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시간 내용 발표자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14:00-15:00 등록 세션Ⅰ. 마음읽기 _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14:00-15:00 강연 _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15:00-15:30 사례연구 _ 도심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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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기획을 위한 마음 읽기, 시대 읽기

프로그램 시간 내용 발표자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14:00-15:00 등록 세션Ⅰ. 마음읽기 _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14:00-15:00 강연 _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15:00-15:30 사례연구 _ 도심 피크닉,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이종현 마스터플랜 대표이사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 소통의 방식을 이해하고, 도시인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은 기획사례를 통해, 관객들의 심리와 욕구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모색합니다. 15:30-16:00 전체토론 및 질의응답 16:00-16:30 Coffee Break 세션Ⅰ. 마음읽기 _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16:30-17:20 강연 _ 공명의 비밀 송인혁 TEDXSeoul 오거나이저 17:20-18:00 사례연구 _ 예술과 기술의 만남: Jazz 2.0 남궁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8:00-18:30 전체토론 및 질의응답 사회 이승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 교수 1987년부터 예술의전당에서 극장운영과 공연제작 일을 하다가 2001년 한국예술종 합학교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 을 맡고 있다.

강연 1 현대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해 우리는 보편적인 하나의 현상과 흐름 등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연 극이나 공연에서 나오는 담론, 이야기들이 갖는 힘이 거기에서 나올 것이다. 오늘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이 예술경영을 공부하는 학생 또는 예술관련 기획자인 걸로 알고 있다. 괜찮은 영화나 공연도 관객의 반응이 없으면 고민이 큰, 참 어려 운 작업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7권의 책을 썼는데 어떤 책은 대박이 나고 어 떤 책은 안 팔린다. 아무리 봐도 저 사람은 나보다 못한 것 같은데 어떻게 20만권 을 팔까 의문도 생긴다. 결국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특성, 본질과 특성의 사이, 현 재 흐름이 어떠한가 등을 이해하면 좀 더 좋은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 각한다. 인간행동의 이해 틀 일반적으로 경영 또는 사회학을 공 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과 같은 그래프를 많이 본다. 이런 그 래프는 통계가 이러하니 이러할 것 이라고 추론하여 대략의 큰 흐름 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왜 철새가 겨울이 되면 서울로 왔 다가 낙동강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개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저 철새들 각각의 마음은 모른다. 가령 저 철새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굉장히 고민하고 있을지 모르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데 지쳐서 겨우 따라 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통계치를 보면 큰 흐름은 알 수 있지만 각각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에 대해 서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지적연구방법 또는 정신분석 이라는 연구 방법이 상 당히 그런 부분들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고 또한 그런 사람 한명을 아는 것을 통 해서 보편성을 획득 할 수 있다. 통계나 대형 흐름이 아니라 한 점에 대한 깊은 이 해 또는 오랫동안 한사람을 쳐다보고 그 사람의 변화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을 통 위의 그림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겉으로 드러 나는 행동은 결과물이고 사실상 이 밑에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것들이 그 사람의 행동을 단정하고 있다는 것이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처음 창시하면서 한 말이 다. 그것 때문에 불안하다, 또는 괴롭다고 하는 신경증 환자뿐만이 아니라 보통사 람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내가 오늘 여러분들 앞에서 강 의를 하고 있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고 행동이지만 저렇게 많은 것들이 나를 강제 하거나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 생각한다. 나중에도 언급하겠지만, 언제부터 한국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셨다고 커피전문 점들이 이렇게나 많이 생겼는지, 언제부터 사람들은 폭탄주를 마셨는지, 언제부 터 와인 안마시면 큰일 나는 것처럼 생각했는지... 결국 이런 현상들은 사람들에 게 내재되어있던 공통적인 그 무엇이 적정시기에 나타났다가 적정시기에 사라지 는 것이다. 이 문화적 현상의 흥망성쇠는 물리적 힘이나 경제력을 행사해서 생겨 나는 것은 아니다. 시기적으로 갖게 되는 용납할 수 있는 부분과 용납할 수 없는 부분 사이에 묘한 접점이 생기면서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무엇인 지 이미지를 통해서 보자. 어떤 코드나 신뢰나 집단 지성 등 이런 단어보다는 겉 으로 드러나는, 매일매일 변화하는 이미지에 대한 생각과 그것들의 충돌 경향들 을 이야기하겠다. 4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5

사람이 사는 방식 집단과 마찰의 관계 가 제일 중요 한 키워드이다. 서울에는 1,20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이 중 독립 가구, 즉 혼자 사는 독립세대가 300 만이 넘는다고 한다. 오피스텔이나 고시텔 등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신 고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까지 포함 한다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치료하는 환자 중에 군대에 갔다가 귀가조치된 사람이 있다. 훈련소에서 3주 간 훈련 받다가 귀가했는데, 훈련이 힘들었던 것도, 기합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 유는 아주 단순했다. 단지 같이 자고, 같이 밥 먹고, 같이 목욕하는 게 싫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였다. 그들 세대는 대부분 한자녀 가족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자기 방을 썼다. 중고등학교 때는 학원 스케줄 때문에 대부분 이 아이들의 시간에 맞춰서 밥을 먹었고 한 공간에서 함께 밥을 먹지 않았던 것이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자기에게 맞춰지는 이런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내무반에서 20명씩 살을 맞대고 자야한다는 것이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 혼자 지내고 싶다는, 원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면 그 거기가 좁혀져오면 갑자기 불안해지고 그 사람이 나를 침범한다고 느낄 수 도 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이 정도 거리를 둬야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 정도는 와야지 서로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즉 젊은 세대들이 말하는 쿨 하다는 개념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쉽게 느껴질 수 있는 데 스스로에게는 그렇게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세 번째 그러다 보니 자꾸 상처를 받고 힘들어 진다. 여기서 자존감 이 등장한다. 20대에 가장 강한 욕망은 독립해서 혼자 살고 싶다는 것,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으 면 좋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그 사람들과 함 께 융화되고 싶은, 안정감을 원하는 모습이 강하다. 특히 우리 문화 자체가 갖고 있는 공동체적인 문화패턴이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강하기 때문에 원자가 되고 싶고 개인화 되고 싶고 나의 개성을 존중 받고 싶은 강한 욕망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하거나 외롭거나 쓸쓸하고 고립되어간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아서 어딘가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이 둘 사이의 진자운동이 현대 도시 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왠지 모를 불안감 또는 불만족의 근본 중 하나 라고 생각한다. 자아 라는 개념을 살펴보면, 내가 누군지를 아는 것은 정체성이고 나와 남을 구분 할 줄 아는 능력을 자아 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나는 나인데 자아가 흔들리 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 모른다고 한다. 남들이 나인 것 같고 내가 남인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적절한 거리가 있는데, 나의 안전거리 밖에 멀리 벗어나 있는 사람들에게는 안정감을 느끼는 반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다. 고양이가 거울을 통해 자기를 사자로 본다. 나는 이렇게 보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 계신 분 들이 지금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내가 고양이인데 나한테 비친 내 모습이 쥐라면 무 섭고 떨려서 여기에 서 있지 못할 것이다. 최소 한 이 사람들 중 내가 제일 잘 하고 내가 잘 알 아 라는 자기 최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100이면 120이라 생각하고 사는 게 정상 이다. 그러나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여 러 가지 이유로 그게 잘 안 된다. 바로 그렇게 위축되어 있을 때 그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서, 내가 호랑이까지는 못 돼도 늑대 정도까지는 되어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우리는 어려서 부터 그렇게 꿈꿔왔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 다 6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7

른 무엇을 배우러 다니면서 지적 욕망을 채우고, 궁극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 청소년들은 문자메시지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휴대폰을 뺏 다, 나은 사람이다 라는 것을 확인받고 충족 받기 위해 굉장히 많은 것을 한다. 는 것만큼 무서운 형벌은 없다고 한다. 이 아이들이 전화를 많이 쓰느냐. 그렇지 않다. 내 딸 휴대폰 사용 내역을 보면 엄마랑 주고받는 짧은 전화 외에는 모두 문 이렇듯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와 소통을 해야 하지만 누군가 자메시지를 사용한다. 가 소통을 원할 때 소통하기 싫은 경우도 있다. 지금부터 그런 부분들을 살펴보고, 그것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 현대인의 소통방식 : 동시성 커뮤니케이션 VS 비동시성 커뮤니케이션 이렇듯 문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문자가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 션의 속성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동시성 커뮤니케이션과 비동시성 커뮤 니케이션으로 나눠볼 수 있다. 동시성 커뮤니케이션은 지금처럼 여러분들과 대화 하는 것, 즉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 웃거나 고개를 끄덕여주면 기분 좋아서 더 재미있게 얘기하고, 졸거나 팔짱 끼고 뭐하는 거냐, 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으 면 당황하게 되는 것. 즉, 반응이 바로 바로 오는 것이다. 비동시성 커뮤니케이션 은 이메일 또는 문자 등, 받는 사람이 홀딩하거나 다시 돌려보내거나 반응을 다소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순발력이 있는 사람들은 동시성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부분에 부담을 느끼고 비동시성 커뮤니케이션 을 선호한다. 그래서 전화로 할 얘기를 이메일로 한다. 두 번째, 연속성(continuity)이 깨지는 것이다. 흔히 하는 말, 일 좀 하려고 하면 전화가 와. 이상한 머피의 법칙 같다고들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의식의 연속성이 타인에 의해서 깨지게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래서 나도 다른 사 람의 연속성을 깨고 싶지 않은 것이다. 바로 그러한 심리의 접점이 문자메시지이 다. 무시할 수 있으니까. 내 나이 또래 사람들에게, 휴대전화를 받았을 때 가장 싫은 반응을 물어보니, 회 사에서 가만히 앉아서 일하고 있는데 직장 상사나 후배, 선배, 배우자가 지금 어 디 있어? 라고 물을 때라고 하더라. 그러나 테크놀로지가 발달한다고 해서 모든 게 다 그것을 쫓아 가느냐, 그건 아니 다. 문자메시지 다음에 영상통화가 개발됐다. 엄청난 광고에도 불구하고 영상통 화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문자메시지는 나의 연속성을 유지하 과거에 호출기를 사용할 때는 번호가 뜨니까 누구인지, 무슨 일인지 감을 잡고 전 화를 할 수 있었는데 요즘처럼 발신자 표시 서비스가 되기 전까지는 누가 전화를 한지 모르는 채로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또 일부회사는 키폰으로 되어 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그에 비해 영상통화는 그 부분이 침해된다고 생각되는 것이 다. 이것을 개발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전화 판매량이 많아지고 통화량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있어서 번호가 섞여서 들어와 어떤 전화인지 모르고 받아야 할 때도 있다. 그래 서 사람들은 문자를 선호하게 된다. 지금 전화 할 수 있어? 통화할 수 있을때 전 화주세요. 어플리케이션 오빠 믿지 가 논란이 됐었다. 사람들은 그 어플이 발명되어 확산 되는 것에 대해 강력한 반발을 느꼈다. 오빠 믿지 의 어플 네이밍은 상당히 좋다 고 생각한다. 못 믿기 때문에 믿지를 쓰는 거다. 믿음은 기본적인 나에 대한 신뢰 그런데 최근 내 아내가 하는 말이 동네에 사는 OO엄마가 통화 가능한 시간에 전 화 주세요 라는 문자를 보내면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통화비를 아끼려고 그러는 거 같다며, 자기 볼일 보는 건데 왜 내가 방해 받아야 하고 통신비를 내야 하냐며. (trust)와 상대에 대한 신뢰인데 이 어플은 트러스트십이 없다는 기본적인 전제 하 에 만들어졌다. 바로 그 부분이 최소한 지켜야할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신상털이 에 관한 문제가 생겼을 때, 처음 엔 유명인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부적절한 행동을 한 몇몇 일반사람의 모든 8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9

