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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상해 등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의안 번호 179 제안연월일 : 제 안 자 :조례정비특별위원회위원장 제안이유 공무상재해인정기준 (총무처훈령 제153호)이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행정자치부령 제89호)으로 흡수 전면 개

96부산연주문화\(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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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외구사( 三 畏 九 思 ) 1981년 12월 28일 마산 상덕법단 마산백양진도학생회 회장 김무성 외 29명이 서울 중앙총본부를 방문하였을 때 내려주신 곤수곡인 스승님의 법어 내용입니다. 과거 성인께서 말씀하시길 道 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어울려야만 道 를 배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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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산림병해충 방제규정 4. 신문 방송의 보도내용 등 제6 조( 조사지역) 제5 조에 따른 발생조사는 다음 각 호의 지역으로 구분하여 조사한다. 1. 특정지역 : 명승지 유적지 관광지 공원 유원지 및 고속국도 일반국도 철로변 등 경관보호구역 2. 주요지역 : 병해충별 선단

김기중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 내용심의의 위헌 여부.hwp


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래를 북한에서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했다든지, 남한의 반체제세력이 애창한다 든지 등등 여타의 이유를 들어 그 가요의 기념곡 지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동시에 그 노래가 두 가지 필요조 건을 충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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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법 시행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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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정답및풀이(1~24)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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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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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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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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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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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상품 전단지

:::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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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이 6) 위 (가) 나는 소백산맥을 바라보다 문득 신라의 삼국 통 일을 못마땅해하던 당신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더 커지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을 생각하면, 대동강 이북의 땅을 당나라에 내주기로 하고 이룩한 통 일은 더 작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05-28-여름-기고

2 종편 시사토크 출연 `편향성 심각' 친여 64%, 친야 15% 채널A <뉴스스테이션 친여> 83% 본격 선거기간이 시작된 지난 1월 14일(선거 90일전)부터 2 월 13일(선거 60일전)까지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 치 이슈를 다룬 출연자들의 구성을 분석

기타사례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박 의 공직후보자로서의 자질과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위한 공익적 동기로서 위 각 게시글 등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 다 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대해 피고인이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되엇고, 다시 상고하여

zb 2) 짜내어 목민관을 살찌운다. 그러니 백성이 과연 목민관을 위해 있는 것일까? 아니다. 그건 아니다. 목민관이 백성 을 위해 있는 것이다. 이정 - ( ᄀ ) - ( ᄂ ) - 국군 - 방백 - 황왕 (나) 옛날에야 백성이 있었을 뿐이지, 무슨 목민관이 있 었던

2 조중동 `친노 운동권 배제' 종용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정청래 의원 등 구체적 인물을 특정 하며 노골적 낙천여론을 조장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그저 감정적인 이유만을 들이대며 악의적 주장을 퍼부은 것 에 불과하다. 이들이 제시하는 기준이 친노 운동권, 막말,

등대3강(이남수) - 옆집 엄마 한마디에 무너지지 마세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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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되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광주지역 민주화 운동 세력 은 5.18기념식을 국가기념일로 지정 받은 데 이어 이 노래까지 공식기념곡으로 만 들어 5.18을 장식하는 마지막 아우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걱정스러운 건 이런 움직임이 이른바 호남정서

(자료)2016학년도 수시모집 전형별 면접질문(의예과포함)(최종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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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2일 사랑의 동삭교육 제 호 (2월) 년 2월 12일 사랑의 동삭교육 제 호 (2월) 6 겨울이 되면 1-4 박지예 겨울이 되면 난 참 좋아. 겨울이 되면 귀여운 눈사람도 만들고 겨울이 되면 신나는 눈싸움도 하고 겨울이

2016년 제3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록(심의의결서,공개, 비공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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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선 동아 `대통령 선거 개입' 두둔 중앙일보의 < 새누리 150석은 건지겠나 청와대 참모들 한숨뿐>(3/14, 6면) 보도 역시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주도권을 쥐려면 4 13 총선에서 새누리 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필수적 이라는 분석과

3) 지은이가 4) ᄀ에 5) 위 어져야 하는 것이야. 5 동원 : 항상 성실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해. 에는 민중의 소망과 언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가능성은 이처럼 과거를 뛰어넘고, 사회의 벽을 뛰어넘고, 드디어 자기를 뛰어넘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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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생각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이 작업을 3번 반복 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 간다. 그들이 제작진에게 투쟁하는 이유는 그들이 원하는 재료를 얻기 위해서다. 그 이상의 생각은 하고 싶어도 할 겨를이 없다. 이 땅은 헬조선이 아니다.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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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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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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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와 그 남자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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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제 호

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Transcription:

축 사 이러한 체험들이 교육 현장에 역동적인 생명의 힘을 불어 넣고, 새로운 변화의 물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김 신 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간혹 시간의 흐름을 잊곤 합니다. 목표를 향해 오로지 전진만을 생각하며 혼신의 힘을 쏟을 때는 더욱 그러합니 다. 한 단계 한 단계 마무리 짓는 시점, 또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시점이 되면, 뒤를 돌아보며 가슴 벅찬 보람을 새삼 느끼기도 하고 잘못한 일이 나 후회스러운 일들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지난 일에 대한 반성과 후회 는 분명 새로운 앞날의 거름이 되겠지요. 이것이 바로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체험 의 가치입니다. 우리 교육 현장에도 이러한 소중한 체험들이 있습니다. 학교와 가정 에서의 방황, 고민, 갈등 등을 현명하게 헤쳐나가면서, 또 가시밭길처럼 험한 사회생활 속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부단한 노력을 통해 당당 히 성장해나가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고 비와 포기의 유혹이 있었겠습니까?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이러한 교육현장에서의 체험들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서로 나눔으로써 교육을 통한 아름다운 도전과 성취의 감동 을 국민과 함께하고자 매년 교육현장체험수기를 공모해왔습니다. 올해 로 벌써 열한 번째를 맞지만 매년 느끼는 감동은 더욱 깊어가는 것 같습 니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해내고 학생들의 성취의욕을 불러 일으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가는 선생님, 올바른 교육관 교단수범사례 축사

과 자녀관을 바탕으로 자녀와 함께 배움의 기쁨을 나누는 부모님, 그리 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용기 있는 도전과 최선의 노력으로 성취의 기쁨 을 이야기하고 있는 개개인의 글 속에서 우리는 진한 감동을 느낍니다. 똑같은 상황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다는 진리를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체험들이 교육 현장에 역동적인 생명의 힘을 불어 넣고, 새로 운 변화의 물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무쪼록 이 체험수기 수 상집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 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12.6.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김 신 일 교단수범사례 축사

발 간 사 교육은 어느 특정한 계층이나 특정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우리 자신과 세상 어느 곳에서나 이루어지고 있는 보편적 현상입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구 관 서 교육현장은 교단뿐 아니라 우리의 가정과 사회도 포함되는 개념입니 다. 교육현장에서 교육과 관련한 많은 일과 사연이 있습니다. 그 많은 일과 사연 중에는 우리가 함께 공감하면서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하도록 해 주는 내용 또는 많을 것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EBS는 2007 교육현장체험수기를 공모를 통해 교 육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모으고, 우리가 함께 공감하며 귀감으로 삼 을 만한 내용을 선정하였습니다. 교육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화두입니다. 그리고 교육은 어느 특정한 계층이나 특정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현상 이 아니라 우리 자신과 세상 어느 곳에서나 이루어지고 있는 보편적 현 상입니다. 그만큼 교육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고 중요합 니다. 따라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우리 교육과 삶을 더 알차고 풍요롭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2007년을 정리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2007 교육현장 체험수기 공모에 참여한 우수한 교단수범사례, 자녀교육사례, 자기능력 개발사례를 엮어 만든 이 책은 올 한해 우리 교육현장을 진솔하게 되돌 아보면서 미래의 밝고 희망찬 우리 교육을 준비하는 데 소중한 자료가 교단수범사례 발간사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BS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함께 우리 교육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2007 교육현장체험수기 공모에 참여해 주신 교육현 장의 여러분과 이 책 발간을 위해 노력하신 교육인적자원부와 EBS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12.6.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구 관 서 교단수범사례 발간사

심 사 평 열명이 들 수 없는 것, 천명이 들 수 없는 것을 이런 분들은 혼자들어 저 하늘 높이에 걸은 사람들이다. 소설가,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신 달 자 올해도 만만찮은 양의 원고를 심사했다. 다른 종류의 심사도 마찬가 지지만 교육에 관한 이 원고들은 보다 늘 긴장하고 보다 더 성의를 다하 게 된다. 인간을 위한 인간을 향한 그리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일으킨 불 굴의 정신을 여기서 만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원고들 속에 우리나라 의 교육현실과 교육의 미래가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희망과 교육이 가야할 길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절로 가슴떨리게 하는그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역시 이 원고들속에는 우리 들의 희망과 꿈 교육에 대한 이상이 있는가 하면 버릴것과 찾아야할 것 그리고 세상에 드러나게해서 모두가 박수를 보내야하는 고무적인 원고 들이 있었다. 교육부와 EBS가 이런 글잔치를 여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인데 하 기만 하면 대단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우리들의 절 망을 희망으로 뻗어 오르게 하는 일도 바로 이런 체험담을 세상에 알리는 이유가 되는 일인지 모른다. 인간의 힘을 그리고 사랑을 우리는 여기서 보 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지금 이것이 절실하고 절박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주저앉지 않고 일어서는 법을 우리는 지금 더 알아야 할 때인 것이다. 이번 대상을 받은 하태완 선생님은 아무도 반가워하지 않는 외진 초등 학교로 발령을 받으면서 취약한 여건을 네탓으로 돌리지 않고 바로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교육철학으로 심신을 다해 버려진 학교를 최고의 학교로 재창조해 낸 기적을 일으킨 교감선생님이야기다. 가능하지 않다 는 사람들의 돌을 맞으며 포기하지 않고 학생마다 3개 외국어를 하게 만 교단수범사례 심사평 10

들고 학원이 무엇인지 모르고 공교육만으로 일등학생과 일등 학교를 만 들어 학부모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어 낸 이야기다. 체험을 통해 자연을 통해 인성교육과 화합의 인간적 힘을 스스로 깨닫게 한 한 교감선생님의 이야기는 감격 그 자체였다. 자녀교육의 박혜균, 능력개발의 김후진, 교단체험의 이승우, 이 모두 무 를 유로 만들어 낸 기적의 인물들이다. 자녀교육최우수상은 흔히 사회에 서 문제삼는 재혼가정의 자녀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새엄마와 전부인의 딸사이의 딱딱한 돌덩이같은 관계를 부드러운 화해의 관계 함께 사는 동 반자와 가족의 관계를 이루어 내는 새엄마의 적극적인 사랑공세는 놀라 운 창작품으로 박수를 보낼만하고 능력개발의 최우수상은 빈털터리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던 처지를 전액 국비 장학생 용접기능공자격증 대입검 정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그리고 6권의 저서간행 이어 몇 개의 자격증을 따 내는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자기개발을 이뤄 낸 드문 인물이었다. 포 기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 없다는 것을 이 사람은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교단최우수상도 놀라움은 마찬가지다. 폭력과 흡연과 쓰레기가 난무하 는 학교를 학무모와 학교 교사 학생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게 해서 3무운동 을 완결하는 성공사례도 눈물겨운 이야기였다. 체벌보다 칭찬으로 흡연 제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차라리 할 말을 잃고 눈을 감아야했다. 눈물은 황금의 성공을 그들의 손에 쥐어 주었던 것이다 높은 사람들, 세상을 호령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변화하는 것은 아 주 적은 것일 수 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정신적 대 부호들이라고 부르 고 싶다. 이런 정신력의 스타들이야말로 나라를 변하게 하고 인간을 변하 게 하는지 모른다. 열명이 들 수 없는 것, 천명이 들 수 없는 것을 이런 분 들은 혼자들어 저 하늘 높이에 걸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는 이들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가. 이 글들을 보면서 그래서 내 내 숙연했다. 소설가,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신 달 자 11 교단수범사례 심사평

차 례 01 교단 수범사례 017_ 박종현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029_ 신기주 아름다운 동행 (만남, 대화 그리고 사랑의 나눔..) 043_ 이규인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055_ 이덕정 인생 최고의 소리 069_ 이수진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079_ 이승우 누가 우리를 믿으려 할까? (흡연율0%, 우리들의 이야기) 095_ 이원수 원수야, 스승이 되어라! 113_ 임경진 대한민국 인문계 고등학교 영어교육, 그 편견의 벽을 넘어 02 자녀교육 수범사례 131_ 김광경 자랑스러운 내 아들 141_ 김인자 걸어 다니는 도서관, 책 읽어주는 엄마, 김인자 153_ 박동환 행복은 우리 집 처마 밑에 167_ 박혜균 희망으로 가는 대화의 힘 교단수범사례 차례 12

