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얼의 살며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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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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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2일 사랑의 동삭교육 제 호 (2월) 년 2월 12일 사랑의 동삭교육 제 호 (2월) 6 겨울이 되면 1-4 박지예 겨울이 되면 난 참 좋아. 겨울이 되면 귀여운 눈사람도 만들고 겨울이 되면 신나는 눈싸움도 하고 겨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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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시간 계산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여행일정을 계획하지만, 상황이 항상 뜻대로 돌 아가지는 않는다. 인도에서는 철로가 끊겨 있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인디언의 공격을 받 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때로는 일정에 차질이 생 겨도

는 우연히 안나를 알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결국 안나가 브 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브론스키는 안나가 카레닌과 이혼하고 자기와 함께 새로 운 생활을 하길 바라지만, 안나는 아들 때문에 망설인다. 한편, 카레닌은 브론스키를 사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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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은이가 4) ᄀ에 5) 위 어져야 하는 것이야. 5 동원 : 항상 성실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해. 에는 민중의 소망과 언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가능성은 이처럼 과거를 뛰어넘고, 사회의 벽을 뛰어넘고, 드디어 자기를 뛰어넘 는

산림병해충 방제규정 4. 신문 방송의 보도내용 등 제6 조( 조사지역) 제5 조에 따른 발생조사는 다음 각 호의 지역으로 구분하여 조사한다. 1. 특정지역 : 명승지 유적지 관광지 공원 유원지 및 고속국도 일반국도 철로변 등 경관보호구역 2. 주요지역 : 병해충별 선단

김기중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 내용심의의 위헌 여부.hwp


2005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래를 북한에서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했다든지, 남한의 반체제세력이 애창한다 든지 등등 여타의 이유를 들어 그 가요의 기념곡 지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동시에 그 노래가 두 가지 필요조 건을 충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 1. 법 제34조제1항제3호에 따른 노인전문병원 2. 국민건강보험법 제40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요양기관(약국을 제외한다) 3. 삭제< > 4. 의료급여법 제2조제2호의 규정에 의한 의료급여기관 제9조 (건강진단) 영 제20조제1항의 규

2 국어 영역(A 형). 다음 대화에서 석기 에게 해 줄 말로 적절한 것은? 세워 역도 꿈나무들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일을 할 예정 입니다. 주석 : 석기야, 너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인다. 무슨 좋은 일 있니? 석기 : 응, 드디어 내일 어머니께서 스마트폰 사라고 돈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4) 이 이 6) 위 (가) 나는 소백산맥을 바라보다 문득 신라의 삼국 통 일을 못마땅해하던 당신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더 커지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을 생각하면, 대동강 이북의 땅을 당나라에 내주기로 하고 이룩한 통 일은 더 작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주택시장 동향 1) 주택 매매 동향 2) 주택 전세 동향 3) 규모별 아파트 가격지수 동향 4) 권역별 아파트 매매 전세시장 동향 토지시장 동향 1) 지가변동률 2) 토지거래 동향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시장동향 15 준공업지역 부동산시장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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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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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출제 양식

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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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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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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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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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각종 기록에 따르면 백제의 초기 도읍은 위례성( 慰 禮 城 )이다. 위례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많은 책에 실려 있는데, 대부분 조선시대에 편 찬된 것이다. 가장 오래된 사서인 삼국사기 도 백제가 멸망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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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b 2) 짜내어 목민관을 살찌운다. 그러니 백성이 과연 목민관을 위해 있는 것일까? 아니다. 그건 아니다. 목민관이 백성 을 위해 있는 것이다. 이정 - ( ᄀ ) - ( ᄂ ) - 국군 - 방백 - 황왕 (나) 옛날에야 백성이 있었을 뿐이지, 무슨 목민관이 있 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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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되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광주지역 민주화 운동 세력 은 5.18기념식을 국가기념일로 지정 받은 데 이어 이 노래까지 공식기념곡으로 만 들어 5.18을 장식하는 마지막 아우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걱정스러운 건 이런 움직임이 이른바 호남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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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제주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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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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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발전연구원 제주발전연구원 정책이슈브리프 2015년 11월 2일 Vol. 226 발행처 : 제주발전연구원 발행인 : 강기춘 주 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아연로 253 TEL FAX 제주발전연구원은 지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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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수배자의 신분으로 숲 속에 숨어 살게 되는데, 궁술대회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윌 스튜틀리를 만나게 되고 거구의 몸집에 유머를 지닌 리틀 존이 그의 심복으로 합세하 여 조직을 만든다. 그들과 함께 로빈이 여러 정의롭고 때론 유머러스한 모험을 하면서 나쁜 관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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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화교의 어제와 오늘 34 정착부흥기 35 정착부흥기: 1884년 ~ 1940년 이 장에서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1884년 청국조계지가 설정된 후로 유입 된 인천 화교들의 생활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조사팀은 시기를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하였다.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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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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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며 경제 정책의 중심이었다. 토지가 재산의 시작이라 할 수 있기에 제한된 땅의 크기를 가지고 백성들에게 어느 정도 나누어 줄지, 국가는 얼마를 가져서 재정을 충당할지, 또 관료들은 얼마를 줄 것인지에 대해 왕조마다 중요한 사항이었다. 정도전의 토지개혁은 그런 의미에

지 생각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이 작업을 3번 반복 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다 간다. 그들이 제작진에게 투쟁하는 이유는 그들이 원하는 재료를 얻기 위해서다. 그 이상의 생각은 하고 싶어도 할 겨를이 없다. 이 땅은 헬조선이 아니다. 일단

2016년 제3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록(심의의결서,공개, 비공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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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K, L 4. 주식회사 동진여객 대표이사 M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N 법무법인 O 제 1 심 판 결 부산지방법원 선고 2014구합20224 판결 변 론 종 결 판 결 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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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삼외구사( 三 畏 九 思 ) 1981년 12월 28일 마산 상덕법단 마산백양진도학생회 회장 김무성 외 29명이 서울 중앙총본부를 방문하였을 때 내려주신 곤수곡인 스승님의 법어 내용입니다. 과거 성인께서 말씀하시길 道 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어울려야만 道 를 배울 수 있

Transcription:

지누얼의 살며 사랑하며 지누얼

소개글

목차 1 정도를 지켜라_5탄 7 2 초심 지키기_4탄 8 3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결심_3탄 9 4 두번째 편지_2탄 10 5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11 6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13 7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5 8 나의 책 읽기 20 9 미흡함에 대한 답변_16탄 23 10 소통을 통한 개선_15탄 24 11 치열한 인생_13탄 25 12 공부하는 것_12탄 26 13 몰입_11탄 27 14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29 15 최선을 다하는 자세_9탄 31 16 계획을 세운다는 것_8탄 32 17 관심과 집중_7탄 33 18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_6탄 34 19 창조적인 마음으로 생할하기_23탄 35 20 다시 한 번 해보자_22탄 36 21 기회_21탄 37 22 청평사 유감 38 23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43 24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44 25 완벽한 기본을 통한 인생의 주인공되기_19탄 46

26 네 자리를 잡 잡아라_18탄 48 27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49 28 10,10,10법칙_17탄 51 29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52 30 휴일에 즐기는 휴식 54 31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56 32 자라보고 놀라다 58 33 일년의 계획, 출발선 상을 지나고 보니 59 34 부서원들의 편지 60 35 한 해를 정리하며_25탄 63 36 또 다른 한 해를 보내며 64 37 시간관리와 구체적인 목표 수립하기_24탄 66 38 눈물과 감정 67 39 연말에 생각하는 것들 69 40 아들 상현에게 71 41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용기를 73 42 즐거운 만남 75 43 관계 78 44 10월의 일상 79 45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80 46 파워업레이트 주민설명회에 대한 단상 82 47 오랜만의 편지_26탄 84 48 해파리와의 전쟁 85 49 일본원전사고의 언론 보도에 나타난 포풀리즘 87 50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89

51 남을 배려하는 사회 94 52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96 53 원자력 세미나를 다녀온 후 100 54 마지막 편지(?) 102 55 설 연휴를 마치며 105 56 늦은 1월의 편지 108 57 1월의 편지 111 58 영광을 떠나며 113 59 우리 곁을 떠나시는 아버지를 보내드리며 115 60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 116 61 테러와 살육을 그치려면 118 62 아버지를 뵙고 120 63 인문고전 독서법 121 64 그 누가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가 123 65 거짓이 판치는 사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24 66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126 67 천장지구( 天 長 地 久 ) 128 68 시장에 가다 130 69 우리 사회의 진실과 허상 133 70 2011년 9월 12일 오전 12:26 135 71 전기를 생산하는 源 (Source)별 이산화탄소 발생량 - 원자력이야기 2 136 72 SNS와 멀티 타스킹 138 73 친환경적인(Eco-friendly) - 원자력 이야기 1 139 74 무아지경 140 75 새벽 예불을 하며 얻는 기쁨 141

76 술과 절 143 77 다시 너에게 서신을 보내며 144 78 자주 찾을 이 곳 146 79 고리1호기 계속 운전되어야 한다 147 80 원전, 절대 안전해야 하는가! 149 81 고리1호기의 재가동 논란을 보며 152 82 2012년 7월 7일 오후 05:54 154 83 '[단독]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몰라 못 돌렸다'에 대한 반박 155 84 고리원전1호기 전원상실사건에 대한 이견 158 85 '원전 불시정지보다 무리한 운전이 더 위험하다'를 읽고 161 86 울 회사 CEO 신년사 163 87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고 167 88 시간 여행하기 169 89 2014년 7월 4일 오전 06:30 171 90 피곤한 몸과 맘의 건강 유지 172 91 리더의 역할과 행복에 대한 단상 173 92 북한산을 다시 가며 175 93 새로움에 대처하기 176 94 긴 호흡으로 살아가며 178 95 강판권의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 179 96 2013년 1월 7일 오후 09:01 181 97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182 98 드러나지 않은 비용? 드러나지 않은 오해 184

11.20 2009 정도를 지켜라_5탄 [날짜 : 2009-10-16 11:10:21] 옛날 대의명분 하나 때문에 목숨을 버린 선비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사람에게 있어 명분, 다시 말해 자존심은 생사의 갈림길을 정할 수 있을 정도이나 요즘 들어서는 돈에 따라 한낱 휴지처럼 버리기도 하지 만 아빠 생각은 사람답게 사는 것은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상의 모든 것에 대해 자 존심 운운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은 누가 보지 않더라도 옳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서양에서도 이 와 같은 말이 있는 것을 보아도 인류 공통적인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임을 알 수 있지. 영어로 적어보면 이 렇단다. Doing the right thing when no one is watching. 아빠가 왜 자꾸 이런 것을 강조하는지는 너도 알 겠지만 바늘 도둑이 커서 소도둑 된다. 는 격언처럼 일상에서 조그마한 도덕적인 또는 윤리적인 이런 규범들을 잘 지켜야 이상이 높은, 다시 말해 큰 도덕, 윤리 등을 잘 지킨다는 것이란다. 집안일을 잘못하 는 사람이 회사일, 나아가 국가 일을 어떻게 잘 할 수 있겠니? 그러기에 가화만사성이라는 말도 있지만 말 이다. 상현아, 먼저 너 자신에 대해 떳떳할 수 있는, 특히 네가 잘못한 것을 임기응변 식으로 넘기려고 엄마, 아 빠에게 숨기려고 하는 그 모습부터 바꾸어가기 바란다. 천리 길을 단 한 걸음으로 간 것이 아니라는, 1미 터도 안되는 그 작은 발자국으로 이루어낸다는 사실을 가슴에 명심하고, 그 바탕위에서 네가 생각하는 좋 은 학교, 이런 것들이 가슴 속에 함께 공명(Resonance)된다는 사실을 느껴가기 바란다. 물론 앞으로는 더 욱 나아질 것이라는 것을 아빠도 잘 알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아빠의 마음을 네가 헤아리리라 생각한다. 힘든 시간인 줄 안다. 힘든 시간에서도 정도를 지키는 그런 상현이가 되었음 한다. 오늘은 이만 줄이련다. 그리고 네가 아빠와 한 약속을 하늘이 무너져도 지킨다고 생각중이라는 것을 믿는다. 2009.10.16. 아빠가 정도를 지켜라_5탄 7

11.20 2009 초심 지키기_4탄 [날짜 : 2009-10-12 13:07:28] 초심을 지키라는 말이 있지? 얼마나 초심을 지키기 힘들었으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 생각해 보라. 이제 추 석 지난 지 겨우 일주일이 약간 지났구나. 너의 초심은 많이 변한 것 같구나. 아빠, 엄마에게는 초심이 그 대로라고 하는데 아빠, 엄마 없는 시간에만 컴퓨터 켜고 하는 것은 예전이나 변함없고 정말 한심하다는 생 각이다. 정말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을 아빠, 엄마가 모른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잠깐 동안 머리 식히느라 컴퓨터 좀 했어요."라든지 너의 실제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이 정상이지 않냐? 엄마, 아빠가 관악산 등반 후 집에 왔을 때 가식적으로 이제 밥 먹은 것 마냥 이야기하는 바로 그 거짓말에 진저리가 나는구나. 어떻 게 일주일 밖에 못 버티니? 어찌 그리 결심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니? 아빠라면 그날 바로 그 추석날을 생각하면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은데 너는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하는 지 이해하기가 힘들구나. 아빠, 엄마가 너보고 또 옛날로 돌아가네. 라고 말할 때 정말 말로만 아니라고 하지 마라. 차라리 반성 하는 차원에서 예, 조금 흐트러졌네요, 다시 정신 집중하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표현이 나은 것이 지 지금처럼 아니예요, 열심히 잘 하고 있어요. 가 나은 표현이냐! 왜 그리 거짓말을 달고 사니. 순간을 모면하는 그 자세는 왜 이리 너에게 악마처럼 달라붙어 있니. 정말 짜증난다. 너만 생각하면 차라리 공부 그만하는 것이 어떻겠니?라는 말로 너와의 이런 대화를 끝내고 싶다. 그런데 너는 이런 대화가 좋은 모양 이구나. 그래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이냐? 메일만 해도 그렇다. 이틀 만에 한 통씩 보내기로 했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이거늘 이런 저런 핑계거리로 차일피일 미루거나 하는 것들은 다 너의 초심을 잃은 것이기에 그런 것이라고 본다. 아니라면 반증하기 바란다. 이 편지 보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거라. 바보 같은 녀석아. 2009.10.12 아빠가 초심 지키기_4탄 8

11.20 2009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결심_3탄 [날짜 : 2009-10-08 11:17:34] 인간도 마찬가지이지만 동물도 계획한 것에 대해 실행하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수정하여 다음에는 더 나은 행동을 보인다는 점이다. 사자가 누우를 잡기 위해서 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사람과 동물의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 차원 높은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감정을 표현 하며, 울거나 웃거나,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만일 감정의 깊이가 이성의 깊이를 넘어서면 그 계획은 좀 엉망스럽게 되고 그 계획의 진행도 다소 어수선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감정이 없 다면 회전하는 기기에 윤활유가 없어 그 기기가 손상되듯이, 사회인으로서 사람의 역할을 다하기가 곤란 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은 감정과 이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며, 이를 논어나 맹자에서는 중 용 이라고 말하고 있다. 상현아, 너의 지금 상태도 마찬가지란다. 네가 하고 있는 공부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 해서는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하여 완벽한 계획과 이를 실행하려는 마음이 필요하지. 그런데 이런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감정이 뒷받침되어야, 다시 말해 난 1년 후에는 어떤 상태로 되어 있을 것이다. 라는 마 음에는 이성적인 판단이 우선되지만 감정으로 이를 뒷받침하여야만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수 있단다. 감 정이란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가능케 하는 요소이지. 하다가 힘이 들 때를 많이 겪을 것이다. 예전에도 경험해 보지 않았니? 힘이 들어 포기해 버리고 마는 그 런 마음 말이다. 이번에는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꼭 해야 된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라. 하지만 힘들 때는 너의 감정에 호소해라. 이 1년이라는 힘든 시기를 잘 겪고 나면 너에게 얼마나 좋은 미래가 펼쳐진다 는 것을. 2009.10.8 아빠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결심_3탄 9

11.20 2009 두번째 편지_2탄 [날짜 : 2009-10-06 10:47:22] 상현, 오늘 늦게서야 네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 출근하여 바쁜 업무처리를 하다보니 이제야 네 메일을 볼 수 있 었구나. 네 말대로 메일을 보고 나서 어느 정도 이해하는 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 니다. 그동안 너에게서 보아왔던 많은 것들 때문이지. 사람이란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대면하면서 계속적으 로 싸여진 것들도 상당히 중요하단다. 첫인상이란 처음 무지의 상태에서 보았을 때 그 사람의 장, 단점 여 부를 가리는 것이라면, 계속적으로 보아왔을 때는 장, 단점뿐만 아니라 그 사소한 사람의 습관 등 모든 면 을 보게 되기에 첫인상이 그 사람의 겉보기를 나타낸다면, 지속적인 관계에서는 속보기를 할 수 있단다. 네가 친구들이나 선생님 아니면 잠깐 보는 사람은 겉보기만 보여줄 수 있기에, 다시 말해 속일 수도 있겠 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되는 엄마, 아빠와의 관계에서는 모든 것이 솔직해지지. 그러기에 너의 지금 의 잠깐 동안의 행동으로 엄마, 아빠의 오해가 풀리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라 생각한다. 물론 천 리길도 첫 걸음부터, 첫 술에 배부르랴,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처럼 이렇게 새로운 출 발은 중요하지. 변화가 있어야만 바뀔 수 있으니까. 조심스럽게 너의 모습을 지켜보련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길 바란다. 네가 이렇게 변화를 시작했더라도 너의 지금까지의 습관으 로는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니 옛날로 돌아가려고 할 때마다 추석 날 그 시간을 머리 속에 상기하며 오랜 기간동안 지속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너의 잘못된 습관, 행동을 네 몸에서, 머리에서 떼어 낸 후, 그런 다음에 네 결과를 묵묵히 받아들이면 된다. 2009.10.6 아빠 두번째 편지_2탄 10

11.20 2009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날짜 : 2009-10-05 15:08:20] 상현, 어제 너의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빠는 아직도 말을 하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런데 너의 어제 모습을 본 아빠는 너무 실망했단다. 어떻게 그렇게 태연하게 거 짓말을 할 수 있니? 네가 아무리 여러 가지 말을 하지만 그것은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더욱 나쁜 것 은 네가 하는 그 거짓말이 너무도 뻔뻔스럽게 진실처럼 이야기한다는데 있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스 럽게 이야기할 수 있니?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니? 네가 가진 것이 그것 밖에 되지 않니? 너무나도 실망스러워 어제는 너에게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실 망스럽다,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그리하여 공부를 잘 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좋은 가장이 되는 이런 것들이 중요해 너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러주곤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으며, 아빠가 한 이야기나 메일 내용은 너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아 빠가 공허하게 허공에 흩뿌린 이야기 밖에 안되더구나. 네가 그렇게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할 때 아빠의 실망은 말할 수가 없었다. 어쩜 그러 수 있니? 어떻게 너 그 정도 밖에 안 되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더구나. 네가 거짓말을 하는 그 원천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부모에게 잠시라도 둘러대기 위해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너의 태생이 그렇게 거짓말을 하도록 태어난 것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네가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할까? 네가 잘못한 행동에 대해 참말을 하고 부 모님께 혼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니? 너는 지금까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왔 고 그러하기에 너의 잘못된 악습관이 고쳐지지 않은 채 악순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너의 그 말과 다른 행동, 즉 언행불일치도 또한 거짓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네가 한다 고 했으면 해야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보면 도대체 너란 존재가 우리 자식 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추석 전날 아빠와 이틀에 한 번씩 A4용지로 쓰라는 것도 휴지통에 날라 갔더 구나. 너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니? 너의 인생을 어떻게 할 것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문제가 생기면 잘 하겠다고 하고, 하지도 않으면서 잘 하고 있다고 거짓말로 꾸며대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 아니겠 니? 한 번 생각해 보거라. 너 자신한테도 부끄럽지 않니? 지금 생각 같아서는 너를 바로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고 싶지만, 너와의 약속 때문에 이번 기말고사까지 두 고 보겠다. 그 때 이후에도 정 안된다면 너를 실업계 학교로 전학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대안학교로 전학시 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경남 함안에 있는 대안학교를 알아보고 있다. 네가 생각이 정리되면 그리로 전학시킬테니 그렇게 알고 준비하거라. 공부 잘하는 것은 이제 너에게 부차적인 문제이다. 교활하게 남을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11

속이고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그 모습을 먼저 고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 생각하기에. 아래 글을 보고 네 생각이 어떤지, 그리고 너의 이틀 간격으로 쓰겠다는 너의 약속은 도대체 어찌할 것인 지 알려 주거라. 2009.10.5 아빠 1995년 12월 8일,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며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 계를 풍미하던 43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3주 후, 그 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마비가 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빡임 신호로 알파벳을 지정해 글을 썼습니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샜습니 다. 그런 식으로 대필자인 클로드 망디빌에게 20만 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복과 나비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입니다. 책 출간 8일 후, 그는 심장마비로 그토록 꿈꾸던 나비가 되었습니다. 그는 서문에서 썼습니다.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 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연스런 들숨과 날숨을 가진 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런 신음입니다. 어느 날, 그는 50센티미터 거리에 있는 아들을 보 고도 그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없어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동시에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목에서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에 오히려 아들은 놀란 표정을 했습니다. 그때 그는 건강의 복을 모르고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들 을 생각하며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그는 잠수복을 입은 것처럼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은 훨훨 나는 나비를 상상하며 삶을 긍정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혼 수상태에서 벗어난 직후 휠체어에 앉아 산책에 나섰을 무렵, 우연히 등대를 발견한 것은 길을 잃은 덕분이 었습니다. 길을 잃어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등대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회는 위기 덕분이고, 일류 는 이류 덕분이고, 고귀함은 고생함 덕분입니다. 상처는 상급을 기약합니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사는 길은 있습니다. 넘어진 곳이 일어서는 곳입니다. 가장 절망적인 때가 가장 희망적인 때이고, 어두움에 질식할 것 같을 때가 샛별이 나타날 때입니다. 희망이 늦을 수는 있지만 없을 수는 없습니다. 별은 멀리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축복은 조금 멀리 있어 보일 때 오히려 인생의 보약이 됩니다. 늦게 주어지는 축복이 더 욱 풍성한 축복입니다. 꿈과 희망은 영혼의 날개입니다. 내일의 희망이 있으면 오늘의 절망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장 비극적인 일은 꿈과 희망을 실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실현하고자 하는 꿈과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꿈과 희망은 축복의 씨앗이고, 행복의 설계도입니다. 꿈과 희망을 품고 삶을 바라보십시오. 힘 들다고 느낄 때 진짜 힘든 분들을 생각하십시오. 절망 중에서도 마음속에 태양을 품고 온기를 느끼십시오. 바른 길로 이끄는 상처의 표지판 을 긍정하며 내일의 희망을 향해 훨훨 나는 나비가 되십시오.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12

11.16 2009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250쪽이 채 안되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란 소설책을 읽었다. 소설책이기에 다른 책과는 달리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편히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읽은 책이다. 이 책은 독일의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썼는데, 노벨문학상을 받은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이후 현대 독일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소설로 평가를 받 았으며, 약 35개국 언어로 번역된 책이다. 또한 독일 문학작품 최초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한 책이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소설은 1950년대 독일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15살의 미하엘 베르크 와 36살의 한나 슈미츠 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하교 길의 소년을 여인이 도와주는 단순한 우연이 두 사람의 미래를 결정 짓는 운명의 순간이 된다. 얼핏 보면 15살의 소년과 성숙한 여인 사이의 비정상적인 애정관계를 묘사한 가 벼운 소설로 취급할 수도 있으나, 이 단순하고 가벼워 보이는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복잡함이 감추어져 있 음을 느끼게 된다. 두 주인공은 매일 만나 먼저 남자는 여자에게 책을 읽어준다. 책을 읽은 후 두 사람은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눈 뒤, 그 다음 나란히 누워 있다가 헤어진다. 이 같은 그들의 관계는 오래가니 못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나가 훌쩍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후 미하엘이 법대학생이 되며 한나를 법정에 서 만나게 된다. 법정에서의 피고인 한나와 검사의 열핀 공방은 어느 하나의 문서에 대한 필적감정을 앞두 고 한나는 그 문서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필적감정을 포기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모든 벌을 뒤집어 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알려짐을 두려워 모든 벌을 자신이 떠맡는다. 이후 18년 간의 복역 후 한나는 사면이 이루어지나 사면 당일 날 새벽 자살로 끝을 맞이한다. 이 소설은 두 주인공이 당시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따른 사랑과 나치의 유태인 학살, 그 리고 인간의 밑바탕에 자리한 자존심과 약점의 문제가 근간을 이룬다. 한나는 자신의 약점인 문맹이라는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이 맡아야 되지 않을 모든 짐을 스스로 지게 된다. 미하엘은 한나가 죽은 뒤 자신이 한나를 부인하고 배반한 것은 아닌지, 혹은 그녀에게 무엇인가 빚을 진 것은 아닌지, 혹시 그녀를 사랑한 까닭에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 혹시 그녀와의 관계를 청산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 방 법은 어떻게 해야 했는지에 대해 괴로워한다. 이처럼 그리움과 수치, 분노라는 상반된 감정이 주인공의 감 정을 끝까지 괴롭히는데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철학적인 문제로까지 상승한다. 전쟁 에서 범죄를 저지른 여인과 전후 소년 사이의 아무 것도 모르는 관계라는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그려진 다. 이 책을 읽고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는데,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13

첫째,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은 일찍 하는 것보다 못하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사실이 다. 한나가 수감 중에 글을 배워 미하엘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그 편지를 보며 미하엘은 다음과 같이 생각 한다. 너무나 지연하고 실패한 그녀의 인생이 불행하고 그녀 인생 전체의 지연과 실패가 가엾게 여겨졌 다. 어느 누가 제 때를 놓쳤을 경우, 어느 누가 오랫동안 거부했을 경우, 또 어느 누구에게 무엇이 너무나 오랫동안 거부되었을 경우, 그것이 나중에 가서 설사 힘차게 시작되고 또 환희에 찬 환영을 받는다 해도, 나는 그것은 이미 때가 너무 늦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너무 늦은 이라는 것은 없고, 늦은 이 라는 것만 있는 것인가. 늦은 것이 결코 없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인가 모르겠다. 고. 우리는 살 아가는 동안 사람이란 다 때가 있는 법이라고 말을 하곤 한다. 학생 때는 학생의 본분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며, 어렸을 때 고생해야 늙어서 고생하지 않는다는 등 너무 늦을 경우를 염려한다. 하지만 너무 늦었을지라도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한 샘표 박승복 회장의 이 야기를 들어보자. "그때 나 스스로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죽음이나 기다리자고 생각 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그때 나무라도 심었으면 그 나무가 얼마나 자랐겠습니까? 나는 지금 아흔 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 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의 생일날! 아흔다섯 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한나의 미하엘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이다. 첫 만남 이후로 한 번도 그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서 내쫓 지도 손에서 놓지도 않았는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집 에 잘 표현된 것 같아 인용한다.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으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 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 不 敬 )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 對 敵 )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끝으로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14

11.14 2009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저번 주에 우이령길을 와이프와 넘기로 하고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우이령길은 북한산에 있는, 서울 강 북구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교현리를 이어주는 완만한 경사로 된 오솔길 같은 고갯길이다. 많은 사람들 이 이 길을 오가면 자연이 훼손되기에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된 사람에 한해 이 고갯길을 넘을 수 있다. 우리의 우이령 탐방은 우이동에서 시작하여 교현리로 목적지를 정했는데, 매 번의 산행 또는 탐방이 그렇 듯 이번에도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우이동에서 내리니 우이령 탐방안내소까지는 약 1.7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1.7km 구간의 길 양 옆은 온통 음식점이다. 시간은 점심시간인지라 여기저기 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맛있는 냄새를 뒤로 하며 우이령 탐방안내소를 향해 걸으니 제법 경사 도 있고 등에서는 어느덧 땀방울이 하나둘 맺히기 시작하며, 호흡도 제법 거칠어진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5

[우이령길 탐방안내소 이전에 길 양 옆에 들어선 음식점을 지나며 가을 단풍이 이제는 떨어져 가고 있음을 본다] 탐방 전 어느 블로그에서 읽은 아이들과 함께 할 때 이 길에서 지쳐 아이들이 우이령길 넘기를 싫어할 것 같다 는 내용이 생각난다. 우이령 탐방안내소를 지나니 경사도 제법 완만해지고 오솔길 양 옆에 우뜩 서있는 소나무들은 저마다 휘파람 소리를 낸다. 우리를 반겨주는 기쁨의 소리이겠지. 우이령길은 약 4.5km이라는데, 우이령 탐방안내소를 통과한지 1.5km를 지나자 고갯길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이라고 해봐야 문경 새재의 그 정상처럼 우뚝 선 것이 아니며, 지금은 오송생명과학단지로 편입되어 흔적조차 사라진 내 어릴적 고향의 연제리 고갯길을 넘어가는 것보다도 못하다. 그래도 정상이라고 표시 되어 있기에 정상임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우이령 정상 양 옆에 있는 대( 對 )전차 방해물]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오른쪽으로 바위로 된 다섯 봉우리가 보이는데 말 그대로 오봉 이란 이름을 가 진 산이다. 유래가 재미있는데 고을 원님의 외동딸에게 다섯 명의 총각이 장가들기 위해 던지기 시합을 하 여 현재의 기묘한 다섯 봉우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역시 꿈보다 해몽이 라는 말이 썩 어울린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6

[오봉이 저 뒤에 보인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7

[오봉을 배경으로 집사람과 함께] 교현리에 도착한 우리는 허기가 져서 먹을 음식점을 찾았으나 별로 눈에 띄는 음식점이 없다. 버스를 타고 구파발 역에 내리니 여기도 마찬가지인지라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의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서 칼국수를 먹고서야 허기가 가셨다. 이번 탐방의 교훈은 탐방길을 잘 아는 것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맛있게 먹는 집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집 근처까지 왔을 때 집사람에게 한 대 맞 는 줄 알았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8

[고즈넉한 오후의 우이령길]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9

11.14 2009 나의 책 읽기 나의 책 읽기 나의 책읽기 습관은 순전히 어머님의 영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거농( 巨 農 )인 부친(나의 할아버지)으로 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받으신 나의 부친은 내가 어렸을 때까지 거의 어려움이 없이 살아왔는데, 내가 초등 학교 다닐 무렵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당시 어머님은 집안을 위해 품팔이를 하셨는데, 그 당시에 어머 님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책을 읽으셨는데, 아마 그 당시 어디선가 빌려 읽으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 모셋 몸의 달과 육 펜스,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호손의 주홍 글씨 등의 책이다. 하기야 조용 하신 어머니의 성품으로 책을 좋아하신 것은 나의 외가 집안 내력이었을 것이고, 지금도 항상 그 따스한 어머니의 맘은 내 어릴 적 보았던 책 읽으시던 어머니와 다를 바가 없다. 난 지금도 어머니의 책 읽으시는 모습이 아주 눈에 선하게 남아있다. 강렬한 느낌을 받는 스팟은 한 순간일지라도 기억 속에 아주 깊이 자 리하여 그것만 생각하면 행복한 느낌이 절로 난다. 그런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난 중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순전히 장학금을 준다는 것 하나 때문에 고등 학교(실업계)에 진학해서는 나의 적성과 맞지 않는 학교생활에 대해 의문을 갖고 나의 앞날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 고민을 누구와 맞대고 이야기 할 대상도 없었고, 그렇게 혼자 고교 3년을 보냈다. 그러다 졸업 무렵 한전에 입사하게 되어 며칠 동안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문득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동안 영어공부를 해야 얼마를 할 것이며, 다른 무엇을 하더라도 의미 가 없을 것 같아 선택한 것이 책읽기였다. 만일 내 어릴 적 어머니의 책읽기를 보지 못했다면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 읽는 것에 대해 그 누구한테도 코칭을 받아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어릴 적 어머니의 그 책 읽는 모습은 나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인 것 같 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개화기의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이광수의 무정, 유정, 흙, 그리고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와 아큐정전 등을 방구석에 쳐 박혀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개화기의 소설 을 읽으며, 난 대학에 가지 못한 설움을 책을 읽고 난 이후의 앎이라는 지식으로 대체하려고 했는지 모르 겠다. 그 후 한전에 입사하여 장석주의 문학평전과 시집과 같은 인문학류의 서적 등을 사서 읽기 시작했 고, 도울 선생의 책은 나오는 족족 사서 보기도 한 시절이었다. 그 당시 시집을 읽고 나도 한번 시인이 될 까라는 어쭙잖은 생각에 시도 여러 편 쓴 기록이 공책에 남아 있지만 지금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또한 읽은 책도 실은 지금 생각해 봐도 내용을 다 이해하고 읽은 것이 아니라 그냥 보아야 한다는 이상한 의무 감 같은 것으로 책을 사고 읽었다. 그렇게 나의 격렬하고 방랑적인 청년기는 책으로 어느 정도 유연해 져 지나갔으며, 와이프를 만나고부터 책읽기는 시들어져 갔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반항적인, 사회 언저 나의 책 읽기 20

리들을 표현한 책들이다 보니 나에게 있어 인생의 기쁨은 솔직히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은 책을 읽으면 기쁨을 얻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당시 내 젊은 나이의 책읽기는 현실로부터의 도피의 한 방법으로 추구한 것이기에 그 찬란한 연애가 시작되면서 나의 책읽기는 촛불 꺼지듯 시들해졌다. 단지 대 학에서 시험을 보기위한 책읽기와 리포트를 쓰기 위한 책읽기 외에는 손에서 책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직장생활과 병행한 학교생활은 그리 순탄한 생활이었을리가 없지 않은가! 결혼을 한 후 우리의 복덩이 아들, 상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이 놈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나와 와이 프는 이미 30대 중반이었건만 아이의 양육에 필요한 아버지와 어머니로서의 자리로는 많이 부족했다는 생 각이다. 지금 들어서 생각해보면 조금 더 알아보고 조금 더 책을 읽어보고 하여 더 반듯하고 훌륭한 아 이로 육성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아쉬움이 더한지도 모르 겠다. 거기에다 회사에서는 직원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과장이 되었지만 아직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하겠다고 이리저리 좌충우돌했으니, 그 무엇을 새로이 받아들인다는 것보다도 앞에 쌓인 일을 처리해가기 도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뒤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자신을 생각 하며 절로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러다 회사 내 연수원의 교수로 자리를 옮긴 후 나의 책읽기는 되살아났다. 과학서적, 특히 그 시절에 나온 주간지는 거의 다 섭렵하였는데,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남들보다는 좀 더 새로운 것을 알려주고픈 열정이 꿈틀대었기 때문이다. 교육 중간 중간 새로 나온 과학이론들을 알려주 었다. 물론 그 이론들을 다 이해하고 알려준 것이 아니고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알려주었는데, 그 3년이라는 짧지 않는 기간은 지금의 과학서적을 읽는 자양분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시 나의 독서가 시작된 3년의 연수원 교수생활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나의 회사 생활 중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었지 않나 생각한다. 가정에서도 유익한 아빠로, 멋진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회사 일도 재미있었기 때문 이다. 그 후 본사로 자리를 옮겨 홍보업무를 할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가정은 와이프한 테 모든 것을 맡겨놓고 무엇이 그리 잘 났는지 매일 매일 회사에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다 집에 들어갔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용케도 참아준 와이프가 고맙다는 생각이고, 정말 일을 열심히 했다는 생 각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수원 교수생활보다 재미는 없었지만 열정은 더 많은 시절이었다. 아마도 승진 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러하지 않았을까? 홍보실에서의 근무 기간동안 나는 아 주 멋진 후배 두 명을 만나게 되는데 그 두 후배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 바쁜 시간 중에 서도 책읽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지금 부장이 되어 발전소로 내려와 예전 내가 처음 회사 들어와 했던 분야의 일을 하니 이전보다는 조금 더 많이 내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일하는 시간이 줄었다기보다는 일하는 시간을 잘 관리하여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었기에. 요즘 다시 책읽기에 빠져 있다. 자연과학은 생물학, 천문학 등 인류의 기원과 관련 된 내용을, 인문학은 심리학과 인문철학, 행동경제학, 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책을 고를 때 서평 등을 보고 선택하여 읽다보면 너무도 가벼운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특별한 이유 없이 골랐 건만 읽고 난 후 행복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나도 이처럼 행여 겉보기와 속이 다르지 않을까 염려하 며,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나의 인생을 알차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책을 통해. 나의 책 읽기 21

나의 책 읽기 22

11.20 2009 미흡함에 대한 답변_16탄 [날짜 : 2009.11.9 14:00:02]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을 반성할 줄 알기에 가능한 일이지. 머리는 움직이는데 몸으로 안 되는 것은 실은 머리로도 안 되는 거란다. 단지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지 이를 실천하려는 것이 몸뿐만이 아니라 머리 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지. 여하튼 계획대로 안 될 때는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든지, 밖에 나가 줄넘기를 하고 오든지 그렇게 땀을 흘리거나 하여 머리를 전환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다. 그렇게 하면서 너 보다 잘난 놈들을 넘어뜨리는 방법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 거지. 하드 디스크 가져갈 것이고, 컴 포맷하여 잘 쓰게 해 줄께. 2009.11.9 아빠 미흡함에 대한 답변_16탄 23

11.20 2009 소통을 통한 개선_15탄 [날짜 : 2009.11.5 01:53:19] 요즘 너의 편지를 보니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된 것 같아 흐뭇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완벽하게 개선되지는 않았으나, 습관이 한 번에 바뀐다면 이 세상 어디에 문제가 있겠니. 그런데 뭐가 개선되었냐구? 예전에 아 빠가 너의 잘못을 지적하면 너는 무슨 핑계를 대며 너의 잘못이 아니고 단지 주변 환경의 문제로 돌리곤 했지. 요즘은 너의 그런 면이 많이 바뀌었음에 조금은 기쁘구나. 아빠가 왜 자꾸 문제가 생기거나 문제의 소지가 보일 때 너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느냐 하면 잘못된 점에 대해 지적해 주지 않으면 대개는 인식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또는 인식하지 못하기에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 고 너의 잘한 점에 대해 칭찬도 해주어야 하지만 이 메일의 목적은 더 잘 하자는 의미로 시작되었기에 칭 찬하는 것보다는 개선할 수 있는 그런 말들을 해야 하기에 그러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빠가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다 보니 밑에 직원들이 어느 정도 있고 하는데 일을 시켜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단다. 같이 오래 있어야 아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해보면 알 수 있지. 어떤 하기 힘든 일을 시켰을 때 어떤 사람은 일을 정해진 기간 내에 잘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잘 완수하지는 못했더라도 자 신의 잘못(혹은 자신보다는 주변에서 도와주지 못해 완수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임)을 인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주변의 문제로 이야기하곤 한다. 대략 이 세 가지 패턴이 지. 실은 일을 하며 자신만의 힘으로 될 수 없는 것도 많단다. 서로 도와야 일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지. 하지만 그것을 주변의 문제로 돌리는 사람하고 근무할 때, 그 사람은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자신의 문제라 기보다는 옆의 동료가 도와주지 않아서 등 동료를 비난하지 않겠니? 그럼 어느 누가 그하고 함께 근무하 기를 원하겠니? 너의 과거와 소통하여 알찬 미래를 엮어간다고 하니 아빠도 계속 지켜보겠다. 너의 앞으로의 일년이라는 기간은 네가 나중에 더 컸을 때 그 때의 일년이 나에게는 엄청나게 소중한 시간이었구나, 그리고 이 시 간을 잘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내가 좀 더 나은 지금의 생을 보내고 있구나. 라고 느 낄 수 있기를 바란다. 2009.11.5 아빠의 생일날 아빠가 소통을 통한 개선_15탄 24

11.20 2009 치열한 인생_13탄 상현, 오늘은 책 서평을 읽다보니 아주 흥미있는 내용이 있어 너에게 보낸다. [날짜 : 2009.11.1 21:22:52]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시작부터 거침없는 말투가 인상적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나 <마시멜로 이야기>, <시크릿> 같은 책을 편식하는 독자들에게 "당신은 구제불능이다!"라고 일침을 놓기까지 한다. 만 약 그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장담하건대 중산층 이하의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단언이 그것이다. 저자의 약력이 궁금한 대목이고, 사실 그게 이 책의 또 다른 핵심이기도 한데, 간략히 말하면 이렇다. 1955 년생. 대학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사 입사. "탁월한 업무 능력과 통찰력, 조직력을 인정받아 35세의 젊은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사 일본법인의 사장 취임." 더불어, "일본 비즈니스계를 통틀어 자타가 공인하는 최 고의 독서가 중 하나". 그러니까 그는 재벌 2세가 아니면서 30대에 CEO가 된 신화적 인물이자 샐러리맨들 의 '로망'적 인물인 것. 그 '비결'로 꼽는 것이 특이하게도 자기만의 독서법이다. "내가 서른다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일본법인의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철저하게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살고 남 이 읽는 방식으로 책을 읽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모든 부분에서 남과의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차이 를 만드는 것은 바로 독서법"이라는 것. 거기에 이런 부추김. 책을 읽는 방법만 바꿔도 인생이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다! "단 한권의 책밖에 읽지 않은 사람을 경계하라!"는 영국 정치가 디즈레일리의 경구가 이 책의 에피그라프(epigraph)이다. 어떠냐? 이렇듯 삶은 치열하게 사는 것이란다. 어른이 되어서도 공부해야 하고, 특히 지금의 너 때에 가장 열심히 해야 너의 미래가 장밋빛이라는 현실 앞에서 잠이 온다고 꾸벅꾸벅 졸고 그럴 수는 없지 않겠니? 너의 한심한 모습을 엄마, 아빠는 물론 너 자신에게도 이번 1년간은 보이지 말기를 바란다. 대충 대충해서 될 일이면 이 세상 누가 열심히 하겠니? 2009.11.1. 아빠가 치열한 인생_13탄 25

11.20 2009 공부하는 것_12탄 [날짜 : 2009.10.30 20:48:59] 요즘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세상에는 늘 공부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며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과 언젠가 배운 지식에 안주하며 배우기를 거부하며 고집부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두 종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 고 느끼곤 한단다. 누군가에게 좋은 책을 선물해도 읽지 않을 때에는 서글픔도 느끼게 되며, 책을 읽지 않 는 사람은 왠지 목표가 없어 보이기까지 하니 아빠의 생각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그런 생각일 수도 있 지만 책 읽는 일은 사람으로서 죽을 때가지 해야 할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는 학생이기에 학교와 관련된 책을 읽는 일, 다시 말해 공부하는 일이 중요하겠지! 책은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일 거라는 생각이 다. 아래는 공부에 관한 명언들로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교육의 목적은 일생을 통해 공부하는 자세를 갖게 하는 것 이다 - R M 해틴즈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 르네 데카르트 학이시습지불역열호( 學 而 時 習 之 不 亦 說 乎 ) ; 배우고 이를 실천하며 살면 즐겁지 아니한가? - 공자 학이불사즉망( 學 而 不 思 則 罔 ), 사이불학즉태( 思 而 不 學 則 殆 ) ; 책만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썰렁해지고 생 각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 - 공자 삼인행필유아사( 三 人 行 必 有 我 師 )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 공자 덕불고필유린( 德 不 孤 必 有 隣 ) :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 공자 학문의 길로 들어갈 때에는 이치를 궁구하는 것을 우선해야 하고, 이치를 궁구할 때에는 독서를 맨 먼 저 해야 한다. 선인과 현인이 마음을 쓴 자취와 본받을 만하고 경계할 만한 선과 악이 모두 책에 있기 때 문이다 - 이이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 생 텍쥐베리 좋은 책을 갖고 있으면서 읽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읽지 못하는 문맹이나 다를 바가 없다. - 마크 트 웨인 2009.10.30 아빠 추신 : 요새 또 메일을 안보내는 것을 보니 네가 정말 흐트러져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구나. 왜 그리 흐트 러졌을 때 너를 빨리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그런 의지가 부족하니? 남자답게 좀 해라. 공부하는 것_12탄 26

11.20 2009 몰입_11탄 어느 정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 의미 있는 성취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날짜 : 2009.10.27 10:48:14] 그리고리 야코블레비치 페렐만. 예전에 신문 국제면 기사에서 보았던 수학자란다. 너도 어렴풋이 들었으리 라 생각한다. 수학계가 100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하고도,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을 거부 하고 100만달러, 10억 원이 넘는 상금도 받지 않은 채 서민 아파트에서 은둔하고 있는 러시아의 천재 수학 자이지. 며칠 전 그에 대한 내용이 EBS에서 '사라진 천재 수학자'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는데, 페렐만은 1966년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16세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받았고, 레닌그라드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구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테클로프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시작한 그는 8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하며 수학을 연구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스탠퍼드 대학, 프린스턴 대학 등의 교수 영입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단다. 페렐만은 2002년 '푸앵카레 추측'에 대한 증명을 인터넷에 올렸단다. 이 문제는 2년 전인 2000년에 미국의 연구기관인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100여 년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혀온 난제 7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문제였단다. 페렐만이 올린 내용은 그 후 2년여 동안 검증을 받았고 '참'으로 인정되었단다.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약속대로 100만 달러를 상금으로 내놓았고, 이 업적으로 그는 2006년 에스파냐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수학자 회의에서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했단다. 그러나 페렐만은 명예 와 돈 모두 거절했으며, 지금도 노모와 함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단다. 언론에 생계를 위해 버섯을 따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는데, EBS가 아파트 입구에서 며칠을 기다리며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아파트로 들어서던 그는 인터뷰를 거절했단다. TV에 나온 하버드대 등 유명 대학의 수학과 교수들이 한 말들이 인상적이었다는구나. 한 교수는 "페렐만 이 해결한 문제를 이 곳 저 곳에서 '설명'해줄 수 있어서 지난 몇 년이 너무도 행복했다"라고 말했단다. 페 렐만이 최근에 '충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또 다른 유명 대학교의 수학자는 "페렐만이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 너무 기쁘다"라고 활짝 웃더란다. 그들에게 페렐만은 '영 웅'이었다는구나. 아빠는 생활고에 찌든 듯한 페렐만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가 명예와 돈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것들에 대해 '관심' 조차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단다. 관심이 온통 수학에만 있기에, '수학의 노벨 상'이라는 명예나 10억원이라는 거액이 원천적으로 그의 눈에는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이라는 생각이란다. 그 정도로 수학에 몰입한 것이겠지. 얼마나 '몰입'하고 '집중'해야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 '행 복'이란 무엇일까? 페렐만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단다. 몰입_11탄 27

