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과정책 제4권제1호 2012. 6. pp.1~27 국회입법조사처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이재경 * 국문초록 본논문은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오스트리아와독일및국내의논의를검토하고,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의견을개진하는것을목적으로하였다. 오스트리아의경우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특별법에서이러한내용을규정하고있으며, 독일의경우민법의성년후견제도에서그것을규정하고있다. 우리의경우현재국회에이와관련한 2개의입법안이제출되어있고, 대한의사협회등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지침이존재하는한편, 2009년대법원판례가연명치료중단에관한기준을제시하고있다.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은성년후견과관련하여이루어지는것이바람직하며, 사전의료지시서의요건을엄격하게규정하고그에따라사전의료지시서의구속력을인정하여야할것이다.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 : p0407( 의료 / 보건법 ) 주제어 : 사전의료지시서, 성년후견, 연명치료중단 논문투고일 : 2011 년 12 월 8 일, 심사완료일 : 2012 년 4 월 5 일, 게재확정일 : 4 월 26 일 * 법학박사, 원광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조교수
2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Ⅰ. 서론 2011년 2월 18일성년후견인제도도입이포함된민법개정안이재석의원 221명중찬성 220표, 기권 1표로가볍게국회본회의를통과하였다. 이에지적장애인의부모들로부터시작된성년후견제도도입에관한입법논의는논의가시작된지약 10년만에비로소그결실을보게되었다. 본래성년후견제도에관한논의는지적장애인자녀의재산관리와신상보호의필요성에서비롯되었지만, 고령화사회와맞물려점차장애인뿐만아니라노인까지논의의대상에포함하게되었다. 한편 2009년에는연명치료중단에있어서환자의자기결정권행사를내용으로하는소위 김할머니사건 에관한대법원의판결이있었다 (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다 17417 판결 ). 이에때마침입법논의가한창진행되고있던성년후견제도의도입과관련하여삶의종기에있어서자기결정권존중을위한방안을모색하여야한다는논의가활기를띠기시작하였다. 2013년 7월 1일부터새롭게시행되는성년후견인제도이전에현행민법의후견인제도는금치산자, 한정치산자선고를받은성년자의행위능력을박탈하고, 법률행위에있어서법정대리인의동의를받도록하고있다. 이에관하여백승흠 (1997: pp.29-33) 에서도지적하고있는바와같이현행민법의후견제도를통해서는판단능력의정도와보호의필요성에따른탄력적운용을기대할수없고, 법원의복잡한선고절차와선고결과의가족관계등록부기재가본인과가족의불명예로치부되는사회분위기로인하여한정치산혹은금치산선고를통한후견제도의활용실적은저조한실정이었다. 또한성년피후견인을대상으로하는후견인은현행민법제947조에의하여금치산자의요양, 감호에일상의주의를해태하지않아야할의무및금치산자를사택혹은정신병원기타다른장소에감금시법원의허가를받아야할의무만을신상감호와관련한임무로부담하고있다. 이는김형석 (2009: p.19) 에서도지적했듯이현행민법이기본적으로피후견인의재산관리를주요규율대상으로하고있으며, 피후견인의신상보호라는측면에서는그다지큰주의를기울이고있지않음을보여준다. 이에새롭게시행되는성년후견제도에서는피후견인의신상에관한중요한결정에성년후견인이참여할수있도록하고, 그에대한가정법원의감독에관하여규정하고있다. 그러나새로운성년후견제도에있어서후견인의피후견인에대한신상감호업무는환자상태의개선을목적으로하는의료행위를대상으로하고있으며, 이에후견을필요로하는자의연명치료중단에관한결정은새롭게도입될성년후견에관한규정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3 만으로는해결될수없을것으로예상된다. 환자가죽음에가까워져있다고해서환자의자기결정권이부정되어서는안되며, 성년후견제도의근본취지가피후견인의자기결정권존중에있다는점에서연명치료중단에관한환자의자기결정권행사를위한사전의료지시서를새로운성년후견제도를통해규율할수있는방안이있는지에대해논의할필요가있다. 더불어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특별법을제정하는방안에대해서도검토할필요가있다. 이하에서는성년후견제도에있어서후견인의선임과후견인의신상감호에관한업무에대하여검토하기로한다. 이는새롭게시행되는성년후견제도가피후견인의생명에직접적인영향을미치는사전의료지시서를포함하기에적합한지를평가하기위한것이다. 또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외국의입법례와우리의입법안을살펴보기로한다. 마지막으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방향및입법에있어서구체적으로논의하여야할쟁점들에대한의견을제시하기로한다. Ⅱ. 새로운성년후견제도에있어서피후견인의자기결정권 사전의료지시서를통해환자의자기결정권이실현되도록하는것이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의목적이라고할것이다. 그렇다면, 사전의료지시서를새롭게시행되는성년후견제도에서포함할수있는지를논의하기위해서는우선새로운성년후견제도가과연피성년후견인의의사를충분히반영하는구조로이루어져있는지에대해먼저살펴볼필요가있다. 1. 후견인의선임 개정민법제9조제1항에따르면가정법원은질병, 장애, 노령, 그밖의사유로인한정신적제약으로사무를처리할능력이지속적으로결여된사람에대하여본인, 배우자, 4촌이내의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한정후견인, 한정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 특정후견감독인, 검사또는지방자치단체의장의청구에의하여성년후견개시의심판을한다. 즉, 개정민법에따르면현행민법제9 조한정치산및제12조금치산의경우와마찬가지로후견을필요로하는본인및본인과일정한근친의범위에있는자그리고검사가후견개시의심판을청구할수있다. 또한민법일부개정안원
4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문 ( 의안번호 10526) 에따르면개정민법은후견을내실화하기위하여후견감독인과지방자치단체의장도청구권자로규정하였다. 그러나개정민법은후견개시의심판청구권자에서직권개시를예정하고있지않다. 물론법무부의민법개정안해설 ( 김형석, 2009: p.13) 에따르면피후견인에대하여조력할가능성이가장높은사람들이근친이라는점에서청구권자를일정한근친의범위에서정하는것은일면타당하다고하나, 적어도의료행위와관련된신상감호업무에있어서는직권에따른절차개시를생각할여지가있다. 법무부의민법개정안해설 ( 김형석, 2009: p.13) 에서도지적한바와같이근친이피후견인의재산을관리하려고시도하는남용의사례가있을수있다는점은 - 비록건강보험을통해의료비를일정부분충당할수있다고하더라도 - 근친이피후견인의의료비를부담하는경우가많은우리의의료현실상근친에의한피후견인의생명내지는건강에대한침해의가능성으로도연결될수있다. 또한근친은피후견인의사망에따른상속이익을누릴수있는가능성도있기때문에적어도의료행위와관련한신상감호업무에있어서근친에의한남용의가능성을무시할수는없을것이다. 개정민법제929조에의하여성년후견개시의심판이있는때에가정법원은심판을받은사람의성년후견인을두어야하며, 개정민법제936조제1 항에의하여성년후견인은법원의직권으로선임한다. 성년후견인을선임할때에는개정민법제936조제4 항에의하여피성년후견인의의사를존중하여야하며, 그밖에피성년후견인의건강, 생활관계, 재산상황, 성년후견인이될사람의직업과경험, 피성년후견인과의이해관계의유무등의사정도고려하여야한다. 요컨대개정민법은현행민법제932조및제933조에의하여금치산자, 한정치산자의배우자, 직계혈족, 3촌이내의방계혈족이자동으로후견인으로지정되었던것과달리가정법원이제반사정을종합적으로고려하여후견업무를수행하기에적절한자를후견인으로선임하도록하고있다. 