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 2015. 6. 22 송민정_새사연 연구원 smj@saesayon.org 근로와 빈곤이란 단어는 언뜻 보면 서로 반대를 향하고 있다고 여기기 쉽다. 빈곤이라 는 단어를 접했을 때 보통은 가구 내에 일자리가 있는 사람이 없거나 신체부자유한 구 성원이 있는 가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지런하게 일을 하거나, 그러고자 노력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빈곤한 상황에 있는 사회구성원이 증가하고 있다. 언론에 양극화, 고용불안, N포세대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6월 29일)에 발표될 2016년 최저임금에 대한 이례적인 관심과 행동들을 연 결 지어 보았을 때, 구직자 뿐 아니라 취업자들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한국경제상 황에 두려움을 갖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두려움이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을 통해 표출되자, 최저임금의 수준 뿐 만 이 아니라 수혜범위에 대한 토론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문제는 임금 의 하한선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저임금, 빈곤 문제와도 닿아 있다. 특히 이미 경제활동에 참여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상황에 처해 있는 근로빈곤층 에게 최저임금의 수준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적절한 최저 임금 인상률이 논란이 되는 이 시기에 근로빈곤층을 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 이라 생각한다. 이에 근로빈곤층의 정의를 보고, 근로빈곤층의 임금수준 및 고용 현황을 01차부터 09차까지 한국복지패널을 사용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근로빈곤층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자. 이병희(2012) 1) 에 의하면 근로빈곤의 정의는 연구 목적, 정책적 지향, 그리고 활용자료의 정보 범위에 따라 다양하다. 그 중 국내에서는 주로 근로연령과 근로능력 유무, 그리고 경제활동상태와 경제활동 기간 등 네 가지 기준에 따라서 정의를 내린다. 첫 번째 정의는 근로연령 빈곤 층 으로, 가구주가 15세에서 65세 사이의 근로연령에 해당할 경우의 빈곤율이다. 1) 이병희(2012). 근로빈곤 정의를 둘러싼 쟁점과 추정, 보건복지포럼(2012.2), pp.18-26 1
두 번째는 근로능력 빈곤층 으로 근로연계복지라는 정책의 참여자를 선정하는 기 준이 되는 기준으로서 연구별로 목적에 맞게 조작적 정의가 사용된다. 세 번째는 경활빈곤층 또는 취업빈곤층 으로 특정 조사 시점에서 일하거나 구직활동 중 인 빈곤층을 의미한다. 네 번째는 6개월, 1년 등 일정 시기를 고려하여 정의한 경 제활동기간이나 취업경험을 가진 빈곤층 이다. 본 글에서는 위의 네 가지 정의 중에서 두 번째 기준인 근로능력 빈곤 에 따라 근로빈곤율을 나타내고자 한다. 이병희(2012)는 한국복지패널자료를 사용해 다 양한 빈곤율을 제시하였는데, 그 가운데에 근로능력 빈곤율 도 있다. 조사대상 중 15세 미만이거나 65세 이상인자, 근로능력 없음 으로 응답한 자, 비경제활동 인구이면서 재학 중, 군복무 중, 중증장애인을 제외한 나머지를 근로능력자로 분 류하였는데, 이 기준은 한국복지패널자료를 사용하여 결과를 내기에 적합하다. 여기에서는 14세 이하이거나, 근로능력 없음으로 응답한 자, 그리고 비경제활동 인구 중 재학 중, 군복무 중인 응답자와 중증장애인을 근로무능력자로서 제외하 고 나머지를 근로능력자로 설정해 근로빈곤율을 계산하였다. 앞서 설명한 근로능력 빈곤율을 구하기에 적합한 한국복지패널은 저소득층 연구 에 용이하게 구성 된 패널자료이다. 왜냐하면 한국복지패널은 표본을 추출할 때 50%를 중위소득 60% 미만 계층에게 할당하여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2006 년부터 매년 조사되고 있으며, 1차부터 9차까지 유지된 원표본 가구수는 4,896 가구로써 최초 원표본 7,072가구의 69.23%로 국내에서 조사된 패널 자료 중 높 은 수준의 유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복지패널은 기본정보를 비롯하여 가구경 제, 주거 및 건강, 가족, 생활실태 및 자원활동, 사회보장 및 복지관련 조사로 이 루어져 있어 소외계층을 조명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패널자료로 서 추적조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따라서 근로빈곤층이 빈곤상태로 진입, 탈출 등의 상태변화와 유지에 영향을 준 요소들을 밝히기에 유용하다. 근로빈곤율을 보기에 앞서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을 이용하여 도출한 전체 빈곤율 추이를 아래 그림 1로 나타내었다. 빈곤율을 도출할 때는 가구원수의 제곱근으로 가 구 소득을 나누어준 가구균등화지수 를 사용하였다. 또한 상대적 빈곤율로서 중 위임금의 50% 이하인 가구 비율을 통해 변화추이를 나타냈다. 시장소득과 가처분소 득 모두 변화추세는 같으나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빈곤율이 최소 5%대에서 최대 8%정도 격차로 가처분 소득보다 높게 조사되었다. 시장소득 기준과 가처분소득 기준 모두 빈곤율이 2011년 이후로 상승하고 있다. 2
