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특강, 2012 년 11 월 7 일 형벌포퓰리즘 : 언론 - 정치 - 여론의삼각연대 * 홍성수 ( 숙명여자대학교법과대학교수 ) 1. 한국의범죄현실 언제부터인가한국에서는흉악범죄가발생할때마다동일한스토리가반복된다. 1) 사형시키자! 거세시키자! 범죄에대한대중의분노가하늘을찌른다. 분노는당연하다. 이상황에서이성적인대응을주문하는것은전혀이성적이지않다. 이때언론이나선다. 언론은범죄에관련한여러가지사실들을선정적으로보도하면서특히범죄자의개인적배경을상세히보도한다. 그리고이러한괴물들을사회에서격리시켜야한다고선동한다. 언론보도는대중들의분노에기름을붓는다. 언론은시민들의분노를더욱자극하고, 괴물들을사회에서격리시키자고선동한다. 차분하게사태를직시하고건설적인대안을제시해야할언론의사명은온데간데없다. 그들에게범죄는판매부수나페이지뷰수를늘리기위한도구일뿐이다. 슬픔에잠긴피해자가족에게 얼마나슬픈지얘기해보라 고재촉해헤드라인을뽑는언론이우리의현실이다. 언제부턴가성폭력관련보도가언론지상에빈번히오르내리기시작했다. 한연구에따르면, 2008년이후아동성폭력사건보도가급격히증가하여, 2007년까지 100건에서 200건이다가, 2008년이후두배이상, 2010년다섯배이상증가했다. 2) 단순히사실보도만이문제가아니다. 대부분의보도는언론의정도에서벗어난말그대로 선정보도 였다. 실제로한국여성민우회가 2012년 8월 31일부터 1주일을선정하여성범죄보도를모니터한결과, 신문은평균 30건, 방송은평균 20건정도를보도했는데그중절반의기사가한국여성민우회가제정한 성폭력보도가이드라인 을따르지않은것이었다. 3) 짐승 을다스리지못한나라 ( 중앙일보 ) 미안하다나영아 ( 조선일보 ) * 이글은 < 세계사형폐제의날세미나 : 법의이름으로행하는사형을폐지하라 >( 유인태의원실주최, 2012.10.30, 국회의원회관소회의실 ) 에서발표된글을수정보완한것임. 인용은저자와상의바랍니다 (sungsooh@gmail.com). 1) 이하의 4 개단락은다음의글참조. 홍성수, 괴물을없애는방법, 시사 IN, 261 호, 2012.9.19 2) 권인숙 / 이화연, 성폭력두려움과사회통제 : 언론의아동성폭력사건대응을중심으로, 아시아여성연구, 50-2, 2011 참조. 3) 기자들, 성범죄보도부끄럽지않습니까?, 미디어오늘, 2012.10.16.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556; 여성민우회의성폭력범죄보도가이드라인은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61026171834 &Section= 참조. 그외에도한국성폭력상담소가만든 성폭력피해생존자의보도과정에서의권리 http://www.sisters.or.kr:8000/violence/rights_04.php; 이외에도한겨레신문사에서는 범죄수사및재판관련취재보도시행세칙 을제정한바있으며 (http://blog.naver.com/jirirang?redirect =Log&logNo=20097692402), 얼마전경향신문에서도 성범죄보도준칙 을제정하여발표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0162224485&code=990403; 해외의범죄보도가이드라인에대해서는김한균, 강력범죄보도와피해자보호를위한가이드라인, 형사정책연구, 122 권, 2012, 2-6 쪽참조.
