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Legalisierung und Probleme des Todes mit Würde in Deutsch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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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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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Legalisierung und Probleme des Todes mit Würde in Deutschland 주 호 노 * (Joo, Ho-No) < 차 례 > Ⅰ. 서론 Ⅱ. 입법전단계 Ⅲ. 입법화단계 Ⅳ. 입법완성단계 Ⅴ. 향후과제 주 제 어 : 존엄사, 연명치료의 중단, 종말기의료, 사전의료지시, 안락사, Tod mit Würde, Sterbehilfe, Behandlungsabbruch, Patientenverfügung, Euthanasie. I. 서론 우리나라에서 존엄사와 관련한 논의는 2009년 소위 김할머니사건 에 대한 대 법원판결을 계기로 본격화되었지만 아직 입법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이러한 가운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최근 존엄사의 법제화를 추진하겠 다고 밝혔기 때문에 올 해에는 입법화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서,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2012년 11월 2일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관하여 제도화를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 고, 1) 같은 해 12월 28일 무의미한 연명치료중단과 관련한 제도화문제를 논의할 *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경희법학연구소 연구위원, 법학박사(Ph.D. / Dr. jur.). (투고일자: 2013.02.08, 심사일자: 2013.03.19, 게재확정일자: 2013.03.20.) 1) 보건복지부, 보도참고자료, 2012년 11월 2일자.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2) 이에 의하면 특별위원회는 향후 6개 월 동안 그 간의 사회적 논의결과 등을 토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중단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도화방안을 마련하여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고, 국 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특별위원회의 보고내용을 중심으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2013년 내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이로써 우리나라 에서는 소위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 관련 사회적 협의체 를 통해서 2009년 12월 부터 2010년 6월까지 논의되었다가 중단되었던 존엄사에 관한 정부주도의 논의 가 다시 시작되게 되는 것이다. 3) 여기서 존엄사의 법제화에 참고할 다른 나라의 입법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최근 존엄사에 관한 입법이 완료되려는 시점에 와 있다. 2009년 민법의 개정에 이어 2013년 초 현재까지 국회에서 논의 중인 형법개정안 이 의결되면 존엄사에 관한 일련의 입법화가 완료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독일에서는 요구를 받고 타인을 살해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촉탁살인죄로 처벌하여 왔지만(독일 형법 제216조), 자살에 관여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처벌규정 을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방조행위(의사조력자살)는 직업윤리 규칙(MBO)에 통하여 의료인에게만 금지되어 왔을 뿐이었다. 또한 연명조치 없이 생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하여 본인의 의사에 따라 연명조치를 개시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존엄사에 관하여도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판례와 학설 은 존엄사를 합법으로 인정하는 견해가 다수를 점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인, 환자의 가족 또는 개호인들에게 존엄사와 관련하여 법적 불안정성이 초래 되었다. 왜냐하면, 예컨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연명조치를 중단하려는 자에게 는 연명조치의 중단에 관한 명확한 절차와 요건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촉탁 살인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적 불 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독일에서는 존엄사에 관한 입법화가 요구되었던 것이 다. 그리하여 독일에서는 2004년부터 연방법무부를 중심으로 그 동안 관행적으로 승인되어 왔던 존엄사에 관하여 입법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으며, 이로부터 6 년 후인 2009년에는 후견법을 개정하여 소위 사전의료지시법을 제정하였으며, 2012년 말부터는 형법개정까지 추진하여 존엄사에 관한 입법을 완료하려는 시점에 와 있다. 2) 보건복지부, 보도참고자료, 2012년 12월 27일자. 3)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10년 7월 14일자. 470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이와 관련하여 용어의 사용이 우선 문제될 수 있다. 독일에서는 일찍이 국가사 회주의(Nazie)의 정권하에서 유태인과 장애인에 대한 안락사라는 이름의 대량학 살을 경험했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 안락사와 관련된 논의는 금기(Taboo)로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접어들면서 환자의 자기결정 권에 대한 주장이 강하게 됨에 따라 존엄사도 전통적인 개념인 안락사와 함께 촉탁살인죄(독일 형법 제216조) 등의 문제와 관련하여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하 였다. 4) 아울러 1970년대 말부터는 나치가 사용했던 안락사(Euthanasie)라는 용어 를 회피하여 임종지원(Sterbehilfe)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 다. 5) 여기서 임종지원이라는 개념 중에는 존엄사(menschenwürdiges Sterben 또는 menschenwürdiger Tod)의 개념도 포함되어 논의되고 있었고, 그 중에서 소극적 임 종지원(Passive Sterbehilfe) 내지 치료중단(Behandlungsabbruch)이 존엄사에 해당하 는 개념이었다. 6) 다시 말해서, 소극적 임종지원은 존엄사(Passive Sterbehilfe = Sterbenlassen = Sterbe in Würde)를, 적극적 임종지원은 안락사(Aktive Sterbehilfe = Euthanasie)를, 간접적 임종지원은 완화의료(Indirekte Sterbehilfe = Palliativmedizin) 를 각각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독일에서의 존엄사의 입법화에 관한 논의의 과정과 내용을 고찰하는 것은 입법화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 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래에서는 독일에서의 존엄사에 관한 입법 화를 서론(Ⅰ), 입법전단계(Ⅱ), 입법화단계(Ⅲ), 입법완료단계(Ⅳ) 및 향후과제(Ⅴ) 로 나누어 고찰하기로 한다. II. 입법전단계 존엄사에 관한 명문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존엄사가 연방의사회에 의하 여 실무적으로 인정되고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도 지지를 확대해 오던 시기로서 4) Albin Eser(Hrsg.), Suizid und Euthanasie als human- und sozialwissenschaftliches Problem, 1976.이 이 시기의 대표적 문헌으로 거론되고 있다. 5) Sterbehilfe를 임종을 보살핀다는 의미에서 임종지원 이라고 번역하고자 한다. 6) 독일에서 Behandlungsabbruch 는 과거에 passive Sterbehilfe 로 불리어졌다. 471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존엄사의 법제화를 위한 에너지 축적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1979년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 는 입장에서 연방의사회의 임종지원에 관한 가이드라인 (Richtlinien der Deutschen Bundesärztekammer für die Sterbehilfe)이 발표되었다. 7) 1984년 7월 4일에는 비티히 (Wittig)사건에 대한 연방법원(BGH)의 판결이 있었다. 8) 이 판결에 대한 비판으로서 자기결정권을 중시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면서 1986년 6월에는 일부 학자들 을 중심으로 임종지원법대안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 AE-Sterbehilfe 1986)이 제안되었다. 그 후 존엄사에 있어서 자기결정권에 관한 논 의는 1987년 7월 31일의 하케탈(Hackethal)사건에 대한 뮌헨(München)법원의 판결 에서도 계속되었다. 그 후 1994년 9월 13일 켐프텐(Kempten)사건판결이 나왔고, 이 의 영향으로 연방의사회의 1979년의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어 1998년 9월 임종개호 를 위한 원칙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이 발표되었다. 2003년 3월 17일 뤼벡(Lübeck)사건에 관한 민사판결은 동의능력 없는 환자에 대한 치료중지의 허용요건으로서 불가역적 사망의 단계에 진입하였을 것 을 요구함으로써 위의 켐프텐사건판결과 결론을 달리하였다. 상세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방의사회의 1979년 임종지원에 관한 가이드라인 (Richtlinien der Deutschen Bundesärztekammer für die Sterbehilfe)은 3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1 판단 능력이 있는 환자의 의사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치료법과 일치하지 않 는 경우에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 2 의식불명 또는 기타 판단능력이 없는 환 자의 경우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하여 위임 없이 사무관리의 관점에서 의학적 으로 필요한 치료조치가 행하여져야 한다는 점, 환자의 추정적 승낙에 대한 암시 는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 환자에게는 근친자가 소속되어 있어야 하지만, 법적으 로 최종적인 결정권은 의사에게 있다는 점, 다만 민법전에 따라 후견인이 선임되 어 있고 그의 승낙이 얻어진 경우에는 제외한다는 점, 3 사망에 가까이 있는 환 자 또는 부상자에 대하여는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의사는 그들에게 가능한 치료와 고통의 완화에 기여하는 치료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점 및 4 사망 중 에 있는 자, 사망에 가까이 있는 환자 또는 부상자에 대하여는 의사는 고통을 완 7) 이의 원문은 <http://www.meduniwien.ac.at/user/michael.peintinger/literatur/richsted.pdf> 에 서 볼 수 있다. 최종접속일: 21012년 12월. 8) BGHSt 32, 367. 472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화하여야 하지만, 질병의 회복가능성이 없는 경우 또는 환자가 주변사람들과 관 계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의사는 생명연장에 유용한 치료를 개시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점이 규정되어 있다. 