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가정책연구 제29권 제1호: 137-160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 박휘락 ** 논 문 요 약 본 논문은 북한 핵위협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법이 과연 위협의 변화에 부합되도록 변화 또 는 강화되어 왔는가를 점검하고, 필요한 교훈을 도출해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일 반적인 핵대응 방법, 즉 외교적 비핵화, 억제, 방어, 대피 또는 핵민방위, 그리고 상대방과 타협의 상황별 활용을 설명하고, 이를 한국에게 적용하여 현재 어느 부분에 치중하고 있고, 어느 부분이 미흡한가를 평가하였다. 본 논문의 분석 결과,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에 성공한 후 다종화 다수화 를 추 구하고 있는 상황에 부합되지 않게 한국은 여전히 외교적 비핵화나 억제에만 의존함으로써 위협과 대응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이제부터라도 방어에 대 한 비중을 늘리면서 대피와 타협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북한이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은 선제타격밖에 없다는 점에서 방어 중에서도 한국은 선제타격 능력을 구비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탄도미사일 방어가 안정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우선은 하층방어에 중점을 두어 PAC-3 등 요격미사일을 확보하면서 미군 의 사드 배치를 허용할 필요가 있고, 적절한 범위 내에서 핵민방위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의 다종화 다수화 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유연한 자세로 남북관 계를 진전시켜 유사시 타협의 여지를 마련하고, 남북한 군대 간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에도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주제어: 북핵, 북한 핵무기, 비핵화, 선제타격, 미사일 방어, 핵대피, 민방위 * 이 논문은 2014년도 국민대학교 신진교수 연구지원금으로 수행된 연구임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138 박휘락 Ⅰ. 서론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고... 다종화( 多 種 化 )된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 고 자평한 바 있다(조선일보, 2013. 2. 13: A1). 2014 국방백서 에서도 북한은 40여 kg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 고, 소형화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라고 평가한 바 있다(국방부, 2014: 28). 지난 2015년 2월 24일(현지시간)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Joel Wit) 미 국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규모를 10 16개로 전제하면서 2020년까지 최대 100개까지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하였다(동아일보, 2015. 2. 26: A6). 이제 북한은 핵무기 의 소형화 경량화 는 달성한 상태에서 그 종류와 수를 늘리는 다종화( 多 種 化 ) 다수화( 多 數 化 ) 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한미 양국의 대규모 응징보복에 의하여 정권은 물론이고, 국가도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도 섣불리 핵무기를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기술적으로는 핵무기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즉 핵미사일 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사용 가능성에 있어서도 2013년 3월 27일 북 한은 전략로켓트군과 야전포병군을 강력한 핵 선제 타격이 포함된 1호 전투근무태세 로 진입 시키기도 했고, 2013년 4월 1일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 공고화 에 대한 법을 통과시켜 핵무기 사용을 위한 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1) 2014년 11월 23일 이 땅에 핵전쟁이 터지는 경우 과연 청와대가 안전하리라고 생각하는가 라면서 위협한 적도 있다(조선일보, 2014. 11. 24: A1). 북한 이 자신의 생존이나 결정적 이익이 위협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누구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2006년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부터 북한의 핵무기 위협 과 대응에 대한 국내의 연구는 지속적으로 증대되어 왔다. 학자들은 2009년 북한의 제2차 핵실 험 전후까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도와 전략을 분석하고(박준영, 1999; 황지환, 2006; 우승지, 2007; 조화성, 2009, 이헌경, 2009 등), 세계적 비확산 정책과 미 중의 대한반도 전략에 미칠 영향과 이들을 통한 외교적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박홍석, 2008; 전성훈, 2009; 신성 호, 2010; 한용섭, 2010 등). 그리하여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적 노력을 중심으로 북한이 개발 한 핵무기를 폐기시켜 비핵화를 달성할 것을 강조하였다. 당시의 상황에서는 적절한 접근방식으 1) 이 법의 5조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적대적인 핵보유국과 야합하여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침 략이나 공격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한 비핵국가들에 대하여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하지 않는 다. 라고 되어 있다.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39 로 평가된다.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은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지만, 이에 대한 억제(deterrence) 및 방어(defense)를 둘러싼 학계의 연구는 많지 않았 다. 김태현이 쿠바사태를 참고하여 억제 차원에서 대안을 모색한 바 있으나(2013), 다른 학자들 의 후속연구는 거의 없었다. 예비역 및 군인학자들이 구체적인 억제방안을 검토하거나(박휘락, 2013; 박창권, 2013; 최정민, 2014), 국방부가 킬 체인 (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 어 (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를 제시하면서 이에 관한 논문들이 발표되기 시작하였 다(박휘락, 2013; 권혁철, 2013).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국제정치적 및 국가전략적 수준에 대한 고려와 연계가 미흡하고, 가능한 모든 대안을 종합적이거나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급속하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은 더욱 종합 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고, 특히 외교적 노력과 군사적 대응의 방향과 비중을 적절하게 조화시 킬 필요가 있다. 