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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정신문화연구 2006 겨울호 제29권 제4호(통권 105호) pp. 119~148. 硏 究 論 文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 김 우 형 ** 1) Ⅰ. 서론: 귀신론과 혼백론 Ⅱ. 북송시대 주자학에서의 혼백과 귀신 Ⅲ. 주희 혼백론의 구조 Ⅳ. 혼백론에서 심성의 지각론으로 Ⅴ. 결론: 혼백론을 통해 본 주자학의 성격 <참고문헌> <국문요약> I. 서론: 귀신론과 혼백론 주자학에서 귀신( 鬼 神 ) 에 관한 논의는 인간의 영역에 있어서는 혼백( 魂 魄 ) 에 관한 논의로 전개된다. 원래 귀신은 자연신이나 죽은 사람의 영혼(특히 조상의 혼 령)을 통칭하는 말이었던 반면, 혼백은 그 가운데 인간의 영혼이나 혼령만을 특별 히 지칭하는 개념이었다. 물론 귀신이든 혼백이든 양자는 모두 합리적으로 설명하 기 힘든, 종교적이고도 신비한 어떤 존재를 의미했었다. 그런데 송대 주자학에 이 르러 이와 같은 귀신 관념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점차 일어났는데, 즉 귀신이란 신비한 대상 혹은 피안의 세계에 존재하는 어떤 것 이 아니라, 단지 천 지자연의 조화작용과 천지만물을 이루는 기( 氣 )의 특정한 작용 을 뜻하는 개념으 로서 합리화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귀신 관념을 이와 같이 합리적이고 자연주의적으로 설명하려는 경향 속에서, 과연 인간의 영혼이나 혼령만을 특별히 * 이 논문은 2005년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KRF-2005-079-AS0043). ** 한국학중앙연구원 고전학연구소 연구원, 철학 전공(wittshi@hanmail.net).

120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지칭했던 혼백 개념은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되었는가? 본 논문의 목적은 바로 주자학의 귀신론에 있어서 인간의 귀신 에 관한 논의라 할 혼백론의 구체적인 내 용과 체계를 해명하고 그 철학적 성격을 밝히려는 데 있다. 주자학의 혼백론에 관한 독립적인 연구는 많지 않으며, 단지 주자학의 귀신론에 관한 연구 안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져 왔을 뿐이다. 1) 이러한 연구경향은 근본적 으로 혼백 개념이 귀신론에서 독립적이기보다는 그 안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혼백에 관한 주자학의 논의들 은 귀신에 관한 이론들에 비해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왜냐하면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주자학에 있어 귀신 개념이 천지자연의 조화나 기( 氣 )의 작용으로 서 합리화, 자연화 되는 것에 비해 인간의 영혼이나 혼령을 지칭했던 혼백 개념은 제사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 상대적으로 합리화, 자연화 시키기가 곤란하기 때문이 다. 2) 더구나 혼백은 귀신 개념만을 다루는 연구에서는 온전히 설명될 수 없는 영 역, 말하자면 인간의 마음과 본성, 의식이나 지각( 知 覺 ) 등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주자학의 혼백론은 전문적이고 세밀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혼백론을 다음의 세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 1) 주자학의 혼백론에 관한 기존 연구는 귀신론에 관한 연구의 일부분으로서 수행되었다: 錢 穆, 朱 子 新 學 案 ( 臺 灣, 三 民 書 局, 1971) 제1책 297~321쪽; 友 枝 龍 太 郞, 朱 子 の 思 想 形 成 ( 東 京 : 春 秋 社, 1979), 247~284쪽; 류인희, 中 國 人 의 靈 魂 觀, 朱 子 哲 學 과 中 國 哲 學 (범학사, 1980), 263~281쪽; 張 立 文, 朱 熹 思 想 硏 究 ( 北 京 : 中 國 社 會 科 學 出 版 社, 1981), 305~318쪽; 木 下 鐵 矢, 朱 熹 再 讀 ( 東 京 : 硏 文 出 版, 1999), 62쪽; Kim, Yung-sik, The Natural Philosophy of Chu Hsi(1130~1200), Philadelphia: American Philosophical Society, 2000; Ching, Julia, The Religious Thought of Chu Hsi,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박지현, 중국의 영혼관념과 혼백설, 중국문학, 38집(2002), 31~44쪽; 三 浦 國 雄 /이승연(옮김), 주자와 기, 그리고 몸 (예문서원, 2003), 98~108쪽; 吾 妻 重 二, 第 3 章 朱 熹 の 鬼 神 論 と 氣 の 論 理, 朱 子 學 の 新 硏 究 : 近 世 士 大 夫 の 思 想 史 的 地 平 ( 東 京 : 創 文 社, 2004), 219~242쪽; Tillman, Hoyt Cleveland, Zhu Xi s Prayers to the Spirit of Confucius and Claim to the Transmission of the Way, Philosophy East and West, vol. 54. no. 4, 2004, pp. 489~513; 박성규, 주자철학의 귀신론 (한국학술정보, 2005), 139~150쪽. 2) 주자학에 있어 귀신을 천지자연의 조화나 기( 氣 )의 작용으로 설명하는 자연학적 구도와 조상의 귀 신과 혼백에 제사지내는 것에 대한 설명은 서로 이론적으로 모순되거나 괴리가 있다는 이른바 파 탄설 이 기존의 연구에서 주조를 이뤄왔다. 이러한 견해의 대표자로서는 友 枝 龍 太 郞 (앞의 책, 260~284쪽)을 들 수 있고 三 浦 國 雄 도 동조하고 있다(앞의 책, 130~131쪽). 그러나 최근의 연구 동향에 따르면 파탄설 에 대해 비판적으로 재검토해야 된다고 보는 입장이 우세한데, 대 표적으로는 吾 妻 重 二, 박성규 등을 들 수 있다.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21 할 것이다. 1) 귀신과 혼백 개념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 문제를 염두에 두면서 북 송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신유학(주자학)은 귀신과 혼백 개념의 관계를 어떻게 설 명하고 있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2) 주자학의 혼백론은 어떠한 이론적 구조와 체 계를 나타내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주희( 朱 熹 : 1130~1200)에 있어서 혼백 개 념의 새로운 규정과 혼과 백이 지닌 각각의 기능과 작용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3) 혼백론은 심성론이나 지각 론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본 연구는 주희에 있어 혼백론이 신유학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인 심성론이나 지각 론과 어떻게 관련되 는지를 설명함으로써, 귀신론이 내포하고 있는 철학적 성격을 해명하고 더 나아가 서는 주자학의 본질적 특성까지 간접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II. 북송시대 주자학에서의 혼백과 귀신 중국 송나라(960~1279) 시대부터 등장한 주자학 또는 도학( 道 學 )은 동아시아 사상사에 있어 이전에 비해 혼백과 귀신에 관한 보다 풍부하고 다양하며 새로운 해석을 내놓게 된다. 주자학(신유학)이 혼백과 귀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은 불교와 도교에 맞서 죽음과 사후세계에 관한 형이상학을 보완할 필요성을 느꼈 기 때문일 것이다. 3) 북송 신유학의 대체적인 경향은, 귀신을 자연의 작용 으로서 자연화 시키는 것이었다. 다만 혼백은 귀신과 달리 인간 의식의 실체라는 성격을 띠고 있었다. 여기서는 장재( 張 載 : 1020~1077)와 정이( 程 頤 : 1033~1107)의 견해 를 중점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장재에 의하면, 이 세계는 태허( 太 虛 )라는 근원적인 기로 되어 있는데, 기는 음 ( 陰 )의 접히고 수축하는 속성과 양( 陽 )의 펼치고 발산하는 두 가지 속성을 지니며, 이 음양의 굴신( 屈 伸 ) 작용에 의해 천지만물이 생성되거나 소멸하게 된다. 이러한 음양의 상호작용이라는 기의 우주론은 본래 주역 계사전 에 연원을 두고 있는 사유이지만, 4) 장재는 이를 형이상학적으로 좀 더 체계화한 것이다. 그리고 귀신 3) 三 浦 國 雄, 앞의 책, 80쪽. 미우라는 이것 외에도 경전해석상의 요청과 제사제도의 정비라는 행정상 의 필요성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들 중 형이상학적 요청이 가장 큰 자극을 주었을 것이다.

