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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60년 만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성 장을 이루었다. 정부수립 2년 만에 북한의 전격 남침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고, 휴 전 이후에도 안보에 대한 위협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불리한 여건에 좌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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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제 16 권제 1 호 Korean Energy Economic Review Volume 16, Number 1, March 2017 : pp. 95~118 학술 탄소은행제의가정용전력수요절감효과 분석 1) 2) 3) * **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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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영상기술연구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 뉴 뉴웨이브 세대란 60년대 일본의 영화사에서 과거세대와는 단 절된 뉴웨이브 의 흐름이 있었는데 오늘날의 뉴웨이브 세대를 뛰어넘는다는 의미에서 뉴 뉴웨이브 세대로 불린다. 뉴 뉴웨이브 세대 감독들의 경향은 개인적이고 자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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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도시행정학보 제25집 제4호 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다양성과 복합성의 요소는 증가하게 된다. 도시의 발달은 사회의 다원 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화된 도시는 경제, 사회, 정치 등이 복합적으로 연 계되어 있어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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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론-02장

시장 개방과 자율경쟁 원칙의 규제개혁 (Big Bang)을 했던 사례, 일본이 1998년에 증권업 등록제 등 경쟁 공정 글로벌화를 목 표로 삼아 금융개혁을 했던 사례를 든다. 이는 정부가 금융 빅뱅식 규제개혁을 염두 에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주요 선진국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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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学4年生の正社員内定要因に関する実証分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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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골프장의 경영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7, Vol. 27, No. 2, pp DOI: : Rese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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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18 輯 1 號 ) 과의 소통부재 속에 여당과 국회도 무시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지만, 민주주의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적 조건은 권력 행사에서 국가기관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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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 Korean Energy Economic Review Volume 11, Number 2, September 2012 : pp. 57~83 발전용유연탄가격과여타상품가격의 동조화현상에대한실증분석 57

재원은 크게 지역, 직장 가입자의 총 보험료와 국고지원을 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까지는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1만1천원의 기적 이라는 상자를 열어 보면 이는 기적 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은 강화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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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동북아역사논총 41호 인과 경계공간은 설 자리를 잃고 배제되고 말았다. 본고에서는 근세 대마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인식을 주로 영토와 경계인 식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 시기 대마도에 대한 한일 양국의 인식을 살펴볼 때는 근대 국민국가적 관점에서 탈피할

에너지경제연구 Korean Energy Economic Review Volume 17, Number 2, September 2018 : pp. 1~29 정책 용도별특성을고려한도시가스수요함수의 추정 :, ARDL,,, C4, Q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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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 기업부문의 구조조정 방향 김 준 경 * 이 연구내용은 집필자 개인의견이며 한국은행의 공식견해와는 무 관합니다. 따라서 본 논문의 내용을 보도하거나 인용할 경우에는 집필자명을 반드시 명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전화

잡았다. 임진왜란으로 권위가 실추되었던 선조는 명군의 존재를 구세 주 이자 王權을 지켜주는 보호자 로 인식했다. 선조는 그 같은 인 식을 바탕으로 扈聖功臣들을 높이 평가하고 宣武功臣들을 평가 절하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려고 했다. 이제 명에 대한 숭 앙과 충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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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제1차 정상회의 : 미국 워싱턴 D.C.( ) 참가국(기구) G20 회원국 : G7 한국 중국 인도 호주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러시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장국(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국 제 기 구 : UN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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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축되어 있으나, 과거의 경우 결측치가 있거나 폐기물 발생 량 집계방법이 용적기준에서 중량기준으로 변경되어 자료 를 활용하는데 제한이 있었다. 또한 1995년부터 쓰레기 종 량제가 도입되어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이를 기점으로 크 게 줄어들었다. 그러므로 1996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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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SSN 1598-2769 49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 朴 元 巖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wapark@hongik.ac.kr 본 연구는 신호접근법을 사용하여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하고 2008년 우리나라의 위기가 예측 가능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를 예측하기 위해 구축된 모형의 골격을 바꾸지 않고 2008년 위기를 예측함으로써 우리나라의 1997년 위기와 2008년 위기가 대내외 여건의 비슷한 변화로 인해 발생하였음을 보였다. 또한 2008년 전체를 전반적으로 위기기간으로 간주하는 경우와 실제로 위기가 발생한 2008년 9월 이후로 위기기간을 한정하는 경우에 위기예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보였다. 분석 결과, 신호접근법 조기경보모형의 예측력은 매우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를 앞두고 신호발생 건수가 급증하고, 위기발생 확률도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위기를 조 기에 경보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외채/외환보유액 비율과 예금취급기관 해 외부채/총부채 비율이었다. 모형의 표본외 예측력도 양호하였다. 우리나라가 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구축한 조기경보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기경보모형의 신뢰도를 높이고 이번은 다르다 신드롬 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핵심용어: 신호접근법, 위기 예측, 조기 경보 JEL 분류: E17, G01, G17 * 본 논문의 수정에 도움을 준 익명의 심사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논문은 2009학년도 홍익대학교 학술연구진흥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다.

ISSN 1598-2769 Journal of East Asian Economic Integration Vol. 15, No. 3, Fall 2011 Was 2008 Crisis Predictable in Korea?: A Signal Approach Won-Am Park Professor, School of Economics, Hongik University wapark@hongik.ac.kr This paper investigates whether the 2008 crisis in Korea was predictable by applying the signal approach. It shows that the early warning model constructed to predict the 1997 crisis in Korea works very well to predict the 2008 crisis, implying the similarity of the two crises. In predicting the 2008 crisis, crisis period is defined two ways. One is to define the whole year of 2008 as the crisis period. The other confines the crisis period to the post September, 2008. The early warning was not sensitive to the crisis period. Both models provide early warning successfully. Well before the crisis period, signals increased rapidly and the conditional probabilities of crisis rose sharply. The most important indicators were the foreign debt/foreign reserves ratio and the foreign debt/total debt ratio of depository corporations. The models performed well in the out-of-sample period. It seems that Korea did not utilize the early warning systems to be ready for the 2008 crisis, although she had built them after the 1997 crisis to be ready for the another crisis. We must overcome the this-time-is-different syndrome and trust the early warning models to rely on early warning. Keywords: Signal Approach, Crisis Prediction, Early Warning JEL Classification: E17, G01, G17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51 I. 서론 2008년 9월 들어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하고, 메릴린치가 BOA에 인 수되었다. 9월 15일에는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850억 달러의 구제금융 을 지원하는 금융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전 세계가 급속하게 침체국면 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월스트리트발 충격은 자본의 급격한 유출, 주가 폭락 및 환율급등을 통해서 우리 경제에 바로 전달되었으며, 우리나라도 1997 년 말 외환위기에 이어서 또 다시 위기를 맞게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수지는 2007년까지 대체로 유입초과를 보였으 며, 1999~2007년의 9년간에 걸쳐서 총 684억 달러가 초과 유입되었다. 그러 나 2008년 9~12월의 3개월 동안 무려 462억 달러가 초과 유출되었다. 해외자 본의 급격한 유출과 더불어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 1,400을 넘던 종합주가 지수는 10월 말 900대로 폭락했으며, 달러당 1,100원 수준이었던 원화 환율은 1,400원대로 폭등했다. 우리나라는 거대 외화보유국이었으나 자본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유출되고, 은행의 단기 해외차입도 거의 중단되는 등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보다 더 크게 외화유동성 부족을 겪었다. 이러한 경제혼 란으로 우리나라는 2008년 4/4분기 중 전기대비 -4.6%, 연율 -17% 성장하였 다. 미국이 2008년 4/4분기 중 전기대비 연 -5.4% 성장하였으므로 우리나라 실물부문은 미국보다 무려 세 배나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위기의 징후가 있었다. 2007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문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 지 시장은 미국 전체 금융시장의 2%가 채 안되는 1조 3,000억 달러 규모였으 므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전할 것이라고는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월스 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파산하거나 긴급 구제금융을 받기 전까지 부동 산 가격하락의 위험에 대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모기지 채권, 주택저당증 권(MBS), 자산담보부증권(CDO) 등의 고도화된 파생상품으로 주택대출을 유 동화하면서 사실상 투기에 가까운 투자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그 진원지에서도 위기 발생을 예측하기 어

