용 방지 규정 정비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공지능, 로봇기술, 사물인터넷 등은 각종 센서를 통 해 주변정보를 수집하거나 수집된 대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는 중요한 법적 쟁점으로 대두될 것이 다. 구금시설 수용거실에 설치된 CCTV에 대한 헌법소원에서도 녹화된 수형자의 영상정보 유출 가능성이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수집된 정보의 목적 외 사용과 보관 기간 및 폐기 등을 두고 제기되었던 논란은 법무부가 녹화된 영상정보의 무단유출 을 방지하기 위해 영상정보의 보존, 관리 및 운영에 대한 영상보호시스템 운영 계획 을 수립하여 운영하면서 일단락되었다. 교정이나 보호관찰 분야에 새로운 첨단과학 기술을 도입하기 전에는 관련 정보의 수집 및 이용 방법과 관리의 주체에 대해 명 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이 전자감독 등에 활용될 경우, 사물과 사물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국가기관과 민간기업 및 정보주체 간에 정보에 대한 권한이나 관리 책임을 두고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이러한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첨단과학기술의 사용으로 인 해 수집된 정보의 보유기간을 제한하고, 그 과정에서 침해된 타인의 권리를 구제하는 방안도 논의되어야 하며, 교도소나 보호관찰소 등 법집행기관의 장치 보유 및 그 사 용 현황에 대한 감독이나 관련 정보의 공개를 위한 근거 규정도 정비되어야 한다. 다. 보안체계 정비 교정과 보호관찰 분야에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보보호가 강화되 어야 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실국본부 전산실을 운영함으

19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로써 타 부처에 비해 정보시스템의 개발이나 운영을 외주업체에 위탁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순환보직제도로 인하여 업무를 지속하거나 인수인계하 는 과정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52) 또한 인터넷 화상접견이나 인터넷 서 신 등 온라인을 통한 대국민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대외적 보안위험도 증가하고 있는 데, 형 집행 정보나 출입국 심사 정보 등 민감한 행정정보가 막대하게 집적되어 있 는 시스템에 대해 해킹이 이루어질 경우 그 피해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해킹은 물론 이고 내부 담당자의 실수로 인한 정보보안 사고나 외주업체 업무담당자에 의한 정 보유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교정이나 보호관찰 부분의 정보보안 조직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라. 인본주의적 교정 교화 형 집행 단계의 과학화 기술화로 인해 제기되는 인본주의적 쟁점은 형 집행 담당 공무원과 집행 대상자 간의 관계 단절로 인해 수용자나 피보호관찰자가 형사사법체 계 내에서 소외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무정한 감시와 따뜻한 교화는 서로 모순되 고, 감시카메라를 통해 교도관들이 투명인간으로 되어버린다 는 비판은 이러한 우 려를 잘 반영하고 있다. 53) 그러나 기술의 도입이 논리필연적으로 인간의 주체성 상 실이나 소외 및 인간적 상호관계의 부재로 이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첨 단과학기술의 도입 여부 자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형 집행 대상자들의 의사가 반 영되지는 않으나, 이는 비단 교정이나 보호관찰 분야에 한정된 일이 아니다. 의회주 의 하에 최종적인 정치적 정책적 결정은 일반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은 국회 나 대통령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기계에 의해 감시를 받으면서 생기는 거부감이나 공포 54) 는 통상 인간이 과학기 52) 법무부 기획조정실[정보화담당관실], 앞의 자료, 246면. 53) 적소화( 狄 小 華 ), 감옥관리의 정보화: 도전과 대응, 교정담론 제6권 제1호, 아시아교정포럼, 2012, 60면. 54) 기계에 대한 공포는 산업혁명의 당시에 발생했던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에서 잘 드러 난다. 1810년대 기계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직물노동자 집단인 러다이트 (Luddite)가 자동베틀을 파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이후로 러다이트 라는 말은 신기술 반대 자 를 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97 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이를 향유하지 못하는 문화적 지체(culture lag)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형 집행 단계에 첨단과학기술을 도입할 때에는 해당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완화될 수 있도록 충분한 계도기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한편, 교정이나 보호관찰의 과학화 기술화는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추진 되고 있지만,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수용자나 보호관찰 대상자의 처우가 향상될 수 있고, 효율화로 인해 확보된 인력을 투입하여 인본주의적인 교정 교화를 실현하는 것이 보다 궁극적인 목표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Ⅴ. 결 론 공상 과학 영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던 인공지능이나 로봇공학 및 사물인터넷 등에 관한 언론 기사가 최근 들어 IT나 과학 분야의 주요 뉴스로 연일 보도되고 있 다. 산업화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탈바꿈시킨 제3차 산업혁명에서 인터넷 등의 정 보통신 기술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과거 산 업혁명이 농업이나 수공업에서 공업과 제조업으로 단계적 발전을 해나간 것에 반 해,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은 그 규모나 복잡성의 측면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 을 수준의 극명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제4차 산업혁명 을 주도할 인공지능이나 로봇공학, 나노기술, 바이오공학,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 터넷, 3-D 프린팅 등의 첨단기술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속도로 혁신을 거 듭하고 있다. 거대한 변화의 서막이 감지되고 있는 지금, 형사사법 분야에서도 이러 한 첨단과학기술들로 인해 제기될 법적 쟁점들을 도출하고, 그 적용 방안을 자유롭 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형법의 보충성이나 최후 수단성은 법익 보호와 관련해서 문제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사법 분야에서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고 선제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여전히 낯설다. 첨단과 학기술이 형 집행 과정의 효율화 및 집행 대상자의 처우 향상을 위해 적용되고, 그 과정에서 문화적 지체 현상이 수월하게 극복될 수 있도록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들에 대한 법적 사회적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19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참고문헌 [국내문헌] 이경현 박영호, IT 융합을 위한 RFID/USN 응용과 보안, 한티미디어, 2010. 클라우스 라우벤탈 저, 신양균 김태명 조기영 공역, 독일행형법, 한국형사정책연구 원, 2010. Simson Garfinkel Beth Rosenberg 저, 김호원 외 역, RFID 응용기술과 보안, 그리 고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지&선, 2007. 곽태경 김태환 차민규 홍준수, 지능형 전자발찌 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관한 연구, 한국재난정보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한국재난정보학회, 2014. 5. 30. 박병식, 교정사고의 예방과 CCTV 계호에 대한 연구 헌법재판소 결정을 중심으 로, 교정담론 제6권 제2호, 아시아교정포럼, 2012. 한영수, 과밀수용 해소방안의 모색, 형사정책 제12권 제1호, 한국형사정책학회, 2000. 이형섭,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 시행 5년의 현황과 과제, 보호관찰 제13권 제1호, 한국보호관찰학회, 2013. 적소화( 狄 小 華 ), 감옥관리의 정보화: 도전과 대응, 교정담론 제6권 제1호, 아시아 교정포럼, 2012. 조극훈, 교정행정에서 과학기술 사용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교정담론 제6권 제2 호, 아시아교정포럼, 2012. 주영도, 교정보조 서비스로봇 개발현황, 교정담론 제5권 제2호, 아시아교정포럼, 2012. 황일호, 사회내 교정의 수단으로서의 전자감시제도, 교정연구 제44호, 한국교정학 회, 2009. 2004. 10. 12 자 03진인833, 971, 5806 병합결정, 구금시설 수용거실 내 CCTV 설 치 운영 등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 공보 제2권 제6호, 2004. 12. 15.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199 권헌영,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법적장애 개선방안, 한국경제연구원, 2015. 법무부 교정본부, 2016 업무 추진 계획, 2016. 1. 15. 법무부 교정본부, 대한민국 교정행정 2014, 2014. 법무부 기획조정실[정보화담당관실], 법무정보화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 이행과제 검 토회의 자료, 2013. 10. 11.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의 선진화 방안(Ⅵ),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5. 한국전산원, IT 신기술 적용 해외사례 조사, 2004. [교도소 재소자 과밀화로 몸살] 인천 대전 재소자 수용률 150% 넘겨...가석방 기 준 엄격해 급증, 한국경제신문 2015. 12. 6. 교도관 살해 수행자에 무기징역, 한겨레신문 2006. 9. 8. 김현웅 법무장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범죄대응시스템 의 혁신적 변화 필 요성 강조, 법무부 보도자료, 2015. 7. 29. 법질서 확립으로 국가혁신의 든든한 토대 마련-법무부, 2016년 업무보고 주요 내용, 법무부 보도자료 2016. 1. 26. 원격의료로 공공의료 실현, 만족도 83-88%, 임상적 유효성도 확인,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 2016. 1. 27. 원격진료 교정기관 30곳으로 확대, 대한변협신문 제559호, 2015. 9. 21. [외국문헌] Alex Wood, The internet of things is revolutionizing our lives, but standards are a must, The Guardian, 2015. 3. 31. 10 innovative businesses using IBM Watson: Which companies are using Watson s big data and analytics to power their business?, COMPUTERWORLD UK, 2016. 4. 27. Global Banks Turn to IBM SPSS Predictive Analytics to Improve Customer Relationships, EON(Enhanced Online News), 2010. 2. 11.

20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RFID Reforms Prison Management, RFID Journal, 2002. 7. 1. Robo- Guard: Robot Prison Guard Is The First Of Its Kind, The Huffington Post, 2012. 4. 16. Robot Prison Guards Roll Out, The Wall Street Journal, 2011. 11. 24. Robotic prison wardens to patrol South Korean prison, BBC NEWS, 2015. 11. 25. 刑 のかたち ⑴ 上 選 別 される 受 刑 者 PFI 刑 務 所, 西 日 本 新 聞 2012. 10. 19. 田 嶋 義 介 岩 本 浩 史 松 永 桂 子, PFI 方 式 による 刑 務 所 についての 研 究 ノート, 総 合 政 策 論 叢 第 13 号, 島 根 県 立 大 学 総 合 政 策 学 会, 2007. 3.

형 집행 단계에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201 High Technology Application at the Stage of the Execution of a Sentence Yun Jee-young* 55) The theme of 2016 World Economic forum in Davos is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led by new technologies. The promises of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contain the developmen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robotics, the Internet of Things(IoT), 3D printing and biotechnology. The successful implementation of these new technologies can help to increase the global productivity. Since the early adapter s in the fourth-generation already asks responsible actions to be prepared for the new changes, it is necessary to start a discussion to implement those techniques in the respective fields, including criminal law and criminology. It is crucial that these implementation should maximize the benefits from advanced technology, while minimizing the negative impacts. In particular, lack of human resources and facilities has long been a major problem in the field of corrections and rehabilitation, therefore the related work fields need to be done in more scientifically and technologically, in order to achieve goals in correction, rehabilitation and the protection of society. This dissertation first examines the current status and the legal issues on the introduction of new technology into the corrections and rehabilitation. Furthermore it asks the potential application of advanced technology and * Ph. D. in Law,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20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legal issues. Keywords: Artificial Intelligence(AI), High Technology, Intelligent Electronic Monitoring Anklets, Robot, Scientification of Correctional Service 투고일 :5월 31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근거규정의 이원체계에 대한 논의와 함께 56) 임 석 순* 국 문 요 약 전기통신의 이용빈도가 일반화 보편화된 만큼 전기통신에 대한 채증은 오늘날 형사절차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기통신에 대한 채증으로 인해 야기될 통신참여 자의 정보기본권 침해 내지 제한에 대해, 당사자의 정보기본권 및 알권리 보장을 위한 이른바 집행통지제도가 최근 다시금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 통신비밀보호법도 집행통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다만 내용적 측면과 구조적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내용적 측면에서 집행통지의 시점을 공소관련 처분이 있는 날로 규정하는 것은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위협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따라서 통신제한조치 등의 집행을 종료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통지해야 할 내용을 적어도 형사소송법상 구속영장 기재내용 수준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나열할 필요가 있으 며, 통지대상자도 실질적으로 통신제한조치 등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를 받는 정보주체 로 변경해 야 한다. 통지유예의 경우 공공의 안녕질서 와 같이 지나치게 추상적인 문구는 삭제하고, 유예기 간도 명확히 제한해야 할 것이다. 통지의무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유형의 집행에 대한 통지의무 불이행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통신 제한조치 및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에 대한 집행통지 유예를 하는 경우 사전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통제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할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감청 등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 제한하는 강제수사에 대한 권한은 검사만이 행사할 수 있도록 일원화해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구조적 문제는 근본적으로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을 서로 상이한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을 고려하면 감청과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은 서서히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감청과 압수 수색 검증을 경계짓는 현재성 이라는 도그마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으며, 이제는 현재성이 아닌 통신참여자의 무한정성 또는 다수성을 기준으로 전기통신에 대한 강제수사의 요건을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주제어: 전기통신, 통신제한조치,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송 수신이 진행 중인 전기통신, 집행통지의 유예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법학박사.

20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여는 글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적 발전은 오래 전부터 전기통신을 의사소통을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끔 하였다. 이에 따라 전기통신이 형사절차상 매우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는 빈도 또한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었다. 다만 전기통신에 대한 강제 수사 문제에 대해서는 2014년도에 붉어졌던 카카오톡 검열과 사이버 망명 사건 1) 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수사상 합목적성을 추구하는 실무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 리와 실무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자유권을 최대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 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전자는 강제수사 과정에서 범죄혐의와 무관한 내용, 또는 제3자의 대화를 지득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피하며, 수사기관의 자정 능력을 신뢰하고 충분한 여지를 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후자는 디지털 전 기통신의 강제수사에서는 범죄혐의와 관련된 내용 외에도 당사자의 은밀한 사생활 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범죄사실과 무관한 제3자간의 대화내용도 함께 압수 수 색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며, 따라서 수사기관은 보다 엄격한 요건 하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찰과 경찰은 대체로 실무상 어려 움을 호소하며 앞의 견해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학계와 시민단체는 거의 예외 없이 뒤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입법발의도 대부분 뒤의 입장과 인 식을 같이 하고 있다. 2015년 한 해에만 총 13건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발의 되었으며, 대부분 개인정보 보호장치 마련 및 이를 통한 정보주체의 정보기본권 보 호수준 제고를 제안이유로 하고 있다. 2015년 6월에는 통신제한조치의 영장주의 명 시를 포함하여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을 전면적으로 손질하고자 한 전부개정안 2) 이 1) 2014년 경찰이 세월호 집회와 관련하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집회 시위와는 관계 없는 대화내역과 그의 지인 3,000명의 신상정보를 입수한 이른바 사이버 사찰 파문이 기폭제가 되어, 감시에 대한 불안 감을 느낀 기존의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대거 독일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로 이동한 일을 말한다. 한겨레, 수천명 친목도모 대화도 들여다봤다... 카카오톡 사찰 우려가 현실로, 2014.10.01.(http://www.huffingtonpost.kr/2014/10/01/story_n_5911290.html, 2016.4.19. 검색); 경 향신문, 검 경, 3000명 친구 등록된 노동당 부대표 카카오톡 검열, 2014.10.1.(http://news.khan. 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202&artid=201410010600075, 2016.4.19. 검색) 참조. 2) 2015.6.12. 전해철 의원 대표발의 통신비밀보호법 전부개정법률안, 의안번호 제15579호.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05 발의되기도 하였다. 다만 통신주체의 정보인권 보호를 제고하고자 한 개정시도는 대체로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의 통지에 관한 규정에 집중되었다. 통신제한조치 등에 대한 집행통지의 문제는 특히 최근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사가 미국 법무부를 제소함으로써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제소요지에 따르면 수사당국이 전자통신비밀보호법을 명분으로 비밀리 에 자사 고객의 개인정보를 요구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회사가 고객에게 통보하지 못하도록 강요했는데, 이는 미국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발언의 권리(수정헌법 제1조) 와 부당한 수색을 받지 않을 권리(수정헌법 제4조)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3) 우리나라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 등을 집행한 경우 그 집행사실 등을 당 사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통신제한조치 등을 집행한 사건에 관해 공소 관련 처분이 있은 후 30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통지유예의 경우 별다른 유예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등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구조적 으로는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통지 규정이 모두 통신비밀보호법에 있는데, 그 집행에 대한 근거규정은 각각 통신비밀 보호법과 형사소송법에 있는 기이한 모습을 띄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해 본 글에서는 우선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제한조치 등의 집행통지에 관한 규정의 내용상 문제점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의 압수 수색 검증에 관한 근거규정이 갖는 체계상 이원성 문제를 짚어보면서 각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다. 3) 이투데이 뉴스, 실리콘밸리-미국 정부 정보전쟁 2R 이번엔 MS가 법무부 제소, 2016.4.15., http://www.etoday.co.kr/news/news_print.php?idxno=1317365, 2016.4.19. 검색.

20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Ⅱ.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통지규정 개관 1. 집행통지의 대상행위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에 관한 규정은 제9조의2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 한 통지와 제9조의3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에 관한 통지 두 개가 있다. 제9조의3은 형사소송법 제215조 및 제106조, 제107조에 따라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을 압 수 수색 검증한 경우 이를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것이며, 제9조의2는 통신비밀 보호법 제6조 내지 제8조에 따른 통신제한조치를 하는 경우에 당사자에게 통지하도 록 한 것이다. 통신제한조치는 크게 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제6조)와 국가안 보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제7조), 긴급통신제한조치(제8조)로 구분된다. 가. 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 검사는 제5조 제1항 각호에 열거된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 다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 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법원에 각 피의자별 또는 각 피내사자별로 통신제한조치를 허가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제6 조 제1항). 사법경찰관도 동일한 요건이 구비된 경우 검사에 대해 각 피의자별 또는 각 피내사자별로 통신제한조치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검사는 법원에 그 허가를 청구할 수 있다(제6조 제2항). 통신제한조치를 청구할 때에는 필요한 통신제한조치 의 종류와 목적, 대상, 범위, 기간, 집행장소, 방법 및 당해 통신제한조치가 제5조 제1항의 허가요건(1 제1항 각호에 열거된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 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 2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울 것)을 충족하는 사유 등 청구 이유를 기재한 서면을 제출해야 하며, 청구이유에 대한 소명자료도 첨부해야 한다 (같은 조 제4항 제1문).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통신제한조치를 재차 청구할 수도 있는데, 이때에는 다시 통신제한조치를 청구하는 취지와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같 은 항 제1문). 통신제한조치의 기간은 2개월을 넘을 수 없으며, 그 기간 중이라도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07 통신제한조치의 목적을 달성한 경우에는 즉시 통신제한조치를 종료해야 한다(같은 조 제7항). 제5조 제1항의 허가요건이 존속하는 경우에는 위의 절차에 따라 소명자 료를 첨부하여 2월의 범위 안에서 통신제한조치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었으나 (제7항 단서), 이 규정은 2010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12년 1월 1 일부터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여전히 통신제한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법원에 새로운 통신제한조치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로써 수사목적을 달성 하는데 충분하다 4) 는 것이다. 나. 국가안보를 위한 통신제한조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수사기관의 장 5) 은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 는 경우 또는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2조 제6호 6) 의 대테러활 동에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그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에 관한 정보수집이 특히 필요한 때에는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다(제7조 제1항). 이때 통신의 일방 또는 쌍 방 당사자가 내국인인 때에는 작전수행을 위한 군용전기통신의 경우를 제외하고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대한민국에 적대하는 국가, 반국 가활동의 혐의가 있는 외국의 기관 단체와 외국인, 대한민국의 통치권이 사실상 미 치지 아니하는 한반도 내의 집단이나 외국에 소재하는 그 산하단체의 구성원의 통 신인 때 및 작전수행을 위한 군용전기통신의 경우에는 서면으로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국가안보를 위한 통신제한조치는 4개월을 넘을 수 없으며, 범죄수사를 위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기간중 통신제한조치의 목적을 달성한 경우 즉시 종료 해야 한다(같은 조 제3항). 다만 제1항의 요건이 존속하는 경우 소명자료를 첨부하 여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의 허가 또는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4개월의 범위 내에서 4) 헌재 2010.12.28. 2009헌가30 결정. 5) 정보및보안업무기획 조정규정(대통령령 제25751호) 제2조(정의) 이 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 는 다음과 같다. 6. 정보수사기관 이라 함은 제1호 내지 제5호에 규정된 정보 및 보안업무와 정보사범등의 수사업 무를 취급하는 각급 국가기관을 말한다. 6) 테러방지법 제2조 제6호 : 대테러활동 이란 제1호의 테러 관련 정보의 수집, 테러위험인물의 관리,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물질 등 테러수단의 안전관리, 인원 시설 장비의 보호, 국제행사의 안전 확보, 테러위협에의 대응 및 무력진압 등 테러 예방과 대응에 관한 제반 활동을 말한다.

