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Home Management Association ISSN(print) 1229-1331 Vol.30 No.6 Serial No.120 2012.12 http://dx.doi.org/10.7466/jkhma.2012.30.6.053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The Coping Strategy of Korean Men in an International Marriage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1)조 교 수 최 운 선** 그리스도대학교 아동복지학전공 외래교수 홍 기 순*** Dept. of Childwelfare, Namseoul Univ. Assistant Professor : Choi, Woon-Sun Dept. of Childwelfare, Korea Christian Univ. Docent : Hong, Gi-Sun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explore the coping strategy of Korean men in an international marriage. To achieve this purpose, we selected 4 Korean husbands who had married after seeking the services of matchmaking agencies, and we used snowball sampling.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and analyzed according to the case study research method. It was found that the men considered international marriage to be their second choice instead of the best one. But they considered their marriage to be 'a prepared marriage', not 'a rash marriage.' The prepared marriage' allowed them to have realistic expectations, and to become 'tied in wedlock' with 'a good person.' The Korean husbands coped with difficulties and problems through flexible thinking, such as considering 'how the woman acts depends on the man', 'finding a model mentor couple', 'keeping an open mind to each other', 'reinforcing family ties', and 'developing their wife's independent capacity.' Based on the results, practical alternatives for Korean husbands were suggested. Lastly, the limitations of this study were mentioned. 주요어(Key Words) : 국제결혼(international marriage), 한국인 남성(Korean men), 대처전략(coping strategy), 사례연구(case study) Ⅰ. 문제제기 최근 들어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다문화 가족의 해체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결 혼 부부의 이혼 건수는 2004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1년 들어 국내 전체 이혼 중 국제결혼 부부의 * 이 논문은 2012년도 남서울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음. ** 주 저 자 : 최운선(Email : woonsunchoi@gmail.com) *** 교신저자 : 홍기순(Email : garam0719@hanmail.net)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를 차지하였고(통계청, 2012), 향후 이러한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다문화 가족의 해체는 이혼 당사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 자녀양육 교육 문제, 결혼이주여성 의 체류문제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파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다문화가족의 해체를 예방하고 관련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하여 정부는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사회 정착 지원, 자녀양육 지원,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자립 지원 등에 주안 점을 두고 정책을 펼쳐왔다. 전국 200여 개의 다문화가족지 - 53 -
2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원센터에서 실시하는 주요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국어교육, 부모교육, 취업연계 교육, 방 문상담, 통번역 서비스 및 자녀 언어발달 지원과 생활서비스 지원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문화가 족의 또 다른 주요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인 남성들은 정책 대상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다문화관련 전문단체 에서 실시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프로그램이 결혼이주여성 및 자녀를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 그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인 남성들은 정부의 지원정책 대상에서 상 당 부분 배제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나 보도를 통해 부부간 폭력의 가해자, 경제적 무능력자, 또는 알코올 중독 자와 같이 문제가 많은 남편 으로 비추어져 왔다. 구체적으 로 결혼이주여성을 통해 볼 수 있는 한국인 남성의 모습은 자기중심적이고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는 가부장적인 사람, 강하지만 이기적이고 배려가 없는 사람, 폭언과 폭력을 일삼 는 사람(설동훈 등, 2005; 한건수 김이선 김민정, 2006; Shin, 2005; Shin & Yang, 2006), 주변화된 삶 속에서 주체 적 행위에 대한 불안한 인식 을 갖고 있는 사람 등으로 언급 되었다(Um, 2010). 더불어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의 하면, 국제결혼한 한국 남성들은 결혼이주여성보다 평균 9.9 세 이상 많고, 대부분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으며, 가구소득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고, 빈곤층도 다수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김승권 등, 2010). 연구자들은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부정적이고 편파적이며, 주로 이혼 및 실패사 례들에 치중되어 온 것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특히 결 혼생활의 긍정적 측면을 다룬 사례들에 대한 연구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들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결혼생활 대처전략들을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국제결혼가정을 실패나 부정적 시각에서 접 근하는 입장을 지양하고 그들의 내적 역량과 가능성에 초점 을 맞춤으로써 강점을 강화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본 연구 결과는 국제결혼가 정을 위한 지원정책 및 실천적 방안 수립의 기초자료가 될 것 이며, 궁극적으로 건강한 국제결혼가정과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Ⅱ. 문헌고찰 국내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지금까지 결혼이주여성에 대 한 연구는 적지 않게 이루어져 왔지만 반대로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를 보면, 먼저 Chang(2007)은 국제 결혼한 한국 남성에 관한 최초의 국내연구자로서 한국 남성 들의 인구학적 특성, 가치관 특성, 상호관계 특성, 문화적응 태도 특성이 결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하고자 하였 다. 구체적으로 의사소통이 효율적이고 부부갈등이 적을수 록, 전통적 가족주의 가치관을 가질수록, 그리고 자문화 전 달태도를 취할수록 한국 남성의 결혼적응 수준이 높은 것으 로 나타났다. 또한 베트남 여성과 국제결혼한 한국 남성의 결혼만족도를 조사한 연구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아내의 한 국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그리고 아내가 시댁과 잘 지내고 친정과의 관계도 적정수준으로 유지될수록, 자녀와의 관계 가 좋을수록 남편의 결혼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 나타났다(Nho, Kang, & Choi, 2010). 이러한 연구결과 는 아내를 독립적 개인적 존재로 바라보고 부부라는 애정 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 관계로 기대하기보다는 아내에게 남 편과 시댁의 습관 및 문화에 일방적으로 맞추기를 요구하고, 성역할에 따른 과업지향적인 역할기대가 더 크다는 것을 보 여준다. 하지만 한국 남성과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국제결혼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베트남에서 여성의 지위는 상당히 높 은 편이며, 가정적 사회적으로 남성 못지않은 역할을 하며, 부부간에 재산관리나 가사노동에 있어서 동등한 지위와 책 임을 갖는다. 또한 베트남의 가족문화는 부부중심문화 인 것에 반해 한국은 부자중심문화 라고 할 수 있으며, 남성위 주의 가부장적 가족문화 색채가 짙다고 볼 수 있다(Ha, 2005). 이러한 성역할 및 가족관에 대한 문화적 차이는 부부갈등뿐 만 아니라 고부관계의 갈등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Shin & Yang, 2006). 