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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가르치지만, 정작 성 문제에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못해요.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 다는 것과 각자 다른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제대로 교육했으면 좋겠어요. 제 친구들이 겪었던 끔찍한 경험들이나 제가 느꼈던 두려움을 더 이상 아이들이 겪게 하고 싶지 않아요. 3
목 차 책을 펴내며_우리는 왜 이 자료집을 내는가 7 1. 지금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 1) 교사들의 폭언, 편견 그리고 혐오 12 2) 학생들의 따돌림과 괴롭힘 20 3) 안전지대가 없다! 22 2. 이미 법적 근거는 충분하다 1) 국제 사회의 외침: 편견과 맞서기 위해 침묵은 깨져야 한다 26 2) 성적소수자 학생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명시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 31 가. 국제조약에 명시된 성적 소수자 차별 금지 의무 33 나. 한국의 성적소수자 인권 현실에 대한 유엔의 우려와 권고 36 다. 교육 관련 국내법에 명시된 인간 존엄성 보장과 차별 금지의 원칙 40 3) 차별 금지의 의미: 성적소수자 학생의 구체적 권리들 46 4
3. 통계로 보는 청소년 성적소수자들의 현실 1) 각종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들 가. 브릿지 프로젝트 합동 보고서(2007) 60 나. 청소년 성소수자의 생활 실태 조사 보고서(2006) 61 다. 성적소수자에 대한 인권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매뉴얼 발간 프로젝트 보고서(2005) 63 라. 전국 중고교 재학생 의식 조사 보고서(2007) 65 마. 한국 성소수자 사회의식 조사(2007) 66 4.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에 관한 학생 권리 선언>을 제안하며 68 5. 참고 자료 1) 차별 사례 모음 74 2) 교과서 내 차별적 표현 모음 109 5
학교 내 성적소수자 차별 사례 모음집 2011 발행일: 2011년 11월 15일 발행처: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행동 엮음: 차별사례집 모음팀 (민정, 매미, 영호, 지혜, 채윤, 큐이즈,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호림) 도움주신분: 강위 리인 신군 유경 정민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행동 트위터: @lgbtstu 홈페이지: http://lgbtact.org/zbxe/stu 이메일: lgbtact2@gmail.com 후원계좌: 국민은행 069102-04-121461 예금주_이명란(조례행동) 6
책을 퍼내며 우리는 왜 이 자료집을 내는가? 성적 소수자 차별의 특징은 도처에서 끊임없이 차별은 일어나지만, 차별했노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에 있다. 고통을 받는 이들은 있는데 어찌하여 정작 고통을 주는 이들의 실체는 없는 것일까?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차별 이 차별로서가 아니라 교육 이란 이름으로 위장하고 상식 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쉽게 그 명분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위 올바른 교육 과 사회의 보편적 상식 은 단호한 목소리로 청소년 시기에 동성애란 있을 수 없다 고 말한다. 그러하기에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허용하는 학생인권조례는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정작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우리가 직면해있는 현실은 바로 학교에서 동성애자나 트렌스젠더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 괴롭힘, 폭언, 폭력, 부당한 처벌 등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폭력들을 목격하고 외로움과 절망을 겪는 청소년들 또한 존재한다는 현실이다. 7
지금 우리 사회에 던져진 질문은 청소년 시기에 동성애가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청소년들이 다니고 있고, 다녀야 하는 학교가 과연 어떤 공간인가 라는 질문이다. 동성애를 인정하는 것은 걱정하지만 학교가 편견과 차별을 해도 좋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모두에게 공포심을 갖게 하지만 그것이 정말 조장하고 있는 것이 같은 반의 친구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는가? 어떤 답변을 할 수 있는가? 지난 9월 8일, 서울시 교육청 학생생활지도정책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학생인권조례 초안에서 성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 금지 조항과 성적 소수자 학생 보호 조항이 삭제된 것에 분노한 이들이 모여 긴급하게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행동>(이하 조례행동)을 조직했다. 조례행동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심각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차별 사례를 모으기로 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본래의 조례안 그대로 조례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2주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지만 우리는 많은 사례를 모을 수 있었다. 이 자료집은 왜 학생인권조례안에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과 학교 내 성적 소수자 학생들을 보호하는 조항이 꼭 포함되어야 하는가? 에 대해 의문을 가지신 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에 모인 사례들은 학교가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은 공간임을 보여준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있는 차별 상황과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인터뷰를 위해 용기를 낸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이 사례들은 차별 사건만 아니라 8
그것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학교에서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어떤 느낌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집이다. 더불어 이 책은 학생인권조례가 원래의 취지에 맞게 제정되길 바라는 이들을 위해서 준비되었다. 우리는 학생인권조례에 성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 금지와 성적 소수자 보호 조항이 포함되어야 할 법적 근거도 함께 정리했다. 이를 통해 어떤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야 하는 지와 절대 훼손되어서는 안 될 대원칙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우리는 믿는다. 학교는 모든 인간이 존중 받을 가치가 있음을 배우는 공간 임을 믿는다. 이 믿음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실현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 자료집을 내놓는다.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행동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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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아이들의 따돌림과 놀림, 폭력에 시달렸고, 대인 기피증이 점점 심해져 학교를 가지 않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 영어 선생님을 찾아보니 지금은 교감이 되셨더군요. 수업 시간에 제게 너는 트랜스젠더, 뭐 그런 건 아니지? 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하는 선생님이 앞장 서서 한 아이를 놀림감으로 던져 주다니. 교사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각해야 합니다. 11
1. 지금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 1) 교사들의 폭언, 편견 그리고 혐오 성적소수자에 대한 교사들의 폭언과 편견 조장, 비하 발언 등은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먼저 아래 사례를 보자. 저는 조용하고 십자수를 좋아하며 도서실에서 책읽기를 좋아하는 중학생이었습니다. (중략) 중학교 1학년 초에, 50대의 남자 영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들어오셔서 갑자기 칠판에 sissy 라고 적어놓곤 이게 무슨 뜻인지 아냐고 물었습니다. 그 말이 계집애 같은 남자를 뜻한다면서 저를 sissy 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쑥덕거리며 웃었습니다. 그 후로 선생님은 1년 내내 제 이름을 부르지 않고 항상 시씨 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씨 는 저의 별명이 되었고, 아이들도 저를 그렇게 부르면서 놀림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아이들은 대놓고 저에게 자기를 만지지 말라거나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고, 저랑 닿으면 살이 썩는다. 불결하다 며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하리수 같다 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다른 면에서는 평판이 좋은 선생님이었으나 이 부분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따돌림과 놀림, 폭력에 시달렸고, 대인 기피증이 점점 심해져 학교를 가지 않는 날도 많았습니다. (중략) 그 영어 선생님을 찾아보니 지금은 교감이 되셨더군요. 수업 시간에 제게 너는 트랜스젠더, 뭐 그런 건 아니지? 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하는 12
선생님이 앞장서서 한 아이를 놀림감으로 던져 주다니. 만약 지금의 나라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에라도 뛰어갔을 겁니다. 저는 중학교 3년 동안 패닉 상태로 살아야 했으니까요. 교사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각해야 합니다. 사례1 1 서울 동작구 C 중학교 사례 1 에 등장하는 교사는 수업 시간에 미국에서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속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며 한 학생을 놀림감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피해 학생은 중학교 3년 내내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해야 했지만, 그의 이런 불행이 교사에게는 그저 즐거운 농담거리에 불과했다. 이렇게 교사가 수업 시간에 자신의 편견을 교육의 이름으로 드러내고 편견을 조장하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여학생이 머리가 짧거나 남학생이 얌전하다는 이유만으로 레즈비언 아니냐 라든지 네가 하리수냐, 트랜스젠더가 되고 싶은 거냐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고정된 성역할을 강요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지적당한 학생을 혐오 대상으로 낙인 찍는 것과 같다. 또한 동성애에 대해 더럽다 거나 정신이 나간 것이다 라고 표현하는 것은 편견을 조장하고, 성적 소수자 학생들에게 위협이 가해지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저는 고2때부터 아주 짧은 숏커트 스타일이었는데, 고3 수업 시간에 담당 교사가 저를 지적하며 여자가 머리가 저러면 레즈비언이 확률이 높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반 아이들이 저에게 동성애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사례 8 13
사회 수업 시간에 들어온 20대의 젊은 여교사는 수업이 시작하면서 대뜸 <그것이 알고 싶다>를 언급하며 폭언을 하셨습니다. 동성애는 미쳤거나 뇌가 없어서 하는 거다. 동성 간에는 임신을 안 하니깐 더 낫지 않느냐고 하던데, 역시 정신 나간 애들이라 생각을 그 따위로 한다. 내가 여고랑 여대를 나와서 그런 애들 많이 봤는데 정말 토할 것 같았다 는 발언을 하시며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셨습니다. 같은 반의 학생들은 교사의 발언에 킥킥대며 맞장구를 치고 저를 쳐다보며 웃어 댔습니다. 교사들에게까지 알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반 학생들이 저의 성적 지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이 되자 몇몇 애들이 제 앞에서 교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들었냐? 뇌가 없거나 미친 거래. 뇌가 없는 걸까, 아니면 미친 걸까?, 미친 거겠지. 보면 정신 나간 것 같잖아. 라는 대화를 나누며 저에게 모욕감을 주었습니다. 사례 3 안산시 A 고등학교 (교사가) 국사 시간에 왕비가 궁녀와 레즈비언이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더러우니까 하지 말라 고 하더라고요. 제가 왜 나한테 얘기하시느냐 고 물으니까 너는 하지 말라고, 더러우니까 하지 말라고 라고 하더군요. 사례 2 경기도 평택 M 고등학교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자신의 편견과 무지를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자신의 언행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14
듯하다. 더 나아가 교사가 학생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종교관을 강요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한창 마녀 사냥이라고 해서 이반(동성애자)인 아이들을 잡아냈었는데, 그 학교에서는 무용 선생님이 그 일을 담당하셨어요. 그 학교가 커트를 금지했기 때문에 머리 모양이 커트인 학생들을 불러서 심문을 했어요. 커트 머리면 무조건 다 불려갔는데 그때 제 친구도 불려갔고요. 끌려간 아이들은 기독교인이었던 무용 선생님으로부터 기독교적인 말도 듣고, 동성애가 사회악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이후에 무슨 사건 사고만 일어나면 당시 불려갔던 아이들이 가장 먼저 의심을 받았고요. 아무런 관련이 없었는데도. 주위 아이들은 그때 불려갔던 아이들을 피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했다고 해요. 사례 12 성남시 모 중학교 저희 고등학교 선생님 중에 정말 광적인 기독교 신자이신 여자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첫날부터 자기가 멕시코에서 살다왔는데 거기에는 게이랑 레즈가 많아서 정말 구역질이 난다느니 화가 난다느니, 돌로 쳐 죽여야 할 놈들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사례 13 성적 소수자에 대한 교사들의 편견은 수업 시간에 비하 발언을 하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15