결국, 이 가이드라인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과 치료중지가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 핵심적 내용으로서 규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비티히(Wittig)사건이다. 이는 관상동맥경화증(Verkalkung der Herzkranzgefäße) 과 좌골관절증(Hüft- und Kniearthrose) 등에 이환되어 있던 76세의 미망인이 남편이 사망한 후 실의에 빠져 음독자살을 기도하였다. 가정의가 환자를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구조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부탁! 병원은 아니요 (bitte! kein Krankenhaus)라는 메모가 수중에서 발견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아무런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을 채 그 장소에서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사안이다. 이에 대하여 연방대법원(BGH) 은 가정의의 부작위에 대하여 촉탁살인죄(독일 형법 제216조, Tötung auf Verlangen)에 도, 구조불이행죄(독일 형법 제323c조, Unterlassene Hilfeleistung)에도 해당하지 않는 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무죄의 이유에 대하여 일반적으 로 자살미수환자에 대하여도 생명보호의무가 인정되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사안에서는 가정의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하 여 양심의 갈등에 빠졌다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면책된다는 이론을 구성하였 다. 9) 결국, 이 사건은 자살미수환자를 사망에 맡긴다는 특이한 사안으로 존엄사의 전형적인 사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연명거부와 관련되어 있는 이상 존엄사와 밀접 한 관련을 가지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판결의 이론구성에 대하여는 자기결정권을 경시했다는 측면에서 비판이 쇄도했다. 10) 물론 이 판결에 관여했던 재 판관(Kutzer)과 이에 동조했던 학자(Herzberg)는 이 판결의 이론구성에 지지를 보내기 9) BGHSt 32, 367ff.; NStZ 85, 119. 10) Vgl. Albin Eser, Sterbewille und ärztliche Verantwortung, MedR (1985), S. 6ff.; Christoph Sowada, Strafbares Unterlassen des behandelnden Arztes, der seinen Patient nach einem Selbstmordversuch bewustlos auffindet?, Jura (1985), S. 5ff.; Oliver C. Brändel, Über das Recht, den Zeitpunkt des eigenen Todes selbst zu bestimmen, ZRP (1985), S. 85ff.; Michael Schultz, Aufhebung von Garantenstellung und Beteiligung durch Unterlassen, JuS (1985), S. 270ff.; Rudolf Schmitt, Der Arzt und sein lebensmüder Patient, JZ (1984), S. 866ff.; ders., Ärztliche Entscheidungen zwischen Leben und Tod in strafrechtlicher Sicht, JZ (1985), S. 365ff.; Walter Gropp, Suizidbeteiligung und Sterbehilfe in der Rechtsprechung, NStZ (1985), S. 97ff. 473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도 했다. 11) 셋째, 비티히 사건에 비판적이었던 22명의 학자들은 당시의 형법전이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하에 1986년 6월 임종지원법대 안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 AE-Sterbehilfe)을 공표하였다. 12) 대안의 목적은 구체적 법안을 제시하여 현행 형법이 고려하지 않고 있는 존엄사 (würdiger Tod)의 문제를 입법에 의하여 명확하게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대안의 주 안점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의사도 구속시키려고 하는 데에 있었다. 13) 대안의 지 도사상(Leitgedanken)은 다음의 7가지였다. 14) 즉, 1 생존의 강제(Lebenszwang)가 아 니라 생명의 보호(환자의 행복, 자기결정권 및 생명의 종기에 있어서의 인간의 존엄 의 보호)이다. 2 환자의 의사와 입장을 법적 규제의 기초로 두는 것이다. 3 임종을 위한 지원(Hilfe zum Sterben)보다는 임종에 있어서의 지원(Hilfe im Sterben)를 우선 한다. 4 법은 의사의 재량행위의 한계로 한다. 5 생명의 가치로부터 발생하는 모 든 차별을 부정하고 생명의 보호에 가치를 둔다(의심스러울 때에는 생명의 이익으 로, In dubio pro vita). 6 의사 등의 구조의무를 한정하여 환자의 자발적 자살 (Selbsttötung)을 존중한다. 7 촉탁살인은 원칙적으로 처벌한다. 대안의 지도사상은 기본적으로 타당하다고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안은 공표 직후 1986년 9월 제56회 독일법률가대회 형사법부회(strafrechtliche Abteilung am 10. und 11. 9. 1986 zum 56. Deutschen Juristentag(DJT))에서도 승인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15) 그러나 이 대안의 구체적인 법제화는 총론찬성ㆍ각론반대라는 비판세력의 압력에 부딪쳐, 16) 특히 대 11) Kraus Kutzer, Strafrechtliche Überlegungen zum Selbstbestimmungsrecht des Patienten und zur Zulässigkeit der Sterbehilfe, MDR (1985), S. 710ff. u. S. 714; Rolf D. Herzberg, Zum strafrechtlichen Schutz des Selbstmordgefährdeten, JZ (1986), S. 1021ff., bes. S. 1024ff. 12)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AE-Sterbehilfe), Entwurf eines Arbeitskreises von Professoren des Strafrechts und der Medizin sowie ihrer Mitarbeiter, vorgelegte von Jürgen Baumann u.a., Stuttgart (1986). 13)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AE-Sterbehilfe), S. 2f. 14)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AE-Sterbehilfe), S. 8. 15) 대회결의에 대하여는 DJT-Verhandlungen, Bd. Ⅱ(Sitzungsberichte), M. 191ff. 참조. 16) 대안에 반대하는 견해에 관하여는 Harro Otto, Recht auf den eigenen Tod?, DJT-Verhandlungen, Bd. Ⅰ (Gutachten), D. 91; Hans J. Hirsch, Behandlungsabbruch und Sterbehilfe, in Festschrift für Karl Lackner (1987), S. 619 참조. 제3의 입법안을 제안하는 견해에 관하여는 Rudolf Schmitt, Das Recht auf den eigenen Tod, MDR (1986), S. 617ff., bes. S. 621; Herbert Tröndle, in: DJT-Verhandlungen, Bd. 11 (Sitzungsberichte), M. 29ff., bes. M. 34ff.: ders., Warum ist die 474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안은 존엄사와 관련된 부분에서 중증장애신생아(schwerstgeschädigtes Neugeborenen) 에 대한 중단조치도 합법하다고 규정(대안 제214조 제1항 제2호)하고 있었기 때문 에 다수의 비판을 받아 입법화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은 그 공표 이 후의 존엄사와 관련된 사안에서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대안은 4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17) 넷째, 하케탈(Hackethal)사건이다. 이는 안면에 발생한 암으로 절망적인 상태에 서 수일 후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는 69세의 여성이 사망을 결의하고 의사 하케 탈(Hackethal) 교수에게 지원을 의뢰한 바 하케탈 교수가 환자의 요구에 응하여 청산가리를 가져 온 후 다른 의사로 하여금 그 환자에게 전달하도록 하여 환자 가 스스로 이를 마시고 사망한 사안이다. 이에 대하여 뮌헨(München)상급법원 (OLG)은 자유책임적으로 행위하는 이해능력 있는 자살자의 의사표명은 통상의 환자의 경우와 같이 강제치료를 방해하고 보장인적 지위를 탈락시킨다는 점과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사망에 대한 자기결정권도 포함하고 있고 자유책임적인 환 자의 결정이 의사의 눈으로 보아 이성적인가 아닌가는 환자의 결정의 유효나 무 효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하케탈 교수의 행위는 촉탁살인에 해당 하지 않고 독일에서는 불가벌인 자살방조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무죄라고 판시하 였다. 18) 결국, 이는 적극적 안락사(Sterbehilfe)에 가까운 사안인데, 이러한 사건에 대하여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것은 대안의 영향이 컸다고 보여 진다. 다섯째, 켐프텐(Kempten)사건이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의심되는 질병으로 심장이 정지되고 불가역적인 중증의 대뇌손상을 입은 70세의 여성환자에 대하여 그의 후견인인 아들이 의사와 협의하여 인공영양공급을 중단한 후 환자가 폐수 종으로 사망한 사안을 말한다. 19) 이에 대하여 켐프텐 지방법원(LG Kempten)은 고살미수로 피고인들을 벌금형에 처하였지만, 연방대법원(BGH)은 피고인들의 상 고를 인정하여 파기환송하였다. 20) 다시 말해서, 지방법원은 피고인들이 인공영양 Sterbehilfe ein rechtliches Problem?, ZStW 99, 1987, S. 25ff., bes. S. 34ff. 참조. 17)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AE-Sterbehilfe), AE 홈페이지 참조. < http://www.alternativentwurf.de/index.php.> 원문에 관하여는 <http://www.alternativentwurf.de/ media/ae-pdf/sterbehilfe.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18) NJW 1987, 2940. 19) 김현조, 독일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본 연명치료중단관련논의의 몇 가지 쟁점, 법학 논고 제40집 (2012), 686쪽 이하; 신옥주, 소극적 안락사의 법제화를 위한 비교법적 연구, 법제연구 제37호 (2009), 248쪽 이하 참조. 475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공급을 중단한 시점에서 환자는 아직 사망의 시점에 돌입하지 않았다는 점, 인공 영양공급은 생명연장조치가 아니라 생명유지조치라는 점 및 환자의 사망이 객관 적ㆍ주관적으로 가까운 시기에 예상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들에게 고살미수죄를 인정하였다. 21) 이에 반하여 연방대법원은 회복불가능하고 판단무 능력한 환자에 대한 치료중단은 환자의 추정적 의사에 의하여 허용된다고 보고, 환자의 추정적 의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이전의 구두 또는 문서에 의한 발언, 종교적 확신, 개인적 가치관, 여명, 고통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추정적 의사를 확정할 만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인의 가치관에 따라야 하지만,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생명의 보호가 의사, 친 족 또는 기타의 관계자의 생각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판단에 있어서 신중함이 요 구된다고 하였다. 22) 결국, 원심법원은 연명치료의 중단의 요건으로서 환자가 사 망의 단계에 진입하였을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 반하여 연방대법원은 환자가 사 망의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더라도 환자의 추정적 의사가 존재한다면 이에 의하 여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방대법원의 입장은 사망이 임박한 환자에 대하여만 연명치료의 중단을 인정하는 연방의사회의 원칙 의 범위를 훨씬 초월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 판결은 환자의 의사, 추정적 의사 및 일반인의 가치관의 순으로 치료중단의 근거를 찾고 있다. 