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년 2 월호 pp.88~94 한국노동연구원 프랑스고용안정화를둘러싼노사합의안도출과그내용 International Labor Trends 국제노동동향 3 - 프랑스 김상배 ( 프랑스파리제 1 대학교박사과정 ( 노동경제학 )) 머리말 2012년연말부터거의매주번갈아가면서열리고있는 동성결혼및입양합법화 (Mariage pour tous) 에대한찬반집회, 그리고 2013년 1월 11일부터시작된말리에대한군사개입으로프랑스파리는연초부터매우어수선하다. 그러나 2012년 10월 4일부터시작된 고용안정화를위한노사협상 이같은날인 1월 11일에이르러합의에도달했다. 엘리제궁, 국무총리실은즉각환영의의사를표현했으며, 재계는만족감을나타냈다. 협상에참여한다섯개의노총중세곳은협상의내용을높이평가했으나, 프랑스제1 노동조합인 CGT와세번째에해당하는 FO는합의문에서명하는것을거부했다. 이합의문을바탕으로정부는이르면오는 3월초부터법제화작업에돌입할예정이며, 이에따라상원과하원에서이합의안을둘러싼두번째격돌이예상된다. 이에이글은지금까지진행된노사협상의진행과정과합의된내용에대한분석을중심으로다루며, 그동안언론에발표된내용을중심으로이에대한반응을소개하고자한다. 우여곡절속의사회적대화 올랑드 (François Hollande) 정부는 2012 년 7 월 9 일과 10 일, 양일에걸쳐, 사회적대토론회 (Grande conférence sociale) 를개최했다. 이는대통령자신이이전부터강조해오던사회적대 88_ 2013 년 2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화 (Dialogue social), 사회적협의 (Négociation sociale) 를실현하고자하는의지의표명이었다. 이를통해도출된계획에따라, 정부는지난해 9월 7일, 노사양측에네가지쟁점사항을전달했고, 12월말까지 역사적합의 (Compromis historique) 를도출해달라고당부했다. 실질적인전국전직종노사단체협상에해당하는이마라톤협상의쟁점은, 불안정노동문제해소, 고용유지를위한대책, 기업의활동및고용환경변화와관련된정보문제개선, 그리고 경제적동기에의한정리해고절차문제해결 이었다. 1) 하지만 10월 4일, 첫걸음을뗀장기협상은초반예상대로, 노사간의이견을쉽게좁히지못하고, 결국 12월마지막회담에서도합의문은작성되지못했다. 여기에올랑드정부에대한지도력문제가불거졌다. 플로랑쥐 (Florange) 지방의아셀로미탈 (Arcelor-Mittal) 용광로폐쇄를두고대두된여러불협화음들과동성결혼과입양허용을둘러싸고나타난사회적반감등다양한사회적의제들이임기초기올랑드정부의입지를축소시켰다. 대통령은노사양측에마지막한번의기회를제공했다. 그리고이듬해인 2013년 1월 10일과 11일, 양일에걸쳐협상이진행되었고, 11일밤노사는합의안도출에성공했다. 노동유연화및유연안정화 (flexisécurité) 에관한협상이합의에이른건, 1984년협상실패이후에처음있는일이었다. 2) 쟁점사항 3) 총 24 장으로작성된합의문에는다섯가지의중요쟁점사항에대한 28 가지세부항목이기 입되었다. 그중가장중요한항목은해고와관련된부분이며, 이는노동법전의개정을예고하 1) Le Monde(2012. 10. 4), Sécurisation de l'emploi : un premier tour de chauffe pour les syndicats et le patronat ; Les Echos(2012. 10. 4), Premier «tour de chauffe» pour la négociation sur l'emploi. 2) Le Monde(2013. 1. 13), Flexibilité: le pari de la CFDT et du patronat. 3) 합의문원제는 Accord National Interprofessionnel du 11 Janvier 2013 pour un nouveau modèle économique et social au service de la compétitivité des entreprises et de la sécurisation de l emploi et des parcours professionnels des salaries 이며, 열람은다양한인터넷사이트에서가능하다. 그중하나는 http://direccte.gouv.fr/img/pdf/ani_securisation_de_l_emploi-2.pdf이다. 본보고서는위의합의문을번역, 분석한것이다. >> _89