군사적 대응에 있어서도 억제,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탄도미사일 방어 (BMD: Ballistic Missile Defense), 민방위(civil defense) 등 다양한 방법들을 어느 정도의 비 중으로, 어떻게 균형을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어야 현재의 상황과 여건 속에서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 (portfolio)을 확보할 수 있고, 어떤 분야의 노력을 더욱 강화 또는 감소시켜야할 것인지를 가 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는 일반적으로 핵위협이 심각해지는 정도에 따라서 그에 대응하는 방법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고, 북한의 핵위협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정 도인가를 분석한 다음에, 그에 대한 한국의 현 대응방향이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대두될 위 협의 정도에 부합되는지를 평가해보고자 한다. 그 결과로서 위협과 대응이 불일치한 점이 드러 날 경우 그것을 교정하기 위하여 무엇을 보완해야 할 것인가를 제안하고자 한다. Ⅱ. 핵위협 강화에 따른 단계별 대응 방법 1. 비핵국가의 일반적인 핵위협 대응방향 핵위협에 대한 대응은 핵무기 보유와 미보유 상태에 따라서 확연히 달라지는데, 비핵국가가 핵보유국의 공격에 대응하는 형태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다섯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외교적 비핵화로서 상대국가와 직접 협상하거나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하여 상대국의
140 박휘락 핵무기 개발을 포기시키거나 개발된 핵무기를 폐기함으로써 비핵화 상태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합리적이면서, 평화적인 대안이라서 국내 및 국제적인 지지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상대방을 설득해야하기 때문에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고, 기어코 핵무기를 개발 해야겠다고 결심한 국가에 대해서는 시간만 낭비할 우려가 있다. 둘째, 상대방이 개발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시키는 것, 즉 상대방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매우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임을 위협하는 것이다(Freedman, 2004: 37). 이 방법은 평화적이면서 외교적 노력과 병행하여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억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고, 상대방의 결정에 수동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셋째, 방어로서 상대방의 핵무기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항 공기, 미사일, 잠수함 등을 이용하여 핵무기를 발사할 경우 그것을 도중에 요격(interception)하 거나, 2) 상대방이 공격하기 직전에 지상에서 해당 핵무기를 타격하여 파괴, 즉 선제타격하게 된 다. 이것은 성공할 경우 상대방이 보유한 핵전력 전체를 무용화할 수 있고, 방어적이라서 내외의 지지를 획득하기가 용이하다. 다만, 고도의 기술과 대규모 비용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넷째, 방어의 일환이면서도 독자적인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 사항은 핵폭발 시를 대비한 대 피 또는 민방위(civil defense)이다(세계의 핵민방위에 관해서는 박휘락, 2014a). 이것은 핵폭 발 시 국민들의 생존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대피소를 구축하거나 안전한 지역으로 소개( 疏 開, evacuation)하는 활동으로서, 평화적이지만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야하고, 상당한 비용과 노 력을 각오해야하며, 전략적 수세를 감수해야 한다. 다섯째, 상대방과의 타협으로서, 유화정책(appeasement policy)으로도 비판받을 수 있지만 상 대방이 요구하는 조건을 어느 정도 수용함으로써 핵무기 사용의 빌미를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해결책이 대두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방법이다. 3) 이것은 일단 최악의 사태는 모면할 수 있지만, 내외적으로 굴종으로 비판받을 수 있고, 상대방이 더욱 많은 것을 요구할 경우 대안이 점점 고 갈된다는 단점이 있다. 2) 탄도미사일방어(BMD)라는 명칭으로 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핵무기에 대한 방어방법이다. 현재 미국 은 요격미사일을 개발하여 배치한 상태이고, 일본,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들도 이 방법에 상당한 중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다. 탄도미사일방어에 관한 세계적 추세에 대해서는 Missile Defense Advocacy Group http://missiledefenseadvocacy.org/ 참조. 3) 이의 전형적인 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대하여 취한 정책이다. 히틀러의 침략 을 방조하였다면서 후세에 의하여 신랄할 비판을 받았지만, 1938년 9월 30일 독일과 뮌헨조약을 체결한 후 영국의 챔벌레인(Neville Chamberlain) 수상은 우리 시대를 위한 평화(peace for our time) 를 달성한 사람으로 높게 평가되었다.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41 2. 핵위협 강화에 따른 대응방법 변화 특정 국가가 어떤 대응방법을 사용할 것이냐는 것은 그 당시 직면하고 있는 핵위협의 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상대가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 같다고 의심하는 단계에 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교적 노력으로 상대방의 핵무기 개발을 포기 및 중단시키고자 노력하 겠지만, 실제로 핵무기 개발에 성공해버리면 이러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 는 억제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 핵무기 위협이 강화될수록 동원되는 방법이 더욱 많아지고, 방어 조치들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상대방이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려면 미사일 직경보다 크기가 작아야하고, 미사일의 추진력으로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야 한다)했느냐 여부는 대응방법의 선택에서 중요한 분수령이다. 핵미사일은 음속의 5-20 배로 비행하여 기술적으로 탐지하여 요격하는 것이 어려워 상대가 핵미사일 을 구비했다는 것은 우리가 무방비로 적의 공격에 노출되는 상태라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외교적 비핵화와 억제도 추진해야 하지만, 방어는 물론이고, 대피 또는 핵민방위도 고려하게 된다. 상대가 핵미사일을 다종화 다량화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우라늄으로도 핵무기를 만들고, 증폭 핵분열탄과 수소폭탄을 제조하여 핵무기의 숫자를 증대시키는 것)할 경우에는 억제에 비해서 방 어와 대피의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피 또는 민방위도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상대방의 요구조건을 어느 정도 수용함으로써 시간을 번다는 타협도 고려해보게 된다. 핵위협의 정도가 강화됨에 따른 대응방법의 선택과 그 비중들을 도식화하여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 핵위협 강화에 따른 대응방법과 비중의 변화 * 윤곽선의 종류와 굵기로 각 방법의 비중 차이를 설명(점선은 검토 수준이고, 실선의 경우 굵을수록 비중이 큼) <그림 1>을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첫째, 상대방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