122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역시 이러한 음양의 상호작용으로서 새롭게 해석된다. 그는 다음처럼 말한다: 천 도는 무궁하나 [간단히 말하면] 추위와 더위일 뿐이다. 여러 움직임은 무궁하지만 굽힘과 펴짐에 불과하다. 귀신의 실상이란 두 측면의 작용을 벗어나지 않는다. 5) 즉, 귀신이란 어떤 신비하고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천지우주를 구성하는 기의 음양 굴신 작용, 즉 한번은 접히고 한번은 펼쳐지는 상호작용을 가리키는 말일 뿐 이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기의 두 속성에 의한 감응성에 다름 아니다. 귀신이란 것은 [음양] 두 기의 양능이다. 성인이란 지극히 성실하여 하늘[의 덕]을 얻은 것을 말한다. 신( 神 )이란 태허의 신묘한 반응을 가리키는 명목이 다. 일반적으로 천지의 드러난 현상은 모두 신과 화( 化 )의 찌꺼기일 뿐이다. 6) 위에서 두 기의 양능 이란 음양의 속성과 기능을 말하는데, 이 언명은 이후 주 희에 의해 귀신에 대한 매우 탁월한 설명으로서 간주된다. 신( 神 )은 태허의 기가 신묘하게 반응하는 작용을 의미하는데, 음양의 상호 감응과 작용으로서의 귀신과 다르지 않다. 그는 주례 의 천신, 지기, 인귀 의 구분을 귀신으로 단일화 시킨 것이다. 7) 화 란 점진적인 자연의 변화작용을 가리키는데, 태허의 작용인 신에 의 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뜻한다. 8) 천지자연의 모든 현상적 변화는 태허의 신과 화의 작용, 즉 한마디로 귀신에 의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 존재 역시 이러 한 기의 굴신과 취산( 聚 散 ) 작용에 의해 설명된다. 즉,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기 가 응결한다는 것이고 죽으면 기가 분산된다는 것인데, 이때 응결하고 분산되는 4) 周 易, 繫 辭 下 5장, 日 往 則 月 來, 月 往 則 日 來, 日 月 相 推 而 明 生 焉. 寒 往 則 暑 來, 暑 往 則 寒 來, 寒 暑 相 推 而 歲 成 焉. 往 者 屈 也, 來 者 信 也, 屈 信 相 感 而 利 生 焉. 5) 正 蒙 ( 張 載 集, 北 京 : 中 華 書 局, 1978), 太 和, 天 道 不 窮, 寒 暑 也 ; 衆 動 不 窮, 屈 伸 也. 鬼 神 之 實, 不 越 二 端 而 已 矣. 6) 正 蒙, 太 和, 鬼 神 者, 二 氣 之 良 能 也. 聖 者, 至 誠 得 天 之 謂 ; 神 者, 太 虛 妙 應 之 目. 凡 天 地 法 象, 皆 神 化 之 糟 粕 爾. 7) 正 蒙, 神 化, 귀신은 가고 오며, 굽히고 편다는 의미이다(장자 자주: 신과 기라는 것은 돌아감 의 시작이요, 돌아감은 오는 것의 끝이다). 그러므로 하늘을 신이라 하고, 땅을 기라 하며, 사람을 귀라 한다( 鬼 神, 往 來 屈 伸 之 義 ; ( 張 子 自 注 : 神 祇 者, 歸 之 始 ; 歸 往 者, 來 之 終.) 故 天 曰 神. 地 曰 祇, 人 曰 鬼 ). 8) 正 蒙, 神 化, 미루어 가되 점진적인 것은 화이고, 하나로 합하여 헤아릴 수 없는 것은 신이다 ( 推 行 有 漸 爲 化, 合 一 不 測 爲 神 ).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23 사람의 기가 곧 혼백이다. 단, 그것은 근원적인 태허의 기와 다르지 않다. 기는 사람에 있어서, 태어나면 분리되지 않으며 죽으면 떠돌아 흩어지는 것은 혼이라 하며, 모여서 형질을 이루되 비록 죽어서도 흩어지지 않는 것은 백이 다. 바닷물이 응결하면 얼음이 되고, [물위에] 뜨는 것은 물방물이다. 그러나 얼음의 재질과 물방울의 성은 그것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으니 바다가 그것과 함께 할 수 없다. 이를 추리하면 족히 사생의 설을 궁구할 수 있다. 9) 장재는 사람을 구성하는 기 가운데 가볍고 상승하는 것을 혼 으로, 무겁고 하강 하는 것을 백 으로써 말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바닷물의 물방울과 얼음에 비유될 수 있다. 즉, 물방울과 얼음은 바닷물과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지만, 일시적인 현상 적 상태는 다르다. 물론 궁극적으로 물방울과 얼음은 다시 바닷물로 돌아가게 된 다. 인간이 태어나고 죽는다는 것은 이와 같다는 것이다. 장재의 이러한 혼백과 사 생의 설이 이른바 형궤반원( 形 潰 反 原 ) 설인데, 10) 이 설은 나중에 정이와 주희에 의해 불교 윤회설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을 받게 된다. 비록 장재 역시 불교의 윤 회설을 비판하긴 했지만, 기( 一 氣 )의 취산과 순환으로 혼백과 생사를 설명하는 것 은, 정이나 주희의 비판처럼, 불교 윤회설에 대한 근본적 대안은 될 수 없는 것처 럼 보인다. 장재의 혼백귀신론은 기의 굴신, 왕래, 취산 작용으로 자연과 인간을 통합적으 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의 취산과 굴신 작용으로 자연 현상과 인간의 생사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각( 知 覺 )과 의식까지 설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귀신 이라는 기의 감응에 의해 인간의 지각과 의식도 성립한다. 11) 그러나 이러한 지각 9) 正 蒙, 動 物, 氣 於 人, 生 而 不 離, 死 而 遊 散 者 謂 魂, 聚 成 形 質, 雖 死 而 不 散 者 謂 魄. 海 水 凝 則 氷, 浮 則 漚 ; 然 氷 之 才, 漚 之 性, 其 存 其 亡, 海 不 得 而 與 焉. 推 是 足 以 究 死 生 之 說. 10) 正 蒙, 乾 稱, 형체는 [기가] 모이면 사물이 되고, 형체가 궤멸되면 [그 기는] 근원으로 돌아간 다. 근원으로 돌아간다 는 것은 저 떠도는 혼이 변이 된다 는 것임이 분명하다!( 形 聚 爲 物, 形 潰 反 原. 反 原 者, 其 游 魂 爲 變 與!). 11) 正 蒙, 動 物, 모든 사물들은 서로 감응할 수 있는 것은, 귀신이 주고받는 속성 때문이다. 감 응할 수 없는 것(무생물)은, 귀신이 역시 그것의 본체가 되지만 화한 경우이다( 凡 物 能 相 感 者, 鬼 神 施 受 之 性 也. 不 能 感 者, 鬼 神 亦 體 之 而 化 矣 ). 鬼 神 은 氣 의 굴신( 良 能 )으로서의 감응 작용에 다 름 아니며, 이 감응작용에 의해 인간의 의식을 포함하는 만물의 상호 감응이 성립한다. 장재가 성과 지각을 합하여 심의 이름이 있게 된다( 合 性 與 知 覺, 有 心 之 名 ) 고 한 것은, 음양 감응성과

124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과 의식에 대한 기 감응론적 관점은 혼백을 기의 결합에 의해 형성된 인간 의식의 담지체로 보는 것이다. 그것은 두 기의 결합에 의해 자연으로부터 형성되어 한 사 람의 의식을 이루었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혼백은 불멸하는 영혼 같은 것은 아니지만, 기의 양능과 속성에 의해 형성되는 지각이나 의식 작용을 하 는 어떤 실체를 의미한다. 이점은 그가 근본적으로 존재론적 입장에서 의식과 마 음을 설명하려 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정호( 程 顥 : 1032~1085)와 정이 형제는 서로 구별되는 사상을 가진다고 보는 견 해도 있지만, 여기서는 서로 일관된 사상을 지닌 것으로 간주하되 정이를 위주로 서술하고자 한다. 이정은 당시 유행하던 기론( 氣 論 )을 받아들이되 리( 理 ) 개념을 발전시켜 자신들의 독창적인 이학( 理 學 )을 구성하였는데, 그들의 귀신과 혼백에 관한 견해도 여기에 근거해 있다. 정이는 귀신을 천지의 공용( 功 用 : 작용) 이자 조화의 자취( 迹 ) 로 설명한다. 그는 천( 天 ) 을 귀신 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말로 부 를 수 있다고 말한다. 대저 천은 전체적으로 말하면 도( 道 ) 이니, 하늘도 어기지 않는다 는 것이 이 것이다. 나누어 말하면, 형체의 측면에서는 천( 天 ) 이라 하고, 주재의 측면에 서는 제( 帝 ) 라 하며, 공용의 측면에서는 귀신 이라 하고, 신묘한 작용의 측면에 서는 신( 神 ) 이라 말하며, 성( 性 )과 정( 情 )의 측면에서는 건( 乾 ) 이라 한다. 12) 여기서 천 은 실제로는 리와 기의 결합체이다. 그러나 리가 핵심이기 때문에 천 은 곧 도이면서, 또한 주재적인 면은 제, 공용(작용)의 측면은 귀신, 신묘한 작 용은 신, 성격( 性 )과 실정( 情 )의 측면은 건 으로 각각 나누어 지칭할 수 있다. 이 것은 하나의 형이상의 존재를 여러 측면에서 가리켜 말한 것에 불과하다. 또 정이 는 천지라는 것은 도이며, 귀신이란 것은 조화의 자취이다 13) 라고 말한다. 즉, 천 그것에 의한 경험적 지각 이 인간 마음의 전체를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12) 伊 川 易 傳 ( 二 程 集, 王 孝 魚 點 校, 北 京 : 中 華 書 局, 1984, 3책), 乾 (1 卷 ), 夫 天, 專 言 之 則 道 也, 天 且 不 違 是 也. 分 而 言 之, 則 以 形 體 謂 之 天, 以 主 宰 謂 之 宰, 以 功 用 謂 之 鬼 神, 以 妙 用 謂 之 神, 以 性 情 謂 之 乾. 이와 유사한 언급으로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천 이란 것은 리이다. 신 이란 것은 만물 을 묘하게 생성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제 라는 것은 일을 주재하는 것으로서 이름 지은 것이다. 二 程 遺 書 11-169( 二 程 集 1책, 11권 169조목을 뜻함. 이하 동일한 방식으로 표기.) 天 者 理 也. 神 者 妙 萬 物 而 爲 言 者 也. 帝 者 以 主 宰 事 而 名.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25 지자연은 음양의 기로 되어 있되 음양하는 까닭 으로서의 도가 내재해 있다는 것 이고, 14) 도에 의한 음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천지의 조화와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것이 바로 귀신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귀신이란 실체적인 존재가 아니라 천지자 연의 작용이자 드러난 자취이다. 북송시대에 나타나는 귀신의 자연화 경향이 정이 에 있어서도 분명하게 표명된 것이다. 그런데 이정에 있어서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그것은 귀신에 대한 설명이 마음과 의식에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천지조화의 자취나 작용으로서의 귀신에는 리가 반드시 개입되어 있으며, 이 리가 의식에 있어서의 느낌(감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귀신은 인간의 주관적인 마음에 밀접하게 연관된다. 다음의 인용문은 이와 같은 정이의 견해를 말해준다. 양정( 楊 定 )이 귀신이 되었다는 설은 단지 사람 마음에 감통함이 있음을 말할 뿐이다. 예를 들어 평생 한 글자도 모르는 사람이 하루는 병이 들었는데 도리 어 한 편의 두보의 시를 외우는 것은, 도리어 이런 이치가 있다. 천지간의 일 은 단지 하나의 유( 有 )와 하나의 무( 無 )일 뿐이다. 이미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두보시는 세계에 실제로 두보의 시가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그 사 람이 마음의 병이 들었을 때 지극히 정밀하고 한결같이 하는 데 이르러서 자연 히 서로 감통하는 도리가 있게 된 것이다. 사람 마음은 여기에 있는데 꿈에 의탁 하여 저기에 있게 되는 것 역시 이런 이치가 있으니, 단지 마음이 감통하는 것일 뿐이다. 죽은 사람이 꿈에 의탁하는 것 또한 이런 이치가 있을 수 있다. 15) 여기서 일자무식인 사람이 두보의 시를 읊을 수 있는 것은 그가 두보를 읽고 13) 伊 川 易 傳, 乾 文 言 (1 卷 ), 天 地 者, 道 也, 鬼 神 者, 造 化 之 迹 也. 14) 二 程 遺 書 15-124, 음양하는 까닭이 도이니, 이미 기( 氣 )라 말했으면 곧 둘인 것이다. 열렸다 담힘을 말하면 이미 감응한 것이니, 이미 둘이면 곧 감응이 있다. 열렸다 닫히는 까닭이 도이니, 열렸다 닫히는 것은 곧 음양[의 작용]이다( 所 以 陰 陽 者 道, 旣 曰 氣, 則 便 是 二. 言 開 闔, 已 是 感, 旣 二 則 便 有 感. 所 以 開 闔 者 道, 開 闔 便 是 陰 陽 ). 15) 二 程 遺 書 2상-217, 楊 定 鬼 神 之 說, 只 是 道 人 心 有 感 通. 如 有 人 平 生 不 識 一 字, 一 日 病 作, 却 念 得 一 部 杜 甫 詩, 却 有 此 理. 天 地 間 事, 只 是 一 箇 有, 一 箇 無, 旣 有 卽 有, 無 卽 無. 如 杜 甫 詩 者, 是 世 界 上 實 有 杜 甫 詩, 故 人 之 心 病, 及 至 精 一, 有 箇 道 理, 自 相 感 通. 以 至 人 心 在 此, 託 夢 在 彼, 亦 有 是 理, 只 是 心 之 感 通 也. 死 者 託 夢, 亦 容 有 此 理. 양정은 남북조 시대에 오랑캐국인 仇 池 의 武 王 을 가리키는 것으 로 보인다. 