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 표 시간 17일 18일 07:30 집결/ 등록 08:00 기상/ 아침식사 09:00 10:00 출발, 장성으로~ 차내 프로그램 진행 [강의3] 먹거리와 식품안전 GMO, 식량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한마음 자연학교 도착 11:00 이동 (전북 김제) 12:00 점심식사 점심식사 13:00 친환경양계 가공현장 및 [강의1]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친환경채소농장 둘러보기 사람은 음식을 만들고 14:00 음식은 사람을 만든다 15:00 16:00 17:00 18:00 예술자연재배 현장 답사 우리밀 비교체험 먹어보자 우리밀! 출발, 서울로~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19:00 자연소품 만들기 20:00 [강의2] 자연예술재배 이야기 유기농보다 더 예술적인 자연농 21:00 22:00 늦은 저녁 따뜻한 맘나누기 23:00 황토 찜질방 체험/ 취침 *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 1
안/ 내/ 사/ 항 개인용 컵을 항상 지참하여 사용합시다.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간을 잘 지킵시다. 음식은 드실 만큼 덜어 맛있게 드시고, 가급적 남기지 않도록 합시다. 프로그램이 진행될 주요 건물의 위치는 아래 그림을 참조해주세요~^^ - [강의 1]은 강당 에서 진행합니다. - [강의 1] 외 모든 프로그램은 대청 에서 진행합니다. - 식사는 식당 에서 진행합니다. - 우리가 사용할 숙소는 자연 1~4호 와 황토 6~8호 입니다. 2
자/ 료/ 집/ 목/ 차 1 _ 일정표 2 _ 안내사항 강의 자료 4 _ [강의1]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_ 안병수 24 _ [강의2] 자연예술재배 이야기 _ 남상도 44 _ [강의3] 먹거리와 식품안전 _ 김은진 참고 자료 70 _ 우리밀 비교체험 참고자료 소개 자료 91 _ (사)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92 _ (사)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3
<강의 1>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 사람은 음식을 만들고 음식은 사람을 만든다 - 음식이 착하면 아이들도 착해진다 안 병 수 후델식품연구소 1) 대표 오늘날 식품매장은 대형 창고를 방불케 한다. 진열대에 쌓여 있는 수많은 가공식 품들. 가짓수를 세자면 백사장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 많은 모래알들은 형태나 성분이 각기 다르듯, 식품들도 외관이나 구성 원료가 천차만별하다. 거의 매 일 식품매장에 들러 가공식품을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로서는 매대 앞에서 망설여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떻게 옥석을 가릴 것인가? 이때 매우 유용한 팁이 하나 있다. 건강 전문가들의 지적을 살펴보면 가공식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유해물질이 있다. 정제당, 나쁜 지방, 화학물질이 그것. 이름 하여 식품 유해성분 삼총사 다. 이들 세 물질군은 가공식품의 우열을 정하는 잣대 라 할 만하다. 이를테면 좋은 식품이란 이 물질들이 들어 있지 않거나, 들어 있더라 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있는 제품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정제당, 나쁜 지방, 화학물질로 대표되는 이른바 삼총사 성분 은 대단히 중요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세 물질군을 이해한다 함은 현대 인의 식생활 문제 전반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이 물질들이 바로 오늘날 가공식품을 설명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삼총사 성분을 지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Ⅰ. 삼총사 성분 1. 정제당 정제당의 대표는 설탕이다. 그 뒤를 이어 물엿, 과당, 포도당이 있다. 아울러 갈 1) 4
색설탕, 삼온당 등도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집 자손 들이다. 삼온당이란 우리가 흔 히 알고 있는 흑설탕이다. 국내에서는 캐러멜색소로 착색하여 만든다. 이들 정제당은 천연소재로부터 얻지만 실은 인공물질이다. 왜냐하면 자연이 제공 하는 중요한 성분 두 가지가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성분은 다름 아닌 영양분과 섬유질. 정제당의 모든 문제는 그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먼저, 정제당에 영양분이 없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당 성분은 체내에서 대사될 때 반드시 비타민과 미네랄과 같은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런 영 양분이 없는 정제당은 체내 저장 영양분을 소모한다. 정제당을 지속적으로 탐닉하 면 필연적으로 영양결핍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제당의 더 심각한 문제는 섬유질이 없다는 데에 있다. 섬유질이 없는 정제당은 체내에서 빠른 속도로 소화ㆍ흡수된다. 그리고 혈당치를 급격히 올린다. 이런 현상 은 혈당치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에게 스트레스를 가한다. 이 문제가 지속될 경우 인슐린은 스트라이크 를 일으킨다. 이게 바로 인슐린저항이다. 인슐린저항이 악화 된 상태를 의학적으로는 대사증후군이라 부른다. 쉽게 말해 생활습관병의 길목 에 와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이런 정제당 문제는 비단 신체적인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신건강에도 치 명타를 가한다. 의기소침, 불안감, 집중력 결여, 기억력 감퇴, 주의력결핍ㆍ과잉행동 장애, 청소년 폭력, 범죄 심리 등의 사회문제 뒤에는 정제당이 있다는 게 심리영양 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들이 지목하는 것은 바로 저혈당증 이다. 저혈당이란 말 그대로 혈당치가 기준보다 낮은 상태를 가리킨다. 정제당을 탐닉 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나타나면 스트레스를 받은 인슐린이 과 민반응을 일으키곤 한다. 예컨대 정제당이 소량만 들어와도 호들갑스럽게 반응하는 식이다. 그 결과로 혈당치가 과도하게 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저혈당이다. 저혈당은 뇌세포의 에너지 고갈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신적 공백상태 라는 말로 설명한다. 이 상태가 되면 정상적인 지적 기능이 어려워진다. 미국 분자 교정의학회장을 역임했던 마이클 레서 박사의 지적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웅변한 다. 그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67%가 저혈당 환자 라고 말했다. 2. 나쁜 지방 나쁜 지방 이란 무엇일까? 트랜스지방산을 비롯한 해로운 물질들이 들어 있는 지 방이라고 보면 된다. 트랜스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의 이성화 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필수지방산 같은 좋은 지방산들이 대체로 불포화지방산이란 점을 볼 때, 트랜스지 방산은 유익한 물질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유해물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나쁜 지방에는 정제식용유, 쇼트닝, 마가린 등이 있다. 이런 유지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우리 몸은 트랜스지방산으로 오염될 수밖 5
에 없다. 트랜스지방산의 가장 큰 문제는 혈관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고혈압 과 심장병, 뇌질환 등의 원인물질이라는 게 최근의 연구 결과다. 또한 이 물질이 세 포막에 혼입될 경우 세포의 선택적 투과기능 에 혼선을 초래한다. 그 문제는 면역 력 저하라든가 만성피로와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나쁜 지방은 정신건강에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 뇌세포나 신경조직이 트랜스지방 산에 오염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트랜스지방산 오염은 필수지방산 결핍을 의미한 다. 영양요법의 선구자인 아브라함 호퍼 박사는 일찍이 필수지방산이 부족한 아이 들 사이에서 과잉행동증이 자주 나타난다 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미국 하버드 대학의 도널드 러딘 박사는 필수지방산 결핍이 정신분열증을 부를 수도 있다 고 했다. 뇌세포는 60%가 지방으로 구성된다. 지적 기능을 관장하는 뇌는 대단히 민감한 기관이다. 이 기관이 생리적 장애를 입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하기란 어렵 지 않다. 지방은 뇌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3. 화학물질 식품첨가물에는 천연물질도 있지만 대부분이 화학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 으로 허가된 화학물질은 400여 가지, 여기에 2,400가지가 넘는 향료 기초물질이 또 있다. 이 많은 물질들 가운데는 아직 확인이 안 된 발암물질, 최기형성물질, 환 경호르몬, 행동독리학상의 물질,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들의 주장이다. 이 가운데 정신건강과 관련된 것이 행동독리학상의 물질이다. 특정 성분이 체내 에 들어오면 뇌기능이 저해되는 일이 생기는데, 이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 행동독 리학이다. 예컨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투여하면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알코올이나 환각성분이 인지기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동독리 현상의 하나다. 첨가물의 안전성 시험은 주로 동물실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사실은 현재 첨가 물 관리 정책에서 행동독리 문제가 배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동물실험을 통해서 는 인지기능의 저해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는 약 30년 전 미국 상 원 영양문제특별위원회 공청회 자리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로체스터 대학의 버나 드 웨이스 박사는 식품 케미컬의 행동독리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 장했다. 첨가물 문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인물은 미국의 벤 파인골드 박사다. 그는 저서에서 민감한 아이가 화학물질이 사용된 식품을 먹고 이상 행동을 보인 사 례를 다수 소개하고 있다. 주의력결핍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증가, 청소년 비 행의 흉포화 등이 교육 당국의 골칫거리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런 문제에도 첨가 6
물이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 역시 오늘날 가공식품이 해결해야 할 숙제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Ⅱ. 가공식품의 이면 1. 엄마표 간식 의 억울한 사연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주부 박씨. 아이들의 간식을 손수 만들기로 했다. 시판되 고 있는 과자나 빵은 첨가물 범벅이라는 얘기를 들어서다. 첫 작품으로 평소 아이 들이 즐겨먹는 버터빵을 만들어볼 참이었다. 친건강식품 매장에서 국산 밀가루를 사고 자연버터를 샀다. 정제하지 않은 수입 흑설탕과 조청, 이스트 등도 마련했다. 요리책에 나와 있는 대로 정성 들여 배합하고 발효시켜, 오븐에 구웠다. 박씨가 만든 빵은 해로운 성분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건강빵 이다. 엄마가 빵 만 드는 모습을 신기한 듯 지켜보던 두 아이는 오븐에서 빵이 나오자마자 질세라 다투 며 입에 넣는다. 그런데, 두 아이의 얼굴이 동시에 일그러졌다. 혹시나 했던 엄 마 솜씨가 역시나 라는 표정이었다. 박씨도 한 조각 떼어 맛을 보니 과연, 제과점 빵의 그 구수하고 깊은 맛에는 도저히 비할 바가 못 됐다. 전에 감자튀김을 만들었 을 때도 아이들이 못 먹겠다고 빈정댔던 기억이 났다. 왜일까? 재료는 훨씬 더 좋 은 걸 썼는데. 역시 솜씨 탓인가. 이유는 향료 다. 시중의 빵에는 향료를 쓰지만 박씨는 쓰지 않았다. 음식에 향기 성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맛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일본의 맛 전문가인 하토리 유키오( 服 部 幸 應 ) 박사는 향료를 넣게 되면 맛이 5배나 강해진다 고 수치 로까지 제시했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 코가 막혔을 때,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했다. 오늘날 과학은 어떤 향기 성분이든 화학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오렌지맛이 필 요하면 오렌지향을 만들고 우유맛이 필요하면 우유향을 만든다. 우유맛 가운데에도 싱싱한 맛인지, 구수한 맛인지, 아니면 버터맛인지 얼마든지 톤을 바꾸어 요구에 응 한다. 하다못해 갯벌의 비린내나 숲 속의 나무 냄새까지도 만든다. 이들 향료는 천연향료도 있지만 대부분 합성향료다.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향료는 특히 그렇다. 합성향료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몇 가지나 될까. 우리나라 에서 허가된 것만 해도 2,000가지가 훨씬 넘는다. 우리는 이 많은 물질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동안 적지 않은 화학물질이 식품첨가물 목록에서 지워졌다. 신규로 허가되는 물질도 물론 있겠지만, 앞으로 계속 지워져나갈 것이다. 유해성이 속속 밝혀지기 때 7
문이다. 이 물질들이 숨기고 있는 문제는 너무 광범위해서 어느 하나로 지목하기 어렵다. 자체적인 독성 외에도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최기형성 물질, 과잉행동의 원인 물질 등 실로 다양한 굴레를 쓰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부각되고 있는 알 레르기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화학물질을 피할 것인가, 맛을 포기할 것인가? 식품 소비자는 양자택일을 강요받 고 있는 셈이다. 대안은 없는 것일까. 없을 리가 없다. 자연 소재만을 이용해도 얼 마든지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늘날 식품회사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이다. 식 품회사는 그 책임을 완수할 기술력과 자본력이 있다. 그것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 이다. 그 일은 소비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식품회사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중요하 다. 친건강 식품 가공 기술 을 가진 회사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결국 올 것이기 때 문이다. 그 시대가 빨리 오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의 책무다. 2. 염산의 작품 과 미생물의 작품 지금부터 60여 년 전, 일본의 한 간장 제조업체 연구소. 간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던 연구원의 머리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스친다. 간장 맛의 정체 는 아미노산이다. 콩 단백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아미노산이 만들어지는데, 이 아미노산이 간장 특유의 맛을 낸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아미노산만 만들 면 간장의 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연구원의 가설은 적중했다. 그는 콩깻묵에 남아 있는 단백질을 염산으로 분해 해 아미노산액을 만들었다. 맛을 보니 과연 간장에서 느껴지는 풍미와 흡사했다. 획 기적인 발견이었다. 여기에 인공조미료와 첨가물을 넣자 맛이 거의 같아졌다. 색깔 이야 색소로 얼마든지 맞출 수 있을 터. 이제 간장을 발효시키기 위해 1년 가까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분해만 시키면 된다. 작업은 단 며칠이면 끝낼 수 있다. 염산을 쓴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알칼리 물질로 중 화하면 될 일이다. 이른바 산( 酸 )분해간장 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이 놀라운 발견은 간장에서만 끝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구수한 맛의 원천이 아미노산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아미노산액을 더 농축해 걸쭉하게 만들어보 니 맛이 훨씬 강했다. 식품에 소량만 첨가해도 신기할 정도로 풍미가 깊고 진해진 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즉각 조미 소재로 개발됐다. 이렇게 해서 만 들어진 것이 바로 단백가수분해물 이다. 단백가수분해물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용어다. 향료처럼 소량만 사용되는 까닭에 원료 표시란에 거의 기재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실상과는 달리 이 물질은 가공 식품 세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존재다. 인공조미료와 함께 맛을 만드는 핵심 물질이 어서다. 드레싱이나 마요네즈 등 조미식품에서부터 인스턴트식품, 육가공품은 물론 8
