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Abstract 1. 서론 2. 한국영화 흥행의 배경 2.1. 대중문화와 흥행영화 2.2. 흥행변수에 관한 조망 3. 영화 의 내러티브 특징 3.1. 일원적 대칭형 인물 설정 3.2. 에피소드형 이야기 구조 3.3. 감각적인 대사 처리 4. 시청각 미디어 환경의 영향력 4.1. 대중 매체가 생산한 기억 4.2. 기존 히트곡 사용의 위력 5. 결론 참고문헌 The film <Sunny> set a Korean box office record in the first half of 2011. It drew audiences totaling more than 7 million people by borrowing the genre of comedy with only 4 billion won. Considering this pure production coast, <Sunny> revitalized the current Korean film industry as a leading role. <Sunny> captures the public fancy without star power. Statistics investigated by Korean Film Council indicates that three main elements -plot, genre, and audience opinion- influences on spectators' choice the most. <Sunny> satisfies these three factors. This paper analyzes the elements in the film. The basic structure in which various characters are symmetric with two time axes makes the situations like TV variety show easily grasped. The film places more importance on each episode than connects scenes closely, and emphasizes not on making up meaningful storyline but on characters' funny chat. It also took TV programs, commercials, film images and hit songs recalling memory and connecting past to present. It is the way to form homogeneity between generations. 논문요약 Keyword 대중, 흥행, 코미디, 대칭, 에피소드, 히트곡, 추억, 동질 성 The Public, Box Office Hit, Comedy, Symmetry, Episode, Hit Song, Memory, Homogeneity 영화 는 2011년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 1위 기록을 세웠 순 제작비 40억의 코미디 장르 영화가 700 만 명 이상의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이 투자 대비 수익률의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 재 한국영화산업 활성화의 중심에 서 있 는 현 는 스타파워에 의존하지 않고 대중들의 기호 를 잘 활용하여 성과를 거둔 영화 영진위 통계 자료 에 의하면 오늘날 영화를 고르는 대중 성향은 줄거리, 장르, 주변인의 평가에 가장 영향을 받는 는 세 항목을 모두 충족시키며 흥행을 이끌었 본고에서는 의 흥행 성공 이라는 결과에 주 목하여 그 요인을 분석한 두 개의 시간 축을 기준으 로 다수의 캐릭터를 대칭시킨 기본 구조는 버라이어티 쇼 같은 진행 스타일임에도 한 눈에 상황을 파악하게 해 준 에피소드의 독자적인 비중을 높이면서 장면 연결을 완화시키고, 감각적인 대사 처리를 통해 전체적 인 의미 보다 말 자체의 재미를 강조한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과 광고, 영화 이미지, 히트곡 등을 차용하여 손현석, 박덕춘 영화 163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효과적인 추억의 매개체로 삼 는 세대 간 동질성을 끌어내는 방식인 것이 1. 서론 2011년 5월 4 일에 극장 개봉한 영화 는 8월 6일 현재 전국관객 7,308,804명을 동원하여 2011년 한국 영화 흥행순위 1 위를 기록하고 있 1) 12월까지의 결과 는 아직 변수로 남아있으나 6월 19일 날짜로 500만명 을 돌파했기 때문에 2) 2011년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 1 위 기록은 공식적으로 갖게 된 셈이 같은 기간의 흥 행순위 2 위인 <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 전국 관객 4,795,442명으로 마감한 점에 견주어3) 의 기록은 일단 할리우드가 장악한 영화산업 마켓 경쟁력 에서 주목할 만한 약진이며, 2011년 한국영화산업 활성 화의 손꼽히는 성과로 보인 순 제작비 40 억, 총 제작비 55억의4) 가 차용 하고 있는 영화 형식의 유형은 드라마를 근간으로 한 코미디 장르인데, 이는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의 공식으 로부터 한발 비켜나 있는 스타일로써 역대로 한국영화 시장에서 700 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전례가 드물 5) 상영 일수의 확대로 추가된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더라 도 손익분기점이 250 만 명인 가 세상의 심상치 않은 관심을 촉발한 첫 번째 요인은 바로 예의 관객 수 에 기인한 흥행 대성공에 있 그런데 그 흥행은 단순한 수치 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 으 로 보이므로, 영화 내부에 자리하고 있을 흥행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장치는 검토되어야 마땅하 예기치 못 한 흥행의 결과를 선망의 눈으로 쫓으며 상업적인 성 공 사례만을 새기려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의 교감 속에 드러나는 시대적 소통의 방식과 개인화된 집단적 정서의 형태가 영화의 내부에 자리한 요인 분 석을 통하여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 그러한 대전제를 놓고 생각해 보더라도 전파 매체 가 재생산 하는 기억과 물질적인 기표로 통합되는 추 억을 전면에 내세우는 의 관점은 대중소통이라 는 단선적인 맥락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환상적 작용 이 야기하는 감각적 위안을 주기에 충분하 어떤 증 세에 대한 일회성 눈가림이기도 한 이런 처방은 영화 1) www.kofic.or.kr 영화진흥위원회 연간 박스오피스 통계 자료 2) 김성훈, (2011), Oh, Sunny Days!!, < 씨네 21> no.810, p.61 3) 영화진흥위원회, 앞의 자료 4) 김신성 기자, 강형철 감독 700 만 관객 연타석 홈런, 세계일 보, 2011년 7월 22 일. 총제작비는 상영일수 증가로 늘어남. 5) 2008 년작 < 과속 스캔들> 이 28억의 순제작비로 전국관객 831 명을 동원함. 이 영화의 감독이 2011 년의 와 동일 인 물이란 점이 시사적임. 