한편 Choi(2009)의 연구는 국제결혼한 한국 남성들이 남 편으로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경험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그 결과 한국 남성들은 외국 여성과의 만 혼을 통해 결혼이라는 책임을 이행하는 기쁨과 함께 배우자 가 한국 여성이 아니라는 섭섭함이 교차되는 감정을 겪게 되 며,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많은 어려움들을 겪지만 상호간의 다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막 막함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상황에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필요한 정보와 도움도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만 보고 결혼한 아내와 자식들을 보면서 생의 의지와 가 족 내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아가려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Lee and Kim(2009)은 국제결혼한 남성들의 결혼동기에 있어서 도구적 성격이 강하며, 동업자 관계로 전환한 뒤에도 교환가치의 불일치로 긴장과 갈등이 생성되고 있음을 발견 하였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들 중 일부는 상대 배우 자를 지배하겠다는 의도를 숨기고 위장된 관용이나 자신의 - 54 -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3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억압적 행위를 드러내었으며, 그 결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도 하였다. 반면에, 다른 한 부류 는 소수자의 연대의식 자기문화의 해체 타 문화와의 접점에서 재구성 디아스포라 위치에 서기 라는 생애전략 을 통해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Um(2010)의 연구는 한국인 남편의 결혼 이전 삶의 경험과 삶의 차원들, 그리고 삶의 전환 및 적응 과정을 질적 생애사 방법으로 깊이 있게 통시적으로 탐색했다는 점에서 선행된 연구들과 구별된다. 즉, 남편들이 어떤 배경 하에서 국제결혼을 선택하였는지, 결혼 직후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 지, 현재의 결혼 생활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고 있는지를 구 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피해사례를 통해 결혼이민자 남편의 갈등을 보여준 연구도 있는데, 결혼이민여성들이 보고하는 갈등 경험들을 한국인 남성 배우자의 입장에서 역검증 형식으로 전개함으 로써 이들의 어려움을 밝힌 것이다(Chae & Hong, 2008). 구체적으로 한국 남성들의 국제결혼은 상업적이며 도구적 인가?, 한국 남편은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인 태도가 강하 다?, 한국 남편들은 아내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이 미약하다?, 한국 남편은 가정폭력자이다? 등 네 가 지 측면에서 역검증 방식을 통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비록 국제결혼이 돈을 매개로 인력을 구매하는 듯한 상업성을 배 제할 수는 없지만 결혼의 의미나 가치관은 안정적인 가정생 활에 초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남편들이 아내 에 대한 기대보다는 동반자로서 생활하기를 요구하는 인식 의 변화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가부장적이고 권위적 이라고 일반화하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한 한국 남편들은 나이가 많고 배움에 대한 의욕이나 능력이 없 어서 한국에 온 아내가 한국말 배우기를 기대하는 편이며, 예의범절과 가족 간 갈등은 외국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남편 들에게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따 라서 이 연구는 피해사례를 통해 한국 남성들도 가정폭력의 가해자라기보다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피해자라고 보고 있 다. 한편 Kim(2011)은 이혼사례를 통해 국제결혼을 한 한국 남성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자신들의 삶의 맥락에서 겪는 경험, 그 경험 과정에서 발생한 이혼, 이혼 전과 후의 관계경 험과 변화, 이러한 생의 사건들이 이혼 후 현재 삶 속에서 어떻게 의미 부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다양한 접근방법을 통 해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의 결혼 이전의 삶과 결혼생활 적응 과정 및 갈등해결 전략, 그리고 이러한 경험의 의미들 을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많지는 않지만 이미 진행되었 고, 일부 연구에서는 한국 남성들도 국제결혼의 피해자라는 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피해자 관점을 극복하고 한국인 남성 의 입장에서 결혼생활의 긍정적 측면을 바라보며, 다양한 대 처전략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연구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점을 고려하여 베트남 이주여성과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 략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결혼경험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선정 및 자료수집 본 연구에서는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이루어진 국제결혼 의 문제점과 가족해체 현상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결혼중개 업체를 통해 결혼한 한국인 남성 4명을 눈덩이표집방법을 사용하여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2011년 기준 결혼이주 여성의 출신국별 결혼 건수를 볼 때 베트남 이주여성의 비율 이 34.3%로(통계청, 2011)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베트 남 출신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성들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 하였다. 한국 남성들이 국제결혼 대상으로 베트남 여성을 선 호하는 데는 나이가 어려 순종적이며 남편이 부부관계를 주 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설동훈 윤홍식, 2005), 그리고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경우에 아이의 생김새가 한국 사람과 거의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Ha, 2005). 연구자들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실시하는 국제 결혼 안내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여성 과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들을 알게 되었으며, 그 분들 의 소개로 연구 참여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국 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들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을 파악하 기 위해 결혼기간이 3년 이상이며, 현재 자녀를 낳아 양육하 고 있는 한-베 국제결혼가정의 한국인 남성들 중에서 커뮤니 티 및 각종 모임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4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특성은 아래 <Table 1>에 제시하였으며, 자세한 사례 개요는 연구결과에 보고하였다. 연구 참여자들 은 30대~40대의 중년 남성으로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 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그들의 직업은 슈퍼에서 일하는 직원에서부터 평범한 회사원, 그리고 컴퓨터 AS 기사와 트 럭 기사 등 다양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두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 출신 여성들과 결혼하였으며, 부부의 평균 연령 차이는 12세, 결혼기간은 3~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직업은 모두 가정주부로서 자녀양육과 가사를 전담하는 한 편 아르바이트나 부업 혹은 남편이 운영하는 국제결혼업체 에서 사무 보조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서울, 대전, 부산 등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1명을 제외 하고 나머지 3명은 현재 부모님과 분가한 상태이다. - 55 -
4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Table 1. The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참여자 연령 학력 직업 결혼경로 아내 출신국 아내연령 A 45세 고졸 슈퍼 직원 결혼업체 베트남 37세 B 37세 고졸 회사원 결혼업체 베트남 23세 C 40세 대졸 컴퓨터 AS 기사 결혼업체 베트남 27세 D 36세 고졸 트럭기사 결혼중개업 결혼업체 베트남 23세 참여자 아내 직업 결혼기간 자녀수(연령) 부모 동거 여부 거주지역 A 가정주부 (통번역 아르바이트, 대학 진학 준비 중) 7년 1녀(6살) 1남(4살) 분가 서울 B 가정주부 3년 1녀(3살) 1남(1살) 분가 서울 C 가정주부 (가정 내 부업) 6년 1남(5살) 분가 대전 D 가정주부 (남편의 국제결혼업체 사무 보조) 3년 1남(3살) 1녀(2살) 동거 부산 자료수집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심층면접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면접은 1인당 1~2회에 걸쳐 시행되었고, 1회당 약 120분이 소요되었다. 주로 반구조화된 설문지를 통 해 처음 국제결혼을 생각하게 된 계기/동기는 무엇인지?, 아내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결혼생활의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부부 간, 아내와 다른 가족 간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 가족 및 삶 에 대한 미래 계획은 어떠한지?, 국제결혼 후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국제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인 남성 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등에 대해 자세히 질문하 였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연구 참여자들이 현재 몸담고 있는 삶의 현장을 파악하기 위하여 가정을 직접 방문하거나 자신 의 결혼경험담을 토대로 진행하는 다문화강의에도 함께 참 석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 중 한 명이 직접 운영하는 결혼 중개업체를 방문함으로써 추가적인 자료들을 수집하였으며,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 남성들의 정기모임에도 참석하여 이 들의 구체적이고 깊은 경험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2. 