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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2.1. 율격과 리듬 운문 텍스트의 분절 단위로서 개개의 시행은 그 시행이 좇고 있는 규 칙인 율격(Metrum 또는 Versmaß)과 구분되어야 한다. 무운시행은 18세기 에 영국에서 전래된 것이다 라고 말할 경우에는 명백히 어느 특정 율격을 지칭하며, 레싱의 무운시행 또는 괴테의 무운시행 이라고 말할 경우 에는 이 특정 율격에 따라 작성된 시행들의 집단을 의미하며, 이 시행 집 단들은 리듬적인 관점에서 보면 서로 차이가 있다. 여기서 리듬 이라는 다의성을 지니는 개념은 좀 더 상세히 말하자면 어느 특정 율격이 구체 적으로 어떻게 취급되는가를 의미한다. 율격은 운문에서 강세의 위치와 이에 따른 음절의 배열을 규정하는 추 상적 도식이다. 즉 양음의 수와 양음과 양음 사이를 하나의 억음으로 채 울 것인지, 자유롭게 채울 것인지, 행미에 강음이 놓이게 할 것인지, 약음 이 놓이게 할 것인지를 규정한다. 율격이 동일한 시행일지라도 리듬상으로는 동일하지 않다. 예를 들어 이피게니 (Iphigenie)의 첫 시행들을 보자. Heraus in eure Schatten, rege Wipfel des alten, heil gen, dicht belaubten Haines Wie in der Göttin stilles Heiligtum, Tret ich noch jetzt mit schauderndem Gefühl, Als wenn ich sie zum ersten Mal beträte,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23

Und es gewöhnt sich nicht mein Geist hierher. (Goethe: Iphigenie, V. 1ff.) 위 시행들의 강음과 약음의 교대 관계를 단순화 시켜 다음과 같은 도 식으로 표시할 수 있다. x xx xx xx xx x(x) 즉 얌부스 5각격의 무운시행(Blankvers)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실제 로 이 시행들을 낭독할 때 모든 강음을 동일한 강도로 말하는 배우는 없 을 것이다. 율격이 동일한 시행일지라도 양음과 억음에 놓인 음절의 음조 론적 성질에 따라 리듬적인 관점에서는 서로 구분된다. 다음 두 행의 비 교는 같은 율격이라도 리듬상으로 결정적인 차이가 나타남을 보여준다. 2 4 1 4 13 1 4 1 4 1 Am siebten Tage unter leichten Winden 3 4 4 3 3 2 3 1 4 3 Nachts wuchs das2 Astwerk. Doch es mußte Mond sein 율격상의 억음이 문장 강세에 의해 강조되는 경우 율격과 리듬의 긴 장 관계가 발생한다. Du lästerst, du entweihest diesen Ort, Nicht ich, der ich Vertraun, Verehrung, Liebe, Das schönste Opfer, dir entgegentrug. (Goethe: Tasso, V. 1387ff.) 24 독일 운율학 개론 Der Furcht kann es entledigt sein - Sie geht Ins Brautgemach, die Stuart geht zum Tode. (Schiller: Maria Stuart, II,1 V. ) Ich will, die Scheidewand soll niedersinken, Die zwischen mir und meinem Retter steht! (H. v. Kleist: Kätchen, II,12) 이 시행들도 운율적인 관점에서 정확한 시행들이다. 다만 이들 시행에 서는 얌부스 운각을 스폰데우스 운각으로 교체할 수 있는 운율상으로 허 용된 자유(Lizenz)를 사용했을 뿐이다. 리듬의 형상화를 위해 시인이 사용 할 수 있는 수단은 한정되어 있다. 시행의 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개개 시행에서 강세의 미세한 등급, 율격과 문장 강세의 긴장 관계, 행미 의 형태, 휴지부의 갯수와 위치 등이다. 시인은 이러한 제한된 수단을 통 해 커다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행미의 형태는 시행의 리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베만(Julius Havemann)의 시를 예로 들어 보자. Die Wälder lagen tief und groß und schweigend uns zu Füßen. Vereinsamt schien aus ihrem Schoß ein kleines Licht, ein Menschenlos, uns Einsame zu grüßen. v-v-v-vv-v-v-v-v v-v-v-vv-v-v-vv-v-v-v-v 이 시를 읽으면 어쩔 수 없이 점점 빨라지는 단조로운 흐름에 빠지게 된다. 그 이유는 언어의 흐름에 거의 정체가 없기 때문이다. 얌부스의 단 조로운 등락이 각 연의 둘째 행과 다섯째 행에서만 여성운을 통해 중단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25