그림 1. 상대적 빈곤율 추이 (단위 : 백분율) 25 22.49 22 19 16 13 18.3 12.81 19.21 14 18.42 18.56 13.58 12.92 17.2 17.18 11.49 11.58 20.5 21.04 14.21 14.42 16.08 10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시장소득 가처분소득 출처 : 한국복지패널 01-09차 다음의 그림 2와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대적 빈곤율을 구하는 기준이 되 는 중위소득은 평균소득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10년, 2011년, 그리 고 2014년에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격차가 300만원을 넘어 조사 대상자들의 임금이 다른 해에 비해 저임금화 되어 있거나 소득 양극화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연간 시장소득의 평균소득과 중위소득 (단위 : 만 원) 2600 2400 2200 2000 1800 1733.557 1839.802 2116.767 2185.548 1756 1854.595 2323.902 1932.5 2448.897 2079.616 2318.418 1983 2444.873 2546.633 2117 2107.906 1600 1400 1448.972 1514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시장소득 평균 시장소득 중위 출처 : 한국복지패널 01-09차 3
그림 3. 연간 가처분소득의 평균소득과 중위소득 (단위 : 만 원) 2600 2400 2200 2000 1800 1673.575 1802.534 2043.578 1743.2 2152.296 1875.6 2304.892 1952 2426.396 2455.398 2568.062 2318.384 2096.243 2033.48 2169 2188.735 1600 1400 1428.356 1514.26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가처분소득 평균 가처분소득 중위 출처 : 한국복지패널 01-09차 그림 4는 앞서 설명한 근로능력의 빈곤층에 대한 정의를 기준으로 삼아 전체 빈 곤율과 마찬가지로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을 가구균등화지수를 사용하여 중위임 금 대비 상대적 빈곤율 개념을 사용하여 근로빈곤율을 나타낸 것이다. 전체적으 로 시장소득이 가처분소득에 비해 3%~4%정도 높은 빈곤율을 보이고 있으나 추 세는 비슷하다. 그림 1의 전체 상대적 빈곤율 추이와 같이 2010년에 최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조사기간 중 가장 높은 근로빈곤율을 기록하였다. 최저점 대비 시장소득은 약 4%, 가처분소득은 약 3% 증가하였다. 그림 4. 근로능력 빈곤율로 본 근로빈곤율 (단위 : 백분율) 20 15 10 11.32 7.18 12.01 12.55 12.74 8.15 8.67 8.06 11.65 11.68 7.09 7.12 14.11 14.16 8.83 8.74 15.28 9.97 5 0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시장소득 가처분소득 출처 : 한국복지패널 01차-09차 4
아래의 그림 5와 6은 근로빈곤층과 비빈곤층 간의 주된 경제활동 참여 상태를 시장 소득과 가처분소득을 나누어서 비교한 것이다. 그림 5. 근로빈곤층과 비빈곤층의 주된 경제활동 참여 상태-시장소득 (단위 : 누적 백분율) 출처 : 한국복지패널 01차~09차 그림 5와 같이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근로빈곤층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 는 것은 비경활제활동인구였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 고, 2009년 이후로는 비경활제활동인구의 비중이 7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두 번째는 자영업자이다. 과거에 비하면 비중이 다소 줄어든 측면이 있으나 꾸준히 2위 를 지켰다. 세 번째는 일용직 근로자이다. 과거에는 실업자가 일용직 근로자보다 많 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일부 실업자가 구직을 포기하고 비경활제활동인구가 되어 일용직 근로자가 세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임금근로자 중 근로빈곤 층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일용직 근로자이다. 반면 비빈곤층은 전년도 상용직 근로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두 번째는 비경활제활동인구이다. 세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과거에는 자영업자였으나 근래에는 꾸준히 임시직 근로자가 세 번째로 많다. 5
그림 6. 근로빈곤층과 비빈곤층의 주된 경제활동 참여 상태 가처분소득 (단위 :누적 백분율) 출처 : 한국복지패널 01차~09차 그림 6은 근로빈곤층과 비빈곤층의 주된 경제활동 참여 상태를 가처분소득을 기준으 로 나타낸 것이다. 근로빈곤층의 경우는 시장소득과 마찬가지로 비경활제활동인구가 전년도를 통틀어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10년 이후로 70%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적이 없으나 2012년 매년 2%씩 하락하였다. 다음으로 근로빈곤층 을 많이 차지하는 것은 2006년도를 제외하면 일용직 근로자이다. 다만, 2006년에는 이례적으로 실업이 10% 수준의 비중을 보여 비경활제활동인구의 뒤를 이었다. 세 번째는 과거에는 실업자였으나 2010년 이후로는 무급가족봉사자와 자활근로 공공 근로 노인일자리와 비슷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비빈곤층의 비중은 시장소득과 동일하게 상용직 근로자, 비경활제활동인구, 그리고 임시직 근로자 순으로 많은 비중 을 차지하고 있다. 두 그래프를 통해서 9개 년도의 추이를 보면 공통점을 알 수 있다. 근로빈곤층 은 대부분 비경활제활동인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임금 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용직 근로자로서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반면 비빈곤층의 경우 임금 근로자(상용직, 임시직, 일용직)가 전체의 반 이상이며, 그 중에서도 상용 직 근로자가 가장 많고 일용직 근로자의 비중은 작다. 6
