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 표현의 자유론 비판과 시민권의 재구성 42434445 김현경 ** *** **** 박보람 박승환 서론 혐오표현 에 대한 개념정의 증오 표현이 아닌 혐오 표현 범죄 나 발언 이 아닌 표현으로의 확대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법제 방식 형법적 접근 차별금지법적 접근 우리나라의 혐오표현 대응 법제화의 움직임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표현의 자유론 재구성 적 해로운 행위로서의 혐오표현 표현의 자유 우위론 비판 표현의 자유 되찾아오기 성적 시민권 혐오표현 논의의 새로운 바탕 기존 법 접근 담론의 한계 성적 자기결정의 맥락성 대안적 법 담론의 기반 시민권의 성 재구성 결론 국문초록 성소수자가 가시권에 등장(coming-out) 하고 성소수자 담론이 확장됨과 더불어 이들에 대한 혐 오표현 역시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문제는 혐오표현이 이슈화될 때마다 논쟁의 구도가 반차별과 * 이 글은 서울대학교 인권법학회 내 -호모포비아 소모임의 논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소모임 구성원 이수정이 논의에 참여하였다. 논의 과정에서 깊이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희망을 만드는 법 의 한가람 변호사님께 감사드린다.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3 기, fauchon1223@gmail.com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4 기, bo-ram@mail.com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3 기, justicehwan@naver.com
216 통권 제12 호 (2012) 표현의 자유 주장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구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혐오표현 옹호 논변으로서의 표 현의 자유론은 사상의 자유로운 경쟁을 위해 지켜져야 하는 중립적인 원칙으로 제시되어 왔다. 그 러나 성소수자들이 처한 현실의 권력 지형을 이해한다면 혐오표현은 행위와 분리된 순수한 표현 으로만 존재하지도, 사상의 자유시장의 한 사상(idea) 에 불과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추 상적 수준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넘어, 구체적으로 누구의, 누구에 대한, 어떤 표현이 보호되 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자 사회에 현존하는 차별적 권력관계를 인식한다면, 비정상 으로 인지되는 집단을 스스로 정상 상식 임을 강변하는 집단의 혐오표현으로부터 보살피고 북돋우는 사회적 응대가 마땅하다. 그러나 섣불리 규제 라는 이름의 법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자칫 논의의 지형을 오랜 대립구도로 되돌릴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정상 에 대한 규제 차원이 아닌, 비정상 의 표현, 공동체의 소통에의 참여를 고무하는 장치와 실천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비정상 으로 분류되고 배제되던 집단이 가시화됨과 동시에 정상 범주에의 포섭을 목표로 하 는 것은 정상 자체가 잉여적 범주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성소수자에 대 비되는 일반 남성, 일반 여성, 일반 시민이라는 정체성과 그에 따른 시민권의 내용에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맞물린 권력관계 등을 더하여 성원됨 자체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동 일하다고 생각되어온 시민권의 내용이 성적 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거친다. 새롭게 구성되는 성 적 시민권의 논의 위에서, 혐오표현은 단지 성소수자의 시민-됨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 들의 성적 시민권이 주조되는 구조와 관행, 실천 속에서 선택되고 발생하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혐오표현은 일반성/ 보편성의 기준에 의한 차별적 권력 구조로 짜여 있는 시민사회에서 작 동하므로, 그 각각의 위치와 관계에 법담론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논의될 필요가 있다. * 주제어 : 혐오표현, 성소수자, 사상의 자유시장론, 표현의 자유, 호모포비아, 이성애주의, 이성애 규범, 성적 시민권,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17 I. 서론 i) 며느리가 남자라니 동성애가 웬 말이냐 1, <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AIDS에 죽으면 SBS 책임져라 2 ii) How could your life be created?( 당신의 생명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는가?) 3 iii) 레이디 가가의 공연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고 동성애를 확산시키는 분 기점이 될 우려가 크다. 4 68 혁명, 스톤월 항쟁 등을 통해 성소수자들의 인권 문제가 비교적 일찍 제기되었던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1990년대에 들어서야 성소수자 단체들이 등장하기 시 작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게이,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들이 가시화되면서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들이 등장하고 있고, 동시에 이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 역시 새롭게 인식 되고 있다. 위에 언급한 사례들은 이러한 가시화, 담론화 과정에서 마주치고 있는 역반응 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역반응들을 옹호하는 데 표현의 자유가 근거로서 제시되고 있다 는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는 행위가 아닌 표현에 불 과하다는 이유로 경시되거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턱없이 중시되기 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옹호 논리들은 성소수자를 둘러싼 권력 구조를 외면한 채 주장되고 있 다. 성소수자의 가시화와 그에 대한 역반응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정상-비정상 구도를 주장하는 특수한 사회적 권력관계 속에 위치하고 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LGBT, 퀴어 등의 단어 대신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있다. 소수자란 육체적 문 1 동성애허용법안반대국민연합, 조선일보 광고, 조선일보, 2010. 5. 27, 39 하단; 동성애허용법안 반대국민연합, 중앙일보 광고, 중앙일보, 2010. 6. 4, 39 하단. 2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조선일보 광고, 조선일보, 2010. 9. 29, 35 하단. 3 본 문구는 2011년 10 월 중순경 서울대학교 성적소수자 동아리 Queer in SNU 가 학내 성소수자 의 인권 신장을 위해 게시한 홍보포스터에 남성과 여성의 상징기호가 서로 결합하고 있는 문양과 함께 스탬프로 찍혔다. 원문은 영문으로 되어 있으나, 가독성을 위해 저자들의 해석을 덧붙였다. Queer in SNU: 서울대학교 성적 소수자 동아리, QIS 는 호모포비아적 졸작 을 규탄한다, 2012. 1. 1, http://queerinsnu.mireene.co.kr/expressengine/pds/15704 ( 최종접속일 2012. 11. 4.) 참조. 4 레이디가가 공연반대 시민네트워크,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 취소와 공연 반대 성명서, 2012. 4. 23.
218 통권 제12 호 (2012) 화적 특질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불평등한 차별대우를 받아 집단적 차별의 대 상이 되는 사람들 5 이라는 일반적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집단을 소수자로 명명하 는 것은 이들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 현존함을 밝히는 행위이다. 특히 성소수자의 소수 란 수적 다수 보다는 정상 의 대립항으로, 성소수자라는 명명은 정상적인 성관계라고 생각되는 성적 지향과는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 집단으로서,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구별 되고 차별 6 받는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드러낸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이러한 권 력관계에 대한 인식 위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즉 비정상 으로 인식되고 차별받는 집단의 가시화에 대한 반응인 혐오표현이, 표현 일 뿐 이거나, 혹은 표현 이므로 전적으로 보호 받아야 하는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그 표현의 행위자와 대상의 관계를 둘러싼 권력의 지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둘러싼 옹호의 문법이 지닌 허점을 지적하고, 표현의 자유론 자체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혐오표현을 표현에 불과 하다고 가볍게 여기거나, 표현의 자유가 보호하는 대상이므로 무조건적으로 보호해야 한 다는 두 가지 주장의 맥락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이는 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 차별의 맥락에서 응결된 표현의 자유를 해동 시켜 누구 에 의한, 누구 의 자유인지 논 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사회에 현존하는 차별적 권력관계를 인식했을 때, 혐오표현 을 둘러싼 담론에 어떻게 사회적 법적으로 응대할지 초보적인 모색을 시도해보려 한다. 규제적 인 법적 접근을 둘러싼 담론을 분석하고 공동체 속에서 발현되는 해악으로서의 혐오표현의 맥락과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여, 시민권 즉 사회성원권을 성적 으로 재 구성하려는 노력이 혐오표현에 대한 법 담론과 긴밀히 관계 맺어야 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5 이병량, 한국 성적소수자 인권운동의 전개와 정책적 대응: 가설적 논의, 정부학연구 제16권 제2 호 (2010), 11. 6 양현아, 성적 소수자 / 법사회학적 쟁점과 전망, 한인섭 양현아 편, 성적 소수자의 인권 ( 사람생 각, 2002), 15.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19. 혐오표현 에 대한 개념정의 1. 증오 표현이 아닌 혐오 표현 국내 학계에서는 인종 성 종교에 대한 편파 경멸적 발언 7 이나 표현 같은 문제가 본 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왔으며, 사회적으로 사건의 이러한 성격에 주목하게 된 것도 극 히 최근의 일이다. 8 반면 외국에서는 이러한 사안을 hate speech 9 영역에서 다뤄온 바, 김재원이 일찍이 이를 ( 공격적) 혐오발언 10 으로, 조소영이 두 편의 연구에서 적의적 표현 행위 11 라 번역한 이래 증오언론( 심경수, 2007), 증오연설( 장서연, 2010), 증오적 표현( 이 재승, 2008) 이 혼용되는 등 현재까지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역어가 존재하지 않 는 실정이다. Hate speech는 hate crime 과의 관련성 속에 소개되는 경우가 흔한데, hate crime 역시 증오범죄( 박상렬, 2001; 이동명 노상욱, 2008; 조철옥, 2012; 최응렬 정승민, 2005), 혐오범죄( 가람, 2011; 경찰청, 2008; 이정념, 2011), 혐오죄( 박경신, 2009) 등으로 번역되는 등 별다른 논의 없이 비일관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다만 2007년 차별금지법 제 정 사태와 관련한 일련의 논의에서는 혐오 라는 단어가 상당히 우세하게 사용되고 있음 7 심경수, 증오언론(Hate speech) 과 십자가소각(Cross Burning) 에 관한 판례경향 - R. A. V. v. City of St. Paul 및 Virginia v. Black 사건을 중심으로, 미국헌법연구 제18권 제1 호 (2007), 42. 8 언론 및 법정에서 인종차별 표현이 처음으로 공론화된 것은 2009 년 이른바 보노짓 후세인 사 건 이다. 이는 국내 사법사상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된 첫 사례이자, 국가인 권위원회가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권고조치를 한 첫 사례로 기록되었다. 한겨레21, 냄새나는 한 국의 인종차별, 2009. 08. 14,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5561.html ( 최종접 속일 2012. 11. 4.) 등 참조. 9 Samuel Walker는 이러한 사안을 지칭하는 단어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간략히 개 관한 바 있다. race hate(1920 후반-30 년대 초), group libel(1940 년대 초) 등이 사용되었으며, 1980 년대에 이르러서는 racist speech 와 더불어 hate speech 가 가장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Samuel Walker, Hate Speech: The History of an American Controversy (University of Nebraska Press, 1994), 8. 10 김재원,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 판례의 법철학적 성찰 Mill과 Holmes 를 중심으로, 법철학 연구 제3권 제2 호 (2000), 128. 11 조소영, Cyberspace에서의 Hate speech 의 규제에 관한 연구 미국의 판례와 학설을 중심으로, 연세법학연구 제8권 제2 호 (2002); 조소영, 적의적 표현행위의 헌법적 좌표- 민주주의의 다양성 의 의미( 민주주의의 위기), 한국공법학회 제30권 제4 호 (2002).