또한그밖에개정민법제959 조의 14에따라피후견인은질병, 장애, 노령, 그밖의사유로인한정신적제약으로사무를처리할능력이부족한상황에있거나부족하게될상황에대비하여신상보호에관한사무의전부또는일부에관하여후견계약을체결할수있도록하고있다. 이처럼개정민법은후견을선임할때에도피후견인의의사를존중하도록하여후견인의선임과정에서부터피후견인의의사를존중하는태도를취하고있다.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5 2. 의료행위에관한후견인의결정 성년후견제도를통하여의료행위에대한환자의의사를존중하고자개정민법은피후견인의신상결정등에관한제947 조의 2 규정을신설하였다. 이에따르면성년후견인이피성년후견인을치료등의목적으로정신병원이나그밖의다른장소에격리하려는경우에는가정법원의허가를받아야하며, 피성년후견인의신체를침해하는의료행위에대하여피성년후견인이동의할수없는경우에는성년후견인이그를대신하여동의할수있다. 또한피성년후견인이의료행위의직접적인결과로사망하거나상당한장애를입을위험이있을때에는가정법원의허가를받아야한다. 그밖에개정민법제947조에의하여성년후견인은피성년후견인의신상보호와관련하여그의복리에부합하는방법으로사무를처리하여야하며, 피성년후견인의복리에반하지않는한피성년후견인의의사를존중하여야한다. 이처럼개정민법제947조및제947조의 2를통해입법자는성년후견에있어서신상감호역시후견인의중요한업무로규정하고자하였다. 개정민법제947조의 2 제1 항에따르면피후견인은자신의신상에관하여그의상태가허락하는범위에서단독으로결정하도록하고있어근본적으로피후견인본인의신상에관한업무에있어서는본인의의사가가장우선하도록하고있다. 이때 그의상태가허락하는범위 의해석과관련하여서는의료행위에있어서이미학계와실무에서논의되어온동의능력의존재를기준으로할수있을것이다. 의료행위에대한동의는법률행위가아니며 ( 김천수, 1996: p.234; 석희태, 1980: p.287; 김민중, 1993: p.341; 이재경, 2010: p.526) 따라서의료행위에관한동의에있어서는법률행위능력과는구분되는별도의능력개념이요구된다. 환자가본인에게행해지는의학적인조치의종류, 의미, 범위및위험을이해할수있고, 그에따라자신의의사를결정할수있는경우에환자는동의능력자로자신에게행해지는의료행위에대해유효한동의를할수있다. 이때동의능력을판단함에있어서는환자의연령과당해수술의복잡성및위험성과수술에따른이익의정도를함께고려하여야할것이다 ( 김천수, 1996: p.24; 이재경, 2010: p.537). 문제가되는것은개정민법제947조의 2 제1 항과제3 항에서는피후견인에게동의능력이있는경우피후견인의단독결정에따르도록규정하고있으면서한편으로개정민법제947조제2 문에서는신상감호업무에있어서피후견인의복리에반하지않는한피후견인의의사를존중하여야한다고규정하고있는점이다. 예컨대피후견인의결정이객관적기준에비추어환자의신체및건강을위한최선의선택이아닌경우개정민법제947조의 2에따르면피후견인의결정을존중하여야하지만, 개정민법
6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제947조에따르면후견인은환자의신체및건강상의이익을위하여환자의의사에따르지않을수도있는모순적인결과가초래된다. 따라서피후견인의복리를해석함에있어서객관적인이익만을기준으로할것이아니라피후견인의의사존중역시복리의개념에포함시키는해석이필요할것이다. 피후견인의자기결정이본인의생명및신체에불이익만을초래하는때에는의료인이의학적판단에기초하여그러한의료행위를실시하지않을수있기때문에사실상문제가되는것은의료행위에따른이익과위험이동시에존재하는여러시술방법이동시에제안되는경우이다. 예컨대특정한의료행위에있어서위험의가능성도크지만, 그러한의료행위의이익도큰경우에환자는상대적으로위험의가능성도작고, 이익도작은의료행위대신에전자의의료행위를선택할수있다. 이때피후견인의복리에피후견인의자기결정권존중도포함된다고해석하여후견인은피후견인의의사에따라야할것이다. 개정민법제947 조의 2 제3항및제4항에따르면환자의신체를침해하는의료행위의직접적인결과로환자가사망하거나상당한장애를입을가능성이있는경우후견인은가정법원의허가를받아야한다. 이처럼개정민법은가정법원의허가를받아야하는대상으로환자의신체를침해하는의료행위를명시하고있어기존에이미진행되고있던의료행위를중단하는것은개정민법의규율대상에포함되지않는다. 일반적으로환자가특정한의료행위에대한거부의의사를밝히지않는한, 의료행위의종류및방법등에대해충분한설명을한의료인은의학적판단에근거하여적절한의료행위를실시하게되므로사실상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가기능하는것은연명치료의중단과관련되는경우가많을것이다. 그러나개정민법은신체를침해하는의료행위로그대상을한정하고있어개정민법에따르면사전의료지시서를실행하는것은후견인의업무에포함되지않는다. Ⅲ.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안및입법논의 1. 외국의현황 ⑴ 오스트리아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 오스트리아의경우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 (Patientenverfügungs-Gesetz) 이 2006년 6월 1일부터시행되고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이미오래전부터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7 인식능력이나판단능력을잃었을때에의료행위를거절할수있도록해야한다는논의가있었으며, 소위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는이미 90년대초부터의료시설에관한법 (Krankenanstaltengesetz) 과관련하여입법의대상이되어왔다 (Aigner, 2006: p.15). 이에대해입법자는단지의료시설에기록의무를부여하는방법을통해매우조심스럽게대응하였다. 1993년개정된의료시설및요양시설에관한법제10조에따르면의료기관은환자가행위능력을상실했을때를대비하여특정한의료조치의중단을원하는경우에그러한환자의의사를기록하여야할의무가있다. 그러나그러한의사기록은의료행위를하는의사에게구속력을부여하지않으며, 의사는다만의료기록서상에서면화되어있는환자의의사를가능한한고려하여야할뿐이다. 이에환자의의사를보다존중하고의사에게는법적안정성을부여하기위해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좀더명확한규정이필요하다는요구 (Memmer, 2000: p.37) 에따라 2006년오스트리아법무부와건강및여성부가공동으로제안한정부안에기초한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이제정되었다.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은법이제정되기까지의오스트리아의법적상황에비추어새로운내용은거의포함하고있지않으며, 특히의료행위의거절가능성과관련하여서는전혀바뀐것이없다고평가된다 (Memmer, 2006: p.33). 요컨대이법은단지사전의료지시서의양식과효력요건만을명확하게규정하고자한것이라고한다 (Memmer, 2006: p.33f). 오스트리아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은적용대상에기간상의제한을두지않는다.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의제정을위한논의에있어서죽음의단계가이미시작된경우라는시간상의제한을둘것인가는매우중요한문제였으며, 당시에는직접적으로죽음이인접해있을것이라는요건이아니더라도최소한의료행위가실시된다고하더라도죽음에이르게될질병을앓고있다는의사의진단이있는경우로제한해야한다는의견이있었다 (Aigner, 2005: p.59). 그러나그러한제한을두는것은환자의자치를강화한다는취지에맞지않는다고하여소위삶의마지막순간만이아니라모든경우의의료행위를사전의료지시서의대상으로규정하게되었다 (Memmer, 2006: p.34). 오스트리아의경우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을위한요건으로동법제2조에따라동의능력을필요로한다. 동법제2조에따르면사전의료지시서란의학적조치를거절하는환자의의사표시이며, 제2조및제3조에따라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을위하여환자의인식능력과판단능력이요구되며, 환자가의료행위의시점에인식능력, 판단능력혹은의사표시능력이없는경우에사전의료지시서가효력을발휘하게된다.
