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노동리뷰 2016년 1월호 pp.41~46 한 국 노 동 연 구 원 2016년 청년 고용의 쟁점과 과제 2016년 청년 고용의 쟁점과 과제 이 승 렬* 1) Ⅰ.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 세대가 맞이하는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 라는 2016년은 베이비붐 세대에겐 의미가 남다른 한 해이다. 2013년 5월에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법률 제11791호, 약칭 : 고령자고용법) 제19조(정년)에 따라 근로자로 일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60세까지 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단이 2016년 1월 1일부터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리고 2017년에는 나머지 모든 기업과 공공기관으로 법률 적용이 확대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5~63년생을 일컫고 있기에 2016년이면 이들이 만 나이로 53~61세가 된다. 그야말로 2016년부터 적어도 5년 넘게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연장이 노동시장의 한 흐름을 형성하 게 된다. 이들의 자녀를 에코 세대라 부른다. 에코 세대는 1979~92년생을 일컫는다. 이들은 2016년이면 만 나이로 24~37세가 된다. 이미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게 되어 청년이라 부 르기 쑥스러운 나이도 있겠지만, 상당수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 되는 나이이다. 말하 자면, 청년 노동시장에도 큰 기운이 여전히 감도는 시기라 하겠다. 이 두 힘은 앞으로 몇 년간 노동시장의 방향을 이끌어 갈 모멘트가 될 것이다. 이 때문 에 어느 일간지는 특집 기사의 제목으로 청년고용 빙하기 1) 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가 일자리에 머무름으로써 청년이 새로운 일자리로 진입하지 못하기 때문 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20년 을 겪었던 일본도 당시 취업 빙하기 라는 표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yeesy@kli.re.kr). 1) 한국일보 인터넷 기사(2015. 7. 27.). 특집_41
특 집 (Ⅱ) 현이 늘 신문기사에서 떠나질 않았다. 마치 한국이 이제 이웃국가의 쓰라린 경험을 이어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마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2015년 11월 6일부로 청년고용협의회 를 출범시키 고, 청년고용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청년고용협의회의 주요 의제로 청 년 일자리 창출, 고용의 질 개선방안, 청년 인력수급 매칭 강화, 청년희망재단사업 등이 채택되었다. 2) 이들 의제가 2016년 청년 고용의 쟁점이자 과제임은 재론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몇 가지 생각해 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Ⅱ. 청년 고용의 쟁점과 과제 1. 청년 일자리 창출 2000년대 초반 디지털경제 (digital economy) 시대의 도래는 일자리 수요가 줄어드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jobless growth)을 수반하였다. 노동리뷰 2015년 1월호의 통계 프리즘 에서 확인되듯이 청년층 임금근로자 가운데 신규 채용자는 2003년(914천 명) 이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에 755천 명까지 떨어졌 다. 그 뒤로 2015년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정현상, 2015). 김주섭(2014)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으며, 게다가 이 일자리에 취 업하는 청년도 줄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여기에는 특히 성장 시대에 유행하였던 신규 채 용 선호가 이제는 경력자 선호로 바뀌는 인력채용방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보야야 할 것이다. 정부는 청년인턴제, 보조금 사업, 공공부문 청년고용할당제 한시적 도입, 청년고용세 제 도입 등으로 기업의 청년층 채용을 유도하려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Active Labor Market Program : ALMP)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요 창출 유도 정책에 대해서는 대 기업만 혜택을 볼 것이라는 비판, 청년층을 착취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 청년 고용할당제를 한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민간부문에도 확대하여야 한다는 주장, 고용할당제를 도입했던 벨기에의 부작용을 거론한 반대 주장 등 갑론을박이 지속 되고 있다. 정의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서는 민간부문에 청년고용할당제를 한시적으로 도 2) 자세한 내용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보도자료(2015. 11. 5.)를 참고하기 바란다. 42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6년 청년 고용의 쟁점과 과제 입하자는 의견이며, 아울러 공공부문의 청년고용할당제를 3%에서 5%로 올리자는 주장 을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청년 정규직 근로자를 전년보다 늘린 기업에 1인당 500만 원(대기업 공공기관은 250만 원)의 세금(법인세)을 줄여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 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청년고용 증대, 노동개혁 추진 등 도 당정 대책의 한 축이기도 하다. 청년 의무 고용을 민간에 강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세제 도입은 이미 채용이 예정된 기업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닌가 등 뜨거운 쟁점이 될 만한 논의이다. 2. 