것으로까지 나아간다. 이 경우에는 체벌, 정학이나 전학 조치, 퇴학 등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학교 규율을 통한 차별의 역사는 2002년경부터 시작된 소위 이반 검열 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성애자를 색출한다는 의미의 이반 검열 은 심지어 학생들이 서로를 밀고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저는 지각해서 1교시를 못 들어가고 1교시가 끝난 후에 들어갔어요. 교실에 들어가니까 애들이 수군댔어요. 그리고 3교시에 선생님이 저를 불러서 따라갔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가사실에 갔는데 거기에 2학년, 3학년 선배들이 다 있었어요. 무슨 일인가 했는데, 순간 알아버렸어요. 1교시 때 레즈가 누군지 알면 몇 학년, 몇 반, 이름을 적어내라고 했던 거죠. 한마디로 레즈 골라내기 설문지죠. 설문지를 돌리고 나서 진술서를 썼어요. 2학년, 3학년 선배들이 저번에도 이렇게 해서 정학당했다고 했어요. 하루 일과를 쓰라 해서 썼는데, (친구와) 신체 접촉한 걸 안 썼다고 운동장에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다시 한 명씩 쓰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울길래 안아 주며 토닥여 줬다. 라고 솔직하게 써 버렸지요. 선배들과 저는 운동장 구석에 무릎을 꿇은 채 몇 시간 동안 그러고 있었어요. 억울하더라고요. 도대체 내가 잘못한 게 뭐길래. 그러고 나서 부모님을 모셔오라고 하더라고요. 끝까지 안 모셔갔어요. 학년 주임 선생님이 내년에 설문지 돌려서 너희들 이름이 또 나오면 생활기록부에 올린다. 그럼 니들은 대학도 못 가고 취직도 못 해. 라고 하셨어요. 사례 15 인천 모 고등학교 16
위의 사례에서 나온 레즈 골라내기 설문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아래 설문지는 위 사례가 제보된 학교에서 실제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돌렸다는 설문지다. 17
설문지 본 설문지는 무기명으로 하여 절대 비밀을 보장하며, 학교의 건전한 생활 풍토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므로 성심 성의껏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 다. 해당란에 V표하기 바랍니다. 1. 여러분은 동성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1 그저 그렇게 생각한다. 2 이해 할 수 있다. 3 이해 할 수 없다. 4 생각해 본 적 없다. 2. 우리 학교에도 동성애가자 있다고 생각합니까? 1 있다. 2 없다. 3 모르겠다. 4들은 적은 있다. 3. 있다면 몇 학년이 가장 많다고 생각합니까? 1 1학년 2 2학년 3 3학년 4. 동성애 학생에 대하여 학교에서 취할 조치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1 상담 2 학교 내 봉사 3 무기정학 4 퇴학 5.동성애를 하는 학생에 대하여 알고 있다면 그 학생의 학년 반 실명을 기재해 주십시오. 학년 반 성명 : 18
이렇게 설문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 동성애자 리스트에 오르면, 해당 학생은 학교의 관리 대상이 된다. 상업계고등학교에서는 취업추천서도 잘 써주지 않고 조금만 잘못해도 벌점을 주는 등 불이익을 준다(사례 18)고 한다. 그리고 다시는 동성애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사례 16)고 하거나 부모님께 알리겠다고 협박을 하기도 한다.(사례 19) 아래 사례는 광진구의 D여고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학교에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을 했더니 허구한 날 불러다가 수업도 못 듣게 교무실에 앉혀 놓고 상담한다면서 하는 말이 네가 레즈비언이라서 내가 지도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였습니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수업을 들은 시간이 10시간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교장 만나고, 교감 만나고, 학생 지도 교사 만나고, 학년 부장 만나고만 계속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끼리 야한 이야기를 하고 놀길래, 섹스를 하더라도 피임은 꼭 해야 한다며 콘돔 사용법을 알려주었는데 그 사실이 교사 귀에 들어갔습니다. 학교는 소문만으로 저의 징계위원회를 꾸렸습니다. 결국 저는 학교를 안 나가기 시작했고 자퇴를 했습니다. 사례 17 서울 광진구 D 고등학교 19
2) 학생들의 따돌림과 괴롭힘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편견이 무서운 이유는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편견을 가진 이들은 보호하고 아낀다 는 명목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잔인하게 굴면서도 자기 행동의 문제점을 깨닫지 못한다. 청소년들이 같은 또래 친구들을 죄의식 없이 괴롭히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학생들에게 당한 일이 대부분이죠. 가벼운 도둑질(필통, 교과서 등이 필요하면 제 것을 훔쳐 간다던지)에서부터 책상과 의자를 넘어뜨려 놓는다거나 교과서와 책상, 의자 등에 게이 ** 같은 욕설들을 적어 놓기도 했고, 뒤에서 종이를 뭉쳐 던질 때도 있었어요. 그게 학교를 다니는 2,3년 동안 쭉 지속되었죠. 심지어는 단순히 제가 뒷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때려서 병원까지 간 적도 있고요. 길 가다가 아무 이유 없이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기도 하고, 넘어진 저에게 침을 뱉기도 했죠. 사실 그렇다고 해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어요. 모두가 똑같은 시선으로 저를 바라봤으니까요. 그것은 극도의 소외감으로 다가옵니다. 결국 학교라는 공간에 있을 수가 없어요. 사례 31 다음 주 저희 학교가 축제기간인데 "그 때(축제 때) 저녁시간에 강당에서 불끄고 공연을 할 때 칼로 찌를 거다"란 소리를 책상에서 엎드려 자는 중에 들었습니다. 사례 32 20
학교에서 제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애들끼리 돌려 읽고, 반에서 힘이 센 몇몇 아이들이 제 옷을 억제로 들춰 제 목이나 몸에 남은 흔적을 들키기도 하구요. (중략) 제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애들은 욕을 하고 잔뜩 인상을 찌푸린 표정을 짓더군요. 사례 29 접수된 사례 중 40%는 모두 또래 학생들의 따돌림과 괴롭힘에 관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생겼을 때 피해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곳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미 교사나 부모님에게도 말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이 모든 것을 혼자 견뎌야만 한다. 이런 현실이 낳는 또 다른 결과는 과연 무엇이겠는가. 21
3) 안전지대가 없다! 교사들은 자신의 제자가 동성애자임을 알았을 때 그것을 부모에게 통보하는 것이 교육적 책임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부모에게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고 여기는 교사들은 동성애 정체성을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것이거나 학생으로서 죄 를 지었다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교사의 인식이 가져오는 결과는 부모의 폭력이나 또래의 따돌림, 학교에서의 차별이다. 이것은 선도 혹은 교육 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져서 안 될 행위이다. 성소수자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이유로 편견을 용인하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성소수자 인권 교육이 절실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한 여고에서는 교사가 우연히 두 여학생의 스킨십을 목격하고 학생들의 부모에게 말해서 한 명은 정학을 당하고 한 명은 전학을 가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아래의 사례는 이와 유사한 사례다. 여자 친구네 담임 선생님이 저희 사이를 눈치 채셨나 봐요. 여자 친구네 부모님께 가 옆 반의 와 뭔가 좀 그렇다. 둘이 사귀는 것 같다. 라고 말하고, 제 담임 선생님께도 전화해서 저에 대해 물어봤어요. 제 담임 선생님은 저를 감싸시고 일단 부모님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셨지만, 이미 걷잡을 수가 없게 됐어요. 부모님들은 당연히 망측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특히 여자 친구네 쪽이 더 심해서 부모님이 여자 친구를 자퇴시키려고 했어요. 교장 선생님이 말리고 말려서 전학을 가게 됐죠. 사례 26 서울 모 고등학교 22
문제는 학교에서 교사와 반 아이들의 태도가 큰 상처를 준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성소수자로 소문이 난 아이는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자퇴를 선택하게 된다. 설사 자퇴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깊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제 겉모습과 행동거지만 보고 지레 짐작한 건지, 제가 레즈비언이라고 온통 소문을 퍼트리고 수군대던 학교 아이들의 시선과 따돌림 때문에 외향적이고 쾌활했던 모습이 지금은 180도 바뀌어버렸습니다. 말도 없어지고 사람을 더욱 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자체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되는, 이해 받지도 못하고, 어딜 가도 환영 받지 못하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특이종의 괴물로 느껴졌어요. 오히려 이런 쪽으로 알고 나니 더욱 우울하고 절망스러워졌습니다. 연애도, 사랑도, 심지어 친구도 만들기도 무서워졌습니다. 사례23 친구가 제가 자신의 애인과 바람을 폈다는 얘기를 아이들에게 소문을 내서, 그 후로 반에서 은근하게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언어 폭력만 당했지만 이 일 때문에 거의 14킬로그램 정도가 불었습니다. 항상 집에서 잠만 자고, 학교에서도 자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남들은 제가 괜찮은 줄 알았을 거예요. 가족에게도 얘기하지 않았고, 제 친구도 몇 명만 알고 있었고요. 그로 인해 저는 현재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아직도 저를 따돌렸던 반 애들이 용서가 안 됩니다. 사례 24 23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엔 경우도 있어요. 그 학교는 평택 근처에 있는 남녀공학이었거든요. 뉴스에도 한 번 났었어요. 교내 레즈비언 커플이었는데 어쩌다 아웃팅을 당하고 나서, 둘이 급식실에 있는데 다른 애들이 바나나를 마구 던지고 급식 식판을 머리에 쏟고. 국이 뜨겁잖아요. 그런 게 너무 힘들어서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자살 시도를 했어요. 두 학생 다 학교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한 친구는 즉사하고 한 친구는 병원에 있었어요. 저보다 한 살 많았던 거 같은데. 그 학교 선생님들은 외면했어요. 되게 공부 잘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였는데, 그 애들 신경 쓴다고 다른 애들한테 뭐라고 하면 공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선생님들도 그냥 방치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나쁜 거 같아요. 사례 2 경기도 평택 M 고등학교 우리는 이런 괴롭힘에 시달리며 깊이 고민하다가 자살한 청소년들의 증언을 들을 수 없다. 그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그들의 아픔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애도하지 않고, 직접적인 증언이 없으므로 이러한 고통 과 자살 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어 버린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학교는 과연 안전한 공간인가? 정말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인가? 24
어느 누구도 어떤 집단을 덜 중요하다거나 존중할 가치가 적은 것으로 대할 자격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상관없이, 똑같은 권리는 누릴 자격이 있고 똑같은 존중과 윤리적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 유엔인권고등판문관 나비 필레 25
2. 이미 법적 근거는 충분하다 1) 국제사회의 외침: 편견과 맞서기 위해 침묵은 깨져야 한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유해 정보들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소수자적 성적 지향(이성애, 양성애, 동성애를 말함)이나 성별 정체성(성전환을 비롯해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 혹은 표현. 자신이 인지하는 성과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 갈등하는 상황을 포함)을 일종의 전염병처럼 다루며,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을 두고 동성애를 조장한다 고 말하는 언론과 단체 또는 개인들이 있다. 여기에는 성적 소수자에 대해 혐오스럽거나 부도덕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고정관념으로 전파하는 행위가 결합되어 있다.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또는 직장 동료 가운데 실제로 성적 소수자가 존재하며, 이미 오랫동안 성적 소수자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키우고 이를 근거로 혐오를 강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근거 없는 편견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심한 수준의 혐오와 증오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는 성적 소수자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어 이들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행위가 아닌 정체성을 이유로 자행되는 집단적 폭력에 노출시키며, 결국 인간으로서 살면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들을 누리지 못하게 만든다. 26
