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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앞으로 소개할 통계들의 조사 단위는 사업체 등의 조직이나 집단이 아닌 개인이다. 개인을 조사 단위로 할 경우, 개인의 기억이나 회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정확한 건수 나 금액 등을 파악하는데는 한계를 지닌다. 하지만 반면 개인의 이용행태 등에 관한 대략적인 경

8) 현대 다음 11시 56분에, 문명은 11시 57분부터 시작했을 뿐이고, 근대사회의 발전은 11시 59분 30초에 겨우 시작 되었 그렇지만 인류가 생활한 마지막 30초 동안에 엄청 난 변동이 일어났 1 가속성 2 광범위성 3 동시성 4 정보통신의 발달 5 3차적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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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200 세외수입 관: 220 임시적세외수입 항: 223 기타수입 광역친환경농업단지사업 부가세 환급금 및 통장이자 79,440,130원 79, ,440 < 산림축산과 > 497, , ,244 산지전용지 대집행복구공사((주)하나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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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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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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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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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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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목차 들어가는 말 9 문전성시 문화시장 프로그램 99선 지역 공동체 10 시장 공동체 44 내발적 문화 74 예술의 역할 106 지역활성화 축제 150 여행지로 변신 182 문화중심 216 문화복지 258 문화예술학교 296 새로운 시장 개척 332 마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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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016학년도 수시모집 전형별 면접질문(의예과포함)(최종 ).hwp

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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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200 세외수입 관: 210 경상적세외수입 항: 213 수수료수입 (단위:천원) [ 일반회계 ] 1,405,842 1,399,860 5,982 < 청소행정과 > 1,028,442 1,022,460 5,982 사업장종량제봉투 제작비용(30L) 79.43원*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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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민락초신문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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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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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국회 1 월 중 제 개정 법령 대통령령 7 건 ( 제정 -, 개정 7, 폐지 -)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 1 2.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1 3.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 2 4.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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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답 과 해 설 1 (1)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어생활 주요 지문 한 번 더 본문 10~12쪽 [예시 답]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한 사 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해쳐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0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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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화제작 박찬경 감독의 영화<만신>의 원작!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가 헌사하는 만신 김금화의 파란만장한 생애! 만신이 된다는 것은 뭇사람들이 참지 못하는 고통을 숱하게 참아내는 것이다.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 주연 의 <만신>은 국무( 國 巫 ) 김금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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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연구서 2006-07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 디지털 방송의 계층별 수용실태와 문화격차 효과를 중심으로 유선영 박근서 한국언론재단

이 보고서는 2006년 방송위원회 조사연구지원사업의 연구 결과로서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자의 견해이며, 방송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방송위원회에서 연구위탁 의뢰하신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 디지털 방송의 계층별 수용실태와 문화격차 효과를 중심으로 의 최종보고서로 제출합니다. 연구책임자 : 유선영(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공동연구자 : 박근서(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 디지털 방송의 계층별 수용실태와 문화격차 효과를 중심으로 2006-07 책임연구 : 유선영(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공동연구 : 박근서(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보조연구 : 이설희(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발행인 : 정남기 편집인 : 윤후상 발행일 : 2006년 11월 30일 초판 제1쇄 발행 한국언론재단 100-745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전화 (02) 2001-7896 팩스 (02) 2001-7890 www.kpf.or.kr 편집 제작 유통대행 / 커뮤니케이션북스 121-869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568-33 충무빌딩 2층 전화 (02) 7474-001 팩스 (02) 736-5047 www.commbooks.com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본 재단의 공식 견해가 아닌 필자의 연구 결과임을 밝힙니다. c 한국언론재단, 2006 ISBN 89-5711-137-9 비매품

차례 1장 서론 11 1. 연구목적 및 문제제기 11 2. 연구내용 14 3. 연구방법 16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20 1. 디지털에 의한 방송의 재매개화 20 2. 디지털 방송정책에 대한 비판적 성찰 24 3.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 31 4. 통계로 본 한국사회의 정보 및 문화격차 현황 48 3장 지역조사 결과 분석 및 논의 63 1. 조사개요 63 2. 조사 결과 및 논의 67 4장 지역별 가구심층 면접 결과 분석 및 논의 110 1. 가구심층면접조사의 개요 110 2. 가구심층면접의 결과 및 논의 117 5장 디지털 방송정책의 문화 패러다임 148 1. 제3차 디지털 디바이드 : 문화격차 149 2. 텔레비전 그리고 디지털TV에 대한 문화적 숙고 152 3. 디지털 시대 문화소비 격차에 대한 문화적 숙고 164 4. 문화 패러다임 168 참고문헌 172

표 차례 <표 1> 유 무선 서비스별 가입자 48 <표 2> 주요 정보화지표 국내 이용자 수(관리주기: 년) 49 <표 3>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가구 현황(관리주기: 반기) 50 <표 4> D-TV 보급 현황(관리주기: 월) 50 <표 5> 가구 컴퓨터 보유율 격차추이(관리주기: 년) 51 <표 6> 국내 정보격차 현황(관리주기: 반기) 51 <표 7> 가계소득/소비지출 대비 통신비(관리주기: 분기) 51 <표 8> 인터넷이용률 격차 추이(관리주기: 년) 52 <표 9> 일상생활에서의 인터넷 활용 정도 - 15세 이상 53 <표 10> 인터넷 주 이용용도(%) 54 <표 11> 전체 국민 대비 취약계층 부문별 지수(점): PC 이용층 + 비이용층 기준 54 <표 12> 컴퓨터 인터넷 도움정도 평가(%) 도움됨 응답률 55 <표 13> 인터넷 비이용 주 이유(%) 55 <표 14> 소득별 월평균 여가비 지출액 57 <표 15> 연평균 관람횟수(평균) 58 <표 16> 문화예술관련 최다지출 항목 59 <표 17> 문화예술교육 경험률 59 <표 18> 예술행사 정보출처 60 <표 19> 문화예술교육 의향 60 <표 20> 사회적 취약계층/일반인 여가활용 실태 61 <표 21> 조사 설계 개요 66 <표 22> 디지털 기기 이용실태조사 설문지 구성 내용 66 <표 23> 응답자 특성 67 <표 24> 계층구분 기준 69 <표 25> 가상계층구분/지역 70 <표 26> 가상계층구분/주거소유형태 70

<표 27> 가상계층구분/자동차유무 71 <표 28> 가상계층구분/주거면적 71 <표 29> 가상계층구분/직업 71 <표 30> 디지털기기소유 현황 73 <표 31> 보유TV 사양 74 <표 32> 디지털기기 사용경험 75 <표 33> 디지털기기 처음 사용한 나이 75 <표 34> 디지털기기 처음 사용한 장소 76 <표 35> 지난 1주일 간 디지털기기 이용 장소 77 <표 36> 디지털기기 이용 정도 77 <표 37> 디지털기기를 바꾸는 이유 78 <표 38> 휴대폰 교체 평균 횟수 79 <표 39> 디지털기기 사용에 대한 평가 및 태도(평균) 80 <표 40> 디지털기기 사용에 대한 평가 및 태도의 요인별 t-test 결과 81 <표 41> 보유 컴퓨터 사양 82 <표 42> 컴퓨터 설치 장소 83 <표 43> 컴퓨터를 이용하는 주된 용도 84 <표 44> 컴퓨터 부차적 이용용도 84 <표 45> 컴퓨터 이용하는 주된 용도의 교차 분석결과 85 <표 46> 인터넷 사용 목적(평균값) 86 <표 47> 인터넷 사용목적의 요인별 t-test 결과 87 <표 48> 휴대폰 기능 이용 여부 88 <표 49> 가장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콘텐츠 89 <표 50>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콘텐츠(중복) 90 <표 51>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 91 <표 52> 장소에 따른 인터넷/TV 콘텐츠 이용행태 92 <표 53> 선호하는 TV 채널 94 <표 54> 지상파TV 프로그램 선호도(평균) 95 <표 55> 챙겨보는 TV 프로그램 95 <표 56> 정규방송을 놓쳤을 때 대응방법 96 <표 57> 40인치 이상 PDP나 LCD TV 시청 후 변화 97 <표 58> 40인치 이상 PDP/LCD TV의 장점 98

<표 59> 디지털 정보통신 기술용어 인지도 99 <표 60> 디지털정체성 100 <표 61> 주변인들과 주로 화제 삼는 관심사 101 <표 62> 화제관심사의 요인별 t-test 결과 102 <표 63> 사회변화와 자신의 삶에 대한 전망 103 <표 64> 목동과 응암동의 피면접 가구 및 면접형태 112

그림 차례 <그림 1> 아날로그TV-인터넷TV 컨버전스의 진화경로 21 <그림 2> 인터넷 IPTV의 기술구현 21 <그림 3> 정보격차의 세 가지 차원 46 <그림 4> 격차해소의 표적 이동 47 <그림 5> 인터넷 이용률 변화 추이 49 <그림 6> 직업별 인터넷 이용률 52

1장 _ 서론 1. 연구목적 및 문제제기 텔레비전은 1930년대에 개발되어 1960년대에 꽃을 피운 미디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 말 트랜지스터 방식의 소형 텔레비전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하고, 1980년대 들어 컬러 방송의 시작으로 점차 그 영향 력을 확보해 나갔다. 지금에 이르러 텔레비전은 그 어떤 미디어들보다 친숙하며 일상적이고, 영향력 있다. 어떠한 의미에서 텔레비전은 대중 매체의 대명사이다. 하지만, 이러한 텔레비전의 시대에 커다란 변화가 불어 닥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확산에 따른 이 변화는 이전 시대의 뉴미디어들이 그랬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미디어 환경을 변화시 키고 있다. 지금까지 뉴미디어는 늘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는 다른 어떤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에 의해 전개되고 있는 미디 어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미디어로의 자리바꿈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되 지 않는다. 그것은 보다 적극적이며 또한 전면적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빠른 속도로 다른 미디어들을 재매개하고 있으 며 이렇게 재편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삶을 요구하고 있다. 몇 가지 함축적인 징후들을 우리는 이미 목격하고 1장 서론 11

있다. 미디어는 그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맥루한의 말대로 미디어 는 인간의 확장이지만, 확장된 인간의 신체는 유기적 신체와는 다른 사용 방법을 요구한다(맥루한, 2002). 디지털 미디어의 시대는 이를 테면 디지 털 리터러시를 요구할 터이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해 재매개된 새로운 형태의 방송들 또한 새로운 리터러시를 요구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18세기와 19세기를 거치며 인쇄 매체가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을 그것에 적응했느냐 혹은 그 렇지 못했느냐에 따라 구분하고 식별하며 차별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 특히 디지털 미디어에 의한 차별 혹은 격차의 발생을 우리는 흔히 디지털 격차 혹은 디지털 디바이드 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러한 정보 및 미디어 기술의 발달이 불러들인 사회적 불평등의 개념 은 흔히 정보격차(information gap) 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개념적 으로 정보를 접근하고 이용하는 데 있어서 정보 부자(information-rich) 와 정보 빈자(information-poor) 사이의 사회적 격차를 의미한다(서이종, 2000: 70). 서이종에 따르면, 이 개념은 정보매체에 대한 접근 여부뿐만 아니라, 정보 매체에 접근하여 얻은 정보를 활용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보화가 진전되는 과 정에서 발생하는 차이와 차별에 초점을 둠으로서 정보기술이나 매체가 사회집단 간에 불균등하게 확산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서이종, 2000). 하지만, 이 개념은 서이종 또한 지적하였듯이 몰역사적인 개념으로 우리 시대의 특징적 면모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보의 경제적 효용성과 가치창출의 측면을 우선하고 이를 전제로 정 보의 불균등한 소유와 접근격차 문제는 제1차 단계의 디바이드이다. 그 리고 이 1차 단계의 디바이드 문제 해소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소외계층 의 인터넷 접근가능성을 높이고, 인터넷 및 컴퓨터 리터러시 증진을 위한 교육, 장비 대여, 중고 PC 제공 등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보유, 접 근, 이용을 높이는 방안들이 강구되었다. 그러나 컴퓨터 가격의 인하, 12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인터넷망의 확산 등이 이루어지고 각종 지원에 힘입어 신기술 보급이 향상되어도 소득에 따라 사회계층 간 격차는 더 심각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이 처한 가정의 소득, 문화, 교육, 사회적 배경이 신기술 사용 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기존의 현상을 추체험하고 그것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기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재 진행 중인 혹은 가까운 미래에 그 전모를 드러낼 디지털 방송 이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한 재매개의 과정에 있다고 가정하고, 이로부터 그것을 가로지르는 해석의 패러다임을 문제 삼고자 한다. 디지털 방송은 기술적 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근거한다. 하지만, 그것 이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 그리고 그것의 의미를 어떻게 규정할지 는 그것에 대한 담론들에 의해 결정된다. 미디어는 기술의 산물이지만, 그것의 의미와 역할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미디어는 하나 의 규범이며 동시에 그 규범의 산물이다. 그리하여 본 연구는 1990년대 중반부터 사회적 문제로 논의되기 시작 한 기존의 정보격차, 지식격차, 그리고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한 논의가 정보와 지식의 경제적, 합리적, 인지적, 도구적 효용성을 강조한 통신 패러다임(telecommunication paradigm)에 편향되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통신 패러다임은 기술변화, 미디어 환경의 재편, 디지털 콘텐 츠와 방송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산업, 기술, 시장의 논리를 적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문화적 차원과 관점에서 연구, 성찰, 논의를 배제하였다. 정 보와 지식 등 인지적 콘텐츠의 효율적 전달(telecommunication)에 방점 을 두는 통신 패러다임이 콘텐츠의 감성적, 정서적, 가치적, 질적 차원과 그것의 대중적 효과에 의미를 두는 문화 패러다임을 압도한 것이다. 문 화를 콘텐츠로 하는 미디어임에도, 문화에 대한 논의가 끼어들 틈이 없는 현재의 담론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통신 패러다임의 문화 패러다임에 대한 지배우위의 구도가 계속되면 1장 서론 13

