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노동리뷰 2016년 1월호 pp.5~37 한 국 노 동 연 구 원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김 배 철 규 식** ㅡ Ⅰ. 2015년의 정치 경제 사회정세와 노사관계 1) 2015년에는 주요 사업장에서 임금인상, 단체교섭, 구조조정 등을 둘러싼 대규모 노사 갈등을 빚어 사회적 주목을 끄는 일은 없었거나 있더라도 주목을 덜 끌었고 적었다. 2015 년의 노사관계 특징은 오히려 노동과 고용을 둘러싼 좀 더 큰 정책적 의제, 공무원연금개 혁, 임금피크제 등 공공부문 개혁, 최저임금인상, 노동시장 구조개선, 노동5법 등 정책과 제도개선을 둘러싼 의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논란이 커졌고 거리에서의 대결이 두드러졌 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노동관련 정책적 의제, 제도개선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논란과 대결을 벌이는 사이에 통상임금 관련 소송의 지속, 저성장에 따른 상대적으로 낮 은 임금인상, 소리 없이 지속되는 구조조정, 서비스산업에서의 원하청 구조 속 노사관계, 감정노동과 같은 새로운 노동이슈의 등장 등이 2015년의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중요한 이슈로 볼 수 있다. 저성장 추세가 지속되면서 현대자동차와 같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라는 새로운 변수에 따른 노사갈등이 중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금교섭에서의 심각한 갈등은 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노사관계는 노사 자치영역의 바깥에 있는 정치, 경제, 사회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2015년 노사관계의 맥락을 이루고 있는 주요 정치, 경제, 사회정세와 관련된 경제적 변화 와 추세, 정부 정책 및 사회적 흐름 등을 먼저 살펴보자. 그리고 이들 변화가 2015년 노사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간략하게 짚어 보자. 2015년은 미국이 경기침체를 일정하게 벗어나고 있는 조짐을 보이는 반면, 우리의 이 웃인 중국은 그동안의 고도성장의 속도가 늦추어지고, 일본이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가 다시 주춤하며, 유럽을 포함한 다른 대륙이 여전히 2008년 이후 경제위기에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baekiusik@kli.re.kr) 특집_5
특 집 (Ⅰ) 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세계적으로 경제적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5년 한국 경제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은 해외수요의 감소, 특히 중국 경제성장률 의 둔화에 따른 수출의 감소, 그리고 더 큰 폭의 수입감소로 불황형 무역흑자를 기록하면 서 가계부채의 증가, 기업경영실적의 악화 속에 국내경제성장률도 3%에 미달하는 저성 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3년 차 공공부문 개혁과 노동개혁 을 4대 개혁의 핵심과제로 보고 지속적이고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본고에서는 먼저, 2015년의 정치, 경제, 사회정세를 노사관계나 정부의 노동정책과의 연계 속에서 살펴볼 것이다. 다음으로 2015년의 노사관계에서 핵심적인 쟁점이었던 노 동시장 구조개혁 을 사회적 대화 과정, 합의내용과 그 의미 그리고 노동5법 국회통과를 둘러싸고 전망과 과제를 짚어보았다. 셋째, 2015년 공무원 노사관계의 핵심쟁점이었던 공무원연금개혁과 공무원 노사관계 를 공무원 연금개혁을 둘러싼 사회적 대화와 타협 및 그 결과를 둘러싼 정부와 노조 내부의 논란 속에 중요한 의미와 향후 공무원 노사관계 에 미칠 영향들을 분석해 보았다. 넷째, 2015년 저성장 시대로 들어선 경제환경에서 노사 분규의 특징, 외형적 노사분규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 노사갈등과 개별 노사갈등, 임금인 상률 및 구조조정 등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다섯째, 소리없이 진행되는 구조조정, 특히 금융산업과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노사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들여다 보았다. 여섯째, 공공부문과 대기업에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아래 진행되어온 임 금피크제 논란과 실행 정도와 그 의미를 따져보았다. 일곱째, 최저임금제를 저임금과 연 계하되 2015년 들어 새롭게 제기된 이슈들과 관련하여 알아보고, 최저임금제와 관련된 제도개선 과제들을 살펴보았다. 여덟째, 법원 판결과 노사관계, 갑을관계와 감정노동과 같이 새롭게 제기되는 노사관계 이슈, 구조조정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한 금속산업부문에 서의 투쟁적 노조집행부의 등장, 민주노총 20주년 속의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 등 주요 한 노사관계의 측면들을 정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는 2016년 노사관계를 전망해 보았다. 1. 세계경제의 침체 국면 속에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2015년은 세계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7년이 되어 미국, 독일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와 브라질 등은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새로운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데다, 그동안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중 국의 고도성장이 둔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세계경기는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 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세계적인 교역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수출에 의존해 온 우리나라도 수출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수입규모가 더 빠르게 줄어들어 교역 규모가 축소되면서 동시에 경기침체형 무역흑자는 커지는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6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에 따라 우리나라도 정부가 연초에 예측했던 3.5% 수준에서 0.5%~0.9% 정도가 낮은 2.6 ~3.0% 정도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것은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에 비추어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미 한국경제가 저성장 시대 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은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은 우리나라 경 제 전반에 걸쳐서 활력이 저하되고 고성장에 적합한 체제로 되어 있던 기업의 생산, 유통, 판매, 회계, 인력 그리고 가정경제에도 일정한 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2. 산업 업종의 구조조정 한편 세계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 면서 제조업의 여러 업종 그리고 일부 서비스업종들이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그동안 중 국의 빠른 성장에 따른 수요증가 등으로 비교적 순조로운 성장을 지속해 왔던 여러 산업 과 업종에서 경기불황이나 저성장 속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혹은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를 해 오고 있다. 2014년 이래 금융산업에서는 은행, 보험, 증권업종에서 대규모 명예퇴직을 이용한 구조조정이 개시된 이래 2015년에도 일부 은행에서 구조조정이 이루 어지는 가운데 마무리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제조업에서도 자동차와 전기전자는 예외이지만, 조선과 기계업종에서는 해외시장 수 요감소에 따라 수출이 줄어들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조선업종의 불황 요인을 살펴보면 침체와 선박과잉 상태에 있는 해운 산업에서의 선박주문이 감소한 것이 1차적 요인, 셰일가스 개발과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로 석유가 하락이 나타나면서 해저유전 개발수요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해양구조물의 건설 수요가 줄어든 것이 2차적 요인이었다. 조선산업과 관련이 있거나 혹 은 해외공장이나 설비와 관련이 있는 금속기계업종에서도 중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수 요의 감소에 따라 호경기 때 늘어난 설비, 시설, 인력 등에서 일정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 을 수 없게 되었다. 3. 정부의 강력한 공공부문 개혁과 노동개혁 정책 정부는 연초부터 4대 개혁(금융, 노동, 공공, 교육부문)을 통해 내부적인 비효율을 개선 하여 투자유인을 확대하고 잠재적인 성장기반을 튼튼히 한다는 취지에서 4대 부문 개혁 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정부가 2014년 공공부문에서 공공기관의 정상화 추진 을 위한 내용으로서 방만경영 의 개혁을 추진한 데 뒤이어 2015년에는 제2차 공공부문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중점과제로 핵심업무 중심의 기능재편 과 성과 중심의 운영체계 정착 등 특집_7
특 집 (Ⅰ) 을 계획하였다. 정부는 2015년 1월 19일, 구체적으로는 2015년에 성과연봉의 확대, 임금 피크제, 기관장 성과급제 도입, 업무저성과자 퇴출, 최상위 직급의 전문계약직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5년에 실제로 공공부문에서 강력하게 추 진된 것은 2016년 정년연장의 도입과 연계되어 청년일자리 창출이 크게 강조되면서 임금 피크제의 도입이었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노동개혁은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를 통해 추진된 노동시 장 구조개선 노사정 합의와 그에 바탕을 둔 노동5법의 국회통과 및 취업규칙불이익변경 과 저성과자통상해고 관련 가이드라인의 제정이었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는 2015년 노사관계에서 정부의 주도성을 뛰어넘는 노동개혁에 대한 집중, 타협 없는 강도로의 강력한 개혁정책 추진으로 나타났다. Ⅱ. 노동시장 구조개혁 2015년 노사관계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쟁점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었다. 노동시장 구 조개혁이 포괄하는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여 그 개혁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경우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 근로조건 그리고 삶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우리 노사관 계에도 매우 크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2015년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과정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정부의 강한 주도성과 리더십에 비해 노 사는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소극적으로 수용하거나 반대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노사를 대표하는 리더십이나 노사의 정책역량이 취약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으나, 2015년에는 정부의 강한 주도성과 추진력 앞에 노사의 상대적 으로 낮은 역량, 리더십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또 다른 특징은 정부가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정 사이의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방식을 추구했고, 2015년 9 15 사회적 합의를 이룸으로써 탄력을 받아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 을 얻었다는 점이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우리 경제, 사회적 환경의 중요한 변화 속에서 기존의 노 동시장 구조나 고용시스템이 더 이상 정합적이지 않고 조기퇴직을 촉진하는 임금과 승진 시스템, 여성고용에 불리한 시스템, 장시간 노동,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에게만 유 리한 구조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성장시대 진입, 개방화된 동북아 분업구조 속의 편 입, 산업구조의 양극화, 서비스 경제화라는 거시경제적 변화 그리고 빠른 고령화, 맞벌이 8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모델로의 전환, 고학력화 등의 사회적 환경변화에 부합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청 년고용문제, 장시간 노동 등의 누적된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 인 고용시스템의 변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 혁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에 비해 노사의 문제의식이나 접근은 취약했거나 개별 이슈에 매몰되어 단편적이었다. <표 1>의 노사정합의문 내용을 보면, 3대 노동현안,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 망 확충을 핵심의제로 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세부적인 내용으로 전체적으로는 65개 과제 로 구성되어 있다. 