220 통권 제12 호 (2012) 이 발견된다. 이는 호모포비아(homophobia) 12 를 오랜 기간 동성애혐오( 증) 으로 번역해 온 것과 관행적으로 연결된 용법으로 보인다. 동성애차별금지법을 막고 동성애 확산을 저지하려는 것일 뿐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는 수사 13 는 성소수자에 차별과 배제의 양상을 어떤 단어로 포괄하는 것이 적절할 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일천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행위를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한 용어로 무엇이 더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 14 해야 한다 는 지적은 시사적이다. 사전적으로 혐오( ) 는 미워하고 꺼림, 싫어하고 미워함 15 을 뜻하며, 증오( ) 란 아주 사무치게 미워하는 것이나 그런 마음 16 을 의미한다. 사전 적 의미만으로 혐오와 증오의 차이를 뚜렷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혐오에 비해 증오 는 반감이 극심하고 강한 상태로 증오의 감정상태가 보다 강렬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람은 hate crime 이라는 범죄 유형이 굳이 몹시 미워한다는 증오의 감정 상태 에 이르지 않고서도 17 특정집단에 범죄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혐오 가 보다 더 적합한 역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표현에 내포된 차별의 원인인 감정은 극렬할 필요 가 없고, 꺼림과 기피 역시 특정 집단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행위의 중요한 표지이다. 무 엇보다 증오 라는 번역은 hate crime의 맥락을 사상시킨다는 점에서 18 혐오 가 증오 에 비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혐오 역시 증오 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감정에 초점이 맞춰진 단어라는 점에 서 여전히 문제적이다. 중요한 것은 한 개인의 감정 정도라기보다, 혐오 와 혐오 대상 이 구성되고 고착되는 사회적 지형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bias crime( 편견범죄) 이나 bias-motivated crime( 편견에 동기화된 범죄) 이 hate crime과 혼용 대체되기도 하 12 이 용어는 미국 심리학자 와인버그가 1960 년대 후반 고안하였다. Gregory M. Herek, Beyond Homophobia : Thinking About Sexual Prejudice and Stigma in the Twenty-First Century, Sexuality Research and Social Policy, Vol 1(2) (2004) 참조. 13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오해! 우리는 결코 동성애자를 혐오하지 않습니다, 성명서/ 보도자 료, 2010. 10. 8. 14 몽, 혐오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뛰는 혐오, 나는 인권: 성소수자 혐오, 공격 넘어서기 좌담회 자료집 (2012), 3. 15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 ( 최종접속일 2012. 11. 4.). 16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 ( 최종접속일 2012. 11. 4.). 17 가람, 혐오범죄, 그 폭력의 구조,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제49 호 (2011), 55-66. 18 이러한 혼동은 한국형 증오범죄 라는 명명에서 잘 드러난다. 김진혁, 한국형 증오범죄에 관한 연구, 한국범죄심리연구 제6권 제1 호 (2010) 참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21 며 이를 더 선호하는 저자들 역시 존재한다. 19 이에 대해 거의 논의되지 않은 현실도 현 실이거니와, 이 글에서 다루는 주제를 비켜나므로 여기에서 상세히 논의하고 확정적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글은 혐오 가 성소수자 운동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왔던 용례를 차용하고, 20 대한 혐오를 특정하는 서 혐오 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hate speech에 비해 보다 성소수자에 homophobic speech/expression 까지 무리 없이 포괄한다는 점에 2. 범죄 나 발언 이 아닌 표현으로의 확대 혐오범죄(hate crime) 는 형법의 처벌영역과 관련된 개념으로 hate speech와는 맥락을 달리한다. 혐오범죄는 종교, 인종, 성적 성향, 민족 또는 국적 등에 대한 혐오에 의해 동 기 지워진 범행, 더 구체적으로는 소수인종이나 소수민족, 동성애자, 특정 종교인 등 자신과 다른 사람 또는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이유 없는 편견을 갖고 이들에 게 테러를 가하는 행위 로 정의될 수 있다. 21 hate crime은 범죄의 동기를 개념요소로 한 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동기의 존재 여부를 살피지 않는 다른 범죄들과 구분된다. 대체 로 이는 이미 범죄로 규정되어 있는 행위를,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의 동기에 의해 저지르는 것이다. 22 Hate speech는 입법례에 따라서 범죄로 규정되거나 규정되지 않 을 수 있으며, 이러한 논의영역에 한하여 혐오범죄 법리와 중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 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행위는 형법상 범죄로 규제되고 있거나 규제되어야 하는 것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언어표현만으로 읽히는 뉘앙스와 달리, 현재 speech는 비언어표현까지 포괄하는 의미 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freedom of speech 역시 표현의 자유 (freedom of expression) 와 대응한다. 따라서 hate speech에서의 speech를 언어표현만을 19 Frederick M. Lawrence, Punishing Hate: Bias Crimes Under American Law, (Harvard University Press, 1999) 외 등. 20 호모포비아 는 성소수자 운동 진영에서 동성애를 대상화하거나 타자화하는 시각 전반을 포괄하여 규 정되어 왔다. 토리, 한국사회 LGBT의 성적 시민권 - 비판과 전망, 여/ 성이론 제23 호 (2010), 12 참조. 21 최응렬 정승민,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에 의한 증오범죄에 관한 연구, 피해자학연구 제13권 제2 호 (2005), 363. 22 동성애자 커뮤니티 밀집지역인 종로에서 동성애자를 노린 집단 연쇄 폭행 사건, 10대 20여 명 이 성매매 트랜스젠더를 노린 집단 폭행 및 강도 사건이 이에 포함될 수 있다.