142 박휘락 우에는 그것을 포기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주를 이루면서 일부 억제노력을 검토하기 시작한 다. 비핵화를 통하여 핵개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방 국가가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은 지속하면서도 상대방 이 핵무기를 사용하고자 하더라도 억제시키는 것이 중요한 방법으로 대두된다. 동시에 앞으로 핵위협이 더욱 강화될 것에 대비하여 방어조치들도 검토하게 된다. 셋째, 상대방이 핵무기를 소 형화 경량화 하는 데 성공하였을 경우에는 핵미사일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로서 핵미 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발사준비를 하는 동안에 타격하는 선제타격에 관 하여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조치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핵대피를 포함하는 민방위도 논의하게 된다. 넷째, 상대방이 핵무기의 숫자를 상당할 정도로 증대시켰을 경우에는 선제타격과 요격 등 의 방어조치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대피조치의 비중을 강화하고, 상대방의 요구를 어느 정 도 수용하는 타협의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섯째, 상대방이 대륙간탄도탄이나 잠수 함발사 미사일 등을 포함한 전략 수준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동맹국들의 지원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따라서 억제, 방어, 대피 등의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하면 서 타협을 더욱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림 1>에서 제시되고 있는 바와 같이 핵위협이 강화되어 새로운 조치가 추가된다고 하여 이 전 조치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핵위협이 강화되는 만큼 국가전체 업무 중에서 핵대응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되어 핵대비를 위한 노력의 절대량이 커질 것이고, 따라서 다양한 조치들 이 함께 추진될 수 있다. 다만, 각 조치별로 상호보완효과도 적지 않아서 외교적 비핵화가 효과 를 거둘 경우에는 억제와 방어 노력을 일부 절약할 수 있고, 방어조치가 강할 경우에는 외교적 조치나 억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방어에 중점을 두다가도 그것이 어렵거나 합리적이 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억제 또는 외교적 비핵화의 비중도 역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핵전쟁은 전쟁의 주체인 국가를 초토화하는 너무나 심각한 사태이기 때문에 불가피할 경우 경제적이거나 주권적인 어떤 사항을 양보하더라도 타협하여 회피할 수 있어야 한다. 3. 핵위협 강화에 따른 방어형태 변화 외교적 해결, 억제, 타협에 비해서 방어는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구체적 방안이 동원되는 것 이기 때문에 더욱 세분화하여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 핵위협의 강도변화에 따라 방어조치의 형 태와 비중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방어에서 시간적으로 가장 먼저 검토될 수 있는 것은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이다. 4) 이 4) 이의 전형적인 예는 이스라엘이 1981년 6월 이라크의 오시라크(Osirak) 핵발전소, 2007년 9월 시리아의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43 것은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투행위 (한인택, 2010: 194)로서, 나중에 조치하면 더욱 불리해지기 때문에 조기에(sooner) 조치한다는 의도에서 실시된다(Mueller, et al., 2006: 10; Brailey, 2005: 149). 1981년과 2007년에 이스라엘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핵발전 소를 타격한 것처럼 나중에 불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 확실할 경우 지금 제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예방타격은 일찍 결행할수록 간단한 노력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침략행위로 규탄될 위험이 있다. 명분을 확보하기 위하여 기다릴 경우 성공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상대방이 핵무기를 다수화해버리면 결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추가적인 사항은 박휘락, 2014b). 예방공격과 유사하면서도 국제적으로 정당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선제타격이다(강 임구, 2009: 37). 이것은 상대방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imminent)했을 경우 시행하는데, 예방공 격에 비해 정당성을 인정받을 소지는 크지만, 상대방의 공격징후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고, 발사 직전의 긴박한 시기라서 성공이 어려울 수도 있다(추가적인 사항은 박휘 락, 2013b). 방어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공격해오는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활동이다. 이것 은 핵미사일이라는 창에 대하여 방패를 확보하는 방안으로서, 기술적 실현가능성(feasibility) 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성공할 경우 상대방이 개발한 핵무기를 모두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다수의 국가들이 BMD 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를 개발 및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은 상대방이 핵미사일 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순간부터 검토하고, 계속 기술과 숫자를 확대해 나가게 된다. <그림 1>에서는 방어와 별도로 표시하였지만, 핵대피 또는 핵민방위도 방어의 중요한 형태이 다. 핵미사일 방어에서는 요격을 적극적 방어(active defense)라고 말하고, 대피를 소극적 방어 (passive defense)라고 말한다(윤기철, 2000). 핵폭발을 상정하는 것 자체가 워낙 끔찍하기 때 문에 대대적인 대피에 착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합리적인 정부라면 상대가 핵미사일 공격 능력을 갖추었을 때부터 대피를 검토해 나가야하고, 핵무기를 다종화 다량화한 상태라면 반드시 논의 및 실행해 나가야 한다(추가적인 사항은 박휘락, 2014a). 방어에 관한 세부적인 방법들을 <그림 1>과 동일한 취지로 표시해보면 <그림 2>와 같다. 다일 알주르(Dair Alzour) 핵발전소를 공군기로 타격하여 파괴시킨 것이다.
