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년 12 월 109 178 면 Seoul Law Journal Vol. 54 No. 4 December 2013. pp. 109 178 < 논문 > 1) 표준특허의제문제 * ITC 의배제명령발동가능성문제를포함하여 ** 朴俊錫 요약정보통신기술을중심으로활발하게이루어지고있는기술표준화는표준으로채택된기술에특허독점권이존재할경우경쟁자가아예시장에접근할수도없게하는경쟁제한의틀로악용될수있다. 이런우려를씻기위해표준화기구들은거의예외없이지적재산권정책을제정하여표준화참여자들에게, 자신이특허권을가졌음에도이를사전에알리지않고당해기술을표준으로채택되도록유도하는특허매복행위 (patent ambush) 나침해금지청구로위협하여겁을먹은상대방에게서과도한실시료를징수하는등차별적으로표준특허권을행사하는특허위협행위 (patent hold-up) 를하지못하도록노력하고있다. 특히특허위협행위와관련하여특허권자가 공정하고합리적이며비차별적인 (FRAND) 조건으로특허실시허락을부여하겠다고사전에선언하도록하고있다. 특허매복행위를하거나 FRAND 선언을어기고특허위협행위를하였을경우각국은일부사례에서는계약이나묵시적실시허락위반혹은금반언원칙에의하여, 다른사례에서는특허권남용이나반독점법위반행위로취급함으로써특허권자의권리행사에제약을가하고있다. 미국의최근동향은연방특허항소법원의 Princo 판결에서처럼표준특허에대항하기위한수단으로고유한특허권남용항변이제기될가능성을거의인정하지않지만장차그입장이뒤집힐가능성이없지않다. 한국에서는현재까지진정한특허권남용항변이받아들여진사례가없다. 무효사유가명백함에도아직미처무효라고선언되지않은특허권에기한권리행사를저지하기위한기교적인틀로서특허권남용항변이잘못동원되고있지만, 장래한국에서도공정거래법위반여부의판단과는독립된차원에서이루어지는특허권남용법리의장점에주목할필요가있다고본다. * 이논문의초고는 2013. 10. 23. 서울대기술과법센터와 Federal Circuit Bar Association 이서울에서공동개최한 지재권침해에대한국경조치 워크숍에서발표된바있다. 아울러이논문은서울대학교법학발전재단출연법학연구소기금의 2013 학년도학술연구비지원을받았다. ** 서울대학교법과대학 / 법학대학원부교수.
110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표준특허권의특허위협행위가횡행하는미국이나유럽연합같은선진제국에서그것을근절하기위하여, 표준특허의침해금지청구권은원칙적으로인정되어서는곤란하다는견해가유력하게등장하여점점많은지지를얻고있다. 이런견해는 FRAND 선언의효력이특허권자와표준화기구사이에서뿐만아니라장차실시허락을구할상대방을포함한제3자사이에까지직접효력을미친다는시각을전제한것이거나침해금지명령발동의재량성을긍정한미국연방대법원의 2006년 ebay 판결에의하면침해금지청구가원칙적으로인정되기곤란한특허권도존재할수있다는시각에근거한것이다. 반독점법을집행하는선진각국의당국은표준특허권에기한침해금지청구에반대하는데있어더욱강경한입장을취하고있는듯하다. 이런새로운견해와, 침해금지청구권은침해에대항한특허권의핵심적권능이어서원칙적으로부여되어야함을긍정하고있는전통적견해의차이를비교하여보면다음과같다. 첫째, 만일표준특허권자의특허위협행위가있다고보아그침해금지청구를배척할상황에있어전자는 FRAND 선언에의한직접적구속력에터잡지만후자는특허권남용이나반독점법행위에터잡는다는법적논리에차이가있다. 둘째, 전자의견해에서는표준특허권자가결코입증이용이하지않은상대방의 FRAND 관련위반사실을입증하지못하는한은설령협상에실패하더라도침해금지청구권을발동할수없어소송이전의교섭과정에서도그협상력이약화된다는점등의차이가있다. 표준특허에근거한침해금지청구권을부정하는미국등의새견해가내세우는근거들이한국의제반사정에는부합하지않고미국과달리한국에서는특허침해에대항할수있는나머지구제수단인손해배상청구제도가제대로작동하지못하고있음을고려할때표준특허권자의침해금지청구권을부정하자는견해는적어도한국의현재시점에서는적합하지않다고생각된다. 한편표준특허권자들이미국연방대법원의 ebay 판결로연방법원에서침해금지청구를인용받기어려워진까닭에미국의국제무역위원회 (ITC) 의수입금지배제명령에의지하는경우가점점늘고있으므로, 한국에서도그런추세를감안하여미국 ITC와마찬가지로특허침해품에대항한국경조치를함께책임지고있는한국무역위원회와관세청의장래발전방향에관해명확한방침을사전에수립할필요가있다. 가령한국무역위원회의준사법기관화내지관세청의특허침해심사역량강화와같은것들이그런발전방향으로상정될수있을것이다. 미국의일부논자나미국공정거래위원회와같은기관은표준특허권에기하여 ITC가배제명령을내리는것을강력히비판하고있고 ITC의실제사례중최근 Samsung의표준특허권에기하여내려진배제명령은미국대통령의이례적인거부권행사에의해실효된바있지만, 한국의경우앞서언급한대로관련상황이전혀상이하므로특허권의발호를지나치게걱정하기보다아직은논자들과관련당국들이특허권을보다충실하게보호하는데더관심을쏟을시점이라고사료된다. 주제어 : 표준특허, 표준필수특허, 특허매복행위, 특허위협행위, 프렌드 (FRAND) 선언, 특허권남용과공정거래법, 국제무역위원회의배제명령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11 I. 이글의작성배경및목적 이글이다루고자하는표준특허의제문제, 특히표준특허권에기한법원의금지청구권의발동이제한되어야하는것인가의문제, 혹은그대안으로인정받고있는미국의국제무역위원회 (U.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 등에의한국경조치 ( 國境措置, border measures) 의의의및제한가능성은미국이나유럽연합이라면모르겠으나, 적어도한국에서는삼성 (Samsung) 과애플 (Apple) 사이 1) 의글로벌특허분쟁때문에학자들은물론일반국민들도큰관심을가지게된법적문제들이다. 애플이먼저삼성을상대로미국특허법상의디자인특허권 (design patent) 등의침해를이유로 2011. 4. 15. 미국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에제소함으로써촉발된두회사의법정분쟁은, 삼성이같은달 21일한국의서울중앙지방법원에이동통신기술관련표준특허권침해를근거로애플을제소함으로써한미양국에걸친국제적인특허분쟁으로변모하였다. 이후에는한국에서도여러신문보도를통하여잘알려진바와같이, 독일 영국 네덜란드등을비롯한유럽연합소속여러국가들과일본, 호주등제3국의법정여럿에서쌍방이서로공수 ( 攻守 ) 의위치를바꾸어가며상대방을특허권등침해로제소하기에이르렀다. 나아가삼성이 2011. 6. 애플을상대로 ITC에특허권침해물품인경우미국국내시장으로의수입을아예금지할수있는배제명령 (exclusion order) 을신청하고이에 ITC의조사뒤배제명령이발령되었지만다시 2013. 8. 3. 미국오바마행정부가이례적으로거부권을행사하여배제명령이최종적으로실현되지는못하였다. 사실삼성과애플사이의분쟁때문에한국의논자들이나국민들이큰관심을가지게된법적쟁점으로애플이주로공격무기로삼았던디자인특허권 (design patent) 2) 의제문제도존재하지만, 이글에서는삼성이공격수단으로삼고있는표준특허권의제문제를고찰하고자한다. 특히그중에서도표준특허권에기한법원의금지명령혹은그대안 ( 代案 ) 인 ITC의배제명령을 ( 통상적인특허권에기한권리 1) 이글에서는쉽게알아보기위한식별의편의상한국에서벌어진소송을 삼성대애플 사건으로, 미국에서벌어진소송을 Apple v. Samsung 사건으로통칭할것이다. 2) 미국에서는산업디자인을연방특허법에서 디자인특허 로보호하는데, 한국에서는디자인보호법에서 디자인권 으로보호하므로일단서로명칭이다르다. 양자의보호는그보호요건이나보호기간에서도다소상이하다. 하지만물품의기능이아니라외형적장식을보호한다는점에서기본적으로공통된성격을가진다.
112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행사의경우와달리 ) 부여하지말아야한다는새로운견해를둘러싼미국등에서의치열한논란을가장큰관심사항으로삼을것이다. 이런논란과관련하여 2013. 10. 17. 삼성은유럽연합당국의반독점법제재가능성에직면하자부득이자사의표준특허권에기하여서는향후 5년간침해금지청구권을행사하지않겠다는요지의합의안을제출한것으로알려지고있다. 3) 본론에앞서필자가주의를환기시키고싶은점은, 한국에서진행된 삼성대애플 사건 4) 혹은미국에서전개된 Apple v. Samsung 사건 5) 이이글의작성에힘이된것은분명하지만이글의목적은보다넓은시각에서표준특허관련분쟁전반을대상으로삼음으로써향후한국에서도빈번하게일어날비슷한유형의분쟁에지침을주고자하는것이지, 위사건들에만집중하여설명하고자하는것은아니라는점이다. 6) 3) Bloomberg 2013. 10. 17. 자 Samsung Shuns Patent Injunctions to End EU Antitrust Probe 기사, <www.bloomberg.com/news/2013-10-17/samsung-shuns-patent-injunctions-to-endeu-antitrust-probe.html, 2013. 10. 22. 최종방문, 이하같음 > 참조. 4)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 가합 39552 판결이취급한분쟁을가리킨다. 이에관해현재서울고등법원 2011 가합 39552 호로항소심이진행중이다. 2011 가합 39552 판결은별지 ( 別紙 ) 를제외한본문분량만 224 면에달하는장문으로특허청구항의해석문제등여러가지특허법이슈를판단하고있다 ( 이글의각주 94 번참조 ). 하지만표준특허의문제가아닌부분은이글에서논외로한다. 애플이원고가되어삼성을상대로제기한사건에관한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 가합 63647 판결은, 애플의디자인권침해및표준기술과무관한통상적인특허권침해가문제되었을뿐이어서역시논외로한다. 5) 미국에서의분쟁은 Apple Inc. v. Samsung Electronics Co. Ltd. et al, No. 5:11-cv-01846 (Docket) (N.D.Cal. Apr. 15, 2011) 로시작되었고그며칠뒤 Samsung 이제기한반소도함께판단되었다. 주의할점은 1 심법원이었던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은위분쟁에관하여수십건이상의결정과 ( 일부 ) 판결을생산하였기에, 이글이하에서 Apple v. Samsung 사건이라고동일하게지칭하더라도그구체적인재판서 ( 裁判書 ) 는다를수있다는사실이다. 한편 Apple 은 2012. 8. 경에이르러또다른권리침해를내세워추가소송을제기한바있으나이것은아직제대로재판이내려져있지도않고표준특허와무관하므로논외로한다. 6) 미국에서의 Apple v. Samsung 사건경과에관한가장간명한설명으로는조원희, [ 삼성과애플의특허권분쟁 ] 한국과미국법원의서로다른판결과그시사점, 2012. 9. 10. 자법률신문칼럼을참조할것.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13 II. 표준특허를둘러싼제문제 1. 표준특허의의의앞에서말한대로한국에서도삼성과애플사이의글로벌특허전쟁을전후하여이른바 표준특허 (Standard Patents) 혹은 표준필수특허 (Standard Essential Patents, SEPs) 란용어가일반공중에게까지널리알려지게되었다. 다만한국에서는 표준필수특허 란용어보다 표준특허 라는호칭이더보편적이므로 7) 그에따른다. 따라서이글이하에서 표준특허 라는표현중 특허 란당해특허로보호되는기술을채용하지않고서는특정한표준 (standard) 의일정요소를구현하는것이불가능한특허, 8) 즉필수특허 (essential patent) 를가리킨다. 그와달리당해특허기술을실시하지않고도다른대체기술을통하여표준을구현할수있다면그때의특허권보호나침해문제는특허권일반의흔한문제에불과하여이글이하에서처럼별도로고찰할필요조차없는것이다. 어쨌든이처럼최근표준특허를둘러싼특허분쟁이뜨거운쟁점이되고있는것은, 그렇지않더라도경쟁자에게강력한억제수단이될수있는특허권이표준과결합될경우그야말로막강한시장지배력을가지게되어자칫하면자유로운경쟁을질식시킬수있고표준특허를가진기업에의한시장독점을너무나쉽게조장하기때문이다. 환언하여표준특허를둘러싼법적쟁점은비단특허법과같은지적재산권법의문제일뿐만아니라시장독점을근절하고자하는데가장직접적인규범, 즉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 이하에서는 공정거래법 이라고만함 ) 의 7) 법령상으로는 2009. 10. 23. 개정된 특허청과그소속기관직제시행규칙 에서그소관사무를열거함에있어 표준특허 란용어를채용하고있는예가유일하다. 한편법령은아니지만이글의주제와관련이깊은 지식재산권의부당한행사에대한심사지침 ( 공정거래위원회예규제 172 호, 2013. 3. 21. 일부개정, 이하 지식재산권지침 이라고만함 ) 에서는 기술표준관련특허 라고칭하고있다. 참고로위지침과더불어 2011 년시행된 지식재산기본법 은 지식재산권 이란용어를채택하고있으나이글에서는법령상의해당용어를가리키는경우를제외하고는아직독자들에게훨씬더익숙한 지적재산권 이라용어를편의상사용할것이다. 8) 필수특허에관한이런통상적인정의는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A study of IPR policies and practices of a representative group of Standards Setting Organizations worldwide (report), National Academies of Science (Sep. 17, 2012), p. 34. 그러나각종표준화기구마다 필수특허 가무엇인지아주다양하게정의하고있고아울러아주모호한정의를각각내리고있음을실증적으로분석한것은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47.
