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을 중심으로- 1) 최 봉 석*ㆍ구 지 선** 차 례 Ⅰ. 문제의 제기 Ⅱ.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해양오염 Ⅲ.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관한 환경법적 고찰 Ⅳ. 일본의 국가책임 가능성에 관한 검토 Ⅴ. 결론 국문초록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은 초국경적 환 경피해로서 국가책임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사고 초기 원전에서 해양에 유입 된 방사성물질은 사고의 여파로 인한 콘크리트 균열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도 쿄전력에게 과실이 있는지와 일본 정부가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최근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해양에 배출한 것은 고의적인 환경오염행 위로서 초국경적 환경피해에 대한 국가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해양배출결정은 국 가의 행위이고, 국제법상 의무위반에 해당되며, 환경피해를 발생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관련하여서는 조약법상으로 원전에서의 오염수 배출 을 우리나라에게 조기통보를 하지 않은 것만이 의무위반에 해당된다. 결국 일본의 국가책임은 자국의 관할권 내에서의 행위가 다른 국가의 관할권에 피해를 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제관습법상 초국경적 환경피해 의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을 것 *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동국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226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법상 국가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환경오염행 위와 다른 국가의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하고, 외교적인 문제로 확 대될 우려가 있거나 국제협약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 해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국제적으로 원 자력 에너지 분야에서 제3자 책임에 관한 파리협약 과 원자력손해에 대한 민사 책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에서는 원자력 사고에서 발생되는 책임과 배상제도를 확립하고 있으나, 체약국의 영토에서 발생한 원자력 사고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등 체약국이 아닌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에는 이 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원자력 사고에 의한 환경피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서는 원자력 사고에 대한 국제손해배상책임제도의 재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 다. Ⅰ. 문제의 제기 해양오염은 하천 등 육상수질오염과는 달리 해류에 의해 다른 영역(대륙, 섬, 하 천, 영해를 포괄한다)까지 확산될 수 있는 초국경적 환경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이 에 UN해양법협약 등 해양환경을 보호하고 국경을 넘는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국제협약이 채택되어 있지만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류오염사고나 해양투기 등에 특성화되어 있을 뿐 육상으로부터 기인한 오염은 국내법적인 규제를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본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해일(tsunami)을 동반하였고, 해일로 인 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냉각장치가 가동을 멈췄다. 이 후 원자로에서는 노심용해 1) 가 진행되었으며, 일본 정부는 최소한의 냉각을 유지하기 위해 바닷물을 투입하였다. 결과적으로는 작업 도중 기체가 발생하는 등 방사성물질 들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으며, 원자로 내부에서는 높은 방사능 수치의 물웅덩이가 1) 노심용해(core meltdown) 는 원자로의 노심에 있는 핵연료가 과열이나 이상으로 인해 내부의 열이 급격히 상승하여 연료 집합체나 노심 구조물이 녹아내려 파손되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전기 의 공급중단으로 인해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연료봉이 노출되고, 노심 안이 비정상적으로 온도 가 상승하여 노심용해사태를 초래하였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27 발견되었다. 조사 결과 원자력발전소 근처의 토양과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훨씬 상회 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고, 인근 해역과 먼 바다에서도 높은 수치의 방사성 요오 드가 검출되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물질이 해양으로 유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곧 해류를 통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지구적인 문제이자 초국경적 인 환경피해를 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가장 인접한 국가로서 방사성물 질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태이며, 전국 각지의 측정소에서는 이미 후쿠시마 사고를 원인으로 미량의 방사성 요오드(I-131)와 세슘(Cs-137, 134), 제논(Xe-133) 등 이 검출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전시설의 균열을 통하여 고농도의 오염수가 해양에 유출되었 고, 일본 정부는 원전 내부에 저장되어 있었던 오염수를 무단으로 해양에 대량 배출 함에 따라 심각한 해양오염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법적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방사성물질에 의 한 환경피해 역시 그래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초국경적 환경오염에 대해 어떠한 법적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을 국제 법적ㆍ국내법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긴박한 현실문 제가 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성 오염수 배 출로부터 비롯된 초국경적 환경피해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 가능성에 관해 검토함 으로써 현안문제의 해결을 위한 단초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Ⅱ.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해양오염 1. 사고의 주요내용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이하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이라고 한다) 사고는 2011년 3 월 11일 일본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9.0 규모의 대지진을 원인으로 하는 해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 냉각장치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발생하였다. 지진발생시 원자력발 전소의 가동은 자동적으로 정지되도록 되어 있고, 긴급노심냉각장치(Emergency
228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Core Cooling System, ECCS) 2) 가 작동하여 정지된 원자로의 냉각이 유지될 수 있도 록 되어 있었다. 원자로가 냉각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원자로의 노심은 남은 잔열에 의해 용융되고 이로 인해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유출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 는 자동냉각장치가 갖추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에서 는 지진해일로 인해 냉각장치가 훼손되었고 원자로의 냉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 과적으로 제1원전의 제1호기는 수소가스가 폭발하여 건물외벽이 파괴되고 노심용해 가 진행되었으며, 나머지의 원자로의 경우에도 설비손상과 노심용해의 가능성이 있 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정부와 도쿄전력은 바닷물(냉각수의 역할을 한다)을 투 입하여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핵 연료봉이 완전 노 출되었다. 현재 후쿠시마 현의 토양에서는 대피기준을 초과하는 요오드와 세슘이 검 출되고 있으며, 사육된 육우( 肉 牛 )에서 식품위생법 상 잠정 규제치를 넘는 세슘이 검출되었다. 3) 이후 원전 시설의 균열을 통하여 고농도 방사성물질 오염수(이하에서 는 고농도 오염수 라고 한다)가 해양으로 유입되었음은 물론 고농도 오염수를 일시 저장하기 위해 저농도 방사성물질 오염수(이하에서는 저농도 오염수 라고 한다) 4) 를 대량으로 해양에 배출함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해양오염은 심화되고 있는 상 황이며, 우리나라에도 해양환경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사고등급기준 7등급에 해당하는 수준으로서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원전사고와 같은 정도의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으며, 후쿠 시마 원전은 이미 원자로의 대부분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향후 이를 폐쇄할 예정이다. 