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 育 問 題 硏 究 The Journal of Research in Education 2011.11. 제41집 pp. 27-59. 1)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고혁준 (서울대학교) * ㆍ유성상 (한국외국어대학교) ** < 요 약 > 한국 사회에서 민중 교육론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의식화 는 좌경 이념을 주입시키는 교화 라는 왜곡된 의미로 고착되어 사용되어 왔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의식화 의 개념적 의미 변화 과정을 신문사 설 프레임 분석을 통하여 고찰함으로써, 언어의 선택적 사용과 현실의 이데올로기적 재구성 과정과의 관계를 분석한다. 동아, 경향, 한겨레 3개 신문사의 의식화 관련 사설에 대한 분석 결과, 의식화 가 교화 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분단 이후부터이며, 군사 정권기에 이르러 반공 이데올로기와 강력히 결합되어 확고해졌음을 파악하였다. 교화 의 의미로서의 의식화 를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재생 산했던 언론들은 주로 형식상 정황 프레임 과 내용상 안보(반공) 프레임 을 채택하여 의식화 관련 사 건의 원인보다는 과정과 결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의식화 가 교화 의 의미로 고착되는 과정에 있어 정부와 언론사의 반공 이데올로기 를 기반으로 한 재생산 기제가 작용하 였음을 의미한다. 주제어: 신문사설, 프레임분석, 의식화, 민중교육, 파울로 프레이리 Ⅰ. 연구문제 및 목적 교육 연구에 있어 분단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특정한 개념에 근거한 교육실천 이 어떠한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의식화 개념을 토대로 한 민중교육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 한국 사회에서 의식화 (conscientization) 라는 단어는 매우 상이한 두 가지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 주저자(khj425n@snu.ac.kr), 석사과정, 서울대학교 대학원 ** 공동저자 및 교신저자(sungsang@hufs.ac.kr), 조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28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앎(knowing)과 행위(doing)에 대한 통찰과정에서 이론과 실제를 결합시키는 것, 즉 프레 이리가 말한 프락시스(praxis) 의 의미로서 사용되고 있는 반면(홍은광, 2010), 다른 한편 에서는 교양 등을 통하여 사상을 개조한다는 뜻의 교화(indoctrination) 에 가까운 뜻(이 태건, 1994; 정영도, 1985; 문교부, 1983)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디 교화 는 종교의 교의 를 설파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서, 학습자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비과학적이며 전체주 의적인 교조( 敎 條 )를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주입하는 방법이다(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2000). 교육계에서 흔히 주입식 교육 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이 방법은 학습자의 이성적 자유를 억압한다는 측면에서 듀이(J. Dewey)를 비롯한 많은 진보적 교육학자들로부터 비 판받아 왔다. 프레이리 또한 이러한 주입식 교육을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서 자유로운 대 화와 토론을 통해 개인의식의 비판적 각성을 이루는 의식화 를 강조했다. 따라서 의식화 가 교화 의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은 본래의 의미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왜곡되어 있음을 뜻한다. 민중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의식화가 이렇게 상이한 개념으 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의식화 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교육계의 쟁점이 되어 사용된 것은 1989년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결성되어 참교육을 천명한 이후부터다. 전교조는 1989년 5월, 창 립식을 갖고 노동조합 결성을 선언하였다. 1) 전교조는 참교육의 실현이 노동조합의 결성 근거이자 목표임을 천명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참교육 2) 은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으로서, 이를 통하여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조국의 통일과 민주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90). 그러나 전교조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문교부는 참교육을 실 체가 편향된 의식화 교육 3) 이라고 정의하고, 참교육은 용납될 수 없는 내용이므로 이 위 험한 의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4) 의식화 교육이 편향된 사상을 주입한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 이후 여러 언론매체를 통하여 이러한 인식이 전달되고 재생 산됨으로써, 의식화, 의식화 교육 이라는 단어는 본래의 개념과는 달리 편향된 사상을 주 1) 민중교육사에서는 군사독재시기 수면 밑에서 태동하던 민중교육운동, 교사운동이 사회 민주화의 바람 과 함께 표면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Yoo, 2006). 2) 전교조는 참교육의 구체적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참교육>, 전교조 자료집). 1. 민주교육 : 민주주의 올바로 알기, 민주적 생활태도 실천하기, 민주적인 학교생활, 학생회 활동, 자 율적 생활 2. 민족교육 : 우리민족 사랑하기, 민족적 자부심과 주체성,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노력, 우리역 사 바로 알기 3. 인간화 교육 : 사랑과 믿음과 나눔의 생활, 더불어 사는 즐거운 삶, 점수보다 사랑을 중시, 인간을 존중하는 생활 3) 경향신문, 1989년 8월 22일 광고 4) 문교부의 의식화에 대한 입장은 1983년 출간된 <대학생의 의식화과정> 참조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29 입하는 행동이나 교육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어떻게 왜 누구에 의해서 발생되고 전파되었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교육사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한국 교육 연구의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전교조 결성을 전후하여 민중교육의 핵심적 개념이었던 의식화 에 대한 논쟁을 다룬 사설을 분석함으로써 당시 상황에서 앞서 진술한 편향된 인식이 어 떻게 확대 재생산되었는지를 밝히고, 동시에 이 과정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행위 주체들 (정부 및 언론사)의 의도는 무엇인지 고찰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본 연구는 대중매체가 의식화 개념을 어떻게 묘사하고 전달하였는지를 프레임 분석 기법을 통하여 밝힘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민중교육운동이 어떠한 관점에서 받아들여졌고, 전파되었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의식화 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의 차이는 비단 언어의 선택적 사용에 의한 단순 왜곡으로만 볼 수 없다. 언어 선택은 행위 주체의 의도와 목적 에 따라 이루어지며, 이에 따라 이데올로기 투쟁의 도구로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Bakhtin, 1988). 이러한 맥락에서 1989년 이후 한국의 언론들이 의식화 를 어떠한 프레 임에서 접근하고 다루었는지를 보는 것은 한국 사회의 갈등 및 변화과정을 파악하고 갈등 을 구성하는 주체들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의식화 개념을 둘러싼 민중교육운동에 관하여 신문에 나타나는 프레임을 사용하여 분류한다. 프레임(Frame)은 사전적으로 창문이나 액자의 틀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정 현실을 규 정하고 분석하는 관점을 의미한다. 이것은 뚜렷한 경계 없이 펼쳐진 대상들 속에서 특정 장면이나 특정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골라내는 기능을 한다. 5) 프레임을 개념화하 여 이론으로 정립한 것은 Goffman으로서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 주로 이를 활용해 왔으 나, 이후 다수의 학자들에 의해 프레임이 재정의됨으로써 오늘날에는 다양한 사회과학의 한 방법론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프레임의 연구자로 Gitlin(1980)을 들 수 있다. 그는 프레임을 현실에 대한 인식, 해석, 제시, 선택, 강조, 배 제와 관련된 지속적인 패턴이며, 이 패턴에 따라 상징 조작자가 일상적으로 언어적 담론 5) 최인철(2007),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21세기북스.