상현, 이 글을 읽고나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지 않니? 오늘 저녁에 보자. 2009.10.27. 아빠가 몰입_11탄 28

11.20 2009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날짜 : 2009.10.26 08:40:22] 오늘은 네가 보내 준 메일 내용을 보고 맞춤법을 따져 보고자 한다. 물론 메일을 빠른 시간 안에 써서 보 내기에 맞춤법을 신중하게 하지 않았겠지만, 평상 시 조금씩 하는 노력들이 합쳐지면 큰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기에 맞춤법을 평상시에 익히는 습관을 기울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빠가 대학다닐 때 리포 트를 쓸 때 한자(아빠는 고등학교 다닐 때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라 한자를 잘 몰랐다.)를 의식적으로 쓰다 보니 한자를 잘 알게 되더구나. 그래서 동 시대의 사람보다 아빠가 한자를 많이 알고 있는 이유이기 도 하지. 평상 시 어떻게 습관을 잘 들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은 말 안 해도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자, 이제 네가 보낸 메일을 볼까! 오늘 세삼(새삼 또는 새삼스럽게)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을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겠다는(버려야겠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그것은 바로 공부를 하다가 졸았다는 것입니다. 그러 나(생략해야 문장이 자연스러움) 왜 내 의지대로 되지 않을까요. 아마 노력없이(노력 없이) 얻으려고 해서 그런듯(그런 듯) 합니다. 하지만 희소식도 있습니다. 오늘 논술 학원에서 정말 놀라운 것을 배웠는데요. 바로 '통섭'입니다. 저번에 아빠가 공책에 써 주신 것이었죠. '학제간 연구', 전 분야에 걸친 상호관계 속에서의 연구 그리고 나아가 포괄적으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을 보여주는 것이 '통섭'이라고 설명하더라구요. 게다가 요 근래에 제 논술문을 잘 썻다며(썼다며) (선생님이 잘 쓴 논술문은 인쇄를 하여 스크랩을 해둠) 인쇄를 하시겠다고 하셨거든요. 오늘도 역시나 그랬고요. 이러한 들뜬 기분을 다른 곳이 아닌 학문에 전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자꾸 이메일이 두시간(두 시간) 정도씩 늦어지는 바는 있지만 자기전에(자기 전에) 꼬박꼬박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빠의 p.s : 통섭은 한문과 영어로도 알고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統 攝, Consilience 통( 統 ) 큰 줄기, 본가닥의 실, 혈통, 실마리 섭( 攝 ) 당기다, 끌어당기다, 쥐다, 굳게 지키다. 세상 일, 어디 만만한게 하나도 없지만 모든 일이든지 서서히 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길. 산에 오를 때 밑에서 바라보는 정상을 언제 오를까 하는 마음으로 바라 보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해 있는 것을 보며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듯. 그리고 논문 실력이 나아졌다니 축하한다. 바로 이 것이 꾸준함의 결과이라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겠지? 2009.10.26. 아빠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29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30

11.20 2009 최선을 다하는 자세_9탄 [날짜 : 2009.10.25 10:46:16] 상현, 샘표 간장 을 너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 또래의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상호이지. 샘표 간장 의 박승복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렴. "그때 나 스스로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죽음이나 기다리자고 생각 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그때 나무라도 심었으면 그 나무가 얼마나 자랐겠습니까? 나는 지금 아흔 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 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의 생일날! 아흔다섯 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아흔다섯의 나이이면 눈도 침침하여 잘 보이지 않을 텐데 어학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분인 것 같니. 보통 무언가를 시작하려다 멈칫하는 때가 많이 있잖아.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짰다가 포기 하는 경우도 많지. 너무 늦어서, 자신이 없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를 떠올리며 그만두는데 이 아흔 다섯 된 할아버지를 보며, 포기란 없고 오르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지 않니? 2009.10.25. 아빠 최선을 다하는 자세_9탄 31

11.20 2009 계획을 세운다는 것_8탄 [날짜 : 2009.10.23 14:24:18] 스티빈 베리가 지은 <세렝게티 전략 - 초원의 전략가들에게 배우는 비즈니스 생존 전략> 중에 나오는 말 이다. 어느 날 하마는 세렝게티의 뜨거운 태양빛을 받으며 시원한 강물 속에서 몸을 식히고 있었다. 그때 하마의 눈에 나비 한 마리가 강 위를 나풀거리며 하늘에 그림 같은 무늬를 만들어내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하마는 그 아름다운 움직임에 매료되었다. 결국 하마는 서서히 나비와 사랑에 빠져들었다. 하마는 그들의 관계가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지혜로운 사자에게 조언을 구하러 갔다. "저, 어떻게 해야 하죠? 저는 나비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나비는 너무나 아름답고 섬세하고 정말 매혹적이에요. 하지만 그 나비에게 가까이 갔다가 그 고운 날개를 상하게 할까 두렵습니다." 사자는 오래도록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사 자는 하마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비가 되는 것이 좋을듯하오." "하지만 어떻게 나비가 된단 말입니까?" 하 마가 물었다. 그러자 사자가 답했다. "그건 나도 모르오. 나는 전략가일 뿐이고, 당신이 나비가 되는 건 실 행의 문제니까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전략'을 짜지.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를 위해 전략 컨설팅을 해주기도 하고. 프로 젝트를 추진할 때,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정치인이 선거에 나설 때, 연애를 시작할 때, 우리의 모 든 삶에서 전략을 세우는 것은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너도 익히 알고 있을 거야. 그런데 전략과 관련해 종종 오해를 하는데, 전략이라는 것이 고차원적인 것이라는 오해이지. 거꾸로 전략은 저차원적이 어야 하며, 실행, 현실, 행동의 문제라는 거지. 아빠가 보기에 상현이, 너의 전략이 이처럼 너무 고차원적 이기 때문에 실행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보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전략이 우리의 일상, 구체적인 행 동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야 의미가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그건 그저 의미 없는 꿈, 몽상일 뿐이지.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것처럼 행동하 라."라는 잭 웰치의 말을 상기하렴. 2009.10.23. 아빠 계획을 세운다는 것_8탄 32

11.20 2009 관심과 집중_7탄 [날짜 : 2009-10-21 09:35:54] 상현, 루시 조 팰러디노 라는 사람이 지은 포커스 존(Focus Zone) - 집중력을 위한 뇌의 재발견 중에서 나오는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단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단다. 두 마리 늑대가 벌이는 아주 끔찍한 전쟁이지. 그 중 한 마리는 두려움, 분노, 죄책감, 탐욕, 어리석음을 의미하고 다른 한 마리는 신뢰, 평화, 진실, 사랑, 이성을 의미하지. 너희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이 두 마리 늑대가 싸움을 한단다." 그 이야기를 듣던 한 아이가 현자에게 물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체로키 현자가 답했다. "네가 먹이를 준 늑대가 이기지."라는 말이 나온다. '관심'이 그 사람을 만드는 거지. 무엇에 관심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상현, 바로 너 자신이며, 그 관심이 결국 너를 만든단다. 위의 이야기는 어느 체로키 노인이 부족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해준 말이란다. 네 마음속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두 마리의 늑대. 그 중 승리를 거두는 놈은 '네가 먹이를 준 늑대'라고 현자는 말하지. 네가 탐욕, 분노, 두려움, 어리석음, 죄책감에 먹이를 주고 관심을 기울이면 그것이 나 자신이 되고, 진실, 사랑, 신 뢰, 평화에 먹이를 주고 관심을 쏟으면 그것이 나 자신이 된다는 사실 앞에 네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니! 네 주위에 너무도 많은 '방해물'들이 넘쳐나 네가 하려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가 힘들겠지만 너에게 가 장 소중하고 중요한 대상들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쏟으려 노력해야 하지 않겠니? 최근 너의 약속, 이틀에 한 번씩의 메일과 줄넘기, 이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너의 현재가 어떤지 보 일 것이다.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삶은 남이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두 번 사는 것도 아니라 는 사실을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마지막으로 네가 요새 조금 공부 좀 한다하며 혹시나 우쭐해 할까 봐 아인슈타인의 일화를 마지막으로 덧 붙이고자 한다. 아인슈타인의 제자가 아인슈타인에게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아는 것이 그리 많은데 아 직도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십니까? 그랬더니 아인슈타인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바로 이 원 안에 있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지. 하지만 원 밖의 것은 나도 아직 알 수가 없지. 원 안은 유한이지만 원 밖은 무한하기에 나는 아직도 연구해야만 하지. 라고 말을 했단다. 2009.10.21 아빠로부터 관심과 집중_7탄 33

11.20 2009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_6탄 [날짜 : 2009-10-20 16:20:58] 상현, 이틀마다 쓰는 편지가 처음에는 시간만 허비하는 것 같기도 하였겠지만 지금은 약간 마음이 달라졌 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아직도 편지 쓰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서서히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단다. 만약 편지를 형식을 갖추어 쓸 경우에는 수신자가 너와 공 적인 관계에 있을 경우이고, 너와 아빠는 지극히 사적인 관계이기에 메일을 그냥 하루의 일과를 생각하면 서 내일은 또 모레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정리한다는 기분을 쓰다보면 오히려 일기 쓰는 것처럼 '내가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하냐하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 하다고 하단다. 비틀즈가 유명해지기 위해서 영국에서 알아주는 이가 없어 독일에서 피나는 1만 시간의 연 습을 통해 음악의 대가가 되었고, 골프선수 최경주도 그렇다고 하더구나.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 많 지 않듯이 1만 시간을 넘겨 훈련한 사람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거지. 상현, 너에게 1만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을 훈련한다고 하면 약 3년이란 시간이란다. 1만 시간이 지 나면 너의 몸은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거지. 그렇게 자동적으로 네 몸이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아빠가 너에 게 강요하는구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계속되는 연습뿐이라는 것을, 2009.10.20 아빠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_6탄 34

12.15 2009 창조적인 마음으로 생할하기_23탄 상현, 토머스 L. 프리드만이 지은 <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단다. [날짜: 2009.12.15 18:48:37] 한 CEO가 자신의 어린 딸을 돌보고 있었다. 그는 신문을 읽으려 했지만 딸의 끊임없는 방해로 완전히 지쳐버렸다. 그러다 그는 한 면 가득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NASA 사진을 발견하고 기막힌 생각을 떠올렸다. 그는 그 면을 조각조각 찢어서 아이에게 다시 맞춰 보라고 했다. 그러고는 자리를 잡고 앉아 30분은 평화롭고 조용하게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아이가 활짝 웃으며 그의 옆으로 왔다. '벌써 끝냈니?' 그가 물었다. '넵.' 아이가 대답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맞췄니?' 너는 이 아이가 어떻게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책에서의 답은 다음과 같단다. '음, 뒷면에 사 람 사진이 있던데요. 그래서 그 사람을 맞췄더니 지구가 함께 맞춰졌어요.'.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시시한 구석이 없진 않지? 너의 언어영역 실력이 부족함을 앞의 글과 비교하여 한 번 생각해 보자. 네가 어려워하는 언어영역 중 이해해야 푸는 문제에 약한 이유는 생각하는(유추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평상 시 글을 읽을 때 창조적 비판능력을 갖추고 읽지 않으면 글의 내용을 옳게 이해하지 못하고 피상적인 내용만 이해하여 글의 윤곽을 잡기가 힘들단다. 앞의 글에서 이 아이는 앞면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 라 뒷면에도 관심을 가져, 즉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모두 이용하여 풀었기에 쉽게 해결할 수 있었지. 너도 지금부터라도 글을 읽음 에 있어 많이 읽어 지식이 많아짐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 한 문장이라도 확실하게 읽고 이해하여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단 다. 이렇게 해야만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 는 속담처럼 된단다. 비판적 사고능력을 가질 때에 비로소 그 문장에 있는 긍정적 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분석하여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단다. 이것이 바로 언어영역 이해의 핵심이고, 또한 논문작성의 기 본이란다. 하나를 알더라도 확실하게 알아가는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2009.12.15 아빠 창조적인 마음으로 생할하기_23탄 35

12.14 2009 다시 한 번 해보자_22탄 [날짜: '09.12.14 23:24:10] 상현, 이제 내일이면 시험도 끝나지. 이로써 고등학교 2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가버리고 마지막 진짜 중요한 1년의 시간이 너를 맞이하는구나. 아마 지금 너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의 상태로는 어림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 생각한다. 아빠가 너를 보며 생각하는 것이 그럴진대 너야 당연히 너의 현재 모습을 더 잘 알고 있겠지. 너의 이런 생각들이 며칠을 못 가는 것이 정말 문제라는 것이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너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근 성을 갖지 못한 것이 첫 번째이고, 너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다시 말해 네가 잘못한 모든 일은 적절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식이 두 번째이며, 셋째로는 너 자신의 관리가 안 된다는 것을 다 시 말해 준다. 탈무드에 승자가 즐겨 쓰는 말은 다시 한번 해보자 이고, 패자가 즐겨 쓰는 말은 해봐야 별수 없 다 이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해봐야 별수 없다고 생각하며 대충 하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 단다. 너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은 하루하루 너의 일정을 계획하고 반성하면 가능한데 넌 그것 또한 못 하는구나. 계획과 반성을 통해 너의 근성을 좀 더 기를 수 있고, 너의 잘못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에 그렇단다. 너와의 메일도 마찬가지란다. 너의 계획과 반성, 이런 것이 부족하기에 아빠가 너에게 제안 했고, 너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시험이라는 핑계를 대가며 어긴 것은 너의 생각이 어떤지를 단편적으 로나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설마 이 메일을 보며, 속으로 메일을 쓰지 않는 핑계거리를 말하고 있 는 것은 아니겠지! 너에게 메일을 장문으로 적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 단지 너의 하루의 결과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쓰라는 것이었는데 이를 네가 지키지 못한 것은 네 하루의 일정을 네 스스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메일을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너의 하루의 일정이 잘 정리되었다면 메일 작성에 5분이면 충분했다고 보며, 또한 하루를 마칠 시점에서 네가 잘한 점은 계속 이어가고, 못한 것은 대비책을 세우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기에 더욱 필요한 것으로 본다. 자꾸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되는 것도 아빠도 알고 있고, 이런 이야기로 메일의 내용을 채우는 것도 짜증난 단다. 하지만 네가 약속을 지킨다면 이런 일이 반복되겠니? 이제 정말 너의 중심을 다시 한 번 잡고 일 년 의 계획, 분기 계획, 한달의 계획, 보름의 계획, 하루의 계획, 그리고 시간 단위의 계획을 네 머리 속에 잘 정리하고 실행하길 간곡히 바란다. 구체적인 계획 없는 막연한 생각은 공상가만이 하는 것이란다. 2009.12.14. 아빠 다시 한 번 해보자_22탄 36

12.14 2009 기회_21탄 [날짜 : '09.12.9 15:41:05] 상현아, 기회는 언제나 조용히 그리고 아주 살며시 다가온다. 우선은 그것이 기회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 릴 수 있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하고, 그것이 기회라고 판단이 되면 주춤거리러나 우유부단하지 않고 그것을 꽉 잡아야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말이다. 마치 그것이 인생을 통해서 결코 오지 않을 것처럼 절박하게 말이다.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오겠지라고 절대 생각해서 안된다. 아마 그것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아버지 가 경험한 삶의 진실(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진실이란다)이라고 본다. 시험 잘보길.., 2009.12.9 아빠 기회_21탄 37

11.27 2009 청평사 유감 어머님의 생신이 주중인지라 한 주 이른 주말에 가족이 모였다. 출가한 가족을 포함한 모임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도 하기 힘들다. 저마다 시댁이다, 처갓집이다 하여 방문하다 보면 명절에도 한 자리에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오늘 같이 부모님 생신의 경우에는 모처럼 대가족 모임이 가능하다. 작년 가을 모임 이후 근 일 년만의 모임이다. 모임의 장소를 춘천으로 정했다. 장소를 정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가족이 함께 모이기 편한, 그리고 가급적 가보지 않은 곳으로 정할 때가 많은데 오늘은 군 복무하는 조카 녀석이 가까운 곳으로 정했으며, 회사의 게스트 룸이 춘천에 있어 잠잘 곳도 의외로 쉽게 결정되었다. 춘천에 모인 후 그 날 저녁의 메뉴는 당연히 닭갈비와 막국수였다. 요즘 소양강댐 가는 길에 자리 잡은 통나무집 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 하였다. 근 30분을 기다린 후에 자리를 안내받아 춘천의 유명 한 메뉴를 먹었으나 예전 -약 15년 전쯤 되려나- 회사 동료 결혼식 때 먹었던 닭갈비의 맛은 이제 영 찾 아볼 수 없다. 그 맛을 찾으려고 여러 번 춘천을 찾았건만. 오랜 만에 모였으니 남자들은 거나하게 술 한 잔으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여자들은 과일과 음료 등을 함께 하며 남자들의 이야기에 옳다, 그르다 끼곤 한다. 늦게까지 한 잔 한 후 잠자리에 들다 보니 아침은 늦게 일어나 아점(Brunch)으로 어머님 생신진지를 차려 드렸다. 그것도 직접 지어 드린 진지가 아닌 식당에서 드렸으니 이만한 불효도 없다. 하지만 어머님 께서는 직접 지어주신 진지보다도 자신이 낳으신 자식들과, 그 자식들이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시는 모습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셨을 게다. 청평사 유감 38

[우리 집안의 가장 어린 조카 '민영'이와 함께, 술 한잔을 걸친 후라 홍안의 모습이 사진에도 나타난다.] 청평사 유감 39

[취기어린 모습으로 와이프와 함께] 아점을 한 후 춘천의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 청평사( 淸 平 寺 )로 향했다. 배를 타고 가려했으나 쌀쌀한 바람으로 인해 육로를 이용했는데,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고 넘어 도착한 곳은 오봉산 산자락의 소양호를 바라보는 아늑한 곳이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청평사를 가기 위해 걸음을 내딛었다. 주차장에서 청평 사까지는 약 2km의 거리란다. 제법 바람이 세차기에 목도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청평사 개표소에 도착했 다. 표를 사려고 안내판을 보니 군인과 청소년, 그리고 경로 등 우대조건이 다르기에, 매표인에게 우리 10 명의 일행을 설명해주니 매표인은 군인이면 휴가증을 보여 달라, 어린이는 어린이 증명을 해라, 경로인은 경로우대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 조카의 빡빡 깍은 머리를 보여주니 요즘은 군인 아닌 사람도 저렇게 하고 군인이라고 한다며 휴가증 아니면 안 된단다. 그래서 내가 아니 어른도 계시고 어린이들인 조카들도 데 리고 왔는데, 돈 300원 아끼려고 아이들 앞에서 어른으로서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요? 라고 말하니 매표 인은 앉은 자세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매우 톤을 높여 불쾌한 목소리로 내가 군인인지 모르니 휴 가증을 보여 줘 라고 언성을 높이고, 또한 옆에 있는 사람이(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왜 증도 없이 그 러느냐고 핀잔을 준다. 하도 어이가 없어 내가 아니, 당신들은 엄연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고객에게 그럴 수 있느냐 고 하자 오히려 나보다 더 목소리를 높인다. 참 가당찮아 이 절의 주지 스님에게 말할 테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자 그건 내가 알려줄 필요가 없다. 고 반말로 말을 한다. 청평사 유감 40

나도 화가 나고 하여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상식 이하의 사람들과 다투는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여 청평 사 관람을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한 여행에서 그 매표소 매표인의 행동 하나로 우리 가족모임은 엉망이 되었다. 나도 불교를 믿는 조계종 신도이지만 조계종 산사에 가서 이런 불쾌한 경험을 하고 보니 정말 실망스러웠다. 집 에 돌아와 청평사 전화를 알아보고 매표인이 다른 분들과도 실랑이를 할 소지가 다분하기에 스님에게 여 차저차 말씀드리니 영 신통치 않게 대답하신다. 후에 알아보니 그 매표인은 청평사를 찾는 다른 사람과도 자주 실랑이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표인이야 몰라서 그랬다고 치자, 청평사 스님들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을 텐데 왜 매표인을 잘 교육하여 찾아오는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 런 자세를 보이지 않는지 이상하다. 행여 청평사를 찾아오는 사람을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고 스님 아래 계 층의 범부로 생각하여 그렇게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씁쓸하다. 더구나 불교도가 아닌 다른 종교인들 도 이 곳 청평사를 찾을 텐데 산사 입구에서 나와 같은 봉변을 당하여 청평사의 이미지가 나빠져도 괜찮 다는 것인지. 고객은 언제나 옳다 라는 말을 알기나 하는지. 그리고 또 하나, 굳이 먼 길을 달려와 절 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왜 관람료를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에 문화재라는 이유로 관람료를 받겠다 는 것에 대해 백번 양보하더라도 사찰 가까운 곳에 매표소를 설치하던가 해야지, 왜 저만치 먼 거리에 매 표소를 설치하여 등산하는 사람들까지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징수하는지 모르겠다. 청평사 유감 41

[소양강 가에 새겨진 소양강 처녀 노랫말인데, 너무 추워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상 점들도 철시하여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청평사 유감 42

11.26 2009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도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한다. 다니는 회사가 기술을 근본으로 하는 회사임에도 기술력보 다 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내일 유래가 없는 엄청난 비가 온다고 예보되었다. 내가 사는 동네 는 저지대인지라 상습침수지역이며, 이번 비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강우량이다. 자 우리는 이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 인데, 집안의 모든 가재도구들은 방수처리가 되는 기술을 활용하여 전혀 손상을 입지 않으며, 즉 물적 손실은 전혀 없으며, 인적 손 실만 발생가능하다고 가정하자. 이 뉴스는 이 동네의 동장만이 전해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사장의 말을 말단직원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지 않은가! 뉴스를 접한 동장이 주민에게 내일 비가 많이 오니 조심하세요! 라고 단 순하게 이야기하면 주민들은 어떻게 후속조치를 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다수의 사망자가 발 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일이 왕왕 일어난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일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그리고 대부분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기에, 미팅이나 워크숍 또는 대화를 통해 하곤 한다. 혼자 하는 생각보다 여럿이 생각할 때 서로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뜻하지 않는 아이디어가 생겨 서 원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많은 경험에 비추어 평상 시 근무할 때 팀원들에게도 대화를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많은 딜레마에 봉착하는데, 이는 앎(기술에 대한 지식)의 부족 때문에 발생하지 않고 대부분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잘 모르기 에 일어난다. 커뮤니케이션은 내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입 장에서 생각하고, 거기에 더 심한 경우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다. 특히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핏줄 세워가며 주장할 때 이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차라리 전쟁이다. 말의 전쟁이라고 할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은 배려의 정신에서 나온다. 배려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다시 말해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으니 이는 운전면허가 없는 것은 둘째 치고 운전을 전혀 배우지 않은 사람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몸의 상처는 일정기간동안 아픔을 주지만 맘의 상처는 영구적인 상처를 주며,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의 기법을 잘 익혀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익히려고 전혀 시도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된 방법을 고수하곤 한 다. 이런 사람들을 볼 때 베이컨이 말한 동굴의 우상 보다는 차라리 시장의 우상 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배움을 통해 알고 이를 실행하고 때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인류의 거대한 진전이 이루어졌음 을 생각하면 커뮤니케이션도 이와 다름없다. 不 恥 下 問 ( 孔 子 穿 珠 와 비슷, 자신을 낮추어 배우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居 敬 窮 理 (항 상 그 자리에서 본질을 생각한다.), 朝 聞 道 夕 死 可 矣 (질문을 통해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무엇이든지 좋다.) 라는 배움의 자세를 통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여야 하지 않을까?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43

11.25 2009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날짜 : 2009.11.25 11:28:29] 상현, 오늘은 최근 기사내용을 소개해 주려고 한다. 너도 물론 신문을 보고 있지만 아마 이 내용은 신문에서 보 지 못했을 것이고, 또한 내용 중에는 신조어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으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영국의 유력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2010년의 세계'라는, 새해에 대한 종합 전망을 발표했단다. 연말마 다 내놓는 자료로 벌써 24회째라는구나. 눈에 띄는 신조어가 있는데, '비시스(BICIs)', 즉 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네 나라의 앞 글자를 딴 새로운 용어란다. 요즘 러시아가 부진한데,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가 내년에 러시아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단다. 기존의 '브릭스(BRICs)' 대신 '비시스(BICIs)'라는 용어가 쓰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구나. 이들 거대 신흥 국가들의 경제는 내년에도 활기를 띨 거라는 전망이지만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관대 한 강대국'이 될지 아닐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단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거대 신흥 국가들의 경제가 호 조세를 보이겠지만 아직은 세계경제를 견인해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았단다. 내년 세계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하겠지만 선진국 경제의 회복 속도는 그리 빠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V자 회복보다는 U자, 최악의 경우에는 W자의 지루한 회복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란다. 그리고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단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G2'로 공식화했지. 인도는 건국 이후 처음으로 농업보다 공업의 비중이 높 아질 것 같다는 보도도 덧붙였구나. 이밖에 신종 플루는 잠시 주춤하다가 내년에 두 번째 대유행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그린 뉴딜'의 영 향으로 2010년에는 환경 분야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단다. 참고로 G2(Group of 2)는 미국과 일본, G3는 G2+독일, G7은 G3+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G8(G7+러시아), G10(G7+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이고,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G20회의가 열리는데, G20은 세계 GDP의 90%를, 국제교역의 80%를(EU간 교역 포함),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협의체로 G7국가와 12개의 신흥개도국, 그리고 EU(의장국)로 구성되며, 신흥개도국은 한국, BRICs(Brazil, Russia, India, China), 아르헨티나, 호주,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공, 터 키의 20개국과 국제기구인 IMF, World Bank, 유럽중앙은행도 참여한단다. 그리고 통섭( 統 攝, Consilience)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한다.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위대한 아이디어는 레스토랑의 회전문에서 탄생한다. 고 했는데, 통섭(Consilience) 측면에서 이 말을 해석하면 다른 분야의 학문과 지식을 서로 교환할 때 위대한 아이디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44

어가 창출된다는 뜻이란다. 통섭(Consilience) : Edward Wilson이 주장하는 개념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이 모두 인간에 대 한 학문이기에 유전학, 진화론, 뇌과학 등의 생물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하다는 것이 가능하 다는 생각을 담고 있는 개념으로 이 개념이 상당히 도전적이어서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뜨거움 오늘은 새로운 용어와 요즘 유행하는 개념들에 대한 내용들로 메일을 썼는데, 혹시 아빠 메일을 보며 잠시 여유를 가지려고 했다가 더 머리가 아픈 것은 아닌지^_^ 2009.11.25 아빠 추신: 오늘 저녁에 보는데 맛있는 것 먹을까?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45

11.20 2009 완벽한 기본을 통한 인생의 주인공되기_19탄 [날짜 : 2009.11.20 00:54:28] 이제 서서히 네 위치를 알아가고 있으며, 네가 생각하고 있는 위치는 어떻게 해야 갈 수 있는지 좀 더 구 체적으로 알아가고 있어 아빠로서 기쁘구나. 한편으로는 이를 좀 더 빨리 스스로 느껴서 어느 정도 고지에 올라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으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속담처럼, 그리고 네 말처럼 황소걸음으로 후회하지 않고 완벽하게 하면 1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부족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수능이나 모의고사, 내신 등 시험뿐 아니라 학교를 나와 회사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란다. 기본이 안 된 사람은 특수한 경우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랜 기간동안 일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펑크 나는 것 을 볼 수 있단다. 피카소가 추상화의 대가라고 해서 처음부터 추상화를 그리지 않고 사실적인 그림들을 완 벽하게 그린 후에 비로소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후에 추상화의 대가가 되었듯 그 어느 것도 기본이 충실하지 않으면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단다. 아빠가 읽은 책 중 그리스 관련 책들에는 아빠의 정신세계를 풍부하고 알차게 해주었단다. 그런데 아빠가 책에서 배운 것 중의 하나는 등장인물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우열이 갈린다는 점, 지독히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란다. 힘든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 그가 주 인공이지. 모든 역경은 성공 스토리와 주인공을 빛나게 만들기 위한 좋은 재료일 뿐. 상현, 너의 인생의 주인공이 되거라. 야압. 2009.11.20 아빠 추신 : 가족모임에 함께 하지 못하는 네가 아쉽기도 하지만, 훗날 네가 '훌륭하게 되기 위한 과정에서 이런 어려움도 있었다.'는 것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완벽한 기본을 통한 인생의 주인공되기_19탄 46

11.20 2009 네 자리를 잡 잡아라_18탄 [날짜 : 2009.11.16 17:06:47] 상현아, 자리를 잡는다는 뜻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공통적인 의미는 안정 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긴 방랑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자리를 잡고 일을 열심히~,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자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행운을~, 마당 한 가운데 자리를 잡고~ 등의 예문에서와 같이 자 리 란 의미에는 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잖니! 네가 말하는 자리는 너 스스로 해야 된다는 말에 아빠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렇게 위해서는 네가 말한 대로 열심 이라는 기본이 전제되어야 하겠지. 실은 세 상사에서 저마다 사람들이 자기의 위치를 잘 잡고 행동하면 얼마나 평화롭고 아늑하겠니. 그렇지 않기에 이 세상은 불안과 혼돈, 질투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과 결과들이 산재되어 있다고 본다. 자기가 할 일을 안 다는 것은 결국 자기의 위치를 잘 잡는 것이니 아빠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엄마는 열심히 건강관 리를 하며, 너와 아빠에게 엔돌핀을 팍팍 나오게 하는 그런 모습을, 그리고 너는 학생의 역할을 하는 그런 자리를 잡아야 하지. 너의 공부하는 환경을 바꾸었다고 하니 아마도 새로운 환경에 네가 적응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열심히 하 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이 새로운 환경이 어느덧 익숙한 환경으로 변하면 서 조금 나태해지곤 하지. 그렇다고 매 번 새로운 환경으로 옮기기에는 불확실성이 또한 병존하기에 그리 할 수도 없으며, 따라서 적당한 선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지 않겠니? 오늘 신문을 보니 서울대 주요학과의 커트라인은 원점수로 400점 만점에 390점 이상이라니 수능에서 1~2 문제만 틀려야만 서울대의 주요학과(경영대학, 의과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고 보도하더구나. 피나는 경쟁 이라는 현실에서 네가 이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도, 행동도 그렇게 굳게 다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네 자리를 잘 잡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다오. 2009.11.16 아빠 p.s. : 안정적인 자리를 차지하여 엄마가 원하는 1년에 2~3개월 동안의 동남아 골프여행을 만족시키는 것 이 우리 상현이의 임무 중의 하나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도록.^_^ 네 자리를 잡 잡아라_18탄 47

11.20 2009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날짜 : 2009.11.3 02:14:31] 아빠가 지인에게서 받은 메일인데 먼저 너도 첨부를 열어 한 번 감상하기 바란다. 스피커의 볼륨도 적당히 tunning하고 말이다. 이제 다 들었니? 먼저 영상을 보고나니 어떻게 모든 볼이 수집 콘에 들어가는지 정말 믿을 수가 없구나. 이 신기한 기구는 Robert M. Trammell이라는 음악 지휘자와 아이오와대학의 Sharon Wick School(기계공학)의 협업작품이 라는구나. 이 팀은 이 영상을 찍기 전에 13,029시간을 투자하여 배열, 교정, 조율을 마쳤단다. 이 기구는 대학의 Matthew Gerhard 동창회 홀에 설치되어 있고, Smithsonian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라는구나. 어떻게 보면 3분 30초가 채 안되는 간단한 영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의 영상을 만들기 위 해 13,029시간을 투입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이란다. 우리는 어떤 결과를 보고, 그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중 간과정이 별로였을 거라는 생각을 하곤 하지. 하지만 이런 간단한 음악을 얻기 위해서 공들인 시간이 우리 의 상상을 초월하듯이 만약 정상에 우뚝 서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유추할 수 있겠지. 정상에 오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이 영상은 함축하고 있다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열심 히 최선을 다하길. 2009.11.2 아빠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48

추신: 가을 날씨임에도 많이 추워져 겨울 같은 날씨이구나. 추위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렴. Subject: A MUST VIEW - Mechanical Engineering This is AWESOME to watch and listen to!!! AMAZING! Turn your sound on for this. Read this first, then watch. This is almost unbelievable. See how all of the balls wind up in catcher cones. This incredible machine was built as a collaborative effort > between the Robert M. Trammell Music Conservatory and the Sharon Wick School of Engineering at the University of Iowa. Amazingly, 97% of the machines components came from John Deere Industries and Irrigation Equipment of Bancroft, Iowa...Yes, farm equipment! It took the team a combined 13,029 hours of set-up, alignment, calibration, and tuning before filming this video but as you can see it was WELL worth the effort. It is now on display in the Matthew Gerhard Alumni Hall at the University and is already slated to be donated to the Smithsonian.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49

11.20 2009 10,10,10법칙_17탄 [날짜 : 2009.11.14 17:17:27] 어제는 대전에서 회사 일을 보느라고 서울에서 하루 일찍 출발했었다. 아침 무렵에는 엄마랑 건강검진을 받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정신없이 점심을 먹고 고속버스에 올라타 대전으로 내려왔단다. 오랜만에 내려 온 대전은 이전과도 별반 변한 것이 없었고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 같다는 생각이었지만 실은 아빠가 알 지 못하게 많이 변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수능시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으니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 현아, 혹시 너는 국, 영, 수 이 세과목에 대해 1등급만 얻는다면 성공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혹시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해주고 싶단다. 네가 가려는 학교는 1등급이 문제가 아니라 몇 개를 틀려야 갈수 있는지를 따지는 학교이기에 그저 단순하게 1등급을 유지하자 라고 생각하지 말 기를 바란다. 내려오면서 읽은 책이 미국 굴지의 기업인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의 부인인 수지 웰치의 책인 10, 10, 10 이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10,10,10 법칙을 떠올리며 하라는 내용인데, 10분 후, 10개월 후, 10년 후를 의미한단다. 물론 10분은 정확하게 10분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단기간이라는, 10개월은 중기, 10년은 장기적으로 해석하면 되겠지. 만약 지금 네가 공부하는 것을 10,10,10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겠니? 10분 후 너는 너 자신의 계획을 열심히 해 나갈 거라는 희망에 온 몸에 엔돌핀이 솟아날 터이고, 10개월 후면 수능 을 잘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황홀해할 것이며, 10년 후에는 안정된 생활을 꾸려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겠지. 그렇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지. 그런데 너 는 약간 의지력이 약하니 그 약한 의지력을 10,10,10에 잘 맞추어 네 의지를 강하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아마도 100명 중 10명은 생각을 강하게 하여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10명 이 다 성공하지는 못하지. 왜냐하면 실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 그 중에서 3명 정도는 실천하겠지. 하지 만 긴 기간동안 흐트러짐 없이 실천하는 것은 1~2명 정도이지 않을까? 너는 지금 어느 단계에 있으며, 네 가 가야 할 단계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분명히 정립되지? 2009.11.14 아빠가 10,10,10법칙_17탄 50

06.28 2010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학원가로 유명한 대치동으로 집을 옮긴 이유는 맹모삼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재물을 더 확보하려는 물적 욕심 또한 없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둘 중 어느 효과가 더 많을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테지만. 햇수로 헤아려보니 벌써 4년 전 일이다. 엊그제 같 았던 일들이 실제로 헤아려보면 많은 시간들이 흘렀음을 알게 된다. 학원가인지라 집 주변에는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많은 학원들이 산재 해 있다. 바로 집 건너에 있는 학원으로는 수학으로 이름난 페르마학원이 있는데, 며칠 전 서점에 들러 구입한 책이 사이먼 싱이 지은 페 르마의 마지막 정리 라는 책에서 나오는 그 유명한 수학자 페르마의 이름을 딴 학원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다는 것을 21세기 이전의 신문에서 본 기억도 있기에 이 책이 눈이 아니 갈 수 없었다. 17세기에 살았던 유명한 아마추어 수학자인 피에르 드 페르마가 남긴 정리를 증명하고자 당대의 그리고 후대의 유명한 수학자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이야기하는 형태로 나열한 것이 이 책이다. 최근 회사 일을 핑계로 너무나 독서에서 벗어난 길을 가고 있는 그리고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는 자신을 보며 서점에서 고른 것이 이 책과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인데, 요즘 들어서 독서의 방법으로 선택한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읽기 에 선택된 책이다. 먼저 정의의 개념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흥미가 있어 한참 진도를 나가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를 먼저 다 읽게 되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다음과 같다. X n +Y n =Z n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의 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n이 2일 경우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인 X 2 +Y 2 =Z 2 가 되어 이 식을 만족시키는 자연수 X, Y와 그에 따른 Z는 무수히 존재하게 되지만. n=4인 경우는 페르마 자신이 증명을 써서 남겼으나, 그 후 350년간 많은 수학자가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증명 은 여전히 명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에 의해서 중요한 이론이 파생하여 전개되어 정수론에 큰 진보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런 의 미에서 극히 중요한 정리라고도 할 수 있다. 더욱이 1908년 독일의 볼프스켈이 2007년까지 이 정리를 증명하는 사람에게는 10만 마르크의 상금을 주라 는 유언을 남겨 이 문제는 더욱 유명해졌다. 엄청 간단해 보이는 이 방정식이 350년이 지나서야 증명되는데, 페르마는 디오판토스의 책 산술(Arithmetica) 한 구석에 자신은 이 정리를 증명했지만 이 책의 여백이 모자라 적지 않는다고 썼다. 증명되지 않은 명제이므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가 아니라 페르마 가설 이라 고 부르는 것이 옳지만, 이 명제를 증명했다는 페르마의 주장을 존중하여 예전부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라고 불러왔다. 증명에 실패한 얼마나 많은 학자들의 고뇌와 좌절은 안보아도 훤히 보일 지경이다. 그러다 1997년 영국 출신의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인 앤드류 와일즈에 의 해 증명이 되었는데, 사실 이 책에서는 앤드류 와일즈가 증명한 과정은 나와 있지 않다. 증명과정이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약 200쪽에 이르는 증명과정이 나와 있다 하더라도 수학에 정통한 - 아마도 일반 수학자들도 이 부류에 제외될 것이다 - 사람들만 이해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 책은 출판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하기 위한 350년 동안의 과정들이 비교적 상세히 사실로 기술되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유명한 러셀, 힐베르트, 괴델, 오일러, 라그랑 쥬 등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와일즈가 해결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어린 시절에 접하고 그것을 풀어보겠다는 당찬 어릴 적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나가는 수학자의 여정을 확인 하게 되며, 수학의 경이로움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또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발견이나 발명, 그리고 증명은 어느 한 사람이 독창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거기에 자신의 결과를 반영하여 이룬 것이라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51

사실을.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업적을 두고 그 자신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 보았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물론 뉴턴의 겸손함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세상의 위대한 발명이란 단지 한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이미 다른 사람들이 이룬 성과들이 있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즉 와일즈 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자신이 독창적인 방법을 써서 증명한 것이 아니라 다른 수학자들이 발명하거나 발견한 수학적 원리들을 유효적절 하게 잘 이용함으로써 증명했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수학사 최대 난제 중 하나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꾸 로 되돌아가 희랍의 피타고라스에서부터 수학사의 거대한 흐름들을 나열한다. 그리고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것으로 끝 을 맺는다. 마치 수학에 관한 역사이라고 할까. 어린 10살 무렵 와일즈는 도서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기록한 책을 보고 평생에 걸쳐 이를 증명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가 되어 무려 7년 동안 가족과 함께 쉬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시간 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데 바쳤다.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고 쉽게 포기해 버리는 아이들이나 단기간에 무조건 큰 결과만을 올 리려고 하는 오늘의 우리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은 혜안을 얻을 것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52

04.18 2010 휴일에 즐기는 휴식 홍미숙의 희망이 행복에게 중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나도 휴식을 취하고 싶다. 내 삶에 재충전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쫓기듯 살아온 지난 세월에 미안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한나절 여유를 가져보는 것,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보는 것, 어느 것이든 좋겠다. 그래야 생동감이 되살아날 것이고, 그래야 나의 봄을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휴( 休 )! 한자 ' 休 '자의 모습처럼 나도 나무에 기대서서 며칠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 오늘은 4월 셋째 주 일요일로 제가 있는 곳은 전라남도 영광입니다. 어제 토요일에는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본 후 무안으로 이동하여 난생 처음 무안 낙지를 먹었는데 몬도가네 식의 식탐을 경험했습니다. 10년도 넘은 예전 부산에서 살 때 직원들과 함께 곰장어를 짚불에 구워먹을 때의 몬도가네 식 요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살아 있는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둘둘 말아 통째로 한 입에 삼켜 열심히 씹어야 합 니다. 그렇지 않으면 낙지의 발판이 입안 구석구석에 달라붙어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동안 산낙지도 먹어보고 연포탕도 먹어보 고 하였지만 이렇게 낙지를 통째로 먹어보기는 태어나 처음 하는 일이었기에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일행이 먹는 것을 보니 저도 어느덧 두 번 째 먹을 때는 안정이 되더군요. 그렇게 두 마리를 뱃 속에 보내놓은 후 드라이한 와인을 곁들이니 와인이 꼭 유럽인 들 요리에만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요즘 유행하는 막걸리와도 먹었다면 어울렸을 듯 합니다. 휴일에 즐기는 휴식 53

[위 사진들은 어느 싸이트에서 퍼 온 낙지사진이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영광으로 돌아와 일찍 자리에 들은 후 일요일 아침 눈을 뜨니 제가 살고 있는 영광의 원룸 안이었습니다. 올 해 들어 일 요일 아침은 이 곳 영광에서 처음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휴일은 어김없이 서울로 올라가 집사람과 함께 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혼자의 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내일 우리 팀의 중요한 일 때문에 오늘도 회사에 나와 내일의 일들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휴일은 어김없이 집사람과 함께 휴식을 취하곤 하였는데 이번 주 휴일도 없이 일을 하니 아마도 다음 주는 무척이나 긴 주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휴일이란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힘이 들 때, 어려울 때 잠시 머리 속을 비울 수 있는 것이 휴일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요? 머리 속을 잠시 비운 후 심기일전하여 힘이 든 일이나 어려운 일들을 잘 헤쳐갈 수 있는 것은 바로 휴식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이번 주는 다른 주보다 힘들겠지만 마음 속으로라도 휴식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하기야 이런 고민이 행복한 고민인지도 모릅니다.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제 친구 녀석은 지난 설 연휴 이후로 지금까지 서울 집에 다녀오지 못하고 발전소에서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저야 새 발의 피죠. 하 지만 일을 하고 싶은데도 직업을 구하지 못하여 지친 분들에 비하면 정말로 저는 이런 말을 할 자격도 없을 겁니다. 오늘도 사무실에 나와 일을 보다 점심 후 가만히 앉아 이러저런 생각들을 해 봅니다. 때론 이런 엉뚱한 생각들이 휴식시간일 겁니다. 서울의 아들 녀석은 고3이라 대학준비에 정신이 없을 것이고, 뒷바라지하는 집사람은 함께 정신없이 보낼 겁니다. 집사람에게 전화해야겠습니다. 그 래도 목적 있는 일이 있을 때 행복하다고, 그래야 휴식의 기쁨도 만끽할 수 있다고. 휴일에 즐기는 휴식 54

