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komun.net 고대문화 3 136-701) tel 927-7197 인쇄 디자인 2012 ( 109 ) 엮은곳 ( 5 1 2012. Autumn vol.109 / / / / / / 교육권 한대련 등록금 청년 실업 전총모 2012년 1 0 9 호
고대로 보는 사진 같은 고대, 다른 풍경 고대문화 편집위원회에서 77기 수습위원을 모집합니다 세계를 변혁하는 대/항/언/론 고대문화편집위원회 고대문화편집위원회는 한 학기에 두 번 교지 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학교 예산이 아닌 교지대를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무엇이 실려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어떤 것을 실어야 가장 의미 있을지 고민하고 토론하고 반성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글 하나부터, 함께 공부할 내용, 단체의 운영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편집회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위아래도 없고 발언권의 차이도 없습니다. 고대문화편집위원회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 세상에 써낸 글의 힘을 믿습니다 고대문화의 흰 페이지를 함께 채우고픈 분들을 기다립니다 지원방법 아래 적힌 지원기간 내에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연락해주시고 개별면접기간 중 편하신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세요. 지원기간 9월 5일(수) ~ 9월 18일(화) 개별면접기간 9월 19일(수) ~ 9월 20일(목) 장소 인문계 학생회관 3층 고대문화편집위원회 연락처 02-927-7197(편집실), 010-4240-4426(양원) Email komun@komun.net Website www.komun.net Facebook 고대문화 개별면접 당일, 간단한 글쓰기와 면접이 있습니다.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집실에 방문하시거나 전화, 메일로 문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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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를 변 혁 하 는 대 / 항 / 언 / 론 고 대 문 화 편 집 위 원 회 가을 2012 1 0 9 고보사 1 같은 고대, 다른 풍경 편집실에서 3 단과대 학생회 4 우리 사업했어요! 학내기획 15 본관 앞을 지나는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사회 24 먹거리 가 없는 나라 특집 기획 32 학생 사회의 애증 같은 존재, 한대련 43 한대련 탈퇴 투표를 거부한다 화보 56 노동 60 밥을 구하다 밥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문화 66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 만화 72 서울 그 달빛의 연가 연극평 78 불편한 뜨거움 불편한 철학, <메디아 온 미디어 Media On Media> 서평 84 카스테라 는 왜 이렇게 맛있는가, 아니 재밌는가? 88 장기 20세기 : 마르크스주의 역사이론의 현재성 편집후기 100 30 양원 (보건행정 11) 의현 (철학 10) 령선 (환경생태공학 10) 민기 (국문 11) 시웅 (법학 07) 윤희 (철학 09) 보영 (국문 09) 종석 (사회 10) 한나 (역사교육 11) 나연 (역사교육 11) 15 60 109 고대문화편집위원회 02-927-7197 komun@komun.net http://www.komun.net 고대문화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5가 1번지 고려대 학생회관 3층 2012년 9월 5일 여백 2279-9631 <고대문화>에 실린 기사는 크리에이티브 커 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 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참조:http://creativecommons.org /licenses/ by-nc/2.0/kr) 우리 각자가 사는 생활세계를 생각해봅시다. 생활세계가 오늘 무엇을 할지, 그 일상의 할 일까지 주 욱 만들어내는 하나의 판이라 한다면, 아침에 일어나 씻는 일부터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서 다시 잠이 들기까지 모든 과정이 생활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은 각자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원리에 맞춰 자리잡은 것이겠고요. 이렇듯 안정된 판 위에서 구체적인 하루하루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가끔은 이러한 생활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계속 늦잠을 잔다든가, 친구 와 자꾸 트러블이 생긴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겠죠. 좀 더 넓은 범주에서 보자면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등록금 문제, 그리고 취업문제도 그러한 맥락 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이질적인 것들 은 언뜻 안전해 보이던 생활세계에 균열을 만들어내는 불편한 것들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고민과 기 준을 통해 다시금 생활을 정립하기를 요청하는 것일 테지요. 이번 고대문화 가을호는 학내의 커다란 균열을 보여주는 한대련 탈퇴논란을 특집으로 하여 구성되 었습니다. 소위 비운동권이라 불리는 제45대 고대공감대 총학생회는 <한대련 파헤치기>라는 자료 집을 돌리며 한대련 탈퇴에 힘을 모으고 있고, 소위 운동권이라 불리는 쪽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대자 보를 붙이는 등 탈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논란의 와중에서, 고대문화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로부터 나타나는 의문들을 풀어낼 수 있는 재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과정을 밟아 보았 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밝혀낸 균열의 원인들을 살펴봄으로써, 눈앞의 논란을 넘어 새로이 더 나은 판을 만들기 위한 기준을 잡아보려 합니다. 좀 더 세세하게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면, 그것을 읽는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으로 채워넣는다면 이번 고대문화의 시도는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 겠지요. 고대문화는 이번 가을호를 통해 단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한 답만이 아니라, 그를 넘어 우 리의 생활세계 전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운동권-비운동권의 단절된 고정관념을 넘 어, 우리의 세계에 불편함을 일으키는 문제들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 삶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허한 중립성에 대한 논 의 위에서가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절실하게 안고 있는 문제와 닿아있는 채로 말입니다. 2012+가을 3
단과대 학생회 p.s. 고려대학교의 모든 단과대 학생회에 글을 부탁하였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글을 쓰지 못하고 다음 호를 기약한 단과대 학생회들이 있습니다. 다음 호에는 더 많은 목소 리를 담아낼테니 <고대문화> 독자분의 단과대에 관한 이야기가 없더라도 너무 아쉬워 하지 말아주세요. ^^ 문과대 학생회.,...,. 안녕하세요, 제45대 문과대 학생회 <서관뚫고~ 하이킥!>입니다. 저희 문과대 학생회에서는 오늘을 바꿀 주인공, 당신과 함께 서관뚫고 하이킥! 을 슬로건으 로, 시대와 함께 호흡하면서 한 사람의 영웅을 기다리기보다는 우리가 모두 주인공으로서 함께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문과대 학생회 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었는데요. 교육투쟁에서 이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진행했고요. 또한, 문과대학과 함께 김준엽 전 총장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 인 문학콘서트 로 김준엽 포럼과 독후감 공모전인 녹두신춘문예를 열었습니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 저희가 소개하고 싶은 사업은 성적표에는 없지만, 가슴 에 남을 강의, 학점 경쟁이 없다, 대안적 지식을 찾는 인 문학 수업 이라는 부제를 달고 진행되었던 0학점 강의 사 업입니다. 현재 좋은 수업들이 많지만, 상대평가에 따른 학 점과 경쟁의 압박(학생은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교수님 은 학생들의 우열을 가릴 기준을 고민하려고 압박을 받지 요)에서 자유로운 수업, 우리의 현재 고민들을 풀어낼 수 있는 수업, 혹은 사람들에게서 잊혀가서 아쉬운 것들에 대한 수업들을 실험해보자는 취지로 열게 되었습니다. 주제는 욕심을 좀 부려서 4가지(문학, 예술, 사회, 노동) 분야로 진행을 했는데요, 0학점 강의 기간이었던 5월 한 달은 총 13차의 강의들 로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아요. 문학 분야에서는 중도에서 가장 학우들이 찾지 않는 장르인 시 를 다뤘고요, 예술 분야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영화 에 대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인문학적 고민들을 함께해 보려 하였고요. 사회 분야에 관하여 당시 뜨거 운 감자였던 한미 FTA 가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노 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5
동 분야에서는 노동과 삶의 계획 과 관련된 주제로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이신 김 영곤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학우 분들의 관심분 야에 접점을 넓히려 하였는데, 사실 연사 섭외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숨 은 조력자 분들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그분들께 정말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말 씀드리고 싶어요!^^ 저희가 이렇게 저렇게 노력을 많이 들이긴 하였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수업 에 참여한 인원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 점이에요. 너무 길게 끌고 가면 학우들이 힘 들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홍보는 열심히 한 편이었는데, 못 들었다는 분들도 있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녹두의 변(화장실 소식지), 현수막, 대자보 등 열심 히 만들어서 붙이고 했었는데 아쉬웠어요. 인터넷, SNS 등의 매체도 좀 더 활용 해서 홍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사 섭외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홍보기 간이 촉박했던 것도 작용했던 것 같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수업은 문학 수업이었는데, 시인 조병준 씨를 모셨었죠. 우리 세대에 게 시가 많이 잊히고 있는 것 같아서 특별히 시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같이 수 업 듣던 분 중에 연사님의 그래도 여러분 같이 시를 찾는 분들이 있어서 계속 시는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을 것 같다. 라는 말씀에 한 방울 눈물이 맺히는 학 우 분을 보고, 비록 작았지만, 시 수업 열기를 잘했다 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지만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업, 우리의 삶에서 뭔가 허전한 2% 부족한 점을 채 워주는 수업, 그런 수업들이 대학의 정규수업으로도 계속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 니다!!^^ 다음 글은 문과대 학생회에서 진행한 엄마와의 데이트 에 참가한 한 학생의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어떤 사업이었는지, 어떤 점이 좋았는지 재밌고 솔직하게 써져서 독자 여러분께 소개할 만한 글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싣게 되었습니다. 엄마와의 데이트, 그 날의 이야 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안녕하세요. 문과대 학생회에서 주최한 엄마와의 데이트 에 참가한 간호학과 10학번 성샛별이라고 합니다. 제가 자주 다니는 정경대 후문 쪽 길을 가던 날 게시판 에 붙어있는 엄마와의 데이트 대자보를 보고 참가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엄마와 사이가 가까운 저로서는 굉장히 혹하는 이벤트였어요. 또 이벤트가 열리는 날은 지방에 계신 엄마가 올라오시는 주말이기도 했고 엄마의 생신이셔서 더 좋은 기 억이 될 것 같았습니다. 전화로 문의드려보니 2시간 정도 실내 일정이 준비되어 있고 그 다음엔 영화 나 자유 데이트를 즐기면 된다고 하셨어요. 신청 문자를 보내면서도 인원이 많 아 안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행사에 대해 엄마가 오시는 날까지 저와 동생만 아는 비밀로 했어요. 아홉 팀 정도 신청했다는데 축제를 너무 열심 히 즐기셨는지 이벤트에는 다들 참석을 못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당일에 몸이 안 좋아 참가를 못할뻔 했는데 문과대 학생회 기획국장님이 열심히 설득하셔서 문과대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우선 참가한 그룹은 두 팀으로, 작은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풍부한 과자 와 음료수가 저와 제 동생을 즐겁게 해주었어요. 경남 토박이인 엄마의 사투리 를 못 알아들으실 때도 있으셨을 텐데, 엄마와의 데이트 에 참여한 다른 학생분 과 열심히 이 행사를 기획하시고 이야기를 들어주신 문과대 학생회장님도 기억 에 남네요. 처음에는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영상을 몇 개 보았는데, 이 땅에 엄마들은 엄 마라는 이름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힘든 것을 묵묵히 참으셨던 게 많은 것 같았어요. 저에게 엄마는 친한 친구이자 제일 다정하고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 때문에 엄마가 하고 싶으신 것과 자신의 시간을 포 기하시고 살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죄송하고 싫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엄마는 피 아노 학원을 하시는 터라 자기 시간이 조금 있으신 편인데 회사에 다니거나 음 식점 같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자기 시간이 전혀 안 날 것 같았어요. 집에 들 어오면 쉬는 것이 아니라 밀린 집안일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내니까요. 또 엄마 퀴즈, 아들 딸 퀴즈를 통해 서로를 조금 더 많이 알 수 있었어요. 제 일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더라고요. 엄마도 제가 좋아하는 가수, 저와 제일 친한 친구나 저의 고민 등을 생각하시면서 저를 더 많이 아시게 된 것 같았어요. 엄마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나 엄마가 제일 보고 싶 을 때 같이, 겉으로 표현되지 않는 속마음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씀하셨 어요. 엄마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던 부분은 앞으로의 인생계획이었는데, 엄마는 쉬이 자신의 인생계획을 쓰지 못하시더라고요. 엄마의 인생에 저희가 너무 큰 부분으로 차 있어서 아들 딸 졸업시키기, 결혼시키기, 손자 손녀 돌보기 같은, 엄 마 또는 할머니의 계획만 생각나신다고 하셨어요. 지금 현재만 생각하고 자식들 걱정에 지금 현재만 생각하느라 자신의 시간이나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지 못 하고 꿈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숙제처럼 생각하고 앞으로 찾아보겠다고 하 셨고요. 저도 그 숙제에 동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사 당일이 엄마 생신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맛있는 케이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엄 마가 미리 케이크는 사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못내 맘에 걸렸거든요. 제가 준비하지 못한 케이크를 대신 해주신 것 같아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내 일정이 끝나고 준비해주신 영화는 댄싱 퀸 이었는데, 저희는 본 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7
영화라 자유데이트를 택했어요. 엄마가 자식 다니는 학교를 꼭 보고 싶어 하셨 는데, 처음에 학교에 왔을 때는 저도 학교가 익숙지 않아 제대로 구경을 못시켜 드렸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수업을 듣는 곳이나 학교의 유명한 곳을 돌아 보고 늦은 점심을 같이 맛있게 먹었답니다. 이렇게 뜻 깊은 이벤트 준비하시느 라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이런 감동적인 행사 계속 하셔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 가하게 되면 좋겠어요. 스럽고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준비하는 많은 사업과 행사들이 의미 없이 지나가 지 않고 이렇게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갈 때, 저희가 존재하는 보람을 비 로소 느낍니다. 남은 3개월의 임기 동안도 좋은 사업들로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고마운 학생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과대 학생회 미디어학부 학생회 안녕하세요. <침묵을 가르는 해방의 함성>, 제29 대 미디어학부 학생회장 손우진입니다. 저는 올 상반 기의 사업 중에서 여름방학 초에 다녀온 농민학생연 대활동(이하 농활)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수많은 학부 행사들 중, 저희는 농활에 참여한 경험에서 가장 많은 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저희는 여름방학 직후 7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간 천안 용정리로 농활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현재 3학년으로서 1, 2학년 때 미디어학부에서 농활을 다녀왔던 경험을 토대로 이번 농활도 꽤 여유롭고 그리 힘들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었는데요. 집행 부원들이나 작년에 한 번 다녀왔던 2학년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간 미 디어학부 농활은 일의 양이나 강도가 학생들에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었기 때 문에 이번에도 다들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많이 다르더군요. 도착한 첫날은 물론이고 그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이어지는 고된 농촌 일이 저희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 안 하는 시간에 마을회관에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지, 출발 전에 했던 고민이 무 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첫 이틀 정도는 예상치 못한 과중한 노동에 학생들도, 집행부원들도 투덜거렸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점점 생각이 변했습니다. 농민분들은 일이 힘든 만큼 저희 학 생들에게 너무도 고마워하시며 정을 주셨습니다. 서울에서 챙겨간 식량이 잔뜩 남았을 정도로 푸짐하고 맛있는 새참과 저녁거리를 챙겨 주셨고요. 농민분들과 이런 저런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우리 농촌의 이야기를 알게 된 것도 새로웠습니다. 모두 하나같이 열심히 일했고 매일 저녁 수확된 결과물을 보면서 뿌듯했습니다. 돌아오기 전 마지막 밤, 말풀이 시간에 모두가 정말 보람을 느꼈고 농활다운 농 활을 경험한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학생회장으로서 저는, 그리고 우리 집행부는 학생들의 그런 반응이 매우 다행 지난 4월 5일 제6대 보건과학대학 학생회 <보과드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 한 세계 보건의 날(매년 4월 7일) 을 맞이하여 HEALTH SCIENCE FESTIVAL 을 개최했습니다. 이미 1월부터 준비해온 사업이었지만 처음 진행되는 탓에 걱정 과 부담감이 컸습니다. 처음 이 행사는 보건의 날 홍보와 고대생의 보건의식 고 취를 목적으로 기획하였으나 정작 행사 당일에는 이 두 가지 사항을 잊고 행사 를 진행하기에 바빴습니다. 애초 예상했던 인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너 무 혼란스러웠던 탓이었습니다. 많은 고대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는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사업의 정체성과 목적의식을 뚜렷하게 보여주 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이거 왜 하는 거에요? 혹은 누 가 하는 행사인가요? 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행사 아침에 미리 보건의 날 에 대한 설명이 담긴 포스터와 부스별 소개를 담은 홍보물을 부착했었으나 때아 닌 돌풍으로 심하게 손상되어 철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올해 보건 의 날의 주제가 고령화와 건강 이었는데 이를 주된 테마로 잡아 기획했어도 재밌 고 유익한 행사가 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도 남습니다. 하지만 처음 기획하여 진행한 사업임에도 이 정도의 성과를 이룬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완할 점이 많이 있겠지만, 이 행사가 매년 정기 적으로 개최되어 사범대의 호사제, 의과대의 호의제, 문과대의 녹두축전처럼 보과대 하면 떠오를 만한 축제로 자리를 잡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던 이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보건과학대학 단과대운영위원 회 분들과 과/학부 학생회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범대 학생회 안녕하세요! 42대 사범대 학생회 <1%에 맞선 99%의 역습> 학생회장 윤주 양입니다. 사범대에서는 지난 5월 14~17일 나흘간 이뤄졌던 해오름제를 고대문 화를 읽는 학우 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해오름제는 사범대 고유의 축제로, 새로운 해와 같은^^ 새내기를 맞이하는 축제라는 뜻입 니다(소문으로는 뒤풀이에서 해가 떠오를 때까지 술을 마신다고 해서 해오름제 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9
라고 한다고도 하네요). 사범대 학생회가 없었던 3년 동안, 동아리들의 적극적인 주도로 이뤄진 2010년을 빼고 2009년과 2011년에는 해오름제 를 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3년 만에 부활한 학생회 인 만큼 학우들과 다 같이 즐겁게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고 싶어 해오름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해오름제 기조는 한우리 였는데요, 더 큰 우리 라는 뜻으로 사범대 학우들이 크게 어우러지 는 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로 역대 최장기 간인 나흘 동안의 해오름제가 진행되었지요. 사범대 내 9개 학과 중 8개 학과와 사범대 동아리 4개가 모두 참여한 점도 성과였습니다. 과 간 교류를 바탕으로 3 일간의 부스 사업과 피구 대회를 진행하고 마지막 날 한마당까지 성황리에 이뤄 진 해오름제였습니다. 학우들이 2학기에 다시 한 번 하자고 제안해주실 만큼 반응이 좋 아서 뿌듯했네요^^ 물론 아쉬웠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준비하는 사범대 학생회, 해오름제 기획 단, 과별 주체들 모두 해오름제 주최는 처음이었기에 기획 단계부터 전반에 걸 쳐 보다 꼼꼼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점이 있습니다. 기획단 내에서 업무 분담이 잘 이뤄지지 않기도 했고, 사대 학생회와 과별 주체와의 소통이 부족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부스 사업 때 비가 오는 등 변수가 많았는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 해서 행사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또 사범대 학생회실이 모여있는 라이시 움 5층에서 한마당 뒤풀이를 했는데, 뒷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사범대 학우들 모두가 해오름제를 알 만큼 널리 홍보하지 못했던 점도 아쉽습니 다. 또한, 사범대 학생회는 사회 여러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진보적인 학생회를 지향하는데 그러한 목소리를 해오름제에 거의 녹여내지 못하고 학우 들과 함께 토론하지 못했다는 점을 스스로 비판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전반에 걸쳐 부족한 점도 많았고, 그럼에도 많은 학우들이 좋 아해 주신 사업이기도 했습니다. 해오름제에서 배웠던 것들을 잊지 않고 2학기 에도 더욱 발전하는 사범대 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안녕하십니까?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 이성우입니다. 한 학기가 지나고 2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지난 학기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우 여 러분께 많은 감동과 자극을 받은 한 학기였습니다. 제27대 의과대학&의학전문 대학원 학생회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지성 을 모토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과 대학 학생들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고민이 모여 꿈이 되었 고, 그 꿈들은 우리의 경험으로 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논의되어 왔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인턴제 폐지 건에 대해 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전국의대생대표 보건 복지부 토론회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대표로 참석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보 건복지부에 대한 학우들의 끊임없는 질문공세로 의대생 대표 수련제도 개편 태 스크포스팀 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내었고, 이 태스크포스팀은 수련기간 단 축, 임상실습 개편, 레지던트 선발기준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협력기구이자 견 제기구로 기능할 것입니다. 포괄수가제도(진료비 정액제도) 역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장 중대한 의료 현 안 중의 하나입니다. 학생회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다수의 학우들 역시 정부의 포괄수 가제 강행에 대한 절차적 문제점을 인식하였습니다. 포괄수과제 자체보다도, 정부 정 책 결정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이 묵살당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답 답함과 안타까움이 컸고, 이는 하나스퀘어 침묵시위로 이어졌습니다. 학생회에서도 사람 앞에서 라는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어 학우들과 의견을 공유하였습니다. 지난 6월 12일에는 조직기증, 조혈모세포 헌혈릴레이를 민주광장과 의대광장 에서 진행했습니다. 학우 여러분의 조직기증 서약과 조혈모세포(5cc만 채혈)기증 서약은 불꽃이 꺼져가는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것입니다. 이 날, 인디듀오 밴드 <시와무지개>도 저희와 그 뜻을 함께하여 민주광장에서 라이브 공연을 가졌습니다. 학우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어느 때 보다도 가슴 벅차고 뜨거운 한 학기를 보 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경대 학생회 안녕하세요. 저는 제45대 호안정대 학생회장 김형남입니다. 선거 당시 우리 학 생회는 대학생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학우들의 힘으로 직접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우리를 옥죄는 문제는 참 많습니다. 연 천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생활비 역시 일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 생들에게 큰 부담입니다. 식비와 책값은 물론 지방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십만원 에 달하는 주거비를 매달 지불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학생회 차원에서 함께 해결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 속에 반값등록금 운동과 동시에 반값생활비 운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봤지만, 단과대 학생회 차원에서 당장 학교 주변의 주 거비용과 밥값을 대폭 낮추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는 난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활 속 작은 어려움에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1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11
