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와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문제 로 모든 합의가 무산되었다. 이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북ㆍ미회담이 자리 잡게 되었고, 미국이 주요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북핵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1994년 10월 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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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논문은 2009 년도성신여자대학교학술연구조성비지원에의하여연구되었음. 2) Francis Fukuyama, "The End of History," National Interest, No. 16 (Summer 1989), p. 4. 3) 이러한구분에관해서는존베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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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대한정치학회보 20집 1호 2012년 6월: 175~193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김 재 철 조선대학교 요 약 본 연구의 목적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전개해온 미국의 강압외교를 평가 해 보고, 김정은 체제에 적용할 대안을 모색하는데 있다. 미국은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북핵문제 해결의 주행위자로서 강압과 대화를 주 도해 왔으나 마법적인 처방이 가능한 특효약은 없었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강압외교를 평가해 볼 때,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으나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하지는 못하였으며, 오히려 북한은 반강 압(counter-coercion) 으로 대응해 왔다. 의사소통 측면에서는 쌍방 간 대화의 목적이 다르고, 북한의 진정성 결여로 6 자회담에서 합의된 약속은 파행을 거듭하였다. 또한 경제제재 만을 강압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긴박감을 조성하는데 실패하였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에 적용할 대북 강압정책은 강도 높은 강압수단과 더불어 대화 를 통해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동시에 포함된 새로운 강온전략을 대안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즉 안전보장 조치 와 경제지원 및 대북제재 해제 등과 같은 당근과 군사제 재 를 포함한 강도 높은 채찍이 함께하는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단계적 접근방식 보다 는 일괄 타결방식 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대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미 국은 비핵화 목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통해 새 로이 마련한 대안에 대한 불가피성을 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주제어 : 강압, 대북 강압외교, 6 자회담, 북미회담, 경제제재, 군사제재 I. 서 론 북핵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등장한 지 20 여년이 지났으나 그동안 타협과 파행, 진전과 후퇴를 반복한 채 아직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992 년 초 남북기본합 의서 발효와 함께 북핵문제를 남과 북이 스스로 해결해 보고자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ㆍ 운영에 관한 합의서 를 채택하였으나 IAEA 사찰문제 - 175 -

2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와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문제 로 모든 합의가 무산되었다. 이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북ㆍ미회담이 자리 잡게 되었고, 미국이 주요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북핵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1994년 10월 북미 간 협상을 통하여 제네바 합의를 성사시 켰으나 2002년 1월에 출범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강화로 농축우라늄 핵 개발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기존의 모든 합의는 파기되고 또 다시 대립적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후 으나 2003년 8월부터 다자 간 협상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6자회담이 태동되었 2007년 9월 제6차 2 단계 회의를 끝으로 그 문은 굳게 닫쳐져 있다. 동 기간에 북 핵문제 해결을 위한 레짐인 6자회담이 작동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2006년 10 월 9일에 1 차 핵실험을 강행하였다. 2009년 1 월 핵무기 없는 세계 를 지향하겠다던 미 국 오바마 행정부가 등장함에 따라 북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었으나, 북한은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하였고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바 있다. 오랫동안 단절되었던 북핵협상이 김정은 체제 등장과 함께 2012년 2월 29일 제3차 북 미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의 핵 활동 잠정유예 와 미국의 대북 영양지원 합의로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으나, 북한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년 4월 13일 광명성 3호 발 사를 강행하였다 ( 연합뉴스, 2012년 4월 13 일). 광명성 3호 발사는 실패했지만 이로 인해 모처럼 성사될 것으로 기대했던 북미 간 대화는 또 다시 무산되었다. 결국 김정은의 핵 전략은 김정일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군사적 ㆍ경제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국은 세계전략을 수행하면서 수 시로 강압외교를 펼쳐 왔다. 최근 들어 중국 위협론 이 대두되고 있지만 동북아질서는 상당기간 미국 주도로 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강압외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북핵문제가 90년대 초반 국제무대의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미국은 강압과 대화를 통한 다양한 방법을 구사해 왔으 나 마법적인 처방이 가능한 특효약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 실화하는 경향이 있어 전면적 핵폐기 의 실현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점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의 핵심 사안인 북핵문제를 방치내지 는 관리차원에서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의 목적은 지금까지 북핵문제를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미국의 강압정책 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발견된 오류를 시정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을 찾는 데 있다. 이를 위 해 먼저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전개해온 미국의 강압외교를 재조명한 후 강압의 성공요 건을 분석의 틀 로 하여 평가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에 적용할 새로운 접근방향을 모색하 - 176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3 고자 한다. II. 