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자료 2015-01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박제성 강성태 김진 신권철 조경배
목차 요약 i 제1장서론 1 제1절기존학설의문제점 1 제2절기존판례법리의문제점 2 제3절새로운법리의모색 9 제4절연구의방법에관하여 11 제2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14 제1절서설 14 제2절논의의시작 : 2015년 KTX 여승무원판결 27 제3절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연원 30 제4절묵시적근로관계법리에대한비판적검토 36 제5절묵시적근로계약의징표 43 제6절근로계약의본질 54 제3장파견법적용법리의검토 74 제1절서설 74 제2절파견과도급을구분하는것이맞는가? 88 제3절파견법의적용대상 93 제4절위법파견의사법적효과 104
제5절도급과파견의구별 I 117 제6절도급과파견의구별 II 129 제7절다섯가지파견의판단기준 138 제8절도급의요소 163 제4장실질적영향력법리의검토 172 제1절서설 172 제2절실질적영향력설의연원 181 제3절실질적영향력설의본질 / 내용 196 제4절실질적영향력설의한계 215 제5장원청과하청의연대책임 225 제1절서설 225 제2절임금책임 231 제3절임금에대한연대책임 255 제4절고용책임에대한발상의전환 273 제5절사용자책임에대한논의 280 제6장새로운법리의모색 : 지배종속관계론 303 제1절지배종속관계론의의의 303 제2절미국 NLRB 브라우닝페리스판정 309 제3절맺음말 317 참고문헌 318 부록 321
요약 ⅰ 요약 1. 기존학설의문제점 대부분의시중노동법교과서는노조법제2조의사용자 ( 정의규정 ) 와제81조의사용자 ( 부당노동행위의주체 ) 의관계를깊이고민하지않는다. 집단법상사용자개념을노조법의정의규정을가지고그자체로설명하고있는책은별로없다. 대부분단체교섭의상대방또는부당노동행위의주체로서사용자개념을설명하고있을뿐이다. 그나마노조법정의규정에대한해석을시도하고있는교과서들도보면문언의평면적인설명에그칠정도로소략하다. 모든학설은법인사업에서는법인그자체가사업주로서사용자이다는점에대해서는이견이없다. 단체교섭의상대방인사용자는근로계약의당사자에국한되지않는다는점에대해서도이견이없다. 근로계약의당사자란곧법인그자체를의미하므로, 결국단체교섭의상대방은법인그자체로서의사업주에국한되지않는다는것이다. 이는곧부당노동행위의주체문제와관련된다. 부당노동행위의주체로서의사용자는근로계약의당사자곧법인그자체로서의사업주에국한되지않고, 근로자또는근로조건에대하여실질적인영향력또는지배력을행사하는자로확대되어야한다는점에대해서도거의이견이없다. 그러나이런논법에는문제가있다. 노조법제81조는 사용자는부당노동행위를할수없다. 라고규정한다. 노조법제2조는 이법에서사용하는용어의정의는다음과같다. 라고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사용자 를정의한다. 그러므로제81조의사용자도제2조에서정의한사용자와동일하다. 그런데교과서들은제2조의사용자는사업주곧법인그자체라고해석하면서, 제81조의사용자는법인외부
ⅱ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의자로확대한다. 또한, 사용자와근로자는집단적노동관계에서도서로상대방이되는데, 노조법제2조에서정의하고있는근로자에대해서는현실적으로근로계약관계에있지아니한자도포함된다고해석하면서, 그상대방인제2조의사용자에대해서는법인그자체로한정하는해석을견지하는것은균형이맞지않는다고할것이다. 그러므로노조법제2조의사용자를손대지않고제81조의사용자만확대하는논의는해석론이아니라입법론에불과하다고할것이다. 2. 기존판례법리의문제점 해석론의부재는곧바로관련판례의한계로이어진다. 사내하청노동관계에대한기존판례법리는묵시적근로계약설, 파견법적용론, 실질적영향력설등세가지로구분할수있다. 그런데이세법리는수평적관계에서각자의규제영역을확보하여공백이생기지않도록협력하는관계에있는것이아니라, 묵시적근로계약법리를정점으로수직적관계를형성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 가. 묵시적근로계약설의의의와한계 1) 의의하청에고용된근로자와원청사이에묵시적인근로계약관계가성립한다고인정한대법원판결은그렇게많지않다. 대표적인것은 2002년경기화학사건, 2003년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그리고 2008 년현대미포조선사건이다. 경기화학사건은소사장법인의근로자와원사업주간의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고,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은그룹자회사의근로자와모회사간의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다. 그리고 2008년의현대미포조선사건은전형적인사내하청근로자와원청사이에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다. 특히현대미포조선사건은원청과하청이지분소유등에근거한동일한지
요약 ⅲ 배구조에포함되어있는경우가아닌상황에서묵시적근로계약관계 의성립을인정했다는점에서종전의두판결을보완하는의미가있 다고할것이다. 2) 한계법원이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경우는드물다. 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하려면하청의실체성혹은독립성이인정되지않아야한다. 즉, 하청이실질적인사업주체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사실상원청의하부기관에불과한수준이어야한다. 하청의법인격은허깨비와같아야한다는것이다. 하지만하청의허깨비성은쉽게반박된다. 갈비뼈하나만있어도허깨비는아니기때문이다. 실제사례에서도법원은엄격한독립성이아니라약간의독립성만을요구하고있다는점을알수있다. 하청에게부분적인독립성만있으면, 하청근로자와원청사이에사용종속관계가인정되는경우에도근로계약관계는부정될수있다는것이판례의입장이다. 이러한입장은근로계약성립여부판단에관한법원칙을뒤집는것이다. 왜냐하면하청의독립성문제는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에근로계약관계가존재하는지여부와무관한문제이기때문이다. 근로계약관계가존재하는지여부는노동관계의실질에관한문제이다. 노동관계의실질이종속적노동관계라면그것이곧근로계약관계인것이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이러한노동법의기본원칙에반한다. 또한대법원이스스로확립한실질주의판단원칙에도어긋난다. 개인사업자의형식을띠고있는근로자 ( 이른바특고 ) 와그위탁사업주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가여부를판단할때판례가적용하는법리 ( 이른바근로자성판단법리 ) 와사내하청에서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가여부를판단할때판례가적용하는법리 ( 묵시적근로계약법리 ) 가얼마나다른지본다면, 판례의근로계약의개념이해에문제가있음을알수있다. 전자의경우에는종속관계의존재에근거해서근로계약관계를인정하는데 ( 근로자성
ⅳ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을인정한다는것은곧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다는것과동일하다 ), 후자의경우에는종속관계의존재에도불구하고근로계약관계를부정한다. 하청의독립성문제와상관없이오로지노동관계의실질에따라서근로계약관계의존재를판단해야하는이유는바로근로자의인격이관련되어있기때문이다. 종속적노동관계라는것은근로자의인격이종속되고근로자의인격에대한지배가이루어지는관계라는뜻이다. 근로계약관계라는것은근로자의인격적종속과그에상응하는책임이결합된관계이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종속적노동관계가존재한다는실질에도불구하고, 원청과하청의경제적관계또는상사적관계에따라근로계약관계의성립여부를판단함으로써실질주의원칙을무너뜨리는결과를초래한다. 나. 파견법적용론의의의와한계 1) 의의묵시적근로계약관계의성립이기각되는경우를대비하여근로자측은파견법의적용을예비적으로주장하는경우가많다. 원청이하청근로자를사용하여일하게하는것은사실상파견법을위반한불법파견이기때문에파견법을적용해야한다는것이다. 거기에는구파견법상직접고용의제규정의존재가한몫을했다고할수있다. 불법파견에파견법을적용할수있는가하는문제를놓고학설에서도논쟁이있었고, 하급심의판결도서로엇갈렸다. 2008년의예스코사건대법원판결은불법파견에대해서도파견법이적용된다고함으로써논란을해소하였다. 그후 2009년마사회사건에서도대법원은예스코판결의법리를재확인하였다. 파견법적용부정론에의하면파견법을위반한자가파견법을준수한자보다더유리한결과를향유하게된다는부정의한결론이나온다. 파견법적용론은그런점에서법적정의를확립하였다고할수있다. 또한파견법을적용하면, 하
요약 ⅴ 청근로자와원청근로자사이에파견법상의차별금지규정이적용되 는효과가있다. 2) 한계 1998년파견법의입법목적은근로자공급을합법화하는것이었다. 근로자공급은직업안정법에의하여금지되어있었는데, 이를근로자파견이라는이름으로합법화하려는것이었다. 이러한사정은파견법의목적을밝힌파견법제1조의문장 인력수급을원활하게함을목적으로한다. 에잘드러나있다. 이말은곧근로자공급과근로자파견은사실상같은실질을갖는노동관계라는것을의미한다. 그런데근로자공급을금지하는직업안정법규정은폐지되지않고여전히존속하고있다. 같은실질을갖는노동관계를어떤법은금지하고다른법은허용하고있는것이다. 결국파견법이설정한합법화의범위속으로포섭되는것만근로자파견으로허용되고, 그렇지않으면여전히근로자공급으로금지된다는것이입법자의의도라고할수있다. 그렇다면파견법이합법적인근로자파견을위하여마련한틀은무엇인가? 파견법상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근로자를고용한후그고용관계를유지하면서근로자파견계약의내용에따라사용사업주의지휘명령을받아사용사업주를위한근로에종사하게하는것 ( 제2조 ) 을말한다. 한편파견법제20조제1항에의하면 근로자파견계약의당사자는노동부령이정하는바에따라다음각호의사항이포함되는근로자파견계약을서면으로체결하여야한다. 즉, 근로자파견은서면으로체결된근로자파견계약의내용에따른것이어야한다. 그러므로서면으로체결된근로자파견계약이존재하지않는경우에는파견법에서정한틀속으로들어오는근로자파견이될수없다고할것이다. 따라서직업안정법이금지하는근로자공급에서제외될수없다. 참고로노조법제31조제1항에의하면, 단체협약은서면으로작
ⅵ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성하여당사자쌍방이서명또는날인하여야한다. 그러므로서면으로작성하지아니한노사간의합의는단체협약이될수없다. 채무적효력의발생여부에대해서는약간견해가갈리지만, 적어도규범적효력이발생하지않는다는점에대해서는이견이없다. 이러한점도파견법제20조제1항을효력규정으로해석해야한다는주장을뒷받침한다. 이렇게해석해야만파견법의입법의의및직업안정법의존재의의를제대로파악할수있다. 파견법이제정된다음에는고용관계에있는근로자를공급하는것은근로자파견이고, 사실상지배관계에있는근로자를공급하는것만직업안정법상근로자공급에해당된다는견해가있지만, 이러한견해는대법원판례와부합하지않는다. 파견법제정후에도계속유지되고있는판례에의하면 근로자공급사업은 공급계약에의하여근로자를타인에게사용하게하는사업 으로서사실상또는고용계약에의하여자기의지배하에있는근로자를타인의지휘아래사용하게하는사업 을말한다. 구파견법에서는파견기간이 2년을초과하는경우에만고용의제조항 ( 구파견법제6조제3항 ) 이적용된다. 불법파견에파견법을적용하더라도파견기간이 2년미만인경우에는규제할수없다는한계가있다. 그래서불법을방치하거나용인한다는비판을면하기어려웠다. 다행히 2012년법개정을통해서지금은적법한파견이 2년을초과하는경우를제외한나머지위법한파견의경우에는즉시파견근로자를직접고용하도록규정하고있다 ( 파견법제6조의2). 다만, 합의없이 1년을초과하여 2년이되기전까지는고용의무가발생하지않는다. 현행법에의하면제6조제1항 근로자파견의기간은제5조제2항의규정에해당하는경우를제외하고는 1년을초과하지못한다. 라는규정을위반한파견에대해서는고용의무가부과되지않는다. 1년을초과하기위해서는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파견근로자간의합의가있어야한다. 1년을초과하여파견근로자를사용하고있다는사정에의하여삼자간에묵시적합의가있었다고추
요약 ⅶ 정되는것으로해석하는것은제1항의취지에반한다고하지않을수없다. 그러므로이때의합의는명시적합의를의미하는것으로해석해야한다. 그렇다면명시적합의없이 1년을초과하는경우에도고용의무가적용되어야할것이다. 2년을초과한파견과달리취급할타당한이유가없기때문이다. 입법의흠결이라고하지않을수없다. 또한직접고용하기전까지위법한파견이행해지고있었던기간에대한제재는어떻게되는지알수없다. 그런한도에서는현행법도여전히불법을용인할우려가남아있다고하지않을수없다. 다. 실질적영향력설의의의와한계 1) 의의 2010년현대중공업사건대법원판결은개별법상의사용자와집단법상의사용자가다를수있음을인정하였다. 그이전까지묵시적근로계약법리에따라서양자를사실상동일한개념으로파악하던입장에서벗어난것이다. 사용자성의외부적확장을주장하는학설의비판을수용한것이다. 대법원은학설가운데이른바실질적영향력설을채택한것으로평가된다. 실질적영향력설은그자체로는집단적노동관계에서원청의사용자성을인정할수있는매력적인법리라는점은분명하다. 현대중공업사건은지배개입의부당노동행위가문제된사례이지만, 비단지배개입에한정되지않고여타의집단법적영역으로확대될수있는가능성을함축하고있다. 같은논리라면원청의단체교섭거부도부당노동행위가될수있으며, 원청에대한하청근로자들의파업도적법성이인정될것이다. 2) 한계 문제는실질적영향력설이독립적인법리가아니라묵시적근로계 약법리에종속되어있는법리라는점에있다. 가령부당노동행위로
ⅹ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해고가쟁점이될때, 실질적영향력설은무력화될가능성이크다. 왜냐하면실질적영향력설은하청과근로자사이에체결된근로계약이유효하다는것을전제로원청은부분적인책임만부담한다는것을내포하고있기때문이다. 즉, 실질적영향력이인정되는경우에도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의근로계약성립여부는여전히묵시적근로계약법리에따르고, 앞에서검토한바와같이인정될가능성은낮다. 그결과하청근로자는자신의근로계약상대방인하청만을상대로해고의부당노동행위성을다투어야하고, 설사해고소송에서이긴다하더라도하청업체가이미폐업을한상황이라면실질적인권리회복의가능성은거의없다고할것이다. 그런데판례가말하는바의실질적영향력이란근로계약관계에서사용자가근로자에게가하는영향력과다를바없다. 종속적노동관계의핵심은노무관리상의종속에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사용종속관계 또는 지시종속관계 인것이다. 채용이나해고에관한권한, 즉인사권은이를실현하기위한수단에불과하다. 사실, 새로운정보통신기술의지원을받는오늘날의사업환경에서는인사권을사용자가직접행사하지않고타인에게위탁하는것이크게어렵지않을수있다. 하지만노무에대한관리감독권을타인에게양도하는것, 근로자를직접고용한자가아닌다른자가종속적노동관계를형성하는것은심각한법적문제를초래하고, 그래서엄격한규제가요청된다. 왜냐하면이것은인격이종속되는사건이기때문이다. 근로자공급은근로자를타인에게사용하게하는사업이다. ( 직업안정법제2조의 2) 또는 근로자파견은사용사업주의지휘명령을받아사용사업주를위한근로에종사하게하는것이다. ( 파견법제2조 ) 등의표현은모두종속의핵심이사용종속임을확인하고있다. 실질적영향력법리는종속적노동관계를확인하고근로계약의성립을인정해야할자리에서부분적사용자책임으로후퇴한다.