여섯째, 뤼벡(Lübeck)사건이다. 이는 심근경색의 결과 실외투증후군(apallisches Syndrom)으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게 된 72세의 남성 환자에 대하여 그의 사전 의료지시서를 근거로 후견인인 아들이 법원에 대하여 위장관(PEG-Sonde)을 통한 영양공급의 중단을 신청한 사안을 말한다. 23) 이에 대하여 지방법원은 후견인의 신청을 거부하였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다시 말해서, 지방법원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후견인의 신청을 거부하였다. 24) 이에 반하여 연방 20) BGHSt 40, 257. 21) LG Kempten vom 8. März 1994 Ks 13 Js 13155/93. 22) BGHSt 40, 257; NJW 1995, 204; MedR 1995, 72. 23) 김현조, 독일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본 연명치료중단관련논의의 몇 가지 쟁점, 법학논 고 제40집 (2012), 688쪽; 신옥주, 소극적 안락사의 법제화를 위한 비교법적 연구, 법제연 구 제37호 (2009), 252쪽 이하; 정문식, 독일에서의 안락사논의와 입법방향, 법과 정책연 구 제5권 제1호 (2005), 3쪽 이하 참조. 24) Beschlüsse des OLG Frankfurt a.m. vom 15. 7. 1998 (NJW 1998, 2747 = FamRZ 1998, 1137) und vom 20. 11. 2001(NJW 2002, 689 = FamRZ 2002, 575) sowie des OLG Karlsruhe vom 476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대법원은 환자가 동의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불가역적인 사망의 과정에 진입 한 경우 환자가 소위 사전의료지시(Patientenverfügung)의 형태로 이전에 표명하고 있었던 의사와 합치하는 것이라면 생명유지처치 또는 생명연장처치는 중단되어 야 하고, 이는 인간의 존엄성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으로서 환자의 동의능력이 있 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자기결정권은 그가 더 이상 자기책임 하에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에서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만일 이러한 환자의 명시적인 의 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그러한 조치의 허용여부는 환자의 추정적 의사, 예 컨대 인생의 결단(Lebensentscheidung), 가치관 및 신념 등으로부터 개별적으로 판 단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환자의 사전의료지시서는 환자가 동의능력을 가지 고 있을 때에 작성된 것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나아가 환자에게 후견인이 임명되 어 있는 경우 후견인은 환자의 의사를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과 후견인 이 연명처치의 중지에 동의하는 경우 후견법원의 허가를 요한다는 점 등에 대하 여도 판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입법조치를 통하여 법적 안정성의 실현을 도모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하였다. 25) 결국, 동의능력이 없는 환자에 대한 치료중 지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형사판결인 켐프텐사건이 사망의 단계에 진입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음에 반하여, 민사판결인 뤼백사건은 불가역적인 사망의 단계 에 진입하였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뤼벡사건은 그 동안 형사재판부에서 다 루어 왔던 존엄사의 문제를 민사재판부에서 취급함으로써 형사처벌로부터 탈피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III. 입법화단계 연방의사회에 의하여 실무적으로 인정되어 오고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도 지지되어 왔던 존엄사가 입법을 성취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존엄사에 관한 형사판결 (Kempten사건판례)과 민사판결(Lübeck사건판례)의 입장이 달라지면서 법적 불안정 성이 초래될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법적 불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해소하기 위하여 29. 10. 2001(NJW 2002, 685 = FamRZ 2002, 488). 25) BGHZ 154, 205; NJW 2003, 1588. 477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뤼벡사건에 대한 판결을 계기로 독일에서는 존엄사에 관한 입법적 노력이 본격적으 로 시작되었다. 2003년 9월 연방 법무부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환자의 사전의료지시의 법적 지위를 검토할 생명의 종기에서 환자의 자율권 연구반 (Arbeitsgruppe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을 설치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로 부터 2009년 소위 사전의료지시법이 제정될 때까지의 시기를 입법화단계로 분류하기 로 한다. 2004년 5월에는 임종개호에 관한 연방의사회의 원칙(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이 개정되었다. 26) 2004년 6월에는 연 방 법무부의 생명의 종기에서 환자의 자율권 연구반의 보고서(Bericht der Arbeitsgruppe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vom 10. Juni 2004)가 발표되었다. 27) 국회에서는 독일 연방의회에 상임위원회와는 별도의 기구인 입법정책조사위원회 (Enquete-Kommission)의 하나로서 2003~2005년에 설치된 현대의학의 윤리와 법 (Ethik und Recht der modernen Medizin)이 2004년 9월 13일 채택한 중간보고가 발표 되었다. 28) 또한 연방수상의 자문기관인 국가윤리심의회 (Nationaler Ethikrat)는 2005 년 6월 2일 발표한 사전의료지시에 관한 의견서(Patientenverfügung-Stellungnahme)를 발표하였다. 29) 2005년 형법교수들에 의하여 대안 임종개호 (Alternativ-Entwurf Sterbebegleitung, AE-StB)가 제안되었다. 그리고 2009년 7월 후견법의 제3차 개정법 (Das Dritte Gesetz zur Änderung des Betreuungsrechts vom 29. Juli 2009)에 의하여 민법 전에 삽입되는 형태로 소위 사전의료지시법 (Patientenverfügungsgesetz)이 제정되었 26)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Deutsches Ärzteblatt, Heft 19 v. 7. Mai 2004; aerzteblatt 홈페이지 참조. <http://www.aerzteblatt.de/archiv/41760>, <http://www.jura.uni-augsburg.de/forschung/medizinrecht/medienverzeichnis/pdf_datein_fuer_down loads/baek_sterbebegleitung2004.pdf>, <http://www.hospize.de/docs/stellungnahmen/21.pdf>. 최종 접속일: 2013년 1월. 27)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Ethische, rechtliche und medizinische Aspekte zur Bewertung von Patientenverfügung, Bericht der Arbeitsgruppe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vom 10. Juni 2004, Bundesministerium der Justiz. <http://www.bmj.de/sharedd ocs/downloads/de/pdfs/patientenautonomie_am_lebensende.pdf? blob=publicationfile>. 최종 접속일: 2013년 1월. 28) Zwischenbericht der Enquete-Kommission Ethik und Recht der modernen Medizin-Patientenverfügungen, Deutscher Bundestag 15. Wahlperiode, BT Drucksache 15/3700 vom 13.09.2004. <http://dipbt.bu ndestag.de/doc/btd/15/037/1503700.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29) Patientenverfügung-Stellungnahme. Deutscher Ethikrat 홈페이지 참조. <http://www.ethikrat.org /dateien/pdf/stellungnahme_patientenverfuegung.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78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다. 30) 이로써 존엄사에 관한 입법화가 일단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관하여 상세 히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뤼벡사건에 대한 판결의 영향을 받아 연방법무부가 생명의 종기에서 환 자의 자율권 이라는 연구반을 설치한 가운데 연방의사회도 임종개호를 위한 원 칙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을 2004년 5월 에 개정하였다. 31) 여기서 가장 큰 변화는 1979년의 가이드라인 (Richtlinien)에서 2004년의 원칙 (Grundsätze)으로 변경된 것이다. 사실 원칙 으로 변경된 것은 1998년 9월의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이 그 최초이다. 32) 이 1998년판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은 그 이전에 내려진 뤼벡사건에 대한 하급심 법원들의 판결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 다. 사전의료지시에 대한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1998년판 임종개호를 위한 원 칙이 발표된 것이다. 1998년판을 이어받은 2004년판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은 2011년판으로 넘어가는 디딤돌이 되었다. 2004년판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은 1998 년판과 같이 전문과 5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1997년 임종지원에 관한 가이드라인 과 다르다. 2004년판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의 주요 내용은 다음 과 같다. 33) 즉, 의사가 환자의 자살에 협력하는 것은 의사의 윤리에 반하고 가벌 적이다 (Die Mitwirkung des Arztes bei der Selbsttötung wiederspricht der ärztlichen Ethos und kann strafbar sein). 멀지 않은 장래에 사망할 것이 예견되는 환자의 경 우 연명조치가 고통만을 연장할 뿐이고, 의료행위의 목적이 환자의 의사와 합치 한다면 의료행위의 목적은 변경될 수 있다. 영양공급을 포함한 연명치료는 원칙 적으로 환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를 존중하여 이루어질 것이 요구된다. 