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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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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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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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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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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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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하 1 우리 은하 위 : 나선형 옆 : 볼록한 원반형 태양은 은하핵으로부터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 2 은하의 분류 규칙적인 모양의 유무 타원은하,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나선팔의 유무 타원은하와 나선 은하 막대 모양 구조의 유무 정상나선은하와 막대나선은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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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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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운 체계상의 특징 음운이란 언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작은 언어 단위이다. 즉 의미분화 를 가져오는 최소의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자음, 모음, 반모음 등의 분절음과 음장 (소리의 길이), 성조(소리의 높낮이) 등의 비분절음들이 있다. 금산방언에서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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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강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106월 평가원] 1)심청이 수궁에 머물 적에 옥황상제의 명이니 거행이 오죽 하랴. 2) 사해 용왕이 다 각기 시녀를 보내어 아침저녁으로 문 안하고, 번갈아 당번을 서서 문안하고 호위하며, 금수능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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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 2위는 KBS 1TV의 일일연속극 <당신만이 내사랑>, 3위는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가 꼽혔다. 표1 2015년 시청률 상위 20개 프로그램 순위 프로그램(그룹) 채널 가구시청률(%) 1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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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강습회원의 수영장 이용기간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로 한다.다만,월 자유수영회 원,자유수영 후 강습회원은 접수일 다음달 전일에 유효기간이 종료된다.<개정 , > 제10조(회원증 재발급)1회원증을 교부받은 자가 분실,망실,훼손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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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C Issue Paper_2014_Vol.14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 한국영화, 반전을 꾀하라 책임연구 : 전종혁 발행인 김의석 발행일 2014년 8월 11일 - 영화진흥위원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55 경남정보대 센텀산학캠퍼스 13층, 14층 전화 (051)720-4700 / 팩스(051)720-4849 홈페이지 www.kofic.or.kr C 영화진흥위원회, 2014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한국영화, 반전을 꾀하라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전 종 혁

Contents 들어가는 글 / 1 할리우드의 강세와 한국영화의 숨 고르기 / 3 한국영화, 흥행과 실패의 이유 / 5 다양성영화의 진화, 아트버스터의 탄생 / 9 여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 11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1. 들어가는 글 지난해 극장 관객은 2억 1,332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최고의 호황기를 이루었다. 이 중 한국영화 총 관객 수 역시 역대 최다인 1억 2,727만 명(관객 점유율 59.7%)을 기록했다. 극장 관객과 매출액의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2013년에 이들 모두 최고점을 찍었다. 때문에 2014 년 상반기 영화산업 성적 또한 자연스레 기대를 모았다. 2012년과 2013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극장시장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혹은 현상 유지가 가능할지 여부가 영화계 최대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낙관적이다. 2014년 상반기 영화산업 통계 지표들과 하반기 기대작을 통해 낙관 에 이르게 된 까닭을 되짚어 본다. 