러던 중 한국대학생연합 반값생활비 사업단 U 를 알게 되었고 첫 사업으로 반 값 과일 장터 를 진행했습니다. 반값 과일 장터 는 과일, 채소, 곡물 등의 값이 비싸 자 취, 하숙생들이 평소 사 먹기 힘들다는 현실에 착안하여 싼값에 이러한 것들을 사 먹을 수 있 는 장터를 마련한 행사입니다. 장터는 우리가 농활 가는 마을들과 연계하여 유통비 용을 최소화하고 저렴한 가격에 유기농 작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실제 2회 정도 타이거플라자 앞에서 장터를 운영하였고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배즙, 수박, 참외, 잡곡 등을 판매하였는데 장터를 연 지 세시간도 되지 않아 전량 매진되는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학우들로부터도 이러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계속되었으 면 좋겠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반값 과일 장터 의 경우 유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난점 이 있습니다. 농활 마을의 삼촌, 이모님들이 직접 물건을 서울로 옮기시다 보니 생기는 불 편함도 있으시고 워낙 저렴한 가격에 유기농 작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마을에서 도 해당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고충이 있었습니 다. 그래서 장터가 단발성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유통구조를 반 값생활비 사업단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정경대뿐 아니라 여러 학교, 여러 단과대에서 이 사업을 규모 있게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우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는 점에서 평소 학우들이 느끼는 일상생활 속의 생활비 문제가 작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적인 사업 진행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더 많은 단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정보통신대학 학생회 안녕하세요! 정보통신대학 학우 여러분, 그리고 고려대학교 학우 여러분! 정 통대 11대 학생회 <Wi-Fi>가 당선된 지 어느새 9개월이 지났네요. 그동안 학교 자체 신문을 통해서만 소식을 전하다, 이렇게 고대문화에 학생회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어 정통대 학우 및 모든 고대 학우들에게 몇 가지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전해 드릴 소식은 드디어 정통대 학우들에게 과방 이 생겼다는 소식입니다. 사실 근 10년 동안 신입생, 재학생 할 것 없이 따로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 간이 정통대 내에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생회는 학우들이 서로 소통 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애기능 학생회관 2층에 있던 정통대 학생회 실을 과방으로 리모델링을 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처음 계획은 우리 손으로 직접 공사(?)를 해서 리모델링을 할 생각을 했지만, 저희가 건축학 과 학생들이 아닌지라 안전상 전문 리모델링 업체에 맡겨 리모델링을 완료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과방 은 12학번 후배들이 오기 직전에 완공되었고 지금은 정 통대 학우들이라면 누구나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 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되었습니다. 처음 생긴 과방이 라 그런지 학생회만으로 관리하기 매우 힘든 점도 있 지만 많은 학우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하는 모 습을 보니 힘이 절로 나더군요. 두 번째 전해 드릴 소식은 몇 년 만에 처음 녹지운 동장 에서 개최한 정통대 체육대회입니다. 축구, 농 구, 발야구, 계주, 줄다리기 5가지 종목을 청백전으 로 진행했던 체육대회는 학사지원부 선생님들의 도 움으로 부족한 물품 없이 꽤 많은 수의 학우들이 참가해주신 뜻깊고 즐거운 행 사였습니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학우들의 망가지는 모습과 비가 왔음에도 비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정신을 보여주신 정통대 학우들의 모습에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으로 전해 드릴 행사는 6월 말에 진행되었던 근 3년 만에 드디어 진행 하게 된 농촌봉사활동(이하 농활)입니다. 이 행사는 저희 학생회가 그동안의 데 이터가 하나도 없었던 만큼 준비와 진행이 매우 힘들었던 행사로 기억되네요. 농 활은 전라남도 해남에서 진행되었는데, 저 멀리 땅끝으로 내려가서 그런지 일주일 동안 10~15명 정도의 인원밖에 참가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던 행사입니다. 하지만 서로 땀 흘리고 도우며, 우리가 먹는 농작물과 이를 만든 노동의 소중함에 대해 서 느끼기 힘든 도시 청년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또한, 땅끝마을 해남의 아름다운 시골 풍경은 우리 학우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앞으로 정통대 에서 진행되는 농활은 올해의 경험을 가지고 좀 더 많은 정통대 학우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게 저희 학생회의 바람입니다. 고대문화를 통해 소개해 드릴 그동 안의 학생회 행사들은 위의 3가지 정도겠네요. 이외에도 4 18 마라톤, 총 엠티, 야식행사, 종강총회에 있었던 세미나 등 많은 행사들을 소개할 기회는 다음으 로 미루며 여기서 그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정통대 학우들의 복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생회 <Wi-Fi>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13
학내기획 본관 앞을 지나는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김영곤 시간강사와의 하루 편집위원 dusdka115@gmail.com 5월 대동제가 성황리에 펼쳐지고 학생들로 붐비 던 무렵이었다. 민주광장은 학내 여러 단위에서 참 여한 부스행사와 프로그램으로 시끌벅적했지만, 본관 앞은 적막했다. 민주광장에서 들려오는 축제 의 웅성거림이 더 큰 적막감을 풍기고 있었다. 우뚝 서 있는 본관 앞 공터에는 한평 남짓한 작은 텐트 만이 자리 잡고 있을 뿐이었다. 텐트에 붙어있는 몇 개의 피켓들과 대학강사의 노동환경 개선 요구안 이 담긴 현수막이 이곳이 시간강사 투쟁이 이어지 고 있는 곳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주위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가 끔 대자보로나, 시간강사 투쟁 지지와 관련된 전학 대회 논란으로나, 혹은 본관 앞 텐트가 있다는 사 실로나 시간강사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 정 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조금 더 관심이 있는 학생이 라면 김동애, 김영곤 부부가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 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를 주장하며 오랫동안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사실로 머물 뿐이다. 학교에서 우리 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마치 화석과 같이 그 자리 에 머물러있는 대자보와 현수막, 텐트일 뿐이다. 때 문에 캠퍼스에서 그 모습이 잊혀진 유령과도 같은 시간강사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보고자 했다. 다음 은 고려대 시간강사 김영곤 씨와 함께한 하루의 기 억이다. 은 공간을 꽤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먹을 것과 몇 권의 책, 조그마한 탁자, 전등, 그리고 선풍기-과연 이곳이 6개월간의 생활이 축적된 공간이라는 것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침수로 젖은 것들을 말리던 중, 텐트 옆으로 앳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지나갔다. 대학 탐방을 나온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인 듯했다. 학생들, 어디에서 왔어요? 갑작스러운 김영곤 강사의 질문에 네명의 학생 들은 어리둥절해 보였다. 그러나 대학에 대해 궁금 한 것이 있다면 알려 주겠다고 하자 이내 순순히 응했다. 이것들 좀 펼쳐놓고 갈 테니 저기 그늘진 곳에 서 기다려보세요. 김영곤 강사는 텐트에서 붉은 빛이 감도는 탁자 를 꺼내왔고 우리는 동그랗게 모여 앉았다. 그렇게 얼떨결에 모인 학생들과 이야기가 오갔다. 들어보 니 방학기간에 이 대학 저 대학을 구경도 할 겸 전 라북도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 ):.? : 방학이라고 해이해진 것 같아서, 마음도 다잡아볼 겸 대학교 분위기를 보러 왔어요. 지난 8월 16일, 김영곤 강사와 본관 텐트에서 만 나기로 미리 약속을 잡았다. 방학이다 보니 학생들 도 적고 한가로운 편이었다. 곧 김영곤 강사가 손을 흔들며 텐트에 도착했다. 인사를 나누자마자 짐을 내려놓고는, 몇 번이나 해봤다는 듯 능숙한 솜씨로 텐트를 열고 전날 거센 비로 축축해진 담요와 침구 를 꺼내어 말리기 시작했다. 축축하게 젖은 침구는 뜨거운 여름 햇빛 아래에서 천천히 말라갔다. 열린 텐트의 입구 사이로 여러 생활용품들이 보였다. 작 1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15
그다지 무겁지 않은 내용의 대화가 몇 분 동안 제도 얘기해볼 수 있는데, 그런 토론을 하면 관련 오갔다. 기업에서 찍힐 수 있잖아요. 최소한 그런 선생은 그 회사에 프로젝트 달라고 할 수도 없게 되죠. 그 : 다들 취미 하나쯤은 가지고 있죠? 그런 러다 보니 의대나 보건과학대 같은 곳에서는 전공 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일 물어보면 의사나 판사, 과 관련된 실질적인 내용을 고민해보지 못하는 경 그런 걸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 우가 많아요. 그런 문제를 다루는 강사는 잘리거 요. 우리 학생들이 크면 앞으로 100살까지 일을 해 나, 찍혀서 교수로 임용도 안 돼요. 그렇게 피해를 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자기 꿈에 맞춰서 그걸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면 수업에 들어와서 직업으로 하면 좋은데, 그게 잘 안 돼요. 대학에서 는 교수 스스로가 그런 이야기를 잘 안 하게 되죠. 공부하고 취직하면 서른쯤 돼야 자기 길을 찾는데, 전에 취재 왔던 연세대 학생에게 들었는데, 거기 그때도 방황하는 친구들 많이 봤어요. 대학에 오게 강사가 그랬대요. 자기는 자기한테 강의를 준 사람 되면 원하는 공부를 원하는 방식으로 하길 바라요. 요. 이러다 보니 일주일에 여유가 몇 시간밖에 안 스타일에 맞춰 강의해야 된다고, 이건 내 의견이 이 잘렸는데, 그때부터 4년째 1인 시위를 하고 있어 되지. 원래 하루의 3분의 2 정도는 써야 되는데. 아니라고. 요. 그때 총학생회장이나 동아리 쪽 사람들까지 한 갑자기 낯선 사람과 진지한 대화를 하는 상황이 10명이서 같이 해요. 제가 수업이 목요일인데, 가면 무리해 보일 수 있으나, 김영곤 강사에게는 그만큼 :? 얘기를 하다 보니 오전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1시간 정도 시위를 같이 하고 각자 흩어져서 수업 소통이 절실하다는 방증이었다. 어색해하던 학생 : 고려대 강수돌 교수가 저를 강사로 초빙 일정에 따르면 11시부터는 정경대 후문에 피켓을 들어가요. 들도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해서, 노동의 역사 라는 강의를 했어요. 그때 선생 두고 대자보를 붙이기로 되어있었다. 정리한 뒤 텐 대화를 마치고 학생들이 떠난 후, 김영곤 강사 님들이 한 학기만 하면 뭔가 부족하니까 노동의 트 옆에 두었던 피켓을 들고 정대 후문으로 향했 대자보를 다 붙인 후, 정오에 학생대책회의가 텐 는 그늘 아래에서 펜을 들고 몇 가지 메모를 하기 미래 라는 강의를 하자고 해서 3년째 하고 있어요. 다. 가까운 문구점에서 사온 색색의 매직펜으로 김 트 앞에서 예정되어 있어 다시 본관 앞으로 발걸음 시작했다. 무슨 메모를 하시느냐고 물어보니, 다음 이 노동의 역사 노동의 미래 가 교과서인데, 수업 영곤 강사가 정성 들여 쓴 대자보가 비어있는 게시 을 돌렸다. 학생대책회의는 지난 3월에 있었던 전 학기 강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름 한낮을 첫 학기에 강의한 내용을 다음에 책으로 낸 거죠. 판을 채워 넣었다. 두장의 종이에는 국회 앞 농성 학대회에서 교육투쟁 안건 중 교내구성원(미화노 시끄럽게 채우던 매미 울음소리가 잠시 잦아들었 문광부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는데 이번에 국방부 이 1800일, 본관 앞 농성이 180일을 넘어섰다는 조, 시간강사) 지지를 폐기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에 다. 김영곤 강사는 지난 학기에 고려대 세종캠퍼스 금서가 됐네요. 내용과 함께 수업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대응하기위해 문과대 학생회 등의 여러 단위에서 에서 노동의 미래 를 강의하였다. 분주히 학교에 다니다 보면 자주 보이는, 항상 연대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누가 언제 본관 앞 :? 똑같아 보이는 대자보는 김영곤 강사가 그렇게 그 텐트를 지킬지 정해 텐트를 돌아가며 지키는 것부 ( ):, : 수업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학생들 날그날을 기록하며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방 터 시작하여 여러 활동을 해왔다. 매주 한번씩 모? 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을 잘 안 한다는 거예요. 학이라 특별한 성과나 효과가 있을 리는 만무하지 여 회의를 하는 형태인데, 도착했을 때는 몇몇 학 : 이번 2학기에 목요일 3시간 강의를 하는 수업이 재미가 없어서인 것 같아요. 토론식 수업이 만, 시간강사 투쟁이 매일 이어지고 있고 그 긴 도 생들이 먼저 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개강에 맞 데, 지금처럼 짬날 때마다 메모해두고 그러죠. 강의 되면 재밌는데, 그걸 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쟁점 정 위에 있음을 알리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춰 시간강사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할지 가 하나니까 엄청 빡빡하진 않은데, 그래도 시간이 이 되는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 몇몇 학생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며 지나갔다. 이야기가 오갔다. 대자보나 간행물, 토론회 등등 여 빠듯하긴 해요. 문인 것 같아요. 토론하다 보면 누군가를 비판하게 러 가지 방안이 나왔고, 개강 전 남은 시간 동안 뚜 되잖아요. 강사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면 왜 삼 : 렷이 활동을 정해 구체화할 계획인 듯했다. 김영곤 :. 성엔 노동조합이 없죠? 라든가. 삼성에서 고려, 강사도 학생들과 그간 시간강사 문제와 관련하여 :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서 메일 하나 보내 대에 건물 지어주는데 그런 강사를 놔두는 게 좋?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고 여기 왔는데, 저녁에 가면 또 해야 할 일이 있어 을 리가 없겠죠. 또 민간보험이나 과잉진료 같은 주 : 세종캠퍼스에서는 2009년에 강사 75명 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대화를 나누었다. 1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17
회의가 끝나자 12시 반이 넘었다. 점심을 먹으러 : 강사료가 현재 시간당 4만원인데, 이게 무한 강사들은 무조건 집에 가서 쉬든가 나오지 말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학생들로 바글거렸 20년 동안 단 만원도 오르지 않은 놀라운 수준이 라고 했어요. 그렇게 2년 근무 뒤 한 학기 강제 해 는데, 마침 식당 한쪽 구석에는 김영곤 강사와 친 거든요. 물가를 감안하면 오히려 인하된 거고요. 고되고, 이게 계속 반복된 거죠. 2010년 가을부터 분이 있는 강사가 먼저 밥을 먹고 있었다. 함께 식 게다가 4개월짜리 계약서를 강요하고 있고, 2년 강 는 4개월짜리 계약서를 내놓으면서 4개월만 하시 사를 하면서 무슨 얘기가 오갈지 내심 궁금하여 경 교수들의 연구, 저술 활동 등의 시간 의를 한 뒤에는 강제 안식년 오. 하는 거예요. 봄에 4개월 근무하면 2개월 방학 청했다. 독일어를 강의하고 있다는 그 강사는 김영 을 보장하기 위해 주는 휴식기간으로, 강의에서 자유롭지만 급여는 그대로 받 동안은 아무것도 아닐뿐더러 일이 이어지지 않으면 곤 강사에게 고등교육법 개정과 관련해 시간강사로 는 기간이다. 국민대의 경우 강사들에게 안식년을 명분으로 하여 쉴 것을 강요 서 법적인 권리도 없어지는 거지. 서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묻고서는, 시간 하지만 급여를 주지 않는 기만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을 주기까지 해 강사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사건에 요.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말 그대로 앙꼬 없는 찐 :? 대한 불만을 쏟아 내었다. 당장에 시간강사 투쟁에 빵이죠. : 대한민국 사회에서 시간강사라는 직종 동참하지는 않더라도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매우 이 처해있는 상황을 잘 이해해야해요. 교원도 아니 관심이 많다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해고했다. 20년 가까이 국민대에서 강의 중이었던 : 고 아무 힘도 없거든요. 학교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 황 강사는 작년 5월 1일 김영곤, 김동애 강사와 함? 처럼 길바닥에 있거나, 누구처럼 자살하는 수밖에 : 께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국민대 분회 : 학교 논리는 2가지인데, 강사들도 2년마 없어요. 국민대에 강사가 천 명이고 강의 절반을 담? 장으로 선출되었고, 대학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겪 다 한번씩 쉬면서 자기공부를 하므로 안식년을 주 당해도, 그런 상황이니 누가 나서요. 잘리면 어디 : 자신들이 함께 싸운다는 인상을 주거나 었다. 결국 국민대는 그에게 강의를 배정하지 않았 는 것이라고 하고, 또 하나는 강의 능력이 떨어지는 가서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거지. 그러니 그런 역사 동조한다고 보일까봐 직접 관계를 맺는 건 꺼리는 고, 국어국문학과 학과장에게 이유를 물으니 위에 강사도 있으므로 연속강의를 줄 수 없다는 거에요. 가 10년 넘게, 20년 넘게 계속 이어지는 거야. 비유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관심은 굉장히 많아요. 어쩌 서 그랬다 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말이 안된다고 따져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계약 적으로 말하자면, 동물농장 에서 바보들이 통제되 면 우리보다 우릴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제가 어디 국민대에 도착하여 몇 분간 오르막길을 걸어갔 기간이 만료되면 그냥 해고되는 거고 부당해고가 는 거랑 같은 거죠. 머릿속에 든 것은 엄청 많지만 에 가서 뭘 하는지, 어디에 무슨 글이 나왔는지 다 다. 국민대의 상징이라는 용두리 분수대로 가자, 그 아니다, 뭐 그렇게 말해요. 행동은 바보처럼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 읽어요. 그런 점이 모순점이면서도 가능성인 거죠. 곳에 황효일 강사가 있었다. 그는 부당해고를 철회 묘한 거죠. 그래도 재작년까지는 강사가 계속 자살하는 일이 하라 는 현수막 앞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다가 이야기를 하던 중, 마침 국민대 신문사에서 학생 있었는데, 작년부터는 누가 죽는 일이 없어요. 대신 우리를 맞아주었다. 몇몇이 취재차 방문을 왔다.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 : 국민대 황효일 선생과 성균관대 류승완 박사랑 같 는 문제를 보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인데,. 이 싸우고 있죠. 함께 싸우는 사람이 늘어나니까 :? 시간강사 문제가 한 대학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가만히 있으 큰 힘이 되요. ( ): 지난 1년 동안 시간강 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리고 도중에 국회에서 면 오히려 불이익을 계속 당하지, 맞서 싸우면 불 사 문제로 시위를 했는데, 1인 시위를 중심으로 했 시위 중이었던 김동애 강사도 합류하면서 더 다양 이익을 덜 당할 수도 있어요. 그 선을 넘기가 힘든 식사를 마친 뒤, 정경대 후문에 두었던 피켓을 어요. 서서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거나 서명 한 얘기가 오갔다. 거지만, 맞서 싸울 때 더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면이 다시 텐트로 가지고 와 정리를 하고 말끔히 말려 운동 같은 것만 하다 보니까 그 형식이 너무 굳은 있다고 생각해요. 놓았던 담요들도 모두 개어 정리하였다. 오늘 텐트 것 같더라고요. 여러 학생들과 연대를 모색을 해봤 : 2? 를 지키며 묵게 될 사람은 나름 아늑한 잠을 잘 수 는데 여의치 않아서 학생들에게 좀 더 호소력을 갖 : 고대 같은 경우에는 6개월 단위로 한번 비록 지나가는 학생들은 별로 없었지만 국민대 있을 것이었다. 고려대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후 고자 문화적인 요소를 가미해 본 거예요. 씩 계약을 할 텐데, 보통 별 하자가 없다면 계속 강 분수대 앞에서 황효일 강사와 김동애 강사의 해고 에는 다음 계획에 따라 고려대 정문으로 나가 국민 의를 이어가게 되죠.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르면 2년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국민대에서의 대행 버스를 탔다. : 동안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되는데, 국민 시위를 마치고, 함께 다음 계획에 따라 대학로로 국민대는 국어국문학과 강사인 황효일 강사를? 대는 가장 먼저 그 법을 비틀어서 98년부터 2년 근 이동했다. 목요일마다 시간강사 문제를 알리는 음 1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19
하고 안 쓰고 빚내고 해도 한계가 있어요. 예를 들 생활은 제정신을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었다. 더 이상 나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 어 자녀 교육에서 사교육을 못 시킨다거나 여력이 지 않길 바란다 고 적혀있었다. 동료들에 의하면 한경선 강사는 대학교 측으로 되지 않아 등록금을 주지 못한다든가 하는 거죠. 부터 부당한 대우와 인격적인 모독을 당하는 등 학교 측과 갈등이 심했다고 한 결국 도저히 안 되면 보통 40대 중반쯤에 강사 일 다. 가 바로 제 내용이었어요. 강의에 집중하다 보니 을 포기해요. 학문의 길을 포기하는 거죠. 논문 쓸 시간도 없고, 심지어는 지도교수 시험지까 지 다 채점해주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줘야만 했어 : 요. 내가 배웠다는 게 이렇게 천형의 죄인지, 객관,, 적으로 생각해봐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 는 거예요. 왜 대학 안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할 수. 가 없고 다 감수해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개인의 : 나 같은 경우에는 노동운동을 하다가, 잘못이 아닌 거예요.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해 다른 사람 말대로 하면 은퇴 한 다음에 강사가 된 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빚을 내서 변호사에게 의뢰 거거든요. 출발한 동기가 평범하진 않죠. 내가 사회 를 했는데 변호사가 이건 절대 이길 수 없는 거라 생활을 할 때는 상대방과 계속 대화하면서 이견을 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지는 싸움이라도 해야겠다 좁혀갔는데 수업에서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래서 고 생각했어요. 왜일까 생각해보니 수업에서 자유롭게 비판이 오 악회를 하고 있었는데, 대학로는 유동인구가 많고 에서는 교원이 아니라는 것과, 법정 정규교수가 비정규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 가야 되는데 비판을 할 권리가 없는 거예요. 그래 :, 그 대부분이 대학생이기 때문에 선전전을 하기에 다. 는 무게감 있는 구호와 함께 끝을 맺었다. 서 한편으로는 법과 제도를 바꾸고 한편으로는 강? 적절한 곳이었다. 6시에 음악회가 끝나고 국회 앞 천막으로 가는 의실에서 학생 중심인 수업을 해서 실제로 대학을 : 많았죠. 99년부터 만 13년을 싸우고 있는 대학로의 한 쉼터 나무들 사이로 현수막을 매달 것으로 하루 일과가 끝났다. 9호선 국회의사당 역 바꾸자, 밑에서부터 파 들어가자는 생각을 했죠. 데, 그러면서 본능적으로 느낌이 와요. 이거는 나를 자, 그곳이 시간강사 문제를 알리는 즉석 무대가 되 3번 출구로 나오자 거대한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였 ( ): 저는 강사 생활을 하 해롭게 하려는 거구나 하고요. 아침에 나가보면 어 었다. 성균관대에서 해고된 류승완 박사도 합류하 고, 역 옆으로 작은 텐트가 있었다. 어둑해지는 시 고 아이들 키우고 하면서 강사 생활의 열악함과 어 떤 때는 맥주병, 소주병 다 깨 놓고, 천막에 빨간 피 류승완 박사는 성균관대에서 강의를 배정을 받았으나 학교를 비판했다 였다. 간대에 방문한 국회 앞 천막에는 농성 1806일 이 려움을 뼈저리게 경험했어요. 한경선 선생님 유서 같은 게 부어져 있기도 했고요. 그리고 침낭 같은 농 는 이유로 강의를 철회당한 뒤, 1년 넘게 1인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황효 라는 무거운 글씨와 함께 긴 농성 기간을 증명하 교수가 되기 위해 미국 명문대학에서 공부까지 했는데, 지난 4년 동안의 한국 성 용품은 다 집어가고 팽개쳐놓고 그랬었죠. 여기 일 강사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고, 김영곤 강사 듯 낡고 헤진 마박사(대학 내 비정규직 시간강사 서도 경찰 30~40명이 짓밟아놓고 간 적도 있고요. 가 마이크를 대주었다. 김동애 강사가 이따금 발언 를 상징하는 인형) 가 서 있었다. 하루 일정을 풀어 을 하였고, 류승완 박사는 성균관대와 대학 교육 놓으면서 김영곤, 김동애 강사와 함께 움직이는 동 : 구조를 비판하는 피켓을 세웠다. 거리를 지나는 많 안 듣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 은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살피고 관심을 가져 주었 : 처음엔 소송을 했어요. 근데 조중동이 다. 음악회는 김동애 강사의 법정 교수 20%를 강 : 40 언론을 꽉 잡고 있으니 잘 알려지지도 않았죠. 그래 사로 대체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입법 예고를 당. 40 서 한 게 1인 시위였는데, 하염없이 했어요. 그러면 장 그만두라 18대 국회에서 고등교육법이 개정되어 강사가 교원이 되,? 어쩌다가 언론에서 취재 오고, 강사들이 죽으면 그 었으나 실질적으로 교원에게 인정되어야 하는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사립 : 대개 시간강사들은 박사를 땄는데, 박사 때 또 알리고요.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ㅣ 말에 학교연금법 적용은 제외되었다. 그리고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교수의 20%를 1 를 따기까지는 학습기간이 길거든요. 그만큼 집이 대선과 총선이라는 정치적으로 큰 기회가 있었는 년제 강사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강사가 법적으로 교원이지만 대학 안 나 주위에서 보태주는 거예요. 그런데 강사가 절약 데, 9월 7일날 우리가 한달만 천막을 치면 해결이 2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21