8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그밖에제2조제2항에따르면환자가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할때에질병을앓고있었는지아닌지는문제가되지않는다. 다음으로오스트리아는동법제6 조제1 항에의하여변호사, 공증인혹은환자의법정대리인의앞에서문서로작성된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서만구속력을부여한다.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이시행되기이전에는특히입원환자의경우의료인에게의료행위에대한자신의희망을이야기하고, 의료시설및요양시설에관한법제10조에따라의료인이그러한내용을의무기록지상에기록함으로써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와같은역할을하였으나, 동법이시행된이후에는입원환자의경우에도문서로작성한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서만효과를인정하게되었다 (Memmer, 2006: p.39). 또한변호사, 공증인, 혹은법정대리인에의한사전의료지시서의결과및취소가능성에대한설명은의사로하여금사전의료지시서에나타난환자의의사를따르도록한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 (Memmer, 2006: p.44). 그러나한편으로는동법이시행되기이전과같이의료인이환자의의사를기록하는데에는비용이들지않지만, 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을위하여의사와상담하거나의사로부터설명을듣는것은사회보험으로지불되지않고환자가스스로지불하여야하며, 공증인혹은변호사의수임을위한비용도추가로지불하여야하기때문에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과관련한비용부담이문제로지적되고있다 (Memmer, 2006: p.45). 그밖에동법제5 조제1항에따라구속력있는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을위해서는의사가사전의료지시서의존재및결과에대한정보를포함하여환자에게의료행위에대한설명을하여야한다. 또한설명을하는의사는설명을실시하였다는것과환자가인식능력및판단능력을가지고있었다는것을기록하여야한다. 뿐만아니라의사는환자가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한동기에대해조사하여야한다. 요컨대환자가가족이나친척, 친구의질병을통해얻은경험에서비롯하여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하였거나, 특정한종교적신념에따라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하였다면, 환자가사전의료지시서의결과를적절하게평가하였다는것이보장된다는것이다 (Memmer, 2006: p.42). 이는동의능력이있는환자가의료조치를거부하였다면객관적인기준에따른평가는필요하지않으며, 본인에게불이익한행위라고할지라도자유롭게그것을행할수있는것이바로환자자치의핵심이라는원칙에따른것으로이는의료행위의중단이나거절의경우에도동일하게적용된다는점에서비롯되었다 (Kopezki, 2004: p.278). 그러나이와관련하여서는환자가허구의친척을핑계로대고있는것인지혹은어떠한이유에서그러한사전의료지시를하게된것인지, 어떠한경우에구속력을약화시키는진술을하고있는것인지를의사가어떻게평가할수있는지및그러한것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9 을평가하였다고하여의사가그에따라사전의료지시서의구속력을부정할수있는지등이여전히문제가되고있다 (Kerschner, 2005: p.30). 오스트리아의경우사전의료지시서의구속력이인정되는기간에대해제한을두고있다.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제7조제1항에따르면환자가 5년이하의기간을특정하지않은한, 사전의료지시서는작성된때로부터 5년이경과하면구속력이부정된다. 그러나형식요건을구비한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서는의사의적절한설명에따라새롭게 5년의기간이갱신된다. 이에따라의학과의료기술및질병의경과에따른발달상황이더잘고려될수있게되었다고평가된다 (Memmer, 2006: p.46). 그밖에 3동법제7 조제2항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의내용이변경된경우에는전체사전의료지시서의기한이새롭게시작되며, 제3항에의하여기한의갱신과관련하여서도환자의인식능력, 판단능력혹은의사표시능력이요구된다. 이상의사전의료지시서는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제8 조에따라동법제4조에서요구하는요건을구비하지못하였다면환자의추정적의사를평가하기위한수단으로사용되며, 동법제9조제1항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의요건이더많이충족되면될수록추정적의사를위한수단으로더많이고려된다. 그러나동법제10조제1항각호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가진정한자유의지로작성되지않았거나, 착오, 기만, 사기혹은정신병리적인강압에의해작성되었거나, 그내용이형사법적으로허용되지않는것이거나혹은사전의료지시서가작성된이래로그것의내용과관련하여의학지식이현저하게변화한경우에는사전의료지시서의효력이인정되지않는다. 또한환자가스스로사전의료지시서를취소하거나그것이더이상유효하지않음을밝힌경우에도사전의료지시서의효력은부정된다. 마지막으로동법제12 조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를조사함으로인하여시간이지체되어환자의생명혹은건강에현저한위험을초래하는응급상황의경우에는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동법이영향을미치지않는다. ⑵ 독일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민법규정 독일의경우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특별법을두고있는오스트리아와는달리민법의성년후견편에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하여규정하고있다. 2009년국회에서과반수이상의찬성으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민법개정안이통과되어 2009년 9월 1일부터시행되고있다. 제3 차후견법개정을통해사전의료지시서가시행되기까지국회의원 Stücker 등의입법안, Bosbach 등의입법안, Zöller 등의입법안및 Kauch 의입법
10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안등네가지이상의입법안및수정안이있었다 ( 각법안에대한설명은장병주, 2010: p.373 참조 ). 또한독일에서사전의료지시서가법으로규정되기까지는 BGH 형사부 (BGHSt 40, 257) 와 BGH 가족부 (BGHZ 154, 205 = FamRZ 2003, 748) 의모순되는판결에따른입법에대한압박이있었다. 생명유지조치를거부하는경우에형사부는예외없이법원의허가를요구한반면, 가족부는생명유지조치의거부, 즉죽음을위한담당의사와후견인의의사가일치하는때에는법원의허가가없어도된다고판시하였다. 이에판례를통해서는형사법에까지이르는법적안정성을기대하기어려워졌으며 (Spickhoff, 2009: p.1949), 따라서법적안정성의확보라는측면에서사전의료지시서에대한입법필요성이강조되었던것이다. 그리하여 2009년 9월 1일부터시행되고있는독일민법제1901조의 a 사전의료지시서는재산영역에서의유언장과는다른사전의료지시서를허용함으로써결정능력이있는환자가의학적인감호의영역에서자기결정권을실행할수있는권리를인정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이때사전의료지시서는미래에비로소효과를발휘하게되는것으로, 여기서자기결정권행사역시현재의행사가아니라앞으로예상되고계획되는결정권의행사를의미한다 (BT-Drucks 16/ 8442, p.12). 