20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통신제한조치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나(같은 항 제2문), 앞의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본 규정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제7조 제3항 이 제6조 제4항을 준용하고 있어, 여전히 통신제한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새로운 통신제한조치의 허가 또는 승인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시 사 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적과 교전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작전수행을 위한 군용전기통신의 제한조치에 대해 정상적인 허가 승인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사 실상 불가능하므로 작전이 종료될 때까지 대통령의 승인을 얻지 않고 기간을 연장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같은 항 제3문). 다. 긴급통신제한조치 검사나 사법경찰관, 정보수사기관의 장은 범죄수사 및 국가안보를 위한 통신제한 조치의 요건이 구비되었으나 통상적인 절차를 거칠 수 없는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 우에는 법원의 허가 없이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다(제8조 제1항). 다만 이를 위해 서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음모행위, 직접적인 사망이나 심각한 상해의 위험을 야 기할 수 있는 범죄 또는 조직범죄 등 중대한 범죄의 계획이나 실행 등 긴박한 상황 이 존재해야 한다. 또한 긴급통신제한조치를 행한 검사나 사법경찰관, 정보수사기관 의 장은 집행착수 후 지체 없이 법원에 허가를 청구해야 하며, 조치시점 이후 36시 간 내에 법원의 허가를 얻지 못하면 즉시 통신제한조치를 중지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사안에 따라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느라 시간을 소요하게 되면 통신제한조 치의 목적을 근본적으로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긴박한 상황에 있는 경우 이른바 선 조치후허가 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한편 대한민국에 적대하는 국가, 반국가활동의 혐의가 있는 외국의 기관 단체와 외국인, 대한민국의 통치권이 사실상 미치지 아니하는 한반도 내의 집단이나 외국 에 소재하는 그 산하단체의 구성원의 통신인 때 및 작전수행을 위한 군용전기통신 의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가 아닌 대통령의 승인을 요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긴급 통신제한조치의 요건은 제8조 제8항이 규정하고 있다. 즉 정보수사기관의 장은 위 와 같은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대통령의 승인을 얻을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통 신제한조치를 긴급히 실시하지 않으면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09 고 판단되는 때에는 소속 장관 또는 국가정보원장의 승인을 얻어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지체 없이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36시간 내에 대통 령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즉시 긴급통신제한조치를 중지해야 한다(같은 조 제9항). 라.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 또는 형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 업법에 의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제13조 제1항). 이 경우 요청사유, 해당 가입자와의 연관성 및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기록한 서면으로 관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기 때문 에(제13조 제2항) 통신제한조치와 동일한 수준의 강제수사절차로 보아야 한다. 정 보수사기관의 장에 의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도 제7조에서 제9조의 규정을 준용 하기 때문에(제13조의4 제2항 제1문) 마찬가지이다.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사건에 관해서도 통신제한조치 및 송 수신이 완 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과 마찬가지로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아니하는 처분(기소중지결정을 제외한다)을 한 때에는 그 처분을 한 날 부터 30일 이내에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사실과 제공요청기관 및 그 기간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제13조의3 제1항). 그 밖의 사항 외에는 제9조의2 의 규정을 준용한다. 정보수사기관의 장도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보수집이 필요한 경우 마찬가지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제13조의4 제1항). 이러한 경우에도 집행통지에 관한 규정 이 준용된다(같은 조 제2항). 다만 제9조의2 제5항은 준용하지 않으므로 정보수사 기관의 장에게는 집행통지 유예시 별다른 소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2. 집행통지의 기준시점과 대상자 집행통지의 시점은 통신제한조치 또는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을 집행한 사건,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받은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 거나,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아니하는 처분(기소중지 결정 제외)을 한 때에

21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는 그 처분을 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제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 제9 조의3 제1항, 제13조의3 제1항). 통신제한조치 등은 통상적으로 당사자가 알지 못 하는 사이에 당사자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강제처분이므로, 7) 당사자의 사생활 비밀 의 자유, 자기정보결정권의 회복, 방어권 보장 등을 위해 이와 같은 통지규정을 둔 것이다. 8) 우편물 검열의 경우에는 그 대상자에게, 감청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된 전 기통신의 가입자에게,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의 경우에는 수 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 통신제한조치 또는 압수 수색 검증을 집행한 사실과 집행 기관 및 그 기간 등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의 경우에는 통지대상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마찬 가지로 전기통신 가입자에게 통지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통신제한조치 집행통지의 유예 공소관련 처분이 있은 후 30일 이내에 관련 당사자에게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을 통지하도록 한 위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통신제한조치를 통지할 경우 국가의 안전 보장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태롭게 할 현저한 우려가 있거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중 대한 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현저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통지를 유예 할 수 있다(제9조의2 제4항). 이때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통지유예에 대한 소명자 료를 첨부하여 미리 관할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같은 조 제5항 제1문), 통지유예의 사유가 해소된 때에는 그 사유가 해소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앞의 통지규정에 따른 통지를 해야 한다(같은 조 제6항). 7) BverfGE 115, 166, 195; 120, 274, 325; 124, 43, 62; 박경신, E-메일 압수수색의 제문제와 관련법 률개정안들에 대한 평가, 인하대 법학연구 제13집 제2호, 2010, 277면. 8) 조국, 개정 통신비밀보호법의 의의, 한계 및 쟁점, 형사정책연구 제15권 제4호, 2004, 115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11 Ⅲ.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상 문제와 개선방안 집행통지에 관한 통신비밀보호법상 쟁점으로는 기준시점과 물적 인적 대상, 통지 유예를 꼽아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통지유예는 집행통지의 기준시점과 밀접한 관련 성이 있으므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1. 통지의 기준시점과 통지유예 통신제한조치가 내려진 피의자나 피내사자는 자신이 감청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 을 모르는 기본권제한의 특성상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으며, 수사와 전혀 관계없는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당할 우려가 심히 크고, 나아가 피의자나 피내사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전자적 방식으로 접촉한 제3자의 수사와 관 련 없는 내밀한 사생활의 비밀도 침해당할 우려도 심히 크다. 9) 따라서 통신제한조 치의 기간은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필요에 따라 원칙적으로 범죄수 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는 2개월을(제6조 제7항), 국가안보를 위한 통신제한조치는 4개월을(제7조 제2항)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통신제한조 치의 기한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행법 규정은 당사자의 사생활 비밀과 정보기 본권에 대한 장기간의 부당한 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 현행법 규정은 공소를 제기 하거나,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아니하는 처분(기소중지 결정을 제외한다)을 한 때에는 그 처분을 한 날부터 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공소관련 처분이 있은 후 30 일 이내에 통신제한조치 등의 집행에 대해 통지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제 한조치가 집행된 후 장기간 공소관련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경우, 당사자는 자신의 사 생활 비밀의 자유 및 정보기본권이 침해 또는 제약된 바 있음을 장기간 알지 못하 여 자신의 기본권 침해사실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 다. 10) 이는 범죄혐의 포착시부터 공소관련 처분시까지 그 기간을 예측할 수 없음에 9) 헌재 2010.12.28. 2009헌가30 결정. 10) 박경신, E-메일 압수수색의 제문제와 관련법률개정안들에 대한 평가, 인하대 법학연구 제13집 제2호, 2010, 281면.

21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도 통지의 기준시점을 공소관련 처분시로 규정한 현행법 제9조의2 제1항 및 제2항, 제9조의3 제1항 및 제2항에 기인한다. 11)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오히 려 정보수사기관 장의 통신제한조치의 경우 조치가 종료된 시점을 통지의 기준시점 으로 삼은 제9조의2 제3항의 규정이 보다 타당하다. 따라서 검사 및 사법경찰관의 통신제한조치, 그리고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의 경우에도 이 와 동일하게 각 조치가 종료된 시점을 통지의 기준시점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12)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의 경우에도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한 날을 기준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통지의 기준시점을 개정한다 하더라도, 실무적 측면에서는 통신제한조 치를 종료한 이후에도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말아야 할 수사목적상 필요가 존재할 수 있다. 당사자의 사생활 비밀의 자유, 정보기본권 등의 헌법적 기본권은 중요한 가치를 가지며, 가급적 최대한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 보호가치 인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는 물론 비례성원칙에 따라 실체진실 발견을 위해 희생될 필요도 있다. 13) 이를 위해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 및 통신사실 확 인자료 제공에 대한 통지유예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의 통지기준시점에 따 르면 정보수사기관의 장의 통신제한조치의 경우를 제외하고 통지유예규정은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통신제한조치를 종료한 이후 수사상 필요로 인해 그 사 실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아야 한다면, 공소관련 처분을 내리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신제한조치의 사실 등에 대한 통지를 유예하는 것은 당사자의 정보기본권 침해에 더해 알권리까지 침해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통지유예의 요건 은 보다 엄격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 통신비밀보호법은 이미 통지유예제 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통지의 기준시점은 각 조치가 종료된 시점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1) 이러한 예측불가능성은 국가보안법 제20조에 따른 공소보류의 경우에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12) 김형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형사법연구 제24호, 2005, 228면; 박경신, E-메일 압수수색의 제문제와 관련법률개정안들에 대한 평가, 인하대 법학연구 제13집 제2호, 2010, 280면. 13) 박경신, E-메일 압수수색의 제문제와 관련법률개정안들에 대한 평가, 인하대 법학연구 제13집 제2호, 2010, 282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13 한편 통지유예의 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집행통지 유예제도의 실효성을 반감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14)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통지의 유예는 오로지 통지를 할 경우 1 국가의 안전보장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태롭게 할 현저한 우려가 있거나 2 통신제한조치를 통지할 경우 사람의 생명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현저한 때에만 가능하다. 집행통지의 유예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본권의 이중 적 침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로 제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 가운데 공공의 안녕질서 는 해석론으로 아무리 보충을 한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추상적인 요건이다. 또한 이미 종료한 강제수사조치의 사실을 통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태롭게 할 현저한 우려, 또는 사람의 생명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현저한 염려가 발생할 만한 일이 실제로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아울러 단순히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유예할 수 있 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별다른 유예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은 점도 문제이다. 15) 통 신제한조치의 집행도 2개월 내지 4개월이라는 시한을 두고 있고, 기간연장에 관한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집행통지의 유예도 2개월 이내로 기한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예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유예기한이 도 래하기 전에 제9조의2 제5항에 따라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미리 관할 지방검찰청 검 사장의 승인을 얻어 다시 유예신청을 하면 될 것이다. 2. 통지의 물적 대상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 및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의 경우 통신제한조 치를 집행한 사실뿐만 아니라 집행기관과 기간 등 을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제9조 의2, 제13조의3, 제13조의4). 이와 달리 제9조의3에 따르면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 통신에 대해 압수 수색 검증을 집행한 경우에는 압수 수색 검증을 집행한 사실만 을 통지하면 된다. 그런데 자신의 정보기본권을 침해 또는 제한받은 당사자는 그 침 14) 김형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형사법연구 제24호, 2005, 229면. 15) 김형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형사법연구 제24호, 2005, 229면; 박경신, E-메일 압수수색의 제문제와 관련법률개정안들에 대한 평가, 인하대 법학연구 제13집 제2호, 2010, 281면.

21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해나 제한의 정도가 어떠하며, 또한 그 침해나 제한의 근거 내지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는 당사자가 추후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사 항이다. 이와 같은 취지로 형사소송법 제75조는 구속영장에 피고인의 성명, 주거, 죄명, 공소사실의 요지, 인치 구금할 장소, 발부년월일, 그 유효기간과 그 기간을 경 과하면 집행에 착수하지 못하며 영장을 반환하여야 할 취지 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 다. 다만 구속영장은 피구속당사자에게 직접 제시되고 집행되므로 영장의 제시가 곧 통지의 효과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통신제한조치 등은 정보주체에 대해 집행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정보관리자에 대해 집행되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 다. 오늘날의 정보기술체계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후자의 사례가 보다 빈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정보주체는 통신제한조치 허가서 내지 전기통신 압수 수 색 검증의 영장을 보지 못하여, 자신의 정보기본권이 어떠한 이유로, 어느 정도로 침해 또는 제한되었는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보기본권이 침해 내지 제한되었다 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은 집행통지에 관 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는 정보주체의 기본권 및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집행통지 규정의 취지와 구조를 고려한다면, 구속영장의 경우보다 통지 해야 할 사항을 보다 상세히 적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등 과 같은 추상적 의존 명사는 지양하고, 집행사실뿐만 아니라, 집행기관과 기간, 조치의 대상과 종류, 방 법, 개시날짜와 종료날짜, 영장(또는 허가서) 발부일, 영장에 기재된 죄명과 적용법 조를 함께 통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16) 그리고 이와 같은 통지대상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 수색 검증이 집행된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처럼 통지의 물적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해당 정보주체의 알권리 및 정보적 자기 결정권을 제고하는 데에 기여하게 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등 과 같은 추상적 의 존명사를 삭제하고 대상이 되는 통지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함으로써 수사기관 은 정보주체에 대한 통지의 준비를 보다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다. 16) 같은 취지로 박찬걸 강동욱,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한 법정책적 고찰, 법과 정책 제20집 제1 호, 2014, 323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15 3. 통지의 인적 대상 전기통신은 두 사람 또는 여러 사람 사이에 통신매체를 이용해 이루어지는 의사 소통과정이다. 따라서 한 사람에 대한 통신제한조치는 필연적으로 그 당사자와 교 신한 다른 통신상대방에 대한 제한조치를 동반하게 된다. 또한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을 압수 수색 검증하는 경우, 범죄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추론되는 자료가 포함된 저장매체를 압수했다 할지라도 통상적으로 특수매체를 이용해 읽기 전에는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므로 압수 수색 검증절차를 진행하는 중에 불 가피하게 수사목적과 무관한 당사자의 민감한 사생활 영역에 접근하게 될 뿐만 아 니라, 사건과 전혀 무관한 제3자의 개인정보까지도 지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통 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의 경우에도 발 착신 통신번호 등 상대방의 가입자번호 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의 개인정보를 지득할 가능 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통지의 경우에는 전기통신 가입자에게만 통지하도록 하고 있고,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의 경우에는 통지대상자를 명확히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다만 통신제한조 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통지에서 가입자에게 통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통신사실 확인자료가 가입자 의 전기통신일시, 개시 종료시간, 사용도수 등을 의미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출의 경우에도 단순히 가입자에게 집행사실 등을 통지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따름이다. 원칙적으로 전기통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전기통신사업자 가 운영하는 전기통신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므로, 가입자 에는 범죄혐의가 있는 직 접적 감청대상자뿐만 아니라, 그 대상자의 대화상대방도 포함된다고 넓게 해석해야 한다. 다만 전기통신 가입자와 실제 전기통신 이용자가 다른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 다. 17) 이러한 경우 단순히 가입자에게만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사실을 통지하도록 17) 아시아투데이, SK KT 통신사 고객 명의도용 피해 심각...개정법 유명무실, 2016.3.10., http://ww w.asiatoday.co.kr/view.php?key=20160309010005445, 2016.5.10. 검색; 인천일보, 휴대전화 부 정가입 방지시스템 신분증 위조 변도 여부 못거른다, 2016.5.4., http://www.incheonilbo.com/?m od=news&act=articleview&idxno=705735, 2016.5.10. 검색.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어 온 이른

21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하는 것은 실제 사용자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즉 통지대상자를 전기통신 가 입자로 한정한 현행법 규정은 지나치게 좁다. 당사자와 관련된 것일지라도 사건과 무관한 사생활은 마땅히 보호되어야 하고,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인 통신 상대방의 알권리와 정보기본권은 더욱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 물론 실제 사용자를 엄밀히 파 악하는 데에는 제도적 기술적 문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다만 적어도 법규정상으 로는 전기통신 가입자 에 한정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106 조 제4항에서 정보주체 에게 압수사실을 통지하도록 한 것과 같이 통신제한조치 등으로 인해 실제로 기본권침해를 받는 자에게 그 집행사실을 통지할 수 있도록 규 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18) 그리고 더 나아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시 통지에 관한 규정이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4항과 통신비밀보호법 제9 조의3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것을 일원화하여 혼선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 19) 4. 정보수사기관의 장에 대한 특례 통신비밀보호법은 검사나 사법경찰관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와 관련된 경우에는 정보수사기관의 장도 통신제한조치 및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에 대한 통지도 대부분 검사 및 사법경찰관에 대한 규정을 준용하 고 있다. 그런데 통신제한조치 집행통지에 관한 제9조의2에서 유독 정보수사기관의 장에게는 별다른 소명을 하지 않고도 집행사실의 통지를 유예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의 경우에도 제9조의2 제5항에 대한 준용이 누락 되어 있다(제13조의4 제2항). 즉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통지유예시 소명자료를 첨부 해 미리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는데 반해, 정보수사기관 의 장은 아무런 통제장치 없이 통지를 유예할 수 있다. 물론 기관의 특성 및 지휘계 바 대포폰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구매 가입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의 부모를 대신해 자식이 자신의 명의로 가입하고 부모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는 경우와 같이 사회상규상 허용될 수 있는 명의대여 사례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18) 같은 취지로 박찬걸 강동욱,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한 법정책적 고찰, 법과 정책 제20집 제1 호, 2014, 322-323면. 19) 전현욱 외, 사이버범죄의 수사 효율성 강화를 위한 법제 개선 방안 연구, 경제 인문사회연구회, 2015, 81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17 통상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는 적절치 않다. 그러나 아무런 소명 없이 통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대한 통제장치를 마련해두지 않은 것은 더욱 부당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지유예 만으로 국가안전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현저히 위태롭게 할 만한 상황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가운데, 유독 정보수사기관의 장에게만 통제 없는 통 지유예의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은 적법하고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정보수사기관의 장에게도 통지유예에 대한 소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을 도 입할 필요가 있다. 20) 더 나아가 남북분단으로 인한 특수성으로 인해 정보수사기관 의 독자적 감청행위 및 정보수집행위를 불가피하게 허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감청 행위가 근본적으로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 내지 제약하는 강제수사이므로 장기적으 로는 감청권한을 일원화하여 검사 및 검사의 지휘를 받는 사법경찰관만이 감청행위 를 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21) 5. 통지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 통신비밀보호법 제17조 제2항 제3호는 제9조의2를 위반하여 통신제한조치의 집 행에 관한 통지를 하지 아니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제한조치 외의 조치, 즉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 신의 압수 수색 검증이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의 경우 집행통지 불이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벌칙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22) 집행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도 이를 규제할 적절한 수단이 없는 것이다. 제17조 제2항 제3호의 법문이 통 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한 통지를 하지 아니한 자 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 20) 국가정보원법 제2조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다. 그러나 국정원장이 통신제한조치의 통지유예에 대해 일일이 대통령에게 소명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 다. 다만 통신비밀보호법 제10조의2 제2항에서 정보수사기관이 감청설비를 도입할 때 국회 정보위 원회에 통보하도록 한 것에 비추어 보건대, 비록 여전히 지휘체계에는 맞지 않으나 국회 정보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통지를 유예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21) 원혜욱, 감청행위의 실태 및 입법례의 비교고찰, 형사법연구 제24권, 2005, 204면. 22)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4항을 위반하여 정보주체에게 압수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별다른 제재규정이 없다.