동 30) BGBl. I S. 2286. Patientenverfügung 에 대한 독일 연방법무부의 정식 영어번역은 Advance Medical Directive 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Patientenverfügung 을 사전의료지시 로 번역하 여 사용하기로 한다. 31)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Deutsches Ärzteblatt Jg. 101 Heft 19, Bundesärztekammer, 7. Mai 2004, S. A1298-A1299. <http://www.dgss.org/filea dmin/pdf/grundsaetze_baek.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32) 1998년판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vom 11. September 1998)에 관하여는 <http://home.bn-ulm.de/~fuente/bioethik/loren13d.htm>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33) 이의 번역문에 관하여는 이석배/이원상, 연명치료중단에 있어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사 전의료지시서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12, 162쪽 이하 참조. 479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의능력 있는 환자의 경우 충분히 설명 받은 환자가 치료거부의 의사를 분명히 했 다면 이에 따라야 한다. 연명치료의 중단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동의능력이 없는 환자의 경우 구체적인 상황이 환자의 사전의료지시서에 기술한 상황과 합치하고 환자의 의사가 변경되지 않았다면 사전의료지시서에 지시된 치료거부의사에 따 라야 한다. 대리인이 있으면 대리인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 대리인은 환자의 의사 를 관철하고 환자의 이익을 위해 결정할 의무가 있다. 대리인이 연명치료를 거부 하면 의사는 후견법원에 문의하여야 한다. 사전의료지시의 형식에 대하여는 서면 이든 구두이든 구별하지 않지만 가능한 한 서면으로 작성될 것을 권고한다. 둘째, 연방법무부의 생명의 종기에서 환자의 자율권 이라는 연구반은 종말기에 있어서의 환자의 자율-환자의 사전의료지시의 평가에 대한 윤리적ㆍ법적ㆍ의학적 관점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Ethische, rechtliche und medizinische Aspekte zur Bewertung von Patientenverfügung)을 정리하여 2004년 6월 연방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서(Bericht der Arbeitsgruppe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vom 10. Juni 2004)를 제출하였다. 34) 이 보고서는 후견법과 형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하 고 있다. 우선, 보고서는 사전의료지시와 관련하여 후견법을 개정하여 민법전에 다음과 같이 규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후견인은 사전의료지시에서 표명된 피후견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정한 의학적 처치의 수용 또는 거 부에 관하여 사전의료지시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피후견인의 의사는 그가 동의무 능력으로 된 후에도 유효하다. 후견인은 사전의료지시에서 표명된 의사를, 그것이 그에게 요구될 수 있는 것인 한에서, 실행할 의무를 진다. 이 의무는 피후견인에 게 질병에 의한 사망이 아직 임박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상의 규정 은 대리인이 선임되어 있는 경우 의뢰인이 다른 의사결정을 행하고 있지 않은 경 우에 한하여 대리인에게도 적용한다. 후견인이 의학적 처치에 동의하려고 하는 경 우 이러한 처치가 피후견인의 사망 또는 중대한 건강침해를 수반할 위험이 있는 때에는 후견법원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또한 후견인이 의학적 처치를 거부하려고 하는 경우 이러한 처치가 행하여지지 않으면 피후견인의 사망이 의학적으로 예견 480 34)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Ethische, rechtliche und medizinische Aspekte zur Bewertung von Patientenverfügung, Bericht der Arbeitsgruppe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vom 10. Juni 2004, Bundesministerium der Justiz 홈페이지 참조. <http://www.bmj.de/shareddocs/down loads/de/pdfs/patientenautonomie_am_lebensende.pdf? blob=publicationfile>. 최종접속일: 2013 년 1월.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되는 경우에도 후견법원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승인이 나기까지의 기간 동안은 후견법원이 피후견인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후견인과 의사가 후견인의 동의 또는 거부가 환자의 의사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에는 후견법원의 승인을 요하지 않는다. 후견인의 동의 또는 거부가 환자의 의사에 적합하다고 추정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후견법원 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피후견인의 복지가 우선되어야 한 다. 대리인은 문제되고 있는 의학적 처치에 대한 동의 또는 거부가 서면에 의하여 명시적으로 위임된 경우에만 이러한 처치에 대하여 동의 또는 거부할 수 있다. 다 음으로 보고서는 형법전의 개정에 대하여도 제안하고 있다. 형법 제216조를 개정 하여 연명처치의 중지는 그것이 환자의 의사에 근거하고 있는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기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셋째, 연방 법무부가 산하에 설치하였던 생명의 종기에서 환자의 자율권 연구반 의 보고서를 근거로 연방의회가 법안을 작성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와는 별도로 다 른 국가기관에서도 사전의료지시의 법제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에는 1 독일 연방 의회에 상임위원회와는 별도의 기구인 입법정책조사위원회(Enquete-Kommission)의 하나로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설치되었던 위원회 현대의학의 법과 윤리 (Recht und Ethik der modernen Medizin)의 후속 위원회로서 2003년 5월부터 2005년 9월까 지 설치된 위원회 현대의학의 윤리와 법 (Ethik und Recht der modernen Medizin)이 2004년 9월 13일 채택한 중간보고서 사전의료지시 (Patientenverfügung) 35) 와 2 연 방수상의 자문기관인 국가윤리심의회 (Nationaler Ethikrat)가 2005년 6월 2일 발표 한 사전의료지시에 관한 의견서 (Patientenverfügung-Stellungnahme)가 대표적으로 거론될 수 있다. 36) 내용에 있어서 연방 법무부의 연구반의 보고서, 입법정책조사위 원회의 중간보고서 및 국가윤리심의회의 의견표명이 대체로 유사하다. 다만, 몇 가 지 점에서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연구반은 사전의료지시를 표명할 때 양 식을 정하지 않고 서면과 구두 모두가 가능하다고 하였지만 입법정책조사위원회와 국가윤리심의회는 표명은 서면에 의할 것을 주장하였다. 또한 연구반에 의하면 사 35) Zwischenbericht der Enquete-Kommission Ethik und Recht der modernen Medizin-, Patientenverfügungen, Deutscher Bundestag 15. Wahlperiode, BT Drucksache 15/3700 vom 13.09.2004. <http://dipbt.bun destag.de/doc/btd/15/037/1503700.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36) Patientenverfügung-Stellungnahme. Deutscher Ethikrat 홈페이지 참조. <http://www.ethikrat.org /dateien/pdf/stellungnahme_patientenverfuegung.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81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전의료지시는 원칙적으로 모든 경우에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입법정책 조사위원회는 연명조치를 강구하여도 환자의 사망이 의학적으로 예견되는 경우에 만 사전의료지시에 구속력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입법정책조사 위원회는 후견법원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만 사전의료지시에 반하는 연명조치의 계 속을 인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입법정책조사위원회와 국가윤리심의회는 후견인에 게 연명조치를 중단하기 전에 의사와 친족 등의 조언을 얻도록 하였다. 넷째, 형법교수들을 중심으로 하여 2005년 대안 임종개호 (Alternativ-Entwurf Sterbebegleitung, AE-StB)가 제안되었다. 37) 이는 1986년의 임종지원법대 안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 AE-Sterbehilfe)을 기초로 한 것이 었다. 대안 임종개호 의 지도목적(Leitziele)은 다음의 6가지였다. 38) 즉, 1 판단능력 이 있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헌법상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기본법 제1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2항 제1문), 그 자신으로서는 정보제공과 조언에 의하여 환자에게 자기책임의 판단능력을 가지게 하여야 하는 의사에 의하여도 원칙적으로 존중되어 야 한다. 2 임종하고 있는 자의 최선의 치료(die optimale Behandlung)는 의학적으 로 가능한 또한 의학적인 규준(lege artis)에 따라 행하여진 고통완화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고 그것에 의하여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으로서 사망의 시점이 앞당 겨진 경우에도 그러하다. 3 생명유지처치의 보류 또는 종료는, 그러한 처치의 개 시와 기타 일체의 의료행위(ärztliche Behandlung)와 같이, 명시적이고 추정적인 또는 사전의료지시(Patientenverfügung)에 의하여 결정된 환자의 의사에 의존한다. 여기서 사망의 절박성이나 질병경과의 불가역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4 자살의 결단은 482 37) Alternativ-Entwurf Sterbebegleitung (AE-StB) GA 2005, 553-586. AE 홈페이지 참조. < http://www.alternativentwurf.de/index.php>. 원문에 관하여는 <http://www.alternativentwurf.de/ media/ae-pdf/stb.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38) Alternativ-Entwurf Sterbebegleitung (AE-StB), Von Professor Dr. jur. Heinz Schöch, München/Professor Dr. jur. Torsten Verrel, Bonn gemeinsam mit den Professoren Dres. Jur. Britta Bannenberg, Günter Heine, Frank Höpfel, Barbara Huber, Heike Jung, Hans Lilie, Werner Maihofer, Bernd-Dieter Meier, Henning Radtke, Rudolf Rengier, Peter Rieß, Franz Riklin, Klaus Rolinski, Dieter Rössner, Claus Roxin, Hans-Ludwig Schreiber, Horst Schüler-Springorum, Jürgen Wolter unter Mitarbeit von Prof. Dr. med. Manfred Kleiber, Wissenschaftliche Mitarbeiterin Dunja Lautenschläger, Pfarrer Ulrich Lilie, Prof. Dr. med. Heinz Michael Loick, S. 6ff. 원문에 관하여는 <http://sterberecht.homepage.t-online.de/ae-sterbebegleitung.