요약 ⅸ 3. 새로운법리의모색 이러한문제들은기존의학설과판례를부분적으로수정하여해결할수도있을것이다. 하지만사내하청을둘러싼법적쟁점들이기존의법구조에서는해소될수없을정도로급격하게변화하고있는사정을감안한다면, 좀더현실조응적인법리를적극적으로강구할필요가있다고할것이다. 본연구는그러한문제의식에서기존의판례법리를비판적으로검토한후 ( 제2장부터제4장까지 ) 새로운법리로서연대책임의법리 ( 제5장 ) 와지배종속관계의법리 ( 제6장 ) 를제시하고자한다. 연대책임법리는사용자의여러책임중금전과관련된책임, 즉 임금책임 과관련해서는상당히매력적인법리임에틀림없다. 하청의근로자들에대한임금및퇴직금등의지급책임또는노동관계법위반으로인한손해배상책임등과관련하여원청이연대하여책임을지도록하는제도의도입은적극적으로고려할만하다. 다만, 해고와단체교섭에서도연대책임법리가타당할수있는지에대해서는검토의여지가없지않다. 연대책임은기본적으로사후적책임이라고할수있는데, 해고와단체교섭은사전적책임에속하는문제라고할수있다. 프랑스처럼부당해고가금전배상으로마무리되는법제라면해고에서도연대책임법리가의미를가질수있을것이다. 하지만복직이원칙이라면결국은연대책임이아니라원청의개인책임이문제가될수밖에없을것이다. 또한프랑스처럼업종별교섭이기본으로되어있는법제라면하청근로자들과원청이임금및근로조건에관하여직접교섭해야하는부담은상당부분완화될수있을것이다. 하지만업종수준의공통된임금표와근로조건을정하는절차가없고, 거의전부를기업수준에서교섭하고결정해야하는법제라면, 이또한연대책임이아니라원청의개인적교섭책임이문제가될수밖에없을것이다. 지배종속관계법리의핵심은다음과같다. 첫째, 근로기준법제2조
ⅹ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및노조법제2조에서정의하는 사용자, 즉 사업주 를 사업을지배하는자 로해석한다. 둘째, 사업이란생산과서비스의실현이라는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인적요소와물적요소를조직할수있는자유가구현된것이다. 그자유의다양성만큼, 사업의형식도개인사업에서법인사업을거쳐원하청관계및기업집단, 지주회사, 재벌등까지다양할수있다. 지배종속관계법리는이처럼사업형식의다양성을포착하기위하여사업개념을동태적으로파악하는, 동태적사업개념을제시한다. 셋째, 지배한다는것은사전적행위제어권과자의적개입가능성의결합이다. 타인의행위양식을사전에제어해놓음으로써구체적이고직접적인지시를수반하지않더라도원하는행위를유도할수있는한편, 타인의행위가지배자의의도에서벗어나는경우에는항시라도개입하고수정하고제재할수있는권한을유보하고있을때, 이것을지배라고정의한다. 이지배권을행사하는자가곧사용자이다. 노동하는자의인격을보호해야한다는것, 다시말하면노동하는자의인격을처분하는자는그에상응하는의무와책임을부담해야한다는것은법적정의에속한다. 이정의는어느나라에서나공통된것이다. 하지만그것이구체화되는모습은각나라가처한상황에따라달라질수있다. 우리가주로비교하고시사점을구하는나라들과다르게한국은하청과재벌의비중이큰나라이다. 그렇다면법해석론에서도하청과재벌의존재를고려할필요가있을것이다.
제 1 장서론 1 제 1 장 서론 제 1 절기존학설의문제점 대부분의시중노동법교과서는노조법제2조의사용자 ( 정의규정 ) 와제81조의사용자 ( 부당노동행위의주체 ) 의관계를깊이고민하지않는다. 1) 집단법상사용자개념을노조법의정의규정을가지고그자체로설명하고있는책은별로없다. 대부분단체교섭의상대방또는부당노동행위의주체로서사용자개념을설명하고있을뿐이다. 그나마노조법정의규정에대한해석을시도하고있는교과서들도보면문언의평면적인설명에그칠정도로소략하다. 집단적노동관계상의사용자개념에관한해석론이부재하는까닭은무엇인가? 근로기준법과동일한형식으로규정되어있기때문에별도의해석이필요없다고생각한것인가? 모든학설은법인사업에서는법인그자체가사업주로서사용자이다는점에대해서는이견이없다. 단체교섭의상대방인사용자는근로계약의당사자에국한되지않는다는점에대해서도이견이없다. 근로계약의당사자란곧법인그자체를의미하므로, 결국단체교섭의상대방은법인 1) 대표적으로김유성 (1997), 노동법 II, 법문사, pp.129 130, pp.310 314; 김형배 (2015), 노동법, 박영사, pp.800 801, p.912, pp.1134 1135; 임종률 (2015), 노동법, 박영사, p.40, p.121, pp.269 270 참조.
2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그자체로서의사업주에국한되지않는다는것이다. 이는곧부당노동행위의주체문제와관련된다. 부당노동행위의주체로서의사용자는근로계약의당사자곧법인그자체로서의사업주에국한되지않고, 근로자또는근로조건에대하여실질적인영향력또는지배력을행사하는자로확대되어야한다는점에대해서도거의이견이없다. 그러나이런논법에는문제가있다. 노조법제81조는 사용자는부당노동행위를할수없다. 라고규정한다. 노조법제2조는 이법에서사용하는용어의정의는다음과같다. 라고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사용자 를정의한다. 그러므로제81조의사용자도제2조에서정의한사용자와동일하다. 그런데교과서들은제2조의사용자는사업주곧법인그자체라고해석하면서, 제81조의사용자는법인외부의자로확대한다. 또한, 사용자와근로자는집단적노동관계에서도서로상대방이되는데, 노조법제2조에서정의하고있는근로자에대해서는현실적으로근로계약관계에있지아니한자도포함된다고해석하면서, 2) 그상대방인제2 조의사용자에대해서는법인그자체로한정하는해석을견지하는것은균형이맞지않는다고할것이다. 그러므로노조법제2조의사용자를손대지않고제81조의사용자만확대하는논의는해석론이아니라입법론에불과하다고할것이다. 제 2 절기존판례법리의문제점 해석론의부재는곧바로관련판례의한계로이어진다. 사내하청노동 관계에대한기존판례법리는묵시적근로계약설, 파견법적용론, 실질 적영향력설등세가지로구분할수있다. 3) 그런데이세법리는수평적 2) 이주제에대해서는윤애림 (2014),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의근로자, 노동법연구 제 36 호참조. 3) 관련논의의전반적인개괄에대해서는강선희 (2011), 사내하도급관련국내의논의상황과과제, 정기학술대회 참조.
제 1 장서론 3 관계에서각자의규제영역을확보하여공백이생기지않도록협력하는관계에있는것이아니라, 묵시적근로계약법리를정점으로수직적관계를형성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 그결과나름대로의미를가질수있는실질적영향력법리또한그법효과적측면에서상당한제약을받는다. 1. 묵시적근로계약설의의의와한계 가. 의의 하청에고용된근로자와원청사이에묵시적인근로계약관계가성립한다고인정한대법원판결은그렇게많지않다. 대표적인것은 2002년의경기화학사건 4), 2003년의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 5) 그리고 2008년의현대미포조선사건 6) 이다. 경기화학사건은소사장법인의근로자와원사업주간의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고,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은그룹자회사의근로자와모회사간의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다. 그리고 2008년의현대미포조선사건은전형적인사내하청근로자와원청사이에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다. 특히현대미포조선사건은원청과하청이지분소유등에근거한동일한지배구조에포함되어있는경우가아닌상황에서묵시적근로계약관계의성립을인정했다는점에서종전의두판결을보완하는의미가있다고할것이다. 나. 한계 법원이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경우는드물다. 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하려면하청의실체성혹은독립성이인정되지않아야한다. 즉, 하청이실질적인사업주체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사실상원청의하부기관에불과한수준이어야한다. 하청의법인격은허깨비와같아 4) 대법원 2002. 11. 26. 2002 도 649 판결. 5) 대법원 2003. 9. 23. 2003 두 3420 판결. 6) 대법원 2008. 7. 10. 2005 다 75088 판결.
4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야한다는것이다. 하지만하청의허깨비성은쉽게반박된다. 갈비뼈하나만있어도허깨비는아니기때문이다. 실제사례에서도법원은엄격한독립성이아니라약간의독립성만을요구하고있다는점을알수있다. 하청에게부분적인독립성만있으면, 하청근로자와원청사이에사용종속관계가인정되는경우에도근로계약관계는부정될수있다는것이판례의입장이다. 이러한입장은근로계약성립여부판단에관한법원칙을뒤집는것이다. 왜냐하면하청의독립성문제는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에근로계약관계가존재하는지여부와무관한문제이기때문이다. 근로계약관계가존재하는지여부는노동관계의실질에관한문제이다. 노동관계의실질이종속적노동관계라면그것이곧근로계약관계인것이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이러한노동법의기본원칙에반한다. 또한대법원이스스로확립한실질주의판단원칙에도어긋난다. 개인사업자의형식을띠고있는근로자 ( 이른바특고 ) 와그위탁사업주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가여부를판단할때판례가적용하는법리 ( 이른바근로자성판단법리 ) 와사내하청에서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가여부를판단할때판례가적용하는법리 ( 묵시적근로계약법리 ) 가얼마나다른지본다면, 판례의근로계약의개념이해에문제가있음을알수있다. 전자의경우에는종속관계의존재에근거해서근로계약관계를인정하는데 ( 근로자성을인정한다는것은곧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다는것과동일하다 ), 후자의경우에는종속관계의존재에도불구하고근로계약관계를부정한다. 하청의독립성문제와상관없이오로지노동관계의실질에따라서근로계약관계의존재를판단해야하는이유는바로근로자의인격이관련되어있기때문이다. 종속적노동관계라는것은근로자의인격이종속되고근로자의인격에대한지배가이루어지는관계라는뜻이다. 근로계약관계라는것은근로자의인격적종속과그에상응하는책임이결합된관계이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종속적노동관계가존재한다는실질에도불구하고, 원청과하청의경제적관계또는상사적관계에따라근로계약관계의성립여부를판단함으로써실질주의원칙을무너뜨리는결과
제 1 장서론 5 를초래한다. 2. 파견법적용론의의의와한계 가. 의의 묵시적근로계약관계의성립이기각되는경우를대비하여근로자측은파견법의적용을예비적으로주장하는경우가많다. 원청이하청근로자를사용하여일하게하는것은사실상파견법을위반한불법파견이기때문에파견법을적용해야한다는것이다. 거기에는구파견법상직접고용의제규정의존재가한몫을했다고할수있다. 불법파견에파견법을적용할수있는가하는문제를놓고학설에서도논쟁이있었고, 하급심의판결도서로엇갈렸다. 2008년예스코사건대법원판결 7) 은불법파견에대해서도파견법이적용된다고함으로써논란을해소하였다. 그후 2009 년마사회사건에서도대법원은예스코판결의법리를재확인하였다. 8) 파견법적용부정론에의하면파견법을위반한자가파견법을준수한자보다더유리한결과를향유하게된다는부정의한결론이나온다. 파견법적용론은그런점에서법적정의를확립하였다고할수있다. 또한파견법을적용하면, 하청근로자와원청근로자사이에파견법상의차별금지규정이적용되는효과가있다. 실제로 2009년서울행정법원은사내하청근로자들에대해서차별금지에관한파견법제21조를적용한바있다. 9) 나. 한계 1) 파견법의입법의의및직업안정법의존재의의를설명하지못한다 1998 년파견법의입법목적은근로자공급을합법화하는것이었다. 근 7) 대법원 2008. 9. 18. 2007 두 22320 판결. 8) 대법원 2009. 2. 26. 2007 다 72823 판결. 9) 서울행정법원 2009. 12. 11. 2009 구합 22164 판결. 박제성 (2010), 사내하도금과파견법상차별금지, 노동법학 제 33 호참조.
6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로자공급은직업안정법에의하여금지되어있었는데, 이를근로자파견이라는이름으로합법화하려는것이었다. 이러한사정은파견법의목적을밝힌파견법제1조의문장 인력수급을원활하게함을목적으로한다. 에잘드러나있다. 이말은곧근로자공급과근로자파견은사실상같은실질을갖는노동관계라는것을의미한다. 그런데근로자공급을금지하는직업안정법규정은폐지되지않고여전히존속하고있다. 같은실질을갖는노동관계를어떤법은금지하고다른법은허용하고있는것이다. 결국파견법이설정한합법화의범위속으로포섭되는것만근로자파견으로허용되고, 그렇지않으면여전히근로자공급으로금지된다는것이입법자의의도라고할수있다. 그렇다면파견법이합법적인근로자파견을위하여마련한틀은무엇인가? 파견법상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근로자를고용한후그고용관계를유지하면서근로자파견계약의내용에따라사용사업주의지휘명령을받아사용사업주를위한근로에종사하게하는것 ( 제2조 ) 을말한다. 한편파견법제20조제1항에의하면 근로자파견계약의당사자는노동부령이정하는바에따라다음각호의사항이포함되는근로자파견계약을서면으로체결하여야한다. 즉, 근로자파견은서면으로체결된근로자파견계약의내용에따른것이어야한다. 그러므로서면으로체결된근로자파견계약이존재하지않는경우에는파견법에서정한틀속으로들어오는근로자파견이될수없다고할것이다. 따라서직업안정법이금지하는근로자공급에서제외될수없다. 참고로노조법제31조제1항에의하면, 단체협약은서면으로작성하여당사자쌍방이서명또는날인하여야한다. 그러므로서면으로작성하지아니한노사간의합의는단체협약이될수없다. 채무적효력의발생여부에대해서는약간견해가갈리지만, 적어도규범적효력이발생하지않는다는점에대해서는이견이없다. 10) 이러한점도파견법제20조제1항을효력규정으로해석해야한다는주장을뒷받침한다. 이렇게해석해야만파견법의입법의의및직업안정법의존재의의를제대로파악할수있다. 파견법이제정된다음에는고용관계에있는근로자를공급하는것은근로자파견이고, 사실상지배 10) 가령임종률, 앞의책, p.147.
