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력을인정할수있는전제조건이무엇인지를검토할필요가있다. II. 의학적판단의존중 본래사전의료지시제도를인정하고있는독일과오스트리아의경우환자가가지는자기결정권의의미는환자가특정의료행위를요청할수있는것이아니라, 의사의의학적판단에따라필요하다고여겨지는의료행위를환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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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번호 RR [ 연구결과보고서 ] 대학교양기초교육에대한 종합적분석연구 연구책임자 : 손동현 ( 한국교양기초교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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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2.0 대한민국 이용자는아래의조건을따르는경우에한하여자유롭게 이저작물을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및방송할수있습니다. 다음과같은조건을따라야합니다 : 저작자표시. 귀하는원저작자를표시하여야합니다. 비영리. 귀하는이저작물을영리목적으로이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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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사전의료지시제도도입의전제조건 * 이석배 단국대학교법과대학 I. 서론 최근사전의료지시제도의도입을위한노력이각계에서이루어지고있다. 특히세브란스병원사건이후이주제에대한논의는더욱활발하다. 하지만스스로의사표시를할수없을때를대비한일정한의료행위에대한사전적인의사표시를할수있는환자의권리, 환자의사전의료지시가어떠한조건하에서구속력을가질수있는것인지, 그리고그범위는어디까지인지는아직까지논란이계속되고있다. 즉환자의사전의료지시를회생불가능한환자의연명치료의중단에만적용할것인지, 특정한의료행위를거부하는데에만유효하다고할것인지그리고이러한사전의료지시는질병의상태나소생가능성, 진단, 예후등에종속되는지에대해서는아직까지결론이내려지지못하였다. 법적으로또한의료윤리적으로환자의자기결정권과의사의직업적소명은법적ㆍ의료윤리적으로어떤관계에있는지그리고그양자가충돌하는경우에는어떻게할것인지는중요한문제이며, 사전의료지시서상환자의의사를충분한설명을통한동의 (informed concent) 와동일한것으로인정할수있는지는아직풀어야할숙제이다. 1) 현재오스트리아와독일은각각 2006년과 2009년에사전의료지시의구속력을인정하는법률을시행하고있고, 우리나라도지난 18대국회에서이와관련된법률안들이발의되었으나성과는없었다. 아마도이법률안들이여러가지논란이되는내용을포함하고있었기때문이아닌가생각한다. 앞으로도사전의료지시제도의도입을위한시도는계속이루어질것을짐작할수있다. 그렇다면현재우리나라의상황에비추어이러한사전의료지시의구속 * 이글은기존에필자가발표했던논문, 보고서등의내용과중복되는내용들이포함되어있다. 1) Wallner, Die Patientenverfügung als Ausdruck der Achtung der Autonomie am Lebensende,(http://www.patientenanwalt.com/pdf/0702upatzent_MagDrWallner.pdf), 3. - 1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력을인정할수있는전제조건이무엇인지를검토할필요가있다. II. 의학적판단의존중 본래사전의료지시제도를인정하고있는독일과오스트리아의경우환자가가지는자기결정권의의미는환자가특정의료행위를요청할수있는것이아니라, 의사의의학적판단에따라필요하다고여겨지는의료행위를환자가받아들일것인지아닌지를선택할수있는권리이다. 즉특정의료행위를할것인지아닌지의일차적판단권은의사에게있다. 이점은독일과오스트리아의사전의료지시제도에서명백히드러난다. 그림 1 독일의 2009 년개정민법에따른연명치료중단절차 - 2 -