사고원전의 폐쇄와 발생 손해의 처리 등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략 30년에 이르는 기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 긴급노심냉각장치(ECCS) 는 원자력발전소의 배관이 파손되는 등 냉각재가 유출되는 경우 보조 냉각 재를 투입하여 노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원자로 속에 대량 의 물을 보내거나 연료봉에 직접 물을 가하여 가열된 연료봉을 냉각시키고 파손을 방지한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에서는 긴급노심냉각장치가 작동되었음에도 냉각불능으로 노심 용해가 일어났다. 3) 식품위생법 상 세슘은 잠정 규제치가 1g 당 500Bq(베크렐)로 육우에서는 510Bq이 검출되었다. 4) 저농도 오염수에서 검출된 요오드131의 평균 농도는 1cm3당 6.3 20Bq로 법정기준인 0.04베크렐의 평 균 100배이며, 일부는 기준의 약 500배에 달한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29 2. 해양오염과의 관계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기능 복구를 위해 투입된 바닷물은 원자로와 원전시설 내부 에서 방사능 물질로 오염된 물웅덩이를 형성하였고, 원전 부지의 지하수 역시 방사성 물질에 의해 오염됨으로써 해양오염의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원자로에 투입된 물 중 대부분은 조준이 잘못되었거나 넘치면서 고농도 오염수가 되어 인근 설비 등에 고여 있는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5) 또한 원전 제2호기에서는 오염물질 저장시설의 콘크리트 균열로 인해 고농도 오염수가 해양으로 직접 유출되었으며, 6) 최근에는 사고 해역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 해역에서도 기준치의 2배에 이르는 방사 성 요오드가 검출되고 있다. 특히 집중폐기물처리시설에 보관하고 있던 다량의 저농 도 오염수를 무단으로 해양에 배출함에 따라 국경을 넘는 해양오염이 가속화 될 것 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양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 중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반감기 가 8일~138일 정도이지만 해조류나 조개류 등을 통해 해양 먹이사슬에 침투할 수 있 고, 세슘과 플루토늄( 239 Pu)은 반감기 7) 가 길기 때문에 인근 해저 침전물에 축적될 수 있다. 해양에 유출된 방사성물질은 해양생태계를 직접적으로 파괴하고, 어류 등에 연 속적으로 축적되어 대형어류에 축적되면서 그 생물학적 오염범위는 광범위하게 확장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방사능 피해를 입히게 된다. 3. 우리나라의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해양은 하천 등과는 달리 해류를 통하여 다른 국가로 확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5) 원전 제2호기의 물웅덩이 표면에서는 정상치의 10만 배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고, 표면의 방사선 량은 시간당 1천 밀리시버트(mSv) 이상이다. 방사선 관련 피폭 단위는 시버트(Sv)로서 1시버트는 1 천 밀리시버트(mSv)를 의미한다. 법적인 방사선허용피폭선량은 방사선 관련 종사자의 경우 5년간 전 신 100mSv, 연간 50mSv를 넘지 않도록 하며 일반인의 경우 연간 1mSv, 사고 시 법적 최대허용선량 은 전신 500mSv, 피부 5000mSv이다. 6)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의 방사성 요오드 오염도는 기준치의 3,355배에 달하고 있으며, 세슘 역시 기준 치보다 80배 이상 높은 수치가 검출되었다. 7) 세슘의 반감기는 108일~30년이며, 플루토늄의 반감기는 최소 88년에서 표준 24,110년, 최대 80.8 10 6 년에 이른다.
230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일본과 동해에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는 어장의 파괴나 오염된 어류의 유입 등 방사능의 영향이 있을지를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우리나라의 해양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먼저, 방사성물질의 확산으로 인 하여 근해가 오염되는 경우와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어류 등이 우리나라 근해에 서 어획되는 경우로 구분될 수 있다. 우리나라 근해가 방사능으로 오염될 경우 해양 에 서식하고 있는 어류 등의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어장의 파괴로 인해 어업을 생 업으로 하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게 된다. 특히 방사성물질의 경우 반감 기가 길기 때문에 영향이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축적되어 건강 을 해치게 되므로 어장의 오염은 곧 국민건강과 직결된다. 또한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어류가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거나 수입될 경우에도 국민건강에 위해를 입 힐 수 있다. 8) 하지만 이 경우 일본 동쪽 바다에 서식하는 어류가 우리나라 근해로 올 확률은 높 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바다에서 서식하는 어류는 서로 다른 군이며 회유 방향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의 경우처럼 일본 연근해로부터 유입되는 해류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 연근해와 해안에 도달할 가능성은 있다. 물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해류는 동해와 연결된 동중국해이 고, 동중국해와 후쿠시마 앞바다가 연결되려면 해류가 태평양을 돌아 동중국해에 도 달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오징어, 고등어 등 난대성 어종 의 경우 일본 남부 해역을 통해 겨울철 국내 해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 하고 있다. 따라서 방사성물질은 장기간이 소요되어 농도가 낮아지더라도 해류를 통 해 유입이 가능하며, 일본에서 수입되는 어류에 방사능이 축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 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8) 우리나라에서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어획되는 생태, 생 갈치, 냉동꽁치 등을 국내에서 소비하고 있 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검역을 강화하고,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기로 하 였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31 Ⅲ.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관한 환경법적 고찰 1. 방사성물질과 리스크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출될 수 있는 방사성물질은 사람과 동물에게 유전적인 영향 을 미치며,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한다. 9) 원자로가 핵분열을 할 때 발생되는 방사성 물질은 1,700여종에 달하며, 이번 원전 사고로 인해 유출된 방사성물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만 방사성 요오드, 제논, 옥소, 세슘, 플루토늄 등이다. 이 중 방사성 요오 드의 경우 갑상선에 축적될 경우 갑상선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논 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세슘은 노출시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플루토늄은 다른 방사성물질과는 달리 알파선을 방출하므로 세포 파 괴력이 감마선보다 2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특히 플루토늄은 의학용으로 사용되는 요오드, 세슘 등과는 달리 독성이 강해 사용되지 않고, 분진을 흡입할 경우 폐에, 물로 섭취할 경우 골수와 간에 암이 발생하는 등 발암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혼합한 산화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플루 토늄서멀방식(Plutonium-thermal) 11) 의 원자로이기 때문에 플루토늄의 대량유출 가능 성도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방사성물질들은 안전기준을 통해 사람과 환경에 대한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유출을 금지하는 등 리스크 규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9) 만약 인체조직이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 급성으로 출혈, 면역기능의 약화, 화상, 모발상 실, 혈소판 감소 등이 나타나 최대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적은 양에 노출되는 경우 에는 만성적인 영향으로서 백내장, 백혈병 등이 발생될 수 있고 갑상선 암, 피부암, 유방암 등을 포함 한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또한 유전적으로는 다음 세대에 염색체 이상이나 변화를 포함하여 유전체 의 손상을 야기한다. 10) 알파선은 투과력이 약해 신체로 흡수되기가 어렵지만 일단 신체 내부에 들어가면 방사선을 계속 방 출하고, 다른 물질의 화학성분을 변화시키는 성질이 있어 세포와 장기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 11) 플루토늄서멀(Plutonium-thermal)이란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여 우라늄과 혼합한 MOX(Mixed Oxide) 원료로 만들어 열중성자 원자로에서 태우는 것이다.
