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 POLICY 한국형 사전제작 드라마, 여전히 유효한가 글.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 출처 : (왼쪽 위부터) SBS <별에서 온 그대>, <피노키오>, <상속자들>, <사임당, 빛의 일기>/ KBS <태양의 후예>, <함부로 애틋하게> 한국형 사전제작 드라마, 여전히 유효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과 제작비 재원 구조라는 변수가 한국형 드라마 사전제작 시스템의 유효성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한국 드라마 생태계의 다양화 가능성이 한국형 사전제작 드라마의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36
국내드라마의현위치와가능성 출처 : KBS< 태양의후예 > 유효성을높여주는드라마생태계다양화가능성에대한이야기에앞서유효성에변수로작용할수있는국내드라마제작환경에대한이야기를먼저하겠다. 모든드라마제작환경은드라마사례별로분명한차이가존재하지만, 여기서는특정사례를배제한일반론적인입장에서이야기를한다는점을전제한다. 국내대부분의드라마제작은보통방송 2~3개월전쯤촬영을시작하고방송이시작되는시점에는전체드라마편성의약 20% 가사전제작된다. 그리고방송이시작되고약 4주정도가지나면제작과방송이동시에이루어지는제작환경으로바뀐다. 이렇게제작과방송이동시에이루어지는국내드라마제작환경은시청자들의반응을빠른시간내에습득하여시청자들이원하는방향즉, 시청률에변화를줄수있는이야기로의전개가가능하게만들었다. 그렇기때문에한국드라마는시청자의니즈 (Needs) 를가장빠르게적용하는트렌디 (Trendy) 드라마로서의성격을가질수있었고, 이러한형태의제작환경은전세계어떤나라도따라올수없는한국드라마만의경쟁력이기도했다. 그러나이러한독특한드라마제작환경이만들어질수밖에없는근본적인이유중하나가제작비의유한성때문이라고생각한다면단순하게한국드라마의경쟁력으로만평가하기에는한계가있어보인다. 제작비의유한성은전세계어떤제작사도범접할수없는일주일에 70분물드라마를두편씩제작할수있는제작역량을만들었지만이러한극한의드라마제작환경은한류드라마제작이라는미명하에언제폭발할지모르는시한폭탄같은불안요소를안고가는한국드라마의아킬레스건이되었다. 국내드라마제작환경의문제점을인지했다면문제점의근원이될수있는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를이해하는것도필요하다. 국내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를분석해보면불안정한현재의드라마제작환경이개선되지못하고현시스템안에서안주할수밖에없는이유가보일것이다. 드라마제작환경과마찬가지로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도특정사례를배제한일반론적인입장에서접근해보도록하겠다. 37
국내대다수의드라마는방송사에서전체제작비의약 50% 를지원받고나머지 50% 의제작비를해외시장판매를통한수익배분그리고간접광고및협찬을통한광고수익을제작비로재투입하여드라마제작을위한전체제작비재원을마련하는구조이다. 쉽게설명하자면현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를보면드라마제작사는손익분기점 (BEP : Break Even Point) 이제로인시점에서제작을하고있는것이다. 그리고드라마제작사가전체드라마를기획하고제작한다고하더라도방송사에서지급받는 50% 의제작비그리고편성이라는방송사의권력은대부분의저작권을방송사에귀속시키기때문에드라마제작사가기대할수있는추가적인수익은처음부터존재하지않는다. 그래서제작비재원의중요요소인해외시장판매나광고가예상치를크게상회하지않는이상드라마제작사가선택할수있는수익구조는예상가능한제작비를아끼는방법밖에없고, 제작비를아끼기위해서는제작할수있는촬영일수를줄이는것이유일무이한방법이다. 그렇다보니편성이확정됐음에도불구하고방송 2~3개월전까지기다리다촬영을시작하는것이고, 그렇다보니일주일에 70분물드라마를두편씩제작하게되는것이고, 그렇다보니밤샘촬영이라는극한의드라마제작환경을만들게되는것이다. 결국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의한계가극한의드라마제작환경을만들게됨을알지만이를개선하는것은불가능한미션 (Mission) 처럼보이는것이사실이었다. 그리고이러한드라마제작환경의굴레는한편으로는한국드라마의경쟁력이라고스스로위안하면서도마음한구석에는왠지모를씁쓸한불안요소로간직할수밖에없었다. 그러나최근국내드라마제작환경의불안요소에대한개선의지가드라마프로듀서들사이에서공감되면서기존드라마제작환경개선에대한인식이확대되었고이제는그변화가필요하다는컨센서스 (Consensus) 가만들어지고있었다. 이러한컨센서스는한류드라마의경쟁력을극대화하면서도구시대적인드라마제작환경을변화시킬수있는방안에대한고민으로이어졌고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도입이라는답을찾게되었지만, 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의한계가발목을잡았다. 