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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 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 ) 박준석 **2) 요 작권법 지 최근지적재산권법은포섭범위가급격히팽창하면서특허법, 상표법, 저 3 대분야에서의구체적인논의가날로복잡해지고있는양상이다. 특 히비록구체적인사안의분석에들어가서는심오한논의가넘치지만일단 법적기준의내용은비교적간명하다고볼수있는민법상의 권리남용 ( 편의 상 협의의권리남용 ) 법리가지적재산권법에이르러서는그런본래의법리 에더하여여러가지형태의특수한남용이론으로분화하고있다. 우선저작권법의경우, 법목적이표현의다양성을추구하는결과권리 자라도그상대방을좌지우지할여지가상대적으로적다. 아직한국에서권 리남용이결론에서긍정된사례는이례적인 1 건의하급심판례뿐이며, 그나 머지판례들은협의의권리남용이론을충실히적용한다음권리남용주장을 배척하고있다. * 2011. 7. 20. 발효된 지식재산기본법 부칙제2조에서는민사소송법제24조 ( 지적재산권등에관한특별재판적) 등다른법률들에등장하는 지적재산권 이란용어를모두 지식재산권 으로변경하도록정하고있다. 하지만이글에서는아직독자들에게더익숙한 지적재산권 이란표현을그대로채용한다. 이글은 2011. 8. 27. 자민사판례연구회제34 회하계심포지엄의발표문에이균용부장판사( 이하존칭생략) 를비롯한김재형, 김천수교수, 서정변호사의토론내용및박성수, 전원열변호사, 윤진수교수의개별의견을반영한것으로, 토론자와조언자모두에게깊은감사를드린다. 아울러일반민사법을광범위하게다루는위연구회의성격을고려하여지적재산권법의조항을설명하는데는상대적으로세세한각주들을달았음을밝힌다. ** 서울대학교법과대학/ 법학대학원조교수. 993

994 民事判例硏究 XXXⅣ 다음으로상표법분야에서는협의의권리남용이론을일단전제하면서도 상표법의특수한사정을내세워위이론에서의주관적요건을반드시필요로 하지는않는다고명시적으로선언한대법원의 진한커피 판결및그것의 따름판결들이존재한다. 그러나이런판결이나그옹호론의해석과는달리, 위특수한사정이란사실우리상표법상대원칙인선출원주의하에서당연히 감수하여야할결과에불과하거나, 등록거절사유를정한규정들사이의예측 못한공백으로서입법적보완이필요한것에불과하다. 법원이협의의권리 남용이론을변형시킨세부적인법리를수립함으로써, 본의아니게판단주체 의자의가개입할수있도록하는것은합리적이지못하다. 특허법분야에서는저작권법분야에서보다한층 협의의권리남용 이등 장할여지가크다. 실제로그런남용행위가비록민법은아니지만경제법상 의제재를받은최근의예가있다. 그렇지만 2000다69194 판결이후특허 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민사판례들은거의예외없이, 일본의킬비판결이 취한태도를비판없이따르고있는것이다. 여기서는진보성이결여되어무 효사유가존재하는등록특허권에기한권리행사를, 당해권리의무효를선언 하지않고도저지하기위한기교적인도구개념으로권리남용이론이동원되 고있다. 하지만이는진정한의미의권리남용이라고하기어렵다. 적어도 신규성문제에관해서는우리판례가지금껏위와같은기교적인남용이론 의도움없이도, 특허분쟁을이원적으로해결하도록한우리법제가가진단 점에잘대처하고있다. 즉 공지기술제외의항변 등과같은나름설득력 있는이론을통하여특허청의무효심판이없더라도법원이해당부분의특허 권효력을부정하는입장을견지하여온것이다. 따라서앞으로는이런입장 에따라진보성에관하여서도직접무효라는판단을하는것이가능하다고 보인다. 이런판단이권리남용이론을단지기교적개념으로동원하려는애 매한절충보다더타당하다. 아울러권리남용론에억지로의지하고있는위 2000다69194 판결의논리는공지기술제외의항변을채택하였던종전대법 원판례들과비교할때, 진보성판단이가능한지여부및그판단결과에대 해어떤법적효과를부여할지에관해모두상반된입장을취하고있으므로 이런모순된입장을통일할필요가있다. 결론적으로민법과구별되는지적재산권법의특수성을강조하는입장이 지나쳐서, 하나의추상규정을구체적인상황에맞추어고려하면충분하고 오히려타당할권리남용영역에까지특허법이나상표법만의세부적인특칙을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995 수립하는데너무집착하는것은민법은물론지적재산권법의발전에도득보 다실이많을것이라고사료된다. [ 주제어] 권리남용 특허 상표 저작권 무효항변 공지기술제외항변 자유실시기술항변 [ 투고일자] 2011. 10. 20. [ 심사일자] 2011. 12. 8. [ 게재확정일자] 2012. 1. 12.

996 民事判例硏究 XXXⅣ Ⅰ. 서론 권리남용금지의원칙은민법제2조에근거한대원칙으로우리판 례상으로도오랜연원을가지고있다. 우리판례는권리남용에해당하기 위한요건및그판단방법에관하여 권리의행사가주관적으로오직상 대방에게고통을주고손해를입히려는데있을뿐이를행사하는사람 에게는아무런이익이없고, 객관적으로사회질서에위반된다고볼수 있으면, 그권리의행사는권리남용으로서허용되지아니하고, 그권리 의행사가상대방에게고통이나손해를주기위한것이라는주관적요건 은권리자의정당한이익을결여한권리행사로보이는객관적인사정에 의하여추인할수있으며, 어느권리행사가권리남용이되는가의여부는 개별적이고구체적인사안에따라판단되어야한다 고판시하고있다. 1) 신의성실의원칙을선언한민법제2조제1항과권리남용금지를직접적 으로규정한제2 항과의상호관계가어떤것인지여부, 그리고권리남용 의성립을위해객관적요건뿐만아니라주관적요건도필요한것인지 여부등에관해민법상학설및판례의태도는서로상이하여지금까지 도흥미로운논의가진행되고있다. 2) 하지만이글의목적은그간의민법적인논쟁에개입하려는것이아 니라, 권리남용금지의원칙을우리판례가지적재산권법영역에어떻게 적용하고있는지개괄하면서그논리의타당성을분석하는것이다. 지적 재산권법영역의권리남용관련판례들에서가장두드러진특징은, 판례 들이결론에서권리남용이라고판단한것이하나의통일적기준에의한 것이라기보다복수의서로다른남용이론에각각근거한것이라는사 실, 이렇게세분화되어있는남용이론을적용하고있는위판례들대부 1)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9783 판결; 2003. 11. 27. 선고 2003다 40422 판결등. 2) 이에관해민사판례연구회에서발표된가장최근의논의로는김천수, 권리남용과권리행사상신의칙, 민사판례연구 [XXXⅡ], 박영사(2010), 1 면이하참조. 민법상권리남용에관한지금까지의학설다툼을잘확인할수있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997 분이민법상의권리남용( 이하에서는편의상 협의의권리남용 이라고만칭 함 ) 과는실제로별다른관련이없다는사실이다. 3) 남용이론마저세분화되고있는것은지적재산권법의포섭범위가최 근에급격히팽창하면서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포함), 상표법 (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포함 ), 저작권법등 3개분야 에서의구체적인논의가날로복잡해지고있는양상과무관하지않다고 도볼수있다. 이들 3개분야는무형의재산에대하여민법상소유권과 흡사한배타적독점권을부여한다는점에서는공통되지만, 더구체적인 면에서는특허, 상표, 저작권상호간에도상당한차이를드러내는경우 가많아지적재산권법전반을관통하는통일적인논의를더욱어렵게하 고있다. 가령 권리남용 과표리 ( 表裏 ) 의관계에있는 권리의정당한활 용, 즉권리자가정당하게독점할수있는범위에관하여위 3개법분 야는명시적으로서로다른용어를채용하고있다. 특허법에서의 실시 ( 實施 ), 상표법에서의 사용 ( 使用 ), 저작권법에서의 이용 ( 利用 ) 이그것이 다. 이것은근거법률이다르다고실질적으로는동일한내용에대하여형 식적용어만다르게채택하고있는것이아니라, 특허 상표 저작권에 관해권리자에게부여된독점권의범위가다르다는점을반영한결과이 다. 4) 그와마찬가지로각독점권의남용에관하여서도구체적인면이사 3) 후술하듯이해당특허권이나상표권에무효사유가있을뿐협의의권리남용에관한다른사정이존재하지않음에도법원이권리자의소송상청구를배척하는근거로권리남용을적시하는경우가그것이다. 4) 특허법과상표법은각제2조에서위용어의개념을정의하고있지만저작권법은유독그러하지않다. 이것은저작권법이저작물의 이용 전부에관해저작권자에게독점시키기보다저작물표현의구체적인전달방법( 가령복제 공중송신등) 마다개별적인권리를부여하고있기때문이다. 저작물이용행위라도가령어문저작물을읽는것과같은행위에는저작권이미치지않는다( 더자세히는졸고, 이미지검색엔진의인라인링크등에따른복제, 전시, 전송관련저작권침해책임, 민사판례연구 [XXXⅢ-( 상)], 박영사(2011), 689 면이하를참조할것). 아울러특허법과상표법사이에서도특허의 실시 와달리상표의 사용 은구체적인거래사정까지고려해야하는개념이다. 따라서가령타인의상표를단순히장식적용도로활용하는경우원칙적으로상표권침해가아니라고보는예에서처럼, 이른바 상표로서의사용 유무가항상논란이되고있다.

998 民事判例硏究 XXXⅣ 뭇다르다. 이런양상을고려하여이글의분석에서도위 3개분야로구 분하여권리남용금지의원칙을우리판례가어떻게적용하여왔는지를 살피고자한다. 이때분석의순서는위 3개분야중협의의권리남용이 론이거의그대로적용되는저작권법분야에서시작하여, 협의의권리남 용이론중주관적요건이빠진특수한권리남용이론을인정하고있는 상표법분야를거쳐, 지적재산권법관련우리판례들중에서권리남용이 가장자주인정되고있으나실은무효심판사유가존재함을가리키는데 불과한특허법분야로마무리할것이다. 그런분석과정을통하여이글이궁극적으로분명히드러내려는점 은다음과같다. 우리판례가특허권이나상표권의행사에관하여협의 의권리남용과구별되게인정하고있는여러가지특이한권리남용이론 들은권리남용의법적요건을불필요하게개별법률마다다르게함으로 써그렇지않아도추상적인권리남용원칙을판단자의자의가개입되기 쉬운규범으로변질시킬우려가있다는점, 무효심판사유가있는특허권 이나상표권의권리행사에법원이적절히대처할수있는다른해결방법 이이미존재하는이상굳이권리남용이론을동원할필요가없다는점 등이다. 요컨대지적재산권법이급격히세분화되고있는일반적경향에도 불구하고적어도권리남용법리에서만큼은민법상의종전논의로충분하 며그것과구별되는특칙을지적재산권법에서따로수립하려는태도는민 법은물론지적재산권법을위해서도전혀바람직하지않다는것이다. Ⅱ. 저작권법분야에서의권리남용 1. 저작권이특허에비하여남용과친하지않은이유 저작권법은, 인간의사상과감정의표현물을보호대상으로하는데 그보호를받기위한기준으로는지극히쉽게충족될수있는 창작성 만 을제시하고있다. 논란이있을수있겠지만이런저작권법의본질은감 상자에게 주관적만족 5) 을주는표현의다양성 ( 多樣性 ) 을추구하는것이 5) 과학기술이가져다주는 객관적유용성 과구별되는개념으로이글에서사용한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999 며, 헌법상 표현의자유 와도밀접한관계에있다. 그때문에저작권법에서는같은시대에등장한여러표현들의질 ( 質 ) 이나유용성을객관적으로판단하기도어렵거니와설령그런판단이 가능하더라도그판단결과일정수준이하의것이라는점에터잡아함 부로법적보호에서제외하기도곤란하다. 6) 뿐만아니라특허법이다루 는과학기술의세계에서는특정시점에서유용하던기존과학지식을토 대로더진일보한새지식이등장한결과더이상유용하지않게된기 존과학지식은무대에서자연스레퇴장하므로, 특허법의세계는마치시 간의흐름과관련하여서는벽돌쌓기에비유할수있는수직적세계이다. 반면, 저작권법의세계는시간이흐른다고하여과거의표현이가진빛 이바래진다고보기어렵거니와나중에새롭게등장한표현이라고그이 전에존재하던표현들에비하여더우월하다고단정하기도어려운데, 이 것을뒤집어서말하자면새로운표현이등장하는데기존표현들에의지 하여야하는부분도그만큼적다는것이어서마치모든표현이 2차원평 면에평등하게위치한수평적세계라고할수있다. 과학기술에서와같 은 객관적유용성 보다감상자개인의 주관적만족 을본질로하고, 시 장에진입하려는나중의자가기존에존재하던지식에얼마나의지하느 냐에있어 7) 수직적 이기보다 수평적 인성격을갖는저작권법의특징은 결과적으로협의의권리남용이발생할여지를특허법에비하여현저하게 다. 어떤이에게는깊은감동을주는미술작품이, 그것에무관심한다른이에게는한심한시간낭비의결과일뿐이라고여겨질수있는것이저작권의세계이다. 6) 가령지극히저속한음란동영상의경우, 다른법률에서그것이규제대상일지몰라도저작권법상으로는창작성을구비한이상다양한표현물중하나로보호된다. 이에관해자세히는남형두, 합법성과저작권보호요건 음란물을중심으로, 민사판례연구회제34 회심포지엄 지적재산권의제문제 자료집, 민사판례연구회(2011. 8. 27), 71 면이하를참조할것. 7) 물론특정문학작품은그안에녹아있는특정언어나풍속, 희로애락에관한사고의전개방법등에서분명기존에존재하던지식에터잡고있는부분이많다. 하지만저작권법상기존의지식에부여되는법적보호는해당지식이취한특정한표현에국한된다. 따라서그런특정한표현과다른형태의표현을채택하기만하면얼마든지동일한대상을다루면서도다른작품을창작할수있다. 그점때문에기존의지식에의지하는바가상대적으로적다고위본문에서설명하는것이다.

