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호 )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 행동법경제학적관점을포함하여 * 1) 한상훈 ** 국 문 요 약 형법제27조가규정하고있는불능미수또는불능범에대하여혼란과논란이아직도상당하다. 제27조가외국의유사한입법례가없는우리나라의독특한규정이기때문에그의미및해석론, 판례등에논란의여지가많기때문이며, 또미수범의처벌근거라고하는보다근본적인문제도관련되어있다고본다. 제27 조의문언자체가모호한점이있다는점도무시할수없고, 대법원판례가사용하는 불능범, 위험성, 결과발생의가능성 이무엇을의미하는지도논란의여지가있다. 본고에서는불능미수의 위험성 이독자적인의미를가지며, 그내용은잠재적위험설의관점에서판단해야한다는점을논증하였다. 또한최근부상하는행동법경제학의관점에서불능미수의처벌이나위험성판단이갖는의미를간략히살펴보았다. 행동경제학은인간이성의절대적합리성에의문을제기하고, 진화론적관점에서인간의감정, 직관, 양심을새롭게평가하는학문이다. 이제 21 세기를규정하는슬로건은아마도 나는진화한다. 고로존재한다 (Evolvo, ergo sum) 일것이다. 본고는새로운인간상에기초한신형법이론을향한시론적시도의하나라고볼수있다. 주제어 : 불능미수, 잠재적위험설, 추상적위험, 결과발생, 행동법경제학, 편향, 편견 * 이연구는한국연구재단의지원 (KRF2009-361-A00027) 에의해이루어졌음. ** 법학박사, 연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부교수
40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I. 문제의소재 형법제27조는 실행의수단또는대상의착오로인하여결과의발생이불가능하더라도위험성이있는때에는처벌한다. 단, 형을감경또는면제할수있다. 고규정하고있는바, 1) 제27조가규정하고있는불능미수또는불능범에대하여혼란과논란이아직도상당하다. 불능미수는실무상크게활용되지않는조문이다. 그럼에도이토록많은관심과주목을받는이유는아마도제27조가외국의유사한입법례가없는우리나라의독특한규정이기때문에그의미및해석론, 판례등에논란의여지가많기때문이며, 또미수범의처벌근거라고하는보다근본적인문제도관련되어있다고본다. 제27조의문언자체가모호한점이있다는점도무시할수없다. 결과의발생이불가능하더라도위험성이있는경우가도대체무엇을의미하는지논란이된다. 동조의문언자체가모순이므로위험성을삭제해야한다는의견도존재하는것은이러한문언의모호성에어느정도는기인한다고본다. 하지만문제를더욱어렵게만드는것은판례의태도이기도하다. 불능미수에관한제27조의적용에있어서대법원판례는여러가지용어와기준의오해를야기하고있다. 학설의논란을판례가증폭시키고있는측면도부인할수없는사실이로보인다. 대법원판례가사용하는불능범, 불능미수, 위험성과같은용어사용이나표현, 결론등에서볼때, 논란의여지가많이있다. 이러한상황에서본고는불능미수의 위험성 의해석론에대한다기한학설과판례를분석하고, 불능미수의해석론에대한나름의대안을제시해보려고한다. 2011년법무부는형법개정안을국회에제출하였다. 2) 국회의임기만료로폐기되었지만, 현재에도법무부형법개정위원회가가동중이라고하니형법개정논의는계 1) 이하법명이생략된조문은형법을말한다. 2) 형법일부개정법률안, 2011. 3. 25. 제안, 의안번호 1811304. 제안이유 : 1953년제정된이래개정이거의없었던총칙부분을그동안축적된판례, 발전된형법이론등을반영하여개정함으로써사회변화에따른국민의법의식과현행법간의괴리를해소하고국민의인권을충실히보장하며인류공통의보호법익을침해하는국제적인범죄에효율적으로대처할수있도록하는한편, 판결선고전구금일수의통산방법, 혼인빙자등에의한간음죄등헌법재판소에서위헌결정을한조문을정비하려는것임.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41 속현재형이라고보아야한다. 그런데, 법무부의형법개정안에도제27조불능미수의개정안은포함되어있지않다. 따라서현재의해석론이적정한지, 새로운입법이필요한것은아닌지계속검토가필요하다. 3) 논의의출발은판례의용어사용에서시작한다. 판례가사용하는 불능범 과 위험성, 결과발생의가능성 이무엇을의미하는지정리해본다. 이어서불능미수의 위험성 이독자적인의미를가지는지, 타당한해석론은무엇인지정리하고자한다. 마지막으로최근부상하는행동법경제학의관점에서불능미수의처벌이나위험성판단이갖는의미를간략히살펴본다. 행동경제학은인간이성의절대적합리성에의문을제기하고, 진화론적관점에서인간의감정, 직관, 양심을새롭게평가하는학문이다. 17세기에르네데카르트는 나는생각한다. 고로존재한다 (Cogito, ergo sum) 라면서근대이성주의의개막을선언하였다. 이제 21세기는바야흐로진화의시대라고할수있다. 이시대를규정하는슬로건은아마도 나는진화한다. 고로존재한다 (Evolvo, ergo sum) 일것이다. 4) 본고는새로운인간상에기초한신형법이론을향한시론적시도의하나라고볼수있다. II. 불능미수에대한판례의분석과비판 1. 불능범 이라는용어의다의성 대법원판례가사용하는 불능범 ( 不能犯 ) 이라는용어의의미가불분명하고다의적이어서논란의여지가있음은이전에도지적되었다. 불능범은두가지의의미를갖고있다. 광의의불능범 은수단또는대상의착오로인하여결과발생이불가능한경우를말하고, 협의의불능범 은결과발생이불가능하고위험성도없어서처 3) 이에관하여는정영일, 현행미수범규정체계에관한입법론적검토, 형사법연구, 제19권제3호, 2007 참조. 4) 라틴어 evolvo에서 ē는밖으로 (out of) 의의미이고, volvō는구르다 (roll) 를뜻한다. 따라서진화 (evolution) 란원래굴러서나오는것, 펼쳐지는것을의미한다. http://en.wiktionary.org/wiki/ evolvo 참조.
42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벌되지않는경우를뜻한다. 5) 그러므로광의의불능범에는결과의발생은불가능하지만위험성이있어서처벌되는불능미수와위험성도없어서처벌되지않는협의의불능범이포함된다. 불능범이라는용어자체는결과의발생이불가능한경우를의미하므로광의의불능범으로사용될수있다. 하지만, 불능범을서로다른의미로사용할경우, 어떠한의미로사용하는지명확히해야할것이다. 그렇지않으면오해가발생한다. 특히학계의일반적용어법은 불능미수 와 불능범 을구별하여, 불능범 을위험성이없어서처벌되지않는불능범으로사용하는경우가많으므로더욱그런문제가발생한다. 그런데대법원판례는동일하게 불능범 이라는표현을사용하면서, 어떤경우에는결과의발생이불가능하며또한위험성도없어처벌되지않는 협의의불능범 을의미할때도있고, 다른경우에는단지결과의발생이불가능한 광의의불능범 을의미하기도한다. 예를들어다음을살펴본다. < 소송비용편취사건 > 6) 에서 불능범 은위험성이없어서처벌되지않는협의의불능범을의미하고있다. 이에반하여, < 초우뿌리사건 > 7) 에서대법원은 불능범은범죄행위의성질상결과발생또는법익침해의가능성이절대로있을수없는경우를말하는것이다. 라고하여위험성의유무는묻지않고결과발생이불가능한 광의의불능범 을지칭하고있다. 8) 대법원판례가명확한구별없이단지맥락에따라 광의의불능범 과 협의의불능범 을그냥 불능범 이라는하나의용어로사용하는것은사실상서로다른용어를혼동, 혼용하고있어서, 일반국민은물론이고일부형법학자의오해까지도야기한다는비판을면하기어렵다. 결론적으로, 광의의불능범 은실행에착수하였으나결과발생이불가능한경우를총칭하고, 불능미수 ( 범 ) 은 위험성 은있는경우이고 5) 신동운, 형법총론, 523면 ; 정영일, 불능미수의불법구조, 한국형사법학의이론과실천 : 정암정성진박사고희기념논문집, 2010, 211면 ; 한상훈, 형법제27조 ( 불능범 ) 에서 " 결과발생의불가능 " 과 " 위험성 " 표지의구별기준, 형사법연구, 제20권제3호, 101면참조. 6) 대법원 2005.12.8. 2005도8105 판결. 7) 대법원 2007.7.26. 2007도3687 판결. 8) 이판례에서사용한 불능범 을불가벌인협의의불능범으로이해하는견해도있으나 ( 박동률, 판례를통해본불능미수 : 결과발생의불가능을중심으로, 202면 ), 결과발생이가능한장애미수에대응하는개념으로써, 결과발생이불가능한경우의불능범이라는용어를사용한것으로보아 광의의불능범 이라고해야한다. 대법원 1966.4.21. 66도152 전원합의체판결도같은문제를갖는다.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43 불가벌인협의의불능범은 위험성 조차없는경우를말한다. 9) 이를표로정리하면아래의 < 표 1> 과같다. < 표 1> 불능미수와불능범의용어정리 종류요건효과 광의의불능범 불능미수 ( 범 ) 위험성 있음임의적감면 ( 협의의 ) 불능범 위험성 없음불벌 2. 판례에사용된 위험성 이라는용어의다의성 대법원판례는또한제27조의 위험성 이라는용어도중의적으로사용하는경향이있다. 예를들어, < 브레이크호스절단사건 > 10) 을살펴보자. 이판결의판결요지는다음과같다. 피고인이원심상피고인에게피해자를살해하라고하면서준원비 -디병에성인남자를죽게하기에족한용량의농약이들어있었고, 또피고인이피해자소유승용차의브레이크호스를잘라브레이크액을유출시켜주된제동기능을완전히상실시킴으로써그때문에피해자가그자동차를몰고가다가반대차선의자동차와의충돌을피하기위하여브레이크페달을밟았으나전혀제동이되지아니하여사이드브레이크를잡아당김과동시에인도에부딪치게함으로써겨우위기를모면하였다면피고인의위행위는어느것이나사망의결과발생에대한위험성을배제할수없다할것이므로각살인미수죄를구성한다. 이판결의마지막줄인 사망의결과발생의위험성 에서 위험성 이라는용어가사용되었다. 일부학설은이판결이불능미수를인정한사례로설명하고있다. 11) 판례가사용한 결과발생의위험성 을 위험성 표지와동일한용어이며기준으로본것이다. 그러나본판결에서사용된사망의결과발생에대한 위험성 을배제할수 9) 신동운, 형법총론, 523면 ; 정영일, 불능미수의불법구조, 211면참조. 10) 대법원 1990.7.24. 90도1149 판결. 11) 문채규, 형법제27조 ( 불능범 ) 의 " 위험성 " 표지, 40면각주 31; 백원기, 불능미수와위험성, 127면 ; 도중진, 불능미수와위험성, 지송이재상교수화갑기념논문집, 1권, 585면각주 2; 김호기, 살인죄에있어서불능미수와장애미수의구별, 573면이하참조.
