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얼의 살며 사랑하며 지누얼
소개글
목차 1 정도를 지켜라_5탄 7 2 초심 지키기_4탄 8 3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결심_3탄 9 4 두번째 편지_2탄 10 5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11 6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13 7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5 8 나의 책 읽기 20 9 미흡함에 대한 답변_16탄 23 10 소통을 통한 개선_15탄 24 11 치열한 인생_13탄 25 12 공부하는 것_12탄 26 13 몰입_11탄 27 14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29 15 최선을 다하는 자세_9탄 31 16 계획을 세운다는 것_8탄 32 17 관심과 집중_7탄 33 18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_6탄 34 19 창조적인 마음으로 생할하기_23탄 35 20 다시 한 번 해보자_22탄 36 21 기회_21탄 37 22 청평사 유감 38 23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43 24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44 25 완벽한 기본을 통한 인생의 주인공되기_19탄 46
26 네 자리를 잡 잡아라_18탄 48 27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49 28 10,10,10법칙_17탄 51 29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52 30 휴일에 즐기는 휴식 54 31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56 32 자라보고 놀라다 58 33 일년의 계획, 출발선 상을 지나고 보니 59 34 부서원들의 편지 60 35 한 해를 정리하며_25탄 63 36 또 다른 한 해를 보내며 64 37 시간관리와 구체적인 목표 수립하기_24탄 66 38 눈물과 감정 67 39 연말에 생각하는 것들 69 40 아들 상현에게 71 41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용기를 73 42 즐거운 만남 75 43 관계 78 44 10월의 일상 79 45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80 46 파워업레이트 주민설명회에 대한 단상 82 47 오랜만의 편지_26탄 84 48 해파리와의 전쟁 85 49 일본원전사고의 언론 보도에 나타난 포풀리즘 87 50 춘천 금병산을 다녀오며 89
51 남을 배려하는 사회 94 52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사고를 보며 96 53 원자력 세미나를 다녀온 후 100 54 마지막 편지(?) 102 55 설 연휴를 마치며 105 56 늦은 1월의 편지 108 57 1월의 편지 111 58 영광을 떠나며 113 59 우리 곁을 떠나시는 아버지를 보내드리며 115 60 대학교수를 위한 변명 116 61 테러와 살육을 그치려면 118 62 아버지를 뵙고 120 63 인문고전 독서법 121 64 그 누가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가 123 65 거짓이 판치는 사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24 66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126 67 천장지구( 天 長 地 久 ) 128 68 시장에 가다 130 69 우리 사회의 진실과 허상 133 70 2011년 9월 12일 오전 12:26 135 71 전기를 생산하는 源 (Source)별 이산화탄소 발생량 - 원자력이야기 2 136 72 SNS와 멀티 타스킹 138 73 친환경적인(Eco-friendly) - 원자력 이야기 1 139 74 무아지경 140 75 새벽 예불을 하며 얻는 기쁨 141
76 술과 절 143 77 다시 너에게 서신을 보내며 144 78 자주 찾을 이 곳 146 79 고리1호기 계속 운전되어야 한다 147 80 원전, 절대 안전해야 하는가! 149 81 고리1호기의 재가동 논란을 보며 152 82 2012년 7월 7일 오후 05:54 154 83 '[단독] 고리원전 정전 때 '대체교류발전기' 작동법 몰라 못 돌렸다'에 대한 반박 155 84 고리원전1호기 전원상실사건에 대한 이견 158 85 '원전 불시정지보다 무리한 운전이 더 위험하다'를 읽고 161 86 울 회사 CEO 신년사 163 87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고 167 88 시간 여행하기 169 89 2014년 7월 4일 오전 06:30 171 90 피곤한 몸과 맘의 건강 유지 172 91 리더의 역할과 행복에 대한 단상 173 92 북한산을 다시 가며 175 93 새로움에 대처하기 176 94 긴 호흡으로 살아가며 178 95 강판권의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 179 96 2013년 1월 7일 오후 09:01 181 97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182 98 드러나지 않은 비용? 드러나지 않은 오해 184
11.20 2009 정도를 지켜라_5탄 [날짜 : 2009-10-16 11:10:21] 옛날 대의명분 하나 때문에 목숨을 버린 선비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사람에게 있어 명분, 다시 말해 자존심은 생사의 갈림길을 정할 수 있을 정도이나 요즘 들어서는 돈에 따라 한낱 휴지처럼 버리기도 하지 만 아빠 생각은 사람답게 사는 것은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상의 모든 것에 대해 자 존심 운운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은 누가 보지 않더라도 옳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서양에서도 이 와 같은 말이 있는 것을 보아도 인류 공통적인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임을 알 수 있지. 영어로 적어보면 이 렇단다. Doing the right thing when no one is watching. 아빠가 왜 자꾸 이런 것을 강조하는지는 너도 알 겠지만 바늘 도둑이 커서 소도둑 된다. 는 격언처럼 일상에서 조그마한 도덕적인 또는 윤리적인 이런 규범들을 잘 지켜야 이상이 높은, 다시 말해 큰 도덕, 윤리 등을 잘 지킨다는 것이란다. 집안일을 잘못하 는 사람이 회사일, 나아가 국가 일을 어떻게 잘 할 수 있겠니? 그러기에 가화만사성이라는 말도 있지만 말 이다. 상현아, 먼저 너 자신에 대해 떳떳할 수 있는, 특히 네가 잘못한 것을 임기응변 식으로 넘기려고 엄마, 아 빠에게 숨기려고 하는 그 모습부터 바꾸어가기 바란다. 천리 길을 단 한 걸음으로 간 것이 아니라는, 1미 터도 안되는 그 작은 발자국으로 이루어낸다는 사실을 가슴에 명심하고, 그 바탕위에서 네가 생각하는 좋 은 학교, 이런 것들이 가슴 속에 함께 공명(Resonance)된다는 사실을 느껴가기 바란다. 물론 앞으로는 더 욱 나아질 것이라는 것을 아빠도 잘 알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아빠의 마음을 네가 헤아리리라 생각한다. 힘든 시간인 줄 안다. 힘든 시간에서도 정도를 지키는 그런 상현이가 되었음 한다. 오늘은 이만 줄이련다. 그리고 네가 아빠와 한 약속을 하늘이 무너져도 지킨다고 생각중이라는 것을 믿는다. 2009.10.16. 아빠가 정도를 지켜라_5탄 7
11.20 2009 초심 지키기_4탄 [날짜 : 2009-10-12 13:07:28] 초심을 지키라는 말이 있지? 얼마나 초심을 지키기 힘들었으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 생각해 보라. 이제 추 석 지난 지 겨우 일주일이 약간 지났구나. 너의 초심은 많이 변한 것 같구나. 아빠, 엄마에게는 초심이 그 대로라고 하는데 아빠, 엄마 없는 시간에만 컴퓨터 켜고 하는 것은 예전이나 변함없고 정말 한심하다는 생 각이다. 정말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을 아빠, 엄마가 모른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잠깐 동안 머리 식히느라 컴퓨터 좀 했어요."라든지 너의 실제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이 정상이지 않냐? 엄마, 아빠가 관악산 등반 후 집에 왔을 때 가식적으로 이제 밥 먹은 것 마냥 이야기하는 바로 그 거짓말에 진저리가 나는구나. 어떻 게 일주일 밖에 못 버티니? 어찌 그리 결심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니? 아빠라면 그날 바로 그 추석날을 생각하면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은데 너는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하는 지 이해하기가 힘들구나. 아빠, 엄마가 너보고 또 옛날로 돌아가네. 라고 말할 때 정말 말로만 아니라고 하지 마라. 차라리 반성 하는 차원에서 예, 조금 흐트러졌네요, 다시 정신 집중하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표현이 나은 것이 지 지금처럼 아니예요, 열심히 잘 하고 있어요. 가 나은 표현이냐! 왜 그리 거짓말을 달고 사니. 순간을 모면하는 그 자세는 왜 이리 너에게 악마처럼 달라붙어 있니. 정말 짜증난다. 너만 생각하면 차라리 공부 그만하는 것이 어떻겠니?라는 말로 너와의 이런 대화를 끝내고 싶다. 그런데 너는 이런 대화가 좋은 모양 이구나. 그래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이냐? 메일만 해도 그렇다. 이틀 만에 한 통씩 보내기로 했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이거늘 이런 저런 핑계거리로 차일피일 미루거나 하는 것들은 다 너의 초심을 잃은 것이기에 그런 것이라고 본다. 아니라면 반증하기 바란다. 이 편지 보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거라. 바보 같은 녀석아. 2009.10.12 아빠가 초심 지키기_4탄 8
11.20 2009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결심_3탄 [날짜 : 2009-10-08 11:17:34] 인간도 마찬가지이지만 동물도 계획한 것에 대해 실행하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수정하여 다음에는 더 나은 행동을 보인다는 점이다. 사자가 누우를 잡기 위해서 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사람과 동물의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 차원 높은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감정을 표현 하며, 울거나 웃거나,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만일 감정의 깊이가 이성의 깊이를 넘어서면 그 계획은 좀 엉망스럽게 되고 그 계획의 진행도 다소 어수선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감정이 없 다면 회전하는 기기에 윤활유가 없어 그 기기가 손상되듯이, 사회인으로서 사람의 역할을 다하기가 곤란 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은 감정과 이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며, 이를 논어나 맹자에서는 중 용 이라고 말하고 있다. 상현아, 너의 지금 상태도 마찬가지란다. 네가 하고 있는 공부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 해서는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하여 완벽한 계획과 이를 실행하려는 마음이 필요하지. 그런데 이런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감정이 뒷받침되어야, 다시 말해 난 1년 후에는 어떤 상태로 되어 있을 것이다. 라는 마 음에는 이성적인 판단이 우선되지만 감정으로 이를 뒷받침하여야만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수 있단다. 감 정이란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가능케 하는 요소이지. 하다가 힘이 들 때를 많이 겪을 것이다. 예전에도 경험해 보지 않았니? 힘이 들어 포기해 버리고 마는 그 런 마음 말이다. 이번에는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꼭 해야 된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라. 하지만 힘들 때는 너의 감정에 호소해라. 이 1년이라는 힘든 시기를 잘 겪고 나면 너에게 얼마나 좋은 미래가 펼쳐진다 는 것을. 2009.10.8 아빠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결심_3탄 9
11.20 2009 두번째 편지_2탄 [날짜 : 2009-10-06 10:47:22] 상현, 오늘 늦게서야 네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 출근하여 바쁜 업무처리를 하다보니 이제야 네 메일을 볼 수 있 었구나. 네 말대로 메일을 보고 나서 어느 정도 이해하는 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 니다. 그동안 너에게서 보아왔던 많은 것들 때문이지. 사람이란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대면하면서 계속적으 로 싸여진 것들도 상당히 중요하단다. 첫인상이란 처음 무지의 상태에서 보았을 때 그 사람의 장, 단점 여 부를 가리는 것이라면, 계속적으로 보아왔을 때는 장, 단점뿐만 아니라 그 사소한 사람의 습관 등 모든 면 을 보게 되기에 첫인상이 그 사람의 겉보기를 나타낸다면, 지속적인 관계에서는 속보기를 할 수 있단다. 네가 친구들이나 선생님 아니면 잠깐 보는 사람은 겉보기만 보여줄 수 있기에, 다시 말해 속일 수도 있겠 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되는 엄마, 아빠와의 관계에서는 모든 것이 솔직해지지. 그러기에 너의 지금 의 잠깐 동안의 행동으로 엄마, 아빠의 오해가 풀리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라 생각한다. 물론 천 리길도 첫 걸음부터, 첫 술에 배부르랴,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처럼 이렇게 새로운 출 발은 중요하지. 변화가 있어야만 바뀔 수 있으니까. 조심스럽게 너의 모습을 지켜보련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길 바란다. 네가 이렇게 변화를 시작했더라도 너의 지금까지의 습관으 로는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니 옛날로 돌아가려고 할 때마다 추석 날 그 시간을 머리 속에 상기하며 오랜 기간동안 지속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너의 잘못된 습관, 행동을 네 몸에서, 머리에서 떼어 낸 후, 그런 다음에 네 결과를 묵묵히 받아들이면 된다. 2009.10.6 아빠 두번째 편지_2탄 10