232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2.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오염수의 해양배출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원전 시설의 균열로 인하여 고농도 오염수가 해양에 유출됨 은 물론 고농도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하여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고의적으로 저농도 오염수를 해양에 배출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이와 같은 방사성물 질이 포함된 오염수의 해양배출이 국제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인지에 관해 검토할 필 요가 있다. 방사성폐기물에 대해서는 사용 후 핵연료 및 방사성폐기물관리의 안전에 관한 공동협약(Joint Convention on the Safety of Spent Fuel Management and on the Safety Radioactive Waste Management, 이하에서는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이라고 한다) 12) 에서 규율하고 있는데, 이 협약에서 방사성폐기물 은 자연인이나 법인에 의 하여 더 이상 사용이 예견되지 않고 체약 당사자의 입법 및 규제체제 하의 규제기관 에 의하여 방사성폐기물로서 규제되는 기체ㆍ액체 또는 고체 상태의 방사성물질 이 며, 13) 사용 후 핵연료 는 원자로 노심에서 방사되고 영구적으로 인출되는 핵연료 를 의미한다. 14) 방사성폐기물 의 경우 관리에 있어서 배출이 포함되지만, 사용 후 핵연 료 는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취급과 저장만을 관리행위에 포함할 뿐 배출 은 금지된다. 이 협약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 와 방사성폐기물 은 모두 잔열의 제거가 적절히 이루어지도록 보장하여야 하는 한편 그 발생을 최소한도로 하여야 하며, 관련 된 생물학적ㆍ화학적 위험 등을 고려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안전규율을 위해 법령 및 규제체제를 수립하고, 허가체계를 구축하며, 제도상의 통제와 검사 등을 통 하여 방사성폐기물의 안전관리를 규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협약 12) 이 협약은 반감기가 지나기 전까지는 방사능이 남는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일정 정도 이상의 수준을 달성하고, 방사선 영향을 수반하는 사고를 예방하며, 사용 후 핵연료 또는 방사성폐기 물 관리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영향을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Joint Convention on the Safety of Spent Fuel Management and on the Safety of Radioactive Waste Management article 1. 13) See supra note 12 article 2 (h). 14) See supra note 12 article 2 (n). 우리나라에서는 방사성폐기물을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동 협약에서의 사용 후 연료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해 당한다. 원자력법 시행령에서는 방사성폐기물 중 방사능 농도가 4000Bq/g 이상 또는 열발생률이 2kW/m3 이상인 방사성폐기물을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33 에서 규정하고 있는 규정들은 각국의 국내법을 통해 이행되는 방식으로 실효성이 확 보되고 있는 만큼, 이 협약은 그 자체로서 직접적인 구속력을 가지지 못 한다. 따라 서 원자력 사고로 인하여 방사성폐기물이 해양에 유출되거나 고의적으로 배출함으로 써 발생한 해양오염에 대해서는 해양오염에 관해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UN해 양법협약 을 통해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방사성물질 배출에 의한 초국경적 해양오염 가. 초국경적 환경피해 초국경적 환경피해(Transboundary Environmental Harms or Damages) 의 정의는 1979년 초국경장거리대기오염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ion) 에서 물리적 원인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한 국가의 관 할 하에 있는 지역에서 다른 국가의 관할지역에 악영향을 초래하는 것 을 초국경장 거리오염 이라고 규정한 것에서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초국경적이라 함은 자국의 관 할권 또는 통제 내에서의 행위가 다른 국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며, 15) 환 경피해는 환경에 대한 오염행위로 인한 피해로서 인간의 행위에 기인하여 발생된 것 을 지칭한다. 환경오염 은 인간에 의하여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생물자원에 유해 하며 인간의 건강에 위험하고 인간의 활동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물질 또는 에너지가 환경에 투입되는 행위 로서, 피해의 내용은 신체적ㆍ재산적 피해와 순수한 자연생태계의 피해로 나눌 수 있으며, 피해대상은 대기오염, 육상수질오염, 해양오염 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인간의 행위로 인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모두 환 경피해라고 할 수는 없기에 피해에 대해서는 법적 평가가 필요하다. 즉 무해한 정도 15) 이에 대해서는 초국경, 국경을 넘는, 월경 등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초국경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 는 논문은 소병천, 초국경환경피해에 대한 국제법적 고찰, 환경법연구 제29권 1호, 2007, 193면, 최승 환, 초국경적 환경오염피해에 대한 방지의무, 서울국제법연구 제2권 제2호, 1995, 171면, 한삼인ㆍ강 승균, 초국경 환경피해와 국가책임, 환경법연구 제31권 2호, 353면이 있으며, 국경을 넘는 이라는 용 어는 박기갑, 국제법상 국가간 대기오염 방지와 그 규제동향, 국제법평론 1호, 1993, 45면, 월경 이라 는 표현은 김태천, 월경환경손해에 대한 국제책임, 법학논총 제9호, 1993, 83면에서 사용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초국경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한다.
