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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 영 상 위 원 회 리 포 트 SPRING Vol.33 BFCReport Focus. AZworks on the Beach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한 최고의 기술력 AZworks 강필희 & Talk 이용기 칼럼 영화 후반작업 산업의 세계화 추세와 영화도시 부산의 발전 Asian Film Report 네팔, 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Face to face 영화 <카멜리아> 탄생의 세 주역, 오석근-김지석-박중수 Zoom in. Busan - Sapporo MOU 영화 <바람이 부는 날>과 삿포로 영상산업의 미래 부산-삿포로 MOU 제작지원 영화 <우타리>의 홋카이도 제작기

2 부산 영상산업을 이끄는 힘, 부산영상위원회 영화, 영상산업이 전무했던 부산을 영상산업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한국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진 필름커미션(Film Commission)이 바로 부산영상위원회입니다. 1999년 12월 20일, 부산영상위원회는 영화, 영상 인프라가 전무했던 부산에서 지방 행정기관과 영화제작팀을 연계하는 제작지원으로 촬영 유치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500여 편의 영화, 영상물이 부산에서 촬영되는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한국의 11개 영상위원회와 일본 및 아시아 각지의 영상위원회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2001년 11월)와 부산영상벤처센터(2002년 7월)의 개관으로 제작팀이 로케이션뿐만 아니라 실내 스튜디오 촬영과 카메라 장비까지 사용 가능해졌고,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2008년 10월) 또한 준공되어 영화제작의 전 과정이 가능한 One-Stop 인프라가 부산에 구축되었습니다. 이에 매년 400~5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키고 부산지역의 영화 영상 업체 육성까지, 영상산업도시 부산 의 중심에 부산영상위원회의 바쁜 행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촬영팀을 유치하고 아시아 영상위원회의 주축으로 아시아 영화산업에 기여하며, 실내 스튜디오와 촬영장비 그리고 후반작업시설까지 아시아 영상산업의 관문이자 제작 중심 허브 도시 부산, 부산영상위원회가 만들어 갑니다.

3 CONTENTS News & On Location 촬영지원기 <카멜리아> <황해> OVER THE ASIA Focus. AZworks on the beach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의 시초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한 최고의 기술력 AZworks 김성훈 씨네21 기자 강필희 & Talk_ 이용기 강필희 국제신문 기자 칼럼_ 영화 후반작업 산업의 세계화 추세와 영화도시 부산의 발전 구재모 공주영상대학 교수 Asian Film Report NEPAL_ 신들의도시네팔, 신이물려준고유의로케이션유산을찾아가다 THAILAND_ 태국최초의영화등급제시행과해외작품의촬영현황 JAPAN_ 위기의씨네콰논과독립계영화사의생존전략 CHINA_ 할리우드3D 바람에맞서는중국의선택 NEW ZEALAND_ 영화촬영의새로운메카, 뉴질랜드 Face to Face 36 영화 <카멜리아> 탄생의 세 주역, 오석근-김지석-박중수 Zoom in. Busan - Sapporo MOU 부산과 삿포로의 MOU 체결, 그 배경과 의의 52 Snap! 영화 <바람이 부는 날>과 삿포로 영상산업의 미래 야마노 히사지 총괄 프로듀서 Interview_ 배우 사와무라 카즈아키 영화 <우타리>의 홋카이도 제작기 김영조 감독 Busan in Film 영화속의 부산, 그 장소와 풍경 강동진 경성대학교 교수 부산과 영화_ 근대부산극장사 8회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 69 일러스트 이승원 <해운대>, 상생의 길로 나아간 아름다운 사람들 최영철 시인 Viva! 부산영화_ 부산영화의 현재와 미래 김이석 동의대학교 교수 부산에 보내는 편지_ 어머니 품같은 부산을 그리워할 것이다 양현찬 피카소필름 대표 Vol SPRING BFC Report 발행처 사단법인 부산영상위원회 발행인 허남식 편집인 박광수 편집간사 이상조 기획 및 편집 김정현, 배주형, 이정표, 김희정, 김수아 외부 편집위원 김이석, 김지석, 주유신 사진 이정표, 정희철, 곽동민 발행일 2010년 4월 15일(계간) 부 산광역시 해운대구 우1동 1392 영화촬영스튜디오 2층 TEL ~6 FAX 디자인 제작 디자인글꼴 editor 신동윤 designer 박아림 cover illust 최유진 BFC Report 3

4 News 부 산 영 상 위 원 회 1. 부산영상위원회 2010년도 정기 이사회 및 총회 개최 부산영상위원회는 지난 2월 22일(월) 2010년도 정기 총 회를 개최하여 박광수 운영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고 이 사 6인을 선출하였다. 또한 2010년도 사업 계획안 및 부 산영상위원회(2,995백만 원)와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387백만 원)의 수지 예산안을 승인하였다. 2. 해외영화 부산촬영 인센티브 대폭 확대 2010년도부터 2억 5000만 원의 예산이 해외영화 유치를 위 한 인센티브로 사용된다. 부산에서 촬영하는 해외 및 국제 공 동제작 영화는 지출비용의 30%를 최대 1억 원 한도로 현금 환급해주며, 부산후반작업시설을 이용하는 해외작품 또한 후 반작업 비용의 10%를 편당 최대 3,000만 원 한도까지 환급 받을 수 있다. 3. 박광수 운영위원장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오사카아시안영화제 세미나 초청 부산영상위원회 박광수 운영위원장은 지난 2월 27일,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중 일본경제산업성에서 주최한 세 미나와 3월 12일, 오사카아시안영화제2010에서 재팬필름커미션이 개최한 특별 심포지엄에 초청받아 새로운 시대 영상 비즈니스 활성화 방법 과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교류 방안 에 대해 발제하였다 년 부산 디지털시네마 프로젝트 협약 체결 부산영상위원회는 2010년 부산 디지털시네마 프로젝트 (구. 부산 HD 프로젝트)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3월 24 일 인터아이코리아와 협약서를 체결했다. 디지털 영화산 업을 이끌어갈 미래의 영화인을 발굴하기 위한 이 지원 사업은 우수한 HD 단편영화 2편을 선정하여 각각 현금 8백만 원과 레드원카메라 및 DI 장비를 지원한다. 4. 부산-삿포로 MOU 지원작 <이파네마 소년> 전주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초청 부산영상위원회와 삿포로필름커미션의 첫 MOU 지원작 <이파네마 소년>(김기훈 감독 / 이혁수, 김민지 주연)이 오는 4 월 29일부터 개최되는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이파네마 소년>은 여름의 해변에서 우연히 만 난 소년과 소녀의 애절한 판타지 이야기로 2009년 3월 삿포로와 부산에서 촬영되었다. 4 SPRING 2010

5 On location 영화도시 부산에서 현재 촬영 중이거나 촬영이 완료된 작품과 로케이션 장소를 소개합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1/1~10 감독 계윤식 제작사 드림슈거픽쳐스 주요캐스팅 이성재, 강성진 주요지원기관 부산광역시청 주요촬영지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충무시설 포화속으로 1/1~ 감독 이재한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주요캐스팅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주요지원기관 합천군청 주요촬영지 합천 황해 2/10~ 감독 나홍진 제작사 팝콘필름 주요캐스팅 김윤석, 하정우 창피해 1/10~12 감독 김수현 제작사 무브필름앤미디어 주요캐스팅 김효진, 최민영 주요지원기관 중구청, 한국철도공사 부산 지사 주요촬영지 남포동거리, 용두산공원, 좌천 역(기차역) 반가운 살인자 1/15~20 감독 김동욱 제작사 영화사 소풍 주요캐스팅 유오성, 김동욱 주요지원기관 서구청, 해운대구청 주요촬영지 울산대공원, 초장동 주택가, 해운대 달맞이빌라 인근 카멜리아 <러브포 세일><카모메><아이언 푸시> 1/19~2/21 감독 장준환, 유키사다 이사오, 위싯 사사나티엥 제작사 발콘 주요캐스팅 강동원, 송혜교, 설경구, 김민 준, 요시타카 유리코 주요지원기관 사하구청, 사하경찰서, 국군 수송사령부, 부산의료원, 부산환경공단, 연 제경찰서 주요촬영지 감천2동 주택가, 다대포항 부 두, 다대포해수욕장, 동백섬 선착장, 동서 대학교, 동아대학교, 부산시네마테크, 부 산영화촬영스튜디오, 부산의료원, 수영하 수처리장, 송정해수욕장, 신선대부두, 연 제경찰서 등 주요지원기관 부산항만공사, 동부경찰서, 동구청, 항만소방서 주요촬영지 3부두, 3부두 앞도로, 부산호 텔, 동아대학병원 무적자 3/14~ 감독 송해성 제작사 핑거프린트 주요캐스팅 송승헌, 김강우, 주진모, 조한선 주요지원기관 중부경찰서, 부산기계공고 주요촬영지 중부경찰서, 부산영화촬영스튜 디오, 미포, 부산기계공고 KBS드라마 <공부의 신> 1/13~16 감독 유현기 제작사 드라마하우스 주요캐스팅 김수로, 배두나, 오윤아, 유승호 주요지원기관 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 해운대 구청 주요촬영지 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 해운대 주택가, 해운대신시가지 CF <대신증권> 1/20 감독 조원석 제작사 우라늄238 주요캐스팅 전문배우 주요지원기관 베네시티앞 거리 TV감성다큐 <미지수> 1/21~27 감독 김형석 제작사 한국방송 주요캐스팅 박성주 주요지원기관 부산시설공단, 부산항만공사, 부산교통공사 주요촬영지 광안대교, 남포동, 부산신항, 서면지하철역, 신세계백화점센텀점, 연산 동번화가, 자갈치시장 TV특집극 <된장군과 낫토짱의 결혼전쟁> 1/27~2/3 감독 주성우 제작사 문화방송 주요캐스팅 백일섭 주요지원기관 한국공항공사부산지사, 부산 의료원, 수영구청, 경성대학교 주요촬영지 경성대학교, 광복동거리, 광안 리해수욕장, 수변공원, 호메르스호텔, 김해 공항, 다대포선착장, 동래별장, 동래향교, 부산의료원, 암남공원, 영도도선장, 천마산 공원, 코모도호텔 원투 M/V <와랄라> 2/9~11 감독 오세훈 제작사 꿈 그리고 미디어 주요캐스팅 원투 주요지원기관 영도경찰서, 공동어시장 주요촬영지 공동어시장, 영도대교, 영도대 교아래, 영도보세창고, 자갈치시장, 좌천동 좌천아파트, 초량외국인상가 단편 <Into focus> 2/7~12 감독 조영준 제작사 마법사필름 주요캐스팅 차승호 MBC공익 캠페인 2/23~25 감독 장필 제작사 아폴로 필름 주요캐스팅 일반모델 주요지원기관 부산디자인센터, 해운대구청, 사하구청 주요촬영지 다대포해수욕장, 부산디자인센 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도로 TV드라마 <스리엔 지우> 2/24~28 감독 김세훈 제작사 윌리엄이미지웍스 코리아 주요캐스팅 유건, 징티엔 주요지원기관 강서경찰서, 부산경남경마공 원, 부산디자인센터 주요촬영지 강서경찰서, 달맞이 까페, 부 산경남경마공원, 부산디자인센터, 팔레드 시즈 MBC드라마 <개인의 취향> 3/10 감독 손형석 제작사 이김프로덕션 주요캐스팅 손예진, 이민호 주요지원기관 벡스코 주요촬영지 벡스코 주요지원기관 해운대구청 주요촬영지 로데오아울렛 건물, 부산영상 위원회 복도, 장산 폭포, 해운대 헬스장 BFC Report 5

6 촬영지원기 글로벌 영상도시로의 도약, 부산프로젝트 카멜리아 부산의, 부산에 의한, 부산을 위한 영화가 만들어 진다. 바로 부산에서 기획되고 부산의 자본으로, 그 리고 부산의 인원으로 제작되는 영화 카멜리아 가 그 주인공. 사랑 을 주제로 부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개성 넘치는 아시아 3개국 스타 감독들이 각기 1편씩 제작하는 옴니버스 장편 영화 로 아시아 영화 뉴웨이브를 선도할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할 초대형 감성프로젝트! 그 현장을 들여다보자. 6 SPRING 2010

7 이번 영화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작품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태국의 위싯 사사나티엥(<검은 호랑이의 눈물>, <시티즌 독> 연출), 일본의 유키사다 이 사오(<GO>,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 치다> 연출), 한국의 장준환(<지구를 지 켜라> 연출) 감독이 그 선봉에 선다. 모 두 아시아 및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아시아 영화산업을 이끌어 갈 유망한 감 독들이다. 이들이 영화의 중심점 부산 에서 그들만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는 다. 배우 역시 태국과 일본, 한국에서 골 고루 캐스팅 됐다. 김민준, 설경구, 강동 원, 송혜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 고 힘 있는 배우들이 영화를 빛낼 예정 이다. 카멜리아 는 세계 유명도시를 영화의 주요테마로 하는 <사랑해, 파리!>, <아이 러브 뉴욕>, <도쿄>와 같은 맥락으로, 대 중성과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제작해 세 계시장을 겨냥하고 부산의 도시 브랜 드 재고를 목표로 한다. 이번 영화는 PIFF가 창업한 (주)발콘에서 제작을, 김 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대 표 프로듀서를 맡았다. 발전차 선을 따라가면 촬영장에 도착 한다 는 말이 있다. 오늘은 선을 따라가 니 이게 웬걸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안이 다. 육지에서 배로 올라탈 때 좁은 나무 판자 하나에 의존해서 올라가야 했다. 이곳은 장준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카 멜리아 의 3번째 이야기 <Love for Sale>의 막바지 촬영현장이다. 근 미래 의 부산, 사람의 사랑을 사고파는 상행 위가 암암리에 일어나고 기억을 잃어버 린 채 치명적인 사랑에 스며드는 연인 의 러브스토리다. 오늘 촬영장면은 악당 의 사무실로 쳐들어가는 제이(강동원 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배 안에 세트장을 만들고 촬영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배가 워낙에 거대하고 파도도 잠잠하여 배에 올라서 도 흔들리는 느낌하나 들지 않는다. 며 칠 전 촬영에서는 강한 파도가 방파제 위를 적실 정도로 휘몰아쳐서 만약의 인 명사고를 대비해 바다에 튜브를 띄어놓 기도 했다지만. 카멜리아는 태종대, 청사포 등대, 보수 동 책방, 부평시장, 다대포, 동백섬 등 100% 부산 올로케이션 작품이다. 3개 국 감독이 동시에 부산에서 촬영을 진 행해 로케이션지원팀이 분주하게 움직 여야 했다. 전화기는 그야말로 불이 났 고 이 촬영장에 오면 저 촬영장에서 일 이 생겼다. 촬영이 이루어진 다대항과 동백섬 부두 는 국가기밀 지역이기에 보안대책에 대 해 신경을 쓰는 한편 관계기관 협조가 우선적인 문제였다. 물에 빠지는 장면과 총격신이 있어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동부경찰서, 사하경찰서 등에 협조를 요 청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특수구조 대까지 배치시켰다. 또 총기 사용에 대 한 민원발생에 대비해 인근 300m 주변 의 주택가에 공고문을 걸고 안내문을 배 포,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혹시라도 생길 사고와 민원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특히나 부산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부담도 컸다. 그렇기에 더욱 치 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짰다. 부 산영상위원회가 원활한 촬영을 위해 차 량운행이 적고 보행자도 적은 도로나 장 소를 추천하지만 또 제작팀 입장에선 시 내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을 선호 하는 편이다. 약간의 힘겨루기와 의견 차이를 보였지만 가급적 제작팀이 원하 는 장소를 섭외한다. 시민들의 너그러운 이해와 관계기관들의 협조를 믿기에. 명실상부한 영화의 도시. 부산국제영화 제가 열리고 매년 수십 편의 영화와 드 라마가 촬영되는 곳. 천혜의 자연입지 조건과 오랜 시간 노하우가 쌓인 스튜 디오 및 촬영인프라. 현대적인 최첨단 시설과 향수를 자극하는 옛 시간이 공 존하는 아름다운 도시 부산. Made in BUSAN 발 첫 번째 영화로 기록될 카멜리아. 세계로 뻗어가는 부 산영화 네트워크의 시발점으로 '부산'이 라는 도시, 그리고 아시아 영화의 매력 과 가능성을 드높일 새로운 도약을 하 기 바란다. 글 신동윤 객원기자 사진 (주)발콘 , 2_ 동백섬 선착장 촬영현장 3_ <러브 포 세일> 태종대 촬영현장에서 홍경표 촬영감독님 BFC Report 7

8 촬영지원기 추격자 를 추격할 차세대 액션스릴러, 황해 를 타고 온다! 아직 밤공기가 차가운 2월의 막바지 3부두 입구. 컨테이너 한 대가 굉음을 일으키며 질 주한다. 아니 폭주라고 해야 맞는 표현 같다. 급기야 부두 정문을 거침없이 뚫고 앞에 주차돼있던 승용차들을 연달아 박아 날려버린다. 그리고는 50여 미터를 더 진행하고나 서야 가까스로 도로에 멈췄다. 부두입구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먼지폭풍이 사방에 휘몰아치고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이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고 찌그러졌다. 사상 최악의 대형 차량충돌사고가 터진 것이다. 하지만 천만다행이다. 이곳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을 정도 의 대형액션 을 선보일 영화 <황해>의 부산 촬영현장이다. 2008년 혜성처럼 등장해 영화팬들과 평론가들을 놀라게 한 영화 <추격자>를 기억하는가. 강한 몰입감의 연 출로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으며 수많은 상을 휩쓴 대작 스릴러였다. 그 대단했던 연출 력의 감독(나홍진)과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두 배우(김윤석, 하정우)가 또 다시 <황해>라는 작품에서 만났다. 나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및 아시아 영화사상 보지 못했던 엄청난 물량의 카체이싱과 액션을 선보 일 예정이라 말했다. 그 액션신의 하이라이트가 이곳 부산항에서 촬영된 것이다. 오늘의 촬영은 영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할 장면. 면가(김윤식 역)의 추격에 트레일러를 타고 도망 을 가던 구남(하정우 역)이 차량을 들이받고 급회전을 하다가 대로에서 차가 전복이 되는 장면이다. 작은 승 용차도 아닌 그 커다란 트레일러가 완전전복이 될 정도의 대형액션장면이 1년에 1번이라도 촬영이 될까. 8 SPRING 2010

9 1_ 촬영이 이루어진 3부두 앞도로. 쌀쌀한 날씨 에도 촬영장의 열기는 후끈했다. 2_ 차를 잘 돌아가게 하기위해 엔진을 들어내고 타이어에 신발을 신기기도 했다. 3_ 경찰교통계와 해병대전우회 등 차량통제를 위 해 많은 분들이 수고했다. 4_ 트레일러가 정문을 뚫고 나와 차량과 연달아 부딪히는 장면. 이 찰나의 순간을 위해 수많은 시 간이 소요됐다. 오늘의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부산영상 위원회가 공을 들였다. 10차선 도로를 통제하는 만만 치 않은 작업이었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교통량을 세 밀하게 측정한 후 촬영시간을 잡았다. 진행에 불편함 이 없도록 우회도로를 확보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한 후 제작팀과 몇 번이고 일대를 돌아다니며 안전 및 원활한 촬영이 가능하도록 체크했다. 안내게시판을 제 작해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한 것은 물론이다. 또한 부두는 국가보안시설이기에 부산항만공사에 매 일 같이 찾아가 보안대책과 안전대책을 강구했다. 그 리고 부두보안주식회사, 세관, 해양경찰, 항만소방서, 동부경찰서 등 하루를 멀다하고 찾아가서 꾸준히 관 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 오늘의 촬영에 협조 요청 한 기관만 8군데나 된다. 매끄럽게 진행이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수정사항에 변경에, 거절도 있었고 불만사항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 결국엔 협조를 해주 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월 23일 저녁 7시 3부두 앞. 100여 명이 스태프들 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촬영준비에 한창이다. 조 명크레인의 빛을 받아 카메라와 촬영장비를 점검 또 점검하고 계획을 하고 작전을 짰다. 현장은 오늘의 주인공 트레일러와 희생양이 될 차량들의 세팅이 한 창이다. 어느덧 시간은 밤 11시를 넘기고 첫 번째 촬 영준비가 끝이 났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제일 긴장하 는 순간이다. 촬영의 특성상 절대 NG가 나면 안 되 기에 그 오랜 시간을 준비하고 연습하고 리허설하기 를 수없이 반복해왔다. 모두가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숨을 죽인다.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고 확성기를 통해 드디어 큐 사인이 떨어진다. 오랜 준비시간에 비해 촬영시간은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상상을 뛰어넘는 큰 소음과 처참한 광경에 깜짝 놀랐다. 첫 번째 촬영이 무사히 잘 끝난 상태지만 아직까지 오늘 촬영의 하이라이트 트레일 러 완전전복신이 남아있다. 또다시 긴 준비를 하는 시간. 완전전복을 위해 스턴 트맨은 서해안에서 3부두 앞 도로를 그대로 재현해 서 수많은 연습과 리허설을 했다고 한다. 시간은 어 느덧 새벽 4시가 넘어갔다. 마침내 액션 사인이 떨 어지고 트레일러는 대로 한복판에 쿵하는 육중한 소 음과 함께 완벽한 자태(?)로 넘어진 후 불꽃을 내며 멋지게 미끄러졌다. 전복 시 안전사고에 대비해 부산 영상위원회에서는 갓길에 바리케이드 역할을 할 빈 폐차를 배치시키고 그 뒤로 카메라 설치를 하게 했 다. 제작팀의 영화적 연출이기도 했지만 스태프들의 안전을 고려한 부산영상위원회의 기지가 발휘된 순 간이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급차와 소방차를 대기시켰지만 역시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오늘 촬 영이 끝이 났다. 감독 역시 박수를 치며 매우 만족한 상태에서 밤샘 촬영이 끝이 났다. 오늘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협조를 해줬다. 30여 명 의 해병대전우회 관계자 분들이 차량을 통제해줘서 매끄러운 진행이 가능했다.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 조도 너무나도 고마운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도시 부산 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들 이 아니었으면 절대 불가능했을 촬영이다. 액션영화 촬영 시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쳐서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길 기대 해본다. 글 신동윤 객원기자 사진 곽동민 BFC Repor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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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 FOCUS. AZWORKS ON THE BEACH 2. ASIAN FILM REPORT 3. FACE TO FACE 4. ZOOM IN. BUSAN - SAPPORO MOU BFC Report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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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Focus AZWORKS ON THE BEACH 1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의 시초 부산이 영화도시 를 기치로 내걸고 달려온 시간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었다. 그 다. 지난 해 <추영>(Fransis Ng 감독, 중국, 2009) 작 간 영화산업의 불모지와 같은 환경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며 영화소비도시를 품의 후반작업 유치를 계기로 중국 최대의 민영 영화제 거쳐 영화생산, 산업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 부산이 목표로 하고 있는 동북아의 작사인 화이브라더스와도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소 영상허브 기능을 담당하는 영상산업 중심도시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피의 연애 매뉴얼>(에바 진 감독, 중국, 2009)의 작업 축인 영상산업 인프라들의 구축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중간단계에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에 이어 현재는 <천녀유혼>, <황비홍>, <칠검> 등을 만 시네포트(Cine-Port) 라는 이름으로 영화 산업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부산의 계획은 이미 가시화된 든 중화권 거장인 쉬커(서극) 감독의 신작 <적인걸>의 지 오래이며, 로케이션, 스튜디오 및 후반작업을 연계하는 One-Stop Production 시스템의 구축을 CG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에이지웍스는 대만 최 통해 기획과 촬영에서부터 디지털 후반작업까지 부산에서 영화제작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서비스를 대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알려진 <사이더커바라이>를 지향하고 있는 부산은 산업인프라 구축의 중심인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을 오랜 준비 끝에 지난 해 2 비롯한 중화권의 영화작품들을 연이어 유치하며 해외 월 오픈하였다. 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어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대표적 최근 부산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는 해운대 센텀시티에 위치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의 운 인 영상후반작업 업체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영을 위해 부산영상위원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최고의 컬러리스트로 인정받으며 300여 있다. 편의 영화에 다양한 색을 입혀온 (주)HFR의 이용기 대표와 함께 (주)에이지웍스(AZworks)를 설립하 영상후반작업 과정 및 에이지웍스에 대한 궁금증 해소 였다. 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전우치>에 이어 <적인걸> 작업 에이지웍스는 영상후반작업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된 신축건물에서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기 위해 글 에 여념이 없는 에이지웍스의 각 팀별 모습을 씨네21 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설비, 기술 및 인력을 갖추고 D.I, CG, 디지털시네마 마스터링, 디지털복원 김성훈 기자가 생생하게 전한다. 등의 디지털 후반작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회사로서 힘찬 첫 걸음을 시작하여 이제 1년이 지났다. 지 이제 막 시네포트에서 닻을 올리고 세계영상산업 시장 역의 신생회사로 사업초기 운영에 다소의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있었지만 박찬욱 감독의 <박쥐>, 봉 을 향해 출범한 에이지웍스가 높은 파고를 넘어 부산을 준호 감독의 <마더>,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 등 작년 한 해 동안 화제를 모은 국내 유명감독들의 작 세계적 수준의 영상산업도시로 견인하며 순항하는 모 품이 CG와 D.I 작업 등을 위해 부산을 찾았으며 이와 더불어 해외시장에서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 습을 기대해본다. 글 이형석 부산영상위원회 BFC Report 1 3

14 Focus AZWORKS ON THE BEACH 2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한 최고의 기술력 국내 최대의 후반작업 업체 AZworks를 가다 1년 만이다. 2009년 2월 24일 국내최대 후반작업업체인 AZworks((주)에이지웍스, 이하 AZ웍스) 가 개관했다. 이후 AZ웍스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 등 수작 한국영화들의 CG를 담당하면서 후반작업에 관한한 국내 최고라는 능력을 입증했다. 그로부터 1년 뒤, AZ웍스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니, 이미 작업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거장 서극 감독의 신 작 <적인걸>의 후반작업이었다. 2월 11일 AZ웍스를 찾았을 때, 서극 감독이 극비리에 부산을 방문해 CG 작업 1차 컨펌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 감독을 비롯해 아시아권의 감독들이 AZ웍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최고의 후 반작업업체 AZ웍스에 대해 알아보면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취재/글 김성훈 씨네21 기자 사진 이정표 14 SPRING 2010

15 #1 D.I 및 색보정 D.I(Digital Intermediate: 디지털 후반작업)와 색보정은 최근 감독들이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작업이다. 프로덕션 과정에서 촬영한 소스를 감독, 촬영감독, 그리고 색 보정 기사는 컷 하나하나 매만진다. 이른바 컷 바이 컷(Cut By Cut)'이다. 이 작업의 목적은 예산과 시간의 절약 이다. 예전에 필름으로만 작업할 때는 후반작업 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는 AZ웍스의 한 엔지니어는 D.I와 색보정 과정을 통해 그림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는 기본적으 로 감독이 원하는 그림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감독의 생각과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줄 알고, 이야기를 해석할 줄 아는 능력 이다. 미리 만나서 감독의 의도와 목표를 함께 대화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면 <적인걸>로 함께 작업하고 있는 서극 감독의 스타 일은 어떨까. 굉장히 꼼꼼해서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래서 피곤하기도 하다. 하지만 무작정 이렇게 해달라 고 요구하는 몇몇 국내 감독과는 달리 서극 감독 은 원하는 바가 분명해 작업하기가 편하다. BFC Report 15