30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을 조직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Gitlin, 1980; 이준웅, 2001). 이는 곧 뉴스나 신문 보도에 있어서도 상징 조작자 즉, 발행자나 편집자의 의도나 고유의 틀(Frame)에 따라 일상의 현실이 해석, 선택, 강조 또는 배제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며, 그 의도는 프레임 분석 과정을 거쳐 하나의 패턴 으로서 분석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뉴스의 이러한 프레임 구성 과정에 대하여 민정식(2009) 또한 뉴스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 니며, 뉴스를 통해 구성된 현실은 이데올로기적으로 구성된 현실이고, 뉴스란 세상을 향하 여 나있는 창이며, 그 창을 통해 세상을 보고 인식하게 된다 고 역설함으로써 미디어가 사회 현실을 각자가 가진 프레임에 따라 재구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프레임 이론에 따라 의식화 개념 규정 과정을 분석하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동 아일보와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의 창간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신문 사설을 1차 자료로 하여 의식화 개념에 대한 언론의 보도양상을 파악하였다. 의식화에 대한 신문기사의 게재 경 향과 논조 를 분석하고, 이어 의식화에 대한 신문사설의 내용 프레임, 신문별, 시기별 변 화 를 분석, 제시하였다. 의식화와 관련한 신문기사의 보도 프레임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형식 프레임의 발견, 내용 프레임의 도출이라는 절차를 취하였다. 형식 프레임은 김원용 외(2005)의 프레임 유형을 참고하였다. 그는 이옌가(1991)와 세 메트코&벨컨버그(2000), 이준웅(2001), 양정혜(2001), 김선남(2002) 등 기존 보도 프레임 연구들이 현상적 추출과 기술에 치중한 나머지 분석 기준의 이론적 기반이 불명확함을 지 적하고, 보편적 설명이 가능한 프레임의 양식을 유형화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필요 성에 따라 그는 기존의 프레임을 속성별로 주체 사이의 관계, 행위 중심의 상황설명, 사회규범, 도덕 등의 이데올로기 프레임 으로 분류하고, 다시 이를 보도의 강조점에 따라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 4개의 프레임으로 보편화한다. 프레임을 나누는 첫 번째 축은 행 위와 추상 으로서, 보도의 내용이 사건의 사실적 행위에 주목하는지 행위를 둘러싼 배경이 나 규범적 가치에 주목하는지에 따라 나뉜다. 두 번째 축은 발화와 결과 로서, 보도의 내 용이 사건의 원인과 발단에 초점을 두는지, 사건이나 행위의 결과나 영향에 초점을 두는 지에 따라 구분한다. 그가 제시한 보편화된 4가지 형식 프레임의 유형과 그 내용은 다음 과 같다. - 정황 프레임 : 행위로 인해 유발된 결과나 행위관계 등에 초점을 둠 - 귀인 프레임 : 사건을 구성하는 관련 주체의 행위와 원인을 연결한 것으로 책임 소재를 추궁하거나 원인을 추론함 - 배경 프레임 :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사회문화적 맥락 차원에서 강조하는 것 으로, 추상적 차원의 설명에 치중함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31 - 가치 프레임 : 사건의 결과에서 유발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문화적 규범이나 도덕성 등을 강조함 내용 프레임은 사설이 취하는 형식적 구성과는 독립적으로 저자가 가치판단의 전거로서 근저에 담지하고 있는 가치관을 말한다. 내용 프레임의 경우 신문의 성향뿐만 아니라 각 각의 사건이나 사안에 따라 적용될 수 있는 가치관이 달라지므로 보편적인 유형이 존재하 지 않는다. 따라서 연구자는 연구 대상인 의식화 관련 사설 전수를 무작위로 섞어 제목 과 신문사 정보를 가린 채로 반복 검토하여 각각의 사설에 반영된 가치관을 귀납적으로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 총 6개의 내용 프레임으로 유형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추출된 형식 프레임과 내용 프레임을 결합하여 사설들의 신문사별, 시기별 프레임 구성 패턴을 파악하 였다. 이러한 과정은 대상 자료의 형식 및 내용 전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의식화 라는 주제 에 맞는 프레임 장치의 특성과 그 결합 패턴를 찾아내려는 목적 하에 이루어졌다. 세부 프레임을 찾는 과정을 통하여 시기별, 각 언론사별 프레임의 차이와 변화를 분석하고, 프 레임 분석이 제공하는 함의를 해석하고자 하였다. 3개 신문에서 추출된 의식화 관련 사설 은 1차로 연도별, 신문별로 분류하였고, 프레임 별로 다시 구분하여 프레임의 신문별 출현 빈도와 연도별 등장빈도 등 앞서 설정한 연구문제에 따른 비교분석을 실시하였다. Ⅲ. 의식화 개념의 이론적 배경 1. 파울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1920년대 브라질 동북부의 레시페에서 태어나 당시 대다수 농민의 비참한 생활을 실제 체험했던 파울로 프레이리는, 민중의 빈곤이 지배 엘리트들에 의한 억압에서 비롯된 것으 로 파악했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비인간화 현상이야말로 농민들을 빈곤과 무지의 악순환 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로부터 그의 교육론은 인간화 를 표방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인간화가 비판적 의식의 각성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그의 교육론은 인간화를 목적으로 한 비판적 의식 각성의 교육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 때문에 그의 교육론은 의식화 교육론 으로 불리게 된다. 프레이리는 자신의 저서 <Cultural Action for Freedom> 에서 의식화를 지식을 받아
32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들이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인식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이 그들의 삶을 유형짓는 사회 문 화적 현실을 인식하고, 그 현실에 대해 행위함으로써 현실을 개혁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심오한 자각을 성취하는 과정 (Freire, 1972) 으로 정의하고 이러한 의식화의 과정의 배경 으로서 의식화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의식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본능적 의식(intransitive consciousness) 이다. 이 단계 의 사람들은 가장 원초적인 욕구의 충족에 매몰되어 있어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 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억압적 현실에 매몰되어 있어 그들을 둘러싼 사회 현실을 이해하 지 못하며, 생물학적인 영역을 넘어선 문제나 도전들에 대하여 둔감한 특성을 보인다. 의식의 2단계는 준본능적 의식(semi-intransitive consciousness) 이다. 프레이리는 브 라질을 비롯한 대다수 제 3세계의 농민들의 의식 수준을 이 수준으로 보았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그들의 현실을 주어진 것 으로서 받아들이며, 생활의 전 영역이 운명이나 행운, 그리고 인간의 힘이 제어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본다. 그는 이러한 의식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폐쇄사회에 많이 나타남을 지적하고, 이러한 사회의 침묵의 문화 를 배격해야 함을 역설한다. 침묵의 문화 란 억압과 피억압의 관계 속에서 억압받는 민중 이 자신의 목소리 즉, 스스로의 관점과 주장을 갖지 못하고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관점과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조금 발전한 것이 순진한 혹은 반자각적 의식(naive or semitransitive consciousness) 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각성은 이루어지지만, 그러한 현실 인식은 역사의식을 기반하지 못하여 확고한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행동으로까지 연결되지는 못하는 단계이다. 프레이리는 이 단계의 의식 수준에서는 문화적 상황이 인간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파악이 이루어질 수 있으나, 대중조작적 지도자에 의하여 사람들이 조작될 가능성에 대하여 경고한다. 프레이리가 말하는 의식의 최고 단계는 바로 비판적 의식(critical consciousness) 이다. 그는 이 단계의 사람은 자신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하여 명징한 사회 의식과 역 사 의식을 갖추게 된다. 프레이리는 이 단계에서 지적 노력만으로는 얻어질 수 없는 성찰 적 행동(Praxis) 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 단계를 구별짓는 특징으로서 문제 설명에 의 심오성, 토론에의 자신감, 수용성, 책임 회피의 거부 등을 든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프레이리는 비인간화 현상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인간화를 이루 기 위한 의식의 고양이 교육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있어 학습은 의식고양의 과정이며, 교육자는 학습자의 의식이 고양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된다. 따라서 그의 교육론에서 의식화는 인간화를 위한 수단적 성격 뿐 아니라, 그 자체로서 교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33 육의 목적적 성격까지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 이하에서는 의식화라는 목적을 통해 그가 주창한 의식화 교육론이 어떠한 내용과 방법을 가지고 실시되었는지를 살펴보자. 의식화 교육에 있어서 교육 내용은 학습자의 실존적 현실과 상황을 문제화한 것이 된 다. 프레이리는 기존의 학교교육을 정해진 내용을 학습자에게 주입하는 은행 적립식 교육 (banking concept education) 이라고 비판하고, 학습의 과정이 학습자의 단어, 생각, 생활 조건에서부터 시작되는 문제 제기식 교육(problem-posing education) 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자는 이들 재료를 사용하여 학습자가 생활하고 있는 구체적 세계를 편찬한 다. 실제 프레이리는 문해교육의 내용을 구성함에 있어서 실제 마을을 답사하여 학습자들 에게 중요한 언어를 조사하고, 조사된 어휘들로부터 생성어(generative words)를 추려 이 를 편찬하여 사용하였다(Freire, 1973). 또한 그는 언어 외에도 도표, 시청각 자료 녹음기, 환등기, 포스터, 독본, 그림 등 매우 다양한 매개물로서 교육 내용을 구성하여 학습자들이 학습을 통해 글을 배울 뿐 아니라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회 현실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의식화는 인식의 행위(Act of Knowing)을 통해 이루어지 며, 사회의 변화는 세계와 실재를 분석적으로 비판함으로써 가능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 다(Freire, 1973). 이러한 이유에서 그는 학습이 절대적으로 능동적인 과정이 되어야 하며, 학습자와 교육 자의 관계는 동등한 대화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실존주의자인 부버의 철학과도 같이 대화의 본질이 만남 에서 구현된다고 본다. 그러나 프레이리가 말하는 대 화는 부버가 말하는 인격적 관계에 국한되지 않으며, 쌍방의 의식적 주체들에 의해 실재 를 시험하고 비판하는 문제화까지를 의미한다(박문옥, 1991). 이는 곧 개별 주체간의 인격 적 만남을 넘은 개인과 세계의 만남, 언어의 교환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는 행동으로서 의 대화인 것이다(Freire, 1970). 이와 같이 그는 의식화를 이루기 위해서 지식 전달에 치 중한 교육방법은 모순적이며, 인식에 있어 동등한 주체와 공동탐구자의 역할을 상정하는 대화적 교육 방법만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일련의 의식화 교육의 과정이 어떻게 단계적으로 수행되는지에 대하여 황필호 (1984)는 프레이리의 저서를 인용,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의식화 교육의 첫 번째는 탐구 의 단계이다(a stage of investigation). 이 단계에서 우리는 주술적 의식, 순진한 의식, 비판적 의식을 검사하고 발견한다. 두 번째 단계는 주제화의 단계(a stage of thematization)이다. 이 단계는 두 과정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과정에서는 환원 (reduction), 부호화(codification), 부호 해독(decodification)을 통하여 세계를 검사하고,