234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를 초과하는 양이나 농도의 유독성 및 물질의 배출과 열의 방출로 생태계에 심각하 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가해지거나 16) 인간의 쾌적함을 저해하는 수준 등 일정한 정도 이상의 피해여야만 법적 책임을 발생시킨다고 볼 것이다. 17) 이와 같이 볼 때, 방사성물질을 해양에 배출하는 것 역시 해류를 통하여 초국경적 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배출에 의해 해양으로 유입되는 물질은 통제가 어렵고 장 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리스크가 큰 물질이므로 당연히 법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 환경피해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나. 육상기인 해양오염 해양오염은 인간에 의하여 직접ㆍ간접적으로, 생물자원 및 해양생태계에 대하여 유해하며, 인간의 건강에 대하여 위험하고, 어업 및 기타 해양의 적법한 이용을 포함 한 해양활동을 방해하며 해수이용에 필요한 수질의 악화 및 쾌적한 정도의 감소 등 의 해로운 효과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수 있는 물질 또는 에너지가 해양환경에 반입 되는 것 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해양오염은 UN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에 따라 육상기인ㆍ선박기인ㆍ해양투기기인ㆍ 해저개발기인ㆍ대기기인 해양오염으로 구별된다. 국제적으로 주로 문제되는 해양오 염은 선박사고로 인한 유류오염이나 인공구조물 등에서 무단으로 투기하는 경우로 유류에 의한 해양의 오염방지를 위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Prevention of Pollution of the Sea by Oil), 유류오염의 대비, 대응 및 협력에 관 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Oil Pollution Preparedness, Response and Cooperation), 유류오염손해에 대한 민사책임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Civil Liability for Oil Pollution Damage ), 유류오염손해보상을 위 한 국제기금의 설치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stablishment of an International Fund for Compensation for Oil Pollution Damage) 등을 통해 신속한 지원과 배상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16) 박기갑, 전게논문, 1993, 170면. 17) 장신, 국경을 넘는 오염에 관한 국제법상 방지의무, 국제법학회논총 제42권 제1호, 1997, 184~185면.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35 원자력발전소에 의한 해양오염은 육상의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육상기인 해양오염으 로서, UN해양법협약 에서는 육상기인 해양오염의 방지와 감소 및 억제를 위한 기 준은 각국의 법령에 의하되 국제적인 규칙과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 다. 결국 UN해양법협약 은 해양환경에 관한 기본적인 국제해양법체계를 구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약의 실효성을 각국의 보호에 일임함으로써 그 구속력의 한계 를 노출하고 있는 바, 이 협약을 통해 해양의 방사능 오염에 관한 오염자의 책임을 귀속지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4.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의한 해양오염의 쟁점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한 해양오염은 고농도 오염수의 유출과 저농도 오염수의 배출에 의해 발생된다. 18) 먼저 고농도 오염수는 원전 시설의 균열을 통해 바다로 유 입되었으며, 19) 일본 정부는 고농도 오염수의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폐기물 처리시설에 있었던 저농도 오염수를 해양에 배출하였다. 배출된 해역은 일본의 영해 와 배타적 경제수역이지만 해양오염은 국경을 넘어 다른 해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초래된 해양오염은 초국경적 오염의 실질을 가지며, 일본 국내법을 넘어 국제법적 규 율영역에 속한다. 일본 정부의 오염책임여부는 일본 정부가 저농도 오염수를 고의적 으로 배출한 행위가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해양으로 배출한 것이 국제법상 의무위반인지, 배출로 인한 해양오염이 초국경적 환경피해를 야기하는지의 여부를 주된 쟁점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상 저농도 오염수의 배출 이 허용되는지, 폐기물 및 그 밖의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에 관한 협약 (Convention on the Prevention of Marine Pollution by Dumping of Wastes and Other Matters, 이하에서는 런던협약 이라고 한다) 상 방사성폐기물의 해양투기가 허용되는지, UN해양법협약 에 따라 육상기인 해양오염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지, 18) 본 글에서는 유출과 배출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유출의 사전적 의미는 밖으로 흘러 나가거나 흘려 내보냄 이고, 배출은 안에서 밖으로 밀어 내보냄 의 의미이지만, 유출은 고의성이 적은 상태에서 해양으로 흘러 나간 의미를, 배출은 자발적인 판단에 따라 해양으로 내보낸 의미를 강조하였다. 국립 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19) 고농도 오염수는 균열부위에 특수 고착화제를 투입한 결과 현재는 해양 유출이 중단된 상태이다.
236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일본 정부가 핵사고의 조기통보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Early Notification of a Nuclear Accident) 상 조기통보의무를 이행하였는지의 여부가 일본정부의 책임을 판 단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들 조약법과는 별개로 국제관습법상 초 국경적 환경피해에 대한 국가책임이 인정되는지의 여부 또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Ⅳ. 일본의 국가책임 가능성에 관한 검토 1. 국제법상 국가책임의 문제 국가가 자국의 위법한 행위에 의하여 다른 국가에게 손해를 발생시켰을 경우 국제 적인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국제법 이론으로서, 국가기관의 행위 또 는 국가에 귀속되는 개인의 행위가 다른 국가의 환경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 해당 국 가는 환경피해당사국에 대해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초국경적 환경피해는 불법행 위로 인한 국가책임이 문제되며, 국가책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행위일 것, 국제법상 의무의 위반이 존재할 것, 환경피해가 발생될 것 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국가에 귀속되는 환경오염행위는 국가기관의 행위는 물론 사인의 행위의 경우에도 국가에게 사전에 상당한 주의를 다할 의무가 인정되므로 이러한 의무를 해 태한 경우 국가의 행위로 인정된다. 다음으로 국제법상 의무위반은 국가의 작위나 부작위로 인하여 의무를 위반한 경 우를 의미하며, 이는 1 국가가 타국에 대한 조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2 관할 권 하에 있는 수역에서 불법행위를 한 경우, 3 국가의 부작위로 인하여 타국의 자산 에 손상을 입힌 경우, 4 국가의 행위로 인하여 타국의 환경에 피해를 입힌 경우 등 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법상 의무위반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여야 한다. 그러나 의 무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국제법 적 의무위반은 인정되지만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험행위의 재발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37 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한 조치를 요구하지 않고 선언적인 구제조치를 판결할 수 있다. 20) 결국 일본에서의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의 배출에 대해 일본의 국 가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배출이 조약법상의 의무위반에 해 당하고 이로 인해 국제관습법상의 초국경적 환경피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 야 할 것이다. 2. 조약법상 국가책임의 인정 가능성 가.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상 저농도 오염수의 배출 후쿠시마 원전에 의한 해양오염은 원자로의 냉각을 위해 투입했던 바닷물이 원전 시설 내부에 고여 있다가 콘크리트 균열을 통해 해양으로 유출된 것과 후쿠시마 원 전에서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해양에 고의적으로 배출한 것을 원인으로 한다. 먼저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기능 상실로 대규모 방사능 유출이 예상됨에 따라 원자로에 냉 각을 위한 바닷물을 투하한 결과 시설 내부와 지하에 고농도 오염수가 발생하였고, 원전 건물과 해안 사이에 있는 오염수 저장시설의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김으로 인하 여 고농도 오염수가 직접 해양에 유출되었다. 또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저농도 오염수 저장시설을 비우기 위한 목적으로 저농도 오염수를 직접 해양으로 배출하였 다.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에서는 사용 후 연료에 대한 배출은 금지하고 있으나, 21) 방사성폐기물의 경우에는 배출을 허용하고 있다. 22) 그러나 이는 규제받고 있는 원자 력 설비에서 정상적인 운영 중에 발생하는 액체 또는 기체 상태의 방사성물질을 규 제기관에서 허용한 범위 안에서 계획적이고 통제된 상태로 환경으로 내보내는 합법 적 행위로서의 배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23) 따라서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에서는 체약당사국에게 유출이나 배출을 안전하게 20) 이에 대해서는 James Crawford and Simon Olleson, The Nature and Forms of International Responsibility, Malcolm Evans (ed,), International Law, 2003, pp.460~461 참조. 21) See supra note 12 article 2 (o). 22) See supra note 12 article 2 (i). 23) See supra note 12 article 2 (c).