제 1 장서론 7 관계에있는근로자를공급하는것만직업안정법상근로자공급에해당된다는견해가있지만, 11) 이러한견해는대법원판례와부합하지않는다. 파견법제정후에도계속유지되고있는판례에의하면 근로자공급사업은 공급계약에의하여근로자를타인에게사용하게하는사업 으로서사실상또는고용계약에의하여자기의지배하에있는근로자를타인의지휘아래사용하게하는사업 을말한다. 12) 2) 불법을용인할우려가있다구파견법에서는파견기간이 2년을초과하는경우에만고용의제조항 ( 구파견법제6조제3항 ) 이적용된다. 불법파견에파견법을적용하더라도파견기간이 2년미만인경우에는규제할수없다는한계가있다. 그래서불법을방치하거나용인한다는비판을면하기어려웠다. 다행히 2012년법개정을통해서지금은적법한파견이 2년을초과하는경우를제외한나머지위법한파견의경우에는즉시파견근로자를직접고용하도록규정하고있다 ( 파견법제6조의2). 다만, 합의없이 1년을초과하여 2년이되기전까지는고용의무가발생하지않는다. 현행법에의하면제6조제1항 근로자파견의기간은제5조제2항의규정에해당하는경우를제외하고는 1년을초과하지못한다. 라는규정을위반한파견에대해서는고용의무가부과되지않는다. 1년을초과하기위해서는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파견근로자간의합의가있어야한다. 1년을초과하여파견근로자를사용하고있다는사정에의하여삼자간에묵시적합의가있었다고추정되는것으로해석하는것은제1항의취지에반한다고하지않을수없다. 그러므로이때의합의는명시적합의를의미하는것으로해석해야한다. 그렇다면명시적합의없이 1년을초과하는경우에도고용의무가적용되어야할것이다. 2년을초과한파견과달리취급할타당한이유가없기때문이다. 입법의흠결이라고하지않을수없다. 또한직접고용하기전까지위법한파견이행해지고있었던기간에대한제재는어떻게되는지알 11) 조성재외 (2007), 사내하도급활용실태및개선방안, 노동부보고서 ; 조임영 (2000), 근로자파견사업자의범위, 1999 노동판례비평, 민변노동위원회편참조. 12) 가령위예스코사건대법원판결.
8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수없다. 그런한도에서는현행법도여전히불법을용인할우려가남아 있다고하지않을수없다. 3. 실질적영향력설의의의와한계 가. 의의 2010년현대중공업사건대법원판결 13) 은개별법상의사용자와집단법상의사용자가다를수있음을인정하였다. 그이전까지묵시적근로계약법리에따라서양자를사실상동일한개념으로파악하던입장에서벗어난것이다. 사용자성의외부적확장을주장하는학설의비판을수용한것이다. 대법원은학설가운데이른바실질적영향력설을채택한것으로평가된다. 실질적영향력설은그자체로는집단적노동관계에서원청의사용자성을인정할수있는매력적인법리라는점은분명하다. 현대중공업사건은지배개입의부당노동행위가문제된사례이지만, 비단지배개입에한정되지않고여타의집단법적영역으로확대될수있는가능성을함축하고있다. 같은논리라면원청의단체교섭거부도부당노동행위가될수있으며, 원청에대한하청근로자들의파업도적법성이인정될것이다. 나. 한계 문제는실질적영향력설이독립적인법리가아니라묵시적근로계약법리에종속되어있는법리라는점에있다. 가령부당노동행위로해고가쟁점이될때, 실질적영향력설은무력화될가능성이크다. 왜냐하면실질적영향력설은하청과근로자사이에체결된근로계약이유효하다는것을전제로원청은부분적인책임만부담한다는것을내포하고있기때문이다. 즉, 실질적영향력이인정되는경우에도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의근로계약성립여부는여전히묵시적근로계약법리에따르고, 앞에서 13) 대법원 2010. 3. 25. 2007 두 8881 판결.
제 1 장서론 9 검토한바와같이인정될가능성은낮다. 그결과하청근로자는자신의근로계약상대방인하청만을상대로해고의부당노동행위성을다투어야하고, 설사해고소송에서이긴다하더라도하청업체가이미폐업을한상황이라면실질적인권리회복의가능성은거의없다고할것이다. 그런데판례가말하는바의실질적영향력이란근로계약관계에서사용자가근로자에게가하는영향력과다를바없다. 종속적노동관계의핵심은노무관리상의종속에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사용종속관계 또는 지시종속관계 인것이다. 채용이나해고에관한권한, 즉인사권은이를실현하기위한수단에불과하다. 사실, 새로운정보통신기술의지원을받는오늘날의사업환경에서는인사권을사용자가직접행사하지않고타인에게위탁하는것이크게어렵지않을수있다. 14) 하지만노무에대한관리감독권을타인에게양도하는것, 근로자를직접고용한자가아닌다른자가종속적노동관계를형성하는것은심각한법적문제를초래하고, 그래서엄격한규제가요청된다. 왜냐하면이것은인격이종속되는사건이기때문이다. 근로자공급은근로자를타인에게사용하게하는사업이다. ( 직업안정법제2조의2) 또는 근로자파견은사용사업주의지휘명령을받아사용사업주를위한근로에종사하게하는것이다. ( 파견법제2조 ) 등의표현은모두종속의핵심이사용종속임을확인하고있다. 실질적영향력법리는종속적노동관계를확인하고근로계약의성립을인정해야할자리에서부분적사용자책임으로후퇴한다. 제 3 절새로운법리의모색 이러한문제들은기존의학설과판례를부분적으로수정하여해결할 14) 데이비드와일은 균열일터 ( 황소자리, 2015) 라는책에서하청, 아웃소싱, 프랜차이즈등에의해전통적인단일기업상이파편화되는현상을분석하면서, 오늘날경영관행에서는인적자원관리의거의전분야가아웃소싱의대상이되고있음을지적하고있다.
10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수도있을것이다. 하지만사내하청을둘러싼법적쟁점들이기존의법구조에서는해소될수없을정도로급격하게변화하고있는사정을감안한다면, 좀더현실조응적인법리를적극적으로강구할필요가있다고할것이다. 본연구는그러한문제의식에서기존의판례법리를비판적으로검토한후 ( 제2장부터제4장까지 ) 새로운법리로서연대책임의법리 ( 제5 장 ) 와지배종속관계의법리 ( 제6장 ) 를제시하고자한다. 연대책임법리는사용자의여러책임중금전과관련된책임, 즉 임금책임 과관련해서는상당히매력적인법리임에틀림없다. 하청의근로자들에대한임금및퇴직금등의지급책임또는노동관계법위반으로인한손해배상책임등과관련하여원청이연대하여책임을지도록하는제도의도입은적극적으로고려할만하다. 다만, 해고와단체교섭에서도연대책임법리가타당할수있는지에대해서는검토의여지가없지않다. 연대책임은기본적으로사후적책임이라고할수있는데, 해고와단체교섭은사전적책임에속하는문제라고할수있다. 프랑스처럼부당해고가금전배상으로마무리되는법제라면해고에서도연대책임법리가의미를가질수있을것이다. 하지만복직이원칙이라면결국은연대책임이아니라원청의개인책임이문제가될수밖에없을것이다. 또한프랑스처럼업종별교섭이기본으로되어있는법제라면하청근로자들과원청이임금및근로조건에관하여직접교섭해야하는부담은상당부분완화될수있을것이다. 하지만업종수준의공통된임금표와근로조건을정하는절차가없고, 거의전부를기업수준에서교섭하고결정해야하는법제라면, 이또한연대책임이아니라원청의개인적교섭책임이문제가될수밖에없을것이다. 지배종속관계법리의핵심은다음과같다. 첫째, 근로기준법제2조및노조법제2조에서정의하는 사용자, 즉 사업주 를 사업을지배하는자 로해석한다. 둘째, 사업이란생산과서비스의실현이라는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인적요소와물적요소를조직할수있는자유가구현된것이다. 그자유의다양성만큼, 사업의형식도개인사업에서법인사업을거쳐원하청관계및기업집단, 지주회사, 재벌등까지다양할수있다. 지배종속관계법리는이처럼사업형식의다양성을포착하기위하여사업개
제 1 장서론 11 념을동태적으로파악하는, 동태적사업개념을제시한다. 셋째, 지배한다는것은사전적행위제어권과자의적개입가능성의결합이다. 타인의행위양식을사전에제어해놓음으로써구체적이고직접적인지시를수반하지않더라도원하는행위를유도할수있는한편, 타인의행위가지배자의의도에서벗어나는경우에는항시라도개입하고수정하고제재할수있는권한을유보하고있을때, 이것을지배라고정의한다. 이지배권을행사하는자가곧사용자이다. 제 4 절연구의방법에관하여 연구의방법과관련하여특별히언급할필요가있다. 본보고서는기존의익숙한논문모음형보고서와달리대담형보고서의다소낯선형식을취하고있기때문이다. 즉, 각주제별로완성된형태의논문을취합하는방식이아니라연구진들이주제별로자유롭게토론한내용을녹취하여정리하는방법론을취했다. 기존의논문형연구방법은개별주제에관한연구자의주장과논리를완결적으로이해하는데에는도움이되지만, 각각의주제들이어떻게관련되어있는지그리고그러한관련성속에서형성될수밖에없는법리논쟁의구조와맥락을파악하는데에는상당한제약이따른다고보았기때문이다. 다만, 각장의앞부분에해당논점의기본구조와토론내용의요약을제시하여해당쟁점을전체적으로조망할수있는시각을제공하고자하였다. 본연구는기존의논문형연구는어느정도축적되었다고보고, 그러한연구내용들을논쟁의형식으로입체적으로재구성하여보여줌으로써독자들이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이왜지금우리가경험하고있는식으로전개되어왔는지, 그한계들은무엇인지, 그리고새로운법리의모색을위하여필요한것은무엇인지이해하는데도움을주고자한다. 본연구를위해서연구진은월 1회정기적으로함께모여서사전에정해진주제를놓고토론을수행했다. 밀도높은토론을위하여각연구자
12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는해당주제에관하여사전조사를수행하였고, 그자료들은토론내용속에흡수되었다. 좌담회가끝나면각연구자가녹취된내용을검토하면서자기발언의수정과보충을수행하고, 필요한경우에각주등을첨가하는작업을진행하였다. 좌담회가모두끝나고난후전체녹취록을각연구자가장별로나누어읽으면서문장과문맥을다듬는작업을수행하였다. 모든토론이그렇듯이때로는문장과문맥에서비약과생략이있지만, 논쟁의현실감을살리기위해서논지를이해할수없는정도가아니면가급적현장분위기를살리고자하였다. 참고로연구의진행경과를이해할수있도록하기위하여연구진들이수행했던좌담회의일정과주제를밝혀둔다. 2015. 1. 30. 연구진미팅및전체연구계획과일정공유 2015. 2. 27. 연구추진심의회의 2015. 3. 20. 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2015. 4. 24. 파견법적용법리의검토 (1) : 파견과공급의구별, 위법파견의효과등 2015. 5. 22. 파견법적용법리의검토 (2) : 파견과도급의구별, 다섯가지판단기준등 2015. 6. 18. 실질적영향력법리의검토 2015. 7. 16. 중간심의회의 2015. 8. 18. 연대책임법리의검토 2015. 8. 19. 지배종속관계법리의검토 2015. 9. 11. 미국연방노동관계위원회 (NLRB) 브라우닝페리스판정문검토 2015. 10. 16. 한국노동법학회추계학술대회 < 한국사회와비정규직, 법적쟁점과해법 > 연구진발제 ( 신권철 : 하청관계에서노동법상책임의연대와분배 ) 2015. 10. 27. 미국연방노동관계위원회 (NLRB) 브라우닝페리스판정문검토 2015. 11. 6. 최종심의회의
제 1 장서론 13 2015. 11. 21. 서울대학교노동법연구회 2015 춘계학술대회 < 사내하청을둘러싼담론과해석 > 연구진 ( 김진 박제성 강성태 ) 발제김진 : 사내하청에관한대법원판결경과박제성 : 사내하청을둘러싼담론과해석강성태 : Browning-Ferris, 현대중공업그리고 KTX
14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제 2 장 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제 1 절서설 근로관계에서근로자의보호는종속노동의대가라는점을토대로하며, 근로관계는근로제공의형식과실질을통해명시적으로또는묵시적으로도인정될수있다. 하청노동의다양한변형에서근로관계를포착하는다양한해석론에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 실질적영향력설, 대항관계설등이있다. 이중에서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판례법리로서형성되어있다. 묵시적근로계약관계의성립이인정되면해당근로자에게주어지는법적보호또는반대로사용자가부담해야하는법적책임이가장강하다. 그래서판례는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에는엄격한요건을요구한다. 원청과하청근로자간에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을인정한대법원판례로는대표적으로 2002년경기화학사건 15) 과 2003년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 16) 그리고 2008년현대미포조선사건 17) 이있다. 2002년에나온경기화학사건대법원판결은원래의사업에서일부를분리하여나온이른바 소사장 이라고부르는법인의근로자와원래의사업주사이에근로 15) 대법원 2002. 11. 26. 2002 도 649 판결. 16) 대법원 2003. 9. 23. 2003 두 3420 판결. 17) 대법원 2008. 7. 10. 2005 다 75088 판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15 계약관계의성립을인정한판결이다. 2003년의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은동일한그룹내에서자회사의근로자와모회사사이에근로계약관계의성립을인정한판결이다. 그리고 2008년의현대미포조선사건은개인하청업자의근로자와원청사이에근로계약관계를인정한것이다. 특히현대미포조선사건은원청기업과하청기업이소사장이나지주회사등자본관계로형성된동일한지배구조에속해있지아니한경우에도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될수있음을인정한판결이라는점에서독자적인의미가있으며, 그런점에서앞의두판결을보완하여묵시적근로계약법리를완성하는의의를갖는다고할수있다. 18) 하지만 2015년 2월의 KTX 여승무원판결에서보듯이, 묵시적근로계약관계의인정여부는법원내부에서도견해가갈릴정도로안정적이지못하다. 엇갈리는이유에는재판부의차이, 사건의성격 ( 임금청구사건인가근로자지위확인사건인가등 ), 사실인정등사실적문제도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묵시적근로계약론의본질적인불안정성에서기인한다. 그런점에서볼때, 앞으로도유사한사례가되풀이될수있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를비판적으로검토하고자하는이유도거기에있다. 19) 1. 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형성 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에관한판례법리, 즉 원고용주에게 [ ] 묵시 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되어있다고평가될수있어야한다. 라는판례상 18) 이사건의원심 ( 부산고등법원 2005. 11. 9. 2004 나 9787 판결 ) 은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을부정하면서원청업체와하청업체의관계가 지배구조의관련이없는별개의사업자인점 을이유의하나로들고있다. 이것은확실히먼저나온두개의대법원판결, 즉경기화학사건과 SK- 인사이트코리아사건을염두에둔것으로보인다. 19) 관련논문으로는다음을참조할것. 강성태 (2010), 사내하도급삼부작판결의의의, 노동법학 제 35 호 ; 박제성 (2010), 미완의 3 부작그완성을위하여 ( 사내하도급관련대법원판결을중심으로 ), 인권법의이론과실제 제 2 호 ; 조임영 (2006), 위장도급의판단기준과그적용, 민주법학 제 31 호 ( 현대미포조선사건의항소심판결에대한평석 ); 김홍영 양현 (2013), KTX 승무업무는도급이가능한업무인가?, 성균관법학 제 25 권제 2 호 ; 김홍영 (2008), 위장도급인사내하도급에대해직접적인고용관계를인정하는판례법리, 성균관법학 제 20 권제 3 호등.
