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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통권제 148 호 CONTENTS 노동포커스 1987 년노동체제를넘어선신노동체제의부상 ( 浮上 ) ( 배규식 ) / 3 특집 1987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 장홍근 ) / 9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 박준식 ) /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 김세움 ) /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 정흥준 ) / 49 이슈분석 직업계층이동성과기회불균등분석 ( 민인식 이경희 ) / 63 공공부문비정규직정규직화쟁점과과제 ( 이정희 ) / 75 편집위원위원장 : 성재민위원 : 강동우, 김근주, 김세움오계택, 오상봉, 윤윤규이경희, 이승렬, 이정희조성재, 정흥준 노동리뷰 7월호, 통권제148 호발행인 : 방하남발행처 : 한국노동연구원주소 : 세종특별자치시시청대로 370 세종국책연구단지경제정책동우편번호 : 전화 : 인쇄인 : 정덕순인쇄처 : 거목정보산업 ( 주 ) 인쇄 : 2017 년 7월 3일발행 : 2017 년 7월 5일등록번호 : 세종라 등록일자 : 2001 년 7월 30일정가 : 6,000 원 통계프리즘 / 87 OECD 회원국의소득분배지표와가계부채비중 노사관계프리즘 / 93 유노조 무노조사업체의노사협의회설치현황 노동판례리뷰 / 101 주요노동동향 / 129 노동리뷰목차색인 / 161

3 노동포커스 1987 년노동체제를넘어선 신노동체제의부상 ( 浮上 ) 배규식 ( 한국노동연구원선임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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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987 년노동체제를넘어선신노동체제의부상 ( 浮上 ) 노동포커스 배규식 * 1) 1987 년체제는경제성장과민주화를계기로정치, 경제, 사회, 노동등우리사회의모든분야에서과거산업화시대및권위주의체제와는질적으로대별되는내용과특징을갖고있다. 한편으로는경제성장과산업화의결과, 과거와는다른수준의소득향상과일정한경제적번영을누리게되었고, 정치적으로도권위주의체제를청산하는과정을밟았다. 뿐만아니라사회적으로도공공조직, 산업현장, 학교, 종교단체, 문화단체, 지역사회에이르기까지우리사회의구석구석에서앙시앙레짐을없애고민주화가진행되는과정이었다. 미국과서유럽이 1945 년부터 1970 년대까지경제적지속성장, 복지국가, 완전고용등을특징으로하는전후체제 (post-war settlement) 가있었다고한다면, 한국에서는 1987 년체제가복지국가의요소가없지만여기에비견된다고하겠다. 어느한체제의유효성은외부환경의변화와그에따라발생하는체제내부의모순에의해오래가지못하는법이다. 어느한체제를구성하는각종제도들은어느시기에는그제도들의배경이되는외부적환경, 주체들의목표, 선호도, 인식과정합적이어서순기능을발휘한다. 그러나그시기가지나외부적환경이바뀌면서기존체제의문제점과모순들이나타나면, 주체들의목표, 선호도, 인식이변화하여기존체제를구성하는각종제도들은외부적환경이나주체들의목표나인식과의정합성을잃게된다. 이럴때기존체제의유효성과수명이다해역기능이더욱두드러지게되고사회적갈등이더욱표면화된다. 노동체제 - 노동의질서를규정하고있는노동시장제도, 법, 관행, 구조등을의미 - 도마찬가지라고할수있다 년노동체제가 1997 년금융위기를계기로질적전환을했다고주장하는사람들도있으나, 1997 년금융위기이후 1987 년노동체제가적지않은변화를겪었고, 그에따라많은모순을내재하고있었음에도불구하고그근본적인틀은바뀌지않았다는인식이오히려지배적인것으로보인다. 그런점에서 1987 년노동체제는오히려문재인정부로부터시작될다양한변화를계기로하여근본적으로변화되면서다른성격과내용을가진노동체제로넘어갈것으로예상되고있다. 이번호노동리뷰에서는네분의필자가경제성장, 민주화, 일시적금융위기, 저출산고령 * 한국노동연구원선임연구위원 (baekiusik@kli.re.kr). 3

6 화라는정치, 경제, 사회적인환경변화속에서 1987 년체제속의노동시장, 노사관계, 노동조합, 작업장 ( 생산 ) 체제와그변화를개괄적으로서술하거나분석하고있다 년노동체제속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화와관련해서는노동시장의기본지표 (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 실업률, 비정규직, 임금, 청년고용, 중산층비중과소득분배 ) 등을중심으로통계적변화를서술하며노동시장의변화와관련된사실을충실하게서술하고있다 년노동체제와사회적대화와관련해서는 1987 년부터현재까지의노동체제를 신자유주의적노동체제 라고규정하고 2010 년대들어서는노동시장의이중구조, 일자리창출, 노동력재생산구조라는면에서심각한위기에빠져있다고진단하고있다. 이런위기를극복할수있는계기는사회적대화를통한노동정치에서찾을수있으나, 사회적대화체제는 1998 년 1기노사정위원회에서의성공이후에는그다지성공적이지못했던것으로평가하고있다 년대이후사회적대화는국가와자본전체의필요에따라국가에의해 동원된사회적대화모델의특성을가졌으며노동계와의타협에실패했다고보고있다. 따라서지속가능성을상실한현재의노동체제가자주의지해온 동원된사회적대화모델 은새로운대안적노동체제와함께개혁되어야한다는메시지를던지고있다 년노동체제의일부이면서그속에서성장한노동운동도 1990 년대전반기까지의활력과직장민주화, 분배에대한초기의기여가적지않았지만기업별노조체제에갇히면서많은문제들을드러내고있다고진단한다. 노동운동이수많은중소기업의저임금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들의이해대변기능부족, 산별교섭시도의실패, 조직노동의고립, 낡은리더십, 대안없는투쟁과주장속에사용자들의개별적인사관행, 때로는반노조전략을맞아서고전하고있다고보고있다. 이러한기존노동운동의한계를넘어서는새로운체제하에서의대안적노동운동의방향으로기업별노조를넘어서는젊고건강한리더십의재생산, 변화된환경에적합한정책역량강화, 그리고노동자내부의연대는물론사회적연대의실현등을제시하고있다 년노동체제의중요한구성요소인작업장체제는미시적수준에서노사관계와노동시장이작동하는각축과교환의장으로서대기업중심의작업장원하청구조화, 대결적교섭을통한독과점이익의수직적배분과연계된교착적조합주의속에서노동시장의이중화, 불평등의구조화, 미시교섭구조와거시조정능력의괴리등이초래되었다고보고있다 년노동체제가 2000 년대이후변화하면서 1차노동시장참여자인내부자들과 2차노동시장참여자인외부자들사이에노동시장에서의신분적구조가굳어졌다고진단하고있다. 기업별노사관계를반영하는작업장조합주의는외부환경변화에대한유연성과적응능력, 그리고노동자들내부의이익조정과통합능력을상실하면서제조업의해외이전, 고용리스크의외부전가, 이중적고용질서의신분화등을통해 1987 년작업장체제의시스템적위기를낳고있는것으로파악되고있다. 4

7 노동포커스 : 1987 년노동체제를넘어선신노동체제의부상 ( 浮上 ) 그러면 1987 년노동체제를넘어선대안적노동체제는어떤것이고어떻게대안적노동체제로이행하는것이가능할까? 아마도신정부그리고우리노사가 2017 년을맞아외부의사회경제적환경변화에정합적이면서도세계적가치사슬상의사다리를올라가는데도움이되고노동시장이중구조의개혁을담은 새로운포용적고용시스템 이라는타협질서를만들어내는것에성공한다면, 대안적노동체제로서서히이행해갈것이다. 새로운노동체제는 1차와 2차노동시장으로분절되어격차가심화되어있을뿐아니라양자사이를이동할수있게해주는사다리가약한노동시장의이중구조와기업별노동조합주의 ( 작업장조합주의 ) 를내부에구조화된형태로안고있는 1987 년노동체제를개혁하고탈피하여포용적고용시스템을구축하는가운데형성될것이다. 대기업중심의작업장조합주의가높게쌓아올린성채와노사담합주의때문에대기업의노사는포용적고용시스템을구축하는과정에서잘해야방어적일수밖에없다. 따라서대기업노사로부터떨어져있으면서도조직화되어있는노동운동, 정부, 사용자들이업종, 산업별로새로운노사 ( 정 ) 협의와타협을통해임금과근로조건의초기업별표준화, 일자리창출을해내는과정에서기업을넘어서는노동시장의질서를새롭게구축해나가는과정을밟을것으로예상된다. 기존의대기업노사가주도하는노사관계가아니라대기업노사의사회적위상과힘이약화되는가운데오히려점차조직화되는비정규직노동과대기업에대해을의위치에있는사용자들이, 정부의지지를받아가면서새로운포용적고용시스템을만들어내는새로운주체로등장할것으로기대된다. 물론새로운포용적고용시스템이최저임금인상, 근로기준법이지켜지는기초노동질서확립, 기존의비정규직, 중소기업근로자들의임금과근로조건향상속에성립될수있으려면중소기업들의경쟁력과지불능력향상이라는물적기반에의해뒷받침되어야한다. 즉중소기업의일터에서다양하고체계적인일터혁신, 기존작업조직의효율화, 노동자들의숙련제고를위한다양한훈련을통해서고효율의작업조직을구축해야한다. 아울러갑을관계로상징되는원ㆍ하청의불공정거래관계, 본사- 가맹점의불공정거래관계도제대로개혁되어야만한다. 노사관계에서도향후정부의인내심있고일관된노사관계정책, 단기실적주의를벗어난노동운동의연대, 업종별로기업들이집단적인생존과경쟁력을갖추려하면서도새로운타협적질서를이루려는공동의노력을할때, 포용적고용시스템과대안적노동체제를만들어낼수있을것이다. 처음부터제도적으로잘디자인된모습으로일직선적으로새로운노동체제가만들어지는것이아니다. 여러가지시행착오, 좌절, 상호갈등을겪으면서도정부와노사그리고시민사회가함께우리시대의공통과제인 양질의일자리창출, 노동시장의이중구조개혁, 일터혁신 을가능하게하는방안을공동으로찾아나설때서서히때로는실패와시행착오의거푸집속에서새로운노동체제의싹이틀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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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특집 1987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 구조와동학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 장홍근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 박준식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 김세움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 정흥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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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987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특집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 장홍근 ** 1) Ⅰ. 머리말 올해는 1987 년 7~9월노동자대투쟁이있은지 30주년이되는해다. 이전의권위주의정치와노동체제가아래로부터의강력한도전에의해무너진지 30년이흘렀다. 그사이에 1997 년의경제위기와 2008 년글로벌금융위기를헤쳐나왔지만현재한국의고용노동시스템은전반적으로재구성되어야할상황에놓여있다. 낮은고용수준과비효율성, 양극화로특징지어지는노동시장, 장시간근로와비효율적인노동관행이지배하고있는노동과정과작업장체제, 저출산 고령화추세속에서사회안정의기반인중산층이붕괴하는등총체적위기상황에놓여있는노동력의재생산구조가시스템전반의재편필요성을뒷받침한다. 노사관계를포함한광의의노동정치역시후진적행태를벗어나지못하고있다. 현재의모순적체제를지양하고한국노동체제의대안모델을모색하기위해선지난 30년한국노동의궤적을짚어보는것이선행되어야한다. 우리가 1987 노동체제의동학에주목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이글은노동시장과노동과정, 노동력재생산구조, 그리고이러한구조를유지혹은변화시키려는주체들의상호작용인노동정치모두를포괄하는개념으로 노동체제 를설정하고, 구조적관점에서 1987 년이래한국의노동체제와사회적대화의전개과정을살펴봄으로써우리나라사회적대화체제의특징과한계를고찰한것이다. 노동체제 (labor regime) 란거시구조적맥락에서노동문제를총체적으로살펴보고행위주체의전략적개입에의한체제변화의동학을분석하기위한개념도구이다. 국내에서는노동체제혹은그와유사하거나비판적인문제의식을지닌연구결과들이간헐적으로제출되어왔다 ( 장 * 이글은장홍근외 (2016), 대안적노동체제의탐색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제 6 장, 7 장등의일부내용을정리한것이며, 집중검토를통해유익한논평과개선방향을제시해준박명준박사에게감사드린다. ** 한국노동연구원선임연구위원 (changhg@kli.re.kr). 9

12 홍근, 1999; 이종래, 2005; 정이환, 2013; 이광근, 2013; 노중기, 2013 등 ). 한편 1990 년대초이래서구의조합주의및사회합의주의에대한다양한논의와정책적실천에대한연구들 (Schmitter and Lehmbruch eds., 1979; Lehmbruch and Schmitter eds., 1982; Cameron, 1984; Bruno and Sachs, 1985; Calmfors and Driffill, 1988; Regini, 1984; O Donnell and Schmitter, 1986; Traxler et al., 2002 등 ) 이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사회적대화와합의정치의가능성및조건, 전개과정에대한논의와연구들도축적되었다 ( 최영기외, 1999; 박동, 2005; 박동외, 2007; 노중기, 2010; 장선화, 2014, 2015; 최태욱, 2013 등 ). 노동정치의한양식으로서의사회적대화는노동체제를구성하는행위차원의요소이면서동시에노동체제의구조변동을추동하는힘이기도하다. 그간한국에서의노동정치, 사회적대화와합의를둘러싼논의와연구들이축적되어왔지만이를노동체제재구성의관점에서체계적으로조망한연구들은찾기힘들다. 본고는이러한연구공백을메우려는시론적논의로서의의미를갖는다. 이글은이러한문제의식위에서노동체제전환혹은재구성의한방식으로서사회적대화를통한노동정치의가능성에주목하여 1987 년노동체제와그속에서행한사회적대화의전개과정과특징을살펴본것이다. Ⅱ 노동체제 의동학과문제구조 1987 년이전한국노동체제는저임금과상대적으로고용이안정된노동시장, 장시간근로와전제적노동통제로특징지어지는노동과정, 생산가능인구가급증하는인구보너스상황하의취약한사회안전망, 노동기본권의제약과국가에의한배제적노동정치로특징지을수있다 년이전의이러한노동체제를필자는 국가권위주의노동체제 로개념화한바있는데, 이국가권위주의노동체제는 1987 년노동자대투쟁으로급속히붕괴되었다 ( 장홍근, 1999). 그해 7~9 월석달동안전국각지에서파업과농성이전개되었고노동조합조직화가빠르게진행되었다. 종래노동운동의핵심에서비껴나있던대공장남성노동자들이노동운동의주역으로등장하였다. 노동의대공세기 는 1990 년대초까지이어졌고이른바 전투적조합주의 노선이당시의노동운동을지배했다 년대후반에서 90년대중반까지활발해진노동운동에힘입어비교적높은수준의임금상승과기업규모및직종별, 학력별임금격차의축소, 기업복지의확대, 노동기본권의신장등을이루어내었지만그과정에서격렬한노사갈등과대립을겪으면서자동화와정규직인력축소, 외주화와생산기지의해외이전등으로요약되는기업경영의합리화가빠르게진행되었 10