238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통제할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고의적으로 해양에 배출한 오염수가 사용 후 연료에 해당될 경우에는 이와 같은 배출은 협약에 의해 인 정된 배출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 협약에서 사용 후 핵연료는 원자로 노심에서 방 사되고 영구적으로 인출되는 핵연료를 의미하므로, 배출된 저농도 오염수는 사용 후 연료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전에서 보관 중이던 저농도 오염수를 해양에 배 출한 것은 규제기관인 일본 정부에서 허용한 범위 안에서 계획적이고 통제된 상태로 환경으로 내보낸 합법적 행위가 된다. 또한 이 협약에서는 원자력 설비의 운영수명 기간 동안 방사성물질이 계획ㆍ통제되지 않고 환경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경 우에는 그 유출을 통제하고 그 효과를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적절한 시행조치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24)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이 협약으로 규제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수단은 존 재하지 않는다. 나. 런던협약 상 방사성폐기물의 해양투기 런던협약 에서는 방사성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하고 있으며, 준설물질이나 하 수오니 등에 최저기준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도 해양투기는 금 지된다. 그러나 악천후에 기인하는 불가항력의 경우이거나, 인명에 대한 위험이나 선 박ㆍ항공기ㆍ플랫폼 또는 그 밖의 인공해양구조물에 절박한 위협이 있는 경우 안전 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이와 같은 투기금지를 적용하지 않는다. 25) 이러 한 불가항력적 투기 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투기가 위험을 회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투기로 인한 피해가 투기하지 않은 경우 발생하는 피해에 비하여 적다는 확실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동 협약상 투기는 선박ㆍ항공기ㆍ플랫폼 또는 그 밖의 인공 해양구조물로부터 폐기물이나 그 밖의 물질의 고의적인 해상폐기 등을 의미하므로, 후쿠시마 원전이 인공해양구조물이나 플랫폼(이하에서는 인공해양구조물 등 이라고 한다)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이 협약의 적용대상이 된다. 플랫폼은 고정식이나 부유식 24) See supra note 12 article 24. 25) Convention on the Prevention of Marine Pollution by Dumping of Wastes and Other Matters article 5 (1).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39 시설 또는 선착장 등이고 인공해양구조물은 일반적으로 해상 또는 해저에 설치된 구 조물을 의미하므로, 해안가의 육지에 건설되어 있는 원전은 인공해양구조물 등에 해 당하지 않게 된다. 또한 폐기물 투기에 기인한 해양오염 은 선박 등 해양에서 추진이 가능한 이동수 단을 통하여 투기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강, 파이프라인, 하수시설을 통해 직접 바다로 배출되는 경우에는 이와는 별도로 육상에 기인한 해양오염 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원자력발전소가 인공해양구조물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일 본이 저농도 오염수를 해양에 배출한 것은 투기가 아니라 배출에 해당되며, 오염수를 방출하게 된 원인이 된 상태 또한 방출하지 않을 수 없는 비상사태인 불가항력적 상 황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폐기물의 이동을 금지하는 바젤협약 26) 역 시 방사성물질의 경우에는 협약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다른 국제적인 규제체 제에 의해 더 엄격한 방식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지만, 규제기관인 국 제원자력기구(IAEA) 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규제절차와 규율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이 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배출은 런던협약 과 바젤협약 의 적용대상이 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 UN해양법협약 상 육상기인 해양오염 UN해양법협약 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양오염의 정의에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하 여 기인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항력이나 자연재해 등에 기인한 경우에는 해양오염에 포함되지 않는다. 27) 먼저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은 자연재해인 지진에 의한 해일로 상실된 냉각기능의 복구를 위해 투입한 냉각수가 콘 크리트 균열을 통해 해양에 유입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고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지 진에 있으며, 이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서 인간의 행위에 기인하지 않는다. 그러 26) 바젤협약 의 정식명칭은 유해폐기물의 국가간 이동 및 그 처리의 통제에 관한 바젤협약(Basel Convention on the Control of Transboundary Movements of Hazardous Wastes and Their Disposal) 으로서 유해폐기물과 기타 폐기물의 처리에 있어서 건전한 관리가 보장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유해폐기물의 수출ㆍ수입 경유국 및 수입국에 사전통보를 의무화하고 있다 27) 노명준, 신국제환경법, 법문사, 2003, 110면.
