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장성민 <<< 한국성서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본 글의 목적은 다양한 성서학연구방법 가운데 헬라어 원전을 연구 하여 설교에 적용시키는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물 론 아래에서 제시되는 방법이 헬라어 원전을 읽는 절대적인 방법이나 모 범적인 절차는 아니다. 그럼에도 헬라어 원전을 읽는 방법과 절차에 대한 대강의 얼개를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헬라어 원전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본문 읽기의 가장 기초적인 작업임에도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이 헬 라어 원전을 참고하는 방식이 단편적인 단어의 의미를 확인하는 수준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흔히 설교되는 본문인 요한복음 21장 15-19절을 설명하면서 대부분의 설교자들은 본문에 등장하는 사랑 하다 라는 단어들(ajgapavw와 filevw)의 의미 차이를 부각시키곤 한다. 그 러나 실제로 요한복음에서 두 단어는 거의 의미 차이를 보이지 않는 동 의어로 사용되며, 따라서 두 단어의 의미 차이에 기초한 설명은 신빙성이 1) 본 글은 필자가 지난 성서마당 85호(2008년 봄)에 기고했던 원어로 성경읽기(신약 편)-누가복음 10장 39/42절 을 준비하면서 본문을 연구했던 절차를 소개한 것이다. 아울러 해당 글을 일부 확대, 보완하여 다시 사용하고 있음을 밝혀 둔다. 130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2) 오히려 이 본문의 주안점은 베드로의 회복과 미래라는 주제에 놓여 있 으며, 앞선 서사에서 예수를 세 번 부인한 베드로(요 18:15-27)가 동일하 게 세 번 사랑과 충성을 고백함으로써 선한 목자이신 예수(요 10:11, 17-18)의 뒤를 이어 선한 목자로 양을 치는 사역이 베드로에게 위임되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랑하다 라는 단어가 다양하 게 사용된 것은 단순히 반복에 따른 서사적 단순성을 회피하려는 서술 방 식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3) 이처럼 단편적인 단어나 어휘의 의미를 확인하여이를 설교 논조를 위 해 과도하게 일반화시키는 수준을 벗어나서, 헬라어 원문을 끌어안고 씨 름해야만 얻을 수 있는 말씀의 심오한 깊이 에 도달하려면 말씀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헬라어 원문을 분석하고 해독하며 이해할 수 있는 일정한 지침이 필요하다. 이에 아래에서는 누가복음 10장 38-42절에 나오는 이른 바 마리아와 마르다 이야기 를 중심으로 헬라어 원전을 읽고 연구하는 방법과 절차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여기에서 기억할 점은 본 글의 목적이 본문을 석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 오히려 본 글은 본문 석의를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원문 읽기 과정을 개괄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2) R. Schnackenburg, The Gospel according to St. John, vol. 3, Commentary on Chapters 13-21(New York: Crossroad, 1990), 362-63; 최흥진, 말씀이 육신이 되어: 설교를 위한 요한복음 연구 (서울: 한국성서학연구소, 2007), 377. 실제로 플라톤(Plato)을 위시한 헬라 작가들은 두 단어(ajgapavw와 filevw)를 어느 정도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칠십인역(LXX)은 두 단어를 엄격하게 구별하여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삼하 13:4; 잠 7:18 등참조), 칠십인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요한복음 역시 이 두 단어를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한다. 의미 차이를 강조하는 고전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Edwin A. Abbott, Johannine Vocabulary: A Comparison of the Words of the Fourth Gospel with those of the Three(Eugene: Wipf and Stock Publishers, 1905), 240-42를 참조하라. 3) C.F.D. Moule, An Idiom Bookof New Testament Greek(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4), 198.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31
I. 읽을 본문 : 누가복음 10장 38-42절 표준 비평본 헬라어 신약성경이라고 할 수 있는 Nestle-Aland 27판 (Novum Testamentum Graece, 27th Auflage. post Eberhard et Erwin Nestle communiter ediderunt Kurt Aland, Matthew Black, Carlo M. Martini, Bruce M. Metzger, Allen Wilgren apparatum criticum recensuerunt et editionem novis curis elaboraverunt Kurt Aland et Barbara Aland una cum Instititio Studiorum Textus Novi Testamenti Monasteriensi(Westphalia)(Stuttgart: Deutsche Bibelgesellschaft, 1993)이 제시하고 있는 누가복음 10장 38-42절 헬라어 본문은 아래와 같다. 38 En de; tw'/ poreuvesqai aujtou;" aujto;" eijsh'lqen eij" kwvmhn tinav. gunh; dev ti" ojnovmati Mavrqa ujpedevxato aujtovn. 39 kai; th'/de h\n ajdelfh; kaloumevnh Mariavm, [h{] kai; parakaqesqei'sa pro;" tou;" povda" tou' kurivou h[kouen to;n lovgon aujtou'. 