13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다 년대말에서 1990 년대초에걸친공세적노동운동은여러측면에서 1987 년이전의노동체제를변화시켰다. 두드러진변화는작업장노동과정에서가시화되었다. 도처에서종래강력한국가의후견아래자본이압도하던 병영적 전제적노동통제 가무너지고작업장통제권을둘러싼노사간의각축이시작되었다. 대기업조직노동부문에서노동과정및작업장전반에걸쳐노동기본권이크게신장되었고, 그영향은중소기업과미조직사업장으로확산되었다 년대투쟁이후 1980 년대말까지노동의대공세를맞아수세적방어에급급하던한국의자본은 1990 년대들어체계적인대응에나서기시작하면서노동과정과경영의합리화에착수하였다. 한편으로국가권력의비호하에법과이데올로기를동원하면서전투적노동운동에정면으로대응하는동시에, 다른한편으로는전투적조합주의와대중투쟁으로무장한조직노동회피전략을본격적으로구사하였다. 노동배제적합리화 로명명할수있는기업의대응전략은크게두가지형태로나타났다. 그중하나는기술적합리화로서이는신기술, 자동화기기의도입등과같은자동화를통한인력절감, 노동과정의합리화였고다른하나는조직노동의영향력저지혹은축소를목적으로한생산및인사노무관리의합리화전략이었다. 새로운형태의인사노무전략은 1정규직채용의억제와비정규직으로의대체, 2하청관계, 특히사내하청을적극적으로활용하는아웃소싱전략, 3한걸음더나아가경제의글로벌화, 중국등신흥경제의부상에능동적으로대응한생산기지의해외이전과밀접히연관된채진행되었다 년대후반에서 1990 년대초에걸쳐이어진노동운동의진전과이에대한기업의합리화전략은노동시장의구조변동으로직결되었다 노동체제의초기에해당하는이시기에는노동운동의선순환적효과가나타났다. 노동조합조직률이증가하면서전반적으로교섭력이증가했고, 연대와평등을지향하는노동운동의이념이실천으로도나타나면서실질적인효과로이어졌다. 그결과이전에비해작업장차원에서각종차별이완화 해소됨과함께노동시장전반에걸쳐성별, 직종별, 학력별격차가완화되는추세를보였다. 하지만이러한변화는오래지속되지못했다. 전투적인노동운동과이에대한국가와경영의대응및노동배제적합리화전략이구체화되면서한국노사관계는노사분규건수와같은통계나외형상안정화되어가는것처럼보였지만, 전반적으로미시 거시차원에서모두대립적성격이심화되었다 년대초중반에걸쳐대공장에서의대형노사분규와갈등이연례적으로빈발했다. 변화하고있는노동시장상황과노사관계의역학관계변화를수렴하지못한상태에서노동관계법과제도에는구시대적인집단적노동관계규율이존속하였다. 제3자개입금지, 복수노조설립금지를빌미로한전노협불법화와민주노총불인정 (1995 년이전 ), 노동조합의정치활동금지등은거시노동정치를내내긴장시킨요소였다. 현장에서의투쟁과사법적처리가반복되는악순환구조속에서노사관 11

14 계의대립성은강화되었다 년대를지나면서점차노동운동의이념 ( 평등, 연대 ) 과실천의괴리, 그에따른노동내부의분화현상이심화되었다. 대기업공공부문의조직노동부문과중소기업, 미조직노동부문과의연결고리가점차약해지면서대기업조직부문에서의노동운동성과가여타부문으로확산되는메커니즘이더이상작동하지않게되었다. 이에따라기업규모와고용형태, 조직화여부에따른격차가서서히확대되기시작하였다. 노사관계현안들이미해결인채로긴장과갈등이지속되고대기업내부노동시장경직화조짐이이는가운데 1990 년대중반을넘어서면서당시김영삼정부내의개혁그룹이중심이되어노사관계와노동시장제도개혁을위한노력이본격화되었다 년의노사관계개혁작업이바로그것이었다. 당시국가와자본은집단적노사관계의개선을지렛대삼아노동시장유연화를도모하였다. 김영삼정부는후반기역점과제로노사관계개혁을제시하면서대통령직속기구로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설치, 민주노총까지논의에참여한가운데당시의노사관계, 노동시장핵심현안들에대한노사정타협을시도하였다. 비록합의에도달하지는못했지만나름대로의미있는공익위원권고안이도출되었고이를바탕으로한노동법개정안이정기국회에상정되었다. 그러나당시여당이던신한국당이국회에상정된개정법안보다개악된내용의노동관계법개정안을야당의반대를무릅쓰고 12월 26일새벽국회에서기습적으로통과시키면서유례없는총파업이전개되었다. 총파업은 1996 년말에서이듬해초까지이어졌고, 결국정부여당이개정법안철회와재개정을약속하면서종료되었다. 이후 1997 년 3월주요노동개혁의제들을유예한노동관계법재개정안이통과됨으로써사태는봉합되었다 년의노사관계개혁을위한타협시도는당시노동체제의문제를해결하려는노력으로서역사적의미를지니지만, 기본적으로대립적노사관계, 노사정간의낮은신뢰에다정부여당의과정관리능력부재로인해실패하고말았다 년의노사관계개혁을위한타협이실패로돌아간후, 한국의노동시장은균열구조가심화되어갔다. 결과적으로 1996 년타협의좌절은 1997 년외환위기를거치면서노동시장의가속적인유연화와양극화로이어지는연결고리가되었다 년타협이실패하면서노사관계, 노동시장등노동체제전반의문제가지속되는상황에서정부의성급한경제개방정책및외환관리실패, 기업의과잉중복투자와경영실패등이겹치면서 1997 년말에결국초유의외환위기와뒤이은경제위기가도래하였다 년의외환위기는노동체제변화에있어중대한변곡점이되었다. 부실은행, 재벌그룹계열사와대기업도산이속출했고실업률이 10% 대까지치솟는미증유의고용위기가도래했다. 정부와기업은물론노동계와국민모두가절박한위기감에사로잡혔다. 당면한경제위기의극복을위한조치들을포함하여 1996 년타협의실패로이월된노동시장과노사관계개혁의 12

15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현안들도해결해야할과제로대두하였다. 당선인신분이었던김대중대통령은외환위기극복을위한국제통화기금 (IMF) 의구제금융을받기위해국가적인협력체계와국민의협조, 특히노동계와기업의협조가절실하다고판단하였고, 노동계의제안을수용하여 1월초민주노총까지참여한가운데노사정위원회를꾸려경제위기극복을위한사회적대타협을시도하였다. 전례없던국가적경제위기의압력하에서경제위기극복을위한사회협약 (1998 년 2.9 사회협약 ) 이타결되었다. 노동영역에서의핵심은정리해고제도와근로자파견제도의도입으로대변되는노동시장의유연화에있었다. 재벌개혁과같은노동계의요구도사회협약에포함되었지만제대로이행되지못했다. 1997~98 년의경제위기와국제금융자본의요구를거의전적으로수용한위기대응책, 그리고이를사회협약의형태로명문화한 2.9 사회협약은이후한국경제사회의향배를결정적으로규정지었다. 노동체제는일부조직노동부문을제외하고시장의힘이국가와사회의규율을압도하는신자유주의적질서로급속하게재편되었다 년부터 1996 년까지약 10년간이어진각축기동안약화되었던작업장노동과정에대한자본의통제력도자동차대공장과같은소수의강력한노조가있는곳을제외하고복원되었다. 일부대기업과공공부문을제외한대부분의영역에서노사관계의역학관계는기업의절대적우위로변모해나갔다. 노동운동은조직노동자들만의이익을추구하는것처럼비쳐지면서사회적고립과약화의길을걸어갔다. 비정규직과특수형태근로종사자등주변부노동자들의실질적인노동기본권은크게침식되었다. 경제성장동력과고용창출력이크게약화되면서경제체제와노동체제간의상호부정적연쇄관계가형성되었고, 노동체제내하위구성영역간의부정합과모순이심화되었다. 외환위기는국민적노력에힘입어조기에극복되었지만임금상승추세가둔화되었고노동시장내에서완화되던격차가다시금벌어지기시작했다. 특히기업규모와산업부문, 고용형태에따른임금 근로조건의격차가심각한문제로대두하였다. 기업주도의작업장합리화는가속적으로진행되었고노동배제적기술혁신과기업간관계의재편에따라양질의정규직일자리가줄어들면서그자리를비정규직과사내하청이대체해나갔다. 기업들은국내투자보다해외투자를더욱선호하였다. 외환위기이후노동시장의유연화와양극화가급진전되었다. 소수대기업및공공부문의정규직조직노동자들은강고한노동조합의조직력과이에의해뒷받침되는내부노동시장으로보호받았지만, 중소기업, 비정규직, 미조직노동자들은이전에비해열악한노동시장상황에직면해야했다. 두부문간의임금, 기타근로조건면에서의격차가확대되었다. 기업은정규직채용을최소화하면서하청또는비정규직활용전략을적극적으로구사했고, 정부와시민사회는방조했으며, 양대노총, 그리고미가맹분파로삼분된노동조합운동은기존조직노동의이익을지키는데급급했다. 결국노동시장전반의유연화와양극화가현재한국의노동체제를 13

16 규정하는열쇳말이될정도로되었다. 노동력재생산구조는 1987 노동체제하에서사회보험의확충, 근로장려세제의도입등부분적인제도개선이적지않았지만, 노동정치나노동시장의변화에비견될정도의패러다임적인변화는일어나지않았다. 양질의일자리가대량으로파괴되면서이전에비해중산층의기반이약화되었고낮은소득의불안정근로자층이확대되었다. 국가에의한선택적 시혜적사회보장이라고하는큰틀은여전히유지되었고사회안전망은그다지확충되지못했다 노동체제아래에서몇차례사회적타협시도가있었지만, 사회안전망의확충과관련된의제들은장식용으로호출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진지하게다루어지지않았다. [ 그림 1] 은 1987 년노동자대투쟁이래노동체제를구성하는주요영역에서의변화가서로어떤영향을주고받으면서현재의체제위기로전화하였는지그모순적전개과정을정리하여제시한것이다. [ 그림 1] 1987 노동체제의모순적전개과정 자료 : 장홍근외 (2016), p 노동체제는결과적으로실패했다. 초기 10 년의각축기는있었지만전반적으로시장의 힘에따라형성되었고그논리가지배해오면서구조적으로지속가능성의한계상황에도달했 다. 경제의성장동력과일자리창출력이낮아진가운데노동시장의양극화가지속되고있고 14

17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노동과정에서의개선이나혁신이부진하다. 노동력재생산구조는총체적위기에빠져있다. 요컨대현행노동체제는더이상안정된일자리와노동력재생산을담보하지못하고미시, 거시수준의노동정치역시답보상태를벗어나지못하는한계상황으로볼수있다. 이러한상황이초래된주된요인은결국노동정치의실패에서찾을수밖에없다. 책임은노사정모두에게있지만큰책임은정부에있다. 강한국가로특징지어지는개발국가 (developmental state) 의제도와관행의경로의존성이남아있는상태에서정부는자본과노동에대해상대적자율성을향유하고있었음에도불구하고역사적소임을하지못했다. 노동과자본역시모두배타적인승자가되려는게임에몰두했지만어느쪽도그러하지못했다. 일부대기업은글로벌경제주역으로성장했지만전체자본의안정적인재생산혹은선순환기반이확충되지는못했다. 노동운동은약화되었고노동운동에대한사회적지지역시후퇴했다. 주변부노동자층은기존의노동조합운동이자신의이익을대변하지못한다고생각하기시작했고그에따라청년유니온과같은새로운형태의대안적노동운동이다양하게분출되고있다. Ⅲ. 사회적대화의전개와특징 1. 노동체제재구성과사회적대화 전술했듯이노동체제의변화혹은유지를추동하는경제사회주체간의전략적상호작용은노동정치이다. 사회적대화는정책타협의방식으로노동체제의구조적문제혹은위기를해결해나가는노동정치의한양식으로서노동영역에서전개되는연성정치 (soft politics) 1) 로볼수있다. 역사적으로노동체제의변동이나전환은몇가지방식으로진행된다. 아래로부터도전, 노동계급의대중적저항이결정적인변수가될수있다. 말하자면 상향식변동 (bottom-up change) 으로서 1987 년노동자대투쟁이전형적인사례이지만특수한맥락조건하에서발생하는예외적인양상으로이해할수있다. 국가곧위로부터의기획에의한 하향식변동 (top-down change) 양식도존재한다 년대본격적인산업화가시작된이래한국의노동정치는사실 1) 일반적으로연성정치 (soft politics) 란소통과합의를통해사회관계의재편을목표로하는정치라고할수있다. 연성정치는타자의지배를목표로하는것이아니라상대방에대한이해와이해갈등의조정을목표로하며수평적조직이나네트워크형조직원리에의해작동한다. 조직과구성원을움직이는매체는의사소통이고하버마스가말하는 의사소통적합리성 의원리가지배한다. 연성정치 (soft politics) 와경성정치 (hard politics) 의개념에대한보다자세한논의는장홍근외 (2014) 제 2 장을참조. 15