144 박휘락 <그림 2> 핵위협 강도에 따른 방어형태와 비중의 변화 * 윤곽선의 종류와 굵기로 각 방법의 비중 차이를 설명(점선은 검토 수준이고, 실선의 경우 굵을수록 비중이 큼) <그림 2>를 자세하게 설명하면, 예방공격은 핵개발이 의심되는 순간부터 계속적으로 검토되다 가 상대가 소수의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필수적인 대안으로 검토된다. 다만, 예방공격은 어떤 결과를 야기할 지 어려울 정도로 위험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주저하게 되고, 상대가 핵무 기를 다종화 다수화 하여 한번의 공격으로 파괴시킬 수 없게 되면 선택이 불가능해진다. 상대방 이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 하여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면 당연히 미사일의 요격을 위한 BMD의 구축과 선제타격이 핵심적인 방어형태가 되고, 대피에 관한 사항도 부분적으 로 논의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핵무기를 다종화 다수화 할 경우에는 BMD와 선제타격 능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대피책까지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전략무기화에 성공했을 경우에는 선제타격의 성공 여부는 어려워지고, 대신 BMD와 대피가 핵심적인 방어방법으로 남게 된다. Ⅲ. 북한 핵위협 수준 분석 북한은 1960년대 중반 소련의 지원을 받아 IRT-2000 연구용 원자로를 가동함으로써 핵무기 개 발의 단초를 갖게 되었다(최용환, 2010: 51-53). 비밀리에 추진하던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도는 북한이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의 특별사찰에 불응함 으로써 노출되었는데, 특별사찰을 받으면 핵무기 개발 의도가 드러날 것이라서 이를 거부하였 고, 아예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도 탈퇴하였다. 이로써 북 한의 핵개발은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었고, 미국을 중심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기 위 한 대대적인 외교적 노력이 전개되었다.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은 제네바 합의 를 통하여 미 국이 북한의 기존 흑연감속로를 대체할 수 있는 1천 MW급 경수로 발전소 2기를 건설하여 제공하 고, 1기 완공 시까지 연간 중유 50만톤을 제공하며, 대신에 북한은 5MWe 원자료의 폐연료봉을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45 봉인 후 제3국으로 이전하고, IAEA의 안전조치협정을 이행하면서 특별사찰을 수용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으며, 이로써 위기는 봉인되는 듯 했다(국회도서관, 2010: 6).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그러다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James Kelly)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고농 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계획의 존재를 시인하는 발언을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미국은 2002 년 12월 중유지원을 중단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북한은 1994년 합의한 핵동결조치를 해 제함과 동시에 IAEA 사찰단을 추방하였다. 그 이후 2003년 4월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한국 과 북한으로 구성되는 6자 회담이 시작되었고, 그 결과 2005년 9월 9.19 공동성명 을 통하여 북 한이 현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으로 합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합의 후 1년이 지 난 2006년 10월 9일 제1차 지하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북한의 제1차 핵실험 규모는 1kt 이하에 불과하여 수준이 미흡하였지만, 2009년 5월 25일 실 시한 제2차 핵실험에서는 4kt의 위력을 달성하였고, 이로써 초보적인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것 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그 때까지 총 40-50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판단되고(김진 무, 2010: 334), 이것으로 10개 이하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5) 또한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소형화 경량화 성공하였다고 주장하였다. 2014년 북한은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신형 전술미사일 을 수차례 시험발사하였고(중앙일보, 2014. 9. 23: A10),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도 개발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조선일보, 2014. 8. 28: A5). 북한이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정도의 소형 화에 성공하였다는 평가도 있는 것으로 볼 때(동아일보, 2014. 2. 26: A3), 스커드 미사일에 탑 재하여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정도의 소형화(스커드 B의 경우 직경 90cm 정도, 중량 1t 이하가 되기만 하면 된다)에는 성공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의 다종화 다수화 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0년 11월 북한은 헤커(Sigefried Hecker)를 비롯한 미국의 핵과학자들에게 우라늄 농축 공장을 공개한 적이 있고, 이것이 2배 크 기로 확장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김동수 외, 2013: 38), 비밀의 추가 농축우라늄 공장이 존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권태영 외, 2014: 153). 그러면 북한은 고농축우라늄으로 핵무기를 생산하여 그 수를 지속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정영태 외, 2014: 44-47). 삼중수소를 활용하여 위력을 강화시킨 증폭 핵분열탄 을 제조하고자 노력하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정영태 외, 2014: 27-36). 북한은 영변의 5MWe 원자로를 재가동하거나 200MWth급(25-30MWe)의 경수로도 건설 5) FAS, Status of World Nuclear Force, at: http://www.fas.org/programs/ssp/nukes/nuclearweapons/nukestatus. html (검색일: 2014. 11. 1).
146 박휘락 중이라서(김동수 외, 2013, 28: 44) 플루토늄 핵무기의 숫자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북 한은 2016년에는 34개 정도, 2018년 말에는 43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추정치도 제 시되었고(권태영 외, 2014: 172), 최악의 상황에서는 2020년까지 100개까지 생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되는 것이다(동아일보, 2015. 2. 26: A6). 동시에 북한은 그들의 핵무기를 전략무기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2010년 10월 사거리 3,000-4,000km로서 미국의 괌까지도 타격이 가능한 무수단 미사일을 공개하 였고, 2012년 4월 15일 사거리 5천km 이상으로 추정되는 차량탑재 신형 미사일인 KN-08을 공개 하기도 하였다(국방부, 2012: 29). 또한 북한은 장거리탄도미사일인 대포동 1호를 1998년에, 대 포동 2호를 2006년, 2009, 2012년에 시험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은 평안북도 동창리의 미사일 발 사대를 종전엔 47m에서 52m로 확대함으로써 2012년 12월의 미사일보다 더욱 대형의 미사일을 발 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조선일보, 2014. 2. 8: A6). 2014 국방백서 에서도 북한은 총 다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 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다 라고 평가하고 있다(국방부, 2014: 28-29). 이렇게 볼 때 북한은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정도로 일차적인 소형화 경량화는 이룩한 상태에서 다종화 다량화를 추진해 나가는 단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는 전략무기 로 격상시키기 위하여 대륙간탄도탄 비행시험을 지속할 것이고, 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하 는 능력도 향상시켜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하여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자 노력 할 것으로 판단된다. Ⅳ. 