04.15 2010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최근 UAE에 원전을 수출하기로 결정됨으로 우리나라의 원전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원전사업에 오랜 기간동안 종사해온 나도 은근히 이 사업에 일조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점점 아파하는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원자력발 전이 친환경에너지의 종착역은 아니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볼 때 원자력에너지가 가장 친환경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 나라에는 원전이 위치한 곳이 4곳인데, 각각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고리원자력발전소, 경주시에 월성원자력발전소, 전라남도 영광군에 영광원 자력발전소, 그리고 경상북도 울진군에 울진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작년 기준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전기의 34%였는데,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인 영광원자력발전소는 12%를 만들었다. 이를 지역으로 따져보면 광주광역시와 전라도, 그리고 제주도에서 쓰는 총 전기를 공급하고도 약간 남는 양이다. 원자력발 전소는 화력발전소와 전기를 만드는 원리가 비슷하다. 즉, 높은 압력과 높은 온도(원전의 경우 70kg/cm2의 압력과 280 의 온도)의 증기가 터 빈을 돌리는데, 이는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에 의해 전기가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열에너지를 기계적에너지로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각 가정이나 공장에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국민들이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단지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가 다른 것은 증 기를 만들기 위해 화력발전소는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가스 등을 이용하는 반면 원자력발전소는 우라늄이라는 핵반응의 원리를 활용한다. 아인슈타인의 E=mc2의 원리에 의해 원자력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는 온도와 압력이 낮아지는데, 이를 완전히 식힌 후 순환시켜 다시 가열해야 한다. 이는 랭킨싸이클이라는 일 반인에게는 다소 어려운 열역학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완전히 식히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한데 일반 적으로 강물이나, 호숫물, 바닷물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의 모든 원자력발전소는 바닷물로 식히고 있다. 이 바닷물은 각 원자력발전소마 다 값은 다르지만 약 7~8 상승하게 된다. 이를 온배수라고 하는데 영광원전에서는 온배수를 활용하여 아쿠아리움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올해 초부터 보직을 변경하여 방재환경팀장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나의 업무 중의 하나가 에너지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2월 경에 조선닷컴에서 영광원전 에너지아쿠리움을 소개하였는데, 낼 우리 사장님과 지역주민들을 모시고 개관식을 한다. 영광이라는 조그만 지역에 만들어진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아쿠아리움이 될 것이고, 또한 지역의 명물이 될 뿐 만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직접 체험하는 학습의 장이 될 것이라 생각하면 은근히 기대가 된다. 하지만 원자력발전 소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출입이 제한적이어서 에너지아쿠아리움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접근성이 용이한 길을 잘 확보하는 일이 우선시된다. 다른 아쿠아리움과 달리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관람은 공짜다.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55

밑의 링크는 기사내용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01/2010020101249.html http://news.kbs.co.kr/society/2010/04/17/2081927.html#// http://www.ytn.co.kr/_ln/0103_201004170603086655 http://news.donga.com/3/all/20100427/27907477/1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56

04.03 2010 자라보고 놀라다 저번 주 이틀간 회사 내의 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서울 집으로 곧장 왔다. 교육원은 부산의 기장이라는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데, 실은 한적하다기 보다는 발전소 건설로 어수선 한 것이 실상이지만, 10여 년 전 내가 그 곳에서 3년간 근무했던 추억을 가진 곳 이기도 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긴 하지만 그 곳에는 나와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이 이제는 거의 없고 이 곳 저 곳 둘러보아도 낯선 이의 자취만 남아 있었다. 이틀 간의 기간 동안 같은 직급의 동료들과 교육을 함께 하여 다른 사업소에서 근 무하는 동료들과 오랜 만에 만나 회포를 풀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무러면 어떠하리. 서울로 오는 길은 주말이라 그런지 더욱 막힐 것 같아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 도착하여 직행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비가 오기에 와이프가 전철역까지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는데, 생각해 보니 지금껏 3년 동안의 주말부부생활동안 처음으로 마중 나온 것 같다. 오늘은 엄청 대우받은 것일까 생각해 본다. 하기야 아들 녀석 학원가는 길은 열심히도 차로 보내주고 데려오고 하건만 하나 밖에 없는 남편은 큰 사람(마음이 큰 사람이 절대 아니고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이다)이니 잘 오겠지 하는 심 정으로 대하는 것 아닐까? 젊은 시절이라면 아마 모든 일 제쳐두고 버선발로 맞이했을 터인데 라는 생각도 해 보지만 결혼생활 20년 이 다 되가는 지금 그 옛날 청춘처럼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장소와 때에 맞는 적당한 행동이 더 우아할련지 모르겠다. 금요일은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이번 휴일은 3일 간의 연휴이다. 직장 생활하며 가장 좋은 것은 휴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휴일동안 몸 과 맘을 리프레쉬하고 주중에 열심히 에너질 발산하는 것이 진정한 직장인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번 휴일은 뭔가 좀 근사하게 해 보고 싶었는데, 아들 녀석이 학교에 간 후부터 와이프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 금요일 하루 종일 침대와 붙어 있다. 안쓰러운 마 음으로 보고 있노라니 3일 연휴 멋지게 보내겠다는 생각은 언제였냐는 듯 생각도 나지 않고 빨리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뿐이 다.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나이 들수록 와이프가 제일 소중하다는 말. 특히 두 번에 걸쳐 큰 수술을 하였는지라 솥뚜껑만 보아도 놀란다는 것이 내 심정이다. 다행히 오늘 아픈 기색은 많이 가시고 얼굴에 핏기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오래된 것 중에 좋은 것은 친구와 포도주라는데, 20년 동안의 결혼생활에서 얻은 사실은 오래된 것 중 가장 좋은 것은 와이프라는 사 실이다. 하나 뿐인 비속 혈육인 아들 녀석보다 더. 왜냐구? 아들 녀석은 와이프보다 덜 오래 사귀었기에. 자라보고 놀라다 57

03.08 2010 일년의 계획, 출발선 상을 지나고 보니 1월 1일 새해 첫 날 올 한 해 나의 목표를 책 50권 읽기, 체중 6kg 감량하기, 돈 2,000만원 모으기로 하였는데, 3월이 된 지금 아뿔싸! 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이 약속마저도 작년의 약속보다, 심지어는 작년의 결과보다 더 완화시켜 약속한 일이거늘 오히려 정 반대로 가 고 있으니 말이다. 2개월 동안 책은 2권이나 읽었을까, 체중은 오히려 늘었고, 순자산 증가는 없으니 해도 너무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있기에 원인을 알아보자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 한가지로 요약된다. 다름 아닌 환경의 변화 에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직장에서 나의 근무환경의 변화이다. 그동안의 근무환경은 내부고객의 만족만 충족시키면 되는 업 무이었는데, 그것도 변화무쌍하게 마음이 움직이는 고객이 아닌 주로 마음은 없는(정지되어 있는) 고객을 상대했으니 엄청 편한 자리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의 이 자리는 외부고객의 만족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화하기 힘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외부고객만 만 족시키면 모든 것이 오케이가 아니다. 방대하고 깊은 사고, 지식, 경험을 요하는 그런 자리이다. 그러다보니 퇴근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퇴근 후에도 다음 날의 일들로 충분히 앉아 사고할 틈이 없다. 덥석 앉고 보니 이 자리가 자로 그런 자리이다. 그렇다고 올 한 해의 목표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이다. 물론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2개월이 흐른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다음의 10개월 동안 달라질 구석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볼까? 환경이 바뀌었다고 안될까? 고민해 본다. 다시 생각해야 할까? 계획의 수정을,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음에도 계획을 수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계획을 실행하지 않는다 는 생각이 진하다. 다시 생각해 보자. 나의 일 년 농사를 어떻게 바꾸어 지을 것인지를. 이제 봄이 다가온다. 一 天 之 在 干 晨, 一 年 之 計 在 干 春 (하루 중에는 새벽이 중요하고, 일년 중에는 봄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새벽을 잘 맞으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게 되고 그런 날이 쌓이면 평생 동안 보람 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빨리 자리를 접고 내일의 계획을 노래하자. 일년의 계획, 출발선 상을 지나고 보니 58

01.05 2010 부서원들의 편지 정들었던 부서를 떠날 때의 느낌은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질 때의 느낌과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같다라는 단정적인 표현 대신 같 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로 표현했나 하면 나는 첫사랑과 결혼하여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러 하다. 사랑하는 여인과는 아니지만, 좋아했던 동료들과 헤어지는 날, 이성과의 헤어짐이라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한 것 같다. 같이했던 사람들이 환송사를 해주었다. 각인각색이라 했나. 정말 다양하다. 나는 남겨진(이상하다, 표현이) 부서원들에게 동일한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는데, 그리고 동일하 게 대해주었는데, 보내온 글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긴 내용이 있는가 하면 아주 짧은 내용도 있고, 글 속에서 보내 준 사람들 의 정성을 볼 수 있다. 물론 답글을 보내주지 않은 사람을 생각하면 이렇게 경중을 따지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렇지만 나도 답 글을 보낼 때 행여 성의 없이 보낸 적은 없지 않았을까 반성해 본다. 윤색 없이 그냥 올린다. 하기야 내가 윤색을 할 정도로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답장-1] 교대근무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많은 삶의 기법을 배웠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답장-2] 부장님..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미천한 우리들을 이끌고 가시느라 얼마나 지치고 힘드셨습니까? 싫은 내색 한번 안하시고 우 리 팀원들의 허물까지 품어 안으시어 우리들을 허물 좋은 팀원들로 보이게 해주신 부장님의 노고에 뭘로 보답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것으로도 그 은혜를 갚지 못할것 같습니다.. 단지 팀장님의 말씀대로 열심히 회사생활 해서 좋은 간부가 되는 것이 조금이나마 은혜 에 보답을 하는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ps. 평생 부장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 [답장-3] 올 해 초에 팀을 이동해서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과정에서 많은 관심과 보내주신 넓으신 마음에 한 해를 잘 보냈습니다. 그동안 짧은 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는데, 이제 며칠 후에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마음 한 구석에 그리움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아쉽기만 합니다. 아직 저에게는 많은 부족함을 함께 생활하면서 하나하나 채워가고 싶었는데... 그 래도 어제 말씀하셨듯이 멀리 떠나는 게 아니고, 가까운 본부 내에 계신다는 말씀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답니다. 팀장님! 새로운 길 아니, 더 넓은 길을 열어 가시기 위해서 떠나시게 되어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발전팀을 떠나서 계시더라도 우리팀 과 함께했던 즐거웠던 시간을 힘드실 때 그리고 생각나실 때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떠올리면서 조금이나마 여유있는 시간이 되었 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럼 경인년 새해 첫 날 봉대산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답장-4] 집에서 아이들 재우고 새해 인사드리려고 그룹웨어에 들어왔는데 제가 늦었네요!! 부장님!! 부장님! 그거 아시죠! 제가 지금까지 모셨던 분들 중에 가장 존경하는 그리고 제가 가장 닮고 싶어하는 모델이 부장님이셨던거! 부서원 한사람 한사람을 자신의 가족처럼 정을 나눠주시고 의미를 부여해주시고, 생활의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부장님!! 부서원이 일년 365일 옆에 있어도 눈 여겨보지 않으면 그 사람의 특성이 보이지 않는 법인데, 부장님께서는 항상 진심으로 사람을 대해주시고 부족한 면이 분명히 보였을 부서원들의 편지 59

텐데도, 많은 단점들은 가려주시고 오히려 작은 장점들마저도 찾아내셔서 자신감을 키워주셨습니다. 회사 생활 7년을 하면서 부장님을 만나, 같은 부서원으로서 생활한 것은 저에게 있어서 큰 행운이었습니다. 어제 ooo 차장한테, 부 장님께서 다른 곳으로 가실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서운했습니다. 많이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크지만 다음에 더 좋 은 곳에서 서로가 더 좋은 모습이 되어 다시 만날 날을 상상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겠습니다. 부장님!! 새해에 더욱 행복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하늘에서 내리는 축복이 부장님께 흘러넘치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ooo 잊으시면 안 됩니다. 부장님!! 부장님의 영원한 귀염둥이 ooo 올림! [답장-5] 부장님 이제 저희와 함께할 날이 정말 몇일 밖에 남지 않았네요~ 몇일 전에 갑자기 저희 부를 떠난다고 하셔서 멍~ 하니 실감이 안 났는데 이 메일을 보니 이제 진짜 부장님이 가시는게 실감이 납니다. 부장님~ 정든 저희 부서를 떠나시려니 섭섭하시죠? 저도 많이 섭섭하고 부장님이 그리울것 같습니다. 저희 부에 오셔서 정말 멋진 부장님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는데 부장님이 가시고 나면 한동안은 부장님에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아마 부장님처럼 멋진 분은 회사 생활하면서 다시는 만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부장님이 떠나시고 나면 아마도 저희와 함께하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실 때 부장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그 푸근한 미소가 가장 그리울 것 같습니다. 부장님 저희 부서를 떠나셔서 다른 곳에 계시더라도 저희 부서원들 절대 잊지 마시구요. 저 ooo도 잊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항상 건강하세요~ 아 그리고 건강을 위해 서 새해에는 술 조금만 줄이세요~ ^^ PS. 부장님 근데 저 그렇게 눈 높지 않습니다~ ^^; 꼭 좋은 사람 만나서 기쁜 소식 전해드릴께요~ [답장-6] 팀장님! ooo입니다! 2009년의 마지막 날 팀장님께서 보내주신 우리들의 이야기에 대한 답장을 이제서야 보내게 됩니다. 팀장님과의 이별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늦게 느끼고 싶어 최대한 답장을 늦게 보내는 것이니 너그러이 봐주십시요^^ 2007년.. 팀장님이 발전2팀으로 처음오시고 나서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3년이란 기간이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전 팀장님과 아주 오랫동안 근무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가족같다고나 할까요? 항상 발전2팀원들을 아끼고 사랑해주시고, 변함없이 팀을 위해 노력 해주시고, 함께 즐거워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 팀장님은 정말 집안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도 많이 들었 습니다. 팀장님이 떠나시고 난 후 얼마간은 마음 한구석의 공허함을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이 떠나시면 정말 아쉬울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열정적으로 글쓰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울 것 같고, 함께 축구장을 누비며 뛸수 없다는게 너무나 아쉬울 것 같고, After근무후에 시원한 맥주를 같이 할 수 없는게 아쉬울 것 같고, 그외 많은 것들이 아쉬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팀장님의 메일을 계속 받지 못해서 아쉬울 것 같습니다. 아실런지 모르겠만, 저는 팀장님에 보내주신 메일을 얼마 전부터(가장 오래된 메일이 2008년 6월 이더군요) 메일을 모아두고 있었거 든요. 저장해 놓은 메일이 100여 통의 되더군요.. 아마 제가 몇 개 빼 먹었을테니 훨씬 더 많은 메일을 주셨으리라 확신합니다. 이에 비해 저는 단 2통의 답장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답장을 쓰려고 하면 머릿속에 하얗게 되어.. 첫 말을 어떻게 쓸까 고민만 하게 되 어.. 답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팀장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고이고이 간직해놓은 것은 너무나도 좋은 글들이 많아서였습니다. 또한 좋은 글쓰기의 표본이기도 하구요. 제가 틈틈이 보내주신 메일을 한통씩 보고 있는데.. 제가 살아 가면서 필요한 말들.. 글들이.. 모두 그곳에 있더라구요.. 앞으로도 틈틈이 이 글들을 보면서 인생의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잊지 않도 록 하겠습니다. 지난 3년간 팀장님께 너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팀장님께서 가르쳐주신 많은 것을 꼭 잊지 않고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정 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팀장님! 팀장님고 함께해서 너무나도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계속 승승장구 하시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십쇼! 저 ooo도 팀장님께서 어디에 계시든 "아~ 저놈이 저기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항상 노력하고 전진하는 oo이가 되겠 습니다! 정말 수고하셨고, 정말 감사합니다. 부서원들의 편지 60

아~ 우리 박범수 팀장님은 정말 멋쟁이셨는데 정말 핸섬하셨는데 정말 젠틀하셨는데 정말 다정하셨는데 정말 따뜻하셨는데 정말 스마트하셨는데 정말 정이 많으셨는데 정말 글을 잘 쓰셨는데 정말 지식이 많으셨는데 정말 웃음이 많으셨는데 정말 마음이 넓으셨는데 정말... - 한없이 많은 말을 되새기며 팀장님의 팬이자 애독자 ooo이가 - [답장-7] 팀장님 ooo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제가 첨 뵈었을때는 교수실에서 젠틀한 교수님으로 뵈었는데, 어느덧 저희 옆 호기 팀장님으로 오시더니,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 거 같았는데 벌써 다른 데로 옮겨 가셨네요. 제가 술을 잘 못해서 팀장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항상 책을 가까이 하시는 모습, 사람 좋아 보이는 부드러운 미소, 놀라운 글솜씨 등은 제가 늘 부러 워했습니다. 그동안 1호기 발전2팀장님으로써 너무나도 수고하셨구요. 예전처럼 1발전소에서는 못 뵙지만 항상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일 꼭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부서원들의 편지 61

12.31 2009 한 해를 정리하며_25탄 [날자 : 2009.12.31.22:41:18] 상현, 12월의 마지막 날이구나. 그야말로 이제 몇 시간 후면 올해는 안녕이구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10년을 '빅 제로'(Big Zero)로 규정했단다. 뉴 밀레니엄 시작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잃어버린 10년'이었다는 의미이지. 그는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지난 10년 동안은 어떠한 좋은 일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낙관론도 현실 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단다. 고용 시장에서도 지난 10년간 일자리 증가는 없었고, 가정의 소득도 지난 10년 동안 오히려 감소했다고 말했는데, 자산 거품으로 2000년대 이후 소득이 가장 높았던 시기인 2007년 미국 가구의 평균 소득이 인플레이션을 조정할 경우 1999 년보다 적었다는 통계를 제시했지. 주택가격 역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으니 2000년대 중반에 집을 샀 다면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지. 주식도 마찬가지여서 1999년 3월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선을 돌파하며 환호성 소리가 들렸었 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역시 그 자리를 맴돌고 있단다. 꼭 10년 전인 1999년 이맘때가 기억난단다. 그 때 아빠는 고리3호기 주제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지. Y2K 문제로 온통 긴장감이 있는 가운데 그래도 당시는 '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감이 넘쳐있었단다. 폴 크루그먼은 지난 10년의 미국경제를 돌아보았지만, 너는 너 의 삶을 한번 돌아보고 내년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너의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에. 아빠도 그러하 마. 2009년 세밑에 아빠 한 해를 정리하며_25탄 62

12.31 2009 또 다른 한 해를 보내며 삶을 돌이켜보면 때로는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의 어떤 차원에서 보면 그 당 시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행동이었고, 언젠가는 그것이 뒷걸음질이 아니라 앞으로 내디딘 발걸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제가 2007년 5월 14일 발령을 받고 5월 16일 서울에서 영광까지 괴나리봇짐을 풀면서 여러분들을 센터에서 처음 뵌 것이 엊그제 같 은데 벌써 3년이 되어갑니다. 참 세월이 빠르다는 말이 새삼 느껴집니다. 3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을 돌아보면 많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제일 먼저 느낍니다. 부장이 되어 초임지에서 여러분들과 어떻게 잘 해 나갈까 고민한 것이 1년, 2년 차에는 무엇인가 해야 하 는데 생각하다가 보내버렸고, 나머지 1년은 저의 개인적인 문제 해결에 힘쓰다 지나버렸으니 무엇 하나 잘 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정말 최선을 다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 한 해와 함께 여러분 곁을 떠나갈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과 한 3년은 저의 부장 초임지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고, 앞으로 저의 기억 한편에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동안 못난 저를 믿고 따라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제가 이 자리를 떠나도 힘이 될 수 있을 때 반드시 힘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을 굳게 말씀드립니다. 떠나면서 우리 부서원들을 한 번씩 불러봅니다. 전임 안전차장이신 이영로 차장님, 정말 애주가이시죠. 이젠 일근부서로 갔기에 예전처럼 약주를 즐기시지 못할 겁니다. 며칠 전 보 니 얼굴색이 너무 좋더라구요. 일근 업무에 완전히 적응되신 것 같습니다. 기획력이 좋았는데, 그 실력 일근부서에서 잘 써먹고 계시 죠? 안전차장이신 이상원 차장님, 정말 굳은 심지를 가지신 분입니다. 아마 목에 칼이 들어와도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 다. 저도 그런 성격이 부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담배도 끊으셨는데, 운동만 조금 더 하여 허리도 고치고 건강 찾으시기 바랍니다. 당 신을 현장문제해결 의 달인으로 임명합니다. 원자로차장인 백철웅 차장님, 정말 젠틀하신 분이죠. 아마 한수원에서 몇 손가락 안에 뽑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물론 지명 도가 약간 떨어지기는 하나 충분히 극복하여 우리 회사의 멋진 간부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있을 때 간부가 되어 기분 좋아 했습니다. 터빈차장인 김수남 차장님,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했습니다. 술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고, 근무도 잘하시는 팔방미인입니다. 저도 차장님의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답니다. 아마 빠른 시일 내에 간부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응원합 니다. 발전3팀의 주축이 된 남인석 차장님, 한 때 우리 팀의 마스코트였는데, 이제는 다른 팀으로 가서 마스코트가 되어 있어 서운합니다. 대단한 준비 정신, 정말 이 정신은 저도 정말 꼭 배우고 싶은 부분입니다. 훗날 우리 회사의 멋진 기둥이 되어 있으리라 의심치 않습 니다. 운영직할의 이부영 과장님, 느긋한 팔자걸음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그 걸음을 보고 저는 과장님의 성격을 단번에 알았답니다. 동그란 눈동자는 '나르시스'의 눈동자가 아닐까요? 그래서 그런지 장가도 늦게 간 모양입니다. 신화의 나르시스는 요정 에코 의 구애를 거절했지만 현실의 나르시스는 김봄 이라는 처녀와 결혼하여 깨소금을 뿌려대어 저의 코를 어지럽게 하는군요. 또 다른 한 해를 보내며 63

우리 팀의 영원한 대리 김영선 대리님, 정말 호인입니다. 매일 손해만 볼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남에게 기댈 어깨를 만들어주니 우리 사회, 아니 우리 팀에서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저도 그런 성품을 많이는 배우지 못했지만 조금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젠 손해 만 보지 말고 조금 약삭빠르게 살아도 누가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답니다. 헐랭이님. 윤황식 님, 은자의 모습이라고 할까요. 머리가 상당히 좋은데 그 좋은 머리를 다른 데만 쓰더라구요. 최근 현석이가 생기고 나니 달 라진 모습을 보고 있답니다. 자신감이 2% 부족한데 절대 자신감 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정지되어 있는 무거운 수레는 처음 움직이 기 힘들지만 한번 탄성을 받으면 엄청난 속도를 내듯이, 아마 윤황식님은 현재 정지되어 있는 무거운 수레가 아닐까요? 이두호 과장님, 멋진 사나이죠. 소시적 많이 놀아보았을 것 같습니다. 여자도 많이 울렸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욕심도 많고 자기 수 양을 잘 하는 쉽게 말해 직장인으로서 처세를 잘 하고 있는 타입의 사람이죠. 후배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는 것 같고, 앞으로도 무 럭무럭 크시기 바랍니다. 정연식 과장님, 제가 아마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것 같은데, 같이 술을 마실 기회가 적다보니 좋아했던 마음을 별로 주지 못했네 요. 삼국시대의 관우장군이 환생 하지 않았나요? 몸무게도 엄청 줄이고 자기관리에 투철한 모습을 보고 제 아들에게 벤치마킹의 대 상이 되도록 이야기한 추억이 남습니다. 정이 많아 그 많은 정을 와이프에게 주고도 남아돌죠? 남은 정을 어떻게 처리하나요? EO이신 이길성 과장님, 말없는 실천자 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어디 있는지 모르다가도 무슨 일이 생기면 잽싸게 나타나 해 결하는 사나이. 정말 멋진 성격을 가진 분입니다. 이런 타입의 남자가 여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타입이죠. 자기관리를 너무나 잘하 셔서 제가 뭐라 이야기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존경합니다. 이현욱 님, 우리 팀의 유일한 총각이며, 아직도 눈이 엄청 높이 달려 있어 웬만한 여성들은 아직도 눈에 차지 않을 듯 합니다. 초롱 거리는 눈망울에 웬만한 여자들다 빠졌는데, 눈이 너무 높아 성공률이 저조한 것 같습니다. 이제 좀 눈 좀 낮아보시죠. 자기의 특성 을 잘 살려 앞으로 가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팀의 막내인 정도진 님, 님의 얼굴은 에너자이저 그 자체입니다. 님을 보면 저는 박카스 를 마신 것처럼 힘이 솟습니다. 동 아제약에서 싫어할 것 같습니다. 막내답게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팀의 활력소가 되는 분입니다. 소윤이와 함께 해주느라 다크써클을 그리고 출근할 때도 얼굴은 항상 맑은 것이 경처가 소질입니다. 또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아쉽고 부끄러운 것도 많습니다. 발걸음을 앞으로 성큼성큼 내디뎠어도 모 자랐을 판인데 오히려 크게 뒷걸음질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새해를 기약하게 됩니다. 뒷걸음질 했던 것이 사실은 앞으로 내디딘 발걸음이 되도록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 2009.12.31 박범수 드림 또 다른 한 해를 보내며 64

12.26 2009 시간관리와 구체적인 목표 수립하기_24탄 [날자 : '09. 12. 19. 06:50:49] 상현, 연말이구나.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의 계획을 세울 시점이지. 특히 너에게는 내년의 일년이란 시간이 너의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이지. 너도 알고 있지만 시간은 가난한 사람에게나 부자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중요한 자산이란다. 하루는 24시 간으로 이를 넘는 법도, 모자란 법도 없지. 우리가 시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든 시간을 저장하거나, 늦출 수 없으며 붙잡아 둘 수도 없단다. 속담에서도 말하듯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으며, 또한 시간은 소모성 자산이기에 시간은 계속해서 사라지며 우리에게 는 주어진 시간의 공급량을 늘릴 힘이 없단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뿐이지. 고3이 되는 내년에는 '무엇'(what)이 중요한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라. 일(공부)을 '어떻게'(how) 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이지. 전 에 언젠가 아빠가 말한 효율적인 것과 효과적인 것을 기억해 두길 바란다. 즉 어느 일을 할 것인가, 그리고 어느 일은 하지 않을 것 인가를 우선 정하는, 다시 말해 효과적으로 하는 것을 먼저 궁리한 다음, 그런 후 그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지를 궁리해야겠지. 이렇게 효과적으로 해야 할 일과 효율적으로 할 일이 궁리되고 나면 반드시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기 바란다. 골프들에게는 꿈의 숫자가 있다는데, 54 가 그것이란다. 골프 한 라운드인 18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을 때 가능한 숫자로 세계 어느 골퍼도 아직 달 성하지 못한 숫자이지. 세계 최고의 여자 골퍼인 아니카 소렌스탐은 <소렌스탐의 파워골프>라는 자서전에서 18홀 모두 버디를 잡아 한 라운드에서 54타를 기록하는 것을 최종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는구나. 그녀가 수년 동안 골프 여왕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 었던 비결은 54 라는 분명한 목표를 자신의 비전으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이지. 독서를 한다 가 목표가 아니라 연간 120권, 한 달에 10권 이라는 도전 숫자를 정해야 하며, 영어공부를 한다 가 아니라 2010년엔 토익 900점 이상 달성 과 같은 목표를 세워야 하고, 언어영역은 1등급 유지가 아니라 상위 0.5% 유지가 구체적인 목표 이지. 목표 수치가 없으면 골인 지점을 알 수 없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감을 잃은 채 계속 달리기만 할 뿐 자신이 가야 하는 방향과 목표 지점을 찾을 수가 없단다. 따라서 목표에 반드시 도전의 숫자를 정해라. 목표의 숫자가 보여야 현재의 상태를 파악할 수가 있고, 행동에 탄력이 붙으며, 달성 여부에 대한 점검과 평가가 가능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고, 새로운 도전의 목표 수치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 기에. 2009.12.19 아빠 시간관리와 구체적인 목표 수립하기_24탄 65

12.25 2009 눈물과 감정 요즘 들어 나이 들어감을 눈을 통해 알 수 있다. 2년 전부터 시작된 노안이 이제는 제법 진행이 되어 책을 읽을 때는 안경을 쓴 상태 에서 책을 읽을 때 일정한 거리를 띄고 봐야 하며, 작은 글씨라든지 하는 것들은 안경을 벗어야만 볼 수가 있다. 게다가 오랜 시간동 안 책을 보다 보면 책에 계속 초점을 맞추어서 그런지 눈가의 근육이 뻣뻣해지며, 습윤제를 넣어야 계속 책을 볼 수 있다. 맘은 아직 도 청년이라고 생각하는데, 몸 이 곳 저 곳에서 나이 든 증상을 보이고 있다. 어느 글에선가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너무 자세히 보지 말고 대충 큰 것만 보고 살라는 이치라는데, 나도 이 반열에 들었는가 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근육을 계속 유지해야 만 건강하다고 하여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40대 초반의 시절 몸보다 더 근육도 잡히고 뱃살도 많이 빠진 것 같 다. 하지만 그럼에도 눈의 근육은 운동과는 상관없는 모양이다. 엊그제는 우리 팀의 송년모임이 있었고, 다음 날은 팀웍 강화하는 날이라 무등산에 오르기로 계획을 잡았다. 우리 팀에는 여자가 한 명도 없기에 남자들만의 송년 모임에 의례히 그러하듯 과하게 술이 돌았다. 집에서 담근 여러 가지 술을 가지고 와서 나누어 마시고, 거기에 연말 기분을 내다보니 주량을 초과하여 마시게 되어 나의 맘과 몸은 함께 쓰러져 가며 필름이 끊긴 채 잠자리에 들었다. 내 일은 팀웍 강화하는 날인데 잘 될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채.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계획했던 산행은 단축 코스로 운영하여야 했으며, 요즘 히트치고 있는 아바타 라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세워진 계획을 변경할 때는 무언가 그럴싸한 논리적 바탕이 깔려야 변경된 일정이 그럴듯하며 구성원의 불만도 적어진다. 더구나 여러 번에 걸친 의견이 모아진 계획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산행을 통한 체력 증진, 이 하나보다는 산행을 통한 체력 증진과 영화를 통한 문화 행사, 이 두 가지의 조합이 제법 그럴 듯 하지 않은가! [무등산 입구 증심사 앞에서 우리팀원들] 눈물과 감정 66

이 영화는 동양적인 사상을 반영한 영화라 보면 된다. 인간은 자연이라는 환경 속에서 다른 개체들과 더불어 공존하는 하나의 개체 이며,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거나 지배할 수는 없다는 것을 감독은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는지 모른다. 영화의 특성 중의 하나인 시간상의 한계인지는 몰라도 영화 스토리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주제에 걸맞는 영화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보며, 특히 입체영상으로 보아서 그런지 몰라도 CG는 압권이다. 돈의 힘이 이처럼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영화 후반부에는 아바 타가 인간과 대적하며, 결국 인간도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결론을 보여주는데, 이 때 영상의 흐름은 남녀 아바타 주인공의 극히 감 정적인 장면으로 제법 감정이입이 된다. 마지막 장면에 가슴 속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것이 솟아오르며, 눈가에는 영롱한 아침 이슬 같은 방울이 맺힌다. 으흑, 이런, 오호 통제라 라고 표현해야 하는가? 아니다.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아, 이제야 알 겠다. 40대 후반 지금의 내 나이는 감정에 충실해지는 나이라는 것을. 눈물도 흘리고 기뻐하고 하는 일련의 외부로의 감정의 표현이 이제는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영화의 마지막에서 눈가에 맺힌 방울에서 눈이 예전보다 더 잘 안 보이는 것 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이 현상이 이제는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 것을 보고 느끼고, 이해하라는 자연의 섭리를. 그나저 나 영화관에서 극적인 반전이 나오거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를 젊은이들과 함께 볼 때 앞으로는 습윤제가 아닌 건조제를 준비 해야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눈물과 감정 67

12.27 2010 연말에 생각하는 것들 연말이다. 의례 그렇듯이 연말이면 무엇인가 있지 혹은 생기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마음 이 곳 저 곳 뿐만 아니라 머릿속도 복잡해진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연말 이동이라든지 승진이라는 것들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지난 이맘쯤 교대근무를 하다 방재환경팀이라는 생소한 자리로 이동을 하였는데 새로운 업무에 익숙해지기까지 겪은 시행착오가 아련하다. 그러기에 여자들이 출산의 아픔을 잊고 다시 둘 째, 셋째를 출산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새로운 자리로 옮겨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것도 생각보다 여러 장점들이 있다. 그러하기에 이번 인사에 도 어느 곳으로 이동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물론 1년이라는 근무를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1년 더 하고 이동 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4년이나 살아온 주말부부를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직장을 다니며 많은 경우 목적을 넘어선 수단이 바로 삶의 그 자체인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라고 반문하며 목적을 분명히 하는 삶을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이 나의 결정을 도와주었다고나 할까? [2/3 이상의 의견(우리 가족 3명 중 2명의 의견)이라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은 집 옆의 '세븐스프링즈'에 갔 으며, 이 곳에서 지극히 가족의 사적이며,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며 내린 결정은 인간 두뇌의 합리적인 선택에 의한 결정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다윈에 진화론에 따르면 자연선 택에 의한 유전자의 선택이다. DNA의 생존본능에 대한 결정이기에 나의 결정이 정말 나의 결정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따라서 나의 이런 결정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된 것이기에 쉽사리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일까? 말장난인가? 아니다. 결단코 아니다. 실은 과거에 살인자가 이런 논리를 펼치며 살인을 저지른 것은 내 의지가 아닌 DNA의 짓이다. 라는 말도 있었다. 살인자를 잡는데 결정적인 연말에 생각하는 것들 68

공헌을 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DNA를 이용하는 것인데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이해는 바로 전문분야의 지식에만 갇혀 생각 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중앙일보( 10.12.25일자) 이훈범 기자의 글을 보면 영국의 사상가 이사야 벌린은 전문화가 가속 될수록 전체적 책임을 떠맡을 만한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균형적 사고를 갖추지 못 한 전문가에게 의지하다가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몰리기도 한다. 며 자기가 아는 것만 고집하다가 낭패를 보고 구성원들을 고생시키는 현실 의 리더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 한다. 존 가드너는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면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 이 국가적 중대사에 의견을 적극 개진해야 한다. 단, 그들은 전문분야의 참호에서 빠져나와 전쟁터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고 말하는데, 이 는 바로 통섭적 사고를 함으로써 가능하다. 자기의 전문분야에만 갇혀있는 사람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말이다. [머리는 야채를 원하지만 눈과 손은 스테이크로 향하는 내 자신을 나도 어쩔 수 없다.] 나도 요즘 통섭적 사고를 기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 겹쳐 읽고 있거나 읽은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 도정일과 최재천 의 대담,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등은 바로 이러한 통섭적 사고를 기르는데 아주 유용한 책 인데, 혼잡한 현실 속에서 이상적인 삶을 위하는, 다시 말해 삶의 균형을 잡기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독서인 것 같다. 특히 제레드 다 이아몬드의 총, 균, 쇠 를 읽으며 다양한 지적 습득경험과 이를 체계화하는 것들을 책에서 보노라면 감탄해마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차 이가 생물학적인 차이에 의한 것이 아닌 환경의 의한 차이라는 설명을 총, 균, 쇠라는 세 가지로 설명하는 그의 지적 통찰력이 놀랍기도 하 지만, 나는 여기서 나의 지적 한계를 환경의 차이가 아닌 오히려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것이 나의 한계이겠지만 말이다. 연말에 생각하는 것들 69

12.14 2010 아들 상현에게 아들에게 인간이 현실을 인지하는 것은 대개 언어나 시각을 통해 전달받은 정보를 두뇌에서 처리하는 순간 이루어 지는 것이라 알고 있다. 따라서 약간의 시간지연이 있기 마련이지. 물론 그 시간지연이라는 것이 보통 사 람이 살아가며 느끼는 시간에 비하면 너무나도 짧기에 거의 동시에 느낀다고 할 수도 있으나 엄연히 동시 성을 갖추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 그런데 사람에게 있어 좋거나 기쁜 일은 동시성을 거의 갖추 며 인지하는 습성이 있는 반면, 나쁘거니 슬픈 일은 그를 인지하는데(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일상에서 자주 보곤 한다. 아빠는 이번 너의 입시에서 그런 경험을 하였구나.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이제 서서히 현실을 바라보 고 인정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이 번 경험은 매우 힘든 경험이었나 보구나 하고 생각해 본단다. 아빠의 생각이 이럴진대 너의 생각은 아빠보다 더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너는 아직도 실 감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구나. 그동안 아빠도 회사 일을 핑계로 연초에 약속했던 것들을 많이 못했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 는구나. 조금만 더 시간을 내고, 조금만 더 사려 깊게 생각하고, 조금만 더 이해했다면 이 해의 끝자락에 이렇게 여러 가지 잘못한 일들에 대해 상념하지 않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 하자는 단순한 각오만 다 지면 될텐데 하는 생각 말이다. 너도 아빠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겠지. 왜 좀 더 잘 하 지 못했을까? 왜 좀 더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하지 못했을까? 왜 계획을 잘 짜고 실행하지 못했을까? 하 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왜 라는 물음이 내년에도 계속된다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빠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 도 다 알테니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왜? 라는 질문 대신 어떻게 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생 각해 보자.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좀 더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계획 을 잘 짜고 실행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지. 어떻게 에 대한 답은 네가 스스로 헤쳐 나가야 얻을 수 있 는 것이고, 이것은 누가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물론 옆에서 아주 조금 도와줄 수는 있겠 지만 전적으로 너의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란다. 이에 대한 대답은 어느 한순간 얻는 것이 아닌 계속 되는 문제의 제기와 해결방안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어느 한 순간 이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면 이는 문 제의 결말에 대한 해결이 아닌 중간과정의 해결이기 때문이지. 따라서 하루의 계획을 잘 짜야 하며, 이 계 획을 잘 실행하고 저녁에 원래의 계획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일 이 차이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 인지 이런 순환적인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단다. 그리고 막연한 것이 아닌 구체적인, 정량적인 계획과 이의 실천도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실천, 이렇게 해야만 구체성이 보장되어 어느 시점에서 너의 점 수가 몇 점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단다. 그런데 만일 네 계획과 실행이 구체성이 부족하다면 어떻 게 되겠니? 어느 시점에서 너의 점수를 평가해 본다면 바이어스가 심할 것이고 따라서 너의 점수는 신뢰 도가 낮아지겠지. 이런 낮은 신뢰도는 너의 목표를 우왕좌왕하게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이루 수 있는지 없는지를 몰라 너는 우연 이라는 단어에 기대고, 즉 다시 말해 운 을 바라는 그런 처지에 놓이겠지. 제발 2011년도에는 그런 운 으로 문제의 결말을 보지 않기로 하자. 룰렛 판에 걸은 100만원짜리 복권이 아닌 10억원의 땀으로 네가 원하는 10억원의 돈을 얻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 는 분산투자기법도 필요할 것이고,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할 거야. 정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너의 운명을 운에 걸지 말아라. 만일 네 목숨을 러시안 룰렛에 걸으라고 한다면 너는 그냥 아들 상현에게 70

순순히 받아들이겠니? 네 목숨을 러시안 룰렛에 걸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방법들이 있을텐데 그 방법이란 이전에 계속 말했듯이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과 실행 그리고 이의 피드백을 통한 개선이란다. 이번 일은 너 뿐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2011년의 끝자락에 가서 누가 가장 잘 했는가를 알아보기로 하자. 물론 네가 인생에서 가장 중대고비에 있기에 너의 실적이 가장 좋아야 할 것이겠지. 아빠도 이 번 기회에 좀 더 타이트한 인생을 즐겨보련다. 몸무게도 줄여 날씬한 몸을 만들 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여 좀 더 나은 외국어 실력을 갖출 것이다. 그리고 책읽기도 빼놓을 수 없는 계 획이란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빠가 여러 번 강조하지만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준단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 지도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단다. 학원 오가는 동안 책을 읽든지, 아니면 영어 문장을 듣든지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바란다. 물론 노래도 듣고 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을 잠시 유보 할 시간이기에.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정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사실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가정의 행복은 이런 것들을 열심히 함으로써 저절로 얻어지는 보너스라는 것이란다. 저번 주 집에 있을 때 엄마도 책을 열심히 읽으시더구나. 아마도 독서를 많이 하여 우리 집에서 대화를 할 때 읽은 책을 가지고 TV에서처럼 대화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란다. 오늘 아침 5시 30분에 일찍 일어나 헬쓰장에 가서 땀을 빼고 출근하니 몸만 개운한 것이 아니라 맘도 얼마 나 개운한 지 모르겠다. 비록 날씨는 흐리고 우중충하지만 말이다. 상현이도 공부하며 열심히 살도 빼기 바란다. 아마 살을 빼면 네가 공부할 때 그 무엇인가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아빠는 조심스레 진단한 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하는, 다시 말해 네가 몸무게를 빼며 그 진수를 느끼듯 너의 공부도 그렇게 되길 말이다. 2010년 12월 13일 아빠가 아들 상현에게 71

12.14 2010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용기를 아들에게, 1년이란 긴 시간이 네게는 또 시작되는구나. 너의 동료들은 이제 너의 곁을 떠나 버리고 너와 네 주변의 일부 친구들만 남아 1년이란 시간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렇게 시간 을 보내야겠지. 굳이 아빠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지 않더라도 다 알기에 해 보았자 의미가 없을지 모르겠지. 하지만 네가 지금의 현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을 곰곰이 앉아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잘못에 대한 이행(실행)도 물론 중요하지만 잘못된 원인을 정확히 알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너의 잘못된 원인은 너도 알겠지만 상당히 고치기 힘든 것이라 아빤 생각한단다. 너도 물론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겠지만 그런 잘못이 고쳐지기는 상당히 어렵거든. 며칠 지나면 너의 그런 굳은 결심들이 너도 모르게 양지의 눈녹듯 사라져버리는 그런 것 말이다. 따라서 아빠는 항상 너에게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지라고 하는데 너는 아빠의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것 같더구나.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최선인지,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올바른 사 고가 정립되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성실한 마음을 바탕으로 굳은 의지가 되어 실행하는 하나의 싸이클을 이루게 된단다. 너는 지금 무슨 일이든지 할 것 같지만 며칠 지나면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더 잘해야지 하는 경향이 어떻게 하면 고칠지 고민 도 할 것이겠지만 이러한 잘못된 습관, 행동 등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단다. 쉽사리 바뀐다면 잘못된 습관과 행동이 인간에게 어떻 게 일어날 수 있겠니. 시간이 날 때마다 사색하거라. 사색의 바탕은 책읽기에서 온단다. 천천히 가는 것이 두렵고 힘들지라도 실은 천천히 가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단다. 1년이란 시간도 너에게 어떤 일은 짧은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일에 대해서는 긴 시간일수도 있을 것이다. 1년 이라는 시간 동안 사색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 1년이란 시간이 짧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책을 한 권도 읽지 못할 것이다. 그런 우 를 범하면 너는 지금의 너나 내년의 너나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 감히 단언한다. 충분히 생각해 보고 너의 현 상황이 어떤지 자주 고민하며 계획을 수정해 나가기 바란다. 학원에 다니는 것은 너의 공부를, 넓게 말하면 인생을, 보충해주는 것이지 학원을 성실히 따라갔다고 하여 너의 앞날이 절대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알거라. 학원을 다니면서 네가 주도적으로 계속생각하고, 또 그에 따른 계획을 수정, 보완할 때에만 학원을 다니는 효과도 더 있다는 사실 을 생각하거라. 그러하기에 아빠가 자꾸 계획을 수립할 때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하는 것이다. 명확하지 않은 막연한 계획은 막연한 결과만이 도출된다는 간단한 사실을 항상 기억하렴. 명확한 계획을 수립해야 명확한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 하나 부탁할 것이 있단다. 너의 단점 중의 단점인 너를 감추는 일을 그만 하길 바란다. 너는 네가 잘한 것에 대해서는 그 이상으로 이야기하고, 너의 잘못한 것은 필요가 없느니, 너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포장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아왔다. 물론 이런 것들은 사회생활 을 하며 일부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런 일들을 자주 하면 절대적으로 안된다는 사실이다. 진실을 이야기해야 다른 사람들이 너를 진실로 대하지, 가면을 쓰고 이야기하면 상대도 너를 가면을 쓴 채 이야기하고 너는 진실에 결코 다가설 수 없단다. 너의 잘못을 훌훌 공개하고 그렇게 해야 반성도 되며 더 나은 개선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세상 일 중에서 쉬운 일들이 어디 있겠니. 다 힘든일이란다.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난 것도 수억대 일의 경쟁률을 이겨내고 나왔듯 이 너의 앞날도 계속되는 경쟁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염두해두면 적당히 하여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아두기 바란다. 내년 이맘때에는 환한 모습으로 편지쓰는 날이 오길 바라며..., 2010. 12. 6(월)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용기를 72

아빠가.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용기를 73

11.14 2010 즐거운 만남 모임은 즐겁기도 하거나 안 그렇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모이는 자리는 얼굴색부터 다르다. 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꼭 가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그런 모임은 모임 며칠 전부터 설레게 된다. 지금도 그런 모임들은 많이 있지만 즐거운 모임은 솔직히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다. 왜냐하면 사회생활하며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특히 민원을 접하는 부서에 있는 현 시점에서 민원인들은 내가 만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상대가 나를 만나고 싶어 하기에 만나는 그런 관계인지라 만남 자체가 너무나 부담이 된다. 하지만 이것도 내가 쌓아놓은 업보려니 라고 생각하며, 또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넘어간다. 그런데 저번 주는 그런 만남이 아니라 저번 주 시작부터 마음이 설렌다. 오랜 만에 가족들이 모이기로 한 날이 저번 주 토요일이었 다. 미리 게스트 룸도 예약해놓고 가족들이 모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금요일 저녁에 어머니와 누나, 매형, 그리고 와이프가 도착했다. 남동생 부부와 여동생 부부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는지라 토요일 수업 마치고 합류하기로 하여 먼저 어머니와 와이 프, 그리고 누나 부부와 함께 자리를 했다. 누나 부부와의 자리는 비교적 함께 한 자리가 많았기에 별 새로운 것이 없었지만 어머니 는 오랜 만에 만난 것 같다. 어머니는 자식을 자주 보고 싶지만 자식마음은 또 다르니 부모관계가 그렇게 싶게 보고 싶어도 보지 못 하는 것 같다. 나는 또 나의 아들 녀석이 보고 싶어 자연히 자식을 먼저 챙기게 되니 말이다. 저녁은 맛있는 장어로 거기에 복분자를 적당히 곁들어 적당한 시간에 맞추어 끝냈다. 동생 부부들이 오기 전에 다음 날 아침 일찍 운동하러 가기로 했기에 과음을 삼가기도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곳에서 50분 거리에 있는 푸른솔 CC로 향했다. 어머니는 갤러리로 참여하여 같이 움직이니 갤러리 피가 그린피 의 50%란다. 어머니도 함께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까운 50%의 관람료를 내고 동행했다. 즐거운 만남 74