자료분석 본 연구는 참여자 4명과의 심층면접을 녹음한 후 전사한 자료를 근거로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해 질적연구 방법 중 질적 사례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그 이유는 첫째, 국제결혼 가정의 한국인 남성이 배우자와 만들어 가는 관계에 대한 패 턴의 사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Weber (1947)가 언급한 바대로 다문화가정 내에서 한국인 남성이 경험하는 주관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사례연구가 참여자가 경험하는 어떤 상황, 특히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언급한 Guba and Lincoln(1981)의 주장에 근거하였다. 이에 비추어 봤을 때 다문화가정 내 한국 남성이 자신의 상황과 배우자를 어떻 게 이해하고 대처해 나가는지에 대한 선행연구가 부족한 상 황에서 사례연구방법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자료의 분석 은 국제결혼이 이루어지는 시점부터 시간적 흐름에 따라 참 여자들이 경험하여 드러낸 이야기를 주제별로 범주화함으로 써 심층적인 의미 목록을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전사를 통해 형성된 기초자료를 반 복적으로 읽어나가면서 참여자의 경험에서 발견된 의미 언 어를 메모하였다. 도출된 의미 조각들은 맥락적으로 연결되 어 의미 언어로 재구조화되었다. 자료분석은 참여자들이 국 제결혼을 결심하게 된 시기부터 만남, 그리고 결혼생활을 유 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인터뷰 시점까지 시간적 흐 름을 따라 이루어졌으며, 이것을 상위범주로 목록화하였다. 또한 각각의 시간적 영역 안에서 참여자들이 경험하고 통찰 한 의미 가운데 기존의 연구와 차별되는 성공적 요인들을 하위 범주로 구성하였다. 완성된 범주는 다음 <Table 2>와 같다. - 56 -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5 Table 2. Top Categories and Sub-Categories 상위범주 하위범주 1) 국제결혼을 결심하기까지 2) 인연 만나기 (1) 국제결혼: 최선이 아닌 차선 (2) 묻지마 결혼과 준비된 결혼 (1) 이게 아닌데 (2) 순간의 끌림과 동반자로서의 자질 (1) 모범적 멘토 찾기 3) 외국인 아내와 부부로 살기 (2) 진솔하게 마주보기 (3) 친인척과의 유대관계 강화하기 (1) 아내의 자립능력 키워주기 4) 당당하게 홀로서기 위하여 (2) 아내의 꿈과 목표 실현을 지원하기 (3) 가족의 미래를 위한 기반 만들기 (4) 다문화를 통한 희망과 행복 만들기 3.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신뢰성, 타당성, 그리고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Padgett, 1998)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먼저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료의 삼각화(triangulation) 방법을 적용하여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 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구체적으로, 연구 설계와 자료 수집, 연구 분석과 결론 도출에 이르기까지 연구자 간에 지속적인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연구자 삼각측정을 달성하였다. 또한 다양하고 심층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참여자와 관련 기 관, 관련 사이트 등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자료 출처의 삼각 측정을 시도하였다. 더불어 방법론적 삼각측정을 위해 참여 자와의 심층면접, 교육과정 관찰, 관련 문서 검토, 방문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출된 분석 자료에 대해서 연구자 간 지속적인 접촉과 논의를 통해 반성 과정을 거쳤으며, 보완 또는 보충이 필요 한 사안은 참여자에게 추가 질문과 확인을 요청함으로써 연 구자의 편향성을 예방하고 연구의 타당성과 정확성을 확보 하고자 하였다. Ⅳ. 분석 결과 1. 사례 요약 1) 사례 A A씨는 4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서 일찍 결혼을 하고 싶 었지만 선을 볼 때마다 거절을 당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38세 되던 해 누나가 결혼경비를 대주어서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자신보다 8살 어린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였다. 그는 배 우자 선택에서 외모나 나이보다 생활력이 강한 여성을 택했 다. 결혼 초기 부인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부업을 하는 등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예전에 졌던 빚도 모두 갚았고, 현재 가정을 이루고 사는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비 록 사랑 없이 시작한 결혼이지만 아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와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고 한다. 기독교적인 가정관을 갖고 거기에 맞추어 생활하려 고 노력하는 그는 가정에서 아내를 위해 세족식을 하면서 아 내의 마음을 얻었다고 한다. 현재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 으며, 결혼생활이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4. 연구의 윤리성 문제 연구자들은 심층면접에 앞서 연구의 취지, 내용, 그리고 면접 자료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에 게 자세히 설명하였으며, 그들의 동의를 거친 후 면접을 실 시하였다. 또한 녹음된 내용은 연구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 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과 동시에 연구 참여자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기재될 것임을 미리 알려주었다. 2) 사례 B 자신이 국제결혼을 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한 적 없는 B씨 는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된 상태에서 국내결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현 재의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첫째, 좋은 사람을 만났고, 둘째는 훌륭한 멘토를 만나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 라고 한다. 그는 14살 차이 나는 아내가 앞으로 한국 사회에 - 57 -
6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진출할 수 있도록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아내가 진학하여 계속 배움의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성격이 활달하고 추진 력 있는 그는 현재 다문화가족 카페지기로 열심히 활동하면 서 지역 내 국제결혼가정 모임도 주도하고 있다. 그러한 위치 에서 카페에 깊숙이 개입되어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다문화 가족의 다양한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다 문화가족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 으며, 특히 국제결혼한 남편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3) 사례 C 컴퓨터 AS를 위해 결혼중개업체를 방문하게 된 C씨는 거 기에서 우연히 결혼중개업체 사장의 소개로 국제결혼에 대 해 알게 되었다. 그는 결혼에 앞서서 1년 동안 국제결혼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배들을 통해 결혼생활에서 범하기 쉬운 시행착오들이 무엇인지 꼼꼼히 분석하였다. 마침내 34 살 되던 해 미래의 아내에게 전해줄 편지 한 통을 들고 집안 식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베트남 행 비행기를 탔다. 웃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현재의 아내를 선택하게 되었으며, 결혼 초기 3년 동안은 부모님과 살다가 지금은 분가해서 따로 살 고 있다. C씨는 아내가 베트남에서 미용기술을 배운 경험을 살려 한국에서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가까운 전 문대에서 다문화가족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뷰티스쿨 과 정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항상 아내에게 꿈을 심어 주 고, 한국에서 자신과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의미를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 사례 D D씨는 트럭기사로 일하면서 자신의 차를 장만하기 위해 얻은 은행 대출 이자를 갚고 있는 상태에서 결혼이 점점 지 연될 것 같아 국제결혼을 선택하게 되었다. 국제결혼에 대한 사전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카페에 실린 글들도 많이 읽어보 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가며 앞서 국제결혼한 가정을 방문 하기도 하였다. 그는 아내가 정붙이고 살 수 있도록 나름대 로 노력을 많이 했으며, 남편 하나 바라보고 이국땅에 시집 온 아내를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 했다. 현재 아내와 결혼을 잘 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베 트남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따라서 향후 베트 남 거주를 목적으로 연년생인 두 아이에게 베트남 국적을 취 득시켰다. 현재 트럭기사 외에도 결혼중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업무상 베트남을 자주 오가면서 결혼중개를 하는 한 편 현지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 트럭기사로 일하다가 무작정 돈만 들고 베트 남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결혼중개업체를 도와주고 있다. 2. 