이고 스낵과 같은 과자류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소비자들이 찬양하는 맛 뒤에는 이 물질이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단백가수분해물은 이처럼 맛의 무대 에서 마음 놓고 활보하 게 해도 되는 물질일까? 전문가들은 염산이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 는 염소화합물 을 주목한다. 이것들에 발암물질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어서다. 어떤 학자는 염소화합물이 불임의 원인 물질이라고도 주장한다. 실제로 요즘 일본에서는 단백가수분해물의 염소화합물 함유 실태를 조사하는 모습이 자주 관측된다. 일본의 첨가물 전문가인 아베 쓰카사( 安 部 司 )는 또 다른 측면에서 단백가수분해 물을 규탄한다. 아이들의 미각을 왜곡시키는 주범이라는 것. 일단 이 물질이 내는 화학적인 맛에 길들어지면 더 이상 자연의 맛을 즐길 수 없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 장이다. 단백가수분해물이 사용되는 실상은 우리나라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이 물질을 된장에 비유하며 옹호한다. 두 소재가 똑같이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는 것이 이유다. 염소화합물보다 이런 잘못된 시각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염산의 작품 과 미생물의 작품 을 혼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차이는 하늘과 땅만 큼이나 크다. 산분해간장과 단백가수분해물을 보면서 식문화의 아노미 를 본다. 3. 다방이 망쳐버린 커피 문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생필품은 무엇일까? 생필품 매장을 대표 하는 할인마트에 답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 정답 일 테니까. 그것은, 바로 커피믹스 다. 국내 최대 할인마트가 얼마 전에 발표한 자 료를 보면 커피믹스가 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커피, 설탕, 프림의 황금비율. 화려한 알루미늄박 필름 안에 숨은 커피믹스의 실 루엣이다. 한낱 분말 또는 과립의 혼합물이지만 따끈한 물에 녹는 순간 이 녀석은 괴력을 발휘한다. 쌉쌀한 듯 구수하게 감도는 그윽한 단맛. 한번 입에 익은 사람은 순식간에 포로가 된다. 하루 한두 잔은 기본이고 마니아라면 몇 잔씩 습관적으로 마신다. 어디서든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니 편리하기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커피믹스로 대표되는 이런 커피 소비문화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소비자 건강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구성 원료를 살펴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커피 자체는 유해성 여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카페인과 같은 각성물질이 창 이라 면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물질은 방패 와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커피 자체에 대한 선악 구분은 소비자의 판 단에 맡겨야 한다. 두 번째 물질인 설탕. 정제당을 대표하는 당류다. 이 물질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 9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유해성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다. 문제는 세 번째의 프림이다. 커피 크리머의 또 다른 이름인 프림, 이것이 커피 소 비문화를 망치는 주범이다. 프림을 보면서 우유를 연상하는가? 순진한 사람이다. 식 물성 유지, 카세인나트륨, 제이인산칼륨, 실리코알루민산나트륨. 세포에 원형질이 있다면 이 물질들은 프림의 원형질이다. 여기에 향료, 색소 등이 약방의 감초처럼 추가된다. 우선 프림의 뼈대와 같은 식물성 유지를 보자. 이것은 인공경화유다. 가공식품 유 해성 논란의 첨단 물질인 트랜스지방산이 당연히 똬리를 틀고 있다. 혹 요즘 제품 들은 트랜스지방산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인공적으로 만든 굳은 기름이기에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대사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뒤에 늘어서 있는 낯선 물질들은 무엇일까. 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통틀어 유화제로 이해하면 된다. 우유처럼 보이게 하려고 사용하는 첨가물이다. 물론 화학 물질들이다. 모 커피믹스의 깊은 풍미를 유독 사랑하는가? 그것은 향료의 작품이다. 커피믹스로 만든 이른바 다방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칼로리 덩어리인 정제당을 큰 숟갈 가득 먹은 것이고, 심혈관 질환의 주범인 인공경화유를 먹은 것이며, 정체불명 의 수많은 화학물질을 먹은 것이다. 커피는 기호음료를 대표한다. 이젠 기호음료 소비 문화도 건강이라는 틀 위에 올 려놓고 다시 재단해야 한다. 커피믹스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선을 뵌 것은 약 30년 전. 당시는 인스턴트커피조차 귀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크게 변했다. 바람직 한 기호음료 문화란 무엇일까. 되도록 가공을 적게 한 차를 즐기는 것이다. 원두의 블랙 맛 을 배워보자. 다방커피가 현란한 환락가의 맛이라면 블랙커피는 칼칼한 여 염집의 맛이다. 우리 몸은 후자의 맛을 더 좋아한다. 자연의 맛이기 때문이다. 다방커피에는 커피믹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캔커피나 병커 피, 직장인들이 즐겨마시는 자동판매기 커피도 모두 같은 가문의 해로운 커피다. 오 스트레일리아의 사회학자 데버러 럽튼은 인류의 위험은 자연적인 것에서 인위적인 것으로 변해왔다 고 갈파했다. 생필품 1위, 커피믹스 라는 현실을 보니 그 말의 뜻 이 비로소 이해된다. 4. 흥분독소 를 제소한다 뉴트라스위트 (NutraSweet)라는 회사가 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가 있다. 인공 감미료를 대표하는 아스파탐 생산업체다.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든 단맛에 대한 향수로 침샘이 축축해옴을 느낄 것이다. 이런 이미지 광고 문구도 눈에 들어 온다. 마음껏 달콤한 맛을 즐기세요. 칼로리 걱정, 혈당 걱정은 붙들어매시고요. 광고가 자랑하듯 아스파탐은 꽤 매력적인 감미료다. 매력의 원천은 강력한 단맛. 설탕에 비해 감미가 약 200배나 된다. 단맛 나는 음식에 설탕이 보통 10퍼센트 남 10
짓 사용된다고 보면, 이 감미료는 0.05퍼센트 수준에서도 톡톡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맛만 있고 실체는 없는 셈이니 칼로리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혈당 문제도 마찬가지. 게다가 친근한 맛 또한 매력으로 빼놓을 수 없다. 흔히 설탕과 유사한 감미 패턴을 지닌다 고 표현한다. 이런 아스파탐만의 강점이 오늘날 인공감미료 지 존 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게 해준 원동력인데. 문제는 안전성이다. 허가 당시부터 터져나온 잡음이 30년 가까이 된 오늘까지 줄 기차게 계속되고 있다. 아스파탐에 대한 유해성 보고요? 그동안 발표된 것만 해도 10,000건은 족히 될걸요. 미국 아스파탐소비반대연대 (ACSN)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영웅적인 감미료에 어떤 흠이 있단 말인가. 페닐알라닌 50퍼센트, 아스파라긴산 40퍼센트, 메탄올 10퍼센트. 아스파탐의 신 상명세서다. 이 세 가지 물질로만 구성된 것이 신기하게 강한 단맛을 낸다.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가장 뒤에 보이는 물질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메탄올은 유독성 물질로 익히 알려져 있지 않은가. 이 물질은 체내에서 포름알데히드로 변한다. 뇌종 양과 망막세포 손상, 바로 포름알데히드 짓이다. 그 정도 적은 양에서도 문제가 되 냐고? 1리터짜리 다이어트 음료 한 병에 들어 있는 아스파탐은 일일섭취허용량의 약 7배에 해당하는 메탄올을 만든다는 것이 미국 의학자 하이만 로버츠(Hyman J. Roberts) 박사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 메탄올 문제는 아스파탐이 가진 흠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진 짜 겁나는 것은 앞의 두 물질이다. 페닐알라닌과 아스파라긴산. 혹시 식품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평범한 아미노산 이기 때문이다. 이 물질들도 해롭단 말인가.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상식 이 하나 있다. 일반 식품의 아미노산과 아스파탐의 아미노산은 천지 차이라는 사실 이다. 우리 몸에 들어오면 전혀 다르게 행동한다. 아스파탐에서 유리된 페닐알라닌 과 아스파라긴산은 혈류를 타고 뇌세포로 모여든다. 뇌의 특정 부위에 유리 아미노 산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상승시킨다. 그 결과는? 뇌호르몬 교란, 신경세포 파괴 등 치명적인 문제를 낳는다. 뇌에서의 이와 같은 무질서는 비단 아스파탐에서만 관측되는 것이 아니다. 또 하 나의 뜨거운 감자가 인공조미료다. MSG로 알려져 있는 L-글루타민산나트륨을 보 자. 주 구성물질이 글루타민산이다. 역시 아미노산이다. 우리 몸에 들어오면 똑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뇌세포를 공격하고 심리 상태를 교란한다. 아스파탐과 MSG는 맛은 다르지만 결국 한집안 자손이다. 이런 물질을 미국의 신 경학자 러셀 블레이록(Russell L. Blaylock) 박사는 흥분독소 (excitotoxin)라 부른 다. 뇌와 신경 세포를 쓸데없이 흥분시켜 위해를 가한다는 뜻이다. 만일 첨가물 법 정이 있다면, 그래서 첨가물을 제소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흥분독소를 끌어내고 싶다. 정신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각종 사회문제의 원흉으로. 11
5. 왜곡된 음식의 혼 제 취미요? 요리예요. 저의 필살 메뉴 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죠. 한 연예인의 음식 솜씨가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주인공은 인기 정상의 남성 MC. 팬 서비스 차원의 의례적인 발언이겠거니 했는데 이어지는 대목에서 그의 요리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찌개에선 육수가 중요해요. 저는 늘 남해안의 죽방멸치를 우려내어 육수를 만들 죠. 또 요리는 순발력뿐 아니라 지구력이 필요해요. 한소끔 끓으면 중불로 30분 정 도 뭉근히 익히는 게 제 노하웁니다.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본 도쿄의 하토리영양학교 교장인 하토리 유키오( 服 部 幸 應 ) 박사는 간 ㆍ 국물 ㆍ 가열방법 을 기본 3요소로 정의한다. 이 세 요소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최상의 맛이 나온다는 것이다. 육수가 아무리 훌륭해도 소금이 덜 들어갔거나 불 조절이 잘못된 경우, 또는 불 조절이 비 록 잘됐어도 육수에 문제가 있든가 간이 안 맞으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하 토리 박사의 설명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소금은 그 종류가 중요할 터다. 바다의 미네랄이 살아 있는 천연염이어야 하니까. 이 이론에 비춰보면 앞에서 언론이 소개한 인기 MC의 노하우 속에는 두 가지 키워드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죽방멸치 육수 와 중불로 30분 이 그것. 여기에 간을 맞추는 소금 을 추가하면 3요소가 완성된다. 국물과 가열방법의 중요성을 꿰 뚫고 있는 그인 만큼, 소금의 역할 역시 섭렵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가장 훌 륭한 조미료는 소금! 요리책의 첫 장에 나오는 상식 아닌가. 간ㆍ국물ㆍ가열방법이 만드는 요리 3중주 는 비단 찌개에서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다. 전 세계의 빵 마니아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프랑스의 푸알란(Poilane)빵을 보자. 사용되는 원료는 오직 세 가지다. 밀가루ㆍ효모ㆍ소금뿐. 하지만 빵 맛은 기 막히다. 비결이 뭘까. 첫 번째 특징이 효모다. 대대로 내려오는 천연효모로 자연발 효를 시킨다. 두 번째 특징은 독특한 오븐에 있다. 흙으로 만든 화덕에서 장작불로 열을 만든다. 세 번째 특징이 바로 소금. 프랑스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전통 천일염 만을 고집한다. 이와 같은 푸알란빵의 세 가지 특징은, 요리 3요소라는 캔버스 위 에 펼치면 정확히 일치한다. 천연효모는 국물 의 노하우에, 장작불 화덕은 가열방 법 에, 전통 천일염은 간 을 맞추는 재료에 각각 해당하지 않는가. 결국 찌개나 빵 이나 맛을 내는 원천 기술은 통한다는 이야기다. 맛은 음식의 혼이다. 문제는 오늘날 그 음식의 혼 이 요리 이론으로부터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백사장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가공식품들, 그 다양한 식 품들의 혼 은 태생부터 전혀 다른 엉뚱한 곳에서 나온다. 첨가물 창고가 그곳이다. 그곳에는 인공조미료나 향료, 단백가수분해물 같은 이상한 물질들이 보관되어 있다. 12