181_ 배현미 고맙습니다, 대촌중앙초등학교 193_ 신진숙 아이들과 함께 꿈을 키워가는 엄마 205_ 오세주 우리 아이의 행복한 웃음 219_ 전희식 두 아이를 다 대안학교에 보내다 03 자기능력개발 수범사례 231_ 김진욱 노를 계속 저어갑시다 245_ 김태종 떨어진 학사 모를 다시 주워 쓰고 261_ 김후진 배우는 기쁨이 내 삶의 원동력 279_ 남도현 몸으로만 스포츠 하나? NO! 나는 펜(Pen)으로 스포츠 한다 295_ 신경용 절망을 딛고 30년 전의 꿈을 이룬 억척 인생 313_ 신경택 눈물의 아침밥 323_ 최성화 평생학습을 통한 능력중심사회 구현 339_ 최진규 아름다운 그대, 당신은 선생님 13 교단수범사례 차례

박종현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017 신기주 아름다운 동행 (만남, 대화 그리고 사랑의 나눔..) 이규인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이덕정 인생 최고의 소리 이수진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이승우 누가 우리를 믿으려 할까? (흡연율0%, 우리들의 이야기) 이원수 원수야, 스승이 되어라! 029 043 055 069 079 095 임경진 대한민국 인문계 고등학교 영어교육, 그 편견의 벽을 넘어 113

교단 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며칠 전, 시아리(문풍지) 회원으로 활동했던 어느 졸업생(주순진 양)의 결혼식에 주 례를 선 적이 있다. 주례 설 나이도 아직 멀었고, 경험도 거의 없다는 핑계로 사양 을 했지만, 자기에게 시의 길을 열어주었으며 삶의 방향을 바꿔놓은 사람이 '선생 님'이라면서 하도 간곡히 부탁을 하는 바람에 청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주례 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 눈가에 한참 동안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시를 지도하는 그 순간만 사제지간의 관계가 유지되고, 졸업하면 대체로 서로를 잊고 살아가는 게 다반사다. 주순진양처럼 詩 作 할 때의 초심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썩 드물기 때문에 더욱 나를 감동케 했 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무늬를 오래오래 간직한 제자를 만날 때 학생들에 게 시를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 수많은 사람들이 利 害 에 의해 만남과 헤어짐의 관계를 만든다 해도 시로 맺어진 아름다운 인연을 오래오래 제자들과 나누고 싶다. 그것이 곧 시 창작교실을 계속 하게 하는 힘이 되고,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길이라 믿는다. 부족한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박 종 현 경상남도 진주시 삼현 여자중학교 교사 toolbo@hanmail.net

우리 교육의 현실이 교육의 본질에서 자꾸만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필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진실로 우리 교육 이 닿아야 할 본질은 뒤로 한 채 진학과 지식중심의 교육으로 치닫고 있 는 듯해 몹시 안타까울 때가 많다. 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계발할 수 있 게 도와주고, 건강하고 민주적인 인간으로 육성하는데 애쓰다 보면 진 학과 성적은 덤으로 성취할 수 있는 교육 현실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 음으로 필자가 실행한 시 창작 교육 체험 사례를 밝히고자 한다. 선진국에서는 지적능력 계발 못지않게 개인의 특기 계발이나 신체적 발육 등을 위한 특기적성교육에 매우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 로 안다. 우리도 하루빨리 지식 주입과 문제풀이 식 입시 교육에서 벗어 나 선진국처럼 사회인이 되어서도 실용화할 수 있는 특기 계발이나 스 포츠, 레저 활동 등을 위한 특기적성교육에도 힘을 기울일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필자는 학생들 내면에 잠재한 특기나 능력을 계 발하기 위해 시아리 라는 이름으로 시 창작교실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 런데 시 창작교실을 하게 된 더 큰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아마도 필 자 자신이 시에 미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아무 런 보상을 받지 않으면서 시 창작 특기적성을 13년 동안 한결같이 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994년 필자가 삼현 여자중학교에 오기 전에는 삼천포고등학교에서 약 10년 정도 근무한 적이 있다. 사실 입시 지옥에 빠진 고등학생들에게 문예지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입시 부담이 적은 중학교로 옮긴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 창작 지도를 하기 시 작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여학생들이라 그런지 몹시 잘 따라 주었고, 시 작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용기를 얻은 필자는 시 창작 동아리 시 아리 를 만들어 학생들로 하여금 문학의 꿈을 키우게 하는데 일조하기 로 마음을 먹었다. 매주 토요일 실시하는 계발활동 1시간만으로는 부족 해서 인터넷 카페와 메일을 통해 시 창작교실을 운영했다. 그리고 시아 리 활동을 하다 졸업한 학생들 중에 문학특기생에 뜻을 두고 있거나 시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18

창작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을 모아 2주일에 한 번씩 토요일 오후에 학교 상담실에서 본격적인 시 창작 지도를 했다. 그 결과 문학사 상사 주최 청소년문학상에 대상 2회, 최우수 4회를 비롯해 무려 31회나 수상했으며, 대산문화재단 주최 대산 청소년문학상에도 금상 1회를 비 롯해 15회나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문학특기 생으로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총 16명이 합격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단 순히 문학상 수상과 대학입학을 목적으로 시 창작교실을 연 것은 아니 지만 지도하는 필자가 시에 미쳐 있고, 학생들 또한 큰 관심을 가지고 시 창작에 임한 결과, 덤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듯해 몹시 기쁘다. 특히 시론 공부만 하면 지겨워하고 이탈하는 학생들이 생길 것 같아, 여름 방학 때는 주로 문학캠프, 겨울 방학 때는 문학 기행을 실시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시 창작에 대한 흥미 도를 높일 수 있도록 나름대로 기 획을 하기도 했다. 문학캠프와 문학기행에 들어가는 경비는 신문, 잡지 등에 발표한 칼럼이나 시의 원고료, 진주산업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 창작 강의를 해서 받은 강의료로 충당했으며, 학교에서도 일부를 지원 해 주어서 행사를 원활하게 잘 이끌어올 수 있었다. 시아리 를 통한 시 창작 특기적성교육이 13년 동안이나 꾸준히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에 미친 필자의 열정과 학생들의 관심, 학교의 지 원 등이 3위 일체가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9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시 창작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시아리 회원을 선발하는 기준은 먼저 지원하는 학생 중에서 시적 재능이 있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뽑고, 다음 으로 본교에서 매월 1회 둘째 화요일에 실시하는 문장연습 시간을 통해 운문과 산문 형식의 글을 번갈아 쓰게 하여 그 중, 운문은 전교생(전교 생 1,400여 명)의 글을 필자가 직접 읽고 시적 재능을 가진 학생을 시 아리 회원으로 선발하여 본격적으로 시 창작 지도를 실시했다. 시 창작지도 방법은 필자가 체험을 통해 얻은 <체험론적 시 창작 소프 트>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지도했다. 시 창작 소프트는 기본 단계인 시 창작기초이론과 소재 채집 단계,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실제 시 창작 소프 트, 마지막 단계인 시 창작 과정 단계 등 4단계로 나누어서 학생들을 지 도했다. 이론 공부만 하면 너무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아 기존 시의 패 러디, 사투리 버전으로 시 쓰기, 모둠 시 쓰기, 마지막으로 대중가요 개 사하여 따라 부르기와 같은 양념 코너를 끼워 넣어서 학생들로 하여금 시 창작 활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을 했다. 시 창작교실 진행은 중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계발활동 시간과 필자의 카페인 <체험 시 창작교실>과 메일을 통해 시도했고, 고등학생들은 한 달에 두 번씩 토요일마다 본교 도서실에 모아서 시 창작 지도를 했으며 시험을 치르는 달은 1회만 실시했다. 물론 고등학생들도 필자의 카페 와 메일을 이용해 첨삭지도를 받았다. 그런데 카페는 열린 공간이라서 그런지 자기들이 쓴 시가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려 요즘엔 주로 메일을 통해 첨삭지도와 조언을 해 주고 있다. 중학생들에게는 기 초이론단계인 시 창작 소프트 1과 소재 채집단계인 시 창작 소프트 2, 그리고 필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실제 창작과정을 그대로 소개한 시 창작 소프트 3을 중심으로 지도하고, 고등학생들에게는 한 단계 높은 시 창작 과정의 3단계(시적 재능 단계, 시적 인식 단계, 시의 형상화 단 계)인 시 창작 소프트 4를 통해 지도했다. 이렇게 체험론적 시 창작 소프트 1~4단계까지가 끝나면 그때그때 활 동한 학생들의 시들을 모아 첨삭지도를 하거나 주제와 소재 바로잡기, 주제의 통일성 등을 지적해서 시의 방향을 바로잡아 준다. 이렇게 반복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20

적으로 학습하게 되면 학생들의 시 창작 능력은 괄목상대할 정도로 비 약적인 발전을 보인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얻는 즐거움이 이보다 더 할 때가 없을 것이다. 이 즐거움 때문에 필자는 시 창작교실을 운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발전한 모습과 더불어 덤으로 전국 규모의 백 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그것 또한 지난날의 고생을 씻어주는 비타민제 역할을 한다. 때론 필자 자신이 문단에 등단 했을 때만큼이나 기분이 들뜬다. 시 창작교실을 더욱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여 름 방학과 겨울 방학 동안 문학캠프와 문학 기행을 실시했다. 주로 1박 2일 동안 실시하는 문학캠프는 처음엔 고정된 공간이 없어 필자와 친분 이 두터운 사람들의 재각(산청군 한빈, 고성군 학동 등)에서 시행했으 나 그분들께 너무 큰 불편을 끼쳐서 최근에는 산청군 덕산에 있는 덕천 서원(남명 조식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에서 캠프를 한다. 캠프 진 행 방법은 첫날에 소재와 문학, 문학의 밤 을 중심 행사로 짠다. 소재 와 문학은 들꽃 이름 알기, 나무와 곡식 이름 알기, 새와 곤충 이름 알기, 등 주로 시 창작을 위한 소재 획득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밤에 실시 하는 문학의 밤 시간에는 마음열기(자기 영혼과 만나기)에서 시작해서 초청강사의 문학 강연, 시낭송, 3행시 경연대회, 자기의 꿈을 켜는 촛불 잔치, 마지막으로 밤을 잊은 그대에게 로 끝맺는다. 밤을 잊은 그대에 게 순서에서는 모둠별로 나누어서 선배들과 문학에 대한 꿈을 이야기 하는 시간으로써 이때 초대되는 선배들은 주순진(고려대 국문학과 졸 업, 대한교과서주식회사 근무), 이효진(한국외국어대학 석사과정), 진 민재(KBS근무), 최건아(고려대 재학), 장은혜(고려대 재학) 등이다. 선 배들과 대화를 나누는 재미에 짧은 여름밤이 새는 줄도 모를 때도 있다. 문학캠프 둘째 날은 극기훈련, 백일장, 시 창작강의, 모둠별 합평회 등 이 주된 내용으로 채워진다. 문학 기행은 교과서에 나오는 문인을 중심으로 해서 시인과 작가의 생가나 작품 활동 공간 등을 답사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의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벌교, 김승옥의 무진 기행 의 무대였던 순천만 갈대숲, 김동리의 역마 의 화개장터와 섬진강, 유치환의 고향인 통영과 남망산 공원, 중1 국어교과서에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 을 쓴 정일근 21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시인의 삶터인 울주군 은현리,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고향인 옥천 등을 직접 답사하면서 문학의 향기를 맡으며 시의 꿈을 키우게 했다. 자칫 싫 증 내기 쉬운 교실 수업에서 벗어나 현장 체험을 함으로써 학생들로 하 여금 문학에 대한 흥미도를 높이고 새로운 꿈을 다지게 하는데, 큰 도움 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삶이 때론 역풍 속에서 항해를 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시 창작교실을 운영하는데도 순풍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역풍 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중학생들은 입시에 대한 부담이 적었기 때문에 비교적 잘 따라 주었지만 상대적으로 입시 부담이 큰 고등학생 들에겐 크고 작은 장해물들이 있었다. 고등학교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 만 어떤 학교는 토요일 오후에도 자율학습을 했다. 그래서 담임교사들 이 학생들을 못 가게 했다. 필자가 직접 선생님께 전화해서 학생의 자 율학습 불참을 양해해 달라는 부탁을 했더니 대입 수능 준비 때문에 보 내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거듭 부탁을 하면 그럼 대학 진학을 당신이 책임진다면 보내 주겠다. 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 소중한 시간과 열정을 쪼개어 학생들의 시 창작을 지도해 주었는데, 고맙다는 말 대신 이런 망발을 들었을 땐 몹시 불쾌했다. 토요일 오후에도 학생들에겐 자 유가 주어지지 않는단 말인가? 꼭 문제풀이와 암기만이 대학으로 가는 지름길이란 말인가? 이것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란 말인가?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럴수록 필자는 절망하지 않고 더욱 이를 악 물고 학생들을 지도했다. 그러나 스스로 얻은 분노와 고민, 갈등을 극복 하지 못해서 그런지 끝내 만성 간염이 악화되어 병원 신세를 지고 말았 다. 이때 주변에서 사서 고생 좀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나에겐 시작 활 동과 시 창작지도는 삶 그 자체였기 때문에 건강이 회복된 뒤부터 또다 시 시 창작지도에 미치기 시작했다. 반짝거리며 응시하는 학생들의 눈 망울이 곧 나에겐 약이고 꿈이었던 것이다.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22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이 청소년문학 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교장 선생님이 상장을 건네주면서 하는 말 이 걸작이었다. 다음부터는 글쓰기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공부에만 전 념해라. 그래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지.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학 생 본인도 큰 충격을 받았겠지만 이 말을 전해 들은 필자에겐 더 큰 분 노로 다가왔다. 그런데 그 학생은 끝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말았 다. 소위 문학도라면 누구라도 가고 싶어하는 대학인 고려대학교 국문 학과에 문학특기생으로 당당히 합격했던 것이다. 그때야 그 교장 선생 님이 그 학생을 다시 불러 그래, 자네가 이렇게 큰일을 해낼 줄 미리부 터 알고 있었다. 장하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시 창작교실을 하는데 걸림돌 역할을 한 것은 시 창작에 대한 교사와 일부 고등학교의 견해 차이뿐만이 아니었다. 둘째, 넷째 주 토요일마다 실시하는 시 창작교실 시간에 먹는 간식과 여름 방학 때 하는 문학캠프, 겨울 방학 때 하는 문학 기행 때 들어가는 경비 조달도 큰 문제가 되었 다. 필자가 신문 칼럼이나 문예지에 보낸 작품 원고료(합해 봐야 얼마 안 되지만), 이곳저곳 다니면서 했던 문학강연에서 받은 강의료, 백일장 심사비, 시집 해설 원고료 등으로 충당했지만 태부족이었다. 그때 마침 23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진주산업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한 시 창작강좌를 맡게 되어 그 강 의료를 적립해서 경비로 충당할 수 있어서 큰 행사들을 계속할 수 있었 다. 몇 년 뒤 시 창작강좌를 그만두면서 또다시 어려움을 겪을 때, 학교 에다 동아리 활동비 지원을 신청했더니 기꺼이 활동비 일부를 지원해 주었다. 학교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94년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시 창 작교실을 계속 이끌어오기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도움을 준 학교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학부모와 다른 사회단체에서 스폰서를 해 주겠다고 했지만 일절 사절 하고 말았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특정대학에 합격만 시켜준다면 거 액의 사례비를 주겠다고 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과감히 그 유혹을 물리쳤다. 시를 통해 사제 관계를 만들고, 시를 통해 삶의 즐거움을 나 누고 싶은 게 필자의 바람이지 시를 미끼로 장사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부모의 도움을 받는 일을 결코 바람 직한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필자는 스스로에게 더 뿌듯함 과 당당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24

