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한제희 * [ 대상판결 1]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 도 8155 판결 [ 공소사실요지 ] 피고인은 2006. 2. 부터자신의인터넷블로그에 A라는여성이회사상무로부터돈을받는조건으로 B부장의사생활을보고한다는내용의소설 꽃뱀 을게재했다. 피고인은주인공 A가위블로그회원인피해자 C를모델로한것임을암시하는듯한내용으로이소설을썼고, 2006. 5. 위블로그회원 D가일대일비밀대화를통해 꽃뱀이누구냐 고묻자 C이다. 증거가필요하면줄수있다 라고대답함으로써공연히피해자 C의명예를훼손하였다. [ 판결이유 ] 명예훼손죄의구성요건인공연성은불특정또는다수인이인식할수있는상태를의미하므로비록개별적으로한사람에대하여사실을유포하였다하더라도그로부터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될가능성이있다면공연성의요건을충족한다할것이다. 원심이판시한일대일비밀대화란피고인이 D 1) 의인터넷블로그 * 법무부인권조사과장 ( 검사 ). 1) 판결원문에는 D의인터넷블로그 라고기재되어있으나, 앞뒤문맥상 피 257
258 刑事判例硏究 [25] 의비공개대화방에서 D와사이에일대일로대화하면서그로부터비밀을지키겠다는말을듣고한대화를일컫는것으로보이는데, 위대화가인터넷을통하여일대일로이루어졌다는사정만으로그대화상대방이대화내용을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할가능성이없다고할수는없는것이고, 또 D가비밀을지키겠다고말하였다고하여그가당연히대화내용을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할가능성이없다고할수도없는것이므로, 원심이판시한위와같은사정만으로위대화가공연성이없다고할수는없다. [ 대상판결 2]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3. 24. 선고 2015 노1522 판결 (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6 도4699 판결로확정 ) [ 공소사실요지 ] 피고인, A, B, C, D, 피해자 E는가학, 피가학성애를주제로한인터넷다음카페의친목동호회회원이다. 피고인은 2014. 1. 부터 2014. 2. 까지총 16회에걸쳐휴대전화로모바일메신저인카카오톡그룹채팅방에접속하여 A, B, C, D와함께채팅하면서피해자 E를성적으로희화하여욕설하고비방하는내용의글을게시함으로써공연히피해자 E를모욕하였다. [ 판결이유 ] 모욕죄의구성요건인 공연성 은불특정또는다수인이인식할수있는상태를의미하므로비록개별적으로한사람에대하여사실을유포하였다하더라도그로부터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될가능성이있다면공연성의요건을충족한다. 원심에서인정한다음과같은사정들을종합해보면, 피고인의대고인의인터넷블로그 의오기인것으로보인다.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59 화내용은전파될가능성이있어공연성이있다. 피고인이 A, B, C, D와함께카카오톡그룹채팅방에서범죄사실기재대화를하고그내용을퍼트리지않기로상호약속하였다하더라도, 그사정만으로대화상대방인 A, B, C, D가대화내용을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할가능성이없다고할수없다. 달리대화상대방인 A, B, C, D가범죄사실기재대화내용을타인에게전파하지않을것이라고볼만한특별한신분관계도없다. 범죄사실기재대화내용도피해자를대상으로한성적인욕설과비방으로전파될가능성이많다. 피고인이메시지를보낸상대방은 4명이고, 이들모두는온라인커뮤니티에서피해자와함께활동하였을뿐만아니라오프라인정기모임에서도피해자를만나서로알고있는사이이다. 피고인은피해자뿐만아니라온라인커뮤니티의다른회원인 F 2) 에대하여도같은방법으로명예를훼손하거나모욕하였는데, D는피고인이보낸메시지를피해자뿐만아니라 F에게도알려주었다. [ 연구 ] Ⅰ. 뒷담화는처벌되어야하는가 1. 사안의개요대상판결 1은명예훼손죄에서의전파가능성이론을, 대상판결 2는모욕죄에서의전파가능성이론을법원이각각인정한판결이다. 가. 대상판결 1 사안대상판결과원심판결에기재된내용에의하면, 피고인과 D, 그리 2) 판결의문맥및판결에기재된성명으로보아여성회원인것으로보인다.