되고 있는데, 다른 행들에서는 행미의 양음이 다음 행두의 억음과 연결됨 으로써 시행의 리듬이 행미에서 정체되지 않고 시행의 단위를 넘어 부드 럽게 다음 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 괴테의 시에서는 닥틸루스 리듬이 시행의 단위를 넘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리듬이 시의 내용을 회화적 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에 속하는 경우로서 리듬의 형상이 내용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희곡에 서는 시행의 단위가 격행 대화(Stichomythie)를 통해 강조되거나 시행의 중간에서 화자가 바뀌는 시행 분할(Versbrechung)을 통해 다양한 리듬이 생성된다. Thomas. Iphigenie. Thomas. Iphigenie. Thomas. Iphigenie. v - v v - (v) Die Nebel zerreißen, Der Himmel ist helle, Und Äolus löset Das ängstliche Band. Es säuseln die Winde Es rührt sich der Schiffer. Geschwinde! Geschwinde! Es teilt sich die Welle, Es naht sich die Ferne; Schon seh ich das Land! (Goethe: Glückliche Fahrt) 문장 강세와 율격의 구조가 역행하는 경우 역운율적 리듬이 생성되기 도 한다. 클라이스트의 홈부르크 왕자 Prinz von Homburg 에서 주인공은 체포될 때 다음과 같이 말한다. Träum ich? Wach ich? Leb ich? Bin ich bei Sinnen? 이 시행은 독일 무운 시행의 문학에서 가장 대담한 역운율적 리듬화 26 독일 운율학 개론 Es spricht kein Gott; es spricht dein eignes Herz. Sie reden nur durch unser herz zu uns. Und hab ich, sie zu hören, nicht das Recht? Es überbraust der Sturm die zarte Stimme. Die Proesterin vernimmt sie wohl allein? Vor allen andern merke sie der Fürst. (Goethe: Iphigenie, V. 493ff.) Iphigenie. Orest, ich bin s! sieh Iphigenien! Orest. Iphigenie. Orest. Ich lebe! Du! Mein Bruder! Laß! Hinweg! Ich rate dir, berühre nicht die Locken! (Goethe: Iphigenie, V. 1173ff.) 현자 나탄 Nathan der Weise 의 산문에 가까운 톤은 무엇보다도 남성 행미를 갖는 시행의 빈번한 사용으로 인해 시행의 단위를 무시한 연속적 인 리듬의 진행이 나타나며, 문장의 경계가 종종 시행 내부로 옮겨져 시 행의 단위가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27

So gewiß Ist Nathan seiner Sache? Ha! das nenn Ich einen Weisen! Nie die Wahrheit zu Verhehlen! für sie alles auf das Spiel Zu setzen! Leib und Leben! Gut und Blut! (Lessing: Nathan, V. 1895ff.) 2.2. 운율의 표기 시행의 운율적 구조는 율독을 통해 양음을 특별히 강조하여 읽거나 두 드리거나 발을 구르면서 청각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참조 2.4 율독과 낭독). 운율학에서는 청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행의 운율 구조를 시각적으 로 감지할 수 있도록 기호를 사용하여 음절의 길고 짧음, 강음과 약음의 배열, 콜론의 경계, 행미의 형태와 각운의 배열 형태 등을 표현한다. 일반 적으로 고전어의 운율 표기는 직선-꺽쇠(Strich-Haken) 도식에 따라 긴 음 절은 로, 짧은 음절은 로 표시하며(본서에서는 편의상 «v»로 표기함), 독일어 시행의 운율 표기는 강세 음절을 «x» 약음을 «x», 필 요할 경우 부강세 음절을 «x» 로 표시하거나, 강음을 «X», 약음을 «x» 로 표시하기도 한다. «x»는 또한 강약의 구분 없이 단순히 음절을 표시 하는 부호로서 모든 음조론의 운율 표기에 사용된다. 시행의 마지막 음절 에서는 형용사의 남성형과 여성형을 구분하는 프랑스어의 문법을 좇아 강음으로 끝나는 행미를 m(=männlich), 약음으로 끝나는 행미를 w(= weiblich)로 표기한다. 이상의 운율 표기법 관습에 따라 시행의 운율 구조를 부호로 표기하면 음절수만을 계산하는 음수율의 시행인 경우에는 음절의 장단이나 강세에 관계 없이 시행의 음절수만큼 음절 표기 부호 «x»를 반복하여 율격을 표기한다. 예를 들면 8 9개의 음절로 구성되는 엄격한 크니텔시행(Der Strenge Knittelvers)의 율격 도식은 다음과 같이 표기될 수 있다. 28 독일 운율학 개론 x x x x x x x - (v) 즉 8음절 시행인 경우 남성 행미를, 9음절 시행인 경우 여성 행미를 갖 는 율격이다. 12 13음절로 구성되는 알렉산드리너(Alexandriner)의 율격 도식은 다음과 같이 표기될 수 있다. x x x x x - / x x x x x - (x) 부호 «/»는 콜론의 경계 표시로서 작시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문장 론상의 경계이다. 11음절격인 베르 꼬맹(vers commun)처럼 율격의 내부에 단어의 경계가 요구되는 위치는 로 표기한다. xxxx xxxxx-v 음세율의 독일어 시행에서는 강음을 «x»로 약음을 «x»로 표기한다. 따라서 바로크 시대의 얌부스형 알렉산드리너는 다음과 같은 운율 도식 을 갖는다. x x x x x x / x x x x x x (x) DV sihst wohin du sihst nur Eitelkeit auff Erden. Was diser heute baut / reist jener morgen ein: Wo itzund Städte stehn / wird eine Wisen seyn / Auff der ein Schäfers-Kind wird spilen mit den Herden: (...) (Andreas Gryphius: Es ist alles Eitel) 이상에서 보듯이 운율의 다양한 표기법들은 저마다의 서로 다른 음조 론적 특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최근의 미국 운율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29