강압의 개념과 성공요건 1. 강압의 개념 강압(coercion) 과 관련된 용어로 강제(compellence), 억제(deterrence), 강압외교 (coercive diplomacy)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강압에 관한 이론은 토마스 쉘링(Thomas C. Shelling) 과 알렉산더 조지(Alexander L. George) 의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토마스 쉘 링에 의하면 강압이란 상대가 피해에 대한 위협에 직면하여 물러서거나 상대를 순응하 게 만드는 것 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Thomas C. Shelling, 1996: 3), 공포를 통해 상대방 의 행위를 저지하려는 노력인 억제 와 현 상황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인 강제 의 개념을 포괄한다 (Thomas C. Shelling, 1996: 72-73). 이러한 개념은 강압이란 상대 적국으로 하여금 조직적 폭력사용이 가능하지만 자제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폭력에 의존하 지 않고 상대의 행위를 바꾸어 놓는 것 (Robert A. Pape, 1996: 13) 이라고 정의한 로버 트 페이프 (Robert A. Pape) 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강제와 억제를 포괄하는 토마스 쉘 링의 강압에 대한 정의는 군사적 관점에 비중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는 달리 알렉산더 조지는 외교적 측면에 비중을 두고 강압외교 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강압외교는 상대로 하여금 행위를 멈추거나 되돌릴 수 있도록 설득하는 노력이며, 상대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현상유지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전략 으로 설명하고 있다(Alexander L. George & William E. Simons, 1994: 7-8). 알 렉산더 조지가 정의한 강압외교 는 토마스 쉘링이 강압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는 억제 와 강제 중에서 억제 보다는 강제 의 개념과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강압외교 는 공세적 수단에 의존하고 있는 강제 와는 달리 유화적 설득과 강압적 위협을 병행하는 스 마트한 외교역량에 의존하는 방어전략 이라는 측면에서 다소의 차이점이 있다. 앞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토마스 쉘링이 정의한 강압( 억제, 강제) 과 알렉산더 조지가 정의한 강압외교 의 개념은 모두 상대적국으로 하여금 원하지 않는 행위를 이행 하도 록 만들기 위해 위협수단을 활용한 설득 을 방법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 으며, 1) 그 개념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강압외교 와 강제ㆍ 억제 의 두 개념은 함께 전략적 강압 으로 규정할 수 있다. 프리드만 (Lawrence Freedman) - 177 -

4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첫째, 강압은 파괴를 추구하는 폭력과는 다른 개념으로 폭력은 사용되어야 그 효력이 발휘되지만 강압은 상대적국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보유할 경우 유효한 개 념이다. 즉 상대방을 응징할 수 있는 능력(capability) 을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강압국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적 행위를 통해서 상대적국을 설득하여 갈등의 해결과 더불어 이익을 최대화하는 데 목표를 둔다. 강압의 첫 번째 단계는 피강 압국이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위협을 발하는 외교적 단계이지만, 강압국의 응징위협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어려울 경우에는 제한된 폭력사용 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 제한된 폭력사용 은 강압국의 신빙성을 강화할 수 있고, 상대 국의 지속적인 반발에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Daniel Byman & Matthew Waxman 공 저, 이옥연 譯, 2003: 17-18). 셋째, 강압외교가 추구하는 방어적 목표는 상대적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진행 중 인 행위를 중단시키는 강압과 상대적국이 이미 행동하고 있거나 어느 정도 달성된 것을 포기 또는 철회하도록 하는 강압이 있다. 강압 달성가능성 면에서 전자보다 후자가 어 렵다. 이미 핵을 개발한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현재의 강압 외교는 핵 개발을 위한 추진단계에 있었던 있다. 1980-1990 년대보다 많은 어려움이 상존하고 넷째, 강압외교 성패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기대비용과 기대혜택을 비교하는 작 업이 필요하다. 위협에 따른 희생에 대한 기대치가 저항으로 얻어지는 성과에 대한 기대 치보다 클 때 강압은 효과가 있다. 로버트 페이퍼는 저항비용과 저항으로 인한 고통 가 능성이 양보로 인한 혜택의 손실과 지속적 저항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보다 큰 경우 상대적국은 항복한다 라고 주장한다 (Daniel Byman & Matthew Waxman 공저, 이 옥연 譯, 2003: 26) 2. 강압의 성공요건 : 분석의 틀 강압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요건이 필요하다. 알랙산더 조지는 성공적인 강압외교의 요인을 목표의 확실성, 강력한 동기, 동기의 비대칭성과 유 인조치, 긴박감 조성, 강력한 리더십, 충분한 국내 및 국제적 지지, 비순응시 감당할 수 없는 확전의 두려움, 위기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건에 대한 명확성 등으로 제 에 의하면 전략적 강압이란 상대의 전략적 행위에 영향을 주기 위해 명백한 위협을 신중하고 목적에 맞 게 사용하는 것 으로 정의하고 있다. - 178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5 시하였다 ( 윤태영, 2003: 279). 김열수 교수는 강압의 조건을 억제의 조건(3C+R+O) + 긴박감 조성 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열수, 2010: 190). 즉 억제의 조건인 능력(Capability), 신뢰성 (Credibility), 의사소통 (Communication), 합리성 (Rationality), 대안 (Option) 에 강압의 공세적 특징을 감안하여 긴박감 조성을 추가한 것이다. 상기 두 가지의 강압의 성공요건은 거의 유사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알랙산더 조지 가 제시한 요건 중 강력한 동기 와 비순응시 감당할 수 없는 확전의 두려움 은 강압자는 피강압자가 순응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실천하 는 신뢰성 에 해당된다. 또한 강력한 리더십 과 충분한 국내 및 국제적 지지 는 의사소 통과 ' 관련이 있으며, 동기의 비대칭성과 유인조치 는 및 위기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건 에 대한 명확성 은 강압자의 동기에 대한 피강압자의 인식 그리고 강압자가 제시한 위협 에 대한 피강압자의 타산적 계산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안(option) 및 합 리성 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또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요소를 선정함에 있어 합리성 (Rationality) 은 피강압자인 북한의 선택과 관련된 요소로서 별도 주제에 의한 연구가 필요하므로 본 연구를 위한 평 가요소에서 제외시키고, 알랙산더 조지가 제시한 목표의 확실성 을 추가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강압외교 에 대한 평가요소로 목표의 확 실성, 능력, 신뢰성, 의사소통, 대안, 긴박감 조성을 분석의 틀(frame of analysis) 로 활용하고자 한다. 