34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전 단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성적 주제들(new generative themes)을 발견한다. 다음 단계는 문제화의 단계(a stage of problematization)이다. 이 단계에서는 한계 상황(limit situaton)을 발견하고, 이 한계상황에 맞는 행동을 창출해낸 다. 프레이리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의식화 과정을 통하여 변증법적 프락시스가 이루어 질 수 있으며, 그의 교육 목적인 인간화가 달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홍은광, 2010). 2. 의식화 와 참교육 : 한국교육현장의 실천적 해석 의식화 개념과 관련하여 1980년대 이후 대다수의 언론은 참교육과 의식화 교육을 따로 구분하여 서술하지 않고 같은 맥락에서 파악하여 보도하고 있는데, 그러한 경향을 보이게 된 이유로써 두 교육론 간의 상호유사성이나 관계성을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 문이다. 정부가 전교조의 참교육을 삼민이념 6) 을 바탕으로 한 좌경 의식화 교육 으로 정의 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비판과 탄압의 수위를 높여가던 1980년 대 후반, 송영길 당시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민중교육론과 전교조의 참교육이 직접적 관 련이 없음을 신문 좌담을 통하여 밝히고 있다. 이 자리에서 꼭 밝혀두고 싶은 것은 참교육 과 학생소요문제입니다. 참교육이라 는 용어는 사실상 별뜻없이 썼는데 이를 마치 삼민이념과 동일시해 좌경용공으로 몰고 있는 것은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올바른 인간교육을 하겠다는 것 이 참교육의 목표입니다. 민중교육론도 우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동아일보 1989년 8월 12일 11면). 이와 동시에 전교조는 8월 19일에 발표된 참교육 실천 선언을 통하여 참교육이 어떠한 상황에서 배태되었고, 그것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밝힌다. (전략) 첫째로, 참교육은 참담한 교육 현실과 그 속에서 고민하는 교사들의 고 뇌를 떼어 놓고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잘못된 교육제도 아래 고통당하는 학생들 의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교사들의 고민 속에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교육자로서의 양심적 운동 속에서, 참교육이란 개념이 배태되었음을 우리는 분명히 밝힌다. 둘째로, 참교육은 교육이 영원한 민족사 앞에서 유한한 권력의 자기 이해 추구 6) 1985년 삼민투위 사건 당시 대법원으로부터 이적이념 판결을 받은 이념으로 민족통일, 민중해방, 민주 쟁취의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음.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35 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마찬가지로 참교육은 편향된 의식과 특정한 도그마화된 이념으로 도식화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셋째로, 참교육은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극복해가는 교육임을 천명한다 (참교육 실천 선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89. 8. 19) 전교조의 설명에 따르면 참교육은 당시 이적이념으로 판명되었던 삼민이념이나 민중교 육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연 스럽게 배태된 교육이념이자 교육운동이다. 그렇다면 전교조가 말하는 한국교육 현실의 문제란 무엇이며 그 대안으로 제시된 참교 육은 어떠한 내용을 말하는가? 전교조는 교육법이 학교 현장을 봉건적 지배와 관료적 통 제에 놓이게 하여 교육을 정치에 종속시켰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 예로서는 보 장되지 않는 노동 3권, 지시만이 있는 교무회의, 교련 등 어용과목의 강제 등을 들고 있 다. 그리고 교육 민주화의 조건으로서 교육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수단화되지 않을 것, 교원의 교권과 시민권이 침해받지 않을 것, 교육의 관료성이 제거되어야 할 것, 자주 적 교원단체의 설립과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것 등이 제시되었다. 전교조의 교육 운동백서(1990)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참교육을 이루기 위하여 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주장을 싣고 있다. 참교육을 이루기 위하여 (한국교육운동백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90) 1. 교사가 교육 내용 선정에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2. 다양한 교육 방법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3. 입시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4. 학생의 자치활동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5. 실질적인 특별활동으로 우리의 아이들은 다양한 학습을 받아야 합니다. 6. 아직도 남아 있는 식민지 교육의 잔재와 군사문화는 사라져야 합니다. 7. 이젠 민주학부모회 가 교육의 주체로 당당히 나서야 합니다. 위의 내용에서 살펴본 바, 참교육을 이루기 위하여 교사들이 실제 주장했던 내용에는 교육의 자주성, 학급 운영의 민주성, 교사와 학생의 주체성과 자율성, 식민잔재의 청산, 학 부모의 민주적 참여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를 통해 볼 때 참교육 은 정치적 수단화로부 터 자유로운 민주화된 교육으로서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교원과 교육 현장에 대한 정치적 자유를 얻고자 하는 목적에서 전교조의 참교 육 운동이 배태되었다는 점은 브라질 민중의 궁핍하고 억압된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36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서 비롯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과는 다른 역사적 맥락을 지닌다.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이 브라질 민중의 비판적 의식 각성을 목표에 두고 1947년부터 레시페 지역 문맹 퇴치 교육 등으로 실천되었던 것에 반해, 전교조의 참교육 운동은 교직원노동조합을 결성 하여 노동 3권을 보장받고자 하는 교사운동 으로서 출발하여 전반적인 교육개혁운동으로 확대된 것으로 초기의 목표대상 또한 다소 다르게 설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7). 더 불어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이 교육의 정치성 또는 교육을 통한 정치적 각성 을 전면 에 내세운 것과는 달리, 전교조의 참교육 운동은 정치적 종속으로부터 교육의 독립 이라 는 구호로 출발하게 된 것도 사회적 맥락 상의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맥락 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의 참교육은 정부 및 교육계로부터 계 속하여 좌경의식화 교육 이라는 의혹을 받아 지속적인 규제와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과 전교조가 지향하는 참교육과의 관계를 살 피는 것은 교육사적 측면에 있어 중요한 함의점을 지닌다. 시기적으로 선행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이 한국의 교육운동에 영향을 주었는지, 영향이 있었다면 어떠한 부분에서 어떤 양상으로 기능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과연 전교조에 대한 이러한 시선이 왜곡된 것 인지, 그 가운데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파악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한국의 교육운동을 세계 교육사적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는 시각 또한 제공한다. 이에 관련하여 김기석(1988)의 민중교육론과 비판적 교육이론 은 참고할 만한 저작이다. 그는 제 3세계 의 교육이론을 소개하여 한국의 민중교육론과의 관련점을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프레이 리의 의식화 교육론과 한국의 민중교육론을 1) 교사의 역할, 2) 교육방법, 3) 교육내용, 4) 교육의 정치적 성격의 네 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비교, 설명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한국 의 민중교육론은 1985년 당시 민중교육 지 사건으로 표면화되었던 교육운동가의 교육론을 지칭한 것으로써, 이들 교육가들을 중심으로 YMCA중등교육자협의회, 전국교사협의회를 거쳐 1989년 전교조가 설립된 것을 볼 때 이 교육론을 오늘날 참교육 모델의 전신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하 내용에서는 그의 분석을 토대로 하여 프레이리의 민중교 육론과 전교조의 참교육을 비교해 본다. 첫째로, 교육 목적에 있어서는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과 전교조의 참교육은 인간화 라는 동일한 지향점을 지닌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프레이리는 남미 피억압자들의 비인 간화 현상을 비판하며 의식화를 통한 인간화 를 주장하였다. 여기서 의식화는 교육을 통 하여 자신과 사회의 현실을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하는 것인데, 같은 맥락에서 전교조의 민족, 민주교육 또한 우리 민족과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해 7) 참교육 운동의 시기적, 내용적 변천 과정은 강승규(1991) 참고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37 결할 수 있는 내용을 가르친다는 점, 교육 환경의 민주화를 통한 인간화를 교육의 목적으 로써 설정하고 있는 점 등에서 의식화의 교육 목적과 동일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둘째, 교육 내용에 있어서 전교조의 참교육은 교사의 주체성과 학생의 자율성을 기반으 로 한 선정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한다. 이는 전교조가 주장하는 교육환경 민주화의 핵 심이며,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실존적 주체로서의 학습자가 자신의 존재 기반을 이해하고 삶의 문제를 알아나가야 한다는 점, 따라서 교육 내용의 선정은 학습자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실제적 경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은 프 레이리의 교육론 소개에 있어 빠지지 않는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셋째, 교육 방법에 있어서도 전교조가 특별 활동, 학생자치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 방법의 도입을 주장한 것은 프레이리의 문제제기식 교육방법과 맥락적으로 상통한다. 특 히 교육에 있어 학생자치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전교조의 주장은 자신의 현실 이해를 바 탕으로 주체적 행위에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프레이리의 성찰적 실천(Praxis)과 직접적으 로 맞닿아 있다. 또한 토론식 방법 등의 도입은 프레이리가 말한 대화적 교육방법과 일치 하는 부분이며, 이를 통하여 교사와 학습자가 동등한 교육 주체로서 대화적 관계를 이루 며 교육행위에 할 수 있게 된다는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정치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의식화 교육론과 참교육의 공통점을 찾 아볼 수 있다. 프레이리는 학습과 지식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있어서 권력일 뿐 아니 라, 그것을 창출하는 사람에 있어서도 권력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이라고 본다(Freire, 1984). 이처럼 프레이리는 교육의 비가치중립성의 실현을 강조함으로써 교육이 현실인식 을 통하여 사회를 변혁할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전교조의 참교육에서도 나타나는 바 있다. 그들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과 정치의 분리에 의해 보장된다 고 보지 않고, 교육에 대한 정치권의 지배와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보장된다고 보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도의 정치적 감수성을 지녀야 된다고 주장한 다(김기석, 1988).