114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문제와아주밀접한관계에있다. 표준특허 라는문구중먼저 표준 은 기술 ( 技術 ) 표준 을가리킨다. 표준 혹은 표준화 의대상이반드시기술분야에국한되는것은아니겠지만 9) 현실적으로표준화의필요성이나그런표준화작업이의미있게이루어지고있는분야는기술전반인데다 10) 기술적사상 을다루는 11) 특허와관련이있는표준이려면기술분야일수밖에없다. 여기서 기술표준 은정부, 표준화기구, 사업자단체, 동종기술보유기업군등이일정한기술분야에서표준으로선정한기술이나, 해당기술분야에서사실상표준으로널리이용되는기술을가리킨다. 12) 개발하고상용화하기에따라서는엄청나게다양할수있는특정분야의관련기술들을굳이표준화하는것은, 기술상호간의상호협력내지호환성을증진시키는한편시장거래에서의장벽을허물어뜨림으로써궁극적으로경제적효율성을달성하기위함이다. 13) 특히호환성증진을통한이른바네트워크효과 (network effect) 가가장뚜렷한정보통신분야에서는전세계적으로다수의표준화작업이이미진행되었거나계속활발하게진행중이다. 14) 9) 가령국제표준화기구 (ISO) 국제전자기술협회 (IEC) 공동의공식정의에따르면 표준화 (standardization) 란 현실적혹은잠재적문제와관련하여특정여건하에서최적의방법을얻기위하여보편적이고반복적인이용을위한규칙을수립하려는행위 로정의하여개념정의상으로는기술분야만을전제하고있지는않다. 이는 ISO/IEC, ISO/IEC GUIDE 2:2004 (8th edition 2004) 참조. 10) 바로위각주의정의에불구하고, 가령 ISO 에의한 국제표준분류코드 에서열거하고있는최상위분류 (Level 1) 40 가지는그모두가넓은의미에서기술 ( 技術 ) 분야에속하는것들이다 { 이는 ISO, ISO ICS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for Standards) (6th edition 2005) 참조 }. 11) 한국특허법제 2 조제 1 호참조. 12) 이런정의는지식재산권지침 3. 가. (5) 참조. 13) ISO/IEC GUIDE 2, 1.1 Note 2 및지식재산권지침 3. 참조. 14) 국제표준화기구 (ISO) 와더불어표준화작업을주도적으로진행하고있는주체는다름아니라국제전자기술협회 (IEC,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이다. 정보통신분야에서만표준화기구의숫자가 840 여개에달하며, 그중대표적인것으로는국제표준화기구 (ISO), 국제전자기술협회 (IEC), 국제전기통신연합 (ITU),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IEEE), 유럽연합전기통신표준기구 (ETSI), 미국국립표준기구 (ANSI), 인터넷기술표준화기구 (IETF), 전자정보표준개량기구 (OASIS),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 (W3C), 고화질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포럼 (HDMI Forum), 근접통신포럼 (NFC Forum) 등이있다는설명은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p. 5-6.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15 2. 표준특허가특별하게문제가되고있는이유하지만기술의표준화가항상긍정적결과만을가져오지는않는다. 일단특정한기술이표준으로채택되게되면나중에더나은기술이등장하더라도당해산업계가새로운기술로의전환비용을감당하지못하는결과부득이구 ( 舊 ) 기술을답습하는이른바기술고착 ( 技術固着, lock-in) 현상이나타난다. 그런단점보다이글에서더중요시하는단점은, 만일표준이된기술에관해특허권이존재하는경우그특허권자의독점적, 배타적권리행사에의하여다른경쟁자는아예표준기술이통용되는당해시장에접근조차하지못할위험성이다. 이런위험성때문에기술표준화과정에서특허권의대상인기술은아예표준기술선정대상에서제외하는것이원래의관행이었다. 하지만, 1932년미국국립표준기구 (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ANSI) 가 특허권자가기꺼이독점적효과를회피하도록권리를제한하는경우 라면특허된기술도표준이될수있다고처음선언한이래다른표준화설정기구 (Standards Setting Organizations, SSOs, 이하에서는역시한국에서의통칭대로 표준화기구 라고만함 ) 에서도차츰비슷한입장을취한지적재산권정책 (IPR policy) 15) 을채택하기시작하였다. 현재이런지적재산권정책이가장잘정비되어있는기술분야가다름아니라정보통신기술분야이다. 앞서언급한대로정보통신기술분야는호환성증진을통한네트워크효과가뚜렷하다는점이외에도당해분야제품의특성상다수의특허가존재한다는점, 기술발전과상용화의속도가아주빠르다는점등이복합적으로작용한결과이다. 16) 현재각종표준화기구가스스로제정한지적재산권정책을통해, 관련기술을가지고표준화작업에참여하는주체들에게요구하는내용은크게다음의 2가지로요약된다. 첫째, 표준이될기술을선정하는과정, 즉표준화과정에서그선정대상으로고려되는기술에관하여이미특허권이존재하거나특허출원중인경우 ( 이하에서는편의상, 이미특허권이존재하는때만을전제함 ) 그사실을사전공개 (ex-ante disclosure) 할의무이다. 이런의무를부과함으로써표준화기구가그런정보까지고려하여가장합리적인기술을선택할수있는기회를부여받고자하는것이다. 둘째, 15) 이에관해아주상세한분석으로는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15 이하를, 비교적자세한국내문헌으로는정연덕, 표준화기구의특허정책관련문제, 창작과권리, 제 64 호 ( 세창출판사, 2011. 9), 10-20 면을각참조할것. 16) 이단락은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3 참조.
116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만일특허권자의기술이표준으로채택된다면장차누구에게나 합리적이며비차별적인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RAND) 조건혹은 공정하고합리적이며비차별적인 (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FRAND) 조건 ( 논리적으로는 RAND라는용어가더적합하지만독자의편의상 FRAND로이하에서호칭함 17) ) 으로실시허락할의무를부과하는것이다. 18) 그런의무부과를통하여만일 FRAND 선언이없었다면표준이가져다줄우월한지위와결합하여특허권자의권리행사가자칫하면초래할수도있었을경쟁제한적인효과를미연에방지하려는것이다. 물론엄밀히보자면, 표준화기구의지적재산권정책이정한바에따라특허권자가부담하는의무의법적성질은표준화기구와특허권자사이의사적 ( 私的 ) 관계내에서만구속력이있다고볼여지도없지는않다. 하지만위와같은사전공개의무를위반하여특허를숨기는행위, 즉특허매복행위 (patent ambush) 를하였거나혹은표준특허기술에대한실시허락을거절하려는태도를보이거나표준특허권에기한침해금지청구를제기하겠다는태도등으로위협하여자의적이고차별적으로과도한실시료를징수하는행위, 즉특허위협행위 (patent hold-up) 19) 를한경우, 각 17) 반드시그러한것은아니나 RAND 조건이란표현은미국에서, FRAND 조건이란표현은유럽연합에서주로채택된다. 하지만양자사이에 공정하고 (Fair) 란문구가있고없음으로인하여실질적인의미에차이가있는것은아니다. 이점은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12 및 Jorge L. Contreras, An Empirical Study of the Effects of Ex Ante Licensing Disclosure Policies on the Development of Voluntary Technical Standards, NIST Report, No. GCR 11-934 (June 27, 2011), <http://ssrn.com/abstract=1916743>, p. 3. 한국에서도원칙적으로어느용어나무방하겠다. 굳이선택하자면우리지식재산권지침은 FRAND 라칭하고있지만, 공정 은공정한경쟁을궁극적으로지향하는우리지적재산권법및공정거래법의근본목적과직결되는최상위개념 ( 즉공정성을구비하면굳이합리적, 비차별적인지를별도로따질필요가없이원칙적으로지적재산권남용이나공정거래법위반이문제되기어려울것임 ) 에가까우므로개념상의혼란을피하기위해그문구는제외한호칭 (RAND) 이더적절한듯하다. 하지만그런법논리상의정교한적합성보다이글에서는독자의편의를중시하여현재한국에서더자주쓰이는용례에따라 FRAND 라고칭할것이다. 18) 이와관련하여, 각종표준화기구에서는특허권자와 i) 당해특허실시허락의철회가능성유무, ⅱ) 실시허락의갱신가능성등도미리합의하지만 ( 이는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72 참조 ) 가장중요한것은역시실시료를결정하는부분이다. 19) 특허위협 에대한이런정의는 Daryl Lim, Misconduct in Standard Setting: The Case for Patent Misuse, 51 IDEA: The Intellectual Property Law Review 559 (2011), pp. 561-562; Nicholas P. Chan, Balancing Judicial Misvaluation and Patent Hold-Up: Some Principles for Considering Injunctive Relief After ebay, 59 UCLA Law Review 746 (2012), p. 749; Suzanne Michel, Bargaining for RAND Royalties in the Shadow of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17 국의권한있는당국은거의예외없이그런행위들에기초한특허권행사에일정한제약을가하고있다. 특히표준화가가장절실하고또한실제로도잘이루어진통신기술분야에서는수천개의잠재적특허부품이결합되어하나의완성품을구성하기도하는바, 해당완성품공급자가스스로특허권을취득한경우도있을수있겠지만그렇지못한경우특허권침해소송으로부터완전히자유로우려면각특허부품의권리자마다지급하여야할실시료부담이쌓여전체로는엄청난금액에이르게되는이른바실시료과적 ( 實施料過積, royalty stacking) 20) 의상황이드물지않다. 이런환경하에서완성품공급자가여러개별특허권자의특허매복이나특허위협때문에직면할부담은실로무겁다. 21) 표준기술에관해서는특허권을두텁게보호하는것이다른 Patent Remedies Law, 77 Antitrust Law Journal 889 (2011), FN 9 등다수. 위정의와흡사하게 경쟁자를시장에서구축하거나만일다른대체기술이표준으로채택될수있었을상황이라면당해특허권이본래표준채택전에징수할수있었을금액보다더높은실시료를징수하는데특허를활용하는행위 라고개념정의한것으로는미국법무부 (DOJ) 및특허청 (PTO) 의 2013. 1. 8. 자 자발적인 FRAND 선언을한표준특허에기한구제수단에관한정책언명 ( 각주 190 번참조 ) 의 4 면. 한편일부견해 ( 가령 Jorge L. Contreras, op. cit., pp. 2-3) 에서는자신의특허가표준으로채택되도록유도하는행위, 즉특허매복에속하는행위도여기에포함시키지만, 이것은보편적견해가아니다. 한편표준특허권자의일방적실시거절행위를특허위협행위와별도로구분하기도하지만 { 이런입장은최승재, 특허권남용의경쟁법적규율, 세창출판사 (2010. 3), 159 면이하 } 양자는넓게보아, 표준취득이후특허권을매개로한부당한위협 ( 터무니없는실시료를요구하고불응할경우실시를아예거절하거나침해금지를구하는방법으로시장에서구축하겠다는위협 ) 에모두속하는행위로포섭할수있을것이다. 즉공정거래법상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을이른바 배제남용 과 착취남용 으로구분하고있더라도특허위협의개념에서는그렇게구분한논의가일반적이지않다. 20) 실시료과적 (royalty stacking) 상황의정의에관해서는 Mark A. Lemley & Carl Shapiro, Patent Holdup and Royalty Stacking, 85 Texas Law Review 1991 (June 2007), p. 1993 참조. 21) 가령삼성보다스마트폰특허기술확보면에서열세라고평가받는 Apple 조차 1290 개이상의관련특허를보유하고있다 ( 이는 Tomson Reuters IP Market Report, Inside The IPhone Patent Portfolio (Sep. 2012), p. 4). 스마트폰에관련된최대수만개의특허중극히일부에근거해서도 ( 표준 ) 특허침해로인한침해금지청구를통하여상대방스마트폰의생산 판매일체를정지시킬수있기때문에, 상대기업의완성품제조에절실한수많은기술들중특정 ( 표준 ) 기술에대한특허권을확보하고유효적절한행사로상대기업을아예완성품시장에서구축하거나적어도과도한실시료부담으로경쟁력을잃게하고자하는전술이시장에서자주구사된다. 이렇게상대방의약점을찾기위해서로애쓰는과정이배후에숨겨져있기때문에이를양차 ( 兩次 ) 세계대전의상공에서벌어졌던적기 ( 敵機 ) 의꼬리잡기공중전 (Patent Dogfight) 에비유하기도하는것이다.