첫째, 강압자는 확실한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 모든 정책의 목표는 수행전략을 결정 짓는 지표가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수행의 여건이 어려울 경우 목표를 수정하기도 한다. 강압외교는 미묘한 심리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빈번한 목표의 수정은 상대에게 운신의 폭을 증가시키므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시작단계에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여 천명하여야 한다. 둘째, 강압자는 상대방을 제재하거나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강압 외교의 수단은 핵공격의 위협, 공습, 경제적 제재, 외교적 고립, 침공 등 다양하다 (Daniel Byman & Matthew Waxman 공저, 이옥연 譯, 2003: 114-164). 강압의 수단 중에서 우선적으로 구비해야 할 능력은 군사력이다. 외교적 고립이나 경제적 제재는 초기단계에 서 주로 사용하는 수단이지만 차후단계에서는 군사력이 강압의 효과를 가장 크게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에서는 핵공격 위협 이 유용한 강압수단이었으나 탈냉전시대에서는 공습 과 경제제재 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셋째, 강압자는 성공적인 강압을 위해 비순응시에는 상응한 응징을 가할 것이라는 의 - 179 -

6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지를 천명하고, 실천하는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능력은 있으나 의지가 없으면 공갈 (blackmail)에 해당되기 때문에 상대방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 김열수, 2010: 184-185). 넷째, 강압자는 자신의 능력과 의지를 각종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확실 하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강압자가 자신의 능력과 의지를 숨기고 있으면 상대방은 그의 의도를 알 수 없다. 또한 상호작용에 의한 극단적인 대립상황으로 치닫게 될 경우 강압 은 실패하게 되므로 상대적국과의 의사소통 은 상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다섯째, 강압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피강압자에게 요구에 상응하는 대안 (option) 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안은 채찍이 아니라 당근을 의미한다. 당근 없는 일방적 요구는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을 차단함으로써 강압은 협상단계에서부터 실패의 길 로 진입한다. 대안의 방법에는 경제적 지원 과 체제보장 및 체면유지 등이 있다. 3) 그 러나 지나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유화정책으로 오인될 수 있으며, 피강압국이 이 를 악용할 수 있으므로 유의가 필요하다. 또한 강압자의 대안이 아무리 파격적일 지라도 피강압자에 대한 요구조건이 자신들에게 심각한 취약성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계산을 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여섯째, 강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요구의 순응에 필요한 긴박감을 상대방에게 조성 해야 한다. 긴박감 조성 정도는 상대방이 느끼는 위기감의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위기감 이 팽배해질수록 피강압자의 대응속도를 빠르게 하며,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 긴 박감 조성방법에는 최후통첩, 세부적인 행동요구사항 전달, 순응시간 명시, 군사력 제한 적 사용 등이 있다. 최후의 통첩은 통상 순응시간을 명시하지 않는다. 순응시간을 명시했 음에도 불구하고 피강압국이 요구사항 이행을 거부할 경우 순응시간이 경과된 이후 강압 국의 행동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 김열수, 2010: 190). 2)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절대전쟁으로 가는 3 가지 상호작용으로 폭력행사의 무한계성, 적에 대 한 타도감정의 무한계성, 힘의 극단적 발휘를 위한 노력경주의 무한계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호작용은 정치적 협상을 통해서 현실전쟁으로 가는 전쟁의 본질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대 립적 상호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이 요구되는 바, 강압외교에서도 상시 의사소통의 채널을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3) 체면유지 의 대표적인 사례는 쿠바 미사일 위기를 들 수 있다. 구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시키는 대신 미국은 터기에 배치된 미사일을 철수하였고,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다. - 180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7 II. 미국의 북핵문제 개입과 강압외교의 전개 1. 1차 핵위기와 클린턴 행정부의 강압외교 북한은 일찍부터 핵 개발에 관심을 가져 왔지만 국제문제화 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 대 초부터 이다. 4) 1991년 9월 27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 배치한 모든 전술 핵무기를 본국으로 철수하겠다는 선언에 따라 1958년도 이후 배치되었던 주한미군의 전 술핵무기도 철수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과 북은 비핵화 협상에 들어가게 되었 고, 1992년 2월 19일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과 동년 3월 19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ㆍ 운영에 관한 합의서 가 각각 발효되었다. 남북한이 주체가 되어 한반도 비핵화 논 의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가 발효된 이후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한 사찰규 정에 대한 협상은 실패하였다. 남측이 북한이 사찰규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93팀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압박을 가하자, 북측은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선언과 국제원자 력기구 (IAEA) 핵사찰 거부, 노동미사일 발사 등 강경대결 자세로 제1차 핵위기를 조성하 였다( 김재철, 2009: 142). 이를 계기로 북핵문제에 관한 남북 간 논의는 중단되었고, 북 미대화가 시작되었다. 미국은 영변지역에 군사적 제재 를 검토하였으나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군 사제재는 면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북한에서는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50 여 년간 김일성 통치시대가 막을 내리고, 미국과 북한은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인 동년 10 월 제네바합의 에 서명하게 되었다. 5) 1995년 3월 KEDO( 한반도에너지개발 기구) 가 설립됨으로써 1997년 8 월부터 제네바합의의 핵심사업인 경수로 건설 이 순조롭 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은밀히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을 계속하였다. 이러한 정황이 일부 포착되었지만 클린턴 행정부는 제네바합의의 유지를 위해 유연하게 대응하 였다( 이우락, 2009: 27-28). 4) 북한의 핵 개발은 1962년 11월 영변에 원자력 연구소를 설립하여 핵연료의 정련ㆍ 변환ㆍ 가공기술을 집 중 연구해 오다가 1980년대 이후부터 영변 5MWe 원자로를 가동시킴으로써 본격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북한은 1986년 1월부터 영변 5MWe 원자로 가동을 개시하여 1989년까지 약 8,000 개의 폐연료봉 (25~50 톤) 을 인출한 바 있다. 조민ㆍ 김진하, 북핵일지 1955~2009 ( 서울: 통일연구원, 2009), pp.4-5. 5) 북ㆍ미제네바합의 는 10개 조항으로 이루어졌으며 당시 북한 측 수석대표 강석주 외교부제 1부부장과 미 국 측 수석대표인 갈루치 대사가 서명하였다. 그 주요내용으로 북한은 IAEA안전조치협정 이행 및 특 별사찰 수용, 5MWe 원자로의 폐연료봉 봉인 및 제3 국으로 이전하고, 미국은 북한지역내 100만kw 급 경수로 발전소 2 기를 제공, 경수로 1기 완성시까지 연간 중유 50 톤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통일교육 원, 2011 북한이해 ( 서울: 통일부, 2011), p.67. - 181 -