신상이 다 까발려지는 상황이 벌어지자 나 같은 일반인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에 가서 토하는 척 뱉고 오더라도 그걸 보여주는 것이 이 집단에 융화되어 있다 무서운 일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 는 인식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집단에서만 있었던 굉장히 남성적인 문화였 하는 자신의 본질적 프라이버시가 언젠가는 침해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자신 던 폭탄주가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난 지금, 회식자리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경 이 만들어 놓은 많은 정보들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7년 가까이 축적되어있던 미 험하게 된 것이다. 니홈피의 DB들이 거의 없어졌고 사용량이 많이 줄고 있다. 또한 미니홈피의 사용 자들은 대부분 일촌에게만 내용을 공개한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 지금 우리사회 에서 소통과 관련된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는 것과는 별도로 나의 정보가 어떤 식 으로 확산되는지, 내 자아의 노출은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식하 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폭탄주의 장점으로, 친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이 있다. 폭탄주는 친 해지고 싶지는 않지만 친해져야 할 당위성이 있는 사람들과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나도 한번 가본 적이 있는데 단란주점에 가니 굉장히 넓은 방을 준 다. 큰 테이블에 띄엄띄엄 앉게 되니까 내가 그 사람과 얘기할 일이 없어졌다. 누 구는 노래를 하고 누구는 술을 마시고, 가끔 한잔씩 술만 함께 마시면 된다. 집단 그리고 나 사업하는 친구에게 그렇게 비싼 돈을 내면서 그곳에 왜 가는지 물어봤다. 그 친 구 말에 의하면, 사실 중요한 얘기는 1차 식사자리에서 다 해서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친구들과 만났다면 맥주나 와인을 마시러 가서 끊임없이 얘기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단을 겠지만, 이 사람들과는 사적 관계를 가지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서로 간의 친 원한다. 한국 사람들이 식당에서 가 밀감은 필요하다, 그럴 때 제일 좋은 곳이 그런 술집이라는 것이다. 술에 취하고 장 싫어하는 것이, 내가 보기엔, 나 돈 많이 쓴 것 같고,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으면 자신이 그 사람과 친한 것 같다 보다 늦게 온 사람에게 음식이 먼저 는 최면에 걸려서 다음날 상대방도 자신도 전화하기 편해진다고 한다. 다시 말하 나가는 것이다. 음식이 맛없는 건 면 한편에서는 친해지고 싶지 않으나 친해져야만 하는 당위성 있는 사회적 관계 참을 수 있어도 나보다 늦게 온 사 에 있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하나의 특징적인 노력, 솔로몬의 지혜라고 볼 수 있 람에게 똑같은 음식이 먼저 나가는 다.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번 경험해 봐라. 도움되는 부분 것만큼 화나고 짜증나는 것은 없다. 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 안에서의 평등, 소속감이 강한데, 그런 맥락에서 나는 폭탄주 문화 라는 한국적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폭탄주 문화가 한국적인 문화로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다국적 기 업에서도 폭탄주를 만들어 마신다고 한다. 우리도 회식할 때 폭탄주를 마시곤 하 는데, 분명한 것은 폭탄주를 돌려 마시면 분위기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집단에서 폭탄주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친밀감을 높여주는 유니크한 사 회적 아교라고 생각한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붙여주는 데는 사회적 아교가 필요한데, 폭탄주가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 외하고는 예외 없이 모두 한잔씩은 마셔야 하는 것이다. 즉, 집단의 힘으로 압력 을 가하는 공격적이고 가학적이지만, 한편으로 집단은 평등해야 된다는 것을 실 회의할 때 단체로 먹는 커피가 있다. 바로 맥심 커피믹스. 올해도 이마트 판매량 천하는 것이다. 먹고 토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시는데, 먹고 토하면 의식 있는 사 단일품목 1위가 맥심 커피믹스, 2등 봉지라면, 3등이 20Kg 쌀이었다. 생필품 두 람 이라고 사회성 평가가 좋아진다. 안 마시고 버리는 것보다 일단 마시고 화장실 가지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것이 커피믹스이다. 80원, 90원짜리 팔아서 이마트의 10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11

단일품목 1위를 만든, 우리나라 커피믹스의 신( 神 )이다. 그러나 회사사람들과 말 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이런 보수적인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 고 친구들과 함께 할 때 마시는 자신만의 커피 레시피가 있지 않나? 어느 커피숍 다. 하나는 라면에 다른 것을 넣어 먹기를 싫어한다. 유일하게 라면에 넣는 것은 의 어느 커피가 맛있다는 식의 각자 자신의 취향 말이다. 계란이다. 반면 라면에 뭔가를 풍성하게 많이 넣어서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뭘 넣어먹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라면을 엄격 중요한 것은 내가 사회적 관계 안에 있을 때는 커피믹스를 마신다. 이 커피믹스가 하게 스낵으로 분류한다. 라면은 절대 한 끼가 될 수 없고 밥이 될 수 없다고 생각 한국 사람에게 주는 보편성이 있고 이걸 마시면 나의 취향을 드러내지 않아도 된 다. 내 취향을 드러낸다는 것이 갖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다 같이 마실 때면 가령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이 정도에서 선택을 해야지, 그 이상의 것을 선택하면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 넌 이런 것 좋아하니? 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한다. 어떤 일에 있어서도 이전에 만들어진 하나의 포지션이 있다면 그 자체를 그 대로 인정해야지 그것을 변형시켜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것들을 넣어 먹거나 볶아 먹는 사람들은 라면을 한 끼 식사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이냐에 대한 진취적인 생각을 갖 고 있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생기고 있는데 그 안에서 나만의 취향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현대인의 삶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한편에서는 사회적 삶 중요한 것은, 라면은 한 개씩 끓여먹는 게 맛있다. 다섯 개 이상 넣고 끓이면 화력 이 굉장히 균형적이라는 것이다. 어느 한 쪽만 지향하는 게 아니라 마치 유니폼을 때문에 맛이 없다. 더 좋은 방법은 각자가 서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방식대 입고 있다가 저녁때가 되면 나를 찾아서 행동하는 것처럼. 둘 사이의 균형감각을 로 끓일 수 있도록 개인 냄비를 준비해놓고 각자 끓여먹는 것이다. 귀찮지만 괜찮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가 현대사회에서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데 잘 적응했다고 할 은 방법이다. 그 귀찮음과 번잡함을 용납할 수 있어야 괜찮은 사회니까. 수 있는 하나의 척도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는 아주 도시적인 아주머니는 자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쓰는 테크닉 중 하나가, 어디 놀러갔을 때 식사가 끝난 다음에 커피믹스를 꺼내는 것이라고 한 다. 혹시 먹고 싶은 사람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수더분한 이미지로 여 겨지게 되어 자신을 포장하는 훌륭한 사회적 기술로 사용하고 있단다. 어떻게 보 면 그 사람의 작은 치기인데, 이 사람은 취향이 너무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 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 또한 라면이 있다. 내 가 아는 사람은 성격을 파악할 때 하 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라면을 먹 는가 이다. 대개는 삼양라면, 신라 면, 안성탕면, 너구리(매운맛, 순한 맛)를 먹는다고 하는데 사리곰탕면 또는 맛있는라면, 우육탕면 같은, 속 칭 비주류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라면이 나오면 꼭 사서 먹어보는 사람들이다. 다음은 조폭이다. 위에 개와 함께 있는 사람은 강호순이다. 이 사람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문신도 없고 몸집도 작기 때문이다. 이 어 성격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매번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 둠의 세력에 속하는 사람들은 처음에 자신을 타인과 구별하는 노력들을 많이 한 12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13

다. 몸집을 키우고 문신을 하고 머리모양, 말투, 걷는 모양을 다르게 함으로써 자 기자신을 밝은 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구별하고 최대한 접점을 갖지 않기 위해 노 력한다. 그런데 대개 그 세계에서 성공을 하거나 50대 정도 나이가 되면 몸집은 그대로지만 굉장히 말쑥하고 멋져진다. 그리고 만들 때보다 두 배의 돈을 지불하 며 문신을 말끔히 지운다. 악의 규칙이란 것이 어느 정도 내재화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을 타인과 구별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무서운 사람들 이 우리와 전혀 구별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사람들은 본질적인 공포를 느낀다. 오히려 문신 있고 껄떡거리는 사람들은 바로 감별되기 때문에 피 하면 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한적한 길에서 여학생한테 30분에 1대씩 버스 오는데 어디까 지 가니? 차에 타면 내가 데려다 줄게 라고 얘기하면 타게 될 것이다. 이게 강호순 의 기법이다. 바로 옆집의 누군가일 수도 있을, 언젠가 인사를 했던 그 사람이 이 사람일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옛날과 달리, 현대적 삶은 서로가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지내고 아마 안전할 거라는 잠재적 믿음만 가지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결 못하는데 하물며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회가 나의 앞날에 대 해 아무 책임도 지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점집을 찾 고, 타로와 스포츠신문에 있는 운세나 별자리를 보기도 한다. 그런 초월적인 존재 가 나에게 과학이라는 이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대신 예견해주고 내가 그 것에 따라서 움직이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어 려워질수록 메시아가 많아지고 독재자가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분노가 역사적으 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 능력을 대체할 그 무언가가 있길 바란다. 나는 가끔, 무슨 배짱으로 1차선에서 80킬로 이상으로 운전할까? 다만 차선만 그 려져 있을 뿐이고 맞은편 상대방이 이 쪽 차선으로 넘어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 섬뜩하다. 처음 보는 대리운전사한테 OO동 OOO아파트 O동 앞까지 가달라고 하지 않나. 하다못해 아는 사람이 어디 사냐고 물으면 예를 들어, 분당 이라고 하지 그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 한편으로 우리는 기본적인 신뢰를 가지면서 어느 순간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불 안, 기본적 신뢰가 망가지는 일이 벌어질까봐 두려워한다. 현대사회에도 마찬가지인 부분들이 있다. 많이 이성화 되었지만, 여전히 신흥종 교나 작은 집단화가 남아있고, 여전히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욕망은 강화되고 있 다. 그런 사람들이 극우파이고 이상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근본적인 불안을 갖 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불안을 막고 싶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함께 뛰길 원하 는 것이다. 그런 부분 때문에 엄청나게 싸우고 있고 싸워 나가야 하는데, 문제는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아닐까 한다. 21세기에도 점을 치는 이유 Internet Warriors 그렇다면 그 불안감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까? 우리는 과학적 연구와 확률, 통계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으리 라 생각했다. 인공위성과 슈퍼컴퓨터 등으로 열심히 통계를 내면 모든 것을 예측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매번 천재인가 인재인가 를 가지고 싸운다. 또 아무리 분석을 하고 주시한다 해도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고 사이버스토킹과 같은 사이버문제가 늘어나고 있다. 스토킹은 사랑이고 관심이기 때문에 동전의 앞뒤면 같다. 나는 너를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어 떻게 너는 나를 싫어할 수 있어? 또는 어떻게 너는 나를 경찰에 고발해? 라고 생 각하는 것이다. 연평도에 폭탄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모든 것을 과학이나 통계를 통해 해결 하는 데 불가능과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국가적 문제도 해 스토킹의 대상은 유명인(celebrity)이 아니라 원래 알던 사람,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역추적하면 쉽게 찾아낼 수 있고, 대개 가 14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15