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볼 때,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과 전교조의 참교육 운동은 상이한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목적의 차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통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이는 비인간화 현상을 교육으로써 극복하려는 프레이리의 민중교 육론이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식민 잔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루려는 전교조의 참교육 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프레이리의 의식 화 교육론이 85년 민중교육 지를 통해 소개되었음을 참고해볼 때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38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와 당시 대다수의 언론이 전교조의 참교육을 의식화 교육이라고 보 도했던 것은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과 참교육이 가지는 공통점을 감안할 때 크게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정부와 언론의 보도에서 나타나는 의 식화 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프레이리가 말한 의식화나 전교조가 주장한 민족과 사회 현 실에 대한 주체적 이해 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민중교육론자 들의 교육활동을 좌경 이념을 주입하는 용공행위 로 단정짓게 된 과정에 어떠한 사건이나 요소들이 개입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한국 내 의식화 라는 단어의 용례 변화와 어떠 한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를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의식화 에 관한 한국적 수용과 비판 한국 사회에서 의식화 라는 단어가 처음부터 좌편항된 사상을 주입하는 교화 의 의미 로서 사용되었던 것은 아니다. 이 단어는 프레이리가 자신의 교육론을 의식화 교육 이라 고 명명하기 이전부터 신문 사설에서 간헐적으로 발견된다. 그 한 예로써 1923년 동아일 보에서 實 行 (실행)과 人 格 (인격) 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人 間 의 偉 大 한 特 徵 은 그 無 意 識 的 生 活 事 情 ㅣ 或 은 生 活 過 程 이라도 그것을 意 識 化 하야 自 己 의 意 識 中 에 網 羅 하야가지고 組 織 化 하는 點 에 잇슬 것이다. 비록 無 意 識 的 인 生 活 의 內 容 이라도 그것을 意 識 化 하며 無 意 識 的 生 活 形 式 이라도 그것을 意 識 化 하야 組 織 化 하는 것이 人 間 의게 許 諾 된 特 權 이며 (동아일보 1923년 7월 27일). 여기서 의식화 는 생활사정이나 생활내용, 혹은 그 과정에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의식화 하여 사는 것이 인간의 특권임을 말하고 있다. 즉, 여기서 말하는 의식화 란 특정 이념을 주입하는 교화의 의미가 아닌, 주체적으로 의식을 가지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conscientization 의 의미에 가깝다. 그러나 이후 conscientization 의 번역어로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의식화 라는 용어는 사 실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의 본질적 의미와는 사뭇 다르게 수용되고 비판되어 왔다. 특히 개념으로서의 의식화 라는 용어에 대한 수용 및 비판, 인식의 내용은 사회통합을 저 해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기술되어 왔다. 이는 급진적 학생운동진영을 비롯한 비판적 지식인들의 담론 구성 및 정치적 조직화의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구자는 이 현상을 1970년대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사회적 환경 속에서 급진적 학생운동진영이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39 맑스주의 와 의식화 교육론 을 왜곡된 형태로 결합, 표출하게 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 과 정을 설명하기 위하여 우선 프레이리의 교육론과 맑스주의 이념이 가지는 공통점과 차이 점을 논할 필요가 있다. 프레이리의 교육론이 억압받는 민중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비롯된 점은 자본 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억압적 현실을 고발한 마르크스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프레이리가 인간을 변증법적 정반합을 이루며 끊임없이 의식의 고양을 이루어가는 존재 로 설정한 것 또한 마르크스의 인간관을 수용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억압에 대 응하는 실천론에 있어 프레이리의 교육론은 맑스주의 이념이 목표하는 계급혁명을 통한 노동자 국가 건설 과는 상이한 관점을 상정한다. 그의 교육론은 학습자가 자신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함으로써 역사의식 을 가진 존재로 거듭나는 것 자체에 방점을 찍는다. 그는 자신의 교육론에서 학습자의 의식 고양을 계급의식 에 한정짓지 않으며, 비판적 이 해에 기반한 실천이 계급혁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점이 때로는 맑스주의자들에게 비판받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자체 를 맑스주의 이념을 담은 좌경화 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프레이리의 교육론에 따르면 학습자가 자신의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실천의 양상도 달라지는 것이기 때 문이다. 한국의 경우 의식화 교육론은 1970-80년 군부가 집권하던 시기 급진적 학생운동가들에 의해 주로 받아들여졌다. 반공주의 가 사회의 이념적 지표를 구성하는 가장 큰 축으로 존 재했던 당시의 상황에서 대부분의 급진적 학생운동은 비공개적이고 지하화(clandestine)된 형태로 이루어졌다(Yoo, 2006). 이론에 대한 학습 또한 토론과 대화가 배제된 상태에서 주입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마르크스의 자본론 과 프레이리의 페다고지 를 몰래 돌려 읽고 외우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들이 문제제기식 교육을 통 한 비판적 의식에의 도달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맑스주의에 입각한 교조적 이념만 을 강조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정작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사 회구조에 대한 비판적 인식, 그리고 그것이 실천으로 연결되는 변증법적 과정과 유연한 성찰 은 제거되고 말았다. 결국 의식화 라는 용어는 1970-80년대 민중교육운동의 핵심적 개념으로 수용, 활용되었 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지식인들과 급진적 학생운동진영에게 비판적 학습내용의 과정과 결과 를 일컫는 표현으로 통용되게 된 것이다(Yoo, 2006). 이와는 별개로 의식화 에 대한 비판의 시각에서 의식화 는 좌경 이라는 접두사와 거의 같이 사용되거나, 홀로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좌경화 를 의미하는 용어로 받아들여졌다. 정
40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영도(1985)는 대학생 운동권 학생들의 사상적 변화 과정을 의식화 로 개념 규정하고, 이 들의 의식화 방법은 맑스주의 이론 교육 으로, 의식화의 결과는 사회모순과 대립의 투 쟁에 활용 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그는 면학에의 정열을 불태워야 할 대학생들이 일부 좌경 의식화된 운동권 학생들의 반체제투쟁운동으로 말미암아 혼란과 무질서를 경험하고 있고, 대학의 연구와 강의가 마비되는 불행까지 맛보고 있다 (p. 19)며 한탄한다. 그에 의 하면 좌경의식화 는, 맑스주의 이론에 관한 훈련과 실천을 통하여 반체제적 의식을 갖도 록 하는 교육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태건(1994)은 좌경의식화 를 국내 주사파 투쟁 조직 화를 위한 전단계로 규정하고, 반체제를 넘어서 통일을 전제로 한 체제 전복의 수단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의식화를 북한의 주체사상(정치적으로 이른바 유일사상체계-즉 김일성 부자로 이어지는 세습 독재정치-, 경제적으로는 소위 우리식 사회주의-북한식 계 획 명령경제-를 지향하는)에 입각한 세계관을 신봉하고 따르도록 의식을 변화 하는 것으 로 개념화 하고 있다(이태건, 1994: 46).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이 Marx의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기초로 하여 전개 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아주 상식적으로 보인다(정영도, 1987: 29-30). 한편,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에 대한 학계의 비판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왔다. 홍은광(2010)이 정리한 것처럼, 교육사상 및 이론의 내적 일관성 문제라든지, 특정한 사회 적 주체들이 배제되었다는 비판(hooks, 1994 등 참조) 등을 포함한다. 더욱이 급진적 교 육이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음에도 정작 급진적 마르크스주의 교육학자들에게도 비판 의 대상이 되어 왔다(이건만, 박진환, 2002; Coben, 1998).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한국에서의 프레이리 의식화 교육론에 대한 비판은 이러한 이론적 논쟁에 기인한 담론적 인 특성을 보이기보다는 이념적 실천에 따른 비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Ⅳ. 의식화 용어에 대한 신문 사설 분석 의식화 교육에 대한 인식이 해당 개념을 탄생시킨 학자 또는 교육운동가 집단과는 별 개로 이루어지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당시 한국 사회가 특정 이념을 비판하는 입장으로서 의식화 개념을 규정했기 때문에 의식화와 의식 화 교육론이 담론적 논의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더불어 오늘날 의식화 라는 용어의 부정적, 혹은 편향된 인식이 대중화된 것은 당시 정부와 언론매체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서, 정부의 왜곡된 정의를 언론이 확대 재생산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본 절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41 에서는 언론 상에서 의식화가 어떤 맥락에서 표현되어 전달되고 있는지, 해당 용어를 사 용한 보도물들이 가지는 특정 프레임은 무엇인지, 그러한 프레임 설정은 시기별, 언론사별 로 어떠한 차이를 지니는 지를 분석한다. 분석 대상은 1923년(동아일보 창간)부터 2010년 사이에 의식화 라는 용어를 사용한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3개 신문사의 사설 전 수(126건) 이다(개별 신문사설에 대한 형식 프레임과 내용 프레임의 선정 결과는 [첨부1] 에 수록하였다). 신문 사설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사설이 일반 보도기사에 비하여 해당 언론사의 견해나 주장을 명확히 드러내어 분석 과정에서의 명확성과 신뢰성을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의식화 용어 사용 빈도 분석 의식화라는 말 뜻 자체가 특정 이념의 주입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 함의하고 있으나 이 것이 역설적인 교화 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 분단과 전쟁을 거쳐 반공 이념이 강조된 시기부터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의식화 라는 단어가 북한 사회에서 계급 의식화, 혁명 의식화 등으로 일반화되어 쓰이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남한 사회에서는 꺼려야 할 단어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제 5공화국 들어 반공을 제 1국시 로 내건 이후 더욱 본격화되어 70년대 이후 대부분의 기사에서 의식화 라는 단어는 좌경 용공의 계급의식을 심어주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아래 <표 1>을 통해 볼 때, 의식화 라는 단어가 사용된 전체 신문 사설의 90%이상은 해당 단어를 좌경화 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신문의 성향과 관계없이 공통적이다. 예를 들어 진보 성향 의 신문이라 하더라도 의식화를 사용함에 있어 이를 의식화로 보고 탄압함은 옳지 않다 등으로 서술함으로써 의식화에 좌경 의 의미를 기본적으로 부여하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 다. 이는 곧 신문사의 성향과 관계없이 의식화 라는 단어에 좌경화 의 의미가 고착화하여 사용되고 있음을 뜻한다. 게재된 사설의 수는 각각 동아일보 42건, 경향신문 69건, 한겨레 신문 15건으로, 한겨레신문이 88년에 창간되었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당시 친정부적 성 향을 띠었던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의 의식화 관련 사설의 수가 월등히 많음을 알 수 있 다. 특히 80년대 중반 들어 경향신문은 의식화 우려 에 대한 높은 수의 사설은 타 신문사 를 압도하고 있다.