1000 民事判例硏究 XXXⅣ 줄어들게만든다. 8) 다만, 저작권법에서권리남용이전혀문제되지않는것은아니다. 여러사람이굳이다른표현을선택하기보다그대로채용해이용할만한 두드러진표현이라면협의의권리남용이문제되는상황이등장할여지가 있다. 9) 미국등에서는비록특허권남용에관한논의에비해서는아직 상대적으로소략하지만, 저작권남용을긍정한사례가속속등장하고있 음은아래설명과같다. 2. 우리판례의분석등 가. 저작권남용과관련된외국의동향 일본에서는공정이용 (fair use) 에관하여미국처럼포괄적인일반조 항을두지않고여러개의개별규정으로정한일본저작권법의단점을 권리남용이론을동원함으로써치유할수있다는제법유력한주장이존 재한다. 10) 아울러일본에서는동일성유지권 ( 同一性維持權 ) 의제한에관한 조항이전통적으로아주엄격하게해석된결과저작권자가지극히자의 적으로자신의저작물에대한개변 ( 改變 ) 행위를거부하는것을막을만한 마땅한방법이없었으므로만일시장에서의저작물유통에막대한지장 8) 참고로디자인보호법의경우넓게는특허법의아류로분류되지만그보호요건에있어특허법의 진보성 대신 창작비용이성 이라는요건을요구함으로써창작성을요건으로한저작권법과다분히일맥상통하는성격이있다. 이런견지에서볼때디자인보호법에있어서는협의의권리남용이성립할여지가특허법에서보다는적다. 9) 특정한저작물표현을접하고주관적만족을느낄지여부는물론개인마다다르다. 하지만감상자들이누구나공유하는인간본성에호소하는표현이라면상대적으로객관적인유용성을더가질수있는것이다. 가령화가고흐가그린그림자체에대한만족도는개인마다다르겠지만그것을페루 나스카 의거대한지상그림처럼높은하늘에서만전체형상이파악되는거대한그림으로표현하였다면누구나보고싶은대상이될것이다. 실제로자본과노력이투입된저작물은고전적인저작물과달리, 거의누구에게나만족을준다는점( 혹은가령대중영화에서처럼적어도그점을의도적목표로삼는다는사실) 에서마치객관적유용성을가진특허발명의성격에가까워지는면이있다. 이렇게객관적유용성을띠게될수록해당저작물에관한권리남용의가능성은증가한다. 미국에서등장한저작권분야최초의권리남용선례가다름아니라특허법적보호가거론되었던컴퓨터프로그램분야에관한것이었다는점도저작권남용과객관적유용성의상관관계를말해준다. 10) 中山信弘 ( 윤선희편역), 저작권법, 법문사(2008), 276-277 면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01 을초래하는경우라면그런동일성유지권침해주장을권리남용으로취급 하여야할필요성이있다는주장이있다. 11) 실제로도그렇게동일성유지 권의남용을인정한하급심사례가일본에는존재한다고한다. 12) 한국의 저작권법에서도공정이용조항이포괄적이지않다거나동일성유지권의제 한조항이지나치게엄격하게해석될경우달리그권리행사를제어할방 법이없는결과저작물유통이지장을받을수있다는사실은일본의그 것과내용상거의흡사하다. 그러나사견으로는이런문제들은해당개 별적공정이용조항을더욱폭넓게해석한다거나, 13) 당해저작물의성질, 그이용의목적및형태등에비추어부득이하다고인정되는범위안에 서의변경에는동일성유지권이미치지않도록제한하고있는조항 14) 을 넓게해석하는것으로도충분히극복될수있는것이다. 이처럼저작권 법상구체적인조항을두고민법의일반조항에의지하는것이합리적이 라고보기어렵다. 한편미국에서는 1990년연방제4항소법원의 Lasercomb America, Inc. v. Reynolds 판결 15) 에서이미오래전부터인정되어온 특허권남 11) 앞의책, 347 면. 12) 앞의책 347면에서東京地裁平成 8年 2月 23日判例時報第 1561号第 123頁 ( やっぱりブスが好き 事件 ) 을적시하고있다. 13) 앞서일본에서의주장이무색하게, 한국판례는이미공표된저작물의정당한인용에관한한국저작권법제28조를넓게풀이하여포괄적공정이용조항인미국연방저작권법제107 조와거의비슷한기능을부여하고있다. 가령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34839 판결에서는위제28조의해석기준으로미국연방저작권법제107 조가명시한네가지요소인 인용의목적, 저작물의성질, 인용된내용과분량, 원저작물에대한수요를대체하는지여부 를제시하고있는것이다. 그외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7793 판결등참조. 14) 저작권법제13조제2 항참조. 성명표시권의제한에관한제12조제2항단서도비슷하게규정하고있다. 15) 911 F.2d 970 (4th Cir. 1990). 이사건원고 Lasercomb America와상대방회사는종이나판지를박스에넣을수있도록절단하는데쓰이는강철자다이 (steel rule dies) 를생산하는업자들이다. 원고는컴퓨터화면에미리설정한형태대로강철자다이를자동제어하여종이나판지를절단해주는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을창작한뒤, 이를상대방회사에판매하였다. 그런데상대방회사와그에소속된프로그래머 Reynolds가원고저작물의복제방지장치를우회하여위저작물을복제한다음그프로그램에원고와다른제품명을붙여제3자에게판매하자원고는저작권침해소송을제기하였다. 여기서문제가된것은원고가프로그램을

1002 民事判例硏究 XXXⅣ 용 의항변과마찬가지로 저작권남용 (copyright misuse) 도유효한항 변사유로인정된다는점을분명히한바있다. 마찬가지로연방제5항소 법원의 DSC Communications Corp. v. DGI Technologies, Inc. 결 16) 과 Practice Management Information Corp. v. American Medical Ass n. 판결 17) 도같은입장을취하고있다. 18) 여기서저작권 남용이인정되려면저작권법이부여한독점권이외의영역을독점하려 하거나공공정책에반한다는사정이존재하여야한다. 가령저작물이용 을허락하면서비록반독점법위반의수준이아니더라도반독점적인효 과가있는조항을삽입하는것도이에해당한다. 이런저작권남용의요 건은주관적요건만제외한다면한국에서의협의의권리남용인정요건과 크게차이나는것이없다고할수있다. 나아가미국에서는특허괴물 (patent troll) 과유사하게오로지소송등을통해배상금을획득할목적 으로저작권을취득, 행사하는이른바 저작권괴물 (copyright troll) 까지 최근등장하고있는데, 이런괴물에대하여직접저작권남용을근거로 제재한판결까지는아직없는듯하다. 19) 나. 우리판례의논리분석 한국에서저작권의권리남용에관한학설상논의는아직활발하지 판 판매할당시상대방회사에게 프로그램구입자는향후 99년간비슷한프로그램을창작하거나판매하지않겠다 는요지의별도합의를강제하려한행위였다. 이사건에서연방항소법원은특허권남용의원칙과마찬가지로저작권남용도항변으로분명히인정된다는점, 위와같은합의조항은상대방이동의하였는지를불문하고저작권남용에해당한다는점을긍정하고있다. 16) 81 F.3d 597 (5th Cir. 1996). 17) 121 F.3d 516 (9th Cir. 1997). 18) 그외에각연방항소법원별그간의저작권남용에관한선례들의목록이나관련동향에관한자세한설명은 Michael A. Rosenhouse, Sufficiency of Copyright Misuse Defense to Allegations of Copyright Infringement pursuant to Federal Copyright Law, 185 American Law Reports 123 을참조할것. 19) Eric Goldman, Blogger Wins Fair Use Defense On a Motion to Dismiss! 15 No. 11 Cyberspace Law, 18 및 Beware The Copyright Troll (Nov. 2010 News Letter by Fletcher, Heald & Hildreth, <http:// www.fhhlaw.com/resources/memo/2010/00237014.pdf>, (2011. 8. 10. 최종방문, 이하인터넷소스는모두같은날최종방문한것임) 각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03 않다. 20) 마찬가지로판례상논의도 례 ( 최근이례적인입장을취한하급심판 1건 21) 을제외하고는 ) 아직특별한내용이없다고말하더라도과언이 아니다. 특허나상표와달리저작권에관하여는권리의성립요건으로서 의등록제도가존재하지아니하므로 22) 무효심판에의하여종국적으로당 해등록이무효가될수있음을근거로우리판례가독특하게인정하고 있는또다른의미의권리남용 23) 이성립될여지는전혀없다. 결국문제 되는것은협의의권리남용뿐인데, 이것도몇몇하급심에서권리자의상 대방에의하여저작권의남용항변이제출된것을법원이결국배척하고 있을따름이고 24) 저작권의남용이결론에서인정된사례는쉽게찾기어 렵다. 25) 20) 남용이론의지나친세분화에반대하는이글의취지와달리, 저작권법특유의남용행위를유형화하고관련법리를발전시킬것을주장하는견해로는박준우, 저작권남용에관한미국연방항소법원의 Lasercomb 사건 의의미와한계, 지식재산연구제5권제2 호,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10. 6), 126 면및유대종, 저작권남용의법리에관한연구, 법학박사학위논문, 경희대(2006), 197-224 면( 이는박준우, 앞의논문에서재인용) 의주장이있다. 21) 이글초고발표이후, 한국에서저작권의남용을명시적으로긍정한사례가등장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9. 14. 자 2011카합 709 결정( 현재서울고등법원 2011라 1456 호로항고중) 이그것이다. 여기서는중등교과서및문제집의저자로부터독점적이용허락을받은 천재교육 이온라인강의업체 메가스터디 에위저작물에대한재차의이용허락을거절한행위를공정거래법상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 아울러권리남용이라고도봄) 이라고보고, 한편저자가동일성유지권침해를주장한부분도저작권남용에해당한다고판단하고있다. 지면제약상자세히평석할수없지만, 이런판단의타당성은의문이다. 법원은우리저작권법제28조의공정이용해당성은부정하면서권리남용을긍정하고있고, 한편동일성유지권제한조항은별도로고려하지않고동일성유지권의남용을인정하고있다. 결과적으로앞서설명한일본에서의유력한주장과같은태도를취한셈이다. 그러나그런주장을비판하면서논한대로, 남용판단으로넘어가기에앞서제28조해당여부나동일성유지권제한조항의적용가능성을더적극적으로검토해보았으면좋았을것이다. 22) 저작권법상등록제도는권리성립요건이아니라양도와같이일정한경우먼저대항요건을구비하고자할때취할수도있는임의적인절차에불과하다( 저작권법제53 조, 제54 조참조). 23) 이글에서편의상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으로칭하는것이며, 더자세히는 Ⅳ. 3. 및 5. 부분각참조. 24) 마찬가지로우리판례상아직저작권남용의사례를찾기어렵고, 배척한사례들도모두민법상권리남용의요건을그대로원용하고있다는설명으로는정상조편저, 저작권법주해, 박영사(2007), 1083-1084 면( 박성수집필부분) 참조. 25) 앞서각주에등장한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9. 14. 자 2011카합709 결정이저

1004 民事判例硏究 XXXⅣ 최근의사례로는이른바케이블TV 에의한지상파방송재송신행위의 저작권등침해여부가문제된사건 26) 에서피신청인측이, 저작권등권 리자인지상파방송사업자들은 50여년간피신청인의재송신에관한저작 권법상의권리를전혀행사한적이없고, 오히려그런재송신행위를전 제로채널및수신품질에관련한협조등을요청해왔으며, 이를신뢰한 피신청인은전송망과송수신설비에막대한비용투자를하였고, 아울러 재송신이계속되더라도그수신권역내에서더많은사람들이고품질의 방송을시청할수있게되어신청인들이더많은광고수입을얻을수있 게되어신청인들에게아무런손해가없고오히려이익이되는행위임에 도재송신금지를요구하는것은금반언의원칙에반하는것으로권리의 남용에해당하거나실효된권리를행사하는것이라고주장한바있다. 그러나법원은협의의권리남용이되려면주관적으로그권리행사의목 적이오직상대방에게고통을주고손해를입히려는데있을뿐권리를 행사하는사람에게아무런이익이없는경우이어야하고, 그렇지않는 한비록권리의행사에의하여권리행사자가얻는이익보다상대방이잃 을손해가현저히크다하여도그러한사정만으로는이를권리남용이라 고할수없다고판시한일반민사사건에대한대법원선례 27) 를충실히 원용한다음, 신청인들은피신청인의재송신대가를받지못하는손해를 입고있고광고수입감소는물론피신청인가입자의급증으로인하여위 성방송, IPTV 가입자가감소하여그이용허락에따른수입이감소하는 손해를입고있다고주장하는것에비추어신청인들의저작권등권리주 장에아무런이익이없다고단정할수없다는등의이유로권리남용주 장을배척하고있다. 그외대표적사례들로서울고등법원 2008. 9. 23. 선고 2007나70737 판결, 28) 같은법원 2006. 12. 26. 선고 2006 작권남용이인정된유일한사례로보인다. 26) 서울고등법원 2011. 6. 2. 자 2010라109 결정. 27)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22083, 22090 판결등. 28) 여기서피고는, 원고가소외저작권집중관리단체와의신탁계약을해지한다음휴대폰벨소리다운로드등을제공하는피고를상대로직접손해배상청구를하는것이권리남용이라고주장하였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05 나24157 판결 29) 이나, 서울지방법원 2003. 9. 30. 자 2003카합2114 결 정 30) 등을들수있으며여기서도저작권남용주장이모두배척되고있 다. 이상과같은몇몇우리판례에서저작권분야의권리남용에관하여 취한논리는예외없이, 협의의권리남용에관한대법원의기존논리를 충실히따르고있음이특징이라하겠다. Ⅲ. 상표법분야에서의권리남용 1. 개 설 저작권의경우와달리상표권은특허청에출원하여법소정의등록 요건이구비되었는지심사하는과정을거쳐등록이되어야권리로서성 립한다. 나아가이렇게일단등록된권리는설령등록에이르기까지의 실체적요건이나절차적요건에흠이있었더라도, 특허청에청구하는무 효심판을통하지않는한, 법원등다른주체가함부로효력을부정하지 못한다는것이통상적인이해이다. 그런데무효사유가있어종국에는효 력이부정될운명에있는권리에기하여해당권리자가침해금지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하였을때법원이어떻게취급할것인가? 우리법원은 주로 권리남용 임을내세워당해청구를배척해오고있다. 이것은무효 심판이있기이전임에도구체적타당성을우선시하여아직외형상유효 한것으로취급되어야할권리의효력을사실상우회적으로부정하는논 리적기교에 권리남용 이라는수식 ( 修飾 ) 이등장하는것이라고할수있 다. 이글에서편의상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이라칭할, 이런권 리남용은실질적성격이앞서협의의권리남용과는전혀다른것이다. 이상과같은내용은특허권에서도동일할뿐만아니라특허권에서의 29) 이사건피고는, 사진작가이모씨가자신의사진을아무런기술적보호조치없이개인웹사이트에게시하여놓은뒤인터넷이용자들이이를이용하기를기다려무차별적형사고소와민사제소로합의금징수를꾀하는것이저작권남용이라고주장하였다. 30) 이는벅스뮤직의스트리밍서비스금지를청구한사안으로, 저작인접권자인음반제작자들등이실질적으로얻는이익은적은데비해피신청인인벅스뮤직이입는불이익은현저하게크므로권리남용이라고주장하였다.