18 상국가기획과다름이없으며노동체제역시그에따라주조 변화 발전해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이두가지외에제3의방식이있는데사회적대화와타협에의한노동체제변동의길이그것이다. 사회적대화는 협치혹은사회적파트너십 (social partnership) 을중요시하는경제사회모델이작동하는하나의기제로서정책결정방식상의특수한형태 이자 노사관계상의거시적교섭과협의의장 ( 장홍근 박명준, 2017: 19) 이다. 사회적대화의이러한성격은결국노동체제의구조변동을추동하는힘이자메커니즘으로서사회적대화의정체성으로이어진다. 한국사회는 1987 년이전까지사반세기넘게위로부터의국가기획에의한권위주의노동체제의형성을경험한바있고, 1987 년이후 1990 년대중반까지는아래로부터노동계급의도전에의한각축기를거쳤으며, 1997 년외환위기이후에는 1998 년 2.9 사회협약을계기로노동체제의변화나재구성을위해다양한사회적대화를실험해왔다. 우리가 1987 노동체제하에서행한사회적대화의전개과정에주목하는이유는과거의시행착오를되풀이하지않고, 일방주의의한계를넘어소통과합의를통한노동체제의발전적재구성가능성을모색하려는데있다. 이장에서우리는 1987 노동체제하에서행한사회적대화의전개과정을개략적으로살펴보고사회적대화를형식 ( 추진방식 ) 과내용의두축을기준으로유형화한후전개경로상의특성과한계등을고찰한다. 2. 사회적대화의전개 한국에서사회적대화의맹아는 1990 년대초에싹트기시작했는데, 이는 1987 년이후 1990 년대초까지이어지는조직노동의급성장과노사갈등에대한국가와자본의전략적대응으로서의성격을띤것이었다 년 4월노총과경총은중앙노사협의기구인 국민경제사회협의회 2) 를공동설립하여출범시켰다 년 2월문민정부를표방하며출범한김영삼정부는그해 6월발표한 신경제 5개년계획 에서노사관계부문의중점목표로 사회적합의 창출을제시하였다. 이를위한노력은 1993 년과 1994 년두해에걸쳐사회적합의형식을빈 노총- 경총임금합의 로구체화되었지만노조와현장노동자들의반발로좌초되었다 ( 장홍근, 1999: 100~ 101; 장홍근, 2013: 358). 3) 2) 국민경제사회협의회는 1990 년중앙노사대화기구로출발했지만정부가참여하지않았고당시핵심쟁점이었던임금문제를한국노총의반대로논의의제에서제외함으로써별다른성과를내지못한채약화 해체되었다. 3) 그이전에정부는 1988 년한해를제외하고매년임금가이드라인을제시하는방식으로적극적으로임금인상을억제하는전략을구사하였다. 이에대한반발이커지자 1992 년에는 총액임금제 라는변형된형태의임금가이드라인을제시하였다 ( 장홍근, 1999: 121~122 참조 ). 16

19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현재의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와같은제도화된조직적틀은없었지만, 명실상부하게사회적대화가시작된것은 1996 년노사관계개혁위원회에서의노사관계및노동시장관련법제개혁시도였다 년의노사관계개혁위원회는제3자개입금지, 노동조합의정치활동금지등당시노사관계현안및근로자파견제,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시간제등노동시장관련법과제도의대대적인개혁을목표로출범하였다. 노사관계개혁위원회에는공익전문가와경총등사용자단체는물론민주노총을포함한양대노총까지참여하여장기간의깊이있고포괄적인논의를진행했지만합의에는이르지못한채, 공익위원권고안을국회와정부에전달하는것으로마무리하였다. 당시공익안은논란의여지가있었지만일부전향적인내용을담고있었다. 하지만 1996 년 12월정부여당은노개위안보다훨씬후퇴한내용의노동법개정안을날치기로통과시켰다. 양대노총은즉각유례없는총파업으로대응하였고 1997 년 3월정부여당이노동법을재개정함으로써위기는봉합되었다 ( 장홍근, 1999: 189~244 및이병훈 유범상, 1998 등참조 ) 년말외환위기로촉발된미증유의경제위기는노사정간대타협의결정적국면을열었다. ( 장홍근, 2013: 358). 1997~98 년간의경제위기는우리나라최초의공식적인중앙사회적대화기구인노사정위원회를출범시켰을뿐아니라 2.9 경제위기극복을위한사회협약 의체결에결정적인요소로작용하였다. 초유의경제위기라는외압에의해성사된협약이라는점에서 2.9 사회협약은 강제된사회협약 (enforced social pact) 으로서의성격을지니고있었다. 또한 1998 년 2.9 사회협약은단기간에방대한내용을담은타협에성공했고경제위기극복에일조했다는점에서단기적으로성공한대타협임이분명하다. 하지만타협직후곧바로민주노총이탈퇴한이래줄곧중앙차원의사회적대화를둘러싼대표성논란이이어졌으며, 2.9 사회협약내용에대한이행점검체계가충분치못해합의사항이충실히이행되지못함으로써장기적으로노동체제의열악한동태적균형을초래했다는점에서한계를지닌것도사실이다 년경제위기를배경으로출범한노사정위원회는 1998 년 2.9 사회협약이후에도 부당노동행위, 교원노조결성보장 (1998 년 ), 복수노조와교섭구조문제 (1999 년 ), 근로시간단축합의 (2000 년 ), 공무원노동기본권보장, 비정규직대책 (2001 년 ), 직업훈련제도개선방향관련합의 (2001 년 ), 근로자학습재원관련합의 (2002 년 ), 노동쟁의조정제도와관행개선 (2002 년 ), 전력산업합리화 (2002 년 ) 등노동분야의주요한정책이슈들에대한사회적합의를도출하여법제화하는데기여하였다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2008; 장홍근, 2013: 359) 년 2월출범한 참여정부는사회적대화와분권에방점을두면서관련정책을수립하고집행하였다 년 3월민주노총집행부는노사정위참여를시도했지만좌절하기도했다. 노사정위원회는다양한의제로외연을넓히면서활발하게활동하였고, 2007 년에는법개정을통해조직위상과활동영역의확대를지향하며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로개편되었다. 이시 17

20 기사회적대화의주요한성과들로는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 일자리만들기사회협약, 직업능력개발합의 (2003 년 ), 근로소득보전세제 (EITC) 도입마련을위한합의 ( ), 지역노사정협의회사업, 비정규직및중소기업근로자직업훈련등합의 (2005 년 ), 노사발전재단출범합의 (2006 년 ), 고용보험제도발전합의 ( 년 ) 등을들수있다. 이와같은노사정위원회에서의사회적대화와다양한합의들은이후노사협력적고용, 인적자원개발사업및법제도의뿌리가되었다. ( 장홍근, 2013: 360~361) 이명박정부출범초기에는전반적으로중앙차원의사회적대화의활력이떨어졌다. 하지만 2008 년말미국의금융위기로촉발된글로벌경제위기를거치며이듬해 2월 경제위기극복을위한노사민정합의 ( ) 를도출하면서활력을되찾기시작하였다. 노사정위원회는사업장단위복수노조허용및노조전임자임금과관련된문제를논의하기위해 2008 년 10월부터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 를설치운영하여이듬해 7월공익위원합의안을마련하고노사정의입장을병기하는방식으로논의를마무리하였다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2013: 156 참조 ). 이때마련된공익안은이후이어진정책토론회를거쳐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개정에반영되었다. 이명박정부는지역차원에서의노사민정협력사업을목적의식적으로추동하였다 년에는정부주도하의다양한노사협력사업촉진, 그리고지역노사민정협의회의활동및지원의법적근거를마련하는취지에서 노사관계발전지원에관한법률 을제정하기도하였다. 박근혜정부가출범한 2013 년정년연장과통상임금, 근로시간문제에서촉발된노동시장구조개혁이화두로등장하면서 2014 년 9월출범한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중심으로노사정간의사회적대화와각축이치열하게전개되었다 노동정치과정 4) 은 2014 년 9월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가구성되면서시작된이래, 그해 12월기본합의의체결과 2016 년 4월초의 1차결렬, 이후대화재개와역사적인 9.15 사회적대타협 5) 으로까지이어졌지만, 정부가합의를넘어선범위에서이른바 노동개혁 5대법안 의개정및 통상해고지침, 취업규칙변경지침 을강행하면서한국노총의합의파기선언으로귀결되었다. 현시점에서 9.15 합의는실패한기획으로기록되지만노동시장 3대현안의해결은물론, 청년고용활성화, 노동시장이중구조개선, 사회안전망확충, 노사정파트너십구축등을위한방대한내용을통해우리노동체제의재구성방향을제시하고있다는점에서향후노동개혁을위한사회적대화와타협의이정표가될수있을것이다 노동정치과정은우리나라에서도사회적대화영역에개 4) 이글에서필자는 9.15 노동정치 를 2015 년 9 월 15 일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에서타결된 노동시장구조개선을위한노사정합의 - 사회적대타협 을전후하여노사정등관련주체들사이에노동개혁의목표와방향, 내용, 방법을둘러싸고전개된전략적행위와상호작용을지칭하는용어로사용하였다 노동정치 과정에대한비판적분석은졸고 (2016) 를참조. 5) 9.15 노사정합의의세부내용은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2015) 를참조. 18

21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발국가형노동정치가강하게잔존해있음을확인해주었다. 3. 사회적대화의유형별전개경로와특징 1987 노동체제하의한국에서사회적대화의유형은목적 내용과형식에따라네가지로나누어볼수있다. 목적 내용차원에서는중요현안이나위기가도래했을때이에대한대응과관련된것을주된내용으로하면서추진되는사회적대화가있는가하면, 새로운노동질서를능동적으로형성하는것을주내용으로하는사회적대화가있을수있다. 또형식차원에서사회적대화는정부가주도하는동원형, 그리고대화주체들이상당정도의자발성을가지고적극적으로참여하는자율형으로나눌수있다. [ 그림 2] 는형식과내용두기준에따른사회적대화의유형을그림으로표시한것이다. [ 그림 2] 1987 노동체제하사회적대화의유형구분과사례 형식 자율 (voluntary) 동원 (mobilized) 목적 내용 위기대응 (responsive) 능동적형성 (formative) A. 대응 자율형 (1998 년 2.9 사회협약 ) C. 형성 자율형 (1996 년노사관계개혁위 ) B. 대응 동원형 (2009 년 2 월노사민정합의 ) D. 형성 동원형 (2013 년 5 월일자리협약 ) (2015 년 9.15 대타협 ) A 유형은임박한위기에대응할목적으로관련된내용을중심으로노사정주체들의자발적참여로이루어지는사회적대화이다. 1987년체제하에서이와유사한사례로 1998년의 2.9 사회협약을들수있다. 이때의사회적대화는미증유의경제위기극복을위해노동계가제안한노사정협의체구상을당시김대중대통령당선자가받아들이고노사정및정당대표까지참여한가운데진행되어단기간에방대한내용의협약을성사시켰다는점에서위기 대응 자율형 사회적대화의전형으로꼽을만하다. B 유형은 대응 동원형 사회적대화로서임박한위기에대응할목적으로관련된내용을중심으로대화가진행된다는점에서는 A 유형과유사하지만, 국가가주도하고노사단체를사회적대화의객체로동원한다는점에서차이가난다. 이런유형의사회적대화로는이명박정부아래에서 2009 년 2월체결된경제위기극복을위한노사민정합의의사례를들수있다. C 유형과 D 유형은경제사회적위기에의해강제되기보다노동시장이나노사관계시스템의발전이나형성을목적으로전개되는사회적대화라는점에서 A, B 유형과다르지만, 노사정이어느정도대등한파트너로자발적으로참여하는가 (C 유형 ), 그렇지않고국가주도하에노사 19

22 단체가동원되는가 (D 유형 ) 에따라구분된다. C 유형곧 형성 자율형 사회적대화의초보적사례로는, 1996 년의노사관계개혁위원회 ( 약칭노개위 ) 를통한사회적대화를들수있다. 비록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통한사회적대화는 1996 년말정부여당의노동법개정안날치기통과와뒤이은양대노총의총파업으로빛이바래긴했지만, 그당시합법노조로인정받지못한상태의민주노총까지참여한가운데새로운노사관계질서의형성을도모했다는점에서특기할만하다. D 유형곧 형성 동원형 사회적대화와타협의사례로는박근혜정부시절에체결된 2013 년 5월고용률 70% 달성을위한일자리협약과 2015 년노동시장구조개선을위한노사정합의 (9.15 사회적대타협 ) 등을들수있다. 이두개의사례는이렇다할가시적경제위기가없는상황에서정부주도하에노사단체를동원하는방식으로새로운노동시장질서의형성을목적으로하였다는점에서공통적이다. 이러한유형론적분석에입각해볼때 1987 노동체제아래에서본격적인사회적대화는 1996 년노개위를통한초보적수준의 형성 자율형 사회적대화 (C형) 에서시작하여, 대응 자율형 (A형) 대응 동원형 (B형) 형성 동원형 사회적대화 (D형) 의방향으로선회혹은퇴행하는궤적을그린것으로보인다. 보다구체적으로말하자면, 1996 년노개위를통한초보적 형성 자율형 사회적대화를통해일정한성공과결과적실패를경험했으며, 이듬해 1997 년말경제위기극복을목적으로 1998 년초급조된노사정위원회를통해전개된 위기대응 자율형 사회적대화를통해 2.9 사회협약의체결과경제위기극복등소기의성과를거두었다. 노무현정부에서는초기에사회적대화체제의정상화를위한노력이시도되었지만실패했고민주노총이빠진상태에서작은타협들이이어지는소강국면이지속되었다. 이명박정부와박근혜정부들어서는사회적대화기구의정부종속성이심화되고노사단체가국가의사회적대화전략에동원되는형태로변해갔다. 이명박정부와박근혜정부의사회적대화의차이는현안혹은위기대응이목적이었는가아니면노동체제의능동적재편이목적이었는가에있었다. 노동현안이나경제위기대응을목적으로사회적대화를동원형으로이용했던이명박정부와달리, 박근혜정부는 2013 년고용률 70% 를위한일자리사회협약 (5.30 협약 ) 이나 2015 년 9.15 노동시장구조개선노사정합의사례에서보듯 형성 동원형 사회적대화전략을구사하였지만소기의성과를거두지못한채결국사회적대화체제자체를파탄에빠뜨리고말았다 년노사정위원회가출범한이래사회적대화기구의인프라는확충되었고나름대로의미있는합의들이이어졌지만, 1987 노동체제하에서의사회적대화는큰틀에서보아 1996 년노사관계개혁위원회와 1998년의 1기노사정위원회를통한 2.9 사회협약까지의 자율형 사회적대화를경과한이후에는대체로정부가주도하고필요에따라활용하는 동원형사회적대 20

