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A Report 2016년 7월
미디어와 가상 현실(한상기) 미디어의 미래와 플랫폼 환경(최호섭) 1인 미디어 열풍과 그 이유(최재홍) 인공지능은 미디어다(이경전) 디지털 미디어와 언론사 조직 변화(한운희) 소셜미디어 표현의 자유 논의확대에 대하여: 자기가학의 자유시대에 부쳐(최홍규) VidCon 2016 의미 읽기(조영신) GEN 서밋 통해 본 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김익현) ICT 동향 IBM 왓슨을 탑재한 자율 주행 미니버스 올리(Olli) 공개 美 소비자들, 게임 이외에 다른 가상현실 콘텐츠에 더 관심 중국 핀테크, 전통 금융 산업을 위협...금융권,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핀테크 기술 포용 대규모 사이트의 패스워드 재사용 공격 증가 신종 모바일 악성코드 GODLESS 출현
미디어와 가상현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stevehan@techfrontier.kr) ( 現 ) 소셜컴퓨팅연구소 설립자 겸 대표 ( 現 ) (사)오픈플랫폼 개발자 커뮤니티 의장 ( 前 )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 前 )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 대표 및 일본 다음 법인장 가상현실은 미디어 기업들이 가장 흥미롭게 접근하는 기술이다. 이미 2014년 11월에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는 가상 현실이 저널리즘의 다음 프론티어 라는 글로 가상현실을 활용한 새로운 도전을 소개하면서 이 기술이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봤다. 1 2014년 1월 USC 시네마틱 아츠 스쿨의 노니 드 라 페냐 (Nonny de la Peña)교수가 프로젝트 시리아 를 제작해 세계 경제 포럼에서 시사회를 가진 것이 가상 현실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그림 1_ 프로젝트 시리아 의 화면 출처 : Emblematic Group 1 Erin Polgreen, "Virtual reality is journalism s next frontier," Columbia Journalism Review, Nov. 19, 2014. 3
페냐 교수의 콘텐츠는 지금 많은 미디어가 보이는 360도 영상이 아닌 정밀한 모델을 기반으로 시리아의 거리나 난민 캠프를 가상으로 구현했고, 여기에 실제 현장에서 녹음한 소리를 활용해 사람들의 경험 수준을 올렸다. 그녀는 이를 몰입형 저널리즘 이라고 불렀다. 이후 미디어 기업이 취하는 입장은 일단 360도 영상을 통해 독자의 경험 폭을 확장하고 새로운 미디어를 제작하는 기술의 축적, 그리고 가상현실 전문 기업에 대한 투자이다. 미디어 기업의 과제는 과연 가상현실 기술, 특히 360도 영상 기술이 어떤 미디어 경험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가장 적극적 미디어는 뉴욕 타임즈이다. 2015년 11월에 난민(The Displaced)'라는 가상현실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소개한 뉴욕 타임즈는 이후 8개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는 VRSE라는 가상현실 제작 전문 회사와 협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이다. 뉴욕타임즈는 이후 NYTVR 이라는 가상현실 활용 기사 전문용 앱을 소개해 많은 독자들이 이를 경험하게 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독자의 경험을 확산하기 위해 구글과 카드보드 기기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미 2015년 11월에 100만 개를 공급한 이후 2016년 5월에는 온라인 고객을 위해 30만 대의 카드보드 헤드셋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이미 60만 명이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NYTVR에는 현재 명왕성 탐사, 첨탑 위의 사람, 더 클릭 효과, 뉴욕 걷기 등 다양한 가상현실 기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뉴욕 걷기는 프랑스의 예술가 JR의 작품과 같이 만들어졌는데 이를 뉴프론츠 행사에서 공개했다. 그림 2_ 뉴욕 타임즈의 NYTVR 앱 소개 화면 출처 : 뉴욕타임즈(http://www.nytimes.com/marketing/nytvr/) 4
미국 ABC 방송 역시 이미 2015년 9월부터 다마스커스 라는 가상 현실 영상을 고품질 가상현실 콘텐츠 기업인 존트(JAUNT)와 협력으로 제작했으며, 이후에도 지진 이후의 네팔, 사파리, 북한 방문, 뉴욕 크리스마스 풍경 등을 제작해 소개하고 있다. 바이스 미디어도 VRSE의 크리스 밀크 감독과 가상현실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콘데 나스는 새로운 시리즈 물을 만들고, 디스커버리도 디스커버리 VR이라는 서비스로 75개 이상의 가상현실 다큐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바이스는 영화감독 스파이크 존즈와 2014년 12월에 있던 뉴욕에서 벌어진 백만인 행진 내용을 360도로 보도했다. 2 미디어가 가상현실을 통해서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몰입감을 통한 새로운 경험이다. 마치 현장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제공함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보다 강렬하게 이루어지게 하며, 현장의 주인공이 되는 것과 같은 공감을 이루게 한다. 공감은 이런 시도를 하는 미디어 기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가상현실 세계에서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은 효과는 공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인 것이다. 또 다른 효과는 뉴스 리포터나 미디어 연출가와 새로운 상호 작용이 가능하게 한다. 추가적인 메뉴와 옵션의 선택은 다른 경험으로 할 수 있으며, 마치 1:1로 리포터나 저널리스트와 상호 작용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VRSE의 클리스 밀크는 가상현실이 저널리즘에 주는 첫 번째 효과로 독자가 그 자리에 가 있는 듯한 현장감을 뽑았고 두 번째는 그 안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됨을 갖게 해주는 것이라 하였다. 이 중, 더 중요한 것은 두 번째 효과라고 강조했다. 3 최근 미 공화당조차 7월 18일 이루어질 전당 대회를 360도 영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디어뿐만 아니라 이제 하나의 행사에도 많은 사람이 직접 참여하는 느낌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4 그러나 미디어 독자나 소비자가 이런 저널리즘의 새로운 시도를 확인하고 경험하여 그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보급이 우선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2015년부터 본격적인 가상현실을 위한 기기 보급이 시작되었다. 시장 조사 기관인 IDC는 2016년 하드웨어 보급이 960만 대이지만 2010년에는 1억 천만 대에 2 https://www.youtube.com/watch?v=n9czrfp6moa 3 http://www.wired.com/2015/04/virtual-reality-journalism-nyt-mag/ 4 http://www.theverge.com/2016/7/6/12110256/republican-convention-rnc-app-live-stremaing-360-video 5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글의 카드보드나 삼성 기어 VR 같은 보급형부터, 오큘러스나 HTC 바이브, 소니의 게임 전용 PS VR 등의 전문적 기기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스펙의 가상 현실용 또는 360도 영상 감상을 위한 기기를 시장에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구글이 데이드림이라는 가상현실 플랫폼을 소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방향을 달리해 홀로그래픽 컴퓨팅의 개념으로 홀로렌즈 개발자 버전을 공급함으로써, 전 세계 주요 ICT 기업은 이미 가상현실 기기를 차세대 플랫폼으로 선정한 상황이다. 애플이 가상현실 기기를 소개할 것이라는 것은 시기만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기업은 가상현실 투자에 있어도 적극적인데, HBO는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 리버티 미디어와 함께 오토이(Otoy)라는 가상현실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 회사는 가상 현실 배포를 위한 오픈 표준을 끌고 나가기를 원한다. 투자 규모는 3천만 불에 달한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는 가상현실 방송 전문 기업인 '넥스트VR'에 3천50만 불을 투자했다. 넥스트VR은 미국프로농구 개막전과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을 가상 현실 방송으로 진행했다. 컴캐스트는 앞서 알트스페이스VR에도 천억 달러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월트 디즈니와 스카이 역시 이미 존트(JAUNT)라는 가상현실 콘텐츠 생산과 배급 전문기업에 6,500만 불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존트는 전문적인 촬영 장비를 통해 고급의 가상현실 영상 제작을 하며, 공연과 뉴스, 다큐를 영화 수준의 품질로 제작하고 있다.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또 다른 방식인 혼합 현실은 홀로그램이나 증강 현실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바라보는 세계에 가상 세계를 중첩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나 구글이 투자한 매직립이 대표적 사례로서 이미 교육, 보도, 여행, 전문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미디어와 저널리스트는 앞으로 단지 360도 영상을 만들어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독자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거나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 방향에서는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소셜 VR이 새로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 기술 발전은 미디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새로운 콘텐츠의 생성과 배포,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작업 환경과 소비 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공간에서의 수익 모델, 6
광고 방식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일단은 네이티브 광고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위해 스토리[X] 라는 연구 개발 랩을 만들어 여기에 저널리스트, 기술자, 제작자, 브랜드 기업들이 함께해 새로운 스폰서쉽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통과 만남, 이를 통한 사람과 기술의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가상현실 저널리즘에 주력 미디어가 큰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은 이 기술이 앞으로 가지고 있는 잠재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저널리스트나 미디어 기업 자체가 인정했다는 것이다. 단지 기술 데모가 아니라 가상현실 기술은 저널리즘이 가진 그 가치를 더욱 극대화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미디어 역할을 끌어 올린다는 점에서 오히려 저널리스트에게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 1. Erin Polgreen, "Virtual reality is journalism s next frontier," Columbia Journalism Review, 2014.11 2. "VICE NEWS VR : Millions March NYC 12.13.14", 2015.11 3. Wired, "How The NY Times Is Sparking the VR Journalism Revolution", 2015.4 4. The Verge,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 app includes live streaming and 360-degree video", 2016.7 7
미디어의 미래와 플랫폼 환경 최호섭 기자 (work.hs.choi@gmail.com) ( 現 ) 프리랜서 디지털 컬럼니스트 ( 現 ) 더 기어 객원기자 ( 現 ) 리디북스 샤오미 저자 ( 前 ) 블로터 기자 80~90년대 미래 과학 소설이나 만화를 보면 꼭 나오는 클리셰들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침 풍경이다. 출근 준비를 하는 아버지는 식탁에 앉아 음성 비서를 이용해 오늘의 스케줄과 날씨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하고, 종이 신문 대신 태블릿으로 신문을 읽곤 한다. 그리고 그 장면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인터넷이 바꾸어 놓은 산업 분야는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미디어는 생산부터 소비 과정까지 예전과 완전히 뒤바뀌었다. 인터넷은 단순히 전송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 플랫폼은 미디어를 끌어안았고, 미디어는 서서히 콘텐츠 유통에서 생산, 공급자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흐름이다. 그리고 그 흐름은 또 다시 미디어와 그들의 콘텐츠 형태를 좋은 방향이든, 그 반대로든 바꿔 놓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포털과 광고가 있다. 미디어의 힘, 콘텐츠인가 유통인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은 미디어를 규정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정보는 더 풍요로워졌고,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도 늘어났다. 그리고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자유가 열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대부분의 미디어들은 생존을 위한 변화를 논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비즈니즈는 대체로 유통에서 나왔고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의 콘텐츠 유통 권한의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8