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W (=weak)와 S (=strong), O (=odd)와 E (=even)도 단지 교차형 운율을 표기하는데 편리 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호들이다. 최근의 독일 운율학에서는 16세기 인문주의자들이 차용한 고대 운율학 의 운율 표기 부호를 음조론적으로 다양한 체계의 운율 표기에 통일적으 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얌부스형 알렉산드리너의 율격 은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v - v - v - / v - v - v - (v) 물론 이 경우, 각 운율의 전제가 되는 음조론적 속성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동일한 운율 부호가 고전어에서는 음절의 장단을, 독일어에서는 음절의 강약을 표시한다. 채움의 자유(Füllungsfreiheit)를 지니는 시행, 즉 양음과 양음 사이에 억음 의 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게르만어의 시행이나 초기 중고 독일어의 시 행들은 억음의 자리는 로표시한다. 따라서 니벨룽엔시행(Nibelungenvers)의 율격은 다음과 같이 표기될 수 있다. v/ Ez wuochs in Burgonden ein vil edel magedîn, 억음의 자리를 표시하지 않고 양음의 수와 행미의 형태만을 표시하여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표기하기도 한다. 3w/3m 즉 시행의 전반부와 후반부가 각각 3개의 양음을 지니며, 전반부는 여 30 독일 운율학 개론 성으로(w), 후반부는 남성으로(m) 끝나는 율격임을 의미한다. 시행의 운율적 특징만을 표시할 경우 운율 도식을 시행의 위에 표기하 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개개 시행의 운율적 특징과 리듬적 특징을 동시에 표시하기 위해서는 운율 도식을 시행의 밑에 표기하거나 양음만 점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v -v - v - v - v -v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시행의 언어적 구성은 시행의 리듬적 특징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 상단에 강세 부호를 표시할 수 있다. 시행의 운율 도식과 언어적 구 성이 둘 다 표시되면 리듬상의 긴장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경우에 따라서는 주강세음과 부강세음을 구별하여 표시할 수도 있으며,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음의 강세에 수적인 등급을 부여하여 표시할 수도 있다. 4 31 4 3 3 3 3 2 41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31

연형에서는 행미의 종류와 각운의 형태를 다음과 같이 표기할 수 있다. Üb immer Treu und Redlichkeit Bis an dein kühles Grab Und weiche keinen Fingerbreit Von Gottes Wegen ab am bm am bm 알파벳 «a», «b»는 각운의 종류를 의미하며, «m»은 행미가 남성, 즉 강세를 지니는 음절임을 표시한다. 각운의 형태만을 표시할 경우에는 일 반적으로 각운의 형태를 알파벳 소문자를 이용하여 순차적으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쌍운(Paarreim)은 aabb, 십자운(Kreuzreim)은 abab로 표기 하며, 운을 지니지 않는 시행인 소위 고아(孤兒 Waise) 는 «x»로 표기한 다. 예를 들어 반(半)십자운(Halber Kreuzreim)의 경우 xaxa로 표기될 수 있다. Ein Fischer saß im Kahne, x Ihm war das Herz so schwer, a Sein Liebchen war gestorben, x Das glaubt er nimmermehr. a (Clemens von Brentano: Auf dem Rhein) 연을 이루는 각 시행의 운율과 각운의 형태를 함께 개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v-v-v-v-v v-v-v-vv-v-v-v-v v-v-v-v32 독일 운율학 개론 a b a b So hab ich wirklich dich verloren? Bist du, o Schöne, mir entflohn? Noch klingt in den gewohnten Ohren Ein jedes Wort, ein jeder Ton. (Goethe: An die Entfernte) 2.3. 음조론과 작시법 자유리듬과 소위 산문시를 제외하고 운문 텍스트는 대부분 일정한 기 준에 의해 분류된 음절들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배열되어 시행을 이루고, 이러한 시행들이 결합하여 상위 단계의 구조인 연 또는 시를 구성한다. 운율적으로 중요한 언어 요소를 결정짓는 규칙, 특히 무엇이 운율학적 의 미에서 음절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음절들을 운율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분 류할 것인가 하는 체계의 규칙들과 운을 이루는 음절의 음성학적 등가성 을 규정하는 규칙들을 음조론(Prosodie)이라고 하며, 각 시행안에서 음조론 적으로 규정된 음절들의 배열 규칙과 시행들의 연결 구조를 결정하는 규 칙들의 총체를 작시법(Versifika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구분의 의미에서 보면 두운 (Stabreim)은 음조론상의 개념이며, 십자운 (Kreuzreim)은 작시 법상의 개념이다. 한 언어안에서 시행은 다양한 음조론을 기반으로 구성 될 수 있다. 2.3.1. 음조론의 기본 개념 음절수의 계산 운문에서는 텍스트의 문장론적 틀 안에서 언어의 음성학적 재료가 음 절 구조의 양적 질적 특성에 의해 운율학적으로 정돈된다. 즉 음절은 운 문 텍스트의 가장 중요한 음성학적 기본 단위이다. 그러나 독일어에 있어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33

