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질인류학회지제 31 권제 3 호 Korean J Phys Anthropol Vol. 31, No. 3 (2018) pp. 71~76 https://doi.org/10.11637/kjpa.2018.31.3.71 Review Article 이쾌대해부학그림의미술해부학적성취와한계 윤관현 인천가톨릭대학교대학원조형예술학과바이오메디컬아트전공 (2018 년 9 월 9 일접수, 2018 년 9 월 21 일수정접수, 2018 년 9 월 21 일게재승인 ) 간추림 : 화가이쾌대는한국전쟁중이던 1951년에거제포로수용소에서제자였던이주영에게미술해부학을가르치기위해직접해부학그림을제작하였다. 전체 2권으로구성되었으며, 48쪽에걸쳐 74개의그림이설명과함께교본형태로제작되었다. 목차는전신비례, 뼈대, 근육, 머리순서로그려져있으며, 부위별로는몸통 4개, 머리 51개, 팔 7 개, 다리 9개, 전신 3개였다. 머리와얼굴에대한그림은수량도많고자세히그려져있었으나, 뼈그림들은오류가많았고, 근육그림들은구조들간의경계가구분이되지않을정도로불명확하게그려져있었다. 미술해부학에필수적인형태, 비례, 동세가포함되어있지만, 내용이지나치게머리부위에할애된점과비례와동세가순서와상관없이배치되는등목차에일관성이없는것은아쉬운부분이다. 이쾌대의월북으로그의그림들이널리쓰이지못했던점은매우안타까우나, 그의해부학그림들은당시일본미술해부학의영향과우리나라의미술해부학도입기의상황을가늠할수있는귀중한자료라생각된다. 찾아보기낱말 : 이쾌대, 미술해부학, 해부학그림, 미술 서 론 월북화가인이쾌대 ( 李快大, 1913~1965) 는일제강점기 와해방전후그리고한국전쟁을거치는비극적인격동기에활동하였다. 남한서는 1991년 월북작가이쾌대전 이열리게되면서본격적으로알려졌지만, 오늘날에는 20세기한국미술계에서백남준다음으로가장중요한인물 로선정되는등한국근대미술사의주요작가로인정받고있다 [1]. 2015년에국립현대미술관이기획하여출간된 거장이쾌대-해방의대서사 에실린작품중 90% 이상이인체를소재로한것에서도알수있듯이그는인물화를즐겨그렸다 [2]. 이처럼인체를주된소재로그렸던이쾌대에게해부학은매우밀접한분야였을것으로짐작할수있는데, 실제로거제포로수용소시절에제작한해부학그림이 * 이연구는 2018 년도인천가톨릭대학교교내연구비지원에의한연구임. 저자 ( 들 ) 는 의학논문출판윤리가이드라인 을준수합니다. 저자 ( 들 ) 는이연구와관련하여이해관계가없음을밝힙니다. 교신저자 : 윤관현 ( 인천가톨릭대학교대학원조형예술학과바이오메디컬아트전공 ) 전자우편 : artanato@naver.com 2010년에공개되면서그가해부학에많은관심을가졌다는중요한실마리를볼수있게되었다. 그의역동적인생애와더불어작품에관한연구는 1995년에김진송이출간한 이쾌대 를필두로 2016년신수경의 이쾌대의해방기행적과 < 군상 > 연작연구 까지 30여건이상의연구가활발히진행되어왔다 [3, 4]. 이에비해그의해부학그림에관한연구는 2011년 시대의눈 에김인혜가발표한 이쾌대연구 : 인체해부학도해서를중심으로 가유일하다 [5]. 하지만그연구에서는해부학적관점이다소결여되어있고, 또한당시에는공개되지않았던 11쪽에걸친해부학그림 15장이 2015년에추가로공개되었다. 때문에이후공개된그림을포함한이쾌대해부학그림전체에대해추가로연구해야할필요성이생겼으며, 또한미술해부학적관점으로새롭게분석하여이쾌대해부학그림의성취와한계를명확히하고자한다. c 2018 Korean Association of Physical Anthropologists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 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ISSN 2287-626X (Online) ISSN 1225-150X (Print)
72 윤관현 이쾌대의활동 1. 이쾌대의인체에대한관심과영향 어려서부터그림에재능을보였던이쾌대는휘문고보 재학당시미술교사였던장발의권유로미술을시작하였으며, 일본의제국미술학교 ( 현재무사시노미술대학, 武蔵野美術大学 ) 에 1933년입학하여 1938년에졸업하였다. 입학후풍경화나정물을주로그리던다른학생들과는달리인물화에주력하면서수많은인체소묘와채색연습을통해누드를비롯하여군상에이르기까지인체의운동감과색채변화의표현에있어서두각을나타냈다. 당시제국미술학교는기초교육으로인체데생을매우중시하였으며, 1학년과목중미술해부학은필수과목으로니시다마사아키 ( 西田正秋 ) 가지도하였다 [6]. 니시다는 1932년부터제국미술학교에서강의하였으며, 그림에적용을할수있는실질적인내용을바탕으로쉽게강의를한것으로알려져있다. 이쾌대는일본에서배운내용을바탕으로 1946년에성북회화연구소에서미술해부학을수업하였다. 당시수업은교과과정은없었지만학생들이많이모일때는그가직접미술해부학강의를하곤했으며, 가끔누드모델을불러스케치를했다고한다 [7]. 또한그가남긴화집과스크랩등의자료에는인물화와누드소묘가다수여서, 인체에대한높은관심을알수있다. 