222 통권 제12 호 (2012) 가리키는 발언 이나 보다 공적 의미의 언론, 연설 로 번역한다면, 애초 그 단어가 쓰이 는 맥락이 지나치게 제한적인 용법으로 곡해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비언어표현 역시 혐오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성소수자에게 충분히 심리적 훼손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표현에 국한할 일이 아니다.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옆에 앉았다는 이유로 얼굴을 찡그리며 자리를 피한다거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악수하길 거부하는 행위, 이탈리아 의 귓불잡기( 튕기기) 와 같은 행위 23 등은 문화에 따라서 비언어표현이 충분히 감정과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글은 범죄행위나 공적인 행위 혹은 언어표현을 넘어서 사적이고 비언어표 현까지 포함하여 모든 혐오표현을 다루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혐오 발언, 언론, 연 설 이 아닌 혐오 표현 이라는 역어를 선택하고자 한다..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법제 방식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외국법제상 혐오표현을 규율하는 방식을 편의상 두 가지 방향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상당수의 국가에서 혐오표현을 형법상 범죄로 규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노사이드와 반유대주의를 경험한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역사적으로 인종, 종교 관련 혐오표현이 형법적으로 규제되어 왔으 며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혐오표현도 포섭되는 추세이다. 다음으로 이른바 반차별의 관점에서, 인권법이나 차별금지법의 금지사유에 혐오표현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반차별 법제에 통합하는 비교적 새로운 접근이다. 차별금지법에서는 차별금지사유를 나열하여, 고용과 교육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제거할 것을 독려함으로써 혐오표현 을 규율하는 방식을 택한다. 유의할 것은 성소수자 에 대한 혐오표현은 외국의 법 담론에서도 비교적 근래에 주목 된 현상이며, 이것이 기존의 혐오표현 법제나 담론에 포섭되는 경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23 이탈리아에서 이 행동은 어떤 사람이 사내답지 못하거나 동성애자라는 의미로 통한다고 한다. 박석진, 표현의 자유,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고, 반차별공동행동 편, 차별과 표현의 자유 의 경 계 자료집 (2010), 9.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23 는 점이다. 24 또한 한 국가 내에서 형법적 접근과 차별금지법적 접근을 모두 택하거나 차 별금지법에서 벌칙 조항을 배제하지 않는 등 두 방향의 법제가 상호를 배척하는 것은 아 니라는 점 역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외국법제에서 혐오표현을 다 루는 방식을 확인하고 우리나라의 혐오표현 법제화 시도를 개관하여,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에 어떻게 접근하여야 하는지 고민하고자 한다. 1. 형법적 접근 가. 국제법적 근거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제20 조에서는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의 선동이 될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증오의 고취는 법률에 의하여 금지된다. 고 하여 혐오표현을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관련해 유엔인권위원회는 전쟁선전의 금지나 증오고취 금지가 제19조 언론의 책임과 양 립한다고 보았으며, 제20조를 실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당사국들이 전쟁선전이나 증오 고취가 공공정책에 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위반 시에 적절한 제재를 가하는 실정법 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5 나. 각국의 입법례 노르웨이는 1981년 성소수자에 대한 공연한 혐오표현에 대한 처벌을 최초로 법제화 한 국가이다. EU 회원국 중에서는 네덜란드가 1987년 7월 1일 형법 개정을 통해 성소수 자에 대한 공연한 명예훼손(public defamation) 을 처음으로 범죄화하였다. 1990년의 게소 24 이는 혐오범죄 법제나 담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미국은 1969년 혐오범 죄방지법(Hate Crimes Prevention Act) 을 제정하고 인종, 피부색, 종교, 민족에 의한 혐오범죄를 금지하고 있었는데, 1998년 매튜 셰퍼드가 동성애자라는 이유 로 폭행당한 후 울타리에 18시간 넘게 매달린 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 역시 처벌하는 법안 이 지속적으로 제안되었다. 마침내 2009년 10 월 혐오범죄방지법 개정안(Matthew Shepard and James Byrd, Jr. Hate Crimes Prevention Act)이 통과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 역시 명 시하게 되었다. 25 이재승, 기억과 법: 홀로코스트 부정, 법철학 연구 제11권 제1 호 (2008), 232. 이 글에서는 혐오 표현으로 용어를 통일했으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한국어 번역본에서 hatred 를 증오로 번역하고 있으므로 이를 따랐다.
224 통권 제12 호 (2012) 법(Loi n 90-615 du 13 juillet 1990 tendant à réprimer tout acte raciste, antisémite ou xénophobe) 26 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역시 2005년 형법 개정을 통해 공연하지 않은 차별 적 명예훼손(diffamation) 및 모욕(injure)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에 성적 지향을 명시하였 다. 27 2012년 8 월, 공연성이 있는 언론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향의 개정이 이루어져 성적 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개인 및 집단에 대해 혐오나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는 처벌 받게 되었다. 28 현재 EU 27개국 중 14 개국( 벨기에, 덴마크, 독일, 에스토니아,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 드, 라트비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스웨덴,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29 ) 및 영국 북아일랜드가 성적 지향에 따른 혐오표현 처벌 법제를 두고 있다. 30 특히 스웨덴의 경우 최근 성소수자와 표현의 자유에 관해 언급한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을 불러왔다는 면에 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2002년 7월 형법 개정으로 31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혐오표현을 범죄화하였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스웨덴 법원이 이 조항에 근거하여 동성애 와 에이즈에 대한 공격적인 리플렛 결한 데 대해 100장을 고등학교의 캐비넷에 배포한 행위를 유죄 판 스웨덴 당국이 청구자의 표현의 자유 행사에 개입하는 것이 명예의 보호 와 타인의 권리를 위해 민주사회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유럽인권협약 10조 위반이 아니다 32 라고 판시한 바 있다. 표현의 자유와의 명시적인 대립각 속에서 성소수자에 대 26 공산당 의원 게소의 발의로 제정된 이 법에 따르면, 1945년 국제군사재판소규정 제6조에 명시 되고, 같은 규정 제9 조에 의해 범죄단체로 규정된 조직의 일원에 의해 저질러지고, 프랑스 법원 이나 국제법정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자에 의해 저질러진 인도에 반한 범죄의 존재를 의문 시하는 자는 처벌된다. 위의 글, 238-239 참조. 27 Décret n 2005-284 du 25 mars 2005 relatif aux contraventions de diffamation, d'injure et de provocation non publiques à caractère discriminatoire et à la compétence du tribunal de police et de la juridiction de proximité (Dernière modification : 30 mars 2005). 28 Loi du 29 juillet 1881 sur la liberté de la presse (Dernière modification : 8 août 2012). 29 오스트리아는 형법 제283조에서 적대행위선동죄를 규정하여 특정 집단에 대한 적대행위 선동 고 무 모욕 경멸시도 등을 처벌해 왔는데, 2012년 1월 1일 개정으로 성적 지향을 포함하게 되었다. http://www.ilga-europe.org/home/guide/country_by_country/austria/austria_extends_incitement_to_ hatred_law_to_sexual_orientation ( 최종접속일 2012. 11. 4.) 참조. 30 European Union Agency for Fundamental Rights, Key Legal Trends in the Protection of LGBT Rights in the European Union 2008-2010, (Publications Office of the European Union, 2010). 31 UN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 UN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 State Party Report, 2003. 7. 24. http://www.unhcr.org/refworld/docid/ 3fdd81334.html ( 최종접속일 2012. 11. 4.). 32 there had been no violation of article 10, as the interference with the applicants exercise of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25 한 혐오표현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2. 차별금지법적 접근 가. 국제법적 근거 1948년 12월 10일 UN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은 제2 조에서 모든 인간은 이 인권선언에서 표방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향유하며,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견해, 출신국가나 출신사회, 재산, 출생이나 기타 지위 등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 고 선언한다. 또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6 조에서도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고 어떠한 차별도 없이 법의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이를 위하여 법률은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의 어떠한 이유에 의한 차별에 대하여도 평등하고 효과적인 보호 를 모든 사람에게 보장한다. 고 하여 차별금지의 원칙(the non-discrimination principle) 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유럽연합은 반차별원칙을 밝히는 입법지침을 다양한 형태로 제정한 바 있는데, 그 중 2000년 11월 27일 고용과 직업상에서 동등대우의 실현을 위한 일반적인 기본틀의 확정 을 위한 권고안(2000/78/EG) 을 마련하여 종교 및 세계관, 장애, 연령과 성적 지향 등을 근거로 하는 차별을 금지했다. 이 입법지침은 유럽의 국가들이 차별금지법 등을 제정하 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나. 각국의 입법례 캐나다는 1977 년 기회의 평등과 차별로부터의 해방을 목적으로 캐나다 인권법(Canadian Human Rights Act) 을 제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캐나다 인권법은 제1 조에서 모든 개인들이 인종, 출신 국가 또는 출신 민족, 피부색, 종교, 연력, 성별, 성적 지향, 혼인관계, 가족관계, 장애, 기록이 삭제된 전과 등 11가지 차별 사유에 기초한 차별적 관행에 의하여 방해받거 their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had reasonably been regarded by the Swedish authorities as necessary in a democratic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the reputation and rights of others, Vejdeland and others v. Sweden (no. 1813/07).