42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표 1> 의식화 단어의 사용경향 (1923-2010, 동아 1920년, 경향은 1948년, 한겨레는 1988년 창간) 신문(%) 의미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합계 긍정 또는 중립 2 (4.76) 1 (1.45) 1 (6.67) 4 (3.17) 부정적 40 (95.24) 68 (98.55) 14 (93.33) 122 (96.83) 합계 42 (100.00) 69 (100.00) 15 (100.00) 126 (100.00) 위 표에서 의식화 를 긍정적 또는 중립적 의미로 사용한 사례를 살피면, 동아일보와 경 향신문에서의 경우는 대부분 70년대 이전 사설이고, 70년대 이후 기사라 하더라도 그 의 미가 사회의식, 국민의식 등 한 단어로 굳어진 낱말에 어미로 -화 를 붙여 사용한 경우 이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경우 1989년 6월 11일 의식화는 창조적 인간 기르는 참교육 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하여 단 한차례 의식화 에 대한 왜곡이 온당치 않음을 주장하였 는데, 이 시기가 전교조 자체도 참교육에 대한 의식화 매도를 중단하라 는 성명을 냈던 시기임을 통해 볼 때 이 사설이 시사하는 바는 실로 중대하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배세력이 의식화 교사 라고 몰아붙이면서 탄압하고 있는 그러나 실제로는 민족 민주 인간화를 지향하는 참교육 을 실천하려는 교사들의 대표이다 의식화 교육은 우리 시대와 사회의 현실을 학생들에게 옳게 전하고 건전한 판단력을 길러주려는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나라의 장래를 떠맡을 세대에 대한 참교육이다(한겨레신문, 1989년 6월 11일). 이 사설은 의식화 에 대하여 불온 의 딱지를 붙여온 정부 및 교육계를 비판하고, 의식 화교육이 시대와 사회 현실을 옳게 전하고 건전한 판단력을 길러주는 참교육 이라고 서술 하고 있다. 이는 의식화 를 좌경화 로 보는 당시 사회의 지배적인 환경에서 의식화가 가 지는 본래 의미이자,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새로운 의미 로서의 의식화 를 환기했다는 의 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후의 사설에서는 그러한 예를 찾아보기 힘들어 의식화 에 대 한 한국 사회의 지배적 정서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준다. 시기별로 의식화 단어의 사용 빈도를 살피면 다음과 같다. <그림 1>에서 의식화 를 사용한 신문 사설이 1980년을 기점으로 하여 증가하기 시작, 85년과 89년에 최대치를 기 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1985년에서 1989년까지의 의식화 에 대한 신문 사설의 63%는 경향신문의 좌경 의식화 우려 에 대한 것으로 당시 언론통폐합으로 인하여 관변신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43 문으로 변질된 해당 언론사의 반공주의적, 친정부적 성향이 드러난다. 이에 비해 같은 기 간 한겨레신문의 의식화 단어 사용 사설은 전교조가 설립과 관련하여 1989년 게재된 8 건 뿐이며, 내용 또한 전교조에 대한 의식화 매도는 적절치 않다 는 것으로 정부나 관변 신문에서 볼 수 있는 반공주의적 가치는 발견할 수 없다. 이렇듯 신문사 간 사설 게재 건 수와 그 내용을 통하여 각 신문사가 가지는 성향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30 25 20 15 10 5 0 1960 1965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그림 1] 연도별 의식화 단어를 사용한 신문사설 건수 한편, 이 두 시점에 의식화 를 사용한 사설의 건수가 최대가 된 이유를 사설의 내용을 통하여 살피면 80년대 초 전국학생총연맹(전학련) 소속 대학생들에 의해 미문화원 방화사 건, 미문화원 농성사건 등 반미를 기치로 한 사건이 다수 발생, 의식화 된 대학생의 행 동과 이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세간에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며, 89년에는 70년대 후반부터 태동한 교육운동이 YMCA중등교육자협의회, 전국교사협의회 등을 거쳐 전국 교직원노동조합 을 결성을 통하여 결실을 맺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2. 프레임 분석을 통한 사설 속 의식화 개념 분석 다음으로 의식화 를 사용한 사설들의 형식과 내용을 프레임별로 분석한다. 형식 프레임 은 김원용 외(2005)의 4가지 유형인 정황, 귀인, 배경, 가치 프레임을 이용하였으며, 내용 프레임은 각 사설을 귀납적으로 분석하여 자유민주, 탄압비판, 안보(반공), 유교가치, 교육 개혁, 자성 프레임으로 분류하였다. 형식 프레임이 신문의 보도 형태를 중심으로 결정되므로 보편적인 유형화가 가능한 반 면, 내용 프레임은 기본적으로 사설이 나타내고 있는 사건에 대한 사실(fact) 자체보다, 그 사실에 대한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가치적 전거( 典 據 )와 그에 따른 저자의 제언
44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등이 분류의 기준이 되므로 모든 주제를 망라하는 유형의 보편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 라서 개별 주제에 대하여 사설에 반영되어 있는 이데올로기나 사회 규범, 가치관 등의 종 류에 따라 유형을 결정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다음은 연구자가 3개 신문사의 사설 전수를 제목 및 신문사에 대한 정보를 가린 채로 무작위로 섞어 반복 추출한 내용 프레임의 유형 과 그 용례이다. <표 2> 의식화 관련 사설 내용 프레임 분류 내용 프레임 안보(반공) 프레임 유교가치 프레임 자유민주 프레임 교육개혁 프레임 탄압비판 프레임 자성 프레임 용 례 국가체제에 위협이 된다, 좌경화는 사회혼란을 가져옴, 좌경용공, 의식화가 의심된다, 친북반미 등 학생 본분에 맞는 면학 분위기, 교사 본분에 맞게 행동해야, 교사는 예로부터 성직이며 노동자라 할 수 없다 등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 개방적인 사회의 원칙 강조 인권 보호, 학습권(교육권) 보호되어야, 법치국가 이념 강조, 노조결성은 실정법 위반, 불법 폭력 근절 등 참교육이 실행되어야 한다, 교육환경 개선 필요하다, 의식화는 문제제기교육이다, 노조 결성은 시대적 요청이다, 기존 교육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므로 개혁해야 한다 등 정부의 탄압 규탄, 통제간섭은 시대역행적, 의식화 매도 비판, 징계 중단, 탄압 중단 해직교사 복직 촉구 등 참교육으로 되돌아가라, 초심이 변질되었다, 순수성을 회복하라 이익집단화한 것이다, 참교육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 등 위 기준을 바탕으로 세 신문이 의식화 와 관련하여 동원하는 형식 및 내용 프레임의 비율을 살펴봄으로써, 신문사의 성향뿐 아니라 특정 주제에 대한 보도 패턴을 드러낼 수 있다. 세 신문사 사설의 형식 프레임의 비율은 다음 <표 3>과 같다. <표 3> 의식화 관련 사설이 가지는 형식 프레임 프레임(%) 신문 정황 프레임 귀인 프레임 배경 프레임 가치 프레임 합계 동아 19 (45.24) 4 (9.52) 6 (14.29) 13 (30.95) 42 (100.00) 경향 23 (33.33) 5 (7.25) 13 (18.84) 28 (40.58) 69 (100.00) 한겨레 5 (33.33) 0 (0.00) 7 (46.67) 3 (20.00) 15 (100.00) 합계 47 (34.30) 9 (7.14) 26 (20.63) 44 (34.92) 126 (100.00)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45 분석 대상이 사설이라는 점에서 특정 사건과 관련한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가치 프레임 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 신문사가 가지는 형식 프레임은 그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아일보는 정황 프레임 이 해당 신문 사설의 45%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경향은 가치 프레임 이 40%, 한겨레 는 배경 프레임 이 46%를 각각 점하고 있다. 정황 프레임 은 행위 관계 자체나 행위로 인해 유발된 결과를 강조하는 프레임으로서 흔히 대립, 갈등 등을 폭로하고 고발하는 프 레임이다. 동아일보는 의식화 와 관련한 사건을 서술함에 있어서 사건의 원인이나 사회적 배경 등을 밝히기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의 행위관계 그 자체나 그로 인해 유발되는 결과를 부각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노동운동에 관한 선행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의식화 에 대하여 대중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갖게 하기 위한 의도 8) 가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80년대 후반 의식화 에 대한 다수의 사설을 개제했던 경향 신문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황 프레임 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겨레신문은 배경 프레임 의 비율이 높은데, 그 이유는 의식화 관련 사건들의 부정적 결과를 강조하 는 다른 신문에 대항하여 의식화 관련 사건이 가지는 원인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설명하 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표 4>의 신문사별 내용 프레임을 통하여 좀 더 분명히 나타난다. <표 4> 의식화 관련 사설이 가지는 내용 프레임 신문 프레임(%) 동아 경향 한겨레 안보(반공) 프레임 25 (59.52) 59 (85.51) 0 (0.00) 유교가치 프레임 1 (2.38) 1 (1.45) 0 (0.00) 자유민주 프레임 12 (28.57) 9 (13.04) 0 (0.00) 교육개혁 프레임 4 (9.52) 0 (0.00) 4 (26.67) 탄압비판 프레임 0 (0.00) 0 (0.00) 9 (60.00) 자성 프레임 0 (0.00) 0 (0.00) 2 (13.33) 합계 42 (100.00) 69 (100.00) 15 (100.00) 의식화 와 관련하여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이 개제한 사설의 각 59%, 85%는 안보(반공) 프레임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 의식화는 좌경용공이므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 는 내용 8) 김애나(1988), 양성희(1989) 등이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보수 성향을 가진 신문들이 노동운 동이 발생했던 원인과 배경을 환기하기보다는 폭력성을 띠는 투쟁과정만을 부각하여 일반 대중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갖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음을 보였다.