환자의자기결정권에대한잘못된이해로환자의과도한요구나환자의진료권에대한무시그리고의사의보호의무에대한침해를야기할수있는위험이존재한다. 환자는자신이가지고있는정보를가지고치료여부는물론, 치료방법등을결정할수있다. 그리고의사는환자의결정을존중해야한다. 환자의결정이일반인의관점에서는물론의사의관점에서비합리적이라고판단되더라도존중되어야한다. 하지만그것이환자가요구하는모든치료방법을의사가따라야한다는것을의미하는것은아니다. 2) 직업적소명에따르는의사의임무는환자의의사에합치할것을전제으로, 환자를치료하고건강한상태로회복시키는것을목표로한다. 이것이불가능하다면생명의유지와연장을목적으로한다. 3) 하지만이러한치료와인간생명의유지또는연장만이유일한의사의임무는아니다. 치료와생명의연장이불가능하다면의료행위의목적은고통을감경하고제거하는것에맞추어져야한다. 4) 따라서의사의소명은획일적인것이아니라주어진상황에따라달라진다. 예컨대, 말기암환자가적극적안락사를요구하거나, 간접적안락사상황에서생명의연장을요구하면서동시에고통의감경을요구하는경우처럼의사의직업적소명에반하거나불가능하다고판단하는치료를의사에게강제할수는없다. 따라서환자의자기결정권은소극적으로자신이원하지않는신체에대한침습을거부할수있다는의미로만보장된다. 5) 만약이러한환자의자기결정권의행사로의사에게치료의무를부과하는것을허용한다면, 이것은자기결정권을제한할수있는사유인 타인의권리 에대한침해가된다. 이러한의무의부과는법질서의불쾌한요청이될것이다. 이경우의사는당해환자의치료를거부할수있으며, 다른의사에게위임하거나다른병원으로전원할것을권유할수있다. 6) 이러한상황에서의사의진료거부는의료윤리와의사의직업적소명에합치하는것으로, 2) BGH, NJW 1978, 1206; LG Karlsruhe, NJW 1992, 756. 3) 이석배, 독일의치료중단기준과입법론, 형사정책제 19 권제 1 호 (2007), 229, 232 쪽. 4) 대한의사협회의의사윤리지침제 16 조제 1 항도 의사는죽음을앞둔환자의신체적, 정신적고통을줄이는데최선의노력을다하여야한다 고하여말기환자에대하여는고통의감경을의사의중요한임무로규정하고있다. 이것은독일의의사협회지침도마찬가지이다.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DÄBl. 95 (1998), A-2366; DÄBl. 101 (2004), A-1298. 5) Reiter-Theil/Hiddemann, Patientenautonomie statt Paternalismus, Onkologie 6 (2000), 190, 196. 6) 이석배, 생명윤리에서생명권과자기결정권, 생명윤리정책연구창간호 (2007), 81, 91 쪽 - 3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의료법제16조제1항과제68조에따른진료거부죄에해당하지않는다고해석하여야한다. 왜냐하면의사는의사로서직업적소명을지킬권리가있다고보아야하고, 의사의직업적소명과의료윤리에합치하는진료의거부는의료법제16조제1항에서예정하고있는 정당한이유 에해당하는것으로보아야하기때문이다. 7) 환자가의사를자유롭게선택하고치료방법등을결정할권리를가지는것과상응하게, 의사도신뢰관계의형성이가능하고자신의의료인으로서의양심과의료윤리에적합한의료행위를할수있는권리를가진다고인정해야한다. 8) 응급의료에관한법률제6조제2항의 응급의료종사자는업무중에응급의료를요청받거나응급환자를발견한때에는즉시응급의료를행하여야하며정당한사유없이이를거부하거나기피하지못한다 는규정을응급환자에대하여는의사의선택권에대한한계를규정한것으로볼수도있다. 9) 응급환자에대하여, 특히환자의생명이나신체의위해를제거하는것은의사의직업적소명에서최우선의과제이다. 따라서응급환자의경우응급상황을벗어나도록응급의료행위를하는것은의사의직업윤리에서핵심적인것으로볼수있다. 하지만응급의료에관한법률제6조제2항의 정당한이유 에는응급환자의경우에도의사에게의학적관점에서불가능한의료행위를요구하거나의료윤리에반하는요구를하는경우에는이를거부할수있는것으로해석하여야한다. 10) 특히응급의료의경우도환자의명시적치료거부의의사표시가있었던경우에는 정당한이유 에포함되는것으로해석하여야한다. 환자의자기결정권은응급ㆍ비응급에따라달라지지않는다. 11) 이러한맥락에서의학적판단의존중은독일과오스트리아의사전의료지시법에서나타나는것처럼사전의료지시서에효력을부여하기위한전제조건이다. 이에대한확실성을보장하기위해위에서언급한제도적장치의하나의대안으로민법또는의료법에서현재민법의해석에상충하지않는범위안에서독일의민법상관련부분을수용하는것을검토할만한가치가있을것이다. 12) 이와관련하여보호자가적정하다고판단되는의료행위를거부하는경 7) 이상돈, 진료인수와응급의료의의무, 의료형법 (1998), 53, 70 쪽. 8) 정현미, 의료법상진료거부금지와응급조치의무, 형사판례연구 [5] (1997), 460, 477 쪽. 9) 이상돈, 진료인수와응급의료의의무, 의료형법 (1998), 53, 70 쪽. 10) 응급의료거부죄에대한자세한내용은이석배, 응급의료거부죄의해석과정책, 형사정책제 21 권제 1 호 (2009), 263 쪽이하참고. 11) 이석배, 생명윤리에서생명권과자기결정권, 생명윤리정책연구창간호 (2007), 81, 92 쪽 - 4 -