226 통권 제12 호 (2012) 나 제약받음이 없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의무와 책임과 부합하여 소유할 수 있 거나 소유하고 싶고,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거나 충족시키고 싶은 삶을 영위하는 기회를 다른 개인들과 평등하게 가져야만 한다는 원칙 을 밝히고 있는데, 33 성적 지향 이 포함된 것은 1996 년의 일이다. 캐나다 인권법은 차별적인 표시, 기호, 상징, 문장 기타 묘사를 출판하거나 공중을 상대로 게시하거나 또는 출판 게시하도록 유발하는 행위를( 동 법 제12 조) 34 금지한다. 뉴질랜드 인권법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려는 의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되는 광 고, 표시를 출판 게시하거나 출판 게시하도록 유발 허용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명시하 여 금지하고 있다( 동법 제67조 제1 항). 35 호주에서는 차별과 관련된 조사와 조정을 담당 하는 기관인 인권과 평등위원회(Human Rights and Equal Opportunity Commission) 의 조직과 권한을 규정한 인권과 평등위원회법(Human Rights and Equal Opportunity Commission Act) 이 연령, 장애, 인종, 성별 이외에 성적 선호(sexual preference), 종교, 전과, 정치적 견해, 노조활동, 병력, 혼인관계, 국적까지 포함하는 일반적인 차별금지법으 로 제정되어 있다. 36 33 이준일, 차별금지법 (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7), 153 참조. 34 Canadian Human Rights Act (R.S., 1985, c. H-6) Part 1 Proscribed Discrimination General Publication of discriminatory notices, etc. 12. It is a discriminatory practice to publish or display before the public or to cause to be published or displayed before the public any notice, sign, symbol, emblem or other representation that (a) expresses or implies discrimination or an intention to discriminate, or (b) incites or is calculated to incite others to discriminate if the discrimination expressed or implied, intended to be expressed or implied or incited or calculated to be incited would otherwise, if engaged in, be a discriminatory practice described in any of sections 5 to 11 or in section 14. 35 Human Rights Act 1993 Part 2 Unlawful discrimination 67 Advertisements (1) It shall be unlawful for any person to publish or display, or to cause or allow to be published or displayed, any advertisement or notice which indicates, or could reasonably be understood as indicating, an intention to commit a breach of any of the provisions of this Part. 36 이준일, 위의 책, 154-155 참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27 3. 우리나라의 혐오표현 대응 법제화의 움직임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상 성희롱 규정, 37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 제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3항을 제외하고는 다른 차별사유를 이유로 한 표현 일반을 규율하는 조항은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법도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성적 괴롭힘만을 성 희롱으로 정의할 뿐 성별을 이유로 한 괴롭힘 일반을 규제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에 서 차별 표현 일반을 법제적으로 규율하려는 시도는 차별금지법 입법안에 처음으로 등장 했다. 기존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은 조직법으로서의 성격을 주요하게 다룸으로써 차별 금 지 및 구제의 실체법으로서의 위상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차별금지 및 구제 수단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38 차별금지법 제 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참여정부가 12 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 차별해소를 통한 국민통합' 을 제시하면서부터이다. 39 2007년 10월 정부의 차별금지법안 40 이 입법 예 고되었으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분리 구 별 제한 배제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하거나 조장하는 광고 행위 를 차별로 규정함으로써 제한적이나마 혐오표현에 대한 규율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일부 단체들이 차별금지사유 에 성적 지향이 포함되는 데 극렬한 반대를 표명하였고, 정부가 그해 12월 12일 성적 지 향을 비롯한 7가지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된 정부안 41 을 제출하면서 차별금지법 입법의 의 의는 퇴색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발의된 노회찬 의원 대표 발의안 42 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도 예시적 형태로 규정했다. 18대 국회의 권영길 의원 대표발의안 43 도 노회찬 의 37 국가인권위원회법 ( 법률 제11413 호, 2012.3.21, 일부개정, 시행 2012.5.30.) 제2조 제4호 라목 38 정강자, 현행 차별금지법제의 과제: 차별금지법 제정논의를 중심으로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석 사학위논문, 2010), 52-52 참조. 39 2004년 10월 정부의 차별시정기구 일원화 방침이 확정되어 여성가족부가 남녀차별개선 업무를 국가인권위원회로 승계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06년 7월 25 일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권고법안 에 기초하여 차별금지법의 입법 추진을 권고하였다. 이에 법무부는 조정안을 마련하 여, 2007년 10월 2 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법안보다 차별시정 및 구제제도가 약화된 차별금 지법안 을 입법 예고하였다. 40 차별금지법 제정( 안) 입법예고, 법무부 공고 제2007 106 호, 2007. 10. 2. 41 차별금지법안, 의안번호 : 1529, 제안일자 : 2007. 12. 4, 정부발의, 임기만료 폐기. 42 차별금지법안, 의안번호 : 8162, 제안일자 : 2008. 1. 28, 대표발의 : 노회찬, 임기만료 폐기. 43 차별금지법안, 의안번호 : 14001, 제안일자 : 2011. 12. 2, 대표발의 : 권영길, 임기만료 폐기.
228 통권 제12 호 (2012) 원안과 동일하게 성적 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광고행위에 해당 하는 혐오표현만을 차별로 규정하여 매우 제한적이다. 차별해소와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의 의지를 바탕으로 제도화의 층위에서 다뤄져 왔던 차별금지법( 안) 과 이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로 인해 비로소 혐오표현이 성소수자 운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44 성소수자 기타 차별받는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을 법적 언어 와의 맞물림과 미끄러짐 속에서 구성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법제화의 가능성 측 면에서 조명 받게 된 것이다. 한편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련하여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모 욕죄 위헌폐지론이 강력한 바, 45 인종차별적인 혐오표현이 사법상 최초로 형법상 모욕죄 조항에 근거하여 유죄 판단을 받은 사안과 맞물려 이러한 행위를 모욕죄로 규제하는 데 대한 논란 역시 분분하였다. 이를 혐오죄로 처벌하자는 입장, 46 형사처벌 아닌 비사법적 구제 로 규제하자는 입장 47 등이 충분한 검토 없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혐오표현 에 대해서 법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초보적인 논의가 겨우 싹트는 상황이다..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표현의 자유론 재구성 2007년 차별금지법 제정 사태와 때를 같이 하여 폭발적으로 전면화된 성소수자 혐오 의 발화들은 상당수 선정적이며 선동적인 구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를 연구 및 분석 대상의 논변으로 삼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 48 오히려 의미 있는 논변은 성소수 자 혐오표현 비판에 대한 광범위한 역반응에서 찾을 수 있다. 역반응은 그러한 혐오표현 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데 터 잡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표현에 대한 어떤 형태의 사회적 법적 응대(response) 가 막 태동되려는 시점에서, 49 44 최수연, 한국사회 차별개념의 변화와 시민권의 정치학, 사회연구 통권 21 호 (2011), 22-23 참조. 45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 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제안 (2012) 55-70 참조. 46 박경신, 진실유포죄 ( 다산초당, 2012) 54-77 참조. 47 홍성수, 혐오표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뛰는 혐오, 나는 인권 : 성소수자 혐오, 공격 넘어서 기 좌담회 자료집 (2012), 29-30. 48 물론 2007년 이후 성소수자 혐오의 움직임은 조직적인 양상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특징적이고 이에 대한 분석 역시 요청된다 하겠다. 49 병력( ),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성적 지향, 학력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29 그 응대가 즉시 표현의 자유 원칙과의 대립 구도로 구성된 것이다. 혐오표현에 비판적인 입장에서도 혐오표현에 대한 법적 응대를 모색한 논지를 표현의 자유 규제찬성론으로 거 칠게 요약 포섭하며 혐오표현 규제에 유보적 태도를 보여 왔다( 이재승, 2008; 홍성수, 2012 등). 이러한 담론으로 인해 쉽사리 표현의 자유가 침해 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 기 때문이다. 따라서 혐오표현 비판론은 이것이 표현의 자유 억압이 아닌가 하는 반론에 효과적으로 답해야 하는 지형에 놓여 있다. 혐오표현 비판 반대론으로서의 표현의 자유론 은 표현하는 것은 자유이며, 이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임무라고 본다. 여기에서 대립항은 국가와 개인이 며, 정부의 규제가 가해지지 전까지는 사회성원이 사회적, 체계적으로 침묵하지 않는다고 가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가정 자체가 역사적 맥락에서 발생했으며, 특정한 입장을 반영 하여 구성되어 온 논리라는 점이다. 표현의 자유론은 자유주의, 특히 밀(Mill) 이래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논변으로 구성되 어 왔다. ) 표현은 표현일 뿐 피해( 해악) 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는 표현/ 행위 이분법론, ) 표현의 자유는 사상의 자유시장이 진리 발견을 유용하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 민주주의 체 제 운용에서의 필요성( 정부비판, 집단적 숙고와 의사결정), 자율성 자체의 형성의 중요 핵심 이라는 점, 기타 공리 산출에의 기여 등에 근거한 표현의 자유 우위론. 50 양자는 한데 묶여 표현의 자유론에 포함되지만 전자는 표현을 경시, 후자는 표현을 중시하는 서로 다른 맥락 을 가진다는 점에서 양자를 분리하여 볼 필요가 있다. 전자에 대하여는 혐오표현이 해로운 행위 로서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논증하고, 후자에 대해서는 그러한 표현 행위 가 전적인 자유를 누릴 수 없음을 담론의 역사적인 구도와 배경을 추적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1. 해로운 행위로서의 혐오표현(speech-as-conduct) 가. 표현/ 행위의 이분법론 비판 표현/ 행위 이분법론은 표현은 표현일 뿐, 피해( 해악) 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이 다. 밀에 의하면 개인과 국가 사회의 관계에서 후자가 전자에 강제를 행사하려면 개인의 ( ) 등 총 20 개의 차별금지항목을 포괄한 차별금지법안(2007. 10. 2.) 은 바로 이러한 응대가 최초로 포괄적으로 안출된 것이라 볼 수 있다. 50 주동률, 포르노그래피, 자유주의, 페미니즘 ( 철학사상, 2006), 144-145 참조.