1006 民事判例硏究 XXXⅣ 관련내용이훨씬풍부하므로, 편의상아래설명할 특허법분야에서의 권리남용 부분의말미에덧붙여함께살피기로한다. 31) 그와별도로여 기서는우리판례가다룬권리남용에있어, 특허법분야에서의논의와 구별되는상표법분야에서만의독특한내용을고찰고자한다. 그내용은 크게첫째, 특허법이나저작권법에서와달리상표법에서는주관적요건 과객관적요건을모두긍정하여협의의권리남용에해당한다고판단한 아주드문사례가발견된다는점, 둘째, 협의의권리남용이론을일단 전제하면서도상표법의특수한성격을들어주관적요건은반드시필요 하지않다고명시적으로선언한사례가존재한다는점이다. 2. 우리판례의현황등 첫째, 상표법에서는주관적요건과객관적요건을모두긍정하여협 의의권리남용에해당한다고판단한사례가발견된다. KGB 사건에관 한대법원의금지가처분결정 32) 이그것이다. 이것은아직국내에등록되 지아니한외국상표에관한지위를양도한자가스스로그와유사한모 방상표를먼저등록한다음양수인측을상대로상표사용금지를구한사 안이었다. 33) 대법원은관련사건에대한별도의판결을통하여이러한 배신적행위가상표법제7조의등록무효사유에는비록해당하지않는다 고보았지만, 34) 이사건금지청구에관해서는 적어도 계약기간동 31) Ⅳ. 특허법분야에서의권리남용등 중 5. 상표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의특징 부분. 32) 대법원 2006. 2. 24. 자 2004마101 결정( 상표권침해금지가처분). 33) 이사건신청인측은원래 KGB라는외국상표를사용한주류를수입판매하던자였다. 신청인측은 2000. 6. 경피신청인측에자신의영업일체와더불어위외국상표의사용상품등에대한수입독점권을유상양도하였다. 그럼에도신청인측은아직국내에등록되지아니한외국상표와흡사한모방상표( 模倣商標 ) 를 2002. 1. 경출원, 등록한다음, 피신청인측을상대로수입금지나상표사용중지를구하는소송을잇따라제기하였다. 34)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4후1267 판결. 여기서는외국상표권자가반격하면서신청인의모방상표에대하여무효심판을청구하였지만, 대법원은모방상표의등록당시그모방대상인외국상표가국내에서저명하지아니한이상상표법제7 조제1항제7호의공서양속위반에해당하지아니하므로무효사유에해당하지아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07 안에는위제품에대한독점적인수입판매권이유지 보장될수있도록 협력하고이를방해하여서는아니되며, 채무자에대하여영업양도인으 로서일정한기간동안동종영업에관한경업금지의무를부담한다고할 것인데, 위와같은의도로채무자사용상표와동일 유사한이사건등 록상표를출원 등록하는것은 신의칙내지사회질서에반하는것으로 서, 그러한상표권의행사는채무자에게손해를가하거나고통을주기 위한권리의행사에해당하( 므로) 채권자의채무자에대한이사건가처 분신청은사회질서에반하는것으로서상표권을남용한권리의행사로 서허용될수없다 고판단하고있다. 사실권리남용에그다지친하지않은저작권법분야에서는물론, 후 술하는특허법분야에서도경제법에근거한공정거래위원회의제재사례 가있을뿐아직한국에서협의의권리남용을결론에서긍정한민사판례 를찾기어렵다. 35) 많은지적재산권관련판례들이결론에서인정한권 리남용이실은후술하는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인것이현실이고, 그렇지않더라도바로아래 진한커피 사례처럼협의의권리남용과는 다소차이가있는것이다. 그때문에심지어 협의의권리남용이론이과 연지적재산권법에도적용되는것인가? 라는의문 36) 마저부를수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상표법등지적재산권법전체영역에도민법상대원 칙인협의의권리남용이론은그대로적용되어야타당하다. 이런사실을 새삼확인해주었다는점에서 KGB 관련재판례 37) 는상표법분야뿐아 니한다고판단한바있다( 참고로같은제12호에의한다면위와같은모방상표출원행위가규제될수있지만동호는사후에입법된규정임 ). 35) 최근저작권남용을결론에서긍정한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9. 14. 자 2011 카합709 결정은앞서본대로그결론의타당성에의문이있고, 그렇지않더라도주로공정거래법위반의점을문제삼아곧장저작권남용까지긍정하고있는까닭에과연 협의의권리남용 을인정한것인지불명확하다. 36) 이런의문이전혀근거없지는않은것이, 민법상소유권등과달리지적재산권은정책적고려때문에창설된인위적인독점권인까닭에타인에대한권리행사가과연정당한것인가의근본적인의문이끊임없이제기될수있으므로민법에서와달리남용을인정하는데사고의전환이필요하다는주장도일응성립가능하기때문이다. 37) 다만협의의권리남용이적용된다는점은인정하였지만당해사건에서권리남용

1008 民事判例硏究 XXXⅣ 니라지적재산권법전체영역에서그의미가크다. 둘째, 상표법분야의권리남용관련판례에서는협의의권리남용이 론을일단전제하면서도상표법의특수한성격을내세워 권리의행사가 상대방에게고통이나손해를주기위한것 이라는주관적요건은필요하 지않다고명시적으로배척한사례가존재한다. 진한커피 사건에대한 2007년대법원판결 38) 이대표적이다. 여기서피신청인은음반및카세 트테이프제조판매업을영위하면서약 6년동안총 5 회에걸쳐 진한커 피 라는타이틀로제1집부터제5집까지의음반을발매하여그타이틀에 관해상표로서의식별력을획득하였고 39) 신청인은피신청인의진한커피 제1 2 집에수록될곡의선택 배열등편집과정에상당정도관여한 관계로 진한커피 편집음반의상업적성공에관한사정을잘알고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피신청인이여전히상표등록을하지않고있던사이 에, 신청인이먼저 진한커피 라는표장 ( 標章 ) 40) 을음반및카세트테이프 를지정상품으로하여상표등록하였다. 이어신청인은그상표권에기하 여피신청인에게사용금지를청구하였다. 이에관하여대법원은 상표권 자가당해상표를출원 등록하게된목적과경위, 상표권을행사하기에 이른구체적 개별적사정등에비추어, 상대방에대한상표권의행사가 상표사용자의업무상의신용유지와수요자의이익보호를목적으로하는 상표제도의목적이나기능을일탈하여공정한경쟁질서와상거래질서를 어지럽히고수요자사이에혼동을초래하거나상대방에대한관계에서 의성립은종국에부정한최근사례로는서울고등법원 2011. 6. 22. 선고 2010 나111898 판결; 같은법원에서같은날선고된 2010나111454 판결등. 38)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가처분이의). 39) 다만피신청인의표장은더나아가주지 저명성까지획득하지는못하였다. 만일그런주지 저명성을획득하였다면신청인의등록상표는상표법제7조제1항제9호내지제10 호( 미등록이더라도주지저명한타인의표장과동일 유사하거나혼동을일으킬출원상표의등록을금지하는조항) 에의한무효사유가있는셈이어서위판례에서처럼협의의권리남용여부가아니라후술하는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이문제되었을것이다. 40) 쉽게구분하자면 표장 은기호, 문자, 도형등시각적으로인식할수있는일체의표시를의미함에비하여, 상표 는이런표장이상인에의해자기상품의출처표시로서기능하는경우를가리킨다고할수있다( 상표법제2조제1항제1 호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09 신의성실의원칙에위배되는등법적으로보호받을만한가치가없다고 인정되는경우에는, 그상표권의행사는비록권리행사의외형을갖추었 다하더라도등록상표에관한권리를남용하는것으로서허용될수없 고, 상표권의행사를제한하는위와같은근거에비추어볼때상표권 행사의목적이오직상대방에게고통을주고손해를입히려는데있을 뿐이를행사하는사람에게는아무런이익이없어야한다는주관적요건 을반드시필요로하는것은아니다 라고하면서권리남용이라는항변을 배척한원심을파기하고있다. 이런입장은이후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6다40461, 40478 판결 41) 이나최근의하급심 42) 에도그대로원 용된바있다. 여기에덧붙여상표권남용을긍정한하급심판례들중에는권리남 용을인정하는결론에이르는설시에서주관적요건에관해서는별다른 언급이없는사례도여럿발견된다. 43) 이런외형적판단에만근거한다면 당해판결들도주관적요건을요구하지않은것이라고해석될가능성은 있다. 하지만명백하게주관적요건을배제한앞서의경우와달리주관 적요건에관해분명하게언급하지않았을뿐인이런사례들이진정으로 41) 여기서는피고가미국썬마이크로시스템(Sun Microsystems) 의상표를먼저한국에서등록한뒤별다른영업행위없이오직상표양도의대가로상당한돈을요구하였던사안이다. 이에관한판례평석은박정희, 등록상표권자의상표권행사가권리남용에해당한다고한사례(2008. 7. 24. 선고 2006다40461, 40478 판결: 미간행), 대법원판례해설제78 호(2008 년하반기), 법원도서관 (2009) 참조. 42) 서울고등법원 2010. 11. 4. 선고 2010나33219 판결. 이는유명비디오예술가인 백남준 의성명과동일한상표를그와별다른관계가없던원고가등록한뒤경기도의 백남준아트센터 를상대로침해금지를청구한사안이다. 해당등록상표권을둘러싼별도무효심판청구사건에서이미대법원(2010. 7. 22. 선고 2010후456 판결) 이당해상표권에무효사유가존재한다고판시함으로써그와반대된판단을내렸던특허심판원의당초심결이취소되고위고등법원판결당시새로운심판절차가진행되고있었으며종국에는 2011. 5. 20. 특허심판원 2010 당( 취소판결)000081 호로등록무효심결이내려져확정되었다. 따라서위고등법원판결은아래설명할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이론으로도당해청구를배척할수있었지만그런무효사유의존재는협의의권리남용이론에서주관적요건을배제한남용이론을전개하는데하나의근거로만활용하고있다. 43) 서울고등법원 2011. 5. 12. 선고 2010나9455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7. 7. 선고 2004가합89108 판결등.

1010 民事判例硏究 XXXⅣ 주관적요건을배제한것인가에관해서는이미협의의권리남용에대한 일반민사판례들을둘러싸고서도민법상충분히논란이되어온부분에 불과하므로여기서는더상술하지않는다. 3. 주관적요건이없는상표법상특유한권리남용론이필요한지여부 사실협의의권리남용에서주관적요건이항상필요한것인지는민 법학계에서아직논란이있는부분이다. 44) 그논란이야어찌되었든, 우 리대법원은대부분의사례들에서 권리행사가권리의남용에해당한다 고할수있으려면, 주관적으로그권리행사의목적이오직상대방에게 고통을주고손해를입히려는데있을뿐, 행사하는사람에게아무런이 익이없을경우이어야하고, 객관적으로는그권리행사가사회질서에위 반된다고볼수있어야하는것이며, 이와같은경우에해당하지않는 한비록그권리의행사에의하여권리행사자가얻는이익보다상대방이 입을손해가현저히크다하여도그러한사정만으로는권리남용이라할 수없는것 이라는법리를거듭확인하여왔다. 45) 반면대법원은오직 서너건의사례에서만 명시적으로 46) 주관적요건이필요하지않다고선 44) 이런논란에관하여는김천수, 앞의논문, 28-30 면을참조할것. 그요지는판례의대체적인취지에관한민법학자들의이해가, 점차주관적요건은요구하지않는방향으로변화하였다는입장, 주관적요건을여전히중시하고있다는입장, 주관적요건은객관적요건을통해추정할수있다고하여절충적인것으로정해졌다는입장등으로갈린다는것이다. 그런데그런입장들중지배적견해는이미오래전부터주관적요건에관해부정적인입장을취해왔다고할수있다[ 가령곽윤직, 신정판민법총칙 ( 민법강의 Ⅰ), 박영사(1989), 123 면; 곽윤직편집대표, 민법주해 Ⅰ ( 총칙 1), 박영사 (1992), 194 면( 윤용섭집필부분 )]. 당사자간자발적거래가불발된원인이누구에게있는가및토지점유당시의선의, 악의여부를주로고려하자는유력한견해[ 윤진수, 권리남용금지의경제적분석, 민법논고 Ⅰ, 박영사(2007), 100 면이하] 역시우리판례의주관적요건에는찬동하지않고있는셈이다. 45) 대법원 1986. 7. 22. 선고 85다카2307 판결( 건물철거등사건) 에서부터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9783 판결( 주위토지통행권등사건) 에이르기까지, 법고을 LX 에서이런사례들을쉽게확인할수있다. 46) 즉, 대법원판례들중일부( 가령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등참조) 는판시에서오로지객관적요건에해당하는사정만을제시한뒤권리남용을인정하고있다. 그렇지만이들은주관적요건이필요하지않다고명시적으로언급하고있지는아니하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11 언하고있다. 그중하나가위 진한커피 사건판결과이를그대로원용 한따른판결 47) 이고, 다른하나는상계적상( 相計適狀 ) 지위를부당하게 획득한사안에대한판결 48) 이다. 이렇게이례적인지위에있는 진한커 피 사건의대법원판결을옹호하는입장 49) 은다음과같이판결의진의를 설명하고있다. 옹호론은우선대법원판례가 토지소유자의철거청구사건 등에서 주관적요건 을요구하는이유란사회 경제적으로여전히효용을갖고 있는지상건물내지공작물의철거를청구하는것은경제적관점에서반 사회적비경제적인결과를낳게되어거의항상협의의권리남용에서의 객관적요건은쉽게충족되므로, 거기에더하여 주관적요건 을도구개 념으로추가함으로써객관적요건만일경우거의언제나권리남용이되 어토지소유권제도자체가부정되는것을대법원이피하고자하는의도 가있다고한다. 그러나그이외의다른유형의사건에서는개별적인사 안의특성에따라주관적요건없이권리남용의성립을인정하더라도위 와같은부당한결과가초래되지않으며오히려정의와형평의관념에 부합할수도있다는것이다. 그런데상표권행사의경우 1 상표권자체 가손쉬운등록에의하여인정되므로실제보호할가치가있는선사용상 표 ( 先使用商標 ) 와그렇지아니한등록상표간에충돌이일어날수있다는 점, 2 선사용상표가오히려보호할가치가큰반면등록상표는보호할 가치가없거나매우적음에도불구하고무조건등록상표권을우선시한다 47) 앞서 2006다40461, 40478 판결을말한다. 48)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481 판결. 이것은자금사정이악화일로에있던소외임차인이발행한약속어음을원고인임대인이그사정을알고액면가 4 할미만의저가( 低價 ) 에취득한뒤자신이피고에게지급할임대차보증금과상계한사건에관한것이었다. 위판결을설명한법원자료[ 오금석, 상계권의행사가신의칙에반하거나상계에관한권리남용에해당하기위한요건, 대법원판례해설제44 호(2004), 104-105 면] 에따르면위판결은협의의권리남용을긍정하였다기보다종전에는은행거래에서만인정되던특별한법리를당해사안에확장적용한것이라는취지이다. 49) 오영준, 등록상표권자의상표권의행사가권리남용에해당하기위한요건등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대법원판례해설제69 호(2008년상반기 ), 법원도서관(2008) 의견해이다.