서 음절은 역사적으로나 공시적으로 매우 유동적인 크기의 단위이다. 예 를 들어 «Vogel»이란 단어는 예전에는 1음절어로 간주되었었고 «Hemd» 는 2음절어로 간주되었었다. 최근의 음성학에서 명백히 2음절 단어로 간 주되는 «Nation»과 «Linguist»와 같은 단어들도 시에서는 오랫동안 2음절 어 또는 3음절어로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단어들의 음절수가 어떻게 계 산되었는지는 시행 전체의 음절 배열을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어미변화를 하는 동사의 경우에도 «hebet»과 «hebt» 같이 어떤 형태를 취하느냐에 따 라 음절수가 유동적이다. 음절수가 고정되어 있는 대부분의 독일어 시행 에서 음절수는 단어가 어떤 형태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따라서 율 격의 필요에 의해 단어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경우 일상어와 비교하여 명 백한 양식화가 일어나고 있다. 동일한 내용의 시행에서 음절수가 유동적 일 수 있음은 다음의 예에서 알 수 있다. Wieviel Sterne stehn am Himmel -v - v - v - v Wieviele Sterne stehen an dem Himmel v -v - v -v - v - v 위 두 시행은 단어의 형태에 따라 음절수가 달라지고 상반된 운각의 율격이 나타나는 예를 보여준다. 첫행은 8음절 시행으로 소위 스페인형 트로케우스 시행이며, 두 번째 시행은 11음절의 무운시행이다. 모음 충돌(Hiatus)의 회피 음절의 유효성 인정에 있어서 단어의 연결과 관련된 음조론적 규칙의 하나는 모음으로 끝나는 단어 뒤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단어가 올 때, 즉 단어의 경계에서 모음 충돌이 일어날 때 음절의 축약이나 생략을 통해 두 모음 중 하나를, 대부분 첫 번째 모음을 제거하여 그 모음을 음절로 34 독일 운율학 개론 계산하지 않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trag ich»에서와 같이 말음의 약모 음이 다음 단어의 초성 모음과 충돌하는 경우 말음 모음 «e»의 생략을 통해 음절을 제거한다. 모음 충돌은 고대 운율과 로만어의 운율 그리고 고고독일어와 중세독일어에서 금지되었고 율격상의 휴지부나 시행의 전 환부와 같은 특별한 조건하에서만 허용되었으며, 오피츠의 규범적 시학 이후 독일 운율학에서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는 규칙으로 정착되었다. 그 러나 모음 충돌의 개념은 원래 음성학적 특징이 독일어와는 다른 언어의 운율학에서 수입된 것으로서 엄밀한 의미에서 게르만어계의 언어에는 적 용될 수 없는 규칙이다. 왜냐하면 모든 모음 앞에 철자로 표시되지 않은 성문파열음이 있는 게르만어계의 언어에서는 모음 충돌이 시각적인 현상 이며 청각적으로 감지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게르만 어의 두운 시행에서 모든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그 앞에 놓인 성 문파열음에 의해 서로 운을 이루는 두운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사실에서 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음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말음 모음을 생략하는 규칙은 독일어에서는 언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다분히 인위적인 규 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음절의 등급 모든 음절은 음조론적 특징에 의해 무거운 음절과 가벼운 음절 두 가지 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음절이 길거나 강세를 지니는 경우 무거 운 음절로, 음절이 짧거나 강세를 지니지 않을 경우 가벼운 음절로 분 류한다.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의 음조론에서는 음절을 긴 음절과 짧은 음절 로 구분하며 긴 음절 하나는 두개의 짧은 음절과 길이가 같다고 간주한 다. 음절이 긴 모음을 가지고 있거나 짧은 모음 다음에 두개의 자음이 올 때 그 음절은 길다. 전자의 경우를 자연적인 장음 (Naturlänge)이라고 하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35

며, 후자의 경우를 위치에 의한 장음 (Positionslänge)이라고 한다. 위치에 의한 장음 의 경우에는 단어의 사전적 형태 이외에 통사론적 위치도 중요 하다. 즉 장음을 생성하는 두개의 자음이 문장 속에서 두개의 단어에 분 산되어 있을 수 있다. Integer vitae scelerisque purus 독일어 운문의 음조론은 일시적으로 고대 문학의 음조론 규칙을 좇아 음절의 장단을 구분하였다. 그러나 실제와 이론에 있어서 독일어의 언어 적 특성에 맞는 것은 억양에 따른 무거운 음절과 가벼운 음절의 구분이 다. 오피츠는 그의 독일 시학서 Buch von der Deutschen Poeterey 에서 독일어의 운문을 음절의 강세를 고려하여 얌부스와 트로케우스 시행으로 만 작성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Opitz: Poeterey (1624), 1966:37f.). 시행의 운각을 얌부스와 트로케우스로 제한한 규칙은 부흐너(August Buchner)에 의한 닥틸루스 운각의 도입으로 곧 완화되었으나 음절의 평가가 악센트 와 톤 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규칙은 이후 독일 운율학에서 음조론적 기본 원칙으로 관철되었다. 음절의 강세는 단어 자체의 악센트뿐만 아니 라 문장의 악센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독일어의 운문에서 음 조론적 기본 규칙은 단어의 악센트와 음절의 위치를 고려하여 다음과 같 이 표현할 수 있다. 음절은 인접한 음절보다 무거울 경우 음조론적 의미에서 무거우 며, 인접한 음절보다 가벼울 경우 음조론상으로 가볍다. 이는 시행의 각 음절에 강세의 등급을 부여하여 표시할 경우 분명해진 다. 예를 들어 괴테의 이피게니 Iphigenie 의 시행들은 다음과 같이 특징 을 기술할 수 있다. 36 독일 운율학 개론 2 3 2 4 2 2 31 4 41 2 2 41 Es ist der Weg des Todes, den wir treten: 3 3 1 4 1 41 Mit jedem Schritt wird meine Seele stiller. (Goethe: Iphigenie, V. 561f.) 강세의 배분을 보면 모든 짝수 위치의 음절은 홀수 위치의 음절보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음절로, 모든 홀수의 위치는 짝수의 위치보다 상대적 으로 가벼운 음절로 채워져 있음이 쉽게 나타난다. 따라서 음절들을 무 거운 음절과 가벼운 음절의 두 등급으로 분류하여 운율 구조를 표기하면 위 두 시행은 약음과 강음이 규칙적으로 교차하는 다음과 같은 무운 시 행의 율격 도식에 의해 작성된 시행임을 알 수 있다. v - v - v - v - v - (v) 음의 등가성 (Homöophonie) 음조론은 또한 운을 이루는 단어에서 음의 등가성에 대한 규칙도 포함 한다. 음절은 음성학적 특징에 의해 등가의 운(韻) 으로 분류될 수 있으 며, 이 경우 음절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을 고려하는데, 일반적으로 작 시법의 규칙이 두운을 요구하느냐 아니면 각운을 요구하느냐 따라 단어 의 첫 자음이나 마지막 음절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Kinder»와 «Knabe» 는 두운을 이루는 단어이며, «Kinder»와 «Rinder»는 각운을 이루는 단어 이다. 오피츠 이후의 독일 음조론은 일반적으로 운을 이루는 음절이 강세 의 등가성을 지닐 것을 요구하여 «Leid»와 «Bescheid»는 같은 운의 그룹 으로 분류하지만 «Leid»와 «Schönheit»는 같은 운의 그룹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상에서 기술한 음조론의 규칙을 적용하면 «Hand»와 «Land»는 둘 다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37