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그것이 자유롭고 책임 있고 진지한 판단에 근거한 경우에는 형법에 의하여 존중되 어야 하지만(소위 청산자살(Bilanzsuizid) 또는 형량자살(Abwägungssuizid)), 그러나 어린이와 소년의 경우, 정신질환자 또는 흥분행위(Kurzschlusshandlungen)(부자유한 자살, 경고자살(Appellsuizid) 및 절망자살(Verzweiflungssuizid)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 사망에 직면한 환자의 경우 의사조력자살(der ärztlich assistierte Suizid) 은 형법상으로도 또는 신분법상으로도 부정되어서는 안 되지만, 이욕(Gewinnsucht) 으로부터의 자살방조는 당벌적이다. 6 촉탁살인(Tötung auf Verlangen)은 타인의 생명의 불가침성, 생명보호에 있어서의 제방붕괴의 위험 및 남용의 우려라는 이유 에서 무제한적으로 가벌적이어야 한다. 대안 임종개호의 내용은 대안 임종개호 와 임종개호법의 초안 으로 2분된다. 39) 다섯째, 연방의회에는 2008년에 환자의 사전의료지시에 관한 법안, 즉 제3차 개 정 후견법(Drittes Gesetz zur Änderung des Betreuungsrechts, 3. BtÄndG)이 제출되었 고, 40) 2009년 3월 4일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2009년 6월 18일 가결되었고, 41) 같은 해 7월 29일 공포되었으며, 같은 해 9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42) 이로써 연방 법 무부에 연구반이 설치된 2003년 9월부터 6년에 걸친 논의가 결실을 거두게 되었고, 주로 민법전에 삽입하는 형태로 소위 사전의료지시법 (Patientenverfügungsgesetz)이 제정되게 되었다. 3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3차 개정 후견법의 내용은 아래 와 같다. 43) 즉, 사전의료지시서가 존재하는 경우 후견인은 이 지시가 현재의 생명 39) 대안의 내용 중 일부에 관하여는 이석배, 독일의 치료중단기준과 입법론, 형사정책 제9 권 제1호 (2007), 243쪽에도 소개되어 있다. 40) 법안은 세 가지가 제출되었다. 즉, 2008년 3월 6일 제출된 Stünker(Joachim Stünker/SPD)안, 2008년 12월 16일에 제출된 Bosbach(Wolfgang Bosbach/CDU)안 및 2008년 12월 18일에 제 출된 Zöller(Wolfgang Zöller/CSU)안이 그것이다. 법안에 대한 지지의원수는 각각 Stünker안 은 210명, Bosbach안은 98명 및 Zöller안은 60명이었다. Deutscher Bundestag 홈페이지 참 조. <http://www.bundestag.de/>.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1) Zöller안, Bosbach안 및 Stünker안의 순으로 표결에 부쳐졌으나, 표결결과 Stünker안이 가 결되었다. 42) BGBl I, 2286. 43) 원문에 관하여는 URL: http://www.buzer.de/gesetz/8927/index.htm; URL: http://www.gesmat. bundesgerichtshof.de/gesetzesmaterialien/16_wp/betrraendg3/bgbl120092286.pdf. 최종접속일: 2013 년1월. 번역문에 관하여는 김기영, 사전의료지시서에 대한 독일의 입법적 규율과 의사결정 방법, 인권과 정의 제408호 (2010), 11쪽 이하; 신옥주, 소극적 안락사의 법제화를 위한 비교법적 연구, 법제연구 제37호 (2009), 258쪽 이하; 이석배/이원상, 연명치료중단에 483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상태와 치료 상황에 부합하는지의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부합하는 경우 후견인 은 피후견인의 의사를 대신하여 표명하고 이것이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 사전의 료지시는 언제든지 방식 없이 철회될 수 있다. 사전의료지시가 존재하지 않거나 사 전의료지시가 현재의 생명상태와 치료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후견인은 피후 견인의 치료에 관한 희망과 추정적 의사를 확정하고 이를 근거로 의료적 처치에 동의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추정적 의사는 구체적인 근거를 토대로 조사되어야 한다. 특히, 피후견인의 구두 또는 서면에 의한 과거의 표명, 윤리적 또는 종교적 확신 및 기타 개인적 가치관이 고려되어야 한다. 사전의료지시서가 존재하는 경우 의 환자의 의사와 사전의료지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환자의 추정적 의사는 피후 견인의 질병의 종류와 진행단계와 무관하게 효력을 가진다. 누구도 사전의료지시 의 작성의무는 부담하지 않는다. 사전의료지시의 작성이나 제출은 계약체결의 조 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전의료지시서가 존재하는 경우의 환자의 의사와 사전의 료지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환자의 치료에 대한 희망 또는 추정적 의사를 확정 하는 경우 피후견인의 가까운 친족과 기타 신뢰하는 자에게 의견을 표명할 기회가 현저한 지체 없이 가능한 경우 주어져야 한다. 후견인의 동의, 부동의 또는 동의의 철회는 피후견인이 사망하거나 또는 중대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건강상의 손상을 입을 근거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후견법원의 허가를 요한다. 다만, 후견인의 동의는 지체가 위험으로 연결되는 경우에 한하여 후견법원의 허가 없이 행하여질 수 있다. 후견법원의 허가는 동의, 부동의 또는 동의의 철회가 피후견인의 의사와 합치하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한다. 다만, 후견인의 동의, 부동의 또는 동의의 철회 가 피후견인의 의사 또는 추정적 의사와 합치한다는 것에 대하여 후견인과 처치의 사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 후견법원의 허가는 필요하지 않다. 참고로 독일에서 사전의료지시에 대한 법제화가 완료되고 1년 후인 2010년 10 월에 실시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즉, 18세 이상의 환자 500인을 조사대상으로 하였으나 360인이 응답한 결과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하고 있는 자 50인(13.9%) 중에서 18-30세는 44인 중 0인(0%), 31-55세는 204인 중 21인 (10.3%)으로서 남자 7인, 여자 13인이고, 55세 이상은 112인 중 28인(25%)으로서 있어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사전의료지시서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12, 158쪽 이하 참조. 내용에 대한 해설에 관하여는 이석배, 독일의 환자의사표시법, 원광법 학 제26권 제4호 (2010), 339쪽 이하; 이석배/이원상, 위의 책, 73쪽 이하 참조. 484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남자 8인(7%), 여자 20인(18%)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사전의료지시서의 작성률이 높은 요인은 친족을 개호한 경험, 양친을 간호한 경험, 인지증이나 개호의 필요 성에 대한 경험, 병원이나 개호시설에 자기결정에 의하지 않고 체재한 경험 등으 로 나타났다. 44) IV. 입법완성단계 존엄사에 관한 입법이 민사법적 측면에서 이루어진 후 판례와 학설은 더욱 발 전하게 되었고, 연방의사회의 태도도 전향적으로 변경되었으나 의사조력자살과 관련하여서는 불일치를 보였다. 나아가 이 시기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은 민사법 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진 존엄사의 법제화에 대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형 사법의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사전의료지시법 이 제정된 후 이를 근거로 한 최초의 판결은 2010년 6월 25 일의 푸츠(Putz)사건에 대한 판결이다. 이어서 2011년 2월 개정된 임종개호에 관한 연방의사회의 원칙(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이 개정되었다. 45) 2011년 2월 형법교수 등에 의하여 임종 및 자살 지원법대 안 (Gesetzentwurf Sterbe- und Suizidhilfe 2011)도 개정되었다. 급기야는 2012년 10 월 22일 형법의 개정안(Entwurf eines Gesetzes zur Strafbarkeit der gewerbsmäßigen Förderung der Selbsttötung)이 정부에 의하여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와 같이 독일은 민법의 개정에 이어 최종적으로 형법의 개정까지 목전에 둠으로써 존엄사에 관한 법제화를 완료하려는 시점에 와 있다. 이에 관하여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푸츠(Putz)사건이다. 이는 개정 후견법이 시행된 후 10여 개월 만에 내려 진 매우 중요한 연방대법원의 판결로서 2002년 10월 뇌출혈(Hirnblutung)로 쓰러 44) Regina Geitner, Umfrage zu Patientenverfügungen: Grundvertrauen in die Entscheidung des Hausarztes, Dtsch Arztebl 2011, 108(10) A-520/B-414/C-414. <http://www.aerzteblatt.de/archiv /81201>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5)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2011), Deutsches Ärzteblatt, Heft 7 v. 18.2.2011. Bundesärztekammer 홈페이지 참조. <http://www.bundesaerztekammer.de/down loads/sterbebegleitung_17022011.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85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져 혼수상태(Wachkoma)에 빠진 후 위장관(PEG-Sonde)을 통하여 인공영양공급을 받게 된 76세의 여성환자에 대하여 그녀의 의사에 기하여 그녀의 딸이 위장관을 직접 절단함으로써 인공영양공급을 중지하는 처치를 실행한 사안을 말한다. 46) 딸은 담당 가정의와 노인요양시설의 장에게 치료의 중지를 요구하였지만, 받아들 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법 전문변호사인 푸츠와 상담하였다. 47) 푸츠는 위장 관을 직접 절단하도록 조언하였고, 딸은 이를 2007년 12월 21일 실행에 옮겼다. 다만, 환자는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놓은 것은 아니었다. 환자는 이전에 남편 이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 의식불명이 되어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인공적인 영 양공급과 인공호흡과 같은 연명처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딸의 행위는 이러한 환자의 발언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지방법원은 조언한 변호사 푸츠를 고살미수죄로 9월의 자유형에 처하고 위장관을 제거한 딸에게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의료법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부터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 에 위장관의 절단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오인한 것은 피할 수 없어 허용의 착오(Erlaubnisirrtum)에 빠졌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48) 이에 반하여 상고심인 연 방대법원은 2010년 6월 25일 변호사인 푸츠에게도 무죄를 선고하였다. 