한국영화 코미디 장르의 블록버스터급 성장은 내력의 계보를 추적할 수 있는 역사적 결과가 아니라 강형철 감독의 개인 역량에 따른 제한적 성과로 나타남.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37 호 (2011. 10) 164 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데, 이는 대체 로 소위 상업영화의 지향점이기도 하 가 주 저 없이 자신 있게 펼쳐 보이는 세상도 그것이 만약 현실의 대척점에 위치한다면, 그리고 그 위치에 어떤 증세가 내재하고 있다면, 로 인한 대중의 즐거 움은 느껴지는 것과 존재하는 것과의 사이에서 교접할 수 없는 거리감을 갖게 된 몇몇 논객들이 를 판타지 영화라고 분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 6) 영화는 그 태생이 값비싼 기계의 눈가림 마술에 근 거하므로 애초부터 표현 방식에 제한이 없었 영화는 창조된 시청각의 시간성으로 자신의 존재를 결정한 예술과 상업의 경계 논의는 영화에서 실상 소모적이거 나 주관적인 분리주의의 산물이 영화 창작은 영화의 특정 법칙에 언제나 앞선 본고의 주안점은 흥행 성 공 이라는 결과에 주목하여 을 찾으려는 것이 그 방식이 곧 흥행 비결이 즉 인 물 설정의 기본 구도와 에피소드형 플롯, 그리고 감각 적인 대사를 중점적으로 분석한 또한 영화 속에 차 용된 방송 모티브, 가요와 팝송, 광고 이미지와 영화 포스터 등 대중 매체의 역할도 살펴본 2. 2.1. 한국영화 흥행의 배경 대중문화와 흥행영화 베스트셀러가 작품성을 평가하는 정확한 기준이 아 님은 분명하지만 품질 개념이 내포된 오늘날의 일반적 인 척도임을 무시할 수는 없 현대사회는 이미 양적 기준의 시대인 것이 예술의 고급과 저급도 구분이 사라진 가운데 대중의 선호도는 대상의 질적 수준조차 상향조정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었 다수의 관심 여부에 따라 작품에 대한 평가 기준이 수정될 수 도 있 소위 대중문화의 시대인 것이 대중문화란 대량소비를 위해 대량생산된 상업문화를 말한 7) 이는 고급문화를 지향하는 엘리트주의가 반영된 개념으로써 비판적인 뉘앙스를 풍기지만, 다른 편에서 대중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몰트비(Maltby) 는 대중적 환상의 형태로 나타나는 집단적 꿈의 세계가 더욱 다양한 개 별적인 꿈을 선사할 것이라고 대중문화를 옹호했 8) 몰트비가 제시한 상업미학의 관점에서 보면 영화제작 의 기본 모토는 수익의 극대화이 이를 위해 많은 전 략이 수립되는데, 어떤 전략이 수립되더라도 기본적인 방향성은 오직 다양한 관객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즐 6) < 씨네 21> 의 필진들, 대표자는 김지미, 남다은이 < 씨네 21> no.804 p.104 에 김지미의 영화 읽기 가, < 씨네 21> no.805 p.102 에 남다은의 전영객잔 이, 그리고 < 씨네 21> no.810 pp.79~80 에 남다은, 안시환, 장병원의 대담이 있 7) 장일조진희, (2007) 대중문화와 영화비평, p.12 8) 장일조진희, 앞의 책 p.13
거움의 제공과 거기서 얻게 되는 이윤 창출에 맞춰져 있는 것이 9) 그런데 개별 기호의 다양성은 대중의 두 드러진 속성으로써 그 예측과 분류가 결단코 단선적이 지 않 일정한 범위를 넘어선 대중 통합은 특별한 능 력을 요구한 영화의 흥행 성공 여부는 예측 불가능 에 가까운 광범위한 대중의 이질성을 어떤 흡입력으로 통합해내느냐에 달려있 10) 대중의 취향과 정서에 대한 사전기획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문재철도 영화는 그 어떤 문화산업보다도 투자와 이익이라는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 그래서 영화는 대중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고 주 장한 11) 매체 특성상 어떤 식으로든 현실을 담게 되 는 영화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당대의 현실적인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중 성이 있는 사회적 쟁점과 관심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12) 매체 영향력이 대중의 의식을 선도하는 일반 미디어 환경의 역반응, 즉 이미 형성된 대중의 의식구 조가 매체의 주요 메뉴를 통제하는 현상이 오늘날의 대중문화산업에서 700만 명 이상의 개별 구매를 발생시키는 단일 품목은 어떤 분야에서도 찾아 보기가 어렵 영화가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사업으로 부상하는 이유는 대량 매출의 가능성을 자체 속성으로 여전히 품고 있기 때문이 영화 는 대중이 지 닌 이질성의 통합 능력을 갖추고 대중이 갈망하는 현 재적 요구를 요령 있게 포착했 그것은 700만 명 이 상의 개별구매자가 발생했다는 흥행 결과에서 비롯되 었 대중을 사로잡은 방법상의 특징과 그에 수반된 본질적인 문제점 등을 생각하기에 앞서 의 가장 전면에 부각되어 있는 코미디 장르만 보더라도 사전 기획의 산업적 책략이자 흥행성에 대한 복안이 한국영화 역대 흥행 기록을 살펴보면 정치적 이슈, 비현실적 재난을 테마로 한 영화들이 상위권을 점유하 고 있 특히 분단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거나 거대 자본의 투입으로 볼거리 공세를 펼지는 전략은 흥행 확률을 높이는 주요 지표였 2006 년의 < 왕의 남자> 가 사극이라는 비주류 형식으로 1,2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초대형 흥행 기록은 대중 성향의 의외성을 보여주는 자료이지만 13) 거기에도 현재의 실정에 관련된 정치적 이슈의 끈이 우회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코미디 장르는 전체 흥행 순위에서 정치, 재난 테 마에 상대적으로 밀리지만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는 영화산업의 블루칩이 지금까지 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 가문의 위기(2005)>, < 투사부일체(2006)>, < 미 녀는 괴로워(2006)> 등은14)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 < 써니(2011)> 의 경우에도 7월 2일에 600만 관객을 돌파 했을 때 이미 총제작비 환수 이후의 투자 대비 수익률 이 200% 에 육박했 15) 영화 제작에 있어 대중이 통계 적으로 선호하는 테마와 장르에 대한 전략적 선택 또 한 흥행을 주도하는 핵심 요인임에는 틀림없 2.2. 