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연구 2000-특-2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연구책임자 : 정범모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공동연구자 : 박영식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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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정책연구 2000-특-2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대한민국학술원 정 범 모 교 육 인 적 자 원 부

2 교육정책연구 2000-특-2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연구책임자 : 정범모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공동연구자 : 박영식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3 이 연구는 2000년도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정책 연구과제에 의해 연구되었음. 이 연구는 교육인적자원부 학술연구비로 수행되었으나, 본 연구에서 제 시된 정책대안이나 의견 등은 교육인적자원부의 공식의견이 아니라 본 연구진들의 개인 견해임을 밝혀둡니다.

4 머리말 한 시대, 한 사회의 문화는 언제나 항상성과 가변성을 지닌다. 그래서 그 문화는 정체성 ( 正 體 性 )을 견지하면서 계속 발전해 간다. 한 나라의 교육 또한 그런 항상성과 가변성을 병유( 竝 有 )하면서 시대적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은 이 보고서의 주제인 지식기반사회 의 교육이라는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것을 정보화사회라고 부르건 지식산업사회 또는 지식기반사회라고 부르건, 세계가 20 세기 후반을 고비로 난숙한 공업사회에서 제 3의 물결 로 접어든 것은 확실히 문화사의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한국교육도 이 변화에 슬기롭고 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광케이블 시대에 우편 배달부의 편지만 고집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또 한편 예나 지금 이나 그리고 내일에도 있어야 할 한결같은 교육 본연의 사명은 견지해야 한다. 아무리 광 케이블 시대라 해도 정갈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편지 한 장 쓸 줄 모르는 우도 범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우선 어떤 대응이 슬기롭고 과감한 것이며, 어떤 대응이 우둔하고 경솔한 것이냐 에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로, 변화에 대한 그런 슬기롭고 과감한 대응책도 긴요하지 만, 동시에 교육붕괴 등으로 이지러져 잃어버린 교육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대책도 시급하 다. 이 연구보고서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이 보고서는 4부로 구성되어 있다. Ⅰ부에서는 우선 지식기반사회란 무엇인가, 그 성격 을 고찰하고, Ⅱ부에서는 그런 지식기반사회에서 지향해야 할 교육이념의 방향을 논의한다. 그리고 Ⅲ장에서 취함직한 교육정책의 방향을 고찰한 다음, Ⅳ부에서 결론적으로 주요한 논점과 제안들을 요약한다. 두 연구자는 수차의 협의를 거쳐 연구방향에 관한 합의에 이른 다음, Ⅰ부와 Ⅱ부는 정범모가, Ⅲ부는 박영식이 집필 서술하였다. 그리고 부록으로서, 이 연구에서 참고한, 같은 주제에 대해서 의견 개진을 의뢰한 여섯 분의 소고의 글을 실었다. 이 연구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연구지원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혀 둔다 정범모 박영식 적음

5 차 례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 1. 인간, 사회, 지식 1 1) 돌도끼 2) 손과 대뇌 3) 지식의 나무 4) 인간과 지식 : 자아실현 5) 지식과 사회 : 사회발전 2. 지식기반사회란? 7 1) 지식의 생산, 전파, 응용 2) 지식기반사회의 배경 3. 지식이란? 15 1) 다양의 통일 2) 의미의 세계 3) 지식의 형태 : 지식, 심상, 규범 4) 지력 : 기억에서 창의력까지 4. 앎의 지외적( 知 外 的 ) 요인들 21 1) 지 정 의 체의 종합작용 2) 정의적 풍토 3) 사회문화적 풍토 4) 지식가치관 Ⅱ. 교육이념의 방향 추구해야 할 교육이념 27 1) 인간지향과 사회지향 2) 전인 3) 민주주의 4) 자발과 자율

6 2. 길러야 할 지적 능력 : 지적 교육목표 33 1) 사고력 2) 창의력 3) 정보관리능력 4) 호기심과 내재적 동기 3. 조성해야 할 지적 풍토 43 1) 문화지향 풍토 2) 부동의의 자유 3) 다양성 4) 개방성 5) 자유민주주의 풍토 4. 지켜야 할 교육원리 49 1) 우선 급한 교육정상화 2) 자발 자율의 원리 3) 항상성과 적응성 4) 균형과 역점 5) 기반과 첨단 6) 평생교육 : 네 가지 교육세력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왜 다시 교육정책인가? 57 1)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2) 성장의 한계와 구조조정 3) 세계화와 교육의 경쟁력 4) 정보화와 교육의 변화 5) 교육의 중심으로서의 인간교육 6) 교육풍토의 정상화 7) 교육의 자율성 신장 2. 보통교육정책 75 1) 보통교육정책 일반 (1) 교육과정의 축소

7 (2) 특별활동의 풍요화 (3) 교수법의 쇄신 (4) 교권의 회복 (5) 학교교육과 학원교육 2) 대학입시와 보통교육 (1) 대학입학시험제도의 변천 (2) 대학입시제도의 원칙들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 전인적 평가 - 수험생 부담 줄임 - 여러개의 좋은 대학 - 학벌사회의 근절 - 대학의 자율 - 3. 대학교육정책 94 1) 대학교육의 경쟁력 (1)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2) 교수방법의 개선 (3) 대학체제의 이원화 (4) 대학의 특성화 2) 대학의 개방화와 학사제도의 개편 (1) 닫힌 대학에서 열린 대학으로 (2) 교수업적평가기준의 강화와 교수계약제 (3) 교수채용의 원칙들 (4) 전공선택의 자유와 모집단위 광역화 (5) 학부와 전문대학원의 분리 3) 정보화와 대학의 변화 (1) 정보통신혁명과 사이버공간 (2) 대학의 변천과 사이버대학 (3) 사이버대학의 출현과 대학의 충격 4) 대학교육재정의 확보와 배분 (1) 열악한 대학교육재정 (2) 대학의 자율화와 기여입학 (3) 대학교육재정의 확대방안

8 Ⅳ. 요약 129 부록: 학자들의 소고 161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한 고등교육 교육이념은 이미 있다. 지적호기심의 개발 명문대학의 반성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과학기술교육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학의 변화

9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지식( 知 識 )이 사회 운영의 기반이 된다는 뜻으로서의 지식기반사회 는 현대를 특징짓는 개념이기 전에, 인류의 발상 이래로 이어져 내려 온 인간사회의 한 근본 특징이었다. 이런 관점에서는 지식기반사회란 별로 새로운 개념이 아니고, 그저 인간사회 의 동의어라고도 볼 수 있다. 그 근력으로서는 호랑이, 늑대를 당하지 못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더 말할 나 위없이 그의 지식과 그것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지력( 知 力 ) 때문이다. 인간의 조상이었다고 하는 원숭이들이 지금도 맹수 앞에서는 맥도 못추고 나무에서 나무로 도망다니기 바쁜 것 을 보면, 지식 유무의 차이는 엄연하다. 다만 그 지식이 삶을 결정하는 지식결정적( 知 識 決 定 的 ) 추세가 문명사의 진전과 더불어 점점 광범위하고 강력해지면서, 이제는 뭇 동물 등 만물만 아니라 경제사, 정치사, 인간사 에서의 만사가 지식에 의해서 지배 되어 가는 세계에 급속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지식기반사회를 문제삼는 연유일 것이다. 지식으로 추위, 더위를 물리친 것은 옛말이고, 이 제는 우주라는 세계, 원자라는 세계, 유전자라는 세계마저 지식으로 지배 하려는 세계고, 더구나 그런 지식 추구에 개인도 나라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지식기반 사회라는 개념을 발생시킨 계기일 것이다. 논의의 순서상 우리는 이 제 Ⅰ부에서 우선 원초적( 原 初 的 )으로 인간과 인간사회에서 지 식이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본다. 1. 인간, 사회, 지식 인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식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어떤 목적에 사용하는 지식의 동물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인간 종( 種 )의 이름으로도 homo sapiens, 즉 이성의 인간 이 라고 하고, 또 한 특징을 homo fabre, 즉 도구의 인간, 도구를 쓰는 인간이라고도 한다. 그것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절대적인 차이인지 아니면 그저 상대적인 차이인지는 고사하 고 그 차이가 엄청난 것만은 확실하다.

10 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1) 돌도끼 약 400만년 전에 진화해 나왔다는 인류가 돌도끼라는 연장을 만들어내고 쓰기 시작한 것 은 약 180만년 전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돌도끼의 출현은 인간문화사의 시발점이라고도 해야 할 만큼 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지식 생산과 지식 응용에 따른 인간 문화의 시초를 상징한다. 돌도끼, 돌칼, 돌창, 돌촉의 발견은 실은 많은 지식을 요구한다. 어느 날 무심코 장난하 다가 또는 호기심에서 돌을 만져보고 던져보고 했다. 그러다 원시인은 차차 돌이 딴딴하다 는 것, 던지거나 때리면 다른 물건이 으깨진다는 것, 다른 더 딴딴한 돌로 때리면 깨지고 단면이 생긴다는 것, 또 다른 방향으로 때리면 예리한 날이 생긴다는 것, 돌에 결이 있다는 것, 딴딴하고 예리한 날일수록 다른 물건을 더 잘 자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그것 으로 맹수를 찔러 잡을 수도 있고, 그 가죽을 벗겨낼 수 있고, 그 살을 저며낼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돌칼로 나무 따위를 자르고 깎고 다듬어서 다른 여러 가지 연장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여러 가지를 만들어내는 요령 기술 도 알아냈다. 그들은 그런 지식들을 기억도 하고, 생존에 극히 유리하고 필수적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아들 딸들에게도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인간들의 지식기반사회 가 시작 된 셈이다. 지식의 생산, 응용, 전파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는 원시인들에게도 응당한 여러 가지 지적( 知 的 ) 능력이 필요했을 것은 능히 짐작이 간다. 공간 지각력, 수량 지각력, 기억력, 기억 재생력, 변별력, 유추력, 일반 화 능력, 상상적 조작력 등이다. 호기심도 빼놓을 수 없다. 또, 그때 원시인들이 어떤 말을 썼는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사고를 조직하고 기억을 쉽게 하고 의사 소통과 전달을 가능 하게 하는 어떤 기호, 어떤 상징 즉 어떤 말 을 만들고 쓰는 언어능력이 있었을 것도 틀림 없다. 이런 지적 능력들을 통털어 우리는 지능, 지력, 지성 또는 이성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지적 능력들이 동물들의 진화론적 경쟁에 인간을 절대 우위에 올려 놓았을 뿐만 아니 라, 원시인 사회들 사이의 생존경쟁에서도 상대적 우위를 결정하게 했을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어떤 연유로든 지적 활동이 활발해서 많은 지식과 그것을 이용한 많은 연장을 가지 고 있는 족속이 생존에 유리하고 그렇지 못한 족속은 아메리칸 인디언처럼 도태되어 갔을 것 이 틀림없다. 그런 생존경쟁은 그때 원시사회로부터 지금 현대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11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3 2) 손과 대뇌 고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손과 대뇌의 발달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즉 손의 발달과 대뇌의 발달이 상부상조한다는 것이다. 진화론적으로 섬세한 손놀림의 필요가 대뇌 의 발달을 자극했고, 대뇌의 발달이 손놀림 그리고 나아가 상상적 손놀림 과 추상적 조작 ( 操 作 )까지 가능하게 하면서, 한편 지식 기술이 발달해가고 다른 한편 대뇌가 점점 커지 고 발달해갔다는 것이다. 기실 400만년 전, 네 발 아닌 두 발로 서는 양족성( 兩 足 性 )으로 인간이 진화했을 때의 중요한 사건은, 두 발로 걸어다니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자유롭게 여러 가지로 쓸 수 있는 두 손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그 손의 손가락들이 다른 동물들 손가락처럼 다 한 방향으로 오므리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지금도 원숭이들이 그러듯이), 엄지가 다 른 손가락을 맞대어 움직일 수 있는 맞대는 엄지 로 발달했다는 사실은 아주 섬세한 손놀 림 그리고 그에 따라 아주 섬세한 지적 조작을 가능하게 한 셈이다. (엄지를 쓰지 않고 바 늘에 실을 끼워 보면 엄지 고마운 줄 알 수 있다.) 그래서 두뇌는 점점 더 커지고, 커진 두 뇌는 점점 더 진화론적 경쟁에 유리해졌다. 신경생리학자들은, 인간의 뇌를 계통 발생적으로 발달해 온 세 부분으로 구성된 삼위일 체뇌( 三 位 一 體 腦 ) 라고 한다. 뇌의 기저핵에는 주로 생리기능과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파충 류 단계에서 발달한 파충류뇌 가 있고, 중뇌에는 새끼를 낳고 기르고 보살피는 데 필요한 구포유류뇌 가 있고, 뇌의 바깥 부분 대뇌피질이 주로 인간의 고등한 사고를 담당하는 신 포유류뇌 를 구성한다. 인간의 대뇌피질은 유난히 크고 넓고 주름살이 많다. 즉 피질의 면 적이 아주 넓다. 이런 인간의 뇌에는 약 천억의 뇌세포들 사이에 수백조의 신경연접( 神 經 連 接 )이 형성되어 있다. 그 복잡한 신경연접들 속에 인간의 복잡한 지식들이 담겨져 있고, 그 신경연접들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사고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결정되는 셈이다. 인간의 뇌가 유난히 큰 것은 주로 그런 대뇌피질의 발달 때문이다. 그리고 대뇌피질의 발달의 계기는 두 손이 생기고 맞대는 엄지가 생겨서 섬세한 손놀림의 가능성이 제공했고, 손놀림과 피질이 상부상조하면서 긴 세월의 진화에서 대뇌는 점점 커져갔다는 것이다. 손 놀림, 즉 기술과 지식, 지식과 대뇌, 대뇌와 기술은 인류 탄생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이

12 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런 기술과 지식과의 관계는 한편 지식은 궁극적으로 현실적 조작의 기반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또 한편 기술은 지식에 기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3) 지식의 나무 지식 때문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는 말은, 약간 종교적으로 해석한다면, 지식 때 문에 인간은 동물을 넘어서 신성( 神 性 )에 가까워져서, 약간 하느님 과 비슷해졌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하느님처럼 전지전능( 全 知 全 能 )은 아니더라도 반지반능 정도는 되었다는 말 이다. 기실 지식 때문에 하느님이 새만 날게 만든 하늘을 인간도 스스로 날 수 있게 되었 고, 하느님만 알고 있던 원자 속의 비밀, 유전자의 비밀을 상당히 많이 알아냈다. 그것은 어찌 보면 하느님의 권한에 대한 침범( 侵 犯 )이다. 기실 유전공학으로 인간복제까지 계획할 지경이면 명백히 침범인 셈이다(하느님이 있다면). 기독교 성서의 이야기가 상징적이다. 아담과 이브는 하느님이 따먹지 말라고 단단히 일 러 둔 금단의 열매를 뱀의 꾀임에 넘어가서 따먹고 말았다. 그것은 지식의 나무 의 열매였 다. 그때부터 아담과 이브는 참됨과 거짓,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을 알게 되었다. 하느 님은 화가 나서 벌로서 뱀은 생전 땅바닥을 기어다니게 만들고, 아담과 이브는 생명의 나 무 의 열매마저 따먹고 죽지 않는 영생자( 永 生 者 )가 되는 것까지 탐내지 못하도록, 진위, 선악, 미추 사이를 헤매다가 결국은 죽을 한생자( 限 生 者 )가 되게 하여 에덴 동쪽으로 내쫓 아버렸다. 이 이야기엔 몇 가지 상징이 있어 보인다. 본래 지식의 나무는 하느님 나라의 것이고 지 식은 하느님 나라에 감추어져 있는 귀물( 貴 物 )이라는 것, 그것을 얻으려고 탐내는 것은 하 느님 권한의 침범이라는 것, 그래도 인간은 혹 벌을 받더라도 지식을 찾지 않으면 안되게 스스로 운명 지어졌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지식을 알았다고 그것이 반드시 행복을 뜻 하는 것은 아니고, 언제나 진과 위, 선과 악, 미와 추 사이를 헤매야 하고, 지식이 진으로 도 위로도, 선으로도 악으로도, 미로도 추로도 사용될 수 있는 양날의 칼 이라는 것도 은연 중 상징하고 있다. 이런 상징은, 예컨대, 지식 또는 진리는 깊이 감추어져 있기에 그리 호락호락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추구엔 엄격한 연구절차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고, 직시 내지 진리의 발견이 때로는 신의 노여움, 실제에서는 종교, 권력, 관습 등 기존 사회질서의

13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5 노여움을 사서 극단의 경우 소크라테스나 이차돈처럼 사형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의미 한다. 또 원자력에 관한 지식은 평화적으로 발전에 쓰일 수도 있고, 사악한 대량학살의 무 기로 쓰일 수도 있다. 인간은 지식 추구는 인간에게 불가결하고 불가피하기도 한 활동이다. 그러나 지식의 생 산, 지식의 응용, 지식의 전파 전달 그 자체만으로 참됨과 서함과 아름다움의 보람이 실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많은 지식외적( 知 識 外 的 ) 요인들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것은 지식의 생산과 응용 그리고 교육에서도 매한가지다. 4) 인간과 지식: 자아실현 인간은 그 큰 대뇌 때문에 지식을 추구하고 활용하도록 스스로 운명 지웠다. 따라서 아 는 것 자체는 인간에게 크나큰 기쁨이다. 아침에 길을 알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는 공자의 극단론이 아니라도, 서너 살짜리가 연발하는 왜?, 왜?, 왜? 라는 질문은 앎의 허기증 을 말한다. 큰 뇌가 텅 빈 채로는 견디기 어렵다는 말이다. 인간은 수많은 욕구( 欲 求 )의 존재다. 산다는 것은 욕구의 연속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구 구조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물론 배 고프면 먹고 싶고, 추우면 따뜻한 곳을 찾고 싶고 등 여러 생리적( 生 理 的 ) 욕구들이 있다. 또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고 싶고, 무서운 사람은 피하고 싶고 등 여러 정서적( 情 緖 的 ) 욕구들도 강하다. 사람들 그룹에 끼고 싶고, 사람들의 인정도 받고 싶고 등 여러 사회적( 社 會 的 ) 욕구들도 많다. 그리고 어떤 일을 이룩하고 싶 고 진실을 알고 싶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고 나의 뜻을 펴고 싶고 등 여러 가지 자아실현 ( 自 我 實 現 )의 욕구들도 세다. 다시 말해서 자아실현의 욕구는 성취( 成 就 ), 자존( 自 尊 ), 인 지( 認 知 ), 심미( 審 美 )의 욕구 등을 말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이 네 가지 욕구는 거의 동등하게 중요하고 긴요하다. 기근이나 전쟁터 에서와 같은 극단적 위급 사태에서는 비교적 하위( 下 位 ) 욕구인 생리적, 정서적 욕구가 더 강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나, 의식주( 衣 食 住 )가 그리 급하지 않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 리어 상위( 上 位 )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들이 대부분의 관심사를 차지한다. 사람에 따라서 는 예컨대 가난 속에서도 두려움 속에서도 또는 외로움 속에서도 성취를 이루고 자존을 지 키고 진리를 찾으려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인간의 인간다운 삶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14 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지식 탐구의 동기는 대부분 이중에서 자아실현의 욕구, 그중 특히 인지, 심미, 성취의 욕 구에서 발달한다. 다시 비유해서 그것은 큰 두뇌의 텅 빈 곳을 그대로 둘 수 없어 무엇으 로든 메우려는 갈구인 셈이다. 물론 지식 탐구의 동기엔 의식주, 경제발전 등 생리적, 정서 적, 사회적 욕구에 연유하는 실용적인 동기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찾아낸 지식도 머 리의 텅 빈 곳을 메워 주기는 한다. 그러나 다시 돌도끼 이야기로 돌아가서, 처음 돌도끼를 발견한 원시인이 그저 호기심 으로 돌을 이리 저리 만져보고 던져보고 깨보고 하다가 돌도 끼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호랑이를 잡으려는 실용적 목적 으로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돌도 끼 생각을 했는지, 좋은 토론거리가 될 수 있는 문제다. 그것은 호기심에서 추구하는 기초 연구 가 먼저냐, 실용 을 추구하는 응용연구 가 먼저냐라는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 문 제의 토론은 나중으로 미룬다. 다만 여기에서는 지식 추구는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 인간이 스 스로의 인간됨을 찾고 이룩하려는 욕구에 직결된 활동이라는 사실과, 그리고 특히 그중 인 지의 욕구는 호기심에서 발달하며, 호기심은 인간의 터무니 없이 큰 두뇌에 연유한다는 기 제에 주목하려 한다. 5) 지식과 사회: 사회발전 역사를 거듭하면서 한 사회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지식, 기술, 예술, 도구, 제도, 관습, 사상, 신앙 등은 축적되어 그 사회의 한 거대한 문화체계( 文 化 體 系 )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 고 그중 어떤 것은 그대로, 어떤 것은 도태되고, 어떤 것은 병용되고, 어떤 것은 새로 첨가 되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계승되어 간다. 한 진화론자는, 생물의 유전인자(gene)들이 생존경쟁을 거쳐 계승되면서 세대에서 세대 로 이어져 가듯이, 문화에도 문화인자(meme)들이 있어서 그것들도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것은 전승되고 불리한 것은 도태되고 돌연변이도 생기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간다고 주장했다. (meme은 gene과 운을 맞추어 그가 만든 단어다.) 지식은 물론 그런 문화인자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 사회의 문화는 말하자면 그 사회의 모든 삶의 지혜( 知 慧 )의 집결체다. 그것에 따라 살아가면 그 사회가 원활하게 경영될 것이라는 지혜들이다. 앞으로 전개될 시대사회( 時 代 社 會 )에 적절하고 풍성한 지혜를 담고 있는 사회문화는 발전 할 것이고, 부적절하고 빈약한

15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7 지혜를 담고 있는 문화는 쇠퇴할 것은 자명하다. 쉬운 예로 과학기술이 풍성하면 그 사회 는 경제가 발전할 것이고, 정치제도와 관습이 부적절하면 그 사회는 파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시민적 도의의식이 부족하면 그 사회는 와해로 치다를 것은 뻔하다. 물론 무엇을 발전 으로 보느냐에는 생각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것을 일단을 국가의 안 전, 경제의 풍요, 정치의 안정과 생동, 문화의 생산, 도의의 성숙이라고 받아들인다 하면, 이 하나하나 모두에 적절한 그리고 풍성한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은 예를 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옛부터 인간사회, 민족국가의 운행( 運 行 )은 그 사회의 외적 자연조건이 결정 하기보다 그 내적인 문화조건들에 의해서 결정되어 왔다. 여기에서 우리는 지식 의 좁은 뜻과 넓은 뜻에 언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좁은 뜻에서의 지식은 그야말로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학문들이 생산하는 개념, 원리, 이론, 방법, 기술 등을 말한다. 그러나 넓은 뜻에서의 지식은 지혜 로서의 문화내용 전반에 적용된다. 이런 넓은 관점에서는 예술도 도덕도 제도도 사상도 종교도 다시 지식에 포섭되는 셈이다. 어느 문화영역의 것이건 말 로써 상징적( 象 徵 的 )으로 표현되고 지적되는 것은 물론 다 지식이고, 말로써 표현될 수 없는 화법( 畵 法 )에서와 같은 영상적( 映 像 的 ) 표현 또는 운동이나 피아노 기법과 같은 동작적( 動 作 的 ) 표현에 의한 것도 지식에 포함될 수 있다. 우리의 논의에서는 지식 을 그 넓은 뜻으로 논의하기로 한다. 2. 지식기반사회란? 지식기반사회란 한 사회를 경영하는 경제, 정치, 국방, 교육, 의료,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활동에서 지식이 그 수행의 필수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회라는 뜻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 뜻 자체로는 인간사회는 수만년 전부터 지식기반사 회였던 셈이다. 그 옛날부터 여타 동물과 달리 유난히 많이 지식을 사용해왔고 그 때문에 만물의 영장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현대에 들어와서 현대를 형용하는 새삼스러운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한 데 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현대사회에선 그렇게 지식이 필수적이고 긴요한 정도가 매년 결정적으로 더 커지고 강해지고 보편적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고, 그리고 지식 과 인( 因 )이 되고 과( 果 )가 되면서 수반하는 여러 현대사회의 특징 때문일 것이다.

16 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1) 지식의 생산, 전파, 응용 사람들은 지식을 쉽게 또는 어렵게 찾아내고, 그것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저장하고, 그것 을 가르치고 배우고 전달 전파하고, 그것을 활용하고 검토하고 재조직도 한다. 지식과 관 련된 인간활동은 실로 다양하다. 그 다양한 활동을 지식의 생산( 生 産 ), 전파( 傳 播 ), 응용 ( 應 用 )의 세 활동으로 정리해 볼 수 있고, 그 왕성한 지식활동은 현대사회에 지식이 기하 급수적으로 가속화되는 다양화( 多 樣 化 ), 다량화( 多 量 化 ), 다변화( 多 變 化 )라는 현상을 몰고 왔다. (1) 생산 : 현대사회에서 지식의 생산, 발견과 발명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 왔고 해 갈 것이라는 사실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고 있다. 어떤 사람은, 1950년 이후 50년 동안에 생산된 지식의 양은 유사 이래 수 천년 동안 생산된 지식보다도 많다는 식의 표현도 쓰고, 어떤 사람은 지금부터 50년 후에 지식 중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지식은 10%도 안될 것이 라는 식의 표현도 쓴다. 무슨 엄밀한 수량적 계산을 토대로 한 표현인 것 같지는 않으나, 주로 20세기 후반을 살아온 사람들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표현들이다. 50년이 라는 짧은 생애에서도 사람들은 화학적 원소의 수는 72개가 90, 100을 넘어서고, 우주는 팽창 하며 반물질, 반중력 도 있고, 원자는 전자, 양자, 중성자 이하로 더 잘게 쪼개져 들어가고, DNA 구조와 컴퓨터의 세계는 우리 앞에 그야말로 엄청난 새 지식의 신세계 를 펼쳐 놓고 있다. 실로 어지러운 지식의 팽창이고 그 팽창은 내일에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지식의 팽창이 자연과학의 영역에서만 직행되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공학, 의 학, 농학 등은 물론,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기술 등 넓은 뜻의 지식 의 모든 영역에서도 새로운 개념, 원리, 이론, 방법, 이미지, 규범, 기술들이 지수곡선( 指 數 曲 線 )을 그리며 양 산되고 있다. 그런 급속한 진전의 정도는 여러 대학과 대학원의 전공영역의 다양화, 다량화 가 상징하고 있다. 또한 각 영역에서의 지식의 팽창은 지식의 단순한 추가적인 축적( 蓄 積 )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또는 빈번하게 이른바 크고 작은 패러다임 의 변혁( 變 革 ), 문제를 보 는 전제적( 前 提 的 ) 시각( 視 角 )의 급격한 변화도 포함한다. 즉 다변적( 多 變 的 )이다. 옛날에 그런 큰 패러다임 쉬프트 는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변혁이었고, 성서적 창조론에서 생물학

17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9 적 진화론으로의 변혁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그런 작고 큰 패러다임 쉬프트는, 더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여러 영역에서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문제는 지식 생산의 이런 가속적인 다량화, 다양화, 단변화 속에서 교육은 어떻게 그 갈피를 잡아야 하느냐에 있다. (2) 전파 : 지식은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전달되고 교육되고 학습되어야 한다. 전파 되지 않는 또는 전파되지 못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 지식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이해되고 동의( 同 意 )되기 전에는 지식으로서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식의 전달은, 옛날 말 이 없었거나 모자랐을 적에는 행동으로의 시범에 의했을 것이고, 문자가 없었을 때엔 구전( 口 傳 )에 의존했을 것이고, 그랬을 때에 지식 전파의 속도와 범위 는 아주 제한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사( 有 史 ) 이전의 사건은 잘 모른다. 유 사 란 사건이 문자로 기록된 때라는 뜻인 셈이다. 문자가 있어도 인쇄술이 없었을 때엔 모 든 지식은 필사본을 가지고 있는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의 소유물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 황이 인쇄술, 신문, 전신전화, 무선과 라디오, 텔레비전, 인공위성, 광케이블, 인터넷 등 전 파 수단이 되는 정보기기( 情 報 機 器 )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지식 정보의 전파 전달도 가속적인 다량화, 다양화, 다변화 의 과정을 겪어 왔다. 지식의 전달은 넓은 의미에서의 교육의 과정과 같다. 지식을 전달받고 이해하고 수용한 다는 것은 넓은 의미의 교육과 학습에 포함되는 활동이다. 지식 전파 수단의 발달로 사람 들이 여러 영역의 많은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지식의 팽창 그 자체 그리고 여러 사회활동에서의 지식 수요의 증가와 더불어 모든 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교육기회, 교육기관과 교육인구의 급속한 다량화, 다양화, 다변화 도 몰고 왔다. 즉 교육의 기회, 기 관, 인구의 팽창은 물론, 제도상으로도 전통적인 초 중 고등교육 이외에 각종 시설 학원, 사회교육, 사내( 社 內 ) 교육 등으로 다양화되고, 교육방법도 전통적인 교과서 칠판 백묵 에서 원격 교육, 사이버 대학, 가상현실, 인터넷에 의한 재택교육 등으로 그 다변화( 多 辺 化 )가 등장하고 거론도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 교육이 가야 할 길을 가늠해야 하는 것도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 제다. (3) 응용 : 지식은 진리( 眞 理 )이기 때문에 언제나 유용( 有 用 )하다. 지식은 이것을 이렇 게 하면 으레 이렇게 되게 되어 있다 는 법칙성( 法 則 性 )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법칙대

18 1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로 하면 으레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지식은 힘이다. 지식은 이것을 이 렇게 하면 으레 하늘을 날 수 있고, 이것을 이렇게 하면 으레 병이 낫고, 이것을 이렇게 하 면 으레 수백 리 밖 사람의 목소리도 들린다는 세상 이치 를 담고 있다. 인간사회엔 그런 세상 이치, 진리, 지식을 응용한 기술, 방법, 제도, 활동으로 충만되어 있다. 그것은 옛날에도 그랬지만, 현대에 들어오면서 지식 생산과 지식 전파수단의 폭발적 인 증가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지식의 응용 또한 급속히 다량화, 다양화, 다변화되어 왔 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민은 그저 들은 풍월, 눈짐작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었으나, 이 제는 그렇게 무식 해서는 생산도 승산도 없다. 그것은 거의 모든 직업활동, 사회활동에 다 그렇다. 얼마 전까지도 국민학교 졸업생도 그런대로 먹고 살 수 있었으나, 이제는 초등학교 졸업으로서는 이 사회에 설 땅이 별로 없다. 그뿐만 아니라, 지식의 발전과 변혁에 따라 새 로 배우고 다시 배우고 고쳐 배우곤 하지 않으면 안된다. 70세 할머니도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선 여러 영역의 많은 지식들이 반드시 이런 응용, 실용, 활용을 목적으 로 탐구되고 발달된 것은 아니라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에겐 필요( 必 要 )가 발명의 어 머니 이기도 하지만, 호기심( 好 奇 心 )이 발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실용적 기술도 중요하지 만 합리적 지식도 중요하다. 손재주, 손놀림도 중요하지만, 대뇌 채우기 도 중요하다. 실용 이 먼저냐, 지식이 먼저냐는 실은 꽤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어마어마한 실용성을 지닌 지식이 도리어 아무 실용적 의도없이 순전히 호기심에서 출발한 연구에서 나오는 경우가 더 많다. 페니실린이 그랬고, 원자력이 그랬고, DNA가 그랬다. 반면 처음부터 실용성을 겨눈 연구는 실은 실용성을 낳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거기엔 묘한 기제( 機 制 )가 숨어 있다. 이것은 좀 후에 재론할 것이다. 지식 응용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그것은 지식은 양날의 칼 이라는 사실, 그래서 그 응용은 선( 善 )으로도 쓰일 수 있고 악( 惡 )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사실, 그러나 많은 경우 어느 쓰임이 선이고 어느 쓰임이 악인지가 그리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 따라서 그 것을 통찰하는 이름 지어 응용철학( 應 用 哲 學 ) 또는 응용원리( 應 用 原 理 ) 라고 부를 만한 숙 의( 熟 議 )의 영역이 있음직하다는 것이다. 한때 DDD라는 살충제는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 라고 생각하고 마구 썼다. 그러나 인간의 몸에 흡수되어 온갖 지장을 준다는 것이 밝혀지 자 세계에서 금지되었다. 선이라고 생각했던 석유 활용이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종말을 가

19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1 져올 수도 있고, 유전공학도 질병 치료로 선용될 수도 있으나, 인간이라는 종( 種 )의 종말에 뜻하지 않게 악용될 수도 있다. 지식 응용의 문제엔 새삼 생각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한편 자주 듣는 현대문명비판가들의 인간소외, 인간말살 등 각종 힐난도 지식 응용의 차질에 대한 힐난이라고 해석할 수 있 다. 또 한편 지식의 응용이 일시의 이로움을 겨누는 단순 사고로 진행될 것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 윤리적, 철학적인 종합적 사고도 진행되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또한 교육에는 지적 교육은 보다 넓은 정서적, 사회적, 도덕적 교육과의 상호맥락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는 문제, 그리고 학문에서는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등 여러 학문 영역의 최소 한의 병진( 並 進 )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다. 2) 지식기반사회의 배경 지식기반사회는 현대사회의 여러 특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즉 현대사회의 여러 특징 들과 인( 因 )이 되고 과( 果 )가 되면서 그렇게 성숙해 왔다. 기실 현대사회 그리고 그간 많 이 논의되어 온 미래사회의 여러 특징들이 빚어진 근본 원인이 과학기술의 발달을 위시한 제반 지식의 팽창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지식 팽창이 빚어 낸 정보화, 세계화, 개방화, 다양화, 변화가속화, 인간화 등의 추세가 역으로 작용하면서 지식기반사회 또는 지 식산업사회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고 가속화했다고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추세들은 교육과 무관하지가 않다. (1) 정보화 : 정보화( 情 報 化 )는 한때 미래사회, 제 삼의 물결 의 근본 추세로 거론되었 을 만큼 현대사회의 근간 특징이다. 정보화는 컴퓨터, 텔레비전, 인터넷, 인공위성, 광케이 블 등 정보기기와 기법의 발달로 인해서 대량 초고속적인 각종 지식 정보의 저장, 재생, 조직, 전달이 가능해진 상황을 말한다. 이런 정보기기의 근본 특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 간 과 공간 을 초월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그런 가능성은 지금도 매일 더 깊어지고 넓 어지고 있다. 브리타니카 사전, 이조실록을 한 장의 디스크에 담을 수 있고, 그것을 거의 동시적으로 광속으로 지구 저편에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대로 그 내용의 여기 저기를 검색 재생하고 그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재조직도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정보기기 는 온갖 희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실현도 하고 있다. 지식은 정보기기와 기법 때문에 그 생산, 전파, 응용의 모든 과정에서 그 활동이 용이( 容

20 1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易 )해지고 넓어지고 깊어진다. 얼마 전에 발표된 인간 유전자 구조의 판명은 정보기기 없 이는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스페이스 셔틀의 발사와 귀환도 정보기기 없이는 불가 능했을 것이다. 정보기기는 정말 희한한 정보화사회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정보화에도 그 역기능에 대한 경고가 없지 않다. 회사 등이 투입하는 정보 화의 투자가 반드시 그만큼의 생산성의 향상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생산성 패러독스, 정보 민주화에 역행하는 정보화가 정보의 독점, 잦은 지적 소유권 침해, 사적 비밀 침범, 정보기 기만 상대하고 사람들을 덜 보고 덜 만나고 그들과 덜 더불어 이야기를 주고 받는 데에서 오는 사회성( 社 會 性 ) 상실, 정보윤리 의 부족, 필요 이상의 지식정보를 다루게 강요받는 정 보 과잉증, 영상만 보는 데에서 오는 현실감각의 실종 등이 논자들의 그 몇몇 비판사항이 다. 우리는 정보화의 이런 가능성과 이런 역기능에서 갈 길을 잡아야 한다. (2) 세계화 : 세계화( 世 界 化 ), 또는 국제화, 지구화라는 현상에는 교통이나 무역의 발달 등 전래적인 요인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전 세계는 거의 동시간화( 同 時 間 化 ), 동공간화 ( 同 空 間 化 )한 정보기기에 의한 정보화의 힘이 결정적이다. 정치, 경제, 학술, 문화, 유행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정보기기는 세계를 한 동네, 지구촌 으로 묶어 놓았다. 그야말로 미국 블루진 입고, 한국 현대 차를 타고, 일본 소니 라디오에서 나오는 영국의 포크송을 들으며, 호주와 프랑스의 축구시합을 구경하러 간다. 경제적으로는 다국적 기업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예사가 되었고, 각국 증시는 같이 널을 뛴다. 정치적으로 세계 기구, 지역 연합, 외교 활동의 비중이 전에 없이 커지고, 학문 특히 자연과학에서는 국경이 흐려졌다. 국제학술지에 실리기 전에는 학적 성과는 인정받기가 어 려워졌다. 하다못해 공해( 公 害 )마저도 국제화, 세계화되었다. 어쩌다 들어온 외국산 어족 ( 魚 族 )이 토착 어족을 멸종시키고, 영국의 광우병이 한국을 공포에 몰아넣고, 주로 선진국 이 내뿜은 배기가스 때문에 지구 전체가 온난화 의 재앙을 겪을 참이다. 아마도 더 중요한 사실은, 거의 전적으로 한 국가, 한 민족에만 머물러 있던 사람들의 의식세계( 意 識 世 界 )가 세계 판도로 넘나들 정도로 확장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 의미에서 이제 한국인은 동시 에 세계인이다. 세계화는 지식의 생산, 전파, 응용을 훨씬 용이하게 하고 활발하게 했을 것은 쉽게 짐작 이 간다. 한 동네 이기에 지식 전파도 빠르고, 남의 나라의 지식을 내가 응용할 수도 있고 (일본이 잘하는 식으로), 지식을 내 지식 생산에 쉽게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3 그러나 불가피하게 진행되는 세계화의 현상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없지는 않다. 국제 정 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문제는, 세계화가 이른바 신자유주의와 맞물려 경제, 정치, 문화, 공 해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강대국 중심으로 그들에게 유리하고 약소국에게는 불리하게 진 행되고 있는 비판일 것이다. 약육강식, 부익부 빈익빈의 진행이라는 것이다. 문화갈등( 文 化 葛 藤 )의 증폭의 문제도 있다. 옛날에는 서로 떨어져 있어서 대면 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이질문화( 異 質 文 化 )들이 자주 맞대면하게 되자 갈등도 잦아지고 증폭되게 마 련인데, 그런 갈등 해결의 해법은, 그래도 쉬운 편인 국내에서처럼, 쉬이 내다보이지 않는 다. 그래서 어떤 논자는 다음 세계대전은 문화전쟁 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화는 국내에서도 세계주의( 世 界 主 義 )와 국수주의( 國 粹 主 義 ) 간의 갈등도 증폭시킬 수 있고, 이 갈등은 집단간, 개개인간, 그리고 개인내의 정체성( 正 體 性 )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계화는 여러 나라에 개방을 요구한다. 기실 현대 세계에서 여러 나라는 개방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게 되어 있다. 그런 개방성( 開 放 性 )은 세계화에 자극을 받아 국내에서도 넓게 요청되기 시작한다. 개방성은 현대사회의 불가피 불가결한 특성이며 지 식기반사회라는 견지에서 더 그렇다. 개방성 위에서 지식은 번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 나 여기에도 갈등이 일 수 있다. 예컨대 한국의 끈질긴 학연( 學 緣 )주의, 지방적 향당( 鄕 黨 ) 주의는 개방을 거부하는 의식의 결과다. 개방성의 문제는 그 자체로서 따로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지만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이렇게 보면, 세계화 또한 무비판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또는 그렇게 진행되어야 할 조류는 아닌 셈이고, 이 점도 교육과 무관하지가 않다. (3) 가속적 변화 : 사회문화의 가속적( 加 速 的 ) 변화의 추세는 현대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통계로 보아 이미 15세기 전후 근세( 近 世 )에서 시작한 추세인 셈이나, 그 가속 이 크게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벌써 20세기 초입부터며, 그 가속이 가파른 지수적( 指 數 的 ) 상승곡선으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엽부터라고 해두자. 인구도 폭발 하고, 도시도 폭발하고, 교육도 폭발하고, 공해도 폭발해 왔다. 이제는 모든 것이 하도 정 신없이 변하니, 누군가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 는 것뿐이다 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의 가속적 변화가 지식의 가속적 생산 때문이라는 사실은 더 말할 나위없다. 여러 영역에서의 가속적인 변화는 누적적으로 다양성( 多 樣 性 )을 낳고, 다양성은 다원성 ( 多 元 性 )으로도 이어진다. 한때 70년대에 서울 시내를 다니는 자동차가 왜 한두 가지 밖 에 없느냐? 고 어떤 외국인이 의아해 했다지만, 30년의 계속적 변화로 이젠 차 모양들이

22 1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제법 다양해졌고 생산 회사도 현대, 대우, 기아, 삼성 등으로 다원화된 것과 같다. 다양화, 다원화는 이런 상품에서만 아니라 제도, 사상, 학문, 예술 등 현대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진 행되고 있다. 여기에 문제는, 인간이란 한편 변화를 바라지만 또 한편 어디엔가는 항상성( 恒 常 性 )도 바란다는 사실, 다양도 바라지만 어디엔가는 일양성( 一 樣 性 )도 바란다는 사실이다. 어느 논 자는 이것을 이혼을 자주 하는 사람은 직장을 잘 바꾸지 않고, 직장을 자주 바꾸는 사람은 이사를 자주 안한다 는 것에 비유했다. 변화무쌍한 아이디어의 세계를 섭렵하는 학자는 공 부방을 언제나 변화없는 같은 고리타분한 방이라야 한다는 것도 같은 이야기다. 변화가 삶 에 신선함을 준다 해도 가는 데마다 어지러운 정도로 변화 투성이면 사람은 스스로를 지탱 하지 못한다. 반대로 항상성이 삶에 안정감을 준다 해도 답답할 정도로 단조로우면 그것도 사람은 견뎌내지 못한다. 변화와 항상성 문제도 교육에 무관하지 않다. 교육도 어떤 항상성을 유지하면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하고, 그 교육 운영 자체에도 항상성과 변화 대응성이 어 우러져야 한다. (4) 인간화 : 우리는 마지막으로 지식기반사회의 배경으로 인간화( 人 間 化 ) 또는 인간주 의적 요구의 추세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그것은 단적으로 말해서, 주로 과학적 지식 기술 의 발달 그리고 그것을 응용한 공업과 대기업의 발달이 몰고 온 이른바 인간소외, 인간상 실, 인간말살의 풍조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비판은 낭만주의, 자연주의, 신비주의, 불합리주의, 주정( 主 情 )주의, 실존주의 등 여러 형태의 포스트모더니즘 적인 주 장들이 표방하고 호소하는 인간존중, 인간복귀의 요구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최근엔 급속한 공해 팽창에 놀란 환경주의 생태계주의도 이에 가세한다. 지식이라는 견지에서는, 이런 인간화의 주장은 지식의 생산, 전파, 응용에서 신중한 인간 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비판 내지 경고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호기심의 존재 인 한, 지식 생산과 지식의 재생산 인 셈인 지식의 전파는 인간적 배려 여하로 금지되거나 자제될 수는 없는 성질의 것이다. 어떤 철인의 말대로 진리가 혹 아무리 추악하다 해도 나 는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는 것은 그 자체가 어쩔 수 없는 인간적 욕구이기 때문이다. 따라 서 문제는 지식 응용의 문제에 귀착하고, 그것은 바로 앞에서 논의한 응용철학 과 동일한 문제다. 따라서 여기에서 그 재론은 피한다. 다만 현대의 지식기반사회는 그 지적 활동에서

23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5 예전보다 더 강하고 집요한 그러나 동시에 정당하고 타당한 인간화 요구의 조류를 타고 넘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만은 재인식이 필요하다. 또 하나, 이런 인간화의 요구는 좁은 의미에서의 지식 일변도가 아니고, 그것이 착함과 아름다움과 어우러지는 사회, 한 전체론적( 全 體 論 的 )인 사회의 갈구를 포함하고 있으며, 동 시에 그렇게 지, 정, 의를 어우르는 전체론적인 인간 즉 전인( 全 人 )의 갈구도 내포하고 있 다는 것에도 유념해야 한다. 이것은 교육에 직결적인 시사를 던지는 사항이다. 3. 지식이란? 지식 이란 그 정체가 무엇인가? 지식, 영어로 knowledge, 우리말로 앎이란 무엇을 말 하는 것인가?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 속에서 갑자기 알았다! 알았다! 라고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왔을 때 그 알았다 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것일까? 이런 거의 자명( 自 明 )한 문제 를 자문( 自 問 )하는 이유는 그것이 지식기반사회에서 무엇을 지식으로 보느냐에 관계되기 때문이다. 1) 다양의 통일 여기에서는 안다 를 다양( 多 樣 )의 통일( 統 一 )이라고 정의해 본다. 즉 일련의 여러 가지 다른 현상 속에서 어떤 통일성을 파악함을 안다 로 본다. 이때 통일성이란 다양한 것들 속 의 어떤 공통성, 유사성, 항상성, 규칙성, 법칙성, 보편성 등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엔 잡다한 삼라만상이 있고, 그것을 감각으로 지각하는 경험들은 엄밀히 말하 면 그때 그때 다 서로 다르다. 그 변이( 變 異 ), 잡다( 雜 多 ), 다양 속에서 어떤 통일성을 포 착한다는 것, 그것이 아는 것이고 그렇게 알아낸 것이 지식 이다. 갓난아이도 얼마 지나면 엄마를 안다. 엄밀히 말해서, 이쪽과 저쪽에서 보는 엄마의 얼굴 은 다르고, 웃는 엄마와 찡그린 엄마가 다르고, 빨간 옷 입은 엄마와 노란 옷 입은 엄마와 는 다르다. 그러나 아이는 그런 다양한 경험들 속에 어떤 공통성, 규칙성을 파악하고 엄마 를 알게 된다.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비슷한 사람, 젖 주는 사람, 안아 주는 사람이라는 규칙성을 파악한 것이다. 이제는 검은 옷을 입어도 화를 내도 엄마를 엄마로 안다. 아이들 이 자동차 를 안다는 것도 다양을 통일한 결과다. 자가용, 트럭, 버스, 대형차, 소형차, 검

24 1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은 차, 흰 차, 다 다르다. 그 다양 잡다 속에서 네 바퀴 달리고 거리를 빨리 달린다는 유사 성, 공통성을 붙잡은 것이다. 아이들이 아는 단어는 다 그런 다양의 통일로 안 것이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역학의 법칙은 엄청난 통일성을 지닌 법칙들이다. 그것으로써 대우주의 천체의 운동, 모든 물체들의 운동들을 다 그 법칙들로 설명할 수 있고, 그 법칙들 은 모든 물체운동들을 지배하고 통일한 셈이다. 다윈의 진화론( 進 化 論 )도 그것으로써 모든 생물의 성쇠( 盛 衰 ) 명멸( 明 滅 )의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넓은 통일성을 지닌 이론이다. 자 연과학에서의 개념, 법칙, 이론들은 다 이런 좁건 넓건 다양의 통일의 결과다. 여러 사회과 학에서의 개념, 법칙, 이론도 매한가지다. 돈을 많이 찍어내면 인플레이션이 생긴다는 이론 은 어느 나라, 어느 때, 어느 돈으로도 그렇다는 이야기고, 프로이드의 의식 무의식 이론, 이드 슈퍼이고 이고 이론도 그것으로 많은 여러 가지 정신장애( 精 神 障 碍 )를 설명할 수 있다는 통일성을 함축하고 있다. 시적( 詩 的 ), 문학적, 예술적의 앎, 이해의 경우에도 다양의 통일이 작용한다. 이육사( 李 陸 史 )의 시 청포도 에 나오는 구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 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 와 박혀... 에서, 시인은 주렁주렁 풍성하게 매달려 있는 청포 도 송이와 마을 여기 저기에서 들을 수 있는 풍성한 전설 사이에 유사점, 공통성을 포착했 고, 꿈 같이 아늑한 하늘의 빛과 포도송이의 알알이 반사하는 아늑한 빛 사이를 한 유사 성으로 연결하고 통일했다. 그래서 그 시가 아름답고 뜻이 있다. 유명한 문학작품은 예외없이 아주 특수한 시대, 특수한 나라, 특수한 사람들의 특수한 사 건을 소재로 다루면서, 동시에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어떤 사람도 공명( 共 鳴 ), 공감( 共 感 )할 수 있는 따라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인간감정을 드러낸 작품들이다. 아니면 명작일 수가 없다. 명작은 사람들의 감정을 통일 하는 셈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 햄릿 이 그 렇고, 나관중의 삼국지 가 그렇다. 미술이나 음악의 경우의 앎도 예외는 아니다. 예술도, 어떤 논자의 말대로, 제각기의 소 재로 가장 보편적인 인간감정을 표현하는 일 이다. 그래서 명화도 명곡도 시공( 時 空 )을 초 월해서 호소력을 갖는다. 피카소의 우는 여자 는 많은 사람들에게 처절한 비탄( 悲 歎 )을 공 감하게 하고, 그의 게르니카 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쟁의 비극에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베 토벤의 교향곡 5번은 운명 이라는 그 이름대로 듣는 사람 거의 모두에게 인간이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초인간적인 힘에 대한 외포감( 畏 怖 感 )을 느끼게 한다.

25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7 삼라만상의 세계는 보이는 그대로는 잡다하고 변덕스럽고 부조리하고 또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때가 많다. 학문에서건 예술에서건 안다는 것은 잡다 변화 부조리 불가사의의 세계에서 어떤 기댈 수 있는 항상성, 규칙성을 찾아내고 깨닫는 것을 말한다. 그래야 삶에 의미 가 있을 수 있다. 2) 의미의 세계 지식은 의미( 意 味 )를 낳는다. 인간은 제 각기 그렇게 형성된 많은 의미들이 구성하는 의 미의 세계, 의미의 망조직( 網 組 織 ), 네트워크 속에 산다. 그 망조직에서 그의 삶의 의미, 뜻이 생긴다. 빈약한 의미의 세계에 사는 사람의 삶은 그만큼 뜻이 빈약한 삶이고, 풍성한 의미의 세계를 가진 사람의 삶은 그만큼 풍성하다. 그 풍성함은 정신적 삶의 풍요함만 아 니라 물질적 삶의 풍성함도 약속한다. 쉬운 예로, 달을 멍청히 바라보고 있거나 기껏해야 아, 참 아름답구나! 정도의 감탄밖 에 할 줄 모르는 사람과 그것을 보고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를 연상하는 사람, 또 는 달이 지구를 돌고 있고 그것이 바닷물의 밀물 썰물과 관계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 람과는 그 의미의 빈약 풍부 정도에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삶의 뜻의 빈약 풍부에 이 어진다. 의미 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예컨대, 곤충이란 머리 가슴 배 세 마디에 날개 넷과 다리 여섯의 생물 이라는 것은 그 정의적( 定 義 的 ) 의미다. 곤충 자체가 어떻게 생긴 것이 냐를 일러주는 곤충의 뜻 이다. 또 한편 곤충은 알 애벌레 번데기에서 자라는 것 이고, 어떤 곤충은 농사에 익충( 益 蟲 )이며 어떤 곤충은 해충이라는 것 은 그 연관적( 聯 關 的 ) 또 는 맥락적( 脈 絡 的 ) 의미다. 그것은 곤충과 다른 현상과의 관계, 곤충과 애벌레와 번데기와 의 관계, 곤충과 농사와 유행병과의 관계를 말한다. 달이란 밤하늘에 떠있는 환한 둥근 것 은 정의적 의미고, 달은 지구 주위를 돌고 밀물 썰물을 일으키는 것 은 연관적 의미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 그 자체가 무엇이냐라는 정의적 의미일 경 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그것이 다른 것과 어떻게 연관되고 있느냐라는 연관적 의미일 경우 가 많다. 기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다른 이것 저것 그것과 아무 관계가 없고 나와 너 와 그에게도 아무 상관이 없다면, 그 실물 자체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갈 리가 없다. 어떤 사물의 정의적 의미를 캐는 것은 대개의 경우 그 연관적 의미를 캐기 위한 전제가 깔려 있

26 1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다. 어떤 사물이 헛것 이면 그 자체가 무의미하고 그것과 다른 것의 관련을 찾는다해도 그 관련도 헛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의미가 무엇이냐? 인생이 무의미하다! 는 경우에 찾고 있는 의미 는 인생의 정의적 의미가 아니다. 한 목숨이 있어 먹고 자고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나 의 인생이 이 세계에서의 나의 위치, 역할, 사명과 어떤 관계에 있느냐라는 연관적 의미다. 무의미하다 는 한탄은 그런 아무런 연관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과학, 철학, 상상, 문학, 예술은 풍부한 의미의 세계, 특히 연관적 의미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 의미의 세계는 이것과 저것을 연결하고 저것과 그것을 연결하며 그 연결들 이 이루는 거대하고 치밀하고 아름다운 그물, 망,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 그물에서 매듭 들은 정의적 의미들이고 실들은 연관적 의미들이다. 그런 의미의 그물로써 우리는 세계의 삼라만상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응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의 세계가 지식의 세계, 앎의 세계 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의 세계에서는 사물 현상들이 낱낱이 단편으로 외롭게 떨어져 있 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방팔방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 이것을 보면 저것을 연상할 수 있고 저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런 연결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그 연결이 이것과 저것과의 인과( 因 果 ) 관계일 수도 있고, 유사성, 공통성, 상관성, 규칙성일 수도 있고, 상하, 주종( 主 從 ), 유( 類 )와 종( 種 ), 전체와 일부의 관계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서로 반대, 갈등, 모순인 관계일 수도 있고, 그 저 단순한 연상의 관계일 수도 있다. 그중 특히 자연과학 그리고 어느 정도로는 사회과학 에서도 드러내고자 하는 인과관계들은 하나를 컨트롤하면 다른 것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관계이기 때문에 응용성, 실용성의 의미가 크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관계들도 그것이 세계 의 의미를 넓혀 주고 이해를 더해 준다는 점에서 그 보람은 같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의 이 해, 베토벤 교향곡 5번의 이해가 주는 의미의 충만은 상대성원리나 진화론의 이해가 주는 의미의 충만과 크게 다를 것 없다. 3) 지식의 형태 : 지식, 심상, 규범 지식기반사회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 지식 을 넓은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거기엔 학 문적인 지식만 아니라 예술적 심상( 心 像 ) 그리고 관례적, 도덕적인 규범( 規 範 ), 실무적인 기술( 技 術 )도 포함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27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9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영역의 각 학문들은 제각기 숱한 개념, 원리, 이론들로써 지 적인 지식의 체계적 조직을 이루고 있다. 그런 지식들은 대개 어떤 말, 숫자, 수식, 기호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른바 상징적( 象 徵 的 ) 표현이다. 구체적인 사실은 사과 둘, 배 둘 인데, 그것을 둘 이라는 말, 2 라는 숫자로 상징한다. 그리고 실제로 사과 둘에 또 사과 둘 을 눈앞에 갖다놓지 않고도 + 라는 기호를 써서 2+2 등 여러 가지 상징적 조작( 操 作 )도 한다. 그런 상징적인 조작은 점점 고도의 추상성을 띄면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추 상적인 상징 조작의 결과는 궁극적으로는 구체적 현실의 사물 현상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가 이른바 공리공론( 空 理 空 論 )이 되고 마는 셈이다. 미술의 경우에도 말로 된 개념들은 많다. 구도, 원근법, 투사법, 균형, 조화, 보색관계 등이다. 그러나 미술의 경우에는 이런 말보다는 실제로 그런 개념이 지칭하는 심상( 心 像 ), 이미지가 머리속에 떠오르며 그런 심상을 실제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가 더 긴요하 다. 말은 몰라도 실제로 심상을 마음 속에 형성하며 떠올리고 그려낼 줄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이해는 영상적( 映 像 的 ) 표현에 의한 이해다. 음악의 경우에도 리듬, 멜로 디, 화음, 대위법 등의 개념이 말로 이름지어져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말로 서의 이해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음률의 심상을 형성하고 떠올리고 연주나 작곡을 해낼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름지어 음상적( 音 像 的 ) 표현에 의한 이해다. 매체( 媒 體 )가 다를 뿐, 영상적 이해나 음상적 이해나 다 같이 심상적 이해라 할 수 있다. 다른 예술 영 역, 예컨대 조각, 건축, 영화의 경우에도 언어를 넘어서는 심상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지식 들이 많다. 상징적, 영상적 표현 외에 작동적( 作 動 的 ) 또는 행동적인 표현을 빌려야 할 앎의 세계도 넓다. 대별해서 규범( 規 範 )과 실무적 기능( 機 能 )의 세계다. 도덕적 규범도 말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선악, 인 의 예 지 신, 삼강오륜 등등이다. 그러나 이런 도덕적인 규범은 궁극 행동 행위로 표현되고 이해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아무리 도덕설, 윤리론이 요란 해도 말로써의 상징적 표현이 실제에서 규범의 역할은 못한다. 그 때문에 도덕교육은 인지 ( 認 知 ) 교육에만 의존할 수가 없다. 또 하나 작동적 표현을 빌려야 할 앎의 세계는, 스포츠는 물론 예술활동과 때로는 인지 활동에도 필요한 경우가 많은 실제로 일련의 동작으로 해 보고 이해하게 되는 각종 기능의 세계다. 수영, 테니스, 골프의 기능은 말로서는 알 수가 없다. 실제로 작동해 보아야 한다.