너나할 것 없이 모바일 퍼스트, 온라인 중심 이라는 가치를 내놓고 있다. 이는 뒤집어 이야기하면 미디어들이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해야 하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변화의 방향성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미디어의 소비는 인터넷이 아니라 실제로는 포털이나 검색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 이 대중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결국 정보를 모아 놓는 포털 이고, 그 포털의 1면은 과거 신문의 1면이나 방송 뉴스의 첫 꼭지 그 이상의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미디어들의 온라인 전략은 네이버에 의존하는 포털 퍼스트 전략이라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디어의 가치 평가는 기사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포털에 얼마나 많이 전송되느냐로 판단된다. 그 가치는 곧 광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림 1_ 네이버와 방송매체 광고매출 비교 출처 : 이데일리 네이버의 광고 매출이 지상파 방송 3사의 광고 매출의 2배를 돌파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구글은 더 이상 양적 성장이 어려울 정도로 시장을 꽉 쥐고 있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구글이든, 야후든, 혹은 바이두든 한 사이트가 이른바 전 국민의 시작 페이지, 즉 인터넷 관문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광고는 누구를 따르는가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미디어는 상대적으로 콘텐츠의 유통과 아젠다를 통한 권력이 흐릿해지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광고는 미디어의 중요한 수익원이다. 광고는 사람이 몰리는 곳을 따를 수 9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광고의 변화는 플랫폼과 더불어 미디어의 형태를 바꾸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미디어도 결국 사업이고, 모든 사업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도입되기 전의 미디어들은 콘텐츠를 유료로 독자에게 판매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언제나 인쇄 매체는 인쇄 비용 아래로 값을 매겨 왔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수익 구조는 돈을 내고 미디어를 고정적으로 받아보는 충성도 높은 독자층에게 콘텐츠를 미끼로 광고를 보여주는 형태였다. 미디어는 콘텐츠를 파는 게 아니라 광고주들에게 독자 노출을 파는 비즈니스라는 설명도 있다. 결국 판매 부수나 시청률 등은 상업 미디어의 콘텐츠가 공익성보다 더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 흐르는 이유라는 지적은 인터넷 시대 이전에도 있었다. 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 그 부분은 더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온라인 광고는 독자들에게,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느냐고 가치가 매겨지고, 광고가 클릭되는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모든 수치는 정확히 집계되고, 분석된다. 심지어 광고주와 매체가 직접 만나지 않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미디어 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 누구나 간단한 계약을 맺고 자리만 정하면 미리 약속된 광고가 뜨고, 노출에 따라 광고비용이 집계된다. 광고주들도 미디어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채널 하나만 정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심지어 이용자 분석을 통해 타겟팅까지 된다. 그 역할 역시 구글을 비롯한 포털들이 꽉 쥐고 있다. 결국 포털에, 검색에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미디어 입장에서는 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독점적인 입지를 잃고 있다. 결국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광고를 노출해야 하고, 그 광고가 노출되기 위해서는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기사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포털 서비스에 잘 걸려야 한다. 인터넷 콘텐츠를 이끌어가는 주요 화두가 인기 검색어고, 미디어는 그 검색어에 잘 걸리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이는 곧 콘텐츠와 유통의 흐름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플랫폼 환경, 그리고 뉴미디어의 시도 우리나라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는 다소 극단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포털과 미디어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악순환은 아니다. 이는 세계 곳곳에서 구글, 야후 등이 겪고 있는 공통의 갈등이다. 아직 고민이 끝나지도 았는데 시장 흐름이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된다. 모바일의 광고 시장은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10
시장의 중심 플랫폼이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기존 미디어들의 변화만큼이나 신규 미디어들의 등장도 분주하다. 인터넷은 누구나 미디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열어주고 있고, 모바일 환경 변화에 따른 콘텐츠에 목마르기 때문이다. 앱이나 모바일페이지, 카드 뉴스같은 플랫폼의 고민 뿐 아니라 콘텐츠의 형태와 아이디어, 그리고 기존 미디어들의 어쩔 수 없는 변화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콘텐츠 신뢰도 등을 무기로 나서고 있다. 덕분에 콘텐츠의 다양성은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닥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의문이 남는다. 사업적으로 콘텐츠 생산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콘텐츠의 유료화는 실패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광고와 기사의 오묘한 결합인 네이티브 애드는 시장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광고 대신 디스플레이 광고가 중심이 되고 있긴 하지만 그 역시 수익은 충분하지 않다. 뉴미디어도 콘텐츠의 형태만 다를뿐 안정적인 수익면에선 이렇다 할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회의론도 있다. 결국 미디어를 바꾸고 있는 것은 플랫폼 환경이다. 현재 미디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만 결국 미디어들도 달라지는 플랫폼 환경에 대한 적응 과정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그리고 미디어와 이를 사업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운영에 대한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 신선한 결과물과 풍요로운 콘텐츠가 고민되고 양적으로도 쏟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달라지는 플랫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미디어 환경에 산고가 이어지는 시기다. 11
1인 미디어 열풍과 그 이유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smart_phone@daum.net) ( 現 ) 다음카카오 사외이사 ( 現 ) 대한민국 앱 어워드 심사 부위원장 ( 前 ) NHN Japan 사업고문 ( 前 ) e-samsung Japan 사업고문 1. 들어가면서 1인 미디어 열풍은 시작되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인터넷 방송을 통해 1인 미디어의 발달을 예고했지만, 지속된 어려움 속에서 성장의 불씨가 이제야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 성장세가 다른 때와 다르고 성공의 조건들도 채워지기 시작했다. 1인 미디어의 선조는 2000년대 인터넷 방송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2005년 경 UCC(User Created Contents)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등장한 소셜과 모바일 발달, 동영상 기술 성장이 모바일 방송과 결합되면서 1인 미디어로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1인 미디어가 최근 들어서 왜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것일까. UCC 최고의 플랫폼인 유튜브의 사용자 서비스 방문 조회수가 2005년 5억 건에서 10년 만에 300억 건이 넘어섰다. 이러한 유튜브의 슈퍼 성장은 단순히 몇 가지 이유로 설명하기 쉽진 않지만, 분명한 건 영상을 만들어내는 창작자(크리에이터)와 지원하는 플랫폼(판도라TV,아프리카TV,유튜브) 그리고 그들을 도와주는 중개자(MCN:Multi Channel Network)들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림1은 이러한 예와 관계를 나타내는 도식이다. 개인 창작자들을 묶고, 방송 생성과 제작 지원을 하며, 적정한 수익의 서비스 지속성 유지를 통해 1인 미디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게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장 이유들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12
그림 1_ 창작자와 1인 미디어 플랫폼, MCN의 관계 출처 :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2. 1인 미디어의 성장 이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서비스 성장은 기술 발달, 사회적인 분위기의 성숙, 산업의 변화, 법 제도의 변화 등의 요소들로 다양하다. 물론 한 가지 요소로 인해 1인 미디어 발전이 성숙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떠한 이유들이 존재하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단말기기의 발달: 과거 PC의 속도와 그래픽 발달, 영상과 관련해서는 아날로그 방송 TV 1.0 시대에서 뛰어난 그래픽의 디지털 TV 2.0 시대, 그리고 이제는 모바일의 시대가 되었다. 더불어, 데이터 전송기술의 발달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성을 더 높게 만들었다. 특히 스마트폰은 1인 미디어의 최적의 도구가 되었다. 2. 소셜의 확산: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그리고 개인들의 모바일 메신저까지 현대는 소셜의 폭발적인 확산 속에 살고 있다.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15억 명이 넘고, 하루에 10억 명 가까운 활동성을 보이고 있으며, 위쳇은 10억 명, 라인은 7억 명, 왓츠앱은 9억 명, 우리나라의 카카오톡도 3억 명 가까운 가입자를 보인다. 그러므로 소셜의 확산은 1인 미디어와 결합을 통하여 공생하게 되며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3. 사회적인 분위기의 성숙: 1인 가구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적인 성향이 과거에 비해서 대세이다. 개인적인 취미와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걸맞게 매스 미디어 보다는 소수의 성향에 부합하는 1인 미디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 1인 미디어는 기존의 공중파나 케이블과는 다르게 자유롭고 즉흥적이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13
4. 양방향 대세: 과거는 웹 1.0의 시대였다. 그리고 양방향이 강조된 웹 2.0의 시대가 오면서 모바일 시대는 양방향이 기본이 되었다. 오히려 소셜과 맞물려서 1:N의 확산이 기존에 없이 빠른 전파력을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양방향의 욕구와 성숙이 1인 미디어를 통한 상호관계의 증진이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고 있다. 5. 개성 강한 방송 시스템: 음식방송, 개인여행, 게임방송, 자동차방송, 음악방송, 취미방송 등의 충성도가 높은 독특한 방송을 기본으로 한다. 전체적인 일반 방송과는 달리 개인들이나 소수의 높은 열의와 자신만의 콘텐츠를 추구하는 개성 위주의 방송을 할 수 있다. 6. 상업방송으로 진화: 인기채널과 광고주를 연결하는 에이전시가 등장했다. 이는 개인방송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고객의 수와 시청에 따른 방송 중계 수입을 가지게 되어 지속적인 방송의 동인이 되었다. 그 중에서는 고소득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별풍선이라는 사이버 머니의 수익으로 유명 연예인보다 수익이 많은 유명BJ(Broadcasting Jockey)가 나오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TV의 유명BJ의 2015년 한달 수입은 93백만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을 자랑하고 있다. 그림2는 MCN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식화 한 것이다. 그림 2_ MCN의 비즈니스 모델 흐름 출처 :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다중 채널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탐색 7. 장벽없는 방송: 일단 기술적 장벽은 없다. 단순한 앱이나 프로그램의 설치로 누구든지 방송이 가능하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으며 언제나 자신이 로딩하여 1인 방송을 실행하면 된다. 이는 방송의 장벽이 아니라, 콘텐츠나 서비스의 장벽만이 존재한다. 1인 미디어 방송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콘텐츠를 제작하고 플랫폼을 이용하여 유통하는 창작자)의 창작성과 지속성에 의존한다. 14
8.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 편승: 게임방송인 대도서관의 인기는 대단하다. 또한 입지가 큰 BJ들이 다수 존재한다. 먹방 방송도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하고 있다. 인기 BJ로는 엠브로, 슈기, 프란체스카 등이 고객과 소통하면서 방송을 한다. 이외에도 영국남자, 양띵, 씬님 등등의 유명 BJ는 인기가 대단하다. 물론 이러한 인기는 상업적인 부분과 연결된다. 그림3은 유튜브의 인기스타들과 판도라 TV의 인기 한류방송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부분이 1인 미디어이다. 그림 3_ 유튜브의 인기스타와 판도라 TV의 한류방송 KOREA TOP 100 출처 : Google Image, 판도라TV홈페이지 9. 개방과 참여의 시대 반영: 시대는 개방의 시대이고 누구나 참여 가능한 시대이다. 그 방법이 소셜도 있고, 자신의 방송도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참여가 가능하다. 단순 참여로도 만족하는 사용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개인적인 동기로만 콘텐츠 제작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 참여자가 많을 때 자발적인 콘텐츠 제작의 지속성이 유지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성되는 것이다. 10. 기타: 이외에도 개인 방송 콘텐츠의 서비스 질이 대단히 증가하였다. 개인 방송이라 할지라도 일반 방송과의 수준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1인 미디어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무리 개성이 넘치는 방송이라 해도, 화질과 소리의 전달,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그만큼 시청자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비스의 질이 좋아진 이유는 콘텐츠 제작 지원과 전문 인큐베이팅, 교육 그리고 광고주와 채널을 연결해주는 중개자들의 존재로 상업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 콘텐츠 산업은 유통 중심에서 제작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의 중심 이동도 한 몫 한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개발의 중심에 있는 서드파티들의 권한이 과거의 포탈이나 이동통신사, 모바일에서의 앱스토어의 중심에 있게 되면서,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 시스템은 플랫폼이기는 하지만, 내부의 콘텐츠는 크리에이터가 얼마나 활발하고, 많은 공급을 하느냐가 해당 사업의 승패를 좌우한다. 15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통상적으로 모바일 생태계에서 C-N-D-P(Contents, Network, Device,Platform)의 연결이 중요한데 이러한 면에서 각각의 역할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1인 미디어 플랫폼의 성장이 나름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와 같이 유 무선이 발달하고 통신을 통한 영상 시청이 많아지고 쉬운 인터넷 접근 등으로 개인적인 시청과 자유로운 리뷰도 현재까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마치며 우리나라의 MCN을 근본으로 하는 1인 방송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그 시장 규모도 2~3000억원 규모이다. 