16 필름 스캔 스캔은 후반작업에서 제일 먼저 이루어진다. 말 그대로 촬영 소스가 담긴 필름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거쳐야만 2D, 3D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CG작업이 이루어진다. 이 중요한 과정을 스 캔실의 박용식 대리 혼자 담당한다. 스캔실의 왕이라 불릴 만도 하다. 필름 롤을 8K 변환 기계에 넣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작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신경 써야 할 것이 한 둘 이 아니다. 디지털로 바뀌었다고 해서 작업이 단순해진 건 아니 라는 박용식 대리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2필름 건 마찬가지 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촬영장에서 막 도착한 따끈따끈한 필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잘 보관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필름 스캔 과정의 핵심이다. 촬영 소스를 조금의 손상 없이 원본 그대로 디지털로 변환 하는 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 하다고 한다. 그래서 필름 스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섬세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손길에 힘을 더해주는 것은 바로 AZ웍스가 자랑하는 스캔 장비다. 2K~4K 정도의 화질을 구현하는 기존 의 스캔 장비와는 달리 AZ웍스는 최대 8K까지 우수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최근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시>, 한국 고전영화 <연산군>의 필름 스캔도 이 장비로 작업했다. 중요한 작업인 만큼 고충도 있다. 스케줄 맞추기가 가장 힘들다 는 그는 특히 <전우치>때가 정말 힘들었다 고 한다. <전우치>의 컷 수가 워낙 많았던 탓이다. 빡빡한 스케줄보다 더 힘든 일도 있다고 한다. 가끔 감독님 들이 오셔서 촬영할 때는 안 그랬는데, 왜 포커스가 나갔냐. 색깔이 이상한 것 같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정말 난 감하다 고 그는 말한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2D, 3D작업이나 감독과 함께 대화를 하며 작업하는 D.I 작업과는 달리 필름 스캔은 외로운 작업이다. 하지만 필름 스캔이 없으면 후반작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 점에서 필름 스캔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축구팀의 수비형 미드필드라 할만하다. 16 SPRING 2010

17 복원팀 #3 최근 한국 고전영화들이 부활하고 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 등의 한국 고전영화들이 DVD로 출시되어, 집에서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이는 복원과정을 거친 덕분이다. 현재 AZ웍스에서도 고전영화 복원 작업이 한창이 다. 이만희 감독의 1964년 작 <검은 머리>가 바로 그것. 매우 작은 먼지, 스크래치, 번쩍거림 등을 보정하는 작업이라 손이 많 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섬세함을 요한다. 다른 팀에 비해 사무실이 조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존하는 최고( 最 古 ) 영화인 양주 남 감독의 <미몽>(1936년)을 비롯해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1962년) <연산군>(1961년),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년) 등의 작 업에 참여한 배재순 팀장은 최대한 원본 그대로 살리는 것이 중요 하다고 한다. 복원과정은 AZ웍스가 개발한 복원 소프트웨 어 MJW에서 이루어진다. 막 지운다 는 우리말의 영어 이니셜에서 따온 이름인 MJW의 원리는 이런 식이다. 한국영상자료원 이 복원할 고전영화를 선정하면 복원팀은 원본 필름을 스캔실에서 디지털 스캔한 뒤, 변환된 파일을 MJW에 입력한다. 3~4 개월 동안 원본 필름의 먼지, 스크래치 등을 보정한다. BFC Report 17

18 3D #4 <아바타>가 어마어마한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전 세계적으로 3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곽경택, 윤제균 등 몇몇 영화감독들이 차기작을 3D로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적지 않은 프로듀서와 감독들이 3D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AZ웍스에도 당연히 3D팀이 있다. 3D의 원리는 생각만큼 복잡하 지 않다. 대체로 2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카메라 2대가 피사체의 오른쪽과 왼쪽에서 각각 찍어서 합치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카메라 한 대로 찍어서 3D로 컨버팅하는 방식이다. 영화 편집으로 영화일을 시작한 AZ웍스의 남상우 실장은 그렇다고 무작정 3D에 접근하는 것은 금물 이라고 한다. 2D영화라도 우리가 감 상하다가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 있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다. 서사를 얼마나 탄탄하게 짜는가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서사에 우수한 3D가 더해졌을 때 영화의 신세계가 열린다. 그런 의미에서 3D는 AZ웍스의 미래의 전략적인 요소가 될 듯하다. 18 SPRING 2010

19 FX #5 FX는 특수효과(special effects) 작업이다. 주로 물, 바람, 먼지 등을 창조한 다. 쉽게 말해서 <해운대>에서 쓰나미라든가, 쓰나미에 의해 무너지는 건물 파 편들, 먼지 등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캐릭터나 공간 을 창조하는 것에 비해 미세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FX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야기가 실감나게 전달되지 않는다. 즉, 영화의 사실성 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봐도 된다. 이 작업에서 요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컴퓨터 그래픽을 다루는 능력일 법 한데, 한동호 팀장은 그 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이해하고, 감독이 원하는 바를 정 확하게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에 주변 사물, 일상, 현상을 관 찰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그가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일까. 그간 AZ웍스에서 거의 모든 CG작업을 해봤다. 그 중에서 물 FX 가 아쉽다. 앞으로 물을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싶다. 2D 영화에서 주인공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보자. 당신이 감독이라면 이 장면을 어떻게 찍을 것 인가. 배우의 몸에 와이어를 매달아서 실제 절벽에서 뛰어내리게 할 것인가? 물론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정말 사실적인 연기가 나올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뭣 하러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가. 합성이라는 만능 작업이 있는데 말이다. 2D는 쉽게 말해서 합성이라고 보면 된다. 위의 예처럼 시나리오에서 표 현이 불가능한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한다.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진짜 같더라는 반 응이 나오면 안 된다 는 2D팀의 김동수 팀장은 정말 훌륭한 2D는 관객이 CG작업을 했는지 안 했는지 분간을 못할 때 라고 말한다. 한동호 FX팀장 #6 BFC Report 19

20 강필희 & Talk 본 인터뷰는 지난 3월 중순 이루어진 것으로, 4월 7일 AZworks의 최 대 주주 (주)다휘는 김정상 대표이사를 영입하여 전문 경영인체재로 개 편하였고, 이용기 전 대표는 AZworks의 기술부분을 책임짐으로써 세 계적인 영상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주)에이지웍스 AZWORKS ON THE BEACH 3 이용기 >>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주)에이지웍스의 이용기(41) 대표는 여간해서 만나기 힘들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사무실은 늘 비어있다. 이달 초에도 내내 중국 출장이었다. 지난 10일 겨우 약속을 잡고 회사를 찾았 을 때에도 부산시청 관계자들과 면담 중이었다. 이 대표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아, 미안해요 하며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도 몇십 분 뒤였다. 국내 최고의 영상후반작업 기술자이자 부산영상산업의 한 축을 책임진 CEO와의 면담은 그렇게 어렵사리 성사됐다. 글 강필희 국제신문 문화부 영화담당 기자 사진 정희철 부산영상위원회 무척 바빠 보인다. 중국 출장 건은 잘 진행됐나. 중국 대만과 같은 중화권에서는 이제 에이지웍스가 제법 유명하다. 중국의 가장 큰 민영 영화제작회사인 화이브라더스 작품을 몇 개 했는데 덕분에 이름이 알려 졌다. 영화판은 인맥, 안면 이런 게 중요하다. 유명 감독들이 우리와 작업을 해 보고 그 결과에 만족해 입소문을 내주고 있는 게 다행이다. 유명 감독이라면 우리도 아는 사람인가. 서극 감독, 오우삼 감독 이런 사람들 말이다. 화이브라더스의 대표 감독인 펑샤 오강 감독도 이제 우리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시켜 줄 정도가 됐다. 중국말 로 꽌시( 關 係 ) 가 생긴 거다. 그동안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 많이 나돌았다. 중화권 인지도 향 상이 경영에 도움이 되나. 에이지웍스는 지난해 2월 창업했다. 문을 연지 이제 1년이다. 신생 회사이니만큼 포트폴리오라는 것도 없었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도 이름이 알려지는 데는 시간 이 필요하다. 회사에는 영업 사이클이라는 게 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일 처음 업계에 몸을 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영화 쪽 일을 했나. 대학교 4학년 졸업을 하기도 전에 '세종문화'라는 CF프로덕션 회사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 있던 윤석태 감독이라는 분과 제 지도교수님이 친한 사이였다. 윤 감 독 밑에서 CF조감독으로 맨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만약 그 길로 계속 갔더라면 지금쯤 CF감독이 돼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소위 날리는 CF감독 중에서 동기들이 많다. 한 40%는 다 내가 아는 사람 들이다. 만약 그 회사에서 계속 일을 했으면 다시다 사이다 이런 광고를 찍 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왜 그 길로 계속 가지 않았나. 처음에 수습사원으로 연출부에서 일을 했다. 근데 쓰레기통 같은 세트장에서 매 일 밤새고.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연예인들 보는 거 재미있어하고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하지. 내 눈에는 그런 게 하나도 안 들어왔다. 그러다 다른 방을 얼핏 보니까 1인치 필름으로 편집이라는 걸 하고 있 었다. 그게 참 멋있어 보였다. 기계에 버튼도 수십 개 붙어있고. 그때부터 관심 은 딴 데 있었던 거다. 회사를 옮긴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광고도 영상을 찍은 다음에 후반작업이라는 걸 한다. 세종문화는 후반작업을 삼 부프로덕션이라는 회사에 맡겼다. 삼부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후반작업 회사였다. CF의 40% 가량을 여기서 편집할 정도였으니까. 수습기간 3개월이 지 나고 정식사원으로 발령받기 직전 어느 날이었다. 내가 보니까 너는 빨리 입 봉(첫 작품 제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사수인 윤 감독이 격려해줬다. 윤 감독 이 원래 굉장히 무서운 분이다. 마음에 안 들면 먹던 자장면 그릇을 얼굴에 갖 다 바를 정도다.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거기다 대고 나는 CF 편집실로 보내줄 수 없을까요 라고 말해버렸다. 감독은 정식 발령을 내놨는데 딴 데 보내달라고 하는 놈은 니가 처음이다 고 어이없어 하셨다.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나를 예쁘 게 보셨던지 거래처인 삼부에 소개시켜줬다. 고된 일이 그때부터 시작됐다. 삼부에 입사해서 그 고대하던 필름을 만졌나. 말단 심부름부터 시작했다. 편집실에는 CF 촬영본 테이프 말고 배경화면 등에 사용하는 소재테이프라는 게 있다. 소재실에 가서 그 테이프를 찾아오는 게 내 일이었다. PD들이 편집을 끝내면 쓰고 남은 1인치 테이프가 엄청 쌓인다. 이걸 20 SPRING 2010

21 다시 정리해서 소재실에 갖다 놔야 한다. 완전 시다바리 였다. 그 생활을 7개월간 했 다. 그러다 또 옆방으로 눈을 돌렸는데 텔레시네라는 부서가 있었다. 여기는 필름을 만 지는 거 아닌가. 편집실은 규모도 크고 선배들도 많았지만 텔레시네는 방 달랑 하나에 선배도 딱 2명이었다. 여기서 마침 사람을 뽑아달라는 중이었다. 운이 좋았다. 텔레시네가 무슨 일인가. 텔레시네는 필름으로 돼 있는 영상신호를 색보정을 거쳐 비디오 신호로 전환하는 작업 이다. 지금의 디지털색보정(DI) 개념과 기본적으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전공이 컴퓨터인가. 컴퓨터와는 전혀 상관없다. 사진 전공이다. 이 계통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컴퓨터와 거의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나는 포토샵도 할 줄 몰랐다. 낯선 일이었을 텐데 실수는 없었나. 발령 첫날부터 사고쳤다. 당시 김청기 감독의 영화를 하고 있었다. 35mm 필름은 세워서 들어야 하는데 그걸 가로로 드는 바람에 감겨있던 필름이 모두 빠져 헝클어져 버렸다. 선 배가 첫날부터 사고냐. 도저히 안 되겠다 면서 필름값 1000만원 물어내라 고 난리였 다. 그때 한달 월급이 60만~70만원 정도였는데 돈이 어디 있나. 2시간 동안 울었다. 알고 보니 앞으로 조심하라고 선배가 겁준 거더라. 어려운 일을 거치면서 일을 배워나 갔다. 이후 텔레시네 회사만 몇 군데를 옮겼다. 영화와의 본격적인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할리우드현상소 시절이다. 당시 할리우드현상소는 텔레시네 부문에서 우리나라에서 가 장 대표적인 회사 가운데 한 곳이었다. 이 회사 대표가 텔레시네를 국내에 가장 먼저 >> BFC Report 21

22 >> >> (주)에이지웍스 이용기 도입한 사람이다. 이 회사 대표가 어느 날 나를 만나자고 했다. 소주 한잔 사면 서 꼬셨다. 색보정이라는 걸 아냐. 색보정 기계를 들였으니까 와서 일을 해라. 사진을 전공했으니까 영화필름도 잘 만질거다 라고 설득했다. 알고 보니 그 필 름과 이 필름은 다른 거였다. 또 속은 거다. 색보정을 할 줄 알았나. 할리우드현상소 사무실에 갔더니 색보정 기계를 사놓고 박스도 풀지 않은 채였 다. 설명서를 읽으면서 방법을 배웠다. 초반에는 필름 끊어 먹는 게 일이었다. 영 화사에서는 재료비 많이 든다고 엄청 싫어했다. 맨땅에 헤딩 이라는 게 이런 거 였다. 현상소에서도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다. 영화 <괴물>에 관련된 게 생각난다. 영화 개봉 바로 전날이었다. 전야제를 하는 데 영사실 몇 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바이러스 어쩌고 하는 장면 기억 나나. 어떤 사람은 자막을 봤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못 봤다고 하는 거다. 일부 편집본에서 실수로 자막이 빠진 채 배급된 걸 나중에 알았다. 어떤 사람은 송강 호도 알아듣는 영어를 관객은 모르느냐는 식의, 감독의 의도된 작업으로 해석하 기도 했다고 들었다. 밤 11시에 충무로 필름 배달회사 사람을 불러 일일이 확인 교체했다. 다음날 새벽 1시 쯤 끝났다. 그래도 사고가 한 군데는 나더라. 대구였 다. 봉준호 감독에게 죄송하다 했더니, 자기가 끝까지 확인을 안 한 책임이라고 해서 더 미안했다. 현상소에서 실수하면 영화가 대박난다는 말이 있다. 진짜 대 박나지 않았나. 그렇게 8년을 일했다. 브리지 바이 패스 라는 기법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들었다. 특수현상 기법 중 하나이다. 원래 필름을 현상할 때에는 필름에 붙어있는 은 성 분을 모두 떨어내야 한다. 근데 나는 원본필름에 은을 남겼다. 그러면 모노톤의 색이 나온다. 영화 <친구>를 보면 색을 뺀 것 같은 느낌이 나지 않나. 그거다. 촬 영 원본 필름에 손을 댄 것은 아마 내가 처음일거다. 나중에 필름회사에서 알고 난리치기도 했다. <친구> <살인의 추억> <처녀들의 저녁식사> <유령>이 모두 그 런 영화이다. <친구> 이후부터는 트렌드가 되다시피 했다. 작품을 얼마나 했나. 300편 정도. 한창 때는 일년에 40~45편 정도 했다. 한국영화 70~80%에 해 당하는 물량이다. 지금 아날로그 색보정하는,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내가 제일 많 을 거다. 어두운 방안에서 뭉근히 앉아서 일하는 게 딱 적성이다. 우리나라에 디지털색보정(D.I)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라고 들었다. 2004년인가 2005년인가 HFR로 스카우트됐다. 디지털색보정은 아날로그로 하 던 것을 컴퓨터로, 실제 스크린과 비슷한 환경에서 화면을 보면서 색깔을 맞추 는 작업이다. DLP로 색보정을 한 것도 처음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의 극 장 회사 등에 있는 DLP 환경을 모두 조사한 적이 있다. 작업을 표준화하기 위 해서다. 전국 1등이었다. 눈대중으로 맞춘 건데도 기계보다 정확했던 거다. 색을 하도 많이 보니까 음악의 절대음감 같은 게 생겼다. 초반에는 우리나라 영화 중 1년에 1~2편 정도 D.I를 했다. 근데 비주얼 좋은 영화를 세 개 정도 잇따라 하 고 나니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게 <달콤한 인생> <친절한 금자씨> <웰컴투 동 막골> <형사>같은 영화다. 두세 달 사이에 4~5작품 하니까 입소문이 나서 조금 씩 작업 물량이 늘게 됐다. 이제는 단편영화도 DI를 한다. 색보정 기술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영화에 자신의 느낌을 안 넣는 게 좋다. 모든 영화는 현장에서 색깔을 결정해온 다. 그걸 감안해야 한다. 이 자리에 앉으면 이 색깔이 좋을까 저 색깔이 좋을까 색을 한번 빼보고 싶은 충동이 있다. 하지만 따로따로 놀면 안 된다. 그러면 100% 가는 거다. 에이지웍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김성수 감독이 찾아왔다. 잘 들어. 박광수 감독님 알지. 감독님이 부산에서 무 슨 일을 하나 하는데 도와줄 수 있지. 무조건 내일 찾아뵙고 한다 그래. 캐묻지 말고 가서 도와드려라 하는 거다. 그 다음날 박광수 감독님 찾아뵙고 일이 시 작됐다. 에이지웍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함께 했다. 할리우드현상소 그만두기 1 년 전부터 에이지웍스 이야기가 나왔다. 근데 생각보다 기간이 많이 길어졌다.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거다. 전체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갔다. 쉬커(서극) 감독과 <적인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가. 그런 세계적인 감독과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다. 나는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자 란 세대다. 그런 사람과 눈앞에서 작업을 하게 되니 처음엔 부담이 많았다. 하지 만 작업 자체는 똑같았다. 입으로 떠드는 거 보다 보여주고 그림으로 말하는 게 많다. 감독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구가 많았다. 감독이 전에 흑인 백인과 일 을 다 해봤는데 이거 해달라고 해보면 안 된다고 하는 게 많았던 모양이다. 근 데 나는 다 해줬다. D.I는 어떤 걸 주문해도 다 되더라. 앞으로는 AZ하고 작업 할꺼다. 감독이 그렇게 말을 하고 다니신다고 들었다. 화이브라더스의 대표감 독 펑샤오강이나 쉬커 감독은 에이지웍스를 친구회사로 생각하고 있다. 북경 제 편창이 투자하는 영화의 감독도 만나자고 했다. 인민영화이다. 중국에서는 관영 민영 모두 네트워킹이 생긴 셈이다.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지역의 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에서 내려온 직원이 많아 이직율이 높 은 편이다. 결국 지역에서 인력이 수급돼야 조직이 안정적으로 굴러간다. 영화진 흥위원회, 부산시와 함께 기술아카데미를 만들어 고급인력, 상시가용인력을 하 루 빨리 양성할 생각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안정화가 급선무다. 중화권 메인스 트림에 빨리 진입해야 한다. 하반기부터는 중국을 보다 집중적으로 노크할 생각 이다. 궁극적으로는 에이지웍스가 기획 제작한 애니매이션을 선보이는게 꿈이다. 빠르면 2013년, 늦어도 2014년까지는 그렇게 해보고 싶다. 얼마나 멋있겠나. 이용기 대표는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총총 사라졌다. 부산시 관계자들과의 면 담이 아직 끝나지 않은데다 방송국과의 일정으로 서울 출장도 잡혀있었다. 최소 한 이 대표에게만은 바쁜 것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22 SPRING 2010

23 칼럼 AZWORKS ON THE BEACH 4 영화 후반작업 산업의 세계화 추세와 영화 도시 부산의 발전 글 구재모 공주영상대학 교수 최근 해외의 후반작업 업체들의 경우, 그 사업의 영역이 점차 국제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디지털 시네마 보급의 확산에 따 라 필름 산업의 영역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대 표적인 기존 영화 후반작업 업체들은 디지털 후반작업 쪽으로 핵심 사업 분야의 무게를 옮기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환경산업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공해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필름 현상소를 제3세계 국가로 이전하였거나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 따라 아시아 지역에서는 태국이 아시아 영화 후 반작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할리우드 5대 직배사가 아시아 지역에 배급하는 프린트 필름은 상당량이 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 으로 미국의 테크니컬러(Technicolor)사는 전문 핵심인력과 기술 및 자본을 투 자하여 태국 방콕에 아시아 지사를 설립하였고, 아시아 각국에 배급되는 프린 트 필름을 하루 최대 2백만 피트가량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디지털 인터미디 어트 작업과 사운드 후반작업 시설을 함께 갖추고, 옥상에 설치한 위성 안테나 를 통해서 미국으로부터 영화와 방송(드라마) 후반작업 물량의 일부를 직접 전 송받아 훈련된 태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작업하여 다시 미국으로 전송하고 있기 도 하다. 이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7대 영화제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러한 부산국제 영화제의 성장과 더불어 부산은 한국 최고의 영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 고 영화 축제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영화 촬영 스튜디오와 후반작업 센터 건립이 완료되면서 명실상부하게 아시아 영화산업의 중심 도시로 성장하 고 있다. 최근의 영화 후반작업의 방식은 FDD(FDF) 또는 DDF(DDD) 방식이 주류를 이 루고 있다. 1) 200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촬영방식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필름 방식의 촬영과 배급/상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제작 방식은 저예산 촬영방식부터 블록 버스터급까지 규모와 사 용된 기술이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후반작업 분야는 이미 작업 의 전 과정이 디지털화 되었거나 디지털과 필름을 결합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 겨울 영화 <아바타> 이후 새로운 입체영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 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영화 기술과 산업이 새로운 역사적 단계로 진 입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영화 후반작업은 단순히 촬영이 끝난 결과물을 단순하게 편집하고 색보정하는 수준의 작업이 아니다. 영화 후반작업은 제2의 창작이 이루어지는 창조적인 작 업의 결정 과정이면서 최종 단계에서 영화를 영화로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과 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제대로 된 영화 후반작업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작업 결과물을 고품질로 완성시킬 수 있도록 자본 집약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조건 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부산은 이제 아시아 지역에서 최고의 영화산업 중 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 조건은 충분히 갖추었다고 보인다. 다만 한 가지 더 기대하는 바는 한국 내에서의 영화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 고 국제영화제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그 발전의 영역과 방향 이 아시아 지역 전체로 그리고 세계 시장으로까지 발돋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의 체계적인 세계화 전략과 기술 발전이 지속적으 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부산이 한국영화의 메카일 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인이 즐겨 찾는 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1) 영화 제작의 단계를 제작-후반작업-배급/상영의 단계로 나누고, 각 작업의 방식을 필름 (Film) 또는 디지털(Digital)로 정의한 작업진행 체계를 뜻한다. BFC Report 23

24 ASIAN FILM REPORT NEPAL 신들의 도시 네팔, 신이 물려준 고유의 로케이션 유산을 찾아가다 THAILAND 태국 최초의 영화등급제 시행과 해외 작품의 촬영현황 JAPAN 위기의 씨네콰논과 독립계 영화사의 생존전략 CHINA 할리우드 3D 바람에 맞서는 중국의 선택 NEW ZEALAND 영화촬영의 새로운 메카, 뉴질랜드 24 SPRING 2010

25 아시안 필름 리포트 네팔 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신들의 도시 네팔, 신이 물려준 고유의 로케이션 유산을 찾아가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네팔은 누군가 지도를 구겼다가 평평하게 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동쪽에서 서쪽까지 산줄기가 굽어지게 뻗어있고 에베 레스트를 정점으로 8,000미터 이상의 산만해도 8개나 된다. 산스크리트어로 눈의 거처 란 의미의 히말라야 산맥의 장중함은 마치 이곳이 신이 인간을 살피기 위해서 잠시 마련해둔 거처 같다.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의 설원을 떠올리며 도착한 네팔의 카트만두는 단단히 입고 갔던 겨울옷이 무색해질 만큼 따뜻한 기온이었다. 나지막한 건 물들, 차와 오토바이들이 엉켜 뿜어내는 먼지, 길 한가운데서 떡하니 늘어져있는 소들의 모습에서 이상하리만큼 낮선 평온함이 느껴졌다. 작년 가 을,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안영상정책포럼(Asian Film Policy Forum)에서 촬영 로케이션지로서의 독특한 매력을 알린 바 있는 네팔의 영화적 환경을 알아보고 네팔영화개발위원회와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와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자 이번 방문은 이루어졌다. 지형, 종교, 문화적 유산에 빚진 네팔 영화산업 네팔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지형과 종교이다. 중국 티베트와 인도사이에 위치한 네팔은 지리적 영향으로 힌두교와 불교를 조화롭게 받아들였으며 높은 산줄기와 험난한 지형을 따 라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발전했다. 범접하기 힘든 히말라야 산맥, 곳곳에 남아 있는 힌두교와 불교사원, 세 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많은 유적지 등 네팔의 지형적, 종교적, 문화적 유산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상물이 촬영을 위해 네팔을 찾는 가장 큰 요소이 다. 매년,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50여 편 이상의 해 외촬영물이 네팔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베르나 르도 베르톨로치 감독의 <리틀부다>, 에베레스트 산 악등정을 소재로 한 미국영화 <희박한 공기 속으로 Into Thin Air>, 프랑스/네팔 공동제작 영화로 2001 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도 올라 간 <카라반> 등이 네팔에서 촬영되어 세계적으로 알 려진 대표적 영화들이다. 한국영화로서는 전수일 감 독의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이 네팔에서 촬 영되었다. 네팔의 영화산업은 인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영화제작사와 극장 등은 수도인 카트만두에 집중되어 있고 연간 40-50여 편의 네팔장편영화 가 제작되고 있다. 네팔영화는 인도 발리우드영화 BFC Report 25