11.20 2009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날짜 : 2009-10-05 15:08:20] 상현, 어제 너의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빠는 아직도 말을 하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런데 너의 어제 모습을 본 아빠는 너무 실망했단다. 어떻게 그렇게 태연하게 거 짓말을 할 수 있니? 네가 아무리 여러 가지 말을 하지만 그것은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더욱 나쁜 것 은 네가 하는 그 거짓말이 너무도 뻔뻔스럽게 진실처럼 이야기한다는데 있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스 럽게 이야기할 수 있니?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니? 네가 가진 것이 그것 밖에 되지 않니? 너무나도 실망스러워 어제는 너에게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실 망스럽다,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그리하여 공부를 잘 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좋은 가장이 되는 이런 것들이 중요해 너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러주곤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으며, 아빠가 한 이야기나 메일 내용은 너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아 빠가 공허하게 허공에 흩뿌린 이야기 밖에 안되더구나. 네가 그렇게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할 때 아빠의 실망은 말할 수가 없었다. 어쩜 그러 수 있니? 어떻게 너 그 정도 밖에 안 되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더구나. 네가 거짓말을 하는 그 원천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부모에게 잠시라도 둘러대기 위해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너의 태생이 그렇게 거짓말을 하도록 태어난 것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네가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할까? 네가 잘못한 행동에 대해 참말을 하고 부 모님께 혼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니? 너는 지금까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왔 고 그러하기에 너의 잘못된 악습관이 고쳐지지 않은 채 악순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너의 그 말과 다른 행동, 즉 언행불일치도 또한 거짓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네가 한다 고 했으면 해야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보면 도대체 너란 존재가 우리 자식 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추석 전날 아빠와 이틀에 한 번씩 A4용지로 쓰라는 것도 휴지통에 날라 갔더 구나. 너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니? 너의 인생을 어떻게 할 것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문제가 생기면 잘 하겠다고 하고, 하지도 않으면서 잘 하고 있다고 거짓말로 꾸며대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 아니겠 니? 한 번 생각해 보거라. 너 자신한테도 부끄럽지 않니? 지금 생각 같아서는 너를 바로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고 싶지만, 너와의 약속 때문에 이번 기말고사까지 두 고 보겠다. 그 때 이후에도 정 안된다면 너를 실업계 학교로 전학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대안학교로 전학시 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경남 함안에 있는 대안학교를 알아보고 있다. 네가 생각이 정리되면 그리로 전학시킬테니 그렇게 알고 준비하거라. 공부 잘하는 것은 이제 너에게 부차적인 문제이다. 교활하게 남을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11
속이고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그 모습을 먼저 고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 생각하기에. 아래 글을 보고 네 생각이 어떤지, 그리고 너의 이틀 간격으로 쓰겠다는 너의 약속은 도대체 어찌할 것인 지 알려 주거라. 2009.10.5 아빠 1995년 12월 8일,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며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 계를 풍미하던 43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3주 후, 그 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마비가 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빡임 신호로 알파벳을 지정해 글을 썼습니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샜습니 다. 그런 식으로 대필자인 클로드 망디빌에게 20만 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복과 나비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입니다. 책 출간 8일 후, 그는 심장마비로 그토록 꿈꾸던 나비가 되었습니다. 그는 서문에서 썼습니다.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 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연스런 들숨과 날숨을 가진 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런 신음입니다. 어느 날, 그는 50센티미터 거리에 있는 아들을 보 고도 그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없어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동시에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목에서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에 오히려 아들은 놀란 표정을 했습니다. 그때 그는 건강의 복을 모르고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들 을 생각하며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그는 잠수복을 입은 것처럼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은 훨훨 나는 나비를 상상하며 삶을 긍정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혼 수상태에서 벗어난 직후 휠체어에 앉아 산책에 나섰을 무렵, 우연히 등대를 발견한 것은 길을 잃은 덕분이 었습니다. 길을 잃어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등대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회는 위기 덕분이고, 일류 는 이류 덕분이고, 고귀함은 고생함 덕분입니다. 상처는 상급을 기약합니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사는 길은 있습니다. 넘어진 곳이 일어서는 곳입니다. 가장 절망적인 때가 가장 희망적인 때이고, 어두움에 질식할 것 같을 때가 샛별이 나타날 때입니다. 희망이 늦을 수는 있지만 없을 수는 없습니다. 별은 멀리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축복은 조금 멀리 있어 보일 때 오히려 인생의 보약이 됩니다. 늦게 주어지는 축복이 더 욱 풍성한 축복입니다. 꿈과 희망은 영혼의 날개입니다. 내일의 희망이 있으면 오늘의 절망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장 비극적인 일은 꿈과 희망을 실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실현하고자 하는 꿈과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꿈과 희망은 축복의 씨앗이고, 행복의 설계도입니다. 꿈과 희망을 품고 삶을 바라보십시오. 힘 들다고 느낄 때 진짜 힘든 분들을 생각하십시오. 절망 중에서도 마음속에 태양을 품고 온기를 느끼십시오. 바른 길로 이끄는 상처의 표지판 을 긍정하며 내일의 희망을 향해 훨훨 나는 나비가 되십시오. 너의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도와주는 아빠의 편지-1탄 12
11.16 2009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250쪽이 채 안되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란 소설책을 읽었다. 소설책이기에 다른 책과는 달리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편히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읽은 책이다. 이 책은 독일의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썼는데, 노벨문학상을 받은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이후 현대 독일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소설로 평가를 받 았으며, 약 35개국 언어로 번역된 책이다. 또한 독일 문학작품 최초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한 책이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소설은 1950년대 독일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15살의 미하엘 베르크 와 36살의 한나 슈미츠 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하교 길의 소년을 여인이 도와주는 단순한 우연이 두 사람의 미래를 결정 짓는 운명의 순간이 된다. 얼핏 보면 15살의 소년과 성숙한 여인 사이의 비정상적인 애정관계를 묘사한 가 벼운 소설로 취급할 수도 있으나, 이 단순하고 가벼워 보이는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복잡함이 감추어져 있 음을 느끼게 된다. 두 주인공은 매일 만나 먼저 남자는 여자에게 책을 읽어준다. 책을 읽은 후 두 사람은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눈 뒤, 그 다음 나란히 누워 있다가 헤어진다. 이 같은 그들의 관계는 오래가니 못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나가 훌쩍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후 미하엘이 법대학생이 되며 한나를 법정에 서 만나게 된다. 법정에서의 피고인 한나와 검사의 열핀 공방은 어느 하나의 문서에 대한 필적감정을 앞두 고 한나는 그 문서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필적감정을 포기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모든 벌을 뒤집어 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알려짐을 두려워 모든 벌을 자신이 떠맡는다. 이후 18년 간의 복역 후 한나는 사면이 이루어지나 사면 당일 날 새벽 자살로 끝을 맞이한다. 이 소설은 두 주인공이 당시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따른 사랑과 나치의 유태인 학살, 그 리고 인간의 밑바탕에 자리한 자존심과 약점의 문제가 근간을 이룬다. 한나는 자신의 약점인 문맹이라는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이 맡아야 되지 않을 모든 짐을 스스로 지게 된다. 미하엘은 한나가 죽은 뒤 자신이 한나를 부인하고 배반한 것은 아닌지, 혹은 그녀에게 무엇인가 빚을 진 것은 아닌지, 혹시 그녀를 사랑한 까닭에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 혹시 그녀와의 관계를 청산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 방 법은 어떻게 해야 했는지에 대해 괴로워한다. 이처럼 그리움과 수치, 분노라는 상반된 감정이 주인공의 감 정을 끝까지 괴롭히는데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철학적인 문제로까지 상승한다. 전쟁 에서 범죄를 저지른 여인과 전후 소년 사이의 아무 것도 모르는 관계라는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그려진 다. 이 책을 읽고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는데,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13
첫째,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은 일찍 하는 것보다 못하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사실이 다. 한나가 수감 중에 글을 배워 미하엘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그 편지를 보며 미하엘은 다음과 같이 생각 한다. 너무나 지연하고 실패한 그녀의 인생이 불행하고 그녀 인생 전체의 지연과 실패가 가엾게 여겨졌 다. 어느 누가 제 때를 놓쳤을 경우, 어느 누가 오랫동안 거부했을 경우, 또 어느 누구에게 무엇이 너무나 오랫동안 거부되었을 경우, 그것이 나중에 가서 설사 힘차게 시작되고 또 환희에 찬 환영을 받는다 해도, 나는 그것은 이미 때가 너무 늦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너무 늦은 이라는 것은 없고, 늦은 이 라는 것만 있는 것인가. 늦은 것이 결코 없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인가 모르겠다. 고. 우리는 살 아가는 동안 사람이란 다 때가 있는 법이라고 말을 하곤 한다. 학생 때는 학생의 본분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며, 어렸을 때 고생해야 늙어서 고생하지 않는다는 등 너무 늦을 경우를 염려한다. 하지만 너무 늦었을지라도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한 샘표 박승복 회장의 이 야기를 들어보자. "그때 나 스스로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죽음이나 기다리자고 생각 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그때 나무라도 심었으면 그 나무가 얼마나 자랐겠습니까? 나는 지금 아흔 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 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의 생일날! 아흔다섯 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한나의 미하엘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이다. 첫 만남 이후로 한 번도 그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서 내쫓 지도 손에서 놓지도 않았는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집 에 잘 표현된 것 같아 인용한다.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으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 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 不 敬 )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 對 敵 )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끝으로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더 리더(Reader) - 책 읽어주는 남자 14
11.14 2009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저번 주에 우이령길을 와이프와 넘기로 하고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우이령길은 북한산에 있는, 서울 강 북구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교현리를 이어주는 완만한 경사로 된 오솔길 같은 고갯길이다. 많은 사람들 이 이 길을 오가면 자연이 훼손되기에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된 사람에 한해 이 고갯길을 넘을 수 있다. 우리의 우이령 탐방은 우이동에서 시작하여 교현리로 목적지를 정했는데, 매 번의 산행 또는 탐방이 그렇 듯 이번에도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우이동에서 내리니 우이령 탐방안내소까지는 약 1.7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1.7km 구간의 길 양 옆은 온통 음식점이다. 시간은 점심시간인지라 여기저기 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맛있는 냄새를 뒤로 하며 우이령 탐방안내소를 향해 걸으니 제법 경사 도 있고 등에서는 어느덧 땀방울이 하나둘 맺히기 시작하며, 호흡도 제법 거칠어진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5
[우이령길 탐방안내소 이전에 길 양 옆에 들어선 음식점을 지나며 가을 단풍이 이제는 떨어져 가고 있음을 본다] 탐방 전 어느 블로그에서 읽은 아이들과 함께 할 때 이 길에서 지쳐 아이들이 우이령길 넘기를 싫어할 것 같다 는 내용이 생각난다. 우이령 탐방안내소를 지나니 경사도 제법 완만해지고 오솔길 양 옆에 우뜩 서있는 소나무들은 저마다 휘파람 소리를 낸다. 우리를 반겨주는 기쁨의 소리이겠지. 우이령길은 약 4.5km이라는데, 우이령 탐방안내소를 통과한지 1.5km를 지나자 고갯길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이라고 해봐야 문경 새재의 그 정상처럼 우뚝 선 것이 아니며, 지금은 오송생명과학단지로 편입되어 흔적조차 사라진 내 어릴적 고향의 연제리 고갯길을 넘어가는 것보다도 못하다. 그래도 정상이라고 표시 되어 있기에 정상임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우이령 정상 양 옆에 있는 대( 對 )전차 방해물]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오른쪽으로 바위로 된 다섯 봉우리가 보이는데 말 그대로 오봉 이란 이름을 가 진 산이다. 유래가 재미있는데 고을 원님의 외동딸에게 다섯 명의 총각이 장가들기 위해 던지기 시합을 하 여 현재의 기묘한 다섯 봉우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역시 꿈보다 해몽이 라는 말이 썩 어울린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6