일단 개 시된 의료적 처치의 중지ㆍ제한 또는 종결(치료의 중지)에 의한 임종지원은 이것 이 사실적인 또는 추정적인 환자의 의사와 합치하고(민법 제1901조a) 또한 치료 없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의 진행에 그 과정을 위임하는 경우에는 적법화된다 는 것이 그 이유였다. 49) 결국, 이 판결은 형사사건에 대한 것이었지만 민법과의 정 합성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이 판결에서는 2009년 제3차 후견법의 개정에 의하여 개정된 민법의 상황, 즉 환자의 사망의 임 박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환자의 발언을 근거로 하여 치료중지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판결에서는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에 관하여도 새로운 기준 이 적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종래 행위의 외견상 태양에 의하여 구별하 는 기준을 대신하여 의료적 처치의 종결과 관련된 모든 행위를 규범적으로 가치 46) 김현조, 독일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본 연명치료중단관련논의의 몇 가지 쟁점, 법 학논고 제40집 (2012), 688쪽 이하 참조. 47) Wolfgang Putz 홈페이지. <http://www.putz-medizinrecht.de/anwaelte/wolfgang-putz.html>. 최 종접속일: 2013년 1월. 48) LG Fulda, Urt. v. 30.4.2009-16 Js 1/08 1 Ks, BeckRS 2010, 06420. 49) BGH: Urteil vom 25.06.2010-2 StR 454/09(BGHSt 55, 191=JuS 2010, 1027; NJW 2010, 2963; NStZ 2010, 630). 486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평가적인 치료중지라는 상위개념 하에서 통합하는 것은 의미가 있고 필요불가결 하다고 하여 위장관절단행위를 부작위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 에 대하여는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었다. 이 판결에 대한 비판으로서는 우선 사 전의료지시서를 남기지 않은 환자의 발언을 추정적 의사로서가 아니라 사실상 표명된 의사 로 취급한 점을 들 수 있다. 환자의 발언은 치료에 임박하여 행하여 진 것이 아니라 수년전에 표명된 것이었고, 이와 같은 구두에 의한 사전의 의사 표시는 켐프텐사건판결의 기본원칙에 의하면 단순한 추정적 의사 에 지나지 않 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안의 경우 개정 후견법에 의하면 치료중지의 계획이 환자의 의사와 합치하고 있는가에 대하여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후견법원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었다. 후견법은 후견재판소의 허가는 후견인과 치료의사 사이에 피후견인의 의사와 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의견의 일치가 성립하고 있는 경우에는 필요하지 않다 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후견법 제1904조 제4 항). 그런데 이 판결에서는 이러한 의견의 일치 가 성립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되 기 때문에 추정적 의사가 후견법원의 심사를 거치는 절차적 기회도 없이 바로 사실인정의 자료로 된 점에 대하여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끝으로 이 판 결과 관련하여서는 형법상 살인죄(제212조) 또는 촉탁살인죄(제216조) 등의 실체 법적인 기준에 관한 문제가 왜 민법상 절차규정(제1901조a 이하)의 하위에 위치 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둘째, 2011년의 대안 임종지원과 자살지원 (Gesetzentwurf Sterbe- und Suizidhilfe 2011)은 1986년의 임종지원법대안 (Alternativentwurf eines Gesetzes über Sterbehilfe, AE-Sterbehilfe)과 2005년의 대안 임종개호 (Alternativ-Entwurf Sterbebegleitung, AE-StB)를 기초로 노이만(Gita Neumann)에 의하여 2011년 2월에 작성되었다. 50) 2011 년의 대안은 형법전에 제214조(생명유지처치의 중단과 보류), 제214a조(자살의 불저 지), 제214b조(이욕에 의한 자살지원) 및 제215조(고통경감조치)를 신설하고 있고, 또한 한 개의 조문은 전적으로 의사조력자살 (ärztlich assistierte Selbsttötung)에 대하 여 규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의사조력자살과 친밀자에 의한 자살지원을 위한 적합 하고 확실한 수단으로서 마취제(NaP)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셋째, 2011년 2월 17일 개정된 의사의 임종개호를 위한 연방의사회의 원 50) Gesetzentwurf Sterbe- und Suizidhilfe 2011, 원문에 관하여는 <http://patientenverfuegung.de/files /pdfs/gesetzentwurf%20sterbe-%20und%20suizidhilfe%202011%20ii.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2년 12월. 487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칙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51) 은 1979년부터 발표된 연방의사회의 임종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 이 완화의료 등의 의료의 발전과 법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수시로 개정되어 온 것이다. 52) 2011년 의 사의 임종개호를 위한 연방의사회의 원칙(2011년판 원칙)은 2004년 의사의 임종개 호를 위한 연방의사회의 원칙(2004년판 원칙)을 바탕으로 개정된 것이다. 53) 이를 개정한 계기는 제3차 개정 후견법(환자의 사전의료지시의 법제화)의 시행(2009년 9 월), 이 법의 시행시기에 맞춰 연방의사회의 요청을 받아 각분야의 의사 527명을 대상으로 행한 임종지원 및 자살방조에 대한 의식조사(2009년 8월~9월) 및 연방대 법원의 Putz사건에 대한 판결(2010년 6월)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환자의 사전의 료지시의 법제화를 이어받아 개호의 의료원칙을 이에 적합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 러나 2011년판 원칙은 그것을 넘어 중대한 일보( 一 步 )를 더 전진하고 있다. 그것은 의사가 환자의 자살에 협력하는 것은 의사에게 과하여진 임무는 아니다 (Die Mitwirkung des Arztes bei der Selbsttötung ist keine ärztliche Aufgabe)라는 문언에서 찾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읽으면 환자의 자살에 의사는 협력하지 않는다고 읽혀 진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이 문장은 2004년판 원칙에 기재된 의사가 환 자의 자살에 협력하는 것은 의사의 윤리에 반하고 가벌적이다 (Die Mitwirkung des Arztes bei der Selbsttötung wiederspricht der ärztlichen Ethos und kann strafbar sein)를 대신하여 개정된 것이다. 이는 의사의 환자에 대한 자살방조(의사조력자살)를 사실 상 용인한다는 의미이고 원칙의 대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독일 형법이 자살방조죄를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살방조가 원칙적으로 범죄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그러나 2011년판 원칙이 의사조력자살을 용인한 점에 대하여 독일 호스피스 협회는 의윤리를 파기하였다고 비판하였고, 연방의사회장 (Jörg-Dietrich Hoppe, 1940-2011) 54) 도 자살방조는 형법상 가벌적이지 않지만, 의사 51)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Bundesärztekammer, 17. Februar 2011. aus: Bundesärztekammer 홈페이지 <http://www.bundesaerztekammer.de/downlo ads/sterbebegleitung_17022011.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52) 1979년부터 발표된 연방의사회의 임종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 은 1998년 9월부터 의사의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 으로 변경되었다. 53)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Dtsch Arztebl 2004; 101(19): A-1298 / B-1076 / C-1040. Aerzteblatt 홈페이지 <http://www.aerzteblatt.de/archiv/41760>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54) Hoppe는 12년간(1999~2011) 연방의사회장직을 수행하였지만, 2011년 6월 독일 의사대회 488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의 직업윤리규칙(Berufsordnung)에 비추어 윤리상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 다. 55) 이러한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배경에는 여론조사결과에 있 다. 56) 독일의 유수한 여론조사기관인 알렌스바하(Allensbach)는 연방의사회의 요청 을 받아 2009년 9월 1일 시행된 제3차 개정 후견법의 시행일 전후에 걸쳐 2009년 8월 14일부터 9월 7일까지 무작위로 추출된 527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전화로 의견 을 청취한 바 있다. 조사결과 의사에 의한 자살방조의 합법화를 거부하는 의사는 62%, 의사 3인에 1인 이상에서 어느 조건하에 의사에 의한 자살방조를 고려의 대 상으로 한다고 답한 의사는 37%이다. 이러한 의향이 자살방조용인의 제안에 반영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2011년판 원칙에서 채택된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용인 은 2011년 5월부터 6월 사이에 키일에서 개최된 독일의사대회(114. Deutscher Ärztetag in Kiel, 31.05. - 03.06.2011)에서 거부되었고, 57) 오히려 직업윤리규칙(MBO) 제16조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지원)에 다음과 같이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금지가 명확하게 규정되었다. 즉, 의사는 죽어가는 자를 그 사람의 존엄을 유지하고 그의 의사를 존중하여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의사가 환자의 요청에 기하여 환자를 살해하는 것은 금지된다. 의사는 자살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 (독일 의사직업윤리 규칙 제16조). 58) 독일 형법에서는 자살방조는 원칙적으로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자살을 의사가 지원한다는 것에 대한 형법을 넘는 금지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정식 에서 회장직을 사임하고 동년 11월 7일 서거하였다. 55) Interview mit Prof. Dr. med. Jörg-Dietrich Hoppe, Präsident der Bundesärztekammer und des Deutschen Ärztetages: Die ärztliche Ethik wird von allen ernst genommen, Dtsch Arztebl 2011, 108(7): A-301/B-245/C-245. <http://www.aerzteblatt.de/archiv/80940>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56) Ärztlich begleiteter Suizid und aktive Sterbehilfe aus Sicht der deutschen Ärzteschaft - Ergebnisse einer Repräsentativbefragung von Krankenhaus- und niedergelassenen Ärzten, Institut für Demoskopie Allensbach, Juli 2010. <http://www.bundesaerztekammer.de/downloads /sterbehilfe.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57) Beschlussprotokoll des 114. Deutschen Ärztetages in Kiel vom 31.05.-03.06.2011, S. 176 이 하. <http://www.bundesaerztekammer.de/page.asp?his=0.2.23.9278>; <http://www.bundesaerztek ammer.de/downloads/114beschlussprotokoll20110704.