52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려웠다면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예측 불가능했다고 해야 할까? 따라서 우리나라의 2008년 위기도 예측 불가능했다고 해야 할까? 본고에서는 위기 조기경보모형을 이용하여 이러한 질문에 답해보고자 한다.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1997년 말 갑자기 위기를 맞게 되 었을 때에도 아시아 외환ㆍ금융위기의 예측 가능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 다. 그러나 위기의 예측은 위기 지수가 커지면서 위기가 발생할 확률을 예측 하는 것이므로 어떤 변수의 향후 변화를 예측하는 일반적 예측보다 수월할 수 있다. 실제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위기 조기경보모형에 대한 많 은 연구가 진행되었다(Kaminsky, Lizondo, and Reinhart 1998; Berg et al. 1999; Goldstein, Kaminsky, and Reinhart 2000).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이후 위기를 사전에 탐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 였으며, 1999년에는 국제금융센터를 설립하여 조기경보장치 개발 업무를 담 당하게 하였다. 또한 한국 동란 후 최대의 위기라고 하는 1997년 위기의 원인 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박대근ㆍ이창용 1998; 박원암ㆍ최공필 1998a; 백웅기ㆍ정지만 1999). 한편 박원암ㆍ최공필(1998b)은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의 신호접근법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위기 조기경 보모형을 구축하고, 1997년 위기를 예측하였다. 조기경보장치는 신호접근법이나 이산적 선택(discrete choice) 기법 등을 이 용한 조기경보모형과 모형에 기반을 두지 않은 조기경보장치로 나눌 수 있다 (Berg, Borensztein, and Pattillo 2005). 본고에서는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신 호접근법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2008년 위기 예측 가능성을 점검하고 논의 한다. 신호접근법은 비모수적 방법이므로, 모수적 방법인 프로빗(probit)이나 로짓(logit) 등 이산적 선택 모형을 이용하여 위기를 예측할 수도 있으나 이산 적 선택 모형을 이용하면 유의한 설명변수가 줄어들면서 설명변수의 선택에 따라 위기발생 확률이 크게 변화하는 단점이 있다. 본고에서는 국내 자료를 이용하여 한국의 위기를 예측하고자 한다. 국내 자 료만을 이용하면 위기 사례가 많지 않아 일반적 분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 다. 반대로 많은 국가들의 위기 사례를 수집하여 위기모형을 구축하면 사용된 자료가 부정확하고 특정 국가의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본고의 제II절에서는 우리나라의 1997년 위기를 예측하기 위하여 구축된 바 있는 신호접근법 조기경보모형의 골격을 소개한다. 제III절에서는 1997년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53 위기 예측 모형과 동일한 방법으로 2008년 위기예측모형을 구축하고 예측한 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9월에 발생하였으므로 제Ⅳ절에서는 2008년 9 월 이전에는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정하고 2008년 9월의 위기를 예측 한다. 제V절에서는 신호접근법에 의한 조기경보모형이 2008년 위기를 잘 예 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기경보모형을 신뢰하지 않고 2008년 위기가 9월에 월스트리트에서 발생했으므로 예측이 어렵다는 견해에 대하여 논의한다. 제 Ⅵ절은 맺음말을 담고 있다. II. 신호접근법 모형 신호접근법은 선행지표(indicator)의 위기발생 신호로 위기를 예측하는 방법 이다. 위기에 대한 설명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선행지표들을 선정하여 이 들 지표 값이 특정 임계치를 넘을 경우 신호가 발생하였다고 간주하고 신호 발생으로 위기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신호접근법에 따라 모형을 구축 하려면 먼저 위기와 신호의 발생을 정의하여야 한다. 1. 위기의 정의 위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정의될 수 있다. 금융시장의 경우 위험지수를 만들 어 위험지수가 매우 높아진 상태를 위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위기는 국내 및 해외부채가 과다할 때 발생하므로 부채가 특정 수준을 넘어서서 과다해진 상 태를 위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외환위기의 경우에는 환율의 급격한 변화를 위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외환시장에서의 자국통화 절하압력으로 위기를 정의하고자 한 다. 외환시장압력은 전년동기대비 원화의 대달러화 절하율( ), 전년동기대 비 회사채수익률 %포인트 변화( ), 전년동기대비 외환보유액 변화율( ) 의 가중평균으로 정의한다. 가중치는 표본기간 내 각 변수 표준편차의 역수로 하여 외환시장 압력이 변동성이 큰 변수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하였다 (Eichengreen, Rose, and Wyplosz 1995).

54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외환시장압력 = σe e σi i σr R (1) 단σ σ σ 은 환율변화율, 금리변화, 외환보유액 변화율의 표준편차다. (1) 식에 의하여 정의된 외환시장압력이 특정한 임계치를 넘을 경우 위기 기간으로 정의한다. 본고에서 외환시장압력을 이용하여 위기를 정의하는 것은 한국의 1997년 위기와 2008년 위기가 모두 한국의 높은 수출입의존도와 자본시장 개방을 반 영하여 원화 대미환율 급등을 수반하였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모형에서는 외 환시장압력보다는 금융부문의 취약성 지수를 구축하지만 국가위기를 나타내 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압력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1) 2. 신호 발생 위기 신호도 위기 정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행지표가 특정한 임계치를 넘어섰을 때 신호가 발생하였다고 정의한다. 그러나 임계치는 위기 신호의 위 기 예측력이 가장 높아지는 값으로 선정하게 된다. 위기 신호와 위기 발생 간 경우의 수는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네 가지 이다.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제1종 오류는 C/(A+C)이며, 그 반대의 경우 제2 종 오류는 B/(B+D)이다. 표 1. 위기 신호/위기 발생 관계 (단위: 경우의 수) 위기 발생 위기 비발생 신호 발생 A B 신호 비발생 C D 1) IMF의 조기경보모형인 DCSD 모형, Goldman Sachs의 GS-WATCH 모형, Credit Suisse First Boston의 EMRI 모형, Deuche Bank의 DB Alarm Clock은 모두 환율 급등을 포함한 외환시 장 압력으로 위기를 정의하고 있다. Rose and Spiegel(2009)은 GDP, 주가, 신용등급, 환율 등 지표의 principal component로부터 위기지수를 구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55 선행지표의 값이 커질수록 위기의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할 때, 임계치를 높 게 잡으면 신호발생 가능성이 줄어들어 제1종 오류는 커지지만 제2종 오류는 작아진다. 반대로 임계치를 낮게 잡으면 제1종 오류가 작아지지만 제2종 오류 가 커진다.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는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 류를 모두 줄일 수 있는 임계치 설정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 이를 노 이즈/신호 비율이라고 명명하였다. 노이즈/신호 비율=제2종 오류/(1-제1종 오류)=[B/(B+D)]/[A/(A+C)] (2) 선행지표별로 (2) 식의 노이즈/신호 비율이 최소화되는 임계치를 최적치로 선택하게 되면 예측의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가 모두 작아지게 된다. [표 1]에서 위기 발생을 정의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윈도우를 설정하는데, 위기 발생이란 현재 시점부터 향후 일정 기간의 윈도우 내에 위기기간에 진 입하는 것이다. 3. 위기 예측력 위기 예측력은 각 선행지표의 노이즈/신호 비율로 측정될 수 있지만 각 선 행지표를 총괄하는 모형의 위기 예측력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Kaminsky 1998). 먼저 지표별 신호를 종합하여 종합지수를 작성하여야 한다. 종합지수를 작 성하는 방법으로는 신호가 발생한 지표의 수를 단순히 합하는 방법과 각 지 표의 위기 예측력을 가중치로 하여 지표의 수를 합산하는 방법이 있다. 2) 종합지수가 상승하면 위기발생 확률도 높아질 때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이고 개월 안에 위기가 발생한 달의 수 인달의수 (3) 2) 종합지수 작성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추가 설명함.