[오봉이 저 뒤에 보인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7
[오봉을 배경으로 집사람과 함께] 교현리에 도착한 우리는 허기가 져서 먹을 음식점을 찾았으나 별로 눈에 띄는 음식점이 없다. 버스를 타고 구파발 역에 내리니 여기도 마찬가지인지라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의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서 칼국수를 먹고서야 허기가 가셨다. 이번 탐방의 교훈은 탐방길을 잘 아는 것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맛있게 먹는 집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집 근처까지 왔을 때 집사람에게 한 대 맞 는 줄 알았다.(^-^)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8
[고즈넉한 오후의 우이령길] 우이령길을 넘어 가며 19
11.14 2009 나의 책 읽기 나의 책 읽기 나의 책읽기 습관은 순전히 어머님의 영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거농( 巨 農 )인 부친(나의 할아버지)으로 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받으신 나의 부친은 내가 어렸을 때까지 거의 어려움이 없이 살아왔는데, 내가 초등 학교 다닐 무렵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당시 어머님은 집안을 위해 품팔이를 하셨는데, 그 당시에 어머 님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책을 읽으셨는데, 아마 그 당시 어디선가 빌려 읽으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 모셋 몸의 달과 육 펜스,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호손의 주홍 글씨 등의 책이다. 하기야 조용 하신 어머니의 성품으로 책을 좋아하신 것은 나의 외가 집안 내력이었을 것이고, 지금도 항상 그 따스한 어머니의 맘은 내 어릴 적 보았던 책 읽으시던 어머니와 다를 바가 없다. 난 지금도 어머니의 책 읽으시는 모습이 아주 눈에 선하게 남아있다. 강렬한 느낌을 받는 스팟은 한 순간일지라도 기억 속에 아주 깊이 자 리하여 그것만 생각하면 행복한 느낌이 절로 난다. 그런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난 중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순전히 장학금을 준다는 것 하나 때문에 고등 학교(실업계)에 진학해서는 나의 적성과 맞지 않는 학교생활에 대해 의문을 갖고 나의 앞날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 고민을 누구와 맞대고 이야기 할 대상도 없었고, 그렇게 혼자 고교 3년을 보냈다. 그러다 졸업 무렵 한전에 입사하게 되어 며칠 동안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문득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동안 영어공부를 해야 얼마를 할 것이며, 다른 무엇을 하더라도 의미 가 없을 것 같아 선택한 것이 책읽기였다. 만일 내 어릴 적 어머니의 책읽기를 보지 못했다면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 읽는 것에 대해 그 누구한테도 코칭을 받아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어릴 적 어머니의 그 책 읽는 모습은 나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인 것 같 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개화기의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이광수의 무정, 유정, 흙, 그리고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와 아큐정전 등을 방구석에 쳐 박혀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개화기의 소설 을 읽으며, 난 대학에 가지 못한 설움을 책을 읽고 난 이후의 앎이라는 지식으로 대체하려고 했는지 모르 겠다. 그 후 한전에 입사하여 장석주의 문학평전과 시집과 같은 인문학류의 서적 등을 사서 읽기 시작했 고, 도울 선생의 책은 나오는 족족 사서 보기도 한 시절이었다. 그 당시 시집을 읽고 나도 한번 시인이 될 까라는 어쭙잖은 생각에 시도 여러 편 쓴 기록이 공책에 남아 있지만 지금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또한 읽은 책도 실은 지금 생각해 봐도 내용을 다 이해하고 읽은 것이 아니라 그냥 보아야 한다는 이상한 의무 감 같은 것으로 책을 사고 읽었다. 그렇게 나의 격렬하고 방랑적인 청년기는 책으로 어느 정도 유연해 져 지나갔으며, 와이프를 만나고부터 책읽기는 시들어져 갔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반항적인, 사회 언저 나의 책 읽기 20
리들을 표현한 책들이다 보니 나에게 있어 인생의 기쁨은 솔직히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은 책을 읽으면 기쁨을 얻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당시 내 젊은 나이의 책읽기는 현실로부터의 도피의 한 방법으로 추구한 것이기에 그 찬란한 연애가 시작되면서 나의 책읽기는 촛불 꺼지듯 시들해졌다. 단지 대 학에서 시험을 보기위한 책읽기와 리포트를 쓰기 위한 책읽기 외에는 손에서 책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직장생활과 병행한 학교생활은 그리 순탄한 생활이었을리가 없지 않은가! 결혼을 한 후 우리의 복덩이 아들, 상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이 놈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나와 와이 프는 이미 30대 중반이었건만 아이의 양육에 필요한 아버지와 어머니로서의 자리로는 많이 부족했다는 생 각이다. 지금 들어서 생각해보면 조금 더 알아보고 조금 더 책을 읽어보고 하여 더 반듯하고 훌륭한 아 이로 육성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아쉬움이 더한지도 모르 겠다. 거기에다 회사에서는 직원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과장이 되었지만 아직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하겠다고 이리저리 좌충우돌했으니, 그 무엇을 새로이 받아들인다는 것보다도 앞에 쌓인 일을 처리해가기 도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뒤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자신을 생각 하며 절로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러다 회사 내 연수원의 교수로 자리를 옮긴 후 나의 책읽기는 되살아났다. 과학서적, 특히 그 시절에 나온 주간지는 거의 다 섭렵하였는데,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남들보다는 좀 더 새로운 것을 알려주고픈 열정이 꿈틀대었기 때문이다. 교육 중간 중간 새로 나온 과학이론들을 알려주 었다. 물론 그 이론들을 다 이해하고 알려준 것이 아니고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알려주었는데, 그 3년이라는 짧지 않는 기간은 지금의 과학서적을 읽는 자양분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시 나의 독서가 시작된 3년의 연수원 교수생활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나의 회사 생활 중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었지 않나 생각한다. 가정에서도 유익한 아빠로, 멋진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회사 일도 재미있었기 때문 이다. 그 후 본사로 자리를 옮겨 홍보업무를 할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가정은 와이프한 테 모든 것을 맡겨놓고 무엇이 그리 잘 났는지 매일 매일 회사에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다 집에 들어갔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용케도 참아준 와이프가 고맙다는 생각이고, 정말 일을 열심히 했다는 생 각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수원 교수생활보다 재미는 없었지만 열정은 더 많은 시절이었다. 아마도 승진 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러하지 않았을까? 홍보실에서의 근무 기간동안 나는 아 주 멋진 후배 두 명을 만나게 되는데 그 두 후배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 바쁜 시간 중에 서도 책읽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지금 부장이 되어 발전소로 내려와 예전 내가 처음 회사 들어와 했던 분야의 일을 하니 이전보다는 조금 더 많이 내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일하는 시간이 줄었다기보다는 일하는 시간을 잘 관리하여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었기에. 요즘 다시 책읽기에 빠져 있다. 자연과학은 생물학, 천문학 등 인류의 기원과 관련 된 내용을, 인문학은 심리학과 인문철학, 행동경제학, 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책을 고를 때 서평 등을 보고 선택하여 읽다보면 너무도 가벼운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특별한 이유 없이 골랐 건만 읽고 난 후 행복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나도 이처럼 행여 겉보기와 속이 다르지 않을까 염려하 며,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나의 인생을 알차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책을 통해. 나의 책 읽기 21
나의 책 읽기 22
11.20 2009 미흡함에 대한 답변_16탄 [날짜 : 2009.11.9 14:00:02]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을 반성할 줄 알기에 가능한 일이지. 머리는 움직이는데 몸으로 안 되는 것은 실은 머리로도 안 되는 거란다. 단지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지 이를 실천하려는 것이 몸뿐만이 아니라 머리 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지. 여하튼 계획대로 안 될 때는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든지, 밖에 나가 줄넘기를 하고 오든지 그렇게 땀을 흘리거나 하여 머리를 전환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다. 그렇게 하면서 너 보다 잘난 놈들을 넘어뜨리는 방법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 거지. 하드 디스크 가져갈 것이고, 컴 포맷하여 잘 쓰게 해 줄께. 2009.11.9 아빠 미흡함에 대한 답변_16탄 23
11.20 2009 소통을 통한 개선_15탄 [날짜 : 2009.11.5 01:53:19] 요즘 너의 편지를 보니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된 것 같아 흐뭇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완벽하게 개선되지는 않았으나, 습관이 한 번에 바뀐다면 이 세상 어디에 문제가 있겠니. 그런데 뭐가 개선되었냐구? 예전에 아 빠가 너의 잘못을 지적하면 너는 무슨 핑계를 대며 너의 잘못이 아니고 단지 주변 환경의 문제로 돌리곤 했지. 요즘은 너의 그런 면이 많이 바뀌었음에 조금은 기쁘구나. 아빠가 왜 자꾸 문제가 생기거나 문제의 소지가 보일 때 너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느냐 하면 잘못된 점에 대해 지적해 주지 않으면 대개는 인식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또는 인식하지 못하기에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 고 너의 잘한 점에 대해 칭찬도 해주어야 하지만 이 메일의 목적은 더 잘 하자는 의미로 시작되었기에 칭 찬하는 것보다는 개선할 수 있는 그런 말들을 해야 하기에 그러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빠가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다 보니 밑에 직원들이 어느 정도 있고 하는데 일을 시켜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단다. 같이 오래 있어야 아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해보면 알 수 있지. 어떤 하기 힘든 일을 시켰을 때 어떤 사람은 일을 정해진 기간 내에 잘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잘 완수하지는 못했더라도 자 신의 잘못(혹은 자신보다는 주변에서 도와주지 못해 완수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임)을 인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주변의 문제로 이야기하곤 한다. 대략 이 세 가지 패턴이 지. 실은 일을 하며 자신만의 힘으로 될 수 없는 것도 많단다. 서로 도와야 일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지. 하지만 그것을 주변의 문제로 돌리는 사람하고 근무할 때, 그 사람은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자신의 문제라 기보다는 옆의 동료가 도와주지 않아서 등 동료를 비난하지 않겠니? 그럼 어느 누가 그하고 함께 근무하 기를 원하겠니? 너의 과거와 소통하여 알찬 미래를 엮어간다고 하니 아빠도 계속 지켜보겠다. 너의 앞으로의 일년이라는 기간은 네가 나중에 더 컸을 때 그 때의 일년이 나에게는 엄청나게 소중한 시간이었구나, 그리고 이 시 간을 잘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내가 좀 더 나은 지금의 생을 보내고 있구나. 라고 느 낄 수 있기를 바란다. 2009.11.5 아빠의 생일날 아빠가 소통을 통한 개선_15탄 24
11.20 2009 치열한 인생_13탄 상현, 오늘은 책 서평을 읽다보니 아주 흥미있는 내용이 있어 너에게 보낸다. [날짜 : 2009.11.1 21:22:52]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시작부터 거침없는 말투가 인상적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나 <마시멜로 이야기>, <시크릿> 같은 책을 편식하는 독자들에게 "당신은 구제불능이다!"라고 일침을 놓기까지 한다. 만 약 그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장담하건대 중산층 이하의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단언이 그것이다. 저자의 약력이 궁금한 대목이고, 사실 그게 이 책의 또 다른 핵심이기도 한데, 간략히 말하면 이렇다. 1955 년생. 대학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사 입사. "탁월한 업무 능력과 통찰력, 조직력을 인정받아 35세의 젊은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사 일본법인의 사장 취임." 더불어, "일본 비즈니스계를 통틀어 자타가 공인하는 최 고의 독서가 중 하나". 그러니까 그는 재벌 2세가 아니면서 30대에 CEO가 된 신화적 인물이자 샐러리맨들 의 '로망'적 인물인 것. 그 '비결'로 꼽는 것이 특이하게도 자기만의 독서법이다. "내가 서른다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일본법인의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철저하게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살고 남 이 읽는 방식으로 책을 읽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모든 부분에서 남과의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차이 를 만드는 것은 바로 독서법"이라는 것. 거기에 이런 부추김. 책을 읽는 방법만 바꿔도 인생이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다! "단 한권의 책밖에 읽지 않은 사람을 경계하라!"는 영국 정치가 디즈레일리의 경구가 이 책의 에피그라프(epigraph)이다. 어떠냐? 이렇듯 삶은 치열하게 사는 것이란다. 어른이 되어서도 공부해야 하고, 특히 지금의 너 때에 가장 열심히 해야 너의 미래가 장밋빛이라는 현실 앞에서 잠이 온다고 꾸벅꾸벅 졸고 그럴 수는 없지 않겠니? 너의 한심한 모습을 엄마, 아빠는 물론 너 자신에게도 이번 1년간은 보이지 말기를 바란다. 대충 대충해서 될 일이면 이 세상 누가 열심히 하겠니? 2009.11.1. 아빠가 치열한 인생_13탄 25