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58) (Muster-)Berufsordnung für die in Deutschland tätigen Ärztinnen und Ärzte (Stand 2011), MBO-Ä 1997 - *) in der Fassung der Beschlüsse des 114. Deutschen Ärztetages 2011 in Kiel, Bundesärztekammer 홈페이지 참조 <http://www.bundesaerztekammer.de/downloads/mbo_08_ 20111.pdf>.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89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화하였다고 직업윤리규칙의 신구대조표는 주석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형법에 서 벌하지 않는 행위를 직업윤리규칙으로 금지하는 것은 의사 개인의 양심을 무력 화하고 독일의사의 양심을 획일화한다는 비판도 행하여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 사에 의한 자살방조, 즉 의사조력자살은 의사의 직업윤리규칙에 근거하여 실행하 기 곤란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판 원칙에서 연방의사회의 공식적 인 의견으로서 의사에 의한 자살방조(의사조력자살)가 용인되었다는 점은 중요한 사실이다. 넷째, 여론도 호전되고 있다. 2012년 8월에 실시된 독일 안락사협회(Deutsche Gesellschaft für Humanes Sterben, DGHS)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독일인의 77%는 원 칙적으로 의사가 자기책임적 자살을 지원하는 것이 허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49%는 중병으로 여명이 6개월 미만인 경우에만 그것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59) 다섯째, 2012년 10월 22일 자살의 상업적 조장의 가벌성에 관한 법률안 (Entwurf eines Gesetzes zur Strafbarkeit der gewerbsmäßigen Förderung der Selbsttötung)이라는 형법개정에 관한 연방정부안(Gesetzentwurf der Bundesregierung)이 연방하원에 제출 되었고, 60) 2012년 12월 12일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61) 연방정부안은 형법 제217조(자 살의 상업적 조장)을 신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환자의 사전 의료지시법이 발효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살과 자살관여를 처벌하지 않고 있는 독일 형법상 자살에 대한 방조행위는 합법이다. 여기서 자살방조행위 중에서 비난이 가능 한 상업적 자살조장행위를 처벌할 필요가 있었다. 이윤지향적이고 조직적인 자살방 조는 부자유한 자살로 유인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의 상업적 조장 의 가벌성에 관한 법률안 의 전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개정안은 제217조(자살의 상 업적 조장)을 신설하고 있다. 즉, 의도적이고 상업적으로 타인에게 자살을 위한 기회 를 허용하거나(gewährt), 제공하거나(verschafft) 또는 알선한(vermittelt) 자는 3년 이하 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고(안 제217조 제1항), 상업적으로 행위하지 아니한 59) Deutsche Gesellschaft für Humanes Sterben 홈페이지 <http://www.dghs.de/> 참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하여는 <http://www.dghs.de/fileadmin/user_upload/dateien/pdf/forsa-umfrage_2012- w.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60) BT Drucksache 17/11126, S. 3. Deutscher Bundestag 홈페이지 <http://dip21.bundestag.de/dip 21/btd/17/111/1711126.pdf>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61) Deutscher Bundestag 홈페이지 <http://www.bundestag.de/presse/pressemitteilungen/2012/pm_1 212071.html> 참조. 최종접속일: 2013년 1월. 490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공범자는 제1항에서 말하는 타인이 그의 친족(Angehöriger)이거나 또는 친밀자 (nahestehende Person)인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안 제217조 제2항). V. 향후과제 아직까지 독일에 있어서의 존엄사에 관한 법제화의 전과정을 입법전단계, 입법 화단계 및 입법완성단계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존엄사의 법제화는 몇 가지의 점 을 특징으로 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여 앞으로 해결하여야 할 새로운 과제도 동시에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존엄사의 법제화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관행의 법 제화이다. 독일에서의 존엄사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입법 전단계에서부터 이미 관행적으로 인정되어 오고 있었다. 환자의 의사에 기한 결 정능력이 있는 경우의 치료행위의 중단은 물론이고, 나아가 결정능력이 없는 경 우에도 환자의 추정적 의사도 엄격한 요건 하에 인정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독일 연방의사회의 1979년의 임종지원에 관한 가이드라인과 1998년의 임종개호 를 위한 원칙, 1986년 임종지원대안에 나타난 학설 및 1984년 비티히사건, 1987년 하케탈사건, 1994년 켐프텐사건 및 2003년 뤼벡사건에 대한 판례에서도 잘 나타 나고 있다. 특히, 뤼벡사건에 대한 판결은 환자의 사전의료지시를 근거로 한 것이 었다. 이와 같이 독일에서는 환자의 추정적 의사 또는 사전의료지시를 근거로 존 엄사가 관행적으로 인정되어 왔다. 따라서 소위 사전의료지시법의 제정은 사전의 료지시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이 아니다. 뤼벡사건판결 당시만해도 독일에 는 700만건의 사전의료지시가 존재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사전의료지시를 근거로 한 존엄사는 이미 존재하던 생활현실을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행을 법제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존엄사의 민사법화이다. 존엄사의 문제는 이미 뤼벡사건을 계기로 민사재판에서도 다루어졌다. 사전의료지시는 민사재판인 뤼벡사건의 하급심판결에 영향을 주었고, 이러한 판결은 1998년 9월 제정된 연방 의사회의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 에 사전의료지시가 규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사전의료지시는 2003년 9월 연방법무부가 연구반을 설치한 이래 정부와 국회 에서 6년간의 논의를 거쳐 2009년 9월 제3차 후견법의 개정으로 민법전에 삽입되 491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는 형태로 입법화되었다. 결국, 독일에서는 존엄사의 문제를 민사문제로 전환하 여 법제화한 것이다. 왜냐하면 회복불가능한 질병으로 죽음이 진행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환자에 관한 것이라면 이를 형사문제로 다루는 것은 적절 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셋째, 존엄사의 법제화는 민법의 개정에 이은 형법 의 개정에 의하여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 형법의 개정안은 존엄사의 합법화로 인 한 남용의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형법의 개정안 은 그 동안 1986년의 임종지원법대안, 2005년의 대안 임종개호 및 2011년의 대안 임종지원과 자살지원 에서 형법교수들이 주장해 왔고 또한 2004년 6월 연 방법무부의 생명의 종기에서 환자의 자율권 이라는 연구반이 연방법무부장관에 게 제출한 보고서가 제안했던 촉탁살인죄에 대한 개정에 의한 방식이 아니라 자 살의 상업적 조장 이라는 죄를 신설하는 방식에 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는 몇 가지 점에서 앞으로 해결하여 야 할 새로운 과제를 가져왔다고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사전의료지시법이 제정 된 후 10개월 뒤인 2010년 6월 연방대법원으로부터 환자의 추정적 의사에 따른 연명치료중단에 대하여 무죄를 판결한 푸츠사건판결이 나왔고,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2011년 2월에는 개정된 연방의사회의 의사의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에서 그 동안 금지되어 왔던 의사에 의한 자살방조(의사조력자살)를 용인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사전의료지시의 법제화가 초래한 연쇄반응이라고 간주할 수 있 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제3차 개정 후견법이 환자의 사전의료지시에 근거한 치료 중지 등의 조치에 관하여 환자의 질병의 종류와 진행단계의 여하를 묻지 않는다 고 하는 것을 판결의 내용 속에서 근거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사전의 료지시의 법제화로부터 치료중지의 적법화에 그치지 않고 의사에 의한 자살방조 의 용인에까지 돌진한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의사에 의한 자살방조는 어 디까지나 환자 자신의 강한 의사표시에 의한다고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여도 담당의사의 가치관에 의하여 환자가 심리적으로 유도될 가능성도 없지 아니하다. 환자의 자율을 보장할 뿐인 사전의료지시의 제도화 내지 법제화에 의하여 사망 에의 자유 가 생존에의 부자유 로 역전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생존에의 부자유 로부터 생존의 자유 를 실현하기 위하여 사전의료지시는 금후의 치료방침에 대 하여 환자측과 의료인측 사이의 소통의 중요성이 요구된다. 요컨대, 사전의료지 시의 법제화는 무언의 압력으로 환자에게 사망을 강제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보장함으로써 생존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다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법제화의 영향으로 환자에게 암묵의 압력을 492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주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존엄사의 문제가 민법으로 전환되어 법 제화됨으로써 형법과의 정합성이 문제될 수 있다. 2010년 6월 25일 푸츠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민법과의 정합성을 강하게 의식하면서 위장관을 제 거하도록 환자가족에게 조언한 푸츠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여기서 민법과의 정합성을 강조하면 할수록 형법의 적법성의 판단은 민법에 종속되게 된다. 따라서 존엄사에 관한 형법의 적법성의 판단에 있어서 독자성을 어떻게 확 보할 것인가가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존엄사의 법제화는 연방의 사회로 하여금 그 동안의 태도를 바꾸어 2011년 2월 의사의 임종개호를 위한 원칙 에서는 자살방조(의사조력자살)을 용인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의사조력자살 에 대한 용인은 2011년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키일에서 개최된 독일의사대 회에서 거부되었고, 오히려 직업윤리규칙 제16조에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금지가 명문으로 규정되게 되었다. 여기서 연방의사회의 원칙과 직업윤리규칙 사이의 간 극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또 다른 과제로 남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존엄사에 관한 입법을 민사법으로 전환하여 입법화한 독일의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존엄사의 적법성에 관한 형법상의 독자성의 확보방안이 다. 