56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단, P(C t,t+h ); t기부터 h개월 내 위기발생 확률, I; 종합지수. 즉 종합지수가 어떤 범위의 값 (I i < I t <I j ) 을 가질 때 t기부터 h개월 내 위 기가 발생한 경우 수와 전체 경우 수의 상대비율을 위기발생 확률로 한다. 4. 1997년 위기예측모형 위에서 소개된 신호접근법을 사용하여 2008년 위기를 예측하기 위한 새로 운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하기 전에 1997년 위기를 예측하기 위해 구축되었던 조기경보모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모형은 박원암(2001)을 원용하였는데, 다음 절에서 새로운 모형을 구축하기 전에 1997년 위기예측모형을 소개하는 것은 이 모형과 같은 방법으로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하여 2008년 위기를 얼마 나 예측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1997년 위기예측모형(박원암 2001)에서 표본기간은 1990년 1월부터 IMF 구제금융을 받기 한 달 전인 1997년 11월까지로 설정하였다. 위기는 (1) 식의 외환시장압력으로 정의되었는데, 임계치는 표본기간 중 외환시장압력 평균에 외환시장압력 표준편차의 1.1배를 더한 값으로 설정하였다. [그림 1]은 외환시장압력 추이와 임계치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압력은 1997년 11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하여 1998년 1월에 정점에 도달하였다. 그런 데 표본기간 외환시장압력 평균에 표준편차의 2배나 3배를 더하지 않고 1.1 배로 낮추어 더한 것은 위기발생의 경우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그림 1]에서 외환시장압력이 임계치보다 높았던 기간은 1990년 10~12월, 1997년 2~6월, 1997년 9월~1998년 10월이다. 1997년 12월 이후는 실제로 위 기가 발생한 기간이고, 나머지 기간은 외환시장압력이 높았으나 실제로 위기 가 발생하지 않았던 기간, 또는 외환시장에 대한 투기적 공격이 있었으나 실 패한 기간이다. 물론 위기 정의의 임계치를 높여서 1997년에만 위기가 발생 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모형의 예측력 등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 3) 박원암ㆍ최공필(1998b) 참고. 본고의 제 Ⅳ절에서는 실제로 위기가 발생한 기간만을 위기 기간으로 설정한다.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57 그림 1. 외환시장압력 추이 30 20 외외외외외외. 10 0 임임임. -10-20 -30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연도 한편 위기 발생의 윈도우는 표본기간이 짧고, 국내 자료만을 사용하여 자료 가 많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여 12개월로 설정하였다. 4) 즉 신호 발생 후 12개 월 내에 위기를 맞게 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위기발생의 선행지표로는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2개 지표를 선정하였 다. 5) 1997년 외환위기가 과도한 단기외자 조달과 자금의 만기불일치에 의하 여 발생하였음을 감안하여 단기외채 자료를 이용하여 장단기 불일치를 나타 내는 여러 가지 형태의 변수를 만들었으나 모두 위기 예측력이 높지 않았다. 6) [표 2]에서 대부분의 지표는 단위근 등을 감안하여 전년동기대비 변화율로 4) 윈도우의 기간별 민감도 분석은 박원암ㆍ최공필(1998b) 참고. 5) 대부분의 통계는 흔히 사용되는 자료임. 특별히 설명을 요하는 자료는 다음과 같음. 대내외금리차: 한국 3년 만기 회사채 금리 - 3개월 리보금리 실질실효환율: J. P. Morgan 자료 사용 수출: 통관기준(달러표시) 경쟁국평가절하: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실질절 하률 평균 재정적자: 국고기준 한국은행 통계, 국내신용과 통화금융기관 해외부채 및 총부채는 통 화개관표에서, 금융기관 해외부채는 금융개관표에서 작성함. 6) 단기외채 관련변수의 위기 예측력이 높지 못한 것은 BIS의 반기별 단기외채를 내삽방법 에 따라 월별자료로 변환하여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이 후 월별 단기외채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자료도 많은 단기외채가 누락 되고 있던 관계로 2008년 위기 이후에는 1994년 4/4분기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분기자료 를 발표하고 있다.

58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표 2. 개별 선행지표의 1997년 위기 예측력 위기기간 중 비위기기간 신호발생 중 신호 비율(%) 발생비율(%) A/(A+C) B/(B+D) 노이즈/ 신호비율 [B/(B+D)]/ [A/(A+C)] 임계치 신호발생 후 구간 위기비율(%) ( x ) A/(A+B) 교역조건 45.5 0.0 0.00 4* 100.0 산업생산** 21.2 25.8 1.22 1* 30.4 재고지수/출하지수 45.5 12.9 0.28 1 65.2 종합주가지수** 36.4 8.1 0.22 7* 70.6 어음부도율 12.1 9.7 0.80 12 40.0 서비스물가/공산품물가 6.1 25.8 4.26 1 11.1 제조업가동률 12.1 9.7 0.80 15* 40.0 외환보유액** 42.4 14.5 0.34 2* 60.9 자본수지/GDP 18.2 6.5 0.35 15 60.0 대내외금리차** 24.2 21.0 0.86 2 38.1 경상수지/GDP 21.2 6.5 0.30 14* 63.6 실질실효환율** 18.2 12.9 0.71 7* 42.9 수출** 33.3 6.5 0.19 10* 73.3 아시아경쟁국의 평가절하 24.2 3.2 0.13 14 80.0 외채/외환보유액 39.4 14.5 0.37 2 57.1 재정적자/GDP 18.2 14.5 0.80 8 40.0 국내신용/GDP** 51.5 0.0 0.00 5 100.0 총통화 통화승수** 57.6 0.0 0.00 2 100.0 총통화/외화보유액** 36.4 16.1 0.44 1 54.5 통화금융기관 해외부채/총부채 21.2 25.8 1.22 1 30.4 금융기관 해외부채 /외환보유액 33.3 16.1 0.48 3 52.4 S&P의 국가신용등급 6.1 0.0 0.00 1 100.0 주: 1) 각 변수는 단위근을 없애기 위하여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로 변환하였으며 값이 커질 수록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필요한 경우 (*표를 붙인 변수) 마이너스 부호를 붙 임. 단, 금리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포인트 변화, 자본수지/GDP, 경상수지/GDP, 재 정적자/GDP는 수준변수. 2) A, B, C, D는 [표 1] 참고. 3) 임계치는 상위 25%+15ㆍx/(상위 10%-상위 25%)임. 4) **는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에서 사용된 선행지표들임. 자료: 박원암(2001), p. 64.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59 변환하였다. 최적의 임계치를 결정하기 위하여 각 선행지표의 값이 커질수록 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선행지표를 변형하고, 그 값을 크기 순으로 배열 한 후 상위 25%와 10%에 해당하는 구간을 15등분하였다. 7) 다음 각 구간별로 임계치를 설정하여 노이즈/신호 비율을 반복 계산하였으며, 노이즈/신호 비율 을 최소화하는 임계치를 적정 임계치로 선정하였다. 만약 어떤 지표가 임의적으로 신호를 발생한다면 A/(A+C)와 B/(B+D)는 모 두 1/2이 되고 노이즈/신호 비율이 1이 될 것이다. 따라서 노이즈/신호 비율이 1보다 크면 위기 예측의 오류가 임의적 신호의 경우보다 커지게 되므로 위기 예측의 선행지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22개 선행지표 중 최소 노이즈/신호 비율이 1보다 큰 산업생산, 서비스물가/공산품물가, 통화금융기관 해외부채/ 총부채의 3개 지표를 제외하였다. 이제 최소 노이즈/신호 비율이 1보다 작은 19개 선행지표를 이용하여 신호 발생의 종합지수를 작성하면 [그림 2]와 같다. 종합지수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는 신호가 발생한 지표의 수를 단순히 합하는 방법과 각 지표의 위기예측력 을 가중치로 하여 합하는 방법이 있다. 위기예측력은 노이즈/신호 비율과 역 의 관계에 있으므로 Kaminsky(1998)와 같이 노이즈/신호 비율의 역수를 가중 치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표 2]에서 4개 지표의 노이즈/신호 비율이 0이 그림 2. 종합지수 추이 14 12 10 8 6 4 2 0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실실: 실실실 실실실실 실실: 실실실 실실실실. 7)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는 임계구간을 상위 20%와 10%로 잡았다.