지금까지 한국이 적용해온 대응방법 평가 제2장과 <그림 1>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상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는 초기에는 외 교적 비핵화가 주축이 되지만, 상대가 핵무기의 질과 양을 계속 증대시키면 그에 맞도록 억제, 방어, 대피, 협상 등의 다양한 방법을 추가해 나갈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 화를 달성하였고 조만간 다종화 다수화 에도 근접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여 한국의 현 대응 방법을 개별적으로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외교적 비핵화 북한 핵위협에 대한 대응에서 한국이 처음부터 가장 높은 비중을 두었고, 아직도 유사한 비중 을 두고 있는 것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비핵화로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북한으로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47 구성된 6자회담을 핵심적인 수단으로 삼고 있다. 6자회담은 2003년부터 베이징에서 개최되었고, 2005년 9 19 합의 에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이끌어내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개최 자체가 불투 명할 정도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여전히 6자회담에 대한 기대 가 적지 않다. 6자회담의 경우 북한 핵에 대한 각자의 정책방향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6개 국가들이 다 른 5개 국가와 타협해 나가야하는 중층적 네트워크라서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인 것이 사실이다(전재성, 2014: 84-86). 6자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인데, 중국 의 경우 한국의 기대와 달리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기대만큼 높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상태이다 (원동욱, 2013: 77). 한국의 입장에서도 6자회담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형국이어서 독자적 인 입장을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 했을 경우에는 외교적 비핵화보다는 억제나 방 어에 더욱 큰 비중을 두어야한다는 점에서 볼 때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폐기라는 소망으로 6자 회담에만 의존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안보불안을 초래하고 있는 점이 있다(양길현, 2012: 150). 2. 억제 북한 핵무기에 대한 한국의 기본적인 억제방책은 미국의 확장억제 (extended deterrence)에 의존하는 개념이다(박창권, 2014: 92).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대 신하여 응징보복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게 알려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 다. 2010년 한국과 미국은 국방협력지침 을 체결하여 한미 확장억제 정책위원회 를 설치하였고, 2013년부터 맞춤형 억제전략 (tailored deterrence strategy)을 완성하여 위협단계, 사용임박단 계, 사용단계로 나눠서 다양한 정치적, 군사적 조치들을 망라해둔 상태이다. 다만, 미국의 확장억제가 약속대로 시행될 것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자국에 대한 공격에 응징보복하는 것과 우방국에 대한 공격에 응징보복하는 강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확장 억제는 본질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박창권, 2014, 82-83). 이러한 이유로 북한은 미 국이나 미군에 대한 핵공격은 주저하더라도 한국에 대한 공격은 주저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핵우산 (nuclear umbrella)을 재래식 수단까지도 포함하는 확장억제 로 용어를 전용한 것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미국의 입장에서도 핵무기 사용은 쉽지 않다(Schneider, 2013: 6). 6 25전쟁 때 핵무기를 독점하고 있는 시대의 미국도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여 핵무기 사용을 포기하였다면(이재학, 2014: 106), 과점 상태인 현재는 더욱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
148 박휘락 그래서 한국은 자체적인 핵억제전략의 수립 및 구현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 대통령 직속의 국방선진화추진연구회에서는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와 비대칭전력으로 도발하려 할 때...북한 지휘체계와 주요 공격수단을 미리 타격하거나 제거 하는 능력과 의지 를 갖추는 능동적 억제전략 (조선일보, 2010. 9. 4: A5)을 제시하였고, 이 내 용은 2011년 3월 8일 발표된 국방개혁 307계획 에서 적극적 억제능력 확보 로 반영되었다(국방 부, 2011: 11). 그러나 한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응징보복 전략을 구 상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능력을 계속 강화해오는 동안에 억제태세는 비중에 맞도록 확장되었고, 확장억제의 구현을 위한 미국과의 협력도 계속적으로 강화되어 왔다. 다만, 현재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지 않는 것을 억제의 효과로 판단하기는 어렵고(김태현, 2004: 177), 미국에 의한 억제가 어느 정 도 북한에게 신뢰성있게 작용할 지 알 수 없는 한계가 있다. 3. 방어 상대의 핵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에는 요격, 선제타격, 대피가 있는 데, 그 중에서 핵심적인 방법은 요격이다. 요격의 경우 기술과 비용이 문제가 되지만 가장 기본 적이면서 안정적인 방어의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1983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전략적 방어 구상 (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이라는 슬로건으로 미국을 공격하는 핵미사일을 공중 에서 요격하겠다고 추진함에 따라 한국은 요격을 자연스럽게 논의하게 되었지만,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부터 남북한 간 화해협력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논의하지 않게 되 었다(Klingner, 2011: 7). 북한의 제1차 핵실험 후인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에 대 한 관심을 증대시키기는 하였으나, 실제로 구현된 사항은 거의 없었다(Klingner, 2011: 8). 결 국 한국은 미사일이 아닌 항공기 요격만 가능한 지상 PAC-2 미사일과 해상 SM-2 미사일을 확보 하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특히 한국의 미사일 방어=미국 MD 참여 라는 주장(정욱식, 2003)이 확산되면서 국방부는 미 MD 불참 이라는 구도에 얽매어 요격을 위한 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하 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국방부는 2012년 이스라엘로부터 그린파인 레이더 2식( 式, 시스템을 세는 단위)을 구입함으로써 기초적인 감시능력을 구비하였고, 하층방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로 하면서 고도 15km 정도에서 공격해오는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PAC-3 미사일을 획득하기 로 결정하였다(조선일보, 2014. 3. 13: A8). 스캐퍼로티(Curtis Scaparatti) 주한미군 사령관이 본국에 사드(THAAD: Theater High Altitude Area Defense)라는 상층방어용 요격미사일(고도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49 150km 정도에서 공격해오는 상대의 핵미사일 요격 가능)의 한국 배치를 요청하였다고 언급한 이 후(조선일보, 2014. 6. 4: A1)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안보와 국방에 도 움이 될 것 이라는 수용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조선일보, 2014. 10. 8: A5). 다만, 이 순간 핵미 사일이 공격해올 경우 그것을 요격할 수 있는 유효한 능력을 구바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임은 분 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을 통하여 공격 직전의 북한 핵미사일을 파괴시키는 방법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전 정승조 합참의 장이 적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명백한 징후 가 있을 때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타격하겠다 고 언 급한 이후(조선일보, 2013. 2. 