260 刑事判例硏究 [25] 고피해자 C는피고인이운영하는인터넷블로그의회원들로서피고인이쓰고게재한 꽃뱀 이라는소설을위블로그의많은회원들이읽었는데, 피고인이위소설은실제있었던일에관한것이고실존인물인등장인물의실명을알고싶은사람은비밀글, 쪽지, 메일을보내주면알려주겠다고말하여다른회원들은위소설의실제주인공이누구인지궁금해하게되었고, 피고인은 D와위블로그에서일대일비밀대화를나누다피해자 C가위소설의주인공임을알려주게되었다. 1심과항소심은피고인과 D가나눈대화는피고인의인터넷블로그에서이루어진일대일비밀대화이므로공연성이없다는이유로모두무죄를선고하였고, 검사는 D가최소한 꽃뱀 이누구인지궁금해하는블로그회원들에게피고인으로부터들은말을전파할가능성이있고피고인도그와같은전파가능성을용인하고있었다는이유로항소와상고를제기하였다. 상고심인대상판결에서는앞서본바와같이피고인의대화내용이전파가능성있어공연성이인정된다는취지로판시하였다. 나. 대상판결 2 사안피고인은자신이 A, B, C, D와나눈범죄사실기재대화는카카오톡그룹채팅방에서대화하면서그내용을퍼트리지않기로상호약속한비밀대화이므로모욕죄의구성요건인공연성이인정되지않는다고주장하였다. 이에대해 1심은피고인과 A, B, C, D가카카오톡그룹채팅방에서범죄사실과같은대화를하고그내용을퍼트리지않기로약속하였더라도그사정만으로대화상대방이대화내용을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할가능성이없다고할수없어공연성이인정된다고판시하였고, 항소심인대상판결에서도같은결론에이르렀다. 상고심역시이러한공연성의법리에문제가없다고하면서대상판결의결론을그대로인정하였다.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61 2. 문제의제기대한민국대표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2015년 4분기기준으로카카오톡국내가입자수는 4,006만명, 우리나라인구 ( 약 5,155만명 ) 의 78% 가카카오톡을이용하고있는셈인데, 친목회나동창회등각종모임에서이른바 단톡방, 단체대화방, 그룹채팅방 ( 이하에서는 단체대화방 으로부르기로한다 ) 을만드는것은누구에게나당연한일상이되었다. 3) 이런서비스로는 단톡방 만있는게아니다. 국내제일의포털네이버가운영하는단체대화방 밴드 도많은사용자들을불러모으고있다. 스마트폰과카카오톡등의전국민적보급과확산으로말미암아대화에는점잖기짝이없던대한민국이어느새때와장소를가리지않고엄청난대화가넘쳐나는, 대화과잉의사회가되었다. 말이많으면탈도많은법, 과거술자리같은데서안주감으로씹히다이내허공속에흩어져버리곤하던대화들이이제는스마트폰화면속의문자로, 경우에따라선캡쳐된이미지파일로만들어져사람들사이를떠돌아다니기시작하면서이런저런舌禍들을낳고있다.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관련하여명예를훼손당했느니, 모욕을당했느니하는일들을언론보도를통해흔히접할수있다. 최근 1 2년사이에는대학교남학생들끼리단체대화방을개설하여같은학과또는같은모임의여학생들을성적으로흉보고놀리는내용의대화를하였다가이를보다못한내부자의제보로징계를받았다는둥의사례들이줄을잇고있다. 4) 흔히단체대화방의경우그에가입되어있는구성원의수자체가다수여서그안에서의대화가당연히공연성을충족하는경우가있는 3) 2016. 3. 12. 자조선닷컴보도, [Why] 부장과도시댁과도 24시간연결 단톡방스트레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11/2016031101900.html). 4) 2016. 7. 27. 자주간동아보도, 단톡방도채팅방도공개적전파성이관건 (http://weekly.donga.com/list/3/all/11/544431/1); 2016. 6. 15. 자 JTBC 뉴스보도, [ 팩트체크 ] 단톡방 우리끼리음담패설 괜찮은건가? (http://news.jtbc.joins.com/ article/article.aspx?news_id=nb11253751).
262 刑事判例硏究 [25] 가하면, 공연성을인정할만한다수인에못미치는소수인이참여한대화방도무수히존재한다. 여자친구에게보낸문자메시지에서어느치어리더에대한험담을했던프로야구선수사건에서보듯, 심지어단두사람간에있었던모바일상의대화내용이외부에유출되면서급기야명예훼손죄가인정된사례도있었다. 5) 이런보도들을접하면서가장처음으로든의문은과연소수인이참여하는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 더나아가일대일대화에서의발언행위가명예훼손죄나모욕죄에필요한공연성요건을충족하였다고볼수있느냐하는것이었다. 이는소수인이모여, 극단적으로는단두사람끼리그자리에없는제3자에대한이른바 뒷담화 를나눴을뿐인데, 이를두고공연성이인정된다는이유로명예훼손죄나모욕죄로처벌하는게가능한가의문제이다. 여러사람앞에서공개적으로누군가를흉본게아니고관심사가비슷한몇몇이끼리끼리모여그자리에없는누군가를몰래흉본것뿐인데, 얼핏생각하기에는당연히공연성을인정할수없다고보았고, 이걸형사처벌까지하는것은난센스가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다. 그리고이런난센스를꼬집어보고싶은마음에이글을시작하게되었다. 그래서이글에서는 1 피해자가없는자리에서이루어진, 2 불특정또는다수인이라고볼수없는소수인간에이루어진, 3 오프라인이아니라인터넷또는모바일상에서이루어진명예훼손죄와모욕죄사례를놓고, 공연성요건의해석방법에대해살펴보려한다. 공연성요건을다루려고하니우선공연성요건이명예훼손죄나모욕죄에왜필요한지를살펴보아야했고 (Ⅱ. 공연성요건은왜필요한가 ), 소수인간의대화가공연성이있는지를말하려니전파가능성이론이과연타당한이론인지를검토하여야했다 (Ⅲ. 전파가능성이론은 5) 2016. 7. 7. 자연합뉴스보도, 박기량명예훼손 장성우항소심서도벌금 700만원 (http://www.yonhapnews.co.kr/sports/2016/07/07/1001000000akr20160707076100061.h TML).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63 타당한가 ). 그런데막상이렇게살펴보고검토하다보니, 이글을시작하게했던초심이그만변질되어, 현행법의해석론하에서판례의전파가능성이론이함부로빨간펜을들이대도괜찮은허술한이론만은아니라는결론에이르게되었다 (Ⅳ. 대상판결사안의검토 ). Ⅱ. 공연성요건은왜필요한가 1. 공연성의의의 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구성요건인 공연성 의의미에대해서는 불특정또는다수인이인식할수있는상태 라고보는것이통설과판례의견해이다. 6) 불특정인인경우에는다수이든아니든상관없고, 다수인인경우에는불특정인이든아니든상관없다고한다. 7) 불특정인이란행위당시에상대방이누구인가가구체적으로특정되어있지않다는뜻이아니라상대방이특수한관계에의해한정된자가아니라는뜻으로보고, 8) 다수인의규모에대해서는단순히 2명이상으로는족하지않고상당한다수임을요한다고본다. 9) 물론이와는달리특정이든불특정이든적어도다수인이직접인식할수있는상태여야한다는견해도있다. 10) 여기서불특정또는다수인이 인식할수있는상태 의의미와관련하여, 직접 인식할수있는상태여야하느냐아니면 간접적으로 인식할수있는상태이면되느냐에대해견해대립이있다. 전자가직접인식상태설로서다수설인데, 이는불특정또는다수인이직접인식할수있는상태여야하므로명예훼손이나모욕의발언내용을듣는 6) 박재윤외, 주석형법각칙 (4)( 제4판 ), 한국사법행정학회 (2006), 384면 ; 안경옥,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해석의재검토, 법조제575호, 법조협회 (2004), 84면. 7) 박재윤외, 앞의책, 384면. 8) 박재윤외, 앞의책, 384면. 9) 조현욱, 명예훼손죄에있어서공연성의의미와판단기준, 법학연구제32집, 한국법학회 (2008), 362면. 10) 안경옥, 앞의논문, 99면.