노사정합의문에는 정부가 제기한 주요의제를 수용하고 노사제기 의제 를 타협한 내용적 협약과 합의문의 구체화와 이행절차에서는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한 절 차적 협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9 15 노 사정대타협을 둘러싸고 찬반이 뜨겁지만,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한 점, 그리 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노사정대타협이 노 동시장 구조개혁의 방향을 정했을 뿐 아니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는 없으나 고용 시스템 개편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더구 나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노사정이 이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장 구조개혁 이라는 1998년 2 6합의에 버금가는 노사정합의를 이룬 것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세계적 <표 1>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합의문 요약 특집_9
특 집 (Ⅰ) 으로도 의미 있는 합의라는 적극적인 평가가 정부 내의 주된 평가이다. 노사정 관계자들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 었고, 일반 국민들도 어렴풋하게나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노사가, 노동계 내부 그리고 사회 각 계층별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시각차이가 있고 다양한 견해가 있다. 또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거시경제적 변화, 사회적 변화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누적된 노동시장 문제에도 불구하고 보다 근본적인 고용시 스템의 변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조차도 부인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그룹 들도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위원회에서의 사회적 대화는 2014년 9월부터 시작하 여 5개월간(2015. 4월 중순 ~8월 중순)의 공백이 있었으나 거의 1년간 꾸준히 진행되었으 며, 아래와 같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노사정위원회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서는 노사정이 제출한 의견에 기초하여 - 3대 현안(통상임금, 근로시간, 정년연장), 노동시장 이중구조, 사회안전망 정비, 노사정 파트너 십 구축, 기타 구조개선 사항 등으로 구분한 뒤, 충분하는 않았지만 현장의 여러 당사자 의견 청취, 노사정과 전문가들의 현장방문, 노사정 제출 의견에 대한 전문가들의 집중적인 검토를 통한 접점 도출, 쟁점정리 그리고 공익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쟁점해소/정리 방안 <표 2> 노사정위원회 구조개선 특위에서의 논의과정 10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표 3> 사회적 공론화 과정 - 2014. 10. 28.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방향과 과제 심포지엄 - 2014. 12. 10.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관한 토론회 - 2015. 2. 4. 2015년 노사관계와 사회적 대화 전망과 과제 집담회 - 2015. 3. 4.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관련 핵심쟁점 토론회 - 2015. 3. 11. 사회안전망 확충 과제, 어디서부터 풀 것인가 토론회 - 2015. 5. 21. 독일 노동시장 개혁 페터 하르츠 박사 초청강연회 - 2015. 6. 3.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진단과 대안 토론회 - 2015. 6. 22.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개혁방안 토론회 - 2015. 7. 12. 한국의 노동시장 평가와 유연안전성 확보방안 토론회 2015. 9. 7.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쟁점 토론회 제시를 거쳤다.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서의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노사 간의 핵심쟁점에 관한 노사정 간의 이견으로 4월 중순에 결렬되고 8월말에 재개되는 과정 을 거치면서 정부의 압박과 노사정위의 중재로 노사정 사이에 타협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관련된 전문가 의견, 여러 주체 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주로 다루고 있는 이슈들과 그 해결방향에 관해서 심포지엄, 토론회 등을 통해서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사회적 공론화와 비교적 체계적인 사회적 대화과정을 거치기는 했으나, 노동시 장 구조개선이 포괄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지향하고 있는 광범위하 고 중요한 내용에 비해 사회적 공론화가 충분하지는 않았고, 전문가 중심으로 논의가 진 행된 점이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노사정 합의문에서는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제도 개선, 청년고용협의체 구성, 최저임금제도개선, 실업급여제도 개선 등을 포함하여 내용이 구체화된 것도 있고, 방향은 합의가 되어 있으나 시행방안 등을 향후 노사가 협의하여 세부화 구체화해야 할 내용들도 많이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9 15 노사정대타협은 미완성된 노사정 합의이고 정부와 노사가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왜 필요했는가에 대해 공감하는 가운데 협약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할 때 제2관문, 제3관문을 통과해야만 노사정대타협의 내용이 완성될 것이다. 노사정합의문 가운데 내용과 방향은 들어 있으나 미완성인체로 구체화되기를 기다리는 많은 과제들이 여전이 남아 있다. 그러나 정부가 9 15 노사정위원회에서의 노사정합의 직후 여당을 통해 국회에 제출 한 노동5법이 노사정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고 노동계가 반대했던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어 노사정합의 직후부터 노동계의 항의를 받고 있다. 노사정 합의의 당사자인 한국노 총은 정부가 노동5법을 패키지로 원안의 주요 내용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노사 정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다. 노동5법이 정부의 요구대로 수정 없이 패키지로 국회를 통과하느냐, 아니면 비정규직 관련법은 분리되어 국회를 통과하는가, 혹은 패키지로 가더라도 노동계가 크게 반대하는 비정규직 관련 법의 내용을 수정하고 특집_11
특 집 (Ⅰ) 통과시키느냐에 따라 노사정위원회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노사정대타협의 정신은 살 수도 있고 다시 합의 후 파기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자칫 이번 노사 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 참여했던 한국노총이 결과적으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여 합의한 노사정합의가 잘 지켜지지 않았고, 그것도 주로 노동계에 불리한 것만 이 이행되는 것으로 느끼는 경우에는 향후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 칠 수가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국회에서 노동5법 통과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노사정위원회에 서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타협결과가 향후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민주노 총을 포함하여 현 방식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에 선 측에서는 정부와 여 당이 주도하는 노동5법의 국회 통과 시도를 노사정위원회에서의 사회적 합의를 정부가 스스로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어렵게 이루어진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사회적 합의가 파기되거나 사회적 대화에 참여한 한국노총의 집행부가 고 립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정 합의 내용이 충실하게 지켜지기를 기대해 본다. Ⅲ.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서 본 공무원 노사관계 2015년 초부터 5월까지 공무원연금개혁을 둘러싸고 정부와 공무원 단체 당사자, 여야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으나, 공무원 연금에 대한 사회적 타협이 성립된 뒤에 정부 여당 내부의 논란과 공무원노조 내부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5년 하반기에 들어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는 듯 잊혀지고 있다. 2015년에는 노사정위원회의 노동시장 구 조개선 사회적 대타협만이 주목을 받고 있으나,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어려운 개혁과제 를 국회여야, 공무원노사관계당사자,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 합의를 이 루어 냈다는 점도 충분히 강조될 필요가 있다. 공무원 연금은 연금부담금과 적자보전금으로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재정규모가 2014 년 6.4조에서 2015년 7.0조, 2020년 10.4조, 2025년 14.5조, 2030년 18.8조 원으로 눈덩이처 럼 불어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이것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무원 연금의 전면개혁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렇게 정부 부담 재정규모가 2014~2030년 사이에 약 3배 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고령화에 따른 수명연장으로 공무원 연금수급자 수가 1990년 2.5 만 명에서 2013년 36.3만 명으로 14.5배가 증가한 것이 있었다. 더구나 공무원연금과 국민 연금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2014년에는 공무원 이해당사자를 제외한 공무원연금 제도개선전문위원회 와 연금학회가 각각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내고, 공무원노조와 공무 12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원단체가 공동투쟁기구를 조직하여 반발하는 심각한 노정대립 국면이 이어졌다. 2014년 11월말에 새정치연합이 공무노조 및 양 노총과 함께 제안한 공무원연금개혁을 포함한 공 적 연금 발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구성을 새누리당이 수용하면서 국회 공무원연 금개혁특별위원회 와 국회의원 4명, 민간전문가 8명, 공무원단체 4명, 정부 4명 등 총 20 명으로 구성된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가 각각 구성되어 2014년 12월 29일 - 2015년 3월 28일까지 90일간 활동하도록 되어 있었다. 국민대타협기구는 6차에 걸친 전체 회의와 3회의 공청회를 개최하였고, 세부논의를 위 한 공무원연금개혁분과, 노후소득보장분과와 재정추계분과 등 3개 분과위원회를 두어 분 과별로 총 22차 회의를 열었다. 2015년 3월말 종료를 앞두고 국민대타협기구는 공무원ㆍ 교원단체대표 3인, 정부 측 대표 2인, 전문가 2인 및 국회 2인으로 실무기구를 구성하고 <표 4> 실무기구 최종합의문 요약 1. 공무원연금개혁의 합의 사항 기여율과 부담률 - 공무원 기여율과 정부 부담률은 현행 기준소득월액의 각 7%에서 9%로 인 상하되, 5년간 단계적으로 인상(2016년 1%p,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각 0.25%p씩 인상) 연금지급률 - 연금지급률을 2016년부터 현행 1.9%에서 1.7%로 인하하되, 단계적으로 인하(2016 년 1.878%부터 2020년 1.79%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74%로,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7% 로 각 기간별 정률로 인하) 공직 내 연금 격차 해소 - 연금액 산정 시 국민연금과 같이 본인의 평균기준소득월액과 본인의 연금수급 前 3년간 평균기준소득월액을 감안하되, 공무원 평균기준소득월액의 반영에 따른 연 금액의 변화는 국민연금 산식비율의 50%~100% 범위 내에서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결정 연금지급개시연령 - 모든 공무원의 연금지급개시연령을 2033년까지 65세로 연장하되, 2022년부 터 단계적으로 연장(2022년 61세, 2024년 62세, 이후 3년마다 1세씩 연장하여 2033년 65세 도달) 2. 인사정책적 개선방안의 합의사항 논의 기구 설치 - 정부와 공무원단체와 전문가로 구성되는 공무원 및 교원의 인사정책 개선방 안 협의 기구 를 정부(인사혁신처) 내에 설치한다. 논의 과제 - 공무원 교원의 보수 및 직급 간 보수 격차 적정화, 공무원연금 지급개시연령 연 장에 따른 소득공백 해소방안 마련,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정년에 관한 논의, 공무원 교 원의 승진제도에 관한 논의 3. 공적연금강화 합의사항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 - 1) 국가책임하에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제도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이하 사 회적기구)를 국회에 설치하고 국민의 노후빈곤 해소를 위해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 로 한다. 2) 사회적 기구에서는 OECD 최고수준인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48.6%)을 향후 30년에 걸쳐 OECD 평균수준(12.8%)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하에 다음과 같은 방안을 마련한다. 자료 : 이병훈 이윤주(2015) 특집_13