영화진흥위원회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관객 수는 9,651만 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9,851만 명 대비 200만 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상반기 총 매출액은 7,418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76억 원이 증가했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4,154만 명(관 객 점유율 43.0%)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03만 명이 줄었지만, 외국영화 관객 수가 1,203만 명 늘면서 5,497만 명(관객 점유율 57.0%)에 이르렀다. 즉, 한국영화 관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 규모는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였다. 극장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관객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로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의 여파를 들었다. 영화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올해 상반기 최고의 이슈도 역시 세월호 였다. 사회적 이슈 등의 영향으로 극장 관객은 줄었지만, 그럼에도 전체 매출액이 증가한 것은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흥행 덕이 컸다. 3D와 4D 버전의 관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반 상영관보 다 티켓 가격이 높은 3D, 4D 이용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3년 상반기 전체 3D 영화 매출 액은 302억 원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428억 원으로 126억 원(41.7%) 증가하였고, 4D와 아이맥 스를 포함할 경우 2013년 529억 원 대비 2014년 673억 원으로 27.2%가 늘어 매출액 증가에 영 향을 미쳤다. 더욱이 지난 2월 감행한 극장들의 가격차별화 정책 이 극장 객단가의 상승을 이끌었 다. 7,351원에서 7,687원으로 336원이 올랐다. 멀티플렉스 CJ CGV의 경우, 주말 기준으로 3D 티켓 가격이 종전 13,000원에서 12,000원으로 1천 원 인하했음에도 이용 관객이 크게 늘어 전체 상영 매출 증가에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가격차 별화로 인한 3D의 가격 인하가 곧 매출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3D의 가격 인하가 3D 관객 유입에 도움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극장 관계자들은 그 효과가 크지 않다고 추정한다. 3D, 4D 관객의 특성상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정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는 <겨울왕국>을 필두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엑스 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 3D 효과를 강조한 영화들이 줄줄이 개 봉해 3D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가격차별화에 대한 관객의 인식이나 체감은 그 1

리 높지 않은 편이다. 상당수의 관객은 영화관 매점에서 판매하는 팝콘과 음료의 폭리에 대한 불만 이 가장 큰 편이다. CJ CGV 홍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3D와 4D에 최적화된 할리우드 블록버스 터들이 대거 개봉하며 전년과 비교해 3D와 4D를 이용하는 관객들이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 관람객들의 이용 행태 역시 예년과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3D와 4D를 통한 영화 관람 역시 영화를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3D와 4D를 이 용하는 관객들이 주로 10대에서 20대 초로 비교적 어린 나이일 거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관객층을 분석해 보면 20대에서 40대까지 폭넓게 이용하고, 특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 가장 많이 3D와 4D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설명한다. 또한 3D, 4D관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이제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3D와 4D에 대해 잘 알고 있 다. 때문에 이들 특별관에 포커스를 맞춘 별도의 마케팅은 펼치고 있지 않다. 단지 이들 상영관에 최적화된 영화가 개봉을 하면 홍보 과정에서 해당 상영관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7월 23일에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 2>의 경우 4D로 보면 일반 상영관에 비해 그 재미가 더 큰데, 이럴 경우 해당 콘텐츠를 홍보하며 자연스레 4D 상영관도 간접 홍보가 된다 고 말한다. 2000년대 초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와 같은 프랜차이즈 기획이 제작비를 절감하고 팬덤을 형성하면 서 할리우드의 성공 공식을 이끌었다면, 2010년대는 <아바타> 이후 3D의 표준화를 거듭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3D 영화 관람 행위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2013년, 2014년 상반기 외국영화 흥행 1위인 <아이언맨 3>와 <겨울왕국>을 비교해 보면 <아이언맨 3>는 3D 관객 점유율이 11.4%(4D와 아이맥스 포함 시 15.9%)였던 반면, <겨울왕국>의 경우 3D 관객 점 유율이 17.8%(4D와 아이맥스 포함 시 23.2%)에 달했다. 