해자는 한 명이며, 물리적 위해를 가할 수 있다. 훔쳐간다든지 때린다든지 감금한 나 게시판에 들어갈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 항시적인 불안감은 저강도로 오랫 다든지. 가해자들을 면담해 보면 정말 순수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름 동안 지속된다. 최근 현대인들은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누군가로부터 감시당하 자신은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 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잘 풀어보려고 노력한다. 반면 분노가 있는 사람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굉장히 많이 받는다. 상대방을 때리는 것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너는 나를 알 아주지 않는 거야?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하는 심리 때문이다. 그런데 사이버스토킹은 실제로 해를 미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사이버경찰대에 서도 신고접수를 받지 않는다. 증거나 출처를 추적하기 어렵고 반 이상이 모르는 사람이다.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스토킹을 하게 되고 유명한 사람이 아 21세기 이미지와 가치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에는 시간이 지나면 살 수 없었기 때문에 9시 넘어서 문 닫았으니 내일이나 주말에 가자 고 했지만, 지금은 뭐든지 바로 가서 살 수 있다. 만족을 지연시킬 수 니더라도 재밌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블로거들은 스토킹의 타깃이 될 수 있다. 그 있는 것이 성숙도의 중요한 척도 중 하나였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발달은 가면 갈 리고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명이 공격할 수도 있다. 이런 행위의 동기는 근본 수록 그것을 앞당겨주고 있다. 무엇이든 빨리 빨리, 우리 마음속의 기본적인 리듬 적으로 그 사람을 조정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다. 지배력(power of 감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그리고 소비에 있어서도 24시간 편의점, 24시간 김밥 control)이 강한 사람들인 것이다. 사이버스토킹이 많아진 것은 너무 쉽기 때문이 집, 대형마트 등을 통해서 내가 나를 기다리게 하지 않고 내 욕망을 견디지 않게, 다. 일반인에게도 일어나며 나 역시 사이버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다. 언제든지 편하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옛날의 스토킹이 <미저리> 혹은 <콜렉터> 같은 종류였다면 요즘의 스토킹은 보이 핑크 스쿠터 를 들어본 적이 있나? 강남에는 많이 돌아다닌다. 전화해서 OO동 지 않는 스토킹이다. 이것이 더 두려운 이유는 이 사람이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 간장게장을 사다 달라 고 하면 대신 사다준다. 제품 가격에 심부름비 5천원만 더 으로 나에게 접근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메일, 문자, 블로그, 페이스북, 내면 된다. 우리가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들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 트위터 등 사용하는 미디어가 많아지니 어디에서 어떻게 뚫릴지 알 수 없다. 옛날 다. 이런 변화의 방향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수 있었던 에는 집에 들어갈 때 나타날까봐 무서운 거 빼고는 괜찮았다. 직장으로 찾아와봤 것들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단축시켜줄 수 있을까, 이다. 자 들어올 수 없으니까. 그런데 나의 경우 아침에 이메일을 열 때, 아니면 블로그 옛날에 김밥은 소풍날, 운동회날 같은 특별한 날 먹었던 음식이었는데, 요즘은 반 스토킹 사이버 스토킹 대로 바쁠 때 간단하게 때우는, 가장 싸고 간편하지만 애매한 스낵이다. 식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외갓집의 정취가 있는 음료였지만, 요즘엔 줘도 잘 안 먹는 1. 물리적 충돌이 있을 수 있음 2. 상당수 예측 가능한 행동을 함 3. 메모, 전화 등이 선행되므로 비교 적 역추적이 용이함 4. 피해자와 서로 안면이 있거나 과 1. 상대적으로 무해함 2.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과 방법 3. 증거나 출처를 추적하기 어려움 4. 피해자를 무작위로 선정(50%가 전 혀 모르는 사람) 흔한 음료수가 되었다. 개량한복은 예전 운동권 사람들이 많이 입었는데 요즘은 민속주점이나 한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즉 이 미지라는 것은 그것이 어떻게 소비되느냐, 그리고 어떻게 유통되느냐에 따라서 5 년, 10년, 15년 단위로 너무 달라진다. 이것이 트렌드인데 이것 또한 욕망이 어떤 식으로 소비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거 친밀했던 경험이 있던 관계에 서 발생함 5. 지리적 접근성이 높음 6. 스토커를 확인하기 용이함 7. 보통 혼자 행동함 5. 접근에 한계가 없음 6. 익명성 7. 불특정 다수 집단으로 타인들이 동 참하도록 독려하기도 함 된장찌개도 마찬가지다. 요즘 식당에 가서 된장찌개만 시키는 일은 드물다. 과거 순두부찌개나 된장찌개는 동급이었는데 요즘은 고기집에서 고기 먹고 난 후 천원 을 내면 밥과 같이 나오는 음식이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된장찌개의 가치는 공짜로 나오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상품의 이미지를 그렇게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6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17

왔을 때 움직여야 한다. 대중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누 가 나를 그 부분에서 건져서 딴 곳으로 옮겨주길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옆의 그림은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 는 그림이다. 묶여 있는 사람인데, 누 군가 와서 열쇠로 자물쇠를 열어주기 를 원한다. 하지만, 그 열쇠는 자신이 갖고 있다. 내가 쥐고 있으면서 누군가 와 서 열어줬으면 좋겠다는 구원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나타나서 해결해 줄 거야 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동화 두 가지는 <미운오리새끼>와 <백설공주>이다. 그 이야 기에는 주인공의 노력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운오리새끼는 다른 오리들 과 피가 달랐고 백설공주는 가만히 누워있다가 누군가 와서 키스해주니 살아나 지 않았나. 이처럼, 나를 옭아매고 있는, 이 사회의 수많은 어려움들 속에서 누가 와서 꺼내주 기를 바라는데 사실 그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다. 그 열쇠를 내가 꺼내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감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익숙함과 저항 나의 변화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겠다. 나는 변화하고 싶은 데 변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익숙함에 대해 변화해야 한다는 욕구는 있으나 익숙함이 갖는 힘, 관성의 힘이 굉 장히 크기 때문이다. 가령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할 때 한줄 서고 한줄 걷기는 금방 정착되었지만 지하철 플랫폼에서 두줄서기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잘 안 지켜진다. 즉 편리함이 이미 만들어지면, 즉 관성이라는 것이 생기고 나 면 그 관성을 변화시키기는 매우 어렵고 변화시키기 위해 서 큰 노력이 필요하다. 내 인생에 정말 그럴만한 순간이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김동인 소설의 정신역동적 해석 로 석사학위를, 한국 전 래동화에 대한 정신분석적 고찰 로 정신분석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건국대 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정신과 교수이자 성북구 정신보건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저 서로 관계의 재구성 도시심리학 소통의 기술 당신의 속마음 등이 있다. 18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19

사례발표1 도심 피크닉,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이종현 마스터플랜 대표 Grand Mint Festival 2010 최근 1~2년 사이 음악축제들이 많이 생겨났고, 너무나 좋은 축제들도 많은데 굳 이 나를 발표자로 부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작은 축제로 시작해서 올해 로 4회째를 맞고 있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하 GMF)은 매년 꾸준히 20~30% 성장하고 있고, 어떤 기관이나 지자체의 도움도 받지 않고 독자적인 힘으로 우리 만의 영역을 만들고 있다. 다른 축제들의 1/3에서 1/4 정도의 예산으로 행사를 운 영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 때문에 GMF를 건강한 축제라고 판단해주고 있는 게 아 닐까 생각한다. 일시 : 2010년 10월 23일(토) ~ 24일(일) / 장소: 올림픽공원 구성 :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클럽 미드나잇선셋, 러빙 포레스트 가든, 카페 브로섬 하우스 등 4개 스테이지, 다양한 이벤트와 컨텐츠 부스 주최 : 민트페이퍼(Mint Paper) 제작 : 퍼레이드(Paraid), 엠넷미디어(Mnet Media)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SOUP, New Balance, LG U+, Naver- Music, ithinkso, 싱글즈 10.23(토) 프로그램 라인업 10.24(일) Mint Breeze Stage 대부분이 GMF를 초식들을 위한 음악축제 혹은 여성친화적인 음악축제 라고 알 고 있는데, 이 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팩트로 여기는 것 은 그런 부분이 아니다. 올해 4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뒷면 행사사진 참조)은 10월 23일, 24일 이틀 간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졌다. 첫 회는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했지만, 2회부 터는 잔디마당을 메인사이트로 펼쳐졌고, 올해는 총 5개의 무대를 운영하였다. 이 틀 동안 유료 및 무료를 합쳐 약 4만 명의 관객이 축제를 찾았고, 1일권의 경우 축 제시작 보름 전에 매진되었다. 양방언 NO RELPY with 한효주 재주소년 TIAGO IORC VODKA RAIN ONE MORE CHANCE NARU 이승환 CLAZZIQUAI PROJECT WONDER BIRD HARVARD 이한철과 여행기술단 오지은과 늑대들 KINGSTON RUDIESKA CLUB MIDNIGHT SUNSET 이소라 PEPPERTONES 심성락 THOMAS COOK Pia-no-jac DAYBREAK 안녕바다 김윤아 TEENAGE FANCLUB 언니네이발관 이승열 3호선버터플라이 짙은 몽니 라인업을 보시면 알겠지만, 많은 사람이 아는 뮤지션도 있고 잘 모르는 뮤지션들 도 많이 출연한다. 올해는 60팀 이상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는데, 주위 사람들한 테 출연진 중 아는 사람이 누구냐 물었더니 2~4명 정도만 알더라. 그럼에도 불구 하고 매년 20~30%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올해도 조기매진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 들이 성원해주었던 이유, 그 이유는 다른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재형 EPITONE PROJECT with 심규선 GUCKKASTEN(unplugged) CHRIS GARNEAU 10CM 박새별 BARD LOVING FOREST GARDEN 뜨거운 감자 이지형 한희정 OLIVIA 좋아서하는밴드 옥상달빛 가을방학 Cafe Blossom House 9와 숫자들 소히 랄라스윗 ARMY 바람을 가르고 DEAR CLOUD STARRY-EYED PONY 조정치 TUNE Busking in the Park 낭만유랑악단 달콤한소금 반반프로젝트 아서라이그 요술당나귀 김철연 보싸다방 일단은준석이들 집시앤피쉬오케이스트 파티스트릿 20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21

하나, 감성을 움직여라 회생활을 하는 외로운 여성들이 없으면 우리 대중문화는 완전히 망할 수밖에 없 다는 것이다.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향 자체가 굉장히 외롭다. 공연장 또는 영화관 등을 찾는 사람들,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고 비용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현대사회 이 외로운 사람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자기한테서 돈 벌어가는 것은 좋은데 자신에 가 굉장히 외롭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외롭지 않은 사 람들 가령 연애를 하는 사람들, 친구들과 당구를 치는 사람들을 보면 문화생활을 안하지 않나. 대해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돈 버는 도구로만 보는가,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돈 을 지불하는 순간 자기가 돈 쓰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감성을 움직인다는 것은 같은 돈을 써도 내가 이것을 통해서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할 거야 하는 감 정 이 이입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이폰 등 새로운 제품들을 많이 사용하는 데 대부분의 문화는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다. 대중문화는 결국 서비스업 이라고 생 는 물론 기능과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품이 주는 감동이 있기 때문 각하는데 한국문화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런 점을 쉽게 간과한다. 공연을 다니는 에 그 비싼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공연도 많고 더구나 외 사람들은 외롭기 때문에 그들의 벗이 되어야 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결과로 만 국아티스트가 출연하는 음악페스티벌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페스티벌 들어 보여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공연이나 행사 등의 사이트를 가 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내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 보면 행사 전에는 간, 쓸개라도 빼줄 것처럼 모든 관련 정보들을 상당히 많이 올려 고 생각한다. 놓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면 댓글이 하나도 없다. 전화도 받지 않고 심지어 도메인 이 만료되는 사이트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다. 하다못 나는 이처럼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대중문화 사업을 하는 해 시장에 가서 500원짜리 물건을 사도 불량이면 바꿀 수도 있고 서비스로 뭔가 더 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는 가진 것도 없고, 출연진들도 몇 주기도 한다. 그걸 보면서 관객들을 돈 버는 도구로 이용한다는 느낌을 나 역시도 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80%에 가까운 아티스트 많이 받았다. 요즘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에서 서비스가 간과되지 않는데 이상하게 들이 홍대에서 음악하는 아티스트들, 몇백 명 앞에서 공연해 본 적도 없는 아티스 도 대중문화를 파는 분야에서는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하 트들이다. 예산도 다른 큰 축제의 1/3에서 1/4 정도이고, 장소도 서울이기 때문에 고 잘못한 것에 대한 지적도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 아티스트십이 워낙 강해서 그 예산의 15~20%가 대관료로 지출된다. 그렇다고 스폰서를 많이 모으는 것도 아니 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GMF는 음악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관객들의 기본적인 성 다. 어떻게 보면 관객들의 입장료로 치러지는 페스티벌이다. 향을 생각하고 그것에 맞춰가려 최대한 노력해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전략을 사용했다. 아까 말했던, 이쪽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공연이 없어도 일 년 내내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많은 사람 을 이해하려 노력했고 지금도 배워 나가고 있다. 페스티벌 하는 동안에는 아침 9 들이 이 페스티벌에 관심을 갖도록 이달의 아티스트 를 선정하고, 사람들이 관심 시에 출근해서 새벽 2시에 집에 가는데, 퇴근해서도 몇 페이지의 게시물이 올라오 가질 만한 기사를 쓰고 인터뷰를 하고, 심지어 라디오 진행도 하면서 쌍방향 소 든 댓글은 다 달고 잠을 잔다. 이미 공지사항에 올라와있는 내용, 다른 사람들이 통을 위해 노력한다. 사이트에 관심을 갖거나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 앞서 질문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계속 올라오지만, 답변을 다 올린다. 보통 똑같 들로, 그들은 감성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다. 고독과 감성은 굉장히 밀접하다. 대 은 질문일 경우 똑같은 답변을 복사해서 붙이는 사이트도 있는데 그런 댓글은 달 중음악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자주 안타까워하면서 이야기하기를, 20~30대의 사 려도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우리는 관객의 연령, 문체에 따라서 답변의 내용을 바 22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23