그에 관련된 귀신의 설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126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암송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의 고뇌와 슬픔이 두보의 시와 똑같은 내용을 읊도록 우연히 마음이 감통 한 것이다. 꿈을 꾸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꿈꾸는 사 람은 여기에 있지만, 그의 꿈속에서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는 사람의 영혼이 육체를 벗어나 떠난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감통 하여 꿈을 일으킨 것이다.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나는 것 역시 이러한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주 장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귀신이란 실재하는 대상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 속에서 리( 理 )를 내적으로 감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16) 마음이 어떤 일에 많이 집착하면 그 이치에 감통하여 귀신의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정호의 제자 사량좌( 謝 良 佐 : 1050~1103, 上 蔡 )가 귀신의 유무에 대해 질문하자 정호가 했던 애매한 대답이 이해 가능해진다. 정호 는 다음처럼 말했다: 그대에게 없다고 말할 때는 옛사람이 도리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귀신에 대해] 말했겠는가? 그대에게 있다고 말할 때는 또 도리어 그대는 나에게 물어 찾을 것이다. 17) 귀신은 있다 없다로 잘라서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분명히 사람들은 귀신 현상을 경험해 왔으며 과거부터 계속 귀신 얘기들이 전해져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귀신이 외부에 대상적인 사물로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꿈과 같이 귀신도 그러한 정신적 현상이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 만, 꿈의 대상과 내용이 실재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점에서 귀신은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이정의 입장은 귀신을 기나 음양 두 기의 작용으로 설명하는 것과 달리 인간의 의식에 의존적인 현상으 로 설명하는 것이다. 즉, 이정에 의해 귀신론은 존재론적 접근으로부터 의식 의존 적 접근으로 전환된 것이다. 나중에 사량좌는 이러한 관점을 계승하여 귀신을 의 식주관의 문제로 귀착시켜 설명하는 주관주의적 입장을 발전시키게 되고, 이 입장 은 또한 주희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16) 二 程 遺 書 2하-32, 마음이 감통하는 것은 단지 리일 뿐이다( 心 所 感 通 者 只 是 理 也 ). 또한 정이는 모든 감응이 내적인 감응이라고 본다: 二 程 遺 書 15-87, 고요히 움직임이 없으나 만물[의 理 ] 는 빽빽하게 이미 구비되어 있다. 감하면 마침내 통하니, 感 이란 안으로부터 感 하는 것일 뿐이 다. 밖에서 하나의 사물을 가지고 와서 이에 感 하는 것은 아니다( 寂 然 不 動, 萬 物 森 然 已 具 在. 感 而 遂 通, 感 則 只 是 自 內 感. 不 是 外 面 將 一 件 物 來 感 於 此 也 ). 17) 二 程 遺 書 3-5, ( 問 鬼 神 有 無.) 曰 : 待 説 與 賢 道 沒 時, 古 人 却 因 甚 如 此 道? 待 説 與 賢 道 有 時, 又 却 恐 賢 問 某 尋.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27 그런데 문제는 귀신과 달리 혼백은 마음 감통적인, 혹은 의식 의존적인 현상으 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이는 혼백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 했다: 혼은 단지 양이고, 백은 단지 음일 뿐이다. 혼기는 하늘로 돌아가고 체백 은 땅으로 돌아간다 는 것이 이것이다. 도가의 삼혼칠백이란 것은 잘못되었다. 18) 이는 혼백을 음양의 기와 동일시하는 말이다. 정이는 예기 교특생 편에서 사람 이 죽으면 그 혼(양기)과 백(음기)이 각각 하늘과 땅으로 흩어져 버린다는 것을 그대로 승인하고 있다. 19) 혼백은 사후에 흩어지게 되는 어떤 실체적 대상이다. 이 러한 견해는 기존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혼백을 기로 설명하는 것이고, 특히 마음 의 존재와 실체성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제 주희는 혼백을 어떻게 설 명하는지 살펴볼 차례이다. III. 주희 혼백론의 구조 1. 혼백론의 관점과 문제 주희는 북송 신유학에서 제시된 귀신과 혼백에 대한 견해를 계승하되 그것을 의식 의존적 관점, 혹은 지각론적 관점 이라 불리만한 입장에서 체계화시킨다. 여 기서는 귀신과 혼백에 대한 기존 견해들을 주희가 어떻게 비판적으로 정리하며, 이로부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중용장구 와 혹문 의 주석을 중심으로 살 펴볼 것이다. 주희는 중용장구 16장의 귀신의 덕은 성하구나 20) 라는 구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달고 있다. 정자는 귀신은 천지의 공용 이며 조화의 자취 라고 했고, 장자는 귀신은 두 18) 二 程 遺 書 18-77, ( 問 : 魂 魄 何 也?) 曰 : 魂 只 是 陽, 魄 只 是 陰. 魂 氣 歸 於 天, 體 魄 歸 於 地, 是 也. 如 道 家 三 魂 七 魄 之 說 妄 爾. 여기서 삼혼칠백이란 혼에 세 가지 종류가 있고 백에는 일곱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으로서, 이 열 개의 혼백은 불멸한다는 사상이다. 19) 二 程 遺 書 3-67, 혼은 정혼을 말하니, 그가 죽으면 혼기가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은 소진하여 흩어진다는 뜻이다( 魂 謂 精 魂, 其 死 也, 魂 氣 歸 於 天, 消 散 之 意 ). 20) 中 庸 章 句 16장, 子 曰, 鬼 神 之 爲 德, 其 盛 矣 乎.

128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기의 양능이다 라고 했다. 나는 생각건대, 두 기로써 말하면 귀라는 것은 음의 신령함이고 신이라는 것은 양의 신령함이다. 하나의 기로써 말하면 이르러 펴 는 것은 신이 되고 반대로 돌아가는 것은 귀가 되니, 사실 하나의 사물일 뿐이 다. 덕 은 성정(본성과 실정)의 공효(효과적인 작용)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21) 정이와 장재의 귀신관은 주희에 있어 핵심적 토대를 이룬다. 귀신은 음양 두 기 의 속성(양능)이나 천지자연의 현상적 작용(공용, 자취)이다. 그런데 주희에 있어 주목할 점은 귀신에 대해서 두 기( 二 氣 ) 와 하나의 기( 一 氣 ) 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즉, 두 기로 말하면 귀는 음의 신령함 이고 신은 양의 신령함 이라고 한 것은, 음기와 양기가 지닌 신비한 작용을 귀와 신으로 말한 것 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음양의 두 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기가 이르러 펼쳐질 때는 신 이라고 하고 반대로 굽혀서 돌아갈 때는 귀 라고 지칭할 뿐인 것이다. 말하자면, 실재하는 세계는 하나의 기의 유행( 流 行 )일 뿐이며, 그것 을 인식차원에서 우리가 음과 양의 두 범주로 구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인 식의 두 범주는 또한 기에 내재한 속성이나 형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의 두 속 성과 형식 때문에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된다. 22) 이점에서 음양의 형식과 그에 따 른 신령한 작용은 인간의 의식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 사물에도 실재하 는 것이 된다. 중용혹문 16장에는 이와 같은 귀신관과 더불어 혼백에 대한 주희 의 견해가 비교적 소상하게 정리되어 있다. 먼저 주희는 송대 귀신관의 특징을 다 음처럼 요약한다. 귀신의 뜻은 공자가 재여(재아)에게 말해준 것이 [ 예기 의] 제의 편에 보이 는데, 그 설이 이미 상세하되 정씨(정현)가 그것을 해석하였으니 또한 이미 분명하다. [정현은] 입과 코가 호흡하는 것을 혼으로 여기고, 귀와 눈이 정밀 21) 中 庸 章 句 16장, 주자주. 程 子 曰, 鬼 神 天 地 之 功 用, 而 造 化 之 迹 也. 張 子 曰, 鬼 神 者, 二 氣 之 良 能 也. 愚 謂 以 二 氣 言, 則 鬼 者 陰 之 靈 也, 神 者 陽 之 靈 也. 以 一 氣 言, 則 至 而 伸 者 爲 神, 反 而 歸 者 爲 鬼, 其 實 一 物 而 已. 爲 德 猶 言 性 情 功 效. 22) 中 庸 章 句 16장, 주자주. 귀신은 형태와 소리가 없지만, 사물의 처음과 끝은 음양의 합침과 흩 어짐이 행하는 바가 아님이 없으니, 귀신은 사물의 체가 되어 사물이 [그것을] 빠뜨릴 수 없는 것 이다( 鬼 神 無 形 與 聲, 然 物 之 終 始, 莫 非 陰 陽 合 散 之 所 爲, 是 其 爲 物 之 體 而 物 之 所 不 能 遺 也 ). 여기서 귀신이란 음양굴신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29 하고 밝은 것을 백으로 여겼으니, 생각건대 혈기 따위를 가리켜 그것을 밝혔 다. 정자와 장자는 다시 음양조화로써 설명하였으니 그 의미는 더욱 넓어서 천지만물의 굴신왕래가 모두 그 안에 있다. 23) 주희에 의하면, 귀신에 관한 기본적인 의미는 예기, 제의 편에 이미 밝혀져 있다. 귀신이란 천지자연의 작용이며, 그것의 가장 왕성한 예는 인간의 혼백이다. 입과 코로 숨을 쉬고 눈과 귀 등의 감각지각이 밝은 것은 혼백이 행하는 것인데, 이는 자연조화라는 귀신의 가장 발전된 양태이다. 그러나 인간이 죽으면 그 혼과 백은 분리되어 다시 자연의 귀신 상태로 돌아간다. 정현은 이런 맥락에서 인간의 육체적 작용(혈기)을 언급하면서 주석을 달았던 것이다. 장재와 이정에 이르러서 귀신은 음양 두 기의 양능 과 조화의 자취 로 설명됨으로써, 그것이 어떤 사물 적 존재가 아닌, 굴신왕래 라고 하는 기의 작용이라는 의미가 더욱 분명하게 되었 다는 것이다. 윗글에 이어서 주희는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생각건대 양혼( 陽 魂 )은 신이 되고 음백( 陰 魄 )은 귀가 되니, 이 때문에 그것이 사람에 있어서는 음양이 합하면 혼백이 모여서 응결하여 태어나게 되고, 음양 이 나뉘면 혼은 올라가서 신이 되고 백은 하강하여 귀가 된다. 역, 대전 의 이른바 정기는 사물이 되고 떠도는 혼은 변이 되므로 귀신의 정상을 알 수 있 다 는 것은 바로 이것을 밝힌 것이며, 서경 의 이른바 조락 이라는 것 또한 그것이 올라가고 하강하는 것으로써 말했을 뿐이다. 만약 다시 그 왕래하는 것으로써 말한다면, 오는 것은 바야흐로 펼쳐져서 신이 되고 가는 것은 이미 굽혀져서 귀가 된다. 생각건대 두 기의 나뉨은 실제로는 일기( 一 氣 )의 운행이 니, 그러므로 양은 펼쳐짐을 주로 하고 음은 굽혀짐을 주로 하여 착종해 말해 도 또한 각각 그 적합한 뜻을 얻을 것이다. 학자는 그것을 익숙하게 완미하여 정밀히 살펴야 한다. 사씨(사상채)가 제목으로 삼아서 생각하고 논의해 들어 간다 24) 고 말한 것은 거의 그것을 인식한 것이다. 25) 23) 中 庸 或 問 16( 四 庫 全 書, 臺 北 藝 文 印 書 館, 1996, 전자판, 四 書 或 問 권4), ( 或 問 : 鬼 神 之 說, 其 詳 奈 何?) 曰 : 鬼 神 之 義, 孔 子 所 以 告 宰 予 者, 見 於 祭 義 之 篇, 其 說 已 詳, 而 鄭 氏 釋 之, 亦 已 明 矣. 其 以 口 鼻 之 噓 吸 者 爲 魂, 耳 目 之 精 明 者 爲 魄, 蓋 指 血 氣 之 類 以 明 之. 程 子 張 子 更 以 陰 陽 造 化 爲 說, 則 其 意 又 廣, 而 天 地 萬 物 之 屈 伸 往 來, 皆 在 其 中 矣. 24) 上 蔡 語 錄 ( 四 庫 全 書 전자판) 1-30(1권 30조목을 뜻함), 橫 渠 說 得 來 別. 這 箇 便 是 天 地 間 妙 用,