올 상반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흥행 성공으로 스펙터클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영화에 적합한 3D 포맷이 관객 수와 매출액 모두에서 각 각 126만 명, 131억 원의 증가를 보였다. 2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2. 할리우드의 강세와 한국영화의 숨 고르기 할리우드영화의 강세 분위기는 1월 중순 <겨울왕국>이 스크린을 꽁꽁 얼리면서 이미 예상되었 다. 사실 오랫동안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작품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왔지만, 이상할 정 도로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크게 성공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겨울왕국>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디즈니의 시대 를 예고했다. 2012년 상반기 는 4월 개봉한 외화 <어벤져스>가 706만 명의 관객으로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한 국영화가 대부분 득세했다. 2013년 상반기도 4월에 개봉한 외화 <아이언맨 3>가 무려 900만 명 의 관객을 모았지만, 한국영화 신드롬을 일으킨 <7번방의 선물>이 1,281만 명으로 1위를 확고히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달랐다. 수상한 소녀 할머니를 내세운 코미디영화 <수상한 그 녀>가 863만 명을 동원하며 화제를 낳았지만, 전 국민이 주제가 Let it go 를 따라 부른 <겨울왕 국>과 비교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겨울왕국>은 1,028만 명을 모으며 한국영화에 위협을 가했 다. 그 후로는 할리우드 히어로의 활약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3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 져>(396만 명), 4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417만 명), 5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 트>(431만 명), 6월 <엣지 오브 투모로우>(439만 명)가 연이어 400만 명가량의 관객을 모으면 서 할리우드영화들의 이른바 중박 행진이 계속되었다. 이 4편의 할리우드영화는 1,683만 명의 관 객을 유혹했다. 또 6월 말 개봉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6일 만에 282만 명을 동원하더니 7월 23일까지 526만 명을 기록 중이고, 7월 10일 개봉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역시 340만 명을 모으며 흥행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들 흥행작 대부분은 안정적으로 관객을 확보할 수 있는 시리즈물이거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처럼 흥행 보증수표(톰 크루즈)를 내세우고 있다. 할리우드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침공하는 동안 한국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03명이 줄고, 매출액은 같은 기간 대비 891억 원이 감소하는 침체에 빠졌다. 처음 한국영화 관객 1억 명을 돌파한 2012년(상반기 4,446만 명)과 비교하면 292만 명이 줄어든 수치이다. 올해 상반기의 성과는 2012년 수준과 유사하다. 전체 규모로 파악하면 상당히 위축되었고, <표 1>에서 보듯이 한국영화 흥행 상위 10편의 관객 수를 비교하면 2012년 3,054만 명, 2013년 4,578만 명, 2014년 3,279만 명을 나타내었다. 2012년에는 500만 명이 넘는 영화가 없는 대신 400만 영화가 꾸준히 나오면서 이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2013년은 <7번방의 선물>의 놀라운 독 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신세계> 등이 지속적으로 많은 관객을 유혹 했다. 한편, 올해는 <변호인>이 지난해 12월 개봉작인 걸 고려하면 <수상한 그녀>와 <역린>만 이 돋보이는 형국이다. 3

<표 1> 2012~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 순위 10위 (관객수 단위: 만명) 순위/ 2012 2013 2014 연도 영화명/ 관객 수 영화명/ 관객 수 영화명/ 관객 수 1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468 7번방의 선물/ 1,281 수상한 그녀/ 863 2 내 아내의 모든 것/ 435 베를린/ 717 변호인/ 569** 3 건축학개론/ 410 은밀하게 위대하게/ 664 역린/ 385 4 댄싱퀸/ 400 신세계/ 468 끝까지 간다/ 313 5 부러진 화살/342 박수건달/ 389 표적/ 284 6 화차/ 242 타워/ 317 남자가 사랑할 때/ 197 7 후궁: 제왕의 첩/ 241 몽타주/ 209 용의자/ 195 8 코리아/ 186 연애의 온도/ 187 피끓는 청춘/ 167 9 러브픽션/ 171 전설의 주먹/ 174 우아한 거짓말/ 162 10 하울링/ 159 파파로티/ 172 인간중독/ 144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변호인>의 누적 관객 수는 1,137만 명임 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성과를 먼저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로 살펴보면, 863만 명을 동원한 <수상한 그녀>, 284만 명의 <표적> 등 11편을 배급한 CJ E&M이 관객 수 1,441만 명, 관객 점 유율 34.8%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18일에 개봉해 1월에도 흥행을 이어 간 <변호 인>(569만 명), <남자가 사랑할 때>(197만 명), <인간중독>(144만 명) 등 5편을 배급하며 관 객 수 910만 명, 관객 점유율 22.0%를 기록한 NEW가 2위, <몬스터>(53만 명), <플랜맨>(64만 명) 등의 흥행 참패에도 385만 명을 동원한 <역린> 덕분에 체면치레를 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11편의 영화를 배급하며 관객 수 783만 명, 관객 점유율 18.9%로 3위를 기록했다. 