23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화 로서의한계를벗어나지못했다. 우리나라사회적대화체제의현주소를구조와행태양면에서다각도로진단하면다음과같이정리할수있다. 첫째, 노동과자본의조직적이해대변수준이낮다. 높은수준에서의노동과자본의조직적이해대변은서구의사회적합의주의의중요한선결요건으로꼽혔던부분이다. 비록사회합의주의가발달한나라들처럼노사대표조직이독점적대표체계까지가기는어렵다고하더라도, 이들이상당한정도노동자와기업을대표해야사회적대화와타협이탄력을받을수있을터인데현실은그러하지못하다. 둘째, 계급적이해에기반한정당이제대로발달해있지못하다. 현재여당인더불어민주당과제1야당인자유한국당이두거대양당은물론제3당인국민의당까지모두국민정당을자임하고있으며, 노동자계급 계층의이익을대변하겠다는진보정치세력은매우취약한상태이다. 6) 셋째, 사회적대화의성공경험이적은탓에상충하는이해를조율하여서로에게도움이되는타협안을도출하는스킬이부족하다. 한국의노사관계, 더나아가노동정치는제로섬 (zero sum) 혹은 전부아니면전무식 (all or nothing) 게임의흑백논리에지배되는경우가많다. 넷째, 노사정위원회내부뿐아니라우리사회전반에걸쳐대화와타협의문화가매우취약하다. 힘으로내리누르거나돈으로, 또는법적다툼을통해문제를해결하려는풍조가팽배해있고합리적대화를통해타협안을찾는문화와관행이아직정착되어있지못하다. 다섯째, 사회적대화에있어서도개발국가형노동정치가잔존하고있다. 적어도 2016 년말현재까지는개발국가의제도및관행경로의존성이노동정치영역에도발현되고있는것으로보인다. 정부, 혹은보다구체적으로는대통령소속노사정위원회가주도하는가운데노동계의대화참여와양보를설득하면서큰틀에서사회적대화와타협을통해정부, 경영계의입장을관철시켜왔다고보아도크게틀리지는않을것이다. 이런점에서한국의노동정치는 정부주도형노동정치혹은사회적대화모델의진화과정 에있는것으로평가할수있을것이다. 여섯째, 단기이익내지성과에집착하는미성숙한노동정치를들수있다. 노사정공히중장기적으로거시적인안목에서의제를다루고타협하려는마인드나자세가미흡하다. 정부는노동관련법제도개선등의단기성과에집착하는성향을보여왔다. 노동계역시책임있는경제사회대화주체로서성숙한모습을보이는데미흡했고조직내반발을무릅쓰고중장기적인공공선을지향해가는노동정치역량을보여주지는못하였다. 경영계역시개별사안마다당면이익에충실한입장을견지했고, 정부에편승하는모습을보였다. 일곱째, 정부는대화상대특히노동계의킬러어젠다에대한세련되지못한접근을보인다. 6) 그나마대중적영향력이있었던민주노동당의법통을이어받은통합진보당은종북논란의소용돌이속에서 2014 년 12 월 19 일헌법재판소결정에따라해산되었다. 21

24 서구선진국의사회협약정치의불문율혹은관행과다르게, 한국의정치경제지형에서상대적으로교섭력이약한노동계의사활적인이해관계가걸린쟁점들 (9.15 노동정치과정의경우통상해고, 취업규칙변경요건완화등 ) 에대한배려와존중의마인드나자세가매우약하고정부나경영계의이익이나입장을관철하려는경향을보였다. Ⅳ. 맺음말 1987 노동체제하에서노사관계나노동시장등노동체제의구조혁신을위한노력들이이어져왔다. 멀리는 1990 년대초의국민경제사회협의회, 1993 년, 1994 년의노경총임금합의, 1996 년의노사관계개혁위원회, 1998 년노사정위원회의출범과 2.9 사회협약등은사회적대화와타협을통해당시의주요쟁점들을풀고위기를극복하려는일련의노력이었다. 근래에는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중심으로노동시장개혁을화두로하여노동체제개혁을위한집중적인노력이전개되어 2015 년 9월 15일이른바 9.15 노동시장구조개선을위한노사정합의까지이루어졌지만결국합의파기로귀결되었다. 그간진행된일련의사회적대화와노동정치과정은진정성과상호신뢰가결핍된상태에서의체제혁신이얼마나어려운지재확인해주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지속가능성의위기에처한현노동체제는과거처럼노사정어느한주체만의힘으로변화하기어려운상황이기때문에경제사회주체들의대화와타협, 곧사회적대화로재구성되어야할것으로판단된다. 문제는 1990 년대중반이래 20년넘게이어져온기존의사회적대화패러다임도한계상황에이르렀다는데있다 노사정합의 의노동정치과정은한국의경우사회적대화의영역에서도 개발국가 (developmental state) 의유제가강하게잔존해있음을보여주었다. 이는정부, 혹은보다구체적으로는대통령소속노사정위원회가주도하는가운데노동계의대화참여와양보를설득하면서큰틀에서정부정책이나경영계의입장을관철시키는기제로사회적대화와타협을이용하는측면을염두에둔해석이다. 단순화시켜말하자면 1987 노동체제하에서지배적사회적대화모델은일종의 동원형사회적대화 였다고할수있을것이다. 앞으로우리나라사회적대화의미래는국가라고하는강한주체에의해노동이호명되고이용되는 동원형사회적대화 모델을여하히극복하는가에달려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정부뿐아니라사용자와노동자조직이사회적으로책임있는파트너로서경제사회현안과발전방향에대해자율적으로대화하고타협하며, 대화와타협의성과인합의를존중하고제대로이행해나가는새로운모델로탈바꿈해야한다. 동원형사회적대화 에서 자율형사회적대화 22

25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로의패러다임전환은한계에달한 1987 노동체제를지양하고새로운노동체제를재구성해야할경제사회주체들에게주어진시대적과제이다. 4차산업혁명의도래라고하는새로운도전에직면하여앞으로노동체제를발전적으로재구성하기위해사회적대화를통한노동체제전환의노력은계속되어야하며, 이는종래의 동원형사회적대화 의틀이아닌 자율형사회적대화 로의노동정치패러다임전환을통해가능할것으로전망된다. 위기대응이든새로운질서형성이든목적이나내용은부차적이다. 사회적대화형식의전면적전환이필요하다. [ 참고문헌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2008),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10년사. (2013),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발자취 - 소통의사회적대화기구. (2015), 노동시장구조개선을위한사회적대타협. (2016), 한국의사회적합의. 노중기 (2010), 한국의 사회적합의 그가능성과한계, 한신논문집 16(2), pp.125~156. (2013), 노동운동과노동정치연구의쟁점과과제, 경제와사회 2013 년겨울호 ( 통권제100 호 ), pp.74~93. 박동 (2005), 한국노동체제의변화와사회협약의정치, 서울 : 동도원. 박동 이동임 장홍근 조은상 (2007), 인적자원개발을위한사회협약연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이광근 (2013), 노동체제와노동정치 : 생산의정치에서재생산의정치로, 2013 년산업노동학회학술대회발표문. 이병훈 유범상 (1998), 한국노동정치의새로운실험 : 노개위와노사정위원회를중심으로, 산업노동연구 4(1), pp.83~116. 이종래 (2005), 노동의저항, 한울아카데미. 장선화 (2014), 사회협약의정치 : 세계화시대경제위기와집권정당의위기극복전략 ( 핀란드, 벨기에, 스페인, 아일랜드 ), 한국정당학회보 13(2)( 통권 27호 ), pp.63~99. (2015), 후기산업사회노동시장갈등과사회협약의정치 : 한국에서사회협약의정치는실현가능한가?, 고상두 민희편저, 후기산업사회와한국정치 - 갈등의지속과변화, 서울 : 마인드탭, pp.37~74. 장홍근 (1999), 한국노동체제의전환과정에관한연구, 1987~1997, 서울대학교사회학과박 23

26 사학위논문. (2013), 지역파트너십, 신기루혹은좁은문, 조성재외, 한국노사관계시스템진단과발전방향모색, 한국노동연구원, pp.350~374. (2016), 한국에서사회적대화의가능성과한계 : 9.15 노사정합의의노동정치과정에대한비판적고찰,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한국노동경제학회 한국노동법학회공동주최 2016 년노동3 대학회공동정책토론회 ( ), 총선이후노동개혁토론회자료집, pp.57~92. 장홍근 김세움 김근주 정흥준 박준식 (2016), 대안적노동체제의탐색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한국노동연구원. 장홍근 박명준 (2017), 대전환기, 새로운사회적대화체제의구상, 월간노동리뷰 2017 년 4월호, pp.19~28. 장홍근 박명준 박준식 강현주 (2015), 선진국노동시장개혁사례연구 : 개혁과정관리를중심으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장홍근 배규식 박명준 최영기 이호근 손동기 (2014), 고용위기시대, 사회적대화의전략적모색, 한국노동연구원. 정이환 (2006), 현대노동시장의정치사회학, 후마니타스. (2013), 한국고용체제론, 후마니타스. 최영기 김준 노중기 유범상 (1999), 한국의노사관계와노동정치 년이후사회적합의를중심으로, 한국노동연구원. 최태욱 (2013), 경쟁력을위한사회합의주의 발전의정치제도조건 - 네덜란드와아일랜드, 그리고한국. 동향과전망 88(2013 년여름 ). pp Bruno, Michael and Jeffrey Sachs(1985), The Economics of Worldwide Stagflation, Cambridge : Harvard Univ. Press. Calmfors, Lars and John Driffill(1988), Bargaining Structure, Corporatism and Macroeconomic Performance, in Economic Policy 6, pp.13~62. Cameron, David R.(1984), Corporatism, Labour Quiescence, and the Representation of Economic Interest in Advanced Capitalist Society, in John H. Goldthorpe (ed.), Order and Conflict in Contemporary Capitalism : Studies in the Political Economy of Western European Nations, Oxford : Clarendon Press. Lehmbruch, Gehard and Philippe C. Schmitter (eds.) (1982), Patterns of Corporatist Policy - Making. Beberly Hills California : Sage Pub. 24

27 특집 : 1987 노동체제 의동학과사회적대화의전개 O'Donnell, Guillermo A. and Philippe C. Schmitter(1986), Transitions from Authoritarian Rule : Tentative Conclusions about Democracies, Baltimore : Johns Hopkins Univ. Press. Regini, Marino(1984), The Conditions for Political Exchange : How Concertation Emerged and Collapsed in Italy and Great Britain, in John H. Goldthorpe (ed.), Order and Conflict in Contemporary Capitalism, Oxford : Clarendon Press. Schmitter, Philippe C. and G. Lehmbruch (eds.) (1979), Trends Toward Corporatist Intermediation, Beverly Hills, California : Sage Publications. Traxler, Franz, Sabine Blaschke, and Bernhard Kittel(2002), National Labour Relations in International Markets : A Comparative Study of Institutions, Change, and Performance, Oxford/NY : Oxford University Press. 25

28 1987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특집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 박준식 ** 1) Ⅰ. 문제제기 노사관계와노동시장은국가, 기업, 조직, 개인등복수의사회적층위에서다양한이해당사자들간의상호작용을통해작동하고있다. 이러한사회경제적교환의장은크게보아국가나사회제도를포함하는거시수준의상호작용과, 기업이나업종, 혹은산업이라는미시적, 혹은중범위수준의교섭의장으로구성된다 ( 장홍근외, 2015). 거시수준에서노사관계와노동시장이작동하는 사회적장 (social space) 을 노동체제 (labor regime) 라고본다면 작업장체제 (workplace regime) 는기업이나조직수준에서노사관계와노동시장이작동하는사회경제적각축과교환의장으로볼수있을것이다. 작업장체제는국가수준의거시적교섭의장은아니지만미시수준의사회경제적상호작용과의사결정의집합적결과가거시수준노동체제의토대가된다는점에서전체노동체제의핵심단위로규정할수있을것이다. 특히임금, 고용조건, 고용등노동시장과노사관계의핵심의제들이주요산업의정점에있는대기업들을중심으로피라미드적패턴으로조직된한국의경제사회구조에서, 대기업의작업장체제는해당기업이나계열사, 산업이나업종은물론, 이들과거래하는기업들에큰영향을미친다. 오늘날한국의노사관계를주도하는대기업중심의작업장체제가형성된역사적계기는 1987 년을전후한정치적민주화를배경으로진행된, 대기업들을중심으로형성되어뿌리내린현장의질서와사회적교환의틀에서찾을수있을것이다 년노동자대투쟁 이후대규모제조기업들을중심으로강력한조직력을획득하기시작한기업중심의노조와독과점기업들간에오랜동안의반복적인갈등을통해형성된작업 * 이글은장홍근외 (2016), 대안적노동체제의탐색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제 4 장의일부내용을정리한것이다. ** 한림대사회학과교수 (jsp@hallym.ac.kr). 26