1012 民事判例硏究 XXXⅣ 면오히려상표제도와목적과기능에배치되는결과를가져오므로이 를조정하기위해서는일정한경우권리남용을인정하여야하는점, 3 그런데이경우등록상표권자의선사용자에대한상표권행사가그 등록상표권자에게아무런이익이없다고는보기어려움에도, 만일이때 도주관적요건을요구하게된다면, 상표권행사의권리남용은거의성 립하기어려운점등을고려할때상표권행사의사안은 토지소유자의 철거청구사건 의유형보다는앞서본 상계적상지위의부당한획득 사 건의유형에가깝다고주장하고있다. 이상과같은견해는상당히상세하게논리를개진하면서우리상표 법의흠을권리남용이론에근거하여사법부가메우려고한다는점에서 는나름의설득력이있다. 그러나사견으로는 진한커피 사건판결에서 권리남용에관한주관적요건을명시적으로제외한판례의태도는타당 하지않고위사건은협의의권리남용법리 ( 法理 ) 를그대로적용하면충 분하였던사안이었다고본다. 그근거를밝히기에앞서분명히하고싶 은점은, 협의의권리남용에서주관적요건을요구하는것이타당한가? 의여부혹은 판례가그동안일관되게주관적요건을요구하고있는것 인가? 의여부는이미앞서설명한대로아직민법학자들사이에서조차 오랜논의에불구하고완전한의견통일이있지못한쟁점이므로 50) 이글 에서의판단은유보한다는것이다. 사견의근거는다음과같다. 첫째, 위옹호론이들고있는 l과 2 는, 선사용주의( 先使用主義 ) 51) 를취한미국상표법과달리, 우리상표법이선출원주의를채택하고있 50) 다툼있는학설들중설령 우리판례가다른사안들에서도주관적요건을요구하지않고있다 는견해에따른다하더라도 진한커피 사건의앞서와같은분명한판시는진일보한설시로종전의권리남용사례와구별이되는것임에틀림없다. 51) 미국에서상표의권리는오로지선사용을한자에게귀속된다. 연방상표등록부에선출원하여등록되는것자체는권리귀속에관해우선적인지위를부여하는것은아니며, 그런등록사실로부터그자에의한선사용을추정하게하고( 이른바 constructive use ) 등록이유효하다는추정을부여하는이점을부여할뿐이다. 이는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Fourth Edition), Westlaw Database(June 2011) 중 16:18. Significance of priority of registration 부분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13 는데서오는지극히당연한결과일뿐이다. 선사용주의와선출원주의는 각자일장일단 ( 一長一短 ) 을가진제도인데, 먼저사용을개시한자를보 호하기보다먼저출원한자를보호함으로써출원등록을장려하겠다는우 리입법자의분명한의지가반영된법제도의골격에관한것인이상선 사용을개시하였지만출원에태만한자에관하여는특별한규정이없는 한 52) 보호하지않는것이오히려우리상표제도와목적과기능에부합한 것이다. 바꾸어말하면가령타인이이미선사용하고있는상표를선출원 주의제도의단점을이용하여자신이먼저출원하는행위는, 도덕적으로 는비난의여지가클지몰라도우리상표법상원칙으로는별다른문제가 없는행위이다. 물론당해법률이예정한권리관계에속하더라도구체적 인상황에따라서는권리의행사가사회질서에반하는남용행위가될수 있다는것이권리남용론의전제이므로, 선출원주의하의상표권권리행사 도경우에따라권리남용이성립할수있다. 그러나그것은어디까지나 다른 협의의권리남용 에서와동일하게대처하면충분한현상일뿐이다. 둘째, 위옹호론이들고있는 3과같은논거는오해에불과하다. 옹호론이비교대상으로거론한 토지소유자의철거청구사건 에서우리판 례가권리남용의주관적요건이충족되었다고긍정한취지는, 철거의상 대방은지상건물내지공작물전체에영향을줄수밖에없는철거로고 통과손해를입는반면토지소유자가되찾는대지는대체로 자투리땅 에 불과하여기존지상건물내지공작물의대지로계속활용되는것외에는 달리유용한 이익 을찾기어렵다는것이어서, 53) 결국판례는 자투리땅 52) 위 진한커피 사건이후신설된제57조의3 선사용권조항에의하여장차동일한사안이문제될경우상표권자의상대방을선사용권자로보호할수있게되었다. 이런선사용권보호가주어짐에도불구하고장차동일한사안에서법원이여전히권리남용을긍정하기는쉽지않을것이라는취지로는졸저, 공서양속위반을들어상표등록을거절하거나무효화한우리판례들에대한비판적분석, 법조통권제647 호(2010. 8), 223면각주 165). 53) 가령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4366 판결( 건물철거등사건). 여기서문제된계쟁토지는 0.3m2에불과하였고돌려받는다하더라도원고의신축건물은이미완공단계에있어어떤용도가있다고인정하기어렵지만, 반면피고의철거에는상당한비용이들며철거후에도상대방의잔존 2층건물의효용이크게감소

1014 民事判例硏究 XXXⅣ 이라는분명한유형물조차권리남용의주관적요건에서지칭하는 이익 이아닐수있다고보고있다. 물론이런판례의이해방식이타당한지 논란이있을수있겠으나, 그것이야어찌되었든 토지소유자의철거청구 사건 과비교할때 상표권침해사건 에서는, 옹호론의설명과는반대로 오히려위와같은 이익 이존재하지않을여지가더크다. 이것은상표 권이무형의재화에대한권리로비경합적 (non rivalrous) 성질을가진다 는것과밀접한관련이있다. 상표권의비경합적성질은두말할나위없 이지적재산권의일종이라는사실에기인한것이다. 여기서는타인이함 께사용하여도권리자의실제사용이저해되지않고, 마찬가지로타인의 ( 임의) 사용이중지되더라도권리자의실제사용여지가더넓어지는이익 이생기는것도아니다. 따라서앞서 자투리땅 의반환처럼선뜻 이익 과연결지을대상조차당장은막연하다. 54) 셋째, 위 진한커피 의판례나옹호론이유독상표법분야에서민 법상권리남용론에서크게이탈하는경향을보이는것은다분히일본의 판례나그를지지하는학설에상당한영향을받고있는듯하지만, 이부 분일본논리의수용은재고 ( 再考 ) 의여지가큰부분이다. 입법부에서선 사용주의가아닌선출원주의를채택한까닭에특정한표장에관하여정 당한이해관계없는자가먼저얌체같이상표를등록한뒤오히려선사 되리라는점이원고의권리남용을인정하는근거로참작되고있다. 54) 물론조금더고려해보면, 상표권자의권리행사결과중 이익 과연결지을대상을전혀찾을수없는것은아니다. 지적재산권은위에서말한대로무형의비경합적재화인까닭에타인에의한침해가소유권의대상인물건에비해서훨씬용이하다. 따라서억지로상표권자의권리행사에따른이익을포착하자면, 침해금지등권리행사의결과그상대방이나제3 자에대한위하력( 威嚇力 ) 이증가됨으로써장래에는침해대신적법한사용허락요청이증가되어징수할수있는사용료 ( 라이선스요금) 의기대치증가분이라고도할수있다. 그러나이것은적어도협의의권리남용론을전개하는우리판례입장을고려하면주관적요건에서말하는 이익 이라고하기어렵다. 우리판례가앞서와같이 자투리땅 조차이익이아니라고하는논지속에는지상건물내지공작물철거청구에일응위축된상대방이나중에라도해당자투리땅부분을고가에매수할기대치의증가도이익으로취급하지않는다는취지가당연히포함된것으로보아야하기때문이다. 마찬가지로위사용료의기대치증가분역시향후발생한다고확실히단정하기어려운성질이어서 이익 으로포섭하기곤란할것이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15 용자를상대로상표침해금지를청구하는사안이빈발하였고, 사법부가 그뒤처리에오랫동안골몰하여왔던한국의사정은일본의과거모습과 거의다름이없는것이다. 선출원주의를취한국가일지라도정당한이해 관계있는자의사용에의해당해표장이이미 일본국내에서 주지 ( 周 知 ) 혹은저명 ( 著名 ) 한수준에도달한경우라면타인이임의로상표를출 원한것에대항하여상표법의부등록사유 ( 不登錄事由 ) 로거절하거나그렇 지않더라도나중에무효심판사유로삼을수있다. 하지만약삭빠른상 인들은해외에서는이미주지, 저명하지만아직일본내에는제대로알 려지지않은외국상표에관한수입대리점역할을수행하다가돌연해당 표장을상표로먼저출원하였고, 혹은일본내자생상표에관해서는그 것이아직일본내에서주지, 저명한수준에이르지않은상황에서이미 사용을개시한자보다먼저상표출원을하는등다양한방법으로기존 상표법의허점 55) 을활용하였다. 56) 이런문제점들을시정하기위하여일 본의판례는상표법상다른부등록사유보다훨씬추상적기준이어서광 범위한적용이가능한 공서양속 조항 57) 을아주폭넓게활용하여출원거 절하거나일단상표등록된뒤라도권리남용론 ( 협의의권리남용 혹은아 래의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이아니라상표법의특수한사정때문에 독특하게고안된남용론을가리킴 ) 에근거하여해당상표권의행사를저지 하는판시를잇달아하게되었던것이다. 이렇게개발된일본상표법상 의여러가지남용론은적어도그때까지상표법에도입되지않았던각 부등록사유를상당부분대체하는역할을담당한것이기에하나의통일 된요건으로설명하기도어렵다. 58) 그러나당초위와같은문제점들에 55) 여기서허점이란각출원 등록시점까지상표법이열거한부등록사유나무효심판사유에미처포섭되지않았음을기화로타인이신용을쌓아온표장을미리선점할여지를준것을가리킨다. 56) 이런상황에대한자세한설명은졸저, 공서양속위반을들어상표등록을거절하거나무효화한우리판례들에대한비판적분석, 176 면이하를참조할것. 57) 일본의현행상표법제4조제1항제7 호에서는 공공의질서또는선량한풍속을해할우려가있는상표 를부등록사유의하나로규정하고있다. 58) 이에관해서는牧野利秋ほか, 知的財産法の理論と實務 3( 商標法 不正競争防止法 ), 新日本法規 (2007), 113 면이하참조. 그와비슷하게일본의관련판례나

1016 民事判例硏究 XXXⅣ 취약하였던일본상표법이점차부등록사유를새로추가하는방식으로 대처해나가자상표법상의독특한권리남용론은점차입지를잃어가고 있는상황이다. 가령 1990 년일본최고재판소는 뽀빠이 ( ポパイ ) 사건 59) 에서 객관적으로공정한경쟁질서를유지하는것이상표법의법목적 중하나로되어있음에비추어보면 피상고인이상표권의침해를주장 하는것은객관적으로공정한경쟁질서를어지럽히는것이어서바로권 리남용이라고할수밖에없다 고판단한바있고, 이런선례는부정한목 적과같은주관적태양을요구하지않은채공정한경쟁질서만을중시한 것이어서우리의 진한커피 판례에영향을준것으로보이지만, 60) 위 뽀빠이판결이후일본상표법은외국에서만주지, 저명한상표를부정 한목적으로출원하는행위를새로운부등록사유로추가하였으므로현재 로서는등록거절이나무효심판사유로취급하면충분하게된것이다. 61) 넷째, 앞서협의의권리남용을긍정한 KGB 사건과이번의 진한 커피 사건의사안을비교하여보면, 양사건모두에서당해표장에대한 권리가귀속되었어야사회통념상더타당하였을상대방에앞서권리주장 자가자신의상표로먼저등록하여권리를취득한점에서공통된다. 하 지만그런등록에앞서해당표장에대한법적지위를양도한적이있는 KGB 사건의신청인이당해등록에앞서해당표장을사업상지득( 知得 ) 하였을뿐인 진한커피 사건의신청인보다권리남용판단에서더유리 동향을자세히소개한국내문헌으로는中山信弘외 3 인( 비교상표판례연구회譯 ), 상표판례백선, 박영사(2011), 216 면이하; 오영준, 앞의논문, 582면이하등을참조할것. 이렇게남용이성립되기위한법적요건자체가지나치게개별적인것은비판받을여지가다분하다. 이것은상표의식별력유무나상표의동일, 유사성여부등을판단함에있어그추상적판단주체가일반공중이라는점때문에부득이구체적인사정까지개별적으로고려해야하는것과는구별하여야한다. 즉후자의고려에서는적어도법적요건만큼은하나로고정되어있는것이다. 59) 最高裁昭和 60( オ)1576 平成 2. 7. 20. 判決. 이사건은저작물이나상표로서외국에서는이미저명하였던뽀빠이만화를그와관련없는원고가일본에서먼저등록한뒤외국의만화저작권자로부터라이선스를받아일본에서영업하는자를상대로상표권침해금지를구한것이다. 60) 오영준, 앞의논문, 583 면이하참조. 61) 中山信弘외 3 인( 비교상표판례연구회譯 ), 앞의책, 218 면.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17 한취급을받을이유는전혀없다. 그럼에도실제법원의취급에서 진한 커피 사건의신청인에게만주관적요건의구비없이더쉽게권리남용이 인정된것은균형상의문제가없다고할수없다. 이것은근본적으로민 법상논의와연결된하나의권리남용론을적용하기보다상표법의특색을 고려한다고하여선뜻특별한권리남용론을인위적으로도출하려는데서 비롯된불균형이다. 그렇지않아도지극히추상적요건들로구성된권리 남용법리를운영함에있어그법적요건마저해당영역이민법이냐, 아 니면특별법이냐에따라그때그때달라질경우결론에서권리남용이인정 될지에있어판단자의자의가개입할여지가더욱커지게될것이다. Ⅳ. 특허법분야에서의권리남용등 1. 특허권에기한협의의권리남용 저작권법분야에서의권리남용부분에서설명하였듯이, 주관적만족 을주는표현물의다양성을추구하는저작권법보다는객관적유용성을 가진과학기술의순차적인발전을꾀하는특허법에서협의의권리남용이 성립할여지가더크다. 모든발명이항상그러한것은아니지만많은 경우발명은일정한시간이흐름에따라그발명을선행기술로삼은다 른기술들로파생발전하게되는데다가, 산업고도화가진행될수록개별 상품이나서비스수행에필수적으로동원되는발명의개수도점차증가 하는까닭에특허권의보유만으로도시장에서압도적으로우월한지위를 누리기가쉬워진다. 이런우월적지위를활용하여비특허상품을끼워팔 거나정당한사유없는라이선스의거절등으로특허권이부당하게행사 되는경우이를상대방이법적으로제어하는방법은크게두가지이다. 첫번째민사소송에서상대방으로하여금특허권남용의주장이나항변 을제출하여특허침해책임을벗어나게해주는방법, 두번째특허권의 과도한독점에대하여경제법 (antitrust law) 및그하위법령 62) 에근거한 62) 이점과관련해서는공정거래위원회가 2010. 3. 31. 다시개정한 지식재산권의부당한행사에대한심사지침 ( 공정거래위원회예규제80 호) 의상세한내용을