배급사별 성적 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NEW였다. 지난해 NEW는 상반기에만 <7번방의 선물>과 <신세계> 의 성공으로 관객 점유율 1위(36.7%)를 기록하며 CJ E&M을 2위로 물러나게 만들었지만 올해 상 반기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변호인> 이후 상반기에 대작이 없었던 NEW가 다시 CJ E&M과 경 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8월 13일에 항해를 떠날 <해무>의 성적이 중요하다. 올해 상반기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에서 재미난 것은, 주로 다양성영화를 배급하는 CGV무비꼴라 쥬의 약진이다. 8편의 영화로 196만 명을 모으며 4.7%의 관객 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실상 이는 김 려령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해 162만 명을 동원한 <우아한 거짓말> 덕분이다. 무비꼴라쥬 이상윤 사업담당은 <우아한 거짓말>은 상업영화적 관점에서 선택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지만 영화적 가 치, 캐릭터에 대한 공감, 그리고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동의해서 선택한 작품 이라고 말한다. 또 한 무비꼴라쥬의 중급 예산 영화에 대한 투자와 배급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스페셜티 디비전(폭 스서치라이트, 포커스피쳐스 등)과 비견될 수 있는데, 앞으로도 획일화된 장르에 경도되지 않고 영 화적 가치와 개성을 가진 작품들에 지속적인 투자와 배급을 해 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4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3. 한국영화, 흥행과 실패의 이유 6월 개봉한 한국영화 <하이힐> <우는 남자> <황제를 위하여>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자, 일부 언론에서는 성급하게 한국영화의 위기 를 진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하이힐>이 34만, <우 는 남자>가 60만, <황제를 위하여>가 5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참혹한 성적이었다. 같은 시 기에 개봉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400만 명 이상을 모은 것과는 대조적이라 더욱 비참해 보였 다. 특히 차승원, 장동건처럼 한국영화를 이끌었던 대형 스타들이 더 이상 주목 받지 못하는 점과 관련해 스타 캐스팅이 반드시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는 또 하나의 씁쓸한 사례를 남겼다. 실 패의 원인은 다를 수 있어도, 분명 두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훔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실패 했다.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가 629만 명을 동원한 전작 <아저씨>와 유사해 보인 것이 문제였 다. 자기 영화를 스스로 복제했다 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는 남자>는 <아저씨>와 닮은꼴로 취 급되었다. 그러나 <우는 남자>는 엄밀히 따지면 <아저씨>와는 다른 이야기다. 건드리지 말았어 야 했다 는 카피로 인기를 모았던 <아저씨>의 포스터에는 총을 든 원빈과 김새론이 있었다. 4년 만에 돌아온 <우는 남자>의 포스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것부터 착시 효과를 주기에 충 분했다. 언론과 평단 또한 <우는 남자>라는 또 다른 변주 에 주목하기보다 <아저씨>와 도식적으 로 비교하기에 분주했다. 결국 <열혈남아>(2006)로 남자 영화 를 시작한 이정범 감독에게 작품 외적인 요인과 편견은 독이 되었다. 킬러들이 전투를 벌이는 액션이 제법 큰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도둑들>(2012)과 <베를린>(2013)의 액션을 이미 경험한 관객에게 이는 크게 어필되지 못했 다. <우는 남자>는 사실상 제대로 평가 받을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억울한 남자 가 되었다. 한편, <우는 남자>만큼 억울한 수컷이 또 있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시크릿>(2009) 같은 범죄 스릴러 이후 오랜만에 차승원은 <하이힐>에서 남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형사 역할로 돌아왔다. 문제는 그가 그녀 가 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영화 초반에 홀로 싸우는 폼생폼사 액션 신이 등장하지만, 그런 재미를 주는 것은 초반부가 전부다. 여성 분장을 한 차승원의 연기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컷 체취가 지나치게 강한 40대 중반의 그가 여성성을 드러내는 것을 원하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역시 차승원에게 하이힐은 어울리지 않는 소품이었다. 또한 한국형 누아 르 를 표방한 오퍼스픽쳐스의 <황제를 위하여>나 <좋은 친구들>(40만 명) 역시 흥행에 실패한 남자 영화 대열에 들었다. 남자 영화의 실패에도 대부분의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영화의 위기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판 단이다. 한국영화 흥행 순위 10위(<표 1>)에서 알 수 있듯 올해 역시 2012년, 2013년과 비교해 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영화들이 만들어졌다. 할리우드처럼 제작 리스크를 줄인 속편 은 없지만, 국내 관객에게 크게 어필 가능한 가족 멜로드라마나 한국형 스릴러로 흥행을 주도했다. 주요 작품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흥행 1위를 차지한 <수상한 그녀>는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나 문희)이 스무 살 오두리(심은경)로 젊어지는 코미디로, 톰 행크스의 <빅>(1988)이나 제니퍼 가 5

