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발표 (2014. 5. 15)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정책개선 과제 및 노사정의 역할 김 영 미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2014년 2월 4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 을 발표하였다. 한국 여성고용의 고질적인 문제인 출산 양육으로 인한 경력 단절 현상(M-Curve)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교육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고 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들이 합동으로 대책을 제시하고 실행의지를 밝힌 것 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여성 경력단절 문제 해결, 여성 고용률 제고 는 그동안 수립되어 온 여성정책기본계 획 과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양립 기본계획 의 주요 핵심과제였다. - 기본계획들의 제안을 토대로 2008년에는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법 이 제정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한 직업상담 훈련, 취업알선 및 취업 후 사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2009년부터 설치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 2008년에는 배우자 출산휴가가 도입되었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가족돌봄 휴 직 청구권 제도(2012년 의무화)가 도입되었으며, 가족친화인증제가 도입되면서 남녀 근로자의 일 가정 양립지원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 2011년에는 육아휴직제도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정액급여(월 50만원)방식에 서 정률급여(통상임금의 40%, 상한 월 100만원, 하한 월 50만원)방식으로 전환하였고,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 유연근무제 확산 등 경직적인 근로관행을 개선하는 방안이 추 진되었다. 유연근무제의 경우, 2010년 공공기관 31개소 시범운영에서 2011년 모든 공 공기관으로 확대되었고, 10개 민간 기업에 대한 유연근로시간제 컨설팅 및 교육지원이 이루어졌다(여성가족부, 2013). 이 글에서는 현재 한국 사회의 여성 경력단절 현상의 원인을 짚어보고, 그간의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정부 정책과 2월 4일 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여성고용대책에 대 해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추가 혹은 보완되어야 할 정부의 정책개선 과제와 노사정의 역할에 대해 검토, 제안하고자 한다. - 1 -
1. 여성 경력단절 현상과 원인에 대한 진단 앞서 살펴본 그동안의 정책개선 노력은 실제 여성경력단절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이었 나? 제도의 도입이 기업과 산업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 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경력단절 현상이 완화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의 M-커브) 통계청의 2013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에 나타난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에 따르면, 25~29세에 71.6%에 이르렀던 참 가율은 30~39세에 이르러 56%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2000년과 비교해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5.7% 포인트 증가하고, 50~54세 여성 역시 7.2% 포인트 상승해 62.5%인데 반해,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지고 있는 30~39세 여성의 경우 경제활동참가 율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일 가정 양립을 위한 그동안의 정책적 노력이 기 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림 1.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 (고학력 여성의 L-커브에 대한 상이한 전략 필요) 이러한 M자형 고용률은 주로 고졸 과 전문대졸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고, 4년제 대학을 나온 고학력 여성들의 경우 30 대 중반 이후 횡보하는 L자형 모습을 보여 학력수준에 따라 상이한 정책적 접근이 필 요함을 시사한다(안상훈 외, 2012).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이 L자형을 보이는 것은 첫 째, 배우자도 고학력일 가능성이 높고 배우자의 소득이 높음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이 탈하려는 배우자 소득효과(income effect)와 둘째, 고학력 여성(부부)의 자녀 보육 교육 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인해 일에서 전망을 찾지 못하거나 일 가정 양립이 어려울 경 우 일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고, 셋째로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하고자 할 때는 고학력 중산층 여성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의중임금으로 인해 질 낮은 일자리는 원치 않 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력단절여성 지원정책 수립 시, 비경제활동 여성들의 다양한 수 - 2 -
요와 욕구를 파악해 그에 적합한 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고학력 중산 층 이상 비경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들의 욕구에 주목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혼시점부터 경력단절) 2012년 15~54세 기혼여성 중 비취업 여성은 404만 9천 명으 로 41.5%인데, 이 중 경력단절 여성은 190만 8천명으로 20.3%였다. 경력단절 여성이 일을 그만 둔 사유를 보면, 결혼이 46.9%, 육아가 24.9%, 임신 출산이 24.2%로 이미 결혼을 하면서 상당수가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력단절 예방이 단지 출산휴가,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3년 5월, 전국 25~59세의 결혼ㆍ임신 또는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 5,8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력단절여성 등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 조사대상 5,854명 중 취업경험이 있는 여성은 5,493명(93.8%)이었고, 취업경험 있는 여성 중 경력단절을 경험 한 여성은 3,185명(58%)이었다. 경력단절 사유는 결혼이 63.4%로 가장 높았고, 임신 출 산이 24.7%, 미취학 자녀양육이 5.9%, 가족돌봄이 4.9%, 취학자녀 교육이 1.1%였다. -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한 일자리 현황을 보면, 사무직은 크게 줄고, 서비스판매직은 크게 늘어 났으며, 전문직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기존에 사무직에 근무하던 여성들이 동일한 직 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서비스판매직으로 하향 취업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산업별로 제조업은 줄고(33.9% 16.8%), 도소매업(17.0% 20.9%)과 숙박 및 음식점업(2.8% 10.7%)이 늘어난 것과 도 관련된다. <그림 2. 경력단절 전후 일자리 직업 변화> - 이들이 재취업을 하고자 할 때, 애로사항은 자녀양육과 보육의 어려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1.1%로 가장 높았고, 가족의 가사노동 분담부족이 23.4%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가사 및 양육 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이 관건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일자리 경험이나 경력부족이라 응 답한 사람이 25.3%나 되고 직업정보, 교육훈련 등의 부족 역시 13.0%로 높아 교육 훈련 등을 통한 취업지원정책 역시 중요함을 보여준다. 동시에 사회적 편견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0.8%로 차별시정정책의 중요성도 제시한다. 1) 2014년 2월 17일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 3 -
<그림 3. 재취업 시 애로사항> - 재취업을 선택할 때 일자리 기준은 수입이 50.4%, 선택적 근로, 탄력 근로 등 가정생활을 유 지하기 위한 근무여건이 46.9%였다. 후자의 경우 20~30대 연령에서는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즉, 적정한 수입과 유연한 근로시간이 결합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현재 일을 하지 않고 있는 30대 경력단절여성들이 재취업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34.7%로 가장 높았고, 국공립보육시설 확충과 보육비 지원이 32.7%로 그 다음으로 높았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표 1. 비취업 경력단절여성들이 재취업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복수응답)> 국공립 보육 시설 확충과 보육비 지원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 지원 장시간 근로 문화 개선 여성능력 개발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 강화 방과 후 교육 프로그 램 개선 연령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 정부 지원 일자리 확대 직업 설계와 취업 상담 지원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 34.7 32.7 23.6 21.8 21.3 16.8 15.4 13.9 6.3 5.4 - 과거 경력단절을 경험했지만 현재 일을 하고 있는 30대 여성들이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은 국공립 직장보육시설 확충이 37.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조성이 33.2%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속적 능력개발을 위한 지원에 대한 욕구도 높게 나타났다. <표 2. 취업 경력단절여성들이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복수응답)> 직장 국공립 보육 시설 확충과 보육비 지원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조직 문화 조성 유연 근무제 도입과 확대 지속적 능력 개발을 위한 경력개발 프로그램 지원 장시간 근로 문화 개선 방과 후 교육 프로 그램 개선 출산휴가 를 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조성 연령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 성차별 을 없애기 위한 노력 37.2 33.2 23.8 21.1 19.6 18.2 16.7 15.3 5.3-4 -