고용의 질 개선 청년층이 취업하는 일자리 수도 감소하는 것이 문제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청년층이 취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얻는 일자리의 질도 우려를 낳고 있다. 김복순(2015)은 최근 청년 상용직의 증가가 나타나고 있으나 서비스업 부문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음을 밝히고, 시간제 일자리 증가가 수반하는 청년층 비정규직 일자리 증가를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대인서비스일자리를 중심으로 하는 저임금근로의 확대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청년층이 쉽게 노동시장으로 이행(transition)하지 못한 채 학교 울타리 안에서, 아 니면 학원이나 고시원에서 스펙 쌓기와 시험 준비에 전념하게 되는 현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이 시기가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축적하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취업재수 생이라는 오점(stigma)으로 남기도 한다. 요즈음 금수저 라는 유행어처럼 부모의 재산이 나 학력이 결국 청년의 일자리와 미래를 결정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사회적 갈등의 배 경이 되고 있다.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창출, 재계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청년 일자리 기회 20만 프로 젝트 추진, 중소기업 근로여건 개선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이다(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 2015). 3) 정책의 신뢰성 확보는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청년 고용을 늘릴 수 있게 된 공공부문이 어느 정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가에 있 지 않을까 한다. 최근 몇몇 대기업이 청년채용계획을 발표하고,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는 등 적극 청년층 고용문제 해결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이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되는가도 중요할 것이다. 대기업의 동참이 노동시장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노동수요 를 파생시켜 내는 생산물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나타남으로써 대 중소기업 간 격차가 완화되는 효과가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대 중소기업 간 공정거래의 확산, 이에 수반되는 3) 중소기업 재직근로자와 비정규직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직업능력개발사업도 포함시킬 수 있 을 것이나 이 사업은 청년만이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청년대상 정책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특집_43
특 집 (Ⅱ) 대 중소기업 간 임금 근로조건 격차의 완화가 어떻게 점진적으로라도 이루어지는가가 청년에게 중요한 시그널이 될 것이다. 3. 인력수급 매칭 정부가 청년 고용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공공고용서비스 기능 확충일 것이다. 청년이 희망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결합(matching)을 하지 못하는 불일치(mismatch)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학력화에 따른 하향취 업현상도 벌어진다. 김안국 유한구(2014)는 고졸 인력의 경우에는 필요 인력보다 실제 의 인력이 적게 취업해 있으나 전문대졸 인력과 석박사 인력은 필요 인력보다 실제의 인 력이 더 많이 취업해 있는 하향취업현상을 밝혀내고 있다. 여전히 청년의 눈높이 를 문제 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병희(2011)는 청년의 직 업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첫 일자리의 질과 불안정한 취업경험이 중요 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인력수급 매칭의 문제도 결국 일자리의 질로 환원될 가능 성이 있다. 청년은 일자리의 질이 담보되는 대기업 공공부문의 입직구(port of entry)에만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고용서비스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더라도 아직 이를 실제로 이용하는 청 년이 제한적인 만큼 청년의 특성에 적합한 공공고용서비스의 확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 다. 공공고용서비스 발전도 청년 고용 문제의 해결과 관련된 한 가지 과제라 하겠다. 4. NEET 문제 김복순(2015)은 한국의 청년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 NEET)가 2014년 현재 1,117천 명 규모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게다가 문제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니트(이른바 비구직니트 )가 815천 명으로 니트 전체의 7할을 차지한다는 사 실이다. 니트 100만 명, 비구직니트 80만 명.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OECD 회원 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청년 고용률을 올리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현 재는 가족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되겠지만, 결국은 사회가 이 부담을 짊어져야 하 고, 이들이 사회의 재생산구조에 편입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장기적 손실도 적지 않 을 것이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원자료(raw data)를 이용하여 필자가 계산 해 본 결과로는 대졸자와 고졸자 모두 비구직니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 사실 은 니트 대책이 어느 한 방향으로 수립이 될 수 없으며, 그야말로 맞춤형(tailor-made)으로 44_노동리뷰 2016년 1월호