하기야 어머니 시대에, 특히 어렵게 산 어머니 시대에 운동을 배울리는 만무하였기에 처음 보시는 자리였을 것이다. 누나는 오랜 만 에 운동을 해서 처음 몇 홀은 헤매었지만 곧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고, 와이프는 평시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고, 매형은 평소의 그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 물론 나야 즐기는 스타일인지라 나의 평소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운동을 하 고 난 후 근처의 식당으로 이동하여 메기 매운탕을 먹으니 너무도 맛이 있어 황제 부럽지 않은 듯 하다. 즐거운 만남 75

[5시간동안 함께했으니 피곤하신 모양이다.] 저녁이 되니 남동생 부부와 여동생 부부가 속속 도착했다. 오랜 만에 보는 조카 녀석들이 너무도 많이 컸다. 하루가 다르게 한창 자 랄 나이인지라 정말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는 것 같다. 딸이 없는 나는 조카들 중 막내인 여자 조카아이가 너무도 귀엽다. 항상 언제 나처럼 큰아빠에게 뽀뽀하면 달려들어 뽀뽀해주던 그 녀석이 어느새 싫단다. 쑥숙 자라는 모양이다. 하긴 우리 아들 녀석도 어느새 뽀뽀를 해 주지 않으니. 다 함께 모인 식구는 아이들 4명을 포함해 13명이다. 병원에 장기 입원하신 아버지와 군대에 가 있는 조카, 그리고 집에서 열심히 수능 준비하고 있는 아들 녀석을 제외하고 다 모인 대 식구이다. 바닷가 조그만 항에 가서 맛있게 회를 시켜 먹고 그동안 쌓인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우리들의 저녁모임은 그렇게 깊어갔다. 다음 날 일요일, 아침과 점심을 함께 먹고 영광6호기 발전소에 가서 이것 저것 보여주며 설명을 하고, 발전소 온배수를 이용해 운영 하는 에너지 아쿠아리움을 관람한 후, 때 마침 영광원전 근처의 한마음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국화 전시회를 보고나니 저녁이 다가오 고 우리들의 만남도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임을 알린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집을 향해 뿔뿔이 흩어진다. 나만 홀로 이 곳 영광 촌 구석에 남긴 채. 그런데 아뿔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이와는 정반대의 또 다른 만남이 나를 괴롭힐 줄을 어찌 예상이나 했겠는가. 2 박3일간의 불유쾌한 만남을 대비하기 위해 아마도 이번 주의 즐거운 만남을 선물로 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세상은 공평한 것일까? 즐거운 만남 76

11.12 2010 관계 오랜 만에 책을 구입하였다.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을 뒤져 그간 나온 책들을 서핑하며 골라잡았다. 제레미 리프킨의 여러 권의 전작 중 <유러피언 드림>, <소유의 종말>, <엔트로피> 등은 읽었는데 이러한 책들을 총 정리한 새로운 책 <공감의 시대>가 나왔다는 신문 의 광고를 보고 인터넷에서 책들을 서핑하다 보니 그동안 책들을 멀리해서인지 새로 나온 구입할 책들이 많았다. 8권의 책을 구입하 였다. 사실 그동안 회사에서 겪은 많은 일들은 책을 읽을 여유는커녕 그런 달콤한 꿈을 꾼다는 것조차도 허용치 않은 시간들이었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도 2박3일 동안 꼬박 민원인들과 잠도 못 자며 대치하는 그런 구도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을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해도 돼지 목의 진주처럼 사치스런 생각이다. 오늘은 따스한 날씨이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인 듯하다. 창밖의 햇살은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고, 그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절로 시 인이라도 될 것 같다. 이번 주초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 회상해본다. 그 때의 날씨도 이렇게 화창했을 텐데 창밖의 풍경은 전혀 기억 이 나지 않는다. 의식 없는 상태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느끼며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 민원 담당자들 과 대치국면을 형성했던 구시포상가피해대책위 대표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며 창밖의 풍경을 바라볼지 궁금하다. 그들도 우리처럼 따 스한 가을햇살아래 시인이라도 된 듯 생각에 잠겨있을까? 동일한 사건에 대해 제3자라면 어떨지 모르나 이해당사자가 되면 이렇듯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곳에 서 민원인들과 상대하는 것은 숫제 이해당사자의 대립이 아니라 원수보다도 더한 극한 대립이다. 지금껏 배워온 협상의 기술은 윈윈 전략을 써서 서로가 이겨야한다고 하는데, 지금껏 내가 현장에서 겪은 협상은 지지 않으려는, 그리하여 마침내는 양 편이 그 후유증 으로 곪아터진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반복했을 뿐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앞으로도 이런 과정에 계속 반복되리라는 것이다. 협 상의 기술을 충분히 잘 알고 있어도 윈윈이 힘든데 협상의 기본을 잘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상대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기본바탕 에서 협상을 시작하니 윈윈이 절대 될 수 없다. 한쪽은 상대가 언어의 폭력과 비상식적인 주장으로 대한다고 하며, 다른 한편은 배운 사람들이 교묘하게 언어의 유희로 자신들을 기만한다고 주장한다. 내일이면 주말이다. 이번 주가 지나면 다음 주 18일엔 하나 뿐인 아들 녀석의 수능시험일이다. 저번 주에도 집에 가지 못했고 이번 주도 회사 일로 집에 가지 못하다 보니 하나뿐인 아들 녀석 시험을 직접 격려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하지만 이해하리라. 아빠의 그 짠한 마음을. 이해당사자가 아닌 핏줄로 이어진 관계에서 무엇인들 이해하지 못하랴. 우리 아들 수능 대박나길 바란다. 이번 주 토요 일은 회사 당직실에서 주문한 책들을 받아 시간을 낚아보자. 책속의 내용을 보며 저자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기대하면서, 관계 77

10.17 2010 10월의 일상 에른스트 페터 피셔가 쓴 또 다른 '교양(부제 :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요즘 다시 읽고 있다. 작년 말인가 구입하여 한 번 정독한 책이지만 다시 한 번 들여다보니 머리 속에 알고 있는 것은 대강의 줄거리와 기껏 몇 편의 소재별 앎 밖에 없어 다시 책을 읽 는 기쁨이 쏠쏠하다. 예전 고등학교 졸업 후 방황하던 두 달간의 기간 동안 읽었던 신소설들 중 일부를 서른이 넘어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 데 아마도 풋내기 시절의 느낌과 서른 즈음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 새로 읽는 동안 흐뭇했지만, 지금의 독서도 그에 못지않은 기쁨이 있다. 요즈음 나에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게으름의 극치를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앉아 20분 동안 책을 읽고, 저녁 퇴근 무렵의 30분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으니 말이다. 그것도 바쁜 일들이 많다 보니 저녁시간을 이렇게 30분이라도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진 다는 것은 일주일에 고작 한번도 안될 때가 많다. 교대근무할 때 누렸던 많은 시간의 여유를 독서로 간직할 수 있었던 행복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주말이면 집에 올라가서 와이프와 시간을 보내다 정신없이 다시 내려오는 이런 쳇바퀴도 이제는 지겨워지고, 내가 회사에서 맡고 있는 업무 도 너무 지쳐 몸과 맘이 힘들어지면 이를 벗어날 탈출구를 꿈꾸곤 한다. 지금 이 순간에 물리적인 탈출구를 벗어날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만은 그런 환경이 바로 조성되기는 어렵기에 이럴 때 책을 읽고 있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곤 한다. 이번 주 는 와이프가 서울서 이 곳까지 내려와 주었다. 주말을 이곳 영광에서 와이프와 함께 보내는 일들도 특별한 것이 없기에 내가 올라가지 못할 때는 와이프보고 선뜻 내려와 달라는 말보다 와이프가 내려온다는 말에 그냥 기쁨을 표현할 뿐이다. 더구나 하나 뿐인 고3 아들 녀석을 두고 있는 와이프보고 우리나라의 어느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오늘 와이프와 백제전통유적재현지(?)를 가 보았다. 아침에 인도어 골프장에서 와이프와 두들긴 후 이왕이면 서울 가까운 곳을 가는 것이 좋 다는 생각에 고른 곳이 부여였다. 예전 아들 녀석이 어릴 때 역사 유적지를 직접 경험하여 주려고 부여를 찾아 부소산과 낙화암, 고란사 및 백제의 무덤들을 둘러보았는데, 최근 백제의 궁궐들을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재건했다 하여 그 곳만을 찾았다. 혹시나 했지만 별볼 것 없 는 것 같다. 찬란했을 백제문화를 너무도 단편적인 역사적 배경으로 지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볼거리가 너무 없다. 최근 우리나라의 IT산업을 보면 하드웨어는 강한데 소프트웨어가 약하다고 하곤 한다. 이야기가 있어야하는데 백제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없고 그저 웅장한 건물만 이 자리하고 있다. 부여버스터미널에 들러 와이프는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고 나는 차를 몰아 영광으로 도착하였다. 사무실에 들어가 책도 읽고, 뉴스도 보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10시이다. 내일이면 월요일, 바쁜 한 주가 시작될 것이다. 웅장한 건물도, 젊은 예쁜 미녀의 얼굴도 언제나 동일한 상태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동일한 대상도 때와 시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 거나 보이곤 한다. 내일부터 내게 마주칠 아주 힘든 민원인들이 예쁘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10월의 일상 78

09.12 2010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영광에서의 직장 퇴근 후의 삶은 그냥 평범하다 못해 아주 단조롭기까지 하다. 홀아비 생활 3년을 넘겨 4년째에 접어드는 현실을 보노라니 다음 해에는 반드시 이 홀아비 생활을 면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퇴근 후 저녁을 때우기 위해 인근의 식당으로 향하면 의례히 술잔 이 돌아다니고, 저녁이 파할 무렵이면 얼굴은 붉으스레한 빛깔로 채색을 하여 집에 들어서면 잔뜩 올라온 취기에 하루 일과는 여기서 땡이 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좀 더 멋지게(?) 보내야지 하지만은 이런 일상의 쳇바퀴는 영광에 있는 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처럼 계 속되리라.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스(Sisyphos)의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영원히 계속되는 형벌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그 안에서 행복의 요소 를 찾아내고 있다. 고 하였다는데 그런 여유는 아직까지 나에게 없는 것 같다. 최근 그나마 시간을 내어 읽은 책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 What is the right thing to do?) 라는 책이다. 주 거지인 영광 홍농 구석을 오랜만에 벗어나 주변에서는 가장 큰 도시인 광주의 서점에서 골라잡은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책을 읽은 지는 지난 6월인데, 그동안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겠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바쁜 일상 일들로 저만치 뒤로 해두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이 공정한 사회 라는 키워드로 815기념사에서 언급하였기에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과 나의 느낌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입니다."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 에 올랐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정의로운 사회'의 개념이다. 그는 19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서로 다른 윤리적, 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사회, 도덕적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다. 경제 정의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해서 응집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 야 한다는 '평등주의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샌델 교수는 "빈부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공동체가 분열될 것"이라면서 단 순한 기회균등뿐만 아니라 민주적 삶에 대한 공동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부와 기회를 분배하는 것이 평등주의적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자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출판사 서평에 나오는 글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정의란 무엇인가 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인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의 추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론들의 장단점들을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 과 논쟁들을 통해 살펴본다. 첫째, 정의와 행복의 극대화를 연관짓는 이론은 무엇인가? 시장 중심의 사회에서 경제적 풍요와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은 오늘날의 정치 논쟁 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잘살게 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풍요로움은 행복에 기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생각을 들여다보려면 공리주의에 눈을 돌려야 한다.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둘째, 정의와 자유를 연관짓는 이론들은 무엇인가? 이것은 개인의 권리 존중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정의가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날의 정치에서 행복 극대화라는 공리주의 사고만큼이나 익숙하다. 정의는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갈 수록 힘을 얻고 있다. 자유에서 출발해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여러 유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 가장 치열한 정치 논쟁은 자유방임주의와 공평주의 진영 사이에서 일어난다. 자유방임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자들은 자유지상주의자들이다. 정의란 성인들의 합의에 따 른 자발적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데 달렸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공평주의 진영에는 평등을 옹호하는 이론가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규제 없는 시장은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정의를 구현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바로잡고 모든 이에게 성공할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셋째, 정의가 미덕, 좋은 삶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보는 이론은 무엇인가? 오늘날의 정치에서 미덕 이론은 문화적으로 보수주의, 종교적으로 우파와 동일시된다. 도덕을 법으로 규정한다는 발상은 자유주의 사회 시민들이 보기에, 자칫 배타적이고 강압적인 상황을 불러올 수 있는 경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79

악할 만한 발상이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회라면 미덕과 좋은 삶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히 모든 이념에 깃들어 있으며 다양한 정치 활동과 주장에 영감을 주었다. 정의를 설명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 다. 1) 태풍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생활재의 가격폭리처벌법에 대한 찬반 논쟁(13~21쪽 참조)은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연재해를 이 용해, 시장이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가격을 불러도 상관없는가? 가격폭리 금지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할지라도 정부는 가격폭리를 금지해야 할까? 와 같이 무엇이 과연 옳은 일인가의 문제, 곧 정의에 관한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단지 개인이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 이며, 이에 대답하려면 정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2) 이라크 전에 참전한 군인 중 상이군인훈장 수여 대상(22~25쪽 참조)의 자격에 대한 국방부의 선택은 옳았는가에 관한 논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에 담긴 도덕 논리를 그대로 보여 준다. 3) 2008~2009년 구제 금융을 둘러싼 논쟁(25~32쪽 참조)은 무모한 투자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사람들 의 분노의 중심에 정의와 도덕적 자격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경제적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과 잘못을 저지른 은행과 투 자사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대단히 불공정한 일이라는 생각의 갈등 속에서 과연 구제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딜레마는 정치철학의 중대한 문제를 드러낸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의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법은 미덕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고대 정치사상과 근 대 정치사상을 가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결정하려면,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 해야만 무엇이 정의로운 법인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18세기의 칸트부터, 20세기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권리를 규정하는 정의의 원칙은 미 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각자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대조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 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정치를 움직이는 정의에 관한 일반인들의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매우 복잡한 그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 에는 경제적 풍요를 지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같지만, 그러한 주장에 찬성하거나 맞서면서 어떤 미덕이 영광과 포상을 누릴 자격 이 있는지, 좋은 사회가 장려해야 하는 생활방식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풍요로움과 자유를 지지하면서도 정의에서 심판이라는 한가닥 끈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 정의에는 선택뿐만 아니라 미덕도 포함되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그러므로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인간에게 있어 최선 의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샌델은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자들의 정의에 대한 견해를 아주 날카롭게 분석하고, 이를 사례를 들며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본다. 그러기에 많은 독자들이 생겼고, 인문과학서적으로는 8년 만에 베스트셀러 1위 가 되지 않았나 생각도 해본다. 특히 샌델이 책 결론부에서 강조하는 공동선이 우리나라국민의 정서와 많이 닿아 있기에 그렇지 않을까! 샌 델은 또 시장의 자유에 대해 구조적 제한을 둬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이고, 이 점은 국내 진보 진영의 생 각과도 일치하는 경향이 있기에 샌델을 중도좌파라고 할 수 있다. 샌델이 밝힌 바와 같이 "철학과 윤리 등에 관련된 가치에 대한 질문들은 우리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내게 꿈이 있다면 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정의와 관련된 공공적인 논의가 촉진되는 것"이라며, 정 의의 개념을 정의했다기보다는 논의의 장으로 잘 이끌어냈다는 데 그 초점을 두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의 틀 안 에서 개념이 논의되었기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특히 이 책을 읽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불평등이 깊어질수록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삶은 더 괴리되기 때문에 함께 잘 살아야 돼 라고 생각하며,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 기업이 잘 되고 결국 서민들도 잘 살 수 있다고 생 각하는 트리클다운 효과 만을 강조하는 해석이 염려된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80

09.03 2010 파워업레이트 주민설명회에 대한 단상 지난 주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어수선한 주였다. 지난 8월 20일 영광원자력본부의 역점사업인 파워업레이트(Power Uprate, 영광원전의 파워 업레이트의 경우 원자력발전소가 보유하고 있는 설비 운전여유도 범위 내에서 터빈의 증기유량을 증가시켜 원자로와 전기출력을 약 4.3% 증 가시킴) 주민 설명회에서 사회를 보는 중책이 주어졌다. 그동안 우리 팀은 회사의 주요한 업무 중의 하나인 파워업레이트를 성공적으로 완수 하기 위해 정말로 열심히 움직였다. 물론 우리 팀만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이 타스크 포스(Task Force)의 주관부서가 되어 다른 부서와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함께 한 지역협력팀, 홍보팀, 그리고 1발전소의 계통기술팀까지 이렇게 여러 부서가 서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부단히 뛰었다. 지역주민으로 참석하신 분은 얼추 150명 정도가 되었을까? 하루 전에 리허설도 하였고, 설명회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마음속 에 단단히 준비를 하였는데 설명회 개회 순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시작되었다. 일부 주민들이 개최를 하기 전에 자신들의 요구를 하며 이 요구조건들이 받아들이기 전에는 설명회를 시작할 수 없다고 큰 소리로 반발하며 나섰다. 난 일부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조건들이 설명회 과 정에서 자연스럽게 설명할 것이며, 또한 질의응답시간을 충분히 가져서 의문사항들에 대해 답변한다는 것과,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사항들이 잘못 알고 있기에 발표를 먼저 들어보고 하자고 하였으나, 정말 일부 주민(10명 정도)들은 막무가내로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물론 일부 주민 들이 사회자의 말처럼 일단 들어보자고 주장하였지만 반대파들의 큰 목소리에 금방 파묻혀 버렸고 설명회는 아수라장으로 변해 갔다. 일단 간신히 나는 설명회 개회 선언을 했지만 일부 주민이 사회를 보는 나의 마이크도 빼앗아 버렸다. 그러면서 내 앞에 꼿꼿히 서서 나를 바라보 며 하는 욕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욕을 퍼부었다. 이 세상에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나를 향해 이렇게 하고 있는 욕을 듣고 있노라니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나에게 어떤 원한이 있기에 이렇게 심한 욕을 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철천지원수도 아닌데 철천지원수를 만난 것처럼 나를 향해 욕을 해대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행동을 하는가 생각하였다. 도저히 대꾸할 값어치도 없는 욕을 퍼부어대니 내가 이런 사람들을 모아 놓고 어떻게 설명회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가 하는 마음도 들었다. 일부 설명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주민들은 우리들의 주장을 전혀 듣지 않겠다고 하며 자기들의 질문에 먼저 답변하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떠든 다. 그저 자기만의 일방통행식의 처리를 하며 자신이 옳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답답하다. 왜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물어보고 답변을 듣고 하면 될텐데 도대체 왜 화를 내며 하는 것인가! 혹시 이 사람들이 과거 떼를 쓰면 상대방이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들어줄 것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답답했다. 1시간동안 계속된 소모공방으로 설명회는 원래 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었다. 저희 영광원자력본부는 여러분들이 이제까지 아시고 있는 내용과는 다른 방법으 로 파워업레이트를 시행할 것이며, 이 다른 점을 말씀드리려고 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말할 기회가 봉쇄되었고 이것이 유감스럽 지만 이로써 설명회를 마치겠습니다. 라고 멘트를 하자 묵묵히 앉아있는 주민들이 다 퇴장하기 전까지 개선장군마냥 얼굴에 표정을 지으며 있었다. 이런 설명회의 결말이 자기들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행여 우리 원전본부가 다음 날 자기들에게 와서 협조를 구할 것 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날 그 사람들의 그 열정을 그렇게 그 설명회 자리에서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업을 위해 쏟아 부었으면 지역사회가 얼마나 긍정적인 사회로 될까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우리 회사는 지역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지역개발세와 기본지원사업 등을 제외하고도 매년 지역에 100 억 원이 넘는 사업자지원사업을 하며 지역 마을과 각 부서가 자매를 맺어 활동하는가 하면 독거노인을 돕는다든지 하는 우리의 노력들이 지 역에서는 과연 우리를 진정한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을까? 지자체도 또한 마찬가지라는 느낌이다. 지자체의 공무원들은 지역주민과 우리 한수 원 직원 사이에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여야 함에도 일부 공무원들은 뒷깍지 끼고 앉아 대화의 장이 투쟁의 장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으니 이 어찌 이런 공무원들을 나라의 공복이라 할 수 있는가! 참으로 한심하다. 파워업레이트 주민설명회에 대한 단상 81

[생면부지의 한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하고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이 사진을 보니 많은 눈들이 나와 생면부지의 사람을 향하고 있다. 난 그때 어떤 말을 했는지..,] 파워업레이트 주민설명회에 대한 단상 82

07.15 2010 오랜만의 편지_26탄 우리 아들 상현, 너에게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낸 지가 작년 12월 세밑이었구나. 올해 들어 아빠의 회사 보직이 조금은 힘든 자리로 이동하여 시간적 인 여유를 찾기가 힘든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여유가 없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단다. 물론 새로운 일을 하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질 때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단다. 오늘은 큰 맘먹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메일과 회사의 변한 사 항을 체크하고 바로 책을 집어 들었다. 작년 연말에 구입한 책인데 중간 읽다 7개월간 손을 놓은 책이란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가 쓴 또 다른 교양 이란 책인데, 부제가 교양인이 알아야 할 과학의 모든 것 으로 되어 있듯이 교양인이 알아야 할 자연과학에 대 해 600쪽이 넘게 서술한 책이란다. 너도 장차 인문사회학을 전공할 예정이기에 읽어야 할 책이라고 할 수 있지. 이 책 서문에서 사 람들이 각각의 전문영역이나 직업상의 차이를 넘어서서 서로가 교감한다는 뜻에서, 즉 서로 대화할 수 있다는 뜻에서 이 모든 것을 교양이라 부를 수 있다. 고 정의하더구나. 아빠가 하는 일이 이제까지의 회사생활에서 경험한 것과는 다른 민원이란 업무를 하다 보 니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구나. 아빠가 근무하는 이곳은 시골이고 또한 바다가 접한 마을인지라 민원인으로 접하는 사람들이 어부 등 매우 다양하단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정말 교양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구나. 교양있는 사람들의 충분조건은 꼭 교육을 잘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아전투구식의 해석과 멱살질을 하며 다투는 국회의원들을 보며 우리는 지식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혜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듯 말이다. 이곳의 사람들과 대화하다보면 자기의 주장만이 옳고, 상대 편의 주장은 틀렸다고 생각하며 -더구나 자기가 아는 지식 범위에서 벗어나면 그 주장은 틀렸다는 주장-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서 교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단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름이 곧 틀림이라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위험하다는 것은 너도 알고 있겠지만 이곳의 대다수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다름의 인식은 너무나 부족하구나. 너도 11월18일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네가 달리는 길을 아빠가 도와 줄 길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저 달리는 너를 보며 열렬히 응원하는 것이 최선의 도움이라는 것을. 달리는 길에 목이 메면 언제든지 엄마와 아빠가 시원한 물과 칼로리를 제공할테니 네가 달리는 길이 정확한 목적지인지, 달리는 속도는 적당한 것인지, 네가 목표로 하는 순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주도면밀하게 따 져가며 달리기 바란다. 행여나 달리고 난 후 힘이 남아돈다면 이 또한 문제일 것 같지 않겠니? 경주에서 힘을 다 쓰지 않고도 1등을 했다고 해서 힘이 남아도는 것보다 모든 힘을 다 써서 세계기록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듯이. 오랜만의 편지_26탄 83

07.01 2010 해파리와의 전쟁 해파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체 몸의 94~98%는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 세계 대양에서 발견된다. 아시아에서 해파리는 식용으로 쓰이 며, 한국에서는 주로 해파리 냉채 로 먹는다. 고 되어 있다. 내가 근무하는 원전에는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한 아쿠아리움도 운영하고 있 는데, 이 아쿠아리움에도 해파리가 전시되고 있다. 물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옛 선비의 유유자적함을 떠올리게 하니 참 대 단한 놈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다 해파리는 중생대 시대에서부터 존재한 종이라 하니 대단한 생명력을 가진 모양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 는 것이 아니라 살아나는 자가 강한 자 라는 말처럼 해파리도 강한 놈이리라. [영광원전 아쿠아리움의 해파리 수족관에 있는 보름달물해파리]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매년 하절기에 중국해역으로부터 발생하여 7~9월경에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로 인한 어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체적인 구제작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에 적극적인 구제작업을 실시함으로써, 7월말에서 8월 초순 우리나라 해안에 유입되어 발생하는 어업 피해와 해수욕객들의 피해 등 직 간접적인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고 밝혔는데, 내가 근무하는 원자력발전소도 해파리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에 위치한 대부분의 발전소는 냉각수로 바닷물을 이용하는데 이 바닷물 속에 해 파리가 함께 유입됨으로써 바닷물 사용이 불가능해지면 발전소의 안전운전에 위협을 받을 확률이 증가한다. 작년에는 여름철 기간에 발전소 에 해파리떼가 대거 출몰하여 약 13,000톤을 수거하였는데, 올 해도 마찬가지로 해파리가 유입될 것 같다. 작년에는 7월2일에 첫 출몰을 기록 하였는데 올 해는 이보다 훨씬 빠른 6월 4일로 기록되었다. 작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해파리 유입 방지(Bypass) 시스템을 개발하여, 이제 설계를 마치고 제작 중인데, 아뿔싸, 이 놈이 너무 빨리 나타나 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6월 12일 이후 해파리가 어디 소풍이라도 갔는지 전혀 유입되지 않아 한숨을 돌리기는 했으나 아직도 가슴을 졸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빨리 제작하여 설치해야 한 숨을 놓을 수 있는데 하루하루가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다. 해파리와의 전쟁 84

[제작중인 해파리 유입 방지 시스템] 어제도 저녁 늦게까지 현장에서 작업하는 현장대리인에게 작업일정을 단축해서 설치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왔지만 현장의 작업상황을 고려하 면 너무도 가혹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일상에서 우리들은 이렇듯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행동들과 말들을 쏟아내며 살아가는 것을. 다행이 주말도 반납하고 일을 한 효과가 있어서 그리고 날씨도 도와주었는데 실은 날씨가 도와주어 주어진 일정에 맞춰 일을 진행하고 있다. 실은 자연환경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결코 일정에 따라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 이 장치의 일부분을 발전소 앞바다에 설치한다. 아마도 해파리를 퇴치하는 세계 최초의 작품일 것이다. 이런 결과들을 보기에 힘든 중간과정을 묵묵히 이겨내고 견디었 을 것이다. 올 여름에는 발전소 취수구에서 많은 직원들이 해파리를 제거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일은 더 이상 보지 않으리라. 올 해 우 리가 설치하는 이 시스템은 더운 여름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에 따른 더운 여름 발전소 직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과 더불어 육체적인 안정 감까지 두 배의 효과를 거두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해파리여 안녕. 해파리와의 전쟁 85

03.29 2011 일본원전사고의 언론 보도에 나타난 포풀리즘 최근 언론의 포풀리즘에 대해 전문가들은 많은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광우병 논란과 무상급식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인 듯하다. 이들 문 제에 대해 문외한이기에, 또한 내가 이에 대해 언급한들 나의 의견이 사회적 담론으로까지 되지 않기에 이에 대해 왈가불가하더라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문외한들이 나서서 의견을 피력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요즘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문외한들이 나서서 이러쿵저러쿵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으며, 이 결과는 우리사회의 균열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위의 두 가지 대표 사 례에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많은 문외한이거나 혹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언론이 진보 성향이든 보수 성향이든 감성자극적 인 언어를 이용해 편가르기 식으로 사회구성원의 이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한다.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인 정확한 보도와 함께 이슈로 떠오른 사안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언론의 역할을 언론은 포기한 것인가? 일본원전사고와 관련하여 보도하는 행태를 보노라면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말한 언론의 포풀리즘을 알 수 있다. 원자력발전회사에 다니 고 원자력발전소 운전과 관련해서는 20년 넘게 직접 담당했기에. 일본원전사고에 대해 포풀리즘으로 치닫는 언론보도를 보면 보도 결과가 어 찌되었건 신경을 쓰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신문의 헤드라인은 대중에게 일어난 사실에 대해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정확히 알려야 하는데, 사실을 알리기는 하나 전반적인 사실이 아닌 가장 쇼킹한 말로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이런 헤드라인은 당연히 지엽적인 사실 만을 표현한 헤드라인이며, 대중에게 왜곡된 정보가 전달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 저널리즘의 원칙인 사실보도는 뒤로하고 왜곡된 포풀리즘과 영합하여 이런 현상을 계속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특히 일본원전사고는 우리나라 원전사고가 아니기에 이 논의에서 제외한다 하더라도 일본 원전사고로 인해 우리나라가 받을 가장 큰 영향, 즉 방사선이나 방사성물질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보면 사실보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 는지 걱정스럽다. 일반 대중은 원자력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런 보도를 본 대중은 당장이라도 큰일이라도 날 것이라는 생각 을 할 수 밖에 없다. 일본원전사고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의 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자연에서 우리가 받고 있는 방사선 등과 비교해도 알 수 있는 아주 미미한 것들을 그저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한다. 이런 상황이니 언론의 또 다른 원칙 인 문제해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왜곡된 형태로 보도하는데 어떻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언론보도형태는 당연히 제고하여야 한다. 특히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이렇게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언론이 우리나라 언론만이 가진 특성인가 묻고 싶다. 얼마나 많은 국민이 이런 기사를 읽고 두려움 또는 불안감에 떨 것인가 생각하면 이런 보도형태는 지탄 을 받아 마땅하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일본원전사고에 대한 보도에서 정확한 사실보도와 함께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모습을 신문이나 방송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일본원전사고의 언론 보도에 나타난 포풀리즘 86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10년 3월 29일 영광원전 방재환경팀장으로 근무할 때 팀 전체가 올라간 전남 영광의 태청산에서 바라본 저수지이다. 마을용수로 쓰이는 이 물에 소금 1스푼이 포함되어 Nacl 성분이 아주 미미하게 검출되었다고 해서 그 누가 이 저수지물을 바닷물이라고 하겠는가?] 일본원전사고의 언론 보도에 나타난 포풀리즘 87

03.23 2011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서울의 높은 산을 오르기로 하고 500m 이상의 산을 오르기 시작한 한 때가 2009년 가을 무렵인 9월이었다. 물론 그 목표를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달성했고, 그 후로는 특별한 목표 없이 집 근처의 청계산이나 대모산을 자주 오르내리 곤 했다. 하기야 산에 오르는 것이 목적은 있을지 몰라도 목표까지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서 울의 산 오르기 는 어느 정도 목표가 되기에 비교적 단기간 내에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오른 산은 북한산 (836.5m) 도봉산(739.5m) 수락산(638m) 관악산(632m) (618m) 남한산(522m) 불암산(508m) 등으로, 이 중에서 청계산과 남한산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오른 산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깝다보니 그러했으 리라.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다시 달릴 수 있는데 자꾸 특별한 목표를 정해 산에 오른다 는 것이 우습기도 하여 목표를 정하지 않으니 산에 오르는 횟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목표 를 달성한 후 새로운 산에 간 적은 회사 산악회에서 가는 산을 따라갔을 때뿐이었다. 이번 주말에는 뭔가 새로운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오던 중 신문에서 최근에 경춘선이 전철로 복선화되어 많 은 사람들이 주말산행을 춘천 쪽으로 한다는 기사와 함께 금병산을 추천해 준다. 아침을 먹고 아들 녀석을 학원에 보 낸 후 산행 중 먹을 간단한 요깃거리를 마련하여 와이프와 함께 경춘선의 출발역인 상봉역에 도착하니 많은 인파가 보이는데 거의 대부분이 등산복 차림의 중년이다. 아마도 나처럼 언론의 보도를 보거나 듣고 이곳에 온 사람들이 대 다수이리라. 20분마다 출발하는 전차의 좌석은 이미 만원이고, 서서가는 여행객도 꽤 되었다. 1시간 10분 거리의 김유정역에 도착하여 금병산의 산행코스를 살펴본다. 금병산은 김유정의 소설 속에서 나오는 실레 이야기길을 포함한 산으로 김유정역에서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아주 아담해 보인다. 인왕산이나 관악산 등 대부분의 서울 산처럼 조륙운동에 의해 화강암석이 융기하면서 이루어진 형태의 산이 아니라 퇴적암 형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융기현상을 겪은 후 침식과정을 거쳐 현재의 형태로 이뤄진 산이 아닌가 싶다. 마을의 민가를 지나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넓은 길이 계속되다 갑자기 등성이를 향해 가파른 비탈길이 시작된다. 아 직 때 이른 봄 날씨, 쌀쌀한 기운마저 감돌지만 등성이를 돌아설 때쯤 벌써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고, 땀 방울은 점점 커져 이마에서 줄줄이 흘러내린다. 김유정의 소설 속 주인공 나와 점순이가 걸었던 실레길을 따라 걷다 정상을 향해 실레길을 이탈한다. 멀리서 보았을 때 얌전하게 보였던 정상으로 가는 길은 보기와는 다르게 험하다. 흘 러내리는 굵은 땀방울은 주체할 수 없고 여기에 더해 숨소리는 헉헉거리는데 정상에서 내려오는 누군가가 이건 전 투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라며 혼잣말처럼 내뱉는다. 한낮의 따뜻한 햇볕은 겨우내 얼린 비탈길을 사정없이 흐드러지 게 하며 오르내리는 수많은 산행객들에 의해 진흙탕길로 만들어버렸다. 숨을 헐떡이며 가까스로 정상에 도착하니 춘 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 보인다.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88

[금병산 정상에 올라 가쁜 숨을 정리한 후 한 컷] 힘든 산행의 위안은 정상에 서서 가쁜 호흡을 긴 호흡으로 바꾸는 것과 함께 직접 준비해오거나 아니면 정상에서 사 먹는 맛있는 먹거리인지도 모른다. 간단히 자리를 정하여 어묵과 유부초밥, 그리고 막걸리 한 잔을 하니 산신령이라 도 된 듯하다. 남김없이 흔적을 없애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을 올라올 때와의 길과는 다르게 잡았다. 내려오는 길은 유유히 산보하듯이 걸을 수 있었고 나지막한 곳에 다다르니 잣나무 숲이다. 잣나무 숲에는 꽤 묵직해진 다리에게 휴 식을 줄 수 있게 휴양림처럼 전신의자가 우리를 반긴다. 신발끈을 풀고 잠시 자리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본다. 인적이 거의 없는 잣나무 숲 가운데 누워 올려다보는 하늘은 잣나무 가지 끝을 지나서야 허공이 열린다. 아무런 생각 없이 자리에 누워 있으니 잡념들은 내 머리 속을 빠져나와 전나무에 기어올라 전나무 끝을 지나더니 허공에 날아가 버린 다.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89

[상념은 관념이 되고 무의식도 관념이 된다.]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90

[밑에서 바라 본 잣나무숲은 한참을 지나 허공에 다다른다] 김유정역에 귀환하여 돌아오는 전철에서는 거나해진 목소리들이 이 곳 저 곳에서 들린다. 산행에서의 피곤함에 더해 이런 시끄러운 소리들이 귀를 거스르게 한다. 공공장소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보다는 자기중심적인 생활이 익숙 해졌기 때문이리라. 집으로 오는 길에서 산행 뒤의 즐거움을 꺽어 버린다. 세속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원래 이런 것일 까?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91

03.22 2011 남을 배려하는 사회 한상복이 쓴 배려라는 책을 읽었지만 남을 배려하는 사회에 대해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를 이 짧은 글에 담아 표현한 글을 아주 오랜 만에 읽 었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는지 아쉬워하던 차에 이 글을 보고 우리 사회의 윤리에 대한 전반적인 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다. 최근 인터넷에서 오가는 일부 글을 보면 '이 사회가 과연 남을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사회인가?라는 의문이 들 때가 너무나도 많다. 어릴 적 버스에 앉아있다 나이드신 분이 오면 자리를 양보하던 그 시절의 장면을 정말 다시 볼 수 없는가? 남을 배려하는 사회 염 재 호(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지하철을 타면 세상이 많이 보인다. 요즘 복잡한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다른 사람을 밀치고 지날 때에도 미안하다거나 죄송하다거나 하는 말 을 하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다. 대부분 잠깐만요! 라거나 잠시만요! 라고 하면서 내린다. 식당에서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나를 때에도 대부분 잠깐만요! 라는 말을 많이 쓴다. 여러 해 전에 이런 표현에 대해 논술 모의고사를 내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잠깐 만요! 가 미안한 마음을 나타내는 공손하고 예의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대방보다 자기가 중심인 언어와 생활 왜 미안하다거나 죄송하다라는 표현을 듣기 어렵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쓰는 잠깐만요! 라는 표현은 매우 자기중심적이다. 내가 나의 권리를 행사하고 싶으니 당신이 잠시만 당신의 권리를 유보해 달라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상대편에 대한 배려가 깊으면 내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때에는 당연히 내가 미안하고 내가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데 우리는 잠깐만요! 라고 하면서 자기 의 권리만 주장하는 자기중심적인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또 다른 현상으로 요즘 지하철에서는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열심히 화장하는 젊은 여성들을 많이 보게 된다. 심지어 기초화장에서부터 시작해 서 눈썹 그리는 것까지 이삼십 분을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에 몰입하는 여성들도 있다. 지하철에서 시끄럽게 전화통화하거나, 자기 집 거실에서 이야기하듯 떠들어 대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교육시킨다고 오히려 시끄럽게 아이들과 다투는 경우도 많다. 애가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남의 집 일인 양 못본 체 하는 경우도 흔하다. 심지어 괜히 앞에 서있는 사람한테 아저씨! 얘 좀 혼내 주세요. 라고 애교 섞인 주문까지 하는 젊은 엄마도 있다. 지하철에서 진한 애정표현이나 화장을 하는 것에 대해 젊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의외로 그런 행동이 보기는 좋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심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니니까 상관없다는 대답이 많았다. 몇 년 전에는 대형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 는데 한 학생이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피곤해서 조는 것과는 달리 엎드려서 자는 것은 강의하는 교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지적을 했더니, 자신은 다른 사람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자는 것이 오히려 좋은 일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아마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나 보 다. 자신의 권리 찾기에서 나아가 남에 대한 배려를 남을 배려하는 사회 92

과연 공동체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것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어떻게 조화해야 할까? 군사독재체제를 벗어나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 서 우리는 집단적 가치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우선시했다. 경쟁사회가 심화되면서 남에 대한 배려보다 내가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시장주의의 강박관념도 우리 속에 깊게 뿌리내렸다. 청문회가 되었건 국정감사가 되었건 정치인들도 자신이 마이크 잡으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무조건 공격하고 본다. 지진과 해일, 그리고 방사능의 공포에서도 질서를 지키는 일본 국민을 보고 파이낸셜 타임즈는 일본의 시민의식이 인류정신이 진화한다는 사 실을 보여줬다고까지 평가했다. 다른 사람에게 고마운 경우에도 고맙다는 말보다 자신을 위해 수고해서 미안하다고 수미마센 이라는 표현 을 더 많이 할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일본인들이다. 일본도 전후 국가( 國 歌 )와 국기( 國 旗 )까지 포기할 정도로 군사전체주의 문화를 없애기 위 해 노력했지만 남에 대한 배려는 아직도 살아 있어서 위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우리도 한때는 동방예의지국이었다는 말이 아련한 추억 처럼 들린다. [곧게 쭉 뻗어 자라는 춘천 금병산 전나무들에서 배려의 모습을 본다는 표현이 맞는 것일까?ㅎㅎㅎ] 남을 배려하는 사회 93

03.16 2011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지난 11일 일본열도에 리히터 규모 9.0이라는 강진이 발생하여 수만 명(추정) 사망되었다는 뉴스가 연일 매스미디어 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에 더해 후쿠시마 다이이치원전에서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최대일 것으로 예상되는 원 전사고가 진행 중에 있다는 보도도 계속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다른 시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원전의 경우 에는 그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이라는 개념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노라면 원전 종사자인 나도 아연실색할 정도이다.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제1발전소 모습으로 맨 왼쪽부터 4,3,2,1호기 그리고 건너 5호기, 6호기 순이다. 1975년도 사진이라 6호기는 건설 중인 모습으로 나온다.]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94

원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도 정말 이 사태에 대해 너무도 심각하여 이런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났을까? 라 는 의문이 있다. 아직 사고가 진행 중이고 추후 정확한 사고원인과 대책 등이 종합적으로 강구되어야겠지만 현 시점 에서 원전의 운영능력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세계에서 원전을 가장 안전하게 운전 한다는 일본이 이럴진대 우리나라의 원전에 일본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오는 것은 아 닐까? 하는 의구심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운전 업무에만 20년 이상 경험한 나는 이번 일본원전에서 발생한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적어도 다음의 측면에서 우리가 일본보다 더 안전하다는 이야 기를 할 수 있다. 첫째, 자연환경이 일본에 비해 더 안전한 곳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영화 300 에서 보듯이 싸움을 할 때 지형조건 이 유리하면 소수의 병력으로도 많은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진에 대해 일본보다 지리적으로 안전한 곳에 있기에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그만큼 적다는 것이며, 또한 일어나더라도 지진의 규모가 작기에 일본과 같은 그런 사 고는 발생할 수 없다. 이의 근거는 역사적으로나 기록적으로 보더라도 일본에 비해 지진의 규모가 작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원자로형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원자로형은 비등경수로형(BWR: Boiling Water Reactor)이고, 우리나라의 원자로형은 현재 상업운전 중인 21기( 基 )의 원전 중 월성1~4호기(가압중수로형, PHWR: Pressurized Heavy Water Reactor)를 제외한 모든 원전의 원자로형이 가압경수로형(PWR: Pressurized Water Reactor)이라는 점이다. 다른 면을 모두 고려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로 국한하여 보면 PWR은 BWR에 비 해 안전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이번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까지는 원전에 큰 문제점이 없었는데 쓰나미가 온 후 해당 기기가 침수되어(?) 비상디젤발전기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원자로심을 냉각시키지 못하게 되며 결국은 노심의 손상(노심 용융, meltdown, 일본에서는 meltdown을 용해라 하는데 우리나라 언론도 이를 따라 용해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다.)이 발생되어 현재 상황이 진행 중이다. 즉 원자로심을 냉각시키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요하며, 이런 비상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디젤발전기가 설치되어 있고 바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운전되어야 하는데 이 비상디젤발전기가 운전이 안 되니 후쿠시마 다이이이치 원전에 근무하는 운전원들은 참으로 답답한 일일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가압경수로형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원이 살아있으면 물론 원자로심 냉각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며, 만일 이번의 일본처럼 전원이 상실되더라도 일본과는 다르게 원자로심을 자연적으로 냉각하는 구조로 되 어 있다. 이를 자연순환운전(Natural Circulation Operation)이라 하는데, BWR형과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나도 예전 고리원전의 발전차장, 영광원전의 발전팀장 보직 시 이와 같은 원전의 비상상황을 간접적으로 체득하기 위 해 원전 시뮬레이터라 부르는 곳에서 여러 번에 걸쳐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받곤 했다. 비행기 조종사들도 비행기 조종 간과 똑같은 비행기 조종 시뮬레이터에서 실전과 비슷한 훈련을 받곤 한다. 그런데 정지되어 있던 후쿠시마 제1발전 소 다이이치원전 4호기에서도 원자로심의 일부 용융이 발생되었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를 보고 다소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운전 중인 발전소가 아닌 정지되어 있는 발전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라고 말이다. 원전은 운전이 정지되더라도 일정기간동안 계속해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붕괴열(Decay heat, 일본에서는 이를 잔열, 殘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95

熱 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언론은 또 이를 따른다.)이라 한다. 예를 들어 이야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고기집에 가면 고기를 맛있게 굽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가스불보다 숯불에 굽는 것이 더 맛이 있다. 숯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스와 같 은 것으로 목재를 태워야 숯불을 만드는데, 이렇게 가스로 숯불을 만드는 과정(또는 상태)을 원전 운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제 숯불이 완성되면 다 이상 가스가 필요 없고 숯불 자체로 계속 열이 발생하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숯불은 점점 열기를 잃어 가는데, 이런 상태를 원전에서는 원전 정지 후 붕괴열이 시간에 따라 감소된다고 보면 된다. 숯불 은 시간의 경과가 더불어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원전이 정지된 후 원자로심에서 발생하는 붕괴열은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하여 100%의 출력으로 운전하는 원전을 정지하면 정지한 후 약 1초만에 붕괴열은 7% 수준으로 떨어지며, 하루가 지나면 0.5%의 붕괴열이 나오고 이후 서서히 감소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원자로심을 냉 각하기 위해서는 원전 정지 후 약 3일동안 충분히 냉각을 해 주어야 한다. 셋째, 이것은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방법과 함께 때 로는 현장상황에 맞는 임시방법이 필요한데 이에 관한 한 우리나라 국민, 즉 우리나라 원전 운전원들이 최고가 아닌 가 하는 점이다. 이런 점들은 사고를 완화시키는데 엄청 중요한 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그리고 이성에 의한 판단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매우 정의롭고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객관적인, 그 리고 이성적인 것이라는 것도 얼마나 주관적이고 감성적일까 생각해 보면 나의 주관적인 판단도 그렇게 주관적이란 판단만은 아닐 것이다. 이것은 결코 언어의 말장난이 아니다.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조감도] 관점을 잠시 돌려 언론 보도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잘 모르는, 다시 말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현상(또는 사건) 을 해석할 때 이와 유사한 것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과 주변에서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조건들을 나름대로 종합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96