264 刑事判例硏究 [25] 불특정또는다수인들이그발언현장에실제로있을것을요하는견해라고볼수있다. 후자의경우는판례가지지하는전파가능성이론으로, 이경우발언내용을듣는불특정또는다수인들이그발언현장에실재하여야할필요는없고발언당시의객관적인상황에비추어이들이장차가해자의발언내용을들을가능성만있으면족하다고보는견해이다. 참고로, 명예훼손또는모욕발언이행해질당시그면전에피해자가있을것을요하는지에대해서는, 11) 피해자의면전성은법문상구성요건이아니므로당연히요구되지는않는다. 즉, 명예훼손이나모욕행위가피해자의면전에서이루어질필요는없다. 12) 명예훼손죄나모욕죄의성립을위해우리형법이공연성을요구하는이유를알아보기위해, 다른나라에서도명예훼손죄나모욕죄에공연성이요구되고있는지잠시보기로한다. 먼저일본형법의경우, 우리와마찬가지로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성립에공연성을요구하고있다. 13) 그리고독일형법은명예훼손죄의경우원칙적으로공연성을요구하지는않으나, 이러한행위가공연히이루어진경우에는형을가중하는구조를취하고있다. 여기서독일의판례와다수설은공연성의의미를 불특정이면서다수인 으로이해하고있어, 이를 불특정또는다수인 으로보고있는우리판례와학설에비해공연성을인정하는범위가좁은편이다. 14) 또독일의판례와다수설은전파가능성이론도부정하고있어, 전파가능성이론을인정하는우리판례에비해서도공연성을인정하는범위가좁다. 15) 다만, 모욕죄의경우에는공연성이라 11) 정정원, 이른바 사이버모욕죄 의입법적신설논의에관한검토, 한양법학제24권제3집, 한양법학회 (2013), 354면. 12) 박재윤외, 앞의책, 382면. 13) 서보학, 제2장 개인적법익에대한죄분야, Ⅴ. 명예에관한죄규정의개정방안, 형사정책연구원연구총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9), 224면. 14) 서보학, 앞의논문, 224면 ; 안경옥, 앞의논문, 95면. 15) 안경옥, 앞의논문, 96면.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65 는구성요건을요구하지않는다. 16) 프랑스에는공연성을요구하는명예훼손죄와공연성을요구하지않는명예훼손죄의두가지가규정되어있다. 17) 스위스형법과오스트리아형법은명예훼손죄에있어공연성을요구하지는않으나, 오스트리아형법의모욕죄는공연성을요구한다. 18) 이와같이외국입법례에서는명예훼손죄나모욕죄의성립에공연성을요구하기도하고요구하지않기도하는등그구성요건이제각각이다. 즉, 명예훼손죄나모욕죄는그범죄자체가논리필연적으로반드시그구성요건으로서공연성을필요로하는것이아니라, 각국의입법적연혁과필요에따라공연성을구성요건으로삼을수도있고그렇지않을수도있다는것이다. 그러면명예훼손죄나모욕죄가반드시논리적으로공연성을필요로하는것은아니라는데, 우리형법이굳이공연성을요구하는구조를취하고있는이유는무엇일까. 이번에는그답을찾기위해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보호법익과공연성과의관계를따져보기로한다. 2. 공연성과보호법익의관계가. 명예훼손죄의보호법익과공연성명예훼손죄의보호법익은흔히사람의인격적가치에대한외부적평가, 또는사람의사회생활상의지위와능력에대해사회적으로주어지는평가를말하는외부적명예라고일컬어진다. 19) 가해자가적시한사실자체로인해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되는것을보호하기위해서는당연하게도공연성이라는요건이필요하다. 가해자가피해자에대해어떠한사실을적시하는말을할때이 16) 윤해성, 형법체계상의공연성, 형사정책연구제20권제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9), 425면. 17) 서보학, 앞의논문, 219면. 18) 서보학, 앞의논문, 225면. 19) 박재윤외, 앞의책, 378면.