일본의 맛 전문가가 제안하는 요리 3요소는 가공식품 공장에서뿐 아니라 요식업 소의 주방, 각 가정의 부엌에서도 곱씹어봄직한 기술적 덕목이다. 그것은 식품의 맛 을 창조하는 사람들에게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각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주문한 다. 해로운 첨가물로 맛을 낸다는 발상은 이제 박물관으로 보내라고 하면서. 6. 천연색소는 괜찮다고? 요즘 천연 첨가물이 날개를 달았다. 화학물질 기피 풍조가 확산되면서 어부지리 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식품업체도 천연물질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런 변화를 실증이라도 하듯, 최근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첨가물이 하나 있다. 바로 코치닐추출색소 다. 생물체가 원료이니 이 색소는 당연히 천연 첨가물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데 다 색깔 내기가 쉽고 색상이 선명하다는 이점이 있어서, 적황색 계열의 합성착색료 를 대신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색소 는 어두운 추억을 가지고 있다. 약 40년 전, 미국 보스턴시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병실이 발칵 뒤 집힌다. 원인 모를 장염이 번지면서 어린아이 한 명이 숨지고 환자 스물두 명이 고 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살모넬라증 유사 증상이었다. 면밀히 조사를 마친 병원 측 전문가가 한 가지 물질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제 발 저린 듯 엉거주춤 한쪽에 웅크 리고 있는 핑크색 물질, 다름 아닌 코치닐추출색소였다. 환자들의 영양분 흡수 능력 을 검사하기 위해 캡슐에 첨가한 그 색소가 급성 장염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코치닐색소에 대한 연구가 급물살을 탄다. 장에 염증을 유발하 는 문제 외에도 알레르기 원인 물질로서 과민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유 전자에도 손상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 등이 속속 밝혀진다. 영국의 과잉행동장애아 지원단체(HACSG)에서는 어린이 음식에 넣으면 안 될 물질 로 명시하기에 이른다. 천연 성분인 만큼 안전하겠거니 했던 물질이 문제 덩어리였던 것이다. 한낱 색소에 불과한 물질이 왜 이리 시끄러운가. 내막을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코치닐색소의 원료는 벌레다. 중ㆍ남미 지역의 선인장에 기생하는 연지벌레가 그것. 물론 벌레로 만든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색소의 성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주성분이 카르민산(carminic acid)이라는 화학물질이다. 이 성분은 생 체 내에서 천의 얼굴을 한다. 산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데 중성에서는 핑크색을, 산성에서는 주황색을, 알칼리성에서는 보라색을 띤다. 즉, 못 믿을 물질이라는 뜻이 다. 연지벌레가 카르민산을 만드는 이유는 다른 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 이라는 사실 속에 힌트가 들어 있다. 이런 잡음과는 아랑곳없이 코치닐색소는 오늘날 가공식품에 사용 범위를 크게 넓 혀가고 있다. 음료, 가공유류, 과자ㆍ빵, 육가공품, 어육, 조미식품. 어떤 식품에서 13
본 딸기색 또는 오렌지색이 특별히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제품 뒷면의 원료 표시란 을 보시라. 십중팔구 코치닐추출색소 라는 표기를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벌레가 만든 카르민산의 작품이다. 식용색소 적색2호나 적색3호 혹은 황색5호와 같은 타르색소 대신 코치닐색소 쪽 으로 식품 기술자들의 손이 간다는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타르색소의 유해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천연색소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알고 보면 베일 에 가려져 있는 부분이 꽤 많다. 여기서 새겨둬야 할 첨가물 상식 한 가지. 천연 첨가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원료 소재가 먹을 수 있는 것이냐, 먹을 수 없는 것이냐로 나뉜다. 만일 먹을 수 없는 소 재로 만든 물질이라면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다. 코치닐추출색소가 그 사실을 일깨 우고 있다. 7. 식용색소의 제왕, 캐러멜색소 흑설탕(삼온당), 콜라, 산분해간장, 자장라면 소스, 모조 흑맥주. 이들 식품의 공통점은? 넌센스 퀴즈가 아니다. 정답은, 짐작이 가겠지만, 모두 검은색을 띤다 이 다. 그 검은색은 무엇이 만들까. 자연스럽게 물들어진 천연 식품 고유의 색일까. 물 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위적으로 첨가한 색소의 작품이다. 다름 아닌 캐러멜색소. 캐러멜색소는 오늘날 가공식품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빈 중의 귀빈이다. 그 사용 범위가 실로 폭넓어서다. 강렬하면서도 사뭇 친근감을 자아내는 흑갈색으로부 터, 누룽지의 구수한 풍미가 당장에라도 우러날 듯한 연황색에 이르기까지, 식품에 먹음직스런 느낌을 손쉽게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캐러멜색소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식용색소 시장 점유율 80퍼센트. 모 종합식품회사 원료창고에 색소가 10통 들어 있다면 그중 8통은 캐러멜색소로 보시라. 과자ㆍ빵ㆍ음료ㆍ육가공품ㆍ조 미식품ㆍ면류ㆍ주류 등 웬만한 식품이라면 너나없이 이 색소의 은총을 받고 싶어 한다. 식용색소에 제왕이 있다면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캐러멜색소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골리앗 색소 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식품첨가물공 전을 보면 이 색소는 천연 첨가물로 분류되어 있다.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몇몇 식 품을 제외하곤 어디에든 쓸 수 있다. 사용량 제한도 없다. 그동안 이 색소에 대해 시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식품 기술자에게 문의해도 십중팔구 안전한 물질이 라고 답해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색소는 그렇게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물질일까? 해외 전문가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여보자. 캐나다의 도리스 사전트(Doris Sarjeant)는 30년간 첨가물을 연구해온 식품 케미컬 전문가다. 그는 저서에서 캐러 멜색소를 사뭇 잔인하게 묘사한다. 신경독을 가진 물질로 경련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백혈구를 파괴해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물질이라는 것. 또 미국의 건강 저널리스트 14
인 루스 윈터(Ruth Winter) 역시 캐러멜색소는 베일에 가려진 첨가물이다. 동물실 험에서 비타민 대사를 저해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첨가물 전문가인 와타나베 유지( 渡 邊 雄 二 )는 아예 족쇄를 채워버린다. 캐러멜색소요? 변이 원성 물질입니다. 유전자에 손상을 가한다는 뜻이죠. 이와 같은 유해성 이론은 캐러멜색소의 제조방법을 조금이라도 알면 곧 수긍이 간다. 원료는 당류 또는 전분이다. 출발점이 천연물질이니 안심해도 좋을 듯 보인 다. 그러나 그다음부터가 문제다. 고온에서 가열되면서 산 또는 알칼리 물질이 마구 투입되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색소에는 4가지가 있는데, 종류에 따라 암모늄 또는 아황산 화합물들이 연이어 사용되기도 한다. 모두 캐러멜화 반응 을 촉진하기 위해 넣는 화학물질이지만, 이것들이 탄수화물 속에서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애당초 캐러멜색소를 천연 첨가물로 분류한 것부터 잘못이다. 화학물질이 사용되 는 만큼 화학첨가물로 분류해야 마땅하다. 또 사용량도 제한해야 한다. 세계보건기 구(WHO)의 일일섭취허용량(ADI)이 체중 1킬로그램당 0.2그램 이하로 설정되어 있 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명칭도 문제다. 혹시 색소의 이름으로부터 고급 밀크캔디인 캐러멜 을 연상하는 가? 뱁새를 보고 황새를 떠올리는 것이 낫다. 캐러멜과 캐러멜색소는 천지 차이다. 등하불명( 燈 下 不 明 ), 첨가물 문제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8. 아스파탐 게이트 이야기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첨가 물 심사과. 식품첨가물 신규사용 허가원 한 건이 접수됐다. 허가 요청 시료는 한 업 체가 수년 전에 개발한 합성물질이었다. 절차에 따라 전문가들이 안전성 심사를 실 시했다. 결과는 사용 불가 였다. 동물실험 자료가 불충분한 데다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선지 이듬해 FDA는 건조식품에 한해 쓸 수 있다 고 공시한다. 격분한 학자들이 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면밀히 재검토했다. 그곳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숨어 있었다. 해당 물질이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이다. 학자들 사이에서 업체를 형사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었다. FDA는 사용허가를 보류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었다. 위기에 직면한 업체는 정치적으로 해결을 도모한다. 백악관에 끈을 대고 있는 정 치인 출신의 저명인사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곧 업체의 전방위 로비가 펼쳐지 기 시작한다. 때마침 정치 상황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Ronald W. Reagan)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새로 부임 한 최고경영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겸임하는 행운을 얻는다. 1981년에 출범한 레이건 행정부는 FDA 국장을 경질한다. 신임 국장은 펜실베이 15
니아 대학의 아서 헤이스(Arthur H. Hayes) 교수. 사용 보류 결정으로 전전긍긍 하던 첨가물 업체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즉시 사용허가 신청을 다시 냈다. 수년 전에 제출했던 자료 그대로였다. 헤이스 신임 국장은 몇몇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 는 듯했지만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그해 7월 사용 보류가 해제되고, 2년 뒤인 1983년에는 음료류에까지 사용 범위가 확대된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는 실화다. 오늘날 인공감미료를 대표하는 아스파탐의 허가 과정이다. 업체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미국의 서얼사(G. D. Searle & Co.). 정치인 출신인 당시 최고경영자는 누굴까. 네오콘의 중심인물로 알려져 있는 도널드 럼즈 펠드(Donald H. Rumsfeld) 전 국방장관이다. 아스파탐의 허가를 진두지휘한 헤이 스는 그렇다고 장수하는 국장이 되지도 못했다. 얼마 안 있어 FDA를 떠난다. 다른 불미스런 일로 구설수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그는 서얼사의 방계회사에 컨설턴트로 영입된다. 신경생리학자인 피츠버그대학의 윌 클라우어(Will Clower) 박사는 저서에서 이 줄거리를 구구절절이 적으며 소비자에게 충고한다. 아스파탐은 식품이 아닙니다. 허가 과정이 불투명한 불량 첨가물입니다. 먹지 마세요. 특히 아이들에게 먹이지 마 세요. 당신 자녀의 미래를 다이어트 음료 몇 병으로 바꿀 순 없는 노릇 아닙니까. 많은 나라의 식품 정책 입안자들이 미국 FDA의 결정을 존중한다. FDA를 자문하 는 학자층이 두텁고 신뢰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그것은 학자들의 양심이 보호될 때에 한해서다. 아스파탐의 예처럼 엉뚱한 정치 술수가 동원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정치논리 앞에서 학자의 양심은 추풍낙엽이다. 이렇게 허가된 아스파탐은 오늘날 100여 개 국가에서 5천 종에 달하는 각종 다 이어트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지구촌의 고정 고객만 2억5천만 명이라는 것이 업체 의 자랑이다. 9. 알쏭달쏭 산도조절제 단지가 하나 있다고 치자. 불투명한 재질로 되어 있어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다. 이 단지에는 여러 종류의 벌레들이 들어 있다. 대체로 순한 벌레들이지만, 개중에 는 독침을 가진 무서운 놈도 있다. 이 단지에 마음 놓고 손을 집어넣을 수 있을까? 산도조절제 라는 식품첨가물의 용도명을 하나의 단지에 비유한다면 바로 이 벌레 가 들어 있는 단지와 흡사할 터다. 이 단지에는 벌레가 아닌 화학물질들이 들어 있 다. 그것들은 비교적 안전한 물질일 수도 있고, 매우 위험한 물질일 수도 있다. 산 도조절제란, 말 그대로 식품의 산도(pH)를 바꿔주는 첨가물. 특수 안경을 끼고 이 산도조절제 단지 의 내부를 들여다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띄 는 것이 구연산이다. 구연산은 식품에 상큼한 맛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산미료다. 과일맛 캔디나 음료 등에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그 옆에는 사과산이 놓여 있 16
다. 이 물질도 구연산과 사촌쯤 되는 산미료다. 또 탄산칼슘이나 탄산수소나트륨(중 조), 구연산칼륨 등의 물질도 보인다. 식품을 부드럽게 해준다든가 혹은 풍미를 강 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첨가물들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물질들은 비교적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단지의 구석, 아니면 아래쪽에 숨어 있는 고약한 녀석들이다. 대표적인 것 이 염산과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이들 물질의 악명은 삼척동자도 안다. 강산과 강알칼리이기 때문이다. 이 첨가물들은 워낙 독성이 강해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중 화시키도록 지침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중화되기 전에 식품 성분과 화학반응을 일 으킴으로써 다른 유해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하고 있다. 또 눈에 거슬리는 것이 황산알루미늄칼륨(명반) 같은 알루미늄 화합물이다. 이 물 질들은 배 다른 형제 가 꽤 많은데, 인체 내에서 알루미늄 축적의 원인이 된다는 데에서 유해성이 서로 닮았다. 그리고 또 밉살맞은 것이 인산염들이다. 인산나트륨 을 필두로 하는 이 가문의 화합물들은 체내에서 미네랄 흡수를 교란한다는 보고가 있어 고약하다. 이들 첨가물은 모두 산도조절제라는 이름으로 같은 단지 안에 웅크 리고 있다. 산도조절제라는 용어는 2006년 9월, 식품완전표시제 가 시행되면서 만들어진 신 조어다. 이 명찰을 달고 있는 화학물질은 무려 55가지나 된다. 가공식품에 거의 필 수적으로 사용되는 첨가물들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제품에서 그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늘 산도조절제라는 편리한 용어 뒤에 꼭꼭 숨기 때문이 다. 조미 기능, 발색 기능, 식감 개선 기능, 보존성 향상 기능 등 식품 속에서 이 물질들이 수행하는 역할은 눈부시다. 수십 가지에 달하는 화학물질을 기능이 유사하다고 해서 단지 하나에 모아 담은 것은 모순이다. 유해성을 기준으로 각각 나누어 담아야 한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단지 자체를 없애는 일이다. 식품 표시 규정에서 산도조절제라는 용도명을 빼자는 이야기다. 사용한 첨가물 명칭을 일일이 기재하도록 말이다. 현 제도 아래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밖에 없다. 산도조절제 표기 가 보이는 식품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벌레가 들어 있는지 모르는 단지에 손을 넣을 수 없는 것처럼, 어떤 물질이 사용됐는지 모르는 식품을 입에 넣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10. MSG 무첨가 의 비밀 요즘 식품 매장에서 감지되는 변화 한 가지. MSG 무첨가 표방 식품이 부쩍 늘 고 있다. MSG가 인공조미료를 대표하는 물질이란 것은 국민 상식이다. 정식 명칭 으로는 L-글루타민산나트륨이다. 라면ㆍ스낵ㆍ만두ㆍ소스ㆍ육수 등 구수한 쇠고기 국물맛이 잘 어울릴 법한 이들 주요 가공식품군의 강력하고 깊은 맛은, 열이면 열 17