분석 및 해석 1) 국제결혼을 결심하기까지 (1) 국제결혼: 최선이 아닌 차선 본 연구 참여자들은 국내결혼을 위한 노력이 원하는 결과 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책으로 국제결혼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한다. 국제결혼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그것에 대 한 부정적 이미지가 없지 않았고(사례 A), 따라서 자신과 무 관하다고 생각했으나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어 쩔 수 없이 국제결혼으로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참여 자 모두가 국내결혼의 실패 이유를 나이, 신체조건, 학력, 경 제력 등 조건이나 능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 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까운 사람의 권유나 추천 이 결정의 촉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결혼, 저는 싫다고 했어요. 말도 안통하고 거기다 후진국이라 많이 못 배우고 사람 질도 많이 떨 어질 것 같고.... 어쩔 수 없어서 국제결혼을 선택하였 다고 볼 수 있죠. 나이, 외모, 학력, 경제적 문제로 인해 한국 여성과 결혼을 못해서 선택한 거죠.... 한국 결혼 은 못하려나 보다 자포자기를 하고 있는데 누나가 권유 를 해요. 베트남 결혼 어떻겠냐? (사례 A) 우리 사회가 그렇게 가고 있잖아요. 외모, 경제력, 학력이나 집안이 받쳐 주던가. 저는 평균 중에서도 내 세울만한 게 없는 거여.... 사장님 처남이 베트남 분하 고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해주는데 거 기에서 귀가 번쩍 트여가지고 아, 베트남 여자랑 결혼 하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 해서 그것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해가지고... (사례 B)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에 아예 생각을 안 했어요. 어 우, 내가 왜? 큰 일 난다고. 모르니까 일단 거부감. 나와 아무 상관없다고 그냥 넘어간 거죠.... 나이가 찼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못한다면 스스로 자괴감, 자책감이 들 어요. 남성 같은 경우는 경제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있 잖아요. (사례 C) 저도 나름대로 결혼할 당시 능력이 없었던 건 맞아 요. 내 돈 모아서 내가 아파트 사가지고 결혼을 장만할 능력은 안 되었어요. (사례 D) - 58 -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7 (2) 묻지마 결혼과 준비된 결혼 본 연구의 참여자들을 통해 일반적인 국제결혼의 양상이 크게 묻지마 결혼 과 준비된 결혼 으로 구분된다는 점이 확 인되었다. 묻지마 결혼 은 말 그대로 배우자가 될 사람에 대 해 아무런 정보나 사전 지식 없이 무작정 현지로 가서 단기 간 내에 여러 여성 중 한 명을 선택하여 결혼하는 국제결혼 의 실태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서 준비된 결혼 은 묻지 마 형태로 진행되는 결혼 과정에서도 본인이 나름대로 성실 하고 진지한 자세로 준비하고 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참여 자들은 묻지마 결혼의 위험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원 인으로 준비된 결혼을 언급하였다. 준비 과정에서 이들은 모 두 국제결혼과 관련된 정보와 사례를 지인의 소개나 인터넷 또는 관련 카페와 같은 매체를 통해 수집하였으며, 특히 사 례 D는 직접 발품을 팔며 찾아다니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하 였다. 이들은 이와 같은 노력을 결혼의 실패 가능성을 예방 하기 위한 기본자세, 또는 성의로 이해하였다. 수집한 자료 를 통해 국제결혼에 대한 현실을 파악하고, 성공적인 삶을 위한 자세와 태도를 배웠으며, 국제결혼의 일반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함께 대처방안을 미리 설계하는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한다. 베트남 분하고 결혼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때부터 이제 인터넷 뒤지고 했죠. (사례 B) (베트남) 가기 전에 (정보수집) 많이 했죠. 카페에서 뭐 모임 있다 하면은 하고, 그 다음에 (결혼 선배) 집이 뭐 부산이라 하면 그 사람한테 쪽지를 보낸다든가 해서 휴지 사들고 가고... 술 한 잔 같이 먹어 가면서 얘기하 고. 하여튼 이래저래 많이, 부산, 김해 다니고. 주위에 결혼하신 분들, 또 많이 찾아다녔고요, 저 나름대로 진 짜 발품 많이 팔았습니다. 발품을 팔았다는 그게 성의 아니겠어요? (사례 D) 국제결혼은 묻지마 결혼 이라는 말이 있어요. 근데 국제결혼한 남성들은 이런 표현을 싫어해요. 인정을 하 기 싫은 거죠. 자존심 상하는 거예요.... 다른 분들은 그 냥 돈만 내고 여자 사 갖고 데려와서 살고 그러다보니 까 시행착오가 많은데, 저 같은 경우는 그 전에 카페활 동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묻지마 결혼의 결과들을) 보니까 저도 당장 그렇게 될 것 같았어요. 아, 보니까 안 되겠다. 최소한 준비는 해야겠다. (사례 C) 2) 인연 만나기 (1) 이게 아닌데 연구 참여자들은 중개업체를 통하여 국제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 부정적 경험을 하였다고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갈 등요인을 보면, 첫째, 중개업체에서 배우자 선택과 결혼이 대략 2, 3일 동안의 짧은 일정 안에 이루어지도록 프로그램 을 구성하였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탐색 시 간이 부족하고, 결과적으로 순간의 선택에 자신의 운명을 맡 기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점이다. 특별히 사례 A와 B는 상대 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미래를 함께할 배우자 로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불안과 두려 움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다문화가정의 성패는요, 만남에 달려있다고 봐요.... 그런데 지금 결혼 시스템상 사람을 검증을 할 수가 없어요. 전혀 검증이 안 된 사람을 며칠 만에 어떻게 해 서 결혼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에요.... 결혼을 해치우는 거죠. 정상 적인 만남을 도저히 가질 수가 없어요. (사례 A)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죠.... 오전에 맞선보고 오 후에는 통역 통해서 데이트하고, 됐다 싶으면 그날 저 녁 아니면 다음날 처갓집에 가서 혼인 허락 맞고, 허락 떨어지면 그 다음날 결혼식 올리죠.... 아내와 서로 교 감할 수 있는 시간은 반나절밖에 안돼요. 반나절 동안 이 사람에 대해 서로가 얼마나 알 수 있겠냐는 거죠. (사례 B) 실제로 대화한 시간이 총 1시간도 안돼요. 그것도 통역을 통해서. (사례 C) 본 연구에 참여한 남성들이 경험한 갈등은 선택과 결혼에 이르는 절차뿐만 아니라 배우자를 선택하는 위치에서 오는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드러났다. 이들은 결혼업체에서 많은 여성들을 상품처럼 보여 주는 과정이 낯설고 불편했으며(사 례 B), 그 속에서 한 여성을 선택하는 남성으로서 딜레마와 가치갈등을 경험했다(사례 C)고 이야기한다. 즉, 여성을 상 품처럼 남성 앞에 보여주고, 일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한 여 성을 선택하는 비인격적인 과정에 자신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혼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 과정이 옳지 않다는 것에 대한 인지와 도덕적 가치, 그리고 그와 일 치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내적 갈등이 파생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결혼중개업체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성들의 갈등과 고민은 여성을 선택하는 순간에 더욱 확산 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에 대한 정보와 기본적인 탐색 시 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능적 이끌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 은 것으로 보이며, 중개업체도 여성의 외모를 상품가치로 제 시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참여자들은 외 - 59 -
8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모 외에 확인할 수 없는 배우자의 특성이 잘못된 만남으로 연결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제3의 손에 이 끌려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딜레마를 경 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요인은 국제결혼의 성패 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향후 국제 결혼가정의 문제와 해체를 예방하고, 건강하고 성공적인 적 응을 위해 결혼중개업체 및 국제결혼 관련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이 요구된다. 맞선 장소에 갔는데 그때부터 이게 사람 기분을 굉 장히 상하게 하더라고요. 처음 느낌은 내가 사람 사러 온 것처럼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이, 이게 아닌데.... 사람이 우르르 우르르... 이것은 무슨 사람 사고파는 시장 같다라는 느낌이 들어가지고... (사례 B) 제가 기독교인인데, 결혼(준비)할 때부터 제가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베트 남으로 넘어가는데 문득 드는 생각이 아니, 여성이 나 하고 맞는지 안 맞는지, 인생의 동반자가 될지 안 될지 내가 어떻게 아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눈으로 보 이는 게 다일 것 아니에요. 사람 마음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장 그때부터 걱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그때 부터 나름대로 기도를 하는 거예요. 나는 모르니까. 눈 으로 보고 내가 어떻게 알아? 그 사람 마음을. (사례 B) 어머니는 출발하는 그날 아침까지 반대를 했어요. 어떻게 하겠어요. 가야죠. 저 또한 제가 잘하고 있는 짓 인가? 비행기 타면서 걱정 반... 아이구, 근데 저 깜짝 놀랐어요. 여성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깜짝 놀랐어요. 좀 무서워요. 제가 얼굴을 못 들었어요. 