어처구니없는일이지만, 흉악범죄는정치권에 호재 로기능한다. 언론이불을지른대중의분노가극에달했을때, 정치권이나서서나서강경대응을천명한다. 사형집행을검토하겠습니다! 물리적거세법안을제출합니다! 정치권이모처럼대중의요구에화답하는순간이다. 땅에떨어진지지율을단숨에올려놓을수있는절호의기회다. 여아는앞다투어강경대응책을내놓는다. 법정형은계속상향조정되고, 화학적거세, 물리적거세, 신상공개제도, 전자발찌등신종형벌들이쉴새없이제시된다. 언론이정치권이이렇게성의를보이고나니, 이제야국민들은안도의한숨을쉰다. 그놈면상이라도봤으니속이시원해졌고, 분단위로자세히묘사된범죄보도를보며욕을퍼부었더니그제야마음이좀풀리는것같다. 정치권에서경쟁하듯범죄대책을내놓는것을보니이제야공포와분노로가득했던마음이좀누그러지는것같다. 하지만문제는이제부터다. 언론은신문몇장을더파는데성공했고, 정치권은국민의신뢰를회복하는성과를얻어냈고, 시민들은안도할수있었다. 시민-언론-정치의 삼각연대 가형성된것이다. 하지만그성과는 사이비 였다. 실제로이런식의문제해결은문제를해결한것이아니고, 사회를안전하게만든것도아니다. 그저안전하다는 느낌 만을선사했을뿐이다. 그렇다면이불온한삼각연대의최대피해자는 안전한사회 를원했던시민이다. 삼각연대의결말이비극으로끝난이유는간단하다. 괴물몇명을사회에서추방해봤자, 그괴물을낳은구조가바뀌지않는한새로운괴물이또등장하기때문이다. 돌봄을받지못하고각종범죄에무방비로노출된 나홀로아동 이 70만명에이른다고한다. 벌써몇년째지적되고있는문제지만뚜렷한진전은없다. 성폭력가해자들은대부분자기가뭘잘못했는지조차모른채 억울하다 고말한다고한다. 이런자들에게중형을선고하고, 전자발찌를채우고, 신상공개를하고, 화학적거세를해봐야, 어차피그집행기간이끝나면다무용지물이다. 재범을막는가장확실한길은교도소에서어떻게든교화해서내보내는것이다. 교도소교화프로그램의중요성을말해주는대목이다. 성범죄신고율이 10% 남짓이고, 아는사람에의한성폭행이 80% 에육박한다. 성폭력은몇몇악마의문제가아니라우리의일상이라는얘기다. 성범죄자에대한강경대응에사람들이호응하는내막에는자신의일상이그악마들과는분리되었음을애써확인하려는몸부림이숨어있다. 그렇다면이일상의성폭력을수면위로드러나게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 쉽지않은문제지만, 성교육등다양한기제를활용하여지속적인노력을해야한다. 범죄학은사회의빈곤과불평등이범죄의근본원인이라는점을일관되게지적해왔다. 가장효과적인형사정책은좀더평등한사회를만드는일이라는것도잊지말아야한다. 이러한구조는비단성범죄에서만나타나는것이아니라, 일반적인범죄와형사정책에서도그대로나타난다. 권위주의정권에서 범죄와의전쟁 을선포하며조폭과의전쟁을벌였던것이최근에는 주폭과의전쟁 으로계승되고있으며, 최근십수년동안, 성수대교붕괴, 삼풍백화점붕괴, 대구지하철방화사건등대형참사에대한대응에서도우리는항상범죄자를호명하고그들을공개처형장에끌어냄으로써문제를해결하고자했다. 4) 현대사회의위험은대개 구조적위험 임에도불구하고그것을형사사건화하여범죄를저지른개인에게모든문제를집중시키는전략이었다. 이것이때로는응징과보복의감정을충족시키는데효과적이고정치적으로도일정한효과를거두지만, 근본적이고구조적인문제해결과는거리가먼것이었다. 4) 좀더넓게보면, 신용카드연체나가사분쟁, 개인채무등에서까지 형벌 을투입해온역사와무관하지않다.