130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인간에 있어, 음양의 두 기가 합하면 사람이 태어나고 두 기가 나뉘면 죽게 된 다. 이때 음양 두 기는 혼백에 해당된다. 음양이 결합하고 나뉜다는 것은 곧 혼백 이 모이고 흩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죽으면 혼과 백은 각각 위와 아래로 분산되어 신과 귀가 된다. 계사전 과 서경 의 구절은 이를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달리 하나의 기의 왕래굴신 으로 설명한다면, 천지의 기가 응결하여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와서 펼쳐지는 것이므로 신이라 하고, 반대로 분산되어 사 람이 죽는 것은 천지로 돌아가서 굽혀지는 것이므로 귀 라 지목한다는 것이다. 여 기서 주희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혼백과 귀신을 음양 두 기로 설명하는 전통적 인 설명은 사실 일기( 一 氣 )의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굴신왕래 하는 하나의 기는 존재 차원에서 실재하는 것이고, 음양과 귀신 은 인식 차원에서 구별 한 것이다. 귀신 은 존재론적 유행( 流 行 )과 인식론적 범주의 대대( 對 待 )를 섞어서 착종 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착종하여 말하는 경우조차 일 기의 유행을 굴/신 과 왕/래 등의 대대 개념으로 구분하여 말한 것이다. 따라서 귀 와 신 은 상대 되는 두 가지 형식적 개념이다. 주희가 사상채의 제목으로 삼 아 생각하고 논의해 들어간다 는 말을 높이 평가한 것은, 귀 와 신 을 서로 상대 되는 형식적(formal)이고 명목적인(nominal) 개념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26) 그런데 귀신과 달리 혼백은 왕래굴신 하는 상태의 기, 혹은 음과 양으로써 지시 할 수 있는 기, 사람이 죽으면 위로 상승하거나 아래로 하강하는 어떤 것을 가리 킨다. 그것은 음양처럼 어떤 것의 상태를 나누어 지시한 것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 에 적용되는 형식적인 개념은 아니다. 그것은 실재하는 어떤 고유한 존재, 특히 인 간에 있어서의 그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다. 다음의 문답은 혼백을 제사에서 감응 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주희가 생각했음을 말해준다. 須 是 將 來 做 箇 題 目 入 思 議, 始 得. 講 說 不 濟 事. 25) 中 庸 或 問 16, 蓋 陽 魂 爲 神, 陰 魄 爲 鬼, 是 以 其 在 人 也, 陰 陽 合, 則 魂 凝 魄 聚 而 有 生, 陰 陽 判, 則 魂 升 爲 神, 魄 降 爲 鬼. 易 大 傳 所 謂 精 氣 爲 物, 遊 魂 爲 變, 故 知 鬼 神 之 情 狀 者, 正 以 明 此, 而 書 所 謂 徂 落 者, 亦 以 其 升 降 爲 言 耳. 若 又 以 其 往 來 者 言 之, 則 來 者 方 伸 而 爲 神, 往 者 旣 屈 而 爲 鬼. 蓋 二 氣 之 分, 實 一 氣 之 運, 故 陽 主 伸, 陰 主 屈, 而 錯 綜 以 言, 亦 各 得 其 義 焉. 學 者 熟 玩 而 精 察 之. 如 謝 氏 所 謂 做 題 目 入 思 議 者, 則 庶 乎 有 以 識 之 矣. 26) 사상채는 천지 사이의 妙 用 을 실제적 내용으로 보고 귀신 은 이를 지시하는 형식적 이름라고 보았다. 따라서 귀신 이란 실재하는 대상은 아니다.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31 질문: 혼기는 이미 움츠러들었어도 다시 펼 수 있으니, 제사를 지내면 오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백의 경우는 죽으면 아마도 다시 펼 수 없겠지요? 대답: 백도 펴질 수 있다. 대개 혼이 올 때는 백이 함께 온다. 가령 제사를 지내서 혼과 백을 부르고 천지 사방으로 찾는 것은, 모두 감응하여 오는 이치 가 있어서이다. 27) 여기서 주희는 분명 형식적 개념인 귀신 과 달리 혼백은 기로 되어 있고, 사람 이 죽어서 그것이 소진하여 흩어졌어도 제사를 지내면 감응하여 오는( 感 格 ) 어 떤 실체로서 간주하고 있다. 혼백은 단순히 굴신왕래 하는 기의 작용인 것만은 아 니고, 흩어졌다가 제사에 다시 감응하여 이르는 어떤 존재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혼백은 실체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귀신이 인식론적 개념이라면 혼백은 존재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주희에 있어 인 간 혼백의 실체와 작용에 관한 존재론적 논의가 인간학적 논의임을 암시한다. 2. 혼백의 실체와 작용 먼저 혼백과 귀신의 관계에 대해 주희는, 귀신이 인간을 포함한 천지만물 모든 것에 적용되지만, 혼백은 인간에 있어서의 귀신을 가리킨다고 본다. 주희는 귀신 과 혼백의 관계를 이전 보다는 비교적 더 명확하게 규정한 것이다. 그는 중용 의 귀신 구절을 주역 계사전 4장에 연관시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기는 사물에 대해 말한 것이고, 혼백은 사람에 대해 말한 것이며, 귀신은 사 람에게서 떨어뜨려 말한 것이다. [ 중용 에서] 굽히고 폄, 가고 옴, 음과 양, 합치고 흩어짐이라 하지 않고 귀신을 말한 것은, 곧 귀신이 천지와 통하므로 만 물의 본체가 되어서 사물의 처음과 끝이 [귀신을] 빠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28) 27) 朱 子 語 類 ( 北 京 : 中 華 書 局, 1983), 3-20(3권 20조목. 3권의 경우 번역은 김우형 외 4인 공역, 朱 子 語 類 (소나무, 2001)을 참조하되 일부는 수정하였음). 僩 問 : 魂 氣 則 能 旣 屈 而 伸, 若 祭 祀 來 格 是 也. 若 魄 旣 死, 恐 不 能 復 伸 矣. 曰 : 也 能 伸. 蓋 他 來 則 俱 來. 如 祭 祀 報 魂 報 魄, 求 之 四 方 上 下, 便 是 皆 有 感 格 之 理. 28) 朱 子 語 類 63-110, 精 氣 就 物 而 言, 魂 魄 就 人 而 言, 鬼 神 離 乎 人 而 言. 不 曰 屈 伸 往 來, 陰 陽 合 散, 而 曰 鬼 神, 則 鬼 神 蓋 與 天 地 通, 所 以 爲 萬 物 之 體, 而 物 之 終 始 不 能 遺 也.

132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귀신은 사람에게서 떨어뜨려 말한 것 이라는 말은, 귀신 을 인간에 있어서는 혼백이라 하기 때문에 인간 이외의 천지만물에 대해 말할 때 쓰는 개념이라는 뜻 이다. 다시 말하면, 기의 왕래 굴신 합산이라는 음양 작용이 귀신인 것이고, 이 귀신이라는 기의 작용에 의해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하므로 그것이 만물의 본체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도 궁극적으로는 자연세계 안의 하나의 사물이고 귀신 에 의해 생성하고 소멸하므로, 정기와 혼백은 통용될 수 있는 의미를 가진다. 주희 는 다른 곳에서 생과 사를 기준으로 정기와 혼백을 나누고, 생사를 관통하는 천 지공공의 것 으로서 귀신을 말하기도 한다. 29) 그런데 혼백과 귀신은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 하나가 있다. 즉 앞에서도 이미 설명한 것처럼, 귀신은 명목적이고 형식적인 개념이지만 혼백은 그것이 지칭하는 어떤 것이 실재한다. 물론 귀신 역시 실재하는 기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기의 작용을 통칭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떤 대상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형 식적인 개념인 것이다. 그러나 혼백은 특정한 어떤 존재를 지시하는 말이다. 주희 가 기질( 氣 質 )은 실재하는 것이고, 혼백은 반은 비어 있고 반은 실재하는 것이며, 귀신은 비어 있는 부분이 많고 실재하는 부분이 적다 30) 라고 말한 것은 이점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서, 기질 이란 앞에서 언급된 정기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실재 하는 것이라면, 귀신은 기의 작용을 가리키는 비어있는 형식적 범주에 가깝고, 혼백은 형식적 범주이면서도 또한 실재하는 어떤 것을 지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혼백의 실체와 작용은 무엇인가? 주희에 의하면, 혼백은 특별한 영적 인 실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정기( 精 氣 = 氣 質 )를 가리 킬 뿐이다. 일반적으로 천지의 기가 모여서 형성된 사물의 재질을 정기(기질)라고 지칭하지만, 그러나 인간을 이루는 정기(기질)는 사물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성적이고 동적인 작용을 가진다. 그것이 특별히 활성적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교 29) 朱 子 語 類 63-116, 질문: 천지에서는 귀신이 되고, 사람에 있어서는 혼백이 되는 것 아닙니까? 대답: 죽어서는 그것을 혼백 이라 하고, 살아서는 그것을 정기 라고 하며, 천지 공공의 것을 귀신 이라 하니, 이와 같은 양태이다( 問 : 在 天 地 爲 鬼 神, 在 人 爲 魂 魄 否? 曰 : 死 則 謂 之 魂 魄, 生 則 謂 之 精 氣, 天 地 公 共 底 謂 之 鬼 神, 是 恁 地 模 樣 ). 여기서 주희는 일단 천지 차원의 귀신을 인간 에 있어서는 혼백이라 한다는 것을 긍정하되, 인간이 살아 있을 때는 정기라고 하고 죽어서는 혼 백이라고 지칭한다고 말한 것이다. 정기 는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실체를 가리킨다. 30) 朱 子 語 類 3-23, ( 問 魂 魄.) 曰 : 氣 質 是 實 底, 魂 魄 是 半 虛 半 實 底, 鬼 神 是 虛 分 數 多, 實 分 數 少 底.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33 감 작용을 수반하게 되는데, 이 고도로 특수한 작용을 하는 정기를 혼백이라고 한 다는 것이다. 특별하게 활성적이고 신비로운 작용을 지닌 혼백에 의해 인간은 감 각하고 사고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 백은 한 점의 정기( 精 氣 )이니, 기가 교감할 때 바로 신( 神 )이 있다. 혼은 솟아 나오는 것이니, 마치 숨쉴 때 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과 같다. 백은 물과 같 아서 사람이 잘 볼 수 있고, 잘 들을 수 있으며, 잘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백이 있으면 바로 신이 있는 것이지,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백은 정이 고 혼은 기이다. 백은 고요함을 주로 하고, 혼은 움직임을 주로 한다. 31) 정기는 사물의 기를 동적이고 활성적인 양의 측면(기)과 정적이고 수용적인 음 의 측면(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활성적인 기의 교감에 의해 신비로운 작용으로서의 신 이 생긴다. 신 은 굴신왕래로서의 귀신 작용 전체를 지시할 수 있지만, 펴지고 발산하는 작용만을 지칭할 수 있다. 어쨌든 이 신 의 작용이 생길 때 인간의 정기는 혼백이라는 특수한 작용을 갖게 된다. 32) 그 가운데 혼은 계속 발출하고 솟아나오는 작용을 하는데, 호흡할 때 기의 출입과 같다. 33) 한편, 백은 듣고 보고 기억할 수 있는 작용을 가리킨다. 백이 있으면 발산하는 신(혼)의 작용 은 자연히 생기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몸 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즉, 혼백이란 인간의 정기의 특수한 작용에 다름 아니다. 전체적으로 주희는 혼백에 관한 정현 과 공영달의 고전적 주석을 따르고 있지만, 백에 기억 작용을 추가하였고, 혼에는 호 흡보다 마음의 사유 기능을 주된 기능으로서 강조한다: 사람이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는 것은 혼이 하는 일이며, 기억하고 판별할 수 있는 것은 백 때문이다. 34) 31) 朱 子 語 類 3-24, ( 問 魂 魄.) 曰 : 魄 是 一 點 精 氣, 氣 交 時 便 有 這 神. 魂 是 發 揚 出 來 底, 如 氣 之 出 入 息. 魄 是 如 水, 人 之 視 能 明, 聽 能 聰, 心 能 强 記 底. 有 這 魄, 便 有 這 神, 不 是 外 面 入 來. 魄 是 精, 魂 是 氣 : 魄 主 靜, 魂 主 動. 32) 朱 子 語 類 68-17, 혼이라는 것은 기의 [발산으로서의] 신이고, 백이라는 것은 몸체의 [발산으로 서의] 신이다( 魂 者 氣 之 神, 魄 者 體 之 神 ). 33) 주희는 호흡을 내적인 魂 氣 가 계속 생성되어 밖으로 분출시켜 소모해 가는 과정으로 본다. 혼기 가 완전히 바닥이 나면, 곧 죽게 된다. 朱 子 語 類 1-44 참조. 34) 朱 子 語 類 3-34, 人 之 能 思 慮 計 畫 者, 魂 之 爲 也, 能 記 憶 辨 別 者, 魄 之 爲 也. 다른 곳에서 주희는 다 음과 같이 말한다: 朱 子 語 類 3-25, 생각하고 헤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혼이고, 지난 일을 기 억해 낼 수 있는 것은 백이다( 會 思 量 計 度 底 便 是 魂, 會 記 當 去 底 便 是 魄 ).