60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되었으므로 노이즈/신호 비율의 역수 대신 (1 - 노이즈/신호 비율)을 가중치로 선택하였다. 이와 같이 가중치를 선택하면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중 합산한 종합지수가 단순 합산한 종합지수보다 작아지게 된다. 그러나 두 종합 지수의 추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림 2]에서 신호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간은 1997년 1~2월과 1998년 1월 이며, 유의한 19개 지표 중 12개 지표에서 신호가 발생하였다. 한편 가중합산 종합지수는 1997년 1월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신호접근법에 따라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하면 1997년 우리나라 외환위기가 같은 해 1월부터 예고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1998년 말부터는 선행지표의 신호발생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그림 1]과 [그림 2]를 비교하면 외환시장압력과 신호발생 종합지수 간에 밀접한 양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종합지수가 상승하는 기간에는 외 환시장압력도 상승하며, 반대로 종합지수가 하락하는 기간에는 외환시장압력 도 하락하여 신호와 위기 발생 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조기경보모형의 위기 예측력을 추정하기 위하여 (3) 식을 이용하기로 한다. 단순합산과 가중합산으로 산출한 종합지수를 10개 구간으로 구분한 후 (3) 식에 따라 12개월 내 위기발생 확률을 계산하면 [그림 3]과 같이 나타난다. 8) 그림 3.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 1.0 0.8 0.6 0.4 0.2 0.0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실실: 실실실실 실실: 실실실실. 8) 종합지수의 분포를 감안하여 단순합산 종합지수의 경우 0~12의 9개 구간과 12 이상의 10 개 구간, 가중합산의 경우 0~1, 1~8의 8개 구간, 8 이상의 10개 구간으로 설정하였다.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61 가중합산 종합지수가 단순합산 종합지수보다 작지만 위기발생 확률은 큰 차 이가 없다. 일부 기간에서는 가중합산 종합지수를 이용하여 산출된 위기발생 확률이 단순합산 종합지수의 경우보다 높다. [그림 3]에서 1997년 초 위기발 생 확률이 1에 도달하여 1997년 말 외환위기를 조기경보하고 있다. III. 2008년 위기 예측 본 절에서는 앞서 소개된 1997년 위기 예측을 위한 신호접근법 조기경보모 형을 이용하여 2008년 위기를 얼마나 잘 예측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1997년의 위기는 동아시아 위기였으나 2008년의 위기는 글로벌 위기였고, 그 해 9월에 발생하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7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로부터 발생하였고, 2008년 초부터 경제가 크게 불안해진 위기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1997년 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거대 외환보유국으로 변모하는 등 경제구조 가 크게 변화하였으므로 1997년 외환위기 시 구축된 조기경보모형으로 2008 년 위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Reinhart and Rogoff (2009)가 강조한 바와 같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 전에 있었던 많은 위 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1997년 외환위기 조기경보모형을 2008년 위 기 예측을 위해 골격을 유지한 채 표본기간의 변화에 따라 선행지표를 변형 한 모형이 2008년 위기를 조기에 잘 경보해주는지 살펴보자. 1. 위기의 정의 2008년 위기모형의 표본기간은 2000년 1월부터 2008년 8월까지로 한다. (1) 식에 따라 외환시장압력을 산출하면 [그림 4]와 같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압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있었던 2007년 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였으며, 2008년 9월 이후 급등하기 시작하여 11월에 정점에 도달하였다. 1997년 위기 시에도 11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하여 두 달 후인 1998년 1월에 정점에 도달하였다. 1997년 위기 시 외환시장 불안

62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그림 4. 외환시장압력(2000~10년) 15 10 외외외외외외. 5 0 임임임. -5-10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이 두 달 만에 진정되기 시작한 것은 IMF의 구제금융 덕택이다. 2008년 위기 시에는 2,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10월 30 일 미국과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하고 나서야 환율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림 1]과 [그림 4]를 비교하여 보면, 외환시장압력 추이가 매우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위기 발생을 정의하는 임계치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이번에도 1997년 위기모형에서와 같이 표본기간 중 외환시장압력 평균에 표준편차의 1.1배를 더한 값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동일한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은 우선 1997년 위기모형과 동일한 방법으로 설정된 2008년 위기모형을 구축하고 위기 예측 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그림 4]에서 외환시장압력이 임계치보다 높았던 기간은 2001년 4월, 2005 년 11~12월, 2007년 12월~2009년 8월이다. 2008년 9월에 실제로 위기가 발생 하였으므로 그 이전의 위기기간은 외환시장압력은 매우 높았으나 실제로 위 기가 발생하지는 않았던 기간이다. 즉 1997년 모형에서와 같이 임계치를 설 정함으로써 위기국면에 진입하였으나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기간을 고려한다.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63 2. 선행지표 선행지표도 1997년 위기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했던 [표 2]의 지표들을 그대 로 이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통계작성 방법의 변화가 있었으 므로 이를 반영하여 몇 개 지표를 수정 또는 첨삭한다. 우선, 통화금융 통계의 경우 1990년대까지 통화개관표와 금융개관표를 발 표하였으나 2001년 12월부터는 예금취급기관 개관표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위기모형에서는 1997년 위기모형의 통화금융기관 해외부채/총부 채 지표와 금융기관 해외부채/외환보유액 지표를 제외하고, 예금취급기관 해 외부채/총부채 지표로 대체하였다. 또한 재정수지도 1990년대까지 한국은행 이 월별로 국고기준 통계를 발표하였으나 2000년대에는 통합재정수지 월별 통계가 발표되고 있다. 2008년 위기 후 한국은행은 대외채권ㆍ채무자료를 재 정비하여 대외채무를 단기와 장기로 구분, 1994년 4/4분기부터 시작되는 분기 별 자료를 작성하고 있으므로 총외채 중 단기부채비율 지표를 추가하였다. 따 라서 선행지표는 1997년 모형에서와 같이 22개이다. 한편 위기 발생의 윈도우는 1997년 모형에서와 같이 12개월로 선정하였다. [표 2]와 [표 3]을 비교해 보면, 산업생산(의 전년동월대비 증가율) 지수는 1997년 위기모형과 2008년 위기모형에서 모두 노이즈/신호비율이 1보다 커서 선행지표로서 유용하지 않다. 주목할 점은 서비스물가/공산품물가 지표와 통 화금융기관(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의 노이즈/신호비율이 1997년 모 형에서는 1보다 컸으나 2008년 모형에서는 1보다 작게 나타났다. 한편 수출, 아시아경쟁국 평가절하, 총통화/외환보유액, S&P 국가신용등급 의 4개 지표는 2008년 위기 모형에서 노이즈/신호비율이 1보다 큰 것으로 나 타났다. 그러나 새로 추가된 단기외채비율 지표는 노이즈/신호비율이 매우 작 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2개 선행지표 중 노이즈/신호비율이 1보다 큰 산업생산 등 5개 지표를 제외하고 17개 지표를 이용하여 위기를 예측하고자 한다. 2008년 위기모형에서는 1997년 위기모형의 선행지표 중에서 수출, 아시아 경쟁국 평가절하, 총통화/외환보유액, S&P 국가신용등급이 제외되고, 1997년 위기모형에서 제외되었던 서비스물가/공산품물가와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 총부채 지표가 추가되었다는 사실은 1997년과 2008년 위기의 특성과 원인이

64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표 3. 개별 선행지표의 2008년 위기 예측력 위기기간 중 신호발생 비율(%) A/(A+C) 비위기기간 중 신호 발생비율(%) B/(B+D) 노이즈/ 임계치 신호비율 구간 [B/(B+D)]/ ( x ) [A/(A+C)] 신호발생 후 위기비율(%) A/(A+B) 교역조건 31.1 13.6 0.44 2* 63.6 산업생산** 8.9 11.9 1.33 15* 36.4 재고지수/출하지수 17.8 10.2 0.57 12 57.1 종합주가지수** 17.8 5.1 0.29 14* 72.7 어음부도율 15.6 5.1 0.33 15 70.0 서비스물가/공산품물가 15.6 6.8 0.44 15 63.6 제조업가동률 26.7 22.0 0.83 1* 48.0 외환보유액** 13.3 8.5 0.64 13* 54.5 자본수지/GDP 20.0 6.8 0.34 12 69.2 대내외금리차** 17.8 5.1 0.29 14 72.7 경상수지/GDP 22.2 13.6 0.61 9* 55.6 실질실효환율** 24.4 0.0 0.00 14* 100.0 수출** 20.0 25.4 1.27 1* 37.5 아시아경쟁국의 평가절하 20.0 23.7 1.19 6 39.1 외채/외환보유액 40.0 0.0 0.00 10 100.0 단기외채/총외채 24.4 1.7 0.07 12 91.7 재정적자/GDP 12.1 8.6 0.71 15 57.1 국내신용/GDP** 21.2 14.3 0.67 7 58.3 총통화 통화승수** 26.7 6.8 0.25 11 75.0 총통화/외화보유액** 13.3 23.7 1.78 3 30.0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24.2 5.7 0.24 5 80.0 S&P의 국가신용등급 0.0 0.0 매우 큼 NA 주: 1) 각 변수는 단위근을 없애기 위하여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로 변환하였으며 값이 커 질수록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필요한 경우(*표를 붙인 변수) 마이너스 부호를 붙임. 단, 금리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포인트 변화, 자본수지/GDP, 경상수지/GDP 는 수준변수. 2) A, B, C, D는 [표 1] 참고. 3) 임계치는 상위 25%+15ㆍx/(상위 10%-상위 25%)임. 4) **는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에서 사용된 선행지표들임. 5) 자료제약으로 재정적자/GDP, 국내신용/GDP,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의 3개 지표의 표본기간은 2002년 1월~2008년 8월임.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65 똑같지는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즉 2008년 위기모형에서는 수출이나 수출경 쟁국의 평가절하, 외환보유액과 연관되지 않은 통화증가 및 국제적 신용평가 기관의 국가신용등급 변경 등이 위기의 선행지표가 되지 않은 반면에 공산품 대비 서비스물가 상승에 의한 원화의 실질절상 효과나 금융기관(예금취급기 관)의 해외차입 등이 위기의 선행지표로 작동되었다. 3. 위기종합지수와 신호지표 이제 최소 노이즈/신호비율이 1보다 작은 17개 선행지표의 신호를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단순 또는 가중 합산하여 종합지수를 작성하면 [그림 5]와 같다. [그림 5]에서 단순합산과 가중합산 종합지수 추이는 매우 비슷하다. 다만 2005년 4월과 2007년 1월과 3월, 2008년 중에는 두 종합지수의 크기가 상당 히 다른데, 이는 신호발생 지표의 수가 늘어나면서 노이즈/신호비율이 높은 지표에서도 신호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신호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2008년 8월이었으며, 17개 선행지표 중 12개 지표에서 신호가 발생했다. 2009 년 3월에는 위기신호가 3개로 줄어들었다. 그림 5. 2008년 위기 신호의 종합지수 14 12 10 8 6 4 2 0 03 04 05 06 07 08 09 10 실선: 단순합산 점선: 가중합산