2. 여성 고용과 일 가정 양립지원의 중요성과 전략 수립의 원칙 (1) 여성고용과 일 가정양립지원전략의 중요성 2013년 초, 국민 행복시대 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연 설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축복이 되는 사회, 남녀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일과 가정을 잘 양립하는 것은 개인, 가족 차원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중 요한 문제가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것은 철저히 가족 안 의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던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정책적 관심은 엄청난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심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IMF 경제위기를 지나는 과 정에서, 2000년대 말 세계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 그로 인해 증폭되고 있는 시민들의 일상적 삶에 대한 불안감, 특히 결혼하고 아이 낳아 키 우는 평범한 삶조차 녹녹치 않은 현실 속에서 터져 나온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 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2010년 지방선거를 필두로 하여 2012년 총선과 대선 여야를 막론하고 보육, 급식, 의료 등의 공약들을 앞다투어 제시하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 감지되기 시작한 초저출산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 급속한 소자화( 少 子 化 )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여성고용과 일 가정양립지원정책은 출산율 제고, 아동빈곤 감소와 아동발달 증진, 저 출산과 고령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사회보장체계 유지를 위한 여성 노동 력 확보, 젠더 평등 등의 다양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정책 도구로 주목받아 왔다 (OECD, 2007). 현재 대부분의 OECD 회원국들은 여성고용(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여 성) 증가를 지속적인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사회보장)체제를 위한 핵심 요소 로 간주하고 있다. 2012년 3월, 유럽연합 동등기회 집행위원회 위원인 블라디미르 스 피들라(Vladimir Spidla)는 1인당 GDP 수준이 높은 국가들은 남녀 여성 고용비율이 높아 둘 사이에 상당한 상관성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 높은 경제적 성과를 보이는 국가들을 보면, 여성 고용비율이 높고 상위 직종(top jobs) 여성 비율이 높은 국가들임을 지적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특히, 여성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고용에서 남녀격차가 사라진다면 EU 국가들의 GDP가 15%~45%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 - 5 -
과를 제시하면서 남녀고용평등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기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여성고용 증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유럽 복지국가들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이다. 2000년 유럽 이사회는 성장과 고용을 위한 리스본 전략 '(Lisbon Strategy for Growth and Jobs)으로 2010년까지 모든 회원국의 여성 고용률 (employment rate)을 60% 이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정책목표로 공식화하였다. 2000 년 EU 15개 국가의 평균 여성 고용비율은 57.8%(아이슬란드 84.1% vs 이탈리아 43.2%)이었지만, 2010년 현재 EU 15개 국가의 평균 여성 고용비율은 64.5%로 6.7% 포 인트 증가했다 2). OECD 국가들을 기준으로 하면, 2010년 58.6%에서 2010년 61.5%로 증가했다. 2010년, 새로운 10년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A European strategy for smart, sustainable and inclusive growth'을 제시하면서 고용, 혁신, 교육, 사회통합, 기후/에너 지 에 관한 5가지 목표를 수립하였음. 고용과 관련해 20-64세 고용비율을 75% 이상으 로 높이는 것, 특히 여성들을 노동시장에 더 많이 포함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제안 하였음(European Union, 2010). 이와 같이 여성고용 증진은 대부분 서구 복지국가들의 중요한 정책 목표로 설정되어 있고, 이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일 가정의 양립 (reconciliation)이다. 유럽이사회에 따 르면, 양립이란 가족의 생애주기 동안 고용과 보장(security) 간에 균형을 잘 이루는 것 을 말한다. 이를 위해 남녀 모두에게 적절한 부모휴가를 제공하는 것, 평생학습의 기회와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 고용에서의 남녀평등을 보장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주요한 국가 발전전략 속에 남녀평등 을 두었 고, 네덜란드, 독일과 같은 유럽대륙 국가들 역시 기존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Male Breadwinner model)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모델로 전환하고자 중요한 정책목표로 남 녀평등 을 배치하였다. 이는 여성고용 증진이나 일 가정양립지원이라는 목표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정책조합이 아닌 전체적인 국가 전략 속에서, 근본적이 고 장기적인 개선방향이 논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여성고용 증진과 일 가정양립이라 는 목표는 고용차별 시정, 보육지원 등 몇 가지의 개별 정책들의 조합으로 달성되기 어려움을 수년간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2000년대 이후로 일 가정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출산 및 육아휴가제도의 개혁, 보육서 2) 2000년 60% 미만이었다가 2010년 60% 이상으로 증가한 국가들에는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벨기에, 일본이 포 함된다. 한국의 경우, 2000년 54.8%에서 2010년 58.0%로 증가하였지만, 여전히 60% 미만이다. 2010년 현재 여 성 고용비율이 60%에 미달하는 유럽 국가는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남부유럽 국가들뿐이다. - 6 -
비스 지원정책의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이 정책의 주요대상층인 30대 임신 출산 양육 시기의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이 문제가 정책 몇 가지의 조합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당초 보육서비스 지원을 포함한 일 가정양립지원정책이 추진되었던 배경이자 주된 목 적으로 설정되었던 출산율 해소 역시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합계출산율 : 2002년 1.16 명 2013년 1.19명).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출산율 개선을 기대하며 일을 그만두고 가사와 양육에 전념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정책모드로 갈 것인지, 남녀 모두 일을 하 면서 가정과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모드로 갈 것인지, 두 가지 길 사이에 서 있다. 전자를 택할 경우,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하는 70% 이상(2012년 74.3%)의 고학력 여성들의 능력을 사장시키는 사회적 비효율이 지속될 것이다. 또한 생산 가능 한 노동력의 경제활동 참여를 통해 조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고령사회 복지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때(허재준 안상훈 외, 2011), 이는 장기적 으로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명확한 정책적 지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들 역시 갈등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 을 받은 여성들은 직업을 갖고 전념하는 것과 전통적인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이는 젊은 여성들이 전통적인 가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 라기보다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 상황과 일 가정 양립을 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수용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2010년 조사된 여성가족패널조사 자료 분석에 따르면, 미취업 자녀를 둔 기혼여성 1,406명 의 64.1%가 취학 전 자녀를 둔 주부가 일을 하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라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남자는 직장을 가지고 여자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가 장 이상적이다 라는 주장에 54.2%가 찬성하였다. 따라서 한국 복지국가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물론 출산율 제고와 여성고용 증대는 대립적인 것이 아니며 함께 달성될 수 있는 선순환의 길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행 노동시장 구조와 조직문화,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 함을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사례는 보여준다. 각 개인과 개별 기업들이 단기적인 이익과 자기 기준에서의 합리성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하지만 그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비효율과 불평등을 초래한다면, 국가는 보다 긴 안목을 가지 - 7 -