우에는응급상황이라면응급의료에관한법률제 9 조에따른시행규칙제 3 조제 3 항에따라응급의료를할수있다는점을고려할수있을것이다. 13) Ⅲ. 환자의의료행위에대한거부권과사전의료지시 1. 사전의료지시의전제로서환자의의료행위거부권 사전의료지시의핵심은환자의자기결정권보장이고, 특정한의료행위를거부할수있는권리를보장하는데에있다. 따라서사전의료지시를제도화하기위한전제조건으로가장중요한것은환자의의료행위에대한거부권의절대적보장이다. 우리법질서는자유로운의사결정을기초로한다. 우리헌법도제10조에서인간의존엄과행복추구권을규정하고있고, 그로부터자기결정권을도출할수있다. 이러한자기결정권은인격권의중요한요소로자율을핵심적요소로하며, 그자율은자신이선택가능한것들의의미를이해할수있고그선택가능한것들중에서선택을할수있는개인을전제로한다. 14) 또한생명권은자신의생명ㆍ신체의불가침에대한권리로, 헌법에규정된모든기본권의전제로서기능하는기본권중의기본권으로우리헌법상최고의기본권으로인정된다. 15) 이러한자기결정권과생명권은한편으로인간의존엄을실현해주고, 다른한편으로존엄권의주체가될수있는인간의지위를유지해줌으로써인간의존엄을보장하는양대축으로헌법상가장중요한기본권이된다. 그리고죽음의문턱에다가선환자도당연히이러한기본권의주체가된다. 16) 이에따라환자는자신의생명과신체의불가침성에대한포괄적 12) 연명치료중단의문제를성년후견제도를통해해결하려는견해로는이은영, 연명치료중단의입법화방안에관한연구, 의료법학제 10 권제 2 호 (2009), 203 쪽이하. 13) 응급의료에관한법률시행규칙제 3 조제 3 항 응급의료종사자가의사결정능력이없는응급환자의법정대리인으로부터제 1 항의규정에의한동의를얻지못하였으나응급환자에게반드시응급의료가필요하다고판단되는때에는의료인 2 인이상의동의를얻어응급의료를할수있다. 14) 헌법재판소 2009. 11. 26. 선고 2008 헌마 385 전원재판부결정. 15)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 다 17417 전원합의체판결 ; 신동일, 사전의료지시서 : 법이론과현실, 안암법학제 28 호 (2009), 229, 236 쪽 16) 독일의경우는헌법제 2 조제 2 항에서생명권을규정하면서환자의의료선택권과관련하여이규정을원용하고있다. BVerfGE 52, 131, 171; Nationaler Ethikrat, Selbstbestimmung und Fürsorge am Lebensende -Stellungnahme- (2006), 19. - 5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인자기결정권을갖는다. 헌법적관점에서환자는자신의신체에대하여치 료를받을것인지를자신의기준에따라스스로선택하고결정할수있다. 환자가자신의의사에반하는신체적침해를소극적으로방어할권리를갖는 다는우리의해석은사전의료지시제도를도입하고있는오스트리아나독일 과일치한다고볼수있다. 하지만치료거부가환자의생명에위험을초래하 는경우그해석의기준은동일하지않다. 세브란스병원사건에서대법원다수의견은 환자의동의는헌법제 10 조에서 규정한개인의인격권과행복추구권에의하여보호되는자기결정권을보장하 기위한것으로서, 환자가생명과신체의기능을어떻게유지할것인지에대 하여스스로결정하고진료행위를선택하게되므로, 환자가그진료행 위의중단을요구할경우에원칙적으로의료인은이를받아들이고다른적절 한진료방법이있는지를강구하여야할것이다. 그러나인간의생명은고귀 하고생명권은헌법에규정된모든기본권의전제로서기능하는기본권중의 기본권이라할것이므로, 환자의생명과직결되는진료행위를중단할것인지 여부는극히제한적으로신중하게판단하여야한다 고하였다. 17) 결국우리 법원은환자의치료거부가생명에위험을초래한다면의사는이러한환자의 요구를거부할수있다는취지로이해된다. 18) 독일과오스트리아에서는비록환자의결정이객관적인관점에서비합리적 이어서그결과로환자가사망에이를위험이있다할지라도의사는환자의 의사를존중해야한다. 독일에서는환자의치료거부결정에반하여환자를 치료한경우에 ( 우리나라의형법규정에따른다면폭행과상해를동시에규 정한 ) 상해죄에해당한다는것이확고한판례의입장이고, 19) 오스트리아에서 는환자의유효한승낙없는의료행위를형법제 110 조에서전단적의료행위 로처벌한다. 사전의료지시의논의는환자의결정이비록객관적ㆍ의학적관 점에서비합리적이라고판단되더라도환자의치료거부권을존중하여야한다 는전제가없이는불가능하다. 20) 환자의의사는최고의법률이다 (Voluntas 17)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 다 17417 판결, 판결문 3-4 쪽. 18) 이점에대한자세한비판은이석배, 연명치료중단의기준과절차, 형사법연구제 21 권제 2 호 (2009), 147, 156 쪽이하참고. 19) 대표적으로 BGHSt 11, 111. 20) 같은입장으로최경석, 생전유언및사전의료지시제도의윤리적ㆍ사회적함의, 경실련ㆍ홍익대학교법학연구소ㆍ한림대학교법학연구소공동주최말기환자의자기결정권존중을위한입법제안심포지엄자료집 (2008.10.), 16 쪽이하 ; 신동일, 사전의료지시서 : 법이론과현실, 안암법학제 28 호 (2009), 229, 235 쪽도유사한입장이다. - 6 -