특 집 (Ⅰ) 공무원연금 개혁의 최종합의안 도출, 공적 연금강화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 등에 대해 추가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 1) 실무기구에서는 공무 원연금개혁을 중심으로 주요 의제들이 정리되고 세부쟁점들에 대한 의견들이 조정되는 과정을 겪었으나, 공무원단체 등의 공동투쟁본부가 필수조건으로 요구해 온 국민연금 소득대체률 50% 상향 조정 이라는 공적연금 강화가 최종합의에 문제가 되었다. 실무기구 의 막판협상에서 5월 2일 정부여당이 공적연금 강화요구안을 수용하여 공무원연금개혁 과 공무원의 인사정책적 개선방안 그리고 공적연금강화를 내용으로 최종합의를 도출하 였다. 공무원연금개혁의 주요 합의내용은 기여율을 현행 7%에서 2016년 8%로 일단 올리고, 이후 연 0.25%씩 4년에 걸쳐 인상하여 2020년에 9%까지 올리며, 연금지급률을 현행 1.9% 에서 20년에 걸쳐 1.7%로 단계적으로 낮추고, 연금개시연령을 2022년부터 2033년까지 65 세로 단계적으로 늦추는 것과 기여금납부기간을 현행 33년에서 36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액인상은 그동안 물가인상률을 반영하였지만 2016년부터 5년간은 동결하 였으며, 소득상한을 1.8배에서 1.6배로, 유족연금에 대해 2010년 이전 재직자도 70%에서 60%로 인하하는 한편, 공무원연금수급요건을 현행 20년에서 10년으로 낮추어 사각지대 를 줄이고 퇴직수당은 현행을 유지하고 있다. 실무기구의 합의안은 정부여당의 연금개혁 안에 비교하여 기여율 지급률 및 소득상한의 조정폭이 크게 줄어들었고, 연금개시연령 과 기여금납부기간의 연장과 물가인상 연계, 연금인상의 한시적 동결 및 유족연금 인하 그리고 소득재분배 등이 이뤄지기도 하는 등 상당한 폭의 개혁내용을 담고 있다. 위와 같은 합의내용을 담은 공무원연금법 개정법률이 5월 28일 국회를 통과하였고, 공 적연금강화와 노후빈곤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과 공적연금강화와 노후빈 곤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국회규칙안 도 의결되었다. 그러나 실무 기구 합의내용 가운데 국민연금 소득대체률 50% 인상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동 의를 먼저 구해야 하는 문제로 보고 문제를 제기하여 야당과 공무원단체 등의 반발을 야 1) 국민대타협기구는 3월 28일 활동을 종료하면서 합의문을 발표하여, 그 후 논의를 계속하게 될 실무 기구에서 논의의 방향과 출발이 되도록 했다. 국민대타협기구 산하의 공무원연금개혁분과위원회에 서는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 공적연금제도 간 형평성, 공무원노후소득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의 원칙과 방향성 및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하였다 는 점, 노후소 득보장제도개선분과위원회에서는 공적연금기능강화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의 필요성에 대해 서 인식을 같이하였다 는 점, 그리고 재정추계검증분과위원회에서는 재정추계모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였고, 5개 기초율(퇴직률, 사망률, 유족률, 유족연금선택률, 퇴직연금선택률)과 부부공무원비 율에 대한 보정결과를 반영한 공무원연금공단의 추계모형을 공무원연금재정추계의 기본모형으로 수용하기로 합의하였다 는 점이 합의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해 재직자와 신규공무 원, 수급자는 함께 고통을 분담하기로 하는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14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기하였으나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서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률 50%와 그 밖의 합의내용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을 검증한다 는 내용으로 처리를 하였 다. 그뿐만 아니라 실무기구의 합의내용은 공무원단체 등의 공동투쟁본부를 주도하여 정 책협상에 참여해 온 전국공무원노조에 의해서도 거부되었다. 결국 전국공무원노조를 대 표하여 국민대타협기구, 실무기구에 참여해 온 전공노 집행부(이충재 위원장, 김성광 사 무처장)가 사퇴를 하고 조직이 분열되는 과정을 겪었다. 결국 실무기구의 5 2 합의는 국 민연금 소득대체율에 대한 정부의 거부, 전국공무원노조의 실무기구의 5 2 합의에 대한 거부와 조직갈등과 분열 그리고 공동투쟁본부에 참여한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내부 이견 등으로 공무원연금법 개정만 이루어졌고, 남은 합의사항인 공적 연금강화와 공무원의 인 사정책적 방안에 대한 정책협의이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게 되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일정한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출발하였 으나 그 방향과 방식을 놓고 정부와 공무원단체 등이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보여서 사회 적 타협과 합의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정부와 공무원단체 그리고 여야가 국회에 설치된 국민대타협기구 및 실무기구에서의 사 회적 대화와 정책협상을 통해 이견과 입장을 좁혀 사회적 합의에 성공한 것은, 2015년 9 15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2015년의 중요한 역사적 합의로 기 록될 것이다. 또한 공무원연금개혁은 뒤이을 군인연금개혁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개혁의 중요한 선례를 제시한 것으로, 군인연금개혁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개혁을 비교적 순조 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중앙 수준의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이 빠진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것으로 주로 정부 주도성이 강한 편이었다. 이에 비해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와 실무 기구는 정부가 공무원연금개혁을 주도적으로 제기하기는 했으나, 국회의 여야가 중심이 되고, 전국교직원노조는 빠졌으나 합법노조의 자격이 없는 전국공무원노조, 노조가 아닌 한국교총까지 포함한 여러 공무원단체 등이 참여했고, 의제구성, 위원 위촉에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었다. 이를 통해 정부여당, 공무원단체, 야당 사이에 공무원연금개혁과 공 적 연금강화라는 타협안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연금개혁 법안도 대립과 소모적인 노정갈등을 피할 수 있었고, 여야합의로 처리될 수 있었다. 또한 공무원 단체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에만 급급하지 않고 공적 연금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를 일정하게 제기한 점도 주목된다. 다만 실무기구의 5 2 합의와 관련하여 여당과 정부 사이의 불협화음, 공무원노조의 내부논란과 분열 및 합의내용(노후빈곤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인사혁신처 주도의 인사정책 협의체 구성 등)의 실질적 이행이 어렵게 되어 공무원연금개혁이라는 역사적인 합의의 빛이 바랬을 뿐 아니라 공무원노사관계에서 노 정 간의 불신이 깊어지는 문제점을 낳은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집_15
특 집 (Ⅰ) Ⅳ. 2015년 노사분규와 임금교섭 [그림 1]에서 보듯이 2010년대에 협약임금인상률은 4%대로 하향 수렴하고 있다. 2010 년대 경제성장률이 3% 내외로 하락하여 이미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에 여기에 맞 추어 임금인상률도 2000년대의 평균 4.9%(2009년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면 5.3%)에서 2010년대 들어서 4.3%로 저하되었다. 2013년 이후에는 4%로 더욱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임금인상이 노사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와 비교하여 크게 감 소하고 있어 매년 임금교섭을 둘러싼 노사갈등도 그만큼 덜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2015년에도 2000년대 말부터 지속되어 오던 노사분규의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일정한 진폭은 있으나 전반적인 노사분규의 감소 추세는 굳어지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15년에도 대기업들에서 그리 크지는 않았으나 임금인상, 임금피크제, 성과급제 등과 관련하여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효성창원공장, 서울대병원에서 파업이 일어났고, 한화테크원(구 삼성테크윈)은 기업 인수인계와 관련하 여 노사갈등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분규의 전반적인 감소는 기존 유노조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사관계의 제도화와 안정화가 되어 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사분규 통계를 우리 노사관계 전반의 안정화나 제도화로 해석할 수는 없다. 많은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들이 일하고 있는 다수의 사업장에서는 외부적으로 [그림 1] 협약임금인상률 자료 : 고용노동부. 16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표출되지 않았을 뿐이지 많은 불만이나 고충들이 누적되어 있고, 이를 불만이나 노사갈 등으로 표출할 수 있는 노조를 통한 단체교섭이나 파업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표면 아래의 잠재적 노사갈등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뿐이다. 그런 점 에서 파업건수와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의 추세는 노사관계의 일부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2014년부터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나 LG U+ 협력업체에서 일어난 노 사갈등이 장기로 끌어오다 타협이 되기는 했으나, 서비스산업에서의 원ㆍ하청관계에서 발생하여 노사갈등의 해결과정에서 형식적인 교섭당사자(하청업체 사용자)와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원청업체)의 분리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이외에도 다른 서비스산업에 서도 원ㆍ하청관계의 틀이 해당 산업의 일정한 성장을 전제로 짜여진 경우 성장이 느려 지거나 정체되는 경우 기존 서비스산업의 원ㆍ하청관계의 위기가 하청에서의 노사갈등 으로 분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짜여진 서비스 산업의 원ㆍ하청관계 의 지속가능성이 저성장시대, 경제침체나 불황기에 심각하게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그 가 운데 하나가 노사갈등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조선산업에서도 산업적 특성 때문에 사내하청을 매우 높은 비율(60~72%) 로 사용하고 있는 있는데, 조선산업의 불황, 저가수주, 계약오류로 인한 손실 때문에 대형 조선회사들이 그들의 사내하청기업들에 대해 기성금(조선산업에서 원청업체가 계획된 목표치 대비 완성된 일의 정도에 따라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돈)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강제함으로써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그림 2] 연간 노사분규건수와 근로손실일수 추이 자료 : 고용노동부. 특집_17