118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경우와다르게오히려표준특허권자의횡포만을조장함으로써당해기술분야의지속적발전과시장에서의공정한경쟁을저해할것이라는부정적우려가분명한것이다. 3. 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는주된대항수단들가. 계약위반등일반민사법리에근거한대항수단의한계와향후가능성 (1) 개설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여각국에서동원될수있는법적제약내지표준특허에대한제어수단으로는이론상다음과같은것들이고려될수있다. 먼저한국에서라면민법등일반민사법의법리, 그리고미국에서라면형평법이나계약법의법리에따른각제어수단을생각해볼수있을것이다. 그중에서도특허권자가표준기술에특허권이존재하지않는것처럼행동하다가이를번복하거나 FRAND 조건에맞게실시허락하겠다고다짐하고서도차별적으로취급하는경우이에대항하여상대방은 1 특허권자가특허권에관한사전고지의무등표준화기구에의해정해진지적재산권정책을받아들이고나아가 FRAND 선언을한것은장차실시허락을구할자들에대한청약 ( 請約, offer) 에해당하고상대방이당해표준특허를실시함으로써승낙하여특허권자와상대방사이에직접계약관계가성립되었다거나, 2 특허권자가 FRAND 선언을포함한일련의언동을함으로써특허권자와표준화기구혹은특허권자와표준화작업참여주체들과의사이에이른바 제3자를위한계약 이성립하였고상대방은다름아니라위계약의 제3자 ( 혹은수익자, third-party beneficiary) 에해당하여특허권자가상대방에게위계약상의구속을받는다고주장하는것이대표적이다. 이렇게 2가지계약관계에근거한제어논리는후술하듯이 삼성대애플 혹은 Apple v. Samsung 분쟁에서애플 (Apple) 이한국, 미국의법원에서공통적으로제기하였던주장이기도하다. 또한 FRAND 선언등에의하여특허권자가상대방에게묵시적실시허락 (implied license) 을하였다고주장하는방법, 혹은특허권자가표준화과정에서자발적으로행한언동에반한다고하여신의칙위반내지금반언원칙위반 (equitable estoppel) 22) 으로다투는방법도 22) 우리민법상 신의성실의원칙 을구체화한유형중대표적인것이 모순행위금지의원칙 이며, 이것과유사한것이영미법상 금반언원칙 이라고볼수있다. 이는곽윤직대표편집, 민법주해 Ⅰ( 박영사, 1999), 118-119 면 ( 양창수집필부분 ) 참조. 이글이하에서는이런원칙들을묶어편의상 금반언원칙 이라고만한다.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19 넓게보아같은맥락에속하는제어수단들이다. 다만계약위반, 묵시적실시허락, 금반언원칙위반 ( 이하, 모두묶어서 계약위반등 이라고만함 ) 과같은대항수단은비교적뚜렷한한계를가진다. 왜냐하면 FRAND 선언을비롯하여특허권자가표준화작업에참여하면서행하는일체의언동이, 계약이나묵시적실시허락으로취급되거나금반언을기대할만하게구체적이고확정적인내용을담고있지않은경우가대부분이기때문이다. 23) 이런뚜렷한한계때문인지 삼성대애플 사건혹은 Apple v. Samsung 사건 24) 에서한국, 미국의법원모두 FRAND 선언만으로는실시료의액수등계약으로서의구체적인조건이정해지지않았다는점을주된근거로위 1과 2에관한애플 (Apple) 의주장을공히배척하고있다. 하지만주의할점은 계약위반등 법리에근거한주장이미국등에서점차호소력을얻고있다는사실이다. 즉표준특허권자의특허위협행위를근절하기위하여표준특허권에기한침해금지청구권등을아예인정하지말자는입장이미국등에서유력하게주장되고있는상황임은후술하는바와같은데, 이런입장은 FRAND 선언과관련하여그것의구속력을특허권자와향후당해기술을채택할상대방과의사이에까지인정하는것을전제하고있다. 그런구속력의구체적근거에관해혹자는계약상의효력으로, 혹자는금반언원칙등에기대어다소상이하게설명하고있을뿐이다. 덧붙여, 표준특허권에대항하는수단으로계약법리에의존하는경우국제사법 (conflict of law) 의문제가개입될여지가많다. 왜냐하면 FRAND 선언을요구한특정표준화기구의지적재산권정책 (IP Policy) 에서는대체로향후관련된다툼이있을경우적용될준거법 ( 準據法 ) 을명시하고있기때문이다. 가령 삼성대애플 사건이나 Apple v. Samsung 사건에서공통적으로문제된삼성의표준특허는유럽 23) 가령 FRAND 선언이구체적이거나확정적이지못하다는점에관해서는이장 ( 章 ) 의 5. 가. FRAND 조건이가진의미 ( 각주 80 번이하및그에대응하는본문 ) 부분참조. 뿐만아니라금반언원칙위반의경우표준화작업에서이루어진특허권자의언동에기초하여신뢰를쌓게된상대방의범주속에그보다나중에특허권을실시하게되었을뿐인제 3 자가원칙적으로는포섭되기어렵다는난점까지있다 ( 특히이점을지적하는견해는 Daryl Lim, op. cit., pp. 580-581). 24) 2012 WL 1672493 (N.D.Cal., May 14, 2012). 주지하다시피 Apple v. Samsung 분쟁에관해미국의 1 심법원은수십개에달하는결정과일부판결을내렸다. 그중에위결정은 Samsung 의표준특허권에기한반소를기각해달라는 Apple 의주장을판단한재판이다.
120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연합전기통신표준기구 (ETSI) 에의하여표준으로채택된것이었고위표준화기구의지적재산권정책제12조는명시적으로프랑스법을준거법으로정하고있다. 그때문에원, 피고사이에계약관계가인정될수있는지판단함에있어위두사건의재판모두에서프랑스민법을준거법으로삼아검토하는과정을거치고있다. 25) 그러나앞서 1의청약 ( 請約 ) 이되기위한요건이나 2의 제3자를위한계약 이성립되기위한요건등에관하여프랑스민법이한국및미국에서의관련논의와크게상이한입장을취하고있는것은아니므로 26) 프랑스민법의세세한내용을위두법원의재판서 ( 裁判書 ) 에서처럼여기서반복할필요는없다고본다. 다만프랑스법이한국및미국에서의관련논의와크게상이한부분은지적재산권의양도나실시허락에관한계약이성립하는데서면주의 ( 書面主義 ) 를요구한다는점 27) 이며, 이때문에위두법원모두애플 (Apple) 의계약성립의주장을배척하는데중요한논거중하나로서면의작성이없었다는사실을들고있다. (2) 관련사례표준특허침해주장에대항하여계약위반등을내세운사례들중한국에서가장관심을끌만한분쟁은역시한국의 삼성대애플 사건 28) 과미국의 Apple v. 25)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 가합 39552 판결중 173 면이하및 Apple v. Samsung, 2012 WL 1672493 (N.D.Cal., May 14, 2012), p. 10 이하. 26) 가령 1 과관련하여프랑스민법에서도청약 ( 請約 ) 이려면구체적, 확정적인의사표시여야한다 ( 위 2011 가합 39552 판결 174 면 ). 2 와관련하여서도프랑스민법은 제 3 자를위한계약 을원칙적으로금지하고있지만 ( 동법제 1119 조 ), 본인자신을위한다는요약 ( 要約 ) 의조건이있을때 등에는예외적으로이런계약을허용하고있는바 ( 위 2011 가합 39552 판결 175-176 면 ), 이런규정은 제 3 자를위한계약 이유효하기위하여 보상관계 를요구하고있는한국민법에서의해석론 ( 가령곽윤직, 채권각론, 박영사, 2003, 73-75 면 ) 과실질적인차이가없다고보인다. 삼성대애플 판결에서도위와같은프랑스민법규정을해석하면서특허권자와의사이에서 보상관계 가존재하지않는표준화기구를 제 3 자를위한계약 에서의 요약자 로볼수없다고보아애플의관련주장을배척하고있다. 27) 프랑스법의이런특징은위 2011 가합 39552 판결 177 면및위 Apple v. Samsung 판결중 p. 15 참조. 반면한국은물론미국에서도특허실시허락계약을체결함에있어원칙적으로서면이요구되는것은아니다. 미국의경우널리계약이유효하려면대가관계 ( 혹은約因, consideration) 가존재하여야함이원칙이지만, 서면으로이루어진계약은소정조건하에그런대가관계가없더라도유효하다는특별한취급을받게될뿐이다 { 이는 Restatement (Second) of Contracts (Westlaw Database updated Oct. 2013) 95 (1981) 참조 }. 28)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4. 선고 2011 가합 39552 판결 ( 각주 4 번참조 ).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21 Samsung 사건 29) 이다. 두사건모두에서, 애플 (Apple) 의아이폰 (iphone) 이이동통신분야에서표준기술로채택된삼성 (Samsung) 의특허권 30) 을침해하였는지가중요쟁점으로다루어졌다. 이쟁점에관한 1심판결에서, 한국의서울중앙지방법원이삼성의계약위반등에관한애플의주장을배척하고표준특허권침해에따른금지청구및손해배상을명하였음에비하여, 미국의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은아예삼성의표준특허권이당연무효 (invalid) 에해당하거나애플의아이폰에서삼성의표준특허권을채용하여실시 ( 實施 ) 한바없다고최종판단함 31) 으로써애플에게특허침해책임을추궁할수없다는결론에이르는데 FRAND 선언과관련한삼성의계약위반등의책임이있는지까지따져볼필요가없다고보았다. 하지만미국법원에서도그런최종적재판을내리기이전시점에당사자의신청에따라이루어진부수적재판들에서, 표준특허권자에대항하는수단으로계약위반등이제시될수있는지를검토하고있으므로그부분을이하에서살펴보고자한다. 한국의 삼성대애플 사건에서피고애플이앞서 1과같은요지의주장을제 29) Apple v. Samsung, 2012 WL 1672493 (N.D.Cal., May 14, 2012). 이와관련하여각주 5번참조. 30) 양국에서삼성이내세운특허권이모두표준특허였던것은아니며, 아울러양국에서문제된표준특허권의구체적내용도다소간차이가있다. 하지만그내역을구분하여상세히설명할논의의실익이없다. 31) 미국의특허침해소송에서가장핵심적인쟁점인특허권침해 (infringement) 여부의판단을법관이아닌배심원단 (jury) 이수행함은주지하는바와같다. 이사건에서배심원단은 2012. 8. 24. 평결 (verdict) 을통하여, Samsung이내세운표준특허 2건모두소진 (exhaustion) 되었다고보아침해가아니라는결론에이르렀다. 문제된특허부품을애플에게판매한주체가, 삼성으로부터실시허락을받았음에당사자간에다툼이없는소외 ( 訴外 ) 인텔이아니라, 인텔의외국자회사 ( 子會社 ) 였지만이런경우도소진이적용된다고본것이다. 참고로동일한사실관계임에도한국법원은소진이자회사에까지미치지않는다고반대입장을취한바있다. 그런데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은 2013. 1. 29. Apple의 평결번복직권재판 (judgment as a matter of law) 신청에응하여위표준특허중 1건 (U.S. Patent No. 7,675,941) 은당연무효라고보아 ( 이런재판은 Apple v. Samsung, 920 F.Supp.2d 1116), 같은날 Samsung의평결번복직권재판신청에응하여서는나머지표준특허 1건 (U.S. Patent No. 7,447,516) 과관련하여애플아이폰이그특허발명을실시한것이아니라고보아각각더나아가소진여부에관해서까지판단하지않더라도특허침해가아니라고판시하여앞서의배심원단평결을뒤집는재판 ( 이재판은 Apple v. Samsung, 920 F.Supp.2d 1079) 을내렸다. 나아가이글주제와관련없지만 1심법원은위재판들과별개로, 애플의디자인권등에기한손해배상금으로약 10억불이상을인정한배심원단평결부분도약 4억 5천만달러로감액하는수정을가하였고 ( 이재판은 Apple v. Samsung, 926 F.Supp.2d 1100) 이런수정은한국에도널리알려져있다.