서 HDTV, DMB, IP-TV와 같은 방송 통신융합형태의 디지털 방송서비 스에 대해서도 산업논리, 기술논리로 접근하는 논의가 사회담론을 지배 하고 있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것으로 묘사되며, 그것의 영향 과 효과는 오로지 경제적 이해득실의 측면에서만 가늠된다. 디지털 방송 이 실시되었고 2010년에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는 로드맵을 따르면 조 만간 국민 다수의 문화취향, 문화의 질(quality)에 대한 감수성, 대중문화 에 대한 미학적 기준(aesthetics) 및 문화적 기준(cultural standards)을 재구성(reconstitution)하게 되는 새로운 국면의 문화변화가 전개될 것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 디지털 방통융합시대의 문화 패러다임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는 따라서 디지털 방송의 사회적 효과와 문화변화의 측면을 문화 패러다임에 입각해서 재조명하고 통신 패러다임 우위 구도를 일정 부분 해체하는 데 목적을 둔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세례 를 받았다 하더라도, 방송은 여전히 문화의 영역 안에 있다. 통신 패러다 임은 사업 혹은 산업으로서의 디지털 방송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그것을 문화로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디지털 방 송은 경제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만큼 의미의 세계에 몸을 맡기고 있다. 통신 패러다임의 지나친 팽창과 지배는 디지털 방송 도입에 있어 정작 중요한 문제들인 사람들과 그들의 바람과 의미에 대한 논의를 억압 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문화 패러다임의 논의를 제기함으로써 이러한 담론의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한다. 2. 연구내용 이 연구는 디지털 방송의 사회적 효과와 문화변화의 측면을 문화 패러 다임에 입각해서 재조명하고 통신 패러다임 우위 구도를 일정 부분 해체 14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환경 변화가 디지털을 통해 재매개되는 상황에서 산업우위의 통신 패러다임은 재매개 과정과 그 이 후에 벌어질 사회문화변화에 대한 숙고를 생략하거나 간과하고 있기 때 문이다. 여기서 디지털 격차를 분석의 고리로 설정한 이유는 방송을 중 심으로 한 디지털화가 사회 그리고 문화차원에서 숙고되어야 하는 포괄 적 문제라는 사실을 보다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디지털 격차가 왜 사회 문화격차인가를 이론적 및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통신 패 러다임의 지배우위구도가 갖는 일정한 한계와 오류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디지털 방송은 특히 문화 패러다임에 의해 시각의 균형을 되찾아야 하고 사회적 담론과 규범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주 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 혹은 연구내용을 분석, 논의할 것이 다. 1) 정보화 사회 및 멀티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주도 해 온 통신 패러다임의 성격과 한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 2) 통신 패러다임의 대안으로서 문화 패러다임의 정립 3) 문화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디지털 방송의 문화적 차원 논의 4) 문화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디지털 디바이드의 재해석 5) 디지털 미디어의 문화격차 현상 및 징후 분석 6) 디지털 방송 수용환경의 계층 간 차이에 대한 실증 분석 7) 디지털 방송 수용의 문화적 효과에 대한 계층 간 차이 분석 8) 디지털 방송의 문화격차 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 패러다임 제시 1장 서론 15

3. 연구방법 이 연구는 디지털 방송 수용의 격차가 문화격차(cultural divide)임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분석, 논의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크게 세 가지 연구목적을 설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연구방법을 시행할 것이다. 1 디지털 방송의 문화적, 사회적 특성과 본질에 대한 이론화와 개념화를 위한 이론적 논의 2 디지털 방송의 사회적 효과로서 계층 간 문화격차 의 실태를 분석하기 위한 면접조사 및 가구심층면접조사 3 디지털, 멀티 미디어 환경에 대한 통신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문화 패러다임의 타당성, 효용성, 합리성에 대한 이론적 및 정책적 논의를 할 것이다. 면접조사와 심층가구면접조사 방법은 각각의 조사결과를 분석, 논의 한 3장과 4장에서 보다 자세히 서술될 것이므로 여기서는 개략적으로 조사내용과 방법을 정리하기로 하겠다. 1) 조사목적 및 조사내용 디지털 미디어 및 정보화기기의 보유 및 수용실태 한국사회 디지털격차의 지역 간, 계층 간 분석 지역 간, 계층 간 디지털 (방송) 수용격차 현황 지역 간, 계층 간 디지털 (방송) 리터러시 현황 지역 간, 계층 간 문화자본의 질과 특성의 차이 실태: 수용자의 방송장 르취향, 미학적 기준, 방송콘텐츠 질에 대한 평가와 기준 조사 지역 간/계층 간 문화자본, 사회자본, 경제자본의 차이가 디지털 (방 송) 미디어가 사회적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작동하는 방식 분석 계층별, 지역별 개별 가구의 사회문화자본이 디지털 미디어 수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계층별, 지역별 개별 가구의 부모의 개입과 통제가 10대 자녀의 디지 16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털 미디어 수용을 규율하는 방식 분석 계층별, 지역별 디지털정체성 및 차이 분석 계층별, 지역별 디지털시대 문화소비 실태 및 차이 분석 계층별, 지역별 디지털시대 라이프스타일 차이 분석 2) 조사방법 이제까지의 디지털 디바이드, 정보/지식격차에 대한 조사 연구들은 사 회조사(서베이) 및 센서스기법에 의존해왔다. 즉 1 인구분포에 비례하 는 표본 집단을 구성하고 2 설문지를 사용하여 3 계량화가 가능한 정 보화 지수에 따라 기기 보유, 접속 실태, 사용, 태도 등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측정된 결과에 기초해서 4 국내외 사례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 경우 대개는 문헌고찰이나 사례연구가 활용된다. 이러한 계량화된 서베이 방법은 현상의 개략적 추이나 흐름을 보여주고 일반화하는 데는 기여적이지만 문제의 원인과 과정, 진행 방향에 관여하 는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들, 심리적이고 문화적인 요인이나 사후효과를 밝히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이런 계량적 사회조사 연구 는 정보의 문화적 의미보다 경제적 가치와 효용성에 의미를 두는 통신 패러다임을 구현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본 연구가 의미를 두고 있는 문화 패러다임에 입각한 디지털 (방송) 문화격차를 조사, 분석,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조사의 이점인 일반화 가능한 실태조사를 실시 하는 것과 동시에 질적 연구방법을 동원하여 디지털방송 수용실태, 디지 털 디바이드 그리고 이로 인한 문화격차 효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또 기존의 연구들이 개인 단위의 설문지 조사 방식에 의존해 온 것과 달리 지역(local community)을 설정하여 해당 지역 내 가구(household)를 분 석 단위로 하여 차별화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1 지역(area 1장 서론 17

study)연구 2 가구 단위와 가족(family) 단위 분석 3 조사원의 면접에 의한 설문지 조사 연구를 하게 된다. 이는 계층 간 격차와 차이 연구는 개인 단위로 할 경우 계층 요인보다 개인의 사회 경제적 속성을 통해 계층의 특성을 추론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4 그리고 조사 대상이 된 가구 중에서 16가구를 선정하여 심층인터뷰를 실시한다. (1) 지역(area-local community) 조사 서울 중산층 거주지역 1개 동: 목동 서울 중하층 거주지역 1개 동: 응암동 (2) 2개 표본지역 10대 거주자 300명에 대한 면접조사 가구 단위 조사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특히 목동과 같은 중 산층 아파트밀집지역은 조사자 방문조사에 많은 한계가 있어서 2개 조사 지역에 거주하고 해당 지역의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 학생들을 조 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이는 1 설문지의 구성이 디지털 미디어와 특수 용어가 많아 설문지를 이해할 수 있는 세대원은 10 20대 자녀에 한정되 기 때문이다. 2 20대를 제외한 이유는 우선 주간에 조사원이 방문 면접 하는 데 물리적으로 접근이 어렵고 부모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되어 가구, 가정의 사회문화자본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데 장애변수로 작용할 수 있 기 때문이다. 3 책정된 조사 예산이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하기 어려워 숫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대상, 즉 가능하면 동질성이 높은 표본이 필요했고 이 조건에 부합한 것이 10 대 학생들이었다. (3) 조사원의 1:1 면접 설문지 조사 디지털미디어에 대한 설문내용이 다소 낯설거나 어려울 수 있어 훈련 받은 조사원의 설명과 안내가 필요했다. 따라서 조사원이 1 : 1 면접 조사 18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조사전문회사인 ꡔ한국 갤럽ꡕ에서 집행하였다. (4) 가구 단위의 심층면접조사 조사지역별로 여덟 가구를 선정하여, 총 16 가구를 연구자가 가정 방 문하여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심층면접대상자는 가능하면 부모와 자녀 와 함께 참여한 가운데 실시하였으며 부득이한 경우 가정 상황을 통제하 는 입장에 있는 부모 중 1인과 면담하였다. 1장 서론 19

2장 _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1. 디지털에 의한 방송의 재매개화 디지털 방송은 디지털TV 수상기와 컴퓨터의 결합을 통해 고화질과 고음질의 다채널, 쌍방향,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21세기의 뉴미디어이다. 이는 디지털 방송이 기술적으로 통신과 방송 의 융합형태를 구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방송과는 기술 및 콘텐츠 면에서 구분되는 인터넷TV 그리고 IP-TV가 지배적으로 됨을 의미한다. 아날로그TV에서 인터넷TV로 이어진 기술혁신의 진화과정은 다음의 그림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디지털TV는 인터넷TV로 가기 위한 연결고리이다. 1) 디지털 기술이 초래 하는 변화는 기존의 모든 미디어를 그 논리와 구조에 통합한다는 점이 다. 디지털은 특정한 하나의 기술이기 이전에 새로운 기술의 패러다임이 다. 그런 까닭으로 기존의 모든 미디어들은 단지 낡았다는 이유로 폐기 1) 이 두 그림은 A. M. Noll의 Internet television: Definition and prospects, in E. Noam, J. Groebel, and D. Gerbarg, eds. Internet Television. Mahwah, N. 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Publishers. p. 2에서 인용하였다. 20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그림 1> 아날로그TV-인터넷TV 컨버전스의 진화경로 <그림 2> 인터넷 IPTV의 기술구현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21