266 刑事判例硏究 [25] 를보거나듣는제3자가존재하지않는다면피해자에대한 외부적 평가가저해될수가없고, 결국피해자의입장에서는침해되는명예가있다고볼수없게되기때문이다. 즉, 피해자에대한험담을누군가 ( 가능하면많은사람이 ) 듣고피해자를평가할수있어야만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된다는말이다. 나. 모욕죄의보호법익과공연성 모욕죄의경우에는, 명예훼손죄와마찬가지로외부적명예가보호법익이라는견해, 피해자가자기자신의인격적가치에대하여스스로갖고있는가치의식또는감정으로서의주관적인평가를말하는명예감정을보호법익으로보는견해 20) 등이있는데, 다수설과판례는모욕죄의보호법익역시피해자자신이스스로에대해갖고있는내부적명예나명예감정이아니라명예훼손죄와마찬가지로외부적명예라고해석한다. 21) 비록모욕행위가있는경우에는누군가가보고있는자리에서뿐만아니라다른사람은없이가해자와피해자단둘이있는자리에서도피해자의입장에서는마찬가지의경멸감을느낄수있다는점이명예훼손의경우와는다소다른측면이있다. 그러나이경우에침해를당한것은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아니라피해자자신이스스로에대해갖고있는명예감정이라할것인데, 모욕죄의보호법익이명예감정이라고보는입장에서는공연한상황에서모욕을당하면피해자의명예감정침해가더욱극심해지고이러한극심한침해를법이보호하기위해공연성이라는요건이필요한것이라고볼수있을것이다. 22) 20) 김두상, 사이버공간에서의명예훼손및모욕에관한규정검토, 법학연구제21권제1호, 경상대학교법학연구소 (2013), 181면 ; 박경신외 1, 모욕죄의보호법익및법원의현행적용방식에대한헌법적평가, 언론과법제10권제2호, 한국언론법학회 (2011), 445면. 21) 박재윤외, 앞의책, 378면. 22) 박경신, 앞의논문, 450면.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67 그러나피해자내심의주관적인명예감정까지형법이보호할필요는없는것이고, 23) 명예감정을보호법익으로보게되면피해자가없는자리에서의모욕행위나피해자가알지못하는모욕행위에대해서는피해자가언젠가이를인지할때까지범죄가성립되지않거나미수상태에머물다피해자의인지로인해비로소범죄성립또는기수에이르는것으로보아야하지않겠느냐는문제가있다 ( 물론모욕죄는위험범으로해석하므로행위즉시기수에이르는것이긴하지만 ). 24) 결국모욕죄의보호법익을다수설및판례와같이외부적명예라고본다면, 피해자에대한외부적평가의저해를보호하기위해서는반드시공연성이라는요건이필요하다고하여야한다. 명예훼손죄의보호법익에서본것과마찬가지로, 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되는것을보호하려는게아니라면굳이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모욕행위당시의발언내용이노출될필요가없기때문이다. 25) Ⅲ. 전파가능성이론은타당한가 1. 전파가능성이론의의의 전파가능성이론또는전파성이론이라함은, 불특정또는다수인이인식할수있는상태라는공연성의의미에관하여사실을적시한상대방이한사람인경우라하더라도그말을들은사람이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그말을전파할가능성이있으면공연성이인정된다고보는이론을말한다. 26) 이이론은일본대심원이 1919. 4. 18. 공연히는반드시사실을적시한장소에있던인원이다중일것을요하는것이아니고관계없는두세사람에대하여사실을고지한경우라하더라도다른다수인 23) 김두상, 앞의논문, 181 면 ; 박경신, 앞의논문, 450 면. 24) 이에대한반대견해로는정정원, 앞의논문, 355 면. 25) 박경신, 앞의논문, 450 면. 26) 박재윤외, 앞의책, 386 면.
268 刑事判例硏究 [25] 에게전파될사정이있으면이를공연히라고칭하는데방해가되지않는다 라고판시한이래일본최고재판소가채택하고있고, 27) 우리대법원도 1968. 12. 24. 선고 68도1569 판결이래로지금까지확고하게지지하고있는이론이다. 판례의전파가능성이론에대해서는비판하는의견이절대다수설이다. 28) 공연성을법률구성요건으로함으로써가벌적행위의범위를축소시키고자하는형법의근본취지를무시하고부당한유추해석을통하여표현의자유를지나치게제한하게된다는견해, 29) 공연히 라는명문규정의의미에반하여처벌대상이부당하게확대될수있는해석이라는견해, 30) 모욕죄는명예훼손죄와는달리전파될 사실 자체가없으므로전파가능성이론을논할필요조차없다는견해, 31) 어떤상황은전파가능성이있고어떤상황은그렇지않느냐에대해판례의처벌기준이일관되지않아부당하다는견해 32) 등이그것이다. 2. 전파될가능성이있는사실 그러면가해자로부터소수인이직접보고들은내용중어떤내용이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다시전파될가능성이있어야하는것 27) 박재윤외, 앞의책, 386면 ; 오영근, 명예훼손죄의공연성, 형사판례연구 [1], 한국형사판례연구회 (1993), 143면 ; 윤해성, 앞의논문, 427면 ; 이인호외 1, 명예훼손죄의공연성구성요건에관한비판적고찰, 언론과법제12권제2호, 한국언론법학회 (2013), 80면. 28) 다수설과는달리판례의전파가능성이론을지지하는견해로는김우진, 명예훼손죄에있어서의공연성, 형사판례연구 [9], 한국형사판례연구회 (2001). 29) 박재윤외, 앞의책, 386면. 30) 김상호, 형법상모욕과비방, 저스티스통권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58 면 ; 오영근, 앞의논문, 144면 ; 윤해성, 앞의논문, 426, 436면. 31) 오영근, 앞의논문, 147면 ; 윤해성, 앞의논문, 427면 ; 이성기, 경찰관에대한모욕죄의성립과처벌에관한형사법적검토, 한양법학제25권제4집, 한양법학회 (2014), 429면 ; 박상기, 형법각론 ( 제8판 ), 박영사 (2011), 191면 ; 오영근, 형법각론 ( 제2판 ), 박영사 (2009), 228면 ; 정웅석 백승민, 형법강의 ( 개정제4판 ), 대명출판사 (2014), 809면. 32) 오영근, 앞의논문, 145면.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69 일까. 명예훼손죄의경우가해자가적시한사실중피해자에대한외부적평가를저하시킬만한 사실 자체가전파될가능성이있다고보는것이라는데이견이없다. 다만, 모욕죄의경우는좀다른데, 1 가해자가말한 발언내용자체 가전파된다는의견이있을수있고, 2 가해자가피해자를모욕했다는사실 이전파된다는의견이있을수있고, 33) 3 모욕행위를한사람의저질성 이전파된다는의견이있을수있고, 34) 4 피해자가가해자로부터저렇게모욕행위를당하는걸보니피해자가뭔가비난받을짓을했거나문제있는사람인가보다라는 중간전달자의주관적생각이나느낌 이전파된다는의견이있을수있다. 생각건대, 2의경우가해자의발언내용자체가함께전파되지않는다면단지가해자가피해자를모욕했다는사실자체의전파만으로는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된다고보기어렵고, 3의경우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보호법익과는아무런관계가없는사실이며, 4의경우에도가해자의발언내용자체가함께전파되지않는이상중간전달자의주관적생각이나느낌이전달되는것만으로는모욕죄에서보호하고자하는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된다고볼수는없으므로, 명예훼손죄에서의해석과마찬가지로 1과같이가해자가말한발언내용자체가공연한상황에놓이게될경우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되는것이고이것이전파될가능성이있는사실이라고보아야할것이다. 가해자가행한발언내용중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될수있는발언내용이전파될가능성이있어야한다고하는데, 그러면어떠한발언내용이피해자의외부적명예를침해할만한것인가. 생각건대, 우리가사실이적시되지는않으나피해자의외부적평 33) 이성기, 앞의논문, 429 면. 34) 박경신, 앞의논문, 445 면.