8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2. 부시 행정부의 강압외교와 2차 핵위기 2001년 1 월에 출범한 부시행정부의 강경 네오콘 세력은 클린턴 대북정책 을 전면 재 검토하면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검증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한 자세를 견지하였다. 특히 2001년 발생한 9.11 테러사건으로 인해 국제사회는 반테러 협력에 집중하게 되었고, 부시 대통령은 2002년 1월 29 일 연두교서에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 으로 규정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은 선전포고 라고 비난하는 등 크게 반발하면서 제네바합의 에서 금지하기로 약속한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더욱이 2002년 10 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의 방북 시 북한이 농축우라늄 핵개발을 시인함으로써 제2의 핵 위기가 발생하게 되었다. 결국 미국은 제네바 합의의 파기를 선언했고 2002년 11월 KEDO 집행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중유지원 중단을 결정하였다. 이에 북한은 2002년 12 월에 제네바합의 이후 IAEA 의 감시 하에 있었던 핵관련 시설 동결을 해제하고 사찰관을 추방하였으며, 2003년 1월 10일에는 NTP 탈퇴를 선언하는 등 강력한 대응자세를 견지 하였다 ( 통일연구원, 2011: 68). 미ㆍ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주변국의 중재노력으로 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3 자회담이 2003년 4월 23일부터 25 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선( 先 ) 북핵포기 와 다자회담의 틀에서 북핵문제를 논의ㆍ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북한은 선( 先 ) 북ㆍ미회담, 후( 後 ) 다자회담 을 주장하였다 ( 통일연구원, 2011: 69). 6) 또 한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방식으로 핵을 포기하도록 적극적인 외교노력을 전개함과 동시 2003년 5 월에 핵확산방지구상 (PSI) 을 발족시켰다. 3. 6자회담과 1차 핵실험 1차 핵 위기는 북미 간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 반면 2차 핵 위기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6 자회담이라는 다자간 협상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6자회담에서 실질적 행위 자는 미국과 북한이다. 6자회담은 2003년 8월 제1차 회담을 시작으로 2007년 9월에 개 최된 제6 차 회담까지 개최되었다. 제1,2,3 차 6자회담은 평화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인한 가운데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해 북한이 이행해야 할 조치와 이행단계 및 보상문제에 대한 논의와 입장을 확인하는 회담이었다. 6자회담 가운데 북핵 6) 선( 先 ) 북ㆍ미회담 에 관한 북한의 논리는 핵문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미국만이 문제해결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미 양자회담을 반대하면서 다자회담만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핵 억제력 강화해 나가겠다고 주장하였다. - 182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9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9.19 공동성명 7) 을 만들어 낸 제4차 회담 2 단계회의였다. 그러나 9.19 공동성명 의 이행은 순조롭지 못했다. 미국의 마카오 방코델 타아시아은행 (BDA) 의 북한계좌 동결에 대한 반발로 북한은 2006년 7월 5일에 대포동 2 호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0월 9일에는 제1 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이에 대한 미국 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제재조치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1718 호가 채택되었다. 8) 북ㆍ미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양자접촉을 통해서 6자회담으로 복귀하기로 합의하 게 되었고, 2007년 2월 8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제5차 회담 3단계회의에서 BDA 북한 계좌 동결해제를 전제로 2.13 합의 를 이끌어 냄으로써 9.19 공동성명 의 이행을 위한 보 다 구체적인 제도적 틀이 마련되었다. 또한 2007년 6월에는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BDA 문제가 해결국면으로 접어들자, 북한은 2.13합의에 따라 영변 원자로 등 핵시설을 동결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2007년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 제6차 회담 2 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2 단계 조치에 대해 합의(10.3 합의) 하였 다. 9) 그러나 북한은 핵 프로그램 신고를 목표시한인 연말을 넘겨 2008년 6월 26일에 제 출하였고, 8월 26일에는 테러지원국 해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핵 불능화 중단을 선언하였다. 정권 말기에 접어든 부시 행정부는 10월 11일에 북한을 테러 지원국에서 해 제함으로써 해결국면에 진입하였으나 북한은 시료채취 등 검증의정서 채택에 불응함으로 써 6 자회담은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오바마 행정부로 이양되었다 ( 통일연구원, 2011: 70-72). 4.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2차 핵실험 2009년 1 월 대화와 협력 을 중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 북한은 미국과 관계 개선의 기대감을 표명하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ㆍ 외교전략은 적에 대한 군사공격보 다는 소프트파워에 중점을 두고 동맹국 및 우방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엄격하고 (tough), 공세적이며 (aggressive), 원칙있는 (principled) 7) 9.19 공동성명 에는 북핵 폐기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북ㆍ미 / 북ㆍ일 관계 정상화, 대북 국제적 지원,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과 평화 비전 제시,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한 단 계적 상호 조율된 조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8) 유엔 안보리가 2006년 10월 14 일에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1718 호는 물적 규제( 재래식무 기, WMD 관련 물자, 사치품 ), 금융 규제, 출입국 규제, 화물 검색 등을 포함하고 있다. 9) 10.3 합의 의 주요 내용으로 북한은 핵시설 연말까지 불능화, 프로그램 연말까지 신고, 핵 물질 및 기술 이전금지를 이행해야 하며, 그 대신 북한에게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개시, 대 적성국 교역 법 종료 추진, 북ㆍ미 / 북ㆍ일 관계정상화 노력, 중유 100만 톤 상당의 경제ㆍ 에너지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 183 -