46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을 포함하고 있다. 즉, 이 두 신문은 내용적으로 반공 이데올로기에 기초하여 의식화 관 련 사건을 정황 프레임 을 통해 갈등 과정과 폭력적 결과 위주로 보도함으로써 대중들에 게 의식화 가 가지는 위험성을 알리고, 거부감을 갖도록 하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또한 두 신문 사설에서 안보 프레임 다음으로 높은 자유민주 프레임 은 대부분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강조하는 법치, 질서 와 관련된 것으로써, 의식화 와 관련된 사건들은 사회 혼란을 일으키는 불법적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신문 은 주로 탄압비판 프레임 과 교육개혁 프레임 을 사용하여 의식화 관련 사건들을 보도하 는 바, 기본적으로 좌경 의식화 는 정부에 의해 오도된 개념이며, 의식화 교육 활동의 목 적과 원인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주체적 판단력을 길러 주고자 함임을 배경 프레임 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비판하는 사설들을 게재하고 있다. 한편 동아일보의 경우, 교육환경의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는 일견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 있으나, 그 방향에 있어서는 폭력 없고 질서 있는, 올바른 이념교육, 학생의 본분에 맞는 교육 등 안보이념과 유교적 가치에 기반한 개선책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기별로 볼 때 이러한 의식화 관련 사설은 80년대 후반 최대치를 보이다가 90년대 들어 크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냉전 종식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영 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동아일보의 경우 의식화 관련 사설의 절대량은 줄어들 었으나, 2000년을 기점으로 안보 프레임 의 사용 비중이 증가한다. 80년대 후반에는 비교 적 교육환경의 개선 가능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논지였으나, 2000년대 이후의 대부분의 사설은 좌경화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철지난 좌경 의식화 를 기도함으로써 사회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으로서, 그 보수 적 성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3. 논의 앞에서는 의식화 용어의 신문 사설 게재 빈도, 형식 프레임, 내용 프레임의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신문사와 시대별로 분류하여 그 특징을 분석하였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시대별로 변화하는 각 신문사의 의도와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의식화 관련 사설에서 드러나는 주요 특징들을 정리한다. 첫째, 의식화 라는 개념은 그 의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강조되어 사용되었으며 이는 단 어사용의 빈도를 통해 드러난다. 의식화 는 70년대 이전 사설에서는 계몽한다 는 뜻의 독 자적 의미 또는 국민-, 목적-, 사회- 등의 단어와 결합하여 사용되는 용례가 많았으나,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47 이후 정부와 언론에 의하여 반공 프레임 과 결합, 좌경 의식화 등의 용례로 반복 사용되 어 이념 주입의 교화 의 의미로 굳어지게 되었다. 특히 85년 민중교육 지면에 프레이리 의 의식화 교육론 이 교육운동을 주도했던 교사들에 의하여 소개되었을 당시 정부와 보수 언론이 이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변혁을 위한 혁명교육 으로 낙인찍음으로써 의식화 는 본래 가진 의미에서 더욱 멀어지게 된다. 이처럼 실로 의식화 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 안 에서 부정적 의미로 너무나도 확고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에,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론 과 전교조의 참교육 이 교육적 지향점에 있어 상당 부분 동일하고, 역사적 정황상 9) 그 영 향을 부정할 수 없음에도 전교조에서는 참교육 과 의식화 교육 과의 관련성을 부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의식화 는 정부와 언론이 반공 이데올로기를 강조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에서 반복 사용되었던 단어였다. 둘째, 의식화 에 대한 각 신문사의 형식 프레임 사용 경향은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 가 능하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90년대 이전)의 의식화 관련 사설들은 사건의 결과나 과정 에서 파생되는 영향을 강조하여 서술하는 정황 프레임 의 비율이 높음을 분석하였다. 이 는 의식화 와 관련하여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에 대한 배경이나 원인에 대한 정보는 제공 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그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갈등, 혼란, 경제적 손실 등의 부정적 부 분만을 강조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관련 사건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반대로 한겨레신문 사설은 정황 프레임 의 비율이 낮은 반면, 사건의 원 인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해석하고 설명하려는 배경 프레임 의 비율이 높은 것을 확인하 였다. 이는 의식화 와 관련된 사건들이 발생한 원인과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해당 사건 발 생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사설은 의식 화 에 대한 당위적 설명과 이에 따른 가치 프레임 즉, 규범이나 도덕성 강조에 치우친 나 머지 사건의 결과나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적 영향을 서술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함이 있다. 셋째, 의식화 에 대한 각 신문사의 내용 프레임 사용 경향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분석 대상이 된 세 신문사의 사설은 각각의 성향과 의도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지니고 있다. 동아일보와 90년대 이전의 경향신문에서 보이는 내용 프레임의 가장 주된 패턴은 1) 안보(반공) - 자유민주(법치) 패턴으로서, 대체로 안보(반공) 프레임 을 기반 으로 사건의 정황을 서술하여 의식화 관련 사건을 좌경용공 으로 해석하고 자유민주주 의 프레임 을 동원, 법치논리에 따라서 이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요구됨을 주장한다. 그 9) 민중교육지를 발간했던 교육 운동가들이 이후 전교협, 민교협, 전교조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정 황을 의미함.
48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다음으로 주로 사용되는 패턴에는 2) 개혁 - 자유민주(법치) 패턴인데, 이는 사회 각 부 문의 민주화의 필요성에는 절감하고, 교육 개혁의 필요성도 분명히 있으나, 실정법을 위반 하는 폭력 시위나, 노조활동은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반면 대항 매체로서의 한겨레 신문에서 가장 주된 내용 프레임은 3) 탄압비판 - 개혁 프레임으로써, 교육민주화 운동 에 대한 탄압 중단과 교육개혁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는 의식화 관련 사설에서 발견되 는 특징적 부분이다. 더불어 주목할 만한 점은 자유민주 프레임 에 대한 접근이 동아일보 와 한겨레에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동아일보에서는 자유민주 프레임 을 법치 와 관련하여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한겨레신문에서는 자유민주 프레임 을 민주화 의 관점에서 채택하여 사설에서 나타낸다. 이는 같은 프레임에서 접근하더라도 강조점에 따 라 다른 서술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10) V. 결 론 의식화라는 단어는 왜 우리 사회에서 왜곡된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라는 질문 은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며, 핵심 연구문제이다. 의식화 라는 단어의 왜곡은 단순 반복 사용에 따른 용례의 굳어짐 때문만은 아니라는 가정에서 본 연구는 출발하였다. 서 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언어의 사용은 이데올로기 투쟁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특정 언어 가 선정되어 어떤 관점에서 말해지게 되는가는 그 언어를 둘러싼 세계를 형성하는 일과 같으며, 이후 언어 사용습관이 형성된다는 것은 형성된 특정 세계관이 한 사회의 지배적 인 관점으로 확고히 자리잡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식화 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좌경 이념을 주입하는 교화 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은 그것이 단순 개념 상의 혼란에서 빚어진 것만이 아닌 그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게끔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 혹은 사회적 의도가 반영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민중교육이 "자신과 자신 을 둘러싼 세계를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교육"(Freire, 1970)이라면 이러 한 편향된 인식이 형성되어 사용되고 있는 현실과 세계에 대한 비판적 이해 또한 가능케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신문 사설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의식화 라는 단 어의 사용과 이를 둘러싼 언어세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10) 이를 법치 와 민주화 의 두 가지 프레임으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것이나, 본고에서는 두 종류의 서술 모두가 자유민주주의라는 하나의 관점에서 서술한 것으로 판단, 따로 구분하여 분류하지 아니하였다.