되거나 새로운 미디어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이라는 새로 운 DNA를 안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볼터 & 그루신, 2006; 마노비치, 2004). 볼터와 그루신은 그 과정을 재매개 라는 말로 표현했고(볼터 & 그루신, 2006), 마노비치는 수적 재현, 모듈성, 자동화, 가변성 그리고 부호 변환 등과 같은 6개 개념으로 구체화했다(마노비치, 2004). 마노비 치가 말하는 뉴미디어는 디지털 미디어를 말하는 것이고, 이는 그와 같은 여섯 가지 원리를 통해 정체성을 확보한다. 볼터와 그루신에 따르면, 미디어는 반복되는 계기 혹은 재매개의 논리 를 만들어내는 관습들의 네트워크이다. 즉 미디어는 기술적 조건이기 이전에 행위의 양식이고, 그것의 사회적이며 물질적인 관계로 이해되어 야 한다. 이때 재매개 는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기존의 테크놀로 지를 개선하거나 수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모든 미디어는 결국 재매개를 위한 것이며, 미디어의 재현과 표현의 양식들은 재매개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일 뿐이다. 하지만, 볼터와 그루신의 논의가 힘을 얻 는 까닭은 지금의 시대가 그 개념의 신빙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재매개의 개념은 이전의 어떠한 미디어 기술에서 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디지털은 기술 의 패러다임으로서 지나간 모든 기술을 재 매개한다. 한편 마노비치는 디지털 기술이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 언어임을 밝히 고 있다. 그에 따르면, 모든 새로운 미디어들은 수적으로 재현됨으로써 프로그램화될 수 있고, 부분들의 자유로운 조합 혹은 조립으로 새로운 상위 형태를 구성하는 모듈성을 실현하고 있다. 아울러 AI 등을 통한 자동화의 실현,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함에 따른 가변성, 모든 것을 데이 터화하고 이를 기초로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부호 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전의 미디어들과 확연히 구분된다(마노비치, 2004. 70 94). 물론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들의 특징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 패러 다임에 의해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디지털 기술을 물신화하거나 모든 22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미디어 현상을 그것에 환원시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술은 그만큼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을 만큼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기존 미디어의 재매개는 방송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영상을 기록하는 방식, 그것을 편집하고 재구성하는 방법에 있 어서 뿐 아니라, 그것을 전달하고 소통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방송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빠르게 재매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송의 디 지털화 혹은 디지털 방송의 등장은 기존 미디어와 형태적 연속성 그리고 환경적이며 감성적인 연장선 속에서 전혀 다른 미디어 원리 혹은 볼터와 그루신이 형식 논리 라고 불렀던 그것을 실현해가고 있다. 방송이 거실 을 벗어나 다양한 모바일 미디어들에 이식되거나, 공중파나 방송 케이블 이 아닌 전화선과 데이터 케이블을 통해 송수신될 뿐 아니라, 방송 자체 의 콘텐츠 형식마저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이렇게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해 재매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방송의 현재적 상황이 디지털 디바이드 그리고 나아가 문화격차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해 재매개된 방송의 형태를 디지털 방송 이라 부른다면, 그것은 현상적으로 HDTV, DMB, IP-TV를 포괄하는 것으로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TV수상기 로 시청, 청취, 수용하는 일체의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방송 혹은 방송미디어는 아직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거나 보편화된 미디 어 혹은 미디어 서비스로 정착되기 이전의 단계에 있다. HDTV나 DMB 의 경우 이제 막 시험방송을 시작해 그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고, IP-TV 는 서비스 도입을 위해 기술, 제도 등의 기반을 확보하는 상황에 있다.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23

2. 디지털 방송정책에 대한 비판적 성찰 1) 국가주도 발전주의 패러다임과 방송정책 2000년대 들어 디지털 방송이 개시되고 HDTV, DMB 등 디지털수신 기 보급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까지의 기간, 즉 2010년으로 예정되어 있 는 디지털 전환기간은 그러므로 이후에 올 인터넷TV/IPTV 시대로 건너 가는 이행기로 볼 수 있다. 디지털 방송 전환기간을 이행기로 보면 IPTV 로 압축되는 인터넷TV시대를 앞두고 이를 통신으로 볼 것인지 방송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었던 것이나 방송과 통신을 소관업무 로 하는 정부부처 정통부, 문광부, 방송위원회 등 간의 갈등과 신경 전이 2000년대 들어 첨예하게 노정되었던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 하겠다. 이러한 방송인가 통신인가의 여부를 둘러싼 갈등과 국력소모를 해소하 기 위해 2006년 국무총리산하 방통융합위원회가 발족되었고 11월 현재 기구통합을 기정사실화하되 업무분장은 기구통합 후에 추진한다는 잠정 적 합의가 이뤄졌다. 이러한 잠정적인 합의에 대해 시민단체와 업계에서는 일제히 눈 가리 고 아웅 식의 미봉책이라는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 하면 컴퓨터와 텔레비전의 모든 기술력과 발전이 인터넷TV로 집중할 것 은 기정사실이지만 기술발전의 에너지가 모두 인터넷TV로 집중되는 것 이 내부폭발(내파, imploison)을 일으킬 지 아닐 지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Noll, 2004. 2)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인터넷TV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지털TV를 거쳐 인터넷TV로 이어지는 기술혁신에 대해서 는 많은 경우 혁신의 필연성과 그에 따른 변화에 대해 긍정적이고 낙관 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낙관론의 근거는 인터넷TV는 텔레비전 프 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접속, 시청하게 하고 사용자에게 디지털화된 콘 24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텐츠, 쌍방향 서비스, 시청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온갖 보충적인 정보를 검색할수 있는 부가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시청자의 통제권을 강화시킨다 는 기술적 강점이다. 이 기술을 통해 산업과 시장이 급속히 팽창할 것이 라는 기대감이 확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러한 기대와 낙관 적 전망은 거의 전부 실패로 판명 났다. 수용자들은 예상과는 달리 쌍방 향을 원하지도 않고 또 다양한 부가기능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 정보를 갖는 것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Noll, 2004. 3 5). 국내 디지털TV(HDTV)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로서 조기채택자 를 중심으로 한 기본적인 조사가 행해지고 있을 뿐이어서 인터넷TV의 성공여부를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확산이론을 적용, 조기수용자를 대 상으로 한 디지털TV 구입의사나 태도, 기대, 이용현황 등에 대한 기초 조사가 다수를 이루는 것이다(박광순, 2004; 주정민, 2004; 최용준, 2004). 물론 이들 연구들에서도 디지털TV의 기술적 강점에 대한 논의는 빠지지 않는다. 대개가 쌍방향성 등 디지털 미디어가 제공할 새롭고 부 가적인 기능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수용자가 단순한 정보수용자에서 벗어나 정보생산과 유통의 주체로 된다는 원론적 논의를 되풀이하고 있 는 상태이다(김미라, 2006. 34 35). 실제 이용현황을 보면 국내 수용자들은 아직 디지털TV의 쌍방향성이 나 부가기능에 대한 사용의사나 정보수준이 낮은 실정이다. 즉 현재로선 국내 수용자들이 인터넷TV의 쌍방향이나 부가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지 의 여부는 불확실한 것이다. 일례로 디지털TV 이용 집단과 비이용자를 비교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소유 집단이 TV시청에 있어서 화질, 채널, 다양한 부가기능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디지털TV 구입 이유도 1순위가 선명한 화질, 대화면, 고음질 사운드를 꼽았지만 연구자는 결론 에서 디지털 방송에 대한 시청자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는데 이유는 디지털TV 사용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기능들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기 때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25

문이다(최용준, 2004. 227). 또 다른 연구도 이 점을 확인해주는데 한국 의 HDTV 조기수용자들은 HDTV의 기술적 특성, 즉 화면선명도가 4 5 배 향상된 고화질, 16:9의 광폭화면, 5.1채널의 고품질음향, 컴퓨터와의 결합을 통한 홈네트워크 플랫폼 기능의 쌍방형TV라는 것을 인식하고는 있는데 아직은 쌍방향성보다는 해상도, 선명한 화질, 광폭화면, 고음질 수준으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HDTV를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 를 보는 데 주로 활용하고 있다(김미라, 2006. 37). 이러한 연구결과는 수용자가 미디어에 대한 통제권을 쥘 수 있을 만큼 인터넷TV가 구현하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활용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운 반면 아날로그 TV보다 월등 나은 고음질, 고화질, 광폭화면의 영상과 음향을 제공하는 TV방송을 즐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디지털TV 그리고 인터넷TV 수요와 성장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전망은 처음부터 거의 확실시 되었다. 이는 디지털 방송 을 포함한 뉴미디어를 90년대 들어 과학기술발전, 경제 및 산업적 가치 증대 차원에서 조기 도입을 검토, 추진한 정부의 디지털 방송정책에 그대 로 반영되어 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명실상부한 국가의 미래 성장동 력의 하나로 간주, 정부, 기업, 학계, 미디어산업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전면적인 디지털시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중에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었고, 2002년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본방송 시작, 2004년 전송방식 결정, 2004년 디지털TV 보 급률 10%를 기록하면서 2006년 8월 현재 약 384만 대의 디지털TV가 보급되었다. 전자통신연구원(ENTRI)은 2010년이면 디지털TV 보급률이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0년은 정부가 설정한 완전 디지 털 방송전환 시점이다. 26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2) 디지털 방송정책을 지배하는 기술주의 경제주의 산업주의 정부가 디지털 방송전환과 인터넷TV(IPTV) 정책에 대해 가진 기본 마인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르는 21세기 국가 성장 동력의 기반구 축(문화관광부, 2005. 7)이라는 기술 경제 산업 중심의 성장 마인드이 다. 기술이 주도하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효과에 대한 기 대는 자연 디지털TV-인터넷TV를 산업차원에서 접근하는 시각의 편향을 낳는다. 정보통신부는 물론이고 방송정책의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에서 조차 방송은 문화보다는 산업적 관점에서 정책대상으로 관리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문광부는 ꡔ미디어산업백서ꡕ, 문화산업백서 등의 백서 를 발간하는 한편 창의한국과 문화한국의 국가비전 등을 제시하면서 21 세기 문화대국의 기치를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문화대국의 비전 안 에서 방송은 일관되게 산업으로 간주,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는 정책대상 으로 취급되고 있다. 일례로 2004년 판 ꡔ문화산업백서ꡕ에서 문광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1994년 문화 산업국을 신설한 이후 문화산업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평가하는데 산업화 정책의 기본구상은 1월 청 와대 보고에서 문화산업을 경제 부가가치 창출에 문화를 효율적으로 활 용하는 방안을 강구 하라는 대통령 지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되어 있다. 정책방향은 문화산업진흥 으로 맞춰졌는데 그 근거로 부가가치, 국가브 랜드 이미지 제고, 문화정체성과 관련한 영향, 신기술에 대한 탄력적 반 응이 나열되었다. 그리고 이의 실행을 위한 문광부의 정책과제로는 1 문화산업전반에 대한 이론적 연구의 수행, 2 제도와 법규의 정비, 3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는 문화산업의 전략적 육성 4 고유문화의 세계 화와 상품화를 들었다. 문화산업진흥이라는 정책기조는 2000년대 문화관광부의 주요 업무계 획에서 문화산업을 지식기반 경제의 신산업, 지식경제 핵심 산업, 국가 핵심 전략산업, 국가경제의 신 성장 동력 으로 규정하기에 이른다. 2000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27