26 처럼 노래와 춤, 그리고 이야기가 어우러지는데 대 부분이 16mm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되며 영화 한 편당 평균 제작비는 한화로 약 7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1960년 이후 본격화된 네팔의 영화산업은 네 팔의 정치적 불안으로 부침이 많았는데 할리우드 영화 <리틀부다>가 촬영되고 인도영화와의 교류가 활발했던 80~90년대에 이르는 황금기 이후 급격 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2006년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으로 바뀌며 정치적 안정을 되찾은 네팔은 네팔영화개발위원회 등을 재정비하고 영화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일요일부터 한주가 시작되는 네팔은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까지는 휴무다. 눈치 없이 휴일 날 때맞추어 방문한 우리를 친절히도 환대해준 네팔영화개발위원회는 2000년 정부에 의해 설립된 정 보통신부 산하의 조직이다. 작년 부산을 방문한 적 있는 아마르 라즈 지리 위원장을 포함하여 32명의 직원 과 6명의 외부 감사로 구성된 네팔영화개발위원회는 연간 한화 2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국영화산업의 지원은 물론, 네팔 내의 영화제작, 배급, 상영과 관련된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네팔을 홍 보하고 해외촬영물 유치를 위한 제반여건을 지원하는 기구이다. 아마르 라즈 지리 위원장이 들려준 네팔에서의 촬영을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언급하자면 우선 촬영을 위한 영화제작허가증 이 필요하다. 이 허가증을 최종적으로 발급하는 곳은 네팔정부인 정보통신부이지만 소정 의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하거나 현지 프로덕션을 통하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촬영허가를 얻은 작품의 경우 네팔 국내로 한시적으로 들여오는 모든 물품과 장비에 대해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네팔의 주요 유적지나 사원 등에서도 사전신청을 하면 4-5시간에 한해서 촬영허가를 내어 주는데 네팔영 화개발위원회에서 도로통제 등의 촬영지원을 해주기도 한다고. 작년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안영상정책포럼 에 참가하여 아시아 각국의 촬영지원기구인 필름커미션의 활동을 알게 된 네팔영화개발위원회는 촬영지로 서의 네팔에 대한 매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네팔 주요 로케이션지와 관련정보를 해외에 소개하는 26 SPRING 2010

27 책자를 제작하여 배포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네팔 영화산업의 현주소 다음날, 네팔영화개발위원회의 안내를 받아 그야말 로 빡빡한 일정으로 영화제작사, 후반작업회사, 극 장 및 배급회사까지 카트만두의 주요 영화산업 시 설 및 관계자들을 방문하였다. 첫 번째로 간 곳은 Red Cine Work Flow Studio로 말하자면 카메라 와 간단한 편집 및 사운드 설비를 인하우스로 마련 하고 작업을 하는 영화제작사이다. 네팔의 영화는 대부분 16mm로 촬영되나 최근 들어 50%이상이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되어진다고 한다. Red Cine Work Flow Studio의 경우 약 1년 전에 설립된 영 화제작사로 네팔에서 유일하게 Red one 4K 카메 라를 보유하고 있다. 일 년에 극영화 및 뮤직비디 오 등 약 11편의 영상물의 촬영 및 편집 등을 하는 데 현재 레드원으로 찍은 영화 <Kathmandu>를 제 작 중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방문 한 곳은 Nepal Film Development Corporation으로 현상(네가티브, 포지티브, 흑백현상), 아날로그 색보정, 편집, 사운드 등의 후 반작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 이다. 우리를 안내해준 관계자는 네팔, 프랑스 공동 제작의 영화로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 보로 올라간 영화 <카르반> 후반작업의 일부를 이 곳에서 담당한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곳은 정부와 민영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네팔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규모면으로도 큰 회사이나 관리 소홀과 노후된 시설로 인해 사실상 원활한 작업이 불가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네팔 영화의 80%이상이 이곳에서 후반작업을 한다고 하나 이후에 듣기로 네팔 영화의 50%가 인도로 가서 색보정 등의 마지막 후반작업을 한다고. 디지털기술이 보급됨에 따라 필름보다 디지털로 촬영이 늘어나고 있으며 네팔의 경우도 제작에서 배급까 지 디지털화가 되고 있다. 더구나, 인도영화가 상영되는 경우가 많아서 배급시스템 또한 인도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네팔에서 가장 첨단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Digital Cinema Nepal은 네팔의 디지털시네 마 배급회사이다. 쿠마리 극장체인이 같은 계열사로 SI 2K-silicon imaging 카메라도 보유하고 있으며 디 지털 배급과 관련된 디지털 소스변환, 후반작업지원, DLP등도 대여하고 있다. 또한, 인도영화 디지털시네 마 배급 전문회사인 UFO의 네팔본부를 겸하고 있어 UFO의 서버로 인도 힌두영화를 네팔에서 배급하고 있다. 단, 인도와 네팔의 디지털 시네마는 HD 2K급 이하로 네거티브를 텔레시네 하여 AVI파일을 MPEG4 로 변환, DLP로 디지털 상영하는 정도이다. 네팔극장의 대부분이 비디오로도 영사를 하는 상황임을 감안 할 때 디지털시네마는 그나마 화질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 할 수 있겠다. 네팔의 극장 수는 대략 카트만두 에 56개 정도로 그 중에 멀티플렉스가 7개 정도이다. 영화 관람비는 영화관의 시설 수준에 따라 한화 1,200 원에서 3,000원 정도 사이이다. (현지 한 끼 식사비가 약 1,200원 정도) 대부분의 극장은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사운드로 DCN계열의 멀티플렉스 쿠마리 극장 정도가 스테레오 사운드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Oscar International College로 2005년 설립된 네팔 유일의 영화 전문 사설학교 이다. 연기, 연출, 촬영, 음향, 편집 등을 3년 과정으로 가르치고 있고 연간 26~3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고 한다. 어느 나라이든 영화감독 되기가 녹녹치 않기에 네팔에서 감독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지 물어보았다. 의외로 배우를 하다가 감독이 되는 경우가 많단다. 그러고 보니 처음 방문했던 곳의 Red Cine Work Flow Studio의 대표도 본인이 배우이자 감독이라 했다. 물론, 네팔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업 또한 배우와 감독이라고 한다. 며칠간 돌아본 네팔의 영화제작환경은 우리에 비하면 낙후된 것은 사실이 다. 제대로 된 실내 스튜디오도 촬영장비도 없었다. 사흘 내내 우리를 안내해준 네팔영화개발위원회 관계 자는 좋든 나쁘든 네팔 영화 환경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와 교류 Red Cine Work 아카시 아드히카리 대표(좌) Oscar International College BFC Report 27

28 를 통해 네팔영화산업이 활발해지고 발전되기를 바 란다 며 참으로 소탈한 웃음을 보였다. 국토의 8할이 산으로 덮여있는 네팔은 농업 외엔 어떤 산업도 발전하지 못했다. 영화 환경도 인프라 라 불릴만한 것 없이, 부족한 장비는 인도나 다른 곳에서 가져 와야 하며 전력조차 수시로 끊기는 그 런 곳이다. 그러나 네팔은 지구상의 다른 무엇으로 대체되지 못할 로케이션지로서의 고유한 매력을 지 니고 있었다. 돌아오는 날, 카트만두의 중심부라는 더르바르 광장을 거닐어 보았다. 광장에는 화려하 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꾸며진 왕궁과 신이 인간세 계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사원, 그리고 관광객과 노 점상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대도시라면 비슷비슷하 게 볼 수 있는 마천루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수 백 년 전 아니 수 천 년 전에도 지금처럼 존재했을 법 한 곳, 유적지와 일상 공간의 구분이 없는 역사와 신과 그리고 현재가 공존하는 불가사의한 곳, 그 곳 이 네팔이다. 1 글 배소현 사진 배소현, 김수아 부산영상위원회 2 1_ Red Cine Work Flow studio 2_ Nepal Film Development Corporation 3_ 네팔 영화개발위원회 아마르 라즈 지리 위원장(우) 3 28 SPRING 2010

29 아시안 필름 리포트 네팔 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태국 최초의 영화등급제 시행과 해외 작품의 촬영현황 오랜 기간 준비해왔던 태국의 영화등급제가 드디어 시행되었다. 그간 계속된 지연으로 인 해 영화제작자들과 팬들로부터 질책도 받아왔지만 2009년 하반기, 태국 왕권이 탄생한 이 래 최초로 시행되는 영화등급제는 연령에 따라 G(전체관람가)와 P(특정한 목적을 가진 홍 보작품), +13, +15, +18, +20 등 여섯 개의 등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등급제의 도입 이전부터 기존의 사 전 검열제와 뚜렷한 차이점이 없고, 그 등급을 나누는 기준조차 모호하다는 점에서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 로부터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관객들에게 다양한 장르와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그간 영 화의 흐름을 깨뜨려왔던 장면의 삭제와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만으로도 등급제의 시행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듯하다. 실제로 등급제가 실시된 이후, 그 동안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국교인 불교에 관한 부정적인 묘사 및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 등의 장면 때문에 허가를 받지 못했던 영화들이 하나 둘씩 개봉허가를 받으면서 관 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액션 영화 <나가의 그림자> (In The Shadow of The Naga)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나가의 그림자>는 은행강도들이 오래전 그들의 전리품들을 감춰놓았던 불교 수도원에 숨어들며 사 건이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사실 2년 전에 제작이 완료되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수도승에 대한 폭력 적인 내용이 전개된다는 이유로 상영금지 처분을 받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해왔다. 세상에 공개되지 못할 뻔 했던 <나가의 그림자>는 최근 20세 이상 관람가의 등급을 받으며 극장상영이 허가되어 관객들에게 새 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해외영화들의 태국 영화관 입성 또한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검열 시 무자비하게 삭제되거나 상영금지가 되었던 영화들도 삭제나 상영금지 대신 관람 등급을 상 향조정하거나 등급 재결정 및 행정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훨씬 다양한 종류의 외국 영화가 태국 영 화팬들의 입맛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등급제 실시 후, 홍지영 감독의 영화 <키친>이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으며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태국은 자국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차원의 노력 이외에도 외국 작품의 로케이션 촬영이나 합작 등 을 통해 자국 영화 산업을 발전시키고 홍보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 영화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활발히 노력 중이다. 스위스 출신으로 세계 2차 대전 당시 그리스를 점령한 나치의 잔혹행위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 <아지리스 를 위한 노래>(A Song for Argyris)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스테판 하웁트(Stefan Haupt) 감독은 태 국 치앙마이에 근접한 카렌 난민촌 일대에 세트를 만들고 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How about Love>의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태국 현지 제작사는 태국인과 외국인 스태프가 절반씩 이루어져 있어 외국 제작사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리빙 필름스(Living Films)로 알려졌다. <How about Love>는 비교적 적은 액 수인 60만 달러 정도의 저예산 예술영화로 디지털 HD로 촬영되었다. 이 영화는 명망 있는 심장전문 외과의 프리츠 레인하트가 그의 아내와 난민촌에서 의술을 펼치는 그의 오랜 친구를 만나기 위해 휴가 차 태국을 방문하면서 겪는 이야기로, 중대한 결정 을 앞둔 인간의 내면심리 묘사를 잘 다룬 영화이며 오는 10월 개봉예정이다. 현재 리빙 필름스는 <How about Love> 이외에도 <시암으로 가는 하늘열차 >(Skytrain to Siam)의 후반작업을 맡아 진행 중에 있다. <시암으로 가는 하늘열차>는 태국과 독일의 오랜 우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로, 1858년 영국, 프랑스의 동남아시아 식민지로 부 터 독립하기 위한 태국의 국왕 라마 5세(HRH King Rama V)가 독일과의 무역 협정서에 사인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독일이 태국의 철도, 국 가 통신, 도서관 및 건강관리 시스템 건설 등의 다 양한 분야에서 태국을 지원한 것을 관객들에게 보 여주기 위해 지하철, 도서관 등 공공기관 및 태국 지역 일대를 돌며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든 카메라만 세워놓으면 작품이 되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갖춘 태국은 많은 수의 자국민들이 영 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장벽 또한 타 아시아 국 가에 비해 높지 않아 외국 제작팀이 선호하는 촬영 지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2008년 영화관련법 개정 이후 태국 국무총리의 적극적인 의지 하에 이 루어질 새로운 시도들은 앞으로 태국을 비롯한 주 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영화산업에 자극제가 될 것이며, 아시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외국영화 관 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 글 김수아 부산영상위원회 자료출처 태국필름오피스, Living Film, Beneton Film, Bangkok Post BFC Report 29

30 아시안 필름 리포트 네팔 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위기의 씨네콰논과 독립계 영화사의 생존전략 2009년 일본 영화계는 전년을 뛰어넘는 2천억 엔대의 흥행수입을 회복하며 호황을 보였고, 2010년에 새해부터 130억 엔의 수입을 올린 <아바타>의 흥행 광풍으로 표면적으로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듯 보이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명과 암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훌라걸스>, <박치기> 등의 큰 히트로 잘 알려진 일본의 중견 영화사 씨네콰논이 지난 1월 28일 도쿄지방재판소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하여 수리되었다. 과감한 투자와 신선한 기 획력을 가진 굴지의 영화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씨네콰논의 민사재생법 신청은 작년 무비아이 엔터테인먼트와 와이즈 폴리시의 도산에 이어 중견 영화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러 운 것은 무비아이와 와이즈 폴리시의 경우, 경영의 어려움이 결국 회사의 도산으로 이어졌지만, 씨네콰논은 민사재생법을 신청하여 수리되었다는 점이다. 지금 말하는 민사재생법이란 회사의 도산과는 다른 의미로 문 자 그대로 기업의 재생을 목적으로 한 법률이다. 민사재생법이 적용된 회사는 재판소가 선임한 감독위원의 감독 하에 채무의 면제나 채무 변제 기간 및 그 방법에 관해 재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채권자의 승인을 얻어 재판소의 인가를 받는다. 이번에 민사재생법이 적용된 것은 정확히는 씨네콰논과 그 자회사인 극장 운영을 담당하던 CQN씨네마즈 2곳이다. 두 회사 모두 이봉우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씨네콰논측은 이번 민사재생법 신청에 대해 스크린 수의 증가와 흥행수입의 답보 상태로 인해 자사 영화 관의 수익저조, 그리고 영화 펀드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했지만 수수료와 융자 등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 여 자금 순환이 악화되고 있다 고 신청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씨네콰논의 부채는 약 40억 3,000만 엔이고 CQN씨네마즈는 약 6억 7,330만 엔으로 총 47억 엔을 넘어 서는 금액이다. 이는 2009년 8월에 도산한 무비아이의 부채총액인 42억 엔을 웃도는 금액이며 채권자수도 254명에 달한다. 2월 8일에 개최된 채권자 설명회에서는 씨네콰논이 파산했을 경우 변제율은 씨네콰논이 0%이고 CQN은 0.02%로 사실상 채권포기에 이른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현재 씨네콰논의 고정수입은 극 장 수입 밖에 없으며 고정자산도 없는 상태이다. 유락초 이토시아에 있는 극장 씨네콰논 유락초 2초메 도 이미 저당이 잡혀진 상태여서 부채를 돌려줄 돈이 거의 한 푼도 없다는 내용이다. 오릭스 알파 등과 같은 제2금융권에서 많은 융자를 받았기 때문에 이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오이 프로모션, 록웰 아 이즈, 킨다이영화협회, 엔진필름, SDP, 이즈츠 프로 등 채권자들 중에는 영화 제작사나 예능 사무소도 꽤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 자금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씨네콰논과의 관계로 억지로 수주를 받은 작은 영 화사들도 많이 관련되어 있어 회사가 도산할 경우 그 파장이 엄청나게 커져갈 수도 있다. CQN등에서의 극 장 수입이 어느 정도 나오고는 있지만 그 분배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배급사에서는 자사의 작품을 30 SPRING 2010

31 아스믹 에스의 3대 생존 대비책 일본영화 제작을 가속화 TV 방송국, 할리우드 메이저, 대형 연예기획사, 대형 음반 회사와 연계하여 제작을 가속화 위탁배급을 시도 타사가 제작한 영화도 배급에 참여. <사요나라 이츠카>는 이미 10억 엔의 흥행수입. TV 애니메이션의 극장개봉 추진 후지TV와 공동으로 제작한 심야 애니메이션 <노이타미나 >가 방영 중. 향후 극장 개봉도 의식하고 있으며, <동쪽의 에덴>는 3월말 극장 개봉 그 외 독립계 영화사의 생존 대비책 카도카와 영화 외화의 수입 배급 DVD 판매 등의 사업을 진행하던 카 도카와 엔터테인먼트를 흡수. 영화의 제작, 수입, 배급, DVD까지 종합적으로 승부 가가 커뮤니케이션즈 : <디스트릭트9>을 워너 브라더스 와 최초로 공동배급, 향후 여러 영화사와의 공동배급으 로 승부 클럭웍스 :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등 애니메이션 영화 배급으로 승부 쇼게이트 : <퍼레이드>, <퍼머넌트 노바라> 등 일본영화 제 작에 총력 도호도와 : 할리우드 메이저인 유니버셜과 위탁배급계약을 체결 상영하고 있는 씨네콰논의 극장에 매일 직원을 보 내 당일분의 정산을 하는 배급사도 나오고 있다. 씨네콰논의 부진은 꽤 오래전부터 계속되었다. <훌 라걸스> 이후 뚜렷한 흥행을 올린 작품이 거의 없 으며 자사 제작 작품이 다른 배급사도 넘어가기도 했는데 <디어 닥터>가 엔진필름과 아스믹 에스 배 급으로 바뀌었고, <누군가 나에게 키스했다>도 도 에이 배급으로 전환되었다. 이번에 민사재생 신청 대리 변호사인 하기하라 변 호사는 예전 무비아이 당시에도 신청 대리인을 지 낸 바 있는데, 그는 씨네콰논은 업계내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와 평가가 좋았던 영화사였다. 이봉우 대표의 재능과 경험을 살리고 싶다 라고 민사재생 법 신청 이유에 대해 설명하였고 이봉우 대표 역시 채권자 설명회에서 깊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재건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씨네콰논은 이봉우 대표가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소르본느 대학 유학 후인 1988년에 설립한 영화사 로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Camera Buff>로 첫 배급업무를 시작하였다. 이후 영화 프로 듀서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최양일 감 독의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93) 즈음부터이다. 키네마준보 베스트 1을 시작으로 각종 영화상을 수상하 면서 주목을 받았고, 2000년 <쉬리>를 수입 배급하여 18억 엔이라는 한국영화로는 보기 드문 수입을 올리 며 한국영화 붐을 이끌었다. 그 후 <아무도 모른다>(04), <박치기>(05), <훌라걸스>(06)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성장세를 달리고 있던 씨네콰논의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한 원인은 무리한 극장 투자와 사업확대 때문이다. 씨네콰논 유락초 2초메 의 건설에 13억 엔을 투자하였고 한국에서도 극장을 개관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였지만 2008년 4월에 완전 철수하였다. 2003년에 개관한 시부야 씨네 라 세트 는 2008년 1월에 폐관하였고, 2003년 고베에 오픈한 씨네콰논 고베 도 2008년 말에 문을 닫았다. 그 외에도 씨네콰논이 보유하고 있던 2개의 영화관 모두 문을 닫거나 경영을 다른 곳에 넘겨주게 되었다. 극장 확대를 통해 단관계 극장 체인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꿈꾸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이것은 현재의 단관 계 극장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05년에는 재팬 디지털 콘텐츠 신탁(JDC)과 공동으로 펀드를 운 영했지만 <훌라걸스> 이외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JDC의 자금 횡령 등으로 순조롭지 못했다. 현재 씨 네콰논은 재건을 위해 스폰서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복구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태이다. 2009년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는 모두 762편이지만 멀티플렉스의 증가로 단관계 극장은 설 자리를 잃어가 고 있고, 외국영화의 부진과 DVD의 수입감소로 인해 외화 배급사들은 영화의 수입을 꺼려하고 있다. 오래 된 단관계 극장인 프로즌 리버 는 직접 외화를 구매하는 등 극장 스스로가 생존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독립계 영화사들은 각자가 살아남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해양 다 큐멘터리 <오션스>를 배급하고 있는 가가 커뮤니케이션즈는 처음으로 워너 브러더스와 함께 <디스트릭트9> 의 공동 구매, 배급을 실시하였다. 앞으로도 단독 구매가 아닌 공동구매와 타사작품의 배급선전업무도 겸한 다는 전략이다. 클럭웍스도 에니메이션 작품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의 공동 배급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영 화업계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클럭웍스는 향후 <극장판 마크로스F>,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등 애니 메이션 작품의 공동배급을 통해 애니메이션 전문 배급사로 이름을 날린다는 계획이다. 외화 배급을 메인 업무로 해왔던 아스믹 에스도 새로운 판로를 찾아 나서기 시작하였다. 아스믹 에스의 토 요지마 마사로 대표는 아스믹의 생존 전략을 일본영화 제작과 배급의 강화 라고 설명한다. 인기 만화 원작 을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으로 영화화 하는 <소라닌>과 오오쿠를 무대로 시바사키 코우와 니노미야 카즈나 리의 애증극 <오오쿠>(쇼치쿠와 공동배급), 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의 시대극 <무사의 가계부>(쇼치쿠와 공동 배급) 등을 공동제작, 배급하고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인 <노르웨이의 숲>(아스믹 에스는 제작, 배급은 도호) 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TV 방송국과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대형 연예기획사, 음반회사 등과 지속적인 제휴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스믹 에스는 제휴 관계에 있는 각 회사들과 최소 연1편 이상의 영 화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고,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제작이나 휴대폰과 인터넷을 대상으로 한 숏 콘텐츠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배급면에서는 타사 작품의 위탁배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도호 등 메이저 영화사가 흥행수입 20억 엔을 넘어서는 대형 작품이 중심이라면, 아스믹은 5억에서 10억 엔 사이의 중형 작품에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배급 제1탄이 나카야마 미호 주연의 <사요나라 이츠카>로 이미 흥행수입 10억 엔을 넘기며 순조로운 출발 을 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부분도 강화하여 후지TV와 공동으로 심야 애니메이션 <노이타미나>를 제작하 고 앞으로는 극장 개봉을 염두해 둔 작품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토요지마 사장은 말한다. 영화사 도호는 2009년 역대 최고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매년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고, 도에이와 쇼치쿠 등 메이저 영화사와 몇 개의 TV 방송국들이 전체 흥행수입의 8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흥행의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중소 영화사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는 대비책을 세우며 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씨네콰 논과 같은 안정된 영화사들마저 위기에 몰리는 현재의 일본 영화계에서 과연 봄이 찾아올 수 있을지 미지 수이다. 글 이정표 부산영상위원회 자료출처 일본영화잡지 키네마준보,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BFC Report 31

32 아시안 필름 리포트 네팔 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할리우드 3D 바람에 맞서는 중국의 선택 중국의 한 영화관련 온라인 회사 직원인 지앙릉은, 최근 들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3D 영화와 관련한 통계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그녀가 짜증스럽게 내뱉는 한마디. 전국 3D 상영관수가 어떻게 매일 달라져? 정말 피곤해 죽겠네! 1, 2년 전 만해도 몇 달 만에 한번 변할까 말까 했던 3D 상영관 증가 수치였는데, 작년 연말부 터 올 초까지, 한 달 사이에 무려 300관 이상 증가했으니 그녀의 탄식도 괜한 엄살은 아닌 듯 하다. 바야흐로 3D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중국극장산업의 변화, 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중국영 화산업의 딜레마를 알아본다. 중국의 <아바타> 열풍과 3D 상영관의 급증 세계를 휩쓴 <아바타>의 열풍이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연말에 개봉되어 올 초 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고 있지 않는 <아바타>의 맹렬한 기세는, <아바타>의 2D 극장판 배급을 암묵적으로 제한한 정부의 모종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 비슷하게 개봉된 중국의 자국영 화와는 일찌감치 격차를 벌리며 독주양상을 보였다. 2월 말 현재 10억 7천만 위안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올 린 <아바타> 상영으로 3D 영화의 시장 확대 가능성이 충분히 감지된 만큼 중국극장산업의 발 빠른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연말부터 올 2월 초까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300관 이상의 3D 상영 관이 개관하여 현재 970여 개에 이르고 있으며, 기존의 2D 상영관들도 속속 3D 상영관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3D 상영관수를 대략 살펴볼 때, 미국 2,000여 개, 유럽 전체 2,000여 개, 중국 970여 개, 인도 200여 개, 일본 200여 개, 한국 100여 개 정도라고 하면, 중국이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계의 3D 상영관 총수의 6분의 1 가량을 차지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또한, 중국에서 기존의 2D 상영관을 3D 상영관으로 변경할 때 한화로 3천 5백만 원에서 5천만 원 정도의 비용 밖에 들지 않기 때문 에 3D 상영관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극장뿐 아니라 제작에 있어서도 펑시오깡 감독 의 <당산대지진>을 포함하여 이미 10편의 자국 3D 영화가 촬영 중이거나 기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바 야흐로 세계의 3D 영화 흐름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중국의 노력을 엿볼 수가 있다. 못 박는 자국영화보호책 _연간 총 상영일수의 2/3 이상 자국영화 상영토록 명시 그러나 막 시작된 3D 영화의 대세가 중국영화시장의 급성장을 이끄는 견인차인 동시에 위협이 될 것이라 는 것도 중국은 알고 있다. 앞으로 몰려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어떻게 자국영화를 지켜낼 것 인가 하는 것은, 아직 영화산업에 충분한 경험치가 부족한 중국에게는 시급한 과제인 셈. 중국에서 가 장 HOT한 개봉시기로 여겨지는 허수이 당치 (연 말연초 개봉기를 일컫는 말)는 중국영화시장의 한 해 성적을 최종적으로 가름하는 시기로, 최근 몇 년 전부터 중국 대작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개봉되는 시기이다. 지난 해 11월 20일부터 올 2월 20일까 지 계속된 허수이 당치 동안 개봉된 총 30편의 영화 가운데, 3D 상영관의 급속한 성장세를 유발 시키며 12억 위안 가까이 극장수익을 낸 <아바타> 와 작년 11월 말에 개봉한 <2012>가 올린 4억 위안 이상의 성적을 합하면, 수입 영화 2편이 허수이 당 치 전체 박스오피스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억 위안 이상이 투자된 자국영화 네 편의 종합성적보 다도 웃돌고 있다. 중국 대작 영화들인 <화목란> <풍운2> <자릉> <십월위성> 등은 할리우드 블록버 스터들을 피하느라 개봉시기가 연말에 몰리면서 치 열한 박스오피스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2012>와 <아바타>의 흥행에 밀려 기대했던 성적의 겨우 절 반을 웃도는 아쉬운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중 국 사상을 스크린에 펼쳐 보이겠다는 중국의 야심 작 <공자>는 <아바타> 2D 상영을 금지한다는 통지 문이 각 원선(극장망)에 내려왔다는 소문이 공공연 한 비밀이 될 정도로 암묵적 지지가 있었던 와중에 도 예상했던 4억 위안의 성적과는 거리가 먼 2억 위안을 가까스로 넘기는 성적에 그치고 말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중국영화계에는 자국영화가 수 입영화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일었고, 이 보다 조금 앞선 1월 말에는 국무원에서 <영화산업 발전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이하 지도의견 으로 약칭)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자국영호보호정책 32 SPRING 2010