고 사회에 이익이 되는 것이 개인들, 기업들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전반적인 제도를 조 정하고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2) 전략 수립의 원칙과 방향 경력단절 문제는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단순히 보육지원정책이나 재취업 지원 정책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여성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임신 출산 양육이라는 생애주기의 특정한 시기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결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때, 다음과 같은 원칙과 방향이 필요 하다. 3) 첫째,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 경력단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진입 이전인 10대, 20대부터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며, 노동시장 진입 촉진을 위한 전략뿐만 아니라 경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 는 정책적 개입 또한 필요하다. 특히,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진로를 탐구하기 시작하 는 10대부터 교육체계 내에 존재하는 성별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여성들이 애초에 경력유지가 어려운 일자리로 진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둘째, 집단별 상이한 욕구에 따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 여성들은 고용형태별(정규직/비정규직/자영업), 기업규모별(대기업/중소기업), 학력수준별(대 졸/전문대졸/고졸 이하)로 상이한 욕구와 문제를 갖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 역시 다양한 상황 에 놓여 있기 때문에,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지원 정책 역시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정책 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여성고용, 일 가정양립의 문제는 정치 사회적 맥락과 경제적 생산 분배구조, 가 족구조와 노동시장 구조, 젠더규범 등과 연결된 복잡한 문제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아동양육을 위한 보육서비스, 출산 육아휴가정책, 취업지원정책 뿐만 아니라 전 체 사회정책의 틀 안에서 교육정책, 조세정책, 노동시장정책 및 기업문화, 사회복지정책 (연금정책, 빈곤정책, 사회서비스정책 등)과의 연계를 통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통합적 사회정책 접근 안에서 남녀의 동등한 노동시장 참여 지원에 우선순위를 3) 이하의 내용은 안상훈 류연규 김영미 김은지(2012)의 제5차 남녀고용평등 및 일 가정양립지원 기본계획 의 내용을 토대로 하였다. - 8 -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의 정책목표가 실현되어야 하는데, 아래 의 세 가지이다. - 남녀에게 평등한 노동참여와 역량발휘의 기회 제공 : 남녀가 평등하게 노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차별을 해소하고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경력유지를 위해 출산 육아 관련 휴가와 보육서비스를 지원하고, 경력단절 시 원하는 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핵심적인 과제이다. - 남녀에게 동등한 비전과 권력을 제공하는 노동환경 조성 : 노동시장 안에서의 동등하 지 않은 권력과 자원 배분(임금, 고용지위, 복지혜택 등 근로조건의 격차)은 여성들이 노동시 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여성들이 경력을 유지 할 수 있게 하는 내적 동인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강화를 통해 여 성고용 및 관리자 고용이 확대된다면, 여성 재직자들의 직업역량 강화를 통해 여성들이 비전 을 갖고 경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면, 동일가치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 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고용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면, 이는 가능할 것이다. - 남녀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 확립과 문화 조성 : 세 번째 전략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동시장 정책, 고용정책, 여성 근로자 대상 정책 중심의 정책 패키지만으로는 정 책 실행의 효과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며, 전반적인 근로환경, 인식, 문화, 사회정책이 남녀고 용평등과 일 가정양립이 가능한 환경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반적인 사회 구 조 개선이 필요하다. 장시간 근로환경의 개선과 가족친화 기업환경 조성, 양성평등 고용문화 조성을 위한 인식 개선, 남성의 가사 육아에 대한 적극적 참여 유도, 일하는 여성 지원을 우 선으로 하는 사회보장체계 마련 등 남녀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보 다 근본적인 개선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노사정 합의와 공동협력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나가는 전략이 필 요하다. 결국 이 문제의 실효성은 노사 간의 협력, 이를 가능케 하는 정부의 역할에서 도출될 것이다. - 9 -
3.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정부대책에 대한 평가 이러한 원칙하에 현행 정부의 여성 경력단절 예방, 여성고용 증진을 위한 대책에 대한 평가를 해본다. 2013년 5월 28일, 박근혜 정부는 5년 간 추진할 주요 국정과제를 발표 했는데, 이 중 포함된 일 가정 양립 및 여성경제활동 지원정책을 정리하면, 다음 <표 3>과 같다. <표 3. 박근혜 정부 여성고용 및 일 가정양립 관련 국정과제> 국정과제 행복한 임신과 출산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0-5세)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 주요 추진계획 -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 - 아빠의 달 도입을 통한 아빠의 출산휴가 장려 -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확대 - 부모 선택권이 보장된 맞춤형 보육서비스 제공 : 일시보육서비스 확대 검토 - 근로자 자녀양육 여건 조성 :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까지 육아휴 직 사용 확대 검토 추진, 비정규직 계속고용지원금 및 중소기업 대체인 력지원금 지원 확대 -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및 다양화 : 영아종일제와 시간제 이용대상 확 대, 유형 다양화 - 학교내 돌봄 기능 강화 : 오후 5시까지 방과후 돌봄 프로그램 무료 제공, 돌봄대상 학생을 위해 저녁 10시까지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 - 부처별 돌봄사업 간 연계 체제 강화 :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아카데미, 온종일 돌봄 학교 등과 연계하는 범정부 돌봄서비스 통합지원시스템 운 영 - 문화 예술 돌봄 및 교육 활성화 - 0~5세 보육 국가완전 책임제 실현 : 0~5세 보육료 전계층 지원, 시설 미이용 아동에게 양육수당 지급, 어린이집 평가인증 내실화 및 부모모니 터링단 운영을 통한 보육서비스 질 개선 추진 - 3~5세 누리과정 지원 강화 : 지원 단가 단계적 인상 -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 : 여성관리자 및 정부위원회 여성참여 확대, 여성인재 아카데미 설치 - 경력단절여성 맞춤형 일자리 제공 및 가족친화 경영 확대 : 새일센터 확충, 맞춤형 교육 및 종합 취업지원서비스 제공, 가족친화인증 확대 - 유연한 일자리 확대 및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정착 : 질좋은 여성 시간제 일자리 발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여성고용기준 확대, 미이행기 업 명단 공표 - 부문별 지역별 성평등 수준의 실질적 개선 :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 인지 예결산 제도 운영 내실화, 국가성평등 지수와 지역성평등지수의 주 기적 측정 발표, 여성친화도시 지정 확산, 공무원 양성평등교육 확대, 여성정책조정회의 운영 내실화 자료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2013. 5. 28일 발표. - 10 -
먼저,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다. 보육료 지원 전 면 확대의 경우,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의 보육 및 보육비용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방과후 지원체계 정비, 아빠의 달 도입 등은 기존 정책에서 한 발 나아간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의 경우, 하나의 국정과제로 포함되었고, 경력단절여성 맞춤형 일자리 제공, 유연한 일자리 확대 등의 정책과제들이 제시되었다. 물론 이러한 정책들은 개별 정책수단으로 존재하고 있을 뿐, 한 가지의 목표와 방향성 을 갖고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 아빠의 달 도입은 행복한 임신과 출산 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보육서비스나 방과후 돌봄서비스 확 대 및 정비는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무상보육 및 교육 확대는 별도의 과제로, 여성경제활동 참여와 양성평등은 하나의 과제 속에서 포괄 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러한 개별 과제들 속에서 남녀의 동등한 노동참여와 일 가정 양립을 지원 한다는 정책목표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지금의 낮은 여성고용, 경력단절 현상의 지속이라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수단도 부족해 보인다.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며 과감하게 추진한 무상보육 정책의 경우, 여성고용 증진 이라는 목표에서 볼 때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경제활동 참여 확대정책의 경우도 제시된 3가지 정책과제로는 한계적이며, 양성평등 역시 노동시 장 내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과제보다는 성별영향평가나 성인지 예산과 같은 제도적 수준에서의 개선에 치우치고 있다.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 아빠의 출산휴가, 가족친화 경영 확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정착 등 모두 기업의 협조 없이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물론 노사 간에 대타협 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정과제에 제시되어 있으나, 주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여성고용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대타협은 보이지 않는다. 장시간근로 개선 역 시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하긴 했으나, 이 역시 일 가정 양립이라는 목표는 보이지 않고 장시간근로 개선이 여성 일자리 창출이나 여성의 경력유지를 지원으로 이어지게 하는 정 책적 연결고리는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 중심의 국정 운영과 고용영향평가체계 강화 역 시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여성고용 과 연결시켜 여타 시행되는 사회정책들이 여성고용 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향후 여성고용 지원정책을 추진할 때, 이러한 점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 11 -