10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US, Department of Defense, 2008: 7-16).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 거칠면서도 직접 대화를 하는 방식(Tough and Direct diplomacy) 을 택하겠다고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의 개념으로 소프트파워와 하 드파워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스마트파워를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오바마의 대북정책 역시 부시의 적대시정책과 동일하다고 보고 2009년 4월 5 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였고, 5월 25일에는 제2 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이에 유엔 안 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1874 호를 채택하였다. 10) 오바마 행정부의 강압외교의 특징은 전 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이다. 북한의 전통적 협상전략 ㆍ전술에 대해 보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면서 장기적 차원에서 인내를 가지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천안함 피폭으로 한국은 북한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함과 동시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이끌어 내고자 하였으나 중국의 모호한 태도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2011년 초부터 북한은 대화공세와 더불어 6자회담 개최를 주장해 왔지만 오히려 한국과 미국 측에서 북한의 진정성 없는 대화요구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였다. 결 국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는 북한에게 핵 개발시간만 확보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5. 김정은 체제 등장과 북미협상 2012년 2월 29 일 미ㆍ북양국은 북한의 핵 활동 잠정유예 (UEP 및 핵ㆍ미사일 실험 중 단, 영변에 IAEA 사찰단 복귀허용 ) 와 미국의 대북 영양지원 ( 영양보충용 비스켓, 비타민 보충제, 식량지원 ) 을 골자로 하는 제3 차 고위급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 연합뉴스, 3월 1일 자, 2012). 미국과 북한은 김정일 사망 이전인 2011년 7월과 10월에 2차례에 걸친 회담 을 개최하였으나 12월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3 차 접촉이 지연되었다. 그러 나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애도기간에도 불구하고 뉴욕채널을 통해 제3차 회담을 이뤄 내기 위한 모멘텀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2012년 4월 13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명성 3호를 발사함으로써 3 차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은 파기되고 말았다. 결국 김정은 체제의 핵전략은 아직 은 김정일 체제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향후 합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핵 활동을 잠정유예 한다는 것은 언제든지 다시 핵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10) 2009년 6월 12일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기존의 1718호에 추가하여 화물 및 해상검색 강화, 금융ㆍ 경제제재 강화, 무기 금수조치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 184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11 있을 뿐만 아니라 합의 이행과정에서 식량지원과 대북제재 그리고 검증문제 등 적지 않 은 마찰이 예상된다. III. 미국의 대북 강압외교 평가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은 2009년까지 4회에 걸쳐 폐연료봉을 재처리하여 30~40kg 의 플루토늄을 확보해 4~7 개의 핵폭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고농축 우라늄 (HEU)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바 ( 국방부, 2010: 27), 북핵문 제 해결이야말로 한반도 ㆍ동북아 평화의 핵심 사안이며,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이 핵을 보유함으로써 억제(deterrence) 는 이미 실패하였고, 미국은 강압외교로 대 응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평가 역시 인색하다. 단지 북한의 김정은 체제개막과 더불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미국이 북핵문제에 개입한 이래 현재까지 전개해온 대북 강압외교를 강압의 성공요건 을 분석 틀 로 하여 진단해 보고자 한다. 1. 목표의 확실성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6 자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모든 핵폐기와 핵프로그램 의 포기 이다. 안보리 결의 1718호 및 1874호에도 이와 동일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것 으로 6 자회담 참가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이승연, 2012: 6). 즉 전면적 비핵화 를 의미한다. 반면에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단계를 반드시 거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가 지고 있다. 따라서 협상과정에서 전면적 비핵화 와 제한적 비핵화 의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중간목표가 설정되고, 시행방법 면에서 또 다른 변수가 작용되어 목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이상적 목표와 현실적 목표 간에 간극이 존재하기도 한다. 북핵문제가 이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북핵문 제에 대한 목표의 확실성 은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여부 와 직결된다. 만일 북한을 핵보 유국으로 인정하게 될 경우에는 6 자회담의 목표를 변경시켜야 함은 물론 그 성격도 핵 - 185 -

12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군축 협상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제2, 제3의 북한이 등장할 수 있고, 동북아에서 일본과 한국 역시 핵 개발의 논리적 타당성이 대두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핵확산금지조약 (NPT) 은 무력화된다는 정치적 문제를 안고 있다. 북핵 폐기에 대한 한ㆍ미 ㆍ일의 목표는 확고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ㆍ미 ㆍ일과 같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는 않으나 행동은 소극적이다. 또한 국제사회에 서 북한을 핵보유국 인정하는 발언이 종종 있었으며, 11) 최근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군축관련 비정부기구 (NGO) 인 핵위협방지구상 (NTI) 이 2012년 1월 11일 북한 을 9 대 핵보유국에 포함시킨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고, 통일연구원에서도 남북 친화력 확대방안 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하여 미국과 한국정부는 확고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 있 다. 12) 북한이 제시하는 목표는 다분히 협상전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북한은 협상 유인단 계에서는 원론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은 핵보유만이 생존하는 길이라는 것을 인식한지 이미 오래이다. 2회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서 북한 스 스로 핵보유국임을 천명한 바 있다. 