aegroti suprema lex) 이라는법언은환자의자신에대한질병치료의동의나거절에대한권리로부터소극적인죽음에대한권리까지모두보장되어야함을의미한다. 이러한환자의자기결정권은생명권에서기인하는것이다. 21) 이러한관점에서 인간의생명은고귀하고생명권은헌법에규정된모든기본권의전제로서기능하는기본권중의기본권이라할것이므로, 환자의생명과직결되는진료행위를중단할것인지여부는극히제한적으로신중하게판단하여야한다 는대법원의입장은생명과생명권의개념을혼동한것이라볼수있다. 생명권은생명ㆍ신체에대한불가침권이다. 따라서모든기본권의 ( 환자를포함한 ) 주체는자신의생명ㆍ신체에대해원치않는침습을거부할권리를갖는다. 이점은우리대법원도인정하는것처럼보인다. 22) 생명권을이렇게이해한다면치료중단이생명에위험을초래할수도있더라도자신이스스로치료거부를요구하는경우는우리대법원이생각했던것처럼생명에위험이있을지는모르지만생명권은침해되는것이아니라보장되는것이다. 국가의생명보호의무는자신의생명ㆍ신체에대한침습을거부할수있는권리인생명권을행사하는시민을강제로생명을유지하도록하는것을내용으로하지는않는다. 대법원은나아가 연명치료를중단하는것이객관적으로환자의최선의이익에부합한다고인정 되어야만연명치료중단이가능하다고한다. 하지만환자가진정으로연명치료의중단을원하는것이라면연명치료를유지하는것자체가생명ㆍ신체의불가침권에대한침해가된다. 여기서생명ㆍ신체에위험발생은법적인효과가아니고생명ㆍ신체의불가침권의행사에따른부수효과이다. 일반적인의료행위는물론생명을유지하는처치나치료도거부할수있으며, 이러한의미에서환자는소극적인의미로죽을권리를갖는다. 23) 이러한자기결정의자유는객관적으로비합리적이거나생명에위험을초래하는경우라도제한되어서는안된다. 24) 타인의객관적이고합리적인시각이나 21) 이석배, 형법상절대적생명보호원칙의범위와한계, 한국형법학의새로운지평 - 심온김일수교수화갑기념논문집 (2006), 673 쪽이하참고. 22)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 다 17417 판결. 23) Bottke, 김성돈역, 촉탁살인과안락사, 형사법연구제 16 권특집호 (2002), 197, 207 쪽 ; Hirsch, Einwilligung und Selbstbestimmung, FS-Welzel, 775, 777; Laber, Der Schutz des Lebens im Strafrecht (1997), 116; Otto, Recht auf den eigenen Tod? Strafrecht im Spannungsverhältnis zwischen Lebenserhaltungspflicht und Selbstbestimmung, Gutachten zum 56. D-11f.; Uhlenbruck, Recht auf den eigenen Tod?, ZRP 1986, 209, 214. 24) BGHSt 11, 111; Nationaler Ethikrat, Patientenverfügung (2005), 10; Grundsätze der - 7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전문가의시각에서우호적이고후견적인의도로환자의의사결정을변경하거나대체할수없다. 이러한의료행위에대한환자의거부권을인정하지않으면, 사전의료지시가있다고하더라도생명에위험을초래할연명치료중단을인정할수있는법적근거는존재할수없다. 25) 더구나독일과달리자살관여죄처벌규정을두고있는우리나라의경우는최소한자살관여죄의문제가발생할수있다. 26) 2. 사전의료지시서의법적의미 세브란스병원사건에서대법원다수의견은 사전의료지시는 의사결정 능력이있는환자가의료인으로부터직접충분한의학적정보를제공받은후 그의학적정보를바탕으로자신의고유한가치관에따라진지하게구체적인 진료행위에관한의사를결정하여야하며, 이와같은의사결정과정이환자 자신이직접의료인을상대방으로하여작성한서면이나의료인이환자를진 료하는과정에서위와같은의사결정내용을기재한진료기록등에의하여 진료중단시점에서명확하게입증될수있어야비로소사전의료지시로서의 효력을인정할수있다 고하여일정한경우사전의료지시서의구속력을인 정할수있는것으로보고있다. 또 환자본인의의사에따라작성된문서 라는점이인정된다고하더라도, 의료인을직접상대방으로하여작성하거나 의료인이참여한가운데작성된것이아니라면, 환자의의사결정능력, 충분한 의학적정보의제공, 진지한의사에따른의사표시등의요건을갖추어작성 된서면이라는점이문서자체에의하여객관적으로확인되지않으므로위 사전의료지시와같은구속력을인정할수없고, 아래에서보는바와같이환 자의의사를추정할수있는객관적인자료의하나로취급할수있을뿐 이 라고하여구속력있는사전의료지시서의요건까지제시하고있다. 