28 2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피아노도 유화도 심상적 이해와 더불어 실제로 치고 또는 칠하는 기능을 익혀야 한다. 이렇게 앎의 영역에 따라 그 대표적인 앎의 표현방식( 表 現 方 式 )이 서로 상징적, 영상적, 작동적 표현 등으로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주제에 대한 이해에도 다른 표현방식이 동원 될 수 있다. 예컨대, 아이들은 시소라는 놀이 틀을 탈 때, 상대방을 들어올리려면 자기가 뒤로 드티어 앉고, 내려앉게 하려면 앞으로 드티어 앉는다. 지렛대의 원리를 작동적 으로 이해해낸 것이다. 매한가지로 지렛대의 원리를 그림으로 그려서, 지렛대 긴 쪽에 가벼운 무 게를 놓고 짧은 쪽에 무거운 무게를 놓으면 평형이 유지된다는 것을 영상적 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예 상징적으로 l 1m 1 l 2m 2 라는 수식으로 표현하고 이해시킬 수도 있 다. 누가 갈 길을 물으면, 그 길을 상징적으로 말로 가리켜 줄 수도 있고, 영상적으로 지도 를 그려서 또는 아예 작동적으로 데리고 가면서 가리켜 줄 수도 있다. 지식 형태의 다양성 그리고 그 표현방식의 다양성은 교육에 여러 가지 많은 시사를 던진 다. 그것은 다음 장의 문제다. 4) 지력 : 기억에서 창의력까지 지식은 인간의 지적 능력, 지력( 知 力 )의 소산이다. 그런 인간의 지력은 조금씩 다른 시각 에서 지성, 이성, 오성( 悟 性 ), 지능, 지혜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져 왔고, 특히 철학 의 인식론과 심리학에서 특별한 관심사가 되어 왔다. 우리는 이에 관한 수많은 이론들을 여기에 거론할 여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 다만 교육의 견지에서는 길러야 할 지적 능력을 어떤 모양으로 개념화해야 하는데, 그때 지적 영역의 교육목적분류론적( 敎 育 目 的 分 類 論 的 ) 인 견해가 크게 참고가 된다는 것만은 지적해야겠다. 교육목적분류론 식으로는, 제일 좌측에 제일 간단한 지식의 기억 을 놓고, 점차로 더 복 잡한 능력으로 이해, 응용, 분석, 종합, 평가 등을 계열적으로 그리고 누적적( 累 積 的 ) 으로 설정하고, 제일 우측에 창의력 을 설정하는 구상이다. 이것을 간략하게 기억-사고력- 창의력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요는 몇 단계로든 지력을 단순성-복합성의 차원으로 분류 구상한 것이다. 좌측의 단순한 지적 능력에 비해서 우측의 복합적 능력들은 비교적 고등 정신 과정 인 셈이다. 그 단순성-복합성의 차원은 몇가지 세부 차원으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신기성( 新 奇 性 )의 차원이다. 기억 은 주어진 것을 그대로 기억하고 다시 쏟아내 면 된다. 새로운 사태가 개입할 곳이 없다. 이에 비하면 응용 은 응용할 원리는 익숙하지

29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21 만 응용할 사태는 새로운 사태다. 창의력 에 이르면 신기성, 미지성( 未 知 性 )은 훨씬 커진 다. 둘째는 다루어야 할 지식정보의 양( 量 )의 차원이 있다. 다루는 사실이나 개념이나 원리 가 한두 개인 경우보다 열 개, 스무 개인 경우가 더 복잡하다. 셋째로 다루어야 할 지식정 보의 조직성( 組 織 性 )의 차원이 있다. 지식정보를 단편적이 아니라 서로 관련짓고 조합하고 종합해야 상황이 더 복합적이다. 넷째로 추상성( 抽 象 性 )의 차원도 있다. 영상적, 동작적이 아닌 상징적인 표현을 다루어야 할 경우는 그만큼 고차적이다. 다섯째로 비구조화( 非 構 造 化 )의 정도가 있다. 고차적인 능력일수록 흐리멍텅하고 무질서하고 혼돈스러운 상황을 다 루어 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저차원의 능력일수록 자극발생적( 刺 戟 發 生 的 )이고 고 차원의 능력일수록 자아발생적( 自 我 發 生 的 )이라는 차이일 것이다. 기억은 주어진 자극대로 외고 그대로 뱉어내면 된다. 거기에 나 때문에 부가( 附 加 )된 것이 없다. 이에 비하면 창의 력은 답이 없고 방법도 없고 때로는 문제마저 흐리멍텅한 상황에 나 를 투입해서, 즉 나의 상상, 통찰을 투입해서 사태를 해결한다. 지식기반사회에 긴요한 여러 지적능력 중 그 스 타 플레이어 인 창의력은 더욱 그렇다.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에서 길러야 할 지적 능력들은 다양하고 그 폭이 넓다. 4. 앎의 지외적( 知 外 的 ) 요인들 지식은 물론 지력에 의해서 생산되고 전파되고 활용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지력이 얼마 나 왕성하고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용하느냐에는 많은 지외적( 知 外 的 ) 요인들, 여러 정 의적( 情 意 的 ), 사회문화적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사실은, 지 식기반사회라는 전망에서도 사고력, 창의력 등을 직접 배양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그 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는 지적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여러 지외적인 정의적, 집단적 또는 사회문화적 조건들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말이 된다. 쉬운 예로, 공부 를 별로 중 요하게 여기지 않는 가정, 또는 자연과학자의 사회적 대우가 시원치 않는 사회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 유능한 과학자가 출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당연하다.

30 2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1) 지 정 의 체의 종합작용 우리가 흔히 사람의 행동을 지 정 의 체( 知 情 意 體 ) 등으로 갈라서 생각하는 버릇은 논의상의 편의일 따름이고, 실제 행동은 그 모든 것의 합동 종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직관적으로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아이들은 칭찬을 받아야 공부하고, 재미가 생기면 더 공 부하게 되고, 몸이 찌뿌드드하면 공부하기 싫어진다. 최근 한 신경생리학자는 여러 임상적 연구를 토대로 체감표지이론(somato-marker hypothesis, 體 感 標 識 理 論 ) 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뜻있는 이론을 제안한다. 그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과 신체의 작용, 추리와 정서와 생리는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고 전제하면서, 감정은 바로 신체의 경치( 景 致 ) 가 좋으냐 나쁘냐를 나타내는 것이고, 감정은 문제해결의 추리과정에서 여러 불쾌한 가설들은 아예 추리의 대상으로도 떠오르지 못하게 미리 의식에 서 배제해버린다고 주장한다. 즉 몸과 감정이 미리 이건 못쓴다 고 표지해서 가려내버린다 는 것이다. 아직은 여러 가지로 더 검증되어야 할 이론이지만, 이 이론은 지적 작용에 지외 적 요인들이 작용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이론인 셈이다. 종래에도 우리는 모든 행동 따라서 지적인 행동에도 동기( 動 機 )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 을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동기란 다분히 생리적, 정의적, 사회 적인 계기로 형성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2) 정의적 풍토 가정, 학교, 회사 등 사람들의 주변 환경은 어떤 행동은 환영하고 장려하고 어떤 행동은 배척하고 금지하는 정의적 압력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을 역할기대체제( 役 割 期 待 體 制 ) 라고도 부른다. 지적 행동, 지적 성취에 관계되는 몇 가지 정의적 압력체제를 예로 들자. 우선 지적 비지적 압력의 차원이 있다. 가정에서 아이의 지적 성취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든지,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가 왕따 를 당한다든지, 텔레비전에서 학자보다 운 동선수, 유행가수가 더 치켜올라가 있다든지 하는 상황에서는 지적 활동이 활발해질 수 없 다. 좀더 미묘하게는, 시험점수 100점만 칭찬받고, 엉뚱한 생각을 이야기하면 객쩍은 짓으 로 여기는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기억 은 장려되지만 창의력 은 죽는다. 비판 순종의 압력 차원도 있다. 사고나 창조는 옳고 그름을 가리는 비판작용을 포함하

31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23 게 마련이다. 부모나 교사나 사회가 한 치의 반문, 반대, 비판을 허용하지 않고, 이르는 것 에 순종하기만 요구한다면 그만큼 지적 작용은 위축할 것이 명백하다. 특히 호기심, 회의, 부동의( 不 同 意 )의 자유는 창의력의 시발점임을 감안하면 극단의 순종적인 역할기대는 창의 력 출현에는 치명적인 장애가 된다. 유연성 경직성의 차원도 있다. 신축성이란 어떤 문제상황에서 문제를 보는 시각에도 해 결방법에도 해답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허용하는 분위기를 말하고, 반대로 시각도 방법도 해답도 오직 하나라고 전제하는 것이 경직된 분위기다. 기존과 관례와 선례 가 절대시되는 경직된 분위기는 다양, 변화, 회의, 호기심을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자율 타율의 차원은 지적 활동에 심각하게 관계된다. 만사를 부모나 교사나 사장 이나 정부의 지시와 명령대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타율적인 압력은 극단으로 말해서 적극적인 지적 작용이 필요없는 상황이다. 잘해야 필요한 것은 그 명령을 이해하고 기억하 는 능력일 뿐이고, 사고력, 창의력 등 고등정신과정은 발현될 길이 없다. 앞에서 말한 것처 럼, 하등정신과정은 환경에 주어지는 자극 즉 명령대로 작용하는 자극발생적 인 정신과정이 고, 고등정신과정은 자아를 자발적, 자율적으로 투입하는 자아발생적인 정신작용이기 때문 이다. 정적( 情 的 ) 표현의 자유 억제의 차원도 있다. 가정이나 학교나 직장의 사회생활에서는 본래 희로애락의 감정을 함부로 마구 표현해서는 안되고, 어느 정도는 적절한 억제가 필요 한 법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면 심한 억제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런 분위기에서는 정적 표현만 아니라 지적 표현도 위축된다. 사회적으로 수락될 수 있는 행동양식으로 자유 롭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는 특히 창의력의 신장에는 불가결한 요소다. 3) 사회문화적 풍토 우리는 사람들의 직접 주변의 이런 정의적인 풍토를 지배하는, 한 사회의 긴 역사에서 형성된 전반적인 사회문화가 있다는 것에 상도해야 한다. 여기에 이르러, 지적기반사회에 긴요한 사고력, 창의력 등 지적 능력의 배양 여부는 역사적, 정치적, 사회문화적인 맥락으 로까지 이어진다. 즉 정녕 사고력, 창의력의 신장을 바란다면, 정치사회적 조건도 바꾸고 역사적 유산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앞에 든 여러 차원의 앎의 정의적 풍토는 예컨대 다음과 같은 거시적 역사 사회 정치

32 2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적인 변수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은 긴 설명없이도 거의 자명할 것이다. 즉 운명론적 세 계관과 진취적 세계관, 전통지향과 미래지향, 사회의 개방성과 폐쇄성, 민주사회와 독재사 회, 독립적인 인권 개성의 존중과 어떤 것에 대한 그 종속의 강요, 민주적 행정과 관료권 위주의, 부동의( 不 同 意 )의 허용과 억압, 변화 다양 다원을 허용하는 사회와 항상 일양 단원을 강조하는 사회 등의 차이에 따라, 그리고 차이가 빚어내는 사람들 주변의 정의적인 풍토의 차이가 비판력, 평가력, 사고력, 창의력 등 지적 능력을 활발하게 또는 반대로 퇴영 케 할 것은 능히 짐작이 갈 것이다. 창의력에 관한 몇몇 논자들은, 창의력이란 개인의 머리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과정 ( 社 會 過 程 ) 속에 있으며, 따라서 창의력의 풍성한 발현을 위해서 개인의 창의력을 훈련하 거나 교육하려 하기보다는 사회문화의 구조와 풍토를 창의력 발현에 유리하게 변형하는 노 력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4) 지식 가치관 우리는 마지막 풍토적인 조건으로, 한 개인이나 한 사회가 왜 지식을 귀한 것으로 여기 고 추구하느냐, 즉 왜 지식을 가치있는 것으로 보느냐라는 지식가치관( 知 識 價 値 觀 )의 차이 에 언급해야겠다. 현대의 거의 모든 사회, 모든 사람들은 거의 다 지식을 귀한 것으로 여긴 다. 그래서 한문, 연구, 교육도 귀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왜 지식을 귀히 여기고 추구하 느냐라는 이유, 그 가치의 근거에는 각기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문제는 어떤 지식가치관은 도리어 지식추구에 퇴영이나 제한을 초래하고 어떤 지식가치관은 지식추구의 자체 추진력 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많은 사회, 많은 사람들은 지식을 사회계층 상승 즉 출세의 수단으로 귀히 여긴다. 지식의 간판관( 看 板 觀 )이라고 부를 수 있다. 기실 모든 사회에서 지식의 소유자는 상대적 으로 그만큼 사회계층의 상부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옛날 과거( 科 擧 )제도가 그랬고, 오늘 에도 대학입시는 그 때문에 치열하다. 한국의 유명한 교육열 은 주로 이 지식 간판관에 연 유한다. 그러나 지식 간판관에는 두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내재해 있다. 하나는 무슨 지식이건 그것으로 졸업장이나 학위를 따면 됐지, 과학적 지식이냐 문학적 지식이냐, 또는 진부한 지 식이냐 참신한 지식이냐, 쓸모있는 지식이냐 쓸모없는 지식이냐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

33 Ⅰ.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25 래서 그런 지식관의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여하는 별 관심이 없다. 아무거나 공부해서 간판 만 따면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더 치명적인 결점은 간판을 따고 나면, 지식 추구는 더 이 상 필요없기 때문에 중단하고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학생이 되면 공부 안하고, 대학교 수가 되면 도리어 연구 안한다는 통설도 이 때문이다. 지식 간판관에서는 지식 탐구에 한 계가 생긴다. 둘째로, 많은 사회, 많은 사람들은 지식이 쓸모가 있기 때문에 귀히 여기고 이를 추구한 다. 지식의 유용관( 有 用 觀 )이다. 확실히 지식은 많은 쓸모가 있다. 지식 때문에 비행기로 하늘을 날고, 유행병도 고칠 수 있고, 댐을 막고 전기를 쓸 수 있다. 그것으로 경제발전도 할 수 있다. 지식은 힘이다. 지식이 발견한 원자력의 힘은 엄청나다. 지식기반사회의 교 육 을 문제삼는 대부분의 이유도 아마 이 지식의 유용관에 연유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식 유용관에도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 그것은, 지식 유용관에서는 쓸모없는 지 식 또는 쓸모없어 보이는 지식은 추구하지도 연구하지도 않고 그런 연구엔 지원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서도 쓸모없어 보이는 지식의 추구는 중단 내지 포기하는 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어떤 지식이 유용한 것이냐는 사전에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엄청난 쓸모를 지닌 연구는 애당초 쓸모 를 겨누는 심산 으로 시작된 연구가 아니라, 순전히 호기심 으로 시작된 연구들이고, 나중에야 그것이 어마 어마한 쓸모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들이다. 세균 발견이 그랬고, 원자력 발견이 그랬고, 페니실린 발견이 그랬고, DNA 발견이 그랬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필요가 발 명의 어머니 라지만 호기심 은 훨씬 강력한 발명의 아버지인 셈이다. 도리어 당장의 쓸모를 겨누는 연구 중에는 쓸모를 낳는 연구가 더러는 있지만, 대부분은 쓸모없는 또는 있어도 시시한 쓸모밖에 없는 연구일 경우가 많다. 지식 유용관도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은 지식 탐구에 스스로 제한을 가하는 셈이다. 셋째로 어떤 사회, 어떤 사람들은 지식이 그저 재미있고 아는 것이 기쁨이기 때문에 추 구하고 또 그런 지식 추구를 후원도 한다. 지식의 희열관( 喜 悅 觀 )이다. 아르키메데스가 외 쳤다는 나는 알았다! 나는 알았다! 라는 기쁨이다. 또 공자가 말한 아침에 도리를 알면 저 녁에 죽어도 좋다 는 기쁨이다. 그리고 학자들이 천신만고 끝에 답을 알아냈을 때의 하늘을 날 듯한 기쁨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순진무구한 호기심으로 눈송이의 아름다운 결정 을 발견하고 이것 봐! 이것 봐! 감탄하는 서너 살짜리 아이가 느끼는 기쁨이기도 하다.

34 2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지식 희열관에서의 지식 탐구, 지식 추구는 순전한 호기심에서 출발하고, 아는 것 자체가 보람인 자체목적적( 自 體 目 的 的 )인 활동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유난히 큰 대뇌구조 자체가 그런 호기심의 발동원인 셈이다. 지식 희열관에서는 아는 것 자체가 보람 이기 때문에 그 추구에 끝이 있을 수 없고, 알면 알수록 추구의욕은 더해진다. 지식기반사 회가 결국 끝없는 지식 탐구와 추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면, 그 요체는 도리어 지식 간판 관과 지식 유용관을 넘어서는 앎의 기쁨을 찾는 호기심의 배양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35 Ⅱ. 교육이념의 방향 27 Ⅱ. 교육이념의 방향 교육은 유목적적( 有 目 的 的 )인 활동이다. 그것을 이념이라고 부르건 또는 방침, 목적, 목 표라고 부르건, 어떤 의도( 意 圖 )를 가지고 있는 활동이다. 어감상 이념 은 비교적 포괄적이 고 추상적인 관념을 말하고, 목표는 달성해야 할 비교적 특수하고 구체적인 특성을 지칭하 는 말인 감이 있으나, 다 의도하는 바 라는 점에서는 같다. 여기 논의에서는 그 말 사이를 까다롭게 구분하지 않고 자유롭게 쓰기로 한다. 교육에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추상적 수준에서 공통되는 또는 공통될 수밖에 없 는 어떤 항존적( 恒 存 的 )인 이념이 있다. 그것은 한 사회에서의 교육의 존재 이유와 기능 자체에 근거를 둔 이념들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교육이념도 교육인 이상 그 항존적 이 념 밖에서 행해질 수는 없다. 그러나 항존을 지키면서 동시에 급속하게 변화( 變 化 )해 가는 지식기반사회에 유연하게 그러나 때로는 어렵게 대응하려는 목적의식도 필요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런 전제하에,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교육이념을 길러야 할 지적 능력, 조성해야 할 지적 풍토, 지켜야 할 교육실천의 원리로 나누어 논의하고 방향의식을 가늠해 본다. 1. 추구해야 할 교육이념 교육은 인간사회에서 돌도끼로 상징되는 문화( 文 化 )가 발생했을 때부터 동시에 필연적으 로 발생한 인간사회 활동이다. 돌도끼, 돌칼, 기타 여러 가지 연장을 만들고 쓰는 방법, 그 렇게도 긴요한 이런 도구를 만들고 쓰는 방법은 다른 본능적 행동처럼 유전( 遺 傳 )으로 전 달할 도리는 없고, 앞 세대가 가르쳐 주는 것을 뒷 세대가 학습( 學 習 )함으로써만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이념의 씨앗은 그때 뿌려진 셈이다. 기실 문화 의 한 정의는 유전 되지 않고 학습되는 행동양식, 생활양식이라는 정의다. 근력이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에게 있어서 이런 문화 학습은 원시시대에서부터 현대까 지 그 개체 생존, 집단 생존, 종족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이었고, 그 필수적인 정도는 문화 진보와 더불어 증대해 왔으며, 지금 고도로 발달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그 필수인 정도가

36 2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거의 절정에 이른 셈이다. 1) 인간지향과 사회지향 교육의 의도에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는 인간지향( 人 間 指 向 )과 사회지향( 社 會 指 向 ) 이 병존한다. 즉 한편 교육으로써 아이를, 인간을, 유능하게 행복하게 인간답게 기르려는 방향의 의도와 또 한편 교육으로서 한 사회를 안정되게 부강하게 번창하게 하려는 방향의 의도다. 이에 따라 교육이념에는 어떤 인간을 기를 것이냐 그리고 어떤 사회를 바라느냐라 는 인간이념과 사회이념이 포함되게 마련이다. 이런 인간이념, 사회이념의 원형은 이미 원시 인간사회에서도 있었다. 아버지가 또는 동 네 어른이 아이에게 돌칼 돌창을 만들고 쓰는 방법을 애써 가르치는 데에는, 아버지는 아 이가 돌칼을 쓸 줄 아는 아이 가 되고 제 몸 제가 돌볼줄 아는 아이 가 되기를 바라는 바가 있었을 것이다. 즉 얘는 이런 아이가 되어야겠다 라는 어떤 인간이념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 이 종교, 정치, 경제, 도덕, 학문, 예술 등 문화체제의 진화와 더불어 한편 점점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인간이념으로 발전해갔으며, 또 한편 시대와 사회에 따라 그 이념들 사이에 뉘앙 스의 차이가 생겼을 뿐이다. 그러나 교육에서 어떤 인간을 바라느냐에는 차이가 있어서도,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인간실현( 人 間 實 現 ), 또는 자아실현( 自 我 實 現 )의 뜻만은 다 같다. 또 인류는 본래 유인원 시대부터 그 신체적 약체를 보충하기 위해 포식자를 같이 경계하 고 같이 모여 살고 하는 군서성( 群 棲 性 ), 사회성의 동물이고, 문화라는 자체가 그런 사회과 정에서 생산 전파 활용되고 공유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아이를 그런 사회생활에 낄 수 있게 가르쳤을 것이고, 그러자면 아버지는 이 사회는 이런 곳이고 이럴 것이고 나아 가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포함하는 어떤 사회이념 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사 냥이나 농사는 이렇게 같이 해야 하고, 무리의 수장( 首 長 )은 있어야 하며 그의 명령은 존 중되어야 하고, 신령님도 같이 받들고 같이 모셔야 했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같이 사는 터전을 더 튼튼한 모습으로 닦아가야 했다. 무리에 관한 그런 생각들도 문화의 진화와 더 불어 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사회이념으로 시대와 사회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발전해 갔다. 그러나 교육에서 어떤 사회를 바라느냐에는 차이가 있어도 그 사회계승( 社 會 繼 承 ) 또는 문 화계승( 文 化 繼 承 )의 뜻만은 다 같다. 인간이념과 사회이념은 물론 상관이 많다. 대개는 바라는 인간상( 人 間 像 )은 바라는 사회

37 Ⅱ. 교육이념의 방향 29 상( 社 會 像 )에 적합한 인간조건으로 개념화되고, 또 바라는 사회상은 바라는 인간상에 적합 한 사회조건으로 구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 사이에 그런 행복한 상관만 있는 것이 아 니고, 때로는 상충( 相 衝 )도 있고, 시대에 따라 그리고 사회에 따라 그 교육에서 두 가지 이 념의 상대적인 비중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예컨대 민주주의 사회의 교육에서는 인간지 향, 인간이념의 비중이 크고, 전제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지향, 사회이념이 우선하게 된다. 또 전제 독재사회에서 요구하는 순종( 順 從 ) 일변도의 인간상이나 또는 경제발전을 지향하 는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 技 術 ) 일변도의 인간상이 반드시 인간 본연에 부합되는 인간상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때에는 사회에도 사람들에게도 교육에도 그런 상충으 로 인한 여러 가지 긴장이 감돌게 된다. 우리가 논의하는 지식기반사회와 교육이라는 주제도 일단은 사회지향적인 사고를 전제로 한다. 지식기반사회라는 전망에 적합한 인간과 그 교육을 생각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구나 원시사회에서와 같이 교육이 집안이나 동네의 생활과정에서 진행되는 사사로운 사교 육( 私 敎 育 )이 아니라, 현대에서처럼 국가라는 정치체제 속에서 진행되는 공교육( 公 敎 育 )일 경우에는 교육에 인간지향성보다 사회지향성이 더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공교육 체제 에서 진행되어야 할 지식기반사회를 위한 교육 도 교육인 한, 우선 교육 전체가 지녀야 하 는 인간지향과 사회지향의 조화와 균형은 잊혀져도 안되고 잃어져도 안될 것이다. 2) 전인 인간의 자아실현에 이바지하고 동시에 사회의 문화계승과 발전에 이바지하는 교육의 인 간이념과 사회이념을 담은 목적개념은 불가피하게 다양한 인간관과 사회관만큼이나 수없이 많다. 인격함양, 인간성 육성, 전인 배양, 그리고 좀더 특수하게는 지적인 인간, 도의적 인간, 생산적인 인간, 창의력 인간 등은 인간적 목적개념들이고, 국가안보, 경제발전, 민족문화 창달, 민주사회 건설 등은 사회적 목적개념들이다. 우리는 한국의 현황에서 한 국교육은 인간이념으로서의 전인( 全 人 )사상과 사회이념으로서의 민주주의( 民 主 主 義 ) 사상 을 재천명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지식기반사회에 대응하는 교육도 그 전제에서 구상되어 야 한다. 이 두 근간 이념을 여기에 원론적으로 상론할 필요는 없고, 다만 몇 가지 관찰만 첨가한다. 전인 : 전인 은 근대 교육사상의 근간이다. 하기는 옛날 중국에서도 예 악 사 어

38 3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서 수( 禮 樂 射 御 書 數 )를 선비들이 배워야 하는 육예( 六 藝 )라 했고, 옛 서양에서 도 대학의 기본 교양과목으로 문법 수사학 논리학 그리고 산수 기하 음악 천문학을 7 교과라 했으며, 사람은 지 덕 체 또는 지성, 감성, 덕성을 갖추어야 하고 진 선 미 를 찾아야 하며, 장수는 지 인 용 을 겸비해야 하고 등등의 사실이나 주장에서도, 사람에겐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특성들이 전체론적( 全 體 論 的 )으로 어우러져야 한다는 전인 사 상이 옛부터 있었던 셈이다. 전인사상은 앞에서도 언급한 인간의 다양한 욕구구조에 근거를 둔다. 인간은 여러 가지 생리적 욕구, 정의적, 사회적 욕구의 만족을 추구하며 특히 각양각색의 성취, 인지, 심미 등의 자아실현 욕구의 충족을 바란다. 사람은 빵만 가지고 살 수는 없고 자유가 곁들여 있 어야 하고, 안정만 바라지 않고 동시에 성취 탐색의 모험도 즐겨야 한다. 그런 다양의 욕 구와 그 추구는 다양한 능력과 특성을 요구한다. 인간은 스스로 전인적이기를 바라고, 남들도 자기를 전인적이라고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도 노래도 웬만큼은 잘하고 싶어한다. 그런 욕구가 없으 면 그 자체가 일종의 병 이다. 남들이 자기를 공부는 잘하지만 인정없고 버릇없는 놈 이라 고 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인간은 전인적, 전체론적 욕구의 존재다. 따라서 인간을 전인적으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를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것 을 뜻한다. 학생들을 공부만 해야 하는 존재로 보는 교사, 종업원을 월급만 주면 되는 대상 으로 보는 사장, 국민을 빵 만 주면 되는 사람들로만 보는 대통령은 그들에게 인간대접을 안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다양한 욕구들, 놀고도 싶고 따뜻한 말도 듣고 싶고 자유도 바라 는 욕구들도 인정하고 보살펴 줄 때 비로소 인간대접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현대는 고도기술산업사회에 진입할수록 지성과 감성과 덕성을 겸비한 인력( 人 力 ) 이 필요하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런 사회에서는 단순 지식 기술로는 안되고 고도의 지 력에 의한 고도의 기술로만 승산이 있다. 또 같은 성능의 제품도 사람들은 돈을 좀 더 주 는 한이 있더라도 더 예쁜 것, 아름다운 것을 선호한다. 또한 같이 성능이 좋고 예쁜 상품 도 속이지 않는다고 신뢰가 더 가는 회사의 상품을 산다. 내일에 진입할수록 인력 은 고도 의 지력, 고도의 예술성, 고도의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전인이란 단순한 팔방미인 을 뜻하지는 않는다. 도리어 자아실현 욕구의 하나는 개성( 個 性 )의 필요다. 전인이란 기본적인 여러 전인적 경험과 능력과 특성들을 독특하게 통합( 統

39 Ⅱ. 교육이념의 방향 31 合 )함으로써 개성적인 성취나 일가견을 이루는 사람을 말한다. 문예부흥때의 다빈치는 미 술가, 발명가, 탐험가, 사상가였고, 화가 단원( 檀 園 )은 시 서 화 그리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것이 그 예다. 다양의 통합은 희한한 통일을 낳는다. 3) 민주주의 교육엔 사회문화를 계승하는 기능이 있다. 계승은 그냥 계승이 아니라 동시에 쇄신( 刷 新 ) 과 발전( 發 展 )을 내포해야 한다. 변화무쌍한 역사 변천 속에서 계속적인 쇄신과 발전 없이 는 계승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사회문화를 계승, 쇄신, 발전케 하려면 방향의식 ( 方 向 意 識 )이 필요하다. 그런 방향의식은 사회의 여러 부분, 여러 분야, 여러 계층에서 여 러 가지로 표출되고 거론된다. 그러나 그 가장 포괄적이고 강력한 방향의식은 그 사회의 정체( 政 體 )가 표방하는 정치이념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 그것은 헌법이 정한 민주주의, 보 다 정확하게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방향의식이다. 좁은 의미에서의 민주주의의 근간은 1인 1 투표의 보통선거에 의한 정권의 수립 교체와 정치행위 참여의 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의 민주주의는 생존권, 행복추구권, 언권 등 인권의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한 심성적( 心 性 的 ), 윤리적, 철학적인 이념체제라고 해야 한다. 즉 사람들의 자유로운 인권 행사를 존중하는 자유주의 를 병유해야 한다. 따라서 넓 은 뜻의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 라야 한다. 민주주의의 매력과 불가피성 때문에 현대의 많은 국가들이 보통선거에 의한 민주주의 정 체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논자들이 근래 세계에서 비자유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 의 출현을 걱정하고 경고도 하고 있다. 즉 민주주의적인 보통선거에 의해 탄 생한 정부가 도리어 독재에 못지 않은 무자비한 압제와 탄압과 학살마저 일삼는 경우가 비 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근래 대표적인 예가 유고의 밀로세비치 정권, 페루의 후지모리 정권 이었다. 민주주의로 탄생한 정권이 실제 정치 행정에서는 극히 비 자유민주주의일 수 있다 는 말이다. 한국도 해방 이후 정권들은 한두 번을 제외하고는 다 민주적 으로 탄생한 정부 였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그 정부들의 정치 행정형태가 자유민주적이고 따라서 사회 전반에 자유민주적 풍토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높이 평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곳곳 에 권위주의적 행태와 풍토가 남아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성숙은 어렵다. 그 어려운 이유는, 넓은 뜻의 민주주의 즉 자유민주주

40 3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의는 투표에서만 아니라 정치, 행정, 경제 그리고 교육 등 인간사, 사회사의 모든 일에서 남 들의 존재와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따라서 나 의 지나친 욕심, 특권, 횡포를 참아야 하는 심성과 윤리의식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한번으로 이루 어지는 제도 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찰하고 구축해야 할 정신 이며, 한 나라의 교육은 그 정신 을 함양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건설에 직결되어 있는 작업이다. 지식기반사회의 교육도 그 예외는 아니다. 전인과 민주주의는 언제나 교육의 이상이어야 한다. 4) 자발과 자율 교육이념에는 인간이념과 사회이념 이외에 또 하나의 이념체제가 포함된다. 바로 교육 자체에 관한 이념이다. 이것을 넓은 뜻의 교육이념과 구분해서 교수이념( 敎 授 理 念 ) 또는 교육원리( 敎 育 原 理 )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치는 일, 그 자체에 관한 어떤 이념적 방향을 말한다. 원시인의 부모가 아이에게 돌칼 등 연장을 알고 쓰는 방법을 가르칠 때, 어슴푸레나마 무엇을 가르치고 왜 가르치고 특히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에 관한 어떤 생각들이 있었을 것 이다. 배우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가르치려 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 그래도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지 달래서 배우게 한다는 것, 잘한다고 칭찬하면 더 잘 배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 중에는 이념이라기보다는 경험으로 터득한 방법적 원리도 있 으나, 인간이나 사회문화의 본질에 대한 가정적( 假 定 的 ) 또는 이념적 견해에 기초를 둔 교 육원리도 많다. 예컨대 인간의 성선설( 性 善 說 ) 또는 성악설( 性 惡 說 ), 사회의 독재체제 또는 민주체제를 전제하느냐에 따라 교수이념, 교육원리의 방향이 많이 좌우된다. 유사이래 현대까지 플라톤, 코메니우스, 루소, 페스탈로치에서 듀이, 몬테소리 등에 이르 기까지 많은 교육사상가들이 여러 가지로 이런 교수이념, 교육철학, 교육원리를 주장해 왔 다. 그런 여러 교육철학들 사이에 서로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좀 대담하게 거기에 어떤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 우선 이들 교육사상가들의 대부분은 그 당대의 관례적, 전통적인 교육현실의 모습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같다. 그 리고 현실 관례적 교육은 대부분의 경우 강압, 명령, 지시, 타율, 주입 으로 학생들에게 수 동적인 자세를 강요했다는 점도 같다. 이 점에서는 지금 한국교육의 현실도 별 차이가 없 다. 따라서 그들의 교수이념, 교육철학의 공통점은, 물론 각기의 뉘앙스는 많이 다르지만,

41 Ⅱ. 교육이념의 방향 33 한결같이 학생들의 학습활동에서의 자연, 자발, 자율, 능동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런 강 조는 지금 한국교육 현실에도 여실히 적용된다. 이렇게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의욕을 유도하고 학습과정을 자율적으로 계획 진행하도 록 유도한다는 것은 한편 학습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점에서만 아니라, 또 한편 한 인간으 로서의 학습자를 존중한다는 인간교육이념, 민주교육이념에 관계된다는 점에, 자발성( 自 發 性 )과 자율성( 自 律 性 )은 한국교육의 실천적 이념으로도 견지되어야 한다. 더구나 다음에 논의할 지식기반사회에서 필수적인 사고력, 창의력의 배양은 자발 자율의 풍토를 필수로 한다. 나아가 직접 가르치는 교수 장면에서만 아니라, 그것을 지원하는 각급 교육행정체제 에서도 타율 지시 행정을 지양하고 교사와 학교의 교육실천에서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존 중하고 장려하는 행정원리( 行 政 原 理 )로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은 우선 교육 전반이 추구해야 하는 인간에 관한 전인의 이 념, 사회에 관한 민주주의 이념 그리고 교육실천에 관한 자발 자율의 이념을 전제로 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2. 길러야 할 지적 능력 : 지적 교육목표 지식기반사회는 지식의 생산, 전파, 응용이 모든 사회활동의 효율성의 요체가 되는 사회 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지식의 생산, 전파, 응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적 능력의 함양이 시급한 시대사회인 것은 더 말할 나위없다. 문화 발상 때부터 인간사회는 그나름으로 언제 나 지식기반사회였고, 교육은 언제나 지( 知 )의 교육이 중심 관심사였다. 다만 현대는 지 식 지력이 개인이나 사회의 생존 번영에 더 결정적으로 긴요해진 시대일 뿐이다. 이 말 은 우리가 종래 해오던 지식 지력의 교육 관례도 그만큼 심각하게 재검토 재반성해야 한 다는 뜻도 된다. 교육에서 기를 수 있고 또 길러내야 할 지적 능력( 知 的 能 力 )들을, 교육목표분류론에서 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비교적 하등( 下 等 ) 정신과정인 지식의 기억, 이해 에서부터 응용, 분석, 평가, 종합 등 고등( 高 等 ) 정신과정으로 계열적으로 구상하고 있으며, 그 중 종합 에는 근래 자주 거론되는 창의력 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견지에서는, 관례적 한국 교육이 하등정신과정은 교육하고 있으나 고등정신과정은 기르지 못하고 있다는 자주 듣는

42 3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비판이야말로 지식기반사회라는 전망에서는 특히 뼈아픈 비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여기 논의에서는 대표적인 고등정신과정으로서 사고력과 창의력, 그리고 엄청난 정보기기 발달이 가능하게 하고 요구하기도 하는 정보 관리능력을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중점적인 지력으로서 논의한다. 이 세 가지 능력을 논의하는 전제는, 지 의 교육은 이제 단 순히 수동적이고 자극결정적 인 지식 정보의 기억능력, 재생능력을 넘어서 생산적 능동적 이고 자아결정적 인 고등지력의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 사고력 사고력( 思 考 力 ) 은 지력이라는 말과 비슷하게 여러 가지 지적능력을 포함하는 아주 포괄 적인 개념이다. 응용력, 분석력, 추리력, 판단력, 변별력, 평가력, 조직력, 종합력 등등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지적 능력들을 포섭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고력을 좀더 분석해 서 다룰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 분석의 근거를 문제해결과정( 問 題 解 決 過 程 )에서 찾을 수 있다. 사고는 어떤 문제와 씨름할 때 야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해결과정은 흔히 제안 되고 있는대로 문제 인지( 認 知 ), 자료 수집, 가설 형성, 가설 검증의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고, 그 각 단계에 필요한 능력들이 사고력을 형성한다고 개념화할 수 있다. (1) 문제인지력 : 모든 사고는 어떤 곤난감( 困 難 感 ), 문제감( 問 題 感 ), 문제의식에서 출 발한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어디가 이상하다 는 문제감을 느낄 때 그리고 문제감을 느낄 줄 알아야 사고가 발동할 수 있다. 천하태평 이면 사고는 발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언제나 천하태평일 수는 없다. 배불리 먹어도 좀 있으면 곧 배가 고파지고, 배고파지면 쉽 게든 어렵게든 먹을 것을 찾아야 할 문제 가 생기고, 찾을 궁리 즉 사고를 하게 된다. 쉽 게 찾아먹을 수 있으면 간단한 궁리로 족하고, 그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백방으로 생각을 구사해야 한다. 사람에게 이때 저때 곤난감, 문제감, 문제의식을 느끼게 하는 근본 동기는 사람이 타고 난 생리적, 정서적, 사회적, 자아실현적인 욕구구조( 欲 求 構 造 )에 기인한다. 배고파서, 추워 서, 쓸쓸해서, 무서워서, 친구와 무리가 그리워서, 칭찬받고 싶어서, 그저 궁금해서 이상해 서 또는 그저 재미있어서 등이다. 이중에서 생리적, 정서적, 사회적인 하위( 下 位 )욕구는 다 른 동물들에게도 있는 욕구고, 인간에겐 유난히 인지, 심미, 성취, 개성, 자유, 조화를 찾 는 자아실현의 상위( 上 位 ) 욕구가 강하다. 그 근저가 하위욕구에 있는 것도, 학자가 학문연

43 Ⅱ. 교육이념의 방향 35 구로, 화가는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하듯이, 상위욕구에 승화 또는 연관지어 추구하는 경우 가 보통이다. 문제는 사람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 문제를 느끼고 발견하는 능력에 차이가 크다는 데 있 다. 여느 사람들은 문제시하는 사항에 아무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이유 로든 문제인지능력이 무뎌진 사람이다. 이와 반대로 여느 사람들은 다 당연시하는 사항에 묘한 문제를 느끼고 발견하고 그 해결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희한한 발견 발명을 해내 는 사람의 경우다. 사람들의 이런 문제인지력( 問 題 認 知 力 )은 일단 한 지적인 능력임에는 틀림없다. 상황 속에 어떤 부족, 결함, 불합리를 감지 지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예컨대 천문학에 관한 어느 정도의 지식 없이는 천문학에 관한 더 전문적인 오묘한 문제를 인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인지에는 정의적( 情 意 的 )인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그 때문에 문제인지력을 문제 감수성( 感 受 性 )이라고도 한다. 특히 호기심( 好 奇 心 )과 회의( 懷 疑 )는 지적인 문제 설 정의 발단이다. 곤란감, 문제감은 있어도 호기심이나 회의가 없으면, 시험 보기 위해서 마 지못해 수학 공부를 하는 학생의 경우처럼, 사고작용이 활발할 수가 없다. 사고를 자극하는 첫 조건은 진정한 문제 의 인지고, 또 진정한 문제의 첫 조건은 호기심과 회의다. 이것은 좀 후에 논할 창의력의 경우엔 더 그렇다. (2) 자료수집력 : 문제가 발견되거나 설정되면, 해답 또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적절한 정보 지식을 검색하고 수집하고 조직해서 그 속에서 해결책의 힌트를 잡아내 야 한다. 이 때 그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일반교양과 문제에 관계되는 전문교양이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많이 아는 사람 은 문제를 비교적 쉽게 푼다. 교육이 필요한 이유의 하나도 거기에 있다. 그러나 문제란 언제나 조금은 새로운 사태 이기 때문 에, 이미 알고 있는 지식 정보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 지식 새 정보를 찾아나서야 한다.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고 문헌도 뒤지고 인터넷도 찾아야 하고, 문제에 따라서는 관찰, 조 사, 답사, 실험도 해야 한다. 간단하게 백과사전을 뒤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주탐사선 같 은 어마어마하게 비싼 자료수집방법도 동원해야 한다. 단순한 상식적인 방법도 있으나, 아 주 전문적인 자료수집, 정보수집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할 경우도 많다. 수집하는 정보자료의 적절성( 適 切 性 )과 적정량( 適 正 量 )도 판단해야 한다. 문제에 별로 관계가 없는 잡동사니 자료는 아무리 모아도 별 소용이 없고, 필요 이상 또는 필요 이하의

44 3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과잉( 過 剩 ) 자료 또는 과소 자료도 도움이 안된다. 흔히 부적절한 과잉 자료 수집이 더 문 제다. 컴퓨터의 역량은 엄청난 자료수집력과 더불어 이 경향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수집된 정보 자료는 적절하게 조직( 組 織 )되어야 하고 또 적절하게 해석( 解 釋 )되어야 한 다. 예컨대 낱낱의 수치들은 별 뜻이 없으나, 그 평균을 내고 그 순서로 배열하고 상호 비 교하고 대조하고, 그 사이의 상관계수도 내고, 때로는 자료를 표화( 表 化 )와 도표화하면, 그 뜻이 더 잘 드러날 때가 많다. 또 수집한 자료에서 그 뜻 을 짐각해내고 뽑아내야 한다. 자료해석력( 資 料 解 釋 力 )이 필요하다. 검은 구름, 무더운 날씨에 비가 이어지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리라고 짐작해내야 한다. 여기에서도 과잉 해석이나 과소 해석의 위험이 다 있으나, 흔히 과잉 해석, 과잉 일반화( 一 般 化 )의 위험이 더 잦다. 검은 구름에 무더운 날씨라고 언제나 비가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 가설형성력 : 필요하고 가능한 정보 자료들을 수집 조직 해석했으면, 그것을 토 대로 문제의 해답 또는 해결책을 상정( 想 定 )해야 한다. 즉 이러면 되리라 라는 가설( 假 說 ) 을 형성해야 한다. 가설형성에는 당사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일반교양과 전문교양이 크게 관계되고, 문제상황에 적절한 정보 자료가 필수적일 것은 더 말할 나위없다. 그러나 동시 에 당면한 문제상황에서 사실 사리를 종횡으로 분석, 응용, 비판, 평가, 종합해보는 여러 논리적 추리력( 推 理 力 )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너무 엉뚱한 감정, 욕망, 환상에 휩쓸려 사리를 잃어서는 안된다. 한번 이러면 되리라 라고 생각해낸 가설이 단번에 딱 들어맞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개는 이 가설, 안되면 저 가설, 여러 가설을 시도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몇 가지 특성이 필요하다. 우선 많은 가설, 해결을 위한 많은 아이디어들을 술술 생각해내는 사고의 유창( 流 暢 性 )이 필요하다. 한두 아이디어만 생각해내고는 꽉 막혀버린다면 가설형성에 한도 가 생긴다. 또 안 풀리는 해결책에 고집스럽게 집착하지 않고 다른 해결책을 찾는 사고의 유연성( 柔 軟 性 )도 필요하다. 안 열리는 열쇠를 미련하게 자꾸 돌려보는 것이 아니라, 안되 면 깨끗이 버리고 다른 열쇠들을 돌려보아야 한다. 때로는 관례를 벗어나는 엉뚱한 생각을 해내는 독창성( 獨 創 性 )도 필요하다. 이 독창성은 다음에 논의할 창조력에 더 관계가 된다. 사고의 유창성, 유연성, 독창성을 합해서 상상력( 想 像 力 )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가설 검증( 檢 證 )의 단계는 문제가 풀리는지 또는 풀렸는지 실제로 실행해 보고 맞추어 보고 따져 보는 단계다. 실제로 한 열쇠로 자물쇠가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열어보는 단계

45 Ⅱ. 교육이념의 방향 37 다. 문제가 풀리는 것을 확인하는 만족한 마무리 단계이기는 하지만, 머리를 쓴다는 사고의 견지에서 보면 비교적 기계적인 무미건조한 단계인 셈이다. 2) 창의력 지식산업사회에서 창의( 創 意 力 )의 요청은 절실하다.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것,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상품,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만들어내는 것이 번영을 향한 경쟁력의 요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의력의 요청이 요란하기 도 하다. 교육에서도 창의력 이 교육목표로 표방되고, 기업에서도 창의력 이 사지( 社 旨 )로 내걸리며, 대통령의 연설에서도 창의력이 호소되기도 한다. 그러나 창의력은 여느 지식이나 기술처럼 어떤 교육방법이나 훈련방법으로는 쉽게 기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부터 우리에겐 필요하다. 또 창의력에 관한 많은 심리 학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는 아직도 많이 신비에 가려져 있다. (1) 창의의 과정 : 창의의 과정은 흔히 준비, 부화, 조명, 검증의 단계로 나눈다. 준비 ( 準 備 )는 문제발견, 자료수집, 가설형성의 노력 등 앞에서 논한 사고력의 여러 활동들을 다 포함하는 과정이다. 그 준비에는 당사자의 일반적 그리고 전문적인 교육 연수의 경험이 그 배경에 있고, 당장의 관심사인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 실험 조사 숙고 등의 집중적 그리고 때로는 장기적으로 전심몰두( 專 心 沒 頭 )하는 활동들이 포함된다. 에디슨은 배터리 발견에 이르기까지 무려 6만개의 물질을 테스트했다. 엄청난 전심몰두다. 둘째가 부화( 孵 化 )의 단계다. 그 전심몰두에도 불구하고, 창의를 요구하는 문제들은 새 로운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의 관례적( 慣 例 的 ) 사고로는 잘 안 풀리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지치기도 해서 만사를 잊고 놀고 쉬고 있을 때, 번개처럼 어떤 희한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다. 그것이 셋째의 조명( 照 明 )의 단계다. 이 경우 잊고 놀고 쉬고 있는 시간이 부화 의 시 간이며, 그 시간이 마치 암탉이 알을 품고 있을 때처럼 아무 것도 안하는 시간 같지만, 실 은 속에서 병아리가 부화되고 있듯이, 아이디어가 부화되고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견에 관한 이런 일화들은 아주 많다. 문제를 잊고 목욕탕에서 누워 있다가 문득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 문제를 접어놓고 사과나무 밑에서 쉬고 있을 때 번개처럼 만유인력 법칙이 비쳤다는 뉴턴의 이야기, 꿈에 뱀이 자기 꼬리를 물고 돌고 있는 것을 보고 벤진의 6각 분자 구조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어떤 화학

46 3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자의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석가모니가 6년의 고행을 떨쳐버리고 보리수나무 아래에 정 좌하고 있을 때 홀연 돈오( 頓 悟 ), 득도( 得 道 )한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정확히 어떤 심리 과정이 이 부화의 기간에 진행되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다음에 언급할 것처럼 몇 가지 설명 은 있으나 아직도 꽤 신비에 가려져 있다. 부화 에 이어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조명 되어 나오면, 나머지는 그것을 실제에 검증( 檢 證 )하면 된다. 사고력의 경우처럼, 검증의 단계는 비교적 기계적이고 논리적인 무미건조 한 단계다. 발견의 희열( 喜 悅 )도 조명 단계에서 오는 것이고, 검증 단계는 그저 그 수긍일 뿐 이다. (2) 집중과 이완 : 창의력도 사고력도 다 같은 문제해결 과정이다. 따라서 창의력에도 위 사고력에 논의한 감수성과 문제인지력, 자료수집력, 그리고 사고의 유창성과 유연성을 포함하는 가설형성력 등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창의력은 기존 문제가 아닌 새로운 문 제상황, 기존의 개념, 원리, 방법, 기술로는 쉬이 풀리지 않고 뚫리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 운 개념, 원리, 방법, 기술을 발견하는 힘이라는 점에 그 이상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 능력 을 준비 단계에 필요한 집중력( 集 中 力 )과 부화 단계에 필요한 좀 용어가 설지만, 이완( 弛 緩 力 )이라고 부를 수 있다. 창의적인 인물들은 예외 없이 엄청난 정신집중력을 보인다. 그는 시간 을 잊고 집중한다. 긴 시간, 긴 세월을 한 일에 몰두하면서 피로도 모르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엄청난 작 업량, 연수시간을 견뎌낸다. 문자 그대로 침식( 寢 食 )도 자주 잊는다. 거기에 강하고 높은 동기가 작용하면서 여느 사람에겐 고생 인 일을 고생으로 알지 않는다. 그는 공간 도 잊고 집중한다. 집중 몰두하는 시간에는 주위를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다. 눈앞에 사람이 말 을 걸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문자 그대로 옆에서 요란한 기차 소리가 나도 안들린다. 무엇이 그런 강한 정신집중력을 형성하는 것이냐가 문제다. 우리는 그 답을 도리어 창의 적 인물들이 이 또한 예외 없이 드러내는 인지외적( 認 知 外 的 )인 요인인 호기심( 好 奇 心 )과 내재적( 內 在 的 ) 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 즉 하는 일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하는 일의 쓸모 가 아니라 일 자체에 보람을 느끼는 내재적 또는 자체목적적( 自 體 目 的 的 ) 동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것을 좀 후에 재론한다. 이완력이란 말하자면 이미 학습한 기존 관념의 속박에서 필요하면 스스로를 풀어낼 줄 아 는 특성을 말한다. 모든 학습은 습관화, 고정화의 힘을 갖는다. 한번 테니스의 라켓 스윙을

47 Ⅱ. 교육이념의 방향 39 배워놓으면, 혹 스윙 방법이 잘못된 스윙이라도 고치고 다시 배우고 하기가 어려워진다. 습 관화, 고정화되었기 때문이다. 지적인 학습에서 개념, 원리, 방법 등을 습득할 때도 마찬가 지다. 그렇게 학습되어 고정화된 기존 관념들은 예사로운 문제의 해결에서는 아주 유리하지 만, 새로운 문제상황에서는 때로는 도리어 방해가 될 수 있다. 지동설을 전제로 해야 풀리 는 문제에서 사고가 천동설에만 묶여 있으면 천동설을 배워 놓은 것이 도리어 방해가 된다. 창의가 필요한 문제는 대개 기존의 관념, 원리, 방법으로 잘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다. 따 라서 어느 정도는 사고가 기존 관념의 상식성, 관례성, 합리성에서 풀려나야 풀리는 문제들 이다. 집중 의 과정은 기존 관념, 기존 논리로서의 강렬한 정신집중이라면, 부화 의 과정은 거기서 풀려나는 길을 찾는 무의식적 과정인 셈이다. 기실 정신분석학적( 精 神 分 析 學 的 ) 해 석은 창의력을 무의식과정과 의식과정의 상호작용의 산물로 본다. 즉 창의적 아이디어는, 무의식과정에서 현실과 기존 논리에 비추어서는 비현실 비논리 불합리로 보이는 많은 생 각들이 꿈에서처럼 자유분방하게 발산하고 교차 결합하면서, 그 중에서 어떤 새로운 교 차 조합이 의식과정의 현실성과 논리성에도 타당한 것으로 통과하게 될 때 돌출한다는 것 이다. 부화 의 시간은 그런 과정을 돕는다. 중요한 것은 잊고 쉬고 놀고 하는 그 자체가 아니라 기존의 관례, 상식, 원리, 논리를 잊고 거기에서 벗어나고 풀려나올 줄 아는 것이다. 기존에서 벗어난다 는 것은, 말이 쉽지 실제에서는 기존체제와 질서에 대한 회의, 부동의( 不 同 意 ), 불손, 때로는 반항까지도 의미 한다. 따라서 창의력의 출현에는 당사자의 약간은 비관례적( 非 慣 例 的 ), 체제회의적( 體 制 懷 疑 的 )인 성격요인도 필요하지만, 그런 회의, 부동의, 비관례를 한치도 용서하지 않는 사회 체제에서는 창의력은 애당초 싹틀 자리가 없다. 그래서 창의력은 사람의 머리 속에서 생기 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와의 상호작용의 장( 場 )에서 생겨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이 점도 우리는 후에 사회풍토와 관련지어 재론할 것이다. 3) 정보관리능력 인간의 지적활동, 특히 사고와 창의의 활동은 태고부터 있었고 그런 활동에서 언제나 많 은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활용해 왔다. 그러나 현대를 지식기반사회라고 유별나게 호 칭하는 중요한 이유는 컴퓨터, 인공위성, 광케이블, 인터넷 등 각종 정보기기( 情 報 機 器 )와 정보체제( 情 報 體 制 )의 발달로 인한 급격한 정보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를 정보

48 4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사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좀 과장되게 말해서, 이제 세계는 세계의 모든 정보에 세계의 모 든 사람이 쉽게 광속으로 접근할 수 있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세계가 된 셈이다. 이런 사실은 이제 현대인에게 일상의 문제해결에서 연구에서 주식매매에서 디자인에서 그리고 전쟁에서도 전에 없었던 새로운 정보관리능력( 情 報 管 理 能 力 )을 요구한다. 쉬운 말로 컴퓨 터나 인터넷을 쓸 줄 모르면 많은 경우 다른 사람에게 뒤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런 정보관리능력에서 중요한 것 몇 가지를 추려내 볼 수 있다. (1) 정보검색 능력 : 우선 그 많은 정보 자원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고 가려내는 정 보 검색( 檢 索 )의 능력이 필요하다. 전에는 접근도 할 수 없고 알 수도 없었던 엄청나게 많 은 정보들이 사이버 공간에 실질적으로 그야말로 지척 에 놓여 있다. 하버드 대학의 도서 목록, 대영박물관의 소장품 목록, 경우에 따라서 그 중의 어떤 책이나 소장품의 내용도 엿 볼 수 있다. 창의력 이라는 주제에 관해서 순식간에 수백 수천의 참고문헌 목록과 그 내용 도 살펴볼 수 있다. 도리어 이제는 쉬워지고 넓어진 가접근성( 可 接 近 性 ), 가용성( 可 用 性 )으로 인한 정보의 범람( 氾 濫 )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범람 속에서는 해결하려는 문제를 명확하게 정 의하고, 그것에 적합한, 적정량의 정보를 검색, 선별, 정리해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자칫 하면 불명확한 문제에 부적절한 과잉 정보들의 무질서한 집적( 集 積 )에 결과하기가 쉽기 때 문이다. 이기( 利 器 )도 잘 쓸 줄 알아야 이기가 된다. (2) 정보저장 및 인출능력 : 검색한 정보 또는 스스로 산출 정리한 정보는 적절하게 데 이터베이스 등으로 저장하고 인출 인용에 대비해야 한다. 자신의 지금 또는 장차의 소용 과 필요에 적합한 적정량의 정보를 적절한 형식으로 저장하고 인출할 줄 알아야 한다. 아 무리 컴퓨터의 저장 용량이 크다 해도 불필요한 정보, 과잉 정보, 무질서한 정보들의 저장 은 별로 도움이 안된다. 옛날엔 사람들은, 거의 모든 지식 정보를 머리 속에 저장했다. 즉 기억했다. 많이 배운 사람, 머리 좋은 사람의 상징은 그런 박식( 博 識 )한 기억량이었고, 교육도 대부분 그런 박식 을 기억하게 하는 이른바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었다. 지금도 교육에 그 잔재( 殘 滓 )는 텔레 비전의 퀴즈 경쟁 프로에서처럼 진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현대의 정보사회에서는 박식의 기억은 한 장식은 될 망정 다른 가치는 없다. 물론 일반교양으로서 또는 각자의 전문교양 으로서 자주 쓰기 때문에 머리 속에 기억하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정보는 있을 수 있

49 Ⅱ. 교육이념의 방향 41 다. 그러나 이젠 그 기본적인 것 이외는 머리 속 아닌 데이터베이스에 효율적으로 저장하 고 인출 이용하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3) 정보재단 및 생산 능력 : 정보기기는 정보를 이용할 목적에 알맞고 편리한 모양으로 여러 가지로 마름질 즉 재단( 裁 斷 )할 수 있는 방편을 제공한다. 정보자료를 쉽게 잘라내고 덧붙이고 색칠하고 표화( 表 化 )하고 그래프화하는 일에서부터 영상화, 동영상화( 動 映 像 化 ), 가상현실화 등 여러 가지 기법을 가능하게 한다. 고도의 정보재단엔 꽤 전문적인 기법이 필요하지만, 일반에게도 쉽게 가능한 기법도 많다. 이런 정보재단은 정보의 효용( 效 用 )가치 를 높인다. 여러 정보를 서로 관련시키고 조직하고 종합하고 정리하면 새로운 지식정보를 생산( 生 産 )할 수가 있다. 그런 상호관련, 조직, 종합, 정리를 정보기기는 훨씬 수월하게 해 준다. 예컨대 손으로는 수십 년 걸려도 불가능할 복잡한 다변인적( 多 變 因 的 ) 현상에 관한 대량의 수치들의 통계적 계산을 수 분에 처리함으로써 새로운 원리의 파악을 가능하게 한다. 거의 모든 연구기관에서 초대형, 대형의 컴퓨터가 필수인 것은 지식생산에서의 정보기기와 정보 체제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4) 정보소통 능력 : 정보기기와 정보체제는 정보의 전달, 전파, 소통을 신속하고 광범 하게 한다. 일반인에게 익숙한 전자 우편, 홈페이지, 전자 판매, 전자 은행 등은 그 일부 다. 원칙적으로 모든 정보원( 情 報 源 )이 다른 모든 정보원과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 상 황을 가상한다면, 원할 경우 그 사이의 정보소통의 빠른 속도와 넓은 범위는 가히 짐작이 간다. 가끔 예컨대 누가 미국 국방부의 정보를 컴퓨터로 훔쳐냈다는 보도는 이런 소통의 가능성의 부정적인 예다. 그러나 적극적인 측면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활용하는 소통능력은 누구나 갖추고 있을만한 능력이다. (5) 부정적 측면 : 정보기기와 정보체제는 확실히 크게 활용해야 할 문명의 이기다. 그 것은 우리가 당면하는 많은 문제의 해결에서 희한한 방편을 제공한다. 그런 방편들은 충분 히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과학기술이 그렇듯이 정보기기도 양날의 칼 이다. 쓰기 나름으로 그것은 복도 될 수 있고 화도 될 수 있다. 정보기기를 활용하는 정보관리 능력을 함양함에 있어서도 그 긍정적인 측면과 동시에, 근자에 점점 그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정보공학의 위해( 危 害 ) 에 관한 주장도 우리는 고려에 넣어야 한다. 즉 제 1부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정보과학에의 투자가 반드시 생산성에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비판, 정보

50 4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의 빈익빈 부익부 와 민주주의와의 갈등, 정보기기가 사람들의 사회성을 저하시킨다는 논 란, 정보공학 때문에 사람들이 도리어 정보 과잉증에 시달린다는 비난, 정보기기가 사람들 의 사적 비밀과 개인 통제권을 침해한다는 힐난, 사물과 현상에 대한 현실감각이 저해된다 는 비판, 익명성 때문에 정보윤리 가 문란해진다는 비난 등이다. 이런 비판들의 적부 여부 는 계속 검증되어야 하지만, 그 거론 자체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고, 특히 교육의 장면에서 는 참고하지 않을 수 없는 비판들이다. 4) 호기심과 내재적 동기 이상에서 우리는 사고력, 창의력, 정보관리능력을 여러 능력 중에서도 특히 지식기반사회 에서 긴요한 따라서 특히 교육이 길러야 할 지적 능력으로 제안했고, 그 각각의 세부 특성 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지적인 능력은 홀로 길러지고 홀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정의 적( 情 意 的 ),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어떤 동기( 動 機 )에서 출발한다. 그 가장 결정적인 동기를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호기심( 好 奇 心 )과 내재적( 內 在 的 ) 동기라고 제안한다. 따라 서 사고력, 창의력의 교육은 학생들이 우선 사물 형상에 대한 호기심과 그 추구에 내재적 가치( 價 値 )를 느끼게 하는 것이 첫 단계라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된다. 호기심은 지적 특성이기보다는 알고 싶다, 궁금하다 라는 욕구( 欲 求 )를 지칭하는 정의적 ( 情 意 的 )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굳이 따지면 호기심의 발동은 인간의 유난히 큰 대 뇌 때문일 수도 있고, 자아실현의 욕구 중 인지( 認 知 )의 욕구, 심미( 審 美 )의 욕구 때문일 수도 있다. 갓난아이, 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의 덩어리다. 온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살피기에 바쁘다. 왜?... 왜? 도 무진히 물어댄다. 그러나 그 왕성했던 호기심은 대부분의 사람의 경우 나이 가 들면서 둔화되고 쇠퇴해 간다. 그것은 한편 많은 경험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스스로 알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또 한편 주변 가정과 사회가 이상한 질문, 회의, 호기심을 금기( 禁 忌 ) 상황으로 억제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만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를 강요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는 차차 스스로 호기심을 눌러버리 고 잊고 잃어버린다. 따라서 호기심의 유지와 조성과 장려에는 가정환경, 학교환경, 넓은 사회환경의 정신풍토적( 精 神 風 土 的 )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그런 사회풍토의 문제를 우리 는 후에 다룬다.