21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규정을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이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청의 경우에 적용하는 것은 명백히 유추적용 금지원칙에 반한다. 따라서 본 규정 을 제9조의2(제14조 제2항의 규정의 의하여 적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9조의 3, 제13조의3 및 제13조의4의 규정에 위반하여 통신제한조치 등의 집행에 관해 통 지를 하지 아니한 자 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Ⅳ. 현행 집행통지규정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방안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은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상 문제점 외에 보다 근본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은 집행통지규정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근거규정은 형사소송법에 있는데 반해, 그 집행의 통지에 관한 규정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통지규정의 정비 차원을 넘어, 디지털 증거의 확보절차에 대한 근 본적인 문제의식과 접점을 형성한다. 1.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통지요건의 동일성과 집행근거규정의 이원성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한 통지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 증의 집행에 관한 통지, 그리고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에 관한 통지의 요건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지의 물적 대상만 제외하면 대체로 동일하다. 그 런데 집행통지규정이 모두 통신비밀보호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통신제한 조치와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의 근거규정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있는데 반해,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은 형사소송법 규정을 근거로 한다.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 근거규정과 통지의무 규정이 상이한 법률에 위치한 이와 같은 이원체계가 입법단계에서 특별한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근거한 것 인지는 알 수 없다.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집행통지의 근거규정을 신설했던 2001년 12월 개정법률의 이유서에도 단순히 통신제한조치의 대상이 된 자의 알권리를 위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19 하여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한 통지제도를 신설한다 라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 며, 특히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의 집행통지에 관한 규정을 신 설한 2009년 5월 개정법률의 이유서에는 현행법 제9조의3 제1항의 내용을 기술한 것 외에 별다른 개정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규정 내용이 통신제한조치의 집행 통지와 동일하기 때문에 당사자의 알권리를 위해 통지제도를 신설한다는 정도로 미 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을 서로 다른 법률에 규정해야 할 근본적 당위성이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통신제한조치와 전기통신 압수 수 색 검증이 접점이 없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의 구분 가. 개념적 차이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에 관한 명확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제3조 제2항에서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 을 통신제한조치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 검열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우편물을 개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유치하는 것 을 말하며(제2조 제 6호), 감청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전기통신을 전자장치 기계장치 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 문언 부호 영상을 청취 공독하여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전 기통신의 송 수신을 방해하는 것 을 의미한다(같은 조 제7호). 이러한 개념들은 1993년 통신비밀보호법 제정 이후로 변경 없이 사용되고 있다. 우편물 검열은 우편 물의 개념 및 종류가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으니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하겠으나, 전기통신 감청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6년에야 비로소 상용화되기 시작한 디지털 통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로지 아날로그 통신만을 전제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즉 통신이 종료되면 그 내용이 즉시 휘발되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 어, 실시간으로 교신되는 통신을 지득하거나 채록하지 않으면 다시는 그 내용을 알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23) 다만 법문언의 해석상 제2조 제3호 23)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34면.

22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에서 전기통신을 전화 전자우편 회원제정보서비스 모사전송 무선호출 등과 같이 유선 무선 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 문언 부호 또 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 이라고 매우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있어 24) 디지 털 전기통신도 기술적 한계 여부는 차치하고 25) 어쨌거나 그것이 송 수신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면 통신제한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6) 감청이 휘발성을 갖는 전기통신을 전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은 비휘발성, 27) 즉 저장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휘발성을 갖는 기존의 아 날로그 통신은 송 수신이 완료되는 즉시, 정확히 표현하자면 송 수신 과정에서 즉 시 사라져버리는 것이므로 애초부터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이라는 개념과 친해 질 수 없다. 예외적으로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달되는 유선통화 내용을 녹음 기능이 있는 전화기를 이용해 자기테이프에 녹음하는 경우에는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의 범주에 포섭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오늘날 자기테이프 녹음기능이 탑재된 일반 유선전화기를 사용하는 사례를 찾아보기가 극히 어렵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녹 화 녹음매체가 이제는 디지털화되어 있으며 통신매체 또한 디지털 통신매체가 일반 화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은 통상적으로 디지털 통신에 포섭되는 하위개념인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28) 24) 등, 기타, 모든 종류의 따위의 어휘를 사용하여 어떠한 대상의 정의규정으로는 매우 광범위 하고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난삽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통신기술환경을 고려한다면 불가피한 정의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취지로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36면. 25) 아날로그 방식을 취했던 1세대 휴대전화는 음성의 파형을 그대로 전파로 전환하여 전송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말해 송신단말기와 수신단말기 사이에 감청기기를 설치하여 원 통신의 파형을 그대로 복사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용이하게 감청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디지털 방식을 취하는 오늘날의 휴대전화는 음성을 전자신호로 변환한 후 이를 다시 디지털화 암호화하고 동시에 여러 개의 코드로 분할하여 복수의 기지국을 통해 전송하는 체계를 취하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으로는 감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통상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2005년 CDMA 휴대폰도 감청할 수 있으며, 국가 안전기획부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CDMA 방식의 휴대폰을 감청해왔던 사실이 확인되어(아이 뉴스24, CDMA 휴대폰도 감청가능... 통신사 협조의무 논란, 2005.8.5., http://media.daum.net/ digital/others/newsview?newsid=20050805161651538, 2016.5.2. 검색), 이제는 디지털 통신도 도 청 감청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26) 박광민 이성대, 신종 통신매체에 대한 통신제한조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전남대 법학논총 제 35집 제2호, 2015, 280, 291면. 27)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43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21 나. 송 수신이 진행 중인 전기통신과 완료된 전기통신의 구분 아날로그 통신은 송 수신이 완료되는 즉시 날아가 버리는 휘발성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앞에서 예를 든 바와 같이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고서는 일반적으 로 송 수신이 진행 중인 전기통신에 해당한다. 법리상 송 수신이 진행 중인지 또는 완료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은 디지털 통신이다. 송 수신이 진행 중인 디지털 통신에 강제로 접근하여 그 내용을 지득하거나 채록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감청, 즉 통신제한조치가 될 것이며, 송 수신이 완료된 것에 대한 강제적 접근은 형사소 송법상 압수 수색 검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지털 통신의 송 수신이 완 료되었는지 여부가 법리적으로 그에 대한 강제수사절차를 양분해야 할 정도로 본질 적인 차이라 할 수 있는가? 전자는 법원의 허가를, 후자는 판사의 영장을 필요로 하 는 것이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현행법 해석론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전기통신 은 송신 하거나 수신하는 것, 감청 은 전기통신의 음향 문언 부호 영상을 청취 공독 하 여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전기통신의 송 수신을 방해 하는 것을 말한 다. 즉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 이라는 문구는 송신이나 수신이 진행 중인 것이라 고 이해할 수 있으며, 송신이나 수신이 완료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전기통신 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은 감청의 대상이 아닌, 형사소송법상 압수 수색 검증의 대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9) 대법원도 송 수신 28) 한편 통신사실확인자료란 가입자의 전기통신일시, 전기통신 개시 종료시간, 발 착신 통신번호 등 상대방의 가입자번호, 사용도수, 컴퓨터통신 또는 인터넷의 사용자가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한 사실에 관한 컴퓨터통신 또는 인터넷의 로그기록자료,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정보통신기기의 위치 를 확인할 수 있는 발신기지국의 위치추적자료, 컴퓨터통신 또는 인터넷의 사용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정보통신기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접속지의 추적자료 를 말한다 (법 제2조 제11호).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이 통신내용 자체를 목 적으로 하는데 반해, 통신사실확인자료는 통신의 형식적 궤적에 대한 데이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통신사실확인자료는 앞의 두 개념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개념구분 문제에 서 논외로 하였다. 29) 김형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형사법연구 제24호, 2005, 217면;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44면; 조국, 개정 통신비밀보호법의 의의, 한계 및 쟁점, 형사정책연구 제15권 제4호, 2004, 107-108면; 차진아, 사이버범죄에 대한 실효적 대응과 헌법상 통신의 비밀 보장, 공법학연구 제14권 제1호, 2013, 59, 61면.

22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이 완료된 전기통신은 감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30) 대법원의 이러한 해석은 아래 대조표와 같이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제한조치의 실질적 요건이 형사소송법상 압수 수색 검증의 요건보다 엄격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일면 타당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같은 강제수사라 하더라도 그것이 공개되 어 행해지는지 비공개적으로 행해지는지에 따라 정당화요건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31) 학설도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을 직접적으로 대조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드나, 대체적으로 통신제한조치는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지는 강제처분으로서 보다 엄격한 비례성원칙을 따라야 하고, 따라서 통상적인 압수 수색 검증보다 엄격한 적용요건을 전제하는 것은 타당 하다고 보는 듯하다. 32) <통신제한조치와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 비교> 구 분 통신제한조치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 적용법조 실질적 요건 절차적 요건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8조 1제5조 제1항 각호의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 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 2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 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울 것 법원의 허가 형사소송법 제215조 1 범죄수사에 필요할 것 2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 한 정황 3 해당 사건과의 관계 지방법원판사의 영장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이메일 등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성질을 단순히 기 존의 아날로그 통신과 비교하며 오로지 현재성 이라는 도그마에 갇혀있는 것이라 고 볼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화가 저장되어 있는 대화보다 어떠한 측면에서 보 30) 대법원 2012.10.25. 선고 2012도4644 판결. 31) BVerfGE 124, 43, 62. 그리고 공개성 또는 비공개성 여부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정보주체를 기준으로 해야한다(Klein, NJW 2009, 2998). 32) 배종대 외, 형사소송법, 홍문사, 2015, 10/12; 손동권 신이철, 새로운 형사소송법 제2판, 세창출판 사, 2014, 223면; 이은모, 형사소송법 제4판, 박영사, 2014, 361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23 호가치가 높은지에 대한 명확한 논거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더욱이 현재성으로 인 해 보호가치가 높다면, 아날로그 통신을 포함한 송 수신이 진행 중인 전기통신에 대해 판사의 영장이 아닌, 법원의 허가를 절차적 요건으로 하고 있는 현행 법체계는 논리적으로 모순된다. 33) 감청이 국민의 통신기본권에 대한 강제처분으로서 영장을 요하는 압수 수색 검증보다 강력한 요건 하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면, 감청 또한 판사의 영장에 의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34) 물론 통신제한조치 등 허가 규칙 35) 제3조에 따르면 통신제한조치 등의 허가업무는 지방법원 및 지원의 영장청구사건 담당판사가 담당한다고 하여, 통신비밀보호법상 법원의 허가와 형사소송법상 판사 의 영장은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영장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사의 명령으로 당사자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으로 검사의 영장청구가 있는 경우 판사가 그 적부를 심사할 수 있음을 전제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반해, 통상적 으로 허가는 행정행위로서 검사의 청구가 있으면 법원은 절차적 형식적 심사만으로 허가서를 발부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36) 다. 체계상 이원성 해소를 위한 개선방안 통신제한조치는 현재 미래지향적이며,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은 과거지향적이다. 37) 전자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얻어 집행할 수 있으며, 후자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판사의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제시함으로써 집행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절차적 요건에서 요구되는 엄격성의 차이와는 반대 로, 실질적 요건은 통신제한조치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보 33) 물론 감청요건의 엄격성을 주장하는 견해는 대체로 영장주의를 주장하거나, 적어도 법원의 허가와 판사의 영장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기는 하다. 예컨대 유주성,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요 청과 영장주의 적용,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3호, 2013, 86, 96면. 통신제한조치 등이 영장주의 를 채택하고 있으나, 영장주의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만한 부수적 제도는 미비하다는 견해로 황성 기, 현행 통신비밀 보호법제의 헌법적 문제점,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17-18면. 34) 같은 취지로, 배종대 외, 형사소송법, 홍문사, 2015, 10/17 주 2);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42면. 35) 대법원규칙 제2113호, 2007.10.29. 시행. 36)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41면. 37) Singelstein, NStZ 2012, 601; 전현욱 외, 사이버범죄의 수사 효율성 강화를 위한 법제 개선 방안 연구, 경제 인문사회연구회, 2015, 407면.

22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다 엄격하며, 일반적 인식도 감청의 대상인 현재 또는 미래의 전기통신은 사생활 비 밀에 관한 기본권 보호의 측면에서 압수 수색 검증에 비해 강한 보호를 받아야 한 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현재 진행 중인지 여부만을 가지고 보호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38) 카카오톡이나 다자간 통화와 같이 다수 통신관련자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후자가 기존의 유선전화 통신보다 높은 보호를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9) 이처럼 사실상 무한정 다수 와 교신할 수 있는 디지털 통신의 경우에는 전기통신 자체의 현재성 보다는 정보주 체의 무한정성 또는 다수성에 무게를 두어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오늘날 디지털 통신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그 무게 중심은 통신참여자의 무한정성 또는 다수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기통신에 대한 관점을 전환하여 현재성이라는 도그마에서 빠져나올 필 요가 있다. 현재 송 수신 중인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과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의 압수 수색 검증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현재성이 아닌 통신참여자의 무한정성 또는 다수성을 기준으로 전기통신에 대한 강제수사의 요건을 재구성해야 할 것이 다. 예컨대 오로지 두 명의 당사자만 존재하는 쌍방 전기통신의 경우에는 현행 형사 소송법상 압수 수색 검증의 요건과 동일하게, 다수 당사자가 존재하는 전기통신의 경우에는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제한조치의 요건과 같은 수준으로 실질적 요 건을 구성하되, 양자 모두 판사가 발부한 영장의 제시를 절차법적 요건으로 두는 방 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입법론적으로는 우선 형사소송법을 디지털 시대 에 맞게 대폭 개정하면서 디지 털 증거에 대한 강제수사에 관한 하나의 장 또는 절에 이르는 상세한 규정을 도입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40) 또는 기존의 형사소송법은 그대로 두고, 전기통 신에 대한 내용은 현행 형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여러 법 률에 산재하는 규정들을 통신비밀보호법에 일괄적으로 통합하여 규율하는 것도 고 38)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2015, 34면. 39) 전현욱 외, 사이버범죄의 수사 효율성 강화를 위한 법제 개선 방안 연구, 경제 인문사회연구회, 2015, 407-408면. 40) 전현욱 외, 사이버범죄의 수사 효율성 강화를 위한 법제 개선 방안 연구, 경제 인문사회연구회, 2015, 404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25 려해봄직 하다. 다만 이 두 방법론 가운데 하나를 택한다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현실 적으로 보다 적절해 보인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통신비밀보호법이 통신제한조치 나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 수색 검증뿐만 아니라 전기통신사업자에 대 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등 이른바 디지털 증거의 수집과 취급에 대한 일반 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Ⅴ. 맺는 글 전기통신의 이용빈도가 일반화 보편화된 만큼 전기통신에 대한 채증은 오늘날 형사절차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기통신에 대한 채 증으로 인해 야기될 통신참여자의 정보기본권 침해 내지 제한에 대해, 당사자의 정 보기본권 및 알권리 보장을 위한 이른바 집행통지제도가 최근 다시금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 통신비밀보호법도 집행통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다만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내용적 측면과 구조적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현행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이 집행통지의 시점을 공소관련 처분이 있는 날로 규정하는 것은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위협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따라서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통신제한조치를 행한 경우 그 조치를 종료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한 것과 같이, 다른 경우에도 통신제한조치 등의 집행을 종료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형사소송 법상 구속영장에 준하여, 통신제한조치 등 집행통지의 경우에도 통지해야 할 내용 을 보다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나열할 필요가 있으며, 통지대상자도 형식적인 전기 통신 가입자 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통신제한조치 등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를 받는 정보주체 로 변경해야 할 것이다. 국가안전보장 등 불가피한 경우에 통지의 유예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공공의 안녕질서 와 같이 지나치게 추상적인 문 구는 삭제하고, 유예기간도 2개월 이내로 제한해야 할 것이다. 통지의무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에 관한 집행통지 뿐만 아니라,

22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전기통신에 대한 다른 유형의 강제수사에 대한 집행통지에 대해서도 불이행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통신제한조치 및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에 대 한 집행통지 유예를 하는 경우에도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통제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근본적 궁극적 으로는 감청 등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 제한하는 강제수사에 대한 권한은 검사만이 행사할 수 있도록 일원화해야 할 것이다. 보다 본질적 문제로서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체계상 이원성은 근본 적으로 통신제한조치와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 압수 수색 검증을 서로 상이한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러나 아날로그 통신기술이 디지털 통신 기술로 대체되고 있으며, 저장기능이 현저히 확대된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을 고려 하면 현재 송 수신이 진행되고 있는 전기통신의 감청 과 송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 신의 압수 수색 검증은 서서히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감청 과 압수 수색 검증을 경계짓는 현재성 이라는 도그마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으 며, 이제는 현재성이 아닌 통신참여자의 무한정성 또는 다수성을 기준으로 전기통 신에 대한 강제수사의 요건을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27 참고문헌 김형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통신제한조치와 대화감청을 중심으로, 형사법연구 제24호, 한국형사법학회, 2005. 박경신, E-메일 압수수색의 제문제와 관련법률개정안들에 대한 평가, 법학연구 제 13집 제2호, 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 2010. 박광민 이성대, 신종 통신매체에 대한 통신제한조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학논 총 제35집 제2호, 전남대학교 법학연구소, 2015. 박찬걸 강동욱,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에 관한 법정책적 고찰, 법과 정책 제20집 제 1호, 제주대학교 법과정책연구소, 2014. 배종대 이상돈 정승환 이주원, 형사소송법, 홍문사, 2015. 손동권 신이철, 새로운 형사소송법 제2판, 세창출판사, 2014. 오길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한 국언론법학회, 2015. 원혜욱, 감청행위의 실태 및 입법례의 비교고찰, 형사법연구 제24호, 한국형사법 학회, 2005. 유주성,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요청과 영장주의 적용,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 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3. 이은모, 형사소송법 제4판, 박영사, 2014. 전현욱 탁희성 승재현 임석순 배상균, 사이버범죄의 수사 효율성 강화를 위한 법제 개선 방안 연구, 경제 인문사회연구회 미래사회 협동연구총서 15-17-01, 경 제 인문사회연구회, 2015. 조 국, 개정 통신비밀보호법의 의의, 한계 및 쟁점, 형사정책연구 제15권 제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차진아, 사이버범죄에 대한 실효적 대응과 헌법상 통신의 비밀 보장 사이버범죄 협약 가입에 따른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정방향을 중심으로, 공법학연구 제14권 제1호, 한국비교공법학회, 2013. 황성기, 현행 통신비밀 보호법제의 헌법적 문제점, 언론과 법 제14권 제1호, 한국

22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언론법학회, 2015. Singelstein, Tobias, Möglichkeit und Grenzen neuerer strafprozessualer Ermittlungsmaßnahmen Telekommunikation, Web 2.0, Datenbeschlagnahme, polizeiliche Datenverarbeitung & Co, NStZ 2012, S. 593 ff. Klein, Oliver, Offen und (deshalb) einfach Zur Sicherstellung und Beschlagnahme von E-Mails beim Provider, NJW 2009, S. 2996 ff.

통신비밀보호법상 집행통지규정의 내용적 구조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229 Inhaltliche sowie strukturelle Probleme der Regelungen der Durchsetzungsmitteilung im Gesetz zum Schutz des Kommunikationsgeheimnisses und deren Verbesserung : mit der Diskussion über das doppelte System der Durchsetzungsgrundlage der Kommunikationsbegrenzungsmaßnahmen etc. 41) Im Seok-soon* Je mehr die Nutzung der Telekommunikation generalisiert, desto wichtiger ist derzeit die Beweiserhebung über die Telekommunikation. Daneben bezüglich der durch solche Beweiserhebung zu verursachenden Verletzung oder Begrenzung der informationellen Grundrechte der Kommunikationsteilnehmer wird nun das Durchsetzungsmitteilungssystem zum Schutz der informationellen Grundrechte und Recht-zum-Wissen der Betroffenen wieder auffallen. Auch im Gesetz zum Schutz des Kommunikationsgeheimnises sind die Regelungen über die Durchsetzungsmitteilung, aber es kann bewertet werden, als dabei große Probleme auf der inhaltlichen sowie strukturellen Seite enthalten sind. Auf der inhaltlichen Seite ist ungerecht die Zeitpunkt der anklagbezogenen Maßnahme als die Zeitpunkt der Durchsetzungsmitteilung zu regulieren, da dadurch die Vorhersehbarkeit der Betroffenen erheblich gedroht wird. So sollten die entsprechenden Bestimmungen dazu geändert werden, innerhalb 30 Tagen nach der Beendigungszeitpunkt der Durchsetzungsmaßnahme mitzuteilen. Auch die mitzuteilenden Inhalte müssen konkreter aufgezählt werden. Nicht dem an der Kommunikation Angemeldeten sondern dem wirklichen informationellen * Research Fellow in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Dr. jur.