평론가이면서 연세대 교수인 정과리 님은 청소년기인 고등학교 3년 동안 밤새워 대입 수능시험 공부를 하는 것보다 이 시기에 좋은 책 한 권 을 읽는 것이 참되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수 도 있다. 라고 말했다.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국의 기업가 빌 게 이츠는 어린 시절의 독서가 현재 기업가로서의 도덕성과 참된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했고, 영화 쥐라기공원 의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또한 청소년기의 독서가 불후의 명작을 만들 수 있는 창의적 상상력을 길러 주었다고 한 말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시 창작교실에 임하는 학생들에게 시 창작만큼이나 독서도 강 조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오래된 미래, 미쳐야 미친다., 월 든, 우린 숲으로 간다. 등 영혼을 아름답게 하고 참된 가치관과 우주관 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들을 많이 읽게 했다. 이처럼 독서와 아름다운 정서를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진 시 창작지 도는 마침내 그 꽃을 피우게 된다. 삼현 여자중학교에 온 1994년부터 시작한 시 창작교실에서 함께 공부한 학생들이 전국 규모의 청소년문 학상과 공모전, 백일장 등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문학사상 사 주최 청소년문학상에서는 95년 이후 11년 동안 대상 2회(장은혜, 윤 진영)을 비롯해 최우수 4회(김민경, 양서영, 주순진, 황은진), 우수 5회 (류지은, 정양희, 강민정, 황은진, 박준영), 장려(가작) 20회 등 총 31회 를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전국 중, 고등학교 중에 서 그 해에 가장 많은 수상자를 낸 학교에 주는 단체 으뜸상도 무려 3회 (1999년, 2000년, 2002년)나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 부상으로 200만 원 상당의 도서를 3번(합계 600만 원)이나 문학사상사로부터 기 증받아 본교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즐겁게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 년문학상만큼이나 전통 깊고 권위가 있는 대산 청소년문학상에도 금상 1회(박예슬)를 비롯해 동상 14회 등 총15회를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 다. 청소년문학상과 대산청소년문학상은 공모전을 통해 예심 통과자를 뽑아 본심에서 다시 백일장을 치른 뒤 공모작품과 백일장 작품의 점수 를 합산하여 최종 등위를 정하는 매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문학상제도 25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이다. 예심을 통과한 학생들이 서울까지 가는 경비 일체를 본교에서 지 원해 준 것도 지도교사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개천예술 제 학생백일장, 김달진 문학상, 김유정 문학상, 각 대학 백일장에서 큰 상을 수없이 많이 수상했다. 문예지도에 열성을 다했다며 경상남도 교 육감상 1회, 진주시 교육장상 2회, 국민연금공단 1회 등의 지도교사상 을 받은 적이 있다. 필자 자신이 즐거워서 학생들에게 열성을 다했기 때 문에 필자에게 있어 지도교사상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시 창작교실에서 문학을 배운 학생들 중, 문학특기생으로 또는 청소 년문학상 수상 등에 힘입어 수시 입학에 합격한 학생 수가 꽤 많다. 이 또한 시창작교실의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고려대학교 5명을 비롯해 경상대학교 9명, 이화여자대학교 1명, 한남대학교 1명 등 합계 16명이 합격한 것도 필자에게 시 창작교실을 지속적으로 하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다. 이스라엘에서는 남의 집 자녀가 피아노를 잘 쳐서 경연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고 자기 자녀가 탈락했을 때, 자기 아이를 꾸짖거나 부족한 재 능을 탓하지 않고 대신에 너는 하모니카를 잘 불지 않니. 하고 격려를 해서 자기 자녀의 남다른 가능성을 인정함과 더불어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어떻게 할지 궁금해진다. 혹시 그 래, 너는 더 좋은 과외 선생님한테 배워서 다음 대회에선 꼭 네가 1등 해. 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진 않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타고난 재능과 특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방과 후에 실시하 는 <특기적성교육>시간에 획일적인 지식중심교육이나 문제풀이 식 교 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인의 재능과 특기를 발굴, 계발하도록 하는 선진 국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식 이라는 편식만 해서 지식 비만증 에 걸려 자 기 내면에 잠재한 가능성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일생을 살아가야 하는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26

경우가 너무나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 교육도 문학적 재능뿐 만 아니라 예능적 재능, 기타 여러 재능을 계발하여 그것을 심화시켜 보 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여야 할 때 가 왔다고 본다. 그래서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진정한 특기적성교육을 통해 아름다운 정서를 길러주고, 개인의 숨은 재능을 찾게 해 주고, 그들에게 자연을 즐기고 사랑할 줄 아는 풍류를 찾아주 고, 또 나를 남에게 나눌 줄 아는 배려와 인정을 몸에 익히도록 해 주는 교육도 학교에서 앞장서서 실행한다면 우리 교육에도 바야흐로 <아름 다운 혁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먹고, 입고, 자는 일로 고민하는 것 외에 창작의 고 민, 즉 자기 계발을 위한 고민을 하나 더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 교육 자들은 미래 사회의 주인공들에게 그런 행복의 밥상을 마련해 줄 의무 를 실천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지식의 높낮이에 의해 한 줄로 서야하는 학벌 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모두가 최고 인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것이 어쩌면 한국 교육이 닿아야 할 목적지가 아닐 까 하고 생각한다. 필자는 시 창작교실 을 통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을 실천함으로써 21C 대한민국 교육의 선진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런 뜻에서 앞으로도 열성을 다해 시 창작교실을 계속 운영할 것을 다짐해 본다. 27 교단수범사례 詩 創 作 소프트로 꽃피운 진정한 특기적성교육

교단 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만남, 대화 그리고 사랑의 나눔...) 저는 올해 여름 창의적 리더십을 위한 해외연수 및 장애우를 위한 고구려 문화기 행에 다녀왔습니다. 정신지체 장애우 10명과 영훈고등학교 학생 30명이 함께 한 해외여행이었습니다. 장애우들과 함께 먹고 자고 목욕하고 관광지를 안내하면서 6박 7일을 보냈습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장애우들을 배려하고 여 행을 도와주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고구려 문화기행을 다녀온 후 저는 체 험수기집 '아름다운 동행'을 발간했습니다. 장애우를 섬기며 정상인인 내 안의 장 애가 함께 일어나고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장애우들이 먼저 웃고 먼 저 인사하고 즐거운 대화를 하려 노력했습니다. 서로 가진 작은 것을 나누며 사랑 과 겸손으로 함께 한 여행이었습니다. 아침이면 하루의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의 동반자와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도 록 다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큰상을 주신 교육부총리님과 EBS사장 님께 감사드리고 지금까지 함께 한 제자들, 그리고 장애우들, 동료교사 최관하 선 생님, 그루터기 장애인여가학교의 변상오 선생님, 마지막으로 특히 저의 곁에서 항상 힘이 되어주는 아내 김창희에게도 이 영광을 돌립니다. 신 기 주 서울특별시 영훈고등학교 교사 sgj119@hanmail.net

인생이라는 여행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여 친구 들이 생기면 함께 가는 길이 더욱 유쾌하고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동행 으로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교직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 학 생들과 함께 즐거운 대화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하루를 보람되고 기쁘게 살아간다면 인생의 열매는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려 생각하니 경험과 실력이 부 족한 새내기 교사로서 두려움이 앞서 있었다. 교직의 경험이라곤 4주간 의 교생실습이 전부였는데 존경받는 교사로서 학생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될 거라는 설렘이 있 었다. 대학에 입학하여 당시 빈민촌인 삼양동 꼭대기에 방을 얻어 공부 방 모임을 통해 가난한 가정의 아동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성당 의 주일학교에서 성경과 영어를 가르친 적은 있었다. 1990년 교사로 처음 부임한 인천의 S고등학교에 출근하는 날 교무 실에 일찍 출근하여 긴장된 표정으로 첫 수업을 기다리고 있던 기억이 난다. S고등학교는 인천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지원하여 선발하 는 특기 학교였고, 첫 수업에 들어가는 순간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 울과 환한 미소에 응답하여 열심히 가르치고 대화하는 교사가 되겠다 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수업시간에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수 업에 열중했으며 영어와 개인 고민에 대한 질문을 자주 했다. S고등학 교는 교사와 학생이 모두 학교에 7시까지 도착을 해서 0교시 보충 수업 을 해야 하므로 적어도 6시에 집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 야 했으며 정규수업을 마치면 8교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11시까지 있었다. 학생들은 반복되는 수업과 자습으로 인해 지쳐 있었고 여러 명 의 학생이 두통을 호소했다. 나는 상담실에 근무하고 있어서 밤늦게까 지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곤 했다. 학교에는 학생들의 지루한 일상과 운동부족 등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시설이 없었다. 그래서 즐거운 학교 를 위한 체육대회와 영어연극과 영시 낭송회를 하고 싶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성적 올리기와 경쟁 속에서 건강이 나빠질 뿐만이 아니라 공 동체 의식이나 창의력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나는 가을 운동회의 응원 전을 계획하고 반별로 학생들에게 준비하도록 독려도 하고 직접 시범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30

을 보이며 가르치기도 했다.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손뼉도 치며 경 기에 몰두하고 땀이 나도록 응원을 했다. 오랜만의 즐거운 체육제였다 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나누어진 준 노래 프린트와 율동 그 리고 손뼉치기가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영어 시간에는 three wishes라 는 영어연극과 영시 짓기를 가르치고 생활관에서 공연을 해보았다. 청 명한 가을에 운동회도 즐기고 영어 연극을 하면서 학생들은 즐거워했 다. 학생들을 한 반에 4개조로 나누고 스태프와 배역을 주고 준비를 시 켰더니 능동적으로 만족스럽게 준비를 하고 연극과 영시 낭독을 즐겼 다. 그때 교장선생님과 연구부장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께서 관람한 후 학생들의 창의성과 생동감에 감동을 받았고 교장선생님께서는 S 학교 에서는 원칙적으로 동아리를 허용하지는 않지만 영어 연극반만은 허락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영어교사 출신이어서 초임 교사인 나에게 많은 기대를 거시고 많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그때 부터 교실에서는 지식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학교생활을 통해 학생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31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1991년 3월 나는 서울에 있는 사립학교 H 고등학교로 전근했다. 새로 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 학생들에게 어린이 영어 노래 (American kid song)와 팝송(Pop song)도 가르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즐거운 영어수업을 만들었다. 졸리지 않는 영어 시간을 위해 음 악을 통해 영어를 암기시키고 국외펜팔을 통해 실생활에서 영어를 사용 하도록 지도했다. 학생들은 쉬운 영어 노래를 통해 단어도 외우고 미국 의 문화와 역사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영어교육에 대한 제언 이라는 글을 서울시교육청에 올려 수업개선을 위한 논문집에 실리기도 했다. 그다음 해에 첫 담임을 맡으면서 학생들을 위한 학급프로그램을 만 들기로 했다. 우선 학급 MT를 통해 학급의 단합과 대화를 통해 서로 이 해하고 도와주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1학년 담임이면 더욱더 효과를 발휘했다. 대성리의 1박 2일의 캠프를 가서 장기자랑과 게임, 야 간에 암호문을 통해 지형지물을 알아내고 조원끼리 단합을 유도하는 추 적놀이, 캠프파이어 촛불의식을 통해 고등학교를 설계하고 좋은 인간관 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촛불의식이 끝나고 평소 내성적인 J라는 학생이 어머니에게 한 잘못을 고백하고 자신의 키가 작 은 것에 대한 콤플렉스를 어머니가 키가 작아서라고 괴롭힌 일에 대해 반성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나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 K대에 진학하고 어머님께도 항상 감사하는 훌륭한 아들이 되었다. MT를 통해 느낀 것은 바쁜 학교생활에 대화할 대상이나 시간이 부족 하다보니 학생들의 영혼은 외롭고 그늘진 면이 있어 학교생활에 부적 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급에서는 모둠 일기를 써 보았다. 모둠별로 하루에 한 번씩 자신의 마음을 일기장에 그리거나 쓰 는 것이다. 모둠 일기를 통해 무의식 중에 친구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나의 고민을 털어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담임교사와 친구들 에게 상담하게 되고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모둠 일기의 최대 장점이다. 체육대회에서 학급의 응원지도를 통해 단 합과 즐거움을 유도하고 점심시간에 깜짝파티를 통해 분임 별로 준비 해온 음식을 함께 나눔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깨닫게 하였다. 생일파티 를 통해 존재의미를 깨닫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편지를 쓰도록 했다. 그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32