이런 상황에서 2014년 2월 4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 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 을 발표하였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제고하고,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 는 목표 아래 기획재정부, 교육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들이 합동으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표 4>에 제시된 바와 같이 여성의 생애주기를 자녀를 기준으로 임신ㆍ출산 영유아 초ㆍ중ㆍ고로 구분하고, 각 시기에 필요한 모성보호, 보육ㆍ돌봄, 재취업 지원 및 일 가정 양립 문화를 조성정책을 통해 여성의 경력유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표 4. 박근혜 정부 여성고용 및 일 가정양립 관련 국정과제> 생애 주기 임신 출산 주요과제 두 번째 육아휴직 이용자 급여 인상 비정규직의 육아휴직 후 복귀 지원 민간 공공부문 대체인력뱅크 지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성화 영유아 시간제보육반 등 시설보육 다양화 국공립, 직장어린이집 확충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의무화 아이돌보미 이용단가 현실화로 공급확대 영아 종일제 아이돌봄 확대 아이돌봄서비스 취업모 우선 제공 초등 희망 아동 모두 초등돌봄교실 이용 보육ㆍ돌봄협의체 구성해 연계 강화 재취업 고용 문화 고학력 경단여성 대상 리턴십 도입 유형별 새일센터 설치, 전문직업훈련 강화 취업여성 고용유지 지원ㆍ관리 강화 시간선택제 채용ㆍ전환 활성화, 보호 강화 민간 스마트워크 활성화 일하는 방식 개선 캠페인 실시 가족친화 인증기업 확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실효성 제고 여성인재 육성, 민관협력 강화 일ㆍ가정양립 지표 체계 구축 자료 : 2014. 2. 4.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 보도자료 - 12 -
우선, 범정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리고 생애주기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고, 재취업 지원정책에서 여 성의 상이한 욕구(학력수준, 전공, 경력 등)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고자 한 것은 앞서 제 시한 전략에도 부합하는 적절한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유인정책을 제안하거나, 비정규직 육아휴직 이용을 지원하기 위한 대체 인력 지원이나 금전적 인센티브 제공, 육아기 근로단축 활성화를 위한 금전적 인센티브 제공, 전일제 근로자의 근로시간단축(시간선택제 전환) 청구권 확대, 단축기간 이후 전 일제로의 복귀 보장 등 제도적 장치 마련, 중소기업의 가족친화인증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역시 현실 속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들이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여성고용 증진과 일 가정 양립지원을 위한 전략의 원칙과 기본방 향에 비추어 추가, 보완되어야 할 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4) (1) 첫째, 현재 미취학 아동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에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보육서비스, 아이돌보미서비스, 양육수당 등이 있다.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행 보육지원 정책을 고용 친화적이지 않은 보육서비스 지원체계,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들에게 만 적용되고 있어 학생, 실업자, 자영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도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림 4. 현행 보육지원정책> 출처 : 안상훈 외(2012) 4) 이하에서 제안하는 여성고용 및 일 가정양립지원을 위한 정책개선안들은 안상훈 류연규 김영미 김은지(2012)의 내용을 토대로 수정 보완하였다. - 13 -
- 그리고 취업유무와 무관하게 보육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육아휴직급여를 받으면서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혹은 양육수당을 받는 것은 중복수혜의 문제로 볼 여 지가 있음에도 논리적으로 문제는 없다. 이는 아동양육지원정책이 부모의 고용지원, 아동발달이라는 목표 아래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양육지원정책들 간의 연계 및 통합, 고용 친화성 제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사 각지대 해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 현 대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육아휴직 사용을 제고하기 위한 대체인력 채 용 지원과 같은 정책은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모든 출산 육아휴직 사용자의 원활한 휴 가사용을 위해서 필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적으로 유도 하기 위해 첫1개월의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상향하고 상한 역시 100만 원에서 150만원으로 조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되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시간선택제 근로자 등의 보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제 보육반(1일 최대 6시간)을 신설한다는 정책대안은 현재 부모의 취업유무와 무관하게 종일제 기준(1일 12시간)으 로 보육료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과 맞지 않다. (2) 둘째, 발표된 정책대안들은 상당 부분 금전적 인센티브로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 육 아휴직 급여수준 상향조정, 비정규직의 육아휴직 사용 역시 계속고용지원금 지원, 육 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액 상향조정, 시간선택제 일자리 인건비 지원한도 확대, 가족 친화인증기업 인센티브 확대 등이다. 물론 금전적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는 한계적이다. 예컨대 아버지의 육아휴직 급여를 100%로 상향조정한다고 해도 월 150만원의 상한선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여수준이 충분하지도 않고, 금전적 인 센티브보다는 기업 내 분위기, 이후 승진 등에서의 불이익 등으로 인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 결국 위에서 제안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포함한 정책들은 기업의 조직문화를 바꾸어야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법적으로 보장 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육아 시기 노동시간을 단축 하거나 유연하게 근무환경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 즉 남성과 여성이 공 정하게 경쟁할 수 있고 여성이 경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근로문화를 조성하는 것 은 결국 노사의 몫이다. 이를 위해 기업 내에서는 노사협의회, 국가 차원에서는 노사 정 합의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상호논의와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의 문화와 현행 노동시장의 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사 협의를 이끌어내 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정책대안 제시 없는 금전적 인센티브 중심의 해 결책은 단기적 성과는 있을 수 있을지 몰라도 한계적이다. - 14 -
(3) 셋째, 단기적으로는 여성의 생애주기를 자녀를 기준으로 임신ㆍ출산 영유아 초ㆍ중ㆍ고로 구분하여 경력단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나, 중장기적으로는 노 동시장 진입 이전인 10대, 20대부터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정책과 연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4) 넷째, 여성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녀에게 평등한 노동참여와 역량발휘 의 기회 제공, 남녀에게 동등한 비전과 권력을 제공하는 노동환경 조성, 남녀가 공정 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 확립과 문화 조성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본 대 책에 포함된 정책들은 주로 고용을 지원하는 정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력이 단절된 이후에 괜찮은 일자리를 발굴 하여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여성들이 진출해 있는 여성들이 계속해서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교 육 훈련을 제공하고 승진이나 경력 발전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 고 노동시장 내에 존재하는 불평등한 요소들(임금격차, 인사상의 차별, 근로조건의 차 별 등)을 제거하는 것, 부모의 일 가정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장시간 노동관행을 없애 기 위한 정책은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대안들임에도 불구하고 누락되어 있다. 단기적 으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한 휴가정책이나 경력단절이 이미 발생한 이후에 재취업 을 지원하는 정책, 유연한 근로형태를 확산해 여성이 양육하는 상황에 근로조건을 맞 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가족친화적인 노동환경을 만듦 으로써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고 계속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 겠다. 4.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정책개선 과제 및 노사정의 역할 위에서 제시한 평가들을 토대로 하여 여성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추가 보완 개선 해야 할 정책과제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아동보육에 관한 분명한 원칙 수립과 통합적 보육지원체계 수립 (현황 및 문제점) 한국에서 보육서비스는 보편적 사회서비스가 되었다. 2012년 0-2세와 만5세 보육료 지원이 모든 소득계층으로 확대되었고, 2013년부터는 만 3-4세 보육료 지 원 역시 전면 확대되었다. 하지만 보육의 문제가 주로 보육비용 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 15 -