134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혼백은 인간을 이루는 정기의 모든 작용을 포괄하는 것이지만, 감각과 사유 작 용은 주희에 있어 지각( 知 覺 )이라는 마음의 기능에 포함되는 것이라 할 때, 주희 는 혼백을 사실상 마음의 지각 작용과 같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35) 따라 서 위 인용문에 이어서 주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초목이 생겨날 때도 원래 신 이 있지만, 그것은 스스로 [지각으로서] 생성할 수 없다. 사람의 경우에는 마음이 바로 이것(신)이니, 이른바 [태극도설에서] 형체가 생기면, 신이 발동하여 지각한 다 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36) 인간의 마음이란 지각이라는 신비로운 작용(신) 이 고, 그것은 혼백의 작용과 다르지 않다. 물론 동물들도 감각할 수 있는 몸[ 體 ]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각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동물의 지각은 추론과 사유 능력이 부재한 단순한 감각 작용에 불과 하다. 따라서 생각을 포함하는 고차원의 지각 작용은 인간만이 가진 것이다. 이를 볼 때, 주희에 있어 생각하는 작용인 혼이 지각 작용에 있어 핵심적인 위치에 있 음을 알 수 있다. 즉, 백이라는 육체적인 운동과 감각 작용에는 혼이 항상 개입되 어 있다. 예를 들어, 눈알이라는 육체[ 體 ]의 시각 기능이나 귀의 구조가 가진 청각 기능은 백이다. 37) 그런데 눈과 귀의 육체적인 작용(백)도 혼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거기에는 발산하는 혼의 작용이 개입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의 인 용문은 백의 감각작용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혼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정기는 두루 흘러서 온 몸에 충만하니, 내쉬고 들이쉬는 것, 그리고 눈과 귀가 밝은 것은, 그것이 발현하여 쉽게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미 온 몸에 두루 흐르고 충만하다면,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보는 것은 백이 아니 겠는가? 귀와 눈에 언제나 따뜻한 기운이 있으니, 혼이 아니겠는가? 온 몸으 로 따져 보면 모두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불가의 책에서 사대( 四 大 )를 논한 것도 이런 뜻을 밝힌 것 같다. 38) 35) 주희는 지각 작용이 곧 神 이라고도 말한다. 朱 子 語 類 94-155, 知 覺 便 是 神. 36) 朱 子 語 類 3-24, 又 曰 : 草 木 之 生 自 有 箇 神, 它 自 不 能 生. 在 人 則 心 便 是, 所 謂 形 旣 生 矣, 神 發 知 矣, 是 也. 37) 朱 子 語 類 3-32, 물었다:눈으로 말하자면, 눈알이 동그란 것은 체이고, 눈동자가 밝게 보는 것 은 백입니다. 귀의 경우는 어떠합니까? 대답하셨다:귓구멍은 체이고, (귀로) 잘 듣는 것은 백이 다( 問 : 以 目 言 之, 目 之 輪, 體 也, 睛 之 明, 魄 也. 耳 則 如 何? 曰 : 竅 卽 體 也, 聰 卽 魄 也 ). 38) 朱 子 語 類 3-32, ( 或 問 : 氣 之 出 入 者 爲 魂, 耳 目 之 聰 明 爲 魄. 然 則 魄 中 復 有 魂, 魂 中 復 有 魄 耶?)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35 정기[혹은 기질]는 존재론적 차원에서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질료적인 것이다. 그것은 고체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라 몸 안을 두루 유행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더 활성적인 기의 작용이 혼이고, 비교적 응고되어 정체된 정[혹은 질]의 작용이 백이다. 그런데 보고 듣고 냄새 맡는 등의 육체적 감각 작용은 백이지만, 따뜻한 기운 이 몸 안에 활성적으로 유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백이라는 육체적 감각 작용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활성적인 기의 유행과 발산 으로서 혼의 작용이 필요하다. 주희는 이것이 인간의 모든 활동에 적용된다고 본 다. 39) 백에 대한 혼의 필수성은 지각에 있어서 사유라는 혼의 작용의 필수성을 함 축한다. 40) 말하자면, 육체의 각 부분들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교감(감응)의 내용들 을 서로 연결시키고 종합하지 않으면, 백의 감각 작용은 성립되지 않는다. 사유라 는 혼의 작용이 구체적인 느낌들을 지각하도록 주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희는 이와 같은 혼백의 실체와 작용으로 지각을 더 이상 설명하지 않 는다. 지각은 이미 마음의 인식 작용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존재론적인 혼백 개 념은 그것을 설명하는 데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다음의 대화는 주희에 있어 혼백 론이 심성의 지각론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암시한다. 질문: 눈은 체이고, 눈의 밝음은 백입니다. 귀는 체인데 무엇으로 귀의 백을 삼겠습니까? 대답: 들을 수 있는 것이 곧 이것이다. 가령 코가 냄새를 알고, 혀가 맛을 아 는 것이 모두 이것이다. 다만 지( 知 ) 자를 백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앎을 말 하면 곧 마음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다. 마음은 다만 알 수 있으니, 달고 쓰고 曰 : 精 氣 周 流, 充 滿 於 一 身 之 中, 噓 吸 聰 明, 乃 其 發 而 易 見 者 耳. 然 旣 周 流 充 滿 於 一 身 之 中, 則 鼻 之 知 臭, 口 之 知 味, 非 魄 乎? 耳 目 之 中 皆 有 暖 氣, 非 魂 乎? 推 之 遍 體, 莫 不 皆 然. 佛 書 論 四 大 處, 似 亦 袓 述 此 意. 사대 란 불교에서 地 水 火 風 이라는 네 가지 구성 요소로 만물의 생성을 설명하는 것을 말 한다. 주희는 불교도 지수(백과 정)와 화풍(혼과 기)으로 나누어 보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39) 朱 子 語 類 3-28, 움직이는 것은 혼이고, 고요한 것은 백이다. 동정 두 글자는 혼과 백을 충분 히 포괄한다. 일반적으로 운용하고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혼이고, 백은 그럴 수 없 다. 지금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혼이 하는 것이다. 혼이 떠난다면 백은 활동할 수 없 다( 動 者, 魂 也, 靜 者, 魄 也. 動 靜 二 字 括 盡 魂 魄. 凡 能 運 用 作 爲, 皆 魂 也, 魄 則 不 能 也. 今 人 之 所 以 能 運 動, 都 是 魂 使 之 爾. 魂 若 去, 魄 則 不 能 也 ). 40) 朱 子 語 類 17-40, 問 : 知 與 思, 於 身 最 切 緊. 曰 : 然. 二 者 只 是 一 事. 知 如 手, 思 是 使 那 手 去 做 事, 思 所 以 用 夫 知 也. < 僩 >

136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짜고 싱거움 같은 것은 혀를 지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노인은 귀가 무겁고 눈이 어두운데, 곧 백이 점점 흩어지는 것이다. 41) 여기서 지 자를 백이라고 할 수 없다 는 것은, 백과 대비되는 혼이야 말로 지 각을 의미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비록 혼이 지각 전체를 주재하긴 하 지만, 이미 지각을 말하면 그것은 마음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혼백은 앎의 문제에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어, 눈앞의 사물을 볼 때 그것은 나의 의식이 그것을 안다 는 것을 함축하지, 혼백이 그것을 안다고 말하는 것은 어색하다. 지각의 주체는 마 음의 의식이지 다른 어떤 것이 아니다. 미우라 구니오는 위의 인용문에 대해 지 각의 과정에서 혼백과 심성 계열이 교착되면서 심이 요청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각이라는 이 인간의 중요한 행위를 기인 혼백에 맡겨버리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 이었을 것 42) 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혼백 대신 심성 계열의 용어들이 주자학의 전 면에 나서게 된 것은 단지 기에 맡기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지각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전통적인 혼백이나 귀신 개념 없이도 이기( 理 氣 )와 심 성정( 心 性 情 )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존재성과 작용성을 반씩 함축하는 혼백 개념은 지각이라는 의식의 문제에 있어 적합하지 않다. 43) 이런 이 유로 주희는 존재론적 혼백론으로부터 인식론적 지각론[심성론]으로 논의의 초점 을 옮겼던 것이다. 이제 혼백과 귀신 개념은 마음(의식) 내에서의 지각 작용을 설 명하기 위한 도구로서 재규정되고 재해석되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그것은 지각론 적 시각과 관점에서 혼백과 귀신 개념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IV. 혼백론에서 심성의 지각론으로 1. 