29 특집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장체제는, 1987 년체제의진화경로를규정하면서그재생산구조의핵심에위치하게되었다. 따라서 1987 년체제의성과와한계를제대로평가하고, 개혁과변화의방향을설정하기위해서는대기업중심작업장체제의구조와작동기제에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 본연구에서는오늘날한국노동시장과노사관계의구조적문제점으로지적되고있는노동시장양극화와고용불안의구조적원인을작업장체제중심조합주의의의도하지않은사회적결과와모순의축적이라는측면에서인식하고, 이를개혁하기위한새로운사회적협약질서의필요성을제기한다. Ⅱ. 작업장조합주의의개념과형성기제 본연구에서는 1987 년이후작업장체제의성격에대한이해를위해 작업장조합주의 (company corporatism) 개념을설정한다. 조합주의는국민국가수준에서이익집단들이잘조직되어이들간의견제와균형이역동적으로작동하면서경제사회적변화에대한대응을추구하는이익조정정치의개념으로활용되어왔다 (Streeck, 2006; Thelen, 2014, Katzenstein, 1985). 그러나경제력의집중화가가속화되고, 주요산업에서한두개의기업집단과이들을중심으로잘조직화된이익집단들의의사결정이국민경제전체에심대한영향을미치는오늘날의고도독과점경제체제에서조합주의적이익정치기제는국가나산업수준뿐아니라기업수준에서도깊이침투되어경제사회시스템의특성을규정하는주요한요인의하나가되었다. 본연구에서는이러한관점에서 1987 년체제를주도해온대기업중심의작업장정치를이해하는데작업장조합주의개념이적절하게활용될수있을것으로보고, 한국의작업장교섭과노동체제의전개과정을이해하는데적용해보고자한다. 한국의노사관계를이해하는데조합주의의개념을작업장수준까지확장할수있는이유는 1987 년체제의사회적성격과깊은연관성이있다. 한국의 1987 년체제는대기업의작업현장을중심으로노동자들이권위적노동체제에항거하는과정에서핵심동력을획득하였다. 이과정에서노조는작업장의조직과권력자원, 그리고생산과정의각종관행과규칙등에큰영향을미칠수있는조직력을획득할수있게되었다. 기업사회 가 직업사회 보다앞서형성된한국에서권위주의적이고일방적인작업장통제에눌려있던노동자들이일터와 직장 을중심으로그들의요구를분출하는것은당연한결과였다. 한국대기업의노동자들은산업이나업종, 직업중심의수평적조직보다작업현장에서조직이용이한대기업중심의기업별노조주의 (company unionism) 로조직되는경로를자연스 27

30 럽게받아들였다. 본연구에서는작업장조합주의의유형을구분함에있어서두가지기준을설정한다. 첫번째기준은핵심이해당사자들의조직화, 제도화정도이다. 두번째기준은조직화된세력들간의이해조정능력이다. [ 그림 1] 은이러한기준에따라작업장조합주의를논리적차원에서유형화한것이다. 노동의조직화수준과노사의조정능력이다높은경우를 적응적조합주의 로, 두능력모두취약하여시장조정에의존하는경우를 시장중심의조정 으로가정한다. 다른한편노동의조직화수준은낮은반면힘의불균형으로인해회사중심의일방적노사관계가지배하는경우를설정할수있다. 마지막으로노조의조직화수준은높은반면조정능력이결여되어상호대결적인교착과교섭상태로노사관계가나타나는경우를 교착적조합주의 (truncated corporatism) 로본다 (Visser and Hemerijck, 1997; Hemerijck, 1995; 박준식, 2016; 장홍근외, 2015). [ 그림 1] 작업장조합주의의개념적유형 노동의조직화수준 High Low Low 교착적조합주의 (1997 년경제위기이후 ) 시장중심의조정 (1997, 2008 년경제위기 ) 노사정이해조정능력 적응적조합주의 High 발전국가형조합주의 (1987 년이전 ) 한국의작업장조합주의는 1987 년이전권위주의발전국가체제에서사용자들이일방적으로주도하던대기업의작업현장에서노사관계의변화가급진전되면서대기업들을중심으로강력한노조가정착되어노사대립이심화되는 교착적조합주의 로전환되었다. 작업장조합주의의교착구조가오늘날의패턴으로견고히조직화된것은몇가지중요한역사적, 노동정치적배경속에서이해될필요가있을것이다. [ 그림 2] 는작업장교착구조의출현과정착의기제를도식화해본것이다. 우선외부경제환경이라는측면에서작업장조합주의의교착구조는 1987 년이후한국기업들과이해당사자들이경험했던압축적성장과격렬한노사갈등, 그리고두차례의드라마틱한경제위기와그극복과정을통해조명될필요가있다. 한국에서는 1987 년전후로권위주의정치의퇴조와더불어억눌려왔던노동자들의기본권을회복하고대기업체제에서고질화된저임금과장시간노동, 노동인권억압의구조가급속히해체되었다. 다른한편한국기업들은 1997 년의 IMF 금융위기와, 2008 년전후의세계금융위기라는두번의커다란경제위기를통과하였다. 한국기업들이겪었던두번의경제위기는대량해고와 28

31 특집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고용불안정, 그리고임금의삭감이나동결, 그리고급격한고용위축등노사의불신과대결을촉진하는결과를초래한바있다 ( 고영선 최경수, 2007; 김혜원, 2007). 기업부실에직접적인책임이없는노동자들의대량해고는이후해고와인위적고용감축에대해극도의불신감을갖게되었다. 두번의경제위기는대규모해고를동반한인위적구조조정을거치면서작업장체제에서노사의불신을돌이킬수없는현실로만들었고, 노사의불신구조는빠른속도로강화된것으로보인다 ( 배규식외, 2008; 장홍근, 2014). 다른한편이러한불신체제는제조기업들을중심으로치열한국제경쟁을극복하기위한새로운돌파구를기존작업장체제의외부에서모색하도록만드는압박요인이되었다. 대기업들이이를타개하기위한전략은두가지방식으로나타났다. 첫째방안은국내의교착과불신구조를그대로둔채시장의독과점지위를활용하여노사관계의비용과부담을피라미드적생산체제에서교섭력이취약한부문으로적극적으로전가하는것이다. 두번째방안은생산기반의대대적인해외이전을추진하는것이다. 대기업들의실제선택은이두가지방안모두를가속화하는것이었다. 그러나이러한전략은노사불신을심화시키고, 기업간노동이동을저해하는사회적장벽을만들어냈을뿐아니라노사간, 노노간불신을심화시켜생산적교섭보다기득권을지키기위한교섭을강화시켰다 ( 김재훈, 2005; 조성재외, 2008). [ 그림 2] 작업장교착구조의출현과재생산기제 29

32 Ⅲ. 작업장체제의모순 1. 작업장타협과사회적타협의왜곡 1987 년이후작업장체제의공고화와더불어이체제는많은성과에도불구하고고용과노동체제의새로운모순들을잉태할수밖에없었다 년이후작업장체제의진화과정에서시작되어공고화된작업장체제의관행들은, 주요제조대기업사업장들에서진행된반복적단체협약과공식적, 비공식적작업장협상, 기업들의새로운경영전략, 그리고노조의전략적선택들이맞물려복잡하게구조화된일련의사회경제적, 제도적경로의구조화과정으로이해될필요가있다. 작업장의교환은거의매년반복적으로진행되면서그자체가이해당사자들이공유하는 합리적규범 (rational ritual) 으로전환되고, 이렇게축적된규범들이작업장체제의미시적균형을규정한다. 작업장의의사결정과관행들은기업수준에서 미시적합리성 에의존하는전략적선택의결과였지만, 이것이산업이나국가 사회적수준의 거시적합리성 과부합하는것은아니었다. 결국작업장체제의모순은개별적선택과집합적선택간의충돌과사회적수준에서거시적합리성과미시적합리성이충돌하여작업장의합리성이사회의합리성과괴리되는 구성의오류 (fallacy of composition) 로나아갔다. 미시수준에서각자의이익을극대화하려는교섭과선택은당사자들의이익을확장하고, 당사자들간의균형을강화하는데성공한것처럼보였지만, 그러한전략적교섭의누적된결과가거시적수준에서노동체제의불안정을심화시켜, 작업장타협과사회적타협의부정합으로이어졌기때문이다 ( 이장원외, 2008; 최영기 김준 조효래 유범상, 2001). 2. 노동시장의신분화 1987 년체제의핵심적동력이었던작업장체제는대기업중심의강력한내부노동시장에서일정한수준의잠정적타협, 혹은이해의균형으로나아갔다. 이렇게만들어진균형체제에서대기업의정규직원들은큰혜택을누릴수있었다. 그러나이러한체제가장기적으로지속되기위해서는기업들의예측가능한안정적성장과증가하는노동비용을감내할수있을정도의시장지배력을전제하는것이었다 년체제가독과점대기업들과공공부문을중심으로빠른속도로안착된배경이여기에있다. 30

33 특집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그러나두번의경제위기를거치고경제의저성장이구조화되면서대기업중심작업장체제의안정성은급격히늘어가는인건비부담을흡수하는데갈수록한계에직면하였다. 이러한상황에서기업들이기존작업장체제의안정성을흔들지않으면서경영환경에대처하기위해서적극적으로시도한것이비정규노동시장의적극적인활용이었던것이다. 기업들은고도로분화된비정규고용을무차별적으로활용하기시작하였고, 정규직신분에편입되지못한다양한부류의고용형태와이에종사하는노동자들이급증한것이다. 이러한체제는결국노동시장에서비정규직의제도적배제, 대기업고용의신분화, 기업들의노동배제노력을촉진함으로써고용의성장을억제하였다 ( 정이환, 2006). 대기업을중심으로구축된작업장체제는작업장들간에인사이더와아웃사이더를나누고고용의서열을강화하는노동시장의 신분화 로이어졌다 (Jacoby, 1997). 한국에서는 1987 년체제의등장과더불어독점제조업의노동시장이피라미드로위계화되고, 작업장체제간에노동자들의상향이동이거의이루어지지않는폐쇄적노동시장서열을형성하게되었다. 이러한노동시장체제의운용방식은그것이지속되기위해끊임없이주변의비정규노동력을요구할뿐아니라, 이들에게더많은부담을강제한다는점에서대기업과중소기업노동시장의양극화로이어지는구조적문제점을안게된것이다 ( 정이환, 2006). 3. 작업장체제와교착적조합주의 한국의작업장조합주의는두차례의중요한경제적계기와, 이에대응하기위한기업들의경영전략, 그리고기업단위에서노조의이해가결합되는과정을겪으면서결정적으로강화된것으로보인다. 우선두차례의경제위기는기업들의노동수요를크게감소시키는결정적계기가된다. 이미잘조직된노조와더불어기존노동자들의해고가매우어려운법제적환경하에서기업들의신규노동력수요는계속감소하였고, 기업들은 고용리스크 를크게인식하게되면서경기회복에도불구하고정규고용을줄이고비정규채용을대대적으로확대하는방식으로대응하였다. 이러한기업의전략은이미기득권을확보한정규직노조의입장에서는크게반대할수없는현실적대안의하나로인식되어노조의 암묵적동의 라는새로운형태의조합주의적타협방식을공고화한것으로보인다. 고용리스크를작업장체제의외부로전가하는타협이정착되자, 이체제의이익을누릴수있는기득권층의자기이익보존노력은급물살을탔다. 여기에고용이안정된대기업노동자들의이직이급감하고고령화가급진전되면서기존고용의보존과기득권보호를위한노조의노력또한강화되었고, 대기업중심작업장체제의유지를위한비용도증가하였다. 작업장의 31

34 노사는이러한부담과비용을외부노동시장에전가하는 비용의외부화 를선택하였고, 이는작업장체제에서이른바 교착적조합주의 를공고히하는결과로이어진것이다. 이러한과정은고용의단절을심화시키고노동조건의격차를강화시켜, 노동시장의양극화와신분화를고착화한다. 대기업의정규직노동자들이 1987 년체제의폭발적인노동운동과작업장민주화를통해얻은고용안정과안정된보상이노동시장양극화급진전과더불어기득권자가누리는과도한포상으로전환되는상황에직면한것이다 년이후최근에이르는 30여년의기간동안제조대기업들의작업장체제는정치경제적상황의변동, 그리고조직화된작업장노조와경영간의전략적교환의구조가결합되면서고용모델의주도성이 계기적으로 뒤바뀌면서변화되어왔다 년이전한국의작업장체제는권위적통제와시장모델의결합형태로볼수있을것이다. 이시기의작업장체제는노동력의충분한공급과기업들의높은비용경쟁력, 테일러주의작업조직, 인적자본에대한최소한의투자, 높은이직률등전형적인 저신뢰 (low trust) 와 시장교환 (market exchange) 을기본특징으로하였다 ( 박준식, 2001). 이러한작업장체제에서는노사간에 신뢰 (trust) 가형성될수있는여지가극히적었다. 노동자와경영자간에는깊은 불신 이작업현장속에깊이자리하고, 사용자와국가는불안정한작업장체제의유지를위해깊은통제와감시체제를구축하고있었다. 통제 가 신뢰 를대체하는전형적인불신사회가 1987 년이전의작업장체제였다. 노동자들의노동은시장에서제공되는정량화된물리적상품과같은것이었고, 이가격을낮게유지하는것이기업의전략이었으며, 자율성과재량, 조직에의헌신이없는노동자들에대한 통제 (control) 와 감독 (supervision) 을통해생산성을높이는것이조직관리의핵심요소였으며, 노동자들의주된대안은조직을 이탈 (exit) 하는것이었다. 그러한점에서볼때이시기의시장모델은 저신뢰 (low trust) 가제도화된노동시장체제로볼수있다 ( 박준식, 2001). 그러나권위적통제의시장모델은 1987 년이후큰구조적변화에직면하게되었다. 시장모델을변화시킨가장중요한요인은제조업대기업중심의강력한노조운동의등장이었다. 이시기의폭발적노조운동은기존의작업장체제에서노와사의권력불균형을크게흔들었다. 이제노동자들은대등한힘의논리를바탕으로근로조건의개선을요구하였고, 단체행동과파업전술은노동자들의이익을관철하는효과적인수단으로제도화되었다. 노동자들은강력한단체행동과대규모생산손실을감수하는파업을통해노동조건을단기간에개선하는성과를거두었을뿐아니라, 노조를통해자신들의사회적, 정치적지위와자긍심을확실히인정받는가장중요한권리의토대를구축할수있게되었다. 기업의현장에서이른바힘의균형을이룰수있게된것이다. 노조가이시기에이룩한중요한권리는단체교섭의행동과규칙을새롭게정의한것에서 32