16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의정형적문구가형성된것은 1999년경기항운노동조합대법원판결이다. 경기항운판결에서참조한판결및결정은 4개인데, 시간순으로는 1972년대한중석광업사건대법원판결, 1979년광산덕대사건대법원판결, 1996년서울시농산물시장노동조합사건대법원판결, 마지막으로 1999년은마아파트사건대법원결정이다. 차례대로살펴본다. 가. 1972 년대한중석광업사건 20) 1972년판결은광업소에연고가있는자들이자치회를결성하여광업소소유의광구에서채굴한광석을광업소에매매하는이른바광석매매도급계약의성격을둘러싼사건이다. 원심은이를근로계약으로재규정했는데, 대법원은원심을파기하면서이를도급계약으로파악하였다. 대법원의논리는다음과같다. 사용자와근로자관계가성립되기위하여는근로자가사용자에게근로를제공하고사용자는이에대하여임금을지급함을목적으로명시적또는묵시적으로체결된계약이있거나기타법적근거가있어야할것인바, 이사건광석매매도급계약은그약정사항들에비추어이는피고회사가달성광업소특광반자치회라는임의단체와의사이에서체결한광석채굴제공과그대가지급에관한일종의노무도급계약이었을뿐그것이그자치회회원인원고들과피고회사간의전술한바와같은근로에관한계약을체결키위한것이었다고는볼수없을뿐아니라, 피고회사가동계약에의하여원고등을산재보험에가입시키고그보험료를지급하기로약정한것은그계약의도급인으로서근로기준법제91조소정의사용자로서의책임을다하기위한것이었다고볼수있고, 위자치회회원들의인원구성작업, 납광량, 생산품에대한검수등에관하여피고회사의지시에따르도록약정한것은광산작업에수반되는재해발생, 기타위험발생에관한사업자로서의위근로기준법제91조의책임기타광업권자로서의광산보안법상의보안상책임을다하기위한조치였다고볼것이고, 수입금의회원에대한분배에대하여까지피고회사와자치회대표와간에약정한것은근로기준법제39조에의하여도급에의한사용자로서근로자에게근로시간에응하여일정액의임금을보장하기위한것으로볼수있다할것이 20) 대법원 1972. 11. 14. 72다895 판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17 며, 근로자의노동조합가입자유가보장된현행법상에있어서원고등이임의로전국광산노조달성지부에가입한사실로서는곧원고들과피고회사간에근로자와사용자관계가성립되었다고볼수없다할것이다. 판결문에서제시된법리, 즉 사용자와근로자관계가성립되기위하여는근로자가사용자에게근로를제공하고사용자는이에대하여임금을지급함을목적으로명시적또는묵시적으로체결된계약이 있어야한다는법리는지금의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원형이라고할수있다. 나. 1979 년광산덕대사건 21) 19세기말 20세기초동아시아의광산에는광업권자와광부사이에도급업자를매개시켜이를형식상사용자로해놓고실제작업지시는광업권자가하는관행이만연했다. 우리나라에서는이를 덕대 라고부르는데, 그정확한기원은알수없다. 일본에서는덕대를나야가시라 ( 納屋頭 ) 라고불렀고, 중국에서는바오궁터우 ( 包工頭 ) 라고불렀다. 22) 모두덕대와유사한것이다. 덕대는 1952년광업법으로금지되었다. 동법제13조는다음과같았다. 광업권은상속, 양도, 저당, 체납처분과강제집행이외에는권리의목적으로할수없다. 대법원은이에근거하여 광업권자아닌자에게채굴권을대여하는덕대계약은무효이다. 23) 라고했다. 그런데 1973년개정광업법은 조광권 이라는개념을신설하면서덕대를부분적으로합법화하였다 ( 제10조의2 참조 ). 1952년법으로금지했음에도불구하고여전히광산에서덕대가사라지지않았다는것을알수있다. 현행법은광업권을탐사권과채굴권으로구분하고채굴권에조광권을설정한경우에는타인으로하여금그권리를행사하게할수있도록하고있다 ( 제8조 ). 이는덕대라는노무도급을조광권이라는물권으로대체하여그요건을엄격하게하고법률관계를명확하게하려는취지로이해될수있 21) 대법원 1979. 7. 10. 78 다 1530 판결. 22) 이에관해서는박노자 (2005), 파견근로제, 100 년전의유령, 한겨레 21, 2005. 12. 참조. 23) 대법원 1962. 2. 22. 4294 민상 168 판결.
18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다. 그러나이는노무도급으로서의덕대를허용하는것이아님을유의해야한다. 현행법상으로도덕대는엄연히금지되고있다. 종래의덕대제도는광구의일부, 즉특정광상에한하여실시되어온것이었으나, 지금의조광권제도는전광구를대상으로하는것으로덕대제도와는그취지를달리한다. 24) 1979년판결은덕대가있는경우광업권자의근로기준법상사용자책임과관련된의미있는판결이다. 대법원은이광산덕대계약을근로계약으로재규정하고, 광업권자와광부사이에직접근로계약관계가성립한다고판결하였다. 광업법이이른바광산덕대계약을금지하는것을회피하는한편광산사고로인한책임또는근로기준법상의책임등을면하기위한방편으로노무도급의형식을빌려비록광업권자와광부사이에도급업자를개재시켜놓았다하더라도실질상광업권자의강력한지휘감독과통제아래채탄작업이행해지는경우에는광부는도급업자를통하여실질적으로일면광업권자와고용계약을맺은것으로보아광업권자는위노사계약상의사용자로서의직접책임 ( 퇴직금지급채무포함 ) 이있다. 1972년대한중석광업판결과이 1979년판결은모두광산에서노무도급의형식을빌린하청노동이만연했음을간접적으로증명한다고할것인데, 1972년판결이극단적으로계약상표현에집착했다면, 1979년판결은법의취지, 보호필요성등을아주중시한판결이라고할수있다. 이법리가계속유지되었더라면지금의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으로서도매우유력한법리가될수있었을것이다. 다. 1996 년서울시농산물시장노동조합사건 25) 전국항운노동조합산하서울시농산물종합시장노동조합소속의근로자 들과이들을파견받아하역작업을시켜온농업협동조합중앙회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성립하는지여부에관한사건인데, 대법원은사용종속관 24) 강대우 (2011), 광업법및광산보안법해설, 세종출판사, p.51 참조. 25) 대법원 1996. 6. 11. 96 누 1504 판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19 계가없다고보았다. 이사건은엄격히말하면해당계약관계가도급인가근로계약인가여부가아니라, 당사자들이근로기준법상근로자인가여부가문제된사건이다. 하지만근로자인가여부와근로계약관계인가여부는본질상같은문제이다. 라. 1999 년은마아파트사건 26)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를아파트관리업체와근로계약을체결한관리사무소직원의근로기준법상사용자로인정하기위하여필요한요건을설시한결정이다. 대법원은다음과같이결정하였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사이에위수탁관리계약을체결한아파트관리업자의대리인인관리소장이관리사무소에서근무하게된직원들과근로계약을체결하였다면그직원들은아파트관리업자의피용인이라고할것이므로, 아파트관리업자와위수탁관리계약을체결하였을뿐인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직원들에대하여임금지급의무가있는사용자로인정되기위하여는그직원들이관리사무소장을상대방으로하여체결한근로계약이형식적이고명목적인것에지나지않고, 직원들이사실상입주자대표회의와종속적인관계에서그에게근로를제공하며, 입주자대표회의는그대가로임금을지급하는사정등이존재하여관리사무소직원들과입주자대표회의와사이에적어도묵시적인근로계약관계가성립되어있다고평가되어야한다. 마. 1999 년경기항운노동조합사건 27) 이판결에와서비로소대법원은하청노동관계에서근로계약관계의성 립을인정하기위한법리를완성시켜다음과같이정형화된문장을내놓 기에이른다. 26) 대법원 1999. 7. 12. 99 마 628 결정. 박제성 (2000), 아파트관리방법의변경과근로자의고용승계및위탁관리에서의입주자대표회의의사용자여부, 1999 노동판례비평, 민변노동위원회참조. 27) 대법원 1999. 11. 12. 97 누 19946 판결.
20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원고용주에게고용되어제3자의사업장에서제3자의업무에종사하는자를제3자의근로자라고할수있으려면원고용주는사업주로서의독자성이없거나독립성을결하여제3자의노무대행기관과동일시할수있는등그존재가형식적, 명목적인것에지나지아니하고, 사실상당해피고용인은제3자와종속적인관계에있으며, 실질적으로임금을지급하는자도제3자이고, 또근로제공의상대방도제3자이어서당해피고용인과제3자간에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되어있다고평가될수있어야할것이다. 이법리를바로 묵시적근로계약법리 라고부른다. 2. 일본의관련법리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일본의판례에서유래했다고생각하는경향이 있기때문에, 일본의관련법리를검토할필요가있다. 28) 일본에서 묵시 적근로계약관계 라는용어는오래전부터등장을했고최고재판소도이 표현을썼지만, 일본에서 ( 최고재판소를포함해서 ) 묵시적근로계약관계 론이라고할때는우리판례법리와는설시가다르다. 우리대법원은일 본법원의묵시적근로계약법리를참조하여이론을구성했지만일본과 는표현상상당한차이가있다. 대법원이계약관계라는측면을강조하여 당사자의주관적의사를강조하는경향이강한반면일본의최고재판소 는객관적으로추단되는의사를중시하였다. 일본의묵시적근로계약법 리는판례의축적에의하여형성되어왔다. 그렇지만경기항운사건의대 법원의판지와동일한내용의일본최고재판소판결은보이지않는다. 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을인정한최초의최고재판소판결은오사카고 등법원의야스다병원 ( 安田病院 ) 의간병인판결 ( 大阪高判, 1998. 2. 28) 을 지지한최고재판소판결 ( 最三小判, 1998. 9. 8) 이다. 최고재판소는하청에 사업주로서의실체가있는경우에도그고용하고있는근로자와근로계 약관계를외양상가공한것인경우에는근로자공급으로보아서일종의 28) 일본의논의에관한전체적인개요는노상헌 (2012), 일본의간접고용과법적규제, 사회법연구 제 18-19 호 ; 노상헌 (2005), 파견및사내도급근로에관한일본의노동법리와쟁점, 노동법연구 제 19 호 ; 최석환 (2011), 위장도급을둘러싼일본노동법의대응, 노동법연구 제 31 호참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21 근로계약관계의성립을인정한것이다. 최고재판소는사실상사용종속관계의유무를판단기준으로삼았고당사자의내면적의사보다는객관적으로추인되는묵시적의사를중시하였다. 최고재판소차원에서도급업자의 독립성 유무를중심으로판단해야한다는취지의판결을한사례는보이지않는다. 한편최근의마쓰시다 ( 松下 ) PDP 판결 ( 最二小判 2009. 12. 18) 에서도묵시적근로관계의성부에관한일반론의제시나직접적인판단은유보하고파견법을단속규정으로보고위법성이강하지않다는점과파견사업주와의근로관계를인정하는것이오히려근로자를보호할수있다는이유로근로계약이무효가아니라는취지의판결을함으로써이중적인근로관계의존재가능성을시사하였다. 한편하급심의경우에도한국의대법원과동일한문언으로일반론을제시한판례는없는것같고사례판단으로서도급업자의독립성 ( 명목성, 형식성등 ) 을강조하는경향은많이있다. 표현상으로가장유사하게보이는사례로서는사가TV 사건의후쿠오카고등법원판결 ( 福岡高判 1983. 6. 7) 이다. 이판결에서는 ( 업무도급인 ) 이실질상의계약주체로서 ( 수급인이나근로자로부터 ) 계약체결의상대방이되고현실적으로도종업원의채용, 임금기타근로조건을결정하고있고, 노무담당대행기관과동일시할만한형식적, 명목적존재에지나지않았다고말할정도는아니다. 라고하면서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을인정하지않았다. 일반적으로묵시적근로관계의성립의판단에서하급심들이고려하고있는판단의평가요소는원청에의한 1 채용관여, 2 임금결정의관여, 3 취로태양결정에의관여등이고앞의마쓰시다판결이후최고재판소의판단기준을보다엄격히적용하는방향으로가고있는경향을보이고있는것같다. 파견업자가독립한법인격이있고근무관리, 급여계산, 사회보험료부담을행하고있는정도의사실만으로사용자로서인정한사례가있는반면, 1과 2의점에서사용사업주의관여가어느정도인정되면 3은단순한노무대행기관의행위로판단하는경향도있다. 일본에서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은거의사라졌다가최근에와서나부테스코사건 29) 및파나소닉고등법원판결 30) 로인해다시주목을받
22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고있다. 3. 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비판적검토 가. 하청의독립성요건의문제점 원고용주에게고용되어제3자의사업장에서제3자의업무에종사하는자를제3자의근로자라고할수있으려면원고용주는사업주로서의독자성이없거나독립성을결하여제3자의노무대행기관과동일시할수있는등그존재가형식적, 명목적인것에지나지아니하고 / 사실상당해피고용인은제3자와종속적인관계에있으며, 실질적으로임금을지급하는자도제3자이고, 또근로제공의상대방도제3자이어서당해피고용인과제3자간에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되어있다고평가될수있어야할것이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를표현하는이문장은앞의문장과뒤의문장이의미하는바가서로다르다. 문장의배치상앞뒤가바뀐것으로서근로계약관계의성립여부를판단하기위해서는사실뒷부분만있으면된다. 그러나실제사건에서는앞부분즉하청사업주의독립성여부가사건의결론을좌우한다. 원고용주가사업주로서의독자성이없거나독립성을결하여 라는부분은사업주로서의실체가없다고설명하는바, 그렇다면역으로어떤것이있으면사업의실체가있다고할수있는가? 어떤기업이사업주로서의실체가있다고하기위해서는적어도사업경영상대외적인독립성과대내적인자율성이라는두가지요소가필요하다. 전속사내하청의가장두드러진특징은원청과의관계에서이러한 2요소를모두결여하고있다는것이다. 대외적인사업경영상의독립성의결여라는측면에서보면절대적인지배력을가진하나의업체 ( 원청 ) 하고만거래를하기때문에시장에서독자적으로사업을할수있는능력이처음부터결여되어있다. 전속적인사내하청에서하청이원청에절대적으로종속되어있다고하는 29) 神戶地裁明石支部 2005. 7. 22. 勞判 901-21. 30) 佐賀地裁武雄支決 1997. 3. 28. 勞判 719 号 38.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23 것은원하청이사실상하나의사업이라는점을의미한다. 전속적인사내하청의경우에는기업내부의대내적인사업경영상의측면에서독자적인기업으로서의창의력을발휘할여지가전혀없다. 사내하청은대부분업무처리 ( 노무 ) 도급형식을취하고있고하청근로자가행하는업무는단순한육체적노동력의제공에불과하다. 하청이스스로경영상의성과를내기위해서제일중요한것은업무수행에필요한적정한인적조직의구성인데하청에게는업무를처리하는데어느정도인원을가지고어떻게수행할것인지에대하여독자적으로결정할수있는가능성이없다. 하청근로자가원청을상대로근로자지위확인을구하는소송을할때는통상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주위적으로주장하고, 그것이안될경우를대비하여예비적으로파견법상파견관계를주장한다. 주위적주장이입증해야할사실과예비적주장이입증해야할사실은약간다른데, 대법원판례가요구하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는입증의강도가높다. 특히하청의명목성과형식성을입증해야한다. 그런데이입증은판례의태도에의한다면거의불가능하다. KTX 사건판결에서는구체적인사실관계의인정과그평가에있어서원론적으로제시했던일반론과는달리여러가지사실관계들을종합적으로살피지않고부분적으로이런저런일부사실들이없으니까인정안된다는식으로만설시하였다. 적극적으로검토한것이아니라원심이인정한사실관계를반증적으로만불인정한것이다. 사실관계의평가에있어서어떠한사실들은그것이존재하면근로관계의성립을긍정할수있는적극적인증거가될수있지만그러한사실이존재하지않는다고해서이를부인하는증거는되지않는다. 땅위로싹이올라오면우리는땅속에씨앗이있다는사실을확신할수있다. 씨앗이없다면싹은결코올라오지않는다. 하지만싹이올라오지않는다고해서곧바로땅속에씨앗이없다고단언할수는없다. 씨앗은있지만싹이올라오지않을수도있기때문이다. 이처럼근로자성을판단하는지표는그것이긍정되는방향에서갖는가치와그것이부정되는방향에서갖는가치가같지않다. 긍정되는경우에는근로자성을드러내는적극적가치를가진다. 그것만으로도근로자성을확인할수있다는