122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기함에대하여, 법원은이런주장을배척하면서 ETSI 지적재산권정책이나지적재산권가이드에도구체적인실시료산정기준등이마련되어있지않고, 당사자상호간의협상에의하도록하고있으며, FRAND 선언의문언내용과의미등에비추어보면, 표준특허에대한실시료조건에대한구체적인정함이없는원고의 FRAND 선언만으로라이센스계약에관한청약의의사표시를한것이라고단정할수없다 고판단하고있다. 아울러앞서 2와같은피고애플의주장에관해서는 32) 법원이 표준화기구인 ETSI의정책목표등에비추어보면표준특허의특허권자와 ETSI 사이에기본적인계약관계내지보상관계가형성되었다고보기도어려우며, ETSI와같은표준화기구는시장에참여하는사업자가아니라기술시장에서의표준확립을위한사적질서조성기구에해당하여제3자를위한계약의요약자라고할수도없 ( 다 ) 고보아역시배척하고있다. 미국의 Apple v. Samsung 사건에서도 Apple은 FRAND 선언에터잡아계약이성립하였다는요지로한국에서의 삼성대애플 사건에서와거의동일한주장을개진하였다. 하지만 1심법원은 2012. 5. 14. 자결정 33) 에서이런주장을배척한바있다. 배척의이유역시한국법원이앞서제시한이유와크게보아대동소이하다. 34) 반면미국에서표준특허침해사안에있어 계약위반등 을다투는피고의항변을받아들인예로 1997년연방특허항소법원 (CAFC) 의 Wang Labs. v. Mitsubishi 판결 35) 을우선꼽을수있다. 이사건에서 Wang은 Mitsubishi로하여금 Wang 자신이개발한 64K 메모리모듈 (SIMMs) 기술을일부채용한 256K 메모리칩을생산하도록종용한다음, 전자기기표준화공동위원회 (JEDEC) 의표준화작업과정에서특허출원사실을알리지아니한채위메모리모듈기술이표준으로채택되도록주도하였다. 그럼에도 Wang이나중에 Mitsubishi를상대로삼아특허침해를주장하 32) 판결문자체에는피고애플의이부분주장이있었다는점자체에관한언급이없다. 하지만법원의판단중에위주장을대상으로한판시가분명히존재하고미국에서벌어진 Apple v. Samsung 사건에서 Apple 이계약관련주장속에 제 3 자를위한계약 성립을포함시키고있었던사정에비추어, 삼성대애플 사건에서도같은주장이개진되었음이분명하다. 33) 2012 WL 1672493 (N.D.Cal., May 14, 2012). 34) 다만미국의법원은한국법원과달리, 원고 Apple 의주장을위 2 번을중심으로파악하고서도그에대한배척판단에서는한국법원이 1 번주장에관하여판시한사유, 즉 FRAND 선언만으로는청약 (offer) 으로보기에구체적이지 (specific) 못하다는이유를들고있다. 35) 103 F.3d 1571.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23 자, 연방지방법원은묵시적실시허락이론에의하여피고가실시료없는조건으로취소불가능한실시권을취득하였다고인정하였고연방특허항소법원도그런판단을승인하였다. 36) 나아가이글뒤에서설명하는 2012년 Microsoft v. Motorola 결정 37) 에서도 FRAND 선언으로인하여특허권자와상대방사이에계약관계가성립함을인정하고있다. 나. 특허권남용및반독점행위로취급하여대항하는방법등 (1) 개설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는또다른제어수단으로특허권남용이론이나공정거래법의제재가유력하게거론된다. 이와관련하여한국특허법에서는강제실시권 ( 强制實施權 ) 발동도이론상불가능하지않지만현실적으로는기대하기곤란하므로 38) 논외로한다. 특허권남용이론은, 특허권자가일방당사자로권리보호를주장하는사적 ( 私的 ) 소송에서당해특허권의행사가권리남용 (misuse) 이라고보아배척하는방법이다. 반면공정거래법의제재는사적소송의존부와관계없이공정거래법위반행위 ( 미국에서는 antitrust activity) 로취급하여행정당국의공적 ( 公的 ) 제재를가하거나혹은사적 ( 私的 ) 소송에서도특허권자의침해주장을다투며상대방이그런공정거래법위반사실을기초로 ( 특허권남용 ) 항변을제출하는방법이다. 39) 36) 연방특허항소법원은, 묵시적실시허락법리가본질적으로미국특허판례에서거의인정된적이없는금반언원칙위반의항변에터잡은것이지만묵시적실시허락을인정하기위한전제조건으로반드시금반언원칙위반이인정되어야하는것은아니라고밝히고있다. 이상의사건설명은모두 Janice M. Mueller, Patenting Industry Standards, 34 John Marshall Law Review 897 (Summer 2001), pp. 924-925 등참조. 37) 각주 110 번참조. 아울러 Apple v. Motorola 판결 ( 각주 105 번참조 ) 도그판시의취지상넓게보아, 마찬가지입장이라고사료된다. 38) 미국등선진제국의법제와달리한국특허법에서는다양한사유에관하여특허청장에의한강제실시권 ( 强制實施權 ) 설정이가능하도록규정하고있고그사유중에는 불공정거래행위 를시정하기위한경우도포함된다 ( 동법제 107 조제 1 항제 3 호 ). 하지만이런외형과달리선진제국과의마찰을우려하여서인지그동안강제실시권이설정된예는 1980 년의단 1 건을제외하고찾아보기어렵다 ( 이는 2011. 12. 2. 자로개정된특허법에관한 특허법일부개정법률안검토보고서 42 면참조 ). 따라서표준특허권남용에대항하여강제실시권이발동될여지는거의없다고본다. 마찬가지의예상으로정연덕, 표준특허분쟁의확산과산업발전 ( 전문가좌담회에서의진술임 ), 지식재산정책, Vol. 11(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12. 6), 24 면. 39) 주의할것은, 미국에서특허권남용이라는주장과달리반독점법위반행위라는주장은그자체로는특허권침해에대항하여제출될수있는독립된항변으로인정되지
124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그런데미국에서의최근경향은표준특허권관련분쟁에대처함에있어본래의특허권남용법리를적용하기보다반독점법위반 (antitrust law, 40) 한국의공정거래법위반 ) 을중심으로삼는방향으로흐르고있다. 41) 사실표준특허권의경우, 표준 의성질상시장에서지배적지위를획득하기가다른특허권의경우보다훨씬쉬운까닭에, 그특허권침해를다투는재판에서도다른어떤특허권침해사건에서보다공정거래법 ( 미국의반독점법 ) 위반관련쟁점이개입될여지가크기는하다. 하지만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함에있어반독점행위에해당하지않을경우특허권남용을내세울수없다는미국연방특허항소법원의최근입장은온당하지않다고사료된다. 이하에서는반독점행위로취급하는대항방법으로부터독립된고유한특허권남용항변이가능할지에관해살펴본다. (2) 미국에서의관련논의전개상황및필자의소견 특허법의목적에어긋나게특허권의현실적혹은잠재적독점범위를부당하게 않는다는점이다. 당해반독점법위반행위로인하여직접불이익을입은피고가그런양상이특허권남용에해당한다는식으로항변할수있을뿐이다 { 이점은 Martin J. Adelman, Cases and Materials on Patent Law, third edition, West (2009), pp. 791-792}. 특허권자의반독점법위반자체를침해상대방이법정에서다투려는경우에는침해소송의항변이아니라반소 (counter claim) 로청구하여징벌적손해배상을구하는절차에의하게된다 { 이부분은 Janice M. Mueller, Patent Law, 4th. edition, Wolters Kluwer (2012), pp. 567 및 587}. 그러나이런반소는이글의관심이아니다. 가령 특허권자의반독점법위반행위를통한특허권남용에해당하므로특허침해책임을부담하지않는다. 는주장과같이, 특허권남용항변을효과적으로제기하는데과연반드시반독점법위반의요소가매개가되어야하는지여부가이글이하의관심이다. 40) 미국의반독점법은크게 Sherman Act, Clayton Act, Federal Trade Commission Act 등으로나뉘고그중에서도 Sherman Act 제 2 조및 Federal Trade Commission Act 제 5 조가표준특허권자의행위를대상으로주로거론되지만이글에서는굳이특정하지않고 반독점법 으로통칭한다. 마찬가지로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을축으로하고있는한국의대응법제도경제법혹은경쟁법이란호칭대신편의상 공정거래법 으로통칭한다. 41) 이렇게표준특허분쟁에관한반독점법적접근을대표하는것으로 U.S. Department of Justice and the Federal Trade Commission, Antitrust Enforcement and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Promoting Innovation and Competition (2007) 중 특허권이공동표준제정에관련될경우의경쟁문제 (Chapter 2, pp. 33-56) 를참고할것. 주로지적재산권법측면에서표준특허의법적문제를분석하고자하는이글에서는특허매복및특허위협행위가분석대상이될뿐이다. 하지만, 위보고서를참고해보면 (pp. 37 & 55) 반독점법측면에서는가령표준제정과정에서표준화기구의주도로참여주체들이 FRAND 선언과관련하여사전에장래의실시료등을미리정하려는행위가, 경우에따라서는담합행위처럼오히려경쟁제한적행위로규제대상이될수도있음을알수있다.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25 확장하려는경우그런권리행사는남용 (misuse) 이므로당해특허권행사가허용될수없다는요지의특허권남용이론은, 미국에서성문법이아닌형평법에근거한항변중하나로인정되는것이다. 그런데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한또다른유력한제어수단이라고할수있는반독점법위반행위와특허권남용행위의관계에대해서는다음과같은의견차이가존재한다. 즉 1 특허권남용은반독점법위반과전혀다른성질을가진다는입장, 2 시장에의영향이라는반독점법적요소를특허권남용에서경우에따라고려하는것도불가능하지는않다는입장, 3 특허권남용이인정되려면반독점행위임을먼저보여야한다는입장이수십년이상미국의판례들과학자들사이에혼란스럽게엇갈리고있다. 42) 종전까지연방대법원의판결들은 ( 비록표준특허권에관한사건에서는아니었지만 ) 대체로특허권남용행위와특허권관련한반독점행위를개념상분명하게구분하려는입장이었다. 43) 특허권남용은특허법자체에연원을둔법리로, 시장 ( 市場 ) 에의영향을고려하기보다특허독점권을부당하게확대하려는특허권자의행위에초점을맞춘다는차이가있음을고려하여야한다는것이다. 하지만최근연방특허항소법원은표준특허권의남용이문제된 2010년 Princo 판결 44) 등을통하여, 연방대법원의위와같은입장과는반대로, 특허권남용을인정함에있어시장에서의경쟁을제한한다는반독점적요소를아주중요하게검토함으로써양자의개념을상당부분중첩되게하면서도특허권남용의인정요건을반독점행위의인정보다오히려더까다롭게하려는입장을취하고있다. 45) Princo 42) 이런 3 가지입장에대하여는 Richard Calkins, Patent Law: The Impact of The 1988 Patent Misuse Reform Act and Noerrpennington Doctrine On Misuse Defenses and Antitrust Counterclaims, 38 Drake Law Review 175 (1988/1989), p. 185 참조. 국내문헌으로는비록표준특허에국한한글은아니지만조원희, 미국특허법상특허권남용 (Patent Misuse) 의법리 공정거래법위반과의관계를중심으로, 저스티스, 통권제 104 호 ( 한국법학원, 2008. 6), 103-115 면참조. 43) 가령가장대표적으로 Morton Salt Co. v. G. S. Suppiger Co. - 314 U.S. 488 (1942) 판결에서는특허권남용이인정되는데있어반독점법 ( 이사건에서는 Clayton Act) 위반여부는직접적관련성이없다고보았다 (Ibid., at 490 참조 ). 또한최초로특허권남용을긍정한선례인 Motion Picture Patents Co. v. Universal Film Mfg. Co., 243 U.S. 502 (1917) 판결에서연방대법원은 공공의이익 (public interest) 이라는아주추상적기준을내세워 (Ibid., at 519) 특허권자의행위를남용이라고판단한바있다. 44) Princo Corp. v. ITC, 616 F.3d 1318 (Fed. Cir. 2010) (en banc). 당초 ITC 판정을 1 차로파기한뒤다시이루어진 ITC 의판정에대한불복에서이루어진전원합의체판결이다. 45) Janice M. Mueller, Patent Law, pp. 569-570; Spencer Weber Waller & Andre Fiebig, Antitrust and American Business Abroad (Westlaw Database updated Dec. 2012) 11:9 등.