특히르네상스시대의회화와조각이미지가많아서서양고전미술에대한이쾌대의취향을 Table 1. Classification of body points in the anatomical drawing of Lee Quede Region Bones Muscles Structure Numbers Body 2 2-4 Head 2 2 47 51 Arm 2 2 5 7 Leg 3 2 4 9 Whole body - - 3 3 확인할수있으며, 이는그의대표적인작품인 < 군상 > 시리즈에고스란히반영되었다. 한국의미켈란젤로 라고도일컬을만큼그의대표작들은나체군상들로구성되었고, 화면구성의웅대함과신체의역동적인동세등에서미켈란젤로의벽화와상당히유사하다. 근육양이다소적지만다부진한국인의신체를그렸다. 하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 < 군상 IV> 와미켈란젤로의시스티나벽화군상들사이의유사성은상당히높다 [8]. 그는군상을제작할때별도의스케치없이바로밑그림을그렸는데, 이는해부학을바탕으로수많은드로잉을통해인체에대한깊은이해가있었기때문에가능했다고생각된다. 2. 해부학그림의제작배경과내용이쾌대의해부학그림은한국전쟁중이던 1951년에당시거제포로수용소에서포로로 1년여를같이지냈던이주영에게미술해부학을가르치기위해직접저술하였다. 이후그의해부학그림은이주영이 50여년보관해오다, 그의아들들에의해세상에알려지게되었다. 전체 2권으로구성되었으며, 표지에는각각 미술수첩, 미술수첩2 라고쓰여있다. 그림은갱지를잘라서연필로그렸으며 48쪽에걸쳐 74개가설명과함께교본형태로제작되었다. 미술수첩 에실린 37쪽 59개가 2010년에먼저공개되었고, 미술수첩2 에있던나머지 11쪽 15개가 2015년에공개되어현재국립현대미술관에소장되어있다. 이주영의아들들인터뷰에따르면이주영은배운내용을땅바닥에그리면서습득했고, 다음단계로넘어갔다. 해부학그림교본은수개월에걸쳐완성되었다 [5]. 책은전신비례, 뼈대, 근육, 머리순서로그려져있으며, 동세와관련된부분은근육과머리사이에 2개, 머리사이에 2개로흩어져있었다. 내용별로는뼈대 9개, 근육 6개그리고구조설명이 59개였으며, 부위별로는몸통 4개, 머리 51개, 팔 7개, 다리 9개, 전신 3개로머리부위가가장많았다 (Table 1). 머리에관한그림이특히많았는데이는다시머리와얼굴의외곽형태 Table 2. Numbers of errors in the anatomical drawing of Lee Quede Items Contents Page Thoracic cage The division into true and false ribs is incorrect 3 Humerus The length of the neck of the humerus is drawn too long like the neck of a femur 3 Humerus Compared to the clavicle and the scapula, the length of the humerus is too short 3 Radius & ulna The characteristics of the radius and ulna are drawn incorrectly 4 Elbow joint The humeroulnar and humeroradial joints are drawn incorrectly 4 Pelvis The angle of the pelvic inlet is too close to the horizontal plane 5 Patella It is misdrawn to seem as if it functions jointly with the tibia 6 Pubic symphysis It is drawn too far to the anterior, more so than the anterior superior iliac spine 7 Line of gravity The line of gravity should be further posterior than the hip joint 15
이쾌대해부학그림 73 Fig. 1. Examples of anatomical error: (A) Floating rib expressed as joining costal arch. (B) The neck of the humerus is drawn incorrectly, like the neck of the femur, while characteristics of the radius and ulna, and the structure of the elbow joint are drawn incorrectly as well. (C) Line of gravity should be further posterior than the hip joint. Table 3. Anatomically important expressions in the anatomical drawing of Lee Quede Items Contents Page Proportion Distinction of Asians as 6~6.5 heads tall, Caucasians as 6.5~7 heads tall 1 Pronation