11.20 2009 공부하는 것_12탄 [날짜 : 2009.10.30 20:48:59] 요즘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세상에는 늘 공부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며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과 언젠가 배운 지식에 안주하며 배우기를 거부하며 고집부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두 종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 고 느끼곤 한단다. 누군가에게 좋은 책을 선물해도 읽지 않을 때에는 서글픔도 느끼게 되며, 책을 읽지 않 는 사람은 왠지 목표가 없어 보이기까지 하니 아빠의 생각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그런 생각일 수도 있 지만 책 읽는 일은 사람으로서 죽을 때가지 해야 할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는 학생이기에 학교와 관련된 책을 읽는 일, 다시 말해 공부하는 일이 중요하겠지! 책은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일 거라는 생각이 다. 아래는 공부에 관한 명언들로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교육의 목적은 일생을 통해 공부하는 자세를 갖게 하는 것 이다 - R M 해틴즈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 르네 데카르트 학이시습지불역열호( 學 而 時 習 之 不 亦 說 乎 ) ; 배우고 이를 실천하며 살면 즐겁지 아니한가? - 공자 학이불사즉망( 學 而 不 思 則 罔 ), 사이불학즉태( 思 而 不 學 則 殆 ) ; 책만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썰렁해지고 생 각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 - 공자 삼인행필유아사( 三 人 行 必 有 我 師 )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 공자 덕불고필유린( 德 不 孤 必 有 隣 ) :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 공자 학문의 길로 들어갈 때에는 이치를 궁구하는 것을 우선해야 하고, 이치를 궁구할 때에는 독서를 맨 먼 저 해야 한다. 선인과 현인이 마음을 쓴 자취와 본받을 만하고 경계할 만한 선과 악이 모두 책에 있기 때 문이다 - 이이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 생 텍쥐베리 좋은 책을 갖고 있으면서 읽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읽지 못하는 문맹이나 다를 바가 없다. - 마크 트 웨인 2009.10.30 아빠 추신 : 요새 또 메일을 안보내는 것을 보니 네가 정말 흐트러져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구나. 왜 그리 흐트 러졌을 때 너를 빨리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그런 의지가 부족하니? 남자답게 좀 해라. 공부하는 것_12탄 26
11.20 2009 몰입_11탄 어느 정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 의미 있는 성취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날짜 : 2009.10.27 10:48:14] 그리고리 야코블레비치 페렐만. 예전에 신문 국제면 기사에서 보았던 수학자란다. 너도 어렴풋이 들었으리 라 생각한다. 수학계가 100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하고도,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을 거부 하고 100만달러, 10억 원이 넘는 상금도 받지 않은 채 서민 아파트에서 은둔하고 있는 러시아의 천재 수학 자이지. 며칠 전 그에 대한 내용이 EBS에서 '사라진 천재 수학자'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는데, 페렐만은 1966년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16세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받았고, 레닌그라드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구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테클로프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시작한 그는 8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하며 수학을 연구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스탠퍼드 대학, 프린스턴 대학 등의 교수 영입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단다. 페렐만은 2002년 '푸앵카레 추측'에 대한 증명을 인터넷에 올렸단다. 이 문제는 2년 전인 2000년에 미국의 연구기관인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100여 년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혀온 난제 7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문제였단다. 페렐만이 올린 내용은 그 후 2년여 동안 검증을 받았고 '참'으로 인정되었단다.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약속대로 100만 달러를 상금으로 내놓았고, 이 업적으로 그는 2006년 에스파냐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수학자 회의에서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했단다. 그러나 페렐만은 명예 와 돈 모두 거절했으며, 지금도 노모와 함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단다. 언론에 생계를 위해 버섯을 따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는데, EBS가 아파트 입구에서 며칠을 기다리며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아파트로 들어서던 그는 인터뷰를 거절했단다. TV에 나온 하버드대 등 유명 대학의 수학과 교수들이 한 말들이 인상적이었다는구나. 한 교수는 "페렐만 이 해결한 문제를 이 곳 저 곳에서 '설명'해줄 수 있어서 지난 몇 년이 너무도 행복했다"라고 말했단다. 페 렐만이 최근에 '충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또 다른 유명 대학교의 수학자는 "페렐만이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 너무 기쁘다"라고 활짝 웃더란다. 그들에게 페렐만은 '영 웅'이었다는구나. 아빠는 생활고에 찌든 듯한 페렐만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가 명예와 돈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것들에 대해 '관심' 조차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단다. 관심이 온통 수학에만 있기에, '수학의 노벨 상'이라는 명예나 10억원이라는 거액이 원천적으로 그의 눈에는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이라는 생각이란다. 그 정도로 수학에 몰입한 것이겠지. 얼마나 '몰입'하고 '집중'해야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 '행 복'이란 무엇일까? 페렐만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단다. 몰입_11탄 27
상현, 이 글을 읽고나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지 않니? 오늘 저녁에 보자. 2009.10.27. 아빠가 몰입_11탄 28
11.20 2009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날짜 : 2009.10.26 08:40:22] 오늘은 네가 보내 준 메일 내용을 보고 맞춤법을 따져 보고자 한다. 물론 메일을 빠른 시간 안에 써서 보 내기에 맞춤법을 신중하게 하지 않았겠지만, 평상 시 조금씩 하는 노력들이 합쳐지면 큰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기에 맞춤법을 평상시에 익히는 습관을 기울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빠가 대학다닐 때 리포 트를 쓸 때 한자(아빠는 고등학교 다닐 때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라 한자를 잘 몰랐다.)를 의식적으로 쓰다 보니 한자를 잘 알게 되더구나. 그래서 동 시대의 사람보다 아빠가 한자를 많이 알고 있는 이유이기 도 하지. 평상 시 어떻게 습관을 잘 들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은 말 안 해도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자, 이제 네가 보낸 메일을 볼까! 오늘 세삼(새삼 또는 새삼스럽게)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을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겠다는(버려야겠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그것은 바로 공부를 하다가 졸았다는 것입니다. 그러 나(생략해야 문장이 자연스러움) 왜 내 의지대로 되지 않을까요. 아마 노력없이(노력 없이) 얻으려고 해서 그런듯(그런 듯) 합니다. 하지만 희소식도 있습니다. 오늘 논술 학원에서 정말 놀라운 것을 배웠는데요. 바로 '통섭'입니다. 저번에 아빠가 공책에 써 주신 것이었죠. '학제간 연구', 전 분야에 걸친 상호관계 속에서의 연구 그리고 나아가 포괄적으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을 보여주는 것이 '통섭'이라고 설명하더라구요. 게다가 요 근래에 제 논술문을 잘 썻다며(썼다며) (선생님이 잘 쓴 논술문은 인쇄를 하여 스크랩을 해둠) 인쇄를 하시겠다고 하셨거든요. 오늘도 역시나 그랬고요. 이러한 들뜬 기분을 다른 곳이 아닌 학문에 전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자꾸 이메일이 두시간(두 시간) 정도씩 늦어지는 바는 있지만 자기전에(자기 전에) 꼬박꼬박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빠의 p.s : 통섭은 한문과 영어로도 알고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統 攝, Consilience 통( 統 ) 큰 줄기, 본가닥의 실, 혈통, 실마리 섭( 攝 ) 당기다, 끌어당기다, 쥐다, 굳게 지키다. 세상 일, 어디 만만한게 하나도 없지만 모든 일이든지 서서히 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길. 산에 오를 때 밑에서 바라보는 정상을 언제 오를까 하는 마음으로 바라 보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해 있는 것을 보며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듯. 그리고 논문 실력이 나아졌다니 축하한다. 바로 이 것이 꾸준함의 결과이라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겠지? 2009.10.26. 아빠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29
맞춤법에 대한 생각_10탄 30
11.20 2009 최선을 다하는 자세_9탄 [날짜 : 2009.10.25 10:46:16] 상현, 샘표 간장 을 너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 또래의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상호이지. 샘표 간장 의 박승복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렴. "그때 나 스스로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죽음이나 기다리자고 생각 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그때 나무라도 심었으면 그 나무가 얼마나 자랐겠습니까? 나는 지금 아흔 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 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의 생일날! 아흔다섯 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아흔다섯의 나이이면 눈도 침침하여 잘 보이지 않을 텐데 어학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분인 것 같니. 보통 무언가를 시작하려다 멈칫하는 때가 많이 있잖아.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짰다가 포기 하는 경우도 많지. 너무 늦어서, 자신이 없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를 떠올리며 그만두는데 이 아흔 다섯 된 할아버지를 보며, 포기란 없고 오르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지 않니? 2009.10.25. 아빠 최선을 다하는 자세_9탄 31
11.20 2009 계획을 세운다는 것_8탄 [날짜 : 2009.10.23 14:24:18] 스티빈 베리가 지은 <세렝게티 전략 - 초원의 전략가들에게 배우는 비즈니스 생존 전략> 중에 나오는 말 이다. 어느 날 하마는 세렝게티의 뜨거운 태양빛을 받으며 시원한 강물 속에서 몸을 식히고 있었다. 그때 하마의 눈에 나비 한 마리가 강 위를 나풀거리며 하늘에 그림 같은 무늬를 만들어내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하마는 그 아름다운 움직임에 매료되었다. 결국 하마는 서서히 나비와 사랑에 빠져들었다. 하마는 그들의 관계가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지혜로운 사자에게 조언을 구하러 갔다. "저, 어떻게 해야 하죠? 저는 나비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나비는 너무나 아름답고 섬세하고 정말 매혹적이에요. 하지만 그 나비에게 가까이 갔다가 그 고운 날개를 상하게 할까 두렵습니다." 사자는 오래도록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사 자는 하마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비가 되는 것이 좋을듯하오." "하지만 어떻게 나비가 된단 말입니까?" 하 마가 물었다. 그러자 사자가 답했다. "그건 나도 모르오. 나는 전략가일 뿐이고, 당신이 나비가 되는 건 실 행의 문제니까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전략'을 짜지.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를 위해 전략 컨설팅을 해주기도 하고. 프로 젝트를 추진할 때,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정치인이 선거에 나설 때, 연애를 시작할 때, 우리의 모 든 삶에서 전략을 세우는 것은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너도 익히 알고 있을 거야. 그런데 전략과 관련해 종종 오해를 하는데, 전략이라는 것이 고차원적인 것이라는 오해이지. 거꾸로 전략은 저차원적이 어야 하며, 실행, 현실, 행동의 문제라는 거지. 아빠가 보기에 상현이, 너의 전략이 이처럼 너무 고차원적 이기 때문에 실행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보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전략이 우리의 일상, 구체적인 행 동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야 의미가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그건 그저 의미 없는 꿈, 몽상일 뿐이지.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것처럼 행동하 라."라는 잭 웰치의 말을 상기하렴. 2009.10.23. 아빠 계획을 세운다는 것_8탄 32