너의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2004) 등이 보여 준 판타지에 복고풍 트렌드와 가족 멜로드라마를 더했다. 단순히 소년 혹은 소녀의 어른 되기가 아니라, 모정에 호소하며 한국형 코미 디 로 성장한 <수상한 그녀>는 설날 특수에 힘입어 863만 명을 동원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 고, 가족 코미디로 포지셔닝되었다. <수상한 그녀>와 같이 개봉한 <피끓는 청춘>의 경우 1982년 을 배경으로 한 복고풍 코미디로 <늑대소년>의 헤로인(순이) 박보영을 내세웠지만, <수상한 그 녀>처럼 가족영화로 부상하지는 못했다. 16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개봉 첫날(1월 22일) <피끓는 청춘>은 매출액 점유율이 23.2%로 <수상한 그녀>의 21.7%보다 앞섰다. 그러나 개봉 일주일이 지나자 <수상한 그녀>의 매출액 점유율은 26.1%로 상승했고, <피끓는 청춘>은 급속도로 하락(10.4%)하였다. 그 차이는 모성애 였다. 나문희의 연기 분량이 크지 않았지만, 그녀 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심은경의 연기는 안정적이고 천연덕스러웠다. <써니>의 어린 나미나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사월이로 관객과 친숙해졌으나 심은경이 단독 주연을 맡은 것은 <수상한 그녀>가 처음이다. 겨우 스무 살의 여배우가 돌풍을 일으킨 셈으로, 스무 살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2001)로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으로 부상한 것만큼 놀라운 결과였다. 특히 여배 우를 원톱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가 많지 않기에 <수상한 그녀>의 선전이 더욱 돋보였다. 제목부 터 노골적으로 <미녀삼총사>를 빌려 온 <조선미녀삼총사>가 스타 하지원을 내세우고도 관객 동 원 48만 명에 그쳤지만, 다행히 3월에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이 출연한 여배우들의 영화 <우아 한 거짓말>이 162만 명의 지지를 받았다. 김희애가 화제의 드라마 <밀회>에서 큰 인기를 모은 것도 영화 흥행에 한몫했다. 흥행 순위 3위를 차지한 <역린>은 4월 30일 개봉해 38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제작비 120억 원이 투입돼 손익분기점이 300만 명 선이었지만 사극 불패 신화 를 이어 갔다. 한편, 4월 중순 극 장가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해 4월 대비 관객 수가 18.3%나 하락할 정도 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었던 걸 고려하면, <역린>의 성공은 놀라웠다. <역린>은 세월호 사건 이 후 침체된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는 계기를 제공했고, 더불어 올해 최고의 이슈이기도 한 사극 열 풍 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와 2013년 <관 상>(913만 명)의 바통을 이을 영화들이 올해에도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해, 왕이 된 남 자>나 <관상>에 비해 <역린>의 영화적 완성도나 무게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권력과 암투(암살) 에 대한 이슈에 스타 현빈의 캐스팅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이 영화가 세 상은 바뀐다 고 희망을 노래한 것은 성공한 사극영화들의 주제 의식(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갈망) 이나 소구 지점과도 유사했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사극에 비해 투자 대비 효과가 큰 스릴러물이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흥행을 지탱하는 허리가 되었다. 특히 <표적>과 <끝까지 간다>의 성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84만 명이 본 <표적>은 프레드 카바예 감독의 <포인트 블랭크>(2010)를 리메이크했는데, <포인트 블랭크>의 경우 국내 개봉 당시 5만 명의 관객밖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소모된 소재는 아니었다. 이 프랑스 원작영화보다 <표적>이 14분 정도 긴 것은 서브 플롯으로 가족 이야기(형제애)를 더욱 강화해서다. 원작에 비해 영화적 속도와 긴장감 넘치는 에너지는 다소 부족하나 악몽이 꼬리에 꼬 리를 무는 설상가상 의 상황은 적절하게 표현되었다. 이것이 한국형 스릴러가 국내 관객에게 크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위험 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은 갑작스런 협박이나 위협에 언제든지 노 6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출될 수 있는데, 그러한 현실을 영화 속 범죄들이 무의식적으로 일깨우면서 불안 지수를 슬쩍 높인 다. 7월 24일까지 345만 명이 본 <끝까지 간다>는 일단 고액 개런티의 스타 없이 실속파 연기자 이선균과 조진웅을 선택한 것이 현명했다. 이들은 각각 범죄 사실을 속이는 나쁜 경찰과 그를 악랄 하게 이용하는 악질 경찰을 연기한다. 흥미로운 점은 여기에 정의로운 경찰이나 권선징악이 없다 는 점이다. <끝까지 간다>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는데, 오늘날 의 사극영화가 권력의 암투 대신 지도자(대통령)에 대한 열망을 담는 그릇으로 변형되어 간다면, 스릴러는 그 어느 때보다 관객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받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리트머스 종이가 되어 가고 있다. 스릴러와 액션으로 남자 영화 의 강점을 보인 것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다. 쇼박스는 초여름이 되자 <끝까지 간다>와 <신의 한 수>로 명승부를 펼쳤다. 7월 3일 개봉한 내기 바둑 이야기 <신 의 한 수>는 7월 24일, 338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쇼박스 홍보팀의 최근하 과장은 <끝까지 간 다>는 배우나 스케일 등 외부적인 요소를 떠나 영화 자체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객들이 본 질적인 영화의 힘을 알아봤다. 