흥행 변수에 관한 조망 기존 연구 자료를 정리해 보면, 박승현정완규의 한국 영화시장의 흥행결정 요인에 관한 연구(2009) 에 서 전국 관객 기준으로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주는 변 수로 분석된 것은 개봉 스크린 수, 메이저 배급사, 온 라인 평점, 여름 개봉, 그리고 코미디 장르 등으로 나 타났 16)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한국영화 흥행 순위 100위를 대상으로 종속변인을 전국관객수와 서울 관객수에 두고 독립변인을 장르, 영화등급, 영화의 국 적, 감독 파워, 배우 파워, 속편, 배급사 파워, 개봉 스 크린 수, 제작비, 개봉 시점, 그리고 전문가 평점과 관 객의 온라인 평점으로 둔 통계 분석의 결과이 이 연 구에 따르면 개봉 스크린 수와 메이저 배급사 파워는 흥행성과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 17) 임성준김주수의 한국영화의 흥행성과 결정요인 에 관한 통합적 연구(2005)> 에서는 제작자의 사업적 우수성과 감독, 배우의 예술적 우수성이 흥행성과에 긍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 18) 개봉관을 점 유하는 제작사의 능력은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사항이 감독과 배우의 지명도는 긍정적이지만 결정적이지 는 않고 오히려 장르적 속성이 흥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부연한 2000년대 한국영화의 장르 변 화를 살펴보면,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는 감소하고 코믹 과 액션이 증가하는 추세이 특히 코믹 장르의 경우 관객의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영화의 주 관람객 연령층이 낮아지는 변화에 기인한 19) 2000 년대 중반 이후로 가문 시리즈 스타일의 코믹물은 자 제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안정적인 흥행을 추구하려는 9) 김선엽, (2006), 상업미학의 관점에서 본 < 형사>, 영화연구 30 호, p.13 10) 김선엽, 앞의 글, p.11 11) 문재철, (2005),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영화, 대중영화와 현 대사회, p.9 12) 문재철, 앞의 글, p.11 13) 신원선, 영화 < 왕의 남자> 의 흥행코드 읽기, 한민족문화연 구 제18 집(2006년 6 월), p.270. 동성애를 거부감 없이 애틋 한 감정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든 삼각관계의 심층적 구성을 < 왕의 남자> 의 흥행 성공 요인으로 꼽는 14) 영화진흥위원회, 앞의 자료 15) 최은영 기자, 600 만 돌파 써니, 순수익 116 억 원 초대박, 이데일리 스타in, 2011년 7월 4일 16) 박승현정완규, 한국 영화시장의 흥행결정 요인에 관한 연 구, 언론과학연구 제9권 4 호(2009년 12 월), p.269 17) 박승현정완규, 앞의 글 p.271 18) 임성준김주수, 한국영화의 흥행성과 결정요인에 관한 통합 적 연구, 한국전략경영학회 (2005년 4 월), p.355 19) 임성준김주수, 앞의 글 p.357 손현석, 박덕춘 영화 165
제작사들에게 코믹 장르는 여전히 매력적이 김은미의 한국영화의 흥행 결정 요인에 관한 연구 (2003) 에서도 배급 유통 영역이 흥행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는 점을 지적한 바 있 20) 흥행 결정 요인을 창조의 영역, 유통배급의 영역, 마케팅과 홍보 영역, 그 리고 경쟁의 영역으로 나누어 검증한 이 논문의 회귀 분석 결과에 의하면,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한국영화 시장에서도 스크린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 이 영화의 흥행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었 21) 개봉한 스크린 수는 영화가 관객에게 노출되는 확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한 영화가 모을 수 있는 시장의 크 기를 사실상 결정한다는 것이 22) 이승환은 1990년대 후반 한국형 블록버스터 흥행 성공의 사회적 요인들 을 정치적 구성 변화, 소비자 중 심주의의 급속한 확산, 대중문화산업의 성장, 영화 담 론의 성장, 가상공간의 일상화 등으로 꼽았 23) 이 가 운데 민족주의적 정치성향이 대중들을 한국영화가 상 영되는 극장으로 끌어들여 대중문화가 활성화되었다는 주장은 24) < 쉬리(1998)> 와 < 공동경비구역 JSA(2000)> 같 은 영화의 흥행성과에서 비롯된 한국형 블록버스터 초 창기적 진단이지만 지속적으로 할리우드와 맞서는 한 국영화의 저력이기도 하 시간의 경과와 함께 대중문 화의 민족주의는 자본주의에 거의 흡수되고 있으나, 2011 년의 가 < 트랜스포머3> 에 맞붙어 선방을 보 인 현재적 성과와 은연중에 연결되기도 한 이상에서 지난 10년간의 흥행성과 요인을 살펴보았 는데,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개인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2011년 현재 시점에서는 다 소 변화된 양상을 보인 한겨레 송호진 기자에 의하 면 올해 들어 충무로는 톱배우 없는 영화들이 잇따라 선전하고 있, < 그대를 사랑합니다>, 송새벽 과 이시영 주연의 < 위험한 상견례> 같은 스타배우 브 랜드를 내세우지 않는 영화들이 성공하면서, 배우 이름 값이 흥행을 이끄는 티켓파워 의 퇴조가 더욱 뚜렷해 지는 추세 25) 앞서 보았듯이 스타파워는 지난 10년 간의 통계에서도 의외로 흥행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았 흥행 메이커로써의 잠재성은 풍부하나 성공 방 정식은 아니었 스타파워로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 는 스타가 과연 영화 속의 이미지와 얼마나 잘 맞아떨 20) 김은미, 한국영화의 흥행 결정 요인에 관한 연구, 한국언론 학보 47권2 호(2003년 4 월), p.212 21) 김은미, 앞의 글, p.208 22) 김은미, 앞의 글, p.210 23) 이승환, 1990년대 후반 한국형 블록버스터 흥행성공의 사회 적 요인들, 영화연구 17 호(2001년 8 월), p.103 24) 이승환, 앞의 글, p.106 25) 송호진 기자, 스타보다 스토리 영화 티켓파워 바뀌었다, 한 겨례, 2011년 7월 22일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37 호 (2011. 10) 166 어지느냐에 훨씬 더 큰 비중이 달려있 26) 는 스타파워가 흥행의 주요 변수가 아니라 는 통계 자료를 효과적으로 반영한 영화이 < 취화선 (2002)> 출연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유호 정 27) 을 제외하고는 대중인지도가 높은 배우를 고려하 지 않았 스타를 활용한 흥행전략은 사실상 접어둔 것이 2011년 1월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16 개 시도 거주 15~49세 남녀 2000 명을 상대로 영화 선정 시 고 려요인 을 설문조사한 결과 일반소비자 범주에서 영화 내용과 줄거리(90..9%) 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장르 (81.2%), 주변인의 평가(72.7%), 배우(71.6%), 흥행성적 및 순위(59.3%), 불특정 다수의 평가(46.8%), 국가 (37.4%), 등급(36.7%), 전문가 평가(36.4%), 감독(34.8%), 영화제 출품 및 수상(20.1%), 예산 규모(11.9%) 등의 순 서로 나타났 28) 의 흥행전략은 2011년 현재 한국의 일반소비자가 선호하는 상위 세 개 항목에 잘 맞춰져 있는 셈이 같은 조사에서 영화 정보를 얻는 주요 통로에 관한 질문에는 인터넷(56.1%) 이란 답이 가 장 많았 이는 지난해와 대비해 볼 때 20% 나 높아진 수치이며 TV(19.2%), 극장 예고편(5.6%), 신문(1.4%) 등 다른 매체에 비해 월등히 높았 29) 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 관리와 포털 사이트의 관람 평, 그리고 블로그 상의 입소문 등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 비교적 시기적절하게 주요 흥행 요소로 작용한 것이 3. 