27) 최근의 존엄사법안도이러한환자사전의료지시의구속력을인정하고있다. 28)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DÄBl. 101 (2004), A-1298, 1299; Schroth, Sterbehilfe als strafrechtliches Problem Selbstbestimmung und Schutzwürdigkeit des tödlich Kranken, GA 2006, 549, 555. 25) 이러한대법원입장에대한상세한비판은이석배, 연명치료중단의기준과절차, 형사법연구제 21 권제 2 호 (2009), 147 쪽이하참고. 26) Hirsch, Behandlungsabburch und Sterbehilfe, FS-Lackner (1987), 597, 602 는환자의의사에따른치료중단으로환자가사망하는경우를자살방조로본다. 27)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 다 17417 판결. 판결문 5-6 쪽. - 8 -

사전의료지시는미래의특정한상황에서특정한의료행위를원한다는또는원하지않는다는장래에대한사전의사를표시이다. 여기서특정한상황은환자가의식이없거나승낙능력이없게되어자신의의사를표현하거나자신이과거에표현했던의사의변경을할수없는경우, 즉자기책임하에스스로자유롭게결정할수없는경우를말한다. 이러한상황에서사전의료지시서를환자가미래의상황에대비하여사전에자기결정권을행사하는명시적의사표시로보아그것을실제환자의의사표시와마찬가지로존중하자는것이사전의료지시제도를도입하고자하는측의입장이다. 29) 또한환자의사전의료지시서를명시적의사와추정적의사의중간에위치한것으로보자는견해도있다. 30) 하지만의료행위, 특히연명치료중단은과거가아니라현재 ( 연명치료중단 ) 시점의환자의의사를묻는것이다. 과거에의사표시를하였다는것이현재의의사를대체할수는없다. 또한사전의료지시제도의도입이환자의자기결정권을강화하기위한것이라면, 환자는의사의설명을충실하게들은후결정할수있어야한다. 의료행위에서자기결정권이중요한것은환자가자신이처한상황을정확하게이해하고스스로자신의신체에대한의료행위를승낙할것인지아닌지에대한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사전의료지시는그특성상구체적으로환자가처한상황에대하여승낙혹은거부의결정을내리는것이불가능하다. 예컨대환자가 나는연명치료를원하지않는다 고사전의료지시를했다고하더라도그유효성에대하여는의문이있다. 이것은기계적인공호흡과주사를통한영양공급을거부한경우도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환자가자신의현재상황에대하여정확하게알고있지못하고, 의사에게설명도듣지않고결정한내용이기때문이다. 31) 따라서환자의사전의료지시가있는경우라도바로그구속력을인정하는데에는여러가지문제 28) 이법안제 13 조이하는이러한사전의료지시의구속력을위한요건들이기술되어있다. 29) 우리나라에서대표적인입장으로이인영, 말기환자의자기결정권존중을위한입법제안, 경실련ㆍ홍익대학교법학연구소ㆍ한림대학교법학연구소공동주최말기환자의자기결정권존중을위한입법제안심포지엄자료집 (2008.10.), 25, 특히 45 쪽이하. BGH NJW 2003, 1588, 1591; Becker-Schwarze, Möglichkeiten der rechtlichen Regulierung einer selbstbestimmten Entscheidung am Lebensende, in: Brüggemeier (hrsg.), Liber Amicorum Eike Schmidt (2005), 1, 18; Eisenbart, Patienten-Testament und Stellvertretung in Gesundheitsangelegenheiten (1998), 126; Uhlenbruck, Selbstbestimmtes Sterben durch Patienten-Testament (1997), 308ff. 30) Schöch/Verrel u.a., Alternativ-Entwurf Sterbebegleitung, GA 2005, 553, 565. 31) 이석배, 연명치료중단의기준과절차, 형사법연구제 21 권제 2 호 (2009), 147, 156 쪽이하참고. - 9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가존재한다. 그러므로법적으로사전의료지시를인정한다고하더라도그자체만으로구속력을인정하는데에는문제가있고, 명시적의사와추정적의사의중간에위치한것으로보는것이타당하다. 따라서구속력을인정하기위한엄격한요건들을제시할필요가있다. 다만, 공증을요건으로한다면오히려복잡한문제를야기할가능성이높으므로이는배제하는것이바람직하다. 32) 2009년 9월 15일대한변호사협회와대한의사협회공동세미나에서대한변호사협회는사전의료지시서의확실성을담보하기위하여공증을요건으로하자는제안을하였다. 