있다는 점, 그리하여 정작 중요한 전달체계 상의 문제나 보육서비스의 질의 문제는 제 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 분명한 정책목표 하에 체계적이고 합의를 도출하는 방 식으로 정책이 추진되기보다는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방식으로 추진 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민간보육시설 과잉공급 구조 문제, 보 육서비스 질 관리의 문제, 보육교사에 대한 낮은 처우 문제 등 전달체계와 관련된 문제 점들은 특히 심각한 문제이고, 이는 보육예산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정책 체감 도가 낮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문제점을 살펴보면, - 첫째, 현행 보육료 지원체계는 욕구의 상이함과 우선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종일제(하루 12시간)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이러한 지원방식은 보육시간이 긴 취업여 성 자녀보다 짧은 전업주부 자녀를 더 선호하게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러한 이유 로 보육지원 확대가 여성고용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 2008년 기준, 0-2세 아동의 보육시설 등록률이 높은 덴마크(65.7%), 네덜란드(55.9%), 스웨덴(46.7%) 등의 국가들의 경우, 최연소아동이 3세 미만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을 보면 덴마크가 71.4%, 네덜란드가 77.8%, 스웨덴이 71.9%로 매우 높다(OECD Family database). 한국의 0-2세 아동 보육률은 2011년 기준으로 54.2%에 달하지만, 최연소아동이 영아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9.9%에 불과하다(2009년 보육실태조 사 결과). 이는 정책설계가 취지에 맞게 설계되지 못한 점도 있고, 정책의 취지가 정 책집행현장에서 왜곡되는 누수문제가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과적 으로 정책 집행과 재정 지출 상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 영아에 대한 시설보육 중심의 지원 확대는 영아의 발달이라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 는다. 스웨덴은 보통 생후 1년까지는 부모휴가(480일)를 사용하면서 부모가 직접 아이 를 돌보는 것이 아이의 정서발달에 가장 좋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부모가 부담 없 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공보육 체계를 통 해 아동 보육, 아동 발달, 교육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5) - 둘째, 민간시설 주도의 사회서비스 공급문제이다. 2012년 국공립어린이집은 어린이집 수 기준으로 5.2%, 이용아동 수 기준으로 10.1%에 불과하다. 꾸준히 국공립어린이집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절대적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 대책에서도 매년 15개소 씩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확대방안이 함께 5) 이를 위해 스웨덴은 1996년 공보육의 책임을 보건사회부(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ealth)에서 교육과학 부(Ministry of Education and Science)로 이전하고, 1-5세 아동을 위한 특별 커리큘럼을 개발하였다. 공공 보 육은 일가족 양립지원과 여성 노동시장 참여지원을 위한 정책수단을 넘어,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과정의 첫 번째 단계이자, 정상적인(normal) 아동기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Nyberg, 2004). - 16 -
필요하다. - 셋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광범위한 배제 및 사각지대 문제이다. 이와 함께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정책 개선방안) - 첫째, 아동보육에 관한 분명한 원칙을 수립하고 다른 제도들과의 통합적 연계의 관점 에서 보육서비스 지원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아를 둔 부모들의 경우, 가능 한 한 육아휴직을 사용해 직접 돌볼 수 있도록 보장하고, 직장에 복귀한 이후에는 보육 서비스 혹은 아이돌보미 서비스 등 원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 - 둘째, 보육료 지원시간을 맞벌이(혹은 취업 한부모) 여부와 같은 욕구 상황에 따라 차 등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예컨대 맞벌이나 취업 한부모의 경우, 종일제를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보육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추가적인 보육의 경 우, 기관을 계속 이용할 수도 있고 시간제 아이돌보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 권 부여), 비취업 부모의 경우 반일제 혹은 시간제를 지원하도록 한다. 이는 취업모를 우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고용유지를 지원하는 효과도 있고, 고용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여성고용 증진을 위해 현행 양육수당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나, 보 육서비스 지원이 보육기관 중심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아동수당과 같이 아동을 양육하 는 가정에 대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필요성도 인정된다. 하지만 향후 보육 서비스 지원체계를 일하는 부모 중심으로 재편해가는 과정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 셋째,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민간 어린이집을 견인,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지만, 국공립어린이집 신축 수는 2007년 112개, 2008년 50개, 2009년 38개, 2010년 10개, 2011년 10개로 계속 감소해 왔다. 단계적으로 이용아동 대비 30%까 지는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높은 신축비용 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 요하다.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비용에 대한 국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초등학교,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시설을 리모델링하거나 근린공원, 대학 등 공공기관 부지를 활용 하거나 기존 민간보육시설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모색할 수 있다. - 넷째, 전체적인 보육서비스(특히, 민간시설)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선택사항으로 되어 있는 평가인증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약 70%의 보육시설들 - 17 -
이 평가인증을 받은 상황, 보육료 지원이 전면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막대한 정부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정기적인 지도 와 수시감독이 필요하며, 보육서비스는 상업성(수익)보다는 공익성을 추구해야 할 필요 가 있다는 점, 보육시설 운영과정에서 상당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 안할 때 부실 및 부정운영을 한 보육시설에 대해서는 설립인가 취소와 같은 강력한 제 재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회복지시설평가와 같이 정기적인 시설평가 규정을 두고, 이를 재정지원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김영미, 2013). - 그리고 직장어린이집 설치 확대와 함께 부모협동어린이집과 같은 대안적인 서비스 공 급기관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최근 많은 정책적 주목을 받고 있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시 도들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어린이집, 유치원, 방과후 교육 등 보육서비스 제공 에 특화된 사회적 기업의 체인화라든지, 부모, 원장과 함께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보육 교사들이 보육 협동조합을 구성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이 모색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시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없는지 검토하여 개선하고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다섯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광범위한 배제 및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로운 제도의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안상훈 외, 2011).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도 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아무리 하더라도 고용보험제도 내에서도 근본적으로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 출산휴가제도만 하더라도 2012년 현재 건강 보험 직장가입 분만 여성근로자는 111,076명이나 동년도 고용보험의 출산휴가급여 수 급자는 93,392명으로 분만 여성근로자의 84.1%에 그치고 있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육 아휴직 사용은 더욱 요원한 일이다. - 또한 제도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출산휴가급여의 전액 사회분담이나 육아휴직급여 의 소득대체율, 상한선 상향조정을 대안으로 제시할 경우, 이는 지출 증가로 이어져 현행 고용보험기금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우려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현행 고용 보험 체계 내에서는 적용대상의 확대가 한계적이고, 고용보험기금만으로는 늘어나는 산전후휴가, 육아휴직급여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보험(가칭 부모보 험) 신설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부모보험의 신설은 실업, 산재, 은퇴, 질병 등과 함께 출산과 양육 이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등장했음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의미도 갖 고, 이러한 새로운 위험에 대해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 여준다는 의미도 가질 수 있다. 현재 부모보험이라는 별도의 사회보험 형태로 제도를 - 18 -
운영하는 국가로는 스웨덴, 아이슬란드가 있다(안상훈 외, 2011, 2012). 스웨덴 부모보험 사례 - 건강보험체계(질병 및 부모보험)의 일부로, 실제 질병보험과 부모보험이 같이 질병보험 기여금을 통해 재원조달이 이루어진다. 임신에 따른 50일간의 휴가(pregnancy cash benefit), 아동이 8세가 될 때까지 부모가 480일 이내에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는 휴가(parents' cash benefit for childbirth), 아 동이 12세가 될 때까지 질병에 걸리거나 보호자가 질병에 걸릴 경우 60일간의 휴가(temporary parents' cash benefit)로 구성된다. - 자녀출산 전 240일 이상 고용되었거나, 2년간 통상 12개월 고용되었던 0-8세 아동을 가진 부모의 경우, 390일은 임금의 80%(상한액 SEK428,000, 하한액 SEK 180), 90일은 1일당 SEK180의 급여를 지급받는다. 그 외 자격을 갖추지 못한 부모는 480일 동안 1일 당 SEK180의 정액급여를 받는다. 재 원은 고용주가 부담한다. - 이 제도의 경우, 앞으로 보다 심층적인 논의와 의견수렴이 있어야 하겠지만, 급여대상 과 내용, 재원과 같은 구체적인 설계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제도의 대상 한국의 부모보험(안) : 대상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확대해갈 필요가 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임금노동자 전체를 포함하고, 다음으로 자영업자 등 비임금 노동자까지 포함한다. 스웨덴의 경우, 학생, 실업자까 지 포함하고 있으나, 한국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로 보이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급여 종류 : 급여종류는 제도 시행 초기에는 기존의 출산전후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포함하고, 이후 에는 유급의 가족간호휴가와 같은 제도를 추가 신설할 필요가 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현행 현금 급여만을 포함하고, 향후에는 취업부모의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바우처 방식의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따라서 취업부모의 출산, 양육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서 기 능하도록 할 수 있다. 급여 수준 : 급여의 형태는 고용형태에 따라 상이하게 설계한다. 임금근로자는 임금에 비례해서 급여를 받는 정 률급여 방식을, 비임금 근로자는 정액급여 방식을 택한다. 재원조달 : 재원은 피고용자의 기여금, 고용주 및 자영업자(자영업자까지 확대할 경우)의 부담금, 국고 지원으 로 구성한다. 자영업자까지 확대할 경우,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65세 이후인 노후에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고 보험료 기여자는 미래의 잠재적 수급자라는 면에서 새로운 제도 신설에 따른 보험료 부담 증가에 대해 큰 반발이 없었다. 하 지만 부모보험의 경우, 제도의 수혜자가 부모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젊은 층에 한정되기 때문에 급여의 수혜가능성이 없는 장년층의 경우 보험료 부담에 대해 반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제도 시행 초기 보험 료율을 높게 부과하지 않고, 대신 임금 근로자의 급여에 대해서는 고용보험기금에서, 비임금 근로자의 급여에 대해서는 일반예산에서 일정 부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 안상훈 외(2011, 2012) - 19 -
