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뜨개질 하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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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콘텐츠 간접광고(PPL) 활용 설명회 및 상담회 일 시 : (목) 10:00~17:00 장 소 :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Ⅰ(5F) 프로그램 일정 시 간 프로그램 비 고 10:00 10:0 5 10:05~10:1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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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호 2 사보 길환영 사장 신년사 2014년을 참된 공영방송의 원년으로 만듭시다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 다. 지난 2013년은 그 어느 해보다 KBS 콘텐츠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렸고

경기자 육성 프로그램 개정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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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와 진단 – 중남미 K-POP 신드롬의 현상과 실체 - 트랜스라틴 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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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Arbitration Commission 62

Transcription:

남자는 뜨개질 하면 안 되나요? 진원동초등학교 6학년 1반 이다은 남학생들, 매트 옮기자. 체육 시간이 끝날 때가 되면 선생님은 남학생들을 부르신다. 체육시간에 사 용한 매트와 뜀틀 도구를 옮기기 위해서다. 선생님, 여학생들도 옮기라고 해요. 힘은 쟤들이 더 세요. 선생님. 저희가 옮길게요. 저희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무거운 거 옮기고 이런 건, 남자애들이 해야지. 남학생들, 어서 옮 기자. 체육시간이면 늘 이런다. 선생님은 왜 항상 무거운 걸 옮길 때는 남학생들을 찾으실까? 우리 반은 한 두 명만 빼면 대부분 여학생들이 키도 더 크고 힘도 더 센데도 선생님은 항상 남자가 힘이 더 세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국어 시간에 고정관념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선생님이 체육시간에 남학생들에게 뜀틀을 옮기라고 하시는 거야말로 고정관념인 것 같다. 그 글에 서는 고정관념은 좋지 않다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고 했는데 어른 들은 의외로 고정관념이 심하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어른들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이들도 남자는 이래야 한다. 라든가 이건 남자가 할 일, 이건 여자 가 할 일 이라는 식으로 생각해버릴 때가 있는 것 같다. 우리 학교에서는 프로젝트 동아리 라는 것을 하는 데 각자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가서 공부한다. 동아리 중에는 뜨개질 부도 있다. 동아리 활동 첫 날 뜨개질 부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이 모두 모였다. 둘러보니 모두 여자 들뿐. 그런데 유일한 남자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우리 반 친구 종민이. 종민이 를 발견한 여자애들이 종민이 주변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종민아. 야, 남자가 무슨 뜨개질이냐? 여기서 너 혼자 남잔데, 괜찮아? 오빠, 남자면 목공부나 생태부로 가야지, 여기서 뭐 해? 그냥 뜨개질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왔어. 남자애가 뜨개질이 재밌냐? 이제부터 종민이가 아니라 종순이라고 불러야겠다. 하하하

다들 웃으며 종민이를 놀리기에 바빴다. 평소 말수가 적은 종민이는 별 말 없이 그냥 눈만 껌뻑이며 웃고 있었다. 프로젝트 동아리 수업이 끝난 우리들은 서로 모여 각자의 수업에 대한 이야 기를 나누었다. 애들아, 뜨개질 부에 종민이 혼자 남자다. 으아~ 남자애가 뜨개질이라니, 안 어울려. 선생님. 뜨개질 부에 종민이 혼자 남자에요. 남자애가 뜨개질이라니, 이상해요. 깔깔깔 우리들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남자애가 뜨개질 하는 게 뭐가 이상하니?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 면 되지. 여자애들 중에도 목공부에 들어간 애들도 있고, 남자애가 뜨개질이나 옷 만들기 부에 들어갈 수도 있지. 남자, 여자 할 일이 따로 있니? 아마 뜨개 질은 종민이가 제일 잘할거다. 에이~ 그래도 여자애들이 더 잘할걸요. 우리는 당연히 뜨개질이니까 여자가 남자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업을 할수록 종민이가 우리 중에서 제일 잘하는 게 아닌가? 종민이 가 뜬 목도리는 촘촘하고 가지런해 가게에서 파는 물건같이 보였다. 반면 우리 여학생들은 코를 빼먹거나 실이 엉켜서 다시 뜨기 일쑤였다. 여학생들이 왜 이렇게 칠칠맞냐? 여자애라면 좀 차분한 면이 있어야지. 선생님 여자애면 무조건 차분하고 꼼꼼해야 하나요? 그런 게 어딨어요? 여자애라면 무조건 차분해야 하고 뜨개질을 꼼꼼히 해야 한다는 뜨개질 선 생님 말씀에 화가 나 불쑥 말대답을 하였다. 아차, 우리는 여학생들이 어때야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하면서, 종민이한테 는 우리가 남자는 어때야 한다고 똑같은 말을 했구나. 그제서야 나는 나도 모르게 여자가 어떻고 남자가 어떻고 하는 말을 종민이 한테 한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그동안 종민이에게 여자라고 놀리고 종순아~ 하고 부른 것이 너무도 미안해졌다. 나는 평소에 어른들이 여자라면 어때야 하고, 남자라면 어때야 하고 하시면 그 말이 참 듣기 싫었다. 세상에는 남자가 할 일이 따로 있고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남자, 여자가 아니라 같은 사람이니까 똑같이 대우받아 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뜨개질 하는 종민이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어른들 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양성평등이라는 게 참 쉽지 않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을 해도 자신도 모르게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고 차별한다. 머리로는 양성평등이라고 생

각하지만 행동은 양성평등이 아니다. 평소 선생님께서 아는 대로 실천하는 사 람이 되라고 했는데 역시 쉽지 않다. 우리가 진정한 양성평등을 이루려면 이런 사소한 것부터 생각해보고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 나는 평소에 양성평등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항상 여자가 불평등하고 차별 받는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그런 일도 많다. 예를 들면 집안일 같은 것. 아빠 가 도와주셔도 집안일은 대부분 엄마 차지이고, 엄마가 안 계시면 내 차지이 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우리 아빠를 포함해서 그냥 남자들은 설거지나 빨래 개기 같은 집안일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 들은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평소 이런 일들에 대해서 불평을 많이 하고 남동생에게는 남자도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 한 가지를 더 깨달았다. 여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하 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양성평등이란 남자와 여자가 다 같이 차별받지 않 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여자란 어때야 하고 남자란 어때야 한다는 고 정관념을 갖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그래서 종민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종민아, 그 동안 종순이라고 놀린 거 사과할게. 여자만 뜨개질 하라는 법은 없는데 남자가 뜨개질 한다고 놀려서 미안해. 괜찮아. 종민이는 평소처럼 눈을 껌뻑이며 웃어주었다. 웃는 종민이를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렇게 나도 양성평등에 한 발짝 다가 섰다. 이런 생각들이 모이고 모이면 아마도 우리가 어른이 되어 살아갈 세상은 남자와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입가 에 미소가 지어졌다.