11.20 2009 관심과 집중_7탄 [날짜 : 2009-10-21 09:35:54] 상현, 루시 조 팰러디노 라는 사람이 지은 포커스 존(Focus Zone) - 집중력을 위한 뇌의 재발견 중에서 나오는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단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단다. 두 마리 늑대가 벌이는 아주 끔찍한 전쟁이지. 그 중 한 마리는 두려움, 분노, 죄책감, 탐욕, 어리석음을 의미하고 다른 한 마리는 신뢰, 평화, 진실, 사랑, 이성을 의미하지. 너희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이 두 마리 늑대가 싸움을 한단다." 그 이야기를 듣던 한 아이가 현자에게 물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체로키 현자가 답했다. "네가 먹이를 준 늑대가 이기지."라는 말이 나온다. '관심'이 그 사람을 만드는 거지. 무엇에 관심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상현, 바로 너 자신이며, 그 관심이 결국 너를 만든단다. 위의 이야기는 어느 체로키 노인이 부족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해준 말이란다. 네 마음속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두 마리의 늑대. 그 중 승리를 거두는 놈은 '네가 먹이를 준 늑대'라고 현자는 말하지. 네가 탐욕, 분노, 두려움, 어리석음, 죄책감에 먹이를 주고 관심을 기울이면 그것이 나 자신이 되고, 진실, 사랑, 신 뢰, 평화에 먹이를 주고 관심을 쏟으면 그것이 나 자신이 된다는 사실 앞에 네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니! 네 주위에 너무도 많은 '방해물'들이 넘쳐나 네가 하려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가 힘들겠지만 너에게 가 장 소중하고 중요한 대상들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쏟으려 노력해야 하지 않겠니? 최근 너의 약속, 이틀에 한 번씩의 메일과 줄넘기, 이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너의 현재가 어떤지 보 일 것이다.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삶은 남이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두 번 사는 것도 아니라 는 사실을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마지막으로 네가 요새 조금 공부 좀 한다하며 혹시나 우쭐해 할까 봐 아인슈타인의 일화를 마지막으로 덧 붙이고자 한다. 아인슈타인의 제자가 아인슈타인에게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아는 것이 그리 많은데 아 직도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십니까? 그랬더니 아인슈타인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바로 이 원 안에 있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지. 하지만 원 밖의 것은 나도 아직 알 수가 없지. 원 안은 유한이지만 원 밖은 무한하기에 나는 아직도 연구해야만 하지. 라고 말을 했단다. 2009.10.21 아빠로부터 관심과 집중_7탄 33
11.20 2009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_6탄 [날짜 : 2009-10-20 16:20:58] 상현, 이틀마다 쓰는 편지가 처음에는 시간만 허비하는 것 같기도 하였겠지만 지금은 약간 마음이 달라졌 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아직도 편지 쓰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서서히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단다. 만약 편지를 형식을 갖추어 쓸 경우에는 수신자가 너와 공 적인 관계에 있을 경우이고, 너와 아빠는 지극히 사적인 관계이기에 메일을 그냥 하루의 일과를 생각하면 서 내일은 또 모레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정리한다는 기분을 쓰다보면 오히려 일기 쓰는 것처럼 '내가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하냐하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 하다고 하단다. 비틀즈가 유명해지기 위해서 영국에서 알아주는 이가 없어 독일에서 피나는 1만 시간의 연 습을 통해 음악의 대가가 되었고, 골프선수 최경주도 그렇다고 하더구나.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 많 지 않듯이 1만 시간을 넘겨 훈련한 사람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거지. 상현, 너에게 1만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을 훈련한다고 하면 약 3년이란 시간이란다. 1만 시간이 지 나면 너의 몸은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거지. 그렇게 자동적으로 네 몸이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아빠가 너에 게 강요하는구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계속되는 연습뿐이라는 것을, 2009.10.20 아빠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_6탄 34
12.15 2009 창조적인 마음으로 생할하기_23탄 상현, 토머스 L. 프리드만이 지은 <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단다. [날짜: 2009.12.15 18:48:37] 한 CEO가 자신의 어린 딸을 돌보고 있었다. 그는 신문을 읽으려 했지만 딸의 끊임없는 방해로 완전히 지쳐버렸다. 그러다 그는 한 면 가득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NASA 사진을 발견하고 기막힌 생각을 떠올렸다. 그는 그 면을 조각조각 찢어서 아이에게 다시 맞춰 보라고 했다. 그러고는 자리를 잡고 앉아 30분은 평화롭고 조용하게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아이가 활짝 웃으며 그의 옆으로 왔다. '벌써 끝냈니?' 그가 물었다. '넵.' 아이가 대답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맞췄니?' 너는 이 아이가 어떻게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책에서의 답은 다음과 같단다. '음, 뒷면에 사 람 사진이 있던데요. 그래서 그 사람을 맞췄더니 지구가 함께 맞춰졌어요.'.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시시한 구석이 없진 않지? 너의 언어영역 실력이 부족함을 앞의 글과 비교하여 한 번 생각해 보자. 네가 어려워하는 언어영역 중 이해해야 푸는 문제에 약한 이유는 생각하는(유추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평상 시 글을 읽을 때 창조적 비판능력을 갖추고 읽지 않으면 글의 내용을 옳게 이해하지 못하고 피상적인 내용만 이해하여 글의 윤곽을 잡기가 힘들단다. 앞의 글에서 이 아이는 앞면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 라 뒷면에도 관심을 가져, 즉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모두 이용하여 풀었기에 쉽게 해결할 수 있었지. 너도 지금부터라도 글을 읽음 에 있어 많이 읽어 지식이 많아짐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 한 문장이라도 확실하게 읽고 이해하여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단 다. 이렇게 해야만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 는 속담처럼 된단다. 비판적 사고능력을 가질 때에 비로소 그 문장에 있는 긍정적 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분석하여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단다. 이것이 바로 언어영역 이해의 핵심이고, 또한 논문작성의 기 본이란다. 하나를 알더라도 확실하게 알아가는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2009.12.15 아빠 창조적인 마음으로 생할하기_23탄 35
12.14 2009 다시 한 번 해보자_22탄 [날짜: '09.12.14 23:24:10] 상현, 이제 내일이면 시험도 끝나지. 이로써 고등학교 2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가버리고 마지막 진짜 중요한 1년의 시간이 너를 맞이하는구나. 아마 지금 너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의 상태로는 어림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 생각한다. 아빠가 너를 보며 생각하는 것이 그럴진대 너야 당연히 너의 현재 모습을 더 잘 알고 있겠지. 너의 이런 생각들이 며칠을 못 가는 것이 정말 문제라는 것이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너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근 성을 갖지 못한 것이 첫 번째이고, 너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다시 말해 네가 잘못한 모든 일은 적절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식이 두 번째이며, 셋째로는 너 자신의 관리가 안 된다는 것을 다 시 말해 준다. 탈무드에 승자가 즐겨 쓰는 말은 다시 한번 해보자 이고, 패자가 즐겨 쓰는 말은 해봐야 별수 없 다 이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해봐야 별수 없다고 생각하며 대충 하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 단다. 너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은 하루하루 너의 일정을 계획하고 반성하면 가능한데 넌 그것 또한 못 하는구나. 계획과 반성을 통해 너의 근성을 좀 더 기를 수 있고, 너의 잘못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에 그렇단다. 너와의 메일도 마찬가지란다. 너의 계획과 반성, 이런 것이 부족하기에 아빠가 너에게 제안 했고, 너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시험이라는 핑계를 대가며 어긴 것은 너의 생각이 어떤지를 단편적으 로나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설마 이 메일을 보며, 속으로 메일을 쓰지 않는 핑계거리를 말하고 있 는 것은 아니겠지! 너에게 메일을 장문으로 적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 단지 너의 하루의 결과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쓰라는 것이었는데 이를 네가 지키지 못한 것은 네 하루의 일정을 네 스스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메일을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너의 하루의 일정이 잘 정리되었다면 메일 작성에 5분이면 충분했다고 보며, 또한 하루를 마칠 시점에서 네가 잘한 점은 계속 이어가고, 못한 것은 대비책을 세우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기에 더욱 필요한 것으로 본다. 자꾸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되는 것도 아빠도 알고 있고, 이런 이야기로 메일의 내용을 채우는 것도 짜증난 단다. 하지만 네가 약속을 지킨다면 이런 일이 반복되겠니? 이제 정말 너의 중심을 다시 한 번 잡고 일 년 의 계획, 분기 계획, 한달의 계획, 보름의 계획, 하루의 계획, 그리고 시간 단위의 계획을 네 머리 속에 잘 정리하고 실행하길 간곡히 바란다. 구체적인 계획 없는 막연한 생각은 공상가만이 하는 것이란다. 2009.12.14. 아빠 다시 한 번 해보자_22탄 36
12.14 2009 기회_21탄 [날짜 : '09.12.9 15:41:05] 상현아, 기회는 언제나 조용히 그리고 아주 살며시 다가온다. 우선은 그것이 기회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 릴 수 있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하고, 그것이 기회라고 판단이 되면 주춤거리러나 우유부단하지 않고 그것을 꽉 잡아야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말이다. 마치 그것이 인생을 통해서 결코 오지 않을 것처럼 절박하게 말이다.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오겠지라고 절대 생각해서 안된다. 아마 그것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아버지 가 경험한 삶의 진실(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진실이란다)이라고 본다. 시험 잘보길.., 2009.12.9 아빠 기회_21탄 37
11.27 2009 청평사 유감 어머님의 생신이 주중인지라 한 주 이른 주말에 가족이 모였다. 출가한 가족을 포함한 모임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도 하기 힘들다. 저마다 시댁이다, 처갓집이다 하여 방문하다 보면 명절에도 한 자리에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오늘 같이 부모님 생신의 경우에는 모처럼 대가족 모임이 가능하다. 작년 가을 모임 이후 근 일 년만의 모임이다. 모임의 장소를 춘천으로 정했다. 장소를 정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가족이 함께 모이기 편한, 그리고 가급적 가보지 않은 곳으로 정할 때가 많은데 오늘은 군 복무하는 조카 녀석이 가까운 곳으로 정했으며, 회사의 게스트 룸이 춘천에 있어 잠잘 곳도 의외로 쉽게 결정되었다. 춘천에 모인 후 그 날 저녁의 메뉴는 당연히 닭갈비와 막국수였다. 요즘 소양강댐 가는 길에 자리 잡은 통나무집 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 하였다. 근 30분을 기다린 후에 자리를 안내받아 춘천의 유명 한 메뉴를 먹었으나 예전 -약 15년 전쯤 되려나- 회사 동료 결혼식 때 먹었던 닭갈비의 맛은 이제 영 찾 아볼 수 없다. 그 맛을 찾으려고 여러 번 춘천을 찾았건만. 오랜 만에 모였으니 남자들은 거나하게 술 한 잔으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여자들은 과일과 음료 등을 함께 하며 남자들의 이야기에 옳다, 그르다 끼곤 한다. 늦게까지 한 잔 한 후 잠자리에 들다 보니 아침은 늦게 일어나 아점(Brunch)으로 어머님 생신진지를 차려 드렸다. 그것도 직접 지어 드린 진지가 아닌 식당에서 드렸으니 이만한 불효도 없다. 하지만 어머님 께서는 직접 지어주신 진지보다도 자신이 낳으신 자식들과, 그 자식들이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시는 모습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셨을 게다. 청평사 유감 38
[우리 집안의 가장 어린 조카 '민영'이와 함께, 술 한잔을 걸친 후라 홍안의 모습이 사진에도 나타난다.] 청평사 유감 39
[취기어린 모습으로 와이프와 함께] 아점을 한 후 춘천의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 청평사( 淸 平 寺 )로 향했다. 배를 타고 가려했으나 쌀쌀한 바람으로 인해 육로를 이용했는데,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고 넘어 도착한 곳은 오봉산 산자락의 소양호를 바라보는 아늑한 곳이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청평사를 가기 위해 걸음을 내딛었다. 주차장에서 청평 사까지는 약 2km의 거리란다. 제법 바람이 세차기에 목도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청평사 개표소에 도착했 다. 표를 사려고 안내판을 보니 군인과 청소년, 그리고 경로 등 우대조건이 다르기에, 매표인에게 우리 10 명의 일행을 설명해주니 매표인은 군인이면 휴가증을 보여 달라, 어린이는 어린이 증명을 해라, 경로인은 경로우대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 조카의 빡빡 깍은 머리를 보여주니 요즘은 군인 아닌 사람도 저렇게 하고 군인이라고 한다며 휴가증 아니면 안 된단다. 그래서 내가 아니 어른도 계시고 어린이들인 조카들도 데 리고 왔는데, 돈 300원 아끼려고 아이들 앞에서 어른으로서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요? 라고 말하니 매표 인은 앉은 자세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매우 톤을 높여 불쾌한 목소리로 내가 군인인지 모르니 휴 가증을 보여 줘 라고 언성을 높이고, 또한 옆에 있는 사람이(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왜 증도 없이 그 러느냐고 핀잔을 준다. 하도 어이가 없어 내가 아니, 당신들은 엄연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고객에게 그럴 수 있느냐 고 하자 오히려 나보다 더 목소리를 높인다. 참 가당찮아 이 절의 주지 스님에게 말할 테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자 그건 내가 알려줄 필요가 없다. 고 반말로 말을 한다. 청평사 유감 40