특 집 (Ⅰ) 조선산업에서 드러난 것처럼 제조업의 사내 원ㆍ하청구조 아래 사내 하청회사들은 호 황 때조차 작은 이익밖에 남기지 못하는 수익구조에서 일하다가 요즘처럼 특정 산업 업 종별로 불황이나 위기에 닥쳤을 때는 원청회사도 어렵기 때문에 그 부담을 사내 하청회 사에 전가하는 경우에는 사내 하청회사들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사내 원ㆍ하청구 조가 흔들려 산업 전체의 기반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대기업원청회사를 중심으로 수직 적인 구조하의 사내 하청회사에 크게 의존해 오던 산업의 원ㆍ하청구조와 질서 자체가 지속가능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 3]을 보면, 개별적 노사분쟁(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구제신청건수 중 처리된 사 건 수)의 수가 2000년대 초와 비교하여 2010년대는 거의 2배 정도로 폭증한 것을 볼 수 있다. 2015년 11월까지 처리건수가 11,412건으로 2014년 11월 처리건수 13,520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개별노사분쟁이 유지되고 있다(위의 2014년 통계는 1년간 개별 노사분쟁 심판사건처리건수임). 이처럼 개별적 노사분쟁이 크게 늘어난 것은 노사갈등 요인이 오 히려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이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혹은 근 로자들의 개인적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개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집단적인 노사분쟁의 감소 추세 속에 개별 노사분쟁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영국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도 나타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노사관계의 보이지 않는 측면, 즉 잠재적 노사갈등과 개별적 노사갈등이 새로운 노사관계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림 3] 개별 노사분쟁 심판사건처리건수 자료 : 중앙노동위원회. 18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Ⅴ. 소리 없는 구조조정 속의 노사관계 2015년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산업별로 불황의 골이 깊은 곳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2014년보다 더욱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왔다. 특히 불황이나 위기가 심한 업 종이나 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과거에는 40대 후반~50대 초중반의 비교적 장기근속자로 진행되던 인력 구조조정이, 2015년 들어서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30대 후반 이나 40대 초반으로 낮춰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구나 금융산업과 조 선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은 산업의 일시적인 위기라기보다 조선산업과 같 이 구조적인 위기에 빠졌거나 혹은 금융산업과 같이 중장기적 추세를 반영하여 산업과 고용구조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는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노동계로서도 대안 없 이 저항만 하기가 쉽지 않아서 비교적 노사갈등이 적은 가운데 조용하게 이루어지고 있 다. 그러나 일부 금융기관들은 수익성이 악화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조선산업과 같은 적자도 아니고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흑자가 상당한 가운데 희망퇴직 등을 통해서 구조조 정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희망퇴직 대상에 근속연수가 5년 미만인 30대 직원까지도 포함 하고 있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금융산업과 조선산업 두 개의 산업에만 집중해서 보기로 하자. 1. 금융산업의 구조조정과 노사관계 2014년에 금융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된 데 2) 이어 2015년에도 은행, 보험, 증권업종 등 금융업에서 저성장, 저금리가 지속되는데다 핀테크 확산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점포 통폐합 3) 이 진행되면서 구조조정은 지속되어 왔다. <표 5>에서 보는 것처럼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까지 금융산업 구조조정은 주로 보 험회사와 증권회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2015년에는 금융산업의 구조조 정은 주로 은행업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는데, 임금피크제 대상이 된 중고령자들이 희 망퇴직, 명예퇴직으로 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에서는 30대 은행원들이나 증권회 사 직원들도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의 대상이 된 경우도 늘고 있다. <표 5>에서 2015년 2) 권순원(2014), 금융권 구조조정 진행 현황 및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정의 역할, 금융산업 구조조정 의 현황과 고용안정방안 공개토론회. 2014. 7. 14.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전국금융산업노조, 전 국은행연합회 주최. 3) 국내 8개 시중은행 영업지점 수는 2012년말 5,327개에서 2013년말 5,247개, 2014년말 5,091개, 2015 년 6월말 5,025개로 2년 6개월 만에 302개나 줄어들었다. 특집_19
특 집 (Ⅰ) 은행업에서 희망퇴직, 명예퇴직으로 구조조정이 된 직원 수는 대략 4,200명가량이 되고 있다. 보험업에서는 약 438명, 증권업에서는 262명 + α가 되어 전체적으로는 약 5,000명 가량이 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의 201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에 의하 면, 금융과 보험업에서 2014년 4월에는 전체 취업자가 85만3천 명에 달했으나 2014년 10 월에는 81만7천 명으로 줄고, 2015년 4월에는 78만4천여 명으로 더욱 줄어들어 1년 만에 6만9천여 명(8.1%)의 취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금융과 보험업에서 구조 <표 5> 금융권의 2013년 하반기 - 2015년 구조조정 2013년 하반기~ 2014 2015 한국SC은행 씨티은행 영업점 직원 특별퇴직 200명 지점통폐합 191개 56개 희망퇴직 650명(15%) 10년 이상 특별퇴직 961명 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중앙회 기업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카드 명예퇴직 374명 55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자 희망퇴직 1,122명 + 150명 희망퇴직 310명 명예퇴직 240명 희망퇴직 344명 +250명 54세 이상 희망퇴직 188명 55세 희망퇴직 87명 희망퇴직 88명 희망퇴직 234명 + 12월말 추가진행 중 54세 희망퇴직 176명 보험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우리아비바생명 ING생명 메리츠화재 현대라이프생명 1000명 감축(전체 6,700명 중) 15년 이상 희망퇴직 480명 전직지원, 희망퇴직 840명 희망퇴직 105명 희망퇴직 200명 미만 연말 추가 희망퇴직 신청접수 희망퇴직 406명 희망퇴직 32명 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동양증권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KDB대우증권 IBK투자증권 자료 : 각 신문자료 등 종합 3년 이상 희망퇴직 300명 희망퇴직 345명 희망퇴직 650명 희망퇴직 302명 희망퇴직 412명 희망퇴직 196명(23%) 희망퇴직 149명 90여 명 7년 이상 진행중 희망퇴직 162명 10년 이상 희망퇴직 100여 명 모든 직원대상 12월말 진행중 20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조정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국민은행은 2015년 5월 말 전체 직원 21,500명 가운데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55세 이상의 임직원 1,000여 명과 직급별로 근속 15년 이상 근속 일반직원 4,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1,122명으 로부터 희망퇴직을 접수했으나 2015년말로 150여 명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할 예정이다. 다음으로는 한국SC(스탠다드차터스)은행이 10년 이상 근속자들을 상대로 특별퇴직형태 로 961명을 내보냈고, NH농협은행과 중앙회가 희망퇴직으로 594명가량을 퇴직처리했다. 그 외에도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각각 310명, 240명, 188명을 희망퇴직시켰고,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하여 탄생한 KEB하나은행은 상반기에 234명을 희망퇴직시 킨 뒤 연말에 다시 추가로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은행들도 부산은행이 87명, 광 주은행이 88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신한카드는 상당한 흑자에도 불구하고 3,192명의 직원 중 176명이 퇴직하였다. 2014년 증권업에서도 2,450명의 직원들이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구조 조정이 단행되었다. 아래 주4)에서 보듯이 2011년에 44,055명까지 늘어났던 증권사의 직 원수가 2013년까지 2년 만에 40,245명으로 점진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약 3,810명가량이 줄어들었고.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구조조정으로 다시 3,684명이 1년 사이에 감소했 다. 4) 위의 표에서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까지 진행된 구조조정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인사적체의 심화와 과장급 이상 간부급 직원의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장기근속자가 늘어나면서 고령화가 계속되어 2014년 인력 구조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 고 전체적인 인력구조가 항아리형으로 악화되고 있다. 2014년 보험업계에서 약 2,600여 명이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으로 보험회사를 떠남으로써 대규모 구조조정의 소용돌이가 지나갔다. 그러나 2015년이 되어서도 메리츠화재가 3분기까지 순이익이 1,362억 원으로 작년에 비해서도 42.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570명의 직원 가운데 406명(15.8%)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현대라이프생명 등에서도 희망퇴직으로 32명을 퇴직시켰고, 한 화생명은 연말에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어 몇 명이 접수를 하고 회사를 떠날지 알 수 없다. 4) 증권사 임직원 수 추이 연월말 증권사 임직원 수 연월말 증권사 임직원 수 2005년 29,817 2013년 40,245 2010년 42,935 2014년 36,561 2011년 44,055 2015년 3월 36,386 2012년 42,802 2015년 6월 36,078 자료 : 금융감독원(2015), 연합뉴스 2015. 11. 14에서 재인용. 특집_21