23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Rechtsinhaber muss es mitzuteilen sein. Bei der Haltung der Mitteilung muss man die abstrakte Phrase wie die öffentliche Ordnung ausstreichen und die Haltungsfrist deutlich begrenzen. Um die Wirksamkeit der Mitteilungspflicht zu gewährleisten, ist es notwendig neue Strafvorschriften gegen das Nichterfüllen der allerartigen Durchsetzugen einzuführen. Nebenbei muss auch der Präsident der Geheimdienstbehörde bei der Haltung der Mitteilung gerade wie der Staatsanwalt und Polizeibeamter kontrolliert werden. Langfristiger Aussicht nach muss die Befugnis der Zwangsermittlung sich an der Staatanwalt vereinigen. Das wichtigere Strukturproblem beruht aber darauf, die Kommunikationsbegrenzungsmaßnahme und das Beschlagnahme sowie die Untersuchung der Telekommunikation nach dem Verfahren zum Senden und Empfangen als begrifflich unterschiedlich voneinander zu verstehen. Die Grenze zwischen beiden wird aber hinsichtlich der digitalen Umwelt immer mehr verschwimmt. Somit muss man aus dem Dogma Gegenwärtigkeit, das die beiden Begriffe voneinander abzugrenzen, herauskommen und nun unter dem Standard der Unbegrenztheit bzw. Mehrheit der Kommunikationsteilnehmer die Voraussetzung der Zwangsermittlung über Telekommunikation neu bilden. Stichwort: Telekommunikation, Kommunikationsbegrenzungsmaßnahme, Telekommunikation nach dem Verfahren zum Senden und Empfangen, Telekommunikation unter dem Verfahren zum Senden und Empfangen, Haltung der Durchsetzungsmitteilung 투고일 :5월 23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42) 이 원 상** 국 문 요 약 우리 사회가 고도의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들도 매우 첨단화 되어가고 있다. 그처럼 우리사회가 첨단화 되어가고, 범죄예방에도 첨단기술이 사용되는 것은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일 수 있다. 그런데 법제도는 아직도 우리사 회의 변화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는 새로운 첨단과학기술들의 등장과 관련해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고, 그를 지원해 주기 위해서 다양한 법제도들이 마련되었거나 마련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관련 문제들을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규범적으로 논의되는 영역이 가이드라인이나 시행규칙, 시행령이 대부분이다. 그와 같이 드론, 로봇, 빅데이터 등 첨단과학기술과 관련된 일반적인 법률들도 미흡한 상황에서 범죄예방과 관련된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해당 기술들은 개인정 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므로 범죄에 대한 수사목적과는 달리 범죄예방을 위해 해당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예방을 위해 첨단기술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프라이버시 침해 방지, 첨단기술에 대한 보안강화, 첨단기술 운용 에 따른 안전사고 방지에 대한 부분들을 관련 법률에 보다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기술적이나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자칫 국가에 의한 감시로 여겨져서 시민들의 감정과 충돌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범죄예방을 위해 첨단과학기술을 사용하는 문제는 경험적인 연구와 시민에 대한 홍보 및 합의도출, 규범적인 연구가 융합적이고 종합적으로 이루어 져야 할 필요가 있다. 주제어: 첨단과학기술, 범죄예방, 빅데이터, 드론, 셉테드 ** 본 논문은 2016년 5월 19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2016년도 춘계학술대회 첨단과학기술과 형 사정책 에서 발표한 내용과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정 및 보완하였음. ** 조선대학교 법학과 조교수.

23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서론 우리 사회는 정보화 사회라는 새로운 물결의 소용돌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와 함께 과거 물질에 기반을 둔 아날로그 중심의 사회에서 정보에 기반을 둔 디지 털 중심의 사회로 급격하게 그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그에 더하여 사이버공간에 갇 혀 있던 디지털 정보는 다시금 물질의 옷을 입고 물적 세상과 융합하게 되었다. 이 것이 첨단과학기술이 가져다준 우리 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처럼 변 화하는 세상에 맞추어 범죄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은행털이범은 무기를 준비하여 은행으로 가서는 은행원을 위협하고 돈을 강취하였다. 그러나 현 대의 은행털이범은 구태여 그와 같은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해커를 고용하거나 본인이 해킹을 습득하여 은행 사이버보안시스템의 약점 을 공격하여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 어느 국가에 만들어 놓은 통장으로 은행돈 을 이체한다. 소위 아날로그식 범죄가 사이버범죄화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 실공간과 사이버공간이 융합된 유비쿼터스(Ubiquitous) 공간에서 아날로그식 범죄 는 보다 첨단화 되어 사이버범죄화 되어 가고, 사이버범죄는 다시금 아날로그화 되 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범죄는 그 자체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사회 변화의 가장 선두에 서서 사회에 적응해 가고 있다. 하지만 범죄만이 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 들도 그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범죄를 감시하기 위해 드론 (Drone)이 사용되기도 하고, 범죄의 주요 발생지와 시간, 원인 등을 빅데이터(Big Data)로 분석하여 일어날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한 범죄에 대해 신속히 대 처하기도 한다. 대테러작전과 같이 위험한 범죄에 인간대신 로봇이 사용되기도 하 며, IT 기술을 사용하여 도시 자체를 범죄가 발생하기 어렵게 설계하기도 한다. 이 처럼 범죄와 범죄예방의 창과 방패의 싸움은 마치 시지프스(Sisyphus) 신화처럼 끝 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갈라파고스처럼 여전히 시대와 동떨어진 것이 있는데, 바로 법제도이다. 1) 세상은 디지털화 되고 있고, 정보들이 클라우드(Cloud)를 떠다니고 1) 최근 한 언론사가 보안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3.53%가 관련 정책 및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33 있음에도 법제도는 여전히 과거 아날로그의 중력에 갇혀 있었다. 더 나아가 사이버 공간의 정보들이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통해서 물질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제도는 범죄를 이해거나 범죄예방을 지원하는 것에 매우 더딘 걸 음을 걷고 있다. 물론 각 분야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와 같은 논의 들이 법제화 되는 것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법을 제정해야 하는 입법자들이 현재의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더욱이 그것을 법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에 매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첨단과학기술을 사용하는 산업계나 기관, 단체 등의 인식의 지평과 일반시민들의 인식의 지평이 다 른 것도 이유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첨단과학기술의 활용과 관련해서 다양한 논점들이 존재하겠지만 본 논 문에서는 특히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과 그와 관련된 법제도적 문제가 무 엇인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우선 현대 사회에서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의 필요성에 대해서 살펴보고(Ⅱ), 어떤 기술을 사용한 범죄예방들 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본 후(Ⅲ), 그와 관련된 현황과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고찰해 보고 나서(Ⅳ) 법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물론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범죄예방을 위한 각각의 유형들만으로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본 논문에서는 우선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Ⅱ.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 필요성 1. 첨단과학기술과 범죄예방의 형태 첨단과학기술의 개념은 다분히 상대적이기 때문에 그 개념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 다. 그러므로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개념정의를 해 놓은 문헌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 다. 다만,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이나 그런 기술이 현행 기술 법제정이 시급하다고 하였다; IoT 시대 정보보안,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 활용하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boannews.com/media/view.asp?idx=50414&kind=3>.

23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에 적용되어 아직 광범위하게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장차 대중화나 일반화가 가 능한 기술을 의미하며, 나노과학기술(NT)이나 생명공학기술(BT), 정보통신기술(IT) 등이 대표적인 첨단과학기술의 범주라고 할 수 있다. 2) 예를 들어, 현재 개발되고 있 는 진공상태에서 시속 1223km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열차인 하이퍼루프 (Hyperloop) 는 첨단과학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3) 기존의 냉장고에 사물인터넷 (IoT)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만든 스마트 냉장고 의 경우도 4) 첨단기술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첨단과학기술이 보편화되고 대중화되면 평범하 고 일반적인 기술이 된다. 그러므로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은 개발 중에 있거나 개발되었더라도 아직 보편화되었거나 일반화되지 않은 과학기술을 시범적으 로 적용한 범죄예방 형태라고 할 것이다. 이 때, 범죄예방이란 범죄발생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범죄억제작용을 하는 여러 원인을 강화함으로써 장래에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을 의미한다. 5) 범죄 예방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사회 환경 정화와 시민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일차예방, 범행 가능성 있는 잠재적 범죄자 조기 발견 감시 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이차예방, 범행경력이 있는 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하는 삼차예방이 그것이다. 6) 그런데 그와 같은 범죄예방은 범죄자에 대한 절대적 응징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에 머물러 강한 형벌만을 추 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7) 그처럼 형벌규정을 통해 단죄하겠다는 대응보다는 범 죄예방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사회 제도개혁 및 환경정화, 시민교육, 기술적 수단의 개발 및 적용 등의 방안들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2) 첨단과학기술(2016. 5. 30. 최종방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74198&cid= 42365&categoryId=42365>. 3) 최대 시속 1223km 진공 터널 오가는 총알 열차 하이퍼루프 (2016. 5. 30. 최종방문), <http://biz. 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15/2016031500103.html>. 4) 비싸도 괜찮아? 스마트가전 어디까지 와 있나(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ittoday.co.kr/ news/articleview.html?idxno=70047>. 5) 배종대, 형사정책(제10판), 홍문사, 2016, 62/1. 6) 배종대, 앞의 책, 62/2. 7) 배종대, 앞의 책, 62/14.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35 범죄예방의 유형을 좀 더 상세히 보자면 일차예방은 물리적 사회 환경 통제와 교 육에 중점이 있다. 그러므로 환경설계나 민간경비체계 등이 전자에 속할 수 있으며, 범죄의 내용이나 범죄방지에 대한 교육 등이 후자에 속하게 된다. 8) 첨단과학기술을 고려해 보면 그와 관련된 대표적인 방안으로 셉테드(CPTED)나 스마트 도시(Smart City)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차예방은 잠재적 범죄자에게 범죄의 기회를 억제함으로서 범죄를 막는 방법으로 범죄가 예견되는 지역에 대한 예방활동 이 그 중심이 되며, 9) 주거침입에 대한 안전시설이나 고가품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 하는 것, 피해자에 대한 호신술 교육 등도 그에 속할 수 있다. 10) 최근의 기술을 고 려해 볼 때,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방활동이 전자에 속할 수 있으며, CCTV(Closed Circuit Television)나 로봇 등을 이용한 경비가 후자에 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 고 삼차예방은 기존의 범죄자들이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활동으로 교정프로그램이나 지역사회의 교정활동, 보호관찰 등과 같은 방안이 그에 해당하게 된다. 11) 첨단과학을 대응해 보면 전자발찌와 같은 전자감독이나 로봇 교도관 12), 뿐 아니라 원격화상접견제도, 원격화상진료제도 등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13) 이처럼 과거부터 이어져온 범죄예방의 형태는 변함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의 변 화와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용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그와 같은 모 습은 다음에 볼 수 있는 것처럼 범죄예방의 최전선에 있는 경찰의 비전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8) 이건종 전영실, 각국의 범죄예방정책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1993, 19면. 9) 위와 동일. 10) 임준태, 범죄예방론, 대영문화사, 2009, 61면. 11) 이건종 전영실, 앞의 책, 20면. 12) 우리나라에서는 4년 전 세계 최초로 로봇 교도관의 실전배치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한계로 인해서 결국 해당 계획은 폐기되었다; 난 전직 한국 로봇 교도관 인간들의 논란에 사라졌습니다 (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3 14004012>. 13) 윤지영, 형 집행(교정 보호) 단계에서의 첨단과학 기술의 활용, 2016년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춘계학술대회 발표집, 2016, 23면~24면.

23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2. 범죄예방의 미래 2016년 1월 14일 경찰청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에서 2015년 6개월에 걸쳐 연구한 경찰청 미래비전 2045 를 발표하였다. 14) 이는 미래 사회변화 를 예측하여 경찰의 역할과 대응전략을 마련하려는 취지에서 이다. 그에 따르면 경 찰이 당면할 향후 30년의 미래는 세계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 가중, 재난 재해 사고의 대형화 다각화 복합화, 첨단 기술[바이오(Bio) 인공지능 로봇 등] 활용의 중요성 증대, 금융 정보 지식 법률 등 지능형 범죄의 증가, 방범 경호 등 경찰 기능의 민영화 추세, 치안 민관 협력(Governance)의 확대 가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비전을 치안행정에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하는 과학경찰, 업무분야 에 따른 개인의 능력을 고양시키는 정예경찰, 그리고 치안행정에 시민들이 주체적 으로 참여하는 시민경찰 로 설정하고, 각각 3개식 모두 9개의 추진전략과 27개 주 요정책 과제들을 제시하였다. 15) 여기서 주목할 것이 과학경찰 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 가운데 범죄 예방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범죄 발생빈도가 높은 곳에 안면 데이터 자동검색 시스템과 같은 첨단 범죄예방 장비를 도입하고, 빅데이터(지리정보시스템이나 112 신고자료, CCTV 교통정보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범죄위험지역을 예측하고 방 14) 경찰 민원포탈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cyber112.police.go.kr/portal/bbs/view.do?nttid =18056&bbsId=B0000011&menuNo=200067>. 15) 경찰 미래비전 2045 의 비전과 전략은 다음과 같다. 과학경찰 정예경찰 시민경찰 첨단과학 치안시스템 구축 - 과학치안 운용 체재 정비 - 가상사회 대응체계 고도화 - 빅데이터 활용 치안활동 강화 스마트 치안활동 전개 - 첨단 과학기술 활용 치안활동 - 첨단 과학기술 발달 대응 -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글로벌 과학치안 구현 - 연구개발 역량 강화 - 한국경찰 역량의 국제적 전파 - 치안산업 육성 선제적 미래치안 대응체제 구축 - 지역경찰 재정립 - 지식 글로벌 사회 대응역량 제고 - 대테러 역량 강화 전략적 인적자원 관리 마련 - 우수 인적자원의 체계적 확보 - 효율적인 인력운용 체계 구축 - 업무중심 승진제도 전향적 개선 - 미래치안 대비 경찰관 양성 미래지향적 치안인프라 조성 - 경찰 조직 및 예산 구조 개편 - 명예로운 경찰 구현을 위한 제도 마련 - 당당한 법집행력 기반 강화 시민주체 참여치안 활성화 - 경찰에 대한 시민 접근성 강화 - 자치경찰제도의 발전적 도입 - 민간 주도 예방치안 시스템 확립 복지 중재경찰 역할 강화 - 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 강화 - 고령화사회 치안 강화 - 범죄피해자 보호 강화 - 경찰의 갈등 중재 역할 확대 시민 참여 경찰 홍보 추진 - 시민과 함께하는 능동적 경찰 홍보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37 범전략을 세운다는 것이 있다. 또한 미국 몇몇 주들이 총성 감지기(Shot Spotter) 를 활용하는 것을 벤치마킹하여 사물인터넷을 이용하여 실시간 감지를 통한 범죄예 방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이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여러 첨단과학기 술의 활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직까지 경찰의 치안활동은 가시적이고 물 리적인 아날로그 방식이었다고 한다면, 유비쿼터스 사회로의 변화가 계속되는 미래 에는 비가시적이고 비물리적인 치안활동의 결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5년 7월 9일 경찰청과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민안전과 글로벌 과학치안 구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하였다. 16) Ⅲ.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 형태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의 형태는 다양하게 구분해 볼 수 있겠지만, 본 논문에서는 크게 소프트웨어적 방법, 하드웨어적 방법, 범죄예방 환경설계적 방법으 로 나누어 보았다. 물론 세 방법 모두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명확히 구분될 수 있 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이 보다 중점이 되는지에 따라 그와 같이 구분해 본 것이 다. 먼저 소프트웨어적 방법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거나 특정 범죄예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형태이며, 하드웨어적 방법은 범죄예방을 위해 각종 센서나 CCTV 등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범죄예방 환경설계적 방법은 동네나 아 파트 단지, 도시 전체에 셉테드를 적용하되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하여 범죄예방 시 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1. 소프트웨어(Software)적 방법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이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된 것으로 빅데이터의 활용을 들 수 있다. 빅데이터는 치밀한 가설을 세우고, 샘플링을 통해 얻어진 양질 16) 미래부-경찰청 국민안전과 글로벌 과학치안 협업 MOU 체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 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6063595>.

23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오류를 줄이고,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보다는 최대한 많은 양 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양을 통해 오류가능성을 줄이고,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방법 이라고 할 것이다. 17) 그러므로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범죄를 예방하는 수단으로 가 장 적절한 것으로는 범죄예측 부문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지역과 시간, 범죄의 유형 등을 분석하게 되면 경찰은 제한된 자원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18) 그런 점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의 사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 사례 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과거 8년 치의 범죄의 발생지역 및 유형을 범죄를 분석하여 예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에 따라 경찰인력을 범죄의 발생 가능성 이 매우 높은 곳에 배치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으며, 6개월간의 시범 운영결과 예보의 정확도는 71%정도 되었다. 19) 아직 결과의 효용성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아야겠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만 많으면 되는 것 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적절하게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그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결정체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와 딥러닝 (Deep Learning)이 함께 요구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에서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4대 1로 인간 전문가인 이세돌 구단에게 승리한 바 둑대결은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발전수준이 이미 상당한 정도라는 것을 입증해 주었 다. 20) 알파고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많은 바둑기보를 분석하고, 딥러닝을 통해 우주의 원자보다 많다는 바둑의 경우의 수를 넘어 인간의 직관력까지도 모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범죄예방을 위해 무수하게 많은 관련 데이터들을 분 석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활용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 다. 21) 앞서 언급한 샌프란시스코 범죄 분류(crime classification) 프로젝트도 재료 17) 빅토르 마이어 쇤버거 케네스 쿠키어(이지연 옮김),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21세기북스, 2013, 95면 이하 참조. 18) 윤해성 전현욱 양천수 김봉수 김기범,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방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비 연구 (I),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4, 83면. 19) 로봇 순찰경관 로봇 교도관 사법시스템에도 AI 바람(2016. 5. 30. 최종방문), <http://news. 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05/2016040501571.html>. 20) 알파고 VS 이세돌 4-1로 마무리 (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newsmaker.or.kr/news/ar ticleview.html?idxno=23971>.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39 는 빅데이터이지만 그것을 분석한 것은 인공지능이다. 22) 그러므로 빅데이터를 통해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외부로 공개된 정보가 재료가 되고, 인공지능이 그것 을 분석하여 범죄의 장소와 시간, 유형을 도출해 내고, 딥러닝을 통해 효과적인 범 죄예방 방법을 제시하여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은 마이널리티 리포 트 23)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2. 하드웨어(Hardware)적 방법 경찰의 범죄예방활동은 크게 범죄기회와 범죄유발요인을 제거하는 일반방범활동 과 특정 대상이나 사항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특별방범활동이 있는데, 순찰(patrol) 이 대표적인 일반방범활동이라고 할 것이다. 24) 경찰은 순찰활동 가운데 차량을 이 용한 순찰에 다양한 첨단기기를 활용하게 된다. 우선 현행 교통순찰차를 통해 저장 되고 있는 GPS정보, 112범죄 신고정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Korea Information System of Criminal Justice Services) 등의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할 경우 보다 효 과적인 순찰이 가능할 수 있다. 25) 그와 함께 순찰차 자체를 첨단화하기도 한다. 최 근 경찰청에 의해 수행된 ICT 기술을 접목한 첨단순찰차 개발방안 연구 를 보 면, 26) 순찰차에 112지령시스템 연동, 멀티캠 PC와의 연동을 통한 실시간 단속 영상 표출, 차량의 블랙박스 연동, 경광등 제어(리프트 상하 제어 및 문자 표출) 등 통합 디바이스 개발을 통해 스마트 순찰차 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7) 21) 이규안,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범죄예방 시스템의 실용성 검토, 한국전자통신학회 학술대 회지 제8권 제2호, 2014, 522면. 22) 알파고가 범죄에 악용된다면?(2016. 5. 30. 최종방문), <http://mbn.mk.co.kr/pages/news/newsvi ew.php?category=mbn00009&news_seq_no=2841395>. 23)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른 가까운 미래에 범죄를 예지할 수 있는 세 명의 인간의 예지능력을 이용하여 범죄가 발생하기 이전에 미리 범죄자를 체포하는 프리크라임 시스템 이 발 명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인간의 운명과 자유의지의 갈등 문제를 묘사한 SF영화이다; 네이 버 지식백과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70054&cid =42621&categoryId=44430>. 24) 배종대, 앞의 책, 63/1~63/4. 25) 윤해성 전현욱 양천수 김봉수 김기범, 앞의 책, 243면. 26) 프리즘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prism.go.kr/homepage/researchcomm on/retrieveresearchdetailpopup.do?research_id=1320000-201500015>.