이제까지 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사실의 전파와 그로 인한 편견의 폐해를 여러 번에 걸쳐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다. 한 예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마가렛 첸과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나비 필레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세계보건기구는 1990년 5월 17일에 국제 질병 분류에서 동성애를 제외 시켰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발전이었습니다. 그러나 20여 년 후에도, 동성애에 대한 낙인과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건강 서비스 이용을 제약하거나 보건 정책의 중요한 대상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마가렛 챈, 2011년 4월 8일 1 본질적으로 동성애 혐오증, 성전환 혐오증이라는 것이 성차별주의, 여성 혐오증, 인종 차별주의 혹은 외국인 혐오증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편견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비난을 하는데, 동성애 혐오증이나 성전환 혐오증에 대해서는 너무나 자주 간과합니다. 차별과 편견이 인간에게 얼마나 끔찍한 피해를 초래하는지 역사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어떤 집단을 덜 중요하다거나 존중할 가치가 적은 것으로 대할 자격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상관없이, 똑같은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고 똑같은 존중과 윤리적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나비 필레, 2011년 3월 2 1 이 인용문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유엔이 말한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에 대항합시다 에서 발췌한 것을 재인용한 것입니다. -원문출처: http://www.ohchr.org/documents/issues/discrimination/lgbt_discrimination_a4.pdf; -번역전문: http://www.tongcenter.org/sogi/brochure11 2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동성애 혐오증에 대한UN인권고등판무관의 메시지, 2011년 3월 27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깨고 이들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근절하려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런 편견과 차별 철폐를 위해 나서야 할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여러 번 강도 높게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10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 행사에서의 연설은 기념비적인 연설로, 이후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과 관련된 인권 문제에 유엔이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촉진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성적 지향을 둘러싼 쟁점들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매우 상이한 관점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권의 신성함입니다. 양심을 가진 인간으로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차별을, 특별히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거부합니다. 누군가 성적 지향을 이유로 공격받고, 학대 받거나 감옥으로 보내질 때, 우리는 반드시 이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방관할 수 없습니다. 침묵할 수 없습니다. (중략) 사회적 통념의 뿌리가 깊다는 것 물론 알고 있습니다. 사회 변화가 이루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돈해서는 안 됩니다. 문화적 태도와 보편적 인권이 대립할 때에는, 보편적 인권이 반드시 우선 되어야 합니다. (중략) 우리가 편견에 맞설 때에야 비로소 폭력은 멈출 것입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에야 비로소 낙인과 차별은 끝날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리 모두가 각자의 소임을 해야 합니다; 집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원문출처: http://www.ohchr.org/en/issues/discrimination/pages/lgbtvideos.aspx; -번역전문: http://www.tongcenter.org/sogi/ohchr110331 28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2010년 12월 10일 3 근거 없는 편견과 이로 인한 폭력과 차별로부터 성적 소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 원칙은 아동,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인류에게 예외 없이 적용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성적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우리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은 대개 두 가지였다. 하나는 성적 소수자를 없는 존재로 무시해 이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꺼내지 않으려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으로 이들을 비난하거나 심한 경우 모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태도는 서로 상호작용해 우리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의 삶을 매우 억압된 상태로 만들어 왔다. 한편에서는 성적 소수자에게 모욕과 폭력을 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방관하거나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성적 소수자를 질타한다. 아무리 성적 소수자를 모욕하거나 이들에게 폭력을 가해도 사회는 침묵한다는 사실을 성적 소수자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깨달으면, 이들의 폭력은 더욱 대담해지고 그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이 사례집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은 이러한 악순환에 의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교사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 교사와 학교장은 이에 대해 침묵하거나,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성적 소수자를 비난하기도 한다.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많은 학생들이 직접적 혹은 3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연설, 편견에 맞서십시오, 폭력에 대항하여 목소리를 내십시오., 2010년 12월 10일 -원문출처: http://www.un.org/news/press/docs/2010/sgsm13311.doc.htm; -번역전문 http://www.tongcenter.org/sogi/ban101210 29
간접적으로 교사로부터 지속적인 놀림과 비하를 당했으며, 심한 경우 성적 지향 또는 성별 정체성 때문에 징계를 받고, 입학이 거부되거나, 전학을 가야 하거나, 퇴학을 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학교 생활을 지속할 수 없거나 신체적, 심리적인 손상을 입으면서도 누구에게도 구제받지 못하는 상태에 처해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우리는 성적 소수자를 없는 존재 처럼 취급하는 침묵을 깨야 한다. 이들이 가진 인간으로서 평등할 권리와 존엄성을 소리 높여서 주장해야만 이 청소년들이 고립된 상태에서 무력하게 피해를 입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앞의 인용문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편견에 맞설 때에야 비로소 폭력은 멈출 것 이고,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에야 비로소 낙인과 차별은 끝날 것 이기 때문이다. 30
2) 성적 소수자 학생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명시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 성적 소수자, 특히 성적 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야 할 국제법상 우리나라의 의무는 매우 명료하다. 아래에서 더욱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우리나라는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성적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아동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뿐만 아니라, 4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협약에서 보장하는 중요한 권리 가운데 하나인 교육권이 차별 없이 보장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5 이 차별 금지 의무에는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가 포함된다고 이미 여러 번에 걸쳐 국제법상의 인권 기준에 명시된 바 있다. 6 우리나라의 법과 정책은 이러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엔으로부터 여러 번 수정권고를 받아 왔다. 특히 지난 2007년에 발의되었던 차별금지법안에서 성적 지향 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던 것에 4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CRC),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결의안 44/25로 채택, 1990년 9월 2일 발효, 한국은 1991월 12월 20일 가입. http://www2.ohchr.org/english/law/crc.htm. 5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International Covenant for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1966년 12월 16일 유엔총회결의안 2200A(XXI)로 채택, 1976년 1월 3일 발효, 한국은 1990년 7월 10일 가입, http://www2.ohchr.org/english/law/cescr.htm 6 예를 들어,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4, 청소년의 건강(CRC/GC/2003/4), (2003년 7월 1일),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rc/comments.htm;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일반논평 14, 도달가능한 최고수준의 건강에의 권리 (2000년), 일반논평 18, 노동권 (2005년), 일반논평 19,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2008년), 일반논평 20,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서의 차별 금지(제2조 제2항) (2009년),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escr/comments.htm.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 설명됨 31
대해 아동권리위원회 7,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8, 여성차별철폐위원회 9 등은 모두 우려를 표하며,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 금지를 명시한 차별금지법을 만들고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을 없애기 위한 국가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아래에 더욱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이 사례집에 담긴 많은 청소년의 이야기들은 그 누구도 우리나라에는 성적 소수자가 없어서 법과 정책이 필요 없다 는 궁색한 이유를 댈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혹 누군가 아직까지 이 이슈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지 않아서 라고 변명한다면, 이 또한 국가의 의무와 역할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는 부끄러운 발언일 뿐이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이 있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몫이자 국가의 의무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행해지는 차별과 편견을 핑계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침묵과 방관으로 인권 침해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7 유엔아동권리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CRC/C/KOR/CO/3-4), 2011년 10월 6일, http://www.ohchr.org/en/countries/asiaregion/pages/krindex.aspx 8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E/C.12/KOR/CO/3), 2009년 12월 17일, http://www.ohchr.org/en/countries/asiaregion/pages/krindex.aspx 9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7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CEDAW/C/KOR/CO/7), 2011년 7월 29일,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edaw/docs/co/cedaw-c-kor-co-7.pdf 32
가. 국제조약에 명시된 성적 소수자 차별 금지 의무 우리나라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 10, 시민,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11,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CEDAW) 12,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CRC) 13,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CAT) 14 등을 모두 비준한 국가이다. 이 조약들은 모두 차별 금지의 원칙을 조약상의 권리를 관통하는 기본 원리로 채택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 금지가 포함된다. 각 조약에 따라 구성된 위원회들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15 10 채택일 1966. 12. 16, 발효일 1976. 1. 3, 대한민국 적용일 1990. 7. 10 11 채택일 1966. 12. 16, 발효일 1976. 3. 23, 대한민국 적용일 1990. 7. 10 12 채택일 1979. 12. 18, 발효일 1981. 9. 3, 대한민국 적용일 1985. 1. 26 13 채택일 1989. 11. 20, 발효일 1990. 9. 2, 대한민국 적용일 1991. 12. 20 14 채택일 1984. 12. 10, 발효일 1987. 6. 26, 대한민국 적용일 1995. 2. 8 15 이하 본문의 인용문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유엔이 말한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 로 한 차별에 대항합시다 에서 수집한 것을 재인용한 것임. -원문출처: http://www.ohchr.org/documents/issues/discrimination/lgbt_discrimination_a4.pdf -번역전문: http://www.tongcenter.org/sogi/brochure11. 단,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의 일반 논평 20은 직접 원문을 참조해 번역 인용함. -원문출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일반논평 20,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서의 차별 금지(제2조 제2항), 2009,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escr/comments.htm 33