126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사건에서원심에해당하는미국국제무역위원회 (ITC) 결정에서는, 피고 Princo가원고 Phillips의표준특허를일응침해한사실은인정하면서도원고가자신의표준특허기술과 Sony의유사특허기술까지모두포함시킨특허풀 (patent pool) 46) 에관한실시허락을피고와체결하면서과도한제한을가하는방법으로특허권남용행위를한이상당해특허권을피고에게 집행할수없다 (unenforceable) 47) 고판정하였다. 하지만연방특허항소법원은이를파기하면서, 반독점법위반행위가특허권남용을인정하는기초가될수있지만최종적으로특허권남용이인정되려면그것에더하여엄격한추가요건이필요하다고판시한다음원고가입증할요건으로 i) 문제된행위로인해당해특허권의독점영역이부당하게확장되었을뿐만아니라 ii) 경쟁제한적인효과가분명하게입증되었을것등이요구된다고보았다. 이런입장에충실하자면반독점법위반에해당하지않으면서도특허권남용에해당하는행위는애당초존재하기가어렵게된다. 물론이런연방특허항소법원의입장을비판하면서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는데특허법자체의논리에터잡아고유한특허권남용의법리를활발하게적용하는것이보다바람직하다거나적어도반독점법법리와병행하여위법리를활용하는것이타당하다는비판 48) 도유력하다. 이런비판적견해는 Princo 판결이있기 46) 특허풀이란복수의특허권자가각각보유하는특허를취합하여상호간에또는제 3 자에게공동으로실시하는협정을의미한다 ( 지식재산권지침 2. 가.). Princo 사건에서예시되듯이, 표준특허가존재하는곳에특허풀도아울러서등장할때가많다. 하지만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IEEE) 과같이표준특허지정즉시특허풀에의참여를권장하는경우를제외하면, 표준특허와특허풀사이에직접적인연관관계가존재하는것은아니다 ( 이는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p. 97-98). 47) 특허권침해에대한항변중특허권을집행할수없다는 unenforceable 항변은위와같이특허권남용의경우나형평법에반하는행위 (inequitable conduct) 가존재하는경우등에인정된다. 어느경우나당해항변을제기한소송상대방에게만특허권의효력이미치지아니할뿐이라는점에서, 소송상대방이외의제 3 자에게까지사실상효력이미치는무효 (invalidity) 항변과큰차이가있다. 즉무효항변에따라연방법원이당해특허권전부나그일부청구항을무효라고판단하면특허권자는당해소송의상대방에대하여서뿐만아니라다른제 3 자에대하여서도더이상유효를주장할수없다는것이연방대법원의확고한판례이다. 이는박준석, 특허권등지적재산권의남용을긍정한우리판례들의논리분석, 민사판례연구, 제 34 권, 민사판례연구회 (2012. 2), 1020-1021 면참조. 요컨대, 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기위한수단으로특허권남용법리에의하는때는, 공정거래법에기한공적제재를가하는때와달리, 특정상대방에게만효력이있다는한계가있음은주의하여야한다. 48) Daryl Lim, op. cit., pp. 589-606; Saami Zain, Misuse of Misuse: Princo Corp. V.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and The Federal Circuit s Misguided Patent Misuse Jurisprudence,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27 이전부터존재하던것이다. 49) 필자의사견으로는, 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는제어수단으로공정거래법적관념으로부터독립하여특허권남용이론이여전히독자적인의미를갖는지여부에관해서는미국에서의논의가확실히일단락되었다고보기어려운것같다. 특허권남용항변과반독점법위반사이의관계에대해앞서예시한 1 내지 3의입장중, 미국연방대법원의오래된판례들은굳이대응시키자면 1 혹은 2의입장인반면연방특허항소법원의최근판례는 3의입장이어서분명히대조를이루고있다. 일면, 소수이긴하지만포스너 (Posner) 판사와같은유력학자 50) 가양자의구별이더이상무의미하다고하여 3의입장을지지하고있는점, 미국의회가 1988년특허남용개정법 (Patent Misuse Reform Act) 을제정하여향후에는연방대법원의종전특허권남용판례에서보다협소한범위내에서만특허권남용이인정되도록강제하면서 관련시장에서의시장지배력 을남용의인정기준으로추가한점, 51) 아울러위 Princo 판결에대한상고허가신청을연방대법원이기각하였다는점 52) 등에비추어보면연방특허항소법원의입장이장래에도유지될가능성이상당히크다고단정할수도있다. 하지만또다른일면으로는미국특허법학자들대다수는여전히특허권남용이공정거래법위반과분명히구별되는법리임을인정하고있는점, 53) 연방특허항소법원이 Princo 판결등을통하여특허권남용이론의적용여지를연방대법원의선례들보다너무협소하게만듦으로써결과적으로위특허남용개정법의취지이상으로특허권자에게너무유리한방향의해석론을전개하고있다고볼수있는점, 한편으로이미최근약 10년동안특허권자에편향적이었던연방특허항소법원의여러판결을잇달아파기하는등 54) 연방대법원이강경한태도를취하고 13 North Carolina Journal of Law & Technology 95 (Fall 2011), pp. 117-146 등. 49) Janice M. Mueller, Patenting Industry Standards, p. 921 & pp. 934-946. 50) Posner 판사는 USM Corp. v. SPS Technologies, Inc., 694 F.2d 505 (7th Cir. 1982) 판결을통하여특허권남용을판단하는 공공의이익 이라는기준은지나치게추상적이고오늘날에는반독점법이특허권자의부정한행위전반을규율하고있으므로특허남용의독자적역할을더이상인정하기곤란하다고보았다. 더자세히는 Richard Calkins, op. cit., pp. 188-192. 51) 35 U.S.C. 271(d) 가그렇게수정되었다. 자세히는 Richard Calkins, op. cit., pp. 192-200. 52) Princo Corp. v. ITC, No. 10-898, 2011 WL 1832842 (U.S. May 16, 2011). 53) 다만앞서 1 과같은입장이라기보다 반독점법위반행위가존재하면특별한사정이없는한특허권남용으로인정될수있다 고하여, 2 에보다가까운입장으로볼수있다. 54) 연방대법원은 2002 년 Festo 판결에서시작하여 2013. 6. 13. 선고된 Myriad 판결에이르
128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있는추세인점등에비추어보면만일연방대법원이다른사건에서동일쟁점을정면으로판단할기회가온다면연방특허항소법원의입장이파기되는상황이충분히올수있다. 요컨대필자의소견으로는, 반독점법에저촉되는행위가아니고서는표준특허권에대항하여특허권남용의항변을제기하기가사실상곤란하다는것이미국의최종적입장이라고성급하게단정해서는곤란하고한국에서도당분간그추이를지켜볼필요가있다고본다. (3) 한국에서의관련논의전개상황및바람직한방향제시 ( 가 ) 한국판례는특허무효사유가있는경우권리남용으로잘못취급함한국의관련상황을살피건대, 표준특허권자의횡포에대항하는수단으로특허권남용이활용될가능성이더욱제약되어있는상황이다. 우리판례가일반민사사건에서종종인정하여온전형적인권리남용, 즉주관적요건과객관적요건을모두요구하는권리남용 55) 은아직특허권행사와관련하여서는인정된예를찾기어렵다. 현재까지우리판례에서특허권남용이라고인정된사례는거의예외없이일본의킬비 ( キルビ-, Kilby) 판결 56) 의태도를우리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0다69194 판결이나이후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판결 57) 에서수용한결과이다. 여기서는진보성이결여되어특허법상등록무효사유가존재하는등록특허권에큰흠이있음에도그런권리에기하여침해금지나손해배 기까지원심파기판결을잇따라내림으로써연방특허항소법원이특허법의여러중요쟁점에관하여제법오랫동안운용한기준들을계속부정해오고있다. 이런추세와달리연방특허항소법원을지지한연방대법원판결은 2011 년 Microsoft v. i4i 판결 (131 S.Ct. 2238) 및 2013 년 Bowman v. Monsanto 판결 (133 S.Ct. 1761) 등극소수이다. 55)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 다 59783 판결 ; 2003. 11. 27. 선고 2003 다 40422 판결등. 권리의행사가주관적으로오직상대방에게고통을주고손해를입히려는데있을뿐이를행사하는사람에게는아무런이익이없고, 객관적으로사회질서에위반된다고볼수있으면, 그권리의행사는권리남용으로서허용되지아니하고, 그권리의행사가상대방에게고통이나손해를주기위한것이라는주관적요건은권리자의정당한이익을결여한권리행사로보이는객관적인사정에의하여추인할수있으며, 어느권리행사가권리남용이되는가의여부는개별적이고구체적인사안에따라판단되어야한다. 56) 最高裁平成 10 年 ( オ ) 第 364 号平成 12.4.11. 57) 특허발명에대한무효심결이확정되기전이라고하더라도특허발명의진보성이부정되어그특허가특허무효심판에의하여무효로될것임이명백한경우에는그특허권에기초한침해금지또는손해배상등의청구는특별한사정이없는한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되지아니한다.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29 상청구가있을경우, 특허법상무효판단을전담하도록설계된특허심판원등의특허무효심판절차등에서무효가확정되기이전시점이라도, 특허권의권리행사를저지하기위한기교적인개념으로권리남용이등장하고있다. 이때형식상 권리남용 이라고표현하고있지만이것은본래의권리남용에서당해권리의행사 ( 行使 ) 와관련이있는제반사정을주로참작한뒤법관이종합적인평가로서그권리행사가당초법이예정한범위에서이탈하였다고판단하는것이아니다. 오직권리의성립과정 ( 成立過程 ) 에서의흠, 그중에서도진보성결여로인한무효사유의존부, 그흠이정정심판 ( 訂正審判 ) 등으로메꾸어질가능성이있는지여부에만관심이쏠려있다. 이런기교적인 권리남용 이본래의권리남용과얼마나이질적 ( 異質的 ) 인것인지는가령 삼성대애플 사건 58) 에서도확인할수있다. 이판결에서크게두부분에서 남용 에대한판단을하고있는바, FRAND 선언과관련하여삼성의특허권행사가적절한것인지를민법, 특허법, 공정거래법등규범에비추어검토한뒤관련주장을배척한부분은넓게보아본래의권리남용에관한판단이다. 하지만, 나머지부분에서는위와같은기교적인 권리남용 법리에터잡아판단하면서아예 특허의무효여부 ( 권리남용주장 ) 에대한판단 이라는목차속에서당해특허의무효사유존부와권리남용해당여부를아예묶어구별없이판시한뒤그주장을배척하고있다. 법원의이부분관심은당해표준특허권이등록무효사유를지녔는지확인하는데쏠려있을뿐이다. 특허등록무효사유와권리남용을동일하게놓은것과같은이런개념상혼란은위법원의판시가잘못되었다기보다일본의판례가취한태도를그대로따른앞서의대법원판례에서비롯된것이라고본다. 59) ( 나 ) 특허권남용에서만남용의주관적요건을배제할특별한근거가없음비록상표권에관한것이었지만우리의일부대법원판례 60) 는지적재산권남용에관해서는아예주관적요건이필요하지않다는이례적입장을취한것이있었다. 그런데이번 삼성대애플 사건에서도, 비록결론에서는특허권남용을부정하였지만, 논리전개과정에서위대법원판례의입장을표준특허권남용이다투어진이번 58) 각주 4 번참조. 59) 대법원판례의문제점에관해자세히는박준석, 전게논문 ( 각주 47), 1034-1049 면및이를보충한박준석, 무효사유있는특허권에기한권리행사와권리남용, Law & Technology, 제 9 권제 3 호 ( 서울대기술과법센터, 2013. 5), 17-19 면을참조할것. 60)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 다 67223 판결 ( 세칭 진한커피 사건 ) 이대표적이다.
130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사건에그대로원용한바있다. 이것역시다음과같은이유로위대법원선례가잘못되었음에도 삼성대애플 판결이그대로따른것이라고본다. 살피건대, 이렇게주관적요건을제거할경우장차특허권남용이활발하게인정될가능성이조금이라도더커질것이지만지적재산권의남용에관해서만다른사건들에서와다르게주관적요건을제거할것은아니다. 주의할것은, 권리남용에서과연주관적요건이필요한것인지에관한당부판단은민사법일반의문제일뿐이어서필자의관심사항이아니라는점이다. 필자가지적하려는것은, 지적재산권남용사건에서는오히려 오직상대방에게고통을주고손해를입히려는데있을뿐이를행사하는사람에게는아무런이익이없을것 이란주관적요건을굳이인정하고자한다면권리남용이인정된다른민사사건일반에서보다더쉽게긍정할수있음에도위대법원판례는오히려지적재산권의성질상주관적요건에해당하는사실을발견하기가더어려울것이라는오해에근거하고있다는점이다. 61) 즉위 61) 위 진한커피 판결의진의 ( 眞意 ) 에관한옹호론 { 이는오영준, 등록상표권자의상표권의행사가권리남용에해당하기위한요건등 (2007. 1. 25. 선고 2005 다 67223 판결 ), 대법원판례해설, 제 69 호 (2008 년상반기 ), 법원도서관 (2008) 의견해임 } 에따르면, 종전까지판례가 토지소유자의철거청구사건 등에서 주관적요건 을요구하는이유는지상건물의철거를청구하는것은경제적관점에서반사회적비경제적인결과를낳게되어거의항상남용의객관적요건을쉽게충족하므로, 객관적요건만일경우거의언제나권리남용이되어토지소유권제도자체가부정되는것을대법원이 주관적요건 을도구개념으로추가함으로써피하고자하는의도가있다고한다. 그러나타인이선사용하던표장을선출원주의를악용하여먼저등록한뒤선사용자를상대로금지청구를구하는 진한커피 사건에서는금지청구로인해등록상표권자에게아무런이익이없다고는보기어려움에도, 만일이때도주관적요건을요구하게된다면, 상표권행사의권리남용은거의성립할수없어부당하다고주장한다. 그러나이것은오해이다. 옹호론이비교대상으로거론한 토지소유자의철거청구사건 에서우리판례가권리남용의주관적요건까지충족되었다고긍정한취지속에는, 철거의상대방은지상건물전체에영향을줄수밖에없는철거로고통과손해를입는반면토지소유자가되찾는대지는대체로 자투리땅 에불과하여기존지상건물의대지로계속활용되는것외에는달리유용한 이익 을찾기어렵다는것이어서, 결국판례는 자투리땅 이라는분명한유형물조차권리남용의주관적요건에서지칭하는 이익 이아닐수있다고보고있다. 물론이런판례의이해방식이타당한지논란이있을수있겠으나, 그것이야어찌되었든 토지소유자의철거청구사건 과비교할때지적재산권침해사건에서는, 옹호론의설명과는반대로, 오히려위와같은 이익 이존재하지않을여지가더크다. 이것은지적재산권이무형 ( 無形 ) 의재화에대한권리로비경합적 (non-rivalrous) 성질을가진다는것과밀접한관련이있다. 