40 hj de; Mavrqa periespa'to peri; pollh;n diakonivan. ejpista'sa de; ei\pen, kuvrie, ouj mevlei soi o{ti hj ajdelfhv mou movnhn me katevlipen diakonei'n; eijpe; ou\n aujth'/ i{na moi sunantilavbhtai. 41 ajpokriqei;" de; ei\pen aujth'/ oj kuvrio". Mavrqa Mavrqa, merimna'/" kai; qorubavzh/ peri; pollav, 42 ejno;" dev ejstin creiva. Maria;m ga;r th;n ajgaqh;n merivda ejxelevxato h{ti" oujk ajfaireqhvsetai aujth'". 아래에서 살펴볼 것이지만 42절은 본문 비평적 차원에서 몇 가지 논의 가 필요하다. 개역개정판 한글성경의 경우 이와 같이 본문 비평적인 차원 에서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헬라어 본문을 읽을 때 우선적으로 사본별로 차이를 보이는 다른 읽기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많은 목회자들이 신약석의 방법론 등의 수업을 통해서 이미 본문 비평 132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방법에 대해서는 익숙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설교 준비와 헬라어 본문 사 역( 私 譯 )을 위해서 여러 사본들을 일일이 대조 평가해 보는 것은 지나친 낭비이다. 따라서 비평본 헬라어 성경의 비평장치를 우선적으로 확인한 후, 사본들 간에 논란이 될 만한 이독들이 확인되면 Bruce M. Metzger, A Textual Commentary on the Greek New Testament(New York: United Bible Societies, 1994 2 ); Roger L. Omanson, A Textual Guide to the Greek New Testament: An Adaptation of Bruce M. Metzger s Textual Commentary for the Needs of Translators(Stuttgart: Deutsche Bibelgesellschaft, 2006) 등의 책을 참고하여 관련 논의를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논의의 목적상 42절과 관련된 본문 비평적 난점들은 아래의 용어 조사 부분에서 살펴볼 것이다. II. 역본 비교 헬라어 원전을 연구하여 설교에 적용시키는 최종적인 단계(또는 석의 의첫단계)는 자신만의 사역( 私 譯 )을 완성하는 것이다. 헬라어 본문을 번 역하기 위해서는 각 단어에 대한 분해, 각 용어의 의미에 대한 조사, 문 법적인 지식, 한글 실력 등이 요구되겠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 는 과정이 바로 여러 가지 번역본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번역본마다 번 역 원칙과 선택된 어휘, 표현 방식과 강조점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러 한 차이들을 꼼꼼히 따져 보면 해당 본문을 훨씬 풍부하게 읽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헬라어 원문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여 러 가지 제한으로 인해 헬라어 원전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어려운 경 우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 번역본들을 비교, 분석해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 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누가복음 10장 38-42절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몇 가지 번역본의 누가복음 10장 42절번역 만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33
번역본 개역한글판 개역개정판 새번역 공동번역 개정판 NIV NRSV NAS NJB 본 문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 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 을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 이다.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 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but only one thing is needed. Mary has chosen what is better, and it will not be taken away from her. there is need of only one thing. Mary has chosen the better part, which will not be taken away from her. but only a few things are necessary, really only one, for Mary has chosen the good part, which shall not be taken away from her. and yet few are needed, indeed only one. It is Mary who has chosen the better part, and it is not to be taken from her. 이상의 비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비교된 번역본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개역개정판 한글성경의 번역처럼 몇 가 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는 의미로 번역한 번역본들 (개역한글, 새번역, NAS, NJB)이며, 다른 하나는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 지뿐이다 라는 의미로 번역한 번역본들(공동번역 개정판, NIV, NRSV)이 다. 특이한 점은 새번역이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라고 번 역하였다는 사실이다. 134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두가지번역(또는 세 가지 번역)의 차이는 사소한 것이 아니다. 