35 특집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찾을수있다. 노조는연례적으로진행된단체교섭과집단행동을통해매년높은수준의임금인상을얻어낼수있었고, 이는노사관계에서힘의균형을결정적으로보정하는새로운게임의규칙으로그효과성을입증하였다. 과거경영의일방적판단이게임의규칙이었다면, 이제는단체교섭을통한안정적임금인상과고용보장이새로운체제의규범으로대체된것이다. 노사관계의새로운규칙이빠른속도로확산될수있었던데에는 1980 년대중반부터 1990 년대초반에이르는기간에걸쳐한국경제가누렸던유례없는경제적호황과대량생산체제의본격적가동, 그리고대량소비시장의빠른성장등이자리하고있었다. 그러나이러한작업장체제는점차한계에직면하기시작하였다. 그첫번째한계는급속히변화하는경쟁환경에신속하게적응하지못하는경직성에있었다. 시장과기술의변화에유연하게대응하기위해서는보상과작업조직의유연성이확보되어야하지만, 새로운작업장체제는이러한유연성을만들어내지못하였다. 두번째문제는작업장노동체제의경직화다. 기업수준에서노동의유연한활용이크게제한되는상황에서기업들은이제내부노동력에대한지배체제강화보다는작업장체제의내부적문제와비용증가문제에대처하기위해상대적으로통제가용이하고, 관리비용이크게절감되는외부노동시장의단기적효과성에주목하기시작하였다. 그리고새로운노동시장관리전략은시장교섭력이나조직력이취약한영역으로집중되는경향을보였다. 능력주의와성과주의관리는노조가취약한사무관리직을대상으로우선적으로적용되었다. 근로자파견제, 사내하청등은기존의노조가일정부분이를묵인하는가운데빠르게확산되었다. 결국이러한전략은기존의작업장체제에의해보호되는정규직보다주변노동력의활용을극대화하거나조직력이취약한집단들에게그비용을전가하는효과를낳았다. 기존의작업장체제에시장모델을잠정적으로접합시킴으로써고용의수량적유연성을확대시키는이러한전략은 중심 과 주변, 혹은 정규직 과 비정규직 으로양분된 이중노동시장 (dual labor market) 의공고화였다 ( 박준식, 2001). 이중노동시장의공고화배경에는작업장체제에서권력기반을공고화시킨대기업의작업장체제가자리하고있다. 기존작업장체제의타협구조를그대로두면서고용체제의유연성을확보하기위해서는작업장체제의주변을유연화하는것이최선의전략이었던것이다. 노조는이러한전략을표면적으로인정하지않았지만, 경영진의전략에대해소극적으로대응함으로써결과적으로노동시장의차별을허용하는결과로이어지고말았다. 이와같은과정의거시적결과는사회전반에걸쳐노동시장의단층구조출현을의미하는것이다 년이후진화한한국의작업장조합주의는작업장민주화의성과였음이분명하였다. 그러나이러한성과의긍정성은체제의장기적지속가능성을위협하는구조적문제점들이드러나면서퇴색하였다. 한국형작업장체제는그핵심부문을점하는조직노동과노사관계의경직 33

36 성이라는측면에서이른바선진국의 유연기업 모델과상당한차별성을안게되었다 ( 박준식, 2001). 결국 1987 년체제의핵심을이루는작업장체제는높은수준의신뢰에기초하여거래비용을절감하는선진국방식의작업장체제로진화하지못하였고, 체제의지속가능성에대한의문이계속제기되었다. 다른한편 1987 년작업장체제의경직성이심화되는가운데고용체제의양극화가가속화되었다. 작업장체제의내부자들은이체제속에서그들의생산성보다높은혜택을누리는반면, 체제의담장너머에존재하는아웃사이더들은이러한체제의혜택으로부터제외되어갔다. 정규직의유연성이취약할뿐아니라주변노동력의숙련도향상이제대로이루어지지못하는가운데불신체제의유지부담또한증가하였다. 작업장체제의구조적불신이기업과조직의지속가능성을잠식하고, 노사관계의발전에걸림돌로등장한것이다. Ⅳ. 고용체제의개혁 본연구에서는 1987 년이후한국의노동현장에서대기업들을중심으로구조화된작업장체제의성격을대기업중심의독과점서열에따라피라미드적패턴으로조직된 작업장조합주의 로파악하였다. 작업장조합주의는 1987 년이전의권위주의노동체제에서노사간힘의불균형을바로잡고, 노사관계의민주화와근로조건의개선을도모하는작업장민주화의결과로탄생하였다. 그러나시간이지나면서작업장조합주의는조직된소수의이익대변조직에의해대결적방식으로통제되는 제로섬 (zero-sum) 교섭체제로진화하였고, 이체제의비용을외부로전가함으로써노동시장과노동체제의불균형과불안정을심화시켜왔다. 독과점대기업들을중심으로형성된 1987 년체제는피라미드의상층부를중심으로안정화되었지만, 사회전체수준에서노동시장의이중구조와이에따른분배및기회의불균형을심화시키는 제도적부정합 (institutional dissonance) 의문제를안게되었다. 대기업중심의작업장체제는억압적이고일방적인작업장체제에서권력의균형을통해작업장내부의비합리, 비민주적노동관행들을제거하고, 인사노무체제의합리화와임금인상, 근로조건개선을가속화하는데큰영향을미쳤다. 그러나두번의심각한경제위기를겪으면서작업장체제의유연성과적응성이급격히약화되고, 노사의교착적대립이강화되는체제경직화의길로나아갔다. 또한노동체제의경직성과유지비용이상승하면서제조업의대규모해외이전, 고용리스크의외부전가, 그리고신분적노동시장의등장위험성을야기하면서시스템적위기에처하고말았다. 이러한상황은교착적작업장체제자체의조정과적응 34

37 특집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능력, 환경변화에대처하는고용체제의유연성상실등을초래했을뿐아니라사회통합과조정시스템도왜곡시킨것으로보인다. 이러한상황에서대기업중심작업장체제가한국의고용, 노동시장체제에미치는긍정적영향은거의소멸한것처럼보인다. 두차례의경제위기를겪은기업들은위기타개를위해인력감축과인건비부담축소에적극적으로나섰고, 이러한기업들의조치들로인해노동시장의좋은일자리창출기능은거의정지했으며, 기존노동시장의 신분화 를우려하는현상들이곳곳에서나타났다. 한국기업들의작업장은결국대기업과그밖의직장들로확연히구분되는결코바람직하지못한사회적계층화의길로접어든것이다. 대기업중심의교착적작업장체제는작업장교섭의수준에서다루기어려운노동시장전반의구조적문제들을만들어냈지만, 사회적교섭체제는교착적인대기업작업장체제의대결적노사관계에막혀기능부전상태로나아갔다. 작업장수준의대결적이고교착적인담합이지속되는가운데사회적교섭을통한문제해결역량도한계를드러내는딜레마상황이지속되고있다. 조합주의는주요경제사회세력과이익집단들이잘조직화되고, 이들간의갈등조정능력이신장되어제도와시스템에대한신뢰수준이높아질때안정적으로지속될수있으나, 현재한국의작업장조합주의와거시적사회대화체제는제도적부정합과기능부전으로깊이빠져드는상황에있는것으로진단된다. 이와같은상황을타개하고, 작업장체제와사회적대화의제도적효과성과문제해결능력을신장하는것은한국의작업장체제가직면하고있는핵심과제가되었다. 노동체제의교착상황을탈피하기위해서는대기업중심의작업장체제에문제의해결을위임하기보다는작업장체제의외부로부터변화를위한노력이필요할수있다. 이를위한하나의방안으로사회적교섭체제의대표성과제도적권한을획기적으로강화하고, 거시정책과제도수준에서새로운사회적타협을모색할필요성이제기되고있다. 한국의노동체제가직면하고있는많은의제들은이미작업장수준의미시적교섭을통해해결하기어렵다. 또한독과점기업들의기득권을유지하기위한내부자들간의카르텔성격이강한현재의작업장체제는기득권자와아웃사이더간의갈등을심화시키고노동시장전반의절박한과제들의해결을지연시키고있다. 이러한상황에서노동체제의진화능력을신장하기위한사회적교섭에대한요구는점점더절실해지고있다. 노동자들의고용과삶의질을저하하지않고, 고용제도, 임금, 노동시장의작동방식에서효과성과유연성을신장할수있는유연하고적응적인노동시장제도를만들어가기위한새로운사회적대화기구와제도의필요성이절박한것이다. 대기업중심의작업장체제의역사적효과성을위협하는요인들역시도처에서이체제의지속가능성을약화시키고있다. 강화되는국제경쟁, 서비스중심의산업구조전환, 저출산과고령화, 가족관계의변화 35

38 등은작업장체제의토대를위협하고있으며, 사회전체수준에서의조율과합의를요구하고있다. 경제의서비스화와더불어노동방식의다양성과유연성을요구하는서비스노동시장통합과인적자원활용의선진화가요구되고있다. 저출산과고령화가급진전되면서양질의노동력과인적자원을육성하고노동시장체제에융합하는것또한절실한과제가되었다. 특히고학력여성의일자리기회를확충하고, 이들의능력을활용하는것은당면한최우선의노동시장과제가되었다. 다양한영역에서양질의일자리를구하는목소리와사회적욕구는분출하는반면, 이에대응하는기존작업장체제와노동시장의능력은신장되지못하고있다 년체제의한계가점점더극명해지는상황에서노동시장과일자리세계의요구를기존의사회적타협기구와제도가효과적으로받아들이지못할경우 1987 년체제는돌이킬수없는위기에직면할가능성이높다. 무엇보다임박한위기는작업장체제의자체적조정능력이신장되지못하는상황일것이다. 대기업의작업장체제는기업단위에서는효과적으로작동할수있었지만, 미시행동 과 거시선택 간의괴리를극복할효과적인사회적타협의기제로발전할수없었고, 기업을중심으로전개된국지적균형은자체의문제들을외부노동시장으로전가하는결과로이어졌다. 대기업중심의작업장체제의영향력과비중이축소되고이들의기득권화가고착되는가운데, 조직되지못한대다수노동자들의목소리와그들의요구를어떻게담아낼것인가라는커다란도전이바로눈앞에있는것이다. 이에대응하기위한사회적타협의능동적, 적극적개혁노력이필요할것이다. 이를위한대처노력의하나로초기업수준의 사회적거버넌스 (social governance) 기제의기능을활성화하고, 역할과위상을국민경제적차원에서제고하며, 이를기반으로실효성있는변화와개혁을위한사회경제적타협을도모할필요성이제기되고있는것이다. [ 참고문헌 ] 고영선 최경수외 (2007), 경제위기 10년 : 평가와과제, 한국개발연구원. 김재훈 (2005), 노동시장분절과산별노조전환, 경제와사회 67, 한국산업사회학회, pp.196 ~225. 김재훈 이종래 (2004), 노동조합의조직과리더십 : 금속노조의사례, 한울아카데미. 김혜원 (2007), 통계로본노동 20년, 87년이후노동 20년 : 지속가능한고용시스템구축을위한평가와전망, 한국노동연구원. 박준식 (2001), 세계화와노동체제, 한울아카데미. 36

39 특집 : 작업장체제의구조적문제점과개혁방향 (2004), 구조조정과고용관계변화의국제비교, 한울. (2016), 네덜란드의적응적조합주의와노동시장개혁의함의, 노동연구제33 집, 고려대학교노동문제연구소, pp.51~128. 배규식외 (2008), 87년이후노동조합과노동운동, 한국노동연구원. 이장원외 (2008), 복지체제와노동체제의정합성, 한국노동연구원. 장홍근외 (2014), 고용위기시대, 사회적대화의전략적모색, 한국노동연구원. 외 (2015), 선진국노동시장개혁사례연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정이환 (2006), 현대노동시장의정치사회학, 후마니타스. 조성재외 (2008), 한국경제와노동체제의변화, 한국노동연구원. 조성재 장영석 박준식외 (2005), 동북아제조업의분업구조와고용관계 (I), (II), 한국노동연구원. (2006), 동북아제조업의분업구조와고용관계 (II), 한국노동연구원. 최영기 김준 조효래 유범상 (2001), 1987 년이후한국의노동운동, 한국노동연구원. Hemerijck, A. C.(1995), Corporatist Immobility in the Netherlands, in C. Crouch and F. Traxler (eds.), Organized Industrial Relations in Europe: What Future?, Aldershot: Avebury, pp.183 ~226. Jacoby, Sanford M.(1997), Modern Manors, Princeton: Princeton Univ. Press. Katzenstein, P. J.(1985), Small States in World Markets, Industrial Policy in Europe,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Streeck, Wolfgang et al.(2006), Governing Interests: Business Associations Facing Internationalization, London: Routledge. Thelen, Cathleen(2014), Varieties of Liberalization and the New Politics of Social Solidarity, Cambridge: Cambridge Univ. Press. Visser J. and Anton Hemerijck(1997), A Dutch Miracle: Job Growth, Welfare Reform and Corporatism in the Netherlands, Amsterdam: Amsterdam University Press. 37

40 1987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특집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 김세움 ** 1) Ⅰ. 머리말 본고의목적은 1987 년이후현재까지지속되고있는노동체제하에서주요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관련지표들이변화해온양상을가능한한상세히기술 (describe) 하는것이다. 이를위해신뢰성높은정부기관의통계조사결과가국가통계포털 (KOSIS) 처럼누구나접속가능한사이트에 1차가공되어공표된내용을재가공하여별다른주관적해석없이제시하고자한다. 이러한작업을통해본특집의다른글에서수행된다양한시각에서의해석이가능할수있는노동시장차원의배경을제공하고자한다. 즉본고의주목적은제시된기술통계에대해자체적인시각으로나름의해석을부연하는것이아님을밝힌다. Ⅱ. 노동시장구조변동 1.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및실업률추이 [ 그림 1]~[ 그림 3] 은 1987 년 1 분기부터 2014 년 4 분기까지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및실업 률의분기별추이를그래프로보여준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987 년 2 분기 60.6% 에서이후 1990 * 이글은장홍근외 (2016), 대안적노동체제의탐색 년이후 30 년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제 2 장의일부내용을정리한것이다. ** 한국노동연구원부연구위원 (konstra@kli.re.kr). 38