2. 형벌포퓰리즘의등장 서구의범죄학에서는이러한현상을이른바 포퓰리즘적형사정책 (populist penal policies) 또는 형벌포퓰리즘 (penal populism) 이라고부른다. 포퓰리즘은가치중립적으로는민중주의, 즉민중들의생각을따르는정치노선을말하지만, 부정적인의미로는대중추수주의또는인기영합주의, 즉, 민중의즉자적감정과단기적이익을이용해서정치인이자신의정치적이익 ( 당선, 지지율상승 ) 을얻지만그것이민중의궁극적이고장기적이익에반하는것을말한다. 형벌포퓰리즘은후자의부정적인의미, 즉, 국민들이진정으로바라는형벌을통한범죄예방보다는정치인들의정치적이해관계에복무하는형사정책을통칭한다. 그러니까형벌포퓰리즘을추구하는정치인들은, 정의를실현하거나범죄율을낮추려는것에는관심없고오로지선거에서의승리를목적으로하는일련의형벌정책을사용한다. 5) 형벌포퓰리즘은범죄의원인에대한과학적분석보다는감정과직관에호소하여분노를자극하고, 이를미디어를통해극대화시키고, 합의보다는불화와적대에근거하여범죄자와시민을대립시킨다. 6) 포퓰리즘이단기적으로국민들의지지에편승하지만, 궁극적이고장기적인국민들의요구를거스르는것이라면, 형벌포퓰리즘역시시민들의진정한바램 ( 범죄예방과범죄척결 ) 에부합하지않는정책이라는것이문제의본질이다. 형벌포퓰리즘의진정한수혜자는언론과정치권이지국민이아니다. 중요한점은최근몇년동안한국에서도이러한형벌포퓰리즘의징후가확실하게감지되기시작했다는것이다. 7) 엄벌주의경향은이미군사정권시절부터배태된것이었지만, 8) 언론, 시민, 정치의삼자연대를통해기능하는전형적인형태의형벌포퓰리즘은최근몇년간더욱뚜렷한모습을보여주고있다. 형벌포퓰리즘이영국과미국에서는 법질서정치 (law and order politics) 라는이름으로등 장했다. 9) 법질서정치는범죄로인한위기를과장하고범죄에대한두려움을정치적으로이용 했다. 범죄현실을범죄자의잘못으로단순화시키고, 피아를구분하여적을배제함으로써국민들 의사이비통합을강화하는정책을실시했다. 미국에서는 1960 년대, 영국에서는 1980-90 년대 보수정당권이주로활용했던정책이다. 한국의법질서정치는 1990 년이전에도이미초보적인 형태로등장했다. 통행금지, 복장 / 두발단속, 연예인마약사건, 경범죄처벌법, 불심검문등으로 공포분위기를조성했던것이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5.16 이후의깡패소탕, 1980 년삼청교 육대, 1990 년범죄와의전쟁등이대표적이었다. 이것은형사특별법의제정으로도나타났는데, 폭력행위처벌등처벌에관한법률 (196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1966), 특정경제 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1983), 특정강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 (1990), 사회보호법 (1980, 2005 년폐지, 치료감호법신설 ), 경범죄처벌법 (1954) 등이대표적인법률이다. 1990 년 대이후에도환경범죄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 (1991),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2000), 법죄 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2001),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 법률 (1994),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2000), 아동 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2009), 성 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2004),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2004),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1997),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 5) J. V. Roberts, Penal Populism and Public Opin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5 쪽 6) J. Pratt, Penal Populism, Routledge, 12-13 쪽. 7) 형벌포퓰리즘은 법치, 질서 를강조하는흐름과일맥상통한다. 이종수, 이명박정부의 " 법질서정책 " 평가, 법과사회, 36 권, 2009 참조. 8) 김일수, 전환기의형사정책 : 패러독스의미학, 세창출판사, 2012, 64 쪽이하. 9) 김한균, 법질서정치와형사사법의왜곡, 민주법학, 제 37 호, 2008 참조.