66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2008년 위기 예측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시점은 위기 신호가 급증했던 2007년 1월과 2008년 1월이다. 2007년 1월의 경우 2006년 11월에는 2개의 신 호만 발생하였으나 두 달 후 6개로 급증했고, 그 두 달 후에도 7개의 신호가 발생하였다. 2008년 1월의 경우 2007년 11월에는 1개의 신호만 발생하였으나 두 달 후 6개로 급증했고, 2008년 8월에는 신호의 수가 12개로 정점에 달하였 다. 결국 2007년 초에 1년 후 위기발생을 예고하였고, 2008년 초에도 지속적 으로 위기발생을 예고하였다고 하겠다. 표 4. 2008년 위기 신호발생지표( 는 신호 발생) 노이즈/ 신호비율 2007년 1월 2007년 3월 2008년 1월 2008년 8월 교역조건 0.44 재고지수/출하지수 0.57 종합주가지수** 0.29 어음부도율 0.33 서비스물가/공산품물가 0.44 제조업가동률 0.83 외환보유액** 0.64 자본수지/GDP 0.34 대내외금리차** 0.29 경상수지/GDP 0.61 실질실효환율** 0.00 외채/외환보유액 0.00 단기외채/총외채 0.07 재정적자/GDP 0.71 국내신용/GDP** 0.67 총통화 통화승수** 0.25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0.24 주: 1) 각 변수는 단위근을 없애기 위하여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로 변환하였으며 값이 커질 수록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필요한 경우 (*표를 붙인 변수) 마이너스 부호를 붙임. 단, 금리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포인트 변화, 자본수지/GDP, 경상수지/GDP는 수준 변수. 2) **는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에서 사용된 선행지표들임. 3) 자료제약으로 재정적자/GDP, 국내신용/GDP,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의 3개 지표의 표본기간은 2002년 1월~2008년 8월임.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67 [표 4]는 2007년 초와 2008년 초에 위기를 예고했던 신호지표들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가동률과 외채/외환보유액 비율, 단기외채/총외채 비율, 예금취급 기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의 외채 관련 지표들이 2008년 위기를 예측하고 있었으며, 특히 2007년 3월에는 자본수지/GDP 비율, 경상수지/GDP 비율 등 국제수지 지표와 재정수지/GDP 비율이 악화되면서 위기의 도래를 예고하였다. 2008년 초 위기예고 지표들은 2007년 초 위기예고 지표들과 상당히 다르 다. 외채/외환보유액 비율,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은 2008년 초 에도 위기를 예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초에는 총통화 통화승수, 대내 외금리차, 교역조건의 새로운 지표들이 위기예고 지표로 등장하였다. 단기외 채/총외채 비율은 2007년 1/4분기 말 이후 하락추세를 보였기 때문에 2008년 초에는 위기예고 지표에서 제외되었다. 한편 경상수지/GDP 비율 지표는 2007 년 3월에 이어 2008년에도 위기예고 지표로 선정되었다. [그림 6]은 2008년 위기 예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외채/외환보유액 지표와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 지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 라 외환보유액은 2000년대 들어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총외채 는 2006년 이전에는 정체되어 있었으나 2006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하 였다. 이에 따라 외채/외환보유액 비율은 2005년까지 하락하였으나 2006년부 터는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2006년 이후 총외채의 증가는 예금취급기 그림 6. 주요 선행지표 추이 % % 25 200 예예예예예예 예외예외/ 예예외( 예외). 20 15 150 10 100 5 외외/ 외외외외외( 외외). 50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68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 상승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외채/외환보유액 비율과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은 모두 2006년부터 증가하기 시 작하여 2008년 11월에 정점에 도달하였다. 2006년 이후 금융기관의 해외차입 급증이 2008년 위기에 미친 영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4. 위기 예측력 조기경보모형의 위기 예측력을 가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위기종합지수와 외환시장압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림 7]은 가중 합산된 위기종 합지수와 외환시장압력의 추이를 보인다. 외환시장압력의 임계치를 표본기간 평균에 표준편차의 1.1배를 더한 값으로 했을 때 위기기간은 2001년 4월, 2005년 11~12월, 2007년 12월~2009년 8월이다. 그런데 2005년 11~12월, 2007 년 12월~2009년 8월의 위기기간을 앞두고 2005년 4월과 2007년 초에 위기종 합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2008년 들어서는 외환시장압력과 위기종합지수가 모두 급상승하고 있으나 위기종합지수가 2008년 초에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2008년 9월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그림 7. 외환시장압력과 신호종합지수 15 8 10 5 0 외외외외외외( 외외). 실실실실 가실가가( 예외). 6 4-5 2-10 03 04 05 06 07 08 09 10 0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69 그림 8. 위기발생 확률(2008년 위기모형) 1.0 0.9 0.8 0.7 0.6 0.5 0.4 0.3 0.2 0.1 03 04 05 06 07 08 09 10 보다 정량화하여 위기예측력을 추정하기 위하여 (3) 식을 이용하면 가중합 산 종합지수의 위기발생 확률은 [그림 8]과 같다. 9) [그림 7]에서 2007년 초와 2008년 초에 신호종합지수가 크게 상승하면서 [그림 8]에서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도 1에 도달하였다. 즉 1997년 위기예측모형을 원용하여 구축된 2008년 위기예측모형이 2008년 위기를 조기경보해주고 있으며, 2008년 중에도 위기 발생 확률을 1로 유지함으로써 조기경보모형의 유용성을 또다시 보여주고 있다.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이 1이라는 것은 외환시장압력이 높았던 2001년 4월, 2005년 11~12월, 2007년 12월~2009년 8월을 위기기간으로 설정할 때 표본기 간의 자료를 이용하면 어느 시점에서 (가중합산) 종합지수가 매우 높으므로 12개월 이내에 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1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조건부 위기확 률이 1까지 도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자료만을 사용하여 조기경보모형을 구 축한 결과 위기 사례가 매우 작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위기발생 확률이 매우 높다고 모형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위기발 생 확률의 절대치보다 위기를 앞두고 위기발생 확률이 급상승해서 위기를 조 기경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제Ⅴ절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한다. 9) 종합지수의 분포를 감안하여 가중합산의 경우 0~6.5를 10개 구간으로 나눈 후 각 구간에 서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을 구하였다.