개역 개정판으로 대표되는 번역본들은 예수가 마르다와의 대화에서 분명 음식 의 가짓수를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공동번역 개 정판으로 대표되는 번역본들은 예수가 음식의 가짓수를 문제 삼고 있다 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점이 있다. 이는 이어지는 마리아에 대한 칭찬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두 번째 번역본들에 따르면 예수는 오 직 한 가지만 필요할 뿐이라고 말한 다음 곧 이어 마리아가 좋은 편을 택 하였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히 번역본들만을 비교함으로써도이미이와같은질문을던질수있다. 1) 어느 번역이 원 문과 가까운 것인가? 2) 후자의 번역이 원문과 가깝다면, 필요한 한 가지 는 도대체 무엇인가? III. 동사 분해와 용어 조사 다양한 역본들 간의 비교를 통해서 설교하고자 하는 본문을 보다 풍부 하게 읽을 수 있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헬라어 문장을 하나씩 해석해 가야한다. 다른 모든 언어의 해석이 그러하듯이, 헬라어 원문 해석의 기 본은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각 단어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는 크 게동사(상당 어구) 분해와 용어 조사로 이루어진다. 동사(상당 어구)는동 사의 인칭어미나 시제 접미소 등을 확인해서 분해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 는 다양한 책이나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훨씬 손쉽게 동사(상당 어구)를분 해할 수 있다. 참고할 만한 동사 분해 안내서로는 C. Rogers, The New Linguistic and Exegetical Key to the Greek New Testament(Grand rapids: Zondervan Publishing House, 1998); Nathan E. Han, A parsing guide to the Greek New Testament(Scottdale: Herald Press, 1971) 등이 있고,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 램은 BibleWorks(8.0)가 대표적이다.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35
또한 참고할 만한 용어 사전이나 참고서로는 C. Rogers, The New Linguistic and Exegetical Key to the Greek New Testament(Grand rapids: Zondervan Publishing House, 1998); H. Balz and G. Schneider, eds. Exeget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3 vols.(michigan: Grand Rapids, 1990-1993); G. Kittel, ed.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6 vols.(michigan: Grand Rapids, 1991); Colin. Brown, e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of New Testament Theology. 3 vols.(michigan: Zondervan Pub. House, 1986); W. Bauer, Greek- English Lexicon of the New Testament and other Early Christian Literature, rev. and ed. by F. W. Danker(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0 3 ); J. H. Moulton and G. Milligan, Vocabulary of the Greek Testament(Peabody: Hendrickson Publishers, 1930) 등이 있다. 이외에 Bible Works에는 다양한 Lexicon들도 수록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다. 로저스(C. Rogers) 의책은동사(상당 어구) 분해뿐만 아니라 간략한 용어해설까지 곁들여있 어서 참고하기에 매우 편리한 책이다. 킷텔(G. Kittel)이 편집한 신약신학 사전(이하 TDNT로 약기[ 記 ])은 지나치게 전승사적인 입장에서 해당 용어를 서술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본문에서의 의미를 간과할 수 있는 약 점이 있지만, 이제까지 출판된 용어 사전 가운데 가장 방대하고 표준적인 저작이다. 발츠(H. Balz)와 슈나이더(G. Schneider)가 편집한 신약석의사전 (이하 EDNT로 약기[ 記 ])은 신약신학사전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온 것 으로 각 책별 용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표준적인 저작이며, 본문 석의에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전이다. 바우어(W. Bauer)가 편찬한 사전은 신약성경뿐만 아니라 초기 기독교 문헌을 읽는 데 반드시 필요한 표준적 인 헬라어 사전이며, 물턴(J. H. Moulton)과 밀리건(G. Milligan)이 편찬한 사전은 여러 파피루스에 수록되어 있는 비문학적 본문(non-literary texts) 의 어휘들과 신약성경 어휘들을 비교 설명한 사전이다. 물론 일상적인 본문 연구를 위해 위에서 소개된 모든 책들을 참고하거 나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한두 권의 사전을 늘 가까이 하면 136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서 용어의 용례나 의미 등을 확인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위에서 제시된 몇 가지 참고서들을 참고하여누가복음 10장 38-42절 본문에서 주 목할 만한 용어들을 조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parakaqesqei'sa pro;" tou;" povda" tou' kurivou : 문자적으로는 주님의 발치에 곁에앉아있는 이라는 뜻이다. 발치에 앉다 라는 표현 은 사도행전에서 사도 바울이 스스로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para; tou;" povda" Gamalihvl, 문자적으로는 가말리엘의 발치에서 ) 교육을 받았음 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 표현으로서, 스승의 가르침을 경청하는 제자의 모 습을 묘사하는 표현이다(행 22:3; 눅 8:35도 참조하라). 