Locative relationship between the ulna and the radius in pronation 4 Masseter muscle The anterior border of the masseter muscle depicted as facing the medial canthus 8 Rhombus of Michaelis An important landmark between the back and the hip 11 Calf The medial shown as swelling toward the inferior while the lateral swells toward the superior 12 Ankle Depiction of the lateral malleolus as characteristically lower than the medial malleolus 13 Angle of face Depictions of differences between Asians and Caucasians and the characteristics of their 16 comparative anatomy Skull Depictions of differences in front-back lengths between Asians and Caucasians 18 Eye, nose, mouth, ear Asian characteristics are drawn and categorized by shape 20~27 Movement Movement & balance of the leg, abduction of the deltoid muscle, and flexion of the biceps brachii muscle 15, 33, 34 에관한그림이 11개, 눈 13개, 코 7개, 입 4개, 귀 3개, 기타그림이 13개였다. 또한제자이주영이그린것으로추정되는해부그림 4개가후에추가로삽입되어있었으나본연구에서는제외하였다. 3. 해부학그림의미술해부학적분석머리와얼굴에대한그림이많은편으로상세하게그려졌으나뼈그림들은오류가많았다. 해부학적으로보면사소하게틀린부분이상당수였지만, 미술해부학적으로명백하게잘못그려진내용들은주로뼈를설명하는그림으로 아래와같았다 (Table 2) (Fig. 1). 근육을설명하는그림들은표면에서관찰되는근육의위치를명암으로대략표시한정도로위치나형태적인특징은잘드러나있지않았다. 특히아래팔근육은위팔노근만표시하였고, 다리근육은대퇴근, 하퇴근이라고만표시하였고설명은전혀없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미술해부학적으로중요한내용들을충실히표현하고있는데, 그내용은아래와같다 (Table 3) (Fig. 2). 미술해부학은인체를미술적으로표현하기위한해부학으로인체의해부학적형태, 비례, 동세를이해하는것이매우중요하다. 피부에덮인뼈와근육의형태를정확히
74 윤관현 이해하고있다면표면을표현하는데큰도움이되고, 또한 각구조들사이의비례와움직임에따른형태의변화를이해하고있다면인체를보다자연스럽고역동적으로표현 할수있기때문이다. 이쾌대의해부학그림에는이런세가지요소가다포함되어있지만, 대부분형태에관한그림이 67개로가장많았고, 비례 4개, 동세가 3개였다. 미술해부학교재로최소한의형식은갖추었다고볼수있지만, 내용이머리부위에지나치게많이할애된점과비례와동세가순서와상관없이배치되는등목차에일관성이없는것은아쉬운부분이다. 또한근육그림들은경계가구분되지않을정도로불명확하게그려져있어교육적으로쓰임새가크지않다. 머리와얼굴표면에대한그림과설명이특히많은이유는미술가들대부분이얼굴에관심이많아서일것이다. 하지만뼈나근육을표본이나모형, 또는참고그림없이오직기억에의지해서표현하는것이어려운반면얼굴은상대방얼굴을보면서어느정도의표현이가능하였기때문으로보여진다. 또한이쾌대가일본제국대학에재학중이던 1936년에당시해부학교수였던니시다가출제한조각과미술해부학시험문제가 눈의표정효과와작품의예 와 성인과유아의입술윤곽형태의차이 였던점 [9] 과그가 1944년에출간하였던 미술해부학논고 에도머리와얼굴이상당량을차지한것 [10] 을미루어볼때니시다의영향도컸을것으로생각된다. Fig. 2. Examples significant to artistic anatomy: (A) The external shape of the calf is well explained, with the medial swelling downward and the lateral more upwardly swollen. (B) Anterior-posterior length of head in comparison with that of a Caucasian head. 맺음말 우리나라미술해부학도입시기에는일본으로부터많은 Fig. 3. Examples of full body proportions: (A) Anatomical of Lee Quede (1951). (B) Arguments on Artistic Anatomy of Masaaki Nishida (1944). (C) Anatomie artistique of Paul Richer (1890).