- 여섯째, 공식적인 보육방식으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믿고 맡길 만한 적절한 어린 이집을 찾지 못한 상당수의 취업모들이 가정 내에서 직접 고용하고 있는 베이비시터 를 공식화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경우, 가정보육모 (Assistante Maternelle)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들도 사회보험에 가입하게 하고 있 으며, 가정보육모를 쓰는 가정에 대해서도 국가가 지원을 하고 있다. 현 정부대책에 아이돌보미에 대한 4대 보험료(고용주 부담분)를 지원하는 방안을 넣었는데, 이와 같 이 베이비시터 역시 공식화 하고 아이돌보미와 마찬가지로 보험료 지원을 하며, 베이 비시터에게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림 5>는 앞서 제시한 통합적 보육정책지원(안)을 제시한 것이다. 보육서비스 체계 를 고용 친화적으로 재편하고, 부모보험제도 신설을 통해 일하는 부모의 출산 양육휴가 를 지원하고, 휴가제도, 보육서비스, 아이돌보미가 유기적으로 연계,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민간 베이비시터를 공식화 하고 그 비용을 세제혜택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림 5. 통합적 보육지원정책(안)> 출처 : 안상훈 외(2012) (2)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과 가족 친화적 근로환경 조성 (현황 및 문제점) 2004년 7월 1일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주40시간 근무 시간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고, 2011년 7월부터 1일부터는 주 5일 근무제가 전면적 - 20 -
으로 시행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장시간 근로관행은 만연하고, 주 48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 비율은 38%로 일본(25%)이나 미국(12%)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제조 업에서 관행이 된 초과근로는 장시간 근로의 주요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300인 이 상 대규모 사업체보다는 중소규모 사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6) <표 5. 40시간 이상 근로자 비중> 40시간 이상 여성 중 40시간 이상 근로자 비중 근로자 비중 전일제 비중 네덜란드 32.3 11.6 51.7 프랑스 34.5 23.6 80.9 영국 46.0 27.4 70.1 독일 51.9 34.4 72.6 스웨덴 57.6 43.7 74.2 일본 64.1 46.1 64.1 미국 73.3 64.0 73.3 한국 82.0 74.9 82.0 OECD 64.5 50.2 주: 전일제 기준: 한국, 일본, 미국은 40시간 이상, 나머지는 35시간 이상 출처: OECD Stat. database. 홍민기(2012). <장시간 노동실태와 노동시간 단축 토론회> 자료집에서 재인용 - 여성 근로자는 남성에 비해 영세사업장에 근무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장시간 근로 문화에 더 쉽게 노출되나, 양육 가사 돌봄 등의 가족 문제로 장시간 근로를 하기 어려 운 상황이다. 포괄임금제 형태로 초과근로를 보상하는 비율(40.6%)이 높아 저임금 장시 간 근로를 부추기고 있으며, 하급 사무직이나 전문직에서는 고정연장수당보다 훨씬 길 게 일하고 있다. 기업 측의 인력 최소화 전략과 근로자 측의 연차휴가보다 연차수당 선 호 경향 때문에 연차휴가 소진율이 낮은 것도 장시간 근로의 원인이다(안상훈 외, 2012). - 이러한 상황에서 일 가정 양립을 위해 장시간 근로가 어려운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간 선택제 일자리 도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앞서 <표 1>과 <표 2>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비취업 경력단절 여성들이 가장 원하는 정책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미취업 및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FGI 결과 이들은 4시간의 시간제가 아니라, 주로 1일 근무 5~6시간의 주당 평균 25~30시간의 시간 선택제에 대한 요구들이 많았다. 시간대는 자녀가 보육시설이나 학교에 가 있는 동안에 대한 선호가 매우 높았 으나, 조정에 대해서는 보다 탄력적인 자세를 갖고 있었다. 근거리, 지역사회에서 취업을 원하였으며 급여의 경우, 현재 근로시간을 고려할 때 8시간 근로가 잘 지켜지지 않아 상시적인 추가근로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8시간을 기준으로 비례임금을 받기보다는 다소간의 임금 하락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견해가 다수였다. 전에 받던 임금의 2/3 ~1/2까지 받고 하 루 5~6시간 근로할 수 있다는 응답이 많았고, 금액으로는 100~150만 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6) 한국직업능력개발원, KRIVET Issue Brief, 40호(2013. 11. 30) - 21 -
경력단절 기간이 5년 미만으로 짧은 여성들이 시간선택제에 대한 요구가 구체적이고 명확한 편이었 다. 동시에 정부정책에 대한 참여 및 이해도 역시 더 높았다(김영옥 외, 2013) - 하지만 정부대책안에 제시된 것처럼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일자리를 별도로 만드는 것 과 같이 별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경우, 여성노동력을 주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가 존재한다. - 전일제 중심으로 설계된 각종 제도를 시간선택제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추진한다 고 하나, 그 대안으로 제시한 시간 선택제 전용 워크넷은 오히려 고용정보망을 통합하 는 통합적 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현 정책흐름과 반대되는 제안으로 보인 다. 별도의 시간선택제에 맞는 정책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는 전반적인 근로시간을 단축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 전일제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확대하고, 단축기간 이후 전일제로의 복귀 를 보장하는 것을 제안하였는데, 이 방안은 매우 중요하나 결국 문제는 기업에서 얼마 나 이를 수용할 것인가이다. 이는 금전적 인센티브보다는 전반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가 족친화적 기업환경 조성이라는 취지에 대한 기업의 공감대 형성에 따른 적극적인 추진 의지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가 협의하고 공통지점을 찾아내는 과정 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 장시간 근로 관행이 여전하긴 하나, 주 40시간 근로제를 도입하고 주5일 근무제를 도 입한 이후 사람들(특히, 젊은층)의 일과 여가에 대한 인식에는 변화가 생겼다. 물론 일 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긴 하나, 장시간 근로관행을 변화시키고 노동시간을 줄 이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는 현대 기아차 의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대기업에 한정해 실시되 고 있고, 대다수의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는 중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가족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은 어려운 과제이다. 가족친화제도 실시 사례 SK이노베이션과 그 계열사인 SK에너지 SK종합화학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초과근무 제로화 프 로젝트 를 7월 1일부터 시행했고, 직원의 초과근무 현황과 개선 여부를 팀장과 임원의 인사평가에 반 영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2009년 10월부터 PC-off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는데, 저녁 7시35분에 본점 및 영 업점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것이다. 2011년 4월부터는 PC-off 시간을 경영평가 배점에 넣으면서 컴 퓨터가 꺼지는 시간이 평균 저녁 8시에서 저녁 7시로 당겨졌다. 대상그룹은 2009년부터 즐거운 일터 만들기의 일환으로 Great Work Place (GWP 일하기 좋은 직장)를 시행하고 있는데, GWP의 핵심이 저녁 7시 이전 강제퇴근 정책이다. 정시퇴근율 을 수치로 관리해 연말 인사고과에 반영시키면서 제도가 정착됐다. 현대해상, 유한킴벌리 등은 일주일에 하루를 패밀리 데이 로 정해 정시퇴근을 강제하고 있다. 참고자료 : 내게도 저녁이 있어요. 칼퇴근하는 직장인들, 주간경향 1036호, 2013. 7. 30. - 22 -