년 초에 발표된 문화산업비전 21 은 디지털 또는 인터넷 경제로 대변되 는 지식기반경제는 정보통신기반구축과 함께 정보콘텐츠의 육성을 통해 균형 발전되는 것이며 정보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문화콘텐츠산업 의 육성은 문화정체성 확보 및 지식기반 경제구현을 위한 핵심과제이다 라고 규정했다. 이어 나온 [콘텐츠코리아 21]도 문화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콘텐츠부족 문제를 문화산업의 당면과제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 한 슬로건들은 문광부가 문화정체성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일관되게 방 송을 포함한 문화콘텐츠를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문광부, 문화산업백서, 2004. 3 4). 참여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문화 연대>의 입장을 대변한 원용진이 정확히 지적했듯이 이것은 문화 자체의 의미에 대한 성찰에 기반해 있다기보다 문화예술도 경제적 가치 또는 국가브랜드가치가 있음을 인정하는 문예론적 인식을 보여주는 것 이상 도 이하도 아니다. 산업적 가치가 있으니 문화도 중요하다는 경제적 논 리의 아류로서 국가발전의 목표를 부의 획득으로 보고 그 목표 수행에 문화도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도구적 인식에 그치는 것이다(원용진, 2006. 3). 문광부가 정의하고 있는 문화산업은 문화상품의 개발 제작 생산 유통 소비 및 이의 서비스와 관련한 산업으로 문화적 요소 + 경제적 부가가치 = 유 무형의 재화 및 서비스 이다. 이에 따라 영화, 음반, 비디 오, 게임물, 출판 인쇄물, 방송영상물, 정기간행물, 문화재관련 산업, 캐 릭터, 애니메이션, 디자인, 광고, 공연, 미술품, 공예품과 관련된 산업, 디지털문화콘텐츠의 수집, 가공, 개발, 제작, 생산, 저장, 검색, 유통관련 산업, 기타 전통적 소재 및 기법을 활용한 의상, 식품, 장식용품, 생활용 품 관련산업이 해당된다(문화관광부, 2005. 8). 2005년판 문광부의 ꡔ미디어산업백서ꡕ에서 설명되고 있는 바와 같이 방통융합에 대비한 방송정책도 소위 방송영상산업정책 으로서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서의 방송부문 에 대한 설명을 보면 문광부는 다 28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매체 다채널 방송환경과 방통융합이라는 방송환경변화에 맞춰 2003년 6월 방송영상산업진흥 5개년 계획(2003 2007)을 마련,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계획은 일곱 가지 중점 과제를 설정하였는데 방송 프로덕션사 자생기반 마련, 공동 활용 인프라 구축, 방송영상 전문 인 력 양성체제 구축, 유통 선진화 및 해외진출 촉진, 방송을 통한 국가브 랜드 이미지 제고, 법 제도 정비, 고객참여 확대 및 성과평가제도 도 입 으로 구성되어 있다(문광부, 2005, ꡔ미디어산업백서ꡕ, 209 210). 문광부가 주도한 산업중심의 방송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논자들이 각 기 다른 관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다수는 디지털 전환을 중 심으로 한 방송정책이 정책당국자, 기술관료, 방송사 경영진, 방송 산업 관련자들에 의해 디지털 전환이 시청자, 방송사업자, 방송기기 및 소프트 웨어 제작업자에게 줄 수 있는 이 점과 그것이 경제발전에 미치는 긍정 적인 효과를 주로 강조해왔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강상현, 2000. 11; 최용준, 2004; 정용준, 2006; 김평호, 2006; 문효선, 2005). 구체적으 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강조되면서 관련기기 시장과 콘텐츠산업의 활성화, 수출경쟁력증대, 대규모 신규고용창출 효 과 등이 장기적 비전으로 제시되었다. 여기에 2010년까지 800조 원의 디지털TV수상기 시장규모, 180조 원의 수출, 48조의 내수, 9만 명의 신 규고용창출 등의 희망 섞인 비전이 제시되었던 것이다(강상현, 2000. 13). 비단 디지털 전환정책 뿐 아니라 DMB 등 전반적인 뉴미디어 정책이 경제와 산업의 논리에 따라 강제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공급위주의 방식 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은 많다. 김평호는 이를 개발주의 패러다 임 이라고 규정한다. 기술정책이 압축성장체제 하에 경제와 산업의 목표 로 추진되면서 보급과 확산 위주의 도입정책이 전통이 되고 있다는 지적 이다. 국가 주도의 개발주의는 필연적으로 단선적이고 신속한 결정에 비중을 두며 응용기술, 기기제조, 서비스 제공 등 신속한 자본축적과 순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29

환구조에 유리한 산업/기술전략에 초점을 둔다. 그리하여 기초과학의 육 성지원과 같은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이루어지는 지식생산 행위의 의미 나 중요성은 간과되는 등의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이다(김평호, 2006). 정용준도 뉴미디어 정책에 대해 국가주도의 산업론, 즉 시장주의가 근거 없는 뉴미디어 낙관론에 근거하여 업계의 이익 을 대변해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정부주도의 산업론-시장주의에 대립하는 시민단체 등의 공익주의 는 계속 존재했다. 정용준은 이를 문화론으로 규정하고 이 역 시 현실성 없는 공익( 空 益 ) 을 주장한 면이 있었다고 비판한다(2006). 이때 공익주의란 시청자의 권리나 요구가 반영되는 것을 가리키는데 정 부정책이 시장과 산업중심으로 경도되어 있음을 비판하는 다수의 논자 들이 한결같이 문제로 지적하는 것이 시청자주권이 방송정책에서 간과 되거나 빠져 있다는 것이다.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언론개혁시민연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가 연대하여 결성한 <미디어정책포럼>이 주최 한 세미나에서 이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2005년의 세미나 뉴미디어 난 개발과 배제된 수용자권리를 찾아서 는 뉴미디어정책이 난개발 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뉴미디어정책이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문화 적 순기능들이 간과된 채 약탈적 통신 자본, 재벌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정책 당국들이 통신사업자들의 논리와 힘에 눌려 뉴미디어 망들을 수용자 관점에서보다 사업자 관점으로 치우쳐 결정함으로써, 뉴미디어 난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고 했다. 동일한 서비 스, 동일한 성격으로 구성된 뉴미디어 사업들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방 치되고 있는 현실은 수용자 복지 차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문효선, 2005). 같은 세미나에서 발제자였던 전규찬도 수용자 주권 은 뉴미디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산업에 봉사하는 학자들, 국가, 재벌과 매체에 의해 버림 받았다면서 뉴미디어는 수용자 주권, 주권 지닌 수용자를 위해 개발되는 30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게 아니라 주인은 기술을 하드웨어 상품 형태로 팔아야 할 자본이, 소프 트웨어 장사를 해야 할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진짜 주인이라고 명시했다 (전규찬, 2005). 90년대 문광부에서 문화산업진흥 정책의 기본 구상이 설립된 이후 이를 뒷받침한 많은 방송정책연구들도 전문성에 입각한 정 교한 정책제시보다는 추상적 방향제시에 그쳤고 이런 가운데 융합형 서 비스가 급진적으로 도입되면서 산업만 있고 문화는 없는 그래서 전문가 조차도 디지털문맹(digital illiteracy) 이 되어 버리는 사태에 이르렀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이만제, 2002. 254; 정용준, 2006에서 재인용). 3.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 1) 통신 패러다임의 정의 이렇게 방통융합에 의해 새롭게 등장할 뉴미디어정책을 주도하는 세 력은 크게 경제성장과 개발주의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정부와 기술관료, 시장 확대와 이윤창출에 주력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방송 사업자, 콘텐츠제작업체 등이며 여기에 뉴미디어의 경제적 가치창출을 낙 관시하면서 조속한 도입을 정당화하는 조사보고서를 내놓았던 학자들도 포함된다. 이 연구는 방송정책의 이러한 산업 경제 중심성을 통신 패러 다임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통신 패러다임이란 정보의 전자적 송수신의 신속성, 쌍방향성과 그로 인해 갖게 되는 사회적 및 경제적 가치 를 우선시하는 정보 패러다임으로 정의한다. 통신마인드는 뉴미디어를 콘텐츠를 송수신하는 기기 로 간주하며 그 기기를 통해 송수신되는 모든 콘텐츠를 비트(bit)단위의 정보로 환산하는 때문이다. 정보는 몰가치적 인 것으로서 양( 量 )으로 계산되며 그것의 가치, 의미, 영향, 결과에 상관 없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財 貨 (goods)이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31

고 상품(products)이다. 이를 통신마인드로 규정하는 것은 산업마인드 또는 경제마인드도 궁극에는 뉴미디어 기술을 통신기술발전의 파생으로 간주하고 방송도 통신서비스의 일종으로 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 다. 정보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21세기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1970 년대 정보(화)사회론의 근간이었을 만큼 오래되었다. 컴퓨터가 등장하 고 후기산업사회로의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많은 정보 사회론자들은 컴 퓨터를 통해 처리 가공되는 정보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자재로 간 주하는 한편 이러한 정보들이 전 지구적으로 교통-통신되는 시대는 탈 이데올로기, 탈정치, 그리고 역사가 의미를 잃는 시대일 것이라고 예견 했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도 정보의 기술적 효과와 효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계층 간, 지역 간, 국가 간 정보의 빈익 빈, 부익부 문제를 사회경제정의 차원에서 접근한 지식격차 정보격차 가설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 또한 통신 패러다임의 일부이다. 통신 패 러다임에 입각한 정보격차론 및 디지털 디바이드론이 주류의 패러다임 이 되고 나아가 사회적 의제를 지배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방송과 같이 문화영역으로 간주된 부문들도 통신 패러다임에 의해 재정의 되었 다. 방송, 영화, 케이블, 위성방송 등 뉴미디어 부문의 문화적 성격은 의제화되지 못하고 대신 기술의 사회 및 경제 효과를 시장주의, 신자유주 의적 관점에서 국가경제와 연관시키는 관점이 지배하였다. 동시에 정보 격차나 디지털 디바이드 또한 소외계층의 인터넷 접근가능성을 높이고, 인터넷 및 컴퓨터 리터러시 증진을 위한 교육, 장비 대여, 중고 PC 제공 등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보유, 접근, 이용을 높이는 방안들이 강구 되었다. 반면에 인터넷, 멀티미디어, 디지털 미디어의 생산과 수용이 초래하는 문화적 차원의 변화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거나 전체 논의과 정에서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기술차원에 대한 편향은 32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컴퓨터가 정보처리와 계산역량(calculation capacity) 면에서 혁명적인 매체였다는 데서 기인한다. 인터넷도 처음부터 지식과 정보검색, 상호작 용적이고 즉시적인 소통기술면에서 혁명적이었다. 이렇듯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발전 과정에 대한 논의는 비트 단위의 무한 정보의 즉각적 송수신과 교환 측면이 처음부터 부각되었고 이에 기초해서 정보사회화 는 통신정책에 의해 주도되었던 것이다. 적어도 HDTV, DMB, IP-TV와 같이 통신과 방송이 융합형태인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들이 현실화되기 이전까지는 통신 패러다임으로 정보격차 를 설명하는 것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방송과 통신은 적어도 개념적으로나 현실에서 별도의 영역으로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전화-모뎀-케이블-초고속통신망을 통해 전달된 콘텐츠를 디지털TV수상기의 모니터를 통해 수신하게 되는 HDTV, DMB, IP-TV의 등장에 이르면 통신 패러다임은 문제가 된다. 왜 냐하면 이들 새로운 멀티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는 방송과 통신의 경계 를 무너지면서 기술적으로는 방송이 통신의 하위영역으로 재정의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역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전개되어 온 디지털방송정책에 대한 논의는 그러한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당화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보와 지식의 공급이 주안이 되는 컴퓨터나 인터넷도 문화변화의 주 요 요인이 되었다. 기술혁명은 문화혁명을 수반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송은, 20세기에도 그러했지만 디지털화의 기술변화가 진행되 고 이 과정이 시장주의 경제마인드에 의해 추진될수록 감성과 정서에 소구하는 상업적 문화콘텐츠를 양산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또한 디지털 인터넷 TV는 정보, 지식, 문화, 예술을 통합하는 유일하지는 않을 지라도 지배적인 출구(exit)가 될 것이며 이는 인간의 생활세계를 심대하 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통신패러다임은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스스 로 향후 일어날 사회문화변화를 예상하거나 대응하는데 한계를 드러내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33