24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것이다. 그러나부정되는경우에는그지표만으로는근로자성을확인할수없다는의미에서소극적가치만을가질뿐이다. 예를들어, 구체적인업무지시가인정되는경우에는 ( 싹이올라온경우에는 ) 곧근로자성을 ( 씨앗이있음을 ) 인정할수있지만, 구체적인업무지시가인정되지않는다고해서 ( 싹이올라오지않았다고해서 ) 근로자성이곧부정되는것은아니다 ( 씨앗이없는것은아니다 ). 31) 존재와부존재의비등가성이다. 나. 근로계약의본질에관한문제점 근로자파견관계를흔히고용관계와사용관계가서로분리되는관계라고한다. 그런데고용이라는말의뜻이원래삯을주고사람을사용한다는것인데그것이분리될수있다는것이용어의의미상맞는가? 그런점에서근로자파견의합법화는봉건적노동관계의부활이아닌가하는비판이제기된다. 이점은근로계약이과연계약인가아니면제도인가하는질문을제기한다. 근대법에서사적계약은임의적인것으로서, 당사자들의처분의자유가핵심적내용이다. 즉권리의무의내용이나효과모두당사자들이자유롭게정할수있다는것이다. 그에비해무언가의보호를위해서요건을정하고효과를법적으로정했다고한다면, 그것에무슨이름을붙이든, 그것은그이름과는별개로하나의법적제도가되는것이아닌가? 이와같이제도와계약을구분할수있다면, 근로계약이나근로자파견계약은그명칭에도불구하고, 사회적제도또는법적제도로보는것이더타당할것이다. 제도와계약의이분법은공법과사법을이분화하는것과유사한데, 사회법은공법도아니고사법도아니지만양자를다가지고있다. 마찬가지로근로계약은계약적형식의제도이거나혹은제도의규율을받는계약이라고할것이다. 순수한형태의도급외에도수많은형태로모양을바꾸고외연을확장할수있는것이도급계약또는민법상임의계약인데, 입법자가그변화 31) 이개념에대해서는박제성 (2007), 근로자성에관한대법원의법고창신, 노동법연구 제 23 호, p.69 이하참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25 형태를다고려해서이중에서도급에해당하지않는것만규율하겠다는식으로강행계약을만들리는없을것이다. 근로계약이계약일수있는지에관한논쟁이과거에도있었지만, 19세기프랑스에서는종속적인봉건질서를깨고모두가자유롭고평등한근대법질서를만들어내기위해근로계약을계약의언어로설명할수밖에없었다. 그렇게하기위해노무임대차계약또는노무임약으로설명한것이다. 고용계약에서근로계약으로의변화는적용대상의측면에서는별로바뀐건없는것같지만, 인간노동의사용이계약에서제도로변화된것을표현한것이라고할수있다. 인간노동의사용에관하여중세, 근대, 현대의법적규율은요컨대신분에서계약으로갔다가다시계약에서제도로변화한것으로볼수있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결국은근로계약의본질이무엇인가에대해해명하는작업이다. 근로관계인지아닌지의문이되는당사자들간의관계를법적으로규명할때는앞에서인용한 1979년광산덕대계약의대법원판결에서제시한것처럼계약의형식에관계없이실질적인관계가무엇인지를따져보아야한다는것이핵심이다. 독일연방노동법원의표현을빌리면 사회국가원리에기초한법형식강제 (Rechtsformzwang), 즉당사자가계약을체결할때의의사가아니라계약이실제로수행되고이행되는것으로부터나오는의사에부합하는계약형식을, 국가가사회국가원리에의해서당사자에게강제하는것이다. 박종희교수는이를다음과같이설명한다. 경우에따라서는구체적인사안에서지시권의태양을도급계약의지시 (Anweisung) 인지아니면근로계약의지시 (Weisung) 인지이분법적으로구분하여판단하는것이적절치않은결과를가져올수도있다. 어떤경우는도급인이수급인의근로자에게행하는지시가이중성을띨수도있다. 한편으로는도급계약목적에부합하는지시이면서도다른한편으로는노무급부관련성을띤업무수행에관한지시일수도있는것이다. 이처럼도급인의지시가단지도급계약상급부의구체화를위한지시일뿐만아니라, 동시에수급인의이행보조자의사업장투입을장소적으로조정, 결정하는의도를가진경우이거나객관적으로그렇게볼수있다면, 이때는 -비록도급적인요소를인정할수있다하더라도- 도급이아닌
26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근로자파견으로보아야할것이다. 결과적으로도급인은노무급부적인지시권을행사한것으로보아야하고, 그러한노무지시권의행사결과는법형식강제원리에따라파견으로귀결된다고보기때문이다. 32) 형식은도급관계형식을빌려왔다하더라도실질운영의결과가도급관계의관점보다는파견의관점에더가까운형태로남겨진다면실질이형식을지배하는법형식강제주의에따라결과적인파견의모습으로귀결되어야할것이다. 33) 연방노동법원이그렇게하는데는크게보면두가지현실적인이유가있다고생각되는데, 하나는사용자는대체로계약의형식과실질을다르게할수있는현실적능력을가지고있다는것이고, 다른하나는욕구에관한것으로노동법상각종책임은사용자로하여금노동법적규율의대상이되는계약이아닌다른계약으로표시하도록유인한다는것이다. 다. 근로계약성립여부판단에관한법원칙전도의문제점 하청이실체성이있는지여부는원청과하청근로자들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지, 즉종속적노동관계가존재하는지여부와는무관한문제이다. 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지여부는양자가형성하는노동관계의실질에관한문제이다. 지금의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 종속관계있으면근로계약있다. 라는노동법의기본원칙, 그리고우리대법원이근로자성판단과관련하여확립하고견지하고있는실질주의판단원칙에어긋난다. 개인사업자의형식을띠고있는근로자와그위탁사업주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가여부를판단할때법원이택하고있는법리 ( 이른바근로자성판단법리 ) 와사내하청에서원청과하청근로자사이에근로계약이성립하는가여부를판단할때법원이택하고있는법리 ( 묵시적근로계약법리 ) 가얼마나다른지를본다면, 법원이근로계약의개념을이해함에있어서일관된태도를견지하지못하고있다 32) 박종희 (2000), 사내하도급과파견의구별기준및불법파견의법률효과, 조정과심판 2000 년가을호, p.36. 33) 위의글, p.38.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27 는것을알수있다. 근로계약의성립여부가하청의실체성여부와상관없이오로지원청과근로자사이의노동관계의실질에따라판단되어야하는것은바로근로자의인격이관련되어있기때문이다. 종속적노동관계라는것은근로자의인격이종속되고근로자의인격에대한지배가이루어지는관계라는뜻이다. 근로계약이라는것은근로자의인격적종속과그에상응하는책임을결합시키는제도이다. 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 종속관계는있지만 이라고해서, 근로계약의성립여부를실질적종속관계의법원칙에근거하여판단하는것이아니라, 원청과하청의경제적또는상사적관계에따라판단함으로써법원이스스로확립한원칙을무너뜨리는결과를초래하는것이다. 제 2 절논의의시작 : 2015 년 KTX 여승무원판결 박제성 : 묵시적근로계약관계설에대한여러가지얘기들을나누어보도록하겠습니다. 아까시작하기전에몇분이먼저이야기를나누고계셨는데, 무슨얘기였죠? 강성태 : 제가여기오기전에묵시적근로계약론과관련해서최근에가장이슈가되었던 KTX 여승무원판결에관해신권철교수님과김진변호사님께부탁을드렸습니다. 이판결에대해서대단히흥분된어조로이야기하는사람도있지만, 또반대로 예견될수있었던판결이었다. 이렇게도결론이날수있었던거였다. 왜냐하면묵시적근로계약론이라는것이그렇게쉽게인정되는것이아니기때문에사실은 1심이나원심이조금세게나간것이라고볼수있다. 그리고또하나의원심에서는인정하지않은부분도있었고. 라고하는사람도있습니다. 그래서제가물은첫번째질문은 KTX 여승무원과관련된판결들이대법원판결까지여러개가있었는데, 그판결들이엇갈리게된이유, 즉서로결론이나논리가
28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달라진이유가뭐라고생각하시는지, 특히실무적감각에서, 달라 진게뭔지가첫번째질문이었습니다. 신권철교수님께서먼저 답을좀해주십시오. 왜 KTX 여승무원판결들은엇갈리게되었는가? 신권철 : KTX 여승무원에대한대법원판결은 2개가있습니다. 하나는원심 34) 을수긍한것이고, 다른하나는원심 35) 을파기한것입니다. 전자의대법원판결에서는 KTX 여승무원의원청 ( 한국철도공사 ) 근로자성을부인하는근거로원심의묵시적근로계약부인 ( 하청의독립성인정 ) 과파견법적용의부인 ( 원청의지휘명령부인 ) 을모두위법하지않다고하였습니다. 그리고후자의대법원판결에서는원심이하청 ( 한국철도유통등 ) 을형식적, 명목적존재로보아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을적용하여 KTX 여승무원의원청근로자성을인정한것에대해하청의독립성을인정하여파기한것입니다. 서로다른결론을내린원심 ( 서울고등법원 ) 판결들은노무지휘권, 인사징계권등에관해법형식에치중한판결 ( 하청의독립성긍정 ) 과실질에치중한판결 ( 하청의독립성부정 ) 이라는점에서차이가있는것으로생각합니다. 그래서원청의사용자성을인정한서울고등법원판결 (2010나90816) 은 사실상 이라는점이강조되고, 부정한서울고등법원판결 (2011나78794) 은원청의사실상의권한 ( 권력 ) 행사를법적관계로포섭시키지않으려고노력합니다. 다만두사건모두근로자지위확인이었기때문에피고 ( 한국철도공사 ) 의고용책임여부를결정해야하는것이어서법원이적극적으로근로관계를설정해가면서개입하기는어려웠던측면도있습니다. 강성태 : 이게퇴직금과같이 1회성채권을청구하는사건이었으면결론이달라졌을수도있었다는말씀인가요? 신권철 : 그렇지는않습니다. 가령퇴직금을철도공사를상대로청구를한 34) 서울고등법원 2012. 10. 5. 2011 나 78974 판결. 35) 서울고등법원 2011. 8. 19. 2010 나 90816 판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29 다면, 고용계약이라는전제가들어가야하는데, 둘사이에서는아무것도맺어진것이없다는관점에서바라볼가능성이더높습니다. 퇴직금이나월급을달라고하면 무슨월급을주냐, 다른데서주고있는데, 이런식으로시작이되거든요. 강성태 : 그럼근로자지위를확인하든아니면다른것을청구하는사건에서그것의전제적인판단을해야되는사건이든결과는다를게없잖아요? 박제성 : 현대미포조선사건은부당해고사건인가요? 불이익취급사건인가요? 조용만 : 근로자지위확인사건입니다. 강성태 : 현대중공업사건이부당노동행위사건이었습니다. 신권철 : 청구의형태 ( 소송물 ) 가뭐가되느냐에따라서법원의입장에서는조금다를수가있습니다. 예를들면, 부당해고를행정소송으로구하는것, 민사소송으로해고무효확인소송을구하는것과근로자지위확인을구하는것이조금씩다른의미들을가지고있습니다. 소송을하는사람들입장에서는해고무효나근로자지위확인이나큰차이는없는것으로인식을하는것같은데법원입장에서는여러가지구도를조금다르게바라보는부분들이분명히있는것같습니다. 김홍영 : 지금 KTX 여승무원사건얘기하는건가요? 신권철 : KTX 여승무원사건이한국철도공사의지배개입의부당노동행위를이유로구제청구를하는경우라면사용자지위를인정받을수있겠지만, 개별적근로관계에서의고용책임을지는사용자로서인정받는것은법원이쉽게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인정해주기어려운부분들이있다는것입니다. 강성태 : 이번에달라진이유가무엇인거같아요? 신권철 : 서로결론이다른원심판결을대법원이최종적으로정리했습니다. 원심의결론이다른것은그냥재판부의차이일수도있지만, 대법원의최종판결은계약관계로서만생각을해본다고하면계약법리에치중한결론이라생각됩니다. 직접적인계약서도없고단순한사실이나이런형태들의것만을갖고근로자지위를인정
30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한다고그러면그전에쌓았던계약법리들의모든것이붕괴되는거죠. 그동안몇년동안월급을준관계라든지, 이것에서부터퇴직금의관계라든지, 이런것들을원청이라고표현될수도있는업체가다책임져야되는상황은서로가예견하지않았던일들아니냐라는관점이결론을좌우하는경우도있을것입니다. 2015 년 KTX 여승무원대법원판결의현실적아쉬움강성태 : 이번대법원판결시점에서는 1심판결에따라임금지급이가집행되고있었죠? 김진 : 예. 강성태 : 몇년간계속임금이지급되었는데, 총액이한명당 1억가깝다고들었습니다. 신권철 : 그걸다반환해야되는군요. 강성태 : 그래서대법원의이번판결도현실에서의효과라는측면에서보면근로자들이나근로자 -사용자관계에서굉장히큰문제를가져오는것이었습니다. 신권철 : 그렇네요. 가지급금으로임금이지급되었다고하면. 그리고그전까지는법원이계속근로자의손을들어주다가대법원에서최종적으로파기하면서상황이뒤바뀌었네요. 강성태 : 뒤집는데도시간을너무오래끌어버렸죠. 그기간동안임금이계속지급되어서당연히대법원이확인정도만한다, 상고기각을할것이라고생각하고있었는데갑자기뒤집어버렸으니까. 놀라운판결이었죠. 제 3 절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연원 박제성 : 묵시적근로계약법리가지금판결문에서확인할수있는그런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31 식의표현으로다듬어진것은 1999년은마아파트사건 36) 인것같은데요. 그리고경기항운노조사건 37) 도있죠. 둘다 1999년입니다. 그때대법원판결로지금우리가보는그문장이만들어지면서쭉인용되는데, 내용상으로는예전의광산덕대계약에서채택되었던법리입니다. 이번에동양시멘트에서도노동부가묵시적근로계약을인정하면서특별근로감독을실시한다고하는데, 38) 여전히덕대관행이남아있다는것을알수있습니다. 그것을일반제조업이나서비스업으로가지고들어온것이묵시적근로계약법리라고할수있습니다. 그런데아파트관리업무와항운하역업무라는게그렇게전형적인노동관계를보여주는영역은아니죠. 그래서저는이런생각이좀들어요. 1994년근로자성판결 39) 이나 1996년 KDK 기간제판결 40) 에서보이듯이, 우리나라대법원이하나의리딩케이스같은걸만들때보면, 약간비전형적인사건에서만들어내는경향이있는것같아요. 그래서그뒤의사건들이그영향을받아서왜곡되는면이있는것같습니다. 경기항운노조판결과 4개의참조판결강성태 : 지금말씀하신것을제가조금찾아봤더니, 지금과같은부동문자적표현이나오는 원고용주에게 로시작해서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성립되어있다고평가될수있어야한다. 라고한이판결은경기항운판결이고, 그직전에나왔던것은조금풀어서설명하는방식이었습니다. 그게은마아파트판결인데, 거기에서는예 36) 대법원 1999. 7. 12. 99 마 628 결정. 37) 대법원 1999. 11. 12. 97 누 19946 판결. 38) 매일노동뉴스에서 노동부, 사내하청업체 묵시적근로계약 처음으로인정 (2015. 02. 16) 등관련기사들을검색할수있다. 39) 대법원 1994. 12. 9. 94 다 22859 판결. 이사건에서근로자성이문제가된자는공사하도급업체를운영하는소위소사장들이다. 40) 대법원 1996. 8. 29. 95 다 5783 판결. 이사건에서문제가된기간제근로계약은병역특례업체에서근무하는특례보충역의근로계약으로서, 계약기간을병역특례복무기간 (3 년 ) 으로정한것이다.