51 Ⅱ. 교육이념의 방향 43 내재적 동기는, 예컨대 수학을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 공 부 자체가 무진히 재미가 있어서 수학 공부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처음엔 부모의 칭찬을 받으려고 바이올린을 시작했는데, 나중에 바이올린의 묘미 자체 때문에 스스로 전심몰두하 는 경우도 그것이다. 대학 가기 위해, 출세하기 위해, 돈 벌기 위해, 명성 얻기 위해... 가 아니라 수학공부 그 자체, 바이올린 공부 그 자체에 반하고 홀린 경우다. 내재적 동기는 자발적, 자율적인 끈질기고 꾸준한 추구의 원동력이 된다. 어떤 활동을 출세와 치부, 명성과 간판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풍토에서는 그 활동에 대한 내재적 동기는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적 추구에 내재적 동기가 형성되느냐 안되느냐 에도 다음에 논의할 가정 학교 사회의 정신적 풍토가 크게 관계가 된다. 3. 조성해야 할 지적 풍토 어떤 식물은 이 풍토에서는 잘 자라나지만 저 풍토에서는 자라나지 않고 시든다. 사고력, 창의력 등의 지적 능력도 그것이 잘 자라나는 또는 못 자라나는 지적풍토( 知 的 風 土 ) 또는 비지적( 非 知 的 ) 풍토가 있다. 따라서 사고력, 창의력 등 고등정신과정의 교육은 그 직접적 인 교육 노력도 필요하지만, 가정 학교 사회의 정신적 풍토 분위기를 지적 작용을 활발 하게 하는 분위기로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히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특히 창의력의 경우에 더 그렇다. 다섯 가지 풍토가 특히 긴요하다. 문제는 그 하나하나가 뜻대로 쉽게 하루아침 에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1) 문화지향 풍토 모든 나라, 모든 사회에 문화는 있다. 따라서 문화지향 풍토란 별난 개념이 아닐 수도 있 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문화지향 풍토 를 여러 문화활동---각종 학문, 예술, 기술 등---을 그 쓸모 아닌 그 자체로 가치롭게 여기고 장려하고 현양( 顯 揚 )하는 풍토를 말하는 개념으 로 사용한다. 우선 지식이 생산되려면 그렇게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물리학자가 적고, 물리학 연구 수준도 낮고, 물리학 지망생도 별로 없고, 물리학자가 사회에서 별 대접 을 못받는 사회에서 물리학의 어떤 창의적 산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미술가

52 4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의 활동에 대한 별 지원도 없고, 미술로는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운 사회에서 미술의 큰 창 작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 문화영역의 지식 생산이 왕성하려면, 따라서 그 영역의 사고력, 창의력이 활발하려면, 그 문화영역이 그럴 수 있는 수준까지는 발달되어 있어야 하고, 그 문화영역을 그런 수준 으로까지 끌어올리는 지원( 支 援 )과 인정( 認 定 )과 처우( 處 遇 )의 배경이 있어야 한다. 그렇 지 못한 상황에서도 가끔은 창의적 인물이 나오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은 예 외다. 학문, 예술 등 문화활동을 추구하더라도, 그것을 출세 치부 명성 등을 획득하는 수단으 로써 추구하느냐 아니면 문화활동 그 자체의 내재적 보람 때문에 추구하느냐는 개인에 따 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제 Ⅰ부에서 논의한 지식의 가치관 이 여기에 관계가 된다. 가령 한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리고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여러 문화활동을 주 로 그 수단적( 手 段 的 ) 가치 때문에 추구할 뿐, 그 내재적, 자체목적적( 自 體 目 的 的 ) 가치에 무관심한 편이라면,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그 사회는 강렬하고 꾸준한 탐구의 원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창의자는 그의 활동과 그 소산이 자신의 출세 치부 명성을 가지고 올는지 아닌 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나아가 그것이 경제발전, 민족현양 등의 대의명분에 이바지하 는지 안하는지에도 관심이 없다. 일 그 자체에 홀려 있을 따름이다. 그것이 출세지향( 出 世 指 向 ) 아닌 문화지향( 文 化 指 向 )이다. 생산적인 사고와 창의는 가정, 학교, 사회의 문화지향 성의 정도에 정비례한다. 우리의 경우, 학생은 공부의 재미보다 시험 때문에 공부하고, 사 회는 경제발전을 위하여 무한경쟁에 이기기 위하여, 과학을 진흥해야 하고,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잘 치르기 위하여 친절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발상에서는 결국 과학도 질서도 설자리가 없어진다. 2) 부동의의 자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고도 창의도 다 문제상황에 따라서 그만큼 새로운 상황에서 새 로운 해답을 얻으려는 정신작용이다. 따라서 문제의 인지에서도 해결의 과정과 해답에서도 기존의 관례 상식 권위에 따르지 않는 부동의( 不 同 意 )의 자유가 그 필수요건이 된다. 기 존의 관례 상식 권위의 말대로 따라야 한다면, 사고나 창의는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53 Ⅱ. 교육이념의 방향 45 때로는 일탈 반항 모독의 행위로 간주되기도 한다. 사고와 창의는 엄마 아빠 또는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도, 권위와 대통령과 종교가 그렇 게 말해도, 나는 어딘지 이상하고 납득이 안가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회의( 懷 疑 )와 호기심과 이의( 異 議 )를 품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발생한다. 이것은 반드시 행동적 반항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지적인 부동의일 뿐이다. 그러나 지적인 부동의가 가혹하게 박해를 받는 경우를 우리는 역사에서 비일비재로 자주 본다. 소크라테스는 도덕성을 깨우치려는 논의 때문에 혹세무민으로 독배를 마셨고, 브루노 는 지동설을 옹호하다가 종교재판으로 화형을 당했다. 이렇게 극단의 박해 아닌 갖가지 핍 박의 경우는 더 많다. 일반적으로 독재, 전제, 권위주의적 집단에서는 회의, 이의, 부동의 는 용납되지 않거나 배안시 당한다. 또 나라의 정체( 政 體 )는 보통선거에 의한 민주주의적 인 정부의 경우도 그 정치행태( 政 治 行 態 )에서는 극히 권위주의적인 경우는 많다. 이 모든 권위주의적 풍토는 그것이 짙을수록 그만큼 더 사고력과 창의력의 불모지를 형성한다. 정체가 민주건 독재건, 한 사회에 동조주의( 同 調 主 義 )가 짙은 정도에 따라서도 생산적인 사고와 창의는 저해받는다. 동조주의란 복장에서 행동방식에서 사고에서 감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닮으려는 풍조를 말한다. 거기엔 은연중 한편 닮아야 한다는 압력이 작용하고 또 한편 닮지 않은 자에 대한 어떤 제재의 위협도 작용한다. 사춘기 청년기 아이들의 특정한 복장, 언어의 유행이나 패거리 집단의 행동규범 등이 그 예다. 그런 동조주의는 비단 아이 들의 경우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풍조일 수도 있다. 서로를 닮으려 하고 닮지 않으면 제재 가 있는 상황은 이 또한 그만큼 사고력과 창의력의 불모지를 형성한다. 부동의의 자유는 보다 근원적으로는 사상의 자유, 발표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 연유하고, 이들 자유는 개성적( 個 性 的 )이고 독립적인 인권( 人 權 )의 존중을 토대로 한다. 개개인의 독 립적 의견이 독재나 동조주의에 압도되지 않는 정도에 따라서 창의력은 발현된다. 혹자는 옛날 이미 나침반, 폭약, 종이, 수레바퀴 등 여러 창의적인 소산이 풍부했고, 천문, 지리, 제련에도 많은 지식을 축적했으며, 제자백가( 諸 子 百 家 )의 각양의 사상이 풍성했던 고대 중 국이 역사를 거치면서 그 창의의 예기( 銳 氣 )가 점점 시든 것은 진( 秦 ), 한( 漢 ), 당( 唐 ) 등 강력한 중앙집권적 군주독재 때문이었다고 추리한다. 우리는 이런 회의, 부동의, 이의가 허용되는 분위기가 비단 국가 수준의 정치행태에 따라 결정되는 것만 아니라, 가정, 학교, 회사 등의 작은 환경에서도 부모, 교사, 기관장의 행

54 4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태에 따라 그 분위기가 결정된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보다 직접적인 생활환경이라 는 점에서 이런 작은 환경의 풍토가 국가적 풍토보다 더 결정적일 수가 있다. 큰 환경이 부동의를 수용하지 않는 분위기라 하더라도 작은 환경이 부동의에 대해서 수용적이면 창 의력은 솟아날 텃밭을 얻는다. 독재주의 국가에서도 가끔 창의적 인물이 출현하는 것은 그 런 부모나 교사나 기타 주변 사람들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3) 다양성 다양성( 多 樣 性 )은 생산적인 사고와 창의의 옥토( 沃 土 )를 형성한다. 갖가지 학문, 예술, 기술 등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고, 다양한 시각, 다양한 사상, 다양한 학파, 다양한 아이디 어, 다양한 민족, 다양한 문화, 다양한 생활양식에 접할 수 있는 상황은 사고와 창의에 넓 은 탐색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생물의 경우에도 동종교배( 同 種 交 配 )는 도리어 열성( 劣 性 ) 을 낳기 쉽고 이종교배( 異 種 交 配 )가 우성( 優 性 )을 낳을 가능성이 많다. 역사에서 유난히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운 곳은 대개 다양의 집결처였다. 옛 이집트의 도시 알렉산드리아는 다민족의 집결처였고, 르네상스의 이탈리아도 다민족, 다문화의 교 역 교차 지대였다. 근래 각 방면에서 승승장구하는 미국도 다민족, 다문화의 집적처다. 기 실 실리콘밸리에서는 동양인의 브레인들이 그 첨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른바 단일민족 의 나라는 결코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매한가지 이유 로 단일종교의 나라도 반드시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모르기 때문 이다. 또 예컨대, 대학학과에 같은 동창 교수들이 몰려 있는 상황, 총장을 동교 출신에서 선임하는 상황, 회사에 동향 동창 출신이 몰려 있는 상황, 사장 휘하에 같은 배경의 참모 들을 갖다 놓는 상황, 한 정당이 실질적으로 지역당인 상황 등은 창의적 사고의 가능성에 비추어서는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다양성은 이질( 異 質 )의 집합이다. 이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아이디어들의 범위를 넓힘으 로써 사고와 창의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이질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갈등 반대 상충( 相 衝 )과 이에 따른 혼돈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리어 그런 갈등 상충의 종합이 더 격이 높은 창의로 발현될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더 다양한 것들의 통일 이 더 고차적 인 지( 知 )에 이를 수 있다. 갈등 상충에 따른 일시적인 혼돈과 무질서는 그 대가로 극복 해야 할 문제다.

55 Ⅱ. 교육이념의 방향 47 한편, 학교상황에서 다양성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그것은 초 중등학교의 교 육과정이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국 영 수만 아니라 과학 사회 영역에서 여러 경험도, 미술 음악 기타 여러 예술 영역 의 경험도, 그리고 이른바 정과( 正 課 )만 아니라 방과후의 풍부한 과외( 課 外 ) 활동 즉 여러 학문 예능 스포츠 활동 중에서 자신의 취미에 맞는 것을 골라서 열중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경험의 다양성은 그 자체가 전인적( 全 人 的 ) 자아실현 에 필수적이다. 또한 교육에서 다양성은 어떤 주제에 관해서 하나의 정통적( 正 統 的 )인 주장만 아니라 상 이( 相 異 )하고 상반( 相 反 )되는 다른 주장들도 음미하는 포용성( 包 容 性 )이 있어야 함을 의미 한다. 예컨대 어떤 생태 보존의 문제에서 환경론자의 주장과 발전론자의 주장을 어느 한쪽 만 아니라 둘 다 음미하는 경우다. 그러는 사이에 형성되는 주견( 主 見 )은 보다 숙고된 주 견이 될 수 있다. 더구나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 世 界 化 )의 추세 속에서, 많은 외 국의 색다르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들과 자주 교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포용성 과 주견이 있는 다양성의 이해는 필수적이다. 4) 개방성 개인 그리고 사회의 개방성( 開 放 性 )은 부동의의 자유, 다양성의 포용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각종 폐쇄성( 閉 鎖 性 )이 그 반대다. 개인의 경우, 개방성은 안으로 혼자의 세계에 닫 혀 있지 않고 밖으로 열려 있는 상황을 말한다. 자기 욕심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남의 생 각도 하고,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지 않고 내 생각과 다른 남의 이야기도 듣고 이해하고 받 아들일 것은 받아들일 줄도 아는 성격을 말한다. 인간의 생체( 生 體 ) 자체가 실은 하나의 개방체제다. 밖의 먹을 것, 마실 것을 받아들이면서 소화하고 배설도 한다. 그렇게 밖으로 열려 있지 않으면 생체 자체를 유지할 수가 없다. 심리적으로도 같다. 언제나 밖의 감각자 극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소화 해서 행동으로 반응한다. 어떤 연유에서건 이런 열려있음이 없이 안으로 닫혀지는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성격장 애( 性 格 障 碍 )가 온다. 그중 가장 심한 것이 자폐증( 自 閉 症 )이다. 자폐증자는 깨어 있는 시 간에도 아예 밖의 각 세계와는 스스로를 두절하고 환상의 세계를 현실로 여기고 산다. 보 통말로 미쳐 있는 것이다.

56 4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사회의 경우, 대개 옛 전통사회( 傳 統 社 會 )엔 폐쇄성이 강하다. 동족끼리 모여 살고, 다른 족속은 대부분의 경우 영토와 먹기를 두고 싸워야 할 경쟁자, 적대자였기에 전통사회의 폐 쇄성은 당연했다. 게다가 외국인은 우선 보기에 괴상하고 야릇한 이상인( 異 常 人 )이었기에 멸시 아니면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계기로 다른 족속, 다른 나라와 교역 교접이 늘어나면서 넓어진 생활공간의 필요상 그만큼 폐쇄성은 극복하고 서로 열고 개방하 고, 서로 포용하고 이해해야 했고, 때로는 상대방을 잘 알고 경계도 해야 한다. 여기에서 우 리는 조선조가 망한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바로 밖의 오랑캐 들에게 눈을 감은 쇄국성 때문이었던 것을 상기하게 된다. 오랑캐 의 문물에도 사물( 邪 物 )이라고 눈 감았고, 밀려드는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적 침략의 조류에도 눈을 감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오늘의 한국이 여러 면에서 얼마나 이런 쇄국성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가끔은 성찰해야 한다. 폐쇄성은 대외적으로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작용한다. 조선조의 경우 그것은 극심한 당 쟁으로 작용했으며 그 또한 망국의 한 원인이 되었다. 우리에게 아직도 대내적인 폐쇄성을 극복해야 할 상황이 많이 남아 있다. 다른 여러 차질 이외에도 그런 상황은 지식기반사회 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자유로운 교접과 소통이라는 견지에서도 결코 유리한 상황 은 아니다. 앞에서 다양성의 경우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른바 지역감정 이 그것이고, 지역 당화한 정당이 그것이고, 정권이나 장관이 바뀌면 동향인( 同 鄕 人 )들을 대거 모아들이는 현 상이 그것이다. 대학의 경우, 교수 채용에서 동창을 선호하고, 총장에는 으레 동교, 동창, 동향 출신을 선호하는 관례도 그것이다. 개방된 체제에서만 여러 아이디어는 자유로이 왕래하고 부딪치기도 하지만 더 희한한 아 이디어로 융합도 된다. 담을 쌓고 있으면 그럴 기회가 없어진다. 5) 자유민주주의 풍토 지적 활동 특히 사고와 창의를 부축하는 위에 논한 정신풍토는 결국 자유민주주의( 自 由 民 主 主 義 )의 풍토라고 종합이 된다. 개성과 인권의 존중, 부동의의 자유, 다양성과 개방성 은 다 자유민주사회의 특성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이 제 Ⅱ부 서두에 논한 교육이념으로서 의 자유민주주의 주장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셈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 교육의 이념으로 서도 추구해야 할 이념인 동시에, 지식기반사회에서 긴요한 지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배양 하고 고양할 수 있는 정신적 풍토로서도 조성해야 할 풍토인 것이다.

57 Ⅱ. 교육이념의 방향 49 그리고 그런 개성, 부동의, 다양성, 개방성을 포용하는 풍토는, 국가사회에서만 아니라, 또는 혹 국가사회에 부족하더라도, 가정, 학교, 기관 등 작은 사회에서도 조성되어야 하고 또 조성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유의해야 할 것이다. 4. 지켜야 할 교육원리 우리는 위에서 한국교육이 추구해야 할 교육이념을 전인( 全 人 )사상과 민주( 民 主 )사상에 서 찾았고, 그 속에서 특히 지식기반사회에 긴요하며 길러야 할 지적 능력으로서 사고력과 창의력 그리고 그 정의적 원동력으로서 지적활동에 대한 호기심과 내재적 동기의 육성을 제시했으며, 그 육성을 촉진할 수 있는 풍토로서 문화 인프라 의 구축 그리고 부동의, 다양 성, 개방성을 허용하는 풍토 조성을 제안했다. 이제 이런 이념적 구상 속에서 교육의 정책수립, 행정, 실제 수업 등 실천에서 지켜져야 할 몇 가지 긴요한 교수이념( 敎 授 理 念 ) 또는 교육원리( 敎 育 原 理 )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1) 우선 급한 교육정상화 한국교육은 그간 입시준비교육, 교육재정 빈곤 등으로 교육, 이대로는 안된다 는 교육의 황폐화, 열악화 의 공론이 크더니, 이젠 아예 교육붕괴, 교육 엑소더스 라는 표현까지 동 원되면서 교육부재( 敎 育 不 在 )의 한계적( 限 界 的 ) 상황에 이른 감마저 있다. 문제는 이런 교 육부재 상황을 그대로 두고는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의 논의는 물론 모든 교육이념, 교육정책의 논의가 무의미하다는 데 있다. 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그 이념을 논 의한들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본래 입시준비교육의 광란 속에서는 교육이념, 교육철학은 있을 수가 없다. 작용하고 있 는 이념 과 철학 은 출세주의( 出 世 主 義 )뿐이고, 새교육, 민주교육, 민족교육, 도의교육, 창 의력교육 등의 구호나 논의는 교육실천의 현실에는 먹혀 들어가지 를 못한다. 입시준비교육 의 회오리 앞에서 모든 이념과 철학은 힘없이 무너지고, 남는 것은 무철학( 無 哲 學 )의 행진 뿐이다. 이런 무철학의 행진에 허덕이던 차에, 근래엔 아예 교실에서 교육활동 자체가 무너지고 사라지는 교육붕괴라는 충격적인 현상의 만연을 목격하고 있다. 혹자는 이것을 외국에서도

58 5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있었던 일 이라고 자위하고 있으나, 그것은 너무 안이하고 무책임한 시각이다. 그것이 한국 의 땅에서 한국적인 원인으로 생겨난 현상임에 틀림없을진대, 응당한 한국적인 대책이 심 각하게 강구되어야 한다. 모든 교육에 어떤 이념이 작용해 들어가려면, 교육에 최소한의 정상성( 正 常 性 )은 있어야 한다. 예컨대 교사에겐 가르치고자 하는 최소한의 사기( 士 氣 )와 긍지가 있어야 하고, 학생 에겐 배우고자 하는 최소한의 학습태세가 있어야 하며, 가르치고 배움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은 있어야 한다. 특히 교사의 사기, 그리고 이에 따른 사명감, 식견, 윤리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따라서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의 논의도 최소한의 교육정상화의 기반 위에서만 의 미를 지닌다. 체질이 웬만해야 농구선수를 기르느냐 축구선수를 기르느냐라는 논의의 의미 가 있다. 아예 약체고 병들어 있으면 어떤 선수를 기르느냐라는 논의는 무의미하고 그전에 기초 건강부터 회복해야 한다. 교육붕괴의 원인들을 여기에 상론할 여유는 없다. 다만 그것을 안이하게 자위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 원인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적절한 대책을 세우고 그것을 결연히 그러 나 꾸준히 실천하는 계획은 어디에선가는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만은 지적해야겠다. 2) 자발 자율의 원리 모든 인간행동에는 그를 그런 행동을 하도록 몰아내는 어떤 힘, 동기( 動 機 )가 있다. 그런 동기에는 식 음 등 생리적 동기, 안정 공포 사랑 등 정의적 동기, 소속 인정 수락 등 사회적 동기, 성취 인지 심미 등 자아실현적 동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동기든간에, 그런 동기를 구분하는 하나의 차원은 그것이 얼마나 자발 자율적( 自 發 自 律 的 )인 동기냐다. 배고파 허겁지겁 먹는 것은 자발 자율적인 동기다. 밥이 맛이 있 고 신이 난다. 배고프지도 않은데 먹어야 할 경우는 타율적인 동기다. 밥이 별로 맛이 없고 신도 안난다. 공부가 재미있어 공부하는 것은 자발 자율적인 동기다. 공부가 신이 난다. 엄마가 하라고 해서, 시험보기 때문에, 대학 들어가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다소간에 차이는 있으나 다 타율적 동기다. 그만큼 싫증이 난다. 그러나 동기엔 기능자율화( 機 能 自 律 化 ) 라 는 현상이 있다. 처음엔 엄마 칭찬을 받기 위한 수단(기능)으로 공부하던 것이 차차 공부 그 자체가 스스로 재미있어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기능자율화는 아무 동기에나 다 되는 것 도 아니고, 또 거기엔 일정한 원리가 있다.

59 Ⅱ. 교육이념의 방향 51 문제는 동기가 자발 자율적이냐 타율적이냐에 따라, 쉬이 짐작할 수 있듯이, 그 행동의 과정과 효과에 큰 차이가 난다는 데 있다. 자발 자율의 경우엔 행동의 과정이 신나고 몰 두적이고 헌신적이며 행동의 효과는 크고 훌륭하고 성취적이 된다. 물론 타율의 경우는 그 반대다. 그것은 밥먹는 행동이건, 땅 파는 행동이건, 배우는 행동이건, 가르치는 행동이건 다 같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육에 관계되는 모든 행위, 학생의 학습행위, 교사의 교수행위, 교육행 정자의 행정행위가 최대한 자발 자율적인 행위가 되도록 한다는 것을 근간적인 원리로 삼 을 것을, 그리고 그런 자발 자율성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정책의 최대 역점을 둘 것을 제안한다. 그것은 교육전반에서 그래야 하지만, 사고력의 교육 특히 창의력의 교육에서는 결정적인 원리다. 강요당하는 사고는 무딘 것일 수밖에 없고, 타율에 의한 창의란 있을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한편 우리는 근간 교육붕괴의 가장 큰 원인을 그간 교육개혁 의 이름 으로 진행되어 온 관료권위주의적인 지시 명령일변도의 타율 체제에 기인한 교사의 사기 붕괴( 士 氣 崩 壞 )라고 해석한다면, 자율 자발의 신장은 붕괴된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요 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그들의 타율적 학습활동을 줄이고 자발 자율적 학습 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방도가 심각하게 연구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잦은 시험 의 공포, 권 위주의적 교수방법, 과중한 학습부담 등으로는 자발 자율을 필수로 하는 사고력, 창의력이 발현될 길이 없다. 교사의 교수활동도 자발 자율성이 그 생명이다. 교사는 원칙적으로 교육대학, 사범대학, 교육대학원 등 교사양성과정을 연수하고 전문적인 사명감, 교양과 식견과 기량, 그리고 전 문윤리를 소유하는 전문인( 專 門 人 )이다. 예컨대 수행평가 를 하느냐 마느냐, 우열반을 만드 느냐 마느냐, 낙제 체벌을 하느냐 마느냐는 연수과정에서 이미 익히 연수한 것들이다. 그 것을 행정체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일종의 교권( 敎 權 )의 침해다. 전문인을 자처하 는 사람일수록 타율적 지시나 간섭을 싫어하며, 그 누적은 사기( 士 氣 )의 상실에 직결된다. 교사의 전문성, 자율성의 존중이 교육효과 극대화의 첩경이다. 교육부, 교육청의 행정행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령 교육부가 일일이 청와대나 정당의 타 율적 지시에 따라야 하고, 교육청이 사사건건 교육부의 명령에 따라야 하고, 주어진 권한 내에서 자율성, 전문성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행정효과가 극대화될 수는 없다.

60 5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자발 자율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기본 덕목이기도 하다. 학생에게 교사에게 그리고 행 정자에게 제 각기의 처지에 응당한 자발 자율성이 인정되고 존중되고 장려될 때 제 각기 의 활동 효능도 극대화된다는 신념이 자유민주체제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3) 항상성과 적응성 교육의 흐름에는 상수( 常 數 )가 있고 변수( 變 數 )가 있다.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나 비교 적 변함없이 항존( 恒 存 )하는 또 항존해야 하는 요인들이 있고, 사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르고 또 달라야 하는 변수적인 요인들이 있다. 이를테면, 독서산( 讀 書 算 )은 그런 상수일 것이고, 아이들이 생계( 生 計 ) 유지능력을 지니도록 가르치고 사회의 성실한 일원이 되게 하는 사회화( 社 會 化 )의 기능도 그런 상수일 것이다. 그러나 시대 변천에 따라 주판 대신 컴퓨터를 배워야 하고, 농업기술 대신 기계기술, 정보기술을 배워야 하고, 전제군주에 대한 충성 대신 민주적 시민성( 市 民 性 )을 배워야 하는 것은 그런 변수인 셈이다. 상수 는 보존해야 하고 변수 엔 적응해야 한다. 상수만 보존하려 하고 변수에 적응함이 없는 것도 문제고, 변수에만 적응하려 하고 상수는 잊고 있음도 문제다. 혹자는 지식산업사 회의 교육은 그 이념도 내용도 방법도 산업사회의 교육과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어느 정도를 크게 로 생각하는지는 문제지만, 크게 라는 말의 어감대로 대폭 상수 를 무시할 정도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라면 도리어 그것은 비현실적이거나 위험한 발상이다. 예컨대 컴퓨터 때문에 이젠 단추만 누르면 답이 나오기 때문에 계산능력이 필요없다는 주장, 또는 정보기기, 통신기기, 인터넷, 가상현실의 발달 때문에 모든 수업은 컴퓨터로 진 행될 수 있고, 마침내 학교도 교사도 필요없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자주 듣는다. 그러나 연 산( 演 算 )은 컴퓨터가 대신 해주더라도, 계산하려는 공식이나 수식의 수학적 이해는 예나 지금이나 필요하다. 그런 수학적 이해 없이 컴퓨터에 의탁하는 계산은 무의미한 오용( 誤 用 ) 에 결과한다. 교육의 제반 정보기기의 풍부한 가능성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는 데에는 의 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무리 컴퓨터의 가상현실에 의한 학습이 크게 이롭다 해도 거 기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비행기 조종술을 가상현실로만 가르쳐 그 면허증을 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과 교육내용의 상호작용이며, 거기에서 교사라는 인간 요 인을 빼면, 그것은 뭔가 알고 싶어서 혼자 도서관을 뒤지는 것처럼 교육 아닌 학습일 뿐이 다. 컴퓨터가 입김이 오가고 눈을 맞추고 정을 주고받는 면대면( 面 對 面 ) 의 인간관계를 대

61 Ⅱ. 교육이념의 방향 53 신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런 면대면의 인간관계는 어떤 심층적( 深 層 的 )인 교육목적 달성 에는 자고로 필수적이다. 시대 변화에 따른 필요 때문에 그것에 적응해야 할 경우는 많다. 그러나 그런 적응을 위 한 교육의 재조정, 혁신, 개혁의 주장과 계획에서 자칫 교육의 기본적인 항상성을 잊고 있 을 가능성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이것은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에 관한 논의에도 적용된다. 4) 균형과 역점 시대적, 사회적 필요에 따라 교육정책에서나 교육실천에서나 어디 하나에 역점( 力 點 )을 두고 강조하고 싶은 경우가 많다. 그런 강조의 역점은 대개 어떤 표어로 주장된다. 예컨대 생산교육, 도의교육, 창의력교육, 시민교육 등이다. 여기에서 논의하고 있는 지식기반사회 의 교육 이라는 주제도 지식산업사회에 역점을 둔 주제다. 그러나 그렇다고 교육의 실제가 온통 생산교육, 온통 도의교육, 온통 창의력 교육일 수도 없다. 지식기반사회의 교육도 온 통 지적인 교육만일 수는 없다. 그런 일변도적인 역점의 강조는 도리어 갖가지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다시 전인사상( 全 人 思 想 )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한때 60년대 경제발전 의 필요에서 생산교육이 주장되었고, 그 내용은 대부분 단순 지식 기술의 습득이었다. 70 년대 후반부터는 그런 단순 지식 기술로는 한계가 생겼고, 고급인력 의 필요를 뒤늦게 느 껴 무모할 정도로 급격하게 대학인구를 늘렸다. 그때 급팽창으로 인한 바람직하지 못한 충 격파 는 지금까지도 대학교육에 남아 있다. 우리는 산업체제가 고도기술( 高 度 技 術 )에 의존 하는 사회일수록, 사람들 사이의 감정이 섬세해야 하는 고도정감( 高 度 情 感 )과 사람들 사이 의 믿음이 두터워야 하는 고도신뢰( 高 度 信 賴 )가 점점 더 긴요하게 된다는 이치에 상도해야 한다. 고도지식사회에선 점점 더 전인적인 인간이 정말 긴요한 인력( 人 力 )을 형성한다. 따 라서 지난날에도 그래야 했지만, 미래로 향해서는 교육에서 기본적인 전인적인 기반을 구 축해야 한다는 명제는 점점 더 끽긴한 명제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시대적, 사회적 요청에 따라 어떤 특정한 교육 영역에 강조를 두어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심하게 교육의 전체적 균형( 均 衡 )을 훼손하는 결과가 되 어서는 안된다. 인간이 전인적인 존재인 한, 교육도 그 기본에서는 지 정 의의 전인적인 균형을 잡아야 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는 셈이다. 이런 견지에서도 예능, 체육, 취미활동이

62 5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소외된 중고등학생들의 극심한 지식암기의 입시준비교육은, 그 해결이 막막하다고는 하지 만, 기필코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또 전통적인 지나친 인문 사회계 숭상을 시정하기는 해 야 하지만, 그렇다고 대학의 연구비 배정 등에서 지나치게 인문 사회계를 빈혈 상태로 몰 아가는 것도 문제고, 자연과학 자체에서도 단기 수익을 노리는 응용과학계에 비해서 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초과학계에 지나치게 연구지원이 빈약한 것도 균형의 상실을 의미한다. 교육은 언제나 기본적인 전방위적( 全 方 位 的 ) 태세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5) 기반과 첨단 세계적인 지식산업 경쟁의 사회에서 승자가 되려면, 많은 새로운 지식 기술을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식 기술 창출은 대개 각 영역의 첨단적( 尖 端 的 ) 두뇌들이 이루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첨단적인 엘리트 인력의 확보는 지식산업사회에선 필수적이다. 그 확보를 위해서는 그 교육체제 여하와 동시에 그 유인체제( 誘 因 體 制 )에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대학생과 대학원 학생에 대한 가능한 한 풍부한 장학금, 교수와 학생에 대한 풍 족한 연구시설과 연구비, 학자에 대한 넉넉한 경제적 대우 등을 그 유인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제적 조건 이외에, 앞에서 논의한 사회적 정신풍토가 더 중요한 끌어들이 는 유인 또는 반대로 기피하게 하는 기인 ( 忌 因 ) 을 형성한다.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 는 학술, 예술, 스포츠 등 여러 영역의 이른바 두뇌유출( 頭 腦 流 出 ), 브레인 드레인 의 원인 에는 물론 경제적 조건들이 크다. 보다 좋은 시설에 보다 많은 보수가 매력인 것은 틀림없 다. 그러나 그들의 회고에서 드러나는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여기서는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업적이 업적으로 인정되고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다 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종래에도 있었으나, 근래에 두뇌유출의 보도를 더 자주 듣는다. 첨단적 엘리 트의 양성도 양성이지만, 그들의 유출을 어떻게 미연에 방지하느냐에 재정적, 사회적 대책 또한 시급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 우리는 첨단인력의 양성은 그 기반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 중등학교의 과학교육이 기구 부족, 예산 부족, 교사의 불실 등으로 허약한 상황으로서는 대학에서 희한한 첨단인력이 배출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국민 전반의 과학적 관심과 사고와 습관이 허약한 상황에서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

63 Ⅱ. 교육이념의 방향 55 갈 과학의 첨단인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말은 첨단인력의 출현에는 풍부한 기반인력 이 배경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의 시급한 전망 때문에 행여 그 교육정책이 첨단인력 양성과 확보에만 치중해서는 안되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초 중등학교의 과 학교육을 정당한 위치로 활성화하고 나아가 가정 그리고 사회 전반의 과학적 관심과 습성 의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가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은 양 날개를 펴야 한다. 하나는 첨단인력 양 성이고 또 하나는 기반인력의 양성이라는 두 날개다. 6) 평생교육 : 네 가지 교육세력 교육은 흔한 표현대로 요람에서 무덤 까지 평생을 두고 계속된다. 그리고 그런 평생교육 의 필요는 현대처럼 사회문화가 고도화되어 가고 그 변화가 빨라질수록 더 커진다. 그래서 예컨대 70세 노인이 되어도 컴퓨터, 인터넷을 배워야 한다. 새로 배워야 할 일도 많지만, 다시 고쳐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지식, 기술만 아니라 사고방식, 가치관도 계속 새로 배우 고 다시 배워야 한다. 그렇게 평생을 두고 배우는 데에 가르치는 역할을 하는 교육세력( 敎 育 勢 力 )은 이 사회에 참으로 많다. 때로는 거리의 행인도 물건 파는 상인도 교사 가 될 수 있고, 병원의 의사, 교회의 목사도 교사 가 될 수 있다. 그런 교육세력들 중 특히 네 가지 교육세력이 사람들의 지식, 사고방식, 행동방식, 의식구조의 학습에 막강하고 막중한 교육세력을 형성한다. 즉 가정의 부모, 학교의 교사, 매스미디어의 언론방송인, 그리고 각계각층의 지도자라는 네 교 육세력이다. 가정의 부모가 막중한 교육세력인 것은 췌언을 요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사고방식, 행동 양식의 기본적인 경향은 부모에 의해서 형성된다. 학교의 교사, 초 중등학교, 대학, 기타 여러 교육기관의 교사들이 막중한 교육세력인 것 도 더 말할 나위없다. 교사는 교육을 전업( 專 業 )으로 하는 전문인이다. 또한 현대사회에서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 매스미디어의 프로를 편성하고 넓게 전 파하는 언론방송인들도 그들이 그렇게 인정하건 안하건 간에, 막강한 교육세력을 형성한다. 특히 텔레비전은 남녀노소 전 국민이 하루에 몇 시간씩은 꼭 다니는 전국민학교( 全 國 民 學 校 ) 와 같다.

64 5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그리고 정치 행정 경제 사회 문화 종교계의 계장에서 사장 장관과 대통령에 이르 는, 각계각층의 지도자들도 작은 집단, 큰 집단의 국민들에 대한 막강하고 막중한 교육세력 을 형성한다. 기실 지도자의 한 정의는 집단성원들의 사고방식 행동양식에 변화를 가져오 는 사람 이며, 이 정의는 바른 교육자의 정의이기도 하다. 동시에 교육자가 아닌 지도자는 지도자 아닌 관리자 일 뿐이다. 따라서 이 나라 사람들의 어떤 사고방식, 행동양식, 의식구 조를 조성하고 개조하려면, 이 모든 교육세력이 공조( 共 調 )해야 한다. 위에서 논의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사고력, 창의력, 정보관리능력 뿐만 아니라 그 원동력 으로서 호기심과 내재적 동기를 육성해야 하고, 거기에 그 육성에 필요한 풍토로서 문화기 반, 다양성, 부동의의 자유, 개방성 등의 자유민주주의의 정신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면, 교 육은 이미 학교만의 몫이 아니라 이 모든 교육세력들의 공동의 몫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생활과 직결된 상황이기 때문에 가정, 매스미디어, 지도층이 학교보다 더 강한 교육력을 지닐 수도 있다. 회사에서 각종 단체에서 정부에서 정당에서 명령 복종만 아니라, 사고력, 창의력, 호기심, 다양성, 개방성, 부동의의 자유, 자발 자율이 유도되고 존중되는 그런 분 위기가 충만할 때 지식기반사회에로의 행진은 보무당당한 행진일 수가 있을 것이다.

6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5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 왜 다시 교육정책인가 1)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사회는 변한다.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만물은 유전( 流 轉 )한다 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 오늘처럼 절실한 때는 일찍이 없었다. 산업사회가 정보사회 로 이행하는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반에 시작 된 산업사회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막을 내리기 시작하여 2001년 21세기가 도래하면 서 본격적으로 정보사회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전환기적 변화 속 에 있다. 지난 40년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산업사회적 의식 사고 행태 관행 제도 체계 생산양식, 한 마디로 산업사회적 틀을 정리하고, 정보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틀을 마련해 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의 교육정책들을 정리하고, 새로이 마련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 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교육은 산업사회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 50년간의 우리 교육이 산업사회를 성취하는데 크게 이바지 한 것은 사실이다. 이 점에서 저간의 교 육적 공로는 분명히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산업사회와는 전혀 다른 정보사 회를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설정하고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잠시 산업사회는 어 떤 사회였고, 정보사회는 어떤 사회인가를 개관해 보기로 한다. 산업사회는 18세기 후반에 영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산업혁명에 의하여 발생한 사회이다. 그리고 산업혁명은 증기와 전기라는 새로운 동력( 動 力 )에 의하여 야기된 혁명이다. 사람과 동물의 근육의 힘을 동력으로 하는 대신에 증기와 전기를 동력으로 함으로써 생산에 엄청 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산업혁명에 의하여 수공업은 기계공업으로, 가내공업은 공장공업으 로, 소량생산에서 대량생산으로, 농촌중심에서 도시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노동자 라는 새로운 집단이 형성되고, 여기서 노동조합 노사협의 노사분규라는 현 상이 발생한다. 그리고 산업사회에서는 생산이 대량생산으로 되었기 때문에 무역 이라는

66 5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개념이 생겨나게 되고,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 그리고 생산한 제품을 팔기 위해 식민지를 필요로 하게 되었으며, 여기서 식민주의 내지 제국주의가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무역전쟁이니 식민주의 등은 산업사회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농경 사회와 산업사회 사이에는 질적 차이는 거의 없고 양적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상품의 종류가 다양화되고, 생산체제가 기계화되고 자동화됨으로써 생산이 양적으로 크게 증대되었다. 그러나 산업사회와 정보사회 사이에서는 질적 차이를 보게 된다. 정보사회는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생겨난 사회이다. 그러면 정보통신 혁명이란 어떤 혁 명인가. 그것은 한 마디로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혁명 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은 시간과 공간에 의하여 제한되어 왔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시 간은 거리와 상관되어 있었다. 거리가 멀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거리가 짧으면 시간이 적 게 걸렸다. 그래서 인간은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인간이 자전거 자동차 배 비행기 등을 발명한 것은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이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했다. 땅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 다. 농경사회는 땅 중심의 사회였다. 땅은 힘 부( 富 ) 신분의 기준이었다. 산업사회에서도 땅은 중요한 재화( 財 貨 )였다. 땅이 있어야 집을 짓고 공장을 세울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 은 땅을 넓히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황무지의 개관, 섬이나 신대륙의 발견, 우주 개발 등은 땅 넓히기의 일환이요, 인류가 그 동안 치룬 전쟁도 땅 넓히기를 위한 전쟁이었 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의 문명사는 바로 시간 줄이기와 땅 넓히기의 역사였 다고 할 것이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성 속에 있었다. 이 사실을 일러 철학자 칸트는 시간과 공간은 경험적 사물들의 형식 이라 했고, 다른 철학자들도 경험적 사물들은 시간과 공간 내에 있다. 신( 神 )만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있다. 신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 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보통신의 발달에 의하여,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인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 을 극복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요, 혁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전화를 걸어 보자. 부산에 있는 사람과 미국 보스톤에 있는 사람에게, 거리에 관계없이 동시적 으로 걸 리지 않는가. 우리는 CNN방송을 미국의 애트란타에 있는 사람과 서울에 있는 사람이 거 리에 관계없이 동시적 으로 청취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을 보낼 때도 서울에 있는 사람과 프랑스의 파리에 있는 사람에게 거리에 관계없이 동시적 으로 보낼 수 있지 않은

6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59 가. 이와 같이 우리는 정보통신매체의 혁신적 개선에 의하여 시간의 제약성을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인터넷에 의하여 우리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사이버(Cyber)공간을 갖게 되었다. 이 사이버 공간은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무한한 공간이다. 무한한 공간에 대한 인류의 오랜 꿈이 사이버 공간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 인간이 산업사회 때 만들어 낸 가장 높고 넓은 공간으로 우리는 미국 뉴욕시에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을 손꼽 는다. 그것은 1931년에 완공된 102층의 381m 높이의 거대한 건물이다. 이 건물을 개관 하는 날, 그 거대한 건물에 전기불이 환하게 들어왔을 때 미국인들은 인간의 위대성과 미 국의 힘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건물은 시간과 공간에 의하여 제약된 유한한 공간이 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은 무한한 공간이다. 사이버 공간에는 세계의 도서관, 세계의 미술 관, 세계의 백화점, 세계의 도시들이 모두 들어있는 무한한 공간이다. 우리는 그 공간에 들 어가 책을 열람할 수도, 미술품을 감상할 수도, 상품을 구매할 수도, 도시들을 관광할 수도 있다. 사이버 공간은 무한한 공간이요,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되 는가. 정보사회는 어떤 사회로 되는가. 첫째로 정보혁명은 장벽을 허문다. 인간의 구획된 삶을 불가능하게 한다. 인간은 오랫동안 구획된 삶을 살아왔다. 마을 단위로 군( 郡 ) 단위로 도( 道 ) 단위로 그리고 국가 단위로 구획된 삶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정보통신혁명에 의하 여 인간의 구획된 삶은 어렵게 된다. 우선 T.V. 전화 인터넷 등과 같은 정보통신 매체들에 의하여 정보의 담은 무너진 지 오래되었다. 금융과 무역의 장벽도 허물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가장 두터운 장벽이었던 국경도 그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둘째로 담들이 허물어 지면서 세계는 지구촌으로 되고 있으며, 그것이 세계화의 물결을 거세게 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화의 바람은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면서, 인간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제는 한국제일은 별다른 의미를 지닐 수 없고, 세계제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러한 상황으로 되고 있다. 셋째로 정보화는 물리적 공간에 의존했던 인간의 삶을 사이버 공간에 의존케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지 않고 전화로 통화하며, 극장에 가지 않고 T.V.로 영화를 감상하며, 인터넷으로 신문 스포츠 연예 오락 설교 강의 등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전자상거래 때문에 미국의 Sears가 문을 닫은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 고, 50%이상 할인하는 사이버 책방들 때문에 교보문고와 같은 물리적 책방들이 경영난에

68 6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처해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넷째로 우리는 산업사회적 틀을 정보사회적인 것으로 바 꾸어야 한다. 온갖 산업사회적인 것들은 정보사회적인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 적 흐름과 문명사적 전환 때문에 지금의 산업사회적 교육정책들을 과감히 털어버리고, 새 로이 정보사회적인 것으로 개편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시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이유 가 바로 여기에 있다. 2) 성장의 한계와 구조조정 우리 한국은 1960년부터 1990년에 이르는 30년 동안 성장의 시대를 구가하였다. 보기 에 따라서는 행복한 시절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정치 사회적으로는 아픈 상처를 많이 남 긴 불안하고 혼미한 시대이기도 했다. 4.19학생혁명, 5.16군사혁명, 월남파병, 유신체제, 5.18 군부구데타와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점철된 시대였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의 양적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성장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불모지에서의 성장이었기 때문에 그 속도도 빠르고 성과도 현저하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백불 미만에서 만불로, 백 배로 늘어났으니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으며, 가히 한강의 기적 이라고 이름할 만 하다. 정부가 성장의 깃발을 내걸고 몇몇 기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외자도입을 통해 지원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에 30대 재벌이 난립할 정도로 양적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한국의 세일즈맨들과 관광객들이 세계를 누비게 되고, 드디어 1996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으로 가입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성장의 추세에 따라 교육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였다. 1955년에 고등학교의 수 557개, 고등학생의 수 260,613명인데, 2000년에는 고등학교의 수 1972개, 고등학생의 수 2,078,069명이며, 1955년에 대학교의 수 45개, 대학생의 수 76240명인데, 2000년에 는 대학교의 수 192개, 대학생의 수 2,216,978명이다. 그리고 대학교원의 수도 1955년에 2,420명인데, 2000년에는 41,943명이다. 이는 엄청난 성장이요 양적 팽창이 아닐 수 없 다. 그 때는 학교는 세우기만 하면 성장하였기 때문에 문교부는 학교 설립을 원하는 인사 와 학생정원을 늘이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더구나 1960년에서 1985 년에 이르는 25년 동안은 경제적 팽창에 힘입어 대학생의 공급이 사회적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학졸업자는 전공에 관계없이 모두 취업되었고 이러한 사회적 수요에 부응 하기 위해 대학들은 교육의 질보다는 교육의 양에 치중하여 대학생을 배출하였다. 그리고

6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61 그 때는 대학은 바로 출세의 관문이기도 했다. 대학 출신자는 거의 누구나 취직할 수 있었 고, 그 중에서도 은행이나 삼성 현대와 같은 재벌기업에 취직하게 되면 장래가 밝게 보장 되었으며,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사로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자리를 잡거나, 사법시 헙에 합격하여 판사 검사 변호사로 되면 결혼 때 열쇠 세개를 받는 귀족으로 변신하게 되 었다. 대학은 출세의 가도요, 신분변화와 신분상승의 길이었기 때문에 너도 나도 대학으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교육에 붙어있는 꿀, 특히 명문대학에 붙어있는 꿀 때문에 대학입시와 교육열이 과열되어 온갖 교육적 난제들을 낳게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85년을 전후하여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경제성장이 한계에 이르 렀던 것이다. 노동집약적 1 2차 산업에 의존했던 한국의 산업이 노동임금의 급격한 상승 으로 상품의 가격을 맞출 수 없게 된 것이다. 산업을 3 4차 산업으로 전환하지 못한 상태 에서, 그리고 80년도 중반 거의 모든 기업들이 필요한 대학졸업인력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대학생에 대한 수요도 급격하게 감소되어 갔다. 이 때부터 이미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 문분야의 대학졸업자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한국은 만원 이라고. 예를 들면 1981년부터 약학대 학 입학정원이 1700명으로 동결되었다. 그 이후 약학대학 입학생은 늘지 않았고, 약학대학 은 더 이상 설립되지 않았다. 그래도 약학대학 졸업생이 매년 1700명이 배출되기 때문에, 속된 말로 약국이 구멍가게로 되었던 것이다. 1980년대 말까지는 박사학위 소지자는 모두 대학교수로 되었다. 박사학위 소지자의 실업사태는 없었다. 그 박사학위가 국내 학위이든 외국 학위이든 상관없이 모두 대학이나 연구소에 취업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대 학교수의 문은 좁아지고, 국내외 박사학위 소지자가 홍수를 이루면서, 박사학위 소지자 실 업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2001년 6월 현재 약 1만 3천여명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준실업 상태라고 한다. 결혼할 때 열쇠 세 개를 받는다는 변호사와 의사의 전성시기도 기울고 있 다. 사법시험 합격자의 수가 700명인 지금(앞으로 매년 100명씩 늘여 1000명을 뽑게 된 다고 함) 판사와 검사로 200여명 임관되고, 100여명이 이름있는 로펌으로 나가고, 나머지 400여명이 변호사로 개업하게 되어 예전의 호시절은 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 은 오히려 의료계라고 할 수 있다. 연간 의과대학 졸업자의 수가 4천명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의사 실업시대가 눈앞에 다가서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은 만원 인 것이다. 소 위 고급인력일수록 자리 구하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대학생 과잉공급의 여파라고 해야 할

70 6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것이다. 2000년 현재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전문대학 포함) 진학률이 한국 84%인데 비 하여 일본 49%인 것으로도 한국의 대학인력이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만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현재 구조조정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 한 번 거칠 수 밖에 없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1960년 이후 지난 30년 동안에 너무 키우고 펼쳐 놓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기업 도 한 개면 될텐데 한 때 현대 대우 기아 삼성 등 4개나 있었다. 전자기업도 1개면 족할 것인데 한 때 삼성 현대 L.G. 대우 등 4개나 있었다. 다른 분야도 같은 양상이었던 것으 로 안다. 우리는 1997년 11월 이후 은행들이 가장 심하게 구조조정 되고 있음을 안다. 정 경유착이란 오랜 관행 때문에 정부의 압력에 의하여 은행들이 부실기업에 금융대출 해 준 것이 가장 큰 사유이긴 하지만, 그 밖에도 은행들이 서로 다투어 구석 구석에 지점을 내는 등 기구를 팽창하고 인력을 과도하게 배치함으로써 관리유지비와 인건비의 중압을 견디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대학도 그 동안 팽창한 크기와 몸무게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우선 대학이 그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모두 취직되지 않기 때문이며, 대학은 더 이상 출 세의 가도도 신분변화의 자리도 못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학 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려 있다. 독학사과정과 학점은행제가 확산되고 있으 며, 방송통신대학과 디지털 (혹은 사이버) 대학들이 출현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도 학사학 위 보다 자격증이 더 효력을 발휘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으며, 사회의 다양화와 직업의 다종화가 대학교육을 필수로 하지 않는 연예인들과 체육인들을 대학 밖에서 대량으로 흡수 하고 있다. 대학의 매력이 감소되면서 진학률도 크게 줄 것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3년 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전문대학 포함)의 모집정원을 10만명정도 밑돌게 된다고 한다. 대학도 이제 호시절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그 영향은 아무래도 지방대학이 많이 받게 될 것이고, 교육여건이 열 악하거나 사회적 평판이 낮은 대학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대학은 그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팽창된 양을 줄여야 하고, 성장의 시대에 방만 하게 짜였던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어떻게 구조조정해야 하는가. 첫째로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이것이 대학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만 해도 대학졸업자는 거의 모두 취직되었다. 어느 학과를 나와도 취직에 별다른 지장이