하여 해석하려고 한다. 이때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판단으로 개념적인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 해하고 있을지는 모르나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알기가 힘들다. 또한 전문가라 할지라도 전문가는 자기 분 야, 즉 아주 디테일한 분야에만 전문가이지 다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란 점이다. 원자력 전문가라 할지라도 원자력 모 두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른 분야처럼 원자력도 다방면의 넓은 세부분야가 있으며, 전문가들은 원자력 분야 중 원자력 안전분야라든지 더 좁히면 원자로 노심의 설계분야라든지 하는 분야에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원자로심 설계 전문가에게 '원전사고로 방사성물질이 인근 지역에 방출되면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그가 대답은 전문가로서의 답변이라기보다는 광범위한 원자력 분야에 근무하기에 일반 대중 보다 조금 더 잘 아는 사람으로서의 답변일 뿐이다. 최소한 원자력 관련 전문가이기에, 따라서 일반 대중보다 더 잘 알기에 이에 대해 일반 대중보다 더 잘 설명할 수는 있겠으나 이를 전문가의 답변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데도 실상에서는 이런 오류가 심심찮게 일어나곤 한다. 이번의 언론 보도도 상당수 이런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하 기야 이런 것은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준비도 되지 않고 아주 짧은 시간에 이에 대한 보도 를 해야 하는데 각각의 세부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인터뷰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전문가들이 누구누구인 지 알아볼 수 있는 전문가 풀도 언론에서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언론의 큰 두 가지 속성인 신속성과 정확성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정확성이 더 중요 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일본의 원전 사고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재점검하고 만일 개선할 점이 있다면 보강하거나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지진에서 더 안전지대에 있긴 하지만 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 해석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비록 원전 의 설계, 건설 및 운영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아주 보수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설비(시설) 에 비해 그 피해의 결과가 엄청나기에 그러하다. 아마도 정부와 우리 회사, 그리고 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원전 관련 분야의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서로 의견을 집약, 도출하여 더욱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하는 방법을 도출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번 일본원전 사고에 따라 원전산업 자체를 무턱대고 반대하여 원전산업을 부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여 현실적인 대안이 없기에 세계 각국에서는 원전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번의 사고로 전세계의 원자력산업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도 물론 차후 신재생에너지 등을 적극적 으로 수용해야 하지만 너무도 비싼 돈을 주고 전기를 쓴다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까지 안 된 상태임을 감안하면 원자 력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대안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물론 전기절약을 한다든지 하여 원전의 비중 을 축소한다는 그런 피상적인 답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번의 일본원전 사고로 방 사능물질에 의한 방사선 피폭이 우리나라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런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포털 등에서는 여러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 근 30년을 원자력계에 근무한 사람으로 이에 대해서는 각 분야 원자력 전문가들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 걱정은 되겠지만 심각한 우려는 없으니 각자의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는 것이 최선이다.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97

03.04 2011 원자력 세미나를 다녀온 후 영광원전에서 3년 7개월 동안 주말부부로 근무하다 올 해 본사 홍보실로 전입하게 되어 가족과 함께 사는 소소한 기쁨을 즐기고 있다. 살다 보면 큰 기쁨, 작은 기쁨 등 여러 기쁨을 느끼지만 큰 기쁨은 횟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큰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중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작은 기쁨은 일상에서 별다른 투입요소 없이 얻어지는 결과이며, 자주 느낄 수 있기에 작은 기쁨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결코 큰 기쁨이 작은 기쁨보다 못하다는 것이 아니며, 단지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작은 기쁨이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하기야 부부간의 사별이 스트레스 지수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1위라는 기록인 것을 보더라도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소소한 기쁨이 아니라 엄청난 기쁨으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한 달이 넘어가는 홍보실에서의 새로운 업무와 아침저녁으로 회사를 출퇴근하는 기쁨 속에서 주말은 와이프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이제는 새 신발을 사서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한 신발을 신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달이 지날 무렵 태국 외교부에서 우리나라의 우 수한 원전 실적을 자국에 소개해 달라는 공문이 우리나라 태국 주재 대사관으로 발송되었고, 이에 우리나라의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님과, 지식경제부의 국장님이 태국 외교부 현지에서의 세미나에 발표를 하시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민간인은 원전관련 전문가들로 7명으로 구성되 어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 이 공문을 보며 처음 느낀 것은 그동안 내가 태국의 에너지 자원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많다는 느낌 이었는데 왜 이 나라가 원전을 지을 생각을 할까 하는 점이었다. 하기야 UAE 등 산유국들도 원전을 짓는 것을 보면 에너지 위기에 대한 생 각은 에너지 부자나라나 가난한 나라나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태국 외교부 세미나실 Naradship Auditorium에서] 원자력 세미나를 다녀온 후 98

1박3일 동안의 태국 출장길에서 느낀 점은 여러 가지이지만 태국 공무원은, 물론 내가 본 공무원들은 외교부와 에너지부 일부 직원이지만, 여자들이 많다는 느낌이다. 이에 대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세미나 후 오찬에서 함께 한 외교부 공무원들도 거의 여자가 대부분인 것 을 보면 그렇지 않을까? 우리 테이블에는 5명이 앉았는데, 우리나라 태국 외교부 참사관과 지경부 사무관, 그리고 나를 제외한 태국의 2명의 외교부 직원이 모두 여자였다. 물론 단편적인 면이지만 말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태국 식당에서 서빙하는 사람들이 남자가 많다는 점이 다. 이 또한 단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보다 여성의 공직사회 진출이 활발하다는 느낌이다. 또한 식당에서의 서빙을 남자가 하는 것은 내 가 언뜻 생각하기에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무거운 접시들을 나르고 하는 것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적당하지 않은가! 여하튼 회의를 마치 고 난 후 우리나라 원전산업이 불과 30년이라는 기간에 이렇듯 변모한 것을 보니 역시 우리나라는 참으로 역동적인 나라가 아닌가 싶다. 여행하면 뭐니뭐니해도 새로움이라는 단어가 빠지면 팥소 없는 찐빵처럼 어딘가 허전하다. 그 새로움 중의 으뜸이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 는 재미요, 또 다른 하나는 휴식이 아닌가 한다. 난생 처음 박쥐고기를 먹어보았으며,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았다. 태국 도착하여 저녁식사 후 마사지를 간단하게 받았는데, 너무나도 좋아 다음날에는 가장 긴 코스인 3시간 코스를 선택하여 받았다. 회의로 인해 지친 심신을 해소하 는데 이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었다. 가격도 1시간당 우리 돈으로 18,000원 수준인데, 돌아와서 알아보니 우리나라 강남에서는 시간당 80,000원이란다. 3시간 코스의 마사지를 받고 온 것이 잘한 선택이겠지! 적절한 타이밍과 장소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박쥐고기 요리인데 통닭 맛과 비슷하다. 소스도 우리의 간장 소스와 별 다를 것이 없다.] 원자력 세미나를 다녀온 후 99

03.03 2011 마지막 편지(?) 어제는 직장의 부하직원 모친상이 있어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에 다녀왔단다. 정말 오랜 만에 강북으로 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기야 웬만하면 강북으로 갈일이 없기에. 강북으로 언제 갔는가 생각해보 니 작년 너의 수시입시와 관련하여 너, 엄마와 함께 간 적이 가장 최근의 일이더구나. 광화문 광장인가 새로이 조성된 중앙청 부근을 지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마음도 없었는데 사직터널을 지나 독립문을 거치면서 예전 엄마가 신촌의 밀레오레에서 상가를 분양받아 운영하던 때의 일들이 문득 떠오르더구나. 그때는 잘 몰랐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엄마는 무척이나 마음고생이 심했던 모양이다. 한 번 마음먹고 시작한 일인데 뜻대로 잘 되니 않으니 얼마나 마 음고생이 심했겠니? 아빠는 현장공부 한 번 어렵게 했다며 위안을 했지만 엄마는 나름대로 맘이 무척이나 다운된 시기였던 것 을 생각하니 어느덧 병원 장례식장에 당도하더구나. 조문을 마치고 차에 올라 타 다시 회사로 복귀하기 위해 연세대 쪽으로 방향을 트니 연대 정문에는 입학식날이라 그런지 많은 신입생들과 학부모가 들어가고 있더구나. 너도 조금만 잘 했으면 오늘 저 학교에서 입학식을 하고 있을 텐데 생각해 보았다. 지난 일은 지난 일, 현재가 중요하고 미래가 더 중요하니 과거를 잊지는 말되 현재와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 지. 하지만 최근 너를 옆에서 보노라면 아빠와 엄마는 너의 행동에 정말 많이 실망하고 있단다. 물론 너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말이다. 너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아빠가 보기에 너의 끈기는 보통 사람에 비해서도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하물며 네 가 가려는 학교는 보통사람들이 입학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일은 정말 생각해 보기조차 싫단다. 기본적으로 끈 기가 있어야 하는데 네가 그동안 살아오며 체득하고 습관화된 너의 행동양식을 이제와 전면적으로 바꾸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 다. 끈기가 있는 아이들과 비교하여 너의 출발선은 엄청 뒤에 있는 것이지. 이런 어려운 현실을 너는 인정해야 하는데 결코 인 정하려 들지 않는구나. 이 점이 또한 매우 우려할 점이란다. 너의 끈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어떻게 이 단점을 극복해 나갈까 해도 부족할 텐데 그마져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정말 솔직하게 너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다시 한 번 직시하고 어떻게 해야만 너의 앞일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이런 기본을 확립하지 않고 네가 공부를 한다면 사상누각에 다를 바 없으며,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기 때문이다. 정말 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데 네 위치를 잘 살피고 너의 단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그것부터 고민해 보기 바란다.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가 원하는 학교에 갈거야 라고 하지만 현재의 너의 상태로는 절대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사람은 자신의 일을 자신이 가장 잘 알거라고 하지만 자신의 행동과 생각은 매우 주관적이기에(객관적이라고 분석한다 는 그 자체도 사실은 상당히 주관적이라는 사실을 많은 철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잖니)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밀고나간다면 매 우 어리석은 일이란다. 왜 부모가 너에게 그런 말들을 기회있을 때마다 이야기하겠니? 지난 11월, 네가 수능에 실패하고 가졌던 생각들이 지금 와서 어떻게 변질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너의 현 위치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 곰곰 생각해 보아라. 너의 처음 운동하던 때의 생각, 너의 멘토와의 처음 만나 가졌던 마음가짐, 네가 처음 학원 다닐 때의 생각 등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니? 좋은 방향으로 변했을까, 아니 면 나쁜 방향으로 변했을까? 대답은 아마도 분명히 나올 것이다. 물론 사람이기에 목표를 향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아빠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어도 어느 범위 이내에서 변해야 되겠지. 너의 변위(변한 범위)는 도대체 얼마일까? 아 빠는 이 점에 대해 매우 우려하며, 현 시점에서 도저히 가능성이 없기에 너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을 가지지 않고 있는 상태란 다. 따라서 현재처럼 네가 계속 한다면 더 이상 너에 대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지 않을 작정이다. 물론 너도 이제 네 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나이이기에 굳이 아빠가 이리 해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너 마지막 편지(?) 100

에게 이리저리 해라 간섭한 이유는 물론 부모로서 자기 자식이 바른 길로 가지 않는데 가만있을 부모가 어디 있으랴 하는 것보다도 너보다 인생을 많이 산 인생선배로서 네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두기에 너무나도 안타까웠기에 그리했지 만 이제는 그것도 소귀에 경읽기이고, 이야기해 보아야 피드백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그만 두련다, 네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 편지가 아마도 너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일 것이다. 너의 가장 큰 단점인 끈기 부족, 너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자만감,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능력의 부족 이 세 가지를 고치지 않 는다면, 그리고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네가 생각하는 미래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 이라는 시를 덧붙이며 끝맺고자 한다. <첫 마음 > 1월 1일 아침에 찬 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 정채봉 -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 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던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마지막 편지(?) 101

마지막 편지(?) 102

02.07 2011 설 연휴를 마치며 상현, 추었던 1월의 날씨도 2월의 날씨에 물려주며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구나. 아직도 아침, 저녁이면 영하의 기온이고 또 며칠 지나면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가 찾아온다니 아침 일찍 학원으로 나서는 네 뒷모습을 보면 약간은 애처로울 때가 있구나. 아침 일찍 나서는 네 모습에서, 고3 시절보다 더 일찍 나서야 하는 네 모습에서, 아빠는 이번 11월의 수능 에서 어느 TV 광고처럼 대박나라는 말을 꼭 하고 싶구나.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너도 물론 잘 알기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아빠 가 너에게 편지를 쓸 때마다 반복하는 이 말의 의미 또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제 아빠가 너에게 해준 말처럼 힘들 때에는 반드시 초심을 생각하고, 또한 지금 이대로 주저앉아 조금 편하게 갈 것인가, 아니면 굳건히 일어나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다시 한 번 마음 이 다잡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표를 이루어나가기가 힘들기에 다른 대상을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한다든지 하는 것처럼 너도 그런 벤치마킹의 대상이 필요하며, 네가 그 사람 보다 설령 더 잘 난 면이 있을지라도 너의 겸양지덕을 보이며 낮춰서 생각하고 실행하는 습관이 몸에 달 라붙어야만 네 벤치마킹의 대상을 뛰어넘을 수 있단다. 공부를 하다보면 잠시 쉬고 싶고 하겠지만, 잠시 쉬는 일은 이번의 네 모든 일정이 끝나는 날까지는 없다 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일 거야. 달성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 행하는 것은 순전이 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니 과정이 힘들더라도 절대 마음의 끈을 늦추는 일은 하 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네가 과정을 충실하게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했다면 언젠가는 무 너져 버릴 완성물이라는 것을 꼭 인식하기 바란다. 이러한 성공은 네가 사는 인생의 과정에서 여러 번의 과정 중 단지 한 번의 과정이 운에 의해 실현되었다는 사실이란다. 이러한 행운은 이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으며 오히려 찾아오는 확률이 매우 낮단다. 너도 말했다시피 너의 목표가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 라고 했으니 정말 잘 해야 할 것이다. 지난 5일 동안의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아빠는 정말 긴 연휴, 이것저것 하더라도 5일이라는 시간이 있 기에 충분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지만 5일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5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 더라. 혹시나 너의 수능일이 지금 네가 보기에는 아빠처럼 많게 남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아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네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시점과 헬쓰하는 시점이 어느 정도 비슷한 시점일거야. 가만히 생각해보렴. 헬 쓰 처음 하던 날부터 처음 며칠간의 너의 마음가짐과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의 너의 마음가짐이 비슷 설 연휴를 마치며 103

한 마음가짐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니? 둘 다 공통점이 있지? 첫째, 일상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한다는 점, 둘째,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의 성공을 이루어내려고 한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너의 신념, 뭐 이 정도로 아빠는 정리해보고자 한다. 물론 더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이 시점에서 너는 이 세 가지 공통점이 어떻게 되어간다고 생각하니? 물론 네 옆에 있는 아빠, 엄마도 알 수 있겠지만 사실은 네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아빠나 엄마는 오르지 눈에 보이는 결과만 가지고 판단한 것이며, 너는 결과와 더불어 판단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너의 심적 자세를 종합적으로 분석 하여 판단하기에 그렇지 않을까. 다시 말해 아빠나 엄마는 현재까지의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지만 너는 현 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결과까지 예측하고 고려하여 판단하기에 훨씬 더 정확한 판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현재까지의 결과는 아빠나 엄마, 그리고 너와 다를 바가 없는 결과가 나오겠지만 미래의 부분에 대해서 는 너의 심적 자세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런데 아빠는 네가 이렇게 판단하기를 바란 다. 너의 심적 자세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긍적적으로라는 말은 아니다- 평가하며 미래가 잘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보다 차라리 미래를 보수적으로 -부정적이라는 말과는 약간 뉘앙스가 다르지- 판단하여 지금 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으면 하고 말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처음 시작부터 어느 시점까지는 결과가 엄청나게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결과의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것을 볼 수 있구나. 설마 아빠만 기울기가 완만해진다고 보는 것은 아닐 테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이 기울기가 미래를 예측하는 변수가 아닐까? 너도 동의하니? 따라서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를 예측한다면 우리 상현이가 미래 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아빠가 결론내리는 것을 그리 무리한 판단이라고 하지는 않겠지? 그렇다 면 이 기울기를 처음의 기울기 이상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겠지. 기울기를 되돌리는 주체와 방법은 각각 바 로 너 자신이며, 또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지. 2011. 2. 7 설 연휴 다음날 아빠로부터 추신 : 아빠, 엄마가 너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고 입 언저리를 앞으로 너무 내밀거나, 입 주위의 근육을 과도하게 움직이며 성대가 좌우로 크게 떨리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기를 기대한다. 너의 심연에 있는 생각과 그동안의 네 결과를 종합하여 너는 판단하지만 아빠, 엄마는 너의 보이는 결과만 보고 해석할 수 밖에 없기에. ----------------------------------------------------- Park, Beom Soo General Manager Corporate Communications Office Press PR Team KOREA HYDRO & NUCLEAR POWER CO., LTD. +82-2-3456-2490(Fax.2489) +82-10-6773-3138 설 연휴를 마치며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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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1 2011 늦은 1월의 편지 상현, 또 주말이구나. 직장인에게는 주말만 되면 괜스럽게 즐겁단다. 반면 주초는 정말 싫지. 너는 어떤 날이 좋고 어떤 날이 싫니? 아마도 지금은 좋고 싫음을 떠나 지금 이 순간의 시간들이 훗날 추억으로 간직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며칠 전 중앙일보를 보니 인간의 뇌는 바보인가 라는 주제의 글이 실렸는데, 이 글에서 인간의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별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아빠도 이런 종류의 글을 듣거나 읽은 적이 종종 있는데, 인간의 뇌가 그만큼 단순하다는 말이라고 생각한 다. 반면 인간의 뇌가 그렇게 단순하다면 현재의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 어떻게 인간에 의해 생성되었는지 설명하기가 싶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아빠는 이를 이렇게 해석하고 싶구나. 사람이 잔뜩 긴장을 하며, 골똘히 생각을 하면 어떤 일에 있어서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나, 사람이 긴장을 늦추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이런 단순한 결과가 나와 인간의 뇌가 바보다. 라는 결 론이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만일 사람이 매 순간 긴장을 하고 골몰히 생각에 잠긴다면 그는 얼마 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날 것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긴장을 늦추며 살아가기에 평상시에는 바보 같지만 집중도를 발휘하면 우수한 결 과가 나온다는 생각이 아빠가 내린 결론이란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인간의 뇌가 바보라는 것을 신문 기사를 인용하여 좀 더 알아볼까? 한 강연회장에서 연사가 청중 중의 한 여성을 일으켜 세우고 말했다. "지금부터 당신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겠습니다. 당신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책임감이 있군요. 리더십이 있고 유머감각도 좋아서 사람들이 잘 따르고 부하들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연사가 여성에게 느낌을 물어보자 "기분이 좋군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여기서 연사가 말했다. "처음에 나는 '거짓말'을 하겠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아요?" 이 이야기는 실화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과의 우종민 교수가 지난해 11월 KT 강연회장에서 '실험'해 보았다고 밝힌 사례 다. 우종민 교수의 뒤집는 힘 의 저자인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분할 능력이 없습니다. 분명히 거짓말이라고 전제한 칭찬을 들었는데도 당사자의 기분이 좋아진 것이 그런 예입니다." 이를 확장해 '인간의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분할 능력이 없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는 것이 우 교수의 설명이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 칭찬을 받는 사람과 진짜라고 믿고 칭찬을 받는 사람의 뇌를 비 교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칭찬을 받으면 뇌에서 쾌락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성화되는데 이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으로 촬영 한 것이지요. 양자의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뇌는 현실과 언어를 혼동하고 있는 것입니 다." 이것은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뇌는 심지어 단순한 단어 몇 개 의 조합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큰 영향을 받고 이것은 행동의 변화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심리학자들의 실험으로 확인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생각의 차이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1998년 네덜란드 네이메헌 대학교의 아프 데익스터 르후이스와 반 크니펜베르흐가 진행한 실험을 보자. 대학생 피실험자들을 둘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대학교수가 되는 것과 관 련한 속성을, 다른 그룹에는 축구 훌리건의 속성을 생각하고 목록을 적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간은 5분이 주어졌다. 그 뒤 두 그룹 모두에게 "방글라데시의 수도는?", "1990년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는?" 등의 상식 문제 47문항을 풀게 했다. 그 결과 교수에 대해 생각했던 그룹은 평균 55.6%의 정답을 맞힌 반면 훌리건에 대해 생각했던 그룹의 정답률은 42.6%에 불 과했다. 두 그룹의 지적 능력에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똑똑하고 박식한'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느냐와 그 반대인가에 따라 문제해결 늦은 1월의 편지 106

능력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상이 신문에 나온 내용인데, 이 같은 이야기들의 결론은 명백하지. 우리의 뇌는 현실과 언어 단어 생각을 구분할 능력이 없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자명하겠지. 결국은 긍정적인 말과 칭찬,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살면 그 결과가 더 좋게 나오 겠지. 비록 매사에 긴장을 할 수는 없겠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매일 긴장을 하지 않더라도 더 좋 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 이런 바탕 위에 아빠가 이전 편지에서도 언급한 집중도를 발휘하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주말에 잠시 시간을 내서 네가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아빠는 이번 주말에 오대산으로 회사의 신년 산행 을 한다. 아빠도 산행 중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2011. 1. 21 아빠로부터 늦은 1월의 편지 107

[2006년 6월 4일동안 휴가 중 금오산에서, 그 때는 네가 중2 시절이더구나] ---------------------------------------------- Park, Beom Soo General Manager Corporate Communications Office Press PR Team KOREA HYDRO & NUCLEAR POWER CO., LTD. +82-2-3456-2490(Fax.2489) tmoon@khnp.co.kr http://www.khnp.co.kr --------------------------------------------- 늦은 1월의 편지 108

01.21 2011 1월의 편지 상현, 벌써 1월도 반이 지나는구나. 참 시간 빨리 흐른다는 느낌이 들지 않니? 아빠가 영광으로 내려간 해가 2007년인데, 네가 중학교 졸업 전이었더구나. 그 후 3년 7개월 후에 다시 본사로 입성하니 너는 이제 고등 학교 졸업식만 남겨두고 있구나. 아빠가 집에서 본사로 출근하는 것도 벌써 보름이 지났으니 정말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는 생각이다. 물 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다가오는 11월의 수능시험을 생각하면 이제야말로 수능시험일까지 10개월도 채 안 남았지. 이를 날짜로 환산하면 300일이 남았으며, 이를 다시 시간으로 계산하면 7,200시간이더구나. 하루에 공부하는 시간을 대 략 10시간으로 잡는다면 네가 수능시험일까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3,000시간 밖에 안 되는데, 네가 공 부하는 과목이 언어영역, 수학, 외국어영역, 사회4과목이라 한다면 과목당 430시간이 채 안 되는구나. 물론 언어영역과 수학, 그리고 외국어영역이 중요하기에 이를 좀 더 안배한다면 사회 한 과목의 공부시간은 300 시간 정도이리라 생각한단다. 300시간을 하루로 계산하면 12.5일인데 약 13일 동안 한 과목을 끝내야 한다 는 논리가 되지. 정말 시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막연하게 생각하면 300일이란 시간이 막연 하게 보이지만 이를 좀 더 세분하고 세분하다보면 정작 무슨 일을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 론이 나온단다. 그러기에 결론은 무엇일까? 물론 결론은 하나가 아닐 것이다. 여러 가지로 추론이 가능하겠지. 하지만 아빠는 한 가지로 결론을 내려 보련다. 너무 많은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려 한다면 이것 또한 행하기가 어렵기에 말이다. 한 가지 로 나온 결론을 실행하는 것도 쉽지 않음을 생각하면 너도 어느 정도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단다. 중언 부언을 생략하고 아빠가 내린 결론은 한정된 시간동안 최대의 효과를 내는 일은 집중도에 있다. 고 생 각한다. 어떤 일을 할 때 집중을 하게 되면 그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완성도 또한 높아진다는 것에 대해 여러 유명한 학자들이 내린 결론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잘 알고 있겠지. 하지만 현실에서는 집 중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기가 쉽지는 않기에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결국은 집중을 잘하는 사람 소수만이 이른바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 거야. 집중이 잘 안되면 뇌에게 주문을 걸어라. 집중을 하지 않으면 나는 실패할 수도 있다. 라는 주문을. 뇌란 놈이 아주 단순 해서 우리가 그냥 내뱉는 말로도 영향을 미친다니 공부를 하다 집중이 안 된다면 잠시 멈추고 주문을 크 게 외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또 하난 주문하련다. 남은 기간 동안 공부만 한다는 것은 네가 기계가 아닌 이상 도저히 안 될 것 이라는 생각이다. 기계도 그렇게 계속 운전하다가는 탈이 나기에 일정기간 정지하여 손도 보고, 또 때에 따라서는 예방정비도 하며 운전하듯이 공부할 때에도 반드시 쉬는 시간이 적당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계들을 정지하고 정비할 때 그냥 적당하게 어느 정도 했으니 정지하 고 정비하자. 라면 되겠니. 그보다는 이 기계는 몇 시간 운전하면 어느 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몇 시간 운전하면 정지하고 그 부품을 교체한 후 다시 운전해야지. 라는 것이 낫지 않겠니? 물론 처음에 는 이런 계획들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익숙치 않은 일이니까. 하지만 자주 하다보면 이런 계획들 을 수립한 후 일을 하는 것이 점점 쉬워짐을 스스로 인식하게 되겠지. 익숙하게 되었다면 많은 자료들이 수집된 상태일 것이고, 이것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고 하지. 데이터베이스화하면 어떤 일을 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자, 이제 결론은 명백해졌지. 계획을 세워야겠지. 그것도 아주 세세한 시간까지 나누어서 1월의 편지 109

말이다. 가령 오늘 오후 4~6시까지는 수학 몇 쪽에서 몇 쪽까지 공부한다. 라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말하는 계획의 수립이라는 것이다. 계획을 수립하면 좋은 점이 다음 계획을 세울 때 이전의 계획 중 일부 잘못된 점을 알 수 있으며, 다음 계획에 이를 반영하여 결과적으로 좀 더 나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이란다. 너도 잘 알고 있듯이 이를 feedback(되먹임)한다 라고 말하는데, 피드백하는 것이 절대 어 려운 것이 아니라 이처럼 아주 쉬운 일이란다. 지금까지 네가 세우는 계획들을 이렇게 하지 못했다면 아빠의 말을 새겨들어 아빠가 말하는 그런 방향으 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계획을 세우다 보면 네가 가져야 할 휴식시간이 나오며, 지금 계획에 따라 네가 쉬는 시간에 쉴 때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된다는 점을 알기 바란다. 쉴 때도 무작정 쉴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다든지 아니면 마음을 가다듬는 음악을 듣는다든지 아니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래방 에 가서 실컷 목청을 돋운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 남은 300일 동안은 네 인생에 다시없는 위기이며 또한 기회라는 것을 생각하며 최대한 계획 속에서 움직 이는 상현이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네 계획이 목표한 대로 이루어져 그 후 너만의 짜릿한 휴식시간을 갖 는다면. 그 후는 더 이상 말하지 않으련다. 홧팅을 기대하며. 2011년 1월 14일 아빠로부터 1월의 편지 110

12.29 2010 영광을 떠나며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 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법정스님의 말씀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의 현 위치에서는 아 마도 이런 삶을 살기가 어렵기에 더욱 동경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실제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내가 단순하다고 생각하더라 도 다른 어떤 사람은 복잡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제가 짧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방재환경팀에서 느낀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1년이 라는 시간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겪어왔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행한 일들이 해석이 달라 오해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민원인들과의 사이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났지만 한편으로는 방재환경팀 자체에서도 나타난 현상이기도 합니다. 나와 너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렇듯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는 관계 일 것입니다. 관계가 철로라면 사랑은 그 위를 달리는 열차와도 같 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친밀감입니다. 친밀감은 사람과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며, 위기가 닥 쳤을 때 싸워 이기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우리는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부관계, 부모-자식관계, 회사동료관계, 친 구관계 등. 지금 저는 방재환경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우리 방재환경팀에서 지난 1년 동안 우리 팀원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했나 가 만히 생각해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저 자신만의 상당히 주관적인 판단이므로 상대방의 판단이 중요하겠지요! 이럴때 우리는 괜 찮다는 평판을 듣기 원합니다. '괜찮다'는 평판은 자기가 아닌 남이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사실은 판단을 남이 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이기에 걸어온 대로 보이고, 남긴 발자국대로 읽혀집니다. 따라서 남이 보든 말든, 자기가 걷는 발걸음 그대로 가장 궂 은 일, 가장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 사람 괜찮다'는 최고의 평판을 듣게 됩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어떤 사람이었나 매우 궁금합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처럼 앞으로는 떠나는 뒷모습이 좀 더 예뻐지 기 위해 행동하고 생각하렵니다. 영광에서의 생활이 2007년 5월부터 시작했으니 3년 7개월이라는 기간이 영광에서의 삶이었고, 그동안 서울을 오간 것이 150~200회 정 도입니다. 서울과 영광 사이의 거리가 왕복 600km이니, 줄잡이 90,000~120,000km를 움직였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약 380,000 km이니 1/4 정도의 거리 밖에 가지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지구의 둘레가 약 40,000km이니 지구를 두 번이나 돈 셈입니다. 지구가 속 한 은하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는 철이가 메텔 아줌마와 함께 그토록 엄마를 찾아가려는 은하철도 999의 목적지이기도 한 안드로메 다은하인데, 지구에서 약 200만광년의 거리에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이동한 거리는 우주의 시각에서 보면 이제 안드로메다은하를 가 기 위해 준비운동 정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것들은 상대적입니다. 좋은 것이 나쁜 것이 될 수도 있고, 나쁜 것이 좋 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에 대해 여러분들이 판단하실 경우 혹시 저를 좋게 생각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나쁘게 생각하셔 야 정상입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이야기가 어디 있습니까? ㅎㅎㅎ. 그런데 민원인들(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군청 등 지방의 공무원 도 포함됩니다.)과의 대화에서 이런 이율배반적인 면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영광원전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일대일 개인 자격으로 이야기할 경우 특히 공무원들은 'Everything is OK'라고 말하지만, 공식적으로나 집단으로 이야기할 경우 'Everything is not OK'라고 합니다. 물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는 이렇게 하지도 않지만요. 이런 점이 언제 개선될까요? 하루속히 개선되었으면 하 는 바람입니다. 영광을 떠나며 111

[우리 회사 TDR과제로 선정되어 시행한 해파리 유입방지시설물에서 사장님 방문 브리핑하기 전 한커트이다. 뒤로 금정산이 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파노 이제 여러분들 곁을 떠나려 합니다. 항상 옆에서 힘이 되어주신 네 분의 차장님, 그리고 방재환경팀원 여러분, 한 분씩 가만히 가슴 속으로 불러봅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행복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를 말씀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0. 12. 30 여러분의 동료 박범수가 떠나면서 드림 영광을 떠나며 112

06.15 2011 우리 곁을 떠나시는 아버지를 보내드리며 5월 25일 밤 10시경 청주의료원 중환자실에서 연락이 왔다. 그동안 중환자실에서 누워계신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메시지다. 빨리 온 가족 에게 연락을 하란다. 먼저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막내 여동생에게 전화를 돌렸다. 임종순간을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여하튼 여동 생에게 연락을 한 후 어머니에게는 연락을 취하지 말라고 하였다. 급히 누나에게 연락을 하였다. 내려가는 길에 잠시 눈이 붙여진다. 참 이 순간에도 눈을 붙일 수 있다니. 내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너무도 감정이 무딘 것 같다. 병원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응급실에 누워 계신다. 이러다가는 어머니가 먼저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아버지가 계신 중환자실로 올라가 니 아버지께서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계신다. 이전에도 그런 모습은 보아왔지만 오늘은 웬 지 힘들 것 같은 느낌이다. 혈압이 많이 떨어져 있다. 혈압 상승제를 최대한도로 썼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이다. 최고혈압이 50mmHg 남짓이다. 혈 압이 높아서 결국은 병원에 오시게 되었고, 모든 병이 고혈압으로 인해 시작되었는데 임종이 임박한 지금 오히려 혈압이 낮음을 걱정한다. 새옹지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5월 26일 새벽 0시 30분경 최고혈압이 50mmHg에서 유지되다 오르락내리락하며 아버지께서 호흡하시는 모습이 영 힘들어 보인다. 옆에 있 지만 어떻게 해 드릴 방도가 없다. 그저 아버지 머리를 만지며 힘들어하시는 모습만 안타까이 쳐다볼 뿐이다. 아버지 이마에는 식은땀이 솟 아오른다. 나중에 남동생이 임종하시기 전 힘이 없어, 아니 뇌사상태인지라 그동안 움직일 수 없었던 다리에 잔뜩 힘을 주시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뇌사상태라 고통도 못 느끼실 줄 알았더니 엄청 고통이 심하셨던 모양이다. 그 옛날 어린 시절 한밤 중에 시골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열이 나 끙끙거렸을 때 부모님은 나를 들쳐 업고 정신 없이 먼 길을 달려 닫혀있는 병원의 문을 두드려 의사선생님을 깨워 나를 봐달라고 했 는데 지금의 난 너무도 할 것이 없다. 아버지를 아프지 않게 하거나 할 힘이 나에게는 하나도 없고 그저 지켜볼 뿐이다. 혈압이 떨어지고 박 동도 불규칙하며, 점점 심장박동도 느려진다. 임종 모습이라도 지켜보기 위해 응급실에 계신 어머니를 모셔왔다. 어머니가 아버지 곁에 오신 지 약 10여분이 지난 새벽 1시 8분 눈가에 눈물을 흘리시며 아버지는 영영 우리 곁을 떠나셨다. 아마도 아버지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마지 막으로 가시는 길에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보고 가시려고 그 가쁜 숨을 10분 동안 더 했을 것이다. 찰나의 순간에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신 아버지의 모습은 예전처럼 가만히 잠들어계신 것 같다. 육체는 이렇게 병상의 침대에 누워계신데 혼은 어디로 가신 것일까? 아직도 자신이 누워계신 병상 옆 허공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계시는 것은 아닐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살아 계시다는 것과 돌아가신 것의 차이를 지금부터 느끼리라. 살아생전 아버지께 못한 효도에 대해 지금부터 뼈저리게 반성하게 되리라. 어머니와 형제자매의 오열 속에 아버지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 아프셨던 병마를 훌훌 걷어냈다고 나는 애써 스스로 위안한다. 그 기나긴 기간 동안, 아버지의 힘든 기간 동안 언제나 아버지 곁에서 힘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신 어머니가 계셨기에 아버지는 그 힘든 병원생활도 조금도 힘이 들지 않았으리라. 이승에서의 아버지의 아픔은 사랑스런 배우자와의 동행으로 오히려 행복한 생활이었다고 생각하리 라.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이 이 세상 어느 것보다 크다고 하지만 배우자의 사랑도 이에 못지않다는 것을 어머니를 통해 배운다. 우리 곁을 떠나시는 아버지를 보내드리며 113

06.14 2011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 어느 조직이건 집단이든지 조직의 이익을 위하고, 조직 내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익 의 추구가 지나치면 사회에는 혼란이 일기 마련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반값 등록금 등 '복지국가 구현'이라는 아주 포퓰리즘적인 허울아래 정치권도 여론도 아마도 입있는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의 전 부 개인적인 이익추구를 전체의 이익 추구, 즉 공익추구라는 논리로 무장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도 나오듯 공익은 정의실현의 중요한 수단이며, 따라서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공익을 추구한다는 논리로 무장하여 사익을 추구하는 자들이 -아마도 우리사회는 거의 전부가 이런 사회가 아닐까?- 특정집단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며 그러한 집단에 대해 이리저리 논평 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을 매도하는 것은 어느정도 참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집단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기에 더더욱 가소롭다. 이런 점에서 염재호 교수님의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을 읽어보면 학문적 자존 심을 지키려는 학자의 양심을 볼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이런 양심이 살아있다면 지금처럼 혼란스런 사회가 되지 않을텐데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어지러운가? 진정한 지도자가 거의 없어서일까? 누구라도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텐데, 노블리스 오블리제. 트리 클다운효과가 경제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기를 희망하며.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 염 재 호(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무릇 자기 자신이나 자기가 속한 집단을 위한 변명은 구차해져서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비들은 자신의 잘못이 지적되면 일일이 시비를 가리기 보다는 조용히 침잠하여 일일삼성( 一 日 三 省 )하는 자세로 살아왔다. 하지만 제자들 앞에서 스승의 과오가 억울하게 부 풀려지면 치욕스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것 또한 어쩔 수없는 인지상정이다. 최근 반값 등록금이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확대되면서 언론에서도 대학과 대학교수들을 반사회적 집단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우리 나라의 높은 대학 등록금 인상이 대학교수들의 연봉인상에만 쓰이고 있다는 보도는 교수들을 강단에 서기가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장차 학문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학생이 앞으로 대학교수가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으면 대뜸 학문을 포기하라고 호통치는 선생의 한 사람으로서 낯이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문은 지적 호기심 때문에 추구하는 것이지, 사회경제적 지위를 먼저 생각하 면 시작하지 아니함만 못하다는 것이 평소 제자들에 대해 건네주는 충고이다.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되는 것의 기쁨이 어떤 미래의 어 려움보다 크다고 여길 때 비로소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곳이 학문의 세계인 것이다. 잘못된 통계를 확인도 않고 매도에 인용해서야 높은 학문적 자존심 때문에 교수들은 작은 잘못에도 괴로워하며 종종 자살의 길을 택한다. 이런 교수들에게 최근 언론의 공격은 너 무 지나치다. 무엇보다도 지난 몇 년간 대부분 대학에서 대학등록금과 교수 봉급이 동결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통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인용하여 대학교수 봉급이 수십% 인상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언론의 지성을 의심하게 한다. 교수연봉 자체도 엄청나게 부풀려진 통계를 사용하여 교수들을 당황하게 한다.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 114

외국에서 연구윤리 위반기준은 크게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하는 것과 황우석 교수의 경우와 같이 객관적 자료를 조작하는 것을 든 다. 이보다 심한 위반은 자료를 왜곡하여 결론을 내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는 포퓰리즘은 세 번째 유형의 반지성적 윤리위반이다. 그것이 검찰이 되었건, 언론이 되었건, 감사기관이 되었건, 객관적 자료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시시 비비를 가리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면 구체적 객관성이나 합리적 절차는 쉽게 무시되고 의 도된 결론만이 부각되는 경우가 흔하다. 지식사회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지난 십여 년간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이 변한 조직이 있다면 아마 대학사회일 것이다. 영어강의가 40% 가까운 대학이 많이 있고, 해 외학술지 논문은 이십 년 사이에 스무 배가 늘었다. 대학에 몰아친 신자유주의 경쟁논리로 많은 대학의 교수 연구업적은 미국의 유 수 대학의 기준보다 훨씬 높다. 정년심사에서 탈락되는 비율이 낮다고 비난하지만 우리 문화에서 탈락은 사망선고와 같기에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승진 기준을 맞춘다. 미국 유학에서 보더라도 미국의 대학원생들은 박사과정에서 쉽게 탈락하지만 한국 유학생들은 죽기 살기로 공부해서 거의 모두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온다. 요즘은 주말에도 연구실에 나오는 젊은 교수들이 많고, 연구 스트레스로 얻은 병 때문에 일찍 세상을 뜨는 젊은 교수들의 장례식을 종종 찾게 된다. 십여 년 전에 우리 대학들이 100대 대학을 목표로 했는데 두세 개 대학은 이미 100위 안에 들었고, 서너 개의 대학도 100위권에 들어 가 있다. 정부가 사립대학 재정에 1%도 기여하지 못하고, 대기업재단을 제외하고는 법정기부금도 채우지 못하는 사립대학 재단이 대 부분인 형편에서 외국대학과 경쟁하여 이런 성과를 얻은 것은 전적으로 교수들의 몫이다.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도 시간강사 자 리를 전전하다가 평균 40세 전후해서 교수로 임용되는 교수들에게 65세 정년이 요즘 다른 직업에 비해 너무 길다는 비난은 적절하지 못하다.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십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전문가에 대한 사회의 대접이 이 정도면 지식사회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 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성숙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회 각 부분이 포퓰리즘은 버리고 이성적 토론의 장을 가꾸어야 할 것 이다.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 115

05.13 2011 테러와 살육을 그치려면 종교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서 제 목소리만이 난무한다. 정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래왔고 지역갈등, 좌우갈등에다 이제 는 양극화에 따른 사회갈등까지. 일이 있는 곳에 해결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갈등만이 있는 듯하다. 물론 갈등 그 자체는 발전을 위해 필요 하다. 하지만 그 전제에는 타협의 정신이 있어야 하며, 타협이 없다면 그 갈등은 소모적일 뿐이다.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는 그런 사회가 우리에게 정녕 오지 않을 것이란 말인가? 테러와 살육을 그치려면 금 장 태(서울대 종교학과 명예교수) 주경철교수의 문명과 바다 (2002, 산처럼)에는 유럽의 주도로 바다에서 근대세계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모험과 폭력으로 엮어지는 한 편 의 드라마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 에스파니아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해 가는 과정의 폭력은 참혹함의 극치를 이루었던가 보다. 쿠바의 어느 추장은 도망 다니다가 붙잡혀 사형을 당하게 되었는데, 말뚝에 묶인 그 추장에게 프란체스코회 수사가 다가가서 처형되기 전에 기독교 교리를 강론하였다 한다. 이 때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고 죽으면 지옥에 가서 영원한 고통을 당하게 된다 는 수사의 말을 듣고서, 추장은 기독교도들은 모두 천국으로 가느냐 고 물었다 한다. 수사가 그렇다 고 대답하자, 추장은 그렇다면 나는 차라리 지옥으로 가 겠다 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다가, 가슴에 충격이 와서 책을 내려놓고 눈을 감은 채 한동안 멍하게 있었던 일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기독교도 없는 지옥으로 가겠다 신의 이름을 내걸고 신의 축복과 의로움에 대한 확신 속에서 얼마나 혹독한 파괴와 잔혹한 살육이 이루어져 왔는지 가해자에게는 아무런 기 억도 남아 있지 않는가 보다. 피해자로서 이 추장은 기독교도들의 공격을 받는 고통보다는 기독교도들이 없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지옥의 어 떤 고통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갈등은 16세기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21세기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빈 라덴이 저지른 9.11 테러의 만행을 가슴 아프게 새겨두 지만 그동안 이슬람인들이 어떤 고통을 받았던지는 전혀 기억조차 없다면, 어떻게 그 테러와 저항이 그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빈 라덴을 죽였다고 워싱턴 광장에 모여 환호하는 군중들을 보면서, 예수의 사형판결을 듣고 환호하던 빌라도 법정의 유태인 군중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두 군중들 사이에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기중심적 본능을 극복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인간다운 품격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 易 地 思 之 )는 격언을 흔히 끌어다 쓴다. 자기 입장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상대방의 처지에 서서 생각해보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나와 네가 대립하고 갈등 을 일으킬 일이 거의 대부분 해소될 수 있게 될 터이다. 나만 옳다는 독선은 상대방을 무시하고 해치는 악의 원천이다. 이러한 독선이 가장 심한 경우가 바로 종교일 것이다. 나는 진리고 정의고 선 이라 확신하는 순간 상대방은 거짓이고 불의고 악이라 판단하여 증오하고 배척하기 십상이다. 테러와 살육을 그치려면 116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독선에 빠져 불교를 배척하였던 사실이나, 근래에 한국의 기독교도들이 독선에 빠져 다른 종교들을 배척하였던 태도는 모두 자신만이 옳다는 확신의 굳은 껍질에 갇혀, 서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잃은 소아병적 행태일 뿐이다. 독선의 껍질에 갇히면 자기가 전체를 지배해야 한다는 공격성만 키우게 되어, 남과 어울리고 화합하려는 포용성을 상실하고 만다. 그 결과는 대립과 갈등이 일으키 는 온갖 폭력과 비극만 초래할 뿐이다. 나만 옳다는 독선이야말로 불화와 악의 원천 그런데 금년 봄에 불어오는 봄바람은 한결 따스하고 향기로운 바람인 것 같아 반갑다. 5월 10일(4월 초파일)을 앞두고 서울 성북동 성당과 대전 선화동 빈들감리교회 등 몇 곳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플랜카드를 내걸었다고 한다. 지난 4월 19일 조계종 총무원이 조계사 대 웅전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영화 바보야 를 상영하였고, 5월 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법정스님의 추모 다큐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시사회를 연다고 한다. 부디 바라노니 일회적 행사로 끝나지 말고 이렇게 열린 마음을 더욱 넓게 열어가기를 간절히 기 원한다. 마음을 닫고 서로 상대방을 미워하는 곳에서 지옥이 열리고, 마음을 열어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곳에서 천국이 열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온 국민을 복음화하고 온 세계를 복음화 하겠다는 팽창의 논리는 제국주의적 사고방법과 다를 것이 없다. 다른 종교들 사이에 서로 이해하고 화 합하는 열린 세상이 실현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복음의 세상이 아니랴. 공자는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 베풀지 말라 ( 己 所 不 欲, 勿 施 於 人 )고 충고했던 일이 있다. 다른 종교가 나의 신도들을 빼앗아가는 것은 원하지 않으면서 나는 다른 종교의 신도들을 빼앗아 와야 한다는 것으로 사명감을 갖는 것은 열린 마음에 상반되고 화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제 한국의 종교도 교세확장의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 화합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할 시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봄이 왔으면 겨우내 추위를 막기 위해 입고 있었던 갑옷같은 두꺼운 외투를 벗어버리고 경쾌한 차림을 하며 얼굴도 환한 웃음으로 활짝 펴야 할 때가 왔다는 말 이다. 마음을 한 번 열면 세상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문제도 끝 없는 의심과 대결을 넘어서 좀 더 넓게 열린 마음으로 대화와 화합의 길을 찾을 수는 없을까. 역사적으로 가장 폐쇄적이고 독선적 사유 집단인 종교도 서로 문을 연다는데 세상에 서로 대화할 수 없는 집 단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테러와 살육을 그치려면 117