270 刑事判例硏究 [25] 가를저해하는표현이어서흔히모욕죄로의율하는말들을보면모두그성격이동일하지는않음을알수있다. 예를들어 개새끼 와같은흔히쓰이는단순한욕설의경우, 이는가해자가피해자에대해어떠한이유로격분하여순간적으로감정이폭발하면서내뱉는경멸적표현의말일뿐이고, 여기에는전혀아무런사실적시가존재하지는않는다. 아무도이말을듣고 피해자가개의자식인가보다 라고생각하지는않는다는말이다. 한편, 다른예를들어 고문관 과같은욕설의경우 ( 물론이역시개개의상황에따라앞의예와마찬가지로순간적인감정표출에따른단순한경멸적표현에불과할수도있으나 ), 일반적으로는 고문관 에는행동이나일처리가어딘가모자란사람이라는의미가담겨있다. 따라서이는아무런사실적시가없는앞의예와는달리, 명예훼손죄에있어서의사실적시에는이르지못하더라도어느정도의사실적시성표현에해당하고, 이러한표현으로인해상대방이모자란사람이라는식으로외부적평가가저해될수있는것이다. 35) 즉, 흔히모욕적인표현의말들도단순한감정표출에따른경멸적발언과다소라도사실적시에가까운의미를담고있는발언으로구분할수있는데, 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되기위해서는단순히경멸적표현에불과한말만으로는부족하고다소라도사실적시에가까운말에이르러야할필요가있다. 가해자가피해자에게단순히 개새끼 라고욕설하는것을제3자가보고듣는다고하여곧바로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된다고말할수는없기때문이다. 특히전파가능성이론의측면에서보더라도, 단순한경멸적표현의욕설이나발언의경우에는그자체가사실은아무런의미가없는순간적인감정표현에불과하므로, 이것이굳이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다시그대로전파될만한이유가거의없고실제로전파되리라보기도어렵다. 모욕발언자체에어떠한사실적시성내용이포함되어있어야만그내용이장차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될가능성이있 35) 박경신, 앞의논문, 451면.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71 을것이고, 그렇기에모욕발언중사실적시성표현과그렇지않은것을구분하여모욕죄의성립여부를따져보아야한다는것이다. 이제까지판례가모욕죄가성립하는것으로인정하여온사례를일부예로든다면, 도둑놈, 죽일놈, 36) 저망할년저기오네, 37) 너공무원맞아, 이거또라이아냐, 38) 듣보잡, 함량미달, 함량이모자라도창피한줄모를정도로멍청하게충성할사람 39) 등에서볼수있는발언내용들의경우, 각각의피해자가실제로절도범이라거나죽어마땅한사람, 또는망해야마땅한사람, 또는매우이상하고무능력한공무원, 또는매우무능력하고무지한사람이라는의미의말들로볼수는없고, 가해자가단지격한감정을표출하면서피해자에대해극도의혐오감정을표현한말일뿐이다. 즉, 사람들이이러한말을듣고피해자가절도범이거나죽어마땅한사람등으로여기지는않을것이므로그러한발언으로인해피해자에대한사회적평가자체가저하되지는않고, 결국피해자의내부적명예또는명예감정만침해될뿐이라는것이다. 이와반대로, 판례가모욕죄가성립한다고판시하여온사례중, 야이개같은잡년아, 시집을열두번을간년아, 자식도못낳는창녀같은년, 40) 늙은화냥년의간나, 너가화냥질을했잖아, 41) 빨갱이계집년, 첩년, 42) 애꾸눈, 병신 43) 과같은사례들의경우, 가해자가피해자에대한어떠한특정한 사실 을 적시 하였다고할만한발언들이라고는볼수없으나, 사실적시 에준할만한내용들을포함하고있는발언들이다. 즉이러한발언들은각각의피해자들에게결혼을여러 36) 대법원 1961. 2. 24. 선고 4293 형상 864 판결. 37) 대법원 1990. 9. 25. 선고 90 도 873 판결. 38) 대법원 2011. 3. 9. 선고 2010 도 16215 판결. 39)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 도 10130 판결. 40) 대법원 1985. 10. 22. 선고 85 도 1629 판결. 41) 대법원 1987. 5. 12. 선고 87 도 739 판결. 42) 대법원 1981. 11. 24. 선고 81 도 2280 판결. 43)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 도 1770 판결.