여기서는타인이함께사용하여도권리자의실제활용이저해받지않고, 마찬가지로타인의 ( 임의 ) 활용이중지되더라도권리자의실제활용여지가더넓어지는것도아니다. 따라서앞서 자투리땅 의반환처럼선뜻 이익 과연결지을대상조차당장은막연하다. 더자세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31 판례에서주관적요건을배제한전제 ( 前提 ) 부터가잘못되었다. ( 다 ) 공정거래법위반의판단으로부터독립된특허권남용항변의유용성등어쨌든한국에서도, 장차진정한의미의특허권남용이다투어지는사례들이활발하게등장한다고할때공정거래법위반행위와특허권남용행위의관계도앞서미국에서처럼치열한쟁점이될수있다. 이와관련하여하급심판례 62) 에서 ( 비록표준특허권행사에관한것이아니라저작권행사에관해서였지만 ) 지적재산권행사가공정거래법에위반한경우당해행위는특별한사정이없는한권리남용에해당한다고본판단이존재한다. 한편학설 63) 로는특허권남용의배경이되는특허법의정책목적은공정거래법의그것보다더넓은결과공정거래법위반행위는특허권남용행위의일부를구성할뿐이라는견해가있다. 다소불명확한부분이존재하지만, 위판례와학설은물론앞서삼성대애플사건의판결 64) 까지공정거래법위반행위가반드시성립하지않더라도여전히특허권남용행위가성립할수있음을인정한다는점에서는최소한공통된것으로사료된다. 필자가이와관련하여지적하고싶은것은공정거래법적판단에좌우되지않고특허권남용을독자적으로판단하려는입장이실제재판을담당할법관에게가지는현실적장점이다. 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과같은공정거래법위반행위가표준특허권남용인정의전제가될경우당해재판에서통상방대한규모의시장분석을필요로하게된다. 이런필요성은해당분석결과를해석하는전문가의의견에법관의판단이자칫하면종속될위험을낳을수있는것이다. 특허권남용이론은이런위험을피하게해준다. 65) 물론시장분석등에의하지않고법관이제반사정을 한비판은박준석, 전게논문 ( 각주 47), 1008-1017 면을참조할것. 62) 서울고법 2012. 4. 4. 자 2011 라 1456 결정 ( 세칭 천재교육 사건 ). 이러한점들에비추어보면저작권에기초한침해금지청구가공정거래법위반에해당하는경우에는특별한사정이없다면권리남용에해당하여허용되지아니한다고보아야한다. 63) 오승한, 특허 저작권남용의본질및근거와독점규제법위반행위와의구분, 산업재산권, 제 33 호 (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10. 12), 198 면이하. 64) 이판결은권리남용의주관적요건은필요없다고한다음 객관적으로사회질서에위반 되는지여부만을검토하고있는데그런검토의범위를반드시공정거래법위반에한정하고있지는않다. 65) 주의할것은, 특허매복행위의경우와달리특허위협의경우 FRAND 조건에합당한실시료가대략적으로나마산정되어야과연특허위협행위가있었는지판단할수있다는점때문에특허권남용인지를판단하려면부득이하게위실시료를개략적으로나마산정할필요가있다는것이다. 그렇지만이런경우라도공정거래법위반여부를판단하
132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고려하여추상개념을재량으로적용하는과정에서자의가개입할여지가커진다는혹자의비판도가능하겠지만, 특허권남용을비롯하여권리남용법리자체가일단법관에대한신뢰를전제하여그로하여금관련제반사정을두루참작하여권리행사를허용할지추상적으로판단하게하려는데에그제도의본질이있는것이다. 이렇게지극히불확정적추상개념을매개로한법리인까닭에남용이론이자주발동되면결코바람직하지않겠지만예외적으로발동될여지까지아예봉쇄하는것은타당하지않다. 덧붙여표준특허권자의횡포가최종적으로공정거래법위반이나특허권남용행위에이르는지법적평가를내림에있어, 미국의입장과유럽연합의입장 ( 나아가그에가까운한국의입장 ) 에미묘한차이가있음을유의하여야한다. 그간특허권의행사에대항하여반독점법적인제재를가함에있어실제동일한사안을놓고도미국은지적재산권자의독점을옹호하는입장을, 유럽연합은공적이익을내세워경제법적규제를가하려는입장을각각취하려는경향이상대적으로강하였다. 이글의주제인표준특허권관련사안 66) 뿐만아니라과거여타특허권관련사안 67) 에관해서도이런경향이드러난다. 이것은반독점법의등장시점이나관련논의의축적에서는미국이결코유럽연합보다뒤떨어진다고할수없지만, 현실적으로자국이특허권의강한보호와관련하여얼마나비교우위를가졌는지에따라미국처럼자국특허권자를우선적으로옹호할지, 그렇지않으면유럽연합에서처럼실상은미국등타국의기업일경우가상당부분인특허권자에대해공적견제를강하게가할지에대한정책적시각의차이에서비롯된것으로이해된다. 려면시장에서의경쟁제한의효과를별도로분석하여야하는수고가필요하다는점에비추어여전히공정거래법위반인지의판단보다는법관의부담이경미하다고본다. 66) 2012. 2. Google 은거액을들여 Motorola 의이동통신기술관련표준특허권등을인수하였고, 그표준특허에터잡아애플, MS 등을상대로침해금지를구하였다. 이런행위가 FRAND 조건을위반하여반독점행위가성립되는지에관하여, 미국 FTC 의경우장기간조사에불구하고 2013. 1. Google 과합의하여일정조건하에반독점법위반혐의조사를중단하였다. 하지만유럽연합당국은 Google 의행위가반독점법위반이라는예비판정을내린바있다. 이상은 WSJ 2013. 1. 5. 자 Behind Google s Antitrust Escape 기사및 Foss Patents (Blog) 2013. 5. 6. 자 Preliminary EU ruling finds Google s Motorola guilty of abuse of standard-essential patents 칼럼등참조. 67) 미국에서도논란자체는있었지만실제규제까지는내려지지않았던마이크로소프트 (MS) 의익스플로러검색엔진끼워팔기, Google 의검색결과제시방식이유럽연합에서는반독점적제재를받았던것이좋은예이다. 이와관련하여 Joe Wilcox, Google s antitrust defense sounds like Microsoft s (2011. 6. 25. 자 ), <http://betanews.com/2011/06/ 25/google-s-antitrust-defense-sounds-like-microsoft-s> 참조.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33 4. 표준특허권자의특허매복 (patent ambush) 행위에대항한제동가. 반독점법에기한공적제재까지이루어졌던미국의 Rambus 사건특허매복행위에관해지금까지가장유명한분쟁사례는미국의공정거래위원회 ( 이하, FTC) 가반독점법위반의제재를가한 Rambus 사건 68) 이다. 이사건에서는전자기기표준화공동위원회 (JEDEC) 의 DRAM 메모리기술표준화작업과정에참여한 Rambus가관련기술이특허출원중인사실을사전공개하지않은채표준기술로채택되도록유도한행동이문제되었다. FTC는이런행동이반독점행위라고보아시정조치를내렸고 Rambus가반발하여제기한소송이이사건이다. 이사건은최종적으로연방DC항소법원에서, 표준화작업당시전자기기표준화공동위원회 (JEDEC) 의지적재산권정책이정한사전공개의무의범위가명확하지않아위반의존재가분명하지않다는점, 설령사전공개의무위반이있었더라도그로인한경쟁제한적효과가초래되었어야하는데만일 Rambus의기망행위가없었다면다른대체기술이표준으로채택되었을것임을입증한다면그런경쟁제한의효과가입증될것이지만그입증이부족하다는점 69) 등에의해 FTC가패소하였다. 한편 Rambus는나아가표준기술채택이후해당기술을채용한메모리제조업체인 Infineon 등을상대로특허침해소송을제기하기도하였다. 70) 이침해소송에서는 Rambus가위와같이표준화작업과정에서특허출원중인사실을공개하지않은것이 기망 (fraud) 행위에해당하여결국특허침해소송에서피고에게인정되는항변중하나인 형평법에반하는행위 (inequitable conduct) 에속하므로특허침해가아니라고볼지가문제되었다. 1심과달리연방특허항소법원은증거부족을이유로위행위에해당하지않는다고판단하였다. 이사건에서피고가실제제출하지는않았지만 FTC의앞서판단과마찬가지로 Rambus의사전공개의무위반으로경쟁제한적결 68) Rambus, Inc. v. FTC, 522 F.3d 456 (D.C. Cir. 2008). 이사건을설명한국내문헌으로는이황, 표준설정과정에서특허공개의무위반과특허위협 (Hold-up) 에대한경쟁법의접근, 산업재산권, 제 36 호 (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11. 12), 339-345 면을참조할것. 69) 522 F.3d at 466. 이렇게미국에서는특허권자의기망행위자체만으로는곧장반독점법위반행위가성립하지않고경쟁제한적효과의입증이필요하다는입장이다 ( 이는이황, 전게논문, 353-355 면참조 ). 다만미국의이런입장이한국의공정거래법해석에도그대로타당한지는다툼이있다 ( 각주 78 번참조 ). 70) 이는 Rambus v. Infineon Technologies Ag, 318 F.3d 1081 (Fed. Cir. 2003). 이사건의상세설명은 Peter David G. Sabido, Defending against Patent Infringement Suits in Standard-Setting Organizations: Rambus Inc. v. Infineon Technologies AG, 13 Federal Circuit Bar Journal 635 (2003-2004), p. 637 이하를참조할것.
134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과가초래되었다는요지로피고가다툴수있었을것이고, 그런다툼이항변으로제출될경우특허권남용의형태로주장될수있었을것이다. 71) 나. 한국기업이관련된미국의 Apple v. Samsung 사건특허매복행위와관련하여우리의관심을끄는또다른사건은현재미국에서한창치열하게진행되고있는 Apple v. Samsung 사건에서의관련판단부분이다. 이사건에서특허매복에관한 Apple의주장을 1심법원은 2013. 1. 29. 자결정 72) 에서배척한바있다. 여기서 Apple은 Samsung이침해당하였다고주장하는이동통신관련표준특허기술에관해유럽연합전기통신표준기구 (ETSI) 주도의표준화과정에서특허매복행위를하였고그에따라 Samsung은계약위반의책임 73) 을부담한다고주장하였다. 즉, ETSI의지적재산권정책에따르면장차표준기술로채택될수있는 ( 필수 ) 특허를가진경우적시에합리적으로공개할의무를표준화작업참가주체에게부과하고있지만, Samsung은특정기술들을범용이동통신시스템 (UMTS) 표준의일부로채택하도록제안함에있어그보다조금앞서스스로가한국특허청에당해기술들을출원중인사실에관해아무런공개도하지않았다고 Apple은주장하였다. 그렇지만연방지방법원은 Apple의특허매복주장이인정받으려면만일 ETSI가 Samsung이특허출원을은닉한사실을알았더라면다른대체기술을표준으로채택하였을것이라는사실을 Apple측이입증하여야하는데이점에관한증거가부족하다고보았다. 74) 즉 Samsung의고지의무위반과그이후에 Apple이겪은불이익사이에상당인과관계가있다는점에대한입증이부족하다고본것이다. 71) 이런지적은 Peter David G. Sabido, op. cit., p. 650. 아울러각주 39 번을참조할것. 72) 920 F.Supp.2d 1116 (Jan. 29, 2013). 이결정은앞서설명한대로 ( 각주 31 번참조 ) Apple 이배심원단의평결에불복하여그것을번복하는판사의직권재판 (judgment as a matter of law) 을신청한것에응답한재판이다. 73) 특허매복행위가어떻게계약위반 (breach of contract) 을구성하는지에관해서는본결정문자체에서는별다른언급이없지만, 이와관련하여서는각주 23 번과 24 번및그바로앞본문 (1 과 2 의각논리설명부분 ) 을참조할것. 74) Apple v. Samsung 사건에관한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의 2011. 10. 18. 자결정 ( 각주 91 번참조 ) 에서도법원은, 동일한사실관계에터잡아특허매복으로인한반독점법위반행위가성립한다는 Apple 의주장을증거부족으로기각하면서, 연방 DC 항소법원의 Rambus 판결이위와같은사실의입증을요구하였음을선례로제시하였다.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35 다. 한국의관련상황한국에서는아직표준특허와관련하여특허매복행위가문제된적은없다. 일단지식재산권지침에서는 기술표준으로선정될가능성을높이거나실시조건의사전협상을회피할목적등으로부당하게자신이출원또는등록한관련특허정보를공개하지않는행위 라면공정거래법위반행위가될수있다고규정한다. 75) 장차문제될경우, 위공정거래법규정에근거하여공적제재를받을뿐만아니라침해소송안에서특허권남용의주장도충분히가능할것이라고본다. 76) 먼저공정거래법에기한제재와관련하여서는, 특허매복행위가우리공정거래법이금지하는 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에해당하기위한요건으로특허권자의기망때문에대체기술이표준에서배제되었다는경쟁제한적효과 77) 가요구되는지문제된다. 여기서는지면제약상, 그런경제법차원의문제에관해한국경제법학자들사이에다툼이있다는점 78) 만을언급하기로한다. 어쨌든공정거래법위반에해당한다고인정된경우라면그것을근거로특허권남용주장도전개될수있을것이다. 79) 다음으로특허권남용항변에관하여서는, 그런항변이최종적으로원용되려면특허매복행위의입증만으로는부족하고다른제반사정의입증이필요할것임은특허위협행위의경우와마찬가지이다. 즉특허매복행위는특허권남용이라는추상적법적요건을인정하는데주된고려요소가될수있을뿐이다. 5. 표준특허권자의특허위협 (patent hold-up) 행위에대항한제동 가. FRAND 조건이가진의미표준화기구가사전에특허권자와의사이에, 제3자들에대한장차의실시허락조 75) 지식재산권지침 3. 나. 부분. 주의할것은특허매복행위가곧바로공정거래법위반이되는것이아니라공정거래법에서요청하는요건을충족하여야한다는점이다. 76) 반대로특허매복행위에관해특허권남용이론이적용되기극히어려울것이라는견해로는오승한, 사적표준화기구의지식재산권공개의무의범위및공개의무위반행위에대한사후규제, 산업재산권, 제 36 호 (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11. 12), 406 면. 77) 경쟁자를시장에서배제하기위한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즉이른바 배제남용 의사안을다루었던포스코판결 ( 각주 98 번참조 ) 이제시한요구이다. 78) 그런효과가요구된다는견해로이황, FRAND 확약위반과특허위협 (Hold-up) 에대한공정거래법상규제의기준, 저스티스, 통권제 129 호 ( 한국법학원, 2012. 4), 231 면, 반대견해로이호영, 표준필수특허보유자의 FRAND 확약위반행위에대한공정거래법의집행에관한연구, 상사법연구, 제 31 권제 4 호 ( 한국상사법학회, 2013), 273 면각참조. 79) 각주 39 번참조.