05.06 2011 아버지를 뵙고 5월이다. 지난 4월 개나리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줄도, 아스라이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보냈다. 노천명의 시 푸른 5월 에 나오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도 들에는 지천으로 야생화가 피어나겠지만 나에게 이를 생각해 볼 그 런 여유가 있을까! 엊그제 청주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아버지를 뵙고 왔다. 심장쇼크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말도 나눠보지 못하고 그냥 물끄러미 아버지의 머리맡에 서서 손과 얼굴을 만져본다. 긴 병에 효 자 없다는 말처럼 오랜 동안 병원에 계셔서 병문안도 굼뜨게 한 나 자신이 한없이 밉다. 말로 준 것보다 더 엄청나게 큰 가르침을 나에게 주신 커다란 아버지가 지금은 앙상한 모습으로 되어 바라보는 나는 속울음을 참아 낸다. 일상의 시간은 흘러감을 구속하지 못하며, 느끼지도 못하고 묵묵히 담담하게 보내지만, 회상으로 남을 시간에는 생각의 시간이 기한 없이 멈추어 반추하기에 속절없는 후회만이 가슴 속에 가득하겠지. 원래 삶이란 이런 것 일거라고 애써 위안해 본다. 다시 깨어나실 수 있을까? 한 마디 말이라도 나눠볼 수 있다면, 왜 전에 찾아뵙고 이야기를 더 해보지 못했을까?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당신께서 몇 번이고 말씀하신 두 글자를 아직 모르는데. 어린이날 다음날인 오늘은 금요일이다. 다시 청주로 아버지를 뵈러 가야겠다. 하지만 희망의 끈이 점점 없어진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 끈이 다할 때까지 희망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5월의 장미를 아버지와 내가 함께 다시 볼 수 있게. 아버지를 뵙고 118

04.26 2011 인문고전 독서법 최근 블로그를 통해 이지성이라는 작가를 알았다. '리딩으로 리딩하라'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라는데 아직까지 그의 책 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하기야 요즘은 일본원전사고 후속조치로 파김치가 되어 책읽을 틈도 없지만 말이다. 나중에 한 번 시간내어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지성 작가는 나에 비하면 젊은 사람인 것 같은데 참 많은 책을 읽고 사색한 것 같은 분이다. 이런 점이 참 부럽다. 오늘 일본 원전 사고와 관련한 유관기관 회의에서도 독서를 많이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명히 구별되었다. 나는 어떤 수준이었을까? 이처 럼 살아가면서 독서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독서의 진정함은 다름아닌 삶을 풍요롭고 여유롭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오늘은 여러분들과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동서양의 수많은 천재들의 독서법 이 사람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인문고전 독서를 했고 그것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 18년정도 조사를 했다는 것을 이미 말씀드린 바가 있다. 조사하면서 공통점을 뽑아보니... 1. 천재들은 독서하는 마음의 자세가 달랐다. 예를들면 '독서하다 죽어버려라' 하는 자세로 독서를 했다. 실제로 화담 서병덕 같은 사람은 독서하다 병이 걸려서 죽을뻔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어마어마한 가고의 독서를 했을때 비로서 길이 열리는 것 같다. 2. 천재들의 독서법 5단계 천재들은 일단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방식이 통독이다. 그 다음은 정독을 했다. 정독에서 나오는 기법이 반복독서다. 반복독서란 책의 내용을 이해될때까지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일례로 우암 송시월은 맹자의 호연지기만 천번정도 읽었다고 한다. 인문고전 독서 천재들을 보면 한권의 책을 수백번에서 수천번까지 읽었다고 한다. 인문고전 독서법 119

이런식으로 정밀한 독서를 했다. 그 다음이 필사 다산 정약용, 정조대왕이 즐겨했던 독서법이다. 책의 중요한 부분이나 전체를 그대로 배겨 쓰는 것이 필사다. 조선의 천재들은 자신이 필사 한 것을 가지고 책을 만들기도 했다. 제갈공명,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필사를 굉장히 열심히 한 분이다. 필사를 한 다음은 사색이 있다. 유명한 천재가 남긴 말 중에 이런말이 있다. '사색없는 독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쇼펜하우워는 '독서는 사색의 대용품에 불과하다'라는 말도 했다. 사색은 우리가 알고있는 취미로 하는 단순한 사색이 아니다. 이 책을 쓴 천재의 마음과 영혼까지 깊게 파고 들어가서 천재의 경지와 하나가 되는 인문고전을 쓴 진정한 천재의 정신세계와 일체가 되는 경험을 하는 힘들고 차원이 다른 정신작용 이것이 사색이다. 유행가에서 말하는 단순한 감상 이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다보니 사색에도 목숨을 건 사색이 있다. 대표적으로 양명학의 창시자 왕수인은 인문고전의 한 줄을 놓고 28년을 사색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독서하다 죽어버려라 라는 것도 천재들의 사색이라는 것이다. 사색의 다음단계는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인간의 뇌가 변하는 순간, 천재로 변하는 순간이다. 링컨, 괴테, 쇼펜하우워, 하이데거등 수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깨달음의 경지에 올랐을때 사람의 두되는 천재의 두뇌로 재탄생되고 자신이 새로운 사상을 만들게 되고 그 사상을 책으로 쓰게 되고 그게 또 다른 인문고전이 되고 이것이 인문고전을 쓴 천재들의 역사이다. 여러분들이 천재가 되고 싶지도 않고 천재는 나하고 거리가 먼 얘기야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태양을 향해 던지는 창이 가장 높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이것처럼 천재들의 독서법을 내가 따라하다 보면 비록 천재는 못되더라도 내 두뇌의 수준은 파격적으로 변화시킬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을 것이다. 이왕하시는 독서라면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을 따라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인문고전 독서법 120

04.16 2011 그 누가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가 아직까지도 일본 원전사고는 진행형이다. 3월11일 일본지진이 발생했으니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처음에 나는 일본인들이 우수하기 에(기술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지 절대 마음이나 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다) 한달 이내에 충분히 사태를 마무 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보름이 지난 후부터 들기 시작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원자력분야에서만큼은 우 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나무를 보고 숲을 판단하는 성급함이 있을지도 모르며, 팔이 안으로 굽는다 는 말도 있지만 지금 나의 판단이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의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라는 말처럼 아주 냉철하게 판단했다고 믿 는다. 최근 일본원전사고로 인한 보도관점이 방사능 피해로 옮겨간 느낌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면이 있다. 언론보도의 두가지 큰 원칙은 사실과 신속성인데,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해 너무 포퓰리즘에 따라 보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치즘'이나 '프 로쿠르스테스의 침대'에 맞추듯 언론의 속성이 이렇게 포풀리즘에 휘둘리게 되면 우리 사회는 다양한 시각이 아닌 한방향으로만의 경직된 시선으로, 그것도 사실의 옳고 그름의 판단이 없는 상태의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개 포퓰리즘은 사실 의 왜곡현상이 심하기에 더욱 우려된다. 그런 점에서 일본 원자력사고의 여파로 인한 우리나라의 방사능 피해에 대한 언론보도를 너무 믿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리고 싶 다. 지난 주 방사능비 때문에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학교장의 재량으로 휴교를 하라'고 지시했고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휴교를 했다는 데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 적어도 행정명령이라면 충분한 기술적 검토를 거친 후 내려야 했었는데 말이다. 이 또한 포퓰리즘에 휩싸인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광적인 포퓰리즘으로 나치가 학살한 유대인들을 보라. 만일 이런 아주 미미한 '방사능비'- 난 이를 방사능비라고 부르는 것 자체도 동의하지 않지만 말이다.-에 대한 조치가 학교 휴교라면 우리는 황사가 날아올 때마다 휴교해야 한다. 적어도 이번의 방사능비보다 황사가 훨씬 더 위험하니 말이다. 이런 괴담이 나돌 때 적어도 공인이나 공공기관이라도 이 괴담에 휘둘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인도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에서 모 세가 이집트를 떠날 때나 불경에서 석가가 카필라 왕국을 떠날 때 올바른 길을 찾는 모습을 현실에서 왜 볼 수 없는가! 과학적인 사 실이 괴담으로 변질되어 유포되어가는 시점에서 그 많은 인문사회학자들은 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이럴 때 인문사회학자들이 속시원하게 해결책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일까? 그 누가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가 121

04.14 2011 거짓이 판치는 사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전라남도 영광원자력발전소 근처의 시골마을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니 이부자리가 오줌으로 지려있음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알고 키를 주며 소금을 얻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아이는 어머니의 말씀에 한 마디 대꾸도 못하고 이웃집으로 소금을 얻으러 나섰습니다. 소금을 얻어오는 길에 아이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저수지에서 잠시 쉬다가기로 하였습니다. 그 때 아이는 키의 소금을 조금 저수지에 흘렸습니다. 며칠 후 이 마을 저수지의 수질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한 연구원이 들렀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시 골마을 저수지에 누군가 독성약품을 뿌렸다고 합니다. 연구원은 저수지의 물을 채취하고 이를 실험실로 가져가 분석하였습니다. 그 런데 분석을 해 보니 독극물 성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희한하게도 Nacl 성분이 아주 미량 검출되었습니다. 어찌하여 이 민물 저수지에 Nacl 성분이 검출되었을까 연구원은 생각했습니다. 저수지 어느 곳이 바다와 맞닿은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도 해 보 았습니다. 하지만 이 저수지는 어느 곳도 바다와 맞닿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연구원은 Nacl 성분이 왜 검출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못한 채 Nacl이 검출되었다고 기술하여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다음 날 주요 신문의 1면 헤드라인은 영광원자 력발전소 인근 마을의 저수지 물은 바닷물로 밝혀져 로 대서특필되었고, '영광원자력발전소 인근 저수지 물에 독성물질이 없다'는 사실은 기사 내용 중 구석 한 쪽에 아주 작게 실렸습니다. 그 해 이 마을의 벼농사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 마을의 벼농사는 그동안 오르지 저수지 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였는데 신문기사를 본 농부들은 저수지의 물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일본원전관련 보도행태를 가상으로 꾸며보았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가상상황은 큰 문제를 유발하지 는 않기에 신문에 그렇게 보도되었더라도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방사 능 비 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학교장의 재량에 의해 휴교를 할 수 있다고 하여 비가 내리는 그날 여 러 학교는 휴교를 했다. 방사능비와 같은 전문적인 내용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릴 때에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번의 결정은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했다는 점이다. 물론 꼭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해야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방사능 괴담이 퍼지는 상황에서 적어도 공공기관이라면 정확한 판단을 내려 괴 담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공공기관의 기본적인 역할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교육기 관은 공공기관의 의무를 다하기는커녕 방사능 괴담에 같이 휩싸여 행동했는데, 이를 보면 정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의 말도 믿지 않는 이 기막힌 세상. 우리나라에 이러한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현상이 우리나라만 의 문제인가, 아니면 전세계적인 현상일까? 최근 우리나라는 광우병 사태와 천안함 사건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두 사건에서 보았듯이 최근의 방사능 괴담을 이대로 두다가는 또 쓸데없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물론 정부가 가장 앞장서야 하지만 정부가 이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 언론이 가장 적임자가 아닐까? 언론이 지금처럼 방사능괴담과 관련하여 포퓰리즘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당장 지금은 방사능 괴담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을지 몰라도 장 기적으로는 사실을 보도한 언론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사실보도야말로 언론의 가장 기본이 아닌가! 4월 14일자 중앙일보 이철호 논 설위원의 시시각각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에서 우리는 바른 언론인의 자세를 볼 수 있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기지 못한 다. 참고로 [이철호의 시시각각]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기사의 인터넷 주소는 다음과 같다. 거짓이 판치는 사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22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04/14/5004556.html?cloc=olink article default 거짓이 판치는 사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23

04.14 2011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최근 일본원전사고보도로 엄청나게 열받고 있는데 중앙일보의 이철호논설위원이 너무도 시원하게 글을 써 주셨다. 원자력발전으로 밥먹고있는 사람으로 먼저 고마움을 표현한다. 사실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상하다.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쓴 글에 대해 고맙 다고 하는 것을 보면 원자력에 대한 괴담이 얼마나 많이 퍼졌는가를 알 수 있다.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이철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일본이 그제 후쿠시마( 福 島 ) 원전 사고 수준을 체르노빌급( 級 )으로 올렸다. 7등급 의 방사능 유출도 겁나고 7등급 수준의 정보 은폐도 한심하다. 문제는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방사능 공포다. 뜬금없는 방사능 괴담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뻔하다. 이미 인 터넷에는 체르노빌 괴물 사진이 흘러 넘치고 있다. 길이 4m짜리 메기, 뱀만큼 굵고 긴 지렁이, 송아지만 한 끔찍한 쥐. 징그러 운 사진들 밑에는 체르노빌 방사능을 맞아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는 친절한 설명까지 붙어있다. 사실이라면, 생각만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먼저 진실이 밝혀진 것은 괴물 쥐(위 사진)다. 중국 미술대학원생이 졸업 작품으로 만든 모형으로 드러났다. 누가 엉뚱하게 체르노빌 쥐 로 포장해 인터넷에 올려 퍼나르기가 시작된 것이다. 방사능 지렁이도 마찬가지다. 체르노빌이 아니라 원래부터 호 주와 남미에 서식하는 자이언트 지렁이다. 보통 1m고, 최대 3m까지 자란다. 방사능 공포를 띄우느라 미술작품을 방사능 쥐로 둔갑 시키고, 지렁이는 원산지까지 속인 것이다. 아무리 장난이라 해도 도가 지나쳤다. 그 바람에 동네 수퍼의 미역과 다시마까지 동났다. 체르노빌 괴물에 대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는 한마디로 대응할 가치도 없는 사진들 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여 년간 수많은 돌연변이 실험을 한 전문가다. 그는 동물의 돌연변이는 일부 염색체에 이상이 생길 뿐, 모든 조직이 골고루 3~4배씩 커지는 경우는 발생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고 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고 했다.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피폭 사태는 체 르노빌이 아니라 원폭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 廣 島 )와 나가사키( 長 崎 )에서 일어났다. 이 교수는 히로시마에서 키 5m 인간이 태어 났는가? 나가사키에서 코끼리만 한 쥐가 발견됐는가? 라고 반문했다. 4m짜리 메기(아래 사진)의 진실도 정반대다. 민물고기 권위자인 중앙내수면연구소의 이완옥 박사는 원래 체르노빌 주변의 드네 프르강에 사는 대형 웰스메기의 하나 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스페인 영국 등에선 심심찮게 2~3m급 메기가 잡힌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1m가 넘는 토종메기 3마리가 발견됐다. 이 박사는 최고 포식자인 메기는 남획되지 않고 50년 이상 자라면 당연히 몸집 이 쑥쑥 커진다 고 했다. 그러면서 체르노빌 메기 동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잉어를 눈여겨보라고 주문한다. 보통 잉어보다 2~3배 큰 대어( 大 魚 )다. 25년간 체르노빌 일대에 인간 출입이 금지되면서 물고기에겐 최고의 서식 환경이 제공된 덕분이다. 돌연변이라기보다 정상적 발육이라는 의미다. 이 박사는 체르노빌 메기는 방사능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방사능 공포의 수혜자로 보는 게 훨씬 과 학적 이라고 분석했다.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124

국내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체르노빌 괴물 사진들이 여과 없이 전파되고 있다. 몰랐다면 무식한 것이고, 전문가에게 확인조 차 안 했다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가장 궁금한 대목은 누가, 무슨 의도로 괴담을 퍼뜨리느냐는 것이다. 광우병 사태 이후 우리 사 회는 천안함 사건, 방사능 공포까지 주기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 뜬금없는 동영상 하나에 온 세상이 뒤집어진다. 오래 전 찰스 매 케이는 대중의 미망과 광기 에서 군중은 한번씩 집단적으로 미쳤다가 엄청난 비용을 치른 뒤에야 자각을 되찾는다 고 갈파했 다. 우리 사회도 미망의 덫에 사로잡힌 느낌이다. 갈수록 집단적 광기의 주기는 짧아지고 진폭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 이야기는 씨알 조차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이러다간 언제 그림 속의 시조새가 체르노빌 참새 로 둔갑할지 모른다. 영화 속의 고질라 까지 후쿠시마 방사능 원숭이 로 몰리지 않을까 겁난다.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느 쪽이 옳은지 분간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아는 게 힘인지, 모르는 게 약일지조차 헷갈리는 세상이 되고 있다.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125

04.13 2011 천장지구( 天 長 地 久 ) 리더십에 대한 이론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많다. 그런데 이런 많은 이론들을 몰라서 리더십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것 도 아니다. 문제는 실행이다. 요즘 새로나온 어느 유명한 책의 제목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 많은 이론들이 때로는 대척되는, 논리적으로는 모순되는 관계에 있기도 한데 왜 그 이론이 맞냐고 하면 사람에 따라 이론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노자의 이 이론이 어느 사람에 게는 맞지 않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딱 들어맞는 이론이 아닐까 싶다. 중국학자인 박재희교수의 리더론을 읽어보자. 쏠쏠한 재미가 느껴진다. 천장지구( 天 長 地 久 ) 박재희 중국 영화 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제목 중에 天 長 地 久 란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 다 라는 뜻인데요, 유덕화( 劉 德 華 )와 오천련( 吳? 蓮 )이 주연으로 나온 이 영화는 하늘과 땅처럼 사랑이 영원하리라 는 주제를 우 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 천장지구 는 원래 노자의 도덕경에서 나온 것입니다. 노자 도덕경 7장에 나오 는 천장지구의 원래 뜻은 이 영화에서 말하는 변치 않는 사랑의 의미와는 좀 다릅니다. 하늘과 땅은 장구합니다( 天 長 地 久 ). 천지가 저토록 장구 할 수 있는 이유는( 天 地 所 以 能 長 且 久 者 는) 억지로 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以 其 不 自 生 이라). 그래서 천지는 장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故 로 能 長 生 이라). 이 구절에서 노자는 하늘과 땅이 수많은 세월동안 장구( 長 久 )한 이유를 부자생( 不 自 生 ) 이 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생( 自 生 )은 스스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부( 不 ) 라는 부정어가 붙어 억지로 만들지 않는다는 뜻 입니다. 하늘과 땅은 의지와 목적을 가지고 간섭하는 주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자신들의 품안에서 자라는 세상의 모든 만물이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체일 뿐 강요하는 존재는 아니라는 뜻인데요. 천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풀 한포기 나무가 한그 루마저도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돌봐주는 어머님의 마음을 가진 존재일 뿐입니다. 노자는 이런 자연의 불간섭 원리를 그의 철학에 적용하였습니다. 리더는 천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강요를 하지 않는 무위( 無 爲 ) 의 리더십을 통해 사람들 을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자연( 自 然 ) 의 결과를 내라는 것입니다. 일명 무위자연( 無 爲 自 然 ) 이라는 역설적인 리더십입 니다. 노자철학에 의하면 리더는 간섭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천지( 天 地 )를 닮은 리더가 진정한 리더 의 모습입니다. 관심이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강요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직원들이 스스로 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라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강요하는 리더보다 오히려 장구( 長 久 )하게 리더로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자는 뒤이어 이렇게 말 합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세요. 그러면 오히려 당신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後 其 身 而 身 先 ). 한 발짝 밖으로 비켜서세요. 그러 면 오히려 당신은 안에 있게 될 겁니다( 外 其 身 而 身 存 ). 내가 리더로서 남보다 낫고 그들을 다스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억지로 지도 천장지구( 天 長 地 久 ) 126

하려 할 때 오히려 그 자리를 보존하지 못하게 된다는 역설적인 리더십 철학입니다. 억지로 간섭하지 않기에 오히려 장구할 수 있고, 군림하려 하지 않기에 결국은 위에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노자의 이 기막힌 역설의 리더십 을 저는 일명 조용한 리더십 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어느 때는 그냥 두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세요. 우리가 힘들어하는 것의 많은 부분은, '관심'이라는 간섭 때문 입니다... 사랑이란 일으켜 세워주고 붙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 자랄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행복한 동행이란 글에 나 오는 구절입니다. 세상은 반드시 강요한다고 원하는 데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말없는 가르침 불언지교( 不 言 之 敎 ) 를 행해 보십시오. 섬 기는 리더가 오히려 섬김을 받을 수 있다는 노자의 아름다운 철학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늘과 땅은 만물에게 간섭하지 않습 니다. 그래서 그렇게 장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천장지구, 우리 가슴 속에 늘 채우고 살아야 할 삶의 화두입니다. 천장지구( 天 長 地 久 ) 127

04.12 2011 시장에 가다 지난 주말 토요일은 서울 근교의 나지막한 용마산과 아차산길을 걷다 왔다. 그런데 본사로 보직을 옮긴 후 그동안 운동을 게을리 한 탓인 지, 거기에 최근 일본원전에 대한 대응책 마련으로 바쁜 일정을 보낸 탓인지 잠을 자다 두 번이나 깨어나 아픈 다리를 부여잡으며 신음소리 를 냈다. 그것도 오른다리, 왼다리를 번갈아가며 했으니 몸이 많이 엉망이 된 듯하다. 다음날 아침 집사람과 함께 또 다시 산에 가자고 했지 만 오늘만은 방콕한단다.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하루를 보낸다. 참 시간 빨리도 간다. 요샌 TV를 보는 날이 거의 없어서 무엇을 방영하는 지도 가마득하지만 옛날 프로그램도 어느 방송사에서 하는지 가물거린다. 72시간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소재가 성남 모란시장의 기름가 게에 대해서다. 모란시장은 작년 추석 때 회사에서 상품권을 주어서 처음 가본 시장이다. 말로는 들었지만 말이다.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정부 의 시책에 발맞추어 우리 회사도 상품권을 재래시장상품권으로 직원에게 나누어주었다. 백화점상품권에 익숙하여 이 재래시장상품권을 어디 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미리 공부하는 수고도 있었다. 그렇게 하여 모란시장에 가게 되었다. 지지난 주는 안경테에 문제가 생겨 안경 구입처인 남대문시장에 있는 안경점을 방문했다. 거금을 주고 산 안경테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생 되었는데 점점 더 균열이 진전되어 안경테 구입처가 있는 남대문시장에 갔는데, 안경점 사장님께서 자세히 살펴보시더니 새로운 안경테로 교 환해 주신다고 한다. 교체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기에 시장 안의 국수집에서 맛있는 국수를 먹고 시장을 둘러보았다. 남대문 시장에는 많 은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이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일본인들이 여행을 하고 쇼핑을 하는 줄 처음 알았다. 여기저기서 일 본말이 오간다. 더구나 3월 11일의 도호쿠지진으로 인해 이전보다 쇼핑객이 줄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많은 수의 일본인들이 이곳을 찾는 것임 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상점뿐 아니라 길가의 이동형 점포에 있는 많은 물건들은 저마다 주인을 기다리며 대기중이었다. 시장은 여러 사람이 북적거려야 시장답다. 만일 시장이 북적거리지 않는다면 그건 시장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요즘은 물론 백화점이 시장 을 내쫓아 시장이 갈 곳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내가 둘러본 두 곳의 시장은 백화점 세일할 때만큼 붐비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사람이 오간다. 특히 남대문시장은 외국인이 반이 넘는 듯한 모습을 보니 국제적인 시장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용마산과 아차산을 다녀오 며 느낀 것은 산행이라기보다는 시장에 다녀온 것 같다는 착각이다. 그런데 아마 시장에 다녀왔다는 착각이 사실은 착각이 아닐 거라는 생각 도 해 보았다. 수많은 인파가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 마치 시장에서 사람이 오가는 것과 흡사하기에 그러하다. 서울의 북한산 등과는 달리 야 트막한 산이기에 그런지 모르겠다. 시장에 가다 128

[용마산가는 길에 내려다 본 서울시내] [용마산 정상에서, 뒤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시장같아 보이기도 하다.] 시장에 가다 129

시장에 가다 130

09.20 2011 우리 사회의 진실과 허상 311 일본원전사고 이후 기존 언론과 인터넷 매체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보도내용을 보면 포풀리즘에 사로잡혀 사실을 사실대로 표현 하지 않고 사실을 과장하여 감정에 편승하는 그리하여 언론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실보도를 내팽개치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 다. 사실이 이럴진대 언론의 분석보도까지 어찌 바랄 수 있을 것인가. 라고 분개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인터넷 매체는 그 렇다 쳐도 우리나라의 기존언론매체라고 스스로 자랑하는 신문사와 방송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터넷 매체에서 보도된 흥미 위주의 기사를 사실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하는 신문을 보고 실망을 넘어 절망을 하였다. 언론인에게 깊은 성찰을 한 후 보도하라고 요구할 생각도 없지만 즉흥적인 판단으로 이것이 사실의 전체인 양 보도하는 행태에 대해 염재호 교수님이 쓰신 아래의 글이 그 때 를 회상하며 나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 위안을 삼으며 주옥같은 글을 옮긴다. 우리 사회의 진실과 허상 염 재 호(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하와이대학의 미래학자 짐 데이토 교수는 21세기를 꿈의 사회(Dream Society)로 규정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를 거쳐 지식사 회로 우리 인류는 발전해왔고 이제는 꿈의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꿈의 사회라는 것은 미래가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꿈을 갖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 살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상의 현실에 더욱 빠져 들 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과 무관한 많은 일들에 열광하면서 우리의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생산에 직접 관계하 지 않으면서도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거래인 선물투자나 주식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벌 수 있는 게임 같은 금 융상품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를 시청하느라고 밤을 새우고, 박지성 선수가 맨유와 재계약했다는 뉴스에 마치 가 족이 취직된 것처럼 기뻐한다. 꿈의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나타난 단상 언론은 끝임 없이 우리의 흥미를 끌어당기는 뉴스들을 양산하고 있다. 인터넷포탈의 뉴스 제목들은 클릭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도 로 우리의 관심을 자극한다. 대학생들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고전처럼 1박2일 같은 버라이어티 쇼나 개그콘서트 같은 프로 그램들을 다운받아서 보고 있다.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를 보고 눈물짓고 감격하며, 노래경연에서 누가 탈락할 것이고 누가 새로 등장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제 아바타 와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 상영수입이 자동차 수출액보다 많다는 것은 대단한 뉴스도 아니게 되었다. 이처럼 꿈의 사회가 되다 보니까 본질보다는 허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지속적인 가치보다 순간적인 이미지가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된 다. 사물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전문가의 고뇌를 양비론에 빠진 비겁한 태도라거나 권위의식만 남은 지식인의 한계로 매도하기도 한다. 오히려 문제를 단순화하여 명쾌하게 판단을 내리는 아마추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쾌도난마에 열광한다. 더 나아가 언론과 인터넷은 사실을 과장하고 급속한 전파력으로 여론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흥분 시키고 즉흥적인 판단에 빠지게 만든다. TV의 조명을 받으면 하루아침에 국민요정이 되기도 하고 국민여동생이 되기도 하며, 국민 우리 사회의 진실과 허상 131

MC로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사건 하나에 영웅은 순식간에 파렴치범이 되기도 하고 평범한 사람은 영웅이 되기도 한 다. 품격 있는 우리 사회를 만들자 최근 강호동 사건, 안철수 신드롬, 곽노현 교육감 사건 등 많은 일들이 우리 사회의 이처럼 얕은 판단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화된 사회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오래 축적되고 즉흥적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가면 갈수록 즉흥적이 고 천박해지는 것 같다. 국회 청문회도 장관의 전문성보다는 윤리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언론도 심도 있는 현실분석보 다는 자극적인 이미지만 만들어낸다. 즉흥적인 허상에 근거해서 판단하다 보니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 바로 실체를 알게 되어 실망하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때의 열광과 곧 이은 비판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현실은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극도의 열광과 극도의 좌절감이 반복되는 정서적 불안감에 휩쓸려 심한 조울증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 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 같아 걱정이다. 초선 국회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고 또 다른 바람몰이에 의해 다수당이 탄생할 것 같다. 이제는 꿈의 사회로 바뀌어 갈수록 우리 사회가 허상보다는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기 위해 모두 힘써 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바람몰이로 주도권을 잡으려 하지 말고 흔들리지 않는 진실에 보다 접근하여 진정성을 보여주며 국정운영을 하도록 변화해야 한다. 지식인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여론주도층도 보다 깊은 성찰과 반성으로 사회의 지성적 분위기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꿈의 사회로 갈수록 얕은 이미지보다는 깊이 있는 지성적 판단으로 여론을 이끌어가는 품격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진실과 허상 132

09.12 2011 2011년 9월 12일 오전 12:26 한가위 새벽이다. 쉬는 날 지금은 잠자리에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눈을 부릅뜨고 있다. 온 고민은 꿈나라에서 해결될 터이며, 눈을 뜨고 생각해 본들 해결 안 되는 일들이 더 많은 줄 알면서도 2011년 9월 12일 오전 12:26 133

09.11 2011 전기를 생산하는 源 (Source)별 이산화탄소 발생량 - 원자력이야기 2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오래된 방법은 옛날 애로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정사장면인데 바로 물레방아 도는 곳이다. 자연의 원리에 의해, 다시 말해 물의 높이 차이에 의한 에너지(과거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이를 위치에너지라 배운 기억이 가 물거릴 것이다.)를 이용해 수차를 돌리고 여기에 발전기를 연결하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이를 좀 더 상업적인 면으로 확대한 것이 수 력발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압록강에 있는 수풍발전소가 대표적인 수력발전소인데, 이의 용량은 60만kW급이다.(우리나라가 UAE에 수출한 원자력발전소 타입인 APR1400이 140만kW급이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요즘 환경문제 가 대두되고 있는 화력발전소로 우리나라 전기의 대부분은 화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진다. 화력발전소의 화( 火 )는 불의 힘으로 전기를 만드는 것으로, 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석탄, 석유, 가스 등이 연료로 사용되는데 이를 이용하는 발전소가 화력발전소이다. 엄청나게 높은 온도의 불이 물을 데우면 증기가 되는데, 이 증기를 이용하여 터빈(수력발전소의 수차와 동일한 원리를 하는 기기)을 돌리고 여 기에 발전기를 연결하면 전기가 생산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1978년에 운전이 시작된 고리에서 운전하는 원자력발전소를 들 수 있 다. 화력발전소에서 증기를 만들기 위해 화석연료가 쓰인다면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우라늄이라는 원소가 쓰인다. 우라늄은 자연 중의 중성자(neutron)라는 입자와 결합하여 핵분열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며, 이 에너지(열)를 이용해 증기를 만들 고 이후의 과정은 화력발전소와 동일하다. 이외에도 태양력발전(요즘 시골을 가다보면 대단위 태양집열판을 설치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태양열을 이용하는 발전소이다.)과 조력발전(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수력발전과 원리가 비슷하다.), 파력 발전(바다 파도를 이용하는 방식), 풍력발전, 바이오를 이용한 발전, 폐기물을 이용하는 발전,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생산 등의 방 식이 있다. 우리는 수력발전, 조력발전, 파력발전, 태양열발전, 풍력발전, 바이오를 이용한 발전, 폐기물을 이용하는 발전,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생산 등을 신재생에너지(New Renewable Energy)라 칭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라 하나 뿐인 지구를 보호하자는 기후변화협약 등에 대처하기 위해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가 바로 신재생에너지이다. 즉 지구온난화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이산화탄소인데 이를 줄일 수 있는 전기 생산방식이 신재생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들 에너지원은 친 환경적이기에 기존의 화석연료에 비해 전기를 만드는데 더 적은 이산화탄소가 들어간다. 그런데 잘 알고 보면 신재생에너지가 기존의 에너지 원에 비해 동일한 양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게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이 무슨 말인가? 전기를 만들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가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더 적게 나오지 않는다면 굳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일이 필요치 않은가? 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기존의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소보다 더 적게 나온다. 하나 예외가 있는데 원자력발전소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전기 1kWh(1시간 동안 1kW의 전기를 만든다는 의미이니 집에 있는 30W(0.03kW)짜리 전구를 33.3시간동안 사용가능한 전기의 양)를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가 8~10g이 나오는데 비해,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적 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태양광의 경우 12g이다. 이상하다고 여길 것이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데 무슨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가?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 때나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전기를 만들 때엔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다. 태양광발전을 하려면 실리콘이라 는 재질을 태양열 집열판으로 사용하는 등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제작이 필요한데 앞의 수치는 이렇게 태양광발전을 위해 관련 제품을 제작할 때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것을 전부 고려한 것이다. 원자력발전소 역시 우라늄을 캔다든지, 관련 제품을 만들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전부 계산해 보니 앞에서의 수치가 나온 것이다. 즉 이 세상에서 물질의 변환이 있으면, 즉 마하반야바다밀다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런 변환이 있다면(물질이 에너지가 되는 변환, 이 반대도 마찬가지) 무질서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엔트로피의 증가라고 한다. 즉 인간 활동의 결과로 물질에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아무리 친한경적이라 해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일산화탄소의 증가는 피할 수 없다. 물론 이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만을 가지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여러 가지를 다 고려해야 비교적 정확한 분석 전기를 생산하는 源 (Source)별 이산화탄소 발생량 - 원자력이야기 2 134

이 되겠지만 원래 자연과학이란 분야가 환원주의적(Reductionism) 분석방법이 아직까지 통용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렇게 한 가지 요소만 가지고 분석하여 여럿을 맞추어가면 되기에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환원주의적 접근방법은 지구를, 아니 우주를 이해하기에 는 너무 제한적이므로 이를 너무 고집해서도 안 된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게놈지도)를 완성했다 하여 인간을 만들 수 있는가 생각해 보라. 원자력발전소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 일어난 원전사고에서 보듯 인간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고 있기에 전체적인 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제성 또한 타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엄청난데(원자력의 경우 1kWh를 만 드는데 약 40원의 원가가 드는 반면, 태양광발전의 경우 420원 정도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이 바탕되 지 않는다면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 때문에 인류는 원자력발전소를 받아들이기 어려울지 모른다. 이런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황금 추석연휴를 즐기는 이 시간에도 원자력발전소에 종사하는 운전요원들은 24시간 내내 불철주야로 근무하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源 (Source)별 이산화탄소 발생량 - 원자력이야기 2 135

09.07 2011 SNS와 멀티 타스킹 요즘 SNS 모르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시대이다. 물론 구태의연하게 조 중 동을 고집하며 메이저 신문만 보더라도 세상 돌아가는 것 다 알 수 있는데 라고 고집을 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조사에서 조 중 동을 포함한 모든 신문의 영향력은 SNS나 방송보다 훨씬 못하다고 하는데 아직도 조 중 동을 포함한 활자신문을 고집하는 것은 이미 떠나버린 옛 여인에 대해 아직도 그녀가 날 사 랑할거라 하는 착각과 다름없다. 그런데 SNS를 잘 하려면 기본적으로 멀티 타스킹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SNS를 잘 하지 않고 그냥 적당히 하려면 나처럼 싱글 타스킹만 해도 큰 문제는 없다. SNS의 가장 큰 장점은 쌍방향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한 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 즉 실시간 소통이 아닌 순차적 소통이라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역할을 할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다. 최근 전태열 열사의 어머니이신 이소선 여 사께서 운명하셨다. 많은 분들이 애도를 표하며 노제와 장지에 함께 하였다는 보도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오늘 저녁 9시 뉴스나 내일 아침 신문을 보아야만 비교적 정확한 소식을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번의 이소선 여사 장례식에서 멀티 타스킹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SNS로 소식을 잘 전해줄 수 없다. 장례식에서 돌아가신 그 분과의 옛일을 떠올리며 그동안 있었던 관계들을 마음 속으로 정리하며 추모하기도 바쁜데, 멀티 타스킹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찌 휴대폰을 보며 트위팅이나 페북을 할 수 있을 까! 모르겠다. SNS를 통해 새로운 소식을 숨가쁘게 전달하는 사람들은 추모의 마음을 조금 적게 하고 하기에 가능할련지. 통계에 따르면 멀티 타스킹을 하면 싱글 타스킹을 할 때보다 집중도는 떨어진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다. 멀티 타스킹을 하더라도 장례식같이 이렇게 엄숙하고 숙연한 자리에서는 그 분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보내는 시간이기에 싱글 타스킹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전히 그 분에 대해 집중하는 일, 그것이 바로 그분을 정말로 추모하는 것이지 않겠는가? 이런 시간에 SNS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이 돌아가신 분 을 진정으로 추모한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이런 사람들이 설령 아무리 멀티 타스킹을 잘 한다 하더라도 진정성이 결여된 사람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SNS와 멀티 타스킹 136

08.29 2011 친환경적인(Eco-friendly) - 원자력 이야기 1 이 세상의 특정분야에 대해 전문가라 할지라도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아인슈타인도 내가 알고 있는 지 식은 바로 이 원 안에 있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원 밖의 것은 나도 아직 알 수가 없다. 원 안은 유한이지만 원 밖은 무한하기에 나는 아직도 연구해야만 한다. 라고 했잖습니까? 아마도 가장 큰 요인은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사물에 대해 설명해 놓은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 이를 한번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말입니다. 원자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친환경에 대한 이야기 를 할까 합니다. 먼저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하이브리드카가 일반 휘발유 차에 비해 훨씬 친환경적인 차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이 답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나 하이브리드 카를 만드는 회사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친환경 적이라는 말은 아닌 듯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려보죠. CO 2 배출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하죠. 그런데 의외로 소나 말의 '방귀'가 자 동차의 배기가스보다 많다고 합니다. 사람의 방귀는 어떨까요? 소나 말에 비해 적겠지만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하겠죠. 저는 출퇴근을 걸어서 합니다. 약 20분 정도 거리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걸어서 출근하다보면 적당한 운동도 되기에 아침 식사 후의 생리적 현상 인 '방귀'를 길거리에 내뿜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버스를 타고 간다면 운동이 되지 않아 그럴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저는 '걸어서 출근하는 것이 더 많은 CO2를 배출하므로 친환경적인 행동은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여러분은 동의하십니까? 대부분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내린 결론에는 버스의 배출가스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니까요. 하 이브리드 카도 마찬가지입니다. 배터리를 만들 때 나오는 CO2, 그리고 이를 다 쓰고 난 후 처리하는데 나오는 CO2 등 배터리 자체에 대한 환경적인 문제는 애써 외면합니다. 또한 배터리를 충전할 때 무엇을 사용하나요? 전기를 사용하는데 전기를 만들 때도 CO 2 가 나오지요. 그 런데 하이브리드 카를 만드는 회사는 이런 것은 말하지 않고, 배터리로 운행하므로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아 휘발유 차에 비해 친환경적이라 는 것을 강조합니다. 일상의 활동에 대해 이렇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이야기하니 사실을 정확하게 볼 수 없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강 조하죠. 사실 이런 면을 모두 고려하여 밝힐 필요가 있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들이 이렇게 왜곡되어 알려지는 것들이 이것 말고 얼마나 많을까요? 저도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릅니다. 이렇게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 양 여기저기에 서 말한다면 이 세상은 더욱 어지러운 세상이 되겠죠. 특히 익명성으로 말할 땐 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죠. 인터넷은 여러 장점이 있는데 이런 점에서는 약점입니다. 저는 그래서 인터넷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요. 오늘은 이 정도에서 정리할까 합니다. 친환경적인(Eco-friendly) - 원자력 이야기 1 137

08.23 2011 무아지경 최근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가 책 vs 역사 이다. 단숨에 읽어나갈 요량으로 오랜 만에 책을 몇 권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혼자 살아야 책읽기가 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옛일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짬짬이 책을 읽는 기분은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 한 시간들이다. 이런 행복한 시간은 뭐니뭐니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끼는데 실은 살아가면서 이런 것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면 별로 없는 듯하다. 물론 요새 골프라는 운동에 빠져 골프하는 것이 정말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비교적 많은 돈이 필요하니 이도 그리 많 이 누리지는 못한다. 그런데 최근 내가 하는 일 중 돈 별로 안 들이고 하는 즐거운 일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새벽 예불 참가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집에서 30 분 거리의 절(봉은사)에 매일, 그것도 휴일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는 것은 웬만큼 불심이 있지 않고서는 하지 못할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아마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 자신도 그렇게 열심히 다니리라고 예상했지 못했을 정도이니.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불심이 깊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난 7월 20일부터 시작한 나의 새벽예불은 지방으로 출장간 이틀과 비가 엄청 내려 우산을 받쳐 쓰고 가기에 힘들던 날, 그 날 서울은 기록적인 폭우로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나는 등 서울에서만 17명의 사망자를 낸 기록적인 폭우였 다, 자동차를 주차장에서 뺄 수도 없었던 그날 하루를 포함한 삼일을 제외하곤 새벽예불을 다녔다. 새벽 예불 참여가 수치로도 90% 이상을 기록했으며, 새벽까지 술을 마셔 4시에 일어나기가 힘들었을 때도 다녔으니 꽤 불심이 깊지 않은 내가 어떻게 이런 결과를 보였는지 스스로 의문스럽기도 하다. 자기의지에 따라 꿈을 꾸지 않는 것처럼 나의 새벽예불 참여도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나의 새벽예불 참여가 나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졌 다면 아마도 힘들 때마다 새벽예불을 빼먹고 여기에는 그럴듯한 여러 가지 핑계를 갖다 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대단한 불심을 가진 불자는 새벽 예불 참여가 단순한 반복이라는 나의 생각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나의 새벽예불 참여에서 대표적인 무의지에 따른 행동은 법당 안에 서 절을 하는 것이다. 보통 예불 시간이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되는데, 나는 약 45분 동안 절을 한다. 108배 절하는 시간은 약 20~25분 정도 소요되는데 108배 두 세트를 하는 시간이다. 45분 동안의 시간은 무아지경의 시간이다. 단지 절하는 그 자체에 충실할 뿐이다. 멀티 타스킹을 잘 하지 못하여 자주 집사람에게 핀잔을 듣는 내가 절을 하며 다른 어떤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멀티 타스 킹을 하지 못하기에 그렇다기보다는 절을 하면서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기 때문이다. 이제껏 잘 보지 못했던, 혹은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을 하루하루 새벽 예불을 다니며 새벽에 일어나는 것들을 보거나 아는 것도 또한 얻는 것 중의 하나이다. 그것이 비록 잘된 것이든, 잘못된 것이든 새벽녘에도 사람들은 움직이고 있다. 술을 먹고 취해 이리저리 방황하든, 오락실에 서 게임을 하든, 혹은 새벽일을 하든. 이 새벽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듯이 나의 새벽 예불도 그러하다. 하지만 나의 새벽 예불은 버려야만 채울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무아지경 138

08.01 2011 새벽 예불을 하며 얻는 기쁨 지난 화요일, 7월 20일부터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집 가까이에 있는 사찰에 새벽예불을 다니기로 했다. 보통은 절에 가서 웬만하면 3배만 하고 법당을 나서는 처지인지라 새벽예불을 한다는 생각은 이제까지 해본 적이 없는데 과음한 전날의 약속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물론 목표 는 명확하게 있었지만 이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담대하게 계획한 것이 아니라 술 한 잔 후 취중 상태에서 결정하였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왜 시작했느냐, 혹은 그것을 왜 하느냐 는 질문에 국가를 위해 등과 같은 거창한 모범답안이 있을 거라 생각하 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게 치열한 것만은 아니다. 샤르트르가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시작의 결정이 그렇게 꼭 모범답안이 아니라고 과정도 그렇다면 문제가 있다. 과정은 그 무엇보다 치열해야 한다. 그런 과 정에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선택한 새벽예불은 치열한 과정을 거쳐 그것이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나의 목표 설정에 원대한 꿈이 없었다고 결과가 원대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과정에 열과 성을 다한다면 이 결과는 분명 정해진 것이다. 보통 절은 산중에 있어 산사( 山 寺 )로 부르는데 도심 한가운데 있는 봉은사( 奉 恩 寺 )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도심 속의 산사라 불 러야 할까? 새벽예불은 4시 30분경 시작되는데 집에서 4시에 일어나 걸어가면 대략 시간이 맞는다. 집을 나와 길을 건너 휘문중고등학교, 대 명중학교, 현대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오크우드호텔, 7 Stars 카지노,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을 거쳐 신호등에 따라 길을 가로지르면 봉 은사이다. 4대천왕을 모신 진여문을 지나 법왕루에 도착하면 내가 예불을 시작하는 장소에 다다를 수 있다. 새벽 예불 첫 날 대웅전에 들어 가 예불을 보려고 하였으나 새벽예불에 참여하는 불자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대웅전 법당 안은 발 딛을 틈도 없었다. 그 법당을 가득 메 운 불자들을 보며 대웅전 앞의 법왕루에 들어가니 제법 여유가 있다. 이렇게 나의 새벽 예불 장소는 법왕루로 정해졌다. 새벽 예불하는 불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다. 고요한 새벽 일찍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고즈넉한 경내로 들어오는 것이 말은 쉽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인가 말이다. 그것도 하루 이틀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새벽 예불은 4시 30분에 시작하여 5시 40분에 마친다. 예불 순서는 대략 천수경, 반야심경을 시작으로 축원동참을 거쳐 108배 순으로 진행된다. 솔 직히 말해서 이번 새벽예불은 부모로서 자식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함이 첫째이고, 둘째는 아들에 대한 축원을 하기 위함이며, 셋째로는 예불 을 위해 규칙적으로 새벽녘에 왕복으로 한 시간 가량 걷는 즐거움과 새벽예불 중 108배를 하며 온갖 잡념들을 없애며 또한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것들이 목적이라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은 이 두 시간 동안의 일정을 와이프와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 큰 기쁨이 다. 더구나 새벽예불을 하려고 결심했을 애초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는데 이를 거저 얻었으니. 사실 하루에 두 시간동안 와이프랑 규 칙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보면 말이다. 더구나 동일한 목적을 위해 동일한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 동일한 목적을 위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며 다른 행동을 하는 일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보면. 이런 새벽의 활동이 나의 일상이 되기를 원하며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단순한 행동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지만 이런 단순한 일상의 활동 을 이겨내지 못하면 뜻한 바를 어떻게 펼칠 수가 있을까. 요즘 며칠 동안의 날씨처럼 오늘도 부슬부슬 새벽비가 내리지만 이 빗줄기 속을 걷 다보면 상쾌한 아침이슬을 맞는 느낌이다. 새벽 예불을 하며 얻는 기쁨 139