독일민법제1901 조의 a 제1항에따르면사전의료지시서는동의능력이있는성인에의해문서로이루어지는의사표명이며, 동의무능력상태에빠지게될때를위하여사전의료지시서를가지고아직임박해있지않은건강진단, 치료행위혹은의학적인침습에대한동의나동의거부의결정을한다. 이처럼사전의료지시서는한편으로는종합적인서류이면서, 다른한편으로는사전의료지시서에포함된내용을통해특정한질병, 치료방법, 병원내지는특정한의사를지시하는것이기도하다 (Diederichsen, 2011: p.2123, Rn. 3). 그러나제1901 조의 a 요건을충족하지못하는의사표시는개념상 사전의료지시서 에해당하지않으며,(Höffling, 2009: p.2850) 단지제1901 조제3항과관련하여후견인이 일치시켜야 하는 희망사항 (Wunsch) 이나 의사표시 혹은적어도추정적의사의확정에있어서구속력이인정될뿐이다 (Diederichsen, 2011: p.2123, Rn. 3). 이처럼입법자의명시적인의사에의하여제1항이의미하는유효한사전의료지시서는단지성년자만을대상으로한다. 사전의료지시서는실제의료조치에있어서동의의경우와같이법률행위능력이아닌동의능력을요건으로하고있다. 따라서당사자는의료조치의종류, 의미, 범위및위험을이해할수있고그에따라의사를결정할수있는정도의자연적인인식능력과조정능력을갖추고있어야한다. 미성년자가작성한사전의료지시서는구성요건을충족하지못하여유효하지않지만, 성년자가됨으로써그것이치유될수있다 (Beermann, 2010: p.252).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11 동법제1901조의 a 가규정하고있는문서로작성하여야한다는요건은스스로문서를작성해야한다는것은아니며, 단지스스로서명해야한다는것을의미한다 (Diederichsen, 2011: p.2124, Rn. 11). 이는경솔하게혹은너무서둘러서사전의료지시서를확정하기에앞서주의를주고, 실제원하는바를확실하게하고자하는것이다 (BT-Druck 16/ 8442, p.13). 아직임박해있지않은구체적인의료행위에대해동의하거나거절하는의사를구두로표시하였고그것이의료인에의해기록된경우에는사전의료지시서에해당하지않는다 (Diederichsen, 2011: p.2124, Rn. 11). 한편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이이루어지기전에는사전의료지시서에구속력을인정할것인지, 아니면사전의료지시서에단지환자의추정적의사를확정하기위한증거자료로서의효과만인정할것인지가중요한논의의대상이었다 ( 이에대해서는이재경, 2011: pp.854-858 참조 ). 그러나현재는독일민법제1901조의 a 제1 항제2 문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를가지고후견인이피후견인의의사를표명하여환자의의사가실현되도록하여야한다는점에서구속력이인정된다 (Janda, 2010: p.347). 그리하여동법제1901조의 a 제1 항제1 문후단에의하여후견인은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에표명된의사가환자의실제삶의상황및의료행위의상황에부합하는지를평가하여야한다. 이때입법자는이상의일치라는기준을지나치게세심하게적용하여반대로사전의료지시서가실제로의도하였던성년자의자율권보장에역행할위험이있다는것을알았으며, 사전의료지시서가환자의실제생명상황과의료행위의상황에부합하는경우에, 그러한위험을예방하기위하여일치요건을약화시켰다. 따라서당사자가사전의료지시서에서자신이환자가되었을때의생활을미리예상하고, 의약품과의료기구에있어서앞으로의발전상황을미리추상적으로나마예측하는것은더이상문제가되지않으며, 그가특정한생명상황과의료상황에서무엇을할것인지혹은하지않을것인지를확정하는것이중요한과제가되었다 (Diederichsen, 2011: p.2125, Rn. 17). 또한사전의료지시서는동법제1901조의 a 제1 조제1 항전단에따라아직임박해있지않은조치에대한것이어야하며, 예컨대식물인간이되려고하는순간에작성한사전의료지시서와같이임박해있는의료조치에대한사전의료지시서는다른요건이충족되고그내용이환자의실제삶의상황및의료행위의상황에부합한다고하더라도구속력이부정된다. 오스트리아와달리독일의경우사전의료지시서의구속력이인정되는기간상의제한이없으며, 환자가동법제1901조의 a 제1 항제3 문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를철회하지않은한계속하여구속력이인정된다. 즉, 사전의료지시서의우선적인효과를인정하기위하여정기적으로갱신하여야할것을요구하지는않는다. 이는사전의료지시
12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서는단지환자의추정적인의사의간접증거가아니라직접적으로가치가인정되는소위당사자가구속력있게자기책임하에서작성한의사표시이기때문에그러한사전의료지시서에나타난당사자의견해가실제로변경되었음을공개하는것도당사자가감수해야할위험이기때문이라고한다 (Berger, 2000: p.802) 다음으로동법제1901조의 a 제2 항제1 문에따라사전의료지시서가없거나혹은사전의료지시서의내용이환자의실제삶의상황및치료행위의상황에부합하지않는경우에, 후견인은피후견인의추정적의사에근거하여환자가의료행위에동의하였을것인지혹은거절하였을것인지를결정하여야한다. 즉, 사전의료지시서가없거나사전의료지시서의내용이환자의실제의사와일치하지않는때에도후견인은후견인본인의의사에따라피후견인에대한의료행위의동의내지는거절여부를결정하는것이아니라피후견인의진정한의사를조사하고파악하여그에따른동의내지는거절을실현시키는역할을담당한다. 또한동조제2 항제2문에의하면추정적의사는구체적인근거에기초하여조사되어야하며, 이때제2 항제3 문에의하여구체적인근거로는이전에구두혹은문서로해둔환자의진술, 윤리적혹은종교적신념및그밖에피후견인의개인적인가치관등이포함된다. 또한환자의추정적의사를확정할때에는독일민법제1901조의 b 제2 항에의하여피후견인의인척및그밖에피후견인의지인에게진술의기회를주어야한다. 다만, 그로인하여당해후견업무의현저한지체가발생하는경우에는예외로한다. 마지막으로독일민법제1904조제4 항에의하여사전의료지시서상에표현된의료행위에대한동의나거절, 동의의철회가환자의의사에일치하는지에대해후견인과의료행위를하는의사사이에의견이합치되지않는경우에는후견법원으로부터그에대한허가를받아야한다. 2. 국내현황 국내에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논의는대부분연명치료중단과관련하여이루어지고있다. 먼저 2006 년제17대국회에서안명옥의원이대표발의한의료법일부개정안 ( 의안번호 173974) 이연명치료중단에관한내용을포함하고있으나, 제17대국회의임기만료로폐기된바있다. 다음으로 2008 년김충환의원이대표발의한호스피스 완화의료에관한법률안 ( 의안번호 1802935) 이말기암환자의호스피스완화의료신청과사전의료지시서를통한대리인의신청에관하여규정하고있으나, 현행암관리법의개정과병합심사하는것이타당하다는이유로폐기되었다. 현재국회에는신상진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13 의원이대표발의한존엄사법안 ( 의안번호 183730) 과김세연의원이대표발의한삶의마지막단계에서자연스러운죽음을맞이할권리에관한법률안 ( 의안번호 185232) 이발의되어있다. 그밖에 2009 년 10월 1일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는 2009. 5. 21. 대법원의무의미한연명치료장치제거관련판결 (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 다17417 판결 ) 에따른후속조치로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을제정하였다. 이하에서는현재발의되어있는신상진의원안과김세연의원안및대한의사협회등이제정한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의내용에대해살펴보기로한다. 먼저대한의사협회의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은회복가능성이없는환자의품위있는삶을위하여연명치료를적용하거나중지할상황에있는의료인에게행위의범위와기준을제시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본지침에따르면연명치료에관한결정은환자의자기결정권과환자의상태에대한의학적판단을기초로한다 ( 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제정특별위원회, 2009: p.6). 