되겠지 해서 여기에 천막을 쳤죠. 저는 왜 저렇게 천막을 접게 하려고 하는지 궁 금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어떤 문제 때문에 사 람이 죽으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의제가 되는 데, 그러고나면 보통 문제가 해결이 되잖아요. 그래 서 이 문제가 언론에 비춰지면 사람들이 강사문제 가 지금이면 해결됐겠지 하고 보더라고요. 그런데 천막이 있으면 문제가 해결이 안되었다는 게 딱 보 이잖아요. 그러니 대학에서는 어떻게든 천막을 없 애려고 하는 거예요. 고대도 마찬가지로 본관 앞에 천막이 없어지면 협상에서 얼마라도 올려주고 타 결이 되었다고 모두들 생각할 거예요. :,.,? : 가장 먼저 학습방식이 학생 주도가 되어 자유롭게 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한 자유로운 토 론을 위해서는 비판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권리, 교원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고 요. 그 다음으로는 원활한 수업을 위해 수강인원을 줄이는 것이고, 세 번째는 절대평가라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상대평가가 대학생들이 수업에만 집중 하고 사회에는 관심을 갖지 못하게끔 한 거거든요. :? :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잖아요. 교 육이 되게 중요하단 건데, 대학구조가 이렇게 되다 보니 사회구조가 그냥 재생산되는 거예요. 고대만 하더라도 옛날에 비해서는 약한 사람을 위해 사회 에 나가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줄어든 것 같아요. 그런데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그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환경과 교육이 있 었다는 거잖아요. 우리가 강사의 처우나 신분을 안 정시키고자 하는 건 궁극적으로는 대학 교육을 정 상화시키자는 거예요. 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성대 국 민대 고대는 강사가 싸우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학 생들이 아는 거예요. 다른 대학은 전혀 무풍지대예 요. 강사가 불쌍하단 건 아는데 그게 학생들의 이 익과 연결되어있다는 건 잘 몰라요. :? : 시간강사 문제는 강사나 전임교수가 직 접 나서거나, 혹은 학생이 나서거나 해도 해결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관두겠다는 뜻은 아 니지만 어쩌면 저희가 해결하지 못하고 농성을 그 만두게 될지도 모르죠.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학생들은 이 문제의 출발점이 강의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에 있다 는 것을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일부 학생들이야 대 학 밖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 배울 거 다 배 울지 모르지만, 강의실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르잖아요. 학생으로서 강의실에서, 대학에서 어 떻게 살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 고 얘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고대문화를 평가해주세요! 고대문화에서 학우 여러분의 평가서를 기다립니다. 고대문화 2012년 가을호를 읽은 소감을 보내주세요. 좋았던 기사나 부족했던 기사, 디자인 등 책에 관련된 평가를 A4 1장 내외로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보내실 곳 komun@komun.net 평가서를 보내주신 분께는 문화상품권(2만원)을 드립니다. 2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사회 먹거리 가 없는 나라 령선 편집위원 lalilulelu@gmail.com 한나 수습위원 gkssk921028@nate.com 여느 때보다 훨씬 무더웠던 여름방학, 더위에 지쳐 멈춰있던 학사일정의 시곗바늘이 움직이고, 한적하던 전도 많이 했고,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이번 7월 초에 측이 11월 30일까지 가게를 비워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상 컵짱 안암역 근처에 있던 닭강정 가게. 지금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이 장사를 그 태인데, 만약 소송을 하게 된다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 만하게 되어서, 저희가 시설이랑 재료를 인수해서 컵짱을 하 는 근거가 없으니 저희는 그냥 판사님의 판결에 내맡겨진 상 기로 구두로 약속했어요. 컵짱을 하려면 전기승압이 필요했 태예요. 고, 전기승압을 하려면 건물주 측 서류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권리금이 법으로 인정이 안 되는 것이 가장 문제예요. 상권 그 일로 건물주 측에 전화했더니 건물주 아들이 전기승압은 에 대한 보호가 없는 거죠. 가게마다 권리금은 명백히 있는 건 안 되고, 이제 자리를 비워 주었으면 좋겠다 고 이야기를 했어 데 그게 왜 법으로는 보호가 안 되는 건가요? 법이 이럴 때 아 요. 아이들도 어리고 먹고 살게 막막한데 어쩔 도리가 없어서, 무런 보호도 해주고 있지 않다는 게 원망스러워요. 주인이 이 몇 년만 여기서 더 일하게 해 달라고 사정사정을 했어요. 소 러는 경우가 허다해요. 원래 장사가 잘 안되는 자리였는데 세 용이 없었어요. 그럼 권리금이라도 달라고 했지만 오히려 건 입자가 굉장히 노력해서 장사가 잘되도록 일궈놓으면 점포 주 물주 측에서는 권리금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으니 내가 줄 인이 계약 종료 후에 세입자를 내보내고 동생한테 가게를 준 수 없고 컵짱을 하면 3개월, 하지 않으면 1년을 하되 그 후엔 다든가 하는 경우요. 권리금을 포기하라는 각서를 쓰라 는 식으로 말했어요. 우리 건물주는 이사비용 명목으로 200만원은 주겠다고 하는데 입장에서는 왜 건물주가 메뉴에 간섭하는지도 모르겠고 어이 그 200만원에 보증금 500만원을 더하면 700만원이에요. 그 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 각서는 쓸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자 런데 그 돈을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다섯 그럼 법대로 하겠다 고 했어요. 식구가 먹고사는 문제가 달린 거라 뒤로 물러설 곳도 없고, 이 소송한다기에 대자보를 써 붙였어요. 우리 입장에서 권리 렇게 버틸 수밖에 없어요. 4~5년 정도 더 장사하게 해 주던가, 금 한 푼도 없이 나가라는 건 있는 사람들이 부리는 횡포로 밖 8년 동안 일해서 상권의 입지를 올려놓은 만큼의 권리금을 인 에는 안 느껴져요. 그런데 그 분은 이게 왜 횡포냐, 내가 내 건 정해달라는 게 저희의 입장이에요. 과연 먹거리나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물에서 내 일을 하려고 하는데 왜 그게 횡포냐 고 이야기하고 먹거리나라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있고요. 학생들은 말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서명해 주고 있 학교 주변, 상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다시 학생들 고, 지금 7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서명을 해주었어요. 건물주 로 붐비는 정대후문을 지나다 먹거리나라 라는 작은 이 자리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는 8년이 되었어요. 8년 전에 생과일주스 가게에 눈길이 멈춘다. 창문에는 이런 내 건물주인 할아버지와 계약했고 그때는 기한을 정해놓지 않았 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어요. 이 자리에서 먼저 장사를 하고 있던 떡집에 권리금 700 건물주 측에도 사정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청했으 나, 거절하였다. 권리금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먹거리나라를 둘러싸 고 건물주와 세입자가 저렇게 갈등하고 있는 것일까? 만원을 줬고요. 그러고 나서 2년 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 지금 장사 하고 있는 먹거리나라(생과일쥬스) 가게 를 뚜레쥬르 빵집 4층 건물주께서 가게를 비워달라 합 권리금이란 고 아들현재 먹거리나라의 건물주인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아내이고, 그 관리를 아 들이 하고 있다. 이 와서 대리인으로 계약서를 쓰자고 했어요. 그 니다.(세입자 권리는 인정하지 않음) 이유인즉, 뚜레쥬 때가 2007년이었고 계약기간은 30개월이었어요. 2009년에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단골, 영업시설, 비품, 거래처, 르 빵집 4층 건물주 아들이 악세사리와 개인 사무실 계약이 종료되고 나서는 계약서를 다시 쓰지는 않았고 그 이 신용, 영업상 노하우, 지명도 등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 로 사용하려 한답니다. 생존이 달려있는 문제라 어떻 후엔 문제없이 계속 영업했어요. 는 일종의 유형, 무형의 자산이 된다. 그래서 기존의 임 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라도 알립니다. 먹거리나 라 부부. 노블레스 오블리쥬 장사가 그렇게 잘 되는 편이 아니었어요. 생과일주스 하나 차인은 이것들을 새로운 임차인에게 넘겨주는 대가로 로는 가을, 겨울에 가게 유지가 힘들어서 어묵, 떡볶이, 도넛, 새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는다. 권리금은 우리나 닭꼬치, 핫바, 소시지 빵, 와플, 토스트, 떡갈비 등 메뉴에 도 24 고대문화 高大文化 먹거리나라에 붙어있는 대자보 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차 관습으로 심지어 민법에 2012+ 가을 25
도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건물주와는 상관없이 임차 다. 그러나 세입자는 기존 점포에 엄연히 존재하는 권 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목 첫째, 다음 상가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제대로 받을 수 리금은 받지도 못하고, 다른 점포를 구하려면 그쪽 임 이 좋은 상점일 경우 자릿값으로 건물주가 요구하기도 있다는 보장이 없다. 차인에게 다시 권리금을 지급해야 하는 이중고의 처지 한다. 이렇게 건물주에게 자릿값으로 내는 바닥권리금 둘째, 계약기간 만료 후에 임대인이 재계약을 거부하 다. 생떼 쓰는 것이 아니라 가게를 일궈온 것에 대한 권 은 나중에 보증금형식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시 면 임차인은 권리금을 날려버릴 수 있다. 리와 보상을 찾는 것이다. 한국 땅 위에, 권리금이 없 설권(영업시설, 비품, 인테리어 등), 영업권(단골, 신용, 셋째, 도시재개발을 하여 상가건물을 철거하는 경우 는 상가는 없지만 이렇게 시장에서는 인정되는 권리금 지명도 등)에 대한 권리금을 건물주로부터 인정받는 권리금을 아예 받을 수 없다.(용산 참사 1) 가 이에 해당 이 법으로는 인정되지 않으니 가장 큰 문제다. 지금의 것은 매우 어렵다. 계약서 상에도 권리금에 대한 언급 프레시안, 조성찬, 한다.) 2012-02-09, 자유비평, 상가 세입자 권리금 문 구조로는 건물주가 법대로 하자 고 말할 때, 세입자 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는 피를 토할 수밖에 없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있지만. 컵짱(이야)을 더 이상 맛볼 수 없다. 있는 사람들의 횡포 권리금, 이렇게 문제가 많지만, 그중에서 먹거리나라 건물을 빌려 사용하게 되는 임차인은 되도록 계약 이야기인 두 번째 경우만 살펴보자. 계약기간이 만료 곳에서 장사를 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겨줄 권리금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것을 이용하는 기간을 늘리려고 한다. 건물을 빌려주는 임대인은 그 되고 건물주가 직접 상점을 경영한다거나 다른 사람에 때 그 아들은 과연 권리금을 받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악덕 건물주들도 있다. 이 악덕 건물주들은 기존 세입 반대다. 그래서 계약기간을 5년 이상씩 잡는 경우는 게 상점을 매매해버릴 때 세입자가 꼼짝없이 권리금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가 권리금을 받을 가능 자와의 계약이 만료될 때쯤, 월세를 3~5배씩 높여 받 거의 없이 2~3년 정도가 보통이고, 목이 좋은 곳은 계 한 푼도 못 받고 나가야 하는 경우다. 성은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이전에는 없던 권리금이 겠다고 통보한다. 그럼 그 월세를 도저히 낼 수 없는 세 약이 1년 단위로 갱신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 갑자기 생기는 셈이다. 건물주 입장에 따라 생겨났다 입자들은 그곳에서 보증금만 받고 빠져나올 수밖에 니 계약기간 동안 권리금을 비롯하여 투자한 돈을 충 컵짱의 이야기 사라졌다 하는 돈이라니. 현재 보증금 1000만원만 달 없다. 2010년에 나온 논문 권리금에 대한 상가건물임 분히 다 회수하지 못하고 쫓겨나가는 상인들이 발생하 랑 받고 나간 컵짱은 다른 점포를 얻는 데 큰 어려움 차인의 행태분석 을 보면 설문에 응한 자영업자 995명 게 되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 <상가 미디어관 옆에서 장사하던 컵짱도 두 번째 경우에 을 겪고 있다. 중 32.6%가 권리금을 반환받았지만, 67.3%가 반환받 건물임대차보호법>이다. 모든 상가에 적용되는 것은 해당했다. 컵짱 자리에는 이제 컵짱 건물주의 아들 프레시안, 허환주 기자, 지 못한 것으로 2012-08-08, 자영 조사됐다. 아니고, 보증금이 일정금액 이하인 임대차 계약에 한 이 들어와 장사한다고 한다. 컵짱은 이전 임차인에게 한국 땅 위, 권리금이 없는 상가는 없다 업자들의 은밀한 덫, 권리금 해서만 적용된다. 이 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5년을 초 2000만 원의 권리금을 지급하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건물주는 마음만 먹으면 수시로 세입자를 바꾸면서 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 계약기간이 끝나고 주인이 가게를 비워달라고 하자 권 먹거리나라 건물주는 3개월~1년 동안의 영업을 보 임대료를 올리는 실정인 데 비해, 권리금도 못 챙겨 나 다. 즉, 5년의 임차기간을 법으로 보장함으로써 건물주 리금은커녕 이사비용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지난 6월 장하고 이사비용 2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온 세입자들이 다시 괜찮은 상권의 터를 얻기는 하늘 에 비해 약자인 임차인이 권리금 및 투자비용을 회수 가게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그 돈을 건물주가 당연히 도시재개발 등에 의해 상가가 강제 퇴거되는 때에 3개 의 별 따기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은 권리금이 아무 할 수 있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5년이 지나 줘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그런데 뭔가 찝찝하고 개운 월의 휴업보상과 이전비용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 리 높더라도 유동인구가 많고 목이 좋은 핵심입지에 이 고 건물주가 나가달라고 하면 어떡하나? 문제는 여기 하지 않은 점이 있다. 만약 컵짱 건물주의 아들이 그 는 <토지보상법>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미 다 들어 차있다. 게다가 막대한 임대료를 제시하며 서 발생한다. 5년이 지나면 임차인이 가게에 대한 권리 를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가 생기나? 권리금과 관련된 주요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용산 4구역 재개발의 보상대책에 반발해 온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 회 회원 등 30여 명이 적정 보상비(자영업자의 경우 권리금을 고려한 보상 비)를 요구하며 2009년 1월 19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 당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당한 대참사. 검찰은 사건 발생 3주 만에 철거민의 화염병 사 용이 화재의 원인이었고, 경찰의 점거농성 해산작전은 정당한 공무집행 에 해당한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해 경찰의 과잉진압 책임은 묻지 않고 철 거민 대책위원장 등과 용역업체 직원 7명을 기소한 바 있다. 먹거리나라 건물주가 이 법을 따를 필요까지는 없다. 컵짱 건물주처럼 해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토지보상법>, <상가건물 임대차보 호법> 어디에도 대체매장 조성비용, 권리금 보전액 등 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먹거리나라가 시세에 맞는 권리금을 달라 하는 게 생떼 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 들어오는 추세라 웬만한 중형기업도 못 버틸 지경이다. 30년 동안 같은 곳을 지키던 홍대 리치몬드 빵집 역시 엄청나게 오른 임대료를 도저히 이기지 못해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던 경우였다. 지금 그 자리에는 롯데 엔 제리너스가 들어서 있다. 권리금이 1억이 넘어가는 안 암 뚜레쥬르 자리에는 우리은행이 들어오기로 했다. 먹 2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27
세계를 변혁하는 대/항/언/론 고대문화 편집위원회에서 77기 수습위원을 모집합니다 고대문화편집위원회 리의 경쟁도 심하기 때문이다. 장사가 안되어 3명 중 1 명이 3년도 채 되지 않아 가게 문을 닫을 정도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이 중 3분의 1이 다른 방도가 없으니 빚을 내서라도 또다시 자영업에 뛰어드는 실정이다.동아 일보, 2012-02-16, [사설] 일자리 부족에 떠밀려 급증한 자영업 불안하다 이런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대기업의 시장 골목 침투는 점 점 심해지고 있다. 결국, 이 순환 고리가 반복되는 과정 에서 자영업자들은 권리금과 투자금만 잃고 영세민으 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다.. 안암 뚜레쥬르 자리에는 우리은행이 들어오기 위해 공사중이다. 권리금 문제는 위에서 말한 고리의 한 조각을 차지 한다. 대다수의 자영업자가 세입자이기 때문에 권리금 거리나라와 컵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에 대기업 문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만 아무리 봐도 권리금 은 별 어려움 없이 자신의 세력을 점점 확장해 나간다. 을 둘러싼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싸움은 애초부터 건 물주에게 유리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상대적 약자인 진짜 문제, 먹거리 가 없는 나라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법으로 보장하는 것이 일단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 먹거리 나라 이야기에도 컵짱의 이야기에도 등장하 은 아니다. 저 단단한 고리를 끊어내고, 사람이라면 누 는 건물주의 아들들은 하나같이 장사를 시작하려는 구나 일을 구할 수 있고 일해서 충분히 벌어 먹고살 수 참이다. 청년 10명 중 1명이 직장이 없고, 전체 노동인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그전까지 구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불안정한 노동시장 안에서 먹 는 세상 살기 가 너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참 각박할 고 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을 선택한다. 직장 것이다. 에서 은퇴한 50대도 자기 노후를 자기가 책임져야 하 는 현실 앞에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형편이 다. 이래저래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가 700만 에 이르렀다. 그러나 곧 그들을 자영업으로 내몬 높은 고대문화편집위원회는 한 학기에 두 번 교지 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학교 예산이 아닌 교지대를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무엇이 실려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어떤 것을 실어야 가장 의미 있을지 고민하고 토론하고 반성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글 하나부터, 함께 공부할 내용, 단체의 운영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편집회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위아래도 없고 발언권의 차이도 없습니다. 고대문화편집위원회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 세상에 써낸 글의 힘을 믿습니다 고대문화의 흰 페이지를 함께 채우고픈 분들을 기다립니다 실직률과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이 다시 그들의 숨통을 죈다. 먹고 살만큼도 못벌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 가게 를 찾는 손님은 없고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가게들끼 지원방법 아래 적힌 지원기간 내에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연락해주시고 개별면접기간 중 편하신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세요. 지원기간 9월 5일(수) ~ 9월 18일(화) 개별면접기간 9월 19일(수) ~ 9월 20일(목) 장소 인문계 학생회관 3층 고대문화편집위원회 연락처 02-927-7197(편집실), 010-4240-4426(양원) Email komun@komun.net Website www.komun.net Facebook 고대문화 28 고대문화 高大文化 개별면접 당일, 간단한 글쓰기와 면접이 있습니다.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집실에 방문하시거나 전화, 메일로 문의해주세요. 2012+ 가을 29
특집 예술 작품을 꼭 미술관 전시장에 가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대련 파헤치기>. 9월 둘째 주에 있을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탈퇴 정책투표에 관 한 홍보 책자입니다. 학우 여러분도 민주광장을 지나다가 소책자를 하나씩 받아보셨을 겁니다. 무심코 서랍에 넣어 두신 뒤 잊고 계셨다면 한번 꺼내어 보시길 바랍니다. 불길하게 얼룩진 음영 위에 글자가 찍혀 있습니다. 한대 련 파헤치기. 무섭고 비밀스럽고 음모로 점철된 조직의 실 체를 고발하겠다는 제45대 총학생회의 의지가 담겨 있는 디자인과 문구입니다. 과연 한대련이 실제로 그런 비밀결 사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지만 말입니다. 왼쪽에 서 조금씩 오른쪽으로 뻗어 가는 노란색 막대들은 그동안 고려대학교에 드리우고 있었던 한대련의 어두운 흔적들을 몰아내는 제45대 총학생회를 빛줄기로 형상화하고 있습 니다. 탁월한 색채 감각입니다. 저 간명한 선과 악의 이분 법적 세계관에 동의한다면 기꺼이 박수를 쳐줄 수도 있을 만한 멋진 표지인데, 그 세계관에 동의할 수만은 없어서 유 감입니다. 정책투표가 다가왔습니다. 제45대 총학생회는 한대련 탈퇴를 제1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되었고, 이제 그들의 공 약을 실천하기 위해 한대련 탈퇴 정책 투표를 시행하려 합 니다. 제45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한대련은 정치적으로 편 향되었고, 비민주적 소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대학생을 대표하고 그들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진정 한 연대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대련이라는 기존의 연대체를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 적 연대체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45대 총학생 회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2학기가 시작되고 제 45대 총학생회가 정책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며 실 망을 그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연대 체 가 무엇인지 소책자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가 없기 때 문입니다. 우리가 이 예술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통진당 머리끄 댕이녀 류 이미지들의 지루한 복사-붙여넣기 작업일 뿐 입니다. 스무 쪽 남짓 되는 소책자의 내용은 이것보다는 건설적인 논의로 채워질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다 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전총모(전국대학총학생회모 임) 에 관한 짤막한 언급입니다. 가입도 탈퇴도 자유로운 (이라고 쓰고 총학생회장의 독단에 따라서 라고 읽습 니다) 총학생회장들의 사교 클럽을 진정한 연대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고, 오히려 그것이 기존의 한대련보다 더 비민주적인 소통 구조를 갖게 되지는 않 을지 염려스럽습니다. 한대련이 등록금 투쟁 과정에서 보여준 성과는 분명 긍 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범 했던 오류 또한 명확히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한대련의 성과와 그 한계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할 때,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연대체의 성격에 대해 단초를 모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진지하게 반성한다는 것 은, 한대련을 막연하게 이상적 조직으로 포장하는 것도 아 닐 것이고 음습한 조직으로 서둘러 낙인 찍고 치워버리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고대문화는 지금 한대련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담 론이 단지 한대련에서 탈퇴해야 하는가 머물러 있어 야 하는가를 따지는 것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연대체란 왜 필요한지, 그리 고 필요하다면 어떠한 형태의 연대체가 되어야 할 것 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특집이 그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글 종석
특집 기획 01 학생 사회의 애증 같은 존재, 한대련 한대련의 성과와 한계 의현 편집위원 dialectical.mt@gmail.com 한대련, 너무 쉽게 부정해버리기엔 강한 조직력과 그 성과 2009년 내가 고3이던 시절, 일년 동안 대학 하나 만 바라보며 열심히 공부하자고 마음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던 그 날이 떠 오른다. 고려대에 다니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중퇴 한 한 학생(98학번)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 다. 등록금에 관한 나의 첫 단상이었다. 대학에 들 어오고 나서도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비관 해 자살한 대학생의 이야기는 종종 들렸다. 작년 2 월에는 강릉의 한 대학에 다니던 학생이 자취방에 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방에 는 즉석복권 몇 장과 학자금 대출 관련 서류가 발 견되었다고 한다. 지난 해, 참여연대 에서 대학생 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88.6%가 등록금 마련으로 고통을 느끼고, 그 중 60%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하니 더는 등록금 문제를 개인의 차원에서만 바라볼 수 없을 듯하다.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그동안 대학생들 은 저마다 각 대학에서 등록금 인하를 요구했지 만, 기껏해야 동결되거나 인상률이 조금 내려가는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밖에 없었다. 매년 적립금 이 쌓여 이제는 천억 단위까지 이르렀는데도 등록 금을 올리는 대학이 교육기관이라기보다는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보이는 것도 별로 어색 한 일이 아니다. 그런 기업의 경영진과 매년 초 형 식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차분히 앉아 등록금 인하 를 요청하는 소극적인 방식의 정치는 그리 강한 힘 을 발휘하지 못한다. 설사 대학 당국이 등록금 인 하에 호의적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애초 등록금 문 제는 대학 당국의 의지만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 안에서만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성과를 거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 국의 등록금 문제 해결은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의 지원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실제로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국가 중 고등교 육에 대한 공공지출 부담률이 가장 낮다(2009년 기준). 따라서 최대한 많은 수의 대학생이 대학 당 국뿐만이 아닌 정부, 그리고 넓게는 사회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 등록금에 대한 고민 역시 더 근본적으로, 넓은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한대련(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의 반값등록금 운동 역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을 것 이다. 작년 6월 반값등록금 요구가 거세지기 전 그 출발점으로 3월 초에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학생 총회가 성사되었다. 보통 학생총회는 각 대학 학생 들의 최고의결기구로,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나 성 사되기 위해선 전체 재학생 인원의 1/10이나 1/5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작년 3월 고려대의 비상학 생총회가 6년 만에 열렸다는 사실은 그것이 성사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한지 짐작 케 한다. 그런 학생총회가 전국적으로 30여개의 대 학에서 비슷한 시기에 성사된 사실 뒤에는 한대련 의 철저한 사전 준비 노력이 있었다. 한대련 사이트 에서 입수한 대학별 교육투쟁 PPT 자료를 보면, 한대련에 가입되어 활동하는 전국의 대학 총학생 회들이 학생총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한 갖가 지 상세한 지식들을 세미나 형식으로 공유한 것을 알 수 있다. 전날 밤에 만든 홍보물을 아침 일찍 학 교에 나와 캠퍼스 곳곳을 뛰어 다니며 뿌리고, 낮 2012+가을 33
에는 기층 단위인 과반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러 다 에 동의한 총학생회는 각자 대학 안에서 대자보나 문이다. 닐 뿐만 아니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선전전을 선전전을 통해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 총선이 지나고 대선 국면에 접어든 지금, 등록 하고, 그 후에는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따로 또 홍 여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 금 문제를 포함해 여타 사안에 대해서 가장 보수적 보를 한 뒤 다시 다음 날 붙일 대자보를 작성하는 대, 이화여대는 6월 8~9일 동맹휴업 총투표를 실 인(개개의 부담은 사회에서 책임질 것이 아니라 최 등 일련의 활동을 보면 학생총회 하나를 열기 위해 시하여 10일, 많은 대학생들이 청계광장에 모이기 대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자유주의적인) 새누 서 얼마나 많은 수고와 단단하게 결집된 조직력이 를 기대했다.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 리당마저 그 대선 주자가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 필요한지 가늠이 간다. 경영학회나 동아리 홍보를 동맹휴업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그것을 계기로 반값 할 것이니 믿어달라 외치고 다니는 놀라운 풍경이 위해 아침 일찍 곳곳에 현수막을 걸거나 포스터를 등록금 집회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보인다. 실제 공약이 이행될지는 차치하더라도 기 붙이는 등의 실무 작업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이를 잘 몰랐던 학생들에게도 전해졌다. 2011년 고 존에 소수 진보 정당만 외치던 반값등록금 공약을 사람이라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5월 말에 접어들어 한대련은 각 대학이 반 대문화 가을호에서 고려대 학생 2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시 반값등록금 집회 작년 6월 한 달간 청계광장은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하는 대학생들 로 가득 메워졌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외쳐대는 이 현상은 지난 6 월 대학생들의 힘이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분명하 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하게끔 홍보, 조직했다. 이 역 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 본 학생이 7.4%(20명)에 불 게 각인된 것을 증명한다. 반값등록금 운동 이외에 시 이미 3월부터 반값등록금 시행의 당위성과 방법 과했으나 이후에 있을 반값등록금 집회에는 참여 련의 조직적 활동으로 어느 정도 증대되었다고 볼 도 한대련은, 국공립대가 지금껏 학생들로부터 징 에 대해서 내부에서 각 총학생회들이 치밀한 준비 할 의향이 있다는 학생이 27.8%(76명)이었다. 이를 수 있다. 수한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 작업을 거쳤기에 가능한 것이었음을 한대련 교양 통해 등록금 문제 자체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작년 10월에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 음에도 여전히 기성회비를 징수하려는 대학 당국 자료집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다. 한대련의 제안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 역시 당시 한대 시장이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한 것 들을 대상으로 기성회비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 오랜 시간 이어진 반값등록금 운동이 처음으 이렇듯 한대련의 강점은 한대련에 가입되어 있는 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다. 반값등록금 운동 대학의 학생들이 스스로 거리에 나와 결집해 가장 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조직하는 데 있다. 그러 면 박원순 시장은 그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을 것이 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대련이 궁극적으로 한편 2012년 1월 5일자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 다. 추구하는 목표나 비민주적인 소통 구조에 대한 회 금이 실현된 이면에는 서울시내 경제 사정이 안 좋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지 의나 반감도 존재한다. 급하던 장학금이 절반 가까이 삭감되었다는 사실이 있었다. 즉, 서울시립대의 반 값등록금 역시 어느 정도 보여주기 식의 단기적 성과일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 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한대련이 결국 아무것도 못했다고 냉소하기보다 는, 이 한계가 있는 성과를 발판으로 어떤 요구를 해야 할지에 주목하는 것이 우 리의 몫이다. 지속적으로 각 대학의 학생들을 조직하여 집회를 열고, 경찰에 쫓기고 물대포를 맞아도 구호 를 외치며 서울 한복판을 뛰어다니는, 어찌 보면 작년 3월 31일에 열린 고려대 비상학생총회는 대학생들이 정치의 직접적 주체로 결집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식해 보이는 방식이 사실 등록금 문제 해결에 소 극적인 정치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방식이기 때 반값등록금에 가장 회의적이었던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마저 대선 공약으로 반값등록금을 내세웠다. 3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35