꿔 쓰려 노력한다. 그리고 댓글이나 홈페이지 게시글에도 일정한 톤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와 다른 사람, 딱 두 명만 이 업무를 담당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굉 둘, 입소문 전략 장히 쉽기도 하면서 어렵기도 한 부분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중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올해 페스티벌 레이디 는 한효주 씨였다. 한효 주 씨가 요즘 한창 주가가 올라 광고비가 엄청 이렇게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좀 자랑 같아서 미안하지만, 2008년에는 처음으로 출연진을 발표하지 않고 예매를 오픈했는데 1천명이 예매를 했고, 2009년에는 2 천명, 올해는 3천명이 예매했다. 일 년 동안 위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유 대관계가 쌓였다는 얘기이다. 제일 기쁜 일이 우리가 하는 일과 방향에 관객들이 계속 따라오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댓글을 달기도 전에 먼 저 댓글에 답변을 달고 설명해주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비싼데, 좋은 취지로 접근하니까 많이 도움을 주려했고 결국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았다. 우 리가 틈새를 잘 공략했던 것 같다. 한효주 씨는 기타도 칠 줄 알고 음악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어려운 음악시장을 위해 합심해서 발전적인 것들을 해보자는 데 의견이 맞았던 것이다. 생각한다. GMF의 사례에서 두 번째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신 입소문 전 사실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우리 페스티벌은 제일 많은 관객을 동 원하는 축제도 아니고 서울시나 문광부에서 높게 평가받는 축제도 아니다. 우리 는 매체플레이도 거의 하지 않고 관객수를 부풀리지도 않는다. 한국은 사람 많이 오는 게 제일인데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축제는 그렇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리에 초청되어 축제의 장점이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자꾸 베껴간다. 그들이 베껴서 쓴 제안서가 돌고 돌아 우리에게 다시 들어오는 일도 매년 반복된다. 략이다. 실제로 우리 정도의 음악페스티벌에서 예산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홍보비이다. 그런데 우리는 첫 회부터 홍보비를 많이 책정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가 입소문을 내고 다녔다. 진정성을 담아 다 른 사이트 게시판에 돌아다니면서 직접 글을 썼고 그 다음에는 관객들이 소문을 내주었다. 그리고 2008년도에는 이하나 씨, 2009년 김재욱 씨, 올해는 한효주 씨 가 페스티벌 가이나 페스티벌 레이디를 맡아줬다. 페스티벌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크리에이티브, 추진력, 이슈라 그래서 이런 자리에 나오는 게 많이 부담되지만, 그럼에도 나온 것은 한편의 자신 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 자신감이라는 것은 아까 말했던, 아무리 머리로 이해하려 고 해도 실제로 새벽 4시까지 댓글을 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걸 하기 위해서 소비자 를 먼저 생각했고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자고 생각했다. 그것이 시발점 이었다. 우리 페스티벌에서 제일 중요한 것, 관객을 이해한다 는 것에 대한 이야 기는 이 정도로 마칠까 한다. 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 중 한가지라도 없으면 축제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슈 를 크리에이티브 에 붙여 전략을 세우고 홍보를 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출 연진 이름을 쫙 나열해 놓는 것보다는, 핫하고 동경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진짜 음 악이 좋아서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신기함을 준 것이다. 포스터 사 진 한 장만으로 축제에 가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고 즐거울 것 같은 이미지 를 주려는 전략이 있었다. 또 보통 음악공연의 경우 현장에서 사진, 동영상 촬영이 안 되는데 GMF의 경우 절대 안 된다던 아티스트들도 설득해 현장에서 사진을 찍 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기자들보다 먼저 관객들이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서 사 24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25

진, 현장분위기 등을 올린다. 문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체험이다. 가고 싶 충격을 받아서 올해는 강화해야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지난해보다 사람이 더 많이 다는 글 백 개보다는, 실제 다녀온 사람의 글 하나를 통해 주변 친구들이 관심을 왔지만, 쓰레기는 30~40% 줄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다 보면 버리는 사람 갖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알게 모르게 점조직으로 입소문이 난다. 이 더 미안해지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람들이 더 미안해지는 분위기가 될 것이 고 결국 이것이 계몽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문화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체험 이다. 오픈런 공연이 초반에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 같은 경우 는 다녀간 관객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엄청 올려줬다. 나도 깜짝 놀랐다. 하루가 지 났는데 인터넷에 몇 백 개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렇게 서로 소문 내주는 상 넷, 체험 황이 되더라. 관객들이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 고 이 사람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다 보니, 그런 부분이 온라인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확산된 것 같다. 또 하나,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면 된다. 앞서 관객들이 출연진을 보 지 않고 티켓을 예매하는 점이 우리 축제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했는데, 또 하나의 즐거움이자 자랑은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모든 음악축제에서 판 음반을 다 합친 것보다 우리 축제에서 음반이 더 많이 팔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음반이 만장 이상이 팔린다. 상상이 안 되는 숫자다. 만장이면, CD가 박스로 100박스가 셋, 메시지 넘는 양이다. 요즘 누가 음반을 사? 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이 음반을 안사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살 곳이 없다는 것이다. 기념품 같은 의미로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페스티벌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순기능 중 첫 번째는 메시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콘서트에 가면 관객들은 앉아 있다가 가기 때문에 동선이라는 것이 없다. 어쨌든 음반을 사서 만져보고 앨범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관객이 느끼게끔 분 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도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음악축제는 많은 관객들이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체험도 하고 보기도 하는 등의 즐거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돌아다니 면서 볼 수 있는 축제에 메시지를 넣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환경 을 강조하고 있다. 이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 가 면 더럽게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안한다. 극장에서 영화 끝나고 나오는 자리 둘러 앞으로는 많은 가족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생각이다. 음 악축제는 단순히 놀고, 먹고, 마시는 곳이 아니라 공공성, 체험 같은, 대중문화를 영위하는 관객들에게 주는 하나의 혜택이자 즐겁게 모이는 장을 만드는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보면 팝콘, 음료수컵 등이 50% 이상 그대로 꽂혀 있다. 오죽하면 청소하는 아줌 마들이 이건 우리가 정리할 테니까 버리기만이라도 잘 해달라고 한다. 이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사람이 많이 모이기 시작하면 개개인들이 전부 흐트러지 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아티스트가 먼저 나서서 환경운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스태프랑 환경운동하 는 아티스트들이 쓰레기를 직접 분리수거하고 직접 가져다 버렸다. 지난해 너무 이종현 마스터플랜 대표 MBC FM의 작가와 MTV KOREA의 PD/VJ/작가를 거쳐 2001년부터 음반과 공연을 기획하는 (주)마스터플랜프로덕션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07년부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총괄제작했으며, 그 외에도 재즈아카데미 등에서의 강의, 음악평론과 기 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6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27

FSS Handbook [참고1] 2010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행사 사진 28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29

[참고2] 2007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기획의 글 양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GMF의 방향성과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서울 한 복판의 대형 공원인 올림픽 공원은 GMF의 모체인 민트 페이퍼가 추구하는 도시 적인 세련됨과 청량한 여유 라는 방향성과도 일치하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입니 다. 나들이 떠나기에 가장 멋스러운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GMF는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고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모던하고 스타일리시한 음 모던한 페스티벌 이미 한국에는 수많은 음악 페스티벌들이 있습니다. 모두 각자의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공연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귀중한 행사들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가까운 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문득 이러한 질문이 등장했습니다. 왜 악(문화) 애호가들을 위한 페스티벌이자 소풍이 되길 희망합니다. 끝없이 이어질 very special한 공연들 음악 페스티벌은 모두 시끌벅적 해야만 할까? 공연 관람 자체는 참 즐거운 일이 지만, 언젠가부터 음악 페스티벌에 가기는 다소 부담스럽고 두렵기까지 하다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찌는 듯한 더위에 공연장은 멀고 시종일관 몸싸움을 하 며 뛰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먹은 탓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이것은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하루에 많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기존 페스티벌의 장점은 살려놓은 채 좋아하 는 라인업과 쾌적한 공연 환경이라는 나만의 바램을 더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상 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바람을 담아 기획하게 된 페스티벌이 다름 아닌 GMF 입니다. GMF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즌에 나들이 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접 할 수 있는 페스티벌을 추구합니다. 국내외 유명 페스티벌들을 떠올리면 등장하 는 진흙판, 슬램과 다이빙, 밤샘 캠프 등이 GMF에는 없습니다. 그 대신 GMF는 음악을 배경으로 가벼운 차를 한잔 곁들이고, 공원에서 연인과 데이트를 할 수 있 으며, 다양한 공연 속에 오래된 친구와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깔끔하고 차분한 신 개념의 페스티벌을 제안합니다. GMF는 3~4곡을 끝으로 무대가 전환되는 형식의 페스티벌이 아닌 각 아티스트만 의 아이덴티티와 분위기 연출을 통해 팬들이 원하는 깊이 있는 느낌을 담기로 방 향을 정했습니다. 물론 각 아티스트의 단독 콘서트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최 소한 50~60분의 공연 시간을 통해 충실한 자기만의 무대 연출과 팬들과의 교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태프들과의 충분한 사전 대화를 통해 아티스트가 최 적의 연출과 무대를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며, 아티스트의 현장 도착에서 공 연장을 떠나는 시점까지 각 팀마다 1:1의 전담 스태프가 투입되어 불편함이 없도 록 할 예정입니다. 넓은 무대 활용과 다양한 연출이 가미된 민트 브리즈 스테이 지(Mint Breeze Stage), 어쿠스틱 사운드에 기초한 GMF만의 하이라이트 러빙 포레스트 가든(Loving Forest Garden), 신선한 음악의 감동을 선사할 블로썸 하우스(Blossom House) 로 나뉘어 펼쳐지는 GMF에는 매해 페스티벌의 이미지 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칭/The Legend of GMF)와 GMF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아주 특별한 아티스트(가칭/Very Special of GMF)를 선보일 계획이며, 아티스 트 사이의 협연, 색다른 레퍼토리의 무대 등도 기획될 전망입니다. 또한, 국내 최 고의 디제이들이 선사하는 라운지와 보사 리듬에 맞춰 한낮의 티타임을 가져보는 이색적인 시간도 펼쳐집니다. 가을에 떠나는 가벼운 피크닉 GMF는 피크닉의 느낌이 가득한 페스티벌을 추구합니다. 그런 이유로 공연 관람 에 크게 부담 없는 위치와 장소,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쾌적한 환 아티스트와 레이블이 중심에 서있는 무대 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GMF의 장소로 올림픽공원이 선정된 점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화장실,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편의점, 주차, 현금지급기 등 모든 편의 시설이 불편함 없이 준비되어 있고, 어느 누구나 일반적인 교통편으로 접근 이 용이한 장소이며, 게다가 미술관, 산책로, 여가 시설 등 페스티벌에 걸맞은 다 무엇보다도 GMF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페스티벌의 라인업과 차별화된 출연진일 것입니다. 그간 조용한 음악 스타일로, 또는 세팅의 어려움으로 페스티벌 무대에 서기 어려웠던 다수의 팀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많은 팬들과 만나기 위해 여기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많은 레이블, 아티스트들이 한 배를 탄 30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31