나도 화가 나고 하여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상식 이하의 사람들과 다투는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여 청평 사 관람을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한 여행에서 그 매표소 매표인의 행동 하나로 우리 가족모임은 엉망이 되었다. 나도 불교를 믿는 조계종 신도이지만 조계종 산사에 가서 이런 불쾌한 경험을 하고 보니 정말 실망스러웠다. 집 에 돌아와 청평사 전화를 알아보고 매표인이 다른 분들과도 실랑이를 할 소지가 다분하기에 스님에게 여 차저차 말씀드리니 영 신통치 않게 대답하신다. 후에 알아보니 그 매표인은 청평사를 찾는 다른 사람과도 자주 실랑이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표인이야 몰라서 그랬다고 치자, 청평사 스님들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을 텐데 왜 매표인을 잘 교육하여 찾아오는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 런 자세를 보이지 않는지 이상하다. 행여 청평사를 찾아오는 사람을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고 스님 아래 계 층의 범부로 생각하여 그렇게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정말 씁쓸하다. 더구나 불교도가 아닌 다른 종교인들 도 이 곳 청평사를 찾을 텐데 산사 입구에서 나와 같은 봉변을 당하여 청평사의 이미지가 나빠져도 괜찮 다는 것인지. 고객은 언제나 옳다 라는 말을 알기나 하는지. 그리고 또 하나, 굳이 먼 길을 달려와 절 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왜 관람료를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에 문화재라는 이유로 관람료를 받겠다 는 것에 대해 백번 양보하더라도 사찰 가까운 곳에 매표소를 설치하던가 해야지, 왜 저만치 먼 거리에 매 표소를 설치하여 등산하는 사람들까지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징수하는지 모르겠다. 청평사 유감 41
[소양강 가에 새겨진 소양강 처녀 노랫말인데, 너무 추워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상 점들도 철시하여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청평사 유감 42
11.26 2009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도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한다. 다니는 회사가 기술을 근본으로 하는 회사임에도 기술력보 다 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내일 유래가 없는 엄청난 비가 온다고 예보되었다. 내가 사는 동네 는 저지대인지라 상습침수지역이며, 이번 비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강우량이다. 자 우리는 이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 인데, 집안의 모든 가재도구들은 방수처리가 되는 기술을 활용하여 전혀 손상을 입지 않으며, 즉 물적 손실은 전혀 없으며, 인적 손 실만 발생가능하다고 가정하자. 이 뉴스는 이 동네의 동장만이 전해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사장의 말을 말단직원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지 않은가! 뉴스를 접한 동장이 주민에게 내일 비가 많이 오니 조심하세요! 라고 단 순하게 이야기하면 주민들은 어떻게 후속조치를 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다수의 사망자가 발 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일이 왕왕 일어난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일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그리고 대부분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기에, 미팅이나 워크숍 또는 대화를 통해 하곤 한다. 혼자 하는 생각보다 여럿이 생각할 때 서로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뜻하지 않는 아이디어가 생겨 서 원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많은 경험에 비추어 평상 시 근무할 때 팀원들에게도 대화를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많은 딜레마에 봉착하는데, 이는 앎(기술에 대한 지식)의 부족 때문에 발생하지 않고 대부분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잘 모르기 에 일어난다. 커뮤니케이션은 내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입 장에서 생각하고, 거기에 더 심한 경우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다. 특히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핏줄 세워가며 주장할 때 이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차라리 전쟁이다. 말의 전쟁이라고 할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은 배려의 정신에서 나온다. 배려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다시 말해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으니 이는 운전면허가 없는 것은 둘째 치고 운전을 전혀 배우지 않은 사람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몸의 상처는 일정기간동안 아픔을 주지만 맘의 상처는 영구적인 상처를 주며,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의 기법을 잘 익혀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익히려고 전혀 시도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된 방법을 고수하곤 한 다. 이런 사람들을 볼 때 베이컨이 말한 동굴의 우상 보다는 차라리 시장의 우상 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배움을 통해 알고 이를 실행하고 때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인류의 거대한 진전이 이루어졌음 을 생각하면 커뮤니케이션도 이와 다름없다. 不 恥 下 問 ( 孔 子 穿 珠 와 비슷, 자신을 낮추어 배우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居 敬 窮 理 (항 상 그 자리에서 본질을 생각한다.), 朝 聞 道 夕 死 可 矣 (질문을 통해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무엇이든지 좋다.) 라는 배움의 자세를 통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여야 하지 않을까?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43
11.25 2009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날짜 : 2009.11.25 11:28:29] 상현, 오늘은 최근 기사내용을 소개해 주려고 한다. 너도 물론 신문을 보고 있지만 아마 이 내용은 신문에서 보 지 못했을 것이고, 또한 내용 중에는 신조어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으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영국의 유력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2010년의 세계'라는, 새해에 대한 종합 전망을 발표했단다. 연말마 다 내놓는 자료로 벌써 24회째라는구나. 눈에 띄는 신조어가 있는데, '비시스(BICIs)', 즉 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네 나라의 앞 글자를 딴 새로운 용어란다. 요즘 러시아가 부진한데,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가 내년에 러시아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단다. 기존의 '브릭스(BRICs)' 대신 '비시스(BICIs)'라는 용어가 쓰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구나. 이들 거대 신흥 국가들의 경제는 내년에도 활기를 띨 거라는 전망이지만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관대 한 강대국'이 될지 아닐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단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거대 신흥 국가들의 경제가 호 조세를 보이겠지만 아직은 세계경제를 견인해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았단다. 내년 세계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하겠지만 선진국 경제의 회복 속도는 그리 빠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V자 회복보다는 U자, 최악의 경우에는 W자의 지루한 회복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란다. 그리고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단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G2'로 공식화했지. 인도는 건국 이후 처음으로 농업보다 공업의 비중이 높 아질 것 같다는 보도도 덧붙였구나. 이밖에 신종 플루는 잠시 주춤하다가 내년에 두 번째 대유행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그린 뉴딜'의 영 향으로 2010년에는 환경 분야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단다. 참고로 G2(Group of 2)는 미국과 일본, G3는 G2+독일, G7은 G3+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G8(G7+러시아), G10(G7+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이고,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G20회의가 열리는데, G20은 세계 GDP의 90%를, 국제교역의 80%를(EU간 교역 포함),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협의체로 G7국가와 12개의 신흥개도국, 그리고 EU(의장국)로 구성되며, 신흥개도국은 한국, BRICs(Brazil, Russia, India, China), 아르헨티나, 호주,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공, 터 키의 20개국과 국제기구인 IMF, World Bank, 유럽중앙은행도 참여한단다. 그리고 통섭( 統 攝, Consilience)에 대한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한다.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위대한 아이디어는 레스토랑의 회전문에서 탄생한다. 고 했는데, 통섭(Consilience) 측면에서 이 말을 해석하면 다른 분야의 학문과 지식을 서로 교환할 때 위대한 아이디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44
어가 창출된다는 뜻이란다. 통섭(Consilience) : Edward Wilson이 주장하는 개념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이 모두 인간에 대 한 학문이기에 유전학, 진화론, 뇌과학 등의 생물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하다는 것이 가능하 다는 생각을 담고 있는 개념으로 이 개념이 상당히 도전적이어서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뜨거움 오늘은 새로운 용어와 요즘 유행하는 개념들에 대한 내용들로 메일을 썼는데, 혹시 아빠 메일을 보며 잠시 여유를 가지려고 했다가 더 머리가 아픈 것은 아닌지^_^ 2009.11.25 아빠 추신: 오늘 저녁에 보는데 맛있는 것 먹을까? 새로운 용어 소개_20탄 45
11.20 2009 완벽한 기본을 통한 인생의 주인공되기_19탄 [날짜 : 2009.11.20 00:54:28] 이제 서서히 네 위치를 알아가고 있으며, 네가 생각하고 있는 위치는 어떻게 해야 갈 수 있는지 좀 더 구 체적으로 알아가고 있어 아빠로서 기쁘구나. 한편으로는 이를 좀 더 빨리 스스로 느껴서 어느 정도 고지에 올라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으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속담처럼, 그리고 네 말처럼 황소걸음으로 후회하지 않고 완벽하게 하면 1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부족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수능이나 모의고사, 내신 등 시험뿐 아니라 학교를 나와 회사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란다. 기본이 안 된 사람은 특수한 경우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랜 기간동안 일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펑크 나는 것 을 볼 수 있단다. 피카소가 추상화의 대가라고 해서 처음부터 추상화를 그리지 않고 사실적인 그림들을 완 벽하게 그린 후에 비로소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후에 추상화의 대가가 되었듯 그 어느 것도 기본이 충실하지 않으면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단다. 아빠가 읽은 책 중 그리스 관련 책들에는 아빠의 정신세계를 풍부하고 알차게 해주었단다. 그런데 아빠가 책에서 배운 것 중의 하나는 등장인물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우열이 갈린다는 점, 지독히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란다. 힘든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 그가 주 인공이지. 모든 역경은 성공 스토리와 주인공을 빛나게 만들기 위한 좋은 재료일 뿐. 상현, 너의 인생의 주인공이 되거라. 야압. 2009.11.20 아빠 추신 : 가족모임에 함께 하지 못하는 네가 아쉽기도 하지만, 훗날 네가 '훌륭하게 되기 위한 과정에서 이런 어려움도 있었다.'는 것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완벽한 기본을 통한 인생의 주인공되기_19탄 46