어이구, 정말 제 스스로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솔직히 예쁜 여성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스스로 죄의식은 아니지만 어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사례 C) 을 생각한 남성도 있지만 별 생각 없이 현지에서 마음에 끌 리는 대로 결정하는 남성도 많다고 이야기한다. 바람직한 결 혼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어느 정도 달성하였다고 인정하는 참여자들도 처음에는 여성의 외모가 크게 다가왔었다고 회 고한다. 그 상황에서 이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특성을 보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한다. 여성의 성품 이나 동반자로서의 자질을 살펴보기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때 낀 손톱, 거 친 손 (사례 A), 감정의 변화 (사례 B), 가정 분위기 (사례 C) 등이었다. 즉 참여자들은 이와 같은 요인들을 통해 여성 의 생활력과 성장 환경 등을 가늠하였으며, 가슴이 뛰는 것 과 같은 감정의 상태로 동반자임을 확인하고 결정하였다. 이 와 같은 회고는 참여자들이 결혼중개업체가 마련한 만남과 결혼 과정의 위험요인을 극복하고 참 만남과 행복한 결혼에 이르려는 의지와 노력의 흔적을 설명해 준다. 별로 예쁘지도 않고 몸매도 좋지 않았어요. 음료수 뚜껑을 따서 저에게 건네는데 손톱에 때가 끼어 있고 저의 손보다 더 거칠어보였어요. 순간 불쌍한 마음이 들었어요.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더라고 요. (사례 A) (국제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중개업체 사이트 들어가서 찾아보니 그야말로 예쁜 사진들만 가득하잖 아요. 그걸 딱 보니까 갈수록 빠져드는 거예요. 외모하 고 이것밖에 안 보이는 거예요. 와서 어떻게 살아갈 것 이냐에 대해서는 생각할 틈도 없죠.... (현지에서) 한국 에 와서 좀 억척스럽게 살아가면서 현명한 여자를 만났 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에 오면 다 배워 야 되잖아요.... 지금 제 집사람을 봤을 때 심장이 막 벌렁벌렁 뛰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게 첫사랑일 때도 이런 감정이 없었거든요. 아, 이게 인연인가 보다 생각 하고. (사례 B) (2) 순간의 끌림과 동반자로서의 자질 결혼중개업체에서 외국인 여성의 외모를 중심으로 남성 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분위기와 결정을 돕는 관련 정보 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본능적인 이끌림에 따라 배우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짧은 시간에 경험하는 딜레마와 불안 이지만 인생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순간이므로 여러 가지 생 각들이 스칠 수밖에 없다. 참여자 D는 국제결혼에서 외모지 상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였다고 말한다. 하지 만 나머지 세 명의 참여자는 본능의 끌림을 제어하고 일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고백한다. 베트남에 가기 전부터 나름대로 여성에 대한 기준 말은 안 통하는데 우리 처갓집이 찢어지게 가난해.... 근데 집안 돌아가는 모습, 가정환경, 화목이 느껴지 잖아요. 아, 이렇게 가난한 집이지만 가족 간에 화애가 너무 좋다. 이런 부모, 이런 가정의 딸이라면 분명히 도 덕적으로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소양 이런 것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구나. 거기에서 확신이 딱 들더라고 요. (사례 C) 3) 외국인 아내와 부부로 살기 (1) 모범적인 멘토 찾기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결혼이 성사된 이후 현실적인 삶 - 60 -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9 에 대해 고민하고 결혼생활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해결하 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였다고 보고한다. 참여자 B의 경우와 같이 이들은 결혼 동기나 주변의 권고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국제결혼한 남성들의 카페를 알게 되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자유게시판이나 탑재된 사례들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공개 하고 조언을 얻기도 하였다. 실제로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그 카페의 회원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카페 회원 중 국제결 혼 연수가 상대적으로 많으면서도 부부관계가 친밀하고 성 공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해 가고 있는 선배들을 모델로 삼 고 카페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친밀감을 형성해 갔다. 특별히 참여자 B는 부산에 사는 멘토를 서울에서 직접 찾아 가 실제 사는 모습을 관찰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실제적 인 정보와 도움을 얻었다. 결혼 이후에도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먼저 그 문제를 경험했던 멘토로부터 협력과 안내를 받기도 하였다. 여기에서 멘토의 배우자는 참여자 부부가 언 어적 문제로 의사소통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통역자가 되어 오해와 갈등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멘토는 국제결혼을 결심하거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그 리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문제와 위 기를 예방하며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멘토 관계 로 형성되는 국제결혼 가정 간의 네트워크가 이들의 건강하 고 행복한 삶의 탄탄한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국제결혼한 멘토 가정을 찾을 때는 항상 모범가정 으로 살고 있는 가정을 찾아야 돼요. 찾아가서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말도 안 통하고. 근데 선배님은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형수는 또 어떻게 하셨 는지? 처갓집이나 아내한테 어떤 방법으로 준비를 해 야 되는지? 그런 것 물어봤어요. 저는 멘토의 도움을 내가 잘 받았던 것이 제일 잘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사례 B) 근데 이제 결혼 초반에 멘토를 구해야 되니까 어떻 게 카페지기한테 연락을 하게 되어서 많이 보고 많이 배우는 거예요. 좀 좋은 쪽의 표본이라고 해야 하나? (사례 D) 다문화가정들은 언어, 문화가 다 다르니까 언제나 오해로 시작되는 거예요. 대화를 할 때도 대화기술 같 은 것도 좀 배우고, 부부가 싸웠을 때는 어떻게 화해를 하고 그러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노하우를 배 우면... (사례 B) (2) 진솔하게 마주보기 1 마음 문 열고 하나 되기 본 연구의 참여자 중 한 명(사례 A)은 서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한 결혼생활을 바람직한 방향 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본인이 먼저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상 대와 마주보고 그의 아픈 과거와 존재를 이해하고 공유했다 고 이야기한다. 높은 위치에서 아내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 대신 눈높이를 맞추고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자세가 친밀 한 부부관계를 위한 첫걸음이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아내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려는 의지의 발 로라고 판단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아내와 마음이 하나 되는 거예요. 아내의 마음을 열기 위해 먼저 내 마음을 열어야 해요.... 내가 열고 모든 것을 다 보여줄 때 아내가 마음을 열 지 나는 닫아놓고 아내보고 열라 하면 안 되잖아요. (사례 A) 우리나라에 와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말이 안 통하 면 손짓 발짓 사전을 통해서 서로 마음을 많이 나누었 어요.... (아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내의 아픔이 저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거예요. 매일 부둥켜안 고 우는 게 일이었어요.... 서로 많이 통했었고 상대방 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고 상대방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그래서 마음이 하나 되었던 것 같아요. (사례 A) 2 나와 똑같은 사람 선행연구들(한건수 외, 2006; 강성혜, 2007; Yang, 2008) 을 볼 때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성들은 Berry(1990)의 이민 자 적응전략 모델 중 동화주의에 입각하여 외국인 아내가 한 국 사회의 가치, 문화, 전통, 언어 등을 채택하도록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외국인 아내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존중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며, 나아가 결혼의 만족 도와 지속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 중 세 명(사례 A, B, C)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아내와의 수직적 관계 설정으로 파악하였으 며, 문제의 예방을 위해 아내의 인격과 존재가치를 인정하며 아내의 입장에 서서 수평적 관계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였 다고 말한다. 이러한 태도는 출신국이나 외모, 경제적 수준 과 관계없이 아내를 자신과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에 서 비롯되는 것으로 사료된다. (베트남) 공원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무 순수하고 착해요. 뭘 깨달았냐면, 아, 내가 이 사람보다 잘난 것도 없고 이 사람이 나보다 못난 것도 없구나. 사 - 61 -