양성 평등한 생활 유치초등학교 5학년 1반 고영경 ------------------------------------------------------- ------------------------------------------------------- ------------------------------------------------------- 저번 달, 우리 반은 공개수업을 위해서 교실 뒤 쪽에 있는 탁자를 옮기는데 선생님께서 남자들! 자 일어섯!! 하셨다. 나는 선생님께 선생님! 저희 여자들도 같이 해요. 무거운 것을 무조건 남자 만 들기 보다는 여자들도 함께 들면 불평불만이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남자보다는 힘이 약하지만, 왠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그래. 그렇게 하자꾸나! 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들이 앉으실 의자도 자! 남자들... 나는 자. 잠깐만요! 의자 정도는 저희 여자 얘들도 거뜬해요! 라고 하였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자, 이번에 여자들 일어서! 하자 몇 명 여자 얘들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아, 왜 의자 나르는 것을 여자 얘들이 해야 돼! 라고 말 하였다. 나는 여자들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남자들이 보면 뭐라 그러겠 니? 그럼 불공평하잖아. 그리고 굳이 남자들만 무거운 것 들라는 법은 없잖 아?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면 안 좋던 사이도 금방 좋아져서 결국엔 친해지잖 아. 안 그러니? 라고 하자 맞는 말이네 라며 같이 의자를 옮겼다. 사실 남자 얘들을 도와준 이유는 따로 있다. 공개수업 전날, 나는 컴퓨터 숙 제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양성평등에 대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 동영상에 나오는 것 중 하나가 무거운 것을 옮기는 일을 남자들만 시켜서 남 자들이 불평하는 장면이 나왔었다. 그래서 그 장면이 문뜩! 생각이 나서 실천 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 반 여자 얘들이 이런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조금 되긴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녀가 서로 불평불만 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양성평등에 대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우리학교 에서도 양성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유치초등학교 양성평등의 날을 정하여서 5~6학년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토론을 실시하게 되었다. 가사 일은 주로 엄마가 해야 하는가 라는 토론주제를 가지고 찬성 3명, 반 대 12명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찬성 측 의견으로는 남자들은 집안일(밥하기)이 익숙하지가 않다, 영양 있는 식사 등 가정일이 어렵다, 위험한 일이나 어려운 일은 주로 아빠가 한다, 엄마 는 집에서 쉬는 시간이 많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대 측에서는 일류 요리사는 남자가 더 많다, 요령을 익히면 남자도 집안일 을 잘 할 수 있다, 요즘은 맞벌이도 많은데 엄마만 가사 일을 하게 되면 엄마 가 너무 힘들고 약해져서 아플 수도 있다, 남녀 간의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나는 반대 측 의견에 동의했다. 엄마가 가사 일을 도맡아 하고, 아빠는 바깥일만 하게 된다면 가정의 화목이 깨어지고 결국엔 불 공평한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교의 출석부를 살펴보면 남자는 무조건 앞 번호, 여자는 항상 뒷 번호인 학교가 많다고 한다. 또한 선생님들께서도 무거운 짐은 남자에게, 걸레 로 닦는 일은 주로 여자들에게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남녀 구분 없이 학 급의 일이나 가정의 일을 서로 협동해서 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양성평등 이란 단어는 어떤 계기로 나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사람들이 양성평등을 잘 실천하지 않아서 이런 말이 나 왔다고 생각이 든다. 때로는 사람들이 양성평등 하면 무조건 여자들만 위해야 하고 남자들이 잘못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진정한 양성평등이란 남자, 여자가 서로의 일을 구분하지 않고 서로의 능력에 맞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남녀가 서로 협력하여 양성평등이란 말을 강조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토론을 계기로 나는 양성평등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진정한 양성평등이란 여자들만 위해주고 배려해주는 것이 아니라 남녀가 능력 이 다르다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고 서로 차별 없는 동등한 경쟁관계가 되어 서 자기의 능력에 맞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평등 어린이 세상 사이트야, 고마워! 낙안초등학교 5학년 1반 고소연 5월 8일! 어버이 날 이기도 하지만 우리 학교 양성평등의 날 이기도 하다. 나는 5월 8일이 양성평등의 날인지 몰랐다. 양성평등에 대해 관심도 없었던 것 같다. 양성평등의 날이라 양성평등에 대해 알아보려고 평등 어린이 세상 사이트 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먼저 공평해요, 평등해요 라는 곳을 들어가 봤다. 차이를 이해해요 : 남 과 여, 무엇이 다를까요? 라고 쓰여 있었다. 남과 여, 무엇이 다르지? 생각 만 하다가 밑에 쭉 쓰여 있는 글을 읽어 보았다. 남녀는 태어날 때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커가면서 남녀의 신체적인 차이가 나며 차이를 뚜렷이 구분 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으스대거나 흉보거나 부러워해야 할 일은 아니지 요.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소중한 것입니다.,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나 는 끝부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소중한 것입 니다., 그래, 남녀는 다르기 때문에 모두 소중한 것이지! 남녀라는 건 구분 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두 번째 글에 들어가 봤다. 평등해요, 건강해요 : 평등한 가족의 모 습을 알아보기로 해요. 평화롭고 조화로운 가족으로 서로 힘을 합해 가꾸어 가요. 평등한 가족의 모습으로 서로 힘을 합해 가꾸어 간다. 평등한 가정의 모습이란 남성은 직장 일, 여성은 집안 일이라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벗어 버리고 가정의 모든 일을 함께 책임지고 서로 돕는 모습을 말해요. 우리 가 족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지 못한 것 같다. 엄마께서는 음식을 만드시고 상을 차리시고 빨래하시고, 청소는 내가 하고 빨래 개는 것은 엄마와 함께 한다. 아빠께서는 그런 일은 잘 안 도와주시고 망치로 못 박기나 세차 같은 일을 하신다. 우리 가족도 좀 바꿔졌으면 좋겠다. 아빠께서는 그런 일을 당연히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엄마께선 많이 힘들어 하신다. 나도 아빠께서 집안 일을 엄마와 함께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여자는 집안 일, 남자는 바깥 일을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 내가 앞으로 아빠께 아빠! 오셔서 설거지 좀 도와주세요. 하며 아빠께서 집안 일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두 번째 글을 읽은 다음, 세 번째 역사 속 평등이야기 로 들어갔다. 선사