당사국들은 18세 미만의 모든 사람들이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국적,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장애,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에 따른 차별 없이 이 협약에 명시된 모든 권리를 향유하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차별금지사유에는 청소년의 성적 지향과 건강 상태 역시 포함된다. 아동권리위원회, 일반 논평 4, 2003년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당사국들은 개인이 성적 지향 때문에 이 규약 상의 권리를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략) 또, 성별 정체성은 차별금지사유의 하나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트랜스젠더, 트랜스섹슈얼, 인터섹스는 학교나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등 종종 심각한 인권 침해에 직면한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일반 논평 20, 2009년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은 채용이나 고용상태를 지속하는 것과 관련해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금지한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일반 논평 18, 2005년 이 규약은 건강 서비스를 이용하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반 요인을 보장받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수단과 자격을 갖는데 (중략)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금지한다. 34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일반 논평 14, 2000년 (시민,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6조에서 규정한 차별 금지는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 역시 포함한다. X대 콜롬비아 건에 대한 유엔인권(자유권)위원회 결정문(2007) (고문방지협약의) 당사국들은 협약에 의해 발생한 의무들에 관하여, 해당 법들이 실제로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도록 보장되어야 하고 (중략) 이는 성적 지향(이나)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상관없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고문방지위원회, 일반논평 2, 2008년 성과 성별에 근거한 여성 차별은, 인종, 민족, 종교나 신념, 건강, 상태, 나이, 계층, 계급,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과 같이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과 긴밀하게 얽혀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반권고 28, 2010년 35
나. 한국의 성적 소수자 인권 현실에 대한 유엔의 우려와 권고 상기와 같은 각종 국제인권조약에 따라, 국가는 성적 소수자들의 인권보장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국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각종 편견을 없애고, 또 학교나 직장 등에서 공식적 또는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을 없애도록 법, 정책, 관행들을 개선해야 한다. 이 가운데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07년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에서 차별금지조항 중 성적 지향 이 삭제되었던 사건을 계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각종 조약위원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런 비판과 우려를 한국 정부에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먼저 지난 2009년 12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는 차별금지법안에서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 금지를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우려를 표하며,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차별금지사유로 명시한 일반 논평 20의 지침에 따라 차별금지법을 만들도록 촉구했다. 16 16 앞에서 언급되었듯이 일반 논평 20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가 차별 금지에 관한 규약 제2조에 관해 발표한 내용으로,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차별금지사유의 하나로 명시하 며 당사국들은 개인이 성적 지향 때문에 이 규약 상의 권리를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성별 정체성은 차별금지사유의 하나로 인정된다 고 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일반논평 20,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서의 차별 금지(제2조 제2 항), 2009년,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escr/comments.htm 36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는 2007년 12월에 제17대 국회에 제출되었던 차별금지법안이 심의 없이 폐기되어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이 당사국에 의하여 아직도 채택되지 아니한 점에 대하여 우려한다. 더 나아가 위원회는 태스크포스에 의하여 현재 검토되고 있는 법안이 차별금지사유를 열거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전형적인 차별금지사유의 예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과, 이것이 일정한 차별사유만을 포함하고 원래의 법안에 있었던 국적과 성적 지향 등과 같은 다른 사유는 배제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우려한다(제2조). 위원회는 당사국이 규약 제2조 제2항에 규정된 바와 같은, 그리고 위원회의 일반 논평(General Comment) 제20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서의 차별 금지(제2조 제2항)에 부합하는 모든 차별사유를 명확히 규정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신속히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2009년 12월 17일 17 또 2011년 7월 29일 자로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발표한 한국 정부의 제7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에서도 다음과 같이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포함한 법 제정을 반복해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시급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여성차별철폐) 위원회는 당사국이 직 간접적 차별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17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E/C.12/KOR/CO/3), 2009년 12월 17일, http://www.ohchr.org/en/countries/asiaregion/pages/krindex.aspx 37
명백히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협약 제1조 및 2조와 일반권고 28호(2010)에 따라, 그리고 성적 취향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대한민국, 2005) 제2조 제4항을 참조하여,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한 시급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한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7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2011년 7월 29일 18 그리고 이런 요구는 최근 2011년 10월 6일자로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발표한 한국 정부의 제3차와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에서도 다시 반복되었다. (아동권리) 위원회는 당사국의 차별금지법안이 2007년 12월 국회에서 심의 없이 폐기되었던 것과, 이 법안에서 차별 금지의 정의에 성적 지향과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를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 (중략) 위원회는 당사국이 (a)협약 제2조를 완전히 준수하는 법을 제정한다는 목적으로 신속히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 (b)취약하거나 소수자로서의 상황에 처한 아동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해 인식 개선과 공공 교육 캠페인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아동권리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2011년 10월 6일 19 18.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7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CEDAW/C/KOR/CO/7), 2011년 7월 29일,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edaw/docs/co/cedaw-c-kor-co-7.pdf 19 유엔아동권리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CRC/C/KOR/CO/3-4), 2011년 10월 6일, http://www.ohchr.org/en/countries/asiaregion/pages/krindex.aspx 38
특히 위 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문은 성적 소수자 청소년의 인권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 아동권리협약에서 정의한 아동은 청소년을 포함한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 을 말하며, 위에서 언급된 협약 제2조에 따른 차별금지사유는 성적 지향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 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과 청소년이 예외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의한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러한 원칙을 명시하는 법을 만들고 차별을 조장하는 사회에 맞서 사회적 편견을 없애도록 시급히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하는 대로 성적 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인권 보호 조치를 시급히 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아무런 조치가 없는 사이에 사회적 편견과 차별 관행은 계속 자라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의 부작위는 이러한 차별과 인권 침해를 묵인하고 허용하며 더 나아가 심화시키는 적극적인 행위로 해석된다. 국가는 사회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가 준비된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적극적인 주체이기 때문이다. 20 앞에서 인용한 대로, 아동권리위원회는 일반논평 4에서 차별금지사유에는 청소년의 성적 지향 과 건강 상태 역시 포함된다 라고 명시했다.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4, 청소년의 건강 (CRC/GC/2003/4), 2003년 7월 1일, http://www2.ohchr.org/english/bodies/crc/comments.htm 39
다. 교육 관련 국내법에 명시된 인간 존엄성 보장과 차별 금지의 원칙 인간의 존엄성 보장과 차별 금지의 원칙은 우리 헌법 과 국내법, 특히 교육기본법 과 초중등교육법 에서도 이미 반복해 명시되어 있는 대원칙으로, 이는 성적 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학생에게 적용된다. 먼저, 헌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원칙, 특히 교육에서의 평등을 명시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31조 제1항 40
차별 금지를 비롯한 학생의 인권보장은 교육기본법 에서도 다시 강조되고 있다. 21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교육기본법 제4조 제1항 학생을 포함한 학습자의 기본적 인권은 학교 교육 또는 사회 교육의 과정에서 존중되고 보호된다. 교육기본법 제12조 또한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교육 시설이나 직업훈련기관에서의 교육 훈련이나 그 이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를 차별 행위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22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 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 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등을 21 교육기본법, [시행 2008. 6.22] [법률 제8915호, 2008. 3.21, 일부개정] 22 국가인권위원회법, [시행 2011. 5. 19] [법률 제10679호, 2011. 5. 19, 일부개정] 41
말한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 미혼 별거 이혼 사별 재혼 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前 科 ), 성적( 性 的 ) 지향, 학력, 병력( 病 歷 )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하여 특정한 사람(특정한 사람들의 집단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정 개정 및 정책의 수립 집행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이하 "차별 행위"라 한다)로 보지 아니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조 3호 그리고 초중등교육법 에서는 학교가 이와 같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상의 인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23 학교의 설립자 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 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 4 상기한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 4에 따라서, 학교는 아동권리협약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23 초중등교육법, [시행 2011. 5.19] [법률 제10639호, 2011. 5.19, 일부개정] 42
여성차별철폐협약 등을 포함한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아동권리협약,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여성차별철폐협약 등에서 명시된 권리와, 해당 위원회가 일반 논평과 최종 권고문 등을 통해 구체화한 인권 기준에 입각해, 학교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교육 환경과 교과 내용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현행 국내법에 마련되어 있는 것과 같이 차별 금지의 원칙을 일반적으로 선언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차별적인 언어, 행동, 관행, 제도를 개선하도록 기존의 법을 정비해야 한다. 괴롭힘과 차별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언론과 단체 또는 개인이 있을 때 이를 제한할 규제도 필요하다. 특히 학교에서 교사나 교과 교재를 통한 차별 행태는 더욱 엄격히 규제되어야 한다. 아동권리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권고한 것과 같이 24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인 교육과 캠페인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의한 차별 금지 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우리 정부는 이미 여러 번에 걸쳐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과 차별에 우려를 표하고, 국가가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예를 들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위원회가 발표한 일반 논평 24 유엔아동권리위원회, 한국 정부의 제3차, 제4차 보고서에 대한 최종 권고문 (CRC/C/KOR/CO/3-4), 2011년 10월 6일, http://www.ohchr.org/en/countries/asiaregion/pages/krindex.aspx 43