272 刑事判例硏究 [25] 번할정도로행실이좋지않고자녀도갖지못한여자, 또는화냥년이라는말을들을정도로행실이좋지못한여자, 또는남편이공산주의자인여자, 또는한쪽눈이실명되었거나신체에어떠한장애가있는사람등의의미를갖고있어, 이를듣는사람으로하여금피해자에대한그릇된평가에이름으로써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되게할수있는표현들이므로모욕죄가인정된다고해석하여야한다. 통설과판례는모욕죄에있어서의 모욕 의의미를사실을적시하지아니하고단순히사람의사회적평가를저하시킬만한추상적판단이나경멸적감정을표현하는것이고, 단순한농담, 무례, 불친절, 건방진표현은모욕이라고할수없다고보고있는데, 44) 보호법익과의관계에비추어이러한 모욕 의개념을엄격하게해석한다면전파가능성이론을적용하더라도모욕죄가부당하게확대해석되는것을방지하고그범위를합리적으로제한할수있을것이다. 3. 전파가능성이론의타당성 가. 명문규정의해석과현장성요건 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보호법익이보호받는정도는위험범이라고해석하는것이통설과판례이므로, 45) 명예훼손적발언과모욕적발언을불특정또는다수인이실제로인식하여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반드시침해되는결과가발생하여야만하는것이아니라이들이인식할수있는상태에놓여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당할우려만있으면된다. 전파가능성이론의근거중하나가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위험범적성격과부합한다는것인데, 전파가능성이론을따를경우문제되는발언을보거나듣는불특정또는다수인이범죄현장에실제로있을것을요하지않고불특정또는다수인이간접적으로인식할수있는상태에있으면족하다고볼수있다. 44) 박재윤외, 앞의책, 461 면. 45) 박재윤외, 앞의책, 381 면.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73 공연히 의사전적의미는 숨김없고떳떳하게 이고,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제70조에규정된명예훼손죄에서의구성요건인 공공연하게 의사전적의미는 사실을숨김없이버젓하게드러내놓은상태에있게 이다. 46) 이글에서소재로삼은일대일비밀대화나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가 숨김없이, 버젓이, 드러내놓은 것이라고는볼수없어공연성의사전적의미에는일응부합한다고보기어렵다. 전파가능성이론의가장큰약점이여기에있다. 그러나법률용어는규범적개념이므로그의미가반드시사전적개념과일치하여야한다고볼수는없고, 위와같은사전적의미에명예훼손죄나모욕죄의성립에있어반드시현장성, 즉범죄현장에불특정또는다수인이실재하여있어야한다는의미가포함되어있다고볼수있는것도아니다. 또한, 외부적명예의침해라는결과가불특정또는다수인이그행위현장에서문제의발언을직접보고들음으로써이루어지는것과, 그들이행위현장에있지는않았으나순차적으로이를전해들음으로써이루어지는것은, 발언내용이알려지는과정이다를뿐이지결과면에서는사실상동일하다. 47) 명예훼손죄와모욕죄의보호법익이피해자의외부적명예이고공연성이라는요건이반드시불특정또는다수인의현장성을요구하는것은아니라고본다면, 사실상동일한결과에침해되는법익도동일한두사례를놓고어떤경우는공연성이인정되어처벌할수있고어떤경우는공연성이인정되지않아처벌할수없다는것은불합리하다. 그리고명예훼손죄나모욕죄가성립되는경우중, 가해자가미리작정을하고누군가에대한험담을공공연한자리에서일시에발언하지않고소수인에게각각암암리에말함으로써결과적으로다수인에게퍼뜨리는경우도볼수있다. 즉, 공연히또는공공연하게라는말 46) 동아새국어사전, 동아출판사. 47) 안경옥, 앞의논문, 88 면 ; 윤해성, 앞의논문, 436 면.
274 刑事判例硏究 [25] 의의미를반드시불특정또는다수인이행위현장에일시에있는상태에서드러내놓고발언을해야하는것으로해석할것이아니라, 행위자가이사람한테말하였다가다음에는저사람에게말하는경우와같이, 수회에걸쳐각각한사람씩에게 ( 그러다보면결국에는여러사람에게 ) 누군가의험담을몰래하고돌아다니는경우를말한다고볼수도있는것이다. 이러한경우역시일시에여러사람앞에서말한것과동일한결과에이르게되고단지행위방법에만차이가있을뿐이기때문이다. 따라서공연성의의미를범죄현장에불특정또는다수인이반드시실재하여직접발언내용을인식할수있는상태에있어야한다는것으로한정하여해석하는것만이명문규정에부합하는해석이라고볼수는없다. 나. 말의전파와글의전파판례의전파가능성이론을따를때, 모바일이나인터넷상에서는그공간의특성상모든개인간의정보유통행위에전파가능성이인정되므로처벌범위가부당하게확대될수있다는비판이가능하다. 48) 명예훼손행위나모욕행위는말에의해이루어지는경우와글에의해이루어지는경우등대부분이두가지방법으로행해지곤한다. 이글에서소재로삼고있는모바일상에서의명예훼손이나모욕의경우뿐만아니라, 종래오프라인에서도역시누군가를비방하는내용이담긴전단지를배포하거나문서를물리적게시판에게시한다든지하는방법으로글에의한명예훼손또는모욕행위를하는사례가적잖이있어왔다. 이경우에는그러한글을불특정또는다수인이볼수있는장소에놓아두는것만으로행위를 공연히 한것이된다. 전파가능성이론의적용측면에서보면, 말에의한행위보다글에의한행위가훨씬전파가능성이크다고할수있다. 말은본래의표현 48) 류부곤, SNS상에서의정보유통과 공연성 개념, 형사정책제26권제1호, 한국형사정책학회 (2014), 292면.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75 과내용그대로를재현하는게곤란하거나그말자체가시간의경과에따라자연히소멸해버려별문제가발생하지않을수있으나, 글은그원본자체를남에게보여주거나사진촬영이나화면캡쳐등의방법을이용한별도의사본이나이미지생성을통해본래의표현과내용그대로타인에게전달될수있고그글이어딘가남아있는한시간이경과하더라도잊히지않고계속전파될수있기때문이다. 즉, 글에의한명예훼손또는모욕행위가말에의한그것보다는불특정또는다수인이인식할수있는상태에놓이게될우려가많고, 모바일이나인터넷상의글은더욱그러하다. 글에의한명예훼손또는모욕행위의경우에불특정또는다수인의현장성을요구한다면, 오히려명예훼손죄나모욕죄의성립범위를부당하게축소시킬수있는반면, 전파가능성이론의적용이보다자연스러운측면이있기때문이다. 더구나요새 SNS 등에의한글의전파는종래물리적게시판이나전단지등에의한글의전파와는또차원이다르고, 전파가능성이론이유용한이론임을알수있는상황이되었다. 따라서말에의한행위와대비되는글에의한행위의특성을감안할때전파가능성이론을적용함이타당하다. 다. 불특정인에대한전파다수설과판례는불특정인의경우에는그수가소수여도공연성이인정된다고해석하는데, 불특정인의경우소수여도공연성을인정하는이유는불특정인이또다른불특정인들에게가해자의발언내용을전파할가능성이있기때문이라고볼수도있고, 49) 그수가소수라하더라도피해자와특수한관계에있지않은외부인 ( 예컨대가족이나이해관계를같이하는직장동료이외의사람 ) 에게발언내용이알려지는것자체로피해자의외부적명예가침해될수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통상전파가능성이론이적용되는영역은피해자와특 49) 김우진, 앞의논문, 267 면 ; 안경옥, 앞의논문, 92 면.