모든 것은 미국 제국주의 때문이다? 게 보여준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우리 문화보다 미국 드라마나 헐리우드에 더 호응하는 것 역시 그 한대련 공식 웹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한대련의 들에겐 미국이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증명하 성명서나 교육교양자료들을 살펴보면, 익히 알려진 는 현상이다. 가령, NL 계열의 사람들이 토론을 하 반값등록금이나 청년실업과 관련된 내용 외에도 고 있는데 한 사람이 간식으로 던킨 도너츠와 콜 반미, 통일을 주장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 라를 사왔다면 어떻게 미제(미국 제국주의)의 상 다. 작년 8월에 올라 온 8.15 자주통일대회 추진위 품을 사올 수 있냐며 비난받는 식이다. 이렇듯 한 원회 라는 제목의 한대련 내부 세미나 자료들은 6 국이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한 시점에서 그들에게 회차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부제는 한미동맹 중요한 것은 미국에 대항하여 최대한 많은 세력들 의 본질, 북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리가 꿈꾸 이 연대해서 통일전선을 꾸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는 나라, 통일조국 등이다. 각각의 구체적 내용들 한 자본가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사용하며 을 살펴보면 그것이 앞서 말한 반미와 통일을 구호 임금을 적게 주다 해고하는 착취 행위를 저질러도, 로 내걸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 그 자본가가 미국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고 우리 라 작년 12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민족의 독립에 우호적이라면 쉽게 비판하지 못하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대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의 서거에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라는 제목의 성명 서를 웹 사이트에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부 노선을 뜻하는데, 한대련 역시 대표적인 NL 계열 는 것이다. 특히 그들은 미국의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대해야 할 대상으로 북한에 가장 주목한다. 북한을 미제에 맞서 자주 독립을 지켜내고 있는 당 2002년 6월 13일 미군 장갑차에 의해 두 중학생(신효순, 심미선)이 압사했다. 당시 장갑차를 몰았던 미군 2명이 이후 미 군사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반미 감정이 고조되었다. 분의 한국 사람들이 북한을 비판적으로 보는 것에 의 조직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봤듯이 이들은 반미 당한 우리 민족으로 보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개발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문구이다. 이러 와 통일을 주장하는 운동세력으로서 외세(미국)의 하는 북한에 대한 비판에 둔감한 것도, 그 핵무기 선이 사건이나 같은 해 동계올림픽의 김동성 안톤 한 구체적 자료들을 보고 일부 고대생들은 한대련 개입을 배제하고 한반도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 를 남한에 조준한 것으로 보기보다 미국에 대항할 오노 사건을 경험했다면 무의식중에 미국에 대한 을 소위 빨갱이, 종북 으로 간주하기도 했을 것이 제를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우리 민족의 무력으로 보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 반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리 부자연스러운 현상 다. 도대체 전국 대학을 대표한다는 조직이 왜 이런 보는 입장이다. 그래서 자주파 라 불리기도 한다. 물 런 흐름들 속에서 통일 이라는 구호도 자연스레 형 이 아니다. 즉, 미국이 세계 패권을 잡고 있고 그것 취급을 당하면서도 자신들의 신념을 굳건히 지향 론, 학생운동 세력들을 이렇게 도식적으로만 파악하다가는 균열이 발생할 수 있 성된다. 이 한국에게 어느 정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역 하고 있는 것일까? 으므로, 소위 운동권 들을 모두 이런 틀로 해석하려는 오류는 범하지 않아야 한 여기까지만 보면 NL이 어쩌다 저런 사상을 가지 시 틀린 말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NL 또는 한 우선 80년대 이후 한국 학생운동의 큰 뿌리를 다. 한대련의 지향을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 나눠 놓은 것일 뿐이다. 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대련을 어디서 갑자기 등장한 말도 안 통하는 반미 차지해 온 두 노선인 PD과 NL에 대해 간단히 알 NL은 한국 사회를 미국에게 종속되어 있는 식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 사회에 강력한 영향을 미 빨갱이로 성급하게 간주하고 욕하기 이전에, 사태 아보자. PD는 People s Democracy의 줄임말로, 민 민지 반( 半 )자본주의 로 규정한다. 그들이 보기에 친 외세와 분단이라는 조건과, 80년대까지 친미 반 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중민주 노선을 의미한다. 이들이 내걸고 있는 구호 한국 정치인들은 미국 CIA에 포섭되어 있고, 재 공 반북을 강조하던 억압적인 사회의 반작용을 고 NL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근 는 반자본주의, 계급투쟁인데 이를 통해 평등을 지 벌은 남한 민중들을 수탈해 미국 자본에게 이윤 려해볼 때 반미와 통일을 강조하는 NL이 등장한 원을 미국에서 찾고 있지만, 정말 그런지는 각자 향한다는 점에서 평등파 라 불리기도 한다. 반면 을 가져다주는 존재다. 특히 주한미군이 존재한다 것은 어쩌면 역사적으로 필연이었을지 모른다. 굳 판단해도 많은 의문이 나올 것이다. 등록금 문제 NL은 National Liberation의 줄임말로 민족해방 는 자체가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라는 것을 분명하 이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2002년에 효순이 미 만 하더라도 그것이 어떻게 궁극적으로 미제와 관 3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37
련이 있단 말인가. 미국 안에도 자본가와 노동자 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잘 와 닿지도 않는다. 나단 씨 외의 대부분의 집행부원들 역시 한대련 의 가 있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리해고, 저임금 노 따라서 이 글에서는 실제로 한대련에 소속되어 학 장에 총학생회장이 출마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제 동, 높은 등록금 문제들이 있을 텐데 미국 그 자체 생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활동했던 사람의 이 기를 할 생각이 없으나, 같은 총학생회 일원으로서 를 하나의 근원적인 적으로 볼 수는 없다. NL은 야기를 들어봄으로써 한대련의 비민주성을 경험적 논의를 함께 해나가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보고 민족의 해방을 시급 으로 파악해 보았다. 데에 동의했다. 그러나 당시 그 자리에 있던 한대련 한 과제로 내놓고 있으나, 식민지라고 하기에 한국 나단(언어학과 08학번) 씨가 한대련 사람들과 소속 김재연 의원(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이 학 역시 다른 국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즉, 낮은 연을 맺게 된 건 2009년 언어학과 학생회장 직을 생회장님이 나가신다는데 집행부원들이 뒷받침을 임금을 주고 고강도 노동을 요구함으로써) 막대한 맡고 있을 때다. 2학기에 나단 씨는 공식적인 집행 해줘야지. 벌써 일이 많아질 것부터 걱정해서야 되 이윤을 뽑아내고 있는 발달한 자본주의의 모습을 부원은 아니나, 당시 총학생회(젊은고대, NL 계열) 겠느냐 라는 식의 압박을 주어 제대로 된 토론이 하고 있다. 우리 역시 다른 국가에겐 미국 과 같이 찰도 없이 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즉, 가 진행하는 사업인 고연제 기획단이나 여타 사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한대련 의장에 출마 보일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미국이 근원적 한대련이 친목 집단이 아닌 이상에야 구성원 간에 업에 도움을 주며 가까워졌다. 대학생이 되고 우 하는 식으로 결정이 났으나 그 이전에 전학대회에 인 타도 대상이고, 그 방법으로 우리 민족끼리 뭉 왜 내 의견은 반영이 안 되는 것 같지 라는 의문이 리가 사는 세상에 문제의식을 느꼈던 그는 그 후 서 출마 건은 부결되었다. 이외에도 나단 씨는 집행 치는 민족주의적 사고관이 적절한 것인지 회의감 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 2009년, 2010년 말에 소위 운동권 총학생회 선본 부원을 하며 여러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으나, 이 든다. 다는 뜻이다. 이러한 소통의 문제는 한대련뿐만 아 (선거본부)원으로 활동했고, 2010년에는 44대 총 그에 대해서는 이미 윗선에서 정해져 있다는 식의 지금껏 NL의 반미, 통일 구호가 어떻게 나온 것 니라 학생운동 조직이든 아니든, 여타 정치조직이 학생회(후마니타스)가 당선됨으로써 총학생회 집 답변을 듣던 때가 많았다고 한다. 결국 나단 씨는 인지 살펴보았으나 잘 생각해보면 한대련이 반값등 라면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어떤 행부원이 되었다. 그러나 NL 계열 성향의 학생들 2011년 3월 총학생회 집행부 활동을 그만두고 나 록금 운동과 별개로 그런 구호를 외쳤다는 것이 직 조직이나 소통에 있어 나름의 문제를 겪는다고 해 과 선본 활동부터 총학생회 일까지 하며 한대련의 왔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접적으로 고대생의 삶을 망가뜨리지는 않는다. 그 서, 소통의 부재를 대충 합리화하고 더 나은 소통 비민주적 소통 방식에 대해 점차 회의감을 갖게 느낀 집행부원이 더 있었고, 처음에 12명으로 시작 렇다면 한대련에 대한 반감이 거센 이유는 단지 그 방식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말 비판받을 되었다. 했던 집행부원도 3명으로 줄었다. 작년 4월 2일에 들이 지향하는 노선만으로부터 발생한 것은 아닐 만한 일이다. 2009년 말 총학생회 선거운동의 한 가지 전략으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진행된 한대련 주최의 새내 것이다. 어찌 보면 더 문제가 되었던 건 한대련의 한대련의 의사결정이 비민주적이라는 것은 그 로 나단 씨는 정후보와 부후보에게 매번 정장을 입 기 콘서트의 장소를 사전에 논의하는 데서 드러난 비민주적인 소통 방식이 아니었을까? 조직이 내부에서 정한 규약이 필연적으로 비민주 는 선거운동 관행 대신 학우들에게 자연스레 다가 소통의 문제 역시 이러한 내부의 폐쇄성이 밖으로 적 구조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연역적 방식을 통해 갈 수 있는 편한 복장을 입을 것을 제안했다. 제안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래로부터의 의견 수렴에 미흡한 연대체 추론해낼 수도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현 총 을 받아들인 후보들과 그에 맞는 옷들을 사왔지만, 의사소통에 있어 문제가 많긴 했으나, 나단 씨는 학생회가 배부한 한대련 파헤치기 라는 자료집에 돌아온 것은 선거운동을 돕던 한대련 선배들의 질 한대련 그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 입장이 어떤 조직이든 그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조 서 어느 정도 설명되어 있다. 한대련에서 열리는 의 타였다. 이미 정해준 복장이 있는데 왜 마음대로 다. 반값등록금 운동이나 청년실업 문제에 있어 적 직에 속한 구성원의 전체 의견을 포괄하는 것은 사결정은 주로 중앙운영위원회에 의해 이루어지는 복장을 바꾸고 왔냐는 것이다. 또 2011년 후마니타 극적인 행동을 취했으나, 그 과정의 소통에 있어 방 어렵다. 또한 그 조직이 어떤 목적에 따라 정치력 데 여기엔 지역대련 의장까지만 참여할 수 있어 각 스 총학생회의 집행부원으로 활동할 때 조우리 총 법이 더 좋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보였 을 행사하는 것에 바탕을 둔 집단이고, 가장 강하 대학 총학생회장이 자기 대학의 의견을 자주 실어 학생회장이 한대련 의장에 출마한다는 의견을 내 다. 그리고 그 소통의 진전을 위해 나단 씨는 현재 고 신속한 방법으로 힘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력을 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요점이다. 그러나 놓은 것에 대해 나단 씨는 그 문제를 집행부원들과 기층단위인 과반에서 다시 학생정치의 복원을 준 최대화시킨다고 보았을 때, 구성원 간에 조금의 마 연역적 방법은 소통 구조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구 함께 토론해 결정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비하고 있다. 3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39
비판은 대상의 한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한대련은 학생총회 성사, 반값등록금 운동, 기성 회비 폐지 등 대학생들의 먹고 사는 현실을 개선해 나가는 시도에 있어 조직적 역량을 보여주었다. 특 히 그 중 작년 한달 동안 이뤄진 반값등록금 집회 는 전국 대학들의 연대체가 조직적으로 판을 벌이 지 않았다면 문제를 이슈화 하는 데에 큰 어려움 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는 한편, 한대련의 반미, 통 일 노선에 많은 의문이 들고 하향적인 소통 방식에 회의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한대련은 대 학생들의 이상적인 연대체라 볼 수는 없을 듯하다. 다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무언가를 비판하는 것이 그 대상을 완전히 부정해버림으로써 자기만 족을 느끼기 위함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계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우 리가 한대련의 한계를 명확히 할 수 있다면 고려대 가 앞으로 어떤 연대체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하는 지, 혹은 당장 어떤 연대체에 가입하지 않고 내부에 서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자치언론협의회 참여를 Participation 기다립니다 자치언론협의회는 2005년부터 교지대의 15%를 학내자치언론들에 지원하고 있 습니다. 정기적인 간행물을 출판하는 학내자치언론이라면 출판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회의가 진행됩니다. 학내 단체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고문헌 이명준, 그들은 어떻게 주사파가 되었는가, 바오, 서울, 2012 2012년 9월 4일 현재 자치언론협의회에 소속된 자치언론은 퀴어가이드 편집위원회, KUTV, THE HOANS, 반성폭력 연대회의, 거의격월간 몰라도되는데 (총 5개) 입니다. 가입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club.cyworld.com/kupress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운영위원 박승빈(THE HOANS) 010-3766-9066 4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41
특집 기획 02 choyh6226@naver.com 45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이하 총학)는 선거운 동 당시부터 한대련(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이하 한대련) 탈퇴 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총학은 2 학기 정책투표에서 이를 이루기 위해 자료집과 고 파스 등을 통해 탈퇴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대 련 탈퇴 주장은 그 근거들이 정당성을 가질 때에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대련 탈퇴 투표에 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근거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그동안 총학 이 제시한 한대련의 한계 즉 탈퇴 근거들이다. 1.. ( ( ) ) (44 ) MB 3. ( ). (2012 6 30 45 ( ) ), 50., 32 50 언뜻 총학이 제시하는 근거들은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총학이 제시한 한대련의 한계 들이 탈퇴 근거로 모두 적절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방향에서 연대체와 학생사회의 지향점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적절하지 않은 탈퇴 근거와 대안을 제시한 측면이 있다. 2.. 2009 1. 많은 학생이 지적한 대로 한대련은 정치적으 로 편향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야 한다. 지겹지만 원론적인 얘기부터 하지 않 을 수 없다. 정치는 정치인 몇몇이 하는 특별한 일 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결정하는 모든 일이다. 정치 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치는 한정된 가치를 분배하는 과정으로, 또는 그 런 가치를 지키거나 얻어내기 위한 권력의 획득, 유 지를 둘러싼 행동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대학생의 2012+가을 43
종북ㄷㄷㄷ빨갱이란 뜻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단 체입니다. 어서 빨리 진행되었으면 좋겠네요 와 군대에서 말로만 듣던 간첩들이 여기 있었네 요... 내부에서부터 대한민국을 와해시키려는 세력 들 진심 소름 돋음... 당장 국정원에 신고하는 것 이 좋을 듯 투명해야 할 학내에 색깔론을 조장하는 한대 련.. 진심으로 탈퇴를 적극 찬성합니다. 총학생회장이 고파스에 올린 한대련 홈페이지 에서 입수한 상반기 사업보고서입니다. 라는 글에 위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한대련이 무엇인지 잘 모 5 12. 2009! 르는 사람도 한대련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서는 이 런저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 이 지점에서 우리는 비판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45 원장 사망 당시 조의 성명서를 올렸던 일과 최근 5 월 12일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중앙위원회 회의 빨갱이 니까 비판하지 않아도 될 점들까지 무조건 비판하면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냉정하게 생 장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로 한대련은 종북 세력, 각해봐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대련은 북 문제도 모두 정치다. 예를 들어 등록금 문제를 생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삶을 바꾸려는 시도를 포기 통진당의 꼭두각시 라는 이름표를 얻었다. 한을 미제에 대항하여 자주독립을 지키고 있는 우 각해보면 돈이라는 한정된 가치를 분배하는 데 있 하는 보수적인 목표다. 누군가 한대련이 진보적으 리 민족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실을 통해 한대련 어 그것을 얻어내거나 지키기 위해 학생과 학교(혹 로 편향되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총학이 이 북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은 정부)는 특정한 입장을 갖고 행동을 취한다. 학 대안으로 제시한 전총모가 보수적으로 편향되었다 있지만 인민들을 굶어죽게 만드는 세습독재체제를 생 단체는 등록금을 인하하기 위해(혹은 무상교육 고 할 수 있다. 설사 그들 자신은 정치적으로 중립 우호적으로 보는 입장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또 을 위해) 적립금, 이월금을 쌓아두고 투기를 벌이 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전총모는 이미 통진당 폭력사태 개입 논란 역시 비판을 피해 가기 는 사학법인과 교육비에 예산을 쓰지 않는 정부를 보수적 단체로 평가되고 있다. 조선일보와 같은 보 어렵다. 한대련은 조직적으로 어떠한 논의도 한 적 비판하고 변화를 요구한다. 이 모든 것이 정치이므 수언론에 의한 반한대련 세력으로서 전총모 띄워 이 없다. 개별회원의 정치적 견해가 한대련 전체의 로 학생들의 권리와 이해를 대변하는 활동을 하는 주기 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전총모를 다룬 조선일보 입장으로 표현될 수 없으며 개별회원의 정치활동 단체라면 정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사의 제목은 反 한대련 50개 大 총학생회 뭉쳤 을 한대련 주도혐의로 몰아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 중요한 것은 학생 단체가 어떤 방향으로 편향되 다 이다. 조선일보는 예전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연 는다 고 말했지만 일단 한대련이 이번 폭력사태를 었는가 이다. 학생 단체의 정치적 편향성은 누구의 합체로 전총모를 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진보정당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라면 조직적으로든 개별회 얼마나 더 많은 권리를 상상하고 요구 하는가에 따 이라 불리는 통진당과 그 지지 세력이었던 한대련 원의 차원이든 자기 조직의 구성원이 개입된 것에 라 진보와 보수로 나눌 수 있다. 기득권 세력과 타 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대해서는 일반 학생들의 의견처럼 반성할 필요가 협하고 이루기 쉬운 수준으로 축소된 권리만 요구 5 30 1 있다. 4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45
하지만 연대체 가 특정 정파를 지향하고 정당정 재 시절 독재정권 타도 와 같은 뚜렷한 정치적 목 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 표를 내걸고 이를 이루기 위해 존재했던 것과는 다 니다. 르다. 오늘날 학생회는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 로서 존립한다..... 이번 총선에. 따라서 에게 즐거움을 준다. 밥먹고 영화 보는 데 드는 비 서 한대련은 한국청년연대, 체인지2012 등의 단체 총학이 말하는 복지 사업은 분명 학생회의 역할 용을 줄여주는 청춘카드 발급 사업은 소소한 이득 와 함께 청년단체를 구성하고 통진당과 함께 2012 중 하나이다. 그러나 총학은 사회참여와 복지 사업 을 얻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청춘카드 사업에만 총선승리를 위한 정책 협약식 을 가졌다. 그리고 통 진당의 청년비례선출위원회 공동구성에 참여하기 도 했다. 이런 한대련의 정치 참여는 국회에서 청년 2011 을 구분하여 후자에 집중하는 일이 학생들의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이 말 하는 사회참여는 구체적으로 학내 문제 너머의 사 집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반값등록금이 실 현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교해 보자. 어 떤 학생이 한 달 생활비로 35만원을 사용한다고 했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활성화되도록 특정 정당과 합당) 대표들에게 반값등록금을 적극적으로 요구 회 문제에 참가하는 일, 즉 MB정권 규탄이나, 한 을 때 외식비로 한 달에 대략 21만원(하루에 7000 함께 청년들의 정치진출을 추진한 일이었고 우리 하면서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운 대표와 그 미 FTA 반대와 같은 한대련의 정치활동을 의미한 원씩 30일)을, 커피값으로는 6만원(하루에 3000원 사회에 청년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렇지 않은 대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등록금 다. 총학이 이것과 복지를 구분한 것은 복지 요구 씩 20일)을, 나머지 유흥비로 8만원(공연에만)을 문제는 한대련이 이를 시행하는데 많은 한계를 인하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을 투표로, 통진당 지지 를 정치적인 색채가 없는 순수한 요구 로 봤기 때 쓴다고 해보자. 이 학생이 청춘카드를 쓰면서 20% 보였다는 점이다. 먼저 한대련은 통진당 당권파와 로 돌리려 했던 것은 정당정치와 선거에 종속된 면 문이다.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만 외식을 하고, 커피 입장을 같이 하는 과정에서 일반 학생들의 동의를 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우리 삶을 결정하는 모든 도 1000원씩 할인 받을 수 있는 곳에서만 마시며, 얻는 토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또 한대련은 정당 비록 한대련은 정당정치 참여에 문제점을 보였 것은 정치이므로 복지 요구 역시 정치에 포함된다. 유흥비도 51%라는 가장 높은 할인율을 보이는 공 정치와 선거를 주체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그들 지만,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복지는 우리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풍요롭게 하 연을 보는 데만 썼다고 할지라도 이 학생이 한 학기 이 지향하는 당파(통진당 당권파)에 종속된 채 활 학생 단체가 특정정파를 지향하고 기성정치를 이 는 모든 일이며 총학이 말하는 사회 참여와 따로 (4개월)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대략 411,200원으 동했다. 비리를 저지르는 데 공모했는지는 차치 용 하는 것은 거리에서의 정치에 비해 한계가 있을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구조에 대해 로 40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이다. 조금은 도식적이 하더라도 경선 비리가 일어났을 때 당 내부에서 지언정 그 자체로 부정할 수 있는 정치는 아니다. 문제 제기를 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넓은 복 지만 이렇게 숫자로 명시해 비교해보면 무엇에 집 비판적이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것은 만약 이 의견에 동의한다면 통진당의 경선비리문 지를 이루고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수단 중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이득이 되는지 쉽게 알 수 이를 잘 보여준다. 한대련의 최대 성과라 할 수 있 제로 한대련 탈퇴를 지지한다 할지라도 적어도 한 이다. 있다. 총학은 자신들도 등록금 인하 요구에 동참 는 반값등록금의 사회적 의제화 역시 정당정치와 대련 이후의 연대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 사실 현 총학과 44대 총학의 차이점은 복지 사 했고 올해 등록금 2% 인하와 면학장학금 40억 이 선거를 이용한 면과 이에 종속된 면을 동시에 가지 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업에 집중했는가, 소홀했는가의 차이가 아니다. 가 상 확충이라는 성과를 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 고 있다. 한대련은 거리에서 반값등록금 집회를 주 시적이고 단발적인 성과를 내는 복지에 집중했는 만 이 과정에서 총학은 특별히 한 일이 없다. 단지 도하는 동시에 등록금 문제를 사회적, 정치적으로 총학은 작년 44대 총학이 한대련에 소속되어 가 아니면 학생들의 삶에 근본적이고 큰 변화를 가 예전과 비슷한 교육투쟁을 벌였을 뿐이다. 학교 측 중요한 사안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 국면과 정당을 사회참여 활동에만 집중하고 복지사업에는 소홀 져오는 복지에 집중했는가의 차이다. 물론 축제 때 은 등록금을 인상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했고 학 이용했다. 그 일환으로 야당(통합진보당과 민주통 했다고 비판한다. 현재의 학생회는 80년대 군부독 제일 잘 나가는 연예인들을 초빙하는 일은 학생들 생대표는 몇 안되는 학생들과 본관에 몰려가 항의 4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47