그렇다고 대형 미디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과거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방송사의 영향력은 떨어지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아프리카TV나 판도라TV와 같은 MCN 미디어들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개인적인 생중계가 많아지고, 이제는 각자 자신의 방송국을 가지고 자신의 색을 가지고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스타 BJ를 내 놓을 것이며 개인 방송 플랫폼은 급격하게 성장할 산업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는 영상의 시대이고, 이미 동영상의 90%는 모바일로 시청하고 있는 요즘시대에 과거의 인터넷 방송의 수익화 실패, 전문화 실패, 광고 모델의 실패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통신과 융합된 뉴 미디어의 확장, 스트리밍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초고속 인터넷으로 변화되면서, 향후 1인 미디어의 성장은 오랫동안 지속되며 새로운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여진다. Reference 1. 박성수, "1인 미디어와 MCN(Multi-Channel Network)산업의 성장", KB 지식비타민, 2015.8 2. ZDnet Korea, "1인 미디어 열풍...대세인가, 거품인가", 2015.8 3. 권상희, "1인 미디어 빅뱅시대", 트랜드촉, 2015.10 4. 동아닷컴, ""쫄지않고 소통"... 지상파도 움직인 1인 미디어 의 힘", 2015.7 5. 한국스포츠경제, "아프리카TV, 음란BJ 곤욕... 1인 미디어의 폐해", 2015.8 6. 뉴시스, "아프리카TV 리니지 유명BJ 사기도박 논란", 2015.6 7. 네이버캐스트, "1인 미디어의 시대, 대세가 된 인터넷 방송", 2016.2 16
인공지능은 미디어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 (klee@khu.ac.kr) ( 現 )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빅데이터연구센터장 ( 現 ) 사물인터넷 서비스 기업 Benple 설립자 겸 대표 ( 現 ) 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터 소장 ( 前 ) MIT, UC버클리, CMU 초빙교수 및 초빙 과학자 인공지능은 미디어다. 미디어는 어떤 주체 A로 하여금 어떤 주체 B로 다가가게 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마샬 맥루언은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이야기했다. 자동차는 우리를 여기에서 저기로 다가가게 한다. 그래서 자동차는 우리 다리와 발의 확장이며, 그래서 미디어이다. 휴대전화는 우리의 입을 상대방의 귀 앞으로, 우리의 귀를 상대방의 입 앞으로 다가가게 한다. 그래서, 우리의 귀와 입의 확장이다. 그래서 휴대전화는 미디어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미디어이다. 우리의 계산 능력을 확장(Coginitive Process의 확장)시키며, 우리의 인식 능력을 확장시키며(Perceptual Process의 확장), 우리의 환경 대응 능력을 확장시킨다(Motor Process의 확장). 인터넷 역시 미디어이다.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을 확장시켜서 닿게 하고, 닿게 함으로써 거래하게 하고, 소통하게 한다. 인터넷은 사람을 확장시키는 미디어이지, 어떤 공간을 새로 생성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이버스페이스는 그래서 허구이고 틀린 개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KISA Report2015년 8월호에서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 역시 미디어이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능력을 확장시켜서 서로 닿게 하고, 닿게 함으로써 서로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게 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한다. 인터넷은 사람을 확장시키는 미디어이지, 어떤 주체를 새로 생성시키는 것이 아니다. 초지능(Superintelligence)는 그래서 허구이고 틀린 개념이다. 인터넷이 어떤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고 인간들을 착각하게 만들어 사이버스페이스라는 개념이 나타난 것처럼, 인공지능이 어떤 새로운 주체를 만든다고 인간들을 착각하게 만들어 초지능이라는 개념이 17
나타났다. 알파고를 예를 들어 보자. 알파고는 어떤 새로운 주체가 아니라. Deepmind CEO 데미스 하사비스의 확장이다. 하사비스는 체스에 대해서는 세계 챔피언 수준의 실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바둑은 그렇지 못했다. 서양인인 하사비스는 다른 게임은 능통했으나, 동양인이 끊임없이 수련을 통해서 실력을 쌓아나가는 바둑만큼은 세계 챔피언 수준으로 가지 못했다. 마치 판소리에 득도하려면 목에 피가 나도록 폭포수에서 수련해야 하는 것처럼, 동양인들이 만든 바둑은 서양인의 합리적인 마인드로 봤을 때는 그저 폭포수에서 목에 피가 나도록 수련하는 조금 비합리적으로 여겨지는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리라. 그래서, 하사비스는 바둑을 온몸으로 체득하여 세계 챔피언이 되기보다는 자신을 인공적으로 확장시켜서 이를 통해 동양인에게 대항하려고 했을 것이다. 이제 하사비스는 알파고를 통해 자신을 확장시켜서, 감히 세계 최고의 바둑 명인인 이세돌, 커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려고 한 것이며, 결국 이세돌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하사비스가 이세돌을 이긴 것이 아니고, 알파고로 인해 확장된 하사비스가 이세돌을 이긴 것이다. 알파고는 어떤 독립적인 주체가 아니다. Deepmind가 소유한 시스템일 뿐이다. Deepmind는 구글 알파벳의 소유이지만, 법적 대표는 CEO인 하사비스이다. 그래서, Deepmind의 시스템 알파고는, Deepmind의 CEO 하사비스의 확장이다. 알파 의사가 나와서 의사를 대체한다고 한다. 알파 변호사가 나와서 변호사들을 대체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의사들이 알파진료시스템을 활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게 될 것이다. 변호사들이 알파법률시스템을 활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에 의해 새로운 사이버스페이스가 나타난다고 착각하였던 것과 똑같이,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새로운 주체가 나타난다고 잠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주장을 인정한다면, 이제 인공지능이 누구를 확장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해진다. 나를 확장시킬 것인가, 너를 확장시킬 것인가? 우리를 확장시킬 것인가? 너희들을 확장시킬 것인가? 그들을 확장시킬 것인가? 인문학의 관점에서는 인간이 AI로 확장되어 어떤 새로운 호모 Something이 나올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역시 아직은 다소 공상과학적이다. 이미 인간은 스마트폰, 자동차 등으로 확장되었다. 인간의 행동 범위, 소통 범위, 이동 속도가 확장된 것이지, 인간의 생물학적 능력이 확장된 것이 아니다. 인간이 그 도구, 어렵게 말해 그 미디어를 쓰는 것이다. 물론 Everything becomes Media 가 되어가는 미디어 세상에서 인간의 생물학적 몸이 변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사이보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이라고 특별할까?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물학적 시스템에 내재될까? 물론 우리는 틀니도 하고, 18
인공신장도 달고 다니고, 의족도 하고, 보청기도 한다. 우리 몸에는 이미 기계들이 내장되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뇌 근처나 우리 몸 어딘가에 어떤 디지털 기억 장치나 처리 장치를 내장하게 만들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 Whole Brain Emulation 연구가 충분한 전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경영학적으로 산업 정책적으로 수십 년 안에 그러한 전망을 하기에는 이른 상태로 판단된다. 공상으로는 가능하다. 상상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지니까? 상상하는 것은 정말 모두 이루어지나? 나는 지구에서 천왕성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면, 그 길은 언젠가는 이루어지므로 그 상상은 의미있는가? 상상은 가능하지만 실용적이지 않으며, 의미있는 Time Frame안에서 그러한 상상(지구에서 천왕성으로 걸어가는 길을 만드는 것 같은 상상)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경영학적으로 산업정책학적으로 생각을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과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2016년 현재, 의미있는 수준의 확장은 어떤 수준으로 논의되어야 할까? 필자는 먼저 인공지능이라는 미디어에 의한 인간 개인의 확장을 논하기 보다는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인간으로 구성된 기업의 확장을 논의하고자 한다. 현재 기업은 어떤 모습이고, 앞으로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 미디어에 의해 기업의 모습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인간이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사이보그로 변하는 것을 논하는 것보다 훨씬 실용적이라고 믿는다. 그럼 현재 기업은 어떤 모습인가? 기업은 인터넷이라는 미디어에 의해 꽤 확장이 되어 있다. 예전에 기업은 어떤 지리적 공간에 모여있는 사람들에 의해 구성되었다. 인간 집단으로 구성된 기업은 공장과 사무실, 그리고 유통 공간 등의 지리적 공간으로 구획되었고, 그 공간으로 개인들이 출퇴근하면서, 때로는 회사 바깥으로 출장 또는 외근하면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수행되었다. 그러한 기업의 모습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엄청나게 확장되었다. 구글이라는 기업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예전에 동네서점에서 사던 책은 이제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을 통해 전자책으로 구매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고객과 기업 간의 연결도 중요하지만, 기업 구성원들 간의 연결의 확장이 더욱 충격적이다. 이제 기업들은 Human Cloud라는 새로운 Taskforce의 등장에 기회와 도전을 받고 있다. 우버는 거대한 Human Cloud다. 중국의 샤오미는 우버라는 거대한 Human Cloud를 활용하여 전자상거래 배송을 시도하였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샤오미 제품을 주문하면, 배송은 이미 차에 그 제품을 실어놓은 우버 기사가 해준다. 고객은 몇일 후에 배송될 줄 알았다가, 깜짝 놀란다. 몇 십 분 내에 우버 기사가 초인종을 눌러 제품을 전달한다. 이제 월마트는 우버, 그리고 또 하나의 Human Cloud인 리프트(Lyft)를 활용하여 배송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명함 입력 서비스 리멤버는 Human Cloud에 기반한 회사이다. Amazon의 Mechanical Turk는 컴퓨터로 자동화하지 못하는 허드렛일을 HIT(Human Intelligence Tasks)로 정의하고, 이러한 일을 교환하는 시장을 열었다. 이 시장에 연결되어 있는 19
수많은 사람들도 Human Cloud이다. 이미 오래된 Human Cloud가 Offshoring된 콜센터들이다. 기업들은 인터넷에 의해 확장되어 전세계에 퍼져있는 Human Cloud와 연결되어 그들과 협업 또는 경쟁한다. 샤오미가 우버와 같은 Human Cloud와 협력하면서 효율적 배송을 꾀할때, 쿠팡은 월급 300만원의 정규직 배송직원인 쿠팡맨을 고용하여 사회적으로 칭찬을 받았으나, 결국 2015년 5천억의 적자를 냈으며, 최근 로켓배송의 축소를 시도하고 있다. 적어도 배송 프로세스에서는 내부화냐 Human Cloud화냐의 경쟁에서 Human Cloud화가 더 경쟁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들 정도다. 자가용 운전기사라는 직업도 점점 대리기사 Cloud에 의해 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사장님, 회장님들은 월급이 비싼 자가용 운전기사를 고용하지 않고, 월 150만 원 정도면 가능한 대리 기사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에 의해 기업은 Human Cloud를 품어서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데, 이제는 AI에 의해서 기업이 Human Cloud와 AI가 혼합되어 서로 주도권을 주고받는 이른바 Human Cloud & AI Mixed Initiative System으로 변해갈 것이다. 명함 입력 서비스 리멤버는 조금씩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을 통해서 Human Cloud에의 의존을 줄여나갈 것이고, 리멤버에 붙어 있는 Human Cloud 인력들은 리멤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의 혜택으로 좀더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생산성이 높아진 인력들 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그들의 능력은 점점 Commodity화 될 것이다. 마치 칼 마르크스의 예언이 실현되는 듯하다. 노동자들은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그들간의 경쟁에 노출되고 협상력을 잃어간다. 우버도 마찬가지다. Human Cloud 대표회사 우버는 카네기멜론대학의 자율주행자동차 연구 인력을 대거 우버테크놀로지로 빼가서 자율운행자동차, 무인 완전자율운행자동차를 연구하고 있다. 우버 기사들은 우버테크놀로지가 개발하는 자율운행기술에 의해 처음에는 더욱 편하게 운전하는 생산성 고양 효과를 얻겠지만, 그 기술이 완전자율운행자동차 기술까지 발전하면, 일순간에 운전 기술이 필요 없는 직업이 되어 실직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이미 우버는 벤츠 S클래스를 10만대를 주문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우버는 자동차를 가지지 않은 택시 회사이기도 하지만, 완전자율주행자동차기술이 완성되면, 자동차만 가진 회사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우버는 이러한 시대를 대비해서 Human Cloud인력들에게 지금부터 배송과 응급 처치 등 운전 외의 다른 서비스를 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버 기사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될 기술은 점점 버려야 하고,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되기 어려울 기술을 계속 소지해야 생존할 수 있다. 물론 필자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는 그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운전의 자동화가 계속 되어갈 것이나, 마지막 완전 자율주행자동화까지 가는 Marginal Cost가 급격히 커질 것이며, 이는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자동차 운전이란 주행기술만이 아니라 상식적 판단 및 상식적 문제 해결 기술이 같이 필요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주행을 자동화하는 것은 쉽겠지만, 상식적 판단 및 상식적 문제 해결 기술은 아직 너무 20