바이쓰(K. Weiss)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마리아가 주님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음을 암시한다(TDNT vol. VI, s. v. pouv" by K. Weiss, 630). 2) ujpedevxato : 전치사 ujpov는 ~아래에 라는 뜻이며, 영접하다 라는 뜻의 동사 devcomai와 함께 결합되어 자신의 집 지붕 아래로 맞아들이 다 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 합성 동사는 전치사 ujpov의뜻( ~아래에 ) 을살려환대(hospitality)의 개념을 잘 드러내고 있다(A. T. Robertson, A Grammar of the Greek New Testament in the Light of Historical Research[Nashville: Broadman Press, 1934], 633). 3) h[kouen to;n lovgon aujtou': 문자적으로는 그(주님)의말을듣고있 었다 라는 뜻이며, 동사의 시제(미완료)와 제자로 묘사되고 있는 마리아 의행동을감안할때 (계속해서) 주님의가르침에귀를기울이고있었다 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마리아의 행동은 마르다의 행동과 대조를 이룬다(C. Rogers, The New Linguistic and Exegetical Key to the Greek New Testament, 135). 4) ejno;" dev ejstin creiva : ejnov"는 하나 (one)를 뜻하는 ei "의 중성 단수 속격이며, creiva는 필요 (need)라는 뜻이다. 따라서 문자적으로는 오직 한 가지에 대한 필요가 있을 뿐이다 라는 뜻이지만 오직 하나가 필요할 뿐이다 라고 번역할 수 있다. 본문의 ejno;" dev ejstin creiva는 본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37
문 비평적으로 적지 않은 난점을 포함하고 있다(Bruce M. Metzger, A Textual Commentary on the Greek New Testament, 129). 이는 주로 ejnov"와 관 련된 것인데, 많은 필사자들이 ejnov"를 마르다가 준비하고 있는 음식의 가 짓수로 오해하여 이를 여러 가지 다른 표현들로 수정하였다. 그결과일 부 사본들에서 ejnov"(one)가 ojlivgwn(a few)으로 대체되어 뜻이 다소 완화 되고 있으며(a, B 등), 다른 사본들에서는 이 둘이 결합되기도 한다(P 3, a, B, L, f 1, 33 등). 개역개정판의 번역은 두 낱말이 결합된 사본을 반영하고 있다. 위의 역본 대조에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상당수의 영어 번역은 ejno;" dev ejstin creiva를 원문으로 보아 But only one thing is needed 라 는 식으로 번역하고 있지만, NJB, NAS 등은 개역개정과 유사하게 and yet few things are needed, indeed only one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용어 조사와 본문 비평적인논의를통해처음번역본비교 에서 제시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번역본마다 차이를 보인 번 역은 각 번역본이 어느사본은 원본으로 하여번역했느냐에 따른 것이고, 이 중에서 두 번째 부류(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의 번역이 원문에 가까운 것으로 인정된 헬라어 본문을 원문에 가깝게 번역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용어 조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마 리아의 행동 역시 단순히 예수에 대한 호의나 (마르다가 그렇게 평가했듯이) 손님 접대에 대한 직무를 유기한 나태함의 표현이 아니라, 누가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기록한 경청( 敬 聽 )의 자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행 22:3). 아 울러 마르다의 태도 역시 일방적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 찾 아온 손님을 최대한 환대하는 올바른 태도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IV. 문법 사항 확인 각종 사전과 용어 설명서들을 참고하여문장의 각 단어들과 중요 용어 138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들을 숙지했다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기초적인 문법 지식에 의거하여 문장을 해석해 나간다. 이 단계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원칙은 첫째, 가 능하면 기초문법에 충실하여문장을 직역하되, 둘째, 거기에 지나치게 얽 매여서 번역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는 것이다. 먼저, 초보적이라는 뜻이 아 니라 원칙적 이라는 뜻에서 기초적인 문법 지식에 의거하여문장을 직 역해야 하는 이유는 한글 문법 체계로는 옮길 수 없는 헬라어만의 독특 한 어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번역문을 한글로 표현했을 때의 자연 스러움은 이차적인 과정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헬라어 시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 (time)이 아니라 해당 시제에 의해서 표현되는 동작이나 사건의 본질 (nature) 또 는 종류 (kind), 즉 Aktionsart (the kind of action)이다. 다시 말해 헬라어 시제는 일차적으로 해당 동작이나 사건의 발화( 發 話 ) 시점을 기준으로 언제 일어난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동작이 진행 중인 것인가 완료된 것인가 아니면 일회적인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 리고 각 시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Aktionsart 는 어떤 법에서든지 시상 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별 된다: 동작의 진행을 나타내는 현재 (Present), 동작의 완결을 나타내는 완료(Perfect) 그리고 시상을 별도로 규 정하지 않고 동작이나 사건을 단순하게 묘사하는 단순과거(Aorist). 