33 <표-1> 중국 3D 상영관 증가 현황 (상영관 수) 년 9월 08년 12월 09년 8월 09년 12월 10년 2월 을 못 박고 나섰다. 정부가 발표한 이 지도의견 의 핵심내용 가운데 하나는, 중국의 자국영화 상영일수가 연간 전체 상영일수의 2/3 이하여서는 안 된다 는 것이다. 중국의 원선관계자들은 이미 기존에도 중국영 화 상영일수가 2/3 이상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강화된 조치는 아니다 라며 지도의견 의 지침이 현재 원 선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라고 밝혔다. 다만 2/3 상영일수 에 대한 세칙이 발표되지 않아 상영일 수를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극장업계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자국영화상영일수 명시 조항을 포함하여 자국영화보호책에 대한 중국정부의 지침은 이번이 처음은 아 니다. 2001년 국무원이 내놓은 영화관리조례에 이미 이번 상영일수에 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몇 년 전부터 자국영화를 상영하는 원선에 대해 혜택성 감사를 통해 장려금을 일부 지원하기도 했었다. 광전 총국은 이번 지도의견 안에 다시 한 번 몇 가지의 핵심적인 지침을 명시화함으로써 자국영화보호 및 육 성책의 의지를 보인 셈이다. 주요 내용은 제작/투자사 등 영화관련기업의 상장을 장려하고 금융기구의 영 화산업 진출과 자금지원을 장려하여 다각화된 파이낸싱 루트를 마련하고, 자국영화의 최소상영시간을 보장 하여 중국영화에 대한 자금 지원과 상영보장을 하겠다는 것. 또한 디지털 원선 건립을 지원하여 디지털배 급상영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시장의 확대와 자주기업경영의 기반을 마련해 산업화 초기에 있는 중국영화산 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일부에서는 국가의 영화시장에 대한 강제적 간섭이 시장을 혼란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 히, 최근 WTO가 중국의 수입영화정책 개방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국의 이런 자국영화보호 책이 얼마나 거둘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중국은 수입영화배급권이 국영인 차이나 필름과 반 ( 半 )국영이라고 할 수 있는 화시아에서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WTO 분쟁해결전문가 그룹은 불공정거래라고 지적하였고 수입영화정책에 대한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WTO의 계속되는 요구를 불이행할 경우 미국이 수년 내에, 문화산업방면에서 입은 수입손실규모를 비교해 10억 달러어치에 이르는 무역제재조치를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리기도 한다. 매년 30% 이상의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영화산업의 신화가 마냥 낙관적이기만 할 수 없는 배경 이기도 하다. 국제적 영화산업의 환경변화에 발 맞춰 그 어느 나라보다도 발 빠르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 이지만, 아직은 부족한 기술력과 경험치 그리고 안정되지 않은 산업화 시스템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아바타>를 필두로 향후 몰려올, 신기술을 가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략 속에서 자국영화의 성 장을 지속시키자면 정부 주도의 자국영화보호책 외에도, 근본적으로 시장이 원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어 낼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의 문제가 더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희정 부산영상위원회 자료출처 차이나필름닷컴, 예은닷컴, 펑쉰엔터테인먼트, 소후닷컴 BFC Report 33

34 아시안 필름 리포트 네팔 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영화촬영의 새로운 메카, 뉴질랜드 개봉 첫 주 전 세계 2억 3천만 명의 관객 동원, 15년의 준비기간, 2억 5천만 달러의 제작비, 전 세계 흥행수입 26억 달러 라는 종전에 찾기 힘든 세계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복귀한 제 임스 카메론 감독의 3D영화 <아바타>. <아바타>는 이미지 기반 페이셜 퍼포먼스 캡처(Facial Performance Capture), 컴퓨터 제작용 실시간 가상 카메라(Virtual Camera) 사용 등의 획기적인 기술로 자연스런 액션 장면을 구현함으로써 3D영화 제작의 대유행을 알리는 신호탄 을 쏘았다. <아바타>는 80%의 특수효과 비롯해 20%의 실사촬영 대부분을 뉴질랜드에서 진행 하였다. <반지의 제왕> 3부작 촬영을 시작으로 <아바타>까지 할리우드 대작영화들의 잇단 선택 을 받고 있는 촬영강국 뉴질랜드. 특히 새로운 시도로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는 웨타 디지털 (Weta Digital)은 <반지의 제왕> 3부작에 이어 <킹콩>, <X-men3>, <아이로봇> 등의 연이은 성공으로 뉴질랜드가 영화 촬영지, 특히 SF 영화촬영 장소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구 'panta rhei' 에서 유래)를 개발하였고, 고성능 컴퓨터 파워를 VFX 파이프 라인에 제공하며 작업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단축된 작 업시간으로, 3D아티스트는 한 장면 한 장면을 세 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영화 속 환상적인 장 면들을 탄생시켰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눈앞에서 보랏빛 생명체가 수면위로 날아오르고, 나뭇잎 하 나하나가 움직이는 보다 정교하고 선명한 화면의 3D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웨타 디지털은 무엇 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고 있다 는 카메론 감독 의 말은 괜한 칭찬이 아니었음을 영화 제작자와 전 세계 관객은 물론, 웨타 디지털 스스로도 입증한 셈 이다. 그리고 <아바타>의 성공으로 한껏 고무된 웨 타 디지털은 그들의 탁월한 기술력, 그리고 1억 8 천만 달러의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으로 스티븐 스 필버그와 피터잭슨의 릴레이 연출로 화제를 모은 <틴틴> 제작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계를 끊임없이 손짓하는 웨타 디지털(Weta Digital) 웨타 디지털은 영국의 오스카상으로 알려진 바프타(BAFTA)에서 2월 22일 특수 시각효과 (special visual effect) 부문 수상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으로 다시 한 번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바타> 제작기간 동안 계약직 포함 총 900명에 달하는 숙련된 전문가들과 기술 인프라 구축에만 1억 8천만 달러라는 비용을 들였다고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웨타 디지털이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기술력 이외에도 그들만의 차별화된 대응방식으로 영화제작자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함께 노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웨타 디지털 은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페이셜 퍼포먼스 캡처(Facial Performance Capture)를 6주 만에 성공하 여 카메론 감독에게 선보였고, 이에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의 실사 촬영을 웨타 디지털의 스튜디오에서 진 행하는 보너스를 주었다. 또한 웨타 디지털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아바타>팀이 원하는 이미지 구 현을 위해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구체적인 예로, <아바타> 제작 시 800여 개의 CG캐릭터가 등장하는 시 퀀스 제작을 위해 테슬라(Tesla) GPU구동 방식을 선택, GPU를 최초로 만든 엔비디아(NVIDIA) 사에 도움 을 청했다. 그 결과 웨타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펜타레이(PantaRay-모든 것이 흐른다는 의미의 그리스 경 막강한 인센티브와 역량 있는 인물 영입 이러한 웨타 디지털의 뛰어난 특수효과 기술력이 영화 제작자들의 마음을 끄는 하나의 매력적인 요 소라 하더라도 영화 제작비 문제가 시작단계에서부 터 걸림돌이 되었다면 뉴질랜드는 아마 지금과 같 은 명성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많이 알려 진 대로 뉴질랜드는 세 종류의 강력한 영화촬영 인 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필름뉴질랜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직접 지출 비용 중 액수 한도 없이 15% 를 지원하는 고 예산 제작 보조금(Large Budget Screen Production Grant)과 후반작업 디지털/비 디오 효과 보조금(Post-Production Digital/Video Effects Grant) 그리고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 34 SPRING 2010

35 인센티브 펀드(Screen Production Incentive Fund) 등으로 영화제작자들이 쉽게 거절하기 힘든 제안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실제 <아바타>는 약 2 억 1천 8백만 달러의 비용을 뉴질랜드에서 지출하 였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로 뉴질랜드 당국으로부 터 무려 3천 1백 7십만 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제 공받았다. <아바타>에 투입된 막대한 금액의 인센 티브는 외국 제작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뉴질랜드 의 성공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뉴질랜드는 작년 해외 영화의 유치를 통해 3억 8천만 달러에 이르 는 외환수입을 올렸고 이는 캐나다, 영국에 이어 세 계 3번째이며, 이웃나라 호주(2천만 달러)의 19배 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더욱 힘을 실어줄 매치 포인트가 있다. 바 로 뉴질랜드 무역산업진흥청의 공동 입안자로서, 필 름 뉴질랜드의 최고 책임자로 새롭게 부임한 지젤 라 카(Gisella Carr)이다. 문화예술창작 분야에서 수년간 자문위원, 경영, 문 화정책 담당 등 역할과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카는 영화계, 특히 세계금융위기 후 제작비 감소로 제작비 투자자 물색에 목이 마른 할리우드 영화계 관계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카 는 2006년 길버슨 그룹의 테 파파(Te Papa) 박물 관 개발 기금 마련 최고책임자로서 비디오 벽면사 업을 위해, 국내외 기업 및 정부기관으로부터 수백 만 달러의 기금 모집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펜하겐 박물관의 디지털 벽면사업을 위한 역외금융 기금 마련 역시 카에 의 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수완이 좋 은 카는 특유의 고액자금 조달 능력과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로 필름 뉴질랜드와 지역영화 산업체들의 연결고리가 되어 뉴질랜드 영화산업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잇단 뉴질랜드 촬영 역시 거 침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오랜 시간 영화화가 언급 되었던 만화영화 <틴틴>(Tin Tin, 원제: 틴틴의 모험 -유니콘의 비밀) 1편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손 길에 웨타 디지털의 현란한 컴퓨터 애니메이션 후 반작업까지 더해져 3D모션 캡쳐영화로 다시 태어 난다. <틴틴>은 총 3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스 필버그 감독이 1편을, 피터 잭슨 감독이 2편을 그 리고 3편은 공동 연출의 릴레이 제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미국 한나 바바라 사의 텔레비전 만화영화 <요기 베어>(Yogi Bear) 역시 오클랜드 일대 및 뉴질랜드 북섬에서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요기 베어>는 오클랜드 시의회가 전폭적인 촬영관련 합의 및 허가를 지원하고 나서 연간 880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입과 3,6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라는 경제적 이득까지 기 대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 <아바타>, 그 외 수 많은 할리우드 대작을 유치하며 뉴질랜드가 지원한 금액은 우리의 상상 이상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인센티브를 통해 전폭 적으로 지원하며 거기에 시의회, 나아가 정부차원의 행정지원 및 허가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뉴질랜드만의 할리우드 영화 유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뉴질랜드의 아낌없는 경제적, 행정적, 그리고 기술적인 지원들은 삼 박자를 고루 맞추며 그 노력을 고스란히 뉴질랜드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엄청난 숫자의 연간 수입을 비롯해 일자리 확대, 그리고 영화촬영지로서 매력이 더해진 관광지 수입까지 경제적인 파급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이렇게 뉴질랜드 곳곳에 퍼진 할리우드 달러의 영향력은 영화산업에 재투자되며 더 많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에게 거절하기 힘든 손길을 내밀 것이 분명하다. 뉴질랜드의 거침없는 행보로 당분간 할리우드 영화계는 뉴질랜드행 티켓을 앞 다투어 손에 쥘 것이다. 글 김수아, 이정표 부산영상위원회 자료출처 스크린데일리, 버라이어티, National Film&Sound Archive, Zeroland, Weta Digital BFC Report 35

36 Face to Face 영화<카멜리아> 탄생의 세 주역, 오석근 김지석 박중수 부산영상위원회 10년의 세월동안 250편이 훌쩍 넘는 장편영화들이 부산에서 촬영되었다. 부산 장 르 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지만 진정한 부산영화에 대한 갈증에 여전히 목마른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카멜리아>가 촬영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과 기대를 자아냈다. 부산국 제영화제가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부산시와 지역 기업이 투자에 참여했으며 아시아의 대표적인 감 독 3명이 부산을 무대로 그려내는 멜로드라마 <카멜리아>. 지금까지 부산에서 제작된 수많은 영화 36 SPRING 2010

37 좌부터 오석근 감독, 박중수 상무, 김지석 프로그래머 들과는 다른 의미가 분명히 있어 보인다. 아직 촬영도 끝나지 않은 지난 2월 20일, 작품 탄생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주인공 3명을 재빠르게 만났다. 부산국제영화제 원년 멤버로 그 동안 부산에서 꾸준한 제작활동을 해 오다 드디어 부산을 대표하는 부산프로젝트 를 제작하게 된 (주)발콘의 오석근 감독 과 이 작품을 처음 제안하고 아시아 유명 감독들의 섭외를 맡은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그리고 부산을 배경으로 한 다국적 옴니버스 영화 에 선뜻 투자를 결정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박중수 상무가 그들이다. 서로 너무 많은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기엔 오히려 민망하기 까지 하다는 세 사람으로부터 <카멜리아>의 기획에서부터 제작 과정, 그리고 향후 부산영상산업에 미칠 영향까지 다양한 측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BFC Report 37

38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걸로 안다. <카멜리아>는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 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 와 투자 진행, 캐스팅, 촬영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오석근 어느 날 김지석 교수가 카자흐스탄에서 전화를 했어요. 첫 마디 가 우리도 <도쿄!> 같은 영화 못 만들 이유가 뭐냐? 였죠. 아니 못 만 들 이유는 없지 그러니까 우리도 한번 하자 라는 거예요. 이렇게 해 서 부산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이 몇 마디에 모든 의미가 다 들어있었죠. 우리는 도쿄처럼 아시아나 유럽의 감독들과 작업해 본 경험은 없었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있고 김 교수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네트워크도 있고, 부산영 상위원회의 제작 시스템까지 있으니까. 일단 감독을 추천해 달라고 하 고 나는 바로 박 상무에게 얘기했어요. 이런 아이템이 있는데 어떠십 니까? 1초도 고민 안하더라고요. 합시다! 당연히 합시다. 라고 박중수 저보고 돈을 내라는 얘긴지는 몰랐죠. (전원 웃음) 오석근 그렇게 해서 시작된 거예요. 이렇게 두 분으로. 위싯 사사나티앙 감독 박중수 상무님은 부산과 연고가 있으신가요, 아님 오석근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박중수 연고는 없고요. 부산영화제에 나름 아쉬운 점, 바라는 점, 이런 것들이 있어서 뵙기를 원했었죠.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부산이 영상중심 도시로 가는데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특히 해외와 일하는 부분에 있어 서 얘기를 나눴어요. 그 동안 소위 말하는 공동제작 시스템이라는 게 주연 배우를 남자 한명, 여자 한명 이런 식으로 매칭하는 거였는데, 결 국 양쪽 나라에서 다 안 되는 거 같더라고요. 모든 스태프가 외국인이 어도 자본이 한국일수 있는 거고,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지 않겠냐. 아시아 중심으로, 아시아를 좀 더 크게 묶어서 유라시아 횡단 철도가 가는 나라들까지 하나의 시장으로 한 공동투자, 공동제작, 펀드까지도 생각을 해 보자라고 얘기되던 중이었어요. 그러다 이 프로젝트를 말씀 하신 거죠.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보자면, 김지석 프로그래머님께서는 어떻게 그 렇게 오 감독님께 전화를 하시게 된 건가요? 김지석 여러 의미들이 있어요. 영화제의 입장에서 보면 영화제가 새로운 화두나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정체하고 맙니다. 우리가 깐느를 뛰어넘 겠다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고 뭔가 다른 콘셉트의 비즈니스나 행사 즉, 합작을 위한 장을 조성 하는 것 등이 필요하죠. 깐느가 왜 그렇게 권위가 있는가를 조사해 보 면, 물론 역사도 있고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마켓도 제일 크고 이러 한 이유가 있지만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깐느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 때문에 그래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와 작품들이 프랑스 자본과 배급사, 세일즈 회 사를 끼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들 은 제일 먼저 깐느에 가요. 깐느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감독들의 작 품을 입도선매할 수 있어서 좋고 제작사나 배급사, 세일즈 회사들은 깐 느라는 명성을 이용해서 좋고, 이게 선순환이죠. 그들에겐 수십 년 동 아 닦여져 온 이런 바탕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단 말이에요. 단 순히 영화 소개하는 쇼케이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런 환경 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아시아영화펀드와 올해 시작하는 에아베 (EAVE - 유럽과 아시아 프로듀서들의 공동 워크샵) 등 합작을 위한 기 초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발콘이라는 제작사가 만들어졌고, 서울의 영화 제작사와는 차별 화되는 전략과 지속적인 제작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옴 니버스 프로젝트가 여러 가지 목적에 맞아 떨어지겠다는 생각을 했습 니다. 엄청난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옴니버스 영화가 가진 강점인 반면에 세일즈 포인트를 찾기가 참 힘들어요. 이 프로젝트는 부 산에서 만든다고 하는 로컬리티와 공익적 성격도 가지고 있으니 아시 아 유망 감독들을 끌고 가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내가 약간 사기를 쳤지요, 두 사람 다에게. 박중수 서로 다 사기에요. (전원 웃음) 김지석 압바스 키아로스타미(Abbas Kiarostami)는 할 수 있다. 그러니 까 그 급으로 허우 샤오시엔(Hsiao-hsien Hou), 왕가위(Kar Wai Wong), 조니토(Johnny To), 뭐 이 정도 해야 되지 않겠나하고. 오석근 난 믿었어요. 당연히 난 그대로 (박상무에게) 전달을 했고. 김지석 너무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고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어요. 오 감독은 부산프로젝트2를 생각하며 조니토를 벌써 꼬셔야겠다 그러고 있어요. 이건 안 될 거야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이번 프로젝트는 중요해요. 이번에는 우리가 100% 원하는 대로 안됐지만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결 과적으로는 제가 사기를 친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 38 SPRING 2010

39 이니 백퍼센트 사기는 아니고 오석근 좋았어요. 언제 내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집에 가서 그 사람과 얘기 하겠어요. 그러면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만나셨던 거네요? 오석근 다 가서 만났어요. 박중수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처음에 우리가 접촉했었던 감독은 압 바스 키아로스타미, 홍콩의 조니토,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Hirokazu Koreeda)였어요. 근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갑자기 본인이 가지고 있던 기획을 장편으로 바꿔서 찍고 싶어 했고 조니토도 그 케이스에 가 까웠어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이름 외우느라 힘들었었는데 그 힘든 이름을 확 외워놨더니, 다음에 더 복잡한 위싯 사사나티앙(Wisit Sasanatieng)으 로 바뀌었어요.(웃음) 일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굉장히 오랜 기간 얘 기했었는데 일본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으로 유키사다 이사오 (Isao Yukisada) 감독으로 정해졌어요. 조니토는 마지막까지 얘기를 했 었어요. 근데 지금 찍고 있는 장편영화의 투자자가 부산에 와서 옴니버 스를 찍는 시간 딜레이를 안 된다고 해서 무산됐어요. 하지만 내년이든 언제든 같이 하거나 또는 장편을 찍는 것도 고민 해보자고 좋은 관계 로 남아있어요. 처음 기획하고는 조금씩 변했어요. 실제 후보에 오르내렸던 분에는 장 이모 감독도 있었고 진짜 화려했죠. 사실 처음엔 외국 감독 3분을 모시 고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는데 조니토가 거의 막판에 바뀌게 되면서 그때는 더 이상 해외 감독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었죠. 오석근 기획 의도가 철저하게 해외에 있는 아시아 감독이 바라본 부산 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한국 감독을 생각하지 않았던 거죠. 아시 아 감독이 바라본 부산의 모습, 그들이 바라본 것을 익숙함의 낯설음으 로 표현하자고 했어요. 그걸 전제로 풀었던 것인데, 구조가 조금씩 변 화가 있었어요. 우리가 짜놓은 프로덕션 스케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이라 한국 감독으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한국 감독을 선정하는 데는 자칫하면 왜 이 감독이어야 하느냐는 논쟁이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 는 부분이라 더욱 더 심사숙고했고, 나름대로의 대표성과 가능성을 진 지하게 생각하여 장준한 감독이 결정됐어요. 장 감독도 그런 상황을 다 이해하고 빨리 결정해 줬어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장준환 감독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생각했던 3명의 감독과는 이 예산으로 찍을 수 있었을까 자신이 없어요. 결과적으로 현재 감독들이니까 주어진 여건에 서 열심히 찍어준 게 아닌가 해요. 김지석 그런 감독들도 다른 나라에 가서 작업을 한다면 다 똑같을 거예 요. 프랑스나 이태리는 그걸 해 내잖아요, 그게 노하우고 경험이죠. 우 리는 아직 그런 경험들이 없기 때문에 이제 시작인거죠. 그 동안 부분 적으로 중국, 일본과 합작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3개국을 모아서 이런 식으로 합작하는 것은 처음이라, 그래서 이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자산 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오석근 프로덕션마다 색깔들이 다 달라요. 태국은 가장 할리우드화 됐 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모두가 원스톱이에요. 카메라와 조명 장비, 모 든 면에 있어서 한번에 팀으로 움직이며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크레인 이 없어 사다리 위에서 찍는 걸 생각을 못하더라고요. 어쨌든 우리가 몰랐던 한국, 일본, 태국에 대한 제작 시스템을 피부로 접해보고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죠. 가장 큰 것은 막연한 판타지나 두려움이 없어졌 다는 거예요. 영화를 찍는다는 건, 영화하는 사람들의 그 세계는 지구 상 어디에나 똑같다는 걸 알게 되니까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박중수 사실상 그런 부분도 있었어요. 오 감독님이 본격적인 제작자로서 는 첫 작품이라, 사실 말씀은 안 드렸지만 불안했어요. 분명히 예산이 오버될 것이라는 걱정이 좀 있었고 초반기부터 벌써 쓰시는 폼이 범상 치 않으셨어요. 그렇게 오버된 예산이 꽤 되요. 보통 제작을 많이 해 보 셨다면 절대 인정하지 않을 예산을 초반부터 과감하게 집행하셨기 때 문에. 근데 그렇게 해서 오버된 예산과 나는 제작자지만 영화하는 사 람이야 라고 외치면서도 슬그머니 눈에 안보이게 줄여내 실제 예산을 비교해보면 사실은 우리는 이익 본 게 더 많은 것 같기는 해요. 숫자적 으로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오석근 아이, 고맙습니다.(웃음) 박중수 매체 나가는 거니까 이렇게.(웃음) 아니 실제로도 그래요. 저는 투 자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게 많았던 게, 특히 일본, 태국만 해도 굉장히 현실적이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 BFC Report 39

40 박중수 태국만 오버를 안 시켰죠.(웃음) 박중수 김지석 오석근 니까 투자를 받아서 영화를 찍을 거라면 이게 상품인 걸 인정하고 예 술성은 조금 접어둬야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걸 항상 얘기를 하 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프로페셔널들이었어요. 위싯 사사나 티앙과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님은 프로듀서 마인드가 있더라고요. 오석근 위싯 사사나티앙 감독이 스태프들과 있을 때 처음에 한 말이 뭔 지 알아요? 두 마디를 했는데 우리는 주어진 예산을 절대로 오버해서 찍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딱 두 마디야! 감독이 그런 얘기를 하다니 놀랬어요. 그래서 태국은 오버를 안 시켰어요. 예산 얘기가 나왔으니까 좀 더 세밀하게 듣고 싶은데요. 처음 기획했을 때 얼마를 계획했었고 총 예산에서 각 팀별로 어떻게 나누려고 생각하 셨는지, 그리고 전체적인 투자 유치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과정을 통 해서 거쳐 왔는지? 박중수 (오감독에게) 무슨 근거로 백만 불에 찍으시겠다고 그러신 거예 요?(전원 웃음) 오석근 사실은 나도 몰랐어요. 시나리오도 안 나온 상태에서 처음엔 편 당 5억 이랬었다고. 그랬더니 김 교수가 말도 안 된다. 그럼 15억인데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 그래서 그럼 편당 3억?, 3억 가지 고 되냐 뭐 그렇게 얘기했다니까. 그래서 어느 정도 오버한다고 생각 해서 편당 4억까지 잡고 3편에 12억, 거기에 기획과 기타 비용으로 13 억 하자라고 된 거에요. 진짜 무식한 발상이었어요. 물가나 환율 등이 한국과 일본과 태국이 다 다른데. 어쨌든 예산을 누구는 많이 주고, 적게 주고 못하니까.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배우를 누구를 캐스팅해야 된다거나 상품 성을 따지는 기획영화가 아니고 감독이 주인공인 영화니까, 감독이 캐 스팅을 하고, 당신이 부산을 배경으로 해서 원하는 영화를 찍어라. 단 전제는 사랑이다! 이렇게 해서 진행이 됐어요. 30분짜리 영화를 찍건, 1시간 30분짜리를 찍건 스태프들이 달라붙는 건 똑같은 거고, 한 영화 당 평균 60명이라면 180명의 스태프들이 붙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엔 통으로 계산해서 순차적으로, 처음 한 달은 이란 감독, 다음엔 일본 감 독 이런 순으로 생각했었어요. 박중수 처음엔 그렇게 계산했었어요. 스태프들한테 3편 할 테니까 좀 싸 게 해다오 라고 하려고요. 오석근 근데 사실 아시아 감독들이 이렇게 바쁜 줄 몰랐어요. 박중수 다 본인(오석근 감독) 같다고 생각하신 거지.(웃음) 오석근 스케줄이 안 되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짜고 저렇게 짜고 하다 보니까 한 달에 세 편이 한꺼번에 돌아가게 되고 스태프들을 공유 할 수 없는 거예요. 각기 다 할 수 밖에. 거기에 또 일본만 하더라도 헌팅 을 꽤 많이 왔어요. 유키사다 감독이 부산을 잘 안다고 하지만 일로써 찾아다니는 거와는 다르니까. 매번 올 때마다 비행기와 숙박, 이런 것 들이 다 비용처리가 되니까요. 태국 같은 경우는 딱 1번 왔지만. 또 감 독들의 찍는 성향도 잘 몰랐어요. 태국은 HD이고, 일본 감독은 기본 테 이크가 롱테이크인데 평균 4분이예요. 우리는 평균 4백자 매거진을 가 지고 쓰는데 그쪽은 1천자 매거진인거예요. 천자 매거진이 없어서 일본 에서 가지고 와서 붙였죠. 근데 찍는 스타일이 동서남북에서 마스터를 다 따는 거예요. 테이크 5분을 이쪽, 저쪽에서 다 찍고 또 중간에서 찍 고 하다 보니까 필름을 5만 5천자를 썼어요. 말하자면 40분짜리를 하 는데 5시간 50분은 찍은 거예요. 사전에 약속을 했지만 결국 책임은 PD하고 나하고 져야하는 거고. 어쨌든 감독의 스타일도 몰랐던 거고, 이러한 부분들에서 제작비가 오버됐죠. 그래서 지금 예산이 15억으로. 투자부분을 좀 더 상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부산시의 투자 를 이끌어 낸 부분이라던가. 40 SPRING 2010