2012. 3. 29 2011. 3. 31. 를 하다가 학교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등록금심의 요즘 대학생들의 고민은 주로 연애문제와 함께 생 위원회를 통해 학교와 적절히 타협하는 관성적이 활비가 부족하다는 문제, 그리고 미래에 관한 문제 고 진부한 절차였다. 그럼에도 올해 총학이 이렇게 즉 앞으로 우리는 뭐해 먹고 살까 로 수렴되는 것 소소한 성과나마 낼 수 있었던 것은 작년 한대련의 같다. 만약 진지하게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값등록금 투쟁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사회 학생회라면 생활비와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학생들 적 분위기를 만들어 낸 덕분이다. 의 현실을 고민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 또 다른 차이는 복지를 요구할 때 적극적으로 학 해 사회경제적 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생들의 참여를 일으켜 그 속에서 학생들이 정치적 학생들과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그 문제를 주체로 설 기회가 있었는가이다. 또 작년과 올해 교 일으키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육투쟁이 진행된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44대 총학 은 1526명이라는 많은 수의 학생들을 모아 비상학 2. 학우 대부분의 의견과 관계없이 가입했는 생총회를 성사시킨 반면, 현 총학은 얼마 안되는 인 데 탈퇴해야 하지 않나요 한대련 탈퇴를 찬성하 원이 잠시 본관에서 항의하고 학교를 한 바퀴 도는 는 학생 중에는 고대 총학생회의 한대련 가입이 일 것으로 끝을 냈다. 이런 운동 방식은 근본적으로 반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이루어진 것을 지적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인 학생들의 집단적 정치 는 경우가 많다. 맞는 말이다. 2009년 가입 당시 설 경험과 정치의식을 가질 기회를 빼앗는 일이다. 문조사와 전학대회를 거쳤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 학생들이 가진 중요한 고민은 총학이 말하는 가 는 없지만, 한대련에 대해 홍보도 부족했고 학내에 시적 성과인 학내 복지 사업에만 치중해서는 해결 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 할 수 없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은 한대련이 무엇인지 모 르는 학우들이 많다는 것이 한대련 탈퇴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고 말한다. 이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지금 을 기준 으로 보면 가입에서 적절한 홍보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했던 것처럼 탈퇴 역시 그러하기 때문이다. 정 당한 탈퇴의 근거란 많은 학생들이 한대련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나서 한대련을 탈퇴하자는 여론이 우 세하게 되는 상황일 것이다. 한편 총학생회장은 학 생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 없이 고려대 총학생회장 의 이름으로 전총모 일정에 참여하고 있다. 전총모 가 아무리 체계가 없는 모임 이라고는 하지만 총학 생회장이 고려대를 대표해서 무슨 일을 할 때는 학 생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 적어도 전학대회라도 거 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한대련이 가장 잘못한 일은 특집 첫 번째 글에 서도 언급했듯이 비민주적인 소통구조로 학생사 회에 학생운동과 정치에 대한 불만을 가중시킨 일이다. 한대련이 하나의 상부조직으로서 하부조 직에 지령을 내리는 형태네요. 44대 총학이 한대 련이 주도한 새내기 콘서트를 무리하게 개최하려 했던 점,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총학생회장 이름 으로 한대련의 정치 일정에 참여한 점만 생각해 보 아도 고파스에 올라온 이런 댓글은 무리가 없어 보 인다. 이러한 학생 단체의 일방적 소통은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자신의 존립 근거를 깎아 먹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총학은 이런 한계점을 근거로 한대련을 대신할 연대체로서 전총모 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총 모 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한대련을 탈퇴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전총모는 한대련의 한계를 극복한 조직이 아니라 오히려 연대체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더 많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부터는 전총모의 한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3. 전총모란 전국 50여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 여하는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이다. 여기에 가입 하는 총학생회들은 대체로 한대련 노선에 대해 비 판적 입장을 갖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출범하지 않 은 상태이지만 9... 이미 2011년 서울시 학자금대출 이자제한 조례 정책 제안을 시작으로 활동하고 있 다. 총학이 대안적 연대체를 제시한 것은 전체 대학 생의 요구를 결집하고 이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 성과를 내는 데에 효과적인 단체의 필요성을 인정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전총모는 연대체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 11. 5. 16), ( 11. 5. 29), (11. 5. 30), ( 11. 6 ), mbn ( 11. 6. 9), ( 11. 6. 15), 1 ( 11. 7. 1), ( 11. 7 ), ( 11. 8. 15) (flash mob),, (moberator: )., ( 11. 8. 29), 2 ( 11. 9. 26), 4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49
회와 공간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 은 이미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겨운 이야기가 되었 어보려는 노력은 없다. 기성정치에 매우 의존하는 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지겹더라도 계 방식이다. 한대련도 기성정치와 연합하고 의존하는 속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학생 문제의 해결을 위 방식이니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앞서 지 한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힘은 당사자인 학생들이 적한 것처럼 한대련은 정당정치 참여에서 정당을 현실에 관심을 갖고,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 주체적으로 이용 하지 않고 오히려 통진당 당권파 고, 토론을 통해 더 좋은 의견을 발견하고, 집단적 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다는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으로 참여하는 것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전총 한대련은 반값등록금 집회라는 직접적 정치의 장 모 활동은 학생 사회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 을 만들어 대학생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었고, 이다. 이는 총학이 전총모의 정치적 일정에 참여할 이런 노력은 야당과 여당 모두를 압박해서 정치권 때 얼마나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는지를 생 이 더욱 대학생 문제에 주목하게 하였다. 반면 전총 각해보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은 토 모는 직접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아 요구하려는 노 론회와 간담회에 참석하고 난 뒤 고파스에 정리된 력 없이 기성정당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는 일에 글을 올리기는 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만 집중했다. 이런 방식은 정당정치 참여라고도 말 토론회에 참여하기 전 어떤 내용을 말할지에 대해 ( 11. 12. 3~12. 4), ( 12. 1. 5), ( 12. 2. 24~2. 25) ( 12. 8. 23). 할 수 없다. 참여 라고 한다면 적어도 유권자로서 청년들의 힘을 이용해 동등한 주체로 기성정치권 에 권리를 요구해야 하는데 전총모의 방식은 호소 와 탄원에 가까운 수동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전총모는 유명한 정치인과 토론회를 하고 약속 을 받아내어 그 내용을 발표하는 게 정치인을 압.,. 려움을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학생들과 논의하기, 토론회에 대해 충분히 홍보하 기, 토론회에서 논의된 사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 지 학생들과 이야기하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 대 내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기, 토론회 전반에 대해 학생들과 제대로 평가하는 시 간을 갖기 등등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기 위해 해 야 할,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은데 총학은 이를 수행 그동안 전총모가 활동한 내용이다. 전총모의 문 박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이라 진정성이 어떠한가는 차치하더라도 정치인 한 사람 할 노력이 부족했다. 이렇게 학생 다수를 정치참여 제 해결 방식은 어떤가. 드문드문 기자회견, 플래시 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거야말로 정치인들 의 말을 믿고 모든 걸 기대는 일은 지나치게 무기력 과정에서 배제시키는 일은 학생들에게서 정치적 몹 행사도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집중하는 것은 교 이 갖지 못해 안달하는 자리이다. 젊은 층 표심을 하고 낙관적인 생각이다. 전총모는 기성정치에 이 주체로서의 경험과 집단적 참여를 통한 문제 해결 육과학기술부 장관부터 새누리당(한나라당), 민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용당하고 있는 것이다. 의 경험을 빼앗는 일이다. 당, 민주노동당 등 정당의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여 요즘은 대선이 다가온 상황이니 어떠하겠는가. 최 러 기성정치인과 간담회(혹은 토론회)를 하고 요 근 박근혜 대선후보가 참여한 토론회를 새누리당 전총모의 문제해결 방식은 정치적 주체로서 학 실질적으로 전국 대학의 10%만이 한대련 활동 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학생 대표자 몇몇이 정 이 직접 마련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생들의 역할을 배제하여 학생사회의 정치적 역량 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진정한 전국 대 부 관료들과 만나 요구를 전달하고 성과를 얻어내 또 이것은 한대련과 달리 시끄럽게 굴지 않는 전총 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학생사회의 위기, 즉 대 학 연합체로 볼 수는 없다 총학생회장은 한대련 려는 방법, 그것으로서 학생들의 역할은 끝인 매우 모였기에 가능한 자리였다. 박 후보는 이 토론회에 다수 학생들이 학생사회의 문제에 대해 무관심해 에 가입된 대학의 수가 적다는 이유로 한대련의 대 수동적인 방법이다. 여기에 학생 사회에 토론할 기 서 반값등록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청년들의 어 지고 파편화 된 현실, 그들 만의 참여에 대한 언급 표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전국에서 한 5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51
대련에 가입된 대학은 20여 개인데 반해 전총모는 이고 이것은 그만큼 각 지역, 사업별로 활발한 논 야 한다. 왜냐하면, 교육은 개인적인 자아실현의 수 50여 개의 대학이 가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 의가 진행될 제도화된 기회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 단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사회를 유 만 연대체에 가입된 총학생회의 수는 대표성을 나 다. 오히려 전총모의 활동에 각 지역, 사업별 특성 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더 생 타내는 지표로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총학 차 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산적인 노동력을 갖추도록 요구되는 일이고, 취업 원으로는 한대련에 가입한 대학이 전총모보다 적 가입과 탈퇴 절차 없이 자유롭다는 것은 가입과 탈 과 삶의 경제적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 을지는 몰라도 한대련은 각 단과대 차원으로 가입 퇴 조건이 명시되어있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 때문이다. 하고 지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연대체에 가입 떤 총학생회가 전총모에 가입하고 탈퇴할 때 갖춰 한편 재능 기부와 봉사활동은 의미 있는 일이지 한 총학생회의 수로 대표성을 따지는 것은 총학생 야 할 조건, 예를 들어 전학대회를 통과해야 한다 만 장려되기 이전에 그것을 필요하게 만드는 구조 회장이 정치의 주체를 누구로 보고 있는가를 잘 나 거나 총투표율 50% 이상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 적 모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 사회 타내 준다. 정치는 각 대학의 총학생회장들만 하는 다 등의 내용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아 적, 경제적 구조때문에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 것이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학생이 정치의 래로부터 의견수렴 없이도 전총모 활동을 할 수 있 들의 필요를 개인의 도덕성과 대가 없는 노동에 기 주체이다. 따라서 대표성은 단순히 가입한 총학생 다는 측면에서 총학생회장은 어쩌면 한대련에 소 대어 충족시키려는 것은 사회가 복지 차원으로 해 회의 수의 문제가 아니라 활동하는데 얼마나 많은 속된 것보다 더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다. 지금 총 결해야 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일이기 때문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가와 관련이 있다. 학생 학생회장이 학생들의 동의 없이 고려대 총학생회장 이다. 따라서 이것은 대학생들의 의무라고 말할 수 집단을 대표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으로 전총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 없다. 중요한 조건은 정말 학생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 이다. 전총모의 실질적 운영은 조직의 외형이 의도 지를 알고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한 것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또 전총모의 구체적 목표에는 학내 복지사업 곳이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단지 한대련보다 전 증진이 강조되고 있지만 청년 실업을 어떻게 해결 총모에 가입된 대학의 수가 많다는 것이 전총모의 대표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의 의무를 다한 뒤 권리를 주장하겠다 7월 3일 조선일보에 실린 전총모의 입장이다. 이들 은 등록금 인하, 학내 복지와 같은 권리를 요구하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 다. 기껏해야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청년실 업에 대해 발언을 했다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7 3.1% 7.3%. 전총모는 조직 내에 위계질서와 가입 탈퇴 절 는 데 있어서 재능기부, 사회 봉사활동을 병행할 그만큼 청년실업의 원인과 해결에 대한 뚜렷한 의 차가 없다 고 한다. 언뜻 보기에 위계가 없다고 하 것이라고 했다. 전총모가 교육에 대한 권리를 요구 견이 없거나 총학생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 중 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대련은 많은 단점에도 반값 니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이것이 그들이 말하 하면서 먼저 학생의 의무를 말하는 것은 교육권을 에서 중요성을 낮게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언 등록금 집회를 성사시키며 높은 등록금을 비롯한 는 것처럼 민주적인 소통구조인지는 생각해보아야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했듯 학생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 청년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한다. 위계질서가 없다는 것은 집행체계가 없다는 이들은 등록금을 낮춰달라(혹은 없애달라)는 요구 제들은 학교 담을 넘어선 사회 문제들과 따로 떨어 있는 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청년들은 정치적 주체 말이다. 전총모는 모든 대학생을 대표할 것을 목표 를 마땅히 값을 지급해야 하는 것에 대해 공짜로 져 있는 것이 아닌데 전총모는 이런 확장된 문제의 로서 집단적인 힘의 행사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로 만들어진 전국적 규모를 전제한 단체다. 이런 얻기를 바라며 정부에게 떼쓰는 일로, 정부의 교육 식이 부족해 보인다. 낼 수 있다는 경험을 얻게 되었다. 연대체의 존재 상황에서 조직 내에 집행체계가 없다는 것은 각 지 비 지원이나 사학법인의 등록금 인하를 시혜적인 근거는 바로 이렇게 우리의 요구를 결집시키고 다 역이나 사업별로 중심적 역할을 할 중간운영위원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높은 등록금 걱정 이런 점들을 고려해볼 때 전총모는 한대련의 한 수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정치에서 큰 힘을 발 회, 지역 사업별 위원장, 사무국장 등이 없다는 것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은 모든 학생이 보장받아 계들을 뛰어넘은 대안적 연대체로 적합하지 않다 휘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하지만 지금껏 살펴본 전총 5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53
모의 문제 해결방식과 구체적인 목표를 보면 과연 전총모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 인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대련 탈퇴 투표에서 어떤 선 택을 해야 할까. 여기도 저기도 다 한계가 있어 보 이고 되도록 선택을 회피하고 싶지만 우리는 이 문 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어떤 의미가 있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이상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 에서 할 수 있는 차악으로서의 최선의 선택은 한 대련 탈퇴 투표를 거부 하는 일이다. 투표 거부의 의미는 우선 한대련에 그대로 남아있는 일, 한대련 에서 탈퇴하고 전총모로 이동하는 일 모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표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하 지만 투표 거부는 탈퇴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 필요 한 투표율이 달성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이므로 탈퇴 반대 의견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즉 탈 퇴 반대의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한대련이 활 발한 정치활동을 했지만, 마냥 옹호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을 보여주었고 그동안 학생들에게 실망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대련 탈퇴를 유보하 자는 것은 전총모가 초당파적으로 특정한 정치적 색채를 배제한다고 한 것과는 달리 보수적 방향으 로 정치 편향성을 띠고 있고, 이로써 한대련 탈퇴 는 학생사회의 보수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 문이다. 총학은 정치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한대련 을 탈퇴하고 학생사회를 탈정치화 된 공간으로 만 들려고 하지만 학생사회는 탈정치화 될 수 없다. 탈 정치라는 개념은 순수하지 않은,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정치와 순수한 요구를 구분하고 대립할 때 가 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에 얽혀있지 않은 순 수한 요구 란 없으므로 탈정치화된 공간도 없는 것 이다. 학생사회가 탈정치화 된다는 것은 학생들이 학생들의 문제가 정치적인 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 하게 되는 일일 뿐이다. 이는 학생들의 문제 해결 을 어렵게 만들며 학생사회를 보수화시키는 결과 를 가져올 것이다. 대신 우리는 한대련에 남아있으 면서 한대련이 비민주성을 극복하고 장점인 조직력 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외부에서 비판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이번 고려대 사회에서의 논쟁이 한대련 탈퇴 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학생사회에 관 해 더 넓은 논의를 진행할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번 한대련 탈퇴 투표는 단순히 기존의 연대체에 머무를 것인가 새로운 연대체인 가에 가입할 것인가 를 넘어서 학생 대중이 정말 무 엇을 원하고 있는지, 학생사회의 모습은 어때야 하 는지, 학생단체들의 정체성은 어떤 것인지, 이제는 구태의연한 학생사회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 등에 대해 폭넓게 얘기하는 데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선택에서 방법으 로 제시한 투표거부 는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의미 이외에도 이러한 확장된 논의, 생산적인 논의가 중 요하다는 고민을 담고 있다. 5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55
화보 2012 런던올림픽! 자랑스러운우리조국대한민국 누구나열심히노력만하면성공할수있는 자유의나라대한민국을 5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57
몸과 마음을바쳐 사랑합니다 *^^* 대한민국 화이팅! 고대문화는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고대문화는 학우 여러분의 원고를 기다립니다. 관심있는 주제를 다룬 글이나 학내외의 일에 대한 생각을 A4 1매 안팎으로 보내주세요. 만화, 만평 등 다양한 형식들도 환영합니다. 보내실 곳Ⅰkomun@komun.net 문의Ⅰ02-927-7197 원고가 채택되신 분께는 문화상품권(5만원)을 드립니다. 5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59
3) 등 장기투쟁장의 짬장 투쟁장에서 밥을 해주는 식사당번 들 이 주방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희망식당의 메뉴는 주로 그날 기부받은 재료로 정해진다. 김치가 많 을 때는 김치볶음, 두부가 많을 때는 콩국수, 두부 조림 등으로 말이다. 그 날의 메뉴는 전날 트위터 (@hopehar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일주인역할을 하는 호스트와 음식을 나르는 서버는 모두 자원자 들이다. 그곳에는 희망이 있었다 밥을 구하다 밥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수습위원 nayeoni92@nate.com 무척이나 더웠던 7월, 나는 희망식당 2호점을 방 문하여 콩국수를 먹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들은 해고 노동자와의 연대라는 말은 괜히 나의 머릿속 에서 무척이나 남루해 보이는 공간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실제 그곳은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았다. 꽤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 기였다. 굳이 연대 라는 말에 부담을 가질 필요없 이 밥 먹으러 와서 식사 값으로 연대 기금을 모아 해고노동자를 돕고, 해 고가 사회적인 살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 는 공간이다. 이것은 희망식당 1호점의 방명록의 일부다. 가족끼리 밥을 먹으러 와 희망을 먹고 갔다고 적고 있다. 알리고 싶었어요. 해고는 나쁘다는 것을 콩국수를 먹고 난 뒤 그곳에서 서빙하는 사람을 보며 나도 서버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러운 직장폐쇄 때문에 2000일 넘게 투쟁하 평생 기계의 부속품으로 일하다가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해고된 노동자들이 있다. 드라마에 나오 는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어쩌면 바로 내 가 족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런 그들에게 연대 의 손길을 내미는 곳이 있다. 평생 일만 하다가 밥 이 되어버린 그들과 따뜻한 밥 한 끼를 함께 먹는 곳, 그렇게 매주 한번 연대의 장이 펼쳐지는 곳, 희 망식당-하루(이하 희망식당)다. 작년 여름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크레인에 올라갔던 김진숙 씨를 응원하기 위해 부 산으로 간 희망버스 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희망 식당 역시 비슷한 취지로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희망버스가 김진숙과 한진중공업의 노동 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갔다면 희망식당은 해고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곳이다. 현재 희망식당은 1호점이 동작구 상도동, 2호 점이 마포구 상수동, 3호점이 청주에 있다. 각각 의 식당에서 쌍용자동차 1), 콜트콜텍 2), 유성기업 1) 2009년 쌍용자동차는 2646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그 후 2009년 쌍용자동차 노사는 77일간의 장기파업 끝에 대타협을 이뤘다. 파업에 참 가한 노동자의 52%가 희망퇴직하고, 나머지 48%는 1년간 무급휴직 후 복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누구도 회사에 다시 발 을 들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해고자, 퇴직자, 그들의 아내 등 22명이 세상을 등졌다. 현재까지도 쌍용자동차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2) 콜텍악기는 인천에서 전자악기를 생산하는 콜트악기 의 자회사로 대전에서 통기타를 만드는 회사다. 2007년 콜트콜텍악기는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고 30년 동안 일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노동자들은 싸웠고, 2012년 7월 25일 이후 이들의 복직 투쟁은 2000일을 넘겼다. 3) 2010년 5월 유성기업 노조는하루 10시간씩 주 야간 맞교대로 운영되는 공장 시스템을 주간연속2교대제 로 바꿔달라며 파업을 벌였다. 이미 2009년에 단체협약에서 체결한 내용을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측이 합의 사안을 깨며 협상은 결렬됐고, 노조는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 다. 쟁의절차를 밟은 합법 파업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전격적으로 직장폐쇄 조치를 내리고 공장문을 닫았다. 그 뒤로는 공권력과 용역의 폭력만 남 았다. 직장폐쇄에서 맞서 공장 점거 농성에 들어간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끌려 나오는. 과정에서 용역이 몰던 승합차에 치이고 곤봉에 맞아 부상자 가 속출했다. 유성기업 사태 이후 해고당한 27명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부당징계를 인정받아 복직 명령이 내려졌다. 하 지만 유성기업은 복직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6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61
음에는 30명 정도 예상했던 손님 수가 300명으로 작년 한진중공업이 일감이 없다는 명분으로 순환 늘었다고 한다. 세상이 아직 그렇게 냉정하지만은 해고 회피 노력의 한 방법으로 노사간의 합의를 거쳐 무급으로 일정한 휴 휴직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단순해 보이는 목적 직 기간동안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휴직하도록 하는 강제적인 성격의 휴직제 으로 시작한 것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 도 을 시행하며 필리핀 수비크 공장으로 일감을 돌 고, 많은 것을 알릴 수 있는 장소가 된 것이다. 희망 린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수비크 공장의 노동 식당은 말 그대로 희망이 어떻게 만들어져 성장하 자들은 한국의 노동자들보다 더 열악한 노동조건 는지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에서 일해야만 했다. 콜트콜텍이 이전한 인도네시 아 공장의 노동자들 역시 고강도 저임금 노동을 하 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무자비한 국외공장으로의 이전은 법적으로도 잘못된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근로자를 해 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며, 이 경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고 규 희망식당 2호점 내부 모습 해고는 나쁘다, 단순한 진리 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2월 대법원에서 콜트 의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결이 났다. 그러나 사측 은 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여전히 노동자 희망식당에 가면 숙제가 하나 생긴다. 음식을 먹 들은 해고상태다. 직장폐쇄 이후 5년이 넘는 세월 고 있는 콜텍 공장의 해고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희 가지였다. 마침 콜트콜텍의 투쟁이 2000일 되는 날 고 난 뒤 페이스북, 싸이월드, 트위터 등 SNS에 해 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에 그들은 자기 목숨 하나 망식당의 주방장인 임재춘 씨와도 이야기를 나누 이라 많은 언론에서 취재를 왔기 때문이었다. 많이 고는 나쁘다 는 글을 올리는 숙제다. 참으로 간단하 버리면 복직시켜줄까 하는 마음에 분신기도도 하 고 싶었고, 서버나 일일호스트 를 자원하는 사람 아쉬웠지만 그래도 콜트콜텍이 많은 주목과 관심 지만 값진 숙제인 것이다. 고, 송전탑에 올라 단식투쟁도 해보았으나 사측은 들이 이곳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왜 자원했는지 을 받아 그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IMF 이후 한국 직장인이 가장 듣기 무서워하는 묵묵부답,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경영상 어려움을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위터로 다음 주의 서 바라면서 임재춘 씨의 인터뷰를 응원했다. 불 앞에 말은 정리해고였다. 경영상의 이유로 노동자들을 겪는 다는 회사는 세계기타의 점유율 30%를 자랑 버를 지원했다. 서서 아주 뜨거운데도, 백인분이 넘는 양의 찌개를 해고하는 것을 우리는 정당한 것이라 배우고 있다. 하고 있다. 그들은 절대 노동자들보다 긴박하지 않 내가 서버로 일했을 때는 한 출판사의 편집장과 끓이면서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그러나 그것이 사실일까? 희망식당의 주방장인 임 았다. 회사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이 아닌 해 요리업계 종사자인 여성 두 분이 호스트였고, 한 그의 모습에서 그가 콜트에서 얼마나 우직하게 일 재춘 씨의 회사였던 콜트와 콜트의 자회사 콜텍 의 경향신문, 긴박한 경영상 필요 고를 위한 노력을 했을 뿐이다. 커플이 서버로 일했다. 정오에 문을 열자마자 희망 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또 재료가 넉넉하지 않 사례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의적 해석 비정규직 뽑으려 정리해고 악용, 2012. 08. 09 식당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 날의 메뉴는 계란 음에도 손님에게 나가는 음식만큼은 넉넉한 걸 보 대전의 콜트회사는 2007년 4월 사측이 폐업을 전 오늘날 우리들은 남들보다 조금더 단단한 의자 프라이, 고등어조림, 김치, 가지무침, 된장찌개였다. 니, 연대하러 온 사람들에 대한 그의 마음이 얼마 제로 휴업하고 있으므로 노사관계는 종료됐다 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의 저자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의자놀이. 2009년 쌍 메뉴가 많아 나를 것도 많았고, 식당의 반찬이 원 나 따뜻한지 알 수 있었다. 공장 문을 일방적으로 닫았다. 사측은 바이어(구매 용자동차 2,646명의 해고 발표 이후 시작된 77일간의 뜨거운 파업의 순간부터 한다면 무제한으로 리필되어 반찬세팅이 다 된 테 점심을 먹고 난 뒤 잠시 쉬면서 희망식당을 기획 자)가 떠나 물량이 없어 대전공장을 폐업했다고 말 22번째 죽음까지 써내려간 책이다. 사람 수보다 적은 의자를 가져다 놓고 노래 이블에도 오갈 일이 매우 많았다. 이리저리 뛰어다 한 매니저에게 어쩌다 이러한 식당을 기획하게 되 했지만 2006년 말, 중국공사의 확장 이전과 콜텍 가 멈춘 순간 재빨리 의자를 차지하는 놀이처럼, 쌍용자동차 관리자들이 노동 니다 보니 어느새 오후 1시, 매니저가 함께 밥을 먹 었는지를 물어보았다. 자회사를 인도네시아로 증설하려는 계획서가 밝혀 자들에게 이 의자놀이를 강제하고 있다는 뜻에서 제목을 <의자놀이>라고 붙 자고 불렀다. 그때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 희망식당은 그저 긴 투쟁에 지친 노동자들에게 졌다. 즉 사측이 값싼 인도네시아 중국 등의 노동력 였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쌍용자동차 관리자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만 식당이 너무 바빠 다른 호스트나 서버들과 많 따뜻한 밥 한끼라도 먹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을 이용하여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장을 이전 자본과 경영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의자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쌍용자동 은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임재춘 씨 역시 마찬 것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입소문을 타고 처 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를 시행한 것이다. 이것은 차의 해고자로만 볼 것이 아닌 자본주의 체제 하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 봐야 한 6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63