법률 (1997),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2001),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 (2002), 기타경제관련범죄등이입법화되었고, 신상공개제도, 전자발찌, 화학적거세등새로운강성형벌정책이등장했다. 특히이명박정권들어서는, 유난치법치를강조하곤했는데, 10) 몇몇법정형을상향조정하고공소시효제도를축소하는조치가뒤따랐으며, 용산참사, 미네르바사건, 유언비어 ( 연평도, 천안함, 촛불시위 ), G20, 불법집회시위대응, 불법파업대응등에서복면착용금지 ( 집시법 ), 불심검문거부시지문채취 ( 경찰관직무집행법 ), 불법집단행위에관한집단소송법,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DNA 신원확인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 국정원법 / 통신비밀보호법 / 테러방지법, 사형제와사이버모욕죄도입논란이른바무관용정책 (zero tolerance) 이등장했다. 11) 2. 형벌포퓰리즘의문제점 형벌포퓰리즘은이른바, 강벌주의 (punitivism), 엄벌주의, 중형주의라는경향과연결된다. 이것은언론, 여론, 정치가더강한형벌을요구하고, 이에따라, 합리적형사제재의수준을일탈하는경향을말한다. 12) 범죄와형벌에대한일반적인인식은, 범죄가많아지고강력해질수록형벌을더욱더가혹하게집행해야한다고생각하는경향이있다. 하지만강한형벌로문제가해결되지않는다면그것은일종의악순환의구조를갖게된다 : 범죄 형벌 범죄증가 강한형벌 범죄증가 더강한형벌 범죄증가. 그리고그정점에는바로사형제가있다. 형벌포퓰리즘이공포심을자극하여진정한문제해결책이아닌강한형벌로문제가해결될수있다고국민들을현혹시키는것이라면, 그 강한형벌 중가장강한것이바로사형이기때문이다. 실제로한국에서의사형집행은 1997년이마지막이었으나, 최근들어사형집행을재개하려는흐름이끊임없이형성되고있다. 2009년 2월에는강호순사건을빌미로정부여당이사형제를재개하려는논의를한바있고, 2010년 3월에는이귀남법무부장관이사형재개를시사하는발언을해서논란이커진바있다. 그리고 2012년 9월에도나주초등생성폭행사건등성범죄가발생하자, 청와대차원에서사형제에관한논의를하고있다는소식이들려왔다. 13) 동시에한대선유력후보가반인륜적흉악범에대해사형을집행할수있다는뜻을내비추기도했다. 14) 문제는사형의형벌포퓰리즘의사이비효과를더욱강화할것이분명하다는점이다. 형벌포퓰리즘을비판하는이유는전자발찌, 신상공개, 거세법안등의일련의강벌주의형사정책이범죄의진정한예방에별도움이되지않는다는점이다. 사형역시이여러연구가밝힌바와같이사형의범죄억제력은입증된바없다. 15) 그리고이들강성형벌은오히려진정한문제해결을가 10) 우리사회에서법과절차를무시하고떼를쓰면된다고생각하는의식도가시지않고있다 어떤이유에서든법치를무력화하려는행동은더이상용인하지않을것 ( 이명박대통령 2008 년 8 월 25 일한국법률가대회축사 ); 법치를바로세워일류국가로가는기반을다질것 ( 이명박대통령 2009 년 1 월 2 일신년국정연설 ). 11) 자세한것은이종수, 이명박정부의 " 법질서정책 " 평가, 법과사회, 36 권, 2009 참조. 12) 김일수, 전환기의형사정책 : 패러독스의미학, 세창출판사, 2012, 29-30 쪽참조. 13) 청와대 사형집행재개초보적논의중, 조선일보, 2012.9.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04/2012090400102.html 14) 대통령되면사형집행? 묻자 박근혜 예전에도그렇게주장, 한겨레신문, 2012.9.4.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0219.html 15) 대부분의사회과학연구는사형과종신형을비교한결과, 사형이범죄를억제한다는증거를찾지못했다, S. C. Hicks, Death Penalty, Encyclopedia of Law & Society, Sage Publications,
로막는역할까지한다. 대중의관심이나정부의범죄대책에도일정한 총량 이있을수밖에없는데, 강성형벌정책에만매몰되게되면범죄가발생하는구조적인문제의해결에는아무래도관심이떨어질수밖에없기때문이다. 16) 그런식으로사형은정부정책의실패를은폐하는기능을한다. 17) 사형 은그런사이비효과를더욱극대화시킨다. 미국에서사형장면이언론에보도되는모습을보면, 그것은마치이벤트와도같다. 신문지면은사형소식으로도배되고, 9시뉴스의톱기사는당연히사형집행소식으로채워진다. 그러한언론보도는분노의총량을상당부분흡수해버릴것이며, 그에비례하여진정한범죄대책에필요한여유분은더소진될것이기때문이다. 3. 형벌포퓰리즘의악순환을끊는방법 이른바 강성형벌정책 을주문하는정치권과언론은엉뚱하게도그포퓰리즘적폐해를비판 하는사람들에게다음과같은반론을제기한다.... 그런데의외로이사건에침묵하고있는곳이있다. 4년전 ' 전자팔찌법 ' 도입을반대했던일부 ' 인권 ' 단체들이다... 