11.20 2009 네 자리를 잡 잡아라_18탄 [날짜 : 2009.11.16 17:06:47] 상현아, 자리를 잡는다는 뜻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공통적인 의미는 안정 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긴 방랑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자리를 잡고 일을 열심히~,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자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행운을~, 마당 한 가운데 자리를 잡고~ 등의 예문에서와 같이 자 리 란 의미에는 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잖니! 네가 말하는 자리는 너 스스로 해야 된다는 말에 아빠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렇게 위해서는 네가 말한 대로 열심 이라는 기본이 전제되어야 하겠지. 실은 세 상사에서 저마다 사람들이 자기의 위치를 잘 잡고 행동하면 얼마나 평화롭고 아늑하겠니. 그렇지 않기에 이 세상은 불안과 혼돈, 질투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과 결과들이 산재되어 있다고 본다. 자기가 할 일을 안 다는 것은 결국 자기의 위치를 잘 잡는 것이니 아빠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엄마는 열심히 건강관 리를 하며, 너와 아빠에게 엔돌핀을 팍팍 나오게 하는 그런 모습을, 그리고 너는 학생의 역할을 하는 그런 자리를 잡아야 하지. 너의 공부하는 환경을 바꾸었다고 하니 아마도 새로운 환경에 네가 적응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열심히 하 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이 새로운 환경이 어느덧 익숙한 환경으로 변하면 서 조금 나태해지곤 하지. 그렇다고 매 번 새로운 환경으로 옮기기에는 불확실성이 또한 병존하기에 그리 할 수도 없으며, 따라서 적당한 선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지 않겠니? 오늘 신문을 보니 서울대 주요학과의 커트라인은 원점수로 400점 만점에 390점 이상이라니 수능에서 1~2 문제만 틀려야만 서울대의 주요학과(경영대학, 의과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고 보도하더구나. 피나는 경쟁 이라는 현실에서 네가 이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도, 행동도 그렇게 굳게 다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네 자리를 잘 잡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다오. 2009.11.16 아빠 p.s. : 안정적인 자리를 차지하여 엄마가 원하는 1년에 2~3개월 동안의 동남아 골프여행을 만족시키는 것 이 우리 상현이의 임무 중의 하나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도록.^_^ 네 자리를 잡 잡아라_18탄 47
11.20 2009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날짜 : 2009.11.3 02:14:31] 아빠가 지인에게서 받은 메일인데 먼저 너도 첨부를 열어 한 번 감상하기 바란다. 스피커의 볼륨도 적당히 tunning하고 말이다. 이제 다 들었니? 먼저 영상을 보고나니 어떻게 모든 볼이 수집 콘에 들어가는지 정말 믿을 수가 없구나. 이 신기한 기구는 Robert M. Trammell이라는 음악 지휘자와 아이오와대학의 Sharon Wick School(기계공학)의 협업작품이 라는구나. 이 팀은 이 영상을 찍기 전에 13,029시간을 투자하여 배열, 교정, 조율을 마쳤단다. 이 기구는 대학의 Matthew Gerhard 동창회 홀에 설치되어 있고, Smithsonian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라는구나. 어떻게 보면 3분 30초가 채 안되는 간단한 영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의 영상을 만들기 위 해 13,029시간을 투입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이란다. 우리는 어떤 결과를 보고, 그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중 간과정이 별로였을 거라는 생각을 하곤 하지. 하지만 이런 간단한 음악을 얻기 위해서 공들인 시간이 우리 의 상상을 초월하듯이 만약 정상에 우뚝 서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유추할 수 있겠지. 정상에 오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이 영상은 함축하고 있다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열심 히 최선을 다하길. 2009.11.2 아빠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48
추신: 가을 날씨임에도 많이 추워져 겨울 같은 날씨이구나. 추위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렴. Subject: A MUST VIEW - Mechanical Engineering This is AWESOME to watch and listen to!!! AMAZING! Turn your sound on for this. Read this first, then watch. This is almost unbelievable. See how all of the balls wind up in catcher cones. This incredible machine was built as a collaborative effort > between the Robert M. Trammell Music Conservatory and the Sharon Wick School of Engineering at the University of Iowa. Amazingly, 97% of the machines components came from John Deere Industries and Irrigation Equipment of Bancroft, Iowa...Yes, farm equipment! It took the team a combined 13,029 hours of set-up, alignment, calibration, and tuning before filming this video but as you can see it was WELL worth the effort. It is now on display in the Matthew Gerhard Alumni Hall at the University and is already slated to be donated to the Smithsonian. 보이지 않는 노력_14탄 49
11.20 2009 10,10,10법칙_17탄 [날짜 : 2009.11.14 17:17:27] 어제는 대전에서 회사 일을 보느라고 서울에서 하루 일찍 출발했었다. 아침 무렵에는 엄마랑 건강검진을 받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정신없이 점심을 먹고 고속버스에 올라타 대전으로 내려왔단다. 오랜만에 내려 온 대전은 이전과도 별반 변한 것이 없었고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 같다는 생각이었지만 실은 아빠가 알 지 못하게 많이 변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수능시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으니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 현아, 혹시 너는 국, 영, 수 이 세과목에 대해 1등급만 얻는다면 성공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혹시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해주고 싶단다. 네가 가려는 학교는 1등급이 문제가 아니라 몇 개를 틀려야 갈수 있는지를 따지는 학교이기에 그저 단순하게 1등급을 유지하자 라고 생각하지 말 기를 바란다. 내려오면서 읽은 책이 미국 굴지의 기업인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의 부인인 수지 웰치의 책인 10, 10, 10 이었다.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10,10,10 법칙을 떠올리며 하라는 내용인데, 10분 후, 10개월 후, 10년 후를 의미한단다. 물론 10분은 정확하게 10분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단기간이라는, 10개월은 중기, 10년은 장기적으로 해석하면 되겠지. 만약 지금 네가 공부하는 것을 10,10,10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겠니? 10분 후 너는 너 자신의 계획을 열심히 해 나갈 거라는 희망에 온 몸에 엔돌핀이 솟아날 터이고, 10개월 후면 수능 을 잘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황홀해할 것이며, 10년 후에는 안정된 생활을 꾸려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겠지. 그렇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지. 그런데 너 는 약간 의지력이 약하니 그 약한 의지력을 10,10,10에 잘 맞추어 네 의지를 강하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아마도 100명 중 10명은 생각을 강하게 하여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10명 이 다 성공하지는 못하지. 왜냐하면 실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 그 중에서 3명 정도는 실천하겠지. 하지 만 긴 기간동안 흐트러짐 없이 실천하는 것은 1~2명 정도이지 않을까? 너는 지금 어느 단계에 있으며, 네 가 가야 할 단계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분명히 정립되지? 2009.11.14 아빠가 10,10,10법칙_17탄 50
06.28 2010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학원가로 유명한 대치동으로 집을 옮긴 이유는 맹모삼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재물을 더 확보하려는 물적 욕심 또한 없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둘 중 어느 효과가 더 많을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테지만. 햇수로 헤아려보니 벌써 4년 전 일이다. 엊그제 같 았던 일들이 실제로 헤아려보면 많은 시간들이 흘렀음을 알게 된다. 학원가인지라 집 주변에는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많은 학원들이 산재 해 있다. 바로 집 건너에 있는 학원으로는 수학으로 이름난 페르마학원이 있는데, 며칠 전 서점에 들러 구입한 책이 사이먼 싱이 지은 페 르마의 마지막 정리 라는 책에서 나오는 그 유명한 수학자 페르마의 이름을 딴 학원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다는 것을 21세기 이전의 신문에서 본 기억도 있기에 이 책이 눈이 아니 갈 수 없었다. 17세기에 살았던 유명한 아마추어 수학자인 피에르 드 페르마가 남긴 정리를 증명하고자 당대의 그리고 후대의 유명한 수학자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이야기하는 형태로 나열한 것이 이 책이다. 최근 회사 일을 핑계로 너무나 독서에서 벗어난 길을 가고 있는 그리고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는 자신을 보며 서점에서 고른 것이 이 책과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인데, 요즘 들어서 독서의 방법으로 선택한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읽기 에 선택된 책이다. 먼저 정의의 개념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흥미가 있어 한참 진도를 나가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를 먼저 다 읽게 되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다음과 같다. X n +Y n =Z n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의 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n이 2일 경우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인 X 2 +Y 2 =Z 2 가 되어 이 식을 만족시키는 자연수 X, Y와 그에 따른 Z는 무수히 존재하게 되지만. n=4인 경우는 페르마 자신이 증명을 써서 남겼으나, 그 후 350년간 많은 수학자가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증명 은 여전히 명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에 의해서 중요한 이론이 파생하여 전개되어 정수론에 큰 진보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런 의 미에서 극히 중요한 정리라고도 할 수 있다. 더욱이 1908년 독일의 볼프스켈이 2007년까지 이 정리를 증명하는 사람에게는 10만 마르크의 상금을 주라 는 유언을 남겨 이 문제는 더욱 유명해졌다. 엄청 간단해 보이는 이 방정식이 350년이 지나서야 증명되는데, 페르마는 디오판토스의 책 산술(Arithmetica) 한 구석에 자신은 이 정리를 증명했지만 이 책의 여백이 모자라 적지 않는다고 썼다. 증명되지 않은 명제이므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가 아니라 페르마 가설 이라 고 부르는 것이 옳지만, 이 명제를 증명했다는 페르마의 주장을 존중하여 예전부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라고 불러왔다. 증명에 실패한 얼마나 많은 학자들의 고뇌와 좌절은 안보아도 훤히 보일 지경이다. 그러다 1997년 영국 출신의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인 앤드류 와일즈에 의 해 증명이 되었는데, 사실 이 책에서는 앤드류 와일즈가 증명한 과정은 나와 있지 않다. 증명과정이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약 200쪽에 이르는 증명과정이 나와 있다 하더라도 수학에 정통한 - 아마도 일반 수학자들도 이 부류에 제외될 것이다 - 사람들만 이해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 책은 출판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하기 위한 350년 동안의 과정들이 비교적 상세히 사실로 기술되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유명한 러셀, 힐베르트, 괴델, 오일러, 라그랑 쥬 등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와일즈가 해결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어린 시절에 접하고 그것을 풀어보겠다는 당찬 어릴 적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나가는 수학자의 여정을 확인 하게 되며, 수학의 경이로움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또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발견이나 발명, 그리고 증명은 어느 한 사람이 독창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거기에 자신의 결과를 반영하여 이룬 것이라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51
사실을.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업적을 두고 그 자신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 보았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물론 뉴턴의 겸손함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세상의 위대한 발명이란 단지 한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이미 다른 사람들이 이룬 성과들이 있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즉 와일즈 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자신이 독창적인 방법을 써서 증명한 것이 아니라 다른 수학자들이 발명하거나 발견한 수학적 원리들을 유효적절 하게 잘 이용함으로써 증명했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수학사 최대 난제 중 하나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꾸 로 되돌아가 희랍의 피타고라스에서부터 수학사의 거대한 흐름들을 나열한다. 그리고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것으로 끝 을 맺는다. 마치 수학에 관한 역사이라고 할까. 어린 10살 무렵 와일즈는 도서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기록한 책을 보고 평생에 걸쳐 이를 증명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가 되어 무려 7년 동안 가족과 함께 쉬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시간 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데 바쳤다.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고 쉽게 포기해 버리는 아이들이나 단기간에 무조건 큰 결과만을 올 리려고 하는 오늘의 우리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은 혜안을 얻을 것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52