다. 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자놀이 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 튼튼한 의자를 얻으려고 아등바등하기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의자놀이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에게 항의해야 하 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빼앗긴 의자를 되찾으려 고 열심히 싸우려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지지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희망식당 매니저는 말 했다. 많은 걸 바라는 것은 아니에요. 그저 해고 가 나쁜다는 것, 그것만 알면 좋겠어요. 학생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길 바라느냐고 묻는 나에게 그는 참 쉬운 것을 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왜 80년대, 90년대처럼 투쟁하지 않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가 바란 것은 그저 학생들이 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 과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래서 해고는 나쁘다는 것 을 알아줬으면 했다. 로 가진 자들이 만든 질서를 넘어서려는 용기이며 가능성의 시작 아닐까? 그리고 그 희망은 해고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 해 희망식당에서 연대 기금을 내는 방식으로, SNS 에 해고는 나쁘다 혹은 해고노동자의 상황을 알리 는 식으로 나아가 가까운 투쟁장에 찾아가 집회에 참여하는 것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방법 으로 행동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며 희망일 것이다. 가진자들이만든질서를넘어서려는용기, 그것이 희망 한진중공업 김진숙의 크레인 고공 농성을 지지하는 희망 시인 송경동 버스 행사를 기획했다. 희망버스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 뒤 경찰에 자진출두했으 나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출소했다. 출판된 시집 으로는 꿀잠 (삶이 보이는 창, 2006),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창비, 2009)이 있다. 은 희망이란 가진 자들이 만든 질서를 넘어서 려는 용기 라고 말한다. 가진 자들이 만든 정리해 고라는 질서는 보기에는 절대 넘어설 수 없는 높디 높은 산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질서를 넘어서려는 우리의 용기가 모였을 때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가 능성도 생길 것이다. 그 용기는 어렵게 모이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희망식당을 찾아가 맛있는 밥을 먹 고, 해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너는 너, 나는 나로만 존재하게 하는 구조에 대해 나쁘다 고 한 마디 하는 것도 시작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직장으 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며 음식을 만들고 있을 주방 장에게 힘내라는 말 한마디 건네는 것. 그것이 바 2 4 15m 2. 12 10. 고대문화를 평가해주세요! 고대문화에서 학우 여러분의 평가서를 기다립니다. 고대문화 2012년 가을호를 읽은 소감을 보내주세요. 좋았던 기사나 부족했던 기사, 디자인 등 책에 관련된 평가를 A4 1장 내외로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보내실 곳 komun@komun.net 평가서를 보내주신 분께는 문화상품권(2만원)을 드립니다. 6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65
1)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 음악 없이 하루를 보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 영화나 드라 마를 볼 때, 심지어 그냥 길을 걸을 때에도 우리는 도처에서 음악과 마주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면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 등을 가지고 다 니며 음악을 듣기도 할 것이다. 멜론, 도시락, 엠넷, 소리바다 등 대형 음원 유통사를 이용하든 토렌트 나 그 외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하든 MP3 파일을 구하는 일은 매우 간단하다. MP3 파일로 대표되 는 디지털 음원은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서비스 시 1) 산울림 의 노래 제목 수습위원 bbo2855@gmail.com 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MP3 가 보편적인 음악파일의 형태가 된 이후에 소비자 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음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음악을 만드는 이들 역시 음원의 유통이 과거보다 매우 쉬워 졌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이들과 자신의 음악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음원은 주로 대형 음원 유통사를 통해 거래된다. 대형 음원 유통사는 방대한 음원 자료를 가지고 있 고, 가격 또한 매우 낮기 때문에 소비자는 주로 이 대형 음원 유통사들을 이용하게 된다. 문제는 이 대형 음원 유통사에서 발생한다.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값싼 음원과, 수익의 상당 부분이 창작자가 아닌 유통사에 돌아가는 구조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숨통을 막고 있다. 60 한국은 디지털 온라인 음악 시장의 점유율이 전 통적인 오프라인 음악 시장의 점유율을 세계 최초 로 추월한 나라다. MP3 파일을 기반으로 한 온라 인 음악 시장은 2003년에 오프라인 음악 시장의 규모를 넘었으며, 그 이후 점점 오프라인에서 온라 인으로 음악 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한국콘 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 온라인 음악 유통업 의 매출은 총 6222억 원이었고, 일반 음반 도소매 업의 매출은 1298억 원이었다. 온라인 음악 시장 이 전체 음악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 이다. 온라인 음악 시장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더 욱 성장하고 있다. 돈을 내고 음악을 다운로드 할 경우, 대형 음원 유통사를 이용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SK텔레콤 계열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 시장 점유율 47%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서비스 이용 방식과 가 격이 멜론과 유사한 CJE&M의 엠넷이 점유율 2 위를 기록하고 있다. 멜론의 경우 정액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달에 5000원으로 40곡 또는 9000원 으로 150곡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3000원짜 인터넷 상에서 음성이나 동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리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하는 기술. 를 이용하면 음악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다른 대형 음원 유통사들도 멜론과 흡사 하다. 음원은 한 곡당 600원이지만, 정액제 상품을 이용하면 한 곡당 125원 혹은 60원꼴로 다운로드 가 가능해진다. 음원 유통사 입장에서는 음원 가격 이 지나치게 낮으면 수익도 적어질 수밖에 없을 텐 데 왜 굳이 음원을 싸게 파는 것일까? 과거 MP3가 막 시장에 나왔을 무렵, 소리바다 나 벅스뮤직과 같은 음악 사이트에서 P2P 인터넷에 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어 파일을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서버 와 클라이언트 개념이나 공급자와 소비자 개념에서 벗어나 개인 컴퓨터끼리 직 접 연결하고 검색함으로써 모든 참여자가 공급자인 동시에 수요자가 되는 형 태이다. 를 통한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했다. 사람들 은 CD를 사는 것을 멈췄고 대신 무료 다운로드 에 익숙해져 갔다. 이러한 무료 다운로드 이용자들 을 유료 다운로드 이용자로 이끈 것은 SK텔레콤 의 멜론을 비롯한 이동통신 회사들이다. SK텔레 콤은 2005년 YBM 서울음반 을 인수함으로써 다 양한 음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시스템과 마케팅 능력 등을 통하여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이들 은 그간 음반 판매 수익에만 관심 있던 음악 산업 계에 저작권이라는 음악 제작자의 권리를 확립하 고 MP3의 유로 다운로드화를 정착시켰다. 이들의 판매 전략은 싼 가격의 음원으로 많은 고객을 끌어 들이는 것이었다. 무료 다운로드에 이미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600원의 음원 가격은 당장에 부담 이 될 수 있다. 하지만 40곡, 150곡 등을 묶어서 판 매하는 상품을 이용한다면 한 곡당 125원, 60원으 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에 그리 부담스러운 가격 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4.9 이제 음악이 팔려나간 뒤의 이야기를 해보자. 음 6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67
원이 600원 혹은 60원에 팔려나갔다. 이 돈을 어 떻게 나누어 가질까? 인터넷 음원 사이트 다운로드 정액제 이용 시 (9,000원/ 150곡) 240원 54원 30원 276원 24원 4.9원 2.7원 28.3원 다음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의 음원 수익 분 배는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자 등 실제 음악 을 만드는 사람보다는 제작사와 유통사의 이익만 을 보장해주는 구조다. 인터넷 음원 사이트에서 한 곡을 다운로드 하는 데 600원을 낸다면, 이 중 제 작사가 240원, 유통사가 276원을 가져간다. 작곡 가는 54원, 가수는 30원을 받을 뿐이다. 이용자들 이 정액제로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전체 수익이 약 10%로 줄어들어, 작곡가는 4.9원, 가수 각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연도 거의 무보수로 뛰는 음악인들은 이러한 구조 위해 서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직업은 음악 인이지만 음악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게 되 는 것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 었다. 현재 홍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과 레코딩엔지니어 재민을 만났다. 은 디 지털 싱글과 EP(Extended Play)는 싱글보다는 좀 더 길지만, 보통 EP 의 음반(앨범)으로 보기에는 너무 짧은 음악 레코드, CD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EP에는 5곡에서 8곡 정도가 수록되며, 길이는 15분에서 25분 사이인 경우가 많다. 를 발매했고, 지금은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라 한다. 간단한 소개가 오간 후, 인터뷰가 시작되었 다. 지금의 음원 유통 구조 속에서 음악을 만들며 드는 생각들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나눴다. 리지만, 실제로 아이돌의 음원 수익 같은 건 커졌고 TV나 행사 수입 등이 굉장히 많이 늘었죠. 반면에 그런 매니지 먼트 속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음반 산업이 축소되어 플 랫폼 자체가 없어진 거랑 같아요. CD 말고는 공연인데 그 나마 공연이 되는 팀들은 페스티벌 시즌에 공연 페이라도 벌지만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은 음반 아니고는 수익을 내 는 게 힘들죠. : 보통 홍대 기반으로 하시는 분들은 다른 일을 거 의 다 병행하시는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음원이나 CD 수익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생계유지는커녕 음악을 하기 위해서 악기를 사거나 부수적으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적자예요. 저보다 활동기반의 틀이 잡히고 음반이 누적된 분들도 음원 수익은 용돈벌이 정도로만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레슨을 한다든지 아예 다른 아르바이 트를 하고요. 실제로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하시는 분들은 메이저 시장이 아니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폼 중에 창작자가 가격을 정하는 것도 있긴 있어요. 현재 의 문제는 음원 가격을 600원으로 책정한 것이 대부분 기 업이라는 것이고, 그 600원 중에 직접 음원을 만든 사람 한테 돌아오는 부분이 굉장히 적다는 것이에요. : 나는 음원 덤핑에 내 음원을 제공하겠다고 동의 를 안 했다 쳐봐요. 그래도 내 음악은 그렇게 팔려요. 그 사 이트에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벌이는 사업 내 에서 그 부담은 창작자가 지게 되는 거죠. 정산 내용을 보 면 음악을 들은 사람 수는 정말 많은데 정작 들어오는 수 입을 보면 이게 뭐지? 하게 돼요. 는 2.7원을 받게 된다. 음원의 가격이 낮은 것도 낮 음악을 하는 이조차 이것을 직업으로 생각하기 은 것이지만 그 안에는 기형적인 수익분배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음악 시장의 수익분 배율은 철저히 유통 및 서비스사업자 중심이다. 그 원인은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대형 음원 유통사 때문이다. 대형 음원 유통사들은 거 대자본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대부분의 음원 서비 스는 이곳을 거쳐야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그 때문에 이들은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수익 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을 거치치 않고서는 음 원의 거래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이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는 부당한 구조에 개인 창작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기 음악인들은 음원 수익뿐 아니라 각종 행사, 콘서트, 광고, TV나 영화출연 등으로 수입을 올린다. 그들은 음원수익이 아니더라도 생활에 불 편이 없기 때문에 음원 수익 분배구조의 문제가 심 : 처음에는 음악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는 음악 하는 게 좋고, 음악을 계속해야지 사는 게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음반을 낸다든지 공연을 하는 등 수익이 생기는 일을 하게 된 건 내 음악을 좀 더 많 은 사람한테 들려주고 싶기도 했고, 음악을 지속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처음 부터 생계 이런 건 생각 자체를 못했던 것 같아요. 사실 음악을 돈 벌려는 목적으로 시작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게 너무 좋아서, 이걸 해 야 즐거울 것 같아서 시작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조는 음악인들이 음악만으로 생 계를 이어갈 수 없게 만든다. : 편차가 정말 심해요. 외부에서 보기엔 음악 시장 이 정말 커졌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요. 음반이 안 팔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만으로 생활을 이어나 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이돌 음악이 주류가 되어 버린 음악 시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기 엔, 음원 정액제(음원 덤핑)와 음원 수익 분배구조 의 문제가 너무 뚜렷해 보인다. 내 음악이 한 곡에 600원에 팔려나가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만족스럽 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150곡에 9000원 즉 한 곡 당 60원에 팔릴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그 과정에 서 창작자의 의사는 어디에도 반영되지 못한다. : 음악이라는 게 주관적으로 평가되는 거잖아요. 창작자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음원을 한 번 다운받으면 그 걸 계속 가지고 있는데 60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죠. 근데 그 가격은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합의 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나오는 플랫 음원 덤핑과 마찬가지로 음원 수익 분배구조 또 한 문제다. 앞서 살펴보았던 음원 수익분배구조 분 석표에 따르면 창작자나 실연자는 유통사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가져가게 되어 있다. : 뮤지션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거기에 묵인하는 것 같아요. 대형가수가 아닌 경우에, 거의 70% 가까이 유 통사나 결제수단 제공 솔루션업체, 중간 배급사에서 가져 가는데 나머지 30%도 나눠야 해요. 대형뮤지션인 경우 에야 직접 계약을 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배 급사를 거쳐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100만원 수익 중 한 30~40만원이 돌아오죠. 거기서 또 나눠야 해요. 만약에 밴드면 그 돈에서도 네다섯으로 나눠요. 이거 못 해먹는 거죠. 6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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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7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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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열광하는 지금 다시 올림픽을 돌아보다 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수많은 강제 철거가 이뤄졌다. 민중들의 생존권은 어떤 고려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 이 때 철거당한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남한 독립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상계동 올림픽(1988, 김동원) 이 있다. 도시 미관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노점상들에 대한 철거 역시 이뤄졌다. 그렇게 준비된 서울 올림픽은 전두환 정권에 의해 체제선전의 도 구로써 정치적으로 이용되었고, 세계의 부자 나라들을 위해 차려진 잔치상에 절대다수의 민중이 고통받던 남한 의 실상은 은폐되고 허울 좋은 모습만이 비춰졌다. 이것은 단지 쌍팔년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또 많은 철거가 이뤄 졌다. 상암동에 들어서있는 월드컵경기장은, 난지도 근처 판자촌에 몇십년간 모여살았던 주민들을 밀어내고 그 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다룬 작품으로 최규석의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 에 실린 선택 이 있다. 건설자본은 막대한 이윤을 남겼지 만, 철거민들에게는 어떤 실질적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림픽은 대를 이어서 착취의 역사를 남겨왔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것은 그러한 역사의 한 페이지다.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 올림픽의 열광에 무엇이 가 려져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박흥용(1959~ ) 한국 작가주의 만화의 대표적 작가이다. 이 작품이 실린 단편집 박흥용 1986~1992 에 대해 그는 약자인 나와 내 이웃들이 살고 있던 세상을 본 대로 들은 대로 그림을 그리고 기록했었을 뿐 이라고 말했다. 대표작으로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내 파란 세이버, 호두나무 왼쪽 길로 등이 있다. : 서울, 달빛의 연가, 청년사 만화 작품선 4 박흥용 1986~1992, p75~p80 7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77
연극평 불편한 뜨거움 불편한 철학, <메디아 온 미디어 Media On Media> 극단 성북동 비둘기, 연출 김현탁 황설하 극예술연구회 h2sjs@naver.com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티진요 카페 가입 5만 명 돌파 헤드라인이 뜬다.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을 일으켰던 타진요 카페를 오기한 걸까, 잠깐 생각했다가 걸그룹 티아라 멤버 화영의 왕따설과 관련된 기사인 것을 알아챈다. 티아라의 활동을 중 단시켜야 한다는 글부터 악플러들의 마녀사냥까지 관심이 뜨겁다. 반대로 며칠 전 SJM 공장 파업 노 동자들을 향해 쇠뭉치를 던지던 용역 깡패, 자본 권력의 사병 에 대한 관심이 티진요에 대한 관심을 좇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해본다. 사람들이 뜨겁게 관심을 가지는 세상의 몇 장면 들은 레퍼토리화 되었다. 스포츠와 애국심, 연예인 의 스캔들, 부와 성공의 일화, 신체 미학(얼짱과 몸 짱), 경악할 만한 범죄, 그리고 어느 코믹하거나 감 동적인 순간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매일 포털 사이트에 오르는 검색 순위만 평소에 잘 관찰하면 누구나 캐치할 수 있는 것이다. 연극 <메디아 온 미디어 Media On Media> 는 희랍 극작가이자 시인 에우리피데스에 의해 쓰인 작품 <메데이아>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이 연극 은 메디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극에 대 해 말하기에 앞서, 고전 속 이아손과 메디아의 관계 를 미리 이해할 필요가 있다. 테살리아의 대도시 이올코스는 아이손 왕이 다스리고 있었다. 아이손 왕은 그가 아직 어렸을 때 배다른 형제인 펠리아스에 의하여 왕위에서 쫓겨나게 된다. 아이손에게 는 이아손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이아손의 어머니는 켄타 우로스 족의 현자 케이론에게 어린 이아손을 몰래 보내어 양육을 부탁한다. 성인이 된 이아손은 왕위를 되찾기 위 하여 펠리아스에게 가던 도중 누추한 노파로 변장한 여신 헤라를 만난다. 헤라의 부탁을 받은 이아손은 그녀를 업 고 강을 건너다 한쪽 샌들을 잃는다. 이아손은 한쪽 샌들 만 신은 채 그대로 펠리아스 앞에 나타나 자신이 아이손 의 아들로서 정당한 왕위계승자라고 주장한다. 이전에 한 쪽 샌들만 신은 아이손 가문의 남자가 나타나서 자기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던 펠리아스는 이아손을 없애버리기 위해 한 가지 계책을 꾸민다. 펠리아스는 이아 손에게 동방의 황무지 콜키스에 가서 황금의 양모피를 가 져오면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이아손은 아르고호라는 커다란 배를 건조하여 그리스의 이름난 영 웅들을 이끌고 갖가지 난관을 극복한 끝에 콜키스에 도착 한다. 하지만 콜키스의 왕인 아이에테스는 이아손에게 입 에서 불을 내뿜는 황소로 밭을 갈고 거기에 용의 어금니를 뽑아 뿌려야 그가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말한다. 이아손 은 아이에테스의 딸이며 마녀인 메디아의 도움으로 그 일 을 해내고 황금 양모피를 손에 넣은 뒤 메디아와 함께 귀 국한다. 그러나 펠리아스는 이아손이 떠나있는 동안 아이 손을 죽인다. 이를 안 이아손은 메디아의 힘을 빌려 펠리 아스를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 그러나 왕을 죽인 두 사람이 그 나라에 그대로 머물 수는 없었기에 이아손 과 메디아는 코린트로 달아났다. 그로부터 10년 뒤, 이아 손과 메디아 사이에는 두 아들이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아손에게 코린트 국왕의 딸 글라우케와의 결혼 제안이 온다. 글라우케와 결혼함으로써 얻게 될 코린트에서의 권 력에 욕심이 난 이아손은 메디아를 버리고 글라우케와 결 혼식을 올린다. 이에 격분한 메디아는 왕과 신부, 그리고 두 아들까지 죽이고 멀리 달아나버린다. 물살을 타고 헤엄치는 것이 더 쉽다 연극은 메디아가 이아손에게 배신 당한 이후 두 아들을 살해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대 배경을 현대로 이끌고 와 전개된다. 연극이 시작되면 네 명의 기자들이 등장하여 분위기를 어 기자회견장에 선 메디아 수선하게 만든다. 그들은 관객에게 등을 돌린 채 한 여인의 기자회견을 준비한다. 이윽고 여주인공 메디아가 등장하여 자신이 가진 모든 걸 포기하고 도왔으나 크레온의 딸과 결혼해버린 배신자 이아 손 에 대한 심경을 토로한다. 이 때 어느 기자가 말 한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방식대로 복수할 건가 요? 잇단 몇 번의 집요한 질문 끝에, 메디아는 마 지못해 대답한다. 당신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어 요 제목 <메디아 온 미디어>(이하 <메디아>) 의 섬뜩한 뜻이 해명되는 순간이다. 그리스의 마녀 메 디아(Media)가 곧 미디어(media)다. 현대인은 얼마나 많은 가공된 미디어 권력에 휩 쓸리고 있는가. 신이 사상의 주인이 되어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형제, 자매, 자식들의 모든 것을 판단 하는 잣대로 작용하던 중세 유럽의 종교 권력 사 제가 마녀라고 지목하면 곧 마녀가 되고, 진화설은 혹세무민의 의도에 따른 불순한 헛소리이며, 신이 7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79