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49 이러한 연구목적을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우선 파울로 프레이리의 의식화 교육 의 개 념을 검토하였고, 그 결과 인식의 주체로서 인간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현실, 그리고 현 실 개혁능력에 대한 자각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식화 교육론 이 교육의 목적에서 부터 방법에 이르기까지 전교조의 참교육 과 일관된 공통점이 있음을 밝혔다. 의식화 교 육론 은 사회의 비인간화 현상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따라서 그 지향하는 교 육목적은 인간화(humanization) 에 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의식화 교육론자들은 교육 의 내용을 교사와 학생의 동등한 관계를 기반으로 민주적으로 선정하되, 학습자의 사회문 화적 환경과 실제적 경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 방법에 있어서도 자신의 현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천(Praxis)를 위하여, 대화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방 법을 도입해야 함을 역설한다. 정치에 대한 입장에 있어서도 의식화 교육론 은 교육의 비가치 중립성을 강조한다. 작금의 한국 민중교육과 비판교육론은 이러한 프레이리의 의 식화 교육론 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교육실천의 개혁적 담론에 다양한 기여를 한 것 으로 평가할 수 있다(Yoo, 2006; 홍은광, 2010). 그러나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의식화 가 프레이리가 말한 conscientizaion 의 의미와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1970-80년대 급진적 학생운동진영과 비판적 지식인들이 의식화 교육론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의식의 각 성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맑스주의의 교조적 이념만을 강조한 점이 작용하였다. 한 편 정부는 의식화의 본래 의미인 비판적 각성의 과정 보다는 급진세력이 가진 목적과 행 위의 결과에 주목하여 의식화 자체를 계급혁명을 기도하게 만드는 좌경용공행위 로 단정 하였고, 반공체제를 유지하고 반체제운동의 확산을 막고자 하는 목적 아래 언론을 통해 이를 재생산하였다. 4장에서는 개념 왜곡의 확대 및 재생산 양상을 세밀히 고찰하기 위하여 의식화 에 대 한 신문 사설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의식화 가 교화 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 은 분단 이후부터이며, 군사 정권기에 이르러 반공 이데올로기 와 강력히 결합하게 되어 확고해졌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70년대 이후 조사대상 신문의 사설에서 사용된 단어 의 식화 의 90% 이상이 교화 의 의미로 쓰였음을 볼 때 이는 이미 지배적 언어로써 고착되 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교화 의 의미로서 의식화 를 사용하고 확대 재생산했던 언론들은 주로 형식상 정황 프레임 과 내용상 안보(반공) 프레임 을 채택하고 있었는데, 이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기반하여 의식화 관련 사건을 원인보다는 과정과 결과에 따르는 부정적 영 향을 강조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가지게끔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었다. 즉, 의식화 라는 단어가 교화 의 의미로 고착되게 된 계기에는 반공 이데올로기 가 강력
50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히 작용하고 있었으며, 그 배경에는 분단이라는 시대적 현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 러한 의식화 개념의 편향된 인식이 자리 잡아 오는 과정에서 전교조의 결성과 이들의 구 호였던 참교육 에 대한 개념적 이해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식화 라 는 단어가 이미 교화 의 의미로서 고착된 상황에서 새로 등장한 전교조의 참교육 은 반공 을 국시로 한 군사정권에 있어서 위협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정부는 전교조의 참교육 을 계급의식을 심어 주는 의식화 교육 이라고 낙인찍고 관련된 활동을 질서 유지 라는 미명 아래 탄압하였다. 전교조의 표현대로 정부는 조선, 동아, 중앙 등 보수 언론은 물론 구청, 동사무소 직원, 관변단체, 육성회 일부 학부모 등을 동원해 관제데모, 반상회에 이르기까 지 전교조에 대한 붉은색 옷 입히기에 여념이 없었다 (미디어 오늘, 2005. 11. 18). 이러한 의식화 개념을 둘러싼 이데올로기 투쟁의 양상은 90년대 이르러 냉전이 소멸 하고,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차츰 안정되어가고 있으나, 의식화 에 대한 우리의 언어감성은 여전히 반공 프레임 에 갇혀 있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는 언어에 대한 한 사회의 지 배적 정서가 얼마나 강력하게 지속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어를 둘러싼 이 데올로기 투쟁의 현실을 간파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를 계속하는 과정은 중 요하다. 특히 이 과정을 통하여 의식화 가 비판적 의식 각성 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되찾 음으로써, 오늘날 한국 교육의 현실을 정치적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한 층 견고히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51 [첨부 1] 의식화 관련 신문 사설 프레임 분석 결과 1. 동아일보 번호 년 월 일 제 목 형식 내용 프레임 프레임 1 1977 6 24 북괴는 불가침협정에 응하라 정황 안보 2 1979 9 17 노사문제와 선교의 방향 배경 안보 3 1982 3 31 부산의 방화범 검거 정황 안보 4 1982 7 29 고령화사회의 대책 가치 자유민주 5 1983 9 23 대구 미 문화원 폭발 귀인 안보 6 1985 8 20 이념교육만으로 될까 가치 안보 7 1986 3 11 사면과 화해와 법개정 가치 자유민주 8 1986 6 26 농활금지와 의식화편지 귀인 자유민주 9 1986 7 3 고교 주변 검색 정황 자유민주 10 1986 7 10 서명 교수 등의 감사 가치 개혁 11 1986 7 19 피서철의 예절 가치 자유민주 12 1986 10 25 M L 당 사건의 충격 정황 안보 13 1987 2 25 교사들의 징계바람 배경 개혁 14 1987 3 7 교사인사도 교육적이길 가치 개혁 15 1987 9 3 노-김 회담 이후 정황 개혁 16 1987 9 3 공폭력과 사폭력 가치 자유민주 17 1987 9 11 노동과 형사정책 배경 자유민주 18 1987 10 14 원로 우익단체의 역할 가치 자유민주 19 1989 2 24 교수들이 나설 때다 정황 안보 20 1989 4 1 중고생의 의식화 방지 배경 안보 21 1989 4 3 문익환 씨의 기자회견 정황 안보 22 1989 4 18 반교육적인 중고생 의식화 정황 안보 23 1989 4 22 이 위기 어떻게 풀 것인가 가치 자유민주 24 1989 5 9 대학신문이 나아갈 길 귀인 안보 25 1989 7 3 대학정상화의 계기로 가치 유교 26 1989 7 15 고교생마저 나서는가 정황 안보 27 1989 7 18 더욱 철저히 밝혀야 한다 가치 안보 28 1991 2 26 신입생 맞는 대학가 정황 안보
52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29 1991 7 13 학부모와 교사와 교권 정황 자유민주 30 1992 12 11 무리하게 입당시켜 뭘하나 가치 자유민주 31 1994 8 24 용납못할 고교생 의식화 배경 안보 32 1997 3 15 학생운동 자기정화의 무결 정황 안보 33 2002 11 30 전교조 SOFA교육 옳지 않다 정황 안보 34 2003 10 2 이념편향 KBS 공영방송 맞나 가치 안보 35 2003 12 6 탈영병 미화가 휴먼다큐 인가 정황 안보 36 2006 7 27 전교조는 우리 아이들을 북한 인민 만들 셈인가 정황 안보 37 2007 1 23 전교조 민노총 속 주사파가 한국서 사는 이유 귀인 안보 38 2007 5 19 北 실체에 대해 국민을 誤 導 한 리영희 씨의 자화자찬 정황 안보 39 2008 6 19 아이들을 좌파 홍위병으로 키우는 전교조 정황 안보 40 2008 9 11 인터넷 악성 댓글의 人 性 파탄 배경 안보 41 2009 9 30 노조 비위 맞추는 지자체장, 내년엔 뽑지 말자 정황 자유민주 42 2010 7 14 좌파 교육감과 전교조의 교육 뒤집기 끝은 어 딘가 정황 안보 2. 경향신문 번호 년 월 일 제 목 형식 내용 프레임 프레임 1 1980 12 19 이념교육의 상황적 시급성 가치 안보 2 1981 10 13 학원침투 간첩사건이 던진 충격 정황 안보 3 1981 12 11 이념서클 양성화에 따른 선후책 배경 안보 4 1982 4 1 이념서클의 무서운 함정 귀인 안보 5 1982 4 30 공명정대한 심판 기대 정황 안보 6 1982 5 1 죄의식 불감현상 고쳐야 가치 자유민주 7 1982 8 12 국가안보에 대한 경종 가치 안보 8 1983 6 25 33번째 져의 교훈 전후세대들 앞장서 전쟁개발 막아야 가치 안보 9 1983 9 24 경각심 일깨운 대구사건 정황 안보 10 1984 1 9 어쩌자고 이러는가 정황 안보 11 1984 2 9 조건 있을 수 없는 학원복귀 가치 안보 12 1985 6 10 대학 서클의 존재양식 정황 안보 13 1985 6 14 대학생들의 농촌봉사 활동과 자기성찰의 기회 정황 안보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53 14 1985 6 27 노사문제와 기업의 책임 가치 자유민주 15 1985 7 1 학원폭력의 아지트화 정황 안보 16 1985 7 4 발본해야할 노-학연계투쟁 정황 안보 17 1985 7 8 정치와 법치 귀인 안보 18 1985 7 15 경시해선 안될 상존위협 정황 안보 19 1985 7 16 법정소란과 사법부의 권위 정황 자유민주 20 1985 7 18 삼민투 정체노출의 충격 배경 안보 21 1985 7 22 국민은 강력한 정부를 원한다 가치 자유민주 22 1985 7 27 민중교육론과 학문적 사대주의 배경 안보 23 1985 8 6 남침을 정당시한 가공스런 붉은 사상 정황 안보 24 1985 8 7 다수학생 보호와 문제학생 선도 배경 안보 25 1985 8 8 야당과 재야가 취해야할 태도 정황 안보 26 1985 8 12 사상정화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 가치 안보 27 1985 8 21 개학을 맞는 대학의 자세와 과제 가치 안보 28 1985 8 30 새학기 맞은 대학가 정황 안보 29 1985 9 14 중 고교 이념교육 문제있다 귀인 안보 30 1985 9 26 미 문화원 궐석 논고 유감 가치 안보 31 1985 11 13 비판인가 부정인가 배경 안보 32 1985 11 23 학생폭력 선동 용납안돼 가치 안보 33 1985 12 12 대중매체의 계도적 기능 귀인 유교 34 1985 12 16 방학 맞는 대학생의 지도방향 정황 자유민주 35 1986 2 10 이념교육의 내실화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 가치 안보 36 1986 2 11 서명은 명백한 위헌행위 가치 안보 37 1986 2 19 누구를 위한 의식화인가 배경 안보 38 1986 4 18 출판문화 발전의 향도적 기능을 정황 안보 39 1986 5 10 대학사회는 정치사회와 달라야 한다 정황 안보 40 1986 5 20 반좌 총력운동을 제창한다 가치 안보 41 1986 6 26 좌경 이데올로기의 낙진 가치 안보 42 1986 6 30 운동과 투쟁의 한계 배경 안보 43 1986 7 5 편지공세 속셈 따로있다 가치 안보 44 1986 7 18 공권력과 부천서 사건 가치 안보 45 1986 8 30 대사 방해세력 발본하길 가치 안보 46 1986 11 8 산업평화를 위하여 정황 안보 47 1986 11 11 저이인의 분별력과 자제력 가치 안보