33) 하지만환자의가변적인의사를반영하기에공증제도는타당하지못하다. 예컨대사전의료지시서를공증받은환자가생각이바뀌어당시함께있던보호자에게이러한의사를전달하여변호사를불러달라고요구하고, 변호사가도착하기전에결정무능력상태가된경우이론적으로사후의의사가중요하다고볼수있지만, 변호사가보관중인공증문서의효력을부정하는것은현실적으로어려움이있다. 아울러우리나라의경우는공증제도를도입하고있는오스트리아와비교해볼때, 특히고비용의문제로공증인, 변호사에대한접근성이떨어진다는점도고려한다면오히려환자의의사를확실히증명하기위한공증제도가오히려환자의의사를왜곡시키는문제가발생할위험이크다. 34) 3. 환자본인의작성 사전의료지시제도가도입된다고하더라도, 우리나라처럼가족주의적색체가강한국가에서얼마나환자의자기결정권에기여할수있을지도의문이다. 대한의사협회의의사윤리지침은물론이고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도환자의의사와관계없는보호자의의사에따르는규정을두고있다. 나아가이러한예 32) 사전의료지시에서구속력을위해공증제도도입을주장하는입장으로는안원모, 백경희 - 환자의치료중단의사의진실성담보를위한방안에대하여 에대한토론문, 연명치료중지관련입법가이드라인제시, 대한변호사협회ㆍ대한의사협회공동세미나자료집 (2009. 9. 15.), 77 쪽이하. 33) 안원모, 백경희 - 환자의치료중단의사의진실성담보를위한방안에대하여 에대한토론문, 연명치료중지관련입법가이드라인제시, 대한변호사협회ㆍ대한의사협회공동세미나자료집 (2009. 9. 15.), 77 쪽이하. 34) 이점에관하여는현재사전의료지시서의공증제도를시행하고있는오스트리아에서도커다란논란이있다. 이석배, 오스트리아환자사전의사표시법, 한국의료법학회지제 12 권제 2 호 (2007), 111 쪽이하참고. - 10 -

들은환자의사전의료지시가있는경우라도의사의입장에서보호자의의사 에반하는결정을내리기가어렵다는점을보여준다. 2009 년 9 월대한의사 협회가제시한 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 ( 안 ) 도환자가스스로결정할수 없을때에는대리인또는후견인이대신할수있다고규정하고있다. 35) 만약 사전의료시지제도도이렇게가족의영향을벗어나지못한다면, 환자의자기 결정권존중을위해도입을시도하는제도의의미가상실된다. 따라서가족 등의의사와독립적으로연명치료중단을결정할수있는제도가마련되지않 는한이러한제도는오히려보호자등에의한환자의자기결정권침해의위 험성이더크다. 실제로독일의연방대법원도환자의추정적의사를판담함 에가족, 친지등에의해서환자의추정적의사가왜곡될수있는위험성에 대하여인정하고경고하였다. 36) 실제우리나라도이러한위험은존재한다. 오도연등의연구에따르면보 라매병원에서 2003 년 1 월부터 2004 년 4 월까지 143 명의환자에게 DNR 동의 서를받았지만이중본인이직접동의서를작성한경우는단 1 명에불과했 고, 나머지는대부분가족에의해서작성되었다고한다. 또한김도연등의연 구에따르면대학병원에서받은 296 건의 DNR 동의서중본인이작성한것 은한건도없었다고한다. 37) 이와관련하여서울대학병원이시행하겠다고밝힌사전의료지시제도는그 대상을말기암환자로제한하고있고, 거부할수있는의료행위의대상도심 폐소생술, 혈액투석, 인공호흡으로한정하고있다. 38) 말기암환자라는단서를 붙이고심정지나혈액투석, 인공호흡등이필요한상태가된다면, 환자의의 사에반하여연명치료를계속하는것은의사의직업적소명에반한다. 39) 다 만위에서언급한위험성을피하기위해서이제까지본인이외의자에게 DNR(Do Not Resuscitation) 동의서를받던관행을깨고의식있는환자가 직접설명을듣고작성한경우라면사전의료지시서의활용은당연히허용될 수있을것이다. 40) 35) 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제정특별위원회, 연명치료중지에관한지침 ( 안 ), 연명치료중지관련입법가이드라인제시, 대한변호사협회ㆍ대한의사협회공동세미나자료집 (2009. 9. 15.), 13, 17 쪽. 36) BGHSt. 40, 257. 판결요지참고. 37) 통계는허대석, 사전의사결정에관한국내동향, 2008 년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추계학술대회발제문에서재인용. 물론이러한현실을가족이대리결정할수있다는근거로사용하기도한다. 38) 2009 년 5 월 18 일경향신문등각일간지참고. 39) Grundsätze der Bundesärztekammer zur ärztlichen Sterbebegleitung, DÄBl. 101 (2004), A-1298. 40) 이석배, 연명치료중단의기준과절차, 형사법연구제 21 권제 2 호 (2009), 147, 159 쪽. - 11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하지만 PVS환자는말기암환자와는다르다. 