귀신과 지각의 원리로서의 본성 여기서는 주희에 있어 귀신 개념과 지각( 知 覺 ) 과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것이 41) 朱 子 語 類 87-161, 問 : 眼 體 也, 眼 之 光 爲 魄. 耳 體 也, 何 以 爲 耳 之 魄? 曰 : 能 聽 者 便 是. 如 鼻 之 知 臭, 舌 之 知 味, 皆 是. 但 不 可 以 知 字 爲 魄, 纔 說 知, 便 是 主 於 心 也. 心 但 能 知, 若 甘 苦 鹹 淡, 要 從 舌 上 過. 如 老 人 耳 重 目 昏, 便 是 魄 漸 要 散. 42) 三 浦 國 雄, 앞의 책, 107쪽. 43) 이것은 영혼론과 인식론의 차이로 이해해도 될 것이다.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37 다. 주희에 있어 지각 이란 감각적 지각(sense perception)에서 사물적 지식의 인식(knowing),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적 자각(self-awareness)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주희는 지각에 관해 성( 性 )은 단지 이 리( 理 )이 고, 정( 情 )은 그 리가 유출하여 운용된 곳이며, 마음의 지각은 이 리를 갖추어 이 정을 행하는 것이다 44) 라고 정의한다. 인간 마음의 본성에 있는 원리들을 운용하 여 대상에 관한 의식의 내용물을 산출해 내는 과정이 바로 지각이라는 것이다. 앎 과 인식으로서의 지각에 관한 문제, 특히 지각의 가능근거로서 인간 본성과 그것 이 함축한 지각의 원리( 知 覺 之 理 ) 에 관한 논의가 귀신과 혼백 개념에 어떻게 연 관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주희가 음양과 동정을 기의 선천적인 형식으로 간주하는 것은, 마음의 선험적인 의식에 관한 고찰에 근거해 있다. 중용 에서 유래된 미발( 未 發 ) 이라고 하는, 외 부사물을 지각하지 않는 마음의 순수하고도 내적인 의식 상태[ 內 感 ]에서 의식은 한번 움직이고 한번 정지하는 자기운동을 감지한다. 한순간의 운동[동]과 한순간 의 정지[정]가 반복되면서 의식의 흐름 속에는 무수한 대대( 對 待 ) 관념을 대표하 는 음/양의 형식이 본성의 일리( 一 理 )로부터 파생된다. 만약에 이러한 순수의식의 상태로부터 외부사물에 대한 느낌을 받거나 적극적인 사고[ 已 發 ]를 시작한다면, 곧 본성의 리에서 굴/신, 왕/래, 고/저, 장/단 등등의 대대 개념이 발출( 發 出 )해 나 와서 의식의 지각 내용을 형성하도록 사용될 것이다. 45) 이점에서 주희는 본성과 그로부터 발출된, 음/양을 대표로 하는 모든 선천적 대대 관념을 지각의 원리 라 고 지칭한다. 46) 이 지각의 원리를 신묘하게 다룸으로써 마음은 천지자연의 법칙과 인간의 도덕적 윤리규범을 통합적으로 지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희는 귀신 개념도 이와 같은 선천적 대대 형식으로서 지각의 원리에 44) 朱 熹 集 ( 五 ) ( 成 都 : 四 川 敎 育 出 版 社, 1996), 答 潘 謙 之 ( 柄 ) 1, 권55, 2754쪽. 性 只 是 理, 情 是 流 出 運 用 處, 心 之 知 覺, 卽 所 以 具 此 理 而 行 此 情 也. 45) 김우형, 주희철학의 인식론 (심산출판사, 2005), 154~157쪽. 46) 朱 子 語 類, 126-56, 지각의 원리는 본성으로서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는 까닭인데, 석씨는 이를 알지 못했다. 그들은 단지 지각 만을 알고 이 리가 없으므로, 효도해도 괜찮고 효도하지 않아도 괜찮다. 동하여 양이 되고 정하여 음이 되는 까닭은, 아마도 마땅히 동해야 할 때 동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정해야 할 때 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知 覺 之 理, 是 性 所 以 當 如 此 者, 釋 氏 不 知. 他 但 知 知 覺, 沒 這 理, 故 孝 也 得, 不 孝 也 得. 所 以 動 而 陽, 靜 而 陰 者, 蓋 是 合 動 不 得 不 動, 合 靜 不 得 不 靜 ).

138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속한다고 본다. 다음의 인용문은 귀신 개념이 하나의 사물적 존재가 아닌, 음양처 럼 기의 선천적 형식임을 말해준다. 음양과 천지는 본래 두 가지 사물이다. 음양은 두 기[의 형식]이고, 천지는 두 개의 형질이 있는 사물이니, 어떻게 한 사물로 간주하여 설명할 수 있겠는가! 동( 動 )은 하늘이고, 정( 靜 )은 땅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이런 이치는 없으 니, 바로 귀신의 설과 같다. 47) 주희에 의하면, 음양과 동정은 천지 같은 형질이 있는 사물이 아니라, 그 천지 의 근저에 있는 기의 선천적 형식이다. 음양이나 동정은 천지자연의 현상을 설명 하기 위한 도구적 개념인 것이고, 근본적으로 존재론적 개념이 아니라 외부 대상 을 지각하기 위해 필요한 의식 내부의 선천적인 개념이다. 주희는 귀신 역시 음/ 양과 동/정처럼 대대의 형식을 띠는 지각의 선천적 원리로 재해석한 것이다. 물론 주희가 사용한 귀신 이란 말의 용례에는 여전히 세속에서 말하는 귀신이나 이른바 여귀( 厲 鬼 )라는 유령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이 있지만, 그것은 질문자의 의혹을 풀 어주기 위해 기존의 용례를 그대로 따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희의 근본적 의도 는 귀신 개념을 여러 현상들에 적용할 수 있는 형식적 대대 개념으로 전환시키려 는 데 있다. 다음의 설명은 이점을 말해주고 있다. 천지는 체이고, 귀신은 용이다. 귀신은 음양 두 기의 가고 옴, 굽히고 펴짐이 다. 천지 사이에 가령 소진하는 것은 귀이고 증식하는 것은 신이며, 살아있는 것은 신이고 죽은 것은 귀이다. 사시로써 말한다면, 봄과 여름은 곧 신이 되고 가을과 겨울은 곧 귀가 된다. 또 낮과 밤의 경우, 낮은 곧 신이고 밤은 곧 귀이 다. 사람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말하는 것은 신이고 침묵하는 것은 귀이다. 움 직임은 신이고 고요함은 귀이다. 기로 숨쉬는 것으로써 말한다면, 내쉼은 신 이고 들이마심은 귀이다. 48) 47) 朱 子 語 類 74-147, 陰 陽 與 天 地, 自 是 兩 件 物 事. 陰 陽 是 二 氣, 天 地 是 兩 箇 有 形 質 底 物 事, 如 何 做 一 物 說 得! 不 成 說 動 爲 天 而 靜 爲 地! 無 此 理, 正 如 鬼 神 之 說. 僩. 48) 朱 子 語 類 68-17, 天 地 是 體, 鬼 神 是 用. 鬼 神 是 陰 陽 二 氣 往 來 屈 伸. 天 地 間 如 消 底 是 鬼, 息 底 是 神 ; 生 底 是 神, 死 底 是 鬼. 以 四 時 言 之, 春 夏 便 爲 神, 秋 冬 便 爲 鬼. 又 如 晝 夜, 晝 便 是 神, 夜 便 是 鬼. 以 人 言 之, 語 爲 神, 黙 爲 鬼 ; 動 爲 神, 靜 爲 鬼. 以 氣 息 言 之, 呼 爲 神, 吸 爲 鬼.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39 천지가 사물적 존재라면 귀신은 그 사물의 근저에 있는 기의 형식이다. 49) 기는 음양의 대대 형식에 의해 굽히고 펴지며, 가고 오는 작용을 한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음양 두 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하나의 기의 운동을 인식론적 입장에서 굴/신, 왕/래 등으로 구분하여 추론적으로 지칭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주희에 있어 기의 음양이라는 두 형식은 모두 의식 안에서 추론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귀신 역시 음/양, 굴/신, 왕/래와 같이 기에 내포된 형식이자 마음의 원리로서 지각의 형식과 다르지 않다고 본 것이다. 50) 따라서 귀/ 신은 천지만물에 있어 어떤 것의 증식과 소진, 생과 사, 봄여름과 가을겨울 같은 특정한 상태를 두 가지로 구분하여 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인간에 대해서 말 한다면, 말함과 침묵, 움직임과 정지, 숨을 내 쉼과 들이마심을 각각 신 과 귀 로 지시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주희에 의해 귀신은 천지자연과 인간세계에 대한 통 합적 지각에 필요한 형식적 원리로 전환된 것이다. 2. 혼백과 지각의 주체로서의 마음 귀신이 기의 형식이자 지각의 선천적 원리로 전환되었다면, 혼백은 마음과 의식 의 실체와 작용으로 설명된다. 그는 일찍이 마음은 기의 정상( 精 爽 )이다 51) 라고 말했는데, 정상 이란 어떤 것의 엑기스나 신령스러운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말 은 마음이 특수하고 신비한 기로 이루어져 있음을 뜻한다. 또 주희는 진순이 마 음의 정상은 혼백이라 말하는 것이다 52) 라는 좌전 의 한 구절에 대해 묻자, 주희 는 다만 이런 뜻이다 라고 긍정했다. 53) 정상 이란 원래 기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지만 그보다 신비스러운 영혼이나 정령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과 혼백을 지시하는 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맥락에서 주희가 49) 주희가 말하는 기 안의 신령함 이란 작용의 대대 형식을 뜻한다. 朱 子 語 類 3-8, 問 : 鬼 神 便 只 是 此 氣 否? 曰 : 又 是 這 氣 裏 面 神 靈 相 似.. 50) 朱 子 語 類 3-61, 귀신의 이치는 바로 이 마음의 이치이다.( 鬼 神 之 理, 卽 是 此 心 之 理.) 귀신 이 지각의 형식일 때, 그것은 屈 伸 개념과 사실상 동일하다. 朱 子 語 類 3-5. 神, 伸 也, 鬼, 屈 也. 51) 朱 子 語 類, 5-28, 心 者, 氣 之 精 爽. 52) 春 秋 左 傳 正 義 ( 四 庫 全 書 전자판), 昭 公 25 年, 心 之 精 爽, 是 謂 魂 魄. 魂 魄 去 之, 何 以 能 久? 53) 朱 子 語 類 68-17, 安 卿 問 : 心 之 精 爽, 是 謂 魂 魄. 曰 : 只 是 此 意.