영화 의 내러티브 특징 3.1. 일원적 대칭형 인물 설정 의 스토리는 두 개의 시간대를 축으로 진행 된 1980년대 중반의 어느 시점과 그로부터 25년 후 이 감독의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1986년을 과거의 시점으로 삼으면 25년 후의 현재는 2011 년이 된 30) 현재 시점으로 설정된 2011 년의 임나미( 유호정) 는 40대 를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주부이 25년 전의 임나미 ( 심은경) 는 전라남도 벌교에서 서울의 진덕여고로 전학 온 고등학생이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처럼 현재와 과 26) 베니 김, 흥행영화엔 뭔가 특별한 코드가 있다, p.127 27) 김성훈, actor/actress, < 씨네 21> No.801, p.35 28)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 (2011), 2010 영화소비자조사 보 고서, p.233 29)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 앞의 글, p.234 30) 고경석 기자, 강형철 감독에게 물었 에 궁금한 10 가지, 데일리 10, 2011년5월12 일. 인터뷰에서 강형철 감독 은 연대는 뚜렷하게 정해놓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갔 대충 1985년이나 1986 년으로 정했 라고 말했 영화의 제목으 로 차용된 Bonny M 의 Sunny' 가 1986년에 발표된 곡이므로 영화 속의 정확한 연대가 1986 년으로 여겨지나, 다른 기호들 은 연대의 정확성을 갖고 있지 않 예를 들면 영화관에 걸 린 록키4 는 국내 개봉이 1987년 7 월이 김준석 음악감독 은 1986년이라는 연도를 설정하고 그때를 전후로 당시의 히 트곡을 선곡했다고 한
거의 임나미는 일차적 관계의 세계를 살아간 가족과 친구의 세계로 크게 분류할 수 있는 일차적 관계는 유 대관계가 강하며 장기적인 지속성을 갖는 일차적 관 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형식적인 면에서 일 상 드라마로 연결되는 지름길이 혈연에 기반을 둔 가족은 연대의식의 밀착성으로 그 관계의 뿌리가 깊고, 친구 관계의 경우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운명의 부 침을 받는 가 취하고 있는 입장은 25년 세월 을 두고 소시민적 세계의 전형인 가족과 친구 보여주 기이 25년 세월의 공백을 사이에 두고 변화된 생활 상의 단면을 비교하여 보여주려는 것은 25년이란 시간 을 지속적으로 살아가고 있거나 앞으로 그만큼을 살아 가려는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경험을 개인의 정서로 이입하려는 의도이 25년이란 시간 공백의 설정은 스토리를 양분하는 필연적인 형식을 동반한 기대 심리는 세월의 변화 양상이 25년 전과 후가 어떻게 다를까 혹은 같을까 하는 궁금함이 집이라는 동일 공간 거주 관점에서 1986 년의 가족은 임나미를 중심으로 부모, 오빠, 할머 니이고 2011 년에서는 남편과 딸이 5명에서 3명으로 감소되었 그런데 자녀수의 감소를 시대상의 반영으 로 비춰 볼 때 가족관계에 대한 내용상의 변화는 사실 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 1980 년대의 두 자녀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던 구호의 표본이 고, 2000 년대의 한 자녀는 출산 기피, 나아가 결혼 기 피가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자리한 결과이 시대상의 반영으로 자녀가 축소한 점을 고려하면 의 가족 은 25 년 전과 후가 동일하 이 점은 의 주제가 어떤 변하지 않으려는 뭔가를 향해 지향점을 갖는다 는 뜻이 변하지 않으려는 것이란 판을 고정되게 보 여주려는 편이적인 성향이자 또한 보수성향이 가족의 수가 5명에서 3 명으로의 축소된, 동일 공간 거주라는 조건을 배제하면 25년의 전과 후가 데칼코마 니 같은 대칭성 속에서 한 눈에 파악되는 모습으로 드 러난 1986년의 나미는 2011 년의 딸로, 엄마는 나미 로, 아빠는 남편으로, 할머니는 어머니로 자리바꿈을 했을 뿐이 10대 나미와 40대 나미가 딸과 엄마의 모 습으로 아침밥을 피하거나 먹이려는 연속 편집에서, 자 본 권력의 형태로 군림하는 아버지 혹은 남편의 가부 장적 묘사에서, 치매에 걸렸거나 병동에 갇혀 있는 할 머니 혹은 늙은 엄마라는 노인 계층의 설정에서 시간 축의 대칭성은 특히 부각되었 1986년의 오빠는 수평 이동으로 2011 년에 그대로 존재한 그러므로 가족 내 인물의 구성은 외형상의 숫자로만 변한 것이지 그 질 적 상태는 일대일 함수관계의 형태로 전이되고 있 1986년의 상황과 2011년의 현재성 사이의 간극을 없애 려는 도식적인 발상이 스토리 구조의 도식성이란 단 순한 플롯을 유도하는데, 이것은 관객의 취향에 따라 손현석, 박덕춘 영화 167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게 되며 보통 희극에서 즐 거움을 얻는 수단이 31) 희극적인 전개를 위해서는 복 합적인 플롯을 삼가야 한다는 고전적인 법칙이 있는 그대로 구현되었 영화의 전체 판도를 한 눈에 파악 하기는 좋으나 삶의 본질과는 거리를 두게 되는 선택 을 한 것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친구 캐릭터 설정의 경우는 대칭성 자체가 바로 목적이 의 친구들, 즉 써니 멤버인 칠공주는 이런 친구 꼭 있다 라는 슬로건으로 1. 반전 타입( 임나미), 2. 의리 타입( 하춘화), 3. 현실도피 타입( 김장미), 4. 욕쟁이 타입( 황진희), 5. 지킬박사 타입( 서금옥), 6. 사차원 타입 ( 류복희), 7. 얼짱 타입( 정수지) 으로 설정되었 32) 이 친 구들은 가족 관계에서의 오빠와 마찬가지로 서 1986년에 2011 년으로 단선적인 수평이동을 한 두 시간대의 축에서 비교되는 캐릭터의 특이성은 자리바꿈 캐릭터 와 수평이동 캐릭터의 변화 추이에 있는데, 자리바꿈 캐릭터는 시대가 바뀌어도 그 성질이 변하지 않는 인 물 유형의 전형성을 보이는 반면 수평이동 캐릭터는 세월의 경과로 인한 동일 인물의 달라진 성격 또는 환 경 변화에 주목하게 한 칠공주의 학창시절 모습을 보며 25 년 후를 예견하는 것, 누구는 어떻게 되었을 까? 라는 호기심을 품게 되는 것, 즉 동일 인물의 수평 이동을 확인하는 것만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이 문제는 두 개의 시간축이 토막 난 단면으로 나타나 므로 둘 사이를 연결하는 개연적인 디테일이 끼어들 여지가 없 단지 두 개의 현실을 비교하는 것만으로 그만이 25년 후의 모습은 사실 어떻게 그려져도 무 방하 그러므로 25년 후의 40대 여성들이 모여 칠공 주 시절처럼 패싸움을 하거나 욕지기를 하며 바나나를 비틀거나 한바탕 복고 댄스를 추더라도 세월의 부피가 배여 있지 않은 그 캐릭터들의 감각으로는 그런 행동 이 당연하 25 년 동안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 가 족은 성격적 측면에서 친구는 행위적 측면에서, 마치 책을 접듯이 포개지는 이러한 일원적 대칭형의 인물 설정에서는 영화의 각기 분리된 에피소드가 각자의 장 기를 가지고 스토리의 전면에 부각될 수밖에 없 3.2. 에피소드형 이야기 구조 두 개의 시간 축과 칠공주라는 캐릭터 설정은 기본 적으로 14 명의 인물에 초점을 맞추게 된 7쌍으로 보 더라도 이야기가 산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 강형철 감독은 공식 홈피 영상을 통해 제가 칠공주한테 돈을 뺏겨본 적이 있다든지 그런 적 없고요, 어머니도 당연 31)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이상섭 역, p.48 32) 공식 홈페이지, Multimedia, 칠공주 캐릭터 영상, www.sunny2011.co.kr