7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63 없었다. 따라서 학과별로 모집해도 학생들에게 별로 손실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80년 대 중반 이후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면 취업이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학과에 들어와서 이 학문을 전공하라. 졸업후에 취업이 되지 않아도 그것은 내 알 바 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학생들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어 자기 인생을 스 스로 설계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들이 시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부제 또는 모 집단위 광역화이다. 대학에 학과로 입학하는 것이 아니고, 학부로나 광역화된 단위로 들어 가, 1년이나 2년 동안의 대학 경험을 거쳐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학생들의 전공선택에 편중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사회적 요구가 많은 응용학문 쪽 으로 쏠리고, 사회적 요구가 적은 기초학문(인문 사회 자연) 쪽은 비게 될 수 있다. 그리 고 이것이 대학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전공선택의 자유를 위한 모집단위 광 역화가 대학의 구조조정을 불가피한 일로 만들고 있다. 둘째로 산업사회적 학과를 줄이고 정보사회적 학과를 늘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대학 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교육과 사회는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교육과 그 사 회의 산업은 깊이 연관되어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교육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농사짓는 데는 교육이 별로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다. 농경사회 때는 학문은 생산과는 별로 연관되지 않고, 소수의 지배 계급의 통치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양반들의 풍류와 연결되어 있을 뿐이 었다. 그러나 산업사회에 들어서 교육과 산업은 밀접히 연결되어, 새로운 학문이 새로운 산 업을 낳게 되고, 산업의 발달이 새로운 학문을 유발하게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산업사회에 들어 교육이 팽창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60년대 중반이후 산업화가 시동되면서 새로운 학과들이 생겨나게 되고, 이로 인해 대학이 팽창의 길을 걷게 된 데서도 교육과 산업의 연 관성을 찾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교육은 사회와, 구체적으로는 산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몇 사례를 들어보 기로 한다. 서구에서 12세기 경 대학이 생겨났을 때 대학에는 신학부 의학부 법학부 철학 부가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 전통은 오래 계속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이 전통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으나 그 속도는 매우 느렸다. 그러나 1950년대 산업화가 급진전되면서 대 학에도 종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학과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우리 나라 대학의 경우 50년 대 이후 교육학과 도서관학과 신문방송학과 사회복지학과 통계학과 무역학과 체육학과 가 정학과 영양학과를 필두로 관광학과 비서학과 경찰학과 영화연예학과 등 이루 열거할 수

72 6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없을 정도의 산업사회적 학과들이 등장하였다. 전통적 대학개념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학과들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은 오히려 이러한 학과들에 학생들이 많이 몰리게 되었 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정보사회적 학과들이 새로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사회적 학과들은 사양길을 걷게 될 것이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학생인구가 새로이 등장할 정보사 회적 학과로 갈 경우 산업사회적 학과가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 리는 산업사회에서 편성된 학생분포를 정보사회적 학과로 돌려야 한다. 이 방향으로 대학 의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쓸모없는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 될 것이요,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셋째로 대학의 특성화가 대학의 구조조정을 재촉하고 있다. 대학도 이제 특성화해야 한 다. 세계화가 대학의 경쟁력과 국가의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쟁력을 위해 대학은 백화점에서 전문점으로 바뀌어야 하고, 투자도 균등화에서 집중화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투지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느 대학 이 좋으냐고 묻는데, 미국에서는 어느 학과 가 좋으냐고 묻는다고. 이것은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어떤 학과 로 특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 리 대학들도 분야별로 특성화해야 하고, 그 특성화들을 통해 국가의 경쟁력을 끌어 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화 과정에서, 다시 말하면 어떤 분야는 강화하고 어떤 분야는 약 화되는 과정에서 대학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넷째로 대학의 교육체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기초학문(인문 사회 자연)을 거친 후에, 그것을 기초로 응용학문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학부과정을 마친 후에 전문대 학원과정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다른 말로하면 College와 School을 분리하고서, College에서 기초학문과정을 마친 후 School에 가서 자기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응용학문 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는 하나의 College와 여러 개의 School들이 있다. Harvard 대학교에는 하나의 Harvard College와 여러 개의 School들이 있고, Emory 대학교에도 하나의 Emory College와 여러 개의 School들이 있으며, 다른 대학들도 같 은 교육체제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College에서는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하고, School들에서 법학 의학 행정 경영 등의 응용학문을 한다. 따라서 기초학문은 학부에서는

7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65 강하고 대학원(Graduate School)에서는 약하며, 응용학문들은 학부에는 없고 전문대학 원(School)에서 강하다. 미국의 대학은 College와 School로 이원화되어 있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의 대학에서는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이 한 줄에 서 있다. 우리의 대학 에는 여러 개의 College들이 있는데, 그것들 중 어떤 것은 기초학문 College이고, 다른 것은 응용학문 College이다. 이와 같이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을 한 줄에 세워놓고 학생들 에게 선택하라 하니, 응용학문 쪽으로 기울어 기초학문의 동공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것 이다. 최근에 서울대학교의 인문 사회 자연과학대학 학장들이 총장에게 학부 (College)에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만 두고, 응용학문들은 전문대학원(School)으로 돌리라고 건의한 것은 필자의 논조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 교육부에서도 이미 1995 년부터 그러한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교육체제의 변화가 대학의 구조조정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3) 세계화와 교육의 경쟁력 우리나라에 세계화(Globalization)"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94년 11월의 일이다. 당 시 김영삼 대통령이 오스트라리아의 시드니에서 열린 APEC정상회담에 다녀와서 세계화를 국정목표로 한다 고 주장함으로써 세계화 라는 개념이 화두로 되기 시작하였다. 그 이전에 는 국제화라는 개념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고, 1980년초에 등장한 지구촌(Global village)이란 개념과 함께 세계화라는 개념이 사용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개념이 우 리나라에서 본하나의 정책적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4년의 일이라고 할 수 있 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80년대 초에 등장한 지구촌 이란 개념과 동구공산권의 붕괴와 함께 불기 시작한 세계화 라는 개념 사이에는 그 의미에 있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촌이라는 개념에는 세계가 장벽들을 허물고 하나의 마을로 되어 그 속에서 서로 한 마을 사람들처럼 오순도순하게 살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세계동포 주의적인 이상을 담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오랜 꿈이 담겨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개념에는 경쟁개념이 강하게 함축되어 있다. 세계화가 세계를 하나의 광장으로,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 시장에서는 국내 제일은 별다른 의미를 지닐 수 없고, 세계 제일만이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된다. 경쟁력이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하 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경쟁력이 근원적으로 교육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교육에서의

74 6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경쟁력, 경쟁력있는 교육이 시급한 과제로 된 것이다. 그러면 경쟁력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로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는 모토 아래 작은 대학을 지향해야 한다. 대학의 재정을 건설계획을 위해서가 아니고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둘째로 대학을 특성화해야 한다. 백화점식 경영을 지양하고 전문점식 경영을 해야 한다. 투자의 분산이 아니고 집중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로 대학에서는 교 수가 중요하다. 교수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의하여 교육효과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University is Professor 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교수가 학생을 어떻게 교 육하고, 어떠한 연구업적을 내는가는 대학경쟁력의 핵심적 요소이다. 따라서 어떤 교수를 채용하는가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수는 당연히 공개적으로 경쟁을 통해 공정하게 채용해야 한다. 교수 채용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은 Inbreeding 을 피하는 일이다. 교 수회가 동문 클럽"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학문적 토론을 삼가는 분위기에서는 학문이 살 아날 수 없다. 넷째로 교수사회도 시장화해야 한다. 한번 들어가면 그것으로 그만인 닫힌 사회가 아니고, 들고 날 수 있는 열린 사회로 되어야 한다. 유능한 교수는 교수시장에 자기 값을 내어놓고, 자기를 그렇게 대우하겠다는 나은 대학으로 옮아갈 수 있는 그러한 시장화 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 자리에 있는 교수보다 옮아다닐 수 있는 교수가 유능한 교수로 평 가되는 그러한 교수사회로 되어야 한다. 4) 정보화와 교육의 변화 우리 사회는 이미 정보사회에 깊숙이 진입해 있다. 정보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문명 사적 전환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 정보화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앞서 말 한 바와 같이 농경사회에서는 교육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농사짓는 일에 교육이 별로 필요치 않았고, 교육과 생산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사회 에 들어서면서 사정은 크게 변하였다. 교육과 산업이 서로 연결되어, 교육에 의하여 산업이 확대되고, 산업에 의하여 교육이 팽창되었다. 우리의 경우 산업화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교육이 크게 팽창하였음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정보사회에서도 교 육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정보사회를 지식기반사회 라고 하는 데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는 교육이 중

7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67 대한 역할을 하게 될 뿐 아니라, 교육이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 사이에 양의 차이가 있었다면, 산업사회와 정보사회 사이에는 질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것은 정보화의 특수한 성격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정보혁명 은 어떤 성질의 것인가. 우리는 그것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성을 극복한 혁명, 한 마디로 시 간과 공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전화 T.V.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매체들이 정보를 거리에 관계없이 동시적 으로 전달하고, 인터넷 상의 사이버 공간은 무한한 정보의 공간 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의 혁명이라는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인간의 삶을 구획했던 담이 허물어지게 되고, 물리적 공간에 의존했던 인간의 삶이 사이버 공간에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정보화가 교육에, 그 중에서도 대학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가. 여기서 우선 대학의 정보화과정을 훑어보기로 한다. 대학의 정보화는 대학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1977년 경에 시작된다. 대학들이 입시업무를, Batch방식에 의해서이긴 하 지만, 전산처리하기 시작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수강신청 출석부 성적평가표 봉급업무 등을 전산처리하게 된다. 1989년 경 대학들은 캠퍼스 단위로 Lane을 설치하면서 정보화 가 한정된 구역 내에서 On Line System으로 한 단계 발전하게 된다. 그리하여 전산화 된 도서관의 도서목록을 도서관에 가지 않고 연구실에서 열람할 수 있게 된다. 1996년 경 에 대학에 따라 재학증명서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휴학증명서 등이 One Step System 으로 처리하게 된다. 그리고 1999년을 전후하여 Computer 통신망이 확대되어 P.C.들이 WWW와 연결되면서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하게 되고, 학교의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게 되며, 사이버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드디어 2001년 3월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9개의 사이버(혹은 디지털)대학이 문을 열었고, 2002 년 3월에는 다시 7개의 사이버대학이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정보화가 진척 되어 영상과 음향이 명료해지고, 사이버대학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될 때, 그리고 S대학이 디지털대학을 병설할 경우, 디지털대학은 학생모집에서 정원을 제한할 필요가 없 기 때문에, 신입생을 70만명을 모집하게 되면, 모든 대학지원자들이 그 대학으로 몰리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는 S대학 하나만 존립하게 될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이것이 정보사회에서 대학이 겪게 될 가장 심각한 변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이러한 정보화의 추세에서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76 6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그것은 대학이 교육의 원형을 회복하는데 있다고 본다. 교육의 원형이란 무엇인가. 교육은 본래 1:1 교수방식으로 출발하였다. 우리의 전통적 서당교육도 1:1 교육방식에 기초해 있 었다. 십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글을 가르치되, 한권(천자문이나 명심보감)의 책으로 그 학생들을 일률적으로 가르친 것이 아니고, 어떤 학생에게는 천자문 을, 다른 학생에게는 명심보감 을 가르치는 등 1:1의 개별교육을 하였으며, 12세기경 서구에서 대학이 생겼 을 때도 소수의 학생들과 교수들이 한 곳에서 기거를 함께 하면서 1:1의 교수방식으로 교 육하였다. 그리고 19세기 중순까지 서구에서 유행했던 가정교사에 의한 교육도 개별교육에 터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개별교육에 기초한 교육이 붕괴된 것은 19세기 중반이후 등장 한 학교교육에 의해서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그것을 수용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학교교육이고, 이것은 부득이 일:다( 多 ) 교육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일:다 교육에 기 초한 학교교육은 많은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고, 사회를 빠르게 계몽 하는 효과를 지닌다. 그러나 일:다 교육은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학 생들 중 따라오는 학생만 끌고 가고,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은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 은 본래 모든 학생에게 그 수준에 맞게 교수해야 한다. 그러나 일:다 교육에서는 일방적 교수방식으로 될 수 밖에 없고, 거기에는 학문적 대화나 질의응답이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정신적 면대면(Face to Face)이 힘들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오히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강의에서는 질의응답이 가능하 고, 정신적 면대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 속에서는 질문하기가 힘들다. 질문도 제대로 된 질문이어야 하고, 그 질문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강의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 학문적 질의응답이 가능하고, 정신적 면대 면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현재와 같은 일:다라는 다수교육을 계 속해야 하는 한, 대화와 질의응답이 없는 일방적 교육방식을 지속하는 한, 오히려 인터넷 강의가 더 효과적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이버대학의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도 1:1교육이라는 교육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대화와 질의응답과 인간적 교통이 가능 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대학들도 양의 교육 대신에 질의 교육으로, 큰 대학 대신에 작은 대학으로, 대학의 구성원들이 서로 타인이 아니고 지인( 知 人 )이 될 수 있는 그러한 대학으로 축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7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69 5) 교육의 중심으로서의 인간교육 교육은 인간의 일이다. 다른 동물에서는 본능적 교육은 있어도 체계적 교육은 없다. 교육 은 인간 특유의 것이요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특성이다. 그리고 교육의 중심은 인 간이다. 교육은 인간을 인격적으로 학문적으로 성숙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학 술원 인문 사회 제1분과(철학 교육학 심리학 종교학) 회원들을 모시고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를 자문받은 일이 있 다. 그 때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교육이라고 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인간이 경시 되고 도구화되는 상황에서는 인간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을 크게 둘로 나눈다. 인성교육과 지식교육이 그것이다. 인성교육은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고 지식교육은 인간이 사용할 도구를 위한 교육이다. 도구는 가치중립적인 것이다. 도구는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 선한 것으로도 되고 악한 것으로도 된다. 예를 들어 칼이 요리를 위해 선하게 사용될 수도 있고 살인을 위해 악하게 사용될 수도 있 다. 지식이라는 도구를 선하게도 사용하고 악하게도 사용하는 것이 인간이요, 사람에 의하 여 지식이 선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되기 때문에 인간교육이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교육이 중요하고 인간 교육의 중요성이 역설됨에도 불구하고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로 인간평가에서 인간의 품성은 평가하지 않고 인간의 지식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식은 객관성이 있어 평가할 수 있지만, 인간의 품성은 그것의 주관성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품성도 방법을 찾아 평가해야 하 고 평가했어야 했다. 교육은 독립된 것이 아니다. 사회와 밀접히 연관된 것이다. 가정교육은 학교교육과 연결 되어 있고, 학교교육은 사회적 평가와 연관되어 있다.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학교에서 반 영되지 않고,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사회에서, 회사에서 사원을 모집할 때,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인성교육이 도외시되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사회에서 인성을 크게 고려하면, 학 교교육에서 인성을 중요시할 것이고,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중요시되면 가정에서도 인성교 육에 역점을 둘 것인데, 사정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인성교육이 등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같은 맥락에서, 사회가 품성 좋은 사람보다는 능력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 다. 우리 사회는 1945년 이후 지난 50여년 동안에 미국의 실용주의와 자본주의의 영향을

78 7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많이 받아왔다. 실용주의는 유용성 과 어떻게 라는 방법을 중요시한다. 성과 와 열매를 보 고 사물과 사람을 평가하는 사상이다. 한 마디로 능력을 중요시하는 철학인 것이다. 자본주 의는 자유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이론이요, 시장논리와 경쟁을 앞세우는 사상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는 그 동안 자본주의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우리 기업들끼리 경쟁해야 했 고, 세계시장에서 다른 나라의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했다.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품 성 좋은 사람보다는 능력있는 인재를 뽑아야 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우리의 교 육도 인성교육보다는 지식교육에 열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셋째로 학부모들이 고등학교 교육을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몰고갔다. 우리 사회에는 5.16군사혁명 이후 획일주의가 지배하였다. 군사문화란 그 속성상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는 획일주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획일주의는 객관성과 투명성을 중요시하고, 주관성과 상대성 을 배제한다. 이러한 획일주의와 맥을 같이하여 1969년에 대학입학예비고사가 도입되면서 채점의 편이와 객관성을 위해 시험문제를 선다형( 選 多 型 )으로 만들었고, 대학별 본고사가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출제됨으로써 인간의 지적능력만을 평가하는 관행이 생기게 되었 다. 그 위에 특정대학으로의 인사편중 때문에 특정대학이 출세의 관문임을 확인한 학부모 들이 그들의 자녀를 그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을 입시위주 교육으로 만들 었던 것이다. 이러한 대학입시 형태와 입시과목 그리고 대학입시 열풍 속에서 인성교육은 설자리를 잃게 되고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인성교육을 살려야 한다. 교육의 중심인 인성교육 없는 교육은 참 교육일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가정교육을 복원해야 한다. 가정이 인성교육의 요람이요 그 시작이기 때문이다. 지식교육 때문에 뒤로 밀린 인성교육을 앞세 워야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앞세울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그 여건을 마련 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초 중 고등학교에서 생활기록부에 학업성적 뿐 아니고 품성을 자세히 기록하도록 하고, 그 생활기록부를 대학의 학생선발 때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에 생활기록부 활용권을 부여해야 한다. 정부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분명히 고등학교들에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교의 1등급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등의 간섭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 등급을 획일적으로 적 용하라는 정책이 고등학교에서의 성적과 등급 부풀기를 유발하고 있다. 대학들이 스스로 마련한 잣대로 자율적으로 생활기록부를 평가하게 하면 그러한 부풀기 현상은 사라지게 될

7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71 것이다. 부풀린 생활기록부는 해당 학생에게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그 고등학 교 출신들이 두고 두고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1960년에서 80년에 이르는 20년 동안은 대학들이 교양교육에 역점을 두었다. 교육법에 교양과목 학점 을 45학점이상으로 하라, 국어 국사 등의 과목들을 교양필수과목으로 한라는 규정이 있었 고, 대학들이 다투어 교양학부라는 기구를 두었고, 각 대학출판부에서는 교양교육 관련 서 적을 출판하는 등 교양교육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 교과운영이 전적으로 대 학에 일임되고, 97년 들어서는 교양학점이 35학점으로 줄어들면서 오히려 교양교육이 축 소되고 있다. 대학이 기술을 습득시키는 전문대학이 아닐진대, 대학에서는 마땅히 인문 사 회 자연의 기초학문이 강조되어야 한다. 종국적으로는 학문의 기초를 위해서는 물론이요, 인성교육의 완결을 위해 미국에서와 같이 학부(College)에서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 문을 이수한 후, 전문대학원(School)에서 전공학문을 하도록 대학의 교육제도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 6) 교육풍토의 정상화 이제 우리는 교육풍토를 정상화해야 한다. 대학입시에 이르는 이상기류의 교육열기를 냉 각시켜야 한다. 대학입시를 전후한 입시열풍을 가라앉혀야 한다. 대학입시 당일에 벌어지는 진풍경을 소모해 보자. 대학의 재학생들은 자기 고등학교 후배를 격려한답시고 격문을 붙 이고 다( 茶 )를 대접하고, 학부모들은 교문 앞에서 기도하고 엿을 붙이고, 경찰차는 지각생 을 실어나르고, 공무원은 출근시간을 늦추고, 영어듣기시험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비행기의 이착륙을 중지하고, 신문 방송은 신문의 지면과 방송시간을 크게 할애하여, 각 대학의 지원 율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전세계 어디에 대학입시에 이런 소동을 벌이는 나라가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입시열기와 교육풍토를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신문 방송이 협조해야 한 다. 이제는 대학입시가 뉴스거리가 될 시대가 아니다. 언제까지 그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인지. 교육풍토 정상화를 위해 우선 신문 방송이 앞장 서 주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대 학교육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열린 보편교육 시대에 살고 있으며, 대학교 육이 엘리트를 위한 상아탑이 아니고, 사회교육원에서 취득한 학점들을 모아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개념으로 바뀐지도 오래임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80 7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그러면 지금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거의 광기에 가까운 교육열풍은 어디서 연유한 것 인가. 우리는 그 원인으로 다음 몇을 들 수 있다. 첫째로 대학에 대한 관심이다. 대학의 문 은 오랫동안 좁게 닫혀 있었다. 1945년 이전 많은 민족지도자들이 대학을 설립하고자 했으 나 대학의 설립은 허가되지 않았다. 대학교육 받은 인재가 많아지면 그 만큼 한국의 힘이 커지고, 그 만큼 한국을 통치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당시 한국에는 대학은 1개밖에 없었고, 15개 안팎의 전문학교가 있었을 뿐이었다. 대학교육을 위해서는 일본으로 건너가야 했고, 유학에 따르는 비용이 과중해서 소수 지주의 아들을 제외하고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1945년 이후 대학의 문은 활짝 열렸고, 많은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때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가난한 시대였기 때문에 여전히 대학 진학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가능했고, 대학은 엘리트를 위한 상아탑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입시는 국민적 관심사로 되었고 뉴스감으로 되었던 것이다. 둘째로 대학은 출세의 길이요 신분변화의 첩경이었다. 대학출신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배자가 되고 권력자가 되고 가진자로 되는 것이 눈에 드러나게 되면서 대학으로의 열기가 급속히 과열되기 시작하였다. 대학을 졸업하여 대기업(삼성, 현대, 대우 등)에 취업하게 되면 출세 가도에 들어선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기업이 확대 성장하는 시 기여서 얼마있지 않아 과장 부장 이사로 승진되고, 보수도 다른 직장보다 많이 받게 되어 선망의 대상으로 되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사가 되면 (물론 인턴과정, 레지던트과정, 박사학위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취직하게 되고, 개인의원을 개원 해도 호황을 누릴 수 있었고, 결혼할 때는 소위 열쇠 세 개를 받는 특수신분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판사나 검사로 되거나, 그러한 자리를 거쳐 변호사로 되면, 권력을 행사하고 돈을 벌고 정계로 진출하는 등 특권신분으로 상승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박사학위를 취득하면(국내외 박사를 막론하고) 대학교수로 될 수 있었다. 특히 이러한 신분변화는 특정 S대학출신에게는 더욱 용이하고 유리하게 되고, 소위 높은 자리들이 거의 그 대학출신들에 의하여 독식되었기 때문에, 그 대학으로의 입시 경쟁이 날로 심해졌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그 대학을 목표로 교육계획을 세우고, 과외공부를 시키기 시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들은 그 대학에 몇 명 입학시키느냐로 경쟁 하고, 고등학교의 서열이 정해지고, 그 대학에 입학한 학생의 이름을 현수막에 새겨 내거는 등의 소동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8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73 셋째로 대학이 출세의 길이 되면서 대학입시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거워졌다. 대학입 시만은 공정해야 하고, 그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학입시는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했고, 그것에 신문 방송이 앞장섬으로써 오늘과 같은 비정상적 교육풍토를 조성하게 되었다. 이 제는 신문 방송이 교육풍토의 정상화를 위해 거꾸로 앞장서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는 다른 선진국에서처럼 입시관련 기사와 보도를 크게 줄여야 한다. 그러면 이 교육열풍을 냉각시켜 교육풍토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로 좋은 대학을 10여개 만들어 대학입시의 출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하나의 좋은 대 학이 아니고 10여개의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대학의 경우 입학정원을 1500명 이내로 줄여 고등학교의 우수 졸업생들이 이들 좋은 대학들에 분산되도록 해야 한 다. 그 대학출신의 그 대학 대학원 진학비율을 10% 이내로 줄여야 하고, 그 대학출신 박사 는 그 대학교수로 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로 인사의 편중을 탈피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특정대학으로의 편중인사가 심한 나라는 전세계에서 그 유례 를 찾아 볼 수 없다. 편중인사는 고리로 연결되어 하위직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학벌을 형성 하게 되고, 그것이 다시 특정대학으로의 과열입시로 이어지게 된다. 셋째로, 되풀이 말하지 만, 신문 방송은 입시보도를 자제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구습을 답습하고 있으니 신문 방송은 이 점에서도 하루 속히 선진화되어야 한다. 넷째로 학부모들도 사회 가 다양화되고 직업이 다종화 되었다는 사실과 대학입시가 한 줄 세우기에서 여러 줄 세우 기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 자녀들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교육문제와 교육풍토가 서로 맞물려 있긴 하지만, 교육풍토의 정상화 없이는 교육문제의 해 결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교육풍토의 정상화가 초미의 일이 아닐 수 없다. 7) 교육의 자율성 신장 학문은 자유의 토양 위에서만 숨쉴 수 있고 자랄 수 있다. 학문은 창의성을 요청하고 창 의성은 자유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이 함께 논의되는 이유는, 대학은 학문하는 곳이요 대학의 자율 없이 학문이 꽃필 수 없기 때문이다. 학문의 자유는 세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발표의 자유이다. 연구한 내용은 자유롭게 발표되어야 한 다. 그 둘은 자료수집의 자유이다. 연구에 필요한 자료는 그것이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접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셋은 시간의 자유이다. 연구에 필요한 시간은 충분히 가져야 한다.

82 7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연구가 시간에 의하여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학문에는 자유가 필수적이다. 자유 없이는 학문은 생명을 잃게 된다. 학문에 자유가 요청되기 때문에 학문의 전당인 대학은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대학만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모든 교육기관은 자율적으로 운 영되어야 한다. 자유와 자율에서만 개별성과 특수성이 발휘되고, 거기에서만 창의성과 경쟁 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에는 오랫동안 자율성이 주어지지 않았다. 물론 교육만이 아니고 사회전반에 자유가 없었다. 1961년에서 1988년에 이르는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우리 사회에는 자유가 금기시되어 있었다. 획일주의적 군사문화 속에서 모든 것은 통제되 고 규제되었다. 상의하달만 있었고 그 역은 성립되지 않았다. 정통성 시비에 시달려 온 정 권이라 사회의 어느 한 구석이라도 자율이란 이름으로 뚫리게 되면 정권이 붕괴된다고 생 각했던 모양이다. 이렇게 우리의 교육은 오랫동안 자유도 자율도 없는 어두운 시대를 지나 왔다. 오늘 우리가 세계화의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까닭도, 세계화라는 하나의 시장에 서 경쟁력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이유도, 우리의 교육이 그 긴 세월동안 자율없는 빈사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1988년 이후 자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서 문교부를 없애야 교육이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왔으며, 문교부도 대학의 자율화와 교육의 자율성을 역설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 동안은 구두선에 불과했다. 의식을 전환하는 일과 타성에서 벗어나는 일에 시간 이 걸려서였을까. 문민정부 때 규제완화위원회 가 발족되어 규제적 성격의 법령들을 폐기 하면서 자율화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지금은 그 날에 비하면 금석지감이 있을만큼 많이 자율화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더 많이 자율화되어야 한다. 규제와 획일화의 유혹에서 벗어 나야 한다. 개별성과 특수성을 수용하고 권장해야 한다. 한 두 사례를 들어보기로 한다. 우 선 고등학교들에 대한 평가는 대학에 일임되어야 한다. 고등학교들에 격차가 있는 것이 숨 길 수 없는 현실인데, 이를 무시하고 모든 고등학교의 등급을 동일하게 취급하라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일이요, 이 때문에 학생생활기록부가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 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에 대한 평가는 대학에 일임하되, 대학으로 하여금 도시학교와 지방학교의 교육환경의 차 이를 감안하여 학생을 선발할 때 도시학교와 지방학교 사이에 쿼터제를 두도록 권장해 볼 수 있을 것이다.

8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75 다음으로 기여입학의 문제도 이젠 교육부가 붙들고 있을 일이 아니다. 교육부가 각 대학 의 입시에 관여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 대학에도 기여입학제 란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입학과 돈을 맞바꾸는 거래형식의 기여입학제 는 있을 수 없다. 1989년 6월 하버드대학의 복(Bok)총장을 만나 당신의 대학에 기여입학제가 있는 것으로 듣고 있는데 그런 것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한 마디로 그런 것은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생을 선발하는 많은 기준들 중에 국가사회에 대한 공헌과 대학에 대한 공로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으며, 그 항목들의 평가점수들을 합쳐 최종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선발권이 전적으로 대학에 일임되어 있다는 것이다. 소위 기여입학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일이 둘 있는데, 하나는 기여입학을 돈과 맞바꾼 종래의 부정입학과 동일시하는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아야 하고, 그 둘은 대학입시를 전적 으로 대학에 일임하여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선발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1988년 이후 교육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안다. 교육부는 교육을 통제하는 기관이 아니고 교육을 지원하는 부처임을 자임하고 있다. 교육부의 국( 局 )과 과 ( 課 )의 명칭을 지원국 지원과로 바꾸었고, 지원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음을 안다. 이제 교육부는 더 이상 지시하고 통제함으로써 그것에 따르는 비판을 한 몸에 받는 관례에 서 벗어나서, 각급 학교에 교육을 일임하고 지원만 하여 비판의 화살도 개별 학교가 감당 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에 있어 자율성은 중요하다. 자율성은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책임의 식을 갖게 한다. 자율성은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행동하게 하며, 창의성을 발휘하 게 한다.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에서 발현되는 창의성에 의하여 교육은 살아 숨쉬고 경쟁력 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2. 보통교육정책 1) 보통교육정책 일반 (1) 교육과정의 축소 교육은 글자 그대로 가르쳐 기르는 행위이다. 가르쳐 기르는 행위인 교육에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무엇은 교육내용이고 어떻게는 교수방법이다.

84 7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우리는 교육내용을 교육과정(curriculum)이라고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은 교육의 내용이 고, 교육의 목표를 성취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에서는 교육내용인 교육과정을 어 떻게 편성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교육을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실시하는 일반적이며 기초적인 교육 이라 고 규정한다. 그리고 보통 교육은 전문교육과 대조되는 일반교육이요, 대학교육과 대조되는 초등 중등 고등학교 교육이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이후 보통교육의 교육과정이 거의 10년 주기로 개편되어 현재 제6차 교육과정(1992-현재)이 시행 중에 있다. 그러나 2002년까지 실시 완료될 제7차 교육과정이 이미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우리는 제7차 교육과정에 서 다음 세 가지 특징을 찾아 볼 수 있다. 하나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의 10년 간에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고등학교 2 3학년에서는 선택중심 교 육과정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은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 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로 구성되어 있다. 그 둘은 보통교육과정을 수준별로 운영한다 는 것이다. 수준별 교육과정을 도입함으로써 학생의 학습능력과 학습요구에 대응하는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자기 주도적 개별학습 기회를 갖게 할 수 있으며, 교육의 우월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은 평준화로 인하여 학습능력과 학습요구 가 서로 다른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현재의 교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 나, 수준별 교육과정에는 하나의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담겨있다. 그것은 성적표기에 따 르는 문제이다. 수준별 교육과정에서는, 그 수준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준별로 평가표기를 해야 하고, 대학입시에서도 다르게 평가되어야 하는데, 이것 이 수준 낮은 학생을 둔 학부모들에 의하여 용납될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수준별로 성적이 다르게 평가되지 않으면 자기의 수준을 하향조정할 것이요, 그렇게 되면 수준별 교육과정 은 그 본래의 뜻을 살릴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셋은 학기당 이수과목을 현행의 12과목에 서 10과목으로 축소한 것이다. 매우 잘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 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수과목을 줄이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학문분야별 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요, 모든 학문분야들 이 그 영역을 축소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학능력시험의 과목 수를 줄이는 일이 어려 운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학생들의 이수과목도 줄이고, 수학능력시험의 과목 수도 더 줄여야 한

8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77 다. 학생들에게 많은 자유시간을 주어야 하고, 특별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바칠 수 있게 해 야 하기 때문이다. (2) 특별활동의 풍요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교과활동과 특별활동으로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특별 활동은 교과활동과 함께 교육과정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과활동과 특별활동은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어야 교육과정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정이 교과활동 중심으로 편성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요, 그 원인은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입시라는 무거운 부담 때문이다. 여기서 우선 특별활동이 어떻게 정의되는가를 보기로 한다. 특별활동이란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교과 이외의 교육활동으로서, 학생 의 개성을 신장하고 취미와 재능을 육성하고 민주적 활동을 기르기 위한 학생회, 봉사활동, 운동경기, 토론회, 독서회, 클럽활동 등의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서 특별활동 은 전인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인데, 전인교육이란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 적 도덕적 정서적 신체적 조건을 조화롭게 구비하는 교육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교실 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서 학생이 자유롭게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는 교육이 요구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특별활동에는 다음과 같은 요건들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첫째 로 특별활동은 학생들의 자율적 자치적 창의적 활동이 되게 해야 하고, 둘째로 학생들이 각자의 능력 재능 취미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하고, 셋째로 교과과정과 상보적 관계에서 통합교육과정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특별활동은 교과활동과 함께 보통교육의 중심이 되는 것이요, 학생들의 심신 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그리고 전인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상태 에 있고,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그 운영상의 어려움을 몇 들춰보기로 한다. 첫 째로 학교교육이 입시위주 교육으로 되어 있고, 특별활동은 상급학교 진학에 거의 연관되 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로 교사와 학부모들의 인식부족을 들 수 있다. 그들이 학창시 절에 특별활동 없는 교과위주, 지식위주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셋째로 특별활동을 원 활히 운영하기에는 학교와 학급의 크기가 너무 크고 과밀하다는 것이다. 넷째로 시설 설비 등의 여건이 불충분한 위에, 특별활동을 지도할 전문적 교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특별활동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빈약

86 7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활동은 활성화되어야 하고 풍요롭게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육체와 정신이 건전하고 조화롭게 성장해야 하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야 하며, 학창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특별활동을 활성화하는 일에 상급학교 입학이 연관되어야 한다면 연 관시켜야 한다. 미국의 경우 대학입시에서 특별활동이 크게 고려된다. 아무리 학업성적이 우수해도 특별활동이 부진하면 탈락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120% 정도의 학생을 학업성 적으로 선발한 후 특별활동으로 20%의 학생을 탈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청소년 들이 어릴 때부터 특별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은 나라의 경쟁력을 위 해서는 물론이요, 건전한 국민성을 기르기 위해서도 요청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3) 교수법의 쇄신 앞서 우리는 교육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서 무엇은 교육과정이고, 어떻게 는 교수법이라고 했다. 이렇게 볼 때 교수법은 교육과정과 함께 교육에서 양대 축을 이룬다고 하겠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여태껏 교수법을 가 르치는 사람, 즉 교사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교사가 그의 지식을 어떻게 효과적 으로 학생에게 전달하느냐.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 전달방법이냐에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교사를 중심으로 교수법이 논의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교수법을 학생 중심으로 고려해야 한다.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고, 학생의 머리를 쓰게 하고, 수업을 교사에서 학생으로의 일방통행이 아 니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쌍방통행의 것으로 되어야 한다. 쌍방적 교수법이 교실에서 생동력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2천5백년 전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교육이란 교사가 학생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학생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산파의 역할은 산모가 뱃속에 있는 아이를 낳도록 도우는 일이라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교수법은 조산술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사 중심의 교수법이 아니고 학생 중심의 교수법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여태까지의 교실에서는 교사가 주체이고 학생이 객체였지만, 앞으로의 교실에서는 학생이 주체가 되고 교사는 학생들이 서로 열띠게 논쟁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수법은 제1단계의 읽기식과 제2단계의 구두식을 거쳐 이제 제3단계의 토

8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79 론식으로 바뀌려 하고 있다. 제1단계의 읽기식 교수법은 1900년-1950년의 50년간 진행된 것으로서 교사는 읽고 학생은 그것을 받아적고, 받아 적은 것을 교사가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제2단계의 구두식 교수법은 년의 50년간 진행된, 아니 현재 진행되 고 있는 것으로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학생은 들으면서 그 골자를 적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제 우리는 교수법을 읽기식과 구두식에서 벗어나서 토론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생들끼리 토론하게 해야 한다. 수업이 학생들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말하기 시작한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는가를 안다. 묻고 또 묻고, 답변에 궁색해하여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많이 한다. 그 동안에 아이들의 두뇌가 크게 발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호기심 많고 질문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교사로 부터 질문을 봉쇄당한다. 내 말만 들으라는듯 질문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질문을 봉쇄당한 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한다. 두뇌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그러한 교실에서 20년을 보내게 된다. 교사의 입을 쳐다 보면서 보내는 그 20년 동안에 창의성은 소멸되고 만다. 우리의 구두식 교수법은 학생의 창의성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고 창의성을 녹슬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 속히 구두식 교수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을 객체로 만드는 구두식 교수법으로는 21세기의 경쟁사회를 헤쳐나가 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에서는 만남이 중요하다. 교사와 학생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만남은 물리 적 면대면( 面 對 面 )에 그쳐서는 안 되고, 정신적 면대면이어야 한다. 정신적 면대면은 질의 응답과 토론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제3단계의 교수법은 토론식이어야 한다. 토론식 교실 에서는 학생들이 쉼없이 머리를 써야한다. 따라서 창의성이 개발될 수 있다. 그러한 교실에 서는 학생이 학습의 주체로 될 수 있고 정신적 면대면이 이루어지게 된다. 서울의 태능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에서는 한 교실의 학생 수가 15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 사관학교의 어 떤 교수에 의하면 그는 교실에서 일방적 강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읽어오도 록 부과한 논문이나 책의 한 장을 학생들로 하여금 서로 토론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 강의 시간이 끝날 때는 학생들끼리의 토론에 의하여 그 논문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도 때때로 교육에서의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방적 구두식 강의를 지 양하고, 정신적 만남이 가능한 토론식 강의를 주문한다. 과목의 성격과 강의실의 크기를 고 려하여, 가능한 일주일 3시간의 강의를 모두 구두식으로 일관하지 말고, 2시간은 강의하고

88 8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1시간은 강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학생들과 둘러앉아 질의응답이 있는 토론식으로 진행함으 로써 학생들이 자기의 생각을 개진할 수 있고, 교수와 학생 사이에 정신적 만남이 가능한 강의를 해달라고 한다. 이제 우리의 교수법은 바뀌어야 한다. 구두식에서 토론식으로, 학 생들이 교실의 주체로 될 수 있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정신적 만남이 가능한 방식으로 바 뀌어야 한다. 교수법의 전환만이, 토론식 수업이 가능한 교육환경에서만, 세계화의 바람이 거칠은 정보사회를 헤쳐나갈 수 있는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4) 교권의 회복 교실이 붕괴되고 교권이 상실되고 있다. 이것은 결코 방치할 일이 아니고 하루 속히 복 원되어야 한다. 교실붕괴와 교권상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야 한다. 그 원인을 열악한 처우, 정년단축, 교사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몰아부친 일, 교사 의 사회적 위상의 하락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물론 이것들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부차적 요인이지 주요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 교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교사의 사회적 위상의 하락은 한국적 현상만이 아니고 미국 등 소위 선진국들에서도 나타 나고 있는 현상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돈이 경제계로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교사의 처우는 열악해졌으며, 교육이 보편화되고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교사들의 그 것과 대등하거나 높아지게 되었으며, 교사라는 직업도 사회에 있는 많은 직종들 중의 하나 로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에 장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정년 때까지 신분 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업이요, 방학이 있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으며, 가르치는 데서, 그 리고 학생의 성장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다. 따라서 교실붕괴와 교권상실 의 원인을 다른 데서 구해야 할 것으로 안다. 우리는 그 주요원인을 가르칠 수 없게 된 교 실 상황 에서 구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교육이 가능할 때 교실이 살아나게 되고, 가르칠 수 있을 때 교사에 대한 존경과 교사의 권위가 회복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교실은 가르칠 수 없는 상태로 되어 있다. 교실이 학업능력이 다르고, 눈높이가 다른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교사가 수업의 수준을 정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교사가 설정한 수업의 수준 이 어떤 학생에게는 낮아서, 다른 학생에게는 높아서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교실 이 가르칠 수 없는 상황으로 된 것은, 한 마디로 평준화 정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는 하루 속히 평준화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 교육의 기회는 평등해야 하지만, 교육은 능력

8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81 에 따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능력에 따른 교육, 눈높이 교육을 해야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교육이 가능할 때, 교사가 그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존경과 권위가 설 수 있 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학교에는 철저한 평준화를 요구하여-능력별 반편성도 용납하지 않 아- 교실을 붕괴시켜 놓고, 여기서는 내 자녀의 눈높이 교육이 안 된다면서 학원으로 끌어 내어 막대한 사교육비를 들이면서 사교육비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인 것이다. 우리는 하루 속히 교실을 살려야 한다. 능력별 교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교사가 수업의 수준 을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평준화 정책을 폐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교실을 붕괴시키는 평준화 정책에 끌려갈 수만은 없다. 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교 평준화 지역의 확산을 막아 야 하고, 현존하는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를 살려야 하며,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를 세워나가야 한다. 고등학교를 획일화하지 말고 다양화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다양 한 사회이고, 그 다양성 속에서 경쟁력이 나오는 사회임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수준별 교육과정을 도입한 것은 평준화에 의하여 붕괴된 교실을 살 리기 위한 보완책으로 보인다. 수준별 교육과정은 학생들은 자기 능력과 자기 눈높이에 맞 는 수업을 받게 될 것이고, 교사는 수업의 수준을 정할 수 있어 교실이 살아날 것이며, 교 사에 대한 존경과 권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Y 대학의 경우 이미 1960년 대부터 1학년 영어를 세 개의 수준으로 나누어 수준별 영어교육을 하였다. 단과대학에 따 라 학생들의 영어수준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목의 평가에서는 수준을 명 기하지 아니 하였다. 수준에 관계없이 A는 A로 포기하였다. 그러나 고등학교의 경우 평가 는 바로 대학입시에 연결되기 때문에 평가에 수준별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1급 수준의 A, 3급 수준의 A등으로 포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포기할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과 항의를 견딜 수 있을 것인지.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좋은 성적을 받 기 위해 낮은 수준의 과목을 들으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수준별 교육과정이 그 본래의 뜻을 살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에서는 그 평가방법 에 엄청난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수준별 교육과정이 그 본래의 뜻을 살리면서, 교실의 붕괴를 방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90 8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5) 학교교육과 학원교육 오늘 우리 사회에서 학교와 학원은 대조적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학교는 평등주의를 강 요당하고, 학원은 자유주의를 구가하고 있다. 평등주의를 강요당하고 있는 학교는 쇠하고, 자유주의를 구가하는 학원은 성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잠자고 학원에서는 공부하고, 학교는 증서받기 위해 가고, 학원은 공부하기 위해 간다는 것이다. 어느 외국의 지식인에게 이러한 우리 중 고등학교의 교육현상을 설명했더니 한 마디로 그러면 학교를 없애버리지, 왜 둘 다 두고 있느냐 는 반응이었다. 물론 우리로선 학교의 문을 닫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 현상을 오래 방치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학교교육을 세워야하고 살려야 한다. 그러면 학교교육이 무너진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원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을 꼽 으라면 그것은 평준화 정책 때문이요, 학부모들의 평등주의 열풍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념으로서의 평등주의를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와 평등은 우리 인류가 고안한 가장 위대한 이념이 아닌가. 그러나 자유와 평등은 그 대상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한다. 교 육의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수업은 능력에 따라 수준별로 해야 하는 것 이다. 지금 학교에서는 능력별로 학급을 편성하지 못하고, 학생에게 교육적 체벌도 하지 못 하며, 불량한 학생을 퇴교시키는 일도 쉽지 않게 되어있다. 그리고 교사자격증이 없으면 교 사로 채용될 수도 없다. 학교는 공교육기관이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학원에서는 능력별로 학급을 편성한다. 교육적 체벌도 하고, 불량한 학생은 잘라버린다. 그 리고 실력만 있으면 강사로 취직될 수 있다. 학원은 사교육기관이니까 이렇게 해도 된다는 것이다. 학교는 평등주의에 터해야 하고, 학원은 자유주의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러한 이해할 수 없는 역리 때문에, 지금 학교는 쇠하고 학원은 성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수 준별 교육, 눈높이 교육이 안 된다는 이유로 눈높이 교육을 위해 자녀들을 학원으로 끌어 내어 이중부담을 하고 있다. 자기 모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학교를 살려야 한다. 학교를 교육이 가능한 곳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어떻게 할 것 인가.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시행상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있을 뿐이다. 첫째로 평준화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 적어도 평준화 정책을 더 이상 확대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평준화 정책이 시행된 학교의 학생은 능력별로 학급을 편성해야 한다. 둘째로 제7차 교육과정에서 도입한 수준별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셋째로 현재의

9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83 외국어고등학교와 과학고등학교 등을 살려 나가야 하고,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를 세워 나가야 한다. 교육은 자율화해야 한다. 자율화에서만 교육의 경쟁력이 나오고 교육이 그 기능을 발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넷째로 고등학교를 이중구조화해야 한다. 다수의 공립고등학교와 소수의 자립형 사립고등학교가 그것이다. 물론 이 때 사립고등학교는 우수하 지만 경제적 능력이 없는 학생을 위해 장학금으로 문을 열어야 하고, 대학은 공립고등학교와 사립고등학교에 일정 비율의 할당량을 정해 학생을 모집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열려 있다. 우리끼리 닫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하나의 세계시장에 뛰 어들어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서 있다. 그리고 그 경쟁력은 교육에서 나와야 한다. 우 리는 그 경쟁력을 위해 그것에 상응한 교육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 2) 대학입시와 보통교육 (1) 대학입학시험제도의 변천 한국에서의 보통교육은 대학입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아니 그 이전인 유치원 때부터 과외수업이 시작되는 것은 명문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서이 다. 이러한 사정은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극심하다. 고등학교 교육은 가히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한국에서는 명문대학에, 그 중에서도 S대학에 입학 하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성공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대학입시는 주로 그 대학으로 초점 이 맞추어져 있고, 대학입시에 대한 열기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뜨겁다. 따라서 대학입시에 관해서는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었고, 그 때마다 그 문제해결 을 위해 대학입시제도를 고쳐 나갔다. 그래서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대학입시제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1945년 이후 지난 55년 동안에 대학입시제도가 12 번 바뀌어, 현재(2001년7월) 12번째 것인 2002년도 대학입학제도 가 시행되고 있으니, 위의 말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이제 대학입학제도가 왜 그리고 어떻게 변천되었는가 를 약술하기로 한다 , 대학별단독시험제: 이것은 대학별로 입학시험을 치룬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대학은 국가의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대학입시를 치루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의 연희대학교는 일정수의 학생은 고등학교의 성적(5%이내)만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학생은

92 8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유시험으로 선발하는 입시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대학의 학생선발권과 대학의 자율성 보 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의하여 실시된 대학별단독시험제는 정원외로 청강생을 입학시키거 나, 시험성적과 관계없이 기부금으로 입학시키는 등 사립대학들에서의 부정입시가 사회 문 제로 되어, 대학교육의 정상화와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국가고시제도 가 도입 되기에 이른다 , 대학입학국가연합고사와 대학별고사의 병행제: 이것은 대학별고사에 앞서 대 학입학국가연합고사 를 실시하여, 국가가 대학입학자격을 인정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입시제도는 두 번에 걸친 시험이라는 수험생의 부담과 국가연합고사에 탈락한 학생에 대한 대학교육 기회의 상실 등 사회적 비판이 거세어 1년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 대학별단독시험과 무시험특전의 병행제: 이것은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와 대학교육 적격자 선발을 위해 무시험과 유시험을 병행한 것인데, 이 때 입학정원의 10%는 고교내신성적만으로 무시험으로 선발하게 하고, 입학정원의 90%는 고교내신성적을 30% 반영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 입시제도도 고등학교 간의 격차와 고교내신성적의 신뢰 등의 문제에 부딪혔다 , 대학입학자격국가고사제: 1962년에는 국가고사만으로 선발하게 하였고, 1963년에는 국가고사와 대학별시험을 병행하게 하였는데, 이 때 국가고사에 의하여 전국대 학입학정원의 110%만 선발했기 때문에, 불합격자에 대한 교육기회 박탈의 문제와 대학의 자율성 침해라는 반발에 부딪히게 되었다 , 대학별단독시험제: 1964년부터 다시 대학별단독시험을 실시한다. 이 때 대부분의 대학들은, 인문 사회계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를, 이 공계는 국어 영어 수학 과 학을 시험과목으로 하고, 일부 대학에서는 적성검사와 내신성적을 반영하기도 하였다. 이렇 게 되자 고등학교 교육이 입시과목 위주로 전환되어,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방해한다 는 비난이 일게 되었다 , 대학입학예비고사와 대학별본고사 병행제: 이 제도는 1969년-1972년까 지는 대학입학예비고사 합격자에게만 대학별본고사에 응시할 자격을 주었고, 1973년-1980 년까지는 대학입학예비고사 성적을 대학별본고사에 30%반영하게 하였다. 1969년부터 시 행하기 시작한 대학입학예비고사는 (1)대학교육을 받기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게 하고, (2)사립대학의 학생정원초과모집을 예방하고, (3)학생모집에서의 대학의 지역격차를 해소

9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85 하며, (4)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등을 목표로 한 것으로서, 대학입학예비고사제도는 1994 년 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뀔 때까지 25년간 대학생선발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 대학입학예비고사와 고등학교내신성적 병행제: 대학입학예비고사성적을 50%, 내신성적을 20% 이상 반영하게 하였다. 이 때 대학별 시험을 폐지하였고, 과외를 전면금 지하였으며, 학생모집정원의 30%를 추가합격시켜, 졸업할 때까지 30%의 학생을 탈락시키 게 하는 졸업정원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1984년에 폐지되고, 결과적으로 대학의 정원만 늘리게 되었다 , 대학입학학력고사와 고등학교내신성적 병행제: 대학입학학력고사 성적을 50%, 고등학교내신성적을 30% 이상 반영하게 하였다. 이 때 대학입학예비고사는 합격기 준선이 없는 대학입학학력고사로 개칭되었다 , 대학입학학력고사, 고등학교내신성적, 논술시험 병행제: 이 제도는 대학 입학학력고사와 고등학교내신성적에 대학별논술시험 성적을 10% 이내로 반영하도록 한 것 인데, 논술시험을 도입한 것은 객관식 시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학생선발권의 일부를 대학 에 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 대학입학학력고사, 고등학교내신성적, 면접 병행제: 대학입학학력고사에 주관식문제를 30% 출제하고, 논술시험을 폐지하는 대신에 면접을 점수화하고, 10% 이내 로 과목별 가중치를 반영하도록 하였다 , 수학능력시험, 고등학교내신성적, 논술시험, 구두시험 병행제: 이 제도 는 고등학교 학생생활기록부에 나타난 내신성적을 40% 반영하게 하고, 수학능력시험, 논 술시험, 구두시험과 그 밖의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하는 것으로서, 고등학교 교 육의 정상화, 대학입시의 다양화, 그리고 대학의 자율성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학입시를 한 층 개별화 다양화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1998년 10월에 2002년도 대학입학제도개선안 이 마련되어, 2002년부터는 다시 새로운 입시제도에 의하 여 학생을 선발하게 되어 있다. 이미 그 시행에 들어간 개선안에 따르면, 대학입시의 획일 화를 배제하고, 대학의 특성과 모집단위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그리고 특징적으로 선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02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지금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 학입학자격시험 으로 그 성격이 바뀌게 되고, 학생의 교과성적 이외에 특기 인성 등의 다양 한 자료가 반영되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필기시험 이외에 논리적 사고, 창조성, 개성

94 8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등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된다. 그 밖에 특별입학과 수시모집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위에서와 같이 우리의 대학입시제도는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밀고나가 정착시키는 대 신에,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일을 끊임 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1945년 이래 지난 55년 동안에 열한번의 개선책이 나왔으니, 평균 5년에 한번 꼴로 바뀐 셈이다. 여기서 대학입시제도를 바꾼 사유를 열거해 보면 대략 다음 6개로 요약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수험생의 입시부담 줄이기, 학부모의 사교 육비 부담 경감, 대학입시의 과열방지, 대학에 학생 선발권 부여, 대학교육 적격자 선발, 대학의 부정입시 예방, 객관식 시험 문제의 한계 보완 등을 둘 수 있다. 그리고 대학입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획일화에서 다양화로, 국가주도에서 대학자율로, 시험과목의 축소와 쉬 운 출제로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고, 교과시험 위주에서 개성과 특기를 고려하는 방향으 로 개선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덧붙일 말은 대학입시제도를 자주 바꾸는 관행에 서 벗어나 상당기간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대학입시제도의 원칙들 대학입시제도를 마련할 때는 어떤 철학과 원칙이 있기 마련이다. 현행의 입시제도를 바 꾸는 이유와 명분이 그것이다. 우리는 대학입시제도 개선의 철학과 원칙으로 다음 몇을 들 수 있다. 1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대학입시제도를 마련할 때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해쳐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동안 우리나라의 고교 교육은 대학입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었고, 그것에 의하여 영향을 받았으며, 보기에 따라 서는 고등학교가 대학입시 준비기관처럼 되어 있었다.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압력 때문에 고교교장들은 자기의 교육철학을 펼 수 없었으며, 어떤 고교교장 들은 졸업생을 명문대학에 많이 입학시키는 것으로 그 고등학교의 입지를 세우려는 철학을 갖고 있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좋은 고등학교란 졸업생을 명문대학에 많이 합 격시키는 학교라는 등식이 성립하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고교교육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고등학교의 장은 대학입시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의 교육철학을 펼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의 적성과 소질에 적합한 진로개척능력을 길러주고, 민주시민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

9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87 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두루 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고 교교육은 대학입시에 좌우되어, 한 때 대학별 본고사가 국어 영어 수학 위주로 되었을 때 는, 고등학교들이 고교 교과과정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학원으로 되다시피 한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등학교는 그의 교과과정을 온전히 펼 수 있어야 한다. 결코 대학입시에 의하여 고교의 교과과정이 축소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 부가 앞으로 대학입시를 대학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하면서도, 대학별 본고사의 부활은 막 겠다고 한 것은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것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킨 것이라고 평 가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고등학생들 중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평생교육개념이 확산될 경우 그러한 학생의 수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고교교육이 대학진학생 위주로 운영되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대학에 진학 하지 않을 학생을 위해 교과과정이 충실히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고등학교들이 대학입시에 구애받지 않고, 그 교과과정에 충실한 교육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대학입시 는 각자의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SAT시험도 각자가 자기가 선택한 날짜에 말없이 보게 된다. SAT시험은 주로 토요일에 치루게 되는데, 그 전날인 금요일까지도 정상적으로 수업 을 하고 있다. SAT시험이 언제 치루어지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하게 치루어진다. 나라 전 체가 떠들썩할 만큼의 소동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도 대학입시 문화가 하 루 속히 이와 같이 성숙해졌으면 한다.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장기적으로는 대학교육을 위해서도 긴요한 일이다. 고교 교과 과정을 충실히 수행하는 일은 자기의 진로를 바르게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대학교육 을 받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 고등학생들의 학력저하로 대학교육의 정 상적 운행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교교육의 정상화는 대 학교육과도 긴밀히 연관되고, 나아가서는 나라의 경쟁력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고교교육의 정상화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대학입시제도를 수립할 때는 고교교육의 독 자성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을 위해, 그리고 대학교육과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2 전인적 평가: 대학입시는 좁게는 대학이 고교졸업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 학입시는 마땅히 고교교과 전반에 걸쳐 평가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입시는 넓게