4) 물론 법에 따라서(특히 직설법의 경우) 시제가 동작이 발생한 시점 을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동사로 표현되는 동작은 그 동사의 시제에 의 해 다음과 같이 규정될 수 있다. 4) 예를 들어 luvw(to loose)의 단순과거 명령법 인 lu'son은 현재 명령법 인 lu'e와 시 간적인 차이가 전혀 없다. 오히려 단순과거 명령법인 lu'son은 진행이나 반복 등과 같은 동작의 종류를 규정하지 않고 단순하게 푸는 동작 을 지시할 뿐이다. A. T. Robertson, A Grammar of the Greek New Testament in the Light of Historical Research(Nashville: Broadman Press, 1934). 824; F. Blass, A. Debrunner and Robert W. Funk, A Greek Grammar of the New Testament(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1), 166.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39
1) 동작의 진행 (progress) 혹은 종류 (kind)와 관련하여: 해당 동작이 진행 중이거나 (in progress), 완료되었거나 (completed) 비( 非 )규정적으로 (indefinitely), 즉 진행이나 완료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그저 단순한 사건 (a simple event)으로만 표현될 수 있다. 2) 동작이 발생한 시점 (time)과 관련하여: 과거(past), 현재(present) 혹은 미래(future). 따라서 헬라어 시제의 주된 기능(chief function)은 시점을 규정하는 것 이 아니라 동작의 진행 여부를 규정하는 것이며, 헬라어 시제가 가진 이 러한 후자의 기능(동작의 진행 여부를 규정하는 것)은 모든법의 시제- 형태 (tense-forms)에 해당하지만, 전자의 기능(동작의 시점을 규정하는 것) 은 단지 직설법에만 해당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은 원칙적인 문법 에 해당한다. 5) 이러한 사실에 기초하여 헬라어 문장의 동사가 현재냐 과거 냐 완료냐에 따라 그 시상이 표현하고자 하는 동작의 종류를 분명하게 번 역할필요가있는것이다. 따라서 기초적인 문법에 충실하여해당 문장을 가능하면 직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두 번째 원칙을 기억하는 것도 첫 번째 원칙 못지않게 중요하 다. 왜냐하면 모든 언어가 그렇듯이 원칙적인 어문 법칙을 넘어서거나 이 를 변용하는 다양한 표현 방식이 헬라어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원칙적 인 문법에 의거하여 헬라어 문장을 직역하다 보면 한글성경이 지나치게 의역을 하고 있거나 오역을 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자신의 기초적인 문법 지식에 의거하여 섣불리 해당 번역을 폄하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한글성경의 번역이 헬라어 원 문의 의미를 더욱 잘 표현하고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단순과거 시제를 예로 들어 보자. Aktionsart (the kind of action)의 측면 에서 볼 때, 분사를 포함하여 모든 법에 나타나는 단순과거 시제(Aorist 5) Ernest. D. W. Burton, Syntax of the Moods and Tenses in New Testament Greek, 6. 140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tense) 6) 의 불변하는 특징은 해당 동작을 특정하게 규정하지 않고 단순히 하나의 사건으로 묘사하기만 한다는 점이다. 즉 단순과거 시제는 해당 동 작이 진행이나 반복 중인지 또는 그 동작의 결과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규 정하지 않고, 어떤 동작을 단지 기술하기만 할 뿐이다. 아울러 직설법에 서 단순과거는 통상 과거의 시점을 나타낸다. 그러나 신약성경에는 특별 한 용법의 단순과거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 가운데 하나가 격언적 단 순과거 (The Gnomic Aorist)라고 불리는 것이다. 격언적 단순과거 는 모 든 시대에 보편타당한 진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단순과거로서, 통상 일반적인 진리는 일반적 또는 격언적 현재 (The General or Gnomic Present)로 표현되지만 단순과거가 동일한 용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7) 예 컨대, 요한복음 15장 6절의 eja;n mhv ti" mevnh' ejn ejmoiv, ejblhvqh(bavllw[to throw]의 단순과거, 수동태, 직설법) e[xw wj" to; klh'ma kai; ejxhravnqh (xhraivnw[to dry up]의단순과거, 수동태, 직설법)는 누구든지 내 안에 있 지 않으면, 그는 가지처럼 밖으로 던져져 말라버린다 라는 뜻으로 시제는 과거지만 일반적인 사실을 진술하는 격언적인 단순과거이다(이 외에마 6) Aorist를 단순과거 라고 번역하는 것은 심각한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 그 이유는 단 순과거 라고 번역된 영어 Aorist는 규정된 을 의미하는 말인 o{risto" (< ojrivxw, to determine)와 반대의 의미를 가진 접두어 aj-가 합성된 ajovristo"(undefined, without boundaries)에서 나온 말로서, 단순히 동작의 양상( 相, aspect), 즉 진행인지 반복인지 또는 완료된 것인지 등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는 의미이며, aorist 라는 말 자체에 시점을 표현하는 과거 라는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aorist가과 거의 시점을 표현하는 시제라는 것은 단지 직설법의 경우에만 참이고, 다른 법(가정 법, 명령법, 기원법)이나 동사형태(분사, 부정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Ernest. D. W. Burton, Syntax of the Moods and Tenses in New Testament Greek, 9. 7) 격언적 현재와 격언적 단순과거 사이의 차이는 격언적 단순과거와는 달리 격언적 현재가 지속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A. T. Robertson, A Grammar of the Greek New Testament in the Light of Historical Research (Nashville: Broadman Press, 4 1923), 836. 그러나 격언적 현재를 쓰지 않고 격언적 단순과거를 사용하는 것은 저자가 해당 동 작이나 행위가 실현된 경우를 상정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F. Blass, A. Debrunner and Robert W. Funk, A Greek Grammar of the New Testament, 333.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41