시대에는 남녀의 일이 따로 구분되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도 위험한 동물의 침입과 홍수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해 남자와 함께 준비했으며, 함께 사냥도 했다고 한다. 여자도 남자와 함께 동물의 침입과 같은 위험한 일을 남자와 함께 준비했다고 하니, 선사시대에는 남녀가 평등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 다. 그리고 다음으로 삼국시대 때 신라는 삼국통일을 위해 노력한 최초의 여 왕, 선덕여왕 이 있다. 신라시대 때는 여성의 지위가 같은 시대의 다른 나라 보다 높은 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신라는 남자 쪽에서만 왕위를 이은 것이 아니라, 여자 쪽에서도 계승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건 나도 몰랐던 것이다. 신라는 평등해서 살기 좋았겠다 는 생각이 든다.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 의 남녀 평등에 대한 이야기다. 제사는 남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할 수 있었고, 아이를 낳는 순서대로 호족에 기록했고, 여성이 한 집안을 통솔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고 한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는 남녀를 크게 차별하지 않고 남녀가 평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조선 후기부터는 남녀를 크게 차별하였다. 조선 시대 때 유교 가 들어와서 집안의 모든 일은 가장인 남자가 쥐고, 반면 여자는 지켜야할 예의 규범을 많이 만들어 활동을 제약했기 때문에 남녀 차별이 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유교가 고려시대 때도 있었지만 고려시대 때는 정치에 영향 을 주었기 때문에 남녀가 평등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때는 국가의 중심이 유 교가 되어 남녀 차별이 심했던 것 같다. 칠거지악 이라는 일곱 가지 사항을 만들어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아내를 내쫓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에서는 남녀가 평등하지 않고 남자의 지위가 여성보다 아주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해준 역사 속 이야기 를 나와서 재미나라 기쁨통 신 으로 들어갔다. 남자 어린이도 여자 어린이도 모두 똑같이 소중한 사람인 데 가끔 어른들께서 여자 아이라서, 남자 아이라서 라는 말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할 때가 있다. 여자 어린이도 뛰어 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어른들께서 말리시는 경우, 남자 어린이가 뛰다가 넘어져서, 슬픈 일이 있어 서 울고 싶을 때 못하게 하시는 경우가 그렇다. 나에게도 가끔 그런 일이 있 었다. 내가 집에서 장난칠 때 여자애가 얌전해야지! 하는 소리를 들어 봤 다. 여자애는 무조건 얌전해야 하고 남자애는 무조건 활발해야 하는 것은 아 닌데,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아래로 내려가 보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가끔 이상 하다고 느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적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나는 하나하나 읽어 보았다.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짧게

글을 썼다. 제목은 남자는, 여자는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내용은 어른 들께서는 남자애가, 여자애가 같은 말을 잘 쓰시는 것 같다. 여자라고 해서 무조건 얌전해야 하고, 남자라고 해서 무조건 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그 렇게 말씀하실 때는 기분이 좋지 않다. 앞으로 남자는, 여자는 그런 말씀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라고 글을 올렸다. 만약 이 글을 어른들께서 보신다 면 앞으로 그런 말씀은 안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사이트를 보고나서 양성평등에 대해 한발 다가갈 수 있었다. 양성 평등에 관심이 없던 내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관심이 많아졌고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가족들에게도 이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들려드리면 그 고정관념을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남자 친구들과도 함께 어울려 놀 고 무슨 남자애가 그러냐? 같은 말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남녀가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우리 집, 우리 학교에서 평등한 생활을 위해 앞장서는 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평등 어린이 세상 사이트를 친구들에게 말해 줘야겠다. 평등 어린이 세상 사이트야, 고마워!

넝굴째 굴러 들어와라, 양성평등! 고서초등학교 6학년 2반 김민영 -차윤희의 시댁 거실- 아가야, 너가 하는 일이 너무 힘든 일이잖니? 임신 초기에는 아주 조심해 야 하니까 일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니? 어머님. 저는 귀남씨와 결혼할 때 아이 낳지 않겠다고 서로 약속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아이가 생긴 거구요. 조심하면 되는 거지, 임신을 하면 일을 그 만두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이 자리까지 정말 힘들게 올라왔 거든요. 게다가 지금 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 눈 앞에 있는데 임신했 다고 그만둘 수는 없어요. -차윤희 회사의 사장실- 차PD. 임신은 축하해요. 차PD가 맡았던 일은 다른 PD에게 인수인계해 주도 록 해요. 사장님! 그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임신을 했다고 일을 할 수 없다고 못 박는게 말이 되나요? 여지껏 제가 회사에서 해 놓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 요! -차윤희의 사무실- 야! 너희들 다 왜 피해 다녀? 내가 전염병이라도 걸렸어? 차PD님 임신하셔서 담배연기 맡으시면 안 좋으시잖아요. 게다가 감기도 걸 려서요.(놀리듯 웃는다) 요즘 우리 가족이 즐겨보는 KBS 드라마 넝굴째 굴러온 당신 의 한 부분이 다. 가족이 없는 능력있는 남편을 만나 행복했던 차윤희에게 어느 날 시댁식구 가 나타났다. 시댁 식구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지만 주인공에게 여자로서의 삶을 많이 강요한다. 일을 하며 남자와 동등하게 살고 싶어 하는 차윤희와 아 내를 도와 주고 싶어하는 방귀남은 시댁 식구들을 설득하며 여자와 남자가 하 는 일이 결국은 같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도록 노력한다. 우리 엄마는 이

드라마를 볼 때 많이 웃는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두 분 다 직장에 다니시기 때 문에 가사 분담이 잘 되어 있는 편이기 하지만 아직도 엄마 쪽이 이것저것 집 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말에 스트레스가 풀리나 보다. 그런 걸 보면 우리집에서도 은근한 차별이 존재하는건가? 실생활에서 내가 남자 아이들에 비해 차별받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 는다. 하지만 은근히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영어 공부를 할 때 예전에는 'policeman'이라고 했던 것을 여성을 차별하는 말이라 해서 police officer'라는 말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 자를 말하는 호칭은 'Mr.' 한가지인 것과는 달리 여성을 말할 때는 Miss(미혼 녀), Mrs(기혼녀) 로 표현했다가 성차별적이라 하여 여성의 호칭을 Ms'하나 로 합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여자와 남자의 차별이 단어 속에도 있었구나 느끼게 된다. 영어 뿐 아니라 우리말에서도 여남화장실 이라는 표현보다는 남녀화장실 이 라는 말을 쓰고, 여남차별 보다는 남녀차별 이라는 말이 더 일반적이다. 이것 말고도 여자와 남자를 말할 때 남자를 먼저 앞에 붙이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양성평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떤 행동이 아니라 낱말 자체에 남자가 먼저 나온 것을 보면 남자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꽤 오래 된 일이고 뿌리박힌 일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서도 예전 조선시대에는 여자들이 외출하려면 얼굴의 많은 부분을 가 리는 장옷 이라는 옷을 입었다고 한다. 지금도 아랍권 국가에서는 히잡 이라 는 천으로 눈을 제외한 얼굴의 나머지 부분을 가려야 외출을 하고, 심지어는 집안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신 체의 일부분을 드러내면 수많은 사람들이 돌을 던지는 나라도 있다는 것을 책 에서 읽은 기억도 있다. 한국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반 아이들이 같이 잘못을 해서 야단맞게 되는 상황 에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에 비해 벌을 세게 받는 편이다. 그럴 때는 살짝 여자로 태어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 아이들도 그럴 때 볼멘 소리 로 차별받는다고 선생님께 소리지르곤 한다. 또 남자는 20살이 넘으면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 여자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정해진 일이 아니다. 우리 여자들이 집안일이나 출산 등으로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남자들도 군대 를 남자만 가는 일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건 초등학 생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나라에서 관련한 법 등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남자와 여자, 두 성별에 차별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에서 관련법을 만드는 것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우리 마음의 변화다. 여자냐, 남자냐의 구별은 생물학적인 구별로 끝내야 한다. 사람 으로 서 서로를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자이기 때문에 집안일에서 뒷짐을 잡고 있거나 여자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물러나 있는 일이 점차 없어져야 한다 고 생각한다. 서로 돕는다, 서로 같이 일구어 간다, 서로 이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하면 왜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받지? 왜 남자이기 때문에 차별받지? 하는 의구심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의 변화는 작은 한걸음부터 시작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으면 되는 것이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남편이 아내와 가족을 위해 집안일을 하고, 외부로 나가 활동하는 것이 좋은 아내가 돈을 벌어 가족들을 위해 쓰는 것. 서로의 이해만 있다면 근사해 보이 지 않는가? 높은 건물을 지을 때 꼭 필요한 타워 크레인 같은 중장비는 예전 에 남자들만이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타워 크레인을 다룰 수 있는 여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기분 좋은 일이다. 서로의 영역을 구분 짓 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우리는 남자 와 여자 가 아니라 사람 이다.