MSG의 작품이라는 데에 이의가 없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 식품들 중 몇몇이 신종 커밍아웃 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까지 쌓아온 MSG와의 연을 과감히 청산했으니 예쁘게 보아달라며. 언뜻 신선 해 보이는 이 변화를 우리 소비자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먼저 오엑스 문제 를 하나 풀어보자. 1사용원료 리스트에 MSG 또는 L-글루타 민산나트륨 표기가 없는 제품은 MSG를 안 썼다. 2 MSG 무첨가 선언 식품엔 인 공조미료가 들어 있지 않다. 답은, 둘 다 엑스 다. 즉, MSG 표기가 없다고 해서 MSG를 안 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고, MSG 무첨가를 선언했다 해서 인공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역시 오산이란 이야기다. 이 설명은 하찮은 말장난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배후에 숨어 있는 비밀을 알면 더 이상 말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선 1번 문답이 가능한 이유는 이렇다. 식품완전표시제가 시행되면서 복합원재 료 개념이 도입됐다. 복합원재료란 두 가지 이상의 원료를 혼합한 것을 말한다. 시즈닝 양념 조미분 등의 표기가 있다면 복합원재료로 보시라. 이 들 혼합원료에는 강력한 면책특권 이 주어진다. 그 구성 원료를 일일이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만일 이 혼합물에 MSG도 섞여 있다면? 그렇다. 업체는 굳이 그 사실을 표기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가 눈먼 장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 재미있는 일은 2번 문답과 같은 사례에서 발생한다. MSG를 사용하지 않았 다 고 선언한 제품을 소비자가 만났다고 하자. 보통 제품 전면에 무첨가 마크 가 크게 디자인돼 있다. 그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인공조미료=MSG 라는 등식이 이미 입력된 상태다. 그는 해로운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맛을 냈다는 데에 고마워한다. 안심하고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자동차가 좋아보인다고 하여 보닛도 열어보지 않고 덜컥 사버린 꼴이다. 엔진 등 부품은 온갖 불량투성이 인데 말이다. 그 식품에는 MSG만 빠져 있을 뿐, 다른 인공조미료는 얼마든지 들어 갈 수 있다. 만일 원료 표시란에 향미증진제 라는 표기가 있으면 이 사실은 더욱 분명해진다. 이 용어는 페르세우스의 요술자루처럼 마음대로 인공조미료들을 주워 담을 수 있 다. 그중 대표적인 물질이 이노신산나트륨 과 구아닐산나트륨 이다. 핵산계 조미료 의 쌍두마차인 이 두 물질은 다른 인공조미료들과 함께 향미증진제라는 용어 속에 꼭꼭 숨는다. 여기에 개별 물질명 표기 의무는 더 이상 없다. 미국에 포우푸드 (foux food)라는 말이 있다. 일본에서는 기와( 僞 和 )식품 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사기 식품 쯤에 해당하는 단어다. 인공조미료를 둘러싼 식품 표 시 규정의 허점이 많은 포우푸드 를 만들어내고 있다. 11. 초콜릿과 짝퉁 코코아버터 18
이 열매의 기름은 참 신기하다. 평소에는 돌같이 딱딱하지만 입에 들어가는 순간 크림처럼 스르르 녹아버린다. 서양 사람들이 이 기름에 설탕을 넣고 굳혀봤다. 달콤 한 맛이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것이 간식거리로 일품이었다. 그들은 이것을 초콜릿 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열매는 코코아빈 이고, 기름은 코코아버터 다. 코코아버터가 입에서 순식간에 녹는 이유는 지방의 물리적 성질이 특이해서다. 공식 융점이 34.1 다. 상온에서 고체지만 인체의 체온 근처에서 모두 녹는다. 이 런 특성이 초콜릿을 초콜릿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만일 코코아버터가 없었 다면 오늘날의 초콜릿은 탄생할 수 없었을 터. 초콜릿 산업이 융성함에 따라 코코 아버터가 귀하신 몸 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였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 게 된다. 이 구도를 가장 먼저 간파한 사람들이 영국인이다. 코코아버터를 대신할 수 있는 기름이 없을까? 그들은 연구에 들어간다. 과학이 동원되면 이런 일은 식은 죽 먹기 다. 오래지 않아 그럴듯한 고체유지가 만들어진다. 코코아 성분은 한 방울도 들어가 지 않지만 겉으로는 코코아버터와 똑같다. 물성이 똑같다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 짝퉁 코코아버터 다. 가격은 약 4분의 1 수준. 초콜릿을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위대한 발명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영국의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세력이 있었다는 것. 초콜릿 장인 의 나라 벨기에를 비롯한 몇몇 나라였다. 코코아버터 이외의 유지가 들어 있 는 것은 초콜릿으로 인정할 수 없다 며 이들은 영국을 몰아세웠다. 급기야 초콜릿 을 놓고 유럽이 둘로 쪼개진다. 그것은 초콜릿 자유파 와 초콜릿 순수파 의 대결이 었다. 이 초콜릿 논쟁은 약 30년을 끌어오다가 지난 2003년 막을 내린다. 짝퉁 코 코아버터, 즉 대용버터 가 5퍼센트까지 사용된 것은 초콜릿으로 인정한다는 선에서 전 유럽이 합의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초콜릿 논쟁의 불 이 그 뒤 미국으로 옮겨붙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식품의약국은 그동안 초콜릿에 코코아버터 이외의 유지를 쓸 수 없다 는 입장 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미국초콜릿협회를 비롯한 식품업계는 유럽처럼 바꿔야 한다 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대용버터의 사용을 허가하라는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단체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의 반발이 뒤따랐다. 한 원로 초콜릿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정통 초콜릿은 식문화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예요. 식품 철학 차원에서 다뤄야 합 니다. 먹을거리 수난 시대에 들려오는 서양발 초콜릿 논쟁. 그것이 그런데 식문화 차 원만의 문제일까. 그 속에는 건강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시가 들어 있다. 대용 코코 아버터 는 되도록 먹지 말라는 것.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인공경화유이기 때문이다. 수소첨가 방법으로 만들었다면 틀림없이 트랜스지방산이 들어 있다. 다른 기술로 만들어서 트랜스지방산이 설령 없다 치더라도 먹지 말아야 한다. 지방산 분자들이 19
이미 상처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유지는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대사되지 않는 다. 천연 코코아버터와 인공 대용버터는 건강 측면에서 천지 차이다. 우리나라는 코코아버터를 18퍼센트 이상 쓰면 초콜릿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기 준으로 치면 대용버터를 유럽에 비해 약 3배나 많이 쓸 수 있다. 당연히 천연 코코 아버터는 그만큼 줄어든다. 서양의 초콜릿 논쟁을 구경하면서도 큰 괴리감이 느껴 지는 것이 그래서다. 12. 경고물질 1호, 보존료 경고, 어떤 음료는 당신의 건강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여름이 유독 더울 거라던 지난 2007년 초여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실 린 한 기사 제목이다. 무슨 얘기일까. 음료에 또 뭔가 해로운 물질이 들어간 모양인 데, 필경 색소나 향료 같은 것들이겠지, 그런 것이 또 말썽을 부리는 거겠지, 했 더니 웬걸! 그 기사가 지목하는 것은 다소 생소한 물질이었다. 다름 아닌 안식향산 나트륨. 물론 첨가물이다. 기사가 문제 삼는 것은 안식향산나트륨의 세포 내 행태였다. 세포 발전소 로 불 리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손상시킨다는 것이 요지였다. DNA가 손상되면 발생 할 수 있는 일을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세포가 자기복제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이 결과를 발표한 영국의 셰필드대학 연구팀도 DNA 손상이 각종 신경성 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 언론들이 앵무새처럼 보도한 이 연구 결과는 사실 새로운 발견은 아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안식향산나트륨은 어떤 물질인가. 소르빈산칼륨과 쌍벽을 이루는 식품 보존료다. 보존료란 말 그대로 미생물의 생육 을 억제해 식품 보존성을 좋게 해주는 물질. 전문가들은 두 가지 가설로서 그 기전 을 설명한다. 하나는 미생물의 DNA를 공격해 사멸시키거나 번식을 억제한다는 것 이고, 다른 하나는 산소 접근을 차단해 미생물의 생명활동을 막는다는 것이다. 후자 의 이론은 산화방지제 기능을 설명할 때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문제는 이런 고약한 짓을 하는 보존료가 인체에 들어왔을 때다. 그 물질과 접촉 해 있는 세포는 쉽게 말해 전기고문보다 더 심한 고통을 당한다고 보면 된다. 최악 의 상황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화하는 것. 행여 그런 해로운 물질이 음식에 혼입될세라 주의를 기울이고 또 기울여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주의 는커녕 오히려 손으로 넣고 있지 않는가. 보존료의 발상지는 원래 미국이다. 식품시장이 격변기를 맞게 되는 19세기 후반 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운송 인프라의 발달로 먼 거리 시장에서 식품 수요가 폭발 적으로 늘자 식품업자들은 제품의 변질 방지에 혈안이 된다. 그들은 포르말린과 같 은 유독성 물질이 탁월한 방부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첨가물 전문가인 20
미국의 벤 파인골드(Ben F. Feingold) 박사는 저서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 하고 있다. 실제로 포르말린을 식품에 넣었어요. 사체의 부패를 막는 데 쓰는 물질이었죠. 또 세제의 원료인 보락스도 사용하곤 했습니다. 물론 문제가 많았지요. 치명상을 입 거나 사망하는 사람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일들이 식품업자들의 용감한 행 동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선 보존료의 유해성보다 변질된 식품으로 인한 식중독의 위험성이 더 심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크게 변해 있다. 식품 안전 을 보는 시각도 시 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프로가 만든 간장에는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 법. 가장 좋은 방법은 기술로 보존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 일이 쉽지 않으 면 비용을 들이는 방법이 있다. 새로운 포장법의 개발, 콜드체인의 확충 등이 또 다 른 방안이다. 안식향산나트륨이나 소르빈산칼륨 외에도 프로피온산ㆍ에리소르빈산류, 아질산나 트륨, 이디티에이이나트륨, 데히드로초산, 부틸히드록시아니솔 등이 경계 대상 보존 료다. 작은 관심이 내 몸의 DNA를 지킨다. Ⅲ. 바람직한 식생활의 길 우리 몸은 약 60조 개에 달하는 세포들로 구성된다. 바람직한 식생활이란 무엇인 가. 각 세포에 유해물질이 접촉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필요한 물질을, 필요한 때 에, 필요한 만큼씩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우리의 식 생활은 어때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예를 들어 감자를 생각해보자. 삶거나 구운 감자 속에는 해로운 물질이 없다. 대 신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은 필요한 만큼 들어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비롯 한, 자연이 제공하는 수많은 미량 영양분들도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섬유질도 물 론 유실될 이유가 없다.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호르몬이나 효소 등은 편 안하게 일할 것이다. 수많은 세포들도 흡족하게 생명활동을 영위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감자를 감자튀김이나 포테이토칩으로 가공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 공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산 같은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유 익한 성분들은 파괴되거나 유실될 가능성도 크다. 또 감자전분이나 감자가루로 가 공하여 빵을 만든다면 그 제품에는 보통 좋지 않은 여러 첨가물이 사용된다. 왜 전 문가들은 현대인의 식생활에 경종을 울리는가? 이제 그 이유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론적으로 볼 때 이상적인 식생활이란 되도록 가공을 적게 한 음식을 먹는 일이 21
다. 그러나 문제는 가공을 적게 한 식품일수록 물리적인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 그 것이 우리가 일반 가공식품을 쉽사리 등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가 공식품을 즐기되 해로운 물질은 최대한 배제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적이다. 그래서다. 정제당 대신 비정제당을 사용한 식품을 선택하자. 비정제당이란 사탕수 수나 사탕무의 즙액을 그대로 농축한 흑당이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삼온당과 는 엄연히 다르다. 아울러 조청, 천연꿀 등도 비정제당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또 한 정제유나 인공경화유가 사용된 식품은 되도록 배제하자. 굳은 지방의 부드러움 을 즐기고 싶다면 버터가 사용된 식품을 선택하자. 버터 가운데서도 천연버터가 돼 야 한다. 첨가물도 마찬가지다. 맛을 내기 위해 인공조미료나 향료가 사용된 것은 자격상실이다. 자연소재를 이용하여 맛을 낸 식품을 찾아보자. 다른 용도의 화학물 질도 이런 시각으로 살펴보면 피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이런 원칙은 집에서 간식을 손수 만들 때 오히려 더 유용한 힌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미래의 식품시장을 선점할 가공식품 회사들도 본격 추구해야 할 수칙이다. 바야흐로 웰빙 시대다. 소비자는 기존의 식습관을, 식품회사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22
< 메 모 > 23
<강의 2> 자연예술재배 이야기 - 유기농보다 더 예술적인 자연농 - 생명농업과 농업의 미래 준비 남 상 도 한마음공동체 목사 민족의 생명의 젖줄인 농업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 습니다. 오늘 저는 농업의 현실에 대한 진단과 아울러 우리 농업의 진로를 모색하 기 위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WTO와 FTA로 대변되는 농산물수입개방 압력과 농가부채문제, 농촌인구의 노령 화, 도농간의 소득격차확대, 문화적인 소외감, 질 높은 교육기회의 감소 등 산재해 있는 농촌의 문제들 앞에서 농촌을 지키고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헛되이 하 지 않고 농사를 짓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갖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한국 농촌과 농업의 현실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책을 세 워나가면서 대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한국농촌의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에 대해 광범위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요 즘 농업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생명농업과 그린투어리즘이라 명하여진 녹색관 광, 농촌관광에 국한하여 의견을 개진하고자 합니다. 1. 생명농업 : 예술자연농으로의 접근 1990년대에 들어와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와 더욱 심각해지는 생태계파괴에 직 면하면서 저는 유기농법으로도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유기농업에서 한 단계 더 나 아가는 자연농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예술농법이라도 칭하는데 오늘 짧은 시간내에 왜 예술자연농으로 가야 하는지 다섯 가지로 나누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가. 농업은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순환과 균형구조를 따를 때 가장 생명적 농업이 됩니다. 24