또한본지침은연명치료에관한결정을임종환자또는뇌사상태환자, 의사결정능력이없으며특수연명치료를적용해야할환자의 2단계로구분하며, 전자의경우의학적판단과가족의동의에따라연명치료가중단된다. 따라서이때에는환자의의사는고려되지않는다. 다음으로의사결정능력이없으며특수연명치료를적용해야할환자의경우에는다시환자가사전에구체적이고명시적인의사를표시한경우와그러한의사표시가없는경우로구분한다. 환자의의사표시가있는경우에는환자의의사를존중하여야하며, 그러한의사표시가없다면환자의추정적의사또는최선의이익을고려하여병원윤리위원회에서특수연명치료의중지여부를판단하여야한다. 이때병원윤리위원회는담당의사이외에 2명이상의전문의사가환자의의학적상태를판단하도록하여야하며, 환자의추정적의사는포괄적인사전의료지시, 환자의나이, 직업, 경력, 평소의종교, 신념이나생활태도등을고려하여판단하여야한다. 또한본지침에따르면병원윤리위원회는가족들의동의, 환자로인한가족들의정신적인고통, 경제적인어려움등을고려할수있다. 그밖에본지침은환자가스스로결정할수없는때에환자의대리인또는후견인이대신결정할수있도록하는한편, 환자가족은환자의추정적의사를존중하여환자에게최선의의료를결정하여야한다고규정하고있다. 또한의료인은환자의결정에대해진정성여부를확인하고, 환자의결정이진정이아닌때에는이를거부할수있으며, 심지어환자의결정이의학적으로비합리적인경우에도이를거부할수있다고한다. 마지막으로본지침에따르면의료인과환자혹은그대리인간에의견이일치하지않는때에는다른의사에게자문하거나, 환자혹은환자의가족이의료인내지
14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는의료기관을교체할수있다고한다. 우선대한의사협회를중심으로제정된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은말그대로 지침 에불과할뿐아무런법적효과가인정되지않는다는점에주의하여야한다. 더구나모든의사가자동으로독일의사협회 (Bundesärztkämmer) 의회원이되고, 일정한범위내에서징계권을행사하는독일과달리우리의경우의료법제28조제2항에의하여대한민국의의사면허를취득한자는당연히대한의사협회의회원으로가입됨에도불구하고, 의사협회의회원권리정지이외에실효성있는징계나제재를하지못하는현실에비추어보았을때이러한지침에법적인효과를부여할수는없을것이다 1). 다만, 의료계내에서도연명치료중단에관한논의가활발히이루어지고, 의료인에게법적안정성을부여하여야한다는점을지적한것이라는데에본지침에의미를부여할수있을것이다. 그럼에도본지침의내용을법적인측면에서살펴본다면, 크게환자의사전의료결정과대리인내지는후견인의결정, 그러한의사결정에대한의료인의구속력및병원윤리위원회가중요한논의대상이된다. 본지침이연명치료중단을위하여환자의자기결정과의학적판단을제시하고있는것은합리적인요건이라고생각된다. 문제는환자의자기결정이있는경우에도, 의학적측면에서합리적이지않다고판단되면환자의결정보다의학적판단이우선하도록규정하고있다는점이다. 의료행위는환자의동의를필요로한다는점은말기환자의경우라고하여다르지않을것이다. 그렇다면, 삶의종기에있어서특별히환자의결정보다의학적판단이우선하도록하는근거가빈약해보인다. 또한본지침은환자의결정이없는때에는후견인이나대리인이그를대신하여판단할수있도록하면서, 환자의추정적의사를파악하여야하는대상으로는환자의가족을상정하고있다. 물론현행민법에따르면환자의가족이자동으로대리인으로지정되지만, 2013년부터시행될민법의성년후견제도에따르면가족이자동으로대리인으로지정되는것은아니기때문에환자를대신하여그러한결정을할수있는대상이불분명해지게된다. 뿐만아니라환자의의사가진정한의사인지를파악하여야할의무를의료인에게부여하고있다는점도문제의여지가있다. 환자의의사가지금까지의환자의생활태도및가치관등에비추어진정한의사에부합하는지의판단은환자와가장오랫동안그 1) 대한의사협회정관제 59 조에의하면회원에대한징계의종류는 3 년이하의회원권리정지, 고발및행정처분의뢰, 위반금부과, 경고및시정지시의 4 가지로규정되어있으나, 실제로는경고및시정지시내지는회원권리정지의징계가주로이루어지고있으며협회로부터그러한징계를받았다고하여의료업을수행하거나의사자격을유지하는데에아무런제한이없다. 따라서실제로협회의징계는실질적인징계로써의기능을수행하지못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15 리고가장가까이에서지내온가족내지는환자가자신의업무를대리하도록지정한후견인등이가장잘파악할수있을것이다. 그렇다면, 의료행위의실시라는본연의업무외에환자의의사파악에대한의무를의료인에게부과하는것이그실효성및의료인의업무부담이라는측면에서도바람직하지않은것으로보인다. 마지막으로본지침은환자내지는환자의가족과의료인간에의견이대립이있는경우병원윤리위원회에서그에대한조정을하도록규정하고있다. 그러나보통의경우환자의가족과의료인간의의견불일치는의료인이의학적판단에근거하여최선의대안을제시하였음에도환자측이그것을받아들이지않는경우에발생하게될것이다. 이때해당의료인과그밖의전문의사로구성된병원윤리위원회도어떤것이최선의의학적선택인가를판단할수밖에없을것이기때문에결국은의학적판단과그에배치되는환자측의결정이라는문제를해결할수는없을것으로생각된다. 신상진의원이발의한존엄사법안역시환자의자기결정권보호를목적으로한다 ( 용어상의문제점등에대해서는김천수, 2009: pp.95-96 참조 ). 동법안은제11조에따라말기환자의사전의료지시를주된내용으로하며, 법안제14 조에의하여성인은말기상태로예상되는경우를위하여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할수있다. 이때사전의료지시서는보건복지가족부령으로지정된의료기관에제출하여야하며, 제출후에도환자는그러한의사표시를철회할수있다. 즉동법안은의료기관에제출된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서만구속력을부여하며, 당해의료기관에대해철회의의사표시를하도록하여환자가철회의의사표시를하지않은때에는환자가그러한결과를받아들이도록하고있다. 법안제16조제1항내지제3항에따르면담당의사는환자의의사능력을확인하여야하고, 의사능력이의심스러운때에는정신과의사등의협진을받도록하며, 말기환자의의사표시에진정성이의심되는때에는기관윤리위원회의심의를거치도록하고있다. 또한법안제18조에따라의료지시서를작성하지않은말기환자가연명치료중단여부에대한의사표시를할수없는때에는말기환자의직계친족이말기환자가이전에연명치료중단여부에대한진술등이러한의사표시를한바가있다는증거를제출하는때에는담당의사는해당의료기관의기관위원회에말기환자의이전의의사표시의진정성을확인하기위해심의를요청하여야한다. 그밖에법안제20조에따라의료인은의료지시서상에명시되어있는연명치료의보류또는중단의의사표시에반하여연명치료를하여서는아니된다. 그밖에법안제21 조제2항에의하여말기환자의직계친족또는이해관계인이말기환자의의료지시서상의의사표시에대해의문을제기하는경우에는해당의료기
16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관의장은연명치료를보류하거나중단하기전에기관위원회의심의를거쳐서그성립의진정성이확인되어야한다. 이상의내용을종합해보건대, 존엄사법안은연명치료중단에관한환자의사전의사표시에강한구속력을인정하며, 대한의사협회등이제정한연명치료중단에관한지침과마찬가지로사전의료지시서에표시된환자의의사가환자의진정한의사에부합하는지에대한판단은일차적으로해당의료인이, 다음으로기관위원회가하도록하고있다. 또한환자의직계친족이나이해관계인등은의료지시서상의의사표시에대해의문을제기할수있을뿐이며, 그에따른절차이행은해당의료기관의장이, 절차의실행은기관위원회에서이루어진다. 그러나의료기관안에설치하는기관윤리위원회가환자의의사가진정한의사인지를판단할수있는권한이있는가에대해서는신중하게검토하여야할문제이다. 그밖에도동법안제23 조및제24조는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에따른의료인에대해민 형사상책임을면제시켜주는내용을담고있으며, 제29조이하에서는환자의결정에반하는연명치료중단행위에대한의료인의형사책임및환자의의사를추정하는데에있어서잘못된증거를제출한직계친족에대한형사책임에대해규정하고있다. 이는사전의료지시서에따른의료인의책임을면해주는것처럼보이지만, 한편으로는동법안이사전의료지시서작성시환자의의사능력여부, 의료지시서와환자의실제의사의일치여부등을모두의료인에게판단하도록하고있다는점에서의료인이그러한책임면제의적용을받기위해서는본연의의료업무외에사전의료지시서의진위확인등에상당한노력을기울여야하는결과가발생할수있다는점에서오히려의료인의부담을가중시키는것으로보인다. 