리고 학년이 끝날 무렵 학급 문집을 만들어 한 해를 정리하고 반성하면 서도 새로운 설계와 결심을 유도하고 학급과 친구를 이해하게 되는 과 정을 통해 올바른 공동체 의식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었다. 이러한 학급활동과 더불어 핸드볼을 하는 우리 학교의 우승을 위해 응원 반을 조직했다. 당연히 응원 반을 조직하고 이끄는 데에는 젊은 교 사인 나와 학생들이 함께했다. 아침 조회시간에 응원을 가르치고 응원 반을 조직하여 대회가 있는 날에는 학생들의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었 고 대회에서 우승하는데 기여하여 애교심을 기여했으며 경찰의 날 행 사에서 응원경연대회에서 대학교 팀을 제치고 최우수상을 받았다. 3개 월 동안 학생들과 거의 매일 남아서 운동을 하고 응원연습을 하면서 얻 은 결실이었다. 학교에서 동아리에 지원되는 돈이 없어서 겨우 자비를 포함하여 돈을 마련해서 응원단장과 부단장의 응원 복을 마련할 때는 눈물이 났다. 학생들은 그 응원 복을 입고 경기장과 축제 시에 다른 학 교의 초청을 받아 신나게 응원을 가르쳐주었다. 학교의 인기동아리인 응원 반을 이끌면서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이끈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실적도 좋았지만 응원 반원이 되면 학습시간이 부족해져 성적이 떨어 지고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몇몇 부모님들의 항의가 있었고 입시와 관 계가 없는 동아리라는 점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응원 반장을 하고 있던 H군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 가 나서 6개월간 대수술을 받고 살아난 것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래 서 응원 반을 해체했다. 응원 반 선배들과 학생들의 건의도 있었지만 나 의 결심은 단호했다.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는 학생다워야 하고 학생들 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응원반이 해체되고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새로 시작한 일이 영 어 연극이다. 학교생활이 무미건조한 것은 학교 수업이 생동감이 없어 서라고 생각했고 수업시간에 영어연극을 시도해본 것이다. 학교의 축제 도 3년에 한번이지만 거의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학 생들의 참여도 적었다. 그래서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위해 약 2주 정도 준비를 해서 시청각실에서 연어 연극을 공연했다. 춘향전 과 백설공주 33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와 7난쟁이 그리고 포레스트 검프 였다. 학급에 있는 학생들을 4개조 로 나누어 학급전원이 참석하도록 했고 맡은 역할을 최선을 다해 노력 을 했다. 대성공이었다. 시청각실의 초라한 간이 무대에서 이루어진 연 극치고는 학생들의 호평과 선생님들의 감탄으로 인해 학교의 즐거운 화 제가 되었으며 춘향전에서 춘향을 맡은 학생은 학교의 인기스타가 되었 다. 영어로 대사를 암기하고 팝송으로 노래하는 뮤지컬 형식인데 학생 들이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해준 덕택이었고 이렇게 3년간 영어연극은 5월 15일에 계속되면서 학교생활에 즐거움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을 계기로 학교에서 연극반을 창단하게 되고 축제를 담당하는 업 무를 맡게 되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만족하는 동아리를 만들고자 했 던 나의 의도와 맞아떨어졌고 학생들의 호응과 관심도 대단했다. 축제 도 매년 열기로 하였고 다양한 학생들의 끼를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마련 하였다. 전시회와 공연을 분리하여 다양한 동아리의 전시와 더불어 공 연문화를 만들기로 하여 방송제와 문학의 밤을 더욱더 화려하고 다양 하게 기획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시공간을 넓히고 공연마당을 다 양화함으로써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청소년 건전문화를 활성화하 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었다.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34

그러나 학교에는 공연하기에 충분한 장소도 없고 강당이나 체육관은 전혀 없었고 겨우 교실 두 개 정도를 붙인 시청각실 하나를 여러 동아리 가 공연장소로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상황이었다. 초라한 장소를 개조 해서 겨우 공연을 해야만 했으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동아리 도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지만 학생들을 독려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어 우러지는 훌륭한 축제를 이끌었다. 축제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발굴하고 키워줄 수 있 는 동아리의 활성화에 있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1996년 연극반 광대 도깨비 를 창단하게 되었다. 지도교사 혼자서 창단을 위한 기획과 면접 까지 보고 나니 연극에 열정이 있는 10명의 단원을 선출할 수 있었다. 연습실이 없어서 교실에서 남아서 기초이론 및 실기를 연습하며 대본 읽기에서 연기지도에 이르기까지 함께 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어나갔 다. 창단 원년이므로 선배도 전혀 없는 처지이므로 지도교사인 내가 선 배의 역할과 지도교사의 역할을 하며 함께 하나가 되었다. 드디어 전국 청소년 연극제의 서울예선에 처녀 출전하게 되었다. 물론 실수와 준비 부족이 예견된 일이었지만 우리는 첫 대회 출전을 위한 준비의 어려움 과 이겨내고 연극을 다 공연한 것에 대한 감회로 함께 울었다. 매년 애 써서 연극 작품을 만들었으나 학교의 축제 때에는 학교에 공연을 할 시 설이 있는 장소가 없었다. 그래서 대학로의 인켈아트홀을 빌려서 공연 을 하였다. 관람 학생들의 반응은 좋았고 연극반학생들에게는 환상적 인 경험을 제공했다. 연극반 맡은지 첫 해에 대학로의 공연장에서 공연 한 것은 대범한 시도였다. 공연장 대여료를 마련하는 것도 어려웠고 무 대장치를 만드는 데에도 개인비용이 만만치가 않았다. 연극반지도교사 로서 연극 지도와 더불어 돈과 시간이 많이 지출하게 되었지만 아깝지 가 않았다. 연극반 광대 도깨비의 공연은 열정 그 자체였고 학생들과 관 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광대 도깨비라는 이름으로 서울연극제 출품 및 첫 공연과 더불어 인켈아트홀에서 굿 닥터를 공연하였고 창작 극인 빈자리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여 대호평을 받았고, 수업료 를 돌려주세요, 태 등을 통해서도 연극반의 실력을 증명해나갔다. 연극 반 학생들의 연극에 대한 열정은 서울청소년 연극제에서 우수 연기상 35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을 수상하고 동국대학교 전국 연극제 최우수 작품상, 품청소년 연극제 최우수상, 사랑의 전화 연극제 대상, 우수지도교사상 3회 수상 등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되었다. 연극반 반장인 L 학생은 성적이 전 교에서 끝에서 일등인 학생인데 연기에는 실력이 있었다. 그래서 서울 의 S대 연극과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부모님의 말씀이 믿을 수 없는 일 이라며 앞으로 연극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내놓겠노라고 말하기도 했다. 학교의 공부에는 전혀 흥미가 없어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학생 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연극을 통해 심리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효과 가 있었고 연극을 사랑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연극과에 진학하거 나 러시아와 일본으로 유학하는 학생들도 생겨났으며 학부모님들의 감 사 말씀이 이어졌다. 이렇게 연극반의 전통이 생겨나고 계속적인 연극 활동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 연극반원들이 학생들이 KBS 탤런트시험에 최우수로 합격하였고 신인가수, 모델, 코미디언 등으로 TV에서 연극반 학생들의 활동을 보면서 기쁨을 느꼈다. 연극반 지도교사와 축제담당교사를 하면서 관심을 가진 것은 봉사 활동이었다. 그런데 획기적인 변화를 준 것은 2학년 3반 담임을 하던 1997년 학급의 한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께서 학생들에 게 공부보다는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도대체 어떻게 인간을 만든단 말인가? 집에서 가정교육을 하고 학교에 잘 다니면 그게 전부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던 나에게는 어 머니의 말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이어서 어머니께서는 자신이 다니는 강원도 철원의 서울시립 은혜요양원에 자신의 아들과 학급 아이들을 데 려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었다. 그것도 강원도 철원까지 토요일이나 일 요일 날 시간을 내서 데려가라니 평소에 학교와 가정에서 할 일도 많은 데 봉사활동까지 해야 한다니 라고 생각하고는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니께서는 꼭 선생님께 부탁드린다는 말을 덧붙이시고 는 공부만 하라는 이 세상은 잘못된 인간을 많이 만들어낸다는 말씀과 더불어 자신이 은혜요양원에 갔다 와서 늘 감사와 기쁨 속에서 살고 있 다고 말씀하셨다. 학생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가 감사할 줄 알고 늘 기 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진리이다. 나는 순간 호기심이 났다. 그곳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36

이 어떤 곳 이어서 어머니께서 그렇게 감동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었다. 그 후 나는 마음속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의 시간과 정열을 이 일에 바칠 것인가? 젊은 교사로서 한 번쯤 의미가 있는 일을 해보자 지 금도 학교에서 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고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해야 할 일도 많지만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새로운 봉사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고 결심했다. 강원도 철원의 은혜요양원에 나는 우선 다섯 번의 현지답사를 통해 학생들의 안전을 점검하고 요양원의 현황을 파악했다. 은혜요양원은 그 당시 560여 명의 원생들이 있었고 전국의 요양원에서 버림받은 정신지 체아, 자폐아, 다발성 경직환자, 기형아, 고아 등을 수용한 곳이었다. 처 음에 갔을 때에는 자원봉사활동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 원생들이 햇 볕을 쬐지 못해 얼굴이 창백하고 피부병에 진물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언어로 엄마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버림받은 자신의 상처 가 그대로 남아있는 외로운 영혼이었다. 그리고 자폐증에 걸린 아이들 은 자신의 몸을 벽에 치거나 자해행위를 해서 손발을 묶어놓기도 했다. 절로 눈물이 났으며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 로움과 슬픔 속에서 병마에 시달리다가 시한부로 죽는 아이들을 보았 다. 개보다도 못하게 쓸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이고 무덤도 없이 화장 해서 강에 버린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미혼모가 낳아서 기형아거나 정 신지체 등 다양한 장애를 갖고 있어서 버린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인간 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 권리와 기쁨을 하나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우선 요양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강완흠 원장님께 물었다. 아무것도 필요가 없고 사랑과 관심이라고 말씀하시고 봉사활동에 있어 서 주의사항과 장애우의 특성을 설명해주셨다. 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사제동행 봉사활동이라는 제목으로 강 원도 철원에 은혜요양원에 대한 홍보를 했다. 자원봉사학생이 178명이 지원을 했고 선생님들은 17명(원어민 교사 제이슨 포함)이었다. 일주일 간의 홍보가 잘 되었고 교장선생님께서도 직접 가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위문품과 위문금 등 약 100만 원 상당을 가지고 새벽 6시 반에 1박 2일 로 11월 28일에 출발하였다. 도착하자마자 학생들은 당황해있었다. 아 37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침도 못 먹고 2시간 30분을 달려 온 학생들이 낯선 시골의 산기슭에 세 워진 큰 건물에 도착하여 장애우 원생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지 르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심각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선생 님들 먼저 원생들의 방에 들어가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은 시작되었 다. 각방의 직원 어머님들이 8명 정도를 담당하고 있어서 각방에 학생 들을 배치하고 준비한 과자를 나누어주고 함께 노래하고 춤도 추면서 오락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식사보조를 하고 일광욕 을 즐기고 나서 1인 3조로 원생들을 목욕시키는 봉사였다. 학생들은 하 루종일 원생들을 돌보느라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숙소 특유의 소독약 냄새를 견디며 밥을 먹이고 손잡고 돌아다니고 원생들의 알 수 없는 말 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은 천사의 모습이었다. 학생 중에는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아 밖에 서 있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어려움을 견디 고 원생들을 위해 봉사를 계속했다. 점심시간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밥을 먹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낯선 환경과 장애가 심한 원생들을 돌보느라 지치기도 했고 속에서 음식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 이었다. 그래서 컵라면이라도 먹으라고 격려하고 간식을 가지고 인근 초등학교로 레크레이션을 하러 갔다. 그해 철원지역에 무장간첩 침투사 건이 있어서 인근지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여서 육군 중령이 우리의 캠 프파이어장에 와서 불을 끄라고 경고했지만 교장 선생님께서는 책임지 고 학생들을 인솔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계속해서 간식을 먹으며 게임 도 하고 즐거운 캠프파이어와 촛불의식을 하며 봉사활동의 의미를 되 새겼다.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빛나고 있었고 11시가 되어 숙소인 원생 들의 모임방으로 이동하였다. 특유의 냄새 속에서 그리고 버림받은 장 애우 원생들의 울음소리는 엄마를 잃은 야생동물의 비명과도 같았다. 학생들은 두려움 속에 피곤함에 지쳐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식사 도우미, 목욕시키기, 일광욕,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오후 늦 게 서울에 도착했다. 그해 서울시교육청 학교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정기적인 봉사활동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1977년부터 지금까 지 매년 4회 이상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바자회에서 조성된 기금과 기부 금을 정기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요양원에 방학 중에도 가고 있다. 나는 특별활동부 기획을 맡으면서 학생들의 자원봉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38