24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또한 더 나아가 순찰활동을 순찰차가 아닌 로봇에 의해 수행하는 방안도 모색되 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예는 아니지만, 미국에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비록 민간부 문에서 개발된 것이기는 하지만 순찰을 위한 지능형 로봇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나 이트스코프(Knightscope) 라는 회사 28) 가 발명한 K5라는 순찰형 로봇의 경우 최대 4.8km/h의 속도로 정해진 장소를 자율순찰하며, 회전하는 카메라를 통해 안면인식 과 번호판을 식별하고, 야간에도 적외선 열화상 센서를 통해 주변감지가 가능하여 긴급한 상황에 경찰을 바로 호출할 수 있다. 29) 물론 이와 같은 순찰로봇에 대해 사 생활 침해 우려나 다른 범죄로의 악용 우려, 기능오류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기도 하지만, 30)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순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예 방의 효율성 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 더욱 가까이 와 있는 기술로 자율 드론을 통한 감시활동이 있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2015년 4월 미국의 노스다코타 주에서는 테이져 건(Taser Gun). 최류 탄발사기(Pepper Spray Gun), 고무탄총(Baton Gun) 등을 장착한 경찰용 드론이 치 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키기도 하였다. 31) 우리나라에서도 춘천경찰서가 실 종된 노부부를 찾기 위해 한국국토정보공사 강원지역본부의 협조를 받아 드론으로 수색활동을 벌이기도 하였으며, 32) 민간보안업체는 드론을 이용하여 범죄를 예방하 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33) 특히 국토교통부는 지난 해 드론 전용 시범 비행 구간을 5곳 선정하여 물품수송, 산불진화, 순찰 등 드론과 관련된 다양한 가능 성들을 점검하고 있기도 하다. 34) 27) 스마트 순찰차 통합시스템 연구개발 최종 보고서, 2015, 경찰청, 5면~7면. 28) Knightscope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knightscope.com/about.html>. 29)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의 선진화 방안(VI), 한 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5, 416면. 30)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앞의 책, 263면~265면. 31) 놀이에서 치안까지 활용되는 민수용 드론(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focus.kr/view.ph p?key=2016040600152955538>. 32) 드론 치안시대 오나...순찰 잠복수사 드론 투입 검토(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kwnews. co.kr/nview.asp?s=501&aid=216040400093>. 33) 경비로봇이 약속하는 멋진 신세계(?)(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econovill.com/news/ar ticleview.html?idxno=286396>. 34) 대구 달성군 부산 해운대서 드론 훨훨 (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imaeil.com/sub_n ews/sub_news_view.php?news_id=70312&yy=2015>.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41 첨단과학기술이 하드웨어적으로 구현되어 범죄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또 하나의 예로 생체정보의 활용이 있다. 생체정보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례가운데 하나로 CCTV가 있는데, 최근 CCTV는 첨단화로 인해 다양한 방법으로 범죄예방을 추구 하기도 한다. 일단 CCTV의 해상도가 높아지고, 얼굴인식(Face Recognition)기술이 발달하면서 원거리에서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고, 얼굴의 표정을 통해 개인의 식별 뿐 아니라 개인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35) 또한 최근 에는 주차장에서 납치 범죄 등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위급한 상황에서 소 리를 지르게 되면 음성을 인식하여 주차장의 화면이 해당 콜센터 및 경찰서로 전송 되는 CCTV도 운영되고 있다. 36) 작은 예로, CCTV는 아니지만 비명이 들리게 되면 센서(Sensor)가 감지하여 자동으로 관리자 및 112에 신고하는 스마트 화장실 도 운영될 예정이기도 하다. 37) 무엇보다 하드웨어적 방법이 보다 가시적인 것으로는 재범방지를 위한 전자감독 제도가 있다. 전자감독제도는 성폭행사범의 높은 재범률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되었지만 현재에는 강도범죄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 때 사용되는 소위 전자 발찌 는 GPS방식으로 인공위성 등을 통해서 24시간 내내 피착용자의 위치추적과 보호관찰관의 감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38) 그러나 전자발찌의 경우 정말로 재 범예방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성 범죄를 저지르는가 하면 39)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더라도 40) 즉각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발찌에 스마트센서를 내장하여 피착용자의 맥박, 체온 35) 윤지영 이천현 최민영 민수홍 김재윤 이원상,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의 선진화 방안(V), 형사 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4, 146면~152면 참조. 36) 대형마트 주차장 범죄 후 위급상황 음성인식CC-TV 레디고 대박(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nocutnews.co.kr/news/4486205>. 37) 비명 들리면 자동으로 112 신고 똑똑한 화장실 서울대 첫 설치(2016. 5. 30. 최종방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1&aid=000274 4894>. 38) 범죄예방국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cppb.go.kr/hp/tspb13/tspb13_0 2/sub_02_10.jsp>. 39) 성범죄 전과 30대, 전자발찌 차고도 여중생 추행하다 덜미 (2016. 5. 30. 최종방문), <http://ww w.segye.com/content/html/2015/12/21/20151221003239.html?outurl=naver>. 40) 성범죄 전과자, 여성과 실랑이 뒤 전자발찌 풀고 도주(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 nocutnews.co.kr/news/4586046>.

24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등 신체정보를 감지하여 신속하게 범죄예방을 하는 방안이 개발 중에 있다. 41) 그 뿐 아니라 최근 법무부는 보복범죄에 대응하여 범죄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긴급신고 를 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치가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범죄의 징후가 있을 경우 피해 자나 신고자 등이 긴급버튼을 누르게 되면 보호자와 112에 자동으로 연락이 가도록 하는 기능과 통화기능이 있는 시계이다. 42) 전자발찌와는 달리 아직 구체적으로 시 행이 되고 있지 않아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기존의 방법보 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한다. 3.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적 방법 범죄예방 환경설계적 방법은 앞서 살펴본 소프트웨어적 방법과 하드웨어적 방법 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 범죄예방연구소(NCPI: National Crime Prevention Institute)의 정의에 의하면 셉테드란 적절한 디자인과 주어진 환 경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범죄발생수준 및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삶 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 이라고 할 것이다. 43) 셉테드는 자연적 감시(natural surveillance), 자연적 접근 통제(natural access control), 영역성(territoriality)의 기본원 리와 활동의 활성화(activity reinforcement), 유지관리(maintenance and management) 의 부가원리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44) 그와 같은 원리들을 실현하기 위해 첨단과학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제까지는 지리적으로 배열된 모든 유형의 정보를 효율 적으로 취득하여 저장, 갱신, 관리, 분석 및 출력이 가능하도록 조직화된 컴퓨터 하 드웨어, 소프트웨어, 지리자료 및 인력의 집합체 인 45) 지리정보체계(GIS: Geographic 41) 전자발찌 진화 체온 등 읽어 재범 징후 감지(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newsis.com/ 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124_0010436337&cid=10201&pid=10200>. 42) 법무부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moj.go.kr/hp/com/bbs_03/listshow Data.do?strNbodCd=noti0005&strWrtNo=3626&strAnsNo=A&strRtnURL=MOJ_30200000&str OrgGbnCd=100000>. 43) 박경래 최인섭 강은영 박성훈 강용길 김상미,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의 예비 효과성분석 - 마포구 염리동 및 강서구 공진중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3, 34면. 44) 신의기 박경래 정영오 김걸 박현호 홍경구, 범죄에방을 위한 환경설계의 제도화 방안, 형사정책 연구원 연구총서, 2008, 49면. 45) 신의기 박경래 정영오 김걸 박현호 홍경구, 앞의 책, 288면.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43 Information Systems)가 범죄예방 환경설계의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와 함께 범죄예방 환경설계적 방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해주는 기술이 바로 사물인터넷라고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특징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 Society)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사물인터넷을 통해 도시에 첨단범죄정보시스템을 적용하여 범죄감시 통합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뉴욕시는 2012년 영역인식 시스템(DAS: Domain Awareness System) 라는 첨단범죄정보시 스템을 구축하였는데, 이 시스템은 일정 영역에서 범죄와 의심되는 정보는 실시간 범죄정보센터(RTCC: Real Time Crime Center) 로 보내지고, 해당 정보는 다시금 일선 경찰관 및 소방관들에게 전송된다. 46) 예를 들어,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범죄자 가 탄 차량이 CCTV 영상을 통해 파악되면 뉴욕 맨하탄의 8,000여개의 CCTV와 600여대의 방사능 탐지기, 120여대의 자동차 번호판 인식 장치를 통해 해당 상황을 실시간 분석하여 해당 용의차량을 조회 및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47) 이를 시장조 사 전문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이를 디지털 메시(Digital Mesh) 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디지털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어 가상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결 합되도록 하는 것이다. 48) 이처럼 범죄예방을 위한 최첨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셉테드의 개념속으로 이식되어 물리적 범죄방지 시스템과 가상의 범죄방지 시스템이 융합하게 되고, 그 를 통해 특정 지역이나 도시가 거미줄과 같은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범죄예방 시스 템이 구축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46) NYPD, Microsoft Launch All-Seeing Domain Awareness System With Real-Time CCTV, License Plate Monitoring(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fastcompany.com/3000272/nypd -microsoft-launch-all-seeing-domain-awareness-system-real-time-cctv-license-plate-monito>. 47) 디지털 메시 가 모든 기기를 연결한다(2016. 5. 30. 최종방문), <http://news.mk.co.kr/newsrea d.php?year=2015&no=1114717>. 48) Gartner Identifies the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16(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gartner.com/newsroom/id/3143521>.

24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Ⅳ. 법제도적 현황 및 문제점 1. 소프트웨어 관련 현황 및 문제점 빅데이터를 이용한 범죄예방을 위해 크게 기술적인 지원, 법/행정적인 지원, 그리 고 사회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49) 먼저 기술적인 지원을 위해서 요구되는 것으로 빅 데이터를 위해 사용되는 정보의 부정확성이 해결되어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 해 사용되는 정보는 목적에 맞추어 정선된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니고, 수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 뿐 아니라 사이버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비정형화 된 정보들이다. 따라서 빅데이터에 이용되는 재료 자체가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내 용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다. 50) 그와 함께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과 정에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누락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되고, 목적성을 가지고 거짓 정보나 악의적인 정보를 유입시켜 잘못된 분석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51)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잘못된 분석도 발생할 수 있다. 52) 기술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법/행정적인 지원도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우선 빅 데이터 분석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경찰청 내의 시스템들 간에 정보가 연동될 필 요가 있다. 경찰청이 보유하고 있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이나 112신고 데이터, 각종 범죄관련 데이터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야 함에도 법적인 문제로 인해 어려 운 상황이다. 53) 경찰청 내의 데이터베이스들 뿐 아니라 국세청이나 관세청, 선거관 리위원회 등 다른 기관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역시 쉽지 않다. 그로 인해 수사에 있어서는 여죄 수사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수사에 한 49) 탁희성 박준휘 정신성 윤지원, 범죄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방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비 연구 (II),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5, 353면. 50)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앞의 책, 358면. 51)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채팅로봇 테이(Tay) 의 경우 악의적으로 축적된 정보들로 인해 서 욕설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현상을 보여 운영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사만다가 되기엔 인공지능 채팅로봇, 욕설과 인종차별 발언으로 운영 중단(2016. 5. 30. 최종방문), <http://biz.khan. co.kr/khan_art_view.html?artid=201603251830271&code=920100&med=khan>. 52)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앞의 책, 358면~359면. 53)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앞의 책, 354면.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45 계가 생기기도 한다. 54) 이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들이 구축될 당시 각각 별개의 시 스템으로 구축된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법적으로 각 데이터베이스들의 운영은 그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연동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 나 아가 데이터는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민간 데이터를 검색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그 정보에는 분명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에서 적용하고 있는 OSINT(Open-source intelligence)와 같은 체계가 법적으로 충 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에 한계가 있다. 55) 더욱이 개인정보는 개인 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다양한 법률의 규정을 받고 있 기 때문에 수사목적이 아닌 범죄예방 목적으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56) 그러나 범죄예방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장벽은 사회적 인 합의라고 할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 경찰 등에 의한 범죄예방활동은 매우 경계 되고 있는데, 사이버공간에의 범죄예방활동은 시민들에게 자칫 감시나 사찰로 느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57) 실제로 범죄예방이 아닌 범죄수사과정에서 통신자료를 수 집하는 관행이 시민들의 반감을 사게 되어 일시적으로 소위 사이버 망명 이라는 현 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58) 그러므로 반드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방안들이 함께 모 색되어야 할 것이다. 2. 하드웨어 관련 현황 및 문제점 앞서 언급한 생체정보는 범죄예방을 위해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생체정보는 현재에도 수사 분야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주로 지문이나 DNA 등을 이용하 여 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하고, 범죄사실을 규명하며, 중요한 증거로 사용 되기 때문이다. 59) 생체정보를 사용하는 현행 규정은 CCTV에 관해서는 주로 개인 54)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앞의 책, 355면. 55)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앞의 책, 356면. 56) http://www.privacy.go.kr/inf/pol/law/rulelist.do 참조. 57)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앞의 책, 370면. 58) 식지않는 감청 불안감 사이버 망명 여전(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dt.co.kr/contents. html?article_no=2015092302100931746001>. 59) 이원상, 빅데이터 환경에서 생체정보의 형사정책적 활용에 대한 고찰, 비교형사법연구 제17권

24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정보보호법 에 규정되어 있으며, 아동의 실종 방지를 위해서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불법적인 입국 방지를 위해서 여권법 및 출입국관리법, 부당한 입찰을 막기 위해서 전자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그 목적에 따라서 여러 법률에 관련 내용들이 규정되어 있다. 60) 그러나 생체정보를 활용하여 범죄예방을 하는 것은 시민의 프라이버시 침해, 초상권 침해, 개인정보 침해 뿐 아 니라 생체정보인식에 대한 기술적인 오류로 인해서 본인거부(생체인식 시스템이 본 인임에도 본인이 아니라고 거부하는 것) 또는 타인수용(생체인식 시스템이 타인을 본인으로 판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61) 드론과 관련해서는 항공법, 전파법 등이 관련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항공 법에서는 기본적으로 무인항공기를 항공기에 사람이 탑승하지 아니하고 원격 자동 으로 비행할 수 있는 항공기 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금 연료를 제외한 자체중량 이 150kg 초과 시는 무인항공기 로, 150kg 이하인 경우에는 무인비행장치 로 구 분하고 있으며, 무인비행장치가 12kg 초과인지, 또는 이하인지, 그리고 사업용인지, 비사업용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에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드론은 무인비행장치 에 속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드론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 서 항공법 에서는 드론의 운행에 제한을 두는 여러 가지 사항이 존재하고 있다. 비행장 반경 9.3km 이내 및 150m 이상의 상공, 사람이 많은 곳, 일몰 후에는 드론 의 비행이 금지된다. 62) 더욱이 최근 북한의 무인기 침투 문제로 인해 12kg 이하의 드론을 신고제로 운영하고, 불법 비행하는 드론에 대해 과태료 인상 및 벌점부과 등 이 논의되고 있다. 63) 또한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전파를 사용하게 되는데, 전파 란 인공적인 유도( 誘 導 ) 없이 공간에 퍼져 나가는 전자파로서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정한 범위의 주파수를 가진 것 으로 고출력 전자기파의 경우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의 안전성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동법 제56조). 특히 드론과 관련해서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드론에 장 제1호, 2015, 114면. 60) 윤지영 이천현 최민영 민수홍 김재윤 이원상, 앞의 책, 196면~209면 참조. 61) 이원상, 앞의 글, 122면. 62) 권채리, 드론관련 법제의 개선방안, 법제이슈브리프 제8호, 2015, 2면. 63) 위와 동일.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47 착되는 카메라의 성능이 보다 향상되면서 가까운 거리 뿐 아니라 먼 거리에서도 선 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최근 들어 드론이 몰래 촬영을 함으로서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64) 더 나아가 드론을 사용하여 테러를 감행할 우려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테러 를 하려는 드론을 포획하는 드론을 띄우거나 대공포, 레이저 등으로 격추시키는 방 안도 모색되고 있다. 65) 3. 범죄예방 환경설계 관련 현황 및 문제점 범죄예방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방법과 하드웨어적 방법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 이 범죄예방 환경설계적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즉, 셉테드에 의한 방법인데, 과거 에는 이론에 의해서 주장되던 것이 최근에는 법령을 통해서 보다 구체화되어 적용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셉테드 관련 법률은 기본적으로 건축법 에 규정되어 있다. 건축법 제53조의2 제1항에서는 국토교통부장관은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건축물, 건축설비 및 대지에 관한 범죄예방 기준을 정 하여 고시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고시는 범죄예방 건축기준 고시 이다. 다만, 해당 고시에서는 첨단과학기술과 관련해서 접근통제의 기준으로 제4조 제1항에 CCTV 설치와 제9조에 CCTV 설치에 따른 안내판 설치 정도의 규정만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국토기본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3의2호에서도 범죄예방에 관한 사항 을 도종합계획의 수립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 및 주 거환경정비법 제28조의2에서는 도시정비구역에 범죄예방을 위한 사실을 경찰서장 에게 통보 및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제30조 제4의2호에서는 사업시행계획 서에 범죄예방대책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도시개발법 시행규칙 제9조에서도 개 발계획에 포함될 사항으로 범죄예방계획을 열거하고 있다. 지방자체 단체들도 셉테드를 반영하기도 한다. 서울시가 제정한 도시재정비 촉 64) 몰카 드론 사생활 촬영 피해 무방비 노출(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kgnews.co.kr/n ews/articleview.html?idxno=441966>. 65) 테러 방지용 드론 잡는 드론 나왔다(2016. 5. 30. 최종방문), <http://nownews.seoul.co.kr/news/ newsview.php?id=20160117601001>.

24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진을 위한 조례 제4조에서도 제4호에 재정비촉진계획에는 반드시 환경설계를 통 한 범죄 예방에 관한 계획 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으며, 경기도, 강원도 등 도단위 뿐 아니라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과천시, 목포시 등 시 단위, 시의 구 단위나 도 의 군 단위에서도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조례가 규정되어 있다. 다만, 해당 조례들이 일반적인 내용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첨단과학기술의 활용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 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셉테드와 관련해서는 이제 이론적으로 주장되던 셉 테드가 시범사업이나 아파트 건축 등에 적용되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지 만, 첨단과학기술이 접목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Ⅴ. 법제도 개선 시 고려사항 아직까지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범죄예방을 하는 것에 대한 법제도가 미비하 기 때문에 결국 입법론적인 내용들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더욱이 범죄수사 목적 이 아닌 범죄예방 목적으로 첨단과학기술을 사용하는 문제는 법률에 특정한 규정을 두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결국 상당부분은 일반적인 사용규정의 적용을 받을 가 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규정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내용을 다루고 싶 지만, 본 논문에서 다루는 것은 지면의 한계로 어렵기 때문에 주요 내용에 한정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프라이버시 침해 방지 지문, 홍채 등과 같이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하여 범죄예방을 하는 것도 첨단기술 의 활용에 속할 수 있다. 그러나 생체정보도 개인정보에 속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침 해를 야기할 수 있다. 그에 따라 2005년 생체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어 각종 정의와 기본원칙들을 규정하기도 하였다. 66) 그러나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범위는 정 해져 있지만, 생체정보와 관련된 통일된 규정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생 66) 윤지영 이천현 최민영 민수홍 김재윤 이원상, 앞의 책, 182면~189면 참조.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49 체정보의 활용과 관련된 내용들은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주 민등록법, 여권법, 출입국관리법, 전자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그 용처에 따라 개별 법률에서 필요한 정도만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차량용 블랙박스를 통해 수집되는 영상은 통제하는 규정도 미흡한 상황이다. 67) 또 한 생체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CCTV에 대한 규정은 개인정보보호법 에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동법률 제25조 제1항 제5호에서는 교통정보의 수집 분석 제공을 위 해 CCTV를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는데, 이를 단순히 차량의 흐름과 양을 위해 사용 하게 되면 문제가 없지만, 화소수가 높고, 화질이 좋은 CCTV를 통해 차량의 번호 판을 수집하는 경우에는 개인의 위치정보가 함께 저장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발생하 게 된다. 68) 그런데 그에 대한 처리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결국 생체정보 뿐 아니라 사용되는 도구에 따른 특성을 반영하여 사용하고, 관리 및 통제하되 개인정 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법률체계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빅데이터의 활용도 개인정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럼에도 빅데이터 활용의 문제는 비단 범죄예방을 위해서 뿐 아니라 산업에서도 요구되고 있다. 그에 따라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등 개인정보 관련 주무부처들은 20 대 국회에 제출을 목표로 태스크포스 팀을 조직하여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69) 19대 국회에서도 빅데이터의 이 용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이 발의된 적이 있다. 해당 법률에서는 비식별화 된 공개정보를 이용하고 처리하는 절차와 빅데이터에 관련된 개인정보 처리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70) 일단 빅데이터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법률로 공공데이터법 이 있 다. 공공데이터법 에서는 다른 법률에서 금지하지 않는 한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정보는 제공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법률에 속하는 정보 67) 그에 반해 미국, 독일,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그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윤지영 이천 현 최민영 민수홍 김재윤 이원상, 앞의 책, 208면. 68) 박미사,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인터넷 시큐리티&포커스, 2014, 33면~34 면. 69) 비식별정보 활용하자 빅데이터 활성화 法 쏟아진다(2016. 5. 30. 최종방문), <http://view.asia e.co.kr/news/view.htm?idxno=2016041810294226863>. 70) 의안정보시스템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 ill_id=prc_a1d5a0w9y1r4u1p7l4k9n3l4b0m0v5>.