96 8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는 사람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사람을 전인적으로 평가하여 장래에 큰 능력을 발휘 할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동안 대학입시는 인간의 지성적 능력을 평가하는데 치중하였고, 이를 위해 주로 국어 영어 수학의 능력평가에 편중하였다. 따라서 고교교육도 국어 영어 수학 교과 중심으로 운영되었고 고교학생들도 전인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지성적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정의적( 情 意 的 ) 능력도 있다. 말하 기 글쓰기 책임감 지도력 사회성 등이 정의적 능력에 속하며, 장기적으로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는 이 정의적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는 사람의 평가에서 정의적 능력이 도외시되었다. 학교 밖의 사회에서 사람을 전인적으로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에서도 인성교육이 소홀히 되었던 것이다. 그 러나 우리는 인성교육을 살려야 한다. 인간을 따뜻하게 하고, 유연하게 하며, 인간다웁게 하는 인성교육을 살려야 한다. 인성교육이 없으면 사회가 냉각되고 경직되며 응집력이 없 어 사회가 와해될 수 있다. 이러한 인성교육을 위해 대학입시에서 인간에 대한 전인적 평 가가 요청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입시에서 전인적 평가가 이루어질 때 학생들의 특별활 동이 활성화될 것이고, 지성적 능력과 정의적 능력이 함께 개발되어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 하게 될 것이다. 1995년 5월에 단행한 교육개혁에서 한 줄 세우기 교육이 아니고 여러 줄 세우기 교육으로 방향을 정한 것도 인간의 다양한 능력을 개발하여 그 능력에 맞는 교육을 받게 하고, 인간을 전인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대학입시가 학교 교육과 가정교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학 입시제도를 수립할 때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평가를 도외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대학입시에서 전인적 평가가 도외시 된 까닭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치루어져 야 하는데 전인적 평가는 객관성과 투명성을 결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객관성과 투명성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신화에 빠져있는 한 우리는 인간을 바르게 평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객관성과 투명성은 인간의 이상이지 현실이 아니며, 인간이 객관적 존재 도 투명한 존재도 아니기 때문이다. 객관적 존재도 아니고 투명한 존재도 아닌 인간을 객 관성과 투명성이란 잣대로 측정하려는 일은 헛된 일이요, 인간을 바르게 평가하는 일이 되 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객관성과 투명성이란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9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년 5월에 단행된 교육개혁에서 인간에 대한 전인적 평가를 위해 도입된 것이 학생생 활기록부 였다. 이 때 학생생활기록부의 취지는 좋은데, 그것이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하 지 못한다고 비판하였다. 그 때 필자는 객관성과 투명성이란 신화에서 벗어나야 하고, 객관 성과 투명성으로는 인간이 바르게 평가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인 간을 전인적으로 평가할 방안을 마련하여 전인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간에 대 한 바른 평가가 가능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인성 교육이 살아날 수 있으며, 그 때 인간이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협력하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될 것이요, 사회도 사람이 서로를 배 려하는 인간공동체로 될 것이다. 3 수험생의 부담 줄임: 대학입시제도를 수립할 때는 수험생의 부담이 고려되어야 한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입시지옥이니 사당오락(네시간만 자면 합격하고, 다섯시간을 자면 떨어진다)이란 말이 사라져야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보통 교육에서는 교과과정이 교과활동과 특별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에도 교과과정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대학입시 때문에 특별활동이 교과활동 에 밀려서는 안 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학생생활기록부가 중요 시되어야 하고, 학생선발의 중심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고등학교 생활 을 열심히 하도록 하고, 고등학교 생활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에 선발의 기준이 놓아져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2002년도부터 수험생의 수능성적을 밝히지 않고, 간격이 넓은 수능등 급만을 알려 주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수험 생의 생활기록부, 수능등급, 각 대학들이 마련한 고등학교들에 대한 평가자료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논술시험과 구두시험을 추가하면 될 것이다. 한 마디로 대학입시제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교과활동과 특별활동을 충 실히 하게 하고, 학생생활기록부를 핵심적인 자료되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생활기록부의 신뢰도를 위해서는 각 대학들이 고등학교들에 대한 평가를 쌓아가야 할 것이요, 부풀린 생 활기록부를 제시한 학교에 대해서는 상당한 기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평가절하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의식을 전환해야 할 일은 수험생을 학업성적, 다른 말로는 교과활동만 으로 뽑지 않고, 전인적으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공부만 잘 하는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고, 공부도 잘 하고, 지도력과 책임감과 사회성이 있는 학생을 뽑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씻어야 할 우려는, 이러한 대학입시제도가 수험생의 학력저하를 가져오지

98 9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않을는지, 대학에서 다시 학생의 기초학력을 교육해야 할 상황을 초래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육에 충실하게 하는 이 대학입시 제도는 학력의 저하와 연결 될 수 없으며, 그러한 고등학교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육에 충 실하게하는 이 대학입시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수험생의 대학으로의 출구가 하나가 아 닌 여럿이 되어야 한다. 다른 말로는 좋은 대학이 지금과 같이 하나가 아니고, 여럿이 되어 야 하고, 그 하나의 대학이 아니면 출세 못하는 사회가 아니고, 여러 개의 좋은 대학을 나 와도 함께 사회적 지도자로 될 수 있는 그러한 사회로 되어야 하는 것이다. 4 여러 개의 좋은 대학: 수험생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출구를 여 러 개로 해야 한다. 하나의 좋은 대학이 아니고 여러 개의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그 렇게 되면 하나의 출구로 몰리던 열기가 분산되어 대학입시에의 열풍이 한 풀 꺾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입시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열 개 정도의 좋은 대학을 만드는 일이 긴 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미국에는 하나의 좋은 대학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개의 좋은 대학들이 있다. Harvard만 있는 것이 아니고 Yale도 Princeton도 Stanford도 있으 며, 이 밖에도 많은 좋은 대학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25개의 Best University와 25개의 Best College를 매년 선정한다. 이들 50개의 대학에 입학만 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만족한다. 이들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원 진학 때 서로 바꾸어 가고, 박사학위 취득 후에 다 시 다른 대학들에서 교수로서 일한다. 이렇게 미국의 대학들은 50여개의 좋은 대학들이 서 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욱 좋은 대학으로 되고 있다. 경쟁이 없는 곳에서 경쟁력이 나올 수 없다. 독야청청한 데서 무슨 경쟁력이 나오겠는가. 우리나라도 대학입시의 정상화를 위해서, 나아가서는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만, 10개 정도의 좋은 대학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그러한 방 향으로 계획을 세워 밀고나가야 한다.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는가. 우선 이 좋은 대학은 학부학생을 6천명(1500 4)으로 줄인다. 고등학교 졸업생 70만명의 2%에 해당하는 1만4 천명의 우수한 학생들이 이 대학들에 흩어지게 한다. 이 대학들은 대학원 중심대학으로서 전체학생 규모가 1만5천명-2만명 정도 되게 한다. 그 대학의 졸업생은 동일 대학원에의 진 학을 10%이내로 제한하여, 다른 대학 대학원으로 가게 하고, 그 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는 그 대학의 조교수로 채용하지 못하게 한다. 모든 조교수는 일정기간(5년 안팎)의 계약제로

9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91 채용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전원 해고하고, 종신계약(Tenured)교수는 학문적 업적을 토 대로 부교수로 채용한다. 이렇게 되면 그 열 개의 대학은 명문대학으로 될 것이고, 서로 경 쟁을 통해 세계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대학입시의 열기는 1개의 출구에서 10개의 출구로 확산되기 때문에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대학입시가 정상화될 것이다. 이 방 안은 10개의 세계수준의 대학과 대학입시의 정상화라는 한번에 둘을 얻는 결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문제는 학생을 줄이는데 따르는 재정문제이다. 국가가 상당부분 보조를 하든지, 대학의 자율에 맡기면, 정부가 간섭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편 대학입시의 정상화 뿐 아니고, 위기에 처한 한국의 교육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학교의 장회익 교수와 19인의 교수들이 제안한 대학간 협력을 통한 국립대학교 학 사과정 개방화 방안 (2001년 4월 20일) 정책화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여기에 그 내용 을 간추려 보기로 한다. 장회익 교수 등은 오늘 한국의 교육은 극단적 혼란과 위기에 몰려 있다. 한국의 장래는 이 교육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달려있다. 오늘 우리의 교육이 위기에 몰리게 된 것은 국민의 교육열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과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그 교육열을 바른 방향으로 돌리면 현재의 교육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 방안 이 실현되면 교육의 정상화 뿐 아니라 지역의 균형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임 을 전제하고서 그 방안 을 제시하고 있다. 그 방안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10여개 의 국립대학들이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서울대학교는 학부학생을 모집하지 않고(10년 시행 후 재검토)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된다. 학부 교육은 협력 대학들로부터 일정 수의 학생을 받아 교육한다. (학생들의 교육주기, 다시 말하면 그 학생들을 몇 학기 동안 교육시킨 후 돌아가게 하고, 다시 학생들을 받아 교육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 다.) 물론 이 방안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으로 협력 대학들의 교육여건을 높이는 것을 전제 로 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도 이렇게 되면 명문사립대학교를 포함하여 명문대학의 수가 늘어나게 되 기 때문에 수험생의 대학으로의 출구가 늘어나게 될 것이고, 대학입시의 정상화, 교육문제 의 해결, 지역의 균형발전 등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5 학벌사회의 근절: 대학입시를 비정상으로 뜨겁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 는 학벌사회적 풍토이다. 학벌사회란 사람을 능력으로 평가하지 않고 학력으로 평가하는 사회를 말한다. 우리 사회는 대학을 나왔느냐,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 서울에 있는 대학이

100 9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냐 지방 대학이냐, S대학을 나왔느냐 등을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학벌사회 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대학입시 응시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그것도 S대학으로 몰 리기 때문에 대학입시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달구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고교 졸 업생의 84%가 대학교(대학 포함)에 입학할 수 있을 만큼 대학정원이 많고 대학의 문이 넓 게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입시에 대한 열기는 뜨겁고,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입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라기 보다는, 서울에 있는 대학 에, 그것도 S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인 것이다. 그 길고 돈이 많이 드는 경쟁에서 S대 학에 입학하게 되면 최선이요, Y대나 K대 에 입학하면 차선이지만, 그것도 가망이 없다 고 판단되면, 이 나라에선 사람대접 받고 살 수 없다면서, 소위 교육이민을 고려하게 될만 큼의 중증의 학벌사회인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학벌사회로 된 요인으로 둘을 들 수 있는데, 하나는 교육에 꿀이 너 무 많이 붙어 있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S대학 출신에 대한 편중인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에는 교육에 꿀이 너무 많이 붙어 있다. 물론 어느 나라에나 교육에는 꿀이 붙어 있다. 그것 없이는 교육열이 뜨거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 우 그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 교육받은 사람은 명예 지위 권력 돈 등을 모두 차지하게 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은 그러한 것들을 갖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한 때는 대학을 졸 업하지 못하면 사람 대접도 제대로 못 받고, 결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다음으로 S대학 출신에 대한 편중인사는 전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심하다 년 현재 국회의원의 38%가 S대학 출신이고, 장관의 47%가 S대학 출신이어서 국무회의가 마치 S대학 동문회를 방불케 하며, 1백대 기업대표의 50%가 S대학 출신으로 되어 있다. 국민이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대학이 많아지고, 대학정원이 늘어 나도, S대학을 향한 입시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게 되고, 백약이 무효인 듯 교육문제가 풀 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1990년대 이후 대학에 대한 매력이 감소되고 있다. 대학이 이제 출세의 가도도 신 분변화의 처소도 아닌 것으로 되어가고, 평생교육개념의 확산으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 는 길이 많이 열리고 있으며(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에 의한 학사학위 취득 등), 학사학위 보다 자격증이 더 위력을 지니게 되고, 연예계 체육계 등에서 대학입학 적령 의 젊은이들을 많이 흡수하고 있다. 더구나 2003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수가 대학의

10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93 모집정원보다 10만명 정도 줄어들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2019년까지 계속 된다고 하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신입생을 2000명 모집하는 대학 50개가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 가능한 대학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학벌사회가 부식되지 않는 한, 여전히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S대학으로의 입시행진과 열 기는 식지않고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과열된 대학입시 열기와 파행적 교육문제를 풀기 위 해서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학력이라는 형식에서 능력이라는 내용으로 옮겨져야 할 것이요, 좋은 대학을 10여개 만들어 인재를 분산시켜야 할 것이며, 인사편중에서 벗어나서 인사를 지역과 대학의 한계를 초월하여 균형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능력에 따른 균형 된 인사는 정치에서만 만사가 아니고,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도, 지금의 얽힌 교육문제를 푸 는 데도 만사인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번 교육이 단독적 현상이 아니고 사회와 얽 혀있는 복합적 현상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6 대학의 자율: 대학의 학생선발은 당연히 대학의 몫이다. 고등교육법 제34 조 학생의 선발방법에 대학의 장은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입학을 허가할 학생을 선 발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사립대학이 허용되어 있는 한, 사립대학들이 그 설립목 적을 학생선발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대학입 시에서 지금도 대학의 자율성이 요구되고 있는, 사유는 무엇인가. 대학입시는 1950년대까 지는 비교적 대학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다. 한 예로 연세대학교가 1953년부터 몇 차례 독 자적으로 무시험전형제를 실시한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 대학입 시는 사실상 국가의 통제에 들어갔다. 대학입시에서 대학의 자율성이 정지된 것이다. 우리 는 대학입시가 국가의 관리에 들어가게 된 사유로 크게 다음 셋을 들 수 있다. 하나는 국 가가 대학인력의 개발을 조정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의 인 력을 필요한 만큼 배출함으로써 그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둘은 대학의 부정입 시를 차단하여 대학인구의 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6 25사변 후의 경제적 황무지에서 대학들은 교육시설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돈을 받고 학생을 선발하 는 일이 횡행했던 것으로 안다. 그 셋은 정권의 정통성 시비를 걸고 있는 학원(대학)을 통 제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것을 국가의 통제하에 두려는 획일주의 적 군사문화와 맥을 같이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사회적 상황 속에서도 대학은 꾸준히 학생 모집에서 대학의 자율성

102 9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을 주장하였고, 정부에서도 때에 따라 대학별 본고사라는 이름으로 부분적으로 대학에 자 율성을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1988년 이후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자율화되면서 대학입 시도 그 방향이 대학의 자율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더구나 이제는 대학입시를 국가의 통 제하에 두어야 한다는 사유들이 거의 소멸되었다. 사회는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의 출범 으로 민주화되었고, 대학들에서 부정입시는 사실상 사라졌으며, 대학에 대한 학생 정원 조 정권은 국가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대학은 학생모집에서 자율권을 완전히 되 찾아야 하고, 정부도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학입시에서 본고사의 부활과 돈과 거래하는 기여입학을 금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의 자율에 맡기겠다 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가 대학의 자율에 맡겨지는 일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당연한 일이요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대학입시가 대학의 자율에 맡겨지면 어떤 성과가 있게 되는가. 하나는 고등교육법 제34조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같이 그것은 대학의 당연한 몫이기 때문이 요. 그 둘은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의 설립목적이 학생선발에 반영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대학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으며, 대학이 다양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셋은 대학입시가 대 학의 자율에 맡겨지면 대학들이 어떤 학과나 어떤 분야를 특성화할 수 있을 것이요, 이것 은 바로 대학을 백화점에서 전문점으로 바꾸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특성화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 나아가서는 국가의 경쟁력이 키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 넷은 대학입시의 자율화는 실질적 대학의 자율화로 이어져, 대학에 생기를 불어넣게 되고, 대학이 창의성을 발휘하게 됨으로써 대학이 학문의 전당으로서 기능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3. 대학교육정책 1) 대학교육의 경쟁력 교육의 수준은 동일하지 않고 서로 다르다. 도시와 지방의 학교가 다르고 선진국과 후진 국의 대학이 다르다. 그래서 지방학생들은 도시 학교로, 후진국 대학생들은 선진국 대학으 로 유학한다. 교육수요자는 좋은 교육받기를 원하고 교육공급자는 어떻게 좋은 교육을 할 것인가로 고심한다. 그래서 어떻게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의 수월성을 추구할 것인가는 중요한 교육적 과제로 되어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세계화의 바람이 불면서 교육의

10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95 질이나 교육의 수월성이란 개념 대신에 교육의 경쟁력이란 개념이 대두하고 있다. 정보화 에 의하여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하나의 시장으로 되고, 그 속에서 무한 경쟁을 해야 하게 되면서 교육의 경쟁력 이 새로운 화두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경 쟁력은 지식에서 나와야 하고, 그 지식은 교육에서 산출되기 때문이다. 1995년 이후 진행 되고 있는 교육개력은 교육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좋은 교육을 위한 것이요, 교육의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교육에서, 그 중에서도 대학교 육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가. (1)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대학 교육의 경쟁력을 위해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할 일은 양의 교육을 지양하고 질의 교 육으로 나아가야 하는 일이다. 한국의 대학은 지난 50년 동안 입으로는 교육의 질을 말하 면서도 실제로는 양의 교육을 추구해 온 것이 사실이다. 대학총장에 대한 평가가 어떤 교 육프로그램을 수행했느냐 보다는 어떤 건물을 지었느냐로 평가된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 다. 한국의 대학이 양의 교육으로 나아갔던 데는 크게 다음 두 사유가 작용하였다. 하나는 대학교육에 대한 폭발적 수요이다. 닫혔던 대학의 문이 열리면서 대학은 대학지망생으로 홍수를 이루었다. 대학은 출세의 관문이요 신분변화의 첩경이었다. 그 위에 1960년대 중반 부터 시작된 성장정책을 기저로 한 산업화는 기업들을 양산하였고 그 기업들은 대학 졸업 자를 필요로 하였다. 대학지망생들이 밀려들자 불모지였던 대학들은 캠퍼스를 조성하고 건 물짓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리하여 대학의 수는 늘어나고 대학의 규모는 확대되었으며 대 학의 투자는 Physical Plant에 집중되어, 교육의 질에 관심을 모을 겨를이 없었던 것이 다. 그 둘은 대학의 재정이, 특히 사립대학의 경우, 학생의 등록금에 의존해 있었기 때문이 다. 학생의 수가 늘어나면 대학의 재정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대학의 재정규모를 키우기 위 해 학생정원을 늘이고, 그 늘어난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건물을 짓기 위해 학 생을 늘이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여 왔고, 지금도 되풀이하고 있다. 미국 대학의 경우 학생이 늘어나면 그만큼 대학의 재정에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대학의 규모를 그 대학재정이 감당 할 수 있는 규모로 제한하는 데 반하여, 한국의 대학은 학생의 증가와 대학의 재정이 정비 례하기 때문에 양적 팽창 일로를 걷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젠 양적 팽창, 양의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제는 그럴 때도 된 것이다. 첫

104 9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째로 대학들의 캠퍼스도 조성되었고, 건물도 지을만큼 지었으며, 대학의 규모도 키울만큼 키웠기 때문이다. 2만명 규모의 대학들이 즐비하지 않은가. 외국의 경우엔 2만명 규모의 사립대학이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사립대학이 어떻게 그 대규모의 대학 재정을 감당한단 말인가. 미국의 경우, 주립대학을 제외한 사립대학들은 대부분이 7천명 안팎이다. 그래서 만명이 넘으면 대학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25개의 가장 좋은 대학들의 거의 대부분이 사립대학들이요, 그들의 규모도 7천명 수준임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 우 사립대학들이, 법인의 재정적 도움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2만명의 학생을 질적 으로 교육할 수 있을 것인지 엄청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둘째로 2003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수가 대학의 모집정원보다 10만명이 적게 된다고 한다. 앞서 말한 바와같이 산술 적으로는 2천명 모집정원의 대학 50개가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어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피해는 지방의 대학, 소규모의 대학, 사회적 명성이 낮은 대학들에 미치게 될 것이 다. 이러한 판국에 대도시의 대규모의 대학들이 여전히 양적 팽창을 기도한다면 그것은 위 의 대학들에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으며, 교육의 경쟁력이라는 시대적 요청에도 역행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셋째로 세계화가 한국 제일은 의미가 없고, 세계 제일이 아니면 의미가 없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교세를 과시하려는 생각은 시대에 맞지 않는 사고요 무의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세계 제일이 되기 위해, 교육에서 세계적 경쟁력 을 이끌어내기 위해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외화에서 내실로 교육의 방향을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의 일 대 다( 多 )에서 일 대 일 교육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강의실의 학생수를 15명 정도로 줄여야 한다.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방 적 교육이 아니고, 질의응답과 토론이 가능한 쌍방적 교육으로 되어야 한다. 교수와 학생이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어야 하고,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함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교수는 학생의 가정배경은 물론이요, 그의 성격 관심 장래의 계획을 알 수 있어야 하고, 학 생의 필기체를 알아 볼 수 있고, 시험답안지를 고쳐주고, 학생이 제출한 학기논문을 논평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서 교육에서는 교실에서의 가르침 못지 않게 면담이 중요하다. 최소한 2주일에 한번씩은 교수연구실에서 만나 강의실에서 할 수 없었던 사적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학생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교육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 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수 대 학생 비율이 1:10 이하로 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의 규모

10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97 도 사립대학의 경우는 1만명 이하의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 교육투자도 Physical Plant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도서관 실험실 대학정보화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위의 일들이 가상의 세계가 아니고 현실의 세계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소위 명문대학들의 현실을 묘사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대학들의 규모는 1 만명 이내이고, 언제 가보아도 대학의 크기와 외양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교수와 학생의 비율은 1:10 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며, 강의실의 학생수는 15-20명 수준이고, 강의는 주로 질의응답과 토론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면담을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으로 고려하고 있다. 물론 과목의 성격에 따라 2백명 수준의 대형강의실이 있지만, 그 학생들을 15명 정도로 나 누어 Section Leader들이 구체적으로 교육을 지도하고 있다. 세계가 지구촌으로, 하나의 시장으로 되어 그 속에서 무한 경쟁을 해야하는 세계화의 바람 속에서 우리의 대학들이 구 태의연하게, 1950년대 식의 일 대 다 교육을 반복하고 있어서는 국제경쟁을 견뎌낼 수 없 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루 속히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대 학들이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소수의 가능한 대학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만이 소위 교육 이민을 막는 방안이요, 우리가 교육에서 독립하는 방도이며, 교육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 보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2) 교수방법의 개선 교육에서는 교수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누가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못지 않게,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대학교육을 위해서는 교수방법도 변 화되어야 한다. 교수방법은 그 동안 다음의 세 방식으로 변화되어 왔다. 첫 번째 방식은 읽기식 (Reading)으로서 1900년에서 1950년대까지 50여년간 지속되었다. 교수는 강의 내용을 읽고 학생은 그것을 받아적고 교수는 그 내용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것을 몇차례 반복하고선 한 시간의 강의가 끝난다. 이 읽기식 교수방법은 1950년대까지도 대학에서의 지배적 강의방식이었기 때문에 필자도 이러한 방식으로 대학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강의방 식의 역사에서 읽기식은 강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어로 강의 Vorlesung 은 ' 읽기'를 의미한다. 강의란 교수가 연구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읽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도 읽기식 강의 방식은 살아 있다. 학술논문발표에서는 논문발표자가 그의 논문을 청중들 에게 읽어주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읽기식 강의방법은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방적 방법

106 9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이요, 강의실에 생동감이 없게 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두 번째 방식은 구두 식 (Talking)으로서 1950년대 중반부터 오늘까지 50여년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서, 1950년대 중반 미국에서 교육받은 교수들에 의하여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읽 기식 강의에 지쳐있던 학생들에게는 글자 그대로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구두식 강의 방법은 교수가 강의내용을 읽는 대신에 자유스럽게 말하면 학생들은 그 골자를 적어나가 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구두식 강의방식도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방적 방법이란 점에 서는 읽기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나 구두식에서는 교수가 적절한 삽화를 섞어가면 서 끊임없이 자유스럽게 말해나가기 때문에 읽기식 보다는 강의실에 생동감이 흐른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방식은 토론식 (Discussing)으로서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위해, 그리고 대학교육이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되기 위해 앞으로 채택되어야 할 강의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토론식 강의방식은 새로운 것은 아니고 대학원 세미나의 진행방식이요 미국의 명문대학들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 강의방식은 교수 에서 학생으로의 일방적 방식이 아니고, 교수에서 학생으로와 학생에서 교수에로의 쌍방적 방식이요, 강의에서 학생이 객체로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이 요, 학생이 듣기만 하는 수동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능동 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며, 강의실에서 학생의 두뇌가 수동적으로 정지하는 것이 아니고, 능 동적으로 활동하는 강의방식이요, 교수와 학생 사이에 학문적 교통과 인간적 교감이 이루 어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토론식 강의방식으로 하려면 강의실의 학생수가 15명 안팎으로 되어야 하고, 교수 대 학생의 비율은 1:10 이하로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수는 학생의 답안지를 점검하고 학 기논문을 논평하며, 면담에도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교수의 의무시간도 주당 2과목 6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한 마디로 이러한 토론식 강의가 진행 될 수 있을 때 대학 은 교육 본래의 교육, 학생의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 경쟁력있는 교육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대학이 이 방향으로 가고, 그렇게 되어야 하지만, 우선 10여개의 대학이라도 이러한 대학으로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포항공과대학 교 등이 이러한 교육체계로 운영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에서도 대학체 제를 실질적으로 이원화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10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99 (3) 대학체제의 이원화 우리나라의 대학체제는 이원화되어 있다. 크게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구분은 형식적 구분에 불과하다. 국립대학은 국고보조를 많 이 받고, 사립대학은 국고보조가 사학재정의 3.5%에 불과한 미미한 액수라는 것을 제외하 고는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우선 우리는 국립대학에서 국립대학으로서의 특색을 찾아 볼 수 없다. 육군(해군, 공군)사관학교처럼 특수한 목적을 지닌 것도 아니고, 가난한 학생을 위한 대학도 아니고, 신체적 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것도 아니고, 입학에서 특수 성을 갖는 것도 아니고, 대학별로 어떤 분야를 특성화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등록금 이 사립대학교보다 싸다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차이를 찾아볼 수 없다. 도무지 그 막대한 재원(세금)을 투자하면서 국립대학을 존속시키고 있는 목적과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다 음으로 사립대학도 사립대학으로서의 특색을 찾아 볼 수 없다. 설립목적을 구현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의 재정도 학생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을 뿐 학교법인에서 일정부분 지원 하도록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학생선발, 교과과정, 대학운영 등에서 사립대학으로서의 특 색을 찾을 수 없으며, 심지어 대학의 크기도 국립대학에 못지 않게 대규모화되고 있으니, 이름만 사립대학이지 도무지 국립대학과 구별되는 점을 찾을 수 없다. 본래 교육은 국가가 담당해야 한다. 사회주의 국가들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자 유주의 사회에서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사립대학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교 육에서는 국가의 몫이 70%이상 되어야 하고 나머지를 사학이 담당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그 반대이다. 1945년 이후 국가의 재정은 빈약했고, 교육은 보편화해야 했다. 그래 서 사립대학(중 고등학교 포함)을 신청하는대로 마구 허가한 결과, 오늘 사립대학이 70% 국립대학이 30%라는 역현상을 빚고 있으며, 이것이 교육의 문제를 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이 각기 자기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정책을 세 우고 길을 터주어야 한다. 국립대학은 보편교육을 위해 그 문을 넓히고, 가난한 학생이나 신체적 장애학생에게 혜택을 많이 준다든지, 어떤 학문분야를 특성화하는 등의 국립대학으 로서의 특색을 살려나가야 한다. 국가의 재원을 사용하는데 대한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국립대학이 사립대학과 구별되지 않는다면 그 존립에 대해서 회의

108 10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동일한 맥락에서 사립대학도 일단 사립대학을 허용한 이상, 그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길을 터주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정부의 통 제하에 두려면 사립대학제도를 폐지하고 국가가 운영해야 할 것이다. 국립대학과 구별되지 않는 사립대학을 왜 인가하고 허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립대학에 전폭적으로 자율성 을 부여하고 사립대학들이 다양성과 개별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진정한 의미의 사립 대학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립대학들은 교육부의 관할권에서 벗어나서 독자적 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하고, 가칭 한국사립대학교육위원회 를 통해 협의 운영할 수 있도 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립대학은 학생선발, 등록금책정, 교과과정, 대학운영 등을 전적으로 독자적으로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미국의 경우에도 대학은 크게 주립대학과 사립대학으로 구별되어 있다. 물론 모든 대학들이 궁극적으로는 좋은 대학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주립대학과 사 립대학에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주립대학은 대체로 그 규모가 크고(2만명-4만명), 등록 금이 싸고, 다수를 위한 보편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사립대학은 그 규모가 작고(2 천명-8천명), 등록금이 비싸고(주립대학의 3배이상), 소수를 위한 엘리트 교육을 하고 있 다. 앞에서 말한 25개의 가장 좋은 대학들 중에서 22-23개가 사립대학이고 2-3개가 주립 대학인 것에서도 위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이 장 기적으로는 미국과 유사한 특색을 갖고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도록 정책을 정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립대학은 국고로 운영되는 대학이기 때문에 등록금이 싸고 다수에게 문이 열 린 국민의 대학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립대학은 각기 그 설립목적에 따라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쌀 수 밖에 없고, 소수에게 문이 열린 엘리트대학으로 되는 것이 자연스런 방향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국립대학은 평등주의에 입각한 다수를 위한 공교육 기관으로 되고, 사립대학은 자유주의에 바탕한 소수를 위한 사교육기관으로 정립해 나가면 서 그 특색을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4) 대학의 특성화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정책 중의 하나가 대학의 특성화이다. 물론 모든 대학들이 그 대학 안의 모든 학문 분야를 수월하게 만들면 그 이상 바람직한 일이 없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재원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대학들이 그 대학의

10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01 여건을 고려하여 특정분야를 선택, 집중 투자하여 특성화하게 되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 요, 그 경쟁력들을 합치면 국가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의 분산에서 투자 의 집중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0년 동안 우리의 대학들 은 특성화 없는 대학운영을 하였고, 그렇게 할 여건도 되지 않았으며,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모든 분야가 생긴 지 일천하여 열악한 상태가 있었기 때 문에, 특정분야에 집중 투자할 여건이 되지 못했고, 졸업생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취직되 었기 때문에 특성화의 필요성이 절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대학들은 가능한 모든 학과들을 설치하여, 학생의 수에 비례하여 투자함으로써 특성화되지 않았고, 다른 대 학들과 구별되지 않는 백화점 이 되었다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물론 1970년대 후반에 정부주도로 대학들을 특성화한 일이 있었다. 대학들을 선택하여 어떤 대학은 화학공학을, 어떤 대학은 전자공학을, 그리고 어떤 대학은 기계공학을 특성화 하였다. 그 대학들에 학생 정원도 늘려주고 재정지원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정권이 갑자기 막을 내리면서 그 정책도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정책의 효과는 아직도 그 대학들에 남아 숨쉬고 있다. 우리의 대학들은 오랫동안 특성있는 전문점으로가 아니고 특성없는 백화점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래서 우리는 항간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대학을 선택할 때 독일의 학생들은 교 수를 보고 대학을 선택하고, 미국의 학생들은 학과를 보고 대학을 선택하는데, 한국의 학생 들은 대학을 보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전공하려는 학과에 어떤 교수가 있는 지도 모르고, 그 학과가 어떤 성질의 학과인지도 모르고, 다만 대학의 이름만 보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대학들이 특성없는 대학으로 운영되어 왔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대학들도 이제는 특성화할 여건도 되었고, 경쟁을 수반한 세계화의 파고 도 높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대학의 특성화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각 대학들이 특정분야를 특성화하게 되면 거기에서 경쟁력이 나오게 되고, 그 경쟁력들이 합쳐 국가적 경쟁력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의 특성화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지난 50여년 동안에 형성된 각 학문 중심주 의를 극복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어떤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투자 를 집중해야 하는데, 이것이 용이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서 어떤 분야를 특성화한

110 10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다고 해도,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다시 세부적으로 여러 분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어 느 분야를 특성화 할 것이냐가 또 다른 난제로 대두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분 야 를 특성화한다고 할 때도 다시 그 분야 내의 어느 분야를 특성화하느냐라는 어려움이 있 다는 것이다. 어쨌든 대학의 특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의 지원이 있을 때는, 특정분야로의 집중투자의 부담도 다소 줄게 되고, 그 지원을 놓칠 수 없 다는 명분으로 특성화를 추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특성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서는 대학의 재원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대학의 특성화 정책이 제시된 것이 1990년대에 들어서의 일이라고 볼 때 이제 10년에 접어들었음에도 아직 그 성과가 미진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학의 특성화 정책을 보다 강력 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요, 그 정책을 재정적 지원해야 할 것이다. 2) 대학의 개방화와 학사제도의 개편 (1) 닫힌 대학에서 열린 대학으로 한국의 대학은 오랫동안 닫혀있었다. 거기에는 유연성도 유동성도 없었다. 사회 전체가 획일적으로 통제되어 있었으니 대학도 예외일 수 없었던 것이다. 우선 학생은 한번 어떤 대학에 입학하면 학과를 바꿀 수도 대학을 옮길 수도 없었다. 학과를 바꾸고 대학을 옮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 대학을 자퇴하고, 다시 대학입학에 필요한 국가시험을 치루어 다 른 대학의 다른 학과로 가는 길 밖에 없었다. 학과도 바꿀 수 있고 대학도 옮길 수 있는 다른 나라의 대학들에 비해 얼마나 경직되고 닫힌 대학이었던가. 1995년 교육부는 대학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다른 말로는 대학생들에게 대학을 옮길 수 있는 길을 터주기 위해 대 학의 정원개념을 재적개념에서 재학개념으로 바꾸었다. 재적개념은 대학정원에 군입대학생 과 휴학생을 포함시키는 것이고, 재학개념은 그러한 학생들을 제외하는 것이다. 대학의 정 원개념을 재학개념으로 바꾸자 각 대학들에 여석이 많이 생겨 편입생을 뽑게 되어 학생들 은 대학을 옮길 수 있었다. 대학을 옮기면서 학과를 바꿀 수도 있었다. 대학이 열리고 유연 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제도는 1997년-2000년까지 3년여 활용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동은 지방소재 대학에서 서울소재 대학으로의 일방적 이동이지, 그 역은 거의 아니었다. 이렇게 되자 지방대학의 총장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져 다시 대학의 정원개념이 재적개 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11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03 대학의 유연성을 위해 현재 제시되고 있는 것이 학부제와 모집단위광역화이다. 이것은 학생이 대학에 입학할 때는 학부나 그 보다 넓은 단위로 들어와서 일정기간의 대학생활을 거친 후에 자기의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학생 들을 몇몇 직업적 인기학과로 쏠리게 하기 때문에, 그것에서 소외되는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과들에서 큰 반발이 일어나, 현재 이 제도는 부진한 상태에 있으며, 옛날의 학과별모 집으로 복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살릴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면서 모집단위광역화 정책은 변함없이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학생들 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요, 산업사회적 학과를 줄이고 정보 사회적 학과를 늘여야 함은 시대적 흐름이기도 하다.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역사적 전환에서 대학의 인구분포도 재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교수도 한번 어떤 대학의 교수면 영원한 그 대학의 교수였다. 교수사회는 학생 사회보다 한층 더 경직되고 닫혀있었다. 한 대학에 오래있는 교수에게는 성실하고 그 기관 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등의 특전이 부여되었고, 대학을 옮기는 교수는 문제있는 교수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대학은 닫혀있었고 흐르지 않는 웅덩이의 물처럼 고여있었다. 교수들은 그 속에서 경쟁없이 안주하고 있었다. 그러한 안주 속에서 경쟁력이 나올 수 있었겠는가. 이제 교수사회도 시장화해야 하고, 시장경제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교수사회가 경쟁을 바 탕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야 한다. 능력있는 교수는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할 수 있고 다 른 대학으로 옮길 수 있으며, 그러한 교수를 유능한 교수로 간주해야 한다. 미국의 교수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장화되어 있다. 시장경제원리에 따르고 있다. 미 국의 교수들은 자기를 교수시장에 내어놓는다. 값이 정해지면 자기 대학에 그것을 요구하 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대학으로 옮겨간다.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일 로 생각한다. 오히려 다른 교수들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 교수들은 더 높은 보수에 더 나은 대학으로 가기 위해 열심히 논문을 쓰고 책도 쓴다. 이렇게 미국의 교수사회는 생기있게 움직이고 경쟁하고 있다. 이 교수 사회의 생기있는 경쟁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이 생기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경쟁력이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Harvard 대학의 H. Rosovsky 교수는 그의 저서 The University: An Owner's Manual (1991)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의 약 3/4을 갖고 있다 하고서, 미국이 좋은 대학을 많이 갖게 된 이유로 다음의 셋을 들고 있다. 첫째로 미국의 대학들은 오래 전부터 좋은 대학이

112 10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되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여 왔고, 둘째로 미국의 대학들은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 고 중앙집권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셋째로 미국의 대학들은 교수를 초빙할 때 이 자리에 전 세계에서 누가 가장 적합한가 를 고려하여 채용할 뿐, 학연이나 지연 등의 인맥이 전혀 작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교수사회도,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물론이요 나라의 경쟁력을 위해 많이 열려야 한다. 자기 대학 출신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대학 출신에 개방 해야 하고, 한국인에 제한하지 말고 외국인에게 대학의 문을 열어야 할 것이다. 12세기에 서구에서 대학이 생길 때부터 대학은 인종과 국경을 넘어서는 기구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개방성과 관련하여 총장선출문제에 대해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기 관에서도 그렇지만 대학에서도 누가 총장이 되느냐는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물론이요 대학의 개방성을 위해서도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 한국의 대학에서는 그 대학출 신이 교수로 눌러 앉아 터주대감 노릇을 하다가 그것을 기반으로 총장이 되고 있다. 그 대 학출신의, 그 대학교수, 그리고 그 대학에 오래 근무한 사람, 이것이 대학 총장이 되기 위 한 3대 기본조건이다. 이러한 폐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은 대학의 경쟁력에도 대학의 개방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미국과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선 그 대학교수가 총장으 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부총장이 총장으로 되는 일도 거의 없다.(물론 예외적인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따라서 그 대학 교수들이 총장후보로 나서는 통에, 대학이 선 거판으로 되고, 두 패로 갈라져 반목하고 그 후유증으로 4년 내내 시달리다가 다음 선거로 이어지는, 이러한 폐단은 생기지 않는다. 독일과 미국의 대학에서는 총장을 선출해야 할 일 이 생기면, 그 1년 내지 2년 전에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이 대학발전을 위해 어떤 조건 의 총장을 선출해야 되겠는가를 연구하게 하여, 그 조건들을 내세워 총장을 공모한다. 동문 들에게도 총장후보를 천거해 달라는 문건이 온다. 이렇게 공모된 많은 응모자들을 총장물 색위원회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서 선정한 후보 3-4명을 대학이사회에 천거하면, 최종적으로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일은 총장을 선출할 때는 공개적으로 여러 절차를 거치지만, 총장 의 연임여부는 전적으로 이사회에서, 총장의 업적을 토대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총장에 따 라서는 나는 10년 동안에 이러 이러한 일을 하겠다 는 조건으로 선출되기도 하는데, 그 경 우 그 총장은 그 기간동안 총장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총장들은 대부분 2-3회 연임

11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05 되기 때문에 대개 10년 이상 총장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교수들도 총장의 임기는 잊 어버리게 되고 총장선출 문제로 대학의 안정이 흔들리는 일은 없다. 한국의 대학들도 총장 선출에 개방적이어야 한다.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서야 한다. 총장선출문제로 대학이 선거판 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총장의 임기도 능력에 문제가 있거나 어떤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한, 한번은 연임되는 것이 대학의 안정과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2) 교수업적평가기준의 강화와 교수계약제 교수는 교육과 연구를 본분으로 한다. 연구를 깊이하여 그 연구결과를 갖고 좋은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연구없는 교육은 맹목이고 교육없는 연구는 공허하 다 할 것이다. 교수에게 의무강의시간을 주당 9시간 또는 6시간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그 렇게 많은 자유시간을 주는 까닭은, 그 많은 시간을 연구에 바치게 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Publish or perish"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것은 연구를 많이 해서 좋은 논문을 출판하든지 아니면 대학을 떠나라는 말이다. 미국의 대학에 서는 연구업적이 모든 것이다. 연구업적으로 종신계약교수로 되기도 하고, 봉급을 높일 수 도 있고, 좋은 조건으로 다른 대학으로 옮길 수도 있으며, 학생들의 존경과 그 학문분야에 서 인정을 받게도 된다. 우리의 대학에서도 교수들로 하여금 더 많은 연구업적을 내도록 해야 한다. 오늘 한국의 대학에는 5년에 논문 한편 못내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20년이 지 나도 책 한권 못내는 교수들이 있다. 부끄러운 일이요, 이러한 풍토를 방치하고 있는 대학 에도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교수들로 하여금 연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도록 하면 할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연구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이 아니고, 연구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계속 발휘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다. 교수들로 하여금 연구하도록 하는 방안 중의 하나가 교수업적평가기준의 강화 이다. 지금 많은 대학들이 그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우리의 대학들에 교수업적평가기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기준은 매우 약하였고, 그것도 진급대상자(조교수에서 부교수로, 부교수에서 교수로)에게만 해당되고, 일단 교수로 진급 되고나면 사실상 업적평가대상에서 벗어나는 형국이었다. 1960년에서 1990년까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문 한편을 1년간의 교수연구업적으로 간주하였다. (이 공계는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었음) 그 논문이 어느 논문집(교내, 국내, 국외)에 실렸느냐

114 10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를 가리지 않았으며, 그것도 진급대상자에게만 적용되었을 뿐 교수로 진급된 사람에게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조교수에서 부교수를 거쳐 교수로 진급하는데 평균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대학에 조교수로 취임한 후 10년간은 1년에 논문 1편을 써야하는 부담을 안게 되지만, 그 후에는 그러한 연구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대학에서는 45세 경에 교수로 되기 때문에 그 후 65세로 정년할 때까지 20년 간을 연구업적평가 대상 에서 벗어나서 교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된다. 물론 대부분의 교수들은 1년에 1 편 이상의 논문을 쓰면서 연구생활을 했지만, 제도의 틈을 이용하여 연구를 게을리한 교수 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에, 그 틈을 없애 모든 교수들로 하여금 연구에 전념케 해야 하 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한 일은 지금 많은 대학들이 교수업적평가기준을 강화하였고 그것은 실제적 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들은 교내논문, 국내논문, 국외논문으로 구분하여 평점 을 달리하고 있으며, 이 공계에서는 1년에 SCI 게재논문 1편 이상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있으며, 진급(조교수에서 부교수로, 그리고 부교수에서 교수로)에 필요한 최소연한과 최대 연한을 설정하여, 진급에 필요한 평점을 거두어 진급하지 못하면 그 때부터 호봉이 정지되 고, 최대연한까지도 그 평점을 채우지 못하면 계약이 자동해지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대 학에 따라서는 최초 2년을 계약제로 채용하여 그 2년 동안에 대학이 요구하는 업적요건을 거두지 못하면 계약이 해지되는 제도를 시행하는 대학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교수 로 진급된 후에도, 다시 말하면 종신계약교수로 된 후에도, 일정 연한에 일정한 평점을 거 두지 못하면 그것을 채울 때까지 호봉이 정지되도록 하고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현재 우리의 대학에 교수계약제와 교수업적평가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 다. 모든 교수는 기한계약교수이거나 종신계약교수이며, 이미 1976년부터 교수재임용제도 가 시행되고 있으며, 이 제도들을 수행하기 위해 교수업적평가기준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 나 지금까지 이 제도들은 형식적으로 운영되었을 뿐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교수재임용제도는 교수업적평가기준의 약화로 형식적으로 운영되었을 뿐이고, 몇몇 사립대학에서는 이 제도를 교수를 통제하고 제거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교수계약제가 강화된 교수업적평가기준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우리는 미국 예일대학의 교수계약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예 일대학에서는 조교수를 6년 계약으로 채용하고 6년 뒤에는 전원 계약을 해지한다. 그리고

11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07 종신제교수는 연구업적을 기초로 엄격한 심사절차를 거쳐 부교수로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교수계약제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교수사회의 시장화가 이루어 져야 한다. A대학의 교수가 B대학으로 옮기고, 역으로 B대학의 교수가 A대학으로 옮기게 되고, C대학에서 계약해지된 교수가 D대학으로 옮기고, 역으로 D대학에서 계약해지된 교 수가 C대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한 대학에서 계약해지된 교수는 연구능력에 문제가 있고 인품과 성격에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되어 다른 대학에서 받지 않는 이러한 경직 된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오늘 우리 교수사회의 경직된 풍토가 교수의 이동을 가로막고 있으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연구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교수계약제의 정착과 교수사회의 시장화가 시급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교수업적평가제가 실질적인 것으로 되기 위해서는 교수계약제와 연계되는데 그치지 않고 교수연봉제와 연결되어야 한다. 연구업적이 많은 교수는 진급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급여 에서도 혜택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업적이 많은 교수와 적은 교수 사이에는 급여에 서도 차이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제도에서는 연구능력이 있는 교수와 없는 교수 사이에 진급의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급여에서는 차이가 없다. 조교수로 채용될 때 동일한 호봉 이면 정년퇴직 때까지 동일한 호봉으로 같은 액수의 급여를 받게 된다. 연구업적의 차이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교수의 연구업적은 그가 교수로 채용되어 정년으로 퇴직 할 때까지의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어떤 자세로 학문하고,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 라 엄청난 차이를 드러내게 된다. 그러나 현재의 교수업적평가제에서는 이 차이가 전혀 반 영되고 있지 않다. 업적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일이요, 업적과 급여가 연계될 때 연구가 더 욱 진작될 수 있다는 것이 교수연봉제 도입의 취지인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서 교수연봉제가 실시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교수의 급여는 매년 그 업 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인상된다. 연구업적이 많은 교수는 연구업적이 부진한 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게 된다. 따라서 같은 해에 같은 호봉으로 채용된 교수도 연구 업적에 따라 급여에 차이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수연봉제가 미국의 교수들을 연구에 열중하도록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의 대학에서도 교수의 연구진학을 위해, 그리고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교수연봉제의 도입이 요청되며, 현재 그 도입이 눈앞의 일로 되어 있다. 국립대학은 이 제도를 2002년부터 시행하도록 법제화되어 있으며, 몇몇 사립대학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교수연봉제는 이제 조만간 모든 대학에서 시

116 10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행하도록 되어있다. 여기서 이 제도에 가로놓인 저해요인 둘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하나는 연공서열에 의한 급여라는 오랜 급여방식을 바꾸는데 따른 심리적 저항이다. 교수연봉제를 실시하게 되면 급여의 서열이 바뀌게 되고, 각자의 능력이 드러나게 되며, 젊은 교수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열악한 급여체제에서 상대적 급여인상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교수업적평가가 실질적으로 실시될 수 있어야 한다 는 것이다. 급여에 차등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업적평가가 객관적으로 엄격하 게 시행되어야 한다. 업적평가가 연봉제와 연결될 때 그 평가는 급여와 인격에 영향을 미 치게 되기 때문이다. 교수업적평가에 대한 신뢰의 부족이 교수연봉제에 대한 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의 연구진작과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교수업적평가 기준은 강화되어야 하고, 이것이 교수계약제와 교수연봉제로 연결되어야 한다. (3) 교수채용의 원칙들 대학에서는 교수가 중요하다. 사람에는 능력의 차이도 있고 성품의 차이도 있다. 누가 어 떤 자세로 가르치느냐에 따라 교육적 효과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래서 대학은 교수이 다 라는 말이 있다. 대학에서 교수의 채용은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수는 한마 디로 가장 적합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지연과 학연은 물론이요 국경과 인종을 벗어나서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Harvard대학의 Losovsky교수의 말처럼 세 계에서 이 자리에 누가 가장 적합한가 를 기준으로 채용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수는 당연히 공개채용으로 초빙해야 한다. 특정인을 내정한 공개채용은 안 된 다. 이것은 공개채용이란 이름의 사기극이다. 겉으로는 공개채용이지만 속으로는 정실인사 인 것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공개채용으로 교수를 초빙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내정된 공개 채용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도 한국의 대학이 파기해야 할 폐습이 아닐 수 없다. 교수채용에서는 특정인에게 특전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 대학출신이라는 특전이 작용해 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그 대학출신은 그 대학교수로 되어서는 안 된다. 동종번식 (Inbreeding)은 그 대학을 경쟁력없는 것으로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학들은 교 수채용에서 동종번식을 철저히 막고 있다. 이것도 미국의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 중 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일대학 출신 교수의 비율을 70%이하로 제한하도록 법제화 되어 있고, 많은 대학들이 그 정신에 따라 교수를 채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현상이 뚜렷

11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09 한 큰 대학들이 미온적이어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동일대학 출신교수의 비율을 40% 이하로 제한하여 이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대학은 학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교수들 사이에서 학문적 토론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학담이 대화의 주종을 이룰 수 있어야 한 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과의 교수들이 동문선배들로 구성되어서는 안 되고 여러 대학출신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동문선후배들 사이에서는 서로의 체면 때문에 비판적 학담 이 불가능하게 된다. 학과가 동문클럽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클럽은 친교의 자리이지 결코 학문적 토론의 자리일 수 없는 것이다. 늙은 교수들이 젊은 교수들의 예우를 받으면서 편 안히 지낼 수 있는 지금의 대학풍토는 대학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나라의 경쟁 력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에 금물이 아닐 수 없다. 교수채용과 연관해서, 우리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다음 두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박사와 국내박사를 일정비율 교수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이 괄목해 진 것은 사실이다. 공장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하였다. 그래서 공순이 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이다. 은행에도 여성들이 많이 진출하였다. 한 때 여자상업고등 학교 가 인기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등학교에도 여성이 많이 진출하였다. 여교사가 너무 많아 초등학교 아동들의 여성화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이 밖의 사회 각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무원에도 여성의 비율이 높아 지고, 판사 검사 변호사로 되는 사법시험에서도 여성합격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여성의 사회진출은 아직은 하위직종에만 열려있을 뿐 고위직종에는 닫혀 있다. 특히 여성교수의 경우에는 그 문이 매우 좁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2001년 8월 27 일) 서울대학교 여성교수회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학교의 여성교수 비율은 6.9%에 불과 하다고 한다. 그것도 음악대학 간호대학 생활과학대학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위의 몇 몇 단과대학 이외의 경영대, 공대, 법대, 농생대 등에는 여성교수가 전혀 없다고 한다. 이 러한 실상을 기초로, 여성박사가 임용과정에서 겪고 있는 장벽을 허물기 위해 여성교수 채 용할당제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는 여성교수 채용비율을 늘여야 함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지적능력에 있어 남성과 여성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여성이 남성보다 지적능 력에 있어 우수하다는 학설이 있기도 하다) 여성은 이제 가사( 家 事 )에서 벗어나 있다. 출 산도 한 두 명으로 줄여져 있고, 육아도 어머니의 일만이 아니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해야 할 일로 되어 있다. 세계로 눈을 돌려 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보수

118 11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적이다. 여성인력에 대한 보수성은 고급여성인력을 사장시키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교육은 남 여 구별 없이 평등하게 시켜놓고, 그 활용에 서 차별함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여성교수의 비율이 일정비율에 이를 때까지 여 성교수 채용비율을 제도적으로 높여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정부산하의 각종 위원회에 여성을 30% 이상 참여시키도록 법제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교수의 채용비율도 당분 간은 그 정도의 비율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국내박사도 일정비율 교수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황폐화되고 있는 대 학원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1980년대 대학원은 전성기를 이루었다. 석사과정은 물론 이요 박사과정에도 학생들로 가득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980년대까지는 박사학위만 있으면 교수로 될 수 있었다. 박사학위만 있으며 대학교수로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석사학 위를 취득한 많은 학생들이 박사과정으로 진급했고, 박사학위를 받고는 대학교수로 될 수 있었다. 1980년대 한국의 대학원은 가능성이 있어 보였고 희망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 러한 기대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1981년에 단행된 자율화 개 방화 정책에 의하여 많은 학생들이 외국의 대학으로 갔으며,(석사학위과정을 마친 학생 뿐 아니고, 대학졸업자와 심지어는 고교졸업자도 학업을 위해 외국으로 갔다), 이들이 1990년 대에 들어서면, 박사학위를 갖고 돌아옴으로써 외국박사 홍수시대를 이루게 되었기 때문에 박사실업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외국박사가 홍수처럼 밀려드는 판국에, 외국박사를 선호 하는 한국의 대학풍토에서 국내박사가 소화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국내박사에게 는 교수자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국내박사학위로는 대학교수 되기 힘들다 는 인식이 확산 되면서, 학생들은 국내 대학원 진학 대신에 외국대학의 대학원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 하였다. 교수로 될 수 없는 국내 박사학위 대신에 교수로 될 수 있는 외국박사학위를 취득 하려 함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리하여 한국의 대학원에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대학원의 학생정원은 엄청나게 늘어났고, 석사 박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줄 어들었으며, 국내박사학위로는 교수로 되기 어려워지면서, 국내의 소위 명문대학 졸업자 중 우수한 학생들은 외국대학으로 유학하고, 그 빈자리를 그 밑의 대학 졸업자들이 채우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이어지면서 밑의 대학들은 대학원 학생 고갈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따 라서 대학들은 대학원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대학원도 이제 양산시대가 끝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모든 대학들이 대학원을 가

11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11 져야 하는지, 박사학위를 배출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대학들을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 나누고, 연구중심대학은 대학원을 갖고 학부를 줄여서 대학원중심으로 되고, 교육중심대학은 대학원을 없애고 학부중심으로 하며, 교육중 심대학도 특성화된 영역만 대학원을 갖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대학원도 변화에 대응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는 교육에서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 교육에서의 독립없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나라의 독립은 있을 수 없다. 교육을 다른 나라의 교육에 의존하게 되면 모든 것을 그 나라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육에 의존하게 되면 과학 기술에 의존하게 되 고, 문화에 의존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경제와 정치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독립된 국가로 존립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가 독립된 국가로 되기 위해서도 교육에서 독립해야 한다. 교육에서 독립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을 살려야 한다. 최고학위를 외국대학에 의존해서는 교육적으로 독립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대학원을 살려야 한다. 대 학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내박사가 대학교수로 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교수로 될 수 없는 대학원에 진학할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물론 여러 가지 교육여건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그와 병행해서 그 졸업생이 교수로 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 각 대학들이 교수를 채용할 때 일정비율 국내 박사를 채용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인의 논지에 무리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대학원을 현 재와 같이 방치할 수 없기에, 그 회생의 한 방편으로 위의 방안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빠른 시일 안에, 다만 몇 개라도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야 한 다.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박사학위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박사들이 외국박 사들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여 교수로 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교수의 채용과 관련하여 총장의 인사권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총장은 대학에 대해서 총체적 책임을 진다. 그 책임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대학발전에 대한 책임이 다. 대학의 구성원들은 총장에게 대학발전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따라서 총장은 대학발 전을 위해 그에게 주어진 모든 권능을 소신껏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대학발전에서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해야할 사람이 바로 교수들이다. 대학은 교육하고 연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학의 발전은 교수들이 얼마나 성실히 교육하고 창의적 연구를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교수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대학발전에 가장 중요