사체험수기를 쓰게 하고 자원봉사대회에 참가하게 하여 수많은 학생들 이 봉사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찾는 체험학습도 되었 고 남을 배려하고 돕는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나도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긍지를 갖게 되었다. 은혜요양원과 더불어 상계동의 양지 동산 보육원에 정기적으로 학급 봉사활동을 사제동행으로 갈 수 있도록 계획했는데 교사와 학생과 학부 모가 함께 정기적으로 참여하였다. 상계동 산기슭에 있는 허름한 고아 원은 습기가 차고 겨울에는 난방비가 없어 춥고 나뭇가지와 낙엽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어 깨끗이 청소해주고 고아들의 점심식사를 준비해 주며 함께 놀아주는 일을 했다. 엄마를 잃은 귀여운 어린아이들과 중고 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그리고 정신지체 할머니와 아주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는데 점심은 보통 라면 하나로 때우는 것이 보통 이고 시설이 열악하여 목욕시설이나 화장실이 지저분하였다. 나는 5년 간 나의 학급과 다른 반의 학생들을 데리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책 과 라면, 쌀, 의류 등을 기부하며 어느 날 그 보육원 땅의 주인이 내쫒아 서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보육원이 사라져 버렸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고아원에 있는 고아들과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것이다. 아직도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돌보지 못 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은혜장애인요양원과 양지 동산 봉사활동들은 강북, 도봉 지역 방송인 큐릭스 방송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고 YTN 및 EBS 등에서 사제 동행 봉사활동에 대한 News를 방영했는데 아는 제자들과 친구 그리고 동료교사들이 좋은 일을 한다고 격려해주었고 학교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요즈음 사제동행 봉사활동은 그루터기 장애학교의 정신지체 장애우 들과 도봉산 등산 도우미 활동과 국외여행을 같이 가는 것이었다. 그중 에서도 그루터기 장애인 여가학교와 함께 한 해외연수는 학생들에게 배 움과 변화를 주었다. 2000년부터 2주에 한번 시행되는 도봉산에서 자 39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원봉사학생들 함께 장애우 도우미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자원봉사학생들은 함께 산에 오르고 산에 올라가서는 장애우들 과 함께 장기자랑도 하고 팔씨름도 하고 여러 가지 게임도 하며 장애우 들의 여가활동을 도왔다. 장애우들의 부모님께서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고 말씀하셨으며 그루터기 여가학교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 때부터 그루터기 장애인 여가학교의 기획실장이신 변상오 선생님과의 만남은 즐거움이 되었다. 그러나 자원봉사활동으로 정착하게 하기 위 해서는 지도교사로서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교육하는데 오랜 시간과 열 정이 필요했다. 토요일에 시간을 내서 도봉산에 사제동행하여 장애우 들 여가활동의 하나인 등산을 돕고자 도우미로서 참여하는 것과 매년 자원봉사학생을 추천하여 장애우의 국외여행의 도우미가 되어 주로 정 신지체 장애우의 식사보조와 목욕 그리고 관광지 안내, 화장실 동행 그 리고 안전지도 등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참여한 학 생들은 봉사활동의 어려움 속에서도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부모 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2005년 4월 장애인의 날에 교장선생님과 학생회장 그리고 그루터기 변상오 기획실장님과 장 애우들이 도봉산에서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인 봉사활동과 국외연수 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2005년의 여름 국외여행에는 지도교사로 참 가하여 옌타이 지역으로 4박5일 간 자원봉사 지원 학생인 2학년 20명 과 정신지체 장애우 18명이 장보고 문화기행을 갔다 왔는데 학생들은 오히려 장애우들에게 정직함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신을 배웠 으며 장애우들과 대화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영훈고등학교 주최의 창의적 리더십을 위한 해외연수 및 봉사활동의 프로그램을 3월 초부터 기획하여 지도교사로 참가하여 영 훈고 학생 30명과 정신지체 장애우 10명과 함께 고구려 문화기행 6박 7일을 다녀왔다. 비가 쏟아지는 8월4일(토)에 인천항을 출발하며 하느 님께 안전과 보람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기도드렸다. 자원봉사학생 4인 이 1조로 장애우 1인을 돌보며 고구려 문화지역을 돌아보는 여행이었 는데 정신지체가 약간 심하고 똥오줌을 구분하지 못하는 장애우가 있 어서 학생들이 당황했으나 목욕을 시키고 옷을 입혀주면서 장애우들과 정신적으로 가까워졌다. 물론 광개토대왕비와 장군총, 그리고 고구려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40

의 첫 도읍지인 오녀산성에서 고구려의 기상과 번영을 둘러보면서 고 구려 문화기행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중국 의 동북공정에 대한 현실을 느낀 역사기행도 했다. 이러한 체험수기와 소감문을 책으로 엮어 아름다운 동행 이라는 문집을 발간했고 9월8일 (토)에 학교의 소강당에서 그루터기 장애우들을 초대하여 고구려 문화 기행 보고회를 가졌다. 다시 만난 학생들과 그루터기 장애우 친구들은 지나간 추억을 비디오로 감상하며 행복해했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정신지체 장애우들과 함께 장애우들을 일주일 간 돌보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극기의 정신을 배우고 돌발상황에 대한 위기대처능력도 배웠다.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랑과 겸손이라는 덕목을 갖추고 다 양한 봉사체험활동을 통해 사회성과 책임감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깨 달았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하여 동료교사와 학생 그리고 나는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했다. 삶의 즐거움은 서로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 을 나누는 데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까지 나와 즐거운 여행에 기꺼이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준 학생들과 장애우들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 감 사드린다. 41 교단수범사례 아름다운 동행

교단 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어릴 적 제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가 좋았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예회 시간에는 배우도 되고, 음악 시간에는 가 수도 되는 학교가 마냥 좋았습니다. 지금 저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를 간절히 소 망합니다. 아이들의 미술 시간에 그려 놓은 작품을 여기저기 걸어 놓다 보면, 교실은 어느 덧 멋진 화랑이 됩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퍼지면 교실은 어느덧 멋진 공연장 이 됩니다. 아이들과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온몸은 뻐근하지만, 마음 하나 만은 행복합니다. 며칠 전 걸려온 당선 소식은 좋은 선생님이 되고픈 제 꿈을 비 춰 줍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보물상자가 있습니다. 이 보물 상자 안에는 여러 빛깔을 가진 보 물들이 있습니다. 같이 달리고 같이 땀 흘리던 운동회, 멋진 춤 솜씨를 선보이던 학 예회, 재잘재잘 하하 호호 즐겁기만 한 현장학습! 이런 일 년의 과정을 거쳐 우리들 은 멋진 빛을 발하는 보석들이 되어 갑니다. 아이들과의 일상은 소중한 추억이 되 고, 추억들은 보석이 되어 우리 마음을 밝혀 줍니다. 교육수기 당선의 기쁨은 소중 한 보물상자 속에 담겨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규 인 대전광역시 문창초등학교 교사 leeguiin@hanmail.net

김 정 호 선생님, 오늘 정호 학교에 오지 않았어요. 정호는 자주 결석을 한다. 아파서 결석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가기 싫 거나 공부하기 싫은 날이면 PC방이나 다른 곳에 가서 노느라 학교에 나 오지 않는다. 어쩌다 학교에 나와도 책상 위에 엎드려 있거나 책은 아예 펴 놓지도 않는다. 선생님, 저는 학교가 재미없어요. 따분한 수학 문제 풀거나, 못 알아 듣는 영어 공부하는 것보다 바깥세상이 더 재미있어요. 어릴 때부터 학교가 좋아서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나에게 공부 도 싫고 학교도 싫다는 정호의 말은 큰 충격이었다. 선생님, 오늘 한솔이가 학교에 안 왔어요. 평소 착실하던 한솔이가 아무 말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한솔이네 집에 전화를 걸어 어머님께 한솔이가 아픈 것은 아닌지 여쭈어 보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솔이가 아침에 학교 간다고 집을 나 섰다고 하셨다. 결국, 그날 한솔이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다음 날 한솔이가 학교에 왔다. 한솔아! 너 어제 학교 간다고 하고 어디에 갔었니? 학교 가기 싫어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놀았어요. 정호는 공부하기 싫은 날은 학교에 오지 않았다. 학교에 오더라도 쉬 는 시간이면 자신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아이들에게 무용담처럼 이야기 했고, 아이들은 정호의 그러한 행동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문창초등학교는 나의 두 번째 학교이다. 전교생이 300명 정도인 대전 의 소규모 학교다. 우리 반 아이들의 여섯 명이 생활보호대상 학생이고, 한 부모 가정의 학생들도 7명이나 된다. 그나마 부모님이 새벽에 출근 하여 밤늦게 퇴근하시다 보니 엄마 아빠 얼굴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정호 역시 어려운 가정 형편과 바쁘신 부모님 때문에 학교생활 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44

새 학기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정호의 생활은 달라지지 않 았다. 연락 없이 결석하는 일도 잦았고, 학교에 나와도 수업은 영 뒷전 이다. 정호야, 너 선생님이랑 놀러 갈래? 책 펴라, 공부해라 잔소리만 듣던 정호도 놀러 가자는 말에 귀가 솔깃 했던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학교 끝나고 6시쯤 조회대로 와. 선생님이랑 놀러 가자. 그날 오후 정호와 몇몇 아이들이 운동장 조회대에 모였다. 아이고, 선생님 오셨슈? 이 꼬마 아이들은 뭐래유?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가 찾은 곳은 그 동안 내가 퇴근 후 몸담던 봉사단체 <대전한밭 향토야학>이다. 야학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마칠 수 없었던 아버지, 어머님들 을 위한 야간학교다. 저녁 7시가 되면 1교시가 시작 되고 늦은 밤 10시 가 되어야 하루 수업을 마치는 어른들을 위한 공부방이다. 학교에선 세상에 둘도 없던 개구쟁이 녀석들도 낯설었던 탓인지 한밭 야학에서는 묵묵히 어른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공부 열심히 혀. 너희들은 아직 어려서 공부가 재미없겠지만,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단다. 45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5학년 실과 시간!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 실습시간이다. 감자와 달걀 삶기 시간이 다가오자, 모처럼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했다. 감 자 샐러드, 감자튀김, 감자전, 달걀 오므라이스, 으깬 감자와 달걀로 만 든 샌드위치 등 아이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음식들이 다양했다. 학교생활에 영 재미를 못 느끼던 정호도 이 날 만큼은 싱글벙글한다. 우리 정호도 잘하네! 헤헤! 엄마가 늦게 오실 때면 혼자 라면도 끓이고 밥도 하다 보니 저 도 요리 잘해요. 선생님! 야학 또 언제 가세요? 아저씨, 아주머니께서 일 하시고 공부하시려면 저녁도 못 드실 텐데, 저희가 가서 간식을 만들어 드리면 어떨까요? 나는 뜻밖의 제안에 놀라 정호를 바라보았다. 며칠 후 우리는 정호의 제안대로 간식을 만들기 위해 학교가 끝난 오 후, 운동장에 모였다. 함께 장에 가서 과일도 사고 채소도 사고 나니 양 손이 무거워졌다. 야학 가족들이 오시기 전에 멋진 솜씨를 보여 드리고 싶은 생각에 아이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서툰 솜씨로 감자의 껍질도 벗 겨 내고 툭탁툭탁 도마에 썰어 내어, 지글지글 프라이팬에 볶아 내고... 오늘의 메뉴는 감자전과 달걀 오므라이스였다. 아유! 웬 맛있는 냄새여. 우리가 잘못 찾아온 거 아니여? 매일 배가 고파, 선생님 말씀도 잘 안 들렸는데, 오늘은 공부도 잘 되 겠어. 먹성이 좋아 볼 살이 두둑하고 덩치도 좋은 정호는 학교에서와는 달 리 야학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아이쿠, 고놈 장군감이여. 복스럽게 생긴 거 봐. 공부도 잘 허지? 하하하! 아니에요. 정호가 선생님 말을 제일 안 들어요. 그럼 못 써! 선생님 말씀도 잘 들어야 혀. 너희 선생님이 얼마나 좋으 신 분인데, 우리들 공부도 이렇게 가르쳐 주시고...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46