41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년대후반외환위기및 2008 년글로벌금융위기등을겪으면서도 2014 년 2분기기준 62.9% 를기록하여, 소폭의증가를나타내었다. 다음으로고용률은 1987 년 2분기에 58.8% 였는데, 2014 년 2분기에는 60.8% 로서역시장기적으로약간이나마고용률상승이있었던것으로볼수있다. 한편실업률은 1987 년 2분기 3.0% 에서 2014 년 2분기 3.3% 로높아진것으로나타난다. [ 그림 1] 1987 년이후경제활동참가율추이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 그림 2] 1987 년이후고용률추이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39

42 [ 그림 3] 1987 년이후실업률추이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지난 30년가까운세월동안경제활동참가율과고용률이약간이나마높아진반면실업률은상승한주된원인은여성의경제활동참가가늘어난데에서찾을수있다. 여성의경우같은기간경제활동참가율이 47.6% 에서 51.9% 로유의미한증가를나타내었고, 고용률은 46.7% 에서 50.2% 로상승하였다. 더불어여성실업률은같은기간 1.9% 에서 3.4% 로높아진것으로나타난다. 더불어지난 30년가까운기간동안청년층경제활동참가율및고용률하락현상이나타났으나 50세이상연령대에서의상승이이를상쇄하고도남았음이연령대별분석에서드러난다. 2. 비정규직관련추이 [ 그림 4] 에따르면, 통계청의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근로형태별부가조사가실시되기시작한 2003 년 8월과 2016 년 8월을비교할때전체임금근로자중비정규직이차지하는비중은 32.6% 에서 32.8% 로소폭상승한것으로나타난다. [ 그림 5] 는 2004 년 8월과 2016 년 8월사이정규직과비정규직근로자모두평균근속기간이증가하였으나, 정규직과비정규직간차이는 46개월에서 60개월로크게증가하였음을보여준다. 한편 [ 그림 6] 에따르면정규직과비정규직간월평균임금차이역시 2004 년 8월 61.9만원에서 2016 년 8월 만원으로크게확대되었다. [ 그림 7] 은고용보험가입률에있어정규직과비정규직간격차가같은기간 25.4%p 에서 40

43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41.3%p 로증가하였음을보여준다. 이처럼정규직과비정규직간차이가확연할뿐만아니라 시간이지나면서그차이가점차확대되어온양상은국민연금및건강보험가입률에있어서 도유사하게나타나고있다. [ 그림 4] 근로형태별비중추이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 그림 5] 근로형태별평균근속기간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41

44 [ 그림 6] 근로형태별월평균임금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 그림 7] 근로형태별고용보험가입률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42

45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Ⅲ. 노동력재생산구조변동 1. 청년층노동시장진입추이 [ 그림 8] 과 [ 그림 9] 는 15~29 세청년층전체고용률이 2004 년 5 월 45.2% 에서 2016 년 5 월 42.7% 로 2.5%p 하락하였고, 실업률은같은기간 8.1% 에서 9.7% 로 1.6%p 상승했음을보여준다. [ 그림 8] 청년층고용률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부가조사. [ 그림 9] 청년층실업률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부가조사. 43

46 [ 그림 10]~[ 그림 12] 는청년층이첫일자리를찾는과정및첫일자리의특성관련추이를보여주고있다. [ 그림 10] 은대졸자의대학졸업소요기간이 2007 년평균 46개월에서 2016 년 51개월로증가하였음을보여준다. [ 그림 10] 대졸자졸업소요기간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부가조사. [ 그림 11] 첫취업평균소요기간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부가조사. 44

47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 그림 11] 에따르면, 최종학교졸업혹은중퇴후첫일자리를찾는데평균적으로소요된기간이 2004 년이후 2016 년에이르기까지꾸준히 11개월안팎을유지하고있는것으로나타난다. 남자가여자에비해평균소요기간이긴것으로나타나는데, 남녀간차이는줄어드는추세를보인다. [ 그림 12] 는가장최근경험한일자리의최종학교전공일치도추이를나타낸다 년과 2016 년을비교할때 매우일치 비중이 9.8%p 증가했고, 그외모든응답은비중이줄어들었다. 다만 2016 년도기준으로 매우일치 혹은 그런대로일치 라고답한비중은여전히 50% 를밑돌고있다. [ 그림 12] 청년층최종학교전공일치비중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부가조사. 2. 중산층비중추이 노동력재생산의열쇠를쥐고있는중산층의경제적건재여부검토를위해, [ 그림 13]~[ 그림 16] 은지니계수및중위소득 50%~150% 비율의추이를보이고있다. [ 그림 13] 에서처분가능소득지니계수는도시 2인이상가구기준 1990 년 에서몇년간하락하는추세를보이다 1994 년이후상승하기시작하여 1999 년 을기록하였다. 이후한동안등락을거듭하다 2009 년글로벌금융위기를맞아 로최고치를기록했고, 그이후 2015 년까지는하락하는양상을보이고있다. 다만이것이처분가능소득기준불평등도의추세적인하락인지는불분명한데, 최근공표된 2016 년지니계수는 2015 년에비해상승한것으로 45

48 나타나고있다. [ 그림 14] 가나타내는시장소득지니계수의전반적인추세는처분가능소득기준지니계수와별다른차이가없다. 다만전체가구의경우최근몇년간나타난소득불평등도하락이정체된양상이 2013 년이후나타나고있다. [ 그림 13] 처분가능소득지니계수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가계동향조사. [ 그림 14] 시장소득지니계수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가계동향조사. 46

49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동 [ 그림 15] 와 [ 그림 16] 은 OECD 기준으로중산층에해당하는중위소득 50~150% 에속하는 가구비율의추이를보여준다. [ 그림 15] 와 [ 그림 16] 에나타난중산층비율의추이는앞서살펴 본지니계수의추이와정반대의양상을보이고있다. [ 그림 15] 처분가능소득중위소득 50% 150% 비율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가계동향조사. [ 그림 16] 시장소득중위소득 50% 150% 비율 자료 :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가계동향조사. 47

50 만약최근나타나고있는중산층비중의상승반전이추세전환을의미하는것이라면, 향후노동력재생산구조의안정화를기대해볼수있다. 다만추세전환에대한확신을갖기위해서는향후몇년간추이를면밀히살펴보아야할것이다. 이를감안할때최근공표된 2016 년도중산층비율이전년도에비해하락한것으로나타난점을유의할필요가있다. Ⅳ. 맺음말 본고는 1987 년이후지금까지지속되어온노동체제하에서노동시장및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화양상을고찰하였다. 이러한변동의요인을파악하기위해서는물론각세부주제들에대한심층연구결과를바탕으로한엄밀한논의가필요할것이다. 본고에요약되어있는기술통계만을바탕으로변동요인을추측하는경우상당한오해의소지가있을수밖에없다. 이러한한계를감안하여, 지금까지제시된구조변동의양상을짧게요약하는방식으로본고를마무리하고자한다 년이후노동체제하에서의노동시장구조변화를요약하면,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및실업률의장기적변화양상은여성및장년층의경제활동참가증가에상당부분기인하였다. 한편임금근로자중정규직과비정규직간격차는 2000 년도초반이후양극화가더심화되는방향으로확대되고있다. 다음으로 1987 년이후노동체제하에서노동력재생산구조의변화를요약하면, 청년층은학교졸업후노동시장진입에있어큰애로를겪고있으며, 원활한노동력재생산에필수적인중산층의건재가위협받는양상이한동안강하게나타나다최근다소진정되는모습을보이기도하였다. 다만추세전환여부를판단하기위해서는향후몇년간추이를면밀히살펴볼필요가있다. [ 참고문헌 ] 장홍근 김세움 김근주 정흥준 박준식 (2016), 대안적노동체제의탐색, 한국노동연구원. 국가통계포털 (KOSIS), 통계청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청년층부가조사, 가 계동향조사. 48

51 1987 년이후 30 년, 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 특집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 정흥준 ** 1) Ⅰ. 논의를시작하며 1987 노동체제가 30년을경과하고있다. 이글은노동체제의한축인노동운동이직면한도전들은무엇이고, 대안은무엇인지를모색하는것이목적이다. 이를통해 1987 노동체제의현재적의미와한계를돌아보고노동운동의미래과제를살펴보고자한다. 이미많은연구들이 1987 년부터 2000 년대중반까지의노동운동을평가해왔기에이글은 2008 년이후현재까지논의되고있는노동운동의위기와그원인들을진단하려고한다. 이를위해국가수준, 산업수준, 그리고현장수준에서노동운동의현실에주목하였다. 각수준별로양대노총, 산별노조, 그리고기업별노조가조직되어있어노동조합활동을통해노사관계, 노동운동을입체적으로조망할수있기때문이다. 이글의요지를그림으로표현하면 [ 그림 1] 과같다. 그림에서처럼국가수준에서는대표성의부족을, 산업수준에서는산별교섭의성과부진을, 현장수준에서는조직노동의고립을노동운동의위기로진단하였다. 이글에서는노동운동위기의원인으로환경적측면인사용자의반노조주의전략등도적지않지만이보다는노동운동내부의요인들에주목하여노동운동의리더십, 정책역량, 그리고계급연대를집중적으로살펴보았다. 이는외부적요인으로인한노동운동의현재적위기를무시할수는없으나, 근본적으로환경적변화에대응하지못하는노동운동의내부적요인에위기의초점을두고자하였기때문이다. 나아가노동운동의사회적역할이무엇이어야하는지에대한방안들을제시하였다. 특히노동운동혁신방안으로노동운동의리더십재생산, 정책역량제고, 사회적연대를제안하였다. * 이글은장홍근외 (2016), 대안적노동체제의탐색 년이후 30 년한국노동체제의구조와동학제 5 장의일부내용을정리한것이다. ** 한국노동연구원부연구위원 (hjunjung@kli.re.kr). 49

52 [ 그림 1] 노동운동의평가를위한이론적틀 Ⅱ. 노동운동의현재 이글은노동운동을국가수준, 산업수준, 그리고현장수준에서진단한다. 이러한진단은 1987 년이후노동운동에대한평가이기도하지만주요하게는 1987 노동체제이후노동운동의 성과와 2000 년이후본격화된노동운동의위기를의미한다. 1. 국가수준의노동운동 : 노동인권개선에서대표성한계로 1987 노동체제에서의노동운동은중공업, 자동차, 조선등대기업의남성노동자가주축이되어전국적이면서계급적인노동운동을이끌어왔다는점에서 년대경공업여성중심의노동운동과차별적이었다. 대공장을중심으로한새로운노동운동은정치적민주주의만큼분배개선과노동인권보장등노동현장에서의민주주의를중요한조직적과제로삼았다. 따라서대기업남성노동자들의투쟁은임금인상, 근로조건개선만이아니라전국적으로대폭적인임금인상및노동인권의향상에크게기여하였다. 이러한노동조건개선및노동인권신장에는 1995 년설립된민주노총의기여가적지않았다. 당시민주노총은민주노조건설이란 50

53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슬로건으로한국노총과의차별성을강조함과동시에노동운동의사회적영향력을넓히는데주력했으며산별노조로의전환, 민주노동당창당을주도하면서사회적영향력을넓혀갔다. 그러나노동운동의성과는오래가지않았다 년외환위기를계기로구조조정, 노동유연화, 기업의개별적인고용관계전략등새로운도전에직면했기때문이었다. 민주노총은대기업노동자만을보호한다는사회적비난을받는처지에놓이게되었다. 한국노총역시설립이후최근까지투쟁과교섭을병행하는전략을표방해왔지만전면적인투쟁은드물었고, 노정교섭도노동운동의입장을관철시키는것보다는정부와사용자의요구수준을낮추는방어적교섭이었다는평가가많았다. 한국노총과민주노총으로대변되는국가수준의노동운동은 1987 년이후노동자들의노동인권을개선한측면에서성과적이었지만 2000 년대이후노동시장이양극화되기시작하면서위축되어왔다. 무엇보다늘어난비정규 미조직노동자들에대한조직화성과가크지않아과연양대노총이우리나라전체노동자들을대변할수있는지에대한도전적질문에직면해있다. 상급단체에가입해있지않은미가맹, 독립노조의증가도양대노총의노동자대표성논란을가중시키고있다 ( 그림 2 참조 ). [ 그림 2] 상급단체별조합원수 ( 단위 : 천명 ) 상급단체별조합원수추이 한국노총민주노총미가맹 1, 자료 : 고용노동부 (2015), 2015 년노동조합조직현황분석. 51

54 노동조합현황조사에따르면, 2000 년이후한국노총과민주노총의조합원수는거의큰변화가없었으나미가맹노동조합의경우 2000 년에 40,000 명에서 2015 년현재 445,000 명으로무려 10배이상이증가한것으로나타났다 ( 고용노동부, 2015). 미가맹노조의증가는양대노총의지도력의위기를간접적으로보여주는것으로, 이는한국노총이강조해온실리주의의위기이면서동시에민주노총이강조해온민주노조의위기로도볼수있다. 결과적으로 10% 의낮은노조조직률과미가맹노조의증가는양대노총의노동자대표성에대한도전적과제가되고있다. 2. 산업수준의노동운동 : 산별노조로의전환에서산별교섭의실패로 산별노조로의전환은 1990 년대중 후반부터민주노총의주도로이루어져왔다. 민주노총은출범초기부터산별노조건설 정치세력화를주요슬로건으로내세우고산별노조로의전환을조직적과제로인식하여다양한노력을기울였다. 그결과 1998 년보건의료노조, 2001 년금속노조, 그리고공공노조등주요산업별노조가조직되었고, 2015 년현재양대노총의전체조합원중 56.7% 가초기업단위조합원이다. 이로써우리나라노동조합의조직체계는외형적으로산별노조의체계를갖췄다고평가할수있다. 그러나내면을자세히들여다보면산업수준에서의노동운동은여전히성숙되지못한채과거의유산인기업안에갇혀있는모습이다. 그이유는첫째, 산별노조의가장중요한기능중하나인산별교섭이원활하게이루어지지않고있기때문이다. 산별교섭이제대로이루어지지않는이유는여러가지가있지만노사가바라보는산별교섭의상이다르기때문이다. 사용자들은산별교섭과기업별교섭이공존하는상황에서, 산별차원으로교섭을하더라도다시기업별지부와더욱중요한안건들에대해교섭해야하는상황을이중의부담으로받아들이고있다. 이와는달리노조는기업별노조의시스템이지배적이어서기업별교섭도산별교섭만큼중요하게생각한다. 둘째, 산별협약적용범위및노조조직화의제한이다. 서구의경우산별협약의가장큰장점은산업내임금및근로조건을평준화하는것인데, 우리나라의경우산별협약에서비정규직노동자들에대한처우개선이포함되는경우가종종있지만, 산별협약이미가입노동자들에게아무런권리를부여하지못하는상황이므로산별협약의장점을살리지못하고있다. 산별교섭과산별협약이기업지부중심의해당조합원들에게만갇혀있을수밖에없는구조이다. 또한산별노조로전환됨에따라비정규직, 미조직노동자의조직화가일부이루어졌지만기대만큼주목할만한성과가없었다. 이와관련해중요한이유중하나는다른연구에서도여러차례지적되었듯이기업별노조의관성이여전히크기때문이다. 기업별노조는산별노조로조직체계가통합되면서기업지부로재편되었지만기업규모가클수록노조활동가들은산별활동보다기 52