개발이 되어 있지 않다. Human Cloud & AI Mixed Initiative System의 재미있는 예는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 M과 챗봇의 결합이다. 페이스북은 여러 브랜드 기업들이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할 수 있도록 메신저 서비스 M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M은 애플의 Siri나 아마존의 Alexa와 달리, 사용자와 대화를 하는 페이스북 쪽 상대가 사람일 수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브랜드 샤넬이 페이스북에 샤넬M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사용자들은 샤넬M에 가서 대화를 시도한다. 샤넬M의 서비스는 사람일 수도 SW일 수도 있다. 초기에는 Human Cloud 서비스로 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그 Cloud에 물려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구글의 채팅 AI 알로(Allo)가 그것과 비슷하다. 알로는 시리처럼 자동으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는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적절한 대답이나 대화를 던지는 인공지능 SW이다. 페이스북 M은 초기에는 메신저 서비스에 물려있는 Human Cloud 종사자들을 도우는 데에 인공지능 기법을 사용하면서, 점차 AI의 비중을 높여가려고 시도할 것이다. 처음부터 완전 자동화를 가정하고 시작한 애플의 시리, 소프트뱅크의 페퍼, 아마존의 Alexa보다 더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다. 인공지능에서는 합리적인 후발주자가 낭만적인 First Mover보다 더 나을 수 있다. 그림 1_ 페이스북 메신저 M 출처 : 페이스북 1950년대생 스티브 잡스와 손정의, 1960년대 초반 생 제프 베조스가 인공지능의 낭만주의자들(이들은 컴퓨터 과학 전공자들이기 아니기에, 인공지능에 더 많은 환상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에 더 가깝다라면, 70년대생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80년대생인 마크 주커버그는 인공지능에 대한 현실주의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 후자 세 사람은 전자 세 사람에 비해 정통 컴퓨터 과학 전공자들이다. 정통 컴퓨터 과학 전공자들은 잘 안다. 아직 인공지능이 얼마나 부족한 상황인지를. 21
페이스북의 메신저 M이나 구글의 채팅 AI 알로는 채팅의 완전자동화가 아닌 Human Cloud & AI Mixed Initiative System이라는 접근 방법을 취한다. 채팅자를 대체하는 AI가 아닌 채팅자를 보조하는 AI이다. 구글의 경우, 채팅을 하는 두 사람을 모두 알로가 도와주는 개념이고, 페이스북의 경우는 브랜드 기업의 서비스를 하는 사용자를 도와주는 개념이다. 둘 다 채팅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페이스북은 M을 출시함에 있어, 서비스를 하는 인건비는 본인들이 대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 예를 든 샤넬이 샤넬M을 운영하기 위해 Human Cloud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그 비용을 절감하려면 페이스북의 M을 많이 사용하고 싶을 것이다. 페이스북은 처음부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통해 양면 고객(페이스북 개인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을 모두 끌어당기려 하고 있다. 그림 2_ 구글 채팅 AI 알로 출처 : 구글 금융 투자 분야는 현재 인공지능이 고용에 변화를 가장 많이 일으킬 분야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다. 금융 투자 기업들은 Human & AI Cloud Mixed Initiative System으로 그 모습이 변모할 것이다. 수많은 금융 투자 AI 모델을 가지는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다만, 그 모델들을 운용하고 교체하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금융 투자 기업들은 마치 훌륭한 야구 감독을 가진 프로야구단처럼 운영될 것이다. 감독은 끊임없이 신인과 현역, 노장 선수들을 투자 경기에 투입한다. 시즌 통산 타율이 4할이 넘어본 선수는 테디 윌리암스나 백인천, 스즈키 이치로 정도인 것처럼, 투자 경기도 마찬가지다. 모든 위대한 선수가 계속 위대한 기록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AI 투자 모델도 그런 운명을 가질 것이다. 결국, 금융 투자 AI기업은 어떻게 선수 선발, 운영, 교체를 잘 해나갈 것인가가 가장 큰 노하우가 될 것이다. 그 선수들은 AI일수도, 사람일수도, AI-사람 연합체일수도 있다. 그들은 어떻게 구성되었던지 간에 투자 의견을 내며, 기업은 그 투자 의견의 Ensemble을 통해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러다가 성과가 계속 좋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팀의 승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팀의 승률을 높이기 위한 선수 교체, 선수 보강, 특별 훈련, 전략, 22
보상체계 개혁 등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Human Cloud & AI Mixed Initiative System이 되든, Human & AI Cloud Mixed Initiative System이 되든, 결국 현대의 기업은 Smart Connected Enterprise가 된다. 이들 기업들은 Human Cloud를 활용하는 동시에 AI Cloud를 활용해야 하며, 이들을 적절히 양성, 운용, 교체하는 노하우를 가져야 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확장시키는 미디어인 동시에, 기업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미디어가 된다. 능력이 확장된 만큼 기업은 이를 경영하는 새로운 노하우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이것은 경영학의 새로운 숙제이기도 하고, 범위를 넓히면 정치학, 행정학, 정책학의 새로운 숙제이기도 하다. 위에서 설명한 기업은 음악을 생성하는 등의 콘텐츠 기업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은 창조 산업이라고 여겨졌던 콘텐츠 기업의 능력을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며, 연구 개발 기업의 능력을 확장하는데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어떤 문제를 인간처럼 잘 해결하는 것보다는, 역설적으로, 인간이 빨리 하지 못하는 창조 작업을 대신하여 세렌디피티를 창출하는 데에 더 큰 기여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는 그래서 새로운 미디어 산업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없애는 직업을 걱정하기 보다는 인공지능이 새롭게 창출할 산업과 새롭게 변화시킬 기업의 구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라. 인공지능은 직업을 없애는 대체의 수단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미디어일 뿐이라는 점에 다시 한 번 주목하라. Reference 1. 이경전, "사이버스페이스는 없다: 가상현실의 전망", TechM, 2015.8 2. 이경전, "사이버스페이스 측면의 VR과 AR", KISA Report 2015.8 23
디지털 미디어와 언론사 조직 변화 한운희 연합뉴스 미디어랩 기자 (akaiving@gmail.com) ( 現 ) 뉴스트러스트위원회 위원 디지털 운영 책임자, 개발자, 모바일 디자이너, 오디언스(audience) 에디터, 소셜미디어 프로듀서 작년과 올해 한 기업의 채용 공고에 연달아 올라온 채용 대상들이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인터넷 서비스회사에서 찾을 법한 이들이지만, 139년 역사를 가진 신문사 <워싱턴포스트>에서 찾는 사람들이다 1. 2013년 8월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900억 원)에 인수하고 난 이후에 이런 채용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고전적인 언론사의 틀에서 벗어나 미디어 기술 기업 을 지향하는 <워싱턴포스트>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이기도 하다. 기술은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이끈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미디어 산업을 만들고 이미 존재하던 미디어 산업을 와해시키기도 한다. 디지털과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기술이 그렇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이들 앞에 신문사도, 방송사도 심지어 뉴스통신사도 혁신'을 질릴 정도로 외치며 진화와 생존의 문제와 싸우고 있다. 조직 구조에 변화를 가하는 것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전략이다. 새로운 의사 결정과 업무 추진 절차, 변화에 걸맞은 조직 내 자원 배분을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덕분에 혁신의 랜드마크가 된 <뉴욕타임스> 역시 새로운 직책을 도입하고 기존에는 상상치도 못한 인력을 채용했다. 혁신과 전략 에디터(Editor for Innovation and Strategy) 직을 신설해 NPR의 최고콘텐츠책임자(CCO)였던 킨제이 윌슨(Kinsey Wilson)<그림 1 -왼쪽>을 영입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의 뉴스룸과 비즈니스 부서 사이의 디지털 전략과 사업을 중계하며 디지털 혁신을 실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는 디지털 상품 부문 부사장도 겸하고 있다. 크리스 위긴스(Chris Wiggins)<그림 1-오른쪽> 컬럼비아대학교 응용물리 및 응용수학과 부교수를 최고 데이터 과학자(Chief Data Scientist)로 채용한 것도 주목할 만한 시도다. 그는 데이터 엔지니어, 시각화 전문가, 비즈니스 분석가 등으로 구성한 1 Washington Post PR Tumblr, http://washpostpr.tumblr.com 24
뉴욕타임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그룹을 이끌며 뉴욕타임스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기사 배포와 상품 개발에 연관 짓도록 연구 개발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는 분명 기존 언론사 조직에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던 팀이다. 그림 1_ 제이 윌슨 뉴욕타임스 혁신과 전략 에디터와 크리스 위긴스 뉴욕타임스 최고데이터과학자 출처 : 시카고대학교 더코어(The Core)(킨제이 윌슨), 개인 홈페이지(크리스 위긴스) 물론 뉴욕타임스는 단순히 인재 채용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조직 신설과 확대도 병행한다. 2014년 9월 신설한 오디언스 개발팀(audience development team) 도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팀의 신설은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중요 주제인 오디언스 개발과 콘텐츠 전달 효율화'를 실천하기 위한 중요한 행보였다. 당시 신규상품 책임자였던 알렉스 맥칼럼(Alex MacCallum)을 팀장으로 임명하고 <워싱턴포스트>의 오디언스 개발팀 신설을 담당했던 저스틴 뱅크(Justin Bank)를 스카우트 하여 팀을 조직했다. 2015년 8월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어가고 홈페이지 정기 방문자가 56% 증가하는 성과 등은 독자 개발팀의 핵심적인 기여 덕분이었다. 올해 6월 24일 딘 베케이(Dean Baquet) 편집국장과 킨제이 윌슨 혁신과 전략 에디터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오디언스 개발팀을 더욱 강화하고 뉴스룸 내의 핵심 위치로 이동시킨다 고 발표했다. 더불어 팀장 역시 뉴욕타임스에서 더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 클리퍼드 레비(Clifford Levy)로 교체했다. 그는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탐사 보도 전문 기자이자 뉴욕타임스의 해외 플랫폼 책임자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뉴스룸 밖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업무들이 이런 식으로 점점 뉴스룸 안의 핵심적인 업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현재 뉴욕타임스 오디언스 개발팀은 임원급 에디터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제품기획, 마케팅, 이벤트 개발 담당자 등 기존의 뉴스룸 구성원으로 생각할 수 없던 여러 직무 책임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70년 역사를 지닌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인 독일 악셀 슈프링어(Axel Springer)의 디지털 혁신 과정도 조직 25
구조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악셀 슈프링어의 디지털 혁신 중심축엔 데이터가 놓여 있다. 2015년 2월부터 데이터와 인터넷 프라이버시 전문가인 야나 모세(Jana Mose)를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데이터 혁신 수석(Head of Data Innovation) 이라는 임명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략을 고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녀는 그룹 내 모든 사업 영역에서 상호보완적인 데이터 교류 환경을 구축하고 서드파티 업체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오디언스 데이터를 확보 관리하며 확보한 오디언스와 활발한 상호작용을 발생시키는 그룹 전체 전략을 도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향후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디지털 비즈니스는 곧 데이터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한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림 2_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데이터 혁신 전략 개요 출처 : 야나 모세 악셀 슈프링어 데이터 혁신 수석의 발표 자료 악셀 슈프링어의 전통적인 언론 조직 탈피 노력은 그룹 내 자회사 업데이(upday) 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회사명과 같은 뉴스 큐레이션 플랫폼인 업데이'는 올해 2월 16일 독일, 폴란드, 영국, 프랑스 4개국에서 공식 론칭했다. 업데이는 여러 뉴스 소스에서 기사를 공급받아 언론 경력이 있는 에디터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이 선별한 기사를 조합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업데이는 미디어 그룹에 속해 뉴스 서비스를 주목적으로 하지만, 출발부터 미디어 기업 이 아닌 기술 기업'으로 정의하고 시작했다. 인력 구성을 살펴보면 확실히 티가 난다. 2015년 3월 기준 베를린 본사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 85명 중 절반 이상이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베를린 출신 개발자는 5명밖에 없다. 나머지는 모두 세계 20여 개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개발자의 수가 많으므로 사내 문화 역시 개발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그림 4와 같이 실제 사무실을 돌아보면 언론사라는 느낌보다는 기술 회사라는 인상이 더 강하게 남는다. 서로 비슷한 비율로 다양한 국적의 개발자가 섞여 있어 얻는 장점 중 하나는 더욱 평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구성원 절대다수가 모국어가 아닌 세컨드 랭귀지 로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서로를 배려하는 의사소통이 일어난다고 한다. 언론사에서는 쉽게 만들 수 없는 수평적인 26