게 된다. 가치중립적이고 탈 이념화한 정보는 문화, 이념, 체제, 국경을 넘어 쉽게 그리고 널리 교류 공유될 때 가치를 평가받는다. 정보는 전자적으 로 통신(tele-commnunication)되는 에너지이거나 주파수, 혹은 신호(부 호)로 기계화된다. 방송을 이렇게 통신 패러다임에서 보게 되면 방송프 로그램도 주파수나 신호로 전환될 수 있는 정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디지털-인터넷TV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의 연장선상에서 문화적으로 접 근되기보다 새로운 종류의 대형단말기나 모니터, 수상기로 규정된다. 실 제로 일부 디지털TV사용자들은 TV를 대형모니터 개념으로 활용하고 있 기도 하다. 디지털TV동호회 사이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이들이 디지털TV시청에 쓰는 시간의 약 39%의 시간은 방송물이 아닌 DviX파일, 게임 등의 관련 영상소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김미라, 2006. 45 46). 기술과 산업중심의 정책 그리고 이를 떠받치고 있는 통신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은 크게 시청자의 복지를 구현하는 공익성 결여, 기술도입의 결과에 대한 성찰 부재, 문화적 관점의 결핍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러 한 학계, 시민단체, 수용자단체에서 거의 대동소이하게 쏟아지는 비판들 은 방송정책은 산업, 정보통신, 기술, 경제관점으로 규정될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되는 문화 라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2) 통신 패러다임의 정보격차 혹은 디지털격차에 대한 국내외 논의 1990년대에 틀이 만들어진 디지털 디바이드 개념은 정보기술에 접근 (access)할 수 있는 가의 여부에 따라 정보 부유층과 정보 빈곤층으로 구분하고 있다(Dutton, 2004. 28). 그 이전 1970년대는 서구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지식격차가 문제되었지만 이것이 보다 사회경제적, 구조적 차원의 문제로 간주되면서 격차(gap)보다는 분리 또는 분할의 의미를 34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가진 디바이드(divide) 개념이 90년대부터 사용되게 되었다. 이때 디바 이드 개념은 OECD에서 규정한 정의에 따르면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수준에 있는 개인과 가구들은 정보 및 커뮤니케이션기술의 접근 또는 이용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는 것이다. 개인이나 가구원이 가진 정보/지식의 질과 양은 정보/지식을 수집, 저장, 활용하는 데 필수적인 신기술에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고 보고, 이 접근여부에 따라 산업화시대 계급격차가 정보화 사회에서 더 양극화 되거나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개별 국가의 정부 와 비정부기구, 그리고 국제기구를 통해 전 지구적 차원에서 논의되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1월 제정된 정보격차해소에 관한 법률 에서 이를 경제적 지역적 신체적 또는 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정보통신망을 통한 정보통신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기회에 있어서의 차 이 (제2조 제1항 제1호)라고 명시하고 있다(강진숙, 2002. 9). 정보격차 라는 개념으로 논의되고 있는 대부분의 정책적 연구들 그리고 그를 뒷받 침하고 있는 개인 연구자들의 학술적 연구들은 일차적으로 이와 같은 정의에 따라 디지털 디바이드 의 문제를 우선 접근 의 문제로 논의한다. 디지털 디바이드는 물론 접근의 문제이다. 정보부자와 정보 빈자의 발생은 한편으로 기존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일종의 정보 기득권계층과 정보 소외계층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정보 기득권계층은 기왕의 사회적 부와 권력의 불평등한 분배구조 내에서 기 득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디지털 디바이드는 경제 사회 문화 자본 이 불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보다 큰 차원의 불평등구조에 의해 규정되는 종속적인 현상일 수 있다. 자본 의 불평등한 분배는 정보 의 분배에 영향을 미쳐, 디지털 디바이드를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기본적인 혹은 궁극적인 차별 요인은 물론 경제 적 조건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소위 하이테크 제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35

품이고, 당연히 적지 않은 가격에 판매된다. 이는 정보의 불평등한 분배 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때문이다. 디지털 디바이드를 다루는 대부분의 논의들은 이러한 접근 기회의 불 균등한 분포를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모든 인간을 접속 가능한 자 (the connected)와 접속 불가능한 자 (the disconnected)로 구분짓는다. 이는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디지털 자본가 와 디지털무산자 쯤의 개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경제결정론 과 기술결정론 이라는 틀 안에서 디지털 디바이드의 문제를 경제에 환원시킨다는 한계가 있다. 미디어를 구매할 여력이 있는가의 문제는 곧 그것에의 접근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인간 삶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특정한 기술의 채택여부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OECD의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한 정의 즉 정보통신기술에 접속하고 다양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개인 간, 가계 간, 기업 간, 또는 지역 간에 상이하게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격차 (OECD, 2001)가 그러한 경향을 대표한다. 이러한 정의는 당연히 디지털 디바이 드를 접속 의 문제에 집중하고, 그 범위를 네트워크 로 한정하려는 경향 이 강하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주요한 접근방법으로 경제학의 그것을 채택하며, 따라서 디지털 디바이드의 문제를 경제적 현상으로 보거나 혹 은 경제적 요인에 의한 결과로 파악하려 한다. 이를 테면, 염명배(2003)는 정보를 사회적 필수재 (social necessity) 혹은 가치재 (merit goods)로 파악함으로써, 이를 최저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계재 (lifeline goods)로 자리 매김한다. 염명배의 이러한 주장은 인터넷서비스가 모든 사람에게 일종의 보편적 서비스 로서 제공되어야 하며, 따라서 그것에 대한 3A(access, accumulation, assimilation)가 사 회적 불평등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필요한 정보매체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장애(handicap) 36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인 것이다(염명배, 2003. 7). 이러한 식의 주장과 논의는 그 자체가 사실 과 다르다거나 혹은 무의미하다거나 할 수는 없으나, 디지털 디바이드의 전체적 맥락을 온전하게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필요로 한다. 국내에서 정보격차에 대한 논의는 1980년대에 언론학계를 중심으로 티치너 등의 지식격차가설 에 대한 논의들이 소개되면서 시작되었다. 티 치너는 지식격차가설을 통해 상층 사람들의 지식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것 을 주장하였다(맥퀘일, 1990). 이는 계급과 계층에 따른 미디 어 정보 수용의 차이가 그들의 차이를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을 시사하였다. 하지만 티치너의 지식격차가설 은 미디어의 인지적 효과 에 초점을 둔 논의로서 현재의 디지털 디바이드 논의와는 차이가 있었 다. 이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 말부터이다. 토플러, 네그로폰테, 네이스비트 등의 미래학 풍의 미래사회 전망이 각광 을 받기 시작하면서 본격 개진되기 시작한 정보사회 에 대한 다양한 관 점과 생각들이 디지털 디바이드 논의의 기저를 형성하였던 것이다. 이 러한 논의들은 대개 새로운 정보기술의 발달이 초래할 미래사회가 인류 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집중되었고, 그것에 대한 입장에 따라 낙관적 입장과 비관적 입장으로 나뉘어 논의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정보기술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게 될 것이 라는 주장들이 있었는데, 이를 테면 빈센트 모스코(Mosco, 1989)의 유 료사회 라는 표현이나 마뉴엘 카스텔(Castells, 1996)의 재구조화 전략 등은 이러한 주장을 이론화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모스코는 정보 사회는 결국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 해 주도될 것이라고 보았다. 아울러 카스텔은 정보사회란 결국 자본의 축적의 새로운 활로를 찾지 못한 자본주의의 시장 재편 전략이며, 따라 서 기존의 차별과 격차에 또 다른 차별과 격차를 더할 뿐이라고 주장하 였다.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37

2000년대 들어 정보격차는 디지털격차라는 개념과 함께 보다 현실적 인 문제로 간주,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연구발주가 이뤄졌다. 그러나 아직 디지털 디바이드 개념은 보편화된 것이 아니며 그보다는 정보화 격차 가 널리 사용된다. 국내 연구 동향은 연구주체를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 는데 하나는 문광부, 정통부, 그리고 한국문화정보원 같은 공공기관이 주체가 되는 조사 연구와 다른 하나는 개별 학자들이 수행하는 연구이 다. 국가기구가 발주하는 연구는 다시 크게 두 가지 주제로 구분되는데 그 대부분은 한국 국민들의 정보화 인프라, PC 등 장비와 기기 보유 현 황, 접속 및 이용 패턴과 정도를 계량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가구소득, 직업, 학력, 연령대, 지역별로 비교하여 그 격차를 계량화하고 현상적으 로 드러나는 계층 간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유병규, 2000; 김정석, 2001; 이재용/한국정보문화원, 2004; 이의근, 2001). 정책 적 대안으로는 정보화교육센터 건립, PC 임대 및 지원, 인프라구축에 역점을 둔다. 개별 연구자의 관심에 의해 수행된 연구들은 많지는 않지만 이론적이 거나 개념적인 연구가 주를 이룬다. 또 이론적으로 정교화된 후속연구로 이어지기보다는 단발성의 외국의 이론이나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 많고 간혹 서베이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뉴미디어의 수용행태의 특성이나 잠 재적 수용자의 태도, 접근성, 정보화마인드를 성별, 연령대별, 학력별로 분석하고 있다(노병성, 2001; 윤석민 송종현, 1998; 탁진영 최영근, 2000). 여기에 덧붙이면 개별 뉴미디어에 초점을 맞추어 그 수용실태를 분석한 연구들로 대별된다(김영용 김성욱, 2002; 박광순, 2004; 송종길, 2003; 이준호, 2003; 최용준 정명화, 2005). 한국에서 디지털 디바이드보다 정보화 격차 개념이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국내 연구의 큰 비중은 뉴미디어, 인터넷의 보유 현황, 사용, 접근과 접속량, 태도, 리터러시의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 38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거의가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경제적, 행정적,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하며 디지털 디바이드 혹은 정보격차 실태를 측정하고 계량화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실제 에 적용하여 조사 분석하는 데 역점을 둔다. 외국에서는 디지털 디바이드 개념이 90년대 말 이후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중요한 사회문제로 간주하고 이를 거시적,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연 구저작들이 나오고 있다(Byrant, 2004; Campaine, 2002; Eaton et. al., 2001; Perron, 2004; Wilhelm, 2004; Mossberger, 2003; Light, 2001). 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정보격차의 문제를 국제 간 협력과 공조를 통해 완화하는 가하면 UN 등의 국제기구의 아젠다로 설정하기 위한 연 구들이 다수이다(Corsi, 2002; Cullen, 2003; Guillen, 2005; Hawkins, 2003; Hill, 2003; James, E., 2001; James, J., 2004; Tien, 2004; Tipton, 2002; Wade, 2003; Wallsten, 2005). 또 국가별 지역별로 디지털 디바이 드 현상과 극복을 위한 정책 사례에 대한 연구도 다수 있다. 라틴아메리 카, 아시아, 아프리카지역이 주로 논의되고 국가별로는 미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유럽권이 분석되고 있다(Ahmad, 2002; Barroso, 2004; Corsi, 2002; Ghose, 2004; Hawkins, 2003; Kanungo, 2004; Mazrui, 2001; Nikam, 2004; Parvathamma, 2003). 이들 연구는 대부분이 분야별로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를 위한 구체적 대안과 필요를 촉구하는 정책적 연구들이다. 외국 연구의 특징은 한국에 서의 논의보다 디지털 디바이드의 소외 계층, 대상, 지역이 명확하게 정 리되어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을 계량 화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외국에서는 구체적인 목표대상을 설정하고 이 들에 맞는 정책을 제시, 실험, 평가 및 교정,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정보격차론 혹은 디지털 디바이드 연구동향은 이미 파악된 정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39

보와 지식의 계층 간, 지역 간, 국가 간, 성별 간, 인종 간 격차를 토대로 이로 인한 소외계층의 경제적 기회비용의 손실, 거래와 소통의 기회 상실 등으로 인한 소외, 저발전, 낙후성, 심리적 박탈감과 무력감의 문제를 완화하고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다룬다. 노동자교 육, 학교 등의 정보화 시설과 기기 설비를 통한 소외계층 어린이의 정보 화, 도서관, 농촌과 도시에서 떨어진 산간지역 정보교육센터, 기업들의 기증과 저가 소프트웨어 개발, 소외 지역에서의 사이버 전시회(Cyber Fair)를 통한 디지털 마인드 계발과 정보제공, 의료진단, 보건 및 복지관 련 정보 접근의 불평등 문제 등을 제안하는 연구들이 많다. 연구의 핵심 은 소외계층도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를 일상 의 한 부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며 이 목적의 성취를 위한 정부, 기업, 대학, 공공기관, 지방자치체, 대학, 학교, 시민단체 등의 다양 한 주체들의 노력이 보고, 연구된다(Adams, 2005; Becker, 2000; Swain, 2002; Thomas, 2003; Vigna, 2003; Hess, 2001; Hindman, 2000; Koss, 2001; Natriello, 2001; Pieper, 2003; Bransford, 2001; Burstin, 2000; DiBello, 2005; DonLevy, 2000; Gorski, 2002, Haughton, 2005). 이 연구 들에서 제안된 정책적 대안들도 인프라구축, PC 등 기기대여 및 지원, 전자학습, 정보센터를 통한 리터러시 교육,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계발 등에 맞춰졌다. 다시 말해 정보와 지식의 자유로운 접근과 활용을 통해 정보격차로 인해 계층 간 양극화가 촉발되 거나 심화되지 않기 위해, 소외층 집단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증대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생산력주의 의 일종으로 결국 디지털 디바이드를 새로 운 형태의 차별과 불평의 문제가 아니라, 일시적이며 과도기적인 현상으 로 치부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기술의 발전 정도는 그 여력의 수위 를 결정한다. 여기에서 기술의 발전 정도에 대한 논의는 무어의 벽 (Moore s wall)과 관련이 있다. 결국 기술의 발전이 미디어 접근에 장애 40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가 되었던 경제적 진입 장벽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18개월 혹은 24개월을 기준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산물들은 그 성능이 두 배가 된다. 이는 다시 말해, 동일 기능의 디지털 미디어는 18개월 혹은 24개월마다 그 가격이 1/2로 줄어든다는 의미와 같다. 물론 미디어 생산 비용의 물리적 한계 안에서 가능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 계산에 따 르면 2025년을 전후해 디지털 미디어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거의 0 에 수렴된다(브랜트, 1998). 이때가 되면, 디지털 미디어에의 접 근 격차는 연필과 종이가 교육의 기회에 끼치는 영향 정도로 축소될 것 이라는 말이다. 기술의 발달이 곧 기술로 인해 발생한 차별과 불평등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이러한 접근의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또 미디어에의 접근을 중심으로 디지털 디바이드 를 논의하는 것이 지닌 위험성 혹은 그 편벽됨에 대한 비판은 사실 이 논의가 시작되면서 개진되어 왔다. 실제로 2003년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의 우리나라 정보격 차 어디까지 왔나? 등의 보고서나, 2006년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정보 격차해소백서 는 이 문제를 단지 접근 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정보격차 어디까지 왔나? 의 경우, 디지털 디바이 드를 정보기기의 보급과 이용, 정보 활용 능력 및 활용유형 그리고 정 보화 인식 및 태도 와 같이 광범위한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즉 디지털 디바이드 의 문제는 미디어에의 접근 문제는 물론 그것의 활용 및 그것에 대한 인식과 같은 보다 실천적이고 수용자 중심적인 차원에서 또한 논의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최두진, 2003). 이 연구는 정보의 경제적 효용성과 가치창출의 측면을 우선하고 이를 전제로 정보의 불균등한 소유와 사용의 문제 해소에 역점을 두는 정보/ 지식격차론을 통신 패러다임으로 규정한다. 반면에 인터넷, 멀티미디어, 디지털 미디어의 생산과 수용이 초래하는 문화적 차원의 변화들 나아가 서 문화격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거나 전체 논의과정에서 심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41