특 집 (Ⅰ) 2. 조선산업의 구조조정과 노사관계 조선산업에서는 성공의 신화가 깊은 위기의 원인이 되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즉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조선산업은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호황, 중국경제의 급속성장 속에 서 세계패권을 거머쥐며 전세계 조선주문량의 35~40%를 수주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성 장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형조선소만이 아니라 중소조선소들도 경쟁적으로 규모를 확대 하고 고용을 늘렸다. 2009년 세계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선박주문이 급감하자 중국 조선 업체들과 가격경쟁을 벌이던 중소형 조선업체들이 먼저 위기에 빠졌다. 대형 조선회사들 도 선박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부문에서 위기를 맞았다. 2009년 이후 위기에 빠진 중형급 조선회사들은 폐업을 하거나 자율협약을 맺고 매각협 상을 진행 중이나 이들 회사를 살 수 있는 대형 조선업체들도 위기에 빠져 있어서 어려움 에 빠져 있다. 대형조선사들은 2009년 이후 선박주문이 급감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 게 높아지면서 석유메이저들의 심해석유 시추를 위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크게 증가한 플랜트 발주를 수주할 수 있었다. 2010년 각 20억~40억 달러 수준이던 조선 3사의 해양 플랜트 수주액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각 80억~120억 달러 규모로 크게 증가했다. 이 결과 조선3사는 해양플랜트 부문에 필요한 인력을 증가시켰는데, 이때 마침 중형 조선소 의 구조조정으로 밀려난 인력들이 조선3사의 해양플랜트 부문으로 흡수되었다. 더구나 선박수주가 급감하자, 조선3사가 해양 플랜트 수주에 경쟁적으로 매달리면서 저가수주도 불사하였다. 그러나 2014년 9월 이후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막대한 석유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이란의 핵협상 타결로 인한 원유공급의 증가 등으로 국제석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석유 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크게 감소하여 대형 조선회사들도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 었다. 조선3사들이 2010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해양플랜트 건설 경험이 많지 않았던 데다 저가수주까지 겹쳐서 발생한 손실이 10조 원에 육박하였다. 이 가운데 해양플랜트 발주사들의 건설된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 및 취소로 현대중공업 7,000억 원, 대우조선해 양 1조7,000억 원, 삼성중공업 3,700억 원 등 총 2조77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게 됐다. 2015년 3분기까지 집계된 조선 빅3 의 누적 영업손실은 대우조선해양 4조3,000억 원, 삼성중공업 1조5,300억 원, 현대중공업 1조2,600억 원이다. 이렇게 발생한 과거 손실 과 계속해서 발생하는 손실로 인해 조선3사와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들었다. 중소 조선업체들의 폐업과 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감소했으나 상 당수가 대형 조선회사들에 흡수되었고, 2014년까지 해양플랜트 부문을 확장해 왔기 때문 에 한국 조선산업은 선박주문이 감소하고, 2015년 들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거대한 손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까지는 인력의 구조조정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22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표 6> 2009년 이후 중소 조선회사의 구조조정 회사명 유형 시작시기 현황 회사명 유형 시작시기 현황 SPP조선 자율협약 2010.05 매각 진행중 신아에스비 폐업 2014.04 파산 (매각 실패) 성동조선해양 자율협약 2010.08 진행중 세광중공업 폐업 2010.07 청산 STX조선해양 자율협약 2013.04 진행중 C&중공업 폐업 2008.12 매각 대선조선 자율협약 2010 진행중 녹봉조선 폐업 2009.01 매각 대한조선 법정관리 2009.05 세코중공업 폐업 2009.03 직장폐쇄 진세조선 법정관리 2009.09 매각 진행중 삼호조선 폐업 2011.05 매각 오리엔트조선 법정관리 2010.08 매각 진행중 21세기조선 폐업 파산 자료 : 박종식(2015). 영광 TKS 폐업 2010.06 매각 YS 중공업 폐업 2009.04 매각 일흥조선 폐업 2010.03 매각 광성조선 폐업 2010.02 매각 이제 조선산업은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통해서 비용을 줄이고 위기를 넘기는 길 을 찾을 수밖에 없다. 조선산업은 건설업과 유사하게 인력구성에서 사내하청 비율이 매우 높다는 데 그 특징 이 있다. 조선3사의 경우 정규직 고용은 31.9%에 불과하고 65.5%가 사내하청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위의 정규직 숫자에는 회사의 기술직과 사무직, 생산직이 모두 포함되어 있 다. 조선해양플랜트 협회에 의하면 2015년 6월말 조선3사의 정규직 가운데 기능직 근로 자는 27,866명이고, 사내하청 기능직 근로자는 94,570명이 되고 있다. 기능직 가운데에서 정규직의 비율은 22.8%에 불과하고 사내하청이 77.2%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4 년까지 증가한 조선업 종사자 3만1,000명 중 하청기업 근로자가 3만 명이나 됐다. 한국 조선산업이 사실상 사내하청기업에 기반을 두고 성장을 해 왔으나, 역으로 위기가 닥치 거나 경경쟁력이 저하되는 경우 먼저 구조조정을 당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조선3사도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를 맞아 현대중공업에서는 과장급 이상 간부 1,300명 과 장기근속 여사원 200명 등 총 1,500명을 구조조정했고, 대우조선해양에서도 부장급 이 상 300명을 퇴직처리했으며. 삼성중공업도 200명의 사무직을 희망퇴직 처리했다. STX,조 선해양도 희망퇴직으로 2013년 이래 2015년 10월까지 864명(전체 직원의 24.4%)를 줄였 으며, 향후에도 930명가량을 추가로 감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대형 조선회사들이 외형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으나 실제로 구조조정의 한파 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대형조선사들의 사내하청업체들과 그곳에 고용된 근로자 들이다. 대형조선사 중의 하나인 A사에서는 사내하청회사에 지급하는 기성금을 2013년 특집_23
특 집 (Ⅰ) <표 7> 조선산업의 고용(정규직, 직접고용, 사내하청) 전체(100.0%) 정규직 직접고용 사내하청/간접고용 현대중공업 71,580 25,009(34.9%) 1,919 44,652(62.4%) 대우조선해양 50,283 12,973(25.8%) 453 35,857(71.3%) 삼성중공업 41,157 13,981(34.0%) 775 26,401(64.1%) 조선3사 163,020 51,963(31.9%) 3,147 106,910(65.6%) 현대삼호중공업 21,220 4,147(19.5%) 136 16,937(79.8%) 현대미포조선 12,269 3,635(27.1%) 120 8,514(69.4%) 한진중공업 11,000 3,000(27.3%) 1,000 6,000(54.5%) 조선6개사 207,509 62,745(30.2%) 4,403 138,361(66.7%) 자료 : 고용노동부(2015), 고용형태 공시제. 부터 일방적으로 삭감하여 2014년에는 80% 수준으로 줄였고, 2015년에는 인건비의 50% 수준으로 지급하는 일이 벌어져 64개 사내하청업체가 폐업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하청노 동자 1,600명에게 110억 원의 체불임금이 발생하였을 뿐 아니라 상당수 사내하청업체들 이 세금과 4대 보험료를 미납했다(울산저널 2015. 12. 23). 5) 이에 앞선 2015년 4월말 다른 조선회사인 B사의 사내하청 회사들도 기성금의 삭감으로 4개 업체가 폐업을 했으나 임금 을 지급하지 못하여 문제가 되기도 했다(매일노동뉴스 2015. 4. 29). 대형 조선회사들의 구조조정은 2015년 들어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현재까지의 조선3사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내하청업체들은 기성금의 큰 폭 삭감으로 위기에 빠져 있다. 2016년에는 더욱 과감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3사를 포함한 대형 조선회사의 과감한 구조조정은 2015년과 같이 관리직 등 간부들과 정규직 직원들도 포함되겠으나, 생산직 근로자들은 노조를 투쟁적인 집행부로 선출해 놓고 강력하게 저항 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사내하청 회사들과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높은 비율의 사내하청 근로자들에 의 존하여 성장해 온 조선산업의 경쟁력은, 사내하청업체나 근로자들을 대규모로 구조조정 하거나 혹은 기성금을 대폭 삭감하는 형태로 구조조정하는 경우 사내하청업체들이 도산 5) 경기불황에 적자에 시달리는 대형조선사들이 사내하청업체들에게 지급하는 기성금을 대폭 삭감하 자, 사내 하청업체들이 견디지 못하고 빚을 지거나 임금체불 상태가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12월 17 일 A사의 사내하청업체 S사 대표가 이로 인한 경영난에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A사 사내 하청대책위원회(사내하청업체 대표와 하청노동자들로 구성)가 A사에게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기성 금의 단가와 책정기준을 공개하라, 사내하청업체들은 기성 책정단가도 모른 채 물량을 받아 매월 말 일방적으로 지급하는 기성금을 받았다 면서 사내하청업체들이 도급이 아니라 단순 인력공급업 체에 지나지 않았다 고 반발하고 있다. 하청업체들은 원청인 A사의 기성금 삭감 때문에 지난달 월 급이 50% 깎였기 때문에 12월 11일부터 5일간 9개 하청업체가 원청에 항의하기 위해 조업을 거부 하기도 했다. 또한 A사의 기성금 삭감으로 어려워진 해양사업부 소속의 사내하청업체들이 근로자 들의 임금 10% 삭감을 근로자들에게 설득하면서 임금삭감이 확산되고 있다(시사비즈. 2014. 12. 11). 24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하거나 폐업하지 않을 수 없어 그 기반에서 약화되는 것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선산업의 위기로 조선산업에 자재, 부품 등을 공급하는 창원 기계공단, 거제, 부산, 김해의 기계나 금속가공업 등에서도 수요가 줄어들어 조업률이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서 이들 기계산업이나 금속가공업에 속한 회사들도 매출이 줄면서 어려 워지자, 자체 내에 사용하고 있던 사내하청업체들부터 줄이고 있다. 그 외에도 금융업과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제기하는 노사관계의 이슈로는 이들 산업 의 경기가 좋을 때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설비나 인력을 확장하여 불경기나 위기 때를 대 비하지 못했으며, 불경기나 위기 때 고용을 어떻게 보장하고 기업들에게는 비용절감을 할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노사가 거의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한 저성장 시기 의 도래에 따른 수익의 감소 속에 장기근속자의 증가와 인력의 고령화에 대비하여 노사 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거의 고민하지 못한 결과 40~50대 초반의 희망퇴직 형 태의 조기퇴직 이외의 대안을 찾지 못한 것이다. 조선산업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사내하 청 근로자 비율, 원청 정규직과의 차별적 처우 등에 대해 조선3사 노사가 제대로 된 전략 을 세우지 못한 점도 향후에도 내내 조선산업에 부담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Ⅵ. 공공부문과 민간대기업에서의 임금피크제 2015년은 2016년부터 시작되는 정년연장에 앞서 정년연장에 대비하여 다양한 준비와 필요한 개선을 해야 하는 시기였다. 2013년 법적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입법은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를 감안할 때 약간 때늦은 감이 있었다. 그러나 정년연장에 앞서서 우리가 무엇 때문에 정년연장을 해야 하고, 향후 정년이 연장되어 적용되는 시기에 실제 로 정년까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 임금, 직제 등 고용시스템에서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에 대한 사전검토가 필요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별다른 준비 없이 법부터 통과시켜 놓았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2015년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 중 중요한 과제로 임금피크제가 313개 공공기관에서 도 입 완료되었고 매출액 상위 200대 대기업에서도 응답기업 179개 중 51.4%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했다 6). 2015년 민간대기업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임금피크제는 6)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의하면,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 및 특징 조사 를 실시한 결과 공공기관을 제외 한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 중 179개 응답 기업의 51.4%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 났고, 이 중 26.3%는 이미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운영 중에 있었고, 25.1%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 기로 노사 협상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집_25