조직 문화가 갖춰지는 셈이다. 그림 3_ 업데이(upday) 서비스 소개 출처 : 얀-에릭 피터스 업데이 최고제품책임자 발표 자료 개발자 중심 문화가 가져온 또 하나의 변화는 사내 구성 모두가 개발자들이 주로 사용하던 협업 도구인 슬랙(Slack) 같은 온라인 협업 도구를 능숙하게 쓴다는 점이다. 업데이에서는 편집회의 역시 이 도구를 통해 진행한다. 현재 4개 국가에 각각 편집팀이 떨어져 있어서 동시에 편집회의를 진행할 때 이러한 협업 도구가 굉장히 요긴하다고 한다. 업데이의 핵심 경쟁 요소 중 하나인 기사 추천 알고리즘도 외부의 것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개발했다. 이베이(eBay)에서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담당했던 개발자가 업데이에 합류해 추천 알고리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기에 데이터 분석 전담 개발자가 함께 있어 기사 추천의 품질을 검증하며 추천 알고리즘의 성능을 개선한다. 단순한 언론사가 아닌 기술 기업을 표방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데이터도 중요한 상품으로 기획했다. 큐레이션용으로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나 퍼블리셔에게 단순히 저작권료(보조적 저작권료, ancillary copyright)를 지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사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마케팅, 파트너십 담당자들이 함께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최근에는 이용자를 분석해 기사 이용률을 향상시키는 리텐션(retention) 담당자를 따로 채용하기도 했다. 언론사는 전통적으로 기술 발전을 가장 빠르게 전하는' 곳이지만 그 기술을 조직에 빠르게 적용하는'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과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기술의 발전 속도는 언론사에도 그 어떤 때보다 빠른 대응과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처럼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직제를 만들고 조직을 강화하는 전략도 있다.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업데이>처럼 아예 처음부터 기술 기반 언론사로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그 어떤 것이든 기술과 미디어가 공생하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27
그렇다면 우리 언론의 현재 상태는 어떨까? 언론사마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조직 차원에서 진화하는 기술을 수용하는 수준은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 소멸과 진화 그 중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멸하지 않도록 더 긴장하며 고삐를 단단히 쥘 시기다. 그림 4_ 업데이(upday) 베를린 본사 사무실 모습 Reference 1. 루시 큉, "디지털 뉴스의 혁신", 한국언론진흥재단, 2015.12 2. Holly Evarts, "NY Times Taps Prof. Wiggins as Chief Data Scientist", Columbia Engineering, 2014.1 3. New York Times, "Note From Dean and Kinsey Regarding Digital Leadership and Organization", 2016.6 28
소셜미디어 표현의 자유 논의확대에 대하여: 자기가학의 자유시대에 부쳐 최홍규 EBS 연구위원 (think.bc399@gmail.com) ( 現 ) EBS 미래전략팀 연구위원 ( 現 ) 한국인터넷진흥원 선임연구원 언론학 박사 저서 : 콘텐츠 큐레이션(2015), 빅데이터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연구(공저)(2015) 등 미디어 이용의 민주화와 사회적 관심의 재분배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한 미디어 이용방식의 커다란 변화는 프로슈머(prosumer)라는 단어로 응축된다. 미디어의 생산자와 이용자가 동일해진다는 의미는 누구나 정보를 확신시킬 수 있다는 것이면서, 곧 기존의 정보확산 독점체계 해체를 알리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방송이나 신문에서 보여지는 미디어의 수동적 수용자 관점에서, 미디어 이용행위는 콘텐츠를 전달받는다는 개념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이후에 미디어 이용행위는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행위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 되었다. 그야말로 프로슈머의 등장과 함께 미디어 이용의 민주화가 시작된 것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쪽과 제공받는 쪽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미디어 상황에서는 사회적 관심을 유발시키거나 얻는 쪽도 명확하다. 즉 콘텐츠에 담긴 정보의 확산을 독점하는 쪽에서 사회적 관심이라는 자본을 독점하게 되기 마련이다. 미디어 이용 민주화가 가속화되면 이러한 사회적 관심도 재분배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의 등장이후 미디어 이용자는 언제든 사회적 관심을 야기시키거나 그 대상이 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었고, 기존의 미디어 사업자가 정보제공자로서 향유했던 권력을 분배받을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미디어 이용이 민주화 되고 사회적 관심이 재분배될 수 있는 미디어적 환경은 콘텐츠 제공에 관한 무차별적 경쟁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콘텐츠에 대한 공급자적 우위를 점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은 거대 미디어 그룹이나 군소 미디어 업체, 그리고 개인을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29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하고 특이한 표현물 은 콘텐츠 소비선택의 핵심적인 유인으로 기능했다. 다양하고 특이한 표현물을 얼마나 다량으로 생산하는가를 통해 사회적 관심확보의 정도를 가릴 수 있고 미디어 권력규모를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그 논란이 심화되었던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도 역시 프로슈머라는 능동적 수용자가 등장하면서 더욱 그 양상이 부각되고 다양화된 측면이 있다. 미디어 이용 민주화로 인한 콘텐츠 제공권한, 정보제공자적 권력, 그리고 사회적 관심 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하고 특이한 표현물에 대한 생산경쟁이 심화됐고 그로인해 표현물의 내용에 대한 허용범위와 그 사회적 효과에도 더욱 주목하게 된 것이다. 자신에 대한 표현의 자유, 그리고 자기가학의 경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는 주로 언론, 출판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적 상황에서 특정한 의사표현의 자유가 수호할만한 것인지,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표현의 자유가 수용되어야 하는지, 표현의 자유가 가져오는 피해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사회적으로 진영이 구분된 분야에서는 한쪽 영역이 다른쪽 영역에서 분출한 표현을 허용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해왔다. 사회적 윤리저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모욕 등은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란이 부각될 때 그 폐해로 지적되던 문제들인데, 이는 방종의 도구로 오남용될 수 있는 표현행위에 대한 결과를 특정한 타인과 사회영역에 입힐 피해들로 구분한 것이다. 이처럼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는 특정 표현물을 통해 피해를 가하는 쪽과 받는 쪽을 구분해 그 사회적 허용범위를 따져야 하는 대상으로 고려되어 왔던 것이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의 미디어적 상황에서 표현물로 인한 피해자는 콘텐츠 제공자를 제외한 타인과 특정 사회구성원들로 한정됐다. 콘텐츠 생산자는 가학의 행위자이지 피해자로 등장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특정 표현물이 문제라고 인식할 때면, 표현물이 야기할 사회적 관심에 대한 피해의 크기에 대개 주목해왔으며 해당 표현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자체에 대한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중요시 여기지는 않았다. 표현물이 방종만을 내포하고 있고 타인과 사회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표현물 자체를 무용한 것으로 치부해온 측면도 있다. 즉 표현대상에 대한 자유가 인정되더라도 타인과 사회에 대한 가학적 내용이 명확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는 성립할 수 없는 가치였던 셈이다. 30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표현물들은 타인과 사회에 대한 폐해를 가져오고 말고의 여부를 떠나, 콘텐츠 생산과 소비주체인 프로슈머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를 불사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특징이 보인다. 오직 사회적 관심만을 유도하기 위해 생산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러한 특징의 표현물들이 콘텐츠로 생산되고 피드백되는 과정에서 프로슈머는 스스로 가학적 대상을 자처한다. 1차적으로는 표현물의 내용 안에서 프로슈머 자신이 가학의 대상이 되고, 2차적으로는 표현물에 대한 타인의 비난을 통해 가학의 대상이 된다. 자기 자신을 향한 표현과 가학적 행위는 그야말로 표현의 자유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해될 수도 있는 듯하다. 특히 일반적인 중론을 따르지는 않지만, 가치있는 소수의 의미있는 의견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는 여타의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모방범죄를 야기시키거나 잔인하고 음란한 행위를 유도하는 경우 이외에만 정당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기가학적 행위들이 사회구성원의 경쟁적 방종만을 부추긴다고 보는 시각들은 수긍할 만하다. 이러한 현상 전반은 인터넷 이용 민주화의 산물이자 사회적 관심이라는 자본을 획득하고자 하는 프로슈머들의 열망이 낳은 전형적 폐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좋아요 를 향한 자기가학적 표현물 소셜미디어에서 자기가학적 표현물들은 이미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감시를 신경쓰지 않는 수준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세계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중 일부는 자기 자신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가해진 가학적 행동들을 자유롭게 업로드 하면서 그에 대한 비난도 감수하며 부적절하게 형성된 사회적 관심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의 사례들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2015년 9월 10일 저녁 11시에 미국 애틀란타 교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자기가학적 표현물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다. 당시 운전자였던 18살의 크리스털 맥기(Cristal McGee)는 스냅쳇의 필터를 이용한 셀카를 찍기위해 위험하게 운전을 했고 교통사고를 내고도 병원신세를 지는 본인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되었다. 사진에는 부상을 입은 본인의 얼굴과 함께 살아있어서 행운이다(Lucky to be alive)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지난 4월 14일, 중국의 대표적 소셜미디어인 위쳇의 모멘트에는 한 여성이 살해된 사진 여러 장과 함께 사랑하는 여자를 살해했다 는 한 남성의 자백을 담은 메시지들이 올라왔다. 용의자로 지목받은 30대 남성 첸( 陳 )씨는 폭력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31
2016년 7월 지난 5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는 전동드릴에 옥수수를 꽂아 먹는 일명 옥수수 드릴 도전(corn drill challenge) 관련 동영상들이 인기를 끌었다. 그 중 한 동영상에는 어떤 중국인 소녀가 전동드릴에 꽂힌 옥수수 먹기에 도전하다가 전동드릴에 머리카락이 말려들어가 이마 윗부분의 피부가 벗겨져나가는 사고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해당 동영상 이후 중국인 소녀가 벗겨진 피부를 치료받는 동영상까지 업로드 되었다. 동영상 속 소녀의 표정은 고통스럽다기 보다는 당당하고 뿌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형광등이나 소화기, 폭죽 등을 씹어먹는 동영상이나 절도를 통해 얻은 돈다발 사진 등 자기 자신에게 돌아올 위해적인 요소들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표현물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림 1_ 소셜미디어의 자기가학적 표현물의 사례들 출처 : 본고의 Reference 를 참고 위에서 언급한 문제의 동영상이나 사진 등의 표현물에는 공통적으로 프로슈머 자신을 가학의 대상으로 표현하거나 해당 표현물에 의한 주변의 반응으로 인해 프로슈머 자신에게 가해진 가학적 결과들을 32
포함하고 있다. 또한 표현물들에서 공통적으로, 소셜미디어 다수 이용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콘텐츠 생산동기도 보여진다. 정작 사건의 당사자들은 이와 같은 표현물을 업로드 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듯하며 표현물들이 오히려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자유롭게 기능하는 모양새다. 최근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는 신조어인 관심병, 관종(관심종자의 줄임말), 따봉충(좋다는 뜻의 따봉 과 벌레 충 의 합성어) 등은 모두 소셜미디어에서 얻어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무조건적으로 쫓고 이를 위해 위험한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일부러 타인의 관심을 끌기위해 아픈 사람인 듯 행세를 하거나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뭔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의 정신장애와는 달리, 최근의 자기가학적 표현물들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하며 동정심 유발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자기가학이라는 흥미요소를 최대한 극대화시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과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의확대를 위하여 그간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는 언제나 그 내용을 어디까지 허용 해야 하는지가 논의의 대부분을 채워왔다. 허용이라는 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정한 문제들을 만들어내는 쪽이 있고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쪽이 있다. 어떠한 정보에 대해 사회윤리적 저해요소를 따지거나, 허위사실인지 그 여부를 판단하고,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소지가 없는지 따져보는 일들 역시도 피해가 예상되는 쪽에서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행위들이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는 특정한 사상이나 철학, 그리고 정치적 목적을 담은 행위들을 허용할 수 있느냐의 논제들을 다뤄왔던 것이 일반적이다. 전통적인 미디어적 상황으로 따지면 언론과 출판을 통해 의사를 표현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행위들이 표현의 자유를 나타내는 주요한 행위들이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의사표현의 행위가 특정한 사상적 목적을 지향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정확히는 사상이나, 철학 그리고 정치적인 목적성이 애초 명확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관심의 흡수만을 목적으로 하여 불안한 사회적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들이 향후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표현물이 생산되는 원인이 의견개진을 막는 억압적 상황 때문도 아니고 특정 의견에 반론을 개진해야 하기 때문도 아니어서 사회에 끼칠 영향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다. 물론 기존과 동일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 역시 힘들다. 33