44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없다는표현은단지결과발생이가능하다는의미, 즉결과발생의 현실적위험성 이있다는의미이다. 12) 이에반하여, < 소송비용편취사건 > 13) 에서대법원은 불능범의판단기준으로서위험성판단은피고인이행위당시에인식한사정을놓고이것이객관적으로일반인의판단으로보아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느냐를따져야한다 고판시하였다. 이판결이말하는 위험성판단 에서 위험성 은제27조가규정하는불능미수범의특유한성립요건인 위험성, 즉 특유의위험성 을의미한다고볼것이다. 따라서, 판례에는같은 위험성 이라는용어가 일반적가능성 을의미하기도하고, 제27조의 특유한위험성 을의미하기도하기때문에혼동의소지가있다. 제27조의불능미수와관련된사안에서는 위험성 이특별한의미를갖는용어이므로혼동을줄이기위한노력이필요하다고본다. 14) 제27조의요건인 결과발생의불가능과 과 위험성 표지에대한판례의해석론에대한검토는후술한다. III. 위험성 에대한학설의내용과검토 제27조가명확하게규정하고있고이전에도살펴보았듯이, 불능미수의해석론에있어서는결과발생의 일반적가능성 또는 일반적위험성 과제27조의 특유한위험성 을구별해야한다는것이다. 15) 지금부터검토하는것은제27조불능미수에 12) 같은취지의정확한지적으로는김용욱, 가능미수와불능미수의구분, 형사판례의연구 : 지송이재상교수화갑기념논문집, 1권, 576면이하 ; 박동률, 판례를통해본불능미수 : 결과발생의불가능을중심으로, 204면이하참조. 13) 대법원 2005.12.8. 2005도8105 판결 14) 단순히결과발생의 가능성 이라고하면범죄의불법적, 부정적결과의발생가능성이경시되는인상을받는다. 이에반하여 위험성 이라고할때결과에대한부정적평가가분명하게나타나므로일반적가능성과범죄의가능성을대비시키기위하여일반적가능성으로서의 위험성 이라는표현을사용하는것자체를비판할수는없지만, 오해는피해야한다. 최근판례는 결과발생의가능성 이라고명시하여혼란의여지가없다. 15) 상세히는한상훈, 형법제27조 ( 불능범 ) 에서 " 결과발생의불가능 " 과 " 위험성 " 표지의구별기준, 형사법연구, 제20권제3호참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45 특유한위험성 에대한의미와판단기준이다. 1. 구객관설 구객관설 ( 객관적위험설, 순객관설, 절대적 상대적불능설 ) 은위험성의유무를순전히객관적입장에서실행의수단또는대상이어떤경우에도결과를발생시킬수없는경우인절대적불능과, 실행의수단또는대상이결과를발생시킬수는있으나특수사정으로결과를발생시킬수없는경우인상대적불능으로구분하여, 제27조의 위험성 은상대적불능을의미한다고본다. 따라서절대적불능의경우에는불벌인불능범이고, 상대적불능의경우에는 위험성 이있어서불능미수범으로처벌된다고하는견해이다. 16) 2. 구체적위험설 ( 신객관설 ) 구체적위험설 ( 신객관설 ) 은행위당시에행위자가인식한주관적사정과일반이인식할수있었던객관적사정을기초로 ( 판단자료 ) 통찰력있는사람의판단인일반경험법칙에비추어 ( 판단주제및판단척도 ) 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다고판단되면 위험성 이있고, 불능미수범으로처벌한다는견해이다. 17) 구객관설과달리행위당시행위자가특별히인식한사정도판단대상에포함시키므로신객관설이라고한다. 18) 이에대하여행위자가인식할수있었던사정만을판단자료로삼아야한다는견해도주장된다. 19) 16) 현재우리나라에이견해를주장하는학자는없는것으로보인다. 17) 김종원, 불능미수, 형사법강좌 II, 1984, 628면 ; 김일수 / 서보학, 형법총론, 532면 ; 박상기, 형법총론, 387면 ; 배종대, 형법총론, 528면 ; 안동준, 형법총론, 204면 ; 이재상, 형법총론, 406면 ; 이정원, 형법총론, 308면 ; 백원기, 불능미수와위험성, 형사판례연구, 5권, 1997, 125면 ; 성시탁, 불능미수, 김종원교수화갑기념논문집, 1991, 401면 ; 이용식, 부작위범의불능미수 : 미수범의객관적구성요건정립을위한생각의작은단초, 서울대법학, 47권 4호, 2006, 263면 ; 정웅석 / 백승민, 형법강의, 432 면. 신동운, 형법총론, 527면이제시하는 강화된구체적위험설 은구체적위험설의일종으로보이지만, 그내용은오히려추상적위험설이므로추상적위험설로분류한다. 18) 정영석, 형법총론, 222면참조. 19) 오영근, 형법총론, 31/22.
46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위험성은판단자가실행행위시로돌아가일반인이인식할수있거나행위자가특히인식한사정을고려하여야하고 ( 사전고려 ; Berücksichtigung ex ante) 그이후에비로소밝혀진사정을고려해서는안된다. 이를사후적예후 (nachtragliche Prognose) 라고한다. 20) 3. 주관설 주관설 ( 순주관설 ) 은행위자의반사회적범죄의사가외부로확실하게표현된이상결과발생이객관적으로불가능하더라도위험성은인정되며따라서불능미수로보는견해이다. 즉이견해는행위자의주관적표상을기준으로한다는점에서위험성이없는미신범을제외하고는협의의불능범의개념을부정한다. 21) 주관설은위험성의판단자료를행위자의인식에서찾는다는점은후술하는추상적위험설과동일하나, 위험성의판단기준이일반인이아니라행위자의주관적관점이라는점에서구별된다. 22) 4. 인상설 인상설은행위자의법적대적의사가일반인에게법질서를침해하는인상을심어줄수있는경우에는제27조의 위험성 이있다고판단되어 ( 불능 ) 미수범이성립된다고하는견해이다. 23) 이견해는미수범의처벌근거를범죄적의사라고하는주관주의범죄론에서출발한다는점에서위의주관설과동일하지만, 그범죄의사가법질서의효력에대한일반인의신뢰를깨뜨리고법적안정성과평온을침해할수있다는인상을줄정도에이를때에만 위험성 이인정되고불능미수가성립된다고 20) 유기천, 형법학 ( 총론강의 ), 268면 ; 이경렬, 미수범에있어서위험개념에관한연구, 성균관대박사논문, 97면참조. 21) 독일형법제23조제3항의태도이며, 독일판례의입장이다. RGSt 1, 452; RGSt 8, 201; RGSt 17, 158; RGSt 34, 218; BGHSt 11, 324; BGHSt 15, 210 참조. 정영석, 형법총론, 223면 ; 이경렬, 앞의논문, 93면참조. 22) 정영석, 형법총론, 224면참조. 23) 김일수, 한국형법 Ⅱ, 190면 ; 손해목, 형법총론, 914면.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47 하여주관설을객관적관점에서제한한다. 5. 추상적위험설 추상적위험설 ( 주관적객관설 ) 은행위자가인식한사실을기초로하여공격된법익에대한추상적위험즉법질서에대한위험이있었는가를일반인의입장에서판단하려한다. 24) 행위당시에행위자가인식한사정을판단의기초로 ( 판단자료 ) 일반인의일반경험법칙의관점에서 ( 판단주체및판단척도 ) 추상적으로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다고하면 위험성 이존재한다는견해이다. 25) 즉행위당시에행위자가인식한대로의사실이존재하였더라면그행위가결과를발생시켰을것인가하는판단에기초하기때문에주관적위험설이라고도하지만, 판단의주체는일반인이다. 26) 행위의위험성이란개개의실행행위에서구체적인위험의발생, 즉법익침해의가능성을뜻하지만이러한위험개념은코올러와바헨펠트에의하여법익의위험대신에법질서에대한위험 (Gefahr für die Rechtsordnung) 으로변경되어법질서에대한위험설이라고도한다. 27) 형감경의불능미수의위험성은신객관설에, 형면제불능미수의위험성은추상적위험설에따라야한다는견해도있다. 28) 판단의시점은구체적위험설과같이, 행위당시, 즉사전적관점이다. 29) 다만, 구체적위험설은행위당시에일반인이인식할수있는사정까지도판단자료에포함시킴에반하여, 추상적위험설은행위자가인식한사실만을판단자료로삼는다는점에서구별된다. 30) 24) 유기천, 형법학 ( 총론강의 ), 269면참조. 25) 성낙현, 형법총론, 526면 ; 신동운, 형법총론, 527; 임웅, 형법총론, 375면 ; 정성근 / 박광민, 형법총론, 416면 ; 정영석, 형법총론, 224면 ; 진계호, 형법총론, 525면 ; 김성천외, 형법총론, 361면 ; 김성돈, 형법총론, 422면. 신동운, 형법총론, 527면은 강화된구체적위험설 을주장하지만, 그내용은행위자의범행결의를대상으로과학적일반인의기준으로위험성을판단한다고하므로, 본질적으로추상적위험설과같다고할수있다. 26) 유기천, 형법학 ( 총론강의 ), 269면참조. 27) 이경렬, 앞의논문, 95면참조. 28) 손동권 / 김재윤, 형법총론, 472면. 29) 이승준, 형법제27조 ( 불능범 ) 논의의재검토, 형사정책연구, 제18권제4호, 2007, 48면이하참조.