[참고3] 2010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보도기사 도심 속 음악축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가다 마음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도모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한국의 모던씬을 대표 하는 20개가 넘는 레이블들이 어느 한쪽 치우침 없이 고르게 참여하고 있다는 점 야성 잃었지만 문턱 은 낮아져 경향신문, 2010년 10월 25일자 은 GMF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 또한, 페스티벌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일부 레이블과 아티스트들이 직접 자문 위원으로 참여하여 소중한 조언 을 아끼고 있지 않다는 점은 GMF의 가장 큰 힘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버라이어티한 문화 축제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축제입니다. 그 동안 수많은 음악 페스티벌들이 양질의 음 악과 관객을 이어주는 촉매 역할을 하기 위해 큰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러 한 모습만으로도 음악팬들에게는 충분히 축제의 장으로써 마땅하나, GMF는 음악 페스티벌이라는 이면에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유모차를 끌고 음악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1969년 우드스탁에서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세계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유명 한 당시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진흙투성이였고, 도처에서 자유롭고 즉흥적인 사랑 놀음이 벌어졌으며, 무엇보다 환각제가 넘쳐났다. 그러나 69년 이후 음악 페스티 벌의 모습은 크게 변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매년 가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 서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 사진)이었다. 2007년 처음 시작한 이 행 사는 도심 속의 음악 페스티벌을 지향한다. 나 소중한 주말을 GMF란 피크닉과 보내겠노라 마음을 정하신 분들께 보다 많은 추억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우선 GMF에는 음악 페스티벌 최초로 페스티벌 레이 디(Festival Lady)가 있습니다. 민트 페이퍼와 GMF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이미지의 페스티벌 레이디는 영화제와 같이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홍 보 대사의 업무 외에도 보다 적극적인 부분에서 관객들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입 GMF의 메인 스테이지라 할 수 있는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는 잔디마당에서 열 린다. 무대 전면에는 스탠딩 관객을 위한 공간이 설치됐고, 나머지 잔디밭에는 피 크닉 존이 몇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었다. 공간이 넓어 유모차를 끌고 들어가기 에도 부족하지 않았다. 니다. 페스티벌 홍보물의 이미지는 물론, 페스티벌 당일에도 이곳저곳에 적극 참 여하며 관객과 호흡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GMF에는 민트 페이퍼가 추구하는 방향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나만의 맞춤형 여행 상담 부스, 출연진들의 폼 나는 음반과 머천다이징을 판매하는 부스, 다이칸야마의 분위기를 옮겨온 노천카 페, 트렌드를 꿰뚫는 다양한 문화 강좌, 재밌는 물건을 사고파는 오픈 마켓, 각종 전시와 패션쇼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들이 페스티벌 내내 쉴 새 없이 펼쳐집니다. 관객 구성은 남녀 커플이 가장 많았고, 여성끼리 온 그룹도 다수였다. 대략 살펴 봐도 여성 대 남성 비율이 7 대 3 정도였다. 무대 위의 뮤지션들은 여성친화적 코 멘트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밴드의 보컬들은 하나같이 잘생겼다. 23~24일 공연 한 팀은 양방언, 이소라, 페퍼톤즈, 이승환, 클래지콰이, 김윤아, 이지형, 이승열, 짙은 등이었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펑크 밴드, 기타와 드럼과 목청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 않는 헤비메탈 밴드는 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덕분에 유모차 안의 아기도 꽤 오래 잠들어 있었다. 관객들은 좋아하는 밴드가 나오면 스탠딩 존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미동하지 않 는 관객이 더 많아 보였다. 잔디밭 위의 관객들은 공원에 피크닉을 나온 듯한 분위 기였다. 1일권이 6만6000원인 음악 축제에 와서 책을 읽는 사람도 많았다.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누워 자는 이도 있었다. 서로 팔베개를 하거나 무르팍에 누운 남녀 도 눈에 들어왔다. 친환경 을 강조하는 GMF의 이동식 화장실은 깨끗했고, 쓰레 기 분리수거도 잘 시행됐다. 초창기 한국의 록 페스티벌보다 발전한 점은 스태프의 역량이었다. 잔디마당에 는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와 신인급 뮤지션이 서는 작은 무대가 마주보고 서 있다. 32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33

민트 브리즈의 공연이 끝나면 작은 무대의 공연이 이어지는데 정해진 시간표에 꽉 찬 스탠딩석,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피크닉존을 본 페스티벌 레이디 한효 서 큰 오차 없이 진행됐다. 예전의 록 페스티벌에서는 밴드마다 사운드 체킹 시간 주의 한 마디는 짱 신기해요!. 하지만 뮤지션들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관객들 을 조금씩 더 잡아먹는 바람에, 마지막 밴드에 이르면 예정보다 1시간씩 늦어지 역시 신기한 감정을 느끼긴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무대에서 가장 조촐한 악기 는 일이 다반사였다. 를 들고 나왔다 며 수줍어하던 재주소년이 앵콜곡으로 탬버린을 치며 차세대 감 성 트로트, 지하철 드 로망스 를 들려줄 거라고 그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유상 오늘의 록 페스티벌은 야성을 잃었다. 69년 우드스탁 같은 문화 혁명의 기운은 언 급하기조차 민망하다. 우드스탁의 더러운 화장실과 바가지, 비좁은 숙소는 낭만 이었겠지만, 이제는 불편이다. 대신 음악 페스티벌의 문턱은 낮아졌다. GMF는 이 곳에서 공연한 뮤지션을 단 한 팀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요즘의 음악 페스티벌은 위대하거나 혁명적이거나 파격적이지 않다. 나른하고 일상적이고 합 봉(기타)은 이런 곡을 GMF에서 부르게 될 줄 몰랐다 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지만 관객들 역시 이런 노래를 GMF에서, 그것도 착하고 순한 느낌의 재주소년 무대에 서 듣게 될 줄은 몰랐을 거다. 게다가 남성팬들의 구호에 맞춰 우윳빛깔 한효주 를 함께 외치는 한효주라니! 노을이 지는 야외무대에서 탬버린 소리를 곁들인 트 로트와 어우러진 우윳빛깔 한효주 야말로 짱 신기 한 광경이다. 리적이다. 오늘날의 음악, 그리고 생활도 그렇다.(백승찬 기자) 두 명의 일일 DJ가 동시에 디제잉을 하는 Goast Dancing 은 GMF 속 실내 아지 트였다. 하얀 천막 안에 들어가 헤드폰을 끼는 사람만이 디제잉을 들을 수 있는 GMF / 별 하나 달 하나가 뜬 하늘 아래서 [10아시아] 2010년 10월 27일자 이곳은 침묵과 격렬한 몸짓이 공존하는, 일종의 모순적 공간이었다. 화려한 디제 잉, 헤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쥑이네,첵첵, 여러분, 춤 안 추실 거예요? 라는 추 임새에 목석처럼 가만히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관객은 두 DJ가 서로 자신의 무대로 데려가려고 탐낼 정도로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고, 침묵의 원 언니네이발관의 기타 이능룡이 GMF는 초식동물을 위한 페스티벌 같다 고 말했 칙을 어겨 밖에서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 이 들어올 만큼 시끌벅적했던 데이브레 다. 그리고 바람을 가르고의 보컬 준수는 GMF 관객은 시크하다 고 말했다. 틀 이크 보컬 이원석의 디제잉은 거의 팬 미팅에 가까운 무대였다. 신나면 흔들고 더 린 말은 아니다. 야외 피크닉존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양옆으로 몸을 흔드는 관 신나면 소리 지르는 이들은 초식동물도, 시크한 관객도 아니었다. 단지 부드러운 객들이 대부분이고, 스탠딩석도 기껏해야 박수를 치거나 노래에 맞춰 두 팔을 휘 선율 앞에서는 초식동물로, 마음껏 뛰고 춤추고 싶을 땐 와일드한 육식동물로 변 젓는 정도니까. 지난 10월 23-24일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첫 문장을 이렇게 고쳐보는 건 어떨까. GMF는 지킬앤 (이하 GMF)에서는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이소라가 별 하나 달 하나가 뜬 하늘 하이드 들을 위한 페스티벌 같다. (이가온 기자) 아래서 노래를 부르고 느릿한 말투로 멘트를 이어갈 때도 관객들은 차분하게 그 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그래서 GMF에는 열광보다 심취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그런 GMF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난 공간은 에피톤 프로젝트, 정재형, 이지형, 10cm 등 어쿠스틱 뮤지션들의 공연으로 구성된 Loving Forest Garden 무대였 다. 노을이 지고 하늘이 어두워질수록 건반과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은 더욱 짙어 졌고, 데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대에 서는 것이 떨린다는 차세정은 선 인장 을 부르는 도중 객석으로부터 퍼져 나오는 비눗방울을 보고 할 말을 잃는 감 성을 지닌 뮤지션이었다. 88호수를 등지고 꽉 찬 객석을 마주하는 무대만큼 서정 적인 공간이 또 있을까. 관객들이 수변무대에 한번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았던 이 유도 바로 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은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34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35

질의응답 Q1. 흥미로운 책을 많이 내신 것 같다. 현대인의 심리를 다룬 책의 셀링 포인트 녀가 슈퍼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질문과 다른 얘기를 해서 미안하다. 는 무엇인가? Q4. 페스티벌에서 환경 외 어떤 컨셉을 갖고 있는가? 지향하고자 하는 벤치마킹 A1. 하지현 최근 여행서적이 출판분야의 굿아이템에서 빠지고 있다. 업데이트 페스티벌이 있는가? 가 필요해, 1년만 지나도 새로 사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템은 첫째, 업데이트 안 해도 되는 책, 둘째, 보편적인 책, 정의란 무엇인가 와 같이 보편적인 아이템 이 예상외로 오래 간다. 내가 쓴 소통의 기술 도 소통 이라는 보편성 때문에 3년 반 전에 출간되었음에도 아직 근근이 팔리고 있다. 기술 에 대한 얘기는 환상을 심어준다. 가령 설득의 심 A4. 이종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페스 티벌이 있었다. 가족끼리 와서 산에서 캠핑하다가 아침에 목장우유를 상쾌하게 마 시고 요가도 하는, 웰빙축제다. 우리가 하고 있는 페스티벌은 세 개인데, 메인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은 서울 시 리학 은 내 생각에는 일반인이 볼 책이 아니다. 어려운 학술 서적인데도 불구하고 내에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페스티벌은 곧 지역, 장소의 특성과 연관되기 때 그 책을 읽으면 자신이 설득을 잘 할 것 같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즉, 어떤 무엇인 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은 특별히 지향하는 외국페스티벌은 없다. 가에 기술 을 준다는 책에 대해 갖는 환상이 있다. 하지만, 책 제목은 계약상 출판 사의 권한으로 내가 요청한 것은 아니다. 내년 또는 앞으로 메시지로 주력하고 싶은 것은, 유기견을 비롯한 동물 관련 메시 지를 구현하고 싶은데, 관객들의 이해와 현장의 분위기가 함께 되어야 하는 부분 소통의 기술 도 그런 맥락에서 기술 이라는 말이 갖는 환상이 있지만, 근본적으 이 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로 그보다 더 독자들에게 충분히 울림을 주는 현실의 조건, 삶에 있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의 방향 변화 등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부분들을 얘기했다. Q5. 협찬은 어떻게 진행하는가? Q2. 총 예산이 얼마인가? A5. 이종현 국내 포함하여 전 세계의 페스티벌에서 50%는 티켓 수입, 30%는 스 폰서, 나머지 20%는 부가수익이 되는 게 정상적이다. 우리 축제의 경우는 티켓 A2. 이종현 참 민감한 질문이다. 1회 때는 예산이 3억이었는데, 1억 5천만원 적 수입이 70~80%이고 스폰서, 부가수익이 20%를 차지한다. 서울 한복판에서 하기 자였다. 2회는 6억, 3회는 8억이었고, 올해는 9억이다. 1년 동안 페스티벌을 준비 때문에 스폰서가 들어온다 해도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에 하는 사전 인력비 또는 시스템비용 등을 포함하면 10억이다. 다 받을 수도 없다. 스폰서가 많이 들어오면 우리가 하려는 것들이 많이 희석되기 때문에 지금 해주는 정도로 감사하고 있다. 발품 팔고 다니면서 제안서를 들이민 Q3. 페스티벌의 성격과 <슈퍼스타K2>에서 이슈가 된 장재인과 비슷한 부분이 있 다. 고, 대중의 변화된 문화적 기호로까지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대중 의 심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Q6. 맨 마지막에 보여준 나를 묶어 놓은 나 사진이 인상적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풀려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에게 타자는 어떻게 다가가야 A3. 이종현 내가 얘기할 게 아닌 것 같지만... 대중문화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하나? 공중파 집중적이라는 것이다. 보이는 것만 믿고 따라간다. 과연 홍대나 대한민국 에서 음악하는 사람들 중 장재인 만한 사람이 없어서 사람들이 장재인을 그렇게 A6. 하지현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나도 모르겠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열 신봉하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올해 페스티벌에 장재인을 세웠으면 좋 쇠를 여러 개 쥐고 있는데 어느 게 맞는지 모른다는 것은 결국 내가 열쇠 갖고 있 겠다는 스태프들이 있었는데 절대 세우지 않았다. 페스티벌은 페스티벌만의 룰이 다는 것은 알지만, 어느 열쇠인지 모르는 거니까 혼자서 안 되면 전문가와 상담을 있어야 하고 판을 만드는 각각의 방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장재인 통해서 해결해라. 열쇠가 안 맞는다고 화나서 바닥에 던져놓아선 안된다. 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장재인을 능가할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 36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37