자해와 같은 자기가학 행위를 통한 의사표현이 새롭게 생겨난 사회현상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소셜미디어와 결합되었을 때 파급력을 지닐 수 있으리란 생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최근 프로슈머들의 가학적 표현물들이 그야말로 다양한 의견과 사회적 관점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적 관심만을 얻기 위한 무분별하고 무의미한 행위들에 불과할까. 그 모두가 미디어 이용 민주화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고 한다면, 현재는 미래의 이상적인 의견의 장이 마련되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인 것일까. 어찌되었든 간에 표현의 자유가 표현물을 통해 보다 공정하고 소외없는 의견개진을 목적으로 두고 있는 가치라면, 이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아노미적 표현의 시대와 양상을 분석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함은 매우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Reference 1. 노컷뉴스, "소화기 먹방 콩알탄 씹기 SNS '따봉충' 어디까지 가나", 2016.7 2. The Washington Post, "Teen took Snapchat photos while crashing Mercedes at 107 mph. Now her victim has sued Snapchat.", 2016.4 3. SINA, " 溫 州 一 男 子 朋 友 圈 直 播 殺 女 友 已 被 警 方 控 製 ( 圖 )", 2016.4 34
VidCon 2016 의미 읽기 조영신 SK 경영경제연구소 (troicacho@hotmail.com) ( 現 ) SK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現 ) 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추진위원 #1. 입국심사다. 무슨 일로 왔냐고 묻는다. VidCon에 참석하기 위해서 왔다고 답했다. 뭐라고? VidCon?이란 반응이다.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대형 컨퍼런스가 있다고 말했다. 아 그래? 컨퍼런스란 말보다는 컨벤션 센터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는 모양이다. 입국 심사장에서 알아서 CES 방문했냐고 묻는 그림이 아니다. INTX(미국 케이블 쇼의 다른 이름)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느낌이 어? 했다. #2.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는 부산하다. 10대들과 유튜브(YouTube) 셀럽들의 조우가 1층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에 맞추어 환호는 덤이다. 곳곳에서 와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2층에는 각종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3층에는 전문가들이 모여 시장을 조망하고 있다. 키노트 발표와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유튜브 수장의 선언은 3층에서 이루어졌지만, 실제 시장의 움직임은 1층에서 북적대는 팬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1_ VidCon2016 행사 전경 출처 : OOYUZ, ReelSEO #3.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만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VidCon에 대해서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35
규모에서 실망했고, 내용에서 실망한 듯하다. 인플루언서로서 유튜브 셀럽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지만, 줄을 선 규모나 내용 면에서 국내보다 못하다는게 그들의 판단인 듯 싶다. 실제로 도티나 잠뜰을 보기 위해서 늘어선 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MCN과 관련해서 전 세계 최초, 최대의 잔치라고 하는 곳이 고작 이정도냐란 의아심이 대화 주제 중에 불쑥 불쑥 튀어나왔다. 사람에 밀려서 움직여야만 했던 CES나 MWC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꽉 찬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들은 눈빛과 말빛으로 내년에는 다시 올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러나 반전은 항상 숨어있다. 일단 참여 구성원이다. 1층 플로어의 색깔이 White다. African-American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낮다. LA라는 지역 특성을 감안할 때 지나칠 정도로 White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MCN이 백인 중심적인 콘텐츠도 아닌데, 왜 그럴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더구나 10대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그림이 아니다. 가족단위가 대부분이다. 아이들만 있나 싶지만, 이내 뒤에는 아빠와 엄마가 따라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 VidCon은 유료다. 1층 플로어만 참석하려고 해도 인당 1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최소 가족 수를 2인으로 가정하면 150*2=300달러(약 35만원)다. 그러니 지불능력을 고려하고 규모를 봐야 한다. 거꾸로 도티와 잠뜰 등을 내세운 한국웹콘텐츠페스티벌을 10만 원가량의 유료 행사로 진행했다고 하면 가능했을까? 그렇기에 VidCon은 유료 행사 22,000명을 모은 대표적인 행사로 이해한다면 실망이 아니라 경이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VidCon의 이야기는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돈을 주고 온 사람의 규모를 보면서 비싸서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의 규모를 상상하면서 봐야 한다. 그리고 유튜브 셀럽을 보기 위해서 기꺼이 돈을 주고 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들은 Show가 아닌 Biz를 하고 있었다. VidCon 2015 vs. VidCon 2016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크게 읽을 것이냐 세부적으로 읽을 것이냐에 따라 독해방식이 달라진다. 크게 읽으려고 한다면 연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올해의 이야기로 완결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이야기와 내일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의 이야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 던진 화두의 맥락이 나온다. 어제 던진 화두를 오늘 어떻게 받았고, 내일은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제 겨우 7년 된 VidCon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2015년까지 VidCon은 궁색함에서 화려함을 갖춘 행사로 진화해 왔었다. 1400명 정도가 모이던 첫 행사가 2만 명이 넘는 행사로 발전해 왔다. 그 중에서도 2013년과 2014년은 고개를 숙일 수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36
넘쳤던 시기다. 유튜브의 30대 MCN 사업자들이 다 이런 저런 대형 사업자로부터 투자를 받았던 시점이다. 그래서 2013년, 2014년 VidCon은 왜 그들이 이런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인플루언서의 힘을 이야기한 게 2014년이었다. 그림 2_ Top30 Youtube Networks 리스트 및 투자/인수 현황 출처 : Businessweek, Comscore,Inc. 그러나 2015년부터 조짐이 요상해졌다. Maker Studio의 최종 인수 가격이 당초 9천5백만 달러에 6천7백오십만 달러로 떨어졌다. 최종 가격은 2016년 2월에 결정되었다. 실적을 평가하고 난 뒤에 지불하려던 4천5백만 달러의 평가 보너스가 1백7십만 달러로 떨어진 탓이다. 당초 기대했던 수익성이 나오지 않았던 탓이다. 이런 분위기가 2015년도 VidCon을 덮쳤다. 비즈니스 모델, 수익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등장했다.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키노트(keynote)에서 Green은 Biz Model에 포커싱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방식으로 Branded Content를 제시했다. 그러나 Branded Content가 중요한 수익원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의미있는 시장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다. VidCon 2016은 VidCon 2015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했다.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좀 더 깊어지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방향성이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해야 했다. VidCon 2016는 그 답을 했다. 37
세 키워드: 오리지널, 라이브, 글로벌 오리지널: 2016년 동영상 플랫폼 시장은 2015년과 사뭇 다르다. MCN이란 것이 유튜브를 통해서 성장한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새 동영상을 실어 나를 수 있는 플랫폼들이 증가했다. AT&T의 Go90이나 Vessel, 유튜브 Red 등이 새롭게 등장했고, 동영상 전용 플랫폼이 아닌 스냅챕이나 페이스북 등에서도 동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시장 환경이다. MCN 사업자인 Fullscreen은 아예 독자적인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었다는 이야기다. 더러 가격이나 서비스로 경쟁을 하긴 하지만 일반 상품에 비해서 그럴 여력이 현저히 낮은 동영상 플랫폼들이 스스로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즉, 플랫폼 간 경쟁을 위한 차별화 포인트로 독점적인 콘텐츠의 필요성이 증가했고, 이 맥락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상했다고 봐야 한다. MCN 사업자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IP(Intellectual Property)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이를 위한 세부적인 전략을 모색할 때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를 한다. 라이브: 오리지널만 가지고는 플랫폼 경쟁을 할 수가 없다. 플랫폼이 오리지널 경쟁을 하는 순간 비용은 증가한다. 적정한 수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과는 별개로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더구나 페이스북 등은 이미 실시간 라이브를 하지 않는가? 그나마 여유를 부린다면 이들 서비스가 대부분 관계지향성 서비스에 기초하고 있을 뿐 동영상 전문 서비스는 아직 실시간으로 무장하지 않았다. 동시 접속 능력 등을 감안해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1인 크리에이터가 팬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라이브는 의미 있는 서비스일 수 있다. 이를 놓치지 않았다. 유튜브는 모바일 라이브를 선언했다. YouNow 같은 회사가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도한 유튜브는 적의 전의를 꺾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지 모른다. 더구나 경쟁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는 여러 플랫폼 사업자와 자신의 서비스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카드. 그렇게 시장은 다시 한 번 라이브로 한 발짝 넘어갔다. 결과적으로 전통사업자의 핵심 사업에 한 발짝 더 근접한 셈이다. 한국과 달리 온라인 실시간을 지양했던 미국 방송사업자. 그래서 실시간은 그들의 고유 영역으로 남겨 놓았던 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또한번 먼저 움직인 셈이다. 글로벌: 플랫폼은 글로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열리는 순간 플랫폼은 자연스럽게 국경을 넘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온라인 콘텐츠 사업자들이 글로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간극이 명확하게 드러난 VidCon이었다. 그러나 생경스럽다. 미국의 기업들은 글로벌을 드러내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자신이 글로벌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에 대한 지불 능력이 가장 강한 나라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미국의 미디어 사업은 글로벌은 어디까지나 자국 시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확장하는 개념일 뿐, 글로벌을 지향하겠다고 마음먹고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미국 시장 내 수익 비중이 감소하고, 해외 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영화뿐이다. 그렇지 않은 다른 시장은 기본적으로 미국 시장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38