이제까지 한국복지패널을 사용하여 근로빈곤층의 비율과 경제활동상태 추이를 보았다. 근로능력을 기준으로 산출한 근로빈곤층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근로 빈곤층 내의 비경제활동인구와 일용직 근로자가 증가했다. 비빈곤층과의 경제활 동 상태를 비교해 보았을 때, 임금근로자 비중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상용 직 근로자로 대표되는 좋은 일자리, 안정적인 일자리가 비빈곤층에서는 1/3수준 이었으나 빈곤층에서는 제일 적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 볼 때 근로빈곤의 원인으로는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에 의한 취업난, 그리고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의 부족을 들어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특히 일용직근로자가 근로빈곤층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유선(2015) 2) 은 2015년 3월 경제활 동인구조사 부가조사의 결과를 통해 2015년 현재 법정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최저임 금 수혜자 3) 중 종사상 지위별로 임시직(21.4%)과 일용직(21.2%)가 높다고 밝혔다. 다른 자료를 사용한 결과이긴 하지만, 근로빈곤층의 비중과 연관 지어 봤을 때 낮은 수준의 임금(소득)과 불안정한 고용은 생활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모두가 잘사는 사회가 실현되기를 소망하지만, 그 전에 적어도 부지런히 일을 했을 때 생활고는 면 할 수 있는 수준의 최저임금 보장과 좋은 일자리의 증가가 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2) 김유선(2015),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2015.3)결과, KLSI, 제 7호 3) ILO기준으로서 최저임금의 약 90~110% 수령 노동자를 의미함 7
2015년 새사연 발간 보고서 2015년 6월 23일 현재 아젠다 발간 일 제목 작성자 한국경제 1/8 가상의 적 앞세운 구조개혁의 속살 정태인 세계경제 1/12 약 엔, 강 위안, 슈퍼 달러 의 시대 도래? 박형준 고용,노동 1/15 노동시장 유연화, 만능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김수현 주거 1/22 소수자가 된 무주택 서민의 미래는? 강세진 돌봄 1/26 좋은 돌봄,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 최정은 복지 2/3 복지 없는 노후는 재앙 이다 이은경 잇:북 2/11 2015년 전망보고서 종합 : 침체의 지속, 복지 축소 정책의 위기 미디어팀 고용,노동 2/16 허점투성이 월급으로 은페되는 장시간 노동 이정아 고용,노동 2/24 월간 노동시장 모니터 : 2015년 1월 노동시장 분석 김수현 경제 2/27 복지국가로 가는 길, 한국은 지금 어디에?:1자본주의 다양성 모델들 박형준 경제 3/5 복지국가로 가는 길, 한국은 지금 어디에?:2한국사회경제모델의 나아갈 길 박형준 돌봄 3/9 아동학대와 CCTV 논란, 보육정책 방향 최정은 고용,노동 3/16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이정아 고용,노동 3/19 월간 노동시장 모니터 : 2015년 2월 노동시장 분석 김수현 주거 3/23 주택시장동향분석(5) :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강세진 보건,의료 4/9 의료급여와 노인환자가 재정위기의 주범? 이은경 경제 4/13 생활 과 생명 사이 이정아 고용,노동 4/16 월간 노동시장 모니터 : 2015년 3월 노동시장 분석 김수현 고용,노동 4/21 끝없는 최저임금 논쟁, 출산 양육 가능한 최저임금은 최소 7,466원 새사연 경제 4/24 법인세의 모든 것 : 1 분배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이상동 고용,노동 4/28 감춰진 제3의 지표, 체감 실업률 송민정 경제 5/7 법인세의 모든 것 : 2대기업들의 합법적 탈세비법 세 가지 이상동 주거 5/14 기업형 임대주택(New Stay) 사업, 아직은 시기상조 진남영 고용,노동 5/18 2015년 4월 노동시장 분석 : 불안정 노동자의 개념 및 규모 김수현 고용,노동 5/21 노동자가 소비자다 : 떠오름과 빈곤의 역학 이정아 주거 6/5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 후기1 더 많은 사람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하여 : 새로운 주체의 발견과 청년의 사회혁신 민달팽이 유니온 주거 6/8 주거문제의 혁신, 해답은 현장 에 있다 민달팽이 유니온 지역,사회 6/12 센서스로 살펴보는 우리 사회 1 : 인구기초통계 강세진 경제 6/15 죽을 때까지 저축하는 이유 이정아 복지 6/19 국민연금 적정선 논의, 현실 에서부터 시작되어야 최정은 고용,노동 6/23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 송민정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