양성 차별 없는 세상의 주인공이 되려면 율어초등학교 6학년 1반 박수현 주변 어른들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자니까, 여자답게 얌전해야지. 저는 그 말에 네 라고 대답합니다. 저 스스로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예의바른 태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여자답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TV에 유명한 남자 요리사가 나와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짧은 머리의 여자 축구선수가 골을 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걸 보면 어른들의 말씀이 꼭 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어른들의 말을 안 듣고 자랐을까요? 아니면 그 사람들이 워낙 특 별해서 그런 걸까요? TV에서와는 달리 제 주변은 아직 남녀가 구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집에 서 상차림을 하는 것은 항상 여자입니다. 왜 남자한테는 이런 일을 시키지 않 는지 할머니께 여쭤보니, 남자는 그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라고 하십니다. 집안일도 주로 여자가 하라 하지요. 물론 여자가 잘 하기도 하지만, 설거지 같 은 간단한 것까지 여자와 남자를 구분한다는 건 조금 이상합니다. 누가, 언제 부터 그런 것을 정했을까요? 할머니께서 말씀하실 정도면, 아주 오래 전부터 그렇게 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이런 구분은 여전합니다. 저는 작년 방과 후 학교에서 벨리댄스 를 배웠는데, 주로 여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단 몸이 유연하고 춤도 잘 추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사실 남자애들은 이런 부서에 들어오는 것 을 창피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기 있는 남자 가수들을 보세요. 웬만한 여 자들보다 춤을 잘 추지 않나요? 점심시간에 축구를 할 때,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한테 축구를 하지 말라고 하거나 여자들이 끼면 불편해 합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축구실력이 부족하 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남자아이들 투 정에 신경 쓰지 않고 같이 공을 차며 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학교에서 팔 힘이 좀 셉니다. 남자아이들과 팔씨름을 해도 진 적이 없기에, 남자아이들이 제게 붙여 놀리는 별명이 남자 입니다. 꼭 힘

이 세면 남자라는 법은 없는데, 남자아이들이 자존심이 상해서일까요? 여자가 힘이 센 게 놀림감이 되는 세상입니다. 마지막으로 미술이나 음악선생님은 대부분 여자입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섬세하다고 하지만, 저는 한 번도 남자선생님한테 미술이나 음악을 배워 본 적 이 없습니다. 저는 남자선생님한테서 미술과 음악을 배워보고 싶습니다. 남자 선생님은 어떤 식으로 그것들을 가르치시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제 할머니는 평생 동안 주변으로부터 여자니까. 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을 것입니다. 저도 여자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나는 여자니까 이런 것만 하고, 저런 것은 안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태어날 때 구분된 여자와 남자는 영원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여자인 저도 남자가 잘 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남 자들도 여자가 잘 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 나눠진 성은 바꿀 수 없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성을 구분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TV에는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지금도 이렇게 많은데, 제가 자라서 직장 을 가질 때가 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에 대한 편견 없이 일을 하고 있 을까요? 이런 미래에는 여자와 남자를 엄격히 구분하는 사람은 옛날 사람 취 급을 받을 것입니다. 양쪽의 장점을 모두 키워나가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녀를 차별하는 인식이 많습니다. 특히 제가 사는 시골 의 어른들은 그 정도가 심합니다. 혀를 차며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이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인형놀이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는 제가 만드는 세상입니다. 거기서는 남녀가 서로 잘 하는 것을 차별 없이 즐기고 있을 것 입 니다. 차근차근, 서로 이해하고 참으며 바꿔가려고 합니다. 저희가 그렇게 행 복해진다면, 어른들의 걱정도 눈 녹듯 사라지겠지요? 멀지 않은 훗날,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될 저를 상상해 봅니다.

할머니와 나의 작은 전쟁 월송초등학교 4학년 1반 고진희 가시내가 방정맞게... 할머니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 퍼 졌다. 마당을 가로 질러 방안으로 뛰어 들어 간 나에게 할머니는 오늘도 여 지없이 가시내가... 라는 말씀을 하신다. 여자 아이가 조심성 없이 뛰어다닌다 는 이야기는 내가 항상 들어온 말이다. 유난히 뛰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할 머니의 말처럼 사뿐사뿐 예쁘게 걷는 여자아이는 아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뛰어서는 안 되고 얌전히 구름 위를 걷는 선녀처럼 걸어야한다는 것은 할머 니의 편견이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할머니가 나에게 요구하는 얌전하게 라 는 말에 하나씩 의문이 생긴다. 한 집에 사는 사촌 남자아이에게 할머니가 얌전하게 라는 말을 하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학교에서 고려시대 여성과 조선시대 여성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고려의 여성들은 조선의 여성에 비해 훨씬 남자와 평등했다고 한다. 부모님의 제사도 지내고 재산 상속에서도 남자에 밀리지 않았단다. 유교문화 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조선시대부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게 된 것 같다. 남존여비, 여자는 어려서 아버지를, 자라서는 남편을, 나이가 들 어서는 아들을 따라야한다는 말들이 모두 조선시대 여자들이 얼마나 차별 받았는지를 말해 준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여전히 이런 차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진다. 바로 조선시대의 여성처럼 생각하시는 우리 할머니 때문이다. 수업을 하다가 문득 마치 우리 할머니는 조선 안방마님 같고 나는 고려 아씨 같다는 생각 을 해 보았다. 우리 집에서는 가끔 조선 안방마님과 고려 아씨의 작은 전쟁 이 일어나고 있다. 고려 아씨인 나는 여자라는 이유로 하지 못하게 하는 많은 것들에 불만이 가득하다. 반대로 조선 안방마님인 우리 할머니는 오늘도 나에게 여자니까 하지 말라는 것들을 말씀하신다. 그 전쟁은 며칠 전에도 일어났다. 할머니는 내가 넘어지는 것을 싫어하신다. 여자는 다리에 상처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 하시기 때문이다. 내가 축구를 하다 넘어져 상처가 생긴 것을 보고 할머니는 축구는 남자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꾸중하셨다. 괜히 다리에 상처만 생기