10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람은 다 똑같구나. 이 사람도 인격이 있는 사람이구나. 인격적으로 대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남자들도 자기도 별 볼 일 없어서 외국결혼 했잖 아요? 그러면서 자기가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 람들이 많은데, 진짜 인격적으로 대해야 잘 살 수 있어 요. (사례 A) 저도 이제 깨달은 거고 느낀 거고, 선배한테 들은 거고. 제 입장에서는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 었던 거예요. 밖에 나가서 돈 벌어오고 열심히 사는 것 이 제 스스로는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어요. 엉뚱한 짓 안 하고. 그런데 그게 아내 입장에서는 전혀 아니라 는 거죠. 제가 그때 느낀 거예요. 어이구, 이거 큰일 나 겠다. (사례 C) 남편이 다문화가정을 인정해야 돼요. 자기가 사회 생활 하면서 스스로 자기 아내를 창피해 하면 안 된다 는 거지. 그런 남성들이 의외로 많아요. 나이 차이가 많 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러면 같이 다니지 않아요. 창피 하니까. (사례 B) 3 서로 맞추어 가기 연구 참여자들은 모두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보고한다. 아내가 남편은 물론 한국 사회에 정을 붙이고 남편과 함께 잘 살려는 의지 를 세우도록 하기 위하여 남편으로서 솔선함은 물론 서로 맞 추고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 을 보여준다. 이들은 국제결혼의 불행이 남편의 권위의식에 서 비롯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차이를 줄이고 서 로 다른 부분을 맞추어 가기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편에게 맞추겠지만은 남자도 맞추거든요. 그런데 지금 잘 사시는 분들, 뭐 이래 보면은 웬만한 내공 가지신 분 아니면은 처음에 그 문화차이를 극복하는 게 상당히 힘 들거든요. 여자도 분명 힘들겠지만은 남자도 힘든 건 똑같아요. (사례 D) 아내가 왔어. 자기한테 맞추어야 돼. 그럼 부부가 어떻게... 부부의 행복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그렇 게 저는 들었어요. 근데 문화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다 다른데 같은 곳을 바라봐? 절대 못 하지. 그럼 그것을 맞추어야 될 것 아니에요. (사례 B) (3) 친인척과의 유대관계 강화하기 1 아내 가족과 친밀하고 건강한 관계 맺기 참여자들은 아내 가족과의 관계에서 친밀성을 발전시키 고 유지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아내의 형제나 친인척에게 사 위로서 예의를 갖추고 친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해 나가려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베트남에 거주하는 아내의 가족에 대한 지원도 국내에 거주하는 아내의 친인척과 협력 또는 상 의하는 경우(사례 D)도 있다. 이로써 아내가 낯선 나라에서 외롭지 않도록 정서적 토대를 마련하고, 아내의 인적 네트워 크를 확장시켜 줌으로써 적응의 기반을 다지려는 배려를 확 인할 수 있다. 집사람 사촌 동생이 한국에 들어왔어요. 집사람 친 척이다 보니까 자주 가게 되더라고요. 인천을. 최대한 집사람 주위 사람들 위주로 패턴이 많이 바뀌었죠. 우 리 동서들끼리는 전화도 자주 하고 그러니까 웬만한 한 국 사람들 동서지간보다는 가깝게 지낸다고 생각해 요. (사례 D) 진짜 사람이 괜찮고 집에서 위하는 거를 알면은 설 령 나쁜 맘먹고 와도 여자는 정을 붙여 살려고 안 하겠 나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와서 뭐 남자 하기 나름인 경우가 많아요. 남자가 그만큼 노력하면은. (사례 C) 일단 아내가 한국에 왔으면, 좋은 만남으로 바꾸려 면 내가 좋은 남편이 되어 주어야 해요. 어떤 분들은 좋 은 아내가 되길 바라고 아내한테만 자꾸 좋은 아내가 되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요.... 남편들의 이런 권위의식 들이 상당히 강해서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을 봤어요. (사례 A) 국제결혼이 더 힘들어요.... 쉽게 말해서 여자도 남 이와 함께 참여자 가운데 한 명(사례 C)은 처갓집에 대한 경제적 원조도 시혜나 의존관계로 해결하는 대신 현실적이 고 신중하게 풀어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참여자 중 사례 A의 경우는 처갓집이 자발적으로 사위에 대한 경제 적 기대나 의존심을 버리고 진심으로 딸 부부의 행복을 기원 해 주었고, 그로 인해 처갓집과의 각별한 친밀성과 신뢰성이 형성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친밀하면서도 건강한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이 베트남 가족에 대한 아내의 요구와 불편한 의무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예방하고 성공적인 부부 로 성장하기 위한 기초가 될 수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저는 처갓집을 도와주는 것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쓸모없는 약속은 하지 않는 것이 좋 - 62 -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11 다고 생각해요.... 여성 쪽 친척들이 한국에서 보내온 돈만 바라보면서 일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 요.... 인상 깊었던 것이 처갓집 갔다 마지막 오는 날 (장모님이) 편지를 써서 하나씩 주더라고요. 장모님이 우리가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산다고 동정하지 말아라. 돈 보낼 생각 하지 말고 내 딸이 한국에 가서 행복하게 살면 내가 편히 눈감고 죽을 수 있다. 내 딸 행복하게 해줘라. 이런 내용이었어요. (사례 A) 여성이 처갓집 걱정하지 않고 한국에 와서 아내와 엄마의 역할 잘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좋지 않겠냐. (사례 B) 본 연구에 참여한 남성들은 모두 한국 사회에서 아기와 같은 아내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홀로 설 뿐만 아니라 무 시할 수 없는 존재로 기능하기 위하여 자신의 역량과 전문 기술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학습부터 재정관리(사례 A, D), 나아가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사례 C)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 본적 생활능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구체적으 로는 학습과 경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고(사례 A, B, C, D), 베트남 여성으로서의 강점과 가능성을 탐색하기도 한 다(사례 A, C, D). 한국 사회에서 아내가 약자요 주변인에 머물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능력으로 주류사회에 편입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2 현 가족 내에서 아내의 자리 찾기 보통 외국인 아내는 입국하면서부터 시댁 식구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참여자 중에서도 이러한 일반적인 경우를 따 르다가 고부갈등을 2, 3년 경험한 후 분가한 경우를 두 사례 (A, C)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참여자 한 명(사례 D)은 분명하게 아내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설정하 였는데, 이 경우 갈등 감소와 아내의 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 으로 나타났다. 가족 구성원과 가정환경에 따라 결과에 차이 가 있겠지만 남편의 확고한 태도가 아내의 보호와 가족 간 유대감 형성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점은 재고할 만하다고 판 단된다. 처음 왔을 때는 우리 어머니가 자신을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조차 잘 몰라요. 근데 어느 정도 귀가 틔고 딱 보면 알잖아요.... 저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셋이서 싸운 적도 있고. 그게 고부 간 의 갈등은 쌓이더라고요. 선배들의 말을 듣고 3년까지 살다가 나오게 된 거죠.... 중간에서 너무 힘들어요. (사례 C) 부모님한테는 제가 와갖고 혹시라도 사가 왔다고 그런 식의 행동을 할 경우에는 엄마 아버지지만은 안 보는 경우가 있다.... 동생들보다도 (아내가) 한 10살 이상씩 작아요. 선뜻 언니 소리도 안 나오겠지만 혹시 라도 나이가 작다고 반말 한다거나 그래 하면 이제 형 제들 간의 의도 끊어진다, 집사람한테는 뭐 버릇없이 우리 부모님을 무시한다거나 이래 되면은 더 정들기 전 에 보내겠다. 그랬거든요.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식구들이 신경을 많이 썼어요. (사례 D) 4) 당당하게 홀로서기 위하여 (1) 아내의 자립능력 키워 주기 아내가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해 주는 것 이 남편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내 생각으로는 도저 히 못할 것 같은데도 다 해내요. 그 기회가 안 주어졌을 뿐이지. 지금은 물론 통장을 통째로 맡겨요. 관공서에 도 혼자 보내서 일을 처리하게끔 해요. 이 사람이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빨리 물정을 알게 하고 성장시 켜 주는 게 오히려 효과적이다 싶어요. 우리 신부들도 학력을 높이고 지적 능력을 길러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 구요.... 우리도 잘 살고 나라에 세금도 좀 내고 정치적 인 역할도 맡아서 사회발전에 기여를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다문화도 변방이 아니고 대한민국을 위하는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례 A)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피해자로 보지 말고, 불쌍한 존재 이런 식으로 보지 말아라.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 줘야지.... 애기 엄마를 무시 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 줘야지. 아내의 가치, 능력, 자질 이런 것도 좀 만들어 놓고... (사례 B) 아내가 더 늙기 전에 공부를 더 해야 되지 않을까? 미용기술을 배워야 되지 않을까? 지금 그쪽으로 알아 보고 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이 OO대학교에 뷰티스쿨 인가 학과가 있더라고요. 거기에서 다문화여성을 대상으 로 교육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은 경험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죠. " (사례 C) 보통 이주여성 같은 경우 한국에서 살 때 진짜로 능 력 없으면 사회에서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분명 더 배워야 하는 건 맞습니다. 베트남에서 왔다고 해서 전부 다 뭐 신발공장에서 일하고, 한국 사람들이 꺼리는 데서 일하면서, 그것도 작은 월급 받으면서. 그 렇게 하는 거를 저는 원하지 않거든요? 베트남 사람들 - 63 -