7: A1) 한국군은 탐지 후 최소한 30분 내 타격한다는 목표로 킬 체인 의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완성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다만, 한국군은 탐지 1분, 식별 1분, 결심 3분, 타격 25분으로 생각하고 있지만(권혁철, 2013: 38) 2분 이내에 탐지와 식별을 하고, 3분 이내에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결심한다는 것은 현실상으로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고, 명백한 징후 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실제로 북한이 2014년 7월 9일, 2014년 7월 13일에 비무장지대 근처에서 동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500km 정도 비행하였지만, 한미 양국군은 이를 탐지하지 못하였다(조선일보, 2014. 7. 10: A4; 조선일보, 2014. 7. 14: A5). 공격해오는 적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할 수도 없고, 발사 직전에 선제타격을 할 수도 없 다면, 한국은 이스라엘처럼 기습공격을 통하여 북한의 핵시설을 파괴시키는 방안, 즉 예방타격 도 고려해봐야 한다(박휘락, 2014b). 실제로 1993년과 1994년에 조성된 핵위기 상황에서 당시 페리(William Perry) 미 국방장관은 예방타격 차원에서 북한의 핵발전소를 정밀타격(surgical strike)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Carter and Perry, 1999: 129). 그러나 당시 김영삼 대통령 이 미국이 우리 땅을 빌려서 전쟁을 할 수 없다 면서 극력 반대하였듯이(세계일보, 2013. 4. 3: 30), 대부분의 국민들은 예방타격을 유효한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은 현재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능력을 구비한 상태이지만, 이에 대한 한국의 방어태세는 미흡할 뿐만 아니라 금방 개선되기도 어렵다. 수년 내에 북한이 핵무기의 다 종화 다수화 를 달성해버릴 경우 한국은 어떤 대책도 강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4. 대피 북한이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면, 방어능력이 미흡한 한국으로서는 핵대피 또는 핵 민방위를 검토해야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제1차 핵실험 이후 사후관리 (consequence management)라는 용어로 이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고(윤정원, 2007), 일부 정부 연구기관에서
150 박휘락 검토한 바가 있으나(한국건설기술연구원, 2008; 국립방재연구원, 2012)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오히려 소극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부 학자에 의하여 이에 관한 논문이 발표된 바 있으나(박휘락, 2014a) 다른 학자의 후속연구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서울 소재 고급 빌라인 트라움 하우스 의 경우 스위스의 핵대피 기준에 근거하여 200명이 20일 이상을 견딜 수 있도록 방공호를 건축하여 보유하고 있다면서 홍보하고 있듯이 6) 일반 국민들의 필요성 인식은 커 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핵대피는 민방위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민방위제도 자체가 매우 미흡해진 상태이다. 약 4백만 정도의 민방위 대원이 편성되어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교육은 1년에 4시간 (77년도에는 1년에 29시간)으로 매우 적고, 민방위훈련도 연 12회가 8회로 줄면서 민방공훈련 3 회, 방재훈련 5회로 중점도 다변화되었다. 민방위 조직도 축소되고 있고(정수성, 2011: 15), 편 성과 운영 등에서도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국립방재연구원, 2012: 41-46). 지금까지 민방위조직이나 훈련에 핵대피에 관한 사항은 포함된 적도 없다. 5. 타협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하여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능력을 구비하였다는 것은 한국이 전략적으로 열세에 처해진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 다종화 다수화에도 성공할 경우 그 열세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 고, 어떤 경우에는 전략적인 양보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실제에 있어서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통일이라는 인식 하에 급변사태 등에 관한 논의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급변사태 논의는 북한의 붕괴를 활용하여 흡수통일하겠 다는 의도로서 북한의 경계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28일 인도 적 문제 해결, 민생 인프라 구축, 동질성 회복 등의 드레스덴 선언 을 발표하였지만, 북한은 이를 흡수통일 논리이자 황당무계한 궤변 으로 매도하면서 거부한 바 있다. 핵무기를 둘러싼 상 황은 과거에 비해 유연한 대북정책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실제는 반대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 이다. 국민들도 겉으로는 북한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적대적으로 보거나 흡수통일해 야한다는 생각이 많다. 예를 들면, 한국방송공사(KBS)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의 경우 6) 트라움하우스 홈페이에서는 최고수준의 안전시스템 이라면서 철벽 수준의 방공호 설치 라고 자랑하면서 설명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at: http://www.traumhaus.co.kr/sub_traum_02.asp (검색일: 2014. 11. 6).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51 북한에 대하여 반감을 느끼는 비율이 71.1%에 달하였다(2005년에는 48.4%)(한국방송공사, 2013, 81-86). 그럼에도 통일을 희망하는 비율이 69.1%(2005년의 경우 65.2%)라는 것은(한국방송공사, 2013, 96-100) 흡수통일의 정서가 잔존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 와 다종화 다수화 의 가능성은 유사시 타협이 필요한 상황으로 전환시키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이러한 전략적 균형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채 남북관계 경색 에 관하여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않고 있고, 따라서 핵관련 상황이 위기에 달할 경우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6. 제반 대응방법의 종합과 정리 앞에서 논의한 결과를 종합할 경우 북한의 핵위협은 계속 강화되어 왔음에도 한국의 대응방법 들은 그에 부합되어 강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전히 외교적 비핵화에만 치중한 채 억제 만 일부 논의 및 구현하고 있고, 방어태세는 상당히 미흡하며, 대피는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북한이 핵무기의 다종화 다수화 에 성공할 것이라고 한다면, 이러 한 대응태세는 위협의 심각성과 크기에는 훨씬 못미칠 것이다. 지금까지와 향후 수년 동안에 적 용될 한국의 핵대응태세를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면 <그림 3>과 같다. <그림 3> 핵위협 강화에 따른 일반적 경우와 한국의 대응방법 비교 * 윤곽선의 종류와 굵기로 각 방법의 비중 차이를 설명(점선은 검토 수준이고, 실선의 경우 굵을수록 비중이 큼) <그림 3>을 보면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서 한국의 대응태세는 대체적으로 1-2단계 지연되어 적 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개발 본격화와 더불어 억제문제를 고려해야 하지만, 한
152 박휘락 국은 2013년 2월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성공한 이후부터 고려하기 시작하였고, 소형화 경량 화 가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자 얼마 전부터 방어에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외교적 비핵화에 대하여 아직도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두고 있고, 핵무기의 다종화 다수화 가 수년 이후로 예상되는 데도 대피는 겨우 필요성을 인식하는 정도이고, 타협의 경우에도 그 필요 성조차 인식하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그림 2>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어의 세부적인 형태로 볼 때도 한국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서 상당히 미흡하거나 지체된 태세임을 알 수 있다. 예방공격에 관한 사항은 아예 검토하지 도 않았고,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하였다고 하자 미사일 요격과 선제타격을 추 진하고 있으나 그 강도는 미약하다. 이러한 대조적인 내용을 도식화하여 표시하면 <그림 4>와 같다. <그림 4> 핵위협 강화에 따른 일반적 경우와 한국의 방어형태 비교 * 윤곽선의 종류와 굵기로 각 방법의 비중 차이를 설명(점선은 검토 수준이고, 실선의 경우 굵을수록 비중이 큼) 위 <그림 3>과 <그림 4>에서 제시되는 바를 참고할 경우 한국이 일반적인 핵위협 대응방향에 부합될 정도로 북한 핵위협 강화에 제대로 대비하고자 한다면, 현재에 비해서 외교적 비핵화의 비중은 줄일 필요가 있고, 미사일 요격이나 선제타격과 같은 방어태세는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 으며, 대피의 경우에도 논의의 강도를 증대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다종화 다수 화 하기 이전에 예방공격의 타당성을 심층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53 Ⅴ. 