Q7. 익숙함, 관성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A9. 하지현 결국 엔터테인먼트라 생각한다. 절대로 현대생활에서는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A7. 하지현 나이를 먹으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갈까? 라고 다들 똑같이 얘기 때문이다. 너무 뻣뻣해도, 너무 물렁해도 싫어한다. 우리는 그런 점을 치유적 환 한다. 그것은 관성처럼 살기 때문인데, 삶이 매일매일 똑같은 것이다. 아기를 보 상 즉 치유 받고 싶은 환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면 첫 돌때까지 사진앨범이 두 권인데 그 다음 해엔 한권, 그 다음 5년 동안 1권, 최근에 1권 등 앨범을 채우는 기간이 벌어진다. 즉, 관성적인 생활을 하니까 그날 이 그날인 것이다. 이러한 관성에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정체되어 있다는 문제를 인식해 야 한다. 두 번째,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고 매번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그 치유적 환상이 수동적으로는 그것을 향유함으로써, 그리고 능동적으로는 내가 그것을 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예술 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나와 현실 사이에 환상이라는 접점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 RM 안에서 내 내면이 변화 와 치유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한다. 공연이나 페스티벌 등을 통해서 자신의 잃어버렸던 일상, 세상에 존재하는 조금만 더 주변으로 나가면, 우리 사회에서 광장문화가 갖는 접점이 바로 그 점이 다른 것을 확인하고 경험하면서 자신이 변화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아까 언급한 것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외롭 그리고 절실해야 한다. 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 변할 필요가 없다. 절실함이 다. 하지만 자신의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가령 서울광장에서 월드컵경기를 함 있는 사람만이 변화할 수 있다. 께 응원하거나 촛불집회에 참여할 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는 나와 똑같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외로움들이 일시적으로 소 Q8. 지방에서 음악은 서울의 음악과 흐름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된다. 어루만져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음악 같은 현대음악이 아닌 풍물놀이를 어떻게 친근하게 어필할 수 있 을까? A8. 이종현 페스티벌을 시작할 때 취지 중 하나는, 기존 음악페스티벌에서 잘 부 르지 않는 공연팀을 모아서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던, 포크 경향의 아티스트 들이 많이 출연했다. 계속 그 팀들을 부각시키다 보니 그런 스타일로 굳어지는 경 향이 있다. 지금 홍대에는 감성 음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이런 성향의 신인 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규모가 커지고 좀 더 좋아지면 판을 잘 만들어 놓고, 오래 음악하신 분들, 콘서트 한번 하기 힘드신 분들을 멋있게 부각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지방의 경우 공중파 집중의 분위기가 너무 강하다. 지방에서 음악하는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 가면 TV에 나오는 사람들만 알아본다. 서울에선 유명해서 다니지 못할 정도인데도 TV에 안 나오면 알지 못할 정도로 공중파 집중적이다. 옛날이나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에게 문화다양성을, 긍정적인 자세를 만들어 주는 툴이 없는 한, 한두 사람의 힘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9. 오늘 공연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공연 관련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왔 는데,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어떤 동기를 갖고 오는지 또는 어떤 것을 기대하 고 오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38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39

SESSION 2 시대읽기 강연2 소셜미디어로 세상을 읽다 공명의 비밀 in the age of Social Media 송인혁 TEDXSeoul 오거나이저 2010년을 휩쓴 사회 트렌드, 소셜미디어의 등장이 가져온 세상의 변화를 읽고, 첨단 의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기획사례를 통해 사회 환경을 반영한 예술 기획의 방법을 모색합니다. SESSION 2 시대읽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이 마음속으로 생각했으면 하는 두 가 지가 있다. 어느 날 한 기자가 한강 근처를 걸어가다 모 대기업 소유의 LFD(Large Format Display, 여러 화면으로 하나의 큰 화면을 구성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봤는데 그 중 두 개의 디스플레이어가 고장이 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 주일 뒤 우연히 다시 그 길을 지나다 보니 그 LFD가 고장 난 채로 있었다. 기자는 어, 이거 봐라. 안 고쳤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얼마 뒤 그곳에서 시민참여 축제가 열 려서 가봤더니 그 LFD는 여전히 고장이 나 있었고, 이 기자는 기사를 썼다. 시대읽기 SESSION 1 모 기업이 요즘 어렵다고 하더니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길거리를 오가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는 그 기업 직원이 한명이라도 있었을 텐데, 누구 하나만이라도 이 얘기를 회사에 전달했더라면 분명히 이 LFD는 고쳐졌을 것이다. 한마디로 오 너십이 없다. 기사가 나가자 회사는 난리가 났고, 회장까지 대노해서 결국 품질관리 팀과 관련 시스템이 부활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만약 내가 이 회사의 직원이거나 우리 회사에 이런 일이 있다고 가정하자. 내가 그곳을 지나다가 고장 난 광고판을 봤다. 그러면 누구 한테 연락해서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일화가 말하는 문제의 핵심은 사실은 주인 의식이 아니었다. 내가 그것을 고치고 싶고 수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얘기 할 곳이 없는 것이다. 누구한테 얘기해야 할지 모른다. 이것이 현재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이다. 이제 부서의 벽을 넘어서 어떤 주제이든, 내가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 사람 또는 내가 원하는 사람과 닿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까지의 방식은, 예를 들면 채팅과 비슷하다. 채팅을 하려면 내가 채팅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 대상이 누군지 모르면 채팅을 할 수 없다. 결국 내가 모르 는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한다. 실제로 몇 단계 를 거치면서 그 사람을 찾는 일은 너무 힘들다. 그러니 내가 회사에 기여하고 싶어 40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41

도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 기업들이 가진 구조적 우리 아이다. 이 아이는 어려서부터 아이폰이나 노트북, 블루투스 사용에 거리낌 인 문제의 한 예다. 그리고 이것이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얘기이다. 이 없었다. 올해 다섯 살인 아이의 유치원 입학식에서 있었던 일인데, 내 전화가 울리니까 본인이 블루투스를 사용에서 전화를 받더라.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 두 번째 이야기이다. 사람들로 꽉 찬 펍에서 맨 뒤 손님이 맥주를 주문했다. 사람이 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보고 배워서 무리 없이 쓴다.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겠 너무 많아서 뚫고 지날 수 없다면 어떻게 그 맥주를 전해줄 수 있을까? 전달이다. 지만 아이폰, 노트북 등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시대에 사는 이 아이들은 우리 어렸 SESSION 2 시대읽기 그런데 중간과정에서 전달하는 사람은 내가 누구한테 전달하는지, 내 옆사람이 누 구인지도 모른다. 최종방향이 저쪽인 것만 알고 그냥 전달할 뿐. 결과적으로 그 맥 주는 그 사람에게 전달된다. 결국 임의적 친절(Random Kindness)을 베풀어서 최 종 목적지까지 가게 한다. 이것이 소셜미디어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을 때와는 다른 패턴의 삶을 살고 있다. 사고의 기반자체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 다. 내가 하려는 얘기는, 세상은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소셜미디어 등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20대, 30대는 물론이고 그 밑의 아래 세대에 거대한 물 결이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읽기 SESSION 1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탄생 공명 Resonance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공명 이다. 소셜미디어가 공명 과 연결되어 있고 공 명이 하이테크 라는 것을 만났다.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켰을까? 라디오와 인터넷 중 먼저 나온 것을 물어보면 라디오라는 대답이 빨리 나오는데 라 디오와 팩스 중 먼저 나온 것을 물어보면 헷갈려서 대답이 안 나온다. 답은 팩스다. 기술의 발전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두 번째 질문 에서 대답이 헷갈릴까? 그 이유는 우리는 그 세대 즉, 라디오와 팩스가 나온 뒤에 모든 존재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멈춤이라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서 태어났고 라디오와 팩스가 너무 일반화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라디 로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고 주기를 갖는다. 나는 이것을 공명이라고 오와 팩스는 과거에 나온 것이지 어떤 것이 먼저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때부터 공명이 생기고 두 명 이상의 사람들 이다. 다음 사진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 만나 그 감정들이 공명을 일으킨다. 같은 스피드로 서로 다른 시간차를 갖고 움직이기 시작한 메트로놈을 움직이는 받 침 아래에 올려놓으면 어느 순간 메트로놈의 주기가 같아진다. 이처럼 공명이라는 것은 사실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더라도 어떤 플랫폼이나 환경 안에 있으면 서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건 특수한 환경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이다. 우리 는 이렇게 주변에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는 공명의 세상에 살고 있다. 박수를 한 번 쳐보자.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박수 소리가 똑같다. 보통 사람들이 박 42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43

SESSION 2 시대읽기 수를 치면 시작이 다르기 때문에 엇박자로 계속 들려야 할 것 같은데 곧 같이 리 듬을 맞춰서 박수를 치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기 옆의 사람을 닮아 간다. 자연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따라 간다는 것이다. 다수의 환경에서는 나 자 신을 주변에 맞춘다. 잘 알다시피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끼리끼리 산다 는 것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심지어 몸무게도 끼리끼리 서 로 영향을 미친다. 어떤 경우는 공명이 끼리끼리 나의 구조 내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더 큰 무리들로 퍼져 나간다. 물리적인 환경에 가까이 닿아 있지 않은데 끼리끼리가 아닌 다른 부 족들, 다른 그룹들과 어떻게 공명하는가? 이것이 소셜미디어의 큰 화두이다. 시대읽기 SESSION 1 왼쪽 그림에서 Degree는 촌수로 보면 된다. 가족, 친척 간에 신체사이즈나 몸무게 도 서로 영향을 미친다. 내가 뚱뚱하면 가족이 뚱뚱할 가능성이 많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것뿐 아니라 나의 기분 상태, 가령 우울의 정도 또 는 행복의 정도 같은 패턴도 결과적으로 내 이웃의 관계에 따라 유사하다는 것이 다. 우리는 이웃하는 사람들과 이렇게 많은 것을 공유하고 산다. 그렇다면 사람들 이 어떤 상태로 어떤 환경에 모이는가? [뉴욕타임즈]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살이 붙고 있습니까? 당신 친구를 탓하십 시오. 이에 대한 유럽 기자들의 반응은 친구가 살이 붙고 있습니까? 당신 탓입 니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끼리끼리 살아가는 것인가? 여기에서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6단계만 거치면 지구상의 어떤 사람도 다 알 수 있다 는 학설이 있다. 어떻게 6단 계만 거치면 지구 반대편의 사람도 다 알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바로 커넥터에 있 다. 옆의 그림은 누가 누구를 아는지를 그래프로 표현한 것인데 이 관계에서 보면 누가 누구를 아는지, 누가 이 무리의 핵심인지 알 수 있다. 사실 루이스 를 알면 이 조직 내의 소식들을 다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다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인 간관계의 질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루이스만 알면 되고 루이스와 친하면 된 다. 이를 커넥터(Connector)라 하고 루이스 같은 사람을 일종의 허브형 인간이라 고 한다. 인간관계의 핵심이 되는 사람이다. 자기가 아는 모든 것들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좋아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보통 자기가 아는 몇 명한테만 말하 는데 이런 사람은 블로그 등을 통해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올린다. 44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45