사업이다. 그런데 디지털, 그리고 디지털의 가장 끝장인 MCN은 그 문법의 완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모든 수익 함수를 단순화시키면 P와 Q의 문제다. 가격을 높일 수 없는 구조라면 숫자를 늘려야 한다. 더구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는 것은 결국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작은 플랫폼의 요구에 의해서 한 것이지만, 제대로 된 IP만 만들어지면 의외로 대박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MCN 사업자들이다. 그러니 이제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요구가 없더라도 스스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다만 비용과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이를 해결하는 수단이 Q의 문제, 즉 글로벌이다. Green은 키노트에서 2017년도에는 유럽판 VidCon을 연다고 발표했다. VidCon 자체가 글로벌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경쟁과 콘텐츠 간 내부 경쟁의 힘겨루기가 느껴진 자리였다. 전통사업자들이 Go90 등의 플랫폼을 출시했지만, MCN은 이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마켓 분석가는 스냅챗을 이야기하지만, MCN 사업자들은 스냅챗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그들은 여전히 유튜브를 이야기한다. 유튜브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유튜브를 자극할 수 있는 여러 플랫폼 사업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Vessel이나 Fullscreen 등의 유료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다. 일단 Vessel에 대해서는 기대를 버렸고, Fullscreen은 또 다른 의미의 가능성 정도로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그러나 Vessel의 등장으로 유튜브의 자세가 바뀌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큰 의미다. 그런 눈치와 눈치가 서로 웃으면서 이루어지던 곳, 서로 칭찬을 하고 우리 잘 나간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경계의 끝자락을 놓치지 않았던 곳, 그곳이 바로 VidCon 2016의 현장이었다. 39
GEN 서밋 통해 본 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sinfather@gmail.com) ( 現 )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 前 ) 전자신문 기자 ( 前 ) 디지틀조선일보, 아이뉴스24 기자 가상현실(VR)과 로봇은 저널리즘에 어떤 존재일까? 페이스북을 비롯한 플랫폼의 대두를 어떻게 봐야 할까? 그들은 저널리즘의 친구일까? 아니면 경계해야 할 적일까? 전환기를 맞은 저널리즘 현실을 꼼꼼하게 짚어보는 행사가 지난 6월 15일부터 사흘 동안 오스트리아 빈 과학홀(Aula der Wissenschaften)에서 열렸다. 글로벌 에디터스 네트워크(GEN)가 주최한 GEN Summit 2016 은 플랫폼 지향 뉴스의 대두란 주제로 최근의 각종 현안을 꼼꼼하게 짚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 행사를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VR과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진지한 논의로 막을 열렸다. VR이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가상의 현실이다. 여기서 실제 현실을 입힌 것이 증강현실(AR)이다. 이런 정의만 놓고 보면 VR이나 AR은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먼 곳에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입체 보도까지 VR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지난 해 관심을 모았던 뉴욕타임스, CNN 등의 VR 보도는 대부분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결과물이다. 국내에서도 한국경제나 조선일보 등이 VR 팀을 가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은 왜 360도 영상을 활용한 보도에 관심을 갖는 걸까? 이 질문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관점의 확장이요, 또 하나는 몰입(immersion)이다. 그렇다면 360도 영상을 비롯한 VR은 저널리즘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선 RT의 앨리나 머크하레바 전략개발담당 이사가 잘 짚어줬다. 그 동안의 모든 영상은 프레임 안에 갇혀 있었다. 텔레비전 방송은 텔레비전이란 프레임 내에 들어온 영상만 볼 수 있다. 하지만 360도 영상은 그 프레임을 필요 없게 만들었다. 40
VR 저널리즘에 대해 발표한 연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경험 을 이야기했다. VR은 경험을 나누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360도 영상을 VR에 포함시키는 게 옳으냐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뿐 아니다. 여전히 한계도 많고, 가야할 길도 멀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하지만 VR이 저널리즘에 던지는 질문은 적지 않다. 어쩌면 우리가 해리포터 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몰입형 신문인 예언자일보를 현실 속에서 접할 수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림 1_ GEN Summit 2016 행사 전경 1 "로봇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똑똑하지 않다" VR과 함께 최근 저널리즘 현장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로봇이다. AP통신이 지난 2014년 7월부터 기업 분기 실적 기사를 로봇으로 처리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LA타임스 역시 지진 보도 전문 알고리즘인 퀘이크봇으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로봇은 알파고 이후 특히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에서도 로봇은 중요한 아이콘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저널리즘 현장에서 로봇은 어느 정도 활용될 수 있을까? 이번 GEN 서밋에선 다음 채용자는 로봇이 될 수도 있다 는 제목으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GEN 서밋에서 발표한 실랩(Syllabs)의 클로드 드 루피 CEO는 우선 로봇 저널리스트란 용어 자체에 대해서 문제 제기했다. 로봇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똑똑하지도 않고, 또 영화 속에서 보던 거대한 사이보그와도 거리가 멀다는 것. 그는 로봇이란 단지 시시한 코드 더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로봇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최근의 흐름은 특별할 것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루피는 절대 그렇진 않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당히 혁명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41
정교하게 잘 짜여진 탬플릿과 데이터, 그리고 의미구조를 갖출 경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쏟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러벌스는 60분에 3만7천500건에 이르는 기사를 생산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뉴스 에이전시의 혁신 책임자인 헬렌 보그트는 자신들의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하위 리그 축구 팀 경기 보도에 활용한 결과 상당히 믿을만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봇 기자는 속도와 생산력 면에서 인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 실력을 자랑한다. 시간을 투자해서 개발한 결과 로봇들은 30초 만에 축구 기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초보적인 경기 결과 관련 기사라면 도저히 인간이 따라 하기 힘든 속도다. 그렇다면 로봇의 확산은 사람 기자들에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걸까? 보그트는 블룸버그 편집장인 존 미클트웨이트의 발언을 소개했다. 미클트웨이트는 자동화된 저널리즘은 우리가 하는 일을 좀 더 흥미롭게 만들 잠재력이 있다 면서 앞으론 저널리스트들은 발생한 사건을 보도하는 것에서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보도하는 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림 2_ GEN Summit 2016 행사 전경 2 미디어들은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진 걸까 뉴스 시장도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 같은 포털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인링크 서비스 가 귀한 영어권에선 페이스북이 생태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맞은 미디어 기업들은 고민에 빠져 있다. 선뜻 올라타자니 종속될까 두렵다. 그렇다고 외면하자니 다른 미디어기업들에 도태될까 42
또 두렵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인터넷 기만(Net Delusion)>> 등을 통해 소셜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기해온 에브게니 모로조프는 미디어들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 있다 고 경고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되고 감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모로조프는 서밋 이틀째인 지난 16일 미디어, 실리콘밸리 그리고 테크-유토피아 란 제목의 발표를 했다. 이 발표에서 그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는 최근 상황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아예 지금이라도 페이스북으로 부터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갈 곳이 없다 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왜 이렇게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보이는 걸까? 일단 페이스북의 방대한 데이터 수집 능력에 대해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긁어모을 능력이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제시할 길은 단 한 가지. 바로 노예가 되는 것뿐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낙관적으로 볼만한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모로조프가 스톡홀름 증후군 에 빠졌다고 비판한 미디어 기업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모르조프에 이어 마련된 퍼블리셔 vs 플랫폼 이란 코너에서 그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이 세션은 패널 구성부터 흥미로웠다. 일단 사회는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미디어& 케이블 담당 이사인 토니 에머슨이 사회를 봤다. 여기에 전통 매체인 CNN 디지털의 메레디스 아틀리 편집장과 요즘 떠오르는 뉴미디어인 업데이의 장-에릭 피터스 편집장이 반대쪽에 앉았다. 실리콘밸리 기업과 전통 미디어, 그리고 뉴미디어 3자 논쟁 구도인 셈이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메레디스 아틀리는 플랫폼과 미디어 간 대립 구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예 플랫폼과 함께 하는 퍼블리셔라고 생각한다 면서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여러 파트너들과 손을 잡고 있다 고 강조했다. 그것이 CNN이 디지털 유통 채널을 다루는 방식이란 얘기였다. 그는 특히 페이스북이 핵심 파트너이긴 하지만 유일한 파트너는 아니다 고도 했다. 특정 서드파티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또 CNN의 다양한 채널들이 든든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닷컴을 비롯해 CNN 인터내셔널. CNN 머니 같은 채널들이 자체 앱과 웹 사이트를 갖고 있다는 것. 이런 자산들이 CNN에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런 플랫폼들에 콘텐츠를 배포한다. 이 플랫폼에 있는 독자들을 위해 우리 콘텐츠를 편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장 관심을 가질 사람들에게 그 콘텐츠를 보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3
2016년 7월 CNN이 전통 매체 중심 시각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업데이는 조금 달랐다. 굳이 평가하자면 스톡홀름 증후군 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모르조프와 CNN의 중간 어느 지점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업데이는 삼성과 독일 미디어 그룹 악셀 슈프링어가 공동 설립한 미디어 조인트벤처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장-에릭 피터스 업데이 부사장 겸 편집장은 서드파티 플랫폼과의 제휴는 기회가 아니라 필요 조건이란 주장을 펼쳤다. 피터스는 아예 이건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문제다 고 강조했다. 하루 10억 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신문이란 것.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외면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객이나 잠재고객들이 그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터스 업데이 편집장은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독자나 광고주들과 직접 관계를 맺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서밋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연사는 퓨처 투데이 인스티튜트(Future Today Institute)의 에이미 웹 설립자였다. 그는 뉴스룸 도구: 다음은? 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 있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웹은 한 미디어 경영자와 대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 경영자는 주문형 뉴스 서비스를 하려 한다 면서 뉴스 산업의 우버가 되고자 한다 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일화를 통해 미디어 경영자는 떠오르는 비즈니스를 X산업의 우버란 기술 트렌드로 잘못 이해했다 고 꼬집었다. 어떤 새로운 트렌드는 기본적인 인간의 필요로 추동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는 새로운 기술이 매개 역할을 해 준다. 또 때론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일련의 점들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에이미 웹은 유행하는 것(trendy thing)과 트렌드를 혼동해선 안 된다 고 경고했다. 사례로 꼽은 미디어 경영자는 유행하는 것들에 눈이 팔려서 물밑에서 진행되는 진짜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에이미 웹은 이날 강연에서 뉴스룸 지도자들은 셜록 홈즈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다양한 조각들을 비판적으로 주의 깊게 관찰하고 연결해 가면서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앞으로 주목해야 할 새로운 기술 트렌드로 채팅 앱과 혼합 현실(MR), 그리고 프라이버시 이슈 등을 꼽았다. 미디어와 플랫폼, 바람직한 관계는 44