20에서 성적 지향 에 의한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제64회 유엔총회에서 적극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밝히는 표를 행사했다. 25 당시 유엔의 회원국 가운데에는 아랍과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팽배해 이러한 일반 논평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할 수 없다고 반대한 국가들이 있는데, 이러한 국가들에 대항해 한국은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26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인권에 관해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 철폐와 인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지난 2011년 6월 당시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우려를 표하는 결의안 인권,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Human rights,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를 채택하는데 찬성표를 행사하며 이를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 결의안은 성적 소수자의 인권에 관해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된 최초의 결의안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27 25 지난 2009년 제64차 유엔총회에서는 국제인권조약에 관한 결의안 (A/RES/64/152)을 채택하 였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제3분과 위원회와 총회에서 이루어진 세 차례의 투표에서 모두,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 금지를 명시한 일반 논평 20에 대한 환영을 표현하는 찬성표를 행사했다. -출처: http://www.un.org/news/press/docs/2009/ga10905.doc.htm; http://www.un.org/news/press/docs/2009/gashc3966.doc.htm 26 이 결의안은 결국 아랍 및 아프리카 다수 국가들의 반대로 일반논평 20에 대한 언급이 빠진 채 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유사하게 사회보장에서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했던 일반논평 19는 환영한다 는 내용으로 결의안에 포함되었다. 27 유엔인권이사회, 인권,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Human rights,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A/HRC/RES/17/19) -원문출처: http://www.un.org/ga/search/view_doc.asp?symbol=a/hrc/res/17/19 -번역전문: http://www.tongcenter.org/sogi/hrc110617 이 결의안에서는 유엔인권고등판무관에게 2011년 말까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세계의 차별실태를 조사해 보고서를 마련하도록 하고, 이를 근거로 2012년 제19차 정기회기에서 패널토론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44
그러므로 이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보인 이런 의지를 국내에서의 구체적인 정책과 법 제정으로 표현해야 한다. 국제인권조약에 가입한 국가로서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함은 물론, 국제적으로 인권 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대외적 국가 활동과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한 인권이사회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유엔인권위원회 이사국 47개국 중 하나로서 리더 역할을 맡아 왔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장경화 유엔부고등판무관 등 국제사회에서 인권에 앞장서는 인물들을 배출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이 정작 자국 내에서는 국제 인권 기준과 많은 조약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면서 국내 성적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5
3) 차별 금지의 의미: 성적 소수자 학생의 구체적 권리들 성적 소수자 학생의 인권과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할 정당성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 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천해 실제로 존재하는 차별을 없앨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국가와 학교가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전략을 짜는 것에 힘을 모아야 한다. 성적 소수자 학생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상 여느 학생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적 소수자 학생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성적 소수자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서 생활하고, 교육을 받고, 진로를 탐색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려는 것이지, 성적 소수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평등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애물들이 있으므로, 그 장애물을 발견하고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에서 논의하였듯이, 성적 소수자 학생들이 입는 피해는 대부분 교사나 또래가 편견과 혐오를 기반으로 한 발언과 행동을 하거나, 편견과 혐오를 근거로 한 관행들이 학교 교칙으로 공식화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 당국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거나 표출하는 발언과 행동을 제한하며, 그리하여 서로에 대한 존중을 높이는 학교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46
다음에서는 이와 같이 성적 소수자가 학교 환경에서 특별히 피해를 입기 쉬운 영역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며 성적 소수자 학생의 권리와 학교의 의무를 아동권리협약을 비롯한 국제법과 관련 국내법에 기반해 구체화했다. 28 단, 다음의 내용은 침해 당하기 쉬운 권리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나열한 것이며, 성적 소수자 학생의 권리를 모두 나열한 것은 아님을 밝혀 둔다. 28 아래 본문의 내용은 아동권리협약과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 논평,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련된 국제인권법의 적용에 관한 족자카르타 원칙(Yogyakarta Principles on the application of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in relation to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2007년 3월), 그 밖에 해당 국내법과 판결을 참조하여 구성되었다. 47
1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의한 차별 없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 헌법 제31조 제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고 했다. 교육기본법 제4조 제1항에서도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고 했다. 29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교육 시설 등에서의 교육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 행위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30 따라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이유가 되어 입학이 거부되거나, 정학, 전학, 퇴학 조치가 이루어지거나, 또는 학교에서 차별적 환경이 심해 학생이 결석하거나 자퇴하는 상황에 이르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교육 당국과 교직원, 교사는 모든 학생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계없이 학교 환경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를 누리며, 어떠한 차별에도 노출되지 않고 교육 과정을 끝마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또, 교육 당국은 위의 이유로 학교를 떠난 탈학교 청소년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의 의지와 이익에 합치하는 교육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29 교육기본법, [시행 2008. 6.22] [법률 제8915호, 2008. 3.21, 일부개정] 30 국가인권위원회법, [시행 2011. 5. 19] [법률 제10679호, 2011. 5. 19, 일부개정] 48
2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배제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19조 제1항에서는 당사국은 아동이 부모, 후견인, 기타 아동 양육자의 양육을 받고 있는 동안 모든 형태의 신체적 정신적 폭력, 상해나 학대, 유기나 유기적 대우, 성적 학대를 포함한 혹사나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입법적 행정적 사회적 및 교육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후견인에는 학교에 소속된 교사, 교직원 등이 포함된다. 31 또한 아동복지법 제3조 제1항은 아동은 자신 또는 부모의 성별,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유무, 출생 지역, 인종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자라나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고, 제2조 제4호는 "아동 학대"라 함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또는 가혹 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을 말한다. 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3호는 "보호자"라 함은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 양육 교육하거나 그 의무가 있는 자 또는 업무 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 감독하는 자를 말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32 따라서 학교 당국, 교사, 교직원은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비하 발언을 듣거나 괴롭힘, 따돌림, 31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 논평 13.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아동의 권리(CRC/C/GC/13), 2011 년 4 월 18 일 32 아동복지법, [시행 2011. 9.30] [법률 제 10465 호, 2011. 3.29, 타법개정] 49
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학교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의한 따돌림과 괴롭힘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학생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피해 사실을 신고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또 이러한 학생의 권리와 구제 방법은 모든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고지되어야 한다. 학생이 상담을 원하는 경우에는 성적 소수자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상담사에게 상담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교육 당국은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특히 교사에 의한 배제와 폭력은 엄격히 금지되어야 한다. 이 사례집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교실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하거나 편견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며 성적 소수자 학생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언행을 일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에 의한 이러한 행위는 특정 학생을 향하지 않았더라도 편견을 기정 사실화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편견을 전파시키며 학생들 사이에서의 혐오를 조장하고 따돌림과 폭력을 부추기게 되므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교사는 학생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으로 인해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33 또 교육 당국은 학교가 성적 소수자 차별 금지에 관한 학교 정책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관련 정보를 웹사이트에 게시하도록 하는 등 학생들을 폭력과 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33 아동복지법 제 26 조 제 2 항에 따라, 교사는 직무상 아동학대를 알게 된 때에 이를 신고할 의무가 있다: 2다음 각호의 1 에 해당하는 자는 그 직무상 아동 학대를 알게 된 때에는 즉시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1. 초 중등교육법 제 19 조의 규정에 따른 교원 50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캘리포니아 교육법을 참고할 만하다. 캘리포니아 교육법은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며 34, 각 학교가 차별과 괴롭힘을 금지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신고 접수를 위한 구체적인 절차 등을 마련하며 이러한 정책을 학생, 부모, 교직원, 이사회,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학생의 권리와 학교의 의무를 정리한 유인물과 차별 및 괴롭힘 금지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웹사이트에 게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35 34 캘리포니아 교육법 제 220 조(차별 금지). 캘리포니아 주의 재정 지원을 받거나 그로 인한 혜택을 누리거나 주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등록하고 있는 교육 기관에서 실시하는 모든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는, 어느 누구도 장애, 성별, 국적, 인종이나 민족, 종교, 성적 지향, 그밖에 형법 제 422.55 조에서 증오 범죄의 정의로 설명된 특징에 근거한 차별을 당해서는 안 된다. http://www.leginfo.ca.gov/ 35 캘리포니아 교육법 제 234 조 내지 제 234.3 조. http://www.leginfo.ca.gov/ 이 법은 안전한 학교법(Safe Place to Learn Act) 라고 알려진 것으로, 차별과 괴롭힘 금지 정책을 학교 곳곳에 부착하고, 신고자를 보복으로부터 보호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에 관한 자세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이 법은 최근 성적 소수자 학생이 괴롭힘 끝에 사망했던 일을 계기로 더욱 강화되도록 개정되었다. http://www.leginfo.ca.gov/pub/11-12/bill/asm/ab_0001-0050/ab_9_bill_20111009_chaptered.html 51