고있다. 해고절차용이및간소화 - 50명이상을고용하는기업이 10명이상의직원을경제적인이유로해고하고자할경우 PSE(Plan de Sauvegarde de l Emploi, 고용보호계획 ) 의적용을받아, 합리적인계획안을해당행정기관과법원에제출해야한다. 따라서이계획은흔히사회계획 (Plan social), 대량해고방지계획으로불리지만, 일반적으로정리해고및구조조정계획으로읽힌다. 해당법원은이계획안을심의하여취소하거나거부할수있으며, 적법한절차를따르지않고해고를진행한경우기업에게손해배상을요구하는역할을해왔다. 그러나이제부터경제적어려움에따른정리해고는해당행정기관의승인이있거나, 기업내에서다수 ( 노사 ) 의합의에이르면가능하게되었다. 법원의통제력이약화된것이다. 법적테두리가아닌당사자들의대화와협상을통해해고의문제를해결하고자하는것 (déjudiciariser) 은, 프랑스제1 사용자단체인메데프 (Medef : Mouvement des entreprises de France, 프랑스기업운동, 회장 : 로렌스파리조 Laurence Parisot) 의숙원사업이기도했다. 법적인소송은여전히가능하다. 정리해고계획의동기나방법이타당하지않다고판단된경우, 근로자들은 12개월내에이를법원에제소할수있다. 또한정리해고의절차가지연되는것을방지코자, 100명미만은두달, 250명미만은석달, 그이상은넉달을초과하지못하게됐다. 이와비슷한맥락에서노사분규조정과정에도변화된점이있다. 해고와관련된분쟁이발생할경우, 노동재판소에가기이전단계에서열리는조정회의에서노사가갈등을해소할수있다. 사용자가근로자의근속연수에비례하여보상금을지급함으로써분쟁을해소하는방안이다. 또한해고를기피하고자하는노력의차원에서바로고용유지를위한협약이탄생했다. 심각한경제적어려움에직면한기업이해고를피하기위해임금을삭감하거나노동시간을줄일수있게한것이다. 하지만이는직원전체의 50% 이상을대표하는단수혹은복수의노동조합의동의를얻었을때에가능하며, 그기간은최대 2년으로제한한다. 이조정안을거부하는근로자는해고될수있고, 이경우사용자는그에해당하는처분을근로자에게제시해야하며, 이는경제적이유의대량해고시적용되는조치와는별개이다. 또한직장내전환배치가가능하게되었으며, 이를거부할경우해고사유가되고, 이경우역시경제적동기에의한해고가아닌직업재배치에적용되어사용자의부담이경감된다. 90_ 2013 년 2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이상의합의는기업이실질적으로얻는노동의내외부적유연성이다. 즉해고의과정을용이하게하고, 내부적유연성을통해인력을탄력적으로운용할수있게된것이다. 반면노동계가얻은가장큰수확은의료보험의확대적용 (Généralisation de la complémentaire santé) 이다. 이협약에따르면, 현재까지건강보험혜택을받고있지못하는전체근로자들이앞으로는동일한권리를보장받게된다 ( 약 30억내지 40억유로소요추정 ). 또한실직상태에빠질경우, 건강보험혜택유예기간이현행 9개월에서 1년으로연장된다. 즉직장을잃은실업자는실업후 1년동안의료보험혜택을종전과동일하게받을수있다. 또한메데프가협상마지막날아침에서야수용한 단기계약직에대한과세 (taxation des contrats courts) 4) 도노동계의주목할만한성과중의하나이다. 구체적인내용을살펴보면, 사용자가부담하는고용보험료 ( 현행 4%) 가, 1개월미만의단기계약직의경우 7% 로, 1개월이상 3개월미만의경우 5.5 % 로, 그리고관례적 CDD(CDD d usage 5) ) 의경우 4.5% 로상향조정되었다. 이밖에달라진내용은다음과같다. - 축적가능한실업보험금 : 이는실업에처해실업연금을받고있는근로자가보상금혜택기간이종료되기이전에새일자리를구했을경우, 그동안사용하지않은 ( 남아있는 ) 기간을적립해, 또다시실업상태에이르렀을때, 추가된기간만큼의혜택이늘어나는것을말한다. 물론이는 UNEDIC 6) 의재정상태를해치지않는상태에서가능하다. - 시간제근무 : 향후협상의필요성이요구되지만, 전직원의 3분의 1 이상이시간제근무를하고있는분야의경우, 주당 24시간미만의시간제노동은금지된다. 26세미만의학 4) 메데프는협상마지막에이르러 26세미만의젊은이들을정규직 (CDI) 으로채용할경우, 사용자가 3개월분의고용보험부담금을면제받는조건으로이안을수용하였다. 이안의적용대상은 CDD(Contrat à Durée Déterminée, 계약기간이명시된노동계약 ) 이며, 간접고용을비롯한기타불안정고용형태는포함되지않는다. 5) 노동법전이허용하는특정부문에한하여, 계약이만료된후에보상금을지불하지않아도되는계약이다. 주로스포츠, 문화공연예술분야, 교육, 산림사업, 선박보수사업등노동법전Article D1242-1은열다섯개분야를설정해놓고있다. 6) Union nationale interprofessionnelle pour l'emploi dans l'industrie et le commerce : 전국상공업고용문제를위한전직종연합. 현재프랑스고용보험업무를담당하고있는독립기관. >> _91