240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나 이 협약에서는 해양환경오염을 방지, 경감 및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 서 직접적ㆍ간접적으로 피해나 위험을 어느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에 전가시키거나 어떤 형태의 오염을 다른 형태의 오염으로 변형시키지 않도록 행동할 의무가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차적으로 정부와 도쿄전력의 과실이 있는지의 여부가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되어 있었던 저농도 오염수를 직접 해양에 배출한 것은 인간의 행위에 기인한 해양오염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UN해양법협 약 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양오염 중 육상에 기인한 해양오염 에 해당된다. 또한 이 협약 제198조에서는 해양환경오염의 피해를 볼 급박한 상황에 처하거나 피해상황을 알게 된 경우 그 국가는 피해로 인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신속 히 통고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해양 배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우리나라 등에 대해 조기통보 없이 배출을 행 함으로써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육상기인해양오염에 있어서 이 협약은 각국이 자국의 법령을 집행하고 육상오염에 의한 해양환경오염을 방지ㆍ경감 및 통제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이 협약 자체로 구 속력 있는 실효성확보수단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일본정부의 오염수 배출이 UN해양법협약 에 위반된 행위라 하여도 이 협약에 의해 일본정부에 귀속되는 책임 은 선언적인 것에 불과하게 된다. 라. 방사성폐기물 배출에 대한 조기통보 핵사고의 조기통보에 관한 협약 에서는 원자력 관련시설에서 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인근 국가에 조기통보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이 협약은 방사능 물질 이 방출되거나 방출될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타국의 방사능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국제적으로 국경을 넘어 방출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수 있는 당사국 또는 그의 관할이나 통제 하에 있는 사람 또는 법인체의 시설이나 활동을 포함한 모 든 사고의 경우에 적용되며, 28) 위치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원자로에 적용된다. 29) 조 28) Convention on Early Notification of a Nuclear Accident article 1.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41 기통보에 의해 제공될 정보에는 핵사고의 시간, 정확한 위치 및 성질, 관련시설 또는 활동, 방사능 물질의 국경을 넘어선 방출과 관련한 핵사고의 추정된 또는 확인된 원 인 및 예상되는 진전 상황, 방사능 방출의 성질, 예상되는 물질적ㆍ화학적 형태와 양 및 그 성분과 유효고도를 포함한 방사능 방출의 일반적 특성, 방사능 물질의 국경을 넘어선 방출에 관련된 환경감시의 결과 등이 포함된다. 30) 따라서 일본 정부가 후쿠 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배출함에 있어서 우리나라에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은 국제법 상 의무위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 협약에서는 분쟁해결에 대한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핵 사고에 대해 조기통보를 하지 않았을 경우 가능한 규 제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3. 초국경적 환경피해에 대한 국가책임의 인정 가능성 가. 국가의 행위 초국경적 환경피해에 대해 원인자인 국가의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행위 가 국가의 행위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국가기관들, 즉 입법부, 행정부, 공기업 등의 작위 또는 부작위는 국가의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국가가 환경피해를 발생시키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거나 환경기준의 설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국가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국가책임이 발생될 수 있다. 31) 따라서 사인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국 가가 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를 다하지 않을 경우에는 국가책임이 인 정되며, 상당한 주의의 정도는 인접국가에 환경피해를 입히는 행위의 성질에 따라 달 라진다. 후쿠시마 원전에 의한 해양오염은 국가의 행위와 사인의 행위가 혼재하고 있다. 먼저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공기업 민영화에 의한 사기업으로 서 원전 운영상의 과실이나 원전 균열에서 유출된 고농도 오염수에 대한 관리소홀 등은 사인의 행위이다. 그러나 저농도 오염수를 해양에 배출하기로 한 결정은 지진 이나 화재 발생시 원자로와 핵 오염 물질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국가가 필요 29) See supra note 28 article 2 (2). 30) See supra note 28 article 5. 31) 노명준, 앞의 책, 2003, 326면.
242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한 예방조치를 사업자에게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핵원료물질ㆍ핵연료물질ㆍ원자로 등의 규제법 제64조 32) 에 근거한 정부의 행위이다. 또한 국제법상 국가는 자국의 관 할권 내에 있는 사인의 행위를 규제할 의무를 가지고 있으므로, 33) 사기업의 행위로 인해 환경피해가 발생한 경우 국가가 상당한 주의를 가지고 방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국가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이에 도쿄전력의 행위가 국제법상의 국가의무에 부 합하도록 감시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의무이며, 34) 이 사건은 원자력 안전에 관한 사 항이므로 엄격한 주의의무가 요구된다. 따라서 해양오염을 유발한 행위가 도쿄전력 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상당한 주의로 이를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저농도 오염수의 배출은 국제법 위반의 판단대상인 국가행위에 해당하게 된다. 나. 국제법상 의무의 위반 국가의 행위로 인해 다른 국가에 환경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국제법 상 의무위반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는 자국의 관할권 또는 통제범위 내에서의 활동 이 다른 국가나 관할권 밖에 있는 지역의 환경에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 다는 스톡홀름선언 제21원칙과 리우선언 제2원칙에도 나타나 있으며, 초국경적 인 환경피해금지는 국제관습법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초국경적 환경 피해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감소시킬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국가책임이 발생될 수 있다. 국제법상 의무위반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국가의 상당한 주의의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국가의 행위가 초국경적 환경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해당 국가는 다른 국가에 대한 피 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 사고 자체는 지진해일이라는 자연재해에 의해 발생되 32) 核 原 料 物 質 ㆍ 核 燃 料 物 質 及 び 原 子 炉 の 規 制 に 関 する 法 律 第 六 十 四 条 ( 危 険 時 の 措 置 ). 33) Lucas Bergkamp, Liability and Environment: Private and Public Law Aspects of Civil Liability for Environmental Harm in and International Context, Kluwer Law International, 2001, pp.158; Malgosia Fitzmaurice, International Protection of the Envionment, Martinus Nijihoff Publishers, 2002, pp.221. 34) Trail Smelter 사건에서는 제련소의 행위에 대한 국가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Trail Smelter Case, United States v. Canada, 3. R. I. A. A, 1938, 1966 (1941).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43 었지만 사고의 수습에 있어서 도쿄전력이 초국경적 환경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는지의 여부는 과실로서 판단될 수 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저농도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 것은 고의의 행위로서 방사성폐기물을 해양에 배출 함에 있어 인접 국가에 조기통보를 해야 하는 절차적인 의무를 위반한 것은 위법행 위로서 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일본이 배출한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와 농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 ICRP) 가 권고한 기준치 35) 를 초과하는 경우 에도 국제법상 의무위반이 될 수 있다. 다. 심각한 환경피해의 발생과 인과관계 초국경적 환경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국가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환경피해가 심각하거나 중대할 것이 요구된다. 사실 환경피해의 발생이 어느 정도로 심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국제법적으로 정립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1993년의 환경에 해로운 활동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민사책임협약 에서는 수인할 수 있는 수 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36) 1990년의 국제법상 금지되지 않은 활동으로 발생하는 해로운 결과에 대한 국제책임 조문(안) 에서는 오염발생국은 해 당 국가의 영토 내 또는 관할권 내에서 수행된 행위의 물리적인 결과가 초국경적 피 해를 유발하거나,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에 의해 인식할 수 있는 피해가 초래된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37) 따라서 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환경피해의 발생이 일정 수준으로 중대하여야 하며, 국가의 행위와 환경피 해 간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초국경적으로 나타난 환경피해의 경우 장기간이 지나야 환경피해의 영향이 인체 등에 나타나고, 건강피해는 다른 원인에 의 35)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IAEA와 ICRP는 1년간 성인이 받는 방사선량이 1mSv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은 이 방사선량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의 농도를 각 각 1cc당 0.03Bq과 0.04Bq로 정하고 있다. 36) Convention on Civil Liability for Damage Resulting from Activities Dangerous to the Environment, 32 I. L. M. 1230 (1993). 37) International Liability for Injurious Consequences Arising Out of Acts Not Prohibited by International law, 2 Y. B. International Law Commission, pt. 1, 83, 105 (1989).