따라서 6 자회담에서는 핵군축 협상이 추진해야 한 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목표의 확고성 측면에서 볼 때,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은 전면적 핵폐기 에 대한 공조 를 유지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세계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이 비핵화 보다는 비확산 에 비중을 둔다면, 북한의 핵보유를 잠정적으로 인정한 셈이 될 수 있다. 2. 미국의 강압능력 미국의 대북 강압능력은 군사력과 경제제재능력을 의미한다. 먼저 미국은 최첨단의 군 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7,257 억 달러(2011 년도) 의 국방비를 투자하고 있다(IISS, 2011: 46). 지금까지 미국은 자국의 생존적 (survival) 이익 이나 사활적 (vital) 11)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발언의 예로는 미 합동전력사령부 (JSCOM) 의 2008 년 합동작전 환경평가 보고서와 동 시기에 발행된 미 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NIC) 의 보고서 Global Trend 2025 그리고 로봇 게이츠 국무장관이 유명 외교저널인 Foreign Affairs 09 1/2 호 기고문 등이 있다. 또한 2009년도 4월 29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前 IAEA 사무총장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표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주장과 정책적 함의 합참지, 제39 호( 서울: 합참, 2009), pp.8-9. 12)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12년 1월 10 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앞으로 6자회담에서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임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 고 잘라 말했다 ( 연합뉴스, 2012년 1월 13 일). 또한 한국정부 역시 통일연구원 연구보고서는 개인의 의견일 뿐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 서울신문, 2012년 2월 1 일자). - 186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13 이익 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는 강압정책을 구사해 왔으며, 외교적 성과가 없을 경 우는 군사력을 동원하여 응징의 길을 선택하여 왔다. 미국의 강압정책의 의지는 2010년 10월에 QDR 에서 제시한 국방목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3) 탈냉전시대를 맞이하여 단 극체제의 세계질서 하에서 미국은 독재자와 테러세력을 응징하는 사명감으로 세계 도처 에서 적극적인 군사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력 역시 세계 최대의 역량을 구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미국의 대북강압은 사실상 경제제재이다. 이는 유엔 및 국제사회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대북 제재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되어 왔다. 제2차 핵 위기 발 생 이후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PSI) 을 작동시킴은 물론 행정 명령이라는 수단으로 대북경제제재를 가해 왔다. 특히,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인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1874 호가 채택되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능력 역시 부족함이 없다. 이와 같이 미국은 강압외교를 구사하기 위한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첫째, 세계전략 수행차원에서 그 운용은 실패한 것이다. 2001년 1월에 출범한 부시 행 정부는 악의 축 으로 지목한 세 나라 가운데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던 이라크를 공격하였 다. 미국이 이라크침공에 두 손이 묶어 있는 동안 두 악의 축인 북한, 이란은 핵 개발을 위한 유리한 여건을 보장받게 된 셈이다. 둘째, 북한의 경우 스스로가 비대칭 전력과 벼랑끝 전술로 미국의 강압에 대응할 수 있는 반강압 (counter-coercion)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결코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 3. 미국의 의지에 대한 북한의 신뢰성 먼저, 북한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강압의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 최강의 국력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이 무엇 때문에 북한이라는 작은 나라의 핵문제에 집착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북핵문제가 미국의 국익과 세계전략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9.11테러 이 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 으로 지목하였던 맥락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대 13) 세계전략 수행을 위한 미국의 국방목표는 당면한 전쟁에서의 승리, 분쟁의 예방과 억제, 다양한 우발사태에서의 적 격퇴와 승리를 위한 대비, 전원 지원병력의 보존 및 증강 등으로 자국의 국익에 기 반을 두고 있다. 이에 관한 세부내용은 The US Department of Defense, Quadrennial Defense Review Report 2010 (Washington D.C: US. DoD, February 1, 2010), p.11. 를 참조. - 187 -

14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화를 병행해 보겠다는 스마트파워 (smart power) 를 중시하는 측면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동북아에서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의 안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게 이스라엘 및 인도와 같이 핵보유를 묵인해 줄 경우 동북아에서의 핵도미노 현상을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어느 정권이 들어 서더라도 북핵문제 해결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상당기간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 의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강압의 의지에 대한 북한의 인식 을 약화시키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군사도발 ( 푸에블로호 납북사건 및 8.18 도끼만행 사건 등) 및 벼랑끝 전술에 대해 군사력에 의한 응징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은 군사제재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둘째, 중국의 역할을 들 수 있다. 한반도 현상유지를 원하고 있는 중국이 대북 경제제 재의 효과를 약화시킴은 물론 대북 군사제재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은 이러한 점을 믿고,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 4. 핵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소통 현재 유용한 북핵문제 협상을 위한 대화창구는 북ㆍ미회담과 6 자회담이다. 