각하게 의제화되지 않았음을 문제시하고자 한다. 3) 제2차 디지털 디바이드(the Second Digital Divide)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9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에의 접근 상의 차이 를 중시한 디지털 디바이드론은 이론적인 차원에서는 1차적 수준의 디바 이드(the First Digital Divide)로 분류되는데 이 접근 문제는 계급 간 격 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및 국가적 노력에 힘입어 상당한 수준의 개선 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시점에서는 2차 수 준의 디바이드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때 2차 격차란 신기술 이용의 구체적 내용 및 방법상의 차이를 가리키고 있다(Korupp & Szydlik, 2005. 409). 접근의 문제가 정보량의 문제를 초래했다면 방통융합시대, 개인미디 어 시대, 네트워크융합시대에는 개인의 기술의 사용, 내용과 방법의 격차 가 개인/가구의 사회경제적 격차를 확대하거나 재생산하는 주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제2차 디지털 디바이드론이라고 할 수 있다 면 이 단계에서는 소득이나 접근성이 아닌 개인/수용자가 처한 매체환 경, 가정, 그리고 문화적 요인의 차이가 중요해진다. 즉 정보접근의 질의 문제 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2차 수준의 디바이드가 새로운 문제 로 부상한 것은 디지털격차가 가장 심각하고 현저하게 나타나는 영역이 노령층과 젊은층 간처럼 세대 간, 연령대별 격차가 가장 크다는 사실에서 도 확인된다. 많은 조사와 연구들이 연령에 따른 격차가 성별, 지역, 소득 별 격차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며 매체이용환경과 역량이 떨어지는 노 령층의 정보복지에 주의를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Loges et. al., 2001). 최근 유럽의 네트워크정책이 인프라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전환하 고 있는 것은 제2차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한 고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 디바이드론은 보다 장기적, 거시적, 문화적, 사회적 차원으로 42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접근문제에서 활용(응용, 기술과 사용), 기술에 의한 연결(connectivity)에서 접속(connectedness)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외 인간의 내적 측면과 이용의 질적 측면까 지 포괄적, 심층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라는 인식 그리고 개인들의 미디 어 이용패턴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상대적 불평등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정애리, 2005. 297 98). 제2차 디지털 디바이드를 논하는 자들은 어떻게 그리고 무슨 목적으 로 사람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매우 개연 성 있는 가설에 따르면 상위의 사회계층이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에 대한 접근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가 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이들은 하위 사회계층에 비해 컴퓨터와 인터 넷 사용의 목적, 방법이 분명하고 보다 많은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을 소유하고 있어서 자신에게 유용한 방식으로 이들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하위 사회계층은 컴퓨터와 인터넷기술을 더 많이 접근한다고 해도 계층/신분상승을 이룰 여지는 작다(Korupp & Szydlik, 2005. 418). 정보격차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듀튼(Dutton)은 광대역 네트 워크 인터넷서비스와 같은 기술의 진보는 다른 사람, 서비스, 정보, 기술 에 대한 접근방식을 재편하면서 결과적으로 지리와 시간의 경계를 넘어 서 사회적, 조직적, 경제적 관계들을 심대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다. 광대역 네트워크는 생산, 소비, 사용, ICT콘텐츠의 통제, 서비스, 테 크놀로지에 관련된 행위자들의 커뮤니케이션역량(communicative power)을 의미심장하게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들이 광대역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은 자신들의 세상에 대한 접속방식을 바꾸는 것 이 되므로 듀튼은 이를 재편적 접근(reconfiguring access) 이라고 명명 한다. 기술은 인간과 함께 진화하는 공진화의 망(co-evolutionary web) 안에서 작동하는 것이며 따라서 광대역 인터넷 디바이드에 대한 이해는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43

기술이 사람들의 삶의 맥락과 사회문화적 구조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Dutton, et. al., 2004. 29). 국내에서도 접근문제에 치중한, 통신 패러다임에 입각한 디지털격차 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이미 제기되고 있다. 강홍렬 등(2002)이 그동안의 디지털 디바이드 논의가 기술적 개념 에 치중하였다는 비판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다. 강홍렬 등은 디지털 디바이드 에 대한 포스터 (Foster, 2000), 컴페인(Compaine, 2000), 헤븐(Heaven, 2000)의 정의를 거론하며, 이 개념이 연구자 및 관련 기관들의 필요성에 따라 선별적으 로 각기 다른 정의를 내리는 탓으로 혼란스럽고 명확하지 않은 용어라 고 지적한다. 이는 디지털 디바이드 에 대한 논의들이 그것의 해결 에 초점을 둔 정책적 연구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연구는 그 결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기 위해, 기술적 차원의 문제,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 접속 여부에 따른 격차 의 해소에 초점을 맞추었 고, 결과적으로 디지털 디바이드 를 접근의 문제로만 정의하는 오류를 범하였다는 것이다(강홍렬 등, 2002. 46). 이어 강홍렬 등은 기존의 연구 가 사회경제적 맥락과의 연계가 부족하고(47 49), 기술혁신속도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며(49 50), 기술 중심의 현상적 통계치에 지나치게 의존 하고(50 51) 있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초기 디지털 디바이드 논의에 대한 비판과 성찰은 디지털 융 합미디어의 사회적 확산과 수용자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부상은 격차 담 론의 영역을 확대시켜왔다 는 정애리(2005. 215)의 주장에 연결될 수 있 을 것이다. 그것은 디지털 미디어의 대중적 보급과 확산이 격차를 해소시 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오늘날 격차현상은 복합적이고 다차 원적으로 심화되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215). 디지털 디바이드 는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나, 인과론적인 단순한 설명 모델 로 해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다차원적이며 복합적이다. 이 44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를 테면 반 다이크(van Dijk, 2005), 리브로우 & 파브(Lievrouw & Farb, 2003), 벤글린스키(Wenglinsky, 1998), 바샤우어(Warschauer, 2004), 모 스버거(Mossberger, Tolbert, & Stansbury, 2003) 등의 연구는 디지털 디 바이드가 이처럼 단순하지 않음을 논의 혹은 증명하였다(정애리, 2005. 218). 디지털 디바이드의 여러 차원에 대하여 언급하는 이들 논의들을 종합 해보면, 결국 격차란 미디어에 대한 접근 문제뿐 아니라, 그것의 사용 혹은 이용과 그것에 대한 태도 혹은 관념 등과 같은 차원에 걸쳐 나타난 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드의 여러 차원은 김문조 (2004)에 의해 기회격차, 활용격차, 의식격차 라는 세 가지로 정리되었 다. 그는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단일한 내용으로 수 렴되는 통일적 개념으로 인식해왔으나, 현실은 다양한 분석적 차원과 내 용적 복합성을 지닌 복잡다단한 현상이라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이러 한 다양한 차원들은 정보기기와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 정보자원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정보기기나 정보를 활용하려는 의욕 및 수용태도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김문조 김종길, 2002). 김문조는 그림과 같이 정보격차의 세 가지 차원을 도식화하고 이들 세 차원을 각각 매체 접근성의 문제, 정보 활용력의 문제 그리고 정보 의식의 문제로 정의한다. 매체 접근성은, 지금까지 디지털 디바이드를 정의해온 개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적 비용을 요하는 디지털 미디 어를 구매할 능력이 되느냐는 문제가 곧 차별의 한 축이 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 활용력은 정보기기 사용법, 프로그램 활용능력, 핵심 정보원 색출능력 등 정보자료의 활용과 직결된 활동 일체 (24)를 의미한다. 정보 매체를 소유하거나 접근할 수 있더라도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지적 능 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정보 활용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흔히 정보 마인드 라는 용어로서 지칭되어온 정보의식 은 정보 사용자가 정보의 유 익성이나 유해성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별해 낼 수 있는 역량과 관련된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45

<그림 3> 격차해소의 표적 이동?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인터넷 이용능력 및 활용능력 네트워크 접속 하드웨어 것이다. 이러한 김문조의 정의는 한편 강홍렬 등(2002)의 연구가 개념화한 이 동표적 으로서의 디지털 디바이드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강홍렬 등은 디 지털 디바이드의 논의는 이동표적(moving target), 즉 움직이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듯이 정책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표적이 하나의 기술요 소에서 다른 기술 요소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58) 고 주장한다. 이는 디지털 디바이드가 다차원의 문제이며, 상황과 조건에 따라 해소해 야 할 문제들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즉 특정한 기술적 인 내용에 대하여 격차의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궁극적인 목표가 실현되 지 않는 한 다른 기술적 구성 요소를 쫓아 다른 기술적 표적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58). 이러한 인식론적 기준 혹은 틀에 따라 이들은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의 표적이 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이동하는 추세에 있다 46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그림 4> 정보격차의 세 가지 차원(김문조, 2004. 24) 수용성 Contents 의식격차 문화 자본 S/W 수용성 의식격차 사회자본 H/W 수용성 의식격차 경제자본 고 주장한다(강홍렬 등, 2002). 어떠한 면에서 강홍렬 등의 연구는 김문조 식의 연구에 내러티브를 부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김문조의 연구가 디지털 디바이드의 여러 차원들을 공간적으로 펼쳐 놓았다면, 강홍렬 등의 연구는 이러한 차원들에 제 각각의 시간을 부여하고, 이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념의 차이나 선택한 용어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구는 이렇게 연관될 수 있어 보인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디 지털 디바이드는 하드웨어에의 접근에 관련된 격차, 그것에 적용된 소프 트웨어를 다루는 것에 관련된 활용 격차, 그것의 콘텐츠를 성찰적으로 전유하는 의식 격차로 구분되는데, 이는 기술의 발달 과정에 따라서 시간 적 차이를 두고 정책의 주요한 목표들로 등장하게 된다. 즉 디지털 디바 이드의 초기 정책 과제는 접근 격차의 해소, 중기 과제는 활용 격차의 해소 그리고 최종적 과제는 의식 격차의 해소가 된다는 것이다.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47