25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공개법 제9조나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살펴보면 개인정보의 범위가 불명확한 실 정이다. 71) 결국 범죄예방을 위해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는 개인 정보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이 개인정보의 개념을 매우 넓게 설정하게 되면 빅데이터 분석의 범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개인정보의 범위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기상법, 통계법, 저작권법 등 다양한 개별 법률들이 공공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제약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별 법률들 간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전 체적인 시각에서의 법률적 정비작업도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72) 그러나 개인정보의 범위가 명확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개인정보가 완전히 제거 된 정보만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정보를 사용 하게 되는 경우의 처리방안에 대해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방송통 신위원회가 만든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이 있다. 73) 해당 가이드라인 을 살펴보면 제3조에서는 개인정보의 보호방법을, 제4조와 제5조에서는 공개된 정 보의 수집 및 이용방법과 이용내역정보의 수집 및 이용방법을, 제6조에서는 수집된 정보를 통해 새로운 정보의 생성방법을 규정해 놓고 있다. 그리고 제7조와 제8조에 서는 민감정보의 생성을 금지와 통신 내용의 조합 분석 처리 금지를 규정하고 있 다. 또한 제9조에서는 공개된 정보 및 이용내역정보의 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 10조에서는 제3자 제공을 규정하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규정되지 않는 사항은 정보통신망법 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제11조). 그러나 해당 가이드라인은 법률 지위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법령의 해석 지침에 불과하기 때문 에 적용상 한계를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결국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법률 단계로 상 향되어 한다. 74)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하여는 다른 법 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라고 71) 이상윤, 빅데이터법제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종합보고서, 한국법제연구원 지역법제 연구, 2014, 109면. 72) 이상윤, 앞의 책, 110면. 73) 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kcc.go.kr/user.do?mode=vie w&page=a02030700&dc=k02030500&boardid=1099&cp=1&boardseq=41197>. 74) 심우민,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과 입법과제,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866호, 2014, 4면.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51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에 적합한 개인정보관련 규정도 마련해야 할 것이 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와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조화가 명시적으로 규정이 마련 되어야 할 것이다. 75) 또한 드론의 예를 보면, 드론과 관련해서는 항공법 제23조, 제23조의2, 제23조 의3 등에 관련 규정이 마련되었다. 드론의 운행에 대한 근거조문은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드론의 경우 다양한 제한 사항들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드론협회는 레디 투 플라이(Ready to fly) 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하여 드론의 비행과 관련된 각종 제한들과 비행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76) 그러나 최근 초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4cm에 불과한 드론이 운행되는 등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위험성도 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드론의 개발단계부터 프라이버시 침 해를 고려해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77) 그에 따라 해외에서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드론을 격추시키는 바주카포를 개발하거나 78) 드론을 무력화 시키는 전자파를 발사하는 장 치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79) 그러므로 소위 드론의 불법적인 사용에 대응할 수 있는 소위 안티 드론(Anti-Drone) 에 관한 방안도 마련하여 항공법 등의 법률에 명시 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2. 첨단과학기술의 안전성 확보 첨단과학기술을 범죄예방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 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이 실제로 배치되기 이전에 충분한 시험기 75) 김정현, 빅데이터법제 분석에 관한 비교법적연구 - 유럽연합, 한국법제연구원 지역법제, 2014, 70 면. 76) 국내법 마련됐지만 홍보 부족 사생활 침해 문제는 아직(2016. 5. 30. 최종방문), <http://daily. hankooki.com/lpage/society/201602/dh20160203002107137780.htm>. 77) 김송주, 무인항공기 관련 개인정보 보호 입법과제, 이슈와 논점 제1074호, 국회입법조사처, 2015, 4면. 78) 바주카포로 사생활 침해하는 드론 잡는다(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ittoday.co.kr/ne ws/articleview.html?idxno=68611>. 79) 드론 사생활침해? 레이저로 격추!(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edaily.co.kr/news/news Read.edy?SCD=JC61&newsid=01367766609568344&DCD=A00306&OutLnkChk=Y>.

25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간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에 대한 법제가 적절하게 마련되 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이웃나라인 일본만 보더라도 이미 로봇과 관련된 법제를 마련하고 있고, 2020년 자율주행 자동차의 운행을 목표로 제도를 만들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관련된 법제를 조만간 정비할 예정이고, 심지어 인공지능이 창작한 창 작물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80) 미 국의 경우에도 이미 23개 주가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규정을 가지고 있고, 81) 관련 법령 정비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2016년 2월 12일 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실제도로 운행을 위한 임시운행허가제도가 시행되기도 하였 다. 82) 해당 규정은 국토교통부고시(제2015-996호)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요 건 및 시험운행 등에 관한 규정 으로 되어 있다. 83) 그러나 최근 정부의 정책에 따 라 다양한 규제가 완화되고,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고 하였지만 국회에 의한 입법이 뒷받침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히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 해서는 좀 더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84) 또한 드론의 경우 드론은 하늘을 나는 기기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지상으로 추락 할 수 있을 위험이 존재하며, 항공기 또는 드론끼리 충돌할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에서 피서객 안전 감시용으로 사용하던 119 수상구조대의 드론 이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85) 영국에서는 착륙하던 비행기가 드론과 충돌하는 사건도 있었다. 86) 그러므로 드론의 사고와 관련된 보험이나 안전규정들도 좀 더 정밀화하여 규정될 필요가 있다. 87) 그와 함께 드론을 이용하여 범죄예방을 80) 日 정부 기업, 미래 먹거리 AI 키우기 합심 (2016. 5. 30. 최종방문), <http://view.asiae.co.kr/ne ws/view.htm?idxno=2016042010290897365>. 81) 구글, 美 정부에 자율주행차 법률 정비 촉구(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newsis.com/a 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316_0013960959&cid=10101&pid=10100>. 82) 국토교통부 공식 블로그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korealand.tistory.com/6413>. 83)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molit.go.kr/usr/law/m_46/dtl.js p?r_id=4219>. 84)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 상용화 기대 (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newsis.com/ar_detai l/view.html?ar_id=nisx20160518_0014091016&cid=10401&pid=10400>. 85) 해운대 인명구조용 드론 사흘만에 추락 (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nocutnews.co.kr/ news/4451409>. 86) 英 히드로공항 착륙 여객기 드론과 충돌 피해는 없어(2016. 5. 30. 최종방문), <http://news1.kr/ articles/?2637095>.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53 위해서는 드론이 범죄예방을 위해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규정이 마련될 필요 가 있다. 다만, 범죄예방의 경우 미국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드론에 고무 탄 발사장치 등과 같이 범죄 진압 도구 등도 함께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현행 규정들과 예상되는 규정들은 드론이 일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규정 외에도 범죄예방을 위해 특수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이 고려되고, 안전을 위한 규정도 요 구된다. 따라서 범죄예방을 위한 드론 자체에 대한 안전성 규정과 드론의 운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규정도 항공법 등에 도입할 필요성도 있다고 사료된다. 3. 첨단과학기술의 보안강화 첨단과학기술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고, 컴퓨터 장치가 사용된다. 따라서 해킹 등 보안에 대한 부분이 충분히 담보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첨단과학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앞서 살펴본 셉테드의 방법이 있을 것이 다. 셉테드와 관련해서는 이제 법률이나 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에 규정되기 시 작하였고, 서울시의 경우 범죄예방 백신 디자인 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마포구 염 리동에 시범적으로 셉테드가 적용되기도 하였다. 다만 대부분의 내용이 환경개선적 이고 물리적인 부분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첨단과학기술이 활용되지는 못하였 다. 88) 즉, 셉테드에 대한 내용에서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일반 화 되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89) 그런 상황에서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내용을 셉테 드의 중요한 부분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시기상조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대한 부분을 공란으로 비워두기 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논 의를 하여 그 결과를 현행 규정에 반영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그와 같이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셉테드와 관련해서 반드시 보안에 대한 대책이 함께 87) 권채리, 앞의 글, 4면~5면. 88) 마포구 염리동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박경래 최인섭 강은영 박성훈 강용길 김상미, 앞의 책, 49면~126면 참조. 89) 다만, 법무부와 한국셉테드(CPTED)학회가 2015년 6월 5일 개최한 공동학술세미나에서는 사물인 터넷(IoT)을 이용한 셉테드 방법 등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25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다루어져야 한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이 오히려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셉테드에 적용될 수 있는 사물인터넷의 경우 사물인터넷의 보 안문제로 인해 범죄자들이 사이버범죄를 저지를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에 일반적 위 험성을 지닌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형법의 투입 등으로 그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90) 그처럼 첨단과학기술이 범죄예방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 되는 것에 대응하여 해당 첨단과학기술이 범죄의 도구로 악용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제도도 치밀하게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 사회적 신뢰성 강화 해당 기술들을 범죄예방을 위해 사용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서적인 저항을 넘어서기 위해 충분히 설득하는 과정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 러므로 반드시 절차적으로 개인정보의 침해와 보호에 대한 영향평가와 시민들의 합 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이 아무 리 범죄예방에 유용해도 시민들의 반감이 크게 되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 이다. 91) 그를 위해서는 수사기관이 첨단과학기술을 범죄예방을 위해서 사용하면서 나타나게 되는 장점과 단점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공개하여 사회의 통제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신뢰의 획득은 해당 기술을 사용한 결과가 단지 유의미한 경 우에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기술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장점들과 문제점 들을 시민사회에 공개적으로 확인시켜 줌으로써 시민사회 스스로가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된다. 92) 그에 따라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이 효과는 크 지만 시민들의 위협감정으로 인해 거부되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홍 보활동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며,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침해나 안전, 보안 등의 문 90) 양종모, 사물인터넷(IoT) 관련 사이버범죄 동향 및 형사법적 규제, 형사법의 신동향 제48호, 2015, 327면~328면. 91) 실제로 독일의 경우 온라인 수색(Online Durchsuchung) 과 관련된 규정의 도입에 대해 시민들의 반대가 심하였지만, 기차역 테러 등 테러범죄의 발생으로 인해서 시민들의 반감이 상대적으로 줄어 들면서 결국 입법화에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92) 그와 같은 취지의 글로 홍성수, 한국 로스쿨 입학제도의 문제점 공정성과 다양성을 중심으로, 조선대학교 법학과 창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2016, 121면~122면.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55 제가 상당히 클 경우에는 당연히 운영을 중지해야 할 것이다. 5. 입법체계의 문제점 개선 첨단과학기술의 활용과 관련된 법률적 문제들은 일단 현행 법률들 간의 체계적인 해석을 통해서 해결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드론과 관련된 규정은 다양 한 법률규정과 맞물려 있다. 항공법 외에도 개인정보보호법, 위치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전파법 등과도 연관을 맺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1항 제2호에서는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에는 영상 정보처리기기를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는데, 드론이 촬영하는 것이 동 법률상의 영 상정보처리기기 에 포함되어 가능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93) 그 이 유는 동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정의는 일정한 공간에 지속적 으로 설치되어 사람 또는 사물의 영상 등을 촬영하거나 이를 유 무선망을 통하여 전송하는 장치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치 이고(제2조 제7호),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3조에서는 폐쇄회로 텔레비전과 네트워크 카메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 다. 또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송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상의 규정을 살펴보아야 하고, 사람의 위치를 수집한 경우에는 위치정보보호법 상 의 규정도 적용되며, 음성을 녹음하는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의 위반여부도 살펴보 아야 한다. 94) 그러므로 범죄예방을 위해서 드론이 사용되는 것에 있어 해석론적인 관점에서 다른 규정과의 조화로운 해석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법률해석만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는데, 이는 현행 법률에 충 분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즉, 범죄예방을 위해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것의 가 장 큰 걸림돌이 입법의 부재이기도 하지만, 미흡한 입법을 통해 관련 법률 간에 충 돌이 발생하거나 관련 법률들에 충분한 내용이 입법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입법방식과 법률을 주관하는 주관부처간의 구획화 된 입법으로 인해서 발생하게 된다. 앞서 살펴본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등 다양한 기술들에 93) 김송주, 앞의 글, 3면. 94) 김송주, 앞의 글, 2면.

25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대한 규정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도로교통법, 건축법 등 다 양한 법률들에 산재되어 있으며, 해당 법률의 주무부처는 행정자치부, 미래창조과학 부, 방송통신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여러 부처들이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첨단과학기술과 관련된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규율이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에는 관련 사안에 대해서 기본법을 제정하고, 기본법을 기준으로 다양한 개별 법률을 제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한 독일은 Artikelgesetz 95) 를 통해서 법률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유지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96) 그러나 우 리나라는 개별입법을 통해 각 사안에 대응하는 법률을 규정하기 때문에 법률들 간 의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모습이 미흡한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새로 규정되는 법률들을 더욱 그러하다. 97) 그러므로 체계적인 입법이 가능할 수 있도록 첨단과학 기술과 관련된 입법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Ⅵ. 결론 우리 사회가 고도의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들도 매우 첨단화 되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 마트폰을 통해 물품구입, 은행업무, 개인사무, 사회활동 등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 다.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를 통해 각종 편리성을 누릴 수도 있다. 이 모든 것 을 가능하게 해 준 첨단과학기술은 범죄예방에도 투입되고 있다. 어떤 기술들은 이 미 적용되고 있는 것에 반해, 어떤 기술들은 조만간 적용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기도 95) 독일의 Artikelgesetz 또는 Mantelgesetz 라는 입법방식은 많은 법률 또는 다양한 법률내용들을 동시에 개정하는 방식이다; Deutscher Bundestag(2016. 5. 30. 최종방문), <https://www.bundest ag.de/service/glossar/a/artikelgesetz/245330>. 96) 강석구 이원상, 사이버범죄 관련 법령정비 방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3, 185면. 97)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법 이 제정되어 정보통신망법 에서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정인 제33조~ 제40조 규정이 삭제되었음에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10 제3항은 여전히 제33조의2 제2항 규 정 및 제35조~제39조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미 개인정보보호법 이 제정된 이후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지만, 아직도 존치되고 있다. 이는 입법오류를 넘어서서 입법방치가 되는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강석구 이원상, 앞의 책, 183면.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57 하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첨단화 되어가고, 범죄예방에도 첨단기술이 사용되는 것은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일 수 있다. 그런데 법제도는 아직도 우리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 특히 우리나 라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는 새로운 첨단과학기술 들의 등장과 관련해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고, 그를 지원해 주기 위해서 다 양한 법제도들이 마련되었거나 마련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관련 문제들을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98) 규범적으로 논의되는 영역이 가이드라 인이나 시행규칙, 시행령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이 법적 효력이 상당히 낮은 단계에 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규범력에서도 한계를 갖게 된다. 이처럼 드론, 로봇, 빅데 이터 등 첨단과학기술과 관련된 일반적인 법률들도 미흡한 상황에서 범죄예방과 관 련된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해당 기술들은 개인정 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므로 범죄에 대한 수사목적과는 달리 범죄예방 을 위해 해당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99) 더 나아가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기술적이나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자칫 국가에 의한 감시로 여겨져서 시민들의 감정과 충돌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범죄예방을 위해 첨단과학 기술을 사용하는 문제는 경험적인 연구와 시민에 대한 홍보 및 합의도출, 규범적인 연구가 융합적이고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본 논문에서는 전체적인 숲을 보기 위해서 개관적인 내용을 다루었지만, 각 사안들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범죄예방에 활용될 수 있는 방안과 법체계 등을 세밀히 다룰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행 입법이 주로 개별 법률에 따라 이루어지기 98) 논문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19대 국회의 법률안 발의 건수는 총 17768건인데 반하여 처리 건수는 7683건에 불과하고, 미처리 된 건수는 10085건에 달한다; 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참조(2016. 5. 30. 최종방문), <http://likms.assembly.go.kr/bill/jsp/statfinishbill.jsp?age=19>; 모 일간지가 낙선 등으로 19대 국회를 떠나는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보면 4점 만점에 1.97점을 받아 C학점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에 따라 19대 국회를 식물국회 라고 칭하기 도 한다; 19대 국회, 계파정치 판 쳐 C학점 턱걸이(2016. 5. 30. 최종방문), <http://www.hanko okilbo.com/v/3b86f1abaedc4ece9eb496dea68670d7>. 99) 실재로 미국에서도 트윗을 분석해 정보를 판매하는 데이터마이너(Dataminer) 가 정보당국에 제공 하던 서비스를 중단하였다; 트위터, 美 정보당국에는 데이터 분석자료 안 판다(2016. 5. 30. 최종 방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1&aid= 0008389064>.

25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때문에 법률들 간의 충돌문제나 흠결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이나 독 일의 입법방식을 참고하여 입법단계부터 체계적으로 해당 사안들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해당 주제와 관련된 보다 다양하고 심도 깊은 후속 연구들이 형사법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법이 발전하는 사회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희망 하는 바이다.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59 참고문헌 강석구 이원상, 사이버범죄 관련 법령정비 방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3 권채리, 드론관련 법제의 개선방안, 법제이슈브리프 제8호, 2015 김송주, 무인항공기 관련 개인정보 보호 입법과제, 이슈와 논점 제1074호, 국회입법 조사처, 2015 김정현, 빅데이터법제 분석에 관한 비교법적연구 - 유럽연합, 한국법제연구원 지역 법제, 2014 박경래 최인섭 강은영 박성훈 강용길 김상미,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의 예비 효과성분석 - 마포구 염리동 및 강서구 공진중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형사정 책연구원 연구총서, 2013 박미사,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인터넷 시큐리티&포커스, 2014 배종대, 형사정책(제10판), 홍문사, 2016 빅토르 마이어 쇤버거 케네스 쿠키어(이지연 옮김),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21세 기북스, 2013 신의기 박경래 정영오 김걸 박현호 홍경구, 범죄에방을 위한 환경설계의 제도화 방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08 심우민,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과 입법과제,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866호, 2014 양종모, 사물인터넷(IoT) 관련 사이버범죄 동향 및 형사법적 규제, 형사법의 신동 향 제48호, 2015 윤지영, 형 집행(교정 보호) 단계에서의 첨단과학 기술의 활용, 2016년도 한국형 사정책연구원 춘계학술대회 발표집, 2016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의 선진화 방안(VI),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5 윤지영 이천현 최민영 민수홍 김재윤 이원상, 법과학을 적용한 형사사법의 선진화 방안(V),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4

26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윤해성 전현욱 양천수 김봉수 김기범,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방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비 연구(I),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4 이건종 전영실, 각국의 범죄예방정책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1993 이상윤, 빅데이터법제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 종합보고서, 한국법제연구원 지역법 제 연구, 2014 이규안,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범죄예방 시스템의 실용성 검토, 한국전자 통신학회 학술대회지 제8권 제2호, 2014 이원상, 빅데이터 환경에서 생체정보의 형사정책적 활용에 대한 고찰, 비교형사법 연구 제17권 제1호, 2015 임준태, 범죄예방론, 대영문화사, 2009 탁희성 박준위 정신성 윤지원, 범죄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방시스템 구축을 위 한 예비 연구(II),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5 홍성수, 한국 로스쿨 입학제도의 문제점 - 공정성과 다양성을 중심으로, 조선대학 교 법학과 창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2016

범죄예방을 위한 첨단과학기술 활용에 따른 법제도적 쟁점 고찰 261 A Study on Legal Issues of Crime Prevention with Advanced Science Technology 100) Lee Won-sang* Our society is evolving into a highly information-oriented society. Thus, our lifestyle is also becoming very modernized. So, the trend that advanced technologies are used for crime prevention can be perhaps irreversible. But our legal system does not keep up with the change of our society. Europe, the USA and Japan already have performed a variety of studies with regard to law according to the new advanced technologies, so, they also have established a variety of laws. However, Korea has remained on the level of awareness of related issues only and it is being discussed only as guidelines, enforcement rules and implementing ordinances in the areas of law. Legislations associated with drones, robots, big data are also insufficient Therefore, it is even more difficult to establish regulations relating to crime prevention. In particular, these technologies have established a close relationship with personal information. So, the use of the technologies for crime prevention is not easy unlike investigative purposes. Nevertheless, it requires four elements roughly so that advanced technologies may be used for crime prevention - prevention of privacy infringement, enhanced security for high-tech, prevention of accidents on high-tech operation and acquisition of social credibility. Therefore, the issue regarding the use of advanced technologies for crime prevention needs to promote consensus building, to perform normative and empirical research, and to reduce errors of advanced technologies. The laws * Assistant Professor of Chosun University.