히 칠공주 아니셨고요. 라며 칠공주에게 사로잡힌 이유 를 어린 시절 철없이 자기들 딴엔 심각하고 진지했던 대상으로써 잘 맞는 소재, 그리고 발랄했던 면을 보여 주거나 더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많을 것 같아서였다고 말했 33) 재미있는 볼거리 를 강조하는 감독은 언론과 의 인터뷰에서도 흥행 코드는 정말 모른 내가 영화 를 접근하는 방식은 작품을 어떻게 해야 관객이 든다 는 접근 방식이 아니라 첫 번째 관객인 내가 재미있어 야 한다 며 영화를 만드는 감독 스스로가 즐거워하는 이야기라야 관객들도 즐거워하게 된다는 지론을 밝힌 34) 감독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즐거운 영화를 만들 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 즐거움의 형태가 에서 는 숏과 씬과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차곡차곡 쌓인 서 사 층위의 힘으로 오게 되는 평범한 차원이 아니라 칠공주로 인해 애초부터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 이런 착상의 중심에는 사건과 사건의 연결과 의미망의 확장이라는 학습된 드라마의 범주를 벗어나겠다는 의 도가 도사린 또한 코미디 장르가 자칫 쉽게 빠져드 는 느슨하거나 터무니없는 인과관계에도 애초부터 개 의치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임나미가 있고 우연히 학창시절의 칠공주 대장 하춘화를 만나면서 차례로 칠 공주 멤버들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짐자무쉬의 < 브로 큰 플라워(2005)> 에서 돈 존스턴( 빌 머레이) 이 옛 애인 들을 찾아가는 과정과 비교하자면 친구들을 찾아가는 가 일종의 로드무비로 보인 이런 여정을 밟 는 로드무비는 서사의 결속력을 대충 외면하면서 앞으 로 찾게 될 과거 인연이란 대상과의 강렬한 조우를 염 두에 둔 장면적 해프닝에 의존하게 된 빔 벤더스의 < 파리 텍사스(1984)> 에서 트래비스( 해리 딘 스탠튼) 가 걸어가는 생의 내부로 향한 로드무비와는 종류가 다르 집중적으로 붙들고 있는 것이 자아로부터 비롯되느 냐 대상으로부터 발생하느냐의 차이지만 완성품의 질 량감이 현격히 다른 것이 그리고 대상을 쫓더라도 결국엔 하나로 매듭을 얻는 각성, 경외, 성찰 등의 주 제적 성과가 차별점이 는 하춘화의 입을 빌 어 < 브로큰 플라워> 식 로드무비의 일반적인 사유 여 정에서 비롯된 폼 나는 방점과도 같은 개인의 역사성 을 운운하지만, 그 말을 듣고 막상 그들의 역사 를 회 상할 때 무엇을 역사 로 삼아야 할 지 난감하 이는 10대의 칠공주가 보여준 서사 구조가 활극의 형태로 파편화되어 있는 까닭이고, 40대로 살아가는 2011년의 칠공주를 발견하는 순간은 25년의 공백을 매개로 한 변화의 확인 절차일 뿐이기 때문이 칠공주 변화의 33) 공식 홈페이지, Multimedia, 감독 인터뷰 34) 홍정원 기자, 써니 강형철 감독이 밝힌 흥행 비법 얘기는 가볍되 만들 때 올인, 뉴스앤, 2011년 5월 31일 면모를 보면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37 호 (2011. 10) 168 1. 주인공 임나미는 강남의 가정주부로, 2. 칠공주 리더 하춘화는 암투병 중인 사장으로, 3. 쌍꺼풀 소녀 김장미는 저조한 실적의 보험설계사로, 4. 욕쟁이 황진희는 바람피우는 졸부의 아내로, 5. 문학소녀 서금 옥은 찌든 살림의 저소득층으로, 6. 미스코리아를 꿈꾸 던 류복희는 이혼한 술집 종업원으로 인생이 바뀌었고, 7. 얼음 공주 정수지는 알 수 없는 인물로 남아 있 개별 에피소드를 엮어내기 위한 장치로는 임나미가 칠 공주를 찾아가는 여정과 더불어 하춘화가 그녀의 장례 식에서 변호사에게 위촉하여 유산을 친구들에게 나눠 주는 행위가 결정적이 이러한 엮음 의 장치는 전문 적으로 사람을 찾는 위탁업체를 이용하거나 변호사라 는 유산 집행 대리인을 내세움으로써 보다 편리하게 유용되었을지 모르나 과정의 생략과 노력의 부재가 안 겨주는 공허를 피할 길이 없 사연의 공동화 현상이 25년이란 세월 속에 태연하게 자리하여 마치 아이를 이웃집에 맡겨놓고 실종신고를 낸 듯한, 그리고 로또 복권 추첨 순간의 탈 이성적인 흥분에 휩싸인 상태처 럼 의아한 무감각증을 유발한 그런 연결 장치이기에 각 에피소드는 오직 순간적인 재치에 의존하는 자체 활기로만 생존해야 한 자체 활기의 동력은 강력한 시추에이션, 즉 싸움 이 1986 년에서는 써니 와 소녀시대 의 욕지기 싸움, 써니 와 소녀시대 의 집단 패싸움, 나미와 소녀시대 무리와의 싸움, 준호와 소녀시대 리더와의 싸움, 나미 와 본드 걸 상미의 싸움, 나미 편에 선 수지와 상미의 싸움, 나미를 구하는 춘화와 상미의 싸움 등이 주요 에 피소드이고, 2011 년에서는 예빈( 나미의 딸) 을 구타하는 일진 패거리와 40 대 써니 와의 싸움이 하이라이트이다. 에피소드 자체가 지닌 또 하나의 동력은 바로 춤 이 나미의 빙글빙글 과 Bonny M 의 Sunny' 에 맞춰 추는 칠공주 안무는 가요 톱 텐 35) 이나 뮤직 뱅크 36) 에서의 백댄서 모습을 연상시킨 여럿이 함께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던 허슬(Hustle) 은 80년대의 시대상이기도 하 37) 범위를 넓혀 볼 때 에서는 음악이 들릴 때마다 영상이 춤과 연결된다고 보아도 무방하 왜냐 하면 사용된 음악 모두가 80년대의 히트 가요 또는 팝 송이어서 가사와 함께 귀에 익은 음악이 들릴 때 겹쳐 지는 영상이란 뮤직 비디오처럼 작동하기 때문이 Joy 의 Touch by Touch' 가 삽입된 전경과 시위대의 패 싸움 장면조차도 군무의 형태로 편집되었고, Richard 35) 위키백과, 가요톱10, 1981년 2월 10일 KBS 1TV에서 첫 방 송 되어 1998년 2월 11일까지 많은 인기를 얻은 가요 프로그 램. 나미의 빙글빙글 은 1985년 3월 3일부터 31일까지 5주 연속 1 위를 기록하였 http://ko.wikipedia.org/wiki/ 36) 위키백과, 뮤직뱅크, 가요톱10 에 이어 1998년 6월 16일부터 2011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37) 정지욱, 영화의 향기, Movie, 주간동아, 2011년 5월 16일