현재 농업의 가장 큰 문제는 균형과 순환구조가 깨어져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예 술자연농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 자체가 완전한 균형과 순환구조를 가진 구성 체로 되어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므로 농업을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균 형과 순환이라는 관점을 견지하게 됩니다. 예술자연농은 해와 달과 별, 그리고 바람 과 비와 눈 등 자연의 에너지 순환에 따른 적절한 대응으로 인간이 땅에서 필요한 양식을 구하는 농업입니다. 따라서 균형과 순환구조의 회복이 아주 절실합니다. 나. 병충해 해결을 위해서는 예술자연농으로 가야 합니다. 현재의 농업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는 병충해의 문제는 외부에서 투 입되는 완전히 발효되지 않은 비료나 퇴비 등이 토양 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 생하는 가스나, 독, 불균형으로 토양내부에 병을 부르는 요인이 축적되거나, 완전 발효되지 않은 비료나 퇴비가 직접적으로 식물이나 농작물의 뿌리에 손상을 입힘으 로 인해 생겨납니다. 또한 충의 문제 또한 외부에서 투입되는 비료나 퇴비가 작물 의 일정부분을 발육 촉진시키거나 과다한 성분(예, 질소)으로 인해 잎이 연해지거나 줄기가 연해짐으로 충들을 모여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산에 있는 나무나 식물들은 외부에서 투입되는 비료나 퇴비가 없이 자연 적으로 퇴적된 낙엽 등이 완전 발효되어 성장의 원동력이 됨으로 인해 병이나 충이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스로 균형과 순환을 지켜갈 경우에 병충해의 문제 는 해결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병충해 방지를 위해서는 자연농이 더 효과적이라 는 것입니다. 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속에서 생존하는 만물들은 각자가 필요한 영양소를 온전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인간이 좀 더 많은 생산물을 얻기 위해 균형과 순환의 구조를 깨뜨리고 땅과 작물을 본래 모습에서 인간이 이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변형시켜 놓았습니다. 그래서 농업의 측면에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땅과 작물을 본 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일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땅을 인간의 욕심에서 해방시 켜야만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것입니다. 또한 땅과 더불어 작물의 문제 역시 본래 작물이 지닌 속성을 되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유전자 변형이나 비료나 퇴비에 적응 된 작물이 아닌 본래 하나님이 지으신 작물의 특성을 지닌 종자가 회복되어야 합니 다. 그러므로 종자의 토착성 유지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자연농으로 가 야합니다. 라. 지속가능한 농업은 곧 지역농업의 문제와 연결지어야만 가능합니다. 땅과 작물을 회복하여 안전하고 건강하며 영양소가 균형을 갖춘 작물을 생산하고 25
소비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지역(국가적 차원)에서 생산된 농산물일 경우에 가능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역외부에서 유입되는 농산물은 결과적으로 과다 투입된 비료 나 퇴비에 의해 생산될 수밖에 없고, 거기에 또 다른 첨가물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 기에 소비자들의 건강이 담보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신토불이"라는 슬 로건이 있는데 이는 몸은 그가 사는 땅과 하나라는 의미입니다. 마. 인간의 건강은 땅과 작물의 건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인간 건강상태의 위협은 생존에 필요한 적정량의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거나, 너무 과다하게 섭취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이는 땅과 작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 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땅과 작물에 과다하게 혹은 성질을 변형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만을 투입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불균형이 땅과 작물의 건강을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듯이 자연도 정기적인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땅이 건강해 집니다. 결국 예술자연농이 지향하는 균형과 순환의 농업은 인간의 욕심을 넘어서서 하나 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회복하는 일을 지향하는 농업입니다. 이를 실천하는 일 이 우리 기독인들의 소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농업을 지향하면서 우리 한마음공동체에서는 식의주를 생태적이고 조화로 운 방법으로 전환시켜가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먹거리는 앞서 말한 바대로 땅이 스 스로 건강을 찾도록, 바람과 햇빛과 비가 농사를 짓도록 기다리는 농업인 예술자연 농업을 실천하는 일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2.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또 하나의 모색 - 그린투어리즘 농촌에서 선택하고 취할 수 있는 생존전략은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포함하는 농업의 다면적 기능의 활용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농업의 다면적 기능이란 농산 물 공급뿐만 아니라 국토보전, 수원 함양, 자연환경의 보전, 양호한 경관 형성, 문 화 전승 등 농촌의 다양한 기능을 말한다. 즉 농업의 기능을 단순히 농산물 공급에 한정하지 않고, 쾌적한 자연환경 보존과 문화적 가치 전승 등 농촌의 다양한 가치 를 유지, 보존하는 데에 두는 것이다. 이러한 농업의 다면적 기능을 현실적으로 수용한 것이 그린 투어리즘(녹색관광) 이다. 그린 투어리즘이란 원래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전원에서 즐기는 관광을 말하 며, 따라서 주로 농촌지역과 농가를 목적지로 하는 관광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농촌의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전통문화와 농촌생활을 체험하고 익히며, 전 통음식을 즐긴다는 것이다. 해안관광을 blue tourism, 눈 덮인 산악관광을 white tourism, 도시관광을 light tourism이라고 부르는 데 반해 푸른 녹음 속에서 전원 을 즐긴다는 의미에서 그린 투어리즘이라고 불러왔다. 26
그린 투어리즘은 세 가지 측면에서 농촌의 현실에서 수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관광 목적지로서 농촌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관광 행태가 점차적으로 보는 관광에서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관광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보 아야 한다. 농촌은 이러한 참여와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그러므로 도시인들에게 준비된 농촌은 관광 목적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농촌의 지속가능한 개발전 략이기 때문이다. 그린 투어리즘은 대규모 외부자본이 아닌 주민들 자신이 주체가 되기 때문에 소득의 외부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린 투어리즘을 농 촌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수단으로서 파악되어야 한다. 그린 투어리즘이 가져다주는 직접적인 효과로는 첫째, 친환경적인 관광을 통한 자연환경 보존 효과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의 관광이 자연을 파괴하고 오염시켜온 것과는 달리 그린 투어리즘은 잘 보존된 자연경관을 즐기고, 그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연환경 보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번째 효과 는 지역사회의 활성화이다. 무엇보다도 수익 증대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 해 지역 전체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지역 주민들은 지 역사회가 지니고 있는 생태적,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도시인들에게 제공해 준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어 지역사회가 자신감에 가득차게 된다. 이같은 소득 향상과 자신 감 고취로 인하여 지역사회의 삶의 질이 향상되어 갈 수 있게 된다. 세번째 효과로 는 도시와 지역사회의 교류를 통한 상호 거리감 해소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린 투어리즘을 단순히 지역의 소득향상과 활성화의 한 수단으로서만 받 아들이는 것은 그린 투어리즘의 본질에도 어긋나며 과거 상업주의적 관광의 행태를 답습하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지역사회의 가치를 확인하며, 도시민과의 문화적 교류를 활발히 한다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그 부수적 인 효과로 소득향상과 경제활성화를 꾀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그린 투어리즘 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가. 농촌을 농촌답게 우리가 사는 농촌이 앞으로 누려야 할 삶의 가치들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의 문제입니다. 우리 농촌 어느 곳을 가더 라도 젊은 일꾼들이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농촌소득이 적고,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심각하며,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시대적 흐름에 뒤 떨어진다는 생각, 그리고 주거문화의 불편함 때문에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나름대로 생각을 갖고 생태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사람들과 생의 방 법으로 귀농을 선택한 사람들은 농촌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러 나 아직까지는 떠나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사람들보다 많습니다. 농촌으로 돌아오는 27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구조로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둘째로, 농촌 소득을 향상시킬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값싼 농산물의 수 입과 쌀의 전면 개방은 우리 농촌의 경제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밖에 없습니 다. 이런 위협들 속에서 농촌에서 살아가는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더 핍절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부채는 자꾸 늘어가고, 경제적인 수입은 점차 줄어드는 형 편에서 사람들은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농촌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려면 우리의 삶의 근거가 되 는 식의주의 문제와 이 식의주의 문제에 앞서 우리의 가치관을 점검하고 바른 가치 를 갖도록 하는 교육의 문제, 그리고 교육이 현실화되어지는 문화의 문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식 -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 농촌이 가진 자원 중에 제일 우선이 먹거리입니다. 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소득을 증대시키고 사람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내야 합니 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값싼 농산물의 수입과 쌀의 전면 개방은 농가소득을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뿐더러 가공처리 및 포장이 라는 측면에서 우리보다 월등한 기술을 가진 물건들이 들어온다면 소비자들의 시선 은 당연히 그 쪽으로 쏠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입 농산물들이 지닌 취 약점이 화학살상농법에 의해 재배 생산된 것이고, 장거리 운송을 위해 여러 가지 화학 약품처리가 이루어졌으며, 색깔이나 향기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착색제, 향신 제등이 첨가된 멀거리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금은 힘들 더라도 화학비료나 제초제, 농약의 사용을 자제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저농약, 무농약, 유기농산물을 생산해내는 일입니다. 2 의 - 천연염색을 활용한 의복 문화의 개선 농촌이 지닌 자원들을 바탕으로 하여 생산되어지고 상품화되어지면서 사람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옷이 있다면 도시인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천연염 색을 한 옷은 착색제나 화학적인 처리를 통해 물들인 옷보다도 통기성, 흡습성, 향 균성이 뛰어나다. 천연 염료의 재료는 우리 농촌의 들과 산에 널려있는 것들이다. 황토, 쑥, 치자, 오배자, 홍화, 감, 재 등 수많은 자연의 소산물들이 천연염색의 재 료가 될 수 있다. 의복문화가 사람들의 삶을 더욱 더 자연친화적인 모습으로 변화 시킬 수 있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3 주 - 향토색 짙은 주거문화 28