여러 기술 사례들에 대한 얘기가 오가긴 했지만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서드파티 플랫폼 활용 문제였다. 이번 행사 마지막 날 종합 토론으로 서드파티 플랫폼은 저널리즘을 삼킬 것인가 란 순서를 마련한 것은 이런 취지였다. 종합 토론에 참여한 댄 길모어는 저널리스트들이 자신들의 작업물을 플랫폼에 쏟아부을 땐 먼저 무엇을, 그리고 왜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독점은 시장의 실패 라면서 인터넷을 탈중심화시켜야만 한다 고 덧붙였다. 새너제이 머큐리뉴스 출신인 댄 길모어는 국내에도 번역된 위 더 미디어 저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탈중심화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를 겸하고 있다. 콘데 나스트 인터내셔널의 볼프강 블라우는 소셜 미디어의 월드 가든 구조에 대한 경계심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좀 더 실용적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디어 기업들에게 유입되는 새로운 독자들의 90~95% 가량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는 현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은 환상적인 뉴스 발견 엔진 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번 행사는 플랫폼과 퍼블리셔란 대립 구도를 바탕에 깔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거대 플랫폼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들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거대 플랫폼이 위협적인 이유 중 하나로 정보 독점 문제를 꼽은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인터넷 환상 으로 유명한 에브게니 모로조프나 페이스북과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뉴스 메이커가 된 맥스 슈렘스 등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미디어 기업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 그건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실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디어들조차 약해지는 영향력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인터넷이 정보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예견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바일 시대의 도래와 함께, 그리고 페이스북이란 거대 소셜 미디어의 탄생과 함께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됐다. 과연 이런 시대를 맞아 미디어들은 어떤 행보를 택해야 할까? 사흘간의 긴 토론과 공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한 딱 부러진 해답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또한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애초에 답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자신들의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던 수많은 선진국 미디어 관계자들의 모습을 45
보는 건 인상적이었다.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자신들의 성취물에 대한 굳건한 자신감을 갖는 건, 어쨌든 쉽진 않은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게 그 사회의 읽기 문화 덕분인지, 아니면 미디어 기업들의 경쟁력 덕분인지는, 혹은 그들 특유의 낙관적 전망을 바탕에 깔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46
Power Review ICT 동향 2016년 7월
1주 ICT 동향 IBM 왓슨을 탑재한 자율 주행 미니버스 올리(Olli) 공개 정책협력단 인터넷정책팀 자율 주행 전기버스 '올리(Olli)', IBM 왓슨을 통해 승객과 상호작용하며 운행 IBM과 3D 프린팅 차량 제조업체로 유명한 미국의 스타트업 로컬모터스(Local Motors)가 공동 개발한 자율 주행 차량 '올리(Olli)'를 공개 올리는 최대 12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미니 버스형 전기자동차로서 IBM의 인공지능 컴퓨팅 플랫폼 왓슨(Watson) 탑재 올리는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시스템인 왓슨의 지원을 받은 첫 번째 자율 주행 차량 운영 사례로서, 다양한 정보를 학습하고 승객들과의 상호작용 가능 올리는 차체에 탑재된 30여 개의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며, 왓슨이 이러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정보를 학습하고 차량 제어나 상황 인식에 대한 기능 수행 또한 음성 텍스트 변환(Speech to Text), 자연어 분류(Natural Language Classifier), 특성 추출(Entity Extraction), 텍스트 음성 변환(Text to Speech) 등 왓슨의 4가지 API기반 승객들 운행 요청 대응 뿐만 아니라 승객들과 대화 방식의 상호작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 목적지, 경로 등에 관련된 질문에 대답하거나 지시 가능 올리는 이미 지난 6월 16일부터 미국 워싱턴DC 근교의 메릴랜드 주에 있는 내셔널하버 쇼핑 엔터테인먼트 지역에서 승객 운송 테스트 진행 로컬모터스는 2016년 내에 올리의 시범 서비스 운영 지역을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및 라스베이거스 지역으로도 확대할 방침 또한, 독일 베를린, 호주 캔버라, 덴마크 코펜하겐 등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도 확대할 예정 올리, 운송 업계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가능성 제시...3D 프린팅 차량제조 시스템 구현도 기대 IBM 왓슨 사물인터넷 부문의 해리엇 그린(Harriett Green) 총책임자에 따르면, 올리는 교통 및 운송 48
1주 ICT 동향 산업에서 인공지능 컴퓨팅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 그린 책임자에 따르면 현재 왓슨 IBM 사물인터넷 부문이 운영하고 있는 인공지능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 이큐베이터 '오토랩(AutoLab)'은 로컬모터스와 함께 올리의 추가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왓슨의 활용 범위 확대 연구 중 양 사는 향후 올리를 복잡한 도시 지역이나 대학 캠퍼스 및 테마파크 등의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 올리는 승객을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회사 앞 또는 집 앞까지 운송하는 이른바 '라스트마일 (Lastmile)' 교통수단으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기대 받고 있으며, 실제로 마이애미 데이트 카운티 지역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파일럿 프로젝트 계획 중 또한 올리가 상용화될 경우에는 승객들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가까운 주차장까지 올리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의 활용도 고려 중 한편, 로컬모터스는 올리의 개발을 통해 3D 프린팅을 차량 제조에 접목한 혁신 업체로서의 명성을 한층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올리는 차체의 25%가 3D 프린팅 된 재료들도 구성되어 있으며, 또 다른 25%의 부분은 3D 프린팅 몰드를 통해 제작 Reference 1. Computerworld, "Self-driving Olli shuttle with IBM Watson debuts in Washington area", 2016.6.17. 2. Seeking Alpha, "IBM Takes A Surprising Lead In Self-Driving Cars", 2016.6.17. 3. Engadget Japan. "IBMのAI Watsonが 車 掌 な 自 動 運 転 バス Olli がワシントンDCで 運 行 開 始 車 掌 は 運 転 をせず 乗 客 との 会 話 役 に", 2016.6.17. 49
1주 ICT 동향 美 소비자들, 게임 이외에 다른 가상현실 콘텐츠에 더 관심 정책협력단 인터넷정책팀 일반 소비자들, 가상현실 콘텐츠로 여행 및 어드벤처, 영화, 라이브 이벤트 등 엔터테인먼트에 흥미 가상현실 전문 시장 조사 기관인 그린라이트 VR(Greenlight VR)이 미국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소비자들은 게임 이외에도 다양한 가상현실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 그린라이트 VR이 여러 가상현실 관련 콘텐츠 카테고리 가운데 소비자들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조사한 결과, '여행 및 어드벤처'가 73.5%로 가장 높은 응답률 기록 또한 '영화 및 동영상', '라이브 이벤트'가 각각 67.3%와 67.0%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해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 반면, 가상현실 콘텐츠로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게임'의 경우에는 61.0%로, '홈디자인(65.9%)'이나 '교육(63.9%)' 분야에 이어 6번째 관심 분야로 거론 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하이테크 소비자(high-tech spender)들 역시 게임보다는 다른 콘텐츠에 더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 하이테크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가상현실 콘텐츠는 '여행 및 어드벤처(76.3%)'로 나타났으며, 그 밖에 '영화 및 동영상(71.4%)', '라이브 이벤트(71.2%)', '홈디자인(70.3%)' 등의 순으로 일반 소비자들과 응답률 순위가 유사 '게임'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하이테크 소비자는 68.9%로 5번째로 높은 응답률 기록 조사를 진행한 그린라이트 VR의 클리프튼 도슨(Clifton Dawson) CEO는 소비자들은 가상현실 기술이 단순히 게이밍 경험만을 위한 매체는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 그린라이트 VR이 실시한 설문조사 응답자들 가운데 74.8%는 오히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제공하는 가상현실 콘텐츠가 오히려 가상현실 HMD 단말 사용을 부추긴다고 응답 도슨 CEO는 이와 관련해 일부 게임 플레이어들이 가상현실 생태계 내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게임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광범위한 가상현실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 50
1주 ICT 동향 아울러 도슨 CEO는 플랫폼 및 콘텐츠 제공자들은 더 많은 소비자들의 콘텐츠 선호도를 파악함으로써 다양한 콘텐츠 포트폴리오와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 그림 1 _ 관심 있는 가상현실 관련 콘텐츠 카테고리(2016.6.) 출처 : arc(2016.6.) 저렴한 가격대의 가상현실 단말에 대한 선호도 증가...가장 인기있는 단말은 삼성 기어VR 한편, 가상현실 HMD 단말 가격은 소비자들이 단말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 그린라이트 VR이 지난 2015년 10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가상현실 단말 구매에 200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1%로 나타났으나, 이번 2016년 6월 조사에서는 42.8%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 특히 400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해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나 HTC 바이브(Vive)와 같은 고사양 단말의 인기가 높은 가격 때문에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 반면, 199달러 이하의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지난 10월 조사 당시 23.0%에 불과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4.7%로 증가해 소비자들이 점차 저렴한 가격의 단말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 주요 가상현실 HMD 단말들 가운데 구매 의향이 있는 단말의 종류를 조사한 결과, 삼성의 기어VR이 38.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Sony PlayStation VR)과 오큘러스 리프트가 각각 30.5%와 24.9%로 뒤를 이어 거론 그 밖에 구글 카드보드(Google Cardboard)는 15.2%, HTC 바이브는 11.5%의 응답률을 기록했는데, 특히 구글 카드보드의 경우에는 비게이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 Reference 1. arc, "Why Virtual Reality Will Be More Than Just A Bunch Of Games", 2016.6.21. 2. VentureBeat, "VR report says consumer interest in virtual reality goes far beyond games", 2016.6.21. 51
1주 ICT 동향 중국 핀테크, 전통 금융 산업을 위협...금융권,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핀테크 기술 포용 정책협력단 인터넷정책팀 중국 핀테크 산업, 전통 금융 기관의 영역 잠식 전세계적으로 핀테크 분야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중국에서도 지문 결제, 로보 자산 운용 및 어드바이저 등 금융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핀테크가 급속히 반전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Mckinsey)에 따르면, 2015년 중국 핀테크 시장의 규모는 약 12조~15조 위안으로 추산되며 전체 중국 GDP의 약 20% 가량 차지 특히 중국의 IT 대기업인 텐센트(Tencent)와 e커머스 사업자인 알리바바(Alibaba)의 경우, 핀테크 영역에 진출해 전통적인 금융 기관들의 아성을 뒤흔들고 있는 상황 알리바바가 제공하고 있는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Alipay)의 경우, 현재 월 평균 이용자수가 약 4억 5,000만 명에 이르며 거래 금액도 연간 약 8,000억 달러에 육박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는 알리금융을 통해 소액 대출, 투자 신탁 등과 같은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소액 대출의 경우 2010년 서비스 출시 이후 약 70만 개가 넘는 기업과 거래 텐센트의 경우, 2014년도에만 제공하고 있는 송금 서비스를 5억 4,000만 명이나 이용해 중국 공상은행(Industrial and Commercial Bank of China)의 4억 6,500만 명이나 농업은행(Argicultural Bank of China)의 4억 5,500만 명 등 주요 은행의 송금 서비스 이용자 수를 추월 핀테크 서비스는 이용 편의성을 최대 장점으로 하고 있으며,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의 경우에는 e커머스 등 기존 서비스의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적절히 활용 온라인 P2P 금융 서비스는 자산을 시중 은행보다 신속한 거래가 가능하고 고금리로 운용할 수 있으며, 전자 결제 서비스의 경우,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계좌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용자가 몰리고 있는 상황 또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자사 e커머스 사이트인 알리바바 및 모바일 메신저 앱인 위챗(WeChat) 등과 자사의 핀테크 서비스를 연계함으로써 비약적인 성장을 도모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