전자팔찌정도에성범죄자의인권보호를걱정했던사람들이다. " 징역 12년은너무약하다 " 고분노하며 ' 피해보상 ' 을촉구하는청원에찬성댓글을단국민수십만명을 " 파시즘같은여론재판 " 이라고앞장서비판해야앞뒤가맞을것이다. ' 나영이사건 ' 을보고그들이무슨말을할지몹시궁금하다 18) ( 전자팔찌제도도입과관련하여 ) " 더이상얼마나더우리아이들이희생을당해야그한가 한가해자인권타령을그만둘지되묻고싶다 " " 인권선진국이라고하는미국과유럽에서 도이제도를도입하고있다 " ( 진수희의원 ) 그런데형벌포퓰리즘에반대하는것은범죄대책에무관심하자는얘기도아니고, 범죄현실에무책임한태도를보이는것도전혀아니다. 범죄자의인권을이야기하는것은범죄자의인권이어떠한경우에도제한될수없는불가침의영역이라서가아니라, 필요한수준을넘어서과잉침해되어서는안된다는것뿐이다. 흉악범죄를저질렀다고해서범죄아의인권이아예없다고할수는없는노릇이다. 모든국민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며, 행복을추구할권리를가진다. ( 헌법제10조 ) 고되어있는데, 범죄는인권이없다고할수는없는것이고, 흉악한범죄를저지른것에비례하여강한처벌이필요하겠지만, 그것은필요최소한이어야하고, 모든자유와권리 는본질적인내용까지침해될수없다는것 ( 헌법제37조 ) 이엄연한헌법정신이기때문이다. 형벌포퓰리즘에반대하는것은오히려범죄현실에대해무거운책임을지자는것이다. 쉽게 가자는것이아니라오히려어려운길을가자는것이다. 근본적인대책을마련해서문제를해결 2007, 388 쪽 ; 홍기원, 사형제도의범죄억지력에관한최근미국법경제학의연구성과에대한검토, 고려법학, 제 57 호, 2010; 김도현, 헌법재판소의사형제결정과사회과학적논증 : 사형의억제효과를중심으로, 법과사회, 41 권, 2011 참조. 16) 이순혁, 범죄포퓰리즘, 한겨레신문, 2012.9.4.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 /550135.html 17) 박주민, 사형, 국가의실패숨기는가장쉬운방법, 프레시안, 2012.9.27.,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20927102422 18) 정우상, 기자수첩 : ' 나영이 ' 엔침묵하는 ' 인권단체 ' 들, 조선일보, 2009.10.02.
하자는것이다. 사형을통해문제가해결된것같은사이비효과에만족하지말고, 사형이아닌 다른범죄대책을세우자는얘기다. 사형이라는손쉬운, 그러나별효과가없는중형대신에다 른범죄대책들을모색해보자는것이다. 범죄피해자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이른바피해자가족들의격한분노와함께, 사형이필요하다고말하는것은지극히자연스러운일이다. 19) 사형폐지론을주장한다고해서이들의분노에무관심한것이결코아니다. 그렇다고피해자들로하여금관용을베풀고가해자의인권을존중해달라고요청하는것도아니다. 가해자를용서하지않고사형을내려달라고간청하는피해자들의요구가잘못되었다고하는것도아니다. 그들의요구는그자체로정당하며범죄피해자들을하루빨리사회에복귀시킬수있는사회정책이꼭피룡하다. 요구한다. 다만, 사형 이라는수단을통해이루어져서는안된다는점을말하고있을뿐이다. 도리어사형제도가존치하고사형이집행된다면이들범지피해자들의사회복귀문제에더무관심해질수있다. 실제로엄벌주의의정당성을강하게강조했던여론, 언론, 정치중범죄피해자의문제에진지한관심을가지는이들은많지않다. 오히려사형에반대하고강성형벌정책에반대하는사람들이범죄피해자의문제에관심을갖는경우가더많다. 20) 중형주의와형벌포퓰리즘에대한반대는보다우리를과학적인형사정책의길로이끈다. 첫번째는범죄는어디까지나 사회구조 에서기인하는것이라는점이다. 범죄원인에대한복합적인사회과학적이해는범죄의원인을단순히 범죄자 로원원시키는우를범하지않는다. 불평등하고억압적인사회가범죄의가장큰원인이라는범죄학의기본테제를다시한번확인한다. 그리고범죄를줄이는데직접적으로기여한다고평가되는검거율개선이나최근각광을받고있는범죄예방환경설계 (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나공동체치안 (community policing) 등의중요성을다시확인한다. 예컨대, 아동성범죄와같은범죄예방환경설계나공동체차원의돌봄시스템의마련은그어느범죄대책보다효과적인대안이라는것이다. 그리고법적차원에서또하나의대응은형법에대한법치국가적제한원리인책임원칙과비례성원칙을공고히하는것이다. 법치국가형법원리를공고히하는것은형사피의자의인권이부당하게침해되는것을막기위한것일뿐만아니라, 형법이권력에의해남용되고, 정당하지도효과적이지도않은형벌의강성화와포퓰리즘화를막는것에도기여한다. 19) 김성규, 유족恨덜어주는것도사법부역할인데, 동아일보, 2012.10.21., http://news.donga.com/3/all/20121019/50249130/1; 수원오원춘사건유가족인터뷰, CBS < 김현정의뉴스쇼 >, 2012.9.5.,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291320 20) 예컨대, 이호중, 엄벌주의로해결할수없는문제들, 세상을두드리는사람, 33 호, 2008 년 7-8 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