41 오석근 시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영화에 투자를 한다라는 개념이 굉장 히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전례가 없었기 때문 이죠. 그런데 베넥스에서 김지석 프로그래머 말만 믿고 선투자를 결정 해주니까 고마웠어요. 베넥스에서 그 정도 투자를 해주면 나머지는 부 산에서 어떻게 해 볼 수 있겠다 싶었던 거죠. 일단 그걸로 감독들과 얘 기해 나가고, 대충 그림이 그려지면서 부산시와 얘기했어요. 시에서는 서울에서 먼저 투자가 된 부분도 굉장히 의미가 있었고 세 명의 감독 이 부산을 배경으로 스토리를 가지고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부산을 알 릴 수 있는 제일 좋은 홍보라는 생각으로 투자를 결정했어요. 나머지는 대선이라는 부산 기업에서 투자했고. 어쨌든 박 상무 없었으면 이 영화 는 탄생할 수가 없었죠. 박 상무님께서는 도대체 뭘 생각하시고 투자를 결정하신 건가요? 박중수 사실은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말씀하시던 부산영화제가 앞으로 해 야 되는 일, 됐으면 하는 모습, 이런 것들에 대한 충분한 공유가 있었 고 그랬기 때문에 감독 3명이 가능할거라는 믿음을 주신 부분도 있었 어요. 그리고 감독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건 예상했었고 바뀌더라도 작품을 망치는 감독들로 프로젝트를 꾸려가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어요. 잘 안되면 잘 되게 같이 움직이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죠. 하고 나서 이게 덜컥거릴 때마다 마음이 불 안한건 있었어요. 저희 펀드에 투자해 주신 투자자들한테 믿음을 지켜 야 되는 일이 있으니까. 어차피 이번 영화하고 말 관계들이 아니었으니 까, 안되면 다음 영화에서 회복시키고, 또 다음 작품에서 회복시키고 이 래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별로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투자자로서 보다는 제작자, 기획자로서의 마인 드가 더 많은 거 같은데, 투자자로써 냉정하게 이 영화의 수익성과 향 후 계획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박중수 저희가 처음 생각하던 감독님들을 모셔다 찍었을 때 해외 판매 시장에서 어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거라 예상했어요. 국내 최소 개봉 인원을 계산하고, 부산시가 어느 정도 도와준다는 가정을 했을 때 선리 쿱(영화사보다 먼저 자신의 투자를 복원하는 것)을 받을 수 있으면 이 정도까지는 해도 된다, 라고 처음 얘기했던 게 5억이에요. 그런 계산 반, 믿음 반이 있었죠. 사실 처음 말하는 거지만, 그러고 나서 분명이 오버될 게 눈에 보였기 때문에, 그 다음 부분은 조금 늘어날 수 있습니다. 캐스팅이 좋아지던 지, 감독이 좋아지던지 하면 저는 미리는 회사에 얘기해 놨었고. 나 중에 추가 예산이 필요할 때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오석근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사람이었고 나도 돈 모르고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인데, 박 상무 같은 경우는 타율이 굉장히 높은 펀드의 투자책임자거든요. <과속스캔들>,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해운대> 등 흥행된 영화에 투자를 많이 한. 국내 흥행을 전제로 한 영화에서 좀 더 사고를 확장시켜서 아시아와 유 럽 쪽으로 넓힐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동지들로써 우리 세 명이 만난 거라고 생각해요.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아시아의 감독들과, 아시아의 스태프들과 일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시키고 서울의 메인스트림에 있는 투자사들에게 신뢰 감을 줄 수도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요. 태국 파이브스타 프로덕션부터 일본, 홍콩까지 연결이 되는 거예요. 영화제때 술 마시면서 만나는 것하고 일을 통해서 서로 네트워크를 갖 는 거 하고는 다르죠. 이 일을 통해 일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이 우리로서는 매우 큰 재산이죠. 캐스팅 얘기를 좀 해주시죠. 제 개인적으로만 보더라도 어, 이런 캐스 팅이 되다니 놀라울 정도였거든요? 오석근 캐스팅은 딱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거침없는 하이킥이죠. 어느 배 우건 우리가 컨텍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프로젝트니까. 그런데 이걸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방법을 몰랐어요. 그 배우까지 가기가 굉장히 높 잖아요. 시나리오 안 읽는 배우들도 많고. 그래서 박 상무, 김 교수, 그 리고 제가 각각의 가진 네트워크가 다 가동이 됐죠. 감독들 역시 그들 자체 파워가 있는 감독들이고 하니까. 결국 캐스팅은 원하는 대로 다 됐어요. 일본은 감독이 설경구씨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이뤄진 거 고, 태국도 김민준을 원했어요. 곽 감독을 통해서 김민준에게 시나리오 가 갔고 하게 됐어요. 그 다음에 강동원, 송혜교였는데 시나리오 주고 괜찮냐?, OK. 뭐 그렇게 된 거에요. 그게 굉장히 복잡한 게임일 줄 알 았는데 쉽게 풀렸어요. 결국 세 작품 다 첫 일선으로 잡았던 배우들이 캐스팅 된 거네요? 박중수 태국, 일본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던 게 원래 캐릭터들이 다 정해 져 있었던 상태였어요. 태국 같은 경우는 아이언 푸시 라는 히어로 캐 릭터에 태국 배우가 와야 되는 걸로 정해져 있었고 한국 캐릭터는 어 느 정도의 느낌이라는 걸 충분히 교감했었죠. 오석근 민준 씨 같은 경우는 위싯 사사나티앙의 <시티즌독 Citizen Dog> 이라는 영화를 굉장히 잘 본 상태였고, 박 상무는 김민준을 재발견했다 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아주 열심히 했고. 박중수 좀 다른 얘기지만, 민준 씨가 체대 출신이잖아요. 체대 다닐 때 부터 영화를 좋아했고, 제가 그간 만나 본 배우 중에는 특히 아시아 영 화를 가장 많이 본 배우 중 한명이 아닌가 할 정도예요. 설경구씨도 마찬가지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에 대한 기본적인 존경이 있었어요. 캐스팅에 대해 다들 이렇게까지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감 독에 대한 신뢰가 기본적으로 깔려있어서 쉽게 잘된 거죠. 동원 씨나 혜 교 씨도 마찬가지고. 마침 스케줄도 조정할 수 있는 정도에서 시작을 했 어요. 엄청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은 캐스팅임에도 불구하고 심플하게 잘 해결됐어요. 사실은 서로 얘기는 안하지만 부산영화제라는 상징적인 느낌도 도움이 된 거 같아요. 그것 땜에 한거지?라고 물어보지도 않았 고 그 쪽도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부분이 있죠. 이쪽은 좀 덜 받고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합의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모두 탑 배우들인데 까다롭거나 그런 부분들은 없었나요? 오석근 소속되어 있는 회사에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당연히 있지만, 설 BFC Report 41

42 경구만 하더라도 개런티 줘요? 라고 할 정도로 그런 마음을 비우고 영화 작업에 다 임했어요. 송혜교, 강동원도 마찬가지고 김민준도. 다 마 음으로 했어요. 스태프들도 마찬가지로, 잘 되면 지분 쉐어 하는 걸로. 박중수 발콘은 남는 게 별로 없죠. 지분 쉐어 부분, 좀 더 상세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지? 박중수 기존의 스타 감독, 스타 배우들한테 가는 러닝 개런티라는게 있 잖아요. 근데 저희 프로젝트는 감독, 배우는 물론이고, 스태프들이 모두 러닝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보시면 되요. 오 감독님 컴퓨터 배경화면에 환율 이 올라와 있는 거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거든요. 매일 환율이 어 떻게 변하는지 확인하고 앉아있을 정도였으니까. 열심히 나누다 보니까 자세히 공개하기는 뭐하고. 너무 많이 나눠져 있어서. 잘 된다고 한 다 음 얘긴데. 솔직히 저희가 흥행적으로 굉장히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 는 않기 때문에 약속이지. 오석근 저건 있어요. 인건비를 굉장히 낮췄거든요. 술값이야 들었지만. 프로덕션 자체로 다 들어간 거죠. 그건 제가 가진 지론이에요. 어쨌든 나름대로는 영화제작하는 데에 거의 다가 들어갔으니까 화면에 담아지 는 영상은 춥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그림으로 봤을 때는 15억보다 더 괜찮은 영화로 나올 것이다~? 박중수 그거는 확신해요. 내일이면 촬영이 다 끝난다고 들었습니다. 세분 모두 제작을 지켜봤을 텐데 각 감독들, 팀들의 특성, 다 찍고 나니까 이런 작품이 나올 것 같 다 이런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오석근 누가 나한테 감독은 의자에 앉혀봐야지 안다고 이런 얘길 했는 데 어차피 세 명의 감독이 스타일이 다 다를 수밖에 없어요. 위싯 사사 나티앙 감독 같은 경우는 스타일이 머리 속에 다 들어가 있어요. 결정 하는 것도 굉장히 빠르고. 박중수 심지어 DI나 포스트 작업 후의 그림이 다 머릿속에 있는 거 같은 느낌이에요. 오석근 PD 마인드가 있든, 경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든, 스타일이 굉 장히 달랐어요.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네들도 제작비에 대한 압력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그래서 PPL 받고 이런 것에 있어서 익숙 해져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걸 알기 때문에 시원소주라든가 골든블루 라든가 노출해야 되는 부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라는 식이었어요. 일본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는 끊임없이 배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길 원해요. 아주 디테일하게 작업을 하려하고, 가급적이면 가능한 찍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더 풍요롭게 최대한 찍고자 하는 스타일이에요. 태국 은 뮤직비디오 같은 스타일이고 일본은 굉장히 영상미를 중요시 하고 한국은 컷트가 굉장히 많아요. 한 700개 정도. 연기자들과의 커뮤니케 이션도 사전에 다 맞추고, 현장에서 미술이라던가 영화 속으로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적인 측면에 굉장히 포커스를 맞춰서 찍었어요. 박중수 투자자로서 또 제작하는 입장에서 이번 영화를 통해 해외 감독 들이 가진 프로듀서 마인드에 꽤 놀랬어요. 이번에 같이 하진 못했지만 조니토 감독도 헌팅을 왔었어요. 근데 그때까지 본인의 장편 제작자와 얘기를 끝내지 못한 부분이 있어 혹시 모르니 헌팅 비용을 자기가 내 겠다는 거예요.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감독들의 예술세계는 물론 중요하지만 상업 영화라면 기본적으로 지켜 야 할 조건과 약속이 있는데, 그것을 예술이라는 이름 하나로 쉽게 어 겨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했던 부분인데 외국에 서는 되고 있더라는 거죠. 솔직히 일본, 홍콩은 그렇다 쳐도 태국마저 그런 마인드가 있는걸 보고 놀랐어요. 한국 영화시장이 큰 것도 아닌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하고, 영화감 독이 되길 원하는 분들이 프로듀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지 않으면 현 실적으로 살아남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제 출신이 그렇 다보니 이런 부분이 굉장히 눈에 띄었어요. 오석근 지금까지 우린 이런 얘기를 접해 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냥 지 역에서 영화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가 춥고 배고프고 다 어렵게 찍는 걸 아니까 그 자체를 미덕으로 생각해서 덮어놓고 이해해 주고 어떤 측 면으로는 도도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어떤 영화를 찍던지 결과와 상 관없이 고생하다는 이야기만 듣지 채찍을 맞는 환경은 아니었죠. 그러 다보니 감독들은 자기 세계에만 빠져서 소통이 안 되고 있었죠. 이러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해주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시점 이에요. 박중수 그런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 이 씬은 엑스트라를 100명만 더 동원하면 훨씬 멋진 영화가 될 수 있어요. 근데 예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요. 그러면 저뿐만 아니라 투자자들 중에 의식 있는 사람들은 그 예산을 깍진 않을 거예요. 근데 그렇게 대화를 하려는 노력이 투자자와 제작 인력 사이에 없는 것이 한국영화의 현실이고 심지어는 다른 분야 라고까지 생각해요. 작년 청룡영화제 시상식 때 느꼈는데, 투자사에 고 맙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더라고요. 프로페셔널한 부분은 서로 가 지켜가면서 대화로 풀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외국 감독들과 일 해본 것은 굉장히 큰 경험이었어요. 이 작품 이후 부산영상산업이, 영화제가, 한국영화가 어떻게 나아갔으 면 좋겠다, 이 작품이 이런 길을, 이런 역사적인 시초를 만들어 나갈 것 이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박중수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시작됐던 프로젝트이고, 실제 진행을 하면서 배운 점도 많았어요. 김동호 위원장님이 기자회견 하시면서 내 년에 또 하신다고 해서 깜짝 놀랐는데, 사실 언제 다시 하게 될지는 모 르겠어요. 근데 그 패턴은 다양해 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번처럼 세 명의 감독이 유지될 수도 있고, 두 분이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한분 이 할 수도 있을 거예요. 매체에 따라 모바일이나 IPTV용이라면 감독 이 10명도 될 수 있을 거고요. 현재 한국 영화시장은 다운로드가 조금씩 활성화 되고 있지만 부가사 업 부가판권이 전부 무너진 상황이고, 현실적으로 90%를 극장 수익에 기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면 순제작비 30~40억 넘는 영화는 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봤을 때 어떤 프로젝트가 움직이려면 목표 성이 확실해야 된다고 봐요. 저희는 다소 목표지향적인 프로젝트였고, 42 SPRING 2010

43 거기에 그나마 최소한의 예산으로 찍어보겠다고 노력을 했어요. 공동제작을 할 때 상업적으로 분명히 리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점 을 설정하고, 돈을 많이 벌지 않더라도 뭔가 움직일 수 있는 목표점을 정확히 해야 하죠. 단지 시장을 넓히겠다는 생각만으로 협의하다보면 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잘 안 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인 것 같 아요. 프리 프로덕션에 신경을 많이 써서 실제 제작기간을 줄이고 돌발 변수를 최대한 자제하는 이러 부분은 좀 더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고요. 예술성을 반드시 가져야 하지만, 이 상품을 누구에게 팔았든 또 살 수 있게 만들어나가는 상품으로서 매력을 가진 브랜딩도 필요한 것 같아 요. 그래서 한국영화 특히 부산에서 만든 영화들이 그런 지향점을 확실 히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김지석 부산은 서울과 차별화되는 어떤 전략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저 는 그걸 합작영화 라고 생각하고요. 다행히 부산영화제에 합작을 위 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고 그 바탕으로 부산프로젝트가 시작된 거고, 부산은 앞으로 그런 아시아영화 합작의 중심지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도 구체화 된 사례들이 몇 건 있는데, 부산프로젝트가 완성되고 개 봉되면 이런 콘셉트 자체가 인지되면서 좀 더 가속화 될 수 있다고 생 각해요. 오석근 저는 딱 하나에요. 발콘이 부산에서 영화하는 친구들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펀딩과 제작능력을 갖춘 회사가 되면 좋겠다는 거예요. 발 콘이 아니라도 빨리 잘 되서 그런 역량 있는 회사가 하나둘씩 만들어 지는 촉매제가 되는 거. 마지막으로 <카멜리아> 배급, 개봉 등 향 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 세요? 박중수 시기를 고민하고 있어요. 일단 저희가 노력하고 있는 깐느가 어 떻게 되느냐에 따라 조금 달라질 것 같고, 거기 플러스 월드컵이라는 변수도 있고, 깐느 직후 또는 찬바람 살살 불 때 정도. 찬바람이라 그 러면 자연스럽게 부산영화제와 연결 되는 것이 있어서 아무래도 후자 쪽 일거 같고. 오 감독님이 보시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흥행스코어로요! (웃음) 국내에서 옴니버스 영화가 7만을 넘긴 영화가 없을 거예요. <도쿄! Tokyo!> <뉴욕 아이 러브 유 New York, I Love You> <사랑해, 파리 Paris, Je T'Aime> 이런 영화도 모두. 그 정도로 참담해요. 저희는 큰 기대는 안하지만 그 기록은 깰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무래도 배우 들의 네임밸류도 있고 하니. 그 외에도 시대가 급변하다 보니 다른 방법들도 고민해보고 있어요. 물 론 각 작품을 태국은 분량이 안 되서 안 되겠지만, 나머지 작품 같은 경 우 아주 긴 장편은 아니겠지만, 중 장편으로 재편집해서 개봉하거나 IPTV나 다른 매체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오석근 저는 뭐 열심히 하고 있고. 많이 들길 바라죠. 그래도 얼마정도? 아까 발콘은 수익이 없을 거라고 하셨는데, 얼마정 도 수익이 나야 그나마 발콘이 수익이 생기는 건가요? 박중수 한 400만 들어야 남는 게 생기는? (웃음) 오석근 생각을 해봐요. 제작비가 15억, 마케팅 비용까지 25억짜리 영화 면 대충 계산이 나오죠. 7만 들면 완전 쪽박 차는 거고. 옴니버스 영화 흥행 성적이 참담하죠. 근데 팔불출 같은 얘기지만, 난 지금까지 이런 옴니버스를 본적이 없어. 진짜 놀라운 옴니버스에요. 박중수 굉장히 다른 패턴이 됐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기획하지 않은 부 분도 기획이 된 것처럼 보여진 것도 있어요. 시점이 태국, 일본, 한국 순서로 과거, 현재, 미래로 가요. 이런 것도 전혀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 던 부분이거든요. 사랑이라는 주제를 던져준 게 굉장히 좋았던 거 같아 요. 그걸 기획해주신 김 선생님이나 오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부산프로젝트 2 계획은? 김지석 지금은 답이 없고요 어쨌든 1을 성공시키고 봐야죠. 진행 김정현 정리 배주형 사진 이정표 부산영상위원회 BFC Report 43

44 Zoom in 부산 - 삿포로 MOU 4 4 SPRING 2010

45 Zoom in 부산 - 삿포로 MOU 부산과 삿포로의 MOU 체결, 그 배경과 의의 영화의 교류가 새로운 바람이 되어 부산광역시와 삿포로시는 2008년 10월 양 도시의 영상산업 발 BUSAN 전과 교류, 그리고 인재육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 였다. 이는 국가 간의 경계를 뛰어 넘은 도시 간 영화정책 교류의 시발점 SAPPORO 이 되었고, 양 국가의 영화산업 중심지인 서울과 도쿄가 아닌 부산과 삿포로 간의 교류라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부산과 삿포로의 MOU 체결은 부산영상위원회와 삿 관한 내용이 정식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양 도시의 시장 및 시 관계자들과 몇 차례의 미팅을 가진 포로필름커미션의 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이루어졌다. 후 2008년 10월에 개최된 아 태영상정책포럼에서 부산광역시와 삿포로시의 MOU가 공식 체결되었다. 2004년에 설립된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을 통해 부산(회장)과 삿포로(이사) 간의 교류는 MOU 체결이후 양 도시간의 촬영교류는 본격화되기 시작하였고, 앞서 단편 <블링크>를 통해 삿포로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고, 양 도시는 모두 영상산업을 귀중한 촬영경험을 쌓은 김기훈 감독은 장편영화 <이파네마 소년>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삿포로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육성시키려는 공통의 목 의 겨울 소년과 부산의 여름 소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감독은 단편영화 촬영이후 삿포로의 스태프 적을 가지고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부산광역시는 들과 다시 한번 촬영하고픈 마음에 작품 구상에 들어갔고, MOU 소식을 전해 듣고는 본격적으로 작업에 영상산업을 시의 4대 핵심전략산업 중의 하나로 설 착수하여 삿포로와 부산이 무대가 된 영화 <이파네마 소년>을 완성시켰다. 정하여 육성하고 있으며, 삿포로 역시 일본의 여타 일본 본토와 떨어져 있다는 지역적 조건 덕분에 예전부터 어느 정도 영화 관련 산업들이 자리 잡고 있었 영상위원회와는 달리 영화촬영을 통해 지역의 관광 던 삿포로에서는 지역의 영화인들이 모여 2009년 12월에 <바람이 부는 날>이라는 작품을 약 일주일간 산업을 육성시키려는 목적이 아닌 영화 산업을 지역 부산에서 촬영하였다. 부산영상위원회에서는 일정부분의 제작비 지원과 함께 로케이션 촬영지원을 도와 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육성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주었고, 부산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함께 영화를 완성시켜 현재 일본 내에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 있었다. 고 올해 2월에는 다시 부산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김영조 감독이 삿포로필름커미션의 지원을 받아 홋카 상호간의 본격적인 교류가 진행된 것은 2007년 삿 이도 지역의 선주민인 아이누 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타리>를 홋카이도 올 로케로 촬영하면서 부 포로필름커미션에서 '도야코 G8 서밋' 개최에 앞서 산과 삿포로 간의 교류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삿포로와 부산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환경 을 주제 로 하는 옴니버스 영화를 제작하는데 부산의 감독이 지금은 몇 십억의 예산이 투입되고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큰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진 않지만 양 도시 모 참여하기를 희망하였고, 부산에서는 김기훈 감독이 두 지역을 최고의 영상산업 도시로 만들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단계적으로 그 준비를 차츰 진 선정되어 삿포로 일대에서 약 5일 간의 촬영을 통해 행시키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상호 교류의 폭도 점차 확장시켜 언젠가 <블링크(Blink)>라는 단편영화를 완성시켰다. 이 영 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 화는 다른 삿포로 감독들의 작품과 함께 2008년 유 고여 있는 물은 썩게 마련이고 한 곳에만 계속 편중되어 있으면 정체되고 그 활력을 잃어가게 된다. 적 바리국제영화제에 특별 상영되었다. 이후 박광수 운 절한 분산은 신선한 발상과 경쟁을 유도하는 동기를 유발시켜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영위원장의 삿포로국제단편영화제 세미나 강연과 함 부산과 삿포로 두 도시는 앞으로도 도시간의 교류를 더욱 확장시켜 나갈 것이며 이런 교류가 점차 아시 께 점차 교류가 확대되었고 2008년 7월에 MOU에 아와 전 세계로 커져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글 이정표 부산영상위원회 BFC Report 4 5

46 Zoom in 부산 - 삿포로 MOU 30년 가까이 삿포로의 영상산업을 지탱시켜 온 오야지 야마노 히사지( 山 野 久 治 ) 프로듀서가 말하는 영화 <바람이 부는 날>과 삿포로 영상산업의 미래 부산과 삿포로의 MOU가 잉태한 영화 <바람이 부는 날>은 삿포로 방송국 PD인 오오무라 와 해양조사원 오오무로 가 각각 취재와 조사를 위해 같은 날 같은 비행기로 부산에 도착하 지만 그들을 마중 나왔던 통역들이 서로의 비슷한 이름 때문에 오오무라 를 해양조사원으로 오오무로 를 방송국 PD로 착각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부산의 진귀한 보물을 찾아서라는 여행 프로그램 취재를 위해 부산을 방문한 PD 오오무라 는 한 평생 바다 에 묻힌 보물탐사에만 전념해 온 김 할아버지의 손녀인 은하에 이끌려 시골 어촌 마을에서 보물을 찾는 소동을 벌이고, 김 할아버지의 보물 탐사를 도와주러 온 오오무로 는 한시도 쉴 새 없이 떠드는 통역과 며칠동안이나 취재를 위한 헌팅으로 부산 곳곳을 돌아다니게 된다라 는 내용이다. 현재 작품은 편집이 완료되어 3월 하순의 홍콩필름마트에 출품하게 되었고, 삿 포로에서는 5월 중순에 씨어터 키노 에서 상영이 확정되었다. 글 야마노 히사지 <바람이 부는 날> 총괄 프로듀서 번역 및 정리 이정표 부산영상위원회 이번 영화의 기획은 지난 6년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는 동안 자연스레 머리 속에 그려졌고, 작년에 다큐멘터리 <우리들의 크랭크인> 촬영을 위해 부산 을 찾았을 때 어시스턴트로 동행했던 오오지마-그 당시 그는 홋카이도영상산업진흥연맹의 인턴이었다 -에게 연출을 맡겨 보기로 결심했다. 나의 평소 지론은 테크닉이란 것은 경험을 쌓으면 자 연스레 몸에 베이는 것이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몸에 베인 습관을 떨쳐버리기 힘들기 때문에 새로운 사고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서 신인들에게는 아직 때가 묻어있지 않다. 경험부족 46 SPRING 2010

47 이 마이너스가 되느냐 플러스가 되느냐는 생각은 사 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플러스라고 생 각한다. 신인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고, 미숙하면 할수록 테크닉은 잊어버리고 관객의 마음 에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생 각한다. 그래서 내가 이번 영화의 총 책임을 맡았을 때 스태프들도 가급적이면 젊은 사람들로 구성했고, 해외 로케도 대부분 처음인 신인들이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정말 승산이 없는 계산이지만, 나는 항상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한다 면 그것은 테크닉이 아닌 모두의 상상과 마음밖에 없 다 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것이야 말로 신인들의 강 점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이 이번 작품을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무언가 가 되어 있었고 이것은 물론 옆에서 서포트 해줬던 베테랑 스태프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앞으로도 점점 신인들이 현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 고 새로운 기획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영화는 준비기간이 3개월 정도밖에 없었지만, 촬영장소를 대부분 알고 있는 곳에서 하기로 마음먹 었기 때문에 특별히 사전 헌팅을 오지 않더라도 전 혀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6년 전 부산을 방문했을 때부터 헌팅을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 세한 부분의 진행은 부산에 있는 양명숙 PD에게 전 적으로 맡겼고, 그녀가 정말 훌륭하게 도와준 덕분에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 부산에서 약 7일 정도 촬영을 진행했는데, 양명숙 PD이외에도 오래전 부터 쌓아 온 부산의 여러 지인들의 도움과 부산영 상위원회의 협력 덕분에 촬영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촬영을 시작할 당시에는 한국 배우 및 스태프들과 약간의 호흡 부족은 있었지만, 함 께 시나리오를 보고 밥을 먹으며 점점 같이 있는 시 간을 늘려가는 것을 통해 차츰 호흡을 맞춰갔다. 국 가의 차이라든지 언어의 차이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 았다. 지금까지 내가 삿포로에서 관여했던 작품과 마 찬가지로. 삿 포 로 의 제 작 환 경 현재 나는 삿포로에서 여러 가지 직책을 가지고 있다. 먼저 홋카이도영상산업진흥연맹(HFA)의 대표로 있 으면서 기존 도쿄 중심의 영상제작환경을 삿포로로 이동시키기 위한 노력과 함께 해외 촬영유치와 일본 제일의 엑스트라 배우를 꿈꾸는 300명 정도의 회원 트레이닝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30년 가까이 삿포 로에서 로케이션 코디네이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아직 지역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감독과 프로듀서라 는 직함과 틈틈이 각본도 쓰고 있다. 3년 전부터는 작은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작년 연 말에는 커뮤니티의 장을 위해 작은 술집도 개업했다. 나는 30년 가까이 삿포로의 영상산업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삿포로의 제작환경은 아직도 그리 활발하진 않다. 일본은 여전히 도쿄가 중심이고 삿포로는 잠 시 거쳐가는 곳 중의 하나라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에 한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으로부터도 직접 삿포로 필름커미션에 문의가 오는 등 점점 바뀌고 있다. 삿포로에는 이런 작품들에 대응할 수 있는 조명이나 특 수 장비 및 스태프들은 대부분 존재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촬영과 관련한 인재나 기자재가 얼마 되지 않 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영화를 잘 아는 통역이 부족한 상태이다. 또한 홋카이도는 자연이라는 로케이션 측면에서는 축복받은 곳이지만, 아직 촬영 스튜디오가 없다. 해외작품의 유치확대를 위해 몇 년 내로 삿 포로에 스튜디오와 영화펀드를 실현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기 때 문에 삿포로필름커미션과 함께 지속적으로 다방면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오랜 기간 계속되어 온 도쿄 중심의 영화 제작환경 구조 때문에 지역에서는 영화 시장이 존재할 수가 없었고, 훌륭한 인재들이 도쿄로 자꾸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아무것도 변할 수 없다고 생 각한다. 산학관이 일체가 되어 비전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가와 국가간이 아닌 시와 시가 체결하는 MOU는 매우 드문 일이라 알고 있다. 그 것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 도시 간에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은 전례가 없는 일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가장 역사가 짧은 지역이기 때문에 그런 만큼 구속하는 것도 적은 편이다. 홋 카이도 사람들은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란 말을 아주 좋아한다. 예전 새로운 땅을 개척했던 선조들의 프론티어 정신이 아직 홋카이도 사람들에게 전해져 내려온다. 그런 우리들이 꿈꾸는 목표는 하나로 일본 제일의 영상 비즈니스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이루려고 한다. 그 목표를 위해 우 리는 해외의 성공한 도시들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있으며 충고를 받아들이면서 효율적인 전략을 펼쳐나 가려고 노력한다. 그와 동시에 산업을 지지하는 인재 육성과 유출을 막기 위한 마켓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향후 부산 으로 인재를 파견하는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은 지하자원이 빈곤한 나라이기 때문에 인재라는 자원 에 좀 더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삿포로의 학생이 부산으로 유학을 가고 반대로 부산의 학생이 삿포로에서 체험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고 지역의 방송국들이 협력하여 양 도시 공동 제작의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다. 이런 네 트워크 형성이 가능해 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좀 더 활짝 열릴 것이다. BFC Report 47