Sanderson 의 Reality 가 순정만화처럼 차용된 < 라붐> 패러디 장면은 80년대 당시 디스코텍에서의 댄스 막간 블루스 타임으로 느껴질 정도이 즉 는 개별 에피소드의 긴밀한 연결이라는 내적 고민보다도 에피 소드 자체의 표피적인 에너지 발산에 더 관심을 기울 이고 있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단순한 플롯과 행동을 다룬 작품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에피소드 식이 여 기서 말하는 에피소드 식이란 여러 에피소드들이 개연 적이지도 필연적이지도 못하게 연속되는 것을 말한다. 38) 서로 필연적 관련이 없는 장면들을 여러 개 모아 서 한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작가의 능력에 직결된 것 이라기보다는 작품을 둘러싼 제반 환경의 선택적인 사 항들과 연관된 방식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쁘다고 지적한 가 적극 활용하려고 했을 땐 극작의 원 리를 거스르는 모반의 감행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역 공세를 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 즉 에피소드가 지닌 표피적이며 단발적인 흥미의 강도 로써 대중을 사로잡기 위한 영화의 승부처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폭력이 유쾌해지고 뜻밖의 빙의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의 역할39)을 아 무렇지도 않게 수행하며 TV 흉내가 애초부터 감독이 추구한 개그 프로그램 스타일의 재미 의 핵심을 관통 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방치해 버릴 수 있는 까닭도 영 화의 중심축으로 작용하는 반고전적 에피소드형 플롯 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성립하고 있기 때문이 3.3. 감각적인 대사 처리 의 전반적인 영화적 질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대사를 꼽을 수 있 대사는 설명적이기보다는 단정적이고 과정적이기보다는 결과적이 구구한 부연 을 늘어놓지 않는 대신 일단 내뱉은 말은 명료하 매 씬마다 솔깃한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말과 말이 부딪 히는 그 순간의 재치, 즉 감각성이 - 대사 예시 1 - 나미 : 예빈아 일어나, 일어날 시간이야, 얼른 일어나 예빈 : 어휴 남편 : 뉴스 좀 나미 : 할머니 병원 좀 가보지들 예빈 : 잘 먹었습니다 나미 : 마저 먹어, 응? 남편 : 당신 꺼랑 장모님 꺼랑 해서 백 하나씩 사 너도 줘? 예빈 : 아빠 사랑해요 나미 : 할머니한테 전화라도 드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아침 대화만을 접하더라도 단적으로 2011년의 나미 가족이 나누는 의 에피소 드 전반에 흐르는 대화 스타일을 간파할 수 있 남편의 대사가 혼자서 치고 들어오는 것은 시간의 경과로 인한 컷의 변화 탓이지만 딸 예빈이의 대사는 앞 대사에 대한 응수인데도 확실히 동문서답처럼 들린 나미의 말에 대한 응수는 거부의 표현으로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물려서 곧바로 나오고, 너도 줘? 에 대한 대답은 일상적으로 한 호흡 뒤 긍정을 돌려 감는 식으 로 무표정하게 내뱉는 아빠 사랑해요. 이 세 사람 의 대화가 각자 따로 움직이는 모양새도 의아하지만 딸의 응수는 미처 준비할 사이도 없이 얻어맞는 카운 터 펀지 같 말이 상호 의사소통의 기능으로써가 아 니라 문자 메시지처럼 일방적으로 날려 보내지는 기호 로써 작동하고 있 매체를 중간에 두고 전달되는 기 호는 명확한 목적성을 갖는 사랑해요 라는 딸의 말 은 진심을 의심받기에 충분하 그 말이 용돈을 달라 는 애교로 비춰지기엔 지나치게 단정적이어서 상식적 인 사유를 방해한 그리고 사랑이 돈과 결부되는 이 질성의 접합 지점에서 일순간 감각적인 환기가 유도된 그런 말이 나올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데 엉뚱하게 딱 잘라 말하는 건 가 특유의 코미디 본색을 드 러내는 방식이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돈 이 얼 마나 이 영화에서 중요한 도구인지 망설임 없이 전달 하고 있 두 번째 장면인 엄마 병실에서의 대화에서 도 과정을 압축하는 스타일이 포착된 38) 아리스토텔레스, 앞의 책, p.39 39) < 씨네 21> no.805 전영객잔 에서 남다은은 하춘화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 로 지적한 본 논문에서는 죽은 하춘화가 대리 인의 몸을 빌려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빙의 로 간주하며, 이 는 심나미가 써니 와 소녀시대 의 욕배틀에 종지부를 찍는 할 머니 빙의와 동일선상에 있다고 본 즉 욕배틀의 심나미도 엉뚱한 해결사로써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이 손현석, 박덕춘 영화 169 - 대사 예시 2 - 엄마 : 아이 저기, 여 여그, 우리 사위가 샤넬~ ( 웃음) 병실 사람들 : 환호, 박수 나미 : 회사 인수라는 게 쉽지가 않나봐 엄마 : 홍서방이 저리 잘 될 줄을 어찌 알았것어 니 오빠 저랄지는 또 어찌 알고 학교 때 노동 운동이다 뭐다 지랄을 하더만 직원들 월급이나 횡령하고 ( 한숨) 나미 : 인생은 아이러니한 거니께 엄마 : 너는 인자 사투리가 어색하구마 나미 : 아따 서울사람 다 됐는 갑지 단번에 나미의 남편과 오빠가 비교되고 있 엄마 입장에서 샤넬 백을 선물해 준 사위는 자랑스럽고 직
원 월급을 횡령한 아들은 한심스럽 이런 현실은 말 속에 비춰진 두 인물의 과거 행적이 여실하므로 더욱 두드러진 말 한 마디에 인생 역전의 긴 세월이 다 담기고 있 이후 진행될 두 인물의 인생이 구체적으 로 제시되어야 할 이유도 없어졌 그래서 나미의 남 편은 정황 설명을 거두절미한 채 두 달간의 해외 출장 을 떠나버리고 오빠는 1986년에서 지명 수배자로 머문 감독판에서는 2011년의 오빠가 모습을 보이 지만 엄마가 푸념처럼 늘어놓은 직원들 월급을 횡령하 고 라는 말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않는 횡령죄로 재판을 받고 나온 한심한 모습만 보일 뿐이 그러니 위의 간략한 대사로 두 인물의 서사적, 정서적 일대기 가 정리된 셈이 향후 등장할 칠공주의 개인사는 나 미의 남편과 오빠보다는 약간 장황하지만 몇 마디 말 과 한 마디 말의 차이일 뿐 본질적으로 다루는 방식은 같 그리고 나미가 남 얘기 하듯이 인생은 아이러니 라는데, 이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주제로 통한 툭툭 던져진 대사들이 마치 욕배틀 씬에서 뾰족하 게 쏟아내고 있는 말싸움처럼 어떤 말이 다른 말에 지 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하는 특징이 - 대사 예시 3 - 선생님 : 주번?, 주번 읽어봐 김장미 : 선생님! 선생님 : 화장실 갈려면 읽고 가 김장미 : 질문을 주번에게만 하시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 알았어 앉아, 그럼 12 번? 학급 아이들 : 웃음 선생님 : 장미야, 니 쌍까풀이가 젤 부당해 태교에 얼마나 안 좋은 줄 아니, 어?, 앉아! 