48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6. 위험성표지가비독자적의미라는견해 최근에는제27조에규정된 위험성 표지가불능미수의특유한성립요건이라기보다는미수범성립의일반요건인위험성이라는견해 31) 가있다. 이견해는독일이나일본의형법에는우리형법과달리 " 위험성 " 을불능미수의표지가아니라미수범일반의처벌근거로논의하며, 어떠한미수범의형태든모두 " 위험성 " 을갖고, 불능미수범의판단에서만 " 위험성 " 표지가독자적의미를가지는것은아니라고한다. 제 27조의 위험성 은불능미수에특유한요건이아니라단지모든미수범은위험성이있어야처벌한다는점을강조한것에불과하다고한다. 이러한견해에의하면, 제27 조에서 위험성 은불필요하고, 삭제해도무방한요건이되며, 위험성 에대한논거나논의는맥락이다른외국의학설을무비판적으로번역 소개하고있다고일갈한다. 7. 비교법적검토 1871년의독일제국형법에는불능미수에관한규정이없었다. 중간의여러초안에는불능미수에대하여임의적감경또는면제하는안 (1913년초안, 1927년초안 ), 현저한무지로결과가발생하지않으면불벌하는안 (1922년라드부르흐초안, 1925 년초안 ) 등이있었으나, 결국 1975년에개정된현행독일형법제23조는불능미수를별도로규정하지않고미수범의일반규정에포함시키면서현저한무지인경우에감면할수있는규정을두었다. 32) 일본의경우 1907년에개정된현행일본형법제43조에는불능미수의규정이없다. 1927년일본형법예비초안제23조는자연법칙에대한현저한무지로인하여결 30) 이경렬, 앞의논문, 103면참조. 31) 천진호, 불능미수범의위험성판단, 비교형사법연구, 1권, 1999, 72면 ; 허일태, 불능미수범에있어서위험성의의미, 형사법연구 13, 2000, 117면 ; 홍영기, 불능미수의가능성표지 - 장애미수와불능미수의구별요건, 형사법연구, 제20권제1호, 2008.3, 57면. 이정원, 불능미수에서범죄실현의불가능과위험성, 형사정책연구, 2007년겨울호, 22면도같은입장으로보인다. 32) 독일과일본의개정초안의내용은신동운, 불능범에관한형법제27조의성립경위, 법학, 41권 4호, 서울대학교, 2001, 43면이하참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49 과가발생하지않은경우불벌하는규정을두었다. 이는 1922년라드부르흐초안과같다. 1931년일본형법가안총칙제22조는현저한무지에대신하여위험성을삽입하여, 결과의발생이불가능한경우그행위가위험한것이아닌때에는벌하지않는입장을취하였다. 1974년의일본형법초안제25조는 행위가그성질상결과를발생시키는것이도대체불능한것인때에는미수범으로서는이를벌하지아니한다. 고하여, 불능미수는처벌하지않는입장이었다. 일본형법가안제22조에서 위험성이없으면처벌하지않는다 라고규정하고있으므로, 이때의 위험성 은결과발생의불가능과연결되는보완적개념으로, 위험성이없으면처벌하지않는다는소극적표지이다. 또한일본형법가안은위험성이있는불능미수의경우에는통상의미수범과같이임의적감경이될뿐이다 ( 일본개정형법가안제21조 ). 33) 이에반하여, 우리형법제27조는결과발생이불가능하더라도위험성이있을때에는처벌한다고하여, 결과의발생이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 은있을수있음을전제하고있다. 이러한의미에서 위험성 표지는 결과발생의불가능 과는대립되는개념이고처벌을근거지우는적극적표지이다. 나아가, 위험성이있어서처벌되는불능미수라고하더라도형의감경이나면제가가능하도록규정하여면제의가능성을명시적으로규정하였다. 형법제정당시인 1950년을즈음하여독일의법률안은임의적감면이었고, 일본의형법가안은위험성이없으면벌하지않는입장이었다. 우리형법은아마도이러한규정을참고하여, 위험성이있으면불능미수로벌하되, 임의적감면을규정한것이아닌가생각된다. 하지만, 독일과일본에서는그러한법률안이채택되지않았다. 독일에서는보다주관적관점에서불능미수도원칙적처벌의입장을취하였고, 일본은불능미수의규정이신설되지않았다. 따라서우리형법의해석에서는독일이나일본의현행형법을참고하기가곤란한것이다. 34) 더구나제27조는결과발생이불가능하지만 위험성 이있는경우를불능미수로 33) 신동운, 불능범에관한형법제27조의성립경위, 52면참조. 34) 하태훈, 불능미수, 형사법연구, 4호, 77면이하 ; 천진호, 불능미수범의위험성판단, 91면이하참조.
50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규정하고있으므로, 결과발생의불가능과 위험성 이라고하는일견상호모순되는듯한요건의조화로운해석론을고민하게만든다. 이에대하여여러견해가있고, 전술한바와같이 위험성 은불필요한용어라는지적도있지만, 우리형법을조화롭게해석하는것이가능하다고본다. 즉, 제27조가규정하는 결과발생의가능성 은구성요건적결과발생의 현실적가능성 이고, 위험성 은결과발생의 잠재적가능성 으로구별하는견해가타당하다. 35) 즉, 결과발생이불가능한광의의불능범을다시둘로나누어서, 제27조의 특유의위험성 이인정되면불능미수로처벌되고 특유의위험성 도없으면불가벌이되는것이다. 36) 제27조가규정하는 특유의위험성 은결과발생의 잠재적위험성 이므로이를간단하게 잠재적위험설 이라고명할수있다. 37) 8. 개별학설에대한검토 ( 사견 ) 구객관설은제27조에 특유한위험성 을객관적입장에서실행의수단또는대상이어떤경우에도결과를발생시킬수있는지에따라판단한다. 하지만, 이러한입장은독일이나일본에서미수범일반의처벌근거에관한학설로는가능하지만, 우리형법제27조의해석론으로는적절하지않다. 왜냐하면제27조는조문자체에서결과발생이불가능함을전제하고있기때문에절대적불능의경우만이불능미수의범위에해당되고이를다시상대적불능과구별하는것자체가무의미하기때문이다. 즉, 구객관설은현실적위험성과미수범의처벌근거에대한학설이지불능미수범에특유한 위험성 에대한학설이라고할수없다. 38) 35) 박상기, 형법총론, 387면 ; 이승준, 형법제27조 ( 불능범 ) 논의의재검토, 43면이하 ; 한상훈, 앞의논문, 86면이하 ; 한정환, 형법제27조의취지 요건 적용기준, 형사법연구, 제19권제3호, 558면이하참조. 36) 같은취지로는정영일, 불능미수의불법구조, 2010, 225면 ; 홍영기, 불능미수의가능성표지 - 장애미수와불능미수의구별요건, 58면 ; 이승준, 형법제27조 ( 불능범 ) 논의의재검토, 형사정책연구, 제18권제4호, 2007, 40면이하참조. 37) 잠재적위험설은기본적으로추상적위험설과유사하지만후술하는바와같은차이점이있다. 38) 같은비판으로는천진호, 불능미수의위험성판단 : 해석상의오류를중심으로, 88면이하 ( 미수범의처벌근거와관련하여독일해석학에서대립되고있는학설을국내문헌들은불능미수범을다른형태의미수범과구별하는핵심적표지가무엇인지에대한검토도없이일본학설까지덧붙여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51 구체적위험설도결과발생의일반적위험성과불능미수특유의위험성을혼동할여지를갖고있다는점에서문제가있다. 일반인이알수있었던사정을포함시키게되면, 결국은결과발생의객관적위험성의판단으로전환되어, 미수범일반의위험성에대한문제로귀착되어버린다. 즉, 결과발생의불가능성문제와 위험성 표지가동일시되어버리는문제가있다. 39) 구체적위험설도결과발생의일반적위험성의판단에관한학설로서독일이나일본의경우에는적합할수있고, 입법론으로는경청할수있겠지만, 제27조의 위험성 에대한해석론으로는적절하다고보기어렵다. 40) 이와반대로, 주관설은행위자의반사회적범죄의사가외부로확실하게표현된이상결과발생이객관적으로불가능하더라도제27조특유의위험성은인정된다고볼수있기때문에, 우리형법의해석론으로검토해볼수있다. 하지만, 단순히법적대적의사가표출되었다고불능미수로처벌하는것은법적대적인의사내지심정이라는불법없는책임만을근거로처벌하는것으로서국가형벌권의과도한확장이라는비판이가능하다. 41) 또한미신범을불능미수에서제외하는이유도설득력이떨어진다. 42) 인상설은주관설의과도한형벌권확장을법질서교란에대한인상이라는일응객관적기준으로제한한다는점에서진일보한학설로평가할수있다. 하지만, 법질서교란의인상이라는기준이일관되고명확한기준을제시할수있는지의문이다. 제 27조의특유한위험성은처벌되는불능미수범과처벌되지않는협의의불능범을구별하는중요한표지이므로예측가능성이확보되어야함에도불구하고, 법질서교란의인상이라는기준으로는일관된기준을제시하지못한다는비판이가능하다. 43) 추상적위험설은행위자가인식한사실을기초로하여공격받은법익에대한추상적위험성즉법질서에대한위험이있었는가를일반인의입장에서판단하려고 위험성 표지에관한학설로무비판적으로번역 소개하고있다는지적 ) 39) 임웅, 불능미수에있어서 착오로인한결과발생의불가능 과 위험성 에관한연구, 170면참조. 40) 유기천, 형법학 ( 총론강의 ), 275면참조. 41) 오영근, 형법총론, 31/16; 손동권 / 김재윤, 형법총론, 471면참조. 42) 정영석, 형법총론, 224면 ; 이형국, 형법총론, 259면 ; 김종원, 앞의논문, 628면 ; 정성근 / 박광민, 형법총론, 417면 ; 손동권 / 김재윤, 형법총론, 471면참조. 43) 임웅, 불능미수에있어서 착오로인한결과발생의불가능 과 위험성 에관한연구, 173면.
52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한다. 위험성 판단에서행위자가인식한사정만을판단의자료로삼기때문에결과발생의일반적가능성과혼동될여지도없다. 이런점에서제27조의특유한위험성에대한해석론으로가장유력한입장이다. 하지만, 추상적위험설은법질서에대한추상적위험성을판단기준으로삼는다는점에문제가있다. 불능미수는추상적위험범과구별된다. 불능미수는미수범의일종으로서특정한법익에대한위험성에기초하여처벌하는것이지법질서에대한추상적위험성때문에처벌하는것이아니다. 추상적위험범과비교하여불능미수의형량이무거운것은바로이처럼특정한법익에대한위험은추상적위험성보다더구체적이고명확하여비난가능성이더크기때문이라고할것이다. 예를들어, 음주운전으로인한교통사고로사망하는사람의숫자가살인의불능미수발생수보다더많을것이고그사회적비용도큼에도불구하고 44) 음주운전보다살인의불능미수를더중하게보는것은 45) 그결과때문이아니라행위자의특정하고도의도적인행위불법때문이라고본다. 당해법익에대한결과불법으로서의잠재적위험성도긍정되지만, 특정한법익을향한구체적범행결의인행위불법이더중하게평가되는것이다. 이런점에서추상적위험설보다는잠재적위험설이제27조의 위험성 에대한해석론으로적절하다고생각한다. 마지막으로제27조에규정된 위험성 표지가불능미수의특유한성립요건이라기보다는미수범성립의일반요건인위험성이며, 장애미수와불능미수의위험성은질적인차이가아니라단지정도의차이라는주장 46) 에대하여는, 불능미수의 위험성 은장애미수의처벌근거인결과발생의 현실적위험성 이아니라불능미수에특유한결과발생의 잠재적위험성 이므로질적으로구별될수있고, 독자적의미도긍정된다고답할수있다. 44) 음주운전으로인한교통사고사망자는한해 700명을넘고, 부상자도 4만명이넘는다. 경향신문, 음주운전단속강화에도 사고 는한해 3만건달해, 2013. 2. 19. 참조. 살인의불능미수가문제되는건수가잘드러나지는않지만, 그보다는훨씬적을것이다. 45) 도로교통법제148조의2 제2항제1호에의하면, 혈중알콜농도가 0.2퍼센트로만취상태의사람이음주운전을하면 1년이상 3년이하의징역이나 500만원이상 1천만원이하의벌금에처한다. 혈중알콜농도가 0.1퍼센트이상 0.2퍼센트미만인사람은 6개월이상 1년이하의징역이나 300만원이상 500만원이하의벌금이다 ( 제2호 ). 이에비하여, 살인의불능미수는사형, 무기또는 5년이상의징역을감경또는면제할수있다 ( 형법제250조, 제27조참조 ). 46) 천진호, 불능미수범의위험성판단, 85면이하.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53 대법원판례도 위험성 표지의판단과관련하여추상적위험설또는잠재적위험설의입장이라고할수있다. 47) 결론적으로잠재적위험설의관점에서장애미수, 불능미수, 협의의불능범을정리하면다음의 < 표 2> 와같다. 48) < 표 2> 장애미수, 불능미수, 불능범의구별 구 분 결과발생의가능성 = 현실적위험성 위험성 = 잠재적위험성 효과 장애미수 (+) (+) 임의적감경 광의의불능범 ( 가벌적 ) 불능미수 (-) (+) 임의적감면 ( 협의의 ) 불능범 (-) (-) 불벌 9. 미수범의조문체계와불능미수의지위 형법제27조는미수범중에서결과발생이불가능한불능미수범을규정한것이다. 따라서일반적인미수범과마찬가지의요건이부과된다. 즉, 미수범을처벌하는규정이있고, 구성요건적결과실현에대한범행결의를갖고최소한실행의착수에이르러야비로소미수범, 그리고불능미수가검토될수있다. 판례도실행의착수에이르지못했다고보는이상, 소위불능미수도성립할수없다고한다. 49) 이렇게볼때, 제25조는일반적미수범의성립요건을규정한동시에장애미수의처벌을정한조항이라고하지않을수없다. 50) 그러므로장애미수, 불능미수, 중지미수의상호관계는다음과같이이해해야할것이다. 먼저미수범처벌규정이있는지, 그리고제25조의주관적성립요건으로서 범행결의 와객관적성립요건으로 실행의착수 가있는지검토한다. 이러한요건이긍정되지만, 구성요건적결과발생이불가능하다는주장과다툼이있으면, 이러한결과발 47) 오영근, 형법총론, 31/19; 임웅, 불능미수에있어서 착오로인한결과발생의불가능 과 위험성 에관한연구, 형사법연구, 22권 4호, 2010, 172면참조. 48) 이도표는필자가 2011. 12. 20. 서울서부지역법학실무회에서발표한바가있다. 49) 대법원 1999.11.26. 99도2461 판결. 50) 정영일, 불능미수의불법구조, 213면참조.