48 S A W A M U R A K a z u a k i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았고, 도쿄라는 중앙무대가 아닌 삿포로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지만, 전 세계의 레드카펫을 정복하고 싶다는 큰 포부를 가진 배우 사와무라 카즈아키(SAWAMURA Kazuaki). 다양한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그를 만나보았다. 인터뷰 진행, 정리 이정표 간단한 프로필을 봤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배우 이외에도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직업을 가진 걸 로 알고 있는데 배우 이전에 어떤 일을 했으며 배 우로 접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10년 전까지만 해 도 미국에 있는 작은 회사에 소속되어 산업 관련 기계를 해외에 세일즈 하는 일을 했고 시장 리서 치 등의 직업도 있었다. 업무 특성상 미국 외에도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자메이카 등 여러 나라 를 돌아다녔으며 그 후에는 바텐더를 한 적도 있 고 이벤트와 관련된 직업도 가졌었다. 그런 여러 일들을 경험하고 있던 도중에 예전부 터 잘 알고 지내던 한 선배가 지금 소속된 극단의 대표를 소개시켜주었다. 그분은 당시에 외화 더빙 과 나래이션 관련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 자기 너도 한번 해볼래? 라고 물어봤고, 어릴 때 부터 꽤 흥미를 가지고 있던 일이라 그 자리에서 바로 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배우 활동을 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고 있는가? 나는 전문적으로 연기 학교 등을 다녀본 적도 없고 남들처럼 어릴 때부터 몇 십년간 이 세계에 있었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부류의 사람들과 만나 고 이야기 했던 것이 지금 나를 표현하는데 있어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외국에서 귀국한 후 도쿄가 아닌 홋카이도 지역 에 정착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원 래 나의 고향이 삿포로이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 러지게 피고 여름에는 해변에 나가 해수욕을 즐 길 수 있고, 신선하고 맛있는 생선을 먹을 수 있 는 가을이 있으며 겨울이면 파우더 같은 고운 눈 위에서 스노보드를 탈 수 있는 삿포로는 정말 멋 진 곳이다. 서울과 부산이 다른 것처럼 삿포로와 도쿄에서의 활동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지역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잘 팔 리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는 거 같다. 기회가 된다 면 도쿄로 진출해 보고는 싶다. 프로필에 생물전반 특히 어류, 파충류, 양서류에 관심이 많고 자세히 알고 있다는 독특한 내용이 있다. 이런 특이한 이력을 적어 놓은 이유라도 있 는 것인가? 재밌지 않는가? 일부러 적은 것은 아 니고, 예전부터 애니멀 플래닛이라던지 디스커버 리 채널을 보는 것을 아주 좋아했고, 열대어도 계 속 키우고 있다. 쉬는 날이면 항상 열대어 수조를 갈아 주는 게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오 랫동안 아메리칸 코카스 파니엘의 전문 브리더를 하고 계셨기 때문에 사육이나 번식 등의 일을 도 와주면서 자연스레 동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 본 기사는 서면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48 SPRING 2010

49 었다. 자연 다큐멘터리 나래이션을 한번 해 보고 싶은데, 프로필이 도움이 되지 않으려나. 일본 전통 무예인 가라데가 아니라 태권도를 배 운 걸로 알고 있는데, 태권도는 어떻게 접하게 되 었나? 미국 보스턴에 있을 때 아파트 근처에 자 주 가는 중국음식점이 있었는데 그 음식점 2층이 태권도 도장이었다. 가끔 구경하러 가곤 했는데 어느 날 보니 내가 도장 입문서에 싸인을 하고 있 더라. 지금은 검은 띠고 초단이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 문화나 영화 등에 대해 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가? 물론이다. 한국영 화는 작품마다의 퀄리티가 상당히 뛰어난 것 같 다. 최근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봤었 는데 송강호 씨의 연기가 너무나 멋있었다. 한국 에는 같이 일하고 싶은 감독과 배우들이 너무 많 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영화에 출연하 고 싶고 나에게 맡는 역할이 있다면 어떤 역이든 상관없으니 꼭 불러줬으면 좋겠다. 평소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가? 쉬는 날이면 보 고 싶었던 영화나 DVD를 잔뜩 쌓아 놓고 한번에 보는 걸 좋아한다. 짐 자무쉬 감독을 가장 좋아하 는데 <천국보다 낯선>에 나오는 멋진 롱샷과 그의 미장센을 보고 있노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의 영 화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평소 영화나 소설을 보면서 나는 여기서 어떤 배역에 잘 어울 릴까, 나라면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에어로 스미스>, <이글스>, <본 조비>, <제프 벡>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일본 공연 관련 일도 했다고 알고 있는데, 음악계와도 어떤 인연이 있 는 것인가? 음악은 예전부터 아주 좋아했었고, 15 살 정도부터 갖가지 밴드활동을 시작했었다. 지금 도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펑크 밴드에서 베이스와 보컬을 담당하고 있다. 예전에 공연 기획 쪽 일을 했었는데, 그때 도쿄에 있는 몇몇 음악 프로모터 와 알게 되었고 가끔 일본 아티스트와 외국 아티 스트의 삿포로 공연 시 프로덕션 통역 겸 아티스 트 케어 등을 하고 있다.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정말 여러 가지 일을 하 고 있는 거 같은데, 이 외에도 혹시 다른 직업이 있는 것인가? 음... 현재는 배우와 나래이터로 활 동하는 것이 중심이지만 예전부터 정기적으로 해 왔던 통역과 이벤트 MC 등도 하고 있다. 틈틈이 밴드 활동도 하고 있으며, 가와사키 대형 바이크 를 타는 것도 좋아한다. 아, 그리고 지금은 소속사 대표인 야마노 씨가 운영하고 있는 작은 레스토랑 바에서 바텐더도 하고 있다. 예전에 내가 바텐더 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야마노 대표가 바를 오 픈하면서 자연스레 내가 바텐더가 되어버렸다. 일본인 같은 느낌이 강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상 당히 이국적이라는 인상이 강한 것 같은데, 혹시 그런 이야기는 종종 듣는 편인가? 예전에 태닝 을 한창 많이 하고 다녔었던 적이 있는데, 어떤 바 에서 헬로우, 익스큐즈미 라고 물어왔던 일본인 이 있었다. 내가 일본 사람이라고 대답하자 일본 계 브라질 사람인가요 라고 해서 굉장히 많이 웃 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그런 강한 인상 때문에 주로 맡는 배역 도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가 많은 편인가? 남성 적인 이미지의 배역 보다는 뭐랄까 약간 덜렁거 리는, 와이프에게 맨날 꾸중 듣는 한심한 남자 의 캐릭터가 많은 것 같다. 사진만을 놓고 봤을 때 는 어느 정도 남성적이고 강한 이미지가 있을지 도 모르겠지만, 일단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고 나 면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재밌는 동네 형 같은. 그렇지만 무대에서는 여러 가지 배역을 소화해 왔 기 때문에 멜로라든지 코미디 등 여러 역할도 가 능하다. <언더 월드>에 나오는 뱀파이어라든지 라 이칸 같은 역할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이번에 부산에서 촬영한 <바람이 부는 날>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 내가 맡은 역할은 삿포 로에서 부산을 방문한 해양조사원 오오무로 역 인데, 그는 나름대로의 신념을 가지고 매사에 신 중에 신중을 기하는 캐릭터이지만 반면에 빨간 모 자를 쓰고 가죽 자켓 등 화려한 의상을 즐겨 입고 록 음악을 좋아하는 약간 이상한 인물이다. 나의 평소 스타일도 약간 오오무로와 비슷한 면이 있 기 때문에 의상 같은 경우는 내가 직접 준비해 간 것도 많이 있다. 이번 영화에는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되었나? 소속사 대표인 야마노씨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 고, 오오지마 감독과 프로듀서 무토 등 여러 사람 으로부터 출연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1 시간가량 되는 분량을 일주일 동안 촬영한다고 했 을 때 약간 걱정도 있었고, 그리고 솔직히 감독과 프로듀서가 모두 신인이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 도 있었지만 총괄 프로듀서인 야마노 씨와 촬영 감독님이 베테랑이었고 예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분들이었기 때문에 흔쾌히 무보수로 출연하게 되 었다. 부산에서의 촬영현장은 어떠했는가? 사실 외국 의 다른 나라는 많이 다녀봤지만 한국에는 이번 촬영으로 처음 와 보게 되었다. 부산의 음식이 왜 그리도 맛있던지. 특히 촬영 장소로도 쓰였던 막 걸리 집이 있었는데, 거기서 마셨던 막걸리는 지 금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한국 스태프 모두가 정 말 잘 대해주었고, 다들 열심히 촬영하였다. 누군 가 한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이번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혹시 같이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나 감독이 있 는가? 그런 질문은 사양한다.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다. 본인에게 있어 배우란 어떤 것인가? 정답과 끝이 없는 표현방법. 아무리 계속해도 이것으로 오케이 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출 연한 작품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행 복해진다면 배우로써 아주 기쁠 것 같다. 평소 나 의 생활 신념은 언제나 웃는 것이고 모든 일에 최 선을 다하는 것이다. 아마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 면 작은 바를 경영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 고 있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전 세계의 레드 카펫을 턱시도 차림으로 멋지게 걷는 것. 언 젠가는 꼭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영화 로 그렇게 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BFC Report 49

50 Zoom in 부산 - 삿포로 MOU 부산-삿포로 MOU 제작지원 영화 <우타리>의 홋카이도 제작기 일본 홋카이도의 선주민족인 아이누 족 (우타리) 일본의 오랜 역사 속에서 부침을 겪으며 이제 이들의 존재는 완전히 잊혀진 채 홋카이도 북쪽 인근의 몇몇 섬들에만 일부 잔존하며 박제된 관광 상품이 되어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낮은 목소리와 슬픈 노래를 통해 한때는 원류와 기원이었던 기억 속에 묻혀 버린 채 외면 받고 소수 마이너리티가 되어버린 것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김영조 감독은 부산과 삿포로의 도움을 받아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 다. 김영조 감독의 눈을 통해 영화 <우타리>의 제작과정을 들여다본다. 글/사진 김영조 감독 언젠가 일본 홋카이도에 사는 선주민족인 아이누 족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까운 일본에 아직까지 도 원주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신기하게 여긴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한번 만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부산과 삿포로의 MOU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홋카이도에 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일단 <우타리>(아이누어로 친척, 동족이라는 뜻)라는 가제를 가지고 기획서를 쓰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아이누 족에 관한 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역사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어로 번역 되어 있는 아이누 족에 관한 책을 한권 발견했는데 역자는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님이었다. 아이누 민족의 비석 이라는 이 책은 아이누인으로는 최초로 일본 국회의원이 된 가야노 시게루( 萱 野 茂 )씨가 집필한 것 을 평소 친분이 있던 심우성 선생님께서 한국에 소개하신 것이었다. 나는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했 고 그 분을 통해 매체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요긴한 정보와 관계자에 대한 소개장까지 얻을 수 있 었다. 하지만 이러한 간접적인 정보만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하기엔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결국 사 전 조사차 현지를 직접 방문하기로 결정 했다. 더구나 일본에선 초상권이 아주 민감한 문제라고 들었기 때문 에 내가 촬영할 수 있는 범위를 알기 위해서라도 사전 답사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만났고, 그 분을 통해서 니부타니에서 아이누 족 자료관을 운영하고 있는 책의 저자 가야노 시게 루 씨의 아들인 가야노 시로오( 萱 野 志 朗 ) 씨의 연 락처를 알게 되었다. 니부타니에 도착하자 삿포 로에 있는 한 신문사 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한국 감독이 아이누 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 해 니부타니를 찾았고 그와 간단한 인터뷰도 나 누었다. 가야노 시로오 씨는 작고한 부친이 설립한 자료 관을 운영하고 있었고 아이누 족에 관한 사진과 영상, 그리고 오래된 전통 음악 등 여러 가지 자 료를 다양하게 소장하고 있었다. 첫 만남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시로오 씨에게 다 2010년 1월 14일 밤 드디어 일본에 도착을 했고 미리 소개받은 한국인 통역과 삿포로필름커미션에서 소개해 준 현지의 일본인 코디네이터, 이렇게 셋이서 3박 4일 동안 아이누 족 박물관과 아이누민족의 비석 의 배경 이 된 니부타니( 二 風 谷 )를 방문하기로 했다. 이튿날 심우성 선생님이 써주신 추천장을 가지고 아이누 족을 오래전부터 촬영 해왔던 사진기자 나가이 씨를 큐 제작에 필요한 오래된 필름을 협찬받기를 원 한다고 말하자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면 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고 그는 나에게 이곳 에 온 이유를 다시금 날카롭게 질문하면서 경계 심까지 보였다. 아이누 족이 오랜 기간 동안 줄 곧 일본으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새 삼 떠올랐고 그 속에서 자신의 문화와 전통을 지 켜왔던 그의 자존심과 경계심을 이해해야만 했 다. 더군다나 그는 함께 동행했던 일본 기자 앞 에서 더더욱 자존심을 굽히고 싶지 않은 듯했다. 잠시 동안의 긴장된 시간이 흐른 후 시로오 씨 는 어색했는지 얼린 찹쌀호떡 몇 개를 가져와 난 로에 따끈하게 구워주었고 다시 부드러워진 분 위기 속에서 그가 갖고 있던 아이누 족 관련 자 50 SPRING 2010

51 홋카이도 제일 위쪽에 위치한 몬베츠 아칸의 구시로 호수 료를 몇 가지 보여주며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작 품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도 해주었다. 짧았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 3박 4일의 사전조사 헌팅이 그렇게 끝이 났다. 2010년 2월 13일. 본 촬영을 위해 다시 홋카이 도를 찾았다. 일본 현지의 물가가 너무 비쌌기 때문에 제작비 문제로 나와 사운드 감독 두 사 람만 오게 되었고 지난번처럼 통역과 일본인 현 지 코디네이터가 합류했다. 사전조사를 마치고 한국에서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동안 이방인으로 서 짧은 기간 안에 그들의 긴 역사를 깊이 다루 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방인 감독이 낯선 곳에서 느낀 그들의 기억과 흔적에 관한 이야기를 이미지로 풀어 보기로 했다. 촬영 첫날, 유황과 온천의 이글거리는 물을 촬영 하기 위해 노보리베츠( 登 別 )라는 온천 관광지에 갔지만 너무 많은 눈이 온데다 관광객들이 많아 서 일단 촬영을 미루고 시라오이( 白 老 )에 있는 아 이누 민속마을로 향했다. 이곳은 사전조사 때부 터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준 곳으로 이곳에서 그 들의 대표적인 전통 악기인 무꾸리 라는 악기 연주와 전통의례, 그리고 춤을 촬영했다. 초상권 문제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다. 다소 거리를 두는 듯도 했지만 모두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 는 이방인을 신기하게 여기며 친절하게 협조를 해주었다. 이 날 촬영을 다하지 못한 부분은 나 중에 촬영하기로 하고 400km 떨어진 다음 장 소인 몬베츠( 紋 別 )로 향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보는 밤길의 눈은 자동차 앞 유리창으로 계속 빨려 들어와 마 치 끝 모를 블랙홀에 빠져드는 듯한 몽롱한 기분이 들었다. 몬베츠에서 하룻밤을 묵고 그곳 근처의 유빙(떠내려 오는 빙하 덩어리)을 촬영하러 나섰다. 유빙은 항상 떠내 려 오는 것이 아니라서 운에 맡겨야 했는데 그날 우리는 두 차례에 걸쳐 유빙선을 타고 촬영했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얼어붙는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멀미약까지 먹고 그 날 따라 유달리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갑판 위에서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얼굴과 몸을 카메라에 완전히 밀착시키며 촬영을 이어나갔고 결국 만족할 만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다음 촬영 장소는 아칸( 阿 寒 ) 지역에 있는 구시로( 釧 路 )라는 광활한 호수였는데 그곳은 이미 꽁꽁 얼어 있어서 마치 북극에 온 듯했다. 때마침 만난 백조 무리들은 자신들을 찍기 위해 카메라가 점점 가까이 다가감에도 불 구하고 오히려 신기한 듯이 다가왔는데 적당히 뜨거운 온천물을 손으로 퍼서 뿌려주니 행복하다는 듯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모여드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다음은 앞서 촬영하지 못했던 유황산을 찍기 위해 다시 노보리베츠로 내려왔다. 눈이 그친 상태에서 뜨거 운 유황열기로 누렇게 된 유황산의 모습이 드러나 있었다. 아침 6시부터 촬영은 시작 되었고 깊은 눈구덩이에 가슴까지 파묻히기도 하며 유황이 내뿜는 연기와 온천에서 쏟아지는 물, 거품, 그리고 이들의 소리를 기록했 다. 오후에는 다시 아이누 족 마을로 가서 촬영하지 못했던 몇 가지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음을 느꼈다. 웃음을 보였고 그들의 전통악기 무꾸리 연주도 직접 가르쳐 주었다. 이렇게 그들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던 건 크나큰 행복이었다. 다큐멘터리 작업에 있어 신뢰란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그것은 감독과 대상과의 신뢰이자 결국은 감독 자기 자신과의 신뢰문제 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 자신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할 일은 지금껏 이곳에서 찍어온 이미지를 가지고 내가 하고 싶었던 작 품으로 열심히 만드는 것일 것이다. 홋카이도라는 이국에서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민족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큰 기쁨이었다. 오랜 핍박을 받아온 역사 속에서 비록 이제는 거의 말살되어 관광 상품화된 것이 그들의 현실이지만 그 속에 서도 자신들의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작은 노력들을 보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잠시라도 그 들과 신뢰와 공감을 나누었던 내가 말 하고 싶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편집을 앞두고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지금도 가끔 그곳에서 배운 전통악기 무꾸리를 연주해 본다. BFC Report 51

52 p a n s 동구 범일 동 5 2 SPRING 2010

53 연제구 연미새시장 사하구 괴정동 사상구 주례동

54 Busan in Film Busan in Film. 1 영화 속의 부산, 그 장소와 풍경 글 강동진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영화도시 부산 이라는 애칭 무 피상적이라는 점이다. 어렵게 획득한 애칭에 보 다. 애칭이 가지는 핵심적인 속성은 우연성 이어야 부산은 영화도시다 라는 문구가 명제가 된지 시간 다 더 몰입할 필요가 있다. 몰입의 의미는 집중을 뜻 하겠지만, 그 우연성을 뛰어넘는 창조성 과 합일 이 꽤 흘렀다. 도시가 듣기 좋은 애칭을 가진다는 것 하며, 집중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부산에 대한 애 된 마음 이 있었기에 영화도시라는 애칭은 많은 이 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그 애칭이 해당 도 착과 사랑을 선물할 것이다. 부산의 애칭에 크고 넓 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시의 특성이나 장점을 잘 살린 것이라면 큰 행운이 은 제대로 된 날개를 달아주어야 한다. 한참동안 이 영화도시 부산 은 분명 현재 진행형이다. 이 애칭 다. 이런 면에서 영화도시, 야구도시, 바다도시 등 긍 리 저리 궁리를 해보아도 야구도시 나 바다도시 이 지속적으로 작동하여 미래 진행형이 되기 위해 정적인 면을 전달하는 애칭을 여러 가지 가지고 있 는 평이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영화도시 부 서는 몇 가지의 전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도시 는 부산은 축복받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산 만큼 명쾌하지 않다. 또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 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일들이 도 그러나 문제는 있다. 그 애칭의 정도가 모든 사람들 영화도시 부산 이라는 애칭은 지난 10여 년 동안 시에서 일어나야 할까? 당연히 영화를 편하게 잘 에게 각인되는 수준이 아니고, 또 애칭의 의미가 너 수많은 영화인들과 부산사람들에 의해 창조된 것이 볼 수 있어야 한다 는 것이 첫째 일이다. 부산에서 1) 영국의 브래드포드(Bradford)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에서 선정한 영화 를 테마로 하는 창조도시다. 공예품및민속예술, 디자인, 영화, 요리법, 문학, 미디어, 음악 등 7개 분야에서 19개 도시가 창조도시로 인정받고 있으며, 도시영화를 테마로 하는 창조도시는 브래드포드가 유일한다. 5 4 SPRING 2010

55 영화를 보는 일은 탁월한 즐거움의 대상이어야 한 경 이 뛰어난 도시가 전 세계에 있을까? 우리나라 지가 되고 있는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촬영 다. 이 즐거움들이 모이고 누적되면 영화도시 부산 의 근대기를 출범시키고 신문물을 접하기 용이했던 여건이나 공공의 전폭적이며 절제된 지원도 있겠지 개항장 임과 동시에 60여 년 동안 전쟁의 기억과 만, 이를 넘어서는 부산만의 뭔가 가 분명 있을 것 흔적 속에서 인구 350만이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 이다. 그 뭔가는 부산이 가진 다양함 에서 출발한 의 든든한 바탕을 제공해 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두 번째는 영화 만들기가 쉬워야 한다 는 것이다. 부산에서 직접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되 는 도시가 있을까? 조금은 거칠고 급하지만, 이렇게 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양함의 원천은 과연 무엇 고, 이를 위한 지원과 인프라가 풍부해야 한다는 것 정 많고 따뜻한 사람들 이 모여 사는 도시가 있을 일까?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간략히 다섯 가지로 이다. 이를 위해 많은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더욱 까? 짚어 보려한다. 더 힘을 모아야 한다. 세 번째는 영화를 통한 소통 이 모든 것들이 부산에서는 아직 건재하다. 도시재 첫째는 근대성 이다. 이는 국가 개항도시 로서의 이 활발해야 한다 는 것이다. 영화관련 담론들이 여 개발의 광풍에서 약간은 비켜서 있는 부산의 현실 도시역사와 깊은 연관을 가진다. 부산에는 근대기의 기저기서 펼쳐지고 영화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끊 은 부산의 새로운 가치를 우리에게 선물로 남겨 주 풍경과 기억이 담긴 낭만적인 문화경관이 꽤 남아 임없이 배출되어 부산이 이들의 제2의 고향이 되는 었다. 나열한 다양한 특징들은 얽히고설키어 부산을 있다. 아마 근대기에 형성되어 누적되어 온 각종 생 일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영화를 만들고, 교육받고 복잡하게 또 혼란스레 보이게 하기도 하지만, 오랜 활문화와 그 결과물들이 곳곳에 아직 잔존하고 있 또 소통하는 사람들, 이들은 요즘 회자되는 창조계 시간 동안 부산의 강력한 특성이자 일상으로 남아 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의 근대성은 내륙부 도심은 급 에 해당한다. 이는 영화도시가 창조도시로 가기 있다. 물론 항구와 구릉에서 표출되는 입지 조건에서 차 위한 또 하나의 좋은 방법`1) 임을 알려 주는 팁이다. 이러한 점을 진정한 영화도시 부산이 가진 최고의 별화된다. 바닷가를 끼고 도는 항구와 구릉은 비록 마지막은 영화를 다양하게 찍을 수 있는 도시가 되 잠재력이라고 필자는 정의하려 한다. 영화도시가 되 많이 낡고 닳았지만, 자연스런 변화과정을 거친 우 리나라 근대기의 풍경과 향취를 품고 있다. 어야 한다 는 것이다. 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현 기 위해서는 기획하고, 촬영하고, 만들고, 교육하고, 장 자체가 영화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진정한 가치를 증폭시키는 일들이 수없이 반복되어야 하겠 동아대부민캠퍼스(범죄의재구성, 실미도, 재밌는영화 등), 임시수도 영화도시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이 점 지만, 영화를 그 도시 속에서, 삶의 현장 속에서 직 기념관(하류인생 등), 영도다리와 자갈치건어물시장(친구, 부산 등), 에 있어 부산은 어떤 도시들 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 접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영화도시로서의 설명할 수 다. 영화도시 부산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이 부분에 없는 힘이고 에너지다. 맞추어져 있고, 본 글도 이를 설명해 보려는 것이다. 1999년 부산영상위원회의 출범 이후 2008년 말까 지 부산에서 촬영된 장편 극영화만 258편에 달하고, 둘째는 서민성 이다. 일반적으로 항구도시는 다양 영화도시 부산의 근원적 매력 TV프로그램과 광고까지 합치면 500편이 부산을 거 한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바다 부산에 대한 자긍심어린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본다. 쳐 갔다. 2008년에도 한국장편극영화제작편수 80 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곤고한 서민들의 삶이 항구 환경 파괴와 개발의 시대 속에서, 부산 같이 청명 편 중 28편이 부산에서 촬영되었고, 순수 상업영화 도시에는 강하게 배어 있다. 부산은 항구라는 속성 하고 쾌적한 기상과 기후 를 가진 도시가 있을까? (1억 이상) 45편 중, 18편이 부산에서 촬영되었다고 외에 한국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속성들도 조화롭게 한 도시에 5개의 천연해수욕장과 10여 개의 포구, 한다. 공존하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해안과 내륙 구 생태 보고인 낙동강 하구언을 가진 이처럼 자연환 놀라운 숫자다. 왜 부산이 이렇게 많은 영화의 로케 릉지에 형성된 판자촌들, 이를 공간 경관적으로 연 부산대교(눈부신 날에, 사생결단 등), 40계단(인정사정볼것없다, 재 미있는 영화 등), 자갈치시장(오구, 정글쥬스, 친구 등) 등이 로케장 소로 활용되었다. 영화 1번가의기적 로케장소 (물만골) 2) 많은 시간이 흘렀고 변화가 있었음에도 이 지역에는 부산 시민의 30%에 해당하는 약 100만 명의 시민들이 살고 있다. 또한 옛 흔적과 조직(공간)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3) 물론 광안대교, 요트경기장 등 현대적인 시설들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완화되고 있다. BFC Report 5 5