3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29조에서는 당사국이 아동 교육의 목표로서 (a) 아동의 인격, 재능 및 정신적 신체적 능력의 최대한의 계발, (b) 인권과 기본적 자유 및 국제연합 헌장에 규정된 원칙에 대한 존중의 진전 (중략) (d) 아동이 인종적 민족적 종교적 집단 및 원주민 등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해, 평화, 관용, 성( 性 )의 평등 및 우정의 정신에 입각해 자유 사회에서 책임 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준비 등을 지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12조 제2항에서는 교육 내용 교육 방법 교재 및 교육 시설은 학습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개성을 중시해 학습자의 능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고 규정했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은 인간의 다양성 중 한 부분으로서, 학생들은 이러한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다양성 존중에 대한 가치는 모든 교과 내용에 반영되어야 하며, 따라서 교과 내용 중에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거나 강화하는 내용, 성적 소수자를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또 학생들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을 고려한 적절한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현행 교과서에 나타나는 것과 같이 이성애만을 정상 적인 연애 형태로 묘사를 하고 그 이외의 형태는 비정상적 인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52
캘리포니아의 공정 교육법(FAIR Act: Fair, Accurate, Inclusive, and Respectful Education Act)은 이에 관해 좋은 예시를 제공하고 있다. 이 법은 교과 내용에 성적 소수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명시적으로 금지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성적 소수자가 미국 사회에 기여한 주요한 역사를 교과 내용에 포함하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36 이것은 또래 괴롭힘을 예방하려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36 캘리포니아 공정교육법(FAIR Act: Fair, Accurate, Inclusive, and Respectful Education Act, SB48) -원문출처: http://www.leginfo.ca.gov/pub/11-12/bill/sen/sb_0001-0050/sb_48_bill_20110714_chaptered.html -번역전문: https://www.tongcenter.org/sogi/fairact 53
4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학교 규율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28조 제2항에서는 당사국은 학교 규율이 아동의 인간적 존엄성과 합치하고 이 협약에 부합하도록 운영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규율은 학생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및 이에 대한 표현을 이유로 하는 차별이나 불이익 없이 학생의 존엄과 일치되는 방향으로 형성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이번에 수집된 차별 사례들 가운데는 학교 교칙에 동성애 사실이 알려진 경우 와 고정적인 성역할과 맞지 않는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을 한 경우 에 벌점을 가하도록 명시된 경우들이 있었다. 이와 같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근거해 학생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내용의 교칙은 명시적인 것이든 관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든,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54
5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16조 제1항에서는 어떠한 아동도 사생활, 가족, 가정 또는 통신에 대해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아니하며 또한 명예나 신망에 대한 위법적인 공격을 받지 아니한다 고 하였고, 제2항에서는 아동은 이러한 간섭 또는 비난으로부터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고 했다. 이에 따라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완전한 사생활의 자유를 지닌다. 여기서 사생활의 자유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드러낼지 여부를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포함한다. 많은 청소년들이 또래나 교사에 의해 아웃팅을 당하는, 즉 본인의 동의 없이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이 다른 사람에게 밝혀진 경우가 있었다. 심한 경우에는 교사가 성적 소수자 학생들을 찾아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거나, 성적 소수자라고 의심되는 학생들을 불러 일종의 심문을 하거나 소지품을 뒤지는 경우가 있었다. 학교 당국자, 교사 등은 성과 관련해 학생들의 사생활이 존중되는 학교 환경을 만들도록 이에 상반되는 교칙과 관행을 없애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55
6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의견형성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고 문화생활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13조에서는 아동은 표현에 대한 자유권을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필기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아동이 선택하는 기타의 매체를 통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국경에 관계없이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다고 규정했다. 또 제31조 제2항에서는 당사국은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촉진하며,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 활동을 위한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의 제공을 장려해야 한다 고 했다. 이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형성하고 표현하며 차별 없이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고, 인권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 의견을 추구하고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 법원은 이미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해 그에 관한 정보의 생산과 유포를 규제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의 인격권 행복 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기 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및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고 판결한 바 있다. 37 따라서 교육 당국은 성적 소수자와 관련된 웹사이트, 영화, 서적 등을 유해하게 취급하거나 이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또 트랜스젠더와 같이 자신의 생물학적 성과 다른 옷차림과 행동을 하는 37 서울행정법원 2010. 9. 9. 선고 2010구합5974 판결 56
것을 제한하며 이를 근거로 학생에게 징계나 학교 입학 거부, 전학, 퇴학 등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교육 당국은 성적 소수자 관련 도서와 영화가 학교에 차별 없이 공급 및 비치되도록 하고, 각종 문화 활동에서 성적 소수자가 배제되지 않고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고려해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 57
7 모든 학생은 차별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련한 단체를 조직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권리가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15조 제1항에서는 당사국은 아동의 결사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인정 하도록 하고, 제2항에서 이 권리의 행사에 대하여는 법률에 따라 부과되고 국가 안보 또는 공공의 안전, 공공질서, 공중보건이나 도덕의 보호 또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의 보호를 위해 민주사회에서 필요한 것 외의 어떠한 제한도 가하여져서는 아니 된다 고 하고 있다. 모든 학생은 학교에서 차별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련한 모임이나 단체를 조직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근거한 이유로 이러한 모임을 부적절한 것으로 낙인찍고 활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본문에서 이미 반복해 언급하였듯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은 아동권리협약을 비롯한 여러 국제조약에서 명백하게 금지된 사유로서, 위 협약 제2항에서 인정되는 제한에 포함될 수 없다. 58
제 친구는 다른 아이 하나가 자신의 책상을 발로 걷어차며 '야, 너 호모라며!' 하고 말하는 걸 듣고부터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아이가 생각한 방법은 보건 선생님께 성 고충 상담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또 현재까지 벌어진 사태에 대해 털어놨죠. 문제는 그 보건 선생님이 친구의 담임 선생님께 이 사실을 말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졌습니다. 그 담임 선생님도 제 친구가 동성애 소동을 일으킨 주범이라고 생각한 것 같고, 그에 따라 아이들의 놀림이 더 심해지면서 친구는 가출을 했습니다. 59
3. 통계로 보는 청소년 성적소수자들의 현실 1) 각종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들 가. 브릿지 프로젝트 합동 보고서(2007) - 발간주체: 서울시늘푸른여성지원센터 - 조사주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 10대성적소수자거리이동상담사업팀 2007년,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서울과 부천 등에서 166명의 동성애자 청소년을 만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66명 중 107명은 가출 경험이 있거나 가출한 상태의 청소년이었고 59명은 가출 경험이 없었다. 가출 여부를 조사한 것은 학교나 가정, 사회에서 받는 차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이 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다. 1 가출 이전에 학교(선생님)로부터 성 정체성을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가출 집단의 경우 17.8%가 있다고 답변했다. 그 중 가장 빈번한 차별로 언급된 것은 혐오하는 눈빛으로 위아래를 훑어보는 것과 같은 시선의 폭력 과 외모나 스타일 등 겉모습을 바꾸라는 강요 였다. 2 자살 위험성을 조사하는 설문에서는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다 고 응답한 비율이 76.6%,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해 봤다 고 응답한 비율이 58.5%였다. 60
나. 청소년 성소수자의 생활 실태 조사 보고서(2006) 발간주체: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주체: 강병철, 김지혜 우리나라 청소년 성소수자의 생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만 13세부터 만 23세까지의 청소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2005년 1월 10일부터 5월 31일까지 105명, 2006년 6월부터 8월까지 30명 등 총 135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성정체성 인지 연령은 5-12세가 20.7%, 13-15세는 57.8%, 16~18세가 17.8%, 19세~21세는 3.7%가 나왔다. 즉, 78%가 15세 이전에 자신이 동성애자, 양성애자, 혹은 트랜스젠더임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성정체성으로 인한 고민으로 자살을 생각해 본 적 있다 는 응답자 비율은 77.4%, 자살을 시도해 봤다 는 응답자 비율은 47.4% 였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전국 중고교생 1,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 자해 및 자살 시도 경험이 10%로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 경험이 있는 청소년 성적 소수자는 불과 17.4%뿐이라는 점 역시 답답한 현실을 드러내는 조사결과다. 남자나 여자 같다고 놀림받은 적이 있다 는 청소년은 78.3%, 아웃팅을 당한 경험이 있다 는 청소년은 30.4%, 동성애자라고 알려진 후 학교, 교사, 친구 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 고 응답한 61
청소년은 51.4%에 달했다. 즉 주변 사람들에게 동성애자로 인식된 청소년들의 둘 중 하나는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욕설 등 언어적 모욕을 당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51.5%, 신체적 폭력의 위협을 당한 적 있다는 청소년은 22.3%, 개인 소지품이 망가지거나 파괴된 경험은 19.2%, 누군가가 자신에게 침을 뱉은 적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13.8%, 누군가가 물건을 집어 던진 적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이 18.5%, 주먹질이나 발길질 등의 신체적인 구타를 당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13.8%, 성적인 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 청소년이 10.8%, 그리고 무기로 공격을 당한 적이 있다가 9.2%였다. 즉 절반 정도의 청소년이 언어적으로 폭력 피해를 경험하며, 10~20%의 청소년이 신체적 또는 성적인 폭력을 경험하고 있었다. 일반학교에서 성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장재홍 등이 2003년에 실시한 청소년들의 동성애에 대한 생각 및 현황 분석 이란 연구에서는 동성애 성향이 있는 청소년은 12.7%로 나타났고, 김경준 등이 실시한 청소년 유형별 복지요구 실태와 지원방안 이라는 연구에서는 9.4%로 나타났다. 즉, 성정체성의 문제는 극히 소수의 청소년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 발달에서 주요한 부분으로 일반적으로 다루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62