또한잘못된증거를제출한것과그로인하여환자에게발생한손해등을민 형사상의일반원칙에따라해결하지않고, 특별법에처벌규정을둔근거가분명하지않다. 다음으로김세연의원의삶의마지막단계에서자연스러운죽음을맞이할권리에관한법률안을살펴보기로한다. 동법안은환자가삶의마지막단계에서자신의의지대로자연스럽게죽음을맞이할수있는권리를보장하기위해환자본인에게하는의학적치료방법및생명연장조치등을스스로수용, 선택또는거부하는데필요한사항을정함으로써환자가가지는인간으로서의존엄성을보호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또한모든말기환자는치료및생명연장조치에관한중지여부를스스로결정할수있도록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동법안제3 조에따르면생명연장조치의중단또는보류와관련하여자기결정권을행사할수있는자를말기환자로한정하고있으나, 동법안제10조에서말기환자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17 이외의일반성인의사전결정서에관하여정하여말기환자이외에일반성인도유효한사전의료지시서작성의대상으로규정하고있다는점에서신상진의원의존엄사법안과일치된태도를보인다. 동법안은그외에제8조및제9조에서연명치료중단의요건에관하여규정하고있는데, 제8 조제1항각호에따르면, 생명연장조치거부사전결정서가있고, 의학적판단으로회복가능성이없고치료가불가능한것이명백하며, 환자가회생가능성없는비가역적인사망과정에진입한경우에연명치료의중단이가능하다. 이때동법안제8조제3항에따라연명치료중단의경우에도영양공급, 수분공급, 통증조절, 정신적상담, 영적지원등과같은기본적인의료서비스는계속하여제공하여야한다. 이와관련하여서는환자의의사와의학적적응성을함께고려하고있다는점에서는타당한요건규정이라고생각되나, 회생가능성없는비가역적인사망과정이필요로한지에대해서는의문이다. 왜냐하면의료행위의중단의결과로환자가자연적인사망에이르게된다고하더라도환자의의사를존중하고자하는것이연명치료의중단의목적이라고한다면, 자연적인사망의과정을의학적판단에기초하여정확하게진단해낸다는것자체가가능한지도문제이지만, 결과적으로사망과정의진입이라는요건으로인하여환자의자기결정권이오히려제한되는결과가초래될위험이있기때문이다. 그밖에동법안제8조제4항에의하여담당의사가양심상의이유등으로연명치료를중단할수없는때에는기관위원회가다른의사를통해연명치료의중단을행할수있다. 따라서동조항에의하면기관위원회가연명치료의중단을결정한경우에는그러한결정에구속력이인정되는것으로보인다. 또한동법안제9 조생명연장조치거부사전결정서에따르면의사가환자의질병의상태및치료방법에관한사항, 심폐소생술과인공호흡기사용의거부등생명연장조치중단등에관한사항, 생명연장조치중단등의이행요건에관한사항, 호스피스 완화의료의선택과이용절차에관한사항을설명하여야하고, 환자는그러한설명에따라 15일의숙려기간이경과한후사전결정서를확정할수있다. 다만, 말기환자의질병상태가보건복지가족부령으로정하는심각한상태에있다고담당의사및전문의사가인정하는경우에는그러한숙려기간이적용되지않는다. 그러나환자가자신에게행해지는의료행위에대해결정하는데에 15일이라는숙려기간을두어야한다는점은의문이며, 더구나환자의상태가숙려기간을넘길수없을정도로심각한때에는숙려기간을적용하지않는것도문제의여지가있다. 왜냐하면연명치료에관한환자의결정은환자의죽음과관련되는것으로, 환자가심각한질병을앓고있는상태에서행하는의사가진정한의사인지에의심이생길수있기때문이다.
18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한편어떠한경우에도의료인에의한적극적안락사를배제하고있다는점에서는신상진의원안, 김세연의원안및대한의사협회등의윤리지침은일치된태도를보이고있다. 김세연의원안은환자의가족이나의료인에의하여환자의자기결정권이침해되는상황을예방하고자사전의료지시서의요건으로규정하고있는증인 2인에말기환자의사망으로인하여상속등직접적인이익이있는자, 말기환자의치료비를부담하는자, 해당의료기관에종사하는자는배제시키고있다. 김세연의원안의경우의료기관에제출할것을요건으로하는신상진의원안과는달리공증을요건으로하고있다. 사전의료지시서의효력과관련하여동법안제11 조는환자본인이진지하고지속적으로자신의질환에관하여충분한이해를한상태에서의사표시를한경우, 착오, 사기또는신체적 정신적 경제적강요에따른의사표시가아닌경우에사전의료지시서의효과를인정하고있다. 뿐만아니라의사표시당시의의학적지식및기술의상태가본질적으로변경된경우와작성후 2년이경과한경우에는사전의료지시서의효력을부정한다. 그러나동법안은사전의료지시서에표시된환자의의사가진정한의사인지를조사하여야할의무가누구에게있는가에대해서는규정하고있지않다. 이외에도김세연의원안은제13 조에서법안의절차에따른연명치료중단에대한의료인의책임면제규정을두고있으며, 제14조에서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으로환자가보험및연금지급등에있어서불이익을받아서는안된다는점을확인하고있다. 마지막으로대법원판례 ( 대법원 2009.5.21. 선고 2009다17417 판결 ) 에나타난연명치료중단을위한요건에대해검토하기로한다. 대법원의다수의견에따르면연명치료의중단을허용하는요건으로환자의상태라는객관적요건과환자의의사라는주관적요건을설시하고있다. 객관적요건인환자의상태는요컨대환자의상태가회복불가능한사망의단계에있어야한다는것이다. 또한회복불가능한사망의단계는의식회복의불가능, 생명관련생태기능회복의불가능, 짧은시간내사망에이를수있음을기준으로판단하며, 이러한판단은의료전문가, 법조인등으로구성된위원회등에서이루어지는것이바람직하다고한다. 다음으로주관적요건으로환자의사전의료지시가있거나연명치료에대한환자의의사를추정할수있어야한다고한다. 사전의료지시를통한환자의의사는의사결정능력, 의사의설명, 결정의진지성, 의료인을상대방으로환자가직접작성한서명혹은진료과정에서의료인이환자의의사결정을담은진료기록을통해진료중단시점에그러한의사를증명할수있는경우에인정된다. 또한환자의의사를증명할수없다면, 환자의사전의료지시에해당하지않으며환자의의사를추정하는자료가될뿐이라고한다.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19 Ⅳ. 성년후견제도와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 환자의자기결정권보장은의료계및법학계에서더이상새로운논의는아니다. 자기결정권은헌법제10조인간의존엄성및행복추구권, 헌법제12조신체의자유에근거하여인정되는권리로예컨대식물인간, 혹은의식상실환자와같이스스로의료행위에대한결정을할수없는경우에도이러한권리자치가부정되는것은아니다. 다만, 그러한자는스스로자기결정권을행사할수없기때문에소위동의능력이없는환자의자기결정권실행이문제가될뿐이다. 특히나연명치료의중단과같이의료행위에대한환자의결정이환자의생명단축과관련되어있는경우에환자의자기결정권보장이라는이름으로환자의생명 신체에불이익이발생하는문제를어떻게다루어야할것인지는중요한과제이다. 그러나동의무능력환자의자기결정권실행은자기결정의해석내지는실행에어떤방법으로든제3자의개입이발생할수밖에없으며, 이때환자의의사를최대한정확하게파악하고, 실행하기위한방법을모색하는것이동의무능력환자의자기결정권보장의핵심이라고할것이다. 이와관련하여중요하게논의되고있는것이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이며, 이는환자가사전에향후자신이동의무능력상태가될때를대비하여자신의의사를밝혀두는것이라는점에서제3자가환자의의사를파악할때에가장중요하게다루어질수있는자료이다. 그러나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시점과사전의료지시서에서지정한의료행위가이루어지는시점간에차이가있기때문에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환자의현실의사와같은정도의법적효과를인정할것인지및그러한효과를인정하기위하여어떤요건을구비하여야할것인지가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있어서가장중요한문제라고생각된다. 또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이이루어지는경우, 환자를대신하여누군가가의료행위에대한환자의의사를표명하여야하는데 2013 년부터새롭게시행되는성년후견제도에서의료행위의실시에관하여후견인에게동의권을인정하는규정을두고있기때문에사전의료지시서의문제를성년후견제도를통하여해결할수있는지, 아니면오스트리아의경우와같이별도의입법을두어해결할것인지역시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있어서반드시고려하여야할문제이다.