230 통권 제12 호 (2012) 행위가 타인과 사회에게 직접적이고 일차적인(directly and in the first instance) 해악을 일으키거나 일으킬 경향이 강하게 예견되어야 한다. 내면의 상태 자체는 타인에게 직접 적인 해악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내면의 자유 양심, 사상, 의견의 자유 는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내면의 상태를 표현하고 발표하는 자유도 거의 절대적인 보호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표현 자체가 해악을 유발하는 경우도 드물거 니와 의견 형성의 자유와 의견 발표의 자유는 유기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51 이 입장에 서 표현은 정서적 불쾌감을 준다고 해도 행위가 아니므로 해악을 야기하지 않으며, 특정 한 범죄를 직접 유발하지도 않으므로, 표현이 구체적인 공격을 사주하지 않는 한 부정의 표현을 한 자가 타인의 공격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혐오표현은 표현 자체가 사회적 규범으로 인식/ 인정되고 역사적 문화적으로 반복되는 데서 수행적 힘을 가진다. 52 오스틴(Austin) 은 발화가 갖는 이러한 수행적 성격 에 주목해 전통적 이분론을 탈피하여 화행(speech act) 개념을 주창한 바 있다. 혐오표현 의 수행적인 힘은 정상 을 담보하고 있는 범주가 기존의 정상성을 판별하는 기준을 재확 인하고 반복함으로써 그것의 차별/ 배제 효과를 실현하고 강화하는 데서 비롯한다. 정상 의 범주는 사회의 차별적 권력 구조에서 상위에 위치하며 상대적으로 하위 권력 층위에 있으며 가시화되기조차 어려운 비정상 범주를 겨냥하는 것이다.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 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이를 확대하고 공고히 한다. 현존하는 법체계 자체도 이미 표현/ 행위의 이분법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뇌물공 여약속, 반역음모, 공갈, 음모, 괴롭힘, 가격담합, 기밀누설, 명예훼손, 모욕 등도 역시 표 현이지만 처벌받는다. 이는 표현과 행위의 경계가 확연히 나뉘지 않으며, 행위로부터 표 현을 분리해 내는 것이 오히려 작위적 이념형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규제받는 표현 과 규제를 받지 않는 표현을 표현/ 행위 이분법론으로 정당화할 수는 없는 이유이다. 김재 원도 혐오표현을 표현의 내용(content) 일 뿐이므로 규제받지 않을 문제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해악 을 끼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한다. 53 누가 볼 때 누구에게 해 악 인지 평가하는 것은 주관이 강하게 개입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표현 역시 관점에 따라서 해악을 끼친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51 존 스튜어트 밀, 김형철 옮김, 자유론 ( 서광사, 1992), 26-28. 52 임옥희, 주디스 버틀러 읽기 ( 여이연, 2006), 168 참조. 53 김재원, 앞의 글, 128.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31 나. 행위로 구성되는 혐오표현 어떤 이가 자신의 성적 지향을 언급 커밍아웃 하지 않는다면, 그는 이성애자로 간 주된다. 이는 이 세계가 헤테로( 이성애) 섹슈얼리티라는 편향된 상에 따라 기운 상태로 직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권력의 존재와 차이를 다루지 않는 논쟁의 지형 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맹목(blind) 적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헤테로( 이성애) 중심의 섹슈얼리티라는 특정 이데올로기 를 공고화하고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로 작동한다. 따라서 혐오표현은 결코 행위로 읽 히지 않는 무색무취 한 표현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혐오표현은 성소수자를 구성하고 성소수자의 의미를 정의하는 사회적 인과관계의 메커니즘에서 선택된 행위이다. 성소수 자 개인의 정체성은 집단으로 호명되는 정체성과 분리할 수 없고, 따라서 성소수자에 대 한 혐오표현은 바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심리적 해악을 입힌다. 이를 델가도(Delgado) 는 표현에 대한 감응 효과가 집단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좌우된다 평하였다. 혐오표현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겨냥하는 권력관계의 표현 행위로 현실 작용력을 지닌다. 이러한 지형에서는 성소수자가 자기결정권을 형성할 영역(domain) 이 존재하기 어렵다. 54 고 2. 표현의 자유 우위론 비판 가. 표현의 자유 우위론의 역사적 맥락 중심으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법리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위헌심사의 기준은 사전억제의 금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보다 제한적이지 않은 다른 선택가능 수단 등으로 다양하게 제시되면서 매우 중요한 국민의 권리로 인정되어 왔다. 미 연방대법원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제한 의 법리를 달리 제시 적용해오되, 내용 규제에 있어서는 음란한 표현 (obscenity), 명예 훼손 (defamation), 싸움을 거는 말 (fighting words) 만을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조항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유형으로 제시해 오기도 했다. 역사적 맥락에 따른 표현의 자유론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미 연방대법원 판례에 나타 54 Richard Delgado, Are Hate-Speech Rules constitutional Heresy? A Reply to Steven Gey,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Review Vol. 146 (1998), 865-878 참조.
232 통권 제12 호 (2012) 난 헌법적인 원칙과 기준, 그중에서도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의 법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의 법리는 현재 미국에서도 위헌성 심사의 일반 기준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우리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에 의해 원용된 적도 없다. 그럼에도 이 법리 와 그 사상적 배경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가에 의해 억압당하는 맥락에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의 법리가 표현의 자유 확대 논변의 매우 일반적이고 효과적이며 유일하기까지 한 구호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55 이 원칙은 이미 오래 전 부터 국내 학계에 표현의 자유 관련 법률에 대한 중요한 합헌성 판단의 심사기준으로 소 개되어 왔다. 56 즉,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다른 기본권 제한과는 달리 그 합헌성 심사 에 특별히 적용되는 원칙으로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법리의 의의가 지속적으로 제 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가 다른 기본권에 비해 특히 중요한 권리로 인정되 는 이유와 연결된다. 그리고 이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원칙을 최초로 제시한 홈즈 (Holmes) 대법관이 강력히 견지했고 현재까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상의 자 유시장에 대한 믿음과 맞물려 있다. 미국에서 1791년 비준된 수정헌법 제1 조는 언론, 출판의 자유나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사항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게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 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고 규정하였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절대적인 문언처럼 보이는 이 조항은 단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지표만을 제공했을 뿐이다. 57 연방 대법원이 이 추상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을 확정짓는 원칙을 수립하기 시 작한 것은 제1 차 세계대전 기간이었다. 1917 년의 간첩법(Espionage Act, 40 Stat. 217), 동 법을 개정한 1918 년의 치안유지법(Sedition Act) 은 수정헌법 제1조 하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하였다. Schenck v. United States 58 사건은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으로 연방대법원에 상 55 이는 비단 운동의 구호만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의 원칙은 대법원 소수의견( 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판결), 교정 시설의 서신 검열에 대한 국가인권위 결정( 국가인권위원회 2010. 9. 15. 자 10진정0145000 결정) 에서도 그 적용을 찾을 수 있다. 문재완 역시 이러한 상황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명백 현존위험의 법리는 그 실체 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는 이상적인 기준으로 미화되어 왔다. 고 평가한다. 문재완, 표현의 자유와 사법권, 헌법학연구 제14권 제4 호 (2008) 참조. 56 성낙인, 헌법학 ( 제11 판, 법문사, 2011), 540-541 참조. 57 윤명선, 표현의 자유 ( 경희대학교 출판국, 2004), 151 참조. 58 Schenck v. United States, 249 U.S. 47, 52 (1919).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33 고된 최초의 사건이다. 홈즈 대법관은 이 판례의 법정의견에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이라는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같은 해 Abrams v. United States 59 사건에서 다수의견은 원고에 대하여 유죄 판결을 내린 반면, 홈즈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명백 하고 급박(imminent) 한 위험을 먼 장래의 막연한 예측 과 구별하며, 60 미국이 헌법상 방지하고자 하는 실질적 해악을 즉각 초래하는 명백하고 절박한 위험을 생기게 하거나/ 생기게 할 의도가 있는 언론을 처벌하는 것이 위헌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의심치 않는 다 궁극적인 선은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에 의해 더 잘 도달될 수 있다 고 설시한다. 홈즈에 따르면, 진리의 최선의 기준은 경쟁적인 사상의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고(thought) 의 힘 61 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홈즈의 입장은 당시 하급심에서 흔히 사용 되던 악경향(bad tendency) 기준 62 과 비교되면서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한다는 평가 를 받게 되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원칙 은 1937년 Herndon v. Lowry 63 사건 전 까지 어느 판결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가 우월한 지위(preferred position) 이론과 결합되어 일시적으로 전성기를 맞는다. 우월한 지위 이론은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권리는 민주 사회의 기본이므로 다른 헌법상의 권리에 비해서 법원으로부터 보다 많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1957년 Yates 사건 64 에서 옹호 (advocacy) 와 선동 (incitement) 을 구별 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데, 다수의견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반면 더글라스(Douglas) 대법관과 블랙(Black) 대법관은 동조의견을 통해 이 법리 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강조하였다. 명백 과 현존 이라는 단어가 주는 강렬한 이미 지는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미국 헌법사에서조차 그 러한 역할을 하였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고 한다. 65 이 원칙이 전쟁 수행 등의 비상시에는 표현을 제한하고, 평화 시에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법리로 기능하 59 Abrams v. United States, 250 U.S. 616, 630 (1919). 60 Abrams v. United States, 250 U.S. 616, 630 (1919). (Holmes, J., dissenting) 61 the best test of truth is the power of the thought to get itself accepted in the competition of the market 62 악경향 기준(bad tendency test) 은 어떤 표현이 공공의 안녕을 해칠 해악 발생의 경향만 있으면 표현을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 연방대법원에서 적용된 최초의 사건은 1925년 Gitlow v. New York, 268 U.S. 652 (1925) 이다. 63 Herndon v. Lowry, 301 U.S. 242 (1937). 64 Yates v. U.S., 354 U.S. 298 (1957). 65 문재완, 앞의 글, 38.