70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IV. 2008년 9월 위기예측 앞에서는 실제로 그 기간에 위기가 발생했든 발생하지 않았든 외환시장압 력이 매우 높았던 기간을 위기기간으로 간주하고 선행지표와 위기신호를 선 택하였다. 위기기간이란 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은 기간을 말하며, 그 기간에는 외환시장에 대한 투기적 공격이 발생한다. 그러나 모든 투기적 공격 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므로 위기기간이라고 해서 반드시 위기가 발생해야 하 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는 언제 위기가 발생할지 모르 므로 실제 위기발생 여부를 떠나 외환시장압력이 높은 기간을 위기기간으로 설정하는 방법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본고와 같이 우리나라의 자료만 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나라들의 장기간에 걸친 위기 사례를 수집하 여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하는 경우에는 실제 위기가 발생한 경우만을 위기기 간으로 간주한다. 본 절에서는 사후적으로 알게 된 위기에 맞추어 외환시장의 임계치를 높여 서 2008년 9월 이후만을 위기기간으로 설정하고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한다. 즉 본 절의 모형에서는 앞에서와 달리 위기기간에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였다. 이렇게 위기기간을 2008년 9월 이후로 한정하고 조기경보모형을 구축하는 것 이므로 본 절의 모형을 2008년 9월 위기예측모형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1. 위기의 정의 [그림 4]에서는 표본기간 외환시장압력 평균에 표준편차의 1.1배를 더한 값 으로 임계치를 설정하였으나 본 절에서는 표준편차의 3배를 더한 값으로 임 계치를 높여서 2008년 9월 이후를 위기기간으로 설정한다. 실제로 본고와 같 이 국내 자료만을 사용하지 않고 많은 나라의 위기사례를 모아서 위기를 연 구하는 경우 대부분 임계치를 매우 높게 설정하여 위기기간에는 실제로 위기 가 발생하도록 하고 있다. 10) 10)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과 Goldstein, Kaminsky, and Reinhart(2000)는 외환시 장압력의 평균에 표준편차의 3배를 더한 값으로 위기 임계치를 정함.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71 2. 선행지표 위기발생의 윈도우를 앞에서와 같이 12개월로 하고 위기의 임계치를 높이 면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이즈/신호비율이 1보다 작은 선행지표의 수 가 줄어든다. [표 5]에서는 2008년 위기모형에서 선정된 [표 3]의 17개 선행지 표 중에서 4개의 선행지표를 제외하고 1개의 지표를 추가한 14개 선행지표의 예측력을 보이고 있다. 표 5. 개별 선행지표의 2008년 9월 위기 예측력 위기기간 중 비위기기간 노이즈/ 임계치 신호발생 후 신호발생 중 신호 신호비율 구간 위기비율(%) 비율(%) 발생비율(%) [B/(B+D)]/ ( x ) A/(A+B) A/(A+C) B/(B+D) [A/(A+C)] 교역조건 72.7 10.8 0.15 7* 44.4 재고지수/출하지수 18.2 9.7 0.53 15 18.2 어음부도율 12.1 9.7 0.28 15 40.0 외환보유액** 45.5 6.5 0.34 13* 60.9 자본수지/GDP 45.5 8.6 0.19 12 38.5 대내외금리차** 72.7 3.2 0.04 14 72.7 경상수지/GDP 54.5 10.8 0.20 10* 37.5 외채/외환보유액 81.8 2.2 0.03 15 81.8 단기외채/외환보유액 81.8 17.2 0.21 1 36.0 재정적자/GDP 18.2 8.8 0.48 15 28.6 국내신용/GDP** 36.4 8.8 0.24 11 44.4 총통화 통화승수** 72.7 4.3 0.06 12 66.7 총통화/외화보유액** 18.2 9.7 0.53 11 18.2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54.5 14.0 0.26 1 42.9 주: 1) 각 변수는 단위근을 없애기 위하여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로 변환하였으며 값이 커질 수록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필요한 경우 (*표를 붙인 변수) 마이너스 부호를 붙 임. 단, 금리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포인트 변화, 자본수지/GDP, 경상수지/GDP는 수준변수. 2) A, B, C, D는 [표 1] 참고. 3) 임계치는 상위 25%+15ㆍx/(상위 10%-상위 25%)임. 4) **는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8)에서 사용된 선행지표들임.

72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2008년 위기예측 모형의 선행지표 중 제외된 지표는 주가지수, 서비스물가/ 공산품물가, 제조업가동률, 원화실질실효환율이고, 추가된 지수는 총통화/외 환보유액 비율이다. 주가지수와 원화실질실효환율 지표가 제외된 것은 주가 가 크게 떨어지고 원화가 크게 실질 절상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시점 이 2007년 9월 이전이므로 12개월 내에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 이다. 단기외채의 경우 단기외채/총외채 비율 대신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 지표로 선정되었는데, 단기외채/총부채 비율은 2007년 9월 이전에 크게 상승 했기 때문이다. 3. 위기종합지수와 신호지표 [그림 9]는 14개 선행지표의 신호를 단순 또는 가중 합산한 종합지수이다. 개별 선행지표의 노이즈/신호비율이 매우 작으므로 단순합산과 가중합산 종합지수의 차이가 크지 않다. 신호는 위기 한 달 전인 2008년 8월에 가장 많 이 발생하였으며, 14개 선행지표 중 어음부도율 지표를 제외하고 13개 지표 에서 신호가 발생했다. 2006년 11월과 2007년 4월에 5개의 신호가 커졌으며, 이후 위기신호가 줄어들다가 2007년 12월에 다시 5개의 신호가 커졌다. 이후 신호발생이 빠르게 증가하여 2008년 8월에 정점에 도달하였다. 그림 9. 2008년 9월 위기 신호의 종합지수 14 12 10 8 6 4 2 0 03 04 05 06 07 08 09 10 실선: 단순합산 점선: 가중합산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73 위기를 앞두고 신호가 줄어드는 현상은 1997년 위기, 2008년 위기, 2008년 9월 위기 시 모두 발생하였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기를 앞두고 신호가 증가하다가 위기가 가까워지면서 태풍 전야의 정적처럼 신호가 줄어들고, 이 후 다시 신호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위기를 맞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 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 등으로 첫 번째 위기신호가 진 정되지만 다시 위기국면에 진입하면서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는 등 투기적 성 향이 강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1) [표 6]은 실제로 신호를 발생한 지표들인데, [표 4]와 비교하면 거의 동일하 다. 즉 위기의 임계치를 크게 하면 유의한 선행지표의 수가 줄어들지만 남아 표 6. 2008년 9월 위기 신호발생지표( 는 신호 발생) 노이즈/ 신호비율 2006년 11월 2007년 4월 2008년 1월 2008년 8월 교역조건 0.15 재고지수/출하지수 0.53 어음부도율 0.28 외환보유액** 0.34 자본수지/GDP 0.19 대내외금리차** 0.04 경상수지/GDP 0.20 외채/외환보유액 0.03 단기외채/외환보유액 0.21 재정적자/GDP 0.48 국내신용/GDP** 0.24 총통화 통화승수** 0.06 총통화/외환보유액** 0.53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0.26 주: 1) 각 변수는 단위근을 없애기 위하여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로 변환하였으며 값이 커질 수록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필요한 경우 (*표를 붙인 변수) 마이너스 부호를 붙임. 단, 금리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포인트 변화, 자본수지/GDP, 경상수지/GDP는 수준변수. 2) **는 Kaminsky, Lizondo, and Reinhart(1997)에서 사용된 선행지표들임. 3) 자료제약으로 재정적자/GDP, 국내신용/GDP,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의 3개 지표의 표본기간은 2002년 1월~2008년 8월임. 11) 이러한 패턴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며, 우리나라의 경우 위기를 앞두고 위 험을 인지한 정부의 정책으로 선행지표들이 잠깐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 것으 로 보인다.