12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만 할 수 있는 거 있잖습니까? (사례 D) (2) 아내의 꿈과 목표 실현을 지원하기 참여자들은 모두 아내가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 기 위해서 꿈과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실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첫걸음을 띠고 꿈을 향해 혼자 걷고 뛸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눈앞 의 이익보다 보람과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삶을 지향하고 있 음이 드러났다. 아내가 베트남에서 꿈이 선생님이었대요. 어려운 부부들이 우리 가정에 많이 찾아오고 말 몇 마디 해주 고 그 가정이 바로 서고 이렇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 서 공부하는 목적이 바뀌었어요. 돈이 아니라 우리나라 에 온 베트남 여자들, 어려움 당하는 여자들을 도와야 겠다는 의미로 바뀌었어요.... 대부분의 신부들은 돈이 당장 급하기 때문에 공장가서 돈 백만 원 벌고 눈앞에 돈이 쥐어지니 그게 더 좋은 것 같잖아요. 근데 공부를 해야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봐요. (사례 A) 아내분이 한국에 왔을 때부터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내가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꿈을 좀 심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다 큰 성인이 지만 일단 여기에 오면 아기거든요. 하나도 몰라요. 어 떤 목표를 주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남편으로서 그만큼 보답을 해주고. (사례 C) 자세는 여타의 지원이나 정책보다 강하고 든든한 기반이 된 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 집사람 하고 평생 행복하면 좋겠지만은 사람 이 내일 일을 모르듯이 언제 이혼할지 모르거든요?... 베트남에 가서 제가 뭐 해먹을 거를 마련해야 하고.... 제가 (결혼중개업체 사무실을 낸) 실제 목적은 제가 베 트남 가기 위해서 시장조사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애기들 국적을 만들어 놓은 것도 저희가 베트남 가서 살면 베트남 국민으로서 똑같은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 거고요,... 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운전을 하다 보니까 제 앞으로 보험이라든가 이런 게 당연히 있겠지. 또 나 이로 봐도 집사람보다도 한 열 살 이상 많은데 제가 한 10년 이상 빨리 죽을 거고.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제가 없을 때 한국에 살다가 저 없이 집사람이 한국에서 살 아야 할 때가 있잖아요. (사례 D) 애가 왕따를 당하고 상처를 받고 왔는데 가정에서 그걸 치료를 못해 주면 더 큰 문제가 되겠다 싶더라고 요. 부부가 사랑으로 똘똘 뭉쳐 있고 가정이 행복하면 얼마든지 이 상처를 치료하고 더 강하게 할 수가 있겠 더라고요. 우리 애들이 그런 아픔을 잘 치료하고 극복 하면 나중에 사회생활 하는 데 그게 이익이 될 수 있겠 더라고요.... 저는 애들한테 가능성을 봐요. 엄마가 조 금만 신경 쓰면 2개 국어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걱 정 안 해요. (사례 A) (3) 가족의 미래를 위한 기반 만들기 참여자들의 언어를 통해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이 들이 국제결혼 과정에서 신중하고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었 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래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 상황에 서도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는 점이다. 주로 미래 자신과 아내, 그리고 자녀에게 닥칠지 모르는 상황들, 이를테면 이혼이나 자신의 사망, 자녀 교육 과 성장,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예 측된 문제들에 대한 참여자들의 태도는 심리적 측면과 행동 적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미래 다가올 수 있는 위기 에 대해 심리적으로는 다문화가족의 현실에 대한 인정, 차별 경험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자녀의 이중언어와 잠재력 인 식하기(사례 B), 행복한 부부관계와 가정 분위기로 극복하기 (사례 A, C) 등으로 기술할 수 있다. 한편 행동적 대처로는 보험에 가입하기, 경제적 기반 마련하기, 자녀의 대안적 교 육 방안 마련하기(사례 D), 자녀의 베트남 거주를 위한 이중 국적 만들기 등(사례 B)이다. 현재의 장애와 어려움에 기죽 지 않고 그것을 미래를 위한 긍정의 힘으로 믿고 해석하는 (4) 다문화를 통한 희망과 행복 만들기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모두 다문화가족의 강점에 대한 인 식이 분명하며, 결혼까지의 과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진행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희망과 행복은 만 들고 노력하기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더 나아가 다문화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고, 미래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 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사례 A, B, C), 다문화가 정의 위상을 확보하고 건강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하여 인식 개선과 정책 제안 등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례 C, D). 이들은 가정의 희망과 행복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미 래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 고 있다. 국제결혼의 장점은 문화적 다양성. 한 가정에서 다 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거죠.... 어쩔 수 없이 했든, 돈 때문에 했든 사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그러니까 지 금부터 우리 열심히 살면서 행복을 만들어 보자. 그렇 게 해서 진짜 열심히 노력을 했어요. 그래서 행복을 이 - 64 -
국제결혼 한국인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에 관한 연구 13 루었던 것 같고요. (사례 A) 여기에서 조금 노력하면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보거 든요. 다문화가 미래에 어두움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다문화가 미래다, 미래는 다문화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서 다문화의 기적을 만들자. (사례 B)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의 목적은 국제결혼한 한국인 남성들의 결혼생활 대처전략을 파악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결혼전문업체를 통해 결혼한 한국인 남성 4명을 눈덩이표집방법을 사용하여 연구 참여자로 최종 선정하였 다. 자료수집은 심층면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자료분 석은 사례연구방법을 적용하여 국제결혼이 이루어지는 시점 부터 시간적 흐름에 따라 참여자들이 경험한 것을 주제별로 범주화함으로써 심층적인 의미 목록을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선책으로 국제결혼을 선 택하였지만, 묻지마 결혼 의 위험과 부정적 측면에 대비하 여 나름대로 준비된 결혼 을 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다. 준 비된 결혼 은 이들에게 국제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갖 게 하였으며, 결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하였고, 더불어 좋은 사람 과 좋은 인연 을 맺기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게 하였다. 이는 Choi(2009)의 연구에서 한국인 남편들에게 국 제결혼이 최후의 선택이었지 1차적 선택은 아니었으며, 국 제결혼에 대한 주관적 차별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과 같 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 참여자들은 이 와 같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본인 나름대로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준비하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결혼생활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문제들에 대해 본 연구 에 참여한 한국인 남편들은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으 며, 다양한 대처전략들을 통해 지혜롭게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우선, 일반적으로 한국인 남성들은 국제결혼이 생각한 것 보다 산 넘어 산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데, 그 원인을 정보 와 지원의 부족에서 찾는다(Choi, 2009). 하지만 본 연구에 서 참여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결혼가정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모범적인 결혼선배들을 멘토로 삼거 나 각종 모임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문제와 위 기를 예방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둘째, 기존의 연구에서 국제결혼한 한국 남성들은 아내에 게 폭력을 휘두르고, 가부장적이며, 아내의 일방적인 순종과 헌신만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은 남편 으로 비추어져 왔다 (설동훈 등, 2005; Shin, 2005; Shin & Yang, 2006).