136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건을구성할여러가지내용들을미리대략적으로정해두고자협의함에있어 공정하고합리적이며비차별적인 (FRAND) 조건은가장핵심적내용이다. 하지만무엇이합리적이고비차별적인지에관해표준화기구의지적재산권정책에서는대부분아예정의규정을두고있지아니한데다, 지금까지지적재산권정책밖에서따로명확하게합의된내용도존재하지않는다. 80) 국제적으로도보더라도최근법정분쟁이급증하는추세이긴하지만아직까지는선례도충분하지못하다. 81) 따라서한국의법원도당분간어려움을겪을수밖에없을것이다. 82) 다만여기서합리적이고비차별적조건의실시료에해당하려면적어도특허권자가당해기술이표준으로채택되기이전에징수할수있었던실시료금액의최상한 ( 最上限 ) 범위내이거나당해기술이표준으로작동하면서실제로기여한가치이내여야할것이고, 그렇지않으면 특허위협 에따른과도한실시료부과로판정될것이다. 83) 위와같이 FRAND 조건에모호함이많은것은불가피한면이있다. 시장상황이불확실함에불구하고장래에이루어질실시허락의요금을명확하게획정하는것이불가능할뿐만아니라표준화작업과정에서너무상세하고지나친구속을가하고자할경우특허권자로서는참여를주저하거나그런표준화에서제외되고자하는원심력 ( 遠心力 ) 이작용하게되어표준화자체가무산될수있기때문이다. 84) 그렇다고전혀구속을가하지않을경우표준으로채택된이후특허권자의발호 ( 跋扈 ) 를방지할안전판은전혀없게되므로각표준화기구가나름의절충책으로삼고있는것이위와같은 FRAND 조건인셈이다. 80)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103. 마찬가지의취지로 Daniel G. Swanson & William J. Baumol,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RAND) Royalties, Standards Selection, and Control of Market Power, 73 Antitrust Law Journal 1 (2005), p. 5; Anne Layne-Farrar, A. Jorge Padilla & Richard Schmalensee, Pricing Patents for Licensing in Standard-Setting Organizations: Making Sense of FRAND Commitments, 74 Antitrust Law Journal 671 (2007), p. 671 등다수. 81) FRAND 조건에합당한실시료를그나마비교적소상하게밝힌판례로거론되는것이 Microsoft v. Motorola 사건이지만, 이판례가제시한기준을따르는것이결코용이하지않다 ( 각주 139 번참조 ). 82) 이와관련하여지식재산권지침에서 부당하게기술표준으로널리이용되는특허발명의실시허락을거절하는행위 혹은 부당하게기술표준으로널리이용되는특허발명의실시조건을차별하거나, 비합리적인수준의실시료를부과하는행위 가공정거래법위반행위가될수있다고규정하고있으나 ( 위지침 3. 가. 및나.) 이런내용역시 FRAND 조건을보다명확하게규정하지못한것은마찬가지이다. 83) Rudi Bekkers & Andrew Updegrove, op. cit., p. 103. 84) 비슷한진술은 Daryl Lim, op. cit., p. 560.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37 FRAND 조건을위반하였다는점만으로곧바로공정거래법위반 ( 혹은반독점법위반 ) 행위, 가령한국공정거래법제3조의2 제1항의 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행위로취급할수있는가? 이에관해서한국공정위는 2009년퀄컴사건 85) 에서그결정문일부의표현을해석하기에따라서는아주적극적으로판단하고있는듯하다. 86) 그렇지만 FRAND 조건위반행위그자체 (per se) 가곧바로공정거래법위반행위가된다는논리는, 경쟁제한의의도및경쟁제한의객관적우려가요구된다고본대법원판례 87) 에비추어적어도그판례가적용될유형의사안에서는특히객관적요건과충돌하는면이있게된다. 88) 따라서여전히다른사정까지결합하여위객관적요건의충족여부를최종검토하되 FRAND 조건위반은다른어떤사정보다그것을인정하는데유력하게참작된다고보는것이타당할것이다. 나. 미국의경우미국의경우비교적여러건의재판사례가있다. 지면제약상, 여기서는우리가가장관심이있는 Apple v. Samsung 사건에서의관련주장만을본다. 1심을담당한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이, Samsung의 FRAND 선언에따라계약관계가성립되었다는 Apple의주장을 2012. 5. 14. 결정에서배척하였음은앞에서설명하였다. 85) 각주 93 번참조. 86) FRAND 조건의확약및준수요구는이동통신기술표준설정과정에서표준설정으로인한독점력남용을방지하기위한필수적인조치인데, 이러한사실은표준에포함된특허기술의보유자가 FRAND 조건에반하는행위를할경우그자체로경쟁제한우려가있다는것을보여준다할것이다. 부분 ( 의결서 42 면 ) 참조. 다만위부분의표현에불구하고, FRAND 조건에위반하였다는점은그자체만이아니라다른사정들까지합쳐져고려되어서야비로소경쟁제한우려가있음을인정할수있다는것이공정위결정문의진의로보이기도한다 ( 각주 99 번참조 ). 삼성대애플 판결에서는삼성의 FRAND 위반을인정하고서도다른사정을고려하여결론에서는공정거래법위반을부정하고있다 ( 각주 136 번참조 ). 87) 포스코 판결 ( 각주 98 번 ) 에대한설명참조. 88) 포스코 판결은 FRAND 조건위반행위가있었는지를따지는것과같은 행위중심의형식적접근방법 (form-based approach) 이아니라 효과중심의실질적접근방법 (effect-based approach) 을명확하게취하고있다. 사실우리공정거래법의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금지조항 ( 제 3 조의 2) 은특정행위를열거하여금지대상으로삼고있어전자의접근방법에오히려가까운듯보이지만대법원의포스코판결은이런입법의수정없이제외국에서보편화된기준인후자의접근방법을해석론으로채택하였다는점에서획기적이라는견해로는이황, 공정거래법상단독의위반행위규제의체계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로서의거래거절행위의위법성, 그본질과판단기준, 사법, 제 5 호 ( 사법발전재단, 2008. 9), p. 256.
138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같은법원의 2013. 1. 29. 자결정 89) 에서도 FRAND 선언에따라계약위반의책임내지공정거래법위반의책임이성립한다는주장 90) 이제기되었었지만비교적간단하게배척된바있다. 여기서 Apple은 Samsung이유럽연합전기통신표준기구 (ETSI) 주도의표준화과정에서 FRAND 선언을제출하였음에도그조건에위배하여특허위협행위를하고있다고다투었다. 즉 Samsung은 Apple의디자인등특허침해주장의본소 ( 本訴 ) 에맞서반소로위표준특허침해를주장하면서금지청구등을구하여압박을가한다음얼마뒤 Apple이판매하는아이폰 1대당약 2.4% 의실시료를지급하라고제안하였는바위비율은 FRAND 선언에위반하는과도한금액이라는것이다. 그렇지만법원은위와같은비율의실시료가과도한금액이어서 Samsung의 FRAND 선언에위반되는지에관해전문가증인들간의진술이엇갈리는이상입증이부족하다고보아위주장을배척하였다. 또한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의또다른결정 (2011. 10. 18. 자결정 ) 91) 에서는애당초 Samsung은 FRAND 선언을준수할의사가없으면서도거짓으로표준화기구를기망하여자신의특허기술을표준으로채택하게하였으므로반독점법위반에해당한다는주장도제출되었다. 이것은엄밀히, 협의의특허위협행위를주장한것이아니라미국판례법 92) 에따라이른바허위 FRAND 선언법리 (false FRAND declaration theory) 를내세운반독점법위반주장이었지만법원은이에관한주장및증거의보완을명하면서역시기각한바있다. 다. 한국의경우한국에서는표준특허권에기한특허위협행위가문제된분쟁사례가존재하지않다가최근몇년사이에 2건의관련사례가등장하였다. 앞서본 삼성대애플 사건의판결, 그리고공정거래위원회가퀄컴 (Qualcomm) 의표준특허권행사가공정거래법상의 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이라고보아 2009. 12. 30. 약 2,700억원의과징금을부과하고 93) 서울고등법원도그런부과결정이정당하다고 2013. 6. 19. 판 89) 각주 31번에등장하는여러건의재판서 ( 裁判書 ) 중 920 F.Supp.2d 1116 판결을말한다. 90) FRAND 위반이어떻게계약위반을구성할수있는지에관한 Apple의논리에대해서는 동결정문에서도별다른설명이없으나, 각주 23 및 24번및그바로앞본문 (1과 2의각논리설명 ) 부분을참조할것. 91) 2011 WL 4948567 (N.D.Cal.). 이것은 Apple의재반소 ( 再反訴 ) 기각을구한 Samsung의 신청에대한재판이다. 92) Broadcom Corp. v. Qualcomm Inc., 501 F.3d 297 (3d Cir.2007) 에의존하고있다. 93)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 12. 30. 제2009-281호로의결한 2009지식0329호사건이그것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39 결한사건이그것들이다. 전자의침해소송에서는삼성이보유하고있는이동통신분야의 3GPP/UMTS 표준특허기술을실시한휴대폰을판매중인애플의행위가특허침해라는주장에대항하여애플은, 위기술이표준으로채택되는과정에삼성이유럽연합전기통신표준기구 (ETSI) 에 FRAND 선언을하였다는사실에터잡아 1 위선언은성질상실시허락의청약이며애플의당해특허실시혹은승낙의사표시에의해적법한실시허락계약이체결된셈이라는주장 ( 삼성과표준화기구사이에서애플을위한 제3 자를위한계약 이체결되었다는주장포함 ), 2 위선언을위반하여삼성이과도한실시료를요구하다가침해금지까지구하는것은특허권남용이라는주장, 3 표준특허에기한침해금지청구행위는공정거래법상필수설비거래거절행위혹은부당한거래조건의요구행위등시장지배적사업자의지위남용또는불공정거래행위에해당하기때문에결국공정거래법에위반되는권리남용행위에해당한다는주장등의당부가각각다투어졌고, 94) 법원은이런주장들을모두배척하고있다. 먼저 1번부분은앞에서이미설명하였다. 다음 2번주장과관련하여법원은애플이 FRAND 조건에합당한실시허락을얻기위한노력을게을리하였다고인정한다음그럼에도침해자에게금지청구를할수없다고본다면침해적인실시자를더보호하는결과가되어부당하다고판단하였다. 3번주장과관련하여법원은일단삼성이시장지배적사업자에해당하며삼성의위표준특허역시시행령이정한 필수설비 95) 에해당한다고인정하였지만나아가부당한거래거절이있었다거나부당한 이다. 여기에퀄컴이서울고등법원에불복한결과 2013. 6. 19. 선고 2010 누 3932 판결이내려졌다. 그렇지만동사건에관해서는소송기록열람제한결정 ( 서울고등법원 2012. 11. 29. 자 2012 아 432) 이내려지는등의사정으로아쉽게도판결문등이외부에알려지고있지않다. 다만위서울고등법원의판단은퀄컴의청구를기각하고공정거래위원회의판단을지지하였다고한다 ( 더자세히는 CDRI News 2013. 7. 6. 자참조, http://www.cdri.co.kr/site/board_diqb70/762). 이에퀄컴이다시불복하여대법원 2013 두 14726 호로현재상고진행중이다. 94) 이글의목적상제외되었지만그밖에도, 구성요소완비의원칙 (all element rule) 에따른특허침해의성립여부, 신규성 진보성 명세서기재불비등을이유로한특허무효여부및그에따른권리남용여부 ( 여기서의권리남용은앞서각주 57 번에서언급한기교적인권리남용을가리키며위본문에서의통상적인특허권남용과구별하여야함 ), 조약우선권주장을수반한국제출원에도확대된선원의지위가인정되는지여부, 피고가실시한부품이특허권자로부터실시허락을얻은소외회사가판매한것에해당하여특허권소진의대상인지여부, 간접침해성립여부등이다투어졌다. 95) 공정거래법제 3 조의 2 제 1 항제 3 호의 다른사업자의사업활동을부당하게방해하는행위 를예시한동시행령제 5 조제 3 항제 3 호 정당한이유없이다른사업자의상품