는 그런 거친 놀이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할머니 축구는 여자도 할 수 있어. 여민지 선수도 여자지만 축구를 얼마나 잘 하는데. 나는 참지 못하고 입에서 툭하고 또 말이 나와 버렸다. 여자가 다리에 흉지면 참 좋것다. 할머니 역시 참지 않고 말씀을 하셨다. 할머니와 나는 또 잠깐 티격태격 여자는 이라는 말을 붙여가며 작은 전쟁 을 벌린다. 결론은 항상 조선시대 여성과 고려시대 여성은 절대 만날 수 없 듯이 우리의 의견도 절대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번은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를 돌보고 있는데 할머니가 과일을 가져다 주셨다. 할머니는 예쁘고 색깔이 빨간 사과를 동생에게 주고 나한테는 못생 긴 사과를 하나 주셨다. 내가 동생 사과와 내 사과를 바꾸려 하자 우리 할머 니가 즐겨 쓰는 가시내 라는 말이 할머니 입에서 연속해서 쏟아졌다. 가시 내가 주는 대로 먹지... 가시내가 되 가지고 양보를 몰라... 갑자기 서럽고 기가 막혔다. 할머니와 함께 오래 산 것도 나고 할머니 생신 때 선물을 사 드리는 것도 난데 할머니는 항상 중요한 때에 가시내 라는 말을 하시면서 나를 슬프게 한다. 내가 남자아이였다면 우리 할머니는 나에게 얼마나 사랑 과 정성을 쏟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할머니 때 문에 서운해진다.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오신 아빠한테 나는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고는 할 머니가 너무나 편애를 한다는 말을 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신 아빠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셨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그리고 아빠와 살았다. 엄마가 없는 나를 할머니가 얼마나 정성껏 길러 주셨는지에 대해서 아빠의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었다. 아플 때는 병원도 데려가 주시고 맛있는 음식도 모두 할머니가 만들어 주셨다. 할머니는 옛날 분이라서 남자를 더 높 이는 것이 익숙한 분이라고 아빠는 말씀하셨다.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 마음 은 누구보다 크다는 말씀도 해 주셨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할머니의 편 애는 싫지만 할머니를 무척 사랑한다. 앞으로도 우리 집에서는 가시내가.. 라고 말하는 할머니와 할머니 여자도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는 내가 항상 말다툼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래도 할머 니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 내가 할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할 것이다.

양성평등에 대한 나의 생각 목포애향초등학교 5학년6반 이 정 우 2학기가 되면 애향 월드컵이 열린다. 남자 아이들은 운동장에 모여서 월드 컵 준비를 해야 한다. 알았지? 선생님께서 아침 조회 시간에 말씀하시자, 우리는 모두 와! 소리를 질렀 다. 우리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작년부터 반별 축구대회인 애향 월드컵 을 개최하는데 남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최고다. 우 리 반 남자 친구들은 모여서 축구 연습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우리 반 여 자 친구가 오더니 애들아, 나도 너희와 같이 축구하고 싶어. 여자는 축구경기에 참가할 수 없어. 가서 피구 연습이나 해. 난 피구보다 축구를 하고 싶어. 그렇지만 우리는 끝까지 그 여자 친구를 끼워주지 않았다. 그날 저녁 나는 생각에 잠겼다. 저학년 때에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일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다르게 생각 되었다. 나는 남자, 여자 이렇게 성별을 나눠서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예를 들면 3학년 때에는 축구시합을 해도 꼭 우 리 팀에 여자 친구들이 몇 명씩 있어서 함께 다른 반하고 경기를 했었다. 그런 데 고학년이 되면서 학교에서 열리는 월드컵 종목은 남자 친구들은 축구, 여자 친구들은 피구시합을 한다. 나는 왜 남자, 여자 나눠서 경기를 하는지 모르겠 다. 분명히 오늘처럼 여자 친구들 중에서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 친구들 중에도 축구를 좋아하기 보다는 피구 경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동생이 와서 자꾸 건들며 나를 귀찮게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되었다. 오빠, 뭐해? 나랑 놀자. 오빠가 나중에 놀아 줄게. 지금은 생각할 것도 있고 바빠.

싫어, 지금 놀아주라. 동생이 자꾸 나에게 떼를 쓰면서 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만 한 대 쥐어박고 말았다. 아파. 아빠한테 이를 거야. 한 번만 봐주라. 다시는 안 때릴게. 하지만 동생은 아버지에게 일렀다. 아들, 동생 때렸니? 여자는 힘이 없고 약하기 때문에 보호해 주어야 한다 고 했지. 그래서 무조건 참으라고 했잖아. 아빠는 아들한테 실망이야. 그게 아니라 동생이 자꾸 건들잖아요. 그래서 한 대 때렸어요. 그래도 남자는 여자를 때려서는 안 되는 거야. 그리곤 나에게 벌을 내리셨다. 나도 동생을 때린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것쯤 은 안다. 하지만 아버지는 동생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동생 편만 드신다. 왜 싸웠는지 이유도 물으시지 않으시고 말이다. 이럴 때만 나도 여자였으면 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버지께 혼나서 시무룩하게 있는데 어머니께서 오시면서 아들,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니, 무슨 일이 있었니? 아니요, 그냥 동생과 싸워서 아버지께 혼났어요. 이럴 때에는 저는 제가 남 자가 아닌 여자이고 싶어요. 그래야지 무조건 아버지께서 제 편을 들어 주실 거니까요. 항상 저는 그게 불만이예요. 여자는 약하고 힘이 세지 않으니까 무조건 참으라 는 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학교에서도 항상 여자 친구들이 괴롭 혀도 참아라. 때려도 참아라. 계속 참으라고 하시잖아요. 그리고는 나는 계속하여 할 말을 이어갔다. 요즈음에는 여자들이 얼마나 힘이 센데요. 프로 레슬링 선수도 있고 내가 존 경하는 최초의 우주인도 여자인 이소연 박사님이시잖아요. 그래 아들 말이 맞네. 여자니까 약하고 남자니까 강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 같구나. 어머니, 그리고 요즘 직업을 봐도 남자, 여자 구분이 없어요. 세계적으로 유 명한 디자이너나 요리사, 피아니스트를 보아도 남자들이 많잖아요. 우리 아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많이 성장했구나, 미래의 직업은 나 중에 생각하고 이제 그만 자자. 네, 어머니

나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양성평등에 대한 생각에 빠졌다. 내 생각에 양성평 등이란 남자, 여자 구분 없이 사람들 마다 개성도 다르고 하고 싶은 일도 다르 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꼭 남자가 해야 하는 것이 아 니라 여자에게도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다면 도전할 수 있다. 그래야 직 업을 선택할 시기가 나에게 오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 은 일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양성평등의 사회를 꿈꾸며.

언젠가는 목포용해초등학교 6학년 5반 편강이 오메, 딸 둘에 아들 났구만, 잘했네. 딸 둘에 막둥이가 아들이구만, 저놈 낳을 라고 셋이나 났소? 제가 여동생 하나와 꼬맹이 남동생 하나와 함께 외출 할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어른들의 말씀입니다. 그래서인지 남동생이 태어난 후로 우리 집 둘째딸 강서는 터를 잘 팔아서 귀한 남동생이 나왔다며 칭찬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 대장 왔는가? 시골 외할아버지 댁을 가도 언제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지웅이를 가장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손주 10명 중 유일하게 업어주며 예뻐해 주신 손주 도 4대 독자인 제 남동생 지웅이였습니다. 명절이 되어 용돈을 받을 때도 5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제 여동생과 남동 생은 비슷하게 받았습니다. 또 제 남동생이 엄마가 주방일을 하실 때 자신도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말하면 언제나 어른들은 잉 우리대장 남자가 되가꼬 여기서 엄마 도와줄라고? 나가서 형들이랑 놀소, 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뒹굴뒹굴 놀고 있 을 때는 달랐습니다. 편강이! 너도 음식 만드는 데 좀 도와라! 아, 싫어! 텔레비전 볼래. 으휴.. 여자가 되어가지고 일도 안 할라 그러네. 언제나 이런 말이 오가기가 바빴습니다. 예전에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 던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는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명절에도 가족들이 모일 때면 언제나 이모부들과 이모들은 달랐습니다. 이모 들과 엄마는 주방에서 더운 듯 땀까지 뻘뻘 흘리며 식사를 준비했었고 이모부 들은 텔레비전을 보며 웃거나 낮잠을 자기 일쑤였습니다. 또, 밥을 먹을 때도 똑같이 먹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모부들부터 식사를 하시고 난 뒤에야 이모