위에서본것처럼 PVS 자체는질병이아니다. 또한말기암환자와는달리 PVS환자의경우는긴급한처치를요하는경우가많지않고, 치료중단이고려될시점은이미의식을상실하고긴시간이지난후가대부분이다. 따라서 PVS환자는그판단기준이그상태에서의식회복가능성이아니라, 기저질환에따라평가해야한다. 결국 PVS 에있는환자는말기암환자와는달리 PVS에있는기간이문제가아니라, 의사에의한질병에대한예후에의해상태가달라지므로, 단순히 PVS에대비한연명치료중단의사전의료지시서는인정할수는없다. 41) IV. 기타문제 1) 사전의료지시서는환자가자신의자기결정권을보장받기위해서작성하 는것이다. 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하지않는것도환자의권리라고할수있 다. 따라서사전의료지시가의료행위를개시하거나유지하는조건이되어서 는안된다. 이러한관점에서사전의료지시서의작성을강요하는것이허용되 어서는안된다. 독일개정민법제 1901a 조제 4 항과오스트리아사전의료지시 법제 10 조와제 15 조에서이러한규정을두고있다. 2) 사전의료지시는환자가결정능력이있는상태에서미래에자신이결정 능력이없을때를대비하여이루어지는의사표시이므로, 표시되기만하면족 하다. 따라서사전의료지시의방법은제한이없다고보는것이타당하다. 구 두로도가능하고문서로도가능하다. 다만실제환자사전의료지시가필요한 상황에서증명력의차이는부정할수없다. 이에따라가급적문서로작성할 것이추천되기는한다. 42) 3) 사전의료지시제도를도입하고있는오스트리아나독일에서는건강보험 이모든의료비를부담한다. 이와는달리우리나라에서의료비의일부를환 자가, 더정확하게는환자를포함한가족이부담하는현실을고려해야한다. 이러한현실은경제적인이유로환자가치료거부의사전의료지시를작성할 위험성을드러낸다. 43) 물론경제적인이유로치료를거부하는것도자기결정 41) 이문제점에대한지적은이석배, 생명의종기에서형법상생명보호, 형사법연구제 19 권제 3 호 (2007), 445 쪽이하, 특히 455 쪽이하 ; 연명치료중단의기준과절차, 형사법연구제 21 권제 2 호 (2009), 147, 156 쪽이하참고. 42) 독일에서 2009 년사전의료지시법이시행되기이전의대부분입법안들은문서로작성할것을그내용으로하고있다. - 12 -

권의표현이라고생각한다. 예컨대아주많은비용을지불해야하지만가능성이크지는않은유일한치료방법에대하여, 환자는자신의가족에게짐이된다고생각하여거절하는경우를생각해볼수있다. 사전의료지시제도는객관적으로합리적인의료행위를거부하는것도유효하다는것을전제로한다. 어떠한이유라도환자는의료행위를거부할수있다. 하지만이러한사례는독일이나오스트리아에서는발생하지않을것이다. 왜냐하면오스트리아와독일은국가건강보험이모든비용을부담하기때문에, 최소한의료행위지속에관한결정에의료비는고려되지않기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경제적인이유로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하는환자의자기결정권도존중되어야하지만, 국가적인차원에서는불행한사건이될것이다. 오스트리아와독일의논의에서국가적인차원의의료비분배의효율성을고민하는것은행정담당자이외에는없다. 그리고그밖에사람들은경제적인이유로의료행위거부의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할것인지를고민하지않는다. 의료비부담의문제에대한고민없는사전의료지시제도의도입은투병중인환자가자신의상태이외에경제적인이유로자신의생명을포기하는상황이발생할수있고, 이는우리국민을오스트리아나독일의국민보다불행한국민으로만들수있다. 4) 사전의료지시제도를도입한다고하더라도대부분의환자는이러한의료지시서를작성하지않을것이라는점도예측가능하다. 44) 대법원도세브란스병원사건판결에서사전의료지시서가없는경우추정적의사에의한다고하고있다. 그런데 추정적의사 에대하여는그개념은물론이고그기준에대해서도기본적인의문이존재한다. 45) 意思는 의사형성 을전제로하기때문에더이상의사결정능력이없는사람에게서 ( 추정적 ) 意思 를인정한다는것은설득력이없다. 질병에의해서이러한의사형성이더이상불가능하다면, 조사될수있는의사도존재할수없다. 43) 이러한위험성에대하여자세하게는신동일, 사전진료지시서 : 법이론과현실, 안암법학제 28 호 (2009), 229, 245 쪽이하참고. 