1018 民事判例硏究 XXXⅣ 공적 ( 公的 ) 제재를가하는방법이그것들이다. 63) 그중첫째방법이활용 될경우한국에서라면 64) 민법제2조 65) 에근거한협의의권리남용이충분 히문제될수있다. 66) 그런데한국에서는아직특허권자가협의의권리남용을쉽게범할 정도의여건이성숙되지못한상황인데다, 67) 앞서두가지방법중두 참조할것. 63) 다만주의할것은특허권남용이항상공정거래법위반행위가되는것은아니라는점이다. 이런미국에서의일반적이해에관하여는 Morton Salt Co. v. G. S. Suppiger Co., 314 U.S. 488(1942) 판결등을다루고있는조원희, 미국특허법상특허권남용(Patent Misuse) 의법리 공정거래법위반과의관계를중심으로, 저스티스통권제104 호, 한국법학원(2008. 6), 103 면이하를참조할것. 64) 미국에서는 1942년연방대법원의 Morton Salt 판결에서공익에반하는특허권자의금지청구등은법원이배척할수있다는특허권남용(patent misuse) 의항변이인정되었다. Morton Salt Co. v. G. S. Suppiger Co., 314 U.S. 488, 62 S.Ct. 402(U.S. 1942). 65) 1987년전면개정되기전의특허법제52 조는 특허권의남용 이라는제하에대략다음과같이정하고있었지만, 이후삭제되면서특허법자체에는남용에대한법적근거가존재하지않게되었다. 1 특허권자기타특허에관하여권리를가진자는그권리를남용하여서는아니된다. 2 다음각호의 1 에해당하는경우에는특허에관한권리를남용한것으로본다. 1. ( 이하각호는 3 년이상의특허불실시의경우, 특허권획득후 3년내국내수요를충족시키지못한경우등강제실시권사유를정한현행특허법제 107 조각호와유사하게규정하고있었음, 著者註 ). 66) 특허권에관한협의의권리남용이나이에대응한미국에서의특허권남용이론을다룬국내문헌으로는김기영, Patent Troll 에대한법적 제도적대응방안연구, 서울대법학박사학위논문(2008. 8); 손경한, 특허권남용의법리에관한신고찰, 성균관법학제21권제3 호, 성균관대학교(2009. 12), 745 면이하; 정연덕, 특허권의남용과이에대한방안 Patent Troll 을중심으로, 산업재산권제 22 호,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07. 4), 69 면이하; 최승재, 특허권남용의경쟁법적규율, 세창출판사(2010) 등을참조할것. 67) 가령미국에서와달리한국에서는특허권자가시장의규모에맞게자신의특허권을실시하여야하며그렇지아니한경우특허청장에의해제3자에게강제실시권이부여될수있고종국에는특허권자체가취소될수있다( 특허법제107조제 1항제1호및제2 호, 제116 조, 다만특허권취소를정한제116 조는한 미자유무역협정의최종비준으로인한 2011. 12. 2. 개정시삭제됨). 또한특허권을미리매집한다음침해소송의위협을통해배상금을징수하는것을주목적으로삼고있는특허괴물(patent troll) 역시한국에서는제대로활약하기어려운데, 특허법이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채택하지않았고법원도실손해( 實損害 ) 의입증을비교적엄격하게요구하고있기때문에상대방으로하여금종국판결이전에미리화해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19 번째와같이공적제재를가하는방법이소송에서남용항변등을제출하여다투는첫번째방법보다훨씬더신속하고확실한결과를가져다주는것이보통이다. 68) 그결과특허권에관한우리민사판례중협의의권리남용을인정한사례를아직발견하기어려운상황이다. 2.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론등장배경 가. 개설 앞에서본대로, 적어도민사법의영역에서특허권에관한협의의 권리남용사례가등장할여지는많이제약되어있다. 그럼에도한국의 판례들을살펴보면특허권의 남용 이인정되고있는다수의사례를발견 할수있다. 그러나이것들은협의의권리남용을인정한것이아니라침 해금지나손해배상을담당한일반법원이특허권청구의당부를검토함에 있어당해특허권에무효사유가존재함을발견한경우, 아직특허심판원 의무효심결이있지않았음을고려하여해당특허권이무효라고직접판 단하는대신 당해특허권에무효사유가존재하므로특허권에기한청구 가권리남용 ( 이하에서는편의상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이라고만함 ) 이라고판단하면서청구를우회적으로배척한것들이다. 이런 무효선언 에갈음한권리남용 과같은침해소송에서의판단논리는미국이나독일 에서는찾아보기어렵고, 일본이나한국에서만발견되는판례의특이한 태도이다. 나. 미국과독일의관련상황 왜미국과독일의침해소송법원에서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과같은법리를필요로하지않는지분석하려면, 특허침해소송을담당하 에응하게할동기부여가상대적으로부족한상황이기때문이다. 덧붙여세계적으로도가장높은수준이라고하는 70% 이상의특허무효심판청구인용률도특허권자에게부담이되고있다. 68)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에의거하여시정조치를내린사례는이미여럿이다. 가령공정거래위원회가퀄컴등의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에관하여 2009. 12. 30. 제2009-281호로의결한 2009지식0329호사건이대표적인예이다.

1020 民事判例硏究 XXXⅣ 는법원과특허권창설( 국가에따라서는특허무효심판포함) 을담당하는 특허청( 경우에따라서는특허법원과같은특별법원) 사이의관계가이들국 가에서어떻게설정되어있는지를상세히살펴보아야한다. 그렇지만이 를한문장으로요약하자면, 미국의경우특허청의무효심판절차가없는 대신법원의침해소송과정에서특허의유 무효가판단되므로직접적인 무효항변을제출하지않고굳이우회적으로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 용 과같은항변을제출할실익이없고, 반면독일의경우특허침해소송 의법원과엄격히구별되는특별법원에서특허무효를선언하지않는한 침해소송의법원에서는온전하게유효한특허권의행사를긍정하여야하 므로아직그렇게선언되지않은무효사유의흠이침해소송에서항변의 여지를제공하지않는다. 미국 69) 특허청 (US PTO) 에서는일본이나한국의무효심판에직접 대응하는절차가존재하지않고, 특허의무효화는침해소송을진행하는 법원의판단에의해이루어지게된다. 즉미국특허법제282조 70) 는 특 허는유효한것으로추정된다 다음각호는특허유 무효나침해관련 소송에서항변으로주장되어야한다, 2. 특허요건에관한이법률제2 장에정해진일체의사유에기인한당해특허전체나일부청구항의무 효, 3. 이법률의제112조혹은제251조의요건에위반하였음에근거한 당해특허전체나일부청구항의무효 라고명시적으로규정하고있 다. 특허권자의상대방은침해소송을진행하는미국연방법원에서특허 거절사유이기도한일체의특허요건에근거하여무효항변 (invalidity defence) 을제출할수있다. 이런무효항변은앞서설명하였던남용항변 (patent misuse) 과분명히구별되는것이다. 71) 나아가무효항변에따라 69) 미국에관한이하의설명은 Janice M. Mueller, Patent Law(3rd edition), Wolters Kluwer Law & Business(April 9, 2009), p. 452 이하및 Martin J. Adelman et al., Cases and materials on patent law(third Edition), West(Feb. 2009), p. 621 이하의내용을정리한것이다. 70) 35 U.S.C. 282(presumption of validity; defenses). 71) 즉미국법원에서남용항변은 형평법에반하는행위 (inequitable conduct) 라는항변과마찬가지로당해특허가유효하다는점은일단긍정하지만그럼에도상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21 연방법원이당해특허권전부나그일부청구항을무효라고판단하면특 허권자는당해소송의상대방에대하여서뿐만아니라다른제3자에대하 여서도더이상유효를주장할수없다는것이연방대법원의확고한판 례 72) 이다. 한편미국특허청의여러가지절차들중비교적뒤늦은 1999 년에이르러서야도입된 당사자계재심사 (inter partes reexamination) 절차가일본이나한국의무효심판에성격상가장가깝다고볼수있는 것이다. 73) 그렇지만권리자의상대방이활용하기에는여러가지제약이 극심하여 74) 제대로활용되지못하였었다. 75) 다만 2011년에이르러미국 에서는오랫동안진행되어온특허법개정논의가드디어결실을맺었는 데, 개정특허법에서는침해소송에서무효판단을하는데소요되는과도 한시간과비용을줄이기위해특허청에의한새로운무효심판 (post grant review) 제도를도입함으로써특허의무효판단에특허청이관여할 여지를보다넓히고있다. 76) 그렇지만새법에따라서도침해소송의법 대방에게집행되어서는곤란하다는취지의항변(unenforceability defence) 에속한다. 이는 Janice M. Mueller, op. cit., p. 431 이하참조. 72) Blonder Tongue Labs., Inc. v. University of Ill. Found., 402 U.S. 313 (1971). 73) 그외에우리의정정심판( 訂正審判 ) 에유사하다고볼수있는재발행(reissue) 절차가존재한다. 74) 가령실체적인면에서효력을다툴수있는사유가오로지신규성과진보성을다투는것으로제한되어있다. 따라서일본이나한국에서무효심판사유로자주등장하는모인출원( 冒認出願 ) 의문제, 특허부여대상이아니라는다툼, 기재요건불비등은재심사절차와무관하다. 절차적인면에서도 1980년처음도입된재심사절차는어디까지나상대방은물론특허권자, 심지어특허청장이청구할수있는일방당사자(ex parte) 절차에불과하였다. 또한상대방이대립당사자절차에서실제주장한사유뿐만아니라 주장할수있었던 사유들에까지일괄하여상대방이관여하는나중의침해소송등에서주장할수없도록엄격한금반언의불이익을명시적으로규정하고있고(35 U.S.C. 315 c), 불리한결정에불복함에있어특허권자는연방특허항소법원까지불복할수있지만상대방은 특허심판및선발명결정심판원 (BPAI) 까지만불복할수있을뿐이다. 이런제약들때문에상대방이재심사절차를통해특허의무효를다투는것이아주드물다고한다. 더자세히는 Janice M. Mueller, op. cit., p. 322 이하등을참조할것. 75) 2002년관련법이다시개정되어제3자가연방특허항소법원까지항소할수있도록허용될때까지는당사자계재심사제도조차거의활용되지않았다고한다. Martin J. Adelman et al., op. cit., p. 623. 76) 이글초고발표후인 2011. 9. 16. 통과된미국특허개정법(Leahy Smith