140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마음에 대해 즐겨 사용하던 표현인 허령지각( 虛 靈 知 覺 ) 은 마음의 정상 으로서 혼백의 실체와 작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은 혼백이라는 특수하 고도 신비한 기로 되어 있어서 지각 기능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희는 허 령 한 실체를 마음이라고 하지 혼백이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 다음의 인용문은 왜 주희가 마음을 혼백으로 설명하기 꺼려하는지를 말해준다. 허령은 본래 마음 자체가 그런 것이지, 내가 텅 비어 있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때 보거나 듣도록 하는 것은 바로 그 마음 때 문이니, 어찌 [마음에] 형상이 있겠는가. 그러나 눈과 귀를 가지고 보고 들으니 그래도 형상이 있는 셈이다. 허령한 마음 같은 것이 어찌 사물처럼 있겠는가! 54) 허령 이란 마음의 존재론적 상태를 의미할 것이지만, 그것이 어떤 사물처럼 존 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마음은 단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과 같은 지각 작용에 의해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의식할 뿐이다. 왜냐하면 지각에 있어 그 앎을 수행하는 것은 어떤 실체적인 혼백이 아니라 단지 나의 마음(의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특수한 기로서의 정령이나 영혼의 의미를 지녔던 혼 백 개념은 지각 작용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어울리지 않는다. 즉, 존재론적 의미를 지닌 혼백 개념은 인식론의 성격을 지니는 지각론에 있어 이기와 심성 개념에 자 리를 양보하고 부차적인 위치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기와 심성 개념은 혼백보 다 더 효과적으로 지각 작용을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희의 언설 안에는 혼백 개념이 지각 주체인 마음을 설명 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음에 관한 주희의 일반적 논의는 주 로 그것의 지각 작용에 초점이 놓여 있다. 즉, 마음은 자기의 몸을 주재하는 의식 으로 간주되며, 그것의 본체는 인의예지의 성( 性 )으로, 그것의 작용은 사단의 정 ( 情 )이라고 설명된다. 55) 그것의 체와 용을 성과 정으로 설명했다는 것은, 곧 마음 54) 朱 子 語 類 5-39, 虛 靈 自 是 心 之 本 體, 非 我 所 能 虛 也. 耳 目 之 視 聽, 所 以 視 聽 者 卽 其 心 也, 豈 有 形 象. 然 有 耳 目 以 視 聽 之, 則 猶 有 形 象 也. 若 心 之 虛 靈, 何 嘗 有 物! 55) 大 學 或 問 5-2, 지금 먼저 지극히 절실하고 가까운 것으로써 말하면, 마음이라는 사물은 실제 로 몸을 주재한다. 그 체는 인의예지의 성이 있고, 그 용은 측은 수오 공경 시비의 정이 있는 데, 안에 섞여 있다가 느낀 것에 따라 반응하니, 각각 주재하는 것이 있어서 어지럽지 않다( 今 且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41 을 실체적 측면보다는 성에 의한 정의 발현이라는 작용적 측면에 중점을 두어 설 명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심의 성정은 지각이라고 하는 기능에 주안점을 둔 설명 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능적 측면과 달리 혼백 개념으로 설명되는 마음에는 그 것의 실체성이 함축되어 있다. 그는 혼백의 실체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살펴보니 백은 안에 하나의 사물과 형상을 가지니, 아마도 마치 수정과 비슷 해서 [그것이] 발출하여 귀와 눈이 정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달은 그 검은 점이 백이고 그 빛은 혼이다. 생각건대 사람 몸의 혼백을 보아도 또한 이와 같 다.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혼백이 서로 교감하고, 죽으면 떨어져서 각기 흩어 져 버리니, 혼은 양이 되어 위로 흩어지고 백은 음이 되어 아래로 내려간다. 56) 주희가 생각하는 혼백이란, 육체를 이루는 기질( 氣 質 )보다 좀 더 투명하고 맑은, 발광성이 있는 것이다. 백은 마치 수정과 비슷한 것이라면, 혼은 그 수정의 빛과 같은 것이다. 이 발광성의 혼백이 서로 작용함에 따라 인간의 지각 운동이 이루어 지다가, 인간이 죽으면 그것은 각각 분리되어 혼은 위로 백은 아래로 흩어지게 된 다는 것이다. 주희는 이 대목에 이어서 혼백의 상호 작용에 의해 인간의 지각 작 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말하고 있다. 음은 받아서 저장함을 주로 하고, 양은 운행하여 작용함을 주로 한다. 무릇 기 억할 수 있음은 모두 백이 받아서 저장하는 것이며, 운행하고 작용하여 발출 해 나오는 것에 이르면 혼이다. 이 두 가지는 본래 서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백이지만 발출하는 것은 곧 혼이고, 지각할 수 있는 것은 백이지만 지각해서 발출하는 것은 또한 혼이다. 비록 각자 음양으로 나뉘어 속하지만, 음양 안에도 다시 각자 음양이 있다. 57) 以 其 至 切 而 近 者 言 之, 則 心 之 爲 物, 實 主 於 身. 其 體 則 有 仁 義 禮 智 之 性, 其 用 則 有 惻 隱 羞 惡 恭 敬 是 非 之 情, 渾 然 在 中, 隨 感 而 應, 各 有 攸 主 而 不 可 亂 也 ). 56) 朱 子 語 類 87-160, 看 來 魄 有 箇 物 事 形 象 在 裏 面, 恐 如 水 晶 相 似, 所 以 發 出 來 爲 耳 目 之 精 明. 且 如 月, 其 黑 暈 是 魄 也, 其 光 是 魂 也. 想 見 人 身 魂 魄 也 是 如 此. 人 生 時 魂 魄 相 交, 死 則 離 而 各 散 去, 魂 爲 陽 而 散 上, 魄 爲 陰 而 降 下. 57) 朱 子 語 類 87-160, 陰 主 藏 受, 陽 主 運 用. 凡 能 記 憶, 皆 魄 之 所 藏 受 也, 至 於 運 用 發 出 來 是 魂. 這 兩 箇 物 事 本 不 相 離. 他 能 記 憶 底 是 魄, 然 發 出 來 底 便 是 魂 ; 能 知 覺 底 是 魄, 然 知 覺 發 出 來 底 又 是 魂. 雖 各 自

142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수렴과 저장을 나타내는 음과 발산과 운행을 나타내는 양으로써 마음의 작용을 각각 백과 혼으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즉, 기억하는 것은 백의 기능이라면, 그것 을 능동적으로 발출시켜 의식에 떠오르게 하는 것은 혼의 기능이다. 사물을 감각 적으로 지각하는 것은 백의 기능이지만, 감각적으로 받아들인 내용을 발출시켜 의 식에 떠오르게 하는 것은 혼의 기능이다. 혼백은 서로 긴밀히 결합되어 있어서, 지 각이라는 마음의 기능을 두 측면으로 구분하더라도 각각에는 서로의 기능을 나누 어 갖고 있다. 즉, 기억하고 감각하는 백에도 혼의 발출과 운행이 있고, 운행하고 작용하는 혼에도 백의 수렴과 기억이 있다. 해석해서 말한다면, 감각지각이란 외 물의 자극을 단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정음양 같은 선천적인 관념을 외부로 다시 투사하는 작용이 개입되어 있으며, 사물의 원 리에 대한 능동적 사유와 추리 작용에도 감각의 수용과 기억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 이러한 모든 지각 과정에는 본성의 선천적 대대 원리들을 발출시켜서 지각 작 용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주희는 동물과 다른 이러한 인간 마음의 특성 을 허령성 이라 본 것이다. 58) 이와 같은 주희의 설명을 종합할 때 우리가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마음의 허령성 을 혼백으로 설명하면 지각 작용을 하는 존재, 지각 주체의 실체적 존재성이 이미 전제된다는 점이다. 지각의 주체는 마음이지만, 그 마음의 실체는 일리( 一 理 )로서의 성을 포함하고 있는 혼백인 것이다. 마음의 지각 기능이 이기와 심성으로써 효과적으로 설명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 고, 이와 같이 실체적 혼백 개념을 부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제사 감격설과 관련될 듯하다. 제사감격설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귀신론의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 가운데 하나였다. 많은 학자들은 자연철학적 귀신과 제사 대상으로서 의 귀신이 서로 모순되므로, 주희의 귀신론은 마침내 파탄에 이르게 된다고 간주 해 왔다. 59) 최근의 보다 진전된 몇몇 연구 가운데, 틸만(Hoyt C. Tillman)은 귀 分 屬 陰 陽, 然 陰 陽 中 又 各 自 有 陰 陽 也. 58) 주희는 인간의 허령성에 대해 다음처럼 말한다: 이 마음은 본래 허령하여 만리가 구비되어 있으 니, 사건들과 사물들에 대해 모두 마땅히 알아야 한다.( 朱 子 語 類 60-23, 此 心 本 來 虛 靈, 萬 理 具 備, 事 事 物 物 皆 所 當 知.) 마음의 허령성이란 이치에 대한 앎의 능력을 의미한다. 허령성은 인간만 의 특징이다: 인간의 허령함은 모두 추론해 나갈 수 있지만, 금수는 추론해 가지 못한다( 朱 子 語 類 57-32, 人 之 虛 靈 皆 推 得 去, 禽 獸 便 推 不 去 ). 59) 友 枝 龍 太 郞, 앞의 책, 260~284쪽; 三 浦 國 雄 앞의 책, 130~131쪽이 대표적이다.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43 신과 혼백의 존재를 주희가 진실로 믿었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보는 견 해를 피력했고, 60) 아즈마 쥬지( 吾 妻 重 二 )는 주희를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유귀 론( 有 鬼 論 )적 입장으로 해석하면서도 조상의 귀신은 존재론적으로는 없는 것이지 만 제사에 있어 귀신의 내격은 실존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라는 합리적인 측면을 부 각시킨다. 61) 이 가운데 필자는 비교적 아즈마 쥬지의 입장에 공감하지만, 지각론 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답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 주희는 사람이 죽으면 더 이상 지각 작용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62) 따라 서 죽은 사람의 혼백이 허공에 머물러 있다가 제사지내는 것을 보고 알아서 찾아 온다는 것은 성립될 수 없다. 따라서 제사에서의 감격 이란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마치 있는 것처럼 느끼는 특수한 정신현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주희는 다음과 같 이 말한다. 제사에서의 감격은, 혹 음에서 구하고 혹 양에서 구하여 각기 그 류( 類 )에 따 르지만, 올 때는 [혼백이] 함께 온다. 그러나 어떤 사물이 허공 속에 쌓여 있다 가 자손이 찾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이 그 [조상]의 한 가지 기를 이어받았다면, 그 정성과 공경을 다하여 감격이 이루어 질 때 이 기는 진실로 여기에 깃들 것이다. 63) 위의 인용문을 볼 때, 제사에서 감응하여 이르는 것을 느끼는 것은 외부의 대상 을 지각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제사감격은 외감( 外 感 )이 아닌, 일종의 내감( 內 感 ) 64) 인 것이고, 조상의 기를 이어받은 사람이 마음 내부에서 느끼는 내적인 현상 60) Tillman, Hoyt C., op. cit.. 특히 틸만은 공자와 주돈이의 귀신을 주희가 진실로 믿었고 그것에 제사를 드렸으며, 자신을 성인의 귀신과 제사들 사이의 중재자로서 자처했다고 본다. 61) 吾 妻 重 二, 앞의 책, 235~238쪽. 62) 朱 子 語 類 63-132, 질문: 사람이 죽을 때 이 지각은 곧 흩어집니까? 대답: 흩어지는 것이 아니 라 소진하는 것이다. 기가 소진하면 지각 또한 소진한다( 問 : 人 死 時, 這 知 覺 便 散 否? 曰 : 不 是 散, 是 盡 了, 氣 盡 則 知 覺 亦 盡 ). 63) 朱 子 語 類 3-62, 祭 祀 之 感 格, 或 求 之 陰, 或 求 之 陽, 各 從 其 類, 來 則 俱 來. 然 非 有 一 物 積 於 空 虛 之 中, 以 待 子 孫 之 求 也. 但 主 祭 祀 者 旣 是 他 一 氣 之 流 傳, 則 盡 其 誠 敬, 感 格 之 時, 此 氣 固 寓 此 也. 僩. 64) 주희에 있어 외적 사물에 대한 감응(외감) 이든 내적 감응(내감) 이든 모두 기를 전제로 한다. 제사지낼 때 감격하는 것은 내감에 해당되고, 내감은 心 體 의 流 行 에 의해 자기의식을 가지게 되 는데, 이때의 심체가 곧 혼백의 실체에 해당될 것이다.