44) 이점에관하여는오세혁 / 정화성, 사전의료지시의한계, 의료법학제 11 권제 2 호 (2010), 239, 262 쪽이하. 45) Beckmann, Patientenverfügungen: Entscheidungswege nach der gesetzlichen Regelung, MedR 2009, 582, 584; Dewitz/Kirchner, Der Entwurf eines 3. Gesetzes zur Änderung des Betreuungsrechtes vom 1. November 2004 und das Grundgesetz, MedR 2005, 134, 141f.; Duttge, Preis der Freiheit: Zum Abschlussbericht der Arbeitsgruppe»Patientenautonomie am Lebensende«(2004), 53ff.; Höffling, Gesetz zur Sicherung der Autonomie und Integrität von Patienten am Lebensende, MedR 2006, 25, 30ff.; - 13 -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보고서 추정적의사 의 조사 라는기준은당사자가만약결정할수있었다면아 마도특정한의료행위의선택또는포기를결정했을것이라는개연성을말해 줄수는있다. 하지만개연적의사는특히치료중단의경우에의사로서충 분하다고볼수없다. 46) 이러한관점에서 추정적의사 라는법형상에대하 여 Taupitz 는 허구적인추정적의사는쉽게인정될것이고, 그에따른결정 을가장적합한결정으로서환자의추정적의사에일치하는것으로그리고 그에따라최고의가치를가지는자기결정권에의해서정당화되는것으로설 명하는실용적인도구가될것 이라는우려를나타냈다. 47) 게다가재판실무 에서 추정적의사 의적용에대한불확실성이팽배해있다. Höfling 에따르 면독일의경우후견법원의법관들을대상으로한설문조사에서 44% 가치료 중단에대한결정에서 추정적의사 를근거로할수는없다는입장을밝혔 다고한다. 48) 여기서의사의설명도문제가된다. 추정적의사 에따라결정이이루어지 는한에서, 환자는구체적인현재의의료행위상황에대하여명백한결정의 사와구속의사가없다. 그래서그와관련된의사의설명도요구되지않았다. 따라서환자는설명을들은바없고의사의설명은기껏해야환자의대리인 에게전달될뿐임에도불구하고, 차후에 추정적의사 는치료행위또는치 료행위의포기를포함해야한다. 대리인은자신이자신의의사로결정하는 것이아니라환자의의사에따른결정을해야한다. 환자의사전의료지시가 있는경우에는의사가설명의무를이행하지않았더라도, 정보를제공받지않 고사전의료지시를작성한환자가묵시적으로설명에대한권리를포기했다 고추정하고그에따라정당화될수있다. 하지만환자가구속적인표현을 할생각이없었고따라서의사의설명에대해서생각해보지도않았다면이러 한사고는공허하다. 그래서 추정적의사 는설명에의한의사가아니므로 일반적인의료윤리와의료법상원칙인 충분한설명에의한동의 (informed concent) 와는무관하다고볼수있다. 49) 46) 이석배, 독일의환자사전의사표시법, 원광법학제 26 권제 4 호 (2010), 337, 349 쪽 ; Beckmann, Patientenverfügungen: Entscheidungswege nach der gesetzlichen Regelung, MedR 2009, 582, 584. 47) Taupitz, Empfehlen sich zivilrechtliche Regelungen zur Absicherung der Patientenautonomie am Ende des Lebens?, Gutachten A zum 63. Deutschen Juristentag (2000), A-38. 48) Höffling, Antizipative Selbstbestimmung - eine kritische Analyse der Entwürfe zu einem Patientenverfügungsgesetz, GesR 2009, 181, 185. 49) 이러한점을포함하여사전의료지시서의윤리적문제점에대한고찰과아주제한적인활용만을인정하는문헌으로는이동익, 사전의료지시서논의와내용에관한윤리적고찰, 가톨릭철학제 10 호 - 14 -

V. 결론 사전의료지시는환자가원하지않는의료행위를거부하는환자의자기결정권보장을위하여고안된것이다. 정확하게말하면독일과오스트리아의사전의료지시제도의유용성이인정되는대상은 PVS환자에국한된다. 독일과오스트리아에서환자는사전의료지시서를작성할때의료비문제를고려하지않고환자의입장에서결정할수있다. 그러나특히고비용 50) 의료행위인 PVS환자에대한연명치료의경우우리나라현실에서의료비를고려하지않고결정하는것은거의불가능한일이다. 앞에서사전의료지시제도의도입을위한여러가지윤리적, 법적전제조건들을검토해보았지만, 그이전에의료행위를받고싶지만경제적인문제로거부하는문제에대하여더많은고민을해야하는것은아닌지하는생각이든다. (2008), 409 쪽이하. 50) 예컨대세브란스병원사건에서김할머니가의식을잃은후대법원공개변론이있을당시까지약 14 개월동안약 1 억 7 천만원의자기부담금이발생하였다. -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