농촌이 도시인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도시와 같은 형태의 구조를 벗어나서 다른 것들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자랑스러운 주택문화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흙집과 구들장이다. 흙 집은 시멘트로 만들어진 집들과는 달리 통기성이 좋으며, 흙 자체가 지닌 장점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집들이 농촌에 들어선다면 도시인들 에게는 넉넉한 고향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고, 농민들에게는 건강 과 농외소득을 보장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도시인들의 머리에 장성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되리라고 생 각합니다. 장성을 찾는 사람들에게 황토흙집으로 지어진 음식점, 숙소, 놀이터, 구 판장, 촌락 등이 보여지고 그들이 직접 찾아가 머무를 수 있는 민박들이 제공된다 면 도시인들이 장성을 찾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다. 4 평생교육의 장으로서의 농촌 농촌은 인간에게 있어 참으로 필요한 가치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 들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야 할 자연경관이 사람들로 하여 금 많은 부분을 기억하게 하고, 삶을 정비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면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도시의 어린이, 청소년, 장년, 노인들에게 참다운 가치와 삶의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구체적인 모습이 체험학습장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인들이 농사철에 모여와서 농사일을 돕는 경험 에서부터, 농촌의 흙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도예, 천연염색, 흙집 짓기 등에 참여, 자연환경의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삼림욕, 황토방 체험 등 수 많은 체험들이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면 도시인들의 발길을 머무르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이다. 현재 한마음공동체는 유치원을 통해 지역의 아이들과 도시에 있는 생태적 환경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자녀들을 한데 모아 교육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체험학교를 통 해서 여러 가지 문화체험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들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공동 체는 앞으로 보다 더 적극적으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역의 아이들과 도시의 뜻있는 사람들의 자녀들을 교육하는 대안교육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해갈 것이다. 5 다양한 문화체험 - 축제의 일상화 공생의 삶과 살림의 삶으로부터 형상화되어 나오는 문화는 축제이다. 농촌은 예 전부터 이 축제가 일상화되어온 공간이다. 농촌에는 세시풍속이라고 해서 굳어진 것들 외에도 다양한 문화가 현존한다. 24절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펼쳐지는 여러 가 지 행사와 인간의 생사화복에 연결된 많은 요소들이 인간의 삶을 축제적으로 바꿔 29
간다. 축제에 참여하고, 축제가 주는 삶의 활력을 경험한 이들은 다시금 축제를 찾 게 된다. 그러나 이 축제가 일상의 삶과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면 일회성으로 그쳐 버릴 것이고, 실제적으로 농민들의 소득과는 무관한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한마음 공동체와 백운교회에서는 지난 15년간 도시소비자와 지역농민들을 엮어내는 추수 감사축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화합을 위해 정월 대보름날 지신밟기 행 사를 행하고 있다. 이런 행사들 외에 여러 가지 축제행사를 기획하고, 농민들의 요 구와 바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6 농촌문화체험관광 우리와 같은 형태의 농촌 경제를 가진 일본의 경우, 와세다 대학에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킬 방안을 제시하도록 용역을 주었는데, 그들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농촌 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생산과 판매 위주가 아닌, 농촌의 여러 가지 자원 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려 농림성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까지의 관광이 보고, 먹고, 즐기는 차원의 관광이었다면, 앞으로의 관광은 보 고, 먹고, 즐기는 것과 더불어 실제적 삶을 접하고 거기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 고, 인간의 삶의 모습을 통해 정을 느끼는 쪽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이러한 관광의 진행과정은 필연적으로 농촌문화체험관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농촌문화체험관 광은 농촌의 관광자원화를 통해 농민들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와 도시인들이 농촌지역의 삶과 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모색 되어야 한다. 나. 세계 속의 농촌으로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어 서게 할 수 있는 것은 자연풍광이나 놀이시설이 아니다. 한국의 정서를 느끼고 한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공 간을 원한다. 한국민의 의식주와 문화, 교육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원하 는 것이다. 한국에서 접한 의식주는 다른 나라에서 접하는 것과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찾게 되는 근거가 된다. 3. 새로운 농촌건설을 위한 제언 저는 그동안 지역사회의 발전과 한국농업 농촌의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나름 대로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노력이라는 것이 식 의 주 문화 교육 복지를 한데 어우른 새로운 농촌의 모델을 창출하는 일이었습니다. 아시는 대로 한 눈 팔지 않고 그동안 농촌에 몸 담으면서 갖은 오해와 구설 속에서도 묵묵히 한국 농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애써왔습니 다. 그래서 지난 해에는 전라남도 친환경농업 대상(유통부분)과 농림부와 환경부에 30
서 공동 주관하는 친환경농업대상에서는 유통부분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 만 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의 농촌은 먹거리 생산만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FTA와 같은 농촌을 막다른 현실로 몰아가는 상황에서는 생존의 가능성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친환경농업이 지금이야 대안으로 생각되어지고 각광을 받고 있 기는 하지만 이것조차도 앞으로 별다른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제 는 농업의 문제를 농촌의 문제와 결부시켜서 해결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 다. 농업의 문제를 먹거리만의 문제로 국한 시키지 말고, 농산물 생산으로만 한정짓 기 말고, 농촌과 농민을 포함한 포괄적인 영역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대안이 바로 한국의 농촌마을을 세계 속의 농촌마을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식의 주문화교육복지가 한데 어울어진 공동체를 형성하여 세계적인 명소를 만들자는 것 입니다. 먹거리는 안전한 먹거리(친환경농산물 단지조성)로, 의복은 웰빙을 생각한 천연소재(실크, 무명, 삼베 등)로, 주택은 인간의 몸과 그 성분이 유사하여 가장 적 절한 제3의 피부라고 불리울 수 있는 황토집으로, 교육은 대안교육으로, 복지는 일 하는 실버타운으로, 문화는 공동체문화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모두 한울타리 안에 서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간에 이러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경주해왔습니다. 먹거리는 친환경농업을 바탕으로 하는 생명농업을 16년간 지속해 왔고, 생산과 더불어 유통에 힘써 한마음공동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가진 유통업체로 성장시켜 놓 았습니다. 지역에 위치하고 규모는 적지만 연간 100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친환경농 산물 유통업체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한마음공동체는 광주와 경남을 근거로 해서 앞으로는 수도권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행로가 전남 지역의 친 환경농산물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좋은 통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존의 친환경농업을 up-grade한 무투입예술자연농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투 입예술자연농법은 말 그대로 기존의 관행농법이 투입 대비 생산의 공식에서 투입량 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원칙을 내세워온 것에 비해 아무 것도 투입하지 않아도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수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행농법보다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는 검증된 농사법을 토대로 하는 것입니다. 친환경농 업이 퇴비의 과다한 투입으로 병과 충을 불러들이며, 영양과잉상태로 말미암아 농 산물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소지가 있음을 직시하면서 자연 본래의 생산력을 회복하는 무투입예술자연농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해간의 실험과 교육을 통해 소정의 성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의복의 문제는 그간의 노력을 통해 실크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소재임을 분명히 깨닫고, 기능성을 갖춘 속옷을 만들어 유통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지난 해 방영된 광주 MBC 다큐 뽕 100년사 에 직접 출연하고, 기획을 도우면서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 잠업을 회복하는 일이 굉장히 필요한 일이라고 깨닫게 되었 31
습니다. 지금은 중국에 밀려 국내 잠업이 초토화된 현실이지만, 머지않아 국내에서 생산하는 실크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 근거는 중국을 다니면서 점차 도시의 변두리에서, 외곽으로 그리고 점차적으로 더 외진 곳 으로 뽕밭이 축소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웰빙의 시대에 사람들이 가지게 될 가장 중요한 욕구 중 하나가 입는 옷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사람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섬유가 자연소재로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라는 생각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실크나 자연소재가 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 중에서 도 실크 산업은 기능성을 가진 탁월한 소재가 될 것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실크 속옷입니다. 실크는 몸 안에 있는 독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 다. 아울러 누에나 뽕이 가진 부가가치를 생각해본다면 잠업의 효용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간에 지사님께서는 선견이 있으셔서 전남도를 천연염색의 메카로 만들어 오셨습니다. 그래서 전남 지역이 웰빙 의류문화의 선두에 서게 만들 어 놓으셨습니다. 이제 그러한 노력 위에 잠업을 추가하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보태겠습니다. 주택(잠자는 공간)은 아름다운 황토 집을 짓는 쪽으로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간의 노하우를 통해 국내 최초의 230평의 이층 황토 집을 완공했을 뿐 아니라, 외국인(스위스인)이 직접 거주해보고 편안하고 안락한 집이라고 평가한 나주의 집, 유치원과 가정집이 어우러진 국내 최대의 116평 황토집, 겨울 공기 14일 만에 완 성한 황토집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문화들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제 꿈은 이런 황 토집을 군락의 형태로 만들어 100채 혹은 200채 정도로 만들어서 외국인들이 머물 러 갈 수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주택은 인간에게 있어 제 3의 피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거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기에 주택에 관심을 쏟지 않는 것 같습니다. 32
하지만 새집증후군과 같은 환경공해로 말미암아 점차적으로 황토집의 수요가 늘어 날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이러한 시점에 황토집에 대한 규범과 실례를 가질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지난 20년동안 한마음공동체를 통해서 도농간의 다양한 교 류사업을 진행해왔고, 정월 대보름축제, 추수감사축제 등을 통해 지역문화를 선도하 면서 공동체적 문화를 형성하는데 애써왔습니다. 아울러 지역문화를 바르게 만들어 가기 위해 여성농업인센타를 중심으로 여성농민들의 권리증진과 복지향상을 위해 애써왔습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매년 체험학습을 통해 초중고생들에게 다양한 체험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고, 일년에 한 두달은 대안학교 학생들의 장기체류형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2005년부터는 도제식의 흙집학교를 개설하 여 3년과정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복지적인 측면에서는 한마음공동체가 주축이 되어 장성지역에 자활후견기관과 여 성농업인센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가 가지게 된 생각은 일정한 단위의 면적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훨씬 더 효 율적이고, 경쟁력을 갖춘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 들의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도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안학교는 제천 간디공동체의 양희창 교장 흙집짓기는 남원 봉송황토마을의 이학수 촌장 먹거리는 한마음공동체와 예술자연재배연구회 한국준비위원회 의류는 전라남도 원종장분장의 김종선 분장장 국제농업교류센타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 박성원교수 국제적인 대체의학센타는 한국자연치유연구회장인 기준성 선생, 전홍준박사 일하는 실버타운은 한마음자연생태유치원장인 김성희 원장 등입니다. 4. 결론 농촌과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지난한 일이다. 규모화와 선진화, 혹은 첨단 화를 통해서 농업의 미래가 담보되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촌과 농업의 미래 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농민이 없이는 농촌과 농업은 의미가 없다. 농민이 주체가 되어 무언가 변화를 모색하고 실천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열어가야 한다. 이 엄연한 현실 앞에서 농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개인의 생존만이 아닌 민족의 생존, 인류의 생존을 담보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농민들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운명을 개척하 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미래는 가능성의 영역이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가능성 의 영역을 현실로 만들어가자. 33