야학 어른들의 말씀에 힘을 얻은 것일까?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불신이 많던 정호는 점차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아이구! 우리 야학에 우렁각시들이 생겼구먼! 우리 몰래 나타나서 밥 도 허구 청소해 주네. 어린 아이들이 기특하기도 하지. 그날 이후, 아이들은 시간이 날 때면 야학에 들러 청소도 하고 간식도 만들어 드리며 어른들을 기쁘게 해 드렸다. 그렇게 야학가족들과의 인연이 깊어질 무렵이었다. 추운 겨울, 어느 날 야학에 들러 청소도 하고, 신나게 요리 삼매경에 빠져 야채를 다듬던 중 은주가 소리쳤다. 선생님, 바닥에 물이 자꾸 생겨요. 처음에는 우리 중 누군가가 바닥에 물을 흘린 거라 생각했지만, 점차 물이 차올라 무릎에 이르렀다. 바지를 둥둥 걷고 쓰레받기와 물동이로 물을 퍼냈다. 뒤늦게 도착한 야 학 선생님과 어르신들도 외투를 벗고 물을 퍼내느라 안간힘을 쓰셨다. 때 아닌 물난리의 원인은 폭한과 폭설로 수도관이 터져서 생긴 일이었다. 선생님, 전기난로는 꺼야 하지 않을까요? 전기가 물에 통하면 감전 될 수 있어서 위험해요. 듬직한 반장 경현이의 충고대로 난로를 끄고, 야학 복구 작업에 힘을 모았다. 처음에는 추운 겨울 날씨에 난로도 켤 수 없고 물을 퍼내기 위 해 바지까지 걷어 올려 물속에 몸을 담고 있으려니 으슬으슬 춥고 떨렸 다. 하지만, 지하에 위치한 야학에서 현관 입구인 1층까지 물을 퍼 나르 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시간이 너무 늦었어! 아이구, 옷과 양말이 다 젖었구먼. 우리 아그들, 이러다 감기 들겠네. 가지 말고 잠깐 기다려 봐. 47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한참이 지나고 어머니 학생 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검정비닐 봉투를 내미셨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가게 문이 다 닫었더라구! 요즘 신세대들 맘에 들지 모르겠지만, 이거라도 신고 가! 감기 걸리면 큰일이어. 평소 말씀이 적으신 어머니 학생 분이 내민 양말과 스타킹에 우리들 의 마음이 뜨거워졌다.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나는 아이들을 집집마다 바래다주었다. 시간이 늦어서 어쩌니, 부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겠다. 너희들 오 늘 고생 많았어. 학교 가기 싫거나 공부하기 싫을 때는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많이 와서 학교에 안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야학 교실이 물에 잠기 니까 속상했어요. 어른들이 공부하는 곳인데 물에 잠겨 버리면 안 되잖 아요. 평소 학교 오기 싫어 무단결석이 잦았던 정호가 학교의 소중함을 알 게 되었다며 말을 꺼내자 우리는 그날의 피곤함과 고단함을 잊을 수 있 었다. 그날 이후, 정호는 이유 없이 학교에 빠지거나 지각하는 일이 없었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싸우는 일도 많이 줄었고, 공부시간에 교과서도 챙겨와 우리를 기쁘게 했다. 야학에서는 긴급회의가 열렸다. 전부터 야학의 교실을 옮기자는 의견 은 많았지만, 예산문제로 지금의 지하 교실에서 수업을 계속해 왔다. 물 난리 사건이 터지자, 야학의 가족들은 야학 이전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 했다. 결국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햇볕이 잘 드는 2층의 학교로 옮겨 갔다. 이 소식을 듣고, 우리들은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알뜰 시장>을 열었다. 다 읽고 난 동화책이나 위인전을 모아 <행복 서점>을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48

열고, 키가 자라서 입지 못하는 작은 옷을 모아 <멋쟁이 옷가게>을 열 었다. 가지고 놀다가 싫증 난 장난감을 모아 <사랑의 장난감 가게>를 열 어 우리들의 정성을 모았다. 수익금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문제집을 사 고, 야학 이전 선물로 축하 떡을 준비했다. 백설기 위에 올린 콩들은 운 동장 텃밭에서 우리들이 직접 키운 것이라 더욱 감격스러웠다. 드디어, 야학 이전식이 있는 날이었다. 우리들은 영어 시간에 배운 비 틀스의 I WILL 을 한마음 한뜻으로 불렀다. Who knows how long I ve loved you, Do you know I love you still Will I wait a lonely lifetime If you want me to -- I will 우리들은 어른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문창의 작은 천사들에게... 어제 우리들은 작은 천사들을 만났습니다. 지치고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 시간 공부를 시작할 때면 배도 출출하고 마음도 지쳐 오늘 하루 쉬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어느 날 기적이 생겼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하늘에 계신 누군가 천사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야학 곳곳을 청소해 주어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꼭 꼭 눌러 쓴 예쁜 편지는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 줍니다. 여러분이 들려준 어여쁜 노래는 제가 지금껏 보아온 그 어떤 공연보다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야학은 여러 가지가 부족한 곳이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 찬 어른들의 공부방 입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문제집은 어르신들이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문창의 천사 친구들! 언제나 건강하고 지금의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간 직해 주세요. - 한밭 향토야학 교감 올림 - 49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아주머니는 이제 공부 안 해도 되는데, 왜 힘들게 야학에 다니세요? 아줌마 어릴 때는 먹고사는 게 힘들어서 학교 다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지...어릴 때부터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장을 다녔고, 교복을 입 고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어. 봄이면 김밥 싸들고 소풍도 가고 싶고, 가을이면 운동장을 맘껏 달리는 운동회도 해 보고 싶었지. 그 때 나는 이다음에 커서 어른이 되면 다시 학교에 다닐 거라 다짐했단다. 선생님! 선생님 얼굴이 신문에 났어요. 문예행사 때 야학 가족들과 함께 율동을 하는 모습이 신문에 났다. 야학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야학 연합으로 문예행사를 한다. 학업을 마 치지 못한 어르신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참여하지 못했던 운동회나 학 예회에 대해 애틋함이 있다. 체육 활동과 학예 활동을 함께하는 문예행 사는 야학 가족들의 축제이다. 나는 이번 학예행사에서 무용 프로그램을 맡았다. 아기염소 노래에 맞춰 안무를 짜고 흥을 돋울 수 있는 무용 도구도 준비했다. 신나는 동 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다 보면 우리들의 마음은 어느새 동심으로 돌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50

아가 있었다. 드디어 문예행사 날! 나와 아이들은 걸레자루와 빗자루를 재활용하여 만든 플래카드와 응원 도구를 들고 소리쳐 파이팅을 외쳤다.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에게 동요에 맞춰 율동을 하는 것이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호응과 박수 속에 우리들 은 당당히 2등을 수상했다. 연습은 많이 했지만,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 고 눈앞이 캄캄하더라... 너희들의 우렁찬 응원 목소리에 용기도 얻고, 무대 아래에서 동작을 알려주는 너희들의 정성 덕분에 자신감 있게 율 동 할 수 있었어. 사실 안무를 짜는 것도 우리 아이들의 도움이 컸다. 학예행사에서 율 동을 맡았다는 나의 말에 아이들은 신나는 노래도 선곡해 주고, 입장곡 과 퇴장곡, 노래 가사에 맞춘 안무까지 아이디어를 내 주었다. 문예행사 날 한밭 야학 가족들이 무대에서 아기염소 노래에 맞춰 춤 을 추고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은 무대 밑에서 율동을 따라 하며, 어른들 을 응원했다. 예상치 못한 수상 소식에 우리들은 서로 얼싸 안으며 기뻐 했다. 그해 겨울 4명의 야학의 가족들은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갖게 되셨다. 그 중 두 분의 어머니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 시고, 수능에 응시하셔서 당당히 대학생이 되셨다.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못 뵙게 되어 서운해요. 어머니. 한 번 야학 가족은 영원한 야학 가족이지요. 저는 이제 학생이 아니 라 한밭야학 선생님으로 남기로 했어요. 선생님들 덕분에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대학생도 되었으니,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 요. 제가 받은 사랑 베풀며 살기로 마음먹었어요. 다음 주부터 초등부 51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수업 들어가요. 대학생 새내기가 되신 어머니께서는 초등부 교사로 한밭 야학에 남기 로 하셨다. 대학생 어머니는 교사가 부족한 야학의 어려움을 덜 수 있었 고, 학생분들에게는 나도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되 어 주셨다. 공부가 지겹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야학 어르신들은 배움의 소중함 을 알려주셨다.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힘들게만 느껴졌던 운동회, 똑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연습해야 하는 따분한 학예회! 늦은 밤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치고 모이신 어르신들이 피곤함도 잊은 채, 율동이나 노래 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며 힘들게만 느껴졌던 학교 행사가 먼 훗날 우 리들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을 알게 해 주셨다. 무엇보다도, 지금 내 곁 에 있는 친구들! 함께 공부하고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이 친구들이 먼 훗 날 그 어떤 보물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은 소중한 가르침이 되었다. 야학 봉사 활동을 함께했던 정호와 아이들은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다. 나 역시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욕심으로 정든 야학을 떠 나 대학원에 진학했다. 전공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상담교육을 선 택했다. 정호와 함께 했던 1년을 통해 진정한 교사란 공부를 잘 가르치 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해 주는 것이 먼저 라는 것을 깨달았다. 선생님! 공부하기 싫어요. 라는 정호의 말은 나에게 항상 커다란 숙 제처럼 느껴졌다. 결국 작년에 나는 레크레이션 지도자 과정에 도전하 여 자격증을 땄다. 지금은 수업 내용을 놀이나 마술과 접목하여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들이 불렀던 비틀스의 노래가사처럼, 오늘도 나는 진정으로 아이 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나가고 있다.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52

Love you forever and forever! Love you with all my heart! I will! <언제나 사랑할게요. 내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사랑하겠어요. 꼭 그러겠어요. I will> 53 교단수범사례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

인생 최고의 소리 교사로서 드림을 만나고 지금까지 함께 하게 된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늘 행운이 라고 생각해왔는데 당선소식까지 듣고 나니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와 뜨거 운 눈물을 삼키고 말았습니다. 이번 당선의 기회로, 드림의 아름다운 성장과 그것을 지켜보면서 제가 느꼈던 가 슴 뭉클함을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또 한 앞으로도 소외된 많은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고, 꿈을 찾는 그 길 에 제가 함께하는 것이 저의 행복한 의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셨기에, 이번 작품 공모의 기회와 당선의 영예를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덕 정 서울특별시 여의도중학 교사 lprettyyodeler@hanmail.net

2001년 서울 가산중학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천사 같은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 특수학급 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3년 전 발 달장애 학생들에게 요들송을 지도하면서, 일반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낀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받게 되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 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선생님은 다른 학교에 가서도 특수학급이 있 으면 꼭 맡아주세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거예요. 라며 사기를 북돋 워 주었다. 2006년 여의도중학교로 발령을 받자 그 학교에는 서울시에 서 유일하게 약시학급이 있는데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교사들 이 담임을 교대로 하고 있을 거라며 도움말을 주시던 선생님의 목소리 가 마음에 와 닿아 2007년 약시학급 담임을 자원하게 되었다. 왜 문을 열어 놓으세요?. 정상반 친구들이 쳐다보잖아요. 개학식 날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소리다.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56

왜 이렇게 교실 불을 꺼놓고 있니? 눈이 부셔서요. 밖에서 우리 교실을 쳐다보기도 하고요. 나는 다음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확대경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 반학생들과 함께 교육을 받지 못하고 교실의 반 정도 크기에서 별도교 육을 받고 있는 남학생과의 첫 만남에서 나눈 대화이다. 내가 담임을 맡 은 3학년 약시학급 학생은 2명으로 후천적 시각장애를 갖게 된 여학생 한 명과 유난히 어두운 조명을 필요로 하는 남학생, 바로 드림(별칭)이 었다. 드림은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각막과 망막의 손실로 인한 심한 난시 와 좁은 시야로 인해 물체 인식이 어려워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 한 저시력 시각장애인이다. 이런 신체적 장애의 굴레에 자신을 감추고 외롭게 지내와서인지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만 지 키고 앉아 있었다. 내가 교실에 자주 드나드는 것을 어색해했고 막상 함 께 있을 때 대화가 오가지 않으면 몹시 불안해하였다. 그래서 나는 틈만 나면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또한 일 반학급을 정상반으로, 특수학급을 비정상반으로 생각하는 드림에게 정 상반 친구들 대신 다른 반 친구들이라는 말을 하도록 지도해 주었다. 드림의 일상은 일단 학교에 오면 컴퓨터를 켜고 어렴풋이 보이는 모 니터 앞에 바짝 다가앉아 게임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일반학급 친 구들이 자유롭게 떠들고 뛰어다니는 쉬는 시간에도 드림은 눈을 지그 시 감은 채 운동장 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특별실 수업이 있는 날에는 다른 반 친구들이 모두 교실에 앉아 수업이 시작되어 조용해지면 그제 야 살금살금 들어갔다.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고 싶다면서도 휴지만 손 에 들고 머뭇거리며 다른 반 친구들이 교실에 들어갈 때까지 참았다가 갔다. 점심시간에는 더듬더듬 반찬을 집는 모습이 부끄러워 식당에 가 는 것을 꺼려해 집에서 가져온 김밥을 먹곤 했다. 57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아버지는 재단을 어머니는 재봉틀로 의류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드림은 집이 장충체육관 근처지만 약시학급이 있는 우 리학교로 1학년 학기 초에 전학하여 3년째 아버지와 함께 등하교를 하 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오면 할 일도 없고요, 집에 빨리 가 고 싶어요. 한 달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색소폰 학원에도 가야거든요 라고 말하며 서둘러 학교를 나서는 드림을 따라가 보았다. 걸어 나오는 아들을 바라보고 있던 아버지의 급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빨리 타, 아빠 엄청 바빠. 드림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정상반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아보는 게 꿈 이라는 말을 듣고 3학년 일반학급 학생 5명을 선발하여 특수학급 학생 들과 1:1 Good friend를 만들어 주었다. 생일잔치, 계발활동, 환경미화, 공연활동을 함께 함으로써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였다. 드림은 그동안 친구가 없었고 일반 학생들과는 달리 닫힌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친구 대하기를 어색해하고 두려워하여 정상반 친구 들이 우리와 함께 놀아줄까요? 라며 걱정을 하였다. 나는 마음씨가 고 운 친구들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켰다. 친구들의 얼 굴을 자세히 볼 수는 없지만 목소리로 파악하고 한 명 한 명에 대해 느 낌을 설명하며 그들과 가까워졌다. 다음 날 Dream, Peace, Sky, Wish, God로 팀 이름을 정하고 서로 자기 팀 이름이 좋다며 자랑하였다. 떠나 갈 듯이 크게 웃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이들과 뭔가 할 수 있 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Good friend와의 만남 이후 드림은 묻지 않아도 먼저 말을 하기 시작 했다. 지금은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받고 있지만 2학년 때 약시학급에서 함께 생활했던 친구가 악기를 배운다는 얘기를 듣고 부럽기도 하고 호 기심도 생겨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악기가 낯설고 가격 이 부담스러워 걱정이 되었지만 부모님께서 마련해주어 도전해 보았으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58