20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1.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특별법 vs 민법상의규정 현재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신상진의원안과김세연의원안은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특별법에관한법안이다. 그러나두개의법안은연명치료중단의대상이되는말기환자와연명치료의종류등을명확하게규정하고자하는것이주내용으로, 환자가동의무능력상태가되었을때환자의자기결정권실현이라는취지를충분히살리지못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 환자의의료행위에대한자기결정권은본인의생명 신체에관한권리라는점에서원칙적으로환자본인이외에타인이그러한결정을대신할수없다. 그러나환자가스스로유효한결정을할수없는상태에있다면, 누군가환자를대신하여환자의의사를파악하고, 환자의결정을의료인에게전달하여야한다. 이때환자의의사파악과관련하여누가, 어떻게그것을파악하고, 행사할것인가가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에있어서도핵심적인사항이며, 따라서 연명치료, 말기환자 를부각시키는특별법보다는이미환자의자기결정권에관한규정을두고있는민법상의성년후견제도를통해사전의료지시서의문제를해결하는것이바람직할것으로생각된다. 민법개정안제947조와제947조의 2는피후견인의신상결정및신상결정에있어서환자의복리및의사존중에관하여규정하고있다. 본조항을통해의료행위에있어서환자의자기결정권존중의문제를해결하고자한것으로, 피후견인이스스로동의할수없는경우에환자의결정을대신할수있는자로성년후견인을지정하고있다. 따라서말기환자에있어서환자를대신하여연명치료의중단을결정할수있는자로환자의가족, 대리인, 보호자등을규정할것이아니라, 이때에도후견인을통해그러한결정이이루어지도록하는것이바람직하다. 요컨대성년후견제도를활용하여환자가동의무능력상태인때에는환자의후견인이환자를대신하여결정하도록하되, 환자가사전에본인의동의무능력상태를대비하여스스로결정해두는제도로사전의료지시서를규정하여야할것이다. 그러나개정민법안제947조와제947조의 2는환자의생명단축과직접적으로관련되어있는경우에그대로적용하기에는미흡한점이많고, 더구나제947 조의 2는환자의신체를침해하는의료행위로적용범위를한정하고있기때문에환자의신체를침해하는것이아닌의료행위를실시하지않거나이미시행되고있는의료행위를중단하는연명치료중단의경우에적용될수없다. 따라서민법상의성년후견편에독일과같이사전의료지시서의요건과효과에관한규정을두어사전의료지시서의문제를성년후견제도속에서해결할필요가있다.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21 2. 사전의료지시서의효과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명문의규정이없는현상황에서는사전의료지시서라고이름붙여지는의료기관의특정한양식에맞추어환자가자신의의사를표시해두었다고하더라도, 의료인이그러한의사에당연히구속되는것은아니다. 사전의료지시서가있는경우환자의의사로의제하는대법원판례에서도사전의료지시서를환자의현실의사로의제하기위해서는그것이환자의의사에부합하는지가검토되어야한다.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민법규정을두고있는독일의경우에도그러한규정이마련되기전에는사전의료지시서에구속력을인정할것인지에대해많은논의가있었다 ( 구속력을인정하는견해로 Diederichsen, FS Schreiber 2003: p.646; Lipp, FamRZ 2004: p.320 등이있으며, 추정적의사확정을위한간접증거로보는견해로 Sichkhoff, NJW 2000: p.2301; Holzhauer, ZRP 2004: p.42 등이있다 ). 그러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규정이마련된이후에는사전의료지시서에구속력을인정하고있으며, 다만그러한구속력을인정하기위해서는민법상의엄격한요건이충족되어야한다. 여기서주목할것은후견인이사전의료지시서가환자의실제삶의상황및의료행위의상황에부합하는지를평가한후에그것이인정되는때에한하여구속력이인정된다는것이다. 요컨대환자가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해둔경우에후견인은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에따라의료행위에대한결정을하되, 사전의료지시서가환자의삶의상황및의료행위의상황에부합한다면사전의료지시서에나타난환자의의사가의료행위의시점에도변경되지않았을것이라고보는것이다. 즉, 그사이에의사가변경되었다고하더라도환자가그러한의사변경의표시를하지않았다면, 그에따른결과역시환자가스스로부담하여야한다는것이다. 사전의료지시서의취지는환자의자기결정권존중에있기때문에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가환자의진정한의사에부합하지않는다면그효과는부정된다. 또한사전의료지시서에대한구속력을인정하든하지않던, 사전의료지시서에나타난의사해석의문제는발생할수밖에없다. 그밖에환자의자기결정권존중이외에사전의료지시서의부수적인입법목적이의료인에게법적안정성을확보해주고자하는데에있다는점도염두에둘필요가있다. 그렇다면, 우리의경우도독일과같이엄격한요건하에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구속력을인정하되, ( 현행입법안등에서기본적으로취하고있는입장인 ) 의료인에게사전의료지시서와환자의진정한의사의일치여부를파악하도록할의무를부과할것이아니라, 민법의후견편에의해피후견인인환자의신상에관한결정을할의무가있는후견인에게그러한조사의무를부과하는것이바람직할
22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것이다. 다만, 의료인은후견인의조사결과에의심이가는경우에는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가있다고하더라도그에대한연명치료의중단을거부할수있고, 이를위하여가정법원에허가를구하는방법을생각해볼수있을것이다. 그밖에사전의료지시서의구속력과관련하여신상진의원안및김세연의원안과같이사전의료지시서에따르지않은의료인내지는보호자등에게별도의처벌규정을두는것은타당하지않다. 연명치료의중단에대한결정이라고하여일반적인의료행위에대한결정과다르게볼것은아니며, 일반적인의료행위에있어서환자의의사에배치되는결정으로환자의생명 신체에불이익을초래한보호자및의료인의경우와달리취급할필요가없다. 다만, 김세연의원안제13조및독일민법제1901조의 a 제4 항과같이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이강요되어서는안되며, 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으로보험가입등에불이익을받아서는안된다는조항은필요할것으로생각된다. 그러나이와관련하여서는의료기관에입원하는경우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이필수적인과정으로고착되거나보험가입에있어서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한경우일정한혜택을부과하는등의방법으로실제로는사전의료지시서작성이강제되는것을어떻게예방할것인지에대한법정책적인논의가뒤따라야할것이다. 3. 사전의료지시서의요건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규정을두고, 그에따라사전의료지시서에구속력을인정하고자하는경우에그내용과요건을명확하고구체적으로규정하면할수록, 사전의료지시서가환자의진정한의사와일치한다고볼수있는가능성이높아진다는점은분명하다 ( 이재경, 2011: p.853). 환자의의사에명확성을부여하기위하여고려하여야할요소로는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주체, 형식, 내용, 사전의료지시서의수령대상등이있다. 먼저사전의료지시서는당연히동의능력이있는자가작성한경우에한하여그효력이인정되어야할것이다. 문제는성년후견편에서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규정을두고자하는경우성년자만이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주체로한정된다는점에있다. 자기결정권은모든사람에게인정되는권리이며, 의료행위에대한동의는법률행위가아니라는점에서법률행위능력과는구분되는동의능력을필요로한다. 이때동의능력은일정한연령등에의해구분지어지는것이아니라개별적인경우마다판단하여야하는문제로미성년자의경우에도자신에게행해지는의료행위의내용, 효과, 범위등에대해판단하고그에따라결정할수있는능력이있다면동의능력이인정될수있다. 그렇다면, 사전