촘촘한 연출력, 시나리오의 완성도, 딱 맞는 연기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만족시켰고, 이는 곧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첫 주보다 그 다음 주 관객이 더 들었고 결국 31일 동안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또 <신의 한 수>는 신선한 소재, 멋진 연기, 화려한 액션의 3박자가 어우러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감 시자들>로 다시 부활한 정우성의 매력이나 시원한 액션 덕분에 입소문이 호의적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을 뛰어넘는 흥행 성적을 보이며 한국영화 여름시장의 포문을 시원하게 열 어 주었다 고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것은 수컷 호르몬으로 스릴러가 아닌 멜로드라마를 완성한 NEW의 화제작 들이다. NEW는 2편의 멜로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와 <인간중독>을 배급했다. 각각 197만 명과 144만 명을 모아 소기의 성과를 낳았다. 전자는 황정민의 연기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지만 손수건이 어울리는 가을이 아닌 1월 22일에 개봉했고, 후자는 <색,계>처럼 치명적인 사 랑의 늪에 빠지는 이야기지만 가족의 달인 5월에 관객을 찾아갔다. 이처럼 개봉 시기가 보통의 멜 로와는 다르다는 차원에서도 흥미를 자아냈다. 또 전자는 멜로드라마를 기반으로 하되 가족 코드 에 초점을 맞추었고 후자는 멜로드라마에 19금 에로티시즘 을 첨가했는데, 두 영화 모두 멜로드라 마의 기본 공식을 기반으로 하면서 그와 함께 멜로드라마의 고정된 이미지는 탈피하려고 노력한 것이 엿보인다. NEW 마케팅본부의 박준경 본부장은 <남자가 사랑할 때>는 오랜만에 나온 진정성 있는 멜로 영화였을 뿐 아니라 가족영화로서의 미덕도 크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과 <수상한 그녀> 2편이 크게 흥행하면서 가족 관객을 나눠 가지긴 했지만, 2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은 것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마케팅 단계에서는 일생에 단 한 번 이라는 카피와 함께, 투박하지만 모든 것을 거는 남자의 사랑을 강조하여 트렌디한 멜로드라마와는 차별성을 두었다. <신세계> 속 정청 캐릭터와의 연장선에서 배우 황정민의 매력을 어필했고, 예고편 등을 통해 가 7

족 이야기를 드러냈다. 또 <인간중독>의 경우, <방자전>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19금 멜로라는 점이 주요 포인트였다. 1969년 상류층 군 관사라는 특별 한 시공간, 새롭게 발견하는 송승헌의 매력과 신인 배우 임지연에 대한 궁금증 역시 관객들에게 흥 미를 줄 수 있는 지점이었다. 현재 IPTV 등 부가판권시장에서 극장 수익에 맞먹을 정도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며 두 영화의 마케팅 포인트를 설명한다. 8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4. 다양성영화의 진화, 아트버스터의 탄생 올해 상반기 다양성영화는 시장 규모의 확대, 아트버스터의 등장, 한국 독립영화의 침체가 주요 특징이었다. 우선 지난해 대비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 가장 눈에 띈다. 2013년 다양성영화 관객 수 는 상위 10편을 합해 112만 명이었고, 1위를 차지한 <로마 위드 러브>가 18만 명을 모은 수준이 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77만 명이 방문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힘입어, 흥행 상위 10편의 관객 수가 243만 명에 이르렀다. 특히 다양성영화 부문에서도 미국영화의 강세가 이어졌는 데, 흥행 1위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외에도 <그녀>(29만 명), <아메리칸 허슬>(15만 명), <인사이드 르윈>(10만 명), <페이스 오브 러브>(8만 명) 등의 미국영화가 다양성영화 전체 관객 수의 41.2%를 차지했다. 한국영화는 김인권 주연의 탈북자 이야기 <신이 보낸 사람>(42만 명), 한국 사회 문제를 고발한 <한공주>(22만 명)와 <도희야>(10만 명)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다양성영화를 상영하는 CGV무비꼴라쥬관의 관객 수도 지난해 대비 180%가량 늘어났다. CGV 무비꼴라쥬의 프로그래머는 관객 수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확대된 무비꼴라쥬관의 안정적인 프로 그래밍과 극장 주도의 마케팅 강화 를 꼽는다. 2013년 기존 9개에서 19개 스크린으로 확대한 무비 꼴라쥬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관객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특히 <인사이드 르윈>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등의 화제작을 내놓으며 관객 확대의 초석을 마 련했다. 또한 라이브톡, 무비꼴라쥬 Day, 주문형극장 TOD 등 무비꼴라쥬만의 마케팅 툴이 정착되 면서 CGV를 찾는 관객에게도 다양성영화를 인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 고 있다. 무비꼴라쥬에선 지방 관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무적인 사례로 들고 있다. 대구, 대전, 부산(센텀시티), 광주 등 지방 4개 지역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가 넘는 관객이 무비꼴 라쥬를 찾았다. 특히 대구, 대전 등은 영화에 따른 편차가 적고 꾸준히 관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다. 