1음절 단어이며, 둘 다 무거운 음절을 지니고 있으며, 둘 다 동일한 운 의 그룹으로 분류된다. 2.3.2. 작시법의 기본 개념 음조론적으로 규정된 음절들을 어떤 방법으로 배열하여 시행을 구성하 느냐에 따라 작시법은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1) 음수율은 음절의 음조론적 개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음절 그 자 체만을 고려하여 시행의 음절수를 규정하는 작시법으로 로만어의 율격이 대부분 이에 속한다. 2) 음세율과 음량율은 음절의 강세나 음절의 길이와 같은 음조론적 특 성을 고려하면서 시행안에서 음절의 배열을 규정하는 작시법으로 음절을 운각(Versfuß)의 단위로 배열하는 경우 이를 운각율이라고 한다. 3) 운의 종류와 배치를 규정하는 작시법은 운의 종류에 따라 두운율과 각운율로 세분될 수 있다. 한 언어의 운문 구성에서는 각각의 경우 전제된 음조론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작시법이 결합되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15 16세기의 자유 로운 크니텔시행(Der Freie Knittelvers)에서는 음절수를 고려하지 않고 각 운만으로 시행을 연결하며, 독일 르네상스 문학에서는 시행들이 음절수에 의해 계산되고 운에 의해 연결되며, 음절의 질적 양적 크기는 고려하지 않는다. 38 독일 운율학 개론 양음과 억음 작시법의 기본 개념에서는 양음(揚音, Hebung)과 억음(抑音, Senkung)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용어들은 원래 고대 희랍에서 춤을 출 때 발을 올리 고 (arsis) 내리면서 (thesis) 춤의 박자를 맞추던 것으로 독일어에서는 그 관계가 역전되어 율격에서 강음과 약음의 위치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 된다. 시행의 율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시행의 양음과 억음의 배열 체계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음과 억음의 개념은 음절 그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시행 안에서의 음절의 위치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즉 율격 에서 무거운 음절이 와야 하는 자리가 양음, 기타의 자리가 억음이다. 독일어의 음절은 그 자체가 명백히 양음을 요구하거나 명백히 억음을 요 구하는 음절이 없으며 음절의 전후 관계에서 결정된다. 일음절 단어의 경 우에는 단어 자체의 강세 여부에 상관없이 양음의 위치에 놓일 수도 있 고 억음의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쉴러의 다음 시행에서 일음 절 단어들은 양음의 위치에 있느냐 억음의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강세의 부여가 결정된다. 이 시행은 앞 뒤 시행의 율격을 고려하면 무운시행이므 로 다음과 같이 읽어야 한다. Ach! da war überall nichts mehr zu sehen v - v - v- v - v - v 독일어의 율격 중 가장 빈번한 것은 음절수를 헤아린 후 양음과 억음 이 규칙적으로 교차하도록 배열한 시행이다. Üb immer Treu und RedIichkeit v - v - v -v Sah ein Knab ein Röslein stehn - v - v -v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39

그러나 이상에서 기술한 작시법으로 모든 독일어 운문의 구조를 설명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세기의 문학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들은 시적 형식 요소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범한 산문과 구분되지만 운율학적 구속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운문과 구별되며, 따라서 위의 작시법으로는 기술할 수 없는 영역이다. 또한 자유 리듬(Freie Rhythmen) 을 지니는 대부분의 운문들도 특정 작시법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운율의 유형 운문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유형의 작시법이 결합될 수 있다. 이론 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7개의 서로 다른 운율의 유형을 생각할 수 있다. (1) (2) (3) (4) (5) (6) (7) 음절수를 계산 크기에 의해 정돈 운에 의해 연결 순수하게 음절수만을 계산하여 시행을 구성하는 유형(1)은 독일어의 운 율에서는 예를 찾아 볼 수 없으나 기타의 유형들은 독일 운율사에서 각 각 해당하는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음절수를 세지 않고 운의 연결도 없이 시행을 음절의 크기에 따라서만 구성하는 유형(2)는 음절을 음조론상으로 무거운 음절과 가벼운 음절 또는 긴 음절과 짧은 음절을 구분하여 일 정한 규칙에 따라 배열하는 유형으로 고대 그리스의 운율과 이를 모방하 40 독일 운율학 개론 는 의고풍의 독일 운율이 대표적이다. 이 유형의 작시법은 율격의 특정 위치를 1음절이나 2음절로 임의로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시행에 따라 음 절수가 유동적이다. 예를 들어 헥사메터의 경우는 음절수가 13 17 사이 이다. 음세 음조론을 기반으로 하는 독일어의 헥사메터는 다음과 같은 도 식을 갖는다. - v- v - v- v - v-v - v- v - v v - x 즉 여섯 개의 닥틸루스 운각(- v v)으로 구성되며, 첫 네 개의 운각은 스폰데우스(- -)로 채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의 예에서처럼 시행에 따라 음절수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Pfingsten, das liebliche Fest, war gekommen; es grünten und blühten Feld und Wald; auf Hügeln und Höhn, in Büschen und Hecken Übten ein fröhliches Lied die neuermunterten Vögel 음절수와 음절의 크기에 상관없이 운에 의한 연결만을 고려하는 유형 (3)의 예는 15 16세기에 널리 사용되었던 자유로운 크니텔시행 (der Freie Knittelvers)이다. 시행당 음절수는 4 16 사이로 불규칙하며, 음절의 배열에 관한 특별한 규칙도 없다. 구속적인 것은 연속한 두 시행씩 쌍운 (Paarreim)으로 연결되는 것이며, 운을 이룰 수 있는 단어는 마지막 음절 이나 끝에서 두 번째 음절에 강세가 있는 단어이다.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41