며 악보를 못 보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지금은 박자와 멜로디만으로도 연주가 가능해졌다는 등 많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 는 그동안 드림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가슴 속에만 담아두고 있었구나 싶어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시각장애는 현실일 뿐 한계는 아니다. 장애를 극복하고 희망차게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삶을 그린 휴먼다큐 멘터리 죽마고우 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말이다. 특수학급에 관심을 갖 게 되면서 장애라는 말에 귀가 열려 있던 나는 교육방송 죽마고우 다큐 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고 특히 감동이 오는 프로그램을 보 면 다시보기 를 하여 특수학급 학생들과 함께 보기도 했다. 드림에게는 장면을 설명해주고 내용을 듣게 하였다. 그 중 소아마비를 극복한 성악 가 최승원 씨의 다큐멘터리를 볼 때는 제법 진지해 보였다.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도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 시각장애 연주가들과 팀을 이루 어 희망으로 라는 음악회를 열어 장애학생들과 함께하는 장면을 본 드 림은 어느 날 저도 죽마고우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그 팀에 색소폰 연주자는 없었죠? 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학생들과 하나 되는 기회를 만들고자 요들송 반주용으로 사용했던 포 크 기타와 소 목에 다는 종이라는 Cow Bell을 방과 후에 가르쳐 주기로 하였다. 여학생 2명에게는 카우벨을, 남학생 3명에게는 기타를 처음 시 작하던 날 아침 어제는 기타를 배울 생각을 하니 잠도 잘 안 오더라고 요. 2학년 후배는 꿈도 꿨대요 라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새 59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로운 시도에 대한 걱정과 설렘이 아이들과 서로 마음이 통했나 싶었다. 손을 잡고 도레미파솔라시도 부터 가르쳐 주었다. 드림은 색소폰을 배 우고 있어서인지 금방 이해하고 따라 했다. 그날 이후 기타 실력이 빠르 게 향상되어 후배들을 가르치는 조교 역할까지 하게 되었고 가끔 색소 폰 연주도 들려주곤 했다. 방과 후 학교 교육활동을 통해 서로 친해지자 급한 일이 생겨 아버지 가 못 오시는 날에는 후배들이 지하철로 집 근처 색소폰학원까지 데려 다 주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동생들도 색소폰을 접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며 음악으로 이끌어 주고 싶은 깊은 속내를 드러내기 도 했다. 방과 후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남학생들끼리 할 얘기가 있다며 소곤거리더니 늦은 밤 밝은 목소리로 후배들도 악기를 시작하기로 했 다며 이 말을 내일까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전화를 했다고 하였다. 끊 자마자 드림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 주었다. 앞으로 함께 할 음악친구들을 찾았구나, 축하해. 넌 진정 훌륭한 선배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좀 더 좋은 결과로 이끌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 할머니 할 아버지들을 위한 공연을 마련하였다. 자신 없어하는 드림에게 연주하다 가 틀리거나 멈춰도 좋으니 열심히 하자고 힘을 주면서 악기는 혼자 연 주하고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무대에서 많은 청중과 함께 호흡할 때 더 아름답다며 작은 무대부터 시작해 보자고 제안하였다. 마음속으로는 오 늘을 계기로 매월 무대에 서는 기회를 주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 로암의 작은 방 은빛 둥지에서 어르신들과 건강체조를 한 후 만남, 사랑 해 당신을, 꼬마인형, 칠갑산 등을 연주하였다. 제대로 볼 수 없어 비록 듣기만 하면서도 박자와 음정을 무시하고 흥겹게 따라 부르시던 한 할 머니께서 앙코르를 요청하고는 드림의 얼굴을 어루만져 주셨다. 학생들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60

만 연주하기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분위기에 동화되어 요들 송을 부르며 박수를 유도하였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저시력 장애인이자 여의도 선배인 실용음 악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에 드림은 오늘 연주를 들으신 어르신 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열심히 하여 나중에 사회에 봉사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 어요. 라며 기특한 다짐을 하는 드림에게 나는 또 다른 목표를 주었다. 오늘 너 무 좋은 공연 보여줬으니 다음에는 우리학교 강당에서 연주 한 번 할까? 라는 제안에 애들 앞에서는 좀 긴장될 것 같은데... 연습해보고 잘 되 면요. 참, 아까 실로암 복지관에서 만난 선배가 음대 가려면 점자악보를 배우라고 했는데 어쩌죠? 라며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특수학급 학생들과 함께 한강시민공원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 후 꽃길을 따라 63빌딩에 갔다. 눈이 어두운 아이들은 넘어질까봐 불안하여 정답게 손을 꼭 잡고 다녔으며 전망대에 올라가서는 서로 도 와가며 소원의 벽에 우리 모두 희망카드를 적어 걸었다. 훌륭한 연주가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세상이 보고 싶어요. 드림의 진심 어린 소원이었다. 61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드림은 자신의 생일이기도 한 6월 15일 공식적인 데뷔 무대인 교내 합창대회에 찬조 출연하게 되었다. 혼자 무대에 올라갈 수 없다며 주저 하기에 연습만 열심히 하라며 토닥여 주었고 학기 초부터 친하게 지내 온 Good friend 스카이(별칭)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연주를 하게 하 였다. 행사의 마지막 찬조 출연자로서 무대에 발을 내딛는 모습에서부 터 무대 중앙을 찾아 스카이와 손을 잡고 가는 모습, 어렴풋이 보이는 강당 시계 불빛을 찾아 더듬더듬 위치를 파악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조 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또래 친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시작된, 비틀스가 부른 Let it be 연주를 듣는 순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아름다운 색소폰 소리가 강당 안에 울려 퍼지자 심사결과를 기다리며 웅성대던 학생들에게 조 용히 하라는 주의도 필요 없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학생, 학부모, 교직 원 모두 한마음이 되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는 시간 이었다. 아들의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손수건으로 땀과 눈물을 닦 아내는 어머니 아버지, 틀리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노심초사 지켜보 는 음악학원 선생님이 뒷좌석에서 조용히 응원하고 계셨다. 일반학생들의 소리만 들려도 교실 문을 닫고 화장실과 식당에 드나드 는 것조차도 꺼려했던 드림이 약 600명의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는 모 습을 보며 나 또한 가슴 벅찬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긴장을 한 탓에 땀 을 비 오듯 흘리며 무대에서 내려온 아들의 얼굴을 닦아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또 한 번 찡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행사가 끝난 후 소감을 들어보자는 나의 말에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 던 드림은 쉼 없이 얘기했다. 제 차례가 되어 무대 위에 섰을 땐 아무 생각 없이 악기를 입에 물었 어요. 처음엔 너무 긴장해서 출발이 조금 빨랐고 함께 피아노 반주해주 던 친구까지 연주 패턴을 놓쳐서 처음엔 혼란스러웠어요. 하지만 마음 을 가다듬고 2절을 연주하면서는 점차 순조로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연 주 중간에 객석에서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줄 땐 정말 좋았어요. 여러 번 실수를 했지만 열심히 한 만큼 후회는 없어요. 앞으로 수많은 무대에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62

서겠지만 오늘 이 무대만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무대를 선다 는 게 이렇게 신나고 가슴 뛰는 일인지 처음 알았어요. 정말 이걸 선택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좋아하는 소리가 생겼는데 그 소리 는 바로 연주가 끝난 후 터지는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함성소리예요. 제 인생의 최고의 소리죠! 그 공연 이후 1학년 여학생들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약시반 색소폰 오빠 때문에 우리 담임선생님도 우셨어요. 정말 잘 하던데요. 잘 생겼어 요. 팬이에요. 라며 드림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다음 날 약시반 교실 문을 살짝 열어보고는 쑥스러워 달아나는 1학년 여학생들을 향해 던지 는 드림의 한마디 저 보러 왔어요? 약간은 수줍게, 약간은 우쭐해 하며 웃는 드림의 모습에서 이제 교실 문을 활짝 열어놓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겼다. 선생님, 이번 주 토요일 시간 있으세요? 6월 30일에 우리 학원생들 이 모여 연주하는데 오실 수 있나 해서요. 라는 드림의 말에 모든 일을 접고 한 아름 꽃다발을 안고 공연장을 찾았다. 예전에 몇 차례 찾아가 학원선생님과 드림의 진로문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기에 더욱 궁금하 고 관심이 갔다. 학원생들은 어린이부터 학생과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 양했다. 연주회는 따뜻한 가족 음악회 분위기였다. 연주하는 모습을 보 면서 부모님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드림이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는 아이를 더 이상 갖지 않았다는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어머니 께서 선생님이 엄마네요 라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글썽이는 바람에 나 는 순간 당황하여 손을 꼬~옥 잡아 드렸다. 63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푸른 메아리 어린이합창단과 요들 트로이카 연주단이 매월 병원을 찾 아 공연하는 사랑의 병원 음악회 에 찬조출연 하고자 노력한 결과 드디 어 기회가 왔다. 7월 25일 일산 국립암센터 로비에서 연주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드림은 공연을 위해 Kenny G 의 Miracle(기 적) 을 연습해 오던 중이었다. 암환자들에게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는 생각에서 택했다고 하였다. 속 깊고 재치 있는 드림이 대견스러웠다. 환자복에 휠체어를 타고 링거를 맞으며 환자들이 로비로 모여들기 시 작하였다. 드림은 소리로 모든 분위기를 파악했다. 축구 중계방송 있는 날인데 그래도 많이 모여드네요. 정말 병원에 와 보니 저는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요. 눈이 안 보여 불편하긴 하지만 제 가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힘이 있잖아요. 이런 무대에 섰다는 게 꿈만 같아요. 제가 연주한 곡처럼 기적이 일어나 환자들의 암세포가 다 죽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무대에 설 때는 떨리지 않는데 연주를 마친 순간 가슴이 쿵쿵거려요. 박수 소리가 어느 정도 나올지 궁금해서요 독주뿐만 아니라 합창단과의 합동연주, 객석에 앉아서 박수를 함께 치는 모습을 보면서 드림이 이제 공연 분위기에 잘 적응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마두역에서 동대입구역까 지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무대연주에 욕심이 났다며 다음에 또 출연시 켜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어린이 합창단원 엄마들이 선 생님을 엄마로 알고 있더라고요. 오늘은 환자위문공연이라 그런지 기 분이 좀 다르네요. 오늘 저 때문에 너무 힘드셨죠? 하며 많은 대화를 나 눴다. 드림이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피곤함이 사라지고 다음 무대를 계획하게 되는 것을 보면 나도 어느새 드림의 고정 팬이 되어가 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64