74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있는 선행지표들은 계속 신호를 발생시켜 위기를 예고하고 있으며, 노이즈/신 호비율도 매우 작다.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 외채/외환보유액 비율,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 등 외채관련 지표들과 경상수지/GDP 비율이 2008년 9월 위기 예측의 주요 선행지표이다. 그러나 2008년 들어서 총통화 통화승수, 대내외금리차, 교역조건의 지표들이 추가로 악화되면서 위기의 가 능성을 높이게 되었다. 4. 위기 예측력 [그림 10]은 2008년 9월 위기예측모형의 가중합산 종합지수와 2008년 위기 예측 모형의 가중합산 종합지수를 비교한 것이다. 두 지수의 변화는 큰 차이 가 없다. 결국 양 모형의 신호발생 추이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하겠다. 그림 10. 2008년 모형과 2008년 9월 모형의 신호종합지수 비교 12 10 8 6 4 2 0 03 04 05 06 07 08 09 10 실선: 2008년 9월 위기모형 점선: 2008년 위기모형 위기 예측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추정하기 위하여 (3) 식에 따라 가중 합산 된 종합지수의 위기발생 확률을 계산하면 [그림 11]과 같다. 2006년 11월, 2007년 4월, 2007년 12월의 위기발생 확률은 0.5 수준이며, 2008년 1월 이후 8월까지 위기발생 확률은 1이다. 그러나 2007년 초의 위기발생 확률은 0.5에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75 불과하였다. 결국 2008년 9월의 위기는 그 해 1월에 예고되었으며, 2007년에 는 예고되지 않았다. 종합하면, 2008년 위기는 2007년 초에 예고되었고, 2008년 9월의 위기는 1 월에 예고되었다. 예고가 실제 위기를 얼마나 선행하는가를 보면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큰 차이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 어느 경우에나 조기경보모형이 조기에 위기를 경보해 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하겠다. 그림 11. 위기발생확률(2008년 9월 위기모형) 1.0 0.8 0.6 0.4 0.2 0.0 03 04 05 06 07 08 09 10 V. 2008년 위기예측 가능했나? 이제까지 신호접근법을 이용하여 1997년 외환위기를 예측한 결과와 동일한 위기정의와 윈도우 및 선행지표를 설정하여 2008년 위기를 예측한 결과 및 위기발생의 임계치를 높여서 위기가 2008년 9월 이후에만 발생했다고 설정하 고 2008년 9월의 위기를 예측한 결과를 보였다. 어느 경우에나 위기발생에 앞 서서 많은 신호가 켜졌으므로 신호접근법에 의한 조기경보모형은 유용할 뿐 만 아니라 2008년 위기를 잘 예측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과연 사전 적으로 신호접근법에 의한 조기경보를 신뢰할 수 있었나? 아무리 신호접근법 에 의한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조기경보모

76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형을 신뢰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들어 위기가 예측 가능하지 않았 다고 주장할 것이다. 본 절에서는 신호접근법 조기경보모형의 예측력 및 정작 위기를 앞두고 조 기경보모형을 신뢰하지 않게 되는 이유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1. 위기 예측력 신호접근법에 의한 위기 예측력은 표본기간의 경험에 근거한 조건부 위기 발생 확률로 측정할 수 있다. [그림 3]에서 1996년 말과 1997년 초의 위기발 생 확률이 1에 도달하여 1997년 외환위기를 조기 경보하였다. [그림 8]에서는 2007년 1~4월 위기발생 확률이 1에 도달하여 2008년 위기를 조기 경보하였으 며, [그림 11]에서는 2008년 1월 이후 위기발생 확률이 1에 도달하여 역시 2008년 9월의 위기를 조기 경보하였다. 여기서 위기를 앞두고 위기발생 확률이 1에 도달한 것은 향후 12개월 내에 반드시 위기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렇게 위기발생 확률이 1에 도달 한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위기를 예측하기 위하여 국내 자료를 사용함에 따라 위기 사례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위기발생의 윈도 우를 12개월로 정하면 위기발생 12개월 전에 발생한 신호들은 위기를 경보하 는 것이므로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이 1이어야 한다. 동일한 신호가 위기가 아 닌 다른 기간에도 켜질 때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이 1보다 작아지게 된다. 만 약 국내 자료만을 사용하더라도 표본기간이 매우 길어서 이미 발생한 두 개 의 위기사례를 포함하고, 다른 나라의 자료까지 사용한다면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은 더 낮아지게 된다. 이런 자료의 문제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조기경 보모형의 경우 위기발생 확률의 절대치보다 그 추이가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서 일관성 있는 금융 부문 및 외채자료, 재정수지자료를 얻을 수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기존 통계 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기준에 의해서 통계를 작성한다. 1990년대 금융통계는 통화개관표와 금융개관표로 나누어 발표되었으나 2000년대 금융 통계는 예금취급기관 개관표만 발표한다. 2008년 위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기 준으로 외채통계를 작성하였으나 아쉽게도 1994년 4/4분기부터 시작한다. 재 정수지는 현재 통합재정수지 기준으로 2000년부터 발표되고 있다. 이렇게 비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77 교적 통계가 잘 정비되었다고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90년부터 2010년 까지 일관성 있는 자료를 얻기 어려운데 나라마다 제각각 다른 기준으로 만 든 통계자료를 모아서 위기모형을 만들면 자료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 다. Reinhart and Rogoff(2009)는 14세기부터 21세기까지 8세기에 걸친 금융위 기 자료를 모아서 연구하였으나 위기를 조기에 경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신뢰할 만한 자료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위기발생의 윈도우를 12개월로 정하면 위기발생 12개월 전에 발생한 신호들이 위기를 경보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기모형의 표본 내 예측력은 표본 외 예측력보다 좋아지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조기 경보모형의 위기 예측력은 표본 내 예측력과 표본 외 예측력을 모두 보아야 한다(Berg et al. 2005). 여러 나라들의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표본기간이 끝나 고 1~2년 후에 몇 나라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고, 표본기간 자료를 이용하여 구축된 조기경보모형이 이들 나라의 위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지 조 사함으로써 표본 외 예측력을 검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자료를 사용하는 조기경보모형의 경우 위기 사례가 많지 않으므로 표본기간 외, 즉 위기가 끝 난 후 위기발생 확률이 어느 정도 하락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표본 외 예측 력을 살펴볼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조기경보모형의 표본기간은 1990년 1월~1997년 11월인 데, [그림 1]에서 보듯 1998년 말에 외환시장압력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그런 데 [그림 3]에서 표본자료를 이용하여 구축된 신호가 크게 줄어들면서 1998년 말에 위기발생 확률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이는 조기경보모형의 표본 외 예 측력이 양호함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그림 8]의 2008년 위기 예측 및 [그림 11]의 2008년 9월 위기 예측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양 모형의 표본기간은 2000년 1월~2008년 8 월인데, 외환시장압력은 2009년 들어 크게 낮아지고, 표본 외 기간의 위기발 생 확률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국내 자료를 사용한 조기경보모형의 표본 외 예측력을 검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997년 외환위기를 예측하기 위해 구축한 조기경보모형을 그대로 이용 하여 2008년 위기를 예측하는 것이다. 본고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조기경보 모형의 표본 외 예측력을 검정하고자 하였으나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서 일관성 있는 금융부문 자료와 외채통계 및 재정수지 자료 등을 얻을 수 없었다.