특 집 (Ⅰ) 공통된 쟁점이 됐다. 씨티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금융권이나 LG에서는 큰 갈등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뤘다. 반면 한화, 현대자동차, 금호타이어 등에서는 임금피크제가 임단협 타결을 막는 걸림돌이 된 사업장도 있다.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고 실제로 정년이 되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이나 고용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인사제도, 임금체계 등 고용시스템에서 개혁해야 할 내용이 많다. 임금피크제는 우리가 정년 60세 시대로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과도기적 개혁에 불과하다. 2015년 공공부문에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둘러싸고 노정 간의 논란 그리고 사회적 논란이 있었으나 본질에서 벗어나서 논쟁이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년연장에 따라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조건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어 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정부나 사용자들도 임금피 크제의 도입만을 주장했지, 임금피크제 도입의 근본이 되는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 는 임금, 승진과 직제시스템, 근로시간제도 등을 제대로 제기도 하지 못했던 점이 그러했 다. 노동계도 정년연장과 더불어 현재까지 관행화되어 온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 조기퇴 직제를 개혁하여 정년까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구축할 것 인가에 대해 거의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만을 벌였다는 점에서 생산적이고 필요한 사회적 논의를 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인 시 각에서 입씨름만 벌인 셈이다. 더구나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문제와 과도하게 연계된 점도 임금피크제 논란이 정치 화된 결과이자 역으로 정치화되는 계기도 되었다. 우리나라의 평균근속연수는 5.6년으로 OECD 평균보다 짧고, 10년 이상 근속자 비중도 전체 근로자의 20.1%(OECD 평균은 33.2% 독일 41.5%, 프랑스 45.4%, 네덜란드 37.5%, 영국 32.0%) 수준에 불과하며 7), 20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수는 공공부문을 포함하여 100만 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 다. 8)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되는 일자리는 대체로 공공부문이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속해 있는 것으로 임금이 비교적 높고, 근속연수가 20년 이상으로 길고, 연공주의가 발달 했으며, 이번 정년연장의 혜택을 보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중소기업의 일자리로서 임금이 낮고, 근속연수가 짧아서 연공주의가 발전하기 어려운 일자리에서는 중고령자들이 정년연장이 되더라도 그렇게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보면, 20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 100만 명(대략 45~59세) 가운데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사람은 55세부터 잡아도 많아야 약 10만~15만 명 정도가 될 것이다. 이들 모두에게 10~30%를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청년 고용이 창출되는 범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7) OECD Stat. 2015. 12. 접속. 8) 통계청(2014), 2013년 임금근로일자리 행정통계. 26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일부 기업이나 공공부문에서 정년연장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반대로 임금피크제 도입 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와 경영계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사회적 합리성을 가질 때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노사정이 합의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자고 주장하면서 노사정 위원회에서 노사정 사이에 핵심쟁점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313개 전체 공공기관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의미는 적지 않다. 공공부문에서 정년연장과 더불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임금체계 개편의 작은 물꼬를 튼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민간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선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임금피크제는 공공부문과 대기업에서 정년연장에 따라 임금이 가장 높은 시기에 정년연장의 혜택을 보는 중고령자들의 임금을 낮추어 2016년 공공기관에서만 약 4,441개 의 청년일자리를 9) 만들 뿐 아니라, 같은 조직에 있는 다른 직원들과 임금을 나누고 과거 고성장 시대에 형성된 비교적 가파르게 상승하는 임금커브를 낮추기 위한 첫 단추의 의 미도 있다. Ⅶ. 저임금과 최저임금제를 둘러싼 노사관계 매년 연례행사처럼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노사정이 심 각한 의견대립과 갈등을 겪어 왔다. 우리나라는 후발산업화의 유산으로 여전히 저임금업 종과 직종이 많이 남아 있어 저임금(중위임금의 2/3 기준)의 비율이 OECD 주요국가 가운 데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다. 우리나라는 기업별 노사관계제도 아래에서 기업별 임금교섭 이 지배적이고 시내버스나 택시를 제외하고는 지역별 교섭, 업종별 교섭, 산업별 교섭이 거의 없거나 유명무실하다. 단체협약의 확장조항도 없기 때문에 무노조 사업장에서는 단 체(임금)협약의 적용을 받는 곳이 거의 없으며, 산업이나 업종 혹은 직종별로 기업을 넘 어서 임금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기업의 임금 협약에 의해 중소기업들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도 거의 없다. 저임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제는 압도적으로 많은 무노조 중소기업의 근로자들, 수많 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을 제외하고는 임금을 규율하는 유일한 수단 이다. 2015년에는 최경환 부총리가 3월에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 9)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2015. 12. 6), 313개 전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완료. 특집_27
특 집 (Ⅰ) 이라면서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내수경기 진작과 연계시켜서 제기한데다, 노동계에서 는 최저임금 1만 원 운동을 전개한 데 비해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시하여 상당한 갈등을 예고했다. 여러 많은 논란과 노동계의 높은 기대 속에 최저임금은 6,030원(월 209 시간 근무 1,236만270원)으로 450원 인상(8.1%)되었다. 더구나 2015년에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청년대표, 비정규직 대표, 소상공인연합회 대표 등이 처음으로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최저임금의 적용대상이 되는 당사자들을 직접 대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미혼단신근로자가 아니라 사실은 가구주가 46.4%나 되어 미혼단신가구를 기준으로 하는 최저임금 산정 기준을 바꾸는 것 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고, 경영계에서는 전국 단일의 최저임금을 생 계비나 사정이 다른 업종별, 지역별로 별도로 정할 것을 주장하는 등 최저임금제의 제도 개선 이슈가 부각되었다. 더구나 2015년 들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 저임금 근로를 규율하는 방식으로서 최저임금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액을 전보다 크게 높일 움직임 을 보여준 것도 소득불평등의 개선, 국내소비진작, 조세부담 대신 최저임금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더구나 영국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의 일정한 인상이 고용에 마 이너스 영향을 준다는 전통적인 견해가 실제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실증연구에 힘입어 최 저임금인상에 대한 반대여론이 약해지는 배경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이루어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6년 최저임금을 6,030원으로 인상한 뒤 두 달의 후속 논의 끝에 12월 17일 정부 공공부문 용역계약 체결 시 최저임금 인상분 연동 미준수 시 정 부 공공기관 평가 반영 근로감독 사용자 처벌 강화 홍보 교육 강화로 대국민 인 식 제고 최저임금 심의 조사 연구 통계 기능 강화를 포함한 5개 항이 담긴 합의문을 남겼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조개편이나 최저임금 결정기준, 결정방식, 지역별, 업종별 최저임금의 결정과 같은 핵심 사안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서 9 15 사회적대타협을 통해 1 최저임금제가 소득분배개선 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단계적인 인상 2 최저임금 준수를 위 해 노사가 공동캠페인을 추진하고 정부는 최저임금 위반 시 제재강화와 근로감독 인프라 확충 3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을 위하여 저임금근로자 실태조사를 토대로 통계기준, 산입범위, 주15시간 미만 근로자 문제, 지역별ㆍ업종별 결정 등 제반 쟁점사항 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2016년 5월말까지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여 마련 4 근 로소득장려세계(EITC)의 지원효과를 분석하고, 최저임금,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저소득 근로자 소득보전제도의 상호관계를 고려하여 종합적인 개선방안 마련 등을 합의함으로 써 노사정이 최저임금제도와 그 운영의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기로 했다. 28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Ⅷ. 기타 노사관계 주요사항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로 기업별로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를 합리적 으로 해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노사간에 통상임금 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되어 다 시 법원에 소송전으로 간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금속노조 소속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통상임금을 교섭을 통해 해결하지 못하고 통상임금 소송으로 넘어갔다. 통상임금에 관해 2014년 이래 진행된 법원 소송에서는 몇 가지 기준이 제시되었다. 신의 칙이 적용되었으나 사용자들의 지불능력이 고려되어 지불능력에 비해 대법원이 판결한 원칙에 의해 통상임금을 산정했을 경우 사용자가 지불해야 할 금액이 적은 경우에는 신 의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또한 재직자 요건과 최소근무일수 충족이라는 정기상여금의 고 정성 요건이 강조되었고, 복지적 성격의 임금은 제외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사용자의 지 불능력과 견주어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체불임금의 규모를 어느 정도로 신의칙 적용대 상에서 제외할 것인지, 제외금품의 범위 등은 불명료한 것들이 많아서 노사정위원회 노 동시장 구조개선 특위 합의내용 가운데 통상임금의 기준을 법제화할 것을 합의하였다. 노사가 노사관계 쟁점들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법원으로 끌고 가서 논란을 벌이면 서 법원이 노사관계 쟁점들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은 2013년말 대법 원 전원합의체에 의한 통상임금 판결에 그치지 않고 있다. 노사관계의 사법화 현상이 여 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민간 노사가 아니라 공무원 노사, 즉 정부 와 공무원노조, 전교조 사이에, 그리고 공공부문인 철도공사와 협력업체에 고용되었다가 불법파견 논란 끝에 끝내 법원에 최종판단을 구하게 된 KTX 여승무원 문제, 현대자동차 를 포함한 제조현장에서의 사내하청의 불법파견을 다투는 법원소송이 그것이다. 정부에 의한 공무원노조, 전교조에 대한 노조아님 통보, 즉 노조에 대한 신고절차를 이 용한 노조 지위 부인 사건이 정부의 조치로 그치지 않고 법원의 소송으로 넘어가면서 법 적인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전교조의 경우 복잡한 법적 분쟁과정을 거치면서 한법재판 소, 대법원에서는 정부가 승리를 했으나, 가처분, 행정법원 등에서는 전교조가 부분적인 승리를 하면서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아직도 적지 않은 시 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의 합법노조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법적 소송이 종료된 다고 하더라도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존재하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향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로 남을 것이다. KTX 여승무원의 KTX 근로자지위인정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서 2010년 8월 26일 1심 재판부와 2011년 8월 19일 2심 재판부는 모두 KTX 승무원 승소 결정을 내렸다. 다만 2차 특집_29