32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를들면, 그직원들이관리사무소장을상대로하여체결한근로계약이형식적이고명목적인것에지나지않고, 직원들이사실상입주자대표회의와종속적인관계에서그에게근로를제공하며, 입주자대표회의는그대가로임금을지급하는사정등이존재하여관리사무소직원들과입주자대표회의와사이에적어도묵시적인근로계약관계가성립되어있다고평가되어야한다. 이렇게풀어썼어요. 재미있는건경기항운노조사건에서참조한판결이 4개가있었습니다. 제일빠른게 1972년대법원판결 41) 이고, 그다음이 1979년판결 42), 세번째로 1996년판결 43), 그리고마지막으로 1999년은마아파트결정 44) 이나옵니다. 그런데첫번째판결이화물차지입과관련된것인데요. 광산에서광물을캐면그걸갖다가어딘가에운송을하는것이계약의주된내용인데요, 원심에서는그걸근로계약으로파악했고대법원은도급으로파악했습니다. 대법원의판결문에는 명시적또는묵시적으로라도근로계약관계가있어야된다. 라는표현이나옵니다. 지금과는상당히다른방식의판단으로지금이라면아마도근로계약관계가인정되었을여지가많았던판결이지만, 그속에는상당히흥미로운점이있었습니다. 예를든다면, 그광산업자가화물차지입차주들의사용자로산재보험에도가입하고, 그도급임금도지급한부분이있고, 단체협약을체결한부분도있었거든요. 그럼에도대법원은위의표현에따라서근로계약관계를보여주는모든증거들을배척합니다. 그런데그다음에나오는판결은, 이게이른바덕대계약판결인데, 이게표현들이상당히센편입니다. 예를들어 이러한법률상의제한을무시하거나회피하는한편광산사고로인한책임또는근로기준법상의책임등을면하기위한방편으로노무도급의형식을빌려비록광업권자와광부 41) 대법원 1972. 11. 14. 72 다 895 판결. 42) 대법원 1979. 7. 10. 78 다 1530 판결. 43) 대법원 1996. 6. 11. 96 누 1504 판결. 44) 대법원 1999. 7. 12. 99 마 628 결정.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33 사이에도급업자를개재시켜놓았다하더라도실질상광업권자의강력한지휘감독과통제아래채탄작업이행해지는이사건과같은경우에있어서의광부의입장은도급업자를통하여실질적으로일면광업권자와고용계약을맺은것으로그들간에근로자, 사용자관계에있다고보아광업권자인피고회사에게이노사계약상의사용자로서의직접책임 ( 본건퇴직금지급채무도포함 ) 도지워야한다고해석하여야할것이다. 라고해서파기환송합니다. 앞의두판결은모두광산과관련된것인데, 1972년판결이극단적으로계약상표현에집착했다면, 두번째판결은법의취지, 보호필요성등을아주중시한판결이라고보입니다. 그다음에 1996년판결은하역과관련된것입니다. 서울시농산물시장노동조합하고농협중앙회사이에있었던사건인데, 여기에서흥미로운건도급이냐여부가문제된것이아니라, 근로자개념이문제되었던점입니다. 그러니까농협중앙회하고근로자사용자관계에있었는가가문제되었습니다. 대법원은 1994년대법원판결의근로자성판단기준에기대서농협과하역인들사이에는근로자, 사용자관계가없다고판결을내립니다. 그다음에은마아파트사건은잘알고. 이네가지를인용해서 1999년판결이나왔던것같습니다. 일본의판례를어떻게참고했을까가궁금해서일본의사례를봤더니 묵시적근로계약관계 라는용어는오래전부터등장을했고최고재판소도이표현을썼지만, 일본에서 ( 최고재판소를포함해서 ) 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이라고할때는우리와같은표현은아니었습니다. 일본의묵시적근로계약법리와의비교조경배 : 내용적으로는유사하지만표현은상당히다른것같습니다. 강성태 : 네. 표현이다릅니다. 이부분은조경배교수님책에잘정리되어있습니다.
34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박제성 : 일본과표현이전혀다른가요? 강성태 : 취지는근접한것같은데, 외견상표현들은법인격부인론과비슷하지않나생각됩니다. 신권철 : 보통의법인격부인론은허수아비같은법인을하나만들어놓고, 그뒤에실질적인운영주가있으면, 그사람에게책임을묻기위한방법들인데, 대부분단속적인, 일회적인것들이라고봅니다. 예를들면, 금융기관의대출금채권이라든지, 개별적인채권들과관련된관계에서만보통그법인격을부인하고, 그다음뒤에있는실질적책임부담이있는사람에게청구하는형태입니다. 금전청구가대부분이지요. 지금의근로관계에서의법인격부인이나오게된다고그러면, 그가운데있는하청업자라든지그사람들을뛰어넘어고용책임을물어야하는데이렇게직접적으로책임을묻는경우에채권만의문제가아니라근로자의지위라고하는것을요구하는것이기때문에, 법원입장에서조금더부담이많게됩니다. 조용만 : 근로자지위확인같은경우에? 신권철 : 예. 강성태 : 일본에서는최고재판소가학설보다조금낫다는느낌이드는게, 학설에서얘기하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은주관적의사의합치에큰비중을둡니다. 객관적사실뿐만아니라주관적의사합치라는건데. 최고재판소판결은그렇지않습니다. 조경배 : 계약관계라는걸자꾸강조하는군요. 강성태 : 네. 둘사이의의사의합치라는게반드시있어야한다. 어떤식으로든 ( 의사의합치가 ) 확인되어야한다라는건데, 그의사라고하는것이정확하게저사람을나의근로자로한다나의사용자로한다라는점에관한의사를고집하는것같습니다. 느낌은. 그냥일시킨다는의사가있고거기에서일한다는의사가있으면, 그것으로충분하지않나라는의문도있습니다. 박제성 : 1998년최고재판소안전병원판결을보면, 이것은법인격부인법리라고보기는힘들겠는데요. 그리고 1979년의동경지법브리티쉬에어웰보도판결도, 법인격의실체운운하고는있지만사실상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35 법인격부인법리하고는다르지않을까싶은것이, 실체가있더라도그고용하고있는근로자와근로계약관계를외양상가공한것인경우에는근로자공급으로보아서일종의근로계약관계를성립시킨것이거든요. 그러니까지금우리나라대법원의묵시적근로계약법리는동경지법이인정하고있는두가지가설 ( 법인으로서의실체가전혀없거나또는있다고하더라도가상의근로계약관계를외양상만들어낸것에불과한경우에는원청하고근로계약관계가인정된다 ) 중에서뒷부분에대해서는전혀고려하지않고있는거라고할수있습니다. 강성태 : 그래서그연원을찾는이유가있는데요. 우리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은일본에서주장되는것들에비하면, 훨씬엄격해졌어요. 그러니까뭘보고이렇게엄격해졌는지그게궁금한데 지금말씀하셨지만, 최고재판결을보면, 뒷부분은실체가어느정도있다하더라도인정할수있다는언급이나오거든요. 완전히허깨비가아니어도적용할수있는경우가있다는것인데, 우리판례상그것은, 문맥상으로만읽으면, 그렇지않지않습니까? 약간이라도사업으로서의실체성이있으면, 묵시적근로관계의성립을인정못한다로읽힙니다. 궁금한것은무엇을보고혹은어떻게해서일본것을흉내내면서도실질적내용은완전히그리고엄격하게확바꿔버린건지하는점입니다. 최석환교수님한테물었더니직업안정법사건에서 70년대중반, 후반에문제가많이되었대요. 그러다가일본에서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론은거의사라졌다가최근에와서나부테스코사건 45) 하고, 파나소닉고등법원판결 46) 로인해다시주목을받고있다고합니다. 박제성 : 우리나라는사실은광산덕대에서근로계약관계를인정하는정도의법리라면, 지금의사내하청에굉장히유력한판례법리가될거라고보는데 조경배 : 묵시적근로관계설이? 45) 神戶地裁明石支部 2005. 7. 22. 勞判 901-21. 46) 佐賀地裁武雄支決 1997. 3. 28. 勞判 719 号 38.
36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박제성 : 아니요. 묵시적근로관계설이아니더라도광산덕대에서근로계약관계를인정하는그정도의관점이라면지금사내하청에대해서상당히폭넓게근로계약관계를인정하는판례들이나올것같다는거죠. 아까정리해주셨지만, 광산덕대판결몇개보면, 판단이반듯하거든요. 진짜로. 이게 1960년대, 1970년대에나온판결이맞나싶을정도로판단이반듯한판결들이있어요. 강성태 : 반듯하다는판결이대법원 1979. 7. 10. 선고 78다1530 판결인데요. 박제성 : 그게오히려노동법이발달하고산업관계도확장된 1980년대, 1990 년대로넘어오면, 광산덕대사례보다판례가더후퇴하고있는것같아요. 강성태 : 근데저시기가우리대법원에서이른바준법투쟁에대해서법규정상설이라고하는걸판결을할시점이거든요. 그때노동현실에밝은대법관들이계셨나봅니다. 제 4 절묵시적근로관계법리에대한비판적검토 조경배 : 원고용주 로시작되는, 대법원이설시한묵시적근로계약론의표현을자세하게살펴보면앞의문장과뒤의문장이좀다릅니다. 명시적이든묵시적이든궁극적으로는원청과근로계약이존재해야하는데근로계약의본질은근로제공과임금지급이잖아요. 그런데문장의배치상그부분이앞으로가야되는데뒤로와있어요. KTX 사건의경우에도그부분만따졌더라면묵시적근로계약론도별무리가없는것같습니다. 그런데앞에무슨문장이들어가느냐하면, 형식적명목적존재에지나지않아야한다는표현을사용합니다. 이요건이사실상모든판단을좌우하고있는것같습니다. 결국본질적인것에초점을두지않으니까그런결론이난거라고봅니다. 여기에는근로관계가원청이든하청이든한쪽하고만성립해야한다는생각이바탕에깔려있고그때문에이쪽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37 이든저쪽이든한쪽은완전히부정해야만한쪽이가능하다는식의생각을한것같습니다. 그런이유로먼저하청의형식성, 명목성여부에초점을맞추게되고조금이라도하청에게지휘명령적요소가되는사실이엿보이면실체가있다고판단해버린게아닌가생각합니다. 조용만 : 그러면, 궁금한게실제재판에서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부정한판결례의판결문을쓸때, 여기실체가인정된다따라서그이하, 근로관계지휘명령하고임금을지급하는관계는아예판단할필요가없다 그렇게마무리를하나요? 실제판결문에서는? 재판에서는어떻게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인정되거나부정되는가? 신권철 : 하청근로자가원청을상대로근로자지위확인을구하는소송을할때는통상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주위적으로주장하고, 그것이안될경우를대비하여예비적으로파견법의파견관계를주장합니다. 주위적주장이입증해야할사실과예비적주장이입증해야할사실은약간다른데, 대법원판례가요구하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는입증의강도가높습니다. 특히하청의명목성형식성을입증해야하는데, 파견관계에서는이부분을따로요건사실로서입증을요구하는것은아닙니다. KTX 여승무원사건에서도근로자성을부정한원심은묵시적근로계약관계도인정이안되고, 파견도인정이안된다고하였는데, 전자의주장에서는하청의명목성이주로쟁점이되었고, 후자의주장에서는원청의사용지휘여부가주로쟁점이되었습니다. 원청의사용자성을부정한원심은여러가지사실관계를늘어놓고난다음에, 원고가주장은하지만근로계약은하청이체결했다고하고, 그다음에지시를했다는등반대증거들을조금얘기를하면서결국은그원청과의관계는존재하지않기때문에근로자지위는인정되지않는다, 이런식으로근로자의주장을배척해나갑니다. 조경배 : 그러니까이 KTX 사건도그렇다고봅니까?