한류의중심으로재부상하다 하지만답은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에서중요한부분을차지했던해외시장의변화에서찾게되었다. 해외시장의가장큰부분을차지했던일본시장이정치적인이슈로침체기를겪게되었지만, < 상속자들 >( 화앤담픽쳐스제작, 2013) 로가능성을보이며재점화된중국시장에서의한류는 < 별에서온그대 >(HB엔터테인먼트제작, 2013) 를통해한국드라마의가장중요한해외시장이중국시장임을인지하게만들었고, < 피노키오 >(ihq 제작, 2014) 에서는당시중국시장해외판매최고가를기록하면서한류의정점을찍었다. 하지만한국드라마에대한견제를보이던중국은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해외영화드라마관련정보온라인신고등록업무진행에관한통지 를통해한국드라마에대한사전심의규제를도입하게되었고이로인해중국 OTT(Over The Top) 플랫폼사업자들사이에한국드라마에대한 38
보이지않는담합을이끌어내게되어성장만보이던한국드라마의중국시장해외판매는주춤하게되었다. 하지만이러한규제도입에도불구하고한국드라마는 < 태양의후예 >(NEW 제작, 2016) 를통해 100% 사전제작이라는변화된드라마제작시스템을선보이며한국드라마의가치를중국시장에서다시한번증명하게된다. 또한 100% 사전제작을통한동시방영방식은중국시장에서의불법유통도사전에차단하게되어드라마제작사의수익성극대화에도기여하게된다. 그리고 < 태양의후예 > 의비즈니스성공모델은국내드라마제작사들사이에서도회자되며드라마저작권확보에대한중요성을다시한번인지하게되며, 그방법으로서사전제작시스템도입을고민하게된다. < 태양의후예 > 의중국시장에서의성공은한국드라마에대한중국플랫폼사업자들간의경쟁을일으키게되었고중국대자본의한국드라마에대한적극적인투자분위기에드라마저작권을확보해야수익구조를극대화할수있다는국내드라마제작사의니즈 (Needs) 가합치되고중국사전심의규제도넘을수있는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이국내드라마제작방식에자연스레진입하게되었다. 한국드라마사전제작의가장중요한이슈는중국의모호한사전심의규정에저촉되지않는방향으로드라마를제작하여문제없이중국의규제를통과하는것과한중동시방영을통해중국시장에서의불법유통을사전차단하고수익을극대화하는것이었다. 그리고이러한목적의식하에한국의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이정형화되기시작했다. 하지만이러한목적성에부합하는한국드라마의사전제작은시스템의정형화뿐만아니라드라마내용에서도정형화라는비판을받게되고기존의트렌디드라마라는한국만의경쟁력에부합하지못했던일부드라마는중국시장에서의성공과는다르게국내시장에서고전하게되었다. 더욱이중국시장맞춤형이라는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의정형화에대한비판의식을인지하기도전에한국정부의사드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ce Missile,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 배치는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이라는변화에적응하며승승장구하던한국드라마에최악의위기를초래하게된다. 물론사드가근본적인문제가아니고한류콘텐츠제재에대한촉매제역할을했다는것은전제로해야할것이다. 본질이어떠하든중국은사드를빌미삼아한국드라마에대한이유없는심의보류를하게되었고한국의가장중요한해외시장이었던중국은계륵처럼이익은없지만버리기에는아까운것이아니라지금당장의시장가치는상실했지만잠재력을가늠할수없을정도의폭발력을가지고있는미래시장으로서의가치때문에포기할수없는시장이되어가고있었다. 결국몇몇국내드라마제작사들에게는선택지가없는포기상황을강요하게되었다. 그리고이러한한 중간의외교적흐름은국내드라마제작사들에게더이상은중국시장해외판매에서시작된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이불가능할것이라는자괴감에빠졌고결국과거처럼제작과방송이동시에이루어지는한국만의드라마제작시스템으로회귀할것으로예상되었다. 왜냐하면서두에서도언급했지만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에서중국시장해외판매가차지하는 39