234 통권 제12 호 (2012) 는 양면적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66 특기할 것은 Abrams v. United States의 반대의견에서 홈즈 대법관이 명백하고 현존 하는 위험의 원칙과 함께 처음으로 법적으로 구체화한 사상의 자유시장론 67 이 표현의 자 유론에서 가장 강력한 메타포로 기능해왔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왜 중요한 기본권 으로 보장되어야 하는지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크게 3 가지 방향이 소개되고 있지만, 68 이 처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법리는 특정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특정한 입장이 반영 되어 구성되고 발전된 법리였던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헌법재판소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의 법리를 별도의 심사 척도로 원용한 적은 없다.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가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 질적 요소 69 로 민주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기 때문에 특히 우월적인 지 위를 지니고 있다 70 고 보면서, 표현의 자유 우위론에 서 있다. 모든 표현이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에 의해서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표현 은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대립되는 사상의 자유경쟁에 의한다 하더라도 아예 처음부터 해 소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거나 또는 다른 사상이나 표현을 기다려 해소되기에는 너무나 심대 66 위의 글, 46. 67 비록 marketplace of ideas 라는 문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5년 Brennan 대법관에 의해서였 지만, (Lamont v. Postmaster Gen., 381 U.S. 301, 308 (1965)), 홈즈 대법관은 이 사건에서 사상 의 자유로운 교환(free trade in ideas) 과 더불어 시장 (market)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사상의 자유시장론에 입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냈다. 68 임지봉(2006) 은 Nowak/Rotunda(2000) 를 인용하여, 왜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기본권으로서 보 장되어야 하는지를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3 가지를 소개한다. 수정헌법 제1조가 사상의 자연스러 운 투쟁과정 속에서 정부 측이 어느 한 쪽을 편드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 원칙에 근거를 두면서 정부가 사상의 자유시장에 개입해 표현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자유롭고 완전한 표현 간의 각축 의 장에서 최고의 사상이 승리를 거두고 덜 가치로운 사상은 패퇴된다고 본 사상의 자유시장론 (marketplace of ideas), 수정헌법 제1조의 중심적 의미가 공적 이슈와 공적 인물에 대한 활발하 고 강건한 토론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보면서 그러한 토론이 사람들을 정치적 과정에 적극적으 로 참여케 함으로써 민주적 지배의 핵심을 이루게 된다고 보는 시민참여모델이론 (The Citizen Participant Model), 표현의 자유가 사회적 목표뿐만 아니라 개인적 가치의 실현에도 이바지하 며, 개인적 자율성을 장려하고 자기 결정을 촉진한다고 보는 개인적 자유 모델이론 (The Individual Liberty Model) 이 그것이다. Nowak & Rotunda, Constitutional Law (6th ed., St. Paul Minnesota: West Group, 2000), 임지봉,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과 우리나라에서의 적용 실 제, 세계헌법연구 (2006) 에서 재인용. 69 헌법재판소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 70 헌법재판소 1991. 9. 16. 선고 89헌마163 결정.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35 한 해악을 지닌 것이 있다. 바로 이러한 표현에 대하여는 국가의 개입이 1차적인 것으로 용인 되고, 헌법상 언론 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데, 위에서 본 헌법 제21조 제4항이 바로 이러한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의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할 것 71 이와 같이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 제한의 일반론을 설시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표현의 해악이 사상의 자유경쟁에 의해 걸러질 것이라는 전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인 호(1997) 역시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사상적 토대가 사상의 자유시장론 이라 평가 한다. 나.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 구조와 사상의 자유시장론 비판 홈즈에 따르면 사상의 자유시장은 선험적 판단이 아니라 토론과 검증이라는 실험의 결과로서 진리를 추구한다. 72 그리고 이러한 사상의 자유시장 에서 나쁜 주장들은 좋은 논거 앞에서 물러갈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들이 정면으로 충돌한 상황에서 경쟁을 통해 이들의 진실과 우수성이 판가름 날 것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으로의 진입 자체가 힘 겹고 시장으로 진입하는 순간 사회적 존립마저 위태롭다면 이미 사상의 자유시장론은 기 본적인 전제에서부터 가능하지 않다.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이 이성애자라는 것을 전제로 성과 사랑을 구성하고, 혼인과 가 족 제도 역시 공히 이성애만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세상 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은폐되어 왔고, 2000 년대 이르러서야 가시권 내에 위치하 게 되었으나 여전히 낯선 존재다. 따라서 성소수자의 삶은 성소수자라는 정체성 자체 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원초적인 차원 73 에 놓여 있다. 존재 자체에 대한 입증 책임이 성소수자에게 끊임없이 전가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성소수자는 성적 지향 이라는 부분적 정체성으로 자신의 전체 정체성을 규정 74 당하며 이것이 사회적 삶을 좌우한다. 2000년 방송인 홍석천이 커밍아웃 이후 일방적인 출연계약 해지를 당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성소수자의 커밍-아웃- 팅은 사회로부터의 매장을 의미했던 것이다. 따라서 과연 성소수자들이 표현의 자유 시장 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드러내며 공정한 71 헌법재판소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 72 Abrams v. United States, 250 U.S. 616, 630 (1919). (Holmes, J., dissenting) 73 양현아, 성적 소수자 / 현황과 법적 대책, 한인섭 양현아 편, 앞의 책, 34. 74 윤수종, 우리 시대의 소수자 운동과 그 함의, 윤수종 외, 우리 시대의 소수자 운동 ( 이학사, 2005), 17-18.
236 통권 제12 호 (2012) 경쟁을 할 수 있는지, 표현 행위를 시장의 논리에만 맡길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밖 에 없다. 이처럼 성소수자를 둘러싼 담론의 지형은 나쁜 주장과 좋은 논거가 정면으로 충돌할 만큼 평평하지 않다. 혐오표현은 정상성의 힘을 입은 다수가 성소수자를 배제하겠다는 의사가 응축된 것이다. 헌데 이를 사상의 자유 시장의 한 사상(an idea) 으로 보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정희진이 인권 에 대해 평했듯이 사회적 제 권력관계와 관련 없이 추상 적 초월적으로 선재하는 당위적인 75 것으로 읽는 오류를 범한다. 이런 면에서 언론과 시장은 진리의 장이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강자의 놀이터 이며, 언론의 자유 시장에서 승자는 진리가 아니라 강자 76 라는 맥키논(MacKinnon) 의 일갈이나 사상의 자유시장론 은 적자생존, 약자도태라는 사회진화론의 한 변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77 는 한상희의 단 언에 다시금 귀 기울일 만하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둘러싼 사고와 구조는 시장 에서 여과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상의 자유시장론 에 터 잡은 것으로 읽히는 표현의 자유론은 성소수자에 대한 침해를 사소화하거나 성소수자의 삶을 법 외곽에 머물 게 하는 도그마로 기능할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차별금지의 대응으로 표현의 자유를 강변하는 것은 실제 작용하는 권력관계를 소거한 비현실적 가정에서 출발한 상상에 불과 하다. 3. 표현의 자유 되찾아오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은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 을 청소년유 해매체물의 개별 심의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시행령이 폐지된 2009년 12월 14일 영상물 등급위원회는 동성애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친구사이? 가 선정성과 모방 위험이 높다 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분류결정을 하였다. 여타 이성애 영화에 비해 표현의 수 위가 훨씬 낮았다는 점에서 이성애주의가 청소년 보호라는 외피를 입고 작동하지 않았나 를 의심하게 만드는 결정이었다. 결정이 촉발한 취소소송에서 피고 측 대리인은 동성애 75 정희진, 인권, 보편성과 특수성의 딜레마? 정희진 편, 성폭력을 다시 쓴다 - 객관성, 여성운동, 인권 ( 한울아카데미, 2003), 240. 76 Catharine A. MacKinnon, Pornography: on morality and politics, Toward A Feminist Theory of the State (Harvard U. P, 1989), 206. 77 한상희, 표현의 자유의 헌법적 함의: 공화주의적 대안의 모색, 일감법학 제5 권 (2000), 12.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37 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사건 영화의 주제 및 내용은 청소년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 으로는 수용하거나 소화하기 어려워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저해한 다. 고 다투었다. 78 79 성애적 삶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해하게 취급되는 것은 정상적 이라고 판단되는 이성애 생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강병철 하경희는 청소년 동성애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커밍-아웃-팅과 자살 위험성 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분석하였는데,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경우가 70% 이상이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 본 경우도 45.7% 로 높게 나타난다고 밝힌다. 80 자살 경 향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커밍아웃 후 수용 정도, 반동성애 폭력 경험, 친구 수 이다.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부딪히게 되는 부정적인 태도와 폭력의 경험이 이들에게 중 요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되고 자살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성소수자 들이 헤테로 섹슈얼리티가 일반이라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정체성과 관련한 표현 자체를 봉쇄당하고 있다. 검열이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평가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시장으로 부터 제외시키는 것 이고 따라서 사상의 공개시장 형성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모든 조치 81 라면, 성소수자들은 늘 검열 당해 왔던 것이다( 이른바 이반검열 ). 이러한 상황 에서 표현의 자유는 오히려 성소수자들에게 간절할 테지만, 이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담론이 결코 권력관계와 떨어져 있지 않으며, 권력관 계와 주체 및 맥락에 기반을 두고 재구성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는 표현을 억압당하거나 존재 자체가 인식 혹은 가시화조차 되지 못하기 때문에 애 초에 표현을 봉쇄당한 자들의 온전한 권리 82 로 이해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재구성하 는 것은 비현실적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공허한 표현의 자유 라는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 78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 민변의 변론]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 취소 판 결, 2010. 9. 14. http://minbyun.org/blog/462 ( 최종접속일 2012. 11. 4.) 79 서울행정법원 제7 부( 이광범 수석부장판사) 는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하여 그에 관한 정 보의 생산과 유포를 규제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및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고 하여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2010. 9. 9. 선고 2010구합5974 판결). 이어진 항소심에서도 서울고등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80 강병철 하경희, 청소년 동성애자의 동성애 관련 특성이 자살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 구 제12권 제3 호 (2005), 283-284 참조. 81 이인호, 앞의 글, 258. 82 박석진, 앞의 자료, 6.