276 刑事判例硏究 [25] 수한관계에있지않아전파가능성이있는사람이가해자의발언내용을듣게되는경우이므로, 이는바로앞에서말한소수의불특정인이가해자의발언내용을 공연히 듣는경우와사실상동일한사례라고할것이다. 특히기자에게가해자의발언내용을전달하는경우를상정하여본다면, 기자는누구보다전파가능성을인정하기쉬운직업군에있는사람일텐데, 이런경우공연성이인정되지않는다고하여기자에대한전파를방치하는것은공연성의개념을너무협소하게인정하는것이될것이다. 또한, SNS 등에의한전파의경우그대상자가일반인이라하더라도, 그결과는기자 1인에게전파하는경우와그다지결과면에서다르지않을정도로 SNS 등에의한전파의강력함을고려할때, 역시전파가능성이론이유용하게적용될수있는영역이라고할것이다. 따라서소수의불특정인이범죄현장에있는상황의경우에는전파가능성이론을적용하는것이부당하다고보기어렵다. 라. 모욕죄와전파가능성이론모욕죄에있어서는전파되는 사실 자체가없으므로전파가능성이론이적용될수없다는의견이다수설이다. 50) 그러나앞서본바와같이모욕죄의경우에도전파될 사실 이없는것이아니라, 모욕발언자체에어떠한사실적시성내용이포함되어있는경우에는그내용이장차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될가능성이있는것이므로, 전파가능성이론의적용을아예부정하기는곤란하다고보아야한다. 결국명예훼손죄는물론모욕죄도전파가능성이론의적용이가능하다고봄이상당하다. 50) 주석 31) 참조.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77 Ⅳ. 대상판결사안의검토 1. 대상판결 1 피고인이자신의블로그회원 D에게한말은자신의소설 꽃뱀 의실제주인공이피해자 C로서그가회사상무로부터돈을받고부장의사생활을보고한다는내용으로, 이는불특정또는다수인이알게될경우피해자의외부적명예를침해할수있는말이다. 그리고피고인과 D 사이의일대일비밀대화는, 그자체로는공연성이없다고볼여지가있다. 그러나위블로그회원들사이에소설 꽃뱀 의실제주인공이누구인지가관심사가되어이를궁금해하는회원들이많은상태였는데, 피고인이먼저블로그회원들에게누구든지주인공이누구인지알고싶은사람에게는이를살짝알려주겠다고공지까지하였던점에비추어보면, 피고인이 D 외에다른회원들에게도이미이를알려주었거나장차알려줄가능성이농후하였다. 대상판결의기재내용상위블로그의회원수가얼마나되는지, 피고인과 D가서로어느정도친분관계가있는지는명확하지않으나, 아마도인터넷블로그의특성상위블로그의회원은상당한다수이고피고인과 D는서로전혀일면식이없는사이일가능성이많다. 만약그렇다면피고인은불특정인인 D에게피해자 C에대한명예를훼손할만한말을한것이므로, 공연성이인정되어명예훼손죄가성립한다. 설령공연성을인정하기어렵다하더라도, 전파가능성이론을적용하면피고인과 D 사이의일대일비밀대화가얼마든지불특정또는다수인에게전파될가능성이있었으므로, 대상판결의결론과같이명예훼손죄가성립한다고봄이타당하다. 2. 대상판결 2 피고인이단체대화방에서 A, B, C, D 에게한말은구체적인사실
278 刑事判例硏究 [25] 의적시는없으나피해자 E가성에관심이많고적극적이니그와잘해보라고하는등그를성적으로희화하는내용으로, 불특정또는다수인이알게될경우피해자의외부적명예를침해할수있는, 모욕에해당하는말이다. 그리고피고인과 A, B, C, D 사이의모바일단체대화방대화는, 이들은물론피해자모두인터넷다음카페의회원이었고더구나이카페는가학, 피가학성애를주제로한모임이어서한여성회원의성과관련된내용은남성회원들간에얼마든지관심사가될수있는내용이고, 또한비슷한관심사를가진사람들이모인모임의성격상얼마든지그외의다른회원들에게도이러한대화내용이전파될가능성이있었으며, 실제로다른회원인 F에게도피해자 E에대한내용이전파된사실이있기까지한이상, 전파가능성이론을적용하여공연성을인정할수있는사안이라고봄이타당하다. Ⅴ. 그래도실패한뒷담화는처벌되어야한다. 뻔히잘아는가까운사람들에의해입에담기민망한대화의소재가되어마음에지우기힘든상처를입었을피해자의입장을고려하여극소수인사이에있었던대화내용이라도적극처벌하여야한다는입장이있을수있고, 극소수인사이에있었던사적인대화에까지국가의형벌권이미치게하는것은지나친표현의자유제약이라는입장이있을수있고, 양자의입장은각각그나름의일리가있기도하다. 가만생각해보면, 뒷담화중에서도 성공한뒷담화, 즉소수인간에나눈대화이긴하나그러한사실이피해자의귀에들어가지않아아무런문제도생기지않은채유야무야잘넘어간경우가있을것인가하면, 실패한뒷담화, 즉소수인간의대화내용이흘러흘러피해자의귀에들어가이에격분한피해자의이의제기로말미암아법적분쟁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79 에이르게된경우도있을것이다. 51) 사실두상황모두소수인끼리피해자가없는자리에서피해자에대한뒷담화를나누었다는상황은동일하나, 이후그러한사실이밖으로유출되어결국피해자의귀에들어갔느냐그렇지않았느냐의차이만있을뿐이다. 이두사례의차이점을설명하는이론이바로전파가능성이론또는전파성이론이다. 전파가능성이론은, 공연성이라는요건이반드시불특정또는다수인이범행현장에실재하여야할것까지요구하는것은아니라는점, 종래의말에의한명예훼손또는모욕행위에비해인터넷또는모바일에서의글에의한명예훼손또는모욕행위가보다전파성이강하여전파가능성이론의적용이의미가있는점, 불특정인을대상으로한명예훼손또는모욕행위의경우소수인만으로도공연성을인정하는것과비교하여보면전파가능성이론을인정한다고하여불합리한결과가야기되는것은아닌점, 모욕죄에서도단순한경멸적표현에그치지않고어느정도피해자의외부적평가를저하시킬수있을만한표현의경우전파가가능한점등을고려하여보면, 여전히그의의가있는이론이라고평가할수있다. 수십년간판례의확고한지지를받고있는전파가능성이론은표현의자유와관련하여많은비판을받고있는것은사실이나, 반드시그렇다고만볼것은아니다. 왜냐하면형법제310조의위법성조각사유특칙또는형법제20조의사회상규에따른위법성조각사유가존재하고있는점을감안하면, 표현의자유를지나치게침해할가능성이있는사안에대해서는전파가능성이론의적용을문제삼을것이아니라위위법성조각사유에의해구제받을수있는방법이존재하기때문이다. 스마트폰의시대도래이후전파가용이한온갖하드웨어와소프 51) 실패한, 즉유출되어피해자가알게된뒷담화만처벌하면되는것이므로, 명예훼손죄와모욕죄가반의사불벌죄이거나친고죄인것은참일리있는입법이다.