54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48 1987 1 24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배경 안보 49 1987 1 31 지식보다 따뜻한 마음 정황 안보 50 1987 4 6 과외금지의 원점을 생각한다 배경 안보 51 1987 5 30 공권력의 신뢰회복 귀인 안보 52 1987 6 9 무불간섭인가 정황 안보 53 1987 7 21 법의 권위와 관용의 한계 가치 안보 54 1987 8 18 민주화 속의 이단로선 가치 안보 55 1987 8 28 급진 좌파 소멸은 역사의 필연 배경 안보 56 1987 9 4 시국편승한 간첩사건 정황 안보 57 1987 9 16 노조와 좌경의 그림자 정황 안보 58 1988 4 28 새 정치방정식 만들 때 가치 자유민주 59 1988 5 24 현실에 맞는 반공교육 가치 안보 60 1989 4 1 중고생에 스며든 좌경 가치 안보 61 1989 4 29 한 대학서 나온 자성론 정황 안보 62 1989 5 16 머리띠 두른 선생님들 배경 안보 63 1989 6 16 정치권이 나설때다 가치 안보 64 1989 6 30 고교까지 침투한 운동권 배경 안보 65 1989 7 11 교단이 높은 이유 정황 안보 66 1989 7 15 벼랑까지 간 교조파동 배경 자유민주 67 1991 3 20 아직도 민간인 사찰인가 가치 자유민주 68 1991 7 24 법밖으로 밀려난 전교조 가치 자유민주 69 1994 8 24 고교생까지 겨냥한 의식화 가치 안보 3. 한겨레신문 번호 년 월 일 제 목 형식 내용 프레임 프레임 1 1989 4 6 역사 바로 알기와 좌경 의식화 교육 배경 탄압비판 2 1989 4 20 교과서 비판 에 대한 탄압을 비판한다 배경 탄압비판 4 1989 5 5 교원노조 결성은 민주-민족교육의 요청 가치 탄압비판 3 1989 5 19 교사의 교권과 인권을 짓밟은 보도 정황 탄압비판 5 1989 5 20 왜 교직원노조의 결성을 막는가 배경 탄압비판 6 1989 5 26 교직원노조는 반역자집단 이 아니다 가치 개혁 7 1989 6 11 의식화 는 창조적 인간 기르는 참교육 정황 탄압비판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55 8 1989 7 1 교육의 근본을 생각하자 배경 개혁 9 1991 7 10 교육자치 역행하는 교권테러 엄벌해야 배경 탄압비판 10 1991 7 16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은 죽는다 정황 개혁 11 1991 7 19 극우 가 학교를 덮치고 있다 정황 탄압비판 12 1991 7 27 시국선언교사 대량징계를 철회하라 배경 탄압비판 13 1993 11 14 교육개혁 역행하는 교원 복무규정 정황 개혁 14 2008 12 13 다시 고난의 대장정에 오르는 전교조 배경 자성 15 2009 5 21 스무 돌 전교조, 다시 참교육의 보루로 가치 자성
56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참고문헌 강승규(1991). 참교육 의 이론적 기초에 대한 試 論 的 탐색. 論 文 集 13(-), 9-30 김기석(1988). 민중교육론과 비판적 교육이론. 한국교육현실과 민중교육론 (pp. 125-166):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김선남(2002). 매매춘 관련 TV 뉴스의 프레임 분석. 한국방송학보 16(2), 41-76 김애나(1988). 6.29 이후 노사분규 보도의 현실구성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梨 花 女 子 大 學 校 大 學 院 김원용ㆍ이동훈(2005). 언론보도의 프레임 유형화 연구. 韓 國 言 論 學 報 49(6), 166-197 문교부(1983). 대학생의 의식화과정, 서울: 문교부 민정식(2009). 기자의 객관성 및 해설성 지향이 종결 욕구와 스키마 주도적 정보처리에 미치는 영향.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문옥(1991). Paulo Freire의 의식화 교육의 한계. 論 文 集 2(-), 193-208 양성희(1989). 87년 7,8월 노사갈등에 대한 신문보도기사 분석. 국내석사학위논문, 서울 大 學 校 大 學 院 양정혜(2001). 사회갈등의 의미 구성하기. 韓 國 言 論 學 報 45(2), 284-315 이건만ㆍ박진환(2002). Paulo Freire와 대안학교의 교육사상 탐구. 서울: 문음사. 이준웅(2001). 갈등적 이슈에 대한 뉴스 프레임 구성방식이 의견형성에 미치는 영향. 韓 國 言 論 學 報 46(1), 441-482 이태건(1994). 주사파 (주사파)와 학생운동. 연구보고서. 인하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 pp.46-47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90). 한국교육운동백서 정영도(1985). 비판적 시각에서 본 급진적 좌경이론: 좌경 의식화된 운동권 학생들의 사 상적 배경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학생연구 제14집, 동아대학교, pp. 19-38 정영도(1987). Paulo Freire의 民 衆 解 放 論 에 있어서 革 命 的 엘리트의 對 話 的 行 動. 일논총 제3집, pp. 1-25 홍은광(2010). 파울로 프레이리, 한국교육을 만나다-파울로 프레이리 교육사상과 한국민 중교육론. 서울: 학이시습 황필호(1985). 이데올로기, 해방 신학, 의식화 교육. 서울: 종로서적 Bakhtin, M.(1988). From the prehistory of novelistic discourse. Modern criticism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57 and theory: A reader, 124-126 Coben, D.(1998). Radical heroes: Gramsci, Freire, and the politics of adult education (Vol. 1006): Routledge Freire, P.(1970). Pedagogy of the oppressed (MB Ramos, Trans.). New York: Continuum Freire, P.(1972). Cultural action for freedom: Penguin Harmondsworth. Freire, P.(1973). Education for critical consciousness: Continuum Int l Pub Group Freire, P.(1978). Pedagogy in process: Writers and Readers Pub. Cooperative Gitlin, T. & Frankel, A. (1980). The whole world is watching: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Berkeley Hooks, B.(1994). Teaching to transgress: Education as the practice of freedom Iyengar, S.(1994). Is anyone responsible?: How television frames political issues: University of Chicago Press Semetko, H. A., &Valkenburg, P. M.(2000). Framing European politics: A content analysis of press and television news. Journal of Communication, 50(2), 93-109 Yoo, S. S.(2006). Popular Education in Asia: A Comparative Study of Freirian Legacies in Popular Education of the Philippines and South Korea, Unpublished Doctoral Thesis,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신문자료 경향신문 사설(1962.6.9~ ). 혁명 1련간의 총비판 외 69편 동아일보 사설(1923.7.27~2010.7.14). 실행과 인격 외 42편 한겨레신문 사설 (1989.11.22~2009.5.21). 역사 바로 알기와 좌경의식화교육 외 15편 미디어오늘(2005.11.14). 좌경의식화 비판, 1989년 마찬가지-전교조 창립 당시 언론보도 어떠했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 1838 (2011년 8월 8일 접속) [투고일 2011년 9월 30일/ 심사일 2011년 10월 15일/ 최종 심사완료일 2011년 10월 30일]
58 敎 育 問 題 硏 究 제41집 고혁준 : 서울대학교에서 석사학위취득예정(글로벌교육협력전공).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 재 학중. 주요 관심분야는 국제교육 및 글로벌교육개발협력임 Email: khj425n@snu.ac.kr 유성상 : UCLA에서 박사학위취득(국제비교교육전공).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 교직 과 교수. 주요 관심분야는 파울로프레이리 교육론, 국제교육개발협력, 비교교육연구, 비판교육사회학, 민주시민교육, 기초성인문해교육 등임 Email: sungsang@hufs.ac.kr
의식화 개념의 한국적 해석 논의 59 Abstract A study on Korean understanding of conscientization Hyeok-jun, Goh (Seoul National University) Sung-sang, Yoo (Hankoo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In Korean society, the meaning of conscientization, one of the core concepts in popular education, has been distorted to imply leftist indoctrination of ideology. This article attempts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elective use of language and the ideological reconfiguration process of reality through the frame analysis to track the meaning of conscientization interpreted in newspaper editorials. Based upon thorough research of editorials from three different newspapers, it is identified that the term conscientization began to signify the leftist indoctrination since the division of Korea, later colligated with anti-communist ideology during the military dictatorships in the 1970s and 1980s. Mainly adopting situation frame and anti-communist frame, conservative media often emphasized the negative effects and violent results of incidents related to conscientization neglecting fundamental cause and background. The reproduction mechanism of anti-communist ideology led by government and media strongly skewed the meaning of conscientization in Korean society. Key Words: Conscientization, popular education, anti-communist ideology, Paulo Freire, frame analy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