무엇보다 다양성영화의 관객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우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 텔> <그녀> 등 소위 아트버스터 (아트+블록버스터)가 등장하면서 기존 30대 중반에서 40대 여 성이 주도하던 다양성시장에서 20대 관객 비중이 증가했다. CGV무비꼴라쥬의 프로그래머는 일반 대중 관객에게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도 충분히 볼 만하다 는 이미지를 주고 지속적으로 찾게 만든 다는 점이 아트버스터의 기여 라고 강조하며, 시장과 관객 확대를 주도한 것은 아트버스터의 약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나 <그녀>와 같은 영화들이 아트버스터 로 태어나는 데 무비꼴라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평한다. 예를 들어 <그녀>는 무비꼴라쥬에 서 최대 17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는데, 전국 최대 스크린 수 168개에 비하면 적은 수지만 관객 비 중은 무비꼴라쥬가 전체의 34%를 차지하였다. 또한 첫 주의 객석률은 전국 평균이 25.9%였으나 무비꼴라쥬는 44.3%로, 관객 중 적지 않은 수가 무비꼴라쥬 영화 로 인지하고 관람했다 고 강조하 였다. 개봉 첫날 67개로 시작해 10일째 233개로 스크린 수를 넓혀 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9

의 성공은 아트버스터 라는 유행어를 낳을 만큼 대단했다. 중간 사이즈의 배급시장 개척과 새로운 젊은 관객층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전작 <문라이즈 킹덤>이 3만 명이 조금 넘는 관객을 모으며 팬덤을 형성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물론 외화를 주축으로 한 다양성영화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한국 독립영화가 관객에게 외면당하 는 것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았다. CGV무비꼴라쥬 관계자가 업계와 관객의 지적 사항이던 교차 상영을 최소화하고 프라임 타임에 집중해 배정하였음에도, 좀처럼 독립영화의 관객은 늘어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 어렵다 고 고백할 정도다. 그렇기에 무비꼴라쥬가 직접 배급해서 성공한 <한 공주>와 <도희야>는 주목해야 할 사례다. 일단 기존 독립영화보다 많은 스크린 수를 확보한 것이 성공 요인이지만, 더불어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 가는 방식으로 어필한 것에서 기존 독립 영화와는 다른 차별성을 보였다. 덕분에 독립영화도 여전히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2011년 초 <혜화,동> <파수꾼> 등이 등장했을 때 사회적 문제를 직접 건드리지만 강하지 않 게 소프트 한 방식을 추구한 독립영화라고 평가 받았고, 새로운 세대의 도래에 환호하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았다. 스크린 수 30개 미만으로 개봉한 김경묵 감독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나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 등은 5천 명도 채 동원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중간 배 급 사이즈로 220여 개의 스크린을 잡은 <한공주>와 최대 310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도희야>만 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무비꼴라쥬의 마케팅 담당자는 두 영화 모두 기존 상업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개성을 가진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한공주>는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다뤄 시장 접근이 어려웠지만, 높은 완성도와 개봉 후 불러일으킬 사회적 파급력 등의 영화 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다수의 신뢰도 높은 해외영화제를 통해 이미 작품성을 입증 받은 경우였 다. 물론 기존 독립영화들 중에도 해외영화제 수상 이력이 화려한 영화들이 많다. 하지만 <한공 주>는 수상 이력이 단순한 네임 밸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동감할 수 있다는 것을 국 내 오피니언 리더(영화감독, 평론가, 셀럽)와 파워 블로거, 파워 트위터리안 등 입소문에 영향력을 주는 이들을 통해 재확인시켜 주었기에 더 확실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다. <도희야> 역시 동성 애, 가정폭력, 외국인 노동자 착취 문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기존 배급사 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작품이었다. 저예산임에도 배두나, 송새벽, 김새론 같은 연기파 배우들 의 합류로 많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교감이라는 메시지와 기존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엔딩을 통해 더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며 두 영화가 지 닌 차별점에 대해 강조한다. 무비꼴라쥬의 적극적 마케팅, 과감한 상영관 확보 등 저예산영화의 시 장 성장을 위한 파격적인 도전이 얻어 낸 성과였다. 10

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5. 여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올여름에는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힘겨루기에 나선다. 7월 23일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7월 30일 <명량>, 8월 6일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이 개봉한다. 3편의 사극이 먼저 선을 보이고, 다크호스 <해무>가 8월 13일에 후발 주자 로 뒤를 쫓는다. 여름시장에 4편의 한국영화가 쏟아져 나온 것을 보면, 2011년 여름의 과다 경쟁 을 재현하는 느낌마저 든다. 당시 7월 20일에 <퀵>(313만 명)과 <고지전>(295만 명)이 같이 개봉하고, 연이어 8월 4일에 <7광구>(224만 명), 8월 10일에 <최종병기 활>(747만 명)이 뒤를 따랐다. 