(v) Vnd wollet vns in den freien könsten vnterweisen, Dauon wollen wir euch allzeit preisen, Auch sollet jhr von vns gar schon Haben dauon ein guten lohn. 음절수를 세고 음절을 크기에 따라 일정한 규칙 하에 배열하는 유형(4) 는 라틴어의 송시율격과 이를 모방하는 의고풍의 독일 율격 이외에 영국 에서 유래한 무운시행(Blankvers)이 대표적이다. v - v - v - v - v - (v) Die Gnade, die du mir so oft bewiesen, Erscheinet heute mir in vollem Licht. 이 유형에 운의 연결 규칙이 추가될 경우 유형(7)에 접근한다. 음절수 와 운의 연결을 규정하는 유형(5)는 로만어 계통의 운율과 이를 모방하는 독일 르네상스 운율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유형을 따르는 8음절 시행의 율격 도식은 다음과 같다. x x x x x x x - (v) Sih wie lieblich, wie pur und klar Machet sich der tag offenbahr, Wie Er den erdboden erfrewet, Und schnell mit Blumen überströwet! a a b b 연의 형식에 따라 각운은 abab 혹은 abba 등 다양한 배열 형태를 지니며, 율격에 따라서는 시행의 내부에 휴지부를 요구하기도 한다. 음절을 크기에 따라 배열하고 운의 연결을 규정하는 유형(6)에는 고대 42 독일 운율학 개론 게르만어의 두운시행과 중세독일어의 각운 시행들이 있다. 근대 독일문 학에서는 민요풍의 문학이 이 유형에 속한다. 이 유형에서는 양음의 수는 정해져 있으나 양음과 양음 사이에 놓인 억음의 수가 자유롭기 때문에 시행에 따라 음절수가 유동적이다. 니벨룽엔시행(Nibelungenvers)으로 작성 된 시의 율격 도식은 다음과 같이 표기할 수 있다. Ich weiß nicht, was soll es bedeuten, Daß ich so traurig bin; Ein Mährchen aus alten Zeiten, Das kommt mir nicht aus dem Sinn. 3w 3m 3w 3m a b a b 작시법의 세 가지 가능성을 모두 결합하고 있는 유형(7)은 바로크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독일 시문학의 운율을 지배하고 있는 대표적 유형이 다. 4행으로 구성된 연의 형식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v-v-va -v-v-v-v b -v-v-va -v-v-v-v b Der und jener mag vor mir Das gelobte land ererben; Laß mich, Philis, nur bey dir Auf den hohen hügeln sterben. 2.4. 율독(Skansion)과 낭독(Rezitation) 운문의 발화에는 일반적으로 운문 텍스트의 리듬적 특성에 맞춘 낭독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43