1022 民事判例硏究 XXXⅣ 원에서특허무효항변을제출할수있는이상 77) 일본이나한국에서와같 은권리남용항변을인정할필요가없다는점에는여전히변함이없다. 한편독일 78) 에서는특허무효판단은특허청이아닌연방특허법원 (Bundespatentgericht) 에서전담하여판단하고그불복은연방대법원이 처리하는 2 심제구조를취하는한편, 79) 침해소송은각주의연방지방법 원 80) 이나누어담당하는이원적제도를취하고있다. 이를모방하였던 일본이최근특허무효와특허침해사건모두를지적재산고등재판소로일 원화한사실은널리알려진바이지만, 독일의이원적전통은지금까지 계속이어지고있다. 독일의경우연방특허법원이소급효있는무효판단 을내리기전까지침해소송을담당하는일반법원은일단등록된특허권 America Invents Act) 이새로도입하고있는 무효심판 (post grant review) 에서는종전재심사절차에가해진여러가지제약을대부분철폐하고있다. 즉, 청구사유를신규성이나진보성결여에국한하지아니하고, 청구인의불복이있는경우라도연방특허항소법원에제소할수있도록하고있다( 다만, 금반언의불이익은비슷하게인정됨). 다만, 이런새로운무효심판제도는바로시행되지아니하고 2013. 3. 16. 이후출원된특허에관해서만인정되므로새제도의영향을확인하려면앞으로상당한시간이흘러야할것으로전망된다. 이부분은 David H. Herrington et al., Congress Makes Substantial Changes To Patent Law With The America Invents Act, 23 Intellectual Property & Technology Law Journal 3(December, 2011), pp. 5-6 참조. 77) 다만새로도입된무효심판제도와의교통정리를위해, 무효심판청구인이 ( 침해없음을다투는) 침해관련소송을제기한경우그소송은자동적으로정지된다. 예외로특허권자가소송의진행을신청하거나반소나별소로특허침해를주장하는소를제기한경우는그러하지아니하다. 이는 H.R. 1249 6(d). 78) 이에관한독일의재판실무에관하여는다음두가지문헌을주로참고하였다. 첫째, 뒤셀도르프연방법원판사인클라우스그라빈스키(Klaus Grabinski) 가 2007. 9. 19. 일본지적재산협회등이개최한 독일과일본에서의특허소송 에서강연한내용. 이는 <http://www.aippi.or.jp/jaan/germany/grabinski_speech.pdf>. 둘째, 日本司法制度改革推進本部知的財産訴訟検討会, 第 8回会合 ( 平成 15. 5. 20) 資料 1( 知的財産訴訟外国法制研究会報告書 ) 중 230 면이하. 이는 <http://www. kantei.go.jp/jp/singi/sihou/kentoukai/titeki/dai8/8siryou3.pdf>. 79) 특허청이아닌법원에서특허무효까지전담하는것은해당법원의소속법관들이법률가로만구성되지않고다수의기술판사를포함하고있어실질적으로다른국가의법원과상이한성격을가지고있기때문이기도하다. 가령화학분야특허무효사건이라면법률가자격있는 2 인, 화학분야기술전문가 3인이재판부를구성하게된다. 80) 각주마다 1개의연방지방법원에특허침해사건의관할권이부여되므로총 12개의연방지방법원이이를담당하고있는셈이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23 을항상유효한것으로취급함으로써 81) 다른국가보다더엄격한이원제 를유지하고있다는점이특색이라고한다. 즉독일에서도자유기술수준 의항변 (Einwand des freien Stands der Technik) 이인정되지만그범 위가일본에서보다더협소하며 82) 일본이나한국의법원에서작금에자 주행하는것처럼단지무효사유가있을뿐인특허권행사에대하여권 리남용이라고배척하는태도를찾기는어렵다. 독일에서특허무효절차에 소요되는시간이일본등에서보다더짧다는것도위태도의한원인이 라고한다. 83) 다. 일본과한국에서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이등장한이유 미국이나독일에서와달리일본, 나아가한국에서 무효선언에갈음 한권리남용 이라는법리가판례상차례로등장한것은다음과같은이 유때문이다. 먼저특허권은, 특허법소정의엄격한형식에따라출원이 있은뒤 ( 특허법제42 조) 특허청심사관에의하여특허부여요건이갖추어졌는지여 부에관해상당히긴시간동안심사받는과정을거친뒤 ( 같은및법제특허출원 2 장 특허요건 ) 최종적으로특허결정에따라특허원부에직권등록됨으로써성립하는권 리이다 ( 법제 특허등록령 87조제제 1항조및 14 ). 특허청의위와같은행위는공정력( 公定力 ) 84) 이 인정될행정행위라는것이우리가일본을거쳐계수한독일행정법상의 논의에 충실한 85) 입장인것이다. 아울러특허법은특허심판원이진행하 81) 무효판단을위하여상대방은연방특허법원에소를제기한뒤그점을들어침해소송을담당하는일반법원에재판의정지를청구할수있도록하고있으나, 현실적으로는명백하게무효사유가있다고보여장차연방특허법원에서무효로판단될개연성이있는경우가아니고서는침해소송을담당하는일반법원에서소송절차를사실상정지하는경우를찾기어렵다고한다. 82) 균등침해영역이아닌특허청구항의문구에직접해당하는 문언침해 영역에서는자유기술항변이통설상인정되지않는다고한다. 83) 바로앞각주의資料, 232 면. 84) 행정행위의공정력이란우리판례(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28000 판결및이를원용한대법원 2007. 3. 16. 선고 2006다83802 판결등) 의표현을그대로옮기자면 행정처분이아무리위법하다고하여도그하자가중대하고명백하여당연무효라고보아야할사유가있는경우를제외하고는아무도그하자를이유로무단히그효과를부정하지못하는 ( 효력) 이다. 85) 일본과한국에서는자유실시기술의항변을독일에서와달리더폭넓게인정하는등우회적으로나마공정력을약화시키는( 이해하기에따라서는사실상부정한다고

1024 民事判例硏究 XXXⅣ 는특허무효심판절차를통하여서만특허권을 있다는취지로규정하고있다 ( 제법조 ( 소급적으로 ) 무효화할수 133 ). 86) 따라서특허무효심판의확정심 결 ( 確定審決 ) 이아직존재하지않는시점에서진행되는것이보통의경우 인침해금지청구나손해배상청구등에관한소송( 이하, 침해소송이라고만 함 ) 에서일반법원이함부로특허권의효력을부정하기곤란하였다. 권리 자의상대방역시당해특허에관해 무효항변 을제출하는것은그주장 자체로이유없는것으로취급될것이었다. 법원으로서는상대방의무효 항변을위와같이간단히배척하고특허가유효한것으로일응취급하고 종국판단으로나아가거나, 그것이아니면상대방이특허권자를상대로특 허심판원에제기한특허무효심판에서무효라고판단한심결이확정되기 를기다려그무효를전제로종국판단으로나아갈수있을뿐이었다. 그 렇지만 ( 만일당해특허권에무효사유가실제존재하는것을전제한다면 ) 전 자의종국판단은실체관계에반하고후자의종국판단은소송의신속성을 심히저해하게된다. 87) 이런여러가지문제점들 88) 을해결하려면침해소 송의법원이적극적으로당해특허의유효나무효를판단하고그것을전 볼수도있는) 방향으로침해소송의실무가발전하여왔다. 권한있는기관에의한무효선언이전에오로지그런무효의흠에만터잡아침해소송의법원이곧바로권리남용이라고당해행정행위의구속력( 拘束力 ) 에서벗어나게하는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법리역시사실아주엄격한의미의공정력에는저촉되는면이있다고할수있다. 86) 제133 조( 특허의무효심판) 1 이해관계인또는심사관은특허가다음각호의어느하나에해당하는경우에는무효심판을청구할수있다. 3 특허를무효로한다는심결이확정된때에는그특허권은처음부터없었던것으로본다. ( 이하생략, 著者註 ) 87) 적어도 1990 년대까지한국의침해소송담당법원은, 통상소송의소극적당사자가제기한특허무효심판이특허청심판소및항고심판소, 그리고대법원을거쳐최종확정될때까지그확정을기다리면서침해소송의진행을기일추후지정등의방법으로사실상정지하곤하였는데그기간이길경우수년에걸치기도하였다. 88) 아래 Ⅳ. 4. 라. 부분에등장하는특허법원 2009. 2. 18. 선고 2007허12961 판결은그외의문제점으로침해소송이법원에계속된경우에우선적으로특허심판원의특허무효심결이확정되지않는한상대방에게특허무효사유존재에기한방어방법을불허하는것은특허의대세적무효까지요구할의사가없는상대방에게특허무효심판절차를강요하는것이되어추가적비용을부담하게한다는점등을들고있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25 제로특허침해소송의당부를가리는종국판단으로나아갈필요가있다. 이런적극적판단에있어앞서본대로공정력과의충돌이나특허무효심 판제도에관한규정과의저촉등논리적인모순을피하기위해차례로 고안된것이이하에서설명할 자유실시기술 ( 自由實施技術 ) 의항변, 공지 기술 ( 公知技術 ) 제외의항변 이며, 89) 권리남용항변도같은맥락에서주 장된것이었다. 라. 일본이나한국의침해소송에서종전까지인정되었던항변들 자유실시기술의항변이나공지기술제외의항변등에관한논의는 사실우리판례가일본의그것에강한영향을받아온것이다. 90) 먼저, 자유실시기술 ( 自由實施技術 ) 의항변 이란상대방이실시하는 기술이특허권자의특허발명으로부터유래된것이아니라그발명의출 원이전에이미자유롭게누구나활용할수있는공지 ( 公知 ) 공용( 公用 ) 의선행기술 ( 先行技術 ) 이거나그로부터용이하게도출할수있는기술에 불과하다고다투는항변이다. 자유실시기술의항변은, 행정행위의공정력 이엄격하게준수되고특허무효를판단하는주체와특허침해소송을담당 한주체가이원적으로엄격하게분리된법체계하에서, 침해소송담당법 원이당해특허권의효력자체에는전혀손대지않고상대방의침해책임 을부정할수있는논리로개발된것이다. 이를 공지기술제외의항변 과구별하지않고하나로설명하는학설도있고, 91) 사실판례가항상양 자의항변을명확하게구분하여온것은아니라는점을고려하면충분히 89) 전자의항변은자유기술의항변으로, 후자의항변은 공지공용( 公知公用 ) 의항변 으로불리기도한다. 90) 일본에서의이런논의에관해서는中山信弘, 特許法, 弘文堂 (2010), 316-318 면을참조할것. 혹은그에관해가장상세한국내문헌으로는성기문, 공지부분이포함된특허및의장을둘러싼실무상의제문제, 사법논집제33 집, 법원도서관(2001), 795 면이하참조. 91) 가령송영식, 지적소유권법상, 육법사(2008), 613면이하에서는공지공용기술이용( 이른바자유로운기술수준) 의항변 1 개만을설명하고있고, 조영선, 특허법 ( 개정판), 박영사 (2009), 396 면도같은맥락으로설명하고있다. 함석천, 특허권침해소송과자유기술의항변 서울고등법원 2009. 10. 28. 선고2009나26857 판결( 확정), LAW & TECHNOLOGY 제6권제3 호( 통권제29 호), 2010, 106면도마찬가지이다.

1026 民事判例硏究 XXXⅣ 성립가능한학설이다. 다만이글에서는, 양자가선행기술인공지( 公 知 ) 공용( 公用 ) 의기술에관련되었다는점에서는공통되지만자유실시기 술의항변에서는상대방의기술과선행기술이, 공지기술제외의항변에 서는특허권자의기술과선행기술이각각비교대상이라는차이가있어, 후자의항변은특허권의효력을직접다루는것으로공정력과의조화가 문제된다는점에서구별의실익이있다고본다. 92) 우리판례일부도자 유실시기술의항변에관해 어느발명이특허발명의권리범위에속하는 지를판단함에있어서특허발명과대비되는발명이공지의기술만으로 이루어( 진) 경우에는 특허발명과대비할필요도없이 특허발명의권 리범위에속하지않게된다 는취지로판단함으로써, 93) 상대방이실시하 는발명이아니라특허권자의발명을공지의기술과비교하는아래 공 지기술제외의항변 과분명히구별된논리구조를취하고있다. 특히자유실시기술의항변을받아들이고있는일부판례는드물지만 신규성뿐만아니라진보성이결여된사안에대하여도이런항변이가능 하다는취지인데, 사견으로볼때이는무척중요한것이다. 94) 즉우리 판례는침해가문제된피고의발명이 ( 당해발명이속하는) 기술분야에 서통상의지식을가진자가선행발명들로부터용이하게발명할수있는 정도이므로, 95) 피고제품은이사건특허발명과대비할필요도없이이 92) 더자세히는해당항변을인정할것을주장하는中山信弘, 特許法, 317면이하참조. 그에의하면자유기술의항변(( 自由技術の抗弁 ) 은공지기술제외의주장과는분명히구별되는것이다. 비슷한논의로는같은저자( 한일지재권연구회譯 ) 특허법, 법문사(2001), 410 면이하. 그에관한국내의논의로는정상조 박성수편저, 특허법주해하, 박영사(2010), 31 면이하를참조할것. 다만일본에서이런자유기술의항변을배척한사례로東京地判昭和 49年 6月 7日判タ315号 310頁 ( パチンコ球計数器事件 ), 大阪高判昭和 51年 2月 10日無体裁集 8巻 1号 85 頁 ( 金属編能事件 ), 東京地判平成 2年 11月 28日無体裁集 22巻 3号 760 頁 ( イオン歯ブラシ事件 ) 이존재한다는점은中山信弘, 特許法, 318 면참조. 93)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등참조. 94) 이런논지는아래 공지기술제외의항변 으로당해특허권의일부가아닌전부라도무효로취급될수있다는또다른판례의논지와결합하여볼때, 진보성결여사안에있어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대신무효라고판단하는것이가능하다는사견을뒷받침하는유력한근거가될수있다. 95) 부연하자면, 이런문구는다름아니라진보성을 그발명이속하는기술분야에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27 사건특허발명의권리범위에속하지아니한다 고판시하고있다. 96) 위 판례는사실침해소송이아니라권리범위확인심판에관한소송 97) 에서진 보성에관하여도신규성에서와마찬가지로권리의효력자체를부정하는 서통상의지식을가진자가 ( 선행) 발명에의하여용이하게발명할수있는것 이아닐것이라고규정하고있는특허법제29 조의문구와일치한다. 96)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손해배상청구사건). 그와마찬가지로실용신안침해가문제된형사사건에서 어느고안이실용신안등록고안의권리범위에속하는지를판단함에있어서등록고안과대비되는고안이공지의기술만으로이루어지거나그기술분야에서통상의지식을가진자가공지기술로부터극히용이하게고안해낼수있는경우에는등록고안과대비할필요없이등록고안의권리범위에속하지않게되고( 대법원 2001. 10. 30. 선고 99후710 판결;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등참조), 그와같은경우에는그등록내용과동일 유사한물품을제작 판매하였다고하여실용신안권침해죄를구성할수없다 고판시한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4341 판결참조. 나아가 ( 특허권자상대방의) 발명이당해특허발명의출원시에이미공지된기술이거나그로부터당업자가용이하게도출해낼수있는것 이라면특허침해가되는균등론의적용범위에서벗어난다는판례(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다29194 판결등다수) 도자유실시기술의항변을균등론의소극적요건으로인정하고있는셈이다. 97)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그에대한심결취소소송은진행의형식에서만침해소송과마찬가지로무효심판절차외부( 外部 ) 에위치할뿐, 실질에서는침해소송과달리무효심판주체인특허청( 특허심판원) 이나특허법원에서함께맡아진행한다는점에큰차이가있다. 동일한분쟁을둘러싸고무효심판과권리범위확인심판이동시에제기되면같은판단주체가관련사건으로함께진행하기도한다. 이런성격때문에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그에따른소송에서의논리가주로침해소송을염두에둔여기서의논의에큰영향을주기는어렵다. 마찬가지로가처분사건에서진보성판단을일찍부터허용한우리판례들역시이글의논의에결정적인영향을주지않는다. 2000다69194 판결과무관하게우리판례는침해금지가처분사건에서는 보전의필요성 이라는개념을활용하여일찍부터진보성결여에따른특허무효를법관이판단할수있다는기준을제시하여왔다. 가령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은당해특허권의진보성을일응판단한다음 무효심판이청구되고그청구의이유나증거관계로부터장래그특허가무효로될개연성이높다고인정되는등의특별한사정이있는경우에는당사자간의형평을고려하여보전의필요성을결한것으로보는것이합리적이라할것이다 라고판단하고있다 [ 그간의관련가처분동향은김태현, 권리범위확인심판의본질과진보성판단의가부, 특허법원지적재산소송실무연구회 2008. 9. 29. 자발표논문( 이는특허소송연구제4집에도수록되었으나이하에서는특허법원자료실에게재된위발표문자체면수를기준으로함), 22 면이하를참조할것]. 그렇지만권리범위확인심판에관한소송이나가처분소송에서의위와같은판례들은어쨌든무효심판이외의절차에서직접적인진보성판단을허용한선례이다. 적어도그점에서이글의주장에유리한참고자료는될것이다.