(정책 개선방안) 첫째, 중소기업의 가족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 하다. 현 정부대책에서는 중소기업의 가족친화인증비율을 높이기 위해 인증기준을 대기 업과 차별화 하는 대책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정부지원 사업 선정 시 우대하는 등 중소 기업을 중심으로 가족친화인증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발굴하고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민관 공동으로 가족친화환경 조성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가족친화기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영국과 독일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 다. 영국의 경우, 이 기금을 통해 중소기업에 일 생활 균형 조치들을 개발할 수 있는 인적자본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독일 상공회의소, 연방사용자협회 등 사용자 단체와 독일기술자중앙협회, 독일노동조합연합회 등 근로자 단 체가 함께 가족 친화적 기업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영국의 Work-Life Challenge Fund 영국은 1990년대 후반 노동당 집권 후 가족친화정책이 마련되었고, 2000년부터는 일과 생활 균형 캠 페인 이 개시되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00년부터 Work-Life Challenge Fund 을 통해 일과 가족생활의 양립을 위한 전략들을 실행하기 위한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기금을 통해 기업들에게 가 족 친화적 작업장 도입의 장점을 홍보하고 실제로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들에게는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사용자 연합(Employer for Work-Life Balance)과 정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으로 재원 을 마련한다. 이는 Work-Life Balance Campaign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는데, 2000년~2003년까지 5회 실시되어 선정된 448개 기업에 대해 1,130만 파운드가 지출되었다. 공공 및 민간 기업에 이러한 일 생활 균형 조치들을 개발할 수 있는 인적자본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 250인 미만을 고용 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 지원책도 마련하였다. 독일의 가족친화인증제 독일의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는 가족여성부를 중심으로 하여 국가가 법적, 정치적 차원의 후원자가 되고 실제 운영은 민간 비영리 법인이 위탁을 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익 헤르티 재단(Die Gemeinnützige Hertie-Stiftung)이 1998년 설립한 직업과 가족 공익유한회사(die berufundfamilie ggmbh) 가 네트워크 와의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으면서 가족친화기업 인증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친화기업 경진대회도 열고 있는데, 인증기관은 먼저 후원 기관, 주관 기관, 재정 지원 기 관, 언론 파트너 기관으로 구성된다. 후원 기관은 연방정부와 연방 여성가족부이고, 독일의 가족친화 인증 주관 기관으로서 헤르티 재단 산하 직업가족 공익유한회사는 심사 과정을 담당하며, 관련 비용 은 유럽연합 사회기금(Der Europäische Sozialfond: ESF), 독일 상공회의소(der Deutsche Industrie-und Handelskammertag: DIHK), 연방사용자협회(Bundesverband der Arbeitsgeber: BDA) 등 사용자 단체와 독일기술자중앙협회(Zentralverband des Deutschen Handwerks: ZDH), 독일노동조 합연합회(Deutscher Gewerkschaftsbund: DGB) 등 근로자 단체가 함께 조달하고 있고, 언론 파트너 기관으로서 주간지 Der Focus 도 참여하고 있다. 홍승아 외(2012), 가족친화인증기업 확대방안 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 23 -
둘째, 무엇보다 초과근로와 같은 장시간 근로관행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장시간 근 로관행은 그 자체로서 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법규제와 노동시간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 화하고, 포괄임금제도를 개혁하여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지급 면제 대상을 명확 화하고, 월간 연장근로 한도를 제한(45시간)하며, 최대연장근로시간제 및 연간노동시간 제와 같이 구체적이고 정교한 근로시간 규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장시간 근로 가 관행화된 사업, 업종, 직종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근로시간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 스웨덴의 일 생활 양립모형의 세 가지 기둥은 부모휴가제도, 공공보육시스템, 그리고 파트타 임 근로라고 할 수 있는데, 파트타임 근로 대부분이 단축근로 청구권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시간제 근로가 주변화 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종사상 지위 측면에서 전일제와 시간제 의 지위 상 경계가 구분되지 않고 상호 간에 전환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동 시간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 만일 전일제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없으면, 고용주는 시간별 서비스 수 요 변동에 대처할 때 시간제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는 대신 전일제 근로자들을 초과 근무시키는 선택을 하기 쉽다. 이런 사회에서, 시간제 근로는 고용주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인력운용방식 이 아니며 따라서 시간제 근로는 활성화되기 어렵다. 스웨덴은 EU 근로시간 지침과 노동법, 단 체협약에 의해 전일제 근로의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시간제 근로 에 대한 수요가 크고 그와 함께 시간제 근로의 초과근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어 시간제 근 로가 실질적으로 안착될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이주희 외, 2010). (3) 취업준비기 양성평등 진로교육 강화 (현황 및 문제점)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은 임신 출산 시기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볼 수 없고, 그 이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OECD 보고서(OECD, 2012)에 따르면, 여성의 교육수준(진학률과 성적)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취업률과 평균임금 수 준이 낮은 것은 노동시장의 여성에 대한 차별 및 불평등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에서 남 녀의 전공과 직업에 대한 인식 차이의 문제에 대한 개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는 경 력단절 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들이 선택하는 계열, 전공은 상대적으로 근로조건 이 열악한 상태에서 취업할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녀의 평등한 노동 참여를 위해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진로를 탐구하는 10대 시기부터 미리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는 양성평등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체계 내에 존재하는 성별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 24 -
(정책 개선방안) 이를 위해 학교에서의 양성평등 달성을 위한 위원회 설치, 여학생들 의 수학, 과학, 기술, 정보통신 분야에의 관심도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 또한 양성평등 진로교육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4) 집단 맞춤형 직업역량강화 및 취업지원 전략 수립 (현황 및 문제점) 경력단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력단절이 발생하 기 전과 후로 구분하여 전략을 수립하는 것, 경력단절이 발생한 이후에는 그 사람의 전 공, 경력, 학력수준, 개인 가구 특성 등을 반영해 그에 적합한 취업지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 현행 정부대책에서도 맞춤형 재취업 지원 을 제시하고 있는데, 경력단절 기간이 짧은 고학력, 전문직종 종사 경험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기업과의 연계, 직장소양교육 지원 을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새일센터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그에 따라 운영주체를 단체 협회 등으로 다변화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정책 개선방안) 하지만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대안도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출산휴가, 육아휴직 제도의 활성화, 보육서비스 지원 강화 등도 이를 위한 중요한 정책과제이나, 이러한 지원을 받으면서 계속 경력을 유지하도록 재직자들을 지 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재직자들에게 교육훈련 기회를 적극적으로 부여하는 것과 함 께 직업의식 강화, 고충상담, 멘토링 등을 통한 역량강화 지원도 필요하다. 그리고 육아 휴직 사용 이후 원활하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복귀 전 직장적응 훈련, 보수교육 등의 실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육아휴직 후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 을 것이다. 경력단절이 발생한 이후, 정부대책에서 제안한 재취업 전략의 다변화는 적절한 대책이 라 여겨진다. 현재 새일센터의 경우, 고학력 혹은 중산층 경력단절 여성에 적합한 교육 훈련과정이 부족하고,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구인현실과의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고학력 여성들 중 전문직의 경우 앞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원래의 직종으로 재취업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경력단절 이전에 사무직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원래의 직종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고학력 중산층 여성들의 경우, 임금이 다소 낮더라 도 일의 의미 를 찾을 수 있고,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 다. 돌봄 영역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들이 저소득, 저학력 경력단절 여성들의 고용 증진 에 기여했다면, 고학력, 중산층 경력단절 여성들의 경우에는 이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 하다. 예컨대 전공이나 취미를 살린 소규모(혹은 무점포) 창업, 협동조합이나 마을 만들 - 25 -