07.21 2011 술과 절 절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절이다. 앞의 절은 스님이나 중생이 불도를 닦으며 법을 설파하는 집 이라는 뜻이고, 뒤의 절은 남에게 공경하는 뜻으로 몸을 굽혀 하는 인사 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참 묘하다. 둘 다 순 우리말로 서로 잘 어울리며, 눈을 감고 앞의 절과 뒤의 절을 조용히 생각하면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낀다. 하나의 글자로 된 우리말은 이와 같이 거의 모두 좋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한글사전을 살펴보니 ㄱ(기역)자만 해도 다음과 같이 많다. 각, 간, 갈, 감, 갑,( 岬, 곶, 산허리), 갓, 강, 개, 객, 갬, 갱, 건, 걸(개울, 도랑의 옛말), 검, 겁, 것, 겇, 겉, 게, 겐, 겨, 격, 견, 결, 겸, 겹, 경, 곁, 계, 고, 곡, 곤(고니), 곧, 골, 곰, 곱, 곳, 공, 곶, 곷(꼴의 옛말), 과, 곽, 관, 광, 괴(고양이의 옛말), 굄(유달리 귀엽게 여겨 사랑함), 교, 구, 국, 군, 굴, 굽, 굿, 궁, 권, 궐, 궤, 귀, 규, 균, 귤, 그, 극, 근, 귿(끝의 옛말), 글, 금, 급, 긋(글 씨의 획), 긎(끝의 옛말), 긔(그이의 준말), 기, 긴(끈의 옛말), 긷(기둥의 옛말), 길, 김, 깁(무늬 없는 비단), 깃(마구간 등의 짚), 꽉(까마귀나 까치의 울음소리), 깐, 깔(깔색의 준말로 깔색은 물건의 맵시와 빛깔), 깡, 깨, 깩, 깽, 껌, 꼭, 꼴, 꽃, 꽉, 꽝, 꽤, 꽹(꽁과리 칠 때 나는 소리), 꾀, 꾐, 꾹, 꾼, 꿀, 꿈, 꿍, 꿩, 끈, 끗, 끙, 끝, 끼, 낑 등으로 100여개가 넘는다. 이 단어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부정적인 의미는 없고 긍정적 인 의미를 지녔다. 혼자는 불완전하기에 집단을 이루고 사회를 이루었다는 국가의 기원설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홀로라는 것은 외로움, 불 편함, 무서움, 약함 등이 의미되는데, 우리의 한글을 살펴보면 전혀 이와 다르다. 아마도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글자로나마 없애려는 의도 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번 화요일 저녁 퇴근 무렵은 정말 기분이 최고로 안 좋은 날이었다. 뒤통수를 그렇게 세게 맞은 기억은 아마도 없는 듯하다. 이러 땐 술이 최고다. 그런데 술은 마주보고 마셔야 한다. 최소한 건배할 수 있도록 두 사람 이상이 뭉쳐서 마셔야 한다. 혼자 마시는 술은 술이 아니라 독 이다. 여럿이 마셔야 그 술이 약이 된다.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맥주를 연거푸 들이켜니 뱃속의 차가운 기운이 위로 솟구치며 머리 속이 띵해져 갔다. 이정도로 머리 속이 띵해지면 안 되지. 자리를 옮겨 와인을 마셔댔다. 4명이 2병의 와인을 거덜내고 자리를 파해 각자 뿔 뿔이 흩어져 집으로 향해 돌아가며, 난 슈퍼에 들러 카스 맥주 3병을 추가로 샀다. 집에 도착하여 와이프랑 한참을 이야기하니 벌써 이날의 시간은 저만치 내달려버렸고 다음 날의 시계바늘이 움직인다. 술을 마시며 와이프와 내린 결론은 절에 나가 새벽예불을 보기로 한 것이다. 새벽 4시. 와이프가 깨운다.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조금 전 한 약속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자리에서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한 후 옷을 챙겨 입 은 후 밖으로 나선다. 조금 걷기 시작하니 코에서는 알코올 냄새가 풀풀 나지만 마음은 상쾌하다. 걷다 보니 새벽의 길은 그야말로 온통 쓰레기 천지이다. 담배꽁초, 음료수 통, 먹다 남은 컵라면. 이런 것들을 밤새 먹어치웠기에 이렇게 잔 해가 남아 있을 것이다. 아마도 환경미화원이 며칠 동안이라도 시위라도 하면 도시는 온통 쓰레기로 넘쳐날 것이다. 도시를 깨끗하게 하는 환경미화원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 회사 사무실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봉은사가 있어 회사 출근하는 시간과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대 웅전 법당 안은 온통 신도들로 가득 차 있어 법왕루로 들어가 법회에 참석했다. 술기운을 풍기며 법당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 옳지 않은 행동 이라 생각하지만 부처님께서도 마음이 우선이다. 마음이 이 세상의 주인이고 근본이다. 라고 하셨으니 너무 자책할 일도 아니다. 반야심경 을 독송하고 108배를 하고 나니 이마에서는 땀이 주르륵 떨어져 내린다. 어느덧 열린 법왕루 문 사이로 보이는 수도산에는 아침햇살이 비추 기 시작한다. 예전 88년도인가, 89년도인가 송광사에서 4박 5일 동안 출가했을 때 절해 본 이후로 이렇게 많은 절을 해본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3배를 하 고 말았으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절에 온 길의 역순. 하지만 집으로 오는 길은 아침 햇살이 내 가슴에 온 가득 비춘다. 절에서 절을 하고 돌아오는 길의 이 따사로운 아침햇살은 식물이 산소를 만들어내듯 나의 가슴에서 시원한 산소가 만들어지는 것만 같다. 술과 절 140

07.11 2011 다시 너에게 서신을 보내며 호랑이 새끼가 태어나면 절벽에서 내던지고 살아남은 새끼만 양육한다는 옛 말씀이 있다는 것은 너도 알고 있겠지? 우리가 TV에서 보기에는 호랑이는 아주 의젓하게 그야말로 뽐내면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육식을 하는 호랑이가 사냥을 할 때는 온 몸의 힘을 다해 사 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제 삼자가 보기엔 멋진 도약을 하며 목표물을 향해 다가가지만 호랑이에게 목표물은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 거지. 인간의 삶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단다. 호랑이가 목표물을 얻기 위해서 사전에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하고 또한 전략을 실행할 때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듯 사람도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중간과정이 완벽해야 목표를 획득할 수 있겠지. 이번 너의 산사에서의 생활을 추천한 이유는 네가 지금껏 하고 있는 일들의 목표가 왜 하는지, 그저 아빠가 목표를 보라고 하니까 마지못해 하는 것을 계속적으로 보아왔고, 그러기에 너의 실행방안들이 엉망이었기에 그대로 보면 결과는 명약관화하기에 그러했단다. 다행히 네가 목 표를 왜 정하는지 정도는 안 모양이구나. 아빠의 욕심으로는 이번의 기간 중에 네가 목표를 왜 세워야 하며, 목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그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break-down하여, 단계별 달성해야 하는 일정까지도 세세하게 수립하 기를 원했지만 아직도 그것까지는 못했던 것 같다.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아주 간단하단다. 일을 하면서 목표를 세우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 단지 그 목표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실행방안들이 실천되지 않으면 실패하거나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이고, 실행방안들이 완벽하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지. 실행방안들에 대해서는 각각의 방안에 대해서 또한 구체적인 목표가 수반되어야 한단다. 예를 들어 이번의 모의고사에서는 국 영 수 는 모두 1등급 유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상위 몇 %에 들겠다라는 것이지. 국어는 상위 몇 퍼센트, 수학은 얼마 하는 식이지. 이것이 실행방안 을 좀 더 구체화하여 실행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이러한 실행목표들이 모아지면 전체의 목표가 달성되어 일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란다. 아빠가 예전에도 계속 강조했지만 구체성이 없다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꼭 명심하기 바란다. 아무리 목표가 훌륭하 다고 해도 이를 하려는 실행목표와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꼭 실천하기를 바란다. 그만큼 실행방 안이 어렵단다. 쉽지 않단다. 목표의 수립은 비교적 단기간에 할 수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것은 대단한 끈기와 노력 등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보통사람들은 이를 이겨내기가 쉽지는 않거든. 더 이상 길게 말하지 않겠다. 지켜보마. 일단 네가 말한 것들을 잘 할 수 있도록 항상 맘 속에 간직하거라. 중간에 너의 결심이 흐트러지면 네 스스로 채찍질을 하거라. 그것도 못하면서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겠니. 이 세상에 너의 피붙이는 아무도 없단다. 형제도 없는 네가 스스 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깨우치는 방법은 바로 지금 이 시점이란다. 용문사에서의 하루 경기도 용문사에 다녀와서 이렇게 이메일을 씁니다. 토요일 저를 할머니 댁에 보내시려고 하실 때에는, '과연 무슨 생각을 가지시고 나를 멀리 보내시려 하시는 걸까' 라는 생각만 앞섰어요. 원 망과 미움의 감정만이 앞섰죠. 다시 너에게 서신을 보내며 141

하지만 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깊은 생각을 할 기회를 가진 적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특히 저를 집 멀 리 보내주신 아빠의 마음을 약간은 알겠더라구요. 제가 부모였어도 아들이 그렇게 망가지는 꼴을 더 이상 볼 수 없었겠죠. 저였어도 자식을 멀리 보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정말 신기하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아빠가 '이 기회가 너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 고, 더구나 고마움마저도 들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게 정말이었으니까요. 절에 들어가서 생각한 것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왜 공부를 하는 것인가. 나머지는 나에게 끈기와 의지는 없는 것인가. 라는 점이죠. 전자에 대해서는, 나에게 구체적인 목표의식과 내가 되고자 하는 꿈이 정확히 없었기에 공부를 하는 이유를 몰랐지요. 장래희망, 그것은 내가 미래에 되고자 하는 목표인데, 구체적으로 그것이 없다보니 현재의 구체적인 행동이 나오지 않았음을 알았죠. 그래서 가장 먼저 제가 좋아하 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어떠한 일을 하면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시점에서 나의 문제점은 해결되었고, 더 이상의 고민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단 하나의 목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 것이죠. '동기부여'라고 해도 과언이 아 닐 그러한 중요한 '목표설정'이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저도 꾸준히 지속될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그것이 저의 2번째 과제이자 꼭 이겨내야만 하는 숙제이겠지요. 하지만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고, 이번 기회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것은 절벽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배수 진을 칠 작정이고요. 절실하다면 그것으로 끈기와 의지를 거두어들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절실해본 적도 없고, 내가 어떠한 것에 목숨을 건 적 도 없었어요. 그렇기에 끈기와 의지가 없었던 것이고요. 이번의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기회는 20년 인생밖에는 되지 않지만 저의 인생 에서 크나큰 변환점이자 저를 다시 한 번 재활성화 시켜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저도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는 굳은 마음으로 임할 것을 다짐합니다. 다시 너에게 서신을 보내며 142

06.20 2011 자주 찾을 이 곳 지난 5월의 마지막 주에 아버지를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 보내드린 곳은 KTX 오송역이 내려다보이는 선영이다. 일주 일이 지난 후 다시 가 보았다. 그 곳에는 아버지의 부모님, 그 부모님의 부모님, 그리고 그 부모님의 부모님께서 떠나신 곳이기도 하다. 아마도 지금은 오손 도손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겠지. 양지바른 그 곳은 주위에 시원한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조상님들께 예를 차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따가운 햇볕은 온 몸에서 땀방울을 뚝뚝 떨어트리기에 충분한 날씨였다. 그새 자란 잡초들을 제거하며 아버지의 새 집을 청소하는 정성이 아버지께서 살아계셨을 때의 맘보다 컸으면 컸지 작지 않다.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후회. 소나무 그늘 아래 잠시 숨을 고르며 흐르는 땀을 정리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왔던 그 길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길은 가족과 함께 수 십 번을 와 보았어도 몰랐는데 내려오는 길이 산림욕을 하기에 딱 좋은 그런 길이다. 왜 이제껏 몰랐을까 생각 해 보니 그동안 이 길을 설날 또는 추석에만 걷다보니 이맘 때 걷던 호젓한 산림욕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 호젓한 산림욕을 마치며 도로로 다가서는 순간 KTX 선로의 KTX열차는 300km의 속도로 굉음을 내며 우리 옆에서 사라진다. 산 자와 망자의 속도는 이렇게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산 자는 이렇게 터벅터벅 걸어간다면 망자는 KTX 열차처럼 빠른 속도로 내 가 알고 있는 목적지를, 하지만 목표지는 모르는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지 않을까? 그래도 도로 옆 차에서 내려 걷는 호젓한 1km 남짓한 이 길을 따라 걷게 되면 아버지가 옆에 불쑥 나타나 아버지를 보내드린 그 곳 까지 나란히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이곳을 자주 올 것 같다. 자주 찾을 이 곳 143

07.26 2012 고리1호기 계속 운전되어야 한다 아래 내용은 김연민 울산대교수의 경상일보 시론 '고리1호기는 이제 멈추어야 한다'('12.7.26)에 대한 반박글 우리 사회에서 교수라는 직함은 지성인의 상징이다. 교수가 이런 대우를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아탑에서 교육을 통해 올바른 세상을 이끌고 또한 사회의 부조리에는 저항하는 실천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교수의 언행 은 일반인보다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며 따라서 충분한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주장하여야 한다. 책임 있는 자리는 더 높은 의무감 또한 요구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원칙이 자주 무너진다. 그러기에 로마시인 루카누스는 사실 우리의 행동은 가끔 가다가 진실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 기만과 허식이다. 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지난 7월 26일자 본지에 울산대 김연민교수가 고리1호기를 하루빨리 가동 중지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세 가지 전제 자체가 고리1호기를 가동중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사 실관계에서 사실과 매우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먼저 고리1호기를 운영하는 조직이 불행하게도 원전 안전을 결코 보장할 수 없는 조직이라 하였기에 가동중지해야 한다 는 주장이다. 물론 고리1호기 발전소 조직과 관련하여 정전사건에 관련한 조직은 사건을 은폐했고, 또한 납품 비리에 연루된 직원이 있었다. 이에 대한 사건 관련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지금 고리1호기 운영을 예 전 사건에 관련한 자들이 하고 있다면 김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발전소장 이하 사건 관련자들 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고 다른 직원들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지적한 것이 2006년 실험자료를 가지고 최근 재가동을 승인하였으니 현재 원자로용기의 취화정도를 알 수 없다 는 것이다. 이 또한 사실과 명백히 다른 잘못된 표현이다. 실험에 대해 조금만 더 살펴보았다면 결코 이런 주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자로용기는 원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기이기에 현재 상태에서 미래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제작했다. 즉 원자로용기의 취화정도를 살피기 위해서는 김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2006년에 실 험을 했다 하여 2006년의 상태를 아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상태를 살펴보고 난 후 앞으로도 원자로용기가 안전할 것 이라고 예단하여 계속운전 허가를 해줄 정도로 원자력발전소가 허술하게 운영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현재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고리1호기는 2006년의 실험을 통해 계속운전의 종료시점인 2017 년도의 원자로용기 상태를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고리1호기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1978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의 운전고장사고 657건 중 129건을 차 지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 표현은 사실이다. 고리1호기가 우리나라 전체 원전고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 고리1호기 계속 운전되어야 한다 144

나 고리1호기가 고장이 많다고 하여 재가동이 안 된다는 주장은 당신은 그동안 감기에 너무 많이 걸렸으니 이제 이승을 떠나야 한다 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몇 번을 양보하여 이 주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고리1호기의 설비교체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1995년 이후 현재까지 데이터를 보면 사건과 관련한 고리1호기의 운전능력은 우리나라 최고 수 준이다. 이 기간 동안 5회의 발전정지가 있었다. 쉽게 말해 1970년대 보릿고개를 넘을 때 먹을 것이 없어 몸이 허약 했고 1990년대 들어 영양가 좋은 음식을 섭취하여 현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과거 보릿고개 시절만 갖고 현재 허약하다고 말하고 있는 꼴이다. 과거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거보다는 현재의 상황이 미래를 더 잘 예측할 수 있 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 않은가! 현재 고리1호기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기술적인 문제가 없음을 최종적으로 판단하여 재가동을 승인하였지만 지 경부와 원전운영자인 한수원은 국민, 지역주민과 충분히 소통을 한 후 재가동한다고 천명하였다. 물론 이 바탕에는 정부와 한수원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뼈를 깍는 노력을 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원전에 대한 잃어 버린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표현이 깔려있다. 이렇게 실천해야 함은 두말할 잔소리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쳐 국민에게 불안을 주는 이유는 나는 무조건 반대 라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 [원자로용기의 정밀한 시험인 마스터커브방식의 시험을 도출하기 위한 파괴인성시험장비] 아래 링크는 울산대 김연민교수의 영남일보 기고내용이다.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6037 고리1호기 계속 운전되어야 한다 145

07.24 2012 원전, 절대 안전해야 하는가! 통진당 심상정 대표가 국회 원내대표 연설에서 핵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며, 2012년을 원전 폐기로 원년 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2040년까지 원자력 발전 자체를 중지하는 장기적-대 안적 에너지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 한다. 이와 관련해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 중단과 폐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당론으로 이미 제출했다고 한다. 심대표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국회의원으로서,그리고 한 정당의 대표로서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타당한 가 의문이 아니 들 수 없다. 국회의원의 임무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제일의 임무는 법의 제정이 아 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해 올바른 국가 정책을 결정하여 국민이 편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가장 주된 임무이다. 정책결정 과정은 먼저 문제제기에서 시작되어 정책결정, 정책평가 및 정책변동의 네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심대표의 국회연설에서의 발언은 정책결정의 두 번째 단계인 정책결정단계라 할 수 있다. 정책결정자라 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하게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현대사회 는 매우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사회이므로 정책결정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그것을 바탕으 로 정책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좋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많 은 분야의 전문가들의 견해를 수렴하여 하나로 묶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특정분야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 다. 심대표가 언급한 원자력발전 분야가 바로 그렇다. 원자력발전의 역할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위치에 있 는지,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발전이 필요한지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심 대표는 이러한 면에서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속성장을 위해 채택한 원자력발전이 우리 생 태와 환경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주장, 후쿠시마 사건 이후로 이제 국제사회는 더 이상 원 자력발전이 에너지 문제의 대안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이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며 오히려 사실과 거리가 멀다. 물론 후쿠시마 사건 이후 대표적으로 독일과 같이 2021년까지 원자력발전을 중단한다고 발표 한 국가도 있는데, 이는 나라마다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독일의 경우 전력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이미 16%를 넘어서는 등 석유, 원자력 및 석탄에 이은 전력 생산의 주요 투입원이며, 또한 독일의 부족한 전력은 유럽 각국에 설치된 전력망을 통해 수입할 수 있기에 2021년 까지 원자력발전을 중단한다는 선언이 가능했다. 오히려 미국, 중국,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도 후쿠시마사고의 교훈을 공부하여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들을 채택함으로써 아직까지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동아일보 보도에 원전, 절대 안전해야 하는가! 146

따르면 원전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65.9%가 원전이 필요성을 인정했고, 또한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이 원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원전이 향후 신재생에너지로의 완전한 대체가 이루 어지는 시기까지 우리나라 경제에 꼭 필요한 징검다리(Bridge) 에너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발표했 다. 인간이 이용하는 문명의 결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발전해 왔다. 이것이 역사이다. 인간의 역사는 편의성과 안전성을 추구하여 온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편의성과 안전성에는 절대성의 개념 이 없다. 단지 상대적인 개념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더 안전하게라는 상대적인 개념이 원자력이라는 분 야로 넘어오면 절대적인 안전으로 인식하는 단체나 사람들이 있다. 원전을 절대적인 안전이라는 프레임으 로 옭아매면 원전의 필요성 자체를 논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개념은 인간으로서 가치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대상에 부여한다. 예를 들면 신의 존재여부에 대한 판단이 그것이다. 원자력발전이 절대적인 안전을 지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절대적인 안전을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지 난 3월의 원전의 필요성에 대한 조사결과는 성숙한 국민들이 원전의 상대적인 안전성과 편의성을 충분히 인식했기에 나온 결과라 생각한다. 원전, 절대 안전해야 하는가! 147

[미국의 Kewaunee 원전으로 고리1호기와 동일한 설계로 운전되는 형제 발전소라 할 수 있다.] 원전, 절대 안전해야 하는가! 148

07.23 2012 고리1호기의 재가동 논란을 보며 지난 7월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3월 12일 이후 가동이 중지된 고리1호기를 다시 가동할 수 있음을 허용했다. 이로써 한국 수력원자력(한수원)은 고리1호기를 재가동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지식경제부는 이번 사안이 국민적인 관심 사항이고 특히 부산시와 고리원전 지역주민들이 걱정하는 사안임을 고려하여 국민과 지역주민들에게 충분한 소통활동을 한 후 적절 한 시점에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식경제부는 고리1호기 정지 원인이 해결되었기에 재가동이 가능함에도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를 형성한 후 하겠단다. 그런데도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반대는 여전하다. 원안위의 안전점검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고, 일부에서는 고 리1호기를 폐쇄하라는 주장도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월 비상디젤발전기 고장으로 전력공급이 중단되고 이 사건을 은폐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시작된 문제이다. 원안위는 즉시 고리1호기의 가동을 중지할 것을 명했고 이에 따라 고리1호기는 지금까지 정지된 상태에서 각종 안전점검을 받았다.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원안위 등에서 점검을 했으며 이번에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더구나 이번의 IAEA 점검은 지역주 민과 시민단체의 주장을 반영한 결과이고, 또한 원안위 점검은 주민과 시민단체 대표,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고리1호기 폐쇄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는 이의 근거로 원자로압력용기의 건전성을 문제 삼으면서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 신문에서는 원자로압력용기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30년이 된 원자로압력용기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2007년 계속운전을 결정할 당시 원자로압력용기의 건전성을 점검한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동안 원자 로압력용기의 건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어느 시민단체 대표는 동일본 지진으로 후쿠시마원전 10기 중 4기가 폭발했는 데 이들은 모두 수명 30년 이상된 원자로였다면서 수명 30년이 지난 고리1호기도 무조건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논리 적으로 보아도 맞지 않다. 일반적으로 쉽게 이해하기 위해 비유하여 주장하는 경우가 사용되곤 한다. 물론 이런 비유를 할 때에는 동 등한 조건을 바탕으로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 후쿠시마원전은 비등경수로(BWR)형으로 가압경수로(PWR)형인 고리1호기와 상당히 다르다. 오히려 미국의 키와니(Kewaunee)원전이 고리1호기와 쌍둥이처럼 비슷하다. 그렇다면 40년의 설계수명을 다하고 20년의 계 속운전을 승인받아 운전하는 미국의 키와니 원전을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물론 이번 사태가 이렇게 된 연유는 애초 정부와 한수원에 의해 문제가 불거졌으며, 이를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 이런 잘못을 했다고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문제이지만 에너지 정책을 너무 쉽게 보고 판단하는 것이 더 문제이다. 현대국가에서 에너지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속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 다. 국가의 특정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세워 이를 주장하는 것은 다양성을 보장하고 혹시라도 있을 잘못된 정책결정을 올바르게 잡을 수 있기에 순기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는 명확한 사실이나 논증을 밑바탕으로 해야 한다. 만일 반대를 위한 반대 가 된다면 곤란한 일이다. 무엇을 위해 반대하는 것인가? 오르지 자신만의 주장을 관철하기위해 이런 방식으로 고리1호기의 폐쇄를 주장한다면 국가에너지정책에 대한 맹목적인 반대에 불과한 혹세무민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전력분야 에너지정책은 원자력을 기저부하로 하여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전원구성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했 으며, 이는 국민적 합의로 운영되어 왔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반대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전국 민의 공감대 형성과 국민적 합의로만 시행될 수 있다. 따라서 고리1호기의 안전성이 확인된 지금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안전하고 투 고리1호기의 재가동 논란을 보며 149

명하게 원전을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때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는 바로 정부와 한수원이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 다. [고리1~4호기 앞바다의 파도치는 모습이 최근의 고리1호기를 보는 듯하여 안타깝다. 우로부터 고리1~4호기 모습이다.] 고리1호기의 재가동 논란을 보며 150

07.07 2012 2012년 7월 7일 오후 05:54 일주일 만의 서울 집으로 가는 지금 언제까지 고리에서 계속되는 지리한 날들을 소모하며 보내야 하나? 하루 지나면 다시 고리원전 현장에 내려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지리한 대치 아닌 대치상태에서 있어야 한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르게 주장하는 이유는 보이는 눈과 생각하는 머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생각의 다양성은 인정해야 하지만 현상에 대한 다양성은 견시관에 있어 견이나 시로 보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관으로 보고 생각하는 그리하여 합리적인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이러면 나의 길고 긴 현지 근무도 끝나겠지! 2012년 7월 7일 오후 05:54 151

03.21 2012 '[단독]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몰라 못 돌렸다'에 대한 반박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잘 몰라 못 돌렸다는 기사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고 기사를 작성했어야 하나 너무 사실 확인이 미흡한 채 작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이번 고리원전 전원상실사건의 단초는 한수원이 제공했기 때문에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느냐 고 할 수 있 으나, 그렇다고 언론에서 사실을 보도한다는 기본적인 원칙보다 남보다 먼저 보도하겠다는 특종의식에 휩싸여 보도 하려는 행태가 아닌지 우려된다. 기사 헤드라인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바로 헤드라인 맨 앞에 [단독]이라는. 조금 딱딱하겠지만 보도내용을 짚어보기로 한다. 먼저 원전에 외부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1차로 비상디젤발전기를 가동해야 하며, 이마저 안 될 경우 2차로 최후 의 보루 격인 AAC를 작동시켜야 한다. 사고 당시 고리원전 측은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 나자 AAC 가동 없이 외 부전원 복구를 했다. 고 보도된 내용이다. '비상운전절차서 사용' 이라는 제목의 원자력발전소 절차서를 보면 각 단계별 세부 조치사항이 있을 경우, 일련번 호가 부여된 세부조치사항에 대해서는 그 순서대로 조치를 수행하며 일련번호 없는 세부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순서에 관계없이 수행할 수 있다. 고 되어 있는데, 전원상실을 복구하는 이 절차는 바로 일련번호 없는 세부조치사항에 해 당된다. 이렇게 순서에 관계없이 수행하라는 배경은 가장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여 조치하라는 의미이다. 대체교류 디젤발전기(AAC) 를 돌리지 않고 곧바로 외부전원을 연결한 것은 당시의 상황을 고려한 발전팀 장의 최선의 판단이었을 것이며, 그 결과 또한 옳았다. 그러나 전원을 가장 빠르게 조치(회복)할 수 있는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여 조치하라는 내용이 다음의 기사내용과 상반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기사에서 정전 당시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이 나 작동하지 않자 현장 직원들은 외 부전원을 연결하느라 12분을 소요했다. 그러나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AAC 기동시간은 약 10분으로 정전 직후 외부 전원을 연결하는 데 걸린 시간보다 2분가량 짧다. AAC를 즉각 사용했다면 전원 복구에 걸리는 시간을 좀 더 줄일 수 도 있었던 것이다. 라는 기사 내용이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소외전원 복구대신 AAC로 복구했으면 2분을 단축할 수 있으므로 가장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가능한 수단은 AAC로 복구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AAC 복구시간이 10분이라고 하여 전원상실 후 10분 이내 에 전원이 복구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갑돌이가 식사하는 시간이 20분이 라고 하자. 그러면 지금부터 식사를 시작하여 20분 내에 식사를 마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만족해야만 가능하다. 만일 밥을 짓지 않았다면 20분 이내에 식사를 마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밥을 짓는 시간이 대략 20~30분이 소요되니 말이다. AAC기동 시간 10분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다른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 전원 상실 후 10분에 전원을 복구한다 는 개념이다. '[단독]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몰라 못 돌렸다'에 대한 반박 152

전원상실 시 복구를 하기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은가? 이에 대해 살펴보자. 발전소 절차서는 여 러 가지가 있는데 운전과 관련한 대표적인 절차서는 정상운전절차서, 비정상운전절차서 및 비상운전절차서이다. 이 절차서 중 가장 긴급도가 우선인 것은 비상운전절차서(EOP, Emergency Operation Procedure)이다. 일단 전원이 상실되면 발전소를 운전하는 발전팀원들은 비상운전절차서에 따라 조치를 하게 된다. 첫째, 둘째, 셋째, 넷째 절차를 거치고 다섯째 절차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전원 복구절차를 수행하게 된다. 네 번째 단계를 거치는 데는 어느 정도 시 간이 소요된다. 즉 전원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단계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며 그 후 10분에 전원이 복구될 수 있는 것이다. 경험(진짜 경험이 아닌 시뮬레이터의 간접경험)에 의하면 이는 아무리 빨라도 2분 이내에는 할 수 없다. 따라서 AAC 전원을 복구하는 시도를 했다면 12분 이상이 걸렸을 것이고, 2월 9일 당시 12분 내에 복구한 시간 보다 더 늦게 복구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런데 왜 전원이 상실되었는데, 바로 전원을 복구하지 않고 다른 조치(4 단계의 절차 수행)를 하라고 비상운전절차 서에 기술되어 있을까? 이미 신문에 보도된 바와 같이 후쿠시마원전에서 전원이 장기간 상실되어 노심이 용융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 사고의 여파는 아는 바와 같다. 전원이 상실되면 노심 용융방지를 위해 전원복구보다 더 긴급 한 조치를 취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비상운전절차서에는 앞선 이 4 단계의 조치사항을 수행한 후 전원 복구조치를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비상운전절차서는 한수원 만의 절차가 아닌 전세계적인, 다시 말해 글로벌 스탠다 드에 맞게 작성된 절차서이다. 다음으로 지난달 9일 고리원자력발전소 정전 당시 발전팀장이 매뉴얼(비상운전절차서)에 나와 있는 대체교류 디젤발전기(AAC) 를 돌리지 않고 곧바로 외부전원을 연결한 것은 AAC에 대한 운전요령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AAC 작동 등 비상상황에 대한 훈련을 게을리한 것이다. 라는 기사이다. 이는 전형적인 논리의 오류이다. 대체교류 디젤발전기(AAC) 를 돌리지 않고 곧바로 외부전원을 연결한 것은 어떤 문제(AAC 작동 등 비상상황에 대한 훈련을 게을리하여 운전요령이 부족한 것)로 인한 행위가 아닌 발전소 절차에 따 라 적합하게 잘 대처한 행위이다. 다시 말해 이는 행위 자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잘한 것이다. 또한 훈련센터 시뮬 레이터는 비행기 조종사가 훈련하는 것처럼 원자력발전소 가상사고에 대해 연습하는 곳으로 이곳은 실제의 발전소를 완벽하게 모사되어 훈련한다. 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운전요원들은 시뮬레이터에서 훈련했기에 AAC에 대한 운전 요령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할 수가 없다. 물론 AAC 운전요령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건 당시 발전팀장의 운전 경험이 30년 이상된 베테랑 원자로조종감독자(SRO)임을 고려하면 AAC 운전요령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선뜻 받 아들이기 어렵다. AAC 운전방법은 비정상운전절차서에 명시되어 있는데, 절차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지 기기 조작시간이 많이 걸 릴 뿐이다. 절차를 숙지하지 못해서 안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상운전절차서에 따라 한 것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리원전 비상운영절차서 에 따르면 비상디젤발전기를 수동으로 가압(작동) 할 수 없으면 디젤발전기를 일단 수동으로 정지(OFF)한다 대체교류전원 디젤발전기의 차단기 배열 후 수동으로 기동한다 가능한 소외(외부) 전원계통을 이용해 전원 공급을 시도한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당시 발전팀장은 두 번째 사항(AAC 기동)을 건너뛰고 외부전원부터 연결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해당 매뉴얼에는 1 2 '[단독]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몰라 못 돌렸다'에 대한 반박 153

3식으로 숫자가 달린 게 아니기 때문에 꼭 순서를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며 현장 발전팀장이 이 중 상황에 맞게 선택해도 문제가 없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전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매뉴얼에 적시된 순서대로 기동을 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서균렬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에선 운전원들이 훈련을 할 때 매뉴얼에 나온 순서대로 하도록 돼 있다 며 숫자가 붙지 않아도 비상디젤발전기 AAC 외부 전원 순서로 전원을 복구하는 게 당연하다 고 지적했다. 는 앞서 말한 것처럼 사실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작성한 내용이다. 서울대 서 교수님 께서도 이 부분에 대해 일반적인 사항(1 2 3식으로 숫자가 달린 절차)을 말씀하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부분이 앞에서 말한 특수적인 사항으로 적용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인터뷰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사건에 대한 기술적인 대처를 잘못한 것이 아닌 사건에 대한 행정적인 대처(보고 은폐)를 잘못한 것이 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는 기술적인 대처도 잘못되었다고 기술한다. 그것도 추정이 아닌 확정적인 표현으로 기술한 다. 현재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 직원들은 고리원전 사건으로 인해 하늘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잘못 한 것에 대해서는 물론 깊이 자숙하고 올바르게 고쳐서 원전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하겠지만 이렇게 기술적인 대처가 잘못한 점이 없는데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쓴다면 한수원의 문제점을 해결 하기는커녕 원전 운영자인 한수원 직원의 긍지만 떨어뜨리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단독]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몰라 못 돌렸다'에 대한 반박 154

03.15 2012 고리원전1호기 전원상실사건에 대한 이견 먼저 고리원전 1호기에서 일어난 전원중단사건에 대해 한 달 동안이나 정보를 숨긴 점은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이 해할 수 없는 아주 큰 잘못입니다. 이번 일이 일어난 전모를 명백하게 조사하여 잘못된 점을 조치한다면 원전의 안전 성이 더 한층 향상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국민에게 안심을 주지 못한 행위를 한 한수원은 무 릎 끓고 자숙해야 합니다. 저도 한수원이라는 조직의 일원이기에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매체나 단체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정도를 넘어선 것이 있으며, 이를 바로 알게 해주는 것 또한 공기업의 직원으로 국민에게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합니다. 소장님께서 작성하신 글을 읽어보고 원전에 근무하는 저도 많은 생각을 하며,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이 정말로 다양 한 스펙트럼을 가졌다고 또한 생각합니다. 다만 소장님의 글을 읽어보며 소장님의 글 일부의 견해가 저와 다른 스펙 트럼으로 인한 차이가 아닌, 현상을 잘못 보고 판단하는 내용들이 있기에 바로 보여주고자 글을 적습니다. 물론 저도 현상을 잘못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합니다. 먼저 '문제는 사고 자체가 아니라 이 사고가 100여 명이나 되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모든 임직원이 약속이나 한 듯 은폐에 동의했고'라는 소장님의 주장에 대해 현장사정을 잘 모르시기에 그런 말씀을 하셨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현장 사정을 어느 정도 아신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있다 해도 그 현장이라는 곳이 사무실 한 계층의 규모도 아니고 엄청나게 넓으며, 그 당시 일어났던 사건은 제 생각으로는 계획예방시에 흔히 하는 시험을 하는 것으 로 인지했었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약속이나 한 듯 은폐에 동의했다는 것은 너무 자의적인 판단입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릴 때에는 논리적으로 명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봅니다. 소극장에서 연극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칼로 찌르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칼로 찔러 여주인공은 피를 흘리며 심한 부상을 입습니다. 100명이나 되는 관객들은 리얼한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연극이 끝난 후 연극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100명의 관객이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여주인공의 심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서로 입을 맞춰 심한 부상을 입은 것을 모른 체했다고 합니다. 100명의 관객이 여주인공이 심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왜 몰랐다고 할까요? 100명의 관객들이 실제 칼인 줄 알았다면 과연 몰랐다고 했을까요? 그 관객들이 서로 입을 맞춤으로써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아마도 그날 고리원전 1호기에 100여명이나 되 는 임직원들은 실제 칼인지 몰랐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둘째, 매년 10여 회 이상 국내 원전에서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 대한 소장님의 주장에 대해 먼저 사고와 고장을 구분하겠습니다. '사고'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뜻밖에 갑자기 일어난 좋지 않은 일'이라 정의 되어 있고, 사용하는 예로 어제 경부고속도로에서 삼중 추돌 사고가 났다. 입니다. 반면 '고장'은 '기계나 기구 따 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 상태'로 정의하며, 사용 예로는 어제 비가 내리고 있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자동차 고리원전1호기 전원상실사건에 대한 이견 155

의 와이퍼가 고장을 일으켰다. 와 같습니다. 또한 세계원자력기구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에서는 원전사건등급 INES(International Nuclear Event Scale)를 0에서 7가지 분류하여 0에서 3까지는 고장, 4에서 7까지는 사 고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처음 운전한 연도는 1978년인데, 지금까지 INES 4등급 이상인, 다시 말해 사고는 전혀 없었습 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원전에서 발생한 것은 사고가 아닌 고장입니다. 또한 매년 10여회의 고장(제가 INES에 따라 수정 하였습니다.)이 발생하고 있다는 표현은 우리나라 원전 운영의 모든 기간을 포함하면 맞는 표현이지만 최근의 기록을 보면 너무 과장된 표현입니다. 원전이 처음 도입된 때에는 외국기술을 어깨 넘어 배웠기에 많은 원전 정지가 있었지 만 우리기술이 점점 고도화된 2005년 이후 원전의 정지횟수는 엄청나게 떨어졌습니다. 가장 고장이 적게 발생했던 2010년의 경우 겨우 2건이며, 2011년의 경우 7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2006년도에는 11건, 2007년도에는 12건이지 만, 2008년도에는 7건, 2009년도에는 6건 등이었습니다. 이 수치는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최근의 수치가 좀 더 현실감 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치 않습니까? 셋째, 위장된 허위의 안전신화가 원전 수출이나 증설 등의 논리에 충실히 이용되어 왔다. 에 대한 소장님의 주 장에 대해 '위장된 허위의 안전신화'라는 논리라면 우리나라가 UAE에 수출한 것도 허위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신데 소장님의 주장이 맞다면 이번 사건으로 인해 UAE가 우리나라에 여러 패널티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왜냐하 면 소장님의 말씀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UAE가 원전을 선택할 때 고려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안전성이었 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숫자로 표현된 그런 기록들이 과연 거짓일가요? 그 기록이 거짓이라면 그걸 UAE도 몰 랐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사기를 잘 치는 국가일테죠! 후일 UAE가 우리나라에 어떤 페널티를 주게 될 것인지 알아보면 이것은 쉽게 결론이 날 듯합니다. 네째, 무려 12분 간이나 전원이 완전 중단되었고 이것이 더 지속될 경우 냉각수 순환 기능이 중단된 채, 원자로 가 달아오르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녹아내려 후쿠시마 같은 방사능 유출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에 대한 소장 님의 주장은 글의 전개상 논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글입니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을 것들을 일어난다고 가정하고 결론을 유도한 것이라 판단합니다. 일본원전은 쓰나미에 의해 모든 전원이 장기간(수일 이상) 상실되어 일어난 사고 이며, 고리원전 1호기는 12분간 전원이 완전 중단되었지만 가동가능한 전원이 두 개나 더 있었기 때문에 일본원전과 는 상황이 다릅니다. 즉 한 개의 소외전원과 한 대의 대체 비상발전기가 가동대기 상태에 있었으며, 전원이 상실된 후 12분 후에 한 개의 소외전원을 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원자로가 달아오르게 되는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평소 원전사고에 관해 축소하고 은폐하며 안전성을 홍보해온 관행적 습관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 을 것이다. 에 대한 소장님의 생각을 보며 원전을 홍보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무력감을 느낍니다. 내가 원전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자 했던 것이 과연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가? 한참 더 자숙해야 함도 느끼며 머리 속이 온통 하얗습니다. 이런 것은 객관적 사실관계가 아닌 감정적 판단이기에 달리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저는 우리나라에서 평소 원전사고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일부 콘텐츠(contents)에 대해 제가 반박하는 형태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소장님의 글에 대 고리원전1호기 전원상실사건에 대한 이견 156

한 전체적인 콘텍츠(contexts)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어떤 일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았다면 바로 그 순간부 터 입장을 바꾸는 것이 올바른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원전도 그동안 해왔던 많은 일들중 잘못된 것 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더 한층 안전을 높여 국민들께 원전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게 하여 떨어진 국민 신뢰를 높이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 도음을 주고자 소장님의 글을 링크합니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61591 고리원전1호기 전원상실사건에 대한 이견 157

02.07 2012 '원전 불시정지보다 무리한 운전이 더 위험하다'를 읽고 오늘자 동아일보 오피니언 란에는 원전의 불시정지와 관련하여 원자력 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글이 실렸 다. 사실 원전에 있어서 불시정지는 어제 오늘 일어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우리나라에 원전이 운영되기 시작한 1978년부터 있어 왔던 일이다. 2000년대에 들어오기 전 우리나라의 원전 불시정지는 지금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치를 보여왔다. 1980년대 원전 운영 초창기만 보면 원전 한 호기당 불시정지는 1.4~8건 정도였다. 즉 1년동안 원전을 운전했을 때 서울올림픽이 열린 88년을 기준으로 1.6건이었는데, 그 당시는 원전이 8기가 운전되고 있었고, 총 13회의 불시정지가 발생했다. 1990년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의 원전 운영능력은 획기적으로 향상되기 시작한다. 원전 한 호기당 불시정지는 0.4에서 2.0을 유지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한층 더 향상되는데 0.1~0.6으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변모하게 된다. 2010년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20기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총 2회 만 불시정지가 발생하여 그 당시의 원전의 불시정지는 호기당 0.1건을 기록한다. 이 기록은 아마도 세계 원전 운영기록상 최고 기록 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원전 운영능력은 세계 1등이다. 그럼에도 사회 일각에서는 전력공급 부족에 마음졸이고 있는 겨울철에 원전의 불시정지가 일어나면 마타도어(matador) 식의 분위기로 몰아간다. 여기에 언론도 한 몫하고 있다. 언론이 사실을 얼마나 알고 쓰는 가에 대해서는 필자는 이미 포기했기에 더 언급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이지만 말이다. 이종훈 전 한전사장의 글처럼 원전의 불시 정지에 대해 사회적인 질타나 조직 내의 징계 분위기는 분명히 원전 운영자에게 불시정지를 인위적으로 막아보려는 유혹을 느낄 것 이다. 사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그 어느 누가 이런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필자도 원전을 운전하는 팀장으로 근무할 때 이러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만일 필자에게 불시정지의 위험이 닥쳤다면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 자신할 수 없다. 물론 원 전의 운영에 있어 인적실수로 인한 불시정지를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이 렇게 원전의 불시정지는 안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그동안 셰계 최고 수준으로 쌓아온 그동안의 노력들이 일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 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표상적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것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냥 행동할 때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준 사 례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보아왔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잘못을 무수히 반복한다.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종( 種 ) 중 가장 잘 난 존재 라고 우쭐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이란 그저 우연에 따라 진화되어온 종일 뿐이다. 인간이 우수하다고 하는 것은 인간이 먹이사슬에서 최고를 점한다는 측면에서 뿐이지 오히려 오랜 생존기간으로 본다면 박테리아가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글이 너무 빗나갔다. 원전은 냉각수가 필요한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여건 상 원전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도 도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 다. 원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문화적 여건이 아주 좋지 않은 곳에서, 학생을 자녀로 둔 직원들은 자식을 위해 주말부부를 해 가며 묵묵히 주어진 직무를 천직으로 알고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특히 원전을 운전하는 운전요원들은 하루 24시간 원전을 감시하고 조종해야 하기에 교대근무를 하며 남들이 편히 잠든 시간에도 눈을 부릅뜬 채 근무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격려는 하지 못할 망정 매도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로 보아도 맞지 않다. 물론 이에 대해 배부른 소리라고 말하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최선을 다해 우리나라의 원전 운영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든 원전 종사자들에게 그동안 아낌없는 박수 한 번 보낸 적 없이 이렇게 질타만 해서야 되겠는가. 이것이 진정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란 말인가! 이하는 이종훈 한전 전사장의 글을 링크한다. '원전 불시정지보다 무리한 운전이 더 위험하다'를 읽고 158

http://bit.ly/xgtsoz '원전 불시정지보다 무리한 운전이 더 위험하다'를 읽고 159

01.05 2012 울 회사 CEO 신년사 우리회사 CEO의 신년사입니다. 원자력과 수력발전을 위주로 전기를 생산하는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입니다. 원자력발전의 발전단가는 40원/kWh로 원자력을 빼고 가장 싼 석탄발전(60원/kWh)보다도 50% 이상 저렴한 안정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발전 방식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을 알고 싶은 분은 2012년도 한국수력원자력(주) CEO의 신년사를 보시죠.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2012년 임진년( 壬 辰 年 ) 흑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용이 웅비( 雄 飛 )하듯 나라와 회사,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큰 성취를 이루는 뜻깊은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참으로 다사다난( 多 事 多 難 )했던 한 해였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대적인 안전 점검을 통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국민의 대원전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분주히 노력해온 해 였습니다. 게다가 전력산업계는 9 15 순환 정전으로 뼈아픈 자성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러나 결연한 의지로 많은 성과를 거양한 해이기도 합니다.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영덕과 삼척을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했습니다. 양수발전소를 한 가족으로 맞이하여 겨울철과 여름철 전력피크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나름대로 전력을 다했습니다. 원자력발전소 21기와 수력 28기, 양수발전소 16기를 통해 품질 좋은 전력을 생산해 국내 총 발전량의 약 32%를 공급 했습니다. 국내 7기의 신규 원전 건설과 UAE 4기의 원전 건설을 위해 열사에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한전 전력연구 원을 통합해 원자력 R&D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묵묵히 자신의 업무에 온 힘을 다해 준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숭고한 사명감으 로 노력해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수고를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합니다. 그러나 울진 4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의 장기간 보수, 동계전력수급 기간에 발생한 울진 1호기와 연이은 고리 3호기 의 불시정지 그리고 일부 사업장에서 발생한 청렴도 손상은 대 국민 신뢰를 실추시킴으로 국민의 사랑 받는 한수원 이라는 우리의 목표가 멀어져 가는 듯한 아쉬움도 느꼈습니다. 울 회사 CEO 신년사 160