78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2. 조기경보모형의 신뢰성 조기경보모형의 여러 가지 문제점, 특히 우리나라 자료만을 사용하여 구축 한 조기경보모형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신호접근법에 의한 우리나라 조기경 보모형은 1997년 위기뿐만 아니라 2008년 위기도 잘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2008년 위기는 예측 가능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 기 후 국가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구축했던 조기경보시스템은 이번 위기에 어 떤 역할을 하였던 것인가?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후 국가위기 조기경보모형을 담당하는 국제금 융센터를 설립하였다. 또한 국가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2004년에는 국가조기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들 시스템이 작동하였다면 2007년 초에 2008년 위기를 감지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을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2008년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 연평균 7% 성장을 주요 내용으로 하 는 747 플랜 을 2009년에야 수정했던 점을 볼 때 조기경보시스템이 활발히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실 본고에서 소개된 조기경보모형이 위기를 조기에 경보하고 있다고 하 더라도 경보를 믿기가 어렵다. 우선 국가의 위기를 최대 22개의 선행지표로 판단하는 것에 의심을 가질 것이다. 그것도 위기 1년 전에 거의 모든 선행지 표가 신호를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절반도 안 되는 지표가 신호를 발생한다. 2008년 위기모형의 경우 경험적인 조건부 위기발생 확률이 2007년 1~4월에 1에 도달하였으나 [표 4]를 보면 17개의 선행지표 중 2007년 1월에는 6개, 2007년 3월에는 7개 지표에서 신호가 발생하였다. 이 중 두 달에 걸쳐서 중복 해서 신호를 발생한 지표는 4개뿐이었다. 2008년 9월 위기모형의 경우 조건 부 위기발생 확률이 2008년 1월 이후 1에 도달하였으나 [표 6]을 보면 14개의 선행지표 중 2008년 1월에는 7개 지표에서 신호가 발생하였다. 과연 6~7개의 신호를 보고 국가위기를 조기 경보할 수 있을까? 조기경보모형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예측하는 것인 만큼 예측이 쉽 지 않다. Berg et al.(2005)에 따르면 지금까지 구축된 많은 조기경보모형의 예 측력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발생의 윈도우를 길게 설정 한 본고의 모형과 같은 장기 윈도우 모형은 단순한 추측모형이나 특정기관의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79 신용등급 부여, 시장분석가에 의한 위험지수 작성 등의 모형에 기반하지 않은 예측보다 성과가 좋았으며 골드만삭스, 크레디트 스위스, 도이체 방크 등 민 간부문의 몇 개월의 단기 윈도우 조기경보모형에 비해서도 성과가 좋았다. Reinhart and Rogoff(2009)는 조기경보모형의 경보를 믿으려 하지 않는 가 장 큰 이유를 정책담당자와 시장담당자들이 조기경보모형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조기경보모형은 과거 자료를 이용하여 구축된 것인데, 위 기는 항상 새로운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행태를 반영하지 못하 고 과거의 행태와 자료에 의하여 구축된 모형으로는 향후 위기를 예측할 수 없다. 이들은 이러한 경향을 이번은 다르다 신드롬 (this-time-is-different syndrome) 이라고 명명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된 이번은 다르다 신드롬 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12) 선진국의 경우 현대 통화기관에 대한 신뢰가 높아 서 중앙은행이 물가와 성장을 안정시키고, 자산가격이 하락하게 하면 금리를 내려서 자산가격을 안정시킨다는 그린스펀 풋 을 믿었다. 개도국의 경우에는 과거와는 달리 외채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채권 발행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과 거 위기행태와 다르다고 보았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하자 현대 통화기관의 과 잉대출과 부실감독 및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에 의한 자산가격 거품의 문제 점이 제기되면서 이번 위기가 과거의 부채과다에 따른 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은 다르다 신드롬 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먼저 외환 보유액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외채에 대한 경각심이 약화되었다. [그 림 6]에서 보듯 2008년 위기 예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지표는 외채/외 환보유액 비율과 예금취급기관 해외부채/총부채 비율이었다. 1997년의 외환 위기가 외환부족에 의해 발생하였으므로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외환을 보유하면 외환시장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외환은 현금으로 가지 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국채 등에 투자된 것이므로 당장 쓸 수 없었으며, 외채상환 요구에 직면하여 1997년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외화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게 되었다. 둘째, 이번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했으므로 1997년 외환위기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해서 글로벌 12) Reinhart and Rogoff(2009), p. 281.

80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금융위기로 확대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위기가 1997년 위기와 크게 다 른 것은 아니다. 1997년 위기 시에도 우리나라에 앞서 태국과 홍콩이 외환위 기를 겪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로 전파되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시 미국에서 발생한 위기가 동아시아로 전파된 것이라면 왜 우리나 라가 외환보유액이 작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필리핀보다 더 크게 충격 을 받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아무리 조기경보모형의 예측력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이번은 다르다 신 드롬 에 빠져들게 되면 조기경보모형이 새로운 행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뒤처 지고 자의적인 모형이라며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조기경보모형을 신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기를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VI. 맺음말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1997년 외환위기를 조기경보하기 위해 신호접근법으 로 구축한 모형을 이용하여 2008년 위기를 예측해 보았다. 그 결과 1997년 위 기를 경보하기 위한 모형은 2008년 위기도 잘 경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기를 앞두고 신호 발생 건수가 급증하였으며, 위기발생 확률도 급격하게 높아 졌다. 따라서 본고의 조기경보모형을 신뢰한다면 2008년 위기는 예측 가능했 다고 결론지어야 한다. 조기경보모형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예측하는 것인 만큼 예측이 쉽 지 않다. 또한 신호접근법 조기경보모형은 과거의 자료에 기반하여 신호를 발 생시키는 것이므로 새롭게 전개되는 위기를 예측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 다. 이렇게 조기경보모형을 신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기를 일반적으로 예 측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후 국가위기 조기경보모형을 담당하는 국제금 융센터를 설립하였으며, 또한 국가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2004년에는 국가조 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조기경보시스템에 관해서는 아시아에서 선 구자적 역할을 자임하였으며, 우리의 조기경보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소개하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81 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2008년 위기에 어떻게 작동되었으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널리 알려진 바가 없다. 위기가 실제로 발생한 2008년 9 월 이전에 정부가 이를 감지하고 경제전망을 크게 낮춘 일은 없었다. 오히려 위기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위기 가능성을 부정 하려는 성향이 나타나게 된다.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위기도 조기경보시스템을 이용하여 예측해야 한다면 본고에서 설정한 모형이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위기를 조 기 경보함으로써 경제학자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대근, 이창용. 1998. 한국의 외환위기: 전개과정과 교훈, 경제학연구, 제 46집 제4호. 박원암. 2001. 한국 외환위기의 조기경보모형, 국제경제연구, 제7권 제1호, 2001, pp. 55-78. 박원암, 최공필. 1998a. 한국 외환위기의 원인과 예측가능성, 한국경제의 분 석, 제4권 제2호., 1998b. 신호접근법에 의한 외환위기 예측, 계량경제학보, 제9집, pp. 1-38. 백웅기, 정지만. 1999. 은행위기의 원인과 예측가능성: 한국의 경우를 중심으 로, 한국경제의 분석, 제5권 제2호. Berg, A. and C. Pattillo. 1998. Are Currency Crises Predictable? A Test. IMF Working Paper 98/154, Nov. Berg, A, E. Borensztein and C. Pattillo. 2005. Assessing Early Warning Systems: How Have They Worked in Practice? IMF Staff Papers, Vol. 52, No. 3. Berg, A, E. Borensztein G. M. Milesi-Ferretti, and C. Pattillo. 1999. Anticipating Balance of Payments Crises: The Role of Early Warning Systems. IMF Occasional Paper 186.

82 對 外 經 濟 硏 究 제15권 제3호 2011년 가을호 Eichengreen, Barry, Andrew Rose, and Charles Wyplosz. 1995. Exchange Market Mayhem: The Antecedents and Aftermath of Speculative Attacks. Economic Policy, Vol. 21, October, pp. 249-312. Furman, J. and J. Stiglitz. 1998. Economic Crises: Evidence and Insights from East Asia. Brookings Papers on Economic Activity, 2, pp. 1-114. Goldstein, M., G. Kaminsky, and C. Reinhart. 2000. Assessing Financial Vulnerability: An Early Warning System for Emerging Markets. Washington DC: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Kaminsky, Graciela. 1998. Currency and Banking Crises: The Early Warnings of Distress. International Finance Discussion Paper No. 629, Washington: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Kaminsky, Graciela, S. Lizondo, and C. M. Reinhart. 1998. Leading Indicators of Currency Crises. IMF Staff Papers, Vol. 45, No. 1, March. Obstfeld, M. 1994. The Logic of Currency Crises. NBER Working Paper 4640, Feb. Reinhart, C. and K. Rogoff. 2009. This Time Is Different: Eight Centuries of Financial Folly. Princeton University Press. Rose A., and M. Spiegel. 2009. Cross-Country Causes and Consequences of the 2008 Crisis: Early Warning. NBER Working Paper 15357. 논문접수: 2011년 7월 21일 논문수정: 2011년 8월 16일 게재확정: 2011년 8월 30일

2008년 위기 예측 가능했나?: 신호접근법 분석 83 박원암( 朴 元 巖 ) 현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개 발연구원에서 근무하였다. 거시금융이 주요 연구분야이며, 최근에는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정에서 금융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주요 논문으로는 체제전환모형을 이용한 외환위기 충격의 영속성 분석 (2005), 우리나라 경기변동의 영구성과 일시성 (2004), What Caused the Crisis? A Post Mortem (2004)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은 행 100년사 (공저, 2004),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추정과 전망 (공저, 2004) 등이 있다. Won-Am Park Won-Am Park is a Professor of Economics at Hongik University. He holds a PhD in Economics from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He has been a research fellow at the Korea Development Institute. Macroeconomics and finance are his main research areas. His resent works include Analysis on the Permanent Impacts of Korea s Financial Crisis Using the Regime-Switching Model (2005), Permanent and Temporary Components of Business Fluctuations in Korea (2004), What Caused the Crisis? A Post Mortem (2004), One-Hundred Years of Banking in Korea (Co-authored, 2004), and Estimation and Forecasting of Potential GDP in Korea (Co-authored,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