56 결하는 산복도로들, 그 밑으로 다시 붙어 있는 낮은 러운 주거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산등 몇몇 영화들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퐁네 주거군이 뿜어내는 올망졸망한 풍경들은 현재 부산 성이를 메우고 있는 판자촌이 있다. 음산하고 좁은 프의 연인들 때문에 파리 세느강의 다리들과 강변 도시경관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2) 이러한 한국전쟁 주택가의 골목길도 있는가 하면, 화려하고 넓은 길도 풍경의 매력에 빠져 들었고, 로마의 휴일 때문에 의 후유증이 담긴 부산의 곳곳은 이제 부산이 아니 가지고 있다. 부산은 현대적인 화려함과 저소득층의 로마의 광장들을 알기 시작했다. 중경삼림 때문에 면 만날 수 없는 다양성의 보고로 변해 가고 있다. 궁핍함 이 공존하고, 물질세계와 정신세계, 현대 관심이 없던 홍콩 구릉지의 도시관리 방법에 눈을 연산동 물만골(1번가의 기적), 문현동 돌산마을(마더), 범일동 일대의 와 근대, 해양 레저와 해양 재난, 폭력과 비폭력 뜨기 시작했고, 폴 몬티 때문에 쉐필드를 알게 되 재래시장 및 상업지역(바람, 친구 등), 부산공동어시장(친구, 도다리, 등과 같이 전혀 다른 양면성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 었고 산업도시의 후유증과 탈산업도시의 아픔도 알 사랑), 용두산공원(사생결단, 사이보그지만괜찮아, 켓츠아이 등), 금 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대조적 공존이 결코 나 기 시작했다. 도시를 조금씩 알게 해 주었고 내재된 강공원(소년부산을만나다), 국제시장(친구, 정글쥬스, 위험한 형사, 빠 보이지 않고, 조화롭게 보인다는 점이다. 부산은 매력에 대한 고민을 내게 던져 주었던 고마운 영화 용되었다. 하나의 도시 속에서 갖가지 모습으로 유토피아와 디 들이다. 스토피아가 대립하고 있는 흥미롭고 묘한 도시다. 영화의 이미지가 그대로 재현된 도시도 있지만, 대 셋째는 해양성 이다. 우리나라 최동남단이라는 부 마지막은 현장성 이다. 부산을 상징하는 영화들은 비적인 이미지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 그 도시가 나 착신아리파이널, 사랑, 무방비도시. 히어로 등) 등이 로케장소로 활 산의 입지조건과 연관을 가진다. 도시 어디에서나 맘 다분히 필름 누아르 (Film noir)의 경향을 보인다. 아갈 방향이 영화 속에서 제시되기도 한다. 영화는 만 먹으면 쉽게 바다를 접할 수 있고, 지형에 따라 모든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소 어둡고 애잔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그 이미지가 미래지향적 발달한 해안선의 아름다움은 부산이 보유한 가장 큰 하고 슬픈 내용으로 전개되는 영화가 다수이다. 부 인 것도 있고 과거의 것일 수도 있고 현재 일상일 매력이다. 이러한 입지조건은 부산이 우리나라의 변 산의 풍경이 아직 6~80년대의 분위기를 많이 품고 수도 있다. 방(on the edge)이 아니라 첨단(on the cutting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래시장, 70년대 분위기의 목 분명 부산은 이러한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다양함 edge)에 위치하여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 욕탕, 경찰서, 병원 등의 삶의 현장도 한몫을 한다. 을 갖추고 있는 도시다. 짧은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음을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부산의 새 이것 뿐 아니다.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자연 서는 부산이 외연적으로 겪고 있는 쇠퇴의 기운 이 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했다. 부산 바다에는 고급 환경, 근대기에 형성된 구릉지 주거군과 초현대적인 로케도시 부산의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는 아이러니 스러운 요트가 있는가하면 세련되고 이국적인 마천 외관의 아파트들, 그 사이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 를 인정해야만 한다. 쇠퇴 는 부산에 있어 어쩌면 루 앞으로 펼쳐져 있는 긴 모래밭이 있고, 조수간만 과 넓고 화려한 쇼핑몰, 또 살아있는 재래시장 등. 또 다른 의미의 축복 일지도 모른다. 쇠퇴는 새로 의 차가 크며 일출과 노을이 매력적인 바다 숲과 바 모든 것이 독특한 부산의 풍경이고 장소다. 3) 다를 가로지르는 교량들이 있다. 해안을 따라 분주 하게 움직이는 작은 포구들과 항만시설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서 생명력과 정을 나누어 주고 있는 어 운 기회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하고, 또 영화를 통해 쇠퇴의 기운을 회복시켜가기 위한 다각도의 실 로케도시 부산 으로 가는 길 험적 노력들이 접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어두움을 밝게 차가움을 따뜻하게, 또 평화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짱구 (크레용 신짱/クレヨ 시장들이 로케의 풍경이고 장소인 것이다. 를 악의 터전으로, 거칠음을 따뜻함으로, 슬픔을 기 ンしんちゃん)가 부산 아이라면? 그것도 부전동에 해운대, 정글쥬스, 리베라메, 친구, H(에이치), 재밌는영화, 바람, 마 쁨으로, 환희를 절망으로 맘대로 바꿀 수 있다. 이러 살면서 해수욕을 무지 좋아하고 생선을 맛있게 잘 린보이, 작업의정석, 가면 등의 작품이 부산의 바다와 해안, 그리고 한 영화가 가진 변화의 원천은 영화 배경을 제공하 먹는 아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만 해도 즐 포구와 항구에서 촬영되었다. 는 풍경 과 장소 들이다. 거운 일이다. 넷째는 양면성 이다. 이중성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사실 나는 영화를 자주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아 부산은 화려하고 세련된 이국적인 분위기의 호화스 니고, 마니아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내 머리 속에 부산의 다양한 풍경과 장소들 5 6 SPRING 2010

57 해 운 대 I 름답다. 진정한 아름다움이 대체로 그러하듯 작 F 미포는 묘한 공간이다. 이름이 주는 느낌이 아 고 소박하다. 해운대라는 세계적인 관광지 한 L 귀퉁이에 붙은 어촌. 큰 갯바위에 붙은 따개비 M 같은 곳. 거센 파도가 한번 후려치면 흔적도 없 이 휩쓸려갈 것 같은 포구. 미포의 가치는 그런 작고 외진 것에 있다. I 국제적인 관광지로 명성이 난 해운대의 화려함 만을 보고 찾아왔다가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 N 각이 들 때, 해운대가 너무 우뚝하고 선으로 그 은 듯 빈틈이 없어서 정감이 가지 않는다고 여 U 말끔하게 정돈된 백사장을 걸으며 이것 말고 좀 B 겨질 때, 미포는 그 이면을 충족시킬 대안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동백섬 지나 조선비치 지나 허술한 어촌 풍경이 그리워질 즈음 미포는 슬 A 하지만 해운대를 몇 번 와본 사람조차도 미포 S 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를 놓치고 가기 일쑤다. 대부분 우람한 마천루 N 와 인공으로 꾸민 해안 조형물들에 눈을 주다 가 빠듯한 일정에 쫓겨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미포는 그러니까 해운대의 진경이 이게 다는 아 닐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위해 남겨진 비밀 스런 보석 같은 곳이다. 미포는 그런 기대감을 져버리지 않고 끝까지 동진(東進)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관광지의 면모를 갖추느라 처음 가졌던 넓은 백 사장과 한적한 바닷길을 잃어버린 해운대지만 달맞이길이 시작되는 동쪽 끝 미포는 어느 구 석에 오랜 풍경 몇 자락을 숨긴 채 우리를 기 다리고 있다. 미포 사람들의 일상 역시 어느 어 촌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바다의 눈치를 보며 바다의 감정을 살피며 사는 것, 바다가 곧 일터 요 생명선인 것, 그러다가 바다에 덜미가 잡혀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것. 미포에는 그렇게 사 는 사람들이 있다. Busan in Film. 2 상생의 길로 나아간. 아름다운 사람들. 글 최영철 시인 그들에게 해운대라는 배경은 행운이기도 하고 불행이기도 할 것이다. 거대한 시장을 코앞에 영화 <해운대>(윤제균 감독)의 주요 무대로 미포가 설정된 것은 이런 측면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전통과 현 두고 있다는 점은 행운이지만 과도한 욕망과 헛 대의 불협화음, 전통이 가진 과거 지향과 현대가 가진 미래 지향이 팽팽하게 맞선 공간으로 미포는 큰 손 된 꿈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불행 색이 없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가족과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전통의 가치관과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 일 수 있다. 소박하고 순수한 어부로 살아가기 는 현대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전통은 현대를 부도덕으로 내몰고, 현대는 전통을 무지한 퇴행으로 무 가 애당초 불가능한 곳이 미포일 것이다. 시한다. 후자에게 가족과 공동체는 낡고 거추장스러운 것이지만 전자에게 그것은 무엇보다 앞서 지켜내야 5 7 SPRING 2010 BFC Report 5 7

58 할 덕목이다. 해 고조되고 형식이 자신의 생명줄을 그에게 양보 의 특징을 잘 축약하고 있다. 이들이 드러낸 욕망 역 영화 <해운대>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 함으로써 더 큰 사랑으로 승화된다. 영화 속의 쓰나 시 제각각 이유 있는 것들이었으나 아래 세대의 갈 떤 이는 쓰나미를 딛고 일어서는 재난영화로 분류 미는 이들 사이의 사랑을 시험하고, 잠시 벌어졌던 등을 떠받치는 수준에서 머물렀고, 갑작스러운 화해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최만식(설경구)과 강연희(하 사랑의 틈을 다시 조여 붙여 확장시키는 매개체로 로 이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있었다. 지원), 김휘(박종훈)와 이유진(엄정화), 최형식(이민 작용했다. 영화는 사실 이야기가 기억되는 장르가 아닐 것이 기)과 김희미(강예원)의 로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 <해운대>에는 두 엄마와 한 아버지가 다. 가슴을 파고든 한 장면, 한 마디의 대사, 그 뒤 하지만 나는 <해운대>를 가족문제의 범주로 묶고 싶 등장한다. 이들은 만식과 동춘의 어머니, 만식의 삼 로 펼쳐진 풍경 한 컷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장르일 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그쪽이 더 타당해 보 촌(송재호)이다. 동춘은 연희의 동기동창으로 만식의 것이다. 영화 해운대의 인상 깊은 대사 몇 토막을 반 인다. 영화의 전후반을 강타하고 있는 해일과 태풍 아들을 윽박질러 해수욕객들을 상대로 앵벌이를 시 은 지구환경의 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설정되었다기 키는 왈패 같은 인물이기도 하다. 만식의 어머니와 추해보자. 내가, 니 아빠다. 보다 가족이 겪는 위기와 질곡을 암시하는 장치로 동춘의 어머니는 다소 대조적이다. 만식의 어머니가 쓰나미가 덮치기 직전, 수송기에 실려 가는 어린 딸 받아들이는 게 효과적이다. 자신이 선택한 여자를 며느리로 들여 아들의 가정 을 보며 김휘 박사가 소리친 말이다. 무척 오랜만에 지구 환경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 사이 을 파경에 이르게 했고 연희와의 관계도 못마땅하 만난 딸에게 자신을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의 위기 또한 무수한 욕망의 불협화음과 함께 찾아 게 여긴 반면, 동춘의 어머니는 백수건달인 아들의 아내가 얼마나 야속했을 것인가. 엄마는 물에 잠기 오거나 그것을 조정하고 넘어서려는 과도기적 현상 취직 면접을 위해 야유회도 포기하고 구두를 사러 는 순간 휴대전화로 그것을 딸에게 유언처럼 고백 으로 찾아온다. 최만식과 강연희에게 그것은 서로에 나선다. 한쪽은 자기중심적이고 한쪽은 타자중심적 했지만 아버지로서는 직접 그 말을 아이에게 하고 대해 갖고 있었던 오랜 연정과, 연희 아버지의 죽음 인 어머니다. 그리고 만식의 삼촌은 위험한 기상 조 에 대한 만식의 죄의식이 최고조에 달할 때쯤 절정 건에도 불구하고 배를 출항시켜 사람들을 죽음에 이 싶었을 것이다. 내 아를 낳아도 을 맞고, 김휘와 이유진의 경우는 어린 딸이 맞닥뜨 르게 한, 개발지상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낙후된 어 만식이 드디어 연희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배 리게 된 절대절명의 위기 앞에서 탈출구가 열린다. 촌 마을의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의 를 띄우고 불꽃쇼의 시작에 맞추어 터트린 사랑 고 최형식과 김희미의 사랑은 이간질하는 훼방꾼에 의 인물설정은 지금은 노년에 접어든 우리사회 부모상 백이다. 한 동네 오빠 동생으로 자라면서 연정을 표

59 해운대 미포 평소모습 해운대 미포 촬영현장 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아이까지 딸린 편이다. 부산의 사랑은 오히려 뭘 시작하기엔 늦은 유부남 신세이기까지 했으니. 그런데 그렇게 오래 뜸 거 같고, 뭘 끝내기엔 너무 빠른 것 같은 오후 3시 들인 고백치고는 너무 볼품없다. 삼십년 넘게 기다 쯤에 불붙는다. 린 고백치고는 너무 멋대가리가 없다. 하지만 더 이 올해 초 아이티를 덮친 지진은 지구의 미래를 어둡 상 무어라고 말하겠는가. 가슴을 열어 시원하게 속 게 하는 대재앙이었다. 영화 <해운대>에서 김휘 박 을 다 내보일 수 없다면 차라리 이런 촌스러운 고백 사가 다급하게 증언하고 있듯이 우리나라 역시 그 이 낫다. 사직야구장에서 관중석 응원만으로는 한이 런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지구환경의 변화 차지 않아 안으로 밀고 들어가려고 뭐라고 쌍욕을 로 인한 재해는 자연 앞에 겸허하지 못하고 자연을 지껄이는 처지에 무슨 미사여구가 있겠는가. 제 편의대로 운용했던 인간에게 가해진 형벌일 것 당신은 세시 같은 사람이에요. 뭘 시작하기엔 늦은 이다. 아이티의 재난은 강대국의 식민지였던 가난한 거 같고, 뭘 끝내기엔 너무 빠르고. 나라에 가해진 형벌이어서 더욱 가슴 아팠다. 영화 적극적이고 발랄한 서울 처녀 김희미가 자꾸 미적 <해운대>에서도 가슴 아픈 죽음들이 있었다. 바로 코 대는 부산 촌놈 최형식에게 한 투정이다. 하지만 부 앞에 다가온 사랑의 성취를 채 맛보지도 못하고 구 산 사나이의 기준으로 보면 최형식은 정확한 평균 조대원의 직분에 따라 자기를 희생한 형식, 늦게나 치다. 부산 사나이의 가슴은 그렇게 쉽게 붙붙지 않 마 자신의 과욕을 반성하고 상생의 길을 선택한 만 는다. 입술이 부르트도록 겁탈(?)을 당하면서도 말이 식 삼촌의 죽음은 애석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다. 부산의 사랑은 엎치락뒤치락 오래 군불을 지펴 야말로 부산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소의를 버리고 대 야 좀 뜨뜻해진다. 하지만 한번 불붙으면 오래 탄다. 의를 택하는 것, 자신을 희생해 모두를 살리는 것. 사방팔방을 녹이고도 남는다. 그게 또 부산이다. 부 그런 부산의 큰마음이 역사의 고비마다 큰 뜻을 펼 산 사나이들은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불타는 족속 치기도 했다. 들, 즉 여자 앞에서 알랑대는 부류들을 좀 경멸하는 BFC Report 5 9

60 부산과 영화 근 대 부 산 극 장 사 8 회 극 장 들 발 성 영 화 상 영 관 시 대 의 1 한국영화전용상영관 시대 ( ) 경상남도 관재국 소속으로 관리되어온 도립부산극 장은 광복 이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 웠던 시기에 경영되어온 극장이다. 그 어려운 때를 지켜왔던 도립부산극장 종업원들은 1950년 12월 13일 오석조를 대표로 김월용, 박봉갑, 신덕수, 김 억조, 김활경, 이상필이 공동으로 제8회 귀속재산 경쟁입찰신청(불하)에 들어갔다. 정부사정가격은 4 천 5백만 원이었으나 최종낙찰금액은 오석조 대표 가 제시한 최고입찰가격인 1억 8천 9백만 원으로 확정됨으로 부산극장은 그동안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던 극장 종업원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19) 부산극장(1934~현재)Ⅱ 1934년 개관 후, 수차례 개축됐던 부산극장은 1982년 현대식 영화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낙찰과정에서는 강력한 경쟁자인 대동공업회사 강 영규(姜永圭)가 1억 7천만 원을 신청하여 아슬하게 비켜갔었다. 그 외 조선제강이 1억 2천 5백만 원, 마산찬촌(4천 1백만 원), 평정양조(2천 2백만 원), 동아마 계(1천 8백만 원) 등이 입찰에 참여했었다. 결과적으로는 광복 후 각 극장마다 종업원과의 승계 또는 권리 이전 과정에서 발생했던 잡음을 볼 때 도립부산극장 경우 해당 극장의 종업원들에게 되돌려준 모범사례가 된 결과였다. 낙찰이 확정된 부산극장은 한국전쟁 중인 1951년 7월 3일 자본금 3백만 원을 불입, 극장명을 개관 당시의 본명인 부산극장으로 개명, 주식회사 부산극장을 설립함으로, 제1기 체제가 출범됐다. 초대회 장에 박봉갑, 초대사장 김월용, 전무 오석조, 상무 김활경, 감사 신덕수가 임원진으로 선출되어 다가올 한국 영화전용상영관 시대의 서막을 열어나갔다. 이 시대를 이끌어 간 부산극장 대표는 김월용(1951), 오석조 Ⅲ 1929 ~1945 (1954), 박봉갑(1960), 김활경(1973) 순으로 이어지는 4인방이 25년 간 경영해 오면서 이웃하고 있던 동아 극장을 비롯, 새로이 세워지는 현대극장, 국제극장, 제일극장, 대영극장, 동명극장 등과의 치열한 경영코드 전쟁에서 1959년부터 1972년까지 한국영화만을 고집하는 한국영화전용상영관으로 (주)부산극장의 전성기 를 이끌어 나갔다. 2 한국영화전용관의 기초를 다진 오석조 대표 부산극장 소재지는 부산시 충무로 2가 18번지에서 시의 구 편제 변경으로 중구 충무동 2가 18번지로 변경 된다. 극장 외형은 광복 후 가부키좌 외관을 개보수하여 경영해 왔으나 한국전쟁이 종료된 후인 1954년 7 월 31일 김월용 회장 체제(사장 오석조, 부사장 박봉갑, 전무 김활경, 상무 이상필, 감사 신덕수)가 1955년 9월 13일 대규모 증축공사 끝에 재단장된 현대식 외관으로 탈바꿈해 갔다. 이 외관은 1982년 재신축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철거되기까지 27년간 사용됐다. 개관 때의 극장 구조 및 규 모는 기록이 남겨지지 않아 알 수 없으나 1955년도 증축공사는 외관의 변화와 함께 부산 최고의 대형 극 글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 6 0 SPRING 2010 장 구조로 바꾸어 놓았다.

61 대지 325평에 건평은 1, 2층 합계 474평 2.8합의 2층 철근콘크리트 구조였던 극장은 무대가 75평으 로 다른 극장에 비해 꽤나 넓었다. 스크린 사이즈는 가로 11.5m, 세로 5.3m였으며 좌 석 수는 1층 907석, 2층 327석, 총 1,279석으로 부 산지역 극장 중 최고를 자랑했다. 그러나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1층 뒷좌석 부분은 좌우에 큰 기둥 이 있어 만원일 경우 기둥으로 인해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어 시설 면에서 지적사항이 되기도 했다. 위생시설은 환기장치가 8개소, 화장실이 1층에 대 13개, 소 10개, 2층에 대 8개, 소 11개 총 42개소 였으며 비상구는 1층 7개소, 2층 1개소를 갖추어 단관으로서는 만원일 경우 짧은 시간 내에 관객 전 원을 퇴장시킬 수 있는 시설로 보완됐다 오석조 대표 체제는 1957년 7월 30일 재신임(부사 을 받아 1960년 8월 10일 박봉갑 대표(회장 오석 조, 부사장 신덕수, 전무 김활경, 상임감사 이연식) 가 승계하기까지 한국영화전용상영관으로서의 토 대를 완전하게 구축해 나갔다. 1952년의 부산극장은 외국영화 <애원의 섬> 등 4 편과 공연물 68편이 상연되어 도립부산극장시대 의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해를 거듭하면 서 외화수급이 원활해지자 외화 편수는 늘어났으 나 한국영화는 한국전쟁의 후유증으로 수급이 제 ~ 장 박봉갑, 전무 김활경, 상무 임학규, 감사 신덕수) 줄어들었으나 한국영화는 신상옥의 <무영탑>, 조긍하의 <황진이> 등 26편으로 늘어나 전년 대 비 50%가 증가하여 외화를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 1958년 한국영화는 시네마스코프 제 1회 작품 <생명>(이강천)과 <곰>(조긍하) 등 37편이 상영된 반면 외화는 <회전목마>, <칼멘죤스>, < 요절 하바나 소동> 3편만이 상영되어 (주)부산극장은 다음해 1959년부터는 한국영화만을 전 용,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972년까지 14년 동안 외화는 단 1편 도 상영되지 않았으며 한국영화상영 전용영화관으로 그 유명세를 날리기 시작했다. 3 우수한국영화상영 극장상 5차례 수상 한국전쟁이 끝난 부산 지역 극장가는 동아극장과 부산극장, 시민관을 중심으로 3개 영화관이 흥행가치가 높은 외국영화를 독점하다시피 상영하여 왔으나 1955년 현대식 시설을 갖춘 현대 극장 개관을 시작으로 1956년 국제극장, 1957년 대영극장과 제일극장, 서면의 동보극장들이 차 례로 세워지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외화는 자연스럽게 조건을 갖춘 새 영화관으로 이동해서 자리잡혀가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부 산극장은 새 시설의 외화상영관과의 경쟁보다는 흥행 측면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한국영화를 유치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오석조 대표 체제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영화 제작 증가세가 뚜렷해지기 시작했으며, 한국전쟁 이후 문맹율이 높았던 일 반 관객층(소위 고무신 관객으로 불리기도 했다)은 빠르게 흘러가는 한글자막을 소화해 낼 수 없는 외화보다는 우리말이 나오는 우리영화(국산영화라 칭했다)를 선호하는 우리 관객에 포커 자리걸음 상태였다. 1953년은 외화 <젊은이의 양 스를 맞춤으로 극장은 서서히 한국영화전용관으로 자리 잡아 가기 시작했다. 지>, <찌프의 네 사람> 등 7편과 공연물 51편이 상 이러한 부산극장의 운영평가는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5차례나 우수한국영화상영극장상을 차 연됐으며 1954년은 외화 <보제스트>, <파리의 아메 지하는 행운까지 뒤따랐다. 1958년 3월 27일 제 1회 때는 베스트 파이브 중 <실낙원의 별 전 리카인> 등 13편, 공연물 54편으로 외화 증가세가 편> 14점, <황혼열차> 7점을 받아 우수국산영화상영극장상을 첫 수상했다. 1960년(제3회 부일 뚜렷해졌다. 영화상)에는 일반관객의 인기투표에 의해 4,065표를 얻어 친절극장 1위를 차지했다. 1955년에도 외화는 <지상 최대의 쇼>, <쿼봐디스>, 1961년(제4회 부일영화상)에는 베스트 텐 중 <젊은 표정>(2위), <지상의 비극>(3위), <박서방>(5 <검객 시라노> 등 18편으로 증가된 반면 수급이 여 위), <정열 없는 살인>(6위), <어느 여교사의 수기>(8위>, <피 묻은 대결>(10위) 6편을 상영, 우수 의치 못했던 한국영화는 <양산도>(김기영) 단 1편 국산영화상영극장상을 수상했다. 이 상영되었다. 1956년 외화는 전년과 같이 <베라 1972년(제15회 부일영화상)은 베스트 텐 중 <분례기>(1위), <화녀>(3위), <옥합을 깨뜨릴 때>(4위), 크루즈>, <센>, <나이아가라> 등 18편이었으나 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7위), <어느 부부>(9위), <순결>(10위) 등을 상영, 우수한국영화상영극장 영화는 신상옥의 <젊은 그들>, 유현목의 <교차로> 상을, 1973년(제16회 부일영화상)은 베스트 텐 중 <화분>(2위), <무녀도>(3위), <밀녀>(4위), <효 등 13편이 상영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한국영화 녀 심청>(8위), <충녀>(9위) 6편을 상영하여 우수한국영화상영극장상을 차지했다. 부일영화상과 상영전용관으로 출범되는 신호탄이 돼줬다. 인연이 깊었던 부산극장에서 부일영화상시상식이 개최된 것은 1961년(제4회), 1968년(제11회) 1957년 외화는 <선셋대로>, <전송가> 등 12편으로 두 차례였다. BFC Report 6 1