태복음 13장 44, 46, 48절, 야고보서 1장 11, 24절 및 베드로전서 1장 24 절 등도 참고하라). 개역개정판 한글성경은 이를 고려하여매우 올바르게 번역하고 있음에도, 이를 두고 헬라어 원문을 확인해 보면 시제가 단순 과거로 되어 있으므로 과거의 사건처럼 번역해야 한다 고 고집을 피워서 는안될일이다. 또한 서간체 단순과거 (The Epistolary Aorist)라는 용법도 나타난다. 서 간체 단순과거란 서신의 저자가 자신에게는 현재 시점인 사건이나 사실 이지만 서신이 전달될 경우 독자에게는 과거의 사건이나 사실이 되는 것 들을 독자의 입장에 서서 과거로 표현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주로 구두로 낭독되었던 당시의 서신 전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용법의 단순과거 는 독자에게 정중한 예의를 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 으며, 이 경우 서간체 단순과거는 단순과거의 통상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서신의 독자는 저자의 입장에서 저자의 집필 당시 상황을 반추해 보아야 한다. 예컨대, 빌레몬서 1장 12절의 o}n ajnevpemyav(ajnapevmpw[to send up to]의 단순과거, 능동태, 직설법) soi, aujtovn, tou't e[stin ta; ejma; splavgcna( 내가 그를 너에게 돌려보내노니 이 사람은 나의 심복[문자적 으로는 심장]이라 )는 전형적인 서간체 단순과거의 예로서, 서신을 기록 할 당시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보내는 것은 바울에게 현재 시점의 일이 지만, 빌레몬이 서신을 받을 시점에서는 과거의 일이 되므로 빌레몬의 상 황을 고려하여 과거로 표현한 것이다(그 외에 사도행전 23장 30절, 빌립 보서 2장 28절, 골로새서 4장 8절 등도 참고하라). 개역개정판 한글성경 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우리말 어법에 맞게 잘 번역하고 있다. 따라서 설교하고자 하는 본문에 이와 같은 특별한 용법의 문법 사항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이를 반영하여 해당 문장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 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원칙적인 문법 지식에 기초하여 잘 된 번 역을 폄하하고 그보다 못한 번역을 고집할 가능성이 있다. 심화된 문법 사항을 확인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문법서들은 다음과 같다: F. Blass, A. 142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Debrunner and Robert W. Funk, A Greek Grammar of the New Testament(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1); Ernest. D. W. Burton, Syntax of the Moods and Tenses in New Testament Greek(Edinburgh: T&T Clark, 1898); C. F. D. Moule, An Idiom Book of New Testament Greek(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4 2 ); Daniel B. Wallace, Greek Grammar Beyond the Basics(Michigan: Grand Rapids, 1996); A. T. Robertson, A Grammar of the Greek New Testament in the Light of Historical Research(Nashville: Broadman Press, 1934); Herbert W. Smyth, Greek Grammar(USA: Harvard University Press, 1920, 1956, 1984); J. Gresham, Machen and Dan G. McCartney, New Testament Greek for Beginners(New Jersey: Pearson Education, 2004 2 ). William W. Goodwin, A Greek Grammar(Eugene: Wipf and Stock Publisher, 2003, 초판: 1889);. Syntax of the Moods and Tenses of the Greek Verb(Eugene: Wipf and Stock Publisher, 2003, 초판: 1882). 이 문법책들 가운데 블라스(F. Blass)와 데부르너(A. Debrunner)가 편찬 한 BDF(BDR)가 가장 추천할 만하며, 버튼(Ernest. D. W. Burton)이나 무 울(C. F. D. Moule)의 저서도 참고할 만하다. 소개된 모든 문법서들은 책 말미에 책에서 인용하거나 언급한 성구들의 색인을 수록하고 있으며, 색 인을 보고 거꾸로 해당 절을 설명하고 있는 본문의 문법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몇 가지 문법서들을 참고하여본문 번역과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문법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39절 본문에서는 마르다를 지칭하는 여성대명사로 고전 헬라어의 여성 대명 사여격인tauvth/ 대신 h{de를 사용하여, th'/de h\n ajdelfhv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히브리어 감탄사인 hnehi(behold!)를 th'/de라고 번역한 칠 십인역의 용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BDF, 289). 뿐만 아니라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43