향후 한국 북한 핵위협 대응에 관한 과제 1. 위협과 대응 간 불일치의 인식과 개선 노력 현재의 한국에게 시급한 사항은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다. 북한 은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하는 데 성공하여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고, 한국군은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조만 간 북한이 핵무기의 다종화 다수화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대응태세는 더욱 미흡해질 것이다. 제2 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핵무기가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 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재학, 2014: 107)라는 인식처럼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대비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우방국들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억제 및 방어태세를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와 같이 6자회 담은 북한의 핵무기 증대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한 미 일은 대북정책조정그룹(TCOG: 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을 구성하여 북한에 대한 공조체제를 과시한 적이 있다. 억제태세는 지속적으로 강화하되,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북한의 핵공격 시 북한의 수뇌부들을 사살(decapitation)하겠다는 결의를 과시하고 벙커파괴탄 (bunker buster)을 확보하여 실질적 구현능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박휘락, 2013a: 171). 독재 체제라는 북한의 정치적 특성 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 대한 직접적 응징위협은 결정적 압박요 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박창권, 2014: 99).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가 삼위일체 (Trinity)라는 말로 강조하였듯이(Clausewitz, 1984: 89) 국민, 군대,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고 억제실패 시 방어하는 데 실질적인 방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국민들부터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대피를 포함한 방어태세를 강화해야할 상황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최용환, 2010: 211). 특히 지식 인들은 북한의 핵위협과 한국 대응태세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줘야하고, 정부에게 실질적인 방어대책을 수립 및 구현할 것을 요구해야한다. 2. 방어역량의 집중적 개선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현재 한국이 조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
154 박휘락 어는 선제타격이다. 킬 체인 개념에서 제시되고 있듯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F-15와 F-16 전 투기를 활용하여 창의적인 방법으로 기동할 경우 식별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 하여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탐지-식별-결정-타격 의 단계 중에서 현재로는 정확한 탐 지와 식별이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와 군의 특수요원들을 철저하게 훈련시켜 필요시 신속하게 표적지역으로 침투하여 핵심적인 정보를 획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공중에서 요격시킬 수 있는 능력, 다른 말로 하면 BMD 를 서둘러 구비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짧은 반응허용 시간, 근접한 거리, 서울의 취약성, 북 한 의도 파악의 곤란성 이라는 한국 특유의 제한사항이 있지만(Allen, 2000: 33) 부분적인 방호 라도 가치가 있고, 일단 착수해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 한국은 하층방어용의 PAC-3 요격미사일을 조기에 확보하되, 장기적으로는 상층방어용인 사드나 SM-3 미사일의 확보 필요성 도 검토하고, 부스트단계에서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은 효과적인 BMD를 위하여 미국 및 일본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BMD에 관한 개념적, 기술적 선도국이면서 한국과 동맹국이고, 일본도 나름대로의 BMD를 구축하였다. 이들 국가와의 협력은 상호 간의 보완효과를 키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탐지 능력을 활용함으로써 요격미사일의 확보에 노력과 재원을 집중할 수 있고,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현장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한국의 방어태세는 더욱 향 상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2014년 12월 29일부로 한 미 일 3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한 것이다.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가의 모든 방어대책들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별도의 기구를 만들거나 기존 기구를 핵대응부서로 지정할 필요가 있고, 군의 경우에도 합동방공사령부 를 구성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에 관한 모든 조치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국방연구원 이나 국방과학연구소 등 모든 국방관련 연구소들의 연구 중점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방책을 강구하는 데 집중하도록 우선순 위를 재조정하거나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민간 및 외국 연구소와의 협력체 제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3. 핵민방위의 논의와 추진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에 대한 억제를 확신할 수 없고, 그것이 실제로 발사되었을 경우 공중에 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도 아직 구비하지 못하고 있으며, 선제타격의 성공도 보장하기 어렵다면 한국은 핵대피 즉 핵민방위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55 민방위는 현재 국민안전처 소관이기 때문에 핵민방위도 그러해야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정부 는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더욱 분명하게 지정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를 비롯한 다른 정부부처들 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기업 등 사회의 모든 단체들도 함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할 것이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조해야할 것이고, 대피요령을 함축 하여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민방공 훈련에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공공대피소를 지정 및 구축해 나가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 부 및 지방자치단체별로 필요성과 필요규모를 판단하고, 기존의 민방위시설을 핵대피가 가능하 도록 보완하거나 지하철이나 대형건물의 지하공간을 일부 부완하는 등으로 비용과 시간을 최소 화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할 것이다. 각 아파트 및 주택별로도 지하주차장이나 지하실을 보강하 여 가족대피소로 활용하도록 권장해야할 것이다. 핵대피를 위해서는 폭발 후 치명적인 2주간을 지하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홍보하고, 질서있는 단체생활을 위한 준비사항과 생활규칙도 정립하여 숙지시켜야 할 것이다. 건물의 신축 시 핵대피를 위한 설계를 반영하도록 하고, 그러할 경우 예산을 지원하거나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할 수도 있다(국립방재연구원, 2012: 37). 4. 