친환경 농산물 생산 및 유통 한마음영농조합법인 1. 개요 - 국민소득 및 의식 수준 향상으로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로 친환경농 산물에 대하여 소비자 선호도 증가 -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 증가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1차 농산물뿐만 아 니라 친환경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산업까지 성장하면서 많은 가공업체와 유통업체가 등장하고 이로 인하여 보다 많은 수요 증가 추세 - 또한 WTO, FTA등 국제적인 상황 아래에서 정부의 친환경 육성 정책에 따른 생산증가로 생산과잉 현상 발생 및 친환경 식품의 수입 증가로 전체 시장의 혼란성 증가 - 이와 같은 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보다 낳은 친환경 식품의 생산과 유통 의 대안이 필요한 시점에 이름. 2.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 및 유통 특성 -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는 안전성을 담보로 하여 소비자들의 신뢰에 의한 유통 으로 일반 관행농법의 농산물과 차별화가 되어 있음 - 소비자의 특성상 생산 과정을 보지 않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 어서 생산현장 및 생산자, 생산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함. - 다품종 소량 생산이며 소비자가 제한되어 있음 - 이로 인하여 과거에는 일반 시장이나 대형 마트에서 취급 유통하는 데는 한계 가 있어서 주로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 또는 전문 유통 조직에 의하여 유통되었음 - 2005년부터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량 증가로 인하여 대형마트, 백화점, 농협 하나로마트, 전문 유통조직 등으로 취급 경로가 보다 다양화 됨 - 과거에는 생산자 주도의 상품에 대한 가격 결정 능력이 있었으나 06년부터 소비에 비하여 생산량 증가로 관행 농산물처럼 가격 결정에 생산자가 많은 어려움 증가되는 추세이며 향후에는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원칙에 따라 가격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짐 34
3.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 및 소비 추세 가. 친환경 농산물 유형별 생산 추이 자료: 농산물품질관리원(2006) 전 체 유 기 무 농 약 저 농 약 구분 2001년 2002년 2004년 2005년 구성비 (01년/05년) 농가수(호) 4678 11892 28951 53478 100/100 면적(ha) 4553 11240 28216 49807 100/100 생산량(톤) 87279 200374 460735 797747 100/100 농가수(호) 442 1505 3283 5403 9.5/10.1 면적(ha) 450 1602 4622 6091 9.9/12.2 생산량(톤) 10670 21114 36746 68091 12.2/8.5 농가수(호) 1645 4084 9776 15278 35.1/28.6 면적(ha) 1298 3727 8440 13803 28.4/27.7 생산량(톤) 32274 76828 167033 242068 37.0/30.4 농가수(호) 2591 6303 15892 32797 55.4/61.3 면적(ha) 2811 5911 15154 29909 61.7/30.1 생산량(톤) 44334 102432 256956 487588 50.8/61.1 - 인증면적은 2001년 4,553ha에서 2005년 49,807ha로 약 10배 이상 증가 - 생산량은 2001년 87,279톤에서 2005년 797,747로 약 9배로 증가하여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4.4%로 차지 - 유기농산물 보다 무농약, 저농약 농산물이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의 90%이상 차지 - 친환경 농산물의 증가 추세가 실로 엄청나나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지면적 기준으로 2.7%, 농가수 기준으로 4.4%, 생산량 기준으로 4.4% 차지 - 현재 유럽, 일본등 선진국에서도 친환경 농업에 대한 투자가 계속 증가 할 것 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약 10% 정도 까지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늘릴 계획임 나. 소비 추이 -1990년대 후반까지는 그야말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직거 35
래 유통을 하였으며 정부의 통계도 미약한 실정이었음 -2000년 이후 소득수준 향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특히 환경과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함 -이로 인하여 2000년 이후부터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 매년 약 50% 정도씩 성장 -2003년 이후 웰빙이니 로하스니 하면서 보다 폭발적인 소비자 관심이 증대되 면서 대형마트나 농협 등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친환경 식품만 판매하는 전 문매장 등장 4. 친환경 농산물(가공품포함)의 유통 현황 가. 유통경로 ( 친환경 농산물 유통 경로) 생 산 자 생 산 자 생산자 조직 소 비 자 소 비 자 생 산 자 생산, 소비자 연계조직 소 비 자 생 산 자 전문유통, 대형마트 소 비 자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 형태 -생산자와 생산자 조직을 통한 제휴 형태(한마음영농조합) -생산자와 소비자조직 간의 제휴를 통한 형태( 한살림, 생협) -전문유통업체(초록마을, 대형마트등 나. 가격 형성 현황 - 현재는 일반관행 농산물 약 30% 정도 높은 가격대 형성 - 생산자와 유통을 하는 조직간의 자유로운 결정에 의하여 생산비와 유통비를 적절하게 산정하여 결정 - 소량 다품종 생산으로 생산자와 유통하는 조직 간 계약 재배를 통하여 생산 비와 유통비를 적절하게 산정하여 가격결정을 할 수 있었으나 - 향후에는 생산량 증가로 인하여 시장의 수급 조절에 의하여 결정 될 것으로 생각되며 생산자의 가격보장이 힘들어져 품목에 따라서 관행 농법으로 생산된 일반 농산물처럼 가격 폭락도 예상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 36
- 이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한층 강조되는 시점이며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정부 의 훌륭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임 - 특히 정부는 최근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값싼 수입 친환경농산물의 기준을 명확히 정하여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임 5.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및 유통 개선 과제 가. 소비부문 -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불만 사항 중의 하나가 품목이 다 양하지 않고 년중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이와 같은 문제점 을 보완하기 위하여 친환경 농산물 유통하는 단체는 생산자가 마음놓고 생산에만 전념 할 수 있도록 생산 및 유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 소비자들의 상품의 안전성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도시 와 농촌 다시 말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 확보를 위한 보다 많은 프로그램 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이 현재 판매되고 있는 물품에 대한 신뢰성 확보에 정부와 생산자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정부의 역할: 인증농산물의 사후관리 강화, 농소정사업확대 등 생산자 역할: 소비자들이 생산지를 방문하여서 체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농사 및 추수체험, 농촌문화 체험등) - 대량 소비처 발굴(학교급식, 단체급식, 전문음식점) - 친환경농산물 가공산업 활성화(가공식품개발 및 상품화 작업) 나. 유통부문 - 물류 유통 시스템 개선(친환경농산물 전문 유통 센터 설치등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인증제 도입을 통한 소비자 신뢰 강화 (정부에서 급식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것 때문에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개념도 없는 학교급식업체 난립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성 저하 우려) - 학교급식등 단체 급식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 (각급학교에서 급식업체 선정 시 정부에서 철저한 관리를 통하여 미자격업체 들이 선정되지 않도록 행정지도 강화) -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홍보 강화(브랜드화, 포장디자인의선진화) - 유통에 정부의 적극 참여 보다는 전문 유통업체들에 대한 간접지원 강화 (특산물 직판장 개설등 직접투자 보다는 전문 유통업체를 통한 간접지원체계 확립) 37
6. 친환경농산물(가공품포함) 유통 사례(한마음공동체) 한마음공동체 소개 일반현황 명 칭 한마음영농조합법인 대표자 남상도 조직결성일 1994년 2월 3일 목적 친환경농산물 생산, 유통, 판매 자연생태 학교 운영 등 주소 전남 장성 남면 판매장 전국 48개소 회원수 소비자: 25,000명, 생산자: 60여 농가 보유 시설 현황 저온창고 물류창고 사무실 포장실 냉장탑차 일반차량 기타 70평 150평 20평 8평 1톤 3대 2.5톤 1대 2대 생산현황 구분 노지면적 시설면적 인증품목 비고 유기인증 27,500 평 3,900 평 쌀, 채소류 등 21품목 무농약 17,000 평 3,100 평 쌀, 채소류 등 19품목 저농약 50,000평 단감 등 과일류 매출 추이 구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매출액 31억 60억 81억 90억 한마음공동체의 역사 시작할 때 전라남도 장성군 남면의 한마음 공동체는 1984년 마령리의 백운교회에 남상도 목사님이 부임함으로써 태동하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농촌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남목사님은 농촌목회활 38
동을 하면서 피폐한 농촌을 목격하게 되었다. 점점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농촌경 제, 젊은층의 이농은 늘어만 가고, 아기울음소리가 사라져 버린 농촌, 그로 인한 고 령화, 공동체 문화의 쇠퇴,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논리에 물들어가면서 농촌은 고유 의 정체성을 급격히 상실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 하면서 1986년부터 수세거부운동, 자갈대 싸움, 적십자회비 부당징수 거부, 쌀값 보장, UR 거부투쟁 등 현실사회와 농업, 농민문제 해결을 위한 참여와 투쟁을 적극 적으로 앞장서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현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농민 들을 조직화 및 의식화 시켜 농민집회나 정치투쟁을 하였지만 이농은 계속되고, 농 촌은 계속 황폐화 되어갔다. 한국사회에서의 농업의 가치는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 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이 일회성으로 그치기 쉽고 지속성에 한계가 있으며 제도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투쟁만으로는 농촌과 농업의 가치를 찾을 수 없음을 알 게 되었다.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정의, 생명, 민족공동체에 근거한 생산, 유통, 소비 를 함께 고민하던 중 농촌 생활 속의 농민운동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1990년 3월 생산자 협동조합 한마음공동체를 설립하였다. 걸어온 길 1984년 전남 장성군 남면 마령리 백운교회로 부임해 온 남상도 목사님이 지역농 민들과 함께 정의운동을 중심으로 한 농민운동을 전개해 오다가 90년 3월 한마음 공동체를 창립하여(농민60농가 광주소비자 3,000세대)유기 농산물 생산, 유통, 소 비를 중심으로 민족,정의,생명 운동을 힘차게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한마음공동체의 연혁 1990.03.10 한마음공동체 창립 1994.02.03 한마음 유기농 영농조합법인 설립 1994.07.14 한마음신용협동조합 설립 1994.09.03 하남 한마음 생활협동조합 설립 1994.10.26 중흥동 한마음 생활협동조합 설립 1994.07.10 학동 한마음 매장 설립 1995.12.01 한마음 생산 유통시설 확장 (저온창고 30평, 창고 50평, 집하장 50평, 퇴비장 200평, 유기농시범하 우스 800평, 우렁이양식장 100평, 축사 100평) 1996.07.09 봉선동 한마음 유기농 쌀모음터 설립 2000.04.01 한마음환경농업교육장(자연학교), 자연생태유치원설립 39
2002.03.01 장성군 여성농업인센터 운영 2006.12. 한마음공동체 친환경유기농산물매장 48개 운영중 현재 한마음 공동체는 농약과 화학 비료를 배제한 유기농법 재배 및 확대로 땅과 자연 을 살리는 것은 물론 자연과 인간의 유기적 협동관계를 회복하고, 농촌과 도시간에 공동목표를 매개로 서로 협동하면서 공생공존의 여건을 조성하고, 도시와 농촌의 직거래를 통해 농촌의 경제를 회복시키고 아울러 도시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건강 한 먹거리로 보답하여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지역 공동체 운동을 수행하는 것을 목 적으로 하고 있다. 2006년 현재 남면 마령리, 덕성리, 평산리, 분향리 지역 60농가가 생산자 협동조 합의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상추, 깻잎, 치커리, 당근, 고추, 양파, 고구마, 감 자, 미나리, 무 등의 채소류와 쌀, 현미, 흑미 등의 잡곡류와 딸기, 오이, 토마토 등 의 과채류를 60농가의 한마음 공동체 조합원들이 생산한다. 물론 농산물 검사소에 서 품질인증을 받은 안전한 농산물들이다. 아울러 우리 지역에 구할 수 없는 품목 은 전국의 믿을 만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 시켜 주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기농 논농사에 꼭 필요한 제초용 우렁이 양식을 하고 있으며 지역의 작물 을 실험할 수 있는 실험용 대형 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 3월 한마음 공동체 창립 후 유기농산물을 생산하여 광주 백운동 현대 아 파트 주민들과의 직거래를 시작으로 1996년까지 광주에서 2,000세대가 넘는 소비 자 회원을 확보하였고 지역 농민 30세대가 유기 농업에 동참하였다. 1996년 이후 차량 직거래를 축소하고 매장 중심의 운영 방식으로 바꾸면서 현재 광주지역 봉선 동, 화정동, 중흥2동, 하남, 학동, 풍암지구, 첨단과학단지 등 48군데에서 매장을 통 해 직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정월 대보름행사 및 모내기, 추수 감사절 때 행사를 통한 소비자와 생산자 교류 가 이루어지고 있고, 광주 지역 33군데 매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원들과 접하고 있다. 또한 함께 의식이 공유된 서울의 여러 환경운동을 하는 단체들과도 꾸준한 교류를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서 자연학교와 생태유치원을 통해 생산자교육 소비자 교육 대안교육 및 농촌문화를 도시민이 즐기며 농촌은 농외소득으로 녹색관광을 실 천하는 그린투어리즘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2006년 현재 환경농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해 이만명 명이 넘게 방문하여 유기농업 경험을 나누고 있다. 1. 한마음 신용협동조합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동으로 출자해 기초자산을 확보하고 자립 경제를 세우기 위 한 운동이다. 농촌에는 농협과 축협이라는 단체가 있으나 농민의 정치, 경제적 권익 40