120 11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한 역할을 하는 교수채용에 총장이 관여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총장에게 주 어진 인사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수채용인사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대학에서 교수채용인사권은 양극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총장 이 중심이 된 본부인사위원회(총장, 부총장, 대학원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해당 대학장으 로 구성)에서 선발하여 중앙인사위원회(대학교인사위원회)에 넘겨 인준받아 결정하는 방식 으로서, 이것은 교수채용에서 학과는 전적으로 배제되고 총장이 주도적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학과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순위를 매겨 올리면 대학인사위원회와 중앙(대학교)인사위원회에서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그것을 그대로 수용하여 결정하는 방 식으로서, 이것은 인사권이 거의 전적으로 학과교수회에 있을 뿐, 총장은 교수채용에서 철 저히 배제되고, 대학인사위원회와 중앙인사위원회도 요식적 절차과정에 불과한 것으로 된 다. 그러나 이 두 양극적 교수채용 방식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이 두 방식의 장점 을 살려 절충적 방식을 취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학과인사위 원회에서 선발된 3명을 무순으로 올리면 대학인사위원회에서 그 타당성을 검토하고, 본부 인사위원회에서 면접을 통해 선발한 후 중앙인사위원회의 인준을 거쳐 최종 적으로 결정하 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교수채용 인사권이 학과와 본부로 양분되어 서로 견제 절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교수채용 인사권이 전적으로 학과교수회에 일임되어서는 안 될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론상으로는 교수채용 인사권이 학과교수회에 일임됨이 가장 바람직 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학과교수회가 가장 전문가 집단이요, 학문적으로 우수하고 적 합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교수채용에서 학과가 그 렇게 기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이 자기를 초월하는 이타적 존재만 이 아니고, 자기를 중심으로 하는 이기적 존재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교수채용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잡음과 갈등에서 목도하게 된다. 일년 내내 잘 지내던 학 과교수들이 교수채용과정에서 서로 이합집산하고 감정적 충돌을 빚어, 끝내는 의견불일치 로 교수를 채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본다. 그러면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 나게 되는가. 우선 자기 사람 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기 사람이란 자기 대학 출신, 자기 제자, 자기와 관계가 좋은 사람을 뜻한다. 이 기준에 의하여 타대학 출신이 배 제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다음으로 자기 전공영역에 근접한 사람을 배제하려 한다. 다른

12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13 사람과 비교되지 않고 자기의 유일성을 지키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자기에게 인간적으로 나 학문적으로 불편하지 않는 사람을 쓰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준을 적용할 때 학과 내 의 교수들은 그 대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충돌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채용인사권이 총장에게(본부인사위원회) 넘겨지면 그 인사가 보다 객관적으 로 행사될 수 있고, 대학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총장은 대상자와는 인간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초연한 관계에 있을 수 있고, 누가 대학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사람을 뽑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수채용인사권이 전적으로 총장에게 주어지면, 총장도 친소관계가 있을 수 있고, 외부의 청탁(압력)이 있을 수 있으 며, 총장에게 힘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교수채용에서의 인사권은 학과와 총장이 서로 견제하면서 분점해야 하는 것이다. (4) 전공선택의 자유와 모집단위 광역화 대학생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선 택한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이유 는 무엇인가, 첫째로 1995년 5월에 단행한 교육개혁의 철학 중의 하나인 공급자 중심의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 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다는 가르치는 교수나 학교를 중심으로 행하여졌다. 그러나 이제는 교 수나 학교보다는 학생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 둘째로 대학을 경직된 사회가 아니고 우연 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대학은 경직되었을 뿐 유연성이 없었다. 한 번 대학에 들어가면 대학을 바꿀 수가 없었고, 한번 어떤 학과를 선택하고 나면 다른 학과 로 옮길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젠 학과를 바꿀 수도 대학을 옮길 수도 있을 만큼 대학이 유연해져야 한다. 셋째로 대학이 성장의 시대( )를 지나 조정의 시대(1985- ) 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성장의 시대에는 대학생의 공급이 그 수요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대학졸업생은 그 전공에 관계없이 모두 취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정의 시대에 들어선 오늘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전공한 대학졸업생만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젠 대학생으로 하여금 자기 전공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대학생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기 위해서는 학과별 모집 대신에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야 한다. 현재 모집단위광역화는 그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각 대학마다 다양한 형

122 11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태로 행하여지고 있다. 본래 모집단위광역화는 신입생 전체를 하나의 단위로 선발하여, 일 정기간 무전공 상태에서 자유롭게 수강한 후 자유롭게 자기가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게 하 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학생들이 소위 사회적으로 인기있는 학과로 쏠려,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과는 학생의 공백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학과들의 항변과 저항을 수용 하여 모집단위광역화가 변형되고 있는 것이다. 몇 개의 대학을 묶어 하나의 모집단위로 하 거나, 대학을 하나의 모집단위로 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한 대학을 그 안에 있는 학과의 성 격을 고려하여 두 셋 모집단위로 나누고 있기도 하다. 모집단위를 이렇게 나누고서도 학생 들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완전히 허용하지 않고, 종래의 학과정원(모집단위광역화에서는 학과의 정원개념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의 몇%(예컨대 130%) 이상은 받지 않고, 몇%(예컨대 60%)는 확보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을 두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 왜 우리의 대학에서 모집단위광역화가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고도 명백하다.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과들과 전문학과들이 분 리되지 않고 학부과정에 병존해 있기 때문이요, 학생들이 취직이 잘 되는 전문학과들을 선 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살리면서, 전문학문을 전공 하는 학생들에게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을 하게 하고, 역사의식과 가치의식을 지니게 하기 위해서는 학부(College)과 전문대학원(School)을 분리하고서, 학부에서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이수한 후 전문대학원에 가서 전문학문을 전공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모집단위광역화를 살리기 위해, 기초학문들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기초학문의 토대 위에 전문학문을 닦게 하기 위해서도 학부와 전문대학원은 분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5) 학부와 전문대학원의 분리 우리는 미국의 대학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하게 된다. 대학이 학부중심대학의 College와 대학원중심대학의 University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College란 이름의 University가 있긴 하지만) 그리고 학부중심대학인 College에서는 인 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문학 역사 철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만 교육한다. 대학원중심대학인 University에는 College는 하나뿐이고, School들은 여러 개 있다. 예를 들어 Harvard University에도 College는 Harvard College 하나 뿐이고, School들은 법학대학원, 경영대학원, 의학대학원, 신학대학원 등

12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15 여러 개가 있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학에는 학부(College)와 전문대학원(School)이 완 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학부에서는 기초학문을 교육하고, 전문대학원에서는 전문학문(또는 응용학문)을 교육한다. 그리고 전문대학원에는 학부에서 기초학문을 이수한 학생이 입학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기초 학문과 전문학문이 학부와 전문대학원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기초학문은 학부에 넓은 영역을, 일반대학원(Graduate School of Arts and Sciences)에 좁은 영역을 갖고 있으며, 이에 반하여 전문학문은 학부에는 그 영역이 없고 전문대학원에 넓은 영역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학에서는 기초학문과 전문학 문이 학부와 전문대학원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말로는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이 병치되어 있지 않고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관계에 있지 않고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대학생들은 기초학문의 토대 위에 전문학문을 닦고 있는 것 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의 대학에는 여러 개의 School들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개의 College들이 있다. 그리고 그 College들에는 기초학문을 교육하는 College들도 있고 전 문학문을 교육하는 College들도 있다. 다른 말로 하면 학부과정에 기초학문의 College (문과대학 이과대학 사회과학대학)들과 전문학문의 College(법과대학 경영대학 의과 대학)들이 병치된 채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것이다. 우리의 대학에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이 병치된 채 서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전공을 선택할 때 학생들이 전문학문 쪽 으로 기울기 때문에 기초학문은 학생이 없어 그 존립이 위협받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 는 우리의 대학생들이 기초학문의 토대 위에 전문학문을 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이 보완적 관계에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기초학문을 살리기 위해서도 학부와 전문대학원은 분리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전문대학원(School)제도가 정착되어 성행하게 된 것은 1950년대의 일이다. 이 말은 미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대학교육이 사실상 6년(학부4년+전문대학원 2년)으로 되었음을 뜻한다. 대학교육을 위해 6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950년대의 우리나 라는 경제적으로 빈한했기 때문에 대학교육을 위해 6년을 투자할 수 없었기 때문에, 4년에 대학교육을 마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대학 4년의 학부과정에 기초학문과 전문학 문을 병치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특수(또는 전문)대학원이 생기게 된 것 은 1960년대 후반의 일이다. 경영대학원 교육대학원을 필두로 전문대학원들이 우후죽순격

124 11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으로 생겨나게 되었다. 한국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특수대학원들이 호황을 누리게 되었고, 1980년대 중반에는 대학졸업자의 대부분이 특수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이 말 은 우리나라도 1980년대 중반에 는 대학교육이 6년으로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학부와 전문대학원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학부에서는 기초학문을 하게 하고, 전 문대학원에서 전문(또는 응용)학문을 하게 해야 한다.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을 경쟁적 관계 가 아닌 상보적 관계에 있게 하고, 학부과정을 마친 후에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게 해야 한 다. 이렇게 하면 기초학문의 활로가 학부에 열리기 되기 때문에 모집단위광역화에 의하여 야기된 기초학문의 고사라는 심각한 대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을 각각 학부와 전문대학원에 나누어 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 이다. 3) 정보화와 대학의 변화 (1) 정보통신혁명과 사이버공간 우리는 21세기를 정보사회라고 한다. 21세기에 정보사회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사업사회가 산업혁명에 의하여 이룩된 사회라면 정보사회 는 정보통산혁명에 의하여 이룩될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인터넷을 정보통신 혁명의 총아라고 한다. 그러면 정보통신혁명의 총아인 인터넷에 의하여 어떤 혁명이 일어 나고 있는가. 한 마디로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이 극복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정보통신혁 명은 시간과 공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오랫동안 시간과 공간에 의하여 제한되어 왔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 자동차 배 비행기 등 을 만들어내었고, 공간을 넓히기 위해 황무지의 개관, 섬(신대륙)의 발견, 우주개발 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인류의 문명사는 시간 줄이기와 공간 넓히기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편 지금까지는 시간은 거리에 비례하였다. 거리가 멀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거리가 가까우면 시간이 적게 걸렸다. 그러나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다른 말로는 인터넷에 의하 여 시간과 거리의 비례관계는 사라지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을 보내보자. 서울에서

12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17 부산에 있는 사람에게 보낼 때와 미국의 보스톤에 있는 사람에게 보낼 때, 그 거리에 관 계없이 동시적 으로 전달된다. 인터넷에 의하여 동시성 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동시성은 시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인터넷에 의하여 공간의 제한성도 극복되었는가. 우리 인간은 오랫동안 무한한 공간을 갖기를 열망하였다. 특히 농경사회는 땅 중심의 사회였고, 땅이 모든 것의, 부와 사 회적 신분과 권력의 척도였다. 그래서 인간은 땅 넓히기 경쟁을 하였고, 인류의 전쟁사는 땅 넓히기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무한한 공간에 대한 인간의 꿈이 실현되기에 이른 것이다. 인터넷 상의 사이버(Cyber)공간이 무한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버공 간 속에서 우리는 세계의 도서관 미술관 백화점에 들어가서 책을 열람할 수도, 미술품을 관람할 수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버공간 속에서 우리는 전세계의 도시 들을 관광할 수도 있게 된다. 사이버공간은 실로 무한한 공간인 것이다. 그것도 모든 사람 에게 열려있는 무한한 공간인 것이다. 사이버공간에 의하여 인류의 무한한 공간에 대한 욕 구가 충족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의 제한성과 공간의 제약성을 극복한 인터넷에 의하여 우 리는 무한한 공간에 동시적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은 시간과 공간에 의하여 제한되어 있었다. 인간은 시간과 공 간 내의 존재였다. 그래서 철학자 칸트는 시간과 공간은 경험적 사물들의 형식 이라고 했 고, 이와 맥을 같이 하여 많은 철학자들은 신만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설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신뿐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보통신혁명의 총아인 인터 넷에 의하여, 정보에 관한한,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하게 되었으니,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으며, 인터넷이 앞으로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 인간이 경험한 변화와는 그 차권을 달리하는 변화를 정보사회에서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는 둘 다 시간과 공간에 의하여 제한되어 있었지 만, 정보사회는 그 제한성을 극복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이룩되고 있는 정보사회에서는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가. 우선 정보통신혁명은 인간이 세워놓은 담(무역의 담, 금융의 담, 정보의 담, 문화의 담, 국경이란 담 )을 허물게 함으로써 인간의 구획된 삶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요, 세계를 하나의 마을로, 하나의 시장으로 만듦으로써 사람들 사이에, 세계적 경쟁을 유발하 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물리적 공간에 의존했던 인간의 삶이 사이버공간에 의존하게 될

126 11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인간의 삶은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인간이 시간과 공간 내의 존재이고 인간의 삶이 시간과 공간에 의하여 제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간의 삶이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등장한 사이버공간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삶이 사이버공간에 의존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원고지에 글을 쓰지 않고 사이버공간에 글을 쓰게 되었고, 그로 인해 원고지가 사라지고 있다. 전화가 사 람들 사이의 만남을 두절시키고 있다. 전화가 없었으면 서로 만나 대화해야 할 것을, 전화 로 통화하고 나면 만날 필요가 없어진다. 이 등장하고서는 종이에 글을 쓰는 일도, 우체국에 가야할 일도 줄어들게 되었다. 텔레비전 때문에 극장에 가지 않고도 영화를 볼 수 있고, 경기장에 가지 않고도 운동경기를 볼 수 있으며, 골프장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골프를 관전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으로 신문을 읽을 수도, 방송을 들을 수도, 책과 잡지를 읽을 수도, 스포츠를 관전할 수도, 바둑을 위시한 오락을 즐길 수도 있다. 인간의 삶이 물리적 공간에서 크게 사이버공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인간의 삶 을 물리적 공간에서 사이버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지 않고 전자상 거래로 싼 값으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책방, 책을 가장 싼 값으로 구 입할 수 있는 책방이 Amazon"인데, 이 책방도 물리적 공간의 책방이 아닌 사이버책방이 다. 서울의 대형문고인 교보문고와 영풍문고가 전자문고의 가격인하 공세에 의하여 경영난 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어떤 전략으로 전자책방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하 지 않을 수 없다. 회사들도 전재결재를 포함하여 경영을 정보화하고 있으며, 업무의 성격에 따라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대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 다. 책없는 도서관, 학생없는 강의실, 캠퍼스없는 대학의 출현이 눈앞의 일로 다가서 있다. 한 마디로 물리적 공간의 위축과 사이버공간의 확대는 대학교육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 게 될 것으로 보인다. (2) 대학의 변천와 사이버 대학 우리는 대학의 발전단계를 크게 다음 셋으로 갈라 볼 수 있다. 첫째는 엘리트(elite)대학 교육 단계인데, 이것은 대학진학적령자의 15% 이내가 대학에 진학하는 단계이다. 둘째는 다수(mass)대학교육 단계인데, 이것은 대학진학적령자의 50%정도가 대학에 진학하는 단 계이다. 셋째는 보편(universial)대학교육 단계인데, 이것은 대학진학적령자의 50% 이상

127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19 이 대학에 진학하는 단계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은 대학진학적령자의 80%이상이 대학에 (전문대학 포함) 진학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이미 보편대학교육 단계에 들어선지 오 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대학교육 단계는 한국 일본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 상일 뿐 다른 나라들에서는 다수대학교육 단계에 들어서 있을 뿐인 것이다. 1973년에 출판된 Problems in the Transition from Elite to Mass Higher Education 에서 트로(Martin Trow)는 대학교육체계가 'elite'에서 mass"로, 그리고 universal"로 이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카네기고등교육위원회 의장이었던 C. Kerr는 트로의 모델을 미국의 대학체계에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Kerr에 의하면 1636년 Harvard College가 세워진 때로부터 1940년대까지가 엘리트 대학교육 단계이고, 194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가 다수 대학교육 단계이며, 1970년대 이후 보편 대학교육 단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트로의 모델을 한국의 대학에 적용하면 1900년에서 1960년대까지를 엘리트교육단계로, 1970년대에서 1990년까지를 다수 교육단 계로, 그리고 1990년 이후를 보편교육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카네기고등 교육위원회는 1973년에 이미 보편대학교육이 다음의 두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 측하였다. 하나는 보편출석(universal attendance)이고, 다른 하나는 보편접속 (universal access)인데, 보편출석대학교육은 대학진학적령자의 50%이상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고, 보편접속대학교육은 대학교육을 원하는 사람 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평생을 통해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교육을 말한다. 카네 기고등교육위원회에서는 보편출석대학교육은 다음 세 가지 결함을 지닌다고 한다. 첫째로 고교졸업자에게 다른 대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바로 대학에 진학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둘째로 교육의 지속성을 강조함으로써, 나이들어 대학에 진학하려는 사람에게 용기를 잃게 하고 있으며, 셋째로 대학으로 바로 진학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네기고등교육위원회는 보편출석대학보다는 보편접속대학을 선호하면서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1997년에 트로는 보편접속대학교육에 관하여 라는 글에서 다 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한 때 교육자들의 꿈에 불과했던 일들 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모든 사람이 평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보기술은 대학교육에 대한 보편적 접속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능하게 하고

128 12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있다. 일정한 연령의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교육을 받던 그러한 대학교육의 개념에서, 사회 의 모든 사람들이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그들의 가정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을 통해 교육 을 받을 수 있는 그러한 대학교육 개념으로 바뀌게 되었다. 교육이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 라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에서 풀려나 평생교육으로 넓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발전은 현존하는 대학교육체계에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21세기에는 모든 연령 의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한없이 대학교육에 참여하는 보편접속대학교육 시대가 열리 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3) 사이버대학의 출현과 대학의 충격 정보통신의 발전에 힘입어 대학의 정보화도 빠른 속도로 진전되어 왔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학의 정보화는 1977년경에 대학의 입시업무를 전산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수강신청 출석부 성적평가표 급여업무 등을 전산화하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은 Batch방식에 의해서였지 On line system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1989년경에 대학들은 캠퍼스 단위 로 Lane을 설치함으로써 대학정보화가 한정된 구역 내에서 On line system으로 한 단 계 발전하게 된다. 그리하여 전산화된 도서관의 도서목록을 도서관에 가지 않고 교수 연구 실에서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1998년을 전후하여 P.C.들이 WWW에 연결되어 인터넷 으로 되면서 드디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강신청을 하고, 대학의 정보들을 어디서나 열람하고, 사이버강의가 시행되기에 이른다. 대학의 정보화가 이렇게 진전됨에 따라 드디어 2001년 3월에 9개의 사이버(혹은 디지털)대학이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 문을 열었고, 2002년 3월에 다시 7개의 사이버대학들이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2002년 3월 현재 우리나라에 16개의 사이버대학이 있게 되고, 학생모집정원도 2001년의 6220과 2002년의 4800명을 합쳐 11020명으로 되며, 현재 여러 대학들이 사이버대학의 설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이버대학이 더 많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안다. 우리는 이 사이버대학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 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의하여 사이버 상의 영상과 음향이 명료해지고, 교수와 학생 사 이에 질의응답이 손쉬워지게 되고, 그 밖의 교수방법들이 편리하게 되면, 현재의 물리적 대 학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이버대학은 물리적 공간을 필요로 하 지 않는 대학이요, 거리에 관계없이 공간을 초월하여 수강할 수 있는 대학이며, 한 사람의

129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21 교수가 수만명을 대상으로 강의할 수 있는 대학이고, 학생정원에 제한받을 이유가 없는 대 학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S대학이 사이버대학을 열게 되고, 한국의 고교졸업생들이 모두 그 대학으로 몰리게 되면, 한국에는 하나의 대학만 존립하게 될 것이요, 동일한 논리를 밀 고나가면, 이론적으로는 전세계에 하나의 대학만 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사이버대학의 장점은 무엇이며, 그 한계는 어떤 것인가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사이버대학은 우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강의받을 수 있는 대학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적 제한이나 공간적 제한없이, 나이와 직업의 구별없이, 누구나 학교에 가지 않고 집이 나 직장에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이다. 따라서 4년이란 세월을 대학에서 보낼 필 요없이, 고교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나아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 학인 것이다. 다음으로 사이버대학은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자기 수준에 알맞은 지식을 획 득할 수 있는 대학이요, 현재 양적 교육을 하고 있는 대학에서 보다는 훨씬 교수와의 질의 응답이 용이한 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사이버대학은 어떠한 한계를 지니게 되는가. 한 마디로 사이버대학에서는 대학문 화 를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첫째로 20세 초반의 같은 나이 또래의 젊은이들이 사랑하 고 고민하면서 젊음을 발산하는 대학생활을 경험할 수 없게 되고, 둘째로 4년간 고색창연 한 대학캠퍼스에서 사색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학문에만 전념하는 그러한 인격과 학문을 성숙시키는 시간을 지니지 못하게 될 것이며, 셋째로 교수와의 대화도 없고, 인간적 교감도 없고, 인격적 영향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요, 넷째로 사이버대학에서는 호흡이 통 하고, 피가 통하며, 정이 통하는 물리적 만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학이 살아남기 위 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이버대학의 한계인 대학문화를 살리면서 사이버대학의 장점 을 흡수해야 한다. 교수와의 대화와 질의응답이 가능해야 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하여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큰 대학이 아니고 작은 대학으로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서 로가 타인이 아닌 대학, 교수와 학문적 대화와 질의응답이 가능한 대학, 교수와의 만남이 있고, 인격적 교감이 있고, 인간적 고뇌를 털어놓고 상담할 수 있는 대학으로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학문적 대화와 인격적 교감이 가능한 교육의 원형 을 지향하는 대학으 로 되어야 할 것이다.

130 12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4) 대학교육재정의 확보와 배분 (1) 열악한 대학교육재정 대학교육의 수준을 높이려면 그것에 상응할 충분한 교육재정이 있어야 한다. 대학교육을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충분한 재정은 필수적 요건이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대학교육정책들은 한갓 공염불이요 사상 누각이 아닐 수 없다. 소위 선진국의 대학교육이 후진국의 그것보다 나은 이유는 한 마디 로 선진국의 대학교육재정이 후진국의 그것보다 풍부하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의 대학교육재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대학교육재정으로는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없고, 선진국의 대학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목소 리를 높여온 지도 오래되었다. 그래서 문민정부에서는 GNP대비 5%를 교육재정으로 하겠 다고 다짐했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교육재정을 GNP대비 6%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하기 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 공약은 실현되지 않았고, 대학교육재정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대학교육재정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다음의 세 사례를 들어 보이기로 한다. 대학 교육의 학생 1인당 교육비 (단위: $)를 비교해 보면 한국 2589, 일본 7556, 독일 7922, 미국 14607이며 ( 21세기 한국교육의 발전지표 교육개혁위원회, 1998, 표 5-9), 교수 대 학생의 비율 은 한국 1:30, 일본 1:18, 독일 1:12, 미국 1:15로 나타나 있으며(위의 책, 표 5-10), 학생 1인당 장서수 에서도 서울대 63권, 동경대 275권, 옥스포드대 452 권, 하버드대 694권으로 뒤져있다.(위의 책, 표 5-11) 위의 사례들은 우리의 대학교육현 황이 선진국 대학들에 비해 얼마나 빈약한 상태에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이 상태를 그대로 두게되면 좋은 대학교육을 기대할 수 없으며, 대학의 경쟁력, 나아가서는 국 가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으며, 좋은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의 외국유출 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외국유학의 추세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까지는 한국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후 박사학위를 위해 외국으로 유학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한국에서 학사학위를 마친 후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위해 외국으로 유학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나 중학교 졸업 후, 또는 그 이전에 유학하는 소위 조기유학현상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것은 1980년대 이

131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23 전 보다 나아진 경제적 여건과 세계화의 여파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이 현상은 결코 방치할 일이 아니다. 외화의 유출은 물론이요 교육을 다른 나라에 의존해서는 다른 모든 것을 외국에 의존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재정이 어려운 것은 국립대학(공립대학 포함)과 사립대학이 모두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대학교육재정을 늘여야 함이 지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 립대학은 사립대학에 비해서는 그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국립대학의 재원은 국고에 의존해 있고, 국가의 부가 증대되면 국립대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재정의 등록금 의존도를 보면 국 공립대학이 41.4%인데 대하여 사립대학은 80%를 상회하고 있으며(위의 책, 표 5-14), 2001년 현재 대학등록금은 국립대학이 연간 230만 원 수준인데 비하여 사립대학은 500만원 정도이며, 2000년 현재 사립대학에 대한 국고지 원은 사립대학 운영수입금의 3.5%에 불과하다. 사립대학들이 국고지원이 10% 수준으로 증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지 10여년이 되었지만 그 증액의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대학 교육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의 교육재정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우 선 국고지원을 10%선으로 증액하는 일을 긴급한 교육정책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고, 한국 대학교육협의회도 이 일을 위해 다시 한번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립대학은 국고지원이라는 기댈 언덕이 있다 할 수 있고, 등록금 인상의 여지도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립대학의 재정은 구조적으로 그 개선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사립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은 3.5%선에 머물러 있고, 사립대학에 대한 법인전입금은 2000년 현재 4.8%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법인으로부터 전입금을 받는 사립대학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법인으 로부터 전입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학을 설립할 때 많은 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건실한 재단사업체를 갖고있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마디로 한국의 사립대학들의 대부분은 법인으로부터 전입 금을 한푼도 받고 있지 않으며, 전입금을 받는 대학들도 그 대학의 재정규모에서 보면 그 비율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립대학들은 그 교육재정을 거의 전적으로 학생등록금 에 의존하고 있다.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이 대학재정의 거의 유일한 원천이었기 때문에 대학의 등록금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거의 매년 인상되어 왔다. 대학에 우골탑( 牛 骨 塔 ) 이란 별명이 붙은 것도 대학의 등록금 인상과 무관하지 않다. 농촌의 부모들이 소를 팔아

132 12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자녀들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의 등록금인상도 이젠 그 한계에 이르고 있다. 현재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연 간 500만원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연간 3만불(숙식비 포함, 한화로 약 4천만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대학교육비가 높은 편 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그 한계에 도달했다 할 것이다. 1988년 대학등록금이 자율화되면서 대학은 봄마다 학생들의 등록금동결투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닌 등록금 때문에 대학의 총장실이 학생들에 의하여 점거되는 나 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일 것이다. 이젠 그 투쟁의 역사도 13년에 접어들었으니 등록 금동결투쟁이란 것도 대학문화에서 사라져야 할 낡은 풍속도가 아닌가 한다. 대학의 등록 금동결투쟁을 차치하고라도, 대학의 등록금 인상이 그 한계에 다다른 것도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사립대학의 재정이 학생등록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했기 때문에 대학교 육이 입은 엄청난 피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재정을 늘이기 위해 학생을 증원하 고, 증원된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건물을 짓기 위해 학생을 증원하고, 증원된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다시 건물을 짓고 이것을 반복하는 동안에 대학은 양적으로 팽창 되고, 그 팽창의 와중에서 교육의 질은 이차적 고려사항으로 되었다. 따라서 한국의 대학교 육은 지난 50년 동안 양적 팽창만 되풀이했을 뿐, 질의 교육, 교육의 수월성, 대학의 경쟁 력은 구두선에 불과했던 것이다. 물론 불모지였던 대학을 일구기 위해 대학팽창정책이 필 요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1965년부터 1985년까지의 20년간은 성장의 시대였기 때문에 대 학도 그것에 상응한 팽창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대학이 확장일로로 가지 않고 교육의 질을 고려하도록 하는 제동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재정적으로 능력있는 대 학은 그것에 상응하게 대학을 확장하게하되, 재정적 능력이 없는 대학은 확장할 수 없도록 제동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했더라면 대학들이 마구 팽창하지 않고, 자기의 재정적 능력과 교육의 질을 함께 고려하면서 대학의 크기를 조절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몸집만 키 우지 않고 적당한 크기의 내실있는 대학으로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러면 대학의 양적 팽창을 제동할 수 있는 장치는 있는가. 그것은 사립대학들로 하여금 학생등록금 총액의, 예를 들어 2%라도 법인에서 전입금으로 부담하게 하는 일이다. 이 장 치를 설치했더라면 모든 사립대학들이 지금처럼 겁없이 마구 늘이지 않고, 2%를 부담할

133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25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는 대학은 그것에 상응하게 확장하고, 그 부담능력이 없는 대학 은 그것에 상응한 작은 규모의 대학으로 머물러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 장치는 앞으로도 필요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대학의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을 증원하여 대학을 양 적으로 팽창하려는 대학은 더 이상 생겨나서는 안 되겠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양적으로 팽창되어 있는 사립대학들을 앞으로 어떻게 양질의 교육기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는 한국의 사립대학들이 풀어나가야 할 엄청난 교육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한국대학 교육의 2/3를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을 현재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대학들이 앞으로 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대학의 특성화를 위해서 도, 양적 교육에서 질적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한 마디로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 의 타계책의 하나로, 다시 한번 소위 기여 입학을 거론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의 완전자율화 속에 기여입학을 흡수 소화할 수는 없을 것인가를 논의해 보지 않을 수 없다. (2) 대학의 자율화와 기여입학 대학의 재정은 열악하고 재원확보방안도 매우 궁색하다. 사립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은 사 립대학 운영수입금의 3.5%선에 머물러 있고, 그 증액 전망도 밝지 않다. 등록금 인상도 그 한계에 도달해 있으며, 법인전입금은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독지가로부터의 기부금도 경제적으로 성공한 동문들이 많은 대학이나 이름난 큰 대학의 몫 에 불과하다. 이름난 큰 대학에 기부해야 그의 이름이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풍토이기 때문이다. 기업체와의 연구연계에 의한 발전기금도 큰 대학에서나 가능한 일일 뿐 소규모 대학에서는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기여입학도 이름난 큰 대학의 몫으로 돌아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긴 하다 년에 기여입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논 의되었을 때도 지방대학과 소규모대학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제는 남의 다리 걸기는 그만 두어야 한다. 함께 죽자고 해서는 안 된다. 뛸 대학은 뛰게 하고 날 대학 은 날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세계적인 대학이 몇 개라도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대로 함께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재정적으로 도와 줄 힘이 없다면 너희들이 잘해보라고 풀어주어야 한다. 도와줄 방안도 여력도 없으면서 붙들고 있 으면, 세계의 다른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의 대학들은 고사하게 되고 나라의 장래

134 12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도 암담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도 기여입학제라는 제도 는 없다. 돈을 받고 입학을 허용하는 거 래적 기여입학제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예컨대 미국의 경우 기여적, 공헌적 입학 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989년 6월 하버드대학의 복(Box)총장 을 만나 당신의 대학에 기여입학제가 있느냐 고 물었더니, 그는 한 마디로 그런 제도는 없 다고 잘라 말하였다. 그래서 다시 우리는 당신의 나라에 그런 제도가 있는 것으로 듣고 있 는데, 그 소문의 진원지는 어디냐고 했더니, 미국의 대학에서는 대학입시가 완전히 대학의 자율에 일임돼 있고, 대학입학에는 여러 가지 기준들이 있는데, 그 기준들 중의 하나에 대 학에 대한 기여, 사회와 국가에 대한 공헌이 있을 수 있고, 그 점수들을 모두 합쳐 합격선 에 이르면 입학이 허용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도 미국식 기여입학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학운영의 자율화 가 전제되어야 한다. 대학의 자율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대학의 일은 대학이 대처하도록 내 버려 두어야 한다. 작은 일만 생겨도 교육부가 자기 일인 양 나서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대범하게 지켜보면서, 오히려 대학을 도와주려고 해야 한다. 대학의 자율화가 정착될 때 대 학들은 대학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공헌을 입학의 기준들 중의 하나로 삼을 수 있을 것이 요, 그렇게 되면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고, 독지가와 기업과 사회도 대 학으로 그 눈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 대학들에서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를 조사 연구하여 그것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변형 적용할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의 대 학여건이 크게 개선되면, 우리 사회도 서서히 그 방안을 이해 수용하게 될 것이다. 기여입 학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 이입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대학을 자율화하고 한 걸음 물러 서야 한다. 대학들은 기여의 개념을 합리적으로 고안하여 거부감 없이 적용해야 할 것이며, 기여의 개념이 부유한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가난한 학생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경쟁력있는 성숙한 사회로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논리만이 아니고 다양한 논리를 수용해야 할 것이요, 평등만이 아니고 자유도, 자유 만이 아니고 평등도 기능할 수 있는, 다시 말하면 자유와 평등이 공존하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이다.

135 Ⅲ.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27 (3) 대학교육재정의 확대방안 교육재정이 꾸준히 증액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문민정부는 교육재정을 GNP대비 5%에 근접시켰다. 그리하여 1995년 정기국회에서 확정된 1996년 예산에서 교육예산이 처음으로 국방예산을 넘어서게 되었다. 국민의 정부도 교육재정을 GNP대비 6%로 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공약을 지켜 교육재정이 확대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교육재정은 확대되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이 경쟁력 을 지니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한 교육재정의 확보는 필수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재정의 확보와 함께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은 교육재정의 분배이다. 분배 는 현대사회에서는 생산에 못지 않게 중요한 가치로 되어 있다. 생산도 중요하지만 생산된 것 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배적 정의란 말이 이를 말해 주고 있 다. 현재의 교육재정배분은 보통교육에 기울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대학교육에 소홀해져 있 다. 대학교육(전문대학 포함) 학생수가 전체학생수의 22%를 점유하고 있는데, 대학교육재 정은 국가교육재정의 9.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교육재정배분에서 대학교육재정을 늘여 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대학교육여건이 보통교육여건 보다 낫다든가, 현재 보통교 육에 배분된 교육재정으로도 보통교육의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교육재정배분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대학교육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리고 대학교육의 열악한 재정을 감안할 때, 교육재정배분을 심각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할 것 이다. 보통교육의 기반 위에 대학교육이 세워지긴 하지만, 대학교육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 임을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교육재정의 확대만이 모든 문제해결의 열 쇠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대학교육재정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 대학교육재정의 확대를 위해서는 우 선 원리상으로는 부담의 주체를 늘여야 한다. 현재의 중앙정부와 학생 학부모에서 지방정 부, 학교법인, 기업체, 독지가 등으로 늘여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구체적으로는 다른 무엇 보다도 교육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국가의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사립대학 을 위해서는 국고지원이 사립대학 운영수입금의 10%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의 13%와 미국의 19%를 감안할 때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등록금의 인상이 그 한계에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물가상승률과 그 밖의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 매년 일정

136 12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률의 인상은 불가피한 일로 보인다. 이것은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학재정이 전 적으로 등록금에만 의존됨으로써 대학재정의 확충을 위해 대학을 팽창하는 일에는 제동장 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요, 등록금을 대학의 물리적 시설확충 보다는 교육 프로그램 개선에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재단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법령을 마련하고 금융을 알선하는 등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업이 남긴 이익을 사 립대학도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세법을 개정하여 100%의 세금감면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기여입학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을 열어주는 일에 부정적 반응이 아니고 긍정적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경쟁력을, 특히 대학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가장 시급 하고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137 Ⅳ. 요 약 129 Ⅳ. 요 약 1. 지식기반사회의 성격 1) 인간, 사회, 지식 이성의 인간 으로 이름지어진 인류가 발상( 發 祥 )한 때부터 인간사회는 지식이 크게 그 행동을 결정하는 지식결정적 사회로 진입했다. 그의 유난히 큰 대뇌피질이 그 지식의 생리 적 기반이고, 두 발로 걷게 되어 자유로워진 손은 기술을 통한 지식의 실증 수단으로서, 두 뇌와 지식 기술은 상부상조하며 진화를 거듭했다. 지식은 인간의 여러 생득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그 자체가 인간에게 자아실현의 희열을 준다. 또 한편 지식은 경제, 정치, 도덕, 학문, 예술 등 사회문화 발전 의 원동력을 형성해 왔다. 바꾸어 말하면, 인간이 인간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도 지식은 필요 했고, 사회가 사회로서 존속하기 위해서도 지식은 필요했다. 2) 지식기반사회란? 인간의 사회는 옛부터 지식기반사회 였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그것이 현대를 형용하 는 새삼스러운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한 사회의 존속과 번영에서 지식의 역할이 점 점 더 크게 결정적이 되어 간다는 사정 때문이다. 그래서 지식산업사회, 지식전쟁사회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지적활동은 지식의 생산, 지식의 전파, 지식의 응용으로 대별된다. 하나의 지식은 열 개 의 지식을 낳는 것이 지식의 속성인 듯, 현대사회에서 지식의 생산은 기하급수적인 지식의 급팽창 과정을 낳았다. 자연과학에서는 물론,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기 매일 다량의 지식이 쏟아져 나온다. 거기엔 그냥 단순한 지식의 축적만이 아니라, 많 은 변화와 변혁도 포함된다. 즉 이전의 지식이 새로운 지식으로 치환( 置 換 )되기도 하고, 보 다 근본적으로 사고방식의 변혁, 이른바 패러다임 쉬프트 도 포함된다. 지식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전달되고 교육되고 학습된다. 사람들 사이

138 13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에서 이해되고 동의되기 전에는 지식이 지식으로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식의 전파는 옛날에는 구전( 口 傳 )에 의했으나 그 후 문자와 인쇄매체에 의존하다가 지금은 통신기기, 정 보기기, 영상기기의 폭발적 발달로 말미암아 지식의 전파는 가히 동시적이고 세계적이 되었 다. 한 나라의 학교교육제도는 한 거대한 지식전파의 제도다. 하지만 현대의 교육은 학교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유아교육, 계속교육, 사내교육, 사이버교육 등도 포함한다. 배우지 않 으면 개인도 나라도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기 때문에 교육의 수요도 점점 더 팽창해간다. 지식은 넓게 응용된다. 지식이 응용되어 있지 않는 인간생활, 사회생활의 부분은 아주 적 다. 지식은 진리이기 때문에 유용( 有 用 )하다. 그러나 지식은 응용을 목적으로 하는 필요 에 서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는 호기심 에서 그 탐구가 시작된다는 사실의 인식이 중요하 다. 또한 지식의 유용성 자체는 양날의 칼, 즉 선( 善 )으로도 악( 惡 )으로도 쓰여질 수 있다 는 사실은 지식응용에 정서적, 사회적, 윤리적 고려가 수반되어야 함을 뜻한다. 이러한 현대사회에서의 지식의 생산, 전달, 응용의 특성은 한 나라의 교육의 방향에 중요 한 시사를 준다. 3) 지식기반사회의 배경 지식기반사회는 현대사회라는 배경의 여러 특징과 인( 因 )으로 또는 과( 果 )로 연결되어 있다. 곧 정보화, 세계화, 개방화, 다양화, 변화가속화, 인간화 등의 배경이다. 정보화는 그 자체가 컴퓨터, 인터넷, 텔레비젼, 인공위성, 광케이블 등 지식 기술에 의 한 정보기기의 발달의 소산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 해서 광속으로 정보를 처리, 전달하는 정보화는 제 3의 물결 이라고 호칭될 만큼의 한 심각한 문화적 변혁을 의미하며, 필연 타 고 넘어야 할 물결이다. 그러나 그 순기능과 동시에 역기능도 자주 논란되고 있다. 세계화 또는 국제화, 지구화는 정보화로 인하여 가속화된 현실이며, 전세계가 거의 동시 간화, 동공간화 되어 있음을 말한다. 세계는 한 동네 고, 한 나라에서의 사건이 모든 나라 들을 뒤흔들며, 다국적기업이 예외 아닌 정상이고, 환경공해마저 국제화되어 있다. 세계화 는 서로 트고 살아야 하는 개방화를 절실히 요구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론 전에 없이 가깝 고 잦은 이질적인 문화들의 만남 때문에 갖가지 문화갈등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 또한 세 계화가 적절한 자체규제와 상호규제 없이는 강대국의 전횡으로 인한 국제적 부익부, 빈익 빈, 강익강, 약익약을 초래한다는 갈등의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139 Ⅳ. 요 약 131 현대사회는 가속적인 변화 속에 산다. 가속적 변화는 한편 지식의 발달과 또 한편 세계 화에 따른 이질문화와의 접촉이 그 원인이다. 변화는 양적인 것, 질적인 것을 다 포함한다. 양적으로는 인구도 폭발 하고 도시화와 공해도 폭발 한다. 질적으로는 어제는 갓 쓰고 오늘 은 모자를 써야 하고, 어제는 주판 쓰고 오늘은 컴퓨터를 써야 한다. 변화의 누적은 필연 사회 안에 다양성과 다원성을 낳고, 그 긍정을 요구한다. 사람들에겐 변화 속에서도 어떤 항상성을 구하고 다양 속에서도 어떤 단일의 조화를 구해야 할 과제가 주어진다. 인간화는 이미 19세기부터 시작된 기계, 물질, 배금, 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차디찬 근대 문명에 대한 여러 포스트 모더니즘 적 비판으로 고조되어온 조류다. 그리고 근래엔 거기에 환경주의자, 생태주의자들이 가세하고 있고, 또한 난숙한 또는 과도한 정보공학화, 유전공 학화에 대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제기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지식의 견지에서 본다면, 인 간화의 주장은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양날의 칼 이라는 사실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그것은 과학 일변도, 지식 일변도가 아닌 아름다움과 참함도 어울리는 전체론적( 全 體 論 的 ) 접근의 요구를 의미한다. 4) 지식이란? 지식은 다양( 多 樣 )의 통일이라고 정의한다. 즉 각각 잡다하고 변화무쌍한 현상들 속에서 어떤 공통성, 유사성, 항상성, 규칙성, 보편성을 파악한 것이 지식이다. 많은 지식을 구성 하는 요소인 말 자체가 그렇다. 자동차 라는 말은 자가용, 트럭, 빨간 차, 까만 차 등 잡 다 변종 속에서 공통점을 파악한 것에 붙인 기호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의 지식도 그리고 문학, 음악, 미술의 작품도 다 그 나름으로 다양을 통일한 결과다. 그래서 지식 하나로써 수많은 잡다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양의 통일로서의 지식은 의미( 意 味 )를 낳는다. 한 지식체계는 거대한 의미의 세계를 형성하고, 그 의미에 따라 우리는 삼라만상을 이해한다. 의미에는 정의적( 定 義 的 ) 의미와 관련적( 關 聯 的 ) 의미가 있다. 구름 이 저기 뭉게뭉게 떠있는 것 은 정의적 의미고, 구름이 짙으면 비가 온다 는 관련적 의미다. 우리는, 구름 이라는 한 사상( 事 象 ) 자체가 무엇이냐 를 밝혀주는 정의적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강우량, 기압, 기온 등 다른 사상과 어떤 규칙적인 관계에 있느냐를 말해주는 관련적 의미에 따라 사상을 뜻있게 이해하고 활용한 다. 사람은 제각기 그런 의미들로 구성된 의미들의 망조직( 網 組 織 ) 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140 13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지식기반사회를 논할 때, 우리는 지식을 넓은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지식에는 학문적 인 지식만 아니라 예술적 심상( 心 像 ), 도덕적 규범( 規 範 ), 실무적 기술( 技 術 ) 등도 포함된 다. 지식은 진선미용( 眞 善 美 用 ) 모두에 관한 다양 통일의 규칙성을 포함한다. 또 한편 지식 은 문자나 기호 등으로 상징적( 象 徵 的 )으로 표현될 수 있고, 그림이나 음악 등의 매체로 영상적( 映 像 的 )으로도 그리고 실제로 행동해보듯 동작적( 動 作 的 )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지식은 지력( 知 力 ), 지적 능력에 의해서 생산 전파 응용된다. 지력은 단순한 암기에서 이해 응용 분석 평가 종합 창의 등의 점차로 더 복합적인 고등정신과정 의 능력들의 연속체로 개념화할 수 있다. 그 지력이 얼마나 고급 이냐는 몇 가지 차원에서 차별화 된다. 즉 지력이 다루는 주제의 신기성 또는 미지성( 未 知 性 ), 다루어야 하는 정보의 양, 필요한 조직성, 추상성, 비구조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지적 작용이 얼마나 외부 자극( 刺 戟 )에 의해서 결정되기보다는 내부적인 자아( 自 我 )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느냐라는 차원들이다. 지식기반사회가 요청하는 지력은 단순 기억 등의 하등정신과정 이 아니라, 사고력, 창의 력 등의 고등정신과정인 것은 더 말할 나위없다. 5) 지외적 요인들 지력은 혼자서 발동하지는 못한다. 정의적, 사회적인 여러 지외적( 知 外 的 ) 요인들에 의해 서 부축받고 반대로 장애도 받는다. 아이들은 공부 잘한다 고 칭찬해 주어야 공부를 잘하 고, 사회는 학문을 그 자체로 반기는 풍토라야 학문이 발달한다. 가정 등 직접적인 주변에 지적 압력 아니면 비지적 압력이 있느냐, 비판 허용이냐 아니면 묵종 순종의 강요냐, 자율 아니면 타율의 풍토냐, 자유 허용 아니면 억제 강요의 분위기냐에 따라 지적 활동은 부축 되기도 하고 지장을 받기도 한다. 사회문화 전반의 정신풍토도 크게 관계된다. 사회에 흐르는 운명론 대 진취론, 전통지향 대 미래지향, 폐쇄성과 개방성, 단일론 대 다양론, 독재주의 대 민주주의 등의 정신풍토가 지적 활동을 위축 또는 반대로 고취할 것은 거의 자명하다. 특히 개인이나 사회가 지식을 추구하는 이유로서의 지식가치관 이 어떠냐는 지적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즉 지식을 그것이 출세의 수단이 되기에 추구하는 지식 간판관, 그 것이 실제적인 응용가치가 있기에 추구하는 지식유용관 보다는 지식 그 자체의 희한함에 젖어드는 지식희열관 이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적 탐구를 자극한다. 이런 관찰은, 지식

141 Ⅳ. 요 약 133 기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은 여러 지외적인 정의적, 사회적인 요인들도 고려해야 함을 일 러준다. 2. 교육이념의 방향 1) 항존과 변화 교육에는 어느 시대에나 어느 사회에나 항존적이고 공통되는 이념과, 시대와 사회에 따 라 변화하고 상이한 이념이 있다. 교육은 항상스러우면서도 변화에 적응도 해야 한다. 지식 기반사회에서의 교육이념도 지식산업사회의 특성에 적응하면서도 교육의 항존적인 이념을 망각할 수 없다. 지식기반사회라고 교육이념 전체가 그 특성에만 적응하는 것일 수는 없고, 이념 자체는 교육의 근간인 항존적 이념은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2) 추구해야 할 교육이념 돌도끼로 상징되는 문화의 발상 이래 화려하게 누적된 문화문명에서 사는 인간과 인간사 회는, 문화 자제는 생리적으로 유전되는 것이 아slam로, 생존 번영하기 위해서는 그 문 화의 학습 이 필수고 어떤 모양으로든 그 교육이 필수가 되었다. 교육에는 태고로부터 지금까지 두 가지 의도 내지 이념이 병존한다. 하나는 개인 인간이 유능하고 뜻있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질을 기르려는 인간적 이념 이고, 또 하나는 인간들의 집단인 사회가 존속하고 번창하게 할 수 있는 자질을 기르려는 사회적 이념 이다.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어느 한 쪽이 더 우세한 경우도 있고, 둘이 상보관계이기보다는 상충관계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두 이념의 방향은 항존한다. 인간의 자아실현과 사회의 계 승 발전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필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지식기 반사회의 교육이념이라는 주제는 일단 사회지향적 시각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 간지향적 시각을 전혀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어떤 인간을 바람직한 인간으로 보느냐라는 인간상과 어떤 사 회를 바람직한 사회로 보느냐라는 사회상에는 각기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종교지배국가와 세속국가, 전통사회와 근대사회, 전제주의체제와 민주주의체제에 따라 그것 이 바라는 인간상과 사회상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우선 세 가지 일반적인 이념을

142 13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제안한다. 첫째, 전인( 全 人 )의 이상은 교육이 옛부터 지향해오던 이념이고, 그것은 현대사회에서도 같다. 그것은 진 선 미, 지 정 의 또는 지 덕 체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중국의 옛 육예( 六 藝 ), 서양의 옛 7교과( 敎 科 ) 가 담고 있는 이념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개인으로서 제 일 인간다운 특성은 우선 기본적인 지 정 의를 갖춘 전인적 특성이라는 생각, 인간 자신의 기본적 요구구조 자체가 전인적이라는 생각, 그리고 사회의 견지에서도 가장 유능한 인력( 人 力 ) 은 전인적 특성이라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그것은 지식기반사회에서도 그렇다. 둘째, 대한민국이 국체로 천명한 자유민주주의( 自 由 民 主 主 義 )는 그대로 한국교육이 추구 해야 할 사회이념이라는 사실은 지식기반사회에서도 변함이 있을 수 없다. 도리어 활발한 지적 탐구는 자유민주사회에서 더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 이념을 더 강화한다. 좁은 의미에 서의 민주주의는 1인 1투표의 보통선거에 의한 정권 창출 제도를 의미하지만, 더 넓은 뜻 에서의 자유민주주의는 투표권만 아니라 생존권, 언권, 행복추구권 등의 자유와 자율을 보 장하는 관행과 정신을 말한다. 정치적 투표권은 있어도 기본인권의 자유 자율은 성숙되어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데에 자유민주주의가 지속적인 이념이라야 할 이유가 있다. 셋째로, 교육이념에는 인간이념과 사회이념 이외에 또 하나의 이념이 포함된다. 바로 교 육 실천 자체에 관한 교육원리이념 이다. 자발( 自 發 )과 자율( 自 律 )의 이념이 그것이다. 자발성의 이념은 플라톤, 코메니우스, 루쏘, 몬테소리 등 거의 모든 교수이론에서 공통적 으로 강조되어온 이념이다. 자발 자율 자유 자체가 학생에게 교육이 길러야 할 특성이기 도 하지만, 물가에까지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느냐 마느냐는 소 마음에 달려 있 다 는 속담은 교육의 근본원리를 소박하지만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교육의 효과는 학생 들의 자발성 여하에 정비례한다. 같은 원리가 교육행정에서의 자율성의 강조로도 연장된다. 교사들의 교수효과는 그들에 게 얼마나 자율성이 허용되어 있느냐에 정비례한다. 지시, 명령, 타율의 풍토에서는 학생의 학습효과도 교사의 교수효과도 크게 제고될 길이 없다. 3) 길러야 할 지적 능력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그 여러 교육목적 중에서도 특히 여러 가지 지적 능력을 기르는 것 이 긴요함은 더 말할 나위없다. 앞에도 언급했듯이, 지적 능력은 단순 기억에서 창의력에

143 Ⅳ. 요 약 135 이르는 각층의 능력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그 중 특히 사고력, 창의력, 정보처리능력, 호 기심의 배양이 지식기반사회에 필수적이다. 사고력( 思 考 力 )은 응용, 분석, 추리, 판단, 변별, 평가, 조직, 종합 등 여러 지적 능력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사고력은 어떤 문제의 해결을 구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그 세부 능력을 개념화할 수 있다. 즉 문제인지능력, 자료수집력, 가설형성력, 가설검증력이다. 창의력( 創 意 力 )도 한 문제해결능력이다. 단 창의력은 기존의 관례적 문제에서 관례의 방 법으로 관례의 답을 찾는 수렴적( 收 斂 的 ) 사고 가 아니라, 새로운 문제에서 새로운 방법으 로 새로운 해결을 찾는 확산적 사고의 능력이다. 창의력은 심리학적으로도 아직 그 실체 가 막연한 능력이다. 다만 그것이 강렬한 정신집중의 준비 단계, 반대로 전적인 정신이완 의 부화 의 단계, 다음에 아이디어가 번개처럼 비치는 조명 의 단계, 그리고 그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실증 하는 단계로 분석해 길러야 할 능력, 마련해야 할 상황조건의 암시를 얻을 수 있다. 정보처리능력( 情 報 處 理 能 力 )은 정보화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옛 독 서 산과 맞먹는 필 수능력이 되었다. 거기에 정보검색능력, 정보의 저장 및 인출의 능력, 정보의 재단 및 생산 능력, 정보소통능력 등이 포함된다. 다만 근래 자주 거론되는 정보기기의 활용에 수반되는 역기능의 비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호기심( 好 奇 心 )의 유지, 자극, 고무는 아마도 사고력 더구나 창의력 배양의 가장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그리고 호기심은 학습과 탐구에 가장 강한 내재적( 內 在 的 ) 동기를 부여한 다. 호기심의 함양은 중요한 교육목표가 되어야 한다. 4) 조성해야 할 지적 풍토 (1) 풍토조건 특정 식물 배양에 특정 풍토가 필요하듯이, 사고력과 창의력의 배양에도 특정한 정신풍 토가 필요하다. 그런 정신풍토적인 지원이 있는 정도에 따라서만 지적 능력 특히 창의력의 배양은 가능해진다.

144 13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2) 지적 풍토 그런 지적 풍토로써 문화지향 풍토, 부동의의 자유, 다양성, 개방성, 자유민주주의 풍토 를 거론할 수 있다. 문화지향풍토( 文 化 指 向 風 土 )란 과학, 기술, 학문, 예술 등 문화영역이 정치나 경제에 비 해서 너무 낮지 않은 사회적 가시성( 可 視 性 )과 사회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 자체가 꽤 높은 발전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예컨대 물리학을 사람들이 별 볼 일 없는 으 로 생각하는 사회, 그리고 그 자체가 국제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단계라면, 물리학에서 창 의 창조자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명백하다. 부동의( 不 同 意 )의 자유는 어른들은, 선생님은, 사장은,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품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허용을 넘어서 장려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말한다. 모든 창의 창조는 기존에 대한 부동의에서 시작한다. 다양성의 풍토, 개방성의 풍토, 자유민주주의의 풍토는 상호 연관된다. 자유민주주의는 곧 다양성과 개방성을 지니는 체제며, 또 개방된 사회는 필연적으로 다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일양성을 강요하고 폐쇄성이 짙고 자유 자발 자율이 심 하게 제약받는 집단이나 사회에서 지적 능력의 자유분방한 비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에 관심은 이런 지적 풍토의 자체 반성과 그 꾸준한 쇄신 도 아울러 지향해야 한다. 5) 지켜야 할 교육원리 (1) 우선 급한 교육정상화 한국교육을 어떻게 지식기반사회의 전망에 적합하게 구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냐를 논 의하고 숙의하기 이전에, 실은 급한 것이 한국교육 자체의 기본적인 정상화다. 입시지옥, 황폐화, 열악화, 교육붕괴 등 극단적인 형용사로 수식되는 교육을 어느 정 도는 본연으로 잡아놓기 전에는 모든 교육이념, 교육정책은 무의미하고, 무철학( 無 哲 學 )의 해진 속에서는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정책 운운도 결국 무의미한 허구일 수밖에 없 다. 그 중에서도 제일 급한 것이 심하게 저상되어 있는 교사 사기( 士 氣 )의 소생과 진작을 위한 제반정책이다.