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매뉴얼 발간 프로젝트 보고서(2005) 발간주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주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이 연구는 학교에서 실시할 수 있는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학교 교사와 청소년 상담원 상담가들의 인식조사를 먼저 실시하였는데, 전국 중고교 교사 5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학생들에 대해 듣거나 보고도 묵인한 적 있다 는 대답이 30.4%로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이외 따돌림 당하는 것을 묵인한 적 있다 는 응답이 2.4%, 훈계 및 교정 지도한 적 있다 는 비율이 5.2%, 그리고 고민 상담한 적이 있다 는 비율이 10.6%였다. 또한, 성적 소수자 학생을 만난 경험에 대해서는 교사의 43.6%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적 소수자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던진 질문에서는 학생들에게 전혀 아무런 언급도 한 적 없다 는 교사가 35.6%였으며 의견이나 가치관을 피력한 적이 있는 사람은 30.8%,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람은 22.9%였다. 학교에서 성적소수자 관련한 인권교육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조사에서는 성적 소수자 관련 인권 교육 시행에는 필요하나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고 응답한 교사의 비율이 60.1%였고 전적으로 동의한다 는 비율은 24.4%,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거나 반대한다는 교사는 15.6%에 불과했다. 63
그럼에도 인권 교육의 시행을 우려하는 이유로는 청소년이 유행에 민감해서 가 36%, 판단력이 미숙해서 가 31.6%, 성 발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가 21.3% 로 나와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을 이성애자로 길러야 한다는 과도한 부담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교육을 시행 과정에서 우려되는 지점으로는 시행할 시간의 부족을 1위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학부모의 항의, 학교 방침 및 동료 교사와의 마찰, 정보 부족 등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학교에서 인권교육을 실시하지 못하는 것은 학교와 교육 정책 전반의 지지가 없기 때문임을 보여준다. 64
라. 전국 중고교 재학생 의식 조사 보고서(2007) 발간주체: 국가청소년위원회 조사주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07년 11월 한 달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전국 중 고등학생 6,16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가치관 조사 를 실시했다. 그 결과, 동성애 성향에 대해 없다 는 94.2%, 있다 는 5.8%로 나타났으며, 동성 간 연애나 결혼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21.0%가 할 수 있다, 79.0%가 해서는 안 된다 라고 응답했다. 동성애성향 있다, 5.9% 없다 94.1% 동성간 연애/결혼 할수 있다, 21.0% 해서는 안된다, 79.0% 65
마. 한국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2007) 발간주체: 한국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기획단 조사주체: 한국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기획단 2007년에 전국에 거주하는 10대부터 60대까지의 성적 소수자 37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성 정체성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25.6%가 그렇다 고 답했다. 즉 성적 소수자 4명 당 1명은 학교를 다니면서 자퇴를 생각할 정도로 불편함을 느꼈다는 뜻이다. 이에 실제로 전학을 가거나 학교를 그만둔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7%가 그렇다 고 답했다. 또 성적 소수자로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을 꼽는 항목에서는 38.2%가 제도적, 법률적 보호를 받지 못함 을 지적했고, 30%가 가족으로부터의 소외와 차별 을 꼽았다. 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언제 인식하였는가를 질문에는 동성애자의 62%가 10대 때 라고 응답했고, 10대 이전이라고 답한 사람도 4.8% 있었다. 트랜스젠더의 경우엔 10대 이전이라 답한 사람이 24.3%였으며, 64.9%는 10대 때라 답했다. 이처럼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많은 성적 소수자들이 10대 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6
단순히 제가 뒷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때려서 병원까지 간 적도 있고요. 길 가다가 아무 이유 없이 발을 걸어서 넘어뜨 리기도 하고, 넘어진 저에게 침을 뱉기도 했죠. 사실 그렇다고 해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어요. 모두가 똑같은 시선으로 저를 바라봤으니까요. 결국 학교라는 공간에 있을 수가 없어요 67
4.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에 관한 학생 권리 선언>을 제안하며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에 관한 학생 권리 선언(안) 모든 종류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지닌 학생들은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있어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완전히 향유할 권리가 있다. 교육 당국은 모든 학생의 개성, 재능, 정신적 신체적 능력의 잠재성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에서 모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지닌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포함하는 이해와 관용, 평화와 평등의 정신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인간의 보편적 권리는 언제나 존중되어야 하며, 학생 모두에게 안전한 교육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1.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련된 차별 없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교육 당국과 교직원, 교사는 모든 학생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계없이 학교 환경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를 누리며 어떠한 차별에도 노출되지 않고 교육 과정을 끝마칠 수 있도록 68
보장해야 한다.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하여 입학을 거부하거나 전학, 정학, 퇴학 또는 강제적 자퇴를 시키는 조치는 엄격히 금지된다. 2. 모든 학생은 학교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포함하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하는 모든 형태의 사회적 배제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교사를 포함하는 모든 교직원과 학교는 이러한 배제와 폭력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제공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 시간을 포함한 모든 교육 환경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거나 강화하는 발언 및 성소수자 차별 혐오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3. 모든 학생은 학교에서의 교육 방식 및 과정, 자원을 통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존중을 배울 권리가 있다. 모든 교재와 교과 내용에는 성적 소수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차별을 정당화하고 편견과 혐오를 조장 및 강화하는 주장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학생의 권리에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을 고려한 적절한 성교육을 받을 권리가 포함된다. 4.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학교 규율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학교에서의 규율은 학생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과 이에 대한 표현을 이유로 하는 차별이나 불이익 없이, 학생의 존엄과 일치되는 방향으로 형성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성적 69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근거해 학생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내용의 교칙이나 관행은 허용될 수 없다. 5.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완전한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사생활의 자유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드러낼지 여부를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포함한다. 6.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의견의 자유로운 형성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학생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할 자유가 있으며, 인권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 의견을 추구하고 주고받을 수 있다. 7.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교육 당국은 성적 소수자 관련 도서와 영화가 학교에 차별 없이 공급 및 비치되도록 하고, 각종 문화 활동에서 성적 소수자가 배제되지 않고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고려하여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 8. 모든 학생은 학교에서 차별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련한 모임이나 단체를 조직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권리가 있다. 교육당국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근거한 이유로 이러한 모임을 70
부적절한 것으로 낙인 찍고 활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9. 모든 학생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없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의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성적 소수자 학생은 인권 친화적인 상담사에게 상담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교육 당국은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또 교육 당국은 학생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주의하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다양성에 관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10. 이 선언의 모든 권리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교육 당국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학교를 떠난 탈학교 청소년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의 의지와 이익에 합치하는 교육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71
교내 레즈비언 커플이었는데 어쩌다 아웃팅을 당하고 나서, 둘이 급식실에 있는데 다른 애들이 바나나를 마구 던지고 급식 식판을 머리에 쏟고. 국이 뜨겁잖아요. 그런 게 너무 힘들어서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자살 시도를 했어요. 두 학생 다 학교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한 친구는 즉사하고 한 친구는 병원에 있었어요. 그 학교 선생님들은 외면했어요. 73
5. 참고 자료 1) 차별 사례 모음 이 사례들은 성적 소수자 단체들에 접수된 상담 사례, 차별 신고 사례, 그리고 관련된 문헌에 기록된 인터뷰 기록뿐만 아니라 2011년 10월 중순에 2주간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직접 조사한 사례와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대응> 내 차별사례조사팀에서 직접 인터뷰를 통해 모은 것이다. 각 사례 뒤에 있는 괄호 안에는 차별 사건이 발생한 연도 / 학교의 소재지와 학교명 / 차별 사례 수집 주체의 이름을 차례로 명기했다. 학교 소재지의 경우, 제보자가 원하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였고 제보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소재지와 학교명의 이니셜을 밝혔다. 내용 중 제보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은 편집했음을 밝혀둔다. 사례1 1 저는 조용하고 십자수를 좋아하며 도서실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중학생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여자 같다 고 놀리곤 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정말 악몽 같은, 죽고 싶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초에, 50대의 남자 영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들어오셔서 갑자기 칠판에 sissy 라고 적어놓곤 이게 무슨 뜻인지 아냐고 물었습니다. 그 말이 계집애 같은 남자를 뜻한다면서 저를 sissy 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74
쑥덕거리며 웃었습니다. 그 후로 선생님은 1년 내내 제 이름을 부르지 않고 항상 시씨 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씨 는 저의 별명이 되었고, 아이들도 저를 그렇게 부르면서 놀림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아이들은 대놓고 저에게 자기를 만지지 말라거나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고, 저랑 닿으면 살이 썩는다. 불결하다 며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하리수 같다 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다른 면에서는 평판이 좋은 선생님이었으나 이 부분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따돌림과 놀림, 폭력에 시달렸고, 대인 기피증이 점점 심해져 학교를 가지 않는 날도 많았습니다. 2학년과 3학년 때는 반 아이들이나 담임 선생님도 좋은 사람이었지만 학교에 가기 싫었습니다. 그 영어 선생님을 찾아보니 지금은 교감이 되셨더군요. 수업 시간에 제게 너는 트랜스젠더, 뭐 그런 건 아니지? 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하는 선생님이 앞장서서 한 아이를 놀림감으로 던져 주다니. 만약 지금의 나라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에라도 뛰어갔을 겁니다. 저는 중학교 3년 동안 패닉 상태로 살아야 했으니까요. 교사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각해야 합니다. 2005년 / 서울 동작구 C 중학교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사례 2 학교에 소문이 돌았어요. 저 모르게. 머리도 짧고 그러니까. 아웃팅당하기 전엔 선생님이랑 되게 친했어요. 저를 되게 예뻐해 주셨죠. 75