이쾌대해부학그림 75 영향을받았는데, 이에대해서는서양이나일본에비해지속적인연구가거의이루어지지않았으며관련된자료또한많지않다. 미술해부학에대한화가들의관심이미약했던이유는미술해부학이도입될시기의미술환경이달랐다는데있다. 서양은이상적인인체의아름다움을표현하기위해객관적사실과근거를바탕으로미술해부학을탐구하고발전시켰기때문에오늘날많은연구와그림자료를남길수있었다. 일본의경우는폴리쳐 (Paul Richer, 1849~1933) 를비롯한기존서양의미술해부학자료들을기초하여일본인의특징과차이에대한체질인류학적연구가병행되며활발한연구와저술활동이이루어졌다 (Fig. 3) [2,10,11]. 우리의경우일본유학등을통해미술해부학을배웠던화가들이나, 또는다른경로를통해미술에서해부학의필요성을알고있었던화가들은있었을것이다. 하지만당시국내미술의흐름이사실적구상화중심에서반구상이나비정형적인추상화로이행되는시기였으므로미술해부학에대한절실함이덜했던것도지속적인관심을갖지않은원인이었을것이다. 이쾌대의해부학그림들을통해우리나라미술해부학도입기의상황과일본미술해부학의관계를조금이나마이해할수있었다. 그는미술해부학의중요성을알고있었고실제로작품에반영하였으며이를해부학그림으로증명한국내최초의화가이다. 하지만그의월북으로인해당시미술교육현장에널리쓰이지못하고이후에도계승되지못한점은아쉽다. 때문에미술해부학에서필요로하는자료들을추리고이를필요로하는미술가들에게지속적으로교육하는것은매우중요하다하겠다. REFERENCES 1. 20th century Korean art questionnaire. Art In Culture. 2015; 2:64-5. 2.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Lee Quede-An epic of liberation. Dolbegae. 2015. 3. Kim JS, Lee Q. Youlhwadang Publishers an Art Library. 1995. 4. Shin SK. Lee Quede s activities during the liberation period and The Crowd series. Art History & Cultural Heritages. 2016; 5:231-60. 5. Kim IH. The study of Lee Quede: Focused on human anatomical drawing book. Eye of era. Hakgojae. 2011; 115-38. 6. Kim H. The Several Aspects of Image Reference in Lee Quede s Painting - Research on the Artist s Archive. The Misulsahakbo: Reviews on the Art History. 2015; 45:191-213. 7. Kim IH. Legacy of Lee Quede - Focusing on Seongbuk Painting Institute (1946~1950). Monthly Art Magazine : Misulsegae. 2015; 7:78-85. 8. Jung H-M. A study about iconography in Korean modern painting-religious implications. Korean modern and Contemporary Art History. 1998; 6:339-72. 9. Jeon HS. The Education and Recognition of Occidental Painting of Korea Students in Teikoku Art School-With Focus on Kim Man-Hyung. The Misulsahakbo: Reviews on the Art History. 2004; 22: 171-98. 10. Nishida M. Review of art anatomy. Seikisyobou; 1944. 11. Richer P. Anatomie artistique. Planches; 1890.
76 윤관현 The Significance and Limits of Lee Quede s Anatomical Drawings Youn Kwan Hyun Division in Biomedical Art, Incheon Catholic University Graduate School Abstract : In 1951, in the midst of the Korean War, artist Lee Quede produced anatomical drawings to teach artistic anatomy to his student Lee Ju-yeong while interned in the Geoje prison camp. Comprising 2 books and spanning over 48 pages, 74 drawings were produced alongside explanations in a textbook format. The table of contents was ordered starting from body proportions, then the skeleton, the muscles, and the head. By part, there were 4 drawings of the trunk, 51 of the head, 7 of the arms, 9 of the legs, and 3 of the full body. Though the drawings of the head and face are both high in number and in detail, there were many errors in his depictions of the bones, and the boundaries between the structures of his muscle drawings were drawn so unclearly as to be indistinguishable. The essential forms, proportions and movement are included, but his disproportionate dedication to the head and the incoherent way that the book is arranged with no relevance to its table of contents leave something to be desired. It is regrettable that Lee Quede s return to North Korea meant that his drawings were not widely used, but despite this, I believe that these are invaluable documents in assessing the influence of Japanese artistic anatomy at the time, as well as the introductory circumstances of Korean artistic anatomy. Keywords : Lee Quede, Artistic Anatomy, Anatomical Drawing, Art Correspondence to : Youn Kwan Hyun (Division in Biomedical Art, Incheon Catholic University Graduate School) E-mail : artanat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