(Rezitation)과 운문의 율격을 두드러지게 하는 율독(Skansion)의 두 가지 서로 다른 방법이 있다. 낭독이 단어와 문장의 자연스러운 강세에 유의하 면서 시행 마다 속도와 음색을 각기 다르게 규정하면서 운문의 내용적 특색이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라면, 율독은 운문 텍스트에서 음조론에 부 합하는 강음과 약음의 위치를 찾아 율격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낭독과 율독의 관계는 운문의 리듬적 긴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무운 시행은 억음(Senkung)과 양음(Hebung)이 규칙적으로 교대 되는 5운각 얌부스의 율격으로 이 율격을 따르는 셰익스피어의 시행은 다음과 같이 양음과 억음이 배열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v -v - v - v - v - v 그러나 이 시행을 문장의 자연스러운 어조에 따라 낭독할 경우 강세의 부여가 율격의 도식과 일치하지 않게 된다. Sein oder Nichtsein, das ist hier die Frage. 율격상으로 억음의 위치에 있는 «Sein»은 문장의 의미상 강조되어 읽히 며, 율격상으로 양음의 위치에 있는 «oder»와 «hier»는 약하게 발음된다. 이와 같이 율격이 언어의 자연스러운 강세에 역행하는 현상을 운율학에서 는 음조굴절(Tonbeugu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음조굴절의 존재에 대해서는 운율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며, 최근의 운율 학에서는 음조굴절이라는 개념 대신 운율적 억압(metrische Unterdrückung) 또는 운율적 고양(metrische Erhebung)이라는 개념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 다. 운문의 낭송에서는 언어상으로 강세를 지니면서 율격상으로는 억음의 44 독일 운율학 개론 위치에 놓인 음절을 높여 발음하고 마찬가지로 율격상의 양음에 위치함으 로써 부자연스럽게 강조된 음절을 낮은 음정으로 발음함으로써 율독과 낭 독의 불일치를 상쇄할 수 있다. 이러한 리듬적 강세 부여를 유동적 강세 (schwebende Betonung)라고 한다. 박자(Takt)의 개념 운율의 기술에서 음악의 박자 개념이 도입된 것은 20세기초 호이슬러 (Andreas Heusler)에 의해서 이다. 호이슬러는 모든 독일어의 운문에 박자 의 개념을 도입하고자 시도한 오류가 있으나 박자의 개념은 중세 서사시 의 율격이나 엄격한 크니텔시행(Der Strenge Knittelvers)의 운율, 특히 민 요나 민요풍의 시처럼 노래로 불리워질 수 있는 시행의 운율 구조를 기 술하는데 적합하다. 박자는 시간적으로 길이가 동일하므로 음악에서는 동 일한 시간적 간격으로 강세가 반복되어 나타나며, 강세와 강세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채움의 자유 (Füllungsfreiheit)가 있다. 이러한 박자 관념은 운 문 텍스트에 음악에서처럼 분명하게 측정할 수 있는 휴지부가 있다는 것 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운문은 다음과 같이 휴지부(부호 «Ø»로 표시) 를 지닌다고 계산할 수 있다. / Redlichkeit bis / an dein kühles / Grab Ø Ø und /weiche 닥틸루스 시행은 다음과 같이 3/4박자로 읽을 수 있다. / Mitten im / Schimmer der / spiegelnden / Wellen Ø / 음악적인 박자를 운율학에 전이하는 데 있어서의 소득은 강세가 규칙 적인 시간적 간격으로 반복되고 강세와 강세 사이에 놓인 음절수는 자유 로우므로 채움의 자유를 지닌 민요풍의 시행을 이해하는데 유용하다는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45

점이다. 즉 다음 시행에서는 2음절 박자와 3음절 박자가 자유롭게 교차하 고 있다. Ihr / goldnes Ge / schmeide / blitzet / Ø sie / kämmt ihr/ 민요풍 시행의 운율체계는 운율을 이와 같이 강세가 시간적으로, 규칙 적으로 반복되는 배열 체계로 이해한다. 세 개의 강음을 지니는 시행에서 는 다음과 같이 4박자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Komm Die Und Die 1. lieber Bäume laßt uns kleinen 2. 3. 4. Mai und mache ø wieder grün ø ø an dem Bache ø Veilchen blüh'n ø ø «ø»: 억음 위치의 휴지 «ø»: 강음 위치의 휴지 모든 박자가 강세를 지닌 음절로 시작한다고 보면 강세를 지니지 않는 첫 음절은 다음과 같이 앞 행의 네 번째 박자 위치에 놓일 수 있을 것 이다. 1. 2. 3. lieber Bäume laßt uns kleinen Mai und wieder an dem Veilchen mache grün ø Bache blüh'n ø 46 독일 운율학 개론 4. ø Komm ø Die ø Und ø Die ø Wie 그러나 이러한 율독에는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규칙적으로 강약이 교차하는 시행이나 행미에 휴지가 없거나 1음절 휴지가 있는 시 행에서는 박자의 개념을 도입한 이러한 율독이 쉽게 이해될 수 있으나 규칙적인 교차 운율에서 음절 두 개 길이의 휴지는 순전히 이론적인 가 정에 불과할 수 있으며,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호이슬러의 박자 측 정법은 율격의 음성적 실현에 대한 문헌이 전해 내려오지 않는 중세 운 율의 해석에는 커다란 기여를 했으나, 독일어에서 가장 빈번한 율격인 무운 시행이나 자유리듬의 운율 구조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2.5. 운율적 허용(Metrische Lizenz) 운율학은 음조론과 작시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시행의 구성 과 시행 상호간의 연결 방법에 관한 학문이며, 따라서 항상 규범적인 성 격을 내포하고 있다. 규범으로서의 규칙은 또한 일탈 현상을 동반하게 마 련이며, 그러한 일탈이 관습적으로 허용되는 규칙 위반인 경우 이를 운 율적 허용 (Metrische Lizenz)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운율상의 규범들은 항상 일정한 범위 안에서 규칙의 일탈을 허용해 왔으며, 이러한 일탈은 고정된 율격의 도식을 파괴하고 시행의 단조로운 흐름에 변화와 활기를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권장되었다. 고대 이래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운율상의 허용 자유는 단일 율격의 시행에서 규범보다 길이가 짧거나 긴 시행의 삽입이다. 예를 들어 괴테의 이피게니 에서는 정상적 인 5운각의 무운시행들 사이에 하나 또는 두 개의 운각만을 지니는 짧은 시행들이 발견된다. O könnte man von seinem Tode sprechen! Wie gärend stieg aus der Erschlagnen Blut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47