특 집 (Ⅰ) 소송의 2심 재판부는 2012년 10월 5일 코레일의 정규직이 아니다 라는 판결을 내놓았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2015년 2월 26일 대법원은 승무원들이 안전과 무관한 업무를 했고 이례적인 상황에서만 안전업무를 했 다 며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지난 11월 27일 서울고등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했던 원심 을 깨고 원고 청구를 최종 기각했다. 최종 패소에 따라 KTX 승무원은 2012년부터 코레일 로부터 받았던 임금 1인당 총 9,000여만 원을 물어내야 할 상황에 처했다. 1차 소송에 참 여했던 34명의 조합원 가운데 한 명은 대법원 패소 판결 직후인 올해 3월 아파트에서 뛰 어내려 목숨을 끊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불법파견을 다투는 사건은 2010년 최병승 씨 불법파 견 판결, 2014년 9월 서울중앙지법의 현대차 울산, 전주 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법 파견을 인정한 판결에 이어 2015년 2월 26일 아산공장의 사내하청의 불법 파견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현대차 모든 공장의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으로 확인하였다. 특히 2015 년 2월 26일 대법원 판결은 아산공장의 일부 공정을 사내하청이 수행하는 것은 물론 하청 업체가 특정공정 전체를 수행하는 이른바 블록화 공정 까지 모두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자동차나 다른 자동차공장의 라인작업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모두 불법 파견으로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도 그동안 완강했던 자세에서 벗 어나 2014년 8월 노사 특별협의를 통해 2015년까지 총 4,0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신 규 채용하기로 한 것을 규모를 확대하고 시기를 단축하여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정규직으 로 채용하는 것으로 했다. 지난해 벌어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나 백화점 모녀의 백화점 직원 무릎꿇린 사건, 서울 압구정동 입주민의 아파트 경비 노동자에 대한 폭언 등은 갑을관계에서 갑질 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야기한 사건이었다. 이와 더불어 2000년대 중후반부터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알려진 일련의 일들은 감정노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은 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다. 10) 감정노동을 하는 직업의 공통점으로 고객과 직접 대면하거 나 일대일로 통화해고,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만들어내며, 교육과 모니터링을 통 해 고용주가 직원들의 감정적 활동에 대해 어느 정도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점을 꼽았 다. 감정노동의 강도가 셀수록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이는 흡연이나 음주와 같이 10)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10월 13일 우리나라 주요 직업 730개의 감정노동 강도를 분석해 비교한 결 과를 보면, 감정노동이 가장 많은 직업은 텔레마케터였다. 이어 호텔관리자 네일아티스트가 뒤를 이었다. 중독치료사 창업컨설턴트 항공권 발권 사무원 노점 및 이동판매원 취업알선원 커리 어코치 신용추심원도 힘든 감정노동을 하는 직업에 이름을 올렸다. 불쾌하거나 화난 고객 또는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빈도가 높아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은 텔레마케터 경찰관 보건위 생 및 환경검사원 항공기 객실승무원 순이었다. 30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복합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유발해 우울증 발병률을 높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감정 노동자가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산 업재해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다. 땅콩회항 사건의 당사자였던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 도 7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갑을관계가 노사 관계에서 불이익이나 불공정한 행위로 나타날 때, 그리고 서비스 노동에서 고객과의 관 계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문제 등은 많은 근로자들과 국민들이 공감하는 노사관계의 새 로운 이슈들로 제기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어떤 방식으로 규율을 제도화할지에 대해서 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경제의 저성장, 조선산업과 기계금속, 석유화학 등 주력업종에서의 위기와 침체로 인해 고용안정에 위협을 느낀 유노조 사업장의 노조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는 국면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투쟁적으로 싸울 수 있는 노조 집행부를 선출하 였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차 기업노조, 금속노조, 한국노 총의 금속노조연맹에서 임원선거 결과 온건한 집행부가 아니라 보다 투쟁적인 집행부가 당선이 되었다. 이것은 현장 노조원들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구조 조정이나 변화에 대비하여 고용안정, 근로자들의 권익확보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 음을 보여준다. 2015년은 민주노총이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주년이 되는 해에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했다가 구속된 사건은 두 가지 점에서 중요하다. 하나는 현 정부 들어서 민주노총 및 산하 전교조, 공무원노조 등과의 노정관계가 매우 경색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민주노총에 대한 강경한 정책도 원인이 되겠지만, 민주노총이나 산하 조직이 정부에 보여 온 태도나 입장으로부터도 노정관계는 경색되었다. 민주노총이 2008년 이후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전교조는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에 아예 참여 하지 않았으며, 전국공무원노조는 5 2 실무합의를 한 뒤에 내부의 의견대립으로 5 2 실무합의를 인정하지 않고 조직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의 잦은 총파업 시 도, 사용자들이나 정부와의 경직된 대결적인 자세, 경제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제기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문제 등에 대한 완고한 입장에서 민주노총이 시대의 변화나 새로운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해 왔고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민주노총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점차 존재감도 약화되어 왔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점차 강하게 형성된 것은 정부나 보수적인 여론 탓도 있 을 수 있으나 오히려 민주노총의 그동안의 행동이나 비현실적인 주장 등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민주노총이 조직력이나 물리적 영향력의 측면에서는 우리 사회의 주요한 사회세력 중 하나로 등장했으나, 실제로 노동자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책임있는 사회세력으로 성장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민주노총이 20주년이 되었음에도 특집_31
특 집 (Ⅰ) 불구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묻고 토론하는 대중적인 토론회 하나 조직하지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민주노총과 그 산하 조직이 어려움 속에서도 비정규직 이슈나 저임금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온 노력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정권과 사용자만을 탓하면서 스스로 성찰하지 않는 한,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전혀 새롭게 제기되는 노동시장과 고용시스템의 과제를 떠맡고, 많은 미 조직 노동자들의 기대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탄생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2015년 들어 노정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온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민주노총의 관계는 공무원노조의 법외노조화와 전교조의 노조 아님 통보, 철도노 조 파업을 계기로 벌써부터 대립의 길을 걸어왔으나, 정부와 한국노총과의 관계도 2014 년 공공부문 방만경영 해소,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된 5.1 실무합의 내용의 이행 부진, 2015년 임금피크제의 추진, 2015년 9 15 노사정대타협 이후 정부의 노동5법 국회 상정, 2대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둘러싸고 대립의 골이 깊어졌다. 더구나 정부가 공공부 문 개혁과 노동개혁을 4대 개혁과제로 천명하고 강력하게 개혁을 추진하면서 노정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급기야 한국노총이 정부가 제출한 노동5대 입법이 별다른 수정 없이 국회 를 통과하거나 정부가 2대 가이드라인을 노조와 협의 없이 발표하는 경우에는 노사정위 원회의 9.15 합의도 파기하고, 노사정위원회에서도 탈퇴하겠다는 위협을 하기에 이르렀 다. 양 노총과 정부가 대립을 지속하는 경우 현재의 노동5법이나 양대 가이드라인의 이행 을 둘러싸고 현장에서 노사가 대립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향후 저성장시대,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고용시스템으로의 개혁 및 전환에 필요한 노사정 사이의 긴밀한 대화와 협의를 통한 협력의 분위기가 깨짐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노사정이 모두 패자가 되는 좋 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와 노동계가 상대를 자극하거나 협의가 부족 한 상황에서 개혁이나 입법 추진, 노사정위원회 탈퇴 위협 등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 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Ⅸ. 2016년 노사관계 전망 1. 유동적인 노동정치 변수 2016년 노사관계를 전망하는 일은 노사관계의 주체들이 역동적인 관계 속에서 만들어 가는 노동정치가 큰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4월 총선거, 전체 경제와 산업과 업종별 경 32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기변수, 그리고 각종 제도개선과 변화 변수 등을 종합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노동정치 변수, 4월 총선거 변수가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2015 년 12월 말 현재로서는 노사관계 전망을 내놓기가 대단히 어렵다. 당장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노동5법이 국회를 통과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그리고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어 떤 내용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서 통과되느냐에 따라 총선국면에서의 선거쟁점화와 더불 어 2015년 노사관계의 지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상반기에는 노동정치가 노사정, 여야 사이에 노동5법 입법과 총선국면에 맞물 려서 노사관계를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말까지 노동5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 는 경우에 2016년 1월 벽두에 다시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다. 