2016년 청년 고용의 쟁점과 과제 접근하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2016년은 니트 대책에 많은 논의가 있었으 면 하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5. 그래도 남은 과제 최근 서울특별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과 성남시의 청년배당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앙정 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주체는 청년 정책의 입안과 시행을 직접 맡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긴밀한 헙조 체계가 절실하다. 고용은 지역에서 창출되어 야 한다고 볼 때, 이번의 논쟁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전달체계 개편까지 확대될 필요 가 있음을 보인다. 이 또한 청년 고용과 관련된 한 가지 쟁점이자 과제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201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앙정부가 제시한 청년정책이 가짓수로 140 개나 되며, 지방자치단체도 자체적으로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4) 많은 정책이 시행 됨에도 실제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청년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지를 앞으로 면밀하 게 미시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정밀한 점검 결과를 기초로 하여 정책의 재편성도 쟁점이자 과제로서 부각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 한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계획(2016~2020년)도 주요 대상이 청년일 것이다. 청년 부채 문제, 주거 대책 등 부처별로 입안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연계하여 실질적인 도 움을 필요로 하는 청년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할 것인가. 그야말로 총체적인 접근 방식의 정책 수립을 고민할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최저임금 문제도 청년과 관련된 쟁점이기도 하다. 청년은 재학 중에 있거 나 휴학 졸업자의 경우에도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있다.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나 경험을 쌓기 위해서 등 이유도 다양하다. 청년이 일시적으로 취업하는 아르바이트 일자 리의 대부분은 최저임금 수준에 가깝다. 따라서 최저임금제도의 준수와 최저임금액의 결 정이 청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Ⅲ. 글을 맺으며 2015년의 청년을 나타내는 신조어라면 N포 세대 일 것이다. 취업, 혼인, 출산 등 기성 세대들은 누구나 대부분 어른으로 탈바꿈하였던 과정(a road to adulthood)을 이들은 기대 4) 이규용(2015)에 따르면, 2014년의 경우에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133개,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50개라 한다. 특집_45
특 집 (Ⅱ)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청년 자신에게 지옥이나 다름없는 헬(hell)조선 을 떠 나야 한다는 절규에 이어 취업도 하지 못한 나는 금수저 가 아닌 흙수저 라고 자조하기 에 이르렀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며 청년을 위로하는 어른들의 아름다운 말도 이른바 달관세대 에게는 공허한 남의 얘기로 들리기 도 한다. 이전에 노사관계를 주제로 현대중공업을 10년 전쯤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면담 을 하였던 은퇴 직전의 베테랑 근로자가 들려주신 말씀이다. 자신은 왕회장에게 늘 고마 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철공소를 떠돌아다니던 자신을 거두어 점심때면 소고기 국을 먹여주고, 아파트도 줘서 장가도 가고, 자식도 낳으며, 부모님도 모시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분의 실현된 꿈이 40년이 지난 지금 오늘을 사는 청년들에게 천상의 얘기로만 들리는 것은 아닐까. 오늘을 사는 이 땅의 청년이 어른의 세계로 걸어가야 할 멀고도 먼 길(a longer road to adulthood)에 가로놓인 장애를 훌쩍 넘어서도록 이 글에서 정리한 쟁점 과 과제가 해결되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참고문헌>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보도자료(2015. 11. 5.). 고용노동부(2015), 한 권으로 통하는 2015 청년고용정책. 관계부처합동(2015),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김복순(2015), 청년층 노동력과 일자리 변화, 노동리뷰, 2015년 10월호, 한국노동연 구원, pp.69~85. 김안국 유한구(2014), 대학 및 전문대학 졸업자의 직종별 수요 추정 - 직업사전을 활 용하여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주섭(2014), 고령화 저성장시대 노동시장 정책과제 : 청년층 노동시장 활성화, 경제 사회인문연구회 협동연구과제. 이병희(2011), 청년 고용 문제, 눈높이 때문인가?, 산업노동연구 17(1), pp.71~94. 정현상(2015), 통계 프리즘 : 청년층(15~29세) 신규채용 변화 추이 및 특성, 노동리뷰, 2015년 1월호, 한국노동연구원, pp.91~93. 한국일보 인터넷 기사(2015. 7. 27.), (http://www.hankookilbo.com/v/a19733c193d64ebf87932442a4f0875e). 46_노동리뷰 201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