1028 民事判例硏究 XXXⅣ 판시를한판결들 98) 의입장을침해소송에까지그대로확장한것이다. 둘째, 공지기술제외의항변 ( 抗辯 ) 99) 은특허권이등록되었더라도 해당특허발명의일부또는전부가그보다앞서존재하였던공지, 공용 의선행기술을포함한경우그해당범위에서는특허권의효력을인정할 수없다는논리이다. 100) 우리판례는 특허권은신규성있는발명에대 하여만부여되는것이어서특허의일부에그발명의기술적효과발생과 유기적으로결합된것으로볼수없는공지사유가포함되어있는경우에 는그공지부분에까지권리범위가확장되는것은아니므로, 위와같이 공지된부분에까지이사건특허 의배타적권리를인정할수는없 다 는취지로인정하고있다. 101) 98) 대법원 2001. 10. 30. 선고 99후710 판결( 권리범위확인): 어느발명이특허발명의권리범위에속하는지를판단함에있어서특허발명과대비되는발명이공지의기술만으로이루어지거나그기술분야에서통상의지식을가진자( 이하 당업자 라한다) 가공지기술로부터용이하게실시할수있는경우에는특허발명과대비할필요없이특허발명의권리범위에속하지않게된다( 대법원 1990. 10. 16. 선고 89후568 판결; 1997. 11. 11. 선고 96후1750 판결등참조). 그외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후2181 판결등이나특허가아닌실용신안에관한초기의판례로는대법원 1991. 10. 25. 선고 90후2225 판결, 같은취지로대법원 1991. 11. 26. 선고 90후1840 판결등참조. 99) 엄밀히보자면, 앞서본 자유실시기술의항변 이나후술하는 ( 무효선언에갈음하는) 권리남용의항변 과달리특허권자에맞선상대방이 공지기술제외 를주장하는것이항변( 抗辯 ) 인지, 청구원인부인( 否認 ) 인지모호한구석이있고실제소송에서도이를분명히구별하지는않고있다. 법원이당해특허권이특허원부( 特許原簿 ) 에등록된점만으로유효한특허권의존재에관한청구원인입증이완료되었다고취급하는경우라면상대방이공지기술제외를주장하며공지기술에관한증거를제출하는행위는항변( 抗辯 ) 의주장및그에관한본증( 本證 ) 제출행위가될것이다. 하지만상대방의위와같은주장및증거제출행위에대해법원이조금시각을달리하여보면, 위와같은특허권등록사실에불구하고유효한특허권이존재하지않는다는청구원인에대한부인( 否認 ) 및이를뒷받침하기위한일종의간접반증( 間接反證 ) 으로취급할수도있을것이다. 이처럼소송에서정확히어떻게취급할지확답은없는상황이지만, 이글에서는자유실시기술의항변등다른 항변 들과의용어통일, 그리고이해의편의상 항변 이라고칭하고자한다. 100) 특허권유무효판단이특허청의권한이듯이특허권의효력범위를해석하여확정하는것이침해법원의권한임은지극히당연하며, 이점에터잡아일본판례가일찍이만일그런해석대상인특허의청구범위일부에공지기술이포함된경우라면그부분은제외하고특허권의효력범위를확정하여야한다는공지기술제외설 ( 公知技術除外說 ) 을채택한것이라고한다. 中山信弘, 特許法, 316 면및성기문, 앞의논문, 796 면각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29 나아가판례는이런 공지기술제외의항변 에따라당해특허권일 부가아닌당해특허권전부라도무효로취급될수있다고판시하고있 다. 즉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전원합의체판결은 출원된 권리의일부에공지공용의사유가있( 는경우) 무효심결의유무에구애됨 이없이그공지부분에까지권리범위가확장될수없다는데있다할것 이다 등록된특허발명의전부가출원당시공지공용의것이었다면그러 한경우에도특허무효의심결의유무에관계없이그권리범위를인정할 근거가상실된다는것은논리상당연한이치라고보지않을수없고 특허권은신규의발명에대하여부여되는것이고그권리범위를정함에 있어서는출원당시의기술수준이무효심판의유무에관계없이고려되어 야한다할것 이라고판시하고있다. 이런논리는당해특허권을부여 한행정행위의효력전체를사실상부정하는것이어서보기에따라서는 공정력에관한법리에더욱뚜렷하게저촉된다고비판받을수도있는것 이지만우리판례가여러번확고하게채택하고있는입장이라는것이 이글에서는더욱중요하다. 또한판례는이렇게선행기술에근거하여 특허권의효력을제한하는것이신규성이결여된경우는물론그와비슷 하다고볼수있는선원주의 ( 先願主義 ) 위반에도적용된다고보고있 다. 102) 그러나판례는진보성판단에는위원칙이적용되지않음을분명히 하고있다. 즉 등록된특허발명의일부또는전부가출원당시공지공 101) 이는권리범위확인심판에관한대법원 1990. 10. 26. 선고 89후2045 판결의판시이다. 초기의것으로는대법원 1964. 10. 22. 선고 63후45 전원합의체판결 ( 실용신안권권리범위확인 ). 같은취지의판시로실용신안에관한손해배상청구사건에관하여는대법원 2001. 3. 23. 선고 98다7209 판결등; 디자인권에관한형사사건에대하여는대법원 1993. 11. 12. 선고 92도3354 판결등. 102)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7후2827 판결. 등록된특허발명이그출원전에국내에서공지되었거나공연히실시된발명으로서신규성이없는경우에는그에대한등록무효심판이없어도그권리범위를인정할수없는바, 특허무효사유에있어서신규성결여와선원주의위반은특허발명내지후출원발명과선행발명내지선출원발명의동일성여부가문제된다는점에서다르지않으므로, 위법리는후출원발명에선원주의위반의무효사유가있는경우에도그대로적용된다.

1030 民事判例硏究 XXXⅣ 용의것인경우에는특허무효의심결유무에관계없이그권리범위를인 정할수없다할것이나, 이는등록된특허발명의일부또는전부가출 원당시공지공용의기술에비추어새로운것이아니어서소위신규성이 없는경우그렇다는것이지, 신규성은있으나그분야에서통상의지식 을가진자가선행기술에의하여용이하게발명할수있는것이어서소 위진보성이없는경우까지법원이다른소송에서당연히권리범위를부 정할수있다고할수는없다 고거듭판시하고있는것이다. 103) 다만 판례는신규성판단을위해 발명의동일성 을검토함에있어이른바 실 질적동일성 영역까지고려하도록요구하면서도이런고려가진보성문 제와구별하기곤란할수있음을인정함으로써, 104) 결국우회적으로구 체적사안에따라서는신규성판단과진보성판단을구별하여달리취급 하는것이아주곤란할수있음을시인하고있다. 3.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론의등장 가. 일본에서의등장및이후경과 일본은과거독일의입장을쫓아특허무효에관해이를담당한주체 ( 일본특허청의특허심판및이후그항고담당법원의판단) 가무효라고판 단하기이전이라면침해사건을담당한일반법원에서당해특허가유효한 것으로취급되어야하며함부로효력을부인하여서는안된다는입장을 견지하여왔지만, 2000 년에이르러최고재판소는킬비( キルビ-, Kilby) 103) 대법원 1992. 6. 2. 자 91마540 결정; 대법원 2001. 3. 23. 선고 98다7209 판결등다수. 104) 어느발명이공지기술에비추어새로운것인가의신규성의문제와그것이공지기술로부터용이하게생각해낼수있는것인가의진보성의문제는구별되어야하 ( 는것이지만) 발명의신규성과진보성은서로유기적인관계에있는것으로서구체적인사례에서는그한계나영역을명확하게구분하기어려운경우가많을것인바, 여기에서발명이공지공용의것이라함은공지공용의기술과동일한경우에한정할필요는없고, 어느발명이선행의공지공용의기술로부터이루어진것이라고하여도이것이공지공용의기술에근사한것이명백하여특별히새로운기술이라고볼수없는경우에는진보성에앞서그신규성자체를부정할수있을것이다 라고판시한위 91마540 결정및비슷한판지의위 98다7209 판결등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31 사건 105) 에대한판결 106) 을통하여그입장을크게전환하게되었다. 이 에최고재판소는하급심의판단을지지하면서 특허무효심결이확정되 기이전이라도특허권침해소송을담당하는법원은당해특허에무효사유 가존재하는것이명백한지에관하여판단할수있다고해석하여야하 고, 그심리결과당해특허에무효사유가존재하는것이명백한경우당 해특허권에기한금지나손해배상등의청구는정정심판의청구가있다 는등특별한사정이없는한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되지아니한다고 해석함이상당하다 라는요지로판시함으로써무효사유의존재가명백한 특허권의행사에관하여는일반법원이라도권리남용이론에근거하여그 권리의행사를거절할수있다고긍정하기에이르렀다. 킬비사건에서 일본최고재판소는당해특허권을직접무효화하는대신권리남용이론 에의탁하여당해특허권의행사는최종적으로저지하는절충적인입장 을취하였다고할수있고이런새로운형태의권리남용항변이이른바 킬비 ( キルビ-) 항변 으로널리받아들여지면서한국의대법원에도강한 영향을주게된다. 이런킬비판결의여파로일본에서는첫째, 침해소송 에서의무효주장이대폭증가함으로써침해소송의 1심법원이마치특허 법원화되는현상이나타났고, 둘째, 침해소송에서특허무효를판단할수 있게됨으로써종전에청구항해석의틀을빌려사실상무효부분에관해 무리한해석론을전개해온양상이감소하였다고한다. 107) 나아가 2005. 4. 1. 부터시행된일본의개정특허법제104조의3 제1 항은킬비항변의논리를대부분수용하여, 특허권침해소송에서 당 105) 킬비사건에서문제된특허권은원래다른원출원( 原出願 ) 에서분할출원되어등록된것이었는데, 그원출원은이미진보성결여를이유로거절결정이확정된상태였다. 특허권자의상대방은이사건등록특허권역시진보성이결여되어무효라고주장하면서먼저채무부존재확인을구하는소를제기하였다. 106) 最高裁平成 10 年 ( オ) 第 364号平成 12. 4. 11. ( 民集第 54巻 4号 1368 頁 ). 이에관한판례평석으로는田村善之, 特許侵害訴訟における無效の主張を認めた判決 半導体装置事件, 知財管理 50卷 12号 1847 頁 (2000 年 ), 이는 <http://www.juris.hokudai. ac.jp/coe/articles/tamura/casenote00b.pdf>. 107) 牧野利秋ほか, 知的財産法の理論と實務 2( 商標法 不正競争防止法 ), 新日本法規 (2007), 108 면.

1032 民事判例硏究 XXXⅣ 해특허가특허무효심판에의하여무효가될것이라고인정되는경우특 허권자 는상대방에대하여그권리를행사할수없다 고규정하기에 이르렀다. 108) 무효사유가일단존재하더라도정정심판 ( 訂正審判 ) 등을통 하여정정이이루어짐으로써최종적으로는무효가되지않을수있다는 점을고려하지않을수없고, 이런고려를종전킬비판결에서는 정정심 판의청구가있다는등특별한사정이없는한 이라고표현하였지만개 정특허법에서는 특허무효심판에의하여무효가될것 이라고표현한것 이다. 109) 다만개정특허법이새로부여한성문법상의항변과종전판례 상의킬비항변은다소간차이가있는데 1 무효사유의존재가명백( 明 白 ) 할것을요구한킬비항변에서와달리개정특허법은그런요건을삭 제함으로써무효관련주장이등장할여지를일견더넓히고있다는 점, 110) 2 개정특허법상의항변이채택한논리는 권리남용 이아니라는 점 111) 등이다. 덧붙여이렇게종전과달리침해소송에서우회적으로특허무효를다 투는것이가능해진현재의상황이항상긍정적인결과를낳는것만은 아니라는우려의목소리도존재한다. 특허심판과더불어침해소송에서 이중으로당해특허의유무효를다투어야하기때문에자금력이부족한 일본의중소기업에불리하게작용하고있으며특허청심사에비하여아 108) 일본특허법제104조의3 l 특허권또는전용실시권의침해에관한소송에있어, 당해특허가특허무효심판에의하여무효가될것이라고인정되는경우특허권자또는전용실시권자는상대방에대하여그권리를행사할수없다. 2 전항의규정에의한공격또는방어방법에있어서는, 이것이심리를부당하게지연시킬목적으로제출된것이라고인정된경우법원은신청또는직권에의하여각하결정을할수있다. 109) 中山信弘, 特許法, 321 면. 110) 킬비판결이제시한 명백성 의구체적의미를둘러싼일본학자들사이의논란에관해서는차상육, 특허침해소송과권리남용항변, 정보법학제11권제2 호, 정보법학회(2007), 186 면이하참조. 111) 일본에서처럼권리남용의항변대신 권리행사제한의항변 을도입하자는주장으로는안원모, 특허침해소송에서의특허무효사유판단에관한학설및판례의흐름분석, 인권과정의 2009년 12 월호, 33 면이하참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33 무래도시간적인여유가있는일반법원의침해소송판단과정에서는더 광범위한선행기술조사가이루어져결과적으로무효로판단하는판결이 상대적으로더출현할수있고실제통계로도특허권자의승소율이낮아 진결과산업계의불만이크다고한다. 112) 나. 한국의경우 한국에서도특허권의무효는특허심판원에의한특허무효심판( 그리 고그에불복하는경우특허법원에서의심결취소소송 ) 에의해판단될뿐그 무효심결확정이전까지침해소송의법원에서원칙적으로당해특허를일 응유효한것으로취급하여왔음은일본과마찬가지이다. 특히일본킬 비판결의사안에서처럼진보성결여를근거로무효를주장하는것에대 하여는예외적으로특허권의효력을제한하는데원용한 공지기술제외 의항변 도적용되지않음을판례가분명히해왔던것이다. 113) 그러나한국에서도대법원이 2004. 10. 28. 선고 2000다69194 판 결 114) 중당해사건쟁점이아닌방론 ( 傍論 ) 적인설시에서 115) 특허의무 112) 이는中山信弘, 特許法, 320-322 면. 113) Ⅳ. 2. 라. 중 공지기술제외의항변 설명의각주부분 91마540 결정내용참조. 114) 이사건에서는원고인 메밍거 아이알오게엠베하 (Memminger IRO Gmbh) 회사의특허발명인 방직기용실저장및공급장치 에대한권리침해를근거로손해배상청구가이루어졌다. 이에대한평석은최성준, 무효사유가있는것이명백한특허권의행사가권리남용에해당하는지여부, 지적재산권제8 호, 한국지적재산권법제연구원(2005. 7) 참조. 115) 문제되는판시부분을옮기면아래와같다. 확정된정정심결의소급효에따라정정된특허청구범위를기준으로당해특허권의내용을확정하지않아파기한다는것이쟁점에관한판단이라면바로이어지는부분은방론에해당한다. 그러나원심의위와같은판단은다음과같은이유에서수긍할수없다. 원고소송대리인이제출한특허심판원 2002당2405호사건의심결등본과기록에의하면, 원심변론종결후인 2004. 6. 29. 원고의정정심판청구에의하여이사건특허발명명세서의특허청구의범위제1 항의기재중 실인출림은드럼액슬 (2) 과동축상에서원주방향으로연속하는회전성대칭덮개 (23) 부분을, 실인출림은드럼액슬(2) 과동축상에서원주방향으로연속하며, 지지대(16) 가원주표면에방해받지아니하는방식으로놓여있는회전성대칭덮개 (23) 로 정정을인용하는심결이내려지고, 그정정심결이 확정되면정정심결의효력이출원시까지소급하여그정정후의명세서에의하여특허출원, 출원공개, 특허결정또는심결및특허권의설정등록이된것으로보아야하므로정정된명세서의특허청구범위에따라서이사건발명의내용을확정하여야하며, 한편특허의무효심결이확정