들은 밥을 먹기 시작하셨습니다. 간혹 함께 밥을 먹을 때도 편안하게 먹는 것 은 아니었습니다. 여기 물 좀 주세요. 라는 말이 들리면 이모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떡 일어나 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여기 반찬 다 먹었어요. 더 주세요. 이모들은 또 벌떡 일어나 반찬을 더 가져오시곤 했습니다. 물론 힘든 일을 남자들이 더 많이 한다는 건 사실이지만 가정 안에서 남자 들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조금 더 노력해주고 도와 준다면 그 가정은 훨씬 행복하고 웃음이 넘치는 가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회사에 나가 돈만 벌어온다고 가족의 가장으로서 일을 모두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저희 아빠는 회사에 다녀오셔서 엄마의 집안일을 함께 도와주십니다. 설거지 며 방청소, 남동생 목욕시키기까지 우리 엄마와 아빠는 항상 집안 일을 함께 하십니다. 오늘은 내가 목욕시킬게 당신이 방 좀 닦아 줘? 응 알겠어. 이렇게 서로가 조금 양보하고 남자일 여자일 구분하지 않는다면 늘 웃음이 넘치는 가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읽은 책 중 위인 이태영의 일생을 담은 나는 딸이에요 에서 나오는 이 태영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가 되어 불평등한 가족법을 바꾸는 데 평 생을 바쳤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바로 이태영입니다. 진정한 남녀평등이란 함께 돕고 경쟁하며 서로 발전해 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한 책입니다. 세상 살기 참 좋아졌어. 여자도 저런 걸 하고. 옛날 어른들은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시대라고 말씀하시지만 아직도 여자가 불만을 가지고 남자가 불만을 가진다는 것은 완벽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 았다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는 벽이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남자도, 여자도 차별 받지 않고 함께 똑같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는 날이 언젠가는 오길 기대합니다.

너도 나도 최고 차별 없이 평등하게! 영강초등학교 6학년 1반 서혜원 인간. 두 종류로 나눠지는 여자, 그리고 남자. 이 여자와 남자를 구분해서 보는 관점, 그것이 바로 성차별이다. 옛날의 남성의 모습은 절대 부엌에 들 어서서는 안 되었으며 바깥일을 하고, 여성은 항상 집안일을 하며 남성을 받 들어야 하는 그런 존재였다. 당시 시대를 지배한 유교사상으로 이러한 현상 들이 나타났으며 그러한 남녀 불평등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 어져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개선되 었다고 본다. 하지만 성차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힘들단 것이다. 2012년 1월 설날 때 있었던 일이다. 친 할머니 댁은 모인 식구들로 집안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친척들과 모처럼 모여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냐, 너희들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아라. 우리는 두 손을 모아 서로서로에게 세배를 한 후 옹기종기 모여 세뱃돈을 보며 웃으며 좋아하였다. 우리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때 한쪽에서는 하하하하! 하는 큰 웃음소리가 나고, 또 한쪽에서는 지글지글 전 굽는 소 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웃은 소리가 났던 곳을 바라보니 따 뜻한 방에 누운 채로 TV를 보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시는 남자 어른들의 모습이 보였고, 맛있는 냄새가 난 쪽을 바라보니 겨울이라 추울 텐데 부엌 쪽에 보일러가 되지 않아 추위에 떨면서 엄마를 비롯한 고모, 큰어머니들이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고 계셨다. 음식을 하는 곳에서 풍기는 맛있는 냄새로 인해 친척들은 모두 부엌 쪽으로 몰려 들어갔다. 우와, 맛있겠다. 모두들 꼭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그 순간 손을 떨며 계시는 우리 엄마의 모습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안쓰럽고 추위 에서도 일만 계속 하시는 우리 엄마가 불쌍하셨다. 나는 곧장 아빠에게 달려 갔다.

아빠! 아빠도 얼른 가서 도와줘. 엄마하고 고모들 힘드시잖아. 더군다나 보일러도 안되는데... 아빠 좀 내버려둬. 아빠도 평일에 항상 밖에 나가서 추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잖아! 아빠는 그렇게 이야기 하시고는 다시 큰아버지와 고모부들에게로 돌아가셨 다. 나는 다시 아빠에게 말을 했다. 아빠! 엄마도 평일에 매일 일하시고, 집안일도 다 하시잖아. 설날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서로 도와줘야 공평 한 거지! 아빠는 내 이야기를 들으시곤 몸을 일으켜서 주방에 들어가려 하셨다. 그 순간 친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우리 아들, 부엌에서 일시키지 마라! 우리아들? 그건 바로 우리 아빠를 말하시는 것이었다. 항상 매번 설날 때마다 도와주시지 않는데 우리 엄마가 친 할머니께 꾸지람을 듣는 것을 보 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괜히 내가 이야기를 꺼내서 어머니 가 꾸중을 들으시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항상 여자가 집 안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같은 여자로써 화가 난다. 여자가 집안일을 잘 한다는 법 없고 남자가 집안일을 못한다는 법도 없다. 바꿔 말하면 남자가 바깥일을 잘한다는 법 없고 여자가 바깥일을 못한다는 법도 없다. 이렇게 집 안일은 여자일, 바깥일은 남자일 구별할 필요가 없단 것이다. 누구나 다 아 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넌 여자, 넌 남자라는 성의 구분으로 할 수 있는 일 을 제한한다. 많이 변했다고 한다. 예전과는 달리 성의 구분이 모호해졌다고 한다. 하지 만 내가 설 때 바라본 모습은 예전과 크게 바뀌지 않은 듯하다. 바뀌어야 한 다. 이제라도 성차별이라는 단어보다는 양성평등이라는 단어가 좀 더 익숙한 사회로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성으로 역할을 규정짓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으로 역할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여자가 자동차 수리를 한다고? 남자가 간호사? 이런 시선들이 우리 사회의 성차별의 중심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시선보다는 자동 차 수리를 하는 여성을 보고는 저 사람은 자동차 수리를 잘하는 구나., 남자 간호사를 보면 환자를 돌보는 것에 능력이 있구나.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시선으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한 사람, 한 사람이 보는 시선, 관점을 바꾸다 보면 우리 사회가 성차별보 다는 남녀평등의 사회로 점차 바뀌어 나갈 것이다. 여자, 그리고 남자는 생 김새만 다를 뿐, 능력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유교사상으로 인한 편협한 성 구분에서 벗어나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양성 평등을 위한 내 작은 소망 소안초등학교 6학년 1반 고태영 오늘날에는 옛날보다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나아지고 있다. 내가 태어나고 어릴 적부터 자란 소안도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같이 바에서 일을 하시고 저녁식사도 같이 준비하신다. 어머니는 여자여서 집에서 아기만 보고, 아버지 는 남자니까 밖에 나가서 일만 해야 하는 것은 우리 집 정서에 맞지 않는다. 내 어머니 어린 시절에는 남자가 하늘, 여자가 땅이라는 남존여비 사상과 남녀 칠세부동석과 같은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21세기에는 여자라서 군대 못 가라는 법도 없고 남자라고 화장하지 말고, 치마입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자도 군대를 가서 나라를 지킬 수 있고 남 자들도 퇴근 후에는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빨래하고 저녁반찬을 준비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도 내가 설거지하는 일이 어색한 일이 아니다. 어머니께서는 남자가 요리를 잘하고 아내 집안일을 잘 도와주어야 사랑받는 남편이 되는 거야 라고 하시며 찡끗 웃으시는 날이 많으시다. 보건 수업시간에 남녀직업을 차별하지 않고 경찰과 비행기 조종사가 된 여 자와 병원에서 아기를 예쁘게 안고 있는 남자 간호사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고 보건선생님께서는 남자와 여자의 직업이 구별되어 있는 게 아니라고 하셨다. 어떤 일이든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재능과 열망 아래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도 된다고 하셨다. 보건수업을 배우고 나서 내가 양성평등 글짓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옛날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아 직도 남녀 차별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많이 여자와 남자의 차 별을 해선 안 된다. 그래서 이 양성평등 글짓기를 해야 하는 것 같다. 이런 글 짓기를 통하여 어렸을 때부터 일어난 불합리한 일들과 지금 시대에 남녀차별 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거 같다. 옛날에는 여자와 남자의 차별이 얼마나 심하였는지, 현재에서도 존재하는 차별적인 상황 등 우리나라의 남녀차