55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업내활동을중심에두고있다. 노조의자원도여전히기업지부에편중되어있다. 따라서산별 노조가과거산별연맹체에비해조직적인통합력을얼마나확보했으며산별노조가단일노조 로서얼마나지도력을발휘하고있는지에대한평가가필요한시점이다. 3. 현장수준의노동운동 : 민주노조건설에서조직노동의고립으로 1987 노동체제하에서노동운동은현장에민주노조를건설하고그힘으로현장에서부터노동정치를실현하기위해노력하였고, 일정한성과를거두기도하였다. 예를들어사무직과생산직간의임금격차해소나생산직에대한인격적인존중, 그리고노사간대화채널의공식화등이민주노조건설의성과로꼽을수있다. 그러나 1987 노동체제하에서조직된노동운동이계급적연대를강조하면서전국적으로근로조건과노동인권을신장시켰다면, 지난 10여년동안의현장노동운동은사업장내조합원을넘어서는사회적연대에소극적이다. 오히려대기업, 공공부문등의정규직노조가지나치게내부노동시장을강조하고정규직구성원들만의이해를대변하면서노동의양극화에기여한측면도있다. 노조의역할이기업내부로축소되면서결과적으로대기업정규직노조등조직된노동의사회적고립이가속화되고있다. 예를들어기업에노조가조직된경우노조를통한임금및근로조건을개선하는활동은정당성을가지고있음에도불구하고더열악한노동자들이다수존재하므로사회적동의와지지를모으기가쉽지않은상황이다. 상대적으로고임금의정규직지위를가진조직된노동의요구는미조직된 90% 의노동자입장에서는상대적박탈감을불러일으킬수있기때문이다. 예를들어비정규직노동자들의시각에서대기업정규직의투쟁과요구는노동자계급의요구가아닌정규직만의과도한요구로이해되고있는것이다. 요약하면, 1987 년노동자대투쟁이후노동운동은정치적, 사회적, 경제적민주화에크게기여했으나노동운동의성과가오래지속된것은아니었다. 주요한변곡점은 년외환위기로, 이시점을경과하면서노동운동은과거와같은사회적정당성이나노동계급내선도적인역할을담당하지못해왔다. 전국적인수준에서의노동운동은영향력이축소되어노동자전체의목소리를대표하지못하는상황에이르렀으며, 노동운동의질적도약을위해추진되던산별노조는형식적인완성에그쳐미조직노동자들을조직화하지못했다. 현장수준에서의노동운동역시노동조합이라는자원이특정기업에집중되면서파편화되고분절적인노동의양극화에기여하게되었다. 53

56 Ⅲ. 노동운동의위기 그동안선행연구들은노동운동의위기를진단해왔다. 예를들어이호근 (2010) 은우리나라노동운동의위기를조직화의위기, 대표성의위기, 노동시장양극화의위기로진단한바있다. 이글에서는노동운동위기의원인들을나열하기보다노동운동내부에어떤문제점들이있는지를살펴봄으로써시사점을도출하고자한다. 1. 고립된리더십 노동운동이직면한위기는노동운동의리더십과밀접하게관계되어있다 ( 배규식외, 2008; 유범상, 2008). 리더십은타인에대한영향력으로정의되므로이를노동운동에적용해보면노동운동의리더십은좁게는조합원, 넓게는노동자전체에대한노동운동진영의영향력을의미한다. 유범상 (2008) 은과거노동운동리더십이순교자, 박해자, 의인으로묘사되어민주노조, 노동해방, 사회변혁이란사회적담론과관련되어있었지만, 경제위기이후노동운동의리더십은귀족노조간부, 이기주의자, 경제위기의주범이란부정적인의미를갖게되었다고주장한다. 노동운동의리더십한계를설명하는현상은노동의양극화에대한노동운동의대안부재이다. 정규직과비정규직간의양극화, 원 하청노동자간의양극화, 성별차이에따른양극화, 세대별양극화등다양하게표면화된노동시장의양극화에대해정규직중심의노동운동은대안이부족하고노동운동의논리로대중들을설득하지못하고있다. 사실노동운동의고립된리더십은지연되고있는노동운동의재생산과도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 현재노동운동을주도하고있는활동가들을보면양대노총, 산별노조, 그리고주요기업별노조에이르기까지 년의활동경력을가진간부들이다. 이들은조직내에서여전히주요직책을맡고있으며노조지도부의역할을돌아가면서맡고있는상황이다. 결론적으로노동조합지도부의재생산이거의이루어지지않고있다고볼수있다. 이는노동운동이차세대노동운동의리더그룹을양성하지못한것이원인이지만, 젊은세대에기회를충분히제공하지못했기때문이다. 2. 선언식노동정책 노동현안에대한정책적개입력이약화된것도노동운동의위기와무관하지않다. 예를들 54

57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어세계화, 일자리변화, 소득양극화, 세대간경쟁, 대기업에대한국가의존도증가등노동시장에간접적인영향을미칠수있는다양한사안들이계속되어발생해왔으나이러한사안에대해조직된노동운동의대안들은찾아보기가어려워졌다 노동체제하에서노동운동은사회민주화및경제민주화를위해정치, 경제, 사회적이슈들에대해크고작은목소리를내어왔으며여론을선점하기위해부단히노력하고그결과하나의의견개진그룹으로사회적인정을받았다. 그러나지난 10년동안의노동운동의정책적역량은느슨해지고약화되어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이슈와관련된노동의제를주도하지못하고있다. 심지어논의자체에서배제되는경우도많았는데, 이는보수정권의정치적배제전략도원인일수있지만노동운동내부의정책역량이허약한점도하나의원인이다. 노동운동진영은점점다양하고복잡하게나타나고있는노동현안들에대해입장을발표하는데그칠뿐, 더이상논의를주도하지못할때가많다. 예를들어노동시장의현안인비정규직의증가나청년실업에대해양대노총을포함한노동운동진영은원론적인수준에서 비정규직차별철폐 나 정규직화 라는선언적인주장만되풀이할뿐현실성, 구체성, 정당성을고려한정책적대안들을제시하여정세를주도하지못해왔다. 청년노동자, 여성노동자, 고령노동자등다양한취약노동에대해서도정책적개입을거의하지못하고있다. 사회적이슈에대한노동운동의독자적인목소리가거의사라지자노동의제를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에대한사회적논의도재생산되지못했다. 자연스럽게노동의제에대한대중적인관심도줄어들었고결과적으로노동운동이노동의제에대한주도권을상당부분상실하는상황에직면하게되었다. 노동현안에대한정책적개입약화는단지의지부족이아니라는점에서좀더원인을살펴볼필요가있다. 박명준외 (2014) 의연구에따르면, 민주노총의경우정책관련지출규모가전체예산대비매우적고, 인력도절대적으로부족하여안정적인정책생산이매우어려운구조이다. 지난 2010 년민주노총의 1년지출액은 90억원가량되지만, 이중정책관련지출은 1억원남짓에불과한것으로나타났으며이러한경향은현재까지도계속되고있다. 한국노총역시총연맹의방향을수립하고정부의각종위원회에개입하여선도적역할을하기위한예산과인력은부족한것으로알려져있다. 3. 반노조전략 지난 10 년동안노동운동이제한적리더십과대안적인정책마련의어려움에빠져있는동안 사용자는노동자들에대한개별적인포섭전략과노조에대한공격적봉쇄전략을동시에활 용해왔다. 이는개별적고용관계의발전, 노동유연화의실현, 노조무력화등의구체적인정책 55

58 으로실현되었다. 우선, 기업전략은개별노동자들에대한포섭을통해노조의집단적영향력을줄이는방향으로나타났다. 노동운동의정치적영향력이둔화되기시작한 2000 년대이후기업들이성과주의에기반을둔임금시스템을도입한것이한예이다. 경쟁중심의성과주의확산은노동자들로하여금집단적인의견개진을통해공동의이익을확보하기보다개별적인생존에더노력하도록만들었다. 사용자의적극적인개별적고용관계전략은성과주의인사시스템의도입에만국한되지않았으며노동자들에대한적극적인고충처리와기량을발휘할수있는경력개발, 교육훈련등의도입으로이어졌다 년대이후기업전략중하나는노동유연화였다. 우리나라의노동시장에는기간제, 파견 용역, 단시간, 특수형태근로, 재택노동등다양한형태의비정규직이존재한다. 비록비정규직의규모가커지고차별이확대되면서정부는몇가지사용제한들을시도했으나, 비정규직활용을통한사용자의노동유연화전략을멈추지는못했다. 비정규직활용에대한다양한선택지가존재하는상황에서특정비정규고용형태의사용제한은사용자의노동유연화전략에제동을걸기어려운상황이었다. 한편, 비정규직이늘어나면서조직되지못한노동자도동시에늘어났다. 비정규직의증가가조직된노동운동의책임은아니었지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이노동시장에서차지하는비율이 40% 에육박하면서이들의상대적박탈감은정부, 사용자만이아니라기존정규직노동운동에대한반감으로나타나기도하였다. 마지막으로사용자들은집단적고용관계에있어노동조합에대한적극적인봉쇄전략을시도하였다. 특히 2011 년복수노조가사업장단위에서허용됨에따라노동조합간의선의의경쟁도존재했지만, 회사의직 간접적인비호아래조직된노동조합들은복수노조에대한애초의취지와달리노-노갈등의도구로활용되었다. 이에따라복수노조가사용자들의노조탄압의도구로활용되고있다는주장도제기되기까지하였다. 예를들어민주노총금속노조설문조사결과, 설문에참여한조합원 (500 명 ) 의 78.0% 가복수노조가생긴이유로 회사의노조파괴의도 때문이라고지적하였다 ( 안재원, 2016). 실제금속노조의발레오만도, 광진상공, 일진베어링, 이너지등이금속노조를탈퇴하기도하였으며, 2012 년컨설팅회사였던 창조 는복수노조설립 파업유도 직장폐쇄 노노 / 노사갈등유발 강성노조파괴등의방식으로기업의부당노동행위를컨설팅하여고용노동부가대표노무사의등록을 3년동안취소한사례도있었다. 이러한예는과거와다른, 사용자들의노조활동에대한공격적이고적극적인봉쇄전략을보여준다. 56

59 특집 : 1987 노동체제하의노동운동대안모색 Ⅳ. 대안적노동운동의방향 지금까지노동운동이직면한도전과위기의원인들을간단히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현재노동운동은국가수준, 산업수준, 그리고현장수준에서각각노동자대표성의부족, 미조직노동자들에대한조직화의실패및정규직중심의노동운동고립이란도전에직면해있다. 그런데노동운동이직면한위기의본질은안타깝게도노동운동을둘러싼환경적요인에만있지않고오히려노동운동내부에있다는점이다. 현재노동운동이직면한위기의상당부분은노동운동리더십의위기이면서동시에정책재생산의위기라는점에서 1987 노동체제의산물인전투적노동체제가더이상존속되기어려움을보여준다. 이는이미이전의선행연구에서도동일하게지적된바있다 ( 노중기, 2007: 114~115; 박명준외, 2014). 이글은노동운동이현재직면한도전을극복할수있는대안들이무엇인지시론적수준에서노동운동의혁신적과제로리더십의재생산, 정책역량제고및사회적연대를제안한다. 1. 리더십재생산 이글은현재노동운동의리더십이전체노동자들을대변하기에벅차며내부적으로도새로운대안들을제시하지못하면서고립되어가고있음을제기한다. 따라서대안적노동운동은노동운동의리더십을혁신하는데서출발할필요가있다 노동체제의유산인대기업, 정규직, 남성노동자중심의노동운동리더십은지난 30년동안변화해온환경에서생존하기어려운것이현실이다. 혁신적리더십의재생산을위한방안으로는첫째, 노동운동의지도부그룹이재편되어야한다. 대기업, 정규직, 공공부문등에서벗어나다양한노동자그룹 ( 예 : 청년, 여성, 비정규직, 외국인등 ) 이노동운동의지도부로나서야한다. 이는노동운동이다양한이해를대변하는측면에서도의미가있지만소외된노동자들의이해를적극적으로반영하는측면에서도정당성을갖는다. 둘째, 젊은노동운동가들에게더많은역할을주어야한다. 젊고새로운활동가들이책임있는역할들을수행할수있도록기회를제공하는것이학습측면에서도의미가있다. 현실의노동현장에는여전히 년동안노조간부를해온지도부들이많다. 이들의경험도중요하지만노동운동의재생산을위해서는새로운세대를양성해야하며점진적인세대교체가필요하다. 마지막으로외국의산별노조사례처럼채용직으로입사한유능한노동조합간부들에게도단순한실무역할이아닌지도부로서역할을수행할수있도록노동조합규약변경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