스들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 실제로 이런 커넥터가 존재하는가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연구를 했는데 에 왔다. 맛있는 거 먹었다 체 실제 존재한다고 한다. 이 사람에 의해서 소문이 나고 이 사람에 의해서 외부세계 크인하면 된다. 이 변화의 방 와 연결이 된다. 커넥터를 찾으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커넥터 향이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 를 알 가능성이 크다. 는 것일까? 이것이 무엇을 의 SESSION 2 시대읽기 소통의 비용 미할까? Blogging, Twitter, facebook, foursquare 순으로 가면 보다 작은 노력으로 더 많은 공명을 시대읽기 SESSION 1 가장 강력한 커넥터는 매스미디어이다. 보통 우리 가 메시지를 전하려면 Peer to Peer(1대1)로 퍼져 나간다. 내가 친구에게 얘기하고 친구가 다른 사람 에게 얘기해야 메시지가 퍼져 나가는데 매스미디어 라는 것은 비를 뿌리듯 동일한 메시지를 쫙 뿌려 많 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받는다. 그래서 자신의 정보 를 널리 알릴 수 있고 당연히 매스미디어라는 부분 은 상대적으로 소통의 비용을 극적으로 줄인다. 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 고 있다. 아직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블로그이 지만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이 쉽지 않고 남들이 내 블 로그를 방문해야 볼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이 어렵다. 트 위터는 140자만 쓰면 된다. 다른 사람의 메시지에 동의 하면 RT를 눌러 그 메시지를 바로 퍼트릴 수 있다. 페 이스북에서도 URL만 공유하기 누르면 자동으로 페이 스북이 퍼뜨려 준다. Foursquare도 그냥 찍으면 페이 소통의 능력은 결국 이익이다. 그래서 스타시스템이 생긴다. 스타는 만나기 어렵 고 나는 그의 얘기에 관심 많고 그는 내 얘기에 관심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사 람의 얘기에 관심이 많고 그 사람은 관심이 없다. 이 소통의 불균형이 스타시스템 스북과 트위터로 전파가 되고 그 장소에 대한 정보도 사람들 사이 공유가 된다. 결국 이런 변화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을 만든다. 그 사람이 한마디만 하면 우리 모두가 그 얘기를 알게 되는 것이 소통 의 불균형이다. 이렇듯 소통능력이 곧 이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서 매일 1억 5천만 개의 링크들이 공 유되고 있다. 그 링크 안에는 우리의 이야기들, 아이디어, 감정, 관계들이 들어있 매스미디어는 동일한 메시지를 한 번에 뿌리니 강력한 소통의 능력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통의 비용 자체를 낮춘다. 흥미로운 것은, 소통의 비용이 낮아질수 다. 말하자면 이런 공명의 플랫폼을 통해서 우리의 이야기들, 아이디어, 감정, 관 계들을 공유하고 있다. 록 공명의 크기는 커진다. 공명의 크기가 커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다시 말하면 소통성이 좋아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과거 인터넷이라는 것은 PC들의 집합이었고 웹은 웹페이지들의 집합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SNS들이 어떤 서비스의 사용자가 5천만을 넘는데 걸린 시간을 보면 라디오는 38년, TV는 13년, 인터넷은 4년, 트위터는 2년이 걸렸다. 심지어 페이스북은 9개월 만에 이용 자 1억 명을 넘었으며 현재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5억 명이다. 생기면서 어떠한 변화들이 생겼는가? 이제는 사람 이 모였다. 소통의 플랫폼에 사람이 중심되었다. 내 가 누군가에게 얘기하면 효과적인 공유의 플랫폼을 통해서 이야기를 쉽게 전파할 수 있다. 당연히 변화 페이스북의 상승세가 워낙 빠르다보니 다른 서비스들도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불 의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구하고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에는 페이스북도 체크인서비 46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47

SESSION 2 시대읽기 그래서 소셜미디어를 Ripple Effects라고 많이 얘기 한다. 호수의 파문이 일어 나듯 골이 생기면서 그 메 시지들이 공명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그 래서 사람들이 곧 미디어 인 시대인 것이다. 내가 어 떤 얘기를 전했을 때 때로 는 지구 반대편 너머 변화 를 일으킬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셜미디어가 방향성을 갖고 발전하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Cognitive Surplus(잉여 인지), 내가 밥 먹고 살기 힘들면 남을 돌아볼 여유가 없 지만, 먹고 살만하면 나한테 직접적으로 도움 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좋은 일이라 고 생각하면 기꺼이 기여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Human Hunger, 내가 누군가한 테 받아들여지고, 인정받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소셜미디어가 최근 1~2 년 사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사실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좀 거창한 말인데 어떻 게 보면 공명이라는 것은 아까 맥주집에서 맥주를 전달하는 것처럼 과거에는 이 게 안 되었는데 이제는 전달하자는 얘기를 나서서 하는 사람이 없어도 전달시켜주 면 되는 것이다. 이게 소셜미디어 시대 이전과의 큰 차이다. 공명의 시대이다. 공 감한다면 움직인다. 시대읽기 SESSION 1 위의 공식은 해밀턴의 방정식 이다. 이타성의 방정식 이라 할 수 있는데 즉, 이타 성은 상대의 이익에 반비례하고 나 또는 내 부족의 이익에 비례한다. 중요한 것은 부족의 이익 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과거에는 부족이 끼리끼리였으 나 이제는 나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나의 부족이다. 그래서 부족의 이익을 소통성의 크기로 대치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소통성이 좋아지면 이타성이 커지 는데 이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크기도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급부도 있다. 공산주의 중국이 페이스북을 두려워할까? 오히려 페이스북을 하면 누가 뭐하는지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보면 정부가 원치 않는 사람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어서 정보의 통제가 쉬워진다. 사실 거짓정보 흘리기도 좋다. 그만큼 부정적 인 효과도 커진다. 우리는 오바마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 크 때문에 당선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바마 는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플 리커(Flickr)에 올렸고, 이 사진들은 트위터를 통해 서 링크되었다. 선거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블랙 베리를 통해 메일을 확인하는 사진들,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초초해하는 모습들, 그의 아내와 기차에 서 다정하게 기대고 있는 모습들, 그의 일거수일투 족이 생생하게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기하급수적으 로 전파되고 있었다. 대선 당시 오바마에 관한 사진, 글 등 관련 트래픽이 30억개 였고 맥케인에 대한 트래픽이 5천만개가 안 되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엄청난 차이이다. 그리고 오바마를 뽑자 는 메시지도 많았지만 꼭 선거하자 옆집 문을 두 드리고 선거하라고 독려하자 는 메시지가 많이 전파되었다. 미국 의료보험법은, 일하다가 손가락 2개가 잘리는 사고를 당하면 중산층이라 할 지라도 워낙 의료비가 비싸서 한 손가락은 살리고 한 손가락은 포기해야 한다고 48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49

SESSION 2 시대읽기 한다. 그래서 의료보험법을 바꾸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는데 힐러리도 남편 빌 클린턴이 대통령일 때 시도를 했었지만 결국 제약업체와 의료업체의 로비에 무릎 을 꿇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자기의 정치생명을 걸고 싶었던 것이 이 의료보험법 이었다. 정계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의료보험법을 바꾸려 해도 의료업체에 의해 좌절되니까 결국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처럼 Time to Deliver 사이 트에 들어가 Enter Zip 버튼을 누르면 오른쪽처럼 구글맵이 나온다. 여기에 각 지 역의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자기가 사는 지역의 상원의원이나 보좌관의 트위터ID 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상원, 하원의원에게 어떻게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하게 되는데, 이 사이트에서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의원에게 보낸 메시지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보고 쓰게 하도록 했다. 많은 사람 들은 이것이 실제 효과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료보험법은 상하원 반대 없 이 의회를 통과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미국의 염원이 통과가 된 것이다. 여 기서 중요한 것은 결국 소셜미디어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던 미국조 차 뒤집었다는 점이다. 시대읽기 SESSION 1 다른 예로, 위키피디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250여개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고 16만 명의 자발적 공헌자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정확한 수준이 97%에 달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어떻게 위키피디아는 엉터 리 정보로 가득차지 않는 것일까? 바로 백과사전이라는 플랫폼 을 제시했기 때문 이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때 백과사전이라는 틀 을 의식하기 때문에 그 틀 을 지켜주는 선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악의적인 내용을 올리 거나 장난을 치더라도, 얼른 그것을 복구하는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 한 사람이 장 난을 쳐도 수만 명의 사람이 위키피디아를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위키피디아 페이지 편집 분포이다. 전체 편집에 참여한 사람을 42 만 명으로 봤을 때 1번의 편집을 하거나 30만 번 이상 편집한 사람은 1명밖에 안 된 다. 이 표를 보면 결국 편집에 참여한 사람의 75% 이상은 평생에 10번도 안 되는 수정을 한다는 것이다. 좀 더 말하면 인생을 통틀어 어쩌다 한번 수정할까말까 하 는 정도로, 내가 1번 수정한 것만으로 또는 3번 수정하는 것만으로 현재 위키피디 아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작은 기여로. 사람들은 이미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다 또 다른 관점으로,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가 우리의 삶에 어떤 도움 또는 영향을 줄까? 수가타라는 박사가 인도의 한 마을, 부시맨들이 사는 마을에서 일종의 실험을 했 다. 문명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그곳에 인터넷이 되는 PC 3대를 놔주고 관찰을 한 것이다. 3개월 지나 다시 그 곳에 가보니 그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인터넷을 자 유자재로 다루고 메일도 쓰고 워드프로세스도 사용하고 음악도 듣고 있었다. 미국 에서의 업무와 비교한다면 비서 수준의 업무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정도였다. 마 을 어른 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도 학교를 다닌 사람도 없다. 아무도 교육을 안 시켰는데 스스로 배워서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심지어 영어도 하더라는 것 이다. 그 실험은 굉장히 충격적인 발견이었다. 연구의 결과는 피드백 시스템이었다. 컴 퓨터는 반응하게 만들어져 있어 무엇인가가 잘못되면 소리가 나거나 창이 뜨는 것 도 반응이다. 피드백 시스템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아이들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이들은 부모가 있어야 교육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결과는 부모 없이도 아이들이 스스로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50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51