38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신권철 : 예. 조경배 : 그런데 KTX 사건판결의경우에는원청과하청근로자간에근로관계가존재하는지여부를판단할수있는구체적인사실관계의인정과그평가에있어서원론적으로제시했던일반론과는달리여러가지사실관계들을종합적으로살피지않고부분적으로이런저런일부사실들이없으니까인정안된다는식으로만전부설시하고있는것이문제라고봅니다. 결론을미리전제로하고원청과의근로관계를인정했던한원심이받아들인사실관계에대하여마치꼬투리를잡는식으로판단하고있는것은아닌가하는생각이듭니다. 강성태 : 반대측면에서요? 조경배 : 예. 반대측면에서만바라보고있는것같습니다. 근로관계의성립에관한적극적인평가요소들을하나하나구체적으로따져가면서만약이를긍정할수있는사실관계들이존재한다면이를배척할수있는좀더확실한논거를구체적으로제시하는방식이아니고이렇게도할수있는데왜이거는안살폈느냐이런식으로부정하는식으로만제시하고있어요. 또인정된사실관계의규범적평가에있어서도일정한사실들의존재또는부존재가갖는논리적인의미를충분히고려하고있는것같지는않습니다. 강성태 : 네. 결격사유죠. 조경배 : 다시말하면, 사실관계의평가에있어서어떠한사실들은그것이존재하면근로관계의성립을긍정할수있는적극적인증거가될수있지만그러한사실이존재하지않는다고해서이를부인하는증거는되지않는다는거지요. 예를들자면강성태교수님이주장했던근로자성을판단할때부수적으로고려해야한다는요소들있잖아요. 그런것들이있으면근로자성을긍정할때는좀더적극적인근거로삼을수있지만그게없다고해서부정하는근거는안된다는거죠. 강성태 : 박제성박사도얘기했던씨앗론 47) 인데요. 비등가성이죠. 존재와 47) 땅위로싹이올라오면땅속에씨앗이있음을확신할수있다. 씨앗이없다면싹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39 무존재의가치가같지않다는거죠. 조경배 : 그렇지요. KTX 사건의대법원판결을보면상당부분이그렇게되어있습니다. 그러한요건이없다고해서다부정될수있는것이아닌데, 그게없으니까다른것은살펴볼필요가없다는식으로하고있어요. 그래서증거를채택하는이런방식을보면이게뭔가다른결론을미리내놓고짜맞추기식의논리가아닌가하는의문조차듭니다. 묵시적근로계약관계가인정되면하청업체는법적으로사라지는가? 신권철 : 원청과의근로관계가묵시적으로인정이되었다고하더라도남은 문제라고생각되는것은그럼하청업체는도대체사용자지위가 사라진것이냐하는의문이계속남게됩니다. 강성태 : 우리법원의판결을보면, 그부분은침묵을하고있잖아요. 사실 원고용주가실체가없는듯이표현하지만사실은그근로자와의 관계에서원고용주의법적책임이사라지느냐라고하면, 그부분 에대해선판단을아직안하고있어요. 그렇죠? 그래서제가민 법교수님들몇명하고이야기를해봤더니오히려저한테반문을 하는게, 이론을왜이렇게전개를하는지모르겠다, 자기들같으 면차라리계약가입이론으로가겠다는거예요. 어차피묵시적으 로인정해줄것같으면, 원래근로계약관계에원청이가입을해서 사용자로서같이책임지는관계로가는중첩적근로관계로인정 을해버리면, 그게훨씬더근로자보호라든지더깔끔할것같은 은올라오지않는다. 하지만싹이올라오지않는다고해서곧바로땅속에씨앗이없다고단정할수는없다. 씨앗은있지만싹이올라오지않을수도있기때문이다. 이처럼근로자성을판단하는지표는긍정될때와부정될때각각갖는가치가다르다. 긍정될때에는근로자성을드러내는적극적가치를가지지만, 부정될때에는근로자성을그자체로는드러내지못하는소극적가치만을가질뿐이다. 예를들어, 구체적인업무지시가인정되는경우에는 ( 싹이올라온경우에는 ) 곧근로자성을 ( 씨앗이있음을 ) 인정할수있지만, 구체적인업무지시가인정되지않는다고해서 ( 싹이올라오지않았다고해서 ) 근로자성이곧부정되는것은아니다 ( 씨앗이없는것은아니다 ). 자세한내용은박제성 (2007), 근로자성에관한대법원의법고창신, 노동법연구 제 23 호, p.69 이하참조.
40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데라고말입니다. 신권철 : 그리고책임의형태도뭐 ( 부진정 ) 연대채무의형태들이될수도있겠지요. 강성태 : 네. 원래근로계약관계를굳이지울필요가없어서저항감도덜할것같고, 만약에굳이허깨비다하고날리려고하면법인격부인이나또는업체끼리의, 사용자끼리의여러가지관계에의해서차라리계약인수쪽으로가든지, 그래서계약인수나계약가입으로가지왜새로운이론으로가는냐, 이건민법상으로는없는이론이라는겁니다. 신권철 : 계약인수나계약가입으로구성이가능할까요? 강성태 : 자기는굉장히생소하다는거예요. 이런이론자체가. 이건사실적계약관계론하고도다른것이거든요. 조경배 : 그런데근로자지위확인소송으로들어갈경우에는그럴수밖에없는것이아닌가요? 그중첩적관계라고하는것이계약의내용상책임을물을때에는성립할수있는데근로자지위확인이라는형태로누구하고근로계약관계가있는것이냐를물으니까요. 강성태 : 그러니까그근로계약관계가계약가입으로들어가게되면그냥채무자가둘이되는거니까. 복수의사용자와근로계약의전속성조용만 : 근데근로계약의특성이전속성이잖아요. 강성태 : 네. 조용만 : 근로계약의본질적특징이전속성이니까. 사용자가둘일수없다는거죠. 기본적으로는. 어쨌든단순하게얘기하면. 조경배 : 근로기준법상사용자는둘일수있지요. 조용만 : 계약책임으로서의사용자는둘일수없다는거죠. 강성태 : 노무제공자의전속성이지그게상대방의전속성은아닌데요. 그러니까노무를근로제공의채무자인근로자가다른사람으로하여금자신의근로제공을대체할수없다는의미에서전속성이지, 그게근로자와사용자가 1:1 관계여야된다는그런말은아닌것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41 같은데요. 조용만 : 특수고용관계에서근로자성을부인할때전속성이없다고그러잖아요. 화물차주겸기사도여러회사와계약을맺고일할수있다고얘기하면서, 그런경우에는근로계약관계가아니라고하잖아요. 그런데근로계약관계라면특정사용자와특정근로자와의근로제공, 계속적근로제공관계를전속성이라얘기하죠. 그걸또본질적특성중의하나라고얘기하고. 그러니까근로제공을하는데두명의사용자를위한근로계약관계가있을수있는가, 그것은근로계약의본성하고안맞는것아닌가싶어요. 박제성 : 근로계약으로부터파생하는제반법적의무를전부부담시킬수있느냐의문제이니까요. 연대책임의관점에서특정한책임을묻는게아니라, 이건신분에기한전반적인책임이죠. 그러다보니까법원이좀고민을하는게아닌가싶습니다. 복수의사용자가법적으로존재할수있는가? 신권철 : 근로자지위확인은기본적으로단순히권리들만얘기할수있는게아니라, 자신이노무도제공해야할의무가그안에들어가있습니다. 그러기때문에그노무제공의상대방이누구인지는특정되어야, 즉저사람이시키는것만내가한다, 이렇게되어야합니다. 하청의근로자로확정되면이제원청이시키는일은안해도되지요. 거꾸로원청의근로자로확인이되면그이후에는하청업체의지휘를안받아도된다는말입니다. 그런데, 그게언제그렇게되는지, 이런것들을사실알수없습니다. 청구의형태가늘근로자지위확인, 해고무효확인이나이런식으로단편적인형식으로되어있어서그것이되느냐안되느냐만물어보고있지만, 실은근로관계가이중으로성립할수있는지, 임금청구권은둘다를상대로할수있는지, 하나는사라지는지, 그리고언제그런관계로전환되는지이런질문들이숨어있습니다. 예를들면, 파견이나기간제와같이한 2년정도일하다보면어느순간그런관계가만들어져있을수도있는데, 그시점도알수가없고, 체불
42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임금이쌓였다고하면나중에이걸누구에게청구해야되는지와관련해서도애매한점이생기게됩니다. 그런데이런부분들은사실아직논의가안되고있습니다. 예를들면제가교수님임용계약을체결할때, 시립대는총장이계약서에서명을합니다. 그런데총장이날고용하는건아닙니다. 그런데, 시립대는법인격이없기때문에월급을주는것은법인격이있는서울시로보아야합니다. 그럼총장은도대체뭘한것인가? 대리인정도되는것인가? 이런현실적인관계에서의계약당사자는총장이냐아니면서울시냐, 뭐이런문제들과도연결되는부분이있는것같습니다. 아까얘기했던하청업체들을잘보면, 실질적으로는원청을대리하는역할밖에못하는것이아닌가생각됩니다. 이런관점에서보면, 그러면계약의실체적당사자인본인은누구냐, 앞에서일시키는사람의뒤에있는원청이다 라고할수있는거죠. 강성태 : 근로자에대한전체적인계약상책임을지는사용자는 1명이어야한다고말하는거죠? 그러니까부분적인책임, 가령임금문제에있어서는책임을같이질수있어도, 전체적인책임은, 저는독일의표현을빌려서고용책임이라고할게요, 고용책임에있어서는사업주가하나여야된다, 즉법인격이하나여야된다는이야기를하시는거죠? 저는친부모양부모있듯이, 사용자두명있으면안되느냐하는거예요. 중첩적근로계약관계라는것의핵심은, 그건굉장히예외적인관계이긴하지만, 내가 B하고근로관계가있지만 C하고도있다고 A가청구할때, 너는 B하고있기때문에근로계약의본질상안된다고기각을해야되는사유인지의문이든다는것입니다. 김진 : 계약관계자체에대한질문은아닌데, 문제가안되는건아니에요. 그러니까두가지점에서문제가되는데, 하나는현대자동차같은경우에는하청업체정년이훨씬더길거든요. 현대자동차는더빨리퇴직해야돼요. 그러니까저희원고들중에도하청업체정년은남아있지만, 현대차로가면정년을해야하는사람이있어서, 피고가각하항변을했습니다. 또하나는하청업체가한해고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43 가유효한지가문제될때도있습니다. 노동위원회에서는노무관리 자비슷하게보아해고통지도현대차가한것으로봤습니다. 제 5 절묵시적근로계약의징표 강성태 : 제가두분께드렸던두번째질문은이렇습니다. 아주예외적인경우를제외하면, 한사용자를정해야되는데, 한사용자를정할때, 지금판례법리그자체에대한비판은일단잠깐놓아두고, 거기서말하는요건들을조금구체화할수있느냐하는것이었습니다. 신권철 : 묵시적근로계약의요소나징표같은것을얘기하시는거죠? 판례가말하는묵시적근로계약의두가지요소강성태 : 네, 그렇습니다. 예를들면, 이런표현이있죠. 원고용주가사업주로서의독자성이없거나독립성을결하여. 학설에서는흔히사업의실체가없다고이야기하는겁니다. 그렇다면역으로어떤것이있으면사업의실체가있다고할수있느냐라는거죠. 조경배 : 바로그러한논점이사내하청문제의핵심이라고생각합니다. 그래서이런생각을해봤습니다. 어떤기업이사업주로서의실체가있다고보기위해서는적어도사업경영상대외적인독립성과대내적인자율성이라는 2가지요소가필요하지않나생각합니다. 전속적인사내하청의가장두드러진특징은원청과의관계에서이러한 2요소를모두결여하고있다는것입니다. 우선첫번째로대외적인사업경영상의독립성의결여라는측면에서보면절대적인지배력을가진하나의업체 ( 원청 ) 하고만거래를하기때문에관련시장에서독자적으로사업을할수있는능력이처음부터결여되어있습니다. 하청은자신이제공하는용역의가격이나품질,
44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거래조건등은물론이고거래상대방을자신에게유리하게선택할수있는여지가전혀없습니다. 또원청의업무처리외에다른독자적인사업을전혀수행하지않거나다른사업을병행하더라도하청받은업무가본래의자기업무와는관련이없을뿐만아니라원청과의자본관계나임직원관계등으로밀착되어있어원청으로부터독립하여자기의사업을수행할수가없습니다. 강성태 : 전속성? 조경배 : 그러니까원하청간에서는시장논리가전혀작동할수없는구조로되어있다는것이지요. 강성태 : 음 독자적인시장접근가능성이없다? 조경배 : 전속적인사내하청에서하청이원청에절대적으로종속되어있다고하는것은원하청을사실상하나의기업으로볼수있다는거지요. 강성태 : 합쳐져있다는거죠? 조경배 : 그렇지요. 원청이도급이든위탁이든계약을해지하는순간그하청업체는폐업하게됩니다. 하청업체가원청으로부터독립된사업능력을갖추고있지않다는것은사업경영상의독립성이전혀없다는의미로서독자적인사업주로서의실체를인정하기어려운것입니다. 그다음두번째는전속적인사내하청의경우에는기업내부의대내적인사업경영상의측면에서독자적인기업으로서의창의력을발휘할여지가전혀없다는것입니다. 사내하청은대부분업무처리 ( 노무 ) 도급형식을취하고있고하청근로자가행하는업무는단순한육체적노동력의제공입니다. 따라서하청이스스로경영상의성과를내기위해서제일중요한것은업무수행에필요한적정한인적조직의구성인데하청에게는업무를처리하는데어느정도인원을가지고어떻게수행할것인지에대하여독자적으로결정할수있는가능성이전혀없습니다. 예를들어현대자동차사건에서볼수있듯이전속적인사내하청에서는공정별로각각관리하기쉽게업체당 80명정도의단위로나누어서하청에게맡기고하청은원청에서요구하는인원을구해서보내는역할밖에하는것이없습니다.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45 강성태 : 네, 60 80명정도씩. 조경배 : 하청은원청이시키는대로보내줘야하고개별적으로더쓰고덜쓰고하지를못합니다, 통상적으로인사노무관리의주체로서고용주의실체유무를판단할때는근로자를직접모집하여채용하고있는가가중요한평가요소가되고있지만이런정도의일은일반회사의인사부서나총무부서등일개사업부서에도하는업무입니다. 적어도독자적인사업주로서인정될수있으려면근로자를자기가직접모집채용공고를내고또면접했다는사실이중요한게아니라, 자기의사업에필요한인력의적정규모를조절할수있는능력이있어야된다는것입니다. 전속적인사내하청에서는바로이러한사업경영상의자율성요소가전적으로결여되어있습니다. 이런측면에서보면현대자동차불법파견사건 48) 과대법원이묵시적근로계약의성립을인정하였던미포조선사건 49) 은사실관계가별반다르지않습니다. 다만차이가있다면미포조선의경우는원청이채용과정에직접개입하여사람을뽑았고, 현대자동차에서는그냥몇명뽑아서몇명만보내라했을뿐입니다. 이런정도의재량권의행사를가지고사업주로서의독자성있다고인정하기에는아무래도무리가따릅니다. 단순노무의제공을주된내용으로하는전속적인사내하청에서는인적구성의적정규모를독자적으로결정할수있는능력이있느냐없느냐가사업주로서의독자성을판단하는주요기준으로삼을수있다고봅니다. 요약하자면전속적인사내하청에서는사업경영상의독립성 ( 시장에서의독자적인접근가능성 ) 과자율성 ( 기업조직의인적구성능력 ) 이라는두가지의기준을가지고사업주의독자성유무를판단한다면비록묵시적근로계약설의입장을취하더라도별로문제가없다고봅니다. 강성태 : 오케이. 사업주의실체성이라는것을이른바실질적으로보면, 지금이루어지는하도급관계의실질에맞게그기준을적용을하 48) 대법원 2010. 7. 22. 2008 두 4367 판결. 49) 대법원 2008. 7. 10. 2005 나 75088 판결.