54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생의가능성여부에대해판단을해야한다. 51) 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으면가능미수로서장애미수가된다. 반면, 범행의수단또는대상의착오로결과발생이불가능하다고판명되면다음으로제27조의 잠재적위험성 을심사하여 위험성 이인정되면, 불능미수로서제27조에의하여처벌된다. 잠재적위험성조차없으면협의의불능범으로서불벌이다. 그러므로, 제27조의 위험성 은결과발생의잠재적위험성으로서미수범처벌의최소처벌근거라고말할수있다. 52) 따라서, 불능미수에특유한 위험성 은잠재적위험성을의미하므로, 장애미수의처벌근거로서의 현실적위험성, 즉결과발생의현실적가능성과구별된다. 바로이점에우리형법제27조의 위험성 표지가갖는독자적의미가있다. 하지만동시에, 장애미수의현실적위험성과불능미수의잠재적위험성은모두결과불법, 행위불법에관한불법요소라는공통점을간과해서는안된다. 53) 한편, 제27조의 위험성, 즉결과발생의잠재적위험성이부정되어협의의불능범으로불벌이면, 예비죄도성립하지않으므로, 실행의착수가인정되지만예비죄로도처벌되지않는논리모순이발생한다는비판이있다. 54) 하지만, 예비죄의위험성과처벌근거는별도로불능미수이전에심사하여야하며, 불능범이라고하여소급하여예비죄가불벌이되는것은아니라고본다. 결과발생의잠재적위험성이없다면예비행위도불벌로취급하는것이타당하지않을까생각된다. 55) 51) 대법원 1984.2.14. 83도2967: 피고인이피해자를독살하려하였으나동인이토함으로써그목적을이루지못한경우에는피고인이사용한독의양이치사량미달이어서결과발생이불가능한경우도있을것이고, 한편형법은장애미수와불능미수를구별하여처벌하고있으므로원심으로서는이사건독약의치사량을좀더심리하여피고인의소위가위미수중어느경우에해당하는지가렸어야할것이다. 52) 이용식, 부작위범의불능미수 : 미수범의객관적구성요건정립을위한생각의작은단초, 248면이하참조. 53) 천진호, 불능미수범의위험성판단, 88면은불능미수가착오에대한회피가능성또는정당한이유의문제이므로책임영역에서다루어져야한다고하나, 이는불능미수의잠재적위험성이결과불법, 행위불법적성질을가짐을오해한것이다. 적절한비판으로는이용식, 앞의논문, 249면참조. 54) 이용식, 앞의논문, 247면. 55) 예를들어, 밀가루에독약성질이있다고오신하고살인의의사로밀가루를사온경우, 행위자가인식한바를객관적, 과학적일반인의기준으로평가하는잠재적위험성의원칙이적용되어불벌인것이다 ( 불능예비라고할수있다 ). 일응실행의착수이전이라면불능예비의문제로심사하고, 실행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55 제27조의불능미수가인정된다고하여도중지미수 ( 제26조 ) 가성립할수있으므로, 자의적으로범행을중지한정황이나주장이있으면이어서중지미수의성립여부를검토해야한다. 56) 불능미수는행위불법, 결과불법의감경, 형면제의사유이고, 중지미수는불법감소, 책임감소, 정책적필요등의사유가결합된것이므로범죄체계론상으로는불능미수를먼저심사하고, 이어서중지미수를검토하는것이적절하다. 10. 입법론의검토 2011년 3월 25일국회에제출한정부의형법개정법률안은 제28조 ( 불능미수 ) 실행의수단또는대상의착오로인하여결과의발생이불가능하더라도위험성이있는경우에는처벌한다. 이경우형을감경하거나면제할수있다. 고하여내용은동일하고표제만 불능범 에서 불능미수 로바꾸고있다. 이개정법률안에서도불능미수에대한규정이동일하다는것은결과발생의불가능과위험성에대한근본적비판은타당하지않다는방증 ( 傍證 ) 이라고본다. 현실적위험성이있으면장애미수로처벌하고현실적위험성이없다면잠재적위험성이있는때에한하여불능미수로처벌하는현행법의태도가중용의입장으로타당하다고생각한다. 그런데표제의변경과관련하여보자면, 형법제2절의표제가 미수범 이므로불필요한중복으로보아단순히 중지범, 불능범 이라고간이하게규정한것으로생각된다. 57) 이렇게본다면, 제27조의표제를굳이 불능미수 로개정할필요는없지만, 중복이있더라도오해를해소하기위하여개정하는것도반대하지는않는다. 다만, 형법개정안에서제27조중지미수, 제28조불능미수로되어있는바, 그순서를바꾸는것이체계론상타당해보인다. 의착수가있으면불능미수의문제로심사하면되므로, 체계론상논리적모순은아니라고본다. 실행의착수가있지만잠재적위험성이없어서불벌인경우, 보충적으로예비죄의성립을검토할수있으나, 이는기수, 미수, 예비의보충관계 ( 법조경합 ) 로인한것이므로문제될것이없다. 예비죄의처벌근거에관련된논의는본고의연구범위를벗어난다. 56) 불능미수의경우에도중지미수가성립할수있다는입장이통설이다. 57) 같은취지로는천진호, 불능미수범의위험성판단, 72면참조.
56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IV. 위험성 판단의기준과적용 1. 횡단적, 객관적판단방법 제27조의 특유의위험성 은 결과발생의잠재적위험성 으로해석해야함은전술하였다. 그렇다면이러한 잠재적위험성 은구체적으로어떠한기준에의하여어떠한방법으로판단해야하는가? 잠재적위험성이라는것은당해사건의구체적법익에대하여현실적위협은되지못하지만행위자의주관적범행계획을고려할때구성요건실현의가능성이있는상태라고할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행위자의주관적인식, 표상, 계획을일반인의객관적관점에서보아법익침해의결과를가져올가능성이있는지규명하여야한다. 이때실행행위이후에사후적으로발생한사건의경과는무시하여야한다. 교과서적인예지만, 백색분말을독약으로알고 A에게먹였지만사실은설탕이어서 A가사망하지않은경우, 객관적으로는사망의가능성이전혀없지만행위자의주관을기초로평가하면타인에게독약을먹이는것이고이는사망의결과를야기할가능성이있기때문에 A의생명에대한잠재적위험성이인정되어불능미수가성립한다. 이러한위험성의해석방법은종래의추상적위험설과기본적으로유사하지만, 차이점도있다. 추상적위험설은행위자가 인식한대로의사정이있다면결과가발생할것인가 라는판단방법을사용하지만, 잠재적위험설은행위자의주관적인식을객관적일반인이평가할때결과발생의가능성을인정할수있는가를기준으로한다. 추상적위험설이말하는바, 인식한대로의사정 이라는기준이때로는모호하기때문에잠재적위험설에서는이를수용하지않는다. 예를들어, 설탕에독약성분이들어있다고오인하고설탕으로사람을죽이려고먹인전형적인협의의불능범사례에서, 설탕에독약성분이있다고믿는대로의사정이존재한다면살인의결과가발생한다 고결론낼수도있고, 그렇게되면행위자의범죄적의사사를중시하는주관설과의차이가없어지고, 미신범도모두처벌할수도있어문제가있다. 행위자의비과학적, 주관적믿음이나기대는객관적, 과학적일반인의관점에서배제하여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57 야한다. 또한추상적위험설에대한주된비판은행위자가경솔하게믿은것에기초하여처벌하는것은과도하지않은가하는점이다. 58) 잠재적위험설은행위자가인식한사정을대상으로일반인의객관적관점에서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는지판단하기때문에, 행위자가경솔하게믿었는지계획적으로의도한것인지를모두고려하여결과발생의위험성을판단하게되므로, 추상적위험설에대한비판이잠재적위험설에적용되지는않는다. 그러므로 행위자가인식한대로의사정 이라고하는추상적위험설에대신하여, 행위자의주관적인식을객관적, 과학적일반인이평가하여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는지 를판단기준으로하는잠재적위험설이타당하다고하지않을수없다. 대법원도 < 히로뽕제조실패사건 > 59) 에서 위험성 을판단하면서, 이러한잠재적위험설의결론과동일한방법을취한바가있다. 이때 위험성 의판단시점과방법은실행행위시의횡단적, 객관적분석 (crosssectional objective analysis) 에의하여야한다. 횡단적분석 (cross-sectional analysis) 이란, 특정한시점을기준으로그시점에서조사대상 ( 주로사회 ) 을절단하여, 그절단면 ( 切斷面 ) 에서볼수있는여러요소를규명하는연구방법으로정의할수있다. 60) 불능미수에서는실행행위의시점을기준으로행위당시에행위자의인식을기초로하여객관적으로보아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는지검토해야한다. 객관적이라고하는것은행위자가실제인식 ( 오인 ) 하였던사정을행위자자신의지식과무관하게일반적경험칙에따라객관적으로분석해야한다는것이다. 예를들어, 행위자가사망한지얼마지나지않은사체를산사람이라고착오하여살인의고의 58) 이형국, 형법총론, 259면 ; 손동권 / 김재윤, 형법총론, 471면 ; 이승준, 앞의논문, 50면참조. 59) 대법원 1978.03.28. 77도4049 판결 : 피고인의행위의위험성을판단하려면피고인이행위당시에인식한사정즉에페트린에빙초산을혼합하여 80-90도의가열하는그사정을놓고이것이객관적으로제약방법을아는일반인 ( 과학적일반인 ) 의판단으로보아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느냐를따졌어야할것이어늘이점심리절차없이다시말해서어째서위험성이있다고하는지그이유를밝힌바없어위험성이있다고판단한조치에는이유불비의위법아니면불능범내지는위험성의법리를오해한잘못이있다. ; 대법원ᅠ2005.12.8. ᅠᅠ2005도8105ᅠ판결 ( 소송비용편취사건 ) 도같은취지이다. 60) 두산백과사전참조.