별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다. 여자도 남자보다 힘이 세고 회사에서 자기의 꿈을 위한 노력과 재능이 좋을 수 있고, 남자가 살림꾼과 같이 집에서 일을 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꼭 남자 는 힘이 세고 능력 있고 일을 잘하고 여자는 부엌에서 일을 해야 하고 매일 집에서 청소를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옛날 사람의 편견과 같다. 이런 차별들 속에서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한 해결책에는 나와 내 친구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 학교에서 남녀 친구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놀이를 한다. 어렸을 때는 축구는 남자만 하는 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소연과 같은 유명한 여자축 구선수도 있고 실제로 여자 친구들과 축구경기를 했을 때 체력적이고 기술적 인 면에서 차이가 크게 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기놀이하면 여자들 놀이라고 같이 끼워주지 않은 일도 있었는데 내가 여자 친구보다 더 잘하는 걸 보여주자 같이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남자여자 편 나눠서 하는 것보다는 너 와 나 서로 차이를 두지 않고 즐거움을 찾는 게 남녀차별을 막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둘째, 남자친구와 여자 친구를 서로를 도와주고 지켜주는 동반자라 생각한 다. 어른들은 남자가 회장 또는 사장이 돼야 하고 여자는 비서나 보조로 하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몇몇 분이 계신다. 하지만 나는 여자와 남자가 평등하 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이 사 회에선 적진 않을 것이다. 만약 학교나 가정에서 사람들이 여자를 차별하면 남 자들은 과연 옆에서 아니야 라는 말을 해줄 것인가. 아니면 맞아! 라며 옆에서 남자의 편을 들을 것인가 란 생각을 해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 은 한사람이 말을 하면 그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게 편한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이라도 남녀차별이 없어지길 바라는 한사람으로써 당당하게 아니야 라고 말할 것이다. 성차이가 아닌 성차별을 가지고 여자에게 잣대를 들이댄다 면 난 그 불합리에 따르지 않고 평등한 삶을 위해 내 작은 힘을 보탤 것이다. 하나하나 변화 시켜나가다 보면 사람들도 변화할 것이고 여자를 그 옛날에 남자들처럼 하나의 존중받을 인격체로서 남녀차별하지 않고 대우할 것이다. 나 또한 양성평등을 소망하는 한 사람으로써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양성 평 등한 사회가 이루어지도록 꿈꾸고 노력하겠다.

역할이 다른 것 뿐이에요! 동면초등학교 6학년 1반 임경지 미안해! 나는 재빨리 사과 하였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누나! 으아아아아앙! 고함소리와 함께 동생의 손이 내 머리를 덮쳤다. 경수야! 그렇다고 누나 머리를 잡아당기면 안 되지! 누나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으아아아아앙!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생은 울기 시작했다. 동생은 매번 자기에게 불 리하다고 생각하면 울어버린다. 동생의 울음소리가 나기 무섭게 아빠가 한소 리 하셨다. 원래 여자가 참는 거야! 경지야, 네가 참아야지! 나는 왜 여자로 태어났을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는 항상 이런 식이다. 여자니까~, 여자라면~ 이라는 말을 달고 사신다. 억울한 나는 도와 달란 눈초리로 엄마를 보았지만 엄마는 뜬금없이 다른 말을 꺼내셨다. 경지야, 너 특별활동 어떤 부서로 들어갈지 정했니? 음... 아뇨 아직 생각중이에요 엄마는 요리부에 들어갔으면 좋겠어, 요리부가 너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엄마를 도와 줄 수도 있고, 훗날 시집도 갈 테니까. 엄마가 다른 이야기도 더 하신 것 같은데 잘 듣지 못했다. 체육시간을 가 장 좋아하고 공놀이를 좋아하는 나는 요리부 보단 축구부에 들고 싶었다. 하 지만 이 말을 꺼내면 엄마는 분명히 여자답지 못하다며 한소리 하실 게 분 명하다. 분명 아빠도 엄마를 거들 것이다. 축구부에 들고 싶다고 해봤자 시 끄러워지고 결국 축구부에는 들지 못할게 분명하니 그냥 내 생각을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청서에 요리부라고 적고 부모님 싸인을 받 으러 가려는데 흥분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지? 안방에서 엄마는 이모와 통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인데 엄마 가 이렇게 화를 내실까? 궁금해진 나는 통화내용을 엿듣고 말았다. 두달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 이야기였다. 외삼촌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주시고, 엄마와