이제 우리는 지난해의 철저한 반성을 통해 심기일전( 心 機 一 轉 )하고 산적한 현안과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최선 을 다합시다. 2012년을 자랑스러운 한 해로 만들어 가기 위한 몇 가지 경영 목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최상의 원전 안전성 확보입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원전 사업에서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상의 가치입니다. 지난 4년여 간 CEO의 경영 방침 가운데 첫 번째는 한결같이 안전 최우선 경영이었습니다. 우리는 우수한 원전 운영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은 고장정지를 경험했습니다. 한번 발생한 사례는 철저히 분석 하고 원인을 규명하여 값진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습니 다. 방대한 발전설비는 구역 별, 설비 별로 실명제화하고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절차와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든지 CEO의 계속된 지시에도 이행하지 않아 생긴 문제는 상하를 불문하고 철저히 책임운영제를 시 행하겠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본부 간에 Best Practice를 공유하여 인적오류제로화를 달성해 주기를 당부합니다. 둘째, 신규 원전 적기 건설과 해외 사업 성공적 추진입니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를 연내 적기 준공할 뿐 아니라 신월성 2호 기와 신고리 3,4호기, 신울진 1,2호기 건설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신고리 5,6호기와 신울진 3,4호기 사업도 선행호기 개선 등을 통해 완벽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 원전 수출의 첫 열매인 UAE 원전 건설도 반드시 성공적으로 해내야 합니다. 특히 금년은 기초콘크리트 타설 등 건설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해여서 ENEC, 한전, 관련회사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사업이 가장 효 율적으로 추진되고 품질과 공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한수원이 주도적으로 참여 준비 중인 핀란드 원전 사업은 EUR의 부합성 검증 등을 확실히 하고 연말에 있을 입찰에 만반의 준비와 노력으로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가 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수력, 양수 발전의 안정적 효율적 운영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입니다. 수력, 양수,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수력본부를 신설했습니다. 소속 전 직원은 CEO의 뜻을 잘 이해 하여, 전력계통 안정화의 막중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수력 감당함으로써 수력인의 긍지를 더 높여주기를 당부합니다. 양수가 화학적 결합을 통해 맡은 바 소임을 차질 없이 또 올해부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인천만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차 질없이 추진되도록 가일층 노력하기를 당부합니다. 울 회사 CEO 신년사 161

또한 수력사업의 해외 진출은 원자력과 더불어 우리 회사의 또 다른 미래성장동력인 만큼 차근차근 먹거리 창출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현안사업 해결 능력 극대화입니다. 우리 회사는 임직원이 9,000여 명에 달하고 머지않아 1만 명에 이르는 큰 조직입니다. 경영 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임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함은 물론, 각자 주인의식을 갖고 원자력산업과 우리 회사의 홍보 요원이 되어 원전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당면한 민원 업무도 원만하게 처리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는 공직자로서 업무 전반에 청렴하고 공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어떤 기업도 청 렴도에 이상이 있으면 최고 일류기업이 될 수 없을뿐더러 살아남을 수도 없습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 인식 가운데 앞으로 청렴도에 손상이 가는 일이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관련 상위직에도 관리 책임 을 물을 것이며 관련 전 조직원들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알기 바랍니다. 따라서 조직원들은 평소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해 청렴한 조직문화를 창출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회사는 올해 3월 핵안보 정상회의의 연계행사인 원자력 인더스트리 서밋(Nuclear Industry Summit)의 주관사 역할을 맡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 치의 차질 없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원자력의 security와 safety를 실질적으로 제고하고, 더 나아가 국가와 우리 회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합니다. 아울러, 마무리 중인 <Nu-Tech 2012>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원전 기술 자립화를 달성하고 밸브 등 수많은 원자력 보조기기의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한 현재의 노력을 점검, 분석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합 니다. 이런 과정 중에 작금과 같은 불미스러운 잡음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면 된다 는 긍정적 사고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 각자 위치에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 하고 훌륭하게 수행하고, 온 직원이 화합단결하여 국민의 존경과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갑시다. 또한 노사 화합을 통해 다함께 Great workplace를 만들어 나갑시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새해 아침 울 회사 CEO 신년사 162

사장 김 종 신 울 회사 CEO 신년사 163

11.28 2011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고 이 책을 올 해 초에 구입했으니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750 여 쪽의 비교적 두툼한 분량의 책을 구입하고는 단숨에 읽을 기세로 읽어 나가다 너무나 긴 사례를 나열하는 책의 구성에 잠시 책을 놓고 서가에 꽂아 놓았는데, 그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다른 책들을 읽다보니 이 책은 그냥 서가에서 잠자고 있었다. 그 후 책꽂이를 서성이다 다시 발견한 이 책을 꺼내어 지난 주 휴일동안 맛있게 읽어낸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한 저자의 수 십 년간에 걸친 노력과 연구결과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어 상당히 돋보이지만 이런 부류의 일반적인 특징이기 도 한 어떤 하나의 결과에 대해 증명이라도 하듯이 반복적이며 길게 그리고 아주 세밀하게 사례를 들어가며 하는 설명은 종종 지루함을 유발 하여 독서에의 집중이 흐릿해지곤 한다. 사실 이런 부분이 책의 구입부터 마무리까지 오래 시간이 걸린 요인이기도 하다. 이 책의 결론을 단순하게 내리면 다음과 같다. 왜 대륙마다 발전 양상이 다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에 대한 답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총, 균, 쇠에 의한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보한 것은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보다는 환 경적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수많은 조사 자료를 근거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은 유라시 아 지역이 왜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그리고 파푸뉴기니아(및 오스트레일리아) 지역보다 더 발전되었는가를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왜 중국이 역사의 중심에서 탈락하고 유럽이 흥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앞으로도 문명의 주도는 유라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 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해하지 마시라. 현재 최강국은 미국인데 어떻게 유라시아가 패권을 가지고 있느냐고. 여기서 말하는 최강국 미 국이란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아닌 유럽인들이 이주하여 건설한 미국을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 문명의 패권은 바로 이 지역에서 이루어 진다니 우리나라도 그 중심에 설날이 언젠가는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문명의 우열은 있을 수 있을 수 있어도 문화의 우열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를 착실히 따르고 있으며, 인간의 우생학적인 논리를 철 저히 배제한다. 어느 인간이 더 창의적인 것은 생물학적인 우위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바로 환경의 산물이라고 철저히 주장한다. 이에 대해 논리의 비약을 해보면 개인 간의 능력 차이는 생물학적인 것이 전혀 아니다. 사람이 태어난 곳에 따라 능력에 차이가 생기며, 따라서 우리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면 능력이 더 좋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현상을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는 밈(meme)'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 떨까? 이 책의 말미에 저자는 일본인의 조상은 한국인이 아닐까? 라며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이 역시 다양한 사례와 조사를 통해 주장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진실이 엿보이기는 하다. 저자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2,400년 전인 B.C 400으로 되돌아가면 우리 민족과 일본인은 형제지 간이다. 그럼에도 지난 36년간의 일제 지배와 임진왜란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앙숙 같은 관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유대인 과 아랍인이 서로 배다른 형제간임에도 종교 때문에 원수보다 더한 관계가 되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인의 관계는 종교문제가 아닌 지난 과거 사 문제이기에 앞으로 몇 십 년의 세월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몽골이나 터키보다 더 진한 형제의 나라가 될 수 있지 않 을까? 참고로 이 책은 그 유명한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아주 대중적인 책이기도 하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고 164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고 165

09.28 2011 시간 여행하기 몇 년 전 어느 TV에서 한 사건을 두고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하여 만일 이랬다면, 만일 이러지 않았다면 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혹은 대조되는) 가정 하에서 사건을 전개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두 이성을 사랑하고 있는데, 한 이성을 선택했을 때 벌어지는 일을 전개하고, 또 다른 이성을 선택했을 때 벌어지는 과정을 각각 보여주는 일종의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휴일 아침 무렵에 방송된 것 같은데, 특별히 일이 없는 날 집에서 아침 먹고 소파에 앉아 소화하며 보곤 했던 프로그램이었 다. 집사람도 좋아해서 따라 본 프로그램인지 모르겠으나 어쩌면 그 시간대에 달리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시간 때우기로 즐겼는 지 모르겠다. 나는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며 현실성이 없는 데 무엇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을 보냐고 했지만 집사람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이기에 보지 현실과 같은 상황이라면 왜 보느냐고 반문했던 기억에 새록새록하다. 지난주도 역시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일어난 주였다. 미국과 유럽에선 더블딥이 예상된다고 하며, 그리스는 디폴트를 선언해야 한다 는 등 경제뉴스가 온 미디어를 가로질러 기사화되었다. 그런데 과학 분야에서는 이보다 더한 정말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중성미자 ( 中 性 微 子, neutrino)에 대한 기사였는데, 중성미자는 원자핵의 중성자(neutron)가 방사선인 베타( )선을 내며 붕괴할 때 양성 자 전자와 함께 생성되는 소립자로 1934년 엔리코 페르미가 중성의 작은 입자라는 뜻으로 이 이름을 붙였다.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 재하는 입자다. 전하가 없으며 질량이 거의 없는 소립자의 한 종류로 광속으로 움직이며, 지금도 우리 엄지손톱 면적에 1,000억 개가 지나가고 있다고 한다. 엄청난 사건이란 중성미자가 빛보다 더 빨리 움직인다고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밝힌 것이다. 이 실 험결과에 따르면 중성미자는 빛보다 1초에 619km 정도 더 빨리 움직였다는 것이다. 빛은 진공 상태에서 1초에 29만9792.458km를 이동 한다. 과학계에서는 아인슈타인의 그 유명한 E=mc 2 법칙에 따라 빛보다 더 빠른 물질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실험결과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바탕을 둔 4차원 우주 모델도 바뀌어야 하는 만큼 학 계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안토니오 지치치(이론물리학) 교수는 네이처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빛보다 빨리 이동하는 게 없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고, 이것이 흔들리는 셈 이라며 끈이론(string theory) 등 에서 예측하는 대로 또 다른 차원이 추가된 우주 구조를 생각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 고 있다. 특히 이번 실험대로라면 과거 지구에서 16만8000광년 떨어진 초신성(1987a)의 폭발 때 중성미자의 파동(펄스)이 먼저 도달 하고, 몇 년 뒤 빛(섬광) 이 관측돼야 했으나 실제는 불과 몇 시간 차이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2007년에도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연구팀이 일리노이의 페르미 연구소에서 보내온 중성미자로부터 유사한 실험 결과를 얻었으 나, 검출기 위치 등으로 인해 불확실한 점이 있어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다. 이 실험결과가 사실이라면 또 하나의 재미있는 현상이 시간여행이다. 즉 과거로의 여행이다. 영화 Back to the Future'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가능한가에 대해 학자마다 의견을 달리한다.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지금의 내가 1970년대 강남 땅이 개발되기 전의 과거로 돌아가 강남 땅을 사들인다. 또한 나는 과거의 이야기들을 알고 있으므로 예언자보다 더 신통한 사람으로 추 앙받을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 아주 속물적인 생각이지만 얼마나 근사할까? 이렇게 과거로 돌아간 내가 과거의 사건에 개입하면 현 실은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결과는 원인에 의해 나온 것인데 원인을 바꾸었다면 결과는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 시간 여행하기 166

한 의문의 해결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 내가 과거로 돌아가 원인을 바꾸는 행위를 하면 결과는 당연히 바뀐다. 그러나 그 결과가 일 어나는 곳은 현재의 지구가 아닌 지구와 똑같은 다른 지구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지구에 있는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 구의 나가 아닌 또 다른 나인 것이다. 즉 나는 하나의 나가 아니라 여러 나이다. 또 다른 나의 생성은 시공간을 넘어서, 다시 말해 블랙홀을 지나 다른 세계로 이동할 때이지 않을까? 코미디 프로그램처럼 두 사건이 동시에 서로 다른 지구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기에 고대 인도의 힌두교나 불교, 그리고 로마시대의 다신사상은 어쩌면 지금의 이 실험결과를 예언한 것인지 모르겠다. 힌두교 나 불교에서 신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곤 한다. 예를 들어 불교에서 부처는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석가모 니불, 미륵불 등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기원전의 인류는 이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많은 부처들을 현신하게 한 것일 것이다. 또 다른 면에서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예언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종교도 과학 처럼 서로 다른 확정되지 않은 과학논리에 따라 이렇게 유일신과 다신으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뉴톤의 법칙은 아인슈타 인에 의해 무너졌고 아인슈타인의 법칙도 역사의 흐름 속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지 않을까?라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해 본 다. [아들녀석 초등학교 졸업사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그 때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시간 여행하기 167

07.04 2014 2014년 7월 4일 오전 06:30 우리나라 전기인의 신문인 '전기신문' <전기인의 서재>라는 칼럼 란에 전기신문 김광균기자께서 제가 읽은 책과 관련하여 글을 실어 주셨습 니다. 요즘은 책도 별로 읽지 못하고 게으르게 사는 것 같아, 그리고 제가 이 칼럼란에 실릴 자격이 되는지의 과분함과 함께 부끄럼은 되지 않을까에 대핸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흔쾌히 김기자님의 청에 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에 대해 '존 애리얼리'가 냉철하게 분석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 대해 골랐습니다. 부족하지만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저를 추천하여 주신 김광균기자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아래에 칼럼을 링크합니다. http://www.electimes.com/home/news/main/viewmain.jsp?news_uid=114253 2014년 7월 4일 오전 06:30 168

04.18 2014 피곤한 몸과 맘의 건강 유지 와이프가 주말에 계속 일이 있다보니 주말 산행을 부득이 나홀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 2월 주말을 이용해 4차례 청계산행을 다 녀온 후 3월 9일 서울에서 제일 높은 북한산을 오랜 만에 다녀왔다. 북한산에 다녀온 후 느낀 점은 그동안 다녔던 청계산행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는 점이다. 왜 이리 힘들었는지. 물론 코스가 청계산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등산코스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무척이나 힘 들었다. 더구나 힘들었다는 것이 호흡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한 것이기에 이전의 힘들었다는 느낌과는 확연히 달랐다. 북한산행 이후 회사에서의 바쁜 일과 더불어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더 이상 주말산행을 하지 못하다 집 근처의 대모산을 올랐는데 북한산행 때와 마찬가지로 호흡조절의 어려움으로 올라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월에는 수색에서 대모산을 여러번 다 녔는데, 다닐 때마다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수 차례의 휴식이 필요했다. 물론 대모산으로 오 른 시간이 이전에 비해 5~10분 정도 더 소요된 1시간 남짓이었지만 그 기록과는 다른 그 무엇가가 있었다. 지난 토요일에는 북한산 등정 후부터 맘 먹은 도봉산에 올랐다. 비교적 어려운 코스인 다락능선과 포대능선을 통해 도봉산 정상인 자운대를 오른 후 다시 포 대능선을 거쳐 망월사로 내려온 약 4시간에 걸친 코스였지만 대모산을 오를 때처럼 엄청 어려움을 겪었다. '내 몸에 뭔가 이상한 변 화가 있었던 거야'라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내 몸의 변화를 있게 한것이 무엇인가?'에 이에 대한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스 트레스로 인한 몸의 불균형일까? 하기야 요즘 직장 일을 하며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고 있기는 하다. 나도 모르게 몸 이 변한 것은 이 것 말고 무엇이 또 있을까? 몇 번의 산행에서 느낀 점은 내 몸이 분명히 변했다는 것이다. 변한 원인이 스트레스라면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 다. 음주하는 횟수를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더 많이 가지는 것이다. 며칠이 지나고 난 후 몸의 변화가 오는 듯하다. 좀 더 많은 시 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1~2달이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혼자 만의 시간을 갖으며 홀로 산행을 했기 때문에 나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일 산행과 같이 심장에 최대한도의 변화를 주지 않는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나의 몸 상태 변 화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운동이라는 것이 몸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몸의 변화된 상태도 알 수 있다는 것을 처 음으로 알 수 있었다. 귀찮아서, 조금 힘들어서 호흡이 가쁠 정도의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아렇게 나빠진 몸 상태를 알 수 없었을 것 이고, 그렇게 몸 상태는 서서히 더욱 나빠졌을 것임을 생각하면 운동은 반드시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이다. 인 간의 붕괴는 몸과 맘에 무모하게 가하는 피해이며 따라서 이를 줄이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과 맘의 운동이 필요하다. 맘의 운동 은 다름아닌 즐겁게 생각하기 위한 것들로 독서, 배우자와의 행복한 관계 유지 등이 있을 수 있겠고, 몸의 운동은 말 그대로 피지컬 엑서사이즈이다. 내일은 결혼기념일이다. 1990년에 결혼했으니 24주년이 되는 해이고 내년이면 25주년이 되는 은혼식이다. 나 스스로를 항상 멋지다 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을 준, 사랑을 준, 그리고 함께 살아 준 와이프에게 고맙다는 말도 덧붙인다. 피곤한 몸과 맘의 건강 유지 169

04.06 2014 리더의 역할과 행복에 대한 단상 연초에 직장에서 승진한 이후 3년동안 하던 홍보업무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전력거래'라는 생소한 분야의 업무를 하고있다. 더구나 전력거래 관련 법령과 규정을 바꾸기 위해 정부와 관련 전력산업계는 TF를 구성하여 2주마다 머리를 맞대고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회사에 유리한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회의에서 반영할 수 있는 최적의 방 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2주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 이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로 인해 가끔 새벽에 깨어나 앞으 로 어떻게 우리회사의 전력거래를 잘 해갈 것인가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기며 아침을 맞이하곤 한다. 직장생활을 한지도 벌써 30년이 지난 요즘 들어 가장 느끼는 것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다는 점을 느끼는 횟수가 많 아진다는 점이다. 이런 횟수가 많아질수록 직장생활이 힘들어지는데, 나의 현재 상황이 그렇다. 직장생활을 오래 했기에 직장 내에서 어느정도 위치를 차지하여 이런 점들은 점점 없어져야, 다시말해 직장 내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많아져야, 함에도 오히 려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니 당연히 직장생활을 힘들게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와이프와 저녁 늦은 시간에 함께 앉아 술이라 도 한 잔하며 대화를 할 때 내가 말하는 주된 내용은 '나에게 직장에서 너무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오르라고 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주된 이유는 인간의 삶을 보다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풍 요롭게'의 대상은 나 자신이다. 이를 좀 더 넓히면 가족이 될 것이고, 친척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겠지만 가장 기본은 나 자신이다. 자 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절대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행복하지 않을 때에 비해 남도 행복해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며, 이것이 점점 커져 전체 다수의 행복으로 갈 수 있다. 여기서 나란 존재가 사회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존재라면 나의 행복, 또는 불행이 사회에 그리 크지 않은 파급효과가 나타나지만, 나 의 존재가 파급력을 미치는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대통령과 같은 정치지도자는 국가의 운명을 가를수도 있기 에 엄청 중요하다. 기업에 있어서 리더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기에 또한 중요하며, 가정에서는 가정의 운명을 좌우하기에 그러하다. 정치지도자이건 기업의 지도자이건 또는 가정의 리더이건간에 범위가 문제일뿐 그 범위 내에서의 중요성에 대한 경중을 따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지도자는 개인이 뽑기에 정치지도자의 잘못에 대해서는 개개인 자신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 는 반면, 기업의 지도자는 선거에 의해 뽑지 않기에 기업 조직원 개개인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정치 지도자의 경우 에 비해서 기업 조직원 개개인의 책임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일 기업의 지도자가 불행한 경우라면 그 기업의 조직원 들이 느끼는 행복은 분명히 적을 것이며, 따라서 현재와 같은 행복의 상황을 누릴 수만 있는 다른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으로 옮기 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논리를 비약하여 기업의 리더도 조직원들이 선거를 통해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조직원들이 리 더를 잘못 뽑았다면 자신들의 행복이 줄어들 수 있기에 되도록이면 행복한 리더를 뽑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행복이란 개념이 개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개념적인 면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기에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래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문명의 붕괴'에서 문명(사회)의 붕괴요인을 다섯가지로 이야기하며, 그 한가지 요인으로 '환경에 무모하게 가하는 피해'라고 언급한다. 물론 그 책에서 환경은 '자연환경'을 의미하지만 나는 이를 기업으로 한정하여 '조직원들간의 관계'를 환 경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앞으로 더 진급을 하여 우리 조직이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을 것인가? 지금 우리 회사의 조직에서 리더들이 행 복한가? 이런 생각들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난 후에야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 리더의 역할과 행복에 대한 단상 170

리회사의 많은 리더들은 자기 자신의 행복여부를 가늠하지 못하는 듯하다. 우리회사가 더 잘 성장하기 위해서 회사의 비전과 장기목 표 등을 잘 설정해야 한다는 기능적인 면들만 알고 있는 리더들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자신의 행복을 알 수 있는, 다 시말해 펀더멘탈이 튼튼한 리더의 기본을 갖추지 않았다면 아무리 기능적인 면들을 잘 이해하고 실천한다 하더라도 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회사에 있어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삼일 휴일의 마지막 날에 회사에 나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리더의 역할과 행복에 대한 단상 171

03.10 2014 북한산을 다시 가며 지난 1월 회사에서 승진을 한 후 그동안 몸이 많이 허해졌다. 승진에 대한 기쁨의 자리를 주위 선후배, 동료 등과 갖다보니 술을 많 이 마시게 되었다. 주중에는 거의 술로 살다보니 주말에라도 몸을 보해야겠다는 생각에 산을 가기로 정하고 일단 집에서 가까운 청계산을 정해 다니곤 했다. 청계산은 최근 전철이 개통되어 산행이 쉬워진 관계로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인 산이다. 토요일 주말마다 전철을 탄 후 원터골에서 출발하여 매봉까지 단걸음에 도달한 후 정상에서 준비해 간 사과와 꿀물을 마시고 내려오는 단순한 산행이지만 오가 는 동안 흘린 땀방울은 몸과 맘이 한층 정화되는 느낌이다. 4주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청계산을 다녀오고나니 오랜 만에 북한산을 가고픈 맘이 생겨 이번 주에는 북한산으로 코스를 잡았다.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려 북한산성 입구까지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니 붕어빵 5개를 단돈 1,000원에 파는 임시가게가 보인다. 아직도 5개에 1,000원이라니. 북한산은 2009년 9월 한빛원전에서 교대근무를 할 때 와이프와 함께 다녀왔던 산인데 벌써 5년이나 지났다. 북한산 위문에서 가파른 백운대를 오를 때 난간을 두 손으로 꼭 잡은 채로 오른 것이 엊그제처럼 느끼는데 5년이라니. 이번에도 위문에서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역시 힘들었다. 힘이 빠진 체중을 오로지 손발에만 의지하고 오르니 정상이 눈 앞에 보인다. 정상에 올라 서울시내를 내려보니 한 줌에 잡힌다. 내려다보이는 서울은 아둥바둥하며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무채색의 시멘트 건물만이 시야에 다가온 다. 백운대에서 가쁜 숨을 토해내며, 청계산 등산 때와 마찬가지로 사과와 꿀물로 지친 몸을 달랜다. 휴식을 한 몸은 어느새 하산하자고 반응한다. 백운산장을 거치며 옆의 인수봉을 바라보니 아직도 정상에 많은 암벽등반객이 남아있다. 평범한 산행도 어려운데 암벽등 반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하루재를 거쳐 이전의 코스와는 다르게 영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아뿔싸, 영봉 을 오르려는데 너무도 힘이 든다. 맘은 올라가자고 하는데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너무 무리한 모양이다. 백운대를 오르는데 너무 힘을 쏟아 오버페이스한 모양이다. 하루재에서 영봉까지는 200미터 남짓밖에 되지 않는데 이 200미터를 오르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잠시잠시 쉬어 가기를 반복하며 영봉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육모정 탐방안내센터로 내려오니 산행시간만 4시간이 소요되었다. 청계산행 시간의 두 배의 시간인데 몸의 피로도는 두 배 이상이고 맘의 만족도 또한 두 배 이상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7호선 노원역에서 전철로 갈아탄 후 청담역에 내려 다시 버스로 환승하여 집에 돌아오니 저녁 7시 반 이 넘은 시간이다. 오늘은 서울 강북의 가장 높은 산에서 혼자 놀다 온 날이다. 다음 주에도 강북에 있는 도봉산의 정상인 자운봉 과 오봉을 등반할 예정이다.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송추계곡으로 끝나는 여정을 짜고 있다. 북한산을 다시 가며 172

02.25 2014 새로움에 대처하기 주말은 쏜살같이 지나고 5일 동안 열심히 일하라는 주중의 날들이 돌아왔는데 벌써 하루가 지나고 이틀 째이다. 넌 학교 개강을 했다고 어렴 풋이 알고 있는데 새로운 학기에 들어서니 바쁠게 눈에 선하다. 새로움은 익숙함이 아니기에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리의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처럼 이리저리 서 성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거의 모든 인간이 당면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생기고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치며, 빙하기가 지난 후 인간은 새로움에 가장 빠르게 적응해 왔고 그 결과 푸드체인의 최정상에 서있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 해석하는 역사이다. 그 인간 중에서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 자본주의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칭하고 있지. 하지만 지구상의 생물 중에 가장 오래 산 종은 다름아닌 '박테리아'라는 사실을 고려(37억년(?) 이상 존재하고 있다.)해야 한다. 지구의 역사 를 하루 24시간으로 가정할 때 고작 1초도 안되는 기간 동안 지구의 우두머리를 자처하는 인간이 과연 박테리아보다 푸드체인의 최정상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새로움에 익숙하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아빠도 정답은 모르지만 위의 사례에서 정답을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눈 앞의 이익(성공)에만 쫓다보면 장기적인 목표를 잃을 수 있 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전공공부와 지혜로운 삶을 살기위한 책읽기, 건강건리, 그리고 네트워크(친구관계)를 잘 유지하기를 아빠가 아들에게 말한다. * 아빠의 캐리커처가 어떠하니???? 새로움에 대처하기 173

새로움에 대처하기 174

02.19 2014 긴 호흡으로 살아가며 어제와 엊그제 연 이틀 저녁에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된 이유는 아마도 사교라고 말하고싶다. 사교 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사회생활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다른 사람들과 사귐>이라고 나와 있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아빠처 럼 직장에서의 일도 있을 것이고 너처럼 학교에서의 일들이 해당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생활을 하는 우리들은 필요에 의해, 다시말해 사교를 위해, 시간을 내어 거기에 동참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하 는 목적을 잃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왜 사회생활을 할까?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에'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너무 수동적인 자세이다. 적어도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빠는 사회생활을 하는 목적은 단순하게 말해 '행복 추구'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행복이란 자신의 행복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 다는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복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다. 좁혀보면 엄마, 너와 함께하는 행복이 되며, 이를 좀 더 넓히면 아빠 의 형제, 엄마의 형제 등을 포함하는 울타리 정도가 될 듯하다. 때론 이 주위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 기는 하나. 그런데 살아가며 주객이 전도되는 일들을 할 때가 많다. 사교의 목적을 잃고 수단을 목적으로 착각해 사는 것이다. 유명한 철학자이 신 프리드리히 니체 선생님께서 직업과 관련해 좋은 말씀을 하셨는데 여기에 옮겨보겠다. "인생의 여정에서 우리는 종종 목표를 망 각한다. 거의 모든 직업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선택되고 시작되지만 결국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다. 우리의 목표를 망각하는 것은 우리의 어리석은 행동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한다." 너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빠도 물론 만족하지는 않지만 정도를 걸으려 노력한단다. 정도를 걷는 좋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빠가 항상 너에게 하는 말도 책을 가까이 하 라는 것이다.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그 지혜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사람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빠에게 지금의 시간은 하루의 시작시간이지만 너에게는 오후의 시간이겠지. 행복한 시간 되어라. 긴 호흡으로 살아가며 175

08.26 2013 강판권의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서 책 한권을 선물받았다. 누구에게서 무엇을 받는다는 것은 참 기분좋은 일이다. 줄 수 있는 여유를 충분히 가졌건, 그렇지 않건 누구에게 무엇을 준다는 것은 그리고 받는다는 것은. 더구나 그것이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일 때의 기쁨은 배가된다. 제목은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라는 책이었다. 책을 받고 나서 신목이 뭐지?라는 뜻도 모른 채 주말 짬을 내서 읽 었다. 그동안 읽고있는 책들이 인문학과 자연과학 위주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편식현상이 있음을 이 책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미천한 지식을 쌓아가고 있으면서 편식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보는 기쁨을 이 책을 보면서 깨달았는데 만일 이 책을 선물받지 못했다면 그런 생각 자체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책 제목도 그렇지만 소나무, 얼마나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나무인가. 도대체 소나무 하나로 300쪽에 이르는 이야기를 어떻게 우려내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목차부터 쭈욱 살펴보았다. 소나무의 역사적 배경부터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리라 여겼는데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지면으로 소개를 마치고 조선시대로 들어간 다. 책을 읽고 나서야 이해했지만 소나무에 대한 기록이 어디 잘 되어 있을리가 없기에 그렇다는 생각이다. 누군가 조선시대 이전의 소나무에 대해서도 연구하여 책을 쓴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조선시대 이후의 소나무에 대한 정부 의 관리, 임진왜란과 관련한 소나무의 가치 등 조선시대를 넘나들며 설명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기껏해야알고 있었던 것은 남대문 화재로 복원할 때 사용한 금강송, 한가위 송편찔 때 눌 러붙지 않게 송편 밑에 깔던 솔잎, 아파트 지을 때 사용한 관상용 정원수, 그리고 고혈압을 낮춘다는 솔잎술 등 이었 는데, 신목( 神 木 )의 역할을 한 소나무의 가치를 이 책에서 얻었다. 이 책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많은 소나무들을 사진과 함께 열거하는데 근처 여행할 때 반드시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이 표현이 적절한지 모 르겠지만, 이 책에 나온 소나무를 반드시 봐야겠다. 저자가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은 고작해야 몇 몇 생태학자 뿐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관 계를 확인해 볼 수는 없지만 그러하리란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나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소나무 만으 로 조선시대의 산림정책과 전함을 분석한 이 책을 역사학 중심의 '통섭'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 이것이 윌슨 이 말하는 '통섭'이냐는 물음에 답은 '아니오'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의 주장이 그럴 듯한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지 확인하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이 해전을 승리로 이끈 거북선이 이순신 장군의 창작물이 아님을 이 책에서 얻은 것 또한 보 너스이다. 강판권의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 176

강판권의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 177

01.07 2013 2013년 1월 7일 오후 09:01 아들과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했다. 녀석이 이제는 다 큰 듯하다. 자기 주장을 내는 것을 보니. 같이 식사하면서 네 주장을 내더라도 절대 흥분하지말고 태연한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하라고 했다. 이 놈 자식이 하는 말이, "이정희 화법을 써서 그래요"란다. 내가, "이정희가 흥분하더냐, 단지 상대방을 흥분하게 말을 했지" 누가 옳던간 주장을 하며 상대의 마음을 읽어가며 대화하는 것이 소통이다. 토론의 목적이 소통이라 말을 하는 것은 토론(debate)을 토의(discussion)로 잘못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아들과 자식간의 이야기는 토론이 아닌 토의이어야 한다. 2013년 1월 7일 오후 09:01 178

12.10 2012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조순 선생님이 지은 경제학원론이라는 책을 1983년도에 처음으로 보았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알 수 있는 그 유명한 Adam Smith의 보이지 않는 손, Alfred Marshall의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 그리고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은 매우 합리적인 존 재 라는 내용들이 이 책에서 나와 있고, 역사에서 배웠던 케네의 중상주의, 세이의 법칙, 로렌쯔곡선, 지니계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 명품 의 가격에 대한 Veblen 효과 및 종속이론까지 이 책에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이 중에서 인간이 매우 합리적인 존재 라는 점은 나를 무 척이나 매혹시킨 논리이다. 20살, 사회에 갖나온 나는 아주 감정에 충실한 세상을 막 맞보기 시작했기에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는 가정은 매우 이율배반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어떻게 합리적일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완전한 합리(perfect rational) 를 말하니 말이 다. 이는 경제학 책을 공부하는 내내 느꼈던 의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학 서적을 보면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것이 아니며 거의 합리 적(near rational)'이라거나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나타낸다고 보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최근 유명한 경제학원론인 맨큐의 경제학 에도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제한된 합리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행동경제학 또는 행태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라 한다. 내가 최초로 읽은 행동경제학 서적은 도모노 노리오(Norio Tomono)가 쓴 행동경제학 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근원적인 전제인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economicus)'를 부정한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허버트 사이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다니 엘 커너먼, 츠버스키 교수 등의 최신이론을 소개한다.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으로 행동하기에 합리적 결정이 어렵다고 주장하며 그 예로 몬 티-홀(Monty Hall) 딜레마를 소개한다. 직감에 대해서 휴리스틱(heuristic)이란 용어로, 그리고 프로스펙트 이론, 프레이밍(framing) 효과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새로운 내용을 얻기보다는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왔던 것들을 생각해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책 내용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토리가 있으면 선택된다. 는 문장은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한다. 책을 읽는 것은 사치라 할 정도로 그동안 너무도 바빴다. 아침에 일어나 눈뜨고 식사하고 회사에 와 업무에 파묻혀있는 생활을 주말도 없이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다 너무 지쳐 우연히 책 웹서핑을 하다 댄 애리얼리의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부정행위의 원인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철저히 실험적 방법을 동원하여 분석한다. 사실 이 책에서와 달리 기존의 주장은 비용편익분석에 기초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를 합리적 범죄의 단순모델(Simple Model of Rational Crime, SMORC )이라 하는데, 이 모델은 부정행위를 설명하는 매우 단순한 모델이다. 만약 이 모델이 완벽하다면 사회에서 부정행위를 대응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체포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처 벌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이것이 SMORC가 함축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SMORC가 주장하는 것처럼 비용과 편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골자이다. 이 책의 제목이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인 것처럼 착한 사람들도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동기에 따라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으려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심리적인 동기에 따라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멋있고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길 원한다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작은 거짓말을 한다 는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책 중에 나와 있다. 이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의 행동을 실제로 이끄는 요인들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나면 당신은 부정직함을 비롯해 인간의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마지막으로 팁 하나 더. 우리가 직장에서 윤리교육(또는 청렴교육)을 하는데 있어 직원들을 모아놓고 윤리를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여는 전략들을 펴고 있다. 이 책을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179

읽은 사람이라면 이런 조치들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안다.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 순간에 도덕성을 상기 시키는 방법을 해야 한다. 물론 매사에 이런 순간들이 언제인지 아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이것이 문제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180

11.06 2012 드러나지 않은 비용? 드러나지 않은 오해 현대경제연구원에서 펴낸 원전의 드러나지 않은 비용(hidden cost)'을 보며,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본생각에는 변함이 없으 나 사실관계에 입각한 글, 특히 논문은 세심한 확인을 한 후 글을 써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지금 내 자신이 쓰고 있는 글도 편향 적이지 않기를 걱정하며. 나는 이 논문의 제목 드러나지 않은 비용 을 드러난 진실(disclosed true)'을 외면한 드러나지 않은 오해(hidden misunderstanding)'로 바꿔 부르고 싶다. 왜냐고... 몇 가지만 언급하고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해명자료를 참고해 보시길 바란다. 2009년 12월 UAE 원전 수출은 국내원전산업에 있어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다. 기술 도입국에서 기술 자립을 거쳐 종합기술의, 첨단기술의 총 아인 원전을 수출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잠시 숨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자. 왜 UAE라는 나라가 그 많고 많은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의 원전을 선택했을까? 단지 싸다고. 이것만이 이유라면 UAE는 위험을 감수하고 우리나라의 원전을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UAE라 는 나라가 과연 그럴까? 또 한 가지 고려해 볼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UAE에 아주 교묘하게 거짓을 해서 UAE가 속아 넘어간 경우이다. UAE가 속을 정도 밖에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UAE가 우리나라 원전을 선택한 이유가 또 있을까? 안전성이 없었다면 절대로 선택하지 않 았다고 자신한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우리나라의 원전산업,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이 두 마리 토끼를 함 께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세계의 유수한 경제학자들이 이에 매달리고 있는데도 실마리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을 역사는 말해주지 않은가. 나는 감히 우리나라의 원전산업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푼 알렉산더 대왕이라 말하고 싶다. 물론 최근 원전에서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런 일 들은 우리나라 원전의 희망이 많이 침식당했지만 빨리 이를 해결하여 다시 우뚝 서리라 생각한다. [오해 1]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의 발전단가 검증위원회 는 원자력 발전단가가 과거 추정치보다 상승하여 화석연료와 비슷한 수준이 며, MIT연구진은 2009년 원전의 실제 발전단가가 화석연료에 비해 높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한 원자력발전의 경제성 논란에 대하여 [바른 이해] 국내원전의 발전단가에는 사고발생 위험비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나,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 원전해체비용 등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일 본 발전단가검증위원회가 추산한 사고대책비용(0.5엔/kWh)을 현재의 원자력 발전단가에 전액 반영하여도 원자력은 46.2원/kWh으로 다른 발 전원에 비하여 경제적인 수준입니다. * 발전단가(39.2원)+추가적 사고처리비용(7원)=46.2원/kWh(유연탄의 68.9% 수준) * 한국은 일본에 비해 1원전 이용률은 높고, 2건설비가 낮으며, 3원전유지비가 저렴하여 원전의 경제성이 있음(1 kwh 당 발전단가는 일 본의 39.5% 수준임) 국가별 사용후핵연료 처리정책 비용, 원전해체 정책 비용 및 사고처리비용은 각 국가의 정책여건에 따라 다양하므로 특정국가의 수치 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국가별 원자력 발전원가(출처 : OECD Projected Costs of Generating Electricity 2010) 국가 한국 노형 용량 (MWe, net) 건설단가* (USD/kW) 할인율 5% 적용시 발전원가(USD/MWh)** 할인율 10% 적용시 OPR1000 954 1,876 32.93 48.38 APR1400 1,343 1,556 29.05 42.09 미국 A.GenⅢ+ 1,350 3,382 48.73 77.39 프랑스 EPR 1,630 3,860 56.42 92.38 드러나지 않은 비용? 드러나지 않은 오해 181

러시아 VVER 1,070 2,933 43.49 68.15 일본 ABWR 1,330 3,009 49.71 76.46 독일 PWR 1,600 4,102 49.97 82.64 네덜란드 PWR 1,650 5,105 62.76 105.06 우리나라의 원전 발전단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원전 건설비(미국의 약 1/2 수준)와 높은 석탄, 가스 연료비로 인해 원전사후처리비를 포함 하여도 화력 발전단가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 발전원별 발전단가(원/kWh) 비교 (2011년 기준) > 구 분 원자력 석 탄 석 유 LNG복합 수 력 태양광 풍력 단가(원/kWh) 39.2 67.2 225.9. 141.3 136.2 316.80 532.97 100.98 출처 1. 전력통계속보( 12.5), 한전 2. 신재생에너지 판매단가 기준 : 지경부고시 제2010-176호( 10.9) [오해 2] 원전 1호기당 평균 피해규모는 약 58조원 수준, 한국은 원전 사업자의 배상책임을 약 5,000억원의 유한책임으로 규정하고 500억원 의 손해배상조치(민간책임보험 및 정부보상계약)를 의무화하고 있을뿐 추가적인 비용 적립 부재 에 대하여 [바른 이해] 미국 스리마일 원전은 PWR(2조원), 체르노빌은 흑연감속로(265조원), 일본의 경우는 BWR(81조원) 원전으로 사고비용을 3개 노형의 평균으 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원전이 미국과 같은 PWR으로 사고가 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손해배상법에서는 원자력사업자의 배상책임한도를 1원자력사고마다 3억 SDR한도로 규정하고 있으며, 500억원(보험료 36억원)은 사고초기 신속한 피해보상을 위하여 원자력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금액입니다. 향후 정부는 국제수준 (3억SDR, 약5,300억원)으로 배상 조치액을 상향 조정할 계획입니다.(보험료 120억원 추가 부담, 0.08원/kW) [오해 3] 고리원전에서 후쿠시마 규모의 사고 발생시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 발생시 반경 30Km이내 320만명 직접 피해, 전 국토의 11.6% 오염 에 대하여 [바른 이해] 국내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수소폭발을 비롯한 모든 내 외부 사고를 가상하고 여유도를 감안하여 설계된 견고한 격납건물이 설치되 어 있으며 어떠한 사고시에도 격납건물의 견고성이 유지됩니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시 방사능물질 방출을 가정하여 국내 원전사고 에 적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며, 실제 노심이 용융된 TMI 사고시에도 격납건물을 통한 방사능물질 유출은 극미하여 환경오염이 없었고, 환경 방사선 피폭에 의한 사망자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오해 4] 원전 23기를 모두 해체할 경우 유럽감사원(ECA) 기준 추정치(약 23.6조원)와 한국의 추정치(약 9.2조원)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 채 에 대하여 [바른 이해] 2012년 ECA의 8기 원전에 대한 해체비용 추정치는 리투아니아의 흑연감속로(1기당 2조 2천억원)의 해체비용이 포함된 결과입니다. 영국 도 자국의 흑연감속로 해체비용을 1기당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였으며, 우리와 동일한 경수로의 경우는 평균적으로 6,600억원 정도로 평가되 었습니다. (이 금액도 중저준위폐기물 처분시설비용 및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비용을 포함한 것임) 발전소 노형 (용량, MWe) 해체비용 (호기당) Kozloduy 1~4 (불가리아) VVER (경수로, 440) 평균 422 M. euro(약6,600억원) Bohunice V1 1~2 (슬로바키아) VVER (경수로, 440) Ignalina 1~2 (리투아니아) RBMK (흑연감속로, 1,300) 1,465 M. euro(2조 2,049억원) * 적용환율 : 1,505원/euro * Source : Decommissioning plan and Information provided during the Nuclear Decommissioning Assistance Prog. Committee meeting of Mar. 2011 드러나지 않은 비용? 드러나지 않은 오해 182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동안의 물가상승률 및 중저준위폐기물처분단가 상승분을 고려하여 증액 조정할 예정이며, 또한 프랑스 감사 원이 평가한 국가별 해체비용 평균치는 호기당 6,500억원 규모입니다.(2010년 1000MW급 1호기 기준) 구분 프랑스 스웨덴 벨기에 일본 미국 독일 억원/호기 4,856 2,414 6,024 9,590 7,800 8,590 <출처 : 프랑스감사원 보고서, 12년 1월> [오해 5] 일본 원자력위원회의 시산을 바탕으로 한국의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을 추정하면 약 72조원으로 예상 적립금 규모(16조)와 큰 차 이 발생 에 대하여 [바른 이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일본의 원전 1기당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 3.14조원(185조원/59기)을 산술적으로 계산하여, 국내 운영 원전수 23기에 곱하 여 처분비용 72조를 추정한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03년 기준 처분비용 23조원( 12년 기준 시 27.6조)을 추정하고 있고 12. 06월 기준 6조5천억이 납부 또는 적립되어 있습니다. 이 또한 물가상승, 경제여건, 신기술 반영 등을 고려하여 금년 말까지 대폭 변경할 예정으로 있습 니다. 드러나지 않은 비용? 드러나지 않은 오해 183

지누얼의 살며 사랑하며 블로그 지누얼의 살며 사랑하며 http://blog.daum.net/teemoon 저자 지누얼 발행일 2014.07.08 09:06:32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와 전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