이런 식으로 펼쳐진다면 최종 승자는 <최종병기 활>처럼 맨 마지막 주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피 말리는 승부는 2011년만큼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4개의 메이저 배급사(쇼 박스, CJ, 롯데, NEW)가 모두 영화를 갖고 있으니, 어느 쪽이 양보하고 쉽게 뒤로 물러날 수도 없 다. 우선 일주일의 시차 개봉을 이어 가는 만큼 흥행의 최대 관건은 스크린 확보에 있다. 배급사의 저력이 결국 흥행 결과를 좌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과 비교하면 스크린 수나 관 객 수도 늘었고, 관객들의 기대치가 꽤 높은 편이다. 3편의 사극의 경우, 영화적 완성도는 그리 높 지 않지만 가벼운 오락영화를 선호하는 최근의 관객 취향에는 꽤 부합하는 편이다. 첫 주자로 나선 쇼박스의 <군도>가 7월 23일 개봉 첫날 스크린 수 1,246개로 55만 명의 관객 을 독식했다. 매출 점유율이 무려 74.7%였다. 반란의 신호탄으로 울림이 나쁘지 않았다. 다분히 쿠 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연상시키는 <군도>는 악역으로 등장한 강동원의 매 력이 빛난다. <군도>의 매력을 조선판 <어벤져스> 처럼 캐릭터에서 찾을 수 있다 고 말하는 쇼 박스 홍보팀의 최근하 과장은 <군도>는 철저하게 여름 오락영화다. 윤종빈 감독의 스타일과 소 재 때문에 무게감 있는 영화로 보여질 수 있지만, 웨스턴 풍의 활극 액션을 내세운 신나고 통쾌한 영화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하정우와 강동원의 대결이 큰 마케팅 포인트라 할 수 있 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고편, 포스터 등에서도 둘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 설명하였다. 이미 쇼박스는 <도둑들> <관상>으로 캐릭터 영화 의 재미를 연거푸 본 적이 있다. 보통의 멀티 캐스팅 영화는 배우들을 한꺼번에 홍보했지만 <군도>의 경우, 두 배우를 먼저 집중적으로 알린 뒤 순차적으로 군도 무리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그다음은 CJ E&M의 <명량>이다. 1597년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단 12척의 배로 330척 의 왜선을 무찌른 전투를 복원했다. 사극이라기보단 전쟁영화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나, <최종 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활의 위력 대신 이번에는 이순신을 구하라 는 콘셉트로 승부를 건다. 이순신을 노리는 저격수와의 싸움, 배 위에서의 백병전과 배와 배를 부딪쳐 적의 배를 파괴하는 충 파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역시 노림수는 의외의 곳에 있다. 임금과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건 이순 신의 배가 회오리 바다에 빠져 죽음의 문턱에 이르자, 배를 타고 나온 백성들이 그의 배를 구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감독이 애초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를 구하라 는 국민적 염원과 맞물 11

릴 경우 더 큰 폭발력이 생길 수 있다. 한편 다분히 <캐리비안의 해적>의 웃음 코드를 표방한 롯데의 <해적>은 조선의 국새를 고래 가 삼켜버렸다 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지녔다. 조선 건국이 역사적 배경이지만 <인디아나 존스>식 의 모험 액션극이라고 볼 수 있다. 해적 여월(손예진)과 산적 사정(김남길)의 호흡보다는 쉬지 않 고 떠드는 철봉(유해진)의 재담만 지나치게 뇌리에 남는다. 아주 비싼 수업료(제작비)를 낸 것치 곤 다소 가벼운 코미디라서 <군도>와 <명량>에 비해 존재감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개 봉 첫 주에 좌석 점유율을 확고하게 지키지 못하면 스크린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위기에 처할 가 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극장 배급력을 고려하면 만에 하나 흥행에 실패하더라 도 고춧가루 부대 역할은 톡톡히 할 수 있다. 끝으로 NEW의 <해무>는 강렬한 긴장감을 내세운 영화로 소문이 났다. 만선의 꿈 하나로 출항 한 선원들이 맞이하는 예측불허의 상황과 절박한 순간에 피어난 러브 스토리가 흥미거리다. <왕의 남자> <살인의 추억>에 이어 극단 연우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세 번째 영화로, <살인의 추억>의 각본을 썼던 심성보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기획, 제작을 맡은 봉준호 감독이 빈자( 貧 者 )들의 타 이타닉 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 NEW 내부에선 각별히 타이타닉 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여름 대작 중 유일한 현대극이기에 경쟁력이 있지만, <명량> <해적>처럼 바다 영화를 이미 거친 관객 들이 <해무>의 리얼리티(70%를 바다에서 촬영)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앞선 3편의 영 화보다 원작이 스릴러적 요소가 강한 드라마라서 다소 무거울 수 있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지만, 오히려 이것이 관객에게 강하게 어필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올여름에 주목할 만한 호러영화가 없다는 점에서 스릴러적 긴장감은 좋은 무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봉준호의 <설국열차>도 무거운 주제 의식을 지녔지만 관객과 소통하는 데 이렇다 할 문제는 없었다. 한국영화들의 뜨거운 여름 전쟁에서 과연 운명의 여신은 어느 영화에 미소를 보내게 될까? 4편 의 영화가 모두 상생하는 항로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영 화들의 시끌벅적한 전쟁이 한국영화의 파이(관객 수와 매출액)를 키우는 데 일조한다면 누구에게 도 나쁠 것은 없다는 사실 말이다. 3년 연속 한국영화 1억 명 관객 돌파 는 이루지 못할 난제는 결 코 아닌 듯 보인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