생과특별채용된근로자는제외된다. - 직업교육개인계좌 : 노동시장에진입하는순간부터 ( 구직자취업자모두 ) 정년퇴임에이르기까지직업의내용과는상관없이모든이들은 1년당 20시간의교육을받을권리를개인별직업교육계좌를통해보장받게된다. 즉은행의계좌처럼, 직업교육시간을활용하지않을경우매년적립되는방식이다. - 정보공개 : 기업은직업대표및노동조합대표단이열람가능한기업의데이터베이스를구축하여공개해야한다. 각진영의반응 서문에서언급한것처럼정부는이번결과를두고 사회적대화의성공 이라는평가를내렸다. 재계역시만족감을드러냈다. 메데프의파리조회장은기자회견을통해 이협약이조속한시일내에국회에서비준되어야한다 는바람을내비쳤고, 이번협상에사용자측대표로참여했던파트릭베르나스코니 (Patrick Bernasconi) 는 혁신적이고구조적인합의안 이라는긍정적인평가를내렸다. 노동계에서두드러진역할을한것으로알려진 CFDT의로랑베르제 (Laurent Berger) 는 고용문제를해결할수있는야심찬 (ambitieux) 합의안 이라고치켜세웠다. 7) 반면 CGT의아네르보 (Agnès Le Bot) 는 유연성과불안정성그리고해고의자유만늘려주는협약 이라며, 우리입장에서는받아들일수없는단체협약 이라고못을박았다. 또한정부가마지막까지서명에동참하기를기대했던 FO의스테판라디 (Stéphane Lardy) 는 노사균형이깨진합의안 이라며실망감을드러냈으며, 노동의불안정성만강화시킨합의안 이라고비판했다. 8) 언론사의경우, 사회적대화, 즉노사가합의가이른점에대해서는대부분긍정적인반응을보였지만, 세부항목에있어서는편차를보였다. 상대적으로진보적인입장을견지하는르몽드 (Le Monde) 나리베라숑 (Libération), 그리고월간지 Alternative économiques 9) 은노 7) Le Monde(2013. 1. 12), Négociation sur l'emploi : le pari de la CFDT et du patronat sur la flexibilité. 8) Libération(2013. 1. 11), Emploi : Hollande satisfait qu'un accord ait été trouvé. 9) Alternatives Économiques, Flexisécurité : Qu est-ce qui va changer?, p.30, 2013년 2월호. N 321. 92_ 2013 년 2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 그림 1] 프랑스노동계약별인구분포 88.4% 8.4% 2.1% 1.4% 11.6% 76.4% 자료 : INSEE 와 DARES, 그리고 Le Figaro. 10) 동유연성이증대된것과근로자들의보편적권리가강화된것을비슷한비중으로보도했다. 반면보수적인성향을가지고있는피가로 (Le Figaro) 의경우, 사용자가수용한계약직사용에대한과세안에대해서비판을가했다. 특히이신문은프랑스전체노동인구중에서 CDD( 계약직 ) 비중이여전히매우낮은상황을강조하며 ( 그림 1) 11), 고용률증가를위해계약직의활성화가필요하다고역설했다. 10) Le Figaro(2013. 1. 10), Ces pays qui ont taxé les CDD. 11) 일반적으로계약별인구분포를나타낼경우, 임금생활자를전체로정규직과계약직, 간접고용등의분포를나타내지만, 이신문은전체노동인구대비 CDD 인구비중을보여줌으로써, 그효과를증가시켰다. >> _93
맺음말 이번노사협상은궁극적으로현재프랑스가처한기업의도산및이전, 경쟁력약화, 그에따른고용불안과고실업을해결하기위함이었다. 즉기업을살리면서고용이안정적으로유지될수있게하는혜안을찾고자하는노력이었다. 가시적인변화만을놓고보면, 기업은일정부분노동의유연성을얻었고, 노동계는삶의질에해당하는이득을챙겼다. 하지만이러한노사합의가기업활동의촉진을, 그리고고용의증대와직업의안정을가져다줄지는여전히미지수이다. 하나의예로, CDD 사용과세에대해, 프랑스경제전망관측소 (OFCE) 의 Eric Heyer 연구원은 이과세가부족한실업보험금충당에는도움이될지모르지만, 이것이새로운일자리창출로이어질지는미지수 라고내다봤다. 12) 사용자들이값비싼비정규직을사용하기보다는현재근로자들의노동시간을늘리는방안을선택할수있기때문이다. 즉이합의안이해고의용이와노동시간의탄력적운용으로만이어질지, 아니면고용의증대로이어질지는좀더지켜봐야할문제이다. 덧붙여전체근로자들의각각 34%, 16% 의지지를받은 13) CGT와 FO가이합의안을거부했다는점역시중요한대목이다. 노동자전체대표성의측면에서절반가량이동의하지못하는합의안은여전히반쪽짜리합의문에머무를수밖에없기때문이다. CGT는벌써 2월대규모총파업을선언했으며, 이문제는올봄국회와상원에서의정치적논쟁으로이어질것이다. 12) Le Monde(2013. 1. 13), L enjeu-clé de la taxation des contrats courts. 13) 5년마다치러지는 Élection prud'homale과직장내직원대표자선출선거인 Élections professionnelles이라는선거를통해각각의노동조합은전체노동자들의대표성을인정받고, 단체협상참가자격을얻는다. 2008년선거에서 CGT는 34%, CFDT는 21.8%, FO는 15.8%, CFTC는 8.7%, CGC는 8.2% 의지지를받았다. 94_ 2013 년 2 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