145 Ⅳ. 요 약 137 (2) 자발 자율의 원리 교사 사기 진작의 요체는 교사에 대한 타율, 지시, 시달을 지양하고 교사의 전문성 자율 성을 제고하는 길이다. 봉급인상, 학급당 학생수 감소, 교육환경 개선 등의 사기 진작 효과 는 이 자율성 제고 없이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이 점에서 흔히 논란되어온, 60년대 이래 로 지속되고 강화되어온 한국 교육행정의 중앙집권적 관료권위주의 는 이 시점에서 심각하 게 재고 지양되어야 한다. (3) 항상성과 적응성 교육의 흐름에는 상수( 常 數 )가 있고 변수( 變 數 )가 있다. 상수는 보존해야 하고 변수에는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변수에 적응한다고 상수를 망각하는 것도, 반대로 상수를 지킨다고 변수를 망각하는 것도 문제다. 지식기반사회에 적응한다고 교육상수를 잊어서는 안된다. 예컨대, 아무리 컴퓨터, 인터넷이 보편화되어도, 기본적인 독서산( 讀 書 算 )의 능력을 기름 이 없이 거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아무리 사이버 교육, 가상현실 교육이 유용하다고 해 도 교수활동, 학습활동에서 눈망울을 마주 쳐다보며 입김이 오가는 기본적인 면대면( 面 對 面 )의 인간접촉을 전적으로 없앨 수는 없고, 5관, 6관에 의한 현실적 경험을 다 생략할 수 는 없다. (4) 균형과 역점 시대적, 사회적 변화에 따라 교육의 이념, 정책, 실천에서 어디 하나에 역점( 力 點 )을 두 고 강조하고 싶은 경우가 많다. 그런 역점은 대개 어떤 표어로 주장되기도 한다. 예컨대 생 산교육, 도의교육, 창의력교육, 시민교육 등이다.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라는 논의도 그런 역점을 내포한다. 그러나 교육의 실제가 온통 일변도적으로 생산교육, 또는 온통 도의교육 일 수는 없다. 교육엔 언제나 기본적인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교육에서의 전인사상( 全 人 思 想 )은 그런 균형감각을 표현한 사상이다. (5) 기반과 첨단 지식산업, 지식경쟁 사회에서 승자가 되려면 많은 새로운 지식 기술을 창출해야 하며, 그리고 그런 창출은 주로 각 영역의 소수 첨단적( 尖 端 的 )인 두뇌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지

146 13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식기반사회를 전망하는 한국교육은 그런 첨단적 두뇌들을 유인하고 교육하고 활동하게 하 고 응당한 인정과 대접을 할 수 있는 체제의 구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을 잘 유인 하지도 못하고, 잘 교육하지도 못하고, 길러내도 외국으로 두뇌유출 되어 버리는 체제라면 첨단두뇌 확보는 기대하기 어렵고, 지식기반사회는 부실을 면할 길이 없다. 그러나 반면, 그런 첨단인력은 그 기반인력 없이는 그 출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지금과 같은 초중등학교의 빈약한 과학교육의 현실로는 거기에서 과학의 첨단두뇌 후보자군이 배출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첨단두뇌 배출을 바랄수록 그만큼 기 반인력 구축의 배려가 선행 또는 병행되어야 한다. (6) 평생교육 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계속된다. 그런 평생교육도 현대사회에서처럼 문명이 고도화 되고 변화가 빨라질수록 그 필요가 커진다. 지식기반사회의 교육 전망도 학교교육만 아니 라, 긴 평생교육의 전망을 포함해야 한다. 평생을 두고 사람을 가르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주요 교육세력( 敎 育 勢 力 )에 네 가지가 있다. 즉 가정의 부모, 학교의 교사, 매스미디어의 언론방송인, 그리고 각계각층의 지도자 들의 네 교육세력이다. 이들은 한 사회에서 사람을 만드는 데에 제 각기 다 결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이들 교육세력들은 상보관계에 있을 수도 있고 상쇄관계에 있을 수도 있다. 지식기반사회의 여러 교육이념, 교육목표 그리고 그 실현에 필요한 제반 정신풍토의 형성 에는 이들의 상보관계가 절실히 요망된다. 3.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 1) 왜 다시 교육정책인가 (1)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정보사 회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사회이다. 따라서 정보사회에서는 온갖 담들이 허물 어지면서 인간의 구획된 삶이 불가능하게 되고,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되면서 인간을 무 한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물리적 공간에 의존했던 인간의 삶이 사이버 공간에 의존하 게 된다. 이와 같이 정보사회에서는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그것이 교육에 엄청난

147 Ⅳ. 요 약 139 변화를 가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산업사회적 교육정책들 대신에 정보사회적 교육정책들을 수립해야 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2) 성장의 한계와 구조조정: 우리 사회는 1985년을 기점으로 성장의 시대가 멈추고 조 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1960년에서 1985년에 이르는 25년 동안 우리 사회는 성장의 시 대를 구가하였다. 그 25년 동안에 30대 재벌이 생겨난 것으로도 이를 입증한다. 이 성장의 시기에 교육도 엄청나게 양적으로 팽창하였고, 대학졸업생은 그 전공에 관계없이 모두 취 업될 수 있었다. 그러나 1985년을 전후하여 경제성장이 한계에 이르면서 성장의 시대가 끝 나고 조정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학졸업자에 대한 사회적 수요도 급격하게 감소되면서,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분야 졸업자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현재 우리 사회 는 구조조정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 한번 거쳐야 할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조정의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업과 은행 뿐 아니고 우리의 의식도 구조조정 되어야 한다. 대학도 예외일 수 없다. 그 동안에 팽창한 크기와 몸무게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구조조정해야 하는가. 첫째로 학생들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 이것은 학생들의 기본 권리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모집단위를 광역화해야 한다. 둘째로 산 업사회에서 편성된 학생분포가 정보사회에 걸맞게 재편성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사 회적 학과들은 줄이고 정보사회적 학과들을 늘여야 한다. 셋째로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그 리고 투자의 효율화를 위해 대학들도 특정분야들을 특성화해야 한다. 백화점식 경영에 몇 몇 분야를 전문점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넷째로 대학의 교육체제를 획기적으 로 변화시켜야 한다. 학부에서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이수한 후에 전문대학원에서 직업적 전공학문을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다른 말로는 학부(College)와 전문대학원 (School)을 분리해야 하는 것이다. (3) 세계화와 교육의 경쟁력: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보 통신혁명에 의하여 세계화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세계화는 세계를 하나의 시장 으로 만들면서 사람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런데 경쟁력은 교육에서 나오기 때 문에 경쟁력있는 교육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경쟁력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로 대학교육이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큰 대학이 아니고 작은 대학을 지향해야 하고, 일 대 다 교육에서 일 대 일 교육이라는 교육의 원형을 회복해야 한다. 둘째로 대학에서는 교수가 중요하기 때문

148 14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에 교수는 공개적으로 경쟁을 통해 공정하게 채용해야 하며, 동종번식을 피해야 한다. 셋째 로 교수사회도 시장화되어야 한다. 교수 사회가 유동적인 사회로, 열린 사회로 되어야 하 고, 옮겨 다닐 수 있는 교수가 유능한 교수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4) 정보화와 교육의 변화: 우리 사회에서 정보화는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대학의 경우 1977년 경 Batch방식으로 시작된 정보화가 1989년 경에 On Line방식으로 진전되고, 드디어 2001년 3월 9개의 사이버대학이 문을 열기에 이른다. 이러한 대학의 정보화가 앞 으로 대학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인가. 교육은 본래 일 대 일 교육을 기본으로 하였다. 12세기 경 서구에서 대학이 생겨날 때도 그랬고, 우리의 서당교육도 그랬으며, 19세기 중 엽까지 지속된 가정교사에 의한 교육도 그러했다. 19세기 중반 이후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교육이 일 대 다 교육으로 되고, 교사에서 학생으로의 일방적 교육으로 되면서 질의응답이 없는, 인간적 교섭이나 인격적 교감이 없는 교육으로 변질되었다. 이에 반하여 오히려 사이 버강의에서는 질의응답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존의 대학이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사이버 대학에 의하여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몰릴 수 있다. 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 대 일 교육이라는 교육의 원형을 회복하는 일이 필요하고도 긴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5) 교육의 중심으로서의 인간교육: 우리는 교육을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인성교육과 지식교육이 그것이다. 인성교육은 인간을 인격적으로 성숙시키는 교육이고, 지식교육은 인 간이 사용할 도구를 위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도구는 가치중립적인 것이다. 따라서 도 구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것을 선하게 사용하느냐 악하게 사용하느냐에 의하여 선하 게도 되고 악하게도 되기 때문에 인간교육이 중요한 것으로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평가에서 인간의 품성은 평가하지 않고 인간의 지식만 평가하기 때문이요, 우리 사회가 지난 50년 동안 실용주의와 자본주의 의 영향을 받아 품성 좋은 사람보다는 능력있는 사람을 선호했기 때문이며, 고등학교 교육 이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성교육을 살려야 한다. 이 를 위해서는 우선 가정교육을 복원하도록 그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다음으로 중 고등학 교에서의 생활기록부가 대학입시에서 비중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교양학점을 늘이는 것도 한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6) 교육풍토의 정상화: 우리의 교육풍토를 정상화해야 한다. 특히 대학입시에 이르는

149 Ⅳ. 요 약 141 교육열기를 냉각시켜야 하고, 대학입시를 전후한 입시열풍을 가라앉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는 우선 신문과 방송이 협조해야 한다. 이제는 대학입시가 뉴스꺼리가 될 시대가 아닌 것 이다. 대학교육이 보편교육개념을 지난 평생교육개념으로 바뀐지도 이미 오래되었기 때문 이다. 그러면 지금도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거의 광기에 가까운 교육열풍은 어디서 연 유한 것인가. 첫째로 1945년 이전에 대학의 문이 오랫 동안 좁게 닫혀있었기 때문에 대학 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기 때문이요, 둘째로 대학이 출세의 길이요 신분변화의 첩경이었 기 때문이다. 대학출신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는데 그치지 않고 지배자가 되고 권력자가 되 고 가진자가 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특정대학 출신에 대한 인사편중이 그 대학으로의 입시경쟁을 격화시켰던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교 육풍토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좋은 대학을 10여개 만들어 대학입시 의 출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인사편중을 파기함으로써 대학에 대한 관심을 넓혀야 한다. 학 부모들도 사회가 다양화되고 직업이 다종화 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 자녀들의 특성을 살 리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신문과 방송이 대학입시 보도를 자제함으로 써 교육풍토 정상화에 앞장 서 야 한다. (7) 교육의 자율성 신장: 학문은 자유의 토양에서만 숨쉴 수 있고 자랄 수 있다. 학문에 는 자유가 필수적이다. 자유없이는 학문은 생명을 잃게 된다. 학문에 자유가 요청되기 때문 에 학문의 전당인 대학은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학에 는 오랫동안 자율성이 주어지지 않았다. 1961년에서 1988년에 이르는 30년에 가까운 세 월 동안 우리 사회에는 자유가 금기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의 대학은 오랫동안 자유도 자율도 없는 어두운 시대를 지나왔다. 오늘 우리가 세계화의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까닭도, 세계화라는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력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이유도 우리의 교육 이 그 긴 세월 동안 자율없는 빈사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1988년 이후 우리사회는 크게 자율화되었으며, 문교부도 대학의 자율화와 교육의 자율성을 역설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 여 지금은 지난 날에 비하면 금석지감이 들만큼 많이 자율화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더 많 이 자율화되어야 한다. 규제와 획일화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율과 다양화를 수용하고 권장 해야 한다. 교육에 있어 자율성은 중요하다. 자율성은 주인의식을 갖게하고 책임의식을 갖 게 한다.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에서 발현되는 창의성에 의하여 교육은 살아 숨쉬게 되고 경 쟁력이 생겨나게 된다.

150 14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2)보통교육정책 (1) 보통교육정책 일반: 1 교육과정의 축소: 교육과정은 교육의 내용이고, 교육의 목표 를 성취하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교육에서는 교육의 내용인 교육과정을 어떻게 편성하느 냐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나라는 1945년 이후 보통교육의 교육과정이 거의 10년 주기로 개편되어 현재 제6차 교육과정 ( )이 시행 중에 있다. 그러나 2002년부터 전면 적으로 실시될 제7차 교육과정이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우리는 제7차 교육과정 에서 다음 세 가지 특징을 찾아 볼 수 있다. 하나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 지는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고등학교 2 3학년에서는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그 둘은 보통교육과정을 수준별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수준별 교육과정 을 도입함으로써 학생의 학습능력과 학습요구에 대응하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자기 주 도적 개별학습 기회를 갖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수준별 교육과정운영은 평준화로 인하여 학습능력과 학습요구가 서로 다른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현재의 교실상황을 타개하기 위 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그 셋은 학기당 이수과목을 현행의 12과목에서 10과목으로 줄인 것 이다. 이것은 매우 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학생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수과목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수학능력시험의 과목도 줄였 으면 한다. 2 특별활동의 풍요화: 중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교과활동과 특별활동으로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교과활동과 특별활동은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교육과정 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특별활동은 학생들의 심신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전인교 육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활동은 저조한 상태에 있고 소홀히 다루 어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 첫째로 학교교육이 입시위주로 되어 있고, 특별활동은 상급학교 진학에 거의 연관되어 있지 않다. 둘째로 교사와 학부모들의 인식부족이다. 그들이 학창시 절에 교과위주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셋째로 특별활동을 원활히 운영하기에는 학교와 학급의 크기가 너무 크다. 넷째로 시설 설비 등의 여건이 불충분한 위에, 특별활동을 지도 할 전문적 교사가 부족하다. 다섯째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있지 않으며, 특별활동 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도 빈약하다. 그러나 특별활동은 활성화되어야 하고 풍요롭게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육체와 정신이 건전하고 조화롭게 성장해야 하고, 학교생활이 즐

151 Ⅳ. 요 약 143 거워야 하며, 학창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3 교수법의 쇄신: 교육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무엇 은 교육과정이고 어떻게 는 교수법이다. 따라서 교수법은 교육과정과 함께 교육에서 양대 축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교수법은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고려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교수법은 학생을 중심으로 고려해야 한다. 학생을 수 업에 참여시키고, 학생의 머리를 쓰게하고, 수업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것으로 해야 한 다. 교사가 주체이고 학생이 객체였던 교실에서, 학생이 주체로 되고 교사가 객체로 되는 교실로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교수법은 제1단계의 읽기식과 제2단계의 구두식을 거쳐 지금 제3단계의 토론식으로 바뀌려 하고 있다. 하루 빨리 토론식 교수법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교육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만남이 중요하다. 그 만남은 물리적 만남에 그쳐서는 안 되고, 정신적 만남으로 되어야 한다. 정신적 만남으로 되기 위해서는 교수법이 토론식으로 되어야 한다. 토론식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쉼없이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창의성이 개발 될 수 있고, 학생이 학습의 주체로 될 수 있는 것이다. 4 교권의 회복: 교실이 붕괴되고 교권이 추락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 원인을 정확 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이는 그 원인을 교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 정년 단축, 사회적 위상의 하락 등에서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부차적 요인들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 주된 요인을 가르칠 수 없게 된 교실 상황 에서 구해야 할 것이다. 교육이 가능할 때 교실 이 살아나게 되고, 가르칠 수 있을 때 교권이 세워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교실은 가르칠 수 없는 상태 에 있다. 교실이 학업능력과 학업수준이 다른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 다. 그 원인은 평준화 정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하루 속히 평준화 정책 을 폐지해야 한다. 교육의 기회는 평등해야 하지만 교육은 능력에 따라 해야 한다. 물론 평 준화 정책을 폐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교실을 붕괴시키는 평준화 정책을 방임할 수도 없다. 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교평준화 지역의 확산을 막아야 하고, 현 존의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하교를 살려야 하며, 자립형사립고등학교를 세워나가야 한 다. 고등학교를 획일화하지 말고 다양화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사회이고, 그 다양성 속에서 경쟁력이 나오는 사회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5 학교교육과 학원교육: 오늘 우리 사회에서 학교와 학원이 대조적 현상을 드러내고 있 다. 학교는 평등주의를 강요당하여 쇠하고 있고, 학원은 자유주의를 구가하여 성하고 있다.

152 14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학교는 증서받기 위해 다니고 학원은 공부하기 위해 간다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교육이 무 너진 이유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그것은 평준화 정책 때문이요, 우리 사회의 평등주의 열 풍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이념으로서의 평등을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 와 평등은 우리 인류가 고안한 가장 위대한 이념이 아닌가. 그러나 자유와 평등은 적절히 적용되어야 한다. 지금 학교에서는 학급을 능력별로 편성하지도 못하고, 학생들에게 교육적 체벌도 못하며, 불량한 학생을 퇴교시키는 일도 쉽지 않고, 교사자격증이 없으면 교사로 채 용할 수도 없다. 이에 반하여 학원에서는 학급을 능력별로 편성하고, 교육적 체벌도 하고, 불량한 학생은 퇴관시키며, 실력만 있으면 강사로 취직될 수 있다. 이렇게 학교는 평등주의 에 눌려 쇠하고 학원은 자유주의에 의해 성하고 있다. 우리는 학교를 살려야 한다. 학교를 교육이 가능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로 평준화 정책을 극복해야 한다. 둘째로 제7차 교육과정에서 도입한 수준별교육과정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셋째로 현재의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살려나가야 하고, 자립형사립고등학교를 세워나가야 한 다. 넷째로 고등학교를 다수의 공립고등학교와 소수의 자립형사립고등학교로 이중구조화해 야 한다. (2) 대학입시와 보통교육 1 대학입시제도의 변천: 한국에서는 대학입시에 대한 열기가 다른 나라들에서는 그 유 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뜨겁다. 그래서 고등학교 교육도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과정처럼 되어 있고, 대학입시에 대하여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그 때마다 그 문제해결을 위해 대학입시제도를 고쳐나갔다. 1945년 이래 지난 55년 동안에 열두번 바뀌 었으니, 평균 5년에 한번 바뀐 셈이다. 여기서 대학입시제도가 바뀐 사유를 열거해 보기로 한다.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수험생의 입시부담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 줄임, 대학입 시의 과열방지, 대학에 학생선발권 부여, 대학교육의 적격자 선발, 대학의 부정입시 예방, 객관식 시험문제의 한계 보완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대학입시제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획일화에서 다양화로, 국가주도에서 대학자율로, 시험과목의 축소와 쉬운 출제로, 교과시험 위주에서 개성과 특기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대학입시제도는 자주 바꾸는 나쁜 관행에서 벗어나 상당기간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 야 할 것이다.

153 Ⅳ. 요 약 대학입시제도의 원칙들: ⅰ.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대학입시제도를 마련할 때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동안 우리의 고교교육은 대학입 시의 준비과정처럼 되어 있었다.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의 압력에 눌 려 고교교장이 교장으로서의 교육철학을 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육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장은 대학입시에 구애 받지 않고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온전히 펼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고등학생들 중에는 대 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고, 평생교육개념이 확산될수록 그러한 학생의 수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 해 교과과정이 충실히 수행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대학교육을 위해서도 긴요하고, 나라의 경쟁력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대학입시제도를 수립할 때는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ⅱ. 전인적 평가: 대학입시는 좁게는 고교졸업자를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고교 교과 전반에 걸쳐 평가해야 하고, 넓게는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인적으 로 평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는 인간의 지성적 능력을 평가하는데 치중 하였고, 고교교과는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지성적 능력 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정의적 능력도 있다. 따라서 인간을 평가할 때는 지성적 능력과 정의 적 능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한 마디로 전인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동 안의 대학입시가 전인적 평가를 도외시한 까닭은 전인적 평가가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하 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여기서 우리는 우선 객관성과 투명성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 다. 객관성과 투명성은 인간의 이상이지 현실이 아니며, 인간은 결코 객관적 존재도 투명한 존재도 아니기 때문이다. 객관적 존재도 아니고 투명한 존재도 아닌 인간을 객관성과 투명 성이라는 잣대로 측정하려는 일은 헛된 일이요, 인간을 바르게 평가하는 일이 못되는 것이 다. 우리는 객관성과 투명성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서 인간을 전인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간이 바르게 평가될 수 있고,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살아날 수 있게 되 는 것이다. ⅲ. 수험생의 부담 줄임: 대학입시는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입시지옥이니 사당오락이란 말이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3학 년 때도 교과활동과 특별화동이 본래대로 충실히 이행될 수 있어야 하고, 대학입시의 선발

154 14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기준이 고등학교 생활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에 놓아져야 한다. 따라서 대학입시에서 학 생생활기록부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생활기록부의 신뢰도를 위해서는 각 대학들이 고등학교에 대한 평가를 쌓아가야 할 것이고, 부풀린 생활기록부를 제시한 학교에 대해서는 상당기간 평가절하의 벌점을 주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우 리의 의식을 전환해야 할 일은 학생은 학업성적만이 아니고 전인적으로 평가할 때 바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ⅳ. 여러 개의 좋은 대학: 수험생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출구를 여 러 개로 해야 한다. 하나의 좋은 대학이 아니고 여러 개의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대 학입시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물론이요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10개 정도의 좋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대학입시의 정상화 뿐 아니고, 위기에 처한 한국의 교육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학교의 장회익 교수와 19인의 교수들이 제안한 대학간협력을 통한 국립대학교 학사과정 개방화 방안 의 내용을 간추려 보기로 한다. 그 방안에 따르면, 서울 대학교를 포함한 10여개의 국립대학들이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서울대학교는 학부학생을 모집하지 않고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된다. 학부교육은 협력대학들로부터 일정 수의 학생을 받아 교육한다. 이 방안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으로 협력대학들의 교육여건을 높이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필자가 보기에도 이렇게 되면 명문사립대학들을 포함하여 명문대학의 수가 늘어나게 될 것이고, 수험생은 좋은 대학으로의 출구가 늘어나 대학입시가 정상화될 것이 며, 대학들은 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고,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 여하게 될 것이다. ⅴ. 학벌사회의 근절: 대학입시가 비정상으로 과열된 것은 우리의 학벌사회적 풍토에 연 유한다. 학벌사회란 사람을 능력으로 평가하지 않고 학력으로 평가하는 사회를 말한다. 우 리나라 고교졸업생의 84%가 대학교(대학 포함)에 진학할 수 있을 만큼 대학정원이 많고 대학의 문이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것은 대학에 들어가 기 위한 경쟁에서가 아니고, 서울에 있는 대학, 그것도 S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 때문 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 사회가 학벌사회로 된 요인을 들춰보면, 하나는 교육에 꿀이 너무 많이 붙어있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S대학 출신에 대한 편중인사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 라에는 교육에 꿀이 너무 많이 붙어 있다. 교육받은 사람은 명예 지위 권력 돈 등을 모두 차지하게 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은 그러한 것들에서 멀어져 있다. 다음으로 S대학 출신

155 Ⅳ. 요 약 147 에 대한 편중인사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다. 국민들이 이러한 현 상을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대학이 많아지고 대학정원이 늘어나도, S대학을 향한 입시 열기는 식을 줄 모른 채 교육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사는 정치에서만 만사가 아니고 교육문제를 푸는 데서도 만사인 것이다. ⅵ. 대학의 자율: 대학의 학생선발은 당연히 대학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선발 권은 대학에 주어지지 않고 국가의 통제하에 있었다. 1950년대까지는 대학입시가 비교적 대학의 자율에 일임되어 있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 대학입시는 사실상 국가의 통제 에 들어갔다. 우리는 그 사유로 다음 셋을 들 수 있다. 하나는 국가가 대학인력의 개발을 조정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둘은 대학의 부정입시를 차단하여 대학인구의 질을 일 정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 셋은 정권의 정통성을 문제삼고 있는 학원(대학) 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88년 이후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풀리 면서 대학입시도 대학의 자율로 향하고 있다. 이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당연한 일이 요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대학입시가 대학의 자율에 맡겨지면 어떤 성과가 있 게 되는가. 하나는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의 설립목적이 학생선발에 반영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대학이 더욱 다양화될 수 있을 것이며, 그 둘은 대학들이 어떤 학과나 분야를 특성화 하는 일에 기여하게 될 것이고, 특성화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며, 그 셋은 대학입시의 자율화는 대학의 실질적 자율화로 이어져, 대학에 생기를 불어넣게 되고, 대학이 창의성을 발휘하게 되며, 대학이 학문의 전당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3) 대학교육정책 (1) 대학교육의 경쟁력: 교육수요자는 좋은 교육받기를 원하고, 교육공급자는 좋은 교육 하기 위해 고심한다. 따라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의 수월성을 추구하는 일은 중요한 교육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1990년 이후 세계화의 바람이 불면서 교육의 수월성이란 개 념 대신에 교육의 경쟁력이란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정보화에 의하여 세계가 하나의 시장 으로 되고, 그 속에서 무한경쟁을 하게 되면서 교육의 경쟁력 이 새로운 화두로 된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경쟁력은 지식에서 나와야 하고 그 지식은 교육에서 산출되기 때문이 다. 1995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교육개혁은 교육의 현안들을 해결하는데만 있는 것이 아니 고 궁극적으로는 좋은 교육을 위한 것이요, 교육의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156 14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러면 대학교육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가. ⅰ.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위해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할 일 은 양의 교육을 지양하고 질의 교육으로 나가는 일이다. 한국의 대학은 지난 50년 동안 입 으로는 교육의 질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양의 교육에 전념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된 데는 다음의 두 사유가 작용하였다. 하나는 대학교육에 대한 폭발적 수요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성장정책을 기저로 한 산업화는 기업들을 양산하였고, 그 기업들은 대학 졸업자를 필요로 하였다. 그리하여 대학들은 대학의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캠 퍼스를 조성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와중에서 대학들은 교육의 질에 관심을 모을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 둘은 대학의 재정이, 특히 사립대학의 경우, 학생의 등록금에 의존해 있 었기 때문이다. 학생의 수가 늘어나면 대학의 재정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대학의 재정규모 를 키우기 위해 학생정원을 늘이고, 그 늘어난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건물을 짓기 위해 학생을 늘이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양의 교육에서 탈피 해야 하며 그럴 때도 된 것이다. 대학들이 캠퍼스도 조성하였고 규모도 키울만큼 키웠기 때문이요, 대학에 대한 매력이 감소되고 있는 위에 2003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수가 대학의 모집정원 보다 10만명 줄어드는 일이 대학의 팽창을 막고 있으며, 세계화가 대학교 육의 경쟁력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어 대학은 이제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외화에 서 내실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ⅱ. 교수방법의 개선: 교육에서는 교수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못 지 않게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쟁력있는 대학교육을 위해서는 교수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교수방법은 그 동안 다음의 세 방식으로 변천되어 왔다. 첫 번째 방 식은 읽기식"(Reading)으로서 교수는 강의내용을 읽고 학생은 그것을 받아적고, 교수는 그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인데, 이것은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반적 방법이요, 강의실에 생 동감이 없게 되는 한계를 지닌다. 두 번째 방식은 구두식 (Talking)으로서 교수는 강의내 용을 자유스럽게 말해 나가고, 학생은 그 골자를 적어나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것도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방적 방법이란 점에서는 읽기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세 번 째 방식은 토론식 (Discussing)으로서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위해, 그리고 대학교육이 양 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되기 위해 시급히 채택해야 할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강 의방식은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방적 방식이 아니고, 교수에서 학생으로와 학생에서 교수

157 Ⅳ. 요 약 149 에로의 쌍방적 방식이요, 강의에서 학생이 객체로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이요, 학생이 듣기만 하는 수동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능동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며, 교수와 학생 사이에 학문적 교통과 인간적 교감이 가능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강의가 토론식으로 진행되려면 강의실의 학생수가 15 명 안팎으로 되어야 하고, 교수 대 학생 비율은 1:10 이하로 되어야 한다. 그러나 토론식 강의가 진행될 수 있을 때 대학교육은 본래의 교육, 학생의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 경쟁력 있는 교육을 하게 되는 것이다. ⅲ. 대학체제의 이원화: 우리나라의 대학체제는 이원화되어 있다.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으 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구분은 형식적 구분에 불과할 뿐 실질적 구분에 이르지 않고 있다. 국립대학에서는 국립대학으로서의 특색을, 사립대학에서는 사립 대학으로서의 특색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이 각기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 국립대학은 보편교육을 위해 그 문을 넓히고, 가난한 학생이나 장애학생에게 혜택을 준다든지, 어떤 학문분야를 특성화하는 등 국립대학 으로서의 특색을 살려나가야 한다. 국고를 사용하는데 대한 목적이 분명해야 할 것이다. 동 일한 맥락에서 사립대학도 그 특색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사립대학들이 개별성과 다양성 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국립대학은 국고로 운영되는 대학이기 때문 에 다수에게 문이 열린 국민의 대학이 되어야 할 것이고, 사립대학은 그 설립목적에 따라 운영되는 소수에게 문이 열린 엘리트의 대학으로 되는 것이 자연스런 방향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국립대학은 평등주의에 입각한 다수를 위한 공교육기관으로 되고, 사립대학은 자유 주의에 바탕한 소수를 위한 사교육기관으로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다. ⅳ. 대학의 특성화: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정책 중의 하나가 대학의 특성화이다. 대학들이 그 대학의 여건을 고려하여 특정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특성화하게 되면 그 분야 에서 경쟁력이 생길 것이요, 그 경쟁력들이 모여 국가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분산에서 투자의 집중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0 년 동안 우리의 대학들은 그렇게 할 여건도 되지 않았고, 그럴 필요를 느끼지도 않았다. 모 든 분야들이 생긴지 일천하여 특정분야에 집중투자할 여건이 되지 못하였고, 졸업생들이 어려움 없이 취직되었기 때문에 특성화가 절박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가 능한 모든 학과들을 설치하여 학생의 수에 비례하여 투자하는 백화점식 운영을 하였다.

158 15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그러나 이제 우리의 대학들도 특성화할 여건이 되었고,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특성 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학의 특성화는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에 형성된 관행을 극복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대학의 특성화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성화에 따른 집중투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 해서도 그러하고, 특성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재원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2) 대학의 개방화와 학사제도의 개편 1 닫힌 대학에서 열린 대학으로: 한국의 대학은 유연성도 유동성도 없이 닫혀 있었다. 한번 어떤 대학에 입학하면 학생은 학과를 바꿀 수도, 대학을 옮길 수도 없었다. 대학의 유 연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 모집단위광역화이다. 모집단위광역화에서는 학생들에게 전공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 그러나 학생들이 몇몇 직업적 인기학과로 쏠려, 인문 사회 자 연의 기초학과들에 동공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대책은 세워야 한다. 그러 나 모집단위광역화는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대학의 인구분포를 산업사회적 학과에서 정보사회적 학과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수 사회도 부동의 사회로 경직되어 있었다. 한번 어떤 대학의 교수이면 영원한 그 대 학의 교수였다. 대학은 닫혀 있었고 흐르지 않는 웅덩이처럼 고여 있었으며, 교수들은 그 속에서 경쟁없이 안주해 있었다. 그러한 안주에서 경쟁력이 나올 수 있겠는가. 이제 교수 사회도 시장화해야 하고, 시장경제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능력있는 교수는 더 많은 보수 를 요구할 수 있고,다른 대학으로 옮길 수 있으며, 그러한 교수가 유능한 교수로 간주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 대학의 개방화와 관련시켜, 대학의 총장선출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총장선출방식(직접선거이든 간접선거이든)으로는 안 된다. 대학의 갈등과 분열의 원인으로 되고 있으며, 교수사회를 정치화 파벌화 황폐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 늘 한국의 대학에서는 그 대학출신의, 그 대학교수, 그 대학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이 총장 이 되기 위한 3대 요건이다. 이 폐습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이것은 대학의 경쟁력 에도 대학의 개방성에도 어긋난다. 우리는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 총장을 어떻게 초빙하는 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그 대학 교수들이 그 대학의 총장으로 되는 일은 거의 없

159 Ⅳ. 요 약 151 고, 부총장이 총장으로 되는 일도 없다. 총장이 되려면 다른 대학의 총장공모에 응모해야 한다. 마치 교회에서 부목사가 그 교회의 담임목사로 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과 같다. 그 대학의 교수들이 총장후보로 나서지 않기 때문에 대학이 선거판으로 되지 않고, 대학의 안정이 깨어지지도 않는다. 총장의 선출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간접선거로 하는 것 이 바람직하지만, 총장의 연임여부는 이사회가 결정함이 마땅하다. 2 교수업적평가기준의 강화와 교수계약제: 교수는 교육과 연구를 본분으로 한다. 깊은 연구를 통해 좋은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들의 연구에서 나오기 때문에 교수들로 하여금 연구하도록 해야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이 를 위해 교수업적평가기준 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우리의 대학들에 교수업적평가기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기준은 미약하였고, 그것도 진급대상자에게만 해당되고, 일 단 교수로 진급되고 나면 사실상 업적평가대상에서 벗어나는 형국이었다. 다행한 일은 지 금 많은 대학들이 교수업적평가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그것을 실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는 것이다. 논문을 교내논문 교외논문 국외논문으로 구분하여 평점을 달리하고 있으며, 이 공계에서는 SCI게재 논문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을 진급대상교수에게 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고 종신계약교수에게도 적용하여, 이들이 일정한 연한에 일정한 평 점을 거두지 못하면 그것을 채울때까지 호봉을 정지시키고 있다. 나아가서 교수업적평가제가 실질적인 것으로 되기 위해서는 교수계약제와 연결되어야 하 고 교수연봉제와도 연계되어야 한다. 연구업적이 많은 교수는 진급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급여에서도 혜택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제도에서는 연구능력이 있는 교수와 없는 교수 사이에 진급의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급여에서는 차이가 없다. 조교수로 채용될 때 동일한 호봉이면 정년퇴직 때까지 같은 호봉으로 동일한 액수의 급여를 받게 된다. 업적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일이요, 업적과 급여가 연계될 때 연구가 더욱 진작될 수 있다는 것이 교수연봉제 도입의 취지인 것이다. 교수연봉제를 국립대학은 2002년부터 시행하도록 법제 화되어 있고, 몇몇 사립대학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제도는 조만간 모든 대 학에서 시행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제도에 몇 가지 저해요인이 가로 놓여있다. 하나는 연공서열에 의한 급여라는 오랜 급여방식을 바꾸는데 따른 심리적 저항이다. 이 제도를 시 행하게 되면 급여의 서열이 바뀌게 되고, 각지의 능력이 드러나게 되며, 젊은 교수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열악한 급여체계에서 상대적 급여인상은 상대적 박탈감을

160 15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유발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교수업적평가가 실질적으로 실시될 수 있어야 한다. 업적평 가가 급여에 차등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엄격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교수의 연구진작과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교수업적평가기준은 강화되어야 하고, 그 것은 교수계약제와 교수연봉제로 연결되어야 한다. 3 교수채용의 원칙들: 대학에서는 교수가 중요하다. 대학은 교수이다 라는 말이 이를 반영한다. 따라서 대학에서 교수의 채용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마디로 교수는 지 연과 학연은 물론이요 국경과 민족을 벗어나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교수는 당연히 공개채용으로 초빙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인을 내정한 공개채용은 안 된다. 이것은 공개채용이란 이름의 기만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교수채용에서는 특정인에게 특 전이 돌아가서도 안 된다. 그 대학출신이라는 특전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그 대학출신은 그 대학교수로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동종번식(Inbreeding)은 그 대학을 경쟁력 없는 것으로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대학은 학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교수들 사이에 학문적 토론이 가능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과의 교수들이 동문선후배로 구성되어서는 안 된다. 학과가 동문클럽으로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클럽은 친교의 자리 이지 토론의 자리일 수 없는 것이다. 교수채용과 연관해서, 우리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다음 두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박사와 국내박사를 일정비율 교수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이 괄목해 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진출은 아직은 하위직종에 열려 있을 뿐 고위직종에는 닫혀있는 셈이다. 특히 여성교수의 경우에는 그 문이 매우 좁은 것 이 사실이다. 최근(2001년 8월) 서울대학교 여성교수회에서는 서울대의 여성교수 비율이 6.9%에 불과함을 지적하면서 여성교수 채용할당제를 촉구하고 있다. 고급여성인력을 사장 시키는 일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여성교수의 비율이 일정비율에 이를 때까지 여성교수 채용비율을 제도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국내박사도 일정비율 교수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동공화되고 있는 대 학원을 살리기 위해서도, 교육에서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국의 대학원은 전성기를 이루었다. 석사과정은 물론이요 박사과정도 학생들로 가득했다. 1980년대까지는 박사학위만 있으면 대학교수로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많은 학생들이 박사과정으로 진급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학원에

161 Ⅳ. 요 약 153 대한 밝은 전망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1981년에 단행된 자율화와 개방화 정책에 의하여 외국의 대학으로 갔던 많은 학생들이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돌아옴 으로써 박사학위 홍수시대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외국박사가 밀려드는 판국에서 국내박사 가 소화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국내박사학위로는 교수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 되었고, 학생들은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는 대신에 외국 대학원으로 방향을 선회함으로써 국내 대학원은 학생들의 기근사태를 이루게 된 것이다. 나아가서 우리는 교육에서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 교육에서의 독립없이는 진정한 의미에 서 나라의 독립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교육에서의 독립을 위해서도 대학원을 살려야 한 다. 최고학위를 외국대학에 의존하고서는 교육적으로 독립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우 리는 대학원을 살려야 한다. 대학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내박사가 교수로 될 수 있는 길 이 열려야 한다. 따라서 교수를 채용할 때 일정비율 국내박사를 채용하게 하는 방안을 고 려해야 할 것이다. 교수의 채용과 관련하여 총장의 인사권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총장은 대학발전에 대 해서 총체적 책임을 진다. 그런데 대학발전에서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할 사람이 바로 교수 들이다. 따라서 교수채용에 총장이 관여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대학에서 교수채용인사권은 양극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총장이 중심이 된 본 부인사위원회(총장, 부총장, 대학원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해당 대학장으로 구성)에서, 다른 하나는 학과인사위원회 (학과교수들로 구성)가 교수채용을 주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양극적 교수채용 방식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이 두 방식의 장점을 살려 절 충적 방식을 취하는 것이 합당하다. 다시 말하면 학과인사위원회에서 선발된 3명을 무순으 로 올리면, 본부인사위원회에서 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교수채용 인사권이 학과와 본부로 분점되어 서로 견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전공선택의 자유와 모집단위광역화: 대학생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로 1995년 5월에 단행한 교육개혁의 철학 중의 하나인 공급자 중심의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 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은 학생의 입장에서보다는 교수를 중심으로 행하여졌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 둘째로 대학을 경직된 사회가 아니고 유연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대학풍토에서는 한번 어떤 대학에 들어가면 대학을 바꿀 수 없었고, 한번 어떤 학과를 선

162 15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택하고 나면 다른 학과로 옮길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학과를 바꿀 수도 대학을 옮길 수도 있을 만큼 대학이 유연해져야 한다. 셋째로 대학이 성장의 시대( )를 지나 조정의 시대(1985- )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성장의 시대에는 대학졸업생은 그 전공에 관계없이 모두 취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정의 시대에 들어선 오늘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전공한 대학졸업생만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는 대학생으로 하여금 자 기 전공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대학생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주기 위해서는 학과별 모집 대신에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모집단위광역화는 그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각 대학마다 다양한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 본래 모집단위광역화는 신입생 전체를 하나의 단 위로 선발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 자유롭게 자기가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다. 그러나 그렇게 할 경유 학생들이 소위 사회적으로 인기있는 일부 학과로 쏠려, 인문 사 회 자연의 기초학과가 동공상태로 되는 문제에 부딪혀 모집단위광역화가 그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집단위광역화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과들과 전문학과들이 분리되지 않고 학부과정에 병존해 있기 때문이요, 학생들이 취업이 용이한 전문학과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모집단위광역화의 취지를 살리면서 동시에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살리기 위 해서는 학부(College)와 전문대학원(School)을 분리하고서, 학부에서 인문 사회 자연의 기초학문을 이수한 후 전문대학원에서 전문학문을 전공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5 학부와 전문대학원의 분리: 우리가 미국의 대학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하나의 특징은 학부(College)와 전문대학원(School)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학부에서는 기초학문을 교육하고, 전문대학원에서는 전문학문(또는 응용학문)을 교육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대 학원에는 학부에서 기초학문을 이수한 학생이 입학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기초학문 과 전문학문이 학부와 대학원에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기초학문은 학부에 넓은 영역을 지 니고 있으며, 전문학문은 학부에는 그 영역이 없고 전문대학원에 넓은 영역을 지니고 있다. 한 마디로 미국의 대학에서는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이 학부에 병치되지 않고, 각각 학부와 전문대학원에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관계에 있지 않고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것 이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의 대학에서는 학부과정에 기초학문의 College들과 전문학문의

163 Ⅳ. 요 약 155 College들이 병치된 채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 우리의 대학에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이 병 치된 채 서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전공을 선택할 때 학생들이 전문학문으로 기울기 때문에, 기초학문은 학생이 없어 그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여기서 우리의 대학생들 이 기초학문의 토대 위에 전문학문을 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도 록 하기 위해, 기초학문과 전문학문이 보완적 관계에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기초학문을 살리기 위해서도 학부와 전문대학원은 분리돼야 하는 것이다. (3) 정보화와 대학의 변화 1 정보통신혁명과 사이버공간: 우리는 21세기를 정보사회라고 한다. 산업사회가 산업혁 명에 의하여 이룩된 사회라면 정보사회는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이룩된 사회라고 할 수 있 다. 그러면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어떤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가. 한 마디로 시간과 공간의 제한성이 극복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정보통신혁명은 시간과 공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 다. 인간은 오랫동안 시간과 공간의 제한 속에 있었고, 그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인류의 문명사를 시간 줄이기와 공간 넓히기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편 지금까지는 시간은 거리에 비례하였다. 거리가 멀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거리가 가까우면 시간이 적게 걸렸다. 그러나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시간과 거리의 비례관계는 사라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을 보내면 그것은 거리에 관계없이 동시 적 으로 전달된다. 그리고 동시성은 시간의 제한성을 극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공간의 제한성은 어떻게 극복되었는가. 인간은 오랫동안 무한한 공간을 갖기를 열망하였다. 그리하여 인간은 땅 넓히기 경쟁을 하였고, 인류의 전쟁사는 땅 넓히기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무한한 공간에 대한 인간의 꿈이 실현되기에 이른 것이다. 인터넷 상의 사 이버공간은 무한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보통신혁명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사회에서는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 가 생길 것인가. 우선 정보통신혁명은 인간이 세워놓은 담을 허물고, 인간의 구획된 삶을 불가능하게 하며,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사람들 사이에 세계적 경쟁을 유발한다. 다음으로 물리적 공간에 의존했던 인간의 삶이 사이버공간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 지 인간의 삶은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간의 삶이 사이버공간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화 텔레비전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에 의하여 우

164 15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리의 삶이 사이버공간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정보통신혁명에 의한 이러 한 사회적 변화가 대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책없는 도서관, 학생없는 강의실, 캠퍼스 없는 대학의 출현이 눈앞의 일로 다가서 있다. 한 마디로 물리적 공간의 위축과 사 이버공간의 확대는 대학교육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2 대학의 변화와 사이버대학: 우리는 대학의 발전단계를 크게 다음 셋으로 갈라볼 수 있다. 엘리트(elite)대학교육 단계와 다수(mass)대학교육 단계, 그리고 보편(universal) 대학교육 단계가 그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미 보편대학교육 단계에 들어서 있다. 1973년에 이미 카네기 고등교육위원회는 보편대학교육이 다음의 두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편 출석(universal attendance)대학과 보편접속(universal access)대학이 그것인데, 보편출석대학교육은 대학진학 적령자의 50%이상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고, 보편접속대학교육은 대학교육을 원하는 사람 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평생을 통해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카네 기 고등교육위원회는 보편출석대학교육보다는 보편접속대학교육을 선호하면서 앞으로 그렇 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1977년에 트로는 보편접속대학교육에 관하여 라는 글에서, 정보기 술의 급속한 발전은 대학교육에 보편적 접속 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일 정한 연령의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교육을 받던 그러한 대학교육 개념에서, 사회의 모든 사 람들이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그들의 가정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 는 그러한 대학교육 개념으로 바뀌게 된다. 대학교육이 어떤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한성에 서 풀려나 평생교육으로 넓혀지게 된다. 이러한 발전은 현존의 대학교육체계에 변화를 가 져오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정보사회에서는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한없 이 대학교육에 참여하는 보편접속대학교육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3 사이버대학의 출현과 대학의 충격: 정보통신의 발전에 힘입어 대학의 정보화도 빠른 속도로 진전되어 왔다. 1977년 경에 Batch방식으로 시작된 대학의 정보화는 1989년 경 에 캠퍼스 단위로 On Line System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1998년을 전후하여 P.C.가 인터넷으로 전환되면서 대학의 정보화는 급진전하여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 강신청을 하고, 대학의 정보들을 열람하고, 사이버강의가 시행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드 디어 2001년 3월에 9개의 사이버대학이 문을 열었고, 2002년 3월에 다시 7개의 사이버대 학이 문을 열게 된다.

165 Ⅳ. 요 약 157 우리는 이 사이버대학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 것인가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 이버대학은 물리적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학이요, 거리에 관계없이 공간을 초월하여 수강할 수 있는 대학이며, 한 사람의 교수가 수만명을 대상으로 강의할 수 있는 대학이고, 학생정원에 구애받을 이유가 없는 대학이기 때문에, 한국에 하나의 사이버대학만 존립할 수 있을 것이고, 같은 논리에 의하여, 이론적으로는 전세계에 하나의 대학만 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여기서 사이버대학의 장점은 무엇이며, 그 한계는 어떤 것인지를 점 검해 보기로 한다. 우선 사이버대학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강의받을 수 있는 대학이다. 따라서 4년이란 세월을 대학에서 보낼 필요없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나아가 직 장생활을 하면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사이버대학은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자기 수준에 맞는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대학이요, 현재의 양적 교육을 하고 있는 대학보 다는 오히려 교수와의 질의응답이 용이한 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사이버대학의 한계는 무엇인가. 사이버대학에서는 대학문화 를 경험할 수 없다. 첫째로 20세 초반의 젊은이들이 사랑하고 고민하며 함께 젊음을 발산하는 대학생활을 경험 할 수 없게 되고, 둘째로 4년간 대학캠퍼스에서 사색하고 책을 읽으면서 학문에만 전념하 는 그러한 인격과 학문을 성숙시키는 시간을 지니지 못하게 되고, 셋째로 교수와의 학문적 대화도 없고, 인간적 교감도 없고, 인격적 영향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호흡 이 통하고 피가 통하며 정이 통하는 물리적 만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이버대학의 한계인 대학문화를 살리면서 사이버대학의 장점을 흡수해야 한다. 교수와의 대화 교감 질의응답이 가능하게 해야 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하여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큰 대학이 아니고 작은 대학으로 되어야 한 다. 한 마디로 학문적 대화와 인격적 교감이 가능한 교육의 원형 을 지향하는 대학으로 되 어야 하는 것이다. (4) 대학교육재정의 확보와 배분 1 열악한 대학교육재정: 대학교육의 수준을 높이려면 그것에 상응한 교육재정이 있어야 한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교육정책들은 한갓 공염불이요 사상누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의 대학재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교육재정으로

166 15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는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없고, 선진국의 대학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높여온 지도 오래되었다. 그래서 문민정부에서는 GNP대비 5%를 교육재정으로 하겠다고 다짐했고, 국민 의 정부에서는 교육재정을 GNP대비 6%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교육재정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대학교육재정을 이대로 두고서는 좋은 대학 교육을 기대할 수 없으며, 대학의 경쟁력, 나아가서는 국가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으며, 좋은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의 외국유출이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교육재정이 어려운 것은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이 모두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대학교 육재정을 늘여야 함은 지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립대학은 사립대학에 비해서 는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대학의 재원은 국고에 의존해 있고, 국가의 부가 증대되 면 국립대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70%를 담당 하고 있는 사립대학의 재정은 더욱 열악하며 그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2000년 현재 사립 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은 사립대학 운영수입금의 3.5%에 불과하다. 이것을 10%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지도 10여년이 되었지만 그 증액의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그리 고 사립대학에 대한 법인전입금은 2000년 현재 4.8%에 불과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사 립대학의 교육재정은 거의 전적으로 학생등록금에 의존되어 있다. 그리고 사립대학의 등록 금은 물가상승율을 감안하여거의 매년 인상되어 왔다. 그러나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2001년 현재 연간 500만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도 이제는 그 한계에 이르고 있다. 1988년 대학등록금이 자율화되면서 대학은 봄마다 학생들의 등록금 동결투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닌 등록금 때문에 대학의 총장실이 학생들에 의하여 점거되는 나 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일 것이다. 이제는 그 투쟁의 역사도 13년에 접어들었으니 등록 금동결투쟁도 대학문화에서 사라져야 할 낡은 풍속도가 아닌가 한다. 여기서 우리는 사립대학의 재정이 학생등록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되었기 때문에 대학 교육이 입은 엄청난 피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재정을 늘이기 위해 학생을 증원 하고, 증원된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건물을 짓기 위해 학생을 증원하고 이 것을 반복하는 동안에 대학은 양적으로 팽창되고, 그 팽창의 와중에서 교육의 질은 이차적 인 것으로 밀리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이 팽창의 길로만 가지 않고 교육의 질을 고려하게 하는 제동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재정적으로 능력있는 대학은 그것에 상응하게 확장할 수 있게 하되, 재정적 능력이 없는 대학은 팽창할 수 없도록 제동했어야 했다. 그러면 그

167 Ⅳ. 요 약 159 제동장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립대학들로 하여금 학생등록금 총액의, 예를 들어 2%라도 법인에서 전입금으로 부담하게 하는 것이다. 이 장치를 설치했더라면 사립대학들이 지금처 럼 겁없이 마구 늘이지 않고, 그 부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는 대학은 그 것에 상응하게 확장하고, 그 부담능력이 없는 대학은 그것에 상응한 규모의 대학으로 머물 러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 장치는 앞으로도 유효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학문의 수월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을 증원하여 대학을 양적으로 팽창하려는 대학은 더 이상 생겨나서 는 안 되겠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학교육의 2/3를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을 현재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대 학들이 앞으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대학의 특 성화를 위해서도, 질적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한 마디로 대학의 경쟁력을 위해 더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우리는 그 타개책의 하나로, 다시 한번 소위 기여입학을 거론해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 대학의 자율화와 기여입학: 사립대학의 재정은 열악하고 재원확보방안도 매우 궁색하 다. 국고지원은 사립대학 운영수입금의 3.5%에 머물러 있고, 그 증액전망도 밝지 않다. 등 록금인상도 그 한계에 도달해 있으며, 법인전입금도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에게는 그림의 떡 에 불과하다. 독지가로부터의 기부금도, 기업체와의 연구연계에 의한 발전기금도, 경제적으 로 성공한 동문들이 많은 대학이나 이름난 큰 대학에서나 가능한 일일 뿐 소규모대학에서 는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기여입학도 이름난 대학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년에 기여입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논의되었을 때도 지방대학과 소규모대학 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제는 남의 다리 걸기는 그만 두어야 한다. 함께 죽자고 해서는 안 된다. 뛸 대학은 뛰게 하고 날 대학은 날게 해야 한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세계적인 대학이 몇 개라도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대로 함께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재정적으로 도와 줄 힘이 없으면 잘 해 보라고 풀어주어야 한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도 돈을 받고 입학을 허용하는 거래적 기여입학제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예컨대 미국의 경우 기여적, 공헌적 입학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미국의 대학에 서는 대학입시가 완전히 대학의 자율에 일임되어 있고, 대학입시에는 여러 기준들이 있는 데, 그 기준들 중에 대학에 대한 기여, 사회와 국가에 대한 공헌이 있을 수 있고, 그 점수 들을 합쳐 합격선에 이르면 입학이 허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우리도 이러한 형태

168 16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의 기여입학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서는 우선 대학운영의 자율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대학의 자율화가 정착될 때 대학들은 대 학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공헌을 입학의 기준 중의 하나로 삼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며, 독지가와 기업과 사회도 대학으로 그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대학여건이 개선되면 우리 사회도 그 방안을 이해 수용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기여입학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 이입되기 위해서는 우 선 정부가 대학을 자율화하고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대학들은 기여의 개념을 합리적으로 고안하여 적절히 적용해야 할 것이며, 기여의 개념이 부유한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가난한 학생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3 대학교육재정의 확대방안: 교육재정이 꾸준히 증액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 으로도 교육재정은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이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 서는 그것에 상응한 교육재정의 확보는 필수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재정의 확보와 함께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교육재정의 분배이다. 현재의 교육재정배분은 보통 교육에 기울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대학교육에 소홀해져 있다. 대학교육 학생수가 전체학생 수의 22%를 점유하고 있는데, 대학교육재정은 국가교육재정의 9.1%에 불과하다. 교육재 정분배에서 대학교육재정의 몫을 늘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면 대학교육재정을 확대할 방안은 무엇인가. 대학교육재정의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 부담의 주체를 늘여야 한다. 현재의 중앙정부와 학생 학부모에서 지방정부 학교법인 기업 체 독지가 등으로 늘여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다른 무엇보다도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고려 하여 국가의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사립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은 사립대학 운영수입금의 10%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등록금의 인상이 그 한계에 이른 것 은 사실이지만, 물가상승과 교육의 질적 개선을 감안하여 매년 일정율의 인상은 불가피한 일로 보인다. 나아가서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재단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법령을 마련하 고 금융을 알선하는 등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이윤을 사립대학도 받을 수 있도록 세법을 개정하여 100%의 세금감면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기여입 학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을 열어주는 일에 부정적 반 응이 아니고 긍정적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일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169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61 부 록: 학자들의 소고 이 연구에 참고하기 위해서, 연구의 주제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의 방 향 이라는 제목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 대학교수 여섯 분에게 중요하게 떠오 르는 생각을 산문식으로 소고( 小 考 )를 써 줄 것을 의뢰했다. 그 분들의 소고를 참고로 여 기 부록에 싣는다.

170 16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한 고등 교육 이 태 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0. 생명 자체가 출현한 사건을 제외하면 생명 진화의 역사에서 지능을 활용하는 호모사 피엔스가 등장한 것만큼 획기적인 사건도 드물 것이다. 지능을 활용해서 얻은 지식은 일찍 부터 다른 종에게서 볼 수 있는 자연 적응의 기제와는 판연히 다른 특성을 보이기 시작했 다. 탁월한 효율성도 충분히 인상적인 것이었지만 그것이 축적적 전승, 전수를 통해 발전한 다는 점이 특히 두드러져 보였다. 사자의 힘은 세대를 거치면서 특별히 증강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인간 이외의 다른 종이 지닌 자연 적응의 기제도 전혀 발전을 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발전 속도는 생물체의 진화 속도에 맞춘 매우 더딘 것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지식은 생물학적 수준의 시간 스케일은 벗어난 차원이 다른 속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확대 되어 갔다. 특히 역사의 어느 단계에서 지식이 기술과 학문의 형태로 조직화된 뒤 그 발전 속도는 보유 당사자인 인간의 입장에서 보아도 경이롭게 여겨질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 지식이 단순한 생존 도구의 용도로 쓰이는 단계는 벌써 오래 전에 지났다. 지식은 어느 사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놓을 정도의 여력을 축적하면서 자연으 로부터 부과된 생존이라는 목적보다 더 큰 가치를 탐색하고 창안해내서 그것의 실현을 담 보할 수 있는 역량까지 지닌 것이 되었다. 이와 같은 지식의 발달의 귀결이 바로 곧 도래 하게 될 지식기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지식기반 사회는 지식이 아직도 남아있는 자연적 인 요소마저 확실히 능가하는 무게를 지니게 되는 사회다. 무엇보다도 경제활동에 있어서 지식이 근로자의 육체 노동이나 물질적 형태의 자본 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 로 인정되면 그것이 바로 지식기반 사회로 진입하는 확실한 징표라고 볼 수 있다.