이모들에게는 여자란 이유로 하나도 물려주지 않았다고 너무하다는 이야기 였다. 왜 재산은 남자만 물려받아야 하지?, 여자는 항상 남자에게 양보해야 하는 걸까?, 여자는 남자에 비해 뭔가 부족한 걸까? 갑자기 이런 저런 궁금 증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찼다. 왜 좋은 건 다 남자 차지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궁금증은 결국 증오로 변해버렸다. 왜! 왜! 남자 때문에 여자 가 손해를 봐야 하지? 다 남자 때문이야, 남자가 나빠! 갑자기 낮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 내가 여자였기 때문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참았어야 했어. 이런 차별을 받을 거면 차라리 남자로 태어난 게 더 나았을 거야. 남 자로 태어났다면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했을 텐데! 축구부도 들어갈 수 있 고, 내가 남자였으면 좋겠어. 아니? 남자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좋은 아침 어, 내 이건 내 목소리가 아닌데? 내 머리가 왜 이렇게 짧지? 나는 후다닥 거울 앞으로 가 보았다. 어, 내가 남자야? 남자가 되었네. 기쁜 마음 반 놀란 마음 반으로 등교를 했다. 교실에 들어가려는데, 선생 님께서 남자아이들을 불러, 창고에 있는 물건을 체육관으로 옮겨 달라 하셨 다. 평소의 나였다면 들지도 못했을 무거운 물건이었지만, 남자가 된 나는 제법 가볍게 물건을 옮길 수 있었다. 선생님을 도와 일을 하고 교실에 들어 오니, 까르르 웃으며 놀고 있는 여자아이들이 갑자기 얄밉게 느껴졌다. 나는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쟤네는 놀고 있잖아? 여자아이들은 매번 이렇게 놀기 만 한다니까. 갑자기 발밑에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 어? 이게 뭐지? 뱅글 뱅글 돌아가네? 으아 앗 빨려 들어간다. 털썩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 집이었다. 그런데 집이 쥐죽은 듯 조용했다. 다들 어디 간 걸까? 놀러 나가셨나?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데, 아빠와 동생 의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동생과 아빠는 어디 갔지? 혹시 남자들이 없어졌 으면 하는 내 바람이 이루어진건가? 후유~ 통장을 보고 계시는 엄마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통장엔 잔금이 만원밖에 남지 않았다. 주변을 돌아보니 집에 온통 빨간 딱지가 붙어있다. 이건 드라 마에서나 보던 것이 아닌가? 왜 우리 집에 빨간 딱지가 잔뜩 있는 걸까? 아 빠가 없어서? 아무도 돈을 벌어오지 않아 이렇게 된 건가? 이런저런 생각하 기가 무섭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창문 밖으로 보니 무서운 아저씨들이 돈

을 내놓으라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으악! 이런 건 싫어! 아, 꿈이었구나! 다행이다. 왜 이런 꿈을 꿨을까?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 다. 남자라고 또는 여자라고 무시하거나 싫어하면 안될 것 같았다. 남자는 남자 나름대로, 여자는 여자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는 것 같았다.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니라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이 있고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 세상엔 남자와 여자 모두 소중하 니까, 누가 더 잘난 게 아니니까! 나는 곧장 아빠에게 달려갔다. 아빠! 아빠! 왜 저랑 동생이 싸울 때 여자가 참으라고 하세요? 그렇다고 남자가 참아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여자만 참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요! 아빠는 웃으며 말하셨다. 이런, 우리 딸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아빠는 그냥 동생을 달래려 고 그렇게 말 한 거야, 우리 딸이 오해했으면 미안한 걸. 그냥 누나인 경지 가 한번 봐달라고 한 거란다. 아, 그렇구나! 아빠의 숨은 뜻을 모르고 마냥 남녀차별이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조금 더 깊게 생각 해 보면 좋았을 걸! 다음엔 좀 더 깊게 생각해야지. 아, 맞다. 엄마께 특별활동 부서 싸인 받아야 하는 데 엄마는 안방에서 이모와 전화통화를 하고 계셨는데 이번엔 차분한 목소리 였다. 전에도 통화내용을 들었던 터라, 너무 궁금한 나머지 또 엿듣고 말았 는데 할머니의 재산이 모두 삼촌들에게만 갔다는 것이 오해라는 내용 인 것 같았다. 이번에도 확실히 알지 못하고 혼자 열을 낸 것이 나는 매우 부끄러 웠다. 지금껏 여자이기 때문에 내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 같았 다. 정작 나는 여자란 이유로 힘든 일은 남자들에게 미루고 있었다. 학교에 서도 힘 쓸 일이 있을 때 한 번도 나선 적이 없었고 당연히 남자친구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남녀는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가장 다르게 생각하 고 있는 건 내 자신이 아니었을까? 나는 특별활동 신청서를 다시 꺼냈다. 요리부 라고 적혀있는 희망부서를 지우개로 싹싹 지우고 축구부 로 고쳐 넣 었다. 부모님께도 정말 하고 싶다고, 내 마음을 말하면 들어주실 것 같은 기 분이 들었다. 아마 축구부를 쓴 여자아이는 나 혼자일 지도 모르지만 다른 어떤 부서보다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자 라고 팀에 피해가 가지 않게 정말 열심히 해야지!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왜 축구부에 들었냐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나는 정말 축구를 좋아하거든! 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제목 : 양성평등 미래를 바꾸는 씨앗 기산초등학교 6학년 1반 이름 : 최석민 요즈음 텔레비전 뉴스에서 보면 사회에서 각계각층에서 양성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서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 또한 남녀는 모두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한 다. 남자라서 씩씩해야하고, 여자라서 다소곳해야 하는 사고방식은 사라져야 마땅하 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사회에서는 남녀가 서로 차별을 받고 상처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나는 그 이유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첫째, 조선시대부터 뿌리 깊게 내려온 유교사상 때문이다.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남녀의 위치가 비슷했다. 부모님의 유산을 여자가 받는 경우도 있었고, 여성의 재혼도 허용될 정도로 여자의 위치는 남자와 비슷했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서 면서부터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자와 여자의 위치는 크게 바뀌었 다. 남자가 더 우월하며 여자는 단지 집에서 살림하면서 남자의 뒷바라지에 힘써야 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현재 사회까지도 어느 정도 내려와서 아 직까지도 남자가 우월하며 여자는 약한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둘째,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는 태어날 때 부터 신체적인 조건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신체적 조건이 다르 기 때문에 남자만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반대로 여자만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해버린다. 이러한 두가지 이유로 아직까지도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완변하게 실현이 되진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았다. 첫째,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특히 남자와 여자는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 는 사람들이 많은데 단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남자가 여자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경향이 있다고 해서, 여자와는 틀리기 때문에, 어떤 일을 도맡아 해야한다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느정도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 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여자도 마찬가지다. 남자와 여자 는 겉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을 할 때 양성평등을 실현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사회적인 제도를 점차 바꾸어 나가야 한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남자가 비율이 훨씬 많 다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혹시나 좋은 직업이나 높 은 지위를 갖을 때 남자라서 더 유리한 것은 없었을까라고 말이다. 요새는 그래도 여 성들이 높은 지위를 많이 갖기 시작한다고 듣긴 했는데 아직까지는 남자가 유리한 사 회인게 맞는 것 같다. 이러한 사회적인 제도를 점차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양성평등에 관한 교육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 예전에 어떤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실 때 양성평등에 관해 수업을 하신 적이 있다.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나였는데 재밌는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여러 가지 자료도 보여주시고 하시니 깐 남녀차별을 하면 안되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러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 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어린 내가 봤을 때도 뭔가 관심이 생기고 남녀차별을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러한 교육을 전국적으로 해나간다 면 어느새 우리나라는 양성평등을 지키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남녀차별이 발생하는 이유와 양성평등을 하기 위해서 어떻 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말해보았다. 양성평등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내가 학교에서 겪어봤을 때 많이 보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모두 같 이 노력한다면 그건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우리 나라가 양성평 등한 국가가 되어 세계적으로 의식수준이 높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