허락했다는 왕의 한 마디에 약탈 전쟁도 모두 신의 이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는 순간, 돈을 벌기 위해 두 번째 불편함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디지 가호로 행해지는 정당한 것이 되는 에서 현대는 직장을 다니던 사람이 일상이 지루해 못 견딜 때 털 세대의 무감각함을 건드리는 것에서 비롯된다. 미디어 권력으로 옮겨왔을 뿐, 근대화된 신인류 국 쯤 돈 이 무엇인지 묻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낯설 인간은 자극에 적응한다. 역치 는 인간이 얼마나 민 은 이미 일정한 흐름이 조성된 여론을 따라 돌 게 하기 의 본질이다. 너무나 당연했던 것으로부터 더 큰 자극이 있어야 하는가를 말해준다. 미디어는 팔매질을 할 줄 아는 자신의 능력을 두고 스스로 거리 두기, 이것은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이기도 하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노란 나비 한 마리를 보면서 문명인이라고 자부하고 있을 뿐이다. 5 18 광주 민 다. 철학의 힘은 놀랍게도 영향이 미치지 않는 영역 도 즐거워하고, 키우던 강아지가 아프기라도 하면 주화 항쟁을 아직도 북한 빨갱이의 난동이라고 말 과 소재가 없는지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가족 몇 시간이고 울어대는 아이를, 민간인을 총칼로 죽 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총칼에 압사당한 오욕의 식 의 의미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의문을 품는 불온 이는 PC 게임과 변태적 가학 포르노에도 무감하 민역사를 근대화 의 과정이라고 말해도, 권력이 자 한 귀재다. 연극의 본질 또한 이와 닮았다는 점에 게 만드는 위력이 있다. 메디아가 이아손에 대한 복 리하면 그 말들은 사실인 듯이 둔갑한다. 그 사실 서 연극을 철학이라고 바꿔 불러도 틀린 말은 아닐 수를 위해 둘 사이에 낳은 두 자식을 죽이는 순간 을 믿고 따르는 집단의 열렬한 숭배는 중세의 그것 것이다. 대학로가 나날이 상품으로 차오르는 씁쓸 을 어린이 명랑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한 장면을 보 과 다를 바 없다. 당신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어요 한 자본주의 시대에, 돈 안 되는 연극 <메디아>는 면, 뉴스에 등장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 등 라고 말하는 메디아에게서 대중의 마음속에 자리 연극의 태생적 본질을 충실히 수행한다. 록금 인하 투쟁, 외로운 철거민을 짓밟는 용역 깡 한 메디아 가 보인다. 타블로의 학력위조설과 티아 관객은 장면 간 배우들이 다음 장면을 준비하 패의 폭력을 보아도 당당히 정치에 관심 없어 라 라의 화영 왕따설의 진실에 대중이 접근할 방법은 는 무절제, 약속되지 않은 헐렁한 행동들을 무방 고 말할 줄 아는 무감각함이 떠오른다. 나는 비정 사실상 요원하다. 확실한 사실적 근거도 없이 이미 정해놓은 (권력의 선택을 받은) 여론의 물살을 거 리얼토크쇼에서 벌어진 메디아와 글라우케의 난투극 비 상태에서 지켜봐야 한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 에 익숙한 관객은 막과 막 사이, 장면과 장면 사이 규직이 아니니까 나는 성폭행 당하지 않았으니까, 겪은 적이 없으니 모르는 타인의 고통에는 도무지 부하고 상류를 거슬러 오르기보다, 신 이 정해준 희 에 암전 혹은 볼거리 를 기대하지만, 이 연극에서 관심이 생기질 않는 걸까. 세상에 조물주가 있다면 생물에 돌팔매질하는 훨씬 쉽고 쾌감 있는 길을 선 쥐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관전하는 기분을 들 는 불경스럽게도 조금 전까지 열연하던 배우들이 부탁하나니 모든 것을 꼭 겪어야만 안다면 부디 인 택한다. 게 한다. 극단 성북동 비둘기 의 김현탁 연출은 에 조명이 환한 무대 위에서 관객의 눈길에도 아랑곳 간에게서 상상력을 거두어 달라. 우리피데스의 고전 <메데이아>에서 현대와 소통 하지 않고 버젓이 의상을 갈아입고 소품을 다시 세 낯설게 하기, 불편함 가능한 보편성은 취하고 필요에 따라 희곡을 해체, 팅한다, 절도도 없이. 그 침묵의 순간 관객은 무엇 비극과 희극은 한몸이다 해체 혹은 해체주의: 이 재조합하며 현대 사회를 비판한다. 으로 불편함을 견뎌야 하는가. 누군가는 예의상 보 러닝타임이 70분으로 비교적 짧은 이 연극의 진 미 주류화 혹은 권력화 된 지식, 질서 등 모든 것을 파괴, 분해하여 기존의 사상, 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누군 <메디아>의 스토리만 보면 확실히 비극적이다. 행은 매우 간결하다. 이 극 최대의 매력이자 관전 가치관, 형식을 비판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사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사조 가는 무언가 반전의 볼거리가 나오지 않을까 열심 복수심에 불타는 한 여인의 분노가 극을 이끄는 포인트는 마치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 듯한 와 흐름을 같이 한다. 김현탁은 고전희곡 들이 지닌 보편성 중 취할 것만 제외하 히 찾고 있다. 가만, 왜 우리가 TV보다 말고 당혹해 원동력이다 보니 연극 내내 강렬하고 어두운 느낌 기분을 들게 하는 독특한 연출기법이다. 고, 희곡의 구조, 대사, 순서를 분해, 해체하고 기존에 없던 낯설고 충격적인 형 하지? TV 채널을 돌리던 수용자가 늘 익숙한 그것 이 지배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연출가 김현탁 첫 번째 씬(scene)의 메디아의 복수 다짐 은 기자 식을 시도하는 연출가다. 해체에 능한 이 연출가는 이 연극 이 없어서. 그 익숙한 것이 뭐지? 광고, 자본의 시 은 이 비극의 지점에 오히려 유머를 선택하여 극을 회견장으로, 두 번째 씬의 크레온으로부터의 추방 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우리를 웃기고 울리는 친구 녀라 불리는 광고 서비스가 부재한 순간이다. 버스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은 신파극으로, 세 번째 씬의 이아손과의 다툼 은 였던 미디어를 낯설게 할 참이다. 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학교에 와서도 티슈와 함께 극과 극은 통한다. 프로이트는 죽음 충동(타나토 리얼 토크쇼로, 네 번째 씬의 아이에테스에게 조 20세기 초 러시아의 문학사가( 文 學 史 家 ) 빅토르 쥐여주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자본주의 속 스)과 삶의 충동(에로스)이 한몸이라고 말한다. 죽 력 간청 은 성인방송, 다섯 번째 전투 씬은 게임방 슈클로브스키가 처음 사용하여 이제는 포스트모 인간이 불편함과 마주하는 첫 번째 순간이다. 관 음과 삶이 어떻게 한몸이냐고? 종족 번식에 해당 송, 이어지는 메디아가 자신의 두 자식을 살해 하 더니즘 사조와 함께 예술 전반의 형식이 된 낯설게 객에게 무료함의 불편함을 선물함으로써 연출은 하는 섹스 행위에 동반되는 쾌락의 이면에 소멸성 는 씬은 어린이 만화 방송, 마지막 이아손을 살해 하기 는 현대 연극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만남 이후 빈틈없이 빽빽하게 자본 권력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허무함)이 존재한다는 말에 공감한다면 이해하기 하는 장면은 액션 영화로 만들어 관객이 리모컨을 매일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며 사귀던 연인이 사랑 시간에 불편함을 던진다. 쉬울 것이다. 왜 수많은 문학, 영화에 살인과 섹스 8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81
가 하나의 짝으로 등장할까. 리는 매력적인 방식. 자기애에 빠지는 충동만큼 인간은 자기 비하에 빠지기 쉽다. 자기애와 자기비하라는 상반되어 보 차디찬 심장으로 살아가는 자가 느끼는 이는 이 두 가지 심리가 실은 나르키소스 가 연못 정체불명의 뜨거움 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한 뒤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자신과의 사랑(에로스)을 위해 죽 온도가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는 식혀서 먹는 것 음(타나토스)을 향해가는 속성에 기반을 둔다. 스 이 일반적인데, 왜 한여름 복날에 먹는 뜨거운 음 타니슬라브스키 러시아 사실주의 연극의 대부, 메소드 연기론 창시. 와 식(삼계탕)을 보양식이라고 부를까. 땀을 많이 흘릴 찰리 채플린은 희극(comedy)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수록 내장의 온도는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차가 반드시 비극(tragedy)의 서사를 가져야 한다고 말 워진 내장을 따뜻하게 데워줄 음식을 삼켜야 하기 한다. 주자학에서 태생한 태극 문양 역시 극과 극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린 뒤 차가운 음식을 먹는 이 서로 맞물고 무극 의 경지에 오른 세상의 이치 식습관에 길들면, 한의학에서는 에너지 균형의 붕 를 의미한다. 봉준호의 영화에도, 김광석의 음악에 괴로 인한 각종 질환들(치질, 소화불량, 면역약화 도 극과 극이 마주하는 순간이 번뜩인다. 그러자면 유머의 역할이 필히 부각된다. 깊은 공감을 위해서 등)이 생긴다고 말한다. 현대인은 각종 매체(메디아)에 둘러싸여 정신없 SJM 노조원들과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직원들이 대치중이다. 는 그 깊이만큼의 유머가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성 이 정보를 주입 당하며 산다. 사색할 여유가 없다. 우의 목소리와 귀여운 얼굴로 엄마 너무 무서워 하루에 하늘을 몇 초나 쳐다보는지, 편의점 알바생 요. 라고 입을 삐죽 내미는 아이에게 자상한 미소 의 표정을 살핀 적은 있는지, 학교 민주광장의 나 로 어쩌겠니 엄마 사정을 좀 이해하렴 하고 아무 무가 얼마나 큰 줄 아는지. 대량의 정보 속에 주입 전적으로 그들 개개인의 무관심으로 돌리려고 하 즘의 승리다. <메디아>는 티진요에 가입하는 마음 렇지 않게 자기 자식을 살해하는 잔인한 유머. 이 되다 보니(땀을 흘리다 보니) 역치 작용으로 심장의 는 의도는 없다. 오히려 시대와 구조의 메커니즘으 만큼 이웃의 아픔 공감카페에도 가입하는 마음이 장면은 투니버스 채널의 만화처럼 계속 발랄하게 온도가 낮아졌다. 이때 필요한 보양식은 땀을 식힐 로 읽어야 한다고 믿는다. IMF 이전의 대학문화와 필요한 시대에, 연극의 본질에 충실한 철학 한 편 진행된다. 그로 인한 충격은 가히 파괴적이다. 몸 차가운 음식(익숙한 매체)이 아니라, 뜨거운 음식 이후의 대학문화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읽어내는 이다. 에 힘을 주고 악랄한 표정으로 살인을 하는 살인 (불편한 연극)이다. 유머로 해제된 무방비의 정신과 것처럼. 마 영화보다, 심심해 죽겠다는 얼굴로 폭파 스위치 신체에 비집고 들어온 뜨거운 메시지는 일순간 차 메디아의 슬픔과 이아손에 대한 잔인한 복수에 를 누르는 조커 영화에서 수용자는 인간의 악 惡 을 가운 심장에 호스를 꽂아 온기를 불어넣는다. 머리 공감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 더 효과적으로 인식한다. 동시에 그 폭파는 아이러 로 이해하던 세계에서 가슴으로 공감하는 세계로 연극의 목적도 아니고 이 글의 몫도 아니다. 그러 니하게도 관객에게 거리감을 심는다. 역치 수준이 의 진입을 예술(철학)이 가능하게 한다. 이 진실은 나 연극 <메디아>가 주지한 미디어의 권력 속에서 상당한 이가 느끼는, 그 폭파의 대상이 자신은 아 고대의 철학자들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선택한 미 키워드를 사냥 이 아닌 공감 으로 읽어낼 줄 안다 니리라는 긴장(tense)의 실종 혹은 상상력의 퇴화. 디어는 음악, 연극, 미술, 문학 등의 예술이었다. 면, 그리고 매체에 무감각해진 세포를 되살려 타자 <메디아>는 그 실종된 긴장성과 무감각함을 꼬집 시대는 계속해서 경제적 공포의 학습화를 통해 의 고통에 예민한 인간성을 회복하게 된다면 철학 기 위해 계속해서 유머를 사용한다. 심각한 장면일 無 개성을 강요하고 연대의 미학을 잊게 해, 개체 (연극)의 승리라 할 것이다. 돌을 던지던 손을 멈추 수록 웃음을 유발하고 단조로운 장면일수록 심각 의 노력만이 가장 성공에 가까운 길임을 주입한다. 고 서로의 상처를 핥는 승냥이처럼 서로 핥는 마 해서 또 웃음을 유발한다. 김현탁 연출의 탁월한 등록금 시위할 시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해 장학금 음으로 연대한다면 그 역시 공포스러운 자본 논리 해체 능력은 바로 극과 극의 태생적 만남과 유머에 탈 생각을 하라 는 한마디가 이 시대의 상황을 명 자본가가 돈으로 비정규직 용역 사병을 사서 역 대한 믿음으로부터 가능한 것 같다. 불편함을 건드 료하게 정리해준다. 나는 탈정치성에 대한 비판을 시 비정규직 노동자를 폭행하는 에 대한 휴머니 8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83
서평 01 카스테라 는 왜 이렇게 맛있는가, 아니 재밌는가? 어떤 아류 소설에 대한 삼류 서평 조영찬 고려대학교 고대문학회 youngchan219@hanmail.net 2012년 여름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자신을 PR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 더위면 절 기억해주시겠습니까? 예상치 못했던 친 구의 취업처럼 그 이력서는 오래 오래 오래 기억에 남았고, 약간 의 짜증과 얼마간의 탄식도 동반되었다. 뭐야 이거. 이 날씨에도 생물체가 살 수 있는 건가? (무직자이면서 동시에) 생물체로서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무방비로 여름을 맞고 있자면 나는 그 왜, 사막에 사신다던 한 마리의 낙타가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쉴 새 없는 부채질로 네발짐승처럼 단련된 팔, 용접(?)되어 커다란 혹이 된 구부정한 어깨와 척추. 이거 뭐야, 정말 낙타잖아! 그러니까 이 글은 낙타가 세계 최초로 인간에게 보내는 글인 셈이다. 어야 할 듯싶다. 앞으로 이 낙타 이야기와 유사한, 그러면서도 더욱 기이한 소설책 한 권을 소개해 드 리고자 하기 때문이다. 죽은 사촌이 그의 계보를 정리한 게 있는데 이런 식이야. 헤밍웨이의 아류 중에 스펜서라 는 작가가 있는데 ( ) 그중 삼류인 쌤의 아류로 다시 닉과 쳇과 밥, 맨슨이 있는데 ( ) 존 메 이슨은 그 셋 중에서 삼류로 분류된다고 말이 야. 사촌은 그의 유일한 아류가 되길 원했었지. 비록 죽었지만. 박민규, 핑퐁, 창작과비평사, 2006. p.62. 박민규의 소설집 카스테라 에는 동물들이 나 온다. 나는 동물들이 귀엽고 좋다. 그래서 이 소설 이 좋다, 라고 끝내도 좋을 정도로 이 소설집은 쉽 다. 기저에 흐르는 문제의식이 분명하며, 신( 新 ) 언 문일치체라 불리는 박민규식 문체가 만화책의 대 사처럼 보기 쉽게 그러면서도 흡입력 있게 활보한 다. 순수문학이라면 모름지기 따위의 생각을 하 는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고, 책 좀 읽는다는 인 문대 복학생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알고 보니 지구는 개복치! 같은 건 조금 그렇잖아 요? 문학에서 소용 이라든가 쓸모 에 대해서 이야 겨버리기에는 이 소설을 도무지 만만하게 볼 수가 없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톡톡 튀는 말들이 만들어 내는 카스테라 의 이 야기는 소란스럽고 황당하다. 아버지와 학교, 미국 과 중국을 냉장고에 넣어버리고 냉장 하거나, 그레 이하운드를 타고 지구를 떠나고 대왕오징어의 습 격을 받는 이야기를 읽는다면 누구라도 입을 허, 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쉽다 는 말 과 기이하게 병치되는 이 어처구니없음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카스테라 만의 매력 중 하 조영일, 박민규는 한국 문 나이다. 그러나 유아기적 상상력 학 위무하는 딜도 다, 프레시안, 2010.12.3. 이라고도 말할 수 있 는 장대한 스케일(세계 경제사를 순식간에 농담으 로 바꾼다거나 하는)만으로는 소설에 대한 흡입력 을 담보할 수가 없다. 적절한 해석으로 치환되었을 때 그 가치가 쉽게 소모될 수 있는 유치함이 다분 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단편 헤드락 에 서는 헐크 호건에게 헤드락을 당했던 유학생이 제 3세계 사람들에게 똑같이 헤드락을 가하는 이야 기가 등장한다. 이는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가 행 하는 착취와 폭력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어 낼 수 있다. 소설가 박민규 이미 세계는 어떤 거짓말을 해도 그렇고 그렇게 들릴 만큼, 기하자는 건 아니지만. 에 또 자고로 문사철이 라는 것이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에서 가장 근원적 이 소설집 전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류, 인간 그리고 세계 따위의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들도 많 그렇고 그런 곳이 되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인. 그런데 이거 초현실주의 문학인가요? 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지만, 필자는 그것들을 박 박민규,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카스테라, 문학동네, 2005. p.100. 작가가 2003년에 내놓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 민규 소설의 장점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야말 지막 팬클럽 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그는 잡기 싫으 로 건방진 이 단어들은 초월자의 시선을 내재하고 낙타가 되고 보니, 의외로 세상의 기온은 정상이었다. 내가 살 면 잡지 않고 치기 어려우면 치지 않는 아마추어이 서 세계를 진단하는 (대학교에서 가끔 출몰한다는) 던 고향에 비하면 이곳은 따뜻할 정도였다. 여전히 무직이고, 여 다. 그러니까 박민규는 세계 최초로(세계 최초가 꼰대 를 연상시킨다. 태생적으로 세계에 대해 명확 전히 친구들은 열심히 살았지만. 낙타의 관점으로 보니 의외로 살 아니면 어쩌지? 뭐 상관없다) 아류 를 지향하는 작 한 인식을 지니지 못하는 인물들의 입에서 인간들 만하더란 말이다. 가인 셈이다. 승자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루저를 자 은 대개 이렇다 는 말이 줄줄줄 나오는 것도 아무 낙타로서의 삶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존경하는 고려 처하는 작품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 리 생각해도 개연성에 어긋난다. 대학교 석학 분들에게 낙타라는 학격 떨어지는 이야기는 접어두 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냥 바보, 잖아? 라고 넘 8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85
그럼에도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어 본다면 꼰대 같은 말하기 태도와 황당한 사건들의 저변에 기이한 설득력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소설을 놓지 않게 하 는 힘이자, 책을 덮고 한참 동안을 멍하게 만드는 이 마력은 뭐란 말인가? 세상을 낯설게 변형시키는 소설집 속의 환상적 요소들을 잘 살펴보면 그것이 현실의 직접적인 분 열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화로운 마을이나 외계인의 습격을 받은 곳이나 결과적으 론 다들 마찬가지 이고, 아버지가 기린이 되어 지하 철역에 나타나지만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이 환상 들은 늘 있었거나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 서 세계의 그림자로서 묘한 거리감을 얻어낸다. 등 장인물들은 시치미를 뚝 떼고 갑자기 닥친 사건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음으로 독자들의 몰입에 힘 을 보탠다. 친구에게 갈 곳이 있다고 얘기는 했지만, 실은 눈과 입을 봉한 채 그 집의 기둥이나 문짝이라 도 되고 싶은 심정이었다.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카스테라, 문학동네, 2005. p.276. 주인공들은 사회 문제 속에 있으면서도 세상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알바생, 취업준비생, 가난 한 대학생은 생각할수록 알 수 없 다거나, 소소한 돈을 가까스로 더하고 빼다 보면, 어느새 삶은 저 물기 마련이다. 디 엔드다. 라는 말이나 하는 비전 투원들이다. 그들에게는 부르주아에 대한 고전적 인 적의 도 없으며 (15m 대왕오징어를 150m로 잘 못 표기한 <소년중앙의>) 오류 앞에서 정정 보도 를 요구하는 당당함도 당연히 없다. (이 모호한 태 도에 어떤 무리는 박민규가 어서 빨리 현실로 귀환 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농담도 잘하셔.) 그러나 세 상에 이미 적응한 듯한 주인공들의 언술이 사실은 아주 비참한 상황 속에서 힘겹게 얻어낸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아한 오리배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페달을 보게 된 독자들은 주인공의 무기력한 면에 섣불리 동질감을 느낀 자신을 반성 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있어 왔지만 깜빡, 했던 세 계의 그림자에 한 발 내딪게 된다. 우리는 이제 박 민규식 꼰대 말투가 지니는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카스테라 는 현실이라는 단단한 바닥에 두 발을 대고 있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줄게. 예를 들어 농경 사회를 생각해 봐. 모두가 부지런히 밭을 갈고 있는데 돌연 한 마리의 너구리가 나타난 거야. 앗 너구리다. 누 군가 소리치면서 일손이 중단되게 마련이지. 귀 엽다 이리 온, 해피 해피 쫑쫑. 박민규,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카스테라, 문학동네, 2005. p.53. 박민규가 제안하는 것은 결국 관점의 이동이다. 그리고 관점의 이동은 눈치챘듯이 유머로 완성된 다. 비평가 신형철은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유머(humor)는 자신을 낮춰 세상 보다 우월해지 려는 기술이다. 카스테라 는 가장 낮은 곳의 이야 기를 하고 있다. 여기서 피어나는 유머는 세상을 섣 불리 이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눈앞의 세상과 싸 워 이긴 산물이다. 야멸찬 폭력이 멈추지 않는 안전 선 바깥의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가 무리할 정도로 유머를 끌어모은 이유는 그러므로 이것이다. 그만 큼 세상은 완고하고 비참하다는 것이다. 카스테라 는 유머라는 냉장기술로 세상의 부패 함을 잠깐이나마 멈추게 하고자 한다. 인간의 상습 적이고, 경향적인 행동이 이 황당한 이야기 앞에 멈칫하게 하는 것. 비록 웅크린 채라 하더라도 루 저들이 잠깐이나마 푸시 되지 않는 순간을 만드는 것. 우리가 소설 속의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고 마지 막에는 웃어 버리는 곳에서 뭔가가 시작된다. 작가 가 의도한 정확한 순간에 정확한 자세로 하하하 웃는다면 소설집에서 그토록 주저한 어떤 해법 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하하 뭐였지, 방금? 입꼬리 근처에서부터 무언가 엄청 난 변화가 시작되려 한다. 아무튼 명심해라. 니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건, 지금 이 세상에 똥을 못 눠 고통 받는 한 인간 이 있다는 사실을. 박민규, 야쿠르트 아줌마, 카스테라, 문학동네, 2005. p.168. 8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87
서평 02 장기 20세기 : 마르크스주의 역사이론의 현재성 오윤구 고려대학교 정치경제학 연구회 수레바퀴 oyg569@korea.ac.kr 그 유사함이 인상적이지만 상이한 역사적 환경들 속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매우 다른 결과들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진화들 각각 을 개별적으로 연구하고 이어 그것들을 비교함으로써 현상에 대 한 열쇠를 쉽게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 최고의 미덕이 초역사적 (supra-historical)임에 있는 어떤 일반적인 역사-철학 이론이라는 만능열쇠로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 칼 마르크스 베라 자술리치에게 보내는 편지 마르크스주의자들을 동요시킨 경제주의와 인간 주의라는 두 가지 편향은 마르크스가 자본 에서 핵심으로 삼은 개념을 놓치고 있었다. 이윤율의 경 향적 저하 법칙 과 그에 따른 자본의 과잉과 인구 의 과잉 이라는 분석이야말로 자본축적의 거시성 장궤도를 이론화한 과학자 마르크스의 가장 위대 한 발견임에도 말이다. 경제주의자들은 마르크스 의 법칙을 일종의 운명론으로 해석하고 혁명을 기 다렸고 인간주의자들은 마르크스의 법칙을 운명론 으로 치부하며 기각해버렸다. 이들은 무한정 혁명 에 대비하거나 불가능한 혁명에 뛰어들었다. 마르크스가 자본 에서 제시한 자본주의의 모순 중 핵심은 자본주의의 위기가 정상상태로부터의 이탈 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상태의 귀 결 로서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외부에서의 개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축적의 진행은 축적의 둔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인식은 고전파 경제학의 시조인 아담 스미스로부터 유래하는 것이기도 했다. 마르 크스뿐만 아니라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 가 우연히 등장한 것이고, 따라서 언젠가 자본주의 가 소멸하는 시점도 존재하리라고 생각했다. 자본 주의는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지 인류의 본성에서 기인한, 그러므로 영원히 존속할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마르크스 는 고전파 경제학의 그러한 관념을 이론화했고, 그 덕분에 자본주의를 역사성 의 지평 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주의와 인간주의 사이에서 마르크 스 이후의 마르크스주의는 역사 없는 역사성 이라 는 모순에 빠졌다. 자본주의가 인류 역사의 필연이 아니며 영원하지도 않다는 인식은 역사에 대해 자 본주의가 가지는 역사성을 밝혀주었다. 그러나 자 본주의가 자본주의에 대하여 가지는 역사성, 즉 자 본주의 그 자체가 변화해가는 역사에 대해서 마르 크스주의 역사이론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 았다. 1)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자체의 변화는 어차 피 망할 것이니 분석할 필요가 없다 는 경제주의와 역사가 부여하는 어떤 객관적 한계도 혁명적 의지 로 돌파가 가능 하다는 인간주의가 자본 을 제대 로 독해할 수 없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역사 없는 역사성 이다. 마르크스주 의는 자본주의가 언젠가 끝을 맞이하리라는 커다 란 역사성에 대해 인식했지만, 현실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는 인식하지 못했다. 그것 이 개념적 도구의 부족이었든 단순히 (자본주의의 붕괴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무너지는 것이 두려워 현실을 무시했던 것이든 간에, 마르크스주의는 점 차로 교조화되었다. 조반니 아리기는 마르크스주의 역사이론에 자본 주의의 역사 를 해석하는 개념적 도구들을 제공한 다. 그는 16세기부터 시작된 자본주의의 역사를 4 번의 헤게모니 순환(중세 이탈리아의 제노바, 네덜 란드, 영국, 미국) 2) 으로 규정하면서, 마르크스가 말 했던 자본주의 붕괴의 경향이 각각의 국면마다 어 마르크스주의 역사이론의 모순: 역사 없는 역사성 실을 변혁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할 뿐인 말장난인 마르크스주의의 역사는 언제나 위기였다. 경제 주의와 인간주의 사이에서 마르크스주의는 자신의 공간을 찾지 못하고 부유해야 했다. 마르크스주의 는 경제결정론 으로, 역사발전 5단계론 으로 상징되 는 목적론적 역사철학으로 여겨졌다. 반대로 인간 해방의 철학으로 이해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현 한에서였다. 마르크스주의자들 자신에게도 도그마 가 되어버린 마르크스주의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고 자본주의의 한계에 대한 과학적인 비판 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훈계로 전락했다. 20세기 자 본주의의 황금기 아래에서 마르크스주의는 비웃 음을 피하기 어려웠다. 자본주의가 망한다며? 그래 서 언제 망하는데? 1) 마르크스는 이러한 독해를 막기 위해 자본 에서 자본주의의 논리에 관한 서술 외에도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장을 삽입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자본 에 등장한 역사적 서술들은 논리를 예증하는 것으로 여겨지거나 불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진 것이다. 2) 통상적으로 헤게모니는 우세 의 개념으로 이해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체계의 기본적 불변성으로 하나의 국가권력은 그 불변성 내에서 등 장하고 쇠퇴한다. 국가의 상대적 역량은 그의 혁신과 지도력에 의존하지만, 이러한 혁신이 권력부침의 기제를 변화시키지는 못한다고 간주된 다. 그러나 아리기가 채택하고 있는 헤게모니의 개념은 주권국가들의 체계에 대해 한 국가가 행사하는 지도력과 거버넌스 기능을 뜻한다. 이 는 근본적으로 체계의 작동 양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리기에게 헤게모니는 순수하고 단순한 우세 이상이며 또한 다른 것인데, 우세와 결 합된 권력이 지적 도덕적 지도력의 행사를 통해 확장된 것이다. 헤게모니는 갈등이 일어나는 모든 쟁점을 보편적 지평에서 제기할 수 있는 역 량이 있는 지배집단이 얻게 되는 부가적인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이익을 대표한다는 지배집단의 주장은 항상 다소 기만적이지만, 실제 로 이것이 기만적이 되는 상황은 헤게모니가 실패한 상황이다. 8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89
떻게 작동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되었는지를 보 여준다. 장기 20세기 가 보여주는 자본주의는 마치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마르크스가 말한 위기를 극복한다. 과거의 헤게모니에서 새로운 헤게모니로 이행하며 오히려 더 커지고 강력해진 것이다. 아리기가 소련에서 이러한 주장을 펼쳤다면 그 는 아마 목숨을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마르크스 의 법칙을 공산주의로의 이행에 대한 예언적인 법 칙으로 이해할 때, 역사란 궁극적인 목적이 계기마 다 관철되는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 현실에서 벌 어지는 모든 일들이 공산주의로의 이행을 예비하 거나 함축하는 과정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 서 공산주의로의 이행에 반하는 현상들은 분석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거나 개량세력의 협잡에 불과 하다며 외면하게 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미 국제국주의가 자본주의의 일반적 위기를 해결했다 고? 동무 사상이 영 불순하구만? 미국경제의 성장 은 미 부르주아지들의 발악에 불과하오! 하지만 공산당 간부가 믿고 싶든 믿지 못하겠든 간에 자 본주의가 자신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헤게 모니를 조직해낸 것은 사실이다. 역사는 한때 마르 크스의 붕괴이론을 증명하는 것 같았지만, 그것이 기우 임을 또한 증명해보였다. 마르크스가 자본주 의에게 들이댔던 검증의 날은 이제 마르크스에게 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마르크스주의 역사이론이 그러한 검증을 부당하다고 주장하거나 회피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갖췄다 는 것이 마르크스의 분석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덩컨 폴 리는 비행기 의 비유를 든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에도 중력법칙은 분명한 제약으로 작동한다. 비 행기가 날 수 있는 것은 연료와 엔진, 그리고 날개 가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자면 마르크스가 이야 기한 법칙이 실현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의 위기에 대한 반경향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법칙 이 틀렸기 때문은 아니다. 마르크스가 자본 에서 행한 것은 자본의 축적 에 대한 구조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법칙은 어디까지나 경향적이며 항상 이를 상쇄하 는 반작용과 결합함으로써만 현실에서 관철된다. 이윤율 하락이라는 단일한 구조적 원인만 가지는 자본주의는 이론으로만 존재한다. 현실의 자본주 의는 정세 속에서 다양한 맥락의 모순들과 중첩되 어 있기 때문이다. 이윤율 하락의 법칙은 분명 자 본축적을 심연에서부터 결정하는 최종적인 심급일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도 마지막에도 최종심급의 고독한 시간은 결코 오지 않는다. 3) 하나의 지배 국가가 헤게모니 기능을 행사한다는 것은 국가들의 체계를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이익만이 아닌 일반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인지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지배 국가를 헤게모니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종류의 지도력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 이면에서 자기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지도력 이기도 한데 이러한 종류의 지도력이 헤게모니 국가의 권력을 증진시키기보다는 헤 게모니 권력을 향한 경쟁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종류의 지도력은 공존할 수도 있지만 한 상황을 헤게모니적이라고 규정해주는 것 은 첫 번째 의미의 지도력뿐이다. 아리기는 하나의 축적순환이 마지막 국면에 접어들면서 헤게모니 권력을 향한 경쟁과 모방이 심화되고 헤게 모니의 토대를 지양하는 모순적 상황에 주목한다. 3)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는 모순과 과잉결정(연구를 위한 노트) 에서 말년의 엥겔스의 다음과 같은 언급에 주목한다. 생산은 결정적 요소이지만, 오직 최종심급(층위)에서만 그러할 뿐이다. 마르크스와 나는 그 이상의 것을 말하지 않았다. 경제적 요소만이 유일하게 결정적이라고 말하게 하기 위해 이 문장을 곡해하는 자는 이 문장을 공허하고 추상적이고 부조리한 문장으로 변형시킬 것이다 곧이어 알튀세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슬의 두 끝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가 역사의 흐름을 결정한다. 