아무래도 학교 성적이 잘 나오니까. 나름 모범생이어서 잘 챙겨주시고 그랬는데, 아웃팅당하고 나서부터는 국사 시간에 왕비가 궁녀와 레즈비언이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더러우니까 하지 말라 고 하더라고요. 제가 왜 나한테 얘기하시느냐 고 물으니까 너는 하지 말라고, 더러우니까 하지 말라고 라고 하더군요. 담임 선생님이 저에게 너 동성연애자니? 라고 물어본 적 있어요. 맞아요 라고 하니까 막 혼내셨는데 제가 이게 굳이 나쁜 건 아니잖아요.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라고 하면서 그걸 굳이 나쁘다고 할 수 있냐고, 이게 법적으로 문제될 게 있냐고 당당하게 따졌어요. 선생님한테 무례한 거 알면서도. 또 수업 들어오실 때마다 일부러 꼭 문제를 물어보는 선생님이 계세요. 저한테 질문을 던지시면 제가 정확하게 답을 하거든요. 그럴 때면 넌 왜 공부를 잘 하냐? 레즈비언인데. 수업 시간마다 너는 왜 레즈비언이냐? 레즈비언인데 왜 공부를 열심히 하냐? 라고 하시죠. 괜히 그러시니까 저는 기분 나쁘죠. 이게 창피할 일도 아닌데. 저는 오히려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저는 진심으로 하는 사랑이니까.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엔 경우도 있어요. 그 학교는 평택 근처에 있는 남녀공학이었거든요. 뉴스에도 한 번 났었어요. 교내 레즈비언 커플이었는데 어쩌다 아웃팅을 당하고 나서, 둘이 급식실에 있는데 다른 애들이 바나나를 마구 던지고 급식 식판을 머리에 쏟고. 국이 뜨겁잖아요. 그런 게 너무 힘들어서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자살 시도를 했어요. 두 학생 다 학교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한 친구는 즉사하고 한 친구는 병원에 있었어요. 저보다 한 살 많았던 거 같은데. 그 학교 선생님들은 외면했어요. 되게 공부 잘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였는데, 그 애들 신경 쓴다고 다른 애들한테 뭐라고 하면 공부 못할 76
수도 있으니까 선생님들도 그냥 방치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나쁜 거 같아요. 2011년 / 경기도 평택시 M 고등학교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사례 3 고등학교 1학년 때 겪었던 일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시사프로그램에서 10대 동성애를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그 방송이 나간 그 다음 주로 기억합니다. 사회 수업 시간에 들어온 20대의 젊은 여교사는 수업이 시작하면서 대뜸 <그것이 알고 싶다>를 언급하며 폭언을 하셨습니다. 동성애는 미쳤거나 뇌가 없어서 하는 거다. 동성 간에는 임신을 안 하니깐 더 낫지 않느냐고 하던데, 역시 정신 나간 애들이라 생각을 그 따위로 한다. 내가 여고랑 여대를 나와서 그런 애들 많이 봤는데 정말 토할 것 같았다 는 발언을 하시며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셨습니다. 같은 반의 학생들은 교사의 발언에 킥킥대며 맞장구를 치고 저를 쳐다보며 웃어 댔습니다. 교사들에게까지 알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반 학생들이 저의 성적 지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이 되자 몇몇 애들이 제 앞에서 교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들었냐? 뇌가 없거나 미친 거래. 뇌가 없는 걸까, 아니면 미친 걸까?, 미친 거겠지. 보면 정신 나간 것 같잖아. 라는 대화를 나누며 저에게 모욕감을 주었습니다. 지금은 그 당사자들에게 따지거나 항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 당시에 저는 그저 자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사의 말대로 정말 내가 정신병에 걸린 건 아닐까 해서 인터넷으로 온갖 정신병원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몇몇 사이트에서는 상담 글을 올려보았습니다만,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 질환이 77
아니라고 했습니다. 전문의들은 정신 질환이 아니라고 하는데, 학교에 있던 교사와 학생들은 동성애를 정신 이상자로 취급했습니다. '사랑하는 상대의 성별이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이런 의문과 억울함이 들었지만 저는 그저 참고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적 소수자인 학생은 사람들의 이런 차별적 발언과 행태 때문에 자존감을 잃어갑니다.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죄책감과 자기혐오로 마음이 병들어 갈 수 있습니다. 자아가 확립되는 시기에 교사가 동성애 혐오 및 차별적 발언을 하면 학생들은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성애 중심적 사고를 하, 그 외에는 배척하며 약자를 억압하려 하죠. 저에게는 이미 지나간 시간들이지만, 지금 그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학생들은 자신의 인권을 침해 받지 않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2003년 / 안산시 모 고등학교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사례 4 학교에서 1교시부터 울 뻔했어요. 사회 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청소년기에 정신이 아직 덜 성장해서 성정체성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라는 설명을 하더니 혹시 우리 반에 동성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 있냐? 없지? 막 이렇게 물어 보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선생님이 조용히 하는 말이 동성애는 정신병 이라는 거예요. 그 말 듣고 순간 울컥해서 울 뻔했어요. 입술을 꽉 깨물고 안 울려고 죽어라 버텼어요. 진짜 마음속으론 내가 정신병잔가요?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거야? 대체 왜 이런 소릴 들어야 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이 뭐라고 그렇게 말하는 건지. 그 78
생각을 생각하니까 또 울고 싶네요. 2009년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례 5 사례 제보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역사(국사) 선생님이 수업 도중, 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다가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로 발달하지 못한(다음 단계, 즉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사람들 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2007년 / 서울 광진구 모 고등학교 / 차별사례모음팀 사례 6 교사가 수업 시간 도중에 "동성을 좋아한다는 게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일인데 요즘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된다." 는 식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성소수자는 유별나고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 한국에서 성소수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미국의 과거의 인종 차별이 떠오릅니다. 구시대적이고 비합리적인 성소수자 차별을 옹호하려는 교육청은 각성해야 합니다. 2011년 / 서울 종로구 모 고등학교 / 청소년성소수자조례대응 사례 7 수학 선생님이 수업 도중에 아무런 이유 없이 오늘 지하철에서 79
게이들이 손잡는 것을 보았다. 한 사람은 여자인 줄 알았는데 둘 다 남자더라. 더럽다. 이해가 안 간다. 라고 말하고 다시 수업을 했다. 2009년 / 서울 은평구 모학교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사례 8 저는 고2때부터 아주 짧은 숏커트 스타일이었는데(제 생물학적 성별은 여자입니다), 고3 수업 시간에 담당 교사가 저를 지적하며 여자가 머리가 저러면 레즈비언이 확률이 높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반 아이들이 저에게 동성애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2011년 / 청소년성소수자조례대응 사례 9 여학생 두 명이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 다른 학생들이 "둘이 같은 칸에 들어갔다 온 거 아니냐"고 놀렸습니다. 그러자 교사가 너희 레즈냐? 라며 비웃었습니다. 2010년 / 청소년성소수자조례대응 사례 10 국어 시간 수업 도중에 여자 선생님이 지하철에서 레즈를 보았다. 내 알 바는 아닌데 막상 애정 행각을 보니 더럽더라. 이해가 안 간다 와 같은 말을 했다. 또 체육 선생님에게 우리 학교는 왜 바지 교복이 없냐고 물었더니 여자애들이 왜 바지를 입으려고 하냐? 너 80
레즈비언이냐? 라고 대답했다. 내가 아는 어떤 애는 남녀 공학에 다니는데, 학교 교칙에 있는 풍기 문란 에 걸려 전학을 갔다. 학교에서 남 녀 커플은 괜찮은데 여 여 커플은 퇴학시킨다고 해서 전학을 간 것이다. 2011년 / 서울 양천구 모 고등학교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사례 11 수업 시간에 교사가 영화를 보여주기로 했는데, 뒷자리에 앉아 있던 시력이 나쁜 학생 한 명이 영화를 보려고 앞쪽 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과 한 의자에 같이 앉자 교사가 "너희 그렇게 같이 앉으면 레즈비언이다." 라고 했다. 레즈비언이 뭐 어떠냐고 내가 묻자(같이 앉았다고 레즈비언이라고 한 것도 어이없었지만) "성경에서 금지하고 있는 거고, 하나님이 처음에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면서 서로 좋아하도록 하셨으니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고 없어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연도 미상/ 청소년성소수자조례대응 사례 12 제 친구들 학교 이야기예요. 두 곳에서 일어난 일이구요. 차례로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 학교에는 무용 시간이 있고 무용 선생님도 있었거든요. 그때 한창 마녀 사냥이라고 해서 이반(동성애자)인 아이들을 잡아냈었는데, 그 학교에서는 무용 선생님이 그 일을 담당하셨어요. 그 학교가 커트를 금지했기 때문에 머리 모양이 커트인 학생들을 불러서 심문을 했어요. 81
커트 머리면 무조건 다 불려갔는데 그때 제 친구도 불려갔고요. 끌려간 아이들은 기독교인이었던 무용 선생님으로부터 기독교적인 말도 듣고, 동성애가 사회악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이후에 무슨 사건 사고만 일어나면 당시 불려갔던 아이들이 가장 먼저 의심을 받았고요. 아무런 관련이 없었는데도. 주위 아이들은 그때 불려갔던 아이들을 피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했다고 해요. 두 번째 학교에서는 이반 검열을 해서 이반으로 찍힌 친구들의 부모님들에게 아웃팅을 했어요. 그 때 한 친구는, 집안 사정이나 다른 문제들도 있었지만 특히 그 문제로 인해 부모님과 갈등이 깊어지다가 자살을 했어요. 이 친구 말고 다른 친구들도 아웃팅 이후 부모님과의 문제, 주위 친구들로부터 당한 따돌림 등을 견디다 못해서 자해를 했고요. 이반 검열도 무서웠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게 검열 뒤에 있을 아웃팅이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아웃팅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서 학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방치했어요. 마치 당할 만한 일 이라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죠. 저는 당시에 공학에 다니고 있었고 학교에서 이반 검열을 하는 일은 없었지만, 혹시 우리 학교에서도 하면 어떡하지,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굉장히 무서웠어요. 또 어떻게 저렇게 차별을 할 수 있을까 화도 났어요. 그러면서도 역시 두려워서 이후로는 보통 여자 로 생각 될 만한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하게 됐고요. 커트였던 머리도 길렀어요. 대학교로 가서도 두려움은 여전해서 레즈비언인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 같아 일부러 화장을 배우고 남자를 사귀기도 했고요. 당연히 남자를 사귄다고 해서 제 정체성이 바뀌는 건 아니었지만 오로지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렇게 했어요. 82
학교에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가르치지만, 정작 성 문제에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못해요.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는 것과 각자 다른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제대로 교육했으면 좋겠어요. 제 친구들이 겪었던 끔찍한 경험들이나 제가 느꼈던 두려움을 더 이상 아이들이 겪게 하고 싶지 않아요. 2004년 / 성남시 모 중학교 / 차별사례모음팀 사례 13 저희 고등학교 선생님 중에 정말 광적인 기독교 신자이신 여자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첫날부터 자기가 멕시코에서 살다왔는데 거기에는 게이랑 레즈가 많아서 정말 구역질이 난다느니 화가 난다느니, 돌로 쳐 죽여야 할 놈들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최근 들어선 더 그러는 것 같습니다. 몇 시간 간격으로 동성애자 얘기를 하나 싶더니, 군대 어쩌고 하면서 비하 발언을 하고. "동성애자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했지?" 라고 하시길래 제가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요?" 하고 비아냥거렸는데 비아냥거린 걸 모르시는 건지 어쩐 건지 막 웃으면서 그것까진 아니지만 그럴 만한 놈들 이라고 하시더군요. 선생님이 기독교인인 건 알겠는데, 자기가 호모포비아면 혼자 싫어하면 그만이지 왜 그렇게 애들 머릿속에 박히게 동성애자를 욕을 하고 비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선생님들 때문에 사람들이 (성적 소수자를) 더 나쁜 쪽으로 보는 것 같아요. 정말 심하거든요. 듣고 있으면 짜증나고 화도 나고. 이걸 뭐 어떡해야 하는지, 차별 대우라고 신고가 되는 건지 뭔지. 누가 커밍아웃이라도 하면 정말 퇴학시키고 싶어서 안달 낼 것 같은 선생님이거든요. 그 선생님은 83
너무 싫어요. 2009년 / 모 고등학교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례 14 저희 한문 선생님은 기독교 신자십니다. 항상 수업 시간에는 기독교 얘기를 합니다. 갑자기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 게이들이 어떻게 성교하는지 아니? 옆 반 애들은 알고 있더라. 어우 끔찍해." 그 전에도 몇 번 동성애 비하 발언을 하시던 선생님이셨기에 그냥 무시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대든다고 벌점을 받고 혼날까 봐 반박을 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저희 학교에 성소수자가 저뿐만이 아닐 텐데 선생님이 돌아다니면서 그런 말을 하시면 숨어 있는 성소수자 친구들이 상처를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2011년 / 청소년성소수자조례대응 사례 15 작년 여름과 가을 사이쯤에 저는 지각 때문에 1교시를 못 들어가고 1교시가 끝난 후에 들어갔어요. 교실에 들어가니까 애들이 수군댔어요. 그리고 3교시에 선생님이 저를 불러서 따라갔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가사실에 갔는데 거기에 2학년, 3학년 선배들이 다 있었어요. 무슨 일인가 했는데, 순간 알아버렸어요. 1교시 때 레즈가 누군지 알면 몇 학년, 몇 반, 이름을 적어내라고 했던 거죠. 한마디로 레즈 골라내기 설문지죠.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