을 대변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땅히 농민은 농민 스스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자주,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신용협동조합이 필요 하며, 또한 이는 농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다. 1994년 설립 되었고 2006년 총자산규모는 9억 원에 이르고 있다. 2. 환경농업 교육장, 한마음자연학교 환경농업에 대한 교육은 환경 농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 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환경농업 교육장이다. 한마음 공동체는 환 경농업 교육을 원활히 수행하고 지역의 폐교를 인수, 환경교육장을 설치하였다. 환 경농산물을 중심으로 도농간 직거래를 확대하고 환경농업에 대한 관심 및 신뢰를 크게 증대시키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농사의 체험과 농산물의 소중함 및 먹거리의 중요성을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장이 되며 농민들에게는 그동안 한마음에서 쌓아 온 유기농법의 경험을 토론하는 장이 되고 있다. 1현장 학습단지 시설 유기농업의 귀중함과 유기농 농산물 직거래의 중요성을 안정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확산시킨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직접 현장에 와서 환경농업을 체험하 므로 환경농산물에 대한 기술 습득 및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전라남도 지역의 초 중 고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육장, 숙박시설, 체험 시설(미꾸라지, 우렁이 체험장, 천연염색, 도예체험, 황토집 체험, 주말농장, 유기농 업단지) 등을 마련하였다. 2나비 곤충 전시관 유기농업을 통해 회복되는 자연생태계의 모습과 잊혀져가는 우리의 곤충과 해외 희귀 곤충 나비들을 시, 한지공예, 천연염색, 서예, 수풀공예등을 접목하여 전시장 을 만들어 놓았으며 교육성 뿐 만아니라 예술성도 갖추어 놓아 어린이 학생 소비자 회원들 그리고 관광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으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3생태유치원 자연과 인간이 가장 친숙하게 어우러진 어린이 교육시설을 운영함으로 이 지역의 대안교육을 뿌리 내리고 있다. 유치원과정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초등과정 대안학교 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4기타 그밖에도 천연염색공방, 도예공방, 황토집, 장승 탈 등의 목공예 체험장, 창포 연꽃 41
조성단지, 토종가축 산야초 식물 견학시설 등을 통해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3. 생태마을만들기 마을 전체의 유기농화, 그리고 관광, 학습, 휴식, 먹거리, 볼거리가 제공되는 공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지역의 저수지에 천둥 오리 는 찾아 볼 수 없었는데 환경농업이 점차로 확산되면서 몇 년 사이 많은 겨울 철새 들이 몰려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문화적 측면으로는 폐교를 인수, 환경농업교육장을 생태마을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고자 계획하고 있으며 세대교체를 통한 교회의 갱신 그리고 인원과 경제의 안정을 바탕으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여 지역 공동체로서의 활동도 활발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4. 식( 食 ) 의( 依 ) 주( 住 ) 철학 운동 식( 食,먹거리)-유기농산물을 통하여 병들어 가는 도시인들과 농약과 화학비료 에 찌든 우리 농토와 농민을 살리는생명먹거리 나눔운동입니다. 의( 依,입을거리)-천연염색와 우리의 전통한복을 통하여 피부에는 자연의 염료 를 통하 여 생명력을 주며 우리의 시선은 자연소재의 색깔을 통하여 은은하고 편한 의복문화를 만들가는 의복혁신운동입니다. 주( 住,살집)-현대의 주거문화는 편리함을 쫓은 나머지 온갖 유해물질과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안식처가 아닌 병의 근원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환경파괴적인 소 재의 집으로 인해 다시 재활용할 수 없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는 집입니다. 저 희 한마음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황토집건축을 2001년도 부터 시작하여 매년 2회 이 상 황토집짓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차후에는 친환경황토건축사업부를 신 설하고 또한 대안학교로서 황토건축을 전문으로 배우는 고등학교 과정을 계획중입 니다. 철학(행복과 건강)-한마음공동체의 기본생활철학은"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입 니다. 행복은 다음세상에서 그리고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또 지금 모든 것을 참으며 포기하며 훗날만의 행복을 기약한다고 행복이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이곳 이 사람들과 함께 자연과의 만남을 통한 행복 이야 말로 순간에 사라지는 행복이 아닌 건전한 삶에 대한 철학과 즐거움에 바탕을 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행복론 입니다. 또한 진정한 행복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건강"에 있습니다. 그래서 한마음은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고 대중적인 건강법을 보급하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42
한마음의 3대운동 한마음공동체의 CI와 캐치프레이즈의 의미 한마음의 CI-무당벌레 무당벌레는 친환경 유기농 재배의 대표적인 해충인 진딧물의 천적으로서 천적 농 법등 한마음의 친환경농업의 의지를 나타내며 하늘의 천사 라는 별명처럼 유기농 생산농민과 도시회원을 연결시켜주는 다리로서 정직하고 신뢰가 가는 생산 유통 소 비 공동체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마음의 캐치프레이즈 -행복한 가족 건강 유기농식탁 한마음은 생명사랑정신을 기반으로 유기농업을 통하여 농민과 소비자 그리고 환 경이 모두 건강해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바로 밥상위에 생명이 있고 밥상이 건강해져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43
<강의 3> 먹거리와 식품안전 - GMO, 식량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GMO를 우려하며 대안을 고민하자 김 은 진 원광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1. GMO 현황 2011년 2월 GMO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출간하는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 제서비스(ISAAA)'에서 2010년 현황을 발표하였다. 현재 29개 국가에서 GMO를 재 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총 면적이 1억4800만ha로 전세계 경작지 15억ha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2) <그림 1> 2010년도 GMO 재배국가 및 면적 (Clive James, Global Status of Commercialized Biotech/GM Crops: 2010, ISAAA) * 이 글은 지적재산권으로서의 농부권 보호와 종자주권(김은진, 경영법률 제21집 제1호, 2010. 10) 을 바탕으로 수정 보완한 것이다. 2) Clive James, Global Status of Commercialized Biotech/GM Crops: 2010, ISAAA, 2011. <http://www.isaaa.org/resources/publications/briefs/42/executivesummary/default.asp>(last visited Sep. 13, 2011). 44
그러나 1996년 재배 이후 GMO 오염에 대한 사례도 많이 나오고 있다. 'GMO 오염사례 등록(GM Contamination Register)'에 관한 활동은 2005년 영국의 진와 치(GeneWatch)와 국제 그린피스가 2005년에 시작하였다. 이는 바이오안전성의정 서에 의해 회원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GMO로 인한 오염에 대한 모니터링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 현재의 모니터링 방식으로 충분한지에 관한 의문에서 시작한 것이 다. 다음 세 가지를 오염사례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사례를 수집하였다. 첫째, 비의 도적인 방출로 인한 오염사례이다. 이는 연구 개발단계에서부터 재배, 유통에 이르 기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의도적인 방출로 인한 피해사례를 말한다. 둘 째, GMO의 불법적 재배이다. 즉, 다양한 단계에 대한 법적 승인 없이 행해진 재배 사례를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GMO가 일반 농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보고된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다. 1997년부터 2011년 6월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총 331건의 GMO 오염사례가 발생하였다. 2011년에만 총 13 건이 발생했고 2010년에 발생한 건수는 총 36건이다. 이 가운데 비의도적 방출로 인한 피해는 약 241건이며 불법적 재배 사례는 약 45건이다. <그림 2> 1996-2007 국가별 GMO 사고 건수 45
<표 1> 1997-2007 종류별 GMO 사고 건수 년도 97 98 99 00 01 02 03 04 05 06 07 계 비의도적 방출 1 1 3 19 16 17 9 16 10 45 28 165 불법재배 1 1 1 1 2 2 3 10 11 11 42 농업에의 영향 1 1 2 1 3 8 계 3 3 6 20 18 17 11 20 23 56 39 216 2. GMO의 안전성 관련 문제 유전자조작의 위험성은 크게 인체, 생태계 및 사회 경제적 위험성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인체에 대한 위험성을 보자면 1998년 8월 영국 로웨트연구소의 연구원이었 던 푸츠타이 박사가 유전자변형감자를 먹인 쥐 실험에서, 쥐의 면역체계와 질병 저 항력이 크게 떨어짐을 보고하면서 처음으로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 이후 여러 차례 에 걸쳐 유전자조작농산물을 먹을 경우 생겨나는 위험에 대한 보고가 있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들은 아래와 같다. 1999.1.27 독일에서 유전자조작 식품으로 인하여 항생제 내성을 갖 는 슈퍼균이 발생하여 장 내에 잔존할 가능성에 관한 컴퓨터 모의실험 1999.5.18 영국의료연합(BMA)에서 유전자조작식품의 항생제내성 유 전자가 인체 내 항생제 내성을 키움으로써 건강상의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고 2000.5 독일 예나대학 연구팀에서 유전자조작 유채의 꽃가루를 먹은 벌의 장 속에서 유전자조작된 DNA가 검출됨으로써, GMO 속의 유전자가 이를 섭취한 동물과 사람에게 전이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 2000.10. 영국 the Advisory Committee on Animal Feeding Stuffs 에서 GMO 작물의 유전자가 그것을 먹은 동물의 몸속에 전이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고 2002.7.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팀에서 유전자조작농산물을 7명에게 먹 인 결과 3명의 장내 박테리아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되었음. 2005.5. 미국 몬산토사에서 2002년에 실시한 쥐실험 결과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먹인 쥐들의 콩팥 크기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작았고 혈 액 성분 변이가 일어났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짐. 2005. 12. 러시아 과학자 이리나 에르마코바가 실시한 실험결과 유전 자조작 콩가루을 임신 2주 전부터 먹은 쥐의 새끼쥐의 36%가 심하게 체 중이 적었으며 55.6%가 태어난 지 3주 만에 죽었다는 사실을 발표함. 46
GMO는 궁극적으로 식량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식량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식품으로 그대로 섭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식품으로 이 용된 GMO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식품 이나 의약품과 같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품은 이미 그 문제점이 드 러난 이후에는 그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실제로 그 위험 이 나타났는지 여부보다는 그 위험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가 더욱 중 요하다. 즉, 위험에 관한 우려가 있을 때는 반드시 예방을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 다. 예방조치 없이 단지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 그 상품의 안전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지금까지의 과학기술의 산물을 살펴보면 안전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체에의 유해성에 관한 문제는 수입주도적인 국가가 자국 식품산업의 보호 를 위하여 비관세무역장벽을 구축하기 위한 요인으로 식품의 안전성을 이용하고 있 다는 주장이 수출국들 사이에서 제기되면서 그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 둘째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1999년 5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Bt 옥수 수의 Bt 독성이 Monarch 나비유충에 치명적임을 보고한 이후 계속적으로 문제제 기가 이루어져 왔다. 아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1999.8.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에서 BT면화에 대해 솜벌레가 내성을 가 진다는 연구결과 발표 1999.9.30. 영국 정부에서 GM 작물의 꽃가루가 4.5km 밖까지 이동할 수 있음을 보고 1999.12.1.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Bt 옥수수의 Bt 독성이 뿌리를 통해 토양 속으로 스며들어감을 밝힘 1999.12.2.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GM물고기 한 마리가 40세대 내에 물 고기 무리 전체를 절멸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모의실험결과를 발표 2000.8.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Bt 옥수수의 Bt 독성이 Monarch 나비유충에 치명적임을 재확인 2000.8. 영국 University of East Anglia에서 GMO 작물은 새들의 개 체 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 보고 2002.1.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무 실험을 통해 수퍼잡초의 위험성 이 몇 세대 동안 계속된다는 사실을 입증 2002.2. 영국 University of Maine에서 GMO 작물이 교차수분을 통해 유기농작물을 오염시킨다는 연구결과 발표 2002.3. the World Conservation Union에서 GM 농작물이 동물 및 식물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축산비용도 증가시킬 것이라고 발표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