244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해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오염행위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국가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은 방사성물질에 의한 오염에 해당하며, 방사 성물질은 반감기가 길고 축적되기 때문에 생태계나 사람의 건강에 영향이 나타날 때 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사성물질의 오염이 어떠한 결과를 초 래하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정확한 과학적 입증이나 경험적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사건의 해결을 넘어 오히려 과학적 난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사성물질에 의한 환경피해는 더욱 중가하고 있으 며 위험의 정도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방사능물질로부터 기인한 환경피해에 대해서는 그 입증책임을 완화 또는 전환하거나 무과실책임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재삼 심각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원자력 사고에 대한 무과실 책임의 인정 가능성 가. 국제법상 원자력손해배상책임의 가능성 원자력사고로 인한 초 위험행위(ultra-hazardous activities) 의 경우 과실이 없어도 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무과실 책임이나 절대책임이 인정된다. 원자력의 이용에 있어 서 국가책임에 대한 국제협약으로는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 제3자 책임에 관한 파 리협약(Paris Convention on Third Party Liability in the Field of Nuclear Energy), 원자력손해에 대한 민사책임에 관한 비엔나협약(Vienna Convention on Civil Liability for Nuclear Damage) 등이 있다. 38) 파리협약은 원자력 분야에서 제3자 책 임에 대한 각국의 국내입법을 조화시키고 원자력 사고의 경우 발생되는 책임과 배상 제도를 확립하기 위하여 체결되었으며, 체약국의 영토에서 발생한 원자력 사고에 대 해서만 적용된다. 39) 만약 원자력 사고로 인하여 인명에 대한 피해와 재산상의 손해 38) 이 사건에서는 적용되지 않지만 핵 선박의 해상운송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 유출에 대해서는 핵 선 박의 운행자의 책임에 관한 브뤼셀 협약(Brussels Convention on the Liability of Operators of Nuclear Ships) 과 핵물질의 해상운송분야에서 민사책임에 관한 브뤼셀 협약(Brussels Convention relating to Civil Liability in the Field of Maritime Carriage of Nuclear Materials) 등이 있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45 가 발생할 경우 시설의 운전자가 책임을 부담하며, 원자력 사고와 손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면 되므로 운전자의 과실은 입증할 필요가 없다. 그 러나 전쟁이나 내란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다. 40) 먼저 후쿠시마 원전은 원자력협약 상 원자력시설이면서 원자력에너지 분야에서 제3자 책임에 관한 파리협약 과 원자력손해에 대한 민사책임에 관한 비엔나협약 상 원자력시설에 해당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파리협약 등 협약의 체 약국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앞으로 발생할 손해에 대해서는 이들 협약 에 의거하여 일본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는 없게 된다. 41) 나. 원자력손해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의 필요성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이 원자력 사고는 일정 국가 내에서 발생하였다고 하더라 도 대기와 해양에 방사성물질이 유입됨으로 인하여 인접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 성이 높다. 특히 원전은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해안가나 하천 근처에 건설되고, 곧 영해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해류를 따라 인접국에 방사성물질이 확산될 가능성 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 42) 일본, 43) 중국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건 설추진 중인 원전 중 일부분이 중국 동부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다. 이와 같이 동북아 시아는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에 원전이 밀집되어 있음에도 불구 하고 원자력손해에 대한 국제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은 39) 여기서 원자력 사고란 운전자의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와 핵 시설로 운반하는 도중 핵물질이 유출되 어 발생한 사고를 모두 포함한다. 40) 중대한 천재지변의 경우 개정 비엔나협약의 면책조항에서 삭제되었다. 이에 천재지변의 경우에도 원 자력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그러나 일본의 원자력손해배상에 관한 법률 에서는 천재지변을 면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41) 파리협약 의 경우 체약국이 비체약국에게 배상을 할 수 있는 등 확대적용이 가능하지만, 비엔나 협약 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일본과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우리나라 모두 비체약국이기 때문에 적용이 되지 않는다. 42)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소가 총 21기 운전 중에 있으며, 7기가 건설 중에 있고, 4기가 건설 준비 중이 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고리, 월성, 울진, 영광에 밀집되어 있다. 43) 일본은 총 54기가 운전 중에 있고, 3기가 건설 중이며, 12기가 착공 준비 중이다.