140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거래조건의요구가있었다는사실은부정하여결국당해주장을배척하고있다. 후자의공적 ( 公的 ) 제재사건에서퀄컴은 CDMA 표준특허기술의보유자인바휴대폰제조사들에게위특허기술을실시허락함에있어퀄컴사의 CDMA 모뎀칩까지구입하는경우에는위실시료를낮게산정해주는방법으로차별적인취급을하였다. 이에대하여공정거래위원회는먼저기술표준화과정에서의 FRAND 선언과정은특허권자의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을억제하고표준화가하방 ( 下方, downstream) 시장에서의경쟁을제한할수있는가능성을차단하는필수적장치라고판시한다음, 그런데퀄컴은위특허기술이표준으로채택되는과정에서 FRAND 선언을하였음에도 96) 위와같이차별적으로실시료를부과함으로써 FRAND 선언에위반한행위를하였다고판단하였다. 나아가공정위는, 시장지배적사업자 97) 인퀄컴이 다른사업자의사업활동을부당하게방해하는행위 ( 공정거래법제3조의2 제1항제3호위반 ) 를범하였다고인정하는과정에서위와같은 FRAND 선언위반사실을경쟁제한의의도및경쟁제한의우려가객관적으로존재한다는사실 98) 을각인정하는유력한근거중하나로삼고있다. 99) 최종적으로공정위는퀄컴이시장지배적사업 또는용역의생산 공급 판매에필수적인요소의사용또는접근을거절 중단하거나제한하는행위 규정참조. 96) 공정위의결서에서는퀄컴이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Telecommunication Technology Association of Korea, TTA) 에제출한 FRAND 선언을문제삼고있다 ( 동의결서 41 면등 ). 97) 관련시장의획정 에관해공정위는, CDMA 뿐만아니라 GSM 등다른이동통신기술까지포함시켜야한다는퀄컴의주장을배척하고 CDMA 특허기술시장으로만한정하였다. 98) 경쟁제한의의도및경쟁제한의객관적우려를요건화한것은대법원ᅠ 2007. 11. 22. 선고 2002 두 8626 전원합의체판결 ( 세칭 포스코 판결 ) 에서다수의견이거래거절행위가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이려면단순히상대방이불이익을입었다는사정만으로부족하고 시장에서의독점을유지 강화할의도나목적, 즉시장에서의자유로운경쟁을제한함으로써인위적으로시장질서에영향을가하려는의도나목적을갖고, 객관적으로도그러한경쟁제한의효과가생길만한우려가있는행위로평가될수있는행위로서의성질을갖는거래거절행위를하였을때 여야한다고하여주관적요건 ( 편의상, 경쟁제한의의도 라고함 ) 과객관적요건 ( 편의상 경쟁제한의객관적우려 라고함 ) 을모두요구함에따른것으로보인다. 위대법원판결은나아가객관적으로경쟁제한의효과가인정되면주관적요건은추정될수있다고보았다 { 이에관해객관적효과로부터주관적의사를추정하는것에논리적으로문제가있다는비판은이봉의, 포스코판결과방해남용의향방, 경쟁저널, 통권제 140 호 ( 한국공정경쟁연합회, 2008. 9), 20 면 }. 99) 피심인들은 이동통신기술시장에서의표준설정에따른독점력형성과이에따른시장에서의경쟁제한의폐해를방지하기위하여 FRAND 조건을준수하여야한다는점을잘알고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피심인들이휴대폰제조사에대하여자신들의모뎀칩을사용하지아니할경우더많은로열티를부과한행위는피심인들의경쟁제한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41 자로서위위반행위뿐만아니라거래상대방에서가격을부당하게차별하는행위 ( 같은항제 1 호참조 ) 등을범하였다고판정한뒤과징금을부과하였다. III. FRAND 선언은표준특허의금지청구권포기를가져오는가? 1. 표준특허에기한금지청구권행사가특별히문제되고있는이유표준특허권자의횡포중특허매복보다는특허위협 (hold-up) 이아무래도현실적으로더빈발하는상황이고, 특허위협행위가상대방에게효과적으로작동하는이유는비록과도하더라도특허권자가제시한실시료금액을받아들이지아니할경우뒤이어침해금지청구권이발동되어극히일부분에불과한특허침해부품때문에완성품전체가아예시장에서배제될수있다는상대방의공포때문이다. 따라서만일표준특허권에대하여서는특허위협의부작용을제거하기위하여특허권침해로인한금지청구권의행사가능성을아예부정하거나제한한다면적어도표준특허권자의특허위협행위만큼은상당부분근절할수있을것이라고착안할수있다. 이런착안에터잡아미국에서는, 표준특허권자가 FRAND 선언을함으로써침해금지청구권을원칙적으로포기한것이라고보는입장이상당히유력하게제기되고있다. 그리고이런입장이점차세 ( 勢 ) 를불리고있는배경에는특허권침해에기한금지명령발동에있어법원의재량을대폭인정한 2006년연방대법원의 ebay 판결이놓여있다. 100) 원래미국에서는침해금지청구권을, 손해배상청구권과달리성문법에따라주어진권리가아닌본질상형평법에근거한권리로보아 101) 법원이형평법의원리를해석하여비교적자유롭게그구제를부여할지결정할수있도록허용하고있다. 102) 따라서이론상으로는법원의정책적판단에따라별다른제약 의도를보여준다할것이다. 및 피심인들이자신들의모뎀칩장착여부에따라로열티를차별적으로부과한행위는 FRAND 조건에반하는행위라는점, 로열티차별기간이장기이고로열티차별정도가크다는점, 로열티차별과조건부리베이트가동시에시행되었다는점등을고려할때다른사업자의사업활동을방해하여경쟁을제한할우려가크다. 는의결부분참조. 100) 이와관련해서는 Mark A. Lemley, Ten Things to do about Patent Holdup of Standards (and One not to), 48 Boston College Law Review 149 (Jan. 2007), p. 166 참조. 101) 아래적시하는미국특허법제 283 조는그런형평법상의구제수단으로서의성격을확인한것이다. 이는 Janice M. Mueller, Patent Law, p. 611 참조. 102) 35 U.S.C. 283 (2012). 특허법에따라당해사건에관할이있는법원들은형평법
142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없이얼마든지표준특허권에기한침해금지청구권발동을제약할수있다. 그렇지만연방특허항소법원을필두로하여미국의실무에서는오랫동안금지청구권발동에관하여도유효한특허권에대한침해사실만입증되면자동적으로금지청구를특허권자에게부여하여왔었다. 그런하급심에제동을건것이유명한 2006년 ebay v. MercExchange 판결 103) 이다. 여기서미국연방대법원은위와같은기계적인금지명령이아니라담당법원이회복불가능한손해등형평법상의 4대요건을개별적 구체적으로검토하여금지명령을발동할지를최종결정할것을요구하였다. 즉형평법에따르면영구적금지명령 (permanent injunction) 을발동하려면법관이 1 회복불가능한손해 (irreparable harm) 를입고있다는점, 2 금전배상과같은성문법상의구제수단이그런피해를구제하기에적절치않다는점, 104) 3 신청인과피신청인사이의어려움을상호비교 (balance of hardship) 할때, 신청인을위한형평법상구제가요청된다는점, 4 금지처분이내려지는것이공공의이익을해하지는않는다는점등 4가지요소를검토하여야한다는것이다. 그런견지에서, 특허권침해가인정된이상반드시금지명령을부여하여야한다고잘못본연방특허항소법원의원심을파기한바있다. 2. 표준특허권의침해금지청구권행사를원칙적으로인정하지않는입장가. FRAND 선언의직접적인구속력을인정하려는입장표준특허권에기한침해금지청구권을인정하여서는안된다는강경한입장을지지하는가장유력한학자로미국의포스너 (Richard A. Posner) 판사가있다. 그는 Apple v. Motorola 사건에관해 2012. 6. 22. 내려진일리노이북부연방지방법원의판결 105) 을통하여자발적으로 FRAND 선언을행한표준특허권자에게침해금지청 의원칙에따라특허권에대한침해를방지하기위한금지를당해법원이합리적이라고판단하는조건에따라부여할수있다 (may grant). 이런미국특허법제 283 조의규정은손해배상청구권에관하여서는같은법제 284 조가 침해를전보하기위해적절한손해배상을부여하여야한다 (shall award). 라고규정하고있는것과대조적이다. 103) ebay v. MercExchange, 547 U.S. 388, 126 S.Ct. 1837, 164 L.Ed.2d 641 (2006). 104) 이와달리임시의금지명령 (preliminary injunction), 즉금지가처분을발동하는데는 2 번요건대신에, 본안에서의승소가능성 (likelihood of success on the merits) 이요건으로추가된다. 105) Apple Inc. v. Motorola Inc., 869 F.Supp.2d 901 (N.D.Ill., 2012). 원래제 7 항소법원판사인 Posner 는대직 ( 代職, sitting by designation) 으로지방법원에서이루어진본판결에참가하였다.
표준특허의제문제 / 朴俊錫 143 구권의행사가인정되어서는안된다는점을분명히하였다. 즉 FRAND 선언을통해특허권자는 FRAND 조건에부합하는실시료를지급하려는누구에게나실시허락을부여하기로약속한셈이므로침해금지청구는논리적으로허용되지않으며, 106) 손해배상청구권의행사만으로도 FRAND가예정한바에따라합리적인실시료를징수할기회를보장받을수있다는것이다. 이에반대하여표준특허권자인 Motorola 는만일침해금지청구권의행사가박탈되는경우상대방은특허권자가오랜시간과많은비용이소요되는소송을피하기위하여정상적인실시료금액보다낮은금액에도부득이만족할것이라예상하게되어결과적으로손해배상도제대로이루어지지않을것이라고다투었다. 하지만 Posner 판사는 1 연방대법원이 ebay 판결에서위와같이분명히밝힌대로침해금지는형평법상의요건을검토하여법관이부여할지결정하여야하고특히 금전배상과같은성문법의구제가피해구제에적절치않을경우 라야발동되는것이므로, 단지표준특허권자에게유리한손해금액을합의받기위하여침해금지청구권을발동하는것은허용되지않는것이고, 2 Motorola가상실하는것은 Apple에게서징수할수있었던정당한실시료금액상당의손해배상액일뿐 Apple이시장점유율을잠식하는결과는침해금지청구의인정여부와직접적관련이없으며, 3 승소자조차자신이부담한소송비용을패소자에게전가시키지못하는것이미국법의대원칙임 107) 을고려할때침해금지청구가없어실제보다더적은금액을손해배상액으로결정하였더라도그것만으로부당하다고하기는어렵다고판단하였다. 이렇게침해금지청구를기각한뒤, 손해배상청구에관해서는입증부족으로마찬가지로기각하였다. Posner 판사의판결은현재연방특허항소법원 (CAFC) 에항소되어그당부가심리되고있다. 그외에도여러학자들이 Posner 판사의위판결에서와비슷한취지로 FRAND 선언을한표준특허권에기한침해금지청구권을부정하여야한다고주장하고있다. 106) 아래에서설명할 Microsoft v. Motorola 사건에서는 Robart 판사가다소과감하게, FRAND 선언에의해특허권자는표준화기구를상대로계약상의무를부담하는한편 제 3 자를위한계약 의수익자가다름아니라그표준화작업에참여한다른경쟁자 ( 즉, 소송상대방인 Microsoft 등 ) 라고인정하고있다. 그것과달리 Posner 판사는위본문과같이판단한근거가금반언에의한것인지, 계약상효력에기한것인지에관해서는명확히밝히지않고있다. 107) 참고로미국특허법제 285 조는변호사비용 (attorney fee) 의부담에관하여, 예외적인경우에만승소당사자에게변호사비용의상환청구를인정한다고규정하여, 한국법의패소자부담원칙과는다르게정하고있다. 이런미국특허법규정하에서통상패소자가고의적인특허침해를하였을경우위조항이지칭한 예외적경우 로인정하곤한다는설명으로는 Janice M. Mueller, Patent Law, p. 649.
144 서울대학교法學 제 54 권제 4 호 (2013. 12.) FRAND 선언과관련하여양당사자는, 마치특허풀에관해쌍방이개별적인실시허락을약정하는것과동일하게당사자사이에서근본원칙에합의한것으로금지청구권에대해철회불가능한포기 (irrevocable waiver) 도합의에포함된다는견해, 108) FRAND 선언에금반언원칙을적용하거나묵시적허락을부여하기로한것으로보아야한다는견해 109) 등이이에속한다. 아직드물지만미국의판례중 Microsoft v. Motorola 사건에관해워싱턴서부연방지방법원의로바트 (James L. Robart) 판사가잇따라내린결정도, Posner 판사의 Apple v. Motorola 판결과비슷한입장을표명하고있다. 먼저 2012. 2. 27. 결정 110) 에서는 Motorola가 FRAND 선언을함으로써표준화기구와구속력있는계약상의무를부담하게되었다는점, 그런계약에서 Microsoft는 제3자를위한계약 의제3자 ( 혹은수익자, third-party beneficiary) 에해당한다는점을분명히인정하였다. 나아가 2012. 11. 30. 결정 111) 에서는그렇게 Microsoft가 제3자를위한계약 의제3자에해당하는이상 Microsoft는 Motorola의표준특허권을무단으로침해한자가아니므로그를상대로삼은침해금지청구는이유없다고배척하고있다. 그밖에 2013. 5. 20. 내려진 Realtek Semiconductor v. LSI 사건 112) 에서도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의휘트 (Ronald M. Whyte) 판사가, Microsoft v. Motorola 판결의입장을원용하면서표준특허권자인 LSI의 FRAND 선언에따라 제3자를 108) Joseph Scott Miller, Standard Setting, Patents, and Access Lock-In: Rand Licensing and The Theory of The Firm, 40 Indiana Law Review 351 (2007), pp. 358, 374-378. 109) Doug Lichtman, Understanding the RAND Commitment, 47 Houston Law Review 1023 (2010), p. 1043. 그와비슷하게, FRAND 선언은특허권자와상대방사이의법적관계를특허침해의손해배상이아닌계약위반문제로전환시킨다는견해는 Herbert J. Hovenkamp, Competition in Information Technologies: Standards-Essential Patents, Non- Practicing Entities and FRAND Bidding (Univ. of Iowa Legal Studies Research Paper, No. 12-32, Nov. 2012), <http://ssrn.com/abstract=2154203>. 110) 854 F.Supp.2d 993. 표준화기구인 IEEE 및 ITU에행한 FRAND 선언에의하여 Motorola가부담하는계약의효력이표준화작업에참여한모든주체들에게미친다고전제한다음, Microsoft가 IEEE 및 ITU의표준화작업에참여한주체인이상 제3자를위한계약 의제3자에해당하는데아무런문제가없다고보았다. 111) 2012 WL 5993202 (W.D.Wash. Nov. 30, 2012). 한편 Robart 판사의또다른결정에대한항고심 (Microsoft v. Motorola, 696 F.3d 872, 9th Cir. 2012) 을통하여 2012. 9. 28. 연방제9 항소법원도, Posner 판사의 Apple v. Motorola 판결을원용하면서, 보기에따라서는 (at least arguably) FRAND 선언에따라침해금지청구는하지않기로확약한것으로볼수있다고판시한바있다. 112) Realtek Semiconductor Corp. v. LSI Corp., 2013 WL 2181717 (N.D.Cal. May 20,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