238 통권 제12 호 (2012) 가 억압/ 왜곡되는 83 담론 상황을 깨고 성소수자를 위한 표현의 자유를 되찾아오는 과정이 라 평가할 수 있겠다.. 성적 시민권: 혐오표현 논의의 새로운 바탕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위치한 배제와 차별의 지형에 동 의한다면, 배제와 차별의 지형 혹은 혐오표현 그 자체에 대한 법적 층위의 개입이 모색될 수 있다. 이러한 일견 규제적 인 법적 접근에 대한 담론 역시 살펴보고, 혐오표현이 가져 오는 해악이 공동체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민권을 성적 으로 재 구성하려는 노력이 법 담론과 긴밀히 관계 맺어야 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기존 법 접근 담론의 한계 에서 살펴보았듯이, 많은 나라에서 혐오표현(hate speech) 을 금지하여 처벌하는 법 제를 두고 있다. 형법적 규제는 혐오표현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 있음을 명백히 하고, 실제 위하 효과를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이 있다. 특히 성소수자가 가시화되 기 시작한 역사가 아직 짧은 한국 사회에서는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침 해를 주장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국가가 중심이 되어 이를 처벌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이 역설적으로 삶의 사회적 영역과 시민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수 있다는 견해 84 도 존재한다. 하버마스는 생활세계의 식민화(Kolonialisierung der Lebenswelt) 라는 말로 경제체계와 관료적 행정체계의 명령이, 상호이해를 통해 조정 되고 의사소통행위를 통해 재생산되는 생활세계의 영역까지 지배하는 현상을 현대 사회 복지국가의 병리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사회복지국가는 시민들의 실질적 자유와 83 위의 자료, 7. 84 홍성수,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와 여성주체의 문제: 하버마스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 법철 학연구 제12권 제2 호 (2009), 207.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39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실질적인 법적 개입 이라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법적 규제가 주 어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 규제의 틀 안에서만 사고하게 된다는 점에서 다양한 고민과 소통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어진 법적 규제는 사회 속에 뿌리 내리기보다 사회와 분리되어 제대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혐오표현을 둘러싼 담론의 지형은 언뜻 규제를 강화해서도, 철회해서도 안 되 는 딜레마적 상황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혐오표현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것이 실제로 행해지는 현실의 맥락과 지형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즉,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누구에 의해, 누구에 대해 이루어지며, 그것이 어떤 맥락에 서 나타나고 공동체에 어떤 효과를 낳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 없이 추상적인 차원에서만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정상 과 비정상 의 대립항이 법적 응대를 고민하는 맥 락에서 갑자기 개인 과 국가 라는 대립항으로 오역되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는 법체계를 통해 누구의 어떤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지, 그것이 규제 로 읽힌다면 그 것은 시민사회의 누구 에 대한 규제인지, 어째서 그러한 제도적 개입이 보호 가 아닌 규제 로 인식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2. 성적 자기결정의 맥락성 성폭력에 도전하는 효과적 개념이었던 성적 자기결정권은, 정체성에 기반한 성소수자 운동에서도 유용한 도구로 기능해 왔다. 서울고등법원은 동성애자 인터넷 커뮤니티 엑스 존에 대한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 및 고시처분 무효확인을 구한 항소심에서 청소년유해매 체물 결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시한 바 있다. 85 그러나 성적 자 기결정권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신체와 성적 사생활의 권리라는 면에서, 성폭력이 성적 자 기결정권의 침해로만 정의된다면, 성폭력이 성별 권력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구조적 측면이 간과된다는 지적 역시 존재한다. 86 성적 자기결정권은 성적인 행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나 문화가 존재한다는 전제에 입각해야 온전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결정 이라는 형식은, 자칫 성소수자가 사회 속에서 소수자 로 존재하는 구조적 인 맥락을 비가시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논의해왔듯이, 이성애주의는 담론, 제도, 행위의 85 서울고등법원 2003. 12. 16. 선고 2002누14418 판결. 86 박정미, 성폭력과 여성의 시민권: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 인위원회 사례분석 ( 서울대학 교 사회학석사학위논문, 2002), 15 참조.
240 통권 제12 호 (2012) 차원에서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정상성을 주지시키며 비정상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당연한 것으로 구성원들에게 인식시킴으로써 혐오표현 자체나 그것이 드러나는 상황을 지극히 정상적 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따라서 성소수자의 자기 인식 87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는 행위, 이를 사회의 각 주체들이 받아들이는 양상 역시 이러한 맥락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인식의 체계가 이미 기운 상태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개개인의 자기결정으로 읽고 보장하려는 것은 단순한 언설에 불과할 수 있다. 이는 성적 시민권(sexual citizenship) 개념이 이성애중심적인 기존의 시민권 개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창되었다는 점과 연결된다. 시민은 국가에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담지자로서, 시민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사회의 진정한 성원으로서, 따라서 사회적 권리의 수혜자로서 성공적으로 규정하는 것 이다. 88 그리고 시민 됨과 아니 됨, 덜 됨의 경계에서, 여성, 흑인 등의 정체성은 배제와 포섭의 동학을 구성하는 쟁점 역할을 해 왔다. 성적 시민권은, 시민권에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의 의미를 더해 이성애 중심적 시민권 개념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3. 대안적 법 담론의 기반: 시민권의 성적 재구성 성소수자에게 기존 시민과 동일한 권리를 부여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소위 일 반 의 권리와 자유를 그대로 둔 채 자칫 일반 의 권리와 비정상 의 권리가 충돌하는 담 론 상황을 만들어낼 위험을 안고 있다. 이성애 중심 틀의 시민권을 그대로 둔다면 성소수 자라는 주체가 일반 시민이 되는 것은 결국 이성애 규범적(heteronormative) 주체성과 동화되는, 나아가 이성애적 시민( 국민) 과 동일시되는 한계 89 안에서 가능할 것이다. 시 민권은 보편적 인간을 상정하지만 성소수자는 그 보편성에서 비껴나 있기 때문이다. 이 미 이성애와 이를 떠받치는 제도 및 실천이 정상, 일반, 바람직함 을 표상하는 틀에서 는 원칙과 예외의 형식으로 정상으로 보이거나 정상에 가깝게 보이는 것을 포섭할 뿐이 87 사회적 낙인뿐 아니라 사회적 지지와 자아존중감, 그리고 커밍아웃을 매개로 삶의 만족도가 달 라진다는 연구 역시 사회적 관계가 성소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시사한다. 강병철, 사회적 낙인 인식이 성소수자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사회복지연구 제42권 제2 호 (2011), 403. 88 서동진, 성적 시민권과 비이성애적 주체, 최협 외,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 ( 한울아카데미, 2004), 109. 89 위의 글, 109.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41 다. 드라마 속에서 동성애를 단정하고 튀지 않는 모범생 소년의 로맨스로, 동성애라는 의 식 없이 잔잔하고 넘치지 않게 풀어냈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 90 역시 같은 맥락 이다. 기존 시민권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껏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이 시민권 개념 속에서 어떻게 차별과 배제의 키워드로 작동하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다양한 차이 중 어떤 차이가 중요하다고 인식되는지, 어떤 것이 기준이 되어 다른 것을 차이로 규정하는지, 어찌하여 이성애가 일반적인 것이 되어 다른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차이로 이름 붙이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일반과 이 반의 경계를 뒤흔들어야만, 91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일반 의 시민권 역시 성적 인 실천 과 제도 속에서 구성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성적 시민권은 이성애자와 다른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본원적으로 가진 자만 지니는 것이 아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단지 성소수자의 시민-됨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이들이 성적 시민 되는 맥락을 차별과 배제의 논리로 주조한다. 따라서 이러한 혐오표현에 대한 응대 역시 사회 전체의 것으로 할 수밖에 없 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동성애가 치료 가능하다는 광고 신청에 대해 분명 모욕적 인 것이며 나는 그러한 주장이 런던 시내에 돌아다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92 고 거부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왜 이들의 신청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지 않았는 가? 이성애주의에 반하는 성적 실천을 치료 가능한 것, 즉 비정상 이라 명명하며 이성애 의 특권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행위가 수용될 수 없다는 넓은 층위의 사회적 동의를 획 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혐오표현이 억압, 배제, 차별이 지속되는 구조 와 관행, 실천 속에서 선택되고 수행됨으로써 다시 그 권력 구조를 강화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바탕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지 않는다면, 생활세계의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기다 린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침묵에 다름 아닐 것이며, 법 문언을 통한 규제 또한 허구적 권 리 충돌 담론 속에서 힘을 잃을 것이다. 90 뉴스엔, 부담스런 동성애 코드, 응답하라 1997 은 가능했던 이유, 2012. 9. 19,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209061554021310 ( 최종접속일 2012. 11. 4.). 91 토리, 앞의 글, 16. 92 연합뉴스, 동성애 치료 가능 런던버스 광고 금지, 2012. 4. 13,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4/13/0200000000akr20120413100700009.html?d id=1179m ( 최종접속일 2012. 11. 4.).