144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이다. 따라서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의 마음의 실체인 혼백이 조상의 기를 포함하 고 있어야 이러한 내감으로서의 제사감격이 이루어질 것이다. 제사 주관자의 혼백 의 실체성은 제사감격에 있어 요청되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상 이외 의 제사에서 감격이 이루어짐은 어떻게 설명되는가? 주희는 분명히 혈연관계로 이어지지 않아도 제사의 주체와 제사의 대상 사이에 기류( 氣 類 ) 65) 라고 하는 일 정한 연결고리가 있으면 감격은 성립된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때도 역시 제사 주 관자의 마음이 제사 대상과 기류 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혼백의 실체성이 요청된다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천자( 天 子 )가 하늘에 제사지내는 경우 하늘의 광대한 기운을 제사주관자가 공유해야 내감이 이루어지면서 감격이 성립될 것이므 로, 제사주관자의 혼백의 실체성이 전제되어야 기의 공유가 가능할 것이다. 기류 에 맞춰 제사를 지낼 때 마음속에서는 저마다 합당한 기가 새로 생겨나게 되고, 이 기를 내적으로 감응함으로써 외부에 실재하는 대상이 아닌데도 마치 앞 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감격은 외부대상에 대한 인식으 로서의 지각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내적인 느낌[ 內 感 ] 의 한 양태라고 해야 할 것 이다. 그리고 그러한 내감 의 조건으로서 제사 주관자의 마음이 혼백의 실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희는 조상의 정신은 곧 나의 정신 66) 이라는 사량좌의 말을 중시했는데, 나의 정신혼백의 작용 안에서 조상의 내격( 來 格 )이 이루어진다 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량좌는 조상의 혼백을 내가 있다고 여기면 있고 없다고 여기면 없는 67) 것으로서 순전히 주관적 의식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본 반 면, 주희는 기류 의 원칙에 맞고 정성과 공경을 다한다면 필연적으로 조상혼백의 내격은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68) 그것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65) 기류 란 마땅히 제사지내야 할 대상을 천자-천지, 제후-사직과 산천, 대부-오사, 사서인-혈통적 조상, 학자-공자라는 식으로 규정한 원칙[ 理 ]을 말한다. 朱 子 語 類 3-76 참조. 66) 上 蔡 語 錄 1-16, 조상의 정신은 바로 나의 정신이다( 祖 考 精 神, 便 是 自 家 精 神 ). 67) 上 蔡 語 錄 1-30, 스스로 있기를 바라면 있고, 스스로 없기를 바라면 없다( 自 家 要 有, 便 有. 自 家 要 無, 便 無 ). 68) 주희는 사량좌의 입장과 자신을 미묘하게 구분한다. 다음의 문답을 참조: 진후지가 물었다:조 상은 천지 사이의 하나의 통합된 기인데, 자손이 제사지내고 흠향하는 것에 따라 모이고 흩어집 니까? 대답하셨다:이것은 바로 상채가 있다고 여기면 있고, 없다고 여기면 없다 고 한 것으로, 모두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귀신은 본래 있는 것이다. 조상 또한 이 하나의 기와 같지만 통괄되는 곳이 있다. 자손의 몸이 여기에 있으면, 조상의 기도 여기에 있게 되는데, 그들에게는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45 나의 혼백 안에서 생겨나 의식 내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는 것이다. 양자를 구분한다면, 사량좌는 주관주의적이고 심리주의적인 무귀론의 입장을 띤다면, 주희는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유귀론과 무귀론을 넘어선 초월적 귀 신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69) V. 결론: 혼백론을 통해 본 주자학의 성격 본 연구는 주자학의 귀신론에 있어 혼백에 관한 견해의 이론적 체계를 살펴보 고, 그것과 심성론과의 관계, 특히 지각의 문제와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춰 조명해 보았다. 전통적으로 혼백 개념은 인간의 귀신을 의미했고, 주자학 역시 그 연장선 상에서 혼백론을 인간학으로서 구성하는 경향을 내보인다. 다만 주자학은 귀신 개 념을 천지자연의 조화나 천지만물을 구성하는 질료적인 기의 작용으로서 설명하는 자연주의적 입장을 강하게 띠고 있고, 혼백론은 자연화 된 귀신이 인간학의 영역 에로 확장된 양태로서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학과 인간학의 괴리는 크지 않다. 오 히려 인간학으로서의 혼백론은 자연철학적 귀신 개념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기 때 문에, 자연과 인간은 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통 합적 구조는 지각( 知 覺 )론이라는 철학적 관점이 근저에 놓여 있다. 장재는 귀신을 두 기의 양능 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천지만물을 구성하는 기의 굽혀지고 펼쳐지는 두 속성이나 작용으로 해석하였다. 그러한 두 속성의 상호 감 응에 의해 형성된 인간의 기가 곧 혼백이다. 장재에 있어 혼백은 실체성을 띠는 것이었고, 특히 의식의 담지체로서 해석될 수 있다. 정이에 있어서도 귀신은 천지 핏줄이 관통하기 때문이다. 비록 나의 조상이 아닐지라도, 천자가 된 자는 천하를 주관하고, 제 후는 산천을 주관하며, 대부는 오사를 주관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들을 주관한다면 그것의 氣 또한 내 몸에서 통괄되니, 그와 같이 서로 관련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朱 子 語 類 3-56, 陳 後 之 問 : 袓 宗 是 天 地 間 一 箇 統 氣, 因 子 孫 祭 享 而 聚 散? 曰 : 這 便 是 上 蔡 所 謂, 若 要 有 時, 便 有, 若 要 無 時, 便 無, 是 皆 由 乎 人 矣. 鬼 神 是 本 有 底 物 事. 袓 宗 亦 只 是 同 此 一 氣, 但 有 箇 總 腦 處. 子 孫 這 身 在 此, 袓 宗 之 氣 便 在 此, 他 是 有 箇 血 脉 貫 通. 雖 不 是 我 袓 宗, 然 天 子 者 天 下 之 主, 諸 侯 者 山 川 之 主, 大 夫 者 五 祀 之 主. 我 主 得 他, 便 是 他 氣 又 總 統 在 我 身 上, 如 此 便 有 箇 相 關 處 ). 69) 여기서 초월적 이라 함은, 마치 지각의 근거인 본성을 지각 능력을 초월하여 해명하듯이, 제사감 격의 가능근거를 내적 심성에서 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46 정신문화연구 제29권 제4호(2006) 의 공용이자 조화의 자취 로 해석됨으로써 자연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장재와 달리는 정이는 주관적 의식의 감통( 感 通 )에 의해 귀신 현상을 설명하게 된다. 귀 신은 실재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현상일 뿐이지만, 속세에서 말하는 귀신의 존재 를 포함하여 모든 자연의 현상은 궁극적으로 마음에 의해 의식될 뿐이다. 정이에 의해 귀신은 존재론적 접근으로부터 의식 의존적 접근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러나 정이 역시 혼백에 대해서는 여전히 존재론적 실체로서의 의미를 인정하였다. 주희는 존재론 혹은 인간학의 영역에서 혼백의 실체와 작용을 설명한다. 혼백의 실체는 다름 아닌 인간을 몸을 이루는 정기(혹은 氣 質 )이다. 보다 정태적이고 수 동적인 정 [혹은 질]은 인간의 육체[ 體 ]를 이루며, 이 육체적 감각기관의 기능이나 작용이 백 이다. 그리고 온몸에 유행하면서 백의 작용들을 소통시키는 활성적 기 의 작용이 혼 이다. 혼백을 지각에 연관시키면, 백은 변별과 기억 작용을 가리키 며, 혼은 계획하고 사유하는 작용에 해당된다. 요컨대, 혼백은 존재론적으로 인간 을 이루는 실체로서의 정기를 의미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 정기가 지니는 지각과 운동의 모든 작용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희는 이와 같은 혼백의 실체와 작 용으로 지각을 더 이상 설명하지 않는다. 지각은 의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존재론 적 혼백 개념보다 이기나 심성 개념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혼백 대신 심성 개념이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은, 주희의 철학적 무게중심이 존 재론에서 지각론으로 이동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전환은 정이에서 비롯된 것이 다.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나의 혼백이 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의 마음과 의 식이 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런 관점 하에서 귀신 개념은 기의 형식이자 지각(마음)의 원리로서의 선천적 대대 형식으로 설명되었고, 혼백은 지각의 주체 인 마음의 실체와 작용으로서 해석되었다. 그런데 마음의 지각 기능이 이기와 심 성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희가 혼백 개념을 부분적으로 계 속 도입한 이유는 제사감격설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사 주관자의 마음이 혼백이라는 실체성을 지녀야 제사 대상과 공유하는 기를 내적으로 생겨나게 해서 내격( 來 格 )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희의 혼백론을 통해서 우리는 주자학의 철학적 성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혼 백귀신론이 지각론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재구성된다고 하는 것은, 주자학에 있어 인식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또한 제사감

주자학에서 혼백론의 구조와 심성론과의 관계 147 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혼백 개념을 끝까지 버리지 않은 사실로부터 우리는 주자학 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그것은 제사라고 하는 제도를 보존하려는 완강함이 다. 물론 제사에 대한 정당화는 종교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었 다. 마땅히 제사지낼 대상에 제사지낸다는 기류 의 원칙에 따르되 정성과 공경을 다하면 조상의 혼백이나 그 밖의 신들이 와서 이르는 것이 마음 내적으로 느껴진 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 근거 없는 환상이 아니며, 마음의 혼백이 실체적으로 존 재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주희는 혼백 개념을 끝까지 버리지 못했던 것이 다. 주자학이 이렇듯 제사를 끝까지 보존하려고 했던 것은 아마도 실천적 정치적 관심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실천적 정치적 관심이 무엇이었는지는 이 후 사상사의 전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과제로 남기고자 한다. 참고문헌 上 蔡 語 錄 ( 四 庫 全 書, 臺 北 : 藝 文 印 書 館, 1996, 전자판). 二 程 集. 王 孝 魚 點 校, 北 京 : 中 華 書 局, 1984. 張 載 集. 章 錫 琛 點 校, 北 京 : 中 華 書 局, 1978. 朱 子 語 類. 黎 靖 德 編, 北 京 : 中 華 書 局, 1983. 朱 子 語 類 (1~13권). 김우형 외 4인 공역, 소나무, 2001. 朱 熹 集, 郭 齊 尹 波 點 校, 成 都 : 四 川 敎 育 出 版 社, 1996. 四 書 或 問 ( 四 庫 全 書, 臺 北 : 藝 文 印 書 館, 1996, 전자판). 春 秋 左 傳 正 義 ( 四 庫 全 書, 臺 北 : 藝 文 印 書 館, 1996, 전자판). 김우형, 주희철학의 인식론: 지각( 知 覺 )론의 형성과정과 체계. 서울: 심산출판사, 2005. 柳 仁 熙, 中 國 人 의 靈 魂 觀, 朱 子 哲 學 과 中 國 哲 學. 서울: 범학사, 1980, 263~281쪽. 박성규, 주자철학의 귀신론. 서울: 한국학술정보, 2005. 박지현, 중국의 영혼관과 혼백설. 중국문학 38집, 2002, 31~44쪽. 三 浦 國 雄, 이승연(옮김), 주자와 기, 그리고 몸. 서울: 예문서원, 2003. 木 下 鐵 矢, 朱 熹 再 讀. 東 京 : 硏 文 出 版,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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