기와 같은 사회적 경제 영역에의 진출, 문화단체나 시민단체의 유급활동, 프리랜서 형 전문 직종 등은 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여유진 외, 2013). 이러한 일자리들을 발 굴해내고 연계하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5)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질 제고와 사회적 경제 일자리 창출 (현황 및 문제점) 2000년대 중반 이후 복지 부문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크게 증가했 다. 2004~2011년 기간 동안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의 고용 증가는 전체 고용 창출(1,687천명)의 42.7%(721천명)에 달하였다. 동 기간 동안 여성의 경우 727천명이 증 가했는데, 88.9%가 보건 및 복지산업에서 늘어났다. 현재 돌봄 서비스는 노인요양서비 스, 간병서비스, 아동보육서비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산후조리서비스, 가사서비스 등 임. 2011년 현재 이 영역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약 486,518명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향후 일자리 창출의 블루 오션 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지만, 아직 까지는 전문성이 낮고 임금수준이나 고용안정성 등 근로조건이 열악하다. (정책 개선방안) 따라서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종사자의 처우문제는 사회서비스의 질 문제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양적 확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열악한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고용환경과 임금체계 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이를 위해 사회서비스 종사자 고용표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서 비스 제공기관들이 종사자들에게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사회보 험법 들에 따른 근로조건과 사회보험 가입 등의 법률 적용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관 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서비스 종사자 고용표준을 수립해 업무내용, 근로시간, 임금, 휴일 휴가 규정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규정함으로써 처우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향후 사회서비스의 양적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서비스 노동을 공식 노동화 하고 이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작업 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가사서비스 종사자 7) 의 경우 근로기준법, 퇴직급여보장 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등 노동관계법 적용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는데, 이들의 근로자 성을 인정하고 노동을 공식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돌봄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적용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간병, 보육, 가사서비스 등은 근골격 계 질환 등의 발생위험이 높아 이들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이 필요하다. 또한 미취업 기 7) 2011년 6월 ILO 총회에서 가사근로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Convention Concerning Decent Work for Domestic Workers) 및 권고 가 채택되었다. 이는 가사노동자의 노동권에 관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 26 -
간 동안의 생계유지 및 직업능력 개발을 위해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 개선방안) 기존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질을 제고하는 것과 사회적 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민간기관 과잉인 사회서비스 생태 계를 바꾸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이탈리아 사례 와 같이 사회적 경제를 통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질 제고 뿐만 아니라,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회 적 경제 영역은 매우 다양해 학력과 소득수준에 따라 다양한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다변화된 재취업 전략 수립에 도 기여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경제를 통한 건강한 사회서비스 공급체계 구축 이탈리아는 1990년대부터 협동조합과 같은 비영리조직에게 가사도우미 등 재가서비스를 위탁하는 경 향이 증가하고 있다(Nothdurfter, 2012). 사회서비스의 실행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방정부는 각 지역의 협동조합 연맹과의 연계 하에 협동조합 연맹이 돌봄 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북부 토렌토 협동조합연맹의 경우, 지역경제에서 농업-유통-생협을 구축 후 이로부터 생성되는 잉여금과 신협 등을 통해 돌봄 등 사회적 협동조합을 구축하였다. 취약계층에게 1,800개 일자리를 공급하고 1,200명의 어 린이와 7,000여명의 고령자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지역협동조합 연맹을 통한 사회서비스 제공은 영세한 기관들의 재정적 문제를 지역사회 중심으로 해결함과 동시에 종사자의 처우에도 긍정 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료 : 김종걸 전영수(2012), 협동조합을 통한 지역 활성화 선진사례 연구. 4. 결론 현재 한국 사회는 기로에 서 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가 여성고용을 획기적으로 증가시 킨 시기와 상황은 너무나 다르다. 스웨덴이 1970년대 여성 노동력을 유인하기 위해 적극 적으로 보육서비스 등 공공 사회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여성고용을 창출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네덜란드가 1982년 바쎄나르 협약 이후 지속적으로 노 동시간 단축, 단시간 근로 확대를 통해 여성 고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시점과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국가의 의도적 개입이든,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든(제조업에 서 서비스업으로의 비중 이동, 구조조정 등) 고용에 대한 수요가 존재했고, 무엇보다 이 국가는 모두 사회적 타협의 근간을 이루는 높은 노동조합 조직률과 산별 교섭체제, 그리 고 잘 조직된 사용자단체 및 국가의 조율능력을 갖추고 있었다(이주희 외, 2010). - 27 -
반면, 한국은 여성을 채용하고 그 여성이 경력을 계속 쌓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임 신 출산 양육 시기 모( 母 )와 부( 父 )모두를 배려하는 것이 낭비, 손실 이 아니라, 투자 라는 인식을 할 정도로 노동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다. 소수의 대기업과 영세한 중소 기업, 높은 비율의 자영자라는 현실 속에서, 비전을 갖고 경력을 쌓으며 일을 할 곳은 많지 않다. 네덜란드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단시간 근로 확산과 다양한 가족 친화적 기 업관행의 확산이 가능했던 것은 노사정의 협력과 적극적인 정책추진이라는 요인도 있 었지만, 무엇보다 탄탄한 중견기업들이 존재했고 이들이 절대적으로 근무하는 시간 에 의존하지 않고 생산성, 효율, 성과 를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업무를 조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노동시장이 소수의 대기업과 영세한 중소기업, 높은 비율의 자영자라는 현실 속에서 공공부문 종사자, 전문직 등을 제외한 보통의 여성들이 비전을 갖고 경력 을 쌓으며 일할 곳이 많지 않은 상황, 남녀의 임금격차가 큰 상황에서 자녀양육에 전 념하지 않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하며 경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동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본 경력단절 여성 경제활동 실태조사 에서 전문직 여성만이 대부분 경력단절 전후로 동일한 직종으로 재취업을 했고, 사무직, 중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절반 이상이 동일한 일자리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서비스판매직 등으로 하향 취업하고 있는 현실은 이를 보여준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고용 증진을 가로막는 주요한 방해물은, 남성 생계부양자 논리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여성 노동자들을 2차적 노동자 지위로 강등시키는 한국 노동시장에 놓여 있다는 에스핑 안데르센 교수의 지 적은 뼈아프게 새겨볼 부분이다(Esping-Andersen, 2009). 앞에서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넘어 여성고용 증진과 일 가정양립을 위해서는 첫째, 아 동보육에 관한 분명한 원칙 수립과 통합적 보육지원체계 수립, 둘째,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과 가족 친화적 근로환경 조성, 셋째, 취업준비기 양성평등 진로교육 강화, 넷째, 집단 맞춤형 직업역량강화 및 취업지원 전략 수립, 다섯째,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질 제고와 사회적 경제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통합적 보육지원체 계 수립을 위해서는 보육서비스에 취업모 지원 우선원칙을 적용하고,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부모보험 제도 신설 등을 제안하였다. 이 정책들 모두 단시간에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어느 것도 없다. 정부 단독으로 추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역시 아무것도 없다. 기업의 적극적인 실행의지가 있어야 하고, 노사 간의 합의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위의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정부는 제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시행하는 각종 정책들이 여성고용과 일 가정양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고용 친화적 정책을 실 시하는 방향으로 정책개선을 이뤄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28 -
<참고문헌> 김영미 류연규(2013), 젠더레짐에 따른 성역할태도 결정요인 차이에 관한 연구 : 스웨덴, 독일, 한국 비교, 가족과 문화 25(2) : 90-119. 김영옥 김종숙 강민정 성지미(2013), 여성 고용률 제고를 위한 바람직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 방 안,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안상훈 외(2011). 고용 복지 현계형 사회정책 개혁전략: 공정사회를 위한 비전과 원칙, 고용노동 부 용역과제. 안상훈 외(2012), 한국형 복지정책 방향 연구, 기획재정부. 안상훈 김영미 류연규 김은지(2012), 제5차 남녀고용평등 및 일 가정양립지원 기본계획,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2013), 2013 ~ 2017 제4차 여성정책기본계획. 여유진 외(2013), 여성고용 활성화 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주희 김영미 우명숙 전병유 최은영 소마 나오코(2010), 여성 고용률 제고를 위한 선진국 시간제 근 로자 실태 연구, 노사발전재단. 홍승아 장혜경 문미경 이인선 정재훈(2012), 가족친화인증기업 확대방안 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Esping-Andersen, G. (2009). The incomplete revolution: adapting to women s new roles. Polity. 주 은선 김영미(역)(2013), 끝나지 않은 혁명 : 성역할의 혁명, 고령화에 대응하는 복지국 가의 도전, 나눔의 집. -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