242 통권 제12 호 (2012). 결론 성소수자가 벽장 속에서 나와 실체적/ 담론적으로 가시화될 때, 그 대립항은 수적인 의 미에서의 다수자가 아닌 일반/ 보편/ 정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혐오표현은 그 자체가 기존의 정상성 기준에 복무하고 확대재생산하면서 성소수자의 가시화를 가로 막는 수행적 힘을 가진다. 따라서 사상의 자유로운 경쟁을 전제하는 사상의 자유시장론 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옹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정상성을 담지하는 범주에 의한 혐오표현은 성소수자 담론의 자유시장 진입을 막는 검열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혐오표현이 위치한 지형은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과 관련해 공동체 내에서의 정상성과 성원권을 둘러싼 투쟁과 그 맥락, 즉 성적 시민권이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 다. 기존의 시민권이 일반성/ 정상성을 기반으로, 성소수자를( 그리고 다른 소수자 집단들 역시) 비정상적인 것으로 타자화하면서 구성되어 왔다면, 그러한 일반적/ 보편적 시민권의 외연만을 성소수자에게 확장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기존 시민권의 확대 적용 보다는 오히려 그것의 구성적 기반이 되고 있는 성정체성, 성적 지향에서의 정상성 기준 자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즉, 일반적/ 보편적 시민권의 전제가 되는 타자화 과정을 해체함으로써 일반성/ 보편성 자체를 허물어뜨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롭게 구성되는 성적 시민권의 논의 위에서, 혐오표현이 누구에 의해, 누구를 향해 행해지는지, 그 행위가 어떻게 가능하며, 그 해악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가 보다 구체적으 로 드러난다. 일반화되고 추상화된 표현의 자유 담론에서 벗어나서 보면, 혐오표현이 특 정한 방향으로만 가능하고, 특정한 수행성을 갖는 차별적 지형에 놓인 행위임이 드러난 다. 이런 맥락에서, 기존 논의의 개인 과 국가 라는 대립항은 실제 문제가 다루어져야 할 차원을 오인한 것이다. 시민사회는 단일하지 않으며, 국가와 법담론은 시민사회 바깥 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혐오표현은 일반성/ 보편성의 기준에 의한 차별적 권력 구조 로 짜여 있는 시민사회 내부에서 작동하며, 그 각각의 위치와 관계에 법담론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논의될 필요가 있다. 성적 시민권은 법 담론과의 상호작용, 혹은 법 담론 자체로 새로운 법도그마틱을 만들 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차별과 배제를 고민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43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지는 못했으나, 현재 통용되는 담론의 도그마적 성격에 천착함으로 써 더 나은 모색의 출발점에 서려 했다. 새로운 접근은 구조적 억압이 현존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하여야 한다.
244 통권 제12 호 (2012) 참고문헌 1. 단행본 동성애자인권연대 지승호 후천성 인권결핍 사회를 아웃팅하다 시대의 창 박경신 진실유포죄 다산초당 성낙인 헌법학 제 판 법문사 윤명선 표현의 자유 경희대학교 출판국 윤수종 외 우리 시대의 소수자 운동 이학사 이준일 차별금지법 고려대학교 출판부 임옥희 주디스 버틀러 읽기 여이연 정희진 편 성폭력을 다시 쓴다 객관성 여성운동 인권 한울아카데미 존 스튜어트 밀 김형철 옮김 자유론 서광사 주동률 포르노그래피 자유주의 페미니즘 철학사상 최협 외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 한울아카데미 한인섭 양현아 편 성적 소수자의 인권 사람생각 2. 논문 강병철 사회적 낙인 인식이 성소수자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사회복지연구 제 권 제 호 강병철 하경희 청소년 동성애자의 동성애 관련 특성이 자살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 연구 제 권 제 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45 김원영 장애인운동이 발명한 권리와 그에 대한 사법체계의 수용에 대한 연구 공익과 인권 호 김재원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 판례의 법철학적 성찰 과 를 중심으로 법철학 연구 제 권 제 호 문재완 표현의 자유와 사법권 헌법학연구 제 권 제 호 박경신 모욕죄의 위헌성과 친고죄 조항의 폐지에 대한 정책적 고찰 고려법학 제 호 박상렬 증오범죄와 적정한 보호체계 광운비교법학 제 호 박정미 성폭력과 여성의 시민권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인위원회 사례분석 서울대학 교 사회학석사학위논문 박영준 최근 제정 발효된 독일의 일반적 동등대우법 차별금지법 국제노동브리프 제 권 제 호 배은경 성폭력 문제를 통해 본 여성의 시민권 여성과 사회 제 호 서동진 성적소수자의 인권 같음과 다름 사이에서 다를 수 있는 권리 하나가 아닌 것들을 위한 권리를 위하여 인권과 평화 제 권 제 호 서동진 성적 시민권과 비이성애적 주체 최협 외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 한울아카데미 신옥주 유럽연합의 반차별지침 고찰 공법학연구 제 권 제 호 심경수 증오언론 과 십자가소각 에 관한 판례경향 및 사건을 중심으로 미국헌법연구 제 권 제 호 이동명 노상욱 미국의 증오범죄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 제 호 이병량 한국 성적소수자 인권운동의 전개와 정책적 대응 가설적 논의 정부학연구 제 권 제 호 이인호 표현의 자유와 검열금지의 원칙 헌법 제 조 제 항의 새로운 해석론 법과사회 제 호 이재승 기억과 법 홀로코스트 부정 법철학연구 제 권 제 호 이종근 성적 소수자의 권리보호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국제재판소 및 주요 국가의 판례를 중심으로 법학논총 제 권 제 호 임지봉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과 우리나라에서의 적용 실제 세계헌법연구 조소영 에서의 의 규제에 관한 연구 미국의 판례와 학설을 중심으로 연세법학연구 제 권 제 호 조소영 적의적 표현행위의 헌법적 좌표 민주주의의 다양성의 의미 민주주의의 위기 한국공 법학회 제 권 제 호 조철옥 미국과 한국의 증오범죄에 관한 비교 고찰 경찰학연구 제 권 제 호 최수연 한국사회 차별개념의 변화와 시민권의 정치학 사회연구 통권 제 호
246 통권 제12 호 (2012) 최응렬 정승민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에 의한 증오범죄에 관한 연구 피해자학연구 제 권 제 호 토리 한국사회 의 성적 시민권 비판과 전망 여 성이론 제 호 한상희 표현의 자유의 헌법적 함의 공화주의적 대안의 모색 일감법학 제 권 홍성수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와 여성주체의 문제 하버마스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 법 철학연구 제 권 제 호 판례 헌법재판소 선고 헌마 결정 헌법재판소 선고 헌마 결정 헌법재판소 선고 헌가 결정 대법원 선고 도 판결 서울고등법원 선고 누 판결 서울행정법원 선고 구합 판결 국가인권위원회 자 진정 결정 기타 자료 가람 혐오범죄 그 폭력의 구조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제 호 경찰청 세계의 혐오범죄단체 현황 뉴스엔 부담스런 동성애 코드 응답하라 은 가능했던 이유 최종접속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47 동성애허용법안반대국민연합 조선일보 광고 조선일보 몽 혐오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뛰는 혐오 나는 인권 성소수자 혐오 공격 넘어서기 좌담 회 자료집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조선일보 광고 조선일보 박석진 표현의 자유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고 반차별공동행동 편 차별과 표현의 자유 의 경 계 자료집 장서연 차별과 표현의 자유 논쟁적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반차별공동행동 편 차별과 표현의 자유 의 경계 자료집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의 변론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 취소 판결 최종접속일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연합광고 연합뉴스 동성애 치료 가능 런던버스 광고 금지 최종접속 일 홍성수 혐오표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뛰는 혐오 나는 인권 성소수자 혐오 공격 넘어 서기 좌담회 자료집 서울대학교 성적 소수자 동아리 이성애권장 반동성애 졸업전시 최종접속일 서울대학교 성적 소수자 동아리 는 호모포비아적 졸작 을 규탄한다 최종접속일 최종접속일 최종접속일
248 통권 제12 호 (2012) Abstract 93Kim Hyunkyung * ** Bak Boram Park Seung-hwan *** As coming out of sexual minorities and social discussion about sexual minorities became more prevalent, hate expression has also become more common. The problem is that a frame of anti-discrimination versus freedom of expression has been built as hate expression em emerged as a social issue. Freedom of expression has been neutrally argved as the principle to keep a free market of ideas, but on the other hand it has been a main supportive ground for not prohibiting hate expression. However, if unequal power relations faced by sexual minorities in reality are recognized, hate expression does not exist as a pure expression in a free market of ideas. That is the reason why the question of whose, about whom, and what expression should be protected is to be discussed, sinec freedom of expression is more than a superficial concept. When the unequal power relations existing in a society is realized, minorities perceived as abnormal should be protected from the group who considers themselves normal and to be of common sense. However, promoting only legal restriction has a risk of intensifying social conflict. Therefore, the way to activate expression of and communication with the abnormal should be promoted, not the way to control * J.D. Candidate, Seoul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Law ** J.D. Candidate, Seoul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Law *** J.D. Candidate, Seoul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Law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그 옹호의 논리를 넘어서 249 normals However, the objective of abnormal minorities should not be joining a member of existing normal majorities. Sexual minorities should be recognized as a citizen of a society, not as one of heterosexual normal members. Now, citizenship which considers people to be same colorless citizens needs to be reformed to sexual citizenship with sexual identity and sexual orientation. Hate expression blocks not only sexual minorities to become citizens, but also everyone by denying sexuality. Negative function of hate expression in a society with power relations by normality and universality should be reconsidered. Keywords : hate speech, sexual minority, marketplace of ideas, freedom of speech, freedom of expression, homophobia, heterosexism, heteronormativity, sexual citizenship, clear and present d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