26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should be enacted for it as soon as possible. Keywords: Advanced Science Technology, Crime Prevention, Big Data, Drone, CPTED 투고일 :5월 30일 / 심사일 :6월 10일 / 게재확정일 :6월 10일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101) 고 려 진** 손 세 림*** 한 상 국**** 이 수 정***** 국 문 요 약 선행연구에서 정신병질은 재범가능성을 예측함에 있어 그 어떤 요인보다도 가장 예측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 연구에서는 사이코패스의 진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도구이면서 재범예측에 서 활용도가 높은 위험성 평가도구인 한국판 PCL-R의 국내 표본을 대상으로 한 재범예측력을 검증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전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318명을 면담하였으며, PCL-R의 총점을 기준으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PCL-R 피검사자들의 출소 이후 재범추적을 통한 생존분석을 하였다. 연구 결과, PCL-R 총점이 25점 이상인 고위험군의 1년 생존율 은 99% 10년 생존율은 79%이었으며, PCL-R 총점이 24점 이하인 저위험군의 1년 생존율은 100% 10년 생존율은 83%로 두 집단의 생존율의 차이는 유의미하였다. 이는 PCL-R 점수를 통한 고위험군, 저위험군의 분류가 재범을 잘 예측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PCL-R 총점을 0-10점을 하위점수 집단, 11-20점을 중위점수 집단, 21-30점을 상위점수 집단, 31-40점을 최상위점수 집단으로 4집단 으로 나누어 재범 예측력을 확인하였을 때에도 하위점수 집단에 비해 최상위점수 집단이 더 빨리 더 많이 재범을 저지르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본 연구를 통해 검증된 결과들은 형사사법장면에서 가석방이나 출소와 같은 사안을 결정할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한점과 추후 연구의 필요성을 기술하였다. 주제어: PCL-R, 재범예측, 생존분석, 위험성평가, 정신병질 ***** 본 연구는 2016학년도 경기대학교 대학원 연구원장학생 장학금 지원에 의하여 수행되었음. 본 연구는 2016년도 대한범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내용의 일부가 발표되었음. ***** 경기대학교 교육복지상담연구소. 심리학박사 *****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 인천 청소년꿈키움센터 *****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교신저자(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산로 154-42. Tel: 031-249-9198, E-mail: suejung@kyonggi.ac.kr)

26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Ⅰ. 서설 우리나라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와 재범자의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3년에 발표된 범죄백서 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범죄 발생건수는 1984년 80 만 건에서 2013년 200만 건으로 지난 30년간 150% 증가하였고, 범죄율(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건수) 역시 기간 중 1,989건에서 3,921건으로 97.1%증가하였다. 재 범자의 비율은 2004년에서 2009년까지는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0년 64.1%로 다 소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그 이후부터 2013년까지 67.8%에 이르러 증가추세를 보 였다. 전과횟수별 구성비에서도 6범 이상이 전체의 28.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이후 초범은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지만 6범 이상의 범죄자는 2004년에서 2013년까지 10%의 증가를 보였다 1). 이러한 현황 은 범죄자에 대한 재범의 예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점이며, 이러한 중요 성에 맞춰 재범예측의 정책과 대안이 절실히 필요함을 보여준다. 형사사법기관은 이에 대응하여 가석방이나 출소와 같은 사안을 결정할 때 재범 위험성평가를 통해 재범 고위험군에게는 교정 시설 내 수용을, 재범 저위험군에게 는 사회 내 처우를 결정을 하기도 한다. 경제적 효율성을 확보하고 범죄의 위험으로 부터 국민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재범 위험성 평가는 주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즉 재범 예측은 그 정확성에서 언제든지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재범 위험성 평가 도구를 사용하는 가 는 재범 예측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을 위한 사회적 비용의 경제성에도 중 요한 문제이다. 기소된 범죄자들이나 비행청소년들의 성격 혹은 행동경향성은 재범과 관련한 주 요한 기질적 인자가 될 수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정신병질은 형사사법 분야에서 정 책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Hare의 PCL-R(Psychopaths Checklist-Revised) 3) 은 정신병질의 진단에서 가장 1) 법무연수원, 범죄백서, 2013. 2) Herrnstein, R., & Wilson, J. Q., Crime and human nature, New York: Simon and Shuster, 1985. 3) Hare, R. D., The Hare Psychopathy Checklist-Revised, Toronto: Multi-Health Systems, 1991, 2003.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65 영향력 있는 도구이면서 재범예측에서 활용도가 높은 위험성 평가도구로 알려져 있 다. 이 도구는 범죄자의 범죄이력이 조사관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경우에도 재범의 강력한 예측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고된다 4). 따라서 본 연구의 초점은 PCL-R이 우 리나라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범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 는 것이다. Ⅱ.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PCL-R 1. 정신병질(psychopathy)의 특성 정신병질(사이코패시)의 현대적 개념은 유럽과 미국의 정신과의사나 심리학자들 의 수백 년간의 임상적 연구와 고찰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5). Millon, Simonsen, Birket-Smith, 그리고 Davis 6) 는 그들의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사이코패시는 정신의학에서 인지되고 진단된 첫 번째 성격장애였다. 사이코패시 개념은 역사적이 고 오랜 임상적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그것의 타당성을 지지하는 수많은 연구 들이 진행되었다. 사이코패스는 특히 정서적으로 피상적이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 지는 특성을 보인다. Craft 7) 는 사이코패스는 수치심, 양심의 가책 또는 다른 사람 에 대한 감정의 이해가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고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를 하게 되는 개인 이라고 하였으며, Krapman 8) 은 사실상 무감각하지만 자신들에게 유리 4) Hemphill, J. F., & Hare, R. D., Some misconceptions about the Hare PCL-R and risk assessment a reply to Gendreau, Goggin, and Smith,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 31, 203-243, 2004. 5) Hare, R. D., Clark, D., Grann, M., & Thornton, D., Psychopathy and the predictive validity of the PCL-R: an international perspective, Behavioral Science and the Law, 18, 623-645, 2000. 6) Millon, T., Simonsen, E., Birket-Smith, M., & Davis, R. D. Psychopathy: Antisocial, Criminal, and Violent Behaviors, New York: Guildford, 1998. 7) Craft, M. J., Ten Studies into Psychopathic Personality, Bristol, England: John Wright, 1965. 8) Karpman, B. The structure of neurosis: with special differentials between neurosis, psychosis, homosexuality, alcoholism, psychopathy, and criminality, Archives of Criminal Psychodynamics, 4, 599-646, 1961.

26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한 감정과 정서적 애착을 가장할 수 있는 이중인격자 로 설명하였다. 심지어 Blair, Mitchell, 그리고 Blair 9) 는 정신병질은 정서장애이다 라고 정의하였다. 사이코패스는 냉담하고 공감능력이 부족하며, 자신의 행위에 대한 죄책감이나 후 회를 보이지 않으며, 충동적이고 무책임함을 보이며, 이러한 특성들이 일탈적 행위 를 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본다. 특히 이들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기존 범죄자에 대한 통념을 바꾸는데, 이들은 대체로 타인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이며 외향적이 고 말주변이 유창하고 민첩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전부 피상적이 고 사실상 별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10). 사이코패스의 주요 특징인 충동성, 다양한 범죄력, 냉담, 그리고 공감 능력의 결 여와 양심의 가책 결핍은 정신병질과 폭력행위를 이어주는 개념적인 연결고리로 11) 일반인에 비해 사회규범이나 법을 위반하기 쉽다.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은 사이코패 스가 아닌 범죄자들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은 폭력 적인 공격 행동을 저지르지만 감정이 결여되어 있기 십상이고 사이코패스가 아닌 범죄자에 비해 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계획범죄를 저지르며 12) 무기와 협박 그리고 도구적 공격성을 발휘한다고 알려졌다 13). 그들은 일생에 걸쳐 다양한 비행을 보이 기 때문에 평생 지속적인 비행자 라고 불리기도 한다 14). 2. PCL-R의 구성적 특징 PCL-R은 총 20개의 문항으로 각 문항 당 0점에서 2점까지 점수를 주도록 되어 9) Blair, J., Mitchell, D., & Blair, K, The Psychopath: Emotion and The Brain. Oxford: Blackwell Publishing, 2005. 10) 이수정 허재홍(2004), 잠재적 범죄위험요인으로서의 정신병질(psychopathy), 한국심리학회지: 사회문제, 10, 39-77, 2004. 11) Silver, E., Mulvey, E. P., & Monahan, J. Assessing violence risk among discharged psychiatric patients: toward an ecological approach, Law and human behavior, 23, 237. 1999. 12) Ogloff, J. R., Wong, S., & Greenwood, A. Treating criminal psychopaths in a therapeutic community program, Behavioral Sciences & the Law, 8, 181-190. 1990. 13) Serin, R. C. Psychopathy and violence in criminals,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 6, 423-431. 1991. 14) 이수정 허재홍. 앞의 논문 참조.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67 있기 때문에 총점은 0점에서 40점 사이의 값을 갖는다. 아니다 일 경우엔 0점을, 아마도 어떤 면에서 일 경우엔 1점을 그렇다 의 경우에는 2점을 준다. PCL-R의 모든 문항은 역동적 위험요인을 측정하고 각 문항은 정신병질의 핵심 특질을 평가 한다. 반구조화된 인터뷰기법을 적용하여 피검자와의 면담과 공식적인 기록 모두를 활용하여 채점을 하는 방식이기에 훈련을 받은 전문가가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 다. 공적인 기록으로는 생활기록부, 수사기록, 소년전과, 수용소 생활태도 기록, 분 류심사 결과, 그리고 가족 및 지인의 방문 기록 등이 있다. PCL-R은 면담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으며, 위의 정보들이 충분히 확보되었을 시에만 각 문항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PCL-R의 모든 항목들은 크게 2개의 요인으로 구성된다. 요인 1은 대인관계적이 고 정서적인 특성의 조합이다. 즉 요인 1은 다른 사람에게 이기적이고 냉담하며 후 회와 죄책감이 결여된 특성을 기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인 1은 대인관계적 방식 (단면 1)과 정서성(단면 2)의 조합이다. 반면에 요인 2는 사회적으로 일탈적인 행동 특성을 반영한다. 요인 2는 만성적으로 불안정하고 삶에 대해 목표가 없고, 충동적 이고 무책임하고 기생적인 생활양식과 반사회적 행동양식을 기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인 2는 일탈적 생활양식(단면 3)과 반사회성(단면 4)으로 구성된다 15). Hare의 PCL-R 매뉴얼 16) 에서는 북미 남성 범죄자와 법무 정신병원 환자 표본을 대상으로 PCL-R 총점의 평균점수를 각각 23.6점(SD = 7.9)와 20.6점(SD = 7.8)이 산출되었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를 통해 1표준편차를 초과하는 30점을 사이코패스 진단의 준거점수로 규정하였다. 이는 이미 PCL 개발 이전 임상적 평가에서도 진단 효율성이 가장 좋은 점수였다. 준거점수를 기준으로 30점 이상을 사이코패스, 20~30점 사이는 중간, 20점 이하는 비사이코패스 집단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변별 기준점인 30점은 북미지역에서 적용되고 있는 준거점수이며, 영국이나 스웨덴과 같 은 유럽지역에서는 각각 25점과 26점이 준거점수로 사용된다 17).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Hare의 PCL-R을 번안하고 한국 범죄자 집단을 대상으 15) 조은경 이수정, 한국판 표준화: PCL-R 전문가 지침서, 서울: 학지사 심리검사연구소, 2008. 16) Hare, R. D., 앞의 책 참조. 17) Cooke, D. J., Michie, C. Psychopathy across cultures: North America and Scotland compared,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08, 58-68, 1999.

26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로 표준화 작업을 수행하여 한국판 PCL-R이 출간되었다 18). 한국판 PCL-R의 표준 화 연구에서는 사이코패스의 변별기준점을 25점으로 제안하고 있다. 한국판 PCL-R 의 재범예측 준거점수 산출을 위해 ROC 분석을 한 결과 준거점수가 25점일 때 AUC는.691로 최대가 된다. 이때 민감도는.625이었고 특이도는.757이었다. 따라 서 한국판 PCL-R에서는 재범위험성 준거점수로 25점 이상일 때 재범 고위험군으 로 판단할 수 있다. 즉 25점 이상을 준거점수로 할 때 재범 위험성이 높은 사람을 정확히 높게 예측할 확률(TP)는 74.2%이며, 재범 위험성이 낮은 사람을 정확히 낮 게 예측할 확률(TN)은 59.4%였다. 재범예측 준거점수가 25점 정도에서 형성되는 점에 비추어 국내 피검자의 경우에는 재범 고위험군 선정에 30점이 아니라 25점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수정, 고려진, 김재경은 19) 한국판 PCL-R에 대한 구성타당도 연구를 통하 여, 실제 재범여부를 바탕으로 재범 예측을 위한 새로운 변별기준점을 산출하였는 데, 그 결과 26점이 가장 예측력이 높은 변별기준점으로 산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판 PCL-R이 Static-99 등의 다른 재범위험성 평가와도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음을 알려준다. 이수정 등은 이 연구에서 한국판 PCL-R 표준화 연구에서 산출 된 변별기준점 25점과 약간 차이가 나는 26점이라는 점수가 산출되었는데, 두 변별 기준점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결과를 받아들이며, 한국판 PCL-R이 우리나라 범죄자들을 위한 비교적 안정적인 재범 예측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한국판 PCL-R의 표준화 연구가 진행된 이후, 이수정과 김민정 20) 은 국내 범죄자 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판 PCL-R의 재범예측력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교도소 수용자 82명과 보호관찰 중인 범죄자 31명을 대상으로 재범 추적을 한 결 과, 성범죄자의 경우 25점이 유의미한 예측력을 보이지만, 일반 범죄자의 경우 1년 이내의 재범 예측에서 30점이 AUC가.752로 더 우수한 예측력을 갖는다고 보고하 였다. 18) 조은경 이수정. 앞의 책 참조. 19) 이수정 고려진 김재경, 한국판 Psychopathy Checklist-Revised (PCL-R)의 구성타당도 연구, 한 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23, 57-71, 2009. 20) 이수정 김민정, 국내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PCL-R 재범예측력에 대한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법정, 1, 43-55. 2010.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69 3. PCL-R과 재범 예측 PCL-R은 정신병질적 성격이상의 평가뿐만 아니라 일반범죄나 폭력범죄의 재범 을 예측하는 데에도 높은 예측력을 보임이 여러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었다. Salekin, Rogers와 Sewell 21) 은 PCL-R이 폭력범죄의 재범에서도 높은 예측력을 지 닌다고 보고하였다. 범죄력 자료의 재범 예측력과 비교해 봤을 때, PCL-R의 폭력성 전반에 걸친 일반적인 평균 예측력 (AUC)은 약.68이고, 신체적인 폭력에 대한 평 균 예측력(AUC)은 약.73, 성폭력에 관한 평균 예측력(AUC)은 약.69인데, 이는 범죄력 자료의 재범 예측력이.60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유의하게 높은 수준인 것 을 알 수 있다 22). 1980년대 중반 Hare의 제자 Kropp 23) 은 가석방을 받아 출소하는 재범자들을 PCL-R의 점수에 의해 상, 중, 하로 나누어 각 집단의 출소 4-5년 후 재범률을 비교 하는 연구를 하였다. PCL-R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집단에서의 재범률은 80%, PCL-R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집단에서의 재범률은 20~25%라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처럼 정신병질은 재범가능성을 예측함에 있어 그 어떤 요인보다도 가장 예측력 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다 24). 이는 사이코패스들이 자신의 행동을 변화하고자 하는 동기의 부족과 자신의 기질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25) 교정 처우 이후 개선 정도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코패스는 자신을 위장하거나 남을 기만하는 태도 때 문에 치료자들이 치료효과가 좋다고 평가하도록 조작하지만 프로그램 종료 후 출소 21) Salekin, R. T., Rogers, R., & Sewell, K. W. A review and meta analysis of the Psychopathy Checklist and Psychopathy Checklist Revised: Predictive validity of dangerousness. Clinical Psychology: Science and Practice, 3, 203-215, 1996. 22) 이수정 고려진 김재경. 앞의 논문 참조. 23) Hart, S. D., Kropp, P. R., & Hare, R. D., Performance of male psychopaths following conditional release from prison,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56, 227, 1988. 24) Hare, R. D., Forth, A. E., & Strachan, K.E. Psychopathy and crime across the life span. In R. D. Peters, R. J. McMahon, & V. L. Quinsey (Eds.), Aggression and violence throughout the lifespan (pp. 285-300). Thousand Oaks, CA: SAGE, 1992. 25) Skeem, J. L., Poythress, N., Edens, J. F., Lilienfeld, S. O., & Cale, E. M. Psychopathic personality or personalities? Exploring potential variants of psychopathy and their implications or risk assessment, Aggression and Violent Behavior, 8, 513-546, 2003.

27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뒤에는 더 이상 기만을 할 필요가 없어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재범을 범할 가능성이 높다. Ogloff, Wong과 Greenwood 26) 가 실시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에서 PCL-R 점수가 가장 높았던 집단은 동기가 낮고, 기능향상의 정체를 보였기 때문에 집단의 프로그램 탈락률이 가장 높았음을 보고했다. Seto와 Barbaree 27) 는 약 5.2년 동안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재범 여부를 통한 추적 조사를 하였는데 재범 여부는 치료 후 행동 보다는 PCL-R점수와의 상관관계가 높 음을 확인하였다. Harris, Rice와 Cormier 28), 그리고 Rice, Harris와 Cormirer 29) 가 진행한 연구에서도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대상 중 사이코패스 수준이 높은 사 람들의 재범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로 154명의 캐나다 연방교도소 수감자 중 출소한 102명을 치료 과정 중 치료효과가 좋다고 평 가된 집단, 그렇지 못한 집단 그리고 PCL-R의 중앙치를 중심으로 상 집단, 하 집단 으로 네 개의 준거집단으로 분류하여 평균 5년으로 생존 분석 하였을 때 준거 집단 중 생존 가능성이 가장 저조했던 집단은 PCL-R 고득점 집단 중 치료과정 중 치료 자들에 치료효과가 좋다고 평가되었던 집단이었다 30). 또한 사이코패스는 다른 범죄자보다 빨리 재범을 저지른다는 사실은 수차례의 실 험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31). Serin & Amos 32) 는 연방 교도소 출소 299명을 8년 간 추적 조사 후 사이코패스와 사이코패스가 아닌 범죄자의 폭력 범죄로 체포 혹은 26) Ogloff, J. R., Wong, S., & Greenwood, A. 앞의 논문 참조. 27) Seto, M. C., & Barbaree, H. E., Psychopathy, treatment behavior, and sex offender recidivism,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 14, 1235-1248, 1999. 28) Harris, G. T., Rice, M. E., & Cormier, C. A., Psychopathy and violent recidivism. Law and human behavior, 15, 625, 1991. 29) Rice, M. E., Harris, G. T., & Cormier, C. A., An evaluation of a maximum security therapeutic community for psychopaths and other mentally disordered offenders, Law and human behavior, 16, 399-412, 1992. 30) Looman, J., Abracen, J., Serin, R., & Marquis, P., Psychopathy, treatment change, and recidivism in high-risk, high-need sexual offenders,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 20, 549-568, 2005. 31) Porter, S., Fairweather, D., Drugge, J., Hervé, H., Birt, A., & Boer, D. P., Profiles of psychopathy in incarcerated sexual offenders,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 27, 216-233, 2000. 32) Serin, R. C., & Amos, N. L., The role of psychopathy in the assessment of dangerousness, International Journal of Law and Psychiatry, 18, 231-238, 1995.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71 기소된 것을 기준으로 재범률을 비교했다. 이 때 사이코패스가 아닌 범죄자의 재범 률이 20%인데 반해 사이코패스범죄자의 재범률은 65%로 나타났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치료 후 행동보다 PCL-R의 점수가 재범에 대한 예측력이 높기 때문에 형사사법기관에서 가석방이나 출소의 문제에 앞서 PCL-R 검사 점수를 지표로 사용하게 된다. Gudonis 33) 는 PCL-R이 사이코패스를 측정하기 위해 설계되 었지만 PCL-R을 통한 평가가 개인 성격의 핵심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회성 평가에 있기 때문에 반사회적인 행동 측정을 통한 강력한 재범 예측 평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 연구문제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형사사법기관에서 가석방이나 출소와 같은 사안을 결정할 때 재범 위험성 평가는 경제적 효율성을 확보하고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사 회의 안전 확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에서는 일정한 관찰 기간 동안 조사대상자들의 재범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로 재범한 집단과 재범하지 않은 집단 을 준거집단으로 한국판 PCL-R의 재범 예측력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재범 여부와 생존 기간의 차이를 분석하여 한국판 PCL-R의 재범예측력 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PCL-R에서 더 정교한 분석을 수행해 보고자 4집단 으로 나누어 재범 예측력을 확인하였다. 한국판 PCL-R이 재범 예측력이 정확하다 면 먼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재범 여부와 생존기간의 차이를 분석하였을 때 고 위험군의 재범율이 더 높고 생존기간이 더 짧을 것이다. 또한 한국판 PCL-R 0-10 점을 하위점수 집단, 11-20점을 중위점수 집단, 21-30점을 상위점수 집단, 31-40점 을 최상위점수 집단으로 나누어 재범 예측력을 확인하였을 때에도 하위점수 집단보 다 최상위점수 집단에서 더 빨리 더 많이 재범을 저지를 것이다. 33) Lynam, D. R., & Gudonis, L., The development of psychopathy, Annu. Rev. Clin. Psychol., 1, 381-407, 2005.