지시대명사인 o{de(h[de, tovde : 지시대명사로 사용되던 oj, hj, tov+전접어 dev)는 신약성경에서 tavde levgei( 다음과 같이 말한다 )라는 표현을 제외 하고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도행전 21장 11절의 tavde levgei to; pneu'ma to; a{gion은 성령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이라 고 번역할 수 있다. 고전 희곡에서 이 표현은 어떤 장면에 새로운 배우를 등장시키기 위해서 사용되었지만, 신약성경의 표현은 예언적 진술을 도입 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구약의 용례를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신 약에서 주로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데, 이어지는 주로 예언적 진술에 장 엄함이나 엄숙함(solemnity)을 더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8) 아울러 이 지시 대명사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ou to"에비해훨씬더강조의뜻이강 하다. 9) 그러므로 이 문장은 이러한 어감을 살려 주의를 환기하는 뜻으로 보라! 그런데 그 여자에게 여동생이 있었으니!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2. 40절 신약성경에서 주동사를 보충하는 부정사는 주로 결과나 목적을 나타내 기 위해서 사용되는데, 본문의 hj ajdelfh; mou movnhn me katevlipen diakonei'n;는 결과를 나타내는 보충적인 부정사이다. 즉 본문의 부정사 diakonei'n은 자신을 홀로 내버려 두어서 (그 결과자기혼자만) 시중을 들고 있다는 마르다의 불평이 섞인 표현이다. 10) 또한 40절의 동사 mevlei는 문제가 되다, 신경을 쓰다 (it matters)라는 뜻의 비인칭 동사(impersonal verb)이다. 비인칭 동사란 문장 내에서 규정 된주어(definite subject)가 제시되지 않는 동사를 말하는데, mevlei는진정 한 비인칭 동사와 준-비인칭 동사(quasi-impersonal) 사이를 연결하는 예 8) D. Wallace, Greek grammar Beyond the basics, 328. 9) Herbert W. Smyth, Greek Grammar, 92. 10) C. F. D. Moule, An Idiom Book of New Testament Greek, 392. 144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린도전서 7장 21절(dou'lo" ejklhvqh"; mhv soi melevtw. [Were you a slave when you were called? Don t let it trouble you])에서는 영어 번역에서 앞의 내용을 받는 대명사 it 안에 분명하게 암 시되어 있는 명사절이 동사 mevlei의 주어이다. 본문인 누가복음 10장 40 절에서도 o{ti-절이 mevlei의 주어 역할을 하고 있다. 11) 그러므로 ouj mevlei soi o{ti hj ajdelfhv mou movnhn me katevlipen diakonei'n;라는 표현을 통해 마르다는 지금 나의 동생이 나를 홀로 내버려두어서 (그결과자기 혼자만)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 당신(예수)에게는 신경이 쓰이지 않느냐? 고묻고있는것이다. 3. 41절 Mavrqa Mavrqa는 강조를 위해서 중요한 단어를 반복하는 동어반복 법(epanadiplosis)이다. 이는 수사학적이라기보다는 실제 발화된 단어들에 대 한 직접적인 보도일 가능성이 크다(예를 들어 사도행전 17장 34절의 외 침). 그러므로 예수도 강조를 위해서 마르다의 이름을 두 번 불렀을 가능 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12) 4. 42절 신약성경 시대에 이르러 비교급과 최상급 체계는 어법상 매우 단순화 되어 거의 평준화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대다수의 경우 최상급은 사라 지고 복수형과 함께 사용되는 비교급이 최상급을 대신하게 된다. 예를 들 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좋은, 최고인 (the best of all)이라는 말은 좋은, 선한 이라는 뜻의 ajgaqov"의 최상급을 사용하여a[risto" ajpavntwn이라 11) C. F. D. Moule, An Idiom Book of New Testament Greek, 28. 12) F. Blass, A. Debrunner and Robert W. Funk, A Greek Grammar of the New Testament, 493.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45
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비교급을 사용하여 a[reivwn ajpavntwn(better than all)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며, 실제로 신약성경에서는 후자와 같은 표현 을 최상급의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한다. 13)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의 형용사는 비교급(혹은 최상급)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14) 예를 들어 oij polloiv(the many)는 소수 (the few)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많은 사람 이 아니라 다수 (the majority)를 뜻한다. 마태복음 22장 36절의 poiva ejntolh; megavlh ejn tw/' novmw/도 문자적으로는 율법에서 큰 계명이 무엇입니까? 라는 뜻이지만, 큰 (great)이라는 의미의 megavlh는 가장 큰 (the greatest) 이라는 최상급의 의미로 사용되었다(NIV, NRS). 본문의 th;n ajgaqh;n merivda도 문자적으로는 좋은 몫 (a good portion)을 뜻하지만 가장 좋 은몫 (the best portion)이라는 최상급(비교급)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15) 따 라서 마리아가 선택한 좋은 편(th;n ajgaqh;n merivda)은 가장 좋은 몫 (the best portion)이라고 번역해야 한다. V. 본문 사역 위의 논의들을 반영하여누가복음 10장 38-42절을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필자가 제시하는 사역의 주안점은 마르다와 마리아의 대조적인 태 도의 차이이다. 38 그들이 길을 가고 있을 때에, 그(예수)는 어떤 마을로 들어가셨다. 그러자 이름이 마르다인 한 여자가 그를 환대하였다. 39 보라! 그런데 13) F. Blass, A. Debrunner and Robert W. Funk, A Greek Grammar of the New Testament, 244. 14) F. Blass, A. Debrunner and Robert W. Funk, A Greek Grammar of the New Testament, 245; C. F. D. Moule, An Idiom Book of New Testament Greek, 97-98. 15) Daniel B. Wallace, Greek Grammar Beyond the Basics. 298. 146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