246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원자력손해배상법 을 제정하여 사업자의 무과실책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는 국내 에서의 손해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각국의 손해배상제도가 상이하 기 때문에 인접국 국민의 경우에는 배상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국경을 넘는 원자력 사고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국제협약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원자력 손해에 대한 국제협약은 손해배상 의 액수와 피해자 구제의 방식, 원자력 시설이나 손해의 개념 등 원자력 보유국과 비 보유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개정에 어려움이 있으며, 44) 사고가 발생한 국가나 피해를 입은 국가 모두가 협약에 가입하고 있어야 실질적인 효력이 발생된다. 이러한 점에서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의 손해배상체제는 원자력손해의 국 제손해배상에 있어서 충분한 함의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기인해 양오염배상체제는 책임의 주체에 관해 선박소유자 집중주의, 무과실책임주의, 강제보 험제도, 그리고 선박소유자의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손해의 발생 시 화주인 석유업 계가 출연한 국제기금에 의한 2차 보상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유류오염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민사책임협약에 따라 선박소유자에게 1차적으로 배상을 받고, 그 책임한도액을 초과하거나 선박소유자의 책임이 면제되는 경우에는 국제기금으로 부터 2차적 보상을 받게 된다. 원자력발전의 경우 허가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강화된 안전기준을 통해 관리되 고 있으나, 이번 사고와 같이 자연재해로 인해 유출사고가 발생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으므로 원자력 사고에 대해서도 치밀한 국제손해배상책임제도가 정립되 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Ⅴ. 결론 원자력발전소에 기인한 방사능 오염은 대기, 수질, 토양, 해양환경은 물론 인간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로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등 장기적으 44) 박기갑, 국경을 넘는 원자력사고에 대비한 국제손해배상제도, 국제법학회논총 제42권 제1호, 1997.6, 129면.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47 로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자연재해인 지진 과 해일로 인해 발생한 재해이지만, 초기 대응이 허술했고 인명과 직결되는 정보를 은폐하는 등 인재( 人 災 )적 요소 또한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전 사고로 인 해 발생된 해양오염은 발생국 영해에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해류를 타고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므로 국내법적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역시 이번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인접국으로서 이미 대기 중에 방사성 요오드와 제논 등 의 물질이 검출되었으며, 후쿠시마 인근 해역에서 어획되는 어류 등을 소비하는 수입 국이기에 방사능 유출로 상당기간 동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 러한 인공적인 방사성물질들은 자연계의 방사성물질들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축적되 며 오랜 기간 동안 적은 양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암, 백혈병, 유전적 변이 등을 유발 하기 때문에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조사와 감시가 필요할 것으 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법적으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실은 일본 정부가 방 사성물질 오염수를 고의적으로 해양에 배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육상에서 기인 한 해양오염의 경우 관련 국제법은 자국의 관할권에 따라 국내법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등 선박기인오염이나 투기기인오염 등과 달리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방사성폐기물안전협약 에서도 실효성 있는 규제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등 국제법적 으로 일본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원자력 사고의 경우 무과실책임 이 인정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파리협약 과 비엔나협약 에 가입하지 않았으므 로 이들 협약에 의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배출한 행위는 초국경적 환경피해 를 발생시킨다. 이는 일본 정부에 의한 국가행위이 고, 자국 관할권 외의 다른 지역에 피해를 입히지 말아야 할 국제법상 의무를 위반함 과 동시에 UN해양법협약 과 핵 사고의 조기통보에 관한 협약 상 통보의무를 이행 하지 않은 의무위반행위에 해당된다. 또한 해양환경피해를 유발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해 일본의 국가책임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에서의 오염수 배출과 환경피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입증하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일본에서의 원전사고와 방사능 오염수에 의한 해양오염을
248 環 境 法 硏 究 第 33 卷 1 號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원자력 사고에 기인한 해양오염을 방지하고,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고에 대한 배상원칙을 확실히 하는 한편, 발생한 오염과 피해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귀속시키기 위해서는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체제가 마련되는 것이 절실한 상 황이다. 특히 화석연료 등의 자원이 부족하고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 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에너지수급현황을 전제로 할 때, 적어도 이 지역 에서라도 원자력 사고에 대응하는 특수한 협력 체제를 조속히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논문투고일 : 2011. 3. 31. 심사일 : 2011. 4. 15. 게재확정일 : 2011. 4. 22.
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49 참고문헌 김기순, 폐기물 해양투기에 대한 국제법상 규제와 한국의 대응책, 국제법학회논총 제46권 제3호, 2001.12. 김대희, 초국경환경피해에 대한 국가책임연구, 아주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7. 김재호, 과학기술에 대한 행정법적 고찰, 법학연구 제9권 제1호, 1998.10. 김태천, 월경환경손해에 대한 국제책임, 법학논총 제9호, 1993. 김홍균, 환경법, 홍문사, 2010. 노명준, 신국제환경법, 법문사, 2003. 박균성ㆍ함태성, 환경법, 박영사, 2010. 박기갑, 국경을 넘는 원자력 사고에 대비한 국제손해배상제도, 국제법학회논총 제 42권 제1호, 1997.6., 국제법상 국가간 대기오염 방지와 그 규제동향, 국제법평론 1호, 1993. 백진현, 유엔해양법협약 체제의 평가와 전망, 국제법학회논총 제50권 제3호, 2005.12. 소병천, 초국경환경피해에 대한 국제법적 고찰, 환경법연구 제29권 1호, 2007. 이석용, 유엔해양법협약상 분쟁해결제도, 국제법학회논총 제49권 제3호, 2004.12. 정수영, 동북아시아 환경오염문제의 효율적 해결과 국제법상 정책적 접근방법, 국 제법학회논총 제51권 제3호, 2006.12. 최봉석, 환경법 청목출판사, 2010. 최승환, 초국경적 환경오염피해에 대한 방지의무, 서울국제법연구 제2권 제2호, 1995. 한삼인ㆍ강홍균, 초국경환경피해와 국가책임, 환경법연구 제31권 2호, 2009. 한철훈, 우리나라 원자력손해배상제도의 분석과 2000년 개정법안의 평가, 법학연구 제11권 제1호, 2000.12. 홍성필, 국제해양법의 국내적 적용에 관한 고찰, 국제법학회논총 제52권 제2호, 2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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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물질에 의한 해양오염에 대한 국가책임 251 Abstract A Study on the Ocean Pollution by Radioactive Materials in Environmental Law Choi, Bong-SeokㆍKu, Ji-sun The ocean pollution by radioactive materials leaked Fukushima nuclear plant cause by the transboundary environmental damage, that cause national responsibility problems. The radioactive material is leaking from the concrete cracks, so the accident is due to the professional negligence of Tokyo Electric Power Company. But recently, that discharge the low-level radioactive materials is wilful environmental pollution action, therefore that is state responsibility toward transboundary environmental damage. Because it is state action, and in breach of its obligations under the international law, and occurred environmental harms. However, Emission of radioactive matters in nuclear plant are violation of the treaty law. thus Japan s state responsibility is accepted transboundary environmental damage under the customary international law. But state responsibility under the international law is proved th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pollution action and other nation s damage. And that is create diplomatic problems, not carry legal binding force. Paris Convention on Third Party Liability in the Field of Nuclear Energy and Vienna Convention on Civil Liability for Nuclear Damage are establish compensation system, but Korea and Japan are not treaty powers. Thus, international compensation system is probably the best safeguard against atomic accident. 주 제 어 해양오염, 방사성물질, 원자력, 초국경적 환경피해, 국가책임 Key Words Ocean pollution, Radioactive matter, Atomic power, Transboundary environmental Harms of damages, State responsib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