지난 5월 삼성 고른 기회 재단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이 있는 청 소년을 선발하여 지원해주는 꿈끼 장학생 선발 공고를 보고 바로 드림 이 적합하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멘토가 되어 음악가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추천서를 냈다. 그리고 7월 확정통보를 받는 행 운을 얻었다. 내가 장학생이라도 된 것처럼 뛸 듯이 기뻤다. 은근히 기 대는 했지만 장학생 명단을 확인하려는 순간엔 어찌나 마음이 떨리던 지 마우스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드림에게 장학생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너무 좋아하였다.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다. 저는 부모님도 계시는데 더 힘들게 사는 학생들이 저 때문에 떨어진 거 아닐까요?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글솜씨 좋은 선생님 덕분에 된 것 같아요. 이제 음악 학원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학원비 낼 때 부모 님께 늘 죄송했었거든요 이제 겨우 중학생인 드림이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까... 다시금 마음이 한없이 예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주어진 행운이니 훌륭한 연주가가 되어 봉사 활동을 통해 스스로 베푸는 사람이 되라며 다시 한 번 격려해 주었다. 드림은 장학생이 되었다고 친척, 친구들에게 자랑하면서도 자신과 비 슷한 상황의 약시반 후배들도 장학금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여 또 한 번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을 축하하고 드림의 설득으로 색소폰을 함께 배 우고 있는 남학생 2명도 격려할 겸 학원을 방문하였다. 3명이 마치 색 소폰 형제처럼 섬집아기와 고향의 봄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을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드림은 10월에 후배들과 함께 하고픈 학교 축제 공연, 고등학교 진학 65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문제와 군악대에 입단하고픈 소망 등을 얘기하며 식사를 하던 중 갑자 기 맛있게 먹던 갈비를 내려놓으며 사뭇 진지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선생님을 만난 2007년은 죽어도 못 잊을 행운의 해인 것 같 아요. 그래서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요. 내년에도 약시반 꼭 맡아 주실 거죠? 제가 졸업하면 후배들 걱정이 돼요. 선생님이 계시면 제가 찾아 오기도 좋고 후배들도 악기를 그만두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드림이 불과 몇 달 만에 훌쩍 성장했음을 실감했다. 또 드림은 갑자기 농담 하나 해도 돼요? 저 집에서 일찍 장가가래요. 선생님이 주례 서 주세요. 선생님이 주례서면 하객들이 졸지 않을 것 같아요. 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는 바람에 함께 앉아 있던 학생들과 배꼽을 잡고 웃었다. 8월 삼성 고른 기회 장학재단에서 마련한 멘토 워크숍에 참석했다. 멘 토링에 대한 강의와 더불어 교하중학교 사물놀이패의 공연이 있었다. 태평소를 연주하는 학생을 보는 순간 드림의 색소폰 연주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함께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을 내년 멘토 워크숍 찬조 출연 무대에 세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워크숍을 마치고 오는 도 중 걸려온 드림의 전화에 힘주어 말했다. 내년 찬조출연은 우리 색소폰 삼 형제가 해야지? 2007년은 나의 25년 교직생활에 있어 또 다른 의미를 갖게 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 제법 진지하게 음악을 감상 하고 있는 드림과 사랑스런 아이들이 다음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기다 리고 있기 때문이다.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자매학교인 일본 다카세 중 학교 환영 공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랑을 담는 그릇이라는 청 소년 봉사동아리 다솜바리 주최의 장애인을 위한 제8회 희망페스티벌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66

찬조출연이 있었다. 이를 시작으로 국립의료원 위문공연, 학교축제, 남 부예술제, 서울학생 동아리 한마당, 진로의 날, 송년음악회 등 각종 행 사에 설 아이들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즐겁다. 그런데 걱정이 앞서는 행사가 하나 있다. 바로 드림의 졸업식 공연이 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감동의 도가니가 될 졸업 연주장 면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저려온다. 앞으로 드림이 훌륭한 연주 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아이의 든든한 정신적 버팀목이 되 어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몇 년 후에 멋지게 성장한, 미소가 아름다 운 청년의 연주 팸플릿을 들고 드림 콘서트에 가는 날이 기다려진다. 내 인생 최고의 소리는 박수소리 라고 했던 드림의 말을 떠올리며 힘 찬 박수를 마음껏 보내고 싶다. 67 교단수범사례 인생 최고의 소리

교단 수범사례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예상치 못한 입상 소식에 놀랐고 기쁨이 앞섭니다. 우선 저를 교직의 길로 인도해 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줄넘기와 소중한 인연을 맺은 지 5년째!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줄넘기를 통해 아이들과 하나 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교육이 아닌 씨앗들이 자라나는 교육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욱 많 은 학생들이 줄넘기를 통해 더욱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수 진 대구광역시 내서초등학교 교사 waterfall80@hanmail.net

올해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지 5년째가 된다. 5년 전 나는 대구 경 운초등학교에 첫 발령이 났고 설레는 마음과 부푼 꿈을 앉고 반 아이들 을 만났다. 모든 신규교사가 그렇듯 나 또한 잘하려는 의욕은 앞섰지만 36명의 아이들 앞에서 목소리만 컸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다. 발령난 지 한 달 만에 목은 쉬여서 개미만 한 소리밖에 안 나올 정도 였고 벌써 선생님을 파악한 아이들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아이들을 너무 격 없이 대하면 전체를 이끌어나가기 힘들다는 선배 선생님의 말을 따라서 나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으로 돌변하기로 했 다. 물론 첫인상에 무섭지 않은 선생님으로 낙인 찍혀있었지만 거울을 보 며 인상 쓰는 법도 연습하고 목소리도 군인처럼 굵직하게 연습을 하고 나서야 아이들도 제법 나를 어려워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친구 같은 선생님은 내가 이상으로 여겼던 것이고 선생님은 자 고로 무섭고 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모두가 아이들의 잣 대가 아니라 교사의 기준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기에 편한 기준에서 생 각한 것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2년의 학교생활이 지나갈 때쯤 이제는 어느 정도 교직 생활에 익숙해진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익숙해진 만큼 발령 전 열심히 하려던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나의 모습이 싫었다. 그리고 무언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는 생각도 들었다. 대구교육대학교 체육심화과정을 졸업한 나는 대학교 시절 때부터 운 동이라면 정말 좋아하였다. 사실 운동에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 등학교 때까지 공부만 하느라 운동을 못했던 것이 한이 맺혔던지 대학 교에 가서는 테니스, 수영, 탁구 등 온갖 스포츠에 매진했고 결국 전공 도 체육심화과정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초등학교에 체육 전담 교사가 따로 있어서 담임 선 교단수범사례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70

생님이 반 아이들과 운동을 할 경우는 운동회 날이나 전통놀이 행사 등 특별한 날 뿐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한 프로그램에 시선이 멈췄다. 포 항의 지곡 초등학교 학생들이 음악 줄넘기를 하는 모습이었는데 단순 히 줄을 넘는 것이 전부라고 알고 있던 줄넘기를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신기해하면서 줄을 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가 나도 우리 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음악 줄넘기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우선 인터넷으로 음악 줄넘기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했다. 다양한 줄넘기 자세 중에서 되돌리기 라는 기술이 제일 신기했는데 뛰는 것도 아니지만 줄을 이상하게 꼬아서 풀어 넘는 그 기술이 마치 마술과도 같 아 보였다. 혼자서 줄넘기를 가지고 이리저리 돌려봤지만 팔과 다리에 채찍에 맞은 듯 줄만 생길 뿐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부산에서 음악 줄넘기 지도자 연수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 여름 방학 중이어서 나는 매일 기차를 타고 대구에서 부산으로 5일간 연수를 받으러 다녔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벽같이 일어나 기차를 타고 좌석이 없어 1시간 이상을 기차를 타고 내려서 또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더 걸려 부산에 있는 금정초등학교 체육관에 도착했다. 그래도 피곤한 기색 없이 궁금했던 기술들을 배울 수 있다는 기쁨에 폭 71 교단수범사례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염이 내리쬐던 여름날 하루에 1.5 L 이상의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줄 을 돌렸다. 연수를 받은 지 3일째 되던 날은 발목에 무리가 왔는지 걸을 때도 바 로 못 걷고 절뚝절뚝 거리다가도 신기하게 줄만 손에 잡으면 또 뛰는 것 이었다. 이렇게 5일간 태어나서 흘린 땀 중에 가장 많은 땀을 쏟고 나는 자신 감을 얻었다. 그리고 빨리 2학기가 되어 반 아이들을 만나 아이들에게 새로운 줄넘 기법을 지도할 생각을 하니 다시 2년 전으로 돌아가 신규발령을 받은 듯 가슴이 뛰고 설레였다. 물론 5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줄넘기 스텝을 다 체득할 수는 없 었지만 줄넘기 지도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바른 자세 법부터 함께 즐겁 게 할 수 있는 긴 줄넘기 지도법 등 다양한 방법을 전수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드디어 2학기가 되어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나의 검게 그은 얼굴 과 밝은 미소를 보더니 선생님 방학 동안 여행 많이 다녀오셨나요? 라 면서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나는 그럼, 선생님이 방학동안 줄넘기 여행에 푹 빠졌다 왔단다. 라 고 대답하니까 아이들은 어리둥절해했다. 하지만 처음 아이들과 줄넘기 수업을 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 이 생겼다. 개학은 했지만 아직 여름처럼 무더운 날씨에 운동장에서 줄 넘기를 하니까 돌들이 튀었고 땡볕에서 하기에는 무리였다. 또 체육관 이라고 하기엔 무색한 조그마한 다목적실에서는 36명이 한꺼번에 줄을 돌리기에 너무 협소했다. 그것도 감지덕지 하면서 학생들을 반반 나누어서 다목적실에서 반 전 체 학생 중 절반의 학생이 교대로 줄넘기 연습을 하였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몸을 움직이는 동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학생들 은 땀을 뚝뚝 흘려가면서도 열심히 줄넘기를 했다. 점심시간이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밥을 먹자마자 줄넘기를 손에 쥐고 뒤뜰로 나가서 줄넘기 연습을 했다. 햇볕이 내리쬐는 운동장보다 건물 교단수범사례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72

의 그늘이 드리워지는 뒤뜰에서 아이들이 너무 열심히 연습을 한 탓으 로 나는 전교에 계신 선생님들께 사죄를 드려야만했다. 왜냐하면 주차장에 주차해놓은 차들이 줄넘기 줄에 맞아서 손상된 것 이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혼내기 보다는 점심시간에도 다목적실을 개방 해둘 테니까 연습을 하도록 독려했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완전히 나의 말이라면 깜빡 죽는 시늉도 했다. 숙 제를 안 해오거나 수업태도가 좋지 않으면 앞으로 줄넘기 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니 아이들도 그 말이 겁났던 모양이었 다. 이렇게 3개월 정도 연습을 하고 나서 한 달에 한번 있는 학급 장기 자 랑이 있었다. 방송부 학생들이 와서 그 반의 장기자랑을 녹화하여 토요 일 아침 방송시간이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줄넘기를 하자고 했고 나는 간단한 에어로빅 안무 와 줄넘기의 스텝들을 섞어서 가요 1곡에 맞춰 음악줄넘기를 만들고 약 2주 동안 방과 후에 아이들과 열심히 연습을 했다. 아이들과 함께 줄에 맞아가며 땀을 흘리니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을 하고 드디어 방송으로 우리 반의 학급자랑을 보여주었다. 교내 방송이었지만 호응은 뜨거웠다. 특히 저학년 아이들 은 쉬는 시간이면 우리 반을 찾아와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댔고 다른 반 선생님들도 정말 줄넘기 기술들이 신기하다며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 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교감선생님께서 한 가지 제안을 하셨다.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이 줄넘기 연습을 많이 하는데 학교 전체에 점심시간동안 음악을 틀어줄 테니까 모든 아이들이 더욱 열심히 줄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 해주자고 하셨다. 교감선생님의 말씀대로 학교 전체에 신나는 음악이 흐르자 식사 후 운동장에서 술래잡기를 하면 놀던 아이들 하나, 둘씩 모두들 어느샌가 줄넘기를 손에 쥐고 신나게 뛰고 있는 것이었다. 73 교단수범사례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나 또한 더 많은 아이들에게 줄넘기를 지도해주고자 식사를 빨리 끝 내고 조회대로 나와서 아이들에게 되돌리기를 비롯해 다양한 줄넘기 스 텝들을 지도해주었다. 그리고 그해 11월 초에 학생들의 장기를 뽐내는 경운 예술제가 있었 다. 40학급이 넘는 우리 학교에서는 강당이 없어서 서구문화회관 대강 당을 빌려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공연을 기다리면 우리 반 아이들은 더욱 열심히 연습에 매진했다. 시 키지도 않았는데 30분이나 일찍 오고 방과 후에도 스스로 남아서 연습 에 참여했다. 그렇게 처음 예술제 무대에 음악 줄넘기 공연이 올랐다. 처음 보는 다양한 줄넘기 기술들과 신나는 음악에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학부모님들이 성원을 해주셨고 유일하게 앙코르까지 받으며 성황 리에 공연을 마쳤다. 또 때마침 학부모님 중에 공연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의 소개로 대구 약 령시 축제 행사에 초대되어 그해 말에는 대구의 동성로 거리 한 복판에 서 음악줄넘기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들이 긴장하여 실수도 있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보내주는 큰 박수소리에 힘을 내어 더욱 열심히 공연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공연까지 하게 된 우리 반 아이들은 1학기 때와는 사뭇 달리 매 사에 적극적이었다. 하루 종일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던 준혁이도, 친구들 앞 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지던 미현이도 이제는 제법 큰 목소리를 내고 자 신감 있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 껴졌다. 예술제 공연을 하기 전까지는 오해도 있었다. 아이들이 나에게 하는 말이 선생님, 부모님께서 혹시 선생님께서 회초리를 드시느냐고 물으셨 어요. 라고 말했다. 순간 당황했는데 바로 하는 말이 그래서 제가 대답했죠. 선생님은 회초리를 가지고 계시지도 않은데 교단수범사례 내 이름은 줄넘기 선생님 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