주번은 장미이고 장미는 12 이 선생님의 말은 연 속해서 장미를 겨냥하고 있 장미는 외모 지상주의를 풍자한 인물로 쌍꺼풀에만 신경을 쓴 25년 후에 장 미를 알아보는( 장미를 보며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도 쌍꺼풀이 카메라에 잡힌 장미의 얼굴에서 명백하게 알아볼 수밖에 없도록 연출되고 있는 장미의 쌍꺼풀이 지만 선생님이 말로 꼬집음으로써 잊을 수 없게 각인 된 그것도 모자라 선생님은 25년 후에 나미가 찾아 갔을 때조차 때마침 카메라 밖에서 옆에 있던 여학생 에게 얘얘, 너 일로와봐, 너 눈 했구나, 어디 봐봐 눈 감아봐, 잘 됐네. 라고 오랜만에 찾아온 중년의 나미를 앞에 둔 채로 싱거운 말을 건넨 이는 관객을 향해 세대를 연결하는 쌍꺼풀이란 욕망을 부연 설명하는 것 이 25년을 사이에 두고 선생님이 등장하는 두 씬이 곧바로 연결되어서 빤한 의도의 작위성을 면하기 어렵 관객이 기억을 더듬어 복기하고 재생하는 수고를 완전히 면하게 해주는 방식이 그리고 선생님과 장미 의 대화는 상식의 벽을 넘어선 말과 말이 환경적 정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37 호 (2011. 10) 170 황에 귀속되지 않고 날것으로 부딪힌 선생님은 나미 에게 교무실 들리라고 말한 뒤 덧붙여서 장미도 시간 나면 잠깐 들려, 그 눈탱이 내가 아주 확 찢어줄 테니 라고 던진 - 대사 예시 4 - 변호사 : 하사장님 변호삽니다, 써니 멤버들이시죠? 하사장님 유언장 집행하려고 왔습니다 사장님이 직접화법으로 낭독하시기를 부탁하셔서 다소 거친 언어가 나오더래도 양해하시고... 야이년들아! 학급 아이들이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는 분위기 가 이렇게 조성되므로 욕설이 난무할수록 더욱 즐거운 것이 욕쟁이 진희를 2011 년에서 찾아냈을 때, 그녀가 졸 부의 아내가 되어 고상한 척 굴고 있을 때, 진희를 찾 아낸 나미와 장미뿐만 아니라 관객들조차도 기다리고 있는 순간은 너무도 자명하 가장 고상을 떠는 순간 적절한 타이밍으로 욕 한번 시원하게 터트려 주기를 바라는 것이 이런 기대감은 진희에게만 해당되지 않 는 특정 습관을 미리 알려준 캐릭터가 나중에도 변 하지 않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코미디의 생존전략일 것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와 얼마나 안 변했을까 가 공존하는 심리 속에서 두 호기심을 저울질하는 분위기 로 몰아가는 것은 흥미롭 하춘화의 직접화법 요구는 그래서 누적되어온 기대치에 부합한 이쯤에서는 야 이년들아! 하고 불러주는 하춘화가 눈물겹도록 정겨울 수도 있 그러나 또한 이쯤 되면 그들이 그토록 간과 쓸개를 다 빼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관계라는 막 다른 벽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도대체 그들이 칠 공주, 아니 써니라는 이름으로 나눈 것은 무엇인가? 찌 든 살림에 갇혀 시어머니로부터 구박을 받는 금옥을 보아도, 술집 여급이 된 복희가 딸을 그리워하며 오열 을 해도, 나미의 노래 빙글빙글 처럼 그저 바라만 보 고 있게 되는 건 그들이 서로 무엇을 교감하고 있는지 모르듯이 관객도 실은 잘 모르기 때문이 하춘화의 유언장에서 공개되는 유산 분배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플롯 바깥의 에피소드로 전락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 그 막다른 벽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쏟아낸 그 많은 대사들이 깜짝 놀랄 재담으로 감각적인 제자 리 뛰기만 하고 있었던 것이 4. 4.1. 시청각 미디어 환경의 영향력 대중 매체가 생산한 기억 1980년대 전국의 TV 수상기 보급률 자료를 보면 1984년에 7,600,415 대를 기록하고 있 40) 1980년 12월 40) 정순일장한성, (2000), 한국 TV 40 년의 발자취, p.129
1일 KBS가 민영방송을 통폐합하고 컬러시험방송을 개 시한 이후 41) 컬러TV 수상기 보급률도 급속도로 증가하 여 1986년 연말에 5 백만 대에 육박하였고, 1989년에는 6,384,984 대에 이르렀 42) 80년대를 TV의 시대라고 불 러도 하자가 없을 정도로 TV는 각 가정에 필수품이 되 었 영화 에서 80년대 당시 인기 있던 TV 프 로그램 제목을 대사로 처리한 수법은 43) 영화 속 시대 배경의 설정보다도 대중에게 공유된 전파매체의 기억 을 자극하려는 목적이 앞선 라디오 프로인 < 이종환 의 밤의 디스크쇼> 는 엽서로 사연을 받고 신청곡을 틀 어주던 그룹 80 년대의 대표적인 향수 프로그램이 인기 팝 Bonny M 의 노래 제목을 따서 써니 이름을 지어 주는 영화 속 라디오 프로의 DJ 목소리는 실제로 바로 그 이종환 아저씨 80년대로 실감나게 되돌리는 데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 영화 속 TV에 등장하는 전두환 대통령의 녹산 지구 발언보다도 실 제와 똑같은 그 타이틀 음악과 DJ의 목소리는 대중적 향수로써의 오랜 기억을 여지없이 되살린 김지미의 견해에 의하면 그것은 특화된 개인의 기 억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기억 이기에 는 미디어가 반복 재생산하는 다소 공허한 대중적 판 타지 를 벗어나지 못한 44) 안시환은 가 80년 대 시절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람에게는 문화적인 보상 같은 느낌을 주는 똘똘한 상업영화 처럼 보인다면서, 그 이유가 과거 시절에 호소하는 영화가 아니라 그 시절을 재현한 문화나 상품에 호소한 영화, 즉 기억에 대한 기억을 호소하는 영화이기 때문 이라고 지적한 45) 분명한 사실은 가 주인공 나미의 개인사 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나미의 가족관계와 연애사 건조차도 개인사와 밀착되는 집중력이 부족하 이는 공중파에 의해 잠식된 대중적 기억이 영화 전반에 훨 씬 넓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 진덕여고 교실 장면은 KBS 코미디 프로 < 한바탕 웃음으로> 와 < 개그 콘서트> 의 인기 코너인 봉숭아 학 당 을 닮았고, 시위대와 전경이 맞붙은 장면에서 다구 발 소녀 금옥의 검투식 대결은 < 유머 1 번지> 코너 변 방의 북소리 에서의 심형래를 연상시킨 그리고 전체 적으로 는 버라이어티쇼의 형태를 취한 80년 대 TV 프로의 특징 중 하나가 오락물의 대형화인데, 1981년 3월 제5 공화국이 들어서자마자 < 쇼2000> 이 생 기더니 <100 분쇼>, <MBC 버라이어티쇼>, < 토요일 토 요일 밤에>, 그리고 1985 년 < 쇼2000> 을 대체한 < 토요 일 토요일은 즐거워> 같은 대형 버라이어티쇼가 줄을 이었 46) 도 이러한 80년대 TV 프로 내용처럼 다수의 출연진들이 자기 차례에 맞춰 나왔다가 꼭 필 요한 역할만 하고 들어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 의 미장센 요소들 중 가장 두드러진 80년대 상표들, 즉 나이키, 프로스펙스, 써니텐, 하이틴, 금성 등은 80년대 시대상의 발견이라는 의미보다 영화 자체 에 끼친 광고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징표이 전영록과 김승진의 브로마이드, 김승진과 박혜성과 포이즌의 LP 커버 같은 당시의 소품들을 발견하는 사소한 기쁨과는 다르 는 첫 장면에서부터 아파트 광고 같은 연출 스타일을 선보이며 시종 빠른 편집과 화면의 시 즐(sizzle) 감을 강조한 극장 간판 < 록키4> 역시 단순 히 그 시대만을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 전경과 시위 대의 난투와 맞물려 어이없이 정치적 입장을 표출한 실베스타 스탤론과 이소룡의 영화포스터 이미지가 부 각되는 건 폭력 미화 이면의 지배 이데올로기 4.2. 