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자신이 먼저 아내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며, 아내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존중해주고 서로 맞추어 가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것은 Lee & Kim(2009)의 연구에서 상대 배우자를 지배하겠다는 의도 를 숨기고 위장된 관용이나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억 압적 행위를 드러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일반적으 로 부부 간 갈등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으로 한국인 남성들은 막나가기, 회피하기, 인정 이해 인내 등 다양한 방법을 상 황에 따라 나름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Um, 2010), 본 연구 참여자들은 아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인내하는 전 략을 실천하고 있었다. 셋째, 한국인 남성들은 아내의 직 간접적인 경제적 요구 를 충족시켜 줄 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갈등 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Kim, 2011), 친정에 대한 아 내의 경제적 원조를 극히 반대하는 편이라는 연구 결과가 일 반적이다(Shin & Yang, 2006). 그러나 본 연구에서 참여자 들은 아내 가족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직접 경제적 지원을 해주거나 처갓집 친척들을 초청하여 일할 수 있는 기 회를 마련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하였다. 넷째, 연구 참여자들이 아내가 당당하게 한국사회에서 홀 로 설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이 격려해주는 것은 가족의 미래를 대비한 인 적 투자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기존 연구가 밝힌 바와 같이 한국인 남편들이 부부관계에서 아내를 통제 하는 수단으로 국적취득을 연기하고, 가출을 염려하여 아내 의 문화적 적응에 대해 양가감정을 가지며, 가부장적 확대가 족주의를 고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대처방식임을 알 수 있 다(Shin & Yang, 2006). 마지막으로, 한국인 남성에게 국제결혼의 시작은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었지만 한국인 남성의 신념과 가치관을 바꾸는 계기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주변화된 삶 속에서 소외당한 객체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현실과 문제 를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각자 최선의 삶을 추구 하는 주체적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다문화의 최전방 에서 희망과 행복을 만들기 위해 고전하고, 다문화를 변방에 서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주체적으로 담당 하고 있는 모습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책적 실천적 제언을 하면 다음 과 같다. 첫째,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법무부는 국 제결혼을 원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제결혼안내교육프로 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수료하지 않을 경우 배우자의 비자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대부분의 한국인 남성들이 현지에서 결혼 상대를 결정하고 난 후 수속을 밟는 - 65 -
14 한국가정관리학회지 : 제 30권 6호 2012 단계에서 비자발급을 위해 의무적으로 듣는 교육에 불과하 다. 국제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한국인 남성들이 국제결혼 과 정과 실제 결혼생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 문화가족지원센터를 비롯한 관련단체에서 체계적인 사전교 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것은 국제결혼을 쉽게 생각하고 묻 지마 결혼 을 하는 한국인 남성들에게 재고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관련정보를 얻기 위해 개인적으로 힘들게 발품 을 파는 한국인 남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의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인 남성 및 그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식전환 및 외국인 아내의 문화 관습 언어 등 에 대한 문화교육 프로그램, 결혼생활에서 부부관계 증진 및 자녀양육을 지원하기 위한 가족생활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 발할 필요가 있다. 개발된 프로그램 중 우수한 것에 대한 표 준화 과정을 통해 다문화 관련 실천 현장에 적극적으로 보급 하여야 한다. 셋째, 다문화가족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자조모임과 활동 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한국 사회에 이미 정착하여 결혼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국제결혼 부부들이 멘토로서의 역할 을 할 수 있도록 모범사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넷째, 결혼중개업체에 대한 관리와 교육이 철저하게 이루 어져야 한다. 현재 국제결혼중개업의 신고 의무화, 처벌강화, 결혼당사자 간 신상정보 서면제공 의무화, 이용자에게 통역 번역서비스 제공, 손해배상 방식 정비 등을 비롯하여 법적 규제가 강화되기는 하였지만, 불법 결혼중개, 정보 왜곡, 비 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늘어나는 비용 때문에 결혼중개과정 에서 불투명성과 비도덕적인 부분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 라서 앞으로 결혼중개업체에 대한 관리와 교육을 강화할 뿐 만 아니라 비영리법인을 통한 공익적 결혼중개서비스도 고 려되어야 한다. 다섯째, 결혼중개업체에서 주도하는 국제결혼의 과정에서 한국 남성이 신부가 있는 현지를 방문하여 결혼을 결정하기 까지의 기간이 3~4일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 다. 이 기간은 배우자 선택과 결혼에 이르기 위해 소요되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벼락 결혼 내지 묻지 마 결혼 을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위험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법적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 는 향후 다문화가족의 결혼 안정성 및 해체 문제와도 직결되 어 있기 때문에 결혼중개업체의 결혼 성사 과정 및 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조항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여섯째, 결혼이주여성의 자립 지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 대 책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한국인 남편들이 외국인 아내가 꿈과 목표를 갖고 당당하게 주류사회에 편입할 수 있도록 외 조와 과감한 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 혼이주여성들의 결혼 전 직업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직업훈 련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자격증 취득과 진학 과정을 적극 적으로 지원해 줌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국제결혼을 한 한국 남성의 결혼생활 대처전략 을 중심으로 이들의 결혼 경험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논문의 전개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한계점을 드러내 고 있다. 먼저, 연구 참여자 선정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과 결혼한 한국인 남성 4명을 눈덩이 표집방법을 통해 선정 하였기 때문에 사례 수가 비교적 적고, 배우자의 출신국 또 한 베트남으로 한정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며, 앞으로 보다 많은 모범사례들을 발굴함으로써 연구 참여자의 대표성 및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확보하기 위하여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인 남성의 관점에 초점을 두고 이들의 생각과 경험을 최 대한 담아내고자 하였지만 국제결혼의 또 다른 축인 외국인 아내의 목소리는 배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추후연구를 통 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 강성혜(2007). 결혼이민여성의 현황. 농림부 농촌결혼이민 여성가족지원사업자료집, 121-125. 김승권 김유경 조애저 김혜련 이혜경 설동훈 정기 선 심인선(2010). 2009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 연구. 보건복지가족부 법무부 여성부 한국보건사 회연구원 연구보고서. 김이선 마경희 선보영 최호림 이소영(2010). 다문화가 족의 해체 문제와 정책과제. 여성가족부 연구보고서. 설동훈 윤홍식(2005). 국내 거주 여성 결혼이민자의 사회 경제적 적응과 사회복지정책.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 대회자료집, 247-265. 설동훈 김윤태 김현미 윤홍식 이혜경 임경택 정기 선 주영수 한건수(2005). 국제결혼이주여성 실태 조사 및 보건복지지원 정책방안. 보건복지부 연구보 고서. 통계청(2011). 인구동향조사: 혼인. www.kostat.go.kr. 통계청(2012). 인구동향조사: 이혼. www.kostat.go.kr. 한건수 김이선 김민정(2006). 여성결혼이민자의 문화적 갈등경험과 소통증진을 위한 정책과제. 한국여성개 발원 연구보고서. Berry, J. W.(1990). Psychology of acculturation: Understanding individuals moving between cultures. In R. W. Brislin(Ed.). Applied cross-cultural psychology. California: Sage. -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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