58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로총격을가하였다고한다면, 먼저행위자가총격을가하는그시점을기준으로사건을횡단 (cross-section) 하여그시점에서행위자가사체를생존한사람으로생각하고있었는지조사해야한다. 그러므로, 이러한논의를요약하면, 형법제27조가규정하고있는 위험성 이란, 실행행위의시점에서행위자가인식하고있는사정이나대상을기초로하여그러한인식을평가할때법익침해의잠재적가능성이있는경우를말한다고보아야한다. 즉횡단적분석의대상은행위시의사정으로국한된다는점을분명하다. 하지만, 횡단적분석의판단기준도행위시로국한되어야하는지는논란이있을수있다. 불능미수의다른요건인 결과발생의불가능 은법익침해의객관적가능성이므로, 판단할때에는행위이후에발견된일반적지식이나과학법칙, 경험법칙을감안해야한다. 즉, 일반적과학법칙이나경험법칙은재판시를기준으로해야한다. 예를들어, 행위자가 X라는약물을사용하여살인하려고했는데, 행위당시에는사망을야기할가능성이전혀없는약물이라고보았으나, 이후새로운연구에의하여사망에이르게할가능성이있다고과학지식이변경되었을때, 재판시를기준으로사망의가능성을인정해야한다. 그렇다면, 위험성 판단에서도행위이후에새로이변화된과학지식을고려해야할것인가문제된다. 결과발생의불가능 과 위험성 은판단방법이나기준의차이라기보다는판단자료의차이라고할것이므로, 일반적과학지식도재판시를기준으로판단하는것이적절하다고생각한다. 이렇게볼때본고에서말하는결과발생의잠재적가능성, 즉잠재적위험성은단지행위반가치, 행위불법은아니라는것이다. 불능미수의잠재적위험성은범행결의에서표출되는결과발생의위험성으로서범행결의를고려한결과반가치적요소라고할것이다. 불능미수가추상적위험범과구별되는것은불능미수는구체적, 개별적법익에대한공격이라는점이다. 행위자의고의적행위를통하여외부로표출된구체적, 개별적법익에대한잠재적침해가능성이바로불능미수의결과반가치, 결과불법이다. 이점에서불능미수에서도잠재적위험성으로의결과불법과범행결의인행위불법이모두인정된다. 61) 61) 허일태, 불능미수범에있어서위험성의의미, 형사판례연구, 8 권, 51 면이하도불능미수의처벌근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59 구체적위험설에서사용하는사후적예후 (nachtragliche Prognose) 라는방법론도본고가주장하는횡단적분석과거의같은의미라고생각된다. 하지만, 사후적예후라고하면, 행위이후에발생한사실도전부고려하는사후적 (ex post) 평가와혼동되기쉽다. 불능미수의 위험성 판단에서는일반적과학법칙은재판시를기준으로하지만, 실행행위이후에발생한개별적사정은고려해서는안된다. 62) 이런의미에서 위험성 판단은사전적 (ex ante) 평가이지만, 실행행위시행위자의의사, 인식을정지시켜놓고서객관적으로분석한다는의미를명확하게하기위하여사후적예측보다는횡단적분석방법이더명확한용어라고본다. 2. 결과발생의불가능 과의구별 불능미수의 위험성 을잠재적위험성으로보고, 그판단의자료와기준에대하여전술하였다. 이러한잠재적위험성은불능미수의다른요건인 결과발생의가능성, 즉현실적위험성과는어떻게구별되는지문제된다. 불능미수는 현실적위험성 이없어도 잠재적위험성 이있는경우이므로양자는구별될수있고, 또구별되어야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는어떻게구별할것인가? 63) 구성요건적결과발생의현실적위험성은행위당시의모든사정을객관적, 과학적으로고려하여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는지판단한다. 64) 이점에서, 행위자가인식한사정만을대상으로하는 위험성 판단과는명백히구별된다. 결과발생과관련되는일반적과학법칙, 경험법칙은행위이후에발견되거나변경된것도포괄하여판단의기준으로하지만, 구체적, 개별적사정은행위당시의존재하던사정만을조사하는횡단적조사방법을취한다. 65) 로서결과불법이요구된다고보면서, 형법은주관주의와객관주의의절충적태도라고한다. 62) 이승준, 앞의논문, 40면이하참조. 63) 이재상, 형법총론, 399면은현실적위험성과잠재적위험성의구별기준이모호하다고비판한다. 하지만, 후술하는바와같이명확하다고할것이다. 64) 이정원, 불능범의새로운이해, 형사정책연구, 2002년겨울호, 233면 ; 김용욱, 가능미수와불능미수의구분, 572면이하는결과발생의가능성을사후적관점에서판단하게되면결과의발생또는불발생이라는양자의구별만이있고, 결과발생의가능성은논할여지가없기때문에실행의착수이후에전개된인과연쇄는고려하면안된다고적절히지적한다.
60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결과발생의현실적위험성이없는경우란범죄행위의수단이나대상이갖고있는객관적성질상결과발생또는법익침해의가능성이절대로있을수없는때를말한다. 66) 따라서 초우뿌리 나 부자 를조금씩몰래먹게하여살해하려고한사례에서, 초우뿌리나부자가만성관절염등에효능이있으나유독성물질을함유하고있어과거사약으로사용된약초로서그독성을낮추지않고다른약제를혼합하지않은채달인물을복용하면용량및체질에따라다르나부작용으로사망의결과가발생할가능성을배제할수없으므로, 현실적위험성이있어서장애미수가된다. 67) < 브레이크호스절단사건 > 68) 에서판례의결론과같이, 피해자를살해하기위하여성인남자를죽게하기에족한농약이든원비- 디를주거나, 피해자소유승용차의브레이크호스를잘라브레이크액을유출시켜주된제동기능을완전히상실시킴으로써그때문에피해자가그자동차를몰고가다가반대차선의자동차와의충돌을피하기위하여브레이크페달을밟았으나전혀제동이되지아니한경우에는사망의현실적위험성을인정할수있다. 위의두판결모두에서판례도같은취지로현실적위험성을인정하여살인의장애미수를인정한것이다. 제27조의결과발생의가능성을현실적위험성으로, 위험성 을잠재적위험성으로이해하게되면, 서로모순되는것처럼보이는판례를일관되게이해할수있다. 다만, 판례가사용하는용어가혼란을야기하여문제임은전술하였다. 3. 총체적객체개념과 위험성 판단 현실적위험성과잠재적위험성의의미를구별하였으므로, 보다구체적인사례에적용해본다. 제27조는결과발생의불가능이대상이나수단의착오에기인할것을 65) 김용욱, 가능미수와불능미수의구분, 573면은구성요건실현의가능성은사후적인재판관의관점에서밝혀낸실행의착수당시의모든객관적정황속에행위자의실행행위를놓고여기에모든사실적ㆍ법률적경험지식을적용하여행위자의실행행위로부터그가의도했던대로구성요건이실현될가능성이있는지여부를판단해야한다고하는바, 같은취지이다. 66) 대법원 2007.7.26. 2007도3687 판결참조. 67) 대법원 2007.7.26. 2007도3687 판결 < 초우뿌리사건 > 에서도살인미수를긍정하였다. 68) 대법원 1990.7.24. 90도1149 판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61 요구한다. 즉, 대상이나수단에대한무지나오인으로인하여그속성을잘못인식하고범죄로나아간경우를말한다. 먼저대상의착오에의한결과발생의불가능을살펴본다. 이부분은몇가지사례에서논란의소지가있다. 먼저, 소매치기가피해자의빈주머니에손을넣어금품을절취하려한경우 69) 장애미수인지불능미수인지문제된다. 70) 장애미수라는견해 71) 와불능미수라는견해가대립한다. 생각건대, 이러한착오의해결을위하여는 총체적객체 ( 대상 ) 개념 이유용하다. 총체적객체 ( 대상 ) 개념 이란범행의대상이된객체를법익주체와의관계에서보호법익의의의, 법익담지자의동일성, 외적분리가능성등을고려하여총체적으로하나의단일한대상으로볼수있고, 행위자가그대상의한부분에대하여만고의를갖고있다고하여도전체대상에대한고의로보아야한다는것이다. 예를들면, 우완투수의오른쪽어깨를상해하기위하여야구방망이로내리쳤는데, 방망이가빗나가서왼쪽어깨뼈를부러뜨렸다고하자. 즉, 오른쪽어깨를공격하려는고의로왼쪽어깨를부러뜨렸다고하면, 이는분명착오의사례라고할수있다. 하지만, 한사람의신체는총체적으로단일한객체로평가할수있고, 그구성부분내의착오는형법적으로의미가없다고할것이다. 전술한사안에서오른쪽어깨를공격하려고하였으나왼쪽어깨에상해를가하였다고하여도동일한사람의신체에상해의결과가발생하였으므로행위자의착오는형법적으로의미없는비본질적착오로서상해의고의기수범이성립된다. 72) 이러한 총체적대상개념 은불능미수의사례에도적용될수있다. 소매치기가손을넣었던오른쪽바지주머니가아니라왼쪽바지주머니에는현금이존재하였으므로범행의대상인피해자의재물과점유를총체적으로평가하면주머니에손을넣 69) 대법원 1986.11.25. 86도2090,86감도231 판결 < 빈주머니사건 > 은절도라는결과발생의위험성을충분히내포하고있으므로이는절도미수가인정된다고판시하였다. 70) 정영일, 불능미수의불법구조, 한국형사법학의이론과실천 : 정암정성진박사고희기념논문집, 2010, 218면참조. 71) 유기천, 형법학 ( 총론강의 ), 272면이하 ; 천진호, 불능미수범의 ' 결과발생불가능 ' 과관련한해석상의문제점, 106면. 72) 자세히는한상훈, 구성요건적고의의구체성과법정적부합설의 고의전용 이론비판, 법조, 2007 년 1월호참조.