46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게되면, 그불합리를상당히해소시킬수있지않을까생각이드 는것이죠. 묵시적근로계약성립의요건으로서사업주로서의실체성조용만 : 제가논의를진전시키기위해서, 조금의문을제기해보자면, 그하청회사와원청과의사내하도급관계만을갖고있다고하는게, 쭉지난 20년동안 1:1, 전속적으로어쨌든하도급관계만맺어왔고, 다른사업체와는하도급관계를유지하고있지않았다고하는것이독자적시장접근성이없다는반증이또되겠느냐, 하는문제가있습니다. 그렇잖아요, 다른시장에접근하는것보다이원청회사와의사업관계를계속적으로유지하는게유리하다고경제성을판단해서유지할수도있기때문에, 어쨌든반만맞는얘기아닌가의문을제기할수있어요. 그러니까다른사업주와거래가없다는것이사업주로서의실체가없다는것을 100% 증명할수있겠느냐, 이런질문을던질수있다는겁니다. 그다음에두번째는하청이독자적으로인적규모를결정할수있는가여부는사내하청의성격에따라달라질것같아요. 예컨대, 현대자동차는조립라인이다세팅이되어있기때문에, 하청을어떤규모로할거냐에따라서인원수가자동적으로정해질수밖에없어요. 왜냐하면, 조립라인을여기서저기까지를 A로하고, A 조립라인의몇번부터몇번까지를도급준다고하면, 인원수는바로나와요. 나올수밖에없다는거죠. 그러니까이렇게하도급된업무의성격자체로인해객관적으로정해질수밖에없는부분도있다는겁니다. 그렇기때문에, 이것도그자체만으로 100% 인정하기는좀곤란한측면도있을수있다는생각이듭니다. 강성태 : 신권철교수님과김진변호사님, 두분은좀더구체화시킬수있는기준같은게있다고보세요? 신권철 : 묵시적근로계약론이라고표현은되지만, 실은그징표는계약이아닌사실을근거로하고있습니다. 그사실을통해서법원이최종적으로판단을내리는것입니다. 사실로서묵시적의사까지도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47 추단하는것이지요. 그럼그사실들에서어떤것들을찾느냐하면직접적인지시라든지뭐이런것을보통얘기를합니다. 그러나재판의결론을내는합의하는과정에서는변론과정에서의내용등을종합하여이미결론은내심에정리되어있고, 그결론에맞게사실관계를조율해서판결문을쓰는경우도있습니다. 결론을내기어려우면두개의사실징표를비교하면서어느한쪽이조금더강한거같다이런식의판단을하기도합니다. KTX 여승무원사건판결도보니까두형태의사실징표를다드러내놓고, 어느한쪽이조금더우세한거같다, 그래서하청근로자와원청사이의묵시적계약관계에대한의사들을드러내지못하고, 결국하청이책임져야된다라는취지로결론이나왔습니다. 실제재판의합의과정에서결론이도출되고나면, 결론에반하는사실들은생략되거나축소되는경향이생길수있습니다. 김진 : 저는아까일본판결에서온거냐라고얘기하시는그부분에저도약간의문이있는데, 저는이걸어떻게생각하고있냐하면, 말로는계약의실질이있느냐를보지만, 실제로는이제사용자의실체로보고있다, 법인격부인이랑비슷하게보고있다라고생각합니다. 인싸이트코리아를봐도. 강성태 : 인싸이트코리아가아니라정확하게는 SK죠. ( 웃음 ) 김진 : 그건아주전형적인법인격부인으로간것이었는데. 미포조선은말씀하신대로계약의실질로잠깐갔었던것같고. 이번동양시멘트사건에서도노동부가보는기준은또약간법인격부인위주로보는거같다는느낌이많이들었습니다. 신권철 : 묵시적근로계약내용을다배척시키고나서파견으로간거. 김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도로공사전부법인격부인처럼봅니다. 그회사가과연실체가있느냐, 돈은어디서와서어디로나가고, 그다음에 그런데아까말씀하신대로전속성은그렇게크게안보는거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워낙대기업구조이고, 도로공사같은경우에는유일한원청이지요. 원래도로공사만하는일이기때문에. 그러니까전속성자체는중요하게안보는거같
48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고. 오히려실체가너무없다는점에주목하는것같습니다. 예를들면, 제일많이보는게면접을누가담당하였는가, 그리고규정이, 예를들면취업규칙이거의똑같다는것등입니다. 강성태 : 정형적인규칙들? 김진 : 네. 하지만현대자동차같은곳에서는이제다조금씩다르게만들고있기는합니다. 독립적인외관도많이만들고. 그러니까회사가있기는있네, 이렇게많이보는거같습니다. 강성태 : 우리법원에서도어떤것이있으므로사업의실체성이있다, 혹은어떤것이없기때문에사업의실체성을인정할수없다, 이런식으로는이야기를안해요. 여기서궁금한것은이런점입니다. 그렇게하지않는다는이유가흔한표현대로종합적으로고려하겠다는것인지? 아니면구체화시키는것이위험하다고생각하는것인지? 사업주로서의실체성을바라보는관점들박제성 : 명시적으로표현은안해도판결문상분류는될것같은데요. 표현을쓰고있지는않지만, 대개는인사상실체성, 인사경영상의실체성, 그다음에노무관리상의실체성, 요렇게두개로나누어서보고있는것같아요. 그래서그둘다가없어야실체가없는것으로보아서묵시적관계를인정해준다는거죠. 그런데묵시적계약의성립을부정하는경우에도노무관리상의실체성이없다는것은대개다인정합니다. 그부분에서는실체성이없다고. 다만, 그런데완전히실체가없으려면인사경영상의실체도없어야되는데그부분은있지않느냐하는거죠. 세금내고, 사업자등록하고, 채용하고, 해고하고, 징계하고. 이렇게인사경영상의실체성이있는데이걸없다고보아서묵시적계약을인정하기는어렵지않느냐. 이게파견법상구도와딱맞아떨어지거든요. 강성태 : 조경배교수님과저는사실은사업의실체성을바라보는점에서약간견해차이가있습니다. 현대자동차판결에관한각각평석에서확인할수있는것처럼말입니다. 저는인사권측면도살펴보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49 아야한다는입장입니다. 조경배교수님께서는미포조선사건과현대자동차사건의실질이다르지않다고봤지만, 제가보기에인사권이라는측면에서보면현대차가하청업체들에게조금더독자성을줬습니다. 두사건의대법원판결이달라진이유는아마도대법원이이부분을고려한것같다고생각을했습니다. 그런데조경배교수님께서는책에서는뭘구분하고계시냐하면, 직업소개, 그다음에근로자공급에서의공급사업주, 그다음에거기서의한형태인파견사업주, 그런것들을쭉이야기를하고있는데, 제가보기에묵시적근로계약관계와관련해서소개한부분을보면우리나라에서는도리어이렇게물어보는게더나을것같습니다. 대기업의노무대행기관또는노무부서가할수있는일하고하청업체가하는일에서어떤차이가있을수있느냐? 그러니까그노무부서가하는것보다는하청업체가하는일이명확하게더있어야되지않는가? 그래야사업주라고할수있으니까. 노무부서가하는일을그냥반복하는정도라면하청업체를사업주로서의실체가있다고할수없습니다. 그리고사업주라고할때도여러가지사업주가있습니다. 우리노동법에서본다면공급도있고파견이있습니다. 또그것과구별되는도급사업주로서의실체도있을겁니다. 조경배교수님께서는묵시적근로계약관계에서말하는사업적실체라는게어느정도의사업주로서의실체가있어야한다고보십니까? 제가이이야기를하는것은파견법제정에의해서, 또한편으로는예스코판결에의해서불법파견이파견관계즉파견법의적용대상이되었다는점이역으로묵시적근로계약관계를해석할때사업주로서의실체를상당히협소화시켰다는느낌을받습니다. 그전에는그냥사업주하고사업주로서의실체가없는자, 이두개가있었는데, 이제는지휘명령을하지않아도사업주로서인정되는파견사업주라는것도존재할수있도록한것, 다시말하면사업적실체만있고지휘명령은안하는사업주를합법화시켜주었다는겁니다. 이에따라사업주로서의실체라는것도그내용이이전과는상당히달라지지않았나생각이듭니다.
50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박제성 : 인사권만행사해도실체가있는것으로보게되는형식이생기는거죠. 강성태 : 네. 제가파견법은합법파견에대해서만일정한도의면죄부를준것이므로불법파견에대해서는절대로파견법적효과를적용해서는안된다고주장한이유중에하나도파견법이가지는사업주에대한책임면제의측면을고려한때문입니다. 조경배 : 독일에서직업소개로간주한다지요. 강성태 : 간주한다고합니다. 사업주실체성과파견의인정조경배 : 불법파견은직업소개와는그실체가다른데, 파견을포함하여근로자공급사업은직업소개보다더나쁜것이라고생각합니다. 원청과하청근로자와의관계를가상적으로묵시적근로계약, 근로자공급 ( 파견 ), 도급의관계로그림으로그려본다면제일왼쪽에묵시의근로계약이있다고한다면가운데에근로자공급이있고, 오른쪽에도급이있다는식으로표현할수있을것같습니다. 그런데이들간의거리가서로같지않다는겁니다. 근로자공급은근로계약에거의붙어있고도급과는상당히거리가떨어져있다는것입니다. 그런의미에서도급과파견의구분은사실상그렇게어려운것이아니지않나생각해봅니다. 강성태 : 그러니까순수한형태면? 조경배 : 예. 순수한형태면그렇습니다. 그런데근로자공급에비하여직업소개는한번하고끝나는것이지요. 강성태 : 그렇죠. 그근로자에관한한. 조경배 : 단순한일회성의성격을가진직업소개에비하여근로자공급은공급근로자에대한지배관계를유지하면서지속적으로붙어있는것입니다. 따라서기업의인사노무관리부서와뭐가다르냐하는것입니다. 저는사실상같다고보고있습니다. 강성태 : 아. 그러시군요. 조경배 : 그러니까거의독립적인실체가없다는겁니다. 강성태 : 전속적인근로자공급같으면사실상노무부서다?
제 2 장묵시적근로계약법리의검토 51 조경배 : 그렇지요. 그건인사노무관리부서나총무부서를별도로자회사 형식으로설립한것과같다는겁니다. 아마앞으로도이런시도들 이계속나타날것입니다. 강성태 : 독일에서도일부나타난다는거죠? 조경배 : 만약이과정을법적으로규율하지않으면그런방향으로의진행 은필연적이라고봅니다. 이런측면에서도묵시적근로계약의성 립여부를먼저판단하여만약조금이라도실체가엿보이면이를 일단부정한다음에파견또는도급중어디에해당하는지를구 분하는방식으로가서는안된다고생각합니다. 순서는도급이냐 파견이냐를먼저판단해야하고또한이때는도급으로서실체가 있는지여부를판단하는적극적인요건을미리구체화해둘필요 가있습니다. 50) 그런다음에도급으로인정하기어려운경우에는 묵시적근로관계또는파견여부를판단하면된다고봅니다. 그리 고이부분은사실상큰어려움이없을것같습니다. 왜냐하면우 리고용법질서자체가원칙적으로직접고용을원칙으로하고 있고파견을비롯한근로자공급사업을일반적으로금지하고있 기때문입니다. 다시말하면공급사업주로서의실체가인정되더 라도파견법에서요구한조건들을모두충족할때만파견으로인 정하고, 그렇지못하면모두원청과직접적인근로관계가성립하 는것으로보면된다는겁니다. 직접고용의원칙이라는것은법률 에는명시적인규정은없으나존중해야할고용법질서의내재적 50) 이점에관하여는 1986 년 7 월파견법을처음으로시행하기전에미리위장도급의남발을우려하여도급과파견의구별기준을구체적으로마련한일본의사례가참조할만하다. 일본은노무의직접적인이용과관련해서는, 1 업무의수행및노동시간에관한지시기타관리를스스로행할것을, 도급받은업무를자기의업무로서해당계약의상대방으로부터독립하여처리하는지여부와관련해서는, 2 업무의처리에필요한자금에관하여모두스스로의책임으로조달, 지불할것, 3 업무처리에관하여민상법또는기타법률에규정된사업주로서의모든책임을부담할것, 4 스스로제공하는기계, 설비, 기재, 재료등을사용하거나전문적기술, 경험을필요로하는작업을행하고단지육체적인노동력을제공한것이아닐것이라는네가지요건을모두갖출것을판단기준으로서제시하고있다 ( 厚生労働大臣告示 37 号, 労働者派遣事業と請負により行われる事業との区分に関する基準, 1986. 4. 17).
52 사내하청노동관계의법해석론 인원리입니다. 그렇게해석하면크게어렵지않다고보거든요. 그런데우리판례는순서를반대로하고있지요. 형식상의고용주가아닌제3자가사용하고있는데도, 즉근로관계가존재한다고볼수있는여지가큰데도하청의실체가없어야만묵시적근로관계를인정하고, 실체가조금이라도보이면그다음부터파견이냐도급이냐, 이렇게나간다는거지요. 하지만이는그실체라는것자체가원하청간의실질적인관계에대한고려없이독립적으로판단할수있는것이아니라는점을간과하고있기때문에항상문제가될수있습니다. 왜냐하면판례가실체가있다고보는주요평가요소로서하청이채용과정에관여하고그근로자에대하여지휘명령권을행사했느냐하는점은원청의인사노무관리부서도할수있고때로는근로자공급사업주도할수있고나아가당연히도급사업주도할수있는일이라는것입니다. 묵시적근로계약론과책임 : 고용책임과금전책임박제성 : 묵시적계약론은실제로는인정해줄것처럼하면서인정을안해주는법리다, 묵시적계약으로인정받는게오히려더예외적이다, 이런현실적인문제가있습니다. 그런데이법리는이론적으로더큰문제가있습니다. 근로계약이라는게일을시키는사람과일을하는사람, 둘사이의어떤관계죠. 그관계를근로계약이라는법적인개념으로정의하는것인데, 묵시적계약론은일시키는사람과일하는사람사이의어떤관계, 원청이일시키고근로자는일했다는거는인정을하면서도, 둘사이에근로계약관계가있는지를보는데하청이라고하는, 원고용주라고하는사업자의존재를끌어들입니다. 근로계약이있느냐는질문을하는데, 일을시키는사람과일을하는사람의관계에서찾는게아니라, 원하청두사업자사이의사업적관계에서거꾸로근로계약의존재여부를찾는다는거죠. 지금묵시적계약론의논리구조가그렇게되어있어요. 그러니까첫번째요건은사업의비실체성, 두번째요건은사용종속관계, 이렇게되어있는데, 사업의비실체성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