62 4 부산극장 : 한국영화 44.1% 수용 한국영화만의 항해가 시작된 첫해인 1959년 은 홍성기 감독의 <자나깨나>, 박종호의 <비오 는 날의 3시> 등 49편을 상영하여 그 해 우리 영화제작 편수 111편의 44.1%를 차지하면서 절반 가까운 수요가 수용되는 지방 최고의 영 화관으로 등장했다. 그 해 문교부는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보상특혜조치로 한국영화장려 및 영화오락순화를 위한 보상특혜실시 를 제정, 공표하자 소강상태의 우리 영화제작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해였다. 이어서 1960년은 김묵의 <피 묻은 대결>, 권영순의 <양지를 찾아서> 등 39편, 1961년 정창화의 <지평선>, 김기덕의 <5 인의 해병> 등 42편, 1962년 김화랑의 <천하 일색 양귀비>, 임권택의 <전쟁과 노인> 등 37 편, 1963년 이용민의 <지옥문>, 이만희의 <열 두 냥짜리 인생> 등 37편, 1964년 김영식의 < 판문점>, 김수용의 <학생부부> 등 33편, 1965 년 홍성기의 <대석굴암>, 홍은원의 <오해가 남 긴 것> 등 36편, 1966년 장일호의 <국제간첩 >, 정진우의 <하숙생> 등 35편, 1967년 정창화 의 <순간은 영원히>, 신상옥의 <다정불심> 등 38편, 1968년 정진우의 <폭로>, 이성구의 <장 군의 수염> 등 38편, 1969년 권녕순의 <비호 >, 최인현의 <춘원 이광수> 등 46편, 1970년 전조명의 <신검마검>, 주동진의 <마님> 등 45 편, 1971년 김묵의 <8악당>, 유현목의 <분례기 > 등 41편, 1972년 신상옥의 <평양폭격대>, 정 창화의 <철인> 등 31편이 개봉됐다. 이상과 같 이 14년 동안 부산극장은 총 541편의 한국영 화를 상영하여 새 영화의 흥행기간이 평균 1 주일이 고작이던 때 극장은 연간 38.6편, 편 당 평균 9.45일 간 상영했다. 만원사례를 알 린 우리 영화는 2주 이상 상영이 다반사였으 며 흥행이 부진한 외국영화상영관들은 부산극 장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보기까지 했던 때가 이 시기였다. 그러나 한국영화상영에 올인하 던 부산극장도 TV등장과 함께 우리 영화계가 겪는 극심한 불황에 직면하면서 변화에 대처 하기 시작했다. 1970년 부산지역 영화관의 관객동원수는 전년 대비 17.8% 감소를 시작으로 1971년 13%, 1972년 11.9% 씩 경감되자 부산극장의 경영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그 타개책으로 1973년 홍콩영화 이소룡 주 연의 <정무문>을 유치 상영함으로 한국영화전용상영관 시대는 그 막을 내리고 만다. 이 시기 부산극장과 한국영화전용관으로 대결구도를 같이했던 영화관은 1957년 동양최고를 자랑하는 시설을 갖추고 등장했 던 제일극장이다. 제일극장 역시 개관작품은 미국영화 밥 호프 주연의 희극물 <요절 쌍권총의 아들>을 시 작으로 그 해 외화 25편, 1958년 23편, 1959년 7편, 1961년 5편을 상영한 이후인 1960년과 1962년부터 1971년까지 11년 동안 한국영화만 상영했다. 위치상으로도 나란히 이웃하고 있던 부산극장과 제일극장, 두 극장은 사실상 라이벌 관계로 성장발전 해가며 공존공생하는 관계가 유지되어 갔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영화의 중흥기(1958)를 시작으로 전성기( )를 보내던 당시 한국영화 제작편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부산 지역은 1963년 대영극장과 국제극장이 한국영화상영에 가세하였고 1970년 에는 전년도 새롭게 신축 개관한 국도극장과 보림극장까지 우리 영화를 상영했다. 부산극장과 제일극장 이 독점하던 한국영화상영은 1970년 부산극장 45편(18.9%), 제일극장 38편(16%)으로 34.9%를 차지한 반 면 나머지 65.1%는 대영극장 49편(20%), 국도극장 45편(18.9%), 보림극장 40편(16.8%), 기타 극장(9.4%) 들이 상영하면서 부산지역 극장의 우리영화 상영시장분포는 다변화돼가고 있었다. 부산, 제일 두 극장은 우리영화 홍보전에서도 언제나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1959년 신정프로에서 부산극장은 <자나깨나>를 정부수립 10주년 기념작! 신정 1일부터 당당 개봉 여러분의 부산 극장, <3등 호텔>을 상영하는 제일극장은 새해를 맞이하여 항도팬 여러분의 행운을 빌면서 이 곳 3등 호텔에 초대합니다 라고 떠들썩하게 선전을 했다. 그 해 구정프로를 붙인 부산은 <논산훈련소에 가다 >를 구정 특별선물. 홀쭉이 뚱뚱이 단연 화제, 제일은 <황혼의 애상>을 국내 일류 인기스타를 총동원한 최고 최대의 명편 구정프로, 추석의 부산은 <대원군과 민비>를 전 시민의 추석 기분은 단연 이 한편에 총집중, 제일은 <장마루촌의 이발사>를 추석 흥행의 일대 승리를 확신 한다는 카피멘트를 내보냈다. 그 외에도 두 극장의 치열한 한판승 기록은 1961년 홍성기의 <춘향전>을 붙인 부산극장과 신상옥의 <성춘향 > 간판을 올렸던 제일극장의 대결은 서울 흥행의 호조에 힘입은 <성춘향>이 완승으로 끝나면서 이젠 부산 흥행가의 전설이 돼버렸다. 두 극장의 경쟁 중 가장 인상적인 신경전은 뭐니 해도 극장 전면을 간판미술 로 장식하여 기선을 제압하려는 맞불작전으로 시작됐다. 작품의 이슈가 되는 장면이나 톱스타의 얼굴을 전면에 가득 채우거나 주연배우의 모습을 나란히 부각시켜 극장 앞을 지나는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켜 관객을 유인하는 상술까지 동원하다시피 했다. 5 한국영화전용상영관을 이끌어 온 4인방 오석조 : 한국영화전용상영관시대를 이끌어 온 4인방 중 (주)부산극장 탄생신화의 산파 역을 이끌어 낸 장 본인이다. 오석조는 전무(1951), 사장(1954), 회장(1960)직을 두루 수행하면서 재임기간 우수국산 영화상영극장상(제1, 3회 부일영화상)을 받아 부산극장을 한국영화상영의 전당으로 명실공히 자 리매김하는 공적을 남겼다. 그 외 경상남도극장협회 회장, 전국극장연합회 부회장, 한국영화제작 가협회 경남지부장은 물론 남포동 1가 60번지 소재 영화배급사 대한흥업(주)를 경영했다. 박봉갑 : 초대회장직(1951)을 시작으로 부사장(1954), 사장(1960 ~ 1973)을 맡아 4인방 중 가장 오랜 기 간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주)부산극장의 경영을 정착시켰다. 통영수산 출신으로 해방 전 경찰 에 근무했던 박봉갑은 1961년 경상남도극장협회 회장, 1963 ~ 1964, 1967 ~ 1973년 부산시 극장협회 회장, 전국극장연합회 부회장, 부산어업조합장, 제5대 부산상의 부회장을 지냈다. 그 외 부산서부양조(주) 경영과 1987년 사직여자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재단이사장을 맡아 부산교 육계에도 이바지하는 등 사업수완이 매우 뛰어났던 인물로 너그러운 인품과 언제나 정직하고 62 SPRING 2010

63 공평하며 협조적이어서 어떤 경우에도 웃 으며 대했다고 지인들은 회고했다. 김활경 : 부산극장의 실질적인 브레인 역할을 맡았 던 그는 상무(1951), 전무(1954), 부사장에 이어 한국영화전용상영관 시대의 마지막 대표(1973 ~ 1976)직을 수행했다. 제14-16대(1974 ~ 1976) 부산시극장협회 회장, 부산경남한국영화배급협회 회장 외 중구 부평동 1가 37번지 소재의 영화제작 및 배 급사인 명보영화사를 경영했던 그는 제2 상업학교를 졸업 후 공무원직으로 있다 정 부 수립 후 경상남도 관재국 부산출장소 장에 재직했다. 김월용 : 초대 사장(1951) 및 회장(1954) 역임 수편의 영화 중 관객 스스로가 자유로운 프로 선택을 할 수 있는 복합영화상영관으로 구조를 변경하 는 공사 끝에 1993년 8월 14일 복합영화상영관인 부산극장 3개관(1관 1,414석, 2관 499석, 3관 352 석, 총 2,265석)을 출범시켰다. 부산지역 복합영화상영관시대를 선도해 간 부산극장(대표 연제민)은 1999년 2월 13일 중구 남포동 6 가 78-2번지에 두 번째 복합영화관인 부산극장 자갈치 3개관(각 관 295석, 총 885석)을 개관했다. 이 어 2000년 5월 20일 중구 남포동 5가 24-6번지 소재 제일극장을 인수, 재신축 끝에 씨네시티부산 5개관(1, 2관 각 182석, 3관 184석, 4관 181석, 5관 195석, 총 924석)을 개관하여 부산극장은 총 3개 의 복합영화관(총 11개관, 4,074석)을 소유하며 자리잡아가던 1999년, 대영시네마(5개관) 개관을 시작 으로, 복합영화상영극장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서면 지역 최초로 CGV서면 (12관)과 대한시네마(4개관), 2001년 롯데시네마부산(11개관), 메가박스서면(7개관) 등이 나란히 등장하 고 상영관들은 시 전역으로 확산돼갔다. 2010년 현재는 총 20개 극장 149개관(29,654석)이 분포돼 부산의 복합영화상영관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극장은 2001년 자갈치관 폐 관에 이어 2004년에는 본관마저 영업난으로 일시휴관되는 등, 경영난의 어려움을 겪다 2009년 4월 부터 본관과 씨네시티 부산이 씨너스 체인에 편입되어 씨너스 부산극장으로 경영되고 있다. 6 복합영화상영관시대(1976-현재) 1976년 12월 30일 부산직할시 중구 충무동 2가 18 번지 소재 (주)부산극장은 서울 연흥극장 대표 연재 흠( 延 在 欽, )이 김활경으로부터 인수하여 경영에 들어가면서 4인방의 한국영화전용상영관시 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고 새로운 극장 환경의 변화 에 발맞추어 부산 최초의 복합영화상영관 시대를 열어 나갔다. 연 대표는 1982년 4월 6일 개관 이후 수차례 증개축으로 노후화된 건물을 철거 후 8개 월여 공사 끝에 같은 해 12월 24일 현재 모습의 부 산극장을 신축개관했다. 400여 평 대지, 연건평 1,560평 위에 세워진 부산 극장의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총 좌석 1,491석을 자랑하는 매머드형 영화관이었다. 개관 상영작은 미국영화 <솔저>, 그 후 화제작이던 <플래 툰>, <백야>, <인디아나존스>, <람보2>, <투씨>, <지옥 의 7인>, <매드맥스 썬더돔>, <코만도>, <나인하프위 크>, <리쎌웨폰>, <간디>, 러시아영화 <전쟁과 평화> 등을 상영했다. 우리 영화도 <칠수와 만수>를 비롯 하여 <접시꽃 당신>, <수렁에서 건진 내 딸>, <고래 사냥>,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땡볕>, <깜보>, <태>, <변강쇠>, <내 시>, <티켓>, <안개기둥> 등이 상영됐다. 그 후 부산극장은 관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복합영화상영관시대(1976-현재) 1993년 단관 시스템에서 부산 최초의 복합영화상영관으로 변신, 오늘에 이르고 있는 부산극장 전경. BFC Report 63

64 VIVA! 부산영화 영도다리_전수일 감독 부산영화는 부산의 독립영화에 대해 말하기 이전에 먼저 독립영화 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 모두 독립영화다 다. 지난 해 <워낭소리>와 <똥파리> 등의 성공으로 인해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 아졌지만 대중들에게 독립영화란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사실 독립영화를 정 확히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독립영화라는 개념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독립영 화independent film라는 개념을 발전시킨 서구에서도 독립영화는 대체로 으로부터 독립 이라는 의미로 정의되곤 했다. 미국처럼 영화산업이 발전한 곳에서는 산업자본으로부터 독립 이 중요시된 부 현산 재영 와화 미의 래 반면, 정치적 억압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 의 의미가 강조되기도 한다. 이를 일반화하자면 결국 독립영화란 메인스트림의 경향들, 다시 말해 주류영화들과는 다른 시선과 미학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로 제한해서 이야기하자면 이른바 충무로 영화 라고 불리는 주류 상업영화와는 다른 시 스템과 다른 철학을 가진 영화를 독립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의문이 생긴다. 영화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에서는 주류영화와 독립영화의 구분이 가능 하지만, 영화산업의 기반이 미약한 부산과 같은 지방도시에서는 주류영화와 독립영화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지 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영화는 정부의 지원과 거대 자본의 유입, 멀티플렉스의 등장 등을 통해 급 속히 산업화되었다. 한국영화계의 산업화는 동시에 한국영화의 중앙집중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산업이 작동 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사람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필수적인데, 이 모든 것들이 수도권에 집중되기 시 작한 것이다. 부산이 다른 지방 도시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수도권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그렇다면 부 산과 같은 지방도시에서 굳이 독립영화라는 표현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부산에서 제작되는 모든 영화들 이 충무로 로 대변되는 국내 주류영화와는 다른 시스템 하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에서 만들 어진 모든 영화를 독립영화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처럼 부산영화 라는 표현 속에 이미 독립영화 라는 의 미가 내포되어 있기에 이글에서는 부산의 자본으로 부산의 영화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를 부산영화 라는 이 글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6 4 SPRING 2010 름으로 부르고자 한다.

65 부산영화 1 지난 해 <워낭소리>와 <똥파리> 등이 연이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적으로 독립영화계에도 장편극영화 제작 붐이 일기 시작 : 극영화 했다. 부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전까지는 높은 제작비용 때문에 장편극영화를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디지털 장비의 보급 과 제작 노하우의 축적에 힘입어 어려운 여건에서도 장편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의지가 부쩍 높아졌다. 그 결과, 해마다 장편 영화 제작 편수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산의 영화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들이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는 일도 잦 아졌다. 사실 부산은 지역으로서는 드물게 독자적인 영화사를 가진 도시다.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996년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와 1999년 설립된 부산영상위원회 덕분이지만, 영화제나 영상위원회가 있기 전에도 부산 지역에는 독자적인 영화인 모임이 결성되어 있었으며, 전수일 감독이나 조성봉 감독처럼 경 쟁력 있는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인들이 존재했다. 여전히 산업적 환경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장편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도 아직 부산밖에 없다. 수도권 영화인들이 부산을 지역영화를 가장 먼저 그리고 구체적으로 만들어 온 도시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부산영화가 가진 이런 역사성과 잠재력 때문이다. 부산의 장편 극영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사람은 역시 전수일 감독이다. 전수일 감독은 데뷔작 <내 안에 우는 바람>이 칸느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 선 에 초청된 데 이어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와 <검은 땅의 소녀와>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명성을 얻은 감독이다. 이처럼 부산영 화계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꾸준히 부산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산영화계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부산을 무대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 온 전수일 감독은 2007년 이후 매년 한편씩 장편영화를 완성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수십 년 전 한국영화가 아직 가내수공업 상태에 머물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을 21세기에 재현했다는 점이나, 이런 믿을 수 없는 성과를 영화적 인프라가 부족한 부 산에서 이루어냈다는 점은 이 감독의 열정과 에너지의 끝이 어디인지를 다시 한 번 되묻게 만든다. 전수일 감독이 부산을 대표하는 중견 감독이라면, 박준범 감독은 현재 부산에서 가장 기대되는 차세대 영화인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07년에 제작된 박 준범 감독의 <도다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2008년 파리의 한불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980년생인 박준범 감독은 우석, 상연, 청국이 오디션_김성준, 이재철감독 심장이뛰네_허은희감독 _김기훈감독 이파네마 소년 BFC Report 6 5

66 라는 세 명의 부산 청년들을 통해 지금 이 땅의 이십대가 공통적으로 겪는 성장통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 다. 주류 상업영화들이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에 몰두하는 것과는 달리 <도다리>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의 문 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스스로를 차별화시키고 있다. 공간의 문제에 있어서도 부산을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 터 영화들이 대부분 부산이라는 도시를 숱한 영화적 소재들 중 하나로 소비 혹은 낭비 해버리고 있는 반면, <도다리>는 부산을 인간들의 희로애락이 살아있는 현실적인 공간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 이고 있다. 김백준 감독과 정성욱 감독의 공동연출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내 마음에 불꽃이 있어> 역 시 최근에 만들어진 부산영화들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십대의 성장통을 다룬 이 영화는 사랑과 이 상이라는 성장영화 특유의 소재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의 이십대가 어떤 방식으로 이 청춘의 특권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격정적인 열정을 쏟아내는 일반적인 청춘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행 동과 심리에 대한 세밀한 묘사에 집중함으로써 청춘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도 <부산 >을 연출하면서 활동무대를 옮겼지만 부산영화의 세대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박지원 감독, <심장이 뛰 네>를 연출한 허은희 감독, <7월 32>일을 연출한 진승현 감독, <이파네마 소년>을 연출한 김기훈 감독, <제외 될 수 없는>을 연출한 최용석 감독, <오디션>을 연출한 김성준, 이재철 등의 이름 역시 부산의 극영화를 대표 하는 감독으로서 기억하고 주목해야할 대상들이다. 또한 아직 장편영화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박준영 감독, 배 종대 감독, 안현준 감독, 임선영 감독 등도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재능 있는 감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부산의 극영화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발전되었다는 사실은 부산에서 만들어진 영화들 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 가 지난해부터 중심축을 단편영화에서 장편영화로 옮기고 있다 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또 몇 년 전부터 각종 장편극영화 공모전에 지원하는 작품 편수가 부쩍 늘어났다는 사실 역시 부산에서 장편극영화 제작이 활성화되고 있는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장편극영화제작지원사업'의 경우, 지난해에는 참가 자격을 더욱 엄격히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지원작 숫자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열정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영화제작에 필수적인 자본의 문제는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해야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영화제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힘들게 만든 작품들이 관객들과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도 부산영화계가 안고 있는 큰 숙제 중 하나다. 낯선 꿈들_김지곤 태백 잉걸의땅_김영조감독 부산영화 2 부산영화를 말하면서 우리가 이제껏 간과하고 있던 사실 중 하나가 바로 다큐멘터리 : 다큐멘터리 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부산의 다큐멘터리는 장편 극영화에 못지않은, 아니 어쩌 면 그보다 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계운경 감독과 김영조 감독, 기채 생 감독 등이 꾸준히 장편 다큐멘터리를 내놓으면서 다큐멘터리는 방송국의 전유물 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바꾸어놓는데 일조하고 있다. 부산의 다큐멘터리가 주 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7년에 발표된 조성봉 감독의 <레드 헌터>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4.3 이라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상영 당시 검열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국내영 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계운경 감독은 조성봉 감독이 떠난 이후, 부산에서 가장 꾸준히 주목할 만한 작품을 발표한 다큐멘터리 감독 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도 작품 <팬지와 담쟁이>는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장 애인 자매의 사랑에 관한 감정과 욕망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영화평론가 강소원은 장애인을 다룬 다 큐멘터리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혹은 계몽을 위해 상대적으로 그들을 얼마나 대상화시키고 박제화시켜 왔는 지를 깨닫게 해주는 영화라고 평하고 있다. 이후에도 계운경 감독은 2005년에는 <나의 선택, 가족>, 2007년 에는 <언니>를 연출하면서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AND펀드에서는 그녀의 신작 프로젝트 <가루와 타지오>가 동의시네마펀드 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부산다큐멘터리 감독 김영조 감독의 활약 또한 돋보인다.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인 <가족초상화>는 마르 세이유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포함한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2008년도 작품 <태백, 잉걸 의 땅>은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섹션에 초청되었다. 태백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태백, 잉걸의 땅>은 기 다림과 응시라는 다큐멘터리의 고전적 가치에 충실한 작품으로 그동안 정치적 혹은 당파적 메시지의 전달에 치 중하였던 국내 다큐멘터리와는 구별되는 성과 를 보여준 작품이다. 2009년에는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목구멍의 가시>를 연출하였으며, 최근에도 삿포로 프로젝트와 멧돼지 밀렵을 소 재로 한 장편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지치지 않는 창작열을 과시하고 있다. 부산독립영화계의 터줏대감 중 한 사람인 기채 생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기채생 감독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를 소재로 한 음악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그가 연출한 <인 더 콜드 콜드 나이트 2/n>은 제천국제음악 영화제 경쟁부문과 파리 한불영화제에 초청되 었으며, 최근작 <I+CCN 03 Repeat Mark>은 지난해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에 소개된 바 있다. 차세대 감독군들 중에는 김지곤 감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범일동의 낡은 극장을 소재로 한 이 김지곤 감독의 <낯선 꿈들>은 2008년과 2009년 국내외 영화제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66 SPRING 2010

67 7월32일_진승현감독 작품 중 하나일 것이다. 고정된 시점으로 낡은 극장의 구석구석을 응시하는 카메라는 구체적 공간을 재현한 이미지가 어떻게 시간성과 역사성을 획득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김지곤 감독의 최 근작 <오후 3시> 역시 쇠락한 극장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부산의 다큐멘터리는 아직 양적으로는 서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질적으로는 결코 부족함이 없다. 또한 현재 부산의 다큐멘터리는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계운 경 감독이나 창작집단 비주얼 팩토리 처럼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감독이 있는가하면, 기채생 감 독처럼 음악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에 집중해 온 감독도 있다. 프랑스에서 영화를 전공한 김영조 감 독은 <가족 초상화>나 <목구멍의 가시>처럼 자신의 개인사를 통해 공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사적( 私 的 ) 다큐멘터리'에 강점을 가진 감독이다. 또 김지곤 감독처럼 '시적( 詩 的 ) 다큐멘터리'라고 분류할 수 있는 경향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팀을 소재로 한 장편다 큐멘터리 <비상>으로 극장 개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임유철 감독이 부산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아직 부산에서 완성한 작품은 없지만 임유철 감독이 가진 경험이 부산영화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 다양한 경험들이 어우러진다면 시너지 효 과 또한 매우 클 것이다. 아쉬운 점은 장편 극영화와 마찬가지로 다큐멘터리 제작환경 또한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로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운영하는 AND펀드가 지역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지 원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워낭소리>나 <아마존의 눈물>이 입증한 것처럼 다큐멘터리에 대한 국 내 수요는 충분하다는 점과 다큐멘터리가 가진 공공적 가치 등을 생각할 때 지역의 다큐멘터리에 대 한 지원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마음에 불꽃이 있어 _김백준, 정성욱감독 BFC Report 67

68 부산에 보내는 편지 며칠만 지나면 2010년 구정이다. 나는 어김없이 부산에 내려가 부모님과 형제, 조카, 친척들을 만나서 반 가움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조카들이 하나 둘씩 태어나면서부터 단골 메뉴로 빠지지 않는 윷놀이는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조카들이 나이 먹어 감에 따라 윷놀이의 수준, 팀 나누기뿐만 아니라 내기하는 판돈도 매년 달라지는 걸 보면 세월이 물 흐르듯이 잘도 흐름을 새삼 실감하 곤 한다. 내가 부산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 때까지 지낸 시간보다 이젠 대학교 입학부터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아 온 기간이 더 많아졌지만 매번 명절 때 부산 내려간다는 것은 나에겐 고향 간다는 일반적인 뜻보다는 여 전히 부모님이 계신 본가에 간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부산을 떠나온 그날부 터 이미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가슴 깊은 곳 어느 한켠에서 늘 그리워 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부산에 내려갈 때 마다 나는 본가에서 잠자는 것에 매우 중요한 가치를 두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시더라도 잠은 꼭 본가 집에서만 자려고 했다. 서울에 살면서 부산의 부모님께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과 명절에 내려 가서 본가에 머물며 자식인 내 얼굴이라도 되도록이면 많이 보여드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진 심어린 효도 방식인 것이다. 나에게 부산하면 부모님이 계신 본가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지만 고향으로서의 부산 역시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나 글 양현찬 피카소필름 대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LG애드 광고기획팀 AE 영화 연애소설 기획프로듀서 첫사랑사수궐기대회 제작프로듀서 는 서울 올라온 뒤로 서울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소주 한잔이라도 할 정도의 사적인 관계라도 되면 그들에 6년째 연애 중 제작 게 으레 내가 뛰어 놀던 동네의 정감어린 풍경과 그 속에서 함께한 인연들과의 추억과 사연들에 대해 항 상 감사하고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증거라도 대듯이 그때그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추억 한 조각을 꺼내 들려주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업이 끝나고 학예회 준비하다가 내가 싫증이 나서 먼저 집에 간다고 하자 내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 며 다른 아이들 눈치도 안보고 복도까지 따라 나와서 내 손목에 찬 시계를 억지로 풀어 자신의 주머니에 넣으며 시계 되돌려 받으려면 집에 갔다가 빨 리 다시 오라고 억지를 부리던, 딱 그만큼만 나보다 사춘기가 빨리 와서 철없는 나를 당황스럽지만 살짝 행복하게 만들어 준 피아노를 잘 치던 여자 급 우는 내가 여성으로부터 사랑받을 수도 있는 남자라는 걸 느끼게 해준 내 인생의 잊지 못할 고마운 추억의 주인공이다. 먼 훗날이라도 다시 그 아이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 나를 그렇게 솔직하고 용감하게 좋아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친구는 그랬던 사실조차도 기억하 지 못할 수도 있지만. 중학교 2학년 때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부임하신, 여자 세계사 선생님이 수업에 들어와서 사인하셔야할 출석부에다 내가 장난 으로 샤프로 욕을 써놓았다가 난리가 났을 때 그리고 그 사건 한 달 후 체육시간에 반 대항 농구시합하다 내가 손목을 부러뜨려 기브스를 했었는데 오 후 대청소 시간에 심심해서(?) 대걸레 물통에다 소변을 누다 호랑이 학생주임 선생님에게 딱 걸려서 난리가 났을 때도 치기어린 나를 사랑과 배려로 따뜻하게 감싸주고 믿어주었던 담임 미술 선생님도 내 추억의 단골 등장인물이다. 축구 명문인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교내 5개 있던 축구동아리 중 최고의 축구 동아리에 가입한 죄로 주말마다 축구시합을 하고 이기면 볶음밥, 지면 자장면을 먹고 짬뽕 국물에 소주잔을 홀짝거리던 동아리 멤버 들과의 알코올 향기 풍기는 추억. 내 인생을 좀 다른 방향으로 꺾이게 했지만 지나고 나면 아련한 추억이 되고 그리워졌는지 2003년도에 영화 촬영 을 모교의 교실과 체육관, 운동장에서 하기도 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 이렇게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준 내 고향 부산을 어찌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난 부산을 떠나온 후로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며 살아왔고 그런 마음으로 명절 때면 본가로 달려가 부모님을 만났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두렵고 아찔하지만 언젠가 부모님이 이 세상을 나보다 먼저 떠나시게 된다면 부모님이 안 계신 본가는 예전처럼 온기어린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지는 못할 것이다. 그때 즈음이면 아마도 나는 본가로 상징되던 부모님의 빈자리를 달래고 대신할 무언가를 찾기 위해 부산이라는 고향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세상이 증명하듯 부모를 떠나보면 효자의 마음을 갖게 되고 고 향을 떠나보면 애향심이 생기고 나라를 떠나보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했는데 나도 부모님과 부산을 떠나온 지 20년이 넘었으니 효심과 애향심을 가슴에 담은 지는 벌써 20년차가 넘었다.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부산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헌정한다는 마음으로 시나리오 하나를 썼는데 남 녀 주인공 이름을 부모님 함자로 했다. 나도 나이를 먹는 탓인지 아니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너무 삭혀둔 때문인지 이런 식이라도 부모님에 대한 그 리움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언젠가에는 고향 부산에 대한 나의 그리움 역시 어떻게든 표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부산이 영화 도 시로서 영화인들에게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넓은 보금자리와 터전이 되고 있는 걸 밖에서 지켜보노라면 너무나 흐뭇하다. 부산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자식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인들과 함께 한다면 그 영화인들 또한 부산을 어머니의 품처럼 생각하고 항상 그리워할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명절 때 어머니를 만나러 고 향 오는 심정으로 부산을 찾을 것이다. 68 SPRING 2010

69 일러스트레이션 이승원 BFC Report 69

70 7 0 SPRING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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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2nd floor, Busan Cinema Studios 1392 Woo1-dong, Haeundae-gu, Busan, Korea Tel ~6 F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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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 1 부산 영 상 위 원 회 리 포 트 2010. Winter Vol.36 BFCReport 파워인터뷰 김윤석 Special Theme 부산영상위원회 오석근 운영위원장 신년 인터뷰 이제는 부산영화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할 때 칼럼_ 아시아영상중심도시 부산의 빛과 그림자 칼럼_ 변화의 기로에 선 부산의 영상산업, 그 과제와 희망 영화인 추천맛집 김윤석,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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