62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는실행행위시에절도의결과발생이가능하였고왼쪽주머니냐오른쪽주머니냐하는것은우연적사정일뿐이었다. 만약소매치기범이다른쪽주머니에우연히손을넣었다면절도의결과가발생할수있었고, 실행행위의시점에서그러한가능성은충분히존재하였다. 그러므로이러한경우는절도의현실적위험성이존재하므로, 불능미수가아니라장애미수를인정하는것이타당하다. 이와달리, 만약소매치기가버스에서한승객에접근하여오른쪽바지주머니에손을넣었지만, 그승객은원래무일푼이었다고한다면, 어떤주머니에손을넣었다고하여도절도의결과가발생할가능성은객관적으로없었다. 그러므로이경우에는총체적대상개념에서보아도절도의결과발생이불가능하여현실적위험성이없어장애미수는성립하지않으나, 행위자의주관적인식은피해자가소지한금전을절취하기위한의사로절도를개시한것이므로잠재적위험성은인정되어불능미수가성립할수있다. 따라서 < 빈주머니사건 > 과같은사례에서는피해자에게다른주머니에는금전이존재했는지하는점을심리하여장애미수인지불능미수인지판단하여야할것이다. 73) 또한, 살해하기위해총을발사하였으나방탄조끼를입고있어실패한사례가살인죄의불능미수인가아니면장애미수인가문제된다. 방탄조끼를입고있다고하여도사망의결과발생의불가능한것은아니다. 발포된총알이머리나목부위를관통하면사망의가능성은충분히있는것이다. 따라서이사례는결과발생이불가능하지않으므로현실적위험성을긍정하여장애미수로보는것이적절하다. 74) 이처럼결과발생의가능성, 현실적위험성을판단함에있어서대상의착오와관련하여총체적객체개념이라고하는평가적관점을포함하여일정정도규범적판단은불가피하다. 즉결과발생의가능성 / 불가능성은규범적개념이라고본다. 75) 73) 앞의대법원 1986.11.25. 86도2090,86감도231 판결 < 빈주머니사건 > 은비록피해자한재덕의잠바왼쪽주머니에는금품이들어있지않았었다하더라도피고인의판시소위는절도라는결과발생의위험성을충분히내포하고있으므로이를절도미수로본원심조치는정당하다고보았다. 하지만, 피해자가다른주머니에금전을소지하고있었는지더심리해보아야한다. 이는소량의독약을사용한경우, 치사량에해당하여결과를발생할수있는지심리하여야한다는것과같은이치이다. 74) 김용욱, 가능미수와불능미수의구분, 573면 ; 천진호, 불능미수범의 ' 결과발생불가능 ' 과관련한해석상의문제점, 106면참조. 75) 같은취지로는이정원, 불능범의새로운이해, 234면이하 ; 이승준, 불능미수에관한연구, 연세대박사학위논문, 2004, 87면이하 ; 천진호, 앞의논문, 111면 ; 홍영기, 불능미수의가능성표지 - 장애미수와불능미수의구별요건, 67면이하참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63 4. 총체적수단개념과 위험성 판단 전술한총체적대상개념과그에대한착오의문제는수단에대한착오에도적용될수있다. 예를들어, 칼의칼날부분으로상해를가하려고하였으나착오로손잡이부분으로사람을가격하여상해를가한경우, 원래의도했던칼날부분으로상해를가하지않았다고하여칼이아니라나무를사용했을뿐이라는주장이인용될수는없다. 왜냐하면칼의칼날과나무손잡이는하나의동일한수단중일부에불과하여그에대한착오는비본질적인불일치로서형법적으로의미가없기때문이다. 즉, 행위자는 칼 을사용하여상해를가했다는점에이론이없을것이다. 이에반하여, 행위자가칼을들려고했는데엉겁결에그옆에있던신문지말이를집어들고신체를찌르려고하였다고한다면, 이경우에는수단의착오라고보아야할것이다. 왜냐하면행위자가의도했던칼과실제사용한신문지말이는서로구별되는별개의수단이므로이때에는본질적인불일치가인정될수있고, 수단의착오로결과의발생이불가능한경우라고할것이다. 장전되지않은권총을사용한경우를보자. 이경우도총체적수단개념을적용하여문제를해결할수있다. 권총에총알이전혀장전되어있지않았으나장전되어있다고착오하였다면, 이때에는권총이라는수단자체에대한본질적착오라고할것이다. 수단의착오로결과발생이불가능한경우이다. 그러나, 권총에단한발이장전되어있었는데, 총알의장전위치를착오하여발사하지못하였다면이는엄밀한의미에서장전되지않은총이라고보기어렵고, 총의작동방법의착오이므로수단의착오라고보기어려울것이다. 범행의수단자체가결과발생을야기할수없는경우가아니고, 수단자체는충분히결과를야기할수있으나단지행위자가조작미숙인경우에는결과의발생이언제든지가능하기때문에광의의불능범에해당한다기보다는장애미수로보아야할것이다. 이러한관점에서볼때, 향정신성의약품인메스암페타민속칭 " 히로뽕 " 제조를위해그원료인염산에페트린및수종의약품을교반하여 " 히로뽕 " 제조를시도하였으나그약품배합미숙으로그완제품을제조하지못한사례에서대법원이이경우에는행위의성질상결과발생의위험성이있다고보아이를습관성의약품제조미
64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수범을인정하였다. 76) 준비한약품들로보아결과발생의가능성, 즉현실적위험성이인정되는경우로써, 적절한판결이라고본다. 행위자가구입하여준비한재료가히로뽕을제조하기에충분한것이라면배합이나제조기술상의미숙함은범행수단자체의착오라고는할수없고, 제조방법이나약품배합이일부미숙하다고하여도횡단적, 객관적관점에서결과의발생이불가능하지는않기때문이다. 5. 인과관계에대한착오와 위험성 판단 범행의수단이나대상이그자체로는범행결과를야기할수있지만, 수단과대상의관련성을고려할때적합성이문제되어결과발생이불가능한지검토해보아야하는경우가있다. 이러한경우결과발생의불가능을인정할수있는지살펴보고자한다. 한판례사안에서, 피고인은살인의의사로우물과펌프에농약 ( 스미치온 ) 을혼입하였는데, 이농약을혼입한물에서악취가나서보통의경우마시기가어렵고또혼입한농약의분량으로보아사람을치사에이르게할정도가아닌경우, 살인의장애미수가되는지, 아니면불능미수가되는지문제된다. 이에대하여대법원은위농약의혼입으로살인의결과가발생할위험성이절대로없다고단정할수는없다고하여살인의장애미수를인정하였다. 77) 이판례는결과발생의가능성을긍정하여장애미수로본것이다. 행위자가살인의의사로치사량에미달하는농약을물에혼입하여피해자를살해하려고할때, 그실행의착수시점에서사건을횡단적, 객관적으로분석하면, 농약이혼입된물에냄새가난다고하여도피해자가이를모르고마실가능성을완전히배제할수없다. 피해자가너무나목이말라서미처냄새를신경쓰지못할수도있고, 감기나축농증으로냄새를맡기어려운상황일수도있다. 또한농약이치사량에는미달한다고하여도피해자의건강상태나체질, 나이, 몸무게등에따라서는사망의결과를예상할수도있다. 그러므로결과발생의가능성은인정되어장애미수가된다고본다. 판 76) 대법원 1985.3.26. 85도206 판결. 77) 대법원 1973.4.30, 73도354판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65 례의결론은적절하다. 사람을살해하기위하여독약을사용했다면사망의발생가능성, 즉현실적위험성은대부분인정할수있을것이다. 독약이라는것은성질에따라극소량으로도치사의결과를가져올수있으므로단순히사용량이조금적다는이유만으로결과발생의현실적위험성을성급히부정할수는없기때문이다. 다른예로, 부동산전문가에게분양사기를시도한사람이있다고하자. 통상적으로부동산전문가는부동산, 분양등의전문가로서충분한지식과경험이있어서분양사기의피해자가되지는않을것이다. 그러나행위자가사용하고있는자료의정밀성이나설명의타당성등을감안하여부동산전문가라고하여도기망당하지않을것이라고확신할수없다. 기망의가능성이있다면사기의결과발생은가능하다고보아야하며, 불능미수가아니라장애미수에해당한다. 이에반하여기망을통한결과발생의가능성이전혀없는경우로는소송사기의한유형을생각해볼수있다. 전술한 < 소송비용편취사건 > 이그러한예이다. 소송비용을편취할의사로소송비용의지급을구하는손해배상청구의소를제기하였다고하더라도이는객관적으로소송비용의청구방법에관한법률적지식을가진일반인의판단으로보아결과발생의가능성이없어현실적위험성이인정되지않는다. 78) 왜냐하면민사소송법상소송비용의청구는소송비용액확정절차에의하도록규정하고있으므로 ( 민사소송법제104조이하 ), 위절차에의하지아니하고손해배상금청구의소등으로소송비용의지급을구하는것은소의이익이없는부적법한소로서허용될수없고, 승소의가능성은전무하기때문이다. 따라서결과발생이불가능하여장애미수는성립되지않고불능미수의가능성만이남아있는것이다. 판례는이경우 위험성 표지도부정하여불벌로판단하였다. 절차법에대한인식문제이고법관의재판, 판결을요구하는소송사기의특성상법률문제에관하여법관이판단을그르칠가능성은없다는자신감의표현으로이해된다. 하지만, 이미사망한사람을생존중이라고오인하여피고로서소송사기를시도한사건은경우가다르다. 이때에는피고인의제소가사망한자를상대로한것이라면그판결은그내용에따른효력이생기지아니하여상속인에게그효력이미치지 78) 대법원 2005.12.8, 2005 도 8105 판결.