북ㆍ미회담 6자회담을 위한 선행회담의 성격도 있지만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창구로 간주될 수 있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은 관심이 없다. 지금까지 북 ㆍ미회담 및 6 자회담을 통해서 미국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었고, 북한의 요구사항을 청 취하는 노력이 있었다. 그 결과 제네바합의 와 9.19 공동성명, 2.13 합의, 10.3 합의 등 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쌍방 간의 의사소통은 순탄치 못하였으며, 다음과 같이 평가될 수 있다. 첫째, 북한은 통미봉남 ( 通 美 封 南 ) 을 구사해 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북핵문제를 해결 함에 있어 한국의 역할은 제한적 이었다. 비록 이명박정부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이 후 한미 간 공조체제가 더욱 강화되었지만 아직도 북핵 협상의 실질적인 주체는 미국과 북한이 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90년대 초에 남한과 가진 핵협상이 진성협상이냐 의 사협상이냐의 논란이 있다( 한용섭, 2005: 20). 둘째, 북한의 진정성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협상이 진행되어 온 과정에서 북한의 진 정성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어 왔다. 천안함 피폭 및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한ㆍ미는 대 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 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진정성 문제와 - 188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15 관련된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 먼저 대화를 요구하고, 한국과 미국이 오히려 강경한 입장 을 고수하고 있는 등 대화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었다 ( 김재철, 2011: 158-162). 셋째, 북한은 협상을 유인하고,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협상목적 달성하기 위해 위기조성행위 를 수시로 사용해 왔다. 북한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전통적 협상모델은 위 기조성 협상 및 합의 합의파기 군사적 도발 재협상 이다. 따라서 대북협상을 통해 문 제를 해결하는 데는 장기간의 소요가 불가피하 바, 이는 북한의 전략과 합치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북한이 추구하는 협상목적이 한국 및 미국과 상반되는 데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근본목적을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협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5. 미국이 제시한 대안(option) 과 북한의 입장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정치ㆍ 경제ㆍ 안보적 차원에서 다양한 대안을 북 한에 제시하였으며, 그 결과 제네바합의 와 9.19공동선언 및 2.13 합의, 그리고 10,3합의 등 구체적 제도적 장치는 마련할 수 있었다. 그동안 핵 폐기를 전제로 북한과 합의된 내 용은 대북 에너지 지원( 경수로 발전소, 중유), 대북 경제협력 증진( 교역, 투자, 비인 도적 지원 등), 북ㆍ미 / 북ㆍ일 관계 정상화, 북한의 안전보장, 대북제재 ( 테러지 원국, 적성국 교역법 ) 해제 등이다. 그러나 합의된 내용은 이행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북 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은 북한이 핵 폐기과정에서 행동 대 행동 원칙 에 입각하여 약속된 조치를 어긴 정황이 포착되었고 특히 UEP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북 한의 핵포기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은 북미회담 및 6자회담에서 제시한 대안에 종종 합의해 온 것은 그 대안에 만족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어려운 경제난 극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선택한 핵외교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미국의 요구인 전면적 핵 폐기 는 안보 와 체제유지 에 손상이 있을 것 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쉽게 받아드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리 비아 내전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반군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강한 핵보유의 집념 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14) 그렇다면 북한의 핵 폐기와 교환할 옵션은 무엇인가? 아울러 옵션의 내용과 그 수준은 적절했는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14) 리비아 내전에 대한 북한의 대내ㆍ 외적 대응에 관해서는 박종철 외, 재스민 혁명의 분석과 북한에 대한 시사점 ( 서울: 통일연구원, 2011), pp.91-94. 를 참조. - 189 -

16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6. 긴박감 조성 미국이 북핵문제로 인해 긴박감을 조성한 예는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영변지 역에 대한 군사제재를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여 김일성 주석 과의 회담결과 남북정상회담과 대화에 임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제재는 면하 게 되었다. 이후 미국은 군사력에 의한 긴박감 조성은 거론된 바 없다. 특히 한국전쟁 이 후 북한의 군사도발이 수없이 많았으나 한미연합군에 의한 응징이 없었다. 또한 제네바 협약 및 6 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선언 등에서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강압수단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외교 및 경제적 수단에 의한 강압이 시행되었다. 오히려 북한이 벼랑 끝 전술 과 함께 군사도발, 미사일발사, 핵실험 등 긴박감 조성을 통 해 미국과 한국을 압박해 왔다. 군사강국인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제재를 강압수단으 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결정적 요인은 중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강압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요 인으로 군사력에 의한 긴박감 조성행위 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IV. 결론 : 대안적 접근방향 지금까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강압외교는 많은 어려움이 상존해 왔다. 이로 인해 선제공격을 고려했던 클린턴 행정부나 일방주의를 표방했던 부시정권도 최종적으로 는 강압 에서 포용과 협상 으로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이승현, 2012: 53). 또한 대화와 협상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오바마 행정부도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맞이하게 되었고,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는 오히려 북한의 핵 개발의 시간만 보장해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결국 미국의 대북 강압정책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안정에 기여하는 억제적 측면에서의 성과는 인정되나 북핵문제 해결에는 결정 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이 수행해온 대 북 강압정책을 평가해본 결과 향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접근방 향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비핵화 목표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6자회담 및 북미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합의과정에서 제한된 핵폐기 로 변경 또는 핵 비확 산 으로 후퇴할 경우 군축협상 으로 성격이 변질되고 말 것이다. 