171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63 그런데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면서 사람들은 점차 지금까지 축적해온 지식의 한 부분으 로 과도하게 편향된 발전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인간의 실현해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을 핵심적인 과제로 삼는 인문 지식 분야는 상대적으로 경시하고 경제 활동의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계속 확대하는 일에만 열중하는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로의 진입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볼 수 있지만 꼭 그런 식의 프로그램만을 마련해야 하 는 것은 불가피한 일도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1. 지식기반 사회에 관한 논의에서 교육의 역할에 관한 주제는 주요 주제 중의 하나다. 지식의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지식의 축적적 전승, 전수가 다름 아닌 교육이 담당한 일이 었기 때문에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식기반 사회가 도래하게끔 해준 것이 교육이었듯이, 또한 지식기반 사회의 큰 틀에 실질적인 내용을 채워 넣는 것도 결국은 교육을 통해서 이 루어질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니까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곳이 곧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정이 잘 알려져 있는 때문인지 지식기반 사회의 교육에 대해서는 이미 이런 저런 주문이 번다하다. 좀 추상적인 수준의 주문이지만 대체로 새로운 사회에 대비한 교육은 개 성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다른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것으로 존중해야 할 것이란 요지의 이 야기가 그 중 제일 많은 것 같다. 사실 그 자체로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다. 지식 기반 사회 이전의 구시대의 교육자들이라고 해서 사람의 개성을 무시하는 획일적인 교육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럽게 같은 주문이 자꾸 강조되는 까닭은 아주 쉽게 말하면 개 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지금부터는 제법 장사가 될 공산이 있는 일로 전망되기 때 문일 것이다. 소위 굴뚝 산업 시대의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그런 교육의 철학적인 의미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꼭 실질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식기반 사회에 특유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서는 이야 기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2. 지식기반 사회의 새로운 국면에 대한 논의는 거의 언제나 경제 쪽에 눈길을 떼지 않 고 진행된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점은 교육이 논의의 주제가 되더라도 다를 것이 없다. 특

172 16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히 고등교육 쪽으로 이야기가 가면 다른 관점이 채택되는 경우는 전무하다시피 된다. 지식 활동과 경제의 연대가 전에 없이 공고해지고 동시에 그 연대 범위도 넓어진다는 점이 지식 기반 사회의 주요한 특징이니까 이것은 일단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요즈음 새 시대에 대비한 대학의 변모를 논의하는 장에서도 역시 다양성이 지배적인 화 두가 되어 있다. 그리고 논의의 성과는 실제로 대학 내에 다양한 교육과정이 설치되는 방 향으로 구체화된다.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다양한 전문 직종이 많이 생겨나서 각종 고급 서 비스에 대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의 변화된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되어야 한다 합의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동시에 경 제활동의 다양화가 곧 대학의 다양화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대학에 터를 잡고 있는 학문 분 야와 경제가 연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내용이 다양해지는 것은 과거에도 계속 있어왔던 추세다. 그 러나 과거의 다양화가 주로 지식 발달로 인한 학문의 세분화와 다기화를 반영하는 것이었 다면 지식기반 사회로 향하는 요즈음의 경우에는 학문 외적인 사회적 경제적 요구가 다양 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식 발달이 지식기반 사회를 도래하게 하면서 지식 발달의 첨단 지대인 대학 자신이 지식기반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변화를 하게 되는 되 먹임 과정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점은 최근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부문에서 이루어진 변화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어렵지 않 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우리 나라가 실제로 지식기반 사회로 진입하는 것은 선진국 보다 늦을 수밖에 없겠지만, 대학의 다양화 추세만큼은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느낌이 들만큼 우리 대학의 변화는 현란하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순발력과 대학의 역사가 일천한 까닭 에 확립된 전통의 구속력이 약하다는 사정이 합쳐졌기 때문에 그와 같은 변화가 쉽게 이루 질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 이렇게 빨리 또 쉽게 대중 음악, 만화, 바둑까지 대학에서 교육과 정으로 설치된 예는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요즈음 시쳇말로 시장에서 뜨 는 분야로 꼽히는 영상 예술과 관련된 학과의 설치 수는 세계적이라는 통계도 있다. 3. 이런 모든 변화에 대해 그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식의 항의를 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모두에 언급한 대로 지식발달의 긴 역사에 의해 거의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될 현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필연성은 지나온 과정에 대한 사후적 성찰을 통해

173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65 확인된 것이고 매우 거시적인 수준에서 성립하는 것이다. 그간의 과정이 아닌 앞으로 다가 올 지식기반 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인 수준에서 꾸미는 일은 그 모두가 필연의 영역에 속해 있지는 않다. 지식기반 사회에도 그 큰 틀 안에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내용이 결정될 수 있는 영역이 있으며 실제로 거기에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 넣는가에 따라 미래 사회는 여러 다른 얼굴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선택 근거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성찰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지식 활동과 경제의 연대는 당연한 것이므로 사회의 요구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 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교육부문 특히 고등교육 부문의 변화가 그와 같은 선택 기준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주문도 받아들여야 마땅한 것이다. 그래서 대학 이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전문 직업인을 교육하기에 적합한 체제로 바꿀 것은 바꾸고 나 아가 스스로 전문 직업인 집단이 모여 구성한 기구처럼 되어도 그것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거기에 한 가지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사항이 있다. 즉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전문지식은 도구적 가치만을 지닌 것이어서 그것들이 서로 조율되고 전체를 위해 통제될 수 없다면 지식기반 사회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대학에서의 변화는 바로 이 점을 고려한 변화라야 한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활약하는 전문직업인 집단은 사회가 요구하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 는 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자신이 또한 요구할 것이 많은 이익 집단이기도 하다. 그들의 이익이 보장되는 정도는 당연히 사회가 그들이 지닌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정도 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한다. 그래서 전문직업 집단들 사이에 사회적 인정 투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법률이나 의료와 같이 전통적인 전문 직업 분야 외에 새로 등장하는 전문 분야가 많아지면서 그와 같은 현상은 벌써 예감되고 있다. 원래 전문직업 집단은 어느 정도 폐쇄적인 성향을 갖게 마련이지만, 여러 집단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그 성향이 일층 강화되면서 전체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현저히 흐려질 수 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사회의 상층부를 거의 다 차지할 전문직업인 집단이 그런 성격의 집단이 된다면 그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나의 전문 분야란 전체 사회가 목적하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분업의 원리에 의해 확정된 경계를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어느 특정 전문 분야에서의 지식활동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체 목적적인 것이 아니라 그 분야를 넘어서는 가치의 실현을 위한 도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174 16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것이다. 전문직업인이 이점을 망각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4. 지난 세기에는 정치적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목적에 대한 성찰이 없는 기술관료 가 지배하는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한동안 활발했었다. 같은 맥락에서 서구 문명의 강점으로 알려진 과학 기술이 추구해왔던 것이 도구적 합리성 이상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 도 나왔다. 그리고 그런 비판은 도구적 합리성을 넘어서는 합리성을 탐구하는 논의로 이어 지기도 했다. 그 당시 논의의 장에서 제기된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지식기반 사 회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 유효성을 더 절실해지고 있다. 대학은 전문 직업인들이 자신의 분야에 국한된 도구적 합리성을 넘어선 합리성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있게끔 해주는 교육을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대학교육에서도 창의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 자체로도 그렇고 새로운 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틀림없이 그러하다. 그러나 사회 전체가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 합리적인 성찰을 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과 조율할 수 있게끔 교육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일이 바쁜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은 대학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면서 대학에서 전통적인 인문교양 교육을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방향으로 변화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전통적인 인문 교양 교육을 모두에게 부과하기보다는 피교육자의 개성에 맞는 새 프로그램을 창안해 내는 것이 앞으로 더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길이라는 주장을 앞세 우기도 한다. 얼른 듣기에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한 분야에서 발휘되는 창의성만이 대학 교 육이 중시할 전부는 아니란 점을 무시한 듯한 이야기다. 나치의 인체 실험은 대단히 튀는 착상이었지만 그것을 단죄한 것은 인간이 실현해야 할 공통 가치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해서 전문적인 지식의 성과를 통제하고 조정하려 드는 또 다른 인간의 발달된 지식이었다. 그 또 다른 발달된 지식을 전달하는 인문교양 교육이 장사가 될만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 는 데 그다지 적합치 못하다고 해서 아무 대안 없이 그것을 퇴출시키려 드는 것은 거의 위 험스러운 일이다.

175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67 교육이념은 이미 있다 강 우 방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교육이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아니 이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떠나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지식과 지혜를 터득케 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그러 나 그러한 학교는 건물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宇 宙 라는 무한하고 거대한 공간 으로 확대되어 가야하고, 시간적으로도 제한적이 아니라 무한히 먼 과거로부터 무한히 계 속될 미래로 전개되어 가는 永 遠 을 지향해 가야 한다. 그리하여 지식과 지혜에서 터득되는 진리란, 時 空 을 초월하여 이미 존재하여 있는 것. 다만 시대의 정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 고 포장하는 것뿐이다.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흔히 말하는 전통의 단절 이 생활의 구 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점이다. 서양에서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神 중 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모든 분야에서 방향을 튼 충격적 선언이래, 無 意 識 의 세계가 水 面 위 로 뜨고, 理 性 보다 感 性 이 철학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여 인간이 바라보는 視 界 의 지평 이 훨씬 넓어졌다. 서양은 매우 적극적으로 전통과의 단절을 내세웠으나, 그러나 결코 전통 을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압박해 오는 서양문화를 배척하였으며 우리나라 내부에서 일어난, 새 로운 변화를 꾀하였던 實 學 은 꽃피우지 못하였다. 마침내 결국 근대화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서양문화를 일본으로부터 배워서 2차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무조건 전통을 버리고 없애는, 大 勢 를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극 적인 전통의 단절 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통이란 현재를 비참하고 무력하게 만

176 16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들었고 미래를 방해하는 敵 對 的 인 것이 되어버렸다. 自 力 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힘으로 우리나라는 해방되었고 동시에 분단국이 되었다. 우 리 민족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남북분단을 초래한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의 문화를 다시금 남한과 북한이 각각 지향하여 새로운 비극을 우리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해방 후 인문과학의 모든 분야조차 유럽이나 미국을 지향하여 그곳들로 유학하고 돌아와 각 분야의 개척자가 되었다. 그 가운데 철학 종교 고고학 미술사 등 國 學 관련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은 歐 美 의 현란한 방법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도취되었고, 그것을 곧바로 국학에 응용하려 했다. 한국문화의 母 胎 인 인접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 한 채 비교의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의 그러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게다가 漢 字 폐지로 과거와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동아시아에서 문화적 고립을 자초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은 시종일관 초등학교 교육이라 해도 漢 字 로 써야 할 것은 모두 漢 字 로 써서 교과서를 보면 일본글자보다 漢 字 가 더 많다. 그런데 우리는 漢 字 로 써야 의미가 통하는데도 무조건 한글 로 쓰니 마치 逆 吏 讀 처럼 되어버렸다. 漢 字 를 읽을 수 없으니 전혀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없고 英 語 로 번역된 동양고전을 통하여 이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우리는 학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방법론을 확립해야 하는 여건을 전혀 갖출 수 없게 된 셈이다. 방법론이란 우리의 古 典 이나 예술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방법론을 찾고 확립해야 하거늘, 다른 나라의 문화탐구의 산물인 방법론을 여과 없이 그대로 적용시키니, 이보다 더한 범죄적 표절이 어디 있는가. 이러한 대학교육의 경향은 중고등학교 그리고 초등학교로 소급하여 그 영향력이 점점 확 대되어 早 期 영어교육 그리고 조기 외국유학이 장려되어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이 더욱 크 게 흔들리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움직이므로 꽃 좋고 열매도 많나니, 샘 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냇물을 이루어 바다에 가나니 하는 전통의 지혜를 어 디서도 배울 수 없게 되었다. 교육의 이념이란 이미 과거에 제시되었다. 전통의 단절로 모르고 있을 뿐이다. 유교와 불 교의 진리가 이미 최고의, 최상의, 최선의 이념을 제시하였으나, 오늘날 우리가 그것을 깊 이 음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현대 과학문명에 대응하여 새로운 해석을 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실천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제시된 이념이란 무엇인가.

177 부 록: 학자들의 소고 년 전 미국유학의 길에 올랐을 때 가족이 함께 갔다. 초등학교 학생인 두 아이가 있었 다. 3년 후 귀국했는데 둘째인 딸이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식사하다 말고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것이었다. 서너 번 그랬는데 물어도 침묵을 지키길래 구태여 다시 다그쳐 묻지 않 았다. 대학에 들어 간 후 기억을 되살려 그때 왜 갑자기 눈물을 흘리곤 했느냐 물었다. 사 연은 이랬다. 미국에 있을 때는 생물시간에 자연을 관찰하여 기록하거나 실험만 하고 책을 거의 보지 않았는데, 한국에 오니 온통 암기 뿐이어서 이해가 전혀 안되었다는 것이었다. 딸은 沒 理 解 의 혼란에 빠졌었던 것이다. 나는 관찰 이야말로 교육과 학문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믿 고 있다. 나 자신 미술사학이 전공이므로 예술품을 관찰하고 감상한다. 예술은 자연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자연의 관찰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물을 자세히 오랫동안 관찰한다는 것이 모든 것의 기본임을 터득하고 있던 터였는데, 딸의 말을 듣고 우리나라 교육의 虛 點 을 더욱 절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무기력함의 원인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관찰의 훈련을 전혀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생물시간의 여름방학 숙제가 식물채집과 곤충채집이었다. 친구와 함께 산과 들, 내로 나아가서 즐겁게 나무에 올라가 잎을 따고 채 집망으로 곤충을 잡아 정리하여 개학 때 제출하던 기억이 새롭다. 20여년 전 한 독일 청년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경주에 들려 잠깐 나를 만난 적 이 있다. 평범한 배낭여행객이었다. 남산을 오른다고 했다. 사나흘 뒤 그는 다시 나타났는 데 자기가 그린 그림들을 한 뭉치 복사하여 나에게 주었다. 그는 혼자 힘으로 남산의 계곡 을 샅샅이 오르며 佛 像 들을 모두 스케치한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는 분명히 아마 추어 화가였고 동양문화를 연구하는 청년은 아니었다. 그의 행위는 그 당시 나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처음 한국을 여행하면서 이렇게 자세히 관찰하며 스케치하게 된 것은 이 미 그는 학교교육에서 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후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우 리의 자연과 풍속과 예술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관찰하는 태도를 여러 번 보았고 나는 그 것을 어깨 너머로 배웠던 것이다. 事 物 을 관찰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事 物 이란 말 대신 森 羅 萬 象 이란 용어를 써도 좋다. 일 체의 모든 現 象 이니까. 衆 生 도 마찬가지 말이다. 우리 주변의 自 然 은 물론 인간의 모든 행 위, 그 결정체인 예술품, 이러한 모든 것을 지식으로 이해하기 전에 직접 관찰해 보아야 한

178 17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다. 그리고 관찰하는 동안 體 驗 하게 된다. 이 관찰과 체험 이야말로 교육이 맡아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석가모니, 예수, 노자 등 훌륭한 옛 스승들은 모든 사물은 서 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는 보편적인 관계의 철학 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모든 현상은 모든 것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總 體 로써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러한 과정에서 인생관과 세계관이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자연과학만이 관찰하고 실험하는 것이 아니고 人 文 學 도 다른 시각에서 관찰하고 실험해야 한다. 예컨대, 역사학자는 문헌만 읽을 것이 아니라 역사의 현장에서 문헌에서보다 더 생생 한 체험을 해야하고 時 代 精 神 을 읽어내면서 문헌에서 빠진 것을 보완해야 한다. 자연과 유 적 유물 작품 을 관찰하고 생각하고 체험한다는 것은, 神 이 만든 것과 人 間 이 만든 것을 관찰한다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수행해야 할 人 生 을 사는 法 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우리가 살아 나가면서 다른 사물과의 관계를 얼마나 넓혀 나가는가 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 관찰하는 힘을 기르고 따라서 사고력을 기르고 실천하려는 마음을 일으키 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 자신 교육자로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참으로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우선 그러한 근본적인 교육이념으로 무장된 교사를 양 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교육과 가정교육 을 통하여 그런 습관을 지니도록 하지 않으면 특히 창의적인 것을 요구하는 대학에서는 어 떠한 좋은 결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초등학교 교사들과 부모들이 時 代 的, 民 族 的 使 命 感 을 갖지 않으면 교육개혁은 전혀 불가능하다. 일본이 近 代 化 할 때 정부에서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이 전국의 초등학교 교장들의 해외연 수였다. 그들을 조직적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유럽에 파견하여 단지 견학이 아닌 연수를 시 켰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은 교육방법을 배워서 빈틈없이 실천으로 옮겼기 때문에 탄탄한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은 근대화의 역사적 전환점에서 교육 을 가장 중요시하였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세대가 배운 선생님들은 일본의 교육을 받은 분들이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60년대부터 많은 유학생들이 무엇인가 배우러 미국과 유럽으로 떠났고 최근에는 일본 으로도 상당수가 떠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너무도 허망하다. 그들에겐 사명감이 결여

179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71 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관찰과 체험을 통한 인생관. 세계관. 국가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 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制 度 를 운운한다. 그러나 교육관이 투철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교육정 책을 펼 수 있으며 아무리 허울좋은 제도를 마련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정책이나 제도 보다 이들을 다루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교육관이 투철한 사람들이 각계 각층에서 다수를 점할 때만 이념의 실현이 가능하다. 나는 원래 점진적인 개혁이 옳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학문에서도 頓 悟 漸 修 의 길을 택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또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때때로 오늘날과 같은 사회 전체의 난 맥상에서는 더구나 특히, 오랜 세월이 요망되는 교육에서는, 심히 헝클어진 실뭉치를 단칼 로 베는 快 刀 亂 麻 의 혁명적인 절대적 변화를 꿈꾸어 보기도 한다. 교육혁신이 아닌 교 육혁명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3년 전 정권이 바뀌면서 제2의 건국이념 이란 슬로건이 내걸렸다. 그때 어느 텔레비 전 방송국의 초청으로 그와 관련하여 강연한 적이 있었다. 망설임 끝에 바로 교육의 중요 성과 교육혁명에 관해 이야기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출연에 응했던 것이다. 내가 교육에 관심을 늘 가지고 있는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 한때 島 山 安 昌 浩 의 책 을 탐독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때 興 士 團 의 강연회에도 때때로 참석하기도 했다. 모든 것을 대부분 분명히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참으로 오랫만에 도 산선생을 기억에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마음에 刻 印 되어 있는 네 글자가 있다. 務 實 力 行 -참되고 실속 있도록 힘써 실행한다는 것,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평범한 말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진리가 없다. 우리의 위대한 스승 석가모니가 죽음에 임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라 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것이었 다. 싯달타 太 子 는 35세에 깨달았는데 우리 凡 人 들도 그 나이가 되면 얼마든지 깨달을 수 있다. 다만, 그처럼 力 行 을 하지 않았을 따름이다. 力 行 이라도 올바로 力 行 해야 한다.

180 17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지적 호기심의 개발 이 훈 구 연세대 사회심리학 교수 지식기반사회가 성숙하고 정착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고급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고급두뇌집단의 배출이다. 다른 조건은 두뇌집단이 생산한 지식을 활용하는 사회적 기반인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일반 국민의 지적 활용풍토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 조 건을 잉태하는 심리적 동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적 호기심이다. 즉 고급두뇌집단이 배출 되고 국민이 지식을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으려면 우리의 마음 속에 지적 호기심이 용솟음쳐 야한다. 앞으로는 지적 호기심의 수준이 그 나라의 발전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사회의 지적 호기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인은 교육열은 높지 만 반대로 지적 호기심은 극히 낮다. 학부형과 학생 모두 최고학부인 대학졸업을 선호하지 만 막상 그들의 지적 호기심은 대학입학으로 끝이 난다. 또 대학졸업생도 일단 사회에 진 입하고 나면 더 이상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년간 1인당 평균 서적 구매량이 두 서너 권에 맴돌 뿐이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다. 직장이 더 이상 능력있는 사람,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지 않고 상사에게 아부하고 정치 잘하는 사원을 애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굴뚝산업 자체가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달라졌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제조업이라고 하더라 도 인터넷, 게놈, 바이오 텍, 감성 등을 이해하지 못하면 경쟁회사를 이겨낼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지식을 중요시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는 풍토를 조성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공멸하고 만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이러한 풍토의 조성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TV는 점점 저질 코메디 프로화하고 신문은 베끼기 경쟁과 가십거리 추적에 바쁘다. 즉 일 반 국민을 선도해야 할 메스콤이 시청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고 사시키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우리사회의 문화풍토가 전반적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181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73 가. 학교교육과 지적 호기심 그러면 일반 국민은 그렇다고 치고 한국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학 생이 학업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은 아마 세계에서 제일 많을 것이다. 고등학교 학생만을 조사하더라도 그렇고 초등과 중학생까지 포함한다면 아마 세계의 기네스 북에 오를 정도로 제일 장구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한국 학생의 지적 호기심 또는 그들의 향학열은 이 에 비례하는가? 매년 대학신입생을 맞이하면서 곤혹스러운 것은 이들의 지적 호기심은 오 히려 50년 전에 비해 더 하락했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생의 향학열은 대학 입학 에서 끝이 난다. 대학에서 과제물을 많이 부과하고 시험성적을 박하게 주는 과목은 아예 학생들이 수강등록조차 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적성을 고려하여 학과를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도록 만든 학부제가 기초분야를 초토화하고 있다. 즉 학부제 학생들이 모두 취업이 잘 되는 인기학과인 법학, 경영학, 의학에만 몰리고 물리, 화학, 수학, 역사, 문학에는 지 망생의 발길이 뜸하다. 이들은 모두 공부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빨리 빨리 적당히 졸업하고 취직하기를 바랄 뿐이다. 왜 우수하고 머리좋은 학생들이 공부를 외면하고 있을 까? 여기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첫째는 공부가 자기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 고 또 좋아하는 공부를 잘해서 대학에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능고사에 만점을 받아야 일류대학에 들어올 수 있는데 그러려면 많은 학과목에 만능선수가 되어야 한다. 만 능선수가 되려고 애쓰다 보니까 하기 싫은 학과목도 열심히 외우고 또 반복해 외워야만 했 다. 그러다 보니 공부 자체가 지겨워진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대학은 이제 놀이터와 휴 식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제는 부모도 뒷짐만 지고 있다. 하기는 지금까지 대학 입시를 위해 자녀를 학대해 온 죄책감에서 부모도 해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진짜공부 는 대학에서부터이고 지식기반사회는 석박사 이상의 고급두뇌를 필요로 한다. 똑똑한 제자 들은 모두 고시 공부에 매달리고 취직하지 못한 2등급의 제자들이 연구실을 지키고 있다. 나.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학교교육에서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중요시해야 한다. 미국에 하버드 예비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출신들은 정작 하버드대학에 입학하고서는 이 대학이 2류 대학이라고 푸념 한다. 그만큼 이들은 예비학교에서 우수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182 17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타임지가 이런 놀라운 사실을 듣고 예비학교를 방문했는데 교장으로부터 이 학교의 교육방 침을 듣기 위해서였다. 교장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면 서 우수한 학생이란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지적 호기심을 가진 학생 이라고 단언했다. 교장은 자기는 학생을 뽑을 때 성적보다는 학생의 지적 호기심을 더 중 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선발 시 직접 면접을 하는데 이때 단어연상검사를 실시한다. 즉 단어 바이러스 를 주고 학생에게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게 한다. 이때 어떤 학생이 병을 일으키는 병균 이라고 반응하면 그는 떨어지고 나는 바이러스에 관심이 있 다, 바이러스를 관찰하고 싶다 라고 응답하면 합격된다. 퀴리부인이 방사선을 발견하고 다윈이 진화론을 밝힌 것은 이들이 결코 머리가 우수하거 나 암기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신기한 화학현상과 생물의 진화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연구실을 떠날 줄 모르게 만드는 지적 호기심 때문이었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지적 호기심을 불어넣어 줄 것인가?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우리 세 계에 깊은 관심과 관찰력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학생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무엇 보다 호기심을 갖도록 자극해야 한다. 모든 학생이 똑같은 호기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어 떤 학생은 물고기에, 어떤 학생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에, 그리고 어떤 학생은 사람에 관 심이 있다. 교사가 할 일은 그러한 호기심과 관심을 학술적인 방법을 통해 하도록 유도하 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교사가 개별학생의 적성과 호기심을 살피고 이를 장려해야 하는데 이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창의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데 창의력이란 특수한 능력이 아니다. 창의력이란 지적 호기심이 높은 사람이 그 호기심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 는 연구방법과 같은 것이다. 물론 창의력이 키워지려면 많은 경험과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 요하다. 이것을 익히는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인데 그래서 각 급 학교에서 독서지도교사 가 필요하다. 이제 학교는 더 이상 암기위주의 그리고 입시위주의 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 대학도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 학생수나 학교건물 크기로 일류를 지향하던 때는 이미 지나갔다. 하버드 대학의 어느 총장이 경험을 통해 실토한 것처럼 대학의 학생수가 일만 명을 넘어서면 그것은 이미 대학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류대학 치고 학생수가 일 만 명 이하인 학교가 한 곳이라도 있는가? 단연코 없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단기간에 걸쳐 수많은 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를 최덕

183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75 인 원장은 과학기술교육에 좋은 제도로 인정되면 즉시 도입하고 시행하는 유연한 학사제도 때문인데 무시험 학생선발 방식이라든가 무학과 무학년제도 등이 그 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학기술원은 과기부 산하기관인데 아마 교육부 산하였다면 이러한 제도도입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월간조선 2001년 1월호. pp 321). 한국의 대학은 그 규모를 크게 축소하되 교수수를 더 많이 늘려 교수와 학생이 긴밀하게 접촉해야한다. 아울 러 교육부는 학생선발권을 과감하게 대학에 이관해야 한다, 다. 지적 호기심을 개발하는 교육풍토 초 중등교육은 학생들에게 너무 정신적 부담을 주지 않도록 그 공부할 학과목과 공부시 간이 현재보다는 크게 축소되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교육의 질은 보다 더 높여야 한다. 정부의 제 7차 교육과정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학과목을 대폭 통합하여 그 과목을 크게 줄였다. 만시지감이지만 백번 잘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지가 않다. 그 축소한 만큼 보다 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한 첫째 방법은 현재의 국정 교과서를 폐지하는 것이다. 현재의 국정교과서는 그 대부분이 저자가 값싼 원고료를 받고 불성실하게 저술한 것이다. 교과서 제작에는 자유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래서 대학교 수가 많은 인세를 받을 수 있는 질 좋은 교과서를 쓸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미국의 교 과서는 중학교 1, 2. 3학년의 구별이 없이 한 권의 책으로 공부하고 있다. 우리는 학년별 로 그것도 학기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팜플렛 분량의 교과서를 학생들이 헌법조항을 달달 외우듯 공부한다. 미국에서는 1학년은 쉽게, 2학년은 좀 어렵게 그리고 3학년은 교과서이 외의 내용을 자기가 수집해서 발표를 하는 식으로 공부한다. 바로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고안된 교육방식이다. 지적 호기심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려면 교사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 서 지금처럼 교사의 사기가 떨어진 적은 없다. 촌지사건으로 교사를 매도하고, 학생에 대한 처벌을 신체적 학대로 간주해서 학생이 신고하면 경찰이 출동하여 교사를 연행해 가는 불 상사가 우리 학교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교사는 주눅이 들어있는 반면, 학생은 기고만장하 여 수업이 난장판을 이루는 소위 수업붕괴가 발생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을 전인지도하고 적성교육을 실시하려면 우선 그가 교직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학생에 대한 체벌을 허용하고, 문제학생의 부모를 소환해 가정교육을 단단히 시키도록 경고할 수

184 17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있는 권한과 권위를 교사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학교를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방법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과열입시현상을 막으려고 우 리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평준화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의 입시부담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났다. 일류학교가 없다 보니까 교사들도 적당히 가르치 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과거 일류 고등학교 교사는 일류학교 교사라는 자부 심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착실히 수업을 준비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자부심 과 그에 따른 책임감이 없기 때문에 교사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교사의 사기와 책임을 진작시키는 한가지 방법은 능력별 인사고과를 실시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모 사립고교 에서는 교사의 능력과 실적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보상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성과가 다대 하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지식을 활용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방법에 관해 논하고자 한다. 지금 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평생교육의 풍토를 조성할 시기이다. KBS 1 TV와 2 TV는 과감 하게 민영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그렇게 오락프로그램위주로 제작하고 국민의 교양교육과 지적 호기심을 외면하는 방송국을 국민의 시청료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는가? 국민의 지적 활용을 고무하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스타일의 교육방속국이 탄생되어야 한 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퍼스널 컴퓨터가 전 세대에 보급될 정도로 크게 확산되어 있고 일반인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수도 1900만에 육박했다. 그러나 아직도 인터넷을 할 줄 모르 는 구세대가 많이 있다. 이들이 컴퓨터를 다루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은 이제 더 이상 학교교육에서만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 서 배운 것이 소용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빨리 세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 따 라서 우리는 졸업 후라도 평생동안 배우고 닦아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정부가 교육방 송국을 새롭게 정비하여 무료 인터넷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국민의 지적호기심을 함양하는 데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을 지식기반사회에 정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185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77 명문대학의 반성 전 상 인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지식기반 사회의 도래에 대비하여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이 서로 병 행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하나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을 지식 정보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지식의 특권화를 배격하는 이른바 신지식인론 이나 정보 의 보편적 확산을 지향하는 디지털 사회의 구축이 이에 해당한다. 또 다른 하나는 교육 연구의 수월성( 秀 越 性 )을 획기적으로 제고함으로써 엘리트 인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양성하 자는 주장이다. 특히 이는 우리나라의 학교교육 정책이 언제부턴가 평준화 논리에 맹목적 으로 집착한 결과, 미래를 선도할 지도자군( 群 )을 길러내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에 기 초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두 가지 견해가 공히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국가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지식 교육정책의 방법에 있어서 전자는 보편적 대중 화를, 그리고 후자는 선택적 차별화를 선호하는데 상대적인 차이가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 두 가지 선택은 상호 배타적이라기보다 상호 보완적인 것이다. 지식과 정보를 일 부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지만, 창조적 소수의 선도적 역할 또한 쉽게 부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지식기반 사회의 교육정책이 단순한 국가경쟁력의 강화 차원에 국 한될 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기회의 균등과 분배적 평등에 관련된 사회구조적 문제를 필연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보격차 (digital divide)가 지식 정보 화 시대에 대하여 사회적 불평등의 새로운 요인을 추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디지털 사회가 보다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리라는 전망은 현재로서 불투명할 수밖

186 17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에 없다. 지식 정보의 생산이나 가공 및 사용 등에 있어서 제기되는 계층적 불평등은 자 본주의 체제의 본질적 한계를 쉽게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국가 적 대비와 사회적 관심부터 현실적으로 시급한 마당에, 지금 우리 사회 일각에서 주장되고 있는 엘리트형 인재의 적극적 양성론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가능성에 연관하여 우려를 한 층 더하고 있다. 비록 발상이나 동기는 순수하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인 측면에서 이는 교육제도를 통한 우리 사회의 기득권 재생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 력 발전에도 별로 도움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의 신문 칼럼 두 편을 보자. 첫째는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것이다 ( 조선일보 ). 그에 따르면 지금 우리나라에는 평준화 개념이 사회 전 영역에 서 잘못 팽배하고 있는데 그것이 가장 해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이 교육 이라고 한 다. 교육평준화를 온 국민의 바보 만들기 로 규정하는 그는 공부하기 싫은 학생을 기준으 로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를 고친 결과,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대학 하나도 못 가지게 되었 고 나아가 민족의 융성에 앞장 설 능력 있는 인재의 배출이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 김 주필은 현재 우리 사회가 남보다 뛰어나려는 노력을 힘으로 억누르고 모두를 도토리 로 평 준화시켜 일시적으로 군말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자족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둘째 는 서울법대 교수 출신 김철수 학술원 회원의 것이다. 교육평준화 정책이 학력의 평둔화 ( 平 鈍 化 )를 초래한 실패작이었다고 인식하는 그는 경기중학이나 서울중학, 서울대학교 등 이 한국을 망친 것으로 인식하는 저간의 풍조를 크게 개탄한다. 그에 따르면 교육의 기회 균등은 어디까지나 능력에 따른 평등이며, 학력에 따른 차별은 당연한 것이요, 합헌적인 것 이다. 따라서 우수한 인재육성을 국가경쟁력 향상의 첩경으로 보는 그에게 명문 학교의 존 재는 필요하고도 소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 문화일보 ). 딴에는 옳은 말이다. 또한 두 글 모두 특권적 소수를 위한 엘리트 중심사회의 복원이나 건설을 무조건 지향하는 것으로 읽혀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이들의 교육관으로부터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사회적 불평등에 관 련하여 현행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만들어가고 있는 세습사회 와 독점사회 의 폐해를 외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세습사회란 선대( 先 代 )의 부와 권력, 사회적 지위 등이 후대 ( 後 代 )에 사회구조적으로 계승되는 것을 의미하며, 독점사회란 그러한 사회적 자원과 가치 들이 특정 집단에 의해 거의 배타적으로 점유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물론 일반적으로 볼

187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79 때 사회적 계층화 자체는 불가피한 것일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요소까지도 포함한다. 또한 세습사회나 독점사회의 혐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나라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 경우 부와 권력 및 지위의 세습적 추세나 독점화 경향이 다름 아닌 교육체제의 메커니 즘을 통해 강화되고 정당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다시 말해 교육의 교육외 적 기능, 곧 사회적 이동을 위한 기회 형성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폐 쇄적 사회회로를 만드는 일차적 요인은 몇몇 명문대를 중심으로 획일화된 대학 서열구조이 다. 교육평준화가 명문학교를 죽이고 나라를 망친다는 주장은 너무나 안이하고 퇴영적( 退 嬰 的 )이다. 2001학년도 대학입학 수능고사가 너무 쉬웠다 고 아우성을 치던 지난 가을, 서울대학교 는 2000학년도 신입생 특성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서울대를 통 한 계층적 세습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 신입생 부친의 직업은 관리직과 전문직이 과반수에 가까운 49.8%로서, 생산직 노동 자 9.8%의 다섯 배 이상, 그리고 일반 사무직 16.9%의 세 배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남성 경제인구 가운데 관리직 (고급 공무원, 기업체 임원 등)과 전 문직 (변호사, 의사, 교수, 언론인 등)이 합쳐서 고작 9.1%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서울대 학부모의 직업 분포 상황은 매우 돌출적인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서울대에 입학하는 학생 들이 많은 경우 - 적어도 통계적으로는 -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적 부, 그리고 사회적 지위 등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최상류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사실상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명문대학에 빈한하고 미천한 집 자식이 입학하는 사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상류계급, 신분적으로는 교양계층, 그리고 지역적으 로는 서울 출신이 최상위급 대학에 합격하는 경향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 고 이는 수험생의 개인적 선호나 노력 여하에 좌우되는 것이라기보다 엄청난 사교육비 등 을 부담할 수 있는 집안 능력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세습사회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이지만 서울대 등 일류대 입시 면접고사에서조차 세칭 서울 강 남의 8학군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면접자와 피면접자 의 문화적 위상이나 사회적 배경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고액( 高 額 ) 고가( 高 價 )의 입시준비 과정으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는 숨은 인재나 감춰진 수재를 발굴하는데 점점 더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정상적인 교과과정을 거쳐 스스로의

188 18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힘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아니라, 부모의 재력 따위를 등에 업고 시험 잘 치는 학생을 마치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 棟 樑 )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입시과정을 매개로 해서 성립된 세습사회가 졸업과 함께 독점사회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의 대학은, 특히 명문대학일수록 간판에 통 한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의 제공자로 전락하고 있다. 대학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배우고 익힌 지식보다는 단순한 학벌 프리미엄이 삶의 기회를 너무나 강력하게 좌우하고 있는 현실은 별도의 통계자료를 필요로 할만큼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마도 연예 계나 군부 정도만 빼고 나면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사회 영역은 서울대 주연, 연 고대 조 연, 기타 엑스트라의 독과점 체제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 지배적 상류계층에 속한 명문대 출신들이 모두 자격 미달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특히 서울대의 경우, 일 단 그 비중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크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 로 우리나라 모든 주요 조직의 근친화 ( 近 親 化 )를 유발할 수밖에 없어서 외부적 견제와 내부적 비판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조직의 생산성과 사회의 발전이 희생되기 십상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학벌을 통한 연줄망이 부정과 비리의 온상 이 되는 경우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바로 그 이면에서 하위권 대학 혹은 지방대 졸업자들은 평생 주홍글씨 를 가슴에 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입시 과정에 서부터 기득권 사회에로의 진입 기회를 박탈당한 그들에게는 자식 세대를 위한 미래마저 불안하고 불길하다. 현재 그들의 계급이나 지위 또한 나름대로 세습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한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지도자적 엘리트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들을 찾아내고 기르는 방법으로서 현재의 획일화된 대학 서열구조 나 그 안에서 최정상 부분을 차지하는 극소수 명문대학 체제가 최선의 것은 아니다. 엘리 트주의적 시각이, 또한 명문대학에 대한 관행적 선입관이 진정한 수재 발굴과 인재 양성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혁명적 인식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의 수 많은 대학들이 최근 들어 교수의 질 등 교육 여건의 측면에서 급속히 평준화되는 상황에서, 유독 기존의 세칭 명문대학만이 뛰어난 학생을 독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비이성적일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이기도 하다. 서울대 못지 않게, 또는 연 고대보다 유능한 교육환경을 갖 춘 대학이 입시과정에 있어서 인재의 합리적 배분과정으로부터 소외된다면 궁극적으로 우

189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81 리 사회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아가 이는 평준화를 반대하고 명문대 학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심히 염려하고 걱정하는 바, 지식기반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강 화하는데 있어서도 궁극적으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모름지기 민주주의 사회에 서 엘리트 지도자란 공정한 규칙과 합리적 경쟁을 통해 결과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그런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명실상부한 명문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명문의 개념은 다시 써야 한다.

190 18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과학기술교육 오 세 정 서울대 물리학교수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은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지난 20세기 후반 항공과 철도 등 운송 수단의 발전은 세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세계화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인류의 산업과 사회 구조를 하루가 다 르게 변화시키고 있음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다. 또한 인간 유전자 비밀이 속 속 밝혀지고 이를 이용한 의료 보건 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21세기 초반에는 인간의 평 균수명이 100년이 넘을 것이고, 초미세공학과 초전도기술을 이용한 개인용 로봇의 광범위 한 활용 덕택에 일상 생활의 패턴도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이 인간의 생활을 윤택하고 편안하게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기여할 것은 의심의 여지없는 사실이지만, 이와 더불어 환경 공해의 유발과 원자력 발전 폐기물 처리 등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역기능 또한 심각해지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게다가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국가별, 계층별, 지역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 생명복제기술의 출현에 따 른 윤리 문제,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개인 사생활 침해 등 과학기술 발전이 초래한 사회적 윤리적인 문제도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의 발전에는 순기능 역기능 두 면이 모두 있지만, 이제 일반시민의 생 활은 과학기술과 떼고 싶어도 뗄 수 없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기에 지역사회 혹 은 국가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회적 이슈 중에서 과학기술적 지식을 가지고 현명하게 판단 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미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생명복제 기술의 허용 한계라든가,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유통 허용 문제라든가, 핵폐기물의 처리 시설의 설치 등이

191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83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일반인들의 생활에 직접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거처럼 소수의 소위 현명한 전문가들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국민들의 합의가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사안이다. 이들 문제에 대하여 민주적인 국가 혹은 지역사회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면, 일반 주민들이 정확한 과학적 지 식과 소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함은 자명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과학기술 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모든 국민들이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과학기 술 지식의 의미를 이해하는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기술 교육의 두 번째 중요한 임무는 유능하고 창의력 있는 과학기 술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일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지식기반사회에서 국가나 산업의 경쟁 력은 지식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정보의 사용 능력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러한 21세기 지 식기반사회 특징 중의 하나는 세계화와 표준화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세계적 일류만이 살아 남는 무한 경쟁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국가가 나서서 지역적 산업기반을 무역장벽으로 보호해 줄 수 없으며, 표준화에 뒤쳐진 지식상품은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시장에 침투하기 어렵다. 한 예로 TV 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비교해 보면 산업사회의 제 품과 지식사회 제품과의 경쟁력 결정 요인에 커다란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사회 제품인 TV의 경우 우리 나라가 TV를 발명하지는 않았고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후발주자로서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세계 각국에 많은 TV를 수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 운영체계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애플사의 경쟁에서 보듯이 표준화에서 뒤지면 아무리 제품이 값싸고 좋아도 시장에 침투할 수가 없다. 이처럼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세계적 일류 제품만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나 집단이 살아남으려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남보다 먼저 만들 수 있는 첨단기술력이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창의 적인 과학기술 정신이 필요하다. 이 같은 세계적 환경 변화는 과학기술력에서 아직도 선진 국에 뒤지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커다란 시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우 리나라에게 좋은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부존자원이 없이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세계 일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꿈을 이루려면 혁신적인 제품을 남보다 먼 저 만들 수 있는 유능하고 창의적인 과학기술 인력을 많이 키워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 교육은 어느 정 도의 준비가 되어 있으며, 앞으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첫째 목표인 일반인

192 184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에 대한 기본적인 과학지식의 이해와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살펴보자. 이러한 교육은 그 특성상 많은 학생을 상대로 주로 초 중등 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초 중등 학교에서 현재 이루어지는 과학 (자연) 교육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초 중등 교육이 지나친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여러 면에서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과학교육 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과학(자연)교육에서는 구체적인 지식의 습 득보다도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자연에 대한 탐구정신을 기르는 것이 주요 목표 가 되어야 할텐데, 현재 교실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과학(자연)교육은 지나치게 암기위주 지식 주입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오히려 고갈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 상은 중고등 학교에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아서, 학생 스스로 탐구할 기회를 주는 실험실습 교육 대신에 암기식 지식의 주입에 대부분의 시간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학은 지겹고 재미없는 과목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같은 초 중등 과학교육의 실패는 일반 국민들이 학교에서 꼭 배워야 할 기본적 과학 지식을 습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과학은 매우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비전문가들도 지속적으로 과학지식을 익혀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인간 생활에 적응할 수가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에서 과학에 염증을 느낀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새롭게 전개되는 과학지식에 접해보려는 의욕이 매우 약하다. 또한 과학적 이슈가 연관된 사회문 제가 있을 때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감 정적 판단에 의존하거나 비합리적인 논리를 고집하게 되어, 합리적인 대안으로 사회적인 합의를 얻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좋은 예로서 원자력발전소 폐기물 처리를 둘러싸고 우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루한 갈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우리나라의 핵폐기물 처리 상황은 프랑스나 일본의 경우와 극명하게 비교된다 하겠다. 암기위주의 초 중등 과학교육은 학생들의 실력 저하에도 크게 기여한다. 국제적으로 학 생들의 수학과 과학의 학력을 평가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등학교 4 학년에서는 수학과 과학지식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실력 이 떨어져서 중학교 2학년 과학에서는 5위 (1999년 국제수학과학 실력평가조사결과)로 밀 려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과밀한 학급, 부족한 실험실습 기자재 등 물적 투자가 부족한

193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85 원인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암기위주의 교육 때문이다. 게다가 교사들의 고루한 교수 방법과 부족한 자질도 학생들의 실력 저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적절한 재충전의 기회 없이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새로운 교수 방법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엄 두도 못 내고 있어,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정보화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결 과적으로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탐구력과 창의력을 계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이 같은 지식 위주의 교육과 창의력의 개발의 실패는 대학 교육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대학교육은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기술교육이 이루어야 할 두 번째 목표인 유능한 전문과 학기술자를 길러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질 ( 質 )은 국제적으로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 자주 인용되는 스위스 국제경 영개발원 (IMD)가 1999년 평가한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세계 47위로서 조사대 상국 중 최하위였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위원회도 일찍이 한국 대학의 시설 과 연구 기능이 열악하며, 한국의 대학은 다른 사회 분야의 발전에도 보조를 못 맞추고 있 는데다 사회의 기대와의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고 따끔히 지적한 바 있다. 외국인들의 평가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대학 교육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교수 자신들조차 한국 대학 교육의 질( 質 )을 자신하지 못하는 증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학 교수 임용 에서 국내 대학의 박사학위 취득자보다 외국대학의 박사학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 지며, 교수 자신들의 자녀들도 많이 외국 대학으로 유학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이 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대학에 대한 공공 투자 가 적은 점이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대학의 구성원들이 현 실에 안주하고 한번 교수는 영원한 교수 라는 식으로 경쟁 체제가 미흡한 것이라고 생각된 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학 체제를 갖춘 미국의 경우에는, 교수의 임용과 승진 등 에서 개인별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제도화되어 있고, 대학간에도 교수들의 연구실 적과 학교의 지원 정책에 따라 학생들의 선호도가 바뀌게 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전임 교원이 되기는 어렵지만 한 번 교수로 임용된 후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탈락되지 않 으며, 대학의 서열 또한 학부생의 입학성적으로 거의 고착화되어 있어서 교수들이나 학교 당국이 특별히 노력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모두 백화점식 경 영으로 양적 팽창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며, 특성화를 통한 질적 성장은 외면하고 있다. 이 와 같은 대학의 부실을 방치하면서 우리나라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194 186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없음은 자명하다. 그러면 이와 같은 현실을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어야 할까. 앞에서 한국 과학기술교육 현실의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하면 서 그 개선 방향이 대부분 뚜렷하게 드러났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할 수 있다. 첫째는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호기심과 탐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초 중등 과학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여기에는 물론 대학 입시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와 함께 실험실습 교육을 위한 막대한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 는 이를 재정적으로 부담할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 양성제도도 개선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능력있는 교사가 초중등 교육을 맡도록 하고, 교사 재교육 제도를 내실화 하여 학생들이 항상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대학 내, 대학간의 경쟁 체제를 구축하여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서 질적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의 대학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으나, 그 속도가 너무 늦고 변 화의 범위 또한 너무 제한적이다. 우선 대학별 특성화를 통해 분야별 경쟁 체제를 확립하 고, 대학 교수의 교류와 이동을 활발하게 하여 교수들간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명문대가 인재를 독점하고, 비명문대 교수는 아무리 연구업적이 뛰어나도 명 문대에서 우수한 학생들과 연구할 기회를 얻을 수 없다면, 대학간 경쟁이나 교수간 경쟁은 무의미하다. 셋째로는 일반국민들에 대한 평생 교육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일부 언론 과 단체를 중심으로 과학의 대중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나, 이러 한 노력이 좀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요즈음 과학의 진보 속도는 너무 빨라 서, 아무리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더라도 사회에 진출한 후 새로운 지식 습득에 게을 러지면 금방 뒤떨어진다. 따라서 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쉽게 최신의 과학정보 에 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과학대중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와 같은 변화의 과제는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21세기 지 식기반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이 길을 외면할 수 없고, 항상 어려운 고비가 또한 좋은 기 회도 되는 것을 이용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과학기술교육 개혁 --- 이제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195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87 지식기반 사회에서 대학의 변화 장 수 영 포항공대 교수 몇년전까지만 해도 지식기반 사회 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제대로 인식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식기반 사회의 밑바닥에는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자리잡고 있으며 21 세기에 정보기술이 대학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1. 정보기술이 대학에 미치는 영향 이미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도 정보기술의 응용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강의를 컴퓨터에 저장해서 학생들이 대학에서나 집에서 원하는 강의를 원하는 시 간에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둘째, 통신위성이나 다른 방식을 통해서 원격강의가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원격강의가 극 히 일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나 앞으로 수년내에 원격강의는 대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 키게 될 것이다. 지금은 전국의 190여개의 대학에서 일반교양과목이나 이공계학생들에게 필수적인 미적분, 물리학개론, 일반화학, 전산입문 등의 강의를 여러 개의 분반을 만들어서 강의하고 있다. 그러나 원격강의가 발달하게 되면 전국대학생들이 한 교수의 강의만 들으 면 되고 많은 교수가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현재 5만명이나 되는 시간강사는 대부분 일자 리를 잃게 될 것이다. 그러면 교수의 임무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고급과정의 전문과목이나 대학원 강의는 당분간 원격강의로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국내교수의 강의가 아니 고 외국 저명대학 교수의 강의를 원격으로 들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수의 임

196 188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무는 강의보다는 석사, 박사 논문지도와 연구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현재 캠브리지나 옥스퍼드 대학교수들처럼 학생을 한두명씩 놓고 개인교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강의 는 원격으로 듣고 교수와 토론을 하는 것이다. 교수는 미리 어떤 주제를 주고 학생이 준 비한 후에 만나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셋째, 교수가 학생의 성적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학생들은 즉시 자신의 성적을 볼 수가 있게 된다. 따라서 몇년전처럼 교수가 학생들의 성적을 교수연구실 문앞에 써붙일 필요는 없어졌다. 넷째, 강의평가도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서 직접 할 수 있으므로 과거처럼 용지를 나누어 줄 필요도 없게 되었다. 다섯째, 숙제도 종이를 쓰지 않고 바로 컴퓨터에 입력해서 제출할 수 있으며 이미 그렇 게 시행하는 교수도 많이 있다. 여섯째, 강의내용을 미리 인터넷에 올려놓아서 학생들이 필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과목의 성격에 따라 이와 같은 방식은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이공계의 과목이 여 기에 해당된다. 일곱째, 교과서를 교수의 요구대로 출판사가 만들어 줄 수 있다. 2. 대학교원 구성의 변화 현재 우리나라 4년제 대학의 전임교수는 약 5만6천명이며 비슷한 수의 시간강사를 활용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수 180만 이상을 가진 독일대학은 교수가 37,668명에 교수를 보좌하는 인원 이 무려 116,231명이나 된다. 이들의 직책명은 다양해서 강사(Dozent), 상급조수 (Oberassistent), 조수(Assistent), 연구원(Wissenschafliche Mitarbeiter)등이다. 이들은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며 실험지도를 하고 교수의 연구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수행한다. 또한 석사, 박사논문도 실질적으로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명칭은 교수가 아니지 만 봉급은 교수의 약 70%를 받으며 평생 교수가 못되고 은퇴하는 경우도 많다. 독일대학 에서는 수강생이 많더라도 분반을 하지 않으며 3백여명을 놓고 계단강의실에서 강의한다. 1주일에 3시간 강의를 대개 하루에 하는 경우가 많으며 강의가 끝난 후 조수가 연습 문제

197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89 를 풀어준다. 우리나라도 원격강의가 본격화되면 교수의 수는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되더라도 교수를 보 좌하는 인원을 많이 확보해야 될 것이다. 교수의 강의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학사논문제도 가 부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교수들의 강의부담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학사논문이 전혀 없거나 형식적인 것이 되고 있으나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학사논문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임강사제도는 폐지되고 조교수-부교수-교수 또는 독일이나 일본처럼 부교수-교수 제도 를 택하게 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물론 부교수대신 조교수-교수이지만 영어로는 조교수 를 Associate Professor라고 부른다. 중국과 대만에서도 조교수는 없고 강사-부교수-교 수로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전임강사도 교수 로 호칭하는 폐단은 없어질 것 이며 교수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것이다. 3. 교수자격학위의 필요성 21세기에는 박사학위 취득자는 계속 늘고 교수채용규모는 매년 줄어들 것이므로 박사학 위를 받은 후 교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교수자격학위(독일의 Habilitation)제도를 도입 할 필요가 있다. 독일에서는 연간 24,890명의 박사학위를 수여하고 있으나 교수자격학위를 받는 사람은 1915명으로서 7.7%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이 학위를 받는다고 교수자리가 보장되는 것 은 아니지만 교수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된다. 그러나 공과대학교수는 예외이다. 공대교 수는 산업체 경력으로 교수자격학위를 대신하게 된다. 러시아에서도 교수가 되려면 학문박사(Doctor of Science)라는 학위가 필요한데 보통 대학원 3년과정에서 받는 깐디다트(Candidate)학위를 받은 후 강사가 된 다음 10여년 후 또 하나의 논문이 통과되면 학문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영국의 학문박사학위(ScD)는 별도의 논문을 제출할 필요는 없고 박사학위(Ph.D)를 받 고 연구생활을 10여년 한 후 그 동안의 업적을 정리해서 제출하면 학문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19세기 독일에서는 교수자격학위를 받는데 1~2년이 걸렸으나 지금은 4년이상 10년이

198 190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걸리는 수도 있으며 대개 30대 후반이나 40대초에 교수로 임용하게 된다. 21세기 우리나라에서는 교수자격학위의 도입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4. 석박사 통합과정 훔볼트가 베를린대학을 창설하기 전부터 독일에서는 대학입학 후 첫 번째 학위가 박사 학위였다. 즉 학사나 석사학위에 해당되는 학위가 없었으며 이와 같은 제도는 1945년까지 계속되었다. 그렇다고 대학에 입학하면 모두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 아니고 교사가 될 사람은 교사자격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바로 졸업장을 받는 것이며 법학부 학생은 변호사시험에 합격하 고 의학부 학생은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바로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며 법학사나 의 학사라는 학위는 없었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그대신 의학부 학생들은 별도의 논문을 써서 의학박사(Dr. Med)학위를 받을 수 있는데 졸업과 동시에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과대 학에서는 19세기에도 디플롬(Diplom)이라는 학위가 있었고 지금도 그 제도는 남아있다. 1945년 이후 일반대학에서도 이공계는 디플롬, 문과는 마기스타(Magister)라는 학위를 도입하였다. 미국의 많은 대학에서도 석사학위없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또는 박사과정이 끝날 무렵에 신청만 하면 석사학위를 주는 곳도 있다. 그러나 공학계열에서는 석사학위는 중요 한 학위이며 석사 없이 박사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은 극히 드물다. 영국대학에서도 석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캠브리 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는 학사학위를 받고 4년후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석사(M.A.)학 위를 받을수 있다. 즉 M.A.학위는 취득학위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석박사통합과정이 생겨서 이미 시행하고 있으나 남학생들은 병역 문제와 관련이 있어서 아직 그 제도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즉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만이 병역특례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미국대학처럼 대학원에서 30학점만을 이수한 학생은 논문없이 석사학위를 수 여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려면 고등교육법을 개정해야 된다.

199 부 록: 학자들의 소고 191 지식기반 사회에서 선진국과 경쟁하려면 박사학위를 받을 자격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석 사논문을 생략할 수 있는 재량권이 대학에 부여되어야 한다. 물론 이 제도를 악용해서 부 실한 박사학위를 수여하게 될 수도 있다. 현재 인구가 약 5천8백만명인 영국과 프랑스는 1년에 각각 약 1만명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으며 인구 8천2백만의 독일은 2만4천명, 인구 2억6천만의 미국은 4만4천명의 박사를 배 출하고 있는데 인구 4천6백만명의 한국은 약 5천5백명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일본은 신제박사가 약 1만명, 그리고 논문박사도 그와 비슷한 숫자를 내고 있다. 5. 대학의 재정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나라 대학들의 재정은 너무나 취약하다. 사립대학 예산의 대부분은 학생들의 등록금 수입이며 국립대학도 예산의 43~45%는 학생들이 납부 하는 기성회비이다. 학생수 2만2천명의 국립대학 예산이 총 1590억원인데 이중에 일반회계(국고)가 45.5%, 기성회계가 35%, 외부수탁연구비가 19.5%이다. 이 대학은 외부수탁연구비가 많은 편이며 학생수 1만6천명의 다른 대학은 일반회계 480억, 기성회계 344억, 연구비수입이 107억원 으로서 기성회계가 전체의 37%이며 연구비를 제외하면 42%가 된다. 학생수 2만2천명의 사립대학 예산도 국립대학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은 액수이다. 학생수 2만9천명의 아헨공대(의학부도 가지고 있음)의 예산이 13억마크(6천7백60억원) 이나 되며 미국의 경우는 독일보다 약 2배가 된다. 세계에서 대학생 1인당 정부예산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 스위스로서 무려 29,324불이 나 되며 독일은 18,842불이다. 일본이 12,044불이며 미국은 고액의 등록금을 부과하므로 정부지원은 7885불이다. 프랑스, 영국, 호주 등이 약 6천불정도인데 한국은 1천불도 안되는 형편이다. 이것은 우 리나라 교육예산의 85%이상이 초중등교육에 사용되고 있으며 고등교육 예산은 10%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익자부담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선진국에서는 고등교육을 정부부담으로 실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의 수혜자는 개인뿐 아니라 바로 국가와 사회가 되는 것이다.

200 192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이념과 교육정책 우리나라 대학은 선진국 대학들에 비하여 많이 뒤떨어지고 있으나 이것은 지난 40여년간 국가가 고등교육 투자를 소홀히 한 것이 큰 원인이다. 요사이 구조조정이라고 해서 대학의 인원을 많이 감축하고 있다. 물론 불요불급한 인원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 라의 대학들은 선진국 대학에 비하여 교수의 보좌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학생 3만명의 아헨공대의 경우 부속병원을 포함해서 교수4백명에 교수보좌인력이 1900 명, 행정 및 기술직원이 6100명, 연구비로 고용한 임시직이 1500명, 연수생이 1400명이 나 된다. 하바드대학의 경우도 학생 1만8천명에 교수가 2천8백명, 행정 및 기술직원이 8 천명이나 된다. 학생수 약 1만명의 MIT도 교수 1천명에 직원이 3천6백명이나 된다. 이것을 보면 우리 나라의 대학은 행정 및 기술직원이 너무 적기 때문에 교수들이 연구보다 잡무에 시달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의 대학에서는 교수를 보직에 많이 동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대학이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실상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상에서 논한 변화가 이루 어져야 우리나라 대학들이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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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4-ok.indd 4월 특별기획 글 이재웅 기자 사진 동아일보, 위키피디아 외 숫자 4, 기 살리기 대작전 화창한 4월, 사람들은 따스한 봄 날씨를 즐기려 야외로 나서지. 하지만 숫자 4에겐 봄이 찾아오지 않아. 다들 4란 수를 꺼려하기 때문이야. 4는 왜 우울한 숫자로 알려진 걸까?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 그 동안 알지 못했던 4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48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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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하는 논문이 있었다. 즉 이런 분류 방식이 중복출판 분류에 충분히 적용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과거 분류한 것보다 조금 더 자세히 나누어서 어디에 해당하는지 쉽게 찾을 수 있는 방안이다. 사례를 보고 찾는다면 더욱 쉽게 해당하는 범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7장 고찰 Discussion 중복출판의 사례를 정리한 논문은 매우 많으나 중복출판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한 작업은 많지 않다. von Elm 등[7]은 중복출판의 유형을 체계적 분석을 통하여 6가지로 나눈 것이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작업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이 짝을 지을 수 있다. Table 7-1. Comparison between v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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