유연한 남북관계 모색 북한이 핵무기의 다종화 다수화 를 추구하고 있는 현 상황은 한국이 과거와 동일한 시각으로 남북관계를 진행해서는 곤란함을 모든 국민들이 인정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관련 결의 안을 추진하자 북한이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하고 있듯이 사소한 갈등이 심각한 대결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철저하게 대비하면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자 조심할 필 요가 있다. 북한의 핵위협이 커질수록 남북한 관계는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하고, 이것 을 유화정책으로 비판해서는 곤란하다(최용환, 2010: 211). 한국은 급변사태에 관한 논의나 통일지향의 정책표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비밀리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거나 계획을 발전시키더라도 급변사태에 관한 공개 논의는 자제함으로써 불필요하 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아야할 것이다. 통일정책에 있어서도 화해협력 남북연합 통일국가 라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되, 화해협력 분야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누적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는 통일 대신에 화해협력 대화 상생과 공영 과 같은 단어를 강조해야할 것이다. 통일을 강조할 경우 나의 이념과 체제를 강요 하는 것으로 북한에게 인식되어 1단계의 화해협력도 제대로 추진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소규모 충돌이나 갈등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효과적인 위기관리체제
156 박휘락 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 제반 상황을 냉정하면서도 정확하게 평가하여 단호하게 대 응하되 확전을 방지 할 수 있어야하고, 7) 서로의 오해로 인하여 불필요하게 상황이 악화되지 않 도록 북한과 대화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평소부터 남북한 군대 간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CBM: Confidence Building Measures)를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인데, 한국군은 훈련에 관한 사항을 더욱 자세하게 북한 측에 사전 통보하고, 방어적인 무기 및 장비, 작전개념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북한군과 약속한 것은 철저하게 준수하고, 그 과정 을 통하여 신뢰를 점점 누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Ⅵ. 결론 본 논문은 핵위협이 강화될 경우 그에 부합되도록 대응태세도 변화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북한 핵위협에 대한 한국의 현 대응태세가 위협의 변화에 부합되도록 강화되어 왔는가를 점검하 고, 필요한 과제를 도출하여 제안하겠다는 의도로 작성되었다. 핵위협이 강화될 경우 일반적으 로 적용하는 방법들, 즉 외교적 비핵화, 억제, 방어, 대피, 상대방과의 타협을 설명하고, 이를 한국에게 적용하여 어느 부분에 치중하고 있고, 어느 부분이 미흡한가를 평가하였다. 본 논문의 분석결과로 현재 한국은 용도가 지난 외교적 비핵화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고 억 제, 방어, 대피 등을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여 계속 지연시켜 적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위협 과 대응 간에 상당한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 를 소형화 경량화 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년 내에 다종화 다수화 할 수 있는 상황임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외교적 비핵화나 억제보다는 미사일 요격, 선제타격, 민방위와 같은 방어대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위협과 한국의 대응태세 간 불일치를 시정할 수 있 도록 한국 정부에게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였는 바, 그 중에서 당장 적용할 필요가 있는 몇 가 지를 정책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정부와 군대가 국 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은 선제타격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은 유사시 확실 하게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북한 핵무기 7) 2013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시 이명박 대통령이 이러한 모순된 지시를 하였다고 비판된 바 있으나, 교전규칙을 설정하는 기본적인 목적이 바로 이 두가지 상충되는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시키기 위한 것이 다. 이에 대해서는 (박휘락, 2012) 참조.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 157 의 이동 및 발사준비를 탐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필요한 첨단 정찰 및 감시수단을 조기에 획득하되 국가정보원의 특별팀이나 특수전부대를 훈련시켜 활용하는 등으로 임시변통책 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제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뢰할만한 BMD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핵위협 방어책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하층방어를 위한 PAC-3 요격 미사일을 조기에 확보하고, 미군의 사드배치 요청을 수용함으로써 고도가 낮은 PAC-3의 약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미군의 사드 운영을 참고하여 사드 구매 또는 해상 요격미사일인 SM-3의 구매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동일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여 단기간에 상당 할 정도의 BMD를 구축한 일본의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고, BMD의 운영에 있어서 미국은 물론이 고 일본과도 적극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비용도 절감하면서 방어효과도 강화시킬 수 있 어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은 핵무기 폭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국민들을 대피시키는 문제까 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핵민방위 조치를 통하여 일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이라도 보호한다면 유용성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가 담당하고 있는 민방 위 기능에 핵폭발 시 상황까지 포함시켜 필요한 정책을 발전시키거나 훈련을 실시하고, 대형 빌 딩의 지하공간이나 지하철 공간 등을 유사시 공공대피소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 등도 적극적으 로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핵폭발 시 국민들에게 필요한 경보를 전파하거나 국민들에게 필요 한 행동요령을 교육시킬 필요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및 앞으로의 상황은 남북관계를 더욱 유연하게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경제적 우위보다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전략적 균형에 더욱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화해협력, 대화,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를 모색해야할 당위성이 크다. 급 변사태와 같이 북한이 거부감을 갖는 통일논의는 자제할 필요가 있고, 민족적 유대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으로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신중한 언행으로 북한정권 을 자극하지 않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 군대 간에도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제안 및 추진함으로써 갑작스러운 긴장고조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는 합리적인 전망치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는 것이다. 북한 이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개발하였고,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으며, 5년 정도 후에는 100개 정도까지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북한이 핵무 기를 사용하였을 경우까지를 대비한 방어조치에 더욱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속수 무책으로 북한의 핵위협에 굴종해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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