부분은그만큼많았고중국시장을보완할수있는해외시장이없는상황에서국내드라마제작사들의손실규모를가장단편적으로낮출수있는방법을찾아야했고그방법이해외시장판매나광고를통한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상에서의수익이아닌제작을하면서제작비를줄이고그를통해손익분기점을제로이상을만들어야하는구조가유일한답처럼보였기때문이다. 더욱이해외시장으로서가치를지니고있던일본한류가회복되지못한상황이었기때문에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악화는사전제작시스템을통한제작환경개선의문제뿐만아니라한국드라마의질적하락으로까지이어질수있는상황이었다. 한계를뛰어넘게한원동력, 기획 그러나우리가한가지잊고있었던부분은한국드라마제작시스템의경쟁력은단순히일주일에 70분물두편을만드는제작역량에만있는것이아니고제작역량의초석이되는한국만의뛰어난기획력에기인하고있었다는사실을스스로간과하고있었다는것이다. 더욱이한국드라마의해외시장에서의경쟁력은전세계에서자국내드라마를해외시장에판매하여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를바꿀수있을정도의의미있는수익을만들어낼수있는몇안되는국가중에하나일정도로우수하다는것이다. 한국드라마는우리가알고있는것이상으로글로벌시장에서수익창출이가능한콘텐츠로서시장가치를인정받고있고그시작점이일본, 중국등지리적인부분에서만해외시장의가능성을판단하고한정지었던시각에서넷플릭스 (Netflix) 라는글로벌 OTT 플랫폼과의비즈니스모델연계를통한경계가없는새로운해외시장의가능성에대한시각으로의변화에서부터시작되었다는것이다. 그리고넷플릭스뿐만아니라워너브라더스 (WarnerBros) 가인수한드라마피버 (DramaFever) 의최근움직임을통해서도한국드라마를바라보는글로벌 OTT 플랫폼의생각은해외시장에서의수익구조를창출할수있는콘텐츠로서한국드라마를판단하고있다는것을재확인할수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의한국드라마에대한관심은한국드라마제작비재원구조에서많은부분을차지했던해외시장판매, 그중에서도중국시장해외판매에대한일방적인의존도를줄일수있을것으로예상되었고실제로최근에제작된몇몇드라마는중국시장에대한해외시장판매없 출처 : 넷플릭스홈페이지 40
이글로벌 OTT 플랫폼에대한해외시장판매만으로도수익구조를만들어내고있다. 더욱이 TV라는디바이스 (Device) 를통한지상파방송사의퍼스트윈도우 (First Window) 로서의가치가지속적으로하락하고있는현재의흐름을봤을때퍼스트윈도우역할을하게될글로벌 OTT 플랫폼과국내드라마제작사간의비즈니스는지속되고확대될가능성이높아질것이며, 지금까지와는다르게앞으로는지상파드라마편성이해외시장판매를위한필수조건이아니라충분조건으로변화할것으로생각한다. 이러한변화는중국시장해외판매로부터시작된드라마사전제작시스템의유지로이어질가능성이있다는판단으로까지이어진다. 물론중국의사전심의같은규제가존재하지않는글로벌 OTT 플랫폼시장에서는 < 태양의후예 > 처럼 100% 사전제작은불필요할수도있겠지만다양한실전경험을바탕으로글로벌시장에서의사전제작시스템의일부를차용한 80% 이상의사전제작이라는한국형사전제작시스템의도입가능성은더욱높아질것으로생각한다. 최근새로운정부출범으로시작된한 중간주요현안에대한문제해결의지는지리적으로가장중요한해외시장이었던중국시장에재진입할수있는계기를만들것이고이러한흐름은새롭게개척되고있는해외시장인글로벌 OTT 플랫폼시장과함께한국드라마의해외시장에서의가치를더욱상승시킬것으로생각한다. 한국의드라마제작시스템을사전제작시스템으로변화하게만들었던가장중요한해외시장이었던중국시장의부활그리고글로벌 OTT 플랫폼의한국드라마시장에대한적극적인투자라는한국드라마생태계의다양화가능성은국내드라마제작환경과제작비재원구조라는국내드라마제작시스템의변수를극복하고한국형사전제작드라마시스템도입의유효성을높일것이다. 편집부의 짚고가기 국내보다해외에서빛본 < 사임당, 빛의일기 > 사전제작은제작환경면이나편집의퀄리티등을위해서도필요한부분이기는하나한국에서는아직낯선개념이다. 최근종영한 < 사임당, 빛의일기 >( 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 (EEK), 2017) 의의외의부진이이를대변하고있다. 이영애의 13년만의안방극장복귀작이자한류중심배우인송승헌의출연으로큰화제를모았으나국내에서는 9~10% 대에시청률이머물며큰화제를끌지못했다. 동시간대 1위를기록한 KBS< 김과장 >( 로고스필름, 2017) 의영향도있었지만대체로시청자들의요구를반영하지못한 100% 사전제작에의구심을가지는듯하다. 하지만이영애와송승헌이라는두한류스타의파워로해외수출에는큰성과를거뒀다. 사전제작으로가능했던해외동시방영의결과를살펴보면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에서시청률 1,2위를차지했다. 대만 GTV에서는 1위를놓치지않았다. 제작사인그룹에이트에따르면중국, 일본, 대만등동남아시아 7개국수출로 1천500만달러 ( 한화약 170억원 ) 를벌어들인것으로알려졌다. 전체제작비 225억원의 75% 를회수한셈이다. 드라마의영향으로관광업또한활기를띄었다. < 사임당, 빛의일기 > 주촬영지였던강원도평창과강릉일대에동남아시아팬들이몰려든것이다. 제작사측은 방송여부와상관없이중국측으로부터이미판권료를받았다 면서 정확한액수를공개할수없지만의미있는흑자를냈다 고밝혔다. 출처 : SBS < 사임당, 빛의일기 > 참고기사 : 이은주 (2017.5.5), 이영애 13 년만의 TV 복귀작 사임당빛의일기 종영, 서울신문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