4. 통계로 본 한국사회의 정보 및 문화격차 현황 1) 정보화격차 현황 아래 표와 그림들은 2005 2006년 한국의 정보인프라와 망 설비 가입 률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이동전화, 무선인터넷 가입자, 인터넷이용자 3천 9백 만에 이르러 우리나라 성인인구 및 가구는 거의 정보네트워크에 접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이용자는 2005년 현재 6세 이상 인구 의 72%에 이른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06년 현재 인구 100명 당 약 30명에 이른다. 유료방송 가입가구를 보면 위성방송과 디지털TV 보급률은 아직 높지 않다. 2005년 12월말 현재 위성방송가입가구는 약 190만 가구, 2006년 8월말 현재 디지털TV 누적보급대수는 약 383만 대에 이른다. 디지털 방 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위성방송 가입가구를 2000년도 전국총가구수 1,430만 가구를 기준으로 백분율계산을 하면 약 13% 수준이다. 그러나 디지털TV의 경우 정통부에서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기 때문에 가구보급률은 이보다 훨씬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표 1> 유 무선 서비스별 가입자 (단위 : 천 명)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8월말) 시내전화 22,725 23,490 22,877 22,871 22,920 23,104 이동전화 29,046 32,342 33,592 36,586 38,342 39,555 무선인터넷가입자 23,874 29,082 31,431 35,016 37,202 38,433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7,806 10,405 11,178 11,921 12.191 13,781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11. 재구성. www.mic.go.kr/index.jsp 48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표 2> 주요 정보화지표 국내 이용자 수(관리주기: 년) (단위 : 천 명, %) 구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초고속인터넷가입자 수 7,761 10,405 11,178 11,921 12,191 100명 당 가입자 수 16.4 21.8 23.4 24.9 25.4 인터넷 이용자 수** 24,380 26,270 29,220 31,580 33,010 이용률 56.56 59.39 65.48 70.23 72.82 PC 보급대수 22,495 23,502 24,248 24,857 25,685 100명 당 보급대수 47.52 49.36 50.68 51.70 53.18 유선전화 회선수 25,792 25,735 25,128 23,568 23,745 100명 당 회선수 54.4 54.0 52.5 49.0 49.2 이동전화 가입자 수 29,046 32,342 33,592 36,586 38,342 100명 당 가입자 수 61.4 67.9 70.1 76.0 79.4 전자서명 이용 건수 1,918 5,772 8,713 10,553 12,260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18. www.mic.go.kr/index.jsp ** 인터넷 이용자 및 이용률은 만 6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산출 되어 전체인구 대비 산출하는 국제기구 ITU D/B 자료값과는 차이가 있음. <그림 5> 인터넷 이용률 변화 추이 인터넷 이용률 및 이용자 수 변화 추이 120 100 80 60 40 20 0 33,010 31,580 29,220 32,570 30,670 24,380 28,610 26,270 20,930 25,650 24,120 64.1 65.5 68.2 70.2 71.9 72.8 22,230 44.7 48.6 51.6 56 56.6 58 59.4 19,040 2000 2001 6 9 12 2003 12 2004 12 2005 12 2006 12 35,000 30,000 25,000 20,000 15,000 10,000 5,000 0 인터넷 이용률(%) 인터넷 이용자 수 *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2006), ꡔ한국인터넷백서 2006ꡕ, p. 83.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49

<표 3>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가구 현황(관리주기: 반기) (단위 : 천 가구) 구분 2000. 12 2001. 12 2002. 6 2003. 6 2004. 6 2004. 12 2005. 6 2005. 12 유선 방송 9,992 10,906 11,414 11,724 12,903 11,357 12,213 14,730 위성 방송 - 176 302 779 1,297 1,652 1,826 1,903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16 재구성. www.mic.go.kr/index.jsp <표 4> D-TV 보급 현황(관리주기: 월) (단위 : 만대)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1 8월) 누계 보급대수 47 61 60 60.2 86.1 69.6 383.9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16. www.mic.go.kr/index.jsp 아래 표들은 한국의 정보격차 현황을 나타내는 것들이다. 표에서 사 회취약계층 으로 분류된 계층은 국가, 공공기관의 사회통계에서 사용하 고 있는 개념으로 통상적으로 등록된 장애인, 65세 이상 노인, 저소득층, 외국인근로자 를 가리킨다. 이 중 저소득층은 기초생활수급권자 + 차상 위 계층을 가리키며 2004년 기준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저소득층은 326만 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문광부, 2005. 18). 가구 PC 보급률을 보면 2005년 현재 전국평균 78%가 넘는다. 예상했 던 대로 컴퓨터 접근가능성 여부에 따른 정보격차, 즉 제1차 수준의 정 보격차는 2002년 37.9%에서 2005년 24.7%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우 리나라의 경우 정보격차는 소득요인보다 지역요인이 더 큰 것으로 나타 나는데 농어촌지역민이 저소득가구보다 전국평균에 비해 정보화율이 매 우 낮은 것이다. <표 7>에서 보듯 소득대비 통신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50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표 5> 가구 컴퓨터 보유율 격차추이(관리주기: 년) (단위 : %, %p) 전체국민 취약계층 구분 보유율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평균 (기준) 보유율 격차 보유율 격차 보유율 격차 보유율 격차 2002 78.5 56.4 22.1 33.4 45.1 29.4 49.1 40.6 37.9 2003 77.9 57.9 20.0 46.7 31.2 33.2 44.7 45.3 32.6 2004 77.8 62.3 15.5 49.9 27.9 35.8 42.0 48.7 29.1 2005 78.9 66.2 12.7 53.4 25.5 43.6 35.3 54.2 24.7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21. www.mic.go.kr/index.jsp <표 6> 국내 정보격차 현황(관리주기: 반기) (단위 : %) 구분 장애 유무 성별 연령 학력 소득 직업 지역 비교 집단 일반 남성 7-19세 대졸 이상 400만 원 사무직 대도시 이상 이용률 72.8 78.5 97.8 94.5 89.3 93.8 74.9 취약 집단 장애인 여성 50대 이상 중졸 이하 기초생활 수급층 생산직 군단위 이하 이용률 41.0 67.2 22.5 22.6 44.2 46.9 50.5 격 차 31.8 11.3 75.3 71.9 45.1 46.9 24.4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21. www.mic.go.kr/index.jsp <표 7> 가계소득/소비지출 대비 통신비(관리주기: 분기) (단위 : 천 원, %) 가계소득 대비 통신비 소비지출 대비 통신비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06 (1Q) 06 (2Q) 가계소득 (도시근로자) 2,625 2,792 2,940 3,113 3,250 3,444 3,311 통신비 96 111 127 132 133 132 133 비중 3.7 4.0 4.3 4.3 4.1 3.8 4.0 소비지출 (도시근로자) 1,752 1,827 1,937 2,044 2,126 2,320 2,113 통신비 96 111 127 132 133 132 135 비중 5.5 6.1 6.6 6.5 6.3 5.7 6.4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15 재구성. www.mic.go.kr/index.jsp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51

<그림 6> 직업별 인터넷 이용률 직업별 인터넷 이용률 95.594.2 92 94.393.8 88 81.4 79.7 95.5 97 98.199.1 65.865.6 51.6 40.4 46.7 37.7 34.6 30 59.1 54.7 50.3 37.2 50.3 46.3 38.9 33.7 전문 관리직 사무직 서비스 판매직 생산관리직 학생 주무 무직 기타 2002.12 2003.12 2004.12 2005.12 *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2006), ꡔ한국인터넷백서 2006ꡕ, p. 87. <표 8> 인터넷이용률 격차 추이(관리주기: 년) (단위 : %) 구분 전체국민 취약계층 (기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장노년층 평균 2002 59.4 22.4 22.9 11.9 9.3 14.1 2003 65.5 27.6 31.7 16.2 13.0 19.2 2004 70.2 34.8 38.4 16.9 19.3 24.9 2005 72.8 41.0 44.2 23.0 22.5 29.4 * 출처: 정보통신부(2006), 주요 IT 통계현황 8월, p. 22. www.mic.go.kr/index.jsp 위 <표 6>은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보격차는 연령대에서 가장 크게 벌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10대 이하와 50대 이상의 정보격차 는 무려 75%에 이르러 전체 평균 25%의 약 3배나 된다. 그리고 연령요인 만큼이나 격차를 일으키는 또 다른 요인은 학력요인이다. 대졸 이상과 중졸 이하 학력자의 격차는 71.9%나 된다. 그 다음이 소득과 직업요인이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기존 연구조사와도 일치 52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하는 것으로 연령, 학력, 소득, 직업요인은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요한 요인들이다. <그림 6>은 서비스 판매직, 생산관리직과 전문 관리직 사무직 간의 정보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넷이용격차 <표 8>도 보면 저소득층은 전체 평균보다 약 30%가 적은 44%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소득요인도 연령, 지역요인보 다는 상대적으로 인터넷접근에 장애가 되고 있지 않다. 2) 한국의 제2차 디지털 디바이드 현황 여기서는 컴퓨터와 인터넷 접근 이 아닌 정보 활용의 질 에서 나타나 는 계층 간 격차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표 9>는 15세 이상 국민들의 인터넷 활용용도이다. 정보검색, 업무/학습 관련이 많다. 그러나 <표 10>은 전체 국민과 생산직, 사무직의 이용차이를 보여주 는데 생산직이 사무직보다 게임과 오락,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는 데 비해 사무직은 업무관련 정보검색이 다른 목적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 은 61%에 이른다. 반면 생산직은 업무관련이 19% 남짓하다. 이러한 결과 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고소득층 어린이들에 비해 훨씬 컴퓨터를 게임용 도로 사용하는 정도가 높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표 11>은 생산직 등 저소득층의 컴퓨터 접근, 역량, 질적 지수를 나타 낸 표이다. 전체 국민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생산직은 접근지수는 거의 <표 9> 일상생활에서의 인터넷 활용 정도 - 15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복수응답, %) 정보 수집 음악 듣기 직장 업무 교육 학습 신문 구독 대인 관계 쇼핑 금융 활동 영화 관람 TV 시청 사회 참여 공공 서비스 라디오 청취 35.3 19.8 19.2 18.5 15.8 13.3 13.3 11.4 8.5 4.5 3.7 3.4 2.3 * 일상생활 각 분야에 대해 인터넷을 활용하는 비중(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응답 및 분석에서 제외. *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2006), ꡔ2006년 상반기 정보화실태조사 요약보고서ꡕ, p. 10 재구성.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53

100에 육박하나 역량지수는 63, 양적 활용지수는 59, 질적 활용지수는 더 낮아져서 50도 안 된다. 국민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질적 활용을 보이는 것이다. <표 10> 인터넷 주 이용용도(%) 인터넷 이용용도 생산직 전체국민 사무직 순위 비율 순위 비율 순위 비율 온라인게임 1 29.5 2 20.9 4 6.9 일상생활관련 정보검색 2 26.3 3 13.9 3 8.8 업무(학업) 관련 정보검색 3 19.2 1 31.3 1 61.1 오락(영화/TV시청/음악 등) 4 7.4 8 5.5 6 2.6 온라인거래(쇼핑/예약/예매 등) 5 6.3 5 7.3 5 5.3 동호회 및 커뮤니티 활동 6 3.7 7 3.0 9 1.0 채팅/메신저 7 2.7 6 6.8 8 1.6 신문/잡지/뉴스 8 2.5 9 2.1 7 1.8 전자우편 9 2.0 4 7.6 2 9.2 사회 및 정치참여 활동 10 0.3 10 1.3 11 0.3 교육 및 학습(온라인 강의 등) 11 0.1 11 0.1 9 1.0 기타 - - - 0.2-0.4 합계 - 100.0-100.0-100.0 * Base: 인터넷 이용층 * 수: 비율은 인터넷 이용용도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용도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한 응답률임 * 자료: 전체 국민 및 사무직은 04 정보격차 지수 조사(KADO. 04. 12) 기준 * 출처: 최두진 외(2004), ꡔ2004 생산직 종사자 정보격차실태조사ꡕ, 한국정보문화진흥원. 04-04. p. 4. <표 11> 전체 국민 대비 취약계층 부문별 지수(점): PC 이용층 + 비이용층 기준 구분 접근지수 역량지수 양적활용지수 질적활용지수 전체 국민 100 100 100 100 장애인 72.4 42.0 39.6 41.4 기초생활보장 수급층 60.7 50.4 42.9 47.4 생산직 종사층 97.3 63.4 59.1 48.6 * 수치는 전체 국민의 부문별 지수를 100으로 할 때 취약계층의 부문별 지수 수준을 의미 * 출처: 이재웅(2005), ꡔ2004 정보취약계층 정보격차실태조사 주요결과 분석자료집ꡕ, 한국정보문화진흥원, p. 26. 54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표 12> 컴퓨터 인터넷 도움정도 평가(%) 도움됨 응답률 취약 계층 선도 계층 구분 업무/학업부문 가사 및 개인 용무 부문 여가 부문 사회활동 부문 전체 국민 86.8 89.4 93.3 64.3 장애인 72.6 81.5 93.2 62.5 기초생활 수급층 66.8 91.0 98.2 32.3 생산직 53.4 86.5 96.3 42.6 고소득층 90.6 91.6 91.6 62.9 사무직 97.6 95.1 92.4 77.9 * Base: 컴퓨터 이용층 * 출처: 이재웅(2005), ꡔ2004 정보취약계층 정보격차실태조사 주요결과 분석자료집ꡕ, 한국정보문화진흥원, p. 13. <표 13> 인터넷 비이용 주 이유(%) 구분 장애인 저소득층 생산직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43.3 51.4 54.7 이용 필요성을 못 느껴서 23.5 20.6 20.3 장애로 인해 이용이 어려워서 16.9 - - 이용비용이 부담스러워서 5.9 10.9 2.2 컴퓨터나 이용할 장소가 없어서 5.1 10.2 0.9 시간이 없어서(바빠서) 2.5 3.4 21.9 기타 2.8 3.5 - 합계 100.0 100.0 100.0 * Base: 인터넷 비이용층 * 주 1: 비율은 비이용 이유 항목 중, 가장 큰 비이용 이유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한 응답률임 * 주 2: 저소득층의 경우 장애로 인한 비이용의 어려움 비율이 기타 비율에 포함됨 * 출처: 이재웅(2005), ꡔ2004 정보취약계층 정보격차실태조사 주요결과 분석자료집ꡕ, 한국정보문화진흥원, p. 9. 인터넷이 일상생활의 어떤 부문에 도움을 주는가를 알아본 결과 취약 계층은 여가활용에 보다 많이 활용하는 반면 일반인은 업무, 사회활동, 그리고 여가활용에 고루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터넷 이용 시 애로사항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표 13>)도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55