이 결과의 영향을 받은 것이 OLPC(One Laptop Per Child)이다. OLPC는 원래 100달러짜리 컴퓨터를 200달러에 판매해서 1개는 내가 갖고 1개는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지급하는 프로젝트이다. 충전기를 이용해서 1번 충전하면 4시간 사용 할 수 있고, 학교 근처에 가면 인터넷이 된다. 이 노트북으로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 친구들과도 같이 놀기도 한다. SESSION 2 시대읽기 그런데, 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교육콘텐츠가 바로 위 키피디아이다. 내가 일생에 1번 수정할까 말까한 기여로 거대 한 위키피디아가 만들어졌고 고립된 지역의 이 아이들에게 문 명의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영향을 줄지 확신할 수 없는 작은 기여, 그것이 큰 공명으로 이어진다. 으로 죽는다. 인큐베이터가 있으면 이들을 살릴 수 있지만, 인큐베이터 한대 가격 이 5천만 불 이상이다. 이런 아이들을 위한 임브레이스로, 뜨거운 물을 넣어주면 항상 온도가 유지된다. 임브레이스 1개의 가격이 3만원이고 내가 다 쓰고 나면 다 른 아이에게 줄 수 있다. TED에서 이 아이디어를 보고 굉장히 놀랐고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번역해 퍼뜨린 결과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나도 아내랑 이것을 보고 임브레이스를 기부했다. 앞서 아이티 성금내기는 주로 ARS 전화를 이용하기 시대읽기 SESSION 1 때문에 보통 만원 이하의 돈을 내지만, 이것을 보면 몇 개 보내줄까? 10개? 그럼 30만원이네 하면서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된다. 결국 이제는 호소가 아니라 스토리 삼성의 조직문화가 바뀐다 로 가는 것이다. 과거에는 미디어 중심으로 메시지가 퍼져 나가던 것이 이제는 사 람들 중심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간다. 이것이 바로 공명이다. 삼성이 굉장히 보수적인 문화이다. 최근 사내에서 TEDX에 관심 있는 3-4명이 모 여서 뭔가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열심히 진행한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관심사와 같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사람들이 바뀌는 거다. 회 사가 이런 일을 시켰으면 난리가 났을 거다. TED는 여러분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제 는 사람들끼리 커뮤니케이션 하는 플랫폼에 가야 한다. TED 행사에 가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서 로 국적이 다른 사람들 6명이 모이지 않으면 밥을 안 주기 때문에 밥 먹으려면 섞 상무, 전무 모두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쓴다. 보통 기획업무를 할 때 제일 힘든 일이 상사를 설득시키는 과정 아닌가. 상사가 잘 이해를 못해주니까. 상무나 전무는 뛰 여야 한다. 결국 밥으로 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나면 엄청난 인맥을 갖게 된다. 정 말 실천적 지성을 가진 사람들끼리 함께할 수 있다. 어다니며 과제를 완수하는 입장이 아니라 미래 를 책임져야 하는 임원이라는 위치 다. 반면 부장급 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내야 하니까 트위터, 페이 스북을 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아침마다 윗사람한테 깨지는 거다. 그것도 몰라? 저녁에는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사막으로 가서 사람들을 내려놓고 버스는 떠난 다. 무엇을 하겠나? 다 같이 어울려 노는 거다. 그러고 내려와서 부서회의를 하면 직원들이 그것도 모르세요? 한다. 전체적으로 업무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지는데 앞으로 몇 년 뒤 삼성전자를 보면, 정말 TV 파 는 회사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변해 있을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 소셜미 디어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공명 플랫폼에 들어왔을 때 조직 내에 지식적으로 퍼져 나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이런 플 랫폼은 기업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 공명의 원리 Ignite Seoul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5분 동안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20장의 슬라이 드가 15초 간격으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형식이다. barcamp 역시 여러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는 교류의 장이다. 미국 전역에 흩어진 빨간 풍선 10개의 정확한 위치를 가장 먼저 찾아라! 상금은 4 아이디어와 스토리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이티 성금모금과 임브레이스 만 달러! (embrace)이다. 임브레이스를 잠깐 설명하면, 해마다 2천만 명의 아이들이 조산 52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53

2009년 미 국방부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 PA)이 인터넷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행 사로, 경기 시작 직전 미국 전역의 공공장소에 지름 2.5미터의 빨간색 공 10개를 비밀리에 설 치했다. 과연 얼마 만에 미국 전역에 있는 빨간 풍선을 찾아낼 수 있을까? DARPA는 최대 9일 정도를 예상했으나 MIT팀에 의해 이 공모전은 9시간 만에 종료되었다. MIT팀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바로 소셜미디 어네트워크를 통한 '집단지성'의 힘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상금 가지치기'라 는 인센티브 방식을 창안했다. 이 방식은 내가 직접 찾지는 못하더라도 이 소식 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찾으면 2,000달러를 받지만, 내 가 이 소식을 전해서 내 친구가 풍선을 찾으면 나는 1,000달러, 친구는 2,000달러 를 받는 형태이다. 비록 장난기 어린 이벤트성 행사였지만, MIT팀의 시도는 요즘 많은 기업들이 고민하는 소셜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수익모델 창조의 가능성을 열 어 보인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시간과 시간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 다시 말하면 나와 여러분 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고 현재와 미래의 거리가 짧아지고 있고 유와 무의 경계 가 사라진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경계가 무너졌다. 그리고 상상이 곧 현실인 세상 이다. 굉장히 추상적이지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SESSION 2 시대읽기 그래서 세상은 변했고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과 경쟁할 것인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잡고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말했다. 변화를 기다리는가? 직접 그 변화가 되어라. 이제는 내 가 그 변화의 주체가 되고 변화의 중심이 되라는 것이 지금 오늘날 우리가 맞고 있 는 소셜미디어 세상이다. 시대읽기 SESSION 1 소셜미디어에 맞게 적절한 공명을 일으키면 돈을 들이지 않 고도 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책을 사는 사람은 일반인이다. 우리의 공명을 일으키면 책을 팔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부 분들을 시도해보고 싶어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책을 쓰기 전부터 세상의 변화에 대해서 책을 써봅시다 얘 기를 해봤다. 그러나 어떤 얘기 쓸지 막막하기 때문에 아무 리 도와달라고 해도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 서 우리가 내용을 채워가기 시작했고 그 내용들을 계속 공 개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콘텐츠는 100% 누구나 온라인으로 가져갈 수 있고 누 구나 수정해도 되고 상업적으로 이용해도 된다. 딱 한 가지 조건은 있었다. 출처 만 밝혀라 수정하면서 트위터로 사람들의 의견을 구했고 사람들이 자료를 주기 시작하면서 내용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홍보도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했고 결국 마케 팅비 0원을 쓰고 2개월 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이제는 조 직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어울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TED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 1984년부터 시작, 세계 최고 진보 지식인들의 지성을 경연하는 장 18분 안에 주제를 임팩트 있게 전달해야 함 2001년 새플링 재단의 크리스 앤더슨에 의해 인수, Ideas worth Spreading의 모토에 따라 모든 콘텐츠 완전 개방, 비영리라는 조건하에 다운로드까지 전면 허용 입소문을 타고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현재 자발적 공헌자들에 의해 13개 언어 로 번역, 85개국에서 총 1억번의 시청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냄 심리학, 철학, 디자인, 과학, 음악, 미술, 운동, 종교, 교육 등의 분야로 영역 확대 가장 진보된 기술도 TED를 통해서 먼저 소개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 음 예) 소니의 CD도 TED에서 최초 소개, Jeff Han의 멀티터치 스크린도 2006 년 최초 공개 TEDx라는 독립된 TED 활동에 관한 라이선스를 발급, 세계적으로 200개 이상 의 TEDx가 활동 중임 한국에서는 TEDxSeoul(매년 5월, 10월 개최)과 TEDxMyeongdong을 시작으 로 TEDxSookMyeong, TEDxYeonsei가 활동중이며 TEDxKaist, TEDxPusan 등의 모임들이 준비되고 있음 송인혁 TEDXSeoul 오거나이저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순간 7명의 아기가 한국에서, 244명의 아기가 중국에서, 351 명의 아기가 인도에서 태어나고 있다. 중국 인구의 4%인 5천3백만 명은 최고 수준 의 IQ를 가지고 있다. 이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모두는 무엇을 의미할 까? 소통의 비용이 혁명적으로 감소한다, 결국은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의미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TED컨퍼런스의 지역행사인 TED Seoul 의 오거나이저이자 소셜 세계에서 관심사를 공유하고 만나게 하는 소 셜옐로우서비스 트윗미(twitme)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매일경제]에 디지털3.0 칼럼 을 연재하고 있으며, 저서로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소셜이 바꾸는 멋진 세상 (공 저), 도대체 닷넷이 뭐야 등이 있다. @IH5 54 2010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55

사례2 예술과 기술의 만남 : Jazz 2.0 남궁연 그래서 물어봤다. 트위터에 블루노트 재즈 2.0 이라는 방을 만들어 놓고 그냥 놀 Studio FAT 대표, 크리에티브 디렉터 게 했다. 당시 나의 팔로어가 178명이었고 인텔 홍보 이사의 팔로어는 50명이 조 금 넘었을 때였다. 혹시라도 팔로어가 수만 명이어서 이런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SESSION 2 시대읽기 Jazz 2.0의 탄생 직업이 바뀌어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는데, 내가 최근에 하는 작업으로 <Jazz 2.0>이 있다. 이 기획이 탄생하게 된 과정은 이렇다. 트위터 블루노트 방에 김광민 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더니 많은 여자들이 예전에 는 멋있고 힘찬 음악을 했는데, 보컬에만 빠져서 너무 발라드만 하더라. 예전 김광 민의 모습을 보고 싶다 고 해서 첫 번째 공연의 컨셉이 잡혔고 모든 회원이 듣고 싶은 곡들로 레퍼토리를 짜게 만들었다. 시대읽기 SESSION 1 인텔의 홍보 담당자가 어느 날 생뚱맞게 나한테 트위터로 멘션을 남겼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 감동을 주기 위해서 첫 번째 행사에서 인텔로고를 빼자고 했 다. 상대의 반응은 헉!. 대신 나는 출연료를 안 받기로 하고 공연을 했다. 정말 감 그 : 인텔의 홍보 OOO입니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나 : 저희 아버지가 공학도이고, 어머니가 예술가입니다. 기술과 예술이 만난 게 저입니다. 그 : 형님, 찾아 뵈도 될까요? 아무 때나 편안한 시간 전화 주십시오. 동을 주고 문화를 선물하려면 제발 촌스럽게 라벨을 달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 세 상에서 제일 안 좋은 게, 누가 누구를 도왔다고 신문에 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일 이 제2의 살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사를 통해 선행을 베푼 사람은 명성이 높아 지겠지만, 그만큼 수혜자는 큰 상처를 받는다. 친절을 가장한 제2의 살인이다. 내가 트위터를 시작한 지 5일 정도 되던 때였다. 그렇게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기 술과 예술이 만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진짜 소통을 하려면 껍데기를 벗고 가야 한다, 고로 인텔로고를 빼자고 했다. 이때 부터 고통이 시작되었다. 회사에서 좋아할 리 없었고 공연 망한다며 절대 돈을 쓰 지 않았다. 그래서 고군분투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다. 첫째, 기술이 감동을 주려면 문화를 선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시대에 절대 로 적응할 수 없다. 삼성이 기술만 가지고는 절대로 살 수 없다. 둘째, 소통을 위해서는 제발 질문하지 말자. 소통이라는 말은 원래 도로에 정체가 있을 때 교통방송에서 쓰는 용어이다. 대화에 있어서는 소통이란 말을 쓰는 게 아 @me 시대가 왔다 니다. 우리가 지금 이 시대 정치를 얘기하면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는데 잘 보면 운동의 방향이 나에서 너로 되어 있지 너에서 나로 되어 있지 않다. 기준은 소통! 왜 소통이 중요한가. 나는 트위터 시대를 아주 무식하게 @me 시대 라고 생각했다. 아주 중요하다. 나는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느끼 는 대로 이야기하겠다. 여기까지 얘기했더니, 상대의 반응은 그럼 색다른 공연을 만들어 보자 였다. 그래 서 좋다, 한번 해보자, 그런데 어떤 공연을 원하는가, 로 이야기가 흘렀다. 왜 @me 시대인가. 포털에서 아이디를 보면 namgoongyon@naver.com, 트위 터는 @namgoongyon 이다. 예전에는 어카운트가 중요했지만 지금 우리에게 타 질문을 주는 자체로 시작했다. 흔히 서베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진 행되는 것이다. 굉장히 잔인하다. 예를 들어, 이번에 OO사에서 만든 물건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라고 물으면 사람들은 이미 이 물건을 받았기 때문에 사고의 폭 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서 가장 관심이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는 뭐냐? 라고 물어봐야 한다. 임라인이 중요하다. 기술이 최초로 인간에게 자기 자리를 찾아준 것이 트위터라는 것이다. 내 맘대로 편집할 수 있는 타임라인이 나에게 온 것이다. 룸서비스 오듯 이. 내가 밥상에 가서 먹는 게 아니라 내 책상, 내 침대에 음식이 온다. 싫음 안 먹 으면 된다. 그래서 우리가 편집을 한다. Following, Unfollow, Block, RT, Mention, List 등등으로. 56 2011 예술경영 아카데미 마음읽기, 시대읽기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