Der Mutter Geist Und ruft der Nacht uralten Töchter zu: (Goethe: Iphigenie, V. 1051ff.) 괴테에게서 이러한 규범 일탈은 대부분 작가의 특정 의도와 결부되어 있지만 그밖의 많은 규범 일탈 현상들은 단순히 운율상으로 용인되는 자 유에 속한다. 무운시행에서 첫 얌부스 운각이 트로케우스 운각으로 대체 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Ich hoffe dich, so schön du es verdient, Glücklich zu sehn. / Eleonore! Glücklich? - v v v -v - v - v (Goethe: Tasso, V. 1781f.) 강음과 약음이 규칙적으로 교대하는 율격에서 강음과 강음 사이가 두개 이상의 억음으로 채워지는 경우 이 시행은 채움의 자유 (Füllungsfreiheit)를 지닌다고 한다. 채움의 자유는 원래 게르만어 시행의 특징적 요소였으나 운각율에 의한 시행에서는 운율상의 허용 자유로 간주되며, 특히 민요와 민요풍의 시에서 빈번하게 관찰된다. Es war ein König in Thule vgar treu bis an das Grab vdem sterbend seine Buhle veinen goldnen Becher gab. vv (Goethe: König in Thule, 1. Strophe) (Heinrich Heine: Die Lorelei) 48 독일 운율학 개론 v - vv - v v- vv- v-v v- v- Ich weiß nicht, was soll es bedeuten, Daß ich so traurig bin; Ein Märchen aus alten Zeiten, Das kommt mir nicht aus dem Sinn. Die Luft ist kühl und es dunkelt, Und ruhig fließt der Rhein; Der Gipfel des Berges funkelt, Im Abendsonnenschein. vvvvvvvv- vv vvv vvvvv v- vv - v vv-v vv vv - v vv-v v- 민요풍의 시에서는 또한 위 하이네의 시에서처럼 각운의 순수성 계명 에 위배되는 탁운 (bedeuten : Zeiten)도 운율적 자유로 용인된다. 관습적으로 용인되는 운율상의 자유 개념에는 나아가 월행(越行, Zeilensprung 또는 Enjambement)의 현상도 속한다. 독일 운율학에서는 시행의 정의에 있어 시행의 끝에 콜론의 경계가 놓여야 한다는 규정 이 내적으로 전제되므로 이러한 규칙에 부합되지 않는 모든 경우에 는 월행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규칙 일탈이 그 자체로 서 관습적인 것은 아니다. 월행이 단어의 중간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그러하다. (...) Aber flüchtiger Und irdisch ausgestreckten Händen unerreichbar jene, steigend jetzt empor und jetzt gesenkt, Die Menge täuschten stets sie, die verfolgende. (Goethe: Pandora, V. 123ff.) 이러한 경우는 관습적으로 용인되는 운율상의 자유가 아니라 단어를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율격을 맞추기 위해 단어 중간에서 분철을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49

통해 행을 바꾼 예외적인 규칙 일탈이다. 월행과 비슷한 현상으로 연의 경계가 문장의 경계와 일치하지 않는 월연(越聯, Strophensprung)은 주로 의고풍의 송시연(Odenstrophe)과 테르치네(Terzine)에서 나타나는 운율적 허용이다. 운율적 허용은 시격(詩格, Gedichtmaß)에도 적용된다. 소네트의 경우 원 래 이탈리아의 형식이 11음절격인 엔데카실라보(endecasillabo)로 이루어지 고 14개 시행이 모두 여성 카덴차를 지니는데 반해 독일에서는 남성 카 덴차와 여성 카덴차가 교차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각운이 없는 무운시행의 형태도 나타난다. 시행 길이의 변화와 각운의 자유분방한 형 태를 보여주는 귄터 그라스(Günter Grass)의 소네트들은 시격에서의 운율 적 허용을 예시적으로 보여준다. SPÄTE SONNENBLUMEN November schlug sie, schwarz in schwarz vor Hell. Noch ragen Strünke, sind der Farben Spott, im Regen schräg und suchen sich Vergleiche, auch Reime, etwa Gott und Leiche. Noch immer tauglich, stehn sie mir Modell, weil ausgesägt vor Himmeln, deren Grau im Ausschnitt und total zerfließt, drauf eine Meldung sich als Botschaft liest: Geschieden sind wie Mann und Frau nach kurzer Ehe Land und Leute. Karg war die Ernte, reich die Beute. 50 독일 운율학 개론 Ach, Treuhand hat uns abgeschöpft. Wer bei Verdacht schon Sonnenblumen köpft, dem werden Zeugen fehlen, den erwischt die Meute. 민요와 민요풍의 시에서 채움의 자유가 언어의 자연성을 위해 율격의 도식에 변화를 주는 운율적 허용이라면 모음의 생략이나 추가는 율격을 위해 언어의 자연성을 파괴하는 음조론상의 허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얌부스의 시행 속에서 닥틸루스의 억양을 갖는 단어들을 사용하기 위해 모음 축약을 통해 음절수를 줄이는 경우, Daß wie aufs eiligste, den heil gen Schatz Dem rauh unwürd gen Volk entwendend, fliehn. (Goethe: Iphigenie, V. 1602f.) 또는 엄격하게 음절수를 계산하는 크니텔 시행의 유형에서 흔히 나타 나는 모음의 축약이나 추가가 이에 속한다. 세바스티안 브란트 (Sebastian Brant, 1457-1521)의 크니텔 시행들은 모음의 생략과 추가를 통해 언어의 자연스러운 형상에 역행하여 강제적으로 음절수가 조정된 대표적인 예이 다. All land syndt yetz voll heylger g(e)schrifft Vnd was der selen heyl antrifft / Bibel / der heylgen vætter ler Vnd ander der glich bůcher mer / In maß / das ich ser wunder hab Das nyemant bessert sich dar ab / Ja würt all gschrifft vnd ler veracht 제2장 운율학의 기본 개념 51

52 독일운율학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