1034 民事判例硏究 XXXⅣ 효심결이확정되기이전이라고하더라도특허권침해소송을심리하는법 원은특허에무효사유가있는것이명백한지여부에대하여판단할수 있고, 심리한결과당해특허에무효사유가있는것이분명한때에는그 특허권에기초한금지나손해배상등의청구는특별한사정이없는한 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되지아니한다 고판시함으로써외형상일본 최고재판소의킬비판결과동일한기준을제시하기에이르렀다. 일단이부분판시에관해서는다음과같은여러가지논란이전개 되고있다. 116) 첫째, 진보성 을직접적으로언급하면서위와같은판시 를한것은아니므로과연신규성이아닌진보성판단까지포함하여권 리남용으로처리할수있다는취지인지여부이다. 둘째, 만일그취지가 진보성까지포섭한것이라면진보성에관하여서는침해소송의법원에서 함부로특허권의효력을부정할수없음을분명히한대법원의선례와 충돌하므로이런모순되는입장들을어떤방향으로정리할것인가이다. 셋째, 사견으로권리남용론에의탁한것은전혀다른맥락에서활용되었 던법리를부적절하게결합한것이어서문제가있으므로이부분논리를 달리구성할여지가있는지여부다. 이를이하에서차례로살펴본다. 4.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론의분석 가.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론분석에앞서 더넓은시각으로바라보면 2000다69194 판결을둘러싼논란은너 무나많은특허법상쟁점들과직 간접적으로연결되어있다. 117) 이런 쟁점들이란가령, 대개는기술문외한인직업법관이특허발명의진보성 여부까지판단하는것이가능한지, 나아가그것이특허무효심판절차의 상대적효율성에도불구하고바람직한것인가의문제, 118) 만일법관으로 되기이전이라고하더라도특허권침해소송을심리하는법원은특허에무효사유가있는것이명백한지여부에대하여판단할수있( 다). 116) 이런논란은지적재산권법의문제에그치지않고다른영역에까지영향을미치는중요한사안이라고할수있다. 가령국제사법에대한영향으로는석광현, 국제상사중재법연구제1 권, 박영사(2007), 32 면이하를참조할것. 117) 그때문에이에관한국내문헌만도헤아리기어려울정도로다수이다.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35 하여금진보성까지판단하도록한다면그때반드시필요한보완책인법 관의전문화를어떻게달성할것인가의문제( 이것은다시특허법원과같은 전문법원의운영방향, 전국에산재하여있는침해소송의담당법원을특허법 원으로단일화할것인가의문제로연결된다 ), 119) 특허법원을비롯한법원과 본질적으로행정기관인특허청의역할분담을어떻게가져가는것이한 국에서타당한가의문제 120) 등이다. 가장궁극적으로는법관의진보성 판단개입이특허법제1조가선언하고있는목적에더적합한것인지의 문제가있다. 하지만이런여러가지난제들에대한명쾌한해답을이글에서내 리는것은곤란하다. 적어도현재까지의상황으로볼때특허심판이가 진효용이분명히그단점보다크다는점, 앞서살펴본대로우리는일 본과마찬가지로아직미국이아닌독일의입장에따라특허무효판단과 특허침해판단을분리한이원적체제를취하고있다는점등을고려하면 침해소송을담당한법원에서권리남용이든직접적인무효판단이든지간 에특허의효력을논하고판단하는것을쉽게허용하고긍정적으로만바 라볼것은아니다. 하지만필자가여기서집중하려는것은무효사유있 는특허권행사에대해 권리남용 으로취급하는우리판결의논리가적 절한것인가라는관점에서 2000다69194 판결의진의( 眞意 ) 를분석하고, 아울러 만일그판지를따라향후진보성유무를포함하여특허의효력 을침해소송의법원이판단할수있다고전제한다면그런판단과정의적 118) 특허법전문가인직업법관이갖추어질때까지법관의진보성판단허용에신중하자는견해로는정상조 박성수, 특허법주해하, 박영사(2010), 29 면( 김기영집필부분) 및오영준, 앞의논문, 596-597 면참조. 119) 특허침해소송등의원활을꾀하려면미국의연방특허항소법원 (CAFC) 이나일본의지적재산고등재판소의예처럼법관의전문화가불가피하다는측면이있는반면, 대립당사자의이해관계로부터벗어난제3 의판단주체가재판함으로써지켜질 사법의공정성 에는법관의전문화가간과할수없는위험을가져오는측면도있다. 120) 이것은변호사와변리사간의소송대리권에대한다툼등이해당사자에게직접영향을미치는문제로변질되기도한다. 2000다69194 판결을검토한뒤그방책으로위문제를언급한예로는김원준, 특허침해소송에서무효항변에관한고찰, 법학논총제28집제2 호, 전남대법률행정연구소(2008. 12), 202 면.

1036 民事判例硏究 XXXⅣ 절한법리는무엇인가? 라는문제이다. 이런문제에대한필자의답은, ( 그런판단이적절한것인지의당부를떠나) 이왕에침해소송의법원이특 허의무효를판단하고자하면위판결과같이권리남용이라는어색한논 리를차용하기보다차라리이미신규성판단에관해우리법원도이미 분명하게인정해온 공지기술제외의항변 등에서처럼당해특허가무 효라는판단을직접적으로하는것이더합리적이라는것이다. 이를바 꾸어말하자면, 앞서상표권에있어주관적요건을생략한특수한권리 남용에서처럼, 특허권에있어 무효선언에갈음한권리남용 역시권리남 용이론의타당한전개라고보기어려우므로종국에는사라지는것이타 당함을뜻한다. 나. 2000다69194 판결의취지가진보성까지판단할수있다는취지 인지여부 사실 2000다69194 판결의내용을조금더자세히살펴보면이미 당해소송의원심 121) 에서피고가해당특허권이구특허법제8조제4 항 122) 에위배되어무효라는첫번째주장의바로다음에, 이사건특허 발명은구특허법제6조소정의신규성및진보성을결하는것으로서무 효사유가있다 고두번째주장을한것에대한응답이위방론이었음에 비추어보면 123) 대법원판결은신규성뿐만아니라진보성판단에대하여 도적극적으로답한것이라파악하는것이더합리적이다. 이에관하여 는위대법원의파기판결후사건을다시판단한, 서울고등법원의환송 심판결 124) 을보면더분명하다. 여기서는정작대법원이방론으로설시 121) 서울고법 2000. 11. 15. 선고 98나47520 판결. 122) 특허출원의명세서( 明細書 ) 기재에있어명확하게간결하게기재할것을요구하는조항으로원심은이런 기재요건불비 를이유로당해이사건특허발명자체의기술적범위를특정할수없어그권리범위를주장할수없는것이므로, 피고들이원고주장의물품을제조 판매하는행위가원고의특허권을침해한것이라고할수없다고판단하였다. 123) 즉원심에서위와같은첫번째주장에관하여대법원이파기사유로삼아판시한다음, 바로이어적고있는방론부분은다름아니라원심의두번째주장에대한대답이라고보아야내용상맥락이닿는다. 124) 2007. 5. 22. 선고 2004나82487 판결.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1037 한 권리남용 운운의문구는전혀언급하고있지않다. 파기취지에따 라, 환송심은정정된명세서의특허청구범위에따라판단하여피고의첫 번째주장을배척한다음두번째주장인신규성및진보성결여주장에 관해서도진보성까지긍정하여 이사건특허발명은위비교대상발명들 과대비하여보더라도신규성및진보성이있는것으로서무효사유가없 다할것이다 라고결론내리고있다. 이런파기환송심의입장은대법원 이새로제시한권리남용론을적용할수있는단계( 당해특허에무효사유 가있는상황 ) 의직전에서멈춘것이었지만적어도진보성까지침해소송 의법원이판단할수있다는태도를견지한것이다. 위대법원판결이후특허발명이진보성을갖추지못하여무효임이 명백하다면서그특허권행사가권리남용에해당한다고보아청구를기 각하는사례가하급심에서다수등장하였다. 125) 아울러비록진보성이 외의무효심판사유가문제된사안, 가령특허발명전부의신규성이인정 되지아니하여무효사유에해당하는사안, 126) 확대된선원 ( 先願 ) 의범위 에저촉되어무효인사안 127) 까지하급심판례는위 2000다69194 판결 125) 이미수십건의하급심판례가등장한상황이다. 가령서울고등법원 2005. 1. 25. 선고 2003나8802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05. 8. 18. 선고 2002가합 10937 판결에서부터비교적최근의서울고등법원 2010. 10. 27. 선고 2009나 111359 판결등이그것이다. 숫자상으로볼때역시서울중앙지방법원의지적재산권전담부들에의한재판례가대부분이지만( 가령 2008. 10. 8. 선고 2007가합 93511 판결; 2009. 2. 5. 선고 2008가합81980 판결; 2009. 8. 27. 선고 2008 가합30616 판결; 2009. 11. 12. 선고 2008가합5085 판결등) 서울이외의소재법원에서도어렵지않게이런사례를찾아볼수있다( 가령대전고등법원 2011. 3. 14. 자 2010라57 결정; 광주지방법원 2011. 6. 16. 선고 2009가합 4994 판결등). 어쨌든이들은 2000다69194 판결을원용하면서 진보성이결여되어당해특허권에무효사유가있는것이분명( 명백) 하므로그권리행사가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될수없다 는, 거의동일한판지로판단하고있다. 126)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1. 27. 선고 2005가합56167 판결. 원고의특허발명은그출원전에공지된 발명과비교하여신규성이없으므로, 원고의이사건손해배상청구는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될수없다. 127)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6. 17. 선고 2002가합75716 판결. 결국, 제1-1발명, 제1-2 발명, 제2-1발명에관한특허는구특허법제29조제3항에해당하는명백한무효사유가있다고할것이므로, 위발명들의특허권에기초한원고의이사건손해배상청구는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되지아니한다.

1038 民事判例硏究 XXXⅣ 을명시적으로원용하면서당해사안의청구를권리남용으로처리하고 있다. 128) 더나아가사법부밖에서도이런권리남용론은특허의진보성 을 일견무리없이 우회적으로부정할수있는유용한틀로원용되고 있는듯하다. 129) 요컨대 2000다69194 판결을그원심이나파기환송심의판단과연 결지어유기적으로파악해보면당해대법원판결의판지는진보성영 역까지침해소송담당법원이판단할수있다는취지로이해하는것이타 당하며, 130) 실제로그런이해를기초로이후우리하급심판례가대거 진보성을판단하는판결을내리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다. 2000다69194 판결이선례들과모순되는두가지쟁점 그렇지만우리대법원은 2000다69194 판결을내리기전에이미여 러번에걸쳐동일한쟁점에관해반대되는입장을분명히한바있다. 즉 등록된특허발명의일부또는전부가출원당시공지공용의것인경 우에는특허무효의심결유무에관계없이그권리범위를인정할수없다 고할것이나이는등록된특허발명의일부또는전부가출원당시공지 공용의기술에비추어새로운것이아니어서소위신규성이없는경우 그렇다는것이지, 신규성은있으나그분야에서통상의지식을가진자 128) 그러나위각주판례들과같이신규성결여나그와유사한확대된선원의범위위반사안은새로운권리남용론이아니더라도종전의 공지기술제외의항변 법리로이미처리되고있거나그렇지않더라도충분히처리할수있었던것들이다. 앞서본대로이미우리법원은오래전부터위법리를통하여신규성결여사안 ( 위 81후56 전원합의체판결) 은물론그와비슷하게취급할수있는선원주의위반사안(2007 후2827 판결) 에대해서까지아예원고특허권의효력이부정된다고하여공지기술제외의항변을통하여청구를배척하여왔던것이다. 그런데위하급심들은새롭게권리남용이라는상이한법적효과를부여하고있는셈이다. 129) 가령한국무역위원회도계쟁특허권이진보성을갖추지않아무효임을전제로당해특허권에기한무역제재청구가권리남용이라고기각한바있다. 법률신문 2011. 7. 19. 자 무역위원회 특허권유무직접판단할수있다 기사참조. 130) 진보성판단은 2004. 10. 28. 선고 2000다69194 판결이설시한대로무효사유가 명백한경우 에만가능하고, 그런명백성요건을엄격히적용하여 진보성이부정되는무효사유가있음이명백하여특허무효심판에의하여특허가무효가될것이확실히예견되는경우 에만판단하도록함으로써이원적체제하에서모순되는판단을피할필요가있다는지적으로는이경홍, 특허침해소송에서의무효판단운용에관한연구 일본과의비교를통하여, 지식재산21(2009 년 4 월호), 56 면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