하고 기존 히트곡 사용의 위력 강형철 감독은 스스로 1980년대를 팝 시대로 규정 좋은 음악 하나가 대규모 액션신보다 훨씬 훌륭 하 고 생각한 47) 저작권료를 1억 넘게 지출48)하면 서 를 80년대의 향수로 끌어들이기 위해 삽입된 기존 히트곡은 다음과 같 49) < 가요> 가수 곡명 발표연도 나미 빙글빙글 1985 나미 보이네 1985 최호섭 세월이 가면 1988 조덕배 꿈에 1985 마그마 알 수 없어 1981 < 팝송> 41) 정순일장한성, 앞의 책, p.127, 142 42) 정순일장한성, 앞의 책, p.130 43) 신창여상 날라리인 소녀시대 의 리더( 김신아) 는 빙의된 나미 에게 겁먹고 달아날 때 < 젊음의 행진> 안 볼 거야? 라고 외 치고, 음악다방 영스타 에서 나온 나미를 붙잡아 보복하려는 순간 백마를 탄 왕자 처럼 나타난 한준호에게 저항하려다 기 죽어 달아날 때 < 영 일레븐> 몇 시에 하냐? 라고 말한 44) 김지미, (2011), 영화읽기, < 씨네21> no.804 pp.104~105 45) 안시환, (2011), 2011 년 상반기 한국영화 결산, < 씨네 21> no.810 p.80 46) 정순일장한성, 앞의 책, pp.146~170 47) 김성훈, (2011), Oh, Sunny Days!!, < 씨네 21> no.810 p.63 48) 고경석 기자, 앞의 기사 49) 각 노래의 연도는 LP 발매를 시점을 기준으로 소장용 음반과 NAVER 지식iN 지식 Q&A, 그리고 블로그 정보를 대조함. 내 용 정보는 한국대중가요사, 팝송은 죽었다 를 참조함. 손현석, 박덕춘 영화 171
가수 곡명 발표연도 Tuck & Petti Time After Time 1988 Joy Touch By Touch 1985 Richard Sanderson Reality 1984 Cindy Lauper Franck Pourcel, Jean-Francois Michael Girls Just Want To Have Fun 1983 Adieu, Jolie Candy 1968 Bonny M Sunny 1986 영화에 사용된 히트곡들 중 Franck Pourcel의 곡만 1968년에 발표되었고 나머지는 80 년대의 노래이 이 곡은 <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의 타이틀이었으므로 발표 연도보다도 프로그램의 전성기였던 80년대의 향 수가 훨씬 강하 따라서 에 사용된 모든 기성 곡은 80 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기폭제이 노래의 가사 는 스크린에 펼쳐지는 화면의 구체적인 상황과 긴밀하 게 정서상의 정보를 주고받는데 50) 가요와 팝송의 기능 이 그 의미 해독의 측면에서 약간 다르 모국어는 화 면 위에 의미의 층을 하나 더 만들지만 외국어는 특정 포인트가 화면에 연결된 DJ 이종환이 1986년의 라디 오 속에서 틀어준 조덕배의 꿈에 가 화면의 편집 라인 을 넘어 2011년의 공간으로 넘어오는 건 가사가 강한 정서적 내러티브 작용을 하는 탓이 이수영이 2004년 에 이곡을 리메이크 히트시켜 이미 노래 자체로 세대 간 추억을 유발한 나미와 수지의 포장마차 씬에서 라디오를 통해 들리는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또한 마 찬가지 영화에서 유일한 개인사적 내면교감이 일어 날 뻔했던 포장마차 씬은 허망하게 예쁜 얼굴 타령으 로 끝났지만 25년의 세월이 가면 어떤 얼굴이 될지 그 런 호기심 유발에는 성공한 2011년의 수지가 영화의 마지막 순간에 등장해서 단 한번 얼굴을 보여주는 엔 딩 씬과 연결되고 있 그에 반해 팝송은 내러티브적 의미가 제목이나 반복되는 후렴구로 제한된 주제가 로 사용된 Time After Time' 이나 Sunny' 는 영화의 주 제 함축성을, Touch By Touch' 는 신체 접촉이 격렬한 난투극의 희화성을 덧칠한 Girls Just Want To Have Fun' 은 Fun' 에 무게가 쏠려 있는 것이 자명하 판타지의 현실 구현과 Reality' 의 연결은 패러디의 유 치함' 을 가공된 그리움' 으로 치환한 5. 결론 영화 는 2011년 입장에서 1986년을 추억하는 소위 복고 영화가 아니 곽경택의 < 친구(2001)> 가 80 년대 교복 시절에 머물고 있는 것과 달리 교복자율화 이후의 는 패션 감각조차 80년대에 머물러 있지 않 비비드 칼라와 블링블링 스타일은 2011년 타입으 로 복귀 되었 그렇다고 유하의 < 말죽거리 잔혹사 (2004)> 같은 성장통을 담고 있지도 않 성장과 관련 하여 남다은이 느끼는 아쉬움은 의 판타지가 80 년대 이후의 성장을 차단 하여 욕배틀의 경우처럼 끝없는 뱉어냄만 있을 뿐 뱉어낸 그 무엇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분열의 양상이 없어서 이 51) 복고와 성장이 가시적인 외형을 잔뜩 치장하는데도 실제로는 그와 상 관이 없 는 철저하게 현 시점에 뿌리를 둔 1986년을 다루더라도 2011 년처럼 다룬 이미 < 백 투더 퓨처(1985)> 에서 보았던 시간 뒤섞 기의 현재성은 30년 전 극장 간판에서 현 대통령인 이 류 배우 로널드 레이건을 보는 것과 같 칠공주 써 니 와 대적하는 소녀시대 는 오늘날 한류의 중심에 서 있는 걸 그룹과 직결 연상되는데 그 소녀시대 멤버 중 한 명 이름이 써니 나미를 멤버로 영입하여 작 명을 할 때 원더걸스 를 촌스럽다 하고, 날라리 소녀 시대 가 바꾼 영어 이름이 핑클 이라는 것도 현재성의 반영이 의 과거는 현재로 치환되기 위한 장 식이 미래에는 컴퓨터를 들고 다니고 전화기로 사진 도 찍고 TV도 보고 통화를 걸으면서 할 거라는 우스개 대화가 현재적 관점으로 발설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도 없 또한 디지털 시대에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듣 는 음악에는 사실상 시간 순서의 의미가 없 비틀즈 음악을 듣는 것이 복고 취향은 아니 80년대 히트곡 은 여전히 듣기 좋은 히트곡 이 그러므로 의 10대는 현재의 10 대와 동질성을 갖는 더불어 의 1986년에서 실제로 10대로 살았던 현재의 40대에게 는 미디어로 공유된 추억을 이용하여 역시 동질성을 유발한 가 세대를 넘어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대중소통의 방식이 참고문헌 공식 홈페이지, www.sunny2011.co.kr < 씨네 21> no.801, 804, 805, 810. 2011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이상섭 역, 문학과지성사, 2005 문재철 외, 대중영화와 현대사회, 도서출판소도, 2005 장일조진희, 대중문화와 영화비평,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07 베니 김, 흥행영화엔 뭔가 특별한 코드가 있다, MJ 미디어, 2005 50) 한상준, (2000), 영화음악의 이해, p.224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37 호 (2011. 10) 172 51) 남다은, (2011), 전영객잔, < 씨네21> no.805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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