04.18 2010 휴일에 즐기는 휴식 홍미숙의 희망이 행복에게 중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나도 휴식을 취하고 싶다. 내 삶에 재충전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쫓기듯 살아온 지난 세월에 미안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한나절 여유를 가져보는 것,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보는 것, 어느 것이든 좋겠다. 그래야 생동감이 되살아날 것이고, 그래야 나의 봄을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휴( 休 )! 한자 ' 休 '자의 모습처럼 나도 나무에 기대서서 며칠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 오늘은 4월 셋째 주 일요일로 제가 있는 곳은 전라남도 영광입니다. 어제 토요일에는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본 후 무안으로 이동하여 난생 처음 무안 낙지를 먹었는데 몬도가네 식의 식탐을 경험했습니다. 10년도 넘은 예전 부산에서 살 때 직원들과 함께 곰장어를 짚불에 구워먹을 때의 몬도가네 식 요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살아 있는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둘둘 말아 통째로 한 입에 삼켜 열심히 씹어야 합 니다. 그렇지 않으면 낙지의 발판이 입안 구석구석에 달라붙어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동안 산낙지도 먹어보고 연포탕도 먹어보 고 하였지만 이렇게 낙지를 통째로 먹어보기는 태어나 처음 하는 일이었기에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일행이 먹는 것을 보니 저도 어느덧 두 번 째 먹을 때는 안정이 되더군요. 그렇게 두 마리를 뱃 속에 보내놓은 후 드라이한 와인을 곁들이니 와인이 꼭 유럽인 들 요리에만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요즘 유행하는 막걸리와도 먹었다면 어울렸을 듯 합니다. 휴일에 즐기는 휴식 53
[위 사진들은 어느 싸이트에서 퍼 온 낙지사진이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영광으로 돌아와 일찍 자리에 들은 후 일요일 아침 눈을 뜨니 제가 살고 있는 영광의 원룸 안이었습니다. 올 해 들어 일 요일 아침은 이 곳 영광에서 처음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휴일은 어김없이 서울로 올라가 집사람과 함께 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혼자의 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내일 우리 팀의 중요한 일 때문에 오늘도 회사에 나와 내일의 일들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휴일은 어김없이 집사람과 함께 휴식을 취하곤 하였는데 이번 주 휴일도 없이 일을 하니 아마도 다음 주는 무척이나 긴 주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휴일이란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힘이 들 때, 어려울 때 잠시 머리 속을 비울 수 있는 것이 휴일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요? 머리 속을 잠시 비운 후 심기일전하여 힘이 든 일이나 어려운 일들을 잘 헤쳐갈 수 있는 것은 바로 휴식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이번 주는 다른 주보다 힘들겠지만 마음 속으로라도 휴식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하기야 이런 고민이 행복한 고민인지도 모릅니다.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제 친구 녀석은 지난 설 연휴 이후로 지금까지 서울 집에 다녀오지 못하고 발전소에서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저야 새 발의 피죠. 하 지만 일을 하고 싶은데도 직업을 구하지 못하여 지친 분들에 비하면 정말로 저는 이런 말을 할 자격도 없을 겁니다. 오늘도 사무실에 나와 일을 보다 점심 후 가만히 앉아 이러저런 생각들을 해 봅니다. 때론 이런 엉뚱한 생각들이 휴식시간일 겁니다. 서울의 아들 녀석은 고3이라 대학준비에 정신이 없을 것이고, 뒷바라지하는 집사람은 함께 정신없이 보낼 겁니다. 집사람에게 전화해야겠습니다. 그 래도 목적 있는 일이 있을 때 행복하다고, 그래야 휴식의 기쁨도 만끽할 수 있다고. 휴일에 즐기는 휴식 54
04.15 2010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최근 UAE에 원전을 수출하기로 결정됨으로 우리나라의 원전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원전사업에 오랜 기간동안 종사해온 나도 은근히 이 사업에 일조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점점 아파하는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원자력발 전이 친환경에너지의 종착역은 아니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볼 때 원자력에너지가 가장 친환경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 나라에는 원전이 위치한 곳이 4곳인데, 각각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고리원자력발전소, 경주시에 월성원자력발전소, 전라남도 영광군에 영광원 자력발전소, 그리고 경상북도 울진군에 울진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작년 기준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전기의 34%였는데,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인 영광원자력발전소는 12%를 만들었다. 이를 지역으로 따져보면 광주광역시와 전라도, 그리고 제주도에서 쓰는 총 전기를 공급하고도 약간 남는 양이다. 원자력발 전소는 화력발전소와 전기를 만드는 원리가 비슷하다. 즉, 높은 압력과 높은 온도(원전의 경우 70kg/cm2의 압력과 280 의 온도)의 증기가 터 빈을 돌리는데, 이는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에 의해 전기가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열에너지를 기계적에너지로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각 가정이나 공장에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국민들이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단지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가 다른 것은 증 기를 만들기 위해 화력발전소는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가스 등을 이용하는 반면 원자력발전소는 우라늄이라는 핵반응의 원리를 활용한다. 아인슈타인의 E=mc2의 원리에 의해 원자력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는 온도와 압력이 낮아지는데, 이를 완전히 식힌 후 순환시켜 다시 가열해야 한다. 이는 랭킨싸이클이라는 일 반인에게는 다소 어려운 열역학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완전히 식히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한데 일반 적으로 강물이나, 호숫물, 바닷물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의 모든 원자력발전소는 바닷물로 식히고 있다. 이 바닷물은 각 원자력발전소마 다 값은 다르지만 약 7~8 상승하게 된다. 이를 온배수라고 하는데 영광원전에서는 온배수를 활용하여 아쿠아리움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올해 초부터 보직을 변경하여 방재환경팀장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나의 업무 중의 하나가 에너지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2월 경에 조선닷컴에서 영광원전 에너지아쿠리움을 소개하였는데, 낼 우리 사장님과 지역주민들을 모시고 개관식을 한다. 영광이라는 조그만 지역에 만들어진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아쿠아리움이 될 것이고, 또한 지역의 명물이 될 뿐 만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직접 체험하는 학습의 장이 될 것이라 생각하면 은근히 기대가 된다. 하지만 원자력발전 소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출입이 제한적이어서 에너지아쿠아리움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접근성이 용이한 길을 잘 확보하는 일이 우선시된다. 다른 아쿠아리움과 달리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관람은 공짜다.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55
밑의 링크는 기사내용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01/2010020101249.html http://news.kbs.co.kr/society/2010/04/17/2081927.html#// http://www.ytn.co.kr/_ln/0103_201004170603086655 http://news.donga.com/3/all/20100427/27907477/1 영광원전 에너지아쿠아리움 56
04.03 2010 자라보고 놀라다 저번 주 이틀간 회사 내의 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서울 집으로 곧장 왔다. 교육원은 부산의 기장이라는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데, 실은 한적하다기 보다는 발전소 건설로 어수선 한 것이 실상이지만, 10여 년 전 내가 그 곳에서 3년간 근무했던 추억을 가진 곳 이기도 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긴 하지만 그 곳에는 나와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이 이제는 거의 없고 이 곳 저 곳 둘러보아도 낯선 이의 자취만 남아 있었다. 이틀 간의 기간 동안 같은 직급의 동료들과 교육을 함께 하여 다른 사업소에서 근 무하는 동료들과 오랜 만에 만나 회포를 풀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무러면 어떠하리. 서울로 오는 길은 주말이라 그런지 더욱 막힐 것 같아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 도착하여 직행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비가 오기에 와이프가 전철역까지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는데, 생각해 보니 지금껏 3년 동안의 주말부부생활동안 처음으로 마중 나온 것 같다. 오늘은 엄청 대우받은 것일까 생각해 본다. 하기야 아들 녀석 학원가는 길은 열심히도 차로 보내주고 데려오고 하건만 하나 밖에 없는 남편은 큰 사람(마음이 큰 사람이 절대 아니고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이다)이니 잘 오겠지 하는 심 정으로 대하는 것 아닐까? 젊은 시절이라면 아마 모든 일 제쳐두고 버선발로 맞이했을 터인데 라는 생각도 해 보지만 결혼생활 20년 이 다 되가는 지금 그 옛날 청춘처럼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장소와 때에 맞는 적당한 행동이 더 우아할련지 모르겠다. 금요일은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이번 휴일은 3일 간의 연휴이다. 직장 생활하며 가장 좋은 것은 휴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휴일동안 몸 과 맘을 리프레쉬하고 주중에 열심히 에너질 발산하는 것이 진정한 직장인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번 휴일은 뭔가 좀 근사하게 해 보고 싶었는데, 아들 녀석이 학교에 간 후부터 와이프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 금요일 하루 종일 침대와 붙어 있다. 안쓰러운 마 음으로 보고 있노라니 3일 연휴 멋지게 보내겠다는 생각은 언제였냐는 듯 생각도 나지 않고 빨리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뿐이 다.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나이 들수록 와이프가 제일 소중하다는 말. 특히 두 번에 걸쳐 큰 수술을 하였는지라 솥뚜껑만 보아도 놀란다는 것이 내 심정이다. 다행히 오늘 아픈 기색은 많이 가시고 얼굴에 핏기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오래된 것 중에 좋은 것은 친구와 포도주라는데, 20년 동안의 결혼생활에서 얻은 사실은 오래된 것 중 가장 좋은 것은 와이프라는 사 실이다. 하나 뿐인 비속 혈육인 아들 녀석보다 더. 왜냐구? 아들 녀석은 와이프보다 덜 오래 사귀었기에. 자라보고 놀라다 57
03.08 2010 일년의 계획, 출발선 상을 지나고 보니 1월 1일 새해 첫 날 올 한 해 나의 목표를 책 50권 읽기, 체중 6kg 감량하기, 돈 2,000만원 모으기로 하였는데, 3월이 된 지금 아뿔싸! 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이 약속마저도 작년의 약속보다, 심지어는 작년의 결과보다 더 완화시켜 약속한 일이거늘 오히려 정 반대로 가 고 있으니 말이다. 2개월 동안 책은 2권이나 읽었을까, 체중은 오히려 늘었고, 순자산 증가는 없으니 해도 너무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있기에 원인을 알아보자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 한가지로 요약된다. 다름 아닌 환경의 변화 에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직장에서 나의 근무환경의 변화이다. 그동안의 근무환경은 내부고객의 만족만 충족시키면 되는 업 무이었는데, 그것도 변화무쌍하게 마음이 움직이는 고객이 아닌 주로 마음은 없는(정지되어 있는) 고객을 상대했으니 엄청 편한 자리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의 이 자리는 외부고객의 만족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화하기 힘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외부고객만 만 족시키면 모든 것이 오케이가 아니다. 방대하고 깊은 사고, 지식, 경험을 요하는 그런 자리이다. 그러다보니 퇴근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퇴근 후에도 다음 날의 일들로 충분히 앉아 사고할 틈이 없다. 덥석 앉고 보니 이 자리가 자로 그런 자리이다. 그렇다고 올 한 해의 목표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이다. 물론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2개월이 흐른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다음의 10개월 동안 달라질 구석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볼까? 환경이 바뀌었다고 안될까? 고민해 본다. 다시 생각해야 할까? 계획의 수정을,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음에도 계획을 수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계획을 실행하지 않는다 는 생각이 진하다. 다시 생각해 보자. 나의 일 년 농사를 어떻게 바꾸어 지을 것인지를. 이제 봄이 다가온다. 一 天 之 在 干 晨, 一 年 之 計 在 干 春 (하루 중에는 새벽이 중요하고, 일년 중에는 봄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새벽을 잘 맞으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게 되고 그런 날이 쌓이면 평생 동안 보람 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빨리 자리를 접고 내일의 계획을 노래하자. 일년의 계획, 출발선 상을 지나고 보니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