그러나 최종심급(층위)에서 그러 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그러하다고 기꺼이 엥겔스는 말한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은 상부구조의 다양한 형태들, 구전적 전통들, 국제적 정황 들의 세계를 통하여 자신을 관철시킨다. 경제의 변증법은 결코 순수한 상태로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 역사 속에서 상부구조 등 등의 이 심급(층위)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면서 각자가 분리되거나 또는 시간이 도래하여 경제폐하로 하여금 변증법의 왕도를 걸어 앞으 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그 순수현상으로 분산되는 것을 우리는 결코 목격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 처음에도 마지막에도 최종심급(층 위) 의 고독한 시간은 결코 오지 않는다. 루이 알튀세르, 모순과 중층결정(연구를 위한 노트), 마르크스를 위하여, 백의, 1996. 아리기의 역사적 자본주의 는 마르크스주의 역 사과학의 역사 없는 역사성 을 해결하는 아주 중요 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자본주의를 공산주의로 향 하는 단일한 과정으로만 해석하면서 자본주의 그 자체의 분석을 경시하게 되는 편향(경제주의)을 정 정하면서, 동시에 일체의 과학적 분석을 거부하는 인간주의 역시 정정하는 것이다. 마르크스 본인이 말하듯이, 그는 미래의 문을 열 황금열쇠를 전해주 지 않았다. 우리가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초석을 전해주었을 뿐이다. 장기 20세기 는 그 초석 위에 올라 과거를 바라 본 책이다. 자본주의의 탄생부터 제노바 상인들의 어마어마한 부와 암스테르담 항구를 가득 메운 갤 리선들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다. 아리기의 목적은 이것들이 지금껏 한번도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풍경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페르낭 브로델과 세계체계 분석 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 해 펼쳐지는 경이로운 풍경, 마르크스주의 역사이 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하는 것이다. 장기 20세기 : 세계체계 분석의 힘 욱, 자본주의 역사 강의, 그린비, 2006 에서 참고. 이 절의 설명은 백승 페르낭 브로델은 마르크스주의자는 아니지만 아 날학파의 창시자로 유명한 역사학자다. 그는 보편 적인 랑케적 역사관에 반대해서 사건과 구조의 관 계, 그리고 중첩된 시간개념에 대해 연구한다. 장 기 20세기 가 채택하는 세계체계 분석의 관점은 이매뉴얼 월러스틴에 의해 명성을 얻었지만, 브로 델을 거치면서 결정적으로 발전한다. 대부분의 역사학이 연표의 형태로 하나의 평면 적 시간대에서 역사를 서술하는 반면 브로델은 크 게 네 가지의 시간대를 제시한다. 연원조차 추적할 수 없는 무( 無 )시간적 시간대인 초장기지속(기후 지리 등 기후와 지리는 장기지속에 포함되기도 한다. ), 그보다 짧은 장기지속(자본주의)과 콩종크튀르(인구 물가변동),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다루는 단기적 시간대 인 사건사로 중첩된 구조적 시간대가 그것이다. 이 를테면 브로델은 자본주의가 16세기부터 유럽의 역사를 규정해온 장기지속 의 시간대이고 역사학 이 분석해야 할 진정한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사건 사의 시간대에서 우리는 사건의 연쇄를 알 수 있을 뿐 사건들이 나타내는 의미를 배열하는 것이 불가 능하기 때문이다. 페르낭 브로델 브로델의 이러한 관점은 마르크스와 친화적이 다. 마르크스야말로 정치사로서의 사건사가 경제라 는 구조에 타율적이며 그 진실은 구조에 있다고 주 장한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4) ( 정치의 진실은 경제에 있다 ) 사건은 관계로부터 의미를 획득하고, 특히 구조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획득한다. 누군 4) 나를 엄습했던 의문의 해결을 위하여 시도된 첫번째 작업은 헤겔의 법철학에 대한 비판적 검토였는데, 그것의 서설은 1844년에 파리에서 발 행된 독불 연보 에 실렸다. 나의 고찰은 다음과 같은 결론, 즉, 법 관계들과 국가 형태들은 그것들 자체로부터 파악될 수 있는 것도, 또 이른바 인간 정신의 보편적 발전으로부터 파악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헤겔이 18세기의 영국인들과 프랑스 인들의 선례를 따라 시민 사회 라 는 이름 아래 그 총체를 총괄하고 있는 물질적 생활 관계들에 뿌리박고 있다는, 그러나 시민 사회의 해부학은 정치 경제학에서 찾아져야만 한 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칼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서문 9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91
가의 죽음은 개죽음으로 끝나며, 누군가의 죽음은 종교혁명의 시발점이 된다. 계기와 양상의 무한한 다양성에도 그것들을 관통하는 기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마르크스와 브로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브로델의 진정한 기여는 단순히 구조를 상정하고 구조로 사건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브 로델에게 장기지속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 라 오랫동안 지속 되는 모델이다. 이 모델은 외부 의 침식을 견디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엔 역사 속에 형해화될 운명을 타고났다. 구조 역시 사라질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브로델의 기여가 있다. 흔히 구조가 원인이라고 설명할 때, 구조는 시간 성의 외부에 자리한다. 사건은 결과이고 구조는 원 인이므로 사건들이 구조를 변화시킬 수 없는 탓이 다. 구조는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 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브로델은 구조에도 역사 (변화)를 부여한다. 구조라는 원인에 대한 원인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중기적 시간대인 콩 종크튀르(conjuncture)다. 브로델은 자본주의가 자본주의인 한 공유하는 특징이 있지만 물가나 인구의 순환인 콩종크튀르 에 의해서 모습이 변한다고 본다. 콩종크튀르와의 중첩 속에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발전하거나, 어 느 순간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브로델은 장기 지속과 콩종크튀르를 통해서 구조의 역사적 전화 과정을 이론화하는 한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아리 기의 역사적 자본주의 역시 두 시간대의 겹쳐짐 이라는 발견을 핵심으로 한다. 5) 아리기의 역사적 자본주의 는 콩종크튀르를 대 체하는 헤게모니 순환 을 설정한다. 자본주의라는 장기지속과 헤게모니 순환의 상이한 시간대가 역 사의 국면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당대의 보편 적인 축적구조를 제시하는 헤게모니 국가가 존재 할 때 전체 자본주의는 이윤율이 반등하고, 축적 구조의 효율성이 소진될 때 이윤율은 다시 하락하 기 시작한다. 새로운 축적구조가 작동하고, 그것이 최종적 위기를 맞아 체계의 카오스에 돌입하기까 지가 역사적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기본단위인 장 기세기 다. 하나의 장기세기마다 자본주의는 그 이 전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다. 네덜란드의 장기 17 세기는 상업 자본주의였던데 반해 영국의 장기 19 세기는 노동을 포섭한 산업자본주의인 것처럼 말 이다. 장기 20세기 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매뉴 얼 월러스틴의 세계체계 분석이다. 이것은 하나의 론 이 아니라 분석일 뿐인데 완성된 하나의 이론도 아니고 자신만의 대상을 가지는 독립적인 학문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러스틴은 세계체계론이 아니라 오직 세계체계적 접근 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세계체계 분석은 자본주의가 국가 간 체계를 통 해 형성되었다는 점을 처음부터 염두에 둔다. 자본 주의는 원래 국가 간 체계에서 형성되었으므로 일 국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것으로는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종래의 정치경제학이 일국 적인 경제구조와 그 위에 선 상부구조의 결합인 사 회구성체를 분석단위로 삼았던 것에 대한 비판이 라고 할 수 있다. 세계체계분석에서 국가는 요소일 뿐 분석단위로는 세계체계가 선택된다. 국가간 체 계 속에서 한 국가의 위계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부의 이동방향과 획득방식이 변화한다. 국가 간 체계의 성립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베 스트팔렌 조약이다. 여기에서 유럽의 국가들은 모 두 주권을 인정받게 되어 국민국가의 시대가 시작 5) 브로델의 발견은 마르크스주의 내에서도 정세 란 무엇이냐? 라는 형태로 발생한 적이 있다. 마르크스와 브로델 모두 구조주의 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구조와 변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관점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루이 알튀세르에 의하면 마르크스주의 내에서 정세에 대한 관점을 구체화하는 것은 특히 레닌의 실천을 이론화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되고, 제국이 등장할 수 없도록 상호견제의 원리 가 도입된다. 따라서 유럽에는 제국이 아니라 헤게 모니 국가만이 존재하게 된다. (유럽의 제국은 유럽 에 대한 제국이 아니라 비유럽에 대한 제국이다.) 자본주의의 성립에 베스트팔렌 조약이 기여한 것 은 전시에도 민간상업네트워크가 파괴 불가능하도 록, 또 전시에도 상행위가 계속되도록 규정한 것이 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 중요하다. 하나는 정 치권력간의 다툼이 자본주의를 파괴할 수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설치했다는 점이고, 두 번째 는 부르주아지의 이익이 사회를 움직이는 보편적 인 기준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국왕들은 자본 주의적 상업을 막지 않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이익 이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중세의 질서는 돌이 킬 수 없이 해체되었고 이제 자본주의가 시작된 것 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본주의적 헤게모니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헤게모니는 베스트팔렌 조 약을 통해서, 근대적인 국가 간 체계를 완성하면서 성립된다.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성립된 국가 간 체계는 헤 게모니 순환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자본은 여타 제 국들의 팽창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민족국가를 단위로 축적을 진행한다. 이것은 민족국가가 제공 하는 각종 노동력과 치안서비스가 이윤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 축적의 중심으로 삼은 헤게모니 국가가 높은 유지비용을 요구하게 된다 면 자본은 언제든 옮겨갈 수 있는 임시적인 것이다. 이 때문에 헤게모니 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아리기에 의하면 헤게모니 국가는 보편성을 선 점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성장경로를 보편적인 것 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보편성은 헤게모니의 일반 적 정의라 할 수 있는 지적 도덕적 우위를 통해 획 득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네덜란드는 베스트팔렌 조약을 통해 상업을 장려하는 새로운 타입의 국가 를 서유럽 국가들에게 보편적인 발전경로로 제시 했다. 미국 역시 법인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미국적 인 길 을 세계에 제시했다. 그런데 하나의 축적구조 가 보편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다른 국가들로 전파 될수록 선도국가의 상대적인 우위는 감소하고 헤 게모니 유지비용은 점점 상승한다. 즉, 헤게모니의 토대가 되는 축적구조가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는 헤게모니의 조건 때문에 그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이다. 경쟁이 점점 커다란 비용을 요구하면서 이윤 율은 저하하고 마침내는 체계 전체가 위기를 맞이 하게 된다. 자본주의 세계체계가 카오스 6) 에 빠지는 원인은 경쟁이라는 외생변수로도 설명이 가능하지만 내생 적인 원인도 존재한다. 아리기가 월러스틴을 비판 6) 자본주의의 위기와 금융적 팽창, 그리고 벨 에포크와 관련해 아리기는 두 가지 위기를 구분한다. 첫번째는 신호적 위기(signal crisis)이고 두 번째는 최종적 위기(terminal crisis)이다. 신호적 위기는 실물부문의 이윤율이 하락해 금융화로 이행하는 시점에 발생하는 위기이며 최종적 위기는 더 이상 기존의 체계적 축적순환이 유지되지 못하고 국가 간 체계의 질서가 붕괴되는 시점을 말한다. 이러한 최종적 위기는 체계의 카 오스로 나아간다. 영국 헤게모니의 경우 1873년 대공황부터 영국의 금융화가 시작되고 신호적 위기가 찾아온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최종적 위기의 경우 정확히 말하기 어려운데, 체계의 카오스라는 파국적 상황이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가에 대해 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를테면 1차 세계대전인지, 2차 세계대전인지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1967~73년을 미국 헤게모니의 신호적 위 기로 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최종적 위기를 어느 시점으로 봐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아리기의 경우에는 2003년 이라 크 전쟁을 그 시작으로 잡는다. 체계의 카오스는 국가 간 체계에서의 경쟁이라는 외생적 모순을 제외하고도 자본의 (내적) 운동에 대한 마르 크스의 분석을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분석대로 자본축적의 진행은 이윤율의 하락과 그로 인한 두 가지 결과 자본과 인구의 과잉 을 불러온다. 이것은 금융적 팽창(과 병행하는 실업의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자본의 휘발성과 투기성 움직임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인 금 융위기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이 상황에서 헤게모니의 지위를 놓고 경합하는 후보자들은 제한된 자원, 특히 유동적 자본을 놓고 치열한 상 호갈등을 벌이며, 그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축적구조 자체가 붕괴하고 국가 간 체계의 질서가 무너지는 시기가 나타나게 된다. 체계의 카오스 상태는 바로 이 상황, 국가 간 체계의 질서가 붕괴하여 단일의 질서로 통합되지 않는 완전한 카오스 상태를 의미한다. 영국 헤게모니의 경우 세계전쟁의 형태로 체계의 카오스가 촉발되었다. 백승욱, 지오반니 아리기 : 세계체계와 세계 헤게모니, 자본주의 역사 강의, 그린 비, 2006. pp.289-293. 9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93
하는 것도 그가 헤게모니 순환의 원인으로 국가 간 체계에서의 경쟁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아리기 가 말하는 헤게모니의 위기는 마르크스가 제시하 는 자본 1권의 결론인 노동절약-자본소비적인 기 술진보 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 이윤량을 늘리기 위한 기술진보에서 이윤율의 증가가 둔화된다는 것인데 미국의 경제학자 뒤메닐은 이를 수익성 있 는 기술진보의 어려움 으로 표현했다. 하나의 산업 성장이 S자 형의 성장경로를 그리는 것처럼 하나의 축적구조 또한 폭발적인 성장을 거친 뒤에는 성장 이 둔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의 둔화는 투자 대비 이윤의 비율을 하락시키며, 자본의 과잉과 인 구의 과잉을 불러온다. 이 법칙은 자본에게 내재적 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영국이나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상품, 완전히 새로운 조직양 식을 제시하지 않는 한 카오스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것이 곧바로 자본주의의 붕괴를 야기하 는 것은 아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이 모순을 해결 할 자본주의적 가능성은 역사 앞에 열려있다. 미 국 헤게모니가 자신의 성립기에 석유와 철강 산업 으로 상징되는 2차 산업혁명을 경험한 것처럼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아 리기의 주장 역시 흔히 오해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이매뉴얼 윌러스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순환론이 아니다. 아리기가 제시하는 각각의 헤게모니들은 각자 독특한 방식 으로 이전의 헤게모니를 지양하고 막대한 축적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점점 커지고 강 해졌지만 어떤 헤게모니도 영원하지는 않았다. 헤 게모니가 붕괴하고 다시 태어나는 순환 의 역사가 보여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가 영원하다 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가 옳았다는 것이다. 어떤 헤게모니도 이윤율의 경향적 하락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아리기가 제시하는 개념들 속에서 우리는 자본 주의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도구들을 얻을 수 있다. 이전의 헤게모니와 비교하여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고 그 비교 속에서 현재를 분 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리기 자신도 밝히고 있듯 이, 그의 목표는 장기 20세기 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서 책의 절반 이상을 16세기부터 19 세기까지의 분석에 할애한다. 그럼 이제 물을 차례 다. 2012년 자본주의는 어디에 와 있는가? 자본주의는 어디에 와 있는가? 아리기는 하나의 체계적 축적순환을 둘로 구분 한다. 새로운 투자, 고용 등에서 확대해 나가는 실 물적 팽창국면과 이 팽창이 종료되고 급속한 금융 화가 진행되는 국면을 구분하는 것이다. 금융화는 영국 헤게모니의 징후적 위기(1873년) 이후 제국주 의란 형태로 등장하였고,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 이 후에는 신자유주의라는 형태로 등장했다. 금융화 는 20세기 들어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자 본주의의 성숙과 쇠퇴를 알리는 가을의 표지 인 것이다. 어떤 축적구조도 만개의 시점에 금융화로 이행한다. 실물적 팽창시기에 생산과 유통이 증가하는 것 은 말 그대로 생산에서 이윤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 금융화는 영국 헤게모니의 징후적 위기(1873년) 이후 제국주의란 형태로 등장하였고,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 이후에는 신자유주의라는 형태로 등장했다. 금융화는 20세기 들어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성숙과 쇠퇴를 알리는 가을의 표지 인 것이다. 어떤 축적구조도 만 개의 시점에 금융화로 이행한다. 만 같은 영역에 투자되는 자본이 늘면서 경쟁이 격 는 본래의 상승국면보다 훨씬 짧게 지속되기 마련 화되고, 여기서 승리하기 위한 고정자본투자의 증 이다. 금융화가 지속되며 금융으로의 탈출구조차 가는 이윤율 하락이라는 덫을 부른다. 여기에 체 포화된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과잉축적과 제유지비용의 상승과 헤게모니에 대한 도전자들이 과잉인구의 문제가 대두된다. 영국자본주의가 금 등장하면서 이윤율은 더욱 하락하고, 이것이 금융 융화되어 자본수출의 활로로 삼았던 것은 제3세계 의 수익률과 같아지는 지점부터 자본은 생산에서 의 식민지였다. 식민지 분할이 완료된 이후 세계는 금융으로 이탈하기 시작한다. 생산영역에 머물던 전쟁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 헤게모니는 그 과잉자본이 탈출하며 경쟁압력이 낮아지고, 실물 대신 금융시장을 폭발시켰다. 미국의 신경제 는 미 부문 이윤과 금융부문 이윤이 동시에 상승하는 경 국 헤게모니에서 금융화가 시작되며 나타난 벨 에 이적 순간! 벨 에포크(좋은 시절) 가 등장하는 것 포크였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경험한 적 없었던 전 이다. 즉 금융화의 초기에는 이윤율이 일시적으로 혀 새로운 단계를 보여줬지만 2008년의 금융위기 반등한다. 그러나 이것은 실물이윤율을 상승시키 는 그것이 환상임을 보여주었다. 다시 마르크스가 는 새로운 축적구조를 마련한 것이 아니라 경쟁압 옳았다. 력이 제거된 것일 뿐이다. 금융화가 실제로 생산영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마르크스주의는 화려하 역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게 부활한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자본주의의 최 94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95
리에겐, 이상향의 문을 열 황금열쇠 가 없다. 마르 크스는 자신에게 그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한다. 에서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 가 그러하듯이, 역사는 계급투쟁 안에서 열려있다. 그것은 불명예라고! 그는 다만 쉽게 부식되어 부서 지고 따라서 매번 다시 찾아야 하는 수고를 끼치는 현실의 작은 열쇠에 대해 말했다. 객관적인 현실 속 에서 매 순간 과잉결정되는 가능성들에 대해! 자 본주의는 다시 부활할 수도 있고 변혁에 대한 요구 가 공허한 비판이 되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 로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전혀 다른 대안적 체 제에 대한 요구가 출현할 수도 있다. 어쩌면 위기를 틈탄 인종주의자들과 파시스트의 선동이 득세할지 도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정세도 역사의 객관적 제 약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며, 어떠한 미래도 자동 으로 출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리기는 몇 가지 경 로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새로운 헤게모니의 등 장은 부르주아들의 승리를 불러올 것이다. 거기서 프롤레타리아들은 일정한 타협이나 민주적 이행의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 반대로 새로운 자본주 인류애가 포스트 자본주의 세계제국 또는 포 스트 자본주의 세계시장사회의 지하감옥(또는 낙원)에서 질식(또는 만개)하기 전에, 냉전 세계 질서의 청산에 동반한 폭력의 증폭이라는 공 포(또는 영광) 속에서 불타 없어질 수도 있을 것 이다. 이 경우에, 자본주의 역사는 또한 종료될 수 있겠지만, 그 역사는 600백 년 전 그로부터 자본주의 역사가 시작했고 각 이행마다 더욱 확대된 규모로 재생산되어 온 체계의 카오스로 영구적으로 복귀함으로써 종료될 수 있을 것이 다. 이것이 단지 자본주의 역사의 종료를 의미 할지 아니면 모든 인류 역사의 종료를 의미할 지,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조반니 아리기, 백승욱 역, 장기 20세기, 그린비, 2008. 의 헤게모니가 끝내 등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종적 위기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최 종적 위기라는 선언 을 넘어서는, 2008년 이후 위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자본주의의 붕괴 에 대해서 질문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자본주의 러나 그것이 프롤레타리아들의 절대적 승리를 보 장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투쟁하는 두 계급은 정 참고자료 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미약한 편이다. 특히 마르크 스가 분석하지 못했던 금융 메커니즘에 대해 새로 의 붕괴를 피할 수 없다면 민중을 위한 대안은 무 엇이 되어야 하는가? 마르크스주의는 현실의 위기 치의 토대가 사라진 역사 속에서 공멸할지도 모른 다. 그것은 비단 자본주의의 종말이 아니라 인류의 윤소영, 일반화된 마르크스주의 개론, 공감, 2008. 백승욱, 자본주의 역사 강의, 그린비, 2008. 루이 알튀세르, 이종영 역, 마르크스를 위하여, 백의, 1990. 운 분석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있다. 모두가 동의 를 조건으로 어떻게 대안을 만들어낼 것인가? 여기 종말이 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헤게모니 순환 할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가 최종적 위기의 국면 에 답하기 위해 아리기가 제시하는 이행 의 문제는 의 종료와 자본주의의 끝은 유토피아를 약속하지 을 맞이했다 는 어떻게 보면 공허한 말 뿐이다.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않는다. 그것은 끔찍한 종말의 가능성과 고된 변혁 그렇다.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자본주의는 언젠 경제는 보편적인 제약이다. 이것은 마치 환경의 의 길이라는 가능성을 함축한다. 야만인가 변혁인 가 새로운 체제로 이행할 것이다. 신고전파 경제학 제약처럼 역사의 객관적인 한계를 결정한다. 경제 가! 분명한 것은 종말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지 이 언젠가 시장이 균형을 찾으리라고 예언하는 것 가 모든 것을 일일이 결정한다는 속류적인 결정론 않기 위해서, 그리고 변혁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처럼, 자본주의는 언젠가 망할 것이다. 중요한 것 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한계와 경향을 말 기 위해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마침내 우리 은 어느 시점에 어떻게 망하느냐, 자본주의가 사라 하는 것이다. 미래를 향한 인간의 의지가 현실을 거 는 네번째 순환의 황혼에 서있다. 장기 21세기는 누 진 자리에는 어떤 체제가 남느냐는 것이다. 자본주 스를 수 있다면 인간의 역사는 지금보다 몇 배는 구의 세기가 될 것인가. 다시 프롤레타리아트의 세 의의 붕괴는 민중들에게 가장 많은 고통을 안길 것 나았을 것이다. 반대로 역사의 보편적 법칙이 역사 계는 올 것인가? 이 질문은 정세적 실천이라는 열 이다. 돈과 권력이 있는 자들이야 또 어떻게든 버텨 를 진보로 이끈다면 우린 아무런 고민도 할 필요가 쇠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닫혀있다. 그러나 굳게 낼 것이다. 경제위기라는 정세를 사회과학자들이 없다. 그저 살아가면 될테니까. 그러나 아쉽게도 우 잠긴 그 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 96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97
조반니 아리기 1937-2009 고대문화 2012년 상반기 교지대 결산보고 존스홉킨스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빙엄턴 소재 뉴욕 주 립 대학교 페르낭 브로델센터에서 활동해왔다. 조반니 아리기의 초기 관심사는 제국주의 시대를 다시 이해 하는 것이었다. 그는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비판적으로 해석 하면서 헤게모니 교체라는 관점을 발전시킨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최고? 최후의 단계가 아니라 헤게모니 교체과정에 서 카오스가 증대된 시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세계 체계의 종말이 될 수도 있지만 새 로운 자본주의 헤게모니가 등장하기 위한 진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종합하는 것이 그의 초기 저작인 제국주의 기하학 이다. 제국주의 기하학 의 집필 과정에서 아리기는 월러스틴의 세계체계 분석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마르크스주의 또한 수용하는 데 월러스틴의 세계체계 분석이 자본주의의 내적 동학을 설명하는 논리를 결여하고 있었기 때문 이다. 그 만남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장기 20세기 이다. 장기 20세기 이후 아리기는 다소 낙관론으로 돌아선다. 그의 마지막 저서라고 할 수 있는 베이 징의 아담 스미스 에서 그는 중국 헤게모니가 등장해 자본주의를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 장한다. 이 시기의 그의 지적 배경은 마르크스보다는 고전파 경제학에 근거해 있다. 베이징의 아 담 스미스 이후 그는 장기 20세기 개정판을 준비하는데 이 작업을 끝마친 직후 사망한다. 1. 제작비, 외부필자 원고료, 편집회의 진행비, 통신 및 우편발송비, 자치언론기금만이 교지대에서 사용됩니다. 2. 교지대의 사용내역은 고려대학교 학생지원부에 의해 관리되며, 관련 영수증은 학생지원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3. 지면상 전하지 못하는 결산안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보고됩니다. 고대문화 수입지출 내역 날짜 적요 수입 지출 잔액 전년도 이월금 5,790,020 2012학년도 1학기 5,790,020 안암(13,063명*1,900원) 24,819,700 30,609,720 세종(4,220명*1,900원) 8,018,000 38,627,720 12.04.13 2012학년도 1학기 고대문화 교지대 지급 (제107호-봄호 제작비) 14,688,730 23,938,990 12.04.16 2012학년도 1학기 교지대-자치언론기금 지급 4,924,230 19,014,760 12.07.11 2012학년도 고대문화 교지대 지급 (제108호-여름호 제작비) 13,084,470 5,930,290 바로 잡습니다. 지난 여름호 학내기획 두 번째 글인 내 룸메이트는 민간자본 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바로 잡습니다. 민자 기숙사인 에 듀21프런티어관(이하 프런티어관)은 현대산업개발이 총 사업비 308억원을 들여 지은 것이 아니라, 에듀21고려대학학생기숙 사위원회(이하 에듀21)라는 회사가 기숙사를 짓기 위해 하나은행으로부터 211억, 한국사학재단으로부터 50억, 고려대학교 으로부터 47억원을 빌려 지은 것입니다. 98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편집후기 100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2012+가을 101
고대문화는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고대문화는 학우 여러분의 원고를 기다립니다. 관심있는 주제를 다룬 글이나 학내외의 일에 대한 생각을 A4 1매 안팎으로 보내주세요. 만화, 만평 등 다양한 형식들도 환영합니다. 보내실 곳Ⅰkomun@komun.net 문의Ⅰ02-927-7197 원고가 채택되신 분께는 문화상품권(5만원)을 드립니다. 102 고대문화 高 大 文 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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