일반인과 취약계층이 차이가 난다. 취약계층과 일반인 공히 이용비용이 부담스러운 가운데 취약계층은 느린 접속속도와 이용법의 어려움을 주 요하게 꼽았고 일반인은 상대적으로 이용법의 어려움은 그다지 중요하 지 않으나 느린 접속속도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이는 일반인이 취약 계층에 비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하는 리터러시와 역량이 훨씬 높다 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표 11>의 역량지수 결과와도 일치한다. 한편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취약계층은 전체적으로 이용부담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꼽았는데 이는 취약계층의 물리적 접근격차가 상 당한 수준으로 개선되었음을 의미한다(<표 13 참조>). 하지만 절반 가까 이가 사용법을 모르거나 이용법이 어려워서 라고 답한 것은 제2차 디지 털 디바이드가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앞의 표들은 한국에서 컴퓨터와 인터넷 접근격차, 즉 정보격차 혹은 제1차 디지털 디바이드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개선되었으나 제2차 디지털 디바이드는 심각한 상황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 욱 심각한 것은 디지털TV와 인터넷TV는 고가의 기기인 데다 이를 사용 하기 위해선 통신비 등 이용비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는 점 이다. 또 쌍방향과 저장, 재생 기능 등 이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아야 하는데 현재 취약계층, 저소득층, 생산직/서 비스종사자들은 이 부문에서 상당히 열악한 형편에 있다. 디지털 시대 문화격차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조짐이 농후한 것이다. 3) 통계로 본 한국의 문화격차 현황 한 개인이 가진 문화자본은 디지털TV, 인터넷TV, 컴퓨터, 인터넷을 창조적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문화자본의 총량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의 직업과 소득 56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표 14> 소득별 월평균 여가비 지출액 (단위 : %, 만 원) 소득 100만 원 이하 101 150 만 원 151 200 만 원 201 300 만 원 301만 원 이상 사례 수 10만 원 이하 11 15 만 원 16 20 만 원 21 25 만 원 26 30 만 원 31 40 만 원 41 50 만 원 51만 원 이상 75 70.7 10.7 14.7 1.3 2.7.0.0.0 100.0 10.15 182 41.2 18.1 21.4 6.6 7.7 3.3.0 1.6 100.0 16.86 391 29.9 13.6 31.5 2.8 15.1 2.8 3.3 1.0 100.0 20.09 690 19.3 15.9 31.4 7.0 17.4 4.5 4.1 0.4 100.0 21.53 662 10.7 11.2 24.9 6.5 24.0 9.1 6.5 7.1 100.0 29.63 계 평균 * 출처: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2003), ꡔ문화향수실태조사ꡕ, p. 12. 수준, 본인의 학력, 가족의 사회문화적 배경 또는 사회관계망(사적 및 공적 연줄망), 가정에서의 문화교육과 훈련 등이다. 많은 연구들은 문화 자본의 양은 계급 간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심각한 것은 이 문화자본의 양이 개인의 문화활동을 규정하며 나아가 신분상승 또는 신 분이동에도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만큼 중요할 뿐 아니라 정보화 기기나 디지털미디어를 사용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의 여러 공공기관에서 생산하고 있는 국민의 문화향수실태에 대 한 조사결과들은 문화생활 전반에 걸쳐 계급 간 격차가 매우 크다는 사 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표 14>를 보면 300만 원 이상소득자는 100만 이하 소득자의 월 평균 여가비의 3배 가량 되고 금액으로는 2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표 15>는 직업과 소득별로 연평균 문화예술행사 관람횟수를 나타낸 것이다. 이를 보면 전문직은 생산직에 비해 예술행사는 약 5배, 서비스직 의 2.5배, 자영업의 약 4배 가량 더 많이 예술을 즐기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전문직 사무직은 고급의 문화 예술 공연 뿐 아니라 영화도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57

<표 15> 연평균 관람횟수(평균) (단위 : %, 회) 문화예술 활동 예술 행사 문화 행사 미술 전시회 클래식 음악회 오페라 전통 예술 공연 연극 무용 영화 대중가요 콘서트/ 연예 직업별 전문/관리직 8.42 0.22 0.72 0.56 0.14 0.56 0.01 5.83 0.38 사무직 5.87 0.09 0.24 0.19 0.09 0.31 0.03 4.67 0.25 서비스/판매직 3.11 0.05 0.17 0.06 0.05 0.15 0.01 2.49 0.12 생산직 1.53 0.03 0.13 0.01 0.06 0.03 0.00 1.17 0.09 자영업 1.81 0.06 0.19 0.04 0.06 0.07 0.00 1.35 0.04 소득별 100만 원 이하 0.92 0.05 0.11 0.03 0.03 0.04 0.01 0.48 0.17 101 150만 원 3.28 0.09 0.14 0.09 0.07 0.14 0.00 2.58 0.18 151 200만 원 3.39 0.13 0.21 0.11 0.06 0.09 0.01 2.66 0.12 201 300만 원 4.20 0.05 0.22 0.11 0.07 0.21 0.01 3.36 0.18 301만 원 이상 6.10 0.16 0.31 0.19 0.09 0.32 0.02 4.76 0.25 * 출처: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2003), ꡔ문화향수실태조사ꡕ, pp. 27 50 재구성. 다른 생산직이나 서비스직 노동자들에 비해 3 4배 가량 많이 관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차이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에도 그대로 재연 되고 있다. 이는 서구의 연구결과들이 보여주듯이 고소득의 전문직과 화이트칼라층이 고급문화 뿐 아니라 대중문화 장르도 더 많이 즐기는 잡식성(omnivore) 문화 소비자임을 시사한다. 문화소비에 지출하는 비용도 직업별 그리고 소득별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지출비의 상당액이 영화, 책, 음반 및 DVD구입에 쓰이는 등 대중문화 소비가 많고 상대적으로 클래식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 고급문화 소비는 낮은 편이다. 이는 한국은 고급문화취향이 상층계급 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예술교육 등 전문직과 고소득자가 고급문화 소비에 관한 한 다른 하위계층들과 차이 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58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

<표 16> 문화예술관련 최다지출 항목 (단위 : %) 응답내용 사례수 영화 관람 해당 사항 없음 책/잡지 구입 및 대여 음반 구입 비디오/ 연극 DVD 구입 관람 및 대여 콘서트 관람 전시회 관람 전통 예술 관람 클래식 음악회 관람 예술 관련 교육비 직업별 전문/관리직 86 36.0 8.1 37.2 7.0 2.3 2.5 0.0 1.2 1.2 0.0 3.5 사무직 294 37.1 13.3 24.5 10.2 10.2 2.0 1.0 0.3 0.0 1.0 0.3 서비스/판매직 382 27.5 28.8 20.7 11.3 8.9 0.5 1.0 0.3 0.8 0.0 0.3 생산직 248 15.3 50.0 10.9 10.9 10.5 0.0 0.8 1.2 0.4 0.0 0.0 자영업 136 14.7 50.0 16.9 6.6 8.1 1.5 0.0 1.5 0.7 0.0 0.0 소득별 100만 원 이하 75 5.3 74.7 8.0 8.0 2.7 0.0 0.0 1.3 0.0 0.0 0.0 101 150만 원 182 22.0 45.1 13.7 9.3 6.6 0.5 1.6 0.0 0.0 0.0 1.1 151 200만 원 391 23.0 27.9 27.1 10.7 9.0 0.3 1.0 0.3 0.5 0.3 0.0 201 300만 원 690 28.8 24.3 23.9 9.0 8.7 1.9 0.6 1.0 0.7 0.6 0.4 301만 원 이상 662 38.8 16.8 21.5 11.9 6.2 1.4 1.5 0.8 0.3 0.5 0.5 * 출처: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2003), ꡔ문화향수실태조사ꡕ, p. 67 재구성. <표 17> 문화예술교육 경험률 (단위 : %) 응답내용 사례수 있다 없다 계 직업별 전문/관리직 86 18.6 81.4 100.0 사무직 294 13.6 86.4 100.0 서비스/판매직 382 9.9 90.1 100.0 생산직 248 5.6 94.4 100.0 자영업 136 5.1 94.9 100.0 소득별 100만 원 이하 75 8.0 92.0 100.0 101 150만 원 182 8.2 91.8 100.0 151 200만 원 391 8.4 91.6 100.0 201 300만 원 690 9.9 90.1 100.0 301만 원 이상 662 16.5 83.5 100.0 * 출처: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2003), ꡔ문화향수실태조사ꡕ, p. 73 재구성. 2장 디지털 방송의 통신 패러다임과 디지털격차 59

<표 18> 예술행사 정보출처 (단위 : %) 응답내용 사례 수 TV/ 라디오 주변 사람 신문/ 잡지 인터넷 안내문 공공단체 교육기관 동호회 계 직업별 전문/관리직 86 30.2 18.6 18.6 17.4 11.6 2.3 1.2 100.0 사무직 294 23.5 17.3 26.9 21.1 9.5 1.0 0.7 100.0 서비스/판매직 382 34.0 27.5 17.0 7.3 11.5 1.6 1.0 100.0 생산직 248 34.7 34.3 16.9 4.4 8.9 0.8 0.0 100.0 자영업 136 36.8 25.7 25.0 5.9 6.6 0.0 0.0 100.0 소득별 100만 원 이하 75 32.0 48.0 6.7 5.3 5.3 2.7 0.0 100.0 101 150만 원 182 33.5 35.2 17.0 7.1 5.5 1.1 0.5 100.0 151 200만 원 391 34.5 31.2 12.8 13.0 7.4 1.0 0.0 100.0 201 300만 원 690 28.8 28.6 18.3 12.9 10.0 1.0 0.4 100.0 301만 원 이상 662 30.1 24.5 16.9 17.4 9.4 1.4 0.5 100.0 * 출처: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2003), ꡔ문화향수실태조사ꡕ, p. 64 재구성. <표 19> 문화예술교육 의향 응답내용 사례수 있다 없다 계 직업별 전문/관리직 86 51.2 48.8 100.0 사무직 294 43.9 56.1 100.0 서비스/판매직 382 31.2 68.8 100.0 생산직 248 23.8 76.2 100.0 자영업 136 34.6 65.4 100.0 소득별 100만 원 이하 75 26.7 73.3 100.0 101 150만 원 182 31.9 68.1 100.0 151 200만 원 391 39.9 60.1 100.0 201 300만 원 690 37.1 62.9 100.0 301만 원 이상 662 47.1 52.9 100.0 * 출처: 문화관광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2003), ꡔ문화향수실태조사ꡕ, p. 83 재구성. 60 디지털 방송정책의 통신 패러다임과 문화 패러다임의 균형화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