정부와 야당의 입장, 국 회의장의 직권상정 여부에 따라 전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국회를 통과할 수도 있고 혹은 전체적으로 노동5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될 수도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노동5법의 국회 통과를 밀고 있기 때문에 연초부터 노동5법을 놓고 여야가 심각하게 갈 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뿐 아니라 2015년 12월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성과 자 통상해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에 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의 제정과 시행을 2015년 12월말과 2016년 1월에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노동5법 국회 통과 이상으로 노정 사이에 갈등요인이 될 수 있고 자칫 총선거의 중요한 쟁점이 될 수도 있다. 2015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정 대타협의 동력이 살면서 노사정 사이에 합의된 65개 사항이 2016년에도 이행될 수 있는가 여부는 노동5법이 어떤 모습으로 국회를 통과하는 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2016년 1월 8일경까지 노동5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정국이 총선국면으로 빠르게 들어가기 때문에 노동5법은 자동으로 폐기되고 빨라야 2016 년 하반기 원구성 뒤에나 노동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노사관계 는 정치적인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2016년 4월 총선결과에 따라 노동개혁에서 정부의 주도성이 좌우될 것이며, 2016년 1월에 이행하지 못한 노동개혁의 과제가 추가로 제기될 수도 있고 혹은 전혀 다른 노동이슈가 새롭게 제기될 수도 있다. 2. 저성장, 저성장시대의 고용질서 그리고 구조조정 2016년에는 저성장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저성장 시대로 들어선 영향이 고용시스템 전반에 걸쳐서 확산될 것이다. 2015년 낮은 성장률과 2016년 낮은 성 장 전망에 따라 2016년도에도 낮은 임금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임금인상률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경우 임금교섭에 대해 거는 기대가 낮고 임금교섭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그만 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들어섬에 따라 저성장의 충격은 기업입장에서 서서 특집_33
특 집 (Ⅰ) 히 그러나 강력하게 다가올 것이다. 고성장을 전제로 짜여진 기업의 수입과 매출구조, 조 직과 인사시스템, 고용관행 등을 저성장시대에 맞게 조정하거나 개혁하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면, 기업들이 저성장 시대로 들어섬에 따라 기존의 호봉제에 따른 호봉 급 인상과 연례적인 임금인상의 합이 성장률과 생산성 증가률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 는 경우 이를 조정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또한 인력구조, 승급, 승진주기나 소요연수도 빠른 성장, 매출 성장을 전제로 형성된 경우가 많아, 저성장에 따라 인력구조, 승급, 승진 등도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일부 산업이나 업종에서는 저성장에 따른 수요 의 급격한 축소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곳도 적지 않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고용질서와 노동시장 구조 가운데 무엇을 바꾸어야 저성장 시대에 지속가능한 고용질서 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노사정 사이에 전국 수준의 논의는 물론 기업 수준에서도 노사 간에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2016년 주력산업도 저성장 혹은 정체나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표는 2016년 주력산업의 경기전망을 수출, 생산, 내수로 구분 하여 알아본 것이다. 2016년에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마이너스 성장, 혹은 잘해야 2015년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다른 산업에서도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선산업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권고사직, 희망퇴 직 형식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에서는 노조가 없거나 약한 사 내하청 회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금속업종, 석 <표 8> 2016년도 주력산업 전망 수 출 생 산 내 수 자동차 0~5% -5~0% -10% 이하 기계산업군 조선 -5~0% 0~5% -5~0% 일반기계 0~5% 0~5% 0~5% 철강 -5~0% 0~5% 0~5% 석유화학 -5~0% -5~0% -10% 이하 소재산업군 정유 0~5% 0~5% 0~5% 섬유 0~5% -5~0% 0~5% 가전 5~10% 0~5% 0~5% 정보통신기기 0~5% 0~5% 0~5% IT제조업군 디스플레이 -5~0% -5~0% 0~5% 반도체 -5~0% 5~10% 5~10% 음식료 0~5% 0~5% 0~5% 자료 :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 2015. 11. 27, 산업경제정보 제623호. 34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유화학과 디스플레이 등과 같이 수출과 내수경기의 경기침체가 심한 곳에서는 구조조정 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특히 산업별로 구조조정의 위기를 느낀 유노조 사업장에서는 이 미 노조 집행부를 투쟁적인 집행부로 교체한 곳이 적지 않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에도 구조조정의 해법을 둘러싸고 자칫 심각한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특히 산업, 업종별로 위기나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진 기업들에서는 기업들이 구조조정 을 할 때 비정규직이나 하청, 사내하청 등을 먼저 하게 될 개연성이 큰데, 이때 이들 하청 노동자들이 조직화하여 저항하는 경우 심각한 노사갈등으로 커질 수 있다. 혹은 비정규 직이나 사내 하청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는 경우에는 기업경쟁력의 기반이 되어 온 원ㆍ 하청관계를 뿌리째 흔드는 결과를 낳아 산업이나 업종의 지속가능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어느 특정산업이나 업종에서 경기가 침체되거나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곳, 혹은 조직이 고령화되어 인건비가 높거나, 중간인 력 혹은 고령자가 많은 조직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특히 법적인 정년연장이 발효되는 2016년에 기업들이 오히려 연공주의의 혜택을 보고 있는 중고령자들의 희망퇴 직, 명예퇴직 등을 통해 조기퇴직을 서두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각 기업의 노사가 향후 구조조정이 다가올 것에 대비하여 고용안정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고용 인 사시스템으로 개편할 수 있을지 충실한 준비와 혁신적 아이디어 그리고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할 것이다. 3. 노동관련 제도개선과 노사관계 앞서 언급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저성과자 통상해고 와 관련된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는 그 자체로는 제도개선이나 변화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저성과자 통상해고 가이드라인 발표를 계기로 하여 사용 자 측이 이를 이행하는 경우 현장에서 노사 간에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되며 법적인 다툼 도 적지 않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5법이 개정되는 경우 법 개정에 따른 현장에 서의 여러 가지 변화도 노사가 협력적인 곳에서는 노사협의를 통해서 비교적 갈등 없이 이루어질 것이지만, 노사갈등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또 다른 큰 불씨가 노사대립의 확대 재생산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근로기준법 가운데 휴일근로시간을 연장 근로시간에 포함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경우에는 특별연장근 로시간의 허용 정도, 특별연장근로시간 허용의 시한제(5~10년간 적용)뿐 아니라 실제로 교대제 사업장 등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노사 간의 다양한 갈등요인들이 제기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근로시간을 단축할 때 기존 임금을 전부 보장하는 방안, 혹은 특집_35
특 집 (Ⅰ) 부분적으로 노사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서 일부 임금인상을 하되 일부를 근로자들로 하 여금 손해를 감수하도록 하는 방안, 근로자들이 근로시간이 준만큼 임금손실도 감수하는 방안을 놓고 다양한 협상과 갈등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노사관계의 또 다른 주요 쟁점들로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서 2016년 5월 말까지 노사정이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합의한 최저임금제 종합 적인 개선방안 및 근로시간 특례제도 개선방안 등이 있다. 최저임금제도의 종합적인 개 선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사정 사이에 상당한 의견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는가 가 문제가 될 것이다. 최저임금의 기준이 되는 근로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의 분리 등은 첨예한 이슈가 될 것이 다. 또한 근로시간 특례제도 개선안은 상대적으로 노사 간의 첨예한 쟁점은 적을 것이지 만, 특례업종으로 남는 업종에서 최대근로시간의 상한 설정, 또는 특례업종으로 남는 업 종에서의 근로자 적용범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4. 공공부문의 개혁과 노사관계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부문 개혁이 1년차 방만경영 해소, 2년차 임금피크제 적용를 거 쳐서 2016년에는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공공부문 개혁의 초점이 성과연봉제의 하위직급으 로의 확대, 업무 저성과자 퇴출제도의 도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에서 성과연봉 제를 하위직급으로 확대하는 문제, 업무 저성과자 퇴출제도의 도입은 2015년 임금피크제 보다 노사관계에서 훨씬 민감한 이슈들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업무 저성과자 퇴출은 당장 저성과자 퇴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향후에 업무 저성과자 퇴출이 주는 고용안정에 대한 잠재적 위협 때문에 공공기관 종사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성과연봉제를 최하위직급 또는 7년 미만 근속자를 제외한 전 직원으로 확대하는 것도 성 과연봉제의 도입 반대, 공정한 평가기준과 체계의 마련, 실제로 평가기준과 체계의 이행 등 각 단계별로 공공기관 노조들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 2016년 총선 전까지는 공공 부문에서 성과연봉제의 하위직급으로의 확대, 업무 저성과자 퇴출제도의 도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나 총선 직후 탄력을 받고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 노조들의 저항 과 노정 갈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시행의지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모두 똑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각 기관이나 특성에 맞는 형태로 일정하게 변형되어 성과연봉제의 도입, 업무 저성과자 퇴출제(D등급 이하자 2진 아웃제) 등이 도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도 실제로 각 기관에서 시행되고 정착되기까지는 적어 도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36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5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6년 노사관계 전망 <참고문헌> 고용노동부(2015), 고용형태 공시제. 기획재정부(2015),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방향. 박종식(2015), 조선산업 위기와 고용규모의 변화 : 2016년 이후 예상되는 고용조정과 노 동조합운동의 과제. 배규식(2015), 9 15 노사정대타협과 향후 과제, 노사정위원회. 이병훈 이은주(2015), 공무원연금개혁과 공무원노사관계, 미발표 원고. 통계청(2015), 201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특집_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