66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아니하고, 따라서사기죄의기수범을구성할수없음은당연하다. 79) 하지만, 그러한결과발생의가능성이있는지, 또는더나아가가능성은없어도피고인인행위자의행위당시인식에기초하여법익침해의잠재적위험성은있는지검토하여야한다. 통상적인경우라면그러한잠재적위험성은인정되고따라서불능미수가성립된다고보아야한다. 80) 또다른사례를본다. 행위자가지독히시력이나쁘거나또는백치여서누가봐도마네킹으로식별되는물체를사람으로착각하여사살을시도하거나, 사거리 50m인권총을쏴 10000m상공을나는비행기를격추하려는행위등에대해서는위협이될수없어위험성이부정되어야한다는견해도있다. 81) 그러나, 아무리시력이나쁜사람이라고하여도사람을살해한다는인식이있었다면, 당해사건에서는우연적으로마네킹을공격하여현실적위험성이없지만, 다른경우에는언제든실제사람을살해할가능성, 위험성이있으므로잠재적위험성은부정될수없어서불능미수로처벌해야할것이다. 사거리 50m인권총으로비행기를격추하려는시도역시행위자의인식을기초하여보면거리에대한명확한판단없이총으로비행기를격추한다고의도하였으므로다른사정에서는가까운거리에있는대상도공격할여지가크다. 그러므로근거 79) 대법원ᅠ1997. 7. 8. ᅠᅠ97도632ᅠ판결 ; 대법원ᅠ2002. 1. 11. ᅠᅠ2000도1881ᅠ판결참조. 이판결에대한상세한사실관계와평석은천진호, 死者를상대로한소송사기의형사책임, 저스티스, 통권제67 호, 2002, 203면이하 ; 오영근, 불능미수에서결과발생가능성과위험성- 사망자상대의소송사기를중심으로 -, 한국형법학의새로운지평 : 심온김일수교수화갑기념논문집, 2006, 184면이하참조. 다만, 오영근교수는사자를상대로한소송사기에서도재산상손해의발생이가능하여장애미수가된다고한다. 80) 판례는사기죄의성립만을부정하였고, 불능미수를명시적으로부정하지는않았으므로판례가사기의불능미수도부정하는지는아직불분명하다. 하지만, 인정하는것이타당하다. 김일수, 소송사기의불능과불능미수, 법률신문판례평석, 1997.12.15, 14면, 15면 ; 신동운, " 불능범에관한형법제27조의성립경위 ", 서울대학교법학제41권 4호, 2001, 40면, 41면 ; 천진호, 사자를상대로한소송사기의형사책임, 저스티스, 통권제67호, 2002, 203면이하도같은취지이다. 다만, 천진호교수는상대방을생존자로오인하고기망행위로소송을제기하였으나소제기시사망한자인경우에는사기죄의불능미수가성립하지만, 소제기시에사망한자인줄알았으나사망한자에게도판결효력이미친다고생각하고소송을제기한경우및사망한자인줄알고사망한자에게는판결의효력이미치지아니한다는것도알면서사망한자를상대로소송을제기한경우는불능범으로불벌이라고한다. 81) 한정환, 앞의논문, 563면.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67 리의대상에는권총을사용할수없다고믿고있는예외적인경우가아니라면, 이처럼거리에무관심한총기사용자의인식에서법익침해의잠재적위험성을찾을수있기때문에불능미수가성립된다고생각한다. 6. 주체의착오와 위험성 형법제27조에는실행의수단또는대상의착오만이규정되어있으므로, 신분범에서행위주체에대하여착오하여결과가발생할수없는경우에불능미수가되는지, 아니면불처벌인불능범또는환각범이되는지논란이있다. 82) 이연장선상에서존속아닌자를존속이라고오인하여살해한경우, 존속살해죄의주체인비속이아님에도불구하고주체라고오인하였으므로주체의착오로불가벌인불능범으로볼수있는지문제된다. 이러한경우주체의착오에해당한다고보아불능범이될수있다는견해도있다. 83) 그러나, 존속범죄와같이주체와대상의친족관계가문제되는경우, 착오의핵심은범죄의 대상 에있다고본다. 범행의대상이존속이냐아니냐하는것이범행의중심적요소이고, 행위주체의측면은범죄대상에대한종속변수로서부차적으로의미를가질뿐이다. 그러므로존속범죄에서대상인존속과주체인비속에대한착오가경합될때에는중심적착오인 대상의착오 로보아제27조가적용되어불능미수가성립한다고보는것이타당하다. 84) 즉, 형법제27조불능미수의성립범위와관련한주체의착오에있어서, 범행의대상과주체가상호관련성을가지는 상대적신분 의경우는대상의착오에부수하여주체에대한착오가수반되었다고하여도이 82) 진정신분범의주체에대한착오는불벌이라는입장은권오걸, 형법총론, 459면 ; 김성돈, 형법총론, 417면 ; 김성천외, 형법총론, 357면 ; 김일수 / 서보학, 형법총론, 528면 ; 김종원, 앞의논문, 629면 ; 안동준, 형법총론, 201면 ; 오영근, 형법총론, 31/11; 이재상, 형법총론, 401면 ; 임웅, 형법총론, 369면 ; 정성근 / 박광민, 형법총론, 411면참조. 불능미수로처벌할수있다는견해로는박상기, 형법총론, 384면 ; 이정원, 형법총론, 287면참조. 83) 김일수 / 서보학, 형법총론, 528면 ; 김성룡, 착오론에서의해석론의착오- 존속살해죄의불능미수와보통살인죄의기수의상상적경합, 비교형사법연구, 4권 2호, 2002, 155면이하. 84) 존속살해죄와보통살인죄의착오문제를가중적사실의착오로언급하는경우학설은대체로존속살해의불능미수를긍정하고있으므로, 암묵적으로이를전제하고있다고도할수있으나, 이론적으로는명확히하는것이바람직하다.
68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는주된대상의착오로보아불능미수가성립된다고해석하는것이옳다. 85) V. 행동법경제학적관점과불능미수의성립요건판단 최근부상하고있는행동경제학또는행동법경제학 (behavioral law and economics) 의관점에서, 86) 불능미수의결과발생의불가능과 위험성 판단에서문제될수있는몇가지쟁점을살펴보고자한다. 행동경제학은합리적선택이론과신고전주의경제학에대응하여나타난것이다. 신고전주의경제학 (neoclassical economics) 에근거를둔합리적선택이론은인간이자기이익의극대화, 부의극대화또는주관적기대효용 (expected utility) 의극대화를추구한다는사실에기초하고있다. 87) 하지만, 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은인간이항상합리적으로행동하지않는다고본다. 오히려인간은제한적합리성 (bounded rationality), 제한적의지력 (bounded willpower), 제한적이기심 (bounded self-interest) 을갖고있으며, 이러한비이성적행동은체계적이고예측가능하다는점을많은실험을통하여입증하였다. 88) 전통적인법경제학이합리적인간가설에입각하여있다면, 행동법경제학은제한된합리성에기초하여새로이법과경제의관계를규명하려는학문이다. 89) 본고는이러한행동과학의성과를인정하면서이러한새로운인간상을형법, 나아가불능미수의해석과판단에있어서어떻게적용할 85) 한상훈, 상상적경합의명시기능과이중평가금지의상충여부, 비교형사법연구, 9권 1호, 2007. 7, 97면이하 ; Roxin, Strafrecht, AT, Band 2, 29 Rn. 353 참조. 86) 행동경제학의대표적저서로는다니엘카네만, 이진원옮김, 생각에관한생각, 2012가있고, 행동경제학에관하여는이준구, 행태경제학의등장과경제학의미래, 경제논집, 48권 1호, 2008; 행동법경제학에관한논문으로는조성혜, 합리적선택이론과행동법경제학, 법철학연구, 제10권 1호, 2007, 195면이하 ; 고학수, 범죄및형사정책에대한행태법경제학적접근, 저스티스, 통권116호, 2010.4, 265면이하참조. 87) 조성혜, 앞의논문, 197면. 88) Christine Jolls/Cass R. Sunstein/Richard Thaler, A Behavioral Approach to Law and Economics, Standford Law Review 50(1998), 1471-1550; Korobkin, Russel B./Thomas S. Ulen, Law and Behavioral Science: Removing the Rationality Assumption from Law and Economics, California Law Review 88(2000), 1051-1144; 조성혜, 앞의논문, 199면참조. 89) 조성혜, 앞의논문 ; 고학수, 앞의논문참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69 수있는지시론적으로살펴보고자한다. 형벌규범은재판규범인동시에행위규범이다. 따라서불능미수범의영역에서도형벌규범은사회구성원에대하여어느행위를하면괜찮고어떤행위를하면처벌될수있는지행동의지침을제공할수있어야한다. 90) 이러한형법의행위규범으로서의성격은형법의일반예방적기능, 심리적강제설과관련하여특히중요할수있다. 그리고그결과는특히주관적구성요건이다. 추상적위험설또는잠재적위험설의관점에서볼때, 제27조의 위험성 판단은행위자의주관적인식에대한객관적판단이다. 행위자가과연법익을침해할가능성이있는행동을어떠한인식하에서하였는지가고려된다. 이렇게 위험성 에대하여판단할때, 사실판단자 (fact-finder) 인법관과배심원은행동경제학의여러이론을고려할필요가있다. 먼저논의할수있는것은낙관성편견이다. 낙관성편견 (optimism bias, overoptimism) 은사람들이의사결정을할때에자신의행동의결과가긍정적인것과부정적인것이있을때에실제결과발생의가능성보다낙관적으로과대평가하는경향을말한다. 91) 이러한행동경제학의연구성과를불능미수의 위험성 판단에적용해보자면, 행위자가어떤범죄를계획하고실행할때에일반적, 객관적으로생각하는실제의범행성공의가능성보다더낙관적으로, 즉범죄가성립할가능성이더높다고믿는편향, 경향이존재한다는것이다. 경우에따라서는판단자가객관적으로볼때에는불가능해보이지만, 행위당시의행위자에게는범행이가능하다고오신할수있는것이다. 그렇다면행위자가범행당시에인식한가능성과재판시에판단자가인정한가능성이서로다를수있다는결론이나온다. 이때어느쪽의가능성을판단의기준으로삼아야할것인가. 형법을평가규범으로보면재판시의객관적가능성을중시할것이고, 행위규범이라고하면행위시의주관적가능성을기준으로삼아야하지않을까생각된다. 그런데형법은재판규범인동시에행위규범이므로양자간에상충의문제가발생할여지가있다. 생각건대, 행위자가인식한주관적가능성을판단자가완벽하게규명할수는없다는점을고려한다면, 원칙적으로객관적가능성에서출발하되주관적가능 90) 김호기, 불능미수에서의착오, 결과발생의불가능, 위험성, 82면참조. 91) 조성혜, 앞의논문, 202면.
70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성을고려하는방식으로해결되어야하지않을까판단된다. 가용성휴리스틱 (availability heuristic) 이란개인이판단이나의사결정을함에있어서객관적인자료보다는자신이자주접하는부분적인정보에의존하여결정한다는것이다. 92) 이러한경향성에근거하여불능미수의 위험성 문제를고찰하면, 행위자가범행의가능성에대하여일반적, 객관적으로알려진사실보다는행위자가주위에서들었거나경험한사실에의존하여법익침해의결과발생가능성을판단할것이라는점을도출해낼수있다. 그렇다면, 이역시전술한낙관성편향과유사한문제가발생한다. 재판시의객관적사실에근거하여판단할것인가, 아니면행위자가행위당시에갖고있던부정확한정보에기초하여결과발생의가능성을결정할것인가하는점이다. 전술한바와같이, 횡단적분석방법은행위이후에새로이발전하였거나발견된새로운과학지식을고려하는것을배제하지않는다. 하지만, 지금의문제는새로운과학지식과행위자의주관적정보중에서어떤것을우선시할것인가하는문제이다. 이문제에대하여도형법의재판규범성과행위규범성을모두고려하여볼때, 재판시의지식에서출발하되행위규범성을감안하여행위당시에행위자가갖고있던정보나지식에근거하여결과발생의가능성을결정하지않을수없다고본다. 낙관성편향과유사한것으로자기보존편향 (self-serving bias) 이있다. 자기보존편향이란, 사람들이정보를수집하고평가할때에자기이익을보존하거나자신에게유리한방향으로해석하는것을말한다. 93) 확인편견또는확증편향 (confirmation bias) 도유사한의미로서, 자신이이미결정한사안에대하여는불리한증거나정보는외면하고자신의결정을확증해주는정보만을수용하는편향을말한다. 94) 쉽게말하자면, 자신이믿고싶은것만본다는것이다. 따라서일단어떤범죄를행하기로결정하였다면그에반대되는또는불리한정보나지식은경시하고자신에게유리한정보만수용하여행동할것이라는추측이가능하다. 이는다시결과발생의위험성판단에영향을미치지않을수없다. 행위자가주관적으로과신하거나경솔하 92) 고학수, 앞의논문, 279면참조. 93) 조성혜, 앞의논문, 203면참조. 94) 고학수, 앞의논문, 296면참조.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71 게믿어버린결과발생의가능성을기준으로하면불능미수의성립범위가과도하게확장되는문제점이발생할수있다. 극단적으로는미신범도처벌해야한다는결론에도달할수있다. 반대로재판시의객관적이고냉정한결론에만의지하면행위규범으로서의형법의기능이약화될우려가있다. 따라서, 객관적가능성을원칙으로하되행위자의주관적관점을감안하는방향으로 위험성 판단이이루어지는것이바람직하다고생각한다. 마지막으로사후판단편견이있다. 사후판단편견 (hindsight bias) 이란사람들이어떤사건의발생가능성과관련하여사후적으로그사건이발생한사실을알고난후에는그러한사건의발생가능성을실제보다더높게예측하는편견을말한다. 예를들어실험대상자들의한그룹에게는어떤사실에대한결과를알려주고, 다른그룹에게는알려주지않고사건의발생가능성을예측하라고했을때, 전자의경우결과를맞힐확률이후자보다높게나타난다는것이다. 95) 불능미수의경우에는대부분결과가발생하지않았기때문에사후판단편견은오히려역으로작용할수있다. 즉, 사후적판단자인법관이나배심원의관점에서는결과발생의가능성을실제보다낮게볼편향이존재할수있다. 그러므로결과발생의가능성또는불가능과관련하여이러한사후판단편향에주의할필요가있다. VI. 결론에대신하여 형법제27조의불능미수의성립요건과관련하여여러가지쟁점을검토해보았다. 실행의수단또는대상의착오와관련하여, 총체적대상개념, 총체적수단개념은종래논란이되었던사례들에대한판단기준이될수있기를기대한다. 또한 결과발생의불가능 은장애미수와불능미수를구별하는기준임에주목하여야한다. 결과발생의불가능을순수자연과학적, 사실적개념으로이해하기도하지만, 여러요소들을통제한실험실에서반복적실험의결과로얻을수있는자연과학적확률과달리불능미수에서결과발생의가능성은총체적대상개념을포함한규범적요소가포 95) 조성혜, 앞의논문, 207 면이하참조.