그에게 마리아라 불리는 여동생이 있었으니, 그녀는 주님의 발치에 앉 아 그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다는 여러 가지 봉사의 일 로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예수에게) 다가가 말했다. 주님! 제 동생이 저를 홀로 내버려두어서 (그결과혼자만)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 당신 (예수)께는 신경이 쓰이지 않으십니까? 그러니까 그녀에게 나를 돕도록 말해 주십시오! 41 그러나 주님께서 그녀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많은 일로 걱정하고 정신이 없구나. 42 하지 만 오직 하나가 필요할 뿐이다. 마리아는 가장 좋은 몫을 택했으며, 그 것은 그녀에게서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VI. 설교에 적용하기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본문을 사역하고 나면, 앞뒤 문맥이나 신학적 인 의미 등을 고려하여 본문을 구체적으로 석의해 나가야 한다. 이시점 에서는 다양한 주석들이나 석의 방법론들을 활용하면 된다. 본문이 자리 하고 있는 문맥과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점은 변화산에서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더불어 나눈 말씀의 내용이 예루살렘에서 의별세(출발[exodus]) 였다는 사실이다(눅 9:31). 그리고 9장 51절에 따르 면 예수는 승천하실 기약이 가까워오자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셨다. 또한 본문인 누가복음 10장 38절은 예수의 일행이 길 을 가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우리는 이것이 다름 아니라 9장 51절부 터 시작된 예루살렘을 향한 여행의 일환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누가 의 서사에 따르면 예수는 별세 를 위하여 예루살렘을 향해 여행을 하는 중에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 들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본문을 통해서 이러한 예수를 맞이하는 두 자매의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있다. 39절에 묘사된 것처럼 마리아는 마치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성서학 연구방법 헬라어 신약성경, 어떻게 읽을 것인가? 147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의 말씀을 경청하듯이 예수의발치에앉아그 의 가르침을 경청 하고 있었던 반면,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 이 분주하였다. 예수를 접대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마르다의 분 주함은 결코 비난받거나 책망을 들을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오히려 주 님! 제 동생이 저를 홀로 내버려두어서 (그 결과 혼자만) 시중을 들고 있 는것이당신(예수)께는 신경이 쓰이지 않으십니까? 그러니까 그녀에게 나 를 돕도록 말해 주십시오! 라는 마르다의 푸념에 십분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예루살렘을 향하여올라가시기로 굳게 결심하시고 별 세 를 향해 결의에 찬 걸음을 옮기고 계신 주님을 가장 올바르게 환대하 는 방식은 마르다가 보여 준 것과 같은 분주함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오히려 마리아처럼 십자가를 향해 자기희생적 사랑의 여행을 하 고 계신 주님의 마음을 경청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마르다를 향한 주님의 답변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오직 한 가지가 필요할 뿐이다 (42 절). 주님은 마르다에게 여러가지를 준비할 필요가 없으니 단촐 하게 한 가지 정도만 준비해도 충분하단다 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필 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 당신의 심정을 헤아려 그 말씀을 경청( 敬 聽 )하 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고 주님의 마음을 알지 못해 여러 가 지로 염려하고 근심하였던 언니 마르다와는 달리 마리아는 그 가장 좋 은편 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우리 역시 마르다처럼 주님의 진의( 眞 意 )는 헤아리지 못한 채 좋지 않은 편을 선택하고 그것으로 인해 염려하고 근 심하며 마냥 분주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 본문을 통해 예수가 강조하고 있는 한 가지는 마리아가 택한 최상의 몫인 경청 ( 敬 聽 )이지 분주하게 준 비해야 할 음식의 숫자가 아니다. :: 장성민 경북대학교(B.A.)를 나와 장로회신학대학교(M.Div., Th.M.)에서 공부했다.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박사과정 신약학 전공 중에 있으며 본 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있다. 148 2009년 가을호 성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