27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Ⅲ. PCL-R 점수와 재범 비교 1. 방 법 가. 조사대상 한국판 PCL-R 검사는 2005년 11월에서 2015년 02월까지 약 10년간 전국 교도 소에 수감 중인 449명의 남성 수형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각 교도소에 직접 방문하 여 공식 기록 문서를 우선 검토하고 일대일로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공식 기록 문서에서는 조사대상자의 연령, 범죄명, 최초 경찰 입건 연령, 이전 범죄 경력 등을 검토하였다. 면담에서는 먼저 피검사자는 면담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하 고 면담에 참여했다. 한국한 PCL-R 검사를 한 조사 대상자 전체를 대상으로 2016년 5월 재범 추적을 수행하였다. 재범 추적 대상자 449명 중 신원 정보 파악이 불가능하여 수사 기록을 열람할 수 없는 대상자 130명과 아직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출소 이전 대상자 1 명을 제외하고 실제 재범 여부 추적에 성공한 대상자는 총 318명이었다. 조사 대상 의 평균연령은 38세, 학력은 결측값을 제외하고 고졸 이상이 78명, 고 중퇴 이하가 106명이었고 모든 범법건수는 평균 6회였다. 재범 추적 결과, 재범을 한 경우는 33 명이었고, 재범을 하지 않은 경우는 285명이었다. 재범의 경우 동종범죄가 48.5%였 고 이종범죄는 51.5%였다(표 1 참조).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73 <표 1> 연구 조사 대상의 인구통계학적 자료 연령 학력 모든 범법건수 범죄유형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기타 고중퇴 이하 고졸 이상 1-5 6-10 11-15 16-20 21-25 26-30 성범죄 폭행 살인 절도 강도 기타 범죄(사기, 마약 등 포함) 명(%) 10(3.2) 101(31.9) 90(28.4) 76(24.0) 28(8.8) 12(3.8) 106(57.6) 78(42.4) 138(58.5) 67(28.4) 23(9.7) 5(1.6) 2(8) 1(4) 151(47.3) 45(14.1) 43(13.5) 23(7.2) 23(7.2) 34(10.6) 나. 측정도구 1) 한국판 PCL-R 현재 PCL-R은 미국 사법 체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검사 중 하나로 범죄자에 대한 양형과 가석방 그리고 사형까지도 결정하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34). 그러나 Hare의 준거점수 연구에서의 대상이 북미지역에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이질 적 집단의 사회나 문화적 환경에 맞게 적정한 사이코패스에 대한 준거 점수를 탐색 하는 것이 필요했고 각 국에서 교차타당도 연구 수행을 하게 되었다 35).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2008년 출간된 한국판 PCL-R 매뉴얼에 따른 변별기준 점인 25점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PCL-R 총점 25점 이상을 고위험군으로, 34) 이보영 홍기원, 수형자들을 위한 교정 프로그램과 심리검사의 타당성, 법학논총, 27, 229-262, 2012. 35) 이수정 이인희, 수용자의 교정심리 검사와 교정상담 평가의 예측타당도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21, 1-15, 2007.

274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24점 이하를 저위험군으로 분류하였다. 2) 분석방법 인구통계학적 자료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재범 여부를 비교하기 위하여 SPSS 를 통해 분석을 실시하였다. 생존분석(survival analysis) 또는 사건사분석(event history analysis)이라고 일컫 는 통계방법은 연구자가 연구하고자 하는 어떤 사건(event)이 발생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분석하는 통계방법이다 36). 생존분석은 시간에 따라 경과의 증감이 예상되는 자료에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의학영역에서 치료 예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요인을 설명할 때 활용된다 37). 생존분석에 사용되는 생존 자료는 고유한 특징을 갖 는다. 우선 생존과 관계되는 결과변수가 재범 과 재범 없음 과 같이 이진수로 주 어진다. 이 결과변수는 각각 생존기간에 대한 값을 갖는다. 둘째, 생존 기간은 일정 한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항상 양수의 값을 나타낸다 38). 셋째, 중도절단 된 관찰 값(censored observation)이 발생한다. 중도절단(censoring) 의 발생 원인으로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연구대상이 추적이 안 되는 경우, 연구대 상이 재범하기 전에 연구를 종료하는 경우, 관계없는 원인으로 재범하는 경우, 연구 대상자가 추적을 거부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39). 넷째, 연구자가 연구하고자 하는 사건은 대상자에 따라 발생할 때까지의 시간 간격이 다르다. 또한 다양한 원인 으로 중도절단이 발생한다. 이 같은 이유로 사건 발생 시간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 는다 40). 생존분석에서 주로 사용되는 확률분포는 생존함수(survival function)와 위 험함수(hazard function)이다. 생존함수는 t라는 임의의 시점에서 사건(재범)이 발생 하지 않고 생존할 확률의 추정량이다. 이런 추정량들을 누적하여 계산한 것이 누적 함수이고 누적 생존율을 관찰시간에 따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 생존곡선 36) 송경일 안재억, SPSS for windows를 이용한 생존분석, 서울: SPSS 아카데미, 1999. 37) 이인석 김준석 김성식 백준걸, 생존분석을 이용한 정비 시점 진단 및 예측, 2014년 대한산업공 학회 한국경영과학회 춘계공동학술대회 논문집, 1850-1856, 2014. 38) 박재빈, 생존분석 이론과 실제, 신광출판사, 2006. 39) 송경일 안재억. 앞의 책 참조. 40) 박재빈. 앞의 책 참조,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75 (cumulative survival function curve)이다. 위험함수는 t시점에서 t시점까지의 특정 한 간격에서 t시점 바로 이후 순간적으로 재범할 조건부 확률을 의미한다. 이 위험 함수 값이 크면 원하는 사건 즉 재범이 일어날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41). 생존분석 중 생명표법(life tables)은 시간 대 사건(time-to-event) 변인의 분포를 가장 간명하게 보여주는 분석방법이다. 이 방법은 관찰 기간을 연구자가 원하는 간 격대로 세분화하여 분석할 수 있으며, 각 시간 간격에 발생하는 위험확률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요인 변인(factor variables)을 수준별로 나누어 각 수준에서 시간 대 사건 변인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비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도 PCL-R 총점에 따른 고위험집단과 저위험집단 간에 시간 대 재범(사건) 변인의 차 이를 생존분석의 생명표법으로 살펴볼 것이다. 2. 결 과 가. PCL-R 총점 25점을 준거로 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생존분석 본 연구에서 재범이란 최소한 검찰 처분 이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수사 기록을 근거로 하였다. 재범의 유형은 동종범죄와 이종범죄를 포함한 모든 범죄를 하나라도 다시 범한 경우이다. PCL-R 총점 25점을 기준으로 25점 이상인 집단(고위험군)과 24점 이하인 집단(저 위험군)으로 분류하였을 때, 저위험군 222명이고 고위험군은 96명이었다. 위험군 별 생존여부를 비교한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저위험군은 205명(92.3%)이 재범하지 않았고, 17명(7.7%)이 재범하였다. 그리고 고위험군은 80명(83.3%)이 재범하지 않았 고, 16명(16.7%)이 재범하였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보였다(X 2 = 5.75, df =1, p =.016). 저위험군은 41.2%가 이종범죄를 58.8%가 동종범죄를 재범하였고 고위험군 은 62.5%가 이종범죄를 37.5%가 동종범죄를 저질렀다. 저위험군은 성범죄가 41.2% 폭행과 도로교통법 위반이 23.5% 절도와 기타가 각각 5.9%였으며, 고위험군은 성범 죄가 37.5% 기타 범죄가 31.2% 도로교통법 위반이 18.8% 폭행이 12.5%로 나타났다. 41) 송경일 안재억. 앞의 책 참조.

276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표 2>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재범 현황 재범 함 재범하지 않음 고위험군 16명(16.7%) 80명(83.3%) 96명(100%) 저위험군 17명(7.7%) 205명(92.3%) 222명(100%) 범죄를 재범한 경우를 사건(event)으로 정의하여 생존분석을 실시한 두 집단의 생명표(life table)는 표 3에 제시되어 있다. 시간 간격(개월)은 12개월 단위로 나누 어서 12단위로 증가하여 총 120개월(실제 관찰 기간은 125개월)의 관찰 기간을 갖 는다. 생존기간은 최단 9개월에서 최장 125개월로 평균 81개월이다. 저위 험군 고위 험군 시간 간격 (개월) <표 3> PCL-R 총점 25점을 기준으로 한 위험군의 재범 생명표 생존 수 중도 절단된 수 위험 (Risk) 사건 수 종결된 사건 비율 단위 기간 생존 비율 누적 생존 비율 누적 생존 비율 SD 밀도 확률 밀도 확률의 위험률 위험률 의 SD SD 0 222 0 222.0 0.00 1.00 1.00.00.000.000.00.00 12 222 1 221.5 0.00 1.00 1.00.00.000.000.00.00 24 221 5 218.5 2.01.99.99.01.001.001.00.00 36 214 8 210.0 3.01.99.98.01.001.001.00.00 48 203 15 195.5 4.02.98.96.01.002.001.00.00 60 184 23 172.5 2.01.99.95.02.001.001.00.00 72 159 22 148.0 1.01.99.94.02.001.001.00.00 84 136 47 112.5 2.02.98.92.02.001.001.00.00 96 87 60 57.0 2.04.96.89.03.003.002.00.00 108 25 20 15.0 1.07.93.83.06.005.005.01.01 120 4 4 2.0 0.00 1.00.83.06.000.000.00.00 0 96 0 96.0 1.01.99.99.01.001.001.00.00 12 95 1 94.5 1.01.99.98.01.001.001.00.00 24 93 3 91.5 5.05.95.93.03.004.002.00.00 36 85 4 83.0 3.04.96.89.03.003.002.00.00 48 78 8 74.0 0.00 1.00.89.03.000.000.00.00 60 70 9 65.5 2.03.97.86.04.002.002.00.00 72 59 13 52.5 3.06.94.82.04.004.002.00.00 84 43 19 33.5 1.03.97.79.05.002.002.00.00 96 23 21 12.5 0.00 1.00.79.05.000.000.00.00 108 2 1 1.5 0.00 1.00.79.05.000.000.00.00 120 1 1 0.5 0.00 1.00.79.05.000.000.00.00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77 저위험군의 평균 생존시간은 117개월이었고 고위험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106개 월이었다. 생존수(number entering interval)는 이렇게 임의로 나눈 단위 개월 범위, 즉 본 연구에서는 12개월의 범위에서 재범하지 않고 생존한 수를 의미한다. 저위험 군은 222명 고위험군은 96명이므로 시작할 때 살아있는 생존수는 각각 222명과 96 명이다. 사건수(number terminal events)는 단위 개월 기간이 끝나는 시점까지 발생 한 사건 수를 의미한다. 즉 여기에서는 12개월마다 발생한 재범 수를 의미한다. 그 러므로 저위험군에서 첫 12개월 이내에 재범한 경우는 없는 반면에 고위험군에서는 첫 12개월 이내에 재범한 경우는 1건이다. 종결된 사건 비율(proportion terminating)은 단위 개월 범위 내에서 대상자 한 명에게 사건(재범)이 발생할 확률 을 보여준다. 즉 종결된 사건 비율이란 각 집단마다 재범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 은 기간을 의미한다. 저위험군에서는 108개월 이내 재범할 확률이 가장 높았으며 (.07) 고위험군에서는 72개월 이내 재범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06). 누적 생존 비율(cumulative proportion surviving at end of interval)은 각 구간의 끝에서 생존 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비율이 낮을수록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낮 음을 의미한다. 처음 구간 0에서는 생존율이 100%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고위험군 의 경우 12개월 때가 누적 생존 비율이 99%라고 해석해야 한다. 첫 관찰 구간인 0에서는 1.0(100%)이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층계모양으로 점점 감소하는 양상 을 띤다. 그림 1은 누적 생존비율을 시각적으로 제시한 생존곡선이다. 그림 1의 생 존곡선에서 가로축은 사건 발생에 대한 시간을 나타내며, 세로축은 누적 생존 비율 을 나타내고 있다. 각 지점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에서 그 때까지 재범하지 않고 생 존한 대상자들의 비율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림에서 고위험군은 저위험군에 비해 더 빨리 하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고위험군이 저위험군에 비해 더 빨리 재범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가장 마지막 기간에서 고위험군이 저위험군보다 더 적 게 생존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수치로 살펴본다면, 본 연구에서 정한 재범 추적 기간 종료인 125개월에서 누적 생존비율은 저위험군의 경우.83을, 고위험군의 경 우.79였다. 즉 재범 추적 종료 시 저위험군은 83%가 재범하지 않고 살아남았는데 비해 고위험군은 79%가 재범하지 않고 생존하였다. 이는 PCL-R 25점을 기준으로 분류한 고위험군이 저위험군보다 재범추적 종료 시 재범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으

278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1] 25점 이상 집단(고위험군)과 24점 이하 집단(저위험군)의 재범 생존함수 밀도확률(probability density)은 각 단위 구간의 시작점에서의 대상자 비율과 그 구간 끝 지점에서 생존 비율의 차이를 의미한다. 밀도확률이 클수록 해당 단위 구간 에서의 사건(재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본 연구에서는 저위험군의 경우 108개월 (.005) 그리고 고위험군의 경우 24개월과 72개월(.004)에서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 이 가장 높았음을 보여준다. 위험률(hazard rate)은 특정기간까지 살아있던 대상자가 그 기간 동안에 재범을 할 수 있는 비율을 말하며, 이 위험률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위험함수이다. 그림 2은 위험함수를 보여준다. 고위험군이 저위험군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위험 률을 보이고 있다. 저위험군에서는 108개월 이내에서 고위험군은 24개월과 72개월 이내에서 가장 높은 위험률을 나타낸다.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79 [그림 2] 25점 이상 집단(고위험군)과 24점 이하 집단(저위험군)의 재범 위험함수 결론적으로 재범 추적 종료 시 저위험군의 경우 생존율은 83%, 고위험군의 생존 율은 79%였다. 두 집단의 생존율의 차이를 Generalized Wilcoxon Test로 검정하였 다. 그 결과 두 집단의 생존율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Wilcoxon (Gehan) stastistic = 9.877, df = 1, p =.002). 이는 한국판 PCL-R 점수를 통한 위험군의 분 류가 고위험군의 재범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변별기준점 25점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PCL-R 총점에 의한 재범 여부에 대한 정확성을 알아보기 위해 ROC(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s)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림 3에서 보듯이, ROC 분석을 통 해 얻은 재범 여부에 대한 PCL-R 총점의 AUC는.651로 양호하였다. 그리고 변별 기준점인 25점에 대한 AUC는.602였고, 민감도는.485이고 특이도는.719였다. 가 장 최적의 변별기준점을 산출하기 위해 다시 ROC 분석을 수행한 결과, 최적의 기 준점은 26점인 것으로 나왔다. 26점을 변별기준점으로 정했을 경우, AUC는.625로 다소 상승하고 민감도는.485, 특이도는.765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로 재범할 사람 을 재범할 것이라고 정확히 판정할 확률이.485이고, 실제로 재범하지 않을 사람을 재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확히 판정할 확률이.765임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민감

280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도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본 연구 집단의 재범자 수가 상당히 낮은 점, 즉 기저율이 상당히 낮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재범군 선별을 위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PCL-R 척도로 산출된 이 모형의 수용자의 잠재계층에 대한 예측정확률은 89.6%에 이르렀다(표 4 참조). [그림 3] PCL-R 총점에 대한 ROC 분석 <표 4> 재범 위험군 분류에 대한 PCL-R의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B S.E. Wald 자유도 유의확률 Exp(B) PCL-R.067.025 7.190 1.007 1.069 상수 -3.577.598 35.745 1.000.028 나. 4집단 분류에 의한 생존분석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판 PCL-R에서는 재범위험성 준거점수로 25점 이상 일 때 재범 고위험군으로 판단할 수 있다. 즉 25점 이상을 준거점수로 할 때 재범 위험성이 높은 사람을 정확히 높게 예측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재범예측 준거점수 가 25점 정도에서 형성되는 점에 비추어 국내 피검자의 경우에는 재범 고위험군 선

재범 추적을 통한 한국판 PCL-R의 예측타당성 연구 281 정에 30점이 아니라 25점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 에서는 26점을 변별기준점으로 하였을 때 25점에 비해 더 양호한 판단의 준거가 됨 을 알 수 있다. 변별기준점으로서 25점 혹은 26점을 적용할 것인가는 어느 정도 연 구 집단의 범죄 유형이나 특성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 서는 위험군의 준거를 특정 점수로 제한하지 않고 범주로 나누어 연구하기로 하였 다. 즉 PCL-R 총점의 범위를 4개로 분류하여 상위 점수를 획득할수록 더 빨리 재 범을 저지르는 가에 대해 더 정교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한국판 PCL-R 총점 0~10점을 하위점수 집단(하집단), 11~20점을 중위점수 집단 (중집단), 21~30점을 상위점수 집단(상집단), 31~40점을 최상위점수 집단(최상집단) 으로 분류하였다. 4집단별 재범여부를 비교한 결과, 하위점수 집단에서는 48명 (96%), 중위점수 집단에서는 107명(92.2%), 상위점수 집단에서는 105명(86.1%), 최상위점수 집단에서는 25명(83.3%) 재범하지 않았고, 하위점수 집단에서는 2명 (4%), 중위점수 집단에서는 9명(7.8%), 상위점수 집단에서는 17명(13.9%), 최상위 점수 집단에서는 5명(16.7%)이 재범하였다. 집단 간 재범 여부에 대한 유의미한 차 이는 없었다(X 2 = 5.977, df = 3, p =.113). 4집단에 대한 생존분석을 수행한 결과, 하집단에서는 60개월 이내에 처음으로 재 범하지만, 중집단에서는 36개월 이내, 상집단에서는 12개월 이내, 최상집단에서는 36개월 이내에 처음으로 재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하, 중, 상 집단의 평균 생존기간은 120개월인데 반해, 최상집단의 평균 생존기간은 96개월이었다. 그림 4는 4집단의 누적 생존비율을 시각적으로 제시한 생존곡선이다. 모든 집단 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층계모양으로 점점 감소하는 양상을 띤다. 본 연구에서 정한 재범 추적 기간 종료인 125개월에서 누적 생존비율은 하집단에서는.92 중집단에서 는.80 상집단에서는.84, 최상집단에서는.76이었다. 누적 생존율의 결과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사항은 중간 집단인 중집단과 상집단에서 생존율의 역전현상이 일 어나지만, 밀도확률을 통해 비교해보면 중집단에서는 108개월 이내 그리고 상집단 에서는 24개월에서 36개월 이내에서 재범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 과는 상집단이 중집단에 비해 더 빨리 재범이 발생함을 나타낸다.

282 형사정책연구 제27권 제2호(통권 제106호, 2016 여름) [그림 4] 4집단 분류의 재범 생존함수 주: PCL-R 총점을 기준으로 하집단(0~10점), 중집단(11~20), 상집단(21~30), 최상집단(31~40) 결론적으로 하집단은 재범 추적 종료 시 92%가 재범하지 않고 살아남았지만 최 상집단에서는 76%만이 재범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집단의 생 존율의 차이를 Generalized Wilcoxon Test로 검정하였다. 그 결과 네 집단의 생존 율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Wilcoxon (Gehan) stastistic = 10.552, df =3, p=.014). 이는 점수를 높게 받을수록 재범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여준다.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한국판 PCL-R 점수에 따라 준거집단을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 류하여 일정한 관찰 기간 동안 두 집단의 재범 여부와 생존기간을 대조하였다.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