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23 의료지시서의작성주체를성년자로한정하는것이반대로연명치료의중단등과관련하여미성년자의자기결정권을제한하는결과를초래할수있다. 그러나사전의료지시서에대해구속력을인정하는경우, 사전의료지시서는법률행위에준하는효력이인정되기때문에미성년자를구속력이인정되는사전의료지시서의대상에서배제하는것은타당해보인다. 다만, 이때에도미성년자가작성한사전의료지시서의효력을완전히부정하는것이아니라, 환자의진정한의사를추정하는가장중요한간접증거로파악할수있을것이다. 이러한사전의료지시서는확실성을담보하기위하여서면양식으로작성되도록하는것이바람직할것이다. 사전의료지시서는그유효성의논란과증명의과정에소요될절차상시간지연의단축과유효성의확보를위한제도 ( 김천수, 2009: p.97) 라는점에서본다면, 구두진술보다는보다엄격한요건을규정하여두는것이타당하다. 다만, 이때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에의료기관에제출내지는공증을요할필요는없을것으로생각된다. 왜냐하면, 어차피피후견인인환자가스스로결정할수없는때에후견인이환자의의사를파악하여그를대신하여결정하여야하는데, 이때후견인은사전의료지시서의존재여부및그진정성을조사하여야하며그러한조사의무는의료기관에제출되었거나혹은공증이이루어졌다고하여면제되는의무라고할수없기때문이다. 요컨대본인의의지를객관적절차를통해본인스스로가다시확인하는등의엄격한절차가필요한가에있어서의료기관제출이나공증과같은절차는필요없으며, 본인의확인은서명날인을통하여이루어진다고보아야할것이다. 이는의료기관제출이나공증과같은엄격한요건을요구하는경우, 그러한요건을구비하지못한사전의료지시서의효과를부정하게되므로오히려절차적요건으로인하여환자의자기결정권이제한되는결과를초래할수도있기때문이다. 또한사전의료지시서의내용은구체적이어야한다. 예컨대 언젠가내가식물인간이되면모든치료를거부하고싶다 는등의진술은구속력이인정되는사전의료지시서라고볼수없을것이다. 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을위해서는환자가결정대상이되는의료행위에대해구체적인설명을듣고, 그러한설명에근거하여의료행위를특정하도록하는것이사전의료지시서를통한부당한환자의생명단축을예방하는길일것이다. 또한앞서언급한바와같이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과실행간에는시간적인차이가발생하기때문에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할때의의료수준에기초한환자의의사표시는의료행위의시점에변경된의학수준에기초하여판단하여야한다. 그밖에오스트리아의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법제7 조및김세연법률안제11 조와같이사전의료지시서의효력존속기간을둘필요는없을것으로생각된다. 환자가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당시사전
24 입법과정책 제 4 권제 1 호 의료지시서의효력에대해서도충분한설명을들었다면, 의사가변경된경우에그러한의사를표시하지않은데대한위험도스스로부담하는것이타당할것이기때문이다. 또한환자가사전의료지시서를통해미리행사한자기결정권에대해기간적인제한을두는것은반대로환자의자기결정권을제한하는결과를초래할수도있을것이다. Ⅴ. 결론 이상으로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외국의동향및국내의논의현황을살펴보고, 앞으로의입법과정에서다루어야할쟁점을제시하고그에대한의견을개진하였다. 의료행위에있어서환자는더이상의사의지시를따라야하는소극적지위에머물지않으며, 의료행위에대한자신의의사를적극적으로제시하고의사와협력하여야하는지위에있다. 이러한환자의자기결정권은의료행위를실시하는것뿐만아니라의료행위를거절하는것에대해서도인정되며, 따라서연명치료의중단에대해서도더이상생명의존중이라는가치에의해환자의자기결정권이전적으로배제되는상황은인정되지않는다. 그러나연명치료의중단에대한자기결정이라는개념이기존에이루어졌던의료행위에대한결정이라는개념에서벗어나는새로운개념은아닐것이다. 즉, 연명치료에동의할것인지거절할것인지에대한환자의결정이지그것이죽음에대한환자의권리를인정할것인가라는새로운논의의대상은아니다. 다만, 연명치료가실시되어야하는때에많은경우환자의동의능력이부정되기때문에, 환자가죽음과직접적으로연관되는연명치료의중단에대해자신의의사를어떻게실현할것인지가연명치료의중단과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논의의핵심이라고할것이다. 또한의료실무상환자의의사를파악할수없어무의미한치료를계속할수밖에없는의료인의부담을덜어주어의료인에게안정성을확보해주고, 환자의결정권을존중하기위하여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입법이요구된다. 우리의경우 2013년부터새롭게시행되는성년후견제도에서피후견인의신상결정과관련하여의료행위에대한후견인의결정에대해규정하고있다. 따라서사전의료지시서의문제도이러한성년후견제도를통해해결하도록하되, 사전의료지시서에관한별도의규정을마련하여사전의료지시서로인하여오히려환자의자기결정및생명이침해되는결과를방지하여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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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료지시서의입법에관한연구 27 A Study on Legistration of Living Will Yi, Jaekyeong * Abstract This paper is aimed at considering of legal discussion in Austria and Germany and developing an argument concerned with legistration of living will. In Austria living will is provided in the special law on living will and in Germany it is provided in the civil law on guardianship. In korea two bills were presented to the National Assembly. The korea medical association has set up a guidline for remove the artificial respirator. And according to a decision on the remove of life-sustaining treatments the Korea Supreme Court(2009 da 17417) the withdrawal of life-sustaining tratments could be permitted by the subjective condition and by the objective condition. It is appropriate to introduce living will under the civil law on guardianship. For this, the provisions of the law on tighter living will requirements are essential. If a living does meet these requirements, the living will shall be legally binding. Field : Medical Law Key Words : Living Will, Guardianship, Remove the Artificial Respirator * Professor, Wonkwang University Law Sch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