독일과 같은 입법방식에서는 존엄사에 관한 형법상의 적법성의 판단은 민법 상의 적법성의 판단에 종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존엄사의 법제화가 생 존에의 부자유로부터 사망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493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참고문헌 1. 국내문헌 김기영, 사전의료지시서에 대한 독일의 입법적 규율과 의사결정방법, 인권과 정의 제408호, 대한변호사협회, 2010. 김현조, 독일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본 연명치료중단관련논의의 몇 가지 쟁 점, 법학논고 제40집,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 2012. 신옥주, 소극적 안락사의 법제화를 위한 비교법적 연구, 법제연구 제37호, 한 국법제연구원, 2009. 이석배, 독일의 환자의사표시법, 원광법학 제26권 제4호, 원광대학교 법학연 구소, 2010. 이석배/이원상, 연명치료중단에 있어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사전의료지시서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 이석배, 독일의 치료중단기준과 입법론, 형사정책 제9권 제1호, 한국형사정책 학회, 2007. 정문식, 독일에서의 안락사논의와 입법방향, 법과 정책연구 제5권 제1호, 한 국법정책학회, 2005. 2. 외국문헌 Brändel, Oliver C., Über das Recht, den Zeitpunkt des eigenen Todes selbst zu bestimmen, ZRP 1985. Eser, Albin (Hrsg.), Suizid und Euthanasie als human- und sozialwissenschaftliches Problem, 1976. Eser, Albin, Sterbewille und ärztliche Verantwortung, MedR 1985. Geitner, Regina, Umfrage zu Patientenverfügungen: Grundvertrauen in die Entscheidung des Hausarztes, Dtsch Arztebl 2011, 108(10) A-520/B-414/C-414. Gropp, Walter, Suizidbeteiligung und Sterbehilfe in der Rechtsprechung, NStZ 1985. Herzberg, Rolf D., Zum strafrechtlichen Schutz des Selbstmordgefährdeten, JZ 1986. Hirsch, Hans J., Behandlungsabbruch und Sterbehilfe, in Festschrift für Karl Lackner, 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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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des Deutschen Ärztetages: Die ärztliche Ethik wird von allen ernst genommen, Dtsch Arztebl 2011, 108(7): A-301/B-245/C-245.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Ethische, rechtliche und medizinische Aspekte zur Bewertung von Patientenverfügung, Bericht der Arbeitsgruppe 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 vom 10. Juni 2004, Bundesministerium der Justiz. Patientenverfügung-Stellungnahme, Deutscher Ethikrat. Zwischenbericht der Enquete-Kommission Ethik und Recht der modernen Medizin-Patientenverfügungen, Deutscher Bundestag 15. Wahlperiode, BT Drucksache 15/3700 vom 13.09.2004. 496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 호 노 이 논문은 독일에 있어서의 존엄사에 관한 법제화의 전과정을 입법전단계, 입 법화단계 및 입법완성단계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존엄사의 법제화는 몇 가지 의 점을 특징으로 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여 앞으로 해결하여야 할 새로운 과 제도 동시에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존엄사의 법제화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관 행의 법제화이다. 독일에서의 존엄사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서 환자의 추정적 의사 또는 사전의료지시를 근거로 하여 입법전단계에서부터 이미 관행적으로 인정되어 오고 있었다. 둘째, 존엄사의 민사법화이다. 독일에서 는 존엄사의 문제를 민사문제로 전환하여 법제화한 것이다. 왜냐하면 회복불가능 한 질병으로 죽음이 진행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환자에 관하여라면 이를 형사문제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셋째, 존엄사의 법제화는 민법의 개정에 이은 형법의 개정에 의하여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 형법 의 개정안은 존엄사의 합법화로 인한 남용의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판단 된다. 여기서 형법의 개정안은 자살의 상업적 조장 이라는 죄를 신설하는 방식 에 의하고 있다. 다음으로,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는 몇 가지 점에서 앞으로 해결하여 야 할 새로운 과제를 가져왔다고 지적할 수 있다. 첫째, 환자의 자율을 보장할 뿐인 사전의료지시의 제도화 내지 법제화에 의하여 사망에의 자유 가 생존에의 부자유 로 역전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즉, 사전의료지시의 법제화는 무언의 압력 으로 환자에게 사망을 강제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보 장함으로써 생존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다하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존엄사의 문제가 민법으로 전환되어 법제화됨으로써 형법과의 정합 성이 문제될 수 있다. 민법과의 정합성을 강조하면 할수록 형법의 적법성의 판단 은 민법에 종속되게 된다. 따라서 존엄사에 관한 형법의 적법성의 판단에 있어서 독자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존엄사 497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의 법제화는 연방의사회로 하여금 자살방조(의사조력자살)을 용인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용인은 키일에서 개최된 독일의사대회에서 거부되 었고, 오히려 직업윤리규칙 제16조에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금지가 명문으로 규정 되게 되었다. 여기서 연방의사회의 원칙과 직업윤리규칙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또 다른 과제로 남게 되었다. 498

독일에 있어서 존엄사의 법제화와 향후과제 주호노 Legalisierung und Probleme des Todes mit Würde in Deutschland Joo, Ho-No * Dieses Papier beschreibt den gesamten Prozess der Legalisierung des Todes mit Würde in Deutschland, die in den Phasen des prelegalization, der Legalisierung und des Abschlusses der Legalisierung aufgeteilt wird. Die Legalisierung des Todes mit Würde hat einige Eigenschaften, aber wird gleichzeitig dementsprechend neue Probleme in der Zukunft ausgelöst. Zunächst einmal können Merkmale der Legalisierung des Todes in Würde wie folgt zusammengefasst werden. Die erste ist als die Legalisierung der Praxis gekennzeichnet. In Deutschland hat ein Tod mit Würde basierend auf mutmaßliche Einwilligung oder Patientenverfügung unter Berücksichtigung des Patientenselbstbestimmung seit der Phase der prelegalization bereits erkannt. Die zweite ist die Lösung des Familienrechts im Zusammenhang mit dem Tod mit Würde. Das Patientenverfügung -Gesetz in Deutschland hat in Zivilsachen verankert legalisiert worden. Denn es war nicht geeignet, um mit Strafsachen befassen, wenn ein Patient aufgrund irreversibler Erkrankung nicht entscheiden könnte. Anschliessend ist es durch eine Änderung des Strafgesetzbuches abgeschlossen. Ein Gesetzentwurf zur Änderung des Strafgesetzbuches soll vor Missbrauch der legalisierten Tod mit Würde zu schützen. Ein Gesetzentwurf zur Änderung des Strafgesetzbuches hat die Absicht, den kommerziellen Selbstmord zu verbieten. Weiterhin hat neue Probleme und Aufgeben zu bemerken. Erstens ist es in Gefahr, aufgrund Legalisierung oder Institutionalisierung der Patientenverfügung die Autonomie des Patienten nicht zu gewährleisten. Die Legalisierung der Patientenverfügung sollte dazu beitragen, nicht als Werkzeug zum Tod unter unausgesprochenen Druck zu zwingen, die Freiheit des Lebens durch Qualitätssicherung des Lebens zu gewährleisten. Zweitens kann * Professor, Ph.D., Dr. jur., Fachbereich Rechtswissenschaft der Universität Kyung Hee / Wissenschaftlicher Betreuer am Kyung Hee Institute of Legal Studies. 499

慶 熙 法 學 제48권 제1호 2013 es das Problem über die Kompatibilität zwischen BGB und StGB durch Einschalten der Zivilsachen im Bezug auf Angelegenheiten des Todes mit Würde sein. Daher ist es eine der großen Herausforderungen, um die Eindeutigkeit in der Beurteilung der Rechtmäßigkeit des Strafrechts zur Sterbehilfe zu gewährleisten. Drittens is es in Konflikt geraten, wie man die Lücke zwischen Grundsätzen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und den deutschen MBO überwinden kann. Die Bundesärztekammer hat den ärztlich assistierten Suizid durch die Legalisierung akzeptiert. Aber die Akzeptanz für ärztlich assistierten Suizid wurde von deutschen Ärztetag in Kiel wieder abgelehnt und wurde eher unter 16 der MBO geregelt. Die Harmonisierung mit den Grundsätzen der Bundesärztekammer und berufsrechtlichen Regelungen sind erforderlich.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