또한 이는 북한을 핵보 - 190 -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압외교 평가와 대안 ( 김재철) ㆍ 17 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의사소통을 위한 세 가지의 대화채널을 동시에 가동시켜야 한다. 먼저 6자회담을 대화와 협상의 기본창구로 삼아야 한다. 여전히 6자회담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지 만, 북핵문제의 성격과 북ㆍ미대화를 통해 통미봉남을 구사하면서 제반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려는 북한의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6자회담이 가장 바람직한 대화의 창구라 할 수 있다. 북ㆍ미회담은 북한이 선호하고 있고, 주변국들도 반대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6 자회담과 병행해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남북대화는 북핵문제 에 직접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없지만, 화해ㆍ 협력적 남북관계 유지는 6자회담을 촉진 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남북 간 진정한 신뢰가 구축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 력사업 과 군사적 신뢰구축 (military confidence building) 을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면 북핵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이 등장한 김정은 체제 와의 대화는 보다 유연하게 출발할 필요가 있다. 대화의 신뢰성과 지속성을 위하여 가급 적 북한의 요구사항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남북대화 북미대화 6 자회담 식의 조건부 진행단계를 적용하는 것보다는 별개의 목적을 지니고 추진하되 사안에 따라 연계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운용의 묘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한미연합군은 북핵시설 및 발사기지에 대한 원점타격수단과 정보체계를 완벽하 게 갖출 필요가 있다. 현 상황 하에서는 원점에 대한 선제정밀타격능력을 완벽하게 준비 하는 것만이 핵위협 통해 제반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 일한 길이다. 이러한 대응능력 준비는 2015년 12월부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국의 국방개혁에 추진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과업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제 재 를 위주로 작동되고 있는 대북 강압수단을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검토한 바와 같은 군사적 제재 를 추가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약속을 파기할 경우에는 미국의 군사력이 강압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군사력 을 강압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북한의 특성과 중국ㆍ 러시아의 견제 그리고 한국의 반대 등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대화를 통해 최후의 강압수단으 로 군사적 제재 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넷째,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강압 과 파격적인 인센티브 가 동시에 포함된 새로운 강온전략을 대안으로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과거의 틀을 반복 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장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강경정책으로 일관할 경우에는 대립적 상호작용이 심화되어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며, 온건정책으로 일관할 경 우 북한은 이를 교묘히 이용할 것이므로 비핵화 실현은 어려워진다. 강경과 온건은 상반 - 191 -

18 ㆍ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0輯 1 號 ) 되지만 공존할 수 있으며, 상호보완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어설픈 강압과 온건은 시간 낭비만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당근과 채찍의 수위를 대폭 높이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단계적 접근방식 보다는 일괄타결방식 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즉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약속 과 경제지원 및 대북제재 해제 등 요구사항을 파격적으로 조치해 준 대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수단 으로 긴박감을 조성시킬 수 있어야 한 다. 이를 위해서 미국은 중국의 역할에 대해 보다 긴밀한 양자협상을 추진해야 함은 물 론 군사적 제재를 강압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음을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김정일 사후 북핵문제는 새로운 기로에 놓여 있다. 김정은 체제하에서도 큰 변화를 기 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012년 2월말 제3차 북ㆍ미고위급회담 이후 순 조로운 진행으로 모종의 해법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되고 있다. 북핵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북한의 입장을 비롯하여 수많은 변수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 라서 과거 20여 년 동안 전개해온 미국의 강압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화와 함께 강도 높은 강압수단을 준비하는 새로운 강온전략 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국방부, 2010, 2010 국방백서, 서울: 국방부. 김강녕, 2000, 남북한정치외교론, 서울: 대왕사. 김관옥, 2010, 갈등과 협력의 동아시아와 양면게임이론, 서울: 리북. 김근식, 2007, 북미 핵협상과 동북아질서, 서울: 나남출판사. 김열수, 2010, 국가안보 : 위협과 취약성의 딜레마, 서울: 법문사. 김재철, 2011, 남북한 군사회담과 군사적 긴장완화 가능성, 서석사회과학논총, 제4집 1 호, 조선대학 교 사회과학연구원., 2010, 천안함 사건이후 동북아 갈등관계와 한국의 선택, 군사발전연구, 제4권 1 호. 조선대 학교 군사학연구소., 2009, 북한의 위기조성전략과 한국의 대응방향, 아시아연구, 제12권 1 호, 한국아시아학회. 김태운, 2009, 미ㆍ 중간 세력전이 가능성과 동북아 안보협력질서, 아시아연구, 제12권 1 호, 한국아 시아학회., 2010, 천안함 사태가 북핵 6 자회담에 미치는 영향, 아시아연구, 제13호 2 호, 한국아시아학회. 남만권, 2006, 군비통제 이론과 실제,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박종철 외, 2011, 재스민 혁명의 분석과 북한에 대한 시사점, 통일연구원. 서근구, 2008, 미국의 세계전략과 분쟁개입, 서울: 현음사. 서재진, 2004, 세계체제이론으로 본 북한의 미래, 서울: 황금알. -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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