72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함되는규범적평가라는본질을벗어나기는어려울것이다. 더구나과거에발생한역사적사건을대상으로한결과발생의가능성판단은일반인의생활경험과경험칙에입각한규범적영역에맡겨질수밖에없을것이다. 본고는불능미수에특유한 위험성 은잠재적위험설의관점에서파악해야한다고본다. 이에의하면, 위험성 은결과발생의가능성으로서행위당시에행위자가인식, 의도한사정을기초로일반인의관점에서판단해야한다는것이다. 이때종래의사후적예후라는방법론은사후적판단과혼동되는문제가있으므로, 횡단적, 객관적판단방법에의하여판단대상, 판단기준등을명확히하여야한다. 나아가본고는최근주목받고있는행동법경제학, 진화심리학의이론을불능미수의해석과 위험성 의판단기준에시론적으로일부적용해보았다. 행위당시행위자의행동을정확히이해하기위하여는인간은합리적, 이성적존재가아니라비이성적판단도한다는행동경제학의몇가지결론이유용하기때문이다. 특히낙관성편향, 가용성편향, 확증편향, 사후판단편향등이문제될것이다. 21세기는통섭, 융합, 학제간연구가각광을받고있는시기이며, 진정한진리는학문분과별로분리되어있지않아서종합적관점에서만얻을수있는지도모른다. 물론아직은행동경제학이나행동과학도완성된이론은아니며발전중이고, 이를형사법의해석론에적용하려는시도도초기임에틀림없다. 하지만, 형법이나법학이외의학문분야에서발전한새로운지식을적극수용할때, 인간행동과인간상에대한보다정확한인식에이르고, 관련학문과형법학도공진화 (co-evolution) 할수있을것이다. 진화론적관점에서인간이성의장점과약점, 편향과비합리성을통찰하여, 사회와학문의재구성이필요한시대이다. 본고의시론적융합시도가향후형법학계의발전에조금이라도기여하기를바라는마음이다.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73 참고문헌 권오걸, 형법총론, 형설출판사, 2005 김성돈, 형법총론,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8 김성천 / 김형준외, 형법총론, 5판, 소진, 2012 김일수, 한국형법 Ⅱ, 1997 김일수 / 서보학, 형법총론, 11판, 2006 박상기, 형법총론, 9판, 박영사, 2012 배종대, 형법총론, 9판, 홍문사, 2008 법무부, 형법개정안제안이유서, 2011 손동권 / 김재윤, 새로운형법총론, 율곡출판사, 2011 손해목, 형법총론, 1996 신동운, 형법총론, 6판, 법문사, 2011 안동준, 형법총론, 1998 성낙현, 형법총론, 2판, 동방문화사, 2011 오영근, 형법총론, 2판 ( 보정판 ), 박영사, 2012 유기천, 형법학 ( 총론강의 ), 개정판, 1980 이재상, 형법총론, 7판, 박영사, 2011 이정원, 형법총론, 3판, 2004 이형국, 형법총론, 3판, 법문사, 2003 임웅, 형법총론, 개정판보정, 법문사, 2005 정성근 / 박광민, 형법총론, 5판, 삼영사, 2011 정영석, 형법총론, 법문사, 1980 정영일, 형법총론, 개정판, 2007 정웅석 / 백승민, 형법강의, 전정1판, 2008 카네만, 이진원옮김, 생각에관한생각, 김영사, 2012 (Kahneman, Daniel, Thinking, Fast and Slow, 2011) 하태훈, 사례중심형법총론, 전정판, 2002
74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고학수, 범죄및형사정책에대한행태법경제학적접근, 저스티스, 통권116호, 2010. 4. 김성룡, 착오론에서의해석론의착오- 존속살해죄의불능미수와보통살인죄의기수의상상적경합, 비교형사법연구, 4권 2호, 2002 김용욱, 가능미수와불능미수의구분, 형사판례의연구 : 지송이재상교수화갑기념논문집. 1권, 2004 김일수, 소송사기의불능과불능미수, 법률신문판례평석, 1997.12.15 김종원, 불능미수, 형사법강좌 II, 1984 김종원, 불능미수에관한연구, 대한민국학술원논문집, 제36집, 1997 김호기, 불능미수에서의착오, 결과발생의불가능, 위험성, 비교형사법연구, 제9권제1호, 2007. 도중진, 불능미수와위험성, 지송이재상교수화갑기념논문집, 1권, 2004 문채규, 형법제27조 ( 불능범 ) 의위험성표지, 비교형사법연구, 제8권제2호, 2006.12 박동률, 판례를통해본불능미수 : 결과발생의불가능을중심으로, 법학논고 27집, 경북대출판부, 2007.12 백원기, 불능미수와위험성, 형사판례연구, 5권, 1997 성시탁, 불능미수, 김종원교수화갑기념논문집, 1991 신동운, 불능범에관한형법제27조의성립경위, 서울대법학, 41권 4호 (117호), 2001. 오영근, 불능미수에서결과발생가능성과위험성- 사망자상대의소송사기를중심으로 -, 한국형법학의새로운지평 : 심온김일수교수화갑기념논문집, 2006 이경렬, 미수범에있어서위험개념에관한연구, 성균관대박사논문, 1994 이승준, 불능미수에관한연구, 연세대박사학위논문, 2004 이승준, 형법제27조 ( 불능범 ) 논의의재검토, 형사정책연구, 제18권제4호, 2007 이용식, 부작위범의불능미수 : 미수범의객관적구성요건정립을위한생각의작은단초, 서울대법학, 47권 4호, 2006 이정원, 불능미수에서범죄실현의불가능과위험성, 형사정책연구, 2007년겨울호. 이정원, 불능범의새로운이해, 형사정책연구, 2002년겨울호.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75 임웅, 불능미수에있어서 착오로인한결과발생의불가능 과 위험성 에관한연구, 형사법연구, 22권 4호, 2010 정영일, 불능미수의불법구조, 한국형사법학의이론과실천 : 정암정성진박사고희기념논문집, 2010 정영일, 현행미수범규정체계에관한입법론적검토, 형사법연구, 제19권제3호, 2007 조성혜, 합리적선택이론과행동법경제학, 법철학연구, 제10권 1호, 2007. 천진호, 불능미수범의 ' 결과발생불가능 ' 과관련한해석상의문제점, 동아법학 42호, 2008 천진호, 불능미수범의위험성판단 -해석상의오류를중심으로, 비교형사법연구, 1 권 1호, 1999 천진호, 사자를상대로한소송사기의형사책임, 저스티스, 통권제67호, 2002. 한상훈, 구성요건적고의의구체성과법정적부합설의 고의전용 이론비판, 법조, 2007년 1월호한상훈, 상상적경합의명시기능과이중평가금지의상충여부, 비교형사법연구, 9권 1호, 2007. 한상훈, 형법제27조 ( 불능범 ) 에서 " 결과발생의불가능 " 과 " 위험성 " 표지의구별기준, 형사법연구, 제20권제3호, 2008 한정환, 형법제27조의취지 요건 적용기준, 형사법연구, 제19권제3호. 2007 허일태, 불능미수범에있어서위험성의의미, 형사판례연구, 8권, 2000. 홍영기, 불능미수의가능성표지 - 장애미수와불능미수의구별요건, 형사법연구, 제20권제1호, 2008. 3. Jolls, Christine/Cass R. Sunstein/Richard Thaler, A Behavioral Approach to Law and Economics, Standford Law Review 50(1998), 1471-1550. Korobkin, Russel B./Thomas S. Ulen, Law and Behavioral Science: Removing the Rationality Assumption from Law and Economics, California Law Review 88(2000), 1051-1144.
76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Posner, Richard A., Rational Choice, Behavioral Economics, and the Law, Standford Law Review 50(1998), 1551-1575(1551). Roxin, Claus, Strafrecht, AT, Band 2, 2003 Rudolphi, Systematischer Kommentar zum Strafgesetzbuch I. Allgemeiner Teil, 3. Aufl., 1989
불능미수 ( 형법제 27 조 ) 의 위험성 에대한재검토 77 A Reconsideration of the Dangerousness in Impossible Attempt of Korean Criminal Code 27 : Including a Perspective of Behavioral Law and Economics 96)Prof. Dr. HAN, Sang Hoon* Article 27(Impossible Attempt) of Korean Criminal Code provides, Even though the occurrence of a crime is impossible because of the means adopted for the commission of the crime or because of mistake of objects, the punishment shall be imposed if there has been a dangerousness, but the punishment may be mitigated or remitted. In this provision some criticize that the requirements of the article is in itself somewhat contradictory in that there still can be dangerousness while the occurrence of a crime is impossible. This provision has been controversial in interpreting the two requirement in question. This paper suggests that the dangerousness means potential dangerousness of the completion of a crime, while the impossibility of a crime is an actual dangerousness. This characteristic of the impossible attempt distinguishes from the possible attempt, which is thought to be able to complete a crime at the time of attempt. This interpretation of the article of the paper is in harmony with the current court decisions, which make use of the criteria whether the normal person would find the occurrence of a crime is possible from the perpetrator s knowledge at the time of attempt. We can call this a theory of potential dangerousness. In the second part, the paper explains the main findings of the recent behavioral law and economics theory, trying to apply these in deciding the potential * Yonsei University Law School
78 형사정책연구제 24 권제 1 호 ( 통권제 93 호, 2013 봄 ) dangerousness and actual possibility of a crime. These include hindsight bias, self-preserving bias, optimism bias, and availability heuristic. These standpoints could give useful insight in the interpretation and application of the impossible attempt of Art. 27 of the Korean Criminal Code. The 21 st century is an era of Evolvo, ergo sum. in contrast to Cogito, ergo sum. by Rene Descartes in 17 th century. The author wishes to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interdisciplinary research in criminal theories and other related fields. Key words : impossible attempt, Korean Criminal Code, potential dangerousness, abstract danger, occurrence of a crime, behavioral law and economics, bias, heuristic. 투고일 : 3 월 1 일 / 심사 ( 수정 ) 일 : 3 월 13 일 / 게재확정일 : 3 월 13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