280 刑事判例硏究 [25] 트웨어가충분히갖춰진요즘, 이시대가전파가능성이론의생명력을연장하여준역설을우리는목격하고있는것인지도모른다. [ 주제어 ] 명예훼손, 모욕, 공연성, 전파가능성, 단체대화방 [Key words] defamation, insult, publicity, theory of propagation, group chat room 접수일자 : 2017. 5. 1. 심사일자 : 2017. 6. 1. 게재확정일자 : 2017. 6. 5.
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81 [ 참고문헌 ] 박상기, 형법각론 ( 제8판 ), 박영사, 2011. 박재윤외, 주석형법각칙 (4)( 제4판 ), 한국사법행정학회, 2006. 오영근, 형법각론 ( 제2판 ), 박영사, 2009. 정웅석 백승민, 형사소송법 ( 개정제4판 ), 대명출판사, 2014. 김두상, 사이버공간에서의명예훼손및모욕에관한규정검토, 법학연구제21권제1호, 경상대학교법학연구소, 2013. 김상호, 형법상모욕과비방, 저스티스통권제103호, 한국법학원, 2008. 김우진, 명예훼손죄에있어서의공연성, 형사판례연구 [9], 한국형사판례연구회, 2001. 김현철, 사이버모욕죄의헌법적쟁점, 공법학연구제10권제3호, 한국비교공법학회, 2009. 류부곤, SNS상에서의정보유통과 공연성 개념, 형사정책제26권제1호, 한국형사정책학회, 2014. 박경신 김가연, 모욕죄의보호법익및법원의현행적용방식에대한헌법적평가, 언론과법제10권제2호, 한국언론법학회, 2011. 서보학, 제2장 개인적법익에대한죄분야, Ⅴ. 명예에관한죄규정의개정방안, 형사정책연구원연구총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9. 안경옥,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해석의재검토, 법조제575호, 법조협회, 2004. 오영근, 명예훼손죄의공연성, 형사판례연구 [1], 한국형사판례연구회, 1993. 윤해성, 형법체계상의공연성, 형사정책연구제20권제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9. 이성기, 경찰관에대한모욕죄의성립과처벌에관한형사법적검토, 한양법학제25권제4집, 한양법학회, 2014. 이인호 이구현, 명예훼손죄의공연성구성요건에관한비판적고찰, 언론과법제12권제2호, 한국언론법학회, 2013. 정정원, 이른바 사이버모욕죄 의입법적신설논의에관한검토, 한양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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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단체대화방에서의대화와공연성 283 [Abstract] Conversation in mobile group chat rooms and its publicity 52) Han, Je Hee* The Supreme Court recognizes that if there is a possibility of propagating both defamation and insult, it is public. Whether or not a conversation in mobile or internet group chat rooms where only two or only a few participants are affected is a libel, it is also important whether the publicity is recognized by the possibility of propagation. The theory of propagation is still a meaningful theory. This is because, in order for publicity to be recognized, an indefinite or large number of people must not actually exist in a crime scene. In addition, defamation or insult by writing on the internet or mobile are far more dominant compared to defamation or insult by speech, and the application of the theory of propagation is beneficial. In the case of defamation or insulting an unspecified person, admitting the theory of propagation does not lead to unreasonable results when compared with the recognition of publicity by only a minority. In the case of insults, it is possible to spread the expression in a way that can not just be a mere contemptuous expression but also deteriorate the external evaluation of the victim. The theory of propagation that has been firmly supported by decades of decades has been criticized for freedom of expression, but it is not